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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산 고군산연결로 통행제한 논란

    군산 고군산연결로 통행제한 논란

    전북 군산시가 환경 파괴를 이유로 고군산군도 연결도로에 대한 통행을 제한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익산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28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새만금지구와 고군산군도를 연결하는 도로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에서 장자도까지 이어지는 8.7㎞의 도로는 2015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 도로가 준공되면 뱃길로 가야 하는 고군산군도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져 주민들의 교통사정이 크게 개선되고 관광산업도 발전할 전망이다. 그러나 시는 도로가 개통되면 외지에서 차량들이 몰려들어 자연경관이 잘 보존된 고군산군도의 환경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는 고군산군도 환경 보전을 위해 차량통행을 제한하고 전기버스 등 대체 교통수단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외부 차량은 새만금 방조제 구간인 신시도에 건설되는 대형 주차장에 세워 두고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해 섬에 들어가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익산국토관리청은 시가 고군산군도 연결도로 통행을 제한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는 행정이라고 반발했다. 익산청 관계자는 “국도 관리와 책임은 익산지방국토청 소관이고 협의사항도 아닌데 지자체가 국도의 통행을 제한하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할 수도 없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수천억원의 혈세를 들여 건설하는 도로의 통행을 제한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길이 2.65m, 342㎏ ‘초대형 우럭바리’ 포획

    길이 2.65m, 342㎏ ‘초대형 우럭바리’ 포획

    중국에서 약 342㎏에 달하는 초대형 우럭바리가 공개돼 네티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광둥성 둥관시에서 공개된 이 우럭바리는 길이 2.65m, 무게 341.5㎏에 달하는 엄청난 몸집을 자랑한다. 수명은 20여 년 으로 알려져 있고, 일반적으로 기름에 살짝 튀겨 레몬과 곁들여 먹으며 맛이 쫄깃하고 씹는 맛이 좋아 최고급 생선요리에 주로 사용된다. ‘스반위’(石班魚)라 우럭바리는 큰 몸집 뿐 아니라 매우 비싼 것으로도 유명한데, 중국원양자원은 2010년 우럭바리 포획 증가로 영업이익률 60%라는 놀라운 영업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에 공개된 우럭바리는 지난 7일 남중국해의 난사군도 인근에서 포획한 뒤 광둥성 둥관시의 한 식당으로 이송한 것이다. 성인 두 명이 팔을 활짝 벌려야만 머리와 꼬리가 닿을 만큼 큰 몸집의 이 우럭바리는 얼음이 가득 채워진 테이블 위에 통째로 올라 주민과 행인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현지 언론은 이 우럭바리의 몸집과 무게로 보아 800명이 함께 먹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양주·연천, 겁 없이 지은 산단… 빚도 겁나게 늘었다

    경기 양주시와 연천군이 외부 자금을 끌어들여 일반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다가 분양이 잘 안 돼 거액의 빚을 지게 됐다. 5일 경기도시공사에 따르면 양주시의 경우 택지개발지구에 포함돼 이전하게 되는 공장들을 위해 2008년 3월 백석읍 홍죽리 일대 58만 7000㎡ 규모의 부지에 홍죽산업단지를 착공했다. 그러나 2143억원이 투입돼 지난해 12월 준공됐지만, 이날 현재 분양 대상 용지 35만 2000㎡ 가운데 7만 2000㎡만 9개 업체에 분양되는 등 분양률이 20.5%에 그쳤다. 양주시는 2015년 5월까지 나머지 물량을 분양하지 못할 경우 시가 직접 매입하는 방식으로 공동사업 시행자인 경기도시공사에 1231억원을 물어 줘야 한다. 이에 대해 현삼식 양주시장은 지난달 시의회 시정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서울우유 통합 공장을 유치하려고 노력했으나 불발됐다”면서 “변명도, 방법도, 대안도 없다”고 밝히는 등 고충을 토로했다. 이러한 사정은 연천군도 마찬가지로 알려졌다. 연천군은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2006년 1월 경기도시공사와 함께 백학면 통구리 일대 43만 9000㎡ 규모의 부지에 755억원을 들여 연천백학일반산업단지 조성 공사에 착수, 2010년 12월 준공했다. 하지만 분양률이 48.3%에 불과해 “잔여 물량은 연천군이 매입한다”는 협약에 따라 미분양 용지 매입 방식으로 경기도시공사에 260억원을 물어 줘야 한다. 연천군은 경기도시공사에 읍소해 1년씩 대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연천백학산업단지는 접경 지역이라 사업시행자 입장에서 변동성이 높았지만 연천군이 단독으로 추진하기에는 자금 여력이 부족해 ‘미분양 용지는 해당 시·군이 직접 매입’하기로 하는 조건을 넣어 참여하게 됐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주와 연천에서 산업단지 분양률이 저조한 것은 때마침 경기가 냉각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달수(고양) 경기도의원은 “연천군과 양주시가 산업단지 분양에 실패한 것은 분양 가능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데다 감성적 판단이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풍년에 배추가격 폭락 예상… 농촌 지자체 판촉 비상

