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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책선거 원년으로] (3) 외교·통일 정책

    [정책선거 원년으로] (3) 외교·통일 정책

    ●이명박 후보 국익을 바탕으로 한 실리외교를 내세우고 있다. 전통적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아시아 외교와 글로벌 에너지 외교를 통해 부드럽지만 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런 외교안보통일 정책의 체계적 추진을 위해 MB독트린을 제안했다. MB독트린은 한국 외교 7대 원칙에 기반하고 있다. 북핵 폐기와 실질적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적 ‘대북 개방정책’ 추진, 이념이 아닌 국익을 바탕으로 한 ‘실리외교’ 실천, 전통적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공동의 가치와 상호 이익 강화·발전시키는 한·미동맹 관계의 모색, 세계와의 동반 발전을 발판으로 한국의 ‘아시아 외교’ 확대, 국제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외교 강화, 경제 최선진국 진입을 위한 에너지 외교 극대화, 상호 개방과 교류를 바탕으로 ‘문화 코리아’ 지향이다.MB독트린의 핵심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향후 10년 안에 북한 주민의 일인당 국민소득이 3000달러에 도달하도록 돕겠다는 ‘비핵·개방·3000구상’과 ‘나들섬 구상’이다. 이와 함께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악화된 미국과 관계 개선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핵무기 포기를 어떤 식으로 성취할 것인가에 대한 고려가 미흡한 것은 약점이다. 정책을 위해 소요되는 막대한 예산을 어떤 식으로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특히 경제적 유인만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발상은 비현실적이다. 이 후보의 대북정책 공약에서 발견되는 참여정부와의 차별성 부족은 정책 혼선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그의 정책이 핵문제 해법이라기보다는 핵문제 해결을 전제로 한, 그 이후의 대북정책에 집중되어 있어서다. 엄밀히 따지면 이 후보의 대북정책은 북핵문제 해결책은 부재하다고 볼 수 있다. 미래형 최첨단 군사력을 가진 정예 강군 육성, 신세대 병영 환경과 복지대책 개선, 희생장병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 등은 기회요인이다. 하지만 한·미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미국과 협조해 나가겠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 않아 위협요인이기도 하다. ●정동영 후보 정동영 후보는 외교·통일분야 최우선 목표로 한반도 평화경제공동체 실현을 설정했다. 북한 핵문제 해결과 동북아시아 평화체제의 확립이 그 내용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북·대미 정책이 구체화돼 있으며 글로벌 무역강국의 건설이라는 통상정책이 포함돼있다. 정 후보 공약의 강점은 남북관계,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및 6자회담의 3차원 협상을 포괄적으로 고려한다는 데 있다. 또 다자외교를 추진하기 위해 국제 회의 참여 및 공적개발원조(ODA)증액 등의 전략이 제시돼 있다. 글로벌 무역인력 양성과 FTA 등 개방적 통상외교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점도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이러한 정책들의 성패는 궁극적으로 남북관계의 진전에 달려있다. 그러나 정 후보 공약에는 북한으로 하여금 어떻게 핵개발을 포기하고 개방정책을 추진하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이 드러나 있지 않다. 특히 납북자 및 국군포로 문제, 북방한계선(NLL)무력화 노력 등 북한의 완고한 대남 입장 등 여전히 남아있는 불확실성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정 후보 공약에서 가장 중요한 기회요인은 통상정책의 일관성이다. 글로벌 무역강국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역 인력 양성과 지속적인 FTA 추진이라는 개방적 통상외교 전략을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재외동포들의 권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한민족 네트워크 건설과 영사업무의 개선도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에너지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정 후보가 공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딪힐 가장 큰 위협요인은 북한의 태도 변화다. 현재까지 북한은 미국에 잘 협조하고 있는 편이지만, 이러한 태도가 계속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 이 경우 한국은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에 빠질 수 있다. 또 정 후보 공약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시기 대북정책 추진과정에서 발생한 남남갈등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 ●이회창 후보 한·미 동맹을 우선적으로 복원한 다음 중국과의 교류협력과 동아시아 지역협력을 강화하겠다는 ‘3중 울타리 외교 전략’을 제시했다. 이 전략은 한·미공조 복원과 남북관계에서 상호주의 적용이라는 두 가지 원칙에 기반한다. 북한 핵 폐기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며 이를 위해 한·미관계 강화와 남북관계에서 상호주의 원칙을 철저하게 지킬 것을 강조한다. 또 대북정책 추진과정에 국민 여론이 반영될 수 있게 투명성 증대를 약속했다. 문제는 상호 모순되는 정책들을 어떻게 추진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이 없다는 점이다. 이산가족 재회, 납북자 및 국군포로 송환을 위해 북한과 협상할 때, 인권문제를 과연 어떤 식으로 제기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전혀 없다.3중 울타리 전략에서 미국과 아시아국가들 사이에 갈등이 있을 경우 외교정책의 우선 순위도 분명하지 않다. 대북정책은 북핵 개발 이후 국민들 사이에 싹튼 북한에 대한 불신과 안보 불안감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경직된 상호주의와 국제공조로 북핵문제를 풀겠다는 발상이나, 이산가족·납북자·국군포로 문제를 최우선 대북협상 의제로 두겠다는 것은 내외 정세에 비춰볼 때 현실성에 의심이 간다. 또 북핵문제를 풀어감에 있어 별다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약점이다. 공약의 또 다른 특징인 한·미공조 복원과 이산가족 재회, 납북자 및 국군포로 송환, 해외교민을 네트워크로 묶는 교민청 신설 등은 기회요인이다. 하지만 북한과 관계가 급속하게 진전될 경우 외교안보 공약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비판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미간에 이미 합의한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와 연합사 해체를 재검토할 경우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한 고려가 없는 점도 약점이다. 친미적이라는 비판에 취약하며 대북정책 경험 부족, 대북사업 교착 가능성이 있다. 남북관계가 진전되게 되면 이를 주도하지 못하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위협요인이다. ●권영길 후보 권영길 후보의 공약은 대미 자주, 동아시아 균형, 상생협력의 국제, 재외동포 권익 보호라는 다자적 균형외교 개념에 근거하고 있다. 가장 특징적인 내용은 동북아시아 평화지대화다. 또 서해상 군사 긴장완화를 위해 NLL문제에 대한 가장 구체적 대안도 제시한다. 그러나 동북아시아 평화공동체의 성패는 주변국들의 호응에 달려 있는데, 향후 5년 내 미·중·러 모두 핵군축에 합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또 NLL을 대신할 공동수로구역 실시같은 문제는 남북관계 진전에 영향받을 수밖에 없는데 공약에는 북한 핵문제 해결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다. 대북정책은 ‘코리아연방공화국 건설’로 압축되어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와 접경지역 평화벨트 구축, 남북이산가족 실버타운 건설 등은 눈에 띄는 공약이나 당장 현실적으로 정책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기회요인은 인권이나 원조, 환경 등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고 있으며 상생협력의 국제, 재외동포 권익보호와 파주경제 특구 등 남측에도 유인책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위협요인으로는 보수층의 심리적 반발로 인한 남남갈등과 정책의 현실성 결여에 따른 신뢰도 하락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문국현 후보 문국현 후보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안은 한반도 비핵화,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 남북경협 심화라는 3대 원칙을 축으로 하고 있다.6자회담을 중심으로 이 목표들을 달성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참여정부와의 차별성이 거의 없다. 다만 문 후보가 갖고 있는 ‘CEO-국제 감각’을 강조, 대북정책 수행에서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화하는 이미지를 강조한다. 그러나 이러한 구상은 현재 동북아 국가들의 역학관계를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며, 새로운 구상도 아니다. 환동해 경제협력벨트 등 미래지향적인 문 후보의 대북정책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는 있으나 현실성은 떨어진다. 문 후보 공약의 취약점은 미국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데 있다. 미국과 이견이 있는 정책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 기회요인은 주변국과의 관계정상화가 강화되고 통일 지향적 한반도 평화체제를 지속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위협요인은 북·미갈등 상황 재발시 혼란이 가중될 것이며 FTA 추진과정에서 세심성이 결여돼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집필 이왕희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문학 유럽 독점깨고 새로운 가치를 모색

