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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탕! 탕! 스트레스 해소 사냥체험

    탕! 탕! 스트레스 해소 사냥체험

    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 13일, 헌터 인요한(46·연세대 의과대교수)씨와 ‘자연과 사냥’ 대표 이종익 회장, 안면토 토박이 헌터 박창윤(53)씨가 한조를 이뤄 사냥에 나섰다. 목적지는 충남 태안군 안면읍 중장리 지루저수지 뒷산. 억새와 잡목림 사이로 잔설이 연연하다. 야트막한 산이지만 몇개째를 넘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며 가빴다.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추위가 살갗을 에는 듯했다. 냄새를 맡으며 끊임없이 움직이던 사냥개 포인터가 갑자기 멈춰선 채 한쪽 다리를 치켜들고, 주둥이로 한 방향을 가리켰다. 전방에 뭔가 있다는 신호다. 총을 어깨에 붙인 인교수가 ‘캐리, 고!’라고 명령하자 사냥개 캐리가 덤불속으로 뛰어들었다. 곧이어 억새처럼 짙은 갈색의 고라니 한마리가 펄쩍 뛰었다. 탕, 탕, 탕. 총성이 울렸다. 일순, 숲속에 정적이 흘렀다. 바람도 숨을 죽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한참 뒤에 조금 위쪽에서 다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이번에 박씨가 휘파람으로 사냥개를 불러들이더니 2발을 쐈다. 잡목 덤불이 너무나 짙게 우거진 숲속이어서 사냥개도 쉽게 파고들지 못했다. 맞았는지, 벌써 달아났는지 구분조차 할 수가 없었다. 숲속으로 들어간 사냥개도 보이지 않았다. 고라니와 ‘꾼’의 1시간 가까운 숨바꼭질 대결. 더 이상 움직임도 없었다. 수신호와 조금씩 앞으로 헤쳐나가는 헌터들, 바다에서 불어오던 바람도 숨을 죽였다. “놓친 것 같습니다, 나갑시다.”라며 인교수가 정적을 깨자, 박씨도 “고라니가 아닌가봐….”라며 맞장구를 쳤다. 허탕쳤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땡포’(사냥을 잘 못하는 포수를 일컫는 은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어걸음 떼놓는 순간 고라니가 맞은편 언덕으로 뛰쳐올랐다. 그때까지 꿈쩍하지않고 길목을 지키고 있던 이 회장이 탕탕탕, 연발 총소리를 울렸다. 언덕을 넘어서던 고라니가 퍽 쓰러졌다. 꾼 3명의 완벽한 작전이었다. 수십년 사냥터를 누빈 명포수였다. 인교수는 “40년 가까이 사냥을 해왔지만 사냥감을 발견할 때의 팽팽한 긴장감은 매번 새롭지요.”라고 말했다. 그는 실탄을 제거한 총을 넘겨줬다. 고라니를 어깨에 둘러멨던 그는 “고라니 사냥 모습을 직접 본 이기자는 운이 무척 좋아요, 수년간 사냥해도 고라니는 잘 못잡거든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에 앞서 이날 6시20분, 인 교수는 충남 태안군 안면도파출소에서 총기를 찾았다. 어둠 속에서 총을 인수하고 나오던 인교수,“총을 ‘애인’으로 표현하잖아요, 애인을 밤마다 남의 집에 맡기는 심정 이해하겠어요?”라며 동행 취재에 나선 기자에게 묻는다. 사냥꾼 3명을 태운 갤로퍼는 주황색 가로등이 빛나는 마을을 지났다. 그는 “총을 살 때 정부가 보조한 것도 아닌데, 개인 재산을 왜 정부가 보관하는지 모르겠다.”며 “총기를 영치하는 국가는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고 흥분했다. 그러곤 꼭 써달라고 주문했다. 마을도 멀어지고 배추밭이 나타났다.“이 시각엔 고라니나 노루가 먹이를 찾아 내려오지요. 밝아지면 산으로 올라가 숲속에서 잡니다.”라며 서치라이트로 산기슭 사이의 밭을 살피던 그는 갑자기 탕하고 한 발을 쐈다. 안내하던 박씨는 “달리는 차안에서 어떻게 맞히느냐?”며 핀잔한다. 이에 개의치 않고 차문을 박차고 나가 뛰었다. 논밭과 고랑을 몇개 건넜다.30여분만에 “분명히 송아지만한 노루였는데….”라며 허탈한 표정의 인교수가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채 차로 돌아왔다. 오전 7시쯤되자 어둠이 걷히고 나무와 숲이 모습을 드러냈다. 저수지가 나타나자 인교수가 살금살금 기어올랐다. 오리가 많다는 신호로 한손으로 크게 원을 그렸다. 이어 박씨와 이회장도 차에서 내렸다. 저수지를 한참이나 우회하던 인교수는 주황색 조끼를 벗었다. 오리 눈에 띄지 않기 위해서다. 살금살금 발소리도 죽여 다가갔다. 하지만 오리 한마리가 꺽꺽하며 날아오르자 나머지 모두 날았다. 수백마리가 날아오르던 장관이었다. 인교수와 박씨가 방아쇠를 몇번 당겼다. 뒤늦게 날아오르던 몇마리가 저수지에 떨어졌다. 인교수는 “털이 긴 사냥개는 모두 물고 나올 텐테, 이놈은 엄살이 심해 물에 안 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의 사냥개 캐리가 비교적 가에 떨어진 것을 물고 나왔다.30여분 달려 인근 야산,“이 산에는 장씨(장끼)가 많아요.”박씨의 설명에 따라 장끼 사냥에 들어갔다. 몇개의 야산을 넘었다가 다시 차로 돌아오면서 푸드득거리는 몇마리에 총질을 했다. 총을 쏴보고 싶던 동행 기자는 박씨에게 총을 빌려달라고 했다.“안 되는데, 오프 더 레코드입니다.”라며 빌려줬다. 날아가는 꿩과 산비둘기를 향해 총질을 했다. 비웃기라도 하듯 머리위를 선회하면서 날아갔다. 하지만 탕 소리에 막혔던 체증이 뚫리는 듯 스트레스가 날아갔다. 청량감마저 들었다. 박씨가 총을 되가져갔다. 허탈했다. 배도 고팠다. 추위가 몰려왔다. 하지만 꾼들은 오기가 돋은 듯했다. 지루저수지에서 오리 몇마리를 더 잡았다. 돌아오는 길에 들른 야산에서 장끼를 잡자며 들어갔다. 뜻밖의 고라니를 잡고는 하산했다. 글 사진 안면도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헌터가족 유진이네 꾼들에겐 ‘한국말이 유창한 미국인 헌터’로 널리 알려진 인교수는 헌터가족이다. 외할아버지 유진벨은 오지 조선에서의 외로움을 달래고 조선의 산천을 살펴보기 위해 사냥을 취미로 삼았다. 인교수는 연세대 설립자인 언더우드 박사와 최초로 조선을 찾은 외국인 선교사의 후손이다.5살때 외할아버지로부터 엽총을 선물받은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사냥터를 누볐다. 덕분에 한국의 지리와 산천은 그 누구보다도 꿰뚫고 있다.4대째 한국에서 봉사하는 그의 가족 내력 외에도 한국 사랑이 유별나다. 부인 이지나(이지나 치과원장)씨도 열혈헌터. 남편을 따라 총포소지 및 수렵면허 허가까지 땄다. 아들 유진(5)군도 간간이 엽장을 찾는다. 인교수는 “지난 시즌에 아들이 ‘나도 사냥가겠다.’고 조르는 통에 어쩔 수 없이 아들을 안고 거총연습과 사격을 했지요. 폭발음에 놀란 아들이 일단 총을 내려놓았어요.”라고 말했다.“외할아버지로부터 받은 총을 아들에게 물려줄 거예요.”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번은 주중이라 인교수 혼자만 나섰다. “말보다 수신호가 더 많은 사냥터에선 부부가 한조가 되면 호흡이 잘 맞습니다. 인생처럼 길없는 산을 오르다 보면 정도 깊어지고요. 돈도 생각만큼 많이 들지는 않습니다.”사냥 입문 20년째인 박씨는 중학생 아들과 함께 오리 사냥에 종종 나선단다.“수칙만 지키면 안전합니다. 오히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어릴 때부터 생기죠.” ■ 어떤 동물 잡을수 있나 이번 시즌에는 멧돼지와 고라니가 풍작으로 예상된다. 또 꿩은 평년작으로, 오리와 멧토끼는 예측 불허로 조사됐다. 이는 사냥 전문잡지 ‘자연과 사냥’이 이번 시즌에 해제된 전국 21개 시·군 수렵장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수렵허가를 받았다고 해서 모든 동물을 사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잡을 수 있는 동물들은 사냥터마다 종류와 마릿수까지 엄격하게 제한된다. 길짐승으론 멧돼지·고라니·멧토끼·청설모가 있고, 날짐승으론 수꿩·멧비둘기·까마귀류·오리류·까치·어치·참새 등이다. 하지만 허가된 조수가 다르기 때문에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이를테면 보은군에선 흰뺨검둥오리를 잡으면 안 되지만 원주시에선 1000여마리 이상을 포획할 수 있다. 또 사냥 허가권마다 잡을 수 있는 조수도 다르다. 적색포획승인증은 허가된 모든 조수를 잡을 수 있지만 황색은 멧돼지를 제외한 것, 청색은 멧돼지와 고라니를 제외한 조수를 잡을 수 있다. 자신의 허가권에 맞게 잡아야 한다. 한편 도단위로 허용되던 순환수렵제가 지난 시즌부터 시·군 단위로 실시되면서 수렵인들의 볼멘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종익 ‘자연과 사냥’ 대표는 “전국 1만여명이 넘는 수렵인들이 군단위의 좁은 땅에 몰려 위험하면서도 조수의 씨를 말릴까 걱정된다.”며 “예전처럼 엽장을 넓게 사용할 수 있는 도단위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 이래서 사냥마니아 “어떤 사람들은 왜 사냥을 하느냐고 묻습니다. 단지, 카메라를 들고 가서 아름다운 풍경들을 담아오는 게 낫지 않으냐고 말합니다. 내 대답은 간단하지요. 사진가는 단지 관찰자일 뿐이며, 헌터는 드라마의 주인공이라고.” 인요한교수는 미국 아웃도어라이프 편집장을 지냈던 짐 점보의 말로 대신했다. 인교수는 “사람이 미쳐 빠지는 취미는 마작과 사냥”이라고 주장했다.“마작은 어머니까지 팔아먹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사냥은 건전합니다.” 사냥은 자연친화적이며 사냥꾼은 주색잡기에 빠져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냥은 똑같은 상황이 한번도 없어 스토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또 산을 많이 걷기 때문에 건강에는 그만이라고 덧붙였다. 단점이라면 주말 사냥을 위해선 거짓말로 핑계를 꾸며대고 빠져나와야 한다는 것이란다. 산을 간다는 점에선 등산과 비슷하다. 하지만 등산은 정해진 길로만 가는 ‘기차 여행’이라면 사냥은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자가용 여행’이라고 비유했다. 사냥은 나무와 풀 한 포기까지 세밀하게 관찰하면서 간다. 걷고 뛰고 매복하는 등 가장 야성적인 레포츠가 사냥이란 것이 그의 지론이다. 사냥이 동물을 잡기 때문에 자연을 훼손하고 잔인하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먹이가 부족한 겨울 야생동물을 적절히 구제하지 않으면 자체적으로 도태된다. 또 채식주의자를 빼곤 모두 고기를 먹는데 동물을 잡기 때문에 잔인하다고 하는 것은 단견이라고 일축했다.“헌터는 동물을 잡기 때문에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휴머니즘적으로 바뀐다.”며 최고의 자연주의자가 사냥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사냥터는 세계적으로 손색이 없다고 주장했다.“미국에선 인적이 없는 외지에서 쓸쓸하게 사냥을 하지만 한국은 논밭과 산간마을 주변에서 농부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사냥할 수 있어 좋아요.”한국 사냥터를 예찬했다. 동료 의사들이 많이 하는 골프를 그는 초등학생 시절에 손을 뗀 구슬치기로 비하했다.“말끔하게 다듬어진 공원에서 공을 때려 구멍안에 집어넣고 기뻐하는 일에 도무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그래서 골프는 안 치고 8개월은 실력을 갈고닦는 사격,4개월은 사냥만 한다.”고 말했다. ■ 수렵절차 알아볼까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 정감록에 미국이 나온다?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 정감록에 미국이 나온다?

