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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3년전 흉터만으로 유공자 인정

    김모(73)씨는 대퇴부에 지름 2㎝가량의 상처가 남아 있다.53년 전 최전방 군대에서 폭발물 제거작업을 하다 앞 사람의 실수로 지뢰가 폭발하는 바람에 파편이 박힌 것이다. 김씨는 부대에서 치료를 받은 뒤 만기전역했지만 사고로 거동이 불편해졌고 2000년에는 장애 판정을 받고 휠체어 신세까지 지게 됐다. 김씨는 지난해 서울북부보훈처에 국가유공자로 인정해 달라고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보훈처는 당시 김씨의 진료, 병상기록에는 김씨가 만성위염으로 치료를 받다 제대한 것으로 돼 있다며 상처와 군복무와는 상관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씨가 의존할 것이라곤 반세기가 지났지만 여전한 흉터뿐이었다. 서울행정법원 제6부(부장 박상훈)는 20일 김씨가 보훈처를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등록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김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의 흉터가 폭발물 파편에 의한 상처가 분명한 것으로 인정되고 다른 사고를 당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군복무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김씨가 입원해 치료를 받은 때는 휴전이 된 지 몇 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으로 김씨가 근무했던 지역은 준전시 상태였을 텐데 만성위염으로 70여일이나 치료받았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화제의 작가를 찾아서] ‘리얼리즘적 소통주의’ 배영환

    [화제의 작가를 찾아서] ‘리얼리즘적 소통주의’ 배영환

    왜 작업실에서의 인터뷰를 주저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서울 청운동의 한 조그만 건물 지하에 자리잡은 배영환(39)의 작업실은 마치 공작소와 철물점을 합쳐놓은 것 같았다. 요즘같은 과잉 홍보와 노출의 시대에 영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수줍은 성격의 작가는 인터뷰 내내 ‘과잉 겸손’으로 기자의 애를 먹였다. 배영환의 작업은 일상과 미술, 하위문화와 주체문화의 경계에 있다. 설치와 회화, 사진 등이 하나로 조합된 그의 작업은 볼트와 너트로 두 문화를 바짝 조이는가 하면, 때론 팽팽한 긴장의 끈으로 두 문화 사이의 불안정함을 담아낸다. 홍익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97년 군대 제대후 처음 가진 개인전 타이틀은 ‘유행가’. 우리 문화계에서 대중문화 담론이 한창 논의되면서 기존의 파인아트와 대별되는 설치미술이 물량공세에 나설 때, 그 상투성에 맞선 그의 작업은 ‘신선하다’는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미싱대, 쌍절봉, 인형, 병뚜껑, 각목 등 허접한 일상의 잡동사니들을 끌어들여 설치, 회화라는 나름의 미적 형상화 작업을 거친 작품들. 작가는 거기에 ‘거리에서’‘긴머리 소녀’‘나의 20년’‘편지’ 등 유행가 타이틀을 붙였다.‘유행의 흐름을 주도하는 배영환전-유행가’란 제목, 작가와 그의 친구들의 ‘막춤’ 모습이 담긴 전시 팸플릿 표지엔 한 미술평론가의 지적처럼 ‘제도미술은 유행가만큼도 우리를 위로하지 못한다.’는 조소가 가득 담겨 있다. 99년 두번째 개인전 ‘유행가2’에선 이같은 작업방식이 한층 무르익었다.‘청춘’‘물망초’ 등 유행가 가사를 위장약 두통약 등 알약과 약솜, 옥도정기 등을 이용해 캔버스에 붙이고 그리는 작업을 통해 하위문화와 대중문화, 지배문화의 관계를 짚어냈다. 그의 작업은 대중문화의 반복성, 안정 지향의 부르주아 문화에 대한 반발을 담고 있지만,‘혁명의 키치화’에 대한 패러디로도 읽힌다. 하위문화 자체를 숙주로 삼고 있지만 민중미술의 윤리의식과 규범들 또한 몹시 갑갑해한다. ●작년부터 ‘남자의 길´ 타이틀 작업중 작가는 지난해부터 ‘남자의 길’이란 타이틀의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안공간 풀, 올여름엔 pkm갤러리, 로댕갤러리 등에서 작품들을 선보였다. 작품들 속의 ‘남자’는 권위와 성공이 아닌 땀과 고단함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들이다. 판잣집의 떨어진 문짝이나 버려진 가구 조각을 자르고 짜맞춰 거칠게 만들어진 기타들. 이같은 쓰레기들을 굳이 기타로 재탄생시킨 것은 ‘오늘날 우리사회의 진정한 주인공은 이들’이라는, 판잣집과 가구를 사용하던 이름 없는 노동자와 가장에 대한 오마주적 성격이 읽혀진다. 지난 10년간 배영환의 작업을 꿰뚫고 있는 중심축은 현장성과 동시대성이다.“80년대 이후 각 시대의 리얼리즘을 내 방식으로 풀어보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현장에서의 리얼리즘적 소통을 중시한다. 소통을 전제로 작업하지는 않지만, 결과적으로 작품이 보는 이들과 교감하지 못하면 실패라고 스스로 평가를 내린단다. ●광주·부산·베니스 비엔날레 초대 작가 이같은 작가의 리얼리즘은 최소한 미술계에선 성공한 듯하다. 그는 광주와 부산, 베니스비엔날레 등 국내외 주요 비엔날레의 단골손님으로 나서는 등 탄탄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한게임배 마스터즈 서바이벌-2006년 하이라이트(6 라운드)] 돌을 버린 것이 승착

    [한게임배 마스터즈 서바이벌-2006년 하이라이트(6 라운드)] 돌을 버린 것이 승착

    두 기사는 모두 입단 후 세계대회 본선에도 진출하는 등 어느 정도의 성적은 올렸지만 우승, 준우승 등의 화려한 성적을 올리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군대에 다녀오면서 모두 성적이 주춤한 상태이다. 이용수 4단은 제대하자마자 행현연구실에 가입했다. 자연스럽게 한게임에서 행현리그전도 치르고 해설도 하면서 한게임에 친숙해졌다. 이번 한게임배 마스터즈는 3라운드부터 전 경기를 한게임 대국실에서 두도록 되어 있다. 이 4단은 그동안의 인연으로 한게임에 익숙해진 탓인지 더 좋은 성적을 거뒀고, 한게임 이용자들도 평소 친숙했던 이 4단에게 더 많은 성원을 보냈다. 즉 이 4단에게는 한게임이 홈구장이나 다름 없었다. 장면도(79) 흑79로 건너붙인 수는 급소를 살짝 빗나간 맥점이라고 어제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수에 대해 백도 잘 응수해야지 섣불리 응수하면 오히려 더 큰 화를 입게 된다. (참고도) 백1의 차단이 당연해 보이지만 이렇게 받으면 백은 걸려들게 된다. 흑 2로 끊고 백3으로 몰아도 결국은 12까지 수상전에서 한 수 차이로 잡히게 된다. 다음 백A로 단수 치면 넉 점은 살아 갈 수 있지만 흑B로 늘어서 계속 공격하면 백만 곤마로 쫓길 뿐이다. 실전진행(80∼92) 백80으로 붙인 수가 좋은 맥점이다. 흑81로 이을 때 백돌 다섯점을 포기하고 82로 끼워붙인 수가 연속되는 맥점으로 92까지 중앙과 우변 흑돌이 갈라지면서 백이 단숨에 우위를 차지하게 됐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이라크의회 연방제 법안 승인

    이라크의 종파 분쟁을 부추겨 온 연방제 법안이 마침내 의회를 통과했다. 이라크를 영구 분열시킬 것이란 수니파의 반대 속에 권력을 쥔 시아파와 쿠르드족의 합세로 이뤄졌다. 이라크 의회는 11일(현지시간) 시아파 정파인 이라크 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SCIRI)가 발의하고 쿠르드족 정파들이 지지해 온 연방제 법안을 표결에 부쳐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시켰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이로써 이라크는 2008년에 북부 쿠르드족 자치정부와 남부 시아파 자치정부가 출범할 전망이다. 연방제법은 지난해 10월 제정된 이라크 새 헌법에 따라 도입됐다. 하지만 자신들의 거주 지역에 유전 지대가 별로 없는 수니파 아랍족이 극구 반대해 왔고 반미 저항세력과 함께 폭력 분쟁을 일으켜 왔다. 이라크 연방제의 골자는 전국 18개 주(州) 가운데 1개주 또는 그 이상이 주민투표를 통해 입법, 사법, 행정권을 행사하는 지역정부를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미 사실상 자치권을 확보하고 있는 쿠르드족은 이번 법안 통과로 앞으로 독립을 향해 매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북부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 도후크 등 기존의 3개 자치지역과 원유가 풍부한 키르쿠크주를 주민투표를 통해 병합, 소(小) 쿠르디스탄(쿠르드족 국가)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쿠르드족 자치정부는 지난달부터 공공기관에서 이라크 국기를 내리고 쿠르드기를 쓰고 있다. 군대 역할을 하는 치안조직까지 거느렸다.향후 인접국인 터키와 이란, 시리아 등에 흩어진 쿠르드족을 모두 모아 대(大) 쿠르디스탄을 세운다는 꿈도 꾸고 있다. 시아파 내 최대 정파인 SCIRI는 중남부의 9개주를 묶어 자치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이라크인들은 자신들의 정파 거주 지역으로 모여드는 ‘엑소더스’ 현상을 보이고 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김종면 기자의 시사 고사성어] 仰人鼻息 앙인비식