    문학 유럽 독점깨고 새로운 가치를 모색

    8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2007 아시아·아프리카 문학페스티벌-전주’(AALF)가 7일간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축제’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AALF가 의도하는 바는 선명하다. 한두 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아픔을 아는 사람들이 직접 만나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자!’ ‘세계 문학을 지배해온 유럽의 독점을 깨고 새로운 가치를 모색하자!’ AALF의 문제의식은 60여개국 130여명(한국 60여명, 아시아·아프리카 초청작가 70여명)이 참석한 개막식에서부터 뚜렷하게 드러났다. 기조연설을 맡은 고은 시인은 “지난 세월 오랫동안 우리를 규정해온 제3세계라는 이름을 폐기함으로써 아시아·아프리카는 어떤 타율적 장애 없이 자생하는 생명체로 소통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이집트 소설가 나왈 엘 사다위도 축사에서 “오늘날과 같은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정의는 권력, 즉 군사력과 경제적 권력에 기반하고 있다.”며 두 대륙의 만남을 통한 정의의 복원을 희망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작가들은 만나자마자 서로에 대한 진한 연대의식을 표현했다. 여기엔 두 대륙 작가들이 공유하는 고통스러운 경험과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침략과 전쟁, 살육과 죽음의 역사를 거쳐 왔다. 이는 방한한 작가들의 면면만 봐도 알 수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소설가 루이스 응코시는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60년대에 흑인소년과 백인소녀 간의 성관계를 다룬 작품을 쓴 ‘죄’로 강제추방돼 30여년을 유랑인으로 살았고, 르완다 여성작가 욜란드 무카가사나는 1994년 100만명이 목숨을 잃은 ‘르완다 학살’에서 남편과 두 아이를 잃었다. 한국 소설가 황석영만 해도 6·25전쟁, 베트남전쟁, 광주학살, 방북과 투옥 등 아시아의 어둠 같은 역사를 송두리째 겪었다. 그간 아시아·아프리카가 유럽이란 중개자 없인 서로를 만나지 못했던 점도 서로가 각별하게 반가운 이유다. 8일 밤 자리를 함께 한 9명(한국·아시아·아프리카 작가 각 3명) 작가들의 대화 속엔 의제를 독점한 채 두 대륙간의 직접 대화를 가로막아온 유럽 문학행사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기니 소설가 티에르노 모네넴보는 “유럽이 중개자를 넘어 두 대륙의 문학을 지배하는 주인 노릇을 한다.”고 지적했고, 이집트 소설가 살와 바크르는 “이번 만남을 정례화·기구화해 유럽의 가치를 넘어선 ‘우리의 가치’를 만들어나가자.”며 두 대륙이 함께 펴내는 잡지 창간을 제안했다. 종종 행사진행의 미숙함이 엿보였지만,‘2007 AALF’는 세계 문학의 변방에 머물렀던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그들의 언어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토록 이끄는 의미 있는 첫발을 뗀 셈이다. 전주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홍순영칼럼] 북핵문제와 통일한국

    [홍순영칼럼] 북핵문제와 통일한국

    북한의 핵문제는 이미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은 1992년 말에 남북정부 간에 합의된 바 있었다. 주한미군의 전술핵무기 전면적인 철수 선언과 맞물려 체결된 이 비핵화공동선언은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최초의 중대한 약속이었다. 그후 1994년에 북한은 미국과 함께 제네바 기본합의서에 합의한 바 이는 북한의 영변 핵원자로, 핵재처리 공장을 동결하고 궁극적 해체를 약속하는 것이었다. 이때에 핵시설에 대한 제한폭격론, 선제공격론 등의 가상시나리오까지 거론되는 등 심각한 긴장감이 있었다. 이 제네바 합의는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개발에 관한 시비의 와중에서 2002년에 파기됐다. 북한은 핵시설 재가동을 선언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다시 선언하였다.2005년 2월에 북한은 핵무기를 소유하고 있다고 공식 선언하였고 그 후 2006년 10월에 핵실험을 실시하였다. 이로써 북한은 핵무기 제조 능력을 세상에 과시하였다. 북한이 소유한 핵무기의 유형과 숫자 그리고 핵무기 재료의 종류와 수량에 관하여는 확실한 판단이 아직 불가능하다. 6자회담에서는 북한의 핵시설과 핵무기의 동결과 해체의 과정,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과 경제지원, 북·미관계의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동북아 평화안보체제의 제도화 등을 주요과제로 삼고 있다. 이러한 제반항목은 상호 연계되어 있고 검증 확인 절차가 있기 때문에 해결의 시한을 전망하기 어렵다. 이것을 두고 핵위기 장기화를 우려하는 견해가 아직 강하다. 북한의 핵개발 의지는 언제부터인가. 북한은 이 핵개발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북한의 핵개발 의지가 언제부터인가를 짐작하기는 어려우나 그 의지가 확고히 된 것은 1980년대 탈냉전의 시대, 미·소공존의 시대, 그리고 공산주의 퇴조의 시대였다고 추측이 되고 있다. 소련의 분열, 동구권 국가들의 민주화, 중국의 시장경제 노선, 독일통일 등의 큰 역사적 변혁에 대응하여 북한정권은 주체사상과 군사제일주의를 더욱 강화하여 공산주의 독재체제를 수호한다는 큰 정치노선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힘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의 철학에 따라 경제개발보다는 군사력 강화(선군정치)에서 나라의 안전과 정통성을 구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한 군사제일주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미국의 가상적 공격에 대한 억지력이요, 북한 주민을 단합시키고 충성하게 하는 권위의 상징이요, 남한과 미국, 그리고 인접국가들에 대한 협박과 흥정의 수단이 되어 있다. 평양정권의 입장에서 보면 핵무기 개발은 성공한 도박일 것이다. 이런 입장에서 북한은 남한을 엄숙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로 존중하지 아니하고 미국을 외교와 군사의 상대국으로 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언제까지 이 역사의 흐름, 다시 말하면 자유화, 시장경제, 세계화의 큰 흐름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 언제까지 북한정권이 이웃나라와 관계를 끊고 고립하여 홀로 생존할 수 있는가. 그럴 경우 북한 내부에서 오는 항거와 저항은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북한 내부의 항거와 저항은 어떤 형태로 올 것인가. 북한 정권은 얼마나 오래 이 비핵화·자유화로의 결단을 지체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우리가 대비하여야 할 비상사태이다. 우리는 그동안에 더욱 모범적인 자유민주주의 국가, 시장경제의 나라로 성장하여야 한다. 대북관계에서는 자유의 가치와 시장경제의 원칙을 전파한다는 큰 원칙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대북지원은 북한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이것이 통일한국의 기초를 닦는 일이다. 통일한국에의 길은 서울에서 시작한다. 이 원칙과 전략을 세계공동체에 널리 선포하여 지지·지원을 구하여야 한다. 통일한국은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이 있어서 추구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전 외교부·통일부 장관
  • [자이툰 쟁점 점검] (하) 경제·군사 실익론

