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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분단체제, 강대국 이해관계 속 고착화”

    “한반도 분단체제, 강대국 이해관계 속 고착화”

    1970년대 미국과 중국이 ‘핑퐁외교’ 등을 통해 관계를 개선하고 우호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이후 남한과 북한의 관계는 어떻게 전개됐을까. 냉전이 해소됐는데, 왜 남한과 북한은 가다 서다 되돌아가기를 반복하는 등 변덕스러운 것일까. 왜 북한은 광명성 3호 발사 강행처럼 남한에서 선거가 있을 때마다 군사적 도발을 일삼는가. 미국이나 중국은 과연 한반도의 평화정착에 관심이 있는가. 이 같은 궁금증을 홍석률 성신여대 사학과 교수가 ‘분단의 히스테리’(창비 펴냄)를 통해 ‘시원’하게 풀어주고 있다. 홍 교수는 1999년 미국 정부가 공개한 외교관계 문서를 분석해 1970년대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외교사를 총체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1960년대 냉전의 절정기, 남북 간 군사적 위기감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었다. 1968년 1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김신조 등 북한의 특수부대 요원 31명이 침투, 남한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같은 해 2월엔 미국의 선박 푸에블로호가 북한에 나포돼 원산항으로 끌려갔다. 이에 박 대통령은 대북 보복을 주장했고, 같은 달 존슨 미국 대통령은 밴스를 특사로 보내 이를 무마해야 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울진·삼척지구에 100명이 넘는 북한 무장간첩이 남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은 푸에블로호 사건으로 한반도 지역에 군사력을 급속히 증가시켰다.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함이 원산 바다에 나타났고, F105 1개 비행대, F102 2개 비행대, 최신예 전투기 F4D 팬텀기 4개 비행대가 남한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베트남 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에서는 제2의 한국전쟁이 우려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런 위기 국면에서 북한은 푸에블로호 위기를 활용해 미국으로부터 국가적 실체를 승인받으려고 노력했다고 홍 교수는 말한다. 위기를 고조시켜야 협상이 시작된다는 북·미 관계의 ‘이상한 공식’은 이때부터 출현했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중국은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하든지, 남북통합이 되든지 하는 한반도 분단의 근본적 해결이나 개선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다만 미·중 관계 개선을 위해 한반도 긴장이 격화되거나, 이 긴장 상태가 이어져 한국전쟁 때처럼 격돌하는 상황을 방지하는 데 주력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양대국은 1970년대 이래로 한반도에서 자신들의 개입은 축소하면서, 영향력 자체는 유지하려는 모순적인 양상을 드러낸다. 또 분단의 유지와 책임을 남북한으로 축소시켜, 국제적인 분단이 아니라 한반도 내부의 분단으로 국한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문제는 이렇게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를 남북한 문제로 축소시키면서, 분단체제가 더 완숙해졌다는 것이다. 휴전이라는 애매한 상황에서 남북관계 또한 군사적 위기와 적대적 대치 국면, 그리고 현상 유지 사이를 빈번하게 오가며 요동치게 됐다. 아울러 남한이나 북한의 정부 모두 분단체제의 변덕스러움을 완전히 제어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한반도 주민들의 삶은 계속 불안하고, 자결권도 끊임없이 위협받는 상황에 도달하게 됐다. 문제는 완숙하긴 하되 여전히 변덕스럽고 유동적인 분단체제가 국가권력을 장악한 세력에게는 자신의 통제력을 강화하고,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작용한다는 것이다. 1972년 남한의 유신체제의 선언 등도 그 하나일 수 있겠다. 홍 교수는 “부자가 만들어낸 사회적 불평등이 범죄를 발생시키지만 그 범죄는 주로 빈민가의 가난한 사람에게 나타나듯이, 한반도 분단체제는 강대국이 조성한 모순과 갈등이 약소국에서 증폭되는 것을 용이하게 해주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런 모순구조를 이유로, 남북의 정치권력들은 책임지지 않는 권력의 양상을 띠게 되는데, 이야말로 ‘식민성’(coloniality)으로의 귀결이자 표상이라는 것이다. 지구화로 세계인들이 세계무역기구나 세계은행, 유엔 등 국제기구의 영향권 안에 있는데도, 투표권이 없기 때문에 이들의 정책적 오류에 대해 실질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점도 비판했다. 미국이 세계은행 후보로 한국계 미국인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을 지명한 것에 대해 한국인들이 환호하고 있지만, 홍 교수의 지적을 차분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분단체제를 변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일은 무엇인가. 흔히 평화를 전제로 한 분단의 해소나 통일을 이야기하는데, 홍 교수는 평화와 분단해소를 향한 노력이 동시에 병렬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과거에 한민족이었으니 하나의 국가로 통일돼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60년 넘게 다른 체제, 다른 사상에서 살아온 두 국가의 국민들에게 쉽지 않은 주장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美, 군사력 西태평양으로… 자원따라 이동

    美, 군사력 西태평양으로… 자원따라 이동

    미국의 군사전략이 한국과 일본 등 극동에서 호주를 중심으로 한 서태평양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쟁이 종반전으로 접어들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관심이 해저 천연가스와 석유 매장량이 풍부하고 해상항로가 발달한 지역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WP는 미국이 싱가포르에 전투함 4척을 주둔시키는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또 필리핀과는 주둔 군사력 증강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및 브루나이와도 군사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측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중국의 부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군사력을 강화하는 중국과 인접국의 영토분쟁이 뜨거워지자, 인접국들이 미국에 접근하는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은 이미 일본 오키나와 철수 병력 일부를 호주 다윈에 배치하기로 했다. 호주 고위 관리는 “아시아·태평양의 전체적인 관점에 보면 전략적 무게중심이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 마버스 미 해군장관은 이달 퍼스와 다윈을 방문한다. 이와 관련, 호주는 최근 중기 군사기지 배치계획에서 천연자원이 풍부한 북부 및 서부 연안에 대한 군사력 강화를 제안하면서 ‘미국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면 퍼스의 스털링 해군기지를 항공모함과 공격용 잠수함까지 기항 가능하도록 확장해 미국의 인도양 군사작전 기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시했다. 그러나 퍼스는 육지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단점이 있다. 싱가포르에서 남쪽으로 2400마일(약 3860㎞), 다윈에서 남서쪽으로 1600마일이 떨어져 있다. 하지만 미 해군은 퍼스가 인도양에서 작전을 펼칠 함정들을 재정비하는 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미국이 인도 남쪽 1000마일에 있는 영국령 암초섬 디에고가르시아를 해·공군기지로 사용하고 있지만 비좁고 2016년이면 임대가 끝나 기지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호주의 산호섬 코코스제도가 부상했다. 코코스제도는 남중국해 영공을 감시하기에 적합해 군사 전략적 가치가 높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5) 이규보와 유승단

