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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만 스타감독들 귀환… 충무로 쨍하고 해뜰까

    천만 스타감독들 귀환… 충무로 쨍하고 해뜰까

    스타 중견 감독들이 돌아오고 있다. 최근 외화 공세에 밀려 뜻밖의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한국영화 시장에 구원투수가 돼줄 수 있을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 영화계는 김한민(‘명량’), 윤종빈(‘군도’), 이석훈(‘해적’) 등 신흥 감독들을 대거 배출했으나 윤제균(‘국제시장’) 감독을 제외하면 중견 감독들의 성적은 미미했다. 하지만 올해 개봉 영화 라인업에는 천만 관객을 동원한 국가대표급 감독 등 스타 감독들이 유난히 많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여는 이는 강제규 감독이다. 1999년 영화 ‘쉬리’로 한국형 첩보 블록버스터의 시대를 연 뒤 천만 관객을 동원한 ‘태극기 휘날리며’(2011)를 연출한 그는 대작 ‘마이웨이’의 흥행 실패 이후 한동안 메가폰을 잡지 않았다. 그런 그가 다음달 9일 개봉하는 ‘장수상회’로 3년 만에 컴백한다. 이번에 강 감독이 선택한 카드는 러브스토리. 까칠한 노인 성칠(박근형)과 금님(윤여정)을 주인공으로 70대 실버 로맨스와 그들을 응원하는 가족들의 이야기다. 그가 처음 선보이는 러브스토리는 어떤 색깔일지 관심을 모은다. 영화 ‘왕의 남자’로 천만 클럽에 가입한 이준익 감독도 올해 상반기에 새 영화 ‘사도’를 내놓는다. 그의 다섯 번째 사극인 ‘사도’는 뒤주에 갇혀 8일 만에 죽음을 맞은 사도세자의 이야기로 가족의 관점에서 역사를 재조명한 것이 특징이다. 은퇴를 선언했다가 2013년 휴먼 드라마 ‘소원’으로 재기한 그는 송강호, 유아인을 앞세워 흥행을 노린다. 2012년 여름 ‘도둑들’로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최동훈 감독은 3년 만에 ‘암살’로 컴백한다. 1930년대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독립운동가들이 조선총독부 요인과 친일파를 암살하는 비밀 프로젝트를 그린 내용으로 현재 후반 작업이 한창이다. 하정우, 전지현, 이정재 주연에 총제작비 200억원이 들어간 대작으로 올여름 성수기에 개봉한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을 연출했던 민규동 감독은 5월에 신작 ‘간신’을 내놓는다. ‘간신’은 조선 연산군 시대를 배경으로 왕을 쥐락펴락한 간신들의 이야기.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키친’ 등 주로 감각적인 로맨틱 코미디에 일가견을 보여 온 민 감독이 처음 도전하는 사극인데다 수위가 높은 19금 영화로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그동안 각종 영화에 조연으로 배우 외도를 하기도 했던 영화계의 ‘재간꾼’ 류승완 감독도 신작 ‘베테랑’으로 돌아온다. ‘베를린’ 이후 2년 만이며 베테랑 광역 수사대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류감독과 ‘부당거래’의 흥행을 일궜던 황정민이 주인공 형사를 맡았다.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 등으로 유명한 곽재용 감독은 ‘시간이탈자’로 돌아온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영화 ‘나의 여자친구는 조기 갱년기’를 연출해 흥행에 성공했던 곽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1983년과 2015년의 두 남자가 서로에게 연결된 한 여자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과거의 사건을 추적하는 타임슬립 멜로를 선보인다. 이 밖에도 한동안 부진을 씻고 영화 ‘친구2’로 명예회복을 했던 곽경택 감독도 상반기에 김윤석, 유해진 주연의 신작 ‘극비수사’를 개봉한다. 상반기 외화에 밀려 침체에 빠진 한국영화계는 스타 감독들의 컴백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영화가는 “중견 감독들이 400만~500만 관객 규모의 이른바 ‘중박 영화’를 선보여 양극화로 치닫는 한국영화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北 “대북 전단 무력 대응”… 합참 “단호 대처”

    北 “대북 전단 무력 대응”… 합참 “단호 대처”

    북한은 22일 탈북자단체가 천안함 사건 5주년을 전후로 예고한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무력으로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북한은 이날 ‘조선인민군 전선부대들의 공개통고’를 내고 탈북자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계획을 비난하며 “모든 타격수단들은 사전 경고 없이 무차별적인 기구소멸작전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한은 이어 “반공화국 삐라 살포 수단이 풍선이든 무인기이든,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화력타격수단의 과녁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영공·영토·영해에 대한 그 어떤 ‘침범’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만약 북측이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를 빌미로 군사분계선(MDL) 이남으로 도발적 행동을 감행할 경우 우리 군은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한 탈북자단체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 5주년인 26일을 맞아 대북 전단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비하한 미국 영화 ‘인터뷰’를 살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10일 탈북자단체가 경기도 연천에서 날린 대북 전단 풍선을 향해 고사총 10여발을 발사했으며, 우리 군도 이에 응사하면서 한때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0분) 초등학교 5학년 지윤이는 다발성 관절 구축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 고관절부터 다리, 안쪽으로 심하게 휜 발까지 딱딱하게 굳어 가는 중이다. 생후 1주일부터 깁스를 시작한 지윤이는 이미 11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계속해서 휘어지는 발 때문에 발바닥이 아닌 발등으로 걷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12번째 수술비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데…. ■리얼 극장(EBS 1TV 밤 10시 45분) 가수 김수희는 히트곡 ‘멍에’ 이후 우여곡절을 겪은 뒤 1993년 ‘애모’가 국민 가요로 대히트하면서 재기에 성공한다. 하지만 그녀가 재기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이 딸 지후는 모성 결핍으로 고통받는 나날을 보내야 했다. 1부에서는 딸에게 배신감과 상실감을 느끼는 어머니와 어머니의 부재에 상처 입은 딸의 이야기를 담았다. ■군도:민란의 시대(캐치온 밤 8시 40분) 양반과 탐관오리들의 착취가 극에 달했던 조선 철종 13년. 힘없는 백성의 편이 돼 세상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적단이 생긴다. 기근과 관의 횡포까지 겹쳐 백성의 삶이 날로 피폐해지는 사이에 나주 대부호의 서자 조윤은 극악한 수법으로 양민들을 수탈해 재산을 모은다. 한편 천한 백정 무치는 죽어도 잊지 못할 끔찍한 일을 당한 뒤 군도에 합류한다.
  • DMZ 접경지 사과 ‘통일 브랜드’ 영글어 간다

    “사과에 미치기 시작하는 철입니다. 요즘 가지치기를 하느라 바빠요.” 강원 양구군 해안면 현리에서 농장을 꾸리고 있는 이근우(48) 대표는 15일 “먹어 보기 전엔 이야기도 꺼내지 말라고 할 정도로 인기여서 이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며 이같이 덧붙였다. 이곳은 이웃한 만대리, 오유리와 함께 ‘펀치볼’로 불린다. 6·25전쟁의 상처가 반세기를 넘어서도 아물지 않은 곳이다. 해발 1100m 이상의 높은 산에 둘러싸여 있다. 그런데 지금 이곳을 필두로 양구군 사과 재배 면적은 1.1㎢다. 과수 가운데 단연 으뜸이다. 지난해 2437t을 생산해 1년 새 29억 8800만원이 늘어난 117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96개 농가 평균 1억 2188만원이다. 재배를 본격화한 지 4~5년이란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실이다. 경기도와 서부 쪽 경계인 강원 철원군도 사과 재배 면적이 0.2㎢에 이른다. 철원군의 경지 면적 136.6㎢에 비하면 작은 수준이다. 그러나 연간 629t을 생산해 18억 8700여만원의 소득을 얻는다. 25개 농가 평균 7550만원이다. 급격한 온난화의 영향을 받아 비무장지대(DMZ)와 가까운 접경지들이 사과 재배의 적격으로 떠오르면서 손을 맞잡고 프로젝트를 꾀하고 있다. 수출 계획도 있다. 먼저 철원에 경기 포천과 연천군이 가세해 2016년까지 통합 브랜드를 개발하기로 뜻을 모았다. 포천시 관계자는 “최근 귀농·귀촌자 급증 및 쌀 수입 개방으로 인한 타 작목 전환 대책의 일환으로, 온난화 및 정세 변화 등에 따른 선제적 대응책으로 볼 수 있다”면서 “한탄강 DMZ에 걸맞은 청정 이미지를 결합한 통합 브랜드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 농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특히 사과는 평균기온 10도 안팎, 생육기인 5~10월 평균 20~30도로 큰 일교차를 보이는 중산간 지역에서 잘 자란다. 청정 지역에서 햇볕을 잘 받아 좋은 맛과 향을 뽐낸다. 접경 지역들은 여기에다 수도권과 반나절 생활권이라 물류·유통에서도 좋은 조건을 갖췄다. 양구군은 펀치볼을 중심으로 2017년까지 DMZ사과 명품화사업에 30억원을 쏟아넣는다. 저온저장고 3개와 선별장 설립, 포장지 제작을 돕는다. 국비 6억원을 마련한다. 철원군도 2020년까지 29억 4000만원을 투입한다. 기후 급변으로 우리나라 사람이 즐기는 사과뿐 아니라 특수작물을 재배하는 곳도 빠르게 북상하고 있다. 철원군에선 중남미 열대작물인 ‘얌빈’과 패션프루트, 중국 열대작물인 둥근대마를 신소득 품목으로 성장시킨다는 작전을 짰다. 이미 지난해 동송읍 금학동 등 5곳에 종자 및 농자재를 지원하는 시범 사업으로 실험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사업비 1억 1000만원 가운데 7700만원을 지원한다. 별도로 연구용역비도 2500만원을 책정했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특수상황지역 지원 예산 가운데 신규 사업에 책정한 270억원 범위 안에서 저온저장고, 과일 선별장 설립 등을 지원하려 한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00년 동안 세계 평균기온은 0.7도 오른 데 비해 우리나라는 2배를 웃도는 1.5도나 치솟았다. 육상으로 상륙한 지 한참 된 감귤을 예로 들면 2060년대엔 강원 동부 지역만 재배 적지의 ‘섬’으로 남을 전망이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200일간의 세계여행… 22살 ‘신세대 여행가’ 안시내 씨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200일간의 세계여행… 22살 ‘신세대 여행가’ 안시내 씨