    중국이 동북공정에 이어 제주 서남쪽 이어도와 그 인근 해역까지 넘보는 ‘패권외교’를 노골화하고 있다.‘해양공정’인 셈이다. 그러나 중국의 이런 막무가내식 역사왜곡에 대해 우리 정부는 뜨뜻미지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역사왜곡을 주도해온 중국사회과학원 발행 논문에 대해 외교통상부 고위 관리라는 사람이 “(중국 정부의)입장이 아니라는 것도 아니고 입장이라는 것도 아니다.”라는 뜬구름 잡는 논평이나 내고 있으니 ‘고개 숙인’ 국가를 보는 국민의 마음이 어떻겠는가. 앙인비식이란 말이 있다. 남의 눈치만 살피며 비위를 맞추려고 애쓰는 행태를 가리키는 말이다.‘후한서’ 원소전(袁紹傳)에서 비롯됐다. 군웅할거로 사분오열된 후한 말, 발해태수 원소는 모사꾼 봉기의 계략에 따라 기주자사 한복의 영토를 빼앗으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봉기는 한복에게 사람을 보내 원소에게 귀순하도록 꼬드겼다. 어리석은 한복은 사신의 말을 엇구수하게 듣고 일찌감치 항복을 결심했다. 그러나 한복의 부하들은 원소의 무능함을 알고 끝까지 항복하는 데 반대했다. 고객궁군 앙아비식(孤客窮軍 仰我鼻息), 즉 외로운 나그네 꼴인 데다 궁지에 빠진 군대로 우리의 콧숨이나 살피는 신세라는 것이다. 중국은 물론 원소가 아니다. 강대국 중의 강대국이다. 하지만 ‘보고도 못본 체 듣고도 못들은 체’하는 정부의 저자세는 문제다.‘주장하는 외교’가 필요할 때는 필요하다. jmkim@seoul.co.kr
  • [北 핵실험 파장] 北 발표 보도 전문

    북한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문 전문.온 나라 전체 인민이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에서 일대 비약을 창조해 나가는 벅찬 시기에 우리 과학연구부문에서는 주체95(2006)년 10월9일 지하핵시험을 안전하게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과학적 타산과 면밀한 계산에 의하여 진행된 이번 핵시험은 방사능 유출과 같은 위험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핵시험은 100% 우리 지혜와 기술에 의거하여 진행된 것으로서 강위력한 자위적 국방력을 갈망해온 우리 군대와 인민에게 커다란 고무와 기쁨을 안겨준 역사적 사변이다. 핵시험은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 [北 핵실험 파장] 北 예상보다 조기감행 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시점이 묘하다. 김정일 위원장의 당총비서 추대 9주년 기념일인 8일과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10일의 샌드위치 데이인 9일을 D데이로 잡았다. 노동당 창건기념일이 북한 핵실험의 최대 변수의 하나로 꼽혔던 점을 감안하면 ‘조기 감행’이란 표현도 가능하다. 핵실험을 예고한 지 6일째인 9일은 공교롭게도 주한 미군의 휴일이다. 북한은 8일의 중·일 정상회담이 끝나고 9일의 한·일 정상회담과 13일의 한·중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핵실험을 감행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북 핵실험 포기방안 협의의 김을 빼는 효과를 노린 듯하다. 오히려 국제사회의 관심을 더욱 높였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제재 방안이 나오는 상황에서 핵실험을 오래 끈다면 대응이 어렵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세종연구소 백학순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북한으로서는 기념일이 겹치고 외부적으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을 겨냥해 9일을 택일한 것으로 보인다.”며 “핵실험 조기 실시는 부시 행정부와의 협상이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중국이 자신들에게 핵실험 포기 설득작업을 본격화하기 전에 서둘러 핵실험을 단행한 측면도 없지 않다. 중국의 설득작업은 경제지원 중단보다는 군사적·정치적인 압박이 될 것으로 예상돼 왔기 때문이다.북한은 7월5일 미사일 발사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중국에 핵실험 사실을 미리 알려줬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북한은 미국을 압박하는 벼랑끝 전술을 펴는 동시에 내부 결속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핵실험이란 초강수를 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핵실험은 100% 우리 지혜와 기술에 의거해 진행된 것”이라면서 “강위력한 자위적 국방력을 갈망해온 우리 군대와 인민에게 커다란 고무와 기쁨을 안겨준 역사적 사변”이라고 강변했다.북한 권력내부의 불안을 보여주는 사례로는 장성택 노동당 근로단체 및 수도건설부 제1부부장의 교통사고가 꼽힌다.김정일 위원장의 매제이자 실세인 그의 교통사고에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핵실험 가능국’이 아니라 ‘핵실험 국가’ 또는 ‘핵클럽 국가’로서 협상에 나서는 게 판돈을 최대한 높일 수 있다고 계산했을 수 있다.핵실험 가능국은 핵실험 포기가 협상의 초점이지만, 핵실험 이후에는 핵무기 이전 금지로 협상의 초점이 바뀌게 되기 때문이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북한이 능력을 보여준 것이며, 앞으로는 개발한 핵을 써먹는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북한의 계산법이 통해 국제사회에서 북측이 바라는 소기의 목표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핵실험은 국제사회가 정한 넘어서는 안 되는 ‘레드라인(금지선)’이기 때문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은 핵클럽에 가입하고자 하겠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우리말 할 줄 아십니까?

    우리말 할 줄 아십니까?

    이태원에서 30년째 피혁제품 가게를 하는 윤우석 씨(57세)는 최근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외국인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말한다. “얼마 전만 해도 선교사들이나 말을 할 줄 알았지. 한국어를 하는 외국인들이 늘어난 것은 대단한 일이야. 몇 안 되는 단어로 농담까지 하더라고. 아시아계 근로자들은 한국어를 너무 잘해 장사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아. 흥정할 줄 알거든.” 전에는 ‘블랙벨트 포(검은 띠 4단)’를 외치며 태권도 자세를 취하면 깜짝 놀라곤 했던 외국인들도 이젠 실실 웃으며 같이 태권도 자세를 취한다. 실제로 이태원 거리에서 만난 마리안느 바이어 씨(59세, 독일)는 미국인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지 두 달이 채 안 되었지만 간단한 책을 섭렵하며 한국어를 익히고 있다. 한국에 대한 호기심이 부쩍 늘어난 요즘 한국어를 익혀야 한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피부색만큼 다양한 한국어 사랑 “오늘 배울 문장은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될 겁니다’예요. 여러분은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결하나요?” “전쟁하면 되요.” “이야기해요.” “술 마셔요.” 조용했던 교실이 소란스러워진다. 벌떼같이 일어나는 학생들. 초등학교 발표 시간이 아니다. 다양한 외국 학생들이 모여 한국어를 배우는 연세대 한국어학당의 수업 풍경. 수업이 끝날 때까지 학생들의 의문은 끊일 줄 모른다. 미국인 데이비드는 오늘 배운 ‘마음 놓다’라는 말을 끝내 이해하지 못한 모양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일본인 가오리는 ‘오빠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므로 오빠님이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라고 우긴다. 이곳의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는 국적과 피부색만큼 다양하다. <가을 동화>와 <태극기를 굴리면서(?)>를 재미있게 보았다는 히로미 씨(23세, 일본)는 한류스타 원빈과 이야기하고 싶다는 이유 하나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한국 군대 때문에 무척 심심하다(연예인들이 모두 입대를 했기 때문에)”고 말하는 그는 ‘잘생긴 외모’뿐만 아니라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한국인 남자 친구도 사귀었다. 히로미 씨와 같은 반인 조나단 씨(21세, 미국)는 명문 프린스턴대학에서 공부했다. 평소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익히는 것을 좋아했는데, 특히 한국에서 입양된 막내 동생 폴(Paul, 한국명 박경훈) 때문에 한국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직 “한국어가 서툴지만 언젠가 막내 동생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가르쳐주는 게 꿈”이라며 히로미 씨와 함께 연습했던 ‘최진사댁 셋째 딸’의 연극 한 대목을 읊는다. “셋째 따님 히로미 씨에게 프러포즈하러 왔습니다. 이웃에 살면서 줄곧 당신을 지켜봤지요. 당신을 있게 해준 이 세상을 사랑합니다.” “조나단, 당신은 따뜻한 사람입니다. 아마 저처럼 행복한 사람은 없을 거예요.” 2주 후면 히로미 씨는 일본으로, 조나단 씨는 서울대에 교환학생으로 갈 예정이다. 한국어가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두 사람. 이미 그들에게 한국어는 중요한 소통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즐겁다’와 ‘행복하다’의 차이는? 최근 2년 동안 한국어학당의 학생 수는 5천여 명에서 7천여 명으로 늘어났다. 외국인근로자 및 국제결혼 이주 여성 10여만 명을 고려한다면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은 그 이상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데 필요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서는 또 다른 외국인들을 만나볼 수 있다. 몽골어 이름 ‘지니’를 그대로 한국 이름으로 바꿔 쓰는 진희 씨(33세, 몽골)는 주말이면 어린 딸을 데리고 한국어 교육 과정에 참석한다. 남편과 함께 한국에서 일한 지 벌써 7년 째. 수준급의 한국어 실력을 자랑하지만 아직 배울 것이 많다. “한국 사람들이 여름에 보양식으로 먹는 ‘삼계탕’이라는 말을 배우고는 바로 남편에게 삼계탕을 해줬어요. 조리법을 배워 가족과 함께 먹고 나니 삼계탕이라는 말이 쉬워지더라고요. 매년 여름이면 가족과 함께 삼계탕을 즐겨 먹어요.” 그는 남편과 함께 한국에서 좀 더 일하고, 한국어 실력을 늘려 몽골로 돌아가 한국 기업에 취직하길 원한다.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다 베트남인 아내를 맞아 한국으로 건너온 이상구 씨(38세, 가명)는 베트남 부인과 한국인 남편으로 구성된 커뮤니티인 ‘두루마기와 아오자이’의 회원이다. 아직 자신이 결혼했다는 사실을 친구들에게도 알리지 못한 형편이지만 남편만 믿고 한국으로 온 아내를 위해 일요일마다 이곳에 나와 강의실 밖에서 유모차를 끌며 아이를 돌본다. 이토록 열성적으로 아내를 뒷바라지하는 것은 아내뿐만 아니라 막 옹알이를 시작한 아이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2년째 센터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하고 있는 김지영 씨(29세)는 언어 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홍보한다. “한번은 ‘행복하다’와 ‘즐겁다’의 차이를 묻는 학생이 있었는데 참 난감했어요. 한국인으로서 자연스럽게 쓰고 있는 한국어가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단순히 ‘언어’를 가르친다기보다는 ‘생활’을 가르친다고 봐요. 한국의 ‘효’ 문화나 ‘높임말’ 같은 것들이죠.” 강의 중 몽골에서 온 한 청년이 ‘어제 소주를 먹어 즐거웠다’고 발표하자 강의실이 떠나갈 듯 웃음으로 가득 찬다. 모두들 한국에서 ‘소주’가 의미하는 문화를 깨닫고 있다는 얘기다. 아무리 혀를 감아도 발음이 안 되고, 존댓말과 반말의 차이는 더욱 모르겠고, 때론 ‘코가 비뚤어지도록 3차까지 가야만 하는 술 문화’가 이상하기도 하지만 이미 그들에게 한국은 새로운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 우리 안에서 자라나는 한국어의 힘 우리나라 최초의 한국어 전문서점 ‘한글파크’. 한국어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을 예견하여 시사일본어사가 지난 2월 강남구 역삼동에 열었다. 국내에서 출판된 한국어 교재를 총망라하여 판매할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이 한국 생활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교류의 장 역할도 하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관심이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경제, 문화 등 전반적으로 우리의 국력이 신장되었기 때문에 한국어 수요가 늘어난 거예요.” 정기선 상무(57세) 는 앞으로 일본과 중국에도 서점을 열 것이며, 한국어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한국 문화를 알리는 구심점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47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세계 6천여 언어 중 13~14위권이다. 한국어 세계화 재단의 오광근 연구실장은 한국어 학습자가 늘어난 원인으로 중국 학생 수의 증가, 2002년 월드컵 성공적 개최, 한류 열풍, 고용허가제로 인한 한국어시험 실시 등을 꼽았으며, 외국어로서의 한국어의 위상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어 교육이 좀 더 활성화되려면 지금의 학습자 연령을 낮춰야 해요. 대학에서 한국어와 관련된 과가 생기는 것도 좋지만 고등학교에 제2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어 청소년들이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바람직하죠.”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 중에는 아직은 외국인보다 조선족이나 재외동포들이 대다수다. 그들은 필요성보다는 모국어이니까 당연히 배우고 쓸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한국어를 배운다.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입양되었다가 25년 만에 한국을 찾은 김수자 씨(25세, 네덜란드)도 라이든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핵문제와 개고기’밖에 몰랐던 한국에 대해서 ‘히딩크와 박지성’ 덕분에 친근함을 느꼈고, 언젠가 자신의 친가족을 만날 것을 대비해 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두 달 전 가족들을 찾았을 때 ‘얼굴도 닮고, 손도 닮고, 성격도 닮은’ 큰언니와 엄마를 만나 그동안 쌓은 한국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었다. “제 친구 중 하나는 가족을 찾았는데도 한국어를 한마디도 못해서 답답하고 서먹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가족들과 울고 웃으면서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었죠. 그땐 정말 한국어 배우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공부로는 이해할 수 없었던 정情이란 단어, 자신과 닮은 가족들을 만나고 다른 한국인들과 부딪히면서 그 의미를 새삼 깨달았다. “네덜란드에 있으면 한국에 가고 싶고, 한국에 있으면 네덜란드에 가고 싶다”고 어눌하게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는 김수자 씨는 오늘도 한국어 공부에 열중한다. 지금 이 순간 그의 고향은 네덜란드도 한국도 아닌 ‘한국어’이다. 월간<샘터>2006.10
  •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14) 호남 첫 자립교회 목포 양동교회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14) 호남 첫 자립교회 목포 양동교회

