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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보병과 기병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20일쯤 지났다.해도 바뀌었다.승리의 칭찬에 몰두했던 세상이 패배의 원인에도 눈길을 돌리게 됐다.한 대학 교수가 승자의 선거 캠프가 기병(騎兵)이었다면 패자의 그것은 보병(步兵)이라고 비유했다고 한다.기병 특유의 기동성을 부각시켜 선거 조직의 경직성을 비판한 것으로 짐작된다.역사를 바꾼 고대의 전투는 기병의 전쟁이었다.그러고 보면 역사는 기병이 쓰나 보다. 기병의 달인은 뭐니뭐니해도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일 것이다.한니발은 10명을 기본 단위로 편성된 무적의 로마 군대에 보병으론 대적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그리고 기병을 생각해 냈다.한니발은 한발 더 나가 말 대신 코끼리를 사용했다.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앞만 보고 달리는 코끼리의 저돌성을 십분 활용했다.로마의 대군을 향해 코끼리를 돌진시켜 전열을 흩뜨려 놓고 그 틈을 이용해 공격하는 전략을 구사했다.그 유명한 칸나이 전투다. 그러나 한니발은 패장이 된다.기병 때문에 졌다.로마의 스키피오 장군에 당했다.자마전투에서 스키피오는 코끼리가 돌진을시작하면 쉽게 방향을 바꾸지 못하는 점에 착안했다.한니발의 코끼리 부대가 진격해 오자 앞길을 일시에 비웠다가 옆에서 공격하는 전법을 구사했다.기병은 언뜻 보면 무적처럼 보이지만 그 빠른 기동성이 바로 결정적인 맹점이 된다.또 기병은 말을 탔을 때 기병이지 말에서 떨어지는 순간 오합지졸이 된다.뿐만 아니다.확 트인 벌판이어야 기병이지 골짜기에서 기병은 아무 짝에도 못쓴다. 새로운 변화에는 때를 놓치지 않고 적응해야 한다.그러나 기동성이 능사는 아니다.빠르게 움직이다 보면 주위를 살피지 못할 수도 있다.변화에 급급하다 보면 근본을 망각할 수도 있다.고대 국가들이 기병 양성에 역점을 두면서도 전체 군대의 90%는 보병으로 편성했던 까닭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보병 전투력의 뒷받침이 없는 기병은 결코 힘을 쓰지 못한다.우리 사회를 이끄는 세대가 확실히 바뀌고 있다.30,40대가 전면에 나섰다.말하자면 기병 세대일 것이다.박수를 보낸다.그러나 한마디 해두고 싶다.‘90% 보병’을 잊어선 안 된다고.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30代 증권맨의 별난 곤충사랑/메리츠증권 오해룡씨 ‘세계곤충대전’ 개최

    “증권사 객장에서 눈에 불을 켜고 시세판을 지켜보다가도 한번씩 채집망을 들고 나비들을 뒤쫓다 오면 세상이 달라보인답니다.” 13년 동안 채집한 곤충들로 8∼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별관에서 ‘세계곤충대전’을 개최하게 된 메리츠증권 불광동지점 오해룡(사진·30) 사원의 감회는 남다르다.여자 꽁무니 대신 쫓아다닌 곤충들과의 ‘연애’의 역사를 세상에 고스란히 꺼내놓게 됐기 때문이다.열애의 시작은 우연했다. “고3시절 우연히 들른 서점에서 펼친 곤충도감 속 나비 한 마리가 제 가슴 속에 날아들었습니다.” 나비의 현란한 날개 색에 심취한 그는 군대에서도,증권맨이 되어서도,심지어 해외출장 중에도 채집망을 놓지 않았다.나비에만 쏠리던 시야도 점차 뭇 곤충 전체로 확대돼 갔다.그렇게 포획한 것들이 몇마리나 되는지 셀 수 없다.이번 전시회에는 수집품 일부에다 곤충동호회 ‘장수하늘소’ 회원들의 소장품을 보태 총 2000여종 2만 3000여점이 공개된다. “나비들과 딱정벌레들,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에 처한 것들,북한 나비들과 외국의 곤충들까지 한자리에 모아봤습니다.” 전시회를 위해 그는 많은 이들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메리츠증권 불우이웃돕기모임 ‘사회봉사단’이 이 행사를 기획,홍보하고 성사시킨 일등공신이다.오씨 역시 사회봉사단원이기도 하다.곤충전문업체 ‘킨섹트’로부터는 금전적 협찬을 받았다.이들로부터 받은 고마움을 돌려갚기 위해 수익금 전액은 불우이웃돕기 기금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객장에서 벗어나 곤충을 쫓아다니며 자연에 동화됐듯 관람객들이 잠시나마 일상에서 탈출해 제 친구들에게서 평안을 얻어 간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손정숙기자 jssohn@
  • NYT칼럼 주장“주한미군 철수땐 北核제거 쉬워져”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 뉴욕 타임스는 지난 26일 윌리엄 사파이어의 칼럼 ‘북한은 중국의 아이’(North Korea:China’s Child)에서 “주한미군이한국의 비무장지대에서 인질로 잡히지 않는다면 미국은 보다 자유로운 입장에서 북한의 핵 시설을 제거하기 위한 행동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했다. 사파이어는 지난 20년간 뉴욕 타임스에 1주일에 두차례씩 칼럼을 써온 자유주의적 보수론자로,그만의 독특한 논평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미 정치와 사회 전반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사파이어는 이 칼럼에서 북한으로부터 제기되는 테러의 위협을 차단하려면주한미군을 철수시키는 것이 첫번째 조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지난 50년간 자유를 지켜온 것과 관련,주한미군에 빚을 지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하고 있는 데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으며,최근 한국 대통령선거에서는 미국이 북한에 굴복한 ‘아무 쓸모없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계속되기를바라는 후보(盧武鉉)를 대통령으로 뽑았다고 말했다. 사파이어는 이어 “미국은 제국주의적인 강대국이 아니며 미국을 원치 않는 국가에는 군대를 주둔시키지 않는다.”고 주한미군 철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파이어는 주한미군은 북한군의 침공 저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군이 북한의 침공을 격퇴할 수 있도록 즉각 지원하기 위해 배치된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미국 안보의 최우선은 핵미사일로부터 본토를 지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주한미군이 철수하면 주한미군이 북한의 반격으로 DMZ에서 인질로 잡힐 수 있다는 우려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입장에서 북한의 ‘위험한’ 핵시설들을 제거하기 위한 행동을 취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mip@
  • ‘집단따돌림’ 사병 자살 국가에 배상책임 판결

