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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일 TV 하이라이트]

    ●행복의 오솔길(EBS 오전 6시20분) 이소명씨는 고기를 절대 입에 대지 않는다. 인스턴트 음식도 절대 안 먹는다.15년간 각별한 채식사랑 실천자인 이소명씨. 육식 애호가로 불리던 그녀가 채식주의자로 바뀐 사연은 15년 전 겪었던 유방암에서 비롯됐다.54살 이소명씨의 괴짜 채식법, 그녀만의 채식 노하우를 들어본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8시30분) 매화 축제가 열리고 있는 섬진강 여수 앞바다에서 출발해 광양의 섬진강으로 가는 유람선을 타고 지천에 핀 매화꽃을 감상하고, 여수 오동도로 떠나 바닷바람과 어우러진 동백꽃을 만나본다. 봄나물과 각종 비타민의 집합소 새싹 채소를 담는다.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켜줄 새싹 음식 만드는 법도 배워본다. ●신돈(MBC 오후 9시40분) 노국공주는 입에 재갈을 물고 신음소리를 내지르는데, 좀체 아이는 나오지 않는다. 보다 못한 덕녕공주와 초선은 산모의 목숨이 위험하니 어의를 불러 아이를 꺼내겠다고 하는데, 노국공주는 자신은 죽어도 좋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를 낳겠다고 한다. 한편, 중전의 죽음을 알게 된 백성들은 통곡하기 시작한다. ●하늘이시여(SBS 오후 8시45분) 리조트에서 짐을 싸던 왕모는 자경에게 좀 더 신혼여행을 즐기자고 보채고, 자경은 그런 왕모에게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장난친다. 한편, 힘없이 앉아있는 예리를 본 청하는 자신의 길이 아니고, 또한 자신의 몫이 아닌 걸 알았을 때 깨끗이 접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자동차 키를 내놓고는 힘내라고 말한다. ●서울1945(KBS1 오후 9시30분) 운혁은 문자작의 가족을 몰래 피신시키면서, 아직 무장해제를 당하지 않은 일본의 군부대를 찾아가라고 일러준다. 문자작은 왜 자신의 가족을 구해주는지 묻지만, 운혁은 끝내 대답하지 않는다. 운혁과 헤어진 문자작은 운혁이 함정을 판 것이라 의심하며 차를 버리고 산길로 가던 중 아메카오리가 그만 다치게 된다. ●인생이여 고마워요(KBS2 오후 7시55분) 인석은 사형선고와 같은 검사결과를 마주하고 비탄에 잠긴다. 한편, 연경은 가족들의 사랑과 인석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몸과 마음이 점점 더 회복돼 가고 수술날짜까지 잡힌다. 뒤늦게 인석의 병을 알게 된 기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인석은 연경을 위해 미국출장을 강행하는데….
  • 군무원 취업문 ‘활짝’

    군무원 취업문 ‘활짝’

    극심한 취업난 속에 공직에 대한 인기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공시(公試)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수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공무원 시험이나 공기업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군부대 관련 기관에서 일하는 군무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처우는 물론 각종 복지혜택도 공무원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인기를 끈다. ●육군 30일부터 원서접수 먼저 올해 육군은 총 324명의 군무원을 뽑는다. 구체적으로 9급 공채 281명, 특채 13명, 계약직 11명, 별정직 19명 등이다.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인터넷 홈페이지(army.mil.kr)를 통해 원서를 접수한다. 9급 공채 채용분야는 행정을 비롯, 전지, 건설장비, 기체, 항공기관, 정밀측정 등 19개 부문이다. 해군과 공군도 각각 236명,214명의 인원을 선발한다. 가장 많이 뽑는 직급은 9급으로 해군 181명, 공군 177명이다. 해군은 다음달 4일, 공군은 28일부터 원서를 접수한다. 공군은 인터넷 홈페이지(airforce.mil.kr)에 원서를 제출하면 된다. 하지만 별정직과 계약직 등은 우편으로 원서를 제출해야 하며,4월3일까지 도착분까지 유효하다. ●경쟁률 100:1 넘을 듯 해군은 공·특채 모두 계룡, 진해, 동해 등 응시 희망 지역의 해군분대 행정 안내실에 직접 제출해야 한다. 특히 4월4∼5일 양일간만 원서를 접수한다. 국방부 역시 공채 54명과 특채 69명 등 123명의 군무원을 뽑는다.3월29일부터 4월3일까지 인터넷(mnd.go.kr)을 통해 원서를 접수한다. 가장 많은 인력을 선발하게 되는 9급 공채시험은 국어, 국사, 영어가 필수과목이다. 직군에 따라 과목이 추가된다. 시험수준은 일반 공무원 9급시험보다 약간 낮은 편. 그러나 경쟁률은 100대1을 넘을 정도로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령 제한도 있다. 일반직 공채 5·7급은 20∼35세,9급은 18∼35세다. 기능직 공채는 6∼10급 모두 18∼40세다. ●정년 보장, 진급확대 등 추진 군무원은 말 그대로 군인과 함께 근무하는 공무원이다. 경찰, 군인 등과 함께 특정직 공무원으로 분류된다. 군무원의 처우는 공무원과 동일하다.9급 초봉은 월 120만원,7급은 월 170만원 정도다. 복지 혜택도 많다.▲특별분양·임대주택 등을 통한 내집마련 지원 ▲생활필수품 면세구입 ▲호텔·콘도 염가 이용 ▲자녀의 중·고교 학비 전액 보조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또한 군무원 위상과 역할도 올해부터 크게 높아진다. 육군본부 관계자는 “정년 보장과 포상 확대, 생활권 내 근무, 기능직의 진급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개선책을 올해 안에 마련, 우수한 인력들을 많이 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지금 강원 동해안은] 철조망 걷어내자 확달라진 묵호

    [지금 강원 동해안은] 철조망 걷어내자 확달라진 묵호

    “위압적인 철조망을 철거하니 마을이 확 달라졌습니다.” 동해시 묵호동 50여곳의 횟집타운. 이곳 주민들은 지난해말 철조망을 걷어내고 대신 설치한 경관펜스가 깨끗하고 보기 좋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 마을은 해안가에 위치한데다 주변에 까막바위와 문어상 등이 있어 늘 외지 관광객들로 붐볐다. 하지만 낡은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어 마을 분위기가 마치 최전방을 연상케 했다. 낡은 전봇대와 거미줄 같이 뒤엉킨 전기·전화·유선케이블선이 깨끗한 바다의 이미지를 훼손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지난해말 강원도가 아름다운 동해안 만들기 사업을 펼치며 마을은 새롭게 태어났다. 전깃줄 등 모든 케이블은 지중화하고 전봇대를 없앴다. 길이 750m에 이르는 철조망을 모두 철거하고 1m 높이의 예쁜 펜스로 새로 단장했다. 펜스 위에는 조명등을 설치해 야간에도 관광객들이 까막바위와 문어상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주변 200m의 방파제도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역시 펜스를 설치했다. 횟집앞 도로를 넓히고 기존에는 주차장으로만 사용하던 공터를 주차공간과 공원으로 꾸몄다. 중구난방으로 난립하던 횟집들의 간판도 깨끗하게 정비된 것이다. 홍기봉 동해시 어업진흥계장은 “공원앞에 있는 2층 규모의 군부대 초소도 부대측과 협의해 내년쯤 새롭게 단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마을이 깔끔하고 새롭게 단장되면서 손님들이 늘어 횟집 상인들도 즐거워하고 있다. 상인들도 자발적으로 허름하고 낡은 집을 리모델링하면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에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한 주민은 “비록 관광객이 바다로 직접 내려가지는 못하지만 경관 펜스를 설치하고 주변을 현대식으로 새롭게 정비해 놓이니 손님들도 늘고 상인들도 일하는 데 신바람이 난다.”며 활짝 웃었다. 동해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지금 강원 동해안은] 철조망 걷어내자 확달라진 묵호