    멀리 유달산이 바라보이는 전남 목포의 구시가지인 양동 127 언덕배기에 오똑하니 서있는 석조건물 양동교회(담임 목사 정기대·등록문화재 제114호).1910년 신자들이 유달산의 돌을 옮겨다 세운 호남지역 최초의 자립교회다. 개항기 선교사들에 의해 기독교 전진기지로 부각된 목포에서도 가장 먼저 복음을 전한 호남의 중심적인 신앙유산. 지금은 목포 신시가지가 번성하면서 기독교 신앙의 중심도 자연스레 옮겨갔지만 100여년간 원래 자리에서 옛 모습을 잃지 않은 채 복음을 전해온 양동교회의 신앙적 자부심은 여전하다. 개항기 대부분의 교회들이 그랬던 것처럼 목포에 기독교 신앙의 씨앗을 뿌린 것도 역시 선교사였다.‘양동교회 100년사’ 등 기록에 따르면 1893년 미국 남장로회 선교부 소속 선교사 몇몇이 호남지역 선교기지를 낙점하기 위해 군산 무안반도 등지를 오가며 전도활동을 한 것이 이 지역 개신교 전파의 시초다. 남장로회 선교부는 당시 들불처럼 번진 동학혁명의 기세에 잠시 활동을 멈췄지만 세상이 안정되면서 전남 나주를 선교기지로 만들기 위해 배유지·하위렴 목사를 파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나주는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세력이 강했던 곳. 당연히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닥쳤고 선교사들이 나주 신앙터 건립을 위해 사들였던 부지를 팔아치우고 옮겨온 곳이 바로 목포다. 당시 목포에는 이미 바깥에서 들어온 신자들이 퍼져 살고 있었기 때문에 선교사들이 활동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1897년 지금의 양동교회 자리인 만복동에 천막을 치고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양동교회의 시작이다.1년 만에 신자가 30여명이나 생겨났으며 1906년에는 당회를 구성하면서 신자가 200여명으로 늘었다. 신앙의 씨앗을 뿌린 배유지 선교사는 1905년 광주로 떠나 양동교회의 건립은 보지 못했다. 지금의 양동교회 건물을 세운 것은 1909년 당회장으로 청빙된 조선예수교장로회 평양신학교 졸업생 윤명식 목사. 조선인 목사가 담임 목사를 맡은 것은 당시 한국 전체에서 네번째, 호남지방에선 처음이었다. 윤 목사는 당시 돈 7000원을 들여 그 이듬해 마침내 1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106평 규모의 교회를 세워놓았다. 신앙의 씨앗은 미국인 선교사가 뿌렸지만 교회는 한국인 목사와 신자들이 직접 올려세운 호남지역 최초의 자립교회인 것이다. 교회 본당 건물의 주춧돌과 외벽 석재들은 모두 교인들이 유달산에서 직접 날라다 썼다고 한다. 교회에 들어서면 정면 오른쪽에 ‘이곳은 목포에 복음의 씨가 뿌려진 맨 처음 터’라 새겨진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1986년 처음으로 목포지역 교회가 모두 모인 가운데 드린 부활절 연합예배후 선교100주년 기념으로 세운 선교기념비다. 함석 지붕을 인 교회 본당은 원래 사방의 크기가 똑같은 정방형으로 세워졌으나 1982년 교회 정문 앞에 있던 종각을 헐고 본당 정면에 종탑을 들이는 바람에 앞쪽 공간이 조금 늘어나 125평의 규모가 되었다. 종탑 머릿돌엔 ‘내 집은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라’는 성경(이사야 56장)구절이 새겨져 있다. 본당 출입문도 원래는 양측에 두 개, 정면에 두 개가 있었는데 종탑을 세우면서 지금은 세 개만 남아있다. 네 개의 문을 만든 것은 남녀 신자들이 각각 다른 문을 통해 드나들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이 출입문의 위쪽 부분이 모두 태극 문양으로 만들어진 것이 특이하다. 등나무 넝쿨이 태극 문양을 가리는 바람에 일제 경찰들의 눈을 피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 그 형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신자들은 귀띔한다. 당시 교회를 세운 목사와 신자들의 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 예배에 꾸준히 참석하는 신자는 300명 정도. 양동에서 대를 이어 사는 고령층 교인들이 많지만 신앙처를 바꾸지 않은 채 오래도록 적을 두고 있는 인근 지역의 신자도 상당수에 이른다. 신자 수와 교세를 감안할 때 목포 지역 350개 교회 가운데 차지하는 위상은 20위 정도에 해당한다고 한다. 양동교회 제21대 담임 정기대(44) 목사는 “초기와 달리 양동교회의 역할이 분산됐지만 목포 주민들과 교인들 사이에선 한국인 목사를 담임으로 모신 호남 최초의 자립교회이자 신앙 중심으로서의 교회에 대한 자부심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kimus@seoul.co.kr ■ 목포의 3·1운동… 그 중심에 선 교인들 1919년 3월 독립만세운동이 전국으로 퍼져 나갈 때 목포에서도 20일과 4월 8·9일 모두 세 차례에 걸쳐 만세시위가 일어났다. 이 가운데 4월8일의 이른바 ‘4·8 만세운동’은 목포의 3·1운동으로 불리며, 이 만세운동의 중심에는 양동교회가 있었다. 당시 청년·시민들의 시위 움직임에 호흡을 맞춰 3월1일 이전부터 별도의 만세시위운동을 준비해온 기독교인들은 바로 양동교회의 주요 신자들. 장로였던 곽우영을 비롯해 집사 서기견·서화일, 정명여학교(양동교회가 세운 미션스쿨) 한문교사였던 강석봉이 그들이다. 당시 매일신보 등 기사에 따르면 정명여학교 학생들을 동원한 기독교인들은 이날 새벽부터 태극기와 독립선언문을 집집마다 돌린 뒤 ‘대한독립만세’라고 쓴 플래카드를 앞세워 시가지에서 일제히 시위를 시작했다. 시가가 순식간에 사람들로 뒤덮였고 시위에서 체포된 80여명이 경찰서에 끌려가 심한 구타와 고문을 겪었다. 특히 양동교회 집사 서기견은 시위 현장에서 일경의 칼에 맞은 상처와 혹독한 고문 탓에 출감 직후 사망했다. 검거된 시위자 중 40명이 보안법·출판법 위반으로 1∼3년의 징역을 언도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8일 오후 1시15분쯤에 목포 창평정 근처에서 별안간 4명의 야소교학교 여생도가 몰려나오며 손에 한국기를 들고 만세를 부르는 것을 경관이 잡아 본서로 인치하였는데….”(4월11일자 매일신보)/“8일밤에 야소교 경영의 여학교 졸업생 약 40명이 운동을 개시하였으나 관헌이 출장하여 제지하고 주모자를 잡았다더라.”(4월12일자)/“목포는 지난 8일 이래로 불온한 형세가 되어 각 상점은 오전 중에 철시하고 그 이튿날 9일에도 오전중 폐점하였는데, 양일간에 관헌의 활동으로 선동자 20여명을 포박하고 일변 군대가 오는 등….”(4월14일자) 특히 20일자 기사는 “금월 8일 이래로 소요사건에 관계된 남궁혁·김영주·곽우영·서화일·배치문…외 32명은 경찰서 취조를 마치고 17일에 검사국으로 넘어왔는데, 당일은 조선인 군중이 약 1000명이나 재판소에 모여서 인산인해를 이루었으며, 검사국 취조를 마치고 감옥으로 넘어갈 때에는 울음소리가 자자하며 일시 목불인견의 비극을 이루었더라….”라고 기록해 당시 시위사건과 관련한 목포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만세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양동교회에 가해진 일제의 탄압과 그로 인한 교인·가족들의 희생과 고난도 당연히 비례했다.
  • [부고]