    군대에서 동료들의 ‘집단 따돌림(왕따)’ 때문에 자살한 사병의 유족에게국가의 배상책임을 묻는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고법 민사5부(부장 梁東冠)는 군복무 중 자살한 서모 이병의 유족들이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국가는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심을 깨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군대 사회의 통제성과 폐쇄성을 고려할 때 선임병의 폭언 및 부대원들의 따돌림과 서 이병의 자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면서 “부대가 부정적인 환경을 개선하지 않고 방치한 점이 인정되는 만큼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열린세상]반미의 사회구조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대한민국 국민들은 새로운 지도자를 선택했다.그러나 이제 우리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곧바로 이 문제에 매달려야 한다. 훈련중인 미군의 장갑차에 치여희생된 두 여중생의 사망을 계기로 급격히 고조된 반미 감정이 그것이다. 반미의 문제는 한국과 미국을 사이에 두고 점점 더 강해지는 태풍의 눈과도 같다.문제는 이 새로운 태풍의 눈이 어떻게 만들어졌고,그 중심에 무엇이있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현명한 대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한국사회에서 반미 감정은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불행히도 우리는 반미의 에너지를 끊임없이 충전하고 있는 이 사회의 문제에 주목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반미 현상은 한국과 미국을 연결 고리로 점점 심화되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불평등과,이로부터 발생하는 대다수 한국 국민들의 심각한 사회적 박탈 의식과 그 맥이 닿아 있는 듯이 보인다.지난 수 년 동안 진행된 심각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한국사회의 불평등은 급속히 증가하였고,한국 경제는 국제 자본에 더 크게 의존하게 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엘리트들이 더 이상 그들의성공을 한국에 의존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과거 한국의 중산층은 국방의 의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지만,이제 그들의 2세들은 미국을 통해 사회적 성공과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 너도나도 미국을 향하고 있다.세계화와더불어 진행되는 급속한 사회 변화는 미국을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는 사회의 계층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조금 더 지나면 이제 한국을 떠났던 엘리트들이 다시 한국의 지배 엘리트로 등장할 것이다.지난 10여년 동안 한국사회에서는 사회적 계층 구조가 이런 방식으로 짜여져 갔고,이에 대한 불만은 언제라도 터질 수 있는 사회적 에너지로 전환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수의 사람들만을 싣고 미국을 향해 달리는 듯한 마차를바라보는 대다수 한국 젊은이들의 심정은 거대한 박탈 의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체육인,연예인,경제인,정치인들과 그들의 2세들이 한국을등지는 상황에서 국방의 신성한 의무를 지키기 위해 군대에가야 하는 젊은이들이 구조조정으로 인해 마땅한 일자리조차 구하지 못하는상황이 지속된다면 한국의 건강한 젊은이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그들의 희망을 찾아야 하는가?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수많은 젊은이들이 반미의 대열에 동참하는 모습을보았다.올림픽,월드컵,반미로 이어져 온 숨가쁜 대중적 몰입의 밑바탕에는심화되는 불평등의 사회 구조가 존재한다.이 구조 속에서 갈 길을 잃은 젊은이들의 박탈감은 그 폭발의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다.반미는 그러한 사회 구조가 만들어내는 집단적 박탈감의 강렬하고,단순하며 분명한 목표이다.여기에 한국 국민들의 자존심을 너무 가볍게 다루는 듯한 미국의 미숙한 태도는대중의 박탈감에 기름을 쏟고 있다.한국인들은 유사한 사건이 일본에서 발생했을 때 미국이 일본에 대해 취하는 태도와 한국의 상황을 비교하면서 커다란 실망감을 느낀다. 이제 한국사회에서 반미의 문제는 과거의 반미와는 새로운 차원에서 접근될 필요성이 있다.우선 미국은 한 편으로 우리 국민들이 일구어 온 정치,경제,문화적 성취와 고양된 자존심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미국인들이 자신들의 나라를 ‘위대한 국가’라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인들은 그들을 ‘위대한 민족’으로 자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동시에 한국과 미국간에는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모르는 반미의 소용돌이 구조가 존재한다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반미의 사회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천사 미국’은 언제라도 ‘악마 미국’으로 돌변할지 모른다.불평등한 현실에서 좌절하는 대중들이 반미와 손잡을 가능성은 얼마든지있기 때문이다.건강한 젊은 세대의 좌절이 미국에 대한 적대감으로 전환되지 않기 위해서는 반미의 사회 구조에 대한 성찰과 변화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박준식 한림대 교수 사회학
  • 이견 못좁혀 뿔뿔이 투표 개표후엔 “새정치” 한마음

    “부모님·할아버지와 의견이 달랐지만 새 대통령이 세대 화합을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랍니다.” “지난 52년 이승만 초대 대통령 선거 때부터 한번도빠짐없이 대선에 참여했지만 이번만큼 심사숙고한 적은 없었습니다.” 21세기 첫 대통령을 뽑은 19일 한 지붕에서 3대가 함께 사는 박래훈(朴來勳·76·사업·서울 보광동 168의32)씨 일가족 5명은 아주 긴 하루를 보냈다. 반세기 동안 줄곧 대선 투표에 참여했던 박씨와 부인 나상남(羅相南·75)씨,유신시대 투표권을 얻었던 아들 박장희(朴長羲·50·효창종합사회복지관장)·이상란(李相蘭·47)씨 부부,대선을 처음 치른 손자 박성범(朴城範·22·B대 경제학과)씨는 밤늦게까지 개표과정을 지켜보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노무현(盧武鉉)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손자 성범씨는 환호를 질렀지만,박씨 부부와 아들 내외는 다소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투표소인 보광동사무소에서 나란히소중한 한 표를 던졌다.이번 대선에서 세대간 대립이 첨예했던 만큼 이들‘한지붕 3세대’ 가족도 좀처럼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하루동안 이들은 무엇보다 보혁논란에서 팽팽하게 맞섰다.박씨 부부와 아들 내외는 “사회 안정을 위해 보수 성향의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주장했다.반면 20대 손자는 “진보와 개혁 성향을 띤 후보가 낫다.”고 강조했다. 손자의 거리낌 없는 의사 표시에 기성세대 가족은 반론을 폈지만 논리와 가치관을 앞세운 젊은 손자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과 광화문 촛불시위를 둘러싼 의견 차이도 그대로 드러났다.아들 장희씨 부부는 촛불시위에 적극 가담하고 있는 젊은 세대를 겨냥,우방국가로서 극단적인 반미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성범씨는 “기성세대가 충고하는 이유와 속뜻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젊은이가 왜 행동에 나서는지 이해해 달라.”고 호소했다.“노 당선자가 전국에서 고른 득표율을 올린 것도 바로 젊은 세대의 허심탄회한 의견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들 ‘한지붕 3세대’는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고 노당선자에게 지지를 보낼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손자 성범씨는 “새 대통령에게모두 힘을 실어줘야 한국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손자의 의견을 무리하게 우리 세대와 일치시키려는 생각 자체가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무리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아들 장희씨 부부는 “새 세대가 사회 전반에 나섬으로써 지역감정이 많이 해소된 것은 환영할일”이라고 피력했다. 때마침 집을 방문한 박씨의 사위 김일병(金鎰炳·55·K대 국문학과 교수)씨는 “새 대통령이 젊은 층에게 도덕과 예의의 중요성을 일깨워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들 장희씨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가훈을 소개하며 가족부터 화합해야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장희씨는 유신시절 군대에서 부하들에게 투표하는 방법을 시범하다 야당쪽에 기표한 자신의 투표용지를 엉겁결에 내보이는 바람에 기합을 받았다며 성범씨의 두손을 꼭 잡았다. 성범씨는 “앞으로 ‘한지붕 4대’가 대통령을 뽑는 날까지할아버지·할머니가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이영표기자 tomcat@
  • [기고]참 지도자 선택의 기준

