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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책/조직 효율운용·처우개선 “급선무”(도전받는 치안:하)

    ◎비고유업무 줄이고 인력늘려 “사기 진작”/비행·비리 연루 자성… 신뢰회복 서둘러야 권위있는 강력한 경찰,국민 모두가 신뢰하는 경찰.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필수요건이지만 불행히도 우리의 경찰상은 그렇지 못하다.오히려 정반대로 인식된다. 진정한 민중의 지팡이로 뿌리를 내리기 위한 경찰의 노력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하지만 국민들에게는 여전히 일제 때의 「순사」,아니면 「만만한 동네북」같은 이미지가 더 강하다.정부쪽 시각에서는 골치아픈 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만병통치약」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경찰이 공권력으로서의 권위를 되찾기 위해서는 조직의 효율적인 운용 및 처우 개선 등을 통한 사기진작은 물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찰이 일상에서 국민과 더욱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조직운용도 개선해야 한다.민생치안과 직결되는 방범,형사,교통,수사 부서쪽으로 경찰력을 더욱 집중시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장기적으로는 인력의 확충이 필수적이지만 당장은 조직의 개편을 통해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치안의 최일선인 파출소에 보다 많은 경찰인력을 배치하는 것이 시급하다.일본이 그렇다.일본의 치안은 파출소에서 해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파출소가 많다.또 파출소 안에 항상 4명 이상의 경찰관이 상주한다.일부가 신고를 받고 출동해도 2명가량은 남아있어 공백이 생기지 않는다.우리의 경우는 대개 2명이 소내에 대기해 민원인 방문과 신고 등에 대처하느라 어려움을 겪는다. 또 일선 파출소 근무 경찰관들의 상당수는 이틀에 하루씩,돌아가며 근무하는 현행 2교대 방식보다는 3교대 체제로 바꾸는 것이 낫다고 주장한다.비번일 때도 잔무 등으로 제대로 쉴 수 없어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이상현 교수는 『현실적으로 경찰의 숫자를 크게 늘리기는 어려운 만큼,군대의 군무원처럼 일반 사무직 공무원들을 경찰에 배치,행정업무만을 전담시키면 민생치안을 전담하는 경찰의 수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력 및 장비의 확충과 처우개선을 통한 경찰의 사기진작도중요하다.전문가들은 경찰서비스의 확충을 사회간접자본 투자와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투자가 없으면 서비스의 질 개선도 요원하다는 것이다. 경찰이 고유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경찰은 법무부를 대신해서 벌과금을 징수하기도 하고,예비군의 무기관리도 대신한다.단란주점·노래방 등 각종 유흥업소의 불법영업 단속도 실은 인·허가를 내준 해당 관청의 몫이라는 주장도 있다. 현재 경찰이 맡은 「비 고유업무」는 35가지나 된다.그나마 얼마전 행정쇄신위원회가 경찰의 의견을 받아들여 10여가지를 해당 주무부서로 이관시킨 덕분에 줄어든 것이다. 서울 지역 경찰서의 한 간부는 『귀찮은 것,애매한 것은 모두 경찰의 몫』이라며 『심지어 일부 정부부처에서는 경찰의 의견은 하나도 묻지 않고 무조건 「경찰과 합동단속…」,「경찰의 협조를 받아…」 하는 식으로 우리에게 부담을 지운다』고 푸념했다. 경찰의 자질 향상을 통한 대국민 신뢰회복도 선결과제다.일부 경찰관들이 저지른 각종 범죄,비행,비리,탈선,안전사고 등은 오늘날 경찰 권위가 실추된 커다란 원인이다. 이를 위해선 경찰관에 대한 교양교육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경찰대학 출신들이 많이 배출되면서 간부의 수는 크게 늘었고 자질도 우수해졌지만,경찰의 뼈대를 이루는 비간부들의 자질은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6개월로 통일된 하위직 경찰관에 대한 예비교육도 개인별로 차등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적성,학력 등 개인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 소설로 읽는 인류의 기원 유인원 소재 번역물 출간 붐

    ◎「네안데르탈」 「…아담」 등… 영화작업도 병행 사이버 시대에 웬 유인원? 인류의 조상에 밀려 멸종되거나 현생인류로 진화,사라져간 유인원들이 소설속에서 속속 부활하고 있다.국내에도 소개될 이 소설들은 영화화도 동시 진행중이어서 「멀티 미디어」적 유인원 바람을 몰고올 듯하다. 도서출판 황금가지가 출간한 「네안데르탈」 전 2권은 제목 그대로 네안데르탈인에 초점을 맞춘것.82년 퓰리처 상 수상자인 기자출신 존 단튼의 최신작이다.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흔적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은 미국 시나리오 작가 펠투 포페스쿠의 「올모스트 아담」도 한 국내 출판사에 의해 출간 준비중. 「네안데르탈」의 영화화는 제일제당이 지분참여한 할리우드 영화제작사 「드림웍스 SKG」가 맡는다.「인디아나 존스」「쥬라기 공원」 등에서 인류 기원에 대한 반짝이는 상상력을 발동했던 스티븐 스필버그가 메가폰을 잡을 예정.「올모스트 아담」은 20세기 폭스사에서 영화로 제작중이다.월트 디즈니에서도 티베트고원에 출몰하는 정체모를 스노맨을 다룬 필립케어의 최신 소설 「에사우」를 영화화,「유인원 되살리기」에 가세했다. 「네안데르탈」에서는 세계의 지붕 타지크 공화국 파미르 고원에 탐사나간 고고학의 대부 켈리커트 박사가 소포 하나만을 남기고 실종된다.그의 애제자인 수잔과 매트가 함께 뜯어본 스승의 소포상자속엔 죽은지 25년 밖에 되지 않은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이 들어있다.이를 스승이 보낸 구조신호로 감지한 이들은 현지에 출동,놀랍게도 한 계곡에 네안데르탈인 마을이 숨겨져 있는 것을 발견하지만 에덴동산 같은 이 낙원에서 스승은 유인원들과 어울려 살며 그들의 평화를 찬양한다.한편 네안데르탈인의 초능력을 군사적 목적에 이용하려는 전직 CIA 요원이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오면서 마을엔 긴박감이 감도는데…. 이에 견줘 「올모스트 아담」은 세계적 오지 아프리카 케냐가 무대.미국의 고고학자 켄은 케냐 평원에서 바로 전날 새겨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발자국을 발견하지만 라이벌 앤더슨 교수가 그의 업적을 가로채려 도사리고 있다.소설은 켄과 원시인 소년과의 우정,유인원들사이의 세력다툼 등으로 전개되면서 인류의 기원에 다채롭게 접근한다. 이밖에 여성 유인원 제나를 통해 원시 모권제를 부각시킨 여성 인류학자 존 램버트의 소설 「인간의 시작」전2권(햇살과 나무꾼 옮김 아름드리),유인원에 대한 고고학적 접근인 「작은 인간」(마빈 해리스 지음,민음사),「작은 인간 루시」(도널드 요한슨 지음,푸른숲) 등도 앞다투어 인류의 기원 밝히기에 가세하고 있다.
  • 터키탕 개명(외언내언)

