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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 희망 프리허그](중)서울 다문화촌 사람들의 소망

    [2009 희망 프리허그](중)서울 다문화촌 사람들의 소망

    “더불어 사는 행복한 대한민국 공동체를 가꿀 거예요.” 새해 첫날 서울 곳곳의 ‘외국인 거리’에서는 가깝고도 먼 이웃들의 ‘희망의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풍습은 사뭇 달랐지만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소망은 소박하고 알찼다. 1일 0시에 찾은 광장동 몽골거리에 모여 있는 몽골인들의 가정에서는 저마다 파티가 시작됐다.에르뎀툭스(34·여·재한몽골인학교 수학교사)는 기꺼이 취재진을 초대했다.그의 가족과 직장동료 10여명이 옹기종기 모였다. ●“한국 경제 다시 일어서길” 에르뎀툭스의 남편 감야바르(32)는 “경기 남양주시의 자동차카펫 공장에서 일하는데,요즘 일감이 많이 줄었다.”고 걱정했다.산타클로스와 비슷한 차림의 몽골 ‘겨울 할아버지’가 깜짝 등장해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 줬다.“한국 경제가 좋아야 우리도 행복해진다.”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 같은 시각 구로구 가리봉동 중국거리의 중국인 교회에서도 파티가 열렸다.불법체류자 신분으로 9년간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중국동포 정모(40)씨는 “신분은 여전히 불안하지만 한국사람들의 편견이 많이 사라져 생활하기가 편해졌다.”면서 “한국이 우리를 사회구성원으로 따뜻하게 맞아주는 새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로돕는 평화로운 세상을” 동대문역 근처 네팔거리에서 만난 부루 조시(28)는 “한국에서 번 돈으로 고국의 가난한 아이들을 돕겠다.”면서 “5000원이면 네팔에서는 한 달 교육비”라고 말했다.한국생활 6년째에 접어든 그는 ‘네팔 어린이 후원회’를 만들었고,동료 30명이 매월 5000원씩 기부를 약속했다.오는 15일 첫 송금이 이뤄진다. 혜화동 서울대 의대 기숙사에서 만난 인도인 부부 수수르다(34·서울대 의대 연구소 박사)와 스판다나(28·여)는 파야삼(우유와 설탕,햅쌀을 넣어 만든 우유죽)을 준비했다.스판다나는 “인도에서도 1월1일이 큰 명절중 하나이고,주부들의 명절증후군도 한국만큼이나 심각하다.”고 소개했다. 이태원 이슬람사원에서는 많은 무슬림들이 평화를 기도했다. 이슬람력으로는 12월29일이 새해 첫날이지만 한국에 있는 무슬림들에게는 1월1일도 특별한 날이었다. 중고차 수입업을 하는 타지키스탄 출신 바후루르(31)는 “어서 빨리 중동에 평화가 깃들기를 한국 친구들도 기원해 달라.”고 부탁했다. 글 사진 이경주 박창규 장형우기자 kdlrudwn@seoul.co.kr
  • [행정구역 개편을 말한다] 기능 중복으로 비용 늘고 ‘책임’ 갈등

    작년 5월 인천 부평구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냈다.부평구에서 일할 사람을 찾는다는 일종의 ‘러브레터’였다.하지만 보기 좋게 딱지를 맞았다.오겠다는 사람이 고작 5명에 불과했던 것이다.서세양 부평구 자치행정국장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며 안타까워했다.부평구는 인구 1000명당 공무원 수가 1.6명으로 전국 시·군·구 가운데 인구 대비 공무원 수가 가장 적다.일이 많다고 해서 승진이 빠른 것도 아니다.그래서 대부분 부평구 근무를 기피한다.서 국장은 “민원을 접수하거나 전화받기도 바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친절을 기대하기란 어렵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반대로 경북 영양군은 인구 1000명당 공무원 수가 25.8명으로 가장 많다.하지만 영양군도 할 말은 있다.도시행정과 농촌행정의 차이점을 부각시킨다.김초한 영양군 인사계장은 “행정수요는 사람수요만이 아니다.”며 “땅을 관리하는 수요도 그에 못지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시와 농촌이라는 특수성,지방자치단체간 여건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인력운용에 문제가 있다는 게 정부의 한결같은 인식이다.행안부 관계자는 “부평구에서 1.6명이 할 수 있는 일을 영양군에서 25.8명이 처리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인력운용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이는 자치단체만의 문제가 아니다.자치단체를 기준으로 천편일률적으로 설치된 경찰서,지역교육청,선거관리위원회 등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또 광역시·도,시·군·구,읍·면·동 등 여러 계층의 기능 중복으로 행정비용 증가를 가져오고 책임 떠넘기기 등 조직간 갈등도 발생한다.이와 관련,민주당 노영민 의원은 “국토는 협소한데 계층수는 많아 중앙행정기관-시·도-시·군·구-읍·면·동간의 의사전달 지연 및 행정계층간 거래비용이 과다하게 발생하는 등 낭비와 비능률 요소가 많다.”고 지적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행정구역 개편을 말한다] 도시는 땅 부족,농촌은 교육·인력난

    ‘이중생활.’ 충북 옥천군청 공무원 A씨는 “행정구역과 생활권이 달라 빚어지는 현상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이중생활’”이라고 말했다.자녀들이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진학할 무렵이면 남편과 아내 중 한 명이 자녀를 데리고 주민등록지를 대전으로 옮긴다는 것이다.이들은 주민등록지를 옥천에 둔 채 가족과 함께 대전에서 살면서 출퇴근을 하거나 일정 기간 동안 별거생활을 한다.A씨는 “공무원 중 이런 사람이 적지 않지만 쉬쉬한다.”고 털어놓았다.충북에서 대전의 학교로 갈 수 없는 학군제 탓이다.옥천에서 대전까지는 자동차로 불과 10분거리(16㎞)다. 충북 청원군은 청주시와 붙어 있다.군청과 교육청은 청주시에 있다.경찰·법원·검찰·세무서도 청주에서 관할한다.청원사람들이 청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하지만 버스를 타고 청주시로 들어가려면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청원군민으로서는 불만이다.경기 의왕·과천·안양·군포시는 시흥군이 모태다.대중교통은 동일요금제가 적용된다.학군도 같다.하지만 행정구역 분리로 이용하는 관청은 다르다. 행정구역과 생활권의 불일치로 인해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농촌 고령화 촉진으로 인한 지역의 탄력이 떨어지고 있고 세수 부족을 유발해 투자를 약화시킨다.A씨는 “농촌의 상당수 젊은 부모들은 아이들이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진학할 무렵이면 도시행을 고민한다.”면서 “이런 현실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정부의 농촌정책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도시 역시 중병에 걸릴 조짐이다.인구가 도시로 집중되면서 도시발전에 필요한 가용 면적 부족난이 심각하다.공공시설 입지,지역 발전을 위한 산업유치의 어려움 등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행안부는 분석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104·끝) 조선을 알았던 청, 청을 몰랐던 조선

