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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아프간파병 압박… 동맹국들 ‘눈치’

    17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만 7000명에 달하는 병력을 아프가니스탄에 추가 배치하기로 결정하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비롯한 미국의 우방들이 가시방석이다. 미국이 증파를 선언한 이상 못본 체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뒤숭숭한 경제상황에 쉽사리 해외파병을 결정할 처지도 아니기 때문이다.19일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영국 국방부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 “미국의 반(反)탈레반 정책으로 유럽의 나토 국가들은 ‘전략적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영국은 파병 및 군사장비 지원을 요청하는 등 나토를 압박하고 있지만 정작 나토는 계속 망설이고 있다는 것. 가디언은 “이탈리아와 독일을 제외하고는 오바마의 정책에 동감하는 분위기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로이터도 이날 “많은 유럽 국가들이 국내의 반전여론 때문에 아프간 파병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일단 미국과 나토의 눈치싸움에서 미국이 한 발 물러섰다. 나토 국방장관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폴란드 크라코프를 방문한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나토 회원국들이 아프가니스탄에 대규모 병력을 증파해 줄 가능성은 낮다.”면서 “추가파병 기대를 접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하지만 우방국들의 추가 파병 가능성이 없어졌다고 지레 단정지을 수는 없다. 17일 일본을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일본의 책임’을 강조하며 동참을 권유하는 등 미국은 곳곳에서 물밑작업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추가 파병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영국의 BBC방송은 “미국이 아직 나토에 파병 압력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크다.”고 보도했다.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 C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군사적 수단으로만 아프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외교가 아프간 문제에 더 큰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혀 파병이 단순한 군사력 확대가 아님을 강조했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우리 정치인들 통합의 언어 배워야”

    “우리 정치인들 통합의 언어 배워야”

    “정치인의 말은 이질적이고 대립적인 언어가 아닌 이종(異種) 간 교배와 통합을 상징하는 말이어야 합니다.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울 때는 이러한 ‘말의 힘’이 더욱 중요합니다.” ●“오바마 리더십은 통합화법의 힘”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는 1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위기 시대의 오바마와 말의 힘(言力)’을 주제로 선진화포럼 초청강연을 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은 이질적인 요소들을 융합하는 말의 힘”이라며 국내 정치권에 통합의 언어를 주문했다. 그는 “오바마가 선거전에서 애용했던 ‘예스 위 캔(Yes,We Can), 체인지(Ch ange)’와 같은 짧고 선동적이며 현란한 수사는 취임 연설에 없었다.”며 “선거전에서는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했지만, 취임사에서는 관용·희생 등 전통적인 가치들을 강조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때문에 ‘취임사가 덤덤하다. 새롭지 않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뤘지만 이것이 오바마가 가진 말의 위력”이라며 “만약 선동적인 취임사를 했다면 미국의 통합은 대단히 어려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정한 언어의 힘은 창조력” 이 교수는 “권력이란 첫째가 군사력이고 둘째가 경제력인데 이런 힘이 작동하지 않을 때 국가를 이끌 수 있는 소프트파워는 말의 힘”이라며 “앞으로는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아닌, 말을 통한 개념으로 싸워야 하는 시대”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말’로써 사는 정치가들이 오히려 군사력과 경제력만으로 통치할 수 있다는 낡은 사고를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 진정한 언어의 힘은 ‘세 치 혀’가 아닌 창조력이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인기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통해 부정적 의미가 있는 ‘바이러스’가 긍정의 언어로 바뀐 사례를 들며 “부정적인 의미의 단어를 긍정적 의미로 바꿀 수 있는 창조성이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比, 남중국해 영토편입 강행

    │베이징 박홍환특파원│필리핀이 결국 17일 남중국해의 황옌다오(黃岩島·스카버러)와 난사췬다오(南沙群島·스프래틀리) 일부를 자국 영토에 포함시키는 ‘영해선 법안’의 국회 통과를 강행함으로써 중국과 필리핀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왕광야(王光亞) 부부장은 18일 주중 필리핀 대사 대리를 긴급 초치, “중국의 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 행위”라며 법안 통과를 엄중 항의했다. 이에 앞서 중국 외교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역사적으로 황옌다오와 난사췬다오는 모두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고 논쟁할 여지가 없이 중국은 해당 도서와 부근 해역에 대한 주권을 갖고 있다.”면서 “이 같은 영토주권을 침해하는 시도는 모두 위법이고, 무효”라고 주장했다.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금명간 필리핀 주재 대사를 소환하는 등 필리핀에 외교적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중국은 또 해당 도서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남중국해에 군사력을 증강 배치할 가능성이 높아 7년여만에 남중국해에서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30년 넘게 이어져온 중국, 필리핀, 베트남, 타이완,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등의 남중국해 영토 분쟁은 지난 2002년 11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중국간의 분쟁방지 합의에 따라 수면 아래로 잠복했었다.stinger@seoul.co.kr
  • [씨줄날줄] 탈레바니스탄/이목희 논설위원

    ‘아프간’은 ‘힘들다.’는 뜻을 가졌다. ‘스탄’은 ‘땅’을 의미하니 아프가니스탄은 한마디로 ‘힘든 땅’이다. 아프가니스탄의 다수 민족인 ‘파슈툰’은 ‘싸움을 잘하는 자’를 의미한다. ‘탈레반’은 이슬람 전통교육기관의 구도자, 제자를 일컫는다. 힘들고 거친 땅의 뛰어난 전사. 그들이 이슬람이라는 신념으로 똘똘 뭉쳤으니 얼마나 전투력이 강하겠는가. 탈레반 세력은 아프가니스탄을 넘어 파키스탄 북서변경주까지 뻗쳐 있다. 그들을 몰아내려던 파키스탄 정부도 이제 손을 들고 마는 모양이다. 스와트밸리 지역에서 탈레반의 통치를 인정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한다. ‘탈레바니스탄’, 탈레반의 땅이 공식화할 날이 머지않았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의 입장에서 볼 때 탈레바니스탄은 테러범 양성소다. 탈레반과 알 카에다가 캠프를 차려놓고, 테러범을 모집하고 훈련시킨다고 보고 있다. 유럽 출신 푸른 눈의 탈레반, 중국 출신도 눈에 띈다. 탈레바니스탄의 중간 간부급에는 외국인이 꽤 된다고 한다. 특히 파키스탄은 핵을 가진 국가다. 핵 관리 및 통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하다고 서방국가들은 걱정한다. 미국, 영국은 탈레반에 파키스탄의 핵무기가 넘어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우려하는 눈치다. 미국 오바마 새 행정부가 이라크에서 한 발을 빼는 대신 아프가니스탄을 강력히 통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때 탈레바니스탄은 어떻게 할 것인가. 탈레반이 장악했지만 그래도 파키스탄의 땅인데. 무엇보다 그들은 ‘어렵고, 거칠고, 신념에 찬 전사’들이다. 파키스탄 전체를 뒤흔들 수도 있다. 미국에게는 이라크 전쟁 이상의 수렁이다. 한때 미국에서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이란의 파슈툰족을 분리시켜 그곳 지도를 복잡하게 만들자는 아이디어까지 나왔다. 하지만 미국 마음대로 하기엔 상황이 너무 꼬여 있다. 군사력이나 분열책보다는 마음을 얻어야 한다. 테러를 자제한다는 전제 아래 그들의 신념을 인정해야 한다. 파슈툰족이 양귀비 재배에서 벗어나 먹고 살 산업을 지원해야 강경투쟁에서 벗어날 여지가 생긴다. 힘든 길이고,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래도 오바마는 부시와 달라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국방백서 “北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

