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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In&Out] 북한 주민과 탈북민의 자부심/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북한 주민과 탈북민의 자부심/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북한 사람과 탈북자는 북한의 무엇을 자랑거리라고 생각할까. 통일이 되든 분단이 영원하든 이는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이런 자랑거리를 똑바로 알면 만약 통일이 됐을 때 북한 사람들이 통일국가에서 원하는 것, 높이 평가하는 것 등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분단이 우리가 죽을 때까지 이어져도 북한 당국이 정신적으로 어떠한 요소에 의존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여론조사 등을 실시할 수 없고, 조사를 하더라도 당국으로부터 감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뻔한 결과가 나올 공산이 크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의 가치관을 간접적으로나마 알아볼 수밖에 없는데 이는 탈북민 조사를 통해 가능하다. 만약에 한반도 통일이 되면 북쪽의 가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데, 탈북민 조사로 탈북민들이 북한을 바라볼 때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불변적 의식을 엿볼 수 있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탈북자는 북한의 무엇을 자랑스럽게 여길까. 최근에 필자의 선배들이 ‘Korea Journal’(한국저널)에 투고한 ‘북한 애국심’(North Korean Patriotism)이라는 논문을 보니 탈북민 응답자의 대다수는 북한의 체육 성과와 예술, 즉 문화적 성취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다. 전쟁과 무력으로 영토를 탈취한 시대가 대부분 지나갔고, 이제 세계 사회에서 문화와 체육 성과를 통해 민족심을 고취시키는 시대가 됐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와 달리 소위 말하는 ‘혁명역사’나 ‘주체사상’ 혹은 ‘백두혈통’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응답자는 20% 안팎이었다. 이는 정치적이고 사상적일수록 북한에 대한 자부심이 떨어진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것이 한국 정착 과정에서 나온 결과인지 북한에 있었을 때부터 든 의식의 연장선인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북한이 개방됐을 때 사상의 허상에 접하게 될 북한 주민들의 의식변화를 가늠할 수 있다. 반면 응답자의 30% 정도가 군사력과 사회주의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 것은 북한 주민들이 인프라와 식량 부족이 극심한 상황에서 긍지의 대상을 찾은 셈이다. 그러나 무서운 것은 나라가 체면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이런 자랑 요소를 쉽게 바꿀 수 없다는 점이다. 기근과 경제난을 버티면서 핵보유국이라는 위상을 쟁취한 북한은 우리에게 위험하고 우려스럽지만, 군사력의 상징인 핵이 곧 국가의 주요 긍지가 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것을 체육과 예술로 대체할 수 있을까. 탈북자 응답자의 20% 정도만 북한의 경제 실적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으로 나온 걸 보면 핵 대신 경제 지원 같은 합의가 새로운 긍지가 될 수도 있다. ‘꿩 대신 닭’의 논리로 볼 때, 주민들에게 경제 살리기는 꿩이겠지만 여전히 핵을 고집하는 당국의 행태를 보면 경제는 닭임에 틀림없다. 또 닭으로 여겨 왔던 경제를 살리게 되면 응답자의 30% 정도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회주의가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즉 경제를 살리려면 북한 당국이 말하는 ‘장사풍’, 즉 시장과 신흥자본가 계층인 돈주를 적극 포용하는 정책을 펼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사회주의가 맞지 않는 현상이 정상화되게 된다. 그동안 ‘비정상적’ 현상으로 주장한 개인도매(되거리장사 등), 국영기업소에 연계된 개인장사꾼 등이 합법화의 길로 가지 않으면 한계에 부딪힐 것이기에 쿠바와 중국에서 했듯이 합법적 사적 경제 영역을 확장시켜 나갈 수밖에 없다. 빈부격차 문제 등 자본주의 사회 같은 문제가 이미 등장했지만 더 심화되는 길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또 한반도가 통일이 된다면 그런 문제가 없어지기는커녕 심화의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크다. 통일 후에 사회주의가 북한 사람들에게 향수의 기반이 될 위험도 크다.
  • 재한 미얀마 지도자 “우린 반드시 이겨, 한국 자신있게 응원해달라”

    재한 미얀마 지도자 “우린 반드시 이겨, 한국 자신있게 응원해달라”