    [지금 강원 동해안은] 철조망 걷어내자 확달라진 묵호

    “위압적인 철조망을 철거하니 마을이 확 달라졌습니다.” 동해시 묵호동 50여곳의 횟집타운. 이곳 주민들은 지난해말 철조망을 걷어내고 대신 설치한 경관펜스가 깨끗하고 보기 좋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 마을은 해안가에 위치한데다 주변에 까막바위와 문어상 등이 있어 늘 외지 관광객들로 붐볐다. 하지만 낡은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어 마을 분위기가 마치 최전방을 연상케 했다. 낡은 전봇대와 거미줄 같이 뒤엉킨 전기·전화·유선케이블선이 깨끗한 바다의 이미지를 훼손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지난해말 강원도가 아름다운 동해안 만들기 사업을 펼치며 마을은 새롭게 태어났다. 전깃줄 등 모든 케이블은 지중화하고 전봇대를 없앴다. 길이 750m에 이르는 철조망을 모두 철거하고 1m 높이의 예쁜 펜스로 새로 단장했다. 펜스 위에는 조명등을 설치해 야간에도 관광객들이 까막바위와 문어상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주변 200m의 방파제도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역시 펜스를 설치했다. 횟집앞 도로를 넓히고 기존에는 주차장으로만 사용하던 공터를 주차공간과 공원으로 꾸몄다. 중구난방으로 난립하던 횟집들의 간판도 깨끗하게 정비된 것이다. 홍기봉 동해시 어업진흥계장은 “공원앞에 있는 2층 규모의 군부대 초소도 부대측과 협의해 내년쯤 새롭게 단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마을이 깔끔하고 새롭게 단장되면서 손님들이 늘어 횟집 상인들도 즐거워하고 있다. 상인들도 자발적으로 허름하고 낡은 집을 리모델링하면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에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한 주민은 “비록 관광객이 바다로 직접 내려가지는 못하지만 경관 펜스를 설치하고 주변을 현대식으로 새롭게 정비해 놓으니 손님들도 늘고 상인들도 일하는 데 신바람이 난다.”며 활짝 웃었다. 동해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지금 강원 동해안은] 海中林·요트시설 추진…한국의 나폴리 꿈꾼다

    [지금 강원 동해안은] 海中林·요트시설 추진…한국의 나폴리 꿈꾼다

    ‘깨끗한 백사장과 송림, 오염되지 않은 바다’ 국내 최고의 청정지역인 강원도 동해안이 사계절 관광지를 꿈꾸고 있다. 동해안에서는 처음 요트 마리나를 설치하고, 바다속에는 해중림(海中林)을 조성하는 등 대규모 해안관광 기반조성 사업이 추진된다. 또 마을마다 톡톡 튀는 체험관광과 특색이 있는 바다축제를 앞다퉈 운영하고 나섰다. 그러나 관광객들의 바다 접근을 허용치 않는 군부대 철조망과 해안침식, 열악한 접근도로망, 국·도립공원과 경관보호구역 등의 규제가 체계적인 개발에 족쇄가 되고 있다. 아름다운 항구로 한국판 ‘나폴리’를 꿈꾸는 강원 동해안의 청사진과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 “횟집·해수욕장으론 더이상 희망없다” ‘한여름 반짝 특수로 밀물처럼 밀려왔다 썰물처럼 사라지는 관광객을 잡아라.’ 강원도 동해안이 사계절 관광객을 유혹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고기잡이로 생계를 잇고, 횟집과 해수욕장 운영 등 단조로운 옛날 방식의 답습만으로는 더이상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달부터 양양군 수산항에 요트 마리나 시설이 추진된다. 국내에서는 부산 광양만과 서해안 대천해수욕장의 2곳이 민자로 마리나 시설을 갖추고 있을 뿐이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각 5억원씩 1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우선 요트 20여척이 정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올 11월이면 시설이 완공돼 동해안의 새로운 명소가 될 전망이다. 정운신 강원도 환동해출장소 해양관광계장은 “2010년까지 200여억원을 더 들여 클럽하우스 등 다양한 마리나 연계시설을 마련, 품격 높은 동해안 해양관광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삼척시 초곡·장호항 등 바다속이 아름다운 곳에는 해중림을 집중 조성해 수중 3대 미항으로 선정, 관광객들을 수중으로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여기에는 2010년까지 50억여원이 투입된다. 자치단체별 어촌마을마다 맨손 고기잡이, 바다래프팅 등 특색 있는 어업체험관광을 늘려 소득과 연계시키는 데도 힘쓰고 있다. 급기야 선박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동해안 등대까지 새로운 테마 관광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동해지방해양수산청은 동해시 묵호등대에 세계 각국의 유명 등대모형, 바다조망 데크, 동해어촌 풍경 장식벽, 돔 영상관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수산청 관계자는 “양양군 물치항에는 지난해 지역특산물인 송이버섯을 형상화한 송이모양 등대가 설치돼 항구를 찾는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며 “등대가 이제는 관광명소, 청소년들의 체험장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철조망 대신 경관펜스·CCTV 큰 호응 그러나 동해안을 따라 사람들의 접근을 원천 봉쇄하고 있는 군부대 철조망이 이같은 관광개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군부대가 자치단체의 접근조차 막고 있어 철조망 길이가 전체 얼마인지 확인조차 안 되고 있다. 강원지역 해안가에는 얼추 71㎞의 철조망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민들은 “서해와 남해안에는 없는 철조망을 왜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만 집중적으로 둘러 놓고 있는지 답답하기만 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더구나 자치단체들은 “속초·동해 등 일부지역에서는 경관펜스와 폐쇄회로TV로 교체하면서 반응이 좋은 데 인공위성이 하늘을 날아 다니는 세상에 그것조차 꺼리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반응들이다. 동해안 주민들은 해마다 철조망을 놓고 군부대(합참본부)와 자치단체가 벌이는 줄다리기가 가장 큰 이슈가 되기도 한다. 올해는 5.1㎞의 철조망이 경관펜스로 바뀔 전망이다. 또한 백사장 침식도 걸림돌이다. 겨울철 파도와 너울성 파도, 해류 등에 쓸려 나가고 쌓이는 게릴라식 백사장 침식과 퇴적작용이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고 있다. 동해안 백사장은 최대 관광자원이자 생태유지, 자연정화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해마다 그 침식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실례로 동해안 최대 해수욕장인 강릉 경포해수욕장과 강문해수욕장은 지난 겨울 폭 10m, 길이 500m가량이 파여 인근 횟집촌의 해수인입관이 흉물스럽게 모습을 드러냈다. 이같은 현상은 강릉시 주문진과 사천진리, 양양군 현남면, 속초시 조양동 해안산책로 등 동해안 곳곳에서 발생해 골치를 썩이고 있다. # 체계적인 행정제도 개혁 절실 동해안 곳곳이 국립공원과 낙산·경포도립공원 등 각종 공원지역으로 지정된 점도 깔끔하고 체계적인 관광지 개발에 적신호가 되고 있다. 공원구역지구로 묶어 난개발을 막고 천혜의 자연자원을 보호하는 역할에는 긍정적이긴 하다. 하지만 관광객의 욕구를 수용하며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는 부적합한 측면이 많다는 지적이다. 강릉·양양 주민들은 “체계적인 개발을 하지 못하면서 수십년 동안 방치되다시피 해 오히려 낙후되고 주변지역의 난개발만 불러오고 있다.”고 불만이 높다. 경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도 개발에 걸림돌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얼마전 강릉시는 심곡지구에 민자를 유치해 대단위 골프장을 조성하는 계획을 세우고 업체와 협의까지 끝냈다. 그러나 경관보호구역이라는 이유로 무산됐다. 최근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십년이 넘도록 공사판으로 전락한 주요도로망과 이런저런 개발규제 속에 개발되지 않은 접근도로망의 부실도 아름다운 동해안 개발을 방해하고 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지금 강원 동해안은] 海中林·요트시설 추진…한국의 나폴리 꿈꾼다