    18세기 오스트리아의 여성 여행가 아이다 파이퍼는 쥘 베른의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에 모티프를 제공한 것으로 유명했다. 유럽 귀족들이 남유럽 휴양지를 돌며 돈을 펑펑 쓸 때 그녀는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오지를 돌아다녔다. 141일 동안 350만원 들여 지구 반 바퀴를 돌며 페이스북에 남긴 여행기로 폭발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은 안시내(22)씨를 보며 파이퍼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 155㎝의 앙증맞은 체격에 얼마나 많은 열정을 감추었길래 그토록 가상한 일을 해냈을까 궁금해져 손전화를 건 날, 공교롭게도 두 번째 여행을 위해 인천공항으로 갈 참이라고 했다. 아프리카 스와질란드 왕국에 머물던 안씨와 이메일, 카톡 등으로 문답과 사진을 받았다. 재기 발랄한 그녀의 문체를 살리기 위해 1인칭 서술로 정리한다. 정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직감적으로 여행 경로를 틀었는데 참 잘한 선택이었어요. 스와질란드라는 코딱지만한 왕국, 인터넷을 하려면 읍내까지 먼 길을 나가야 하는, 지독히도 모든 게 느리지만 행복지수 상위권인 이 나라와 사랑에 빠져 버렸어요. 지난달 27일 인천을 떠나 세이셸 군도 경유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지난 5일까지 머물렀는데 가슴이 원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스와질란드와 모잠비크를 거치는 것으로 조정했는데 잘한 것 같아요. 이번 여행 경비는 350만원으로 잡고 있어요. 250만원에 킬리만자로 등반비 100만원을 더해서요. 이번에는 초저가 여행이 아니라서 숙박비를 하루 1만원 안팎으로 잡고 있어요. 식당에 가서 밥도 사 먹고 아프리카의 주 수입원이 관광이라니까 마음껏 쓰려고요. 제 소개가 늦었네요. 1993년 태어난, 서울시립대 환경조각과 2012학번 안시내라고 합니다. 혼자 힘으로 오빠와 절 키우신 어머니를 도우려고 장학금 받기 유리한 곳을 택했어요. 인생에 1년 정도는 하고 싶은 대로 살자고 결심해 2013년 2학년 2학기와 2014년 3학년 1학기를 휴학하고 베이비시터, 은행 안내 직원 등 세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며 억척스럽게 돈을 모았지요. 저는 지난해 141일 동안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 지구 반 바퀴를 돌았는데 350만원밖에 안 들었다는 이유로 화제가 됐어요. 페이스북 친구랑 팔로워를 합치면 약 3만 5000명인데 여행하던 밤에 심심하기도 했고, 엄마에게 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기도 해서 여행기를 올렸어요. 페친 중 한 분이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셔서 지난주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이란 제목의 책으로 꾸며져 세상에 나왔어요. 서점에서 제 책을 찾았더니 입고가 안 됐다고 페북에 푸념하는 분들이 많으신데 적게 찍은 초쇄를 온라인 판매로 매진한 것 같아요. 초쇄 일주일 만에 2쇄 들어갔으니 주말에는 서점에 깔릴 겁니다. 350만원으로 141일 여행이 가능하냐고요? 스카이스캐너를 이용해 값싼 비행기 티켓을 구하고 유럽 숙박에는 카우치서핑을 이용해 거의 공짜로 했어요, 나만의 가이드북을 만들어 꼼꼼히 여행 정보를 체득한 건 기본이고요. 근데 카우치서핑이 나중에 빚이 되겠다고요? 솔직히 공감할 수 없는 질문이네요. ‘그들은 무엇을 얻으려 그러는 건데? 그게 말이 돼?’ 이런 식이시죠? 물론 그런 일부도 있지만 대다수는 그러지 않을 거에요. 유럽에만, 젊은 여행자끼리만 이용되고 있지만 숙박비만 아끼려고 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들과 함께 지내며 우정을 나누고 함께 무언가를 보며 공감하고 또 서로의 삶과 문화, 생각을 교류해요. 내가 우리나라에 있을 때는 호스트가 되고 다른 나라에 가면 서퍼가 되는, 그런 재미난 여행문화에요. 한 달 정도 한 나라를 여행하는 스타일이 제게 가장 맞는 것 같아요. 충분히 느끼고 지루하지 않으며 설렘이 지속되는 기간이거든요. 그래서 여행에는 돈이 아니라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아무 것도 안하고 그냥 일어나 동네를 산책하고, 동네 사람들과 차를 마시고 걸어서 동네를 다 둘러볼 수 있을 만한 시간들이 필요해요. 지금 시간을 청춘에 투자한다면 그 때 그 순간 자유로웠던 나날들을 곱씹으며 평생을 보낸다면 아무리 삶이 힘들더라도 나쁜 생각은 안 하겠다, 생각했죠. 외롭지 않느냐고요? 당연히 제 선택이니까 이겨 나가야 할 몫이죠. 장기 여행이란 것이 누구에게나 그렇듯 결코 환호와 탄성으로 이뤄지지 않잖아요. 길 위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혼자 헤쳐 나가고, 곧 이별하게 될 인연들을 마주하고 세상은 나 없이도 잘 돌아가는 것 같고…. 왜 여행을 하는지 모르겠고,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해요. 그래서 더 글을 올리며 사람들과 제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집착했던 것 같아요. 이집트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가 페이스북에 ‘내 여행은 너 때문에 컬러풀했어’라고 적었어요. 그 말이 무척 인상 깊어 책의 작은 제목으로 썼는데 누군가의 여행에 내가 전부가 될 수도 있겠구나, 내가 만나는 사람 하나하나가 내 여행을 채색하는 거구나, 생각했어요. 이번에 인도에서 만났던 남아공 친구네 집에서 묵었는데 1년 만에 봤고 그동안 연락도 두세 번 했을 뿐인데 하나도 어색하지 않고 즐거웠어요. 재회나 연락의 빈도보다 진심이 중요한 것 같아요. 페북에서 유명해지니까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7~8회 강연을 한 것 같아요. 강연 들으러 온 친구나 동생 언니 오빠들 중 일부는 많이 친해져 따로 만나곤 해요. 길 위에서 만난 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인연은 누구냐는 질문을 곧잘 받는데 열아홉 살 때부터 배낭 하나 메고 세상 밖으로 걸어 나와 2년 동안 세상 공부를 한 김영훈이 떠올랐어요. 초록빛 푸르른 나무가 생각나는, 맑고 순수한 친구에요. 단단해 보이지만 속이 상당히 여린 친구라서 모성 본능이 들었어요. 제가 모로코에 있을 때 영훈이를 처음 만났어요. 인도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가 ‘지금 숙소에 한국 남자애가 있는데 걔도 모로코 간대. 그리고 네 여행기 읽고 친해지고 싶대’라고 메시지를 보냈어요. 인도에서 모로코로 가는 비행기 티켓이 15만원에 풀렸는데 그 친구도 그 때 함께 모로코에서 여러 다른 친구들과 몰려 다녔는데 그 때 즐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해요. 세상 모든 이들이 이 푸른 별의 푸르름을 느낄 시간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 같아요. 우리는 너무 바빠요. 며칠 전 길을 걷다가 소몰이 아저씨와 소들이 천천히 거니는 걸 보고 잠시 멈춰 멍하니 바라보았어요. 석양은 지는데 구름은 여유롭게 떠가고, 가슴이 너무 벅차올라 눈물을 흘릴 뻔했어요. 여행이란 길을 걷다 마주하는, 말도 안되는 풍경들을 누릴 시간이 있다는 거에요. 값싸게 즐기는 여행도 있고 여유롭게 즐기는 여행도 있다고 생각해요. 각자 형편을 좇아 하는 거지요. 제 여행에서 ‘퀄리티’를 나타내는 지표는 ‘사람’이었어요. 그저 그 나라 사람들의 삶 속에 끼어들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바라보는 거죠. 여행에서 무언가를 얻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여행에 관한 제 기준은 분명했어요. 그리고 그 여행은 절대로 많은 돈이 들지 않죠. 돈이 많았다면 이집트에서 스킨스쿠버도 배울 수 있었을테고 이탈리아에서 파스타와 피자를 매일 먹을 수 있었을테지만 돈이 없기에 그러지 못했고 제 생각대로 ‘사람을 만나는 여행’을 했어요. 많은 분이 제 여행에 관심을 가져주신 것은 랜드마크 찍기 식이 아니어서였을 거에요. 누구는 제 얘기를 듣고 대책 없이 떠나는 사람이 생길까봐 걱정한대요. 또 생각 없이 사람들을 선동하는 ‘얼치기 여대생’이란 핀잔도 들었어요. 여행보다 훨씬 글 쓰는 것을 좋아해요. 어쩌면 여행도 제가 글 쓰는 것에 많은 영감을 주기 때문에 좋아하는 걸지도 몰라요. 여행 중에는 조금 멈춰 서고,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면서 글을 써내려 갈 수 있거든요. 여행 전에는 미술 잡지 에디터라든가, 신문의 예술 담당 기자라든가 예술분야 출판사에서 일한다거나 등등 구체적으로 들어갈 회사와 직군까지 정해 놓았어요. 근데 여행에 빠지게 되고 여행 글을 담아내다 보니까 그냥 전 글 쓰는 자체를 즐긴다는 걸 알게 됐어요. 미래의 저는 아마 글을 쓰고 있지 않을까요? 20대엔 여행, 30대엔 예술, 40대에는 자극적인 섹슈얼 잡지의 에디터, 50대에는 동화작가, 뭐든 다 해보고 싶어요. 파이퍼에 대해선 이곳 스와질란드의 인터넷이 원활하다면 대충 검색해 보고 아는 척 했겠지만 여기 사정이 여의치 않네요. ㅋ. 그녀나 저나 작은 키가 여행에 꽤 도움이 됐을 거에요. 저가 항공의 좁은 좌석을 타도 자리가 넉넉했던 것처럼, 침대 기차를 탈 때 남들은 다리를 굽히고 불편하게 누워도 다리 쭉 뻗고 누울 수 있으니 말이지요. 하하 사람들은 항상 말해요. 목숨은 하나뿐인데 너무 위험하지 않느냐고. 맞는 말이에요. 여행은 아무리 준비해도 변수가 생기고 언제 위험이 닥칠지 몰라요. 근데 작은 항변 하나 보태자면 제 삶도 단 한번이에요. 혼자 떠나와 천천히 세상을 보며 글을 쓸 만한, 많은 시간이 주어지는 지금의 여행이 좋아요. 누가 뭐래도 전 끝까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 거에요.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350만원으로 지구 반바퀴 돈 ‘신세대 여행가’ 안시내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350만원으로 지구 반바퀴 돈 ‘신세대 여행가’ 안시내