    “우리는 반드시 이깁니다. 준비돼 있고 저들은 몰리고 있어요. (민주 진영은) 오랫동안 준비해 왔고 새로운 국가와 새로운 정부를 세울 준비가 돼 있어요. 승리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을 (한국인들도) 자신있게 응원해주세요.” 20년 넘게 한국에 살면서 2만 5000여 재한 미얀마인들의 지도자인 A를 지난 2일 저녁 수도권의 한 소도시에서 만났다. 지난 2년 동안 미얀마인들이 제때 못 받은 임금 16억원을 되찾게 하는 데도 기여하는 등 재한 미얀마인들이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인물이다. 조국의 민주 회복 시위를 후원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인터뷰를 할 때만 해도 실명과 사진을 공개해도 괜찮다고 했는데 4일 오후 문자 메시지가 왔다. ‘미얀마 상황이 넘 심각해져서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이름을 가명으로 해주시고, 사진도 노출시키지 말아주세요.’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지 두 달이 됐고, 계속되는 유혈 진압에 500명 넘는 이들이 희생되고, 유엔 미얀마 특사가 “피바다가 임박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군부가 도무지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이며,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의 거부권을 행사해 국제사회의 미얀마 개입을 저지할 것이 확실해 보이는 등의 이유로 위축돼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었음을 한 시간여 인터뷰 내내 확인할 수 있었다. 몇 차례나 기자는 확인하고 또 확인했는데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고, 심지어 “군부가 5400만 미얀마 국민을 모두 죽일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느냐? 전쟁은 반드시 일어난다. 많은 이들이 희생되긴 하겠지만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Q. 한국인들이 미얀마 민중의 희생에 많이들 안타까워 한다. A. 놀랍다. 자국의 문제도 아닌데 이렇게 발벗고 나서주는 모습에 놀란다. 아마도 5·18 광주 민주화항쟁과 같은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짐작한다. 많은 분들이 돕는데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한 한국 스님께서 1억원을 기탁해주셨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물론 우리들이 노력해서 민주 회복을 시켜야겠지만 국제사회의 도움도 절실하다. 유엔에 대한 기대는 강대국들, 중국과 러시아 때문에 많이 줄어들고 있다. Q. 많은 한국인들이 미얀마 사람들의 용기에 놀라고 있다. 처음 쿠데타가 발발했을 때 미얀마의 과거를 보면 이번에도 쿠데타를 묵묵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달랐다. 두 달 동안 이렇게 강고한 싸움을 하는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과정이 달랐다. 8·8 민주항쟁 이후 나라가 그래도 조금 달라지는 것을 경험했다. 군부독재 아래 살면 어떤지 누구나 경험했다. 아웅 산 수찌 정부 아래에서 자유의 맛을 봤다. 옛날처럼 다시 군부독재 아래 살아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지금 총칼의 위협보다 더 무섭다고 느껴서다. 제가 지어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시위 현장에 나가 투쟁하는 우리 젊은이들이 새총 갖고 대항하며 겁 없이 싸우는 것을 보며 저 역시 놀랐다. 말씀하신 것처럼, 저 역시 처음 쿠데타가 일어났을 때 재한 미얀마인들도 일어나 싸우고 싶었는데 코로나19 상황 때문에나 생업 때문에나 주저하고 있었는데 현지에서도 마찬가지로 곧바로 조직화돼 떨쳐 일어나기에는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 때 만달레이에서 의사 선생님이 시위를 조직해 싸우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르렀다. 군부가 멍청한 짓을 했다. 그냥 시위를 놔뒀으면 과정이 조금 달라졌을 것이다. 군부가 더 두려워하는 것은 공무원들의 시민불복종운동(CDM) 참여하다. 시위하다 시민들이 희생되는 것은 군부에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무원들이 출근을 하지 않아 아예 나라를 마비시키는 것이 더 문제다. 시위자들은 CDM을 돕고 있는 것이다. 구호에도 그런 게 있다. ‘CDM을 하지 않으면 당신은 군부독재 편이다.’ 그것이 군부에 타격을 주니까 CDM을 부추기지 못하게 시위를 막으려 하는 것이다. CDM을 하지 못하게 겁을 주는 것이 군부의 목표다. 미얀마 민중은 지금 겁을 먹고 행동하지 못하면 더 두려운 세상이 될 것이란 것을 상상할 수 있다. 시위가 군부의 뜻대로 진압되면 그 뒤는 한 명 한 명 골라내 죽일 것이다. 시위하는 젊은이들에게 물어보면, 한결 같이 ‘더 두려운 세상이 올까봐, 다음 세대를 더 두려운 세상에 살게 만든 죄인이 될까봐’ 그런다고 말한다. 이번 투쟁,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 8·8 때는 외부와 차단돼 우리끼리만 싸웠는데 지금은 국제사회의 관심을 SNS에서 곧바로 확인할 수 있으니, 외롭지 않다, 우리가 싸우면 그 결과가 한국인이나 한국정부의 성명으로 나오네, 이런 느낌을 갖고 신이 난다. 여기에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긴다는 답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저도 신기하다. 우리에겐 이미 문민정부가 있고,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도 있고, CDM도 있고, 젊은 MZ세대의 용감한 투쟁과 절절한 기대가 있으니 이길 수밖에 없다, 그런 확신이 있기에 투쟁하는 맛도 있는 것이다. 힘이 나는 것이다.Q. 얼마쯤 시간이 흘러야 싸움이 끝난다고 생각하는가. A. 다음주 민주통합정부가 출범하고 10만 병력의 소수민족 독립군이 가세하면, 500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연합군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다 계획적이다. 쿠데타 일어났을 때부터 한편에서는 평화로운 시위를 하고, 저들은 죽일 것이니 무장이 필요하다, 정부라면 군대가 있어야 한다, 총 들고 싸우던 소수민족들과 힘을 합쳐야 한다, 소수민족들이 원하는 것은 분리가 아니라 연방이다, 이미 연방 체제의 헌법도 2안까지 나와 있다, 1980년대부터 수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이 논의해 만든 것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다수가 합의한 헌법안이 있어 2008년 헌법을 대체하기만 하면 된다. 압도적으로 선출된 우리 의회와 문민정부가 있으니 군사세력만 걷어내면 우리는 나라를 세울 수 있는 조건들을 이미 갖추고 있다. 군부의 2008년 헌법을 국회 안에서 바꿀 수 없으니 희생된 분들에게는 죄송한 얘기인데,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이렇게 된 것이 미얀마의 미래를 위해 좋은 일이다. 2008년 헌법은 문민정부가 사법기관, 국경을 건드리지 못하게 했다. 수찌 여사의 5년 동안 뭔가 할 수 있는 힘이 없었다. 2기 행정부라도 마찬가지 허수아비 정권일테니 조금 더 권한을 강화하려 (민주 진영이) 움직이고 있었다. 군부도 이걸 알고 저지하려고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임기 연장이 저지될 것이 뻔하고, 퇴임하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로힝자 문제로 설 것이 명확해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다. 2015년부터 쿠데타 얘기가 있어서 준비해왔다. 5년 동안 수찌 정부와 소수민족 반군 사이에 대화가 이뤄졌다. 해서 신뢰가 구축돼 거부감이 없다. 빠른 시간에 둘이 하나가 된 것도 그 덕분이다. 여기에 국제사회가 문민정부를 실질적으로 돕고, 우리 군대가 양곤과 만달레이를 장악하면 군부를 몰아낼 수 있다, 이런 일을 상상해 신나게 투쟁할 수 있다. Q. 군부가 한달 휴전을 제안하는 등 벼랑 끝에 몰린 것은 사실인 것 같다. A. 그저 잔대가리 굴리는 말이려니 생각한다. 군부는 태국 국경의 샹족을 공격하겠다고 태국에 통보했고, 태국은 국경만 넘지 말라고 한다. 엊그제 국영 텔레비전이 보석 국제전이 성대하게 열렸다고 보도했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관람객이 나왔다. 지난해 필름을 썼는데 군부가 무너지고 있는 증거라고 본다. 군사력이 실력이 없다. 전쟁이 일어나 우리에게 승기가 넘어오면 우리에게 가세하는 군인들도 나올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우리 국민과 정부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A.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는 대한민국 정부가 고맙다. 한-미얀마 관계가 한미동맹 못지 않게 좋아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우리 지도자들도 대단히 고마워한다. 두 달 동안 공무원들이 CDM에 동참하는 바람에 생계에 위협을 느낀다. 생계비는 걱정 말라고 후원금을 우리(재한 미얀마인들)가 보내고 있는데 여기에 힘을 보태주셨으면 좋겠고, 카렌족 반군이 군부를 공격해 전쟁이 시작됐다. 그 바람에 카렌족들이 태국 국경으로 달아나 숲 등에서 숨어 지낸다. 대한민국 정부가 태국과 협의해 난민촌을 지어 독자적으로 운영했으면 좋겠다. 어차피 미얀마에 쓰일 요량이었던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등을 인도적인 목적으로 전용하면 된다. 우리가 유엔 문제를 계속 제기하는 것은 중국이 얼마나 ‘나쁜 놈’이고 전 세계인의 분노가 중국에 집중되게 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미얀마를 돕고 싶은 이들이라면.(ㄱㄴㄷ 순) 따비에 : 우리은행 ?1005-802-499757? 따비에 미얀마 민주주의 네트워크 : 국민은행 652301-01-703720 미민넷 사람예술학교 : 신한은행 100-033-087780 (사)사람예술학교 해외주민운동연대 KOCO : 국민은행 488401-01-224956 해외이주연대
  • 한미관계 돌아본 외교원장, ‘가스라이팅’에 비유한 이유는

    한미관계 돌아본 외교원장, ‘가스라이팅’에 비유한 이유는

    김준형 원장, ‘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 출간일방적 한미관계를 가스라이팅 상태로 빗대“미국이 압도당해 스스로 제어할 필요 없어”동맹 강화 필요...다만 군사 측면 강조 안 돼외교부 당국자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 근간”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한미관계 150년 역사를 되짚어보는 책을 내면서 ‘가스라이팅’이란 표현을 써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정부가 한미 공조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현 정부 인사가 이와 상반되는 듯한 용어를 언급하는 것은 정책의 혼선을 야기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이 최근 펴낸 저서 ‘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 소개글에는 “한국은 오랜 시간 불균형한 한미관계를 유지하느라 애쓴 탓에 합리적 판단을 할 힘을 잃었고 그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희박해진 상황”이라고 나와 있다. 그러면서 “한국의 관성을 일방적인 한미 관계에서 초래된 가스라이팅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 책은 1882년 미국과 체결한 불평등 조약인 조미수호통상조약부터 2019년 하노이 회담까지 한미관계가 어떻게 변화돼 왔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양국 관계를 가스라이팅으로 규정짓는듯한 표현이 부각되면서 과거를 돌아보고 새로운 한미관계의 발판을 마련해보자는 취지는 자취를 감춰버린 형국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가스라이팅은 다른 사람의 심리나 상황을 조작해 그 사람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뜻하는 심리학 용어로 부정적인 어감이 강하다. 김 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미국이 음모를 가지고 우리를 조정했다는 게 아니라, 미국에 압도당해 우리가 지나치게 알아서 스스로 제어하는 것을 말한 것”이라면서 “국익에 입각해 상식적으로 미국과 ‘딜’(거래)를 할 수 있고 미국과 의견이 다르더라도 우리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가 가스라이팅 상태라는 뜻이 아니라 과거에 그런 현상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일부 인사가 북한이 우리를 가스라이팅한다고 한 것에 대한 반박 논리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김 원장은 책에서 “이러한 ‘동맹 중독’을 극복하고 상호적 관계를 회복하는 것만이 건강한 한미관계를 만들어가는 길”이라며 새로운 동맹 관계를 제시했는데 ‘중독’이란 표현도 도마에 올랐다. 이에 대해 그는 “한미관계는 깊어지는 게 늘 바람직하지만 동맹의 군사적 측면이 강조되면 결과적으로 우리의 대외 환경이 안 좋아진다”면서 “마치 (군사)동맹이 없으면 우리나라가 살아남지 못하는 것처럼 비약하는 건 안 된다”고 말했다. 분리 불안감 같은 중독 현상에서 벗어나 우리의 군사력, 경제력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 정부의 ‘연정’(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라인으로 분류되는 김 원장은 한동대 교수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신북방 정책 등 외교 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한 전략가이다. 김 원장의 책이 논란이 되자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김) 원장이 어떻게 기술했던간에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은 분명하다”면서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의 근간이며 지금까지 한반도 문제를 포함해 지역 및 세계의 평화·번영·발전을 위해 큰 기여를 해왔고, 앞으로도 더 굳건한 동맹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북한 “발사체 발사는 정당한 자위조치…안보리 소집은 이중기준”

