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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다비아공 민병대 결성키로/최고회의/연방군 추가 투입은 반대

    ◎중앙선 자체군대 해체 촉구 【모스크바 AFP 연합】 소련 몰다비아공화국 최고회의는 3일 공화국 자체의 군대를 결성,모스크바 중앙정부가 유혈민족 분규의 진압을 위해 실시할 예정인 추가 병력 배치에 반대키로 결의했다고 몰다비아의 과변 소식통들이 4일 밝혔다. 무장 민병대들을 합법화시켜 조직할 것으로 보이는 몰다비아공화국의 자체군대 보유 결정은 지난 7월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몰다비아를 포함,각 공화국에서 불법적으로 활동중인 민병대들의 해체를 강력히 촉구하면서 불응하면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사실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지난주 모스크바 중앙정부는 몰다비아공화국의 남부 가가우즈지역에서 의회선거를 둘러싸고 터키계 주민과 루마니아계 주민들간의 충돌에 대비,비상사태가 선포된 데 이어 2개 연대 병력을 파견했으며 3일 니콜라이 리슈코프 소련 총리는 소련군의 파견에도 불구하고 가가우즈 지역의 유혈사태가 30여 명의 사상자를 내며 확산되자 공화국당국이 질서를 회복시키지 못할 경우 강경책을 사용할것이라고 경고했다.
  • “평화적 해결 안되면 소도 페만 파병 가능”/고르바초프 보좌관

    【본 로이터 연합 특약】 소련은 페르시아만 사태의 평화적 해결노력이 실패로 끝날 경우 소규모 병력을 파견,이라크에 대한 군사작전에 참여해 「상징적인 역할」을 할지 모른다고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보좌관인 올레그 보고몰로프 국제경제정치연구소장이 3일 말했다. 보고몰로프 소장은 서독의 「빌트암론타크」지와 가진 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페만사태가 이라크에 대한 정치ㆍ경제 및 추가압력조치로 평화적 해결에 실패할 경우 추가공동제재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몰로프 소장은 소규모 군대파견이라도 그것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고교생시위로 애먹는 프랑스(특파원수첩)

    ◎교사 증원ㆍ시설개선 강력 요구… 연일 시위/“교육투자 미룬 채 페만 개입” 불정부 성토 교육환경개선을 요구하는 고교생들의 시위로 프랑스 국내가 떠들썩하다. 이달초 르망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시작,17일 파리북부 교외지역의 학교로 번진 고교생 시위는 지난주 들어 3차례의 파리시내 연합시위를 거치면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26일의 파리 시위에만도 3만여 명이 참가했으며 스트라스부르 릴 리용 마르세유 니스 등 전국 주요도시에서 30만명이 이날 시위에 참가했다. 이들의 요구는 학교주변의 치안확립과 시설보강,교사증원 등 교육환경개선이 주요 목표이며 아직은 평화적인 시위양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갈수록 확산되고 과격해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68년 학생시위나 86년 학생시위 때 같이 사회혼란까지 몰고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 시위는 지난 17일 파리 북쪽 교외의 센 성드니 지역의 몇몇 고등학교에서 수업조건악화,시설 및 교사의 부족,학교주변의 범죄 증가 등에 항의,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면서부터 본격화되기시작했다. 이들의 요구와 주장은 단순한 것들이다. 『교내의 깡패서클과 학교주변의 불량배 때문에 공포에 떨고 있다』 『한 학급에 학생수가 너무 많다』 『교사가 모자란다』 『식당이 좁아 너무 오래 줄을 서야 한다』 『의무ㆍ위생시설이 낡아빠졌다』는 등의 교육환경불량에 대한 불만 때문이며 아울러 시설개선ㆍ교사증원ㆍ치안감시제도확립 등을 주장하며 이를 위한 예산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2일 파리에서 최초의 연대 데모가 벌어진 직후 리오넬 조스팽 문교부장관은 학생 대표들을 만나 학생들을 설득하려 했으나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자 시위는 수요일인 24일로 이어졌다. 조스팽은 다시 이들을 만나 「고교생활위원회」를 만들어 각 학교의 고위책임자와 부모들이 참여,학내문제와 학교 안팎에서의 안전문제를 다루도록 하고 학교주변에 대한 치안감시활동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으나 학생들은 이를 거부,보다 구체적이며 실천적인 대안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렇게 하여 26일 다시 벌어진 파리시위에는 3만명이 운집했고 전국 각 도시에서도 같은 요구를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이날 학생들은 총리실인 마티뇽으로 행진,미셀 로카르 총리와 담판을 벌였는데 로카르 총리는 이 자리에서 1천 개의 감시초소를 전국 각 중ㆍ고교 주변에 세우고 3천명의 요원을 배치하여 학교주변의 범죄를 예방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마저 거부,최종협상마저 깨졌다. 27일부터 11월5일까지는 만성절(11월1일)을 전후한 가울학기 중간방학이기 때문에 시위가 잠잠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학생들은 오는 11월6일 다시 시위를 벌이기로 했으며 의회에서 문교부예산이 심의되는 11월12일에는 대규모 전국연합시위까지 계획해 놓고 있다. 이들은 당초 지난주 3차례의 시위를 「동원능력시험을 위한 예비행동」으로 규정,정부측과의 협상에는 별 의미를 두지않고 있음을 드러냈었으며 앞으로 계속 확대시켜 나갈 뜻을 분명히했다. 프랑스정부나 정치권에서 고교생 시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이들이 또다른 정치적 요구사항을 들고 나오거나 아니면 아직은 잠잠한 대학 쪽에 불을 댕겨 복잡한양상으로 몰고 가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학교시설들은 낡아빠졌는데 페르시아만에 군대와 무기를 보내는 정부의 처사가 못마땅하다』는 이들의 구호가 이러한 염려를 잘 뒷받침하고 있다.
  • 「범죄와의 전쟁」선진국은 어떻게 하고 있나(질서있는 사회로:9)