    선택의 시간이 눈앞에 닥쳤다.선택의 대상은 대통령이다.선택을 앞두고 이미 마음에 결정을 내린 사람이 있는가 하면,아직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어떤 선택이든 그것이 과연 자주적이고,합리적이고,민주적인가 하는 점이 중요하다.선택의 기준에 비추어서 선택을 바로 하였는가를 점검하고 투표에 임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선택할 대통령은 국가의 지도자이며,나라의 일꾼이다.선거의 과정은 참된 일꾼의 됨됨이를 따져서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다.그런데 일꾼의 됨됨이를 따지기에 앞서서 먼저 생각해야 할 일이 있다.그것은 국가공동체의 생존과 번영을 도모하는 일이다.그 속에 무수한 일들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또한 생존과 번영의 환경은 유동적이며,미래는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처럼 어려운 일을 잘 할 수 있는 일꾼을 뽑아야 한다.좋은 일꾼을 선택하는 기준을 ‘육쌍기역(6ㄲ)원칙’으로 정리하여 소개하고자 한다.쌍기역으로 시작되는 일꾼을 뽑는 여섯 가지 기준은 꿈(비전),꾀(지혜),끼(재능),꼴(인품),끈(관계),깡(용기)이다. 첫째,꿈은 이상이요 비전이요 안목이며 통찰력이다.개꿈이나 헛꿈을 꾸는경우도 많고,공주병과 왕자병 환자도 적지 않지만,진정한 꿈은 참된 일꾼이되는 것이다.참된 일꾼은 품위있는 공동체의 생존과 번영을 중시하고,단순한 발전과 강대국을 위한 통일보다는 문명국을 지향하는 통일의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꾀는 지식이요 지혜이고 정보처리능력이며 학습능력이다.제 꾀에 넘어간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꾀가 부족한 것이다.진정한 꾀는 일꾼의 능력을키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꾀를 내면 배움을 기뻐하고,일을 즐기며,삶의의미를 높이는 능력을 함양하게 된다.복잡다단한 국내외의 문제를 슬기롭게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를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셋째,끼는 호흡과 기질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정기와 생명이고,생기요 활기며 소질이요 재능이다.끼는 기질에 따라서 소질을 발휘하는 것이다.바람끼나 허풍끼는 끼가 잘못 발동된 것이며,혈기를 부리는 것도 끼를 잘못 쓰는 것이다. 풍류나 장인의 정신은 기(氣)와 기운(氣運)이 바로 발휘된 것이요 끼가 제대로 발산된 것이다.끼를 발휘하면 원기와 정기를 함양하고 생기와 활기가 돈다.국민은 언제나 정직하고 활기찬 지도자를 원한다. 넷째,꼴은 모양과 모습이요 생김새와 됨됨이로서 용모와 인격과 인품을 의미한다.흔히 꼴좋다는 말이 역설적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좋은 꼴을 갖는 것이야말로 일꾼의 기본이다.인물을 볼 때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고 하여 용모와 몸매,말과 언어구사력,글씨와 문장력,신수와 판단력을 기준으로 삼는다.일도 모양새를 갖춰가며 해야 한다고 하니까 일꾼도 좋은 꼴을 갖춰야 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다섯째,끈은 인연이요 관계이다.학연·지연·혈연은 물론 군대를 비롯한 조직(組織),연(緣) 등이 있다.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한다.인연은 필연적으로나 선택적으로 맺어진다.끈은 이을 때가 있고 끊을 때가 있다.끈을 이어서 출세하는 사람도 있지만,끈을 끊어서 출세하는 사람도 있다.더불어서 일하는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여섯째,깡은 용기요 기백이요 패기요추진력이고 인내심과 불굴의 정신이며 리더십이다.흔히 깡다구라고 하여 억지를 쓰거나 무모한 행동을 하는 것으로 비하하여 쓰는 경우도 있지만,깡이야말로 현대가 필요로 하는 모험정신과 도전정신 및 개척정신을 대표하는 불굴의 의지와 용기를 지칭한다.깡이 있는 지도자야말로 진정한 일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육쌍기역 원칙’을 바탕으로 대통령 후보자들을 평가하여 투표하면 더 나은 일꾼을 뽑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본다. 박영기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 명예논설위원
  • SBS 새해 첫 드라마 ‘태양속으로’ 출연 김정화

    진해 앞바다를 시원스레 달리는 국내 최대급 구축함(3800t)‘양만춘’호 비행 갑판.해군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출발하는 SBS 새해 첫 드라마 ‘태양 속으로’제작발표회장에서 탤런트 김정화를 만났다.‘태양 속으로’는 해군대위 강석민(권상우)외과의사 전혜린(명세빈)커플과,강석민의 누이 강수진(김정화)해군병장 김재현(정태우)커플의 사랑을 그린 20부작 해군드라마. 함정의 속도가 빠른만큼 살을 에는 맞바람이 만만찮다.제작·출연·취재진이 모두 덜덜 떠는 상태다.출연진 가운데 막내인 김정화(19)는 발표회 내내 선실에 숨어있다 제 차례가 되어서야 달려나온다.“얄미워 보인다고요? 음,어쩌나….미안해요.(꾸벅)너무 추워서 그랬어요.”천진하게 웃으면서 말하자 선배들도 차마 뭐라 하지 못한다. 한창 물이 올랐다는 평을 듣는 김정화는 요즘 정말 바쁘다.생방송 ‘SBS 인기가요’MC,MBC FM ‘뮤직 포 유’DJ,광고모델,홍지용 감독의 영화 ‘데우스 마키나’출연….그러나 본인은 즐겁기만 하다.“‘무쇠소녀’인 것 같아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풋풋하게 웃는 모습이 영락없이 대학 새내기다.동덕여대 연극영화과 1학년생. 김정화는 자신의 이목구비 뚜렷한 얼굴에 콤플렉스를 느낀단다.“제 얼굴너무 무섭지 않으세요? 웃지 않으면 사납고 차가워 보인다고들 해요.그래서인지 배역도 엽기적인 것만 맡는 것 같아요.이번 영화(데우스 마키나)에서도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병기 역이거든요.너무 잘 어울린다는 칭찬이 오히려속상해요.” ‘샐쭉한’눈꼬리에 대한 강박관념 탓인지,연인만은 부드러운눈매의 사람을 택할 작정이란다. 이번에 김정화가 맡은 역은 ‘순진’과 ‘엽기’를 함께 지닌 의대생 강수진.“호기심이 많아 제 몸이나 오빠 몸을 가지고 인체실험을 즐깁니다.그렇지만 어둠이나 그늘을 찾아보기 힘든 밝은 성격이죠.너무 순수하다 못해 엽기적이랄까.연애해 본 적이 없어서인지 플레이보이 재현(정태우)에게 단번에 푹 빠져버립니다.” 실제 성격은 어떨까.“어두워요.소심하고요.전 누가 다가오는 것만 기다리는,이를 테면 ‘맞춰주는 타입’인 것 같아요.” 김정화는 자신은 역시 시트콤 체질이라고 말한다.“시트콤은 웃으면서 편하게 하는 장르 성격상 NG도 많이 내요.반면 드라마는 감정선을 세밀히 살려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져요.” 물론 어렵다는 말이 곧 힘들다는뜻은 아니다.“선배들한테 많이 배울 수 있어 너무 좋아요.이번 기회에 팬들에게 ‘연기자 김정화’로 확실히 인사드릴 겁니다.” 진해 채수범기자 lokavid@
  • [씨줄날줄]‘기리시마’