    풍년에 배추가격 폭락 예상… 농촌 지자체 판촉 비상

    풍년 농사로 인한 배추 가격 폭락이 예상되자 농촌 지역 지방자치단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4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2400원대 하던 가을 배추 한 포기(3㎏ 기준)의 전국 도매 평균가격이 올해 1300원대 밑으로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가을 배추 생산량은 풍년이었던 2011년보다 많은 190만t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지어 배추밭을 갈아엎는 상황까지도 우려된다. 배추는 보통 한 포기 도매가격을 1250원 이상 받아야 이윤이 남는다고 한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은 배추 판촉에 팔을 걷어붙였다. 충북 청원군은 팔지 못하거나 수확을 포기해 폐기 처분해야 하는 배추 물량 조사에 착수했다. 군은 판로를 확보하지 못한 농민들을 지역 김치공장 3곳과 연결해 모두 소진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내년에 통합되는 청주시 공무원들과 대대적인 배추 팔아주기 운동을 전개하고 사회복지시설 등 불우 이웃들에게 매년 지원하는 김장김치 물량을 늘려 배추 소비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강원도는 김장시장, 절임 배추 판매소, 강원도 농수특산물 진품센터 인터넷 등을 통해 판매 촉진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도는 각 시·군 전통시장과 농협 하나로마트 등 30여곳에 김장시장을 설치해 김장 더 담그기, 일찍 담그기 운동 등도 펼치고 도내 절임 배추 판매소 129곳의 예약 판매를 돕기 위해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전남도는 김치 가공업체 20여곳에 농업종합자금 79억원을 긴급 지원해 배추와 무 등 김장 채소 1만 5000여t을 조기에 사들이도록 했다. 본격적인 출하로 인한 가격 폭락을 앞두고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다. 절임 배추를 상품화해 수년째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충북 괴산군도 비상이다. 소비자들이 배추 가격 인하를 예상해 절임 배추 구입을 서두르지 않고 있어서다. 불길한 조짐이 보이자 임각수 군수는 지난 2, 3일 새로운 소비처 발굴을 위해 부산, 인천, 포항을 방문해 판촉 행사를 열었다. 임 군수는 오는 17일까지 주말을 반납하고 전국을 다니면서 절임 배추 홍보전에 나서기로 했다. 군청 공무원들은 실·과, 읍·면별 자매결연지를 다니며 판매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군은 자매결연지에 국산 천일염과 지하 암반수로 생산되는 괴산 절임 배추의 우수성을 알리는 서한문도 보냈다. 반창현(괴산군 청천면)씨는 “주문 전화가 지난해보다 50%가량 감소해 큰일”이라면서 “배추가 워낙 싸니까 직접 생배추를 사서 절이려는 사람들까지 있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지난해 가격이 많이 오른 탓에 올해 농민들이 받을 타격이 더 클 것 같다”면서 “한 포기 가격이 800원대 이하로 떨어지면 정부가 공급 조절을 위해 8만t을 산지 폐기한다는 대책까지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아동음란물 판매한 ‘김민정’씨, 잡고 보니 고1 남학생

    아동음란물 판매한 ‘김민정’씨, 잡고 보니 고1 남학생

    경찰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아동음란물 판매범을 잡고 보니 남자 고등학생이었다. 충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3월 인터넷 음란물 근절을 위한 전담 수사팀을 발족한 이후 음란물 유포자 18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입건된 음란물 유포자 중에는 고교 1학년 남학생 A(15)군도 포함돼 있었다. 조사 결과 경기 안산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A군은 스마트폰 모바일 메신저에 ‘김민정’이라는 가명을 사용해 남성들에게 사이버머니를 받고 음란물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의 휴대전화에는 380여편에 달하는 음란물이 저장돼 있었고 이 중 70여편은 아동·청소년 음란물이었다. 경찰은 A군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A군으로부터 음란물을 구입한 77명 중 미성년자를 제외한 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수사대가 적발한 음란물 유포자 중 10대 청소년 93명은 입건하지 않고 선도 조치했다. 검거된 음란물 사범의 직업별로는 대학생이 71명으로 가장 많았고, 회사원(28명), 무직(27명),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14명) 순이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106명으로 가장 많았고, 10대와 30대가 각각 39명과 23명이었다. 그러나 선도 조치된 초·중·고교생 93명을 포함하면 10대가 132명으로 음란물 유통 사범 2명 가운데 1명은 청소년인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아동·청소년 음란물이 과거에는 주로 웹하드나 성인 사이트 등을 통해 유통됐으나 최근에는 스마트폰 앱이나 SNS 등을 통해 청소년이 스스로 촬영한 이른바 ‘몸사’ 동영상이 유포되는 등 질적·양적으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판매자 및 구매자의 연령대가 더욱 낮아지고 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외·특검… ‘포스트 국감’ 고민하는 민주

    민주당이 국정감사 이후 전략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강경파들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 거부나 전면적 장외투쟁을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국가정보원에 이어 군도 지난 대선 때 댓글작업을 했다는 의혹이 확산되는 데에 힘입은 것이다. 당 지도부는 이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대여투쟁의 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만들어지면 마냥 외면하기도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당초 지도부는 국감 이후 내년도 예산안·법안심사와 국정원과 군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병행투쟁한다는 방침이었다. 당은 이런 지도부의 원내외 병행투쟁 방침에 따라 국감 때 원내에 복귀했다. 당시에도 강경파들은 국감 보이콧을 내세우며 전면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지도부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국감에서 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 의혹이 확산되면서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당장 정세균 의원은 지난 21일 트위터에 “국정감사가 끝나는 즉시 부정선거 규탄 등을 위한 고강도 전면투쟁에 돌입해야 한다”고 불을 지피고 나섰다. 당도 이번 국감의 주요성과로 국가기관의 부정선거 의혹이 확인된 점을 꼽은 만큼 성과를 이어나가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대선은 국가정보원·국군사이버사령부·국가보훈처·경찰 등 3국 1경이 합작한 부정선거가 맞다”고 강조하면서 “지금은 팩트(사실)를 쌓아서 분노를 축적시키는 게 중요하다. 야구로 치면 7회말 정도”라고 말했다. 국감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검찰의 국정원 수사 외압과 군 정치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추진 등 추가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치밀한 셈을 시작했다. 예산안 처리를 포기하는 부담이 적지 않은데다 이번에 다시 장외로 나가게 된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나 책임자 해임과 처벌 등 구체적인 성과를 얻지 않고서는 국회로 복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당내의 의견을 모으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요금 올리고 부당행위 일삼는 택시 방치 말길

