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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드 브리핑]“동작봐라…” 1박2일 소대장 이명박

    “동작봐라….” 군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이명박 서울시장이 1박2일간의 병영 체험을 하며 군대 못간 ‘한(恨)’을 풀었다. 이 시장은 지난 11∼12일 1박2일 동안 서울시 간부 30여명과 함께 강원도 화천 최전방 부대를 방문했다. 이 시장은 부대로 향하기 전부터 기자들에게 군대에 못간 이유에 대해 자세한 자료를 돌렸다. 이 시장은 자료에서 “논산훈련소에 입소했으나 ‘기관지 확장증’이라는 병명으로 귀향 조치됐다.”고 밝혔다. 그는 “가난때문에 살기 위해서라도 군대에 가야 했다. 그러나 가지 못해 오히려 힘들었다.”는 소회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이 시장은 병영체험에서 초임 소대장처럼 절도있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부대에 도착한 이 시장과 간부들은 철책 경계근무를 서기 위해 곧바로 군복으로 갈아 입고 건물 마당에 집결했다. 비교적 일찍 옷을 갈아 입은 이 시장은 근처에 삼삼오오 모여 있거나 늦게 나온 간부들에게 “동작봐라, 다들 너무 느려.”라며 군기를 잡았다. 군복을 입었으니 군인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것. 시 간부들도 시종일관 시장에게 “단결”“근무중 이상무” 등 구호를 붙이며 ‘졸병’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서울시 행정국장, 복지여성국장, 여성·복지정책보좌관, 복지재단 대표이사 등 여성 간부들도 군복으로 갈아 입었다. 이 시장은 이들에게도 “여군도 느려서는 안 되고 더 잘해야 한다.”며 예외를 두지 않았다. ‘이명박 소대장’의 진가는 철책 근무에서도 나타났다. 이 시장은 가파른 철책 1㎞를 오르내리면서도 전혀 힘들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행한 간부가 넘어져 부상을 입거나 “5분간 휴식” 등을 외치며 자주 쉬게 되는 것이 불만이었다. 한 간부는 “시장을 따라다니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시장과 다른 철책 근무조에 편입돼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Anycall프로농구] ‘예비군 3점슈터’ 전성시대

    [Anycall프로농구] ‘예비군 3점슈터’ 전성시대

    ‘플레이오프 진출을 명 받았습니다.’ 지난 6월 군복무를 마치고 프로농구에 복귀한 SK 조상현(28·189㎝)과 삼성 이규섭(27·198㎝), 모비스 이병석(27·191㎝)이 코트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들 ‘예비역 삼총사’의 공통점은 외곽포의 정확도를 군에서 보다 정밀하게 가다듬은 것. 조상현은 이미 빼어난 3점슈터로 명성을 떨쳤다. 다만 욕심이 지나쳐 슛을 남발하거나, 스크린을 끼고 돌아나오는 동작이 느려 수비에 막히는 게 단점이었다. 하지만 승패의 압박이 덜한 상무에서 시간을 두고 단점을 꼼꼼하게 고치고, 체력도 한층 보강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입대전보다 10% 가까이 치솟은 정확도(43.5%)를 바탕으로 ‘람보 슈터’ 문경은과 ‘3점슛왕’을 다투고 있다.6일 현재 54개를 적중시켜 단독 1위. 고려대 시절 센터로 이름을 떨쳤던 이규섭은 상무에서 3점슈터로 변신한 경우. 서장훈(30·207㎝)-김주성(25·205㎝) ‘트윈 타워’가 버틴 대표팀에서 외곽플레이의 맛을 알게 됐고, 소속팀 삼성에 복귀한 뒤에는 안준호 감독의 강력한 요구로 전업 3점슈터로 나섰다.“상무 때 국가대표로 뛰면서 슛 감각에 눈을 뜬 것 같다.”고 말할 만큼, 올시즌 3점슛 기량이 만개했다.6일 현재 성공률 43.5%로 쟁쟁한 슛쟁이들 틈을 비집고 6위에 올랐다. 프로 3년차 이병석은 제대후 ‘환골탈태’한 경우. 명지대 시절은 물론, 프로에서 두 시즌을 뛰면서 수비전문 식스맨으로 활약한 이병석은 올시즌 모비스의 외곽을 책임지고 있다.3점슛 78차례 시도 중 39개를 적중,50%의 성공률로 이 부문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놓았다.5일 SBS와의 라이벌전에서도 종료 직전 결승 3점포 등 21점을 터뜨리며 76-75의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병석은 “상무에서 무릎 재활에 전념하면서 슈팅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것이 보약이 된 것 같다.”면서 슈터로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밖에 SK의 임재현(27·182㎝),SBS의 은희석(27·189㎝)과 김성철(28·195㎝)도 경기를 거듭하면서 제 기량을 회복, 팀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어느 해보다 전력평준화가 이루어져 플레이오프 진출팀을 점치기 힘든 올 프로농구에서 전역 용사들의 활약이 판도의 변수가 되고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로미오와 줄리엣’ 파경

    |로스앤젤레스 AFP 연합|사랑의 도피행각 끝에 결혼,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린 바레인 공주 메리엄 알 할리파(24)와 전직 미국 해병 제이슨 존슨(28)의 결혼 생활이 5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라스베이거스 리뷰 저널은 지난달 30일 메리엄 공주가 같은 달 17일 빠른 결혼ㆍ이혼 절차로 유명한 라스베이거스 법원에 이혼 소송을 냈으며, 존슨이 “그녀가 그것을 원했다.”고 사실을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존슨은 자신이 호텔 주차요원이나 잔심부름꾼으로 일하는 동안 메리엄 공주는 라스베이거스에서 화려한 밤생활의 유혹에 빠졌고 자신을 무시하기 시작했으며 1년 전에 자신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존슨은 바레인에서 군복무 중이던 1999년, 당시 19세였던 바레인 왕실의 메리엄 공주를 우연히 만나면서 사랑을 시작, 왕실의 반대와 살해위협을 넘어서며 1999년 11월 결혼에 성공했다.
  • 대형손보사 ‘통합형 보험’ 뜬다