    1945년 8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왔다. 그러나 미처 봄날을 음미할 새도 없이, 제2차 세계대전의 승자 미국과 소련이 한반도에 진출해 38선을 그었다. 그 때 어느 유명한 신종교 지도자가 신도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선포했다.“미소의 두 힘이 서로 상대하여 버티나 태양이 중천에 오르면 밝은 세계가 되리라.” 태양은 누굴까? 중천에 오른다 함은? 전후 맥락 없이 튀어나온 이 선언에 신도들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메시지만은 분명했다. 미국과 소련이 이 땅에서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것은 잠깐이고, 곧 민족의 구세주가 등장하여 외세를 물리치게 된다는 것! 누가 구세주일까? 김구, 여운형, 조만식, 이승만, 박헌영…. 아니면 김일성? 세상 사람들은 거물 정치가들을 놓고 누가 믿을 만한 민족지도자인지를 점쳤다. 극좌파, 중도파, 극우파의 이념적 스펙트럼에 따라 각자 선택의 폭은 넓었으나 민심의 합일점은 없었다. 지난한 시기였다. 그 때 정감록의 신봉자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국난을 뚫고 나갈 진인은 어디 있는가. 계룡산에서 도를 닦았다는 진인, 지리산에서 뛰쳐나온 진인, 주역에 능통한 진인, 부처, 예수, 공자의 영이 내린 진인이 속속 등장했다. 그러나 고대해 마지않던 진인은 나오지 않았다. 해방정국은 갈수록 꼬이더니 남북분단은 기정사실이 되어버렸다. ●‘정감록’에 보이는 6·25전쟁 제2차대전 이후 전세계는 미소를 정점으로 한 냉전질서에 편입되었다. 양측의 긴장이 팽팽해지더니 1950년 마침내 6·25전쟁이 터졌다. 한국이 안고 있던 내부 문제가 곪아 터진 것이라는 주장도 있고 미소 양측의 대리전쟁이라는 설도 있다. 원인이야 어떻든 전쟁이 장기화될 때 괴로운 건 민중이다. 그들은 난리가 언제 끝날지, 살아갈 방도는 무언지 필사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정감록 신봉자들은 가족을 이끌고 병화불입지지(兵火不入之地, 난리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땅)를 찾아 숨는 사람도 생겼다. 정감록 예언에 따라 충북 단양군 영춘면 삼풍리로 숨었던 사람들에게 직접 들은 이야긴데, 전쟁 내내 인민군은 커녕 국군도 본 적이 없었단다. 그들은 정감록의 영험을 믿는 듯했지만 그곳은 어느 편 군대도 진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지독한 오지였다. 꼼꼼히 정감록을 살피던 민중의 눈엔 요거다 싶은 예언 몇 구절이 눈에 띄었다.‘호랑이와 토끼해를 당하여 남북이 서로 솥의 발 같이 대치하리라.’ 우연히도 전쟁이 터진 1950년은 호랑이해인 경인년이었다. ‘금강산 서쪽과 오대산 북쪽은 12년간 도둑의 소굴이 된다.’는 구절도 있어 강원도 북부에 있는 금강산과 오대산을 경계로 남북이 무력 대치한다는 예언으로 볼 수 있었다. 다만 12란 숫자는 논란거리가 되었다. 남북의 대치기간이 글자 그대로 12년인가, 또는 갑자, 을축 이런 식으로 12지를 10간과 조합한 1갑자 60년인가? 총성이 멎은 지 벌써 52년째, 글자 그대로의 12년은 이미 지났고 60년 한 갑자가 되려면 8년이 남았다. 6·25전쟁의 전세를 뒤바꾼 인천상륙작전을 상징한다는 대목도 회자(膾炙)되었다.‘인천과 부평 사이 밤중에 배 1000척이 정박한다.’고 했다. 수도권에 ‘시체 더미’가 쌓인다고도 했다. 맥아더 장군이 수많은 전함을 거느리고 인천에 상륙했고 서울을 탈환했으므로 사람들은 그럴 듯하게 여겼다. 그러나 이 구절은 19세기 후반부터 민중을 떨게 했던 전쟁공포증의 흔적 또는 청일전쟁이 남긴 집단적 기억이 재현된 것이라고 나는 판단한다(연재 제1회 참고). ‘정감록’의 또 다른 구절도 민중의 눈길을 끌었다.‘두 서쪽 땅 곧 황해도와 평안도는 3년간 천 리 안에 사람과 불 때는 연기가 없을 것이요, 또한 동쪽 골짜기, 즉 강원도는 심히 꺼릴 땅이라.’ 사람들은 이 구절을 전쟁이 3년 동안 지속된 까닭으로 봤고, 뺏고 뺏기는 육박전이 벌어진 장소가 강원도였다는 예언으로 해석했다. 중공군의 개입,1·4후퇴도 예언되어 있었다.‘백두산 북쪽에서 오랑캐의 말이 긴 울음소리를 내면 평안도와 황해도 하늘에 원한 맺힌 피가 넘칠 것이다.’ 오랑캐라,1950년 한겨울 급작스레 대거 투입된 중공군으로 해석됐다. 중공군은 물밀듯 남하를 계속, 평안도 황해도를 삽시간에 휩쓸었다. 인해전술이란 말은 정감록에 안 보였지만 그 신봉자들에겐 1·4후퇴를 할 수밖에 없던 사정이 이해될 듯 했다. ●미국대통령을 ‘정도령’으로 착각? 그런데 ‘정감록’ 예언에 대한 기발한 풀이는 따로 있었다. 전쟁 당시 미국의 원수(元首) 트루먼! 트루(true)는 참 진(眞), 먼(man)은 사람 인(人)! ‘정감록’에 예언된 진인(眞人)은 다름 아닌 트루먼이라는 해석이다. 트루먼은 6·25전쟁이 일어나자 의회의 자문도 받지 않고 미군의 파병을 결정했다. 트루먼이 아니었으면 공산군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일어났다. 일제 식민지 후반, 특히 1937년 7월 중일전쟁 이후 민중의 살림살이는 참 고단했다.1945년의 해방도 반쪽짜리였고 민중의 형편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전쟁까지 터지자 생지옥이 따로 없었다. 바로 그런 시점에서 미국은 각종 구호물자를 한반도에 대량으로 투입하였다. 수만의 병력과 현대식 무기를 동원하여 전쟁도 수행했다. 사람들은 새삼 미국의 위력을 실감했다. 어떤 이들은 이처럼 구차히 살 바에야 차라리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기를 바랐다. 국회로 보내주기만 하면 미국에 가 달러를 더 많이 동냥해 오겠다며 표를 구걸하는 정치인들도 있었다. 그런 판국이라 미국 대통령을 진인, 정 도령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생긴 것이다. 심지어 1953년 미국 대통령이 아이젠하워로 바뀌자 그가 진짜 정 도령이란 주장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이런 말을 주고받은 민중도 많았다.“미국을 믿지 말고 소련에 속지 말라. 그리고 일본은 일어난다!” 미국-믿다, 소련-속다, 일본-일어나다. 다소 장난스러워 보이는 말투지만 미소는 해방군이 아니라 점령군이란 인식이 확산된 결과 생긴 민중의 구호였다. 비록 패전국이긴 해도 일본을 조심해야 한다는 다짐도 그 안에 포함되어 있다. 오래 전부터 민중은 일본뿐만 아니라, 서양 강대국들을 경원시했다.1894년 동학농민군이 내건 4대 구호 중에 ‘축멸양왜(逐滅洋倭, 서양놈들과 왜놈을 내쫓는다)’란 구절이 있어 그런 분위기를 잘 설명해준다. 그러다가 일제 말기 조상 전래의 성, 말까지 빼앗기자 민중은 주변국가인 중국과 소련에 다소 기대를 걸었다.‘조지로 목친다.’ 이 말이 민간에 퍼졌다. 조지란 남성의 성기를 뜻하는 남부지방 사투리다. 그것으로 어떻게 목을 자를까? 조(조선), 지(지나, 중국), 로(로서아, 소련)가 힘을 합해 목(목인, 히로히토 일본 천황)을 벤다는 예언이었다. 민중의 소망을 담았지만 꽤나 섬뜩한 내용이다. 누구나 한 번만 들어도 절대 잊을 수 없게, 그러나 아무도 그 뜻을 눈치 챌 수 없게 은어에 담았다. ●‘황해도서 난리 발생’ ‘삼국분기설’ 들먹 ‘정감록’으로 6·25전쟁의 참혹함과 미국의 개입을 읽었다니 얼핏 이해가 잘 안될 수 있다. 예언서에 보이는 오랑캐는 만주족 같은 북방 유목민족의 침입을 경고하는 것으로 풀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고려 때는 북쪽으로부터 거란족, 여진족, 몽고족의 침입이 잇따르고 홍건적의 난도 있었다. 조선 초에는 여진족의 침입이 만만치 않았다. 인조 때는 청나라를 건국한 만주족이 병자호란과 정묘호란을 일으켰다. 서북지역은 이민족의 침입로가 되다시피 했고, 그 지역 민중은 외침의 피해를 가장 많이 입기도 했다. 외침의 기억은 민중들에게 잊지 못할 일이 되었고, 이것이 ‘정감록’에 ‘백두산 북쪽에서 오랑캐의 말이 긴 울음소리를 내고’ 라는 식으로 정착된 것이다. 오랑캐의 말울음 소리는 현대에 와서 중공군의 남하로 이해되었다. 이런 변화는 ‘정감록’을 처음 전파시킨 조선시대 술사(術士)들로서는 전혀 예측 못할 일이었다. ‘정감록’에는 외침과 무관하게 평안도와 황해도 지역에서 발생할 난리가 예고되어 있기도 하다. 조선시대에는 서북지방에 대한 차별이 무척 심해서 그 지역 사람들의 불만이 컸다. 순조 연간에는 홍경래의 난이 일어나 여러 고을을 휩쓸었고, 그 와중에 많은 인명이 살상됐다. 사실 서북지방은 18세기 이후 과거시험에서 많은 합격자를 배출했다. 그럼에도 푸대접을 받았다. 내가 조사한 바로는 ‘정감록’이 가장 먼저 등장한 곳도 서북지방이었다. 대다수 서북지방 사람들은 조선왕조의 종말을 마다할 일이 없었고 그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런 사실들을 생각할 때, 북쪽에서 반란이 재발해 남북에 두 나라가 대치한다는 남북분국설이 정감록에 기록된 것은 당연한 일로 생각된다. 기왕 분국설에 대한 말이 나온 김에 몇 마디 보태보겠다.‘정감록’에는 삼국 분기설도 나온다. 나라가 세 동강 난다는 예언인데, 이런 말은 특히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까지 유행했다. 우리 역사에 삼국시대도 있었고 후삼국시대도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고려 때도 이의민은 신라를 부흥시킨다는 구실로 경주일대를 소란케 했다. 이런 역사적 기억이 있어서겠지만, 민중은 나라가 혼란에 빠질 때면 3국 분기설을 들먹였다. 그런데 3이란 숫자는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코드다. 미륵이 하생할 장소도 산이나 물이 셋으로 나뉘는 곳이었고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길지(吉地) 중에도 3도봉 같은 곳이 포함된다. 지금까지 알아 본 역사적 배경은 아랑곳없이 현대의 정감록 신봉자들은 ‘정감록’에 보이는 서북지역의 혼란상을 국토분단,6·25전쟁의 참상, 또는 1·4후퇴를 예언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민중의 예언 해석에는 시대적 맥락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 할아버지 세대가 그 구절을 뭐라 해석했든, 나는 내 시대의 문제를 푸는 새 해석을 좇겠다는 식이다. 이런 태도에서 예언 문화엔 층위랄까 나이테가 보태졌다. 현대의 민중이 미 대통령 트루먼을 ‘정감록’에 언급된 진인으로 본 것은 어떤가. 진인이란 새 왕조를 열 국왕으로 해석하는 것이 보통이었고, 정씨 성을 가진 이가 나타나 계룡산 아래 도읍을 정한다고 보는 것이 사실상 정설이다. 우리 역사에서 진인의 도래설이 처음 나타난 것은 17세기였다. 그 때부터 오랫동안 해도진인설(海島眞人說, 섬에서 진인이 나온다는 예언)이 인기를 끌었다. 역모를 꿈꾼 사람들은 늘 진인의 출현을 주장했을 정도다. 어쨌거나 진인은 기존질서에 대항해 싸울 영웅이었다. 그런 진인이 1950년대에는 세계 최강대국을 이끄는 지도자, 기존질서의 사령관인 트루먼으로 둔갑했다. 합리적·체계적인 사고방식에 익숙한 현대인의 입장에서 보면 ‘정감록’ 신봉자들의 해석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다. 논리적으론 말이 안 된다. 그럼에도, 시의에 맞기만 하면 민중은 꽤 엉뚱한 해석에도 환호한다. 수백 년 동안 ‘정감록’이 생명을 이어온 까닭은 그것이 시대상황에 맞게 새로 해석될 여지가 많아서다. ●예언서는 민중의 마음을 보여주는 거울 해방 이후 미국의 중요성은 국가 차원에서든 개인의 일상생활에서든 날로 커졌다. 민중은 ‘정감록’에서 미국에 관한 구절을 찾느라 열심이었다. 도대체 미국이란 나라가 이 세상에 있는 줄도 모르던 아득한 시절에 만들어진 ‘정감록’에서 미국에 관한 기록을 찾는다? 여간 우스운 일이 아니지만 필요는 때로 발명이나 발견을 낳는다. ‘정감록’에서 꺼낸 트루먼 진인설과 인천상륙작전설은 억지스러운 발견이었다.1970년대 이후 민중은 미국에 대한 그 이상의 예언을 요구했던지 새 예언서가 등장했다.‘격암유록’,‘율곡비기’,‘송하비결’ 등이 새로 나온 예언서다. 그 중 어떤 것은 특정 종교단체가 배후 조종하여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심지어 기독교 계통의 신종교 단체도 예언서를 빌려 지도자에게 절대권위를 부여한 흔적이 있다. 새 예언서에는 한·미관계가 자주 나온다. 어느 책에는 9·11사태(2001년 9월11일 발생한 뉴욕 세계무역센터 테러사건)도 언급되어 있다. 더욱 경악할 내용도 있다. 미국은 2004년 북한을 폭격하기 시작해,2005년까지 공격을 계속한다. 그리고 2004년의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부시는 재선에 실패하고 이슬람교도의 저격으로 사망한다는 등등의 예언이 보인다. 그러나 아직까지 미국은 북한을 폭격하지 않고 있으며, 부시는 보란 듯 재선에 성공해서 백악관에 건재하다.2004년의 예언은 완전히 빗나갔다. 내 관심사는 한국 민중이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빗나간 예언에도 투영되어 있다는 점이다. 최근 친미와 반미를 둘러싼 논쟁이 한국 사회의 중요 이슈로 등장했는데 민중의 다수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지배질서에 반감을 품고 있다. 민중은 부시의 대북 강경노선을 못마땅하게 여겼기에, 부시의 낙선과 암살을 예언한 것이다. 민중은 부시를 미워하면서도 두려워하고 있다. 그래서 부시의 북한 폭격설까지 예언으로 등장한 것이다.50년 전엔 현직 미 대통령을 진인이라 일컫던 것을 생각하면 금석지감(今昔之感)이 있다. 민중이 직접 예언서를 저술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민중은 예언의 내용을 결정한다. 노스트라다무스든 ‘정감록’이든 사정은 똑같다. 민중의 심리를 정확히 반영한 예언서는 민중의 사랑을 받고 그 생명도 길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예언서는 곧장 버림을 받는다. 민중은 자기들의 필요에 따라 ‘정감록’을 해석해왔다. 시대가 바뀌면 그 해석은 늘 달라졌다. 한 시대의 해석은 다른 시대가 되면 효력을 상실한다. 그러나 내가 정감록을 바라보는 관점은 통시대적이다. 미셸 푸코가 말한 지식의 계보학에 가까운 입장이다. 푸코의 말처럼 시공간이 바뀌면 지식과 기억은 변화된다. 요컨대 변화된 사물의 의미를 계보로 정리하는 것이 지식 계보학이다. 나의 정감록 산책도 그렇다. 정감록에 담긴 의미의 변천을 역사적으로 정리하는 것, 이것은 한국 역사와 문화의 나이테를 읽는 새 방법일 것이다. 백승종(푸른역사연구소장)
  • 봉화산도당굿등 3종 서울시 무형문화재로