    국방백서 “北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

    국방부는 ‘2008 국방백서’에 북한을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으로 표기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17일 “(이번 백서에)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의 개발과 증강, 군사력의 전방배치 등은 우리의 안보에 대한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라고 표기했다고 전했다. ‘2008 국방백서’는 이명박 정부 출범뒤 발간되는 첫 국방백서다. 북한에 대한 ‘주적’ 표기는 다시 쓰지 않았다. 2004년 국방백서부터 삭제됐던 ‘주적’ 표현이 이명박 정부 와서 복원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있었다. 국방부는 주적개념 논란으로 2001~2003년 국방백서를 발간하지 않다가 2005년 ‘2004 국방백서’부터 격년제로 발간해 왔다. ●北 핵 실험 등 안보환경 급변 국방부측은 “북한이 지난 2006년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하는 등 안보환경이 급변했고, 북한의 재래식 전력이 여전히 위협이 되는 상황을 고려해 직접적인 군사위협으로 표기했다.”고 설명했다. ‘주적’ 표현이 삭제된 2004년 국방백서에는 북한을 ‘직접적 군사위협’으로 표기했다. 2006년에 발간된 국방백서는 북한을 ‘심각한 위협’으로 표현했다. 국방부는 2008년 9월 교관용 정신교육 지도서로 발간한 ‘정신교육 기본교재’에서 북한을 “현시적이고 실체적인 위협”으로 표현했었다. 북한대학원대 류길재 교수는 “탈냉전 및 남북교류를 활성화해야 할 시대적 상황이나 현실적인 남북관계 관리 차원에서도 주적이란 표현은 불필요했다.”면서 “주적이란 표현을 복원시켜 북한을 자극하고 ‘남남갈등’ 등 논란거리로 만들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2008년 국방백서는 우리 영토인 독도수호 의지를 표현하도록 지난 2007년 취역한 아시아 최대수송함인 독도함(1만 4000t급)의 훈련모습을 표지사진으로 게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공생·공영 기조 확고”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통합방위 중앙회의에서 “국가의 으뜸가는 의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라며 “최근 북한이 국제사회에 긴장을 초래하고 있지만, 민·관·군·경은 합심해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각자의 위치에서 소임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비록 분단 상황이지만 북한과 화합하고 더불어 공생·공영한다는 대한민국의 기조는 확고하다.”면서도 “정부는 국민 보호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전방위 통합방위 대비태세 확립’을 올해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국민 안보역량 확충 ▲적 침투 및 국지도발 태세확립 ▲초국가적, 비군사적 위협 대비 ▲민·관·군 통합방위태세 확립 등의 과제가 제시됐다. 이석우 선임기자 이종락기자 jun88@seoul.co.kr
  • [시론] 춘래불사춘의 한반도와 우리의 선택/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

    [시론] 춘래불사춘의 한반도와 우리의 선택/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

    지난 1년간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무대응 전략 혹은 무전략의 정책이었다. 노무현 정부와의 정책 차별화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고 차제에 북한의 버릇 고치기의 기대심리도 그 배경이 되었다. 그러나 남북관계는 급속히 냉각됐고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적 긴장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북한은 남북기본합의서와 부속합의서에 명기돼 있던 모든 군사 정치적 합의를 무효화한다고 선언한 데 이어 군사도발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전면대결태세를 공언하고 있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주목을 받기 위한 북한의 행보도 필사적이다. 대화와 외교를 통해 북핵 해법 강구를 공언해 왔던 오바마 정부를 선제압박이라도 하듯 북한은 수교 후 핵폐기 수순을 요구했고, 미국은 그 제안을 역순으로 되받아 치면서 샅바 싸움을 벌여 오고 있던 터였다. 그 와중에 북한은 대포동 2호 발사 카드를 만지작거린다. 구애에 목숨을 거는 스토커에 가깝다. 이래저래 3월 위기설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북한의 강경책은 다목적으로 보인다. 군사위기를 가중시키면서 남측 길들이기를 염두에 둔 듯하다. 동시에 미국과의 양자대화를 위협적으로 촉구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북한의 행보는 수순이 조금 빠른 것 같다. 그만큼 다급하다는 방증이지만 1998∼2000년 사이에 벌어졌던 북·미관계 진전에 대한 북한식 반추의 결과로 보이기도 한다. 당시 미사일 발사로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고 북·미 코뮈니케 발표의 성과를 거뒀지만 시간 부족으로 관계정상화에 이르는 급물살을 타지 못했다. 이번에 유엔결의안의 위반이라는 부담을 안고 감행하려는 미사일 발사 시도는 미국의 신속 대응을 촉구하는 다급한 신호다. 대북특사의 파견을 요구하며 양자회담을 진행시키겠다는 의도일 게다. 그 과정에서 남북한 긴장구도를 강화하면서 통미봉남 구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대화를 통한 해결 구도를 당분간 견지할 것이다. 특사 파견도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양자 회담에서 교착상태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창의적 해법도 구상할 것이다. 그러나 위기국면이 임계점을 넘어서면 돌이킬 수 없는 자가증폭력을 갖는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법이 실패했다는 판단이 서고 위기가 통제불능의 상황에 이르면 군사적 수단을 포함한 모든 대안들의 사용도 미국의 고려대상이다. 미국의 리더십을 확인하는 수단이 군사력으로 귀결되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여전히 관망으로 일관하는 분위기인 듯하다. 긴장으로 치닫고 있는 현 상황을 풀어 볼 능력도, 의도도 없어 보인다. 지난 1년 동안 남북관계를 방치해 뒀던 탓이기도 하고 전략구상 부족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마냥 지켜보지만 말고 지금이라도 묘책을 찾아야 한다. 위기가 가중되면 될수록 정책 대안의 범위가 좁혀질 수밖에 없다. 위기국면 속에서 진행되는 북·미 양자회담에서 한국 배제구도 (Korea passing)는 우리로서 만만찮은 부담이 된다. 길이 끊어져 보이는 곳에서 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외교다. 어느 편이건 자폐증의 논리에서 벗어나야만 평화를 향한 길이 보인다. 우리로선 북한이 조성하는 위기를 더욱 증폭시키는 행동만은 피해야 한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계절은 봄이 가까웠는데 한반도는 아직 겨울이다. 한반도의 정치적 겨울잠에서 먼저 깨어 봄을 앞당기는 측은 누구일까?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
  • [서울광장] 서해도발 엄포는 성동격서인가/박정현 논설위원

