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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와 산] 대구 팔공산

    [도시와 산] 대구 팔공산

    남쪽으로 힘차게 내달리던 태백산맥이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곳에서 우뚝 솟았다. 대구·경북의 영산(靈山) 팔공산이다. 요즘 팔공산은 사람들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주말과 공휴일이면 더 멀어진다. 하루 7만~8만명이 찾기 때문이다. 대구시 인구가 250만명이니 적지 않은 사람들이 팔공산에서 주말과 공휴일을 보내는 셈이다. 그만큼 대구 시민에게 없어서는 안될 휴식 공간이다. 편안하게 팔공산을 찾기 위해서는 평일이 좋다. 팔공산 동화사지구에 있는 산중식당 주인 김유진(39·여)씨는 “주말과 휴일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잡기가 힘들다.”고 귀띔했다. 동화사지구 상가촌 중심거리 중앙분리대의 한 바위에 새겨진 시 한 수가 험난한 팔공산 산길을 예고했다. ‘험준한 공산이 우뚝이 솟아서/ 동남으로 막혔으니 몇달을 가야 할꼬/ 이 많은 풍경을 다 읊을 수 없는 것은/ 초췌하게 병들어 살아가기 때문일까.’ 매월당 김시습의 ‘팔공산을 바라보며’ (望公山)라는 글이다. 팔공산의 이름은 신라 때 ‘공산’이었다. 원래 ‘꿩산’인 것을 한자로 표기하려다 보니 공산이 됐다고 한다. 실제로 팔공산 일대 일부 지형은 꿩을 닮았다. 동화사 너머 ‘치산리’(雉山里)가 그곳이다. 치산리에 대해 경북도교육청이 발간한 ‘경북 지명유래 총람’은 “주위 지형이 쪼그리고 앉은 꿩 모습을 해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기록했다. ‘팔공산’이란 명칭은 1530년 편찬된 ‘신증 동국여지승람’에 와서 처음 등장한다. ●팔공산 정상 비로봉 곧 시민의 품에 팔공산은 정상인 비로봉(1192m)을 중심으로 동·서로 20㎞에 걸쳐 능선이 이어져 동봉(1155m)과 서봉(1041m)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하지만 최고봉인 비로봉은 금지된 땅이다. 1960년대 말 군사보안, 통신시설 보호 등의 이유로 철조망과 쇠말뚝에 몸을 내어준 지 4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러다 보니 동봉을 팔공산 정상으로 여기는 시민들이 많다. 팔공산 정상을 시민들에게 돌려달라는 여론이 들끓으면서 비로봉의 문이 열리게 됐다. 팔공산자연공원관리사무소 최재덕 소장은 “이르면 9월쯤 대구 방향쪽으로 쳐져 있는 철책을 걷어낼 것”이라며 “이를 위해 9000만원의 예산도 확보해 뒀다.”고 밝혔다. 아는 이들이 많지 않지만 팔공산은 ‘한국 산악운동의 메카’다. 산악인들을 대거 배출한 ‘전국 60㎞ 극복 등행대회’가 매년 열려서다. 이들은 대구·경북 산악인들이 대한산악연맹을 창립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 산악운동사에 반드시 조명돼야 할 소중한 존재다. 대구시산악연맹 갈판용(64) 고문은 “1959년 팔공산에서 열린 제1회 대회가 올해로 51회를 맞는다.”며 “이 대회를 통해 전국의 내로라하는 산악인들을 무수히 배출했으니 팔공산이 우리나라 산악운동의 요람이라고 자부할만 하다.”고 말했다. ●팔공산은 불교문화 성지 팔공산은 불교문화의 성지다. 팔공산의 대표 사찰 동화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9교구 본사 사찰이다. 원래 이름은 유가사였으나 중건할 당시 오동나무 꽃이 상서롭게 피어 있어서 동화사로 고쳐 부르게 됐다. 마애좌불좌상(보물 제243호)을 비롯한 7점의 보물이 있다. 부인사는 해인사의 팔만대장경보다 200년이나 앞선 것으로 알려진 초조대장경을 보관한 곳으로 유명하다. 제2석굴암은 경주 석굴암보다 250년 앞서 만들어졌다. 팔공산을 이야기하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 431호)이다. 머리에 평평한 돌 하나를 갓처럼 쓰고 있어 갓바위로 더 잘 알려진 높이 4m의 불상이다. 한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영험이 있어 입시철에는 전국에서 수많은 불교신자들이 찾는다. 대구 얼찾기 모임 이정웅(64) 회장은 “팔공산은 조계종의 발상지이고 곳곳에서 불교의 발자취를 만날 수 있다. 또 동화사는 신라 불교 공인 이전에 창건됐다. 이로 미뤄 팔공산 일대에 얼마나 불교문화가 성행했는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태골코스가 가장 인기있는 등산로 등산로는 동화사 코스, 갓바위 코스 등 수없이 많다. 정상까지 거리는 3~9㎞, 소요시간은 2~6시간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코스는 경사가 완만하고 등산로가 잘 정비된 수태골 코스다. 수태골~암벽바위~국도림폭포~동봉(3.5㎞)까지 약 2시간 소요된다. 김현주(46·여·대구시 달서구 상인동)씨는 “수태골의 맑은 계곡물과 새소리, 바람소리가 어우러져 올 때마다 설레게 한다.”고 말했다. 동화지구~동화사~염불암~동봉에 이르는 3.4㎞ 2시간 코스는 불교문화 탐방코스로 인기다. 동화사에서 염불암까지 확 트인 길은 등산객의 마음을 시원하게 할 뿐만 아니라 계곡의 수려함이 팔공산의 산세와 더불어 일품을 이룬다. 동화사 집단시설지구에서 해발 820m까지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다. 시간이 부족한 이들에게 효과적인 수단이다. 약 1.2㎞ 구간을 왕복 운행하며 정상에는 음식과 음료를 판매하는 휴게소도 마련돼 있다. 팔공산은 여름이면 더욱 바빠진다. 아예 팔공산으로 집을 옮기는 사람들 때문이다. 동화지구와 파계지구, 가산산성 등 3곳의 야영장에는 대구의 지독한 더위를 피해온 행렬로 장사진을 이룬다. 이곳에는 500여동의 텐트촌이 형성돼 발 디딜 틈이 없다. 이래저래 팔공산은 대구시민들을 오랜 세월 보듬어 왔고 시민들은 그 품에 기대어 살아간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고려 개국 공신들 피의 함성 들리는 듯 팔공산은 고려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노산 이은상 선생은 ‘팔공산’이라는 시에서 ‘눈 속에 오동꽃이 피었더라기/ 팔공산 동화사에 오르는 길에/ 고려의 두 장군이 피를 흘린 곳/ 주춤서 슬픈단가 외어보았소.’라고 했다. 팔공산 일대는 통일 신라 말 왕건의 고려군과 견훤의 후백제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인 곳이다. 927년 후백제의 침입으로 위기에 처한 신라의 구원 요청을 받은 왕건은 이곳에서 후백제군과 격전을 치른다. 후삼국 통일전쟁의 3대 전투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공산전투’ 혹은 ‘동수대전’이다. 왕건은 이 전투에서 자신만 겨우 목숨을 부지해 도망쳤고 1만명에 이르는 고려군은 전멸하다시피 했다. 왕건이 살 수 있었던 것도 고려 개국 공신 신숭겸의 목숨을 빌려서였다. 신숭겸은 팔공산에서 포위당해 위기를 맞았을 때 자신이 왕인 양 꾸며 행동함으로써 변장한 왕건에게 탈출할 시간을 벌어준 후 전사했다. 왕건은 신숭겸의 죽음을 애통하게 여겨 전사한 자리인 팔공산 지묘동 일대에 지묘사, 미리사 등의 사찰을 세워 명복을 빌게 했다. 이들 사찰은 고려 멸망 뒤 폐사됐다가 1606년 경상도 관찰사로 부임한 유영순이 지묘사 자리에 표충사를 세웠다. 또 표충사 앞쪽 동화사와 파계사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왕건의 군대가 크게 패한 고개라 해 ‘파군재’라 부른다. 파군재 남쪽 산기슭의 봉무정 앞의 큰 바위는 왕건이 탈출해 잠시 앉았다고 해 ‘독좌암’, 표충사 뒷산은 왕건을 살렸다는 뜻에서 ‘왕산’이라고 한다. 팔공산 입구인 불로(不老)동은 왕건이 도망쳐 이곳에 이르자 어른들은 피란가고 아이들만 남아 있어 붙여졌다. 위험을 피해 한숨을 돌리고 찌푸린 얼굴을 활짝 편 곳은 해안동이다. 왕건이 도주하던 중 나무꾼을 만나 주먹밥을 얻어먹었다가 나중에 나무꾼이 다시 그 자리에 내려와 보니 왕건이 온데간데 없어졌다고 해서 ‘왕을 잃은 곳’이란 뜻의 ‘실왕리’(시랑리)로 불린다. 한밤중에 달이 중천에 떠 탈출로를 비췄다고 해서 반야월(半夜月)이고 이곳에 도착해서야 왕건이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고 해서 ‘안심’이다. 대구시는 최근 이 길을 복원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 北 “안보리 도발땐 자위적 조치”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김미경 안동환기자│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움직임과 관련, “안보리가 (계속) 도발하는 경우 그에 대처한 우리의 (추가) 자위적 조치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29일 밝혔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안보리의 적대행위는 정전협정의 파기”라면서 “세계는 이제 곧 우리 군대와 인민이 안보리의 강권과 전횡에 어떻게 끝까지 맞서 자기의 존엄과 자주권을 지켜내는가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무성 대변인은 “현 사태의 책임은 우리의 평화적 위성 발사를 유엔에 끌고 가 비난놀음을 벌인 미국과 추종한 세력들에게 있다.”면서 “이런 나라들은 우리 앞에서는 ‘위성 발사가 주권 국가의 자주적 권리’라고 말해놓고 정작 위성이 발사된 후에는 유엔에서 규탄하는 책동을 벌였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비난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해 최북단 백령도와 소청도 인근 북방한계선(NLL) 북쪽 수역에서 불법 조업 중인 중국 어선 일부가 철수를 시작해 주목된다. 군 당국은 중국 어선의 이동이 북한의 도발징후와 관련된 것인지 북한군의 동향을 추적·감시하고 있다. 꽃게철이 시작된 지난달 이후 NLL 인근에서 중국 어선 280여척이 조업 중이었다. 현재 120여척이 남아 있다. 북한은 이날 오후 6시12분쯤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동해상으로 지대공 단거리 미사일 한발을 발사했다.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는 28일 보도된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연구개발 복합단지인 평양 인근 산음동에서 차량과 인력 이동 등을 포함한 지원활동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철로로 미사일 탄두를 이동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폭스뉴스는 “이러한 활동은 과거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에 앞서 관측됐던 것과 같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은 북한 2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책과 관련, 북한의 국제 금융시스템에 대한 접근과 항공기,선박 운항 제한 등을 추진 중이다.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안을 마련 중인 안보리는 이날 3차 회의를 열고 북한의 해외 금융계좌 동결 등 대북 제재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ipsofacto@seoul.co.kr
  • [北 군사적 타격 위협] 北 판문점대표부 성명전문