    [선택! 역사를 갈랐다] (5) 이규보와 유승단

    무신 정권의 최고 권력자 최이(崔怡·최우의 다른 이름;?~1249)는 1232년(고종19) 6월 마침내 200년 도읍지 개경을 버리고 강화도로 천도하기로 결정한다. 강화도는 수도 개경에서 가까운 거리지만,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세계 최강 몽골군의 침입을 막을 수 있는 군사·지리적인 이점에다 바닷길을 통해 개경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어, 개경으로 운반되는 지방의 조세와 공물을 바로 확보할 수 있는 경제적 이점까지 갖추고 있었다. 몽골군의 세찬 공격을 완전하게 막을 수 없지만, 그런대로 버티면서 후일을 도모할 수 있는 곳이었다. ●천도의 노림수 전쟁은 군사력만으로 승패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최고 권력자 최이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강화도를 거점으로 몽골군의 공세를 버티면서, 이 전쟁을 장기전으로 이끄는 것이 우선 필요했다. 그 사이 고려 왕조의 장기인 외교력을 발휘하여 아직 몽골에 항복하지 않은 송나라, 금나라, 일본 등 주변국과의 협력외교를 통해 반몽골 전선을 형성하여 몽골의 야욕을 무력화시키려 했다. 몽골군이 처음 침입한 것은 천도 한 해 전인 1231년 8월이다. 압록강을 건넌 몽골군은 파죽지세로 남하하여, 석달 만인 11월에 수도 개경이 위태로운 지경에 빠지게 된다. 고려정부는 항복을 요청하고, 몽골군은 1232년 1월 압록강에서 개경에 이르는 40여 성에 72명의 몽골인 감독관 다루가치를 설치하고 거란, 여진 등의 이민족으로 구성된 탐마치군(探馬赤軍)을 주둔시키는 조건으로 철군한다. 그러나 철군 이후가 더 고통스러웠다. 철군 직후 몽골은 고려정부에 말 1만~2만 마리의 가격에 해당하는 금·은·동 등의 물품, 100만 대군의 군복, 대마 1만 마리, 소마 1만 마리, 고위 관료의 아들과 딸 각 1000명을 요구했다. 요구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나라 재정은 거덜날 것이 뻔했다. 요구를 거부할 정도로 군사력도 강하지 않았다.몽골의 거센 물자 요구와 군사공세를 회피하는 데 수도 천도야 말로 가장 적절한 카드가 아니었을까? 몽골군을 압도할 수 없는 취약한 군사력은 천도 외의 다른 수단을 선택할 여지를 그만큼 줄여 버린 측면이 없지 않았다. ●민심은 천도에 반대했다 몽골군이 1232년 1월 11일 철군하자, 2월 20일 고려정부는 수도 천도를 검토하기 시작한다. 이해 6월 최고 권력자 최이는 고위 관료들의 회의체인 재추회의에서 천도 논의를 공론화한다. 천도를 추인받기 위한 형식적 절차였지만, 반대론이 예상 외로 거셌다. 반대론의 선봉자는 유승단(兪升旦;?~1232)이었다. “작은 나라가 큰 나라 섬김은 당연한 일입니다. 예로써 섬기고 믿음으로써 사귀면, 저들은 무슨 명분으로 매양 우리를 괴롭히겠습니까? 성곽을 버리고 종묘와 사직을 돌보지 않은 채 섬으로 도망하여 구차스럽게 세월을 끄는 동안, 변방의 백성과 장정들은 적의 칼날에 다 죽고 노약자들은 노예와 포로가 될 것이니, 천도는 국가의 장구한 계책이 아닙니다.“(‘고려사’ 유승단 열전) 당시의 민심도 천도에 대해 냉담했다. 당시 역사가는 그때의 민심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이때 국가가 태평한 지 이미 오래되어 개경은 10만호나 되었고, 단청한 좋은 집들이 즐비하였으며, 사람들도 자신의 거처를 편안하게 여기고 천도를 곤란하게 생각하였다. 그러나 최이를 두려워하여 감히 한 말도 하는 자가 없었다.”(‘고려사절요’ 권18 고종 19년 6월조) 강압적인 최씨 정권에 맞설 수 없어 반대론은 다만 숨을 죽이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 분위기에 주눅들지 않고, 유승단은 당당하게 반대론을 제기했다. 반면에 이규보(李奎報;1168~1241)는 최씨 정권의 천도에 적극 찬성했다. “도읍을 옮기는 일은 하늘로 오르기만큼 어려운 일, 마치 공을 굴리듯 하루아침에 옮겨왔네. 천도 계획을 서두르지 않았으면, 우리 삼한은 이미 오랑캐의 땅이 되었을 것일세. 쇠로 만든 듯이 크고 단단한 성과 그 주위를 둘러싼 물결, 그 공력을 비교하자면 어느 것이 더 나을까? 천만의 오랑캐 기마병이 새처럼 날아온다 해도, 눈앞의 푸른 물결을 건널 수 없으리.”(‘동국이상국집’ 권18) 이규보는 바다에 둘러싸인 천연의 요새인 강화도로 천도하지 않았다면 삼한은 벌써 오랑캐의 땅이 되었을 것이라 했다. ●절친한 우정을 갈라놓은 천도 논의 이규보와 유승단은 이같이 다른 입장이었지만, 둘은 1190년(명종 20) 함께 과거에 합격한 동기생이자 당시 고려를 대표하는 최고의 문인지식인이었다. 유명한 고려가요 ‘한림별곡’에 무신정권 당시 최고의 문장가를 품평한 기사가 있는데, 고문(古文)은 유승단, 빨리 글을 짓는 주필(走筆)은 이규보가 각각 최고라 했다. 이규보는 자신이 지은 시 뭉치를 유승단에 보내 윤문을 부탁할 정도로 둘 사이는 절친한 문우(文友)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두 사람은 천도 문제를 두고 이렇게 다른 길을 걷게 되었을까? 두 사람은 관료로서 대조적인 길을 걸어왔다. 유승단은 과거에 합격한 후 강종과 고종이 태자일 때 그들을 가르치는 직책에 임명된다. 국왕으로 모두 즉위하면서 유승단은 순탄하게 관료생활을 한다. 승진도 빨라 천도 2년 전인 1230년 재상이 된다. 비록 무신의 시대이지만, 국왕이라는 정치적 상징성은 결코 적지 않았다. 그가 현실의 권력인 무신보다 왕권을 옹호하는 정치이념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천도를 결정한 최이가 즉시 강화도로 갔으나, 고종은 한 달이 지나서야 강화도로 갈 정도로 천도에 반대했다. 그를 보좌한 문신 관료집단도 고종과 같은 생각이었다. 유승단이 천도에 반대한 것은 고종의 뜻과 무관하지 않다. 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천도는 강행되었고, 그해 8월 그는 사망한다. 천도가 단행된 직후 사망한 사실은 예사롭지 않다. 이규보의 관료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과거에 합격했으나, 18년 만인 1208년에야 정식 관원이 된다. 그의 나이 41세 때이다. 최씨 정권에서 과거 합격이 관료가 되는 것을 보장하지 않았다. 천거제가 관료가 되는 첩경이었다. 이규보 역시 권력자 최이의 천거가 없었다면 관료가 될 수 없었다. 천거제는 최씨 정권에 철저하게 충성하는 자를 가려내는 통로였다. 그의 후견인 최이는 그의 글재주를 높이 평가해서 여러 차례 최고 권력자이자 아버지인 최충헌에게 그를 추천했다. 그 결과 겨우 관료가 되었다. 그는 천도에 찬성할 수밖에 없었다. 1232년 9월 후견인 최이가 권력을 장악하자, 이규보는 고속으로 승진한다. 1233년 그는 재상이 된다. 천도에 찬성한 점도 고속 승진의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이후 그는 당대 최고의 문장가로서 몽골에 보내는 외교문서를 직접 작성한다. 그가 작성한 외교문서에 따르면 제후국 고려는 천자국 몽골에 사대를 하기 위해 사직을 보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천도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무신정권의 입장을 대변한 글이지만, 그의 입장도 반영된 것이다. ●항전론과 강화(講和)론으로 발전 이규보와 유승단은 강화 천도에 다른 입장이지만, 그들이 제기한 찬반 양론은 당시 두 개의 권력 축인 무신 권력자와 그를 보좌한 무신집단, 국왕과 그를 보좌한 문신 관료집단의 입장을 각각 대변하고 있다. 무신집단은 천도를 통해 정권을 유지하면서 장기전으로 몽골의 침입에 저항하려 했다. 국왕과 관료집단은 몽골과의 저항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사대관계를 맺어 왕조를 보전하면서, 한편으로 무신정권의 붕괴와 왕권의 회복을 노렸다. 무신의 의도대로 천도는 성사되어 반대론은 힘을 상실한다. 그러나 약 30년간의 전쟁으로 한반도 전역은 몽골의 말발굽 아래 철저하게 유린되었다. 무신정권에 대해 악화된 민심은 몽골에 대한 저항의 동력을 상실할 정도였다. 그 틈새로 국왕과 관료집단의 강화론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천도를 강행한 무신권력자들은 몽골과의 항전을 끝까지 주장했다. 강화 천도를 둘러싼 찬반 양론은 한 세대가 지난 뒤에도 여전히 꺼지지 않는 불씨가 돼 전쟁 말기에 항전론(천도론)과 강화론(천도반대론)으로 재점화된 것이다. 오늘날에 와서 천도론에서 제기돼 항전론과 강화론으로 갈라진 두 개의 상반된 정치사상은 어느 것이 더 옳았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무신정권의 항전론이나 강화론은 모두 13세기 세계 최강의 군사력 앞에서 굴하지 않은 고려인들의 자존심을 지탱해준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다. 박종기(국민대 국사학과 교수)
  • 中 장성 “항모로 해역 순시하자”

