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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투경찰 42년만에 마침표… 마지막 기수 합동전역

    전투경찰 42년만에 마침표… 마지막 기수 합동전역

    집회·시위 현장에서 시민과 부딪치며 피와 땀을 흘린 전투경찰이 4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경찰청은 25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대강당에서 전투경찰 3211기 183명의 전역식을 열었다. 이들은 2011년 12월 26일 육군에 입대했다가 전경으로 차출됐다. 국방부와 경찰청이 줄어드는 병역 자원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전경 전환 복무제를 폐지함에 따라 3211기는 마지막 전경 기수로 남게 됐다. 이들의 빈자리는 모두 경찰에서 지원제로 뽑은 의경들로 대체된다. 경찰은 1967년 후방 지역의 대간첩 작전과 치안 유지를 위해 일반 경찰관으로 구성된 전투경찰대 23개 중대를 창설했다. 1968년 1월 21일 북한군 31명이 청와대를 기습해 요인 암살을 시도한 ‘김신조 사건’을 계기로 1970년 12월 31일 병역의무자를 전투경찰로 임용하는 내용의 ‘전투경찰대 설치법’을 공표했다. 1971년 9월 전투경찰대에 전경 지원자들을 최초로 배치함으로써 지금의 전경제도가 시작됐다. 지난 42년간 전경으로 복무하다 전역한 인원은 모두 32만 9266명이다. 대간첩 작전을 맡은 전경들이 수많은 집회·시위 현장에 등장한 것은 1980년대부터다. 전두환 정권은 1980년 12월 전경대 설치법을 개정해 전경들로 하여금 치안 업무를 보조하게 했고 1981년 8월부터 국방부의 의견을 반영해 전경을 징집된 현역병 중에서 배정받아 임용했다. 전경은 창설 이래 수많은 집회·시위 현장을 지키면서 질곡의 한국 현대사와 함께했다. 특히 육군 지원자 중 강제로 차출되는 시스템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시위 현장에 나갈 때면 시민들로부터 “너희는 누구의 자식이냐”라는 비난을 들었던 아픔도 있다. 1989년 5월 3일 입시 부정에 항의하던 동의대 학생들과 대치한 경찰관 4명과 전경 3명이 화재로 숨진 사건은 가장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42년간 대간첩 작전과 시위로 전사하거나 순직한 전경들은 모두 322명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경이 수행하던 임무를 의경이 그대로 이어받았지만 군대에서 차출당한 인원이 지원자로 대체됐다는 점에서 시대가 바뀌었음을 실감케 한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새 야구장 옮겨라” vs “못 옮긴다” KBO·창원시 정면충돌

    “NC를 잡아 놓은 물고기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4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창원시의 신뢰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신축 야구장 부지변경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창원시가 당초와 달리 신축 야구장 부지를 옛 진해육군대학으로 고집할 경우 NC의 연고지 변경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KBO는 “새 야구장 부지 선정 과정에서 타당성과 공정성, 신뢰성 등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KBO가 자체 실시한 ‘창원시 신축야구장 부지에 대한 타당성 조사’ 결과 신축구장은 접근성과 흥행성 등에서 진해보다 창원과 마산 지역이 적합하고 지역 균형 및 경제 발전에도 더 많은 효과를 낼 것으로 나타났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창원시가 당초 제시한 방안도 자꾸 바뀌어 신뢰성에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면서 “특히 야구는 매일 하는 경기이고 밤늦게 귀가할 수밖에 없어 접근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진해의 접근성 애로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양 총장은 창원시가 KBO의 부지 변경 요구에 불응할 경우에 대해 “연고 구단인 NC의 입장이 가장 중요하다”며 “연고 구단의 입장과 리그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창원시가 NC를 ‘잡아 놓은 물고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일 수 있다”며 연고지 이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용암 창원시 야구장추진단장은 “확정된 사안을 바꾸는 것은 소모적인 논란일 뿐 변경은 불가능하다”면서 “신축 야구장은 이미 17억원가량 투자돼 작업에 들어간 상태”라며 부지 변경 가능성을 일축했다. 연고구단 NC의 이태일 대표이사는 “KBO가 부지 변경을 공식 요청한 만큼 창원시의 최종 답변이 보다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한다. 부지 변경이 되지 않으면 KBO, 회원사들과 상의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결론짓겠다”고 밝혔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극과 극](10) 희망을 던지고 기적을 쏜다…고양 원더스의 하루