    ●서항석(전 왕십리2동장)일석(종로구청 계장)강석(성동구청 부구청장)씨 모친상 송남의(개인사업)정운립(워커힐호텔 마케팅부장)씨 빙모상 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2)3010-2262●문영한(전 서울고 교장)씨 별세 문신행(전 천문우주연구소 소장)신효(서인조경 대표)신용(서울대 의대 교수)신범(자영업)신관(빈림에프디 대표)씨 부친상 김성수(인산통상 대표)씨 빙부상 3일 서울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2)2072-2091●박재현(경향신문 산업부 기자)재성(경성무역 개발부장)씨 부친상 박신영(시흥 매화초등학교 교사)씨 시부상 8일 여의도 성모병원, 발인 10일 오전 7시30분 (02)3779-2195●육창균(낙서우체국장)재희(전 현대아산 상무)씨 모친상 박대수(여주 제일중 교사)김진우(상주시청 근무)씨 빙모상 7일 상주장례식장, 발인 9일 오전 7시30분 (054)523-4444●강용구(한성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씨 상배 강제상(경희대 정경대 교수)준상(SK네트웍스 MD 기획팀 과장)혜원(강남대 사회복지학과 강사)정원(신흥대학 영유아보육학과 교수)씨 모친상 임시규(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최영진(연세드림비뇨기과의원 원장)씨 빙모상 8일 서울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2072-2016●신희직(현대오일뱅크㈜ 상무)씨빙부상 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0일 오전 8시 (02)3010-2295●이한구(수출입은행 부산지점 부지점장)인구(오성식품 대표)씨 부친상 8일 보라매병원, 발인 10일 오전 5시30분 (02)831-1899●정의연(남양철강 대표이사)두곤(원진상사 대표)두준(목사)두연(한창종합배관 대표이사)씨 모친상 윤진옥(전 성진철강 대표)이지은(인천대 교수)씨 빙모상 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0일 오전 8시 (02)3010-2233●손상목(도서출판 인디북 사장)씨 별세 손범준 지원 정민씨 부친상 8일 일산 백병원, 발인 10일 오전 6시 (031)919-2099●박은덕(아주대학교 교수)씨 부친상 이정국(한국씨티은행 신설동지점장)최성규(공군대령)임원일(SK텔레콤 상무)하충식(열린치과 원장)씨 빙부상 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9일 오전 6시 (02)3410-6915●배노식(충북 영동군 새마을지회장)씨 별세 8일 충북 영동병원 장례식장, 발인 11일 오전 8시 (043)74-6499●황호진(SK건설 MUD프로젝트팀 팀장)치성(자영업)종국(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씨 모친상 6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10일 오전 7시 (02)590-2697
  • [Local]인제군 ‘군인 추억 페스티벌’

    강원도 인제군은 19∼22일 휴전선 접경지역 최북단에 위치한 서화면 천도리에서 ‘군인 추억 페스티벌’을 연다. 축제 기간 동안 ‘도전 군인 기네스’와 어린이 훈련소, 군대 막춤 경연대회, 군대 호신술, 그리운 전우 찾기 등 군시절 추억이 듬뿍 담긴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민통선 안의 비무장지대의 동식물과 비경을 감상하고 분단의 아픔을 체험하는 GOP 탐방 등 색다른 볼거리도 제공된다.
  • “군대도 사회 리더십 배워”

    “군대도 사회 리더십 배워”

    ▶군대에 반드시 현역으로 가야 한다는 가풍이나 가훈 같은 게 있습니까. -그런 것 없습니다. 그냥 당연히 가야 하는 것을 간 것입니다. ▶집안 분위기가 좀 남다른 면은 없나요. 하다 못해 인테리어라도…. -없습니다. 우린 너무나 평범한 집안입니다. ▶군대 회피 풍조를 보면 혹시 화가 나거나 하지 않습니까. -몸이 아프거나 가정형편상 못간 사람을 보고 뭐라고 해선 안 된다는 말을 우선 하고 싶습니다. 일부러 안 간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나기에 앞서 안타깝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군복무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인간관계, 리더십 같은 것도 배울 수 있는데…. ▶다른 집안과 비교해 손해봤다고 생각해 본 적은 혹시 없습니까. -없습니다. 오히려 식구 모두가 건강해서 현역입대 자격을 얻은 게 복이라면 복이죠. ▶가족들이 다 모이면 특이한 점이 있습니까. 군대 얘기만 한다든지…. -의외로 군대 얘기 안 합니다. 우연히 군대 관련 뉴스가 나오면 잠깐 화제가 되는 정도입니다. 우린 정말 평범한 보통 집안입니다. ▶상을 받은 뒤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친구들이 신문보도를 보고 ‘너희 집안이 정말 그렇게 많이 현역으로 갔느냐. 참, 이상한 집안이다.’라고 하더군요. 솔직히 할아버지께서는 쑥스럽고 미안하다고 하십니다.6·25 때 전사한 전우들에 비하면 당신은 건강하게 전역했다면서…. ▶입대를 꺼리는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군대도 하나의 사회입니다. 힘들어도 견딜 수 있는 만큼만 힘듭니다. 하나의 사회를 체험한다는 긍정적인 자세를 가졌으면 합니다. 올해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란으로 유난히 ‘안보’니 ‘애국’이니 하는 단어들이 난무하고 있다. 혀가 바쁜 이들의 현란한 수사가 없어서 임진왜란이, 병자호란이, 한·일합방이,6·25가 초래된 것은 아닐 것이다. 김인석(90·경기 하남시)옹 가족처럼 피와 땀으로 나라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이 나라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김옹 가족은 3대(代)에 걸쳐 11명의 남성 가족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현역으로 복무한 기록으로 지난 8일 ‘2006년도 병역이행 명문가’ 대상을 수상했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軍병력충원 다양화 추진

    軍병력충원 다양화 추진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은 출산율 하락 등으로 병력자원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내년부터는 국방부가 중심이 돼 모병제 도입 여부를 포함해 청년인력 활용 방안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군대에 가지 않을 경우 현재는 산업체에서만 대체근무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사회적 봉사’ 개념이 도입된 복무시스템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 장관은 지난 25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내년부터 모병제 등에 대해 협의가 시작되느냐는 질문에 “당장 내년에 모병제가 논의될 것이라는 것보다는 병력 자원이 과거 100만명에서 43만여명으로 준 상황에서 군 장기복무자가 필요하게 되고, 이와 관련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 장관은 교육·의료분야의 경쟁력 강화 및 서비스 수지 개선을 위해서는 개방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 장기적인 국가발전계획 차원에서도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산업, 특히 교육과 의료 분야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 장관은 각 부처의 유사·중복사업을 대폭 정리해 현재 8041개인 사업을 3436개로 절반 이상 줄였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해양수산부의 수산물위생협정이행·원산지 관리·생산이력제 도입 등 3개 사업을 안전한 수산물공급 관리 사업으로 통합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모험하는 젊음의 매력…영화 ‘구미호 가족’의 하정우