    18세기 오스트리아의 여성 여행가 아이다 파이퍼는 쥘 베른의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에 모티프를 제공한 것으로 유명했다. 유럽 귀족들이 남유럽 휴양지를 돌며 돈을 펑펑 쓸 때 그녀는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오지를 돌아다녔다. 141일 동안 350만원 들여 지구 반바퀴를 돌며 페이스북에 남긴 여행기로 폭발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은 안시내(22)씨를 보며 파이퍼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 155㎝의 앙증맞은 체격에 얼마나 많은 열정을 감추었길래 그토록 가상한 일을 해냈을까 궁금해져 손전화를 건 날, 공교롭게도 두 번째 여행을 위해 인천공항으로 갈 참이라고 했다. 아프리카 스와질랜드 왕국에 머물던 안씨와 이메일, 카톡 등으로 문답과 사진을 받았다. 재기 발랄한 그녀의 문체를 살리기 위해 1인칭 서술로 정리한다. 정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직감적으로 여행 경로를 틀었는데 참 잘한 선택이었어요. 스와질랜드라는 코딱지만한 왕국, 인터넷을 하려면 읍내까지 먼 길을 나가야 하는, 지독히도 모든 게 느리지만 행복 지수 상위권인 이 나라와 사랑에 빠져버렸어요. 지난달 27일 인천을 떠나 세이셸 군도 경유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지난 5일까지 머물렀는데 가슴이 원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스와질랜드와 모잠비크를 거치는 것으로 조정했는데 잘한 것 같아요. 이번 여행 경비는 350만원으로 잡고 있어요. 250만원에 킬리만자로 등반비 100만원을 더해서요. 이번에는 초저가 여행이 아니라서 숙박비를 하루 1만원 안팎으로 잡고 있어요. 식당 가서 밥도 사 먹고 아프리카의 주 수입원이 관광이라니까 마음껏 쓰려고요. 제 소개가 늦었네요. 1993년 태어난, 서울시립대 환경조각과 2012학번 안시내라고 합니다. 혼자 힘으로 오빠와 절 키우신 어머니를 도우려고 장학금 받기 유리한 곳을 택했어요. 인생에 1년 정도는 하고 싶은 대로 살자고 결심해 2013년 2학년 2학기와 2014년 3학년 1학기를 휴학하고 베이비시터, 은행 안내 직원 등 세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며 억척스럽게 돈을 모았어요. 지난해 141일 동안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 지구 반바퀴를 돌았는데 350만원 밖에 안 들었다는 이유로 화제가 됐어요. 페이스북 친구랑 팔로워를 합치면 약 3만 5000명인데 여행하던 밤에 심심하기도 했고, 엄마에게 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기도 해서 여행기를 올렸어요. 페친 중 한 분이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셔서 지난 주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이란 제목의 책으로 꾸며져 세상에 나왔어요. 서점에서 제 책을 찾았더니 입고가 안 됐다고 페북에 푸념하는 분들이 많으신데 적게 찍은 초쇄를 온라인 판매로 매진한 것 같아요. 초쇄 일주일 만에 2쇄 들어갔으니 주말에는 서점에 깔릴 겁니다. 350만원으로 141일 여행이 가능하느냐고요? 스카이스캐너를 이용해 값싼 비행기 티켓을 구하고 유럽 숙박에는 카우치서핑을 이용해 거의 공짜로 했어요, 나만의 가이드북을 만들어 꼼꼼히 여행 정보를 체득한 건 기본이고요. 근데 카우치서핑이 나중에 빚이 되겠다고요? 솔직히 공감할 수 없는 질문이네요. ‘그들은 무엇을 얻으려 그러는 건데? 그게 말이 돼?’ 이런 식이시죠? 물론 그런 일부도 있지만 대다수는 그러지 않을 거에요. 유럽에만, 젊은 여행자끼리만 이용되고 있지만 숙박비만 아끼려고 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들과 함께 지내며 우정을 나누고 함께 무언가를 보며 공감하고 또 서로의 삶과 문화, 생각을 교류해요. 내가 우리나라에 있을 때는 호스트가 되고 다른 나라에 가면 서퍼가 되는, 그런 재미난 여행문화에요. 한달 정도 한 나라를 여행하는 스타일이 제게 가장 맞는 것 같아요. 충분히 느끼고 지루하지 않으며 설렘이 지속되는 기간이거든요. 그래서 여행에는 돈이 아니라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아무 것도 안하고 그냥 일어나 동네를 산책하고, 동네사람들과 차를 마시고 걸어서 동네를 다 둘러볼 수있을 만한 시간들이 필요해요. 지금 시간을 청춘에 투자한다면 그 때 그 순간 자유로웠던 나날들을 곱씹으며 평생을 보낸다면 아무리 삶이 힘들더라도 나쁜 생각은 안 하겠다, 생각했죠, 외롭지 않느냐고요? 당연히 제 선택이니까 이겨 나가야 할 몫이죠. 장기 여행이란 것이 누구에게나 그렇듯 결코 환호와 탄성으로 이뤄지지 않잖아요? 길 위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혼자 헤쳐 나가고, 곧 이별하게 될 인연들을 마주하고 세상은 나 없이도 잘 돌아가는 것 같고?. 왜 여행을 하는지 모르겠고,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해요. 그래서 더 글을 올리며 사람들과 제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집착했던 것 같아요. 이집트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가 페이스북에 ‘내 여행은 너 때문에 컬러풀했어’라고 적었어요. 그 말이 무척 인상 깊어 책의 작은 제목으로 썼는데 누군가의 여행에 내가 전부가 될 수도 있겠구나, 내가 만나는 사람 하나하나가 내 여행을 채색하는 거구나, 생각했어요. 이번에 인도에서 만났던 남아공 친구네 집에서 묵었는데 1년 만에 봤고 그동안 연락도 두세 번 했을 뿐인데 하나도 어색하지 않고 즐거웠어요. 재회나 연락의 빈도보다 진심이 중요한 것 같아요. 페북에서 유명해지니까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7~8회 강연을 한 것 같아요. 강연 들으러 온 친구나 동생 언니 오빠들 중 일부는 많이 친해져 따로 만나곤 해요. 길 위에서 만난 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인연은 누구냐는 질문을 곧잘 받는데 열아홉 살 때부터 배낭 하나 매고 세상 밖으로 걸어 나와 2년 동안 세상 공부를 한 김영훈이 떠올랐어요. 초록빛 푸르른 나무가 생각나는, 맑고 순수한 친구에요. 단단해 보이지만 속이 상당히 여린 친구라서 모성 본능이 들었어요. 제가 모로코에 있을 때 영훈이를 처음 만났어요. 인도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가 ‘지금 숙소에 한국 남자애가 있는데 걔도 모로코 간대. 그리고 네 여행기 읽고 친해지고 싶대’라고 메시지를 보냈어요. 인도에서 모로코로 가는 비행기 티켓이 15만원에 풀렸는데 그 친구도 그 때 함께 모로코에서 여러 다른 친구들과 몰려 다녔는데 그 때 즐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해요. 외국인 친구로는 음, 어제 만난 친구 이야기해도 되나요? 지금 모잠비크 비자를 신청해놓은 상태라 스와질랜드에 생각보다 오래 머물게 될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정말 순수하고 착한 곳이지만 여행 인프라가 부족한 곳이라 여행하기 정말 힘들어요. 여행자도 없고요. 이 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백패커에 와있는데 여자 도미토리에 저밖에 없었어요. 근데 어제 새로운 친구가 왔더라고요. 마갈리란 프랑스 친군데 저보다 딱 열살 위지만 정말 아름다운 친구에요. 이 작은 나라에 2주 동안 머물 거래요. 제가 글을 쓰는 모습을 너무 좋아해 자꾸만 글을 쓰는 제 사진을 찍어가고 제 옆으로 와서 자꾸 한글을 신기해 하며 물어봐요. 이번 여행을 시작하고 진득하게 사귀는 첫 친구에요. 이 친구는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저유명한 대사대로 ‘유아 쏘 프렌치’입니다. 오늘 함께 장을 보러 갔는데 첨가물이 들어간 음식은 눈길도 안 줘요. 다큐에서 보던 프랑스 여자들과 똑같아요. 그래서 저를 너무 신기해 해요. 모든 음식을 잘 먹고, 작지만 튼튼하대요. 한국인과 여행하는 건 처음인데 이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대요. 누구에게나 미소를 건네고 또 풀밭을 좋아해요. 가장 좋은 점은, 그녀 역시 아이를 좋아해서 길을 걷다 아이를 보면 멈춰설수 있는 거에요. 또 일어나자마자 책을 읽고 자기 전에도 책을 읽어요. 이 친구는 제가 영어를 할 수 있지만 영어권 친구처럼 유창하지 않아서 좋대요. 우리의 영어 레벨은 똑같아서 좋다고. 하하. 이 나라에서는 딱히 할 게 없어서 조금 전에 숙소 주인 아저씨에게 USB를 주고 영화를 담아달라고 부탁했는데 팝콘을 튀길 옥수수를 사온 뒤 마갈리와 함께 USB를 찾으러 가자 아저씨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너는 영화와 팝콘, 그리고 함께 영화를 보는 프랑스 친구를 얻었어!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해. 지금 넌!” 제 스와질랜드는 이 친구의 색깔로 채색되겠죠. 얼른 답변 정리 마치고 우리의 서툰 영어로 대화를 이어가고 싶군요. 세상 모든 이들이 이 푸른 별의 푸르름을 느낄 시간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 같아요. 우리는 너무 바빠요. 며칠 전 길을 걷다가 소몰이 아저씨와 소들이 천천히 거니는 걸 보고 잠시 멈춰 멍하니 바라보았어요. 석양은 지는데 구름은 여유롭게 떠가고, 가슴이 너무 벅차올라 눈물을 흘릴 뻔했어요. 여행이란 길을 걷다 마주하는, 말도 안되는 풍경들을 누릴 시간이 있다는 거에요. 값싸게 즐기는 여행도 있고 여유롭게 즐기는 여행도 있다고 생각해요. 각자 형편을 좇아 하는 거지요. 제 여행에서 ‘퀄리티’를 나타내는 지표는 ‘사람’이었어요. 그저 그 나라 사람들의 삶 속에 끼어 들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바라보는 거죠. 여행에서 무언가를 얻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여행에 관한 제 기준은 분명했어요. 그리고 그 여행은 절대로 많은 돈이 들지 않죠. 돈이 많았다면 이집트에서 스킨스쿠버도 배울 수 있었을테고 이탈리아에서 파스타와 피자를 매일 먹을 수 있었을테지만 돈이 없기에 그러지 못했고 제 생각대로 ‘사람을 만나는 여행’을 했어요. 많은 분이 제 여행에 관심을 가져주신 것은 랜드마크 찍기 식이 아니어서였을 거에요. 누구는 제 얘기를 듣고 대책 없이 떠나는 사람이 생길까봐 걱정한대요. 또 생각 없이 사람들을 선동하는 ‘얼치기 여대생’이란 핀잔도 들었어요. 여행보다 훨씬 글 쓰는 것을 좋아해요. 어쩌면 여행도 제가 글 쓰는 것에 많은 영감을 주기 때문에 좋아하는 걸지도 몰라요. 여행 중에는 조금 멈춰 서고,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면서 글을 써내려 갈수 있거든요. 여행 전에는 미술 잡지 에디터라든가, 신문의 예술 담당 기자라든가 예술분야 출판사에서 일한다거나 등등 구체적으로 들어갈 회사와 직군까지 정해놓았어요. 근데 여행에 빠지게 되고 여행 글을 담아내다 보니까 그냥 전 글 쓰는 자체를 즐긴다는 걸 알게 됐어요. 미래의 저는 아마 글을 쓰고 있지 않을까요? 20대엔 여행, 30대엔 예술, 40대에는 자극적인 섹슈얼 잡지의 에디터, 50대에는 동화작가, 뭐든 다 해보고 싶어요. 파이퍼에 대해선 이곳 스와질랜드의 인터넷이 원활하다면 검색 대충 훑어보고 아는 척했겠지만 여기 사정이 여의치 않네요. ㅋ. 그녀나 저나 작은 키가 여행에 꽤 도움이 됐을 거에요. 저가 항공의 좁은 좌석을 타도 자리가 넉넉했던 것처럼, 침대 기차를 탈 때 남들은 다리를 굽히고 불편하게 누워도 다리 쭉 뻗고 누울 수 있으니 말이지요. 하하 사람들은 항상 말해요. 목숨은 하나뿐인데 너무 위험하지 않느냐고. 맞는 말이에요. 여행은 아무리 준비해도 변수가 생기고 언제 위험이 닥칠지 몰라요. 근데 작은 항변 하나 보태자면 제 삶도 단 한번이에요. 혼자 떠나와 천천히 세상을 보며 글을 쓸 만한, 많은 시간이 주어지는 지금의 여행이 좋아요. 누가 뭐래도 전 끝까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 거에요.
  • [오늘의 눈] 당신은 과연 영웅입니까?/오상도 국제부 기자