    [극과 극](10) 희망을 던지고 기적을 쏜다…고양 원더스의 하루

    프로야구 10구단 KT 위즈가 공식 출범을 앞두고 23일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 소속 선수 3명을 영입했다. 김종민(27·포수), 오현민(26·투수), 채선관(25·투수)이 바로 꿈을 이룬 주인공들. 이로써 고양 원더스는 지난해 5명, 올해 9명 등 창단 이후 2년간 14명의 프로구단 입단 선수를 배출하게 됐다. 가장 낮은 곳에서 야구를 꿈꾸는 사람들, 그들의 시작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부상·계약해지…좌절의 문턱에서 잡은 희망의 끈 지난 3일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 국가대표야구훈련장.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의 홈구장인 이곳에 40명의 선수들이 운동장에 모여 있었다. 그러나 제각각 디자인이 다른 유니폼에 임시 등번호가 적힌 조끼를 입은 이 선수들은 고양 원더스 선수들이 아닌 고양 원더스 선수가 되고자 모인 지원자들이었다. 이날은 고양 원더스의 새 선수를 선발하기 위한 ‘2013 트라이아웃’ 3일째 되는 날. 지원자 100여명 중 서류를 통과한 86명이 지난 1~2일 이틀간 달리기, 수비·타격, 투구, 연습경기 등의 1차 테스트를 치렀다. 이날 이곳에선 1차 테스트를 통과한 40명의 지원자들에 대한 최종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지난해 10월 진행된 비선수 출신 트라이아웃과 달리 이날은 선수 경력(대한야구협회 6년 이상 선수 등록자, 학생 포함)이 있는 이들에게만 지원 자격이 주어졌다. 야구를 향한 꿈 못지않게 절박함과 절실함으로 채워진 지원자들인 셈이다. 황건주(24·투수)씨는 2008년 동산고를 졸업하자마자 SK 와이번스의 1차 지명을 받아 입단했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1군 경기에 뛸 수 있는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팔꿈치 부상을 입어 2010년 9월에는 수술까지 받았다.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중 지난해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쓰라렸다. “입단했을 때 동기 중에 고등학생이 저 혼자였어요. 1군 선배들은 물론 저보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도 많았구요. 그러다 보니 스스로 많이 위축됐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대로 끝낼 순 없었다. 그대로 돌아서기엔 야구가 너무 좋았다. 공익근무요원 복무 중 재활 훈련을 마치고 소집해제 뒤 인근 고등학교 야구부 훈련에 참여하는 등 글러브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김선민(23·유격수)씨와 오세직(24·유격수)씨도 각각 소속팀이 있었다. 김선민씨는 2010년 삼성 라이온즈에 신고선수로, 오세직씨는 NC 다이노스 창단 멤버로 뛰었다. 그러나 각각 2011년, 2012년에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김선민씨는 “오히려 빨리 군대를 해결하고 처음부터 다시 야구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어요”라고 말했다. 오세직씨는 계약해지 뒤 야구를 그만두려 했지만 잠시 쉬는 동안 야구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놓아지지 않았다고 했다. 전성환(28·유격수)씨는 최종 테스트를 뛰는 최고령 지원자였다. 지원 자격(1985~1995년생)으로서도 최고령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는데 대학 1학년 때 어깨 부상을 당했다. 어린 마음에 운동이 지겨워진 것도 있었다. 대학을 그만뒀고 입대했다. 제대한 뒤 트레이너, 웨이터, 막노동 등 온갖 일을 다했다. 그러나 돌고 돌아 돌아온 곳은 다시 야구였다. 2011년부터 야구연습장에 나가 사회인 야구팀 코치를 맡았다. 가르치다 보니 야구를 다시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1군으로 뛰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스스로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테스트를 받아보니 쉽지만은 않았다. 전성환씨는 “꾸준히 운동을 해온 친구들과 비교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최종 테스트에 온 것만으로도 일단은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합격하면 죽기살기로 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합격한다고 해서 이들의 꿈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의 연봉은 약 1000만원. 한국 프로야구 2군 선수 연봉 2400만원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12년 한국 프로야구 연봉 1위인 김태균 선수(한화 이글스·15억원), 미국 프로야구 연봉 1위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3000만 달러)와 비교할 때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러나 적은 연봉은 지원자들에게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황건주씨는 “연봉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알아보지도 않았다. 적다는 건 알고 있지만 지금 내게 연봉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야구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꿈은 프로 무대를 밟는 것이다. 이들에게 야구의 꿈을 이어주는 곳이 고양 원더스인 것이다. 관중도 환호도 없지만…패자부활을 꿈꾸다 이들은 김성근 감독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오세직씨는 “김성근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지원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면서 “감독님께 배워서 하루빨리 프로 무대에 서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SK 시절 김성근 감독을 스승으로 모시기도 했던 황건주씨 역시 “프로 가는 것이 최종 목표지만 합격하면 다음 목표는 김성근 감독님 밑에서 기량을 쌓는 것”이라면서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트라이아웃은 합격자 수를 정해놓지 않은 채 실력과 발전 가능성만으로 선수를 뽑을 예정이다. 