    [병자호란 다시 읽기] (104·끝) 조선을 알았던 청, 청을 몰랐던 조선

    조선이 병자호란을 맞아 일방적으로 몰리고 항복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당시 청군이 조선이 상대하기에는 너무 버거운 강적이었다는 점이다.청군은 병력의 수,무기 체계,전략과 전술,사기 등 모든 면에서 조선군을 압도했다.그들은 교전 경험도 풍부했다.1618년 무순성(撫順城)을 점령했던 이래 수많은 공성전(攻城戰) 경험을 갖고 있었다. 남한산성 공성은 1631년 홍타이지가 주도했던 대릉하(大凌河) 공략전과 흡사했다.대릉하전 당시 청군은 성을 물샐 틈 없이 포위하고,산해관 쪽에서 몰려오는 명 지원군의 접근을 차단했다. 남한산성을 고립시키기 위해 판교와 광주 쪽에서 삼남으로 이어지는 길을 차단한 것과 똑같다.외부와의 연결을 끊고 성 내부의 식량이나 연료가 떨어지는 정황을 정확히 파악하면서 수시로 투항을 권유하는 심리전을 폈던 것도 비슷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쟁을 시작하기 전 청이 이미 조선이 사용할 ‘카드’를 간파하고 있었다는 점이다.그들은 조선 조정이 유사시 강화도로 들어갈 것이라는 점도 1627년 정묘호란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청군은 그 때문에 서울을 신속히 점령하고 인조를 사로잡는 것을 전략 목표로 삼았고,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조선군의 청야견벽 작전을 무시하고 서울로 치달리는 속전속결 전술을 구사했다. 이러한 정황을 고려하면 병자호란 당시 조선이 저지른 실책이 무엇인지는 명확히 드러난다.우선 오랫동안 막대한 물력을 기울여 강화도를 정비했으면서도 정작 청군의 침입이 시작되자 그곳으로 들어가지 못한 것은 명백한 과오였다.만약 인조와 조정이 강화도로 들어갔다면 전쟁의 양상은 확연히 달라졌을 것이다. 우선 해로를 통해 삼남 지방과 연결됨으로써 물자 조달이 훨씬 용이했을 것이다.또 김경징 같은 용렬한 인물에게 섬의 방어를 맡기지도 않았을 것이다.삼남 지역의 수군도 훨씬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시 청의 배후에는 엄연히 명이 있었다.청은 ‘뒤를 돌아보아야 할(後顧)위험’ 때문에 속전속결 전술을 구사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만일 인조가 강화도로 들어갔다면 조선은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고,후금은 초조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그러면 설사 강화(講和)를 맺더라도 훨씬 완화된 조건으로 화약을 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역사에서 가정이란 부질없는 것이다.강화도로 들어가지 못하고 남한산성으로 내몰린 것은 결국 인조와 조선 조정의 실책이었다.적은 나를 아는데,나는 적을 모르고 거기에 안일하기까지 했던 정황이 불러온 필연적인 귀결이었다. 1623년 3월 김류가 이끄는 인조반정의 거사군이 창덕궁으로 들이닥쳤을 때 광해군의 부인 유씨는 반문했다.“지금의 거사가 종사(宗社)의 미래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그대들의 영달을 위한 것인가?” 반정세력은 거사가 성공하던 당일에는 그 뜻을 잘 몰랐을 것이다. 인조반정은 분명 나름대로 명분과 정당성이 있는 정변이었다.그 주도 세력들이 광해군 집권기에 자행된 실정과 난맥상을 바로잡으려는 의지를 갖고 있었던 것도 인정할 수 있다.하지만 거기까지였다.반정공신들을 비롯한 주도 세력들은 집권 이후 ‘자기 관리’에 실패했다.‘광해군대의 부정과 비리’를 소리 높여 질타했으되,자신들 또한 비슷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했다. 반정 이후 영달한 공신들 가운데 최명길과 이귀 정도를 빼면 나머지 사람들은 무능하고 문제가 많았다.나아가 공(公)과 사(私)를 제대로 분별하지 않았다.청군의 침략 소식을 제때 보고하지 않고 저항마저 포기함으로써 청군의 신속한 남하를 방조했던 김자점,강화도 검찰사라는 감투를 자기 집안의 식솔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남용했던 김류와 김경징 등의 행적은 그 상징이었다. 인조는 그럼에도 김류와 김자점 등 공신들을 끝까지 편애했다.종묘사직을 도탄에 빠뜨리고,수많은 생령들을 고통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그들을 처벌하려 들지 않았다.청은 달랐다.그들은 전승국임에도 병자호란이 끝나자마자 ‘과거 청산’을 철저히 시도했다.조선의 전장에서 과오를 저지르거나 태만했던 지휘관들을 가차없이 군율로 처벌했다. 사정(私情)에 눈이 멀어 공신들을 끝까지 비호한 결과는 무엇이었던가? 훗날 인조 정권과 효종 정권을 뒤엎으려는 역모를 시도했던 심기원(沈器遠)과 김자점이 모두 공신 출신이었다는 사실은 너무 역설적이다. 1627년의 정묘호란과 1637년의 병자호란을 돌아보면 오늘이 보인다.1627년은 상대하기 버거운 청의 전면 침략을 미봉책으로 잠시 멈춰 놓았던 해였다. 이후 10년은 당연히 ‘외양간을 고쳐야 했던’ 시간들이었다.하지만 조선은 그러지 못했다.‘개돼지만도 못한 오랑캐와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없다.’는 ‘총론’의 목소리는 높았다.그러나 그들의 침략을 막아낼 방도에 대한 ‘각론’은 존재하지 않았다.그 귀결이 처참한 항복이었고 수많은 환향녀와 ‘안추원’,‘안단 ’ 등을 만들어 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는 역사에서 제대로 교훈을 얻고 있을까? 1997년 혹심한 외환위기를 겪었음에도 10년 만에 경제가 휘청대는 상황을 다시 맞은 것을 보면 도무지 그런 것 같지 않다. 1627년과 1637년,1997년과 2008년.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이 숫자들을 보면서 생각해야 한다.“역사를 두려워하고,역사 앞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추위와 굶주림 속에 절망과 슬픔을 곱씹으며 심양으로 끌려가야 했던 수많은 선인들의 고통을 추념(追念)하며 글을 마친다. 한명기 명지대 교수 ■ “지금의 경제위기도 10년 전 IMF 원인 규명 미흡했기 때문” 연재 마치는 한명기 교수의 소회 “병자호란(1636)은 10년 앞서 일어난 정묘호란(1627) 당시 조선에 주어진 과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뼈아픈 결과입니다.지금의 경제난국도 10년 전 IMF 외환위기 때 책임 소재와 원인에 대한 규명이 부족했기 때문에 되풀이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한명기(46) 명지대 사학과 교수가 서울신문에 매주 연재한 기획시리즈 ‘아픈 역사에서 배운다-병자호란 다시 읽기’가 31일자로 마침표를 찍었다.2007년 1월11일 첫 회를 시작으로 꼬박 2년간 모두 104회에 걸쳐 철저히 사료에 입각해 병자호란에 얽힌 이야기를 꼼꼼히 풀어낸 한 교수는 “비극의 역사인 병자호란을 되돌아보면서 과거의 잘못을 뿌리 깊이 성찰하지 않으면 위기는 언제든 반복된다는 교훈을 새삼 되새겼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 교수는 수많은 민초의 죽음과 10만명이 넘는 포로를 발생시킨 병자호란의 원인이 조선 지배층의 무능과 무책임에 있다고 지적한다.정묘호란의 굴욕을 겪고도 이들은 명·청 교체기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신속히 대처할 방법을 강구하기는커녕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위정자들의 이같은 안이한 태도는 병자호란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인조는 청태종에게 세 번 큰절을 하는 치욕을 겪었지만 잘못된 정책 판단으로 환란을 자초한 정책담당자들에 대한 책임 추궁은 소홀히 했다.일례로 인조반정의 1등 공신인 김류는 아들 김경징의 안일한 처신으로 강화도가 함락돼 비난이 들끓는데도 자리를 보전했다. 반면 백성들의 고통은 극심했다.청으로 끌려갔다 탈출한 포로들은 다시 청으로 끌려가 발뒤꿈치를 잘리는 혹형을 당했다.안추원과 안단은 무려 28년,37년 만에 탈출에 성공했지만 끝내 고국 땅을 밟지 못했다.조선으로 되돌아온 포로 여자들(환향녀)은 가족에게조차 버림받았다. 한 교수는 “청에 항복한 이후에도 오랑캐라고 혐오하기만 했지 왜 당해야 했는지 알려고 하지 않았다.위기의 원인을 찾아 철저히 반성하고,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결여됐던 것이 조선이 동아시아 3국 가운데 근대화가 가장 늦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분석했다.그러면서 “위기가 닥쳤을 때 이를 확실히 극복하는 DNA가 부족한 것 아닌지 자성해볼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병자호란의 전말을 학술논문이 아닌 대중적인 글로 집대성해서 풀어쓴 사례는 드물다.한 교수는 “조선왕조실록을 기본으로 병자호란에 관한 모든 자료를 취합해서 철저히 사료에 근거해 글을 썼다.”고 밝혔다.‘임진왜란과 한중관계’‘광해군’ 등의 저서를 쓴 한 교수는 앞으로 임진왜란에 관한 대중서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강대국 사이에서 생존의 방법을 모색해야 했던 조선의 운명은 수백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이 없다.때문에 현재 병자호란과 임진왜란을 다시 읽는 것은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향한 길이라고 한 교수는 강조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2008년 진 별들] 박경리·이청준 대작 남기고 흙과 천국으로