    호랑이와 늑대가 우글거리는 산에 사는 노루나 토끼들은 항상 불안하다.이맹수들의 기분이 어떤지,배가 고픈지,언제 어디서 불쑥 나타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역사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국제사회라는 것도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의 질서가 지배해 왔다.힘 센 놈이 최고인 ‘조폭사회’와도 다를 게 없다. 지금 세계는 누구나 배가 부른 평화시절은 아닌 것 같다.미국이 대이라크전을 준비하고 있고,북한핵 문제로 주변국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중국도 군사대국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이런 때 일본이 해상자위대의이지스함 ‘기리시마’호(7250t)를 아라비아해로 발진시켰다.명목은 아프가니스탄 테러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는 미군과 영국군 함정에 연료를 제공하는 보급함의 호위 역할을 맡는다는 것이다.하지만 굳이 일본내의 위헌시비 등과 국제사회의 눈총을 무릅쓰고 이지스함을 전쟁지역에 출동시킨 의미는 그리 가볍지 않을 것이다. 기리시마호에 탑재된 이지스 시스템은 탐지범위 500㎞의 고성능 레이더로 200개 이상 목표를포착하고 10개 이상의 목표를 미사일로 동시에 타격할 수있는 전투력을 갖추고 있다.전문가들은 이지스함 한 척으로 30척의 기동함대에 대한 방어가 가능하다고 평가한다.이처럼 강력한 이지스함을 사상 처음해외로 출동시킨 깊은 뜻은 군국주의 부활까지는 아니더라도 군사력 과시만큼은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일본 헌법 제9조는 ‘전쟁을 포기하고,국제분쟁 해결을 위해 군대를 파견할 수 없으며 육·해·공군을 보유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이른바 ‘평화헌법’의 정신은 다시는 전쟁에 나서지 않겠다는 주변국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다.그럼에도 일본은 한국전쟁을 계기로 1954년 자위대를 창설했고,‘공격을 받아야 나설 수 있다.’는 자위대의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은 잇단파병으로 이제 껍데기가 됐다. 게다가 일본은 지난 2000년 ‘아시아의 펜타곤’으로 불리는 방위청 청사를 새로 지었고,방위청을 독자적인 예산편성과 각료회의 소집권을 가진 ‘방위성’으로 승격시키려 하는 등 군사대국을 향해 착착 나아가고 있다.주변국들이 뻔히 들여다보고있는 데도 한편에서는 반대하고,한편에서는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처럼 속셈을 감추는 일본의 이중성이 두렵지 않은가. 김경홍 논설위원 honk@
  • 장이모 감독 무협물 ‘영웅’ 中인민대회당서 시사회

    국회의사당에서 영화시사회와 기자회견이 열린다면? 우리라면 꿈도 못 꿀 일이지만 중국에서는 가능하다.지난 14일 베이징의 심장부인 톈안먼 광장 서쪽에 위치한 인민대회당에서는 1000명에 가까운 내·외신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영웅’의 시사회와 기자회견이 있었다.장이모우 감독과 아시아최고 스타 양조위·장만옥·이연걸·장즈이 등 제작·출연진 16명은 거의 국민 영웅이었고,외신기자들은 ‘대중국 만세’를 선포하는 듯한 이 행사의 들러리 같았다. ●자화자찬… 국가행사 같은 기자회견 기자회견장은 칼과 방패로 무장한 ‘진(秦)나라 군사’200여명의 호위를 받고 있었다.주최측은 한 체육대학에서 최정예만을 선발해 군대를 구성했다고설명했다.벽을 모두 둘러싼 스틸사진 앞에서 이들이 외치는 “風(풍),風,大風(대풍),大風…”이라는 구호는 큰 홀을 삼킬 듯했다. 더 놀라운 것은 기자회견 내용.사회자는 “진시황이 통일을 이뤄 지금의 중국이 있다.”면서 “중국의 역사와 미를 완벽하게 재현한 최고의 영화”라는 장황한 찬사를 늘어놓았다.중국기자들의 질문도 가관이어서 “촬영·연기·연출 모두 뛰어난 데 특히 주안점을 둔 게 뭐냐.”는 식으로 물었다.이에 장 감독이 “중국의 섬세함과 훌륭함을 알리고 싶었다.”고 대답하자 박수를치는 등 자화자찬 일색이었다.게다가 통역도 없이 중국어로 진행돼 외신기자들은 꿀먹은 벙어리가 된 채 그들만의 잔치를 지켜봐야 했다. ●장이모,중국정부에 백기 들다 중국 5세대를 대표하는 장이모 감독은 ‘붉은 수수밭’‘국두’‘귀주이야기’‘인생’등으로 칸·베니스영화제에서 잇따라 상을 받은 거장.1990년대중반까지는 검열 때문에 중국 정부와 불편한 관계였지만,최근 영화에서는 중국 현실을 긍정적으로 그려 이제는 정부 지원을 받기에 이르렀다. 영화평론가 김영진씨는 “중국 5세대 감독들은 예전에는 영화제용 영화를만들었고,지금은 정부가 좋아하는 영화를 찍는다는 이유로 젊은 감독들에게비판받고 있다.”면서 “‘영웅’역시 중국정부의 입맛에 맞아서 국가적인지원을 받은 듯하다.”고 말했다.아울러 “6세대 감독들은 여전히 심한 검열때문에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영웅’은 장이모가 처음 도전하는 무협영화.춘추전국 시대를 배경으로 황제가 되려는 야심을 품은 진나라 왕 영정(훗날의 진시황)과 그를 죽이려는자객들 이야기다.무명(이연걸)·파검(양조위)·비설(장만옥)은 왕을 향해 다가가지만 국가 안정을 위해 영정의 존재가 필요함을 깨닫고 결국 암살을 포기한다는 줄거리다. 뛰어난 영상미와 색채의 상징성 등 예술적인 측면에서 과소평가할 수 없는작품이지만,국가를 위해 개인을 희생시키는 내용과 압도적인 물량·인력 투입으로 엮어내는 거대한 스케일은 분명 ‘위대한 중국’에 초점을 맞추었다.할리우드의 미라맥스가 수입해 전세계에 배급되는 이 영화에,중국이 아시아사상 최대 규모인 제작비 3500만달러를 전액 투자한 이유를 알 만하다. ●스타 배우와 유명 감독…뭘 말하고 싶었나 공동 기자회견 전날 따로 가진 인터뷰에서 장 감독은 “어릴 때부터 무협영화를 좋아해 꼭 찍어보고 싶었다.”면서 “무(武)보다는 협(俠)을 강조해 사람의 도리를 그렸다.”라고 의도를 밝혔다.이안 감독의 ‘와호장룡’의 신화를 이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기적을 바라지는 않지만 영화산업에 공헌하기를 바란다.”고 대답했다. ‘화양연화’에 이어 또 비운의 연인이 된 양조위와 장만옥은 “우리는 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한다.”며 팀워크를 과시했다.“말 없이 고통 속에 사는 ‘영웅’의 파검이 내 성격에 맞는다.”는 양조위는 고독이 서린 이미지 그대로였다.‘여장부답게’ 사자머리로 나타난 장만옥은 “‘열혈남아’에서비로소 연기에 눈을 떴지만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배우로서의 욕심을 보여줬다. 생각보다 귀여운 외모의 이연걸은 “좋은 폭력도 있다는 것이 영화의 주제”라고 액션배우다운 해석을 내렸다. 아시아 최고 스타들과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휩쓴 특급 감독의 만남.과연중국 정부가 바라는 대로,전세계에 중국의 힘을 알리고 돈도 끌어모을 수 있을까. 20일 현지 개봉을 시작으로,국내에서는 내년 1월말쯤 진나라 병사의함성이 울려퍼질 예정이다. 베이징 김소연특파원 purple@
  • 얼빠진 검찰·병무청

