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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군사력 감축 검토/방위담당 관리

    【런던 AFP 연합】 영국은 최근 바르샤바조약기구(WTO)와의 군사적 충돌 위협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점을 감안,자국 군사력을 대폭 개편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고 영국 방위담당 관리들과 분석가들이 19일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과거보다 크게 줄어든 방위비에서 기인하는 이른바 「평화배당금」이 영국 납세자들에게 당장 횡재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희망에 대해 경고하면서 군병력을 대폭 축소함으로써 오히려 단기적으로 큰 부담을 주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톰 킹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 BBC 라디오 방송과의 회견에서 『몇가지 변혁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우리에게 찾아왔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동유럽국가들과 소련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정세변화에 대응할 것』이라면서 서독주둔 영국군의 감축은 확실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년 방위비 예산을 3%정도 삭감키로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영국 방위비 예산은 이제 2백12억 파운드(3백60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 방한 빔머 서독 국방차관(인터뷰)

    ◎“통독은 경제성공ㆍ인권향상의 결실”/「나토가입」논란이 통일 장애물될 수 없어 빌리 빔머 서독 국방차관이 방한중이다. 집권 기민당 소속 연방의회 의원이기도 한 그는 동구의 정치적 변화가 동북아시아,특히 한국에 미칠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내한했다고 15일 밝혔다. 빔머차관을 만나 독일통일과 관련된 문제들을 들어본다. ­동독은 17만,서독은 48만명이나 되는 막대한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동서독이 통일되면 양국 군대도 통합돼야 할텐데 서독정부의 구체적인 계획은. ▲우선 군통합 타임 스케줄은 통일관련협상의 결과에 달려 있다. 그러나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통일독일은 하나의 군령체계를 갖춘 하나의 군대를 보유할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통일독일의 군대는 문민통제,나토와의 협력관계 유지는 물론이고 특정 정치세력이 아닌 사회전체에 충성하는 군대가 될 것이다. ­군통합으로 많은 인원이 실직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높은것 같은데. ▲동서독이 통일되고 유럽군축이 잘 진행되면 통합군의 규모는 결국 8만∼9만명 수준이될 것이다. 그러나 당장 그렇게 줄어드는 것은 아니며 이미 감축에 대비한 준비도 이뤄지고 있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 서독정부는 6년동안 20%를 감축키로 지난해에 결정,이미 실행에 옮기고 있다. 지난 3년간 민간부문에서 상당수의 고위장교를 흡수했다. 동독군도 노령화된 고위장교의 경우 사회보장을 제공하면서 은퇴시키고 젊은 장교는 통합군과 민간부문으로 흡수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 ­동서독군은 서로 다른 운영체계를 갖고 있어서 통합에 따른 어려움도 많지 않겠는가. ▲지난해 동독 국방차관과 고위장교들이 서독군을 둘러 본 적이 있다. 양국 군지도자들은 긴밀한 회합도 가졌다. 동독 군지도자들은 이후 서독군 운영체계를 잘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교류와 회합을 통한 상호이해속에서 원만한 운영체계가 마련될 것이다. ­소련은 통일독일이 나토에만 가입하는데 대해 반대하고 있다. 소련이 계속 반대한다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통일을 향한 모든 스케줄이 잘 진행되고 있다. 특히 통일에는 사회ㆍ경제통합이중요한데,이미 상당히 진행됐고 오는 7월1일에는 통화통합까지 이뤄진다. 소련의 반대는 통일에 큰 저해요인이 아니다. ­유럽안보협력회의(CSCE)를 강화시켜 궁극적으로는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를 해체하자는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제안도 고려할만하지 않은가. ▲물론 CSCE를 강화시켜 유럽의 안정을 도모하는데는 찬성한다. 그러나 유럽에는 미국과 캐나다가 참여하는 나토를 비롯,EC,G7(서방선진 7개국 회의)과 헬싱키협정이 마련한 무대등 4개의 국제조직이 있다. 유럽의 안정을 지켜온 이 4개 조직이 효과적으로 운영ㆍ유지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독일은 4개 조직에 계속 참여할 것이다. 덧붙여 말한다면 헬싱키협정에는 각국이 스스로 국제조직에 가담할 자율권을 보장하고 있다. 통일독일도 나토에 가입할 권리가 있다. ­한국인들은 독일 통일에 크게 고무되고 있다. 독일 통일이 이처럼 빨리 이뤄질 수 있었던 배경은. ▲독일의 통일이 이뤄지게 된 배경을 4가지 지적하고 싶다. 첫째,서구국가들은 「사회적 형평」과 인권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자져왔다. 이것이 동구의 변화에 자극을 주었다. 둘째,서독은 경제발전에 노력했고 성공했다. EC는 오는 92년 통합된다. 서독의 경제적 성공이 동구의 신사고에 영향을 끼쳤으며 EC통합은 동구국가에 소외되지 않을까라는 두려움을 주었다. 셋째,미국ㆍ캐나다ㆍ서구의 협력관계가 공고해 소련의 개입이 불가능했다. 넷째,문민통제를 받는 군사력이 효율적으로 기능하면서 유럽의 안정을 유지시켜 왔다.〈강석진기자〉
  • 중국학자가 밝힌 「중국의 6ㆍ25참전 배경」

    ◎김일성,남침2개월전 북경에 통보/모택동,유엔군 38선 넘자 심한 불안감/중국,미 무력위협 견제위해 참전 선언/소의 공군ㆍ물자지원 조건으로 병력 파견 6ㆍ25발발 40주년을 앞두고 한국전쟁에 대한 재평가작업이 국내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전쟁을 중국의 시각에서 조명한 논문이 중국학자에 의해 발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전쟁연구회(회장 김철범)주최로 14일부터 이틀간 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리는 한국전쟁40주년기념 국제학술회의에서 중국국제전략연구소의 적지해연구원이 발표할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결정에 대한 재고찰」이란 제목의 논문은 중국의 한국전 참전배경을 새 시각에서 조명하고 있다. 중국의 한국전 참전은 국민당정부를 후원하는 미국으로부터의 무력개입위협을 견제하기 위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중국공산당은 1950년6월20일 5천1백만명에 달하는 인민해방군을 주은래 책임아래 1천4백만명을 감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김일성은 50년4월 모스크바에서 평양으로 귀환도중 밀사를북경에 파견,모택동에게 군사적인 수단으로 조국을 통일키로 했다는 사실을 통보했으나 군사계획과 그밖의 상세한 내용을 알려주지 않았다. 따라서 중국지도자들은 처음부터 한국전에 개입할 의도는 없었고 김일성의 요청에 따라 인민해방군에 속한 한국계 중국군을 보내는 것만으로 평양을 돕고자 했다. 그러나 모택동은 트루먼이 6월27일 중국본토와 대만사이에 제7함대를 배치하자 미국이 국민당을 구하기 위해 중국내전에 다시 참가하기로 결정할 것으로 믿었다. 이에 따라 7월10일 「미국의 대만 및 한국침략에 대한 중국인민위원회」가 북경에 설치됐고 모택동은 등후아장군으로부터 급속한 남진,보급선 확대,후방의 공백상태등 한국전의 상황을 보고받고 김일성에게 「남진속도를 늦추고 확실한 방어망을 구축하라」는 충고를 했다. 9월초 북동부지역 사령관인 가오강은 한국전 상황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통일할 기회는 이미 지나갔으며 김일성의 군사행동은 처참하게 실패하리라고 확신했다. 이에 모택동은 9월9일 동부군사지구 제10군에게 철도에근접하게 병력을 배치,압록강에 대한 병력보강에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 10월2일 주은래는 당시 인도대사인 파니카를 통해 만약 미군이 북한을 점령한다면 중국은 전쟁에 개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군이 서울을 탈환한뒤 영국외상 포리스트 버빈은 네루를 통해 유엔군이 만약 38도선을 넘어야 할 경우에는 압록강 40마일 앞에서 멈추겠다고 중국지도자들에게 통보했다. 미국은 인도를 통해 전달한 자신의 약속을 두차례나 어겼으므로 중국지도자들은 미국의 맹서는 사기술이라고 믿게됐다. 1천㎞에 이르는 압록강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병력이 필요하겠는가. 더구나 언제 적이 침입해 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중국은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도 없었다. 50년 10월1일 김일성은 불리한 전황을 알리면서 인민의용군의 즉각 투입을 요청하는 전문을 모택동에게 보내왔다. 그러나 북동부지역 사령관 가오강과 임표는 이에 강력하게 반대했다. 이들은 중국경제력의 열세와 군사력의 열세,후방의 취약성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이어 열린 정치국특별확대회의에서 ▲한국은 미국의 세계전략의 취약한 고리이며 ▲전면적인 핵전은 불가능하며 ▲한반도지형은 미군의 기계화부대와 화력운용에 불리하다는 결론에 따라 장기적으로 어느 정도 희생을 치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게 됐다. 만약 중국이 전쟁을 회피한다는 것은 국민당에 대한 해방전쟁이 몇년 더 지체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10월2일 정치국 특별회의에서 모택동은 소련이 공중지원과 전쟁물자를 원조한다는 조건으로 병력파견을 승인했다. 맥아더의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한 후 전황이 김일성에게 크게 불리해지자 스탈린은 딜레마에 빠지게 됐으며 이러한 딜레마의 탈출구로서 지상은 중국군이,공중은 소련공군이 기꺼이 맡기로 합의했다. 결국 10월13일 모택동은 김일성이 중국으로 후퇴하기 전에 한반도에 군대를 보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압록강을 건너 진격키로 결정했다. 소련은 합의대로 50년말 공군 2개사단(2백대전투기)을 파견,압록강철교와 1백㎞에 이르는 의용군 보급로를 엄호했으며 중국군복을 착용한 이들 소련군조종사는 생포되더라도중국계러시아 소수민족이라고 속였다. 한국전에 투입된 2백30여만명의 중국인민의용군은 당시 중국이 보유하고 있던 전야전군의 66%,전포병사단의 60%,전기갑사단의 1백%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모택동이 중국과 미국의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결론을 내리지 않았거나 모택동이 본토를 석권했을 당시 트루먼이 보다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면 스탈린은 당시 상황으로 봐서 모택동의 결정을 제지했는지도 모른다. 한국전에서 이데올로기는 중요한 역할을 했음에도 지난 30년동안 서구의 역사가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절대적인 것은 아니었다. 중국공산당과 트루먼행정부가 서로를 좀 더 잘 이해했더라면 중국의 참전이라는 비극은 분명히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 「군비정책」안보전략 차원서 강구/국방부 「통제위」설치 추진의 배경

