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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의대 증원보다 전공의 교육 이슈에 대한 의견...홍종원 연세대 의대 교수

    기고/의대 증원보다 전공의 교육 이슈에 대한 의견...홍종원 연세대 의대 교수

    작년 10월 정부의 의대 정원증원에 대한 가능성이 기사화된 이후 지난 2월 초 2,000명 증원을 발표하였다. 이후 모든 언론에서 지난 2달 동안 의료 관련 뉴스가 하루도 안 나온 적이 없다. 처음에는 정부 의견 쪽에 기울어졌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의료계의 의견도 이유가 있다는 분위기가 되더니, 나중에는 교육과 입시, 선거와 맞물려서 이제는 주제와 방향에 대해서 종잡을 수 없게 되었다. 코로나 시기에는 전 국민이 백신 신약 개발 전문가가 되었고, 이제는 급기야 전 국민이 의료정책 전문가가 될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정작 간과된 것은 의과대학 정원이 아니라 전공의 정책이다. 의사 양성과정을 보면 의대생, 전공의(인턴, 전문과목 수련의), 전문의 과정으로 구성된다. 우선 의대에 합격해야 하고, 의대 과정 후 의사국가고시에 합격해야 수련의가 될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 전문의 시험에 합격해야 비로소 한 명의 전문과목 의사가 나오게 된다. 이 지난하고 긴 과정은 따로 설명하지 않겠다. 다만 하나 확실한 것은 의대합격이 훌륭한 의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의대합격은 의사 교육 자격을 뜻할 뿐 의사를 의미하지 않는다. 즉, 의대에 들어왔다고 우수한 의대생을 보장하지 않으며, 의사 국가시험을 통과했다고 훌륭한 의사를 보장하지 않는다. 그 어려운 과정을 통과하는 것은 그 다음을 위한 기본일 뿐, 그 다음은 매 순간 다시 시작하여야만 비로소 진료실에 앉는 ‘전문의사’가 되는 것이다. 이 말은 단순히 의대생을 늘렸다고 모든 의료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전공의 신분은 피교육자이면서 근로자인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전공의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서 어느 한 부분만을 강조할 수는 없고, 이를 조화롭게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지금까지 보건복지부, 학회, 수련기관이 모두 같이 노력하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내과, 외과부터 성형외과, 정형외과 등에 이르는 26개 전문과목 학회는 기준을 가지고 매년 상반기 수련실태조사를 통하여 각 수련기관의 교육의 질을 평가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연도 전공의 정원 배정 의견을 복지부에 전달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의료정책을 보면 실타래같이 엮여 있는 다양한 원인을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결과를 바꿔서 원인을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느낌이다. 이번에 의대 정원도 그렇고, 작년의 전공의 정원정책도 그렇다. 필수의료, 지역의료 활성화를 위해서 전공의 정원증원 없이, 다른 곳에서 무리하게 빼어서 부족한 영역에 배정하고 말았다. 분명 이 숙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의료시설이나 전문의사가 진료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숫자만을 늘려서 마치 착시현상을 일으키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내과, 외과부터 성형외과, 정형외과에 이르기까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26개 전문학회가 시행한 교육의 질 평가는 고려 순위에서 밀렸다. 그 결과 심장 수술을 하는 병원에서 정원을 빼서 심장 수술을 하지 않는 병원으로 정원을 배정하는 어색한 배정을 하고 말았다. 사실 수도권도, 비수도권도 전공의가 부족하기는 매한가지이다. 2014년부터 전공의를 감원하여 10년 가까이 동결하였다. 특히 많은 과의 전공의 증원 요청을 필수의료, 지역의료 지원이 상대적으로 더 줄어든다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작년의 경우 급작스러운 정원정책 변경으로 수도권의 전공의 배정은 더 줄어들었다. 물론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발전을 반대하거나 외면하는 것이 아니다. 의대 정책과 마찬가지로 전공의 수련제도는 수련 후 일선 환자 앞에서 정책이 얘기하는 진료를 위해서는 짧게는 수련 기간 3~4년, 수련 후 군대 3년과 혹은 강사 기간까지 하면 길게는 6~9년이 걸린다. 이렇게 정책의 최종목표까지 오래 걸리는 정책은 계획이 용의주도하거나 적어도 예측할 수 있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툭 튀어나온 정책으로 한국의 10년 뒤를 맡기기에는 한국이 그렇게 녹록하지는 않아 보인다. 전공의 정원 조정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기본 전제는 그 전공과목을 끝내면 그 전공과목에 종사한다는 가정이다. 그러나 현재 각 과를 전공해서 현재에도 그 과목에 전공한다는 통계를 정부에서는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 국회에 보낸 교육부 자료에서 지역을 떠난 의대생 자료만이 그나마 우리가 받아본 결과이다. 결국 전공의 정원정책만으로 정부뿐만 아니라 의료계, 국민이 원하는 필수의료, 지역의료 활성화를 이룰 수는 없다. 의대 정원도 마찬가지다. 결국 결과를 바꿔서 원인을 해결할 수는 없다. 작년 11월 복지부는 200여 개 수련 기관병원과 26개 전문학회와 향후 6년 치 전공의 증원수요 예측 조사를 요청하였다. 앞으로 미래 의료 수요에 대한 중요한 예측치를 화요일까지 제출하라는 공문을 전주 금요일 밤에 발송하였다. 10월까지 3번의 전문과목 회의에서 전공의 증원 건의에 대해 복지부는 반대하였던 터라 모든 학회에서는 반겼으나, 향후 인구구조, 환자 수, 의료인프라, 구성원들의 의견, 배출되는 의사 수 등을 분석하여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하기에는 도저히 물리적으로 제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복지부에서는 수요일 2시까지로 연기해주었으나, 시간이 부족하기는 역시 마찬가지였다. 모든 전문학회에서는 이는 중요한 의료정책이며 의료계에서도 정부의 정책에 도움을 주고자,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인 작년 말 올해 초에 다시 심도 있게 논의하자는 의견을 내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제출 시한이 의대 증원 논의를 위한 의협회의 전까지 제출이었고, 이후에는 전공의 증원에 대한 논의 요청은 지금까지 없다. 이런 식의 의견수렴으로는 의료계의 현실을 반영할 수도 없고, 정책의 목적달성도 담보할 수 없다. 최근에 전공의들의 사직 관련하여 이를 달래고자 많은 정책이 나오고 있다. 그중에는 교육을 강조하는 내용도 많다. 정부뿐만 아니라 의학교육, 의료교육을 담당하는 쪽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현장은 답답하다. 이러한 정책들이 전반적인 상황을 분석하고 내놓는다기보다는 좋다고 생각하는 것들, 다른 나라에서 좋았다고 하는 것들을 덧붙이는 형식이 되어, 결국은 이를 교육하는 전체 일반 지도교수들의 부담만 가중하는 옥상옥이 되어 실제 교육을 구현해야 하는 교수들의 외면을 받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즉흥적인 정부의 대응도 아쉬움이 많다. 복지부의 수련 교과과정 훈령에 있는 미용수술을 의사가 아닌 사람이 해도 된다는 것과, 부족한 시신에 대한 공유와 수입에 대한 의견들이 그렇다. 자격이 없는 부적절한 미용수술의 부작용은 결국 전문의들이 해결하고 있다. 아프면서도 뜻한바 본인의 육신을 치료기관에 기증하시는 분들, 그리고 이를 통해 교육받는 의대생, 전공의들과 수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연마하는 surgeon들, 그리고 가족을 잃은 슬픔도 잠시 접고 교육이 끝날 때까지 1여 년 동안 기다린 후에 2번째 장례를 치르는 가족들이 모두 어우러진 것이 인체 해부 실습이다. 정부 고위공직자가 정부 공식 브리핑에서 시신을 공유하거나 해외에서 시신을 수입한다는 발언은 상당히 아쉽다. 당장 실습 중에 바늘이나 해부칼에 다칠 경우를 대비한 시신 검역은 어떻게 할 것이며, 실습 종료 후 그분들의 장례식은 우리가 어떻게 해드려야 하는지부터가 염려다. 이러한 공식 브리핑이 발표자 단독 의견이라기보다는 나름대로 관련 부처의 논의해서 나온 이야기일 것인데, 이 부분이 더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사실 전공의 수련에 대해서도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전공의의 신분이 피교육자이면서 근로자이다. 과거에는 교육을 핑계 삼아 100일 당직 등 무리하고 부당한 근로가 너무 많았다. 이러한 부분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 전공의들도 더 노력해야 한다. 근무 시간을 줄였지, 공부 시간을 줄여 놓은 것이 아니다. 의학이라는 분야는 다른 분야와 달리 구성원 모두가 끊임없이 평생 공부해야 하는 분야이다. 본인의 지식이 환자와 관련되기 때문이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상징적인 1만 시간의 법칙을 정해진 시간으로 나눠서 연장해서 할 이유는 없다. 그리고 꼰대적 발언일 수는 있겠으나 의사다운 태도와 자세, 복장, 그리고 유급까지는 아니지만 충실한 교육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 자유가 방임이 되어서도 안 되듯이 자신감이 자만감으로, 자유로움이 무례가 되어서도 안 된다. 이제는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때이다. 의대 정원보다도 실질적인 전문의를 배출하는 전공의 수련 과정에 대해서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 그동안 많은 개선을 하려고 하였으나, 정부도, 병원도, 교수도, 심지어 전공의들도 관습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정부도 작년 전공의 배정은 교육의 질을 배제하고 철저히 근로 인력으로만 보고 배정을 한 것이며, 병원도 전공의가 없는 인적 구조 개선에 소홀했으며, 교수들도 각과의 관습적인 전공의 잡무를 줄이지 못했고, 전공의들도 위 연차로 올라가면 여전히 아래 연차에 업무를 전가하는 문화를 개선하지 못했다. 사회 분위기도 처음에는 의사들의 이기주의로 생각했으나, 지금은 고질적인 저수가, 고강도 노동, OECD 대비 정부의 공공의료에 대한 낮은 투자의 민낯을 모두 알게 되었다. 2002년 합계출산율 세계 최저로 인구감소에 대한 이슈가 나왔을 때, 많은 언론이 과거 산아제한 정책을 원인으로 보곤 했었다. 그러나 그때도 높은 교육비, 어려운 취업, 부동산 등 다양한 원인 때문이었다. 그때의 잘못된 분석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해결되고 있지 않다. 의료현안도 마찬가지다. 결과를 바꿔서 원인을 해결하려는 방법은 맞지 않는다. 이번 의료공백을 겪으면서 역설적으로 응급진료를 비롯한 의료 이용 패턴도 변화하고 있고, 병원 내에서 각 직역과 각과 별의 관습적인 부분도 리셋되었다. 지금처럼 의료계에서 주장하는 모든 얘기들을 들어준 적도 없으며, 정부도 의견을 듣는 모양새만으로는 정책을 시행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이 가장 적기이다. 바쁘지만 조급해하지 않으면서, 서로가 좀 더 성의있게 상대방을 존중한다면, 특히 정부가 최종 결정권을 가진 만큼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자세 변환이 있다면 모두가 서로 도움이 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지옥문 열렸나…이란 미사일에 불바다 된 이스라엘 하늘[포착]

