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군대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배관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여고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위협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입장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721
  • [뉴스다큐 시선]새벽을 여는 서울지하철 2호선 신정 차량기지 사람들

    [뉴스다큐 시선]새벽을 여는 서울지하철 2호선 신정 차량기지 사람들

    “이번 역은 이 열차의 종착역인 신도림, 신도림역입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이번 역에서 빠짐없이 내리시길 바랍니다.” 사람들이 모두 떠난 텅 빈 서울지하철 2호선 열차는 또 다른 목적지를 향해 달렸다. 모든 열차들의 출발과 마무리를 책임지는 곳, 지하철 차량 기지다. 하루 평균 200만 시민의 발을 책임지고 있는 2호선 차량 기지의 사람들을 만나봤다. 글·사진·동영상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취객들은 종착역 단골손님 계절이 바뀌고 새 학기가 시작된 9월의 첫주 금요일 밤. 신도림행 지하철 2호선 마지막 열차가 플랫폼에 들어왔다. 문이 열리자 술 냄새가 퍼져 나왔다. 거나하게 취한 채 취업 걱정을 토로하는 대학생들, 한 주간 받은 스트레스를 상사 험담으로 푸는 직장인들, 구겨진 로또복권을 손에 꼭 쥔 채 잠이 든 아저씨, 이미 몇 정거장을 지났는지 졸다가 황급히 뛰어나가는 고등학생…. 지하철을 타본 사람이라면 눈에 익은 풍경이다. 젊은이들이 붐비는 이대와 홍대를 지나 한강을 건너면서 열차를 가득 메웠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떠나고 어느새 종착역인 신도림역에 도착했다. 텅 빈 지하철의 하루는 여기서 다시 시작된다. 열차의 불이 꺼지자 20년 경력의 베테랑 기관사 홍순상 차장이 운전석에서 나와 맨 끝 칸까지 200m쯤 되는 거리를 달린다. 술에 취해 잠든 승객들을 깨우기 위해서다. 아무도 남지 않은 것 같았던 열차 마지막 칸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든 40대 남성이 발견됐다. 아무리 흔들고 깨워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렇게 10여분을 씨름하다 끝내 그 남성을 부축해 열차 밖으로 끌어냈다. 홍 차장은 “하루에 평균 3~5명 정도는 잠이 든 채 내리지 못한다.”면서 “만취한 승객을 깨우는 게 운전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말했다. 취객들도 모두 나가고 이제 열차에는 기관사만 남았다. 열차의 불은 꺼졌지만 다시 시동이 걸렸다. ‘종점’을 지나 새로운 목적지인 ‘신정 차량기지’로 향했다. 단순해 보였던 지하터널도 체계적인 신호 시스템이 있었다. 구간별로 설치된 신호등은 빨간불과 노란불로 구분된다. 일반 도로와 같이 빨간불이 들어오면 열차는 멈춰야 한다. 기관사가 실수로 신호등을 보지 못해 속도를 줄이지 않더라도 레일에 설치된 센서가 자동으로 감지해 열차의 운행이 멈춰진다. 홍 차장은 “우리의 열차 시스템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배워 갈 정도로 안전하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어두운 지하 터널을 지나자 멀리서 환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곳의 공식 명칭은 신정 차량사업소. 사람들은 이곳을 ‘차고지’ 혹은 ‘차량 기지’로 부른다. ●종착역 다음 역은 ‘차량 기지’ 모든 열차의 운행이 중단된 오전 1시쯤. 지하철 검수원들은 이때부터 분주해진다. 신정기지에서는 하루 70여명의 검수원들이 새로운 새벽을 준비한다. 운행을 마친 열차는 대형 자동 세척기를 통과하며 하루의 묵은 때를 벗기게 된다. 200m의 긴 차체가 씻겨지면 검수고로 들어간다. 검수고에서 가장 먼저 이뤄지는 작업은 열차를 ‘죽이는’ 것. 열차에 공급되는 모든 전원을 차단하는 것을 검수원들은 “열차를 죽인다.”라고 표현한다. 전원 공급 스위치를 내렸지만 혹시 발생할지 모를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류 차단봉을 전선에 건다. 열차에 공급되는 전류는 1500V로 열차 점검 중 전류가 흐르게 되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게 되지만 전류 차단봉이 걸려 있으면 전류가 차단봉을 통해 지하로 흘러 검수원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것이다. 검수원들은 ‘죽은’ 열차 지붕 위로 올라가 전원을 공급받는 ‘집전판’을 점검한다. 이 집전판의 작동 상태에 이상이 생기면 열차의 운행이 중단되기 때문에 모든 집전판을 꼼꼼히 점검한다. 상부 점검과 동시에 열차 하부 점검도 진행된다. 볼트의 풀림 여부를 확인하고 전선 덮개를 열어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다. 검수원 문영식 대리는 “남들 자는 시간에 일을 하니 다소 피곤하기는 하지만 열차를 이용하는 수백만 시민을 생각하면 뿌듯한 마음에 힘을 얻는다.”며 안전모 사이로 흐르는 땀을 닦으며 웃어보였다. 20년간 열차 점검을 담당하고 있는 유준곤 부장은 “열차 검수원들은 군대의 5분 대기조와 같다.”면서 “1000만 서울 시민들의 발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매 순간 긴장하며 열차 점검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자 빈혈약 애타게 찾은 할아버지 10량, 200m의 모든 열차에 대한 점검이 끝나자 열차 내부 청소팀이 투입됐다. 능숙한 손놀림의 청소 아주머니가 지나간 자리는 하루 200만명이 머물렀던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이 깨끗해졌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신종플루는 열차 청소에도 영향을 미쳤다. 내부 청소팀 2개 조가 청소를 마치자 분무기와 손걸레를 든 또 다른 한 팀이 투입됐다. 그들은 손잡이와 의자, 기둥, 선반 곳곳을 분무기로 뿌려가며 닦고 또 닦았다. 열차 청소를 담당하고 있는 정병호 소장은 “대중교통 수단인 지하철은 하루에도 수백만명이 이용하는 만큼 신종플루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면서 “승객의 안전을 위해 알코올 용액으로 손잡이, 기둥 등을 수시로 소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차 미화원들은 금요일이 가장 힘들다고 말한다. 주말을 보내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까지는 문제가 아니다. 술에 취해 지하철 여기저기에 구토하는 사람들이 금요일에 가장 많다는 것. 미화원 최모(51·여)씨는 “대학교 방학이 끝나면서 학생들이 인사불성이 돼 지하철을 타는 경우가 많다.”면서 “다른 승객들과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술은 적당히 마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승객들이 열차에 두고 간 물건도 이들이 관리한다. 열차 유실물센터가 있지만 이들이 직접 주인을 찾아 주기도 한다. 그가 기억하는 가장 소중한 유실물은 꼬깃꼬깃한 약 봉투였다. 그는 “무심코 버릴 수도 있었지만 몸이 아픈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약일 것 같아 보관하고 있었는데 한 할아버지께서 애타게 찾아 돌려 준 적이 있다.”면서 “당시 할아버지께서는 ‘손자에게 줄 빈혈약’이라며 주름진 두 손으로 제 손을 꼭 붙잡고 눈물까지 글썽이며 고마워해 지금까지 가장 보람된 순간으로 추억한다.”고 말했다. ●다시 ‘신도림, 신도림역’ 열차의 청소까지 끝난 시간은 오전 2시. 검수고의 하루가 끝나는 시간이다. 검수원들은 숙소로 발걸음을 옮겼지만 열차 수리 담당, 레일 점검 담당 등 차량 기지 다른 팀들의 업무가 시작됐다. 해가 떠오를 때까지 곳곳에서 기계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곳 신정 차량기지는 365일 24시간 쉼 없이 돌아간다. 이곳 사람들은 “추석과 같은 명절은 이들에게 있어 비상근무 상황이기 때문에 명절이면 언제나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입을 모았다.이들의 숙소가 있는 사무실 한 편에는 ‘내일의 날씨’가 시간대별로 정리돼 있었다. 시간별 온도를 미리 확인해 열차 실내 온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또 승객들이 붐비는 시간도 별도로 정리해 상황에 맞게 냉·난방을 조절한다. 홍 차장은 “열차 운행 중 가장 많은 민원이 실내 온도에 관한 민원”이라면서 “어떤 사람은 너무 덥다고 하지만 또 어떤 사람은 너무 춥다고 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해결되지 않는 가장 큰 고민”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오전 4시30분. 검수고의 하루가 다시 시작된다. 검수원들은 2시간 전에 ‘죽였던’ 열차를 다시 살린다. 기관사는 열차의 열쇠와 핸들을 받고 오늘 하루 자신이 운행할 열차로 향했다. 몇 시간 전에 열차의 모든 점검을 마쳤지만 출발 전 열차 점검도 필수 사항이다. 출입문의 작동 여부, 안내방송 장치 등을 마치면 출발 준비가 완료된다. 기관사가 운전석에 핸들을 꽂고 시동 스위치를 올린다. 열차의 첫 행선지는 다시 ‘신도림, 신도림역’이다. 아직은 해도 뜨지 않은 토요일 첫차에 저마다의 꿈을 품은 사람들이 열차에 몸을 싣는다. [다른기사 보러가기] ☞“北 황강·상류댐 균열징후 없어” ☞고교생 ‘여교사 성희롱’ 동영상 파문 ☞벌금미납자 사회봉사제 어떻게 생각하세요? ☞독도 평화호? 독도 관광선? ☞탄천에 족제비 등장 수질개선·습지조성 효과 ☞이 무슨 변고? 태양이 2개 떴다니…
  • 英·獨 “아프간, 새 유엔플랜으로 풀어야”