    전쟁도 평화도 아닌 우리나라(북한)의 불안정한 정세는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를 극한상황에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사태는 전적으로 정전협정은 안중에도 없이 교전 일방인 우리를 반대하는 군사적 고립압살에 미쳐 날뛰는 미제와 그에 편승한 이명박 역적패당의 발악적인 책동과 직결되여 있다. 그 대표적 움직임이 바로 상전과 주구의 공모결탁으로 강행된 미국 주도하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에 대한 이명박 역적패당의 무모한 전면참여 책동이다. 원래 우리에 대한 군사적 봉쇄와 날강도적인 해상봉쇄를 노린 이 구상에 괴뢰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미국의 시도는 부시 행정부 때부터 끈질기게 추진되여 왔다. 오바마를 비롯한 미국의 현 집권자들도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을 영원한 국제제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해대면서 남조선 괴뢰들을 사촉하여 여기에 끌어들이였다. 이것은 국제법은 물론 교전상대방에 대하여 어떠한 종류의 봉쇄도 하지 못하게 된 조선 정전협정에 대한 난폭한 유린이며 명백한 부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대와 굴종으로 체질화된 이명박 역적패당은 상전의 요구에 맹종하여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의 전면참여를 꺼리낌없이 자행하였다. 이로써 미제와 이명박 역적패당은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전쟁상태에 몰아넣었다.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는 조성된 정세에 대처한 우리 혁명무력의 원칙적 입장을 밝힌다. 1. 우리 혁명무력은 이미 세상에 선포한 대로 이명박 역적패당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의 전면참여를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다. 이에 따라 평화적인 우리 선박들에 대한 단속, 검색행위를 포함하여 그 어떤 사소한 적대행위도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에 대한 용납못할 침해로 낙인하고 즉시적이며 강력한 군사적 타격으로 대응할 것이다. 2. 미국의 현 집권자들이 대조선 압살책동에 열이 뜬 나머지 국제법은 물론 정전협정 자체를 부정하다 못해 협정조인당사자로서의 책임마저 줴버리면서 괴뢰들을 끝끝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에 끌어들인 상태에서 우리 군대도 더 이상 정전협정의 구속을 받지 않을 것이다. 정전협정이 구속력을 잃는다면 법적 견지에서 조선반도는 곧 전쟁상태로 되돌아가기 마련이며 우리 혁명무력은 그에 따르는 군사적 행동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3. 당면하여 조선 서해 우리의 해상군사분계선 서북쪽 영해에 있는 남측 5개섬(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의 법적지위와 그 주변수역에서 행동하는 미제 침략군과 괴뢰 해군함선 및 일반선박들의 안전항해를 담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미제와 이명박 역적패당이 공정한 국제법적요구와 쌍방합의를 포기한 조건에서 우리만이 그것을 이행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약육강식의 미국식 논리가 우리에게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오산은 없다. 우리도 필요하다면 주변대상을 단숨에 타고 앉거나 미국의 급소를 일격할 막강한 군사적힘과 우리식의 타격방식이 있다는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 일단 우리를 건드리는 자들은 상상 밖의 무자비한 징벌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주체98(2009)년 5월 27일. 판문점
  • [정종욱 월드포커스] 톈안먼 사태와 장례식의 정치역학

    [정종욱 월드포커스] 톈안먼 사태와 장례식의 정치역학

    자오쯔양(趙紫陽)의 회고록이 출판되었다. “국사범 - 자오쯔양의 비밀 기록”(Prisoner of the State - Secret Journal of Zhao Ziyang)이 제목이다. 국사범이란 반국가 행위에 해당하는 중죄를 지은 사람이다. ‘국사범’ 자오는 1989년 6월4일 톈안먼 광장에서 벌어진 6·4 사태에 책임을 지고 중국 공산당 총서기 직에서 쫓겨났고 그 후 베이징의 자택에 연금되어 있다가 지난 2005년 1월 폐렴으로 사망했다. 가택연금 상태에서 인생의 마지막 16년을 보낸 그는 틈틈이 톈안먼 사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육성으로 녹음했고 이것이 해외로 몰래 반출되어 이번에 미국과 홍콩에서 책으로 출판된 것이다. 국사범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자오는 중국 최고의 지도자였다. 진짜 실력자 덩샤오핑(鄧小平)이 수렴청정을 하고 있었지만 그는 공식 직함이 없는 8대 원로 중의 한 명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자오는 덩이 가장 아끼던 측근이었다. 쓰촨성(四川省) 당서기로 있던 자오를 베이징으로 불러 올려 총리를 거쳐 총서기까지 시킨 것도 덩이었다. 개혁과 개방만이 중국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믿었던 덩이 자오가 쓰촨성에서 일궈낸 경제기적에 감동하여 그를 중국 근대화의 상징으로 만들려 했었다. 그런 자오가 하루아침에 국사범이라는 죄명을 쓰고 몰락하고 말았다. 그냥 몰락한 게 아니라 쓰촨성 경제기적의 주인공이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의 우상이 되어 몰락하고 만 것이다. 톈안먼 광장은 중국 정치사의 산증인이다. 현대 중국의 크고 작은 사건들이 모두 이곳에서 일어났다. 마오쩌둥이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을 선포한 곳도 이곳이었고 문화혁명 때 그 공화국을 붕괴 직전의 위기로 몰아갔던 홍위병들이 광란의 질주를 벌렸던 곳도 같은 장소였다. 또한 4인방에 맞서 사회 질서를 회복하고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애쓰다가 끝내 숨지고 만 저우언라이를 추모하는 청명절 행사가 열렸던 곳도, 그 결과 부도옹 덩샤오핑이 또다시 권좌에서 밀려난 것도 톈안먼 광장에서 벌어진 일들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개혁에 저항하는 강경파에 몰려 실각한 후야오방 총서기의 추모행사가 열렸고 자오쯔양을 국사범으로 만들어 버린 사건이 시작된 곳도 모두 이곳 톈안먼 광장이었다. 톈안먼 광장은 장례식이나 추모식을 중국 지도자들의 정치적 무덤으로 바꾼 특이한 역사의 현장이라 할 수 있다. 자오의 실각을 초래했던 6·4 톈안먼 사태는 올해로 건국 60년을 맞는 공산당 집권 이후의 중국 역사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이다. 만 30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기록들은 국가기밀로 분류된 채 공개되지 않고 있다. 공산당의 입장도 전혀 바뀌지 않았다. 톈안먼 사태는 국가체제를 전복시키려는 폭도들이 일으킨 동란(動亂)이다. 톈안먼 사태를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몰아간 4월26일자 인민일보 사설과 똑같은 입장이다. 중국에서 동란은 단순한 소요사태가 아니다. 그것은 반국가적 음모를 의미한다. 이 동란을 진압하기 위해 계엄령이 선포되었고 군대가 동원되었다. 5월19일 새벽 5시 자오쯔양이 톈안먼 광장에 나타났지만 이미 사태를 평화적으로 수습하기에는 그의 말대로 너무 늦었다. 자오쯔양의 회고록이 톈안먼 사태의 진실을 규명하는 데 얼마나 기여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자오의 회고록은 개혁과 민주화를 양립시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결국 자오는 개혁과 민주화의 동시 추진을 주장했고 이것이 초래할 사회적 혼란을 우려한 보수파들이 그를 국사범으로 만들었다. 물론 덩샤오핑도 자오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개혁의 동지였지 민주화의 동지는 아니었다. 개혁과 민주화는 앞으로 중국이 해결해야 할 최대의 과제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오는 시대를 앞서 간 이상주의자였다. 정종욱 전 서울대 교수ㆍ외교안보 수석
  • [북한 핵실험] 전문가 진단