    터키는 많은 관상용 꽃이 원산지이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튤립이다.튤립은 16세기후반 터키에서 유럽으로 건너간후 순식간에 각국으로 번져 17세기초 영국과 네덜란드에선 귀족이나 대상인들 사이에 크게 유행하였다.이제는 우리들에게도 친숙한 과일이 된 체리 아몬드 무화과 살구의 원산지도 터키이다. 커피와 커피점 역시 터키인들이 전파시킨 멋진 생활 가운데 하나이다.16세기에 오토만 군대가 퇴각하면서 빈 성문 앞에 버리고 간 커피 자루가 서양에 커피문화를 소개한 시초였으며 오늘날 빈의 카페를 세계적 명소로 만든 싹이었다. 서울주재 터키대사가 개명을 요구해 화제가 되고있는 「터키탕」은 사실 터키와 무관하다.영어엔 Turkishbath,즉 터키탕이란 말이 있긴 있다.그러나 그 뜻은 마사지 걸이 등장하는 퇴폐적인 욕탕과는 거리가 멀다.가열된 방에서 건조욕으로 땀을 내고 난후 몸을 씻는 터키식 목욕법을 일컫는 것이 터키탕이다.우리나라로 치면 한증막 같은 것이다. 터키탕은 로마탕이라고도 한다.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것이 로마로건너가 성행했기 때문이다.터키의 유서깊은 도시들은 모두가 성채·모스크·광장에 곁들여 욕탕시설을 반드시 구비하고 있다.그 욕탕에선 쿠르나라는 큰 대리석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서로 등을 밀어준다.남녀혼탕이나 마사지걸은 물론 없다. 터키 요리는 다양성·영양가,그리고 세련됨에 있어서 프랑스·중국 요리와 함께 세계 3대요리로 꼽힌다.그런건 소문나지 않고 있지도 않은 퇴폐욕탕이 엉뚱하게 「터키탕」으로 판을 치고 있으니 터키인들로선 참을수 없는 모욕일 것이다. 19세기 프랑스의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인 앵그르의 작품에 「터키탕」이 있다.술탄의 하렘에서 목욕하는 후궁들의 모습이 우아하면서도 관능적으로 묘사돼 있는 나체화이다. 그런 후궁들로부터 서비스를 받을수 있다는걸 연상시키기 위해 터키탕이란 이름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터키탕이란 이름은 잘못 붙여진 것이 분명한 만큼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 중견작가 전상국씨 창작집「사이코」

    ◎병든 사회의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광기에 휩쓸린 인물 4명의 파행 그려/참된 인간다움이란것의 실존적 관심 중견작가 전상국씨가 모처럼 새 창작집 「사이코」(세계사)를 펴냈다.작가 김유정의 삶을 소설화한 93년작 장편 「유정의 사랑」도 있었지만 창작집으론 89년 「지빠귀 둥지 속의 뻐꾸기」이후 7년만이다. 분단의 악령을 진혼하던 이 중후한 작가는 대부분 90년대에 씌어진 이번 작품들에서 현대사회의 병리현상을 맹공하는 쪽으로 옮겨왔다.시대변화에 맞춰 소재는 「현대화」됐지만 참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를 캐묻는 실존적 관심의 불꽃은 여전히 맹렬하다.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급류에 휘말리지 않는 뿌리깊은 바위처럼 미덥고 반갑다. 작품집은 광기에 휩쓸린 인물을 그린 중편 네편이 연작으로 묶여있다.작가는 사회병리를 온몸으로 앓는 광인들을 그들과 달리 아무렇지도 않은듯 적응해 살아가는 정상인들에 대비시켜 병든 사회에서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이 과연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이코시대」에서 파행을 일삼다 골칫덩어리로 찍힌 땡삐는 가족들 손에 사이코로 몰려 기도원에 유폐된다.하지만 목소리만 클뿐 무력했던 땡삐에 비해 교활한 적응력을 갖춘 만재는 지역의 유지로 성공한다. 「거울의 알리바이」는 교통위반차량 색출에 총대를 맨 노상관이란 인물을 내세운다.4번과 66번 국도에 매복,무수한 차선위반 차량을 사진찍어 고발하는 것을 업으로 해온 그는 「법이란 지켜져야 한다」는 신념에 고지식하지만 고발당한 이들은 치를 떨며 그를 강박증 환자로 몰아세운다. 한편 어린 시절 살기오른 눈빛에 한끼라도 고기를 못먹으면 환장하는 육탐을 부리다 외지로 쫓겨나다시피 떠난 삼촌이 지자제 선거가 닥친 고향에 홀연히 나타나 막판뒤집기로 시의원이 되는 거짓말같은 과정을 그린 최근작 「개미거미들의 화음」은 복마전 정치판에 대한 풍자다.「시인의 겨울」은 도시의 한 빈민촌에 구멍가게를 낸 시인의 눈으로 일상의 구석마다 스며든 부패를 비춰보고 있다.국민학교 선생,문인,아이들,이웃 할 것없이 탐욕에 젖어 아무도 믿을 수 없게된 이 동네에서 시인은 군대간 이복동생이 백두산까지 횡단하겠다는 포부를 털어놨다가 정신병자로 몰려 의병제대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개미…」에서 삼촌 출마의 전과정을 지켜보는 소설가,「거울…」의 고발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르포작가 등 이번 작품집에는 거의 매편 작가가 등장하고 있다.이를 통해 『글쓰기는 야비하고 던적스러운 광기의 소산』이라며 사회고발 이전에 철저한 자아비판부터 수행한 전씨는 『반성을 통과하며 한매듭 짓고 자유로워졌으니 작가로서 새로운 출발이나 마찬가지』라고 앞으로의 왕성한 창작을 다짐했다.
  • 일 민간단체 위안부 위로금 지급 관련/정부,일 협조요청 거부

    정부는 최근 군대위안부에 대한 민간차원의 위로금 지급사업을 벌이고 있는 일본단체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 국민기금(여성기금)」이 피해자들의 위로금 수령에 우리정부가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부했다고 7일 밝혔다. 여성기금측의 다카사키 소우지(고기종사) 심의위원등 관계자 4명은 지난달 31일 방한,위안부 피해자 10여명을 접촉하면서 2백만엔의 위로금과 총리 사죄서한 발송,일본정부 예산에 의한 의료·복지사업등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한 뒤,5일 정부 당국자를 만나 여성기금측의 활동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당국자는 『피해자들과 관련단체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는 정부의 기존입장을 재확인했다.
  • 네타냐후 총리 협상 재개 제안/시리아 “평화와 무관“ 거부