    [서울광장] 서해도발 엄포는 성동격서인가/박정현 논설위원

    애당초 게임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북한은 꼭 10년 전 시비를 걸어왔고, 결과는 참담했다. 박정성 제2함대사령관이 이끄는 연평해전에서 우리 해군은 북한 함정 두 척을 침몰시켰다. 북한군 수십명이 사망했지만, 해군은 11명 부상에 그쳤다. 3년 뒤 서해교전에서는 우리 해군이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군사력의 차이가 아니라 햇볕정책이라는 정치적인 이유가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서해상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곤 하던 북한이 올들어 서해상 긴장감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 존재조차 몰랐던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이라는 자가 군복을 입고 TV에 출연한 모습은 10년만이라고 한다. 그가 ‘전면 대결태세 진입’을 예고하면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무력출동 가능성을 내비친 지 꼭 2주일만인 어제 군복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로 바뀌었다. 노동당의 통일 및 대남정책을 맡는 최고의 대남기구인 조평통의 성명은 북한이 가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으름장이자 엄포다. 조평통은 새벽 6시 비상(非常)한 시간대에 내놓은 성명에서 남북간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 해소와 관련한 모든 합의사항의 무효화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조평통이 남측에 보낸 메시지의 핵심은 서해 NLL 폐기, NLL상의 무력충돌 가능성이다. 정부는 서해 전선 이상무와 단호한 군사적 대응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이 정도면 비상한 상황이다. 그들이 성명에서 밝혔듯 남한에는 보수정부가 들어서 있다. 7년 전 서해교전처럼 북한의 군사력 열세를 덮어주려는 햇볕정책은 이제는 없다. 그럼에도 북한은 서해 NLL에서 금방이라도 무력충돌을 벌일 듯한 기세다. 북한이 서해상 긴장을 의도적으로 조성하고 긴장의 수위를 높여가는 이유가 뭘까. 북한은 성동격서의 전술을 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군사·안보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북한이 긴장감을 높이는 서해상보다는 눈으로 보이지 않는, 땅굴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970년대 들어 세 차례 발견됐고, 1990년에 마지막으로 발견된 뒤 잊혀져 있던 북한의 땅굴이다.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TV에 등장할 무렵에 국가정보원 소속 정보대학원의 한 교수가 땅굴 보고서를 냈다. ‘북한이 김포까지 땅굴을 파는 등 남침준비가 임박했다.’는 내용의 60쪽짜리 보고서는 일부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내졌다고 한다. 그는 경의선 개통도 남침대비용 지뢰 제거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즉각 교수 개인의 판단에 따른 의견이고 국정원의 공식보고서나 논문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소속 직원의 개인적 행동으로 혼란을 일으킨 데 유감을 표시하면서 땅굴 보고서는 그다지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하면 너무나 조용한 해프닝으로 결론났다. 땅굴 주무부처인 국방부는 흔한 해명자료도 내지 않았다. 땅굴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북한이 땅굴을 계속 파고 있다고 주장하는 시민들은 ‘남침 땅굴을 찾는 사람들’이란 모임을 결성했다. 이들은 경기도 연천과 화성 등에 땅굴이 있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국방부는 땅굴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들이 제시하는 증거는 모두 조작된 것이라고 반박한다. 1990년 이후 ‘제5의 땅굴’이 발견됐다는 소식도 없다. 북한이 땅굴 파기를 중단했다는 얘기도 듣지 못했다. 땅굴을 중단해야 할 상황변화도 없는 것 같다. “서해 전선 이상무!”가 지하땅굴에도 적용되고 있을까. jhpark@seoul.co.kr
  • 이회창 총재 “강소국연방제로 국가 개조”