    검찰과 병무당국이 군 입대 예정자의 신원조회를 하는 과정에서 동명이인으로 착각하는 바람에 멀쩡한 대학생이 전과자로 몰려 말썽을 빚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에 사는 김모(19·청주 모대학 1년)군은 지난달 27일 군 입대를 위해 수원지방병무청에서 신체검사를 받았다.그런데 최근 병무청에서 집으로날아온 신검 결과 통보서에는 엉뚱하게도 자신이 강도 상해 등 전과 3범으로 제2국민역(병역 면제)에 해당한다고 되어 있었다. 이에 김군 가족은 즉각 병무청측에 이의를 제기하고 확인을 요구했다. 확인 결과 병무청과 병무당국으로부터 형사재판 확정증명원(전과 조회)을의뢰받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측이 김군을 전과가 있고,주민등록번호까지 같은 동명이인과 착각한 것으로 밝혀졌다.김군 가족들은 “김군이 군대에 꼭 가기를 원해 신검을 앞두고 수백만원을 들여 안과에서 라식수술까지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병무청 관계자는 “김군에 대한 신체검사 결과가 잘못된 것으로 정식확인돼 16일 이를 정정해 당사자에게 현역 입영 대상 사실을 다시통보했다.”고 밝혔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北 “조건붙은 지원 안받겠다”

    북한이 불순한 정치적 조건을 붙인다면 인도적 지원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6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앞으로 여러국제기구들과 기증국들의 사심없는 협조에 대해서는 적극 환영할 것이지만 정치적 부대조건이 붙은 협조는 절대로 접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인도주의적 협조를 불순한 정치적 목적에 악용하려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반공화국 모략 책동이 극심해진 데 따른 조치”라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지난달 19일 국제연합(UN)이 식량 등 2003년 대북 인도지원을위한 호소문을 발표했고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들과 여러 나라가 긍정적인 입장을 표시했으나 미국은 ‘식량 군대 전용’이나 ‘마약 거래’ 등 있지도 않은 문제들을 거론하면서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선택2002/행정수도 이전 연일 공방 - 李 “수도권 서민 죽이는 길”盧 “수도권·충청 다 사는길”

    ◆한나라당 “이제 심판의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지난 5년간 우리는 엎드려 이날을 기다렸습니다.지난 5년간 우리는 온갖 수모를 견디며 이날을 기다렸습니다.지난 5년간 우리는 가시밭길을 걸으며 이날을 기다렸습니다….” ‘노풍(盧風)’ 차단을 위해 12일 다시 부산·경남(PK)지역을 찾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유세 때마다 연설시간의 상당부분을 유권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간절한’ 멘트로 채웠다.종전과는 사뭇 달랐다.이번 대선들어 세 번째 이 지역을 방문한 그는 아침에 서울에서 비행기편으로 경남 진주에 도착,마산 양산 부산을 차례로 돌며 밤늦게까지 모두 10개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이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믿을 수 있는 대통령론’을 집중 부각시켰다.가는 곳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처럼 미숙하고 불안하고 급진적인 사람에게는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진주시 남강 둔치 유세에서 노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과 관련,“전남도청 이전비용만 2조 5000억원이 든다는데 노 후보가 수도를덜컥대전으로 옮긴다니,순진한 충청도 사람을 속여먹는 이런 사람이 국가 지도자가 될 자격이 있느냐.”고 말했다. 부산역 앞 광장 유세에서는 “나는 서울을 엉뚱한 곳에 옮기겠다는 거짓말같은 약속은 안한다.이제 부산은 제2의 도시로서 해양물류의 중심수도로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약속했다.이 후보는 PK지역 유세에 앞서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부처는 물론 국회,청와대까지 옮기면 해외공관,언론사,대기업,금융기관들도 모두 따라갈 수밖에 없다.“면서 “이렇게 되면 서울과 수도권 위성도시 주민들의 일자리가 불안해지고 생업이 위태롭게 된다.”고 수도권 서민들의 생존권 위협을 거론했다. 부산 김상연기자 carlos@ ◆민주당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12일 대선 후반전 태백산맥을 타고넘는 토끼뜀 유세를 펼쳤다. 노 후보는 이날 하루 사이에 충주·원주·제천·사북·태백·삼척·동해·강릉·양양 등 9곳에서 거리 유세를 거뜬히 소화했다.버스로 이동하면서 연설문을 작성하고 잠깐씩 눈을 붙이기도 하면서 힘겨운 강행군을 했다. 노 후보는 충주에서 “행정수도 이전은 충청권도 좋고 수도권도 좋은 30년계획의 산물”이라면서 “충청을 정치·행정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거액의 비용 문제나 수도권 공동화현상 등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선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강원도 원주에선 “우리 국민은 전쟁이 날까,IMF와 같은 경제위기가 또 올까,노사분규로 사회가 어지러울까 등 세 가지 걱정을 안고 있는데 한나라당이회창 후보는 이 모두를 해결할 수 없는 분”이라면서 이 후보에 대해 한층 매서운 공세를 폈다.특히 북한 화물선의 스커드 미사일 운송 적발 사건과관련,“북한이 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정부 때에도 무기를 수출했다.”면서 “한나라당 주장처럼,이 정부가 현금지원으로 무기수출을 지원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통계적으론 훨씬 줄었다.”고 말했다. 행정수도 이전 논란과 관련,중앙당 차원의 공세도 한층 강화했다.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후보는 행정수도 건설이 안보불안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는데,그렇게 안보를걱정하시는 분이라면 지금이라도 아들들을 군대에 보내야 한다.”고 비난했다.이어 “이 후보는 수도권의 집값,땅값이 폭락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제,“수도권 아파트 값을 30% 내리겠다고 공약한 이 후보가 집값,땅값 하락을 걱정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맞받아쳤다. 충주·원주 김경운기자 kkwoon@
  • 반지의 제왕 19일 개봉/부활한 간달프 · 강력해진 마법 · 현란한 액션 ‘반지’ 더 세졌네