    대형손보사 ‘통합형 보험’ 뜬다

    수십 가지의 보험상품을 단 한개의 보험증권으로 대체할 수 있는 ‘통합형 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자들은 각종 보험에 따로따로 가입하는 번거로움을 덜고 보험료도 비교적 적게 들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험사들은 가입자의 모든 위험보장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면서 거액의 보험료를 한꺼번에 챙길 수 있어 새 상품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적게 내고도 많은 혜택을 직업군인인 유모(39)씨의 가족 4명은 모두 6개 보험에 가입하고 한달에 19만 5590원의 보험료를 내고 있었다. 유씨는 운전자보험과 암보험을, 아내 김모(35)씨는 상해보험과 암보험을 들었다. 첫째아들(9)과 둘째아들(6) 명의로 각각 어린이보험도 들었다. 유씨 가족이 거래하는 보험사는 S화재,L생명,S생명,D화재 등 4개 회사다. 월 보험료는 1만 1640∼5만 1200원이다. 유씨는 최근 주변의 권유로 유씨 자신의 암보험(10년만기·월 1만 1640원)을 제외한 5개 보험을 해약하고 20년 만기의 통합보험에 새로 가입했다. 월 보험료는 5개 보험을 해약하지 않았을 때에는 18만 3950원이었으나, 통합보험 가입 이후엔 15만 9280원으로 2만 4670원이 줄었다. 보험료가 줄었는데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보장 범위는 더 넓어졌다. 통합보험에 가입함에 따라 1억원을 보상하는 화재보험에도 자동으로 가입됐다. 암보험의 보장 범위도 사망뿐만 아니라 ‘치료시 1억원’이 추가됐다. 두 자녀도 혜택을 받는다. 현재 수준의 보험혜택을 받기 위해 이전처럼 각각의 보험에 따로 가입했다면 월 30만원 이상 들어간다. ●전담자만 찾으면 모두 해결 4인 가족은 4∼5개의 보험에 가입하는 예도 많다. 자동차, 암보험, 자녀보험 등 필수적인 상품에만 가입해도 한달에 20만원은 족히 들어간다. 그러나 막상 사고가 나거나 심하게 다쳤을 때에는 어떤 회사의 보험에 어떤 조건으로 가입했는지를 정확히 모를 수 있다. 보험금 지급 규정이 복잡하고 보험사마다 제각각이어서 혜택은 고사하고 보험금만 믿고 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 통합보험 가입자는 사고시 전담관리자만 찾으면 된다. 전담관리자가 최대 70가지의 혜택을 검토해 해당되는 보험금을 알아서 지급해 주기 때문이다. ●가입자 몇개월 만에 26만명 통합형 보험은 최근 온라인보험이나 방카슈랑스(은행이 취급하는 보험상품)가 인기를 끌면서 이에 맞서기 위해 출시된 전략상품이다. 일본 도쿄해상이 ‘초(超)보험’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것을 지난해 12월 삼성화재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했다. 올 상반기 들어 다른 보험사들도 잇따라 출시, 불과 몇개월 만에 5개 보험사의 가입자 수가 26만 9061명, 판매액은 536억 8800만원에 이르고 있다. 동양화재의 ‘웰스라이프보험’은 상해·질병·자동차·화재 등 63가지를 보장한다. 국내 체류중 사고 외에 해외출장, 군복무 등도 보장 범위가 적용된다. 가족에는 배우자, 부모, 배우자의 부모, 자녀 외에 사위와 며느리까지 포함된다. 필요 시기에 따라 보험료를 조절할 수 있다. ‘삼성슈퍼보험’은 판매량이 매월 50% 이상씩 늘고 있다. 계약기간중 결혼, 출산, 주택마련 등 목돈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보장 범위를 변경할 수 있다.‘LG웰빙보험’은 보험혜택 외에 국내 병원의 주치의와 간호사를 배정하고, 필요하면 1차 진료기록을 외국의 유명병원에 보낼 수 있다. 보험사들은 가입자들이 월 20만원 안팎의 많은 보험료를 내면서 모든 위험보장을 한 곳에 믿고 맡기는 점을 감안, 노련한 설계사들로 구성된 1000여명의 전담인력을 육성하고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한국의 소수자, 실태와 전망/권태환 등 지음

    주변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보는 것은 이제 우리 일상이 되었지만 대부분은 그들의 삶에 대해 무심하다. 동성애자, 양심적 군복무거부자 등도 사회적 이슈로 잠시 떠들썩했을 뿐 우리 사회는 아직 그들의 인권에 대해 침묵하는 수준이다.‘한국의 소수자, 실태와 전망’(권태환 등 지음, 한울 아카데미 펴냄)은 이같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소수자들에게 돋보기를 들이댄 책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한국사회학회와 문화인류학회의 공동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논문을 기초로 재구성한 23편의 논문. 저자들은 최근 사회 계층, 성, 세대 격차가 커지면서 다양한 소수자 집단이 생겨나고 있다는 데 문제의식을 같이 한다. 특히 세계화, 냉전체제의 해소에 힘입어 외국인 노동자와 조선족, 고려인의 유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IMF 이후 절대빈곤층, 불안정취업자, 정신질환자, 홈리스 등 다수의 사회적 부적응자를 생산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한다. 장애인, 빈민 등 전통적인 소수자들을 넘어서며 우리 사회 ‘타자’들의 영역을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치밀한 실태조사와 대안 제시를 아우르는 것이 이 책의 미덕.1부에서는 홈리스, 동성애자, 장기수, 정신병자 등 사회적 계급과 권력 관계에서 소외된 소수자 집단을,2부에서는 해외 한인과 국내 화교를,3부에서는 국제결혼, 외국인 노동자, 국제적 성매매 등 세계화의 이면에 숨겨진 소수자들을 조명한다. 인류학자와 사회학자의 공동 성과물인 만큼 거시적인 원인 분석부터 개인적 수준의 자료까지 포괄하고 있다. 우리 사회 소수자에 대한 치열한 보고서.‘더불어 사는 사회’를 꿈꾸는 독자나 정책 입안자들에게 권할 만하다.2만 3000원.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동대문시장 먹자골목