    [오늘의 눈] 당신은 과연 영웅입니까?/오상도 국제부 기자

    배트맨,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엑스맨, 헐크, 토르…. 영화 속에는 언제나 “세상을 악에서 구원한다”는 고귀한 명분을 지닌 영웅들이 즐비하다. 이들은 역설적이게도 제2차 세계대전이나 베트남전, 걸프전 등 격변기에 발맞춰 탄생했다. 뒤집어 보면 나치, 베트콩, 이라크, 북한 등에 맞서 싸우는 미국 사회의 이데올로기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전쟁의 공포와 불안 속에서 전 세계의 평화를 수호하는, 그래서 미국이 주도하는 ‘팍스아메리카나’의 현시(顯示)라면 쉽게 이해가 될 듯하다. 단연 눈에 띄는 존재는 슈퍼맨이다. 그는 언제나 단정하고 명료하다. 파란색 상하의에 붉은색 망토, 가슴에 새겨진 시뻘건 에스(S) 자 문양까지 모든 것이 권선징악의 이분법적 논리에 충실하다. 어떤 흐트러짐도 없이 마치 신앙처럼 미국적 행동 방식을 추종한다. 1938년 미국의 코믹 북에서 탄생한 이 슈퍼히어로가 70년 넘게 장수한 이유다. 이런 슈퍼히어로들이 정형화의 틀을 깨고 나온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스스로 병적 공포심에 사로잡힌 배트맨과 선악을 오가며 고뇌하는 스파이더맨은 만화가 아닌 영화 속에서 훗날 새롭게 만들어진 캐릭터라 할 수 있다. 약물 중독에 빠져 여색을 탐하는 아이언맨에 이르러서는 자유분방한 영웅의 탄생을 알렸다. 여기에 시즌8까지 이어온 미국 드라마 ‘닥터 하우스’의 주인공은 괴짜에 가깝다. 한쪽 다리를 절면서 약물에 의존하는 정신병자를 닮은 독특한 캐릭터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공통의 가치를 추구한다. 설령 상대방이 악당이라도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 또 세상의 혼란을 피하려 노력한다. 보통 사람들의 영웅적 투쟁으로 이야기의 서사 구조가 옮아가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지루하게 영웅 이야기를 늘어놓은 이유는 단순하다.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소영웅주의에 물든 그들에게 호소하기 위해서다. 종종 그들의 외침이나 주장은 귀를 솔깃하게 만들지만 뚜껑을 열어 보면 또 다른 권력욕이 만들어 낸, 현실과 괴리된 주장이 다반사다 ‘지하디 존’으로 불리는 무함마드 엠와지를 살펴보자. 그는 이슬람국가(IS)의 참수 동영상에 어김없이 등장해 서양인 인질들을 무참히 살해한 장본인이다. 쿠웨이트계 영국인 2세인 엠와지가 주류 사회에서 받아 온 핍박과 고통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IS에 가담한 뒤 “비로소 삶의 의미를 되찾았다”고 고백할 만큼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 소중한 가족을 떠나 시리아의 IS 본거지로 향하는 유럽의 10대 청소년들은 또 어떤가. 얼마 전 터키 국경을 넘어 IS에 가담한 한국인 10대 김모군도 마찬가지다. 따지고 보면 모두 영웅이 된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소영웅주의의 희생자다. 불행히도 한 명 더 거론할 사람이 생겼다. 지난 5일 흉기로 주한 미국 대사를 공격해 전 세계 외신의 머리기사를 장식한 김기종씨다. 이웃으로부터 ‘돈키호테’,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당한 이 외골수 민족주의자는 여지껏 자신의 돌출 행동을 ‘옳은 일’이나 ‘거사’ 정도로 치부하고 있을지 모른다. 진정 되묻고 싶다. 당신은 영웅입니까. sdoh@seoul.co.kr
  • 경남도 무상급식 첫 중단 월소득 250만원 이하 가정 교육비로 年 50만원 지원

    경남도 내 초·중·고교의 무상급식이 다음달부터 중단된다. 지자체의 재정 부담 논란을 일으켰던 무상급식이 일제히 중단되는 곳은 경남도가 처음이다. 경남도와 18개 시·군은 9일 서민 자녀들에게 동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력 차이가 생기는 것을 없애기 위해 올해 642억 5000만원을 지원하는 교육지원사업을 한다고 밝혔다. 이 예산은 당초 학교 무상급식에 지원하려던 예산이었다. 경남도는 그동안 교육청에 지원한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을 선언하고 올해 예산 257억원을 편성하지 않았다. 18개 시·군도 도 방침에 동참해 급식비 지원 예산 385억 5000만원을 편성하지 않았다. 서민 자녀 교육지원사업은 바우처사업(418억원)과 맞춤형 교육사업(159억원), 교육여건 개선사업(66억원) 등 세 가지다. 바우처사업은 서민 자녀 가정에 연간 50만원의 ‘여민동락 교육복지 카드’를 지급해 EBS 교재비와 수강료, 온라인·보충학습 수강권, 학습교재 구입 등을 지원한다. 맞춤형 교육사업은 서민 자녀 학습캠프 운영, 진로 프로그램 운영, 대학생 멘토링, 자기주도 학습캠프 운영, 특기 적성교육, 유명 강사 초청 특강 등의 사업을 선택해 시행한다. 교육여건 개선은 기숙형 학사, 어학실, 멀티미디어실 등 교육 환경 개선을 지원한다. 교육지원사업의 수혜 대상은 소득 인정액 기준 최저생계비 250% 이하이면서 초·중·고교생 자녀를 둔 가정이다. 4인 가구 기준으로 계산하면 실제 월 소득 250만원 정도다. 이달 16일부터 4월 3일까지 소득·금융·자동차 등 재산 관련 증빙 서류를 갖고 주소지 읍·면·동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기초생활수급자와 한부모가족보호대상자, 차상위계층 등은 증빙 서류 없이 신청만 하면 된다. 경남도는 초·중·고교생 41만 6000명 가운데 24%인 10만명 안팎이 교육지원사업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서민 자녀 교육지원사업은 서민 자녀에게 꿈을 키워 주고 신분 상승을 위한 희망의 사다리 역할을 하는 지자체 교육 지원의 본보기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자체 예산 482억원으로 무상급식을 할 수밖에 없어 저소득층 자녀와 특수교육대상자 등 6만 6451명은 올해 말까지 급식을 지원하지만 나머지 21만 8638명은 다음달부터 급식비를 부담해야 한다”며 “학교급식 지원조례에 따라 무상급식을 계속 지원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홍준표 무상급식 중단 “급식비로 서민자녀 지원” 대체 왜?