    【암만 AP 연합】 이스라엘의 베나민 네타냐후 총리는 5일 시리아와 모든 현안들에 대해 즉각 회담을 가질 준비가 돼있다고 전격 발표,6개월간 결렬상태에 있는 대 시리아 평화협상에 큰 전기가 이뤄질 것임을 예고했다. 지난 94년 이미 평화협정을 체결한 요르단을 방문 중인 네타냐후총리는 후세인국왕과 회담 후 가진 이날 공동회견에서 양측이 군대를 파병,충돌하고 있는 남부 레바논에서의 적대관계 해결이 대 시리아 협상의 「좋은 출발」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미국을 통해 시리아측에 구체적 제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과도 지난 5월 총리선거 이후 중단됐던 협상을 「두어 주 후」 재개할 용의가 있으며 협상 대상에는 요르단강 서안의 헤브론시에서의 철군문제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마스쿠스 로이터 연합】 시리아는 6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평화회담 재개 제의가 평화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면서 네타냐후의 협상 제안을 거부했다. 시리아 관영 티슈린지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협상에서레바논 남부의 보안 문제를 위주로 한 몇몇 문제를 논의하기를 원했지만 지난 67년부터 이스라엘이 장악하고 있는 골란고원에서의 철수문제는 제외됐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회담은 평화를 이룩하는데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보도했다.
  • “위안부 일 정부 책임”/유엔 인권소위서 강조

    정부는 5일부터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48차 유엔인권소위를 통해 일본 정부가 군대위안부 문제에 대한 국제법적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피해자 보상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 파격에 가까운 환대속 시종 “화기애애”/라모스 대통령 단독회견기

    ◎진지한 대화… 예정시간보다 30여분 길어져 라모스 대통령과 손주환 서울신문사장의 단독회견은 회견시작부터 끝까지 시종 파격에 가까운 환대와 화기속에 진행됐다.그것은 라모스 대통령의 소탈한 성품탓도 있겠고 서울신문과 한국에 대한 그의 높은 관심과 애정에 기인한 것으로도 생각됐다.물론 두가지 다 작용했을 것이다. 회견은 당초 대통령 집무실인 말라카냥궁의 「리잘 룸」에서 1일 하오 5시부터 40여분간 진행키로 예정돼 있었다.그런데 라모스 대통령이 고집해 회견시간은 정확히 1시간10분이 걸렸다.그는 배석한 공보장관이 시간이 다됐다는 눈치를 수차례 주었음에도 막무가내로 회견을 끌고나갔다. 라모스 대통령은 회견시작을 김영삼 대통령에 대한 안부와 한국전참전 이야기로 풀어나갔다.그는 『이번에도 김대통령을 다시 만나면 조깅과 농구를 함께 하고 싶다』며 김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친밀감을 표시했다.그리고 한국전 참전시절을 회상할때는 「삼팔선」 「철의 삼각지」 「철원」 「중공군」등 당시 지명과 인명 등을 정확한 한국어로 발음해 우리측을 놀라게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들어가자 라모스 대통령은 불을 붙이지 않은 시가를 입에 물었다.그는 담배를 끊은 지가 수년째 되는데 지금도 진지한 이야기를 할때면 자신도 모르게 시가에 손이 가 마른 시가를 입에 무는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는 측근의 설명이었다. 진지한 주제를 이야기하면서도 그는 마디마디 농담과 해학을 섞어가며 좌중을 부드럽게 이끌어갔다.그는 지난 86년 마르코스 독재를 물리친 필리핀 피플혁명의 영웅이었다.당시 군참모총장 신분으로 말라카냥궁앞에 진주한 탱크위에 올라가 『우리는 독재자의 군대가 아니라 국민의 군대다』라고 사자후를 토하던 사람이다.인자한 할아버지같은 그의 몸 어디에 그런 무서운 투지가 숨어있었는지 놀라울 뿐이다.그는 퇴임하면 소원이 『골프 핸디를 줄이는 것』이라는 소박한 대통령이다. 무엇보다도 감명깊은 점은 그의 「세일즈 대통령」으로서의 면모.인터뷰를 끝내고 일어선 채로 그는 10여분을 한국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한 홍보에 할애했다.「필리핀 기업활동을 위한 핸드북」「아·태시대의 필리핀 비즈니스」등 비즈니스 관련 홍보책자와 홍보용 컴퓨터 디스켓까지 준비해와서 보여주며 한국기업의 진출에 서울신문이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20년의 마르코스 독재가 남긴 암흑기를 지나 새로운 필리핀 건설을 위해 그가 얼마나 노심초사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그는 인터뷰 말미 인삿말도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끝맺었다. 기념사진 촬영 때 그는 손사장에게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위로 치켜드는 thumbs­up을 제의하며 밝게 웃었다.〈마닐라=이기동 특파원〉
  • 소말리아 군벌 아이디드

    【모가디슈(소말리아) AP 연합】 소말리아 대통령을 자처했던 군벌 모하메드 아이디드가 사망했다고 현지 라디오 방송이 2일 전했다. 이 방송은 아이디드가 1일 밤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방송은 이어 아이디드의 정치조직을 이끌기 위해 4인위원회가 지명됐다고 덧붙였다. 아이디드는 그의 군대가 24명의 파키스탄 평화유지군을 살해한 이후 소말리아에 파견된 평화유지군의 일원인 미국의 집중적인 목표가 돼왔었다.
  • 여·야 수해싸고 “천재”·“인재” 공방

    ◎이 총리 「불가항력적 천재지변」 발언계기 증폭/여­“복구에 전념할때… 군 지휘체계 흔들지 말라”/야­“사고 거듭… 관리부실 명백” 이 국방 해임요구 이수성 국무총리가 막대한 인명손실을 낸 군수해현장에서 「불가항력적 천재지변」이라고 군을 옹호하자 국민회의 자민련 민주당 등 야권은 일제히 「천재에 인재가 더해진 것」이라며 이양호 국방장관의 해임을 거듭 요구하고 나섰다.반면 신한국당은 『지금은 수해복구에 나설때이며 군 지휘체계를 흔드는 일은 삼가야 한다』며 군과 이총리를 엄호했다. 이같은 여야의 공방은 이총리가 28일 강원도 화천군 승리부대에서 『수많은 사상자를 낸 이번 수해는 인력으로 막을 수 없는 것이었다』며 『과실이 있을 경우 책임을 져야 하지만 이번 사고는 천재지변으로 이례적인 것이었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29일 논평을 통해 『폭우로 인한 산사태는 천재지변이지만 산사태가 예상되는 절토지 위에 아무 대책없이 부실한 막사를 짓고 이미 막사가 붕괴되고 군인들이 매몰되는 것을 보고도 비슷한 조건에 군인들을 재워 또다시 참사를 불러온 것은 명백한 사람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정대변인은 이어 『더구나 정부와 군대에는 분명 지휘계통이 있으므로 지휘계통에 따라 국방장관의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하고 그 상급자로서 총리 역시 책임을 면키 어렵다』고 반박했다. 자민련 심양섭 부대변인도 『이총리의 발언은 군부대 산사태의 심각성과 피해유족의 아픔을 깡그리 무시한 면피성 실언』이라며 『산사태가 난 다음날 또다시 유사한 사태가 일어났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유비무환형 인재』라며 이국방장관을 비롯한 관계책임자들의 해임을 촉구했다. 또 민주당 김홍신 대변인은 『이번 재해는 천재로 시작됐지만 결국 인재라는 비난을 면할 길이 없다』며 『국방장관이 응분의 책임을 지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한국당 김충근 부대변인은 『정부와 군은 이번 사고가 비록 불가항력적 자연재해에서 비롯됐지만 유사한 재난의 재발을 막기 위해 다각적 대책마련에 나섰고 특히 군은 전장병이 한몸이돼 사후수습에 매진하고 있다』고 적극 옹호했다. 김부대변인은 또 『국민회의 등 야당이 희생자 및 사고현장 수습을 지휘중인 국방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며 『지금은 온 국민이 수해복구사업에 나설 때이지 군지휘 체계를 흔드는 일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백문일 기자〉
  • 자카르타 도심 병력배치/야 주도 유혈 반정시위로 긴장 고조