    [뒷골목 맛세상]동대문시장 먹자골목

    머잖아 겨울이다. 강원도의 백두대간 어름에서는 때 이른 첫눈이 내렸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래서 그런지 무심코 지나치는 지하철역이나 지하도, 공원의 어둑한 귀퉁이에 신문지며 얇은 담요 한 장을 덮고 누워있는 홈리스들의 새우등이 새삼스럽게 눈에 시리다. 어디서 대낮부터 소주 한 병이라도 얻어 마신 것일까. 발치께에는 빈 소주병이 나뒹굴고 있다. 나라 전체에 아무리 불황이 깊다지만, 요즈음 들어 부쩍 늘어난 길거리의 새우등들은 결코 예사롭게 흘려 넘길 수 있는 정경은 아니다. 그런 겨울의 초입에, 이를테면 30대의 한 젊은이가 역시 30대의 아내와 초등학교 저학년의 여자아이 그리고 갓 돌이 지난 사내아이를 거느린 채 어느 날 느닷없이 직장을 잃었다고 치자. 직장을 잃는다는 일은 그에게는 어쩔 수 없이 마른하늘에서 벼락이라도 떨어진 것 같은 가공할 충격임에 틀림없을 터이다. 미처 마음의 준비도 없이 맞이한 생존에 대한 두려움은 금방 공포로 변하고, 사랑스러운 처자식마저도 자칫 두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으로만 여겨진다. 그런 눈으로 주변을 돌아보면 자신처럼 불행한 사람은 다시 없으리라.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여전히 일상을 즐기면서, 쇼핑을 하거나 여행을 떠나거나 맛있는 집을 찾아서 외식을 하는 등 한껏 행복감에 젖어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 또한 그들처럼 즐기던 일상의 행복감이 벌써부터 까마득한 옛날의 일처럼 기억에 흐리다. 아아, 아침에 일어나 아직 덜 깬 잠을 투정하며 서둘러 세수를 하고 아침밥을 먹고 부랴부랴 지하철역으로 달려가던 일상이 저렇듯 눈부시고 화려할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생각한다. 왜 세상은 이렇게 불공평한가. 어쩌면 나에게 닥친 불행은 결코 내 탓만은 아니다. 뭔가 이 사회의 정치가, 경제가 크게 잘못된 탓이다. 그런 그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상대적 빈곤감과 상대적 불행감이리라. 그이가 직장을 잃든 말든, 그리하여 처자식들이 굶주리게 되든 말든, 세상은 전혀 무관심하게 하루하루 잘도 흘러가는 것이다. 이쯤에 이르면 그는 세상을 향해 기어이 복수심을 드러내고, 끝내는 범죄적 충동에까지 사로잡힐지도 모른다. 그리고 벌써부터 그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처자식을 버려둔 채 길거리를 방황하는 또 한 명의 새로운 홈리스가 그림자처럼 자리 잡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렇듯 이제 막 직장을 잃은 젊은이에게 권하고 싶다. 아직은 세상에 대한 복수심이 싹트기 전에, 그렇게 범죄적 충동에 사로잡히기 전에, 그리고 마음속에 홈리스의 그림자가 자리잡기 전에, 처자식과 함께 한번쯤 동대문시장을 가보면 어떨까. 동대문 시장에서도 1950년대의 낡고 허름한 복고풍 건물이며 가게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먹자골목을 찾아가서 마지막 만찬이라도 하듯 처자식과 함께 뜨거운 닭한마리 칼국수를 먹으면서 자신이 서있는 현재의 위치를 다시 한번 확인해보면 어떨까. 지하철 1호선이나 4호선의 동대문역 9번 출구를 빠져나온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여자아이는 걸리고, 사내아이는 가슴에 안은 채 한 손으로는 아내의 손을 잡고서.9번 출구를 빠져나오면 번듯한 빌딩의 동대문종합시장이 나온다. 주로 비단이며 이불 같은 혼숫감을 파는 동대문종합시장 1층의 중앙통로를 빠져나오면 시장의 물건을 나르는 오토바이들이 무슨 사열식이라도 벌이는 것처럼 도열해 있다. 오토바이들을 지나면 곧바로 대학천길이라고 부르는 복고풍의 먹자골목이 시작된다. 대학천길이라고 해서 드넓고 화려한 길을 상상한다면 곧장 실망하게 된다. 네 식구가 한꺼번에 지나치기가 어려워 끝내 앞뒤로 서야 할 만큼 비좁은 골목일 뿐인데, 골목 양쪽으로 처마를 마주 대면서 낡고 허름한 식당들이 줄지어 서있다. 대학천길은 끝에서 광장시장 출입구와 서로 마주보고 있는데, 먹자골목은 대학천길의 중간에서 끝나고 천막상회며 등산장비점 등의 다른 업종으로 바뀐다.100여m쯤 되는 먹자골목에는 주로 닭한마리 칼국수를 위시하여 생선구이, 민물매운탕, 돼지곱창, 이렇게 네 가지 종류의 식당들이 자리 잡고 있다. 먹자골목의 중간쯤에 이르면 한 식당 앞에서 그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출 것이다.‘진할매 원조 닭한마리’라는 상호인데, 유리창에 커다랗게 광고판이 나붙어있다. 그는 무심코 광고판에 눈을 준다. 거기에는 진할매인 듯싶은 유복하게 생긴 할머니의 사진과 함께, 닭한마리 칼국수를 시작하던 무렵의 모진 고생으로부터 마침내 성공하기까지 이러저런 이야기가 입지전적으로 나와 있다. 그가 이야기에 끌려 솔깃한 마음으로 식당 안을 들여다보면, 벌써부터 손님들로 북적거려서 얼핏 빈 자리가 없을 정도이다. 식당 안에 가득한 손님들에 그는 까닭없이 주눅이 드는 기분이어서 그만 발길을 돌리고 만다. 먹자골목을 얼마 걷지 않은 동안에도 벌써 대여섯 군데의 닭한마리 식당을 지나친다. 그러는 사이에 거짓말처럼 닭한마리가 끝나고 이번에는 민물매운탕이며 돼지곱창이 시작되고 있다. 그는 몇번인가 두리번거리다가 ‘원조 소문난 닭한마리’(02-2279-2078)라는 맨 끝집으로 들어선다. 이 골목의 닭한마리집 치고 원조라는 관형어가 붙지 않은 식당이 없지만, 식당 안의 많지도 적지도 않은 손님들이 그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기실 이 ‘원조 소문난 닭한마리’는 내가 그와 똑 같이 마음이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십년 가까이 다니는 단골집이기도 하다.) 자신도 모르게 식당의 한 귀퉁이에 자리를 잡은 그는 닭한마리를 주문한다. 이미 꼬박 하루를 엄나무와 황기, 마늘을 넣고 푹 고와서 전혀 닭냄새가 나지 않는 닭한마리는 육수에 기름기도 찾아볼 수가 없다. 닭한마리에 곁들여 감자와 떡이 들어있는 커다란 양푼냄비가 적당히 끓기 시작하자 그는 우선 아내에게 먹을 것을 권한다. 아내는 새콤달콤한 야채 겨자소스에 닭고기며 떡, 감자 따위를 찍어먹으며 모처럼만에 환한 표정이다. 아내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닭고기보다는 떡이며 감자를 좋아하자 그는 추가로 떡사리를 한 접시 더 시킨다. 닭한마리와 떡사리 한 접시에도 좋아라 신명이 나있는 식구들을 바라보자, 그는 불현듯 눈시울이 뜨거워져 온다. 그는 할 수 없이 소주 한 병을 시킨다. 그리고 말없이 자작으로 한 잔 두 잔 목 안으로 깊이 털어 넣는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돌아 아내에게 잔을 내밀자 아내는 두 말 없이 잔을 받는다. 아내가 단숨에 술잔을 비운 다음에 그에게 다시 잔을 건네고, 그는 또 다시 눈시울이 뜨거워져 온다. 닭고기가 비어지자 이번에는 칼국수를 시켜서 닭한마리의 남은 국물에 끓인다. 아내는 아예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까지 맺혀가며 아이들 먹이랴, 틈틈이 자신도 먹으랴, 정신이 없다. 칼국수를 먹고 나면 이번에는 공깃밥 한 그릇을 시켜 국물에 볶아먹는 것으로 닭한마리의 전과정을 끝낸다. 가만 있자, 모두 얼마가 들었더라. 닭한마리에 1만 3000원, 떡사리 한 접시 추가 1000원, 공깃밥 1000원, 칼국수사리 2000원, 소주 3000원, 모두 2만원이다. 결국 네 식구의 마지막 만찬에 2만원이 든 셈이다. 닭한마리 식당을 나서며 그는 직장을 잃은 후 처음으로 가슴이 훈훈해져 온다. 그리고 저 밑바닥에서부터 비롯하여 알 수 없는 힘이 솟구쳐 오르는 기분이다. 그는 아내와 아이들을 거느린 채, 공구점이며 공업사, 천막가게, 헌구두며 군복가게들이 줄지어 서있는 전혀 비현실적인 1950년대 복고풍의 대학천길을 걷는다. 그러다가 문득 국화빵이며 붕어빵 같은 각종 빵틀을 파는 가게 앞에서 발길을 멈춘다. 그리고 가격을 묻는다. 둘 다 20만원 정도이다. 그가 아내를 돌아보자 아내가 그에게 눈으로 묻는다.“왜 붕어빵 장사하게요?” 그 역시 눈으로 대답한다.“못할 것도 없지.”내친 김에 냉면 만드는 기계며 통닭 튀기는 기계에도 관심을 갖는다. 뜻밖에도 가격이 비싸지 않아 40,50만원 정도이다. 이번에는 건축자재 가게에서 벽돌 쌓거나 콘크리트 작업할 때 쓰는 쇠손을 만져본다. 가격은 4000원이다. 그는 어쩐지 그런 막일도 못할 것이 없을 것 같은 기분이다. ‘원조 소문난 닭한마리’에서 마주 보이는 골목길을 들어서면 곧바로 왼편에 ‘청천강’(02-2266-7091)이라는 민물매운탕집이 숨어 있다. 그가 만일 닭고기를 싫어한다면, 먹자골목에서 찾을 곳은 당연히 청천강이다. 역시 네 식구가 간다면 메뉴 중에서 메기매운탕을 권하고 싶다. 대중소로 나누어지는데, 각각 2만 5000원,2만원,1만 5000원이다. 이중에서 1만 5000원짜리에도 팔뚝만한 메기 두 마리가 들어있어 네 식구 먹기에는 충분하다. 청천강의 자랑은 2000원짜리 돌솥밥인데, 검은 콩을 넣어 금방 내놓는 돌솥밥은 매운탕에 말아먹어도 좋지만 정갈한 반찬과 함께 맨밥으로 먹어도 찰진 달콤함이 금방 입안에 가득 찬다. 네 식구라도 돌솥밥은 두 솥이면 된다. 청천강에는 메기매운탕 이외에도 추어탕(6000원), 통추어탕(7000원)이 있고, 빠가사리매운탕, 메기빠가사리매운탕이 역시 대중소로 나누어져 각각 2만 5000원,2만원,1만 5000원인데, 주인은 메기빠가사리매운탕을 추천한다. 주인의 말인즉, 메기는 살이 많은 대신 고소한 맛이 덜하고 빠가시리는 고소한 맛은 강한데 살이 없어서 둘을 섞으면 서로의 장단점이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3만원짜리 잡탕이 있는데 다른 집과는 달리 모래무지며 누치 따위 물고기를 쓰지 않고 메기, 빠가사리에 미꾸라지만을 섞어 진한 맛을 낸 것으로, 네댓 명의 술꾼들이 진한 맛을 즐기며 술안주로 먹기에는 그만이다. 닭한마리에 비하면 1만원쯤 더 들어서 3만원 가까운 가격인데, 그로서는 네 식구의 마지막 만찬이라면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을 터이다. 더군다나 오늘의 만찬으로 인해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비롯하여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힘이 솟구쳐 오른다면 결코 비싼 값이 아니다. 어떤가, 먹자골목에 와서 그 정도의 힘을 얻었다면 그동안 몸과 마음에 쌓인 거품을 걷어내고 자신이 선 자리에서 한 단계 아래로 내려가 무슨 일이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 ‘지점 10군데’ 자긍심 대단 ‘진할매 원조 닭한마리’ 는 확실히 닭한마리 업종에서는 출세한 집이다. 이미 10군데에 지점을 내어 닭한마리를 프랜차이즈화시킨 자긍심이 대단하다. 그런 식당의 유리문에는 다음과 같은 광고문이 붙어있다. ‘나는 지금 70노인입니다.1978년 우리 식구가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놓인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무엇인가 먹는 장사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여러 가지 연구를 하던 중 닭요리가 생각났습니다. 나는 원래 마음먹은 일을 끝내지 않고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성질인지라 밤을 새워 고민하면서 닭을 재료로 한 여러 가지 요리를 만들어 놓고는 주위 사람들에게 시식을 시켰습니다. 그렇게 열흘 정도 지나자 한 가지 요리에 열 명 중 칠팔 명이 칭찬을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닭한마리입니다. 모든 음식의 맛은 첫째로 재료의 신선함에서 찾는 것을 원칙으로 알고, 그날그날 항상 물을 끓여놓고 다 낡은 자전거를 타고 중앙시장에 가서 한 마리 두 마리 닭장에서 산 채로 잡아오곤 했습니다. 재고는 절대로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닭한마리 요리를 하면서 땀이 눈, 코, 입으로 흘러내려도 힘들지 않았던 것은 오직 식구들의 목숨이 걸려있는 일이었기 때문이었지요. 당시 닭 한 마리에 1200원에 사오면 1300원에 팔 정도로 마진 없이 오로지 많은 사람에게 시식시킨다는 생각으로 전념한 결과,3년이 지나자 손님이 줄을 섰고, 소문에 소문이 꼬리를 물고 각종 신문잡지며 TV에 실리게 되었습니다….’
  • [씨줄날줄] 아라파트/이기동 논설위원