    ◎“민ㆍ관 한마음”… 자경활동에 「검은 주먹」움츠려/미국/한해 2만명 피살… 우범지역 통금도 검토/폭탄테러등 사형… 새 강력퇴치법안 제정 미 하원은 10월초 강력한 내용의 새로운 종합 범죄퇴치법안을 압도적으로 가결,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사형에 처할 수 있는 범죄 항목에 20개를 새로 추가하고 ▲사형수의 재심 청구를 대폭 제한하며 ▲피고인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는 방법으로 수집한 증거는 채택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위법수집증거 배제원칙」을 완화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법안은 또 수입이 불허되고 있는 자동무기에 대해 미국내 조립도 금지시키고 스테로이드의 불법 사용에 1년 징역을 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안이 사형 대상에 추가한 범죄는 항공기 및 열차 폭파테러,우편 폭탄을 이용한 살인,마약관련 살인 및 살인미수,대통령과 부통령에 대한 암살기도,간첩행위 등이다. 딕 돈버그 법무장관은 이 법안에 대해 『모든 미국인의 첫번째 민권인 가정 거리 사회에서의 안전을 보장하는데 있어 경찰과 검찰을 돕는 중요한 조치』라고 환영했다. 사형 집행절차의 획기적인 변화,특히 사형수들이 판결의 법적효력에 대해 헌법적인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인 인신보호 영장제도의 제한은 미 의회가 1973년 이래 추진해온 것으로 이번에 비로소 실현된 것이다. 지금까지 사형수들은 주 차원의 여러가지 상소와 연방법원을 상대로 한 청원을 이용하여 형집행을 10년 이상 지연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입법으로 사형수에 대한 형집행의 촉진이 가능해져 그만큼 사회정의실현에 효율을 기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1977년 미국에서 사형제도가 부활된 후 지금까지 1백29명의 사형이 집행됐으며 2천4백여명이 사형집행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의 많은 전문가들은 범죄에 대한 인식 전환과 형사처벌 제도의 변화가 없을 경우 미국은 1960년대처럼 광범한 도시 소요와 높은 범죄율에 다시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의회의 새로운 범죄퇴치법 제정은 이같은 위기 의식의 산물이다. 「살인 수도」라는 오명이 붙은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얼마전 주말 이틀밤 사이에 9건의 살인 사건이 연발,거리를 피로 물들였다. 경찰은 즉각 특별기동대를 발족시켜 순찰을 강화했고 한때 마약을 피우다가 현장에서 체포당해 미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메리온 베리 시장은 앞으로 수주안에 경찰이 이 사태를 막지 못하면 우범지역에 야간통행 금지를 시행하고 시방위군을 소집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워싱턴 시의회는 두번에 걸쳐 18세 이하에 대한 야간통금을 시도했다가 헌법위반이라는 법원의 판시로 시행에 옮기지 못했다. 베리 시장이 이번에 언급한 통금안은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는 광범위한 것으로서 그는 이 통금안이 시행될 수 있는 방안의 연구를 법률가들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올들어 워싱턴에서 살인사건으로 희생된 사람은 무려 3백80여명에 달한다. 이 숫자는 연말까지 작년의 4백38명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의 60%는 마약과 관련된 것이다. 살인사건 발생률은 워싱턴 뿐만 아니라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뉴올리언스 덴버 등 주요 대도시에서 모두 증가했다. 지난 8월 미 상원법사위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금년도의 피살자는 2만3천2백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간사건은 80년의 8만3천건이 88년에 9만2천5백건으로 늘어났으나 강도의 경우 80년의 56만5천건이 88년엔 54만3천건으로 줄어들었다. 미국의 장래를 위협하는 공적 1호로 간주되는 마약은 미 국민의 15%가 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2억정 이상으로 추정되는 민간인 소지 총기는 살인등 강력사건의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다. 거의 모든 주가 교도소의 포화상태로 인해 수감자를 조기 석방하거나 수용시설을 서둘러 확장해야 할 판이다. 뉴욕주의 경우 6년전 44개 교도소에 3만2천명이 수용돼 있던 것이 지금은 63개 교도소에 5만5천명이 수용돼 있다. 미 연방정부와 의회는 1960년대부터 범죄 예방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여 왔다. 범죄예방 및 수사 등의 치안활동은 원칙적으로 주정부 및 하부 지방자치단체의 소관사항이나 60년대 중반 의회가 각 주의 치안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LEAA(법률집행지원처)를 설립함으로써 연방정부로 하여금 범죄퇴치를 선도케 하는 새시대를 열었다. LEAA는 12년간 존속하면서 약 75억달러의 재정보조금을 각 주에 지급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의회는 80년대에 3개의 범죄단속법을 통과시켰다. 84년의 종합범죄단속법은 연방정부의 형사처벌 체제를 정비한 것이었고 86년과 88년의 2개 마약추방법은 마약범죄의 형량을 높이고 중앙과 지방정부의 마약단속업무에 대한 재정지원을 규정한 것이다. 작년까지 이 2개법을 통해 나간 지원비는 1백억달러가 넘는다. 부시 대통령은 작년 5월 폭력범죄와 싸우기 위한 ▲법규강화 ▲범인 체포 및 기소율 제고 ▲교도소 증설 등의 종합계획을 발표한후 작년 9월 특별연설을 통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부시는 또 금년 1월 「마약통제전략보고서」를 발표하고 마약추방업무를 위해 새 예산안에 전년도 보다 12% 증가된 1백6억달러를 계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사회의 범죄가 교육ㆍ교통ㆍ의료문제 등 도시 체제와 핵가족의 쇠퇴를 반영하는 것으로서 사회적 고질인 마약ㆍ총기ㆍ폭력,그리고 정책과 예산의 나태상이 뒤얽힌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모든 문제의 해결을 정부에만 의존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범죄문제는 더욱 그렇다』 최근 미국 사회에는 이같은 인식과 함께 『경찰이 범죄를 막을 수 없다면 우리 스스로가 맡아야 한다』면서 자경체제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직업 경찰관은 75년의 40만명에서 88년엔 60만명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중 민간분야의 자체 경비원 숫자는 40만명에서 1백40만명으로 늘어난 사실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프랑스/86년 「반테러」선포,외인비자 면제 폐지/“마약박멸 최우선”… 「특수부대」 곳곳 순찰 요즘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프랑스 고교생들의 시위 구호에는 하나같이 치안확립을 요구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무서워서 못살겠다』고 직설적인 표현을 쓴 것이 있는가 하면 프랑스혁명 이후 국시가 되어온 자유 평등 박애를 변형시켜 『자유 평등 안전』을 내걸기도 했으며 『내게 최우선은 안전』이라고 강조하는 문구도 보인다. 프랑스의 치안상태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단면이다. 학교주변 심지어는 교내에서까지 빚어지고있는 폭력강도 부녀자폭행 등 각종 범죄의 증가 현상이 이번 고교생들의 시위발단의 중요원인의 하나가 되고 있다. 그들의 구호가 표현하듯 치안불안 때문에 등하교길의 공포는 물론 수업분위기마저 흐려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학생들은 생활지도 전담교사의 증원,보호감시체제의 확충 등을 주요 요구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80년에는 총범죄발생 건수가 모두 2백62만7천5백8건으로 인구 1천명당 49건에 머물렀으나 87년에는 3백17만9백70건으로 1천명당 57건으로 늘어났다. 파리를 처음 여행하는 사람들은 잇따라 귀청을 때리는 경찰차의 사이렌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곤 한다. 아마도 파리는 사이렌소리를 가장 자주 들을 수 있는 도시중의 하나일 것이다. 거리 요소 요소에는 폭동진압 특수부대원(CRS)들이 행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일일이 감시한다. 주민이든 여행자이든 가릴 것 없이 수시로 실시되는 불심검문에 응해야 한다. 범죄의 증가 추세는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그것이 크게 사회문제화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데는 바로 이같이 철저한 예방경찰활동이 한몫을 하고 있다. 프랑스는 경찰국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치안행정체계가 확립되어 있다. 내무부 산하에 경찰총국이 있는 것은 우리나라와 같지만 경찰관서는 최하급기관까지 철저히 기능별로 분리 독립되어 있다. 수사경찰서와 형사경찰서가 따로 있으며 특수범죄의 진압과 수색 등을 담당하는 전경대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어 기능과 활동의 중복을 피하도록 되어 있다. 프랑스에서도 대 범죄 선전포고가 내려졌던 일이 있다. 86년 9월 자크 시라크 당시 총리의 대 테러전쟁 선포가 그것. 그전해 12월부터 시작된 폭탄테러는 정부의 강경조치가 나오기까지 9개월동안 파리에서만 11건이나 발생했고 모두 7명이 목숨을 잃고 2백5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의 하나였던 파리는 공포의 도가니로 변했고 관광객의 발길마저 주춤해지는 등 심각한 양상으로 빠져들었다. 프랑스 정부의 대 테러 전쟁선포에 따라 파리시내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극장 백화점 영화관 큰식당 등에는 사복경찰이 배치되어 출입하는 사람들의 가방을 일일이 조사했으며 거리에서도 불심검문이 강화됐다. 또 외국인에게 비자를 면제해주던 제도를 폐지,EC국가와 스위스를 제외한 모든나라 사람들은 입국비자를 받도록 했다. 국경과 공항 항만에 1천명의 군대를 배치,경계를 강화했다. 프랑스 전체를 뒤흔든 연속테러사건은 살인죄로 복역중인 동료의 석방을 노리는 아랍정치범동맹이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는데 시라크 총리는 이들의 테러확대 협박에도 불구하고 『프랑스가 전시상황에 처했으며 모든 프랑스 국민은 수상한 일을 즉각 경찰에 연락,반테러전쟁에 협력해 줄 것』을 호소하는 등 강경자세로 일관했다. 이때부터 수상한 사람을 신고하는 사람들의 제보가 경찰에 줄을 이었고 불심검문과 신분증 휴대조치에도 시민들이 솔선해서 적극 협조했다. 이때의 강경대책에는 치안법을 고쳐 신분검사 조항을 새로 마련하는 법적조치가 선행됐었으며 경찰관의 증원과 장비의 보강 등이 뒷받침됐음은 물론이다. 그리하여 더 이상의 테러는 일어나지 않았다. 프랑스 정부의 강경대응과 국민들의협조가 대 테러전쟁에서 승리를 가져다 준 것이다. 아직도 코르시카섬의 분리주의자들이나 브레타뉴지방의 「독립당」 또는 극렬 반정부단체인 악시옹 디렉트 등에 의한 폭탄 테러 요소가 잠재해 있기는 하지만 「전쟁」에서의 승리 이후 파리는 테러에 관한한 평온을 되찾았다. 최근 학생시위가 잇따르자 프랑스 정부는 즉각 1천개의 감시초소를 만들고 3천명의 요원을 중고교주변에 배치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범죄예방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이 문제가 표면화됐을 때 행동력이 수반된 적극적인 자세가 범죄의 증가추세 속에서도 프랑스 사회를 건강하게 지켜주는 보루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치안 우수”… 한밤에도 맘놓고 다닐 수 있어/「인ㆍ금ㆍ물」단속전략으로 조직폭력을 발본 일본은 세계에서도 치안질서가 가장 잘 확보되고 있는 나라중의 하나이다. 북미에서 캐나다의 토론토가 밤거리를 마음놓고 활보할 수 있는 도시라고 한다면 동양에서는 도쿄(동경)가 그런 곳으로 꼽힌다. 근본적인 이유는 사회 전체가윤택하며 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본 사회에 범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조직범죄,참혹한 범죄가 발생하는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이다. 더구나 일본인의 잔인성에 기인하는 범죄는 많다. 이러한 현상을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힘들다. 다만 인간사회에는 어디나 범죄가 있을 수 있으며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라고는 하지만 신주쿠(신숙)역 니시구치(서구) 지하통로에는 언제나 10여명이 넘는 거지들이 자리잡고 누워있는 것과도 같은 현상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일본 사회에서 범죄는 끊임없이 일어난다. 지난 25일 상오 8시20분쯤에는 나고야시(명고옥) 도쿄은행지점 지하주차장에서 현금수송차가 잠복해 있던 2인조 강도에게 탈취당했으나 펑크가 나서 차를 버리고 도주하는 바람에 현금등 2천8백30만엔은 회수됐다. 범인들은 탈취 당시 단총 2발을 발사,손쉽게 현금수송차를 뺏을 수 있었다. 또 지난해 11월 요코하마(횡빈)에서 발생한 변호사 일가족 3명의 실종사건은 1년이 넘도록 단서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특히 과격파와 야쿠자의 무법이문제로 되어 있는 사회이다. 가지야마 세이로쿠(미산정육) 법상과 오쿠다 게이와(오전경화) 국가공안위원장은 지난 23일 과격파 대책에 관한 이례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은 범죄집단에 대해 범죄행위의 즉각 중지를 촉구하고 검거되는 자에 대해서는 「파괴활동 방지법」적용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것은 물론 오는 11월12일의 일왕 즉위식 및 일련의 왕실행사를 앞두고 발표된 것이기는 하나 최근의 일본에 「법질서에 도전,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안조사청의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발생한 과격파 게릴라 활동은 56건으로 지난해 27건의 2배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게릴라활동은 건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그 수법이 날로 흉악화하는 특징을 보인다. 예컨대 시한발화장치를 하는 경우 현관과 뒷문에까지 장치,집안에 있는 사람들이 도주하지 못하도록 할 정도로 악랄하다. 지난 4월 가나가와현(신내천) 가마쿠라시(겸창시)에 있는 항공기회사 전무집에서 이같은 시한발화장치가 폭발,부인이 도피로를 찾지 못해 희생됐다. 사용무기도 시한발화장치로부터 폭탄 및 박격포탄까지 다양하다. 보다 강력한 폭탄 및 박격포의 개발로 비거리가 6∼8㎞에 이르는 가공할만한 것도 생겨났다. 일본은 특히 야쿠자폭력이 만성화되어 있는 사회이다. 경찰청 형사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 연말 현재 폭력단체수는 3천1백97개,조직원수는 8만6천5백52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2개 이상의 도ㆍ도ㆍ부ㆍ현에 걸치는 조직을 갖고 있는 소위 「광역폭력단」에 속하는 단체는 2천8백40개,구성원수는 6만9천3백81명이다. 특히 이 광역폭력단 가운데서도 상위 3대조직에 속하는 자는 단체수로 1천3백97개단체,구성원수로 3만4천4백92명이나 된다. 이들 야쿠자조직에 의한 피해는 2가지로 대별된다. 첫째는 폭력단끼리의 대립항쟁으로 인한 시민생활의 불안이다. 지난 84년 이후 5년간 일본 전국에서 발생한 조직폭력단끼리의 싸움은 9백35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7백67건은 총기를 사용한 싸움이었다. 이로 인한 사망자는 77명이었고 부상자는 3백38명에 달했다. 이들이 총기를 휘두르며 무법을 연출하는 지역의 주민들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야쿠자조직에 의한 또다른 피해의 하나는 시민생활에의 직접 침투이다. 주식시장에의 개입,지가조작,빌딩입주자들의 추방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이같은 조직폭력단에 대해 일본 경찰은 「인ㆍ금ㆍ물」의 3갈래로 단속을 계속 해오고 있다. 「인적」단속은 폭력단원의 대량적인 반복검거이며 「금」은 자금원활동에 대한 단속이고 「물적」단속은 총기 등의 단속을 의미한다. 일본의 경찰은 무서울 만큼 강하다. 표면상 거리에서의 활동은 눈에 띄는 것 같지 않으나 그 추적의 철저함은 일제시절 항일투사들의 「단속」에서 보여준 「고등계 형사」들의 활동을 연상하면 된다. 그러나 일본이 오늘의 안정사회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경찰을 비롯한 관공서의 활동결과에 의한 것만은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시민의 힘이 더욱 크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폭력추방 히로시마(광도)현민회의」 및 「가나가와(신내천)현 폭력추방추진회의」등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이들은 충분한 재정적 뒷받침과 전담직원을 확보하고폭력단 배제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밖의 지역주민들도 업소에는 「폭력단원 출입 사절」의 팻말을 붙이거나 민관일체가 되어 폭력ㆍ범죄 추방운동을 벌인다. 지난 한햇동안에는 전국에서 모두 2백53개소의 폭력단 사무소가 지역사회에서 추방됐다. 또 건설업ㆍ부동산업ㆍ공영경기장 등 직역별 추방활동도 활발하다. 관과 일체가 된 시민의식의 활성화가 범죄로부터 사회를 보호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 미ㆍ영,이라크 공격준비 박차