    【자카르타 AFP 연합】 27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벌어진 야당 지지자들의 반정부 시위에서 2명이 숨졌다고 군대변인이 28일 밝혔다. 아미르 스야리푸드딘 준장은 『2명의 사망자 중 1명은 병원에서 심장발작으로 숨졌고 다른 1명은 방화의 피해를 입은 은행의 경비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외에도 21명이 부상했다면서 전날 시위참가 용의자로 연행된 자는 앞서 경찰소식통이 밝힌 1백81명이 아니라 1백71명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다른 소식통들은 부상자수가 최고 87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서방 외교소식통들은 이와관련,27일 시위 참가자수가 7천∼1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스야리푸드딘 준장은 자카르타는 28일 진정을 회복했으며 더이상의 소요를 방지하기 위해 군병력이 시내 도처에 포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이」,팔인 거주지 전면봉쇄/전영토 추방령

    ◎아라파트 “합의사항 위반” 비난/네타냐후 “민간인에 테러 자행 강력대응” 【예루살렘 AFP 연합】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대원의 총격으로 이스라엘 민간인 2명이 피살됨에 따라 그간 부분적으로 해제돼 온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등에 대한 봉쇄조치를 전면 확대했다고 이스라엘군이 26일 발표했다. 군대변인은 이날 새벽 1시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총격사건이 발생한 뒤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에 대한 전면적인 봉쇄 조치에 들어갔으며 『이스라엘 영토내에 있는 모든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해 귀가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스라엘 군병력이 팔레스타인 거주지역 주변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지난 2월 회교 과격분자의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한 뒤 취해온 팔레스타인 거주지에 대한 봉쇄조치 중 일부를 해제해 놓고 있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당국 수반은 이스라엘인에게 총격을 가한 사건에 관해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이스라엘 당국의 전면 봉쇄조치 재부과가 『합의된 사항에 대한 또다른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베나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민간인 피살사건과 관련,보안군에 대해 동원 가능한 최첨단 수단을 이용해 『범인색출에 최선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고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이 전했다. 네타냐후는 또 아라파트에 대해 『테러를 자행하는 단체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일부라 해도 이들 모든 단체에 대처해 줄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새벽 차를 타고 달리며 총격을 가한 범인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이스라엘 당국은 범인이 요르단강 서안에서 이스라엘로 잠입한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소속 무장대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일 중학교 교과서 「위안부」 삭제운동/일 단체… 파문예상

    【도쿄 연합】 과거사에 대해 보수적 역사관을 갖고있는 일본의 자유주의사관 연구회(대표 등강신승·도쿄대 교수)가 중학교 교과서에 등장하는 전 군대위안부에 관한 설명부분 삭제운동을 추진할 방침이어서 작지않은 파문이 예상된다. 연구회는 우선 내년부터 중학교에서 사용되는 사회과 전교과서(7종류)에 등장하는 「종군위안부」에 대한 기술 부문을 삭제하는 운동을 전국적으로 전개키로 했다고 산케이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단체는 ▲중학교 역사교과서에서 위안부 삭제명령을 내도록 문부상에게 요구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찬동자들로 구성된 느슨한 조직을 결성하며 ▲강연회와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고 ▲교과서 비판 등 활동을 벌일 방침이다. 그러나 이같은 삭제운동은 사실상 일본의 보수·우익세력이 주도하는 것으로 이미 일본정부는 물론 한국·중국 등 인근 국가들이 사실로 인정한 옛 일본군의 만행과 침략행위를 정당화하려는 목적이어서 이웃나라들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 「미·일 신안보 동맹의 허실」 랠프 코사(해외논단)

