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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붕괴시 中·러 공동점령 가능성”

    북한 정권이 붕괴될 경우 중국과 러시아군이 북한 영토를 공동으로 점령할 수 있다는 관측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의 리처드 와이츠 선임연구원은 이날 한미경제연구소(KEI)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러시아와 남북한:과거 정책과 미래 가능성’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의 북한 점령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와이츠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무너질 경우 주변국들은 인도적 차원의 재앙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는 한편 테러리스트나 범죄자, 불량정권의 수중에 북한의 핵폭발 장치 및 다른 무기들이 넘어가기 전에 이를 확보하기 위해 군대를 북한으로 보내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날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 주재로 ‘신 방위 계획 대강’을 마련하기 위한 안전 보장 간담회를 열고 북한과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는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하토야마 총리는 간담회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의 심각성과 주변 국가의 군사력 강화에 일본이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면서 북한과 함께 우회적으로 중국의 위협에 대한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특파원 칼럼]선택 강요하는 중·미관계 변화/박홍환 베이징특파원

    [특파원 칼럼]선택 강요하는 중·미관계 변화/박홍환 베이징특파원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예사롭지 않다. 연초부터 티격태격하던 양국은 결국 갈등의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치킨게임’을 연상시킬 정도로 어느 한쪽도 물러설 기미가 없다. 일각에서는 두 나라 사이의 갈등을 세계질서의 급속한 재편과정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금융위기로 힘이 빠진 미국은 연일 중국의 약점을 찔러가며 패권이 아직 자신들의 손아귀에 있음을 애써 과시하고 있다. 새 강자로 부상한 중국은 춘추전국시대 중원 제패의 야망을 품은 초나라 장왕이 그랬던 것처럼 세계를 향해 구정(九鼎·하나라 우왕 때 전국 아홉 주에서 거둔 금으로 만든 솥, 천자의 상징)의 크기와 무게를 묻고 그 답을 기다리는 중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서방의 패자였던 미국은 20세기 말 동구권의 몰락과 함께 유일 강대국으로서 세계를 호령했다.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불량국가’로 지목해 공격했을 때 어느 누구도 반발할 수 없었다. 오히려 서방세계는 연합군 형식으로 미국의 전쟁에 동참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있다. 어느 꽃도 영원히 붉을 수 없듯이 권력 또한 무상하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의 전성시대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미국이 독점했던 힘의 일정 부분을 중국이 가져가고 있는 형국이다. 사실 지난해 중국 지도부는 말 만이 아닌 행동으로 중국의 굴기(우뚝 솟음)를 알렸다.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중국의 뜻을 거슬러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가 호된 곤욕을 치렀다. 연이어 사절단을 보내 중국의 심기를 달래야만 했다. 호주, 캐나다도 비슷한 곤경을 겪었다. 도광양회(韜光養晦·재능을 드러내지 않고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림)하던 중국이 아니다. 구심력 또한 만만치 않다. 세계가 급속히 중국의 영향권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전후 65년 동안 미국의 우산 속에 몸을 숨겼던 일본은 그 우산을 벗고, 중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중국은 아프리카, 유럽,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전체와 각각 상호협의기구를 갖췄다. 국제 외교무대에서 중국 뒷선에 서 있는 국가는 하나둘 늘고 있다. 중국은 우리에게도 이렇게 묻는다. “저쪽(미국)이냐, 이쪽이냐.”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 측은 “한·미 군사동맹은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주장했다. 주중대사에 중량감 있는 인사를 보내라고도 거리낌 없이 요구할 정도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조속히 체결하자고도 한다. 중국의 요구를 무작정 거절할 수도 없는 현실은 서글프기까지 하다. 수출로 먹고사는 중진국 입장이니 누굴 탓할 수도 없다. 최대 무역상대국인 중국 없이는 우린 그대로 나락으로 떨어질 지경이 됐다. 미국 역시 묻는다. “저쪽(중국)이냐, 이쪽이냐.” 한국이 미국의 탄도 미사일 방어(BMD)체제에 참여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전통적 우방이자 가장 밀접한 군사파트너의 요구를 묵살하기도 힘들어 보인다. 일본과 청(淸) 사이에 끼여 운신할 수 없었던 조선 말의 상황이 떠오르는 것은 너무 민감한 반응일까. 물론 그때처럼 군사력으로 우리를 힐난할 상황은 아니다. 우리의 힘도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양쪽의 ‘구애’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세계는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미국이 유럽연합, 일본, 중국과 함께 G4 체제를 도모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현명하고도 정확한 외교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선택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국제질서의 재편을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면서 철저하게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G20 의장국이 됐다고 마냥 들떠 있기보다는 조용하고 냉철하게 국제질서의 재편을 읽어야 한다. 초나라 장왕은 “(3년 동안) 날지 않았으니 한 번 날면 하늘에 치솟고, (3년 동안) 울지 않았으니 한 번 울면 사람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말한 뒤 춘추시대의 패주가 됐다. 내실을 다지며 때를 기다린 결과다. 중국이 부러운 건 이런 전통이 있기 때문이다. 이젠 우리가 도광양회할 때이다. stinger@seoul.co.kr
  • [뉴스&분석] ‘북태평양기구’ 조정자 好機로

    [뉴스&분석] ‘북태평양기구’ 조정자 好機로

    대한민국을 향해 구애(求愛)의 파도가 사방에서 밀려오고 있다. 정치적·경제적으로 우리나라의 위상이 올라간 데다 국제정세의 지각변동이 겹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 국방부는 지난 1일 탄도미사일방어(BMD) 체제에 한국이 적극 참여해줄 것을 희망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다음날 미 태평양 사령부의 벤저민 믹슨 중장은 한·미·일 3국 연합 군사훈련을 추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과의 관계 때문에 한국이 난처한 입장임을 모를 리 없으면서도 ‘러브레터’를 연달아 보낸 셈이다. 이에 우리 국방부는 4일 “계획되거나 논의된 바가 전혀 없다.”며 미국발 추파를 방파(防波)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미국의 의도는 BMD 추진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한국과 나눠 지는 동시에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 구도 재편을 견제하는 다목적 포석이라는 관측이다. 북쪽 해류도 만만치 않다. 경제난이 벼랑에 이른 북한은 최후의 동아줄로 한국에 매달리고 있다. 북한은 자존심을 팽개쳐 가면서까지 금강산·개성관광을 다시 하자고 촉구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추진도 북측의 적극적인 제의에서 비롯됐다. 우리 정부는 이런 ‘애정공세’에 속도조절로 대처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경제개방으로 돈맛을 들인 중국이 대북지원에 인색하고, 북한은 ‘중국이 찔끔찔끔 준다.’며 고마워하지도 않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동아시아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중국과 일본도 한국에 앞다퉈 구애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한 한·중·일 협력 상설사무국을 서울에 설치하기로 3국이 석 달 만에 무리 없이 합의한 것은 이런 기류를 반영한다. 그렇다면 이 중구난방의 파도는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강대국끼리의 견제에서 자유로운 위치를 충분히 활용해 주도적인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미국을 배제하지 않는 지역협의체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북태평양기구’ 같은 것을 만들면 한·중·일과 함께 미국·러시아를 포괄할 수 있다. 이참에 아예 국가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구(舊)패러다임을 벗어나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영토와 인구, 군사력 같은 경성국력에 매몰되지 말고 기후변화, 재난, 질병과 같은 범(汎)국가적 어젠다를 매개로 새 질서를 창출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른바 ‘비전통안보’(non-traditional security) 개념이다. 고려대 국제학부 정서용 교수는 “한국은 하드웨어적 규모로 경쟁하면 강대국에 비해 불리하다.”면서 “유엔, 비정부기구(NGO) 등이 두루 참여하는 국제협력의 틀을 만들면 벨기에 브뤼셀은 상대가 되지 않을 만큼의 위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환경 등 비(非)정치적 의제와 관련한 유엔 기구를 만들어 북한을 참여시키면, 한국의 경제적 부담도 덜고 북한을 제도권 내로 편입시킬 수 있다.”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美 “北, 핵보유국 지위획득 모색”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데니스 블레어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2일(현지시간) “북한의 김정일(국방위원장)은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블레어 국장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연례 안보위협 보고서’에서 “북한이 (그동안) 2개의 핵장치를 실험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생산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생산할) 능력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레어 국장은 “그러나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결코 인정할 수 없다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레어 국장은 “북한은 남한과의 재래식 군사력 차이가 너무 현격히 벌어진 데다 이를 뒤집을 수 있는 전망이 희박하다는 판단에서 그들 정권을 겨냥한 외부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핵프로그램 개발에 의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레어 국장은 “현 시점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추구하는 것은 (잇단 실험으로)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종전보다 유리해진 협상지위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미 태평양군사령부의 벤저민 믹슨 중장은 2일 국방전문 블로거들과의 전화회견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이 함께 참여하는 합동 군사훈련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kmkim@seoul.co.kr
  • 美, 남북정상회담 조건부지지 선회?