    절대반지를 파괴시키려고 불의 산을 찾아가는 긴 여정의 허리를 툭 잘라버린 ‘반지의 제왕’1편 ‘반지원정대’.끝장이 나지 않아 왠지 찜찜했지만이제는 그 기억조차 가물가물해질 무렵,속편 ‘두 개의 탑’(19일 개봉)이찾아왔다.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속편의 반지원정대는 전편을 상기시키며 앞으로 나아가니까.전편을 못 본 관객이라도 그 스케일에 입이 딱 벌어질 채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이래서 볼만하다…더 커진 스케일 전편에서 뿔뿔이 흩어진 7명의 반지원정대.영화는 이들의 뒤를 쫓는다.절대반지를 가지고 불의 산으로 향하는 프로도와 샘,사루만의 군대에 잡혀갔다가 도망쳐 나무수염을 만나는 메리와 피핀,부활한 마법사 간달프와 로한왕국을 구하는 아라곤·레골라스·김리. 세 무리를 왔다갔다 하지만 무게 중심은 아라곤 일행과 로한왕국에 있다.암흑의 제왕 사우론의 거점인 바랏두르 탑과 마법사 사루만의 요새인 오르상크 탑이 동맹을 맺어 중간세계에 전쟁을 선포하고,아라곤과 로한의 왕은 헬름협곡으로 피신한다.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바로 이 헬름협곡에서 벌이는 500대 3만의 대규모 공성전(攻城戰). 제작팀은 이 장면을 위해 4만여벌의 갑옷과 서로 다른 문양을 새긴 무기 2000여개를 만들었다.인공지능을 부여한 디지털 캐릭터는 수만의 병사들이 얽혀 싸우는 장면을 생동감있게 잡아냈다.큰 스크린으로 보지 않고는 못 배길장관.그밖에도 배우의 연기를 모션 캡처로 재현해 250가지 표정과 신체조직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한 골룸,말을 하고 움직이는 나무 등 신기한 캐릭터의등장과 광활한 대자연을 비행하는 듯한 촬영이 압권이다. ●분위기는 암울…일그러진 판타지 하지만 2편은 더욱 무거워졌다.1편에서는 환상적인 요정의 나라,동화 같은호빗족의 마을이 등장하지만 2편은 더러운 괴물들과 음울한 이미지로 넘실댄다.어둠 속 전투,늪에서 부유하는 시체,야수보다 더 흉측스러운 병사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 ‘공상·환상·백일몽’ 등으로 직역되는 판타지는 우리가 꿈꾸는 그 무엇이다.하지만 보통 판타지 하면 잠시 현실을 잊게 하는 신비롭고 매혹적인 세계를 떠올린다.그렇기에 현실보다 더 추악한,일그러진 꿈으로 가득찬 이 영화는 평범한 관객에게 거부감을 줄 수도 있겠다. 반대로 마니아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를 것 같다.‘데드 얼라이브’ ‘프라이트너’ 등에서 기상천외한 공포를 만들어 낸 뉴질랜드 출신 피터 잭슨 감독의 기괴한 상상력이 더 빛을 발하고 있으니까. ●폭 넓어진 주제…인간 내면에서 사회로 사회비판으로 눈을 돌리며 주제의 폭은 넓어졌다.“당신 누구 편이죠?” “어느 편도 아니야.아무도 숲을 지켜주지 않으니까.” 메리·피핀과 나무수염의 대화는 편을 갈라 싸우는 모든 전쟁을 비판한다.이에 덧붙여 방관자적 자세에도 일침을 가한다.처음엔 망설이다가 “세상의 모든 푸른 빛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로 대자연의 복수를 감행하는 나무들.전쟁이나 환경파괴가 전 지구를 잠식하는 현실사회를 되돌아보게 하는 장면이다. 하지만 선악양면성을 지닌 인간 내면의 묘사는 전편보다 못하다.프로도의 안내자인 골룸은 반지를 빼앗으려는 욕망과 프로도를 지키려는 이성 사이에서 갈등하는 종족.하지만 영화는 양면적 모습을 우스꽝스럽게만 묘사했다. 프로도 역시 갈등보다는 확고한 의지에 방점을 찍는다.절대반지의 유혹에저항하며 “가기 싫지만 가야만 하는” 길을 가지만,마지막 대목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값진 이상”을 선택하겠다는 의지를 밝힌다.최고 권력을 지녔지만 그 권력의 남용에 흔들리는 미국의 모습을 상징하기도 했던 프로도는,이제 승리로 나아가며 할리우드적인 냄새를 짙게 풍긴다. ●그래도 아쉬운 건…늘어지는 스토리 무엇보다 이야기 전개가 늘어지는 게 큰 흠이다.헬름협곡 대전투에 공을 들이면서 그 준비과정이 지나치게 장황해진 탓.전투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아이와 여인들의 모습이 자주 클로즈업되고,시적 운율이 살아있는 긴 대사를 남발하며 시간을 질질 끄니 자연 하품이 나온다. 하지만 그것이 장점일 수도 있다.무수한 인간이 죽어 나가지만 스케일 속에 묻히는 여타 영화와 달리,불안에 떠는 인물들을 하나하나 애정을 갖고 지켜보는 것이 어찌 나무랄 일이겠는가.그러나 그것이 영화적 긴장감과 재미를반감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전투장면 또한 볼거리는 충분하지만 밀고 당기다 한발 후퇴하고,위기에 처했다가 다시 승리하는 보통의 전투와 크게 다르지 않다.판타지 영화라면 관객들은 뭔가 다른 것을 기대하지 않을까. 김소연기자 purple@
  • ‘여중생 사망’ 美국무부 사과 안팎 - 反美진화·불편한 심기 동시 표출

    미국 정부가 확산 일로에 있는 국내 반미 시위를 진정시키기 위한 잇단 조치들을 내놓으면서 향후 사태 전개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10일 방한한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이준(李俊) 국방장관,최성홍(崔成泓) 외교부장관 등을 잇따라 만나 거듭 부시 대통령의 사과의 뜻을 전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한·미간 협의를 약속했다.앞서9일(현지시간)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 형식을 빌려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한국민의 자존심’ 아미티지 부장관은 이날 김 대통령과 만나 최근 반미 시위와 관련한 화두를 한국민의 자존심으로 풀어나갔다.그는 “최근 시위에는 한국민의 자존심 문제가 걸려 있다고 보고 있으며 미국이 한국민을 존중하고 있음이 충분히 전달됐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북한의 미사일 선박 해상 나포 시나리오까지 담은 ‘아미티지 보고서’ 작성자로,대표적 대북 매파인 아미티지 부장관은 이날 이준 국방장관을 만난 자리에선 “북한은 이라크와 다르다.”,“외교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말했다.이 또한 대북 강경조치가 반미 시위의 한 요인이라는 지적을 감안한언급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최근 반미 여론 등을 가감없이 전달하면서,SOFA 개선에 대한 미측의 성의는 물론 향후 주한미군의 한국 문화 이해 노력 등 세세한 부분까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되는 바우처 회견 그러나 바우처 대변인의 언급은 최근 미 정부가 한국 내 반미 상황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을 드러낸 것으로 주목된다.미군 주둔의 ‘존재이유’를 부각시킨 그의 언급과 관련,반미 시위대 주변과 일부 대선 후보 진영에서 제기되고 있는 주한미군 철수 및 공무 중 재판권 이양 요구 등에 대한 미측의 불만이 묻어났다는 분석이다. ◆부시 대통령 사과 가능성 향후 부시 대통령이 기자회견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을 통해 ‘사과성 유감’을 표현할 수도 있으나,현재로선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우리측도 여러차례 사과 표명을 한 미측에 대해 부시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청하는 것은 ‘외교결례’로 보고 있다.미측은재판권 이양 등 협정 자체의 개정은 미군철수와 같은 등식으로 받아들일 정도로 완강한 입장이다.김 대통령도 “한국민과 미국민을 만족시키는 SOFA 개선”을 언급하고 있다.SOFA 자체의 개정은어렵다는 얘기다. 김수정기자 crystal@ ◆美국무부대변인 발언 전문 우리는 한국내 상황을 알고 있다.우리는 우리 군대의 주둔이 미국과 한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도록 동맹국 한국과 항상 매우 긴밀히 노력해왔다.기억하라.우리는 한국민의 방어를 위해 그곳에 있다.그리고 우리는 한국 정부와 매우 긴밀히 협력해 정상적인 일상생활에 대한 불편을 최소화하는 가능한 한최선의 방식으로 그일을 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얼마 전 두 여학생이 사망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부시 대통령은 그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개인적인 슬픔과 유감을 표명했고 그런 사건이 앞으로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음을 밝혔다.그리고 주한 미국대사관과 주한 미군은 한국 정부와 적극 협력해 그런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시에 우리는 또한 한국내 미국 시민과 미군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한국정부와 경찰관들의 노력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대사관은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 [베이징은 지금]/中도 사상최악 대졸 취업난