    서울시는 11일 봉화산도당굿과 밤섬부군당도당굿, 행당동아기씨당굿 등 마을굿 3종류를 시 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수백년 동안 마을주민의 안녕과 결속을 기원하며 대동의식을 높여온 점을 평가한 것이다.1999년에는 남이장군 사당제가 시 무형문화재로 선정된 바 있다. 봉화산도당굿은 서울 중랑구 상봉동 봉화산자락에 위치한 6개 마을 사람들이 1600년대부터 무려 400여년간 음력 4월과 10월에 벌인 굿이다. 밤섬부군도당굿은 1968년 여의도를 개발하면서 둑을 쌓는 데 필요한 돌을 채취하기 위해 폭파한 밤섬의 원주민 62가구가 200여년 동안 이어온 마을굿. 마포구 창천동으로 이주한 주민들은 해마다 음력 1월과 10월에 한차례는 창천동에서, 한차례는 밤섬의 사당에서 굿을 이어오고 있다. 성동구 행당동 산 128 행당초등 동산 위에서 해마다 음력 4월과 10월 치러지는 아기씨당굿은 조선시대부터 내려와 오랜 역사를 가진 마을굿으로 알려져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논·밭이 관광상품…‘경관농업’ 뜬다

    논·밭이 관광상품…‘경관농업’ 뜬다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촌의 영농현장 자체를 상품화하는 ‘경관농업(景觀農業)’이 뜨고 있다. 1차 산업인 농업에 3차 산업인 관광을 접목한 경관농업은 수입개방 파고에 허덕이는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는 새로운 돌파구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주5일 근무시대를 맞아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도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농가들은 관광객들에게 먹을거리 장터, 특산물판매, 민박 등을 제공해 소득을 올릴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경관농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제주도. 국제적 관광도시인 제주도는 ‘제주의 봄’을 상징하는 유채꽃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일찍부터 경관농업을 도입했다. 1500농가가 1200㏊에 관광용 유채꽃을 재배하고 있다. 북제주군 만장굴, 교래관광지구 일대와 남제주군 성산일출봉, 성읍민속촌 일대가 유채꽃 단지로 유명하다. ●농가 평균수익 손실분 郡에서 보상 북제주군은 33개 유채꽃 촬영소에 10a당 16만원씩을 보상해 주고 유채씨는 정부에서 전량 수매해 준다. 제주도는 유채씨 ㎏당 155원씩을 추가로 보상해 주는 등 경관농업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북제주군은 올해부터 관광지 주변, 주요도로변, 해안절경지 등에 유채를 파종하면 평균수익 손실분을 보상해 주는 ‘경관농업직불제’를 시행한다. 이같은 경관농업은 다른 자치단체에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드넓은 청보리밭으로 유명한 전북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은 경관농업으로 성공한 모범사례다. 진의종 전 총리의 장남인 영호(56)씨가 지난 92년부터 야산 구릉지대에 17만평의 보리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자치단체들 앞다퉈 ‘특구’ 지정 대기업 이사를 지낸 진씨가 손이 덜 가는 농작물로 선택한 보리가 도시민들에게 향수를 자극하는 풍광으로 자리잡아 ‘경관농업특구’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드넓은 청보리밭은 매년 봄이면 전국에서 관광객과 사진작가, 미식가들이 몰리는 관광명소가 됐다. 청보리밭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고창군이 주변 농가에도 보리재배를 적극 권장해 30만평으로 늘었다. 매년 4월이면 청보리밭 축제가 열린다. 이곳에서 재배한 보리는 전량 농협이 수매한다. 학원농장에서 생산된 보리는 40㎏들이 4000여가마로 1억 2000여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셈이다. 게다가 축제기간에는 민박, 음식과 농특산물 판매 등으로 짭짤한 소득을 올린다. 보리를 수확하고 난 뒤 8월부터는 다시 메밀을 심어 9월부터는 흐드러진 메밀꽃이 장관을 이룬다. 지난해에만 30만명의 관광객이 찾았고 이곳 주민들은 줄잡아 3억 5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이에 자극받은 남원시는 운봉읍 용산리에 30㏊ 규모의 허브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세계허브산업엑스포를 개최하는 지역임을 널리 알리고 새로운 특색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진안군도 부귀면 거성리 일대 50㏊에 드넓은 유채단지를 조성해 관광객을 유치하기로 했다.‘나비축제’로 유명한 전남 함평군은 녹비작물인 ‘자운영’을 경관농업으로 활용하고 있다. 친환경농업을 위해 지력도 높이고 매년 5월 초 열리는 나비축제를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드넓은 자운영 꽃밭을 제공하기 위해 ‘자운영밭 직불금’을 주고 있다. 지난해 가을 9개 읍·면 1720㏊에 자운영씨를 뿌려 올 4월 중순부터는 함평군 전역에서 붉게 타오르는 자운영밭을 감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국 45곳 테마마을로 지정 강원도 춘천시와 평창군은 ‘메밀꽃’을 ‘막국수’와 ‘이효석문화축제’ 테마로 잡았다. 춘천시는 의암호 내 붕어섬 17㏊에 메밀을 재배해 막국수축제가 열리는 8월부터 꽃을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여기서 수확된 메밀은 ‘막국수협의회’에서 수매해 다음해 막국수 재료로 사용한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으로 유명한 평창군도 동평면 창동리·원길리·무이리 일대 22㏊에 메밀을 심어 9월 이효석 문화축제에 꽃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군은 메밀 재배 농가에 평당 1200원씩 지원한다. 경북 성주군도 2002년 수류면 백운리 가야산집단시설지구에 10만㎡의 야생화재배단지를 조성했다. 군은 이곳에서 가야산에서 자생하는 650여종의 야생화를 재배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농가소득도 높이고 있다. 야생화단지 조성 후 관광객이 30%나 늘었다. 농업진흥청에서도 2002년부터 전국의 특색있는 마을 45곳을 ‘테마마을’로 지정해 육성하고 있다. 경남 남해군 남면 홍련리 ‘다랭이 마을’, 전남 구례군 구례읍 ‘다무락 마을’,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탁사장 마을’ 등이 농촌의 전통자원과 세시풍속 등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마을은 영농·수확체험, 고향의 멋, 향토의 맛, 안전한 먹을거리, 풍요로운 자연경관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도시민들의 주말 나들이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軍까지 파견… 구호경쟁 가열