    유럽 주요 국가 정상들이 대통령 선거 이후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정국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유엔에 국제회의를 제안했다.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함께 효율적인 아프간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고든 총리의 제안은 아프간에 대한 국제적 공조가 미흡한 데다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공습을 놓고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과 독일 정상은 곧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이 문제를 논의한 뒤 이번 주 중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연말까지 유엔 차원의 국제회의를 개최하자고 요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두 정상은 아프간 대통령 선거 결과가 나온 뒤에 올해가 가기 전에 영국 런던이나 아프간 카불에서 유엔을 비롯해 아프간 신정부, 유엔 그리고 아프간 파병국이 참여해 아프간의 미래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또 아프간 안보와 군대 및 경찰 훈련, 아프간인의 국가운영 역할 강화 등을 주요 의제로 내놓았다.이와 관련, 메르켈 총리는 “영국·프랑스·독일이 유엔의 후원으로 이 회의를 주관할 것”이라며 “아프간 사람들이 더 많은 책임을 안고 안보와 경제개발 등의 분야에서 검증 가능한 진전을 이루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앞서 유엔도 지난 4일 아프간 재건과 민주주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아프간 신정부와 주요 국가가 참가하는 국제회의를 내년 봄 카불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영·프랑스 정상이 제안한 것은 더 큰 규모의 국제회의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신종플루 ‘경계2단계’

    정부는 6일 신종 인플루엔자(인플루엔자A/H1N1) 감염자의 조기치료를 강화하고 타미플루의 투여를 확대하는 ‘경계 2단계’로 돌입했다. 전병률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기존 지침보다 항바이러스제 투약 기준을 더 완화했다.”면서 “경계2단계는 행정 편의상 사용한 용어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열·기침·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지속되는 일반환자도 의사의 판단에 따라 항바이러스제를 투약받을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만성질환을 앓는 등 고위험군 환자가 아니면 항바이러스제를 투약받기가 어려웠다. 또 학교·군대·사회복지시설 등에서 7일 이내 2명 이상이 급성 열성호흡기질환이 발생할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할 수 있게 됐다. 거점병원은 항바이러스제 100명분의 재고를 유지하고, 학교는 대유행에 대비해 유인물 원격교육 실시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이에 필요한 ‘신종 인플루엔자A(H1N1) 예방 및 환자관리지침’을 지난 1일 이미 변경, 완료했다. 지난 7월21일 국가전염병위기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한 뒤 한달여 만에 경계2단계로 전환했지만 ‘심각’으로 또다시 격상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2008~2009년 일반 계절 인플루엔자의 주간 외래환자 1000명 당 의사환자수(ILI)가 2.6명인 것과 비교할 때, 지난달 16~22일 신종플루 의사환자수는 2.76명으로 유행기준에 직접적으로 대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서울광장] 안중근 의사 재발견/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안중근 의사 재발견/노주석 논설위원

    지난 2일은 ‘대한국인’ 안중근의사 탄생 130주년이었다. 다음달 26일은 의거 100주기다. 우리에게 ‘10·26’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 ‘10·26사태’로 각인돼 있지만 10·26은 본래 100년 전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자랑스러운 ‘하얼빈 의거일’이었다. 중국 저우언라이 총리가 “중국과 조선인민의 진정한 연대는 안중근 의거에서 시작되었다.”라고 말한 바로 그날이다. 한국인 사업가가 중국 하얼빈의 명동 격인 중앙대로에 11일 동안 세웠던 안 의사의 동상을 국내에 들여왔다. 2006년 1월 저명한 중국인 조각가에게 의뢰해 만든 동상은 공안당국의 지시에 의해 철거됐다. 이후 3년 동안 숨어 있다가 이번에 햇빛을 보았다. 동상을 어디에 세울 것인가를 놓고 갑론을박 중이다. 사유지에 세운다면 꺼릴 것이 없겠지만, 공공장소에 세우기를 원한다. 서울시내 44개의 공공 동상은 ‘동상·기념비·조형물의 건립기준 등에 관한 규칙’을 통과한 것들이다. 전문가들이 작품성 등을 따져봐야 하겠지만 ‘한·중 합작’ 동상을 공공장소에 세우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입지는 청계천이나 서울광장, 서울역 어디라도 좋을 것이다. 지난해 어느 시사주간지가 자랑스러운 한국인을 조사했더니 1위는 세종대왕, 2위는 이순신 장군, 3위는 백범 김구가 차지했다. 역사 속 인물로 박정희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광개토대왕, 도산 안창호, 다산 정약용이 10위 안에 들었다. 안 의사는 근근이 공동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오히려 국가보훈처가 조사한 보훈 인물 중 백범에 이어 2위로 뽑혔다. ‘국민 속의 안중근’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토를 저격한 ‘독립투사’의 이미지가 강해 국수주의적 민족주의자쯤으로 비치게 한 탓이다. 안 의사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 같다. ‘동양평화론’과 이토를 처단한 대의가 잊혀지고 있다. 동양평화론은 한국과 중국, 일본 3국이 공동군대를 편성하고 공동화폐를 발행하자는 선각자적인 정치사상이다. 국제주의적 민족주의 개념이다. 유럽통합 방식을 100년 전에 주창한 것이다. 안 의사는 학교를 두 개나 세운 육영사업가이며, 200여점의 붓글씨를 남긴 명필이다. 최초의 해외 독립군부대인 ‘대한의군 참모중장’ 신분으로 독립전쟁을 수행한 전쟁영웅이다. 나라 안팎에서 ‘안중근 재발견’이 활발하다. 왜 안중근인가. 뤼순 감옥에서 쓴 ‘안응칠 소회’에 오롯이 담겨 있다. “슬프다! 천하대세를 멀리 걱정하는 청년들이 어찌 팔짱만 끼고 아무런 방책도 없이 앉아서 죽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옳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나는 생각다 못해, 늙은 도적 이토의 죄악을 성토하여, 뜻있는 동양청년들의 정신을 일깨운 것이다.” ‘안중근전쟁, 끝나지 않았다’를 옮겨 엮은 열화당 이기웅 대표는 “위대한 스승 안 의사의 말씀은 그 시대 청년들에게 머물지 않고, 시대를 넘어 오늘의 우리에게도 매서운 죽비로 다가온다.”라고 평했다. 그렇다. 안 의사는 사표(師表)가 없는 이 시대의 스승될 자격이 차고 넘치는 분이다. 이 땅의 청년들은 안 의사의 당당함과 논리를 배워야 한다. 불멸의 민족혼을 본받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안 의사의 원혼은 100년째 중국 뤼순감옥 사형수 무덤 주위를 떠돌고 있다. 독립된 고국에 묻어달라던 ‘백년원(百年寃)’을 풀어주지 못하고 있다. 재발견은 유해찾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김정훈 “입대하니 소녀시대 태연 좋아져”

    김정훈 “입대하니 소녀시대 태연 좋아져”

    군복무중인 가수 김정훈이 소녀시대 태연의 팬이 됐다고 밝혔다. 4일 100일 휴가를 나오는 김정훈은 오랜만에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나고, 최근 발표한 솔로 데뷔 1집 관련 일들도 둘러볼 계획이다. 김정훈은 휴가 직전 지인과의 통화에서 “벌써 100일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가족과 팬들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 시간이었다.”며 “특히 군대에 와서 소녀시대 태연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김정훈의 측근은 “평소 여자 연예인에 아무 관심 없더니 군대에 가니 변하긴 변하더라.”면서 “김정훈이 소녀시대 사인CD를 전해 받고 좋아하기까지 했다.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준 소녀시대에게 고맙다고 전했다.”고 웃었다. 한편, 김정훈은 우수한 성적으로 기초 군사훈련을 마쳐 모범사병으로 뽑히기도 했다. 현재 강원도 철원 북방 한계선 GOP에 근무중인 김정훈은 지난 1일 솔로 데뷔 음반 ‘눈에 밟혀서’를 발매하고 UN활동 이후 3년 6개월만에 국내 팬들을 만났다. 사진=하늘소 서울신문NTN 박영웅 기자 her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화이자 내부고발자 638억원 ‘돈방석’에