    서울의 택시요금이 또 올랐다. 기본요금이 2400원에서 3000원으로 그제부터 인상됐다. 경기도는 이달 안에 기본요금을 23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천도 올해 안에 2400원을 3000원으로 올릴 계획이라고 한다. 전국 17개 시·도의 택시요금이 올 들어 모두 오르는 꼴이다. 대도시와 여건이 다르다지만, 전국의 시·군·구 가운데는 택시요금 인상폭이 더욱 가파른 곳도 있다. 경남 하동군은 이달 들어 기본요금을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렸고, 경남 남해군도 조만간 27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한다. 당국은 택시요금 인상 있을 때마다 운전자의 처우를 개선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면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서비스 향상을 실감하는 시민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시민들은 밤 시간 도심 번화가에서 택시 잡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귀가하려는 사람들이 일제히 쏟아져 나오는 오후 11시 이후 유흥가 주변의 택시 잡기 경쟁은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 한다. 정상적으로 손님을 태우는 택시도 없지는 않지만, 적지 않은 택시가 ‘빈차’ 표시등을 끄고 문을 잠근 채 창문만 조금 내리고는 골라 태우기에 열중한다. 당연히 가까운 거리를 가는 시민은 ‘왕따’를 당하고, ‘따블’을 외쳐야 택시를 탈 수 있다. 당국은 이렇듯 잘못된 택시 문화가 운전자들의 수입이 절대적으로 적은 데서 비롯됐다는 이유에서 인상을 결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택시요금이 오른 뒤에도 택시의 무질서와 혼란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용객들의 평가다. 택시는 시민을 위한 교통수단이다. 인상된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시민들은 당연히 향상된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현재의 택시 정책은 시민이 아니라 ‘표’를 무기로 집단의 목소리를 내는 운전자와 사업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하다. 업계는 그 결과 요금 인상을 시민과는 아무 관계없이 당국과의 ‘투쟁’에서 거둔 승리의 과실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서울시 등은 돌아봐야 한다. 처우 개선도 중요하지만, 택시의 부당행위는 진작 사라졌어야 할 고질적 수치가 아닌가.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번 요금 인상을 자랑스러운 택시, 타고 싶은 택시로 만드는 전환점으로 삼기 바란다.
  • [문화마당] 작전지휘권 부재의 역사/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작전지휘권 부재의 역사/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대한민국의 전시작전지휘권 회수 시기가 늦어질 것 같다. 복잡한 국제무대에서 국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요에 따라 강대국과 동맹을 맺을 필요가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강대국의 지휘를 받는 일은 역사에서 비일비재하다. 1950년대부터 이어져 온 이른바 한·미혈맹도 그런 예들 가운데 하나이다. 그런데 한국 역사를 거시적으로 조망할 때 작전지휘권을 누리지 못한 역사적 경험이 너무 길었을 뿐 아니라 지금도 구조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허탈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삼국통일과 관련해 ‘나당연합군’이라는 표현이 우리 귀에 익지만, 엄밀히 말해 그것은 연합군이 아니었다. 신라군은 당군(唐軍)의 지휘를 받은 예하부대였기 때문이다. 황산벌의 치열한 전투로 인해 사비성 도착 기일에 맞추지 못한 신라 장수 김유신을 당군 사령관 소정방(蘇定方)이 현장에서 즉각 처벌하려 한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는데, 정작 그 일화를 통해 전시작전지휘권이 얼마나 무섭고 엄혹한 것인지 느끼는 이는 거의 없다. 김유신이 처벌을 면한 이유는 그의 지휘 계급이 소정방과 대등했기 때문이 아니라, 총사령관 소정방이 예하부대장 김유신의 해명을 수용했기 때문이다. 한국사 최고의 영웅 이순신도 이런 구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조선이 누란지세의 위기에 처한 정유재란(1597~1598) 때 명은 수군까지 조선에 파견했는데, 명 제독 진린(陳璘)과 이순신 사이에 나타난 알력도 작전지휘 계통의 상명하복 문제였다. 다행히도 결국에는 진린이 이순신의 작전권을 일부 인정했지만, 그것이 명군과 조선군이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연합해 싸운다는 어떤 원칙에 따른 결과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진린이 일부 권한을 이순신에게 양보한 것은 상관이 현장에서 부하 장교의 능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진린이 만약 그릇이 작아 지휘권을 끝까지 양보하지 않았다면, 이순신이 취할 수 있는 대안은 아무것도 없었다. 조선 육군의 처지는 더욱 참담했다. 총사령관 권율조차도 군령을 따르지 않았다는 엄한 질책에 눈치를 봐야 했으니, 조선의 차관급 관료와 야전군 사령관들이 일개 명 장수의 진영에 줄줄이 끌려가 곤장을 맞은 사건들은 차라리 일상에 가까웠다. 전시에 작전지휘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처벌권도 당연히 포함하기 때문이다. 1619년에 후금을 치기 위해 출정한 강홍립의 조선원정군이나 러시아를 막기 위해 나선정벌(1654, 1658년)에 참여한 조선원정군도 모두 명이나 청의 부대에 일방적으로 편제되어 그 지휘를 받아 움직였다. 대한민국이 수행한 전쟁도 이런 역사적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이 크게 부상하고, 북한은 버티고, 미국은 일본의 손을 들어주는 2013년의 숨 막히는 국제정세에서 전시작전권 회수가 반드시 대한민국의 국익에 유리한지 여부를 일개 국민은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다. 판단할 만한 정보조차 없다. 그래도 장삼이사가 접하고 싶은 ‘상식’은 적어도 이런 모습이 아닐까? 직업군인들은 군인답게 즉시 작전권 회수를 외치되, 문관 중심의 다른 부처에서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난색을 표하는 형국 말이다. 그런데 이런 식의 논의가 팽팽하다는 뉴스 기사는 본 적이 없다. 군인이 기개보다 외교에 더 능하다면, 국가에서 전문 군인을 양성하고 대우할 이유가 과연 어디 있을까?
  • [이슈&이슈] 저나트륨 운동 펼치는 대구시