    [2008년 진 별들] 박경리·이청준 대작 남기고 흙과 천국으로

    ●국내 무자년 올 한 해는 국내외 인사들의 부음이 끊이지 않았다. 국내에선 한국문학계의 두 큰 별이 졌다.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82) 선생이 5월5일 한 줌 흙으로 돌아갔다.선생은 1969년 현대문학에 ‘토지’를 연재하기 시작해 94년 8월까지 원고지 4만장 분량을 탈고,한국 현대 문학사에 금자탑을 세웠다.굴곡진 한국 현대사 속에 새겨진 개인의 일생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짚어냈다.폐암 진단 후에도 치료를 거부한 채 원주 토지기념관에서 기거했다.유해는 고향 통영 앞바다가 보이는 미륵산 기슭에 묻혔다. 4·19세대를 대표하는 작가 이청준(69)은 7월31일 역시 폐암으로 타계했다.소설 ‘서편제’와 ‘이어도’에서 토속신앙과 전통문화를 탁월하게 묘사했다.실화가 바탕인 대표작 ‘당신들의 천국’은 소록도 한센인 병원에 부임한 원장과 원생들 사이 갈등과 화해를 통해 자유,구원의 상관관계를 그렸다.생전에 25권 전집이 발간된 흔치 않은 작가이기도 했다.박경리와 이청준,두 작가에게는 문화예술인에게 주는 최고 훈장인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 국악계의 큰어른 성경린은 3월5일 97세를 일기로 영면했다.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지휘보유자로 1986년부터 국립국악원 사범으로 재직해 온 궁중음악계의 산 증인이었다.31년 이왕직 아악부원 양성소를 졸업한 뒤 61년 국립국악원장을 지냈다.이왕직 아악부원 양성소 후신인 국립 국악고등학교 교장직도 역임했다.후학을 위해 2000년엔 관재국악상 기금으로 1억 7000만원을 내놓기도 했다. 대중문화계는 스캔들성 궂긴 소식이 이어졌다.톱탤런트 최진실(40)이 10월2일 스스로 생을 마감해 연예계는 물론 온나라가 발칵 뒤집혔다.최씨가 탤런트 안재환 자살 및 사채업 괴담의 악플에 시달렸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성론이 일었다.그는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란 CF광고 멘트로 연예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뒤 20년 넘게 꾸준히 톱스타의 자리를 지켰다.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가난한 어린시절,매니저의 죽음,야구선수 조성민과의 이혼 등 불행의 연속이었다.사후에도 아이들 양육권과 유산상속을 놓고 조씨와 가족들간 분쟁이 이어졌다.그의 죽음으로 사이버 모욕죄 입법이 추진되기도 했다.앞서 탤런트 안재환(36)은 9월8일 서울 노원구 주택가 골목 승합차 안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지난해 11월 개그우먼 정선희와 결혼한 새신랑이자 서글서글한 이미지로 사랑받던 터라 그의 죽음은 의문부호였다.수사 결과 40억원의 사채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드러났다.이로 인해 고리사채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고,타살설 및 정선희씨의 방송진행 중단 등 후유증이 이어졌다. 해양법학계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독도 전문가인 박춘호(78) 국제해양법 재판관은 11월12일 작고했다.서울대 정치학과 재학 때 한·일 어업분쟁을 보고 해양법 연구에 발을 들였다.1996년 우리에겐 불모지나 다름없던 유엔 사법기구 고위직에 한국인으로 처음 진출했다.독일 함부르크에 설립된 국제해양법재판소 초대 재판관으로 당선됐고 2005년 9년 재선에 성공했다. 재계에서는 동성제약 창업주 이선규 회장이 84세를 일기로 영면했다(3월17일).이 회장은 한국 제약산업 1세대로 ‘정로환’ 등 토종 브랜드를 히트시킨 주인공이다. 주요 기업의 안주인들도 잇달아 타계했다.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이자 구본무 회장의 모친인 하정임(85)씨가 1월9일 타계했다.여든이 넘도록 제사상을 직접 차리며 살림을 꾸렸다.두산가(家)는 9월16일 정신적 지주 명계춘(95)씨를 잃었다.고(故)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의 부인이자 18살에 30명이 넘는 대가족의 맏며느리로 들어가 장남 용곤(두산 명예회장),2남 용오(성지건설 회장),3남 용성(두산 회장) 등 6남1녀를 키워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친 김홍조(97)옹은 9월 말일 세상을 떴다.생전 멸치어장으로 큰 돈을 벌어 아들의 정치인생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했다.정계에선 그의 멸치선물을 받아보지 못했으면 정치인이 아니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았을 정도다. 인촌 김성수 선생의 손자이자 동아일보 회장을 지낸 김병관(74)씨도 2월25일 타계했다.89년부터 동아일보 사장 겸 발행인을 맡으며 동아일보를 이끌었다.서울신문 사장 출신인 원로 언론인 장기봉(81)씨도 8월28일 유명을 달리했다.65년 신아일보를 창간했지만 80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으로 종간을 맞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이 밖에 소설가 홍성원(71·5월1일),조선왕조 마지막 무동 김천흥(98·8월18일)옹,정진숙(96·8월22일) 을유문화사 회장,춘향가 예능보유자인 오정숙(73·7월7일) 명창,중문학 개척자이자 독립투사였던 차주환 (88·12월2일)박사,탤런트 박광정(46·12월15일) 등이 우리 곁을 떠났다. ●해외 해외에선 ‘러시아의 양심’ 솔제니친(89)이 8월3일 심장마비로 타계했다.옛소련 반체제 작가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수용소 생활을 토대로 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와 ‘암병동’ 등의 작품으로 70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그러나 73년 옛 소련의 인권탄압을 기록한 ‘수용소 군도´ 를 내놓으면서 반역죄로 강제추방당했다.그는 16년 만인 90년에야 러시아 시민권을 회복했다.조국에 돌아간 뒤에도 서방 물질주의를 비판하며 조국 부활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지난해 6월 러시아는 그에게 예술가들의 최고 명예로 꼽히는 국가공로상을 수여했다. 32년간 철권통치를 펼치다 88년 반정부 시위로 물러난 수하르토(1월27일)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86세로 숨졌다.한때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했지만 국제투명성기구는 ‘20세기 가장 부패한 정치인’으로 그를 지목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의 ‘딥 스로트’(Deep throat·익명의 제보자)였던 윌리엄 마크 펠트 전 미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은 12월18일 95세로 사망했다.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의 영원한 반항아였던 배우 폴 뉴먼(83)이 9월27일 암으로 숨졌다.‘상처뿐인 영광’으로 스타덤에 오른 뒤 58년 마틴 리트 감독의 ‘길고 긴 여름날’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85년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컬러 오브 머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는 등 아카데미상 후보에 10회나 올랐다.감독으로 나서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 ‘유리동물원’을 연출하기도 했다.지난해 6월 그의 은퇴의 변은 “기억력과 자신감,창의력이 점점 퇴화되고 있어 연기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카데미상 11개 부문을 수상한 영화 ‘벤허’와 ‘십계’로 유명한 미국 영화배우 찰턴 헤스턴(4월5일)은 84세를 일기로 숨졌다. 53년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뉴질랜드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88)경은 1월11일 세상을 떠났다.53년 5월29일 네팔인 세르파 텐징 노르게이와 함께 에베레스트에 최초로 오른 후 20세기 가장 위대한 탐험가 중 한 사람으로 꼽혔다. ‘문명의 충돌’ 저자인 새뮤얼 헌팅턴(81) 하버드대 교수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타계했다.고인은 “이념은 가고 문명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면서 서구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아시아 유교문화권의 충돌을 예견한 석학이다.비교정치,민주주의 분야에서 제3의 물결 등 17권의 저서,90여편의 논문를 발표했다.그러나 그의 서구중심적 시각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프랑스의 세계적 디자이너 이브생 로랑(71·6월1일)도 하늘나라로 떠났다.그는 여성 패션에 최초로 바지정장을 도입해 여성에게 자유를 입힌 패션혁명가였다.가브리엘 샤넬,크리스티앙 디오르를 이은 상업화 세대 전 마지막 오트 쿠튀리에(고급맞춤복 디자이너)다.이브생 로랑은 “블랙에는 하나가 아니라 무수히 많은 색상이 존재한다.”고 한 블랙예찬론자이기도 했다. 정리 이재연기자 osacl@seou.co.kr
  • [씨줄날줄] ‘녹색천사’ 자이툰부대/노주석 논설위원