    ◎미군 일본주둔 양국 이익에 도움/아시아지역 평화·안정 지속시키는 역할도/일본의 재무장·공격적 역할 현재로선 없다 지난 4월의 미·일 새 안보동맹선언은 일본의 재무장화,군사대국화에 대한 우려를 적지않게 불러 일으켰다.그러나 미 국제전략연구소(CSIS)산하 태평양포럼(호놀룰루 소재)의 랠프 코사 부소장은 일본재무장에 대한 이같은 우려를 근거없는 것으로 일축한다.근착 인터내셔널 트리뷴에 실린 그의 글 「미일동맹에 관한 진실과 허구」를 소개한다. 최근 앤터니 레이크 미 대통령 안보담당보좌관이 15일 일본을 방문,이케다 유키히코(지전항언) 외무장관을 만날 때 가장 최우선 안건은 미·일동맹의 장래 문제였다. 지난 4월 도쿄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특히 거기서 나온 공동선언은 양국간의 안보관계에 대해 그동안 퍼져있던 그릇된 믿음들을 불식시키는데 기여했다.이제 남은 과제는 또다시 그런 잘못된 생각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일이다. 이런 과거의 잘못된 믿음중 하나는 주일미군이 기본적으로 일본의 이익을 위해 와있었다는 것이었다.그러나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일본방문 기간중 미군의 일본주둔 목적이 한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의 안보이익을 지키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미군의 일본주둔은 일본의 이익을 지켜준 면도 있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일본이 미군을 그렇게 기꺼이 대접해주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미군이 애당초 아시아에 온 것은 미국의 국가이익 때문이었다.그리고 아시아 주둔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지속시키는데 도움이 됐기 때문에 미군은 계속 아시아에 남아있었다. 또다른 오해 가운데 하나는 일본이 안보에 무임승차를 하고있다는 믿음이다.하지만 오타 마사히데 오키나와 주지사가 거의 매일 우리에게 상기시키고 있듯이 일본은 미군의 일본주둔으로 연간 50억달러 이상의 비용을 들이고 있다.게다가 각종 시설과 부동산을 제공하는 한편 기지주변 주민들이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그 대가로 일본은 정치안정과 경제번영을 지켜줄 안보를 보장받고 있는 것이다.오늘날 우리는 양국의 이익에서로 도움이 되는 역할분담을 하고있는 것이다.이같은 유형의 상호보완적인 군사동맹은 앞으로 닥쳐올 예산절감시대에 있어서의 군사동맹 관계를 상징할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과제는 4월의 미일 정상회담이 21세기에 대비해 마련한 토대를 가지고 양국 동맹관계의 모양을 새로 다듬고 여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다. 미일 공동선언과 부속협정들이 적대행위가 발생했을때 일본측에 특별한 행동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하지만 일본의 입장에서는 돌발사태에 대해 언급한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진전이라 할 수 있다. 사견이지만 필자는 일본군대가 주변동태에 대한 감시와 해상안보,그리고 일본내 미군사시설에 대한 방위의 범주를 넘어 미국의 군사행동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라고 요구하고 싶지 않다.많은 사람들은 여기에 반대할지도 모른다.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일본의 이러한 역할을 규정하고 이를 실행해나가는데 있어서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절차를 마련하는 일이다. 지난 4월의 미일 공동선언은 미일동맹관계의 강화를 재확인한 것으로서 대부분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에게 무리 없이 받아들여졌다.그러나 일부 안보전문가들은 이를 잘못 이해함으로써 엉뚱한 우려를 나타냈었다.즉 미일 동맹관계가 일본에 너무 능동적인 안보역할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재규정되고 있다는 우려가 그것이었다.한국의 한 분석가는 이에 대해 미국이 아태지역에서 행해온 국제경찰 역할의 일부를 일본에 떼어주려는 것이라는 주장까지 폈다. 이같은 우려는 그러나 적어도 미국의 시각에서 볼때 다소 아이로니컬한 면이 있다.한국은 그간 국토방위를 위해 미군의 군사력 증강을 첫째 목표로 추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일본이 적절한 도움을 주되 그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어야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미일 군사관계자들은 일본의 재무장과 공격적인 역할을 현재로서는 전혀 염두에 두고있지 않다. 설사 미국이 지역안보와 관련,일본에 보다 적극적인 군사적 역할을 요구하는 상황이 닥칠지라도 주변의 우려를 계산에 넣어야만 한다.그렇게 해서 예상치 않은 안보 불안정 상황이 조성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미 행정부는 미일 안보동맹 관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이는 미일 안보동맹이 중국의 봉쇄를 목적으로 한다,이 동맹의 주 목표는 중국이다는 등의 잘못된 인식들이 새로 생겨나는 것을 막기 위해 중요하다. 미일 안보동맹은 반중국적이 아니라 친평화적이다.중국이 지역안보를 심각히 위협하지 않는한 이 안보동맹은 반중국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미일을 비롯 다른 아태우방국들이 중국이 아시아전체에 대해 위협스런 길을 걷고있기 때문에 이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릴 날이 올수도 있을 것이다.하지만 아직은 그렇지가 않다.그런 날이 오지 않도록 막겠다는게 이 안보동맹의 목표이다.
  • 러군,또 체첸 민간인에 발포

    ◎25명 사망… 반군,수도 그로즈니 통로 봉쇄/쿨리코프 내무 “철군 이르다” 기자회견 【모스크바 AP AFP 연합】 보리스 옐친 러시아정부의 평화를 통한 사태해결 천명에도 불구하고 체첸 민간인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격이 강화되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늘어나는 등 체첸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체첸 반군 지도자들은 16일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민간인 25명이 숨졌다며 민간인 살상 중단과 군의 발포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고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로 통하는 도로를 봉쇄했다. 러시아 내무장관 아나톨리 쿨리코프는 이날 상오 기자회견을 갖고 『용병과 범죄자들로 이뤄진 이들 (체첸 반군)을 모두 섬멸하겠다』고 말했다. 쿨리코프장관은 또 『반군이 체첸에서 테러행위를 부추기고 있어 이들을 소탕해야 한다』면서 『철병을 논의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덧붙여 체첸반군에 대한 러시아군의 계속적인 공격의사를 시사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15일 밤 그로즈니 북서쪽 교외 한 목장 주변에서 2대의 장갑차를 동원해 승용차 3대에 발포,민간인 10명을 사살했다. 역시 이날 밤 북부 그로즈니에서는 장갑차에 타고 있던 러시아 군인들이 3명의 체첸 젊은이를 납치해 간 뒤 이들 중 2명은 몇시간 후 죽은 채로 발견됐으며 나머지 1명은 실종됐다고 이날 로프장관이 이타르 타스통신에 밝혔다. 러시아군의 공격은 16일에도 계속돼 후퇴하는 반군 부대를 추격하는가 하면 낙하산부대를 투입,반군의 저항 거점을 후방에서 공격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군의 이번 체첸 반군 소탕작전은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당선된 지 1주일만에 휴전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94년 12월 옐친 대통령이 체첸의 독립 요구를 거부하며 군대를 투입한 이후 3만명이 숨졌으며 이들 중 대부분이 민간인이다.
  • 좌경조직 14명 구속/21세기 진보학생연

    ◎국회에 혁명진지 구축 기도 경찰청은 15일 대학가 좌경세력인 「21세기 진보학생연합」 의장 송상교씨(24·서울대 법대 4년) 등 소속원 11명을 국가보안법 위반(이적단체 구성)혐의로 구속송치하고 이채주씨(24·서울대 졸업)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국군 기무사도 이 단체 소속원 김연국씨(24·연세대 졸) 등 현역병 3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 수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 94년 9월 영남대에서 대학가 좌경조직 핵심 주동자 50여명이 모인 가운데 「21세기 연합」을 결성하고 기관지 「진보」 등 2백여가지 문건을 통해 국가 변란을 선전·선동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의회·군대·행정기구 등 국가 주요기관내에 혁명진지를 안정적으로 구축,노동자 계급에 의한 사회주의 사회 실현」을 강령으로 채택했다.
  • 모스크바 「물박물관」(G7으로 가는 길:34)