    지옥문 열렸나…이란 미사일에 불바다 된 이스라엘 하늘[포착]

    이란이 13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수백 대의 드론과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이스라엘 현지시간으로 14일 새벽 2시경 이스라엘 상공에서 폭발음과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이스라엘 주재 기자인 CNN의 닉 로버트슨은 “하늘 위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요격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현재 무엇이 (이란의) 미사일이고 무엇이 (이스라엘의) 요격인 지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러 차례, 여러 번 폭발하는 소리를 들었다. 이미 20~30번에 걸친 격추를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 역시 “예루살렘 상공에서 여러 차례 굉음이 들렸다. 이스라엘 방공시스템이 다가오는 미사일이나 드론을 요격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의 보도대로, 이란이 발사한 수백 대의 드론과 순항미사일은 14일 새벽 이스라엘에 당도할 것이라는 예측이 쏟아진 바 있다.다만 이란의 구체적인 목표지점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으나,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과 드론은 주로 이스라엘 외곽에서 요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은 이란이 최소 400~500대의 드론을 이스라엘로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CNN은 익명의 미국 관리 2명을 인용해 “미국 방공 시스템이 이란이 발사한 드론 일부를 요격했다”고 전했지만, 미국이 이란 드론을 어디서 어떻게 요격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13일 밤 TV 연설을 통해 민간인에게 대피소에 머물라고 권했다. 하가리 소장은 “어디에서 위협이 시작되든 경보가 울리면 대피소에 들어가서 1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며 “장기간 머물러야 한다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격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경보가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발령될 수도 있다”며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책임감 있고 침착하게 행동하고 지시를 준수해달라. 우리는 강하고 이번 사건을 처리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미 국방부 관계자는 성명에서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공약에 따라 이 지역의 미군은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이 발사한 드론을 계속해서 격추하고 있다”면서 “우리 군대는 추가적인 방어 지원을 제공하고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란의 이스라엘 직접 타격은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아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이후 벌어졌다. 당시 폭격으로 해당 건물 안에 있던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급 인사 2명을 포함해 10여 명이 사망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13일 호르무즈해협에서 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을 나포했고, 당일 바로 이스라엘 본토 타격을 감행했다.
  • 이란 수위조절 하나…“동맹·서방에 미세조정된 보복 시사”

    이란 수위조절 하나…“동맹·서방에 미세조정된 보복 시사”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이란이 중동 내 이스라엘 외교시설을 표적으로 삼지는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다. 13일(한국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중동 동맹과 서방 국가들에 이번 보복이 전면적인 역내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영점 조정된’방식으로 보복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강력한 보복을 하면서도 이스라엘의 재보복이나 직접 대결을 유발하지 않는 정교한 방식을 택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임박한 공격에 대해 미국이 확보한 정보는 상세하고 구체적인 것으로 보이고, 이스라엘은 방어를 준비할 기회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보복 방식과 관련해 이란과 오만과의 대화 내용을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이란이 해외에 있는 이스라엘의 대사관 등 외교 시설을 표적으로 삼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란은 이달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자국 영사관이 폭격을 받아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간부 등이 숨지자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공언해왔다.이란 외교시설이 폭격당하면서 중동 확전 우려는 극적으로 고조됐다. 그간 이란은 숙적 이스라엘과 직접 대결에 나서기보다는 레바논, 시리아 등 중동 각지에 있는 대리세력을 통한 ‘그림자 전쟁’에 주력해왔는데 이란이 보복에 나설 경우 이란과 이스라엘의 직접 충돌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이 쿠드스군 사령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 등 7명의 지휘관을 살해한 것을 후회하게 해주겠다고 두 번이나 공언한 상태다. 다만 이란과 이스라엘은 오랜 적대 관계 속에서도 자국 영토에서 발사된 공격을 주고받은 적이 없었다. 이란은 레바논에서 수십년, 시리아에서 10년 이상 군사력을 키워왔지만 이스라엘을 상대로 군대를 전면 배치하지는 않는 등 이스라엘과의 직접 충돌을 극도로 자제해왔다. 이란 정부 관계자는 FT에 이란이 극적인 대응의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간을 끌 준비도 되어 있다고 말했다. FT는 “이스라엘에서는 이미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고, 정부는 발전기와 필수품을 사재기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 숏컷 여성 폭행남 母 “우리 애 착해…피해자들 재수 없었던 것”

    숏컷 여성 폭행남 母 “우리 애 착해…피해자들 재수 없었던 것”

    머리카락이 짧다는 이유로 편의점 아르바이트 여성을 폭행하고 이를 말리던 남성 손님까지 폭행한 20대 남성 A씨의 모친이 아들을 옹호했다. 12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A씨의 모친은 아들이 음주와 정신질환 등 심신 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모친은 “여성 혐오? 얼마나 착한 애인지 아시나”라며 “우리 가족 먹여 살리다시피 했던 애다. 우리 애는 먹고살기 힘들어서 여성 혐오주의 그런 거 모른다. (피해자의 주장은) 99.9% 거짓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분들도 그저 재수가 없었던 것”이라며 “나도 죽을 지경이다. 애 아빠는 2005년부터 투병 생활 중이고, 애 형도 공황장애 와서 약 먹고 있고, 우리 가정은 삶이 없다”고 읍소했다. 그러면서 “우리 애가 가해자 되고 싶어서 된 게 아니지 않나. 아픈 애한테 자꾸 그러지 마라. 얼마나 마음이 아픈 애인데”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A씨의 형은 모친과 정반대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A씨의 형은 “편의점 사건 며칠 전 동생이 내게 ‘너 오늘 죽어야겠다. 내가 칼 들고 찾아갈게’라고 했다. 가족도 더 감당할 수 없어서 그때 동생을 신고했고 나는 자취방에 피신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형은 동생이 충동적인 행동으로 정신과에 입원한 적이 있다고 밝히며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이 저지른 범죄란 생각이 든다. 여성 혐오자는 절대 아니다. 2022년 8월쯤 (정신질환이) 처음 발병했다. 조증이 심했다. 무슨 말을 해도 들으려 하지 않고 본인 말만 했다”고 설명했다. A씨를 잘 안다는 지인은 “발병 당시 A씨가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았다. 직원이 대부분 남자인 회사였는데 (A씨에게) 일을 많이 떠넘긴 거 같더라. 또 무력으로 제압하려고 하고. (A씨가) 거기서 폭행 비슷하게 당한 것 같았다. 군대식으로 찍어 누르는 것에 (A씨가) 폭발했다”고 기억했다. 전문가는 이를 종합해 A씨의 행동이 약자를 대상으로 한 분풀이라고 분석했다. 이윤호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A씨가 자신의 분노와 증오를 표출하기 쉬운 취약한 상대를 선택적으로 골라 폭력을 가한 것이다”라고 진단했다.앞서 A씨는 지난해 11월 4일 경남 진주의 한 편의점에서 물건을 조심히 다뤄달라고 요청한 편의점 여성 직원 B씨를 마구 폭행했다. 폭행 당시 A씨는 “머리가 짧은 것을 보니 페미니스트”라며 “나는 남성연대인데 페미니스트는 좀 맞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일로 B씨는 청력에 문제가 생겨 평생 보청기를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를 말리던 50대 남성 손님 역시 크게 다쳤으며, 병원과 법원 등을 오가다 일자리를 잃어 현재 생활고를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9일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형사3단독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 “딱 군인 말투였는데”…‘50인분 닭백숙’ 주문에 좌절한 식당, 왜