    우리나라 파병의 역사는 13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1274년 여몽연합군의 일본 원정이 첫 파병이다.고려군 8000여명은 몽골군과 함께 열도정벌에 나섰지만 태풍으로 본토상륙도 못한 채 지리멸렬했다.1281년 2차 원정도 마찬가지였다.자력,독자 파병은 아니었지만 사상 첫 공식 해외원정은 혹독한 실패작이었다.400년 고구려군 5만명이 왜군을 물리치기 위해 신라에 파병됐다는 이른바 ‘경자대원정’을 최초의 파병으로 보기도 한다.그러나 광개토대왕비의 해석을 둘러싼 구구한 논란 때문에 정사로 인정받지 못한다.사실이라고 해도 고구려군의 신라원정을 파병으로 보는 데는 무리가 있다. 1618년 강홍립이 이끄는 1만 병사가 만주로 떠났다.누르하치의 후금이 압박해오자 명나라가 조선에 도움을 청해온 것이다.후금군과 싸우는 척하다가 투항하는 광해군의 ‘빛나는’ 전략으로 희생을 최소화했다.1654년에는 러시아의 남진에 위협을 느낀 청나라가 조선에 원병을 요청했다.효종은 150명의 최정예 조총부대를 보냈다.제1차 나선정벌이다.4년 뒤 제2차 나선정벌군도 청군과 연합해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첫 파병은 1964년 9월 베트남 파병.1973년까지 8년에 걸쳐 연인원 32만명의 파월장병들이 ‘따이한’의 위상을 높였다.이후 1991년 걸프전,1994∼1995년 서부 사하라와 그루지야,인도·파키스탄,앙골라에서 각각 평화유지군 임무를 수행했다.동티모르,아프가니스탄,레바논에도 파병됐다. 2004년 9월부터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파견됐던 자이툰 부대원과 쿠웨이트에서 공중지원 활동을 펼쳤던 다이만 부대원 621명이 4년 3개월간의 성공적인 주둔을 마치고 어제 개선했다.떠날 때는 반전 여론 때문에 공개적인 출병식도 갖지 못했다.‘쿠리(코리아) 쿠리 넘버 원’이라는 찬사를 받은 자이툰 부대는 숙원사업을 해결해 주는 ‘그린에인절(Green Angel)작전’으로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40개 마을 63개 기관을 대상으로 모두 153회의 그린에인절 작전이 펼쳐졌다.좌절과 혼란에 빠진 이라크인들에게는 평화와 재건을 상징하는‘녹색천사’였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이용원 칼럼] 경쟁없는 교육,그 유토피아

    [이용원 칼럼] 경쟁없는 교육,그 유토피아

    또다시 입시철이다.오늘부터 대부분의 대학이 정시모집에 들어가므로 수험생과 그 부모,진학지도 교사는 아이 성적에 맞춰 들어갈 수 있는 가장 나은 대학을 찾느라 골머리를 싸매고 있을 터이다.하지만 수능시험 자체를 거부한 학생들도 있다.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일제히 치른 지난달 13일 새벽 고3인 김모양은 수험장에 가는 대신 교육과학기술부가 있는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로 발길을 돌렸다.그곳에서 김양은 기자회견을 갖고 ‘경쟁교육 반대’‘대학입시 폐지’를 외쳤다.김양은 “청소년은 태엽을 감으면 공부만 하는 인형의 삶을 산다.”고 주장했다.같은 날 역시 고3인 허그루군도 중앙청사 후문에서 수능과 입시제도 폐지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허군 곁에는 입시폐지·대학평준화 국민운동본부가 함께해 힘을 보탰다. 김양과 허군의 주장은 최근 핫이슈가 된 ‘일제고사 거부’의 논리와 맥을 같이한다.서울시교육청이 일제고사를 보지 않는 대신 그 시간에 체험학습을 하도록 허락한 교사 7명을 지난 10일 파면·해임한 것이 지나친 징계임에는 틀림없다.하지만 이와 별개로 일제고사를 거부한 논리 자체가 옳은지는 판단해야 한다.그것은,일제고사가 아이들을 성적순대로 서열화·줄세우기를 하고 그 과정에서 경쟁이 심해지므로 정당하지 않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 교육에서 경쟁을 없애면 시험을 볼 이유가 없어진다.그 결과가 아무 의미를 갖지 못하는데 굳이 시간과 노력·경비를 들여 아이들이 싫어하는 시험을 치를 까닭이 없다.그뿐인가.아이들은 아마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만 배우고 싫어하는 과목은 멀리할 것이다.시험이 없다면 결과는 묻지 않고 과정을 중시한다는 뜻인데,배우기 싫다는 걸 억지로 가르칠 필요는 없다. 그래서 아이들은 제가 원하는 시간에 학교 가서 원하는 수업만 듣고 나머지 시간은 (본인이 원하는) 인간적인 삶을 사는 데 보낼 것이다.참으로 동화 속 나라 같은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지리라.아이들이 행복하다면 어른들 또한 행복할 테니 아무도 반대하지 않을 일이다.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교육에서 경쟁을 없앤다면 수능을 거부한 김양·허군의 주장처럼 대학입시부터 폐지해야 한다.대학 진학을 원하는 아이와 그 부모는 거의가 ‘스카이’(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 들어가고자 한다.그러나 세 대학의 신입생 정원은 정해져 있다.그러므로 ‘스카이’의 존재를 인정한다면 성적을 평가하는 시험은 불가피해진다.따라서 ‘스카이’를 없애고 모든 대학을 동등하게 만들어야 경쟁 폐지는 실효를 거둔다.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대학평준화를 강제한다고 치자.그 다음 단계는 어찌할 텐가.대학을 졸업하면서 입사시험을 치르면 그 또한 서열화·줄세우기이다.그러므로 많은 취업준비생이 원하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과 각종 공무원·공공기관 입사시험도 없애야 한다.그럼 그 다음에는? 삼성전자가 만든 반도체,현대자동차의 승용차를 해외에 팔면서 “우리는 평등하게 사원을 뽑는 바람에 제품의 질은 떨어지지만 여러분은 우리것을 사줘야 한다.”고 요구해야 한다. 경쟁 없는 교육은 유토피아이다.이상적이기는 해도 그 어원처럼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경쟁을 없애라는 주장을 하기 전에 공정한 경쟁체제를 찾아야 한다.그것이 이 사회 어른들이 할 일이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한동윤군·지윤양 남매 육사 동시합격