    홍준표 무상급식 중단 “급식비로 서민자녀 지원” 대체 왜?

    홍준표 무상급식 중단 홍준표 무상급식 중단 “급식비로 서민자녀 지원” 대체 왜? 보편적 복지를 비판하며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선언했던 홍준표 경남지사가 무상급식 지원 예산으로 벌이려던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경남도는 9일 이 사업 계획을 발표하며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은 서민계층 자녀의 교육 격차를 없애고 동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교육청과 협의 없이 도와 일선 시·군 등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정규 교육의 방과후 활동 및 교육지원 업무는 시도지사와 시장·군수가 추진하는 자치 사무이기 때문에 교육청과 협의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도는 강조했다. 이 사업에는 모두 643억원(도비 257억원, 시·군비 386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 예산은 애초 경남도와 18개 시·군이 교육청에 지원하려던 무상급식 식품비를 전액 삭감하고 ‘예비비’로 확보했던 것이다. 경남도는 지자체가 지원한 무상급식 예산에 대한 감사를 교육청이 거부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무상급식 관련 올해 예산 257억원을 삭감했고, 일선 시·군도 도의 이런 방침에 동참해 급식비 386억원을 깎았다. 경남도와 시·군이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중단하고 이 돈으로 서민자녀 교육 지원에 나섬에 따라 내달부터 무상급식 유상 전환이 불가피해 학부모들이 큰 불편과 혼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경남도가 이날 발표한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은 바우처사업(418억원), 맞춤형 교육(159억원), 교육여건 개선(66억원) 등 세 종류로 나뉜다. 바우처사업은 EBS 교재비와 수강료, 온라인·보충학습 수강권, 학습교재 지원 등이다. 경남도는 서민 자녀 학부모에게 연간 50만원의 ‘여민동락 교육복지 카드’를 지급하고 지원 금액 내에서 자녀에게 이런 교육을 받도록 한다. 바우처사업 전산시스템은 바우처시스템 사업자가 자체 비용으로 구축하기 때문에 추가 소요 예산은 필요없으며,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하려고 4개월동안 시·군 의견 수렴과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쳤다고 도는 밝혔다. 맞춤형 교육은 학습캠프 운영, 진로 프로그램 운영, 유명 강사 초청 특강, 대학생 멘토링, 자기주도 학습캠프 개최, 특기 적성교육 등이다. 교육여건 개선은 기숙형 학사, 어학실, 멀티미디어실 등 교육환경 개선이다. 바우처· 맞춤형 교육·교육여건 개선 등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은 보건복지부·교육부의 사회보장제도 협의를 통해 기존 교육청, 중앙부처·지자체 복지사업과 중복성을 검토한 결과 중복 지원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도는 반박했다. 수혜 인원은 도내 전체 학생 41만 6000명의 24%인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경남도는 추산했다. 지원 대상은 소득인정액 기준 최저생계비 250% 이하면서 초·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이다. 4인 가구 기준으로 하면 실제 월 소득이 250만원 정도다. 신청 기간은 3월 16일부터 4월 3일까지다. 대상자는 소득·금융·자동차 등 재산 관련 증빙 서류를 갖고 주소지 읍·면·동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다만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 등은 증빙 서류가 없어도 신청할 수 있다. 경남도는 신청서를 심사해 다음 달 10일 수혜자를 선발해 지원할 예정이다. 하병필 경남도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서민 자녀 교육지원 제도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 시행하는 것”이라면서 “저소득층을 포함한 서민 자녀에게 꿈을 심어주고 신분 상승을 위한 희망의 사다리 역할을 해 전국의 롤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남도의 이 같은 사업 추진에 대해 경남교육청은 “교육청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이 사업은 교육청 사업과 겹쳐 혈세를 낭비할 뿐 아니라 일선 학교와 학부모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특히 서민 자녀 교육지원 사업의 64%가량에 해당하는 바우처사업은 교육청이 학력 향상을 위해 이미 시행하는 교육복지카드와 비슷하며, 학부모들이 직접 신청해야하는 번거로움, 가맹점 계약이 제대로 없을 경우 이용이 불가한 점, 중복 수혜 여부 확인의 어려움 등 문제점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음 달 무상급식 중단에 따른 학부모의 민원 폭증이 예상되는 만큼 서민 자녀 교육지원 사업 시행 시점도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교육청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은 논평을 내 “이 사업은 교육 사업이고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인데도 경남도는 교육청, 도의회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도는 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타당성이 있는지 관련 기관과 면밀히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사업 관련 조례는 도의회 임시회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19일 의결될 예정인데, 조례가 통과되기 전에 미리 대상자를 모집하겠다는 건 도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무시한 밀어붙이기식 도정 행보라고 비난했다. 경남도당은 “무상급식 예산을 이 사업에 고스란히 옮긴 조삼모사식 도정일 뿐”이라면서 “경남도는 얕은 꾀로 도민을 우롱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홍준표 무상급식 중단 “급식비로 서민자녀 지원” 대상자 10만명 예상

    홍준표 무상급식 중단 “급식비로 서민자녀 지원” 대상자 10만명 예상

    홍준표 무상급식 중단 홍준표 무상급식 중단 “급식비로 서민자녀 지원” 대상자 10만명 예상 보편적 복지를 비판하며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선언했던 홍준표 경남지사가 무상급식 지원 예산으로 벌이려던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경남도는 9일 이 사업 계획을 발표하며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은 서민계층 자녀의 교육 격차를 없애고 동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교육청과 협의 없이 도와 일선 시·군 등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정규 교육의 방과후 활동 및 교육지원 업무는 시도지사와 시장·군수가 추진하는 자치 사무이기 때문에 교육청과 협의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도는 강조했다. 이 사업에는 모두 643억원(도비 257억원, 시·군비 386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 예산은 애초 경남도와 18개 시·군이 교육청에 지원하려던 무상급식 식품비를 전액 삭감하고 ‘예비비’로 확보했던 것이다. 경남도는 지자체가 지원한 무상급식 예산에 대한 감사를 교육청이 거부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무상급식 관련 올해 예산 257억원을 삭감했고, 일선 시·군도 도의 이런 방침에 동참해 급식비 386억원을 깎았다. 경남도와 시·군이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중단하고 이 돈으로 서민자녀 교육 지원에 나섬에 따라 내달부터 무상급식 유상 전환이 불가피해 학부모들이 큰 불편과 혼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경남도가 이날 발표한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은 바우처사업(418억원), 맞춤형 교육(159억원), 교육여건 개선(66억원) 등 세 종류로 나뉜다. 바우처사업은 EBS 교재비와 수강료, 온라인·보충학습 수강권, 학습교재 지원 등이다. 경남도는 서민 자녀 학부모에게 연간 50만원의 ‘여민동락 교육복지 카드’를 지급하고 지원 금액 내에서 자녀에게 이런 교육을 받도록 한다. 바우처사업 전산시스템은 바우처시스템 사업자가 자체 비용으로 구축하기 때문에 추가 소요 예산은 필요없으며,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하려고 4개월동안 시·군 의견 수렴과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쳤다고 도는 밝혔다. 맞춤형 교육은 학습캠프 운영, 진로 프로그램 운영, 유명 강사 초청 특강, 대학생 멘토링, 자기주도 학습캠프 개최, 특기 적성교육 등이다. 교육여건 개선은 기숙형 학사, 어학실, 멀티미디어실 등 교육환경 개선이다. 바우처· 맞춤형 교육·교육여건 개선 등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은 보건복지부·교육부의 사회보장제도 협의를 통해 기존 교육청, 중앙부처·지자체 복지사업과 중복성을 검토한 결과 중복 지원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도는 반박했다. 수혜 인원은 도내 전체 학생 41만 6000명의 24%인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경남도는 추산했다. 지원 대상은 소득인정액 기준 최저생계비 250% 이하면서 초·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이다. 4인 가구 기준으로 하면 실제 월 소득이 250만원 정도다. 신청 기간은 3월 16일부터 4월 3일까지다. 대상자는 소득·금융·자동차 등 재산 관련 증빙 서류를 갖고 주소지 읍·면·동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다만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 등은 증빙 서류가 없어도 신청할 수 있다. 경남도는 신청서를 심사해 다음 달 10일 수혜자를 선발해 지원할 예정이다. 하병필 경남도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서민 자녀 교육지원 제도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 시행하는 것”이라면서 “저소득층을 포함한 서민 자녀에게 꿈을 심어주고 신분 상승을 위한 희망의 사다리 역할을 해 전국의 롤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남도의 이 같은 사업 추진에 대해 경남교육청은 “교육청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이 사업은 교육청 사업과 겹쳐 혈세를 낭비할 뿐 아니라 일선 학교와 학부모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특히 서민 자녀 교육지원 사업의 64%가량에 해당하는 바우처사업은 교육청이 학력 향상을 위해 이미 시행하는 교육복지카드와 비슷하며, 학부모들이 직접 신청해야하는 번거로움, 가맹점 계약이 제대로 없을 경우 이용이 불가한 점, 중복 수혜 여부 확인의 어려움 등 문제점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음 달 무상급식 중단에 따른 학부모의 민원 폭증이 예상되는 만큼 서민 자녀 교육지원 사업 시행 시점도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교육청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은 논평을 내 “이 사업은 교육 사업이고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인데도 경남도는 교육청, 도의회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도는 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타당성이 있는지 관련 기관과 면밀히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사업 관련 조례는 도의회 임시회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19일 의결될 예정인데, 조례가 통과되기 전에 미리 대상자를 모집하겠다는 건 도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무시한 밀어붙이기식 도정 행보라고 비난했다. 경남도당은 “무상급식 예산을 이 사업에 고스란히 옮긴 조삼모사식 도정일 뿐”이라면서 “경남도는 얕은 꾀로 도민을 우롱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르헨 새 지폐에 ‘포클랜드’ 도안…영국은 ‘비아냥’