    ◎군사력 운용등 포괄,범국가적 기구로/상호신뢰 구축할 정책개발에 주안점 이상훈국방부장관이 11일 임시국무회의에서 「군비통제조정위원회」의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동안 국방부ㆍ외무부ㆍ통일원 등 정부 각 부처에서 연구해오던 군비통제문제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다룰 때가 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방부는 지난 89년 1월16일 장성급장교 2명을 포함한 실무자 20여명으로 군비통제실을 구성,운영해오고 있으며 외무부와 통일원ㆍ국방부의 실무자들이 참석하는 「안보실무대책반」을 중심으로 안보여건 변화에 따른 우리의 대처방안을 나름대로 연구해왔으나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거나 정책을 입안한 적은 없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학술대회나 국제회의에서 한반도의 군비통제문제가 보도될 때마다 북한의 선전용 군축제안을 연상,남북한이 병력과 장비를 감축하는 시기가 임박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으나 한국이 구상하고 있는 「군비통제」와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군축」은 입장과 단어의 의미가 전혀 다른 것이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군비통제(ARMS CONTROL)의 개념은 군사력의 건설ㆍ배치ㆍ운용ㆍ사용을 확인ㆍ제한ㆍ금지ㆍ축소하고 합의사항 위반을 제재함으로써 전쟁위험과 피해를 감소시켜 안보를 유지,증진하는 군사전략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군비축소」(ARMS REDUCTION)는 장비와 병력의 수량적인 감축과 함께 군비제한(ARMSLIMITATION),군사력 건설 수준의 질적ㆍ수량적 제한까지 포함한 개념이며 따라서 상호간에 약속이 지켜질 만한 아무런 사전조치가 없는 북의 제안은 다분히 정치선전이며 평화공세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북한은 한소 정상회담 개최사실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달 31일 남북한 상호병력규모를 10만명으로 축소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러나 북한측의 10만 군축제안은 지난 88년 11월의 포괄적 평화제안인 ▲주한미군의 핵무기철수 ▲주한미군 병력철수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군고위당국자간 직통전화 가설 ▲남북고위급 정치군사 회담진행 ▲대규모 군사연습 중지와 90년 5월30일 제안한 한반도 평화안과 비교해 볼때 별 진전이 없는 것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군축안의 핵심은 ▲한반도 비핵지대화 ▲주한미군 철수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등 다분히 선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주한미군의 철수와 핵무기 철거를 남북한 군축회담의 전제로 하고 있어 군축의 당사자도 한국보다는 미국을 먼저 겨냥하고 있어 우리 정부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있다. 북한은 정규군만도 우리보다 40만이 많은 1백5만을 유지하고 있으며 70%이상을 휴전선에 전진배치하고 있어 전선에서 불과 40km 남쪽에 수도를 두고 있는 정부와 국민은 제2의 남침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탱크와 자주포ㆍ방공포로 무장한 비정규군의 병력도 4백만이나 되어 이를 단시일안에 10만명으로 감축하자는 제안은 현재로서는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는 실정이다. 북한과의 전력지수면에서 70%밖에 되지 않는 약세의 국군은 93년부터 시작될 주한미군의 제2단계 철수에 대비,국군전력의 통합을 꾀해 강한 전투력을 유지하려는 합동군제인 합동참모본부 발족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는 국방부 합참에 군비통제실을 설치한 뒤 팀스피리트90 훈련도 축소하고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도 차관급으로 낮추어 격년제로 개최하는등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맞는 신축적인 정책을 펴 오고 있다. 합참의 군비통제실 한 관계자는 『국군은 지난 85년부터 이른바 배달계획이라는 이름하에 군비통제에 관한 연구를 해왔으나 상대가 있는 계획인 만큼 확정된 정책은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새로 발족될 범정부차원의 「군비통제조정위원회」도 외무부ㆍ통일원ㆍ학자 등이 주체가 된 민간정부기관의 성격으로 본격적인 군축문제를 다룬다기 보다는 한반도 주변여건 변화에 따른 우리의 대응책을 협의하는 정도의 활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 이제 북한이 선택할 차례다(사설)

    동구권 국가들의 눈부신 변화와 개혁에 머물러 있던 세계의 이목이 이제 아시아와 한반도로 옮겨지고 있다. 미소,한소,한미정상들의 연쇄회담은 필연적으로 아시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무엇보다 한반도의 냉전해소와 분단상태해결에 돌파구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희망에서 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북한의 변화여부는 관심이 초점이 되고 있다. 한소 양국이 수교를 포함하여 협력을 강화하고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의견을 같이한 데 대해 북한이 이해하고 동참할 경우 남북한 관계개선은 물론 평화정착과 통일에 큰 진전이 이룩될 것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한소,한미 정상회담을 보는 북한의 자세는 부정적이고 냉소적이다. 그들의 시각은 여전히 교조적인 냉전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소 관계증진과 한ㆍ중국 관계개선등 주변국들과의 화해와 협력은 남북한 스스로에 의해 아직 이루지 못하고 있는 긴장완화와 평화통일 여건을 조성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측은 북방외교의 성공을 과장하지도 않았고 북한측의 입장과 자존심을 건드리지도 않았다. 또한 우리는 같은 취지에서 북한이 우리 우방들인 미국과 일본등 서방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을 환영하고 협력하겠다는 의사까지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한소 정상회담등으로 비롯된 주변정세변화를 여전히 외면하려는 자세이다. 심지어는 『두개의 조선정책을 책동하는 국제적인 범죄행위』라고 극단적인 비난을 가했다. 한소 관계정상화와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이 분단을 고착시키는 것이라는등의 억지주장의 테두리를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계속되는 폐쇄와 완강한 고립정책은 그들 자신에게 결코 이롭지 못하다. 뿐더러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세계여론을 불러일으켜 그들 고립을 가중시킬 것이다. 그 폐쇄와 고립정책의 끝은 무엇인가. 우리는 그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바로 엊그제 글라이스틴 전주 미대사는 한소 정상회담뒤 고립이 심화될 경우 북한이 어떤 위험한 행동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경고했다. 또 북한의 개방과 변화를 위해 그들과 수교 검토의사를 비쳤던 이웃나라 일본의 방위청장관은북한측의 좌절감이 커질 경우 그들이 비이성적인 행동으로 나올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측은 이같은 지적과 예측을 그들에 대한 경고와 질책으로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겸허한 반성의 소재로 삼아야 할 줄 안다. 우리는 노태우대통령이 지적했 듯이 북한의 혼란과 고립을 원하지 않는다. 또 그들이 정말로 무력통일노선을 포기한다면 주한미군사력뿐 아니라 우리의 군사력도 조정할 수 있다고 노대통령은 언명했다. 북한은 이를 받아들여 과감한 개방과 변화를 꾀해야 할 것이다. 동서독과 남북예멘이 보여준 국가통일의지와 노력을 북한은 배워야 한다. 평화통일이란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받아들여 평화공존을 하다가 신뢰와 여건이 조성됐을 때 가능하다는 교훈을 그들은 우리에게 일깨워 줬다. 민족문제 해결에 있어 더없이 좋은 기회와 여건이 성숙돼 있다. 남은 것은 북한의 선택뿐 이다. 이제 그들 차례인 것이다.
  • 소,아ㆍ태 핵감축협상 촉구/미ㆍ일외 1∼2국포함/로가초프 외무차관