냉정하게 말해 지원자 중 상당수는 이날 가슴에 품었던 꿈에서 다시 멀어져 갈 것이다. 최종 합격할 이들 역시 갈 길이 멀다. 최종 테스트 전날이었던 2일 고양 원더스 구단주인 허민씨가 미국 뉴욕주 프로비던트 뱅크 파크에서 열린 독립리그의 마운드에 올랐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허민 구단주는 선수 경험이 전무한 기업인이다. 첫 등판에서 3이닝 5실점의 호된 신고식을 치렀지만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정식 야구선수로 마운드에 섰고 공을 던졌다. 야구와 전혀 관계 없는 길을 걸어왔지만 자신의 구단을 갖게 됐으며 이에 그치지 않고 야구선수의 꿈을 이뤘다. 꿈이란 꾸는 것은 아름답지만 이루긴 어렵기에 한편으론 잔혹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꾸준히 꿈을 꾸는 자에겐 기회가 오지만 꿈조차 꾸지 않는 이에겐 아무 것도 없다. 그렇기에 운동장에 선 모든 지원자들이 이날만큼은 승자였다. 글·사진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열린세상] 가을엔 축제를 즐기자/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가을엔 축제를 즐기자/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다. 축제는 고대 사회에서 신에게 수확의 감사를 드리는 제사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농부들이 봄·여름 내내 땀방울로 일군 황금 들판에서 기쁨으로 수확하는 가을이야말로 진정한 축제의 계절이 아닐 수 없다. 이 가을에 우리 모두 시름을 떨쳐버리고 축제를 맘껏 즐겨 보는 것이 어떨까. 한가위를 맞아 보름달처럼 풍성한 복을 받으시라고 덕담을 나누면서도 마냥 행복할 수만 없는 현실을 뻔히 알면서 한가롭게 웬 축제타령이냐고 타박할 수도 있겠다. 풀릴 것 같더니만 아직 얽혀 있는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남북문제, 재원 문제로 복지공약은 줄어들고 세금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현실에 국민이 피곤한 것 또한 부인할 수 없겠다. 그럼에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이 가을에 우리는 일상을 훌훌 털어버리고 축제의 현장을 찾아가 보는 것이 좋겠다. 일부에서는 우리나라 축제 수가 너무 많고, 축제마다 특색 없이 그 축제가 그 축제라고 혹평하기도 한다. 소비적이고 전시적인 행사에 왜 예산을 쓰느냐고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꼭 그렇게 볼 것만도 아니다. 1000개 정도 되는 우리나라 축제는 선진국에 비하면 그 수가 많은 편이 아니다. 나아가 본격적으로 중앙정부 차원에서 축제정책을 편 지 20년이 채 안 된 우리나라 현실을 고려하면 나름대로 특색 있는 축제들도 많은 편이다. 물론 중복적이고 낭비적인 축제도 있다. 그러나 축제 하나 잘 키우면 주민화합과 국민화합, 지역 브랜드 제고, 지역경제 활성화 등 그 효과가 웬만한 기업을 유치하는 것 이상이 될 수 있다. 브라질 리우 삼바축제, 독일 맥주축제인 옥토버페스트, 영국 에든버러 잔치 등 외국의 유명축제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에도 보령머드축제나 금산인삼축제 등 그 경제적, 브랜드 가치적 효과가 입증된 축제가 꽤 많다. 축제를 소비적이고 전시적이라고 도매금으로 평가절하할 일이 아니다. 이번 가을은 전국에서 열리는 다양한 축제로 풍성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우리나라 대표축제인 전북의 김제지평선축제와 경남의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비롯해 광주광역시에서 열리는 추억의 7080 충장축제와 광주세계김치문화축제, 강원의 양양송이축제와 정선아리랑제, 경기의 수원화성문화제와 이천 쌀문화축제, 충남의 천안흥타령춤축제와 지상군페스티벌, 전북의 순창장류축제와 익산천만송이국화축제, 전남의 남도음식문화큰잔치와 명량대첩축제, 경북의 영주풍기인삼축제, 경남의 산청한방약초축제, 제주의 올레걷기축제 등 그 수를 다 헤아리기가 힘들 정도다. 특히 이 중에서도 10월 2일부터 6일까지 충남 계룡대에서 열리는 지상군페스티벌은 주목할 만한 축제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축제에서는 맛볼 수 없는 군대를 소재로 한 병영훈련 체험, 헬기와 장갑차 탑승 체험, 모형전차 콘테스트, 군악 의장대 사열과 에어쇼는 물론 무기장비 전시 등 평상시에는 일반 국민이 접할 수 없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축제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고 규율과 통제로 상징되는 군이 민간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독특한 축제라고 할 수 있다. 프로그램들이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교육적으로도 매우 유익해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현대생활은 분주함 그 자체다. 미하일 엔데의 ‘모모’에서도 지적된 대로 현대인은 문명의 발달로 단축된 시간만큼의 여유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빠른 속도로 다음 스케줄에 함몰되어 가는 악순환의 위험 가운데서 살고 있다. 바쁜 일상에서 일을 잠시 내려놓고 일탈의 기쁨을 누려보자. 쉼은 퇴보가 아니고 재생산의 원동력이다. 기약 없는 입시전쟁에 몰입된 우리의 젊은 자식들에게도 충전의 기회를 주자. 일단 온 가족이 손에 손을 잡고 축제의 장 속으로 들어가 보고서 축제가 정말 낭비적인 몹쓸 것인지, 재생산과 가족 사랑을 촉진하는 활력소인지 직접 평가해 보자. 호이징가는 일찍이 인간을 ‘호모 루덴스’(놀이의 인간)로 표현하면서 우리 속에 잠재된 놀이 근성을 잘 집어내었다.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이 가을에 우리 모두 축제를 즐기자.
  • 유명 배우, 7살 연상女와 혼인신고 뒤