    북한 “발사체 발사는 정당한 자위조치…안보리 소집은 이중기준”

    외무성 국제기구국장 명의 담화 발표“자위권 침해하면 대응조치 유발” 경고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국제사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소집하기로 한 데 대해 ‘이중 기준’이라며 대결을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조철수 외무성 국제기구국장 명의 담화를 통해 최근 진행한 ‘신형 전술유도탄’ 시험발사가 자위권의 행사라며 “유엔 안보리가 우리 국가의 자위권에 속하는 정상적인 활동을 문제시하는 것은 주권국가에 대한 무시이며 명백한 이중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담화는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군사력 강화를 목적으로 각이한 형태의 발사체들을 쏘아올리고 있는데 유독 우리의 정정당당한 자위적 조치만 문제시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강변했다. 이어 한미연합훈련을 거론해 “미국이 때없이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전쟁연습을 우리의 면전에서 강행할 때에는 함구무언하다가도 우리가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해 취하고 있는 자위적 대응조치들에 대해서는 무작정 걸고들고 있다”며 안보리를 비난했다. 담화는 “유엔 안보리가 이중 기준에 계속 매달린다면 조선반도(한반도)에서 정세 완화가 아닌 격화를, 대화가 아닌 대결만을 부추기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자위권을 침해하려는 시도는 기필코 상응한 대응 조치를 유발시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특파원 칼럼] 트럼프인 듯 아닌 듯, 바이든의 인권외교/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트럼프인 듯 아닌 듯, 바이든의 인권외교/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미국은 중국에 대해 우리의 동맹국들이 ‘우리 아니면 그들’의 선택을 하도록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동맹국들이 완벽하게 일치할 수 없는 복잡한 관계를 중국과 맺고 있다는 것을 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캐나다·영국·호주·뉴질랜드 등 3개 대륙의 우군이 동시에 신장위구르 인권탄압에 대해 대중 인권 제재를 단행한 직후인 지난 24일(현지시간) 동맹의 선물을 안은 채 유럽 순방에 나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벨기에 브뤼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 연설에서 예상 밖의 발언을 했다.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 아래 동맹을 규합해 대중 전선을 세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정책과는 다소 결이 달라 보였다. 동맹을 어르고 달래는 양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며 한발 물러선 것이다. 그는 중국과의 군사적 적대 관계, 5G(세대) 이동통신 등 기술적 경쟁 관계에 방점을 찍으며 ‘동맹의 협력’을 강조했지만 기후변화, 코로나19, 북한 비핵화 문제 등에서 대중 협력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대중 압박에는 동참하라면서도 어느 편에 설지 선택할 필요가 없다는 일견 모순되는 발언의 배경에는 사실 ‘세계의 리더십은 되찾되 세계경찰의 역할은 더이상 할 수 없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어른거린다. 미국은 예전과 달리 대중 압박이 낳은 동맹의 경제적 피해를 메워 줄 여력이 없어 보인다. 한마디로 동맹국들은 실질적인 보너스보다 추상적인 가치에 기대 미국의 싸움에 동참해야 한다. 미국의 군사력 제공에 대해서도 블링컨은 “공정한 몫을 부담하면 공정한 발언권을 가질 것”이라며 정확한 대가를 요구했다. 중국은 미국은 물론 EU·영국·캐나다 등에 보복 제재를 가하며 되받아쳤다. 호주산 와인에는 최대 218.4%에 달하는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대러시아 압박 수위도 높아지면서 미국은 독일에 러시아에서 천연가스를 끌어오는 가스관 건설 사업이 제재를 받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인권이라는 대의로 뭉친 ‘민주주의연합’ 내에서 언제라도 반발이 터져 나와도 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다. 바이든이 국내 상황에 매몰돼 ‘외교 아닌 내치’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냉전이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한 미국의 답변이 ‘미중 간 양자택일을 강요하지 않겠다’는 세련된 외교적 수사다. 트럼프가 ‘미국의 이익이 되는 거래’로 동맹을 줄 세웠다면 바이든은 ‘거부할 수 없는 명분’을 앞세워 동맹을 헤쳐 모이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블링컨이 연설한 EU(27개국)는 ‘인권 제재는 미국과 발맞추고 중국과의 무역관계는 유지’하는 전략적인 균형을 선택할 외교적 공간이 한국보다 넓다. 중국과 맞닿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중 견제를 꾀하는 쿼드(미국·인도·호주·일본) 참여를 요구받는 한국은 지정학적 위치로 봐도 양자택일의 기로에 설 확률이 높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도 한국에 대해서는 노골적으로 “한국의 경제 의존도 1위는 중국이 아닌 미국”, “이러다 한국이 중국의 속국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자주 들린다. 반면 굳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중국이 반중 연대를 향해 소위 ‘본보기로 하나만 때린다’면 그 대상은 한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인권외교 정책의 본질도 트럼프의 자국우선주의와 같이 ‘미국의 국익’이다. 외려 미국의 세련된 동맹 줄 세우기는 한국의 대응을 더 어렵게 한다. 트럼프의 일방주의에는 대부분이 반대했지만, 바이든의 인권외교는 정치 지형에 따른 한국 내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고비를 앞에 두고 우리 외교의 기준 역시 오직 우리의 국익이 돼야 할 것이다. kdlrudwn@seoul.co.kr
  • 美·대만 해경 협력에… 中 군용기 20대 무력시위

    중국 군용기들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무력시위를 벌였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설정하면서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갈수록 증폭되는 모양새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전날 중국 인민해방군 군용기 20대가 대만 서남부 ADIZ에 진입한 데 이어 27일에도 한 대가 ADIZ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가 지난해 중국 군용기의 비행 상황을 매일 발표한 이후 최대 규모다. 대만 ADIZ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는 J16 전투기 10대, J10 전투기 2대, H6K 폭격기 4대, KJ500 조기경보기 1대, Y8 대잠기 2대, Y8 기술정찰기 1대 등이다. 이 중국 군용기들은 대만 남부를 포위하는 듯한 비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과 대만의 실질적 경계로 여겨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진 않았다. 중국의 무력시위는 미국과 대만이 전날 해경 분야 협력 양해각서를 서명한 데 대해 중국이 반발해 벌인 것이라고 대만 언론은 분석했다.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 잉그리드 라슨 이사와 샤오메이친 대만 주미대표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해경 분야 협력 양해각서에 서명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를 가정한 워게임에서 미국이 자주 질 정도로 중국의 군사력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 NBC방송에 따르면 데이비드 오크매넥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7일 미국을 ‘블루팀’, 중국을 ‘레드팀’으로 나눠 가상 워게임을 했을 때 대만 공군이 몇 분 만에 파괴된다며 미국의 대만 방어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태평양 지역의 미 공군 기지들이 공격당하고 미국의 전함과 전투기는 중국의 미사일로 저지된다고 덧붙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북미관계 ‘운명의 4월’… 바이든, 대북정책 기조 ‘변곡점’

    북미관계 ‘운명의 4월’… 바이든, 대북정책 기조 ‘변곡점’

    북한이 지난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한 이후 북미 양측은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며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이번 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와 그 연장선에서 다음달 발표될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 김일성 국가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까지 추가 군사행동 여부 등이 맞물려 북미 관계가 북한이 공언한 ‘강대강’으로 치달을지, ‘선대선’으로 반전 계기를 맞이할지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리병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는 지난 26일 담화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국가 자위권에 대한 노골적 침해이며 도발”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한미 연합훈련과 미국의 첨단무기 한반도 반입 등을 이유로 군사력 강화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며 “결코 누구의 관심을 끌거나 정책에 영향을 주기 위해 무기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25일 회견에서 “그들(북한)이 긴장 고조를 선택한다면 대응이 있을 것이다. 상당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 국가들은 유엔 안보리에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30일 소집할 것을 요구했다. 북미 대치 상황에서 북한이 예년처럼 태양절을 즈음해 신형 무기 시험 발사 등 추가 행동에 나설 경우 한반도 정세는 급속도로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북한이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 등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추가 군사행동의 빌미로 삼을 수도 있다. 리 비서는 담화에서 “앞뒤 계산도 못 하고 아무 말이나 계속 망탕하면 미국은 좋지 못한 일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를 거쳐 대북 정책 검토를 완료하는 시점이 북미 관계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회의에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미일 3국은 다음달 하순 미국에서 외교장관 회의를 여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일본 교도통신이 28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지금은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무기 개발 등은 계획대로 추진하면서도 바이든 정부와 초기에 기싸움을 하며 대북 정책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저강도 도발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의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 1월 열병식에서 KN23 개량형을 공개한 바 있다. 2019년 시험 발사한 KN23보다는 사거리와 탄두 중량이 개량됐으며 전술핵도 탑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강대강’이냐 ‘선대선’이냐… 다음달 북미관계 변곡점