    한동윤군·지윤양 남매 육사 동시합격

    두 살 터울의 한동윤(사진 왼쪽·19·충남고 졸)·지윤(오른쪽·17·대전 둔산여고) 남매가 올 육군사관학교 입시에 나란히 합격했다. 17일 발표된 육사 내년도 신입생 최종 합격자 발표에서 지윤양은 34.5대1의 경쟁률을,동윤군은 16.5대1의 경쟁률을 각각 뚫고 합격했다.동윤·지윤 남매는 학군장교 21기 출신으로 중위로 제대한 아버지 한준택(49)씨의 영향으로 군인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두 차례 도전 끝에 동생과 함께 합격한 동윤 군은 “아버지 영향으로 군인을 동경해 오다 고교 시절 육사에 입학한 선배들의 모교 방문 입시설명회에서 생도 선배들의 멋에 반해 육사 진학을 결심했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하고 희생 봉사할 수 있는 장교가 되겠다.”고 말했다. 지윤 양은 “육사에 대한 열정으로 재수까지 선택한 오빠를 보면서 나도 멋진 여군 장교의 길을 걷고 싶어 육사 진학을 결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머니 노순애(46)씨는 “고등학교시절 우즈베키스탄에 해외봉사활동을 경험하게 하는 등 어렵고 힘든 환경을 이겨내고 참아내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교육의 중점을 둔 것이 오늘의 영광이 있게 한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육사 1학년 강석우·김창준 생도의 동생 석윤·창윤 군도 합격해 두 쌍의 형제 육사 생도도 새로 탄생했다.육사는 이번 입시에서 별도 경쟁을 통해 여성 24명 등 모두 240명을 선발했다. 여자 17명 등 175명을 뽑은 공사 합격자 가운데는 현재 공사 2학년인 고혜준(여) 생도의 동생 재원 양이 포함돼 최초의 자매 공사 생도가 탄생했다. 한편 육·해·공사는 올해는 수석합격자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새만금 후광’ 군산이 다시 뜬다

    ‘새만금 후광’ 군산이 다시 뜬다

    서해안의 항구도시 전북 군산시가 ‘국제관광기업도시’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새만금 방조제 완공으로 새롭게 조명받기 시작한 군산에 대기업들이 잇따라 입주하면서 예전의 영화를 다시 찾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이 공식 지정돼 ‘새만금의 기적’을 일으킬 엔진에 시동을 걸었다.최근 군산시에는 입주를 문의하는 기업이 30~40곳에 이르고 있지만 공단이 이미 바닥나 새만금지구에 공단조성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 ●기업유치 대박으로 활기 되찾아 17일 전북도와 군산시에 따르면 2006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3년 동안 군산지역의 기업유치 실적은 384곳에 이른다.이에 따른 투자액은 7조 1621억원,고용창출 효과는 3만 4837명이다. 군산시는 2006년 108개 기업을 유치하면서 침체된 지역경제에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2007년은 군산시가 기업유치에 대박을 터뜨리며 새로운 전환점을 구축한 해였다.한해 동안 218개 기업을 유치하는 기염을 토했다.투자액만 4조 8770억원에 이르고 고용창출 2만 5338명,인구유입 6만 3346명에 이르는 효과를 거뒀다. 특히 관련 산업 파급효과가 큰 대기업이 잇따라 입주하면서 군산시의 지역경제가 빠른 속도로 되살아나고 있다. 조선업계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은 1조 2000억원을 투자해 군장국가산업단지에 최신식 선박건조 시설을 하고 있다.세계에서 가장 큰 건조도크(700m×115m×118m)와 세계 최대 골리앗 크레인(1600t) 등 초대형 선박을 건조할 최신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이는 25만t급 초대형 선박 4척을 동시에 건조·계류시킬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시설이다.현대중공업 군산공장 하나만으로도 1만 1000명의 고용창출과 3만 5000명의 인구유입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이밖에 동양제철화학은 2조 2500억원을 들여 태양광발전의 핵심물질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중장비제조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도 입주를 확정했다. 군산시는 기업유치 성공에 이어 올 4월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을 지정받아 동아시아의 미래형 신산업과 관광레저산업의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경제자유구역 가세로 탄력 받아 이 사업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총사업비 5조 3000억원을 투자해 군산시와 고군산군도 일원 6698만㎡에 산업단지와 관광시설,업무시설,주거시설 등을 조성하는 공사다.개발방향은 미래형 신산업의 핵심 생산기지 육성과 동아시아 최고의 국제 관광·레저의 신흥거점 육성이다.이 사업이 완공되면 경제적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도는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의 생산유발액이 28조 5000억원,고용유발 인구는 19만 18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와함께 새만금 내부개발사업이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면 군산이 새만금의 최대 수혜지역이 될 전망이다.정부는 또 새만금 신항과 군산공항 확장사업도 병행해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기업유치와 경제자유구역 지정으로 군산시의 산업구조가 고도화·다변화되고 있다.”면서 “1차 산업과 완성차 위주 산업구조에서 첨단 중공업과 국제해양관광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Local] 올해 추자도 방문객 2배 늘어

    제주시는 올해 ‘추자도 방문의 해’를 맞아 11월 말까지 모두 3만 134명이 추자도를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 3280명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시는 올들어 추자도 방문객들에게 여객선 요금의 50%(1인당 최저 4750원에서 최고 1만 5000원)를 지원하고,당일 관광을 할 수 있도록 여객선 운항시간을 조절했다.시는 내년에 68억 4000만원을 들여 추자군도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와 방파제를 세우고 자전거도로를 개설할 계획이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군위 어르신들 공연갈증 씻었다

    군위 어르신들 공연갈증 씻었다

    “평생의 문화생활을 올 한 해에 다 한 것 같아요.” 전국 최고령 자치단체 중의 하나인 경북 군위지역 노인들은 어느 해보다 신명나는 한 해를 보냈다.평생을 시골에 살면서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각종 수준높은 공연을 원없이 즐겼기 때문이다.군이 지난해 말 지역의 첫 문화공간으로 문을 연 문화예술회관에서 마련한 다양한 공연을 통해서였다. 9일 군위군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문화회관이 상영한 공연 및 영화는 모두 60건에 이른다. 오는 29일에는 경북 오페라단이 기획한 송년 클래식 음악회가 마련된다.문화예술회관이 문을 열기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다. ●수준 높은 무용·뮤지컬 공연 만끽 비록 지역은 시골이지만 공연 수준도 대단했다.국립무용단을 비롯해 국립국악원,리틀엔젤스예술단,국립남도국악원의 초청 공연이 펼쳐졌고 고품격의 오페라·재즈·뮤지컬 공연이 잇따랐다. 공연 때면 문화예술회관은 관람객들로 넘쳐나 전체 관람객이 2만 9000명에 달했으며,이 중 절반이 넘는 60% 이상이 노인층이었다. 특히 전통무용 및 국악공연 때는 노인들이 이른 새벽부터 문화예술회관으로 몰려 나와 장사진을 치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이처럼 노인들이 공연장을 즐겨 찾은 것은 우선 평생 구경 한 번 하지 못했던 ‘공연이라는 것’이 지역에서 열린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고,관람 횟수가 증가하면서 공연보는 재미에 푹 빠져 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부 공연 때는 감격에 겨운 노인들이 공연장을 울음바다로 만드는 일까지 벌어졌다. ●“다채로운 문화행사 확대하겠다” 군도 지금껏 문화 혜택이라곤 입어 보지 못한 노인들에게 더 많은 문화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최대한의 무료 입장 기회를 제공했다. 이상도(81·산성면 화본리) 전 군위군 노인회장은 “올해처럼 최첨단 건물에서 수준높은 공연을 관람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밀하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고 소개했다. 박영언 군위군수는 “앞으로 더욱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마련해 지역 노인들의 문화갈증을 해소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군위군은 지난 6월 말 현재 전체 인구 2만 5924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의 점유율이 29.8%(7715명)로 전국 자치단체 중에서 최상위권이다. 군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부산 소형아파트 전세 품귀