    [이슈&이슈] 저나트륨 운동 펼치는 대구시

    대구에는 먹거리가 없다고들 한다. 대표 음식이 별로 없는 데다 식도락가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 이는 방문객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이들은 맵고 강한 짠맛 때문에 대구 먹거리에 호감을 가지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구시가 먹거리 혁명을 들고 나왔다. 나트륨 줄이기 운동이다. 맛을 떠나서 짜게 먹는 식습관은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주요 원인이다. 따라서 짜다는 대구 음식의 오명을 벗는 동시에 시민들의 건강도 보호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이 운동을 추진하는 것이다. 나트륨 과다 섭취의 부작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나트륨을 2400㎎ 더 섭취할 때 심장질환 사망률이 56%, 뇌졸중 사망률이 36% 증가한다. 그런데도 국민들은 1인당 하루 4831㎎(2011년 기준)의 나트륨을 섭취, 세계보건기구 권장량(2000㎎)의 2.4배를 먹는다. 이 같은 식생활로 만성병이 2007년 24.6%에서 2009년 30.3%로 5.7%포인트 증가했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범시민 운동본부를 출범시켰다. 여희광 행정부시장이 본부장이며 위원은 20명이다. 관련 분야 공무원과 기관단체에서 7명씩, 전문가 2명, 언론기관과 관련 업체에서 1명씩 참여했다. 운동본부는 2020년까지 대구시민의 나트륨 섭취량을 20%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싱겁게 먹기’ 캠페인을 통해 외식업소, 집단급식소의 식단에 대해 매년 3% 정도 나트륨 저감화를 이뤄간다는 계획이다. 운동본부는 이를 위해 단계적인 나트륨 저감화 사업 전략 및 목표수립, 분야별 나트륨 줄이기 자율참여 및 지속화, 나트륨 저감화 실천율 제고를 위한 자문 등을 추진키로 했다. 운동본부는 특히 외식업소 조리습관을 개선하기로 했다. 20군데의 ‘건강음식점’을 지정 운영키로 했다. 이 음식점들은 대표 메뉴의 나트륨을 20% 정도 절감하도록 유도하고 모니터링해 나가기로 했다. 2020년까지 200군데로 늘릴 계획이다. 또 나트륨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 지역 대표 음식인 연근요리 등 약선음식을 개발, 보급하기로 했다. 우선 올해 말까지 10군데를 지정하고 점차 늘려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영양표시’ 시범업소를 800군데 지정하기로 했다. 이들 음식점은 국이나 찌개 등 고염도 메뉴의 나트륨 측정일지를 작성하도록 했다. 여기에다 작은 국그릇 사용도 권장하기로 했다. 국그릇 용량은 210㎖에서 160㎖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작은 국그릇 사용만으로도 30% 정도 나트륨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운동본부는 이와 함께 집단급식소를 대상으로 나트륨 줄이기 운동을 적극 펼치기로 했다. 학교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저나트륨 급식 시범업소 430군데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들 급식업소는 매년 3% 저감 목표를 설정 단계별로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집단급식소의 염도 계량 및 측정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구·군의 보건소 협조를 얻어 싱겁게 먹기 캠페인 활동도 전개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다 어린이 급식관리 지원센터 설치를 확대하기로 했다 운동본부는 나트륨 줄이기에 직능단체들의 협조와 참여도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외식업 대구시지회에 식당 주인들에게 저나트륨 실천 교육 및 자율지도를 실시하도록 했다. 조리사회 대구시지회와 영양사회 대구경북지부도 조리사의 인식변화를 위한 회원 홍보 및 조리기술 개발지도를 해 나가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 밖에 급식협회 및 학교급식조리사회을 대상으로 단체 외식 및 학교 집단급식소에 저나트륨 조리법을 개발해 보급하도록 하고 소비자단체에는 식당의 저나트륨운동에 대한 의식을 높이도록 감시활동을 강화토록 했다. 운동본부는 시민의식 개선활동도 강화키로 했다. 언론과 보건소 등을 통한 저나트륨식에 대한 홍보와 주민을 대상으로 한 식생활교육, 어린이 식생활 안전 및 영양교육을 해 나가기로 했다. 지역 구·군도 동참하고 있다. 중구청은 어린이집, 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나트륨 섭취 줄이기’ 사업에 들어갔다. 어린이집 원장과 영양사, 조리사 등을 대상으로 저염식단 교육을 하고, 매주 1, 2회씩 음식 염도를 측정한다. 수성구도 ‘나트륨 줄이GO, 건강 올리GO! 싱겁게 먹고 싱싱하게 삽시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나트륨 줄이기에 나섰다. 우선 구청 구내식당에서 싱겁게 먹기 운동을 벌이며 나트륨 줄이기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을 높이고 식생활 변화도 꾀하고 있다. 수성구는 지속적으로 국의 염도 측정 및 저염식의 중요성을 알리는 한편 매주 월요일을 저염식 체험의 날로 정해 국 대신 숭늉으로 식단을 짜기로 했다. 대구시교육청은 학교 단위 나트륨 줄이기에 나섰다. 성장발달 단계부터 싱겁게 먹기를 실천해 건강관리 능력을 길러 주겠다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식단 작성 시 채소류 사용 확대 및 조리과정에서 천연 조미료 사용을 권장하는 한편 ▲식당 입구 염도 측정 게시 ▲학교급식 영양표시제 의무화 ▲영양상담실 운영 등을 추진한다. 이영선 대구시 사회복지여성국장은 “나트륨 줄이기 성공은 결국 시민 각자에게 달렸다”며 “시민 스스로 저염 음식에 익숙해져야 우리 사회의 나트륨 과잉 섭취로 인한 건강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커버스토리-나눌수록 커지는 행복] “뜨개질서 벤처 기술·경영까지… 나눔엔 귀천 없어요”

    [커버스토리-나눌수록 커지는 행복] “뜨개질서 벤처 기술·경영까지… 나눔엔 귀천 없어요”