    ◎극동군 12만 추가 감축계획 【콸라룸푸르 로이터 연합】 소련은 아시아ㆍ태평양지역의 현대적 핵및 해군전력에 우려,이 지역 군사긴장완화 방안에 대해 미국측과의 협의를 원하고 있다고 이고르로가초프 소련외무차관이 8일 말했다. 로가초프 차관은 이틀간의 말레이시아 방문을 마치면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아ㆍ태지역의 해군력 및 핵무기가 급속히 현대화되고 있는 반면 이에 대한 억지수단이 전혀 없다는데 우려,미국측과 이 지역내의 군사적대치와 긴장완화 문제만을 전적으로 다루는 새로운 회담들을 시작하길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ㆍ소양국이 유럽에서 진행해온 재래무기 및 핵무기 감축협상과 유사한 협상을 이 지역에서도 시작해야하며 유럽지역의 협상시작후 협정안 체결까지 수십년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아ㆍ태지역 협상 시작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이 협상에는 일본 및 다른 1∼2개국이 함께 참여할 수 있으며 이와 관련,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은 올해말로 예정된 일본방문에서 이같은 제의를일측에 내놓을 것이라고 로가초프 차관은 덧붙였다. 로가초프 차관은 한편 소련측은 소ㆍ중,중ㆍ베트남간 관계개선등 아시아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추세를 보임에 따라 아시아지역 배치군사력을 감축해왔으며 오는 92년까지는 극동지역군 병력을 12만명 추가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이와 함께 금세기말까지는 모든 해외주둔군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대법,“국가보안법은 합헌” 판시

    ◎재야 법조계의 “8개항 위헌론주장” 일축/“북의 위협 상존… 평화통일 원칙과 모순안돼”/헌재ㆍ하급심에 큰 영향줄듯/문목사 상고기각… 징역7년 확정 재야법조계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국가보안법에 관한 8가지 위헌주장은 잘못이라는 대법원의 판례가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용준대법관)는 8일 문익환피고인 등의 국가보안법 위반사건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변호인측이 제기한 이법의 위헌주장을 조목조목반박,모두 합헌이라고 판시했다. 대법원의 이날 판례로 국가보안법에 대한 위헌론은 법률적으로 더 이상 재론하기 어려워졌으며 국회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 법의 개정작업과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여부심사 및 하급심의 판결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판결문을 통해 『이 법은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인만큼 국가보안법의 규정을 그 법률의 목적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한 이법의 규정이 죄형법정주의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수없다』고 「위헌」 주장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또 『북한은 아직도 막강한 군사력으로 우리와 대치하고 있으며 우리사회의 자유민주적 기본체제를 전복할 것을 포기하였다는 명백한 징후를 찾아볼 수 없고 우리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계속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국가보안법이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본다고 하여 우리 헌법이 천명한 국제평화주의나 평화통일의 원칙과 모순되는 법률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국가보안법 제6조2항 잠입ㆍ탈출죄에 대해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으로부터 직접 지령을 받는 경우 뿐만 아니라 그 지령을 받은 자로부터 다시 지령을 받는 경우까지도 포함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잠입ㆍ탈출죄에 규정된 「지령」은 지휘와 명령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반드시 상명하복의 지배관계가 있음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지령의 형식에도 아무런 제한이 없다는 것이었다. 또 잠입죄는 그 출발지가,탈출죄는 그 목적지가 반드시 반국가단체의 지배아래 있는 지역이 아니어도 된다고 판시했다. 이와함께 이법 제7조1항의 찬양ㆍ고무ㆍ동조죄에 관해서는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한다는 것을 알고서 기자회견이나 연설회,설교 등을 하는 행위는 우리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가할 위험이 현저한 행위로서 이죄에 해당된다』고 해석했다. 이보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국가보안법 제7조1항의 찬양ㆍ고무ㆍ동조죄에 대해 「한정합헌」이라는 결론을 내려 이날 대법원 판례보다 오히려 여운을 남겼었다. 한편 대법원 형사3부는 이날 북한에 다녀온뒤 국가보안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문익환(72),유원호피고인(60)등 2명에 대한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측과 검찰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징역7년에 자격정지 7년씩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 솔로몬 미 국무성 차관보 1문1답

    ◎“미­북한 관계개선은 남북대화가 전제”/대북관계 진전되면 접촉경로 확대/한반도문제 자결에 미­소 의견일치 ­노­고르바초프회담으로 상징되는 한소 관계개선에 대해 미국은 터트와일러 국무부대변인을 통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한국에서 미의 이익과 상충되는 것이 아닌가. ▲솔로몬차관보=한소 정상회담은 극히 바람직한 일이다. 공산주의는 대내외정책에서 실패했다. 그들은 지금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하고 있다. 아울러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국 모두가 지금 자유세계국과의 긴장완화를 시도하고 있다. 노대통령은 이번 고르바초프와의 회담을 통해 이 변화를 아시아로 끌어들였다. 우리는 노대통령의 소련과의 건설적인 대화노력이 아시아의 긴장완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믿는다. 부시대통령은 노대통령의 북방정책을 지지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물론 두 나라 국교정상화의 절차가 아직 완전히 매듭지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완전정상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노­고르바초프회담의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 회담은 회담에 임한 두사람 스스로가 말했듯이 두 지도자가 서로의 의중을 헤아려보는 기회였다. 나의 느낌으로는 노대통령이 북한이 남북대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하지 않는데 대해 큰 실망을 전달한 것 같았다.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들을 철회하거나 미ㆍ북한간의 관계개선으로 내세우고 있는 전제조건들을 완화할 방침인가. ▲미국은 지난 88년 북한과 직접대화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10차례 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회담들은 남북대화처럼 별로 생산적이지 못했다. 북한은 우리가 동의할 수 없는 요구를 계속하고 있다. 북한은 한국과 대화하겠다면서 선거에 의해 선출된 관리가 아니라 반정부세력을 포함한 비민선관리들과 상대하겠다고 고집한다. 한미 안보관계의 종결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이런 것은 모두 건설적이지 못한 주장들이다. 우리는 남북한관계뿐 아니라 미ㆍ북한관계도 개선되기를 바란다. 2주전에 북한은 한국전 실종미군유해 5구를미측에 반환했다. 이것은 54년 이후 첫 유해송환이다. 우리는 이것을 긍정적인 조치로 본다. 미ㆍ북한관계는 하룻밤사이에 개선될 수는 없고 단계적으로 진전돼야 한다. 북한이 계속 긍정적인 조치들을 취해주기 바란다. 우리도 이에대해 반응을 보일 것이다. 우리가 소련이나 북한과 만날 때 반드시 강조하는 핵심사항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한반도문제를 둘러싼 우리와의 관계개선은 남북대화에 기초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에 대해 외교접촉 수준을 격상할 것과 외교관 접촉장소를 유엔으로 옮길 것을 제안했다. 이러한 북한의 제의를 미국은 받아들일 것인가. ▲우리는 현재 유지하고 있는 북경에서의 접촉창구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물론 미ㆍ북한관계나 남북대화에 진전이 있게 되면 현재의 접촉경로를 확대할 용의가 있다. 그러나 북한은 먼저 현시점에서 무엇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검사규정에 조인해야 한다. 이는 미ㆍ북한관계개선의 필수적인 조건이다. ­한소접근을 계기로 미국이 주한미군철수를 가속화할 가능성은 없는가. ▲미군이 한국에 가 있는 주된 이유는 북한의 위협 때문이다. 북한이 소련과 같이 소위 「방어에 충분한 수준」으로 병력을 감축한다면 미국은 주한미군 추가철수시 이점을 고려할 것이다. 최근에 발표한 주한미군의 약 10%감축은 한국군 자체의 군사력 증강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미군이 보완역할을 하고 한국군이 주도적 역할을 맡도록 할 계획이다. ­북한의 핵개발계획과 잠재력은 어느 수준으로 평가하나. 또 미국은 핵무기의 한국내 보유여부를 시인 않는 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 ▲북한은 자국내 핵무기가 없고 개발할 계획도 없다고 주장한다. 북한은 NPT(핵확산방지조약) 가입국이다. 그러면 핵분야에서 위협을 주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 북한도 한국과 같이 IAEA로 하여금 국내핵발전소 시설의 안전검사를 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만일 북한이 NPT를 탈퇴한다면 한반도의 안정을 깨뜨리는 행위가 될 것이다.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선 상호신뢰회복을 먼저 이룬 다음 DMZ양편군사력을줄이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미소 정상회담에서 한반도문제는 얼마나 논의됐는가. ▲한반도의 장래는 남북한 국민과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는데 입장의 일치를 보았다. 이 과정에서 미는 북한의 핵개발가능성,소련의 대북한 최신예 항공기ㆍ미사일공급이 한국에 대한 위협을 증대시킨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이 시베리아개발에 미일과 공동참여하는 방안을 비췄는데. ▲좋은 방법이지만 소련경제구조자체가 시장경제의 효율성을 수용할 만큼 변화되기 전에는 어렵다고 본다.
  • “군축논의 남북 정상회담 긴요”/노대통령,워싱턴서 회견