    부산지역에 소형 아파트 전세 품귀 현상이 일고 있다.9일 부산지역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해운대구,북구,사하구 등 재건축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수요가 늘면서 전세 품귀 현상이 일고 있다. 사하구는 지하철 1호선 연장 등 개발 호재와 다대1 주공아파트 재건축 등으로 이사 수요가 한꺼번에 몰려 집 구하기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곳 부동산 관계자는 “80㎡규모 아파트의 매매가가 9500만원인데,전세가는 8000만원 하는 등 일부 단지는 전세가가 매매가의 90%에 육박하고 있다.”고 전했다.각종 개발이 한꺼번에 진행 중인 기장군도 소규모 아파트의 전세가가 매매가의 80%를 웃돌고 있다. 화명 주공아파트와 해운대 AID주공아파트 등 대규모 재건축 단지의 이사 수요로 전세대란을 겪었던 북구와 해운대 일대도 소형아파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힘들다. 이처럼 소형 아파트가 품귀현상을 빚는 것은 수년 동안 부산에 소형아파트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물량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송년모임 신풍속 2題]대구,불우이웃돕기 확산

    경기침체 여파로 ‘봉사하는 송년모임’을 가지려는 움직임이 부쩍 눈에 띈다.9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31일 종무식 뒤 가질 예정이던 직원 다과회를 취소했다.이로 인해 절약한 300만원 상당의 선물을 마련,양로원과 아동복지시설 60여곳에 전달하기로 했다.대구지역 인터넷 봉사 동호회 ‘루멘’ 회원 40여명은 올해는 송년회를 하지 않고 새해 1월1일 기름유출로 홍역을 치렀던 태안반도에서 봉사하는 행사를 갖기로 했다. 곽병원 간부회는 연말 송년모임을 취소하고 20여명의 회비 100여만원으로 연탄 2000장을 구입해 대구 중구 향촌동과 성내 1,2동 등 지역의 독거노인 가정에 최근 전달했다. 대구 흥사단 회원 50여명은 송년회를 김장 행사로 대체했다.이에 따라 이들은 송년회를 지난달 말로 앞당겼으며,김장김치 1500여 포기를 대구 중구 요셉의집 등 사회복지시설에 지원했다. 해외연수를 포기하고 예산을 반납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대구 남구의회는 최근 의장단 상임위 간담회를 통해 해외연수를 취소하고 배정돼 있던 예산 2015만원을 반납하기로 했다.남구의회측은 국민들과 함께 불황을 이겨 내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으며,반납 예산 전액은 주민들의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추진 중인 남구보건소 건립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대구 달성군도 지난달 실시할 예정이었던 일본,타이완 등 아시아 4개국 해외연수 일정을 인천 경제자유구역청 등 국내 산업단지 견학으로 바꿨다.이로 인해 절약된 7000만원의 예산은 반납하기로 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전남 스포츠마케팅 큰 성과

    ‘꽁꽁언 지역경제,올해도 겨울 전지훈련팀이 녹인다.’ 요즘 전남 강진군 읍내 음식,숙박업소 등이 손님맞이에 바쁘다.다음주부터 대학교 16개 축구팀 640여명이 강진읍 잔디구장에서 보름동안 열전에 들어간다. 강진읍 ‘이다메’ 식당 여주인 조혜경(50)씨는 “지난해 겨울 여자축구팀 등 100여명이 한 달 넘게 우리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며 오히려 겨울이 즐겁다는 반응이다.강진읍 내 음식·숙박업소와 이·미용업소 등 365곳도 이들을 상대로 한 겨울장사에 들떠 있는 분위기다. 8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내년 4월까지 도내 13개 시·군에서 기량을 닦을 스포츠 동계 전지훈련팀은 27개 종목 1200팀 3만 2000여명으로 잠정 집계됐다.이는 지난해보다 20%가량 늘어난 것이고,이들로 인한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240억원대로 추정된다.올 전반적인 경기침체 여파로 전남을 찾는 동계선수단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지난해에는 26개 종목 1097팀 2만 7000여명(200억원대)이 전남에서 땀방울을 흘렸다. 공격적 스포츠 마케팅으로 주가를 올리는 강진군에는 지난 7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청자배 축구대회가 열리고 있다.21개팀 1000여명이 참여했다.또 다음달까지 대학교 축구팀을 비롯,태권도 50개팀 1250명,테니스 20개팀 200명,사이클 40개팀 400명이 찾는다. 더욱이 2월에는 강진군과 해남군을 오가며 전국중등연맹 축구 스토브리그가 열려 전국 160개팀 6400여명이 몰려든다.이들 가운데 일부는 지난해처럼 숙박업소를 구하지 못해 인근 시·군에서 잠자리와 식사를 해결해야 한다.지난해 강진군은 축구·사이클·태권도 등 487개팀 1만 1700여명의 겨울철 훈련팀을 유치했다. 해남군도 다음달에만 초등학교 축구 20개팀 800여명,중등학교 12개팀 480여명,육상 30개팀 300여명 등의 겨울 훈련팀을 유치했다.한편 목포시는 올해 전국해양스포츠제전 등 각종 스포츠대회 개최로 연 300억원대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낸 성과로,문화체육관광부의 스포츠마케팅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이다. 영광군도 올해 크고 작은 22개의 경기를 개최해 120억원대 스포츠 마케팅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박봉순 전남도 스포츠마케팅 담당은 “실제로 스포츠만큼 지역 상권에 도움을 주는 행사가 없다는 것을 단체장과 주민들이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해운대 경제,울산특수 부푼 꿈

    해운대 경제,울산특수 부푼 꿈

    부산 해운대구와 울산을 잇는 부산·울산 민자고속도로의 개통을 앞두고 해운대구와 기장군 경제권이 ‘울산특수’로 설레고 있다. ●백화점·호텔,고객 유치마케팅 한창 5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총 공사비 1조 3403억원을 들여 2001년 11월 착공한 부산·울산고속도로가 오는 29일 개통 예정으로 차선 도색 등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울산시 울주군 굴화리에서 부산 해운대구 좌동까지 총 연장 47.23㎞로 송정·기장·장안·온산·서울산 등 5곳에 입체교차로가 설치됐다.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기존 14호선 국도 이용시 부산과 울산까지 1시간 가까이 걸리던 것이 30분으로 단축된다. 이에 따라 해운대지역 호텔과 백화점 등은 울산특수를 기대하며 다양한 고객유치 전략을 세우고 있다. 내년 3월 개장 예정인 동양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센터인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울산 고객 유치를 위해 울산지역에 안내 전단을 뿌리는 등 울산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할인·셔틀버스·안내 전단 등 전략 다양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은 식·음료 결혼식 등 연회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울산고객을 대상으로 할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파라다이스 면세점은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매주 두 차례 셔틀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다. 좌동 신시가지 내에 2010년 개원 예정으로 공사가 한창인 인제대 백병원(지하 4층,지상 16층,1000병상 규모)도 기대가 크다.울산권역의 외래환자들이 많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해운대구는 고속도로 개통을 지역발전의 계기로 삼을 다양한 시책 마련을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로 했다. ●기장군도 관광·주거수요 급증대책 분주 기장군도 민자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관광·주거지역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또 유입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교육환경 및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고속도로 운영사인 부산울산고속도로㈜는 2006년 3000원으로 산정한 고속도로 통행료를 20% 오른 3600원으로 조정해 줄 것을 최근 국토해양부에 요청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高1→苦1’ 우린 대입 실험대상일 뿐이고