    [자이툰 쟁점 점검] (하) 경제·군사 실익론

    ‘자원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자이툰부대의 주둔을 연장해야 한다는 24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발언에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한국군이 세계 용병 공급원이 돼도 좋다는 것이냐.”고 맞불을 놓으면서 자이툰부대의 거취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파병 문제를 둘러싼 논란의 무게중심이 ‘동맹론’에서 ‘국익론’으로 옮겨가는 형국이다. ●2건뿐인 재건 수주가 자이툰 효과? ‘국익’ 논란은 정부가 파병 연장의 핵심 논거로 ‘자원확보와 재건사업 진출을 촉진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펼 때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이른바 ‘자이툰 효과론’이다. 국방부 송봉헌 국제협력관도 23일 “올해 1월부터 쿠르드 지역에 한해 방문을 허용하면서 기업 진출이 현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구체적 근거로 지난해까지 2000만∼3000만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건설수주액이 최근 3억 5000만달러로 증가한 사실을 꼽았다. 하지만 수주액이 증가한 것을 ‘자이툰 효과’로 보긴 어렵다. 현지에서 병원과 발전시설 사업을 수주받아 공사를 진행 중인 유일한 국내업체 ‘유아이이엔씨’는 파병 전인 2004년부터 현지활동을 벌여 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업체가 사업을 따낸 데는 대표인 최규선씨의 국제적 인맥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최씨도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후세인 정부 시절 런던에서 망명생활을 하던 탈라바니 현 이라크 대통령과 친분을 쌓은 게 크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KRG와 계약을 체결한 시기도 정부가 입국 제한을 풀기 전인 2004년 8월과 지난해 12월이다. 최근 또 다른 국내 개발업자가 13개 국내기업과 컨소시엄을 맺고 KRG와 23조원 규모의 재건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보도됐지만, 자금회수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점 때문에 거론된 대기업 대부분 참여계획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산자부 등 정부 일각에서 제기하는 석유개발권 확보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중앙정부의 석유법 통과 전망이 불확실할 뿐 아니라, 현지의 산유능력이 떨어져 당분간 큰 폭의 생산 증대는 기대하기 힘든 탓이다. 이라크 국민들이 석유개발권을 외국기업에 넘기는 것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다는 것도 큰 부담이다. ●“파병, 잉여 군사력 해소 수단” 군과 국방부가 주장하는 ‘군사실익론’도 논란거리다. 군은 원거리 작전경험과 외국군과의 연합작전 능력을 축적할 수 있다는 명분으로 기회 있을 때마다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했다. 실제 자이툰부대가 2004년 현지 부대전개를 위해 펼친 ‘파발마 작전’은 다국적군 사이에서도 성공작으로 평가받는다. 다국적군과의 긴밀한 공조로 연합작전 능력을 키운 것도 성과다. 하지만 군이 파병에 적극적인 데는 또 다른 속사정이 있다. 조직과 예산문제다. 당초 3000여명 규모였던 자이툰부대는 병력 면에선 연대급보다 조금 큰 수준이지만 편제는 사단 사령부로 출발했다. 장성 2명과 영관장교 수십명의 자리가 새로 만들어진 셈이다. 자이툰부대의 방대한 참모조직은 병력 규모가 1090명으로 감축된 현재까지도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연간 1000억원이 넘는 예산도 군이 파병을 통해 확보한 것이다.2005년 1609억원에 달했던 자이툰부대 예산은 병력감축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2만여명을 거느린 웬만한 육군 사단보다 많다. 군으로선 예산과 고급장교 보직을 확보하는 데 해외파병만큼 효과적인 수단이 없다는 얘기다. 2003년 청와대의 파병계획 수립에 관여했던 한 관계자는 “슬림화 압박에 시달리는 군엔 해외파병이 물자와 인력 등 잉여 군사력을 해소하는 출구 역할을 하는 게 사실”이라면서 “이같은 사정은 전 세계 모든 군조직에 통용되는 ‘보편법칙’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日방위중심 ‘中 겨냥’ 남서부로 재편

    日방위중심 ‘中 겨냥’ 남서부로 재편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방위력이 중국의 군사력 증강 위협에 대비, 내년부터 남서부 지역으로 본격적인 이동을 시작한다. 항공자위대는 내년 이바라키현 하쿠리기지의 주력전투기인 F15의 1개 비행대(20기)를 오키나와현의 나하기지에 배치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나하기지의 노후화된 F4전투기와 교체하는 형식이다. 육상자위대는 규슈의 사가현 메타바라기지에 최첨단 전투헬리콥터인 AH64D 아파치를 주둔시킬 계획이다. 방위성은 2008년도 예산안에 나하기지와 메타바라기지의 전투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포함시켰다. 항공·육상자위대의 전력 이동은 지난 2004년 12월 확정된 방위력 정비·정책·방향 등을 총망라한 ‘방위계획’에 따른 조치의 일환이다. 일본의 방위정책은 1995년 냉전시대에 소련을 가상의 적으로 삼아 홋카이도에 집중했던 ‘북방중시전략’에 대한 수정에 들어가 2004년 중국을 겨냥한 ‘남서부중시전략’으로 사실상 전환됐다. 일본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중국의 군사비가 공개된 액수보다 훨씬 많다는 점이다. 중국은 올해 군사비를 17.8% 포인트 증액하는 등 최근 해마다 두 자릿수씩 늘렸다. 때문에 중국의 군사력 증대는 일본에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일본측은 주장하며 방위력을 재편 중이다. 일본 정부측은 중국측의 일본 공격 시나리오를 ▲중국이 타이완과의 분쟁 때 주일 미군을 지원할 수 없도록 국지적으로 일본 공격 ▲동중국해 등의 해양자원 분쟁 때 ▲센카쿠 열도의 영유권 분쟁 등 세 가지로 짜놓고 있다. 일본의 외교 소식통은 “일본은 가상 시나리오에 대비, 새로운 방위전략에 따라 단계별로 전력 배치를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나하기지의 F15 배치와 관련, 중국의 자극을 의식해 겉으로는 단순한 낡은 기종인 F4와의 교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하쿠리기지에 F15의 2개 비행대가 있기 때문에 1개 비행대를 뺐다는 것이다. 그러나 F15는 F4에 비해 공중급유가 가능할뿐더러 전투 능력도 뛰어나다. 특히 미군은 이미 오키나와현의 가테나기지에 F15를 배치한 상태이기 때문에 상호 협력이 가능, 중국을 억제하는 효과가 높다고 보고 있다. 육상자위대의 아파치헬기는 지상의 150여개 목표물을 동시에 탐지할 수 있는 고성능 레이더와 함께 공대지 미사일을 탑재, 전차 1개 대대(40량)를 상대할 수 전투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고무라 마사히코 외상은 “중국이 위협한다고 현시점에서 정부가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염려는 할 수 있다.”며 중국에 대한 군사적 대비임을 우회적으로 표명했다. hkpark@seoul.co.kr
  • “3·4자회담은 中배제 아니다”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은 8일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합의한 3,4자 정상회담 시기와 관련,“6자회담이 잘 풀리면 빨리 열고, 지연되면 그 다음 정부가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백 실장은 이날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종전선언, 평화체제는 분명히 6자회담과 맞물려 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3,4자 회담 주체와 관련,‘중국을 배제하기 위한 의도가 포함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절대 아니다. 중국의 참여를 열어놓은 것”이라면서 “그런 해석 자체가 의도가 들어간 것”이라고 부인했다. 백 실장은 “가장 진전이 있었던 부분은 서해의 우발적·군사적 충돌을 방지하자는 것”이라며 “서해평화협력지대가 설치되면 남북한의 군사력은 이 지대 밖으로 나가야 하며 해경 등이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이날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 개시 선언을 위한 당사국 정상회담의 연내 성사 가능성에 대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평화체제 협상을 빨리 하려면 외무장관급에서 협상 개시선언을 하고 6자회담의 4개국 수석대표들이 모여서 협상을 개시하면 그 협상 결과를 가지고 어떤 문서에 서명하는 것은 정상들이 모여서 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그는 “6자 외무장관이 모일 경우 4자 외무장관들이 따로 모여 (평화체제 협상의)개시를 선언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며 다음달 중 열릴 것으로 보이는 6자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평화체제 포럼’이 출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김만복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 비공개 전체회의에 출석,“정상회담에서 합의된 10개항 중 북한측이 제안한 의제는 다음 달 총리급 회담 개최와 정전체제 종식을 위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의 종전선언 등 두 가지”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박찬구 김미경기자 ckpark@seoul.co.kr
  • [2007 남북정상선언 평화분야 3대쟁점] (하) 군사적 신뢰·군축 로드맵