    ◎베이커,새달 사우디방문… 작전개시 타진/영 민간병원 비상돌입… 부상병 수용 준비/후세인,미테랑에 평화해결 촉구 서한/“쿠웨이트 유정 3백곳에 폭탄설치” 영지 【워싱턴 UPI 연합】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이라크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감행할 수 있도록 사우디아라비아의 허락을 받기 위해 앞으로 10일 안에 사우디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외교 소식통들이 25일 밝혔다. 이 소식통들은 이같은 결정이 이라크 군대의 무조건 철수라는 기존 입장을 미국이 철저히 고수하고 있음을 이라크에 알리는 강력한 신호라고 말했다. 베이커 장관은 29일 로스앤젤레스에서 페르시아만 사태 관련 주요정책에 관해 연설할 예정인데 관리들은 그의 연설이 협상을 통한 해결의 희망이 멀어지고 군사적 해결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내용일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커의 사우디 방문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오는 11월 첫째주에 사우디로 떠날 것으로 보인다. 【런던 AFP 연합】 영국 국방부는 이라크와의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민간병원들이 페르시아만으로부터 후송되는 부상병들을 수용할 준비태세를 갖추게 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한 대변인은 국방부가 국영 민간병원들에게 유사시 제공할 수 있는 시설에 관해 보고토록 요구했다면서 그같이 밝히고 그러나 이는 예방조치일 뿐 영국이 이라크를 공격키로 결정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ITN­TV는 국방부가 남부 잉글랜드의 군항 포츠머스 부근의 몇몇 병원들에 대해 오는 11월15일부터 매일 화학무기공격 피해를 포함한 전상자 10명을 치료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도록 요청했다고 보도했으며 선지는 잉글랜드 남동부에 있는 최소한 10개의 병원이 비상태세에 들어갔다고 전했었다. 【런던ㆍ파리ㆍ바그다드ㆍ마나마 로이터 AP 연합 특약】 이라크 점령군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다국적군의 공격에 대비해 1천여개의 쿠웨이트 유정 가운데 3백여개에 폭탄을 장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지가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주까지 쿠웨이트 석유회사(KOC) 본부에서 감독으로 일하다 가족들과 함께 암만을 경유해 런던에 도착한 레바논출신의 기사 나빌 아켈의 말을 인용,일단 유사시 유정에 불이 붙을 경우 끄는데만도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28일 파리에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회담할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쿠웨이트 문제를 포함한 모든 중동 현안들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이라크는 앞으로 공정하고 평화적인 해결책을 찾으려는 국제사회에 긍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하고 『팔레스타인 문제를 포함한 모든 중동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프랑스 민영 라생크TV가 26일 보도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또 이라크로부터 독립을 추구해오다 독가스공격까지 당했던 쿠르드족의 거주지역인 몬테이마냐지방을 방문,화해를 호소했다고 이라크의 알 주무리야지가 26일 보도했다.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페르시아만 위기가 해결되면 전아랍 방위체제를 구축할 것을 제의하고 비아랍국은 필요한 무기제공역할 외에 개입해서는 안된다고말했다.
  • 「마르크스ㆍ고르비」의 평화/이재근 본사 논설위원(서울칼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오늘의 세계에서 혜성과 같은 사나이다. 국제 정치무대의 스타플레이어이다. 안으로는 개혁과 개방,밖으로는 세계의 화해를 논하더니 하루아침에 노벨 평화상마저 거머쥐었다. 고르비의 노벨평화상을 서방측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부시 미 대통령은 『세계의 평화적 변혁을 추진한 용감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웠고 통일독일의 콜 총리는 『동서관계의 근본적 개선,유럽대륙분단의 종식,군축,지역분쟁해결에 기여한 공로』라고 찬양했다.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은 『세계와 유럽의 화해 및 민주화 성공에 있어 그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했다. 이밖에 「일­소관계의 근본적 개척자」(가이후 일본총리),「지당한 일」(대처 영국수상),「소련 및 동구의 사회변혁 촉진 공로」(하벨 체코대통령)라는 찬사가 나왔다. 정작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쪽은 소련 내부였다. 그동안 소련인들 사이에는 고르비의 개혁정책이 너무 소극적이고 미온적이며 위선적이라고 하여 불만ㆍ불신의 소리가 높아온 터였다. 평화주의자,개혁의 기수,이 시대의영웅 고르비의 얼굴은 그래서 하나가 아니다. 언젠가 소련과학아카데미는 투표를 통해 고르비가 「레닌이후 최대의 인물」이라는데 동의했다. 반면 전소련 최고회의의장 그로미코(작고)는 고르비를 평하되 「철의 이빨을 가진 사나이」라고 했다. 두얼굴의 사나이 고르비의 관상은 어떤가. 우선 독일의 빌트지가 소개한 그것은 서양쪽의 「눈」이 될 것이다. 훤한 이마(대머리부분을 포함해서)는 지성과 의지력을,날카로운 눈은 탁월한 기억력,눈과 눈 사이의 깊은 골은 냉엄한 현실주의,듬직한 귓바퀴는 집요한 권력에의 의지를 나타낸다. 동양쪽의 고르비관상은 좀더 감칠 맛이 있다. 관상가 C씨에 의하면 고르비는 한세기에 한두사람 나올까 말까한 극귀의 상을 가졌다. 눈ㆍ코ㆍ귀 등 오관은 물론 두상과 체상전체가 둥글다. 북방계에 많은 정수체상으로서 마치 공이 비탈길을 굴러내려가듯 머물지 못하는 성격이다. 대단한 정력가이다. 게다가 아주 멀고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는 듯한 위력적인 눈은 세상사를 바로 볼줄 안다. 코끝이 굵고 둥글며 산근보다 코허리부위가 더 잘룩한 것은 코믹한 면도 있음을 보여준다. 말하자면 쇼맨십도 풍부해서 대인관계가 부드럽다는 설명이다. 결론컨대 C씨는 『물은 흐르는게 자연법칙이다. 계곡을 타고 강을 이루어 평화의 바다에 이르는 날이 멀지않다』고 했다. 고르비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예언했다고 봐줄 수 있다. 관상얘기가 좀 길어졌다. 어쨌든 고르비가 탁월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다는 견해들이다. 소련은 강대국이다. 마르크스­레닌이념으로 무장된 사회주의권 국가들의 종주국이다. 그 소련에 대한 침략이나 도발 또는 여타 사회주의 국가들에 대한 팽창적인 패권주의는 용납되지 않는다. 소련자신에 대한 보위와 같은 차원에서 그들을 보호할 것이다. 이것이 프롤레타리아혁명 70여년을 일관해온 소비에트 사회주의공화국 연방의 세계전략이었다. 80년대초 브레즈네프 독트린개념이 담고 있는 것도 이것이었다. 마르크스­레닌은 전쟁이전에 폭력을 거론했다. 그들에 있어서는 폭력이야말로 피착취자가 착취자를 타도하는 수단으로서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사회관계는 착취자의 폭력과 피착취자의 폭력사이의 계급투쟁이며 그것의 확대가 전쟁이다. 마르크스­레닌은 전쟁을 옹호하지는 않는다. 다만 프롤레타리아 사회주의 혁명에 있어서는 자본주의가 존재하는 한 전쟁은 불가피한 것이다. 궁극적으로 제국주의가 사회주의를 파괴하기 위한 침략전쟁을 시작할 것이라는 확신에 따른 이른바 「전쟁불가피론」이다. 그러한 논리에 따르면 완전한 사회주의 아래서는 전쟁이 없어지고 따라서 군대의 필요성도 없어진다. 마르크스주의의 그러한 근본적인 사고방식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사회주의 소련은 적대하는 진영에 포위된 사회주의를 지킨다는 명분아래 현저한 군국화의 길을 걸어온게 사실이었다. 그 사회주의 종주국 소련에서 희대의 인물 고르비가 천명한 페레스트로이카의 최대의 배경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하면 소련적 사회주의가 막다른 곳에 왔고 소련체제와 그 이데올로기의 권위가 소련내부로부터 붕괴되고 있다는 「현실」이다. 그렇게 보면 고르비의 개혁과 평화는 어디까지나 권력유지와 국제전략적 필요에 의한 불가피한 선택에 지나지 않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고르비는 누가 뭐래도 마르크스­레닌의 후예이다. 그런 고르비가 무엄하게도 「마약」과 같은 자본주의와 타협하여 시장경제ㆍ사유재산제를 도입하고자 한다. 마르크스­레닌에의 반역이지만 그 후예일 수 밖에 없는 고르비가 노벨상을 그것도 평화상을 탄 것이다. 무덤속의 마르크스와 레닌,스탈린 세사람이 만난다면 그들 후예 고르비의 행각을 놓고 무슨 의논들을 할 것인가. 물론 정치인으로서의 고르비의 정책이념과 성과가 세계평화에 기여했다고 인정되어 노벨상을 받았을 것이다. 문제는 그의 앞날에 있다. 그 앞에는 발트3국 등의 분리독립문제,소수민족의 자치요구,경제재건등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고르비가 국내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페레스트로이카 이전으로 회귀하는 사태가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것이 본의아니게도 평화파괴나 전쟁도발의 결과가 되지말란 법도 없다. 물론 상상이고 기우이지만 그런 상상해봐서 무익한 것은 없다. 소련과의 수교이후 새 관계를정립해 나가야 하는 우리로서는 고르바초프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지켜보는 감회가 남다른 것이어서 생각해본 것이다.
  • 「하나의 유럽」 정지작업 본격화/EC 특별정상회담 오늘 이서 개막