    “우린 예고 없이 ‘입시 마루타’로 전락했습니다.”J고 1학년 최모(16)군은 고개를 숙였다.억울하고 불안하고 무섭다고 했다.“내신 1.1등급 선배가 떨어져 우는 걸 제 눈으로 봤습니다.”목소리가 낮았다.“아무도 왜 떨어졌는지 설명해 주지 못 했어요.선생님들도 부모님도…”최군은 말끝을 흐렸다.현재 일반고 최상위권에 있는 최군이지만 2011학년도 입시를 장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2011학년도는 대학 입시가 처음으로 자율화된다.“지금도 이런데 그때는 어떻게 변할까요.” 본고사 금지,고교등급제 금지,기여입학제 금지 등 이른바 ‘3불(不) 정책’의 빗장이 서서히 풀리면서 2011학년도 대입을 치를 고1 학생들이 혼란에 빠졌다.“3불 정책 폐지는 절대 없다.”는 말만 듣고 고등학교에 입학했던 학생들이다.그러나 불과 1년 사이 상황이 급변했다. 최근 고려대 수시모집 이후 고교등급제 적용 의혹은 커질 대로 커졌다. 일부 사립대들은 노골적으로 본고사형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대학교육협의회는 올 초까지도 “대입 자율화가 이뤄져도 고교등급제는 실시하지 않는다.”고 했다.또 “논술 가이드라인을 폐지해도 본고사형 문제를 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나 현실은 달랐고 급기야 대교협도 “3불 정책을 폐지해도 별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2011학년도부터는 대학들이 모두 고교등급제를 적용하거나 본고사형 문제를 내도 제동을 걸 방법이 없다.기여입학제 문제도 이때쯤되면 본격적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고 1 학생들은 “왜 하필이면 우리가 대학 갈 때 이런 변화가 시작되느냐.”고 아우성이다.한 입시 전문가는 “자칫 ‘이해찬 세대’ 논란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J여고 김모양은 “대입이 특목고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열심히 내신 올려봐야 뭐하겠느냐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그러면서 “내신 관리한다고 일반고를 선택했던 게 후회스럽다.”고 덧붙였다.K고 한모군도 “고교등급제,본고사형 논술을 안 한다고 해놓고는 이제 와서 이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했다.“2011년이면 대학들이 대놓고 3불을 무시할 텐데 우리만 곤란하게 됐다.”고도 했다. J고교 1학년 부장 전모 교사는 “학교정보 알리미 제도까지 시작되면서 등급제는 더 가속화될 텐데 대입자율화가 시작되면 고교등급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율화는 개성과 특색에 맞게 학생을 뽑으라는 말이지 3불을 흔들라는 말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슬로 시티’ 오르비에토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슬로 시티’ 오르비에토

    동진에서 송나라 시대에 걸쳐 살았던 중국의 시인 도연명(陶淵明)이 쓴 도화원기(桃花源記)에는 ‘무릉도원(武陵桃源)’이 등장한다.무릉도원은 전란이나 다툼,번뇌가 없는 평화로운 마을로,도연명 역시 현실에서 존재할 수 없는 곳이라고 적었다.무릉도원이 이상향으로 그려질 수 있었던 이유는 철저하게 외부 세계와 차단돼 있었기 때문이다.그곳에서는 폭군도,관료의 부패도 없다.인간 본연의 심성이 착하다고 믿었기 때문에 가능한 상상이었던 셈이다.영국의 토머스 모어 역시 ‘유토피아’를 그렸다.화폐가 없는 유토피아에서 국민은 모두 동일한 노동을 할 뿐이고,모두가 행복하다.무릉도원과 유토피아.이런 나라는 영원히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일까.침팬지와 함께 살아가는 제인 구달이나 티베트의 작은 마을 라다크를 찾았던 헬레나 노르베르 호지는 현실에서 그들이 생각하는 무릉도원과 유토피아를 발견했다.그 곳에서 두 사람은 어느 누구보다 행복했다고 기억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이들처럼 살 수는 없다.정글이나 히말라야 산 속으로 들어가지 않는 한 어느 곳에나 있는 TV와 인터넷,전화는 사람을 세상과 연결시키고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애쓸수록 여유와 행복은 사라져 우울증과 피폐한 감성을 양산하기 일쑤다.그럼에도 세계 곳곳에서 현실의 무릉도원과 유토피아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이들은 이웃과 머리를 맞대고 좀 더 바람직하게 생각하기 위해 고민한다.또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육체의 편안함을 내려놓고 불편함을 택했다.혼자 잘 살기보다는 모두가 행복하게 함께 살기를 추구한다.완벽한 사회를 만들 수는 없지만,조금이라도 더 인간답게 살고 싶어하는 마을을 찾았다.또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사람’과 다른 소외된 성소수자들의 얘기도 들어봤다.함께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오르비에토 박건형특파원|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유로스타를 타고 로마 방향으로 한 시간 반가량 떨어진 곳.중부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화이트와인 ‘오르비에토’의 생산지.직접 찾기 전까지 상상한 오르비에토는 전형적인 이탈리아 농촌도시였다.그러나 실제로 눈 앞에 펼쳐진 오르비에토의 모습은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여행기’ 속에 등장한 ‘하늘을 나는 섬나라’를 연상케 했다.195m 바위산 위에 갈색의 고성으로 둘러 싸인 도시 오르비에토는 고대 에트루리아의 12개 도시 중 하나로 후에 로마의 도시가 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르비에토에 오르기 위해서는 전기로 움직이는 케이블카를 이용해야 한다.무인으로 움직이는 상하행 두 대의 케이블카는 ‘자연에 최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옛날 방식’을 의미한다.실제로 오르비에토에는 곳곳을 움직이는 버스망과 자전거가 주요 운송수단이다.자동차는 몇 대 되지 않는 택시가 전부이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1290년부터 건축이 시작된 오르비에토 대성당이 거대한 위용을 자랑한다.대성당은 예수의 수의가 보관돼 있는 것으로 유명하며 석회암과 현무암이 줄무늬 형태로 보이도록 디자인돼 건축학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대성당 앞으로는 오르비에토의 비밀로 알려진 ‘지하도시’로 통하는 입구가 있다.오르비에토는 땅속에 터널과 동굴로 이어진 미로를 갖고 있다.화산석을 뚫어서 만들어졌고 전시장과 우물,계단,채석장,지하저장소 등 과거의 신비로운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최고의 관광상품 ‘슬로시티’  그러나 오르비에토가 최근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따로 있다.오르비에토는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슬로시티 운동’의 발상지다.99년 10월 오르비에토와 인근의 그레베 인 키안티(그레베),브라,포스타노 등 이탈리아 중북부 작은 마을들이 세계를 향해 ‘느리게 살자.’고 호소했다.당시 그레베 시장이었던 파울로 사투르니니가 제안한 이 아이디어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세계로 퍼져나갔다.오르비에토 관광안내소장을 맡고 있는 마누엘라 카스타냐(51)는 “당초 슬로시티의 아이디어는 패스트푸드에서 벗어나 지역요리의 중요성을 재발견하자는 ‘슬로푸드’에서 시작됐다.”며 “‘먹을거리가 인간 삶의 기본이자 삶을 결정한다.’는 슬로푸드 운동의 이념이 슬로시티 운동에도 그대로 반영됐다.”고 밝혔다.  85년 이탈리아 북부의 브라에서 시작된 슬로푸드 운동은 이탈리아 로마에 맥도날드 햄버거가 진출하면서 이탈리아 전통음식이 위협받자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달팽이’로 상징되는 슬로푸드 운동을 통해 느리게 살기라는 철학을 알게 된 이탈리아인들이 삶 자체에 ‘느림’을 도입하게 된 셈이다.  카스타냐는 “슬로시티 운동은 산업화를 지상과제로 삼고 있는 인간의 삶이 환경을 파괴하고 전통을 무너뜨린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면서 “당초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한 운동에 불과했지만,이탈리아 북부와 유럽 각국에서 공감을 얻으면서 빠르게 퍼져나갔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전 세계 11개국에서 100개에 가까운 도시가 슬로시티 국제연맹에 가입했고,이 중에는 우리나라의 담양 창평 삼지천마을,장흥 반원마을,완도 청산도,신안 증도 등 전남 네 개 지역이 포함돼 있다. ●맥도날드 가게 없고,코카콜라 광고판도 없어  오르비에토에는 없는 것이 많다.맥도날드,버거킹,KFC,피자헛 등 세계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패스트푸드점이 전혀 없다.태양이 내리쬐는 외부 공간이 있는 전형적인 이탈리아 레스토랑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심지어 코카콜라나 펩시콜라,스프라이트 등 거대 청량음료 회사의 광고판조차 찾아볼 수 없다.중심가에 자리잡은 상점들조차 천편일률적인 관광지 기념품 대신 직접 만든 수공예품과 접시 등을 팔고 있을 뿐이다.사람들의 생활패턴도 여유로워졌다.음식점에서 주문을 재촉하는 일도 없고 버스가 늦게 온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은 외지 관광객들뿐이다.편리하게 살기 위해 기계를 도입하고 도시를 바꾸는 대신,이들은 조상이 물려준 도시에 자신들을 적응시키는 일에 익숙해져 있었다.  카스타냐는 “처음에는 주민들도 불편하다고 하소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채 1년이 지나지 않아 지금의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했다.”면서 “마을을 떠난 사람은 거의 없는 반면 가업을 잇기 위해 대학을 졸업하고 돌아오는 2세들이 늘어 공예 등 전통산업이 부흥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오르비에토 시청에 근무하는 프란체스코 루포(36)는 “모든 도시가 슬로시티가 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그는 “슬로시티의 존재가치는 지나치게 빨리 변화하고,사람들을 몰아가는 도시와 차별화된 곳이 있다는 점에 있다.”면서 “실제로 이곳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이 현실속에서 ‘느림의 미학’을 경험하고 일정을 연장하거나,다시 찾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kitsch@seoul.co.kr
  • [단독] 강원도 민통선 2.5㎞ 북상