    유명 배우, 7살 연상女와 혼인신고 뒤

    배우 이태성(28)이 다음달 현역으로 입대할 예정이다. 현재 MBC 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에 출연 중인 이태성은 최근 입대 영장이 받았다. 이태성은 22일 드라마가 종영하면 입대 준비를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입영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태성은 지난해 7세 연상의 여성과 가정을 꾸렸다. 결혼식은 안 했지만 혼인신고까지 마친 상태로 슬하에 두 돌이 지난 아들도 있다. 따라서 이태성이 결혼식을 올리고 군에 입대할지도 관심사다. 앞서 이태성은 지난 4월 ‘금 나와라 뚝딱’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을 마치고 군대에 가기 전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태성의 소속사는 “아직 확정된 게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日 아사히의 소신…“집단적 자위권은 위헌”

    일본의 아사히신문이 17일 아베 신조 정권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의 근간에 관한 것’이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헌법 9조 아래 자위를 위한 필요 최소한도의 방위력만 허용된다”며 “일본이 직접 공격받지 않았는데 다른 나라를 지키는 것은 이 선을 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또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실현되면 자위대는 보통군대에 한없이 접근한다”며 “법으로 묶는다고는 하지만 정치적 의사로 활동 범위가 제한 없이 넓어지면 해외에서의 무력행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설은 또 아베 정권이 당초 헌법 개정 절차를 정한 96조 개정을 목표로 했지만 좌절되자 헌법 해석을 담당하는 내각 법제국 장관을 교체하고 일부 전문가가 논의를 주도하게 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해석 개헌’을 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개헌 대신 손쉬운 헌법 해석 변경을 통해 집단적 자위권의 족쇄를 풀려는 행보를 꼬집은 셈이다. 이어 헌법 9조가 내포한 평화주의의 근간을 정부가 독단적으로 바꿀 수 있다면 “규범으로서의 헌법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진다”며 “권력에 제약을 가하는 입헌주의에 대한 부정으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집단적 자위권은 일본이 공격받지 않아도 동맹국 등이 공격받았다는 이유로 타국에 반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안전보장의 법적기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를 7개월 만에 재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아베 총리는 “어떤 헌법 해석도 국민의 생존이나 국가의 존립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며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새 헌법 해석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간담회는 연말에 집단적 자위권의 전면 행사를 허용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총리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미주통신]개와 성관계 동영상 올린 엽기 부부

    [미주통신]개와 성관계 동영상 올린 엽기 부부

    자신이 기르던 두 마리 개와 성관계를 하는 장면을 버젓이 인터넷에 올린 엽기적인 부부가 체포됐다고 17일(현지시각) 미국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조사 결과 이 부부의 남편은 현직 베테랑 군인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州) 레포드 경찰은 미국 기지 내에 거주하는 루벤 폭스(23)와 앰벌 폭스(23) 부부를 수간 혐의와 외설 동영상 유포 등의 혐의로 지난 16일 체포했다. 현지 경찰은 이들은 2 주전 자신이 기르던 개와 성관계를 가지는 장면을 인터넷에 올렸으며 이를 파악한 버지니아주 경찰이 해당 범죄 혐의를 통보해 체포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개 2마리와 고양이 3마리를 발견하고 안전하게 동물보호소로 옮겼다. 미군 특수 부대 그린베레에 근무하는 루벤은 해당 범죄 행위로 인해 군대로부터도 처벌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루벤의 아내 앰벌은 체포되기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르겠다.”며 “지금은 아무것도 말하고 싶지 않으니 묻지 말고 우리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들 부부는 1만 5000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됐으며 재판을 앞두고 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여군 임산부의 죽음] 이런 모습 보이려고 軍 가고 싶어 발버둥쳤니, 신애야!

    ‘아버지의 일기’는 지난 2월 이신애 중위의 생명의 불씨가 사그라지던 시점부터 시작됐다. 비통한 심정뿐 아니라 각종 의문도 담겨 있다. 다음은 일기의 일부. 2월 2일 신애 눈가에 눈물 한 방울이 맺혀 있다. 살려 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 2월 3일 신애가 하늘나라로 갔다. 공황 상태다. 헌병대 수사과장의 조사가 이뤄졌다. 2월 20일 사단장과 면담을 했다. 인제군 전체에 산부인과가 한 군데도 없으니 어느 여군이 이곳에 근무하려 하겠는가. 임신한 여군 대책이 전무했다. 제일 가까운 산부인과가 있는 속초나 춘천은 위수지역 이탈 아닌가. 평일에 병원 갈 엄두도 못 내고 일만 했던 아이다. 순직 처리를 해야 한다고 부탁 아닌 부탁을 했다. 사단장은 여군이 임신 중 사망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한다. 사단의 역량을 벗어나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3월 27일 대대 주임원사가 부대에 신애 추모비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순직이 부결되면서 보류됨). 4월 11일 사단 인사참모가 육군본부가 순직을 부결했다고 통보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4월 19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접수시켰다. 국방부, 보훈처, 인터넷, 방송사에 호소해야 할까. 모르겠다. 5월 9일 권익위 조사관과 면담했다. 임신한 여군의 복무 중 사망이 처음이라 판례가 없다고 했다. 업무상 과로가 증명돼야 한다고 한다. 6월 6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참배를 갔다가 의연하자고 다짐했건만 눈물을 보였다. 아버지(육군 대위로 예편한 이 중위 할아버지,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에게 도와달라고 기도했다. 6월 16일 횡성군 봉안소에서 신애(유골)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 자대 배치될 때 씩씩했던 모습은 없고 아무 말 없이 뒷좌석에 있다. 순직이 되지 않아 군의 어떤 행사도 없이 물건을 수령하듯 (유골을) 받아든 내 모습이 너무 처량해서 미치는 줄 알았다. 6월 17일 신애 유골을 오동나무 유골함에 옮겼다. 이런 모습 보이려고 그리도 군대에 가고 싶어 발버둥쳤니. 신애야!
  • [여군 임산부의 죽음] 만삭의 몸, 한달 50시간 초과근무 이 악물고 버티다…