    “딱 군인 말투였는데”…‘50인분 닭백숙’ 주문에 좌절한 식당, 왜

    육군 간부를 사칭한 남성이 “장병 식사용”이라며 단체 주문을 한 뒤 업주로부터 수백만원을 가로챈 사건이 발생했다. 13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근 진안에서 육군 간부를 사칭한 남성이 단체 주문 예약을 한 뒤 이를 미끼로 수백만원을 가로챘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진안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60대 A씨는 지난 4일 육군 간부를 사칭한 B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B씨는 “훈련 중인 장병 50명이 먹을 닭백숙을 6일 오후까지 포장해달라”고 했다. 96만원 상당이나 되는 주문이었다. B씨는 누가 봐도 군대에서 관행적으로 쓰는 ‘다나까’ 말투였다고 한다. B씨는 다음 날 오전 다시 음식점으로 전화를 걸어 “식사와 함께 장병이 먹을 한달 분량의 과일도 준비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전에 거래하던 농장에서는 그렇게 해줬다. 과일 농장에서 전화가 오면 그쪽에서 원하는 대로 해달라”라고 덧붙였다. 대대장 직인이 찍힌 장병 식사비 결재 공문도 휴대전화로 보내온 뒤여서 A씨는 큰 의심을 하지 않았다. 이후 충북 충주의 과수원 대표라는 남성이 A씨에게 전화해 “309만원 상당의 배를 보내겠다. 돈을 송금해 달라”고 했다. 놀란 A씨가 B씨에게 전화를 걸어 “금액이 커서 부담된다”고 하자 B씨는 “장병 식사비 결재 공문에 과일값도 넣어야 한다. 그래야 돈이 한꺼번에 나온다”고 말했다고 한다. “부대 이름을 걸고 약속한다. 걱정하지 말라”는 말에 A씨는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A씨는 과수원 대표라는 남성이 일러준 계좌로 309만원을 송금했고 ‘납품 확인서’까지 받았다. 이후 A씨는 휴대전화 송금 화면을 캡처하려고 했으나 기기를 다루는데 서툴러 인근 은행으로 갔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은행 직원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의심했다. 뒤늦게 지급 정지를 신청하려고 했으나 때는 이미 늦었고, B씨와 연락도 끊겼다. A씨는 경찰에 고소장을 내고 추가 피해를 막고자 한국외식업중앙회에도 이 사실을 알렸다. A씨는 “저한테 보내준 공문에 대대장 직인이 찍혀 있고 말투도 딱 군인이어서 믿을 수밖에 없었다”며 “우리 음식점으로 단체 예약을 하는 산악회 등도 종종 과일을 준비해 달라고 한 적이 있어서 크게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도 군인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은 처음이라고 하더라”라며 “저 말고도 다른 음식점 주인도 피해를 본 것으로 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꼭 잡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의심 신고는 진안·임실·고창·남원 등에서 모두 11건 접수됐다. 메뉴는 감자탕·아귀탕 등 다양하다. A씨 외에 260만원가량 피해를 본 식당도 있다고 한다. 경찰은 신고된 내용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추가 피해자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자세한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
  • 美 “무기 공동 개발”… 보통국가 다가선 日

    美 “무기 공동 개발”… 보통국가 다가선 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통해 역내 위협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무기 공동개발·생산과 양국 군 운용성 향상 등 군사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 무기 개발 협의체를 신설해 군수장비를 신속하게 공급하는 토대를 마련할 뿐만 아니라 미국 달 탐사 프로젝트에 유일한 외국인으로 일본인 우주비행사를 동참시키는 등 양측 동맹을 우주 산업까지 확장하면서 최고 수준의 밀착을 과시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후미오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성명에서 미 국방부·일 방위성이 공동 주도하는 ‘방위산업 협력·획득·지원 포럼’(DICAS) 등 향후 계획을 밝혔다. DICAS는 양국 ‘2+2’ 외교·국방장관 회의에서 무기 공동개발 등을 위한 진전 상황을 보고하게 된다. ‘미래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란 부제목이 붙은 공동성명에는 극초음속 비행체에 대한 저궤도 대응과 민간 차원 인공지능(AI), 우주 협력 등도 담겼다. AI 공동 연구를 위한 카네기멜런대·게이오대 간 협력과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 자금 지원 등도 포함된다. 미국이 반세기 만에 시도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우주탐사 계획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일본인 우주비행사도 할당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두고 “미국인이 아닌 사람으로는 처음 달에 발자국을 남기게 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꾸준히 거론된 미국·영국·호주의 3국 동맹 오커스(AUKUS)도 일본과의 협력을 재확인했다. 일본은 AI·자율시스템 등을 포함하는 첨단 능력에 초점을 맞춘 ‘필러 2’에 참여하게 된다.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일 동맹의 성격을 ‘보호하는 동맹’에서 글로벌 차원 ‘행동하는 동맹’, ‘투사(projection) 동맹’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중러 밀착에 대응해 바이든 행정부가 빠르게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일본이 핵심 조력자 지위로 올라선 것이다. 일본으로서는 평화헌법 아래 ‘전수방위’(공격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원칙에서 벗어나 전쟁할 권리를 가진 ‘보통국가’ 행보를 한층 가속화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국방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대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것은 동맹이 구축된 이래 가장 중요한 업그레이드”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일 동맹은 전체 세계의 등대”라는 표현도 썼다.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국가안보전략에 따라 일본은 반격 능력 확보, 국방 예산 증액을 통해 방위력을 강화할 결심이 돼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면서 “양국은 동맹의 억제 및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시급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자국 내 문제만 걱정하던 일본이 유럽, 중동 등 어디서든 완전한 글로벌 파트너로 중대하게 변화하게 됐다”면서 “기시다 총리가 돕지 않았다면 계획이 실현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상찬을 내놨다. 미국의 움직임에는 중국을 고립시키는 인태 전략에 동맹의 그물망을 촘촘히 만들면서 비용 역시 분담시키려는 속내가 있다. 11일 열린 사상 첫 미·일·필리핀 3국 정상회담 역시 미국의 전략에 필리핀을 가담시키는 의미를 지닌다. 전범국 꼬리표를 떼려는 일본은 군사안보 협력 강화에 올라타 목표를 완성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 견제가 목적인 쿼드(미·일·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 등 미국 주도의 주요 대중 견제 기구에 빠짐없이 참여하는 모양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숙원이었던 일본의 군사대국화 움직임은 2022년 3대 안보 문서 개정으로 ‘반격 능력’ 확보, 올해 사상 최대 방위비 예산(70조 9104억원) 등 단계를 착실히 밟아 왔다. 일본 내에서는 미국과의 군사 파트너로 올라선 데 긍정적인 분위기가 높다. 진보 성향 마이니치신문도 전직 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0년 전엔 함께 싸우는 아시아의 우선 파트너가 호주였다면 지금은 일본이 됐다”고 평가했다. 앤드루 여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통화에서 “한반도나 대만에서 우발 사태가 발생하면 동맹국 간 행동 조율을 해야 하는데 그런 능력이 없던 일본이 역량을 갖추게 된 셈”이라며 “일본 무장과 한미일 3국 협력은 인태 지역의 더 넓은 안보 환경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미일 동맹의 변화는 중국이 어떤 (강압적인) 행동이든 성공할 수 있다고 오판하는 것을 억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본이 미국의 용인 아래 무기를 개발하고 자위대의 교전 범위 확장을 추진하는 행보가 오히려 중국의 반발, 역내 군비 확장 경쟁 등 긴장 고조를 촉발하리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일 공동성명에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통치를 훼손하려는 행위를 포함, 동중국해에서 힘이나 강압에 의한 중국의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강력 반대한다”고 명시한 것도 중국엔 거슬리는 지점이다. 중국은 강력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일은 대만과 해양 문제에서 중국을 먹칠·공격하고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해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을 심각하게 위배했다”면서 “관련 당사자에 엄정한 교섭(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날 양국 정상은 북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한미일의 긴밀한 협력을 확인하고, 북일 정상회담 추진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동맹국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기회를 환영한다”며 처음 북일 정상회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용어 클릭] ●보통국가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1947년 만들어진 일본 헌법 9조에서 전범국가라는 점을 배경으로 전쟁과 무력행사, 전력 보유를 포기하고 군대를 가지지 못하도록 명시했다. 이 때문에 헌법 9조는 ‘평화헌법’으로도 불린다. 일본 강경 보수 세력은 헌법 9조를 고쳐 자위대를 다른 나라의 군대와 마찬가지로 교전이 가능하도록 헌법상에 명시하는 등 일본이 ‘보통국가’처럼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자위대 영역 확장을 위한 헌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개헌 작업을 중요한 과제로 꼽기도 했다.
  • 美 “무기 공동 개발”… 보통국가 다가선 日