    이회창 총재 “강소국연방제로 국가 개조”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국회 체질개선 방안으로 국회의원을 30% 감원하고 비례대표 비율을 50%로 늘리자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2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창당 1주년 내·외신 합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치제도 개혁안을 제안하며 정부·여당의 개발연대식 밀어붙이기 리더십과 민주당의 시대착오적 ‘3김 리더십’을 동시에 종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권을 향해 “설득과 토론이 전제되지 않은 밀어붙이기식 리더십은 정권의 오만함으로 낙인찍힐 뿐”이라고 비판하는 한편,민주당에겐 “’용산참사’를 정치쟁점화해서 대결·투쟁의 방향으로만 몰고가는 것은 야당의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동시에 겨냥했다.  이 총재는 정치개혁 방안으로 ▲국회의원 30% 감원 ▲비례대표 비율 50% ▲소수당 보호 보장 ▲국회폭력 근절 ▲국회예산 감축 ▲의원 외유 자제 등을 제시했다.특히 의원 수 감원은 자신이 누차 강조했던 ‘강소국연방제’와 맞물려 이뤄져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국회의원 1명이 약 16만 3000명을 대표하고 있다.이는 1명당 약 67만명인 미국이나 26만 5000명인 일본에 비해 매우 적은 수”라며 “우리나라는 국회의원이 너무 많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국가구조 자체를 완전히 개조해 전국을 인구 500~700만 내외의 5~7개 광역지방자치단체로 나눠 연방제 형태의 분권국가로 만들자는 ‘강소국연방제’를 강력히 주장했다.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미국·스위스·싱가포르와 같은 연방·강소국 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수도권 한 곳만 발전시키는 20세기형 발전모델로는 세계경쟁에 따라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 총재는 ‘강소국연방제’ 준비가 2011년까지는 이뤄져야 한다면서 ▲국가대개조위원회 구성 ▲국가구조 개편을 위한 헌법개정 ▲내년 있을 지방선거 잠정 연기를 강력히 주장했다.  이 총재는 “국회의원의 수를 줄이자는 것도 ‘강소국연방제’의 틀에 맞추자는 것”이라면서 “연방 국회의 틀을 다시 짜기 위해서는 현재 국회의원 수로 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강소국연방제’의 선행조건으로 지방 인프라 확보와 지역감정 해소 등을 꼽으면서 “현 정부가 광역경제권 계획을 추진 중인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그는 정부가 추진 중인 지방행정조직 개편안에 대해서는 “20세기 골방에서나 나올 법한 시대착오적인 정책”이라고 비난한 뒤 “20세기적 사고에 갇힌 수도권규제완화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총재는 경제개혁 방안으로 ▲확실한 금융지원과 과감한 구조조정 ▲추경예산 4조 5000억원 조기 편성 ▲세금환급 및 저소득층 쿠폰제 도입 ▲대학학자금제도 확충 ▲대통령·국회의원·공무원 등 임금 동결 등을 제안했다.  이 중 추경예산 부분은 예산안 편성이 한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정부와 여당도 언급하기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여서 향후 논란의 소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허구’라고 평가하는가 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도 실패했다고 비판했다.또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하면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만들겠다는 정책)에 대해서도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순진한 정책이자 구호일 뿐”이라고 혹평했다.이 총재는 “군사안보적 위험에는 군사안보적 대응만이 해결책”이라면서 “북핵을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강력한 군사력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재의 국회의원 감원 주장은 그 필요성에 있어서 타당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하지만 다수당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제 밥그릇 뺏기’에 동참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나왔다.또 이 총재의 주장이 정치적 실행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는 쓴소리도 있다.한 선진당 관계자는 “다른 당 의원들이 숫자를 줄이자는 제안에 쉽게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민적 공감대가 우선적으로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이회창 총재 “강소국연방제로 국가 개조”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국회 체질개선 방안으로 국회의원을 30% 감원하고 비례대표 비율을 50%로 늘리자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2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창당 1주년 내·외신 합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치제도 개혁안을 제안하며 정부·여당의 개발연대식 밀어붙이기 리더십과 민주당의 시대착오적 ‘3김 리더십’을 동시에 종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권을 향해 “설득과 토론이 전제되지 않은 밀어붙이기식 리더십은 정권의 오만함으로 낙인찍힐 뿐”이라고 비판하는 한편,민주당에겐 “’용산참사’를 정치쟁점화해서 대결·투쟁의 방향으로만 몰고가는 것은 야당의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동시에 겨냥했다. 이 총재는 정치개혁 방안으로 ▲국회의원 30% 감원 ▲비례대표 비율 50% ▲소수당 보호 보장 ▲국회폭력 근절 ▲국회예산 감축 ▲의원 외유 자제 등을 제시했다.특히 의원 수 감원은 자신이 누차 강조했던 ‘강소국연방제’와 맞물려 이뤄져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국회의원 1명이 약 16만 3000명을 대표하고 있다.이는 1명당 약 67만명인 미국이나 26만 5000명인 일본에 비해 매우 적은 수”라며 “우리나라는 국회의원이 너무 많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국가구조 자체를 완전히 개조해 전국을 인구 500~700만 내외의 5~7개 광역지방자치단체로 나눠 연방제 형태의 분권국가로 만들자는 ‘강소국연방제’를 강력히 주장했다.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미국·스위스·싱가포르와 같은 연방·강소국 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수도권 한 곳만 발전시키는 20세기형 발전모델로는 세계경쟁에 따라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 총재는 ‘강소국연방제’ 준비가 2011년까지는 이뤄져야 한다면서 ▲국가대개조위원회 구성 ▲국가구조 개편을 위한 헌법개정 ▲내년 있을 지방선거 잠정 연기를 강력히 주장했다. 이 총재는 “국회의원의 수를 줄이자는 것도 ‘강소국연방제’의 틀에 맞추자는 것”이라면서 “연방 국회의 틀을 다시 짜기 위해서는 현재 국회의원 수로 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강소국연방제’의 선행조건으로 지방 인프라 확보와 지역감정 해소 등을 꼽으면서 “현 정부가 광역경제권 계획을 추진 중인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그는 정부가 추진 중인 지방행정조직 개편안에 대해서는 “20세기 골방에서나 나올 법한 시대착오적인 정책”이라고 비난한 뒤 “20세기적 사고에 갇힌 수도권규제완화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총재는 경제개혁 방안으로 ▲확실한 금융지원과 과감한 구조조정 ▲추경예산 4조 5000억원 조기 편성 ▲세금환급 및 저소득층 쿠폰제 도입 ▲대학학자금제도 확충 ▲대통령·국회의원·공무원 등 임금 동결 등을 제안했다. 이 중 추경예산 부분은 예산안 편성이 한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정부와 여당도 언급하기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여서 향후 논란의 소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허구’라고 평가하는가 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도 실패했다고 비판했다.또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하면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만들겠다는 정책)에 대해서도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순진한 정책이자 구호일 뿐”이라고 혹평했다.이 총재는 “군사안보적 위험에는 군사안보적 대응만이 해결책”이라면서 “북핵을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강력한 군사력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재의 국회의원 감원 주장은 그 필요성에 있어서 타당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하지만 다수당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제 밥그릇 뺏기’에 동참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나왔다.또 이 총재의 주장이 정치적 실행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는 쓴소리도 있다.한 선진당 관계자는 “다른 당 의원들이 숫자를 줄이자는 제안에 쉽게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민적 공감대가 우선적으로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파워풀’ 힐러리 스마트파워 시동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스마트 외교’의 엔진을 가동했다. 전날 상원 본회의 인준을 압도적 지지로 통과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클린턴 국무장관은 조지 미첼 중동특사와 리처드 홀부르크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특사를 임명하는 것으로 미국의 리더십을 재건하는 스마트 외교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회색 정장 차림으로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 들어선 클린턴 국무장관은 직원들의 환호와 갈채 속에 개선장군처럼 미국 외교수장으로서 첫날 집무에 들어갔다. 집무에 들어가기 앞서 클린턴 국무장관이 단상에서 연설하는 내내 오바마 대통령과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은 두 손을 모으고 서서 경청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이는 미국의 신임 국무장관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중량감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업무 첫날 클린턴 국무장관의 의지는 결연했다. 국무부에 입성하면서 그는 감회어린 표정으로 “미국의 새 시대가 개막됐다.”면서 “스마트파워 외교를 펼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CNN·폭스뉴스 등 미국의 주요 방송은 그의 국무부 입성 장면을 생중계하는 등 뜨거운 국민의 관심을 반영했다. CNN은 오바마 대통령의 국무부 방문을 ‘취임 100일’이라는 제목으로 생중계했으며 클린턴 국무장관에 ‘마담 클린턴’이란 애칭을 붙였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오후 국무부를 방문, 특사 임명에 직접 참석해 외교수장으로서의 본격 행보에 관심과 격려를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무부 직원들에게 클린턴이 자신의 전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여러분에게 먼저 선물을 준 것”이라고 미국의 국가안보와 새로운 외교를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그는 또 “우리는 미국의 힘이 군사력이나 부(富)에서뿐만 아니라 우리의 가치에서도 나온다는 사실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면서 “국가안보와 전 세계인들의 공동 이상을 위해 새로운 시대가 바로 지금 시작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시론] 오바마시대 우리의 동북아 안보전략/유찬열 국제정치 덕성여대 교수