    전국에 나눔과 기부의 물결이 출렁댄다. 어려운 처지에도 남을 위해 자신의 재능과 재산을 내놓는 모습은 다시 기부 문화를 확산시키는 감동의 물결로 되돌아온다. 66㎡(20평) 안팎의 국민임대아파트 3500여 가구가 몰린 청주시 흥덕구 성화동에는 차상위계층, 독거노인, 새터민 등 어려운 이웃이 많다. 빠듯한 경제 사정 탓에 이곳 주민들에게 자녀 학원비는 큰 부담이다. 취미 생활로 뭔가를 배우고 싶어도 포기하기 일쑤다. 하지만 시민단체 ‘함께 사는 우리’가 지난해부터 재능 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한 덕분에 걱정을 덜었다. ‘함께 사는 우리’는 주민들과 손잡고 단지 내 도서관과 성화중학교 운동장을 활용해 재능 기부를 시작했다. 뜨개질, 홈패션, 수채화, 동화 구연 등 10개 강좌에 100여명이 수강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2시간씩 수업을 진행한다. 흐뭇한 소식에 동참이 줄을 잇는다. 청주에서 활동하는 고등학생 교육 봉사 동아리는 초등학생들에게 기초 영어를, KT 직원들은 성인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친다. ‘함께 사는 우리’ 박만순 대표는 “일부 강좌는 대기자만 10여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누린다”면서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모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나눔에 있어 나이와 직업은 중요하지 않다. ‘한국 원자력의 아버지’로 불리는 장인순(72) 전 한국원자력연구소장과 화합물반도체의 광학적 특성 연구 1인자인 이정순(68) 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 등 은퇴 과학자 70명은 지난 3월부터 대전 초·중·고교 70곳과 자매결연을 맺고 과학 실험 등을 가르친다. 이공계 진학 문제를 상담해 주고 중소·벤처기업에 기술 및 경영 노하우도 전수한다. 활동비는 대전시에서 제공한다. 염홍철 시장은 “원로들의 노하우로 과학 꿈나무를 키우는 것은 국가 역량을 키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도민 프로축구단 경남FC는 지난달부터 창원교육지원청 협조로 초·중·고교 배식 봉사와 축구 클리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선수들은 체육 시간이나 토요 동아리 활동 시간을 활용해 직접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축구를 가르친다. 점심 식사 시간에는 배식을 하고 팬 사인회도 하는 등 즐거움을 선사한다. 학생들의 건전한 여가 생활 분위기 조성에 큰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듣는다. 지자체도 빠질 수 없다. 충북도는 시·군 자원봉사 센터별로 재능 나눔 연합봉사단을 구성해 릴레이 봉사에 팔을 걷어붙였다. 네일아트, 이·미용, 집 수리 등과 관련해 44개 봉사단체가 뛴다. 다문화가족 나눔봉사단도 자녀 학습 지도, 통번역 서비스 등 각종 지원을 위해 애쓴다. 경남 하동군도 공연(노래, 악기, 무용), 기술(집 수리, 이·미용), 교육(독서, 한자 지도), 전문(종이접기, 풍선아트, 사진) 분야 30명으로 봉사단을 구성해 매월 활동을 벌인다. 그러나 공유경제 정착을 위해 해결할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적잖다. 김미화 자원순환연대 사무총장은 “참여 기업에 세제 혜택이나 입찰 가산점을 주는 것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라는 긍정적인 점을 잘 알리는 게 동기 유발엔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기업의 통근버스를 출퇴근 임산부 등 교통 약자와 공유하도록 하는 사업 계획을 밝혔지만 아직 동참 기업을 찾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중앙정부가 나서지 않고서는 회의 공간을 내주는 기업이나 교회에 인증마크 정도는 부여할 수 있지만 경제적 이득을 주기는 사실 어렵다”고 말했다. 이나리 청년창업재단 기업가정신센터장은 “공유경제에 시민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다면 소비자의 패러다임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기업도 동참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도 세계적 흐름인 공유경제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새누리 “연산군도 하지 않은 사초 폐기… 국기 문란” 민주 “검찰은 회의록 사전 유출도 신속히 조사해야”

    새누리 “연산군도 하지 않은 사초 폐기… 국기 문란” 민주 “검찰은 회의록 사전 유출도 신속히 조사해야”

    여야는 4일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원본 삭제 의혹을 놓고 사흘째 격렬하게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노무현 정부가 회의록을 국가기록원에 이관하지 않은 것을 ‘사초폐기’, ‘국기문란’으로 규정하면서 공세를 이어갔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사전준비회의에서 “사초 실종의 전말이 의도적인 폐기로 드러났다”면서 “연산군도 하지 않은 사초 폐기는 국기를 문란케 하고 국가기강을 뒤흔들고 후대에 큰 오점을 남길 전대미문의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의 책임론도 다시 한번 제기했다. 최 원내대표는 “사초 폐기가 드러나자 정치생명까지 걸겠다고 했던 문 의원은 일언반구도 없다”면서 “무책임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서 ‘저자세’ 또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표현을 고치려고 초안을 폐기하고, 수정본을 만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결국 이 같은 의혹을 해결하려면 국가정보원이 보관 중인 남북정상회담 음원을 공개해야 한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새누리당 소속 서상기 정보위원장은 “회의록 논란이 더는 계속돼서는 안 된다”면서 “논란을 끝낼 방법은 국정원 음원 파일을 공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쟁 중단’을 요구하는 동시에 검찰에 대해서는 “회의록 사전 유출도 신속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반격했다. 김한길 대표는 충북 청주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이 회의록을 정쟁 소재로 삼아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소모적 정쟁을 중단하고 국민이 바라는 민주·민생을 어떻게 살릴지 정치권이 생산적 경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장표명 압력을 받고 있는 문 의원은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6주년 기념식에 참석,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한마디로 대화록(회의록)은 있고, NLL 포기는 없었던 것 아닌가”라면서도 회의록 삭제 의혹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문 의원은 “노무현재단과 당에서 이미 충분히 말했다. 추가로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 “앞으로 수사가 진행되면서 필요하면 (추가로) 말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최종본이 있기 때문에 초안이 국가기록원 이관 대상에서 빠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지원에서는 삭제가 불가능하다”면서 “문서를 작성하다 만 것이라든지 중복된 문서 등 기록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들은 시스템 프로세스에 따라 이관대상 기록물에서 목록이 빠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손학규 구원 투입’ 딜레마 ‘백발’ 김한길 머리 더 센다