    중국 해군 내에서 해안경비대 창설 주장에 이어 해상 이익 보호에 항공모함을 동원해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경제이익 보호’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중국이 해군력을 대폭 강화하고 남중국해에서 주변국과 잇단 영유권 분쟁을 촉발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중국의 해양굴기에 대한 주변국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 해군 인줘(尹卓) 소장은 “중국의 해상이익은 외교·경제·법적 수단을 통해 보호해야 하지만 동란·테러리즘·해적·재해 등 비국가 형태의 위협에 대해서는 군사적인 힘을 동원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면서 “해상의 경제적 이익을 위협하는 일에 과거에는 구축함이나 호위함으로 대응했다면 앞으로는 항모나 대형 양륙함정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 계열의 국제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가 21일 보도했다. 특히 인 소장은 “중국의 군사력은 해상 경제이익 확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항모나 대형 양륙함정을 통해 해상에서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은 공격행위가 아니라 방어적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해상 경제적 이익은 선박을 이용한 해외 수출, 석유·천연가스 등 천연자원의 수입, 해외투자 및 중국 기업의 해외 활동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인 소장은 “근해지역에 대한 국방력은 증강됐으나 원양에 대한 보호 능력은 취약하다.”면서 “중국 해군은 각종 안전 위협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고 이는 중국 해군이 국지전에서 승리하는 능력을 갖춰야 하는 임무와 같은 것”이라며 해군력의 증강 필요성을 강조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기고] 미래 한국전장에서 고려할 요소들/김정익 한국국방연구원 현역연구위원

    [기고] 미래 한국전장에서 고려할 요소들/김정익 한국국방연구원 현역연구위원

    1930년대 연합군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 리델하트였다. 당시 영국 정부의 군사정책 자문관으로서 방어전의 우위를 강조한 그는 영국정부와 연합군의 전쟁준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결과적으로 프랑스 조기 함락의 책임을 져야 했다. 일반적으로 공격을 하려면 그 전력이 방어전력보다 배 이상 우위여야 한다. 리델하트는 독일군이 연합군보다 배 이상 우위의 군사력을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독일의 공격은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연합군의 지상전력은 방어에 충분하며, 추가적인 지상전력 증강은 필요 없다고 단언했다. 국방예산이 부족하던 영국 정부는 리델하트의 건의에 따라 지상군 증원을 등한시한 결과 독일군이 침공했을 때 프랑스의 조기 함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독일군은 전체 전력에서 프랑스군을 압도하지 못했지만, 주공격 지역에선 병력의 집중으로 프랑스군을 압도했다. 그 결과 프랑스 방어선은 쉽게 돌파되었을 뿐 아니라 파리까지 조기에 점령당했다. 최근 수년간 한국군 전력증강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논리는 전력지수에 의한 전력비교다. 2차대전 전의 분위기와 같이, 위협국가와의 전체 전력지수를 비교하는 이 논리는 주공격 지역에 대한 전력 집중을 고려하지 않는다. 또한, 걸프전 이후 공군력의 활약을 본 일부 전문가들은 미래의 한국전쟁도 공군력에 의한 정밀타격만으로 지상군의 접촉 없이 전쟁을 종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러한 전쟁은 어쩌면 모든 군인의 로망일지 모르지만, 한반도에서의 미래전은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는 중동과 같은 사막지역이 아니어서 공군력의 역할이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적은 고정표적이 아닌 공격하는 이동표적이며, 아군과의 전선 종심이 짧아 충분히 타격하기엔 부족하다. 다시 말하면 공군의 결정적 역할을 기대하기에는 시간과 공간이 너무 제한적이다. 전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지속한 안정화 작전처럼 해·공군의 역할이 미미할 뿐 아니라 주 교전이 지상에서 이루어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 미래의 한국전장에서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한국 지상군은 전체 전력지수에서도 열세이면서 전선의 간격을 허용할 수 없어서 균등 배치할 수밖에 없다. 우선 방어부터 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적이 집중하는 지역에서는 전력비율의 큰 열세를 허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한국 지상군은 적 전력의 집결을 조기에 파악하고 이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 예비대나 유휴전력을 타지역으로 신속히 기동할 수 있는 능력 등을 갖춰야 한다. 지상전에서는 병력의 절대적인 수도 중요한 요소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국방개혁이 지향하는 ‘육군 38만여명’은 전력의 대폭 증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주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다. ‘대양해군’ ‘항공 우주군’의 구호 속에 한국 육군은 여전히 어려움을 안고 있다. 지상 작전의 실패는 공군과 해군력으로 만회할 수 없으며, 수도권 방어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한국군에 중요한 화두는 전력지수의 비교가 아니라 전략 및 전력 집중의 능력이며,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다. 대양과 우주는 매력 있지만, 당면한 문제를 직시하고 내실을 탄탄히 다진 후에 고려할 일이다.
  • 美 항모 1척 증강… 수년 내 함대 60% 태평양에