    남아시아 쓰나미 피해지역에 대한 구호지원이 미국과 일본, 유럽 등 각 국의 경쟁으로 당초 약속보다 지원액이 대폭 상향조정되고 대규모 군대까지 파견하는 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같은 강대국간 구호 경쟁은 지난달 27일 얀 에겔란트 유엔 인도지원담당 사무차장이 미국이 구호 지원에 인색하다고 비난한 데서 비롯됐다.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인 미국은 지난달 31일 당초 약속했던 3500만달러의 10배인 3억 5000만달러를 쓰나미 피해지역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초강대국의 위상에 걸맞게 세계 최대 지원국이 된 것이다. 그러나 만 하루도 되지 않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5억달러를 제공하겠다고 발표, 미국을 제치고 일본이 최대 지원국으로 떠올랐다. 그러자 이번엔 독일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독일 정부는 4일(현지시간) 피해국에 대한 원조금액을 5억유로(6억 6800만달러)로 늘려 세계 최대 지원국이 될 것이며 5일 특별 각료회의에서 이 계획이 승인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약속했던 2000만유로보다 무려 25배나 늘린 것이다. 이에 질세라 자카르타 구호정상회담에 참석중인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5일 원조금액을 당초보다 약 17배 많은 10억호주달러(7억 6400만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혀 반나절만에 독일로부터 세계 최대 지원국 자리를 빼앗아왔다. 이처럼 구호지원금 경쟁뿐 아니라 피해지역 재건을 돕기 위한 군대 파견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4일 최대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 아체주에 800명의 자위대 병력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난지역에 파견되는 자위대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미군도 주한미군에 배속된 헬리콥터들을 동남아 피해지역으로 이동시켜 구호작업을 돕기로 하는 등 피해지역에 대한 헬기 지원을 현재의 두 배에 달하는 90대로 늘리기로 했다. 미군은 또 일본 요코다(橫田)기지에 있는 C-17 화물기 2대를 이용,25개 침상을 갖춘 간이병원을 포함해 여덟 채 이상의 이동식 간이병원을 쓰나미 피해지역에 보낼 것이라고 윌리엄 위켄워더 국방차관이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지원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이면에는 순수한 인도적 차원도 있지만, 구호 약속을 바탕으로 피해 지역에서 추후 더 큰 이득을 얻기 위한 포석이란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에겔란트 유엔 사무차장은 4일 실제 약속을 이행하는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유엔본부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이미 유엔에 답지한 구호기금 약속이 30억달러에 달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구호기금 납부가 약속대로 지켜지는 것”이라고 약속 준수를 강조했다. 에겔란트 사무차장은 “지구촌이 전례없는 관대함으로 새해를 시작했는데 아프리카 등 다른 지역들의 잊혀진 비상사태로 가장 궁핍한 사람들에게는 아무 돈도 가지 않은 채 올해가 간다면 이는 모순”이라며 과거 재난 때 약속했던 각 국의 지원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현상을 간접 비난했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남극서 한국의 미래 캔다”

    “남극서 한국의 미래 캔다”

    한반도에서 직선거리로 1만 7000㎞ 떨어진 곳. 남극대륙이 대서양으로 길게 꼬리를 드리워 빚어낸 사우스 셰틀랜드군도의 대표 섬 ‘킹 조지’에 대한민국 과학미래의 희망이 숨쉰다. 우리나라 남극탐사와 개발의 전진기지인 ‘세종과학기지’에도 을유년 새해의 첫 동이 텄다. 눈앞을 가리는 블리자드(폭설풍)와 영하 20도의 혹한이 살을 에지만 세종기지 대원들의 임무에 쉼이란 있을 수 없다. 어려운 경제사정과 혼란스러운 정치·사회 분위기로 어느 해보다 버겁게 시작한 2005년. 제18차 월동대의 홍성민 대장과 이상훈 대원이 1일 서울신문에 보내온 2통의 이메일 편지에서 우리는 새해의 희망과 각오를 읽을수 있다. ●홍 대장 “희망을 이야기 합시다” 고국의 반대편 남쪽 끝으로 날아온지 벌써 20여일이 지났습니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건 빙벽에서 떨어져 기지 앞 바다를 떠도는 유빙(流氷)만은 아닙니다. 자원부국(富國)으로, 과학 선진국으로 거듭나는 우리의 미래가 펼쳐져 있습니다. 처음 짐을 내려놓는 순간, 거대한 설원과 빙원 앞에서 대원들의 눈가가 뜨거워졌던 것은 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문명세계와 가장 멀리 떨어진 이곳은 그 자체로 거대한 ‘과학 실험장’입니다. 만년빙으로 축적된 빙하는 수십억년 지구역사를 담은 ‘타임캡슐’입니다. 대원들은 올 한해 땅과 바다에서 다양한 탐사와 연구 활동에 나서게 됩니다. 경제가 어려워 모두들 한숨 짓고 있는 상황에서 이국만리 긴 여정을 시작한 우리들입니다.1분1초라도 허투루 쓰지 않고 멀리서나마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 국력에 힘을 보태려고 합니다. 우리 자신을 더욱 채찍질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킹 조지섬 안에는 세종기지 말고도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여러나라의 남극전진기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람이 그리운 이곳에서 거기 사람들은 앞으로 1년간 귀한 친구가 되어줄 겁니다. 보수니 진보니, 왼쪽이니 오른쪽이니 하는 복잡한 의미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직 사람만이 있을 뿐입니다.‘화합’이란 말을 신년벽두에 떠올려 봅니다. 지금은 어렵지만 화합을 바탕으로 머지않아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이 대원 “문명밖 미개척 세계로의 도전” 건혁 엄마. 아빠가 펭귄나라에 간다고 좋아하던 건혁이, 펭귄처럼 뒤뚱뒤뚱 걸음마를 시작했을 건한이, 그리고 당신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지난해 12월5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 지구 최남단에 위치한 ‘문명세계의 종착역’ 칠레 푼타 아레나스에 닿기까지 꼬박 사흘이 걸렸습니다. 다시 칠레 공군수송기에 몸을 싣고 3시간, 킹 조지섬에 도착한 우리를 반기는 건 초속 20m의 칼바람과 검푸른 바다의 넘실거리는 파도뿐이었소. 미래 과학한국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일념만으로 문명 밖 세계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마치 흑백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눈과 얼음, 광활한 바다는 자연 그 이상의 무게로 다가옵니다. 그 한가운데 덩그러니 남겨진 나를 지탱해 주는 든든한 버팀목은 역시 사랑하는 가족입니다. 며칠 전 16명의 월동대원 이외에 식구가 한명 더 늘었습니다. 고 전재규 대원의 1주기를 맞아 추모흉상이 건립돼 기지 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혹한의 날씨에도 사랑으로, 희생정신으로 둘러싸인 세종기지는 훈훈합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지진 해일 대재앙] 전염병 사망포함 희생 10만명 넘을수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앞바다에서 일어난 지진해일로 인한 사망자 수가 7만 7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염병 창궐로 인한 제2의 재해를 우려했다. 이에 따라 피해지역에서 각국의 구호팀들은 전염병 예방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장비와 물자 부족 및 기반시설의 미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에서 활동중인 이탈리아 민간구호단체의 한 대표는 식량과 약품이 턱없이 모자라 사망자 수가 10만명을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의 재보험회사 뮌헨리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큰 136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피해지역의 보험가입률이 낮아 보험금 지급액은 피해액의 100분의1인 1억 3600만달러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지진으로 24시간마다 도는 지구의 자전주기가 3마이크로(1초의 300만분의1) 정도 짧아져 지구가 미세하지만 영구적으로 빨리 돌게 됐다고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리처드 그로스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다른 지구물리학자들은 “지구 표면이나 기후 등의 변화로 지구의 자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이 있으나 입증하기는 어려우며 실제 변화는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26일 인도양에서 대규모 해저지진이 일어난 뒤 20분 이내에 쓰나미(지진해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인도네시아 관리들에게 이메일로 경고했었다고 USA투데이가 28일 보도했다. 신문은 보내진 이메일이 어떻게 처리됐는지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번 쓰나미로 수마트라섬이 36m나 움직였다고 국내 신문들이 일부 외신들을 인용해 보도했으나 과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 지질학연구소의 지구물리학자 켄 허드너트는 실제 움직인 것은 수마트라 북서쪽 니코바르 군도 등의 작은 섬이며 정확한 이동거리도 더 관측해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의 에너지는 1995년 발생한 일본 고베(阪神) 대지진의 약 1600배 규모였다고 일본 기상청이 밝혔다. 일본 기상청은 미국 하버드대학이 단층의 이동에서 추산한 에너지를 토대로 계산했다고 밝혔다. ●오노 요시노리(大野功統) 일본 방위청 장관은 28일 태국 푸켓 주변 해역에 해상자위대 호위함 2척과 보급함 1척을 파견한다고 밝혔다. 이는 태국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실종자 수색과 구조활동에 투입된다. 일본은 지금까지 국제긴급 구조활동에 자위대를 4차례 파견했으나 물자수송이 아닌 수색활동에 투입되기는 처음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쓰나미와 같은 재해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현재 태평양 일대로 국한된 쓰나미 조기경보 체제를 전 세계로 확대해야 하며 이를 위해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유세진기자 외신 yujin@seoul.co.kr
  • [지진 해일 대재앙] 印尼 희생자수 하루새 3배이상 늘어