    “나는 올리브가지와 자유투사의 총을 들고 왔다. 제발 내가 손에서 올리브가지를 놓지 않도록 도와달라.” 유엔이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정치단체로 첫 인정한 1974년, 야세르 아라파트의장은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이렇게 호소했다. 요르단, 레바논, 튀니지를 전전하던 망명객의 국제 데뷔무대였다. 그는 때로는 올리브가지를, 때로는 총을 바꿔들었다. 하지만 평생의 목표는 오직 하나, 팔레스타인 독립이었다. 그가 지금 파리의 군병원에 누워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고 있다. 올리브가지를 들 때, 그는 동족들로부터 배신자로 배척당했다. 반대로 총을 들었을 때, 이스라엘과 미국, 서방은 그를 피에 굶주린 파괴자로 몰아붙였다. 그럼에도 그는 지금껏 누구도 부인 못할 팔레스타인 독립운동의 상징이었다. 그가 차지한 위치만큼, 그의 사후에 닥쳐올 미증유의 혼란을 모두가 두려워하고 있다. 대장정때 딱딱한 나무침상만 고집한 마오쩌둥(毛澤東)처럼, 그의 군복과 27년에 걸친 망명생활은 팔레스타인 저항운동의 상징이 됐다. 그는 저항운동 초기에 무장단체 파타그룹을 창설해 PLO의 주도권을 잡았고, 이후 비행기납치, 민간인 폭탄테러 등 극렬한 무장저항과 인티파다(무장봉기)를 주도했다. 국내외에서 민주적 지도체제 도입압력이 계속됐지만, 반대파에 대한 교묘한 견제와 회유로 이를 피해갔다.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때 후세인 지지로 그는 최대의 실책을 기록했다. 백척간두에서 택한 도박이 바로 평화협상이었다.1993년 백악관에서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총리와의 악수로 만들어낸 평화협정은 ‘용감한 자들이 만든 평화’였다. 그 용기의 대가로 라빈은 극우파의 총에 목숨을 내주었고 아라파트는 배신자로 내몰렸다. 입술과 손에서 떨림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후 이스라엘에서 극우파 아리엘 샤론정권이 등장했고, 그는 다시 총을 들었다. 무장봉기와 폭탄테러가 일상사가 되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군은 그의 집무실까지 파괴했다. 그의 사후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팔레스타인 지도부의 파리방문 소식을 듣고 30세 연하의 부인 수하여사는 “그를 생매장시키려는 지도부의 음모”라고 몰아붙였다. 권력이건 짐이건 나누어갖기 거부한 75세의 노(老)투사가 남길 중동의 그늘이 예사롭지 않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하프타임] 프로야구선수 71명 재신검 받아

    ‘병풍’으로 크게 흔들렸던 프로야구가 해당 선수들 대부분이 군에 입대할 전망이어서 내년 선수 기근에 허덕일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4일 8개 구단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9월 병역비리에 연루된 선수 51명뿐만 아니라 공소시효가 지나 단순 조사만을 받았던 선수 20여명 등 모두 71명이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모두 신체검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현역 입대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선수들도 모두 18일까지 재신검 통보를 받아 군복무가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 병역비리 조진호선수 징역8월 선고

    병역비리 조진호선수 징역8월 선고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전정훈 판사는 3일 검사용 소변에 약물을 타 병역을 면제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메이저리그 출신 SK와이번즈 프로야구 선수 조진호 피고인 등 8명에게 징역 8월을 선고했다. 또 다른 선수를 브로커에게 소개한 혐의가 추가된 한화이글스 신민기, 삼성라이온즈 지승민 피고인 등 4명에게는 징역 10월, 이미 보충역 판정을 받은 삼성라이온즈 현재윤 피고인에게는 징역 7월을 선고했다. 징역 7∼10월형이 확정되면 형기를 마치고 다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해야 한다. 현행 병역법은 징역 1년6월 이상이면 군복무 면제, 징역 6월∼1년6월은 공익근무요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송승헌·장혁·한재석 4일 신검

    신장 질환을 위장해 병역을 면제받은 인기 탤런트 송승헌(28)·장혁(28)·한재석(31)씨 등 3명이 4일 서울지방병무청에서 신체검사를 받는다. 2일 병무청에 따르면 이들은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 신체검사장에서 재검을 받을 예정이다. 신검은 군복무 적합 여부를 판단하는 인성검사를 시작으로 3∼4시간에 걸쳐 각 과별로 혈액·소변 검사,X선 촬영 등이 종합적으로 실시된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2004 미국의 선택] 선거전 1년 결산