    미국은 중국의 군사력 강화 움직임에 대응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현상 유지를 위해 항공모함 추가 배치를 포함해 군사력을 태평양 지역으로 이동 배치할 계획이라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 부장관은 이날 스위스 제2위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 등이 주최한 산업회의에 참석해 “미 해군은 태평양 지역에 전체 함정의 52%를 배치하고 있으나 수년 내 60%로 증강 배치할 예정”이라며 “항공모함 1척도 추가해 총 6척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 육군과 해병대도 순환 근무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이 같은 아·태 지역 중시 정책의 목표가 중국에 대한 선제 공격 또는 억지 전략인지 아니면 위험에 대비한 대비책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카터 부장관은 “우리는 변화를 원치 않고 기존 역할을 계속하길 희망한다.”면서 “그것이 바로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레이먼드 메이부스 미 해군장관은 “미 해군은 기존 함정들이 퇴역함에 따라 새 함정을 증강키로 계획을 세웠다.”고 소개했다. 또 카터 부장관은 아·태 지역 내 레이더망과 대잠함 전투력 강화, 장거리 핵 폭격기 개발 등 전력 강화와 새 프로그램 구축을 강조하면서 이런 프로그램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의회에 제출한 국방예산 5년 계획에 구체화돼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중국은 시험 항해 중인 첫 항모 바랴크함을 연내에 정식 취역시킨다는 계획을 공개해 그렇지 않아도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해역에서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영토 주권을 한층 공격적으로 언급하면서 일본, 베트남 등 주변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또 중국은 지난 4일 올해 국방예산이 전년보다 11.2 % 증가한 6702억 7400만 위안(약 1100억 달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국방예산은 수년째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최근 발간한 연례 국방보고서 ‘군사균형’에서 올해 아시아의 국방비가 사상 처음으로 유럽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의 국방비는 아시아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하며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 아·태 지역에서의 군사적 균형을 놓고 미·중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이란, IAEA에 파르친 기지 사찰 허용

    “총리도 나처럼 외교적 해결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안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우리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난 두 정상의 모습은 우호적이었지만 긴장감은 여전히 묻어났다. 이란 핵문제 해결을 둘러싼 양국의 미묘한 입장차 때문이었다. 오바마는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모든 옵션을 검토할 것”이라며 군사력 동원 가능성을 거듭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는 이란 핵 사태를 해결할 가장 좋은 방안은 외교를 통한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에 네타냐후는 오바마가 강조한 ‘외교적 해결’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한 채 “이스라엘은 외부로부터의 어떤 위협에도 자국을 방어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자위권을 거론했다. 독자적 판단에 따라 군사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할 만하다. 네타냐후는 오바마와의 비공개 회담에서 이란 핵문제에서 어디까지가 감내할 수 있는 선인지, 이른바 ‘레드 라인’을 분명히 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가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격에 소극적인 것은, 재선 가도에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을 마무리하는 와중에 새로운 전쟁을 시작할 여력이 없고, 이란과의 전쟁이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면서 경제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 아랍권 전체를 반미로 돌려놓으면 테러위험이 높아지는 것도 부담스럽다. 이스라엘로서는 미군의 지원 없이 이란에 대한 독자적인 공격을 감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1981년 이스라엘은 이라크를 공격한 전례가 있지만, 이란은 거리가 먼 데다 보복 공격 능력도 만만치 않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선거를 앞둔 네타냐후가 공개석상에서는 자국 여론을 의식해 강경한 모습을 보이는 대신 막후에서는 일단 오바마의 외교적 해결 방안에 동조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란이 비밀 핵실험 의혹의 진원지인 파르친 군사기지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한 차례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이란 ISNA 뉴스통신이 6일 전했다. IAEA 이란 대사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발표한 공식 성명을 통해 “파르친은 군사기지이고 접근 과정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방문이 자주 허용되지 않았다.”며 “이란은 IAEA가 파르친 기지를 방문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찰방식과 구체적인 일정은 이란 정부와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ISNA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독일은 “이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전했다. IAEA는 지난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파르친 군사기지 사찰을 요구했지만 이란은 거절했다. 이기철기자·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中 국방비 11.2% 늘려… ‘군사굴기’ 가속?

    中 국방비 11.2% 늘려… ‘군사굴기’ 가속?

    중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년보다 10% 이상 많은 군사비를 책정하면서 중국의 군사위협론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의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 리자오싱(李肇星)대변인은 4일 대회 개막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의 2012년 국방예산은 지난해보다 11.2% 증가한 6702억 7400만 위안(약 118조 9000억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국방비 증강이 세계에 어떤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냐.”고 묻는 한 영국 기자의 질문에 “마침 국방비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이야기할 기회를 줘서 고맙다.”며 10분 이상 작심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도대체 왜 서방 기자들이 해마다 중국의 국방비 문제를 예의주시하는지 생각 중”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중국의 국방비는 매해 예산으로 확정되며 이는 투명한 것이고, 우리의 국방과 외교의 목적은 평화 수호에 있다는 점”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중국의 국토·인구·해안선 길이 등으로 볼 때 중국의 국방비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면서 “예컨대 지난해 중국의 국방비는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28%인 반면 미국·영국 등은 2%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또 “평화발전의 길을 견지하는 중국은 방어적인 성격의 국방 정책을 펴고 있고, 중국의 유한한 군사력은 다른 나라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서 “중국의 국방비 증가는 합리적으로 유지되어 오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11년까지 3년 동안 중국의 GDP와 전체예산지출 증가율은 각각 연평균 14.5%와 20.3%인 반면 국방비 증가율은 13%에 그쳤고, 국방비가 GDP와 전체 예산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2008년의 1.33%와 6.68%에서 2011년 1.28%와 5.53%로 오히려 줄었다며 국방비는 감소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의 국방비는 주로 인원(군인)의 생활비, 훈련유지비, 장비비 3개 부문으로 구성되며, 여기에는 무기와 관련된 연구·개발(R&D), 실험, 구매, 유지, 운송, 보관 등의 비용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중국의 ‘류큐 공정’ 깰 한국 대응책은

    중국이 해양 대국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과거 중국의 지도자들이 주로 중국 대륙의 확장을 통한 영향력 증대에 힘썼던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중국의 태평양 진출과 패권을 노린 정치적·군사적 움직임은 여러 방면에서 입체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그런 행보와 가공할 재무장을 보고 있는 동아시아 각국의 입장은 불안하기만 하다. 중국의 움직임에 과연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중국 전문가인 강효백 경희대 국제법무대학원 부원장 겸 중국법무학과 주임교수가 낸 ‘중국의 습격’(Human &Books 펴냄)은 해양을 둘러싼 한·중·일 삼국의 첨예한 대치와 미래상을 전망한 책이다. 태평양 진출에 유리한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된 중국의 거대한 음모를 들춰내면서 류큐, 즉 오키나와 탈환을 위한 중국의 이른바 ‘류큐 공정’에 담긴 속내를 적나라하게 파헤쳐 눈길을 끈다. 류큐는 19세기 후반까지 지금의 오키나와 일대에 존재했던 자주 독립 왕국. 평화를 중시하는 무역 왕국으로 청에 조공을 바치며 조선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국제정세에 어두웠고 군사력을 전혀 갖추지 못해 일본 제국주의에 병탄돼 망국의 길을 걸었다. 전후 미국과 일본의 결탁에 따라 일본 영토로 돼 있는 이 류큐는 미국과 일본이 중국에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땅. 미국으로선 동아시아 전진기지의 핵이고 일본으로선 전통적으로 홀대하고 무시했으면서도 자존심이 걸린 알토란 같은 요충지다. 중국은 중국대로 류큐가 과거 자국 영토였음을 주장하며 탈환정책, 이른바 류큐 공정을 치밀하게 추진해 언제 군사적 충돌을 부를지 알 수 없는 가장 위험한 땅인 셈이다. 2010년 9월 센카쿠열도 인근 해상에서 돌출한 영유권 다툼도 중국의 류큐 공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중국 어선의 일본 해상 경비정 충돌과 억류에 따른 영유권 다툼에서 중국이 전에 없던 희토류 수출 전면 중단 카드를 꺼내 일본이 사실상 백기투항한 사실을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류큐 공정을 단순히 일본과 중국 사이의 외교마찰로 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류큐 공정의 여파가 곧바로 한국에 미칠 수 있다는 지론이다. 미국과 일본이 지키려는 류큐에 중국이 접근하기 위해 제주-이어도 해역의 관할권에 눈독을 들일 가능성이 크고 류큐가 중국의 수중에 넘어갈 때 한반도 서남해는 중국의 내해로 포섭될 위험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결국 지금이라도 우리 해양 영토의 보존과 직결된 류큐 공정을 면밀히 관찰해 대응할 것을 거듭 주장한다. 그래서 논란이 한창인 제주해군기지 건설 문제도 환경과 관광의 가치를 넘어 영토 방호와 생존의 차원에서 고민할 것을 당부한다.1만 25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1962년 첫 영유권분쟁… 印 티베트정부 보호로 악화