    동남아와 서남아 지역을 강타한 쓰나미로 희생자 수가 계속 느는 가운데 29일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확인된 사망자 수만 3만 6300명을 넘어섰다. 구호작업을 총괄하는 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주재 외교관들에게 “사망자 수가 4만명 선에 이를 것 같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전날까지만 해도 확인된 사망자 5000여명을 포함, 사망자 수를 1만명 정도로 예상했다. 그러나 구호작업이 진행되고 피해지역과의 통신이 재개되면서 하루 사이에 희생자 숫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주요 피해지역인 수마트라섬 북쪽의 아체주는 독립을 요구하는 반군 ‘자유아체운동’과의 교전 지역이라 확인작업이 지연되는 등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수마트라섬은 작은 섬들과 울창한 열대우림 지역이 많아 구호작업에 시간이 걸린다. 인도네시아의 피해는 아체주의 주도 반다아체를 비롯해 진앙지에 가까운 동부 ‘환(環)수마트라’ 지역에 집중됐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28일 “인도네시아와 인도 본토에서 1200㎞ 떨어진 벵골만의 인도령 안다만과 니코바르 군도에서의 인명피해가 예상을 넘어서고 있다.”며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AFP통신은 피해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5000여명이 두 곳 군도에서 사망했다고 전했으며 BBC 방송은 니코바르 군도에서만 1만 8000여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일부 외신은 두 군도의 572개 섬 가운데 사람이 사는 82개 섬의 상당수가 바닷물에 잠겨 이 곳의 사망자 수만 3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AP통신이 각국 외무부를 통해 집계한 외국인 사망자는 영국 43명 등 473명이지만 태국에서만 실종자 수가 4000명을 넘어 희생자는 40여개국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외국인 실종자는 스웨덴 1500여명, 노르웨이 800명, 뉴질랜드 300명, 덴마크와 체코 각각 200명 등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과거 특정 지역의 재해가 단지 ‘현지의 문제’로만 여겨졌으나 이번 사고로 이제부터는 멀리 떨어진 여타 외국 지역에서도 사고의 슬픔을 함께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들 국가는 구호작업이 진전됨에 따라 실종자들의 생사확인 작업을 서두르는가 하면 부상자·사망자 이송을 위해 군용기를 동원한 특별 수송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전남 해남·충남 서산등 5개 시·군 유치전 치열

    경남 진해에서 옮기게 될 해군 교육사령부를 붙잡기 위해 전남 해남·영암·신안 등 3개 군과 충남 서산시, 강원 동해시 등 전국 5개 시·군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해군은 진해의 현 교육사령부(78만평)가 비좁고 시내권으로 편입되면서 100만평 규모의 새터를 찾고 있다. 사업비 3000억여원에 2007년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의 연간 교육생은 1만 5000여명이고 영외 거주자 등 주변 상주인구는 2000여명으로 알려졌다. 전남 해남군은 정유재란 때 배 12척으로 왜선 300여척을 수장시킨 충무공의 명량대첩지(울돌목) 인근 등 2개 후보지를 선정해 해군에 제시했다. 제1 후보지로 문내면 용암리와 황산면 옥동리 사이 간척지 180만평을 추천했다. 이곳은 울돌목과 500m 거리로 역사적 유적지 인근인데다 땅 임자가 1명이어서 매입이 쉽다는 점을 내세운다. 또 목포시까지 20분밖에 걸리지 않고 국도 18호선(해남읍∼진도읍) 주변으로 접근성도 좋다. 특히 여기서 6㎞쯤 떨어진 산이면 덕호리 간척지 90만평에다 해군이 통신기지를 건설중이다. 제2 후보지로는 흙 매립공사를 마치고 논바닥을 고르고 있는 영산강 3-2 간척지구인 계곡면 잠두리와 덕정리 사이 160만평이다. 영암군은 민·관으로 유치위원회(70여명)를 구성하는 등 범 군민이 나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위원회는 금정면과 군서면을 후보지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신안군도 목포시와 다리로 연결중인 압해도 일대 공유수면을 매립해 후보지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충남과 강원도에서도 자치단체의 행정적 편의 등 인센티브를 내세우며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사설] ‘52명 사전내정’ 실체 밝혀내야

    군 검찰이 어제 육군장성 진급비리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장군 진급자 52명이 사전에 내정됐고, 이들 전원이 진급했다는 것이 주된 발표내용이다. 군 검찰은 준장인 육군본부 인사관리처장과 대령인 인사검증위원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실무자인 중령 2명은 구속기소했다. 육군이 준장진급자 전원을 사전에 내정하고 여기에 꿰어맞춰 진급심사를 했다면 보통 엄청난 일이 아니다. 한편으로 수사결과 이렇게 엄청난 비리가 드러났는데도 실제 구속자는 실무자 2명뿐이라는 사실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더욱이 육군이 군 검찰의 발표를 전면부인하고, 반발하고 있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다. 군 검찰의 발표대로라면 상상도 못할 엄청난 일이 벌어졌는데 혐의는 기껏 공문서 위조나 직권남용, 공무집행 방해 정도라면 앞뒤가 석연치 않다. 군 검찰이 최종 수사결과라고 밝히지 않았듯이 반드시 수사는 계속되어야 하고, 남은 의혹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아직 풀리지 않은 의혹들은 많다. 장성진급자 전원을 내정했는데 인사담당자 4명만 기소됐다는 것은 무엇보다 큰 의혹이다. 상부의 압력이나 지시가 있었는지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 또 상식적으로 인사비리라면 청탁, 뇌물 등이 등장할 터인데 단 한건도 드러나지 않은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육군 수뇌부나 인사담당자가 장군을 사병(私兵)으로 생각하지 않는 바에야 특별한 동기나 대가도 없이 비리를 저지를 수가 있겠는가. 수사과정에 대한 의혹도 남아 있다.40여일을 수사한 군 검찰관들이 보직해임된 것이나, 새로 임명된 검찰관들이 불과 사흘만에 수사결과를 내놓은 것도 이쯤에서 흐지부지하려는 의도로 보여질 수 있다. 벌써 인사시스템 개선이 거론되는 것만 봐도 비리가 실체인지, 절차가 문제인지 헛갈리게 한다. 지금은 비리와 관련한 명백한 정황과 증거를 찾아내고, 어느 선까지 관련됐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먼저다. 육군도 반발만 할 것이 아니라 참모총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의혹 해소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 경찰대 여성지원자 부쩍 늘어

    경찰대학을 지원하는 여학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2005학년도 신입생 최종합격자를 발표한 경찰대학은 120명을 뽑는데 모두 4489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원의 10%인 12명을 선발하는 여성 몫에 730명이 몰려 60.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남학생은 108명 모집에 3759명이 원서를 내 경쟁률은 34.8대 1에 그쳤다. 전체 경쟁률은 37.4대 1로 지난해 34.9대 1보다 다소 높았다. 경찰대 교무계장 황두철 경정은 “올해 여학생 경쟁률은 지난해 48.4대 1보다도 크게 올라간 것”이라면서 “최근 여성경찰관의 활동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경쟁률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여성지원자가 늘어나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체력검사, 내신 등을 합쳐 1000점 만점에 여학생 평균은 754.48점으로 남학생 평균 749.88점 보다 4.6점이나 높았다. 한편 전체 수석은 777.21점을 기록한 광주 금호고 3년 이강행(18)군이 차지했다. 여학생 수석은 769.08점을 기록한 명덕외고 3년 이희진(17)양에게 돌아갔다. 합격자 가운데는 ‘KBS 도전 골든벨’ 프로그램에서 ‘37대 골든벨’을 울린 박진(18·춘천고 3년)군도 들어있어 눈길을 끌었다. 현직 경찰관 자녀로는 손지욱(18·한영외고 3년), 김형진(18·부산 양정고 졸업), 한지혁(17·서대전고 3년)군 등 3명이 합격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대입 눈치작전 할수밖에”

    “대입 눈치작전 할수밖에”

    ‘로또 수능’의 여파로 수험생들이 막판까지 갈팡질팡하고 있다. 대입 정시모집 원서 접수를 며칠 앞둔 주말과 휴일, 서울 지역 몇몇 대학에서 열린 입시설명회에는 수천명이 몰려 올 입시 판도의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감을 반영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지원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눈치작전이 더 극심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19일 고려대에서 열린 입시설명회에는 1800명의 학생과 학부모가 좌석을 가득 메우고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이들은 정보 부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세화여고 3학년 이의선(18)양은 “올해 처음 적용되는 방식이라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전무해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다.”고 답답해했다. 이양은 “특히 ‘국·영·수를 사탐이 뒤짚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탐구영역 과목 선택에 따라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면서 “이런 식이라면 눈치지원이 극심해져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외고 3학년 전지웅(18)군은 “경영학과에 지원하려고 했지만 믿을 만한 기준이 없어 다른 과도 생각 중”이라면서 “선생님들도 예측 불가능이라고 난감해하는 통에 원서 마감 끝까지 기다렸다가 눈치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재수생 김성현(19)군도 “특히 문과 학생들의 전반적 하향지원으로 특정 학과는 미달되는 등 기형적인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면서 “논술의 변별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여 일단 논술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대가 이날 과목간 난이도를 보정해 발표한 ‘탐구영역 변환표준점수’에 대해서도 반응이 엇갈렸다. 학교측이 배포한 표와 성적표를 골똘히 비교하며 점수를 계산하던 재수생 김민섭(19)군은 “내 경우는 보정점수 적용이 오히려 손해”라면서 “그래도 난이도 문제가 너무 심각해 보정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탐구영역 반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들어보려고 왔다.”는 재수생 이경환(19)군은 “수능 관련 카페와 배치표 등을 참고하고 있지만 결과가 워낙 들쭉날쭉해 아예 탐구영역 비중 자체가 줄었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학부모 정희숙(50·여)씨는 “난이도 조절을 못해서 보정 점수를 적용하는 등 혼란을 줄 바에는 차라리 원점수대로 적용하는 방식이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18일 연세대와 한양대에서 열린 입시설명회에도 2000여명의 수험생과 학부모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연세대 백윤수 입학처장은 “올해 사설학원들의 배치기준표는 전국적인 데이터를 기초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님 코끼리 더듬기’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가∼다군 가운데 1곳은 소신지원하고 나머지 2곳은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총동원해 안전하게 지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자유로 차량통행량 ‘경기도 최다’

    경기도에서 통행량이 가장 많은 도로는 고양시 자유로 구간으로 하루 24만여대의 차량이 통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는 지난 10월14일 오전 7시부터 24시간동안 국가지원지방도(국지도) 96개 지점, 지방도 135개 지점, 시·군도 196개 지점에서 차량 통행량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각 도로의 평균 교통량은 지난해 같은 시기 조사결과에 비해 4.9% 늘어났으며, 도로별로는 국지도 8.9%, 지방도 1.3%, 시·군도 4.5%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들 도로의 도내 평균 1일 교통량은 1만 1315대였으며, 이 가운데 국지도가 2만 1972대로 가장 많고, 지방도 1만 1155대, 시·군도 6206대 등 순이었다. 교통량이 가장 많은 지점은 23번 국지도 고양시 자유로 구간으로 하루 24만 1735대가 통행했다. 국지도 평균에 비해 20배가량이나 많아 이곳의 교통체증 정도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반면 1일 교통량이 가장 적은 지점은 315번 지방도 양주시 백석면 비암리 구간으로 248대에 불과했다. 1년사이 교통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국지도의 경우 98번 도로 화성시 매송면 천천리 구간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83.2%, 지방도는 337번도로 광주시 초월면 늑현리 구간에서 137.0% 늘어났다. 도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도로계획 수립 및 투자우선 순위 평가, 도로유지 보수 계획 등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도는 “택지개발 등으로 도내 교통량이 전체적으로 증가추세로 나타났다.”면서 “다만 국가지원지방도의 경우 상위도로인 고속도로, 국도 등의 우회기능 및 하위도로 연계 역할 확대에 따라 교통량 증가율이 다른 도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누드 브리핑]“동작봐라…” 1박2일 소대장 이명박