    모험하는 젊음의 매력…영화 ‘구미호 가족’의 하정우

    만날 때마다 새로운 사람은 설레임도 준다. 연기 잘하는 배우라면 기대감까지 얹혀진다. 배우 하정우(28)는 그런 존재다. ‘잠복근무’에서는 반전의 열쇠를 쥔 날카로운 형사로, 첫 주연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에선 한때 모범사병이었던 날건달이었다.‘시간’ 속에선 결코 쉽지 않은 사랑에 휩싸인 남자, 이번 ‘구미호 가족’(제작 MK픽처스)에서는 앞머리를 일자로 가지런히 자른 단순과격한 아들로 변신했다. 다들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이지만 온몸에 잘 녹여냈다. “마틴 스콜세지나 팀 버튼 감독의 영화처럼, 색깔이 분명한 영화를 좋아해요.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도 마찬가지죠.” 지금까지는 다소 무거운 역할이었지만, 가끔은 편한 이미지를 만들길 바랐다.1000년을 일주일 남긴 구미호들과 죄질 나쁜 한 남자의 좌충우돌 인간되기 소동을 다룬 ‘구미호 가족’은 그 바람과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엮였다. 우스꽝스러운 일자 앞머리와 퀭한 눈화장은 그가 스스로 만든 설정이었다.“늘 나 자신을 가리고 싶어하나 봐요. 진심을 숨기고 싶다는 것과는 달라요. 끊임없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이나 모험 같은거죠.” 후광, 혹은 멍에일 수 있는 ‘2세 배우’라는 타이틀을 벗기 위해, 또 혹독하게 거쳐온 지금까지의 과정이 그에게 이런 모험을 감행하도록 이끈 것일까.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김용건)를 비롯한 배우들에 둘러싸여 있었고, 배우 이외에 다른 모습은 떠오르지 않았다. 당연한 수순처럼 연기공부를 했고 중앙대 연극과(97학번)에 입학했다. “솔직히 그때는 교만과 자만을 빼면 시체였어요. 연기 하나는 자신있었죠. 하지만 연기란 것은 알면 알수록 너무 어려워지고, 그 벽은 점점 높아지더라고요.” 좌절은 빨리 찾아왔다. 입학한 그 해,1학기를 마친 뒤 그만둘 생각에 도망가다시피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잠시 한국에 들어왔을때 학교 선배를 우연히 맞딱뜨렸다. 인생의 전환점이었다.“밤새 막걸리를 마시며 설득하더라고요. 딱 연극 한 편만 끝내고 결정하라고요.” 연극 ‘라 스트라다’를 준비하면서 온갖 조롱을 당했다. 무대공포증이 생길 정도였다. 바닥으로 떨어진 자신감은 ‘한번 해보자.’는 오기로 바뀌었다. 군대를 다녀온 뒤 졸업할 때까지 아예 학교에서 살다시피 하며 연기에 몰입했다. “작품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물론 지금도 배우고 있고…. 그러면서 그 벽이 조금씩 허물어지는 느낌이에요. 물론 여전히 자다가 벌떡벌떡 일어나고,‘나는 뼛속 깊이 배우다, 그렇게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이 들곤 하지만요.” 최근 촬영을 끝낸 한·미합작영화 ‘네버 포에버’를 찍으면서 ‘연기는 희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단다.“연기는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상대방의 애드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앞뒤가 흐트러져요. 상대의 시나리오를 더 자세히 보는 습관까지 생겼어요. 특히 이번 영화는 영어를 쓰기 때문에 오감을 모두 긴장시켜야 했죠.” 설득력 있고, 영향력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하정우. 아버지에게는 물론, 주변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고 싶다는 소박한 꿈도 가진 그는, 다음엔 무엇을 얻고, 어떻게 변신해 나타날까.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29일 TV 하이라이트]

    ●라이프n조이(YTN 오전 10시30분) 설악산의 맑은 정기와 동해바다의 넉넉함을 품은 곳, 강원도 양양으로 여행을 떠난다. 양양하면 빼놓을 수 없는 낙산사. 산불로 인해 불탔던 낙산사가 지금은 복원 작업이 한창 중이다. 하지만 전망 좋은 낙산사의 풍경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낙산사에서 탁 트인 동해바다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해본다.   ●시네마 천국(EBS 오후 11시55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며 중국을 넘어 세계적인 배우로 성장한 아시아의 별, 장쯔이를 만난다. 최고의 배우에서 최고의 감독으로 변신했던 로버트 레드포드. 그가 감독으로서의 입지를 굳힌 작품으로 1993년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한 ‘흐르는 강물처럼’을 감상한다.   ●신동엽의 있다!없다?(SBS 오후 7시5분) 조련사가 어렵게 훈련시킨 양들이 앨범을 냈다. 새로운 DNA 개발을 통해 탄생한 신기한 양들의 정체가 밝혀진다. 여자 두 명이 다섯 사람이 앉아 있는 소파를 들 수 있는지 없는지,‘한우갈비’라는 급훈이 있는지 없는지, 복대처럼 배에 차고 다니는 물통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본다.   ●얼마나 좋길래(MBC 오후 8시20분) 동수는 꾀를 내어 의사로 변장하고, 귀녀와 오복의 도움을 받아 방에 갇혀 있던 선주를 만나게 된다. 귀녀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선주와 동수의 손을 잡아주고는 두 사람만 믿겠노라 부탁한다. 동수는 선주가 나갈 방법을 찾긴 했지만 선주가 해낼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집 앞 술집 여자와 조금 친하게 지냈다고 그 가게에 찾아가 난리를 친 아내. 남편은 아내의 그런 극성스러움에 치가 떨린다. 아내가 미운 남편은 ‘죽이고 싶다.’며 컴퓨터에 몰래 일기를 남기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그러던 어느날, 뒤늦게 컴퓨터를 배우게 된 아내는 이것저것 뒤적이다 남편의 일기를 보게 되는데….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어렵게 홍영감의 결혼을 받아들이기로 한 옥금은 속상한 마음에 문구 품에 안겨서 울어버린다. 회사 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에 힘이 들었던 국화는 결국 사표를 낸다. 우경이 신형에게 윤후를 놓아주라고 조언하자 신형은 화를 낸다. 한편, 풍구는 카페지기인 팔자와의 만남이 당황스럽기만 하다.
  • “공군 작통권 환수… 선거 정당 부적절”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MBC ‘특집 100분 토론’에 출연해 전시 작전통제권, 한·미 동맹, 정계개편 등 현안과 쟁점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상춘재 앞마당에서 가진 토론은 진행자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와의 대담 형식으로 이뤄졌다. 특히 노 대통령은 손 교수의 집요한 공세에 “(작통권 때) 이렇게 꼬치꼬치 따지는 법이 어디 있느냐. 조금 논쟁식으로 한번 해봅시다.”,“(FTA 때) 자꾸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보고 질문하지 말고요.”라고 주문하는 등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한·미 동맹 ‘한·미 관계가 위기에 처했다.’, 이런 얘기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우리도 할 말은 하고 따질 건 따지고 그렇게 해가기 때문에 생기는 변화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미 동맹은 이상없다. 한·미 관계는 미국의 대통령, 또 책임있는 장관들이 공식적으로 한·미 관계에 문제없다고 하면 그냥 문제없는 것으로 가는 거다. 이제 한·미 관계도, 국방도 좀 어른스럽게 하고, 미성년자처럼 굴어서는 안 된다.●작통권(조건부 환수론과 관련) 작통권은 공군도 다 전환한다. 작통권은 의사 결정의 문제다. 한국이 다 가진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비행기가 서로 얽히지 않게 할 수 있는 기술적 메커니즘 운영을 미국 공군이 하느냐, 한국 공군이 하느냐에 대해 지금 논의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방의 군대(미2사단)를 어떻게 인계철선이라고 표현할 수 있나. 우방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미 2사단 그 자리야말로 우리의 힘으로, 최악의 경우에는 우리의 피로서 지켜야지 그걸 왜 미국한테 맡겨 두나?작통권 문제와 핵실험 상황과 직접 관계있는 것은 아니다. 별개의 문제다. 작통권은 그냥 한국이 가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또 그럴 만한 능력이 있기 때문에 전환을 하려는 것이다.●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 비교적 절차적 접근에 관한 문제이다. 내용에 관한 것은 6자회담 테이블에 서면 이제 9·19로부터 다시 출발할 것이다. 포괄적 접근은 실질적인 내용에 관한 것은 별로 없다. 포괄적 접근방안을 정상 차원에서 공식화하자는 게 회담의 목적이었다. 단어는 짧지만 의미는 상당하다. 북한의 반응이 나왔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북한도 알고 있다. 이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아직 표명하지 않고 있다.(북한에 제안한 시기에 대해) 방미를 결정할 때부터 이와 같은 구상을 가지고 꾸준히 진행해 왔기 때문에 제법 오래된 것이다.●정계개편 당에서 자율적으로 풀어 나갈 문제이다. 제가 감놔라 배놔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어느 경우에라도 정책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는 당을 같이, 정책을 달리하는 사람도 어느 정도 서로 연합할 수 있으면, 타협할 수 있으면 당을 같이 할 수 있는데, 정책이 전혀 다른 사람은 따로하고, 그렇게 하는 게 원칙이다. 무조건 정치적 이해관계, 승리·패배, 여기에만 매몰돼 가지고 당을 만들고 깨고 하는 것은 좀 앞으로 안 했으면 좋겠다. 선거용 정당을 만드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정당·정책 중심으로 하는 정당이 나왔으면 좋겠다.(여성 정치인이 대통령되는 데 대해) 중립이다. 누구가 하더라도 좋은 대통령이면 된다.●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사태 절차를 다시 다 보완했다. 이제 국회 쪽에서 결론을 내야 한다. 절차가 부족해 반려하면 반려하는 대로, 표결해서 부결하면 부결하는 대로 국회의 처분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게 저의 처지다. 제가 코드인사를 많이 한다. 그러나 이 인사는 코드인사는 아니다. 사법연수원의 동기일 뿐이다. 중도에서 약간 중도 진보의 성향이라도 갈 사람이 제가 지향하는 사람이다. 인기가 없어도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뽑았을 때에는 노무현답게 인사를 하라는 것이 아니겠나?노무현답게 인사를 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R&D투자 등 성장동력 확충에 최우선 순위”