    화이자 내부고발자 638억원 ‘돈방석’에

    미국에선 내부고발자도 돈방석에 앉을 수 있다. 부정주장법(FCA)에 보장된 이른바 ‘퀴탐(qui tam)소송’에 따라 세계 최대 제약회사인 화이자의 부정행위를 고발한 내부고발자가 보상금 5150만달러(약 638억원)를 손에 쥐게 됐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1992년부터 화이자의 영업담당으로 일했던 걸프전 참전용사 출신의 존 코프친스키(45).그는 2003년 3월 회사가 부작용을 감추고 관절염 치료제 ‘벡스트라’를 불법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발하게 됐다.이 약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의사가 있으면 회사를 떠난 직원들이 앙심에서 만들어낸 거짓말이라고 해명하도록 마케팅 담당이 지시했다는 사실까지 함께 폭로했다. 그는 당시 “군대에 있을 때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사람들을 보호하라는 의무를 교육받은 내가 화이자에서는 약품을 팔아 사람들을 위험하게 만드는 등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윤만 올리면 그만이란 식으로 강요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고난이 시작됐다.연봉 12만 5000달러를 받던 회사에서 해고됐다.4만달러 연봉을 받는 보험사에 새로 취직하느라 경제적으로 말이 아닌 생활을 해야 했다.해고 당시 아들을 키우고 있던 부인은 쌍둥이를 임신한 상태였다.  그가 고발한 지 2년 뒤 벡스트라는 시장에서 퇴출됐다.퀴탐 소송을 제기한 그는 회사와 지난 6년 동안 지루한 법정 다툼을 벌여왔다.  화이자는 지난 2일 미 법무부와 유죄인정 및 민사 합의에 따라 23억달러를 벌금으로 토해내기로 합의했다,그리고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제약업계 사상 최대의 합의금을 이끌어낸 데 기여한 내부고발자 6명에게 1억 200만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코프친스키는 가장 큰 몫인 5150만달러를 손에 넣게 된 것이다.  화이자의 합의 소식을 들었던 이날 아침,가장 먼저 가족 사진을 찍었다는 코프친스키는 “우리는 여전히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집에 살 것이며,아내가 영화 보러 가자고 하면 (옛날보다) 더 큰 팝콘 통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변호를 맡았던 에리카 켈턴 변호사는 “때로는 몇년 동안 내부고발자가 엄청난 희생을 견뎌내야 하기 때문에 이처럼 커다란 보상은 마땅하다.”고 말했다.’사기와 맞서는 납세자(TAF)’의 패트릭 번스 의장은 이처럼 커다란 보상이 앞에 놓여 있어도 내부고발자의 삶은 지옥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그게 쉬운 길이라면 누구나 백만장자가 되어 있지 않겠어요.”라고 되물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생후 3일만에 두번 팔린 신생아

    생후 3일만에 두번 팔린 신생아

    생활고를 이유로 돈을 받고 생후 3일된 아이를 판 사실혼 관계의 20대 남녀와 알선책, 아이를 산 30대 주부가 경찰에 검거됐다. 대구 서부경찰서는 2일 신생아를 판 R(28·여)씨와 동거남 L(22)씨, 브로커 A(26·여)씨, 아기를 산 B(34·여)씨 등 4명을 아동복지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R씨와 L씨는 5월25일 오후 4시쯤 울산 울주군의 한 커피숍에서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A씨에게 200만원을 받고 생후 3일된 자신들의 아이를 팔아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씨는 약 1시간 뒤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B씨에게 이 아이를 넘겼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B씨가 브로커 A씨에게 465만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으나 A씨는 돈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당초 다른 사건을 수사하다 이들의 송금 내역이 인터넷 물품사기와 관련된 것으로 추측하고 L씨와 B씨를 조사하다 ‘신생아 몸값’이라는 뜻밖의 사실이 드러나면서 수사를 본격화했다. 조사결과 일정한 직업이 없는 R씨와 L씨는 1년간 월세 방에서 동거해 오다 아기가 생기자, 처음에는 낳아서 입양 보낼 생각이었으나 출산비용 등 경제적 이유로 양육이 어렵게 되자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입양을 원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이를 본 L씨가 댓글을 달아 아이를 팔아넘겼다.”고 밝혔다. A씨는 L씨가 포털사이트에 글을 올린 지 사흘 만에 아기를 넘겨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생후 3개월째인 아이는 현재 B씨가 입양해 양육하고 있다. 경찰은 L씨 사례 외에도 포털 사이트와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한 신생아 암거래가 적잖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A씨에 대해서도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실제로 불임 등의 이유로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부부와 경제력이 부족한 미혼모나 동거 남녀의 이해가 맞아 아기 매매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홀트아동복지회 사랑뜰 황운용 원장은 “입양기관에서도 비밀을 보장해 주지만 각종 서류제출과 신분노출, 가정조사 등이 부담된다거나 이른 시기에 특정 성별의 아이를 입양하고 싶은 경우 알선책이 접근하면 돈을 주고 아이를 데려오는 경우가 있다.”며 “금전적인 문제로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입양 수수료는 정부에서 지원해 주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종플루 40대 여성 네번째 사망 비밀결혼 이영애 홀로 귀국 추억의 록밴드…그들이 온다 군대 안 가려고 6년간 국적세탁 이메일 대문자로만 작성했다고 해고? 포스코 “잘 놀아야 일도 잘해” 보이스피싱범 두번 잡은 은행원 동교동-상도동계 10일 대규모 회동
  • “대졸신입 임금삭감 효과적고 갈등키워”

    “대졸신입 임금삭감 효과적고 갈등키워”

    기업 인사노무담당자들은 정부의 일자리나누기 정책 일환으로 금융기관과 공기업 중심으로 시행되거나 추진 중인 ‘대졸 신입사원 임금 삭감’은 효과가 적을 뿐만 아니라 노사 간 심각한 갈등 요인이 된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기존 직원들의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방법을 가장 선호해 일자리 나누기 정책과 관련해 혼선을 빚고 있음을 보여 줬다. 2일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6월9일부터 17일까지 임금 결정 권한이 있는 100인 이상 사업장 6781곳 가운데 1000곳의 인사노무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일자리나누기 방법 중 대졸 신입사원 임금 삭감은 4점 만점에 1.279점으로 최하위권이었다. 기존 직원 임금 동결 및 삭감이 2.186점으로 가장 높았고, 신규사원 채용 확대(1.66점), 인턴채용(1.584점 )순이었다. 조성재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졸 초임 삭감은 일자리나누기 분위기 조성에는 기여했을지 모르지만 통계적 검증 결과 경영 상태와 무관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공공 부문에서 무리한 대졸 초임 삭감은 구조조정 및 정원 감축 등과 동시에 추진되어 현장의 혼란을 부추긴 측면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대졸 초임 삭감이 노사 간에 심각한 갈등 요소도 남겨두었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5월까지 227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초임을 평균 15% 가량 삭감하도록 했다. 기업 인사노무담당자들은 또 앞으로 일자리나누기를 지속할지 여부에 대해 44.2%가 정부 지원이나 노사관계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고 답했다. ‘잘 모르겠다.’고 답변한 사람도 18.3%나 돼 정부 지원이 사라지면 민간 영역의 일자리나누기는 방향을 잃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자리나누기에 참여한 339곳 가운데 대졸 초임 삭감, 인턴채용 등 일자리나누기에 참여한 민간 부문은 7.7%에 불과했다. 공공 부문은 5배가 넘는 39.1%였다. 정규직 근로자들의 인원 감축 여부에는 5명에 1명 꼴인 20.1%가 ‘있었다.’고 답했다. 감축 방법으로는 자연 감원을 활용했다는 응답(복수응답 허용)이 53.2%로 가장 많았다. 명예퇴직이나 조기퇴직 41.3%, 정리해고 21.9%, 자회사나 협력회사 등으로 파견 12.4% 등이었다. 초과근로시간이 줄어든 경우는 전체의 17.9%, 평균 감소 시간은 6.77시간이었다. 월 통상 임금의 12.51%가 줄어든 셈이다. 조 연구위원은 “임금 양보교섭 이후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되찾기 교섭’과 관련한 노사 간 갈등을 막기 위해 경영 회복에 연계되는 적절한 비전을 제시하고, 임금복지 복원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종플루 40대 여성 네번째 사망 비밀결혼 이영애 홀로 귀국 추억의 록밴드…그들이 온다 군대 안 가려고 6년간 국적세탁 이메일 대문자로만 작성했다고 해고? 포스코 “잘 놀아야 일도 잘해” 보이스피싱범 두번 잡은 은행원 동교동-상도동계 10일 대규모 회동
  • IT산업 5년간 189조원 투자