    “동작봐라….” 군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이명박 서울시장이 1박2일간의 병영 체험을 하며 군대 못간 ‘한(恨)’을 풀었다. 이 시장은 지난 11∼12일 1박2일 동안 서울시 간부 30여명과 함께 강원도 화천 최전방 부대를 방문했다. 이 시장은 부대로 향하기 전부터 기자들에게 군대에 못간 이유에 대해 자세한 자료를 돌렸다. 이 시장은 자료에서 “논산훈련소에 입소했으나 ‘기관지 확장증’이라는 병명으로 귀향 조치됐다.”고 밝혔다. 그는 “가난때문에 살기 위해서라도 군대에 가야 했다. 그러나 가지 못해 오히려 힘들었다.”는 소회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이 시장은 병영체험에서 초임 소대장처럼 절도있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부대에 도착한 이 시장과 간부들은 철책 경계근무를 서기 위해 곧바로 군복으로 갈아 입고 건물 마당에 집결했다. 비교적 일찍 옷을 갈아 입은 이 시장은 근처에 삼삼오오 모여 있거나 늦게 나온 간부들에게 “동작봐라, 다들 너무 느려.”라며 군기를 잡았다. 군복을 입었으니 군인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것. 시 간부들도 시종일관 시장에게 “단결”“근무중 이상무” 등 구호를 붙이며 ‘졸병’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서울시 행정국장, 복지여성국장, 여성·복지정책보좌관, 복지재단 대표이사 등 여성 간부들도 군복으로 갈아 입었다. 이 시장은 이들에게도 “여군도 느려서는 안 되고 더 잘해야 한다.”며 예외를 두지 않았다. ‘이명박 소대장’의 진가는 철책 근무에서도 나타났다. 이 시장은 가파른 철책 1㎞를 오르내리면서도 전혀 힘들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행한 간부가 넘어져 부상을 입거나 “5분간 휴식” 등을 외치며 자주 쉬게 되는 것이 불만이었다. 한 간부는 “시장을 따라다니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시장과 다른 철책 근무조에 편입돼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독일월드컵 대륙별 중간점검

    독일월드컵 대륙별 중간점검

    2002한·일월드컵이 끝나자마자 그해 9월 아르헨티나-칠레전 등 남미예선을 시작으로 2006년 독일을 향한 여섯 대륙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출사표를 던진 팀들은 모두 197개국. 피말리는 레이스가 반환점을 돌고 있는 사이 90개 팀이 탈락했다. 39개 팀이 출전한 아시아에서는 1·2차 예선을 거쳐 한국 등 8개국이 최종예선에 안착했다. 타 대륙의 예선 진행 상황도 짚어본다. ●유럽-강호들의 혈투 유럽은 개최국 독일을 제외하고 51개 팀이 7개 팀 3개 조,6개 팀 5개 조 등 8개 그룹으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펼치고 있다. 가장 많은 13장의 본선행 티켓이 배정됐다. 각조 1위와 2위팀 가운데 상위 두 팀은 본선에 직행하고 나머지 2위는 플레이오프를 한 번 더 거쳐야 한다. 팀당 3∼5경기를 치른 초반 상황으로, 지난 대회 본선에 나오지 못했던 ‘앙숙’ 네덜란드와 체코가 같은 1조에 속해 혈전을 펼치고 있다. 네덜란드는 조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 체코는 루마니아(28위) 핀란드(43위)에 밀려 4위에 그치고 있다.‘아트사커’ 프랑스(4조)와 ‘무적함대’ 스페인(7조)이 각각 조 2,3위로 다소 부진한 편이지만 포르투갈(3조) 이탈리아(5조) 잉글랜드(6조) 등 터줏대감들은 조 1위로 순항하고 있다. ●아프리카-새로운 바람 상황이 가장 특이하다.5장의 티켓을 두고 이미 최종예선이 절반 넘게 진행됐다. 한·일월드컵 본선 멤버들 가운데 남아프리카공화국만 조 선두를 달리고 있을 뿐이다.6개 팀 5개 조에서 1위만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데, 세네갈·카메룬·나이지리아·튀니지 등 기존 강자들이 토고·코트디부아르·앙골라·기니 등에 밀려 각각 2∼5위로 처져 있다. ●남미-두 개의 탑 4.5장의 티켓이 걸려 있는 남미는 단계별 예선을 거치지 않고 10개국이 내년 11월까지 홈앤드어웨이 단일 리그를 벌인다. 팀당 18경기 가운데 11경기를 치렀다. 아르헨티나가 승점 22(6승4무1패)로 1위.‘삼바 군단’ 브라질은 승점 20(5승5무1패)에 2위로 예선 내내 라이벌 아르헨티나와 선두를 뺏고 뺏기는 ‘시소 게임’을 하고 있다. 파라과이(4승4무3패)와 에콰도르가 승점 16(5승1무5패)으로 골득실 차에 의해 3,4위. 반면 5위 우루과이(14점)와 10위 볼리비아의 승점 차가 4점에 지나지 않아 오세아니아 1위와 플레이오프를 갖게 되는 5위를 점령하기 위한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북중미-이변은 없다 3.5장이 걸린 북중미도 마지막 3차예선을 앞두고 있다.34개 팀이 6개 팀으로 추려졌으며,2002년 본선 멤버 멕시코·미국·코스타리카 등이 2차예선에서 조 1위를 거머쥐며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오세아니아-가장 험난한 여정 오세아니아에서는 반장의 티켓을 놓고 12개국이 나왔고, 호주와 솔로몬군도가 최후의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1위를 차지한다 해도 남미 5위팀과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는 험난한 여정이 예고된 상태. 월드컵 역사상 오세아니아 지역 팀들이 본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호주(74년)와 뉴질랜드(82년) 등 단 두 차례밖에 없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철새 알고 보면 재미도 가득