    ‘강대강’이냐 ‘선대선’이냐… 다음달 북미관계 변곡점

    북한이 지난 25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한 이후 북미 양측이 상대에게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을 돌리며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김일성 북한 국가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까지 북한의 추가 군사 행동 여부, 다음 달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 내용 등에 따라 북미 관계가 ‘강대강’으로 대립할지, ‘선대선’으로 반전을 맞이할지 결정될 전망이다. 리병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는 26일 담화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우리 국가의 자위권에 대한 노골적인 침해이며 도발”이라고 반박했다. 리 비서는 지난 8~18일 진행된 한미 연합훈련과 미국의 첨단무기 한반도 반입 등을 이유로 들며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시험 발사 등 군사력 강화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당 8차 대회에서 “앞으로도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같은 논리다. 리 비서는 “우리는 결코 누구의 관심을 끌거나 정책에 영향을 주기 위해 무기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 내용과 상관 없이 신형 무기 개발을 지속할 뜻을 내비쳤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25일 기자회견에서 “그들(북한)이 긴장 고조를 선택한다면 대응이 있을 것이다. 상당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유엔 안보리는 26일 미국의 요청으로 대북제재위원회를 소집해 우려를 표명했다. 유럽 국가들은 유엔 안보리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오는 30일 소집할 것을 요구했다. 이처럼 북미가 양보 없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예년처럼 태양절을 즈음해 신형 무기 시험 발사 등 추가 군사 행동에 나설 경우 북미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북한이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 등 자신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추가 군사 행동의 빌미로 삼을 수 있다. 리 비서는 담화에서 “앞뒤 계산도 못하고 아무런 말이나 계속 망탕하는 경우 미국은 좋지 못한 일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이번 주 말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일 3차 안보실장 회의를 통해 다음 달 대북 정책 검토를 완료하는 시점이 북미 관계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리 비서가 담화에서 언급한 ‘군사적 위협을 미국 본토에서 제압할 수 있는 당당한 자위적 권리’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확보를 의미한다”며 “북한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군사 도발을 예고함으로써 미국의 대북 정책에 영향을 주려고 시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25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의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 1월 당 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KN23 개량형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시험 발사한 KN23보다는 사거리와 탄두중량이 개량됐으며, 전술핵도 탑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北 리병철 “미사일 발사는 자위권...바이든 발언은 ‘도발’”

    北 리병철 “미사일 발사는 자위권...바이든 발언은 ‘도발’”

    북한이 ‘신형전술유도탄’이라 언급한 단거리 탄두미사일 발사가 자위권에 속하는 행동이라고 밝히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우려에 대해 “국가 자위권에 대한 침해이자 도발”이라고 반발했다. 27일 리병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는 우리 당과 정부가 국가방위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시한 국방과학정책 목표들을 관철해나가는 데서 거친 하나의 공정으로서 주권국가의 당당한 자위권에 속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리 비서는 “자위권에 속하는 정상적인 무기 시험을 두고 미국의 집권자가 유엔 ‘결의’ 위반이라고 걸고 들며 극도로 체질화된 대조선(대북) 적대감을 숨김없이 드러낸 데 대하여 강한 우려를 표한다”며 “미국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우리 국가의 자위권에 대한 노골적인 침해이며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은 핵전략 자산들을 때없이 조선반도(한반도)에 들이밀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려도 되지만 교전상대인 우리는 전술무기 시험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강도적 논리”라고 강변했다. 그는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해서 “미국이 대양 건너 교전 일방의 앞마당에서 벌려놓는 전쟁연습이 ‘방어적’인 것이라면 우리도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미국 본토에서 제압할 수 있는 당당한 자위적 권리를 가져야 한다”라며 “우리는 계속하여 가장 철저하고 압도적인 군사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 6분, 7시 25분쯤 북한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450km, 고도는 60km로 탐지됐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첫 공식 단독 회견을 갖고 “유엔 대북 결의 위반”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우리는 동맹국·파트너와 논의하고 있으며 (북한이 긴장) 고조를 선택한다면 그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또한 어떤 형태의 외교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이는 비핵화 최종 결과에 따라 조절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서욱 “경항모는 미래 위협 대비·인도적 지원 유연성 확보용”

    서욱 “경항모는 미래 위협 대비·인도적 지원 유연성 확보용”

    서욱 국방부 장관은 경항공모함 건조 추진 계획과 관련해 미래의 잠재적 위협에 대비하고 전력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 장관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 가진 인터뷰에서 “경항모 추진은 미래의 잠재적 위협에 대비하는 것, 즉 한반도를 위한 범위의 문제이며 인도주의 지원 같은 문제들에서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는 경항공모함과 원자력 추진 잠수함 획득을 추진하면서 수년 내 가장 큰 규모의 군사력 증강에 착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 같은 행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중동의 바닷길을 지키는 것과 같은 국제 안보 체계에 더 많이 참여하라고 압박한 뒤 나온 것이라며 한국으로서는 해외에 더 많은 힘을 투사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영국이 항공모함 기술을 한국에 수출하기 위해 한국 측과 비공식 대화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국제무역부(DIT) 당국자들은 “한국이 관심을 가질 만한 기술 분야에 대해 한국 측과 비공식 논의를 시작했다”며 “영국 해군의 새로운 항모 기술이 한국에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1일 전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영국 밥콕과 BAE시스템스, 탈레스 등 방산업체들이 공동으로 개발한 ‘퀸 엘리자베스’ 항모(6만 5000t급)의 첨단 체계와 설계가 한국으로 수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에 언급된 ‘퀸 엘리자베스’ 항모 전단이 올 하반기 미 해군 및 일본 해상자위대와의 연합훈련을 위해 서태평양에 파견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에 들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중, 알래스카서 이틀간 고위급 회담…시작부터 强대强 정면 충돌