    [지금 강원 동해안은] 海中林·요트시설 추진…한국의 나폴리 꿈꾼다

    ‘깨끗한 백사장과 송림, 오염되지 않은 바다’ 국내 최고의 청정지역인 강원도 동해안이 사계절 관광지를 꿈꾸고 있다. 동해안에서는 처음 요트 마리나를 설치하고, 바다속에는 해중림(海中林)을 조성하는 등 대규모 해안관광 기반조성 사업이 추진된다. 또 마을마다 톡톡 튀는 체험관광과 특색이 있는 바다축제를 앞다퉈 운영하고 나섰다. 그러나 관광객들의 바다 접근을 허용치 않는 군부대 철조망과 해안침식, 열악한 접근도로망, 국·도립공원과 경관보호구역 등의 규제가 체계적인 개발에 족쇄가 되고 있다. 아름다운 항구로 한국판 ‘나폴리’를 꿈꾸는 강원 동해안의 청사진과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 “횟집·해수욕장으론 더이상 희망없다” ‘한여름 반짝 특수로 밀물처럼 밀려왔다 썰물처럼 사라지는 관광객을 잡아라.’ 강원도 동해안이 사계절 관광객을 유혹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고기잡이로 생계를 잇고, 횟집과 해수욕장 운영 등 단조로운 옛날 방식의 답습만으로는 더이상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달부터 양양군 수산항에 요트 마리나 시설이 추진된다. 국내에서는 부산 광양만과 서해안 대천해수욕장의 2곳이 민자로 마리나 시설을 갖추고 있을 뿐이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각 5억원씩 1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우선 요트 20여척이 정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올 11월이면 시설이 완공돼 동해안의 새로운 명소가 될 전망이다. 정운신 강원도 환동해출장소 해양관광계장은 “2010년까지 200여억원을 더 들여 클럽하우스 등 다양한 마리나 연계시설을 마련, 품격 높은 동해안 해양관광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삼척시 초곡·장호항 등 바다속이 아름다운 곳에는 해중림을 집중 조성해 수중 3대 미항으로 선정, 관광객들을 수중으로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여기에는 2010년까지 50억여원이 투입된다. 자치단체별 어촌마을마다 맨손 고기잡이, 바다래프팅 등 특색 있는 어업체험관광을 늘려 소득과 연계시키는 데도 힘쓰고 있다. 급기야 선박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동해안 등대까지 새로운 테마 관광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동해지방해양수산청은 동해시 묵호등대에 세계 각국의 유명 등대모형, 바다조망 데크, 동해어촌 풍경 장식벽, 돔 영상관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수산청 관계자는 “양양군 물치항에는 지난해 지역특산물인 송이버섯을 형상화한 송이모양 등대가 설치돼 항구를 찾는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며 “등대가 이제는 관광명소, 청소년들의 체험장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철조망 대신 경관펜스·CCTV 큰 호응 그러나 동해안을 따라 사람들의 접근을 원천 봉쇄하고 있는 군부대 철조망이 이같은 관광개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군부대가 자치단체의 접근조차 막고 있어 철조망 길이가 전체 얼마인지 확인조차 안 되고 있다. 강원지역 해안가에는 얼추 71㎞의 철조망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민들은 “서해와 남해안에는 없는 철조망을 왜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만 집중적으로 둘러 놓고 있는지 답답하기만 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더구나 자치단체들은 “속초·동해 등 일부지역에서는 경관펜스와 폐쇄회로TV로 교체하면서 반응이 좋은 데 인공위성이 하늘을 날아 다니는 세상에 그것조차 꺼리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반응들이다. 동해안 주민들은 해마다 철조망을 놓고 군부대(합참본부)와 자치단체가 벌이는 줄다리기가 가장 큰 이슈가 되기도 한다. 올해는 5.1㎞의 철조망이 경관펜스로 바뀔 전망이다. 또한 백사장 침식도 걸림돌이다. 겨울철 파도와 너울성 파도, 해류 등에 쓸려 나가고 쌓이는 게릴라식 백사장 침식과 퇴적작용이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고 있다. 동해안 백사장은 최대 관광자원이자 생태유지, 자연정화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해마다 그 침식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실례로 동해안 최대 해수욕장인 강릉 경포해수욕장과 강문해수욕장은 지난 겨울 폭 10m, 길이 500m가량이 파여 인근 횟집촌의 해수인입관이 흉물스럽게 모습을 드러냈다. 이같은 현상은 강릉시 주문진과 사천진리, 양양군 현남면, 속초시 조양동 해안산책로 등 동해안 곳곳에서 발생해 골치를 썩이고 있다. # 체계적인 행정제도 개혁 절실 동해안 곳곳이 국립공원과 낙산·경포도립공원 등 각종 공원지역으로 지정된 점도 깔끔하고 체계적인 관광지 개발에 적신호가 되고 있다. 공원구역지구로 묶어 난개발을 막고 천혜의 자연자원을 보호하는 역할에는 긍정적이긴 하다. 하지만 관광객의 욕구를 수용하며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는 부적합한 측면이 많다는 지적이다. 강릉·양양 주민들은 “체계적인 개발을 하지 못하면서 수십년 동안 방치되다시피 해 오히려 낙후되고 주변지역의 난개발만 불러오고 있다.”고 불만이 높다. 경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도 개발에 걸림돌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얼마전 강릉시는 심곡지구에 민자를 유치해 대단위 골프장을 조성하는 계획을 세우고 업체와 협의까지 끝냈다. 그러나 경관보호구역이라는 이유로 무산됐다. 최근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십년이 넘도록 공사판으로 전락한 주요도로망과 이런저런 개발규제 속에 개발되지 않은 접근도로망의 부실도 아름다운 동해안 개발을 방해하고 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용산 美부대 큰불

    서울 용산 미군부대에서 큰 불이 나 건물 5개 동을 태우고 3시간여 만에 꺼졌다. 16일 새벽 1시30분쯤 미8군 기지내 미육군 한국지원단(KSC) 사무실에서 처음 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은 인근 자재창고(공병대 부속건물)와 교육장 등 200여평을 태웠다. 이 불로 건물에서 잠자던 한국인 직원 이모(47)씨 등 3명이 화상을 입었다. 경찰은 한국인 직원들이 실수로 불을 냈을 가능성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불이 난 곳은 외부인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 곳인데다 15일 저녁 한국인 직원 5명이 회식 뒤 돌아와 잠잤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사무실 근처 자재창고가 낡은 목조건물이라는 점에서 전기합선에 의한 화재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경찰은 화재발생 당시 기지 근처에 있던 권모(57·여)씨를 조사하고 있다. 권씨는 경찰에서 “(미국의)테러를 응징하려고 영내에 몰래 들어가 라이터로 불을 지르고 나왔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부대 경비상황을 감안할 때 신빙성이 떨어져 정신감정을 의뢰했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이총리 사의 수용] 노대통령·이총리 18년 인연

    노무현 대통령이 14일 이해찬 총리의 사의 표명을 수용하기까지 고심을 꽤나 길게 했던 만큼 ‘질긴 인연’ 역시 18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8년 13대 국회 때 초선 의원으로 등원한 노 대통령(당시 민주당)과 이 총리(평민당)는 이상수 노동부장관(평민당)과 ‘환경노동위 3인방’으로 맹위를 떨쳤다. 당은 다르지만 두 사람은 야당의원으로서 반독재 투쟁에 ‘의기투합’한 것이다. 이러한 이 총리는 2004년 6월 30일 고건 전 총리에 이어 참여정부의 두번째 총리로 ‘노무현호(號)’에 승선했다.‘노 대통령 만들기’의 1등공신이자,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인 그가 ‘일인지상 만인지하’의 자리에 우뚝 선 것이다. 당시 탄핵정국에서 막 빠져나온 노 대통령은 새 총리감으로 ‘관리형’과 ‘돌파형’을 놓고 고심하다가 결국 분권형 총리의 적임자로 그를 전격 발탁했다. 당시 노 대통령은 “똑부러진 스타일로 내각을 책임있게 이끌면서 국정과제 수행을 충실히 뒷받침할 것”이라는 말로 기대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이 총리 역시 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8·31 부동산종합대책 마련,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 부지선정 등 주요 국정과제를 무리없이 매듭지으며 기대에 부응했다. 일자리 창출, 사회양극화 해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도 주도적으로 처리해 나갔다. 노 대통령은 이 총리와의 골프 일화도 있다.2001년 11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준비 중이던 노 대통령의 제안으로 함께 라운드를 했다. 평소 90대 후반이던 노 대통령이 그날따라 89타를 기록, 이 총리를 보기좋게 눌렀다고 한다. 이 총리는 후에 이 일화를 소개하며 “당시 노 대통령에게 ‘대권 도전에 나서니까 승부욕이 굉장히 강해진 것 같다.’고 조크를 던졌더니 노 대통령이 무척 좋아하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총리는 재임기간 내내 골프 구설수에 시달렸다. 지난해 4월 5일 식목일 때 강원도 대형산불로 천년 고찰 낙산사가 소실되는 상황에서 골프를 쳤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는 국회에서 “근신하겠다.”고 사과했지만 말뿐이었다. 지난해 7월 2일 남부지방의 호우 사태는 물론 같은 해 9월에 군부대 오발사고 희생자 빈소를 찾기 직전 골프를 쳐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말 그대로 ‘물(水)불(火)’가리지 않고 골프를 친 것이다. 그럼에도 이 총리는 역대 ‘최강의 실세총리’라는 별명을 얻으며 승승장구의 길을 걷는다. 거듭된 ‘부적절한 골프’와 지나치게 전투적인 대야 발언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노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뢰 속에 짧지 않은 1년 8개월동안 총리직을 수행해왔다. 지난해 11월 노 대통령은 “이총리와 나는 천생연분이고, 나는 참 행복한 대통령”이라고 대외적으로 언급할 정도로 넘치는 애정을 표시했다. 이러한 노 대통령도 ‘3·1절 골프수렁’에서 이 총리를 건져내지 못했다. 이 총리의 타고난 능력과 돌파력에도 불구, 그의 몰락을 부른 것은 ‘독선과 냉소’로 일관한 그의 처세 스타일이라는 지적이 많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오감을 즐겁게 서울성곽