    아르헨 새 지폐에 ‘포클랜드’ 도안…영국은 ‘비아냥’

    남미 아르헨티나가 최근 발행한 새 지폐에 포클랜드 군도(群島)의 그림을 집어넣어 또다시 영국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최근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50페소(약 6500원)지폐를 발행했다. 논란은 바로 이 신권의 디자인이었다. 앞면에는 포클랜드 군도의 그림을, 뒷면에는 지난 1833년 이 제도를 탈환한 전쟁 영웅 안토니오 리베로가 아르헨티나 깃발을 휘두르는 모습을 담고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아르헨티나 정부가 포클랜드 제도의 영유권을 공식적으로 주장하고 나선 것으로 현재 섬을 점유하고 영국에 '화폐 폭격'을 한 셈이다. 섬을 놓고 벌인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악연은 지난 183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국은 고래잡이 기지로 삼기위해 이 군도의 영유권을 주장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1816년 스페인으로 부터 독립하면서 현지 이름인 말비나스(Islas Malvinas)의 영유권도 계승했다고 맞섰다. 급기야 두 나라는 지난 1982년 75일 간의 전쟁까지 벌여 결국 군도는 영국 땅이 됐으나 양국 간의 앙금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특히 월드컵 무대에서 양국 간의 '축구 대리 전쟁'은 유명하다.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신의 손’으로 영국을 꺾은 디에고 마라도나는 “포클랜드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우리 아이들이 작은 새처럼 죽어갔는지 알고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 아르헨티나의 새로운 지폐에 대해 영국정부는 한마디로 무시 전략인 것 같다. 휴고 스와이어 영국 외무부 부장관은 "아르헨티나 정부의 이같은 대담한 행동을 딱히 제지할 방법은 없다" 면서도 "경제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가치가 없는 화폐" 라며 비아냥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르헨 새 지폐에 포클랜드섬 도안…영국은 비아냥

    아르헨 새 지폐에 포클랜드섬 도안…영국은 비아냥

    남미 아르헨티나가 최근 발행한 새 지폐에 포클랜드 군도(群島)의 그림을 집어넣어 또다시 영국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최근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50페소(약 6500원)지폐를 발행했다. 논란은 바로 이 신권의 디자인이었다. 앞면에는 포클랜드 군도의 그림을, 뒷면에는 지난 1833년 이 제도를 탈환한 전쟁 영웅 안토니오 리베로가 아르헨티나 깃발을 휘두르는 모습을 담고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아르헨티나 정부가 포클랜드 제도의 영유권을 공식적으로 주장하고 나선 것으로 현재 섬을 점유하고 영국에 '화폐 폭격'을 한 셈이다. 섬을 놓고 벌인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악연은 지난 183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국은 고래잡이 기지로 삼기위해 이 군도의 영유권을 주장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1816년 스페인으로 부터 독립하면서 현지 이름인 말비나스(Islas Malvinas)의 영유권도 계승했다고 맞섰다. 급기야 두 나라는 지난 1982년 75일 간의 전쟁까지 벌여 결국 군도는 영국 땅이 됐으나 양국 간의 앙금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특히 월드컵 무대에서 양국 간의 '축구 대리 전쟁'은 유명하다.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신의 손’으로 영국을 꺾은 디에고 마라도나는 “포클랜드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우리 아이들이 작은 새처럼 죽어갔는지 알고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 아르헨티나의 새로운 지폐에 대해 영국정부는 한마디로 무시 전략인 것 같다. 휴고 스와이어 영국 외무부 부장관은 "아르헨티나 정부의 이같은 대담한 행동을 딱히 제지할 방법은 없다" 면서도 "경제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가치가 없는 화폐" 라며 비아냥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번에도 조기 완판 예감…더블역세권 ‘양산신도시 4차 동원로얄듀크’

    이번에도 조기 완판 예감…더블역세권 ‘양산신도시 4차 동원로얄듀크’

    경남 양산신도시 물금택지지구 3단계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이 일대의 아파트 분양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부산 센텀시티와 울산 문수산에서 분양 대박을 터뜨리며 승승장구한 ㈜동원개발이 중심상업지구 C블럭에서 ‘양산신도시 4차 동원로얄듀크’의 분양을 시작한다고 밝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산신도시 4차 동원로얄듀크’는 지난해 양산신도시 내 최고 기록인 11.3:1의 청약경쟁률로 1순위 접수를 마감했던 ‘양산신도시 3차 동원로얄듀크비스타’의 후속작이다. 아파트는 최고 지상 30층, 6개동, 전용 84㎡ 타입의 단일면적, 총 521가구로 조성된다. 이 단지는 양산신도시의 중심상업지구 자리에 위치하고 있어 핵심적인 입지적 우위를 선점했다. 단지 인근이 더블역세권에 해당된다. 도시철도 2호선 증산역(개통예정)과 부산대 양산캠퍼스 역이 도보 5분 거리에 있고, 물금 IC와 남양산 IC가 가까워 부산, 창원, 김해 등 시내,외 어디로든 빠르게 이동 가능하다. 도심 생활 편의시설도 매우 가깝다. 단지 앞에 대형마트가 들어설 예정이며, 상가도 다양해 쇼핑, 문화, 금융 등 도심 생활을 편리하게 누릴 수 있다. 교육환경도 잘 갖춰져 있다. 초, 고교(예정)는 물론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예정)를 도보로 통학할 수 있는 명문학군도 장점이다. 생활환경 역시 쾌적하다. 양산천의 수변공원이 가까우며, 바로 앞에는 근린공원이 조성될 계획이다. 도심의 편리함과 공원의 쾌적함을 모두 누리는 생활환경이 돋보인다. 단지 내부설계도 신경을 썼다. 자연친화적인 공원형 단지와 공간활용성이 높은 알파룸, 채광과 통풍효과를 높인 4bay(일부 타입) 등 단지 설계도 심혈을 기울였다. 지상 30층 높이에서 양산천과 신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는 탁 트인 조망권도 갖췄다. ㈜동원개발의 분양신화를 이어갈 양산신도시 4차 동원로얄듀크는 이번 달 중 공개될 예정이다. 양산신도시의 미래가치와 동원로얄듀크의 브랜드 가치가 만나 다시 한 번 성공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남양산역 인근에 견본주택 오픈을 앞두고 있다. 분양문의: 055-363-0085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여행자 선정 세계 최고 해변은?…해운대 亞20위

    여행자 선정 세계 최고 해변은?…해운대 亞20위

    브라질의 ‘바이아 도 산초’가 또다시 올해 세계 최고의 해변으로 선정됐다. 세계적인 여행정보 사이트 트립 어드바이저가 최근 발표한 ‘트래블러즈 초이스 비치 어워드 2015’에서 세계 해변 부문 1위는 브라질 페르난도 데 노로나 군도에 있는 바이아 도 산초 해변이 차지했다. 이 해변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고라는 타이틀을 지켰다. 1년 중 어느 때 방문하더라도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바이아 도 산초는 경사진 곳을 따라 내려가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있지만 그만큼 자연 환경이 잘 보존돼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한 여행자는 “자그마한 산책길을 걷다 보면 상상치도 못한 것을 보게 될 거다”며 “마치 신기루와 같은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 해변에서는 다이빙이나 스노클링 같은 레포츠를 즐기기에도 최적이며 주변 도로를 따라 드라이빙하면서 감상하는 절경도 인상적이라고 여행자들은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아시아 부문에서는 필리핀 보라카이에 있는 ‘화이트 비치’ 1위를 차지했다. 화이트 비치는 세계 부문에서는 7위이다. 이 해변을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12월부터 5월까지이다. 한 평가자는 “잔잔하고 따뜻한 물결과 부드럽게 경사진 모래사장. 매우 편안하다”며 “아마도 아시아권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한민국 해변도 순위권에 들었다. 아시아 부문에서 부산의 해운대가 20위를 차지했다. 해운대에 가기 좋은 최적의 시기는 6~8월로, “바다에서 노는 건 해운대가 최고”라고 한 여행자는 평가했다. 참고로 인접국 일본의 요나하 마에하마 비치는 15위, 중국의 야룽 베이는 23위에 올랐다. 트립 어드바이저는 전 세계 해변 322곳 중에서 20개국에 있는 세계 최고의 해변 25곳을 선정했다. 한국판에서는 아시아 최고의 해변 25곳도 공개하고 있다. 2015 세계 최고의 해변 25곳 1. 바이아 도 산초(페르난도 데 노로나, 브라질) 2. 그레이스 베이(프로비덴시알레스, 터크스케이커스) 3. 래빗 비치(람페두사, 시칠리아) 4. 플라야 파라이소 비치(까요라르고, 쿠바) 5. 플라야 데 세스 이레테스(포르멘테라, 발리아릭 제도) 6. 앙스 라지오(프랄린 아일랜드, 세이셸) 7. 화이트 비치(보라카이, 아카란 필리핀 지방정부) 8. 플라멩코 비치(쿨레브라, 푸에르토리코) 9. 화이트헤이븐 비치(휘트선데이코스트, 휘트선데이 아일랜드) 10. 엘라포니시 비치(엘라포니시, 그리스) 11. 캄프스 베이 비치(캄프스 베이, 남아프리카공화국) 12. 라다나가르 비치(해브락 섬, 안다만 니코바르 제도) 13. 울리컴 비치(울리컴, 영국) 14. 시에스타 비치(시에스타 키, 플로리다, 미국) 15. 웨스트베이 비치(웨스트베이, 온두라스) 16. 까요 데 아구아(로스 로케스, 베네수엘라) 17. 플라야 마누엘 안토니오(마누엘 안토니오, 코스타리카) 18. 나이한 비치(라와이, 푸켓, 타이) 19. 샤름 엘 룰리(마르사알람, 이집트) 20. 이즈투주 비치(달리안, 터키) 21. 플라야 파라이소(툴룸, 멕시코) 22. 디아니 비치(디아니, 케냐) 23. 이글 비치(팜/이글 비치, 아루바) 24. 나팔리 비치(나팔리, 미얀마) 25. 마웅가누이 비치(마운트 마웅가누이, 뉴질랜드) 2015 아시아 최고의 해변 25곳 1. 화이트 비치(보라카이, 아카란), 2. 라다나가르 비치(해브락 섬, 안다만 니코바르 제도) 3. 나이한 비치(라와이, 푸켓, 타이) 4. 나팔리 비치(나팔리, 미얀마) 5. 야팍 비치(보라카이, 아카란) 6. 아곤다 비치(아곤다, 인도) 7. 라일레이 비치(아오낭, 타이) 8. 카타노이 비치(까론, 푸켓, 타이) 9. 프라낭 비치(아오낭, 타이), 10. 오트레스 비치(시하누크빌, 캄보디아) 11. 팔로렘 비치(카나코나, 인도) 12. 바르칼라 비치(바르칼라, 인도) 13. 누사두아 비치(누사두아, 인도네시아) 14. 만드렘 비치(만드렘, 고아, 인도) 15. 요나하 마에하마 비치(미야코지마, 일본) 16. 시크릿 라군 비치(엘니도, 필리핀) 17. 케이브로심 비치(케이브로심, 인도) 18. 꾸아다이 비치(호이안, 베트남) 19. 선라이즈 비치(코리뻬, 사뚠, 타이) 20. 해운대(부산, 대한민국) 21. 통 나이 판 노이(코팡안, 수랏 타니, 타이) 22. 다누쉬코디(라메스와람, 인도) 23. 야룽 베이(산야, 하이난성, 중국) 24. 니시하마 비치(하테루마, 다케토미, 야에야마, 일본) 25. 베나울림 비치(베나울림, 인도) 사진=트립 어드바이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손성진 칼럼] 진실·역사·자서전