    ◎소에 북한개방 협조요청/“북한서 무력통일정책 포기땐/우리 군사력과 주한미군 조정”/한ㆍ중 정상회담 피할 수 없는 과제/노대통령 오늘 하오 귀국/호놀룰루서 1박 【워싱턴=김호준특파원】 노태우대통령은 6일 『중국과의 정상회담 추진은 피할 수 없는 앞으로의 과제』라고 강조하고 『이번 한소 정상회담으로 중국도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주미대사관저에서 가진 수행기자단과 워싱턴 주재 한국특파원의 오찬회견에서 한일ㆍ한소ㆍ한미 연쇄 정상회담의 의의와 성과등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노대통령은 「한소 관계정상화가 빨리 오지 않을 것」이란 타스통신 보도에 대한 논평요구에 『나도 동감』이라고 전제한 뒤 『대소 관계정상화를 서두르지는 않겠지만 빠르지도 않고 늦지도 않은 시기에 수교를 실현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노대통령은 『어떻게 보면 현재의 한소관계가 너무 빠른 것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고립감을 느낄 북한을 어떻게 포용해 나갈것이냐』는 질문에 『한소사이가 가까워진다고 해서 소련이 북한을 버려서는 안된다고 고르바초프대통령에게 당부하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신뢰받고 존경받는 일원이 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한반도에서 군축을 실현시키자면 우선 남북한 책임자끼리 만나야할 것』이라고 남북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북한이 무력통일노선과 공세전략을 포기하면 군축방향으로 나아가 주한미군과 우리 군사력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정상회담을 마치고” 노대통령 일문일답

    ◎「평양우회로」 개척이 북방정책의 열매/한ㆍ소수교 편리한 시기에… 선결사항 많아/고르비,북의 군사력 감축에 긍정적 반응/“전격 대좌 소선 3명만 알아… 하고픈 얘기 고르비가 먼저” 노태우대통령은 6일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후 주미대사관저에서 수행기자단 및 워싱턴주재 한국특파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이번 한소ㆍ한미 연쇄회담의 성과와 의의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이다. ▲노태우대통령=남북한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평양으로 직접 가는 길이 최선이나 지난 45년간 그 길이 뚫리지 않아 어쩔수없이 모스크바와 북경을 우회하는 차선책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모스크바가 길을 열어줘서 우리의 북방정책이 큰 결실을 얻게돼 기쁘다.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대화과정에서 우리한테 경제협력을 기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는가. ▲물론 느낄 수 있었다. 그 사람들은 보도를 통해 우리측이 당연히 소련측에 경제협력을 할 것으로 알고서 안심하고 들어오는 것 같았다. 고르바초프는이번 정상회담개최 계획을 일체 비밀에 붙여 모스크바 출발때까지 소련측에서 한소 정상회담개최 계획을 알았던 사람은 고르바초프를 포함해 3명에 지나지 않았다. ­미소 정상회담기간중 크렘린대변인은 이번 회담에 대해 『들은 바 없다』 『노 코멘트』라고 말해 저쪽이 얼마나 진지하게 나올지 우려된 면이 없지 않았다. ▲고르바초프는 내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먼저했다. 그래서 오히려 내가 당황했다. 그는 첫마디에서 우리의 만남을 정상화로 나가는 시작이라면서 여기서 우리 사이의 모든 얼음을 녹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 만난 사이처럼 서먹서먹하지 않고 분위기가 자연스러웠으며 농담도 스스럼없이 오고갔다. 보통 생각하는 소련사람들과는 다르더라. ­못한 얘기는 없는가. ▲거의 다했다. 재미있었던 일은 지난해엔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측의 시장개방 요구에 대해 내가 『과일이 익을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똑같은 얘기를 고르바초프가 나한테 했다. 수교라는 과일이 익어가는데 그 매듭은 실무차원에서짓자는 얘기같았다. 이에대해 나는 내가 동양에서 제일 오래 기다리고 참을 줄 아는 사람이니 『내가 익었다고 하면 익은 줄 아시요』라고 답변해 서로 웃었다. ­미소 정상회담에서 한소문제가 어떻게 거론됐는지 부시대통령으로부터 얘기를 들었는가. ▲부시대통령은 고르바초프에게 북한의 막강한 군사력과 공격적 테러에 우려를 나타내고 핵문제 등에 영향력을 행사해 주도록 촉구했다고 밝혔다. 특히 핵무기개발문제와 관련,소련이 북한에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하고 한반도 평화정착,남북대화 진전을 위해 소련이 최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주도록 주문했다고 하더라. 이에대해 고르바초프는 부시대통령의 주문을 받아들이면서 미국도 상응한 노력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들었다. ­남북대결의 해소를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문제는 북한의 태도에 달려있다. 소련은 군사지원문제등을 포함해서 여러면에서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고르바초프와 나하고의 대화에 대해 북한은 처음에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그러나 앞으로 무엇이 북한이 살아나갈 길이며 고립에서 벗어날 길인가를 알게 될 것이다. 고르바초프도 그런 신념을 갖고 있었다. 최선을 다해 잘못된 폐쇄노선을 수정토록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북한의 군축제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북한의 제의는 선전이지 군축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미소 군축협상이 쌍방이 만나 오랜 협상을 거쳐 이루어졌듯이 우리도 군축을 하자면 우선 책임자가 만나야 할 것이다. 고르바초프도 북한의 얘기를 믿어달라고는 하지 않았다. ­미 행정부관리는 한반도에서 유럽식 신뢰구축을 통한 군축을 촉구하고 있다. 가능하다고 보는지. ▲우리 군사력은 북한의 65%밖에 안된다. 북한이 무력통일 노선을 포기하고 공세전략을 폐기하면 우리도 군축방향으로 나아가 주한미군과 우리 군사력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고르바초프와 남북한의 유엔가입문제를 거론했는가. ▲거론치 않았다. 한소관계의 정상화가 이루어지는 때에 그런 얘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 ­중국과의 정상회담이 추진되고 있는지. ▲피할 수 없는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다. ­소련 타스통신 보도는 한소관계 정상화가 빨리 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는데. ▲나도 오늘내일 수교가 될 것으로는 바라지 않는다. 무리하게 추진해서는 안된다. 경제협력문제만 하더라도 절차상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다. 외교관계가 정상화된다고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한소경협에 대해 국내에서 기대가 크지만 위험성이 적지않기 때문에 이에대한 대비책을 정부가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되지 않는가. ▲물론이다. 체제가 달라 민간차원에서 주도하기는 어렵다. 투자보장협정,2중과세방지협정 등을 정부간에 체결해야 하며 현재 소련 루블화의 태환성이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구상무역을 많이 해야 할 것이다. 소련은 치솔ㆍ치약ㆍ비누와 같은 일상생활용품이 없어 고통을 겪고 있다. 우선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지원할 수 있는 분야다. 소련이 이 물건들을 살 돈이 없다면 소련이 갖고 있는 원자재를 파악해서 그것과 바꾸도록 해야 한다. 우리 중소기업이 정부를 믿고 안심하고 물건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단기적 과제이다. ­수교시기는 구체적으로 언제쯤으로 예상하는지. ▲그렇게 늦지는 않을 것이다. 양쪽이 다 편리한 시기에 수교가 실현될 것이다. 언제 수교하는 것이 더 이익이냐는 양쪽의 공통된 이해다. 이번 회담시 보도사진취재가 제한됐던 것은 저쪽 사정을 반영한 것이었다. 당초엔 TV카메라촬영은 물론 안되고 사진도 안찍었으면 좋겠다고 그쪽에서 요구했으나 우리측 주장으로 공식사진만 찍게됐다. ­북한과 소련간의 군사동맹체제에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군사력을 감축해야 한다는 것이 고르바초프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나는 『귀하의 철학이 북한에도 관철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좋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르바초프와 청와대에서 직접 통화할 생각은. ▲생각해 봅시다. ­고르바초프가 주한미군 철수얘기는 하지 않았는지. ▲일체 하지 않았다. 미군핵 철거는 언급했다. 이에대해 나는 핵문제는 미소양국간 전략적 협상의 대상이니 그 차원에서 해결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북한이 핵무기를 만드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중국이 한소 정상회담에 대해 중립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입장이 한소관계 개선속도에 미칠 영향은. ▲우리와 중국관계는 경제면에서 소련보다 앞섰지만 정치에선 뒤진 것 같다. 우리의 대미ㆍ대소ㆍ대일 외교가 한중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시안게임때 북경을 방문할 것인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고르바초프에게 다시 만나자고 말했는지. ▲헤어질 때 고르바초프가 『다스비다니아(또 만납시다)라고 했다. 또 서울올림픽때 소 선수단이 환대받았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고맙다는 말도 했다. ­고립감을 느낄 북한에 대해 앞으로 감싸주는 태도를 보이는 게 바람직할텐데. ▲내가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신뢰받고 존경받는 일원이 되는 것을 원하며 소련이 이를 도와달라고 말했다. ­미국은 그동안 한국의 북방정책을 달가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렇지 않다. 미국은 이번 한소 정상회담이 성사되도록 1백20% 협력했다. ­이번주에 일본이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 같은데. ▲일본은 한소 정상회담을 지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은 대소경제협력과 시베리아개발 참여에 소극적이었는데 앞으로 이런 자세가 바뀌지 않을까 생각된다.
  • 소 군비축소에 대응/일,자위대 감축계획