    미국이 우리 정부의 남북정상회담 추진에 대해 ‘조건부 지지’ 입장을 시사했다. 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재논의할 여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3일 외교부에서 이용준 차관보와 회담을 마친 뒤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한국의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는 것이 바로 다음에 와야 하는 필수적인 조치”라고 밝혔다. 캠벨 차관보는 “다른 사안으로 (6자회담 복귀에 대한) 집중을 흐트려뜨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는 미국이 남북정상회담에 조건을 다는 것처럼 비쳐질 소지가 있는 발언이다. 캠벨 차관보의 말을 뒤집어 보면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도움이 되지 않는 남북정상회담엔 부정적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앞서 나온 미국 정부 당국자들의 ‘무조건적인 지지’ 입장과 다소 차이가 난다. 캠벨 차관보는 이날 서울 남영동 미 대사관 공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2012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 “미국은 한국의 강력한 파트너로서 (전작권 전환 관련 한국 내부의)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양국 고위 지도자들간 대화가 더욱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우리 사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작권 전환에 따른 우려를 외면할 수 없어 미국 측에 전달했다.”면서 “미국 측도 이런 우려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에 한·미가 공동으로 전작권 전환을 최종 점검하는데, 여기서 미흡한 부분이 나타나면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게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말해 경우에 따라서는 정부 차원에서 미국 측에 전작권 전환 시기 연기를 주장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작권 전환 시기 연기를 위한 재협상 문제는 김태영 국방장관이 지난달 20일 “2012년 전환이 가장 나쁜 상황”이라고 밝히면서 현안으로 급부상했다. 캠벨 차관보는 또 미 국방부가 최근 ‘국방검토(QDR) 보고서’에서 주한미군의 해외차출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 “긴급사태나 지진, 한반도 바깥에서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대응할 일이 일어났을 때 군사력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을 높이는 게 작은 유연성(Modest Flexiblity)”이라며 “이 같은 유연성은 전략적 억지력과 한반도 안보조치가 확고한 상태에서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군사력의 감축을 의미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시론] 서해 시위로 북한이 얻을 건 없다/정영태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

    [시론] 서해 시위로 북한이 얻을 건 없다/정영태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

    북한이 해안포사격 훈련으로 서해안을 긴장시키고 있다. 북한의 해안포사격 훈련은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번 포사격 훈련은 예년과는 달리 보다 과감하고, 보다 치밀하게 짜여진 것이어서 우리의 각별한 주의를 요하고 있다. 북한은 의도적으로 서해 해상을 분쟁지역으로 만들고, 필요할 경우 서해 해상을 그들의 군사적 위협시위를 위한 ‘정당화’된 장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1999년 9월, 북한은 북방한계선(NLL) 남측 지역을 포함하는 ‘조선 서해해상군사분계선’을 일방적으로 선포했다. 이는 NLL을 직접적으로 무력화하고자 하는 가시적 조치의 하나로 치부되었다. ‘조선 서해해상군사분계선’이 적용될 경우 NLL 남측을 항행하는 남한 함대나 민간선박은 북한의 영해를 침범하는 것이 된다. 실제로 북한은 ‘조선 서해해상군사분계선’ 이북 지역을 그들의 영해로 주장하면서 이 지역을 항행하는 일체의 남측 선박이나 함대들에 대해서 영해침범으로 비난하면서 군사적 보복도 서슴지 않을 것이라는 위협을 가해 왔다. 작년 11월에는 그들의 함정을 의도적으로 NLL을 침범케 하여 3차 서해교전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이어 12월에는 북한이 갑자기 NLL 남측을 포함하는 ‘평시해상사격구역’을 선포하였으며, 지난달 25일에는 NLL 남북 양측 수역에 걸쳐진 ‘항행금지구역’ 설정을 공표하고 난 이틀 후 바로 해안포 사격훈련을 개시하였다. 북한의 이번 해안포사격 훈련은 군사적으로 두 가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 북한은 NLL을 완전 무시하고 그들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조선 서해해상군사분계선’과 ‘평시해상사격구역’을 실질적으로 적용할 것이며 둘째, ‘평시 해상사격구역’ 내에서 교전 발생 시 해안포 사격을 감행할 것이라는 군사적 위협의지를 시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이러한 군사적 위협으로 무엇을 노리고 있는가? 먼저 6자회담 복귀를 앞두고 북한이 미국과의 평화협정체결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서해 해상의 분쟁 위험성을 조장한 측면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서해 해상의 분쟁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전협정체제를 평화협정체제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크게 오판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서해 해상의 분쟁이 북한에 의해 인위적으로 조장되면 될수록 정전협정체제 유지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북한이 진정으로 정전협정체제를 평화협정체제로 바꾸고 싶다면 대남 군사적 위협이 아닌, 남북한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남북대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먼저다. 다른 한편으로 북한은 남북대화의 주도권을 쟁취하기 위해서 그들의 유일한 압력수단인 군사력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 당국은 남북관계 개선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신중모드’를 유지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경제난 해결을 위해 남한으로부터 경제적 협력과 지원을 기대하면서 개성공단 활성화와 개성 및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를 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일정한 원칙을 견지하면서 이들 사업의 활성화와 재개에 대해서 매우 신중한 반응을 보일 뿐이다. 이와 같이 남북은 발전적인 관계 변화를 보이기보다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듯하다. 북한 당국이 남북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 바로 그들의 군사적 위협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오히려 유무형의 각종 군사적 위협을 심화시켜 오고 있는 것은 분명 아이러니다. 내부적으로 어떠한 사유가 있어서 군사적 수단이 활용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북한 당국은 군사적 위협이 더 이상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 유용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 美, 中위협 대비 장거리 타격 능력 강화

    미국 국방부는 1일(현지시간) 발표하는 ‘4개년 국방정책보고서’(QDR)에서 꾸준히 군사력을 증강하는 중국과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공군과 해군의 전략을 통합 운영해 장거리 타격 능력을 강화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에는 북한과 동남아 테러 위협을 이유로 주한미군 등 아시아 지역 미군을 전략적으로 유연하게 배치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2006년에 이어 새로 나온 국방정책보고서는 미국 대통령의 임기에 맞춰 4년에 한 번씩 중기 국제 군사안보 환경 변화를 전망하고 미군의 군사전략을 수정해 내놓는 보고서다. 이번 보고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들어 첫 안보전략 지침이라는 점뿐 아니라 중국에 대한 다양한 대응책을 담은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태평양 서부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접근을 확보하고 미군기지와 병력에 대한 잠재적 위협에 더욱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해군과 공군이 보유한 신형 폭격기와 크루즈 미사일, 항공모함 탑재 무인비행기 등 전력을 통합 운용하도록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4년 전 보고서에서도 중국 위협을 거론했지만 이번엔 비중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어서 미국과 중국 두 나라 간 갈등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형 스마트파워가 절실하다/조화순 연세대 국제정치 교수