    美 “무기 공동 개발”… 보통국가 다가선 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통해 역내 위협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무기 공동개발·생산과 양국 군 운용성 향상 등 군사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 무기 개발 협의체를 신설해 군수장비를 신속하게 공급하는 토대를 마련할 뿐만 아니라 미국 달 탐사 프로젝트에 유일한 외국인으로 일본인 우주비행사를 동참시키는 등 양측 동맹을 우주 산업까지 확장하면서 최고 수준의 밀착을 과시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성명에서 미 국방부·일 방위성이 공동 주도하는 ‘방위산업 협력·획득·지원 포럼’(DICAS) 등 향후 계획을 밝혔다. DICAS는 양국 ‘2+2’ 외교·국방장관 회의에서 무기 공동개발 등을 위한 진전 상황을 보고하게 된다. ‘미래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란 부제목이 붙은 공동성명에는 극초음속 비행체에 대한 저궤도 대응과 민간 차원 인공지능(AI), 우주 협력 등도 담겼다. AI 공동 연구를 위한 카네기멜런대·게이오대 간 협력과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 자금 지원 등도 포함된다. 미국이 반세기 만에 시도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우주탐사 계획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일본인 우주비행사도 할당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두고 “미국인이 아닌 사람으로는 처음 달에 발자국을 남기게 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꾸준히 거론된 미국·영국·호주의 3국 동맹 오커스(AUKUS)도 일본과 협력을 모색한다. 일본은 AI·자율시스템 등을 포함하는 첨단 능력에 초점을 맞춘 ‘필러 2’에 참여하게 된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일 동맹의 성격을 ‘보호하는 동맹’에서 글로벌 차원 ‘행동하는 동맹’, ‘투사(projection) 동맹’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중러 밀착에 대응해 바이든 행정부가 빠르게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일본이 핵심 조력자 지위로 올라선 것이다. 일본으로서는 평화헌법 아래 ‘전수방위’(공격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원칙에서 벗어나 전쟁할 권리를 가진 ‘보통국가’ 행보가 한층 가속화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국방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대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것은 동맹이 구축된 이래 가장 중요한 업그레이드”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일 동맹은 전체 세계의 등대”라는 표현도 썼다.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국가안보전략에 따라 일본은 반격 능력 확보, 국방 예산 증액을 통해 방위력을 강화할 결심이 돼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면서 “양국은 동맹의 억제 및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시급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자국 내 문제만 걱정하던 일본이 유럽, 중동 등 어디서든 완전한 글로벌 파트너로 중대하게 변화하게 됐다”면서 “기시다 총리가 돕지 않았다면 계획이 실현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상찬을 내놨다. 미국의 움직임에는 중국을 고립시키는 인태 전략을 완성하는 데 동맹의 그물망을 촘촘히 만들면서 비용 역시 분담시키려는 속내가 있다. 11일 열린 사상 첫 미·일·필리핀 3국 정상회의 역시 미국의 전략에 필리핀을 가담시키는 의미를 지닌다. 전범국 꼬리표를 떼려는 일본은 이에 발맞춰 군사안보 협력 강화에 올라타고 있다. 일본은 중국 견제가 목적인 쿼드(미·일·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에 이미 참여하고 있는 등 미국 주도의 주요 대중 견제 기구에 빠짐없이 참여하는 모양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숙원이었던 일본의 군사대국화 움직임은 2022년 3대 안보 문서 개정으로 ‘반격 능력’ 확보, 올해 사상 최대 방위비 예산(70조 9104억원) 등 단계를 착실히 밟아 왔다. 일본 내에서는 미국과의 군사 파트너로 올라선 데 긍정 분위기가 높다. 진보 성향 마이니치신문도 전직 미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0년 전엔 함께 싸우는 아시아의 우선적 파트너가 호주였다면 지금은 일본이 됐다”고 평가했다. 앤드루 여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통화에서 “한반도나 대만에서 우발 사태가 발생하면 동맹국 간 행동 조율을 해야 하는데 그런 능력이 없던 일본이 역량을 갖추게 된 셈”이라며 “일본 무장과 한미일 3국 협력은 인태 지역의 더 넓은 안보 환경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미일 동맹의 변화는 중국이 어떤 (강압적인) 행동이든 성공할 수 있다고 오판하는 것을 억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본이 미국의 용인 아래 무기를 개발하고 자위대의 교전 범위 확장을 추진하는 행보가 오히려 중국의 반발, 역내 군비 확장 경쟁 등 긴장 고조를 촉발하리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일 공동성명에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통치를 훼손하려는 행위를 포함, 동중국해에서 힘이나 강압에 의한 중국의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강력 반대한다”고 명시한 것도 중국엔 거슬리는 지점이다. 중국은 강력 반발했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GT)는 11일 “미국은 일본과의 양자 동맹을 배타적 소그룹으로 격상시키려는 리더”라면서 “인태 전략으로 지역 패권을 장악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양국 정상은 북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한미일이 더 긴밀히 협력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북일 정상회담 추진에도 공감대를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동맹국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기회를 환영한다”며 북일 정상회담에 처음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용어클릭] ●보통국가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1947년 만들어진 일본 헌법 9조에서 전범국가라는 점을 배경으로 전쟁과 무력행사, 전력 보유를 포기하고 군대를 가지지 못하도록 명시했다. 이 때문에 헌법 9조는 ‘평화헌법’으로도 불린다. 일본 강경 보수 세력은 헌법 9조를 고쳐 자위대를 다른 나라의 군대와 마찬가지로 교전이 가능하도록 헌법상에 명시하는 등 일본이 ‘보통국가’처럼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자위대 영역 확장을 위한 헌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개헌 작업을 중요한 과제로 꼽기도 했다.
  • ‘병력난’ 우크라 군사고문 “여성 징병제 도입해야”

    ‘병력난’ 우크라 군사고문 “여성 징병제 도입해야”

    병력난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이스라엘처럼 여성도 징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옥사나 그리고리에바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의 젠더 담당 고문은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구식 사고방식을 버리고 여성 징병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헌법은 조국을 지키는 것이 모든 우크라이나인의 의무라고 명시한다”며 이에 따라 “여성도 복무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를 가리켜 “우리의 북쪽 이웃은 단순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수백 년 동안 우리를 반복적으로 공격해 왔다”며 “이스라엘처럼 우리도 이에 대비해야 하고, 이는 남녀 모두 전쟁에 대비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여성 물리학자로, 러시아 침공 몇 주 전 군에 입대한 그리고리에바 고문은 “우리는 입법 측면에선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이 남아 있다”며 “이 나라에서는 학창 시절부터 남학생은 신체 활동을 하고 여학생은 자수나 가정 경제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바뀌어야 한다”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소녀들이 어릴 때부터 나라를 지킬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러시아에 비해 인구가 절대적으로 적은 우크라이나는 군수품 부족 외에 병력 고갈에도 시달리고 있다. 올해에만 50만명에 달하는 신병이 필요할 것으로 우크라이나 군은 추산한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징집 대상 연령을 기존 27세 이상에서 25세 이상으로 낮추는 병역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간 여성을 징집할 계획은 없다고 말해왔으나 지난해 10월 의학 학위를 소지한 여성의 모병소 등록을 요구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여성 징병의 가능성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정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 군대에는 6만 5000명의 여성이 복무하고 있다. 모두 자원입대한 이들이다. 여군 숫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해인 2021년 이후 40% 증가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여성의 입대 연령 상한을 기존 40세에서 60세로 높이고, 여성이 지원할 수 있는 보직의 폭을 넓힌 게 주효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여성의 군대 참여율은 7.3%로, 미국(17%)이나 영국(11%)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보다 낮다. 군에 복무하는 여성 중에서도 전투병은 10분의 1도 안 되며 나머지는 의무병이나 정보 장교,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 “美 드론 너무 비싸고 성능도 부실”…우크라 전장서 중국제 급부상

    “美 드론 너무 비싸고 성능도 부실”…우크라 전장서 중국제 급부상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드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산보다 중국산을 주력으로 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산은 가격만 비쌀뿐 결함이 많아 실전에서 무용지물이라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의 제재를 받는 중국 드론업체 DJI의 값싼 제품이 전장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 미국의 드론 스타트업 ‘스카이디오’ 등이 우크라이나를 돕고자 최고 성능의 드론을 판매했다. 그러나 미국산 드론은 러시아의 전파 방해 및 GPS 차단을 극복하지 못해 항로를 이탈했다. 제조사가 장담한 성능을 구현하지 못했고 수리도 힘들었다. 매체는 미국 내 드론 개발사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자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개발사와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진화하는 사이버 공격 대응에 취약했고, 정부의 중국산 부품 사용 금지 규제 때문에 드론 가격도 비싸질 수밖에 없었다. 매달 드론 1만여대를 소모하는 우크라이나군은 대안이 필요했고, 세계 최대 드론 기업인 중국 DJI 제품으로 눈을 돌렸다. 중국산은 미국산에 비해 대당 수천만원이나 저렴했다. DJI는 “자산 드론이 전쟁에서 쓰이는 것을 제한하고 싶지만 드론이 판매된 뒤 어떻게 사용되는지 통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중국산 부품을 사들여 자국 공장에서 수십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2019년 중국산 드론과 부품 군용 구매를 금지했고 2020년에는 DJI가 미국 회사 부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상무부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그럼에도 DJI 드론이 미국산 제품과의 실전 대결에서 완승한 것이다. WSJ은 미국산 드론의 부실한 전투 능력은 군대에 드론을 안정적으로 조달해야 하는 미 국방부에도 나쁜 소식이라고 지적했다.
  • “전쟁터에서 살아오면 가석방”…우크라도 ‘죄수 모집’ 시작, 러와 차이점은? [핫이슈]

    “전쟁터에서 살아오면 가석방”…우크라도 ‘죄수 모집’ 시작, 러와 차이점은? [핫이슈]

    우크라이나 정부가 최근 징집연령을 27세에서 25세로 낮춰 부족한 병력을 보충할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현재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죄수들도 전선에 합류시키는 법안이 새롭게 통과돼 논란이 예상된다. 로이터통신,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인 ‘온라인.UA’의 10일(이하 현지기간) 보도에 따르면, 이날 열린 국회 회의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을 전쟁에 동원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 초안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 이 법안은 교도소 수감자들 중 군대에 입대한 경우, 군 복무 기간이 끝난 뒤 가석방 자격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인간성을 해칠 정도의 잔혹한 범죄나 성폭력, 살인 국가안보 위반 범죄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수감자는 군 입대를 신청할 수 없다. 현지의 한 국회의원은 텔레그램에 “죄수들은 형기의 일부를 전쟁터 최전선에서 군인으로 복무할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면서 “이 법은 경미한 혐의로 교도소에 온 죄수들에게 (군 복무를 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죄수들도 원한다면 싸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보다 앞서 교도소 수감자들을 상대로 군인을 모집해 왔다. 다만 우크라이나와 달리 러시아에서는 강간범과 살인범 등 강력 범죄자들도 군 입대를 허용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 교도소 수감된 죄수의 규모는 약 5만 2000명이다. 더불어 이번 회의에서는 추가 동원 수칙을 지키지 않는 시민에게 고액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안 초안도 1차 통과됐다.로이터 통신은 “(수감자를 전쟁터에 투입하는 등의) 이번 법안들이 실제 시행될 경우, 얼마나 많은 인원이 추가로 입대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심각한 병력 부족을 겪으면서 올 봄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러시아의 대공습을 준비해야 하는 우크라이나는 이미 수개월 동안 군대 동원 과정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지원병수가 현저히 줄었으며, 징집을 기피하는 사례까지 많아지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이번에 통과된 초안을 다듬는 과정을 거친 뒤, 조만간 이를 표결에 올릴 예정이다. “더 징집할 남성도 없다” 징집대상 연령 확대에 부정적 목소리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5일 우크라이나군의 징집대상 연령을 현행 27세에서 25세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하는 병역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45만~50만의 병력 충원이 필요하다”면서 “여성까지 징병할 생각은 없지만, 의학 교육을 받은 여성은 징병 등록을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현지에서는 징집대상 연령을 하향해도 충원 목표치를 도달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25~26세 남성들이 대다수 자원입대해 군에 복무 중이라 더 징집할 남성의 숫자가 적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국립 가족·청소년 정책 연구소의 나탈리아 틸리키나 소장은 뉴욕타임스에 “2022년 우크라이나 정부가 발표한 인구 추정치에서 25~26세 전체 인구는 약 46만7000명이다. 이중 많은 사람이 이미 복무 중이거나 우크라이나 밖으로 피난을 떠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은 사람들도 러시아군 점령지에 갇혀있거나 징집대상에서 면제되는 군수관련 직업, 혹은 질병이나 장애로 병역이 면제된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 개연성 따지지 말고, 팝콘과 함께 즐겨봐…‘비키퍼’, ‘고질라X콩: 뉴 엠파이어’, ‘신 가면라이더’