    【도쿄 AFP 엽합】 일본 방위청은 동서간의 긴장완화로 인해 육상 자위대를 현재 18만명에서 16만명 수준으로 감축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니혼 게이자이(일본 경제)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평화시」 상비군으로 16만명선을 유지하고 나머지 2만명을 일본이 침략을 받게 되는 위기상황에 대비한 예비군으로 돌릴 것이라는 방위청의 소식통들을 인용,보도했다. 이러한 감축계획은 비록 소련의 군사력이 잠재적으로 여전히 일본에 위협을 주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으나 방위청이 소련의 침공위협이 감소하고 있다고 믿게된 결과로 이루어졌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 바기구 정상회담,오늘 모스크바서/「군사동맹」사실상 해체할 듯

    ◎통독문제ㆍ대 나토전략 등 논의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바르샤바조약기구 지도자들은 7일 지난 50년대 냉전체제하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결하기 위해 구성된 군사동맹으로서의 바르샤바조약기구의 종언을 고하기 위해 모스크바에서 회동한다. 이 기구의 한 외교관은 『이번 회동은 과거의 이념적ㆍ군사적 형태에 있어 이 기구의 장례식이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여기에 장송곡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동에 로타르 데 마이치레총리를 수행하는 라이네르 에펠만 동독국방장관은 『이념은 이미 물건너 갔으며 이제는 군사조직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일시적이긴 하지만 편의상 정치적 조직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독일의 재통일작업이 가속화되면서 장래가 불투명한 이 정치ㆍ군사기구의 6개 다른 회원국 지도자들에게 부시 미대통령과의 최근 워싱턴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한 뒤 통독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잔류를 원하는 동독의 기민당 소속 총리 로타 드 마이치레와 독일통일 및대나토 문제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관측통들은 비공산정권을 이끌고 있는 동독 드 마이치레 총리의 바르샤바조약기구 정상회담 참석자체가 동구권의 엄청난 변혁을 곧바로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는데 지난해 12월 이 기구의 정상회담 때 동독 최고지도자로 참석한 인물은 공산당 소속의 한스 모드로브 총리였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고르바초프는 독일문제와 함께 회원국들에 유럽배치 재래식 군사력의 감축에 관해 회원국들이 공동입장을 취하도록 설득하는 어려운 문제를 다루어야 하는데 소련 공산당기관지 프라우다는 6일 이번 정상회담이 바르샤바 조약기구의 장래에 결정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 미,유럽안보회의 강화 6개항 제안/회의 정례화ㆍ군사력 개방등 촉구

    ◎베이커 제시/“동구 민주화 부축,유럽 새질서 정립” 【코펜하겐 로이터 AFP UPI 연합】 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은 6일 동유럽 국가들의 민주주의 실현을 강화하고 보장하기 위해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의 과정을 제도화하는 6개항의 계획을 제안했다. 베이커 장관은 이날 유럽안보협력회의 인권회의에서 동서간의 협력과 안보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정기적인 CSCE회의 개최 ▲2년마다 한번씩 검토회의 개최 ▲다원주의와 자유선거 및 법률통치원칙 채택 ▲군사적 개방과 함께 분쟁해결기구를 설치하자고 촉구했다. 베이커 장관은 또 전후 냉전시대에 있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해온 중요한 역할을 강조하면서 『나토는 앞으로도 없어서는 안될 평화의 보증자로서 역할을 해내 궁극적으로는 민주주의와 번영의 수호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은 전날인 5일 나토나 바르샤바조약기구 등이 미국과 소련이 포함된 새로운 안보체제로 대체되기를 희망하는 소련측의 의사를 분명히 밝혔었다. 그러나 6일 하오 스코틀랜드에서 개최되는 나토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베이커 장관은 『나토는 새로운 유럽에 있어 군사안보와 정치적 정통성의 주춧돌로 남아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콜틀랜드에서 개최되는 나토회의에서는 나토의 정치적 역할을 고양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될 예정인데 나토회원국들은 CSCE의 강화와 함께 나토의 정치적 역할 증대가 통일독일의 나토가입에 대한 소련의 우려를 무마시킬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 이기탁 연세대교수/한ㆍ소 정상회담을 보고(특별기고)

    ◎새로운 아시아 건설의 시발/북한 개방을 유도… 한반도의 긴장 풀어야 스탠퍼드대학(현지시간 4일)연설에서 고르바초프는 지금 바야흐로 아시아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한 원천지가 한반도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아시아의 「냉전」은 40년전 한국전쟁으로부터 시작됐고 한국전쟁의 종결이 곧 아시아냉전의 종결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동북아냉전 종식 서막 고르바초프가 싫든 좋든간에 우리민족이 스스로 뽑은 노대통령을 만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확실히 한반도의 냉전을 종결하는 것과 동시에 아시아의 냉전을 종결시키는 「시발」이 되고 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냉전의 종결이 「시발」이 된다는 말은 「고전적」인 러시아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소련의 새로운 아시아정책과 이에서 기인하는 새로운 한반도접근이 시작되고 있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도 구한말 이래의 러시아의 「이익」이라는 현실에 직면하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담하게 우리의 입장을 확실히 한 것은 우리 외교사와 아직까지 종결을 못보고 있는 한국전쟁사에서 하나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었다고 우리 모두가 자부해도 좋을 것같다. 문제는 아시아와 한반도냉전의 초점이 북한이라는데 있다. 아사아와 한반도의 냉전은 북한이라는 긴장의 근원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다. 소련에겐 북한이라는 긴장의 근원을 제거하거나 궤도의 수정 없이는 아시아의 부와 생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없다. 제2차 세계대전이후 한반도를 한국전쟁이라는 형식으로 교란하였고 이어서 전후 반세기동안 아시아를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 넣은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과 전제위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다고 본다. 아마도 이번 노ㆍ고르바초프정상회담의 최대ㆍ유일의 성과는 두 정상이 만났다는 사실 그 자체에 있다고 본다. 다른 나라가 아닌 한국과 소연방간의 강화조약을 전제로한 국교정상화에 원칙적인 합의를 보았다는 사실은 아시아의 냉전사에 전환점을 긋는 획기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절차와 시간이 남아있으나 우리 민족은기다릴 줄을 안다. 현실적으로 소연방의 한국승인의 시작은 북한이 권력의 기본논리로 내세우는 「하나의 조선」정책에 종지부를 찍는 일이 되기 때문에 이는 곧 한반도 문제해결의 출발을 의미한다. 북한이 노동당규약을 근거로 남한을 공산화하는 것이 노동당의 당면목적이라고한 「하나의 조선」정책은 오랫동안 한국민을 괴롭혀온 정치사상과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하나의 조선」정책은 아시아긴장의 원천이기도 했던 것이다. 이제 소연방의 대통령이 한국의 대통령을 직접 만남으로써 「하나의 조선」으로부터 「두개의 조선」으로 이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후의 혼란에 책임 한소 두 정상간의 회담 그 자체에 최대의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북한이 「두개의 조선」으로 이행하지 않는한 통일의 출발이 시작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르바초프의 말대로 「한반도의 빙산은 깨지기 시작」하고 있다. 소련이 우리를 도와 빙산을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대신 우리는 장차 통일의 주체와 상대로서 첫째 북한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 둘째 소련이 우려하는 북한고립정책을 원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소련에게 한 것이다. 실제로 이의 중요성은 북한의 군부를 제외하고는 김일성이후가 초래할 북한에서의 권력의 공백을 메울 또하나의 힘은 바로 우리에게 있다는데 있다. 이는 우리의 군사력이 아니라 평화적인 민족의 힘이 축적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남북한의 통일의 기본 원칙은 북한의 민주화가 실천될때만 가능한 것이다. 또 이는 아시아의 평화와 직결되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이 한국전쟁을 종결해야할 전환적인 시점이라면 소련은 한국전쟁에 대한 종결에 역사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또 고르바초프대통령은 그 자신이 소련사회를 「민주화」했듯이 앞으로 북한에 대한 「민주화」를 격려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 이유는 한반도의 평화와 아시아의 평화는 소련이 경험하고 있듯 역시 「민주화」의 길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실적으로 소련의 「평화외교」를 돈으로라도 살 준비가 되어 있다. 소련이 한반도의 평화에 기여한다면 우리는 소련국민의 생활에 도움을 줄 소비재를 기꺼이,우리 생활을 희생하고서라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는 소련국민의 「민주화」에도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소련말이 우리말로 둔갑한 해방이후의 「다와이」외교에도 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는 소련의 국가이익에도,한국의 국가이익에도 현실적인 상호간의 「균형된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고르바초프가 회담직후 『우리가 그(노대통령)와 회담을 갖기로 결정한 이유는 통상관계 때문』이라고 말한것은 전통적인 외교에서는 조금 벗어나는 말이긴 하나 우리는 선의의 「다와이 외교」로 해석,받아들일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고르바초프대통령이 귀국일자와 시간을 연기하고 더욱이 유일한 기회였던 아름다운 샌프란시스코관광을 취소하고 작은 나라 한국대통령과 대좌한 성의는 한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제 남은 문제는 한국과 소련간의 국교문제만이 아니라 북한의 최종적인 반응이라고 본다. 한반도 냉전의 종결은 북한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조만간 닥쳐올 「김일성이후」 완벽했던 김일성권력이 완전히 붕괴했을 때 생길 「힘의 공백」을 메울 정치적 힘은 결국 북한의 군부라고 볼때 조만간 한반도에 걸릴 「부하」는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것도 짐작이 가는 일이다. ○위험ㆍ희망의 양면성 이번 노대통령과 고르바초프대통령간의 한소정상회담은 위험과 희망이라는 양면성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잇다. 여기에 우리 민족이 고르바초프의 소련에게 기대하는 초점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는 해방이후 북한의 문을 닫았던 소련이 다시 이를 열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 “한반도가 평화와 통일로 움직입니다” 노대통령 기자회견 내용