    [열린세상] 한국형 스마트파워가 절실하다/조화순 연세대 국제정치 교수

    아이티 지진 참사 이후 세계의 각국 정부가 서로 돕겠다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선진국이 유엔에 약속한 아이티 긴급 구호 자금은 이미 12억달러를 넘었고 아이티 재건을 돕기 위한 ‘제2의 마셜 프로그램’이 언급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이 증가하는 것은 아이티와 지구공동체를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선진국들이 서로 돕겠다고 다투는 배후에는 21세기 국제사회에서 군사력, 경제력을 넘어 스마트 파워(smart power)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 있음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재난구호나 원조와 같은 인도주의적 지원은 선진국이 국익 추구의 과정에서 받을 수 있는 비판적 여론을 극복하고 세계인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2005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2007년 파키스탄 지진 등 세계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는 곳에 유독 많은 원조가 몰리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선진국은 저개발국 지원 확대가 세계무대에서 다양한 정치경제적 국가이익을 확보하는 데에도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지도력 상실의 위기에 놓인 미국이 노골적인 군사적, 경제적 이익추구를 넘어 질병, 환경, 빈곤과 같은 지구적 도전을 극복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아이티 지진은 카리브해 지역에서 미국의 위상을 높일 기회이다. 이미 미국은 아이티의 질서유지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프랑스 역시 아이티 재건 프로그램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구호활동과 치안 유지를 위해 1000만달러의 지원금과 함께 200명으로 구성된 유엔 평화유지군(PKF)을 아이티에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한국은 선진국이 국제사회에서 구축하고 있는 스마트 파워 전략에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동참할지에 대한 청사진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21세기에는 선진국이 구축하는 새로운 질서와 국제규범을 그대로 추종해서는 선진 강국으로 발전하기 어렵다. 한국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유치하고, 경제규모가 세계 14위이지만 해외원조를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나선 나라의 국격(國格)에는 한참 못 미친다. 한국의 2008년 공적개발원조(ODA) 지출은 8억달러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네덜란드, 스위스에도 못 미치는 17위 수준이다. 아이티의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은 한국의 해외재난 대응 체계와 원조가 선진국과 비교해 민망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명박 정부는 작년 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에 정식으로 가입하는 등 국제사회에 원조 공여국으로 등장할 것을 천명하고 2015년까지 국민총소득의 0.25%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어떠한 스마트 파워 전략 속에서 ODA를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점검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원조 관련 정부 기관 역시 방만하게 흩어져 있어 유기적인 협조가 원활하지 못하며 ODA 자금 역시 지역안배 등의 국내적 고려에 의해 분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정부는 한국의 국제사회 공헌노력을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무상원조 홍보단’을 출범시켰다. 자칫 한국 국민을 대상으로 자랑하는 소리만 요란하게 늘어놓고 정작 국제사회에서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할까 걱정스럽다. 아이티 재난지원을 계기로 중견국 한국은 국제사회와 비전을 공유하면서 우리의 국제정치 목표에 맞는 체계적인 스마트 파워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식민지, 전쟁을 경험하고 산업화와 정보화에 성공한 세계유일의 국가인 우리는 가난과 내전, 부패의 사슬에 갇혀 있는 저개발국들에 실질적으로 호소할 수 있는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ODA의 목표, 추진체계, 추진방식, 전문 인력에 대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점검을 통해 아이티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한국형 스마트파워 전략을 기대한다.
  • “아·태지역 군사력 현상 유지”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21일(현지시간)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궁극적 보루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역내에 전진배치 군사력을 계속 유지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캠벨 차관보는 상원 외교위원회 아·태문제 청문회에 출석, “미국은 동맹들과 체결한 방위공약을 준수하겠다는 확고한 결의를 갖고 있으며, 여기에 오차란 있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kmkim@seoul.co.kr
  • 新냉전지… 북극해

    ‘지상에 남은 마지막 식민지’라고 불리는 북극해를 둔 쟁탈전은 스푸트니크 발사로 촉발된 우주경쟁만큼이나 갑작스러웠다. 2007년 8월 러시아는 일종의 이벤트처럼 2대의 미니잠수함을 북극해로 보내 바다 밑에 러시아 깃발을 꽂는다. TV를 통해 전파된 이 자극적인 이벤트는 넋을 놓고 있던 북극 연안국들을 동시에 발끈하게 만든다. 이로써 지금껏 ‘잊혀진 땅’이었던 북극해는 하루아침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일부 과학자와 탐험가를 넘어 정부 차원에서 개발 경쟁을 주도하는 ‘뜨거운 땅’이 된 것이다. ●지리적으로 먼 중국까지 눈독 국제문제 전문가인 크리스토프 자이들러가 쓴 ‘북극해 쟁탈전’(박미환 옮김, 더숲 펴냄)은 북극해를 둘러싼 국가 간 분쟁 상황을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한 북극해 종합보고서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과학전문기자인 글쓴이는 심층 취재와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북극해의 정치·경제·생태학적 상황을 폭넓게 분석했다. ‘북극해를 차지할 최종 승자는 누구인가’라는 부제가 붙은 책은 북극해 주변국들의 경쟁관계를 정리하면서 이들이 북극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무엇인지, 또 북극은 과연 누구의 소유인지 하는 물음에 답한다. 우선 자이들러는 최근 벌어지는 쟁탈전이 본질적으로 ‘정부 경쟁 체제’임을 주목한다. 과거의 북극 정복은 탐험가 개인의 명예나 성취와 관련이 있었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미국, 캐나다, 덴마크·그린란드, 노르웨이, 러시아 등 연안 5개국은 북극해 영유권을 두고 첨예하게 갈등하고 있다. 여기에 이누이트족, 북극 이사회, 유럽연합, 독일, 심지어 지리적으로 먼 중국까지도 북극 쟁탈전에 참가하고 있다. “극 지역을 둘러싼 새로운 냉전이 시작됐다.”는 국제문제 전문가들의 분석처럼, 지질학적·국제법적 문제까지 뒤엉킨 이 대립은 쉽사리 해결점을 찾을 수가 없다. 자이들러의 설명에 따르면 북극에는 세계 25%에 해당하는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어, 자원고갈이 눈앞에 닥친 연안 국가들이 이를 포기할 리가 없다. 더구나 기후변화는 북극해 지형을 변화시켜 인간에게 훨씬 효율적인 항로를 새로 개척할 수 있게 했다. 그러니 각국은 군사력을 활용하면서까지 북극해 쟁탈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자연의 보고… 러시아가 열쇠 자이들러는 이러한 쟁탈전의 열쇠는 러시아가 쥐고 있다고 본다. 미국은 너무 오랫동안 북극문제에 무심했고, 캐나다도 지금까지 북극에 대한 실질적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러시아는 가장 먼저 이 경쟁에 뛰어든 만큼 기반 구축이 가장 잘 돼 있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가 이 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미래가 없으며, 답은 외교력 강화뿐이라고 조언한다. 러시아는 자원개발 기술수준이 떨어져 북극해 영유권을 확보한다하더라도 국제 공조가 필요하며, 그것 없이는 권리를 쟁취해도 결국 향후 세계 무역블록에서 소외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책에는 현장 취재를 위해 북극을 여러 차례 방문했던 글쓴이가 직접 촬영한 사진을 포함한 총 24컷의 생생한 북극 컬러 화보가 실려 있다. 오랜 전문기자 생활로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지도와 그래프도 책의 이해를 돕는다. 1만 49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기획 ‘점프코리아’에 거는 기대 / 변선영 이화여대 중어중문과 4년