    북한이 25일 2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은 “예견된 일이지만, 시기상으로 다소 빠른 감이 있다.”는 데 모아졌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한 노림수는 무엇인지, 앞으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등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긴급 점검했다. ■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 美 강수로 맞설듯… 북·미관계 냉각기 전망 예상보다 핵실험의 속도가 빨랐다. 이는 북한이 2차 핵실험을 위해 상당한 준비를 해 왔음을 의미한다. 핵 실험은 한 달 만에 준비할 수는 없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안정적인 후계구도 준비와 북·미간 직접 대화의 이익극대화를 위해 핵보유국 지위 확보가 반드시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제 2차 핵실험은 이런 전략적 결단 아래 단행됐다. 핵 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북한은 조만간 대포동 1호 또는 개량형 대륙간 탄도 미사일도 시험 발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에서 미국과 ‘핵 군축회담’을 열겠다는 의도도 담긴 것 같다.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핵무기 없는 세계’를 표방한 뒤로 핵실험은 북한이 처음이다. 미국은 북한의 2차 핵실험을 미국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향후 상당 기간 서로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여부도 주목된다. 국제사회는 2006년 북한 1차 핵실험 때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와 같은 대북제재조치를 신속하게 취했었다. 또한 북한의 2차 핵실험으로 ‘비핵 개방 3000’을 표방하는 남한 정부와의 관계도 더욱 악화될 것이다. ■ 고유환 동국대 교수 남북관계 당분간 상당히 악화될 듯 북한의 2차 핵실험은, 미국에 ‘핵확산’과 ‘북한과의 협상’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의 대화에 조급해진 북한은 2차 핵실험이라는 강수를 둔 듯하다. 북한은 2006년에 이어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대포동 2호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 북한은 북·미간의 양자 대화를 원했지만 국제사회는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이라는 대북재제안을 내놓았다. 때문에 한동안 북·미간 냉각기가 예상된다. 6자회담도 당분간은 열리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북한의 핵 문제를 마냥 방치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일정시간이 흐른 뒤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남북관계는 당분간 상당히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도 이번 핵실험을 강행하는 데 있어 남북관계보다는 북·미관계에 좀 더 무게를 실었다. 일방적으로 핵 실험의 성공을 주장하고 있는 북한은 대대적인 선전전에 나설 것이다. 지난 4월5일에는 장거리 로켓 발사로 미사일 발사 능력의 진전을 과시했었다.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에 이어 핵실험 또한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주장함으로써 군사력 및 핵억지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북한은 이를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의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 유호열 고려대 교수 中·러도 적극적 제재의사 표현할 듯 북한은 지난달 29일 유엔 의장 성명 발표에 대해 핵실험을 강행하겠다고 예고한 뒤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줬다.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북한은 내부적으로 핵 실험에 성공해서 군대와 인민들은 고무된 상태다. 자축 분위기를 만들어 내부적으로 사기를 증진시키고 김정일의 리더십을 높이려는 데에도 목적이 있었던 셈이다. 이번 실험으로 남북관계는 개선의 기미를 찾기 어렵게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북쪽 조문팀이 방문하면서 다소 대화의 물꼬가 트일 수도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은 한반도를 긴장 속으로 밀어넣었다. 국제사회에서는 미국은 물론이고 지난달 5일 로켓발사에 대해 비교적 소극적 태도를 보였던 중국과 러시아도 이번에는 보다 적극적인 제재 의사를 표현할 것이다. 특히 북한의 행동은 의장 성명을 발표했던 유엔의 권위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더 이상 북한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6자회담 개최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다만 북한이 새로운 협상 채널을 만드는 노력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 윤덕민 외교안보연 교수 北 후계구도 등 권력구조 재편 목적 더 커 북한이 그간 핵무기 개발에 착실한 수순을 밟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3년 전 실패했던 실험을 보완하면서 완성도를 높여온 것으로 볼 수 있다. 협상용으로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내부 체제 결속 및 권력 구조 재편의 목적이 훨씬 컸다고 본다. 지난달 5일 로켓 발사 이후 북한은 헌법을 개정하고 국방위원회를 개편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후계구도의 발판을 만드는 과정에서 미사일과 핵 실험이라는 움직임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러한 대내 체제 정비가 끝나면 북한은 결국 미국과 직접 협상하는 구도를 만들려 할 것이다. 이번 상황에도 대내 정비를 마치고 미국 여기자들을 석방한다든지 등의 ‘팁’을 미국에 제공해 극반전의 협상을 시도할 수도 있다. 이는 핵 무장을 인정받고 전략적인 관계를 개선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이다. 남북관계는 당분간 경색이 지속될 것이다. 북한은 현재 남측 변수를 크게 신경쓰지 않고 체제 정비와 더 큰 맥락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결구도를 갖고 핵무장을 완성해 나가면서 대내 체제 정비에 적극 활용하려 할 것이다. 이후 어느정도 안정되면 미국과의 양자구도를 갖추려고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 정영태 통일연 선임연구원 北, 협상력 강화 추후 또 핵실험 가능성 시점에 있어 조금 이른 감은 있으나 북의 핵실험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이미 핵실험을 한 차례 한 북으로서는 연속적인 핵 실험을 통해 핵 무장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대외에 널리 과시하고, 지속적으로 핵기술을 정밀하게 만드는 행위이다. 더욱이 북은 미국과의 대화에 있어서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에도 핵실험을 연달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앞으로 남북관계에 있어 핵실험을 하나의 주도권으로 인식하려 할 것이다. 향후 남북 대화를 재개하게 되더라도 북이 주도할 수 있는 형국이라고 생각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제 사회에선 북에 대한 제재를 보다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의 조치들이 유야무야됐던 측면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단기적으로 제재 조치를 확인하고 강화하는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남한에 이번 사건은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참여의 충분한 명분이 된다. 1차 핵실험 이후 장거리 로켓 발사만 가지고도 논란이 됐던 만큼 이번에는 확고한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시점에 있어서 개성 공단의 남측 근로자 억류 문제 해결 추이를 지켜 보면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 남주홍 경기대 교수 北급변 대비 위기관리시스템 재점검해야 2차 핵실험은 2006년 1차 핵실험 때 이미 예고됐다.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남북 관계 경색, 미국과의 대화 요구, 유엔 의장 성명 등은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 북한의 시각으로 북한 내부를 들여다 보면 핵무기를 쥐지 않고서는 체제 유지가 안 되는 상황이다. 후계 체제의 불확실성으로 군사적 체제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후계 구도와 노선을 정해야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와병 중이다. 내부 의사 결정이 경직될 수밖에 없다. 체제유지의 고비다. 인민의 빈곤, 남한 우파 정권의 견고함, 중국과의 공조 약화 등 안팎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핵 실험을 시작한 이상 무리하게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북한의 체제유지 고비는 남북관계를 어둡게 할 것이다. 장기화될 것이다. 우리는 냉정을 찾고 강온 양면책을 써야 한다. 이미 채택해둔 유엔의장 성명이 있는 만큼 실천에 옮기면 된다. 우리 내부적으로도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위기관리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내실을 기할 때다. 이날 드러난 조기경보시스템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북한 핵실험] 북한 핵실험 보도 전문

    우리 과학자, 기술자들의 요구에 따라 공화국의 자위적 핵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주체 98(2009)년 5월25일 또 한 차례의 지하핵시험을 성과적으로 진행하였다. 이번 핵시험은 폭발력과 조종기술에 있어서 새로운 높은 단계에서 안전하게 진행되였으며 시험결과 핵무기의 위력을 더욱 높이고 핵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원만히 해결하게 되였다. 이번 핵시험의 성공은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어제끼기 위한 새로운 혁명적대고조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올리며 150일 전투에 한사람같이 떨쳐나선 우리 군대와 인민을 크게 고무하고 있다. 핵시험은 선군의 위력으로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과 사회주의를 수호하며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 [SK텔레콤오픈] 박상현 탱크 추월 생애 첫승

    박상현(26·앙드레김골프)이 한국프로골프(KPGA) SK텔레콤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궜다. 박상현은 24일 인천 스카이72골프장 오션코스(파72·7275야드)에서 막을 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1개를 묶어 3타를 줄인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1타차까지 따라붙은 김도훈(20·타이틀리스트)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전날 선두 이용훈(35·르꼬끄골프)은 3타를 잃어 공동 4위(8언더파 280타)로 밀렸다. 7개월 만에 국내대회에 출전한 최경주(39·나이키골프)는 2타를 잃어버린 합계 7언더파 281타, 공동 6위에 그쳐 타이틀 방어에 실패했다. 지난 2005년 KPGA 투어에 데뷔, 첫해 상금 순위 34위에 올랐던 박상현은 이듬해 군 입대로 골프채를 놓았다가 지난해 중반부터 투어에 복귀한 선수. 11월 KPGA선수권대회에서 우승 기회를 잡았지만 연장전에서 분루를 삼켰던 박상현은 두 번째 우승 기회를 끝까지 잡아 생애 첫 우승컵과 함께 1억 2000만원의 상금도 받았다. 박상현은 “지난해 투어에 복귀, 오늘 우승하기까지는 나를 배려해 힘든 보직에서 열외시킨 군대의 힘의 컸다.”고 넉살좋게 말한 뒤 “아버지께서 나한테 투자한 돈이 10억원쯤 되니까 갚으려면 아직도 멀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티샷과 아이언샷, 퍼트 감각을 찾지 못하고 3타를 잃어 버려 역전 2연패에 실패한 최경주는 “담배를 끊었는데도 성적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울 필요는 없다.”고 스윙 교정에 계속 힘쓸 것을 밝힌 뒤 “현재 몸 상태가 회복 단계에 들어갔지만 바로 우승을 바라볼 정도는 아니다.”면서 “기대가 높으면 실망이 큰 법이므로 마음을 낮추고 한타 한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탈영병 홈피에 살인예고

    프로 복서 출신의 탈영병이 미니홈피에 살인을 예고해 군 수사기관과 경찰이 체포에 나섰다. 22일 군에 따르면 모 육군 부대에서 상근예비역으로 복무하다 지난 16일 탈영한 H(21) 일병은 19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여자친구와 군대 상사 3명 등 5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H일병은 미니홈피에 “살인 계획은 보안이 생명이기에 말할 수 없지만 명단은 공개하겠다.”면서 5명의 이름과 나이 등을 공개했다. 이 글은 22일 오후 삭제됐다. 군 관계자는 “H일병이 이달 중순 국군수도병원 정신병동에 입원했고 퇴원 후인 지난 16일 경기도 일산의 한 모텔에서 자신의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힌 뒤 탈영했다.”면서 “공격적이고 반항적인 성격으로 정신병원 진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과거사, 감추거나 반성하거나

    러시아가 자국에 불리한 역사 해석을 막기 위해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캄보디아는 처음으로 ‘킬링필드’를 다룬 교과서를 발간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의 국제적 위상을 해치는 ‘역사 왜곡’을 조사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군, 행정부, 정보기관이 참여하는 역사특별위원회 설치를 명령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1일 보도했다. 이는 옛소련에 소속돼 있던 국가 등 다른 나라들의 러시아 전체주의 비판 등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옛소련 통치 시대로 돌아가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스탈린 시대의 배고픔을 자국민에 대한 ‘대량 학살’로 분류하는 시도를 했고 에스토니아는 붉은 군대 기념비를 수도 중심부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했다. 폴란드는 옛소련 비밀경찰에 의해 살해된 자국 정부 관료에 대한 진상 조사를 하고 있는 것도 러시아에 골칫거리다. 국내적으로는 옛소련의 향수를 자극, 애국심을 이용해 정치적인 어려움을 타개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특별위 설치에 앞서 요시프 스탈린에 대해 관대하게 적고 있는 특정 교과서 사용을 의무화한 바 있다. 반면 캄보디아는 ‘부끄러운 역사’를 감추는 대신 적극적인 과거사 청산에 나서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가 크메르루주 정권의 학살을 다룬 최초의 교과서를 20일 공개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학살 희생자를 추모하는 ‘분노의 날’인 이날 유엔이 후원하는 전범 재판소 인근 훈 센 앙 스누올 고등학교에서 기념식을 갖고 학생 1000여명을 포함한 참석자 수천명에게 교과서를 나눠 줬다. 툰 사임 캄보디아 교육부차관은 “일부 젊은이들과 외국인들은 몰랐던 크메르루주 정권 당시의 아픔과 잔혹상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교과서 50만부를 학교 1000여곳에 배포할 예정이다. 그동안 캄보디아 학교에서는 학살에 대한 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데다 학살에 연루된 인사들이 여전히 캄보디아 내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6년 전범재판소 설치 이후 과거사 청산 움직임이 일면서 교과서에서도 이 문제를 다루게 됐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남성주의 등 보편·일반성을 강요하는 사회 유쾌한 뒤집기