    [2007 남북정상선언 평화분야 3대쟁점] (하) 군사적 신뢰·군축 로드맵

    북한의 비핵화 2단계 로드맵이 본격화하고 남북 정상이 한국전쟁 종결을 위한 3∼4자 정상회담을 제안함에 따라 조만간 평화체제 전환의 극적 돌파구가 마련되리란 전망이 제기된다. 하지만 군과 안보 전문가들은 조심스럽다. 평화체제란 정전상태를 항구적 평화상태로 바꾸는 과정인 만큼 정치·외교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군사적 난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 자체가 남북을 포함한 전쟁 당사국들이 새로운 ‘군사협정’을 맺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평화협정 맺어도 ‘행동´ 따라야 문제는 평화협정을 맺더라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할 ‘행동’이 따르지 않는다면 실속 없는 구두선(口頭禪)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은 어디까지나 평화체제 구축의 ‘수단’이자 ‘형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같은 사실을 인식하고 평화체제 구축에 수반되는 군비통제 정책을 조율할 범정부적 ‘컨트롤 타워’ 구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외교·안보 소식통은 “군비통제 문제는 남북관계를 넘어 ‘동북아 다자안보체제’라는 거시적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중대 사안”이라면서 “국방부 등 개별부처 소관으로 남겨둬선 통일된 정책수립이 어렵다는 건의가 여러 경로로 청와대에 전달됐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과 유럽 각국이 군비통제기구를 대통령 직속이나 총리실 산하에 두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 정부는 국방·외교·통일부에 팀(과) 단위로 3원화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연구원(KIDA)은 올해 상반기 청와대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대통령 직속기구로 군비통제실을 설치하고, 총리실 산하에 군축 검증기구를 두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국 대비 전력증강도 논란 소지 주목되는 사실은 긴장완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접근법이 ‘선 신뢰구축·후 군비감축’인 반면 북한은 ‘선 군비감축·후 신뢰구축’이란 점이다. 일정한 신뢰가 조성된 뒤에야 본격적인 군비감축이 가능하다는 게 상식이지만, 북한 주장도 불가피한 구석이 있다. 군사력이 객관적으로 열세인 상황에선 군사적 투명성보다 모호성을 유지하는 게 상대의 공격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유럽의 군비통제 모델인 ‘선 신뢰구축’ 기조를 한반도에 적용하기는 무리”라면서 “사안에 따라 ‘신뢰구축과 군축의 동시진행’ 등 신축적 접근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북이 군비통제의 기본틀에 합의하더라도 실질적 긴장완화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신뢰구축의 핵심인 전방부대 후방배치의 경우 이질적인 사회 시스템이 걸림돌이다. 사실상의 ‘병영국가’인 북한은 언제든 전방 사단을 후방으로 옮길 수 있는 반면, 우리는 주민 동의와 보상이라는 난제를 풀어야 한다. 군사력 감축은 더욱 간단찮다. 복잡한 검증 절차를 밟아야 할 뿐더러 주변국의 위협에 대비한 우리 군의 전력증강 사업을 북한이 용인할지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북·미수교 땐 주한미군 문제 쉽게 풀릴 가능성 유엔사령부 문제도 민감한 사안이다. 평화협정 체결로 법적 해체수순을 밟게 되는 유엔사의 미래에 대해선 이해당사자마다 입장이 엇갈린다. 신속기동군 전환을 노리는 주한미군이 한반도 방위부담을 덜기 위해 유엔사 역할강화론을 제기하는 반면, 우리 정부는 평화협정 체결을 전후해 한반도 평화보장기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엔사를 북·미 적대관계의 상징으로 간주해 해체를 요구해온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주한미군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평화협정 체결 뒤에도 ‘지역 안정자’ 역할을 위해 한반도에 주둔해야 한다는 게 한·미 양국의 입장이지만 기회마다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해온 북한의 태도는 완강하다. 다만 ‘통일 뒤에도 미군 주둔을 용인할 수 있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언 등으로 미뤄 북·미수교가 이뤄진다면 문제가 의외로 쉽게 풀릴 가능성도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사설] 10·4선언 국민공감대 넓히는 노력을

    남북 정상이 합의한 10·4 선언을 놓고 우리 사회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큰 틀에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의미있는 진전이라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각론에 들어가면 찬반 의견이 나뉜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귀환 보고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이라고 강조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에 대해서는 각 진영의 생각이 확연히 다르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무력화 의도라고 경계심을 나타낸다. 정부와 진보 진영은 군사문제를 경제적 공동이익 관점에서 접근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여긴다. 서해평화지대를 실천으로 옮기려면 공동어로수역 설정과 해주 직항로 허용의 세부사항을 남북이 재논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NLL 재설정을 북측에서 제기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수측 우려를 이해한다. 하지만 민간 선박이 드나들고, 남북이 함께 고기를 잡는다고 NLL이 폐기되거나 조정되는 것은 아니다. 평화지대에 포함된 해주 특구 개발은 이곳에 밀집한 북한 군사력의 재배치를 기대할 수 있다. 군사 대치와 충돌의 상징인 서해의 긴장완화와 해주 항만 조성은 개성공단을 뛰어넘는 남북 윈윈의 표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비핵화에 대해서도 “성과가 없다.”고 깎아내리지만 9·19성명과 2·13합의를 지키겠다는 약속 이상의 것을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받아내기 어렵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북핵 폐기 로드맵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두 정상이 비핵화 없이는 한반도의 공존도 없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은 적지 않은 성과다. 경제협력 분야의 다양한 합의에 대해서도 보수측은 전가의 보도인 퍼주기론으로 비판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어느 정부건 할 일을 했을 뿐이다. 10·4선언을 보는 시각차는 존재한다. 정부는 국회 동의는 물론 선언의 실천을 위해 국민 공감대를 넓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소중한 남북 합의가 당리당략이나 이념 때문에 삐걱대서는 안 될 것이다.
  • [2007 남북정상선언] 평화분야=‘대결서 평화의 바다로’