    중국의 대학생들은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한다.지방대는 물론 베이징(北京)대나 칭화(淸華)대 등 ‘잘 팔리는’ 명문대생들도 마찬가지다. 중국 대학생들이 사상 최악의 대졸 취업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고도성장에 따른 고급인력 수급을 고려,99년부터 전체 정원을30%나 늘려 신입생을 뽑았다. 이 신입생들이 4년간의 대학생활을 마치고 내년에 사회로 쏟아져 나온다. 한국과 달리 중국은 군 모병제여서,군대로 빠지는 인원도 거의 없다.내년대졸 예정자는 올해보다 67만명이 증가한 212만명,2005년은 33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중국이 10여년간 두자리 숫자의 고도성장을 지속했지만 고급인력을 위한 일자리엔 한계가 있다. 전국인재교류센터 천쥔(陳軍) 부주임은 “내년부터는 고학력 인재들이 용광로에서 쏟아져 나오는 쇳물처럼 많아질 것”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내년 7월이 졸업 시즌임에도 각 대학교는 벌써부터 비상체제로 돌입했다. 취업이 잘 된다는 칭화대도 외국인 기업인력자원부의 간부를 초청,올들어 3차례나 취업교육을 실시했다.베이징공업대학은 ‘취업지도’를 아예 선택과목으로 정했다.재학생들에게 사전에 충분한 취업정보를 전달하겠다는 취지이다. 각 대학교들은 지난달부터 경쟁적으로 렌샹(聯想)그룹 등 대기업 취업담당자들을 초청,‘취업설명회’에 돌입했다.평년의 경우 보통 졸업(7월)을 앞두고 3,4월부터 시작된다. 베이징대 3학년인 딩숴(丁碩·어문계열)씨는 “어렵게 대학에 들어갔지만 외국인 기업이나 대기업들이 이공대 학생들만 선호해벌써부터 취업 걱정이 태산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가뜩이나 실업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 당국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최근 중국 교육부가 대학생 취업자에 한해 ‘호구제한 제도’를 과감히 폐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국은 과거엔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의 경우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가 일을 해야 하는 ‘호구제한’이 있었다.내년부터는 자기가 원하는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한 것이다. 일종의 사회 통제수단으로 사용했던 호구제도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중국의고학력 실업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oilman@
  • 정치 뉴스라인

    ◆한나라당이 7일 MBC의 일부 대선관련 프로그램에 대해 ‘편파방송’이라고 불만을 제기하자 MBC 측이 정면 반박,논란이 이어졌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지난 6일 방송된 미디어비평 등 MBC의 일부 프로그램과 관련,선거전략회의에서 “MBC의 편파보도로 항의전화가 엄청난데 이래도 되는거냐.”면서 “참아도 한계가 있으며 이렇게 보도하면 오늘부터 기자출입을 정지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에 대해 MBC 측은 “한나라당이 정확한 사실 관계의 확인도 없이 일방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자민련 유운영(柳云永) 대변인은 7일 논평을 통해 “이념적으로 정체불명의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도 안 되지만 두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은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도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분명한 입장”이라며 한나라당과의 대선공조설을 일축했다. 유 대변인 발언은 대선 이후 정국의 변화 가능성에 대비,대선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과 한나라당 측으로부터 일정 지분을 얻어내려는 압박용이라는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자민련은 9일 전국 시·도 지부장회의와 10일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어 한나라당과의 공조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 오피니언중계석/- 高大 북한연구학회 세미나 - 北문학속 김정일 ‘전지전능한 존재’

    고려대 북한연구학회(회장 김동규)가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2002년,격변하는 한반도 정세의 분석과 평가’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는 정치·경제는 물론 문학·언론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 결과들이 발표됐다.대한매일 박재범 편집국 부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고려대 북한학과 브라이언 마이어 교수와 한국방송대 국문과 박태상 교수의 발제 내용을 요약했다. ◆북한 문학과 북한 문학의 식량난-브라이언 마이어 교수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소설 등 문학작품은 194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이른바 ‘수령 형상화 문학’이다.소설의 줄거리들은 대개 비슷하다.인민들 사이에 발생한 문제를 헌신적으로 일하는 수령이 직접 현지를 찾아 교시를 내려 해결하는 과정을 보인다. 하지만 ‘고난의 행군’이라는 선전 캠페인을 강화하면서 북한 문학은 경제난과 식량난을 조심스럽게 다루기 시작했다.지난 99년 씌어진 박일명의 단편소설 ‘전환’은 전형적인 지도자 얘기와 식량난에 대한 내용을 겸비한 작품으로 주목할 만한 연구대상이다. 지도자에 대한 소설로서 ‘전환’의 가장 현저한 특징은 김정일 위원장의소극적 자세다.인민들의 식량난에 대해 걱정하면서도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이는 공장과 농장의 현지지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던 ‘소설 속의 전형적 지도자상’과 거리가 있다.지난 96년 12월 김 위원장이 김일성종합대학에서 행한 “당과 군대의 문제를 해결하느라고 경제문제를담당할 시간이 없으므로 지역수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발표를 감안한다면 ‘전환’ 속의 지도자는 김 위원장 자신이 퍼뜨리고 싶은 이미지라고 생각된다.철저하게 전지전능한 존재로 우상화된 지도자상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아닌가 판단된다. ◆북한 저작물 속의 김정일 위원장 묘사-박태상 교수 북한 문학 등에서 수령 형상 창조이론에 따른 김정일 위원장의 묘사 특징을 살펴보는 것은 북한 체제와 구조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김 위원장은 문학예술 사업분야에서 자신의 독창적인 식견을 바탕으로 열정적으로일을 추진했다.‘4·15 문학창작단’과 ‘백두산 영화창작단’을 만들어 20편의 ‘불멸의 역사 총서’를 만드는 것 등은 대표적 업적이다. 김 위원장을 칭송하는 북측의 저작물들은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하나는 당국이 직접 발행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일본 기자나 조총련계 인물을 통한 출판물이다.물론 어떤 저작물이건 김 위원장의 능력에 대해 위대한 사상이론가와 위대한 정치가로서 거론하는 등 크게 두 가지의 비범함을 내세우고있다. 북한 문학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묘사는 반드시 ‘수령형상 창조이론’에근거해 그려지고 있다.이를 가장 잘 살펴볼 수 있는 장르는 현승걸의 ‘아침해’(89),박현의 ‘불구름’(90) 등 ‘불멸의 향도’ 총서라고 할 수 있다. 북한 문학의 경우 그동안 김 위원장의 영웅성과 비범성 형상화에만 주력했다.그러나 최근 남북,북·일 정상회담 등의 과정에서 보여준 유연한 협상력등에 대한 긍정성의 묘사는 찾기 어렵다.이는 아직까지 당·정·군에 의해이중삼중으로 검열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리 박록삼기자 youngtan@
  • 베네수엘라 석유수출 중단