    철새 알고 보면 재미도 가득

    ‘푸드덕∼, 푸드덕∼, 쉭∼, 쉭∼’ 날이 저물자 금강하구 모래톱에서 쉬고 있던 가창오리떼가 시커멓게 하늘을 뒤덮었다. 강 가운데 머물던 가창오리떼가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며 하늘을 향해 힘찬 날갯짓을 한 것이다. 희미한 노을을 배경으로 치솟은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떼.‘와∼’. 짧은 탄성과 함께 주변에 잠시 적막감이 흘렀다. 가족들과 함께 철새 탐조에 나선 탐조객들은 자신들의 위세를 과시하듯 날아오르는 철새들의 경이로운 ‘군무’에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하루에 한번 먹이를 찾아 떠나며 펼친 가창오리떼의 군무는 수분 남짓 짧은 순간에 아쉬움을 남긴 채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철새탐조는 초·중학생 자녀를 둔 사람들에게 가족 여행으로 제격. 올겨울에는 한번쯤 철새들의 경이로운 ‘반란’을 보러 떠나자! ●철새들의 경이로운 ‘반란’ 승용차를 타고 서울을 떠나 2시간 30분여만에 도착한 곳은 충남 서천군 마서면 도삼리 금강철새탐조대. 서해안고속도로 서천 IC를 빠져나와 금강하구둑에 이르렀다. 망원경이 설치된 3층 탐조대와 생태전시체험관을 둘러 본 뒤 곧바로 탐조대에서 운행하는 ‘철새탐조 투어버스’(평일 오전 11시, 오후 2시, 주말 오전 11시, 오후 1시,3시)에 올랐다. 가격은 어른 5000원, 초·중·고생 3000원. 버스에는 ‘푸른서천리추진협의회’(041-965-2310)에서 나온 철새 전문가가 함께 탑승, 철새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철새탐조투어 전문가이드 신경순씨는 “새를 향해 손짓을 하면 새가 총을 쏘려는 것으로 오인해 날아간다.”며 간단한 주의사항을 말해준 뒤 철새 자랑이 시작된다. 신씨는 “시베리아에서 날아 온 40여종 70여만마리의 철새가 금강에서 겨울을 보낸다.”면서 “특히 전세계 가창오리 35만마리의 97% 이상, 전세계 검은무리 물떼새(천연기념물 326호) 1만마리의 95%를 이 곳에서 볼 수 있다.”고 자랑했다. 신씨에 따르면 금강 하구에는 관측 포인트마다 다른 철새가 관측된다. 금강 하굿둑 아래 바닷물에는 큰기러기, 쇠기러기, 고방오리 등이, 민물지역인 금강하굿둑 위에는 붉은부리갈매기, 댕기물떼새, 괭이갈매기, 모래톱이 형성된 금강대교 인근에서는 개리, 큰고니, 물총새, 종다리 등을 볼 수 있다. 가창오리는 와초리에서 볼수 있으며, 검은머리물떼새는 장항앞바다 금강과 서해가 만나는 작은섬 유부도에서 관측된다. 탐조버스는 망월리 제1관측소와 금강대교, 신성리 갈대밭을 거쳐 일몰이 다가오자 가창오리떼의 군무를 보기 위해 와초리에 도착했다.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떼가 펼치는 군무는 철새탐조의 하이라이트.“와∼. 마치 거대한 비행선이 인간을 향해 몰려오는 것 같다.”며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의 입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서천군 금강철새 탐조투어는 내년 2월28일까지 100일간 진행된다. ●편리한 탐조시설, 초보자도 OK 다음날 아침 금강대교를 건너 전북 군산으로 넘어왔다. 먼저 금강 하굿둑 옆에 새로 지은 국내 최대 시설의 철새 조망대를 방문했다. 철새조망대(성인 2000원, 어린이 500원)는 망원경을 설치한 대형 탐조대(9층·11층)와 한바퀴 도는데 2시간가량 소요되는 회전식 조망식당, 영상관, 전시실 등이 마련돼 있다. 탐조대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유치원 등에서 온 단체 관람객이 성황을 이뤘다. 유치원생 아들, 남편과 함께 서울에서 온 주부 김미선(35)씨는 “아이들에게 생태 교육을 시켜주고 도시생활에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정말로 오기 잘했다.”면서 “철새가 시베리아로 떠나기전에 다시한번 꼭 찾아 올 생각”이라고 극찬했다. 1∼5일 군산 금강철새조망대와 금강하구 일대에서는 ‘군산세계철새관광 페스티벌’이 열려 짧은 시간에 다양한 철새 탐조를 할 수 있다. 또 국제철새심포지엄과 학술대회,6대주 희귀조류 박제 전시회, 북한 조류 사진전 등이 열린다. 군산철새관광 페스티벌조직위원회 (063) 450-6275. 충남 서산의 천수만은 간척사업으로 생긴 농경지와 간월호, 부남호 등 대규모의 인공 담수호로 이뤄진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다.10월 중순부터 가창오리와 노랑부리 저어새, 큰고니 등 300여종 40만마리의 철새가 천수만을 찾는다. 내년 1월31일까지 천수만 겨울 철새학교가 열리고 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4시까지 한시간 간격으로 간월호 주변을 돌며 철새를 관찰하는 탐조버스가 운행된다(어른 5000원). 천수만 철새기행전 위원회 (041) 669-7744. 경남 창원의 주남저수지는 청둥오리, 큰기러기를 비롯해 재두루미나, 고니 등 20여종의 철새가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찾아온다. 주남·동판·산남저수지 등 3개의 저수지가 연결돼 넓이가 180만평에 이른다. 창원시청 관광진흥과 (055) 280-2043. 전남 남해안의 여수반도와 고흥반도 사이에 있는 순천만은 남해안 개펄 가운데 자연생태가 잘 보전된 곳으로 개펄과 50만평에 이르는 갈대밭 주변에 천연기념물 흑두루미 등 두루미류를 비롯한 철새들이 찾아와 겨울을 난다. 순천시청 관광진흥과 (061) 749-3328.탐조는 새와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우선 탐조 옷차림은 가급적 눈에 잘 띄는 붉은색과 흰색 계통의 옷을 피하고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갈색 복장을 택하는 것이 좋다. 또 야외에서 관찰을 해야 하는 만큼 매서운 바람을 막아낼 두껍고 가벼운 옷이 최상이다. 새는 후각에 예민하므로 냄새가 많이 나는 화장품이나 향수는 삼가야 한다. 특히 탐조에 앞서 조류 도감을 통해 탐조 지역의 특징, 주요 조류에 대해서는 미리 공부해 가는 것이 좋다. 망원경으로 철새를 보고 수시로 조류도감을 펴 종류와 특징을 확인해야 한다. 망원경을 이용해 가족이 돌아가며 관찰한 뒤 이름을 알아내고 메모장에 적는 것도 좋다. 디지털 카메라와 소형 녹음기를 준비한다면 금상첨화. 틈틈이 안내원의 철새 이야기를 녹음하고 사진으로 찍어 더 실감나는 기록을 만들 수 있다. ■ 눈 요기 맛 요기 끌리네 ‘철새와 함께 볼거리, 먹을거리도 즐기고‘ 철새 탐조에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주변 볼거리와 먹을거리다. 새는 환경에 민감한 동물로 새가 많은 곳은 깨끗한 자연 환경과 함께 먹거리가 풍부하다. ●볼거리 충남 서천의 마량 동백나무 숲은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에는 애절한 전설과 함께 500여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동백나무 85그루(천연기념물 169호)가 있다. 금강하구 인근인 충남 한산면 신성리 갈대밭은 폭 200m, 길이 1㎞이상 펼쳐진 면적이 6만여평에 이르는 우리나라 4대 갈대밭 중의 하나로 영화 JSA(공동경비구역)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서천군 문화관광과 (041) 950-4224. 또 금강대교 건너편 전북 군산에는 서해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월명산과 1∼2시간 안에 닿는 고군산 군도에는 선유도해수욕장과 섬이 있고 섬을 연결하는 하이킹 코스가 아름답다. 전북 군산에서 부안에 이르는 웅대한 규모의 새만금 방조제도 둘러보면 좋다. 군산시청 문화관광과 (063) 450-4554. 한편 차를 타고 30분가량 달리면 인근인 전북 익산에서 우리나라 최대 석탑인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을 볼 수 있으며, 국내 최대의 보석박물관이 있다. 보석박물관에는 10만여점의 진귀한 세계 각국의 보석이 전시돼 있으며, 구입도 가능하다. 미륵사지 관광안내소(063-836-7804), 보석박물관 관광안내소 (063-850-4988) ●먹을거리 충남 서천군 서산회관(041-951-7677)의 갯벌에서 갓 잡은 주꾸미를 불판에 데쳐먹는 것과 알이 토실한 5월 꽃게와 된장이 어우러진 군산 하굿둑 꽃게장(063-453-6670)은 철새 탐조 여행의 맛을 더해 준다. ■ 알고 보‘새’요 새라고 다 똑같은 새가 아니다. 새는 크기와 형태, 부리, 꼬리, 날개 모양이 모두 다르다. 탐조에 앞서 새의 특성과 모습을 미리 익히면 큰 도움이 된다. ●가창오리 기러기목 오리과로 몸길이는 약 40㎝, 날개 길이는 약 21㎝. 먹이는 풀씨, 낟알, 수서곤충으로 시베리아 동부에서 번식하고 한국·중국 등지에서 겨울을 난다. 세계적인 희귀조로서 ‘멸종위기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수록되어 전세계적으로 보호받고 있다. ●검은머리물떼새 천연기념물 326호. 몸길이 약 45㎝, 날개길이 23∼28㎝이다. 하구나 해안 간석지에 살면서 조개·갯지렁이·지렁이·게 따위를 잡아 먹는다. 몸 빛깔은 윗면을 비롯하여 이마와 목이 검정색이고 부리와 다리는 붉은색이다. 아랫면은 흰색이다. ●큰고니 천연기념물 201호. 몸 전체의 깃은 흰색이고 다리는 검은색이며, 부리의 뒷부분만 노랑색이다. 몸길이는 약 1.5m, 펼친 날개의 길이 약 2.4m이다. ●큰기러기 몸길이 76∼89㎝이다. 낮동안에는 한쪽 다리로 서 있거나, 배를 땅에 대고 머리를 뒤로 돌려 등깃에 파묻는다. 일반 기러기보다 짙은 갈색을 띠며 부리는 검정색이나 끝 가까이에 등황색 띠가 있다. 다리는 오렌지색이다. ●청머리오리 몸길이 약 43㎝이다. 수컷은 얼굴이 녹색이고 이마와 정수리에 댕기 모양으로 길게 갈색 줄이 나 있다. ●개리 천연기념물 325호. 기러기류 중 대형종으로 머리와 목 부분은 앞쪽과 뒤쪽의 색갈차이가 뚜렷해 다른 기러기류보다 밝게 보인다. 날개길이 41∼48㎝, 꽁지길이 11∼17㎝이다. ●발구지 흔하지 않은 겨울철새로 오리류의 무리에 섞여 월동한다. 둥지는 물가 초습지의 풀숲이나 숲속 땅위에서 풀을 이용해 만든다. ●넓적부리 몸길이 약 50㎝, 날개길이 약 23㎝이다. 윗부리와 아랫부리 사이에 있는 은 판으로 물을 여과시키면서 수중의 플랑크톤을 걸러먹는다. 이마와 정수리 및 턱밑은 검은 갈색이며 뒷목의 깃털은 약간 길고 아랫부분에 흰색 띠가 있다. 글 서천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서울광장] 장성인사 파문과 軍의 명예/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장성인사 파문과 軍의 명예/김경홍 논설위원

    육군의 장성인사와 관련해 괴문서가 등장하고 군 검찰이 창군이래 최초로 육군본부를 압수수색했다는 날, 몇 통의 전화를 받았다. 한 젊은 장교는 “육군이 무차별로 난도질 당하고 있습니다. 젊은 장교들이 총을 들고 목숨을 바치며 국가를 지켜야 하는 분명한 이유와 희망을 주세요.”라면서 울먹였다. 또 다른 장교는 “인사 때마다 등장하는 괴문서인데 느닷없이 육군본부를 수색하는 것은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파문에서 한발짝 떨어져 있는 한 장성은 “안 그래도 위축돼 있는 군의 사기가 더 떨어질까봐 안타깝다.”고 말했다. 남재준 육군참모총장이 전역지원서를 제출했고, 노무현 대통령이 반려하는 사태로까지 번졌지만 많은 이들은 정확한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육군의 인사비리가 이렇게 심각한가. 아니면 시중에 나돌고 있는 청와대, 국방부, 육군, 군 검찰 등이 어우러진 갈등 때문인가. 서로 말이 다르고, 군 검찰의 수사가 진행중이니 지켜볼 수밖에 없긴 하다. 일반인들의 군에 대한 기대는 단 한가지다. 나라를 튼튼하게 지켜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조직보다 더 애정과 관심을 쏟는다. 군이 흔들리는 것도, 흔드는 것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대통령은 군의 통수권자이고, 국방부와 육군, 군 검찰이 서로 다른 몸이 아닌데 갈등설이 나오는 것은 시스템이 잘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장성인사 때마다 괴문서는 있어왔다. 그런데 지난번 국방장관은 무기명 투서는 군의 명예를 훼손하는 비겁한 행위라고 묵살했는데 이번 국방장관은 왜 괴문서를 수사의 출발점으로 삼았을까도 생각해 볼 문제다. 군은 명예와 사기를 먹고 산다. 남재준 참모총장은 취임후 “군인의 길은 스스로 선택한 길이며, 힘들지만 책임의 완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군인의 명예”라면서 “명예는 스스로 만들어 갖는 것이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장병들을 격려했다. 인사문제에 대해서는 “진급은 부하들이 시켜주는 것이지, 결코 상급자가 시켜주는 것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그는 “내가 준장으로 진급했을 때 아버지께서 ‘정말 좋다.’고 하셨고, 소장으로 진급했을 때는 ‘더 높아지려고 하지 말아라.’라고 하셨고, 중장 때는 ‘행여 군인 이외에 다른 것 하지 말아라.’라고 하셨고, 대장이 되었을 때는 ‘보직에 연연하지 말고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도록 하라.’라고 하셨다.”고 개인적인 얘기도 했다. 남 총장의 말을 길게 옮긴 것은 여기에 군인의 명예가 함축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 총장의 말처럼 군이 전부 최선을 다해 잘하고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지난 철책선 절단사건에서 보여준 군의 흐리멍텅한 대처, 북한경비정의 서해북방한계선 침범 때 우왕좌왕하던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더욱이 인사비리든, 무기도입비리든 간에 군의 비리가 있다면 어느 조직보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군은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특수집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대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정치논리를 개입시켜서는 안 된다. 제도나 관행개선을 통한 개혁은 바람직하지만 ‘코드 갈등’이니 ‘군 길들이기’니 하는 얘기들은 더이상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총칼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군은 희생을 전제로 하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기왕 장성인사 의혹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진상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하고, 반드시 괴문서의 출처와 작성자도 밝혀내야 한다. 육군도 떳떳하게 수사에 협조하고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져야 한다. 군의 명예를 지키는 것은 군인들의 몫이며, 군의 사기를 높이는 것은 국민과 정치의 몫이다. 군이 스스로 명예를 떨어뜨리는 일이나, 정치나 권력이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은 국가의 불행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中 잠수함’ 동북아 패권 노림수?

    ‘中 잠수함’ 동북아 패권 노림수?