    ◎정치통합 방법등 이견해소에 비중/통독후 국제질서ㆍ페만사태도 논의 유럽공동체(EC) 특별정상회담이 27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막된다. 이번 회담은 지난 6월 더블린 정상회담에서 원칙이 결정된 대소 경제지원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이 예고되었던 것이지만 그동안 국제정세의 급변에 따라 통독 이후의 국제질서 재편문제,페르시아만사태,우루과이라운드 협상문제 등이 더욱 비중있게 다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회담은 오는 12월의 정례 EC정상회담,경제ㆍ금융통합을 위한 정부간 회담 및 정치통합을 위한 정부간회담에 앞서 열리는 만큼 「하나의 유럽」건설을 위한 이들 회담의 사전의견조정회의 성격을 지닌다. 이번 회담개최의 원래목표였던 EC의 대소 경제지원문제는 지난 6월회담에서 서독 및 프랑스에 의해 제기되어 지원해주어야 한다는 원칙에만 의견이 모아졌고 EC 집행위로 하여금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수립,보고토록 했었다. 그러나 집행위는 소련의 경제개혁조치의 앞날이 불투명하며 경제상황을 설명해줄 수 있는 믿을만한 통계자료도 없을 뿐더러 국내정치상황도 유동적이어서 구체적인 경제지원 방안을 마련키 어렵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역시 대소 지원문제는 지원원칙의 재확인선에서 그칠 공산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그보다는 오히려 당면과제로 등장한 국제질서의 재편문제와 관련,EC 정상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어느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갈 것인가에 더욱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회담은 통독이후 처음 열리는 회의인 만큼 EC각국은 거대독일로 인한 불안감을 덜 수 있는 다짐과 장치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통독은 비핵ㆍ군사력제한ㆍ북대서양조약기구잔류 등의 제어장치가 마련된 뒤에서야 가능했지만 EC국가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EC의 통합과 유럽안보협력회의(CSCE)라는 두개의 틀안에 독일을 위치하게 함으로써 유럽공통의 질서에서의 일탈을 방지시키려는 구도를 짜고 있다. 이번 회담은 오는 11월19일부터 파리에서 개최되는 CSCE 정상회담을 3주 앞두고 열리게 되어 이에 대한 EC 회원국간의 의견조정이 시도될 것으로 관측된다. 알바니아를 제외한 전체유럽과 미국 캐나다 등을 포함한 34개국으로 구성되는 CSCE는 아직은 협의기구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오는 11월 회합을 통해 의결기구로의 전환이 모색될 것으로 보이며 이번 EC 정상회담에서는 이를 위해 프랑스가 제안하고 있는 행정사무국설치 등 CSCE의 활성화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페르시아만 사태는 EC 각국에서 대외정책과 안보문제에 관한한 행동통일과 공동보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실감시켜 주었다. 군대를 보낸 나라가 있는가 하면 형식적인 파병마저도 거부한 국가가 있고 무력으로 쳐부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 협상으로 해결하자는 의견을 내세우기도 한다. 이라크의 압력에 버티도록 요르단 터키 이집트 등에 대해 경제원조를 주기로 해놓고 아직 각 회원국의 분담금액수 마저 정하지 못하고 있는 등 페르시아만 사태에 대한 EC의 일관된 행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같은 점을 고려,이번 정상회담은 원칙론적인 선에서나마 EC의 기본입장을마련,공표하게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6월 정상회담에서 발의되어 외무장관회담에 실무작업이 맡겨진 EC의 정치통합문제도 12월의 정부간회담을 앞두고 이번 회담에서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 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이 문제와 관련해 세차례의 외무장관 회담이 있었으나 통일된 방안을 마련치는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번 회담에는 각국의 의견과 입장을 정리한 보고서가 제출되어 이를 토대로 의견조정작업이 이루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EC통합과 관련된 제반 국제기구의 위치 선정문제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루과이 협상과 관련한 EC의 공동대응 바안도 의제에 포함되어 있으나 지난 22일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렸던 외무장관회담이 아무런 결론을 도출해 내지 못했듯이 각국의 이해가 엇갈리고 있어 행동통일이 불투명한 상태이다.
  • 이라크,연료난 극심/전투기등 운항 중단