    [2007 남북정상선언] 평화분야=‘대결서 평화의 바다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007 남북정상선언은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 추진, 군사적 신뢰구축, 서해 공동어로수역 설치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다각도의 방안을 담았다. 남북정상선언 8개항 가운데 남북간 신뢰 확대 및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한 4개항의 내용과 문제점, 추진과제 등을 짚어본다. 1. 불가침 준수·긴장완화 8개항의 본문 가운데 ‘평화’라는 이번 선언의 키워드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는 부분이 3항이다. 특히 “한반도에서 어떤 전쟁도 반대하며 불가침 의무를 확고히 준수하기로 했다.”는 문장은 이번 선언이 근본적으로 ‘평화선언’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본 정신이 1991년 체결된 남북 기본합의서와 1992년 맺은 불가침 부속합의서를 계승하고 있음을 확인시킨다. 사실상 사문화됐던 기본합의서를 갈등 해결의 가이드라인으로 부활시킴으로써 앞으로 제기될 군사적 현안들을 이에 준용해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목되는 부분은 “서해에서의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해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기로 했다는 대목이다. 안보사안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군사적 방식’이 아닌 ‘경제’라는 우회로를 통해 접근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 회생을 위해서는 남측과의 경협 확대가 필수적인 북측의 ‘약한 고리’를 파고 들어 서해 해상경계선 재설정을 집요하게 요구해 온 북측 군부의 반발을 무마시킬 차선책을 제시한 셈이다. 어쨌든 해주 직항로가 열려 해주에 경제특구가 개발되면 서해의 군사적 긴장 완화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역항이면서 군사 요충지인 해주항이 개방되면 서북 해역의 남북 군사력이 재배치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서해 충돌방지 등 군사적 긴장완화와 경협에 따른 군사보장조치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국방장관회담을 11월에 재개키로 합의한 점도 주목된다. 당초 기본합의서가 명시했던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재개하는 데 합의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있었지만, 남북이 직면한 군사 현안의 성격을 감안할 때 대장급이 참석하는 군사공동위보다 격이 높은 장관급회담을 여는 게 논의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듯하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2. 정전 종식·평화체제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4일 발표된 2007남북정상선언을 통해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2005년 북핵 6자회담 ‘9·19공동성명’에 명시된 뒤 6자회담 과정에서 추진돼 온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 남북 정상들이 처음으로 당사국임을 거론하며 주도적인 추진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상당한 성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6자회담 9·19공동성명에 이어 2·13합의에 명시된 내용을 되풀이함으로써 남북 정상의 의지만 확인한 선언적 수준의 합의라는 지적도 있다. 통일연구원 허문영 실장은 “남북뿐 아니라 미·중 등 관련국간 합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추진 의사를 표명한 수준으로 봐야 한다.”며 “평화체제는 비핵화 이행 및 군사적 긴장 완화 등이 선행 조건이기 때문에 6자회담 진전 및 국방장관회담 성과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종전선언은 핵문제 해결과 연결된 것으로서 미국이 북핵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종전선언을 위한 정상회담이나 협의에 응하지 않기로 한 상황에서 실현 가능성이 어려운 부분”이라며 “특히 1990년대 결렬됐던 4자(남·북·미·중)회담의 재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남북 당사자 원칙을 확인하고 미국과 중국이 보장한다.’는 원칙을 이끌어 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종전선언 추진 관련국을 그동안 알려진 4자로 명시하지 않고 3자(남·북·미) 또는 4자(남·북·미·중)로 언급한 것은 눈에 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중국을 당사국에 포함시키는 것에 거부감을 표시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3. 상호 존중·신뢰 구축 2007남북정상선언 가운데 남북간 신뢰 구축과 관련해 주목되는 대목은 ‘남북 정상의 수시 회동’과 남북총리회담 11월 서울 개최가 꼽힌다. 선언은 마지막 조항인 8항 말미에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정상들이 수시로 만나 현안 문제들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적시했다. 이를 두고 정상회담 정례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지어 이번 회담의 최대 성과라는 주장도 있다. 청와대도 “남북관계가 국가간 관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정례화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다는 북측 입장을 받아들여 수시로 만나자는 용어로 합의했을 뿐 사실상 정상회담의 정례화에 합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 시점이 특정되지 않은 ‘수시’라는 표현을 썼다는 점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명시한 6·15공동선언보다도 후퇴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6·15공동선언에 ‘낮은 단계의 연방제’라는 통일방안이 언급된 반면 이번 정상선언에서는 ‘6·15선언을 구현’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하고, 양측 의회 차원의 교류를 적극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남한의 국가보안법과 북한의 노동당 규약을 맞개정하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도 “남북간 교류 협력이 확대될수록 북한을 적으로 간주하는 국가보안법이 근본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남북간 대화채널을 한 단계씩 높인 것도 교류협력의 추진력을 한층 높일 전망이다. 선언은 차관급이 맡아왔던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를 부총리급 경제협력공동위원회로 격상시켰다. 또 장성급 회담과 별개로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키로 해 그 위상을 강화했다. 11월 서울에서 남북총리회담을 갖기로 한 것은 이번 정상선언의 합의사항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하겠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4. 한반도 비핵화 4일 발표된 2007남북정상선언에서 비핵화 문제는 ‘남과 북은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 ‘9·19공동성명’과 ‘2·13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하였다.’라는 문장 한 줄에 언급돼 있다. 최근 6자회담 제6차 2단계 회의에서 비핵화 2단계 로드맵 합의문이 채택되는 등 북핵 문제가 진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남북 정상의 언급에는 제한이 따랐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핵문제 해결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확인하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통일연구원 전성훈 연구위원은 “자세한 내용 없이 6자회담 이행을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만 재확인, 불확실성을 남겼다.”며 “최근 합의된 6자회담 2단계 로드맵이 구체성을 결여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입장 재확인이 향후 이행 여부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표현이 들어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합의 내용이 원론적 수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핵문제에 대해 원칙적인 수준에 머물러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의심하게 한다.”며 “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를 통한 경협을 선순환적으로 끌고 간다고 하지만 핵문제 의지는 강하게 확인되지 않은 반면 경협은 과도하게 많아 국제사회에 경협에 대한 명분을 어떻게 설명할지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리측은 북측에 우호적인 현 상황이 핵문제 해결의 적기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정상회담 결과가 다시 6자회담 과정에 영향을 줘 남북관계 진전과 북핵문제 해결의 선순환적 구도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남북 경협 가속화 기대 크다

    10·4선언은 남북 경제협력 부문에서 그간의 3대 경협을 뛰어넘는 여러가지 구체적 합의를 이뤄냈다. 특히 우리측이 제안하고 북측이 수용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경협과 평화를 아우르는 합의로 평가할 수 있다.NLL 재설정 등 추후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실현에 이르면 충돌이 많았던 서해 지역의 긴장을 완화하는 평화 정착의 길을 또 하나 열게 된다. 해주 경제특구를 개발한다거나 개성과 남측을 잇는 산업 연계 지역으로 해주항을 활용하겠다는 합의도 군사력이 밀집한 이 지역을 평화·번영 지대로 전환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다만 공동어로수역 지정은 이 지역 어민들의 어장 문제와 직결된 것이므로 당국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서해 남포와 동해 안변에 조선협력단지를 건설한다는 합의는 ‘유무상통’의 경협 정신에 딱 들어맞는 남북 상생의 사업이다. 선박 수주량이 폭주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남측과, 자본과 기술, 고용이 필요한 북측이 상호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개성공단의 발전을 가로막는 통행과 통관, 통신 등 ‘3통’문제와 관련해 두 정상이 제도를 정비키로 한 것은 경협 촉진을 위해 환영할 일이다. 그래야만 개성공업지구 2단계 개발도 의미가 있다. 서울∼백두산 직항로가 개설되면 중국을 경유하던 관광객을 흡수함으로써 남북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다. 이번 경협 합의는 남북 경제공동체를 일구는 시험대이다. 돈도 많이 들고, 양보도 많이 했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한반도 공존과 번영으로 가는 피할 수 없는 상생의 선택이라는 점도 잊지 않아야 한다.
  • [시론] 평화체제 남북이 주도할 계기 마련/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시론] 평화체제 남북이 주도할 계기 마련/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7년만에 열린 남북정상회담이 ‘남북관계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합의하고 막을 내렸다.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일부의 회의론과 연기론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고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당초 낮은 수준에서 원론적인 합의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매우 포괄적이면서도 구체적인 합의들이 이루어졌다. 남북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한반도 정세 변화를 남북이 주도하겠다는 남북정상의 의지가 담겨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통큰 결단’도 여러 대목 눈에 띈다. 북·미관계의 진전과 함께 남북관계도 함께 풀어가겠다는 김 위원장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적어도 ‘통미봉남’(通美封南)은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10·4 공동선언’이 함축하고 있는 정신은 남북간 적대관계의 청산과 평화정착, 남북의 경제협력 강화를 통한 공동번영,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과정에서 남북의 주도 등으로 요약된다. 이번 ‘10·4 공동선언’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발전해온 남북관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관계는 이제 단순히 교류협력의 단계를 넘어, 군사적 대결관계를 해소하고 경제공동체를 지향하면서 남북이 공동으로 번영하는 ‘협력적 공존공영의 시대’를 열어갈 계기를 마련했다. 당국간 회담의 수준을 장관급회담에서 총리급회담으로 격상키로 합의한 것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듯이 남북관계는 한단계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군사안보분야에서 남북간의 협력과 협상도 본격화될 것이다. 공동선언은 “한반도에서 어떤 전쟁도 반대하며 불가침의무를 확고히 준수하기로 하였다.”고 규정하면서, 군사적 적대관계의 종식과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약속하고 있다. 남쪽이 주장해온 해주와 주변해역을 포괄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를 북한이 쉽게 받아들인 것은 의외다. 북한의 군사요충지인 해주지역의 무장해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북방한계선(NLL)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하고 싶은 북한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국방장관회담 개최에 합의함에 따라, 군사안보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협상도 가능하게 되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 눈에 띄는 대목은 종전선언을 위해 한반도에서 관련 당사국 정상들의 모임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평화협정 체결을 촉진하기 위한 전 단계로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이를 남북이 주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한은 미국과 양자간의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하면서 남한의 당사자 참여를 사실상 꺼려 왔던 점에 비춰볼 때 큰 진전으로 평가된다. 아쉬운 점도 있다.‘평화선언’의 형식으로 한반도평화와 군사안보문제에 대해 별도의 합의문을 발표해, 국제사회에 남북의 평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평화체제 구축과정을 주도하겠다는 의사를 천명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남북이 군사력을 줄이는 군축 협상에 대한 내용을 확실하게 담지 못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분단과 한국전쟁 정전 이래 반세기만에 가장 큰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한반도에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고 주도할 수 있는 우리 사회내의 변화가 절실하다.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 [씨줄날줄] 푸틴의 야망/ 함혜리 논설위원