    [2004 미국의 선택] 선거전 1년 결산

    슬로건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희망찬 21세기’를 내걸었고 존 케리 후보는 ‘보다 나은 미국인의 삶’으로 정했다. 그러나 9·11 이후 미국의 대내외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엇갈렸다. 양측은 세계가 위험하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이에 대처하기 위한 지도력에 180도 이견을 드러냈다. 경제나 실업률, 의료보험, 낙태, 동성애 결혼, 줄기세포 연구 등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줄곧 논란이 된 이슈는 대테러 전쟁과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지도자의 자질이었고 그 연장선에서 상호비방과 무차별적 정치광고가 난무했다. 한쪽에선 부시 대통령을 미 역사상 ‘가장 비전있는 지도자’로 평가한 반면 다른 한쪽에선 ‘가장 소모적인 패배자’로 부를 정도였다. 부시는 줄곧 ‘신념과 확신’을 내세웠다. 지난주말 막판 유세에선 “나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조차 나의 처지와 내가 믿는 바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리는 지도력을 ‘판단의 문제’로 규정했다. 부시가 한 가지 문제에만 매달리는 ‘단순형’이지만 대통령은 동시에 다양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 평론가인 데이비드 저겐은 “케리는 복잡한 선택에 앞서 현실을 파악하려는 ‘사실적 본능’을 가진 반면 부시는 주변 환경에 이끌리기보다 먼저 발빠르게 행동하려는 ‘직관적 본능’을 가졌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차이는 선거전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는 평가다.‘팩트체크 닷 컴’을 운영하는 브룩스 잭슨은 “부시는 군사비 지출 및 세금 문제 등과 관련된 케리의 상반된 상원활동을 체계적으로 왜곡시켰고, 케리는 경제의 어두운 면을 사실 이상으로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부시는 케리가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정책결정의 일관성이 결여됐음을 꼬집었고, 케리는 부시가 이라크전에만 몰두해 국내 문제를 소홀히 했음을 문제삼았다는 뜻이다. 감정싸움으로까지 치달아 부시의 군복무 회피와 케리의 베트남 참전영웅 왜곡 시비까지 낳았다. 당의 성향에 따라 부동표를 모으는 방식도 달랐다. 부시측이 보수층이 집중된 농촌과 중·서부지역 및 중장년의 남성층을 공략했다면 케리는 진보적인 도시와 동부지역 및 젊은 여성층을 타깃으로 삼았다. 케리가 하워드 딘의 돌풍을 일으킨 인터넷 선거를 이어받았다면 부시는 기업과 친지 등을 중심으로 한 기존 조직을 가동했다. 부시 진영은 지난해 12월부터 경합주마다 신규 공화당원 300만명을 확보하는 세 확장에 나서 막판 유세에 총동원했다. 반면 케리측은 진보적 민간단체들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았다. 정치 광고를 전담하는 WPP 그룹은 부시가 맥도널드처럼 ‘잘 알려진 선두 브랜드’라면 케리는 서브웨이처럼 ‘덜 알려진 브랜드’에 비유했다. 동성결혼과 줄기세포 연구에 부시가 반대, 케리가 부분적인 찬성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핵 해법 등 외교·안보는 국제사회를 ‘선과 악’의 대결로 규정한 ‘부시 독트린’과 이에 반대한 케리의 동맹 강화노선으로 대비된다. 케리는 시급한 현안인 북핵 문제를 이라크 전쟁 때문에 방치, 더 악화됐다며 6자회담과 양자회담의 병행을 주장한다. 그러나 표의 향방에 민감한 불법이민자 문제에는 양측 모두 합법적인 지위보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아라파트시대 막 내리나…치료차 파리로

    아라파트시대 막 내리나…치료차 파리로

    와병 중인 야세르 아라파트(75)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29일 치유를 위해 요르단을 거쳐 파리에 도착했다. 그는 곧바로 파리 인근의 군병원으로 후송됐다. 아라파트가 자치정부 청사가 있는 라말라를 떠난 것은 2001년 11월 이후 근 3년 만이다.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을 내걸고 10년 전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온 아라파트가 ‘파리행’을 택한 것은 사실상 그의 시대가 끝났음을 의미한다. 이스라엘의 잇단 공습과 살해 위협에도 그는 청사에 남아 있기를 고집했다. 아라파트는 이날 오전 요르단이 내준 헬리콥터로 라말라 청사를 떠나 요르단 수도인 암만에 도착한 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제공한 대통령 전용기에 올랐다. 아라파트는 시종 웃음을 머금고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다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측근들은 그의 상태가 양호하며 정신이 맑다고 했으나 권력 공백이 생겨 중동 정세가 급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중동평화 협상에 관여한 이스라엘의 요시 베이린은 “이유야 어쨌든 아라파트가 권좌에서 물러났고 새로운 환경이 조성됐다.”며 “상황이 악화될 수도, 개선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의료진들은 아라파트의 혈소판이 급감했으나 백혈병의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추가적인 검사를 해봐야 원인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난치성 혈액암인 백혈병을 앓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측근들은 아라파트가 28일 하루 종일 잤으며 깨어났을 때는 앉을 수가 없을 정도로 허약해 휠체어에 의지했다고 밝혔다. 음식을 삼키지 못하고 설사로 고생하며 혼미한 상태에서 가끔 방문객들을 알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치정부는 앞서 아라파트의 모습을 찍은 비디오 장면과 사진을 공개했다. 아라파트는 트레이드 마크인 군사복에 바둑판 무늬의 스카프 대신 푸른색 파자마에 꽉 달라붙는 털모자를 쓰고 의료진의 손을 잡고 있었다. 아라파트는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재입국을 허용한다고 밝힌 뒤에야 의료진이 권유한 대로 파리로 가는 것에 동의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아라파트가 라말라 지역을 떠나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라파트는 러시아 스타일의 모피 모자와 군복을 착용했으며 출발 당시 라말라 청사 주변에는 지지자 수백명이 모여 연호했고 아라파트는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앞서 아흐마드 쿠라이 자치정부 총리는 샤론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아라파트의 출국을 요청했다. 이스라엘은 아라파트의 죽음을 방조한 것으로 비춰질 경우 아랍권의 반격을 우려해 이를 승인했다. 이스라엘은 아라파트가 팔레스타인보다 외국에서 사망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면서도 장례 문제 등 아라파트 사후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아라파트의 병세는 27일 밤 한때 위중했으나 지금은 다소 나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여성 & 남성] 아바타에도 性차별

    [여성 & 남성] 아바타에도 性차별

    당신은 여자다. 때문에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 군인도, 경찰도, 복서도 될 수 없다. 서있을 때는 한쪽 무릎을 살짝 굽힌 ‘귀여운 자세’가 필수이다. 만일 당신이 남자라면 남자답지 못한 긴 머리도, 눈물도 금지다. 사이버 세상 속 아바타가 성별 편견을 학습, 강화하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센터 여성주의인권위원회는 최근 싸이월드의 ‘미니미’, 다음, 핫메일의 아바타 등 ‘사이버 세상 속 분신’을 자체 모니터링한 결과를 내놓았다. 결론은 ‘해당 사이트는 아바타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현실 속 성별 편견을 학습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분석 결과 해당 사이트는 아바타의 성별에 따라 서있는 자세부터 달랐다. 남성은 정면을 반듯하게 보고 있는 ‘당당하고 여유 있고 적극적인’ 자세인 반면, 여성은 발을 안쪽으로 모으고 무릎 아래를 살짝 굽히는 등 ‘수줍고 조신하고 소극적인’ 자세였다. 또 여성 아바타는 대체로 홍조나 눈물 등으로 귀여운 표정을 꾸밀 수 있었지만, 남성 아바타에게 제공된 짙은 눈썹 등은 선택할 수 없었다. 남성에게는 반대로 눈물을 흘리는 표정 등이 아예 허용되지 않았다. 남성이 선택할 수 있는 담배 피우기, 군복이나 경찰제복 입기 등도 여성 아바타는 불가능했다. 여성주의인권위원회는 “이용자들의 현실 속 나와 사이버 공간 속 나를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아바타를 통해 전형적인 기존 성별 통념과 고정관념을 학습시키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이용자들에게 기존의 이분법적인 성별 구분·직종분리·고정관념 등을 강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성적소수자인 동성애자 등 성 정체성이 다르거나 성별 구분의 틀 안에 있고 싶지 않은 이용자들에게는 소외감을 불러 일으키는 일종의 폭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또 여성은 사이버 성폭력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데도 성별을 자동 노출시키는 것은 인권침해적인 요소”라면서 “해당 사이트 제작자들은 이용자들의 개성이 좀 더 자유롭게 발현될 수 있도록 성별 이분법에 기반한 현재의 사이버 공간을 수정해 나가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23일 TV 하이라이트]