    ‘손학규 구원 투입’ 딜레마 ‘백발’ 김한길 머리 더 센다

    김한길(왼쪽) 민주당 대표가 10·30 재·보궐 선거 경기 화성 갑에 손학규(오른쪽) 상임고문을 ‘구원투수’로 투입할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27일 공천심사위원회를 열고 오일용 현 지역위원장을 단수 후보로 압축했지만, 공천은 유보해놓고 있다. 단수 후보인데도 공천을 미룬 것은 ‘손학규 구원등판 가능성’ 때문이다. 김 대표 측은 손 고문의 국회 입성은 여러모로 득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차적으로는 당내 주류인 친노무현계 의원들 사이에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 약한 네트워크 형태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손학규계 현역 10여명을 좀 더 강력한 우군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다. 문제는 강력한 잠재적 대선주자를 끌어들임으로써 자신의 입지가 약화될 수 있는 위험성이다. 우군도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또 다른 무게 중심이 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일 라디오인터뷰에서 손 고문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제가 서울에 가서 시간을 갖고 종합적으로 말씀을 들어 최종적으로 결론짓겠다”면서 복잡한 심경의 일부를 내비쳤다. 손 고문 측은 먼저 나서지는 않겠지만 당이 요구하면 나갈 수도 있다는 태도다. 손 고문의 측근들은 최근 화성 지역구의 제반 상황이나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2일 손 고문의 한 측근은 “손 고문은 ‘당이 필요로 한다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손 고문의 출마 여부는 전적으로 당의 판단과 결정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고문 측은 기초노령연금 등 공약 후퇴 논란으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가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새누리당이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를 공천한다면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2011년 4·27 선거에서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대결에서 승리했던 ‘분당대첩’의 승리를 재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 고문은 오는 6일쯤 손학규계 전·현직 의원 20여명과 만찬을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금품수수에 인사비리… “군수님들 경찰서 갔습니다”

    전북 지역 현직 군수 5명이 검찰과 경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고 있어 행정 공백이 우려된다. 2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진안·장수·순창·고창·부안군수 등에 대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전주지검은 지난달 27일 황숙주 순창군수의 집무실과 관사, 승용차 등을 압수수색했다. 전임 군수의 중도 하차로 재선거에서 당선된 황 군수는 2011년 10월 선거를 앞두고 측근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황 군수의 금품수수는 군수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건설회사 경리사원이 회사 자금을 횡령해 도주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안군도 거액의 차명계좌를 관리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져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전주지검은 송영선 진안군수 비서실장이 9급 여직원 명의로 된 차명계좌를 관리한 정황을 포착해 지난달 초 군수실과 비서실을 등을 압수수색했다. 차명계좌에는 7억여원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자금이 건설업체 등으로부터 받은 뇌물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전주지검 정읍지청도 지난달 27일 이강수 고창군수를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건설업자에게 특혜를 준 혐의로 기소된 6급 공무원과 이 군수의 관련성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기소된 6급 공무원은 70억원 상당의 갯벌생태지구복원사업을 지역 건설업체에 맡기는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은 3선의 장재영 장수군수가 건설업자로부터 4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잡고 지난달 30일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장 군수는 결백을 주장하고 있으나 지역 건설업체를 압수수색한 결과 2008년 추석과 2010년 5월 선거를 앞두고 각각 2000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증거가 드러나 영장이 신청됐었다. 장 군수 비서실장도 또 다른 건설업자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호수 부안군수는 인사비리 혐의로 구속됐다가 풀려나 재판에 계류 중이다. 김 군수는 2008년 1월 부안군 인사담당 공무원들에게 6급 이하 승진 대상 공무원들의 서열·평정점수를 임의로 조작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기초로 특정 공무원들을 승진하도록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새누리 한기호 “임신 중 순직 여군도 귀책사유 있다”

    한기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지난 2월 강원도 최전방 부대에서 임신 중 과로로 숨진 이신애 중위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그분에게도 상당한 귀책 사유가 있다”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은 30일 경기 수원의 제10전투비행단을 방문해 소속 부대 여군들과의 간담회 도중 이 중위가 자신의 상태를 알리지 않은 채 무리하게 근무하다 사망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왜 근무 외 일을 많이 했는지 알아봤더니 부대에서는 ‘나오지 말라’고 했는데 (이 중위가) 과외수당을 받기 위해 나왔다고 한다”면서 “자신이 몸 관리를 해야 할 입장인데 다른 것에 연연하다 보면 문제가 생긴다. 병원에 가라고 했는데 괜찮다고 안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최고위원은 또 “본인이 어찌 처신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특히 군인은 숨기거나 스스로 자기 관리를 안 하면 자기에게 손해가 간다”고 강조했다. 이 중위는 임신 7개월의 몸으로 한 달 내내 초과 근무를 하다 임신성 고혈압으로 사망했다. 한편 한 최고위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자신의 발언에 대해 “본인들이 (몸 상태를) 지휘관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한다는 취지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주말 영화]

    ■검은 수선화(EBS 일요일 오후 2시 30분) 스코틀랜드 출신의 클로다 수녀는 히말라야의 오지 마을 모푸로 선교활동을 떠난다. 그곳에는 ‘마리아의 종’ 수녀원의 분원에 이어 학교와 병원이 세워지고, 클로다 수녀는 최연소 분원장으로 임명된다. 클로다 수녀는 오지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이상한 기운을 느끼고, 주민들의 경계심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한편 장군의 대리인으로 마을 사람들과 동화되어 사는 백인 남자 딘은 클로다 수녀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도와주지만, 평화롭게 살아가는 마을 주민들에게 수녀원은 필요하지 않다며 빨리 떠나는 게 좋다고 충고한다. 장군의 조카인 젊은 장군도 와서 수업을 듣고, 수녀원이 운영하는 학교와 병원이 자리를 잡아갈 즈음 딘이 데려온 거리의 여인 켄차와 젊은 장군이 눈이 맞아 수녀원을 떠나는데…. ■디트로이트 메털시티(OBS 일요일 밤 10시 15분) 스위트팝을 사랑하는 네기시는 멋진 뮤지션이 되려고 상경한다. 하지만 악마 같은 여사장에게 속아 데쓰메털 밴드 ‘디트로이트 메털 시티’(DMC)로 데뷔하게 된다. 러브 발라드를 좋아하는 네기시지만, 무대에만 오르면 거침없는 카리스마를 내뿜는 DMC의 크라우저로 돌변하여 팬들을 광분의 도가니에 몰아넣으며 전 세계 데쓰메털계의 교주로 추앙받는다. 한편 자신의 러브송을 좋아했던 첫사랑 소녀 유리와 우연히 만난 네기시는 DMC를 싫어한다는 그녀에게 차마 자신이 DMC라고 말하지 못한다. 그렇게 밴드와 그녀 사이에서 이중생활을 하며 갈등하던 중 세계 메털계의 거장 잭일 다크에게서 살벌한 대결의 도전장이 날아온다. ■독립영화관-두개의 선(KBS1 토요일 밤 1시 5분) 지민과 철은 대학에서 만나 연애를 시작한 지 10년되는 사이로, 룸메이트이자 연인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다. 소위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그들에게 ‘언제 결혼할 거냐’, ‘왜 결혼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은 어느새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도대체 결혼은 왜 하는 거냐고 되묻곤 했었다. 이대로 함께여도 충분히 행복한 생활. 법과 제도, 다른 관계들 속에 억지로 포함되고 싶지 않았다. 이따금 아이와 함께하는 삶을 상상해 보기도 했지만, 늘 그렇게만 지나쳤다.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여자와 시간강사로 뛰어다니는 남자에게 그것은 아주 먼 나라의 얘기였다. 영화는 결혼에 대한 맹목적인 핑크빛 환상에 물음표를 던지며, 결혼과 육아에 대한 생생한 현실을 돌아보게 만든다.
  • 김한길, 천막당사서 환갑 맞아…최명길과 ‘조촐’ 생일파티