    [옴부즈맨 칼럼] 기획 ‘점프코리아’에 거는 기대 / 변선영 이화여대 중어중문과 4년

    지난해 10월 영향력 있는 여행안내서 출판사로 꼽히는 ‘론리플래닛’이 네티즌, 여행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세계 최악의 도시 9곳을 선정했다. 그 중 3위가 우리의 수도 서울이다. 이들의 서울에 대한 표현은 다음과 같았다. “무질서하게 뻗은 도로, 옛 소련 스타일의 콘크리트 아파트, 끔찍한 대기오염, 영혼도 마음도 없는 지겨운 단조로움이 사람들을 알코올 중독으로 몰아가고 있다.” 서울시는 해당사이트에 항의서한을 보내고, 유감을 표현했다. 그러나 감정적 대응과 항의는 별 의미가 없다. 일부 외국인에게라도 잘못 비쳐지고 있는 현실이 있다면 이를 직시해야 개선을 위한 해결책을 모색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 간 물리적 거리감이 주는 의미가 점차 미미해짐에 따라 ‘국격’이 내포한 가치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대한민국도 ‘국가 브랜드 높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새해를 기점으로 ‘점프코리아 2010’이라는 연중 기획을 내놓았다. 새해 첫 기획의 의도는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난제를 풀고 국격을 드높이는 데 있다고 한다. 국격이 높아진다는 것은 경제력이 높아지거나 군사력이 높아진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돈은 많지만, 그에 걸맞은 정치·문화적 성장을 이루지 못했을 때 해당 국가가 국제사안에 대한 결정권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국가의 품격은 스스로 판단한 결과물이 아니라 타인에 의해 ‘판단되어지는’ 성격이 강하다. 타인이 지닌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그 위에 긍정적 이미지를 쌓아간다는 것은 그래서 만들기도, 유지하기도 힘든 난제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신문이 국격을 드높일 연중 기획물의 첫 번째 시리즈로 ‘아이 낳고 싶은 나라’를 내놓았다는 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두 명의 성인 남녀가 결혼해 평균 1.22명의 자녀를 출산한다고 한다. 기사는 세계 최저 수준의 낮은 출산율이 변하지 않으면 2016년의 대한민국은 노인 인구가 아동인구를 추월하게 될 것이며, ‘늙은 한국’은 국가의 성장동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근인에는 ‘양육에 대한 부담’이 자리잡고 있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향후 3년 이내 출산계획이 있는 여성 직장인 572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1.8%가 ‘최근 불경기로 임신을 미뤘거나 미룰 예정’이라고 답했다. 자녀 양육에 있어 부모들은 우선 경제적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기획 시리즈의 첫 번째로 등장한 성갑희·백효정씨 부부는 ‘여섯 보물 사교육비 걱정 안 하는 게 새해소망’ 기사(1월1일자)에서 “정부의 지원금으로는 기저귀 값도 감당하기 힘들고, 다섯째 아이는 어린이집도 결국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것이 출산을 장려하는 한국의 현 주소다. 그뿐만 아니다. 직업적 불이익을 이유로 출산을 미루는 여성들의 비율도 상당하다. 고학력 여성들이 늘어나고,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어쩌면 예견된 결과였다. 그런 의미에서 공공부문에서 시작한 여러 출산장려 제도들은 앞으로도 적극 보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여전히 출산 휴가 등에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는 여성 직장인들의 입장도 더욱 깊이 파헤쳐 드러내야 한다. 지속적으로 현재의 문제를 지적하고, 합리적 대안을 모색해 나가는 과정이야말로 언론이 국격 상승에 일조할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국격을 높이는 것은 장인의 마음으로 오랜 시간 인내해 가며 최상의 도자기를 만들어 내는 과정과도 같다. 한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미개발, 남북 대치상황, 정치적 불안 등의 부정적 이미지와 맞서며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지금의 자리를 만들어 왔다. 이제는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품격 있는 대한민국’을 위해 국민 스스로가 진심으로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자국민의 웃음소리는 외국이 평가하는 국가 브랜드 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앞으로 서울신문이 다룰 다양한 분야의 ‘점프코리아’들이 기대되는 이유다.
  • 지키거나 빼앗거나…제국의 두 얼굴

    지키거나 빼앗거나…제국의 두 얼굴

    16세기는 유럽사 격동의 시대다. 안으로는 무르익은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이 전 유럽을 뒤흔들고 있었고, 대륙 밖으로는 항해술의 발달로 신대륙을 향한 들끓는 열망이 대항해시대를 지나고 있었다. 이 시기 유럽의 주인은 강력한 군사력과 방대한 영토를 가진 제국들이었다. 제국은 영광스러운 패권을 위해 또 경제적 풍요를 위해 수없이 전쟁을 일으켰다. ●이슬람 공격을 막아낸 유럽의 수호자 이들 16세기 제국의 전쟁을 다룬 논픽션 2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16세기 지중해 쟁탈전을 다룬 ‘바다의 제국들’(로저 크롤리 지음, 이순호 옮김, 책과함께 펴냄)과 잉카문명 멸망사를 다룬 ‘잉카 최후의 날’(킴 매쿼리 지음, 최유나 옮김, 옥당 펴냄)은 사료를 바탕으로 생생한 내러티브를 살린 전쟁 기록물이다. 당시 유럽의 대제국이었던 에스파냐의 두 얼굴도 만날 수 있다. 먼저 ‘기독교와 이슬람의 지중해 쟁탈전, 1521~1580’이라는 부제가 붙은 ‘바다의’는 에스파냐를 ‘유럽의 수호자’로 등장시킨다. 60년 동안 지중해를 배경으로 벌어진 기독교 제국 에스파냐와 이슬람 제국 오스만 투르크의 전쟁이 핵심 줄거리다. 서술은 긴박감이 넘친다. 북아프리카와 발칸 반도 대부분을 점령한 오스만 투르크 제국은 1521년 드디어 지중해로 발을 돌린다. 술탄 슐레이만의 투르크 대군은 처음 로도스섬에서 ‘유럽의 방파제’인 구호기사단과 마주친 이래 여러 차례 대전투를 치른다. 하지만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결국 지중해에서 완전 축출된다. 지중해 쟁탈전의 한 현장이었던 몰타섬에서 태어난 저자는 이 60년 전쟁을 “영토·패권의 전쟁이자 종교 전쟁”이라고 평가한다. 이 전쟁으로 지중해는 유럽의 완전한 영해가 됐음은 물론, 팽창을 계속하던 이슬람도 유럽에는 발을 붙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책은 치열한 전투의 현장과 함께 ‘악의 제왕’이라 불린 해적 바르바로사 형제, 카를로스1세 에스파냐 국왕 등 전쟁 영웅들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여기에 돌을 발사하는 대구경 화승총 및 수제 수류탄, 사슬탄, 선회포 등 다양한 당시 무기도 소개하며 16세기 제국의 전쟁터를 입체적으로 살려내고 있다. ●잉카를 멸망시킨 남미의 파괴자 같은 16세기 지구 반대편에서는 남아메리카 최대의 제국인 잉카가 멸망의 길로 내몰리고 있었다. 에스파냐는 지중해에서 투르크 제국과 전쟁을 벌이는 한편, 남아메리카에서 잉카의 금은보화를 탈취하며 ‘남미의 파괴자’로 악명을 떨치고 있었다. ‘잉카’는 이들 에스파냐 제국과 ‘태양의 제국’ 잉카의 충돌을 생생하게 되살렸다. 이 역시 거대 제국 간 전쟁이었지만 사실 ‘잉카 최후의 날’은 전쟁 서사시라기보다 침략과 학살의 보고서에 가깝다. 1532년 11월16일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이끄는 에스파냐 군대는 8만명 잉카 군과 맞서 원주민 7000여명을 학살하고 잉카의 황제를 생포한다. 스페인군의 숫자는 고작 168명. 잉카 문명 권위자로 불리는 저자는 아마존 부족의 사료를 근거로 이 믿을 수 없는 승자의 기록 너머에 있는 진실을 추적해 간다. 이야기는 미국인 탐험가 하이럼 빙엄이 마추픽추를 세상에 알린 1911년의 드라마틱한 순간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시간을 돌려 16세기, 마추픽추의 주인 잉카 제국에서 벌어진 처절한 학살의 진실을 독자들의 눈앞에 펼쳐낸다. 그는 이 승리에는 계략이 있었다고 전한다. 당시 잉카 황제 알타우알파는 피사로의 요구에 따라 전투가 아닌 ‘회견’을 위해 비무장 보위대 5000명만을 데리고 피사로를 만나러 온다. 하지만 피사로는 이들을 무참히 공격해 30분 만에 전멸시킨다. 물론 에스파냐에는 한 명의 사망자도 없었다. 신으로 추앙받는 황제가 나포되고 곧 처형되자 잉카는 번번한 저항도 못하고 수도 쿠스코를 내주게 된다. 유럽의 기록은 여기에서 끝나지만 저자는 그 이후 36년간이나 그치지 않았던 잉카의 게릴라전에도 주목한다. 그리고 열세에도 불구하고 아마존 밀림에 숨어 끝까지 제국에 맞섰던 ‘반란군’들을 온정어린 시선으로 그려낸다. ‘바다의’ 2만 3000원, ‘잉카’ 3만 2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구글 사태’ 美·中 자존심대결 양상