    정보기술(IT) 산업이 다시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는다.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IT 핵심전략 사업에 향후 5년간 189조 3000억원(정부 몫 14조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에서 미래기획위원회의 ‘IT 코리아 미래전략’ 보고회를 주재하고 5대 핵심전략 산업으로 IT융합, 소프트웨어, 주력IT, 방송통신, 인터넷에 대한 비전과 실천전략을 제시했다. 현 정부 들어 IT 산업의 종합 청사진이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IT특별보좌관까지 신설돼 그동안 홀대론이 제기돼 왔던 IT산업에 대한 본격적인 진흥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정부는 특히 IT가 다른 산업과 융합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변하는 것에 착안, IT 자체 역량을 고도화하고 산업간 융합을 촉진해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이 동반성장하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모든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IT의 힘”이라면서 “IT는 자체뿐만 아니라 융합을 통해 힘을 발휘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IT융합을 통해 국내 생산이 1조원 이상인 자동차, 조선, 에너지, 항공, 국방, 로봇 등 10대 전략산업을 창출키로 했다. 자동차 등 산업융합 IT센터도 현재 3곳에서 2012년 12곳으로 늘어나게 되며, 융합 경쟁력의 원천인 시스템 반도체 개발도 집중 육성된다. 정부는 또 메모리,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등 주력 3대 품목의 완제품 경쟁력은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생산기반인 중소기업과 장비경쟁력은 매우 취약하다고 보고 후발 경쟁국과 차별화된 경쟁우위를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민·관 공동으로 차세대 메모리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이동통신 특허 및 표준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는 2013년까지 국내 8개 IT서비스 및 패키지 소프트웨어 기업을 글로벌 100대 기업으로 육성하고 1000억원 이상 매출 기업을 27개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계획 추진에 따라 제조,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IT산업의 각 부문간 균형 발전이 이뤄지고 2013년에는 잠재성장률이 0.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IT가 미래 한국 경제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종플루 40대 여성 네번째 사망 비밀결혼 이영애 홀로 귀국 추억의 록밴드…그들이 온다 군대 안 가려고 6년간 국적세탁 이메일 대문자로만 작성했다고 해고? 포스코 “잘 놀아야 일도 잘해” 보이스피싱범 두번 잡은 은행원 동교동-상도동계 10일 대규모 회동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35)서울 풍경 재발견 - 인왕산 기차바위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35)서울 풍경 재발견 - 인왕산 기차바위

    인왕산은 작지만 옹골차다. 도심에서 쳐다보면 대수롭지 않게 보이지만, 일단 올라가면 입이 쩍 벌어진다. 기차바위, 치마바위, 부처바위, 삿갓바위, 범바위, 선바위…. 아기자기하고 기이한 화강암 덩어리들도 볼 만하지만 발길을 멈춘 곳마다 드러나는 서울 조망이 일품이다. 북한산, 북악산, 남산, 관악산, 한강이 도심과 어우러진 풍경은 ‘천하의 명당’이라는 서울의 진면목을 보여 주기에 충분하다. 서울은 풍수지리에 따라 디자인된 계획도시다. 조선 개국 당시 정도전, 하륜, 무학대사 등 풍수지리를 겸비한 당대 최고 학자와 승려들의 치열한 논쟁을 거쳐 지금의 북악산 아래에 경복궁이 들어섰다. 그 결과 내사산(內四山)으로 주산 북악산, 좌청룡 낙산, 우백호 인왕산, 안산으로 남산이 배치되고 진산 북한산, 조산 관악산이 자리 잡게 되었다. 서울에서 내로라하는 여섯 개의 산 중에서 가장 역동적인 서울의 모습을 보여 주는 곳이 인왕산이다. 특히 이마를 훤히 드러낸 기차바위는 서울 시민의 살림살이까지 속속 들여다보여 ‘서울의 전망대’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일반적으로 인왕산 산행은 사직공원이나 독립문역에서 시작하지만 올해 말까지 범바위 능선 일대가 성곽 보수공사 중이라 창의문을 들머리로 하는 것이 좋겠다. 창의문에서 시작해 기차바위를 둘러보고 정상을 거쳐 옥인동으로 내려오는 코스는 약 3.5㎞ 3시간이면 넉넉하다. ●서울을 지키는 호랑이산 창의문은 북악산과 인왕산의 접점으로 두 산의 들머리가 된다. 올 7월에 깔끔하게 단장한 청운공원 안의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윤동주는 1941년 무렵에 인왕산 아래 누상동에서 자취를 했는데, 그때 대표작인 ‘서시’와 ‘별 헤는 밤’을 썼다고 한다. 그런 인연으로 이곳에 윤동주의 시비가 세워졌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시비에 적힌 서시를 읊조리며 산행을 시작한다. 인왕산길 옆으로 이어진 오솔길을 200m쯤 따르다 보면 ‘정상 1.01㎞’라 적힌 팻말을 만난다. 그 길을 따르면 곧 서울 성곽이 나타난다. 최근에는 18.2㎞에 이르는 서울 성곽 걷기가 인기인데, 그 길은 차례로 내사산을 넘게 된다. 북악, 인왕, 남산, 낙산을 자연 지형 그대로 이용해 성을 쌓은 탓이다. 제법 가파른 성곽 길을 20분쯤 오르면 능선 삼거리에 올라붙는다. 이곳에서 기차바위로 가려면 경찰 초소 아래의 철계단을 찾아야 한다. 철계단을 내려오면 비로소 기차바위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를 지나 30m쯤 가면 널찍한 암반이 나오는데, 사람들이 벌러덩 누워 있다. 덩달아 그 옆에 누워 보니 북악산에서 청와대, 다시 경복궁에서 도심으로 이어지는 풍경이 장쾌하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이곳에 마냥 죽치고 싶지만 아직 때가 아니다. 툭툭 자리를 털고 일어나 봉우리에 올라서면 그곳부터 기차바위가 시작된다. 기차바위는 약 30m 길이의 바위 능선이다. 이곳의 조망은 상상을 초월한다. 북쪽으로 보현봉∼문수봉∼비봉∼족두리봉이 이어진 북한산 비봉능선이 하늘의 성채처럼 웅장하고, 그 품으로 구기동, 평창동이 젖먹이 아이처럼 안겨 있다. 동쪽으로는 북악산 자락이 미끄러지면서 도심으로 이어지다 남산이 봉곳하고, 서쪽으로는 안산과 홍제동, 그리고 멀리 한강이 넘실거린다. 그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아∼ 서울이 이렇게 멋진 곳이었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튀어나온다. ●정상 등정의 기쁨을 맛보는 삿갓바위 인왕산 정상으로 가려면 능선 삼거리로 되돌아가야 한다. 삼거리에서 남쪽 능선을 따르면 말끔히 보수된 성곽 길이 이어지고 정상으로 올라가는 철계단을 만난다. 탕탕 철계단을 밟고 오르면 정상 동쪽 면의 우람한 바위가 보이는데, 이곳이 치마바위다. 이 바위는 우리나라의 암벽등반 태동기에 초보자 훈련장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정상에는 작은 바위 하나가 도드라져 있다. 삿갓을 벗은 모양이라 해서 삿갓바위다. 인왕산을 찾은 사람은 누구나 약 1.5m 높이의 삿갓바위에 올라 정상 등정의 기쁨을 만끽한다. 하산은 계속 남쪽 능선을 따른다. 급경사 계단을 15분쯤 내려오면 공사를 알리는 안내판이 길을 막는다. 범바위가 뻔히 보이지만, 그곳으로 이어진 능선은 출입이 불가능하다. 할 수 없이 안내판 앞에서 인왕천 약수터로 내려가야 한다. 약수터에서 시원한 물 한 사발 들이켜고 내려오면 인왕산길에 닿는다. 여기서 옥인시민아파트로 내려가면 옥인동을 거쳐 경복궁역에 닿게 된다. 인왕산은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 날에는 입산을 통제한다. 글 사진 mtswamp@naver.com ▶가는 길과 맛집 인왕산은 도심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사직공원, 독립문역, 창의문, 부암동사무소, 홍제역 문화촌현대아파트와 인왕산현대아파트, 옥인동, 세검정 유원하나아파트 등에 들머리가 있다. 하산지점인 옥인동의 옥인시장 내 체부동 잔칫집(730-5420)은 메밀전병(3000원), 두부김치(7000원) 등이 싸고 푸짐해 하산주를 곁들이기 좋다.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종플루 40대 여성 네번째 사망 비밀결혼 이영애 홀로 귀국 추억의 록밴드…그들이 온다 군대 안 가려고 6년간 국적세탁 이메일 대문자로만 작성했다고 해고? 포스코 “잘 놀아야 일도 잘해” 보이스피싱범 두번 잡은 은행원 동교동-상도동계 10일 대규모 회동
  • 군대 안 가려고 6년간 국적세탁