    미중, 알래스카서 이틀간 고위급 회담…시작부터 强대强 정면 충돌

    미국과 중국이 18일(현지시간)부터 이틀 간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리는 고위급 회담에서 초반부터 거친 언사를 주고받으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등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시작부터 의례적인 덕담은 생략한채 곧바로 서로의 약점을 파고드는 `강(强) 대 강(强)’의 정면 충돌이 빚어진 것이다. 이날 고위급 회담은 미국 쪽에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나섰고, 중국에선 양제츠(楊潔篪)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위원과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참여해 `2+2` 형태로 열렸다. 특히 미중 양국 고윕급이 직접 만난 것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인 만큼 향후 두나라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양측은 19일 오전까지 모두 세차례로 나눠 3시간씩 9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언론에 공개된 모두 발언은 양측이 2분씩으로 약속돼 있었으나 흥분한 상태로 공방이 되풀이되는 바람에 1시간이 넘게 지속되기도 했다. 더욱이 언론 카메라를 앞에 둔 채 양측의 날선 공방이 고스란히 중계되는 이례적인 장면도 연출됐다.첫번째 주자로 나선 블링컨 국무장관은 미국은 규칙에 기초한 질서 강화에 전념하고 있다며 중국의 행동이 글로벌 안정성을 유지하는, 규칙에 기초한 질서를 위협한다며 “규칙에 기반을 둔 질서를 대체하는 것은 승자가 독식하는 세계이자 훨씬 더 난폭하고 불안정한 세계일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와 홍콩, 대만,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 동맹에 대한 경제적 강압 등을 포함해 중국의 행동에 대한 우리의 깊은 우려를 논의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신장과 홍콩, 대만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인 만큼 미국의 개입을 내정간섭이라며 극력 반대하는 이슈들이다. 설리번 보좌관도 “미국은 중국과의 갈등을 추구하지 않으며 경쟁을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국민과 친구들을 위해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양제츠 정치국원은 무려 15분에 걸친 장광설로 맞받아쳤다. 양 정치국원은 “미국은 군사력과 금융 헤게모니를 이용해 다른 나라를 억압하고 있다”며 “국가안보라는 개념을 남용하고 중국을 공격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을 선동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신장과 홍콩, 대만 문제에 대해 미국의 내정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미국의 인권이야말로 최저 수준에 있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양 정치국원은 미국이 내부 불만도 해소하지 못하면서 미국식 민주주의를 다른 국가에 증진하려고 한다며 양 정치국원은 “미국의 인권이 최저 수준에 있다”, “미국에서 흑인이 학살당하고 있다”며 미국에 대한 비난과 비아냥을 쏟아냈다. 중국의 반격 수위가 예상보다 높자 미측은 당황한 기색까지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외교부장은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중국에 대한 추가 제재를 한 것을 두고 “손님을 맞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미국이 최근 중국 통신회사에 대해 추가 제재를 발표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의 발언이 끝나자 이번엔 미국이 재반격에 나섰다. 블링컨 장관은 양 정치국원의 발언에 ‘재반격’을 하기 위해 모두발언이 끝난 줄 알고 나가려는 기자들을 붙잡아놓기까지 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 측은 모두발언이 끝난 뒤 회담장 밖으로 나온 기자들에게 별도 브리핑을 통해 중국 측이 ‘모두발언 룰’을 어겼다며 불편한 기색을 다시 한번 드러내기도 했다. 미중 양국이 바이든 정권 출범에 따른 상견례에서 한치 양보없는 불꽃튀는 신경전을 펼치면서 두 나라가 서로 양보를 통해 `데탕트`를 맞을 가능성은 더욱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기고] 안보 환경의 불확실성과 한국의 준비/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기고] 안보 환경의 불확실성과 한국의 준비/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이 타결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그러나 한미동맹이 더욱 굳건해질지, 한국의 안보상황이 더 나아질지 현재로서 단언하기가 매우 어렵다. 지금 아시아는 급속한 군비경쟁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중을 비롯한 강대국들은 10년 후를 내다보고 군사력 우위를 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국은 어떠한 변화를 주시해야 하나. 첫째 미중 군사전략의 충돌이다. 중국은 현대화된 강군몽(强軍夢)을 실현해 미국을 일본 동쪽 해상에서 사이판, 인도네시아를 잇는 제2도련선 밖으로 밀어내는 전략을 추구한다. 미국은 여기에 육해공·사이버·우주 간 전영역합동작전으로 맞서면서 미군 배치도 조정하고자 한다. 주목할 점은 쿼드 국가인 일본, 호주, 인도를 축으로 한 동맹 강화와 역할분담이다. 한국은 향후 대중 견제의 동심원 구조에서 어떤 위치를 점할 것인가, 중국이 반접근·지역거부 전략을 실현하여 미국을 아시아에서 밀어낼 때 중국은 한국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둘째 북한이 지난 8차 당대회에서 공언한 전술핵무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초대형방사포, 다탄두미사일, 핵잠수함 등의 증강이 이뤄질 때 한국의 미래 억제체제를 어떻게 유지하는가 문제다. 핵미사일을 가진 북한에 대해 미국의 핵확장억지가 필수이지만 북한의 다양한 무기 개발로 새로운 도전을 안게 됐다. 2030년대를 향해 군비를 키우는 주변국들과 북한에 대해 이중 억제를 해야 하는 한국이 의미 있는 군사력을 갖추려면 지금 뭘 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10년 후 어떠한 군사전략과 무기체계를 갖춰야 할지, 이를 바탕으로 어떠한 외교를 추진해야 할지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논쟁의 핵심인 경항공모함의 경우 완성예상연도인 2033년의 쓸모보다 현재 관점에서 국내정치화돼 있거나 각 군 간 경쟁에 매몰되거나 협소한 인식에 근거해 종합 평가를 결여하고 있다. 주변국 모두가 첨단 기술로 무장하고 미중을 축으로 치열한 동맹 다툼을 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한반도에 집중돼 있는 현재의 계획은 오히려 부족할 따름이다. 육해공의 합동성, 한미의 연합성이 우리 국방의 주축이라면 아시아 지역에 대한 전략적 비전 속에 우리의 국방력을 효과적이면서도 고르게 높일 수 있는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 [서해 5도를 다시 보다 6] 북한이 바라보는 서해 5도와 수역