    남성주의 등 보편·일반성을 강요하는 사회 유쾌한 뒤집기

    친구를 사귈 때 효과적인 방법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와 나의 공통점을 빨리 찾아내 대화로 연결해 나가는 것이다. 좋아하는 색깔이나 주로 사용하는 옷과 시계 등 브랜드, 즐겨 보는 TV드라마나 영화 장르, 작가, 여행지 등등 첫 만남에서 그같은 공통점을 찾기 어려우면 그와 나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흐를 뿐이다. 이런 보편성과 일반성 등에 대해 질문, 반발, 거부, 끝내 전복하는 내용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영어 접두사 ‘트랜스(trans)’는 초월하거나 꿰뚫거나, 넘어서는 등을 뜻하는데, 이같은 내용을 주제로 현대작가 오인환이 7월19일까지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2, 3층에서 전시회를 연다. 작품은 영상, 설치, 사진 등 세 가지로 나뉘고, 작품 제목은 ‘우정의 물건’, ‘태극기 그리고 나’, ‘진짜 사나이’, ‘이름 프로젝트:이반파티’, ‘이름 프로젝트-당신을 찾습니다’, ‘Body-words Between Men’ ‘유실물 보관소’ 등이다. ●7월 19일까지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서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서, 오 작가는 보편성과 소통이란 주제를 관통하는 사진작품 ‘우정의 물건’을 세 점 전시한다. 미국 유학시절인 2000년부터 시작한 작품으로 오 작가는 절친한 친구의 동의를 받아 친구의 집을 방문하고 집안에 있는 모든 물건을 뒤져서 작가와 친구가 공통으로 소유한 물건을 찾아내 다소곳하게 쌓아 놓고 각각의 집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 쌍의 사진은 그와 친구 간 소통의 고리이기도 하고, 소통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적으면 적은 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말이다. 우정이라는 차원에서 보편성·일반성은 소통의 개념이 된다. 이런 아름다운 개념이, 그러나 ‘다수의 방식’을 보편성·일반성이라고 지칭하는 순간 사회적 폭력으로 변질될 수 있다. 영상작업인 ‘진짜 사나이(Real Man)’는 한국 사회의 보편적 개념인 남성주의를 코믹하게 비판하고 있다. 무엇이 진짜 사나이인가. 노래는 군 입대를 하고, 나라 지키며, 전투와 전투 속에 맺어진 전우들의 우정을 찬양한다. 군대 안 가고, 쇼핑과 쇼핑 속에서 맺어지는 남자들의 우정은 웃길까? 아무튼 4분의4박자의 이 행진곡을 오 작가는 완전히 변형시켰다. 3절이나 되는 가사도 해체해 가나다 순으로 배열해 버렸다. 곡은 처음에는 아주 느리고 소프트하게 전자 피아노로 연주하다가 나중에는 클럽 음악, 테크노 음악으로 바꿔 놓는다. 진짜 사나이를 비웃는 것이다. ‘태극기 그리고 나’에서는 보편성에 대한 전복의 수준을 더 높였다. 나라를 위해서는 목숨을 버리는 것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꼭 한번 시도해 봐도 좋겠다. 오 작가는 서울 여의도에서 가장 높은 게양대를 가진 태극기를 찾아냈다. 그리고 태극기 부분과 깃대를 2등분하는 등 3등분해서 그와 그의 친구들이 찍었다. 영상은 3부분으로 찍은 것을 다시 하나로 연결한다. 받침대 없이 두 손을 번쩍 들어서 만세 자세로 찍도록 했다. 1㎏ 남짓 하는 카메라를 들고 있으면 건강한 남자들도 10여분 버틸까 말까 한다. 1분, 3분, 5분, 시간이 흐르면서 촬영자는 육체적 고통을 이기지 못한다. 카메라가 흔들리고, 끙끙 앓듯이 커다란 신음소리를 낸다. 결국에 팔을 내리고 도로를 찍으면 영상은 암전에 들어간다. 국가 혹은 군대와 같은 집단은 이미지를 극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과장하고 사적인 것들을 배제하지만 오 작가는 그 안에 개인적인 흔적을 집어넣어서 보편성·일반성의 의미를 대해 반문하게 한다. ●“여성적 시각·동성애적 문화도 인정되길” 그는 보편성 일반성이 다수의 폭력으로 작동하거나 또는 남성성에 기초한 문화를 제외하고 나머지를 비주류 문화로 몰아붙이는 상황을 거부하는 것이다. 다수결의 원칙은 사회를 운영하는 한 방식일 수 있지만, 그것이 극도로 지배적이거나 권력화할 경우 개인, 다양성 등과 공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평소 일반적·상식적이라는 이름으로 남을 억압한 적은 없는지 고민해볼 대목이다. 작가는 여성적 시각과 여성적 문화, 더 나아가 이반(異般)이라고 부르는 동성애적인 문화의 존재도 인정하길 바란다. 그는 작가 노트에서 “우리나라는 현대성에 대한 논의가 민주화나 시장경제 정착 등 정치·경제 영역에서만 이뤄지고 있지만, 문화적 영역에서의 현대성도 이제는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쯤에서 밝히자면 그는 오래전에 게이로 커밍아웃했다. 작품 ‘이름프로젝트-이반 파티’ 시리즈는 그의 정체성을 보여 준다. 2006년부터 게이 친구들과 연말파티를 하며 참석자들의 서명을 중첩해 써서 익명성을 보장해 주는 방식으로 제작한 포스터다. 사인 밑의 참석자 명단이 모두 지워져 있고, 그의 이름만 나와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2002년 대안공간인 사루비아다방 전시 이후 7년 만의 개인전이다. 오랜만의 개인전인 만큼 관객은 나름대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입장료 성인 3000원. (02)739-7067.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새신랑’ 유세윤 “엄마같이 포근한 신부” (일문일답)

    ‘새신랑’ 유세윤 “엄마같이 포근한 신부” (일문일답)

    유세윤은 17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양재동 EL TOWER(엘타워)에서 네 살 연상의 신부 황경희씨와 웨딩마치를 울렸다. 유치원교사 출신 신부 황경희씨와 7년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유세윤은 결혼식을 올리기 전 기자회견을 열고 “기분이 싱숭생숭하다. 잘 산다는 말은 너무 평범하다. 시원하게 잘 살겠다. 신부는 나에게 엄마 같은 포근함을 전해주는 현명한 사람이다.”고 결혼소감을 밝혔다. 유세윤 황경희 커플은 결혼식 다음날인 18일 사이판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경기도 파주에 신접살림을 차린다.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일답 -지금 심정이 어떤가 결혼을 처음 발표하고 조금 싱숭생숭했다가 결혼을 한 달을 남기니까 하고 싫었다.(웃음) 농담이고 어제는 너무 떨려서 친구들과 늦게까지 술을 마셨다. 집에 새벽 5시에 들어가서 솔직히 3시간 자고나왔다. -주변 친구들에 비해 이른 결혼이 아닌지 제가 방송하는 사람치고 일찍 결혼하는 편이다. 제가 1980년생으로 올해 서른 살이다. 결혼도 친구들 중에 빨리 가지만 군대도 친구들 중에도 가장 먼저 갔다. 결혼하는 기분이 군대 갔을 때 기분가 똑같다. 즐겁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이 든다.(웃음) -좋은 꿈을 꿨는지 꿈을 꾸긴 꿨는데 어떤 꿈을 꿨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어제 밤 어떻게 보냈는가 솔직히 말해 나이트클럽에 갔었다. 총각파티라고까지 할 건 아니었지만 결혼 전 날이라 그런지 술도 취하지 않았다. 친구들이 어디가고 싶냐는 말에 나이트에 가고 싶다고 했다. 연예인으로는 장동민 유상무가 왔었고 동네, 대학 친구들이 내가 사는 동네로 와줬다. 이해심이 워낙 많은 여자라 신부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다녀왔다. -축하인사를 전한 동료 연예인이 있다면 강호동 형님이 기운을 넣어주셨다. 그런데 남자분들은 우선 고개부터 절레절레 흔드신다.(웃음) 강호동 형님 입장에서는 방송하는 사람이 너무 이른 결혼아니냐고 하셨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조금 있으면 신부 나이가 마흔이다. 저는 마흔이랑 결혼하는 것 보다는 서른 중반이라 결혼하고 싶었다. -옷을 홀딱 벗은 프러포즈가 화제됐는데 저는 솔직히 술에 취해서 프러포즈가 기억이 안 난다. 신부가 민망해서 빨리 옷 입고 자라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 당시에는 당황해서 몰랐는데 나름대로 멋있었던 프러포즈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없는 프러포즈라 나름대로 만족한다고 들었다. -오늘 신부를 본 소감은 오늘 모습은 자세히 봐야 주름이 보일 정도의 완벽한 메이크업이다.(웃음) -오늘 신부에게 제일 처음 해 준 말은 제일 처음 눈뜨고 ‘파이팅’이라고 했다. 그동안의 걱정들은 다 끝났으니까 신나게 결혼하자고 말했다. -네 살 연상의 부인을 맞게 되는데 신부와 교제를 오래하다 보니까 결혼식을 또 한 번 하는 느낌이다. 예전부터 가족처럼 느낀 친구라서 진작 못한 결혼식을 이제야 하는 것 같다. 물론 연하의 신부랑 하는 분들도 부럽지만 다행히 띠동갑 연상이 아니라는 점이 감지덕지다.(웃음) -신부의 매력이 있다면 매력은 너무나 많은 분이다. 때로는 저에게 애교부려 동생처럼 느껴진다. 또 친구처럼 느껴기도, 누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보통은 엄마 같다.(웃음) 제가 정말 힘들고 외로울 때는 할머니가 돼주기도 했다. -결혼을 결정하게 된 이유 신부가 지혜로운 사람이다. 남자들은 유치원 다닐 때 엄마 같은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고 하는데 웃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 신부는 저에게 엄마의 포근함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다. 제 마음이 흔들리고 무서움을 느낄 때 편하게 해주는 이상한 힘을 가졌다. 현명한 사람이다. -결혼식 사회를 장동민 유상무가 보는데 원래는 결혼한 사람의 부탁으로 사회자가 결정되는데 이번에는 사회자의 부탁으로 이뤄졌다. 사실 레벨이 별로 높은 애들이 아니지만 우정이 있는 사이라 결정했다.(웃음) 저희 셋은 처음부터 방송을 같이 시작해서 친하고 신부되는 사람도 같이 봐온 사람이라 저희의 연애 스토리 와 인생 스토리를 잘 알기 때문에 사회를 부탁했다. -신접살림은 어디에? 파주출판도시에 신접살림을 꾸린다. -첫날밤 계획이 있다면? 신혼여행을 사이판으로 내일 떠난다. 오늘은 서로 결혼해서 앞으로 어떻게 살자는 다짐을 하면서 밤을 보냈으면 좋겠다. 결혼하기 전날에 약속이나 서약, 다짐을 한다고 하는데 저희는 그런 것도 못했다. 변명일 수도 있는데 워낙 오래 만나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마음속의 다짐들이 느껴지고 있다. -신랑이 부케를 준다면 누구에게 주고 싶은지 장동민에게 부케를 주고 싶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사귀던 분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장동민은 옆에 누군가 있어야 잘 되는 스타일이다. 빨리 좋은 분을 만났으면 좋겠다. -2세 계획은 세웠는지 올해 안에 2세가 나올 것 같다. 결혼 발표했을 당시에 생겼나보다. 그 때는 몰랐다. 개인적으로 저와 신부는 아들을 원하는데 이렇다가 딸이 나오면 섭섭해 할 테니 딸도 원한다. 저는 솔직히 와이프가 힘들까봐 아이는 하나만 갖고 싶었다. 하지만 제가 친척이 많지 않아서 나중에 내린 결론은 세 명이다. 신부와 오래 만나다보니 늦둥이가 생긴 기분이다. 신부의 나이가 서른 중반이기 때문에 건강관리만 잘 한다면 다산도 가능하지 않을까한다. -결혼 후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앞으로 정말 잘 살고 싶다. 아까 미용실에서 한 말이지만 힘들어서 두 번은 못하겠다고 했다.(웃음) 정말 행복하게 잘 살고 싶은데 너무 드러내면 팔불출처럼 느껴질 것 같다. 잘 산다는 말은 너무 평범하다. (고민 후)시원하게 잘 살겠다. 우리나라 이혼율이 높다. 물론 성격차이도 있겠지만 가족에 충실하다가 뒤늦게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찾는다. 저는 순서가 바뀌었지만 저는 제 자아를 먼저 찾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가족에 충실하겠다. 그러기 위해서 술도 줄이고 클럽과 나이트 출입도 줄여야겠다. 하지만 가끔은 가야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웃음) 앞으로 열심히 잘 하겠다는 말보다 제 사랑이 느껴지는대로 하겠다.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사진=유혜정 기자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새신랑’ 유세윤 “군대가는 기분과 똑같아”