    [시론] 오바마시대 우리의 동북아 안보전략/유찬열 국제정치 덕성여대 교수

    2009년 1월20일 오바마 행정부는 커다란 희망을 갖고 출범했지만, 오늘날 미국은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국가 부채는 10조달러를 상회하고, 국내 경제 침체는 9000억달러 이상의 정부자금 지원을 필요로 하며, 미국이 주도하던 국제금융 질서는 위기에 봉착했다. 외교, 군사적으로도 미국은 세계 곳곳에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것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사태, 이란 핵개발, 국제 테러리즘, 핵 및 미사일 확산을 포함한다.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과제는 중국 및 러시아, 그리고 이슬람권과의 관계설정 문제다. 이러한 전선에서의 끝없는 불안정과 확연한 경제 침체는 오바마 행정부의 동북아 역내 정치개입 역량을 상당 수준에서 제한한다. 북한의 핵무장 해제는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일지도 모른다. 오늘날의 북한은 핵무장과 중국, 러시아의 지원을 토대로 매우 대담한 정책을 펴고 있다. 핵을 포기하지 않은 채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추구하면서 대남 강경정책을 구사하는 북한과 ‘비핵·개방·3000’과 더불어 ‘상생·공영’정책을 주장하는 한국이 앞으로 한반도 통일의 주도권을 놓고 대결이 불가피할지 모른다. 미국 쇠퇴의 분위기 속에서 중국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상하이협력조직, 아세안 참여, 러시아·중동·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 및 협력은 외교력의 상징이다. 군사력은 힘의 투사를 추구하고, 경제력은 에너지 소비 추세와 세계 2위의 국내 총생산 그리고 세계 1위의 외환 보유고로 대표된다. 한편, 중국의 부상과 북한의 핵무장을 우려하는 일본은 고이즈미 총리 이후 ‘보통국가’로의 전환을 고려해 왔고, 그 과정에서 평화헌법의 개정과 핵무기 보유 등을 논의해 왔다. 일본은 1990년대에는 구소련 붕괴로 인한 안보 공백을 메우기보다는 신중상주의적 경제에 더 관심을 보였는데, 이제는 서서히 정책을 전환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프랑스에 버금가는 해·공군력을 보유하고 4.5조달러에 이르는 경제규모의 일본이 본격적으로 무장하기 시작하면 동북아의 안보 지형은 크게 변할 것이다. 경제력 신장을 토대로 국제사회에서의 재도약을 추구하는 러시아 역시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 제공과 6자회담에서의 역할, 그리고 호전되는 중·러 관계 등을 토대로 동북아 안보무대로 재진입을 노릴 것이다. 한국도 이제 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오늘날 한국에 필요한 것은 주변 국가들로부터의 위협을 억지하고 국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외교력과 군사력, 또 그 밑받침이 되는 경제력을 키우는 것이다. 지난 10년간의 한·미 간 갈등은 너무 소모적이고 근시안적이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반미 정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주한 미군 기지의 평택 이전,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제한이 그렇게 한국의 안보 이익을 증대시켰는지는 의문이다. 무조건적 대북 지원 역시 마찬가지이다. 햇볕 정책과 평화번영 정책을 통해 정치적 관계 개선, 사회문화 교류가 있었지만, 그것들은 제도화되기보다는 북한의 의도에 따라 얼마든지 와해될 수 있는 취약한 것이었다. 또 그것은 원래 취지인 북한을 개혁·개방시키지 못했고, 무엇보다 북한의 핵개발을 막지 못했다. 이제 한국의 외교 안보팀은 현실주의적 시각을 토대로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고, 북한에 대한 강력한 억지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필요에 따라 전술적 차원의 협력을 구사하는 성숙한 정책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유찬열 국제정치 덕성여대 교수
  • [美 첫 흑인대통령 취임] “오바마 눈에 들어라” 각국 구애

    새로 취임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향해 세계 각국이 열띤 구애작전을 펴고 있다. 아프리카 계통의 미국 첫 흑인대통령에 어느 곳보다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쪽은 뭐니뭐니 해도 아프리카 대륙이다. 오바마의 생부가 태어난 곳으로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일을 국경일로 선포한 케냐는 말할 것도 없다. 아프리카 제3세계 국가들이 미국의 신 외교정책에 품는 기대는 상상을 초월한다. 국제사회의 미온적 대처로 ‘학살의 땅’으로 방치됐던 수단 다르푸르는 ‘오바마 해결사’를 누구보다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부시행정부와는 달리 필요한 경우 군사력을 동원하는 등의 강력한 의지를 지닌 수전 라이스 유엔대사를 앞세워 오바마 행정부가 적극 중재에 나서 주리란 기대를 잔뜩 품고 있다. 또 수단, 콩고, 소말리아,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문제지역들의 평화정착을 모색할 이른바 ‘아프리카 연합’ 같은 기구 설립에도 오바마 행정부가 적극 나서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이즈, 말라리아 등 아프리카의 고질적 질병에 대한 미국의 후원도 증대되길 고대하고 있다. 부시행정부가 지원했던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에이즈 환자 및 HIV보균자는 2003년 5만명이었던 것이 임기말에는 200만명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미국 시사주간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 인터넷판은 20일 “미국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져도 아프리카 대륙은 이 지원정책은 계속 유지되거나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이 매체는 “빈곤, 질병, 부패정부 등 악재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국가들은 오바마에게 실현불가능할 정도의 엄청난 기대를 품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의 환심을 사기 위해 보다 구체적인 동선을 보이는 쪽은 유럽이다. 오바마의 대표 공약으로 꼽히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제스처로 앞다퉈 ‘구애공세’를 펴고 있는 것. 지난달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최근 독일 외무장관도 수감자 수용 의사를 밝히는 등 유럽국가들이 오바마와의 외교적 밀월에 발벗고 나선 분위기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국이 대외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은 전세계적으로 퍼져 있다. 19일 영국 BBC방송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7개국 응답자의 국가별 평균치 기준으로 무려 67%가 미국의 새 대통령이 대외관계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BBC가 6개월전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의 47%보다 20%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응답자의 87%가 관계개선을 기대한 아프리카 가나가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탈리아(79%), 독일과 스페인(각 78%), 프랑스(76%), 멕시코와 나이지리아(7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유년시절을 보낸 인도네시아에서는 64%가 대외관계 개선을 낙관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씨줄날줄] ‘일당백’의 비극/이용원 수석논설위원