    [서해 5도를 다시 보다 6] 북한이 바라보는 서해 5도와 수역

    ‘내재적 접근’의 필요성 평화는 실리적 이해가 서로 얽혀 있지 않으면 모래 위의 성처럼 쉽게 무너져 내린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경제적 실리로 군사적 대결을 덮어 평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서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의 행동은 그 이익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익이 있는 곳에는 경쟁이 따르기 마련이고, 나의 이익을 관철시키려면 상대방의 의도를 알아야 한다. 대화와 협상을 위해서건, 백전불태(百戰不殆)를 위해서건 상대방의 머릿속에 들어가 보는 것은 중요하다. 불완전한 정전협정과 NLL 설치 정전협정은 적대행위와 무력충돌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체결되었다. 하지만 해상의 분계선은 지상과 달리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았다. 서해의 경계는 황해도와 경기도의 도계(道界)를 연장한 A-B 선으로만 그어졌다. 그마저 군사분계선이 아니라 섬들의 관할 기준을 나타내는 표시였을 뿐이다. 다만 서해 5도는 A-B 경계선 북쪽에 있었지만 유엔사 통제 아래 두기로 결정되었다. 북방한계선(NLL)은 유엔사 내부적으로 초계활동과 어민들의 진출 범위를 제한하여 무력충돌의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자 설치되었다. 서해 5도 주변 수역은 정전협정에 명시된 인접해면 존중 원칙에 따라 당연히 보호받아야 하지만, 그것을 가상의 선으로 연결한 NLL은 사실 북한과 합의되거나 설정 직후 통보된 적이 없다. 실제 유엔사도 1990년대 이전까지 서해에서 충돌이 발생하면 인접해면을 침범했다고 문제 삼았지, NLL을 넘어 왔다고 항의하지 않았다. 공동어로 제안을 통한 체제 우위 과시 북한은 1955년 3월 내각 결정을 통해 12해리 영해를 선포하였다. 하지만 전쟁 직후 북한은 12해리 영해를 담보할 군사력을 갖추고 있지 못했다. 그 사이 남한의 어민들은 해마다 5~6월이 되면 군 당국의 눈을 피해 북한 해역 깊숙이 들어가 조기를 잡았다. 북한은 어선들이 연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지만 진입하게 되면 나포하여 조사를 벌였다. 조사 과정에 어부라고 판단되면 평양 관광도 시켜주고 어선도 수리하여 돌려보냈다. 북한은 1958년부터 남한 어민들이 일정한 규칙을 지키면 어장을 개방하겠다는 제안도 하였다. 1967년까지 계속된 이 제안은 남한의 경제 수준보다 앞섰다는 체제 과시의 표현이기도 했다.해상경계선에 관한 문제제기 북한은 1973년 12월 군사정전위원회에서 해상경계선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하였다. 북한은 정전협정 어느 조항에도 “계선”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서해 5도에 출입하면 사전 승인을 받으라고 요구하였다. 북한이 해상경계선 문제를 제기한 것은 첫째, 북미간 직접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서였다. 1973년 11월 유엔에서 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단(UNCURK)가 공식적으로 해체되었다. 유엔군 사령관은 정전협정의 서명 주체이자 그 이행의 담보를 책임진 당사자였다. 북한은 유엔군 사령관이 사라지게 되면 정전협정이 개정되거나 평화협정으로 대체될 것을 기대하며 미국과 직접 대화를 시도했다. 북한은 서해 5도 수역이 불완전한 정전협정의 대표로 쟁점화하기 좋은 주제라고 판단한 것이다. 둘째, 중국을 겨냥한 측면도 있었다. 북한은 데탕트 시기 한반도 문제가 미중간 대화를 통해 결정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은 언커크 해체 문제와 관련하여 주한미군 주둔과 연계시켜 미국과 직접 대화하려는 북한의 의도와 달리 미국의 뜻대로 표결 없이 처리하는 것에 동의해 주었다. 그러자 북한은 과거 중국 어선들도 활동했던 서해5도 수역을 분쟁 지역화하고자 했다. 실제 북한은 1962년 중국과 국경조약을 체결하며 압록강 하구의 섬들에 대해서는 중국의 양보를 얻어냈지만, 영해에 관해서는 압록강 하구인 동경 124도 10분 6초의 기준선에 합의함으로써 손해를 떠안았다. 셋째, 1973년 12월 개막된 제3차 유엔해양법회의와도 관련이 있었다. 이 회의는 바다에 관한 국제사회의 규범을 제정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남북한은 분단 후 처음 유엔 무대에서 각자의 이익을 관철시키려 했다. 즉 북한은 이 회의 개막 이틀 전에 서해 해상경계선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EEZ) 등의 설정에 있어 남한보다 우위에 서려 했다. 북한은 제3차 유엔해양법회의가 진행 중인 1977년 6월에 200해리 EEZ를, 8월에는 경계수역을 각각 선포하였다. 처음으로 논의된 NLL 문제 NLL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은 1990년 시작된 남북고위급회담에서였다. 이 회담에서 불가침경계선 문제는 첨예한 쟁점 중 하나였다. 남한은 ‘영역’을 내세웠고 북한은 ‘선’을 주장했다. 각각의 강조점이 달랐던 이유는 NLL 때문이었다. 남한은 NLL이 이미 해상경계선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이남의 ‘영역’을 강조한 반면, 북한은 NLL을 인정한 적이 없다며 새로운 경계선의 설정을 요구하였다. 결국 남북기본합의서 부속합의서에는 “해상불가침 경계선은 앞으로 계속 협의한다. 해상불가침 구역은 경계선이 확정될 때까지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하여 온 구역으로 한다”고 규정되었다. 남한은 NLL을 기준으로 한 “지금까지 관할하여 온 구역”에 방점을 둔 반면, 북한은 “앞으로 계속 협의한다”는 점에 강조점을 두었다. 서해교전의 발발과 일방적 군사분계선의 선포 불완전한 합의는 1999년 6월 서해교전으로 이어졌다. 교전 당일 북한은 “당신 측이 멋대로 그어놓은 분계선을 인정한 적도, 통보받은 적도, 합의한 적도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한 달 뒤 북한은 충돌이 빚어진 것은 양측이 합의한 해상 군사분계선이 없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해상분계선 설정을 위한 회담에 나서라고 요구하였다. 그러나 유엔사가 응하지 않자 1999년 9월 일방적으로 해상경계선을 선포하였다. 2000년 3월에는 후속 조치로 좌우 폭 1마일의 ‘통항질서’도 발표하였다. 북한이 선포한 해상분계선은 정전협정 상의 A-B선을 기점으로 황해도 강령반도 끝단인 등산곶과 경기도 굴업도 사이의 등거리 점, 황해도 웅도와 경기도 서격렬비도 사이의 등거리 점, 중국과의 반분 교차점을 연결한 선이었다. 북한은 이 선이 A-B 선을 기점으로 했기 때문에 정전협정에도 부합하고, 등거리 원칙을 지켰기 때문에 유엔해양법협약 정신에도 맞는 것이라고 하였다. 남북공동어로 구역을 둘러싼 입장 차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서해에서의 무력충돌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하고자 했다. 2005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에서 공동어로 문제를 공식 제의하였다. 김 위원장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서해에서의 긴장 완화 문제를 함께 협의하자고 제안하였다.수산협력 실무협의는 순조롭게 진행되었지만, 문제는 그것을 담보할 수 있는 군사적 조치였다. 북한은 장성급 회담에서 ① 무력충돌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해상분계선 확정 ② 공동어로 실현을 위한 군사적 대책 ③ 민간 선박의 해주항 직항 ④ 민간 선박의 제주해협 통과를 안건으로 들고 나왔다. 그러면서 해상분계선 설정과 관련하여 남북이 기존의 모든 주장을 포기하고 통일 한반도의 영해 기선을 확정해 새로운 영해권을 내외에 선포하자고 주장하였다. 공동어로수역과 관련해서는 그 구역을 강화만 일대의 넓은 수역까지 포함하자고 제안하였다. 아울러 NLL 때문에 해주항으로 입항하는 민간 선박들이 백령도 서편으로 우회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제주해협 통과 문제와 함께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제주해협 통과 문제만 해운회담으로 이관되고 나머지는 모두 거부되었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제안과 후속 회담의 답보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정상회담에서 서해 문제를 군사회담에서 논의하니 해결이 되지 않는다며 양 정상이 함께 풀어낼 것을 제안하였다. 노 대통령은 안보군사 지도 위에 평화경제 지도를 덮는 방식으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만들자고 역설하였다. 김정일 위원장도 노 대통령의 해주 특구 제안에 난색을 표하다가 점심 식사 후 전격 받아들였다. 그 결과 10·4 선언에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경제특구 건설과 해주항 활용, 민간 선박의 해주 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이 명시되었다. 정상회담 직후 국방부장관과 인민무력부장 사이에 국방장관회담이 개최되었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었을까, 양측은 공동어로구역의 기준점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은 공동어로구역 설치를 위해 새롭게 해상경계선을 긋자고 주장하였다. 그러면서 NLL을 인정할테니 자신들의 해상경계선도 인정하라며 그 사이를 공동어로구역으로 삼자고 제안하였다. 반면 김장수 국방부 장관은 NLL을 기준으로 한 등면적 안을 제시하며 새로운 분계선의 설정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결국 노무현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고 진행된 회담에서 남북은 공동어로구역의 기준점을 두고 논쟁하다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북한의 변화와 실리를 통한 평화 정착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구상은 2018년 판문점 선언을 통해 원론적인 차원에서 재확인되었다. 아울러 그해 가을 평양에서 체결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서 구체화 되었다. 이 합의서에는 북한이 그동안 인정하지 않았던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겠다는 조항이 포함되었다. 이 조항의 삽입은 10·4 선언 직후 공동어로구역의 기준점 설정 문제로 최종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교훈을 되새긴 성과였다. 아울러 이 조항이 삽입돼 대선 과정에 불거진 ‘NLL 포기 발언’ 시비도 불식시킬 수 있었다. 북한은 NLL을 인정하더라도 경제적 이해관계로 덮어버리면 자신들에게도 이득이 된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합의서에는 “서해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의 수역”을 군사연습 중지 구역으로 설정한다고 되어 있다. 이것은 과거 북한이 공동어로구역 범위를 협의하면서 강화만 일대까지 넓게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과 일맥상통한 것이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북한이 실리를 따져 본 뒤 제안을 받아들인 사실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의 실무 책임자가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었다는 점이다. 그는 1990년대 남북고위급회담부터 10·4 선언 이후 장성급 회담까지 NLL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새로운 해상분계선 설정을 요구했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가 실무 책임을 맡은 회담에서 NLL을 인정하겠다고 나온 것이다. 이처럼 북한도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를 포착하여 서로의 이해관계를 얽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평화는 실리적 이해가 얽히지 않으면 모래 위의 성처럼 쉽게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갈등과 분쟁의 서해를 평화와 경제의 바다로 변화시키는 봄바람이 불어오길 바란다.
  • 바이든 “미얀마 군부 제재하겠다. 대중국 국방전략 곧 수립”

    바이든 “미얀마 군부 제재하겠다. 대중국 국방전략 곧 수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쿠데타를 감행한 미얀마 군부를 겨냥해 제재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실상 미얀마 군부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에 맞서는 국방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낮 연설을 통해 미얀마 쿠데타를 지시한 군부 지도자를 즉각 제재하도록 하는 새 행정명령을 승인했다면서 군부 지도자들과 관련된 기업 및 가까운 가족도 제재 대상으로 거론했다. 그는 “이번 주 첫 (제재) 대상을 확정할 것이며 강력한 수출 통제도 부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버마(미얀마) 정부 자금 10억 달러에 군부가 부적절하게 접근하는 것을 막을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버마(미얀마) 정부를 이롭게 하는 미국 자산을 동결하는 한편 버마 주민에 직접 이득이 되는 의료 등의 영역에 있어서는 지원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에 대한 폭력적 진압을 비판하면서 추가 조치도 동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비롯한 미국의 동맹 및 파트너와 긴밀히 연락을 취해왔다면서 다른 나라들이 대응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전세계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하겠다고 했다. 미얀마 군부에게는 권력을 포기하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을 즉각 석방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이날 연설은 바이든 대통령의 일정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가 한 시간 전에야 급히 포함됐다. 4분 정도로 길지 않았다. 국방부 방문을 앞두고 급히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얀마 쿠데타에 책임이 있는 이들이 상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곧 내놓을 제재 명단에는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군부와 연계된 MEHL 등의 대기업도 포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비롯한 장성들은 미얀마 내 소수 무슬림 로힝야족 학살에 따라 2019년 미국의 제재 대상에 이미 오른 적이 있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의 조치가 미얀마 군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한다고 AP 통신은 지적했다. 미얀마 쿠데타는 중국을 견제하며 새로운 아시아 정책을 고민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직면한 첫 외교 시험대다. 대대적 제재는 미얀마 군부와 중국의 밀착을 초래,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 및 파트너 규합을 통해 중국을 압박하려는 바이든 정부의 전략에 차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왔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이날 오후 국방부를 찾아 연설하며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으로부터 국방부의 중국 태스크포스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며 몇 달 안에 대중국 국방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과 군의 전문가로 구성된 태스크포스가 미국의 전략과 작전 개념, 기술과 군대 배치 등을 살펴볼 것이라며 몇 달 내에 핵심 우선순위와 결정사항에 대한 권고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부 전체의 노력, 의회와 동맹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것이 중국의 도전에 대처하고 미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보장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별도 자료에서 태스크포스가 15명 이내의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또 전략과 작전 개념, 기술, 군대 배치와 관리, 정보, 동맹과 파트너십, 중국과의 국방관계 등 우선순위를 다루고 4개월 안에 권고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 국무부를 방문해 국방부 주도로 전 세계 미군의 배치를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터라 미군의 재배치 작업이 최대 경쟁자로 여기는 중국을 견제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는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주둔하고 있어 상황에 따라 두 지역에 배치된 미군의 조정이나 다른 국가로의 전력 보강 등이 검토될 수도 있어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국방정책과 관련해 미국과 전세계 동맹의 필수적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무력 사용을 절대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무력은 처음이 아닌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명절 전시관 나들이…안성맞춤 마음 방역