    개연성 따지지 말고, 팝콘과 함께 즐겨봐…‘비키퍼’, ‘고질라X콩: 뉴 엠파이어’, ‘신 가면라이더’

    가끔은 머릿속을 비운 채 영화를 즐기고 싶을 때가 있다. 개연성 따위는 어딘가로 던져버렸지만, 팝콘과 잘 어울리는 영화들을 만나보자. 3일 개봉한 ‘비키퍼’는 초법적 비밀기관 ‘비키퍼’의 전설적인 요원 애덤 클레이가 거대 조직을 상대로 펼치는 액션극이다. 그는 기관의 눈을 피해 자취를 감춘 채 양봉가로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유일한 친구인 옐로이즈가 보이스피싱 조직에 당해 목숨을 끊고, 클레이는 복수를 위해 일어선다. 분노에 찬 클레이가 보이스피싱 조직을 파괴하는 과정이 영화의 재미다. 조직이 운영하는 건물을 불 질러 버리고, 조직의 중간 보스에게는 무자비한 복수를 감행한다. 이를 알아챈 조직에서 전직 비키퍼 요원의 킬러를 보내보지만, 클레이의 화만 돋웠을 뿐이다. 클레이는 우두머리의 정체를 알아내고도 우회 없이 직진한다. 문제는 클레이가 너무 강하다는 데 있다. 아무리 전설적인 요원이지만, ‘인간인가’ 싶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짓을 서슴없이 벌인다. 거대 조직을 향해 홀로 복수에 나선다는 점에서 ‘존 윅’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지만, 클레이의 강함은 존 윅을 넘어선다. 호텔 로비 앞에서 무장한 특수 요원 10명을 손쉽게 격투로 제압하는 것은 물론, 어지간한 악당은 파리처럼 날려버린다. 클레이 배역을 ‘분노의 질주’와 ‘트랜스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제이슨 스태덤이 맡았으니 그러려니 해야 할 듯하다. 잔혹한 복수로 현실 속 불만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데 위안 삼아야겠다. 105분. 청소년 관람불가.같은 날 개봉한 ‘고질라 X 콩:뉴 엠파이어’은 설정부터 개연성이 떨어지는 영화다. ‘고질라’(2014), ‘콩: 스컬 아일랜드’(2017),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2019), ‘고질라 VS. 콩’(2021)에 이어지는 ‘몬스터버스‘ 시리즈 다섯 번째 작품이다. 전작에서 맞붙었던 괴수 ‘고질라’와 고릴라형 거대 괴수 ‘콩’이 이번엔 한 팀을 이뤄 공동의 적에 맞선다. 지상에서 동면하던 고질라가 할로우 어스에서 온 의문의 신호에 깨어나고, 한때 적이었던 콩과 힘을 합쳐 거대 유인원 집단을 지배하는 ‘스카 킹‘과 강력한 냉기를 뿜어내는 괴수 ‘시모’와 맞대결한다. 괴수들에게 파리나 다름없는 인간들이 괴수들을 관리하는 것도 납득이 가질 않는다. 괴수들의 행동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 이동이 가능한 포털, 마치 기다렸다는 듯 다친 콩에 맞는 팔을 들고 와 장착해준다는 스토리 등은 ‘역시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다만 이번 편은 아예 작정하고 괴수들의 싸움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특히 클라이맥스에서 거대한 괴수 넷이 벌이는 격투는 그저 웅장할 따름이다. 커다란 괴수들이 빌딩을 부수면서 싸우는 장면은 극장이 아니면 제대로 즐기기 어려울 터다. 115분. 12세 이상 관람가.‘신 가면라이더’는 메뚜기와 결합한 반인괴수 오그먼트(오그) 혼고 타케시(이케마츠 소스케)가 의문의 조직 쇼커에 맞서는 내용의 영화다. 거미, 박쥐, 벌, 전갈, 카멜레온 나비 등 동물·곤충과 합성한 오그 빌런들을 차례로 격파해 나간다. 일본 애니메이션계 거장 안노 히데아키의 이른바 ‘신 재팬 히어로즈 유니버스’ 세계관 시리즈 4번째 작품이자, 가면라이더 50주년 기념작이기도 하다. 일본 특유의 특수촬영물(특촬물)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여러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띈다. 충분히 제거할 수 있는데도 한 박자 쉬어가듯 봐주는 빌런들의 전형적인 안이한 태도는 개연성을 철저히 깨뜨린다. 바이러스를 퍼뜨려 증가하는 인구를 줄인다든가, 사람의 마음을 조종해 군대처럼 부리고, 에너지를 빼내 극락으로 인도하겠다는 둥 저마다의 ‘개똥철학’으로 무장한 오그들과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던지는 오글거리는 대사도 관객을 당황스럽게 만든다. 그럼에도 가면라이더의 오토바이가 부스터 열기로 하늘로 솟구치는 장면을 비롯해 정교한 갑옷과 화려한 CG, 실제 폭발 장면 등 일본 특촬물 특유 감성을 담아냈다. 피가 튀는 잔인한 액션과 1인칭 시점 카메라 숏 등 나름 현실감을 높이기도 했다. 여기에 가면라이더의 전매특허인 공중 날라차기 등이 팬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듯하다. 다만 이런 장르의 팬이 아니라면 딱히 권하고 싶진 않다. 121분. 12세 이상 관람가.
  • “러軍, ‘금지된 화학물질’ 실은 드론 매일 투하…정체불명의 가스까지” [핫이슈]

    “러軍, ‘금지된 화학물질’ 실은 드론 매일 투하…정체불명의 가스까지” [핫이슈]

    러시아군이 최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대상으로 사용이 금지된 화학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의 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최전방에서 싸우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소형 드론을 이용해 최루탄과 다른 화학물질을 투하하는 러시아군의 공격을 거의 매일 받고 있다.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것은 최루탄의 일종인 CS가스로 알려졌다. CS가스는 살상력은 없지만, 인체에 작용할 경우 호흡곤란과 점막 자극, 피부 발진 등 화학적 화상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CS가스는 1997년 국제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따라 전장에서 사용해서는 안 되는 물질로 지정됐으며, 러시아는 CWC 가입 당사국으로서 해당 협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도네츠크주(州) 최전방 도시 차시우야르에 주둔한 우크라이나군 정찰부대 사령관 이호르는 텔레그래프에 “러시아군이 전방의 우리 지역 진지에 하루 1~2발의 가스 수류탄을 투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에는 아군 상당수가 매복해 있기 때문에 러시아군이 재래식 대포나 미사일로 공격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적군이 우리를 성공적으로 공격할 유일한 방법이 가스를 이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호르 사령관에 따르면, CS가스 등 화학 가스를 사용할 경우 군인들이 공황 상태에 빠져 진지를 이탈할 수 있고, 매복해 있던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가스 공격에 놀라 매복지에서 나오면 러시아군이 그때 재래식 무기로 공격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러시아군이 금지된 화학 가스를 전장에서 사용하는 탓에,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방독면을 반드시 상시 소지해야 한다. 자포리자주 로보티네에 주둔한 우크라이나군 보병대 사령관인 미하일은 “방독면이 이미 많은 목숨을 구했다. 병사들은 항상 방독면을 휴대해야 한다”고 밝혔다.텔레그래프는 마크 마이클 블럼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전 소장의 말을 인용해 “전장에서 회수된 러시아군이 발사한 탄약이 최루 가스가 채워진 K-51 수류탄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CS가스 이외에 다른 화학 가스가 전장에 투하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우크라이나군 의무병 레베카 마치오로스키는 지난해 러시아군 드론이 도네츠크주의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으깬 아몬드 냄새’가 나는 정체불명의 가스가 담긴 탄약을 떨어뜨렸는데, 이 가스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사용된 시안화수소로 의심됐다고 말했다. 시안화수소는 청산이라고도 불리는 인화성이 매우 강한 무색의 화학물질로, 가스 또는 액체로 존재한다. 연소시 유독가스를 발생시키며 폭발성도 상당히 강하다. 시안화수소에 노출될 경우 눈과 피부, 호흡기가 손상될 수 있다. 다만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사실 여부를 별도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우크라이나 훈련 자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적군이 살포한 CS가스 등에 노출됐을 시 현장에서 이탈하지 말고 자신의 자리에 머물며 최초 몇 분간 버텨야 한다. CS가스 등이 항상 치명적이거나 즉시 병사를 무력화시키지는 않지만, 이러한 공격이 종종 공황상태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적군이 공격할 틈을 만들어줄 수 있다. 이호르 사령관은 “우크라이나 군대에 제공되는 방독면 등은 품질이 낮아 (러시아군의 화학가스 공격으로 인한) 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이 감행한 가스 공격은 총 626건으로 집계됐다.
  • 김창옥 “해병대 트라우마… 선임들이 때리고 괴롭혀”