    “R&D투자 등 성장동력 확충에 최우선 순위”

    복지와 국방, 교육예산을 대폭 늘린 238조 5000억원의 내년도 예산안이 국무회의에서 확정돼 29일 국회에 제출된다. 나라살림을 책임지는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을 예산안의 국무회의 의결을 앞둔 지난 25일 서울 서초동 장관 집무실에서 만나 내년도 예산안을 비롯해 모병제 도입 여부 등 청년인력 활용과 교육경쟁력 제고방안,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차단 방안 등 정책 전반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내년도 예산안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재정은 국가운영 전체를 보기 때문에 어느 한 분야에 초점을 둘 수는 없습니다. 내년에는 미래 성장동력 확충과 국민의 기본적인 수요 총족, 국가안전 확보 등 세 가지에 중점을 뒀습니다. ▶2007년 예산안에 대해 대통령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예산’,‘경기 부양용’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내년도 예산안은 예산·기금을 포함한 총지출이 238조 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6.4% 늘어난 규모로 짰습니다. 팽창예산이냐 균형예산이냐의 판단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경상성장률보다 높으면 일반적으로 팽창예산이라고 하는데 내년도 경상성장률을 6.7%로 보면, 총지출 증가율은 6.4%이고 일반회계 증가율은 6.1%이므로 중립적입니다. 재정수지 측면에서도 국내총생산(GDP)의 ±1%이면 균형이라고 보는데 통합재정수지는 1.5% 흑자, 관리대상수지도 1.5% 적자여서 균형 범주에 듭니다. 마지막으로 재정충격지수도 중립적입니다. 따라서 선거를 의식한 예산안이라는 지적은 맞지 않습니다.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연구개발(R&D)예산을 대폭 늘렸다고 하나 여전히 미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R&D, 사회간접자본(SOC)을 포함한 공공건설투자, 인적자본 확충을 위한 교육투자 등에 중점을 두고 예산안을 편성했습니다. 내년도 R&D 예산이 10조원 수준인데 결코 적은 규모가 아닙니다.2010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이 9.1%로 가장 중점을 둬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예산안을 성장이냐 복지냐 식의 관념적 이분법으로 접근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경제분야 예산 증가율이 낮다고 해서 성장을 소홀히 한다는 논리는 적절치 않습니다. 복지지출에도 성장을 뒷받침하는 사업이 많으며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인식해야 합니다. ▶내년은 물론 2008년부터 저출산·고령화대책, 사회서비스 공급 대책 등 복지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재원확보 방안이 문제입니다. 시행착오를 방지할 대책은 있습니까. -복지 관련 수요는 2006∼2010 국가재정운용계획에 이미 반영해 차질없이 뒷받침할 계획입니다. 관련 기관간에 협조 체계를 강화하고 사업수행을 위한 법령·지침·기준 등을 철저히 준비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것입니다. 기존 사회서비스는 채용 기준 등을 마련, 시행하고 선진국에서 효과가 검증된 사업부터 시범사업 후 도입할 계획입니다. ▶내년에 국가부채가 300조원을 돌파합니다.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높습니다. -지난 4년간 국가채무는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공적자금 상환,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재원 투입 등을 위해 불가피하게 늘어난 측면이 있습니다. 앞으로 지출 구조조정, 비과세·감면 축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입니다. 당초 전망보다 올해와 내년 국가부채 규모가 늘어나고 GDP 대비 비율도 높아진 건 사실입니다. 환율·유가 때문에 디플레이터가 낮아져 경상GDP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재정당국으로서 4대 재정개혁 중 가장 중요한 건 국가재정운용계획입니다.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전망한 대로 2008년부터는 국가채무가 줄어들 것으로 확신합니다. ▶예산안 얘기는 이쯤 하고 기획처가 국가 기획기능을 갖고 있는 만큼 주제를 청년인력확충·재정수지 개선 방안 등 사회 현안 쪽으로 돌리겠습니다. 먼저 국가안보와 관련해 민감한 사안입니다만, 과거 출생아수 100만명 시대에서 지난해 43만여명으로 급감해 병력자원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국방부에서 결정할 일이지만 19세 이상으로 입영연령을 낮추는 문제는 물론 일각에선 모병제로 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병력자원이 부족하고, 청년기에 사회 진출시기가 군복무기간만큼 늦고 단절되며, 군대에 갔다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간에 경험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등 문제가 많아 신중히 검토할 과제입니다. 단순히 국방 문제만이 아니라 청년인력 활용방안 차원에서 접근해 현재 검토중입니다. 짚어봐야 할 문제가 많아 당장 내년 예산안과 관련이 있지는 않습니다. 지금처럼 군대에 가지 않는 경우 산업체 근무만 할 게 아니라 사회적 봉사 개념이 가미된 복무 시스템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인력 활용 문제는 기획처가 중심이 돼 검토합니까. -병역 문제와 관련돼서는 아무래도 국방부가 중심이 돼서 할 수밖에 없고, 기획처도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내년에는 예산과 상관없이 (모병제를)본격적으로 논의하게 됩니까. -내년 예산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국방개혁 자체가 사병을 현재 68만명에서 50만명으로 대폭 감축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검토를) 하게 될 겁니다. ▶모병제는 상당히 관심이 많은데, 그렇다면 내년에는 협의가 되겠네요. -모병제가 내년에 논의될 것이라기보다 병력자원이 급격하게 감소되면 장기복무자가 필요하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검토할 필요는 있습니다. ▶서비스 수지와 관련, 관광의 경우 제주도가 여러 면에서 비싸다보니 내국인들은 외국으로 나가고 외국인들을 유인할 볼거리는 많지 않은 편입니다. 제주도 비행기값을 일부 지원한다든가, 골프비용을 내린다든가 하는 식의 정부대책이 필요한 것 아닙니까. -기본적으로 제주도는 땅값이 너무 비쌉니다. 비행기값도 문제지만 이보다는 음식값과 숙박비가 너무 비쌉니다. 비행기값은 저가 항공기들의 가세로 경쟁이 붙어 이를 통해 해결할 문제이지, 이용자에게 재정보조를 해서 될 문제는 아닙니다. 인건비가 비싼 것도 문제입니다. 새 볼거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과거 단순히 볼거리만 제공했다면 이제는 생각하며 체험하는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광 소프트웨어의 개발에서 문화관광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가 민영의료보험 활성화를 추진했는데. -의료 선진화는 제도적 측면도 있고 산업으로서의 선진화 문제도 있습니다.‘2030비전’에도 들어가 있는데,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입니다. 미래의 고용은 서비스산업에서 창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서비스 산업중에서 교육과 의료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중요합니다. 당장 교육·의료시장을 완전개방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핵심 과제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뜻입니다. 본인이 부담할 능력이 있고,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국내에서 소비가 일어나지 않겠습니까. 교육·의료도 마찬가지입니다. 획일적인 평등주의가 여러 분야에 나타나고 있는데 획일성은 빨리 시정돼야 한다고 봅니다. ▶예산권을 갖고 있는 기획처에서 교육개혁을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은. -앞으로는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살리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미래에 먹고사는 것과 관계되기 때문입니다. 초·중등 교육에 대한 재정지원을 늘리라고 주문하는데, 중앙정부 입장에서는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중앙정부는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는 쪽에 치중하고, 초·중·고등학교 운영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늘리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현재 내국세의 19.4%를 지방교육교부금으로 보내고 있는데 인건비 비중이 너무 높습니다. 앞으로는 학급당 학생수를 인위적으로 줄이기보다 공교육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방과후 학교를 봐야 합니다. 내년에는 중앙정부에서만 1017억원을 지원하는데 성공 여부는 지역사회와 학교장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공기업의 방만경영과 이른바 ‘낙하산 인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에 제출한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기본법’이 시행되면 이같은 문제를 막을 수 있다고 보십니까. -이 법안은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 임원 임명의 공정성 논란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 마련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모든 임원은 임원추천위를 구성해 적격성을 심사하고, 준정부기관 견제담당임원(비상임이사·감사) 임명시 민간위원이 과반수로 구성되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직접 심사하는 제도를 도입하기 때문에 ‘정치적 임명 논란’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으로 공청회 등을 거치면서 정치권에서 정부 제출안보다 합리적인 방안을 제안한다면 논의 과정에서 법안 내용이 수정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기회 있을 때마다 ‘사회적 자본’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개념이 모호한데 어떤 식으로 구체화할 수 있습니까. -사회적 자본은 구성원간 신뢰와 규범, 선진화된 사회시스템 및 네트워크를 의미합니다. 사회적 자본 확충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전제조건이지만 우리나라는 취약한 수준입니다. 이해집단간 갈등, 구성원간 불신, 공적제도에 대한 낮은 신뢰 등은 경제정책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사회적 의제입니다.‘비전 2030’의 5대 전략에 사회적 자본 확충을 포함, 추진할 계획입니다. 네덜란드, 독일 등 선진국의 사회협약을 벤치마킹해 우리의 실정에 맞는 사회적 자본확충 방안을 강구할 것입니다. 대담 오승호 경제부장·정리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은 ▲전남 곡성(54) 출생 ▲광주제일고 ▲서울대 무역학과 ▲행정고시 17회 ▲경제기획원 사회개발계획과장, 인력개발계획과장, 예산관리과장, 농수산예산담당관 ▲재정경제원 생활물가과장 ▲기획예산위원회 재정기획과장, 총무과장 ▲한국개발연구원(KDI) 파견 ▲기획예산처 경제예산심의관, 기금정책국장 ▲열린우리당 수석 전문위원 ▲기획예산처 예산실장, 차관 ▲수원대 무용과 교수인 부인 양정수(53)씨와 1남1녀.
  • 애인에게도 감추고 싶은 나만의 ‘그것’