    중국 잠수함 함대의 전력 증가가 동북아 지역의 군사적 균형에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다고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이 29일 보도했다. 중국 잠수함 함대의 규모가 커지고 활동범위가 확대되면서 동북아시아의 전략적인 해상운송로에 대한 장악 능력이 확대되어 미국, 일본, 타이완(臺灣) 등 주변국가의 전략적 이익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은 핵잠수함 5척, 대륙간 탄도탄 보유 핵잠수함 1척 등 70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2010년까지 추가로 20척의 첨단장비들을 갖춘 스텔스형 핵잠수함을 취역시킬 예정이다. 이 경우 중국 잠수함은 질적으로는 뒤지지만 숫자에선 미국을 능가한다. 게다가 중국은 2년 안에 16억달러 상당의 러시아제 잠수함 8척을 인도받을 예정이다. 또 최첨단 제 2세대 잠수함 건조에도 들어갔다. 이 가운데 5척은 공격용 핵잠수함, 다른 한 척은 대륙간탄도탄 보유 핵잠수함이다. 미 국방부는 지난 7월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건조 중인 잠수함 가운데 내년쯤 첫번째 공격용 핵잠수함이 취역할 예정이고 새 대륙간탄도탄 보유 잠수함도 완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등 주변국가들이 중국 잠수함의 전력 증가에 예민한 것은 중국의 경제성장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군사력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 미 국방부 및 군사전문가들이 추정하는 중국의 군비지출은 해마다 500억∼700억달러. 미국 러시아에 이은 세계 3번째로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군비 지출 224억달러의 2∼3배나 된다. 중국·타이완간의 긴장 고조, 내리막길로 내닫고 있는 중·일 관계 등 불안정한 동북아 안보상황도 주변국들이 중국 잠수함의 전력 증가를 더욱 불안하게 느끼게 한다. 동북아 지역이 중동산 석유 등 해외시장에 원자재 및 상품 수출을 높게 의존하는 만큼 중국 잠수함 함대의 증강으로 생명선인 수송로가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크다. 중국 잠수함들은 최근 영해 침범 사건을 빚은 일본 해역뿐만 아니라 타이완 및 남사군도 서사군도 해역 등 영토분쟁 지역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어 주변국가들의 신경을 더욱 곤두세우게 하고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두 자릿수의 국방비 증가를 보여온 중국은 ‘원양 해군’창설을 목표로 해군력 강화에 군비증강의 최우선 목표를 두어왔다. 그 가운데 잠수함 전력 증가는 우선순위를 차지해 왔다. 잠수함이 제해권 장악에 필수적이고 적은 수의 건조로 상대적으로 높은 효용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중국 잠수함 전력의 증강은 중·일간의 군비경쟁을 가속화시키며 동북아 지역에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란 점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륙세력에서 경제발전에 따라 해양세력으로 발돋움하려는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학교소식]

    [학교소식]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열어 서울 상명초등학교(www.schooline.net/smcho)오케스트라는 지난 23일 오후 7시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제9회 정기연주회를 열었다.3∼6학년 학생 80명으로 구성된 상명오케스트라는 베토벤 교향곡 제1번을 비롯해 모두 7곡을 연주해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피아노 독주에 나선 6학년 황신애 양과 튜바 협연을 선보인 같은 학년 김성준 군도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학급토론회의록 우수 중·고교 선정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su.election.go.kr)는 중·고교 학급토론회의록 심사에서 모두 48개 학교를 우수 학교로 선정했다. 서울시 선관위가 민주시민의식 함양을 위해 각 구별로 중·고교의 우수회의록을 접수받은 결과 55개 학교,136학급,4461명이 학급회의록을 제출했다. 고교 부문에는 상명대부속여고, 배화여고, 이화외고, 오산고, 신광여고, 배문고, 성심여고, 보성여고, 한양대부속여고, 건대부고, 청량정보고, 해성여전상고, 혜원여고, 성신여고, 정의여고, 선덕고, 창동고, 대진고, 숭실고, 예일여실고, 예일여고, 명지고, 경성고, 진명여고, 마포고, 공항고, 은일정산고, 금천고, 장훈고, 성보고, 동덕여고, 경기여고, 단대부고, 창덕여고, 한영고 등 35개가 우수 학교로 선정됐다. 중학교 부문에서는 한강중, 성심여중, 옥정중, 신양중, 경희여중, 송곡여중, 강북중, 번동중, 노원중, 상명여중, 성사중, 목동중, 장승중 등 13개가 뽑혔다. ●동아리·특별활동반 솜씨자랑 부천여자고등학교(www.pcg.hs.kr)는 지난 26일 전교생이 참여하는 축제 ‘장미제’를 열었다.30여개 동아리와 특별활동반을 중심으로 준비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발표했다. 오전 10시 강당에서 풍물동아리 ‘한보짱’의 연주회와 기독교 중창단 ‘음타’, 무용동아리 ‘나빌레라’가 발표회를 열었다. 각 교실별로는 동아리들의 이색 이벤트가 이어졌다. 사진동아리 ‘미네시스’는 여고시절의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재학생들의 사진을 찍어 책갈피를 만들어주는 이벤트를 가졌다. 해양소년단은 대형 양동이에 미꾸라지를 풀어놓고 맨손으로 잡는 체험 행사를 열었고, 영어동아리 ‘GMP’와 역사동아리 ‘거름갈이’도 발표회를 가졌다. ●초·중·고교 발명왕에 장학금 한국발명진흥회(www.kipa.org)는 25일 오전 10시 역삼동 한국발명진흥회에서 발명장학생으로 선발된 초·중·고 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했다. 서울 경기초 임서환, 면목초 최은화, 지장초 탁성원군 등 20명이 초등학교 부문 1등급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중학교 부문에는 서울 옥정중 곽민희, 구룡중 최형락, 청운중 정윤성군 등 20명이 선발됐으며 고등학교 부문에는 홍대부고 김선민, 수도공고 강민구, 경기 낙생고 조은섭군 등 20명이 각각 1등급 장학생으로 뽑혔다.
  • 투서 한장에…“軍 문민화 진통”

    투서 한장에…“軍 문민화 진통”

    ■ 육군 인사비리수사 파문·배경 육군 장성 진급과 관련된 투서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면서, 배경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투서에 등장하는 비위 내용의 사실 여부도 또다른 관심사다. ●군 수뇌부 ‘개혁 갈등’ 군내에서는 군 검찰의 전격적인 수사로 파문이 확산된 이번 사안을 군 수뇌부간 ‘개혁 갈등’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순수한 군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성’이 개입됐다는 게 요지다. 지난 7월 취임 일성으로 ‘군의 문민화’를 표방한 윤광웅 국방장관은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군 개혁의 ‘전도사’로 군 안팎에서 인식되고 있다. 물론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임명된 남재준 참모총장 역시 당시에는 청렴성과 개혁성을 높이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윤 장관이 추진해 온 ‘국방 문민화’와 육군의 축소가 불가피한 육·해·공군 ‘3군 균형 발전방안’ 등에 대해서는 현 육군 수뇌부가 다소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여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남 총장은 최근의 이런 상황들 때문에 개혁의 ‘걸림돌’로 인식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사안이 지난 12일 청와대에 접수된 첩보를 군 검찰에 이첩해 즉각 수사에 착수토록 한 점이나 육군본부에 대한 군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도 이런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남 총장이 군 검찰의 위상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군 사법개혁에 비판적이었던 점을 들어 군 검찰과 남 총장간 갈등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실제로 남 총장은 지난 9월 간부회의 석상에서 군 검찰 독립을 “인민무력부 안에 정치보위부를 두자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장성 일부 반발… 수사배경에 의구심 국방부는 일단 군 검찰의 수사 착수가 투서 내용의 신빙성이 높은 데 따른 게 아니라고 말했다. 국방부 신현돈 공보관은 “확인 차원에서 이뤄지는 수사일 뿐”이라고 진화하고 나섰다. 하지만 군 주변에서는 투서 내용 가운데 일부는 사실에 근거한 내용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근무하는 한 중령은 “투서의 표현이 다소 자극적인 데다, 부풀려진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일부 사안의 경우 좋지 않은 관행으로 남아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투서에 거론된 특정인의 행위가 실제로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음주운전 사고자나 업무 능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진급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고 한다. 특히 과거보다 정도는 많이 약해졌지만 요즘도 일부 전방 근무자들의 경우 아내를 상관의 부인에게 ‘인사’시키는 행위 등은 지금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투서에 ‘인사 3인방’으로 거론된 이들과 친한 사람들이 대거 진급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금도 군 조직에서 진급과 관련해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근무연(勤務緣)’과 연관지어 해석하는 이들도 많다. 군에서는 지연과 학연 이외에 같은 시기에 같은 부대에 근무한 인연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 인사 때마다 근무연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투서 내용의 사실 여부에 따라 군 수뇌부의 물갈이 등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는 엄청난 사안이 현재로선 군 검찰의 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장성진급심사 어떻게 육군 장성 진급 심사는 외형상 ‘4심제’로 불리는 다단계의 심사 과정을 거친다. 해·공군도 대체로 비슷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선발위→총장→장관→대통령 재가 심사가 까다로운 탓에 군에서는 대령에서 준장 진급하는 것을 놓고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매년 10월 정기 인사를 앞두고 장성 진급과 관련해 병과별 정원이 확정되면 서로 독립적인 갑·을·병 3개의 선발위원회와 선발심의위원회가 구성돼 후보 심사를 하게 된다. 갑 선발위는 중장인 위원장에 4명의 소장이, 병 선발위는 소장인 위원장에 소장 4명, 병 선발위는 소장 위원장에 준장 4명으로 각각 구성된다. 선발심의위는 중장이 위원장을, 또다른 중장이 부위원장을 맡고 갑·을·병 선발위원장이 참여하게 된다. 갑·을·병 3곳에서 모두 추천된 후보가 1순위,2곳 또는 1곳에서 추천된 사람은 선발심의위에서 별도의 조율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선발된 진급 후보자들은 육군참모총장의 추천, 국방부의 제청심의위원회, 국방장관의 제청, 대통령의 재가 과정 등을 거쳐 최종 진급자로 확정된다. ●南총장 ‘인사검증委’ 별도 운영 특히 육군은 남재준 총장 체제가 들어선 지난해 4월부터 인사검증위원회라는 별도의 보조장치를 만들었다. 군 당국이 진급 심사와 관련, 이처럼 다양한 검증 기구를 운용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인사 때만 되면 ‘잡음’이 반복되고 있다. 군에서는 현재의 군 진급 심사는 제도보다는 운용에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4심제라는 구색은 갖추고 있지만 제대로 운용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테면 각 선발위원장 및 위원들의 경우 사실상 총장이 내정할 수 있는데, 이는 투서에서 총장 측근들이 대거 진급했다는 주장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우리당, 국정조사 검토 육군 장성 인사 비리 의혹이 터지자 정치권은 일제히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국정조사 추진까지 타진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국방위 소속인 열린우리당 안영근 제2정조위원장은 “이번 기회에 군 진급비리 의혹을 확실히 규명하고 발본색원해 군내 기강을 세워야 자주 국방의 기틀도 확실하게 다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지켜본 뒤 미진할 경우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확실히 진급비리 문제를 척결해야 한다.”고 의지를 밝혔다. 한나라당 임태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군의 비리나 잘못된 관행은 고쳐야 하지만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군을 흔드는 결과를 낳아선 안된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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