    중국과 인도는 1962년 인도 동북부 지역의 악사이친 국경분쟁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영토 분쟁을 끊임없이 계속해 왔다. 특히 중국 정부가 분리주의 세력이라며 혐오하는 티베트 망명정부를 인도가 보호해 주고 있는 까닭에 정치외교적으로는 양국 관계가 ‘개와 원숭이 사이’처럼 불편하다. 두 나라의 국경분쟁은 1950년대 말 악사이친에 대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여기에다 1959년 중국 티베트 라싸에서 발생한 분리독립 시위를 인도가 지원하고,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악화했다. 그러던 중 1962년 악사이친에서 중국·인도 간 국지전이 일어나 1개월 가까이 이어진 전쟁은 중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작년 8월 접경지서 또 ‘마찰’ 하지만 영토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이 티베트와 인도 아루나찰프라데시주 접경 지역에 있는 성벽을 파괴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면적이 8만 4000㎢인 아루나찰주는 영국 식민지 시절인 1914년 인도가 영국을 등에 업고 ‘맥마흔 라인’을 국경선으로 획정하면서 자국 영토로 편입시켰다. 반면 중국은 전통적으로 이 지역이 자국 영토였다며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中, 印 경쟁국 파키스탄 지원 의혹 더욱이 인도는 중국이 무기판매 등을 통해 경쟁국인 파키스탄을 지원, 핵무장이 가능하도록 도와줬다고 의혹의 눈초리를 보낸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이 남중국해와 인도양으로 해양 군사력을 강화하면서 중국과 인도 군함 간의 신경전이 잦아지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중동 원유 수입 항로인 인도양에 대한 해상 안전 확보가 필요하고, 인도로서는 인도양까지 군사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국에 경계 태세를 늦추기 힘든 상황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中 “인도양 진출” 航母 띄우자 印 “안방사수” 핵잠수함 맞불

    中 “인도양 진출” 航母 띄우자 印 “안방사수” 핵잠수함 맞불

    지난달 17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15차 중국·인도 국경회담장. 국경 4057㎞를 맞대고 있는 두 나라는 지난 50여년간 크고 작은 분쟁을 벌여 온 까닭에 회담에 참석한 중국측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인도측 시브샨카르 메논 국가안보보좌관의 얼굴에는 냉랭한 빛이 감돌았다. 당초 회담은 지난해 11월 열리기로 돼 있었으나, 중국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인도 칼라차크라 불교축제 참석을 문제 삼는 바람에 연기된 것이다. 회담이 끝난 뒤 두 나라 측은 국경분쟁을 협의하고 조정하는 실무협의체를 설립하는 데 합의하고 국경 지역 평화 관련 이슈들에 대해 솔직하게 대화를 나눴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무협의체가 국무위원급 협의체보다 한 단계 낮은 국장급이 수석대표로 수준이 낮은 데다 ‘솔직하게 대화를 나눴다.’는 외교적 표현은 사실상 결렬된 것을 의미하는 만큼 회담에 진전이 없었다. 이 때문에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1일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 “인도는 국경 지역에서 중국이 취하는 군사적 태도를 우려하고 있다.”며 ‘제한적 충돌’ 가능성을 밝힌 바 있다. 중국과 인도가 군사력 확장을 위해 두팔을 걷고 나섰다. 국경 분쟁을 포함해 남중국해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인도양 진출을 꾀하는 중국과 이를 저지하려는 인도가 맞붙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지난해 8월 10일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인 ‘바랴크호’가 첫 시험항해에 나서면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1998년 우크라이나로부터 구입한 바랴크호(6만 7500t급)를 다롄(大連)항으로 옮겨 10여년에 걸친 개조 작업을 통해 개발했다. 바랴크호는 2000명의 승무원을 태우고 항공기 52대를 탑재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중국이 항모를 본격 가동하게 되면 동부 해안에만 머물렀던 중국 해군의 작전능력 범위가 인도양으로 확대되는 탓에 인도로서는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12일에는 중국이 인도양 세이셸군도와 해군 함대의 보급 및 항만 이용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세이셸군도와의 협력 추진은 해군 함대의 편의를 위한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이나, 인도양의 제해(制海)권을 놓고 다투게 될 인도에 대한 견제를 한층 강화할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22일에는 서부 고원지대 칭하이(靑海)성에 인도를 겨냥한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배치했다고 홍콩 문회보(文匯報)가 보도했다. 칭하이성에 배치된 미사일은 사거리가 1700㎞인 둥펑(東風)21C로 알려졌다. 중국을 염두에 둔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인도에 중국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중국의 북해함대 소속 잠수함 부대가 이달 초 해군 함정과 함께 고강도 실전 훈련을 실시했다. 기존의 잠수함 부대 훈련은 독자적으로 전투에 참여한다는 개념 아래 이뤄져 왔으나, 이번 훈련은 잠수함이 주도적으로 해군 함정과 협조해 공격과 대항 전투를 하는 것으로 개념이 바뀐 가운데 진행됐다. 인도도 반격에 나섰다. 중국의 바랴크호에 맞서 첫 핵잠수함인 아리한트호(배수량 6000t)가 2월 말 시험 항해를 실시한다. 러시아 핵잠수함을 모델로 제작한 아리한트호는 승무원 95명에 85㎿급 원자로를 탑재하고 있다.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사정거리 700㎞의 K15 탄도미사일 12기를 장착할 수 있다. 2단계 추진로켓을 사용해 수중 100m에서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는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사정거리 5000㎞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아그니5호’도 시험 발사할 예정이다.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 등 중국 전역의 주요 도시가 이 미사일의 사정권에 포함된다. 인도가 보유하거나 개발 중인 핵 탑재 탄도미사일은 사정거리 700~1200㎞의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아그니 1호와 사정거리 2000~3500㎞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아그니 2~4호, 아그니5호 등이다. 이중 아그니 1·2호는 파키스탄을, 2~5호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인도는 지난해 11월 중순 아그니 3호보다 훨씬 가벼우면서도 1t의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아그니 4호 시험발사에 성공해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 인도는 앞서 지난달 말 프랑스 라팔 전투기 126대를 구매하기로 하는 한편 중국 등 역내 안보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향후 5년간 국방비 5조 2000억 루피(약 114조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중국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아루나찰프라데시주에 5000명 규모의 정찰부대를 창설하는 등 향후 5년간 10만명의 군병력을 증원하기로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펜타곤에 오성홍기 걸렸다