    ◎「냉전의 얼음」 깨고 「화해의 시대」 열어/양국,경제·기술 상호보완 의견 일치 나는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 매우 유익한 회담을 가졌습니다. 외교관계가 없는 한국과 소련 두나라 대통령간의 만남은 매우 획기적인 일일 것입니다. 전후 45년간 냉전체제로 국토분단과 전쟁의 비극을 겪은 우리에게 소련 양국정상의 만남은 자체가 깊은 의미를 가진 것입니다. 나는 오늘 회담을 마치고 분쟁의 땅이던 한반도가 이제 평화와 통일을 향해 크게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오늘 회담은 한소 양국관계의 증진은 물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정과 평화를 이룩하는데 새로운 이정표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개방과 개혁이 이 세계에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이룩해 나가고 있는데 대해 다함께 고무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이같은 새로운 질서가 진전되도록 공동의 노력을 펼쳐나가야 한다는 데 일치하였습니다. 우리는 개방과 화해의 물결이 이제는 동북아시아와 한반도에 미쳐야 한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습니다.한반도는 냉전의 마지막 분쟁의 땅으로 남아 있습니다. 독일의 통일이 현실로 되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한국은 사실상 냉전으로 국토가 분단된 이 지상의 유일한 국가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한소 양국정상의 만남으로 한반도에서 이제 냉전의 얼음은 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이것이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을 여는 새로운 시대의 시발이 될 것을 기대합니다. 나는 고르바초프대통령에게 우리가 결코 북한의 고립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나는 소련이 앞으로 한국과 좋은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북한과도 기존의 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 줄 것을 기대합니다. 나는 고르바초프대통령에게 북한이 개방된 세계로 나오도록,그리고 우리와 대화·교류·협력하는 관계를 발전시키도록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고르바초프대통령도 오늘 회담에서 한반도의 냉전을 종식시킬 소련의 분명한 의지를 세계에 보여 주었습니다. 한소 관계의 정상화는 양국간의 교역과 경제협력을 증진시키게 될 것입니다. 양국의경제는 지리적 근접성과 상호의존적 요소를 안고 있어 상호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국의 북방정책은 사회주의국가들에 자유와 민주주의의 효율성을 입증하고 그들의 개혁을 돕게 될 것입니다. 북방정책은 이를 통해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고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굳건히 하려는 데 그 큰 목적이 있습니다. 나는 미국이 그동안 우리의 북방정책을 지지해주고 그것이 성공할 수 있도록 협조해준 데 대하여 사의를 표합니다. 내일 나는 워싱턴으로 떠나 부시 미국대통령과 만날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고르바초프대통령과 논의한 문제에 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할 것입니다. ▷일문일답◁ ­오늘 회담에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완화문제와 평화구조정착,특히 북한의 개방화를 유도하고 촉진하는 방법등에 관해 어떤 논의와 합의가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말해주십시오. 『북한을 개방시키는 노력의 일환으로서 군사력문제도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나는 절대로 우리나라가 북한에 대해 군사적인 우위를 갖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공격적인 군사행태를 갖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대로 현재 우리보다 월등 우위에 서있는 북한의 군사력을 감축하는 문제도 우리가 북한을 개방시키고 협력하는 차원에서 북한을 우리가 설득시켜야 할 일들로서 남는 과제라고 우리 두 사람이 논의를 했습니다』 ­고르바초프대통령하고 의견개진을 하는 동안에 이견은 없었는지,그리고 국교정상회에 합의하셨다고 했는데 언제쯤 수교하게 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동북아의 평화문제,우리 한반도의 평화문제,또 경제협력문제에 관해서 의견을 많이 나누었습니다. 원칙적으로 서로가 이견이 있는 것은 없었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그 다음에 국교정상화문제인데 이미 우리가 만나는 자체가 정상화의 시작이 되는 것이다하는 점을 고르바초프대통령이 강조를 했습니다. 완전한 수교를 이루는 데는 우리가 밟아야 할 절차가 있고 이에 다소의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이 문제는 피차가 이해하는 입장에서 앞으로 추진해 나아갈 것입니다』 ­고르바초프대통령과 만난 것은 이미 역사의 한 장이 되었습니다. 마음속으로 지금 어떤 것을 느끼는지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한국은 2차대전이후 45년간 냉전체제속에서 완전히 묶여 있었습니다. 이제 그 탈을 벗고 나오는 역사적인 하나의 큰 사건이 마련되었다 하는 소감이 듭니다. 오늘의 회담은 또한 북방정책을 통해서 지금까지 얻은 어떤 결실보다도 가장 큰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45년간의 냉전체제를 우리가 뛰어 넘어서 우리 한반도에는 새로운 변화,새로운 질서가 이제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뿐만 아니고 나아가서 통일을 이룩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또 이것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나아가 세계공동의 번영과 공동의 발전을 추구하는 의미를 갖는 일이라고도 생각됩니다』 ­일부 관측자들은 최근에 와서 남한의 정치·외교적인 목적과 소련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려고 하는 의도가 합쳐지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오늘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특히 시베리아개발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으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느 나라는 정치·외교목적이고,어느 나라는 경제목적이고 하는 차원에서 오늘 회담한 것은 아닙니다. 모든 문제에 대해 우리는 회담을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까 지적했다시피 한반도에 반드시 평화를 이룩해야 되겠다,남북관계를 개선해야겠다는 하는 문제로서 이에 초점을 두고 논의를 했으며 물론 경제적인 문제도 협의를 했습니다. 경제적인 협력은 우리가 앞으로 서로 보완적인 입장에서 해 나가자,그러나 이것은 전문가들에게 맡기자 이렇게 합의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고르바초프대통령에게 한국을 방문해 주도록 초청했습니까. 또 반대로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대통령을 초청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대화 도중에 방문문제에 대한 얘기가 오가긴 했습니다만 피차간에 적절한 시기에 절차를 거쳐 방문키로 했습니다』
  • 소군,모병제 도입 검토/야조프국방/올 국방비도 8% 감축