    ●사과나무(MBC 오후 9시45분) 유승민 선수의 여자친구에 대한 소문과, 씨름 선수로 불렸던 까닭 등 유승민 선수를 둘러싸고 있던 소문의 진상을 밝힌다. 김성주 아나운서와의 ‘핑퐁 인터뷰’를 통해 유승민 선수에 얽힌 궁금증을 풀어보고 탁구 신동에서 금메달리스트가 되기까지의 탁구 인생을 되돌아본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9시20분) 전통과 자연의 향기가 가득한 충청남도 아산. 사람 사는 냄새에 구수함이 더해진 외암민속마을과 화려한 꽃 사이사이로 향기가 가득한 세계꽃식물원, 향기롭고 소박한 시골풍경이 어우러진 자연의 향기 속으로 떠나본다. 또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아늑한 공간 이시소문화체험학교를 찾아간다.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국내 최초의 모던 록 밴드 ‘언니네 이발관’.1996년 첫 앨범 ‘비둘기는 하늘의 쥐’가 ‘비평가 선정 올해의 앨범 10선’에 선정되며 데뷔 때부터 음악 비평가들과 록 마니아들의 호평을 받은 그룹이다. 포크, 테크노, 펑크 등 세련된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진다. ●르포(시대공감)(iTV 오후 8시5분) 모두가 참여하는 사회,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연대의 깃발을 들었던 ‘참여민주사회와 인권을 위한 시민연대(약칭 참여연대)’가 출범 10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참여연대가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6시50분) 신장이 157㎝인 사람, 아내가 군인인 남자, 등에 문신을 한 남자, 고등학교 중퇴인 남자 중에서 군복무 현역 대상이 아닌 사람은 누구인지 살펴본다. 살인범을 알지만 자기가 살인죄를 뒤집어 쓰고 형을 마친 후에 진짜 범인이 밝혀졌을 때 범인 은닉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지켜본다. ●부모님 전상서(KBS2 오후 7시50분) 준이가 다쳐 끔찍한 심정인 성미는, 준이가 자폐아라고 함부로 말하는 형표 때문에 화가 더욱 치민다. 여러 가지 이유로 아리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지환. 시골집까지 내려온 아리와 지환의 치열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급기야 지환은 아리에게 얻어맞아 코피가 터지고 만다. ●그대는 별(KBS1 오전 8시5분) 화연의 임신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사의 말에 기가 막힌 정우는 화연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따진다. 화연은 자신의 말은 들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의심하는 정우를 원망하며 뛰쳐나간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정우는 한국으로 돌아와 화연이 예전에 진찰을 받았던 산부인과로 찾아간다.
  • [비즈&피플] 워크아웃, 우린 이렇게 졸업했다