    [손성진 칼럼] 진실·역사·자서전

    ‘불편한 진실’이라는 말은 참 절묘하다. 개그 코너의 간판이기도 했던 이 말은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가 쓴 같은 이름의 책 제목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에서 유래했다. 부끄러운 진실을 들춰내는 데 심기가 편한 사람이 있을 리 없다. 일본이라는 국가조차도 뚜렷한 증거가 있는 위안부의 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을 보면 부끄러운 진실은 불편한 존재가 맞긴 맞는 모양이다. 진실 공방은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선 피의자와 판·검사 사이에 술래잡기 놀이처럼 벌어진다. 범죄의 진실이 밝혀지면 불편한 정도가 아닌 피의자는 우김, 발뺌, 묵비권으로 대항한다. 숨은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려는 ‘술래’ 판·검사의 공격은 더 날카로워진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게 돼 있다. 과거에 뇌물을 받은 한 정치인이 “내가 뇌물을 받았다면 소가 웃을 일”이라고 큰소리쳤다가 결국 명백한 증거로 덜미를 잡힌 모습을 본 적이 있다(물론 소는 웃지 않았다). ‘진실’ 이야기를 끄집어낸 이유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과 이완구 국무총리의 위증 때문이다. 자서전과 마찬가지로 회고록은 진실이 생명이다. 자서전은 있었던 일을 그대로 쓰는 것이고 회고록은 감회와 주장을 담는다는 점에서 다르다고도 하지만 진실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무엇보다 솔직해야 한다. 버트런드 러셀이 남긴 두 권의 자서전이 감명을 주는 이유는 솔직한 고백 때문이다. 러셀은 “거짓과 더불어 제정신으로 사느니 진실과 더불어 미치는 쪽을 택하고 싶다”고 했다. 러셀의 자서전에는 사춘기 때 성(性)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하녀를 요샛말로 하면 성추행했다는 고백이 들어 있을 정도다. 문제투성이 자원외교와 4대강 사업에 대한 해명으로 일관한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회고록으로서 가치가 작다. 예를 들어 “4대강 사업은 토목공사를 일으켜 단시간에 경제를 일으켜 보려 한 목적이었지만 환경 문제 등에서 결과적으로 볼 때 나의 불찰이었다”라든가 “자원외교는 너무 과하게 밀어붙인 측면이 있다. 나도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급히 서두르는 바람에 속았다”라고 솔직히 고백했다면 공감을 얻었을 것이다. 밝히지 않은 진실은 더 있으리라 본다. 어떤 진실에 이 전 대통령은 불편을 느꼈을까. 정치에 발을 들인 지 올해 만 20년이 되는 이 총리는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여느 정치인처럼 충분히 ‘정치인스러웠다’. 하지만 종전에 그가 정치인 경력만큼 진실을 좇는 경찰이었다는 점에 실망은 커진다. 그도 피의자 앞에서 진실을 털어놓으라고 다그친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같은 죄를 지었더라도 자백하고 뉘우치는 사람에게 관대하다. 반면에 진실을 부인하고 변명하는 자에겐 죗값 이상으로 가혹한 벌을 내리려 한다. 이 총리는 비록 청문회를 통과했지만 ‘거짓말 총리’라는 딱지를 떼기 어려워졌다. 진실은 역사가의 손을 빌려 세상 밖으로 나오곤 한다. 역사가를 세월을 캐는 판·검사라고 할까. 헤로도토스는 역사를 진실을 밝혀내는 일로 보았다. 언젠가 밝혀질 진실, 역사를 두려워할 줄 알아야 왕 스스로 악정(惡政)을 경계하게 된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역사뿐이다.”(人君所畏者, 史而已)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말한 사람은 조선의 연산군이다. 정사는 내팽개치고 밤낮 주색(酒色)에 빠져 살았던 폭군도 후대의 평가를 겁냈다. 거의 모든 것이 공개되는 오늘날에는 당대에도 진실을 감추기는 어렵다. 사관(史官)의 손을 빌릴 필요도 없이 사실이 확인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 순간에도 어떤 진실이 은폐되고 있을지 알 길은 없다. 아집으로 점철된 밀실 정치, 전시 행정의 폐해가 또다시 반복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진실해야 하고 역사 앞에 겸손해야 한다. 결국에는 국민의 심판,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3년째 임기를 시작했다. 전임자가 준 교훈은 잘 포장된 치적에 매달리지 말라는 것이다. 또 마음처럼 말처럼 진정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임을 행동으로 보여 줘야 한다. 그랬을 때 설혹 잘못된 정치를 한두 가지 했더라도 거리낌 없이 회고록에 쓸 수 있을 것이다. 수석논설위원
  • IS 근거지 한국인 입국 근절…정부, 새달 터키 등 현장파견

    정부가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근거지인 시리아로 한국인이 불법입국하는 것을 막기 위해 빠르면 다음달 시리아 인접국인 터키 등에 대표단을 파견해 현장 점검에 나선다. 외교부 관계자는 25일 “최근 시리아, 예멘, 이라크 등 중동지역 내 치안 정세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며 “정부는 중동지역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 및 기업의 안전을 점거하기 위해 정부대표단 파견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외교부와 관계부처로 구성된 정부대표단은 3~4월 중 터키, 레바논, 이라크 등 시리아 인접국을 방문해 현지 안보·출입국 당국으로부터 국경 통제 상황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협조 강화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들 국가는 외국인이 시리아 북부에 위치한 IS의 근거지로 향하는 주요 통로가 되고 있다. 지난달 실종돼 현재 IS 훈련 부대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 김모(19)군도 터키를 거쳐 시리아로 들어갔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IS, 리비아·나이지리아 勢 확장… 美는 IS 근거지 모술 탈환 사활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가 리비아와 나이지리아까지 세력을 확장하며 급격히 몸집을 불리고 있다고 AP통신이 지난 20일 보도했다. 권력 공백을 맞은 리비아 동부 지역에선 이날 잇따라 연쇄 폭탄 공격이 일어나 최소 45명이 숨지고, 70명 넘게 부상했다. 리비아 군 당국에 따르면 동부 쿠바 지역의 한 경찰서 청사와 주유소 부근, 국회의장 자택 등에서 잇따라 폭탄이 터졌다. 쿠바는 IS 리비아 지부 거점으로 알려진 동부 항구도시 데르나에서 약 30㎞ 떨어진 곳이다. IS는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며 이집트와 리비아 공군의 합동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리비아는 지난해 6월 총선 이후 이슬람 세력이 수도 트리폴리를 장악하며 2곳의 통치권역으로 나뉘어 있고, IS는 이 틈을 타 데르나와 시르테 등 2곳 이상의 도시를 장악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무장단체인 보코하람이 IS와 협력관계에 있다는 정황 증거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보코하람이 조만간 IS와 동맹을 맺어 IS의 나이지리아 공식 지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미군은 이라크 제2의 도시이자 IS의 근거지인 모술 탈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 사령부의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는 4~5월부터 최대 2만 5000명 안팎의 지상군을 투입, 본격적인 모술 탈환에 나설 것이라고 공개했다. 주력군은 이라크군 5개 여단과 쿠르드 자치정부군 페슈메르가 3개 여단이다. 미군은 주로 이라크군 훈련과 정보수집, 감시, 정찰, 운송 등 지원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모술에 대한 지상군 파병을 승인하면 소수 정예의 작전 부대가 투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NYT는 이번 작전이 오바마의 IS 전략에 관한 시험 무대가 될 것이라 평가했다.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은 21일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인 아프가니스탄에서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라크가 주도하고 미국이 지원하는 이번 작전의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에선 이슬람 금식 기간인 라마단(6월 17일) 이전에 탈환 작전이 마무리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군의 이례적인 작전 공개는 IS 저항세력의 결집을 유도하고 민간인 대피를 촉구하는 일종의 심리전”이라고 평가했다. CNN은 미군이 현재 모술 내 IS 병력을 2000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작전이 현실적이지도 않고 이라크군도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쿠르드족 페슈메르가군 사령관 설완 바르자니의 말을 전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여행객들이 뽑은 세계 최고의 해변은?