    【두바이 로이터 연합】 이라크에 대한 국제적인 경제봉쇄 조치로 이라크 공군기들이 필요로 하는 제트 연료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이들의 비행이 동결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페르시아만의 석유소식통들이 25일 말했다. 이라크가 수출길이 막혀 대량의 석유를 떠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유정제에 필요한 수입화학제품과 첨가제의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 22일부터 가솔린의 배급제를 시작한 것은 1백만 군대를 위한 적절한 연료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 외언내언

    페르시아만사태 해결을 놓고 마거릿 대처 영국 수상 만큼 쇠처럼 강한 목소리를 내는 서방지도자도 없다. 일부 지도자들이 협상이다,타협이다 해서 뭔가 양보의 타결책을 제시하고 있는 데도 그만은 이라크의 무조건 쿠웨이트 철수만이 해결방안이라며 석달 가까이 초지일관. 중동위기에 대처하는 그의 언행을 보면 역시 「철의 여인」이란 생각이 든다. 대처 수상은 페르시아만사태가 터지면서부터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강경자세에 무력행사도 불사하겠다고 선언,서방세계에서는 미국 다음으로 군대를 파병. 그의 이니셔티브로 프랑스 이탈리아 등 다른 서방국들도 군대를 보내 위기진압에 나서게 하는 데 공헌했다는 평. ◆1979년 영국 최초의 여 재상이 된 대처는 「영국병」으로 불리는 노동문제와 북아일랜드 종교폭동에 강경일변도로 나가 무쇠의 이미지를 심었다. 1982년 포클랜드전쟁 때도 그러했다. 그의 집권 좌우명은 『영국을 맡겼으면 내 말을 믿어달라』는 것이라고. 이러한 확고한 신념이 난제가 산더미같은 국내외 문제에서 「대영제국」을 이끄는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것. ◆그런데 이 「철의 여인」이 눈물을 보였다 해서 화제. 유엔총회에 참석했던 대처는 지난 1일 뉴욕에서 국제관계에 커다란 공헌을 한 정치가에게 주어지는 한스 모겐소상을 받았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의 찬양과 부시 대통령의 축하메시지를 받고는 그만 「따뜻한 찬사」에 감격해 눈시울을 적셨다는 영국신문들의 보도. 이에 대해 수상관저는 감기 기운이 있던 수상이 시상식장의 에어컨 때문에 눈에 영향을 받았을 뿐이라고 해명한 것. ◆이 해명은 대처 수상이 중동사태에 대응하는 단호한 태도와 국내경제정책 성공으로 인기하락을 점차 만회,내년 가을로 예정된 총선에서 4선고지 통과에 청신호를 보내는 마당에 그의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구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나온 배려라는 후문. 이 「눈물논쟁」은 총선결과에 따라 그의 정치적 입지가 판가름날 때의 태도를 보면 진위가 가려질 것이라는 게 관측자들의 얘기다.
  • 내년 영 총선을 전망해보면(특파원수첩)

    ◎대처수상 4선 고지가 보인다/페만사태 강경대처로 국민인기 되찾아/지지율,4월 23%서 9월엔 33%로 상승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가 「철의 여인」답게 불굴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몇달 전까지만 해도 바닥세를 면치 못하던 대처의 인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최악의 상황에 달했던 지난 4월의 국내인기도는 23%. 그러던 것이 7월에는 30%로 돌아섰고 지난달에는 다시 3%포인트 높여 33%를 기록했다. 집권 10년(89년 5월)을 넘기면서 대처의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하자 대부분의 정치평론가들은 권불십년을 내세우면서 대처리즘의 종말을 예고하는데 주저하지 않았으나 요즘 그들은 다시 대처의 4선 재집권의 가능성을 서슴지 않고 주장하고 있다. 어떤 이는 대처가 내년 가을로 예정되어 있는 총선에서 라이벌인 노동당의 닐 키노크 당수를 이미 제압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단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대처의 앞날에 대한 이같은 낙관적인 전망은 쓰러질 듯하면서도 오뚝이 같이 다시 곧추서곤 하는 그녀의 위기극복 능력과 정치적 이력이 밑받침 되고 있다. 79년에 영국 최초의 여재상이 된 대처는 그동안 3선의 관록을 쌓으면서도 매집권시기마다 큰 정치적 위기를 만나고는 했으나 그럴 때마다 놀라울 정도의 복원력을 발휘,무난히 넘겨왔다. 첫 집권한지 2년을 갓 넘긴 81년 가을 총리로서 대처의 인기는 갤럽여론조사가 영국에서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집권초기보다 두배로 늘었고 생산은 줄었으며 지방도시에서는 거친 소요가 잇따랐다. 한마디로 뭣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책을 굽히기를 거절한 대처는 대신 내각을 해산시켰고 『영국을 맡겼으면 내 말을 믿어달라』고 여론을 설득했다. 그렇게 하여 대처는 포클랜드 전쟁에서의 승리에 따른 인기상승이 보태져 83년 선거에서 어려움 없이 재집권에 성공했다. 두번째 임기중인 86년 4월의 여론조사는 대처의 인기가 다시 28%로 급락했음을 보여 주었다. 전통적으로 보수당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영국교회는 대처 행정부가 새로운 도시빈민층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공개비난하고 나섰으며 노동자들의 소란스러운 데모는 날마다 밤을 지새웠다. 그러나 대처는 87년의 선거에서 다시 승리했다. 인플레를 2.4%까지 잡았고 수입은 줄였다. 고르바초프와의 회동 등으로 해서 대처의 국제적 이미지가 고양되었고 무엇보다 야당인 노동당이 분열상을 보임에 따라 여론이 등을 돌리게 된 것 등이 3선 고지의 점령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집권 11년째이며 세번째 임기중인 지난 봄 대처는 또다시 인기하락의 수렁에 빠졌다. 4월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23%로 83년보다 3%포인트가 낮았고 87년 보다는 5%포인트가 떨어졌다. 게다가 대처 개인에 대한 인기하락 뿐만이 아니라 집권 보수당에 대한 지지율도 바닥을 맴돌고 있다. 재기불능이라는 진단이 내려졌고 다음 선거에서의 승리는 커녕 앞으로 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과 분석들이 그녀를 괴롭혔다. 보수당측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유권자의 38%를 점하고 있는 숙련노동자층과 젊은층들의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87년의 총선에서는 이들 계층의지지율이 노동당보다 7%포인트나 앞섰으나 지난 5월의 조사에서는 오히려 노동당이 34%포인트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특히 대처리즘에 대한 실망분위기는 젊은층에 더욱 널리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즉 18세부터 24세의 연령층에서 대처에 대해 만족을 나타내는 사람은 89년 초에는 44%에 달했으나 지난 5월에는 15.5%에 불과했다. 이와 같이 봄까지만 해도 인기불황의 늪에서 허덕이던 대처가 다시 재기의 날개짓을 힘차게 하고 있다. 하반기 이후의 지지율 상승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대처가 인기를 회복해 가고 있는 것은 국내적 요인보다는 국제적 여건과 그에 따른 영국과 대처의 역할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금년도 국제정치의 최대 이슈였던 동서독의 통일문제 논의에서 대처는 전승국으로서의 영국의 발언권을 유감없이 행사했고 그 과정에서 고르바초프나 부시ㆍ미테랑 대통령 또는 콜 총리 등과 대등한 위치의 협의상대로서 국제적 이미지를 한껏 높여온 게 사실이다. 대처는 또한 EC(구공체)통합 문제 논의에 있어서도 주권보호론을 내세우며 부분적인 반대 또는 제동장치의 역할을 혼자 담당해와 상대적으로 그녀의 행동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페르시아만사태도 대처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쿠웨이트사태가 발생하자 영국은 미국에 이어 즉각적으로 군대를 보냈고 무력공격 발언을 서슴지 않는 등 강경입장을 견지해 오고 있으며 이같은 단호한 자세가 「강국영국」에의 향수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영국 국민들에게 카타르시스 작용을 하고 있어 대처의 인기회복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따르고 있다. 그러나 국내적으로는 10%를 웃도는 인플레ㆍ실업증가문제,반대여론이 들끓던 지방세제 개혁 강행 등의 문제점이 산적돼 있다. 인기순환 곡선의 상승기에 접어든 노련한 대처가 4선의 역사적 기록에의 도전과 승리를 위해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까지 이를 어떻게 관리해 나갈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 이라크군 미사일에 화학탄두 장착 안돼/이스라엘 국방