    김창옥 “해병대 트라우마… 선임들이 때리고 괴롭혀”

    인기 강사 김창옥이 해병대 시절 생겼던 트라우마에 대해 고백했다. 4일 방송된 tvN ‘김창옥쇼2’에는 김창옥과 함께 군 생활을 했던 해병대 동기와 후임이 자리했다. 김창옥 후임은 “저한테 엄청나게 잘해주시고 따뜻하게 해주셔서 군 생활을 편안하게 했다”고 말했다. 김창옥의 동기는 “이런 거 얘기해도 되나”라면서 “같은 내무실에서 같이 자고 지냈다. 어느 날 갑자기 후임이 제게 와서 이야기하더라. ‘김창옥 선배님 팬티도 안 입고 알몸으로 잔다고”라고 군 생활의 일화를 공개했다. 이를 들은 김창옥은 “친구야 술을 먹고 해야 할 말이 있고 방송에서 해야 할 말이 있지 않냐”고 발끈했다. 이어 김창옥은 군 복무 시절 있었던 에피소드를 풀어냈다. 그는 “내가 군대 제대하고 과자를 한동안 못 먹었다. 편의점에 가서 다른 걸 사다가 그 과자를 보면 (표정으로) 흠칫한다. 주인이 저보고 훔치려고 하는 줄 알았을 거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군 복무 시절 선임이 과자를 먹는다는 이유로 자신을 때렸다고 고백한 김창옥은 “선임들이 ‘졸병들이 과자를 먹는다’고 (때려) 엄청나게 맞았다. 우리가 이거 하나 가지고 맞아야 하나 싶었다. 때린 사람 얼굴도 기억난다”면서 “그다음부터는 과자가 (그냥) 과자가 아니라 트라우마가 생긴 거다. 사람마다 그런 게 있지 않나. 원래 그 음식은 그것대로만 있었는데 거기에 자기 아픔과 상처가 붙어서 하나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창옥은 “저는 지금도 해병대 트라우마가 좀 있다. 해병대에 간 이유는 첫 번째는 대학 시험 보고 떨어지고 재수했다. 삼수하고 해병대로 갔다. 반은 도망이었다. 육군 영장이 나왔는데 1년을 기다리는 게 싫었다”며 “공수부대하고 수중 폭파하려고 했는데 선임 팬티 같은 거 각 잡아서 넣어줘야 하는 그런 생활들이 너무 힘들었고 사람을 괴롭혔다. 내가 정말 여기서 살아 나갈 수 있을까 생각도 했다”며 힘들었던 군 시절을 회상했다.
  • 여성단체, 연일 ‘이대생 성 상납’ 막말 김준혁 항의 집회

    여성단체, 연일 ‘이대생 성 상납’ 막말 김준혁 항의 집회

    여성단체가 연일 ‘이대생 미군 성 상납’ 등 막말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수원정 김준혁 후보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소속 회원 100여 명은 5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김 후보 선거 사무실 앞에서 ‘김 후보 여성 모욕 막말 사퇴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김 후보는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미군정 시기에 학생들을 미군 장교들에게 성 상납시켰다고 했다”며 “대한민국 여성에게 치욕감과 모욕감을 줬다”고 했다. 이어 “국회의원 후보라면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 정도는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며 “김 후보가 한 사과는 진정한 사과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선 국회의원이 되고 보자는 얄팍한 술수와 오만을 유권자들이 바로 잡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 후보를 향해 고발을 예고하거나 사퇴를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집단행동은 계속됐다. 60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찐(眞)여성주권행동’는 전날 오전 11시 김 후보 선거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를 향해 고발을 예고했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여성단체 전국여성포럼 회원들이 김 후보 사무실 앞을 찾아 피켓 시위를 벌였다. 지난 3일에는 위안부가족협의회, 일분군대위안부희생자자료관,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가 김 후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과거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미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들한테 성 상납시키고 그랬다”고 했다. 또 “박정희란 사람은 일제 강점기 정신대, 종군 위안부를 상대로 성관계를 했을 거다”고 했다.
  •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50만 서울시 예비군이 바로 우리의 강력”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50만 서울시 예비군이 바로 우리의 강력”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5일 ‘제56주년 예비군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해 “자랑스러운 50만 서울시 예비군이 바로 우리의 강력”이라며 예비군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된 이날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 통합방위협의회 의장(서울시장),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예비군지휘관, 여성 예비군대원 등 350여명이 참석했다.김 의장은 “백범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 나의소원에서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라고 언급했다며 “바로 수도 서울을 지키는 서울시 예비군이 우리의 강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장은 “서울시의회는 서울 안보 지킴이인 예비군들을 예우하고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올해는 서울 외곽에 있는 예비군 훈련장에 입소하는 예비군에게 수송버스를 무상으로 제공해 이동편의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김 의장은 “앞으로도 의회가 더 열심히 경청하고 제대로, 똑바로 바꿔가겠다”라며 “훈련 환경 개선을 위해 입법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서울시의회는 ‘서울시 예비군 훈련장 수송버스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예비군들이 훈련장 입소를 위해 새벽에 대중교통을 두세 번 갈아 타야 하는 애로사항을 개선했다.
  • 커진 러 위협, 쪼개진 단일대오… 나토의 그늘진 ‘75번째 생일’

    커진 러 위협, 쪼개진 단일대오… 나토의 그늘진 ‘75번째 생일’

    1948년 창설된 세계 최대 군사동맹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4일(현지시간) 75주년을 맞았지만 단일대오보단 균열 양상을 보이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등 유럽 12개국의 군사동맹으로 출범한 나토는 최근 25년간 철의 장막 너머 15개국을 나토 안에 포섭하며 몸집을 불렸다. 하지만 나토 회원국의 최종 가입을 허가하는 수탁국 미국의 위상이 약해지면서 회원국 간 갈등을 봉합하는 데 진땀을 흘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나토 회원국 한 곳이라도 적의 침공을 받을 경우 당사국 전원이 자동 개입하기로 약속한 나토 헌장 5조가 진영 간 직접 전쟁을 억지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하지만 유럽과 서방의 정보기관이 최근 러시아의 나토 추가 침공 가능성을 제기하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군대 파병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선언적 문구에 불과했던 이 조항이 3차 세계대전을 촉발할 근거가 되리라는 우려가 커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미국의 힘이 약해졌다는 방증이다. 러시아 고위 관리들은 나토 창설 75주년이 된 이날 나토에 경고를 쏟아 내기도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와 나토의 관계는 직접 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나토 자체와 나토 국가들은 이미 우크라이나 주변 분쟁에 개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토는 계속 우리 국경을 향해 움직이고 군사 인프라를 우리 국경 쪽으로 확대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대립의 도구로 창설한 이 동맹은 지속해서 자신의 본질을 보여 주며 안보에 기여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중립국 노선을 버리고 32번째 회원국이 된 핀란드 가입 과정에서 갈등을 표출한 나토는 최근 차기 수장직을 놓고도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면서 차기 수장 선출에 난항을 겪는 등 분열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로선 미국을 포함해 약 20개국이 지지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유력하지만 튀르키예와 헝가리가 지지를 보류 중이라 선출 여부가 불투명하다.
  • 한동훈 “‘욱일기 전시 제한 폐지’ 조례 낸 시의원, 엄중 처벌”

    한동훈 “‘욱일기 전시 제한 폐지’ 조례 낸 시의원, 엄중 처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욱일기 전시 제한 폐지’ 조례를 낸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을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힘은 일본 제국주의 상징을 공공장소에서 사용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조례안 폐지도 당연히 강력히 반대한다”며 “강령에 3·1 독립운동 정신을 이어받았음을 명시한 국민의힘 입장과는 완벽하게 배치되는 행동이다. 해당 조례안 폐지를 발의한 시의원들에 대해서는 당 차원의 조사 후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길영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지난 3일 ‘서울특별시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의 사용 제한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을 발의했고,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 19명이 찬성했다. ‘서울특별시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의 사용 제한에 관한 조례’는 서울 시내 공공장소 등에서 욱일기를 비롯한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을 전시·사용·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이 조례에 근거해 그간 공공장소·공공기관에서의 욱일기 사용이 제한돼왔다. 김 의원은 제안 이유에서 “이미 시민들에게 반제국주의 의식이 충분히 함양돼 있고 제국주의 상징물의 사용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가지고 있으므로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에 대한 공공 사용 제한을 조례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하다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과 홍보를 통한 시민들의 역사 인식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조례안 발의가 논란이 되자 김 의원은 하루 만에 이를 자진 철회했다. 발의 취지에 오해의 소지가 있어 철회가 요청됐다는 것이 서울시의회의 설명이다. 욱일기는 일본이 태평양 전쟁 기간에 사용한 군기이자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대가 사용한 군기인 욱일기와 독일 나치당 당기였던 하켄크로이츠 등이 전범기로 분류된다.
  • 가자지구 구호단체 활동가 사망에 격노한 바이든 美 대통령의 모순