    병역을 피하려고 위조 서류로 국적을 포기해 처벌받은 30대 남성이 또다시 ‘국적세탁’을 시도하다가 들통났다. 그는 현역으로 군에 입대하는 것은 물론 형사처벌까지 받게 됐다. 2일 법무부에 따르면 이모(34)씨는 2003년 브로커를 통해 남미에 있는 한 국가의 가짜 시민권과 여권을 발급받아 국적상실을 신고했다. 현역입영이 다가오자 병역을 기피하려고 외국국적을 취득했다고 거짓 신고한 것이다. 몇 년 뒤 수사기관이 여권 위조 브로커 등을 수사하면서 이씨가 제출한 서류가 가짜였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그는 공전자기록부실기재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을 받으며 이씨는 국적 회복을 신청하고 군 복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법원은 이에 집행유예형을 선고하고 풀어줬으나 그는 태도를 확 바꿨다. 국적 회복 신청을 취하해 버리고 외국의 시민권을 또 획득했다며 국적상실을 2차로 신고했다. 법무부는 국적상실 신고를 반려하고 수사의뢰를 검토하는 한편 병무청에도 이 사실을 알렸다. 병역법상 36세가 되는 해의 1월1일 전까지는 병역의무를 부과할 수 있어 병무청은 이씨에게 입영하라고 통보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종플루 40대 여성 네번째 사망 비밀결혼 이영애 홀로 귀국 추억의 록밴드…그들이 온다 이메일 대문자로만 작성했다고 해고? 포스코 “잘 놀아야 일도 잘해” 보이스피싱범 두번 잡은 은행원 동교동-상도동계 10일 대규모 회동
  • 사건자료 수집… 평의서 불꽃토론… 결정문은 집에서

    사건자료 수집… 평의서 불꽃토론… 결정문은 집에서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기각’ ‘수백만 재외동포의 선거권 제한 조항 헌법불합치’ ‘교통사고 중상해 관련 조항 위헌’… 헌법재판소는 이런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한다. A 재판관은 헌재의 이런 결정에 대해 “4700만(명) 모두를 위한 판단”이라고 표현했다. 결정의 파급력과 재판관들이 갖는 부담감을 압축한 말이다. 헌법재판소의 재판관은 모두 9명이다. 헌법재판소를 지탱하는 기둥들이다. 헌법이란 잣대로 속세의 법률을 재고 판단하는 재판관들의 일상을 들여다봤다. 임기 6년 가운데 절반을 보낸 B 재판관은 오전 8시쯤이면 서울 안국동 청사에 도착, 어김없이 헌재 부근 헬스클럽을 찾는다. 그는 “내가 일찍 나오고 늦게 퇴근하면 직원들이 고생해.”라면서 미소를 짓는다. 1시간 동안 운동과 샤워를 한 B 재판관은 빠른 걸음으로 헌재의 집무실로 향한다. 헌재 정문 옆에는 얼마 전부터 미디어법 반대 1인 시위자가 서 있다. 그는 시위자를 눈여겨본 뒤 사건과 연관시켜 생각한다. 집무실에 도착해 가장 먼저 미디어법 관련 권한쟁의 심판사건의 자료를 찾는다. 40평 정도인 집무실은 재판관이 오후 6시반 퇴근 때까지 머무르는 공간이다. 집무실에는 화장실이 딸린 작은 방도 있다. 이 방은 보통 휴게실로 이용하지만 재판관의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다르게 사용한다. 약 1시간의 점심 시간을 빼고 하루종일 방에서 기록과 관련 자료를 검토하는 일은 ‘법률 고수’로 통하는 재판관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이렇다 보니 D 재판관은 집무실에 여러 마리의 금붕어가 들어 있는 어항을 두기도 했다. 그는 “혼자 고민하는 시간이 많은데 깊은 적막을 깨기 위해 어항을 두었다.”면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정신건강에 꽤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재판관들이 평균적으로 1년에 1000건 이상의 사건을 처리하면서 쌓이는 스트레스를 ‘파적음’으로 풀고 있는 것이다. 재판관의 외롭고 고독한 길을 방증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재판관들은 매주 목요일 한자리에 모인다. 첫째 주와 셋째 주 목요일은 평의, 둘째 주는 중요 사건에 대한 공개변론, 마지막 주는 선고를 위해서다. 특히 철저히 비밀리에 이뤄지는 평의는 ‘총성 없는 전쟁’이다.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평의는 설전으로 번지기도 하며 3층 평의장을 벗어나면 재판관 누구도 그 자리의 일을 함구해야 한다. 재판관들은 평의를 “해결점을 찾아내기 위한 선진화된 토론”이라고 입을 모은다. A 재판관은 “각기 다른 업무를 수십년씩 해온 터라 헌법을 보는 방향과 해석하는 기준이 다르다.”면서 “이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공부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평의는 재판관들이 모든 기운을 쏟아낸 뒤 오후 7시가 넘어 끝난다.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끝나는 평의도 허다하다. 다음 평의 때까지 또다시 논리를 가다듬는다. 치열한 평의로 상기된 재판관들의 얼굴은 평의 후 이뤄지는 회식을 통해 가까스로 진정된다. D 재판관은 “평의 시간에는 의견이 다른 재판관이 보기 싫을 때도 있지만 문제의 해결을 위해 끝까지 토론하고 평의가 끝나면 평소 친한 동료와 선후배 재판관으로 돌아간다.”고 전했다. 평의가 없는 날 재판관들은 사건과 관련된 현장을 찾기도 한다. 법과 사회현상이 따로 있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법원이나 수사기관과 같은 현장검증은 아니다. 지난해 1월19일 이강국 헌법재판소장과 목영준 재판관 등 100여명의 헌재 식구들은 충남 태안에 다녀왔다. 2007년 12월 발생한 태안 기름유출 사고의 자원봉사를 위해서다. 당시 현장에서 만난 이 소장 등은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 일이 쉽지 않다면 보상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었다. 재판관들은 저녁 식사 후 간단한 기록과 결정문 초고를 집으로 가져가 재택 야근을 한다. 헌재의 결정문은 문구 하나하나가 역사의 기록이다. 이렇다 보니 결정문 작성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E 재판관은 “한 사건에서 결정문을 20번 정도 수정한 일이 있었는데 소문은 30번이 넘게 수정한 것으로 났다.”면서 “역사를 기록하는 일에 수정 횟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결정문 초고 작성 방식은 재판관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 본인이 직접 작성하기도 하고 연구관이 만든 초고를 수정하며 방향을 잡아나가기도 한다. 재판관의 의견일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반대의견이나 개별의견으로 결정문에 기록한다. 훗날 소수의견이 다수의견으로 바뀌는 단초가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소수의견 정리까지 마무리한 재판관은 새벽이 되어서야 이번 결정이 국민 모두에게 바람직한 결론이길 소망하며 잠자리에 든다. 오이석 장형우기자 hot@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종플루 40대 여성 네번째 사망 비밀결혼 이영애 홀로 귀국 추억의 록밴드…그들이 온다 군대 안 가려고 6년간 국적세탁 이메일 대문자로만 작성했다고 해고? 포스코 “잘 놀아야 일도 잘해” 보이스피싱범 두번 잡은 은행원 동교동-상도동계 10일 대규모 회동
  • 대기업 하반기 채용↑… 삼성 4400명 최다