    【모스크바 UPI 연합】 소련군은 지난 수백년간 이어온 징병제의 전통을 깨고 모병제를 시험적으로 실시,지원병에 기초한 군대 운용의 가능성을 실험할 것이라고 드미트리 야조프 소련 국방장관이 3일 밝혔다. 야조프 국방장관은 이날 소련군 기관지 「적성」에 게재된 기사를 통해 동ㆍ서간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5백만에 달하는 군사력을 보유한다는 것이 이치에 합당한가를 놓고 수개월의 논의를 거친 끝에 이같은 새로운 시도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야조프 장관은 이 기사에서 『중요한 사실은 육군과 해군을 숫적으로 감축하더라도 이들의 질적인 전투 능력이 악화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조프 장관의 이같은 발표는 현행 징병제 군대체제 하에서 자행되고 있는 혹독한 기합과 만행으로 많은 신병들이 사망하고 있다는 반군운동가들의 비난과 소련신문과 잡지들에 게재된 소련군의 폭력성에 대한 2년여에 걸친 비판이 계속된 뒤 나온 것이다. 야조프 장관은 향후 수년에 걸쳐 시행될 이같은 모병제 실험이 소련의 국방비지출 축소계획에 따른 전면적인 군제도 개혁안의 일환이라고 밝히고 소련의 금년도 국방예산은 작년의 1천2백30억달러 (7백73억루블)에서 8.2%가 감소한 1천1백30억달러(7백3억루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남북한 군축의 현실과 조건(사설)

    포괄적으로는 전쟁과 평화의 문제라고 하지만 지금 세계는 군비의 통제 또는 축소 다시말해 군축의 형식으로 전쟁과 평화의 문제해결에 접근하고 있다. 오늘날 냉전체제의 종결이라거나 국제적인 화해의 시발점은 미소를 주축으로한 동서간나 군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군축의 문제는 이제 냉전의 마지막 지역이라고도 할 한반도에서도 직접적인 논의의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기실은 한반도문제해결의 핵심일 터이고 국제적으로는 역사의 반전에 따르는 시대적 추세이기도 한 것이다. 우리로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한반도 군축문제에 관한 입장과 태세가 정부차원에서 확실하게 천명된 바 있다. 국방당국이 『현실적인 군비통제방안을 장기적으로 모색해 나가는 전략적 신축성을 갖는다』고 밝혔고 통일원당국도 『북한과 군축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을 배체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상호 군사적 신뢰구축,군비통제,군비축소 등 남북 3단계 군축안이 바로 이러한 군축정책의 집약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남북한의 군축논의에는 전제가 따른다. 남북 쌍방이 국가체제및 안보현실을 상호 존중하면서 군사적인 신뢰구축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 이렇게 볼때 북한측이 최근 제시한 한반도 비핵지대화,외군철수,상호10만이하 병력보유 등의 군축안은 현실여건과 전제조건 양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허구투성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병력 함정 전투기 탱크와 같은 물리적 군사력을 수량면에서 감축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남북한간의 군사적 대결양상과 사회구조적 특성을 고려한 상호개방과 신뢰구축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북한은 40여년을 고수하고 있는 대남 적화통일 전략을 포기해야 한다. 남북한의 군축을 논의하려면 그것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다음 단계로 상호군사력의 규모와 구조 그리고 배치상황에 대한 공개와 실사가 진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군축논의 자체가 진전없이 맴돌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남북한이 군축협상 테이블에 대좌하려면 첫째 서울 북방에 집중 포진돼 있는 북한 전력의 배치전환이 있어야 한다. 수도 서울을 지척거리에 둔 서부전선에의 북한군 배치는 가공할 만하다. 50여개의 기계화 여단과 4천문 가까운 각종 포,3천여대의 탱크들이 그들 전병력의 70%와 함께 휴전선에 전진배치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현역 병력은 지금 1백20만에 달한다는 것이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최신분석이다. 둘째 북한은 전인민의 무장화,전국토의 요새화 등 4대 군사노선을 수정해야 한다. 3백만 노동적위대의 무장이 노리는 바가 명백한 이상 그 또한 효과적인 군축논의의 장애가 된다. 한반도의 군축논의는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냉혹한 국제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또다시 전쟁은 말아야 한다. 뒤에서는 군사력을 꾸준히 증강하며 군축을 제안함은 평화제스처에 지나지 않는다. 그 힘과 노력을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에 돌린다면 남북한은 당장이라도 군축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 한반도가 더이상 세계의 화약고로 남아 있어서는 안된다.
  • 전략핵감축·무역협정 서명

    【워싱턴 AP 로이터 연합】 미국과 소련은 2일 상오(이하 한국시간) 장거리 핵미사일 3분의1 감축을 골자로 하는 전략무기감축협상(START)예비협정 및 무역협정을 비롯한 주요 현안들에 극적 합의,서명했다. 조비 부시 미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이틀간 모두 4차례로 나뉘어 열린 양국 공식정상회담을 마치면서 이같이 밝혔다. 두 정상은 START 예비협정 외에도 ▲화학무기생산금지및 폐기 ▲핵실험제한검증방법 개선 ▲핵에너지 평화적 이용 ▲미국의 대소 곡물 판매 및 ▲항공협정등에도 서명했다고 말했다. 또한 유럽배치 재래식 군사력(CFE) 감축협상의 연내 타결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미소 관계 강화를 상징하는 뜻에서 내년말까지 베링해협에 「국제공원」을 설치하기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발표됐다. 부시는 정상회동에 이어 조인이 이뤄진 후 성명을 통해 『세계가 너무도 오래 기다렸다』고 지적하면서 『냉전은 종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르바초프도 이번 합의가 『(미소) 양국은 물론 전세계 모두에 중대한 의미를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새 세계질서」 창출의 서막 올릴까/정종욱(서울시론)