    【예루살렘 AFP 연합】 모셰 아렌스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9일 이라크 미사일에는 아직 화학탄두가 장착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이스라엘은 아랍국가들의 도발에 대비,경계태세를 취하고 있다고 되풀이했다. 그는 이날 자 하이레츠지와의 회견에서 『내가 아는 한 이라크는 아직 미사일에 화학탄두를 장착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이스라엘은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지난 8월2일 이래 「하나 혹은 수개의 아랍군대」가 공격해올 것에 대비,무기한 경계태세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렌스 장관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페르시아만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이스라엘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연일 발표하고 있다』면서 경계태세를 강조했는데 후세인 대통령은 이달 초에도 이라크가 이스라엘을 공격할 경우 이스라엘의 절반을 화학무기로 초토화시키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 애 국회의장 암살은 이라크 정보부 소행/이집트지 보도

    【카이로 AP UPI 연합】 지난 12일 발생한 리파트 엘 마구브 이집트 국회의장 암살사건은 이라크 정보기관이 계획을 세워 팔레스타인 극렬 테러리스트인 아부 니달에게 이를 실행토록 지시한데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이집트의 한 야당지가 15일 보도했다. 이집트의 자유당 기관지인 주간 알 아라르는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이같이 보도하고 당초 테러리스트들은 피살된 마구브의장이 압둘 카데르 카두라 시리아 국회의장과 회담을 갖기로 예정돼있던 카이로의 메리디엔호텔을 폭파할 계획이었으나 호텔 주변에 삼엄한 경비가 펼쳐진 관계로 계획을 바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라크는 이날 바그다드 라디오방송을 통해 이라크 정보기관이 마구브의장외 5명의 피살사건에 관련됐다는 보도들을 부인하고 이번 사건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정부에 불만을 품고 있는 이집트인들이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라크는 자국의 쿠웨이트 침공을 강력히 비난하는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에 군대를 파견한 이집트와 시리아에 대해 경고하기 위해 양국 국회의장 암살을 지시한 것이라고 알 아라르지는 밝혔다.
  • 일본 군국주의는 부활하는가(사설)

    일본 자위대의 해외파병을 합법화하는 일본정부의 이른바 「유엔 평화협력법안」이 16일 국회에 상정돼 자국내의 찬반격론은 물론 아시아국가들의 심각한 우려가 예상되고 있다. 「헌법에 저촉되지 않는 비군사적 협력에 한한다」로부터 「자위대의 파견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에 이르기까지의 수사곡예 끝에 마무리된 이 법안은 끝내는 자위대원의 해외파병은 물론 정당방위차원이라는 단서가 붙긴 했어도 무기의 사용까지 허용하고 있다. 일본정부는 당초 유엔군의 목적과 임무가 무력행사를 수반할 때 자위대 참가는 헌법상 허용할 수 없고 무력행사를 수반하지 않더라도 자위대법에 그러한 임무규정이 없어 참가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취해 왔으나 헌법 재해석의 몇가지 근거로 이 법안을 만드는 태도변화를 보인 것이다. 일본 국내의 전문가와 야당은 한결같이 자위대의 파병이 평화헌법에 위배될 뿐 아니라 직ㆍ간접 침략으로부터 국토를 방위한다는 임무를 규정한 자위대법에도 저촉된다고 주장하고 있음에도 일본정부가 「새로운 헌법해석」이라는 꼬리를붙여 적극성을 띠는 저의는 무엇인가. 일본정부의 대외용(?) 견해는 탈냉전 구도에서 미소의 역할이 약화된 데 반해 일본에 부여된 국제적 역할이 상대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페르시아만에 평화협력대를 파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원자재를 수입하고 완제품을 수출하는 통상국가로서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이 국가 존망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일본은 해외분쟁에 무관심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국제적으로 일본이 미국 등의 희생으로 얻어진 평화의 대가로 경제력을 쌓은 만큼 앞으로 거기에 걸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미국의 압력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자위대 해외파견은 페르시아만사태 이전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거론돼 온 것 또한 사실이다. 따라서 평화협력법안을 만듦에 있어서 일본정부의 속셈은 미국의 압력을 구실로 자위대의 해외파병 숙제를 해결하거나 적어도 발판을 만들어 놓자는 것이 분명하다. 이 법안이 담고 있는 의도는 과거를 반성하는 뜻에서 국제분쟁의 해결에 무력을 사용할 수 없다고 못박은 평화헌법의속박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으로도 보여진다. 이제까지의 「전수방위정책」을 탈피,전후 45년의 일본외교정책을 뿌리부터 바꾸려는 게 아닌가 하는 게 우리의 시각이다. 일본이 진정으로 국제협력에 나서는 일은 냉전 후의 새로운 국제질서를 위해서라도 평화헌법을 최대한 지켜 책임분담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 정도일 것이다. 따라서 지금 일본이 필요로 하는 것은 자위대의 파병보다 비군사적인 분야에서 국제사회에 적극 공헌하는 일이어야 한다. 거기에는 재정지원의 확대,중동 난민구호 등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과 중국 등 일본에 의해 피해를 본 아시아의 여러 나라 국민에게 자위대 파병이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로 비쳐지는 것은 그러한 이유에서 일 것이다. 중국 지도자들이 최근 자위대문제에 우려를 보낸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일본 군대가 유엔의 이름 아래 다시 아시아 땅을 밟게 된다고 가상해보자. 지난날 그들의 군화소리는 무엇을 말했던가. 정부의 강력한 대응책은 물론 우리 모두의 경각심이 새삼 요청되는 때다.
  • 일본 「자위대 파병」뜨거운 찬반 논쟁

    ◎“세계평화에 공헌… 파견 마땅” 찬/“명백한 위헌,전면 철회해야” 반/“경제력 업고 군사대국화 노린 도박”비판도 전쟁의 포기,전력 및 교전권을 부인한 현행 일본 헌법하에서 사실상의 군대인 자위대를 해외에 파견할 수 있는가. 이것이 가능하다면 무기 휴대는 어떻게 되는가. 「중동국회」로 불리는 일본의 제1백19회 임시국회는 자위대의 중동파견에 근거법이 될 「유엔평화협력법안」의 심의를 위해 지난 12일 소집됐으며,16일부터는 각 당 대표질문이 시작돼 본격적인 논전에 들어간다.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총리는 임시국회 개회에 즈음한 소신표명 연설에서 『냉전후의 새로운 국제질서가 모색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중동위기에 「평화국가」 일본이 어떻게 대응하는가는 전후 최대의 시련』이라고 지적하고 『유엔이 목표로 하는 「공정한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일본은 인적ㆍ물적 양면에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세계평화에의 공헌은 당연하고도 필요불가결한 코스트(비용)』라고 밝히고『법체계의 정비를 위해 유엔평화협력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지원을 호소했다. 그러나 야당측은 자위대의 해외파견은 있을 수 없다며 전면대결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사회당은 『이 법안은 자위대의 해외파병의 길을 열어주는 것으로서 헌법과 국회결의에 위반된다. 무장ㆍ비무장의 어떠한 형태로든 자위관의 해외파견은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자민당 내에서도 자위대파견에 대한 신중론이 뿌리깊게 깔려 있어 이 법안의 통과여부는 가이후 내각 자체의 운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전문 32조 6장 부칙으로 구성된 이 법안은 비무장 원칙을 선언하고 있으나 호신용 소화기의 휴대를 인정하고 있다. 초점이 되고 있는 자위대의 유엔평화협력대에 참가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제22조에 『본부장(총리)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부대 및 자위대원의 참가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그 신분은 「협력대원」과 「자위대원」을 겸임한다고 밝혔다. 이 법안의 문제점은 다음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미군을중심으로 한 중동의 다국적군은 유엔 그 자체의 활동은 아니다. 그래도 일본은 지원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일본은 지금까지 유엔의 평화유지활동(PKO)에 대해 정전감시,선거감시 등 4건에만 외무성 직원 등 요원을 파견,협력해 왔다. 88년의 아프가니스탄 평화협정의 이행감시,이란ㆍ이라크 정전감시,89년 나미비아 선거감시,90년 니카라과 선거감시가 그것이다. 자금협력은 17건에 이른다. 이들은 모두 유엔헌장규정에 따른 것이었으나 이번 경우는 유엔결의 그 자체가 아니라 유엔결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각국이 취하는 자주적 활동에 협력하는 것이다. 따라서 의미의 폭이 보다 넓다. 다국적군도 유엔헌장 제42조를 근거로 한 「평화유지군」과는 성격을 달리한다. 그런데도 일본은 여기에 군대를 보내 협력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둘째는 자위대의 해외파견은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를 금지한 헌법에 위반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점이다. 일본 헌법 제9조는 『①일본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평화를 성실히 희구하며 국권의 발동인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히 이를 포기한다. ②전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이해 육 해 공군 기타 전력은 보유치 않으며 국가의 교전권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제법상 집단적 자위권은 자국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외국에 대한 무력공격을,자국이 직접 공격받은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실력으로 이를 저지하는 권리이다. 일본 정부는 자국을 지키는 개별적 자위권과 함께 유엔헌장에서 독립국가가 갖는 것을 인정하는 권리라고 보면서도 『헌법 제9조에서 허용하고 있는 자위를 위한 필요한 최소한도의 무력행사의 범위를 넘는 것』이라며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는 허용할 수 없다는 해석을 지켜왔다. 그러나 15일부터는 돌연 「해외파병」과 「집단적 자위권」은 별개의 문제이며 국제평화유지활동은 헌법의 정신에 부합된다는 확대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세번째는 분쟁주변지역에서 공격을 받았을 경우 자위대는 무력을 행사하지 않아야 하는가 라는 점이다. 자위대원은 분명 군인이다. 군인이전쟁터에서 아무 무기도 갖지 않고 도망만 다닌대서야 국제적인 웃음거리밖에 더 될 게 없지 않는가라고 많은 일본인들은 우려한다. 어쨌든 이 법안은 경제대국인 일본이 군사ㆍ정치적인 면에서도 1등국이 되어 보자는 「초조감」에서 나온 위험한 발상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파병지역이 중동이니까 망정이지,일본의 군사력강화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한국과 동남아지역에 파병할 문제가 생길 경우 일본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라는 염려도 있다. 어떤 의미에서든 이번 법안의 국회통과 여부는 일본 정계를 당분간 시끄럽게 만들 것이 틀림없다고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 레바논 정부군,동베이루트 장악