    오감을 즐겁게 서울성곽

    가슴이 탁 트인다. 서울이 오색찬란한 빛을 한껏 뽐낸다. 상큼한 봄바람이 소곤거린다. 소나무 향이 온몸을 훑고 지나간 자리에 나그네의 발소리가 밤의 정적을 가른다. 서울성곽 야경은 오감을 즐겁게 한다. 덕분에 직장과 일상사에서 쌓인 피로가 녹아내린다.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고단한 삶의 지게를 잠시 내려놓고 밤나들이를 떠나보자. 사랑하는 이와 함께라면 더할 나위가 없다. 지친 오늘을 위로받고, 내일을 설계하다 보면 어느새 성곽 끝자락에 닿는다. 이끼와 넝쿨에 뒤덮여도 어느 한 곳의 기초가 내려앉지 않았다. 질곡의 역사를 묵묵히 걸어온 옛 조상의 발자취와 닮았다. 조선 600년 세월을 지켜온 성곽이 일제침략기와 한국전쟁, 산업화를 거치며 무너지고, 찢겨진 것이 아쉬울 뿐이다.2008년까지 성곽을 복원한다는 소식이 반갑다. 역사의 숨결을 다시 느낄 날을 기대해본다. 최근 성북구가 밝힌 성곽의 야간 조명은 또 다른 볼거리다. 길이 1㎞짜리 금빛 용이 서울에 나타난 듯싶다. 굽이굽이 휘어진 성곽이 용의 뒤틀린 모습을 연상시킨다. 해가 기울어 어둑어둑해지자 서울성곽 아래 놓인 조명이 기지개를 켠다. 성곽과 그 사이로 뻗은 나무줄기가 황금 빛으로 태어난다. 나무는 눈꽃처럼 반짝인다. 밤나들이를 떠날 시간이다. 성북구(구청장 서찬교)가 서울성곽 9개 지구 가운데 처음으로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 빛을 밝혔다. 성북초교에서 삼청터널까지 1095m. 서울시는 총 연장 1만 8127m 중 복원된 1만 566m에 2008년까지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할 예정이다. 점등한 서울성곽 성북지구를 토박이 하두호(78) 할아버지와 함께 둘러봤다. 할아버지는 1952년부터 54년 동안 성북 2동에서 살고 있다.6남매를 키워 출가시키고, 아들과 며느리와 지금도 살고 있다. 건축 일을 해온 터라 주변 환경과 건물에 조예가 깊다. ●오후 4시 한성대 입구역 4호선 한성대 입구역에서 내려 3번 출구로 빠져 나온다. 길을 건너 마을버스 3을 타고 서울성곽 입구까지 올라간다. 마을버스는 낡은 집들 사이로 꼬불꼬불 이어진 산길을 힘겹게 달린다. 성곽이 마주보이는 공터에 버스가 멈춘다. 종점이다. 중앙에 자리한 공중화장실 뒤로 북정노인정이 보인다. 태극기가 펄럭이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하 할아버지가 반갑게 맞는다. ●오후 4시20분 출발 할아버지는 두 사람이 간신히 지나다닐 만한 골목길을 걸으며 성북동을 ‘양과 음이 만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높은 담을 쌓아놓고 문을 걸어 잠그고 호화 주택에 살고있는 부유한 사람과, 항상 대문을 열어놓고 숟가락 수까지 공유하는 가난한 사람이 공존하는 동네란다. 성곽과 맞닿은 가난한 동네는 일제시대부터 초가집이 하나둘씩 들어선 곳이다. 사적지여서 개발이 제한된 탓에 집이 많이 낡았다. 반면 한국전쟁이 끝나고 개발된 성북초교 뒤편에는 호화주택이 들어섰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수없이 잘려나간 뒤였다. ●오후 4시30분 성곽 도착 성곽이다. 돌로 만든 성곽은 단단해 보인다. 일제침략기와 전쟁을 거치면서 많이 훼손됐다가 1970년대 복원됐다. 성곽 바닥에는 1m 간격으로 조명이 설치돼 있다. 해가 지면 켜졌다가 밤 12시쯤 꺼진다. “은은한 불빛이라 잠잘 때 불편하지 않다.”고 했다. 성곽 옆으로 난 흙길을 따라 내려간다. 눈·비가 많이 오면 질퍽해져 산책이 힘들단다. 3분쯤 걸어가자 성곽을 뚫은 문이 보인다. 성곽을 사이에 두고 종로구와 성북구로 나뉘는데 이 문이 통로 역할을 한다. ●오후 4시35분 와룡공원 종로구로 들어서자 와룡공원이 펼쳐진다. 돌과 시멘트로 닦은 길이 탄탄하다. 종로구 쪽으론 서울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성북구 쪽엔 북한산이 뻗어 있다. 봄이 오면 벚꽃과 진달래가 만발해 절경을 이룬다. 성곽을 오른쪽에 두고 돌계단을 올라가자 산책 나온 동네 어르신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공원 정자에는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가 정겹다. “노무현 대통령이 즐겨찾았다지. 저 정자에 앉아서 찍은 사진도 있더구만.” ●오후 4시50분 전망대 2년여 공사끝에 만들어진 계동산길. 이 곳은 전망대와 같다. 좌우로 서울이 한 눈에 보이고, 성곽이 낮아 아기자기하다. 종로구쪽을 바라보면 성균관대와 창경궁이 손에 닿을 듯 가깝다. 그 길로 내려가면 감사원과 만난다. 중간에 종묘의 녹지를 감상할 수 있다. 성북구로 향하면 출발지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위쪽으로는 더 올라갈 수 없다. 군부대가 주둔한 탓이다. 부대 뒤로는 청와대가 있고, 그 청와대를 인왕상과 북한산이 감싸고 있다. ●오후 5시20분 명륜지구로 내려가기 서울을 내려다 보며 올라오던 길을 내려간다. 한결 여유롭다. 사진을 찍는 연인이 눈에 띈다. 꽃밭에선 푸른 새싹이 고개를 빼들었다. 곳곳에 긴 의자가 있어 한숨 돌리기 좋다. 노부부가 다정히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운다. 아쉬운 점은 성곽에 적혀 있는 낙서들이다. 누군가의 이름도, 욕설도 있다. ●오후 5시30분 선잠담지 과학 고등학교 뒤에서 성곽은 끊어진다. 성북지구가 끝나는 곳이다. 그렇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어둑해져 성곽 조명이 켜질 때까지 이웃한 문화재를 구경하면 된다. 성북초교 앞 교차로를 건너면 큰 길가에 선잠단지가 나온다. 누에치기를 처음 했다는 중국 상고 황제(皇帝)의 황후 서릉씨(西陵氏)를 누에신(蠶神)으로 모시는 곳이다. 뽕나무가 한가득 심어져 있다. 지금도 동네 어른들이 매년 4월에 제사를 지낸다. ●오후 5시50분 성락원 성북초교와 선잠단지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오르면 성락원이 보인다. 조선말 순조 때 황지사의 별장으로 만들어진 별서(別墅)정원이다. 자연적인 지형을 그대로 살려 도심속의 청류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아쉽게도 구청 허가를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다.6000평이 넘는 저택에는 소나무·참나무·다래나무·등나무 등 우리 고유의 조경수가 연못가와 산비탈에 우거져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낮은 담장 너머로 훔쳐볼 수 있다. ●오후 6시 ‘성북동 비둘기’를 찾아 오르다 보면 호화로운 주택단지가 나온다. 대사관 관저가 모여있는 ‘꿩의 바다마을’이다. 이 일대는 북한산 줄기로 수목이 울창하고 바위가 늘어서 있어 산새, 까치, 비둘기, 꿩들이 많이 살았단다. 시인 김광섭이 이곳 풍경을 주제로 ‘성북동 비둘기’를 지었다. 대사관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호주·스웨덴·칠레·슬로바키아 대사관이 곳곳에 숨어있다. 상당히 넓은 곳이라 적당히 올라갔다 내려와야 힘들지 않다. ●오후 6시30분 간송미술관 성북초교 운동장을 가로질러 도착한 곳은 간송미술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사립박물관이다. 고 전형필 선생이 1938년,33세 때 세웠다. 대지가 4000평이라 도시 속에 있다고 믿을 수 없을 만큼 한적하고 조용하다. 간송 전형필 선생이 평생 모은 수장품을 정리·연구하기 위해 1966년 한국민족미술연구소 부속기관으로 발족했다. 미술사를 연구하는 곳이라 일년에 두 차례,5월과 10월에만 박물관을 개방한다. 국보급 문화재도 10여 점 소장하고 있다. 허 할아버지는 “경기 광주 부자였던 간송 선생이 한국전쟁 때 가난한 주민들에게 많이 베풀었다.”고 말했다. ●오후 6시50분 이태준가 성북동길로 내려오면 ‘쌍문다리’를 만난다. 이 길은 예전에 다리 두 개가 나란히 놓인 냇가였다. 냇가는 차도로 바뀌었지만 쌍문다리라는 명칭은 그대로 남아 있다. 성북2동 동사무소에 도착하면 바로 붙은 찻집이 보인다. 바로 이태준가다. 이 집은 1900년대 지어진 건평 23.2평의 건물로 개량 한옥의 요소를 잘 지니고 있다. 조선시대 한옥은 사랑채와 안채로 구분되는데 이 집은 규모는 작지만 사랑채와 안채를 집약시킨 형태다. 감나무, 사철나무로 꾸민 정원은 아담하다. 찻값은 7000원 안팎. ●오후 7시5분 이재준가 성북동 길을 횡단하면 덕수교회가 보인다. 교회 뒤편으로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면 이재준가를 만난다. 이 곳도 1990년대 지어진 건평 29.8평의 아담한 집이다. 사랑채 비슷한 별채의 안채와 이에 부속된 행랑채로 이뤄져 있다. 바깥마당의 우물가 등 집터 주위에 수목은 마당 소나무와 어울려 예스러운 멋을 풍긴다. 교회가 관리하는 터라 주로 문이 닫혀 있어 아쉽다. ●오후 7시30분 야간 성곽나들이 어둑해지자 조명이 성곽을 은은하게 비춘다. 성곽에서 1m 떨어진 지점 바닥에서 성곽 위쪽으로 빛을 투사하는 방식이다.3억원을 들였다. 출발점에 다시 오르니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세상의 모든 빛이 성곽을 향해 달려오는 듯하다. 가로등 역할도 해 산책하기 좋다. 성곽을 가로질러 종로구로 넘어가자 서울 야경이 펼쳐진다. 멀리 서울타워가 보이고, 승용차들이 꼬리를 물고 집으로 향한다. 종로구쪽 성곽은 조명이 없지만, 가로등이 많다. 허 할아버지가 꿩의 바다마을에서 성곽을 내려다 보라고 추천했다. 승용차를 타고 주택단지 위쪽으로 단숨에 올랐다. 길이 1㎞짜리 금 빛 용이 서울에 나타난 듯싶다. 굽이굽이 휘어진 성곽이 용의 뒤틀린 마디와 닮았다. 금빛 성곽이 성북동의 음과 양을 조용히 비춘다. ●서울성곽 서울 주위를 둘러싼 조선시대 석축 건축물. 흥인지문(동대문), 돈의문(서대문), 숭례문(남대문), 숙정문(북대문) 등 4대문과 홍화문(동소문·혜화문), 소덕문(서소문), 광희문(수구문·), 창의문(자하문) 등 4소문으로 이어져 있는 서울의 울타리다. 높이 40척(12m)의 돌로 쌓았고 둘레가 5만 9500척으로 북악산, 인왕산, 남산, 낙산을 잇고 있다. 형태는 타원형. 조선 600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어느 한 곳의 기초 부문도 내려앉지 않아 우리 조상의 건축 기술을 증명하는 문화재라 할 수 있다. 이끼와 넝쿨이 뒤덮인 성곽은 역사의 질곡을 묵묵히 견뎌온 옛 조상의 삶을 느끼게 해준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사설] 국방부, 나라사랑카드 재고해야