    명절 전시관 나들이…안성맞춤 마음 방역

    올해 설 명절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고향 방문이나 대규모 가족 모임을 자제하면서 차분히 휴식을 즐기는 인내와 배려가 필요하다. 국공립 박물관·미술관은 입장객을 전체 수용 인원의 30%로 제한하고, 철저한 방역 지침에 따라 운영하는 만큼 연휴 기간 나 홀로 또는 동반자와 안전하게 나들이하기 적당하다. ‘마음 방역’에 안성맞춤인 전시들을 소개한다. 온라인 사전예약은 필수다.#고난 속에도 꺾이지 않는 희망… ‘세한도’ 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한겨울 지나 봄 오듯-세한·평안은 추사 김정희가 제주 유배 시절 그린 국보 ‘세한도’와 필자 미상의 ‘평안감사향연도’를 테마로 고난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희망과 시련을 견딘 후 찾아올 봄날 같은 행복을 전한다. 총길이 15m에 육박하는 ‘세한도’ 두루마리 전체를 볼 수 있는 드문 기회다. 특히 소장자 손창근씨가 지난해 국가에 ‘세한도’를 기증한 뜻을 기리는 전시여서 의미가 한층 깊다. 프랑스 영화 제작자이자 미디어아트 작가인 장 풀리앙 푸스가 제작한 7분짜리 영상 ‘세한의 시간’과 ‘평안감사향연도’에 등장하는 당대 풍속을 입체적으로 재현한 다채로운 미디어아트도 눈길을 끈다.#한 눈에 보는 조선 왕실의 군대… ‘군사 의례’전 국립고궁박물관에선 조선시대 군사 의례를 한눈에 보는 조선 왕실 군사력의 상징-군사 의례전이 관람객을 맞는다. 실전 전투 같은 대열의부터 역병을 물리치는 계동대나의까지 왕실의 군사 의례 여섯 가지 형태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첫 전시다. 이를 위해 갑옷과 투구, 무기, 군사 깃발 등 176점의 다양한 유물을 한자리에 모았다. 특히 독일 라이프치히 그라시민족학박물관과 함부르크 로텐바움박물관 소장품인 갑옷과 투구 40여점은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유물이다. 조선 역대 왕들이 군사력 강화를 위해 펼친 정책을 파악할 수 있는 병서와 회화 작품들도 소개된다.#일생생활에서 함께 한 소… ‘우리 곁에 있소’전 신축년 소띠 해를 맞아 한국인의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동반자인 소를 주제로 한 전시를 둘러보는 건 어떨까.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 우리 곁에 있소는 그림 ‘목우도’, 농기구 ‘멍에’와 ‘길마’, 화각공예품 ‘화각함’, ‘화각실패’ 등 80여점의 자료 및 영상을 바탕으로 소의 상징과 의미, 변화상을 조명한다. 소띠 해에 일어난 일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연표, 소가 열심히 일하게 된 연유를 설명하는 ‘백정설화 애니메이션’ 등도 흥미롭다.#과천·청주·덕수궁에서… 국립현대미술관 특별전 국립현대미술관은 분관마다 특색 있는 전시를 펼치고 있다. 과천관에선 88서울올림픽이 한국 건축과 디자인에 끼친 영향을 다각적으로 살펴보는 올림픽 이펙트전을 만날 수 있다. 청주관에선 지난해 우향 박래현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덕수궁관에서 진행했던 박래현-삼중통역자 순회전이 열리고 서울관에선 올해의 작가상 2020과 이승택-거꾸로, 비미술, MMCA 현대차 시리즈-양혜규, O2&H2O 등이 설 연휴 내내 관객을 기다린다. 설 당일(12일)엔 휴관하는 전시가 많으니 관람 전 확인은 필수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건군절’ 맞은 北…군에 경제건설 주도적 역할 주문

    ‘건군절’ 맞은 北…군에 경제건설 주도적 역할 주문

    북한은 8일 인민군 창건일인 건군절 73주년을 맞아 경제건설 전반에서 군의 주도적인 역할을 주문했다.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인민군대는 당의 사회주의 건설 구상을 앞장에서 실현해나가는 척후대, 본보기 집단”이라며 “사회주의 건설의 새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에서 군민대단결, 군민협동작전의 위력을 남김없이 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군 부대를 지역의 주택 건설 등에 동원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수해 복구작업과 방역 조치 때도 군을 대대적으로 동원했으며, 그 공로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에게 원수 칭호를 부여했다. 아울러 북한은 강화된 군사력도 지속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신문은 “인민군대는 침략 세력이 원하는 그 어떤 전쟁 방식에도 다 대응해줄 수 있고 단호히 제압 분쇄할 수 있는 강력한 전쟁 수행 능력을 갖췄다”며 “적대세력이 우리를 털끝만큼이라도 건드린다면 가장 강력한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동원해 공화국 영토 밖에서 철저히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1948년 2월 8일 인민군을 창설해 1977년까지 이날을 건군절로 기념했다. 1978년부터는 김일성 주석이 조선인민혁명군(항일유격대)을 조직했다는 1932년 4월 25일을 인민군 창건 기념일(건군절)로 삼았다가, 2018년부터 다시 2월 8일을 건군절로 기념하고 있다. 4월 25일은 지난해부터 국가명절이자 공휴일로 지정했다. 2018년 건군절에는 열병식이 개최되고 군 지휘관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으며, 2019년에는 김 위원장이 인민무력성을 방문해 축하연설을 하고 공훈국가합창단의 축하공연을 관람했다. 지난해에는 인민군 장병들이 전국 각지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헌화하고 학생들과 전쟁노병들의 면담이 이뤄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올해 건군절 73주년 관련 노동신문 1면 사설과 군 장병 위문·편지 발송 등의 보도가 있었으나 그 외에는 현재까지 특별한 동향 보도가 없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北, 설 전 黨중앙위 전원회의 연다

    北, 설 전 黨중앙위 전원회의 연다

    북한이 설 연휴 전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광명성 4호의 궤도 진입 5주년을 맞아 우주개발 성과도 강조했다. 지난달 열린 8차 당대회에서 밝힌 ‘국방력 강화’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를 2월 상순 기간 내에 소집할 것”이라는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회 결정서 내용을 보도했다. 설 연휴 전인 오는 10일 내에는 열린다는 얘기다. 회의에서는 당 대회에서 제시된 노선과 각 분야의 과업을 실행하기 위한 후속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사업계획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셈인데, 금속·화학공업과 농업 분야의 구체적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당 전원회의는 1년에 한 차례 이상 열리며, 당 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 당의 주요 노선과 정책을 결정·채택하고 조직 재편과 인사도 논의한다. 제8기 1차 회의는 지난달 10일 당 대회 도중에 열렸다. 한편 조선중앙방송은 5년 전 광명성 4호 발사를 언급하며 “온 세계의 경탄 속에 인공지구위성 제작국, 발사국, 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한 민족사적인 특대 사변이었다”고 자축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대회에서 “최강의 군사력을 키우는 데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에서 광명성 4호 발사를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6년 2월 7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 광명성호를 이용해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를 발사했다. 궤도만 돌고 있을 뿐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로케트공업절? “北, ICBM ‘화성-15형’ 발사일, 기념일 지정”

    로케트공업절? “北, ICBM ‘화성-15형’ 발사일, 기념일 지정”