    ◎“자연의 순리체험” 초·중학생 필수견학코스/물 생성 원리서 가정공급 과정까지 일목요연/복제품·모형 등 직접 만지고 실험도 할수있어/“쉽게 지나치는 것을 자주 돌아보는 습관이 창의력” 모스크바시내 사린스키거리 물박물관 2층 현대상수도시스템모형관.박물관장 리디아 반데르구유트(82·여)는 20여명의 견학아동을 상대로 「물이란 무엇인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박물관장이 「물은 무엇인가」를 묻자 대답은 다양하게 쏟아진다.『마시는 것이다』 『없으면 안되는 것이다』라는 비교적 단순한 대답부터 『물은 우리 몸과 생활에 필수적인 것이다』라는 좀 구체적인 대답도 나온다. 그녀는 『물은 자연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혜택』이라면서 그러나 『먹고 마시고 그냥 버리면 재앙이 온다』고 여러 예를 들며 자세히 설명한다. ○저택같은 2층건물 생활하면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물.물에 대한 여러가지 흥미롭고 진귀한 사실을 일깨워주기 위한 것­이것이 물박물관이 들어선 이유이다.모스크바거리에 이 박물관이 들어선 것은 93년10월.모스크바시 수도사업소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도 불구,시장의 허가를 얻어 「물박물관」을 설립했다.『일반인들은 물에 대한 지식이 의외로 없다.이상한 주장이긴 하지만 물박물관을 하나 만드어야 한다』는 로 반데르구유트 박물관장이 처음 제안해 설립됐다.당시 시 자체가 재정적으로 곤란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반대자도 많았다고 한다.하지만 『주민들이 물을 잘 알면 환경에 도움은 물론 각종 비용마저 절약할 수 있다』는 박물관장의 주장이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졌다.반데르구유트여사는 정년퇴직후 연금생활자였으나 자신이 설립하고 싶어하던 박물관이 설립되자 주위의 권유로 박물관장이 됐다. 사실 물박물관은 상트페테르부르그의 에르미타주박물관이나 파리의 루블박물관처럼 화려하지도 웅장하지도 않다.빨간 색의 저택같은 2층건물에 몇개의 전시관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이러한 박물관이 설립 2년만에 초등학생부터 중학생정도에 이르기까지 필수방문코스가 돼버렸다.「물박물관」이란 생소한 이름때문이 아니라 「창의력의 산실」이 될 수 있다는 학교교사들의 일치된 여론때문이었다.취재허락을 받은뒤 박물관을 찾았을때 반데르구유트관장은 기자가 어떤 의도로 이 곳을 방문하게 됐는지 오히려 궁금해 했다.『모스크바에서 그렇게 취재할게 없느냐』며 씨익 웃는다.『생활하면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물.그 박물관이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며 방문취지를 둘러대자 박물관장은 『바로 그거』라며 맞장구를 쳤다.그녀는 『사람들은 물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면서 『물의 작용,원리를 잘 알면 그만큼 혜택은 인간에게 돌아간다』며 물박물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창의력과 관련,박물관장은 생활주변,남들이 쉽게 지나치는 것을 자주 돌아보는 습관이 창의력이며 이것은 어릴 적부터 가정에서 훈련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물관의 전시실은 역사적인 내용과 옛 모형들이 주류를 이뤘다.박물관은 크게 두 파트로 나눠볼 수 있도록 했다.1층에는 모스크바에 물이 처음 공급된 시기와 방법,과정 등 역사적인 사실에 충실했다.1767년 모스크바 교외 북동쪽 미티시치마을에 중앙통제식 상수관의 건설을 처음 명령한 카테린대제의 명령서가 시선을 끌었다.명령을 받은 수군들은 당시 클라즈마강에서부터 벽돌로 개방된 관을 만들어 모스크바 중앙까지 물을 공급했으며 바로 이 모형이 잘 전시돼 있었다. ○우물·채수장 모형 즐비 처음으로 땅속에 현대식 금속관을 묻어 모스크바에 물을 공급한 것은 1853년 카테린2세때의 일이라는 사실도 자세히 기록돼 있었다.카테린2세는 당시 바론 델빅 수군대령에게 특별명령을 내려 물이 다른 곳으로 새지 않도록 금속관의 설계·설치를 요구했다는 것이다.어린이들의 흥미를 끈 것은 우물·채수장등 각종 모형이었다. 전시품들은 외부인이 만질 수 없는 것과 만질 수 있는 것으로 구분돼 있어 이채로웠다.세계 어느 박물관을 가보아도 전시물을 만지도록 허락하는 박물관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자유로운 사고를 키우기 위해 박물관장의 「특별명령」으로 복제품에 한해서는 방문객들이 직접 만지고 실험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이에 대해 반데르구유트박물관장은 『성인이든 학생이든 손으로 만져보는 것은 사물을 이해하는데 중요하다』면서『복사품이나 얼마든지 다시 구할 수 있는 것은 만져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박물관의 1층이 주로 역사적인 장소라면 2층은 현대식 수도·정화·정수시설의 모형들로 꽉찬 곳이다.특히 이 곳은 폴라로이드로 된 다이아그램들이 많아 물의 생성,취·정수,정화과정을 특별한 지식이 없이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정수과정에서 염소와 암모니아,황산알루미늄이 어느 시점에 들어가는가가 재미있게 만화로도 설명되고 있었다.2층의 다른 방에는 수자원보호관,수자원절약관이 따로 설치돼 있었다.「욕실물을 1분간 틀고 쓰면 16ℓ」「5분간 샤워를 하면 1백20ℓ」「모스크바시 4개취수장의 하루용량은 7백만㎥」라는 계도적인 포스터가 눈길을 끌었다. ○물절약 포스터 눈길 사실 러시아는 「박물관의 나라」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진귀한 박물관이 많다.모스크바시에 등록된 통계만 보더라도 94년말 현재 시내에 3백개의 박물관이 있다고 한다.물박물관외에도 돌박물관·소방박물관·고양이박물관·시네마박물관·책박물관·악기박물관·옛건축물박물관·패션박물관등 수십여종에 이른다.「박물관이라고 해서 반드시 규모가 큰 것도 아니다.개인주택 크기의 아담한 시계박물관에서부터 호화롭고 어마어마한 규모의 전쟁박물관까지 다양하다」70년 「철의장막」문화에서도 러시아인들은 다양성과 창의성을 존중해온 느낌이다.방문객들이 가장 흥미롭게 생각하는 전시실을 묻자 박물관장은 「정답」을 내놓았다.그것은 방문객 각자의 생각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전문가 인터뷰/물박물관장 리디아 반데르구유트/“주변 모든환경이 창의력 계발의 도구” 리디아 반데르구유트 물박물관장은 『창의력이란 생활하면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것을 돌이켜보는 힘』이라고 정의한다.30년이상을 교사와 수도사업소 간부로 일해온 그녀는 『창의력은 기질처럼 타고난 것이 아니다』 『창의력의 개발은 주변환경과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창의력의 증진은 죽을 때까지 계속된다』고 강조한다.인간이 경험을 통해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도모하고 축적시켜나가듯 창조적인 활동 역시 이러한 과정속에서 쉼없이 계속 된다고 보는 것이다.이러한 이유때문에 반데르구유트는 일반인은 물론 특수분야의 연구원에게도 문호를 개방해놓았다.당초 초·중등학생에 한해 개방하는 것이 어떠냐는 수도본부도 그녀의 의견을 따라야만 했다.이제는 모스크바 유수대학의 연구원들도 「물에 대한 자료」라면 이 곳을 찾는다. 『어린 새싹들의 창의력개발을 위해 무얼 해야하느냐』고 물었다.박물관장은 『어려운 질문』이라며 고개를 저은뒤 잠시후 운을 뗀다.『특별히 생각나는 것은 없지만 좋은 책을 가까이 하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박물관같은 현장시설을 자주 방문하는 것도 중요하다.어떻게 보면 가정교육이 틀에 짜여진 학교교육이상으로 개인의 창의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박물관장은 부모의 역할을 특히 강조한다.그녀는 『자녀에게 어떤 분야라도 역사적 사실 혹은 경험을 충분히 일깨워주는 자상함이 창의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팔순을 넘긴 그녀는 지금도 일주일이면 3일을 어린 방문객들과 질문·대답을 주고 받는다.반복되는 질문에 짜증 한번 내지 않는다.언젠가 그녀는 「자상한 것이 또 다른 창의성」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 새 시청/동대문운동장 부지 가장 유력