    베네수엘라의 파업사태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전국 총파업 시위가 5일째 계속되면서 석유수출이 중단되고,차베스 대통령은 이를 정상화한다며 핵심 석유산업 시설에 군병력 투입을 지시하는 등 정국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세계 5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1일 생산량 279만배럴,수출량 196만배럴)의석유수출이 중단됨으로써 미국 원유시장에서 선물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등 국제 원유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수출 중단 베네수엘라 주요 항구의 노동자들과 유조선의 선원들이 5일 총파업에 동참하면서 원유 선적이 중단된 데 이어,유조선의 선장들도 상당수 파업에 가세해 석유수출이 중단되고 있다.베네수엘라의 에너지장관도 처음으로 원유 선적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원유 수입량의 13%를 베네수엘라로부터 들여오는 미국에서는 이날 선물가격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며 원유가격의 불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 서부 텍사스산 경질유(WTI)의 내년 1월 인도분의 경우 전날보다 64센트오른 27.35달러에 마감됐다. ◆군병력 투입 베네수엘라 정부는 앞서 4일 협상이 결렬된 이후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유조선 등 핵심 석유시설에 대해 군병력 투입을 지시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섰다. 차베스 대통령은 5일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통해 총파업을 비난하면서 “군대를 동원해서 석유산업시설을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현재 28만배럴의 석유가 실린 유조선이 해군의 관리하에 있으며,차베스 대통령은 또다른 유조선 2대에 대해서도 해군과 공군 등에 장악 명령을 내린 상태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파업 노동자들이 재정수입의 50%를 차지하는 석유산업을 겨냥함으로써 국가의 심장부를 위협하고 있다며 자제를 호소하고 있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차베스의 철권 통치가 도화선 이번 사태는 2일 베네수엘라 반정부 노동조합을 비롯해 기업,상점 등이 차베스 대통령의 퇴진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실시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촉발됐다.차베스 대통령이 지난 98년 대선에서 전 정권의 부정부패에반발한 빈민층의 지지로 집권에 성공했으나,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의 외교노선을 추종하고 비상대권을 동원한 철권 통치를 해온 탓이다. 이어 4일 세자르 가비리아 미주기구(OAS) 사무총장의 중재 아래 양측이 협상을 벌여 파업 종식과 차베스 대통령의 신임을 묻는 국민투표 실시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잠정 합의했으나,막판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된 것으로알려졌다. 특히 파업 사태가 악화되면서 차베스 대통령 지지파와 반대파들이 카라카스 동부에서 각각 별도의 시위를 계획하고 있어 이들간의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등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보안군은 양측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카라카스 동부의 주요길목에 병력을 배치,철저한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있다. 김규환기자 khkim@
  • [열린세상]두 여중생 죽음을 애도하며

    초등학교 시절 하루는 선생님께서 교정에 학생들을 일렬로 세워 놓고 이를없앤다고 온 몸에 디디티를 뿌려주셨다.덩어리 우유도 가끔 배급되었고 또도시락을 못 싸오는 학생들은 매일 교정의 귀퉁이에 있는 학교 소사(당시는그렇게 불렀다) 아저씨의 집에서 끓인 옥수수 죽으로 점심을 대신했다.우리반에 있었던 소사 아저씨의 딸과 내가 당번을 같이 하던 날,옥수수 죽 한 국자를 더 얻어오면서 무척 기뻐했던 그 화창한 겨울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데 이런 물품 재료를 싸온 겉봉마다 미국의 성조기와 우리 나라 태극기가 나란히 그려져 있고 그 위에 악수하는 두 손이 그려져 있었다.그 그림 속에서 미국과 한국은 대등한 관계에서 서로 돕는 친구로 묘사되었다.그래서 우리 모두 미국은 우리를 도와주는 친구로 생각했다.그런데 한문을 배우고난 뒤에 그 친구의 이름은 그 모습과 걸맞게도 ‘아름다운 나라'라는 것을알게 되었다. 거기에 덧붙여 영화를 통해 보는 미국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휘황찬란한 샹들리에 아래에서 파티가 열리고,거기에서 아름다운 사랑이 꽃피고,또나쁜 무리들이 언제나 패배하는 정의의 나라였다.그래서 우리에게 미국은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었고,그런 나라에서 온 사람들은 언제나 아름다운 사람이고,우리의 친구였다.게다가 우리가 그토록 잘하고 싶은 영어까지 유창하게하다니…. 그런데 어느 날 그런 미국 사람들이 우리를 ‘들쥐'와 같다고 말한 것을 보고 뒤통수를 맞은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었고,자궁 속에 콜라병,항문 속에우산이 박혔던 윤금이씨의 모습은 너무 충격적이어서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온다.노근리 주민 학살 사건과 매향리 주민의 고통에 이어 두 여중생의 죽음은 미국이 ‘아름다운 나라'이고 미국사람들이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믿어왔기 때문에 우리에게 더욱 믿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더욱이 이들의 죽음과 가해자의 무죄판결에 항의하는 시민들을 웃으면서 지켜보는 미군은누구인가.시민들의 항의시위 장면을 태연하게 비디오 카메라에 담고 있는 미군의 모습에서 무고한 두 여중생의 죽음에 대한 최소한의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것을 보고좌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에서는 석 달 전에 있었던 9·11사건 일주년 추도식에서 무고한 희생자들에 대한 엄숙하고 애절한 애도의 물결이 퍼져나갔다.그 1년 전 미국 대통령은 이들의 죽음 앞에서 복수를 선언했고 전쟁을 감행했다. 무고한 희생자에 대해 그토록 애도하였고 가해자에 대해 그렇게 강경한 미국이 아닌가.그런 미국이라면 두 여중생들이 도란거리면서 나누었을 꿈이 좌절되고,사춘기에 매사에 까르륵 튀어나오는 웃음이 사라지고 난 자리에서 그들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그런 일의 재발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장치를 해야 한다는 우리 국민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그래도 믿는다. 우리는 6·25 당시 우리를 지켜주었던 유엔군의 주축을 이루었고 그 이후가난한 우리를 도와주었던 미국에 감사한다.그래서 그동안 그들이 우리의 길을 막아도 참아왔고 ‘양공주’라 이름지워졌던 성매매 여성들의 슬픔을 애써 외면하면서 미군 주둔을 위해 해마다 막대한 돈까지 지불해왔다. 그러나 세계 최빈국에서 벗어나고 또 경제위기를 극복하여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가 스스로 자신을 지키지 못해 외국군대에 의존하면서 우리 땅에서 그 군인들로부터 무고하게 유린당하는 무능한 국민이될 수는 없는 것이다. 광화문은 월드컵 거리 응원의 발상지다.월드컵 4강은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기쁨이었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상기시켰다. 바로 그 월드컵 4강이 있게 한 응원의 발상지에서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 스스로에게 묻는다.우리에게 지금 미국은 무엇이고,이 땅에 주둔한미군은 무엇인가.그리고 미국에 묻는다.태극기와 성조기 밑에 그려진 악수의 의미는 무엇이었던가. 김경애 동덕여대 교수 여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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