    ◎기독민병대 아운장군,투항후 불 망명/이스라엘,시리아군 즉각철수 촉구 【베이루트 외신 종합】 레바논의 기독교 민병대 지도자 미셀 아운장군이 13일 시리아군과 레바논정부군의 기습공격을 받고 항복을 선언함에 따라 15년간 계속돼온 레바논내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친시리아계인 엘리아스 하라위 레바논 대통령의 요청에 의해 레바논에 급파된 시리아군은 레바논정부군과 함께 이날 상오 7시7분(한국시간 하오 1시7분)을 기해 7대의 소련제 수호이 폭격기의 집중폭격을 시작으로 베이루트 동남부에 위치한 기독교 민병대 주둔지역을 포위공격했다. 아운장군은 폭격이 거세지자 이날 상오 동베이루트에 위치한 프랑스 대사관으로 피신한 뒤 레바논 라디오방송을 통해 『현재의 정치ㆍ군사적 상황을 감안하고 유혈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독교민병대의 모든 군부대에 하라위 대통령의 총사령관인 에밀 라후드장군의 명령에 따를 것을 요청한다』고 항복을 선언했다. 레바논주재 프랑스 대사관측은 프랑스정부가 아운장군의 정치적 망명을 허용키로했다고 밝혀 대통령궁에 남아있는 가족과 함께 아운장군을 프랑스 헬기편으로 출국시키는 문제가 절충될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정부군은 아운장군의 항복선언후 5시간만에 기독교민병대가 사령부로 사용해오던 대통령궁과 인근 국방부건설을 장악했으며 기독교민병대는 일부 투항한 반면 일부는 계속 저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습공격으로 민간인등 최소한 15명이 사망하고 1백10여명이 부상했다. 아운장군의 항복선언소식이 전해지자 서베이루트의 회교계 시민들은 거리로 몰려나와 환호했다. 레바논정부는 베이루트공항을 잠정폐쇄했다. 한편 시리아군은 아운장군이 피신중인 레바논주재 프랑스 대사관을 포위중이다. 【예루살렘 AFP 연합 특약】 이스라엘의 한 고위관리는 13일 시리아군이 레바논의 기독교지역으로부터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레바논문제 조정관인 우리루브라니는 『이스라엘은 현재의 레바논 상황을 예의 검토하고 있으며 시리아 군사개입이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시리아군은 레바논을 침공했다는 기독교도들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철수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15년내전 일단 종식국면 돌입/이라크등 반발­종파갈등이 과제로(해설) 레바논 기독교민병대 지도자인 아운장군(55)의 항복선언과 레바논정부군의 동베이루트 장악은 레바논 내전종식의 최대 걸림돌 제거라는 점에서 일단 레바논평화를 향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운장군은 지난 88년 9월 임기만료를 앞둔 제마일 대통령에 의해 후임 대통령이 선출되지않은 상황에서 과도내각수반으로 임명된 이후 시리아군의 축출을 주장하며 친시리아계 레바논정권을 인정하지 않고 비난해왔다. 아운장군은 특히 89년까지 기독교도에 유리하게 돼있던 권력배분을 회교도의 인구구성이 더 많아졌기 때문에 서로 균등하게 개선한 이 아랍연맹 중재평화안이 기독교도의 기득권을 해치는 것이라며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 지난해 11월22일 무아와도 대통령의 암살사건이 발생한뒤 이틀후 시리아의 지원을 받아 당선된 하라위 대통령은 아운장군을 군사령관직에서 해임했고 아운장군은 이에 맞서 대통령궁을 장악하며 하라위 대통령을 시리아의 괴뢰라고 비난하는등 악화일로로 치달아왔다. 하라위 대통령은 군대증파를 요청했고 이에 따라 시리아는 기존 레바논주둔군 3만5천명 외에 11일 5천명을 증파,2만명의 레바논정부군과 합동작전을 펼친 끝에 1만5천 병력의 기독교민병대를 굴복시킨 것이다. 레바논은 지난 43년 독립이후부터 기독교도와 회교도간의 대립이 끊임없이 지속돼 오던중 지난 75년 4월 기독교민병대가 팔레스타인 난민 27명을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15년간의 내전의 늪으로 빠져 들어 그동안 수천명이 희생되는 악순환을 거듭했다. 아운장군의 기독교민병대는 시리아의 레바논장악을 우려하는 이스라엘과 미국ㆍ프랑스 뿐 아니라 바트당계열의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라이벌관계인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으로부터도 지원을 받아왔다. 아운장군의 항복으로 레바논에 평화가 찾아들 가능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완전한 내전종식을 이뤘다고 보기는 어렵다. 레바논을 분할점령하고 있는 군사세력들이 워낙 다양한데다가 프랑스로망명하게 될 아운장군이 이대로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며 기독교도와 회교도간의 반목이 워낙 뿌리깊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이라크가 현재의 핀치상태에서 벗어날 경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동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한 시리아를 견제하기 위해 어떤 대응을 보일지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 유엔평화군 파병/애 대통령이 제안

    【카이로ㆍ바그다드 AP UPI 로이터 연합】 이라크의 쿠웨이트 합병에 맞서 아랍권의 반이라크 노선을 주도하고 있는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11일 페르시아만 사태와 팔레스타인 문제의 연계를 거부하고 예루살렘에서의 유혈사건과 관련해 성지를 보호하기 위한 유엔 평화유지군의 구성을 제의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카이로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페르시아만 사태는 아랍권의 문제인 반면 팔레스타인 문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의 분쟁』이라고 말하고 『우리가 이들 양자를 연계시킨다는 것은 우리가 그 어느 문제의 해결도 원치않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1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 경찰에 사살된 사건에 깊은 슬픔을 표시하고 『이스라엘 정부가 성지를 보호할 능력이 없다면 우리는 이 군대의 파견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국산원자로 92년까지 개발/과기처 업무보고/지역난방에도 활용키로

    ◎중앙기상대는 「청」으로 승격 과학기술처는 11일 현재의 중앙기상대를 기상청으로 승격,대방동 공군대학부지에 8천평규모의 새 사옥을 짓고 제주ㆍ부산ㆍ동해ㆍ군산 등 4곳에 기상레이다를 추가설치하여 태풍 등 일기예보의 정확도를 90%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정근모 과기처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요업무보고를 통해 과학기술원이 대덕으로 이전한 대신 홍릉캠퍼스에 전문석사과정을 신설,연간 5백명씩의 고급과학기술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립기상연구소를 정부출연기관인 「대기과학연구소」로 개편하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를 상설기구화하고 92년까지 다목적 원자로를 자력으로 설계,건조하는 한편 96년까지 지역난방 원자로를 개발하여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보고했다.
  • 「통일의 흥분」사라진 독일/박봉식 서울대교수ㆍ국제정치학(서울시론)