    [비즈&피플] 워크아웃, 우린 이렇게 졸업했다

    벼랑끝에 몰린 9회말 투아웃. 다들 자리를 뜨며 ‘결국 이렇게 끝나는구나.’하는 순간,“경기는 끝나지 않았다.”며 모래알처럼 흩어진 정신력을 하나로 모아 역전에 성공, 우리 곁에 돌아온 기업들이 있다. 몰락한 ‘명가(名家)’로, 환란의 ‘주범(主犯)’으로 세간의 손가락을 받았던 크라운제과, 대우인터내셔널, 쌍용건설 등이 차례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꼬리표를 떼고 ‘명가 부활’을 선언했다. 그러나 지금의 모습이 있기까지 이들이 받은 수모와 서러움, 눈물 등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더욱이 한때는 재계를 호령했던 ‘명가의 자손’들이었으니….‘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며 이들을 지탱시킨 힘은 ‘주먹 불끈’이었다. 실추된 명예와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달라진 세상의 인심을 속으로 삭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들이 부활의 불씨를 지필 수 있었던 것은 막판 위기에서 승부의 흐름을 바꾼 ‘구원투수(CEO)’와 한몸처럼 믿고 따라온 ‘야수(임직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퇴직금 턴 ‘사원의 힘’-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19일 서울 송파구 향군회관에서 열린 쌍용건설 창립 27주년 행사장에 선 김석준 회장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김 회장은 “그동안 허리띠를 졸라매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거치면서도 동요하지 않고 회사를 살린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5년 8개월에 걸친 워크아웃 졸업을 자축했다. 생일과 동시에 워크아웃을 끝낸 쌍용건설 임직원들도 “고등학교 3년의 입시전쟁과 군복무를 한꺼번에 마친 기분”이라며 기뻐했다.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쌍용건설의 워크아웃 ‘졸업기’도 피눈물로 얼룩졌다. 1997년만 해도 2400명에 달했던 직원은 2000년 700명선으로 줄었다. 당장 이익 내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사업부가 무더기로 없어졌고 회사 돈으로 해외유학가서 박사학위까지 받아 온 ‘우수인재’들마저 내보내야 했다. 자고 일어나면 없어지는 동료 때문에 타 부서에 전화하기가 두려울 정도로 살벌한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직원들의 살림살이는 갈수록 쪼그라들었다. 한때 업계 최고수준인 상여금 800%를 받던 직원들이 98∼2000년 단 한푼의 상여금도 집에 가져가지 못했다. 대리 5년차의 세전 연봉이 1400만원에 불과했다. 당시 사내게시판에는 “오늘이 아들 생일이었는데 버스정류장에 마중나온 아들에게 뭐라도 쥐어주려고 주머니를 뒤졌더니 1200원밖에 없었다. 초코파이와 풍선으로 생일상을 대신했다.”는 가장의 사연이 올라와 사무실이 울음바다에 빠지기도 했다. 김 회장이라고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쌍용그룹 회장으로 있다 98년 채권단의 요청으로 5년만에 회사로 돌아온 김 회장은 “앞으로 나를 회장이라 부르지 말라. 나는 CEO일 뿐이다.”라며 몸을 낮췄다. 추석, 설 명절때는 한번도 빠짐없이 베트남, 인도, 중동 등 해외건설현장을 찾아 고향에 가지 못한 직원들과 함께했다. 회생의 디딤돌이 된 서울 내수동 ‘경희궁의 아침’ 분양때는 스스로 태스크포스팀 팀장이 돼 미국 LA로 건너가 교민들을 상대로 200여 가구를 분양하기도 했다. 지난해 유상증자가 필요할 때 직원들이 퇴직금을 털어 당시 2500원이던 주식을 5000원에 매입하자 김 회장도 유일한 재산인 서울 이태원동 자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주식을 샀다. 대신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단 지분 25%에 대한 ‘우선매수청수권’은 직원들에게 양보했다. 김 회장의 솔선수범은 직원들의 자신감을 일깨워줬다. 전 직원이 출퇴근시간 지하철역에 어깨띠를 두르고 나가 분양전단지를 나눠주며 광고비를 아꼈고 경쟁사가 분양을 포기한 아파트도 인근 주민들을 파고드는 집념으로 100%분양에 성공했다. 김 회장이 회사로 돌아온 98년 자본잠식 상태로 770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쌍용건설은 올해 1조 2050억원의 매출에 626억원의 이익을 바라보고 있다. 부채비율은 160%에 불과하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인적 네트워크’ 승리-이태용 대우인터내셔널 사장 “어제의 수출역군이 하루아침에 죄인 취급을 받을 때는 말할 수 없이 참담한 심정이었습니다. 더욱 비참한 것은 ‘종합상사의 생명줄’인 거래선의 이탈과 젊은 직원들의 이직이었습니다.” 이태용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이 워크아웃 기간을 회고하다 내뱉은 첫 마디였다. 그가 사장에 취임한 뒤 며칠간 했던 업무는 떠나는 직원들의 사표 수리였다. 회사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들을 잡을 명분이 없었던 것. 이 사장은 “이대로 쓰러질 수밖에 없나.”하고 밤잠을 설치기가 일쑤였다고 했다. 당시 대우인터내셔널이 ㈜대우로부터 분리될 때만 해도 부채비율이 940%, 채무액은 1조 3000억원을 웃돌아 회생이 불가능해 보였다. 그는 우선 월례조회를 부활하고, 조직 안정을 위해 사보를 재창간해 회사 소식을 임직원 가족들이 알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주말마다 직원들과 북한산을 등반,CEO와 직원들간의 신뢰 회복에 나섰다. 이 사장은 또 채권단을 일일이 찾아가 “대우의 해외 네트워크는 대우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재산이다. 이를 포기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수출 기반을 잘라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득했다. 그 결과 해외 네트워크 유지에 부정적인 채권단이 돌아서게 됐으며, 대우인터내셔널 회생에 결정적인 기반이 됐다. 그러나 워크아웃 기업이라는 점 때문에 문전박대도 다반사였다. 이 사장은 인도 국영석유공사의 회장을 만나기 위해 수차례 ‘노크’를 했지만 결국 무위로 끝났다. 국내에서도 거래 포기가 잇따른 가운데 유상부 포스코 당시 회장이 대우와의 거래를 유지하라는 ‘특명’이 소문나면서 다른 거래선들이 확보됐을 정도. 이 사장은 “돈줄이 보여도 투자자 모집이 안 되거나 투자를 할 수 없을 때가 가장 큰 고통이었다.”고 밝혔다. 직원들의 어려움도 이에 못지 않았다. 상여금 동결은 기본이고 사소한 경비 지출도 일일이 채권단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관계자는 “필요한 사무실 집기 교체에도 쓸데없는 곳에 돈 쓴다는 채권단의 쓴소리를 들을 때는 참담할 지경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가운데 이 사장은 그야말로 ‘단비’ 같은 소식을 접했다.2000년 대우그룹의 몰락으로 다들 몸을 사릴 때 미얀마 정부가 대우의 적극적인 법인활동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성공 가능성이 큰 미얀마 ‘A-1’광구의 개발권을 준 것. 이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미얀마 가스전의 성공과 행운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황금색 넥타이’만을 매고 다녔다. 그의 바람이 통한 것일까. 지난 1월 미얀마 가스전 발견은 대우인터내셔널의 도약에 결정적인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2010년부터 매년 1000억∼1500억원의 배당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현재 부채비율 168%, 상반기 매출은 2조 4612억원, 순이익 904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내실있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크로스 마케팅’ 결실-윤영달 크라운제과 사장 크라운제과 윤영달(59) 사장이 회사를 부도상태에서 구해낼 수 있었던 무기는 ‘크로스 마케팅’과 ‘등산경영’이었다. 1998년 부도가 난 크라운제과는 오로지 외형확장만을 좇은 우리 기업들의 전형적 실패담이었다. 윤 사장은 “외환위기가 오기 전에 몸집 부풀리기에만 치중하는 경영을 했다. 이익규모내에서의 투자가 아니라 빚을 늘려가며 껍데기만 키우는 바보짓을 했다.”고 후회했다. 윤 사장은 창업주인 고 윤태현 회장의 장남으로 연세대 물리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한 이공계 출신 최고경영자(CEO).1967년 처음 경영에 참여한 이후에는 72년 ‘조리퐁’이란 대히트작을 내기도 했다.77년부터는 한국자동기라는 공장자동시설 생산업체를 운영하고, 풍력발전을 연구하는 등 개인사업을 하다 95년 다시 회사경영에 복귀했다. 그리고 외환위기를 만난 것이다. 채권단회의에서 화의결정이 확정되자 윤 사장은 골프에서 손을 뗐다. 명동에 골프연습장을 지을 정도로 골프광이었다. 담배도 끊고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100㎏대의 몸무게를 가진 그에게 등산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5분을 가면 15분을 쉬어도 숨이 가라앉지 않았다. 이제는 아침 8시에 나가 저녁 9시까지 하루종일 직원들과 북한산을 탈 정도로 체력을 길렀다. 등산을 마치면 직원들과 같이 목욕탕에서 등을 밀었다. 직원의 신발이 떨어지면 사장이 직접 뛰어가서 새로 사왔다. 점심때 산 중턱에서 직원들과 함께 걸치는 막걸리는 단단한 응집력으로 연결됐다. 물론 극도의 구조조정 과정속에서 1200여명의 직원은 800여명으로 줄었고,20여명의 임원은 단 한명만 남았다. 직원들의 사기를 일으키고 단결을 일궈낸 것이 ‘등산경영’이었다면 ‘크로스 마케팅’은 매출을 일으키는 발판이 됐다. 크로스 마케팅도 땀흘리는 등산 중에 나온 아이디어였다. 크로스 마케팅이란 국적을 뛰어넘어 동종의 경쟁 업체들끼리 생산, 판매 등을 분담하는 전략적 제휴를 뜻한다.2000년부터 타이완 2위의 제과업체 왕왕의 쌀과자를 들여와 팔았다.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은 800억원어치에 달한다. 타이완 1위의 제과업체인 이메이와의 크로스 마케팅을 통해 ‘美인블랙’이란 제품을 지난해 11월 내놓았다. 출시 100일 만에 매출 100억원이란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크라운제과의 제품도 이들 업체를 통해 타이완으로 수출 중이다. 결국 회사는 2002년말 5년여만에 화의에서 졸업하지만 아버지인 윤 회장은 회사의 재기를 보지 못하고 99년 노환으로 별세한다. 윤 사장은 크로스 마케팅을 타이완에 이어 중국, 일본, 홍콩, 호주, 스페인으로 확대 중이다. 국내에서는 해태제과를 인수하기 위한 자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해태제과 인수에 성공하면 크라운제과는 다시 국내 2위의 제과업체로 복귀하게 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교포 미군병사 이라크서 피격 사망

    태어난 지 한달된 아들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이라크에서 총격을 받고 사망한 재미교포 출신 미군 병사의 사연이 공개돼 교민 사회에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14일 하와이 중앙일보에 따르면 재미교포인 2세인 김정진(23)씨는 하와이 퍼시픽 대학(HPU) 유학중에 부인 김아영씨를 만나 2001년 결혼했다. 남편 김씨는 생계를 위해 지난해 4월 미군에 입대했고, 부인 김씨도 “부부 군인은 같은 지역에 배치될 수 있다.”는 주변의 말에 따라 뒤따라 미군에 입대했다. 김씨 부부는 미 제2사단 소속으로 한국의 동두천에 함께 배속돼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 남편의 이라크 파병이 결정되면서 이별을 맞았다. 부인 김씨는 미국 군기지로 이동했다. 한국 주둔 당시 임신한 부인 김씨는 남편이 이라크에 도착한 직후인 지난달 7일 아들 ‘아폴로 이카이카(하와이 말로 ‘전사’라는 뜻)’를 낳았다. 그러다 부인 김씨는 지난 6일 남편 김씨가 작전지역을 순찰하다 저항세력의 기습적인 총격을 받고 전사했다는 통보를 받은 것. 부인 김씨는 “사망 전날도 전화통화를 했다.”면서 “군복무를 마친 뒤 호놀룰루 경찰이 되겠다는 남편의 꿈을 이루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녀는 “많은 한국인 동포들이 미군 소속으로 이라크에 파병 돼 있다.”면서 “가족들이 그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인들은 애정 표현을 잘 못하는데, 사막에서 외로운 군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이라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남편 김씨의 장례식은 오는 20일 호놀룰루의 교회에서 열리며 고인에게는 시민권이 수여될 예정이다. 연합
  • 공직시험 PSAT적용 확대