    ‘구글 사태’ 美·中 자존심대결 양상

    │베이징 박홍환특파원│구글이 “중국어판 구글(www.google.com.cn)의 검색결과에 대한 검열을 하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한 직후인 13일 밤부터 중국어판 구글에서는 톈안먼(天安門) 사태 등 민감한 사진들이 검색되기 시작했다. 파룬궁(法輪功) 등도 조심스럽게 온라인에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시장 철수’라는 배수진을 치고 검열에 항거하고 있는 구글에 대해 중국 정부는 14일 “국내법을 따른다면 우리는 해외 인터넷 업체들이 중국에서 영업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검열에 대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구글 검색에 뜬 민감한 내용들은 또 다시 사라졌다. 검열 당국과 구글의 숨바꼭질이 시작됐다.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무기판매, 중국의 미사일방어(MD)체계 구축 등으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사건 역시 G2(미국과 중국)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관측이다. 때마침 데이비드 셔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 “동아시아에서 적극적 개입정책을 계속하겠다.”고 천명했다. ‘구글 사태’는 G2가 지난해의 탐색전을 거쳐 본격적인 힘겨루기 단계로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여서 전 세계가 그 귀추에 주목하고 있다. 일단은 정보통신(IT)업계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야후와 MS가 구글의 입장에 동참한 가운데 중국에서는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닷컴이 나섰다. 야후는 “사용자들의 정보를 무단으로 얻기 위해 네트워크에 침투하는 모든 행위를 강력하게 비난한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 우리는 구글과 같은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반면 알리바바닷컴의 최고경영자 마윈(馬云)은 “떠나는 건 쉽지만 중국 시장을 포기하면 큰 손실을 입을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구글을 질책했다. 홍콩 펑황왕(鳳凰網) 긴급 여론조사에서 중국 네티즌의 83%는 구글의 철수를 바라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양국 정부도 일진일퇴했다. 미국은 백악관과 상무부 등이 나서서 “중국은 인터넷 자유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의 인터넷은 개방돼 있다.”며 “중국 정부는 인터넷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맞섰다. 중국을 대하는 미 내부 분위기는 ‘동주공제(同舟共濟·같은 배를 타고 함께 건너다)’를 외쳤던 지난해와는 사뭇 달라 보인다. 안보담당 고위인사들은 전날 하원 군사위청문회에서 중국발 위기 가능성을 집중 거론했다. 로버트 윌러드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미군과 정부 통신망 및 컴퓨터시스템 등이 중국 내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사이버 공격의 지속적인 목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윌리스 그렉슨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미국과 중국 간에 오해 또는 소통부족이 발생하면 대결이나 분쟁 국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셔 차관보는 “‘타이완 문제에 대해 결정적 시기가 도래했다.’고 판단한다면 중국은 증강된 군사력을 인접국을 압박하는 데 사용할 위험성이 있다.”고 우려한 뒤 동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적극 개입 필요성을 설명했다. stinger@seoul.co.kr
  • [시론] 탈북자 인권 경시하는 중국/이규창 통일연구원 연구원

    [시론] 탈북자 인권 경시하는 중국/이규창 통일연구원 연구원

    폭설과 함께 시작된 2010년, 강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탈북자들에게는 폭설과 강추위보다 더 무서운 소식들이 보도되고 있다. 먼저 중국 내 탈북자가 급감했는데, 이는 대폭 강화된 중국 당국의 탈북자 단속과 북한의 국경관리 강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지난 5일에는 중국 정부가 주중 외국 공관에 대해 탈북자를 수용하거나 보호해서는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런 조치들을 볼 때 앞으로 중국이 탈북자 강제송환에 있어서도 강경한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느 때보다 우리 정부의 실효적이고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이런 와중에 2008년 12월 중국 공안에 붙잡혀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기 직전의 탈북자로 추정되는 여성 2명이 신상정보 표지를 들고 찍힌 사진이 며칠 전 처음으로 공개됐다. 중국이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강제송환해 오고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사례는 탈북자들의 신상정보가 공개되었다는 점에서 충격과 함께 탈북자들의 인권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중국과 북한은 1986년 북한과 중국 간 변경지역의 국가안전과 사회질서 유지를 위한 상호협력 의정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 의정서에 따르면 중국은 탈북자의 명단과 관련 자료를 북한에 넘겨주게 돼 있다. 이번에 탈북자로 추정되는 여성의 사진이 공개된 것은 이 의정서에 따른 조치의 일환으로 판단된다. 중국이 언제부터 탈북자들의 신상정보를 북한에 제공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사진이 공개된 시점이 2008년 12월인 점을 감안할 때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탈북자들의 신상정보가 북한으로 넘어갔을 것으로 생각된다. 탈북자 강제송환 문제 해결의 열쇠는 중국이 쥐고 있다. 탈북자 강제송환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위해서는 중국의 태도변화가 가장 바람직하다. 중국은 난민협약의 당사국이지만 탈북자는 경제적 이유에서 탈북하였기 때문에 난민협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난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리로 탈북자들을 강제송환하는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1986년 변경지역 상호협력 의정서에 따라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강제송환하는 것은 정당한 주권행사라고 항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탈북자가 강제송환되면 중대한 인권침해를 당할 것을 알면서도 북한으로 강제송환하는 것은 도덕적인 차원을 넘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다. 유엔고문방지협약은 고문받을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는 국가로 개인을 송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은 이 협약의 당사국이다. 따라서 고문방지협약의 규정을 준수할 국제법적인 의무가 있다. 탈북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인도주의에 반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의 양강(G2)으로 불리고 있다. 그만큼 중국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중국이 21세기 세계 중심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경제력과 군사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인권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 중국의 태도변화를 위해서는 우리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중국 정부에 대해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라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유럽의 몇몇 나라는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있다. 둘째, 탈북자의 강제송환은 고문방지협약을 비롯하여 중국이 당사국으로 되어 있는 국제인권조약 위반임을 주장하고 국제사회에 이를 알릴 필요가 있다. 국제인권조약 측면에서의 탈북자문제 연구는 미흡하다. 셋째, 탈북자 문제는 우리나라만 목소리를 높인다고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국제사회와의 연대가 중요하다. 국제사회가 나서서 한목소리를 낼 때 탈북자문제 해결이 힘을 받을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유엔총회, 유엔인권이사회를 비롯한 국제인권기구들이 탈북자 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럴 때에 탈북자들에게도 따스한 봄이 시나브로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 [한·일 100년 대기획]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이토의 ‘대동아공영론’