    대기업 하반기 채용↑… 삼성 4400명 최다

    ‘전체 채용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줄었지만 하반기에는 다소 늘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LG 등 주요 대기업들이 올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 인원을 당초 계획보다 늘려잡고 있다. 하반기 채용인원만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늘어난 곳이 많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 채용규모는 지난해에 못 미친다. 또 공기업들은 채용계획 조차 확정하지 못한 곳이 많아 올 하반기에도 취업난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이날 올 하반기에 대졸 신입사원 4400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당초 계획(3400명)보다 1000명이 늘었다. 삼성그룹의 올해 전체 채용규모는 6500명으로 지난해 전체 규모(7500명)에는 못 미쳤지만, 하반기만 놓고 보면 지난해(4000명)보다 오히려 400명이 늘어났다. LG그룹은 올 하반기에 약 2200명의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1900명)보다 300명 정도가 증가했다. LG전자가 지난해 보다 300명 정도 늘어난 1000명의 신입사원을 뽑는다. LG디스플레이도 올해 당초 500명을 뽑을 계획이었지만 최근 실적이 좋아지면서 하반기에 500명을 추가로 뽑는다. 현대기아차의 전체 채용규모는 지난해 4500명에서 올해는 4000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하반기 채용인원은 25 00명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SK도 전체 대졸 채용 인원은 1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00명이나 줄었지만 하반기에는 지난해(730명)보다 다소 늘어난 800명의 신입사원을 뽑기로 했다. 포스코는 하반기 135 0명을 포함해 전체 2100명의 신입사원을 뽑는데, 이는 지난해와 같은 규모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올해 전체 채용규모는 1900명으로 지난해(2600명)보다 크게 줄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1100명을 뽑는다. GS는 하반기 300명을 포함, 지난해와 같은 650명의 신입사원을 뽑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800명을 뽑았는데 올해는 이보다 다소 늘릴 계획이지만 아직 채용 규모를 확정하지는 못했다. STX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채용인원(750명)보다 늘어난 1000여명을 하반기에 뽑을 계획이다. CJ그룹도 하반기에 250명을 뽑는다. 김성수 홍희경 윤설영기자 sskim@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종플루 40대 여성 네번째 사망 비밀결혼 이영애 홀로 귀국 추억의 록밴드…그들이 온다 군대 안 가려고 6년간 국적세탁 이메일 대문자로만 작성했다고 해고? 포스코 “잘 놀아야 일도 잘해” 보이스피싱범 두번 잡은 은행원 동교동-상도동계 10일 대규모 회동
  • “자영업자 실업급여 보험료율 기준소득의 2%대로”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신설되는 자영업자 실업급여 보험료율이 등급별 기준소득의 2% 안팎에서 결정된다. 기준소득은 소득을 몇 개 구간으로 나눠 한 구간 안에서는 같은 액수의 보험료를 걷는 방식이다. 이들이 실업급여를 타기 위해 보험료를 내는 기간은 12개월로 잠정 결정됐다. 보험료율이나 보험료를 내는 기간이 임금근로자에 비해 훨씬 강화되는 셈이다. 임금근로자와 달리 강제 가입이 아닌 점 등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이달 말 확정 발표하고 연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들은 내년 하반기부터 고용보험 실업급여 부분에 임의 가입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고, 2011년부터는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이 나오게 된다. 자영업자 실업급여는 임금근로자가 임금 소득의 0.9%를 본인과 사용주가 각각 0.45%씩 6개월간 내면 비(非)자발적인 이직 시 실업급여를 받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자영업자의 보험료율이 임금근로자의 2배 이상 되는 것은 임의 가입 형태이기 때문이다. 고용보험에 가입할 인원(자영업자)이 적어 발생하는 보험 적자를 막으려면 보험료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 노동부 고위 관계자는 “자영업자 실업급여 보험료율이 2%가 넘을 경우 보험에 가입하는 영세자영업자들이 적어 정책 실효성이 떨어지는 점도 감안했다.”면서 “정부 예산(일반회계)에서 지원받아 보험료율을 2%보다 떨어뜨리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임금근로자 실업급여에는 일반회계 지원이 없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종플루 40대 여성 네번째 사망 비밀결혼 이영애 홀로 귀국 추억의 록밴드…그들이 온다 군대 안 가려고 6년간 국적세탁 이메일 대문자로만 작성했다고 해고? 포스코 “잘 놀아야 일도 잘해” 보이스피싱범 두번 잡은 은행원 동교동-상도동계 10일 대규모 회동
  • “통합 재추진 꿈도 못꿔요”

    “통합 재추진 꿈도 못꿔요”

    “동(洞)을 합치면 우선 예산이 줄잖아요. 동사무소도 장승포로 간다는데 불편은 또 얼마나 크겠습니까. 그렇다고 무슨 보상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우리 마을이 발전을 못하게 생겼는데 누가 통합을 원하겠어요.” 2일 경남 거제시 마전동. 인구 5848명의 이 작은 마을은 1년3개월여 전 동 통폐합이 무산된 뒤 아직도 후유증을 앓고 있다. 지난해 5월 이곳에는 장승포동과 통합하는 문제를 놓고 한바탕 회오리가 휩쓸고 지나갔다. 소규모 동끼리 통합하는 것을 정부는 권하고 있지만, 요즘 선출직 시장이나 의원들은 ‘통합’이란 말을 입에 올리지 않는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표 잃는 것이 두렵기 때문인 듯하다. 행정동 통폐합은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가 교차한다. 통폐합 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따랐지만 좋은 성과를 거둔 곳도 있고, 통폐합 이후 후유증을 앓는 곳도 있다. 성공했든, 실패했든 동 통폐합 과정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행정구역 개편에 시사하는 점이 적잖다. 거제시는 지난해 5월8일 마전동 주민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마전동·장승포동 통폐합 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주민들에게 정부의 통폐합 방침과 효과를 설명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마전동 주민 이모(48)씨는 “두 마을의 통합은 1999년에 이어 두번째로 논의돼 가능성이 꽤 높았다.”면서 “처음에는 찬성 여론이 높았는데, 통합 청사가 장승포동으로 간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뒤 분위기가 싹 바뀌었다.”고 말했다. 같은 해 5월15일, 통합 청사가 장승포동으로 확정된 내용이 거제시의 동 통폐합 계획안에 담겼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마전동 주민들은 긴급회의를 갖고 반대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 주민들은 “거주민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합 청사 위치를 확정했다.”고 반발했다. 마을에는 통폐합 반대 현수막이 내걸렸고, 주민 서명작업이 순식간에 진행됐다. 1995년 1월 장승포읍에서 분동된 마전동 주민들은 “다시 장승포동과 합치면 지역발전이 더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1차 주민설명회 때 집단시위를 벌였고, 2차 주민설명회도 극렬한 반대집회를 통해 무산시켰다. 마전동 주민 이씨는 “장승포동이 옛날 읍 시절을 생각하면서 마전동뿐 아니라 능포동까지 통합하려고 욕심을 부렸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거제시는 통폐합을 밀어붙였다. 일부 마전동 주민들이 여기에 동조했다. 통합반대추진위 관계자는 “통합이 안 되면 정부로부터 불이익을 받는다고 시 관계자들이 떠벌리고 다녀 더 큰 반발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민·관 및 주민 간 갈등의 골은 갈수록 깊어졌다. 이런 혼란 속에 통합안이 시의회로 넘겨졌다. 시의회는 “주민 설득을 제대로 얻어내지 못했다.”며 조례안을 부결시켰고, 통폐합은 물 건너갔다. 거제시 공무원 김모(47)씨는 “두번의 통폐합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면서 한때 ‘큰집’(장승포), ‘작은집’(마전) 사이였던 두 동네는 남보다도 못한 관계로 갈라섰다.”면서 “이제 재추진은 꿈도 못 꾸게 됐다.”고 혀를 찼다. 거제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종플루 40대 여성 네번째 사망 비밀결혼 이영애 홀로 귀국 추억의 록밴드…그들이 온다 군대 안 가려고 6년간 국적세탁 이메일 대문자로만 작성했다고 해고? 포스코 “잘 놀아야 일도 잘해” 보이스피싱범 두번 잡은 은행원 동교동-상도동계 10일 대규모 회동
  • ‘국가유공자 -보상대상자’ 이원화

    국가 보훈체계가 국가유공자와 보훈보상대상자로 이원화되는 등 50년 만에 전면 개편된다. 이에 따라 신규 국가유공 등록자 수는 개편안이 시행되는 2011년부터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가보훈처는 2일 1961년 만들어진 현행 국가 보훈제도를 전면 개편하는 ‘보훈대상 및 보훈체계 개편안’을 올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편안의 핵심은 국민의 생명, 재산보호와 관련한 희생자는 ‘국가유공자’로, 국가의 책임을 다하는 차원에서 보상이 요구되는 이는 ‘보훈보상대상자’로 각각 지정한다는 내용이다. 예를 들면 전쟁 등 국가 보위를 위해 희생한 이들은 국가유공자이지만 군 복무 중 질병이나 상해를 당했을 경우 유공자가 아닌 보훈보상대상자라는 설명이다. 그동안 국가유공자로 인정하던 일반재해 공무원은 대부분 보훈보상대상자로 분류된다. 개편안은 새로운 법이 시행된 후 신규로 등록하는 대상자에게만 적용되며 이미 등록된 대상자는 현 제도를 그대로 적용받게 된다. 이번 개편안으로 월남 참전유공자 15만명은 국가발전기여도를 고려해 6·25참전유공자와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군인이나 군무원이 33년 이상 장기근속하면 받는 보국훈장 수훈자 중 군인만 국가유공자로 인정하기로 해 논란도 예상된다. 현재는 장기근속으로 보국훈장을 받은 군무원이나 간첩체포작전 등 국가보위 활동에서 공을 세워 보국훈장을 받은 경찰도 국가유공자로 인정하고 있다. 우무석 보훈처 차장은 “개편안은 기존 국가유공자로만 보상하는 방식을 차별화해 존경과 예우를 받을 대상과 국가가 보상 책임을 하는 대상으로 분리한 것”이라면서 “보훈을 국가 상징 정책으로 재정립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종플루 40대 여성 네번째 사망 비밀결혼 이영애 홀로 귀국 추억의 록밴드…그들이 온다 군대 안 가려고 6년간 국적세탁 이메일 대문자로만 작성했다고 해고? 포스코 “잘 놀아야 일도 잘해” 보이스피싱범 두번 잡은 은행원 동교동-상도동계 10일 대규모 회동
  • [하토야마의 뉴 재팬] ④ 민생 보듬기