    1991년 옛소련이 붕괴한 뒤 1998년 지불유예(모라토리엄)까지 이르렀던 러시아 경제는 블라디미르 푸틴이 2000년 권좌에 오르면서 급반전했다. 풍부한 천연자원이 러시아 경제회생의 결정적인 발판이 됐다. 정치안정과 함께 때맞춰 찾아온 고유가를 활용해 푸틴은 러시아 경제를 성장궤도에 올려 놓았다. 러시아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6.7%를 기록했으며 세계 9위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다. 그동안 자금부족으로 인해 진척이 더디었던 군비 강화 계획이 석유 및 천연가스로 벌어들인 수입이 급증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푸틴은 향상된 군사력을 바탕으로 공세적 외교를 펴고 있다. 상하이협력기구(SCO)의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펼치고, 장거리 전략핵 폭격기의 정기훈련을 재개하면서 국제사회에 군사력을 과시했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에 둘러싸인 러시아 영토 칼리니그라드에 미사일을 배치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위협하고 있다. 북극해 심해 3000m에 국기를 꽂고 북극해에 관한 영유권을 주장했다. 우주도 예외가 아니다. 이 모든 것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강한 러시아의 부활’이다. 그 추진력은 민족주의와 실용주의가 결합된 푸틴의 리더십이다. 서방의 정치평론가들은 러시아가 급속히 독재국가로 변모하고 있다고 우려하지만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는 대다수 러시아 국민들은 개의치 않는다. 두번째 임기만료 6개월을 앞두고도 푸틴의 인기가 70%대에 이른다는 것이 그 증거다. 현행 헌법이 정한 3선 연임금지 조항에 따라 푸틴은 내년 3월 대통령선거 출마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올해 55세로 한창 나이인 푸틴은 여기서 멈출 태세가 아니다. 상반신을 드러낸 채 사냥과 승마를 하는 모습을 보이며 아직도 정력적으로 러시아를 통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푸틴이 집권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의 8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오는 12월2일 실시되는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총리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쪽으로 권력구조를 개편한 뒤 실세 총리로 정권을 유지하며 장기집권 체제에 들어가려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푸틴의 야망이 과연 어디까지인지 지켜볼 일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2007 남북정상회담] 노대통령 국군의 날 기념사 의미

    [2007 남북정상회담] 노대통령 국군의 날 기념사 의미

    노무현 대통령이 1일 국군의 날 기념사를 통해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과 군비축소 논의 가능성을 밝히면서 정상회담 이후 군축회담이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군의 노고에 대한 치사와 ‘자주국방’의 중요성에 무게를 뒀던 역대 국군의 날 기념사에 견줘 매우 파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의 의제화 여부를 둘러싼 진보·보수 진영간 공방의 여진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군축 문제를 대통령이 나서 거론한 것은 뭔가 ‘결심’이 섰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군사대치 해소방법 남북간 이견 커 노 대통령의 ‘군축’ 발언에 대해 정부 안팎에선 이번 회담에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과 차별화된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노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상간 만남과 통일방안에 대한 추상적 합의 도출에 의미를 뒀던 2000년 정상회담의 성과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양측 정상이 남북 화해의 걸림돌인 군사적 대치상태의 해소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큰 틀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노 대통령이 최근 김장수 국방장관을 단독면담한 사실이 새삼 주목된다.1일 청와대 소식통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지난달 30일 김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장시간 독대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최근 NLL 문제 등으로 동요하는 군심(軍心)을 다독이고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군사현안에 대해 사전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 군축 논의는 남북 군사공동기구서 가능 하지만 노 대통령이 군사·안보 문제를 정상회담 의제로 올리더라도 회담의 성격상 NLL이나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지대화 문제, 군축의 방법·절차 등 구체적 논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구체적 논의는 정상회담 이후 ‘남북군사공동위’ 등 별도의 당국간 테이블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군사적 대치상태의 해소 방법에 있어 남북 군사 당국간 인식의 차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군사적 긴장완화에 대한 남측의 접근법이 ‘선 신뢰구축·후 군비감축’인 반면 북한은 ‘선 군비감축·후 신뢰구축’을 고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군사문제에 대한 선언적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이후 군사당국간 테이블에서는 지루한 밀고당기기가 이어지다 논의 자체가 유야무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 내부 저항 극복도 관건 남북이 군사적 긴장완화의 기본틀에 합의하더라도 실질적 성과를 내기까지는 첩첩산중이다. 신뢰구축의 핵심인 전방부대 후방배치 문제의 경우 이질적인 사회 시스템이 걸림돌이다. 사실상의 ‘병영국가’인 북한이 언제든 휴전선 배치 사단을 후방으로 옮길 수 있는 반면, 우리는 이전부지를 확보하기 위한 주민 동의와 보상이 필수적이다. 북한이 중단을 요구하는 한·미 합동군사훈련도 마찬가지다. 한·미 동맹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정부로선 독자적 결정이 불가능한 사안이다. 군사력 감축은 더욱 간단치 않다. 복잡한 검증 절차가 수반되는 데다, 주변국 위협에 대비해 추진 중인 우리 군의 각종 전력증강 사업을 북한이 용인할지도 불확실하다.‘밥그릇’이 걸린 군 내부의 저항을 극복하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장제스 57년간 쓴 일기 첫 공개

    국공내전 패퇴로 중국 본토에서 쫓겨나 철권통치를 휘둘렀던 장제스(蔣介石) 전 타이완 총통의 일기가 처음 공개됐다. 30일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 최신호에 따르면 장제스가 27세인 1915년부터 교통사고로 펜을 잡지 못했던 1972년까지 57년간 매일 한시간씩 쓴 일기를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입수했다고 전했다. 중국과 타이완 학자들은 2년 동안 진위를 연구한 끝에 진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일기에는 그가 처음부터 일본과의 일전이 불가피함을 깨닫고 있었으며, 당초 서안사변의 주역 장쉐량(張學良)을 자신의 후계자로 내정했었던 사실들이 적혀 있다. 그는 중일전쟁의 발단이 된 노구교 사건 직전에 쓴 일기에서 “중국과 일본은 일전을 피하기 어렵다.”,“일본은 중국에 의해 반드시 망할 것이다.”고 썼다. 장제스는 당시 중국과 일본 양측의 군사력 격차를 파악하고 단지 개전 시기를 연장, 중국이 시간적 여유를 두고 만반의 전쟁준비 태세를 갖추려 했다는 것이다. 장제스는 1930년 12월 일기에선 “장쉐량과 작별인사를 나누면서 만일 내가 죽거든 국사를 맡기겠다고 했다.”고 적었다. 당시만 해도 동북지역 최대 군벌의 아들인 장쉐량을 자신의 후계자로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1936년 서안사변 이후 장쉐량에게 거리감을 느끼고 후계 구도에서 그를 배제했다. 장제스는 젊은 시절 자신의 ‘호색’기질부터 부인 쑹메이링(宋美齡·오른쪽)에 대한 애틋한 사랑까지 개인적인 감정도 솔직하게 기록했다. 젊은 시절 일기에는 “오늘 저녁에는 밖에 나가 꽃을 따자.”는 말이 수시로 등장했다. 홍콩 여행 중엔 향락가에 대한 호기심으로 결국 기생집을 다녀왔다는 일화도 소개됐다. 장제스는 쑹메이링과 정략결혼했다는 세간의 설과 달리 부인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홍콩 연합뉴스
  • [남북정상회담 D-4] 정상간 핫라인 등 추진