    일당백(一當百)은 ‘한 사람이 100명을 당해낸다.’는 뜻이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전쟁이건, 민간 부문의 경쟁에서건 일당백은 대단한 용기와 뛰어난 (전투) 능력·의지를 표현할 때 흔히 쓰는 찬사이다. 실제로 인류의 전쟁사를 들여다보면 수적으로는 절대 열세인데도 부대원들이 일치단결하고 지도자가 절묘한 군사작전을 펴 몇십, 몇백배에 이르는 적에게 승리를 거둔 일이 적잖게 있어 왔다. 예컨대 우리 역사에서도 중국 수나라의 100만 대군을 국토 깊숙이 유인한 다음 섬멸시킨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 군민(軍民)이 힘을 합쳐 당 태종의 침공을 끝까지 막아내 기어이 철군토록 한 안시성전투 등은 일당백의 정신을 그대로 보여준 빛나는 승리이다. 하지만 이같은 일당백의 신화는 이미 과거의 장으로 넘어간 듯하다. 첨단무기가 총동원되는 21세기의 전쟁터에서는 일당백의 의지만으로 침략군의 그 압도적인 군사력을 단기간에 방어해 내기가 거의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전쟁은 더 이상 승패를 겨루는 무대가 아니라 일방적인 학살로 탈바꿈하기 십상이다.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뿌리 뽑겠다며 가자지구에 진군해 총공세를 펼친 전쟁이 22일만에 잠정 휴전에 들어갔다. 영국 BBC 방송이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의 집계를 인용한 데 따르면 이번 전쟁에서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1245명이며, 부상자는 5300명을 넘는다고 한다. 또 사망자 중에는 민간인이 절반가량이라고 했다. 반면 이스라엘 쪽 사망자는 민간인 3명을 포함해 13명이라고 했다. 전쟁 초기 이스라엘에서 가장 인기 높은 코미디쇼에서는 ‘원정팀 500명, 홈팀 4명, 결과는 좋지만 만족할 수 없으니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는 발언으로 팔레스타인인(원정팀)과 이스라엘인(홈팀)의 사망자 수를 스포츠 중계 형식으로 비교해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잠정 휴전 시점에서 양쪽의 희생자 수는 1245명 대 13명, 곧 100대 1이다. 가자지구 국경지대에 망원경·도시락을 들고 와 전쟁 현장을 구경하며 ‘브라보.’를 외쳤다는 이스라엘 국민은 이 비극적인 ‘일당백’의 현실 앞에서 이제는 만족하려는가.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사설] 北은 군사도발 오판 말라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그제 ‘대남 전면 대결태세 진입’을 선언, 연초 남북관계에 살얼음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TV에 나와 성명을 발표한 것은 1998년 12월2일 미국의 북한 선제타격 작전계획수립, 1999년 9월2일 서해 NLL 무효화 선언에 이어 세 번째다. 내용과 형식 면에서 단순 위협으로 일축하기엔 심상찮다.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대미관계 정상화와 핵문제는 철두철미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지명자가 인준청문회 직전 밝힌 ‘선 비핵화, 후 관계정상화’ 발언에 대한 견제성 반박이다. 그는 “관계정상화를 마치 우리에게 주는 선사품인 것처럼 여기는 미국의 대국주의적 근성의 발로이며, 조선반도 핵문제의 본질에 대한 왜곡”이라고 주장했다.북한의 의도는 여러 갈래로 분석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후계구도 확정설에 따른 북한 군부의 충성과시용, 미 오바마 행정부 출범에 맞춘 기선제압용,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압박용 등이다. 무엇보다 북한 군부와 외무성이 동시에 나선 데서 보듯 오바마 정부 출범에 맞춰 북·미 간 핵폐기회담을 핵군축회담으로 몰고 가려는 노림이 강하다. 핵 보유국 굳히기 전략이라는 것이다.합참은 전군에 대북 경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발표 이후 처음이다. 반면 정부는 북한의 동태를 예의주시하면서도 맞대응보다는 의연하고 유연하게 조치하고 있다. 강·온 조절의 절제대응이 최상의 대비책으로 보인다. NLL과 군사분계선(MDL)을 비롯한 주요 접적지역에 압도적인 군사력을 배치해 놓고 ‘제3의 서해교전’과 같은 최악의 도발에 대비하되 어떤 경우라도 적을 먼저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 냉정한 절제대응으로 북한의 ‘벼랑끝’ 도발 전략에 말려들어 가지 않는 것이 최선임을 다시 한번 당부한다.
  • 정부, NLL등 접경지 군사력 보강

    정부는 북한이 ‘대남 전면 대결태세’를 선언한 것과 관련, 전군에 대북경계태세 강화 지시를 내렸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서해북방한계선(NLL) 등 충돌이 야기될 수 있는 접경지역에 군사력도 보강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17일 성명을 통해 “남한 정부가 대결을 선택했다.”며 “우리의 혁명적 무장력은 그것을 짓부수기 위한 전면대결태세에 진입하게 될 것이며, 우리 혁명적 무장력의 강력한 군사적 대응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의 군사적 대응조치가 한계를 모르는 무자비한 타격력과 이 세상 그 어떤 첨단수단으로도 가늠할 수 없는 단호한 행동으로 실행된다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 고 강조했다. 특히 군복을 입고 대좌(한국의 대령) 계급장을 단 총참모부 대변인이 이날 조선중앙TV에 출연, 성명을 발표해 주목된다. 대변인은 “서해 우리측 영해에 대한 침범행위가 계속되는 한 우리 혁명적 무장력은 이미 세상에 선포한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을 그대로 고수하게 될 것임을 명백히 밝힌다.” 며 “조국이 통일되는 날까지 서해에는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이 아니라 오직 우리가 설정한 해상군사분계선만 존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군 총참모부가 공식 성명을 발표한 것은 10년 만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북한의 성명 발표 후 관계부처 회의를 통해 북측 동태를 주시하되 성명을 내는 등 맞대응해 긴장을 고조시키기보다는 절제된 기조로 대응한다는 입장을 정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발표는 통상적인 협박 수준과는 다른 것으로 보여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NLL 등 주요 접경지역에 군사력을 배치하는 등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7일 오후 6시를 기해 육·해·공군에 대북경계태세 강화지시를 하달했다. 주요 지휘관들도 부대로 소집돼 정위치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합참의 대북경계태세 강화 지시는 북한이 핵실험 사실을 발표한 2006년 10월9일 이후 처음이다. 합참은 북한군의 군사동향 감시와 경계 강화를 위해 한미연합사령부에도 U-2 고공정찰기 등 대북정보수집 자산의 활동을 늘려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우 선임기자 김미경기자 jun88@seoul.co.kr
  • [부시 8년이 남긴 것] (상) 대외정책