    [하토야마의 뉴 재팬] ④ 민생 보듬기

    │도쿄 박홍기특파원│54년간 자민당의 독주체제를 깬 민주당 정권에 일본 국민들이 거는 기대는 높다. 오는 16일 출범하는 하토야마 유키오 정권에 대한 지지율은 74%(아사히신문)에 달했다. 지난해 9월 출범한 아소 다로 정권은 48%에 불과했다. 국민들의 갈망은 명확했다. ‘안심·안정사회’다. 후생노동성의 지난 5월 국민생활 기초조사에서 57.2%가 “생활이 힘들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국민의 바람을 꿰뚫었다. 정권교체 역시 국민의 생활을 위한 수단임을 강조했다. 그래서 2007년 7월 참의원선거 때 썼던 ‘국민생활이 제일’이라는 캐치프레이즈도 다시 내걸었다. 결국 표심은 정권교체를 낳았다. 자민당이 두 차례에 걸쳐 정권을 잃은 시기는 경제위기 때다. 1993년의 패배 땐 부동산·주식의 버블붕괴로 불리는 ‘잃어버린 10년’의 초입에, 이번엔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생활고에 허덕이는 와중에 있었다. 교도통신이 2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 하토야마 정권의 출범에 거는 최우선 과제로 40.2%(중복응답)가 경기·고용대책, 39.2%가 세금낭비 방지, 35.2%가 연금제도의 개혁을 요구했다. 안심 사회의 실현 여부가 민주당 정권의 성패를 가늠하는 잣대인 것이다. 하토야마호의 민생 항해는 순탄하지 않을 것 같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후생노동성의 ‘매월근로통계조사’를 보면 7월 근로자의 급여총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8% 줄어든 36만 5922엔(약 475만 8000원)이다. 역대 세 번째로 감소폭이 크다. 한국과는 물가 변수가 커 단순비교는 무리다. 시간외 근로시간은 35.6% 단축된 10.2시간, 상용고용은 832만 8000명으로 2.9% 하락했다. 일자리도, 잔업도, 급여도 줄어든 데다 고용형태도 불안정한 상태다. 민주당의 민생공약은 실제 획기적이다. 국민들은 한껏 기대에 부풀었다. 육아 및 교육 분야에서는 중학교 졸업 때까지 1인당 월 2만 6000엔의 지급을 약속했다. 공립 고교는 의무교육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실현되면 자녀교육비 부담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가계에 대한 직접지원 방식이다. 출산 때 일시금도 현행 42만엔에서 55만엔으로 인상한다. 재원은 자녀가 없는 전업주부 가구에 전가할 계획이다. 저출산 해소책과 연계,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고용정책으로 모든 근로자들에게 고용보험을 적용토록 했다. 실업수당을 받지 못하는 구직자에게는 능력개발비 명목으로 월 10만엔을 줄 방침이다. 제조현장에는 원칙적으로 근로자 파견을 금지했다. 전체 근로자의 35%인 1700만명을 웃도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한 대책이다. 안심하고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사회로 바꾸겠다는 게 민주당의 정책 기조다. 하토야마 대표도 선거 승리 직후 “생활이 좋다고 체감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2013년까지 소요될 16조 8000억엔의 재원 확보다. 현재로선 턱없이 부족하다. 민주당은 쓸데없는 예산 삭감, 불필요한 공공사업 중지, 특별회계 잉여금, 인건비 절감 등을 통해 마련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국민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소득세 인상이나 국채발행에는 부정적이다. 시민단체 반빈곤네트워크는 성명에서 “선거결과는 억눌렸던 사람들의 반발심이 나타난 것이다. 국민들에게 전가한 파괴적 생활의 흐름을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권자는 다음 선거에서 심판을 내릴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hkpark@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종플루 40대 여성 네번째 사망 비밀결혼 이영애 홀로 귀국 추억의 록밴드…그들이 온다 군대 안 가려고 6년간 국적세탁 이메일 대문자로만 작성했다고 해고? 포스코 “잘 놀아야 일도 잘해” 보이스피싱범 두번 잡은 은행원 동교동-상도동계 10일 대규모 회동
  • 한국신용전망 ‘부정적 → 안정적’ 상향

    한국신용전망 ‘부정적 → 안정적’ 상향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 피치가 2일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에서 ‘안정적(Stable)’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11월 등급 전망을 낮춘 지 약 10개월 만의 원상회복이다. 국가 신용등급은 2005년 10월 부여한 A+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는 다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이다. ‘안정적’이라는 말은 현재 신용등급 수준이 적정하며 이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한국 경제의 안정성이 글로벌 위기 이전 수준으로 개선됐다고 본 것이다. 국가 신용등급 전망이 높아졌기 때문에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의 등급이나 전망도 줄줄이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피치는 이날 한국전력, 토지공사, 도로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11개 공기업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피치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한 한국 정부의 금융 및 재정 정책이 신속하게 이뤄졌고 경상수지 흑자, 단기외채 감소 및 외환보유액 확충 등으로 대외 채무 상환불능 우려가 현저하게 개선됐다.”고 전망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2·4분기의 높은 경제성장률, 수출 부문 경쟁력 제고 등으로 한국 경제가 강한 회복력을 보인 점도 감안됐다. 국가 신용등급 전망의 상향 조정으로 국내 금융기관이나 기업의 해외 자금조달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피치는 지난해 11월10일 우리나라의 금융 불안정성 증대 등을 들어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다음날에는 국내 17개 금융기관의 등급 전망도 똑같이 하향조정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종플루 40대 여성 네번째 사망 비밀결혼 이영애 홀로 귀국 추억의 록밴드…그들이 온다 군대 안 가려고 6년간 국적세탁 이메일 대문자로만 작성했다고 해고? 포스코 “잘 놀아야 일도 잘해” 보이스피싱범 두번 잡은 은행원 동교동-상도동계 10일 대규모 회동
  • 20대 구직자 ‘3m 이력서’ 내걸어 취업 성공

    청년 실업은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 역시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구직난이 극심하다. 최근 한 20대 남성이 지옥과도 같은 취업대란을 뚫고 기발한 구직활동으로 취업에 성공해 외신에 소개됐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을 장식한 주인공은 알렉스 커언스(23). 올해 초 스완지 대학을 졸업했으나, 6개월 동안 이력서를 넣은 회사 수백 군데로부터 면접 기회 조차 얻지 못했다. 수개월 간 백수로 산 그는 회사가 날 찾지 않는다고 가만히 있을 순 없다고 결심, 길이 3m의 대형 이력서를 만들어 런던 한복판에 있는 트라팔가르 광장에 내걸었다. 이력서에서 그는 영어를 비롯해 불어, 이탈리어, 독일어 등 4개 언어를 구사하며 언어, 스키, 축구 등에 관심이 있다고 자신을 홍보했다. 뿐만 아니라 커언스는 “전 대졸 백수입니다. 구해주세요. 제발 저에게도 일할 기회를 주세요.”라는 애절한 마음을 담아 작성한 플래카드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호소했다. 커언스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열정에 마음이 움직인 것일까. 2주 만에 수십군데에서 연락이 왔고,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도 쇄도했다. 그는 그중에서 규모가 꽤 큰 국제기업을 선택해 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신입사원으로 선발됐다. 현재 세일즈 파트에서 일하며 해외 거래처와 전화 상담 서비스를 하는 것이 그의 주된 업무다. 커언스는 “스스로를 파는 시간이 뜻 깊었고, 사장은 나의 패기와 열성에 감동했다고 했다. 난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다. 여전히 취업하지 못한 청년들이 너무 많아 문제”라고 걱정했다. 실제로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에서 25세 취업률은 바닥을 기록했다. 18~24세인 57만 3000명 중에서 20만명에 달하는 청년들이 지난해 취업하지 못하고 백수로 전락했다. 대학을 나오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많은 젊은이들이 취업난 고통을 견디지 못해 군대에 입대한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태고의 자연 간직한 노르웨이