    14일 오후 3시(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미 국방부(펜타곤) 연병장(리버 퍼레이드 필드). 육·해·공군 의장대가 부동자세로 도열한 가운데 군악대의 연주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중국 지도자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펜타곤을 방문하는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도착하기 훨씬 전부터 분위기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직사각형의 연병장 왼쪽 중간부분에 얕은 단상이 마련됐고, 그 맞은편 끝에 양국 국기인 성조기와 오성홍기가 나란히 게양돼 있었다. 중국의 군사대국화와 미국의 ‘봉쇄정책’으로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갈수록 팽팽해지는 와중에 중국 국기가 미국 군사력의 심장부인 펜타곤에 걸린 역사적 순간이었다. 양국 국기 아래로 미국 50개주의 주기(州旗)가 길게 게양돼 있었고, 의장대 선두에 성조기와 함께 육·해·공군, 해병대, 국경수비대 상징 깃발 5개를 든 병사들이 도열해 있었다. 이윽고 오후 3시 20분 경찰차와 경호차의 요란한 호위를 받으며 시 부주석의 차량 행렬이 들어왔다. 미군 의전장교가 차문을 열어주자 시 부주석이 내렸고 기다리고 있던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이 악수를 청했다. 두 사람은 펜타곤 건물 안으로 들어가 5분간 환담을 나눈 뒤 연병장으로 걸어나왔다. 패네타 장관의 안내로 단상에 오르는 시 부주석의 발걸음은 총총거리지 않고 여유로운 ‘황제걸음’이었다. 두 사람이 나란히 단상에 선 가운데 그 밑에 미국의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 애슈턴 카터 국방부 부장관, 게리 로크 주중 미대사, 중국 외교부의 양제츠 부장과 추이톈카이 부부장 등이 도열을 마치자 곧바로 중국 국가가 연주됐다. 그와 동시에 연병장 한쪽 끝에 마련된 4대의 대포에서 19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이어 미국 국가가 연주됐다. 미국 참석자들은 왼쪽 가슴에 손을 올린 반면 시 부주석은 양국 국가 연주 중 미동도 않고 정면만 응시했다. 이어 시 부주석은 의전 지휘자의 인솔을 받으며 의장대를 사열했다. 얼굴은 ‘완전히’ 무표정했다. 병사들 쪽을 한번도 쳐다보지 않고 앞만 보고 걸었다. 사열이 끝나면 인솔자에게 악수를 건넨 뒤 단상으로 올라가는 게 통례인데, 시 부주석은 잠시 엉거주춤 서서 어쩔줄을 모르다가 의전 장교의 안내로 제자리로 돌아갔다. 이어 전통 의상을 입은 군악대의 행진을 지켜보는 것으로 12분간에 걸친 환영식은 모두 끝났고, 시 부주석은 무표정한 얼굴로 행사장을 떠났다. 알링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시진핑 방미-美·中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4·끝) 옌쉐퉁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 소장

    [시진핑 방미-美·中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4·끝) 옌쉐퉁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 소장

    “중국과 미국은 현재의 협력과 경쟁이 공존하는 관계에서 향후 2~3년 내에 협력보다 경쟁이 심화되겠지만 과거 미국과 러시아의 냉전구도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다. 미·러가 격투기를 벌였다면 중·미는 전략과 기술을 요구하는 농구 게임을 하고 있다. 때때로 부딪치지만 실력을 겨루는 전략 싸움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의 13일 방미를 계기로 중·미관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옌쉐퉁(閻學通·60)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을 만나 향후 양국관계에 대해 들어봤다. →시 부주석의 방미 목적과 의미는. -시 부주석의 방미 목적은 향후 중·미관계의 전략적 협력을 위한 초석을 쌓기 위한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이른바 ‘아시아 독트린’을 두고 중국에선 대선을 앞둔 ‘전략적 제스처’와 세계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전략의 조정’ 등 두 시각이 있다. 나는 국력이 쇠약해진 미국이 전략적 조정에 나섰다고 본다. 중·미 간 갈등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다. 그럼에도 시 부주석이 방미하는 것은 대승적 차원에서 돌돌핍인(??逼人·거침없이 상대방을 압박한다)하지 말고 협력하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바람직한 중국의 대미 외교전략은. -덩샤오핑(鄧小平) 시절부터 내려온 중국 외교의 기본 노선은 어떤 나라와도 동맹을 맺지 않는 ‘불결맹(不結盟) 원칙’이다. 중국은 주변국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많은데 이는 이 원칙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현재 미국처럼 주변 국가들과 맹방 관계를 맺고 공동의 전략적 이익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중국의 외교 목표도 조정해야 한다. 과거 경제발전 중심의 외교에서 중국의 국가 신뢰도를 높이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 즉 친구에게는 믿을 만하다는 신뢰를 주고, 적대국에는 두려움을 느끼도록 하며, 중립국들에는 이유 없이 정책을 바꾸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중국의 맹방이 될 수 있는 1차 후보군은. -북한과 파키스탄, 미얀마, 라오스,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등을 들 수 있다. 태국과 한국은 특수한 예가 될 수 있다. 한국이 중국 및 미국과 등거리 외교를 펴서 둘을 공동 동맹국으로 삼는다면 한국에 이익이 된다. 중국과 우호관계를 맺기 싫어하면서 중국이 한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립적이길 바라는 건 모순이다. →이번 방미의 핵심 의제는. -중·미 간 정치적 갈등 해결이다. 그 핵심에는 중동의 ‘두 개의 위기’가 있다. 시리아 내전 위기와 서방의 이란에 대한 공격 문제다. 미국의 대외정책은 전쟁 억지가 아닌 촉진이다. 미국의 시리아 반군 지원은 내전 확대를 유발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란에 대한 제재도 마찬가지다. 제재 이후의 시나리오는 군사적 공격이다. 중국은 미국이 중동지역의 전쟁을 억지하길 바라지만 미국은 생각이 달라 이번 회담에서 양측이 어디까지 합의할 수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다. →중국은 이란과는 달리 시리아와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지 않나. -시리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미국은 이란에 대한 무력공격을 감행할 수 없다. 시리아 문제가 빨리 해결될수록 이란에 대한 공격 가능성이 커진다. 일단 전쟁이 나면 중국은 중동으로부터의 석유수급에 차질을 빚게 된다. 경제발전을 위한 안전한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적 수단(제재안에 부결)을 동원해 시리아 문제 해결을 지연시켜야 하는 것이다. →유엔 안보리의 시리아 제재안 표결에서 보여줬듯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미국에 대항하는 이유는. -중국과 러시아는 상하이협력기구(SCO)를 함께 만든 만큼 이를 토대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미국에 대응해야 한다. 미국은 중국과 전략적 협력을 원하지 않고 모든 나라에 대해 대중국 무기 판매를 금지하려 한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맹방이 되길 거부하는 게 아니라 미국이 아시아지역에서 전략적 이익을 위해 중국을 용납하지 않는 게 문제다.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요구 사항은. -중국은 미국이 남해, 동해, 동아시아 등의 지역에서 중국에 대항하는 정책을 거두길 바란다. →향후 세계 질서는. -현재 한 개의 초강대국과 여러 강대국이 존재하는 일초다강(一超多强)형에서 두 개의 초강대국과 여러 강대국이 함께하는 양초다강(兩超多强) 구도로 전환될 것이다. 중국이 두 번째 초강대국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부 문제가 많다는 이유로 중국의 초강대국 진입 전망에 회의적이지만 모든 초강대국들은 내부 문제를 안고 있다. →한국의 대중 정책을 평가한다면.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한·중관계 인식에 변화가 느껴진다. 개선하려는 의도다. 앞으로 여러 문제에서 서로 협력해야 가까워질 수 있다. 한국은 중·미 사이에서 등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데 관건은 한국이 원하느냐이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옌쉐퉁 소장은 중국 내 강경파로 국가이익 개념을 강조한다. 군사력 강화 없는 화평굴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헤이룽장(黑龍江)대 영어학과 ▲중국현대국제관계학원 국제정치학 석사· UC버클리대 정치학 박사.
  • 訪美길 오른 시진핑, 亞太 미 군사력 증강 비판