    [한·일 100년 대기획]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이토의 ‘대동아공영론’

    고희를 눈앞에 둔 노회한 정치인은 왜 그 먼 만주땅까지 여정을 떠났을까. 이토의 ‘동양 평화론’의 실체는 무엇이었나. 또한 ‘안중근의 평화론’은 무엇이었기에 그를 쐈을까. 그의 의거는 1910년 8월 한일병탄과 어떤 관련이 있었을까. 이토는 마지막 만주 시찰에서도 ‘동양 평화’를 운운했다. 메이지 정부 초기 급진적인 한국 병합론자들과 달리 그는 점진적인 한국 병합론을 강조했다. 또한 틈만 나면 ‘한국의 독립과 영토를 보장한다. 황실의 안녕을 보장한다.’는 발언을 내뱉곤 했다. 이토가 일본 내에서 합리적인 비둘기파 정치인으로 통하는 이유다. 하지만 그는 제국주의적 입장에서 만주와 한반도를 점령하는 데 최선봉, 최핵심의 역할을 했다. 그의 평화, 그의 대동아공영론은 강한 군사력을 갖고 주변국을 침략해 일본의 세력을 확장하고자 하는 ‘일본만의 평화’와 다름이 없었다. 원로사회학자인 이시다 다케시(石田雄) 도쿄대학 명예교수는 이토의 평화론에 대해 “동양평화를 주장했지만 그 평화의 주체는 일본이라는 생각에서 탈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얼빈역에서 의거를 마친 안중근의 총에는 여전히 한 발의 총알이 남았다. 이미 이토를 처단했기에 굳이 무고한 생명을 더 앗아갈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또한 대한의군 좌익장 시절에는, 처참하게 처형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일본군 포로를 석방해줄 정도로 인도주의적 만국공법을 준수하고 평화를 사랑했던 안중근이었다. 그는 ‘동양평화론’의 서문에서 자신의 의거를 ‘동양평화의전(東洋平和義戰)’이라고 명시하며 평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내비쳤다. 신속한 사형 집행으로 사상가로서 안중근의 면모를 속속들이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그의 웅대한 뜻은 서문에서 충분히 확인되고 있다. 안중근의 평화론 요체는 한·중·일이 서로 주권을 인정하는 가운데 약육강식이 아닌 보편적인 도덕을 통한 평화였다. 또한 자주독립된 각 나라 국민들이 협력하여 서구 제국주의를 막아 동양 평화를 완성하는 것이다. 반면 이토는 자신의 만주행을 ‘개인적 여행’이라고 말했지만 러시아와 만주 철도에 대한 분할 지배를 못박기 위해서였고, 또한 일본의 한국 병합에 대한 러시아의 의중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일본의 제국주의적 야욕에 대해 동아시아 평화세력을 대신한 안중근이 총탄을 날린 것임을 정확히 증명하고 있다. 일본은 물론 식민사관의 영향을 받은 국내 일부 사학자조차 ‘안중근이 이토를 살해했기에 한국 병합이 앞당겨졌다.’는 시각을 갖고 있으나, 이토는 만주로 떠나기 여섯 달 전 도쿄 자신의 집에서 몇몇 핵심 관료들과 함께 이미 한국 병탄을 결정했다. 노구를 이끌고 삭풍이 몰아치는 러시아를 둘러봐야 할 핵심적인 이유이기도 했다. 한일병탄 100년을 맞아 ‘의사(義士) 안중근’으로 박제화된 안중근을 선각적 평화론을 구상한 ‘사상가 안중근’으로 되살릴 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하토야마 “한·일 새 공동선언 검토”

    │도쿄 박홍기특파원│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한일병탄 100년을 맞아 한·일 양국 간에 ‘새로운 공동선언’을 채택하는 구상을 내비쳤다. 하토야마 총리는 8일 오전 새로운 공동선언에 대해 “구체적으로 마련할지를 포함해 지금부터 생각해 나가겠다.”며 검토할 뜻을 밝혔다. 또 “지금까지 일·한 사이에 다양한 문제가 있었다.”면서 “이른바 감정적인 부분은 희석되면서 오히려 지금부터는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토야마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한일병탄 100년에 맞춰 1998년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한층 심화시킨 새로운 공동선언을 내놓을 가능성을 드러낸 셈이다. 새로운 공동선언은 이명박 대통령이 한·일 셔틀외교의 일환으로 올 상반기 일본을 방문할 때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새로운 공동선언에는 과거를 직시, 상호 이해와 신뢰를 근거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깔고 있는 1998년 공동선언의 취지를 한층 부각시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한·일 양국이 안보면에서 미래지향적인 협력 관계의 구축 강화를 위한 정상급의 ‘안전보장공동선언’을 검토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 보도했다. 안보공동선언에서는 핵개발 문제를 가진 북한, 중국의 군사력 증강 등 한·일 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의 불안정한 요인에 대비할 뿐만 아니라 국제 테러, 해적 대책 등 국제 공헌 쪽에서도 연대를 높이는 방향으로 정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측은 이에 대해 “그런 일을 하고 있지 않다.”면서 “일본에서는 그 같은 선언을 필요로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들어보지 못한 내용이고 현재로서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부인했다. 일본 외무성 측도 “검토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hkpark@seoul.co.kr
  • [한·일 100년 대기획] “이웃 없인 자기나라 없다… 15년전 담화는 역사적 사죄”