    북한이 2017년 대륙간탄도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한 날을 기념일로 지정한 것이 파악됐다고 일본 NHK방송이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한 업체가 판매하고 중국에서 인쇄된 올해 북한 달력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11월 29일이 ‘로케트공업절’로 표시돼 있었다.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을 발사했는데 지난해까지는 달력에 이런 표기가 없었던 점에 비춰보면 새로 기념일로 지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NHK는 이와 관련해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지난달 8차 당 대회에서 “화성-15형 발사 실험 성공으로 국가 핵무력 완성을 전 세계에 선언했다”는 연설을 했다고 소개했다.북한 전문가인 이소자키 아쓰히토 게이오대 교수는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대화가 진전하는 동안 공격적인 자세는 억제했으나 지난달 당 대회에서도 군사력 강화를 명확하게 했으며 그에 맞추는 형태로 이날(로케트공업절)을 정한 것이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그는 “달력에 기재한 것은 국민에 대해 이날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롭게 보여주는 것이 된다. 한층 추진하겠다는 의사 표시”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V’ 논란 오세훈, 이번엔 문 정권 국방백서는 ‘현대판 홍길동전’

    ‘V’ 논란 오세훈, 이번엔 문 정권 국방백서는 ‘현대판 홍길동전’

    북한 원전 관련 문서의 ‘V’가 ‘VIP’로 문재인 대통령을 의미한다고 했다가 각종 패러디를 낳았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이번에는 국방백서가 현대판 홍길동전이라고 비판했다. 오 전 시장은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뒤 2018년 국방백서에서 ‘북한=주적(主適)’이란 표현이 삭제된데 이어 전날 공개된 ‘2020 국방백서’에서도 ‘북한은 적’이라는 표현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미사일기지를 13개로 증편하고 20만 병력규모의 ‘특수작전군’을 별도 군종으로 분류하는 등 군사력을 강화하고, 북한의 핵 위협도 여전히 그대로인데도 우리는 알아서 ‘주적’ 개념을 뺀 것이다고 주장했다. 주적을 주적이라 부르지 못한다며 서자로 태어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던 ‘현대판 홍길동전’이 문재인 정권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전 시장은 ‘9·19 남북군사합의(군사적 적대행위 금지)’에 위배되는 서해공무원 피격사건이 명백하게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백서는 ‘전반적으로 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군의 총에 의해 사망했음에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단 듯’ 넘어가는 이 정권의 비굴함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도 했다. 그는 “핵을 가진 적 앞에서는 굴종 아니면 죽음, 양자 택일 뿐이라는 모겐소의 지적이 실감난다”며 북한의 핵 위협을 부연했다. 오 전 시장은 “공개된 국방백서의 내용은 군의 안일한 안보인식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핵무장 지렛대론에서부터 전술핵 재배치, 나토식 핵공유 프로그램까지 다채로운 핵 옵션 논의라도 시작해 보자”고 그동안 제안한 핵 논의를 다시금 꺼냈다. 한편 산업부에서 작성한 북한 원전 문서 제목에 달린 ‘V’에 대해 오 전 시장은 “VIP가 아니라 버전(Version)으로 버전으로 보는게 맞다는 의견들을 많이 받았다”며 혼란을 초래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의 본질이 달라지지는 않는다면서, 원전 대북지원에 관해 문 대통령이 직접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제의 본질은 대통령이 이 문서의 보고를 받았느냐 여부라고 덧붙였다. 오 전 시장의 ‘V’ 논란에 대해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V가 VIP 대통령을 뜻한다고 주장했다가 망신살이 뻗쳤다”면서 “문서작성시 V가 버전(VERSION)을 뜻한다는건 5세 아이들도 안다. 서울시장 선거 조건부 출마에 이어 계속 헛발질을 하고 있다”며 조소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국방백서에 ‘북한=적’ 또 빠져…일본 ‘동반자→이웃국가’ 격하

    국방백서에 ‘북한=적’ 또 빠져…일본 ‘동반자→이웃국가’ 격하

    ‘2020 국방백서’…문재인 정부 두번째 백서 문재인 정부의 두번째 국방백서에서도 ‘북한은 적’이라는 표현이 빠졌다. 특히 악화한 한일관계를 반영한 듯 일본은 ‘동반자’ 대신 ‘이웃국가’로 표현이 격하됐다. 한미관계에 대해선 굳건한 한미동맹을 부각한 가운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가속화’ 문구가 추가됐다. ‘적’ 포괄적 개념 이번에도 유지 2일 국방부가 발간한 ‘2020 국방백서’를 보면, 직전 판과 마찬가지로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적시됐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는 문구도 2018년과 동일하게 남겨뒀다. 현 정부 들어 처음 발간된 2018 국방백서는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구체적으로 표현했던 문구를 공식 삭제하고, ‘적’을 보다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개념으로 규정한 바 있다. 두번째 백서에서도 기조가 유지된 것이다. 집권 5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가 올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다시 시동을 걸어 마지막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북한에 대한 불필요한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1995∼2000년 국방백서까지 북한에 대해 주적이란 표현이 사용됐지만, 2004년 국방백서부터 주적 대신 ‘직접적 군사위협’,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 등으로 바뀌었다.그러나 북한이 2019년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하고, 지난달 조선노동당 8차 당대회 등을 계기로 신형 전술·전략무기를 잇달아 공개한 상황에서 너무 안이한 현실 인식 아니냐는 비판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을 계기로 그해 발간된 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적’이란 표현이 재등장한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권까지 유지됐다. 다만 당시에도 ‘주적’이란 표현은 사용되지 않았다. 일본, ‘이웃국가’로 격하…중국 ‘사드 갈등’ 삭제한편 이번 국방백서에는 악화한 한일관계가 그대로 반영됐다. 국방백서는 주변국과의 국방교류협력 관련 기술에서 올해도 일본을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기술하며 “양국 관계뿐만 아니라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이웃 국가”라고 표현했다. 이전 백서에서 “한일 양국은 지리적, 문화적으로 가까운 이웃이자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동반자”라고 기술한 것과 비교하면 격하된 것이다. 특히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독도 도발, 2018년 일본 초계기의 한국 함정에 대한 근접 위협비행과 이에 대한 ‘사실을 호도하는 일방적 언론 발표’로 한일 양국 국방관계가 난항을 겪었고,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미래지향적 발전에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고 백서는 지적했다. 백서는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를 위한 대화를 조건으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한 상황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일본의 역사 왜곡,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 현안문제에서의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처하는 한편, 공동의 안보 현안에 대해서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본 방위성도 지난해 7월 내놓은 ‘2020 방위백서’에서 한국을 기술하며 ‘폭넓은 협력’이란 표현을 삭제한 바 있다.중국과의 협력에 대해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2016년 상황은 삭제된 대신 문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17년 한중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한 양국 관계 ‘정상화’ 노력이 기술됐다. 전작권 전환 가속화‘ 추가…“방위역량 조기 확충” 강조국방부는 이번 백서에서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국력과 군사력에 걸맞은 책임국방 실현‘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방위역량을 조기에 확충하면서, 주기적인 준비상황 평가를 통해 전작권 전환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임무수행능력 검증을 위한 3단계 연합검증평가 시행 진행 상황도 별도 꼭지로 편성해 비교적 상세히 기술했다. ’전작권 조기 전환‘ 목표는 이전 백서에서도 기술된 것이지만, ’가속화‘라는 표현이 두 차례 추가되며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연합검증평가가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전작권 전환 추진 속도를 둘러싸고 한미 간 ’미세한 온도차‘가 잇달아 감지되는 등 계획대로 추진하기 쉽지 않은 현 상황을 반영한다는 시각도 있다.백서에는 ’전시 작전수행능력 향상‘ 관련 기술에서 ’연합야외기동훈련(FTX)‘과 관련, “’연중 균형 되게 연합준비태세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한다‘는 원칙 하에…다양한 추가 훈련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연합작전수행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설명도 새로 등장했다. 2018년 북한의 비핵과 여건 조성을 위해 독수리(FE) 훈련 폐지 등 대규모 야외기동훈련이 사실상 실시되지 않으면서 제기되는 일각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백서는 또 지난해 국내 실시 기준으로 육군 29회, 해군 70회, 공군 66회, 해병대 7회의 한미연합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이번 백서에 ’9·19 군사합의 의의와 이행성과‘를 비롯해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자 도입‘, ’일과 후 병 휴대전화 사용‘, ’우리 군의 코로나19 대응‘ 등 국방성과로 자체 평가하는 사안들은 ’특별부록‘으로 구성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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