    국방부가 징병검사를 받은 장정들에게 발급하려는 나라사랑카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프라이버시 침해소지가 있는 데다 자칫 잘못해 군복무기록, 군자원 등 중요 국방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경우 국가안보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카드 보급계획을 전면 재고해줄 것을 촉구한다. 나라사랑카드는 군인공제회 등의 주도 아래 지난해 말부터 추진되고 있다. 카드는 군 입대자가 소지하는 만큼 군인임을 말해주는 인식표로서의 기능을 한다. 군 생활 중에는 월급과 휴가비 등이 현금 대신 카드로 입금돼 PX·PC방에서 사용할 수 있다. 전역 후에는 예비군 훈련통지, 출석 확인, 여비 지급 등의 용도로 쓰일 수 있다. 카드를 인식기에 대면 개인신상 정보, 군부대 정보 및 훈련이력, 혈액형 등이 나오게 된다. 현역부터 민방위대원까지를 담당하는 국방부, 병무청 등은 참 편리할 것이다. 카드 하나로 군생활, 급여 및 경비지급, 예비군 출석 등 18∼45세 까지의 병역을 일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40대 중반까지 나라사랑카드에 얽매여야 할 국민들은 불안하다. 최근의 리니지 사태에서 보듯 주민등록번호만으로도 온갖 개인정보를 알 수 있는 세상이다. 또 하나의 개인정보 유출창구가 돼 제2, 제3의 범죄로 이용될 수 있다. 카드가 신용카드의 기능을 겸하게 되면 현역병 자식을 둔 가계의 부담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합리적인 소비훈련을 받지 않은 젊은이들이 병영내에서 갇혀지내다 보면 무분별하게 카드를 사용, 낭비하는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런 부작용이 적지 않은 만큼 나라사랑카드를 발급해야 한다면 그 범위를 직업군인으로 최소화해야 한다.
  • [씨줄날줄] 돼지와 립스틱/이목희 논설위원

    립스틱은 마법이다. 여성을 빠르고, 손쉽게 변신시킨다. 화장품회사 조사에 따르면 경기가 침체될수록 립스틱 판매가 늘어난다고 한다. 옷·핸드백 등 비싼 치장 대신 밝고 선명한 립스틱으로 기분전환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립스틱은 임기응변, 위장술을 경계하는 데도 인용된다. 특히 서양속담에서 립스틱의 천적은 돼지다. 립스틱을 바른다고 돼지가 예뻐보이겠느냐는 것이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돼지 입술에 립스틱’이란 제목의 공보지침서가 나와 화제다. 부시 행정부 1기 때 국방부 대변인을 지낸 빅토리아 클라크가 펴냈다. 클라크는 입술선이 고운 여성이다. 소신있고, 당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0여년간 워싱턴 정계와 행정부에서 공보·홍보업무를 해왔다. 인터넷과 24시간 뉴스, 온갖 종류의 출판물이 쏟아져 나오는 정보화시대에 꾸미고, 감추려 해서는 안된다고 저서를 통해 일갈했다. 그는 국방부 대변인 시절 이라크전이 발발하자 사상 처음으로 종군기자 군부대 배속취재(임베딩 프로그램)를 허용하는 데 앞장섰다. 미 국방부의 폐쇄적 언론관을 깨려는 개혁주의자라는 칭찬을 받았던 그였다. 몇년이 흐른 지금, 반론이 나오고 있다. 이라크전을 취재했던 일부 기자들은 미국 정부가 언론에 재갈을 물렸다고 비판했다. 임베딩 프로그램에서도 보도제한을 남발했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CNN방송의 종군기자 크리스티안 아만포는 시사프로그램에서 언론보도 제한을 놓고 클라크와 격렬한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클라크 개인의 잘못은 아니지만 이라크전 개전의 당위성을 강조한 당시 논평들에서 거짓이 드러난다. 미국은 사전 공언과 달리 이라크 점령 후 대량살상무기를 발견하지 못했다. 개방적이고 솔직하려고 노력했던 클라크도 어쩔 수 없이 돼지 입술에 립스틱을 칠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올 봄 한국 여성들에게 핑크색 립스틱이 유행이라고 한다. 핑크를 잘 사용하면 화려하고 돋보인다. 반면 가식으로 흐를 소지가 다분한 색이다. 지난해 말부터 황우석 파동에 이어 이해찬 총리 골프의혹, 최연희 의원 성추행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 돼지 입술에 립스틱 바르기가 안 되도록 관련자의 각성이 있어야겠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인권침해·정보유출 논란

    국방부가 모든 성인남성에 대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나라사랑카드’가 심각한 인권침해 소지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 복무기간뿐 아니라 전역 이후 사회활동 내역까지 일정부분 카드에 담기는 데다 금융거래 등 사적인 영역 또한 외부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군대 내 정보가 민간 금융기관에 전달되는 데 대한 우려도 높다.●카드 한 장으로 징병검사부터 예비군 훈련까지 국방부는 기존 병역증·전역증을 대체할 나라사랑카드 보급 계획을 지난해 말 발표했다. 반도체(IC)칩이 내장된 이 카드는 18∼45세 사이 남성들이 징병검사 때부터 예비군 훈련 종료 때까지 이용하게 된다. 현재 군인공제회가 개발작업을 진행 중이며 한 시중은행이 사업에 참여하기로 돼 있다. 나라사랑카드는 징병검사를 받는 18세 이상 모든 남자에게 지급한다는 구상이다. 군대내 신분증과 전자통장 등으로 활용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월급과 휴가비도 현금이 아니라 카드계좌로 입금해 PX·PC방·공중전화·교통비 결제 등에 활용토록 할 방침이다. 제대 후에는 전역증으로 전환돼 예비군 훈련통지, 출석 확인, 여비 지급 등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카드 안에는 개인들의 활동내역이 기록된다. 인식기에 대면 신상정보, 군부대 정보, 훈련이력 등이 전달된다. 카드 표면에는 이름과 사진, 카드번호, 혈액형이 적힌다.●“사생활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 시민단체 등이 제기하는 문제는 이 카드가 개인정보를 지나치게 많이 수집하는 체계인 데다 정보유출 사고가 났을 때 큰 피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윤현식 연구원은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군인 정보가 정보관리자에 의해 언제든지 유출될 수 있다.”면서 “최근 리니지 사태에서처럼 정보가 유출될 경우 국가에서 책임을 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인공제회C&C 권세환 이비즈팀장은 “IC칩은 복제가 불가능해 해킹할 수 없으며 지금처럼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서버에 저장돼 있는 것보다 사고의 우려가 적다.”고 말했다. 함께하는시민행동 정보인권팀 김영홍 간사는 “국가에서 카드 발급을 의무화하는 것은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군 당국에서 불필요한 신분증을 만드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말했다.●군복무 사실을 은행에 알려야 하나 시중은행은 군 정보를 모두 제공받는 것은 아니지만 이름, 주소, 주민번호, 금융거래내역을 모두 관리하게 된다. 따라서 사병이 언제 어디서 금융거래를 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김 간사는 “제대 후에도 이 카드를 사용하면 자기가 군복무를 했는지 은행측에 알리고 싶지 않아도 알리게 된다.”면서 “병역문제에 민감한 우리나라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충남 천안 쇠내골 나서화 할머니의 전기없는 삶