    가자지구 구호단체 활동가 사망에 격노한 바이든 美 대통령의 모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흘 전 ‘월드센트럴키친’(WCK) 직원 7명이 이스라엘군(IDF) 피격에 숨진 참사에 대해 “분노와 비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 ‘말’이 이들을 죽인 이스라엘에게 미국의 무기를 계속 제공하는 ‘행동’과 모순된다고 꼬집었다. NYT는 3일(현지시간)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분노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실질적 절연, 즉, 무기 원조 제한 조치로 이어졌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면서 “최소한, 실제로 나타난 바이든의 대응은 분노에 찬 공개 발언으로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외원조법(FAA)상 미국산 무기를 해외 국가에 판매하기 위한 조건은 통상 미국 의회가 부과하는 최대 구매 한도를 비롯해 미국 대통령과 국무·국방 장관이 전제조건을 명시한 ‘리히법’ 등 특정 기준이 있다. 예를 들어,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 12월 미국산 돌격소총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있는 극단주의 이스라엘 정착민 손에 들어가 유혈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선적을 금지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무기를 러시아에 사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시한 기준을 실제로 준수했는지 여부와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F35전투기 등 더 강력한 무기를 지원할지를 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은 치열하게 논쟁해왔다. 지난달 10일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이 시작되기 전,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이집트·카타르가 중재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인질교환·휴전 협상이 결렬되면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 최남단 이집트 접경 도시 라파에 대한 대규모 공격 작전을 실행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라파 공격은 레드라인(Red line)을 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이스라엘이 작전을 실행에 옮겼을 때 바이든 행정부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WCK 직원 7명이 숨진 뒤 “이스라엘이 구호 요원을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도 이스라엘에 어떤 제재를 가할 것인지에 대해서 말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미국이 이스라엘을 겉으로 비판하면서도 실제로는 전폭 지원하려는 모습을 보인 사례는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미국 내 유대인 최고 국가의전서열의 정치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자진 사임을 요구하고, 이스라엘이 새 국가 지도자를 정하기 위한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의회 연설을 했을 때도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제한을 요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친바이든’ 성향으로 오랫동안 이스라엘에 무기 공급에 조건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한 크리스 반 홀렌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번이 대통령이 진로를 바꾸는 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압박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는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요구를 무시했는데도 우리는 2000 파운드 분량(약 907㎏)의 폭탄을 이스라엘에 보냈다”고 꼬집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이스라엘 원조 정책은 초당적일 뿐만 아니라 모든 동맹국을 통틀어 가장 예외적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상호방위지원협정(1952), 일반정보보안협정(1982), 상호군수지원협정(1991), 주둔군지위협정(1994)을 맺었다. 이 조약은 일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맺은 상호방위조약과도 다른 성격을 지닌다. 나토 회원국이 아닌 이스라엘은 미국의 최첨단 군사 무기 플랫폼과 최신 기술에 관한 특권적 접근 권한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대외원조법에 명시된 ‘리히법’은 미국의 군사 지원을 받은 외국 군대가 ‘중대한 인권 침해’(GVHR)에 연루되어 있다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있는 경우 지원을 중단하도록 한다. GVHR에는 고문, 강간, 살인, 의문사 등을 포함해 전쟁범죄 등 반인권적 행위에 들어간다. 제네바협약상 금지되는 비무장민간인, 의료기관, 구호단체 등을 공격 행위도 포함된다. 국무부는 1961년, 국방부는 1998년에 각각 리히법을 명문화했다. 일부 법학자와 비평가들은 미국이 다른 중동 국가들과 달리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리히법의 적용을 미뤄왔다고 지적해왔다. 이스라엘은 자국 방어의 목적으로만 미국산 무기를 쓰기로 합의했지만, 이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국제개발처는 1946년부터 2023년까지 이스라엘에 원조한 군사·경제 지원 액수는 약 3000억 달러(약 350조 3760억원)로 추산한다. 같은 기간 한국 원조 규모(950억 달러)의 3배가 넘는다. 매년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외군사원조자금(Foreign Military Fund·FMF)를 통해 33억 달러를 지급하고, 이 금액만 해도 이스라엘 전체 국방 예산의 약 16%를 차지한다. FMF 중 7억 5000만 달러를 미국이 아닌 이스라엘 국내 방산 업체 무기를 구매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 FMF를 통한 무기 구매를 할 때도 예외적 특권을 누린다. 이스라엘은 무기 구매 비용을 전액 선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미국 은행 계좌에 FMF가 예치돼 있으면 다년간 구매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미국 국민 세금인 이 돈은 계좌에 고스란히 남아 있고, 이자는 미국이 아닌 이스라엘 정부가 갖는다는 뜻이다. FMF 외에도 이스라엘은 아치형 단거리 미사일 방공망인 아이언 돔, 중·장거리 미사일 방공망 플랫폼 애로우 II·III과, ‘데이비즈 슬링’(David’s sling)과 같은 미사일 방공망 체계에 대한 미 방산업체와의 공동 연구개발(R&D)비 명목으로 5억 달러를 지원받는다. 이는 미 정부가 중동 역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이스라엘 방어 능력의 상대적 우위 유지를 뜻하는 ‘질적 군사 우위’(QME)를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원래 ‘이스라엘의 QME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미국과 이스라엘 간 ‘불문율’이었지만, 역대 행정부와 의회 등 미 정부 공식 문서에 명문화됐다. 아이언 돔은 이스라엘이 독자 개발했지만, 2014년부터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군수 계약업체인 레이시온(Raytheon)은 미 애리조나주 공장에서 이스라엘 아이언 돔을 위한 타미르 요격 미사일을 제조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이스라엘은 또한 정부 간 해외군사판매(FMS)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고 직접상거래(DCS) 프로세스를 통해 미국 무기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미국 무기를 구매하기 위해서 FMF를 쓸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지나친 원조는 양국 간 외교 관계를 왜곡시킨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본격적인 대량 원조가 시작된 1970년대 냉전 시대와 달리, 2024년 현재의 이스라엘은 1인당 국민 소득이 세계 14위에 이를 정도로 부유해 자체 안보를 충분히 조달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제 미국의 이스라엘 원조는 중동 역내 서방 안보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미국의 일부 방산업체들만 배 불려 오히려 이스라엘 자체 방위산업 기반을 약화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인 마틴 인디크 미국 의회 조사국(CFR) 특별 연구원은 지난해 6월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미국의 이스라엘 원조 금액 감축을 요구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이러한 의존이 없었다면 훨씬 더 건강했을 것”이라며 “75세의 이스라엘이 스스로 두 발로 설 때가 됐다”고 썼다. 존 쿡 CFR 선임연구원도 2020년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 위한 합의된 경로가 필요한 때”라고 비판했다. NYT는 “물론, 바이든 대통령이 요구할 수 있는 건 무기 제한 조치만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미국은 이스라엘 방위군의 호위를 받거나 인근 이스라엘 군부대가 원조 제공자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유지하도록 주장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 쿤스 상원 의원과 코네티컷의 리처드 블루 멘탈 상원의원은 지난 2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워싱턴DC를 방문했을 때, 이스라엘 군 지휘부에 가자지구 내에서 구호활동을 벌이는 단체의 안전한 식량·의약품 운송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을 묻는 백악관 취재진 질의에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어제 바이든 대통령의 성명에서 그의 좌절감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비 보좌관은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 측과 비공개 화상 회의를 가졌다”면서 “라파에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 150만명을 대피시킬 종합적인 계획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라파의 현재 모습과 아직 그곳에 남아있는 하마스 대대에 대한 그들의 작전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대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커비 보좌관이 그렇게 말하지 않았지만, 미 정부 관리들은 NYT에 “미국은 여전히 이스라엘이 신뢰할 만한 포괄적 난민 대피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는 걸 우려하고 있다”면서 “대피 계획을 수립하는 데는 최소 수 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아직 라파 공격을 시작하지 않은 것은 이스라엘군이 준비되지 않았거나 미국의 압력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가자지구에서 기근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가장 성공적 기획 중 하나였던 WCK 호송대에 대한 공격은 바이든 행정부가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은 행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뉴욕의 정재계 인사의 단골 식당을 운영해온 스페인계 미국인 유명 셰프이자 WCK를 2010년 창립한 호세 안드레스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안드레스 셰프의 NYT 기고문 ‘이스라엘은 그 자신이 이 전쟁에서 벌인 방식보다 나은 국가다’가 게재되기 직전 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애도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WCK는 가자지구로 통하는 육로가 전면 봉쇄되고 구호 단체들이 식량 구호 활동을 잇달아 중단하자 가자지구 내로 식량을 해상 운송하던 국제구호단체다. 유엔은 지난달 20일 7월 중순까지 가자지구 인구 절반 이상인 111만명이 굶주리고, 30만명이 집단 사망하는 재앙·기근 위기에 처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드레스는 NYT 통화에서 “굶주린 사람들을 먹이는 것은 민간인에게 식량과 의약품을 차단하는 것, 이스라엘 방위군과 함께 움직이던 구호 활동가들을 죽이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숨진 7명의 구호 활동은 굶주린 사람에게 음식을 나누는 것이 보편적 인권에 부합한다는 단순한 믿음에서 비롯된 행위였다”면서 “우리는 좋고 싫음, 빈부, 신념, 종교를 묻지 않고 오직 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식사가 필요한지만을 생각했다”고 썼다. 이어 “지중해와 중동 지역 사람들은 민족과 종교에 구애받지 않고, 음식을 인류애와 환대에 대한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생각한다. 다시 말해, 더 나은 내일에 대한 공동의 희망으로 평가하는 문화를 공유한다. 기독교인들이 부활절 달걀을 만들고, 무슬림인들은 이프타르 저녁 식사에서 달걀을 먹고, 유월절 접시 위에 달걀을 올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봄에 다시 태어나는 생명과 희망의 상징인 달걀은 종교와 문화를 뛰어넘은 것이다. 나는 지난 유월절 만찬에 이집트 땅에서 이방인으로 떠돌던 이스라엘인들이 한때 노예였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계명을 들었다. 하지만 이방인을 먹이는 것은 나약함의 표시가 아니라 강함을 뜻한다. 이스라엘 백성이 보낸 가장 어두운 시기에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 기억해야 한다”고 썼다. 일부 비평가들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숨진 구호 단체 요원들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원초적 분노가 그 이전에 발생한 무고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죽음과 인도주의적 재앙 위기가 아니라 ‘7명의 구호단체 노동자의 죽음’에 국한됐던 점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DC 아랍센터의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프로그램 책임자인 유세프 무나예르는 “바이든 대통령이 개전 이래 가장 강하게 분노의 표현을 한 건 눈에 띄지만, 서방 구호 활동가들에 대해서만 이렇게까지 나갔다는 점도 눈에 띈다”며 “물론 이번 참사는 분노할만한 참사다. 하지만 이 참사에 앞서 가자전쟁 내내 되풀이됐던 비슷한 종류의 참사에 대해서는 백악관은 분노하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무나예르는 “정치 인생 내내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을 비통한 사람들의 마음에 연민하는 사람으로 보이길 바랐고, 이는 정치인으로서 위대한 자질이다”라면서도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정작 그러한 연민의 뜻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 이스라엘 피격에 직원 7명 잃은 WCK 창립자 “실수로, 불운해서 일어난 일 아냐”