    [한·일 100년 대기획] “이웃 없인 자기나라 없다… 15년전 담화는 역사적 사죄”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정부가 내세우는 공식적인 역사 인식의 준거는 1995년 8월15일 발표된 ‘무라야마 담화’다.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 이후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총리들은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고 선언했다. 한·일 관계를 가장 험악하게 만든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도 똑같은 말을 했다. 지난 연말 의사당 부근인 도쿄 지요다구의 한 호텔 라운지에서 만난, 담화의 주역인 무라야마 전 총리는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지는 않다.”며 안타까워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로부터 1시간40분 동안 한일병탄 100년의 의미 및 평가, 양국 관계의 미래, 담화의 의의, 남북한 문제 등을 들었다. →한일병탄 100년의 해를 맞았다. 지난 100년간의 한·일 관계를 어떻게 보는지. -지금보다 더 나은 한·일 관계로 발전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1945년 일본은 패전을 선언했고, 한국은 대한민국을 건국했다. 전후(戰後)에 입장이 180도 달라졌다. 1965년 한·일 기본조약이 체결돼 형식적으로는 식민지시대를 마무리 짓고 새로운 한·일 관계를 열었다. 그리고 오늘에 이르렀다. 역사적 전환의 의미가 크다. →한국과 일본, 일본과 한국의 바람직한 관계는. -긴 역사 속에서, 또한 이웃 나라로서 식민 36년을 포함해 깊은 반성을 전제로 지금부터 긴밀히 협력하고 신뢰관계를 쌓아 나가야만 한다. 특히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공동체를 확립해 나가야만 할 것이다. 다행히 김대중 대통령 당시 문화개방이 있었던 덕분에 서로 문화적인 체험이 가능하게 됐다. 친근감이나 신뢰감이 형성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깊이있게 협조해야 한다. →한·일 관계의 미래 100년을 위해서는. -미래는 열려 있다. 20세기에는 다양한 형태의 전쟁이 반복됐지만 그런 전쟁은 더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1세기에 유럽연합(EU), 미국이 각각 나름의 공동체를 구성했듯 아시아도 대응 차원에서 아시아대로 협력해 나가야만 한다. 총리시절 아시아의 여러 나라를 방문했을 때 가장 인상 깊게 느낀 점은 더 이상 자기 나라만 잘 살면 되는 사회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이웃나라 없이는 자기 나라도 없다. 한국이 좋아지면 일본이 좋아지고, 일본이 좋아지면 한국이 좋아진다는 관계를 확실히 인식해야만 한다. 물론 역사, 독도 문제 등 풀어야 할 난제가 아직도 많지만 완전한 인식의 일치까지는 되지 않더라도 서로 이해하려는 마음을 갖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 노력이 필요하다. 신뢰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의 역사인식의 한 획을 그은 무라야마 담화의 메시지는. -일본은 한국의 식민지화, 만주사변, 태평양전쟁 등에 이르기까지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국가들에게 큰 고통을 줬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솔직한 반성이자 사죄의 표명이다. 이 바탕 위에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여러 나라들과 신뢰를 구축하고 서로 공생해 나아가자는 취지였다. 더 이상 절대로 과오를 반복하지 말고 세계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역사관을 확실히 세우자는 의미에서 발표했다. →일본 정부의 공식적 입장인 담화의 준수에 대한 평가는. -현 하토야마 총리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으로 지켜지고 있다. 도중에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다든지, 역사 교과서 문제 등의 사건도 일어났지만 기본 노선은 유지되고 있다. 다만 철저히 지켜지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한국인들이 일본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담화를 둘러싼 일본 내의 비판적인 언동도 적지 않다. 지금도 무라야마 담화를 인정하지 않고, 옳지 않은 일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일본은 언론, 출판자유의 나라인 만큼 그것은 그것대로 인정해야 한다. 장기간에 걸쳐 해결해 나가야 할 일이라고 본다. 부정적인 의견은 일본 국민의 일부에 지나지 않고 대다수의 국민이 지지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또 (8·30중의원) 선거를 보며 가장 기분이 좋았던 것은 일본 국민들이 자신의 힘으로 정권을 바꿀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한·일 관계에서도 긍정적인 면으로 작용할 것이다. →무라야마담화를 뛰어넘는 하토야마 총리의 새로운 담화의 필요성도 제기되는데. -와다 하루키(도쿄대 명예) 교수는 한일병합(무라야마 전 총리 표현) 100년을 맞아 이미 일본·한국, 일본·중국의 관계가 많이 바뀐 상태이므로 무라야마 담화에 새로운 비전을 더한 새 담화를 주장하고 있다. 좋은 의견이라고 본다. 하토야마 정권이 수용할지 모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뭐라고 의견을 제시할 수는 없다. 하토야마 총리를 취임 이후 만난 적도 없어서다. 덧붙인다면 한일병합조약은 역사적 배경으로 미뤄 ‘부당한 조약이다.’라는 사실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한일병탄 100년을 짚는 상황에서 북한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북한도 일본의 이웃나라다. 태평양전쟁이 끝난 지 65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일·북 간의 국교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대단히 부자연스럽다. 어떤 형태로든 국교는 정상화돼야 한다. 납치문제나 핵문제 등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현안들도 남아 있기는 하다. 다행히 6자회담이 있기 때문에 회담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일본과 북한의 국교가 체결되면 한반도의 통일에도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이 성의를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 특히 병합100주년을 맞아 한국과 북한 간에도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 →이명박 대통령이 일왕을 한국에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는데. -한국인들이 흔쾌히 받아들인다면 병합100주년을 맞아 관계전환에 큰 의미를 지닐 것이다. 실현된다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정부간의 대화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한국 국민 모두가 수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국,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보내고 싶은 메시지는. -총리에서 물러난 뒤 김대중 대통령 재임당시 한국을 방문해 독립기념관을 찾았던 적이 있다. 한국인을 조그만 상자 안에 꿇어 앉히고 총으로 위협하는 모습의 밀랍인형들을 봤다. 일본군이 한국인들에게 저지른 잔인성을 그대로 보여줬다. 역사적 사실이므로 추호도 부정할 수가 없다. 또 보여줘야만 한다. 과거의 반성과 사죄가 필요한 이유라고 본다. 그러나 미래지향적이고 협력하는 자세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젊은이들은 서로 문화를 공유했으면 한다. 이웃나라, 형제와 같은 나라인 만큼 많은 문제들을 극복하고 이해해 나가길 희망한다. 양국의 발전을 위해, 미래를 위해서다. 친구로서 만나고 서로 인정하는 관계를 꼭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이와 함께 젊은이들이 평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기를 바란다. 글 사진 hkpark@seoul.co.kr ■ 무라야마 담화(1995년 8월15일) 요약 “전후 50주년이라는 길목에 이르러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보면서 역사의 교훈을 배우고 미래를 바라다보며 인류사회의 평화와 번영의 길을 그르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머지않은 과거의 한 시기, 국가정책을 그르치고 전쟁의 길로 나아가 국민을 존망의 위기에 빠뜨렸으며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나라들, 특히 아시아 제국의 여러분들에게 커다란 손해와 고통을 줬다. 나는 미래에 잘못이 없도록 하기 위해 의심할 여지도 없는 이같은 역사의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다시 한번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 또 이 역사로 인한 내외의 모든 희생자 여러분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바친다.” ■ 근황은 근황은 아침 6시 일어나 체조·걷기 가끔 한국 역사드라마 즐겨 두툼한 외투 차림에 중절모를 쓴 무라야마 전 총리는 평범한 노신사였다. 중절모를 벗고 앉았을 때에야 호텔 직원도 알아본 듯했다. 86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정정했다. 트레이드 마크인 눈을 덮을 정도의 짙은 눈썹은 여전했다. 인터뷰 내내 말투가 전혀 흐트러짐이 없었다. 건강의 비결은 “가난하게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난하면 머리를 써야 하고, 손발을 써야 한다. 호사스러운 음식은 먹지 않지만 하루 세끼는 꼭 챙겨 먹는다.”고 덧붙였다. 또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1시간 정도 걷고, 체조를 하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차는 자전거다. 웬만한 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며 웃었다. 가끔씩 한국의 역사드라마를 보고 있다. “때때로 강연을 다니지만 시민으로서 조용히 살고 있다.”면서 “그러나 평화헌법 제9조(전쟁 포기·군사력 보유금지)를 지키기 위해 가장 많은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고향인 규슈현 오이타에 생활하면서 한 달에 한두 차례 도쿄 요치야에 위치한 ‘일본·조선(북한) 국교촉진국민협회’에 들러 협회 사무국장인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를 만나고 있다. ●약력 ▲86세, 규슈 오이타 출생 ▲1946년 메이지대학 정치경제학과 졸업 ▲1972년 중의원 첫 당선(사회당)~이후 8선 ▲1993년 사회당 위원장 ▲1994년 6월~1996년 1월 제81대 총리 ▲1996년 사민당 당수 ▲2000년 정계 은퇴 ▲현 사민당 명예당수
  • [데스크 시각] 알렉산더-한니발의 교훈/김경운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알렉산더-한니발의 교훈/김경운 산업부 차장