    ‘새신랑’ 유세윤 “군대가는 기분과 똑같아”

    ‘7년 열애’ 끝에 유부남이 된 개그맨 유세윤이 결혼소감을 밝혔다. 유세윤은 17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양재동 EL TOWER(엘타워)에서 네 살 연상의 신부 황경희씨와 화촉을 밝힌다. 유치원교사 출신 신부 황경희씨와 7년 열애 끝에 결혼에 성공한 유세윤은 결혼식 전 기자회견에서 “결혼을 발표하고 싱숭생숭 했다. 결혼식을 한 달 남기니까 하기 싫었는데…(웃음) 농담이다.”라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다소 이른 결혼이 아니냐는 질문에 유세윤은 “제가 방송하는 사람치고 일찍 결혼하는 편이다. 1980년생으로 올해 서른 살이다. 결혼도 친구들 중에 빨리 가지만 군대도 친구들 중에도 가장 먼저 갔다.”면서 “결혼하는 기분이 군대갈 때 기분과 똑같다. 즐겁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이 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결혼 후 앞으로 어떻게 살겠냐고 묻자 유세윤은 “앞으로 정말 잘 살고 싶다. 아까 미용실에서 한 말이지만 힘들어서 두 번은 못하겠다고 했다.(웃음) 정말 행복하게 잘 살고 싶은데 너무 드러내면 팔불출처럼 느껴질 것 같다. 잘 산다는 말은 너무 노멀하고 시원하게 잘 살겠다.”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유세윤 황경희 커플은 결혼식 다음날인 18일 사이판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경기도 파주에 신접살림을 차린다.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사진=유혜정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국도 대체복무제 도입하리라 믿어”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에서 이렇게 국제법과 유엔 인권규약을 무시하는 것이 놀랍습니다.” 15일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을 맞아 방한한 핀란드 병역거부 활동가 시모 헬스텐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가 없어 현재 400명 이상이 감옥에 갇혀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지난해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UPR)’ 때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라고 권고했다. 국제평화단체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WRI)’은 해마다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에 초점 국가를 선정해 해당 국가의 병역거부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있다. 올해는 한국이 뽑혔다. 2007년 9월18일 대체복무제 도입 방안을 발표했던 국방부가 지난해 12월24일 ‘시기상조’라며 대체복무제 도입을 무기한 연기했기 때문이다. 방한한 해외 병역거부자들은 14일 기자와 만나 한목소리로 대체복무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스라엘 여성 병역거부자인 알렉스 파루신은 “이스라엘에서는 초·중·고를 거치듯 자연스레 18세가 되면 모두 군대에 간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럼에도 인권 기준을 지키고 있음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정부는 병역 거부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핀란드 출신 헬스텐은 “내전과 소련과의 전쟁,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핀란드도 징병제를 채택해 매년 3만명 정도가 징집된다.”면서 “이 가운데 8% 정도가 일반 복무(6개월)보다 2배 긴 대체복무제(12개월)를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면 병역거부를 위장한 병역기피자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스페인 출신의 줄레네 에이그렌은 “병역거부자 심사 과정을 까다롭게 하거나 대체복무제 기간을 조정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타이완도 이런 우려 때문에 처음에 대체복무 기간을 현역병(22개월)의 1.5배인 33개월로 정했다가 26개월로 줄였다. WRI 활동가로 2002년부터 5차례 한국을 방한한 영국 출신 안드레아스 스펙은 “ 한국의 병역거부권은 놀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평했다. 군사법원에서 기계적으로 징역 3년형을 선고하던 것이 민간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로 줄어들고, 2004년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대체복무제 도입을 권고한 점을 그 사례로 들었다. 그는 “유엔 권고대로 대체복무제를 조만간 도입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영화 ‘김씨 표류기’ 그만의 생존법

    영화 ‘김씨 표류기’ 그만의 생존법

    먼저 자신있는 항목에 ○표 해보자. 사루비아 꽃 따먹기, 풀밭에서 똥 누기, 해변에 누워 별 세기, 밭 갈아서 농사 짓기, 허수아비와 친구 먹기, 반년 동안 혼자 살기, 팬티만 입은 채 지내기. 자, ○표가 몇 개나 되는가. 7개 만점이라고? 그렇다면 무인도에서 살아남을 가능성 90% 이상이다. 3개 이하라고? 그렇다면 당장 ‘김씨’를 수소문해 생존법을 배워라. 영화 ‘김씨 표류기’(감독 이해준, 12세 이상 관람가)의 주인공 김씨가 36.5도의 체온을 얻은 건 주연 배우 정재영(39) 덕이다. 개봉(14일)을 앞두고 만난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한 도시인으로 돌아와 있었다. “특별한 사건이 없어서 지루해 하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어요. 다행히 김씨에게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봐주시더라고요. 이젠 됐다 싶어요.” ●도심 속 무인도 생존기… 현대사회 은유 ‘김씨 표류기’는 한강에 빠져 자살하려던 남자 김씨(정재영)가 무인도인 밤섬에 불시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다시 강물에 빠져죽자니 무섭고, 목 매달아 죽자니 배앓이가 훼방을 놓는다. 자살 타이밍을 놓친 남자는 ‘어차피 죽을 거 나중에 죽어도 되지, 뭐.’라는 심정으로 야생 생활에 적응해나간다. 그렇게 마음을 돌린 결정적 계기는 바로 사루비아 꽃 따먹기이다. “사루비아를 따먹던 김씨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잖아요? 달콤한 맛에 과거 생각이 확 떠올랐기 때문이겠죠. 군대에서도 그런 경우가 있어요. 고참이 준 초콜릿을 화장실에 숨어서 혼자 몰래 먹다보면 정말 눈물이 나죠.” 외로운 나날을 보내던 김씨. 어느날, 숲속에서 편지 한 통이 담긴 와인병을 발견한다. 망원렌즈를 통해 그를 지켜보던 여자 김씨(정려원)가 보내는 메시지다. 그녀는 3년째 ‘자신의 방’이란 무인도에서 두문불출하는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다. 이런 두 김씨의 모습은 상처입은 현대인의 삶을 은유한다. 직장에서 쫓겨나고, 거액의 빚을 지고, 애인에게 차인 남자 김씨의 상황은 전혀 낯설지 않다. 여자 김씨처럼 소통의 단절로 고립된 삶을 자초하는 이도 늘어가는 추세다. 정재영도 살면서 위기를 느낀 적이 있다고 했다. “경제적 위기 같은 건 잘 견디는 편이에요. 가장 절망스러웠던 때는 원인 모를 열병을 앓던 때였죠.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 끝나고 나서였는데, 하루에 두번씩 40도까지 열이 오르내렸어요. 한달 열흘 정도 입원을 했죠. 당시 별별 검사를 다 했는데도 원인이 안 밝혀졌어요.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죠. 낫게만 해준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영화 후반부 밤섬은 거의 CG처리 ‘김씨 표류기’ 촬영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이뤄졌다. 모래사장과 야생숲이 펼쳐지는 대부분의 풍광은 충주, 청원, 영동에서 촬영했다. 밤섬이 생태경관보전지역이라 입섬이 8회분밖에 허락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후반부에 배경으로 등장하는 밤섬은 거의 CG(컴퓨터그래픽)로 처리한 것이다. 또 정재영 등장신이 모두 야외촬영으로 완성된 점에서 알 수 있듯, 스태프들은 날씨, 광량 등을 맞추느라 고생을 해야 했다. 회차는 80회를 넘겼고, 총 제작비는 50억원(순제작비 32억원)으로 불어났다. 디테일한 부분의 사실적 묘사는 이 영화의 큰 강점이다. 여기에는 정재영의 눈물겨운 ‘자기희생’이 있었다. 우선 2개월 가량을 사각팬티 한장만 입고 지냈다. 처음엔 부끄러웠지만, 김씨처럼 곧 익숙해졌다. 체중은 석달간 7㎏ 정도 뺐다. 손·발톱을 5개월 동안 깎지 않아 1㎝까지 길렀다. 덥수룩한 가슴털은 오히려 깎았다. 상대적으로 과장되게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한강 물을 맛보기도 했다. 먹을 만한데, 약간 구역질이 났다. 영화는 ‘원맨쇼’의 연속이다. 상대역 없이 혼자 내내 ‘북 치고 장구 치고’ 해야 하는 연기는 배우 경력 14년차인 정재영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감독은 무엇보다 리듬 조절에 중점을 뒀다. 감정표출과 절제, 진지함과 재미 사이를 오가며 시시각각 다른 느낌을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큰 테두리 안에서 정재영은 ‘방목’됐다. “해볼 거 다 해봤어요. 애드리브도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고요. 틀에 갇혀 있다기보다 리허설을 여러가지로 해보면서 리드미컬한 흐름을 타려고 했죠.” 영화를 본 뒤 자장면 생각이 간절하다면, 영화에 몰입했다는 증거다. 자장면 한 그릇을 지어먹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김씨의 모습은 그만큼 처절하다. 마지막으로 두 남녀 김씨의 안부가 궁금해졌다. “남들처럼 온전하게 ‘하하하 호호호’ 살긴 힘들겠지만, 어디 조용한 데서 둘이 함께 살아가지 않을까요? 처음 이름을 얘기한 것처럼, 조금씩 상대를 알아가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하게 희망을 얻었으니까요.”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대학 자취생 ‘장금이’들 만원의 행복