    여행객들이 뽑은 세계 최고의 해변은?

    브라질의 ‘바이아 도 산초’가 또다시 올해 세계 최고의 해변으로 선정됐다. 세계적인 여행정보 사이트 트립 어드바이저가 최근 발표한 ‘트래블러즈 초이스 비치 어워드 2015’에서 세계 해변 부문 1위는 브라질 페르난도 데 노로나 군도에 있는 바이아 도 산초 해변이 차지했다. 이 해변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고라는 타이틀을 지켰다. 1년 중 어느 때 방문하더라도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바이아 도 산초는 경사진 곳을 따라 내려가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있지만 그만큼 자연 환경이 잘 보존돼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한 여행자는 “자그마한 산책길을 걷다 보면 상상치도 못한 것을 보게 될 거다”며 “마치 신기루와 같은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 해변에서는 다이빙이나 스노클링 같은 레포츠를 즐기기에도 최적이며 주변 도로를 따라 드라이빙하면서 감상하는 절경도 인상적이라고 여행자들은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아시아 부문에서는 필리핀 보라카이에 있는 ‘화이트 비치’ 1위를 차지했다. 화이트 비치는 세계 부문에서는 7위이다. 이 해변을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12월부터 5월까지이다. 한 평가자는 “잔잔하고 따뜻한 물결과 부드럽게 경사진 모래사장. 매우 편안하다”며 “아마도 아시아권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한민국 해변도 순위권에 들었다. 아시아 부문에서 부산의 해운대가 20위를 차지했다. 해운대에 가기 좋은 최적의 시기는 6~8월로, “바다에서 노는 건 해운대가 최고”라고 한 여행자는 평가했다. 참고로 인접국 일본의 요나하 마에하마 비치는 15위, 중국의 야룽 베이는 23위에 올랐다. 트립 어드바이저는 전 세계 해변 322곳 중에서 20개국에 있는 세계 최고의 해변 25곳을 선정했다. 한국판에서는 아시아 최고의 해변 25곳도 공개하고 있다. 2015 세계 최고의 해변 25곳 1. 바이아 도 산초(페르난도 데 노로나, 브라질) 2. 그레이스 베이(프로비덴시알레스, 터크스케이커스) 3. 래빗 비치(람페두사, 시칠리아) 4. 플라야 파라이소 비치(까요라르고, 쿠바) 5. 플라야 데 세스 이레테스(포르멘테라, 발리아릭 제도) 6. 앙스 라지오(프랄린 아일랜드, 세이셸) 7. 화이트 비치(보라카이, 아카란 필리핀 지방정부) 8. 플라멩코 비치(쿨레브라, 푸에르토리코) 9. 화이트헤이븐 비치(휘트선데이코스트, 휘트선데이 아일랜드) 10. 엘라포니시 비치(엘라포니시, 그리스) 11. 캄프스 베이 비치(캄프스 베이, 남아프리카공화국) 12. 라다나가르 비치(해브락 섬, 안다만 니코바르 제도) 13. 울리컴 비치(울리컴, 영국) 14. 시에스타 비치(시에스타 키, 플로리다, 미국) 15. 웨스트베이 비치(웨스트베이, 온두라스) 16. 까요 데 아구아(로스 로케스, 베네수엘라) 17. 플라야 마누엘 안토니오(마누엘 안토니오, 코스타리카) 18. 나이한 비치(라와이, 푸켓, 타이) 19. 샤름 엘 룰리(마르사알람, 이집트) 20. 이즈투주 비치(달리안, 터키) 21. 플라야 파라이소(툴룸, 멕시코) 22. 디아니 비치(디아니, 케냐) 23. 이글 비치(팜/이글 비치, 아루바) 24. 나팔리 비치(나팔리, 미얀마) 25. 마웅가누이 비치(마운트 마웅가누이, 뉴질랜드) 2015 아시아 최고의 해변 25곳 1. 화이트 비치(보라카이, 아카란), 2. 라다나가르 비치(해브락 섬, 안다만 니코바르 제도) 3. 나이한 비치(라와이, 푸켓, 타이) 4. 나팔리 비치(나팔리, 미얀마) 5. 야팍 비치(보라카이, 아카란) 6. 아곤다 비치(아곤다, 인도) 7. 라일레이 비치(아오낭, 타이) 8. 카타노이 비치(까론, 푸켓, 타이) 9. 프라낭 비치(아오낭, 타이), 10. 오트레스 비치(시하누크빌, 캄보디아) 11. 팔로렘 비치(카나코나, 인도) 12. 바르칼라 비치(바르칼라, 인도) 13. 누사두아 비치(누사두아, 인도네시아) 14. 만드렘 비치(만드렘, 고아, 인도) 15. 요나하 마에하마 비치(미야코지마, 일본) 16. 시크릿 라군 비치(엘니도, 필리핀) 17. 케이브로심 비치(케이브로심, 인도) 18. 꾸아다이 비치(호이안, 베트남) 19. 선라이즈 비치(코리뻬, 사뚠, 타이) 20. 해운대(부산, 대한민국) 21. 통 나이 판 노이(코팡안, 수랏 타니, 타이) 22. 다누쉬코디(라메스와람, 인도) 23. 야룽 베이(산야, 하이난성, 중국) 24. 니시하마 비치(하테루마, 다케토미, 야에야마, 일본) 25. 베나울림 비치(베나울림, 인도) 사진=트립 어드바이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IS 콥트교도 참수, 이집트 즉각 거점 공습 “피해 상황은?”

    IS 콥트교도 참수, 이집트 즉각 거점 공습 “피해 상황은?”

    IS 콥트교도 참수, IS 거점 IS 콥트교도 참수, 이집트 즉각 거점 공습 “피해 상황은?” 이집트군이 16일(현지시간) 새벽 리비아 내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거점을 공습했다고 이집트 국영 나일TV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집트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공군 전투기들이 이집트와 리비아 국경지대에 있는 IS의 훈련 장소와 무기 저장고 등 최소 7곳을 집중적으로 타격하고 나서 무사히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번 공습으로 리비아에 있는 IS대원 최소 40명이 사망했다고 나일TV는 전했다. 이집트가 IS를 겨냥해 직접 공습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집트군은 또 이번 공격이 “피에 대한 복수이자 살인자들에게 보복을 가한 것”이라며 IS가 이집트 콥트교도를 집단 참수한 것에 따른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리비아 공군도 페이스북을 통해 IS 연계 세력이 지난해부터 장악한 동부 다르나시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리비아군은 이집트군과 함께 이날과 17일 추가 공습을 감행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집트 전투기의 이번 공습은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이 IS가 리비아 내 이집트인 콥트교도 21명을 참수했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공개하자 보복을 천명한 다음 이뤄졌다. 엘시시 대통령은 전날 국영TV로 중계된 연설에서 “이집트는 이들 살인마를 처벌할 권리가 있다”며 “적절한 수단과 시기에 그들의 범죄 행위에 복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또 IS에 참수된 자국민을 위해 7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자국민의 리비아 여행을 금지한다고 전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즉각 이집트군의 리비아 내 IS 거점 공습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 주도의 IS 공습에 동참 중인 UAE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콥트교도) 살인에 대한 이집트의 강력한 대응에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앞서 IS는 리비아 동부 지역에서 인질로 잡았던 이집트 콥트교도 21명을 참수했다고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주장했다. ’십자가의 국가에 보내는 피로 새긴 메시지’라는 제목의 이 동영상엔 주황색 죄수복을 입은 여러 남성이 손을 뒤로 묶인 채 한 명씩 복면 괴한들에 의해 해변으로 끌려와 무릎을 꿇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바닷물이 피로 물드는 장면과 함께 이들이 참수됐다는 내용이 나온다. IS는 영문 자막으로 이들을 ‘굴욕적인 콥트 교회의 신봉자들’이라고 지칭하며 이번 참수가 콥트교도에 탄압받는 이슬람교도 여성에 대한 복수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집트 리비아내 IS 거점 공습, 참수당한 이집트인 21명 복수 ‘IS 사망 인원은?’

    이집트 리비아내 IS 거점 공습, 참수당한 이집트인 21명 복수 ‘IS 사망 인원은?’

    ’이집트 리비아내 IS 거점 공습’ 이집트 리비아내 IS 거점 공습 소식이다. 현지시각 16일 새벽 리비아 내 수니파 무장단체 IS의 거점을 공습했다고 이집트 국영TV가 보도했다. 이집트군은 공군 전투기들이 이집트와 리비아 국경지대에 있는 IS의 훈련 장소와 무기저장고 등 적어도 7곳을 집중 타격하고 난 뒤 무사히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집트 국영 TV는 이 공습으로 리비아에 있는 IS대원이 적어도 40명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집트가 IS를 겨냥해 직접 공습한 사실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이집트군은 이번 공격이 피에 대한 복수이자 살인자들에 대한 보복이라고 말했다. 리비아 공군도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해부터 IS 연계 세력이 장악한 동부 다르나시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리비아군은 이집트군과 함께 내일도 추가 공습을 감행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집트 리비아내 IS 거점 공습 이집트 리비아내 IS 거점 공습 이집트 리비아내 IS 거점 공습, 이집트 리비아내 IS 거점 공습 사진 = 방송 캡처 (이집트 리비아내 IS 거점 공습) 뉴스팀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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