    [남북정상회담 D-4] 정상간 핫라인 등 추진

    다음달 2일 열릴 남북정상회담은 남북간 평화·번영의 상호 ‘공감대’ 확인에 방점이 찍혀 있다. 지난 2000년 정상회담이 ‘신뢰’의 회복에 무게중심이 있었다면 이번 회담은 실천 가능한 과제를 서로 점검하고 진일보한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듯하다. 청와대가 밝힌 주요 4대 예상 의제에도 이같은 기류가 반영돼 있다. ●무력충돌 방지 상징적 조치 검토 이번 회담에서는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구축 조치를 비롯해 평화를 실질적으로 증진시켜 나갈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비핵화 문제는 6자회담과 선순환 관계에서 남북이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간다는 의지를 두 정상이 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27일 북한을 ‘야만정권(Brutal Regime)’이라고 규정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국제연합(UN)총회 발언에 “민주주의의 일반적 가치를 부각한 것으로,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도 남북이 한반도 평화 문제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휴전선 155마일에 걸쳐 있는 비무장지대(DMZ)와 서해상 북방한계선(NLL)에서의 우발적인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한 상징적 조치들이 검토되고 있다. 남북간 군사력이 최단거리로 근접해 있는 초소인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는 현재 남측에 100여개, 북측에 280여개가 설치돼 있다.1차로 군사시설인 GP와 병력, 무기를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2차로 평화생태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북측의 제안으로 NLL 재획정 문제를 논의하고 평화공동수역을 조성하는 방안이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경협사업 활성화 방안 논의 남북 양 정상은 남북 경협의 장애요인 해소와 ‘윈·윈’을 지향하는 경제공동체 건설 방안을 집중 논의할 전망이다. 청와대는 “개성공단과 남북 철도·도로 연결, 금강산 관광 등 3대 경협사업과 경공업·지하자원 협력 등을 포함, 현재 진행 중인 남북경협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경협 활성화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해 나간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남측이 제2의 개성공단으로 구상하고 있는 해주경제특구는 수도권이나 개성과 인접해 있어 수도권 제조업체의 이전이나 개성공단과의 연계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상호체제 인정과 신뢰 증진 상호 체제 인정과 신뢰 증진 방안이 남북 화해와 통일 의제의 핵심으로 꼽힌다. 남측은 이산가족과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 등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방북 이틀째인 3일 북측 제의를 받아들여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기로 한 것도 ‘상호 체제 인정과 존중’이라는 기본 인식이 깔려 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노 대통령이 육로 방북시 남북 분단의 상징인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통과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도 화해와 통일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취지로 보여진다. ●화해·협력 제도적 방안 논의 이번 회담에서는 남북간 각종 회담의 정례화와 화해·협력의 제도적 장치 마련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간 핫라인 설치나 서울∼평양간 상설연락사무소 설치 방안 등이 지난 2000년 정상회담 논의 이후 7년 만에 구체화된다면 향후 남북대화의 정례화 구상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해상접경’ 인천 NLL 논란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가 해당 지자체인 인천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다. 인천시의회는 18일 제158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남북정상회담시 북방한계선 의제채택 반대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남북한 군사적 신뢰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회담에서 NLL 의제 채택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 시의회는 건의안을 통해 “NLL은 연평해전과 서해교전 등 남북 군사대치가 빈번한 상태에서 평화의 수호선”이라며 “정상회담에서 의제로 채택해 재조정하게 되면 인천 앞바다까지 북한 함정이 접근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정부는 NLL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부처간 의견조율과 국민적 공감대를 충분히 형성한 후에 논의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서해교전과 같은 비극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NLL 문제를 심층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정반대의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인천본부’가 같은 날 인천 부평구청에서 개최한 강연회에서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대표는 “NLL에 대한 근본적 해결 없이 서해와 한반도 평화정착은 어렵다.”며 “정상회담 의제로 다뤄져 합리적인 대안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하는 문제가 거론되는 마당에 국제법상 논란의 여지가 있는 NLL 문제를 논의조차 않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전향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또 “NLL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없는 한 꽃게가 많은 NLL 주변지역에서 남북한의 군사력 충돌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NLL 문제의 성급한 해결을 기대해선 안 되며, 이 문제가 걸림돌이 된다면 남북 군사공동위원회나 국방장관 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NLL 해법으로 ‘해양평화공원’을 거론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NLL 인근을 해양평화공원으로 지정하고 남북한이 공동관리함으로써 수산·문화자원을 보호하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남정호 박사는 지난달 NLL 수역을 관할하는 인천 옹진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접경해역에 해양평화공원이 조성되면 중국어선 불법어업 감시 강화, 수산자원 서식지 보전, 해양환경 개선 등을 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남 박사는 이어 “서해 접경해역 전체를 해양평화공원으로 조성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우선 분쟁이 잦은 연평도 일대를 시범해역으로 지정해 운영하는 것도 남북 긴장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쿵칭둥 著 ‘한국 쾌담’

    쿵칭둥 著 ‘한국 쾌담’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것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차원에서도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외국 언론이 우리를 어떻게 보도했는지 늘 궁금해하고, 비판에는 얼굴 가득 서릿발을 세우는 우리에게 ‘한국 쾌담(쿵칭둥 지음, 김태성 옮김, 올림 펴냄)’은 웃음과 함께 얼마간의 분노도 자아내는 책이다. 톈안먼 사태 당시 학생회장을 지낸 저자는 베이징대 10대 우수교수 가운데서도 최고로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잡역부같은 몰골과 꽤죄죄한 옷차림 때문에 그의 수업엔 들어가려하지 않는 학생들도 많았다. ‘한국 쾌담’은 저자가 이화여대에서 2000년부터 2년동안 교환교수로 가르친 경험을 토대로 쓴 책이다. 비판과 풍자가 가득하다. 한국인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적지 않다. 하지만 쿵칭둥(43)의 기본적인 생각의 틀은 ‘귀여운 한국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책을 덮고 나면 유익한 생각거리들이 생긴다. 저자는 6·25전쟁을 어떻게 볼까. 한마디로 중국인의 견해를 대변한다. 남침이냐, 북침이냐에 관해서는 6·25전쟁이 ‘내전’이기 때문에 절대 ‘침략’이라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6·25이전 남한과 북한 사이에는 무수한 군사적 충돌이 있었고, 북한이 남한을 범한 게 수백번이었다면 남한이 북한을 범한 사례는 천번이 넘는다는 것. 6·25전쟁에 관한 저자의 견해는 사뭇 도발적이다. 책에 따르면 김일성은 남북 단일총선을 제안한 반면, 이승만은 ‘무력을 이용한 북진’과 ‘군사적 방법을 통한 통일’을 주장했다. 또 김구 선생의 명망을 시기해 암살한 이승만은 전쟁을 발동해야만 정치생명을 위한 새 기회를 만들 수 있었고, 광복 이후 남한의 군사력은 북한을 압도했다는 것이다. 서울의 중국어 표기와 관련, 저자는 ‘서우얼’은 중국인들에게 ‘얼굴이 검은 사람’,‘써워얼’은 ‘비밀 색정의 장소’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한국과 중국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한성’으로 하는 것이 한국 문화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Korea’도 ‘대한민국’이 아니라 ‘커리야(喀利亞)’로 이름을 바꾸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한다. 책에는 성형수술 때문에 한국에 진짜 미인이 없다거나, 한국사람들이 시간과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다거나, 중국인의 10배에 이르는 한국인의 애국심이 때로 이익보다 폐단을 더 많이 낳는다는 등의 쓴소리도 실려 있다. 저자가 한국에서의 가장 큰 보람으로 꼽는 것은 중국에선 ‘소년 강태공’이라 불리는 이창호와 대국을 벌인 일. 물론 여섯 점을 깔고서도 졌다. 한국의 중국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중국인이 한국에 관해 쓴 책은 숫자도 적고, 학생들의 감상기나 여행기처럼 견문록에 그치는 것이 대부분이다.‘퇴마록’‘국화꽃향기’부터 ‘토끼전’‘조선왕조실록’까지 섭렵한 저자의 도발적 한국론은 가시가 들어있지만 한번 귀기울여볼 만한 ‘농담’이다.1만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중국군 펜타곤 뚫었다