    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확실시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이 13일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방미길에 올랐다. 관영 신화통신은 시 부주석이 이날 베이징을 출발, 14일(현지시간)부터 워싱턴DC 방문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시 부주석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 등 행정부 주요 인사들 및 의회 지도자들을 대부분 만난다. 오는 10월 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국가 최고 지도자인 당 총서기에 오르기에 앞서 차기 지도자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시 부주석은 미국과의 파트너십 강화에 주안점을 두겠지만 미국이 위안화 절상, 무역불균형, 인권, 이란과 시리아 문제 등 껄끄러운 현안들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돼 차기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 부주석은 13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군사력 증강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러나 위안화 환율에 대한 해외의 우려는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시진핑 ‘美 심장부’ 펜타곤 간다

    시진핑 ‘美 심장부’ 펜타곤 간다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의 이번 주 방미 일정에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워싱턴 펜타곤 참관이다. 중국 최고 지도부가 미국 군부의 심장부인 국방부를 직접 찾는 것은 시 부주석이 처음이다. 런민대 진찬룽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미국이 시 부주석의 방미 일정 중에서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행사는 단연 국방부 참관”이라면서 “미국이 이 같은 일정을 마련한 것은 중·미 군사대화의 정례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시 부주석의 이번 방미는 지난해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의 방중에 대한 답방 형식이다. 군사 부문은 양국 갈등의 해묵은 과제다. 중국은 미국이 ‘타이완 관계법’에 근거해 타이완에 무기를 수출하는 것에 강력 반대해 왔고, 미국은 중국의 스텔스기 시험비행, 군비 확충 등에 신경을 곤두세워 왔다. 특히 지난해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양국의 군사 상호방문 프로그램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진 교수는 “미국은 군사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미국·중국·러시아·일본·유럽·인도 등 6대 지역 가운데 중국에 대해서만 모른다.”면서 “중국 군사력 현대화 정도와 실체가 불투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중국 군대의 정확한 실상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번 펜타곤 방문 일정은 미국이 ‘중·미 군사관계가 매우 중요하니 앞으로 군사교류를 하는 것을 잊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읽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미국의 군사교류 제안에 응할 지는 불확실하다. 현재로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국방력 공개 정도는 주권국이 알아서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게 중국 공산당의 대체적인 생각이다. 미국이 세계 군사패권을 쥐고 있다는 이유로 특정 국가의 군사력을 공개하라 마라 압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반박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군사교류가 제도화되더라도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공개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진 교수는 “중국은 자신의 국방력을 ‘아주’ 천천히 공개할 것”이라면서 “(공개한다면)미국뿐 아니라 러시아도 ‘상당히’ 놀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김정은 리더십 과시용 핵실험 가능성”

    북한 김정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리더십을 입증하기 위해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8일(현지시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북한 보고서에서 “김정은이 자신의 짧은 경력 때문에 기존 엘리트계층에 더 기댈 가능성이 있으며, 이럴 경우 북한 정권이 군사공격과 같은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보고서는 “김정은이 강력한 군사력을 동원해 자신의 강경노선을 증명하려 한다면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정은이 젊고 유럽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경제·정치 개혁과 국제사회에 개방적일 수 있다.”고도 했다. 또 북한은 오는 4월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외국의 원조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추도기간이 끝나면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21세기 전쟁은 자본의 탐욕이 주도”

    “21세기 전쟁은 자본의 탐욕이 주도”

    독일의 영향력 있는 정치학자 헤어프리트 뮌클러가 20세기 중·후반에 진행되는 현대전쟁을 규정한 ‘새로운 전쟁-군사적 폭력의 탈국가화’(책세상 펴냄)를 이해하려면 다음의 영화를 보면 된다. 부족 간의 인종 청소를 소재로 한 ‘호텔 르완다’(2004년)나 다이아몬드를 내전용 자금으로 쓰는 시에라리온의 군벌을 다룬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의 ‘블러드 다이아몬드’(2006년) 등이다. 전쟁을 국가가 전유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고 주장하는 뮌클러는 2001년 9월 11일 빈라덴이 미국에 테러를 가한 직후인 2002년 이 책을 펴냈다. 빈라덴의 테러를 보면서 그는 18~20세기에 진행됐던 고전적 의미의 전쟁, 즉 전쟁을 시작할 때 선전포고하고 전쟁이 끝나면 평화협정을 맺는 식의 국가 간 전쟁은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물론 뮌클러가 이 진단을 내리기 전에도 이른바 ‘새로운 전쟁’은 있었다. 앙골라, 수단,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에티오피아, 동아나톨리아, 스리랑카에서 벌어진 전쟁이 그것이다. 이렇게 오래 전쟁을 수행할 수 있었던 원인을 뮌클러는 자본이 세계를 돌아다니면 이익을 추구하게 되는 세계화의 그림자가 짙게 깔린 탓이라고 진단한다. 3세계와 1·2세계의 주변부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전쟁은 전쟁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세력 등이 등장해서 가능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전쟁의 자금줄 노릇을 하고, 불법 무기 거래를 하며, 전쟁에 참여할 소년병 등 지원자를 모집한다. 이라크 전쟁에서처럼 군인을 대신하는 민간 군사회사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들은 전쟁이 10년 이상 장기화돼야 더 많은 이윤을 가져갈 수 있다. 이런 메커니즘에서는 시에라리온의 다이아몬드, 아프리카 국가의 희토류와 같은 부존자원이 신의 축복이 아닌 신의 저주이자 국민적인 재앙이 돼 버린다. 이런 전쟁은 1991년 12월 소비에트 연방의 몰락으로 미국이 압도적인 군사력을 지니는 등 군사력에서 비대칭성이 발생한 탓이라고 저자는 분석한다. 뮌클러는 새로운 전쟁이 국가 권력이 취약한 나라의 붕괴 과정에서 나타나 국가 붕괴로 끝난다고 했다. 따라서 새로운 전쟁에 시달리는 나라의 ‘원죄’는 대체 무엇에서 시작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뮌클러는 “청렴한 정치 엘리트가 부재하고 국가가 극소수의 권력 확대나 부의 증대에 봉사한” 것을 새로운 전쟁의 주요 이유로 꼽았다. 이는 요즘 한국의 실상을 연상시키며 입맛을 쓰게 한다. 한편 한반도에는 새로운 전쟁이 아니라 고전적인 국가 간 전쟁이 발생할 것이라고 저자는 2011년 한국어번역본 서문에 제시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中경제 8년 뒤 美제치고 글로벌 1위로