    [부시 8년이 남긴 것] (상) 대외정책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저녁 백악관에서 대국민 고별연설을 갖고 지난 8년동안 대통령으로서 일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를 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8년 재임기간 동안 자신의 주요 업적을 소개하는 한편 아쉬움을 회고하면서 국민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그는 자신의 재임기간 중 가장 큰 사건으로 9·11테러를 꼽았고, 9·11 이후 7년 넘게 미국 본토에 대한 테러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의 ‘희망’이나 자기 평가와는 달리 그는 미국 역사상 국내외적으로 가장 인기없는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수개월째 지지율이 20%대에 머물고 있고, 국제사회에서는 일방적 패권주의로 갈등과 고립을 초래하면서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온정적 보수주의’와 ‘자유와 민주주의의 확산’을 모토로 내세워 극단주의와 독재에 맞서 세계 질서를 바로잡고 국제사회에 지도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 하지만 취임후 8개월만에 발생한 9·11테러는 부시 대통령에게는 최대의 시련이자 그의 재임기간을 규정짓는 중요한 사건이 됐다. 겸손하고 절제된 외교정책을 펴겠다던 부시 대통령은 9·11테러를 겪으면서 힘을 바탕으로 한 외교정책으로 방향을 바꿨다.국제기구에 대한 불신은 모든 국제적인 현안을 미국의 기준과 힘으로 밀어붙이려고 하면서 다른 국가들과 충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테러와의 전쟁을 주도하면서 동참 여부에 따라 주변 국가들을 적 아니면 동맹으로 나눴다. 선과 악의 대결구도,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대변되는 하드파워를 바탕으로 한 일방적 패권주의는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초래하고 미국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테러범들을 잡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고, 대량살상무기(WM D)와 국민들을 억압한다는 이유로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제거를 빌미로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를 침공했다. 결국 거의 6년이 다 되도록 이라크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고, 미군과 이라크 민간인들의 희생만 늘어가고 있다. 천문학적인 이라크전비가 결국은 1930년대 이래 최악의 경기침체를 촉발시킨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힐 정도로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상당수 문제들의 원인을 제공했다. 부시 대통령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확산’을 통해 국제사회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미국식 민주주의의 일방적인 확산은 결국 중동과 아시아 등 전세계적으로 반미감정에 불을 지폈다. 관타나모 수용소와 이라크 아브그라이브 수용소에서의 미군의 반인권적 행태는 법 위에 군림하는 독불장군 미국, 말과 행동이 따로따로인 미국의 지도력과 대외 이미지에 타격을 입혔다. 2005년 두번째 임기 들어 대결적 대외정책에서 포용과 대화, 외교력을 앞세운 대외정책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일부 성과를 거뒀다. 부시 대통령이 그나마 외교적으로 거둔 성과로 내놓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북한 핵 문제다. 2002년 1월 국정연설에서 북한과 이라크,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뒤 압박정책으로 일관했던 부시 대통령은 2기 들면서 포용정책으로 방향을 틀었다. 6자회담을 통해 북한핵의 불능화에 큰 진전을 거뒀지만 지난해 12월 핵검증의정서 합의 실패로 6자회담마저 북한의 플루토늄 추가 생산을 막는 데 그친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된다. 이제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북한과 이란 핵문제 등 어느 것 하나 간단치 않은 골치아픈 숙제들만 버락 오바마 차기 대통령에게 넘겨주고 고향인 텍사스로 돌아간다. kmkim@seoul.co.kr
  • “북한 핵 완전 제거前 관계정상화 불가”

    │워싱턴 김균미특파원│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는 13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의 인준청문회를 통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강력하고 직접적인’ 대북 외교의 밑그림을 드러냈다. 힐러리 지명자는 인준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대북한 정책과 외교정책 등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동시에 북한이 합의내용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제재 가능성을 언급하며 채찍과 당근, 강온 양면적인 입장을 밝혔다. ●북한 핵 힐러리 지명자는 북한이 합의내용을 이행하지 않으면 해제했던 대북 제재의 부활은 물론 새로운 제재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북핵과 관련, 그는 “북한은 합의한 대로 핵개발과 핵 활동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폐기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강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하는 것은 물론 다른 제재도 새로 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힐러리 지명자는 북한 핵 문제와 관련, 과거 플루토늄 생산과 우라늄농축 프로그램 추진, 시리아 등 다른 국가로의 핵확산 여부 등 3대 핵심 사안을 검증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핵개발 계획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제거하기 위해 6자회담과 양자간 직접 외교를 추구할 것”이라면서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방식으로 제거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방북 가능성 힐러리 지명자는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북한을 방문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북한 방문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지만,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내가 선택하는 적절한 시기와 장소에서 어떤 외국 지도자라도 만날 의향이 있다.”면서 “오바마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다면 적절한 시기에 북한의 외교 당국자와 기꺼이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인권 문제 힐러리 지명자는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북한의 인권침해 문제도 해소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인권개선은 (북·미) 관계정상화 과정에서도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해 인권 문제가 북·미 관계 정상화의 전제조건임을 분명히 했다. ● ‘스마트 외교’ 천명 힐러리 지명자는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의 핵심으로 ‘스마트 파워’를 천명했다. 그가 외교와 군사력을 조화시키는 ‘스마트 파워’ 외교정책을 제시함으로써, 외교가 최우선이지만 최후의 수단으로 군사력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스마트 파워’라는 개념은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와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이 고안해 낸 것으로, 군사력이나 경제제재를 앞세운 ‘하드파워’에 외교·문화·대외원조 등 다양한 ‘소프트파워’를 조화시켜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kmkim@seoul.co.kr
  • [사설] 이, 민간인 무차별 살상 계속할 텐가