    고대 그리스-로마의 전쟁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두 영웅이 있다. 기원전 356년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알렉산드로스)와 기원전 247년 카르타고의 한니발이다. 알렉산더는 페르시아제국을 비롯한 터키, 이라크, 이집트, 아프카니스탄, 인도 북부 등을 점령하고 성숙한 그리스 문명을 전파했다. 한니발은 초기 로마제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포에니전쟁의 주역이다. 원하지 않았더라도 그 역시 위대한 로마문명의 주춧돌이 된 셈이다. 두 영웅은 109년의 나이 차이를 뛰어넘는 공통점을 지녔다. 우선 둘 다 탁월한 군사지도자인 아버지 밑에서 어릴 적부터 전쟁을 직접 겪으며 자랐다. 알렉산더는 선왕인 필리포스2세로부터 잘 조직된 마케도니아군을 물려받았고, 한니발은 절대권력의 장군 하밀카르에게서 군사훈련을 받았다. 병사들을 지휘하는 장군에 오른 나이가 두 영웅 모두 18살이다. 알렉산더는 암살당한 선왕의 뒤를 이어 20살에 왕위에 오르고, 한니발은 부친이 전사하자 26살에 총사령관이 된다. 어린 나이에 큰 권한을 쥔 그들이 술렁이는 주변을 제압하면서 권위를 빠르게 인정받는 방법은 아무도 감히 생각하지 못했던 외국 원정길에 오르는 길뿐. 알렉산더는 등극 6개월만에 페르시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과감하고 기발한 기병전술 등을 앞세워 월등한 군사력의 대제국을 결국 무너뜨리고 만다. 한니발은 아프리카 코끼리를 전투용으로 변신시키고 야만족을 용병으로 끌어들이며 눈덮인 알프스를 넘었다. 기적이 아닐 수 없는 일을 강인한 의지력으로 밀어붙여 로마군의 허를 찌른 것이다. 연말연시 주요 대기업들이 단행한 인사의 큰 틀은 총수 일가의 책임경영체제 강화와 전문경영인의 세대교체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정의선 현대기아차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이 일제히 경영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할아버지 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도와 회사를 이끌었던 원로 경영인들이 물러나고 50대 새 경영진이 중용되면서 뉴 리더 그룹의 진용을 갖췄다. 그리고 화두로 꺼낸 것이 공격경영과 글로벌 마케팅 확대이다. 이 대목에서 2000여년 전 알렉산더와 한니발의 선택이 새삼 머리에 떠오른 것이다. 3세대 젊은 오너들은 부모 세대보다 더 놀라운 경영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젊은이답게 과감하고 기발하면서도 책임자답게 신중하고 치밀해야 할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환경도 비교적 어느 때보다 밝다고 하니 그동안 익혔던 경영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젊은 오너들은 ‘경영권의 변칙세습’이라는 비난의 꼬리표를 뗄 수가 있다. 실력을 제대로 보여줘야 일류 기업의 부하 직원들이 따르고, 지켜보는 국민들이 납득할 것이다. 이미 부모세대 경영인들은 반도체 등 전자산업, 굴지의 자동차산업, 대형할인점 사업 등을 통해 기업을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이 나라 국민들이 그래도 ‘재벌(財閥)’에 대해 너그럽게 여기고 뿌듯하게 생각하는 것은 전쟁의 폐허국에서 반세기만에 수출강국으로 이끈 것이 이들 대기업이라고 인정하기 때문이다. 한편 알렉산더와 한니발에게도 비운이 찾아든다. 연전연승에 취한 나머지 알렉산더는 아버지의 옛 측근이자 자신에게 충성스러운 노장군을 모함에 속아 제거하고 만다. 한니발은 전승 소식도 못마땅하게 여기는 국내 의회를 끝내 설득하지 못하고 로마군에게 팔아 넘겨지는 꼴을 당한다. 결국 알렉산더는 수많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목숨과 나라를 모두 잃고 에게해의 판도를 로마와 카르타고에 넘긴다. 한니발 역시 조국 카르타고의 흔적을 북아프리카 땅에서 영원히 찾을 수 없도록 만들고 말았다. 이 대목은 총수 일가의 젊은 오너들이 가슴에 담아 둘 역사의 교훈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지 않는가. kkwoon@seoul.co.kr
  • 日총리 “후텐마, 괌이전 무리”

    │도쿄 박홍기특파원│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26일, 내년 5월까지 결론을 내릴 예정인 오키나와현 미군의 후텐마비행장 이전에 대해 “미국령 괌으로의 이전은 무리”라며 국내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민방 라디오 프로그램인 라디오닛폰에 출연해 “괌을 하나의 후보지로 검토했었을지 몰라도 현실적으로 억지력 관계에서 볼 때 괌에 후텐마의 모든 기능을 이전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총리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개헌의 필요성도 거론했다. 그는 “(헌법) 9조를 문제 삼을 게 아니라 지방과 중앙 정부의 관계를 크게 바꾸는 지역주권이라는 의미에서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헌법 9조는 전쟁을 영구히 포기하고 군사력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hkpark@seoul.co.kr
  • 클린턴정부의 미완성 북핵해법 오바마정부에서 어떻게 변하나

    미국 부시 정부 시절의 대북관은 ‘악의 축(Axis of evil)’이란 표현 하나로 압축된다. 뒤를 이어 2009년 1월 출범한 오바마 정부는 ‘변화’를 핵심 메시지로 내세웠다. 이 변화 속에는 북한으로 대표 되는 냉전의 잔재 세력 혹은 테러와 핵 위협을 가진 불량국가들을 향한 새로운 외교·국제협력 정책을 포함하고 있다. 코리아연구원총서의 여섯 번째 시리즈로 나온 ‘오바마와 북한’(박건영 지음, 풀빛 펴냄)은 변화를 전면에 내건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의 향방을 분석한 책이다. 지은이 박건영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는 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활동한 한반도 국제정치 분야 전문가다. 그는 오바마 정부의 핵심 외교정책결정자들의 발언과 행위를 주요 자료로 하고 국내외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향후 2년간 추구하게 될 대북정책을 거시적 관점에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른 박 교수의 주요 판단은 오바마 정부는 대북 정책을 국방부가 아닌 국무부, 즉 군사력이 아닌 외교 협력의 방식으로 풀어나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오바마는 군산복합체의 이해관계에도 불구하고 군사 예산 삭감을 천명했다. 아울러 의료보험 등 사회복지정책 실현을 우선 순위로 끌어올렸다. 여기다 경제위기 타파라는 숙제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그는 분석한다. 그렇지만 오바마 정부가 북한 핵 보유를 마냥 묵인할 수는 없다. ‘북한 지도부 교체’나 ‘경제적 제재’, ‘유엔 안보리를 통한 압박’ 등은 현실성이 없거나 효과에 비해 많은 비용과 위험부담이 따른다. 결국 박 교수는 오바마 대북 정책의 답은 ‘네오 페리프로세스(Neo Perry Process)’라고 제시한다.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호혜 정책을 내놓는 페리프로세스는 클린턴 정부에서 미완성으로 끝난 기획이다. 하지만 군사적 해결도, 핵 묵인도 불가능한 오바마 정부는 이 페리프로세스를 현실에 맞게 수정하고 발전시킨 대북 포용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는 게 지은이의 견해다. 1만 8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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