    정부는 중국 경제의 급부상과 유럽의 재정 통합 논의 등을 앞으로 10여년간 세계 경제에서 주시할 핵심 포인트로 선정했다. 중국이 2020년 경제 규모에서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문화 콘텐츠 협력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5일 발표한 ‘2020년 세계 경제 5대 관전 포인트’ 보고서에서 아시아 부흥을 이끌며 급부상한 중국이 막강한 경제력·군사력·기술과 소프트파워를 통해 세계의 주도 세력으로 변모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2020년 세계 소비의 21.4%를 차지해 미국(20.7%)을 앞지르고 일본(5.8%), 독일(3.7%) 등 선진국을 압도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중국 소비시장의 양적 확대 및 질적 변화와 경제의 서비스화 진전의 가속화를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정부는 “중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아시아·태평양 권역을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우리나라가 동북아의 지정학적 구심점 역할을 할 가능성이 증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재정 위기에 대해서는 ‘유로존의 재정 통합’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재정부는 “국가 간 경제적 차이가 반영되기 어렵고 경제적 불균형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경쟁력이 약한 국가들의 정책 대안은 재정 확대가 유일하다.”며 재정 통합이 유럽 경제의 잠재 위험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 ‘새로운 기후 변화 체제 출범’ ‘선진국 재정건전성 달성’ ‘인구 증가 및 구조 변화의 영향’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교토의정서가 만료되고 2020년 이후 선진국과 개도국이 함께 참여하는 단일 기후 변화 체제가 구축되면 한국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 의무 부담 압력이 훨씬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그럼에도 미래의 국가경쟁력은 녹색성장의 세계적 추세에 부응해 국가에너지 체제 및 경제성장 전략 구축 여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재정부는 “한국이 주요 배출국으로 분류돼 2020년 이후 기후 변화 대응 체제에서 의무 감축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며 “‘공통의 차별화된 책임’ 원칙을 최대한 강조해 선진국과 다른 의무 감축 수준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개도국이 주장하는 ‘공통의 차별화된 책임’이란 선진국이 교토의정서의 의무 감축을 연장하고 개도국은 재정 지원을 전제로 자발적으로 감축하는 투트랙 체제다. 주요 선진국의 재정건전화 계획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세계 경제 둔화 요인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거시경제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인구 구조 변화와 관련해서는 한국을 포함한 저출산 국가는 낮은 출산율과 평균수명 연장으로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재정부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과 의료산업, 노인 대상 레저산업, 시니어 커뮤니티 등의 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巫… 하늘과 땅을 잇다

    巫… 하늘과 땅을 잇다

    영화 ‘아바타’에서 반투명의 우윳빛 우주목을 둘러싸고 원주민들이 춤추고 기도하는 모습을 본 순간 ‘저거 미신 아닌가?’ 하고 의심쩍어했다면, 당신의 종교에 대한 사고는 130여년 이전에 유행했던 고릿적 사고체계에 머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개신교와 같은 유일신 체계는 고등종교이고, 동물과 나무 등을 섬기고 기도하는 종교는 하등종교라는 등식은 종교학이나 인류학에서는 19세기 말 이후로 잘 인용되지 않는다. 미신이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한다는 자세로, 국립민속박물관이 마련한 ‘하늘과 땅을 잇는 사람들-샤먼(Shaman)’ 전시를 둘러보도록 하자. 샤먼은 한글로 고상하게는 제사장, 흔하게는 무당, 박수 정도 되겠다. 샤먼을 뜻하는 무당 무(巫)를 파자하면, 하늘(一)과 땅(_)이 연결(工)되고, 그곳에서 사람들(人)이 춤을 춘다고 풀이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러시아, 덴마크, 일본 등 3개국 4개 박물관에서 소장품을 빌려 와 준비했다. 네팔 히말라야 라이족의 샤먼과 내몽골 샤먼, 시베리아 북부 예벤키 샤먼, 한국의 큰 무당 등의 무복(巫服)과 북, 징 등의 무구, 정령마스크와 정령을 표현한 신상 등 522점을 좁은 전시실에 깨알같이 전시해 놓았다. 황해도 만구대택굿의 큰무당 우옥주의 유품과 제주 큰 굿의 기능보유자 이중춘 심방의 유품은 1995년에 기증된 것으로 특별전에서 선보이게 됐다. 서울 새남굿 기능보유자 김유감 만신의 유품인 바리공주 무복도 전시하고 있다. 로마교황청에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와 같은 고도로 숙련된 조각가의 종교 작품에 익숙한 관람객이라면 전시물들이 너무 촌스럽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민속학과 종교학을 전공한 김창호 국립민속박물관 연구원은 “소박하고 생활에 밀착된 종교의 도구들”이라며 “서민들 속에서 그들과 호흡하고 있기 때문에 조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샤먼들이 종교적 심성을 유지하려고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는 모습들을 이번 전시에서 포착할 수 있다.”면서 “서양에서 동양으로 기독교가 전파되던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쯤에는 대천사 미카엘의 형상이나 예수, 니콜라이 성화상 등이 시베리아 예벤키 샤먼의 무구에 혼합돼 나타났다.”고 말했다. 서양의 군사력이 동양을 압도하는 사회상을 반영해 내몽골의 샤먼들 사이에서는 권총이 주요 무구로 등장하기도 했다. ‘권총 무구’의 존재를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세관의 총포류 단속에 걸려 곤혹을 치렀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새차를 사면 ‘차 고사’를 지내는 것도 현대에 적응한 샤먼의 모습이다. 오는 2월 27일까지. 무료.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北은 악의축” 볼턴, 롬니 지지

    미국 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12일(현지시간)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볼턴은 조지 W 부시 1기 행정부에서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을 지내며 이라크와 북한 등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며 초강경 정책을 구사하다 부시 2기 행정부 들어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대표적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이다. 롬니 전 주지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볼턴의 롬니 지지 선언 사실을 공개했다. 볼턴 전 대사는 “모든 후보 중 롬니가 미국의 리더십에 대한 가장 강력한 비전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그를 지지하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신뢰도와 군사력을 약화시켰고, 국가 안보의 핵심적 이슈를 이끄는 데 실패했다.”면서 “롬니는 군사력을 재건하고 동맹과의 관계를 복원시키며 어떤 적도 미국의 결의에 의문을 품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롬니는 “볼턴의 지지를 받아 영광”이라면서 “볼턴은 미국의 이익과 가치에 대한 강력한 옹호자”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롬니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볼턴을 국무장관에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렇게 되면 강경한 대북정책을 펼 것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앞서 다른 공화당 대선주자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지난해 말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볼턴을 국무장관에 기용하겠다고 밝혔을 만큼 볼턴은 강경한 이미지 때문에 공화당 대선주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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