    애인에게도 감추고 싶은 나만의 ‘그것’

    ‘비밀’ 없는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더구나 남녀 관계에서라면. 아무리 흉허물 따지지 않는 오랜 연인 사이라 해도 지키고 싶은 자존심, 혼자만 간직하고픈 추억 등 상대방이 몰랐으면 하는 자기만의 비밀상자는 있게 마련이다. 너무 속속들이 알아 애정전선이 시들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적 의도에서 비밀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연인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비밀의 방’으로 들어가 보자. ■ 남자 ●“옛 여자친구의 편지만은…” 군대 시절 옛 여자친구에게서 받은 300통의 연애편지. 회사원 서모(31)씨에겐 남에게 절대 공개할 수 없는 보물 같은 비밀이다. 6년 동안 사귀었던 여자친구는 아기자기한 편지지에 애절한 그리움을 담아 2∼3일에 한번씩 꼬박꼬박 편지를 보내왔다. 제대 2년 만에 헤어지고 지금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지만 서씨는 그 편지들을 서류박스 6개에 고이 담아 책상서랍에 간직하고 있다.“인생의 한 부분을 같이했던 사람과의 소중한 추억거리여서 버릴 수도 없고, 지금 여자친구에게 보여줄 수도 없죠. 만약 지금 이 친구와 결혼을 하게 되더라도 어딘가에는 그 편지들을 숨겨둘 것 같아요.” ●“불투명한 취업에 대한 고민은 나 혼자서” 대학 졸업반 김모(25)씨는 여자친구에게 취업에 관한 얘기는 절대 꺼내지 않는다. 미래가 불투명한 마당에 언제, 어느 회사 입사시험을 치를 거라고 말하면 공연히 기대감만 부풀려 놓을 것 같아 부담스럽다. 김씨는 “여자친구가 이제 겨우 대학 2학년이라 취업에 대한 관심도나 절박함이 나랑 다를 것이란 점도 하나의 이유”라고 했다. 지난달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 박모(26)씨도 5년 사귄 여자친구에게 취업상황에 대해서는 함구한다.“어디에 시험본다고 했다가 떨어져서 무능력하게 비치는 건 참을 수 없죠.” ●“재산 보고 사람 사귀는 거 아니래요.” 부모가 상당한 재력가인 이모(27·유통회사 근무)씨. 하지만 절대로 가족의 재산에 대해 여자친구에게 말하지 않는다. 집안의 경제적 배경이 애정관계에 영향을 주는 게 싫다.“언젠가는 지금 여자친구가 저를 싫어하게 될 수도 있잖아요. 그때 우리 집안의 재력이 그녀에게 헤어짐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되면 곤란하죠. 그런 관계는 절대 인정할 수 없어요.” 여자친구에게 민망한 사실조차 시시콜콜 이야기하는 대학생 문모(27)씨도 자기 통장 잔고만큼은 비밀이다. 이유는 이씨와 정반대다.“아직 취업을 하지 못해 변변찮은 통장을 보고 여자친구가 실망하게 되는 게 너무 싫다.”고 말했다. ●“감추고 싶은 콤플렉스는 무덤까지 꼭꼭” 회사원 김모(28)씨는 여자친구와 놀이공원이 있는 지하철역을 지날 때마다 움찔한다. 그에겐 놀이기구 공포증이 있다.“여자친구 앞에서 얼굴이 하얗게 변하는 모습을 보여줄 순 없어요. 금세 친구들 사이에 ‘남자가 놀이기구도 못 탄다.’는 소문이 돌거고, 그러면 고개 들고 다니기 좀 그렇잖아요.”회사원 박모(27)씨는 머리숱이 적다는 사실이 털어놓기 힘든 비밀이다. 박씨는 “탈모가 집안 내력이기 때문에 늘 공포감에 휩싸여 살고 있다. 요즘 자꾸 머리숱이 적어지는 것 같아 앞머리를 내리는 스타일로 바꿔 여자친구의 눈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한 동영상 때문에 이미지 깎이면 안 되죠.” 대학 조교 강모(30)씨는 자기 건강상태에 대해 일절 입을 안 여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당장 어디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에 한번 된통 당한 적이 있다.“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게 나왔다고 여자친구에게 얘기했더니 ‘운동하라.’‘술 마시지 마라.’ 등 온갖 잔소리가 쏟아지더군요. 잘못하면 결혼 약속까지 깨자고 할 것 같아 건강문제는 비밀입니다. ”회사원 정모(29)씨는 집안에 쌓여 있는 1000장 정도의 ‘야동’(야한 동영상) CD가 여자친구에게 일급비밀이다. 들켰다 하면 당장 호색한으로 찍힐 판이다. 정씨는 “여자친구가 아직까지는 ‘남의 남자들은 다 그래도 내 남자는 안 그럴 것’이라고 믿고 있는데 그걸 생각하면 빨리 처분을 해버릴까 싶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재훈 윤설영기자 nomad@seoul.co.kr ■ 여자 ●“너에게만은 언제까지나 여자이고 싶어.” 병원에서 일하는 홍모(28)씨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알아주는 애주가.1주일에 2∼3차례는 동네 술 친구들을 불러모을 정도로 알코올을 사랑한다. 소주 2병을 ‘워밍업’으로 치니 주량도 대단하다. 그러나 이 술 실력은 남자친구에게만큼은 절대 비밀이다.“남자친구 앞에서 가끔은 약한 모습도 보여야 하는데 소주 2병을 마시고도 멀쩡한 줄 알면 안 되잖아요.” 대학생 박모(24)씨는 남자친구와 데이트할 때면 늘 곱게 빗은 머리에 뽀얗게 화장한 얼굴로 나타난다.3년을 넘게 사귀었지만 단 한번도 남자친구에게 맨 얼굴을 드러내 보인 적이 없다. 그렇다고 화장발 미인인 것도 아니다. 다만 “결코 흐트러진 모습은 보여줄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간혹 오래된 연인들이 트림을 하거나 방귀를 뀌는 등 허물 없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박씨는 이해할 수가 없다. 박씨는 “연애를 오래할수록 예의는 지켜줘야 한다. 편하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대하면 결국 아무렇지도 않은 사이가 되고 말 것 아니냐.”고 말했다. ●“나만의 공간은 비밀로 남겨둘래.” 회사원 한모(28)씨는 자기 방만큼은 비밀의 공간으로 남겨두고 싶어 한다. 단 한 번도 남자친구를 집으로 초대한 적이 없다. 남자친구와 거의 모든 걸 공유하고 있지만 나만의 공간마저 침해당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자기 방에 남자친구에게 보여줄 수 없는 무언가를 숨겨놓은 것은 아니다.“서로 모든 걸 알아 버리면 은밀함이 떨어지잖아요. 사적인 부분은 남겨두어야죠.” 회사원 신모(25)씨는 인터넷상의 ‘나만의 공간’을 수호하는 경우. 매일 쓰는 미니홈피 일기장만큼은 아무리 남자친구라 해도 보여줄 수 없어 비밀번호로 꼭꼭 잠가놓았다. 신씨는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전 문제는 간섭하지 않기” 회사원 황모(26)씨는 “월급 내역만은 절대 비밀”이라고 말했다. 자기 월급이 남자친구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는 것도 이유지만 서로의 수입·지출 내역을 너무 상세하게 알면 원치 않게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황씨는 “결혼하게 되면 알아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 전까지는 나도 굳이 남자친구의 월급통장을 열어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모(26)씨도 4년째 사귄 남자친구에게 신용카드 사용내역만은 절대 비공개다. 이씨는 “남자친구와 모든 정보를 공유하지만 왠지 카드내역서까지 공유하면 씀씀이는 물론이고 나의 생활 전체가 드러나는 것 같아 싫다.”고 말했다.“결혼을 해도 용돈을 어디에 쓰는지에 대해서는 서로 묻지도, 말하지도 않을 거예요.” ●“내 자존심은 내가 지킨다.” “회사에서 상사에게 혼난 건 비밀”이라고 말하는 김모(31)씨. 직장에서 속상한 일이 생기면 남자친구에게 털어놓고 위로를 받기는 하지만 자기 능력에 흠집이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도저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남자친구에 비해 별 볼일 없는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거기서 능력마저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할까봐 말하고 싶지 않아요. 겉으로는 위로를 해 줘도 속으로는 실망할 수도 있잖아요.” 늘씬한 외모의 회사원 노모(24)씨는 “내 키와 몸무게 등 신체 사이즈만은 절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노씨는 “남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적 사이즈와 실제 신체 사이즈에는 차이가 있다.”면서 “굳이 깨고 싶지 않은 환상이랄까, 마지막 자존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윤설영 이재훈기자 snow0@seoul.co.kr
  • [‘하늘길’ 탄 中華대장정] (하) 두 얼굴의 라싸