    대학 자취생 ‘장금이’들 만원의 행복

    13일 오후 서울 화양동 건국대학교 학생회관 앞. ‘자취생 요리왕 선발대회’ 현장이다. 대회에 참가한 6명의 학생들이 ‘ㄷ’자 형태의 탁자 앞에서 요리를 하느라 땀을 뻘뻘 흘린다. 하얀 손 장갑과 앞치마를 두른 채 능숙한 솜씨로 음식을 다듬는 모습이 현대판 ‘대장금’이나 다름없다. 학교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아주머니 등 심사위원단 3명은 참가자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보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요리왕 선발대회는 이 대학 총학생회에서 대학 축제행사의 하나로 마련했다. 불황 때문에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위로하기 위해서였다. 행사 취지에 맞게 재료비는 1만원으로 총학생회에서 제공했다. 총학생회 김가영(20·정외과) 정책국장은 “연예인 공연이나 주점을 여는 행사보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이벤트가 의미 있을 것 같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회는 참가자들이 1만원으로 학교 근처 대형마트에 가서 각자 만들 음식에 필요한 재료를 구입하는 것으로 막이 올랐다. 참가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장 보는 일부터 만만치 않았다.”고 말했다. 오징어볶음에 도전한 이승혜(23·여·중문과3)씨는 “물가가 많이 올라 제한된 예산으로 필요한 재료를 모두 구입하기 어려웠다.”면서 “대파가 1kg에 1500원이나 하는 것을 보고 너무 놀랐다.”고 전했다. ‘도전 메뉴’는 치즈 떡볶이, 해물라면, 오징어볶음, 라면탕, 고구마 닭볶음탕, 일본식 카레 등 저렴하면서 학생들이 즐겨 먹는 먹거리가 대부분이었다. 능숙한 솜씨로 양파를 썰던 고태영(23·물리학과 3)씨는 “자취생활 2년 동안 팍팍한 살림살이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 음식을 해먹다 보니 요리솜씨가 늘었다.”면서 “친구들에게 자주 만들어 줬던 치즈 떡볶이가 오늘의 도전 메뉴”라고 소개했다. 군대에서 취사병을 했던 남영웅(23·기계공학부3)씨는 해물 마늘 라면탕을 택했다. 마늘을 넣으면 라면의 느끼한 맛이 사라진다고 귀띔한다. 1위인 ‘대장금상’의 영예는 ‘5색 볶음밥’을 만든 자취 4년차의 관록을 자랑하는 이현필(24·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4)씨에게 돌아갔다. 이씨는 참가자 가운데 유일하게 하얀 손 장갑과 앞치마를 두르고 나와 위생 부문에서 가산점을 받았다. 햄과 단호박, 계란, 마늘, 브로콜리 등이 버무려져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건국대 후문에서 ‘이모네 분식점’을 운영 중인 심사위원 한복순(62)씨는 “요즘 친구들끼리 1000원, 2000원씩 모아 떡볶이로 끼니를 해결하는 대학생들이 부쩍 늘었다.”면서 “내가 돈을 조금 덜 벌어도 좋으니 밥을 잘 먹고 다녔으면 하는 심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열린세상]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신중해야/김현식 한양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신중해야/김현식 한양대 사학과 교수

    “도덕이 개혁되고 건강은 보존되며, 산업이 살아나고 훈령이 확산되며, 대중의 부담은 줄어들고 경제가 반석에 오른다.” 자신의 발명품을 소개하는 제러미 벤담의 첫마디. 벤담은 자신만만했다. 자신의 창조품이 최고의 효율적인 통제 시스템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다. 원형감옥 파놉티콘(panopticon). 이른바 일망(一望) 감시체제의 탄생! 파놉티콘의 기획은 놀라운 것이었다. 이는 단 한 사람만으로도 수백, 수천의 사람들을 감시·통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빛과 어둠의 콘트라스트를 이용한 노출과 은폐다. 곧 중앙의 감시탑은 항상 어두워 그 안이 감춰진 반면에 주변의 감방은 완전히 드러나 있다. 죄수들의 방은 햇빛을 들이는 거대한 실외창과 저녁이면 점등되는 등불로 늘 환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중앙의 간수는 밤낮으로 죄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포착할 수 있으나 죄수들은 간수를 볼 수 있기는커녕 간수가 자신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알 수 없다. 게다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항상 자신을 감시하고 있을 간수의 시선 때문에, 죄수는 규율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지 못할뿐더러 점차 이 규율을 내면화하여 결국에는 스스로 자신을 감시하게 된다. 참으로 ‘완벽한 통제의 유토피아!’ 그러나 비대칭적인 시선을 통해 감시의 극대화와 영구화를 도모한 벤담의 원형감옥은 당시 영국 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파놉티콘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 것은 결코 아니었다. 오히려 미셸 푸코에 따르면 파놉티콘은 감금과 교정은 물론 훈련·노동·교육·치료 등 소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기본 장치로 폭넓게 활용되었고, 그럼으로써 이를 본뜬 감옥·군대·공장·학교·병원 등 갖가지 전문기관들이 근대 이후 창궐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확산의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규율권력’의 야심 때문이다. 푸코에 따르면 그 성격과 목적 등에서 근대의 규율권력은 전근대적 처벌권력과는 완전히 다르다. 처벌권력은 공개교수형과 같은 구경거리로서의 처벌 행위를 통해 자신의 권위를 공공연히 과시한다. 반면에 규율권력은 감금형과 같은 지속적이고도 밀폐된 교정 행위를 통해 자신의 힘을 은밀하게 행사한다. 이는 권력 행사의 목적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처벌을 통해 복종을 강요하는 처벌권력과는 달리, 규율권력은 훈육을 통해 자발적인 복종을 유도함은 물론 이에서 더 나아가 ‘유용한 생산적인 신체’를 산출코자 애쓰기 때문이다. 곧 ‘쓰임새가 있고 변화할 수 있으며 나아가 완전하게 작동할 수 있는 순종적인 신체’를 생산하는 것이야말로 규율권력의 목표인 것이다. 이를 통해 ‘유동적이고 혼란하며 무익한 수많은 신체와 다량의 힘’을 ‘가장 사소한 움직임에서까지도 순종하는 신체’로 뒤바꿀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푸코가 볼 때 현대 사회는 거대한 파놉티콘과 다름없다. 곧 ‘개인들을 분류하고 공간 안에 고정시키고 배분하며, 등급을 매기고, 최대한의 시간과 최대한의 신체적 힘을 이끌어내기 위해 개인들의 육체를 훈련하고, 그들의 연속적인 행동에 규율을 부과하며, 그들을 빈틈없는 가시성의 테두리 안에 가두고, 그들 주위에 온통 관찰·등록·평가의 장치를 조직’해대는 ‘감시 사회’가 오늘날의 실상인 것이다. 최근 여당은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모든 전기통신사업자는 감청설비를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고, 검찰 등의 수사기관에 고객의 통화 내역 등을 제공하며, 1년 범위 이내에서 통신사실 확인 자료를 보관해야 한다. 왜 그래야 하는가. 지능·첨단 범죄를 잡아내고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여당의 변(辨)이다. 그러하기만 바랄 뿐이다. 결코 이 법이 파놉티콘으로의 길이 아니길 정말로 소망할 따름이다. 김현식 한양대 사학과 교수
  • [책꽂이]

    ●러셀, 북경에 가다(버트런드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천지인 펴냄) 20세기 지성으로 꼽히는 버트런드 러셀이 1920년부터 1년 동안 베이징대학 철학과 초빙교수를 맡으며 얻은 중국에서의 경험과 철학적인 고민을 담았다. 동양의 지혜를 배우지 않고 멸시하면 서양 문명은 종말로 치달을 것이라는 내용. 1만 5000원. ●세계인문지리사전(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 지음· 펴냄) 신문과 방송에 자주 등장하는 2만여곳의 지명이 표제어로 올라 있다. 최근 외래어 표기법 반영. 로마자·한자·원어가 병기돼 있고, 인구·면적·산업·기후 등 지리와 지역의 역사 등 인문적 내용이 담겨있다. 19만 7000원. ●쿠빌라이 칸의 일본 원정과 충렬왕(이승한 지음, 푸른역사 펴냄) ‘고려무인 이야기’ 등을 통해 고려사를 꾸준히 탐색해온 저자가 1,2차 여·몽연합군의 실패한 일본원정을 통해 몽골과 고려의 관계를 분석했다. 1만 7500원. ●굴러가는 통나무의 아픔과 행복(안호범 글·그림, 이종문화사 펴냄) 서양화가 안호범 미술관 개관 2주년을 기념해 원로화가의 글과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지면 갤러리. 1만 8000원. ●실러 스트리트의 하숙인 셰익스피어(찰스 니콜 지음, 안기순 옮김, 고즈윈 펴냄) 런던의 뒷골목 모퉁이 집에서 하숙생활을 한 40대의 셰익스피어. 고문서를 통해 작가이자 배우, 극장 운영자로서 평범한 생활인의 모습을 재현. 1만 5800원. ●세계사를 뒤흔든 전쟁의 재발견(김도균 지음, 추수밭 펴냄) 일상생활을 구성하는 어느 분야도 전쟁의 유산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입증. 순대는 몽골 군대의 전투식량이었고, 인터넷도 군사용이었다. 1만 3000원. ●미네르바의 촛불 (조정환 지음, 갈무리 펴냄) 진보적 관점에서 촛불집회 1주년을 조명했다. ‘촛불은 광기다.’라는 말에는 현존 권력질서가 통제할 수 없는 괴물적 힘에 대한 강렬한 인정이 들어 있고, 촛불이야말로 파시즘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이라고 반박한다. 1만 5000원.
  • 정태우 “신부가 날 꽃미남이라 좋아해” (일문일답)

    정태우 “신부가 날 꽃미남이라 좋아해” (일문일답)

    한살 연하 미모의 스튜디어스와 백년 가약을 맺은 배우 정태우(28)가 결혼 직전 소감을 밝혔다. 정태우는 8일 결혼식에 앞선 오후 4시 서울시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부 장인희 씨를 맞는 새 신랑의 행복한 마음을 전했다. 다음은 정태우와 가진 일문일답 - 지금 기분을 한 마디로 한다면? 그제만 해도 잘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어제 신혼여행 짐을 싸고 나니 초조해지면서 실감이 나더라. 때문에 어제 잠을 잘 못잤다.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 드리고 보답의 의미로 잘 살겠다. - 신부의 심정은 어떠한 것 같나? 굉장히 여유로운 것 같다. 무슨 자신감인지 저와 다르다. 저는 초조한데 신부는 장난까지 치며 여유로운 모습이다. - 어버이날 결혼하게 됐는데? 신부가 5월의 신부가 되고 싶어 했다. 또 부모님께서도 어버이 날 선물로 예쁜 신부를 들여 오는구나 하고 흡족해 하셨다. 하지만 다른 분들에게는 부모님을 찾아 뵙는 어버이날에 결혼해 민폐가 아닌가 싶다. - 신부와의 만남에 대해 얘기해 달라. 저와는 3년간 만났고 대한항공 근무 6년 째인 승무원이다. 올해 초 새벽기도를 함께 다니면서 결혼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 결혼을 결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신부가 승무원이다 보니 외국에 나갔을 때 서로 밀고 당기기가 필요 없이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신부가 3일 쯤 외국에 나가면 보고싶은 생각이 들었고 마음을 확신했다. 승무원이란 직업이 이런 면에서 상당히 좋은 것 같다. - 신부의 어떤 면이 좋았는가? 제가 다소 가부장적인 면이 있는데 신부는 순종적이고 잘 따라준다. 또 마음씨 착하고 귀엽다. - 신부는 정태우 씨의 어떤 면을 좋아하는가? 잘생겨서 좋다고 하더라. 꽃미남을 좋아한다면서.(웃음) - 만난지 얼마만에 첫 키스를 했는가? 만나고 나서 한 두 달 쯤이었다. 바래다 주는 길에 차에서 했다. - 야구장에서 공개 프로포즈를 했는데? 사실은 프로포즈가 좀 늦었다. 지난 2월에 상견례를 마친 후 였지만 반지를 선물하며 정식으로 청혼을 한 적이 없었다. 결혼 전에 꼭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고민하다가 둘 다 야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경기를 관람하면서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감쪽 같이 잘 속였고 당시 심정은 오늘 기자회견장에 들어오는 기분 보다 더 떨렸다. - 어떤 분들이 축하해줬나? 박나림 아나운서, 전혜진 씨, 박탐희 씨, 김효진 씨 등과 ‘논스톱 3’ 식구들이 많이 축하해 주셨다. - 결혼 후 군대는? 군대를 내년 쯤 갈 생각이다. 다행히 좋은 법이 생겨서 결혼을 하고 난 후에 출퇴근을 하면서 가정을 돌볼 수 있다고 하더라. - 자녀 계획은? 자녀 계획은 많다. 하지만 물질적 어려움 때문에 고려 중이다. 션-정혜영 부부를 보면서 기회가 생긴다면 저렇게 예쁜 가정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와이프는 한 명만 낳아서 잘 키우자고 얘기 했는데 합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 - 결혼 후 하고 싶은 일은? 결혼은 생애 딱 한 번 있는 기쁜 일이지만 솔직히 빨리 이 초조한 기분에서 벗어나고 싶다. 신부와 신혼여행을 떠나고 싶다. - 마지막으로 신부에게 한 마디 한다면? 인희야 오빠를 믿고 따라줘서 고마워. 또 결혼 준비 때문에 바빴을텐데 어제 우리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놓고 가는 예쁜 마음에 또 한번 감동 받았단다. 아름다울 때나 아닐 때나 건강할 때나 아닐 때나 우리 평생을 함께 예쁘게 살자. 고마워! 한편 지인의 소개로 만난 두 사람은 약 3년 간의 열애 끝에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됐다. 교회식으로 치뤄지는 정태우의 예식 주례는 조정민 목사가 맡았으며 가수 장혜진과 박탐희, 한혜진, 정경미 등이 축가를 불러 두 사람을 축복한다. 결혼식 후 두 사람은 몰디브로 신혼예행을 떠나며 신접 살림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마련될 예정이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 / 사진 = 유혜정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와인 톡톡] 아이돌 취기에서 깬 ‘클릭비’ 오종혁