    충남 천안 쇠내골 나서화 할머니의 전기없는 삶

    우리의 삶 아주 가까이 있어 종종 그 존재조차 잊어버리곤 하는 전기(電氣). 전기없는 일상생활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주변엔 아직도 전기가 주는 혜택을 받지 못한 채 산간오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다. 도시인이 보기엔 어쩌면 원시생활이나 다름없다. 충남 천안의 산골마을 쇠내골에 사는 나서화(76)할머니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 도무지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전기없는 삶을 20년째 살고 있다. 전기로 환히 방을 밝히고, 따뜻한 전기장판 위에서 TV도 보면서 사는 것이 소원인 나 할머니의 아주 특별한 생활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글 사진 천안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물질적인 풍요로움속에 살고 있는 도시인들은 간혹 TV도 없고, 인터넷도 없는 오지에서의 생활을 꿈꾼다. 아침에 산새소리에 놀라 잠을 깨고 저녁이면 별을 헤며 스르르 잠속에 빠져든다. 전화올 곳도 없고 휴대전화에서 스팸메일 같은 것은 더 더욱 올리도 없다. 그야말로 무공해 자유로운 삶이다.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런 상상속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직접 체험해 보기로 했다.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정안IC를 나와 원덕리 마을입구에 들어서자 민가의 굴뚝에서 나오는 흰연기가 목가적인 풍경을 흠씬 자아낸다. 외지인의 방문에 놀란 멍멍이는 사립문 뒤에 숨어 요란스레 짖어댈 뿐, 이빨을 드러내며 위협하지는 않는다. 희뿌연 안개속에서 밭고랑을 돌보는 촌부(村夫)의 모습은 세상살이에 지친 가슴 한자락을 쓸어내리기에 충분할 만큼 여유롭다. 아랫마을 원덕1리에서부터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윗마을 쇠내골까지는 4여㎞. 온통 울퉁불퉁한 산길이다. 양지바른 곳에는 겨우내 언 땅이 녹아 군데군데 진흙구덩이를 만들어 놓았다. 차바퀴가 헛돌기만 할 뿐, 도무지 앞으로 나아가질 못한다.4륜구동차가 아니면 엄두조차 내기 힘들다. 조용하던 산자락을 시끄러운 자동차의 엔진소리로 뒤엎은 후에야 나서화 할머니가 사는 쇠내골에 도착했다.“이런 산골에 혼자 사는 노인네 뭐 볼게 있다고 찾아와?” 나 할머니댁의 방문을 열자 부스스한 머리를 매만지며 지청구부터 한다. 두평 남짓한 방. 조그마한 자개장과 책장, 그리고 어렸을 적 봤던 요강 등이 눈에 들어온다.“오늘 아침에 새들이 시끄럽게 우짖기에 누군가 올 줄 알았지.” 손님이 찾아오는 날에는 집앞 자두나무에 딱새며, 곤줄박이 같은 산새들이 먼저 알고 몰려와 시끄럽게 울어댄단다. 세상풍파가 고스란히 내려앉아 허옇게 센 머리카락이었지만, 거울을 보며 정성스레 다듬는 모습에서 여전히 여성스러움이 묻어났다. 할머니가 보는 거울에는 특이하게 온도계가 달려 있었다. 영상 10도를 가리킨다. 염치불구하고 이불이 깔려 있는 아랫목을 슬쩍 차지했다. 옛날 얘기라도 들을 참이었다. 쇠내골은 원래 쇠와 금이 많이 난다는 곳. 현재 8가구가 있지만 365일 상주하는 사람은 할머니가 유일하다. 나머지 7가구 사람들은 인근 마을에 거처를 두고 있으면서 농사철 등 때가 되면 찾는다. 할머니의 고향은 평안남도 성천.1948년에 어머니, 동생과 함께 월남했다. 서울 남대문과 상계동 등지에서 힘들게 생활하던 할머니는 진작부터 쇠내골에서 종암사라는 암자를 짓고 기거하던 같은 고향 스님의 권유로 이곳에 정착하게 됐다. 이때가 78년. 당시 50만원을 주고 초가 한 채를 사고 지금까지 지내온 것. 할머니의 일과는 아침 7시부터 11시 사이에 시작된다. 배 고프면 일찍 일어나지만 추운날엔 늦게까지 이불속에 있는다. 아침에 밥을 짓고 온돌난방을 하기 위해 불을 지피는 것이 여간 고된 일이 아니다. 어지간히 추운 날에도 불은 하루 한번 이상 때지 않고, 아침에 지은 밥으로 저녁까지 해결한다. 반찬은 양념한 무채 한가지.20년 가까이 다른 반찬이라고는 만들어본 적이 없다.“싱싱한 무가 건강에 최고여.”라고 몇번 강조한다. 여름에는 300평정도 되는 집앞 텃밭에 무우나 상추, 깨 등을 심고 가꾼다. 집 주변에 무성하게 나는 잡초를 뽑는 것도 중요한 일과. 하루라도 안 뽑으면 할머니 키만큼이나 훌쩍 자란다. 또 주말이나 휴가철엔 쇠내골을 찾은 행락객들이 버린 쓰레기를 치우는 일도 해야 한다. 겨울철이나 농한기때엔 주로 건전지를 사용하는 소형 라디오에 귀를 기울인다. 세상밖으로 나 있는 유일한 창(窓)이다. 그나마 얼마전 안테나가 부러져 좋아하는 가곡을 제대로 들을 수가 없다. 할머니는 트로트보다는 가곡이 좋단다.‘봄처녀 제 오시네’,‘청산에 살리라’ 등을 즐겨 부른다.“내 고향 북쪽바다∼그 파란물결 눈에 보이네∼” 즉석에서 곱고 애잔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어느덧 할머니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혔다. 고향에 두고 온 할머니와 아버지가 생각나기 때문이다.“꼭 석달후 다시 오겠다고 했는데….” 또한 산골에서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가끔 책을 읽는다. 고향생각에 ‘동토의 땅’,‘옥화동무 날기다리지 말아요’와 같은 북한을 배경으로 한 소설들이다. 얼마나 보고 또 봤는지 책갈피마다 손때가 묻어 있다. # 군불 지피다 집도 태우고 잠시후 할머니가 불을 지피기 위해 부엌으로 들어서자 강아지 ‘애술(愛戌)이’가 꼬리를 흔들며 반겼다. 꼬부라진 삼각형의 귀에 누런 몸빛깔을 가진 전형적인 시골개다. 할머니는 애술이를 ‘세번째 손녀딸’이라 부를만큼 애지중지 여긴다. 어린아이 이름 작명하듯 획수와 음양오행 등을 따져 지었다. “가을에 땔나무를 구해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몰라. 예전엔 3m 가까이 되는 큰나무를 톱으로 썰어서 혼자 끌고온 적도 있어.”요즘은 인근 군부대 장병들이나 사회봉사단체 회원들이 땔감을 잔뜩 쌓아두고 가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불을 지피다 집에 불을 내기도 했다. 대나무를 때던 아궁이에서 불씨하나가 틱∼소리를 내며 부엌 뒤에 쌓아놓은 억새풀에 옮겨 붙었다. 그러고는 미처 손 쓸 겨를도 없이 부엌전체로 불이 번졌다. 다행히 뒷집 사람들과 함께 집앞 개울가에서 물을 길어와 불을 끄긴 했지만, 집을 수리할 여력이 없어서 한동안 비만 오면 재가 섞인 빗물이 떨어지는 방에서 생활해야 했다. 이젠 물을 길러 가야 할 차례. 파란 플라스틱통에 조롱박으로 만든 바가지를 넣고 100m쯤 떨어진 뒷산 개울가로 향했다.“한겨울에는 개울이 얼어붙어 얼음을 가져와야 혀.” 어느덧 쇠내골엔 어둠이 찾아들었다. 할머니는 해가 지면 방에 누워 라디오를 듣는 것 외에 아무일도 하지 않는다. 예전엔 촛불을 켜놓고 책을 보기도 했지만, 깜빡 잠이들어 좋아하던 책과 머리카락을 태운 이후로는 촛불조차 켜지 않는다. 꼭 필요할 때만 손전등을 사용한다. 책장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치며 가까스로 손전등을 찾아내자, 건전지 아깝게 왜 켜냐며 면박이다. 할머니는 정부에서 지급하는 생활안정자금 27만원과 교통비 1만 2000원, 그리고 산지기 등을 해서 생기는 약간의 돈 등 30여만원이 한달 고정수입이다. 이 돈마저 집을 보수하기 위해 빌린 융자금의 원리금을 매달 갚고나면 주머니엔 남는 돈이 거의 없다. 쇠내골에 전기가 들어오면 환히 불을 켜놓고 TV로 좋아하는 가곡 프로그램이나 고향소식 담은 프로그램을 밤새 보는 것이 할머니의 소원이다. 쇠내골에는 오는 6월말쯤 전기가 들어올 예정이다. 원덕1리에서 쇠내골까지 4.7㎞구간에 1억 7000여만원을 들여 140개의 전신주를 세우는 공사가 곧 시작된다. 할머니는 “내년 7월이면 뒷집 할아버지에게 빌린 돈을 다 갚을 거야. 그때쯤이면 손에 몇만원이 남으니까 그걸로 전기요금을 내면 될까?” 전기가 들어와도 걱정이다. 나 할머니를 뒤로 한 채 어두운 산길을 내려왔다. 초저녁이었지만 주위는 어느새 칠흑같은 어둠이 깔렸다. 마을에는 불빛 하나 보이지 않았다. 문득 무수한 생각들이 겹쳐진다. 한명밖에 없었던 ‘반원’들이 많이 늘어난다고 해서,‘반장 한명, 반원 한명’인 생활보다 행복해질 수 있을까? 얻는 것만큼 잃는 것이 많지는 않을까? 할머니는 현재 쇠내골 8가구의 대표인 ‘반장’완장을 차고 있다.
  • [이총리 사의표명] 논란 불렀던 이총리의 언행들