    태고의 자연 간직한 노르웨이

    │오스달·베르겐(노르웨이) 박록삼특파원│노르웨이다. 누구는 비틀스의 노래 ‘노르웨이의 숲’을 떠올리고, 또 누구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같은 제목의 소설을 더듬는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노르웨이는 마치 진초록색의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숲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그 숲 사이로 구불구불하게 길이 이어진다. 마치 물빠진 갯벌에 갯 생명이 꿈틀거린 흔적인 듯. 땅 위에 내려 곁에서 보니 온통 10m는 훌쩍 넘어서는 자작나무들이다. 중간중간 연둣빛 감도는 벌판은 소와 양을 키우는 목초지가 있다. 사람의 흔적이다. 길 따라 흔들리는 차안에서도, 물 따라가는 배 갑판 위에서도, 오슬로, 베르겐 같은 도시 거리를 설렁설렁 걷다가도 아무데나 카메라를 들이대면 그대로 그림 속 풍경이 된다. 그 풍경 속에 도난, 분실, 폭행 등 걱정이 없는, 자연을 닮은 착하고 친절한 사람들이 있다. 2009년 9월 3일 목요일 게이랑에르·노르·송네·하당에르·뤼세 등 5대 피오르 외에도 노르웨이는 곳곳이 피오르다. 대서양과 접하고 있는 서쪽 해안선 곳곳은 물론 스칸디나비아 반도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수도 오슬로까지 온통 피오르 천지다. 피오르는 빙하로 깎여 깊숙이 파인 만(灣)의 해안을 일컫는다. 원하건 원하지 않건 노르웨이를 찾는 순간, 이미 피오르 지형 한복판에 들어선 셈이다. 그리고 태고의 자연이 빚어낸 웅장하면서도 오밀조밀한 역설의 미학 앞에 연방 감탄을 뱉어내게끔 된다. ●자연의 웅장함 앞에 넋을 잃다 특히 게이랑에르 피오르는 2005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인구 4만명이 모여사는 작고 조용한 섬 올레순은 공항을 끼고 있어 게이랑에르 피오르를 찾는 이들에게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올레순에서 1시간 30분 남짓 떨어진 거리에 있는 헬레슐트로 이동한 뒤 페리를 타고 게이랑에르까지 뱃길을 따라간다. 1시간 10분의 뱃길 이동은 순식간이다. 빙하와 눈이 녹아 흘러내리는 폭포가 비단 실타래를 풀어 헤쳐 놓은 듯 곳곳에서 펼쳐진다. 또한 큰 갈고리로 긁어내린 듯 촘촘히 고랑 파인 협곡, 눈덮인 산 정상의 고요함은 관광객들의 카메라 세례를 부른다. 그리고 깎아지른 척박한 바위 틈에서도 끈질긴 생명을 부지하는 울창한 숲과, 그 숲의 생명력을 배운 듯 띄엄띄엄 외롭게 놓인 집들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지정한 데는 그만 한 이유가 있다. 게이랑에르 피오르는 배 두 척이 비껴가면 건너편 배에 탄 사람 얼굴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좁다. 반면 204㎞ 길이로 세계 최장을 자랑하는 송네 피오르는 거대한 규모를 앞세운다. 폭과 길이뿐 아니라 묵직하게 자리잡은 채 굵직하게 꿈틀거리는 산세는 게이랑에르 피오르와는 또 다른 맛이 있다. 너무 웅장하기에 난간에 몸 내밀고 세밀하게 들여다보려 하기보다는 간이 의자일망정 뱃전에 가져다 놓고 느긋하게 햇살을 쬐며 하늘과 바다, 양쪽 산등성이를 지긋이 즐기는 것이 낫다. 변덕 심한 노르웨이 날씨에서 햇살까지 비춰준다면 금상첨화다. 또한 송네 피오르를 이용하면 플람에서 보스까지 잇는 ‘플람스바나’ 열차를 탈 수 있다. 세 개의 협곡과 한 개의 강을 건너며 8개의 역을 잇는 이 열차는 노르웨이에 피오르와 빙하만이 아닌 아름다운 협곡도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키스포센역에는 전망대를 만들어 5분간 머물면서 93m 높이에서 쏟아지는 폭포의 물방울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 계곡 사이를 울려퍼지는 노래에 정신이 아득해질 즈음 폭포 허리 근처에서 님프(요정) 두 명이 춤을 추며 관광객을 유혹한다. 폭포의 웅장함과 노랫소리에 넋을 놓고 있다가는 자칫 이 장면을 놓치기 십상이다. ●빙하는 만년빙(萬年氷)이 아니다 감탄의 정점에는 빙하가 있다. 노르웨이 제2의 도시인 고도(古都) 베르겐에서 다섯 시간 정도 차를 타고 가면 나오는 브릭스달 빙하는 북유럽에서 가장 큰 빙하로 꼽힌다. 기념품 가게와 식당이 있는 산장에서 트롤카를 타고 빙하를 향해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올라선다. 정상까지 2.5㎞ 거리이며 트롤카에서 내려서도 1㎞ 가까이 걸어야 거대한 빙하를 먼발치가 아닌, 코앞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일진광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흙모래 바람이 얼굴을 마구 후려쳐 연방 따끔함을 느낀다. 빙하는 1950m 정상에서 시작돼 두 산봉우리 사이를 400m 정도 흐르다 얼어붙은 모습이다. 텁텁한 느낌의 흙먼지를 뒤집어쓴 곳도 있지만 연한 파스텔톤의 푸른빛으로 신비한 색깔을 띠고 있다. 아래에는 빙하가 녹은 물이 거대한 호수를 이룬 뒤 퀄퀄 흘러넘쳐 몇 백m를 흐르는 강물을 이뤘다. 빙하 앞에 서면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서로 잘난 체 건방떠는 게 얼마나 우스운 모양새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하지만 지금 모습을 드러낸 빙하는 불과 10년 전의 모습과도 다르다. 현지 관광청 직원은 “지금은 빙하 아래가 래프팅을 할 정도로 널찍하게 만들어진 호수지만 몇 년 전까지는 이곳이 모두 빙하 덩어리였다.”고 말했다. 지구 환경의 온갖 재앙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지구온난화가 북유럽의 거대한 태고시절 빙하까지 서서히 녹이고 있는 것이다. 노르웨이까지 직항은 없다. 핀에어로 핀란드 헬싱키에 가는 것이 가장 짧은 거리다. 8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여기에서 다시 2시간 30분 정도 비행기를 더 탄 뒤 오슬로까지 이동한다. 노르웨이에서는 굳이 여기저기 돌아다닐 이유가 없다. 그저 베르겐 또는 오슬로에 들른 뒤 피오르 또는 빙하, 역사·문화 등 목적을 분명히 한 뒤 두세 곳 정도만 보면 충분하다. 노르웨이 음식은 매우 짜다. 덕분에 밥 먹으면서, 또 밥 먹은 뒤 연방 물을 들이켜야 한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엄청난 물가 수준이다. 가게에서 생수 한 병을 사먹으려면 25크로네(약 5000원)를 줘야 한다. 함부로 물 사먹기도 어려운 나라다. 미용실에서 파마하는 데 50만원 정도 한다니, 머리 질끈 동여매고 다니는 금발의 노르웨이 여인네들의 자연미는 비싼 물가의 불가피한 산물인가 싶다. 아울러 시내 교통비 역시 10분 남짓 택시를 타면 4만~5만원 훌쩍 넘어서는 것은 기본이다. 자유여행을 왔다면 도시에서는 일종의 자유이용권인 오슬로패스, 베르겐카드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24시간, 48시간, 72시간 등으로 나뉘며 이 패스 하나로 버스나 지하철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고 박물관, 미술관 등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식당 할인도 포함되니 잘만 쓰면, 아무리 물가 비싼 노르웨이지만 짠돌이 여행이 가능하다. 또 오슬로에서는 만 하루 동안 자전거를 빌리는 데 1만 5000원 정도니 자전거로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게이랑에르 피오르 입구에 있는 유니온호텔은 노르웨이에서도 손꼽히는 스파를 자랑한다. 송네 피오르를 따라 도착한 뒤 플람 열차를 탈 수 있는 곳인 라르달은 연어의 생태를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주 작고 깨끗한 마을로 숙소는 린드스트룀호텔이 유일하다. 글 사진 youngtan@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종플루 40대 여성 네번째 사망 비밀결혼 이영애 홀로 귀국 추억의 록밴드…그들이 온다 군대 안 가려고 6년간 국적세탁 이메일 대문자로만 작성했다고 해고? 포스코 “잘 놀아야 일도 잘해” 보이스피싱범 두번 잡은 은행원 동교동-상도동계 10일 대규모 회동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