    중국군이 지난 6월 미국 국방부 전산망을 해킹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해커들의 독일 정부 전산망 공격 여부를 둘러싸고 최근 양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여서 중국의 조직적 해커 양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4일 중국군이 미 국방부 전산망을 해킹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로 인해 국방부는 1주일 넘게 전산망을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사건 발생 당시 국방부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집무실로 연결되는 전산망을 신속히 차단해 기밀자료가 유출되는 것은 막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미 국방부가 해킹의 배후가 누구인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국방부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중국군으로부터 침입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내부 조사에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한 전직 관리는 “중국군은 우리 시스템을 불능화하는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능력과 함께 분쟁 상황에서 전산망에 재침입, 대규모로 시스템을 와해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우려했다. 지난 5월 미 국방부가 발간한 ‘중국 군사력 보고서’도 “중국이 미군과 미국의 민간 컴퓨터 네트워크를 공격할 수 있는 많은 수의 컴퓨터 해커부대를 훈련시키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해킹 같은 범죄행위는 사라져야 하며 중국은 이를 위해 부단히 노력중”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그러나 중국군은 걸프전 직후 인민해방군 산하 군사과학협회 등을 통해 사이버 전사를 양성하기 시작했으며,1997년 해커부대를 창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은 최근 독일 정부의 전산망을 해킹했다도 의혹도 받고 있다. 독일 언론들은 지난달 25일 중국측이 스파이 프로그램을 설치해 독일 정부 컴퓨터를 침투한 흔적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장위(姜瑜) 중국외교부 대변인은 이튿날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보도를 부인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원자바오 중국총리와의 회담에서 이 문제를 비공식 의제로 꺼내면서 재발 방지책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해커들은 지난해 10월 미국 상무부의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해 컴퓨터 수백대를 한달 이상 마비시켰으며,11월에는 미 육군정보 시스템 엔지니어링 등을 우주전략방위시설 등을 차례로 해킹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2004년 4월 원자력연구소와 외교부 등 10개 기관이 중국 해커들에 의해 공격당한 바 있다. 또 2006년 6월에는 주요 언론사와 웹사이트들이 무더기로 공격당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중동정세 혼미 가속

    중동정세가 심상치 않다. 이라크 반군 공세에 시달리던 영국군이 최종 철수 움직임을 보이며 이라크 정세도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1200개 목표물에 대규모 공습작전을 강구중 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이란 핵문제도 위기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라크 제2의 도시인 바스라 시내 바스라궁에 주둔하고 있던 영국군 550명이 2일 철수를 시작했다. 반군들의 박격포 및 로켓 공격에 시달리다 철수를 시작, 3일 철수를 마쳤다. 수일내로 치안 임무를 이라크 보안군에 이양한다. 바스라궁에 주둔하던 영국군 550명은 당분간 약 11㎞떨어져 있는 공군기지로 이동한다. 외신들은 550명은 10월까지 완전히 이라크를 떠나고, 그 나머지 병력들도 결국 이라크를 철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내에서는 이라크 철군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AP통신은 바스라에서 영국군이 철수할 경우 석유자원이 위험에 처하고, 쿠웨이트에서 바그다드로 가는 보급로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국방부는 핵 개발 문제로 국제사회와 날을 세운 이란의 군사력을 사흘 안으로 무력화시키기 위한 대규모 공습작전 계획을 강구하고 있다고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이란 핵시설에 제한된 공격이 아니라 전체 군사력을 괴멸시켜버릴 공격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닉슨센터의 알렉시스 디베이트는 신문에 미국이 이란의 1200여개 목표물을 타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문에 “한정적인 공격을 하든, 전면적인 군사작전을 전개하든 이란측의 반응은 똑같을 것”이라면서 “대규모 공습이 대단히 적절한 전략적 방안”이라고 지적했다.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 “美·日·印·濠 4각연대 강화를”

    “美·日·印·濠 4각연대 강화를”

    |도쿄 박홍기특파원|인도를 방문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2일 인도 국회 연설을 통해 일본과 인도의 관계를 “기본적인 가치와 전략적 이해를 공유하는 결합”으로 정리하면서 미국과 호주를 포함한 4개국 연대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2개 대양의 결합’이라는 주제의 연설에서 “강한 인도는 일본의 이익”이라며 인도의 위상이 커지고 있는 점을 환영했다. 인도 국회에서 외국 정상이 연설하기는 현재 맘모한 싱 정권이 들어선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아베 총리가 의회 연설에서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의 연대 강화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위망’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경계하면서도 동아시아 지역에 불안정 요인이 될 행동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아베 총리의 이같은 구상의 실현엔 많은 장애물이 예상된다고 교도통신이 지적했다. 아베총리는 일본과 인도의 구체적인 협력방안으로 ▲안전보장과 방위협력의 방향성에 관한 검토 개시 ▲일본의 온난화 대책의 기본 방침인 ‘아름다운 별 50’에 대한 협력 요청 ▲경제연대협정(EPA) 조기 체결과 공적개발원조(ODA) 등에 의한 인프라 정비 협력 ▲인적교류 촉진 등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인도네시아·인도·말레이시아 등 3개국을 순방 중이다. 그는 앞서 지난 20일 밤방 유도유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2년 동안 추진해온 경제연대협정을 체결했다. 또 천연가스(LNG) 수입의 25%를 의존하는 인도네시아로부터 LNG의 안정적 공급을 지원받는 결실을 거뒀다. 한편 일본은 요즘 외교의 계절을 맞았다. 마치 복잡다단한 국내 정치에서 벗어나 전방위 외교에 총출동한 듯한 모양새다. 아베 총리외에도 아소 다로 외상, 고이케 유리코 방위상, 와카바야시 마사토시 환경상 겸 농림상 등도 현재 각각 동남아, 남미·중동, 중국 등지에서 경제·환경·방위 등 포괄적·다각적인 외교전선의 구축에 나섰다. 아소 외상은 지난 12일부터 중동에서 남미로 강행군을 하고 있다. 아소 외상은 지난 13∼15일 요르단·이스라엘·팔레스타인을 차례로 찾아 중동평화와 함께 평화정착을 위한 경제적 지원 입장을 밝혔다. 특히 반미정권 등장을 이유로 1년 이상 중단했던 팔레스타인에 대한 직접 지원도 재개하기로 했다. 미국과 함께 ‘중동평화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17일 멕시코로 이동,2005년 체결한 EPA의 상황을 점검한 뒤 브라질에서 열리고 있는 ‘동아시아·중남미 협력포럼’에 참석, 브라질과 범죄인 인도를 위한 사법공조 등도 논의했다. 고이케 방위상은 지난 8일 미국 방문에 이어 21,22일 인도와 파키스탄을 잇달아 찾았다. 테러대책특별조치법에 따라 인도양에서 미국 등의 함선에 급유를 지원하는 해상자위대의 활동을 설명,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다. 와카바야시 환경상은 21일 중국에서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삭감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일본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간단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전제한 뒤 “경제력을 기반으로 한 다각적 외교를 통한 이미지 강화와 함께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을 염두에 둔 것 같다.”고 분석했다. hkpark@seoul.co.kr ●경제연대협정(EPA·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 관세철폐를 목적으로 한 자유무역협정(FTA)보다 더 포괄적인 협정이다.FTA의 내용에다 서비스, 투자, 인적교류 등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일본은 지금까지 싱가포르·멕시코·말레이시아·필리핀·타이·칠레·브루나이·인도네시아와 EPA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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