    이해찬 국무총리는 2004년 6월30일 취임한 이후 거침없는 언행으로 크고작은 구설에 휩싸여 왔다. 상황을 가리지 않는 직설 화법과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골프 회동 탓이었다. 이 총리가 ‘3.1절 라운딩’으로 사실상 사의를 표명한 5일 총리실은 무겁게 가라앉았다. 이강진 공보수석은 이날 아침 이 총리로부터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앞서 이 총리는 철도파업이 시작된 지난 1일 부산에서 골프를 쳐 야당의 집중공세를 받았다. 함께 라운딩한 ‘지역상공인’들이 총리와 어울리기에는 ‘부적절한’ 인사들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이날 라운딩에는 지난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불법 자금을 받아 물의를 빚었던 최도술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에게 돈을 건넨 지역방송 회장 K씨가 참여했다. 비슷한 시기 대통령 측근인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에게 대선자금을 제공한 건설업자 P씨와 기업인 S씨도 포함됐다.K씨는 김정길씨에게도 돈을 건넸고,P씨는 한나라당에도 대선 자금 명목으로 거액을 주기도 했다. 코스닥 주가를 조작해 소액주주에게 수백억원대의 피해를 입혀 복역한 기업인 Y씨도 있었다. 정순택 전 대통령 교육문화수석비서관과 총리 비서실장을 지낸 이기우 교육부 차관, 기업인 L씨 등도 함께 라운딩했다. 이 총리는 그동안에도 여러차례나 골프 구설에 오르내렸다.2004년 6월 군부대 오발사고 희생자를 조문하기 직전에 골프를 쳤고, 지난해 강원도 속초·양양에서 산불이 났을 때 ‘식목일 골프’로 비난을 자초했다. 국회에서 “근신하겠다.”고 사과했지만 7월 남부지방 집중호우에도 제주도에서 다시 라운딩했다. 올초엔 법조브로커 윤상림씨와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져 ‘로비 의혹’ 시비로까지 이어졌다. 거침없는 발언과 직설적 어법 또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2004년 11월 국회에서는 “한나라당이 차떼기하고 고속도로에서 수백억원을 받았는데 어떻게 좋은 당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야당 인사에겐 독설에 가까운 공박도 마다않았다.“정치적으로 나는 고수이고, 손학규 경기지사는 한참 아래”(2005년 5월)라거나,“답변할 가치가 없다.”(2005년 10월 국회 대정부질문)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여권에서조차 반발했다.2005년 6월 서울대 행정대학원 초청강연에서는 “대통령의 측근이나 사조직이 발호하지 못하도록 관리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했다가 대통령 측근인 염동연 열린우리당 의원으로부터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역공을 받기도 했다. 박은호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군부대 환경오염 7월 감사

    감사원이 오는 7월쯤 군부대 환경오염 실태에 대한 감사에 나선다. 감사원 관계자는 3일 “최근 군 부대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지적과 부대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어 군의 환경오염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비조사를 거쳐 오는 7월쯤 폐탄약, 폐유류에 의한 환경오염 실태 등에 대한 본감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감사원은 조만간 환경단체나 환경전문가의 의견, 군 부대 주변 주민들의 민원사례, 환경 피해관련 자료 등을 바탕으로 예비조사에 들어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군 부대를 선별해 현장감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감사원이 군 부대에 대해 감사를 벌이는 것은 2001년 군 복지 및 환경사업 추진실태에 대한 감사 이후 두번째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군인들 다 나가니 뭘 먹고 사나”