    공무원시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험생들 사이에 ‘공무원’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주요 관심분야는 ‘시험’과 ‘복지제도’다. 그러나 수험생들이 대놓고 물어볼 만한 곳이 딱히 없다.개인적인 인맥을 동원하거나 인터넷 검색이나 시험준비 관련 인터넷 카페 등도 활용해보지만 정확한 대답인지 확신할 수 없어 고민이다.공무원 채용시험을 주관하는 중앙인사위원회(인사위)가 수험생들이 자주 묻는 질문에 대한 ‘정답’을 내놨다. ●시험제도 수험생들의 일차적인 관심은 역시 수험제도 변화다.그 중에서도 올해 외무고시부터 도입돼 내년 행정고시에 확대 실시되는 공직적성평가(PSAT)가 초점이었다. 수험생들은 PSAT 공부법과 확대 여부 및 구성에 대해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인사위는 PSAT는 기존의 공채가 업무와는 무관한 암기형식의 시험으로만 치러졌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제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사위 관계자는 “기존 공채시험의 경우 성적우수와 업무능력간의 상관관계가 그다지 없어 보인다는 단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따라서 PSAT는 실제 업무 상황에서 부딪힐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해 종합적인 사고력을 묻는 문제가 많다.궁극적으로는 PSAT가 공채시험의 주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고시뿐 아니라 7·9급 시험으로 확대되느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문제개발과 관리비용이 만만치 않고,2차 시험이 있는 고시와 달리 7·9급은 2차 시험이 없기 때문이다. 최소한 몇년간은 행정·외무고시에서 제도가 안착되는데 더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는 측면도 있다. 또 PSAT제도가 도입되면서 1차 시험 합격자 수가 2차 시험 합격자의 10배수 가량이 됐다.종전에 비해 3∼4배 확대된 것이다. 대신 1차 시험합격자에게 다음해까지 2차 시험 응시자격을 주던 1차 시험 면제제도가 폐지된다. 동시에 2차 시험 선택과목을 줄여 수험생들의 부담을 더 줄였다.장기적으로는 면접을 실질적으로 하기 위한 사전조치쯤으로 볼 수 있다. 시험에 합격한 뒤 고시의 경우 5년,7·9급의 경우 2년간 임용을 유예할 수 있는 점도 중요하다.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으면 1년 정도 연장할 수도 있다.물론 학생신분일 경우 재학증명서,복무 중일 때는 군복무확인서,병이 있을 경우 진단서 등의 증빙서류가 필요하다. ●복지제도 요즘 수험생들은 또 자기계발과 같은 복지분야에 대한 관심이 크다.최근의 공무원시험 열풍이 민간기업에 들어가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게 전부라고 보기 어려운 면도 있기 때문이다. 고용이 불안정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직이 매력적일 수 있다.공직이 일종의 선택의 영역이 되자 수험생들도 들어간 뒤 ‘나를 얼마나 키울 수 있느냐.’에 자연스레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인사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대표적인 것이 국내외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인사위는 국내외에서 공부할 수 있는 자격은 누구나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내 대학원의 경우 위탁교육을 받을 수 있는데 실근무경력 3년 이상의 4∼7급 공무원으로 해당 대학원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된다. 외국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2∼3년간 머무르면서 공부할 수 있는 국외훈련의 경우 서류심사와 어학시험 등을 통해 노려볼 만하다.6개월 미만의 단기국외훈련은 외국 정부기관이나 국제기구 등을 통해 때때로 이뤄진다. 이외에도 인당 복지예산을 포인트화해서 개인의 필요에 따라 쓸 수 있도록 하는 선택적 복지제도도 있다. 수험생들이 궁금해하는 공무원들의 수입은 올해 1호봉 기준으로 9급은 130만원,7급은 162만,5급은 약 220만원 수준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스티븐 킹의 킹덤 1부 ‘악연의 시작’(KBS2 오후 11시20분) 90년대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TV 시리즈와 영화로 만들었던 ‘킹덤’을 리메이크한 작품. 미국의 대표적 공포소설 작가 스티븐 킹이 각색에 참여,TV와 소설을 동시에 평정했다는 찬사를 들었다.미국 ABC방송을 통해 지난 3월 방영돼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킹덤 병원은 미국 남북전쟁 당시 화제로 무너진 군복 공장 터 위에 세워져 있다.이곳에서 종종 지진이 일어나고 엘리베이터가 이유도 없이 멈추는 등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어느 날 유명 화가 피터가 뺑소니 사고를 당해 심각한 부상을 입고 킹덤 병원으로 실려온다.피터는 사고를 당해 쓰러져 있는 동안 개미핥기의 형상을 한 의문의 동물에게 도움을 받는다.같은 날 킹덤 병원에 잦은 입원으로 유명한 드루즈 부인이라는 환자가 또 다시 들어온다. 상태가 절망적으로 보였던 피터는 무의식 중에 킹덤 병원의 비밀을 엿보는 환상을 경험하고 깨어난다.피터의 담당 의사 후크는 이것을 기적이라고 부르고 피터의 아내 나탈리는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그러나 서서히 킹덤 병원의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한다.95분. ●순수한 사람들(EBS 밤 12시) 19세기 후반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귀족의 속물주의와 퇴폐적인 생활을 다룬 루키오 비스콘티의 마지막 유작.웰시 툴리오는 친구들과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 자신의 정부인 테라사를 대동하고 다니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부인 줄리아나는 그런 남편으로 인해 계속 고통에 시달린다.그런데 사실상 툴리오와의 관계가 끝나다시피한 부인 줄리아나가 젊은 소설가와 사귀게 되자 툴리오는 복잡한 심경이 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그룹 플라워 2일 콘서트 ‘폭탄선언’

    그룹 플라워 2일 콘서트 ‘폭탄선언’

    그룹 플라워가 신보 ‘소품집2’의 발매를 앞두고 2일 오후 7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폭탄선언’이란 이름으로 콘서트를 갖는다. 플라워는 보컬 고유진이 지난 2월 군복무를 마치고 4월에 솔로앨범 ‘신생아’를 발매한 후 지난 5월부터 ‘사회적응훈련’이란 제목으로 부산 대구 제주 전주 천안 등지에서 전국 순회 공연을 치렀다.지난 7월에는 호주 브리즈번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어 2000석 규모의 좌석을 매진시키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 플라워는 기존의 록과 부드러운 R&B를 비롯,신곡의 새로운 모습까지 다채로운 색깔을 보여줄 계획이다.이번 공연을 포함해 그동안 150여회에 이르는 콘서트 실황을 담은 DVD도 출시될 예정이다.(02)567-1318.
  • ‘성매매’ 미군병사 군사재판 회부

    앞으로 성매매를 위해 매춘부를 찾는 미군 병사들은 군사재판에 회부된다. 미 국방부는 최근 성매매 서비스를 이용한 병사에 대해 군복무규정 위반으로 군사재판에 회부하도록 군사재판에 관한 규범을 개정했다.이 개정안은 연방관보에 게재된 후 60일간의 공청기간을 거친 뒤 시행된다. 미 국방부가 개정안을 마련한 것은 한국과 발칸반도에 파견된 미군 및 정부 발주사업 수주업체 직원,국제평화유지군 등이 성매매의 주요 고객이 되면서 성매매를 강요받는 여성들의 인신매매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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