    [와인 톡톡] 아이돌 취기에서 깬 ‘클릭비’ 오종혁

    오종혁, 아이돌의 취기에서 깨어나다요즘 연예계에서 스타의 인기는 광속(光速)으로 흘러 다닌다. 이런 시대에 오종혁이라는 이름이 대중의 뇌리에서 흐릿해져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그 이름은 찬란하게 빛났다. 당시는 클릭비가 절정의 인기를 구가할 때였다. SS501의 김현중이 요즘 그렇듯, 그는 가장 주목받는 아이돌 스타 가운데 하나였다. 긴 머리와 여자보다 예쁜 얼굴, 그리고 얼굴과는 딴판인 호소력 있는 목소리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소녀들은 열광했다. 그와 열애설이 불거졌던 한 슈퍼모델이 순식간에 100만 안티 팬을 얻었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그가 돌아왔다. 솔로로 독립한 후 두 번째 앨범을 들고. 방송을 비롯한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새 앨범과 음악을 얘기하는 중이다. 그러나 기자가 꽃미남의 본류이자 원조 아이돌 격인 그를 만나려는 이유는 정작 딴 데 있다. 한 때 최고의 아이돌은 어떻게 인기의 취기에서 깨어나는가? 취기에서 깨고도 일상적인 자신의 삶으로 복귀할 수 있을까? 그것이 궁금해서였다. 이런 껄끄러운 질문을 준비해두고 솔직한 답변을 기대하면서, 와인 한 잔 안 할 수야 없는 노릇이다. 와인 한 병을 미리 준비해두고 그를 기다렸다.오종혁을 만나기로 한 곳은 서울 홍대 앞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가브리엘’. 정확히 약속 시간에 맞춰 그가 나타났다. 오전 11시. 여느 연예인처럼 한 시간쯤은 늦을 것이라던 예상이 빗나갔다. 초대형 밴도 없었다. 그저 수수한 승합차 한대가 전부였다. 이렇게 격식을 따지지 않는다면 의외로 솔직한 답변이 나올 수도 있겠다 싶었다. 당초 예상처럼 취기가 오를수록, 아이돌의 숙취 해소기는 속도를 더했다.-와인 좋아해요? “술을 종류별로 다 마시는 편이지만 와인은 별로 안 좋아했어요. 쿨케이(가수) 형이 저를 와인에 입문하게 했죠. 처음엔 달콤한 모스카토 다스티 류를 마셔보라고 권하더군요. 레드와인에서는 상한 것 같은 맛이 나서 싫었고. 그렇게 해서 화이트 와인 마시다 보니까 레드를 마시고 싶어지더군요. 예전에는 빌라엠을 많이 마셨는데 이젠 그건 졸업했어요. 사실 전 소주를 좋아하는데, 쿨케이 형이 자꾸 와인을 마시자고 해서…”-오늘 와인(빌라 마르티스 랑게 2005)은 어때요? “과일 향이 짙어서 너무 좋은데요. 요즘 바빠서 술을 잘 못 마셨거든요. 가장 최근에 마신 게 올해 초 쿨케이 형이랑 더네임 형이랑 와인 마신 거예요. 화이트랑 레드랑 섞어서 한 다섯 병 마셨어요. 하하하.”-요즘 방송 활동은 거의 안하고 있죠? “지난해 10월부터 뮤지컬만 계속 했어요. 앙드레김 선생님 쇼에 몇 번 섰고요. 여성의류 쇼핑몰도 열었어요. ‘미스터마돈나’라고.”-쇼핑몰을 한다고요? “음…왠지 쇼핑몰이라고 하면 연예인들이 막장에 가서 하는 일이라는 느낌이 있잖아요. 그래서 저도 그 전에는 생각도 안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남으니까, 게다가 쉬지 않고 계속 뭔가를 하고 싶더라고요. 그러느라 요즘은 하루에 서너 시간 밖에 못자요.”-소위 얼굴 마담 아니에요? 직접 하는 거 맞아요? “논현동 집 근처에 사무실이 있고요, 직원은 네 명이에요. 물건 하러 동대문도 직접 다니고요. 동대문 도매시장에선 연예인이라고 잘 봐주는 것도 없어요. 연예인들이 쇼핑몰을 하도 많이 하니까. 열심히 거래하고 실적이 좋은 쇼핑몰이라는 인식도 심어줘야 해요. 안 그러면 물건도 안줘요.”-가수 활동은 안 할 거예요? “앨범 나온 지 일주일 정도 됐으니 이제 활동을 해야죠. 가요 순위 프로에도 나가야할 거구요. 사실 앨범은 작년에 녹음을 끝낸 건데요. 이래저래 미뤄져서 이제야 나왔죠. 겨울 보고 제작한 앨범인데. 휘성형이 작사해 준 곡도 있고. 더네임 형이 작곡해 준 곡도 있습니다. 전 이번에 작사나 작곡에 참여를 안 해서, 음원 매출이 발생해도 수입은 별로 없어요.”-군대 가기 전 마지막 앨범인가요? “그렇죠. 그런데 아직 영장도 안 나왔어요. 올 하반기쯤 나올 것 같아요. 왜 벌써 가냐고 그러는 분들도 계신데요, 추잡하게 미뤄본다고 해도 어차피 내년 중반은 못 넘겨요(웃음). 군대 간다고 하니까 걱정하시는 분들 많은데요. 전 피하고 싶지는 않아요. 당연히 갔다 오는 거죠.”-군대 갔다 오면 나이도 너무 많아질 거고, 걱정 안 되세요? 대신 대학에 갈 수도 있을텐데. “하긴 제가 아직 정상 궤도에 있는 연예인이 아니라 그런 면에서 좀 조급하긴 해요. 인기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군대를 가야, 다녀와서도 활동하는 데 지장이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대학에 가는 걸 그런 식으로 이용하고 싶진 않아요. 군대 갔다 와서는 뮤지컬에 전념하고 싶은데, 뮤지컬 배우나 가수가 꼭 대학을 나와야할 필요는 없는 것 같고. 서태지씨도 고등학교 자퇴하시고도 잘 활동하시잖아요.”-(화들짝 놀라)뮤지컬에 전념한다고요? “올 8월이면 저도 이제 연예계 10년차예요. 험한 꼴도 많이 봤고, 안 좋은 일도 많이 당했죠. 수준 이하의 대접이랄까, 그런 것도 받아봤고. 그런 모든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던 게 다 뮤지컬 덕분이에요. 그곳에 있는 많은 분들이 저를 다독여주시고 따뜻하게 감싸주셨죠. 최선을 다하는 삶이 어떤 것인가를 몸소 보여주기도 하셨어요.”-아이돌과 뮤지컬이라, 얼핏 어색하게 느껴지는 조합인데요? “저도 처음 뮤지컬을 시작할 때는 거의 패닉(panic) 상태였어요.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에서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조연급 배우들 회당 3만원씩 받으면서도, 새벽부터 밤까지 땀 흘리며 연습하고, 그러면서도 행복해하는 모습 보면서 많은 걸 느꼈죠. 연습 끝나고 땀에 전 상태로 만원씩 돈 걷어서 맥주 한잔 마시고…(잠깐 감상에 젖었다가) 아이돌로 주목받던 때에는 절대 알 수 없었던 소소한 행복과 값진 보람이었던 거죠. 뮤지컬은 정말 뭐랄까, 따뜻한 느낌이예요.”-화려했던 아이돌 시절이 그립진 않아요? “클릭비 시절에는 앨범 하나가 끝날 때, 아쉽다는 느낌보다는 ‘어휴, 이제 하나 끝났네’ 하면서 빨리 놀고 싶고 쉬고 싶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뮤지컬은 이번에 ‘온에어 시즌2’ 지방공연 끝났을 때 마지막 공연에서 펑펑 울었어요. 이제 세상 어디에도 이 공연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너무 아쉽고 슬픈 거예요.”-앞으로 연예계 활동을 계속 할 텐데, 연예인으로 사는 게 부담스러우세요? “사주를 봤더니 제가 연예인 사주가 아니래요. 그렇다고 공부도 싫은데(웃음). 저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성격인가 봐요. 어릴 적에는 그래도 쾌활한 성격이었는데. 클릭비 해체되면서 안 좋은 일을 많이 겪어서 그런지, 이젠 그게 잘 안되네요. 즐기면서 해야 무슨 일을 해도 잘 될 텐데 말이에요. 그런 면에서 (김)건모 형이나 (김)창완 선배님을 보면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그만큼 이뤄 놓으셨기 때문에 그렇게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실 수 있는 거겠지만요.”-클릭비 해체되고 나서 도대체 무슨 일을 겪은 거에요? “(김)상혁군이 무너질 때(음주운전 사건으로) 한 명이라도 자리를 잡고 있었다면 팀이 이렇게 나락으로 떨어지지는 않았을 텐데. 정신 좀 차리고 열심히 할 걸, 후회도 했죠. 스케줄 잡히면 저는 우선 볼멘소리부터 했는데. 그때 상혁군이 참고 열심히 잘해줬어요.”-경제적으로도 많이 힘들었겠네요? 수입이 거의 없었죠? “그때 제가 저지른 잘못이 아닌데도 사람들이 다 저를 피하더라고요. 주변에 그렇게 사람이 많았는데, 인기 떨어지고 팀이 해체되고 그러니까, 그 많던 사람들이 다 떨어져 나갔어요. 돈 벌이가 없어서 모르는 사람 결혼식에 가서 축가 부르고 50만원, 100만원씩 벌기도 했어요. 천원이 없어서 밖에 나가질 못했던 적도 있고. 찜질방에서 6개월간 먹고 자고 한 적도 있어요.”-집이 서울이잖아요? 부모님께 손 벌리면 되지 않아요? “8년 동안 가수 생활한 아들이 천 원 한 장이 없다는 말을 어떻게 부모님한테 해요. 게다가 저희 부모님은 클래식 하던 분이라 아들이 대중음악 한다는 걸 못마땅해 하셨어요.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신세 지기도 눈치 보였고. 사기도 몇 번 당했어요. 포장마차를 하기로 했는데 동업자가 돈을 갖고 도망가 버렸죠. 그 빚 갚느라고 차도 팔고 월세 밀려서 쫓겨나고. 그런 일이 계속되다 보니까 여자친구는 별 일 아닌데도 헤어지자고 하고. 배우기 싫었는데도 배우게 됐어요. 인생이란 걸요. 사람은 계속 일을 해야 된다. 돈이 많지 않으니까 한심한 사람 취급을 받더라고요. 제가 너무 세파에 찌들었나요?”-그렇게 힘든 경험을 하셨으니까, 아는 동생이나 나중에 낳은 아들이 연예인 한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권하지는 못하겠군요? “제가 중3때 연습생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 놓았어요.어차피 말린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대신 할 거면 단단히 하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힘든 일이 많겠지만, 마음 약해지지 말고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말라고요. 시간이 지나면 또 잊혀지니까 게을리 하지 말라는 말도. ”-그 얘기 들으니까 자살한 연예인들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아, 그 얘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은데. 물론 목숨을 버리면 자기 자신은 편해지겠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해결될 수도 있는 게 사람 일인데. 그 사람도 나름대로 힘들었으니까 그랬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 이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뭐라고 답을 못 드리겠어요.” * 마르께시 디 그레시, 랑게 로쏘 ‘빌라 마르티스’ (Marchesi di Gresy, Langhe Rosso ‘Villa Martis’) 마르께시 디 그레시(Marchesi di Gresy) 와이너리는 이탈리아 피에몬테 랑게(Langhe)와 몽페라토(Monferrato)지역 내 세 개의 포도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피에몬떼 지역에서 질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상적인 남향의 포도원 입지와 비옥한 토양, 그리고 재배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의 조합이 최상의 떼루아를 형성하고 있어 최고의 와인을 위한 우수한 포도가 만들어 지고 있다. 오종혁과 함께한 와인 ‘빌라 마르티스(Villa Martis)’는 이 와이너리의 대중적 라인으로 바르베라 60%와 네비올로 40%를 블렌딩한 DOC 등급이다. 맑고 깨끗한 색을 가지고 있고, 바르베라의 거친 맛이 독특한 여운을 남긴다. 그윽한 딸기향과 잘 익은 오렌지의 느낌처럼 싱그러운 산미, 그리고 길게 이어지는 뒷맛이 고급스러운 와인이다. 2005년 빈티지는 시중에서 6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으며 와인만 마실 때 보다 음식과 함께할 때 더 좋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서울신문NTN 이여영 기자 yiyoyong@seoulntn.com / 사진=유혜정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도시와 산] (5) 제천 금수산