    “강원도 전방지역 군장병들의 외출·외박지역 확대를 철회해 주오.” 1일 강원도에 따르면 최근 육군에서 군장병에 대한 외출·외박 지역을 작전책임지역(위수지역)을 벗어난 전국을 대상으로 추진하면서 고성, 인제, 화천, 양구, 철원 등 접경지역 주민들이 생계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도내 군부대들은 1월부터 장병을 대상으로 외박(2박3일)때 작전책임지역 이외의 다른 지역까지 갈 수 있도록 한 제도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제도가 시행되면서 인제군 북면 원통리 지역주민들은 “주말이면 북적이던 군장병들이 대부분 춘천 등 외지로 모두 빠져나가 읍내가 썰렁하기만 하다.”면서 “지역 상공인들이 이제는 뭘 먹고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이날 국방부와 육군본부 등에 “수십년 간 인근 군부대와 군장병에 의존해 생활해 오고 있는 전방지역 주민 및 소상공인들의 열악한 경제여건과 지방자치단체의 취약한 산업 구조를 감안해 해당 제도 시행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규화(양구)도의원은 “군장병 외출·외박지역의 전면 확대는 산업시설이 거의 없는 접경지역 경제를 붕괴시킬 것”이라며 “강원도 전체의 민생경제와도 직결돼 있는 만큼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화천 등 군장병 외출·외박에 따른 경제 의존도가 절대적인 해당 자치단체와 군의회 등이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정갑철 화천군수는 “외출·외박지역 확대는 접경지역 경제를 위축시키고 나아가 강원도가 추진하고 있는 군의 도민화운동 등 민·관·군의 신뢰성 제고정책에도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라며 군당국의 재고를 촉구했다. 강원도와 해당 자치단체들은 이와 함께 ‘군의 우리도민화 운동’을 확산시켜 군장병에 대해 신뢰 쌓기와 친절운동 등을 펼치고, 군장병 우대가맹점 제도 확대 시행 등 전방지역 각종 소상공인들의 군장병 유인시책도 병행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대해 1군 사령부 관계자는 “군장병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져 기본권과 문화향유권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이 장병을 흡수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경쟁력을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문화마당] 우리 안의 미국화/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타이완에는 ‘클럽51’이라는 상류층 엘리트 사교모임이 있다.1994년에 결성된 이 클럽은 타이완을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시키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타이완을 미국의 한 주로 만들면 구차하게 이민을 가지 않아도 되고 소수민족으로 멸시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다.“여기가 바로 아메리카”라는 ‘클럽51’ 슬로건은 중국으로부터의 위협에서 벗어나 타이완의 분리 독립을 꿈꾸는 기득권 세력들의 극단적인 상상력을 대변한다. 타이완에서 미국화는 냉전의 산물이 아니라 동시대 국가적 생존을 위한 하나의 대안이다. 본토 중국에 대한 공포가 클수록 미국에 대한 내면화는 절실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국화는 비단 타이완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직간접적인 영향력 아래 있는 모든 아시아 국가들의 문제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미국화는 어디까지 왔을까? 미국시민권을 얻기 위한 원정출산 바람, 영어발음을 원어민처럼 하기 위해 아이의 혀를 늘리는 수술붐, 청년들의 모자와 티셔츠에 새겨진 미국 명문대학 로고, 정·관·학계를 주름잡는 미국유학파들…. 한국의 미국화는 제도에서 일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신체 안에 각인되어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커피체인점 스타벅스의 초대형매장들은 모두 한국에 있다. 캘리포니아 ‘피트니스클럽’은 캘리포니아에만 있지 않고 바로 압구정동과 명동에도 원형 그대로 있다. 미국의 외식 업체인 ‘아웃백스테이크’의 한국 지점들은 미국을 제외하고는 세계에서 장사가 가장 잘된다. 이쯤 되면 한국의 미국화는 타이완이나 일본보다 더 강렬해 보인다. 한국의 미국화는 욕구라기보다는 욕망에 가깝다.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영어를 배우는 욕구보다는 영어를 통해 미국다움을 느끼고 싶어하는 욕망, 하버드대학에 가고 싶은 욕구보다는 하버드라는 상징기호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 이것이 신체 안에 각인된 내면화된 미국화이다. 한국전쟁 당시 ‘기브 미 초콜릿’을 외치며 미군 군용차를 따라다녔던 아이들의 추억,‘미8군부대’에서 미국의 컨트리송을 부르고, 미국 번안곡들이 최고 인기를 얻던 시절보다 지금이 더 미국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령 1960∼70년대 미국 번안곡은 미국의 노래를 있는 그대로 차용하지만, 그 문화정서에는 한국적인 냄새가 배어 있었다. 그러나 최근 한국의 가수들이 부르고 있는 힙합이나 알앤비 음악은 거의 자작곡이지만, 문화적 정서는 미국지향적이다. 번악곡의 시대는 미국적인 형식을 직설적으로 드러내지만 자작곡의 시대에는 의도적으로 미국적인 것을 드러내지 않는다. 동시대 힙합과 알앤비 음악의 정서에서 미국적인 것과 한국적인 것의 구분은 사실상 모호하게 된다. 미국적인 리듬과 멜로디는 이미 우리의 신체 안에 내면화된 것이다. 일본의 문화연구자 요시미 순야는 일본이 미국화된 절정기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것이 1984년 도쿄디즈니랜드 개장으로 분석한다. 도쿄디즈니랜드는 일상 속에서 미국적인 것과 미국적이지 않은 경계가 사라지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1월26일 한·미무역투자협정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는 한국 내 미국화가 가속화되고 그 경계가 마침내 사라지고 있음을 선언한 것이다. 스크린쿼터의 폐지는 바로 우리 안의 미국화가 임계점에 다다르는 순간이 될 것이다. 몇 년 전 프랑스의 한 영화관계자가 미국의 할리우드 관계자에게 지금 세계영화시장의 70%가 미국영화인데 어느 정도면 성이 차겠느냐는 질문을 했을 때, 그는 “물론 100%죠.”라는 대답을 했다고 한다. 만일 스크린쿼터가 미국의 주장대로 축소되거나 이후 완전 폐지되어 한국영화의 배급망이 붕괴된다면, 미국화는 영화소비를 통해서 가시화될 것이다. ‘쌀과 영화’, 즉 ‘신체와 감성’을 미국의 요구대로 내주었을 때, 이보다 더 강력한 미국화가 있을 수 있을까? 한국에도 타이완의 ‘클럽51’과 같은 완전한 미국화를 주장하는 그룹들의 출현이 멀지 않아 보인다. 아니 정부 스스로가 ‘클럽51’인지도 모르겠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빛 머금은 성곽으로 주말 저녁 나들이

    “빛을 머금은 성곽 즐겨요.” 서울 성북구(구청장 서찬교)는 25일 성북초등학교에서 서울성곽 성북·삼선 지구의 야간경관 조명을 완공을 기념하는 점등식을 갖는다. 성북구는 지난해 12월 성북동 지구(숙정문∼혜화문) 965m에 야간경관 조명을 설치, 지난달 20일부터 점등을 시작했다. 이어 이달초 삼선동 지구(혜화문∼낙산공원) 130m에도 야간경관 조명 설치공사를 시작했으며 25일 완공할 예정이다. 성북구는 점등식을 마친 뒤 성북초등학교에서 과학고 성곽길, 군부대 앞, 약수터, 성북2동 사무소를 거쳐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2.8㎞ 구간을 걷는 ‘구민 걷기 대회’도 연다. 성북구 관계자는 “오후 6시부터 밤12시까지 6시간 동안 성곽의 조명을 밝혀 멀리서 내려다보면 한눈에 서울성곽임을 알 수 있게 했다.”면서 “조명이 가로등 역할도 하기 때문에 산책하는 구민들의 시야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해병대 ‘장병기본권 전문상담관’ 최상용 씨

    해병대 ‘장병기본권 전문상담관’ 최상용 씨

    ‘일선 군부대 장병들과 함께 생활하는 민간인 보신 적 있나요?’ 해병대 병사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최상용(50)씨의 공식직함은 ‘장병기본권 전문상담관’이다. 이 직함이 생긴 것은 지난해 전방 전초기지(GP) 총기사건 이후. 병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민간 전문상담가가 필요했다. ●육군 7명, 해병대 2명 시범 운영 국방부는 지난해 7월 전문상담관 9명을 공개선발해 육군에 7명, 해병대에 2명을 배치했다. 최씨는 요즘 서해안 최북단인 말도, 주문도, 볼음도, 서검도, 교동도에서 경계근무에 나서고 있는 청룡부대 병사들과 매일 만난다. 최씨는 24일 전문상담관의 역할에 대해 “병사들의 고민이나 갈등 등 부대생활에서 힘든 고충을 덜어줘 보다 즐거운 병영생활이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임무”라고 소개했다. 그는 “처음엔 병사들이 어색해 하며 경계했지만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다 보니 지금은 큰형이나 아버지처럼 생각하며 고민을 털어 놓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불화 끝에 부모가 모두 자살한 것을 놓고 고민하는 병사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힘들었던 상담사례도 들려줬다. “갑작스러운 부모의 사망소식에 괴로워하는 병사의 마음을 잡아주기 위해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힘들게 살아온 병사의 이야기를 듣고 감정이 북받쳐 서로 부둥켜 안고 한동안 눈물을 흘렸다.”면서 “이 병사가 제대한 후에도 가족의 일원으로 후원자가 되기로 약속까지 한 상태”라고 했다. 그는 부대에 적응하지 못해 자살을 기도하려던 초임병의 마음을 간파하고 설득끝에 정상적인 병영생활을 하도록 도와준 일을 얘기하며 뿌듯해 했다. 최씨가 상담관으로 뽑힌 것은 군 경력과 사회에서 심리상담가로 활동한 이력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1977년 해병대 소위로 임관하여 20여년 간 군 생활을 하다 1997년 소령으로 예편했다. 현역시절 고려대와 대학원에서 위탁교육으로 교육심리학을 전공했다. 예편 후엔 해병대 정신을 접목시킨 ‘불가사리 교육’을 창안, 청소년과 회사원들의 정신무장을 강화하는 전문강사로 활동했다. 이런 공로로 정부로부터는 ‘신지식인’에 선발되기도 했다. ●“병영은 심신수련의 도장 돼야” 최씨는 “군대라고 하면 예전엔 무작정 복종을 요구했지만 지금은 가정이나 학교처럼 인성교육의 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달라진 병영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병영생활은 인생관과 국가관을 심어줄 수 있는 심신수련의 도장이 돼야 한다.”면서 “병사들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멋진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정감 있는 상담관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전문상담관제를 시범운영한 뒤 반응이 좋으면 전군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강화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춘천 ‘남의 땅 개발’에 속앓이

    강원도 춘천시가 미군부대 캠프페이지 터, 붕어섬 등 개발계획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부지에 대해 소유권이 없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캠프페이지 부지’는 토양오염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지만 아직 미군부대 땅으로 남아 있고 ‘붕어섬’은 태양광발전소 개발계획 발표로 민원인들의 항의가 빗발치지만 강원도 부지여서 일일이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춘천시에 따르면 시 홈페이지에는 붕어섬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겠다는 도의 발표에 반대하는 항의성 민원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춘천환경운동연합, 향토막국수협의회 춘천예총 등 10여개 지역 사회단체들은 “붕어섬은 춘천의 미래를 위해 보전돼야 한다.”는 내용의 연대성명서를 발표하고 기관장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그러나 정작 춘천시는 해당부지가 100% 강원도부지여서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군 캠프페이지 21만여평 부지 가운데 일부 토양과 지하수에 대한 유류오염이 심각하지만 시에서는 정밀 오염조사를 비롯한 현장 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춘천시측은 “신사우동 택지개발사업도 결국 도유지는 제척되고 진행된 전례가 있고 미군부대 터도 아직 미군이 관리하고 있어 국방부와 환경부에 정확한 오염내용을 알려달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아직 이런저런 답이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시민들은 “춘천시가 필요한 부지를 매입해 관리할 필요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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