    [여군 임산부의 죽음] 만삭의 몸, 한달 50시간 초과근무 이 악물고 버티다…

    전방 부대에서 근무하던 여군이 제대로 된 산부인과 진료를 받지 못한 채 격무에 시달리다 출산 다음 날 사망했다. 유가족의 순직 처리 요구에 군은 전례가 없다며 버텼다. 결국 국민권익위원회가 나섰고 군은 순직 처리키로 방침을 바꿨다. 지난 2월 3일 사망한 이신애(28·여군 사관 55기) 중위 이야기다. 사건은 일단락된 듯 보이지만 현재의 여군에 대한 인식이나 열악한 군 의료체계가 지속되는 한 제2, 제3의 이 중위는 언제든 나올 수밖에 없다. 도대체 무엇이 이 중위를 죽음으로 내몰았는가. ‘악바리’ 이 중위는 지난 2월 2일 679g의 사내아이 봄봄이(태명)를 세상에 선물하고 이튿날 오전 7시 47분 숨을 거뒀다. 그토록 기다리던 아기 손 한번 잡아 보지 못했다. 임신 7개월의 몸으로 한 달 내내 초과근무하며 준비했던 혹한기 훈련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사망 원인은 임신성 고혈압에 의한 뇌출혈. 육군본부는 4월 11일 “군 복무와 사망의 연관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순직이 아닌 ‘일반 사망’으로 결정했다. 아버지 재학씨와 남편 연두봉씨는 6월 16일 강원 횡성군 봉안소에서 유해를 인수했다. 육군 대위 출신의 할아버지, 중령으로 예편한 부친에 이어 3대째 군인의 길을 걷던 이 중위의 마지막은 쓸쓸했다. 그대로 묻히는 듯했던 이 중위의 죽음은 권익위가 지난 10일 과로로 인한 순직으로 인정할 것을 육군본부에 권고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 1월 초 마지막 산부인과 검진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던 이 중위는 왜 죽었을까. 산부인과 전문의 3명은 과로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가 임신성 고혈압을 악화시킨 것으로 권익위에 자문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대대 지휘관이 교체되고 직속 상관인 부대 운영과장이 1월에 전출된 후 업무량이 급격히 늘었다. 후임자도 배치되지 않았다. 혹한기 훈련 준비까지 겹쳐 정보작전 임무를 맡은 이 중위는 오전 7시에 출근해 밤 11시가 넘어 퇴근하는 일상을 반복했다. 이 중위의 죽음에는 군의 상명하복 문화와 낮은 모성 보호 인식, 낙후된 의료체계가 복합 작용했다. 근무지였던 인제군에는 산부인과 병원이 없다. 가장 가까운 속초까지 왕복 두 시간, 춘천은 왕복 세 시간 거리다. 두 곳 모두 위수지역 밖이어서 지휘관 승인을 받아 휴가를 내야 한다. 서상원 권익위 조사관은 “지금 같은 상황이면 ‘제2의 이신애’가 또 나올 수 있다”며 “군의 시스템과 제도가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3월 말 현재 장교·부사관으로 근무하는 여군은 8448명, 전체 군인의 4.7%이다. 2007년 말(4959명)보다 58% 늘었다. 주로 전방에 배치되는 전투병과는 전체 여군의 36%(3120명)에 이른다. 군은 2015년까지 여군을 1만명 이상까지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여군 대책은 이중적이다. ‘기계적 평등’을 강조할 뿐 일과 가정의 병립을 위한 지원은 인색하다. 공공연하게 여군을 전투력 저하 요인으로 꼽는 가부장적 지휘관들도 적지 않다. 육군 관계자는 “일부 지휘관들은 결혼한 여군 장교를 노골적으로 꺼린다”면서 “육아휴직으로 인한 결원이 제때 충원되지 않기 때문에 짐을 떠안는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낙후된 의료지원 체계도 문제다. 16개 국군병원 중 산부인과가 설치된 곳은 국군수도병원, 국군서울지구병원, 국군대전병원, 항공우주의료원(청주), 해양의료원(진해) 등 5곳뿐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산부인과 군의관 증원이 필요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임신한 여군의 경우 산부인과 진료는 민간에서 받고 진료비를 지원받고 있지만 전방 지역의 경우 민간 산부인과 병원이 전무해 이 같은 원칙은 사실상 무용지물인 셈이다. 늦었지만 육군은 이달 중 재심의를 열어 이 중위를 순직 처리키로 했다. 이 중위의 유골은 국립묘지에 안장될 때까지 부친의 집에 임시로 보관돼 있다. 엄마의 부재 이유를 알 수 없는 아들 봄봄이는 그동안 건강하게 자라 체중이 6㎏이 됐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씨줄날줄] 잡스의 영혼/정기홍 논설위원