    김한길, 천막당사서 환갑 맞아…최명길과 ‘조촐’ 생일파티

    22일째 서울광장에서 노숙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7일 환갑을 맞이했다. 김 대표는 호적상 1953년 9월 17일생으로 이날 만 60세를 맞았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11시쯤 천막당사에서 김 대표의 환갑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고,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모인 가운데 조촐하게 생일을 축하했다. 이 자리에는 김 대표의 부인인 최명길씨와 큰 아들 어진 군도 함께 했다. 최씨는 미역국과 갈비찜, 조기 등을 준비해 왔고 김 대표는 준비된 음식으로 천막에서 식사를 했다. 김 대표는 당직자들이 준비한 케이크의 촛불을 불어 끈 뒤 최씨와 함께 일어나 케이크를 잘랐다. 당직자들은 “투쟁이 길어질 것 같아 월동 준비용품을 마련했다”며 방한모와 장갑을 생일선물로 전달했다. 이 밖에도 당직자들이 쓴 메시지를 모은 보드판과 꽃다발, 국민보고대회 당시 연설 장면을 파노라마 사진으로 찍은 액자 두 점 등을 건넸다. 김 대표는 “성장과정이 그리 유복하지 못해 사실 생일을 잘 챙기지 않는데, 제 생애 생일 중에 가장 많은 분들의 관심을 모으고 축하도 받는 생일”이라면서 “천막에 있으니 좋은 점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하지만 (이런 축하가) 좋은 게 아니라 우리가 나온 이유인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일을 해내야 서로를 축하하고 격려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투쟁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울산 전통시장에 104억원 푼다

    울산 전통시장에 104억원 푼다

    추석 명절을 맞아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 104억원이 울산지역에 풀린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전통시장에 활기가 넘치고 있다. 울산시는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기업체와 지방자치단체가 추석을 맞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 상품권 104억 2486만원어치를 구매, 직원과 사회복지시설 등에 나눠주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업체별로는 현대자동차 78억 7500만원, 현대자동차 협력업체 17억 2100만원, 현대중공업 1억 5500만원, SK에너지 9000만원, 울산화력본부 5000만원 등을 구매했다. 울산시와 5개 구·군도 4억 9886만원어치를 구매해 직원과 사회복지시설 등에 전달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다음 주 초까지 구매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상당수가 풀려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동구는 지난 12일 동울산시장에서 김재훈 전무와 김종훈 동구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온누리 상품권 1억 7700만원어치를 사회복지시설 등에 전달하고, 전통시장 장보기 캠페인도 벌였다. 현대자동차 윤갑한 사장과 문용문 노조위원장도 중구 학성동 옛 역전시장을 함께 찾아 상품권으로 과일, 생선 등 추석 물품을 사면서 상인들을 격려했다. 현대차 봉사단도 시장 내 떡집에서 떡 30되를 상품권으로 구입, 시장 상인들에게 나눠줬다. 노사는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직원 1인당 20만원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지급한다. 제수용품 구매가 시작되는 이번 주말에는 전통시장 상품권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SK에너지도 지난 9일 남구지역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혼자 사는 노인, 장애인, 한 부모 가정 등 저소득층 600가구에 가구당 10만원씩 온누리 상품권 6000만원을 나눠준 데 이어 10일에는 중구지역 300가구에 총 3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전달했다. 단체장들도 잇따라 전통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13일 남구 신정상가시장을 방문해 온누리 상품권으로 상품을 사면서 상인들을 격려했다. 5개 구청장과 군수도 전통시장을 찾아 시장 활성화 캠페인을 벌였다. 특히 울산시는 2011년 7월부터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을 ‘전통시장 가는 날’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울산지역의 온누리 상품권 사용은 2009년부터 본격화됐다. 첫해 3억 3000만원이었던 사용금액은 2010년 18억 8600만원, 2011년 50억 7000만원, 지난해 142억원, 올 8월 현재 104억원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시 관계자는 “시설 현대화와 서비스 개선으로 새로 단장한 전통시장은 좋은 제품을 싼값에 판매하고 있는 만큼 많은 시민이 이용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씨줄날줄] 혼외 자녀/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축첩(蓄妾·첩을 거느림)을 인정한 조선시대에 혼외 출산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양반들은 첩을 몇명씩 두고 혼외 자녀를 낳았다. 왕실에서도 혼외 출산이 성행했다. 왕은 왕후 외에 후궁을 둘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 자녀를 20명을 넘게 둔 왕도 6명이나 된다. 가장 많은 자녀를 낳은 왕은 태종으로 아들이 12명, 딸이 17명이다. 성종은 16남 12녀를 두었다. 물론 후궁 소생도 포함된 숫자다. 성종의 후궁 숙의 홍씨는 10명의 자녀를 낳았고 태종의 후궁 신빈 신씨는 9명을 출산했다. 아들을 낳지 못하는 왕비도 있었기에 서자들도 왕이 될 수 있었다. 최초의 서자 출신 임금은 선조였고 그의 아들 광해군도 공빈 이씨와의 사이에 태어난 서자다. 영조도 아버지 숙종이 무수리 출신 숙빈 최씨에게서 얻었다. 인조, 정조, 순조, 철종, 고종도 서자 출신이다. 혼외 출생으로 왕위에 오른 인물들인 셈이다. 혼외 자녀 문제로 많은 권력자나 재벌, 유명인들이 회자된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정일권 전 국무총리, 임택근 전 아나운서가 그렇고, 최근에는 소설가 이외수씨가 친자확인소송에 휘말렸다. 친자확인소송은 필경 돈과 연결된다. 10여년 전 여성 편력으로 유명한 A재벌의 C회장은 탤런트 어머니를 둔 여성 2명에게서 친자확인소송을 당했다. 더 전에는 B재벌 K총수와 요정 마담 사이에 태어났다는 K씨도 소송을 냈었다. C그룹의 S회장은 유명 탤런트와의 사이에 낳은 딸을 입적시키고 계열기업 운영권을 넘겨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가 피카소는 법적인 자녀가 댄서 출신 부인에게서 낳은 아들 1명뿐이었지만 1973년 사망할 무렵 다른 여인 2명에게서 3명의 혼외 자녀를 둔 사실이 밝혀졌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은 혼외 딸을 20년이나 숨겼다.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논란으로 시끌시끌하다. 논란은 사생활 보호로 번지고 있다. 금태섭 변호사는 처음 보도한 조선일보가 4년 전 칼럼에서는 친자확인소송을 당한 A장관을 다룬 언론을 ‘하수구 저널리즘’에 비유했다고 꼬집었다. 칼럼 내용은 이렇다.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에게 혼외의 딸이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이렇게 반문했다. “그래서 어떻다는 말이냐?” 프랑스 언론의 고참기자들도 대부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생활 문제이니 보도하지 않는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다. 오래된 불문율을 ‘파리 마치’라는 주간지가 깼다. 파파라치가 찍은 미테랑 부녀의 사진을 게재한 것이었다. 현직 대통령의 숨겨진 자식을 보도한 대특종이었지만, 잡지에 쏟아진 시선은 냉랭했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산업박물관 유치 결정 안 났는데… 울산 기초단체 벌써 “내 거야 내 거”