    [‘하늘길’ 탄 中華대장정] (하) 두 얼굴의 라싸

    |라싸(拉薩) 이지운특파원|라싸로 오는 길과 라싸 현지는 많이 달랐다. 철로가 보여준 원시의 풍광과 이에 어우러진 원색의 채색 위로 라싸에는 여러가지가 뒤섞여 있었다. 많은 면에서 예상과도 달랐다. ●더 오른 물가 철도 개통 이후 예컨대 물가는 낮아졌어야 옳다. 라싸의 일부 물가는 전 중국에서 가장 높다. 베이징에서 1위안(120원)짜리 광천수가 3위안에 팔리는 식이다. 물류비용이 크게 떨어졌다는 정부의 설명대로라면 광천수는 적어도 베이징 가격에 팔려야 정상이다. 그러나 광천수 가격은 그대로다. 채소 등은 오히려 값이 뛰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요 폭증 때문이다.“일부 물가는 더욱 상승할 것이며, 내년부터 화물열차가 본격 운행된다 해도 한동안은 수요를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현지 상인들의 전망이다. ●동·서로 나뉜 라싸 한족(漢族)의 숫자도 예상보다 많았다. 공식적인 자료는 ‘시짱자치구 인구의 92% 이상이 장족(藏族)’이라고만 설명한다. 그러나 라싸 시내(城管區) 주민 27만여명 가운데 절반 이상은 한족으로 집계된다. 돈벌이가 괜찮은 택시 기사의 80% 이상도 한족이다. 한족의 급증세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한족의 유입은 도시 모양새도 바꿔놓았다. 부달라(布達拉)궁을 중심으로 동쪽은 장족의 거리, 서쪽은 한족의 거리로 확연히 나뉜다. 서쪽에는 대형 마트가 연이어 들어서는 등 소비형 거리로 빠르게 변모해가고 있다. 동쪽이라고 변화가 없는 게 아니다.“불과 몇개월새 퇴폐 안마시술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고 현지인들은 전했다. 주민들의 생활상도 ‘당연히’ 달라졌다. 일부 장족 농목민들의 연간 현금 수입 중 절반 이상이 ‘다겅(打工·아르바이트)’이 차지하는 식이다. 한 농목민은 “시내 건설현장에서 잡일을 하거나 집을 지은 뒤 단청 채색을 해주는 일 등을 한다.”고 소개했다. 오후 4시쯤 찾은 샤오자오쓰(小昭寺) 주변의 전통 찻집에서는 맥주를 주문해놓은 젊은이들이 인기스타 청룽(成龍)의 영화가 방영되는 TV를 보고 있었다. 티베트의 100여 ‘생불(生佛)’ 가운데 하나이자, 중국 불교협회 티베트분회 부회장인 나다아왕단쩡(那達阿旺旦增)은 “승려가 되려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돈에 물든 티베트”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변화는 티베트가 돈의 본색에 눈을 떠가고 있다는 점이다. 사찰 앞에서 만나 인터뷰를 한 승려도 돈을 달라 하고, 해발 4000m 고지에서 만나 사진을 찍은 목동도 돈을 내라 한다. 오히려 한족들이 나서 “돈에 물들었다.”고 힐난할 정도다. 양줘웅춰(羊卓雍錯) 호수 주변의 잡상인들은 “한 외국인이 잃어버린 50만원짜리 비행기 티켓을 돌려주면서 그 가격을 다 받아낸 적이 있다.”고 자랑까지 한다. ●중국의 폭력에 대한 공포 눈에 드러나지 않는 변화도 있다. 심리적인 위축이다.‘정치’ 등 민감한 질문에는 거의 모두가 기겁을 한다.‘정치에 관심없다.’는 내용으로 한국의 한 방송사와 인터뷰를 했던 한 택시기사는 기자에게 “별 일 없겠지?”라고 되물으며 좌불안석이다. 티베트를 관찰해왔다는 한 외국인은 이같은 ‘공포’의 근원을 과거 티베트 독립운동 시기에 가해진 중국 정부의 폭력 진압에서 찾았다.“중국군의 폭력을 겪었던 세대들은 마음 한구석에 응어리와 상처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그 군대와 군인은 라싸 시내 곳곳에 포진해 있다. 특히 라싸시 간선도로의 하나인 진주루(金珠路)를 동에서 서로 달리다보면 ‘시짱 군구(軍區)’를 비롯, 적지않은 수의 군 부대와 군 훈련 및 관련 기관을 확인할 수 있다. 한 현지인은 “도시에도 산에도 사찰에도 곳곳에 사복 군인이 숨어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곳에 독립 움직임은 없다.”고 단언했다. 하긴 라싸 시내에서 가장 눈에 띄고, 높고, 현대식인 건물은 공안국 건물이다. 시짱자치구의 한 한족 고위 공무원은 “외세가 달라이라마 등을 부추겨 독립을 사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짱자치구의 소개로 찾은 한 농목민의 가정에는 집안에 모셔놓은 신주 단지 바로 옆으로 마오쩌둥(毛澤東)·덩샤오핑(鄧小平)·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현 주석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부부는 아침 저녁으로 절을 하며 신주를 모신다고 했다. ●자본주의로 변해가는 라싸 지난 17일 낮 라싸공항으로 가는 길에는 미국 맥주 버드와이저의 광고판이 여러개 눈에 띄었다. 라싸가 보여준 예상치 못한 여러 장면 가운데 하나였다. 앞으로 하루하루 빠르게 변해갈 라싸의 모습은 고원의 날씨 만큼이나 예측하기 어려워 보였다. jj@seoul.co.kr
  • [Book Review] ‘불가피한 선택’ 가슴열고 보기

    남미나 팔레스타인에 대한 한국의 시각은 때때로 능멸에 가깝다. 사뭇 “쟤들은 안돼.”라는 투이다. 언제나 남미는 ‘포퓰리즘 때문에 망조난 사례’, 팔레스타인은 ‘극렬 테러리즘의 진앙지’이다. 처음부터 망조나려고 작정하거나 폭탄이나 던지면서 살겠다고 결심한 사람은 없다. 남미와 팔레스타인, 그들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민중의 호민관 차베스’(당대 펴냄)는 수십년간 남미를 취재해온 전 영국 가디언 기자 리처드 고트가 쓴 간결한 보고서다. 책 제목과, 가디언의 성향만 놓고 차베스에 바치는 ‘용비어천가’라고 지레짐작할 필요는 없다. 물론 차베스에 대한 노골적 지지를 숨기지는 않지만, 겨누는 지점은 차베스라는 인물 자체보다 그가 딛고 서 있는 남미와 베네수엘라의 과거다. 왜 차베스일 수밖에 없는가를 규명하는 방향이다. 그러다보니 스페인의 식민지배를 끝낸 시몬 볼리바르(‘볼리비아’는 그를 기념하는 국가 이름이다.)부터 다루는 제3장 ‘19세기 혁명전통의 재발견’에서는 남미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맛볼 수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대목은 우리를 연상케 하는 6장 ‘반동의 물결’. 집권에는 동참했으나 기득권은 버릴 수 없었던 기존 노조와 진보 정파들, 민주적 선거를 거쳤다 해도 차베스 정권만은 인정할 수 없다며 끊임없이 쿠데타를 기획하는 백인보수기득권층, 혼혈과 인디오의 목소리를 철저히 묵살하고 부유한 백인들의 보수적 이익에만 맹종하는 국내·외 언론 등…. 또 70년대 국가개입형 경제개발을 주도했지만 80년대말 열렬한 신자유주의자로 ‘전향’한 페레스 전 대통령과 그 주변을 채운 미국 시카고학파 신자유주의 경제관료들애 대한 스케치도 남 얘기 같지 않다. 기자다운, 간결하고 건조한 묘사가 눈길을 끈다. 이에 반해 ‘팔레스타인의 눈물’(아시아 펴냄)은 팔레스타인 작가 9명이 쓴 11편의 짧은 산문을 모은, 풍부한 감성이 돋보이는 책이다. 최루성 드라마처럼 이런 저런사연을 절절하게 늘어놓는다는 애기가 아니다. 그냥 담담하게 ‘이슬람 전사’ 혹은 ‘조국에서 쫓겨난 유랑민’으로 살아온 자신의 과거를 회고하는 형식인데 그게 읽는 사람 마음을 그만 불편하게 만든다. 일제시대 만주벌판에서 치러졌던 무장독립투쟁과 군부독재시절 이런저런 고문사건과 오버랩되어서다. 비슷한 경험 덕에 얼마든지 친해질 수 있을 법도 한데, 각 페이지 아랫부분마다 가득한 용어 해설은, 서로에 대한 관심 부족을 드러내는 것 같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이라크전 취재작가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누볐던 소설가 오수연이 팔레스타인의 현대시인 자카리아 무하마드와 함께 편집했다. 부록으로 실린 홍미정 한국외대 교수의 ‘팔레스타인의 이해를 위하여’도 짧지만 중동사의 흐름을 정확하게 짚고 있다. 출판사가 기획하고 있는 ‘문학으로 읽는 아시아의 문제’ 시리즈 첫 권이다. 핵심은 오수연 작가가 쓴 서문의 도입부다.“우리가 흔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라고 알고 있는 사태는 사실 분쟁이 아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막강 이스라엘 군대의 꾸준한 군사작전 대상은 고작해야 구식 총을 쏘는 민병대나 돌 던지는 소년들이며, 그보다는 그저 재수없는 민간인들이다. 대부분의 희생자들은 자기 집에 앉아 있다가, 또는 길바닥에서 난데없이 폭탄이나 총알을 맞는 보통 사람들이다. 거기서 날마다 벌어지고 있는 일은 싸움이 아니라 학살이다.” 각각 1만 4000원,98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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