    2010년 6월 애플이 신제품 ‘아이폰4’를 출시하면서 내놓은 광고 콘셉트는 도발적이었다. “당신은 이미 이 제품의 사용법을 알고 있다.” 이 문구에서는 사용법이 너무 쉬워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당시 세계 휴대전화 시장은 애플의 새로운 기기 출시에 혼을 빼앗기고 있을 때였다. 이 호언은 시장에서 그대로 적중해 또 한 번 애플의 혁신에 환호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10일 애플은 후속작인 ‘아이폰5S·5C’를 세계시장에 공개했다. 5S는 고급 시장을 겨냥했고, 5C는 중저가 모델이다. 하지만 시장은 그저그런 제품으로 평가절하한 채 실망감을 넘어 허탈해하고 있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스티브 잡스의 영혼이 새 아이폰과 함께 애플을 빠져나갔다”고 혹평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애플 본사의 벽에서 잡스 사진을 떼도 좋을 것 같다”며 애플에 ‘잡스의 혁신’은 없다고 단언했다. 2007년(한국은 2009년) 아이폰이 세상에 나온 이후 6년 만의 최악의 평가다. 어느새 ‘애플 제국’은 자신이 아이폰의 모방품으로 비아냥거렸던 경쟁사 제품에 시장을 넘기면서 초라한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애플은 왜 맥없이 무너지는가. 애플의 추락 이유는 유라시아를 지배했던 몽골에서 찾을 수 있다. 800여년 전 몽골의 칭기즈칸은 유목민의 기마술로 가장 빠르게, 그리고 잔인하게 대륙을 정복했다. ‘몽골 군대는 소문보다 먼저 들이닥친다’는 데서 보듯 속도의 위용은 대단했다. “21세기는 새로운 유목사회”라고 진단한 GE의 전 회장 잭 웰치도 유목민의 속도감에서 그 의미를 찾았을 정도다. 하지만 몽골은 폐쇄정책으로 무너지고 만다. 중국의 주류 민족인 한족을 천대하면서 반란의 빌미를 제공했다. 애플도 온라인제국을 건설했음에도 불구하고 안하무인 격이었다. 폐쇄적 경영은 혁신을 등졌고, 곳곳에서 저항에 부닥치면서 서비스 경쟁에서 밀려났다. 잡스의 혁신은 ‘존재하는 것’과 ‘남의 것’을 부정하는 데서 출발했지만, 그의 사후 조직은 혁신의 날카로움을 잃어버렸다. 첨단의 시대엔 물리적으로 강한 자도, 지적인 자도 적응이 빠른 자에겐 이기기 어렵다. 잡스가 췌장암으로 사망한 지 2년. ‘잡스의 혁신 정신이 애플의 근간이 돼 영원히 남을 것’이라던 애플의 예상은 흔적을 찾기 어렵다. 애플의 ‘비밀주의’도 유효하지 않다. 애플의 지난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31.7%)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잡스의 영혼을 잃은 애플도 언젠가 모토로라가 구글에, 노키아 휴대전화 부문이 MS에 팔린 전철을 밟게 될지 모를 일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창조경제’ 모델의 성공신화는…

    나스닥으로 가라/로니 A 에이나브 지음/이원재 옮김/아라크네/352쪽/1만 7000원 ‘나스닥으로 가라’는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창조경제’의 모델이 된 이스라엘 대표 기업 ‘뉴디멘션 소프트웨어’의 성공 신화를 담았다. 지은이는 세계적인 벤처캐피털 ‘에이나브 에셋’의 최고경영자(CEO). 책은 군대를 갓 제대했던 청년 시절 그가 텔아비브 노르다우 지역에서 벤처기업을 세운 뒤 경쟁업체의 방해와 동업자의 배신 등을 이겨내고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키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히 그렸다. 1992년 당시로선 도박에 가까웠던 나스닥 입성에 성공하고, 1999년에는 자신의 회사를 6억 7500만 달러에 미국기업 BMC에 매각해 거부가 됐다. 저자는 자신의 성공 경험을 살려 이스라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20여곳의 나스닥 상장을 도와 ‘벤처기업의 대부’가 됐다. 원저인 ‘노르다우에서 나스닥으로’(Nordau to Nasdaq)는 미국 내 주요 경영대학원(MBA)의 교재로도 쓰인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커버스토리-커피, 알고 드십니까?] “커피종주국에 스타벅스라니” 美와의 FTA 반대 시위 격렬…콜롬비아인에게 커피는 생존