    ◎엄청난 통일경비ㆍ실업증가로 고심 작년 11월 베를린장벽이 무너졌을때 모든 독일인들은 흥분의 절정에 있었던 것 같다. 금년 10월3일로 다시한번 통일국가가 된 독일은 많은 사람들,특히 독일의 분단과 통일에 간여한 나라들의 축복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뒷마음에는 서로 다른 그림자를 감추고 있는 것 같다. 독일통일에 대해 외국인들의 태도는 차치하고 독일 사람들 자신­서독은 서독대로 합병당한 동독 사람들은 또 그들대로 심각한 새로운 현실에 어리둥절한 상태에 있다. 서독은 동독의 재건을 위해 향후 근 10년에 걸쳐 수천억달러의 돈을 투입해야 하는 현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통일독일의 콜 수상은 서독 사람들에게 통일로 인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동독으로 부터 철수해야 할 37만명의 소련군을 위해 1백억달러를 주기로 약속했다. 이러한 재정적 부담외에도 동독 사람들을 맞이하는 서독 사람들은 결코 즐거운 표정들이 아니다. 서독 기업인의 기준에서 본다면 동독 근로자들은 기능이나 노동의 질에서 수준미달로 보이고 있다. 한편 동독 사람들에게 통일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모든 것을 빼앗긴 허탈한 심경에 있는 것 같이 보인다. 하루아침에 생활의 모든 틀이 바뀌어진다. 설혹 실업을 면하는 사람들도 서독을 기준으로 하는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야 한다. 동독인 1천6백만명중에 4백만명이 조만간 실업자가 된다고 한다. 모든 학교의 교원들은 그들이 가르치던 과목이 없어지거나 재조정되는 데에 따르는 재훈련을 받아야 한다. 동독의 공무원들은 어떻게 되는가? 서독에서는 공산당원은 공무원이 될 수 없다. 서독이 동독을 합병했기 때문에 동독의 모든 관청은 원칙적으로 폐지되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동독 공무원은 채용되더라도 심사를 받아야 하고 대체로 기술직 이외에는 채용이 어려울 것이다. 예컨대 동독 외무부직원 2천명중 1천8백50명이 해고되었고 나머지 1백50명도 임시계약으로 복무하는 상태다. 65만명에 달하는 동독 공무원이 모두 해임되는 상태다. 이들은 새로운 직장을 위해 재교육을 받는다. 그들의 심경은 어떠할까 짐작이 간다. 나라를 서독에 넘긴 동독 수상은 통일로 인해 동독인의 생활에 별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제 통독 국회의원이 된 1백40여명의 시한부의원과 동독 수상을 위시해서 통독정부의 각료가 된 몇사람들은 갑자기 거액의 세비를 받아 새 천지를 만난 것 같을지 모르나 동독에 남은 백성들은 앞날이 캄캄할 지경이다. 특히 전쟁전에 동독지역에 토지를 두고 서독으로 피해온 사람들은 옛 재산을 찾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동독의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주거로 부터 쫓겨나야 하는 처지에 놓인 사람들도 있다. 전 동독 수상 한스 모드로는 『우리는 서로를 알 시간이 더 필요했었다』고 말하고 있다. 동서독간의 교류가 있어 온지 오래다. 그러한 과정을 겪었는데도 막상 통일을 하고보니 서로를 너무 모르고 지냈다는 뜻이다.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동독에는 정신병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군대 경찰 학교 관청 심지어 교회까지 서독에 합병당하고 말았다. 동독의 법관들은 더욱 쓸모없는 인간들이 되고 말았다. 모두가 얼마씩 1대 1로 바꿔주는 서독돈을 가지고 일용품을 구입하는 기쁨도 일시적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태에서 벌써 잃어버린 동독 생활에 대한 노스탈자가 일고 있다. 12월에 있을 총선거에서 이들의 표의 방향이 어디로 갈까? 이들이 정치적으로 집단행동으로 흘러갈때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할수 있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10월3일,독일통일의 날을 동 서독의 적지않은 민족주의자들은 경축하지 않았다. 특히 지금의 통일독일의 영토에서 제외된 옛 독일땅을 고향으로 하는 백여만명으로 구성된 단체의 사람들은 이번 통일로 일차대전후 독일영토의 4분의 1이 잘려 나갔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잃어버린 땅들이 8백년간 독일 사람들의 고향이었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이 지금의 역사상황에서 정당화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동독의 거의 전역에서 아파트 월세가 갑자기 10배로 늘어나는 생활 현실에서 터져나오는 아우성을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인가가 문제이다. 통일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태도를 가진 것은 유태인이다. 나치정권이 출범하기 전에 50만명이었던 독일의 유태인은 지금 약 3만∼5만명이라 한다. 이들은 분단과 4대강국의 지배체제가 그들에게는 가장 안전한 체제였다. 통일에 따라 4대강국의 간섭권이 사라지는 것은 그들에 대한 보장체제가 없어지는 것이 된다. 그들에게는 동독에서 군국주의적 생활과 외국인에 대해 증오로 길들여진 1천6백만 동독인 모두가 두려운 존재이다. 이러한 국내외 복합적인 상황은 물론 통일에서 오는 독일의 새로운 활력으로 용해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폴크스바겐 자동차회사는 크게 활기를 띠고 있으며 마르크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독에 의한 동독의 흡수로 동독이 서독의 수준으로 향상되면서 안정화되어야 하겠지만 그동안 동서독의 모든 사람들은 통일의 흥분을 가라앉치고 새로운 역사의 창조를 요구하는 현실이 존엄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통일이 아직도 요원한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남겨준다. 동 서독은 그동안 교류와 협력을 통해 민족적 동질성을 확보해 왔다. 그러나 막상 통일을 실현한 현재 그들은 너무도 서로 다른데 대해 당황하고 있다. 그래도 서독은 경제력으로 소련을 꼼짝못하게 묶어 놓고 동독을 합병해내는 능력을 가졌다. 동독 사람들은 스스로 2등 국민임을 자조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양이다. 당대가 아니면 다음세대에는 동등한 지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독일 통일의 내면을 보면서 우리가 겪어야 할 일이 아득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 이라크 식량난 항의 유혈시위/군 발포로 사망자 발생

    ◎시위대 “서방과 전쟁말라” 요구/카타르지 【도하 AFP 연합】 이라크군대는 페르시아만 위기 이후 식품부족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발포,수미상의 시위자가 사망 혹은 부상했다고 카타르의 한 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아시 샤르크지는 바그다드의 소식통들을 인용,이같은 발포사태가 최근 남부 바스라항에서 발생했다고 말하고 많은 사람이 체포되었다고 덧붙였다. 시위대들은 전쟁이 발생할 경우 이는 이라크의 큰 재앙이 된다고 주장하면서 이라크정부에 전쟁을 회피할 것을 요구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지난 8월2일 이라크 침공 이후 유엔의 경제봉쇄 조치아래 놓여있는 이라크에서는 그후 식품부족현상이 심각하다는 보도가 줄곧 나돌아 왔었다.
  • “보안사를 「국방장관 장악체제」로”/신임 이종구 국방(인터뷰)

    ◎“기구 축소문제는 좀더 검토한 뒤 결정” 신임 이종구 국방부 장관은 8일 상오 취임식을 마친 뒤 접견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안정치 사찰사건의 사후처리방침 등을 밝혔다. 취임 직후 이루어진 이날 회견에서 이 장관은 『보안사는 보안사만 갖는 고유임무와 기능이 있으며 이 임무와 기능이 약화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다만 법과 규정대로 진행되도록 잘 감독하겠으며 장관이 확실히 장악할 수 있는 보안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도망간 이등병 하나가 기밀사항을 폭로했는데 이와 관련해서 자식이 아버지를,부인이 남편을 고발하는 공산주의사회의 관행이 바람직한 것인가를 생각해달라. 이등병 한사람 때문에 국가비밀이 들통나서야 되겠는가.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서울대 앞의 카페를 보안사에서 운영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고발에 의해서 국가조직이 모두 들통난다면 이것이 과연 좋은 것이냐. 이것도 하나의 민주화의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냐』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안사의 기구나 인원감축계획은 없는지. 『필요하다면 기구 축소도 가능하지만 최소한의 임무수행을 위해 필요한 만큼은 유지되어야 한다. 또 잘못된 점이 있으면 고치고 잘하는 점은 더욱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보안사가 잘못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많은 오해가 생긴다는 데 문제가 있다. 즉 잘못 알고 있는 것을 사실이라고 인정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다. 사실을 사실대로 알 수 있도록 하겠다. 보안사 개편문제는 조금 더 파악하고 나서 이야기하자』 ­보안사의 일부 기능을 안기부에 이관하는 문제를 검토할 용의는. 『어젯밤 늦게 임명통보를 받았기 때문에 후임보안사령관 임명에 대해서도 장관으로서의 의견개진 기회도 없었다.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취임 소감은. 『남의 나라 군대가 아닌 우리 군대이니만큼 튼튼한 군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국내외적으로 급변하는 상황에서 국가안전보장을 책임지는 국방장관에 임명되어 영광에 앞서 무거운 짐을 지는 느낌이다. 국가 안보는 국민의 뒷받침 없이 군만으로는 안된다. 그런한 의미에서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지난 6월11일 육군참모총장 임기를 끝내고 예편한 뒤 만 4개월 만에 국방장관으로 발탁된 이 장관은 12ㆍ12사태 때 동경사참모장으로 재직했으며 그후 20사단장ㆍ수방사령관ㆍ보안사령관ㆍ2군사령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중키에 마른 체격으로 첫 인상이 날카롭고 다부져 허점을 보이지 않는다. 육참총장 때 국군조직법 개정안이 「위인설관」이 아니냐는 말이 돌자 예편원을 내 진퇴가 분명한 무관이라는 평을 들었다. 노태우 대통령의 경북고ㆍ육사 후배다. 육사 재학중 최고인기생도(MVP)였으며 독서를 즐기고 영어와 서예 실력은 수준급이다. 부인 유재숙 여사(50)와의 사이에 2남2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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