    국가산업단지가 있는 울산 지역 기초단체들이 국립산업기술박물관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조기 과열경쟁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울산시는 산업기술박물관의 울산 유치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부 과열경쟁이 벌어지면 득보다 실이 클 것으로 보고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르면 연말에 ‘국립산업기술박물관 울산 건립’ 연구용역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울산 지역 5개 기초단체 가운데 북구가 가장 앞서 유치전에 나섰고, 동구도 조만간 검토작업을 거쳐 후보 부지 선정 등 준비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국가산업단지를 둔 남구와 울주군도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유치전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북구는 지난해 조직한 산업기술박물관 울산유치위원회를 가동하는 등 유치전 선점에 나섰다. 북구는 글로벌 기업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자동차·기계 산업 등이 밀집한 산업도시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북구 유치를 홍보하는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동구도 전문가와 주민 의견을 수렴해 후보 부지를 물색하는 등 준비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지역 역량을 총결집해 산업기술박물관을 울산에 유치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공직자와 관계자들이 총력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보험사 배만 불리는 지자체 출생아 보험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도입한 지방자치단체의 ‘신생아 보험제’가 보험사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보험자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면 자격이 박탈돼 그 이전에 지자체가 낸 보험료를 보험사가 고스란히 챙기는 구조다. 신생아 보험제는 일회성 출산장려금에 대한 정책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낮은 수준의 보장 혜택과 현실과 동떨어진 자격 요건으로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마저 제기된다. 5일 전국의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전체 244개 광역·기초 지자체 가운데 80여개 시·군·구에서 지역 출산장려정책으로 출생아 건강보험 가입을 지원하고 있다. 다자녀 가구의 보험료 부담을 줄여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지역의 출산율을 끌어올린다는 취지다. 충북 증평군은 2004년부터 군에서 태어난 신생아 1인당 한 달 약 2만원의 보험료를 지원하고 있다. 군이 5년간 보험료를 지원하면 피보험자가 만 18세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증평군은 올해 이 사업에 예산 3억 3600만원을 편성했다. 경남 거창군도 군에서 태어나는 셋째 이상 자녀에게 출생아 건강보험을 지원한다. 신생아 출생일을 기준으로 부모 모두 6개월 이전에 군내에 주소지를 두고 실제 거주해야 지원 대상자가 된다. 이 밖에 부산 서구와 경북 문경시 등 전국 80여개 지자체가 보험사와 협약을 맺고 매월 1만 2000~4만 7000원의 보험료를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도입 취지와 달리 실제로 이 보험의 혜택을 보는 가정은 많지 않다. 부모들은 “도움이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거나 주소를 옮기면 자동으로 해지되는 방식과 미미한 보장 수준 때문이다. 7남매를 키우는 주부 최모(48)씨는 “많은 자녀 수 때문에 지자체의 양육비, 의료비 지원이 누구보다 절실한 상황이지만 실제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3년 전 경북 안동시에 거주할 당시 여섯째와 일곱째 자녀 앞으로 든 출생아 보험은 1년 전 구미시로 이사오면서 자연스럽게 해지됐다. 최씨는 “태어난 지역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는 사례가 요즘 얼마나 많겠나”라면서 “피보험자가 이사를 가더라도 보험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지자체가 이를 외면함으로써 헛돈만 쓰고 보험사만 좋은 일을 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보장 수준도 낮아 다른 보험에 가입하는 부모가 대부분이다. 올 초 네살배기 셋째 딸이 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지자체의 출생아 보험 혜택을 받았던 회사원 이모(39·여)씨는 입원 나흘째부터 보장금액 하루 2만원을 받고 허탈해했다. 이씨는 “지자체의 보험과 개인이 드는 실비보험의 보험료 차이가 한 달에 1만원도 나지 않는데, 차라리 실비보험을 들어주고 부족한 금액을 각 가정이 내라고 하는 방식이 더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출생아 보험을 지원하는 군청 관계자는 “군청과 보험사 간 단체협약에 따라 진행되는 계약이다 보니 개인이 선택한 보험만큼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계약 약관에 따라 처리할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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