    ◎미ㆍ소정상 대좌에 「한반도」도 기대 크다 지난 30일 워싱턴에서 개막된 미소 정상회담은 90년대의 국제정치가 갖는 최대의 고민이 무엇인가를 입증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큰 교훈을 남기고 있다. 지난해 12월 몰타회담이 열렸을 때만 해도 이번 회담에 대한 낙관적 기대와 바람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정당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미소간에 전략무기감축협상(START)이 성공하여 장거리 핵폭탄이 지금보다 반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또 인류 역사 이래 가장 반인간적 살상도구라 불리는 화학무기를 이 지구상에서 아예 추방해 버리려는 거창한 구상도 전혀 허망한 생각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고르바초프는 20세기를 평화의 시대로 만들어 금세기 최대의 역사적 인물로 평가받고,부시는 부시대로 92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거뜬히 재선의 영광을 안을 것으로 예측했었다. ○무거운 표정의 워싱턴 그러나 지난 5개월동안의 기간은 청산과 창조가 얼마나 다른 것인가를 보여주었다. 청산 역시 쉬운 것은 결코 아니지만청산보다 창조가 몇배나 더 어려운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시켜준 것이다. 쉽게 말해 청산은 있는 것을 그저 때려 부숴 없애버리면 되지만 창조는 새 건물을 지을 때처럼 청사진을 만들어 골격도 세우고 내부도 치장해야 하는 하나의 종합예술이기 때문이다. 2차대전 후 세계질서를 유지시켜온 것은 미소가 지배하는 패권체제였다. 그리고 미소 양국의 패권을 지속시켜 준 것은 핵무기로 상징되는 엄청난 군사력이었으며 이에 바탕한 군사동맹이었다. 나토와 바르샤바가 가장 대표적 예가 된다. 따라서 부시와 고르바초프가 전략핵무기의 50%를 삭감하기로 한 것은 삼손이 자신의 머리를 깎아버린 것처럼 스스로 패권의 뿌리를 뽑아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결단이었다. 동구의 몰락은 바르샤바 동맹체제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으며 가상 적을 놓쳐버린 나토 역시 존재이유를 재설정해야 할 입장이 되었던 것이다. 이번의 미소 정상회담이 갖는 아이러니는 고르바초프와 부시가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 아니라 상당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무거운 표정으로 헤어져야 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냉전의 구질서를 과감히 청산하는 성과는 거두고 있지만 이에 대신할 새로운 질서의 창출에 있어서는 이번 회담의 성공이 극히 의문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의 주요의제로는 통독문제를 포함한 유럽의 장래문제,START협정,유럽에서 재래식 군사력감축(CFE)협상,미소간의 경제협력개선,소련 내부의 소수민족운동,그리고 한반도와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지역문제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중 START에 관해서는 상당한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만2천개 이상에 달하는 미소가 보유하고 있는 장거리 전략핵탄두의 30∼50%를 감축한다는 합의가 있을 것이다. ○「유럽장래」의 장애물로 유럽의 재래식 군사력감축문제도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중요한 원칙에 대한 사실상의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결렬과 같은 극한 상황은 아예 상상할 수 없다. 문제는 유럽의 장래에 관해 양국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있어 접근점을 찾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사실이다. 유럽의 장래는 통일독일의 장래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이것은 다시 냉전 이후의 국제질서를 형성하는 보다 더 중대한 문제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새로운 질서의 창출은 낡은 질서의 몰락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닐 뿐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서 새 것의 창출없는 옛것의 몰락은 혼란과 무질서만 초래할 뿐인데도 미소간에 새 질서에 대한 입장이 깔려있는 것이다. 소련의 소수민족 독립문제도 예측은 했지만 그 심각성을 정확히 평가하지는 못했다. 고르바초프에 대한 소련관료와 국민들의 반발과 저항도 정치ㆍ경제개혁이 성공하면서 점차 수그러들 것이라고 믿었지만 경제는 오히려 고르바초프 집권이전보다 더 나빠지고 있으며 관료와 국민들의 반발과 불신도 더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고르바초프의 정치생명이 당장 위험에 직면해 있는 게 아니라 그의 개혁정책이 성공할 전망이 몰타회담때보다도 오히려 낮아지고 있으며 따라서 유럽의 장래와 통일독일에 대한 그의 신축성이 오그라들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중요하다. 고르바초프는 소련 국내정치에서도 낡은 질서의 타도에는 성공했지만새로운 질서의 창출에는 실패는 아니라 할지라도 결코 성공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고르바초프를 맞는 워싱턴의 표정이 밝지만은 못하다는 사실이나 그와 마주 앉은 부시의 태도가 다소 경직되어 있다는 사실이 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통일독일이 중립국이어야 하며 나토와 인연을 단절해야 한다는 고르바초프의 주장을 부시가 받아들일 수는 없다. 나토 밖에 존재하는 통일독일은 나토와 독일을 궁극적으로는 경쟁의 관계에 서게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통일독일의 실현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템포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시간을 끌 수도 없는 사정이다. 45년전 얄타에서 루스벨트와 처칠과 스탈린이 모여 결정한 전후 질서의 구도는 냉전과 함께 그 내용이 변질되는 불행을 겪었다. 이제 그 변질되었던 전후질서가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질서를 창출하려는 노력이 본격화하고 있다. 워싱턴회담이 그 시작을 알리는 신호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새로운 질서창출에 있어 중요한 관건을 쥐고 있는 소련과 독일이 다른 의미에서 시간과 싸우고 있다. 소련은 개혁정책을 둘러싸고 생존을 건 투쟁을 하고 있으며 독일는 통일의 꿈이 실현되는 날을 바라보면서 새로운 유럽과 새로운 세계질서에서 자신의 모습이 보다 굳건한 지위를 갖도록 애쓰고 있다. 소련이 낡은 질서의 상징이라면 독일은 새질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새 질서 아득한 한반도 이러한 유럽의 움직임이 한반도에 대해 갖는 의미는 대단히 중요하다. 워싱턴회담에서 한반도 문제가 깊은 토의대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 아니다. 유럽의 변화는 낡은 질서의 타도와 새 질서의 창출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아직도 한반도에서는 새 질서의 윤곽이 구체화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낡은 질서가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 낡은 질서를 부숴버리기전에 새 질서를 그려내야 할 것이다. 새 질서가 구체화하기 전에 낡은 질서가 급격히 몰락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게 워싱턴회담의 교훈이라 할 수 있다.
  • 현안별로 본 양국의 입장(워싱턴 미소정상회담:2)

    ◎“통일독일 나토잔류” 여부 논란 예상/핵미사일감축 등 「군축」엔 의견접근/카슈미르분쟁 가장 시급한 지역문제로 부상/「발트해」 파고로 무역협정체결 난망 소련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부시 미대통령과의 두번째 정상회담을 위해 30일 워싱턴에 도착하면 미국여론이 데탕트의 지속을 열망하고 있으나 페레스트로이카의 장래를 불안하게 생각하고 소련의 발트 제국 독립봉쇄 정책에 대해 불쾌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독일 통일을 비롯하여 소련의 개혁ㆍ군축ㆍ동구 상황 등과 관련한 관심사들이 나흘간의 정상회담을 지배할 것이 확실하다. 외견상 하이라이트는 핵 미사일 감축협정과 화학무기 감축협정의 승인이 될 것이나 깊숙한 논의는 유럽문제에서 주고 받을 것이다. 부시와 고르바초프는 다같이 통독을 방해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를 원치 않지만 장래 유럽의 안보문제에 대해 큰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소련은 통일된 독일이 서방군사동맹인 나토에 합류해야 한다는 미측 주장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부시는 단독 대좌의 기회를 이용해 소련 국내와 동구에서의 고르바초프의 정치ㆍ경제개혁 의지를 측정하고 미국이 줄 수 있는 도움이 무엇인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리투아니아 문제에 대한 미국의 불만은 20년만에 처음인 미소무역협정의 체결을 지연시킬지 모른다. 이번 미소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에 대한 워싱턴과 소련의 시각 및 입장을 정리해 보면­. ▲독일통일=부시행정부는 통일된 독일의 나토 귀속을 추구하는 헬무트 콜 서독총리 주도의 보수연합이 오는 12월 서독 총선에서 승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콜 총리로 하여금 독일통일을 이끌어 가게 하자는 것이 미국정책이다. 미국은 나토의 변신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통일독일이 나토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소련은 독일의 나토잔류는 유럽안보균형을 해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현재의 나토ㆍ바르샤바체제를 해체하고 범유럽적인 새 안보체구상을 실현시키겠다는 것이 소련의 기본입장이다. 소련은 이를 위해 과도기간 동안 통일독일의 두기구 동시가입을 지지하고 있다. ▲유럽안보=포괄적인 재래식무기 감축이 바람직하진 않지만 필요하다는 것이 워싱턴의 새로운 정치적 컨센서스다. 소련은 화학무기폐기협정을 비롯,이번 정상회담에서 군축문제에 관한 큰 합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전략무기 통제=부시 행정부는 1단계 START(전략무기감축조약) 협상을 매듯짓고 2단계로의 진전을 원하고 있다. 미의회는 이 조약체결을 강력히 지지하는 분위기다. 1단계 START 안은 양국의 장거리 핵 군사력의 3분의1을 감축하고 실전배치 핵탄두를 6천개로 제한하자는 것이다. 최근 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은 모스크바 방문에서 협정체결의 걸림돌을 제거한 타협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소련개혁=소련개혁의 지속문제는 두 정상의 관심사에서 첫머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다. 부시 행정부는 소련의 개혁성공을 지지하는 입장이며 개혁추진과정에서 고르바초프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동정적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은 소련의 내분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내분이 발생할 경우 미국은 어느 편을 들어서도 안된다는 것이 베이커의 주요정책지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난과 민족문제 등 내부긴장요인에도 불구하고 고르바초프의 정치적 입지는 확고하다는 것이 소련의 주장이다. 소련 국내정세의 불안정 문제가 정상회담의 성공에 장애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리투아니아=리투아니아 분리독립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빌나와 모스크바가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타협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미국은 리투아니아문제가 소련을 불안하게 하거나 데탕트를 위험하게 만드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리투아니아문제는 국내문제라는 것이 소련의 일관된 입장이다. 따라서 미소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이슈화하는 것 자체를 피하자는 것이 소련의 바람이다. ▲동구=미소가 대체로 견해를 같이 하고 있다. 지난해 몰타회담에서 부시는 동구에서 소련의 희생대가로 미국이 이익을 취하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 워싱턴에서는 동구에 대한 경제원조 문제를 둘러싸고 찬반양론이 치열하다. 부시는 동구원조보다 예산적자 해결에 주력하라는 충고를 유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미소무역=소련의 발트3국 독립봉쇄조치 때문에 미국이 소련에 최혜국 대우를 부여하는 무역협정의 체결 전망은 지금 어둡게 보인다. 미의회의 지도자들은 모스크바가 발트 제국과 타협하지 않는한 최혜국 대우 부여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소련은 미국이 발트3국의 독립문제에 지나치게 개입하면 소련내 분리운동을 자극,소련 국내상황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미국측을 설득,몇개 분야에서 경제협력협정 체결을 성사시키겠다는 것이 소련의 입장이다. ▲지역문제=이번에 논의될 가장 긴급한 지역문제는 카슈미르 문제를 둘러싼 인도­파키스탄 분쟁이 될 것이다. 5월초 미국은 인도ㆍ파키스탄에 대해 미소가 공동으로 자제를 호소하자고 제의했으나 소련은 이를 거부했다. 아마 인도의 반대 때문이었을 것이다. 부시는 양국에 특사를 파견,양국의 자제와 분쟁지역에서의 군대 철수를 호소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은 연 40억달러에 달하는 소련의 대쿠바 원조에 불만을 표시하는 한편 북한이 핵안전협정 체결의무를이행하도록 북한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소련에 촉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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