    [커버스토리-커피, 알고 드십니까?] “커피종주국에 스타벅스라니” 美와의 FTA 반대 시위 격렬…콜롬비아인에게 커피는 생존

    지난달 29일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수바와 보사 등 다운타운 지역에 삼엄한 계엄령이 떨어졌다. 미국과 콜롬비아의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반대하는 대규모 농민, 학생 시위가 보고타 등 전국으로 번지자 대통령이 5만명의 군대를 동원한 것이다. 훌리건에겐 발포해도 좋다는 명령이 떨어지면서 시위대 가운데 사망자만 3명, 부상자도 200여명이 발생했다. 이날 시위대는 FTA를 반대하며 흥미로운 구호를 외쳤다. ‘스타벅스는 꺼져라(GO HOME STARBUCKS).’ 커피의 종주국인 콜롬비아인에게 스타벅스는 눈앞에 다가온 미국의 거대 자본을 상징한다. 가뜩이나 미국과의 FTA로 심기가 불편한 콜롬비아인들에게 얼마 전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2014년부터 보고타 등 콜롬비아에 50여개 점포를 차릴 계획”이라며 도전장을 날렸다. 커피에 있어서만은 세계 1위를 자부하는 콜롬비아인의 자존심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반(反)스타벅스로 분출 중인 콜롬비아 속 커피전쟁의 전운에 귀를 기울여 봤다. “인삼이나 김치 같은 한국 특산물을 중국이나 일본이 수입한 뒤 명품이랍시고 비싼 값에 역수출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기분이 어떨는지…. 지금 대부분의 콜롬비아 사람의 심정이 그럴 겁니다.” 지난 6일 보고타의 차피네로. 외국계 기업과 금융사가 몰려 있는 이곳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레이나(21)는 최근 콜롬비아에 이는 반스타벅스 정서를 이렇게 정리했다. 한번도 스타벅스를 마셔 본 적이 없지만 콜롬비아 원두를 쓴다고 하니 맛은 뻔하지 않겠냐고도 말했다. 그는 “콜롬비아에는 무엇보다 세계 최고의 원두가 있고 이를 누구보다 잘 가공하는 훌륭한 커피 전문점도 넘쳐난다”면서 “비록 자본과 마케팅 능력에서는 좀 뒤질지 몰라도 결국 맛과 향으로 승부한다면 뒤처질 이유가 없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레이나가 일하는 곳은 후안발데스 카페다. 콜롬비아 커피를 대표하는 토종의 프랜차이즈 매장 중 하나다. 후안발데스를 중남미의 그만그만한 커피 프랜차이즈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후안발데스 카페는 2005년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의 커피전문점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스타벅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56만 콜롬비아 농가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커피로 중남미에선 ‘스타벅스를 꺾을 만한 유일한 커피브랜드’라고 불릴 정도다. 실제 콜롬비아 사람 중 다수는 후안발데스가 스타벅스의 콧대를 꺾어 줬으면 하고 바란다. 사실 후안발데스란 이름은 콜롬비아 커피생산자연합회가 만든 가상의 인물이다. 연합회는 콜롬비아 커피를 홍보하기 위해 1960년대 뉴욕의 한 광고회사에 자국의 커피를 알릴 브랜드를 의뢰했고, 덕분에 카우보이 모자를 쓴 한 남성이 당나귀를 붙잡고 있는 상표 후안발데스가 등장했다. 매장 내 커피 가격은 대부분 스타벅스의 절반 정도다. 한국과의 인연도 있다. 2년 전 국내 한 재벌 2세가 후안발데스의 명성을 듣고 국내 프랜차이즈 도입을 적극 검토한 것. 하지만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위협한다는 당시 여론의 질타에 사업은 구상단계에서 백지화됐다. 이날 오전 8시 차피네로 후안발데스 매장은 커피를 주문하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출근 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려는 사람들이다. 이곳 사람들에게 커피는 일상이다. 회사원들은 출근길에 커피숍에 들러 틴토(진한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커피의 본고장이라 해서 커피 마시는 것에 뭔가 특별한 것은 없다. 틴토 외에 우유를 부은 카페라테는 카페 콘 레체, 모카를 넣은 카페 모카는 그냥 카페모카로 부른다. 기본적으로 커피를 한국보다 진하게 마시고 설탕 대신 사탕수수 덩어리인 파넬라나 콜롬비아식 캐러멜인 아레키페를 넣어 마신다는 것 정도가 차이라면 차이다. 외국계회사에 근무하는 디아나 니뇨(26·여)는 “개인적으로 스타벅스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와의 경쟁을 통해 후안발데스가 좀 더 국제적 브랜드로 도약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3년간 애틀랜타 등에서 미국 유학생활을 한 그에게 스타벅스는 익숙한 브랜드이자 향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학생과 노동자 계층이 스타벅스 진입을 반대하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수의 콜롬비아인들이 최소 임금인 60만 페소(약 40만원)를 받고 일하고 있어요. 커피를 좋아하는 건 다를 바 없지만 서민이 저가의 브랜드나 싼 인스턴트 커피를 마실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들에겐 원두 한 봉지에 2만 5000페소(약 1000원) 하는 후안발데스조차 부담스럽죠. 그보다도 비싸다는 스타벅스가 들어와 봐야 서민은 이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후안발데스 같은 고급 커피를 사서 마시기가 부담되는 콜롬비아 서민은 작은 커피숍이나 노점에서 파는 커피를 이용한다. 농가에서 나오는 생두를 직접 볶아 먹거나 저가 브랜드의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도 많다. 외국계 회사에서 청소부 일을 하는 노라 로드리게스(45·여)도 그런 부류다. 즐겨 마시는 커피는 후안발데스가 아니다. 파운드당 8000페소(약 4800원) 정도 하는 저가 슈퍼마켓 브랜드다. 고맙게도 고향 실바니아의 친척들이 가끔 좋은 원두를 보내주기도 한다. 그의 가족은 집에서는 주로 냄비커피를 끓여 먹는다고 했다. 냄비에 물과 커피원두, 파넬라를 함께 넣어 커피 물을 우려낸 뒤 가루를 걸러 마시는 방식이다. 그녀는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드립커피 기계가 없는 서민층은 이런 방식으로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소박하게 커피를 즐기는 부류였지만 자국 커피에 대한 자부심은 강했다. 콜롬비아인에게 커피는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그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어떤 이에게 커피는 문화이지만 어떤 이에게 커피는 생존입니다. 그만큼 콜롬비아에는 커피 농장에 의존해 살아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스타벅스가 들어오든 FTA가 되든 부디 고향에서 농사짓는 가족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 사진 보고타(콜롬비아)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KBS 파노라마(KBS1 밤 10시) 우리 주변에 있는 병원은 이미 포화상태다. 이런 상황에서도 병원들이 돌아보지 않는 곳이 있다. 환자가 적어 수지가 맞지 않는 곳이다. 그런데 운영하면 할수록 적자가 쌓이는데도 우리에게 꼭 필요하기에 사명감으로 굳건히 버티는 병원들이 있다. 막대한 손실을 감당할 수 없는 민간병원의 공백을 채우는 곳, 바로 공공병원이다. ■스타 마음여행 그래도, 괜찮아(KBS2 밤 8시 55분) 가슴 속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가진 탤런트 박원숙, 오미연. 두 여배우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마음을 비우기 위해 중세시대의 분위기를 간직한 체코 보헤미아로 여행을 떠난다. 수많은 체코 남자들을 울린 박원숙의 완벽한 수영복 몸매와 거리 공연을 감상하던 중 경찰에게 끌려갈 뻔한 사연을 공개한다. ■투윅스(MBC 밤 10시) 재경(김소연)이 태산(이준기)에게 총을 쐈던 김 선생(송재림)을 체포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미 총은 찾을 길이 없다. 김 선생은 변호사의 신분 증명으로 풀려난다. 석두(김영춘)와 대준(김법래)은 전당포에 숨겨진 녹음기를 발견하고, 그 속에 녹음된 태산의 목소리를 듣고 경악한다. 한편 재경은 일석(조민기)을 오미숙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한다. ■좋은 아침(SBS 오전 9시 10분) 드라마와 CF에서 인기 고공행진 중인 배우 금보라가 특전사로 제대한 듬직한 둘째 아들을 공개한다. 승민군은 세 아들 중 딸처럼 엄마 금보라를 내조하는 아들로, 집안일을 돕는 것은 물론 그녀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또 군대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 제대 날 엄마에게 선물까지 하는 효자 아들이기도 한데…. ■생활의 비법(EBS 오전 9시 20분) 더 이상 집안일은 여자의 몫이 아니다. 현재 대한민국 35%에 이르는 남자들이 살림을 도맡고 있다. 경기도 부천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김영근씨 가족은 날이면 날마다 사물놀이 장단 맞추는 일에만 매달리는 아내 때문에 싸움이 끊일 날이 없었다. 남편은 고심 끝에 가정의 평화를 위해 자신이 집안살림을 맡기로 한다. ■아버지와 딸(OBS 밤 11시 5분) 강원 횡성군 갑천면 하대리에 사는 김재원씨는 다섯 명의 딸이 있다. 아들을 낳으면 땅을 주시겠다는 아버지의 약속이 있었지만 재원씨는 딸만 다섯을 낳아 결국 땅을 받지 못했다. 지금은 남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게 전부다. 그런데도 야무지고 애교 많은 딸들 덕분에 절로 힘이 난다. 프로그램은 재원씨와 개성 강한 딸들의 시골살이를 펼쳐보인다.
  • 지상파 하이라이트