    이스라엘이 ‘하마스 섬멸’을 내걸고 전쟁을 일으킨 지 보름이 지났건만 이스라엘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을 무시한 채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즉각 휴전과 완전 철군’ 촉구 결의안을 지난 9일 거부한 이스라엘은 다음날 가자지구를 40여 차례 공습했으며 주민들에게는 공세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통고하는 전단을 뿌렸다. 이 전단에서 이스라엘 당국은 “가자지구 주민이 아닌 하마스와 테러범을 상대로 싸운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지구촌 가족이 얼마나 되겠는가.이스라엘이 공격을 개시한 뒤로 팔레스타인 사람이 900명 가까이 숨졌고 부상자 수는 3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숫자가 3분의1쯤 된다니, 이스라엘이 하마스건 민간인이건 가리지 않고 무차별로 살상을 해왔음을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특히 이스라엘군이 주민 110여명을 한 건물에 몰아넣은 다음 잇따라 포격을 가했다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보고서를 보면 이번 전쟁에서 드러난 이스라엘군의 행태는 ‘만행’이라고 지탄받아도 변명할 말이 없을 것이다.지금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곳곳에서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 10일에만도 영국 런던에서 2만여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고, 같은 날 프랑스에서는 전국 120여 곳에서 12만명이 참여해 이스라엘의 만행을 규탄했다. 이스라엘은 우월한 군사력으로 가자지구를 일방적으로 유린하는 데 당장은 만족할지 모르지만 지구촌에 번지는 반(反)유대인 정서는 결국 이스라엘이 설 땅을 좁히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이제라도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받아들여 하루빨리 전쟁을 끝내기를 촉구한다.
  • 이·하마스 결의안 거부 “공격 지속”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8일(현지시간) 휴전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가자 지구의 운명이 새 국면을 맞았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유엔 결의안을 거부하며 공습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외려 지상작전 확대를 군에 지시했다고 일간 하레츠가 전했다. 이에 따라 양측의 지상전은 기존의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일대에서 남부 라파와 칸 유니스 등에까지 파고들 전망이다. 공습 14일째인 9일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800여명. 이 중 257명이 어린이들이다. 부상자는 3200여명을 넘어섰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외국인 사망자도 처음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국적의 여성이 이스라엘군의 탱크 공격으로 2살 난 아들과 함께 희생됐다고 현지언론이 전했다. ●美 상원,이스라엘 지지 결의안 통과 이날 안보리는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퇴각과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 1860호를 채택했다. 15개 이사국 중 14개국이 찬성했다. ‘이스라엘 편들기’를 계속해온 미국이 기권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유엔 관계자는 이번 결의안은 “유엔 헌장 7조의 군사력을 동원한 강제력은 없지만 ‘법적 구속력’을 지닌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효성은 없었다. 결의안 채택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에 죽음의 공습을 퍼부었다. 9일 오전 안보내각회의를 가진 이스라엘정부는 공격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하마스도 휴전안을 거부했다. 하마스 대변인은 이날 알 자지라 방송에서 “가자 지구 내 팔레스타인인들의 이해와 요구가 고려되지 않은 결의안에는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시민을 보호하는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결코 외부의 영향에 좌우된 적이 없다.”며 “이스라엘군은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과 주어진 임무를 계속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 40여년간 유엔 결의안을 무시해온 전력(?)이 있다. 미국의 기권도 구속력을 떨어뜨린다. 같은 날 미 상원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며 여전히 ‘하마스 책임론’에 집착했다. ●‘무용지물’ 된 국제기구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에 국제기구들은 힘을 못 쓰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나비 필레이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은 9일 열린 유엔인권위 긴급회의에서 가자 지구와 이스라엘에서 자행되는 전쟁범죄 가능성을 감시하는 독립 조사단 파견을 요구했다. 8일 이스라엘군의 유엔 트럭 공격이 대표적인 예다. 유엔 트럭은 구호품을 받으러 가자 지구 북부에서 이스라엘의 에레즈 국경통과소로 향하다 포탄 두발을 맞았다. 운전사가 숨지고 두명이 다쳤다. 트럭은 유엔 마크와 깃발을 달고 있었다. 피격은 심지어 휴전시간대에 자행됐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건 직후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측은 “유엔 건물과 직원 등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적대행위 때문에 가자 지구에서 벌여온 모든 구호활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도 같은 날 이스라엘군의 비인도적 처사에 ‘충격’을 표시했다. ICRC측은 알 자지라 방송에서 “이스라엘이 공격으로 다친 팔레스타인 어린이 등 민간인들의 구조를 방해했다.”며 “이는 명백한 국제 인도주의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이-하마스 가자시티 시가전 치열

    이-하마스 가자시티 시가전 치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에 돌입한 지 사흘째인 5일(현지시간) 가자지구내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군과 하마스가 첫 교전을 벌인 데 이어 시가전으로 확전되고 있다고 AF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AFP는 또 주로 도심 및 북부지역에서 공격을 가하던 이스라엘 탱크부대와 포병대가 전투헬기의 공중 지원을 받으며 6일 새벽 가자지구 남쪽의 가장 큰 도시인 칸유니스 지역 및 중부의 데이르 알 바라흐 마을, 부레이즈 난민촌 등으로 이동, 진입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교전으로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이후 팔레스타인인 사망자수는 550명, 부상자수는 25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AP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본격적인 시가전을 앞두고 이스라엘 탱크부대와 포병대는 하마스 주요 거점에 잇달아 포탄을 발사했다. 또 지상전이 시작된 이후에는 가장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가자시티 외곽 지역에서 하마스가 진지를 구축한 고지대를 중심으로 양측이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이스라엘군은 특히 팔레스타인인 450여명이 이스라엘 공습을 피해 피란을 와있던 유엔 학교 2곳을 공격, 40명을 숨지게 해 무차별 공습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자국군의 오폭으로 인한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방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스라엘군이 하마스에 대한 지상 공격을 개시한 이후 발생한 전사자 5명 중 가자시티 동쪽 셰자이야 마을에서 희생된 3명의 경우 자국군 탱크의 오폭으로 사망한 데다, 가자지구 북부 지역에서 전투중 사망한 공수여단 소속 예호나탄 네타넬(27) 대위도 후방에서 지원 사격한 포탄에 잘못 맞아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편 이스라엘은 6일 휴전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재무장을 방지하고 팔레스타인 로켓포 공격을 금지하기 위한 국제기구 창설 등을 모색 중이라고 밝혀 이번 전쟁의 수습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AP와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마크 레게프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은 “지난달 28일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부 아랍 국가 등 동맹국들과 대화채널을 가동, 가자지구 전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합의안 도출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검토 중인 휴전조건은 하마스 군사력에 대한 실질적인 해체작업, 이스라엘 남부지역에 대한 로켓공격 중단, 터널을 이용한 하마스의 재무장을 막기 위한 국제기구 창설 등이다. 이스라엘 국방부의 한 고위 관계자도 이날 현지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것이 계획된 대로 진행된다면 이번 캐스트 레드 작전은 향후 72시간내에 끝날 수 있다.” 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지난달 31일 프랑스 정부의 48시간 휴전안을 거부했던 이스라엘 정부가 7일 만에 입장을 바꿔 조건부 휴전을 검토하게 된 이유로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희생자수에 따른 부담감과 국제사회의 비난 압박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11일째 계속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3000여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은 5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잇단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면서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법은 전투원과 비전투원을 구별해 민간인 희생자를 최소화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국제사회의 이스라엘 비난 목소리 또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팔레스타인 임시 수도인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와 예루살렘을 방문, 양측에 폭력 중단을 촉구했다. 아랍권 국가들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휴전 결의안을 채택하라고 강력히 요구하는 등 국제 사회의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으며 7만명 이상의 이란 학생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자살폭탄 테러에 자원했다고 AP통신이 이란 국영 IRNA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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