    이스라엘 피격에 직원 7명 잃은 WCK 창립자 “실수로, 불운해서 일어난 일 아냐”

    “이스라엘 군은 단순히 불운해서, 실수로 엉뚱한 곳에 폭탄을 떨어뜨린 게 아닙니다. 공격 표적을 체계적으로(systemmically), 3대의 차를 한 대씩 차례로(Car by Car) 포격했습니다.” 이스라엘군(IDF) 폭격으로 7명의 직원을 잃은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창립 대표인 호세 안드레스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전날 발언에 나온 단어 하나 하나를 짚어 반박하며 이스라엘의 사과가 불충분했다고 비판했다. WCK 직원 7명이 숨진 이튿날인 지난 2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불행하게도, 의도치 않은 비극이 발생했다”고 말했고, 다니엘 하기리 IDF 대변인은 “중대한 실수”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화가나고, 비통했다”면서도 이번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 군의 고의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안드레스 대표는 이날 로이터 인터뷰에서 이번 일이 ‘단순 실수’나 ‘불운’으로 말미암은 일이 아니라고 지적하며, 이스라엘 군이 고의성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공격을 실행한 이유라고 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사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복기하며 차분히 설명했다. 안드레스 대표는 “처음에 가자지구에 있는 팀과 연락이 끊긴 뒤 시신 사진을 보기 전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며 공격 사실을 알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먼저, 이번 공습 직전까지 이스라엘이 WCK의 가자지구 내 이동 동선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WCK는 IDF의 보호를 받으면서 이동하기로 사전에 합의돼 있었다. WCK 소속 직원 7명은 키프로스에서 100톤 분량의 식량을 실은 뒤 지중해를 지나 가자지구 남부 해안에 정박해 식량을 차에 실었다. 이후 IDF가 제공한 장갑차 2대와 로고가 적힌 흰색 밴 1대로 가자지구 중부 도시 데이르 알발라의 창고까지 이동했고, 100톤의 식량이 창고에 담기는 것을 확인한 뒤 다시 두번째 선박에 실린 100톤 분량의 식량을 실어오기 위해 항구에 정박한 선박으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그는 “전체 거리가 1.5㎞ 혹은 1.8㎞에 이르는 인도주의 호송차의 이동 동선은 구간별로 매우 뚜렷하게 구분돼 있었고, 차량 지붕 위에는 우리가 매우 자랑스러워하는 화려한 로고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는 매우 명확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첫 번째 장갑차를 공격했을 당시 구호팀이 가까스로 차량 내부에서 탈출해 두 번째 장갑차로 이동했지만, 두번째 장갑차도 다시 이스라엘 군에 피격을 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갑차가 모두 망가졌지만, 현장을 급히 뜨기 위해서 방탄 성능이 없는 세 번째 흰색 승합차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안드레스 대표는 “심지어 WCK 구호 요원들은, 세번째 차량이 피격 당하기 직전에 자신들이 누구인지 분명히 알리기 위해 IDF 측과 통신을 시도했다”며, “IDF는 우리 직원들이 자신들이 통제하는 지역에 있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 번째 차량이 공격을 당했고, 흰색 차 루프에 WCK의 로고와 함게 절반가량 구멍이 뚫린 채로 발견됐다. 공습 이후 로이터가 입수해 보도한 영상 속에는 일부 숨진 희생자의 주검이 보이고, 희생자가 월드센트럴키친(WCK) 이름이 적힌 보호 장비를 착용한 상태였던 모습이 확인된다. 월드센트럴키친에 따르면 사망자 7명은 영국인 3명과 미국·캐나다 복수국적자, 호주, 폴란드, 팔레스타인 각각 1명이었다. 이같은 그의 설명은 이스라엘의 공습에 고의성이 없었다는 이스라엘과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기도 하다. 그는 고의성이 없었다는 두 정부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처음부터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심지어, (이스라엘 군과) 우리가 공조하지 않았다고 해도, 어떤 민주 국가도, 어떤 군대도, 민간인과 인도주의 구호 물자를 지원하는 단체를 공격 표적으로 삼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 전쟁을 지금 끝내야 한다고 말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이스라엘을 무장시키면서 가자지구에 원조를 제공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조치는 모순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미국은 인도주의 구호 활동을 위해 해군과 군대를 파견하는 동시에 미국이 이스라엘에 제공한 무기로 무고한 민간인이 죽어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스페인계 미국인 유명 셰프 안드레스가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이후 창립한 WCK는 가자지구 내 육로가 전면 봉쇄된 이후 해상운송에 나선 단체다. 당시는 가자지구 북부에서 구호트럭이 강습당해 활동가가 숨지고, 이스라엘 군이 구호트럭에 몰린 민간인을 공격해 112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하던 시점이었다. WCK는 스페인 자선단체인 오픈 암즈와 협력해 동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에서 200톤 분량의 식량을 선적해 가자지구로 출항했다. 유엔은 지난해 10월 이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구호 활동가 최소 19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이후 가자지구에서 최소 196명의 인도주의 지원을 해온 활동가가 숨졌고,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구호품 배분 현장을 의도적으로 표적으로 삼았다고 비난한 바 있다.
  • ‘화이트펌’ 몰리는 MZ변호사들… 로펌 규모보다 법카 유무 따진다

    ‘화이트펌’ 몰리는 MZ변호사들… 로펌 규모보다 법카 유무 따진다

    ‘①어쏘(저연차 소속 변호사) 변호사에게 창문 있는 개인 사무실 제공 ②개인 법인카드 ③자유로운 휴가 ④파트너 변호사가 주는 자율성까지 보장되는 화이트(복지가 착한) 로펌은 A사가 유명합니다.’ 과거와 달리 로펌 규모나 연봉보다 편한 업무 조건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가치를 두고 선택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 변호사들이 늘고 있다. 최근 젊은 변호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 오픈 카카오톡방에는 이렇게 업무 체계나 근로 조건, 복지 등이 탁월한 로펌을 ‘화이트펌’, 이와 반대를 ‘블랙펌’으로 칭하고 폭로 또는 증언을 하는 경험담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MZ 변호사들이 로펌을 선택하는 우선순위 기준이 이처럼 변화하면서 대형 로펌 선호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국내 최대 로펌인 A사에서 차순위인 다른 로펌으로 옮기는 사례도 이제 흔한 풍경이다. A사에 합격했다가 포기한 30대 재판연구원은 “또래 2030 법조인들이 워라밸을 찾는 이유는 단순히 일을 덜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한 종류의 일에 묶여 있고 싶지 않다는 의미도 있다”면서 “젊은 변호사들은 대외활동, 유튜브 등 본래 업무 외에 다른 것에 도전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법률 업무 외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 확보가 선택 기준이라는 것이다. 대형 로펌에서 이직한 20대 변호사도 “전 로펌이 연봉이 높긴 하지만 업무 강도가 극에 달하고 개인 법인카드 제공이 안 되는 등 복지가 약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는 화이트펌, 블랙펌 같은 용어 자체가 젊은 변호사들이 많아지면서 연봉 외에도 유연한 조직문화와 개인 가치관, 여유 시간 등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성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분위기도 화이트펌을 가르는 기준이다. 사건을 수임한 와중에 육아휴직에 들어가기가 눈치 보인다는 목소리가 많다. 단기 취업을 원하는 변호사가 많지 않아 육아휴직자를 대체할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탓이다. 반면 최근 ‘법조계의 프랜차이즈’로 불리는 네트워크펌들의 경우 저연차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블랙펌으로 꼽힌다고 한다. 네트워크펌은 보통 전관을 앞세워 사건을 대량 수임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도맡아 처리하는 건 결국 어쏘 변호사들 몫이다. 100만원짜리 사건을 마구잡이식으로 수임해 저연차 변호사에게 ‘흩뿌리는’ 식으로 유명한 블랙펌도 있다. 이럴 경우 커리어에 도움되는 사건을 처리해 얻는 경험도 많지 않은 데다 의뢰인에게 시달리는 감정노동 시간은 너무 많다는 게 젊은 변호사들 평가다. 블랙펌으로 악명 높은 로펌에서 석 달 만에 이직했다는 한 변호사는 “군대 이등병 대하듯 명령어로 말하는 상사,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와 잦은 야근, 수십여개 사건이 한번에 돌아가는데도 주먹구구식으로 저연차부터 배분하는 시스템에 진이 빠져 탈출했다”고 토로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블랙펌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한 변호사는 “취업 시기를 놓치거나 나이가 많아 면접에서 쉽게 합격하지 못하면 경험이라도 쌓자며 블랙펌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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