    ◎서울시 신청사 어느곳에 옮겨갈까/현청사 일 잔재… 낡고 비좁아 이전 불가피/후보지 4곳 비교… 새달 2곳으로 압축/연면적 4만평… 11월 부지확정 거쳐 99년 착공 지난 9일 서울시 신청사 건립후보지 4곳이 공식 발표됐다.서울시청 청사의 이전계획이 구상단계를 넘어 구체화·가시화되고 있음을 뜻한다.서울시의 신청사 건립 계획에 따르면 오는 11월 건립부지를 확정한 뒤 설계 등의 준비를 거쳐 99년 공사를 시작해 2003년 완공한다.결국 20세기 내내 수도 서울의 얼굴이던 현 청사는 21세기의 새 주역인 신청사에 자리를 넘겨주고 역사속으로 사라진다.신청사의 건립 추진배경및 후보지 4곳의 특징,추진계획 등을 짚어본다. ▷추진배경◁ 서울시 현 청사는 일제 시대인 1926년 건립됐다.일제는 민족 말살정책의 일환으로 유생들의 항의 집회장소였던 대한문 앞 현 청사부지를 결정했다.아직도 청사 곳곳에서 벗꽃 문양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만큼 일제의 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결국 현 청사는 조선총독부 청사와 함께 민족사적 측면에서 볼 때 더 이상 늦출수 없는 청산 대상인 셈.아울러 현 청사가 낡고 좁아 단순한 행정부처로서의 기능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적인 지적들이 신청사건립을 더욱 재촉하고 있다.본청인력도 수용하지 못해 교통·문화·복지·상수도·지하철 등 시업무가 7곳의 별관에 분산되어 있어 업무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 ○시 업무 8곳에 분산 이렇듯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21세기 수도서울의 위상에 걸맞은 신청사를 짓는다는 계획은 이제 움직일 수 없는 당위성을 확보하고 있는 듯 하다. 시가 밝힌 건립 후보지는 동대문 운동장·뚝섬·보래매공원·용산미군부지 등 4곳.3천평에 불과한 현 청사자리는 터가 좁아 제외됐다. ▷기본 방향 및 구상◁ 수도 서울의 역사성·상징성·접근성·인지도를 고려한다.괜찮은 건물 하나를 짓는다는 개념을 넘어 시민의 대표기관인 시의회·시청사가 함께 하고,시민들이 휴식할 수있는 시민 문화센터로 건립하겠다는 구상이다.시 행정의 집산지라는 기능을 넘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 광장으로,정보를 얻고 문화를 즐기는 쉼터로 만든다는 것.설계는 국제 현상공모를 통해 당선작으로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최첨단 정보통신과 사무자동화 시스템을 완비한다.일본 도쿄도 청사,캐나다 토론토시 청사,호주 국회의사당 등에 앞서는 청사로 짓는다. ▷후보지별 장·단점◁ ▲동대문운동장=가장 유력한 후보지.유일하게 4대문안에 위치해 역사성과 상징성이 뛰어나다.지하철 1·2·4·5호선이 통과,시민들이 접근하기에 편리하다. 뒤떨어진 동대문권 개발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돼 강남·북간의 불균형적인 발전을 시정할 수 있다.부지는 다소 좁은 2만7천평.동대문운동장을 철거하는 대신 뚝섬에 돔구장을 건설하고 도봉구 등에도 체육시설을 설치한다.동대문운동장은 현재 연간 50일정도 밖에 사용하지 않아 철거에 따른 부담이 적다.다만 주변이 상가지역이어서 도심교통난을 가중시키는 것이 흠이다. ○설계 국제공모 검토 ▲뚝섬=광장 및 녹지공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특히 한강변에 인접,경관이 아름답다.빈터로 언제든 건축이 가능하다.역사성과 상징성에서 뒤진다.지하철 2호선이 뚝섬인근을 지나지만 교통이 불편하다.도심에서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도 흠이다.부족한 교통망은 모노레일 등 신교통수단의 설치로 극복한다.한강 경관을 최대한 살려 건축한다.부지는 4만7천평. ▲보라매공원=유일하게 강남지역에 위치하고 있다.녹지를 훼손하지 않고도 신청사를 세울 수 있다.뒤떨어진 관악·동작구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7만평의 부지에 시청·시의회·시민광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상징성과 역사성,교통이 불편한 것이 흠이다.경전철을 건설,교통문제를 해결한다. ○총 2천4백억 소요 ▲용산 미군부지=최고의 후보지로 꼽히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다.서울시가 미군측과 협의한 바에 따르면 신청사부지를 서울시에 제공하는 문제는 미군부대 전체의 이전계획과 연계해 검토돼야 한다는 것.미군부대 이전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시청사 부지만을 내줄 수 없다는 것.역사성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찬성하는 쪽은 민족의 수난사인 외국군대 주둔지이기 때문에 민족정기를 되찾는다는 차원에서 신청사를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역설적으로 조차지이기 때문에 부적합하다는 의견도 만만찮다.11월로 잡고 있는 부지 확정일정을 감안할때 미국과의 협상이 관건이다.신청사부지에서 제외될 경우 용산 미군부지 80만평은 녹지로 보존된다. ▷향후 추진일정◁ 8월중 제1차 신청사건립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어 후보지를 2곳으로 압축한다.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9월),제2차 자문위 회의(10월) 및 시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11월 부지를 확정한다.97년 건축설계를 공모하고 99년 착공한다.2003년 완공과 함께 이주한다.이는 시간적 여유를 둔 일정으로 앞당겨 추진될 수 있다.기간내 착공하지 못하더라도 확정된 부지가 바뀔 가능성은 없다.시민·시의회·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데다 예산이 뒷받침 되기 때문이다. ▷재원확보◁ 총 소요 재원은 연면적 4만평 기준,2천4백80억원.신청사 건립기금 설치조례를 제정,98년까지 모두 9백억원을 마련한다.99년부터는 건립추진 실적에 따라 연차적으로 확대 조정한다.〈강동형 기자〉
  • 귀순 개성주민 최승찬씨 문답