    [단독] 강원도 민통선 2.5㎞ 북상

    금강산·개성관광이 중단되는 등 남북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강원도와 지역주둔 군부대가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의 북상과 동해안 철책선 일부의 철거에 합의해 관심을 끌고 있다.어려운 지역경제를 감안한 결단으로 평가된다.  30일 강원도에 따르면 지역 농가의 불편을 덜고 바다를 찾는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새해부터 민통선을 2.5㎞ 북쪽으로 끌어 올리기로 했다.또 동해바다 해안선을 따라 설치된 군 철책선 길이 29.4㎞도 철거하기로 했다. ●민통선안 농지 90㏊ 자유 통행  김진선 강원도지사와 18개 시장·군수,김근태 육군 제1야전군 사령관과 예하 부대장 등은 지난 28일 강원도청에서 열린 ‘지역 군·관 협의회’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휴전선과 비무장지대(DMZ)의 남방한계선 아래인 민통선이 평균 2.5㎞ 북상한다. 이는 몇년 전부터 고성군 현내면 제진검문소를 북상시켜 통행에 불편을 덜어 달라는 고성군과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또 화천군 화천읍 동촌리~오작교 습지생태지구에 대한 연구와 안동철교~백암산 일대 평화생태특구의 원활한 사업 추진도 가능해졌다.  민통선 부근 주민들은 “민통선 안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 여러 절차를 밟아 군 검문소를 통과하며 수십년 동안 불편을 겪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해 왔다.민통선을 통과하려면 입·출입 시간 등을 통제받아야 한다.  고성군도 “남북출입국관리소(CIQ) 등이 민통선 안쪽에 있어 금강산 관광객들은 법무부뿐만 아니라 군의 통제를 받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검문소 이전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군부대측은 ‘군사안보적 측면에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며 민통선을 현재의 제진검문소에서 2.5㎞ 북상시켜 CIQ 등의 북쪽 지점으로 옮기는 데 합의했다. 단 통일전망대는 여전히 민통선 안에 남았고,DMZ박물관에 대해서는 더 협의하기로 했다.고성지역 농민들은 민통선 안의 90㏊에 이르는 농지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 됐다. ●사천,연곡,용촌천 등 명승지관광 기대  이와 함께 강원 동해안 바닷가를 따라 설치된 군부대 철책선도 내년에 29곳의 29.4㎞가 철거된다.관광지인 동해바다의 긴장된 이미지를 개선하고 바다를 찾은 외지인들이 해안을 자유롭게 거닐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특히 강릉시 사천·연곡 해수욕장과 고성군 용촌천 일대,속초 장사동 지역 등 주요 명승 관광지가 이번 철책선 철거 대상에 포함돼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올 여름에는 불경기 속에도 ‘가뭄에 단비’처럼 관광수입 증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구체적인 철거 지역과 시기는 해당 시·군과 단위 군부대가 실무 접촉을 가진 뒤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최동용 강원도 자치행정국장은 “5개월 가까이 금강산 관광길이 끊겨 민생경제가 어려운 때에 군부대가 주민과 관광객을 위해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면서 “민통선 안에는 명승지가 많아 동해안 관광이 되살아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출산 못돕는 ‘출산장려금’

    출산 못돕는 ‘출산장려금’

    자치단체에서 앞다퉈 시행하고 있는 출산장려 시책이 겉돌고 있다. 많은 예산으로 출산장려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신생아 출생은 뚜렷이 늘지 않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따가운 지적이 나온다. 충남도가 18일 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도내 16개 시·군은 2006년 33억 6700만원, 지난해 31억 6300만원에 이어 올해 37억 2991만원 등 3년간 모두 102억 5991만원을 산모에게 출산장려금으로 지급했다. 출산장려 홍보비 등으로 2006년 8000만원, 지난해 1억 1125만원, 올해 2억 1600만원을 각각 지출했다. 또 다자녀가정 우대카드와 영·유아 보육비 지원제도 등 출산장려 정책에 연간 수백억원을 쓰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시·군의 신생아 수는 제자리걸음이다. 부여군은 출산장려금이 지급되기 전인 2005년 출생아 수가 499명이었으나 지난해는 472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서천군도 405명에서 365명으로 급감했다. 나머지도 연기군이 820명에서 831명으로 늘어나는 등 대부분 소폭 증가에 그쳤다. 다만 천안시는 5898명에서 6960명으로 눈에 띄게 급증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출산장려금 제도보다 주로 대규모 개발과 아파트단지 건설, 기업 유치 덕분이다. 전남지역도 출생아 수가 2006년 1만 5433명에서 지난해 1만 6916명으로 느는 데 그쳤다. 도내 22개 시·군 가운데 곡성, 장흥, 해남 등 3개군은 출산장려책에도 이 기간에 신생아가 되레 줄어들었다. 전남에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쏟아부은 예산은 해마다 20억원이 넘고 있다. 대구시는 셋째 아이 출산 때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기 시작한 지난해에 아기가 1650명밖에 태어나지 않아 지급이 안 된 2006년의 1819명보다 되레 줄었다. 경북지역도 2006년 2240명이 태어난 셋째 아이 출산율을 더욱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100만원을 지급하고 있으나 2150명밖에 태어나지 않았다. 결국 출산장려금을 준다고 출산율이 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출산장려 정책이 주로 기초단체장의 생색내기용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2005년에는 출산장려금제 도입을 놓고 선거법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다른 시·도도 정책효과가 없기는 마찬가지”라면서 “한계가 있는 출산장려금 대신 지역개발을 통한 인구 유입과 함께 교육 및 보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Metro] 경기 연천, 군도 6호선 확장

    경기 연천군은 18일 연천읍 차탄리와 군남면 옥계리를 잇는 군도 6호선을 확장한다. 확장 구간은 길이 1.55㎞, 폭 12m(왕복 2차로)로 군은 내년 3월 모두 95억원을 들여 공사에 착수해 2012년 완공할 예정이다. 군도 6호선은 군남면과 연천읍을 연결하는 지름길이지만 폭이 좁고 굽은 곳이 많아 시민들이 이용하는데 불편이 많았다. 군관계자는 “군도 6호선 확장 공사가 마무리되면 두 지역간 원활한 교통소통은 물론 낙후지역의 개발 촉진 등 지역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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