    [도시와 산] (5) 제천 금수산

    충북 제천과 단양군 경계에 있는 금수산(해발 1015m)은 불운한(?) 산이다. 충북을 대표하는 월악산과 소백산이 앞뒤에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청풍호반에 자리잡은 금수산은 이들 못지않은 수려한 산세와 아름다운 주변경관을 자랑한다. 얼마나 아름다우면 조선중기 단양군수로 재직한 퇴계 이황 선생이 비단으로 수를 놓은 것 같다고 해 ‘금수산’이란 이름을 지었을까. 지금은 제천시와 단양군이 서로 자기 고장의 명산이라고 자랑한다. 등산 마니아 사이에서도 소문난 산이다. ●정상 조망에 감탄 절로 금수산은 찾아가는 길부터 ‘예술’이다. 제천시내에서는 82번 지방도를 이용한다. 병풍처럼 펼쳐진 산봉우리와 청풍호를 바라보며 달리는 이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최고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등산객을 맞는 금수산은 가파른 암벽 곳곳에 분재처럼 소나무가 자라 한 폭의 동양화 같다. 여기에 스케일도 크다. 북쪽으로 제천까지, 남쪽으로는 단양군 적성면 말목산까지 뻗어내린 긴 산줄기의 주봉이다. 주능선 상에 작성산(848m), 동산(897m) 등이 있고 서쪽으로 중봉(885m), 신선봉(845m), 미인봉(596m), 망덕봉(926m) 등을 거느린다. 이런 만큼 산행코스도 다양하다.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 백운동에서 오르는 코스가 가장 인기가 있다. 단양군 적성면 상학마을로 내려오면 3시간 정도 걸린다. 하산길의 남근석 바위공원 등은 산행의 재미를 더한다. 그래도 금수산의 압권은 역시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이다. 앞으로 월악산 영봉이 보이고 뒤로는 소백산 연화봉이 눈에 들어온다. 삐죽삐죽 솟은 태산준령 사이로 흐르는 청풍호를 볼 수 있는 것은 금수산 정상에 오른 자만의 특권이다. 충주에서 온 박지원(35)씨는 “힘들게 올라왔지만 그림처럼 펼쳐진 광경을 보니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몫 금수산은 제천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산이다. 시내에서 대중교통으로 30분 정도면 올 수 있어 더 친근하다. 동네 야산보다 높지만 인근의 월악산, 소백산보다 낮아 땀을 흘리고 싶어 하는 아마추어 등산객들에게 제격이다. 제천산악연맹 강석주 전무이사는 “월악산도 제천에 있지만 경북 문경과 충주에서 가까워 애정이 덜 간다.”며 “제천 사람들은 금수산을 가장 자주 찾고 또 가장 아낀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만큼 금수산은 지역경제에 쏠쏠한 혜택을 준다. 불경기에도 등산객이 줄 기미가 없다. 제천시에 따르면 2005년 26만 2070명, 2006년 29만 9839명, 2007년 31만 1739명, 2008년 35만 2721명으로 오히려 해마다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인근의 상천숯불가마, 산야초 마을 등 테마체험 마을 관광객들도 증가하고 있다. 상천숯불가마를 운영하는 김성진씨는 “주말이면 300여명이 오는데 이 가운데 20% 정도가 금수산에 왔다가 들르는 외지사람들”이라고 했다. 제천시와 단양군은 금수산에서 각종 행사를 개최하며 금수산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제천시는 해마다 4월이면 가족등산축제를 연다. 올해는 전국에서 2800여명이 참가했다. 9월에는 산악마라톤대회를 개최한다. 1300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단양군은 매년 10월 금수산 감골 단풍축제를 열어 등산객을 유혹한다. ‘감골’로 불리는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감은 석회질 진흙 토양에서 자라 맛이 좋다. 농가들의 짭짤한 소득원이 되고 있다. ●전설의 고향 금수산 금수산은 전설이 넘친다. 황당하지만 재미있다. 전설을 떠올리면 산행의 재미는 배가 된다. 백운동 쪽에서 20여분 오르다 보면 금수산의 절경인 용담폭포와 선녀탕이 나온다. 제천시청 문화관광과 최광현씨는 “옛날 주나라 왕이 세수를 하다 대야에 비친 폭포를 보고 신하들에게 폭포를 찾아오라고 했는데 바로 그 폭포가 용담폭포와 선녀탕이라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며 “선녀탕은 상탕, 중탕, 하탕으로 불리는 세 개의 탕으로 구성됐다.”고 소개했다. 단양군 적성면 상학마을 방향 하산길의 품달촌에 위치한 남근석 바위공원은 특별한 볼거리다. 조선 말기까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는 남근석을 단양군이 2000년에 실감나게(?) 복원했다. 돌과 나무로 만든 다양한 크기의 남근석 수십개를 보고 있으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처녀들의 얼굴을 붉게 만들기도 한다. 기념사진을 찍지 않으면 후회한다. 단양군 적성면 김창식 면장은 “오랜 옛날 여자의 기(氣)가 강해 남자가 단명한다는 유래에 따라 품달촌에 남근석이 세워졌다고 한다.”며 “남근석이 생긴 이후 품달촌에서 신혼부부가 초야를 이루면 귀한 아들을 낳았고, 득남하지 못한 여인이 남근석에서 치성을 드리면 아기가 생겼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제천시 수산면 능강리 쪽 금수산 자락 8부 능선에 자리잡은 정방사도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의상대사가 도를 얻은 뒤 절을 짓기 위해 지팡이를 던지자 이곳으로 날아가 꽂혀서 절을 세웠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사람이 오르기도 힘든 꽤 높은 곳에 위치한 정방사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제천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무한도전의 정기 탐험가들의 고향 충북 제천은 한국을 대표하는 탐험가인 허영호(54)씨와 최종열(51)씨를 배출했다. 허씨는 19 95년 12월 남극대륙의 최고봉인 빈슨매시프 정상에 올라 3극점과 7대륙의 최고봉을 모두 정복한 인류 최초의 탐험가다. 최씨는 세계 최초로 사하라 사막 도보횡단과 실크로드 자전거 횡단 기록을 갖고 있다. 이들은 제천출신 답게 금수산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허씨는 금수산을 ‘모산(母山)’이라고 부른다. 중학생 때부터 금수산을 오르며 산악인의 꿈을 키웠기 때문이다. 그는 금수산에서 10여㎞ 떨어진 금성면 구룡리에서 자랐다. 금수산의 매력에 빠진 허씨는 결국 군대를 다녀온 뒤 산악인이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금수산 자락에서 한 암벽 등반 연습을 기초로 삼아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를 3번이나 정복했다. 그에게 금수산은 정신적인 고향인 셈이다. 허씨는 금수산 예찬론자다. 그는 “산 주위로 청풍호가 흘러 정말 멋있는 산”이라며 “바위가 많고 산세가 수려해 제천의 청풍명월 이미지에 딱 맞는 산”이라고 말했다. 허씨는 요즘도 두달에 한번쯤 금수산을 찾는다. 금성면 성내리에서 무암사까지 오르는 코스를 즐긴다. 추억을 되새기며 금수산을 걸으면 허씨의 마음은 가장 편안해진다. 그는 코스도 여러 개 개발했다. 국내 처음 무동력 보트를 타고 한반도 바닷길 일주 도전에 나설 예정인 최씨도 금수산 팬이다. 그는 “금수산은 산악인들의 요람.”이라며 “암벽등반할 곳이 많아 대학교 산악부 후배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제천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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