    ◎“식량난 극심… 북한은 하나의 큰 감옥”/생활고 못견뎌 탈북 결심/“먹을것 없어 부모가 자식 죽이고 자살” 소문 11일 새벽 강화도로 귀순한 북한 주민 최승찬씨(29)는 귀순 9시간만인 이날 상오 11시 30분부터 30여분간 국방부 청사 의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문일답을 가졌다.최씨는 깡마른 체구에 초췌한 얼굴이었으며 53시간 남짓 굶은 상태에서 탈출을 감행한 탓인지 기자들의 질문에 힘없는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했다. ­언제부터 탈출을 결심했나. ▲6월부터이다. ­탈출동기는. ▲먹고 사는 것은 물론 북한은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못돼 내려왔다.북한은 사람을 개·돼지처럼 취급하고 통제돼 전체가 하나의 감옥이다.이래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잘 사는 남한으로 가자고 결심했다. 한시라도 살지 못할 데라서 살 곳을 찾아왔다. ­남한이 잘 사는 것은 어떻게 알았나. ▲군대에 있을 때 KBS­1TV 화면에 나오는 것을 보고 알았다.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하다는데. ▲개성에 있을 때 산 밑에 살았는데 매일 1∼2명씩 굶어 죽은 사람을 묻는 걸 봤다.옆마을에서 부모가 먹을게 없어 어린 아기를 목졸라 죽이고 자살했다는 얘기를 들었다.쌀을 주지도 않고 죽물(죽)도 없고 남새(채소)도 없다.장사수완이 없는 사람은 죽을 수 밖에 없는데 그것도 못하게 통제한다 ­수영은 잘 하나. ▲좀 한다. ­오면서 뭘 먹었나. ▲바닷게를 잡아먹었다.그런데 지금 배가 아프다. ­북한에서 무슨 일을 했나. ▲노동자였다. ­가족관계는. ▲처 김옥순(26)과 딸 최미라(2)가 있으며 부모님도 개성에서 따로 살고 있다.〈황성기 기자〉 ◎「필사의 탈출」 어떻게 했나/계곡물 마셔가며 산길로 예성강 도착/튜브 감고 6시간 수영… 남한 초병 보자 “살았다” 11일 새벽 강화도로 귀순한 북한 주민 최승찬씨(29)는 극심한 생활고 끝에 남행을 결심하고 사흘전인 8일 하오 개성시 운학2동 집을 나섰다. 개성시에서 그가 남행출발지로 선택한 예성강 하류까지는 10㎞ 남짓. 여행을 위한 통행증이 없는 최씨로서는 개성시를 빠져나가는 일 조차 모험이었다.더욱이 예성강에서 강화도까지 바다를건널 때 필요한 자전거 튜브 3개를 몸에 지닌 그는 보안요원의 눈길을 피하기 위해 개성시 벽란도를 거쳐 골목길로만 돌아 9일 새벽 개성을 벗어났다. 그는 일단 큰 길을 피해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산으로 길을 잡았다. 동이 트면 숲 속에 꼼짝도 않고 숨고,어둑해져서야 산을 탔다. 주위 사람들의 의심을 사지 않으려고 최소한의 비상식량 마저 준비하지 않은 최씨는 극도의 굶주림을 계곡의 물을 마시며 이겨내야 했다. 장마기간이지만 최근 며칠동안 날씨가 쾌청해 체력소모를 줄일 수 있었던 것도 그에게는 행운이었다. 개성에서 예성강까지는 자동차로는 불과 10㎞에 불과하지만 사람이 없는 산길로 돌아가야 했던 그는 20㎞의 산길을 꼬박 이틀을 걸어 10일 밤에서야 예성강 하류 당두포리 근방에 도착했다.곳곳에 초소와 AK 소총으로 무장한 북한군인들이 보였으나 다행히 반달의 어둠이 깔린데다 짙은 안개까지 끼어 있어 연안까지 내려가기는 수월한 편이었다. 48시간 이상을 굶어 탈진상태였지만 사력을 다해 자전거 튜브에 공기를 불어넣었다.바닷물이 밀려들고 있었다.튜브 3개를 몸에 감고 예성강으로 뛰어들었다. 북방한계선 근방에 북한군이 설치한 철책 등 장애물을 피하며 남으로 남으로 헤엄쳤다.3년전 제대했던 특수부대(38항공여단)에서 체력이 단련되기는 했으나 굶주림과 피로함,극도의 긴장감 때문에 6시간 정도의 수영은 그를 빈사상태로 몰아넣었다. 강화도 해안에 닿은 듯 했다.순간 해병 초병근무자들이 쏘는 서치라이트의 강렬한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손을 흔들어 귀순의사를 표시했다.혹시 북한 땅일지 몰라 이름을 묻는 군인에게 「한성호」라는 가명을 댔다. 꿈에도 그리던 남한 땅임을 확인한 최씨는 『나 좀 어떻게 해주소.3일동안 굶었습니다.배고파 죽겠소』라고 외쳤다.〈황성기 기자〉
  • 서울예전 예음회(캠퍼스 동아리)

    ◎「제2의 김건모」 꿈꾸는 스타탄생 산실/학교입학 보다 가입 힘든곳… 김건모·박미경 등 배출/군대식 규율… 악명높은 선배들이 직접 지도 제2의 김건모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 뇌수를 파고드는 기타줄의 떨림 속에 구슬땀을 식히고 떨리는 노랫가락 속에 내일을 그린다.온 마음을 가다듬어 정열을 가락에 얹다 보면 한여름의 더위는 온 데 간 데 없다. 서울 예술전문대학 음악동아리 「예음회」. 방학은 이들에게 오히려 내일을 준비하는 새로운 학기의 시작이다.매일 하오2시면 10여명의 회원이 중구 남산동 교내 예술관 203호에 모인다.하루 4시간의 고된 연습이 이들을 기다린다. 이들이 연습하는 곡은 대부분 창작곡이다.이중에는 내로라하는 선배가수들이 지어준 곡도 있다. 예음회는 대중가수를 배출해내는 메카로 유명하다.김건모·김원준·박미경·박성신·박선주·예민 등 이 시대의 대중음악을 이끌어가는 톱스타가 모두 이곳 출신이다.선배들은 매주 돌아가며 후배들을 지도한다. 전교생이 모두 연예인지망생이지만,지난해 학교축제 때열린 「연연가요제」에서 대상을 비롯한 거의 모든 상을 예음회원이 독식했다. 예음회는 학교입학보다 가입하기가 더 어렵다.심지어 이곳에 가입하기 위해 학교에 입학한다는 말도 있다. 매년 2백여명의 신청자가 몰리지만 3차례의 실기테스트를 거쳐 최종선발되는 인원은 10명남짓하다. 올해는 더욱 치열했다.무려 3백여명이 몰렸지만 합격자는 10명을 넘지 못했다. 회원이 된 다음에 「살아 남기」는 더욱 어렵다.활동이 부진한 회원은 제명된다.따라서 1년이 지나면 회원중 절반도 살아 남지 못한다. 규율도 엄격해서 군대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그만큼 선후배간의 유대는 끈끈하다. MT 때면 졸업한 선배들이 꼭 참석한다.인기가수 선배들과 밤을 꼬박 새며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은 남이 경험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잠시 나태해진 마음도 선배들의 고생담을 듣노라면 금방 다잡아진다. 예음회 회장 강동주(25·문예창작과2)씨는 한없이 음악이 좋아서 이곳에 들어온 경우.그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모여 노래를 부르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없지만 부단한 노력이 뒤따라야만 자기발전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화려한 스폿라이트를 등에 지고 객석의 환호를 바라보며 이 세상을 노래하고 싶다는 이승경(21·방송연예과2)양은 『노래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다』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내뿜었다.〈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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