    ■리얼체험 세상을 품다(KBS1 밤 10시 50분) 생애 처음 씨름대회에 출전해 16살 소년을 적수로 만난 배우 한정수.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상대이지만 비등한 실력으로 경기를 이어간다. 승리욕에 불타는 두 사람!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자 사람들은 점점 흥미를 잃는다. 그런데 이때 전날 배웠던 비장의 기술이 떠오른다. 과연 그는 비장의 기술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까. ■TV소설 은희(KBS2 오전 9시) 정태는 로라에게 정옥이 올케라는 사실을 듣게 되고, 정옥을 만나 이 사실을 확인한다. 정옥은 정태에게 당분간 모든 것을 비밀로 해줄 것을 부탁하고, 정태는 아무것도 모른 채 로라에게 자꾸 혼나는 은희가 안쓰럽다. 한편 로라는 명호와 은희의 관계를 계속 오해하게 되고, 결국 은희를 해고하려 한다. ■불만제로 UP(MBC 오후 6시 20분)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요즘, 유정란을 찾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무정란과 2배 정도의 가격 차이가 나지만 소비자들은 유정란을 선택한다. 좁은 닭장에 갇혀 수정 없이 낳은 무정란보다는 암탉과 수탉이 만나 생산한 유정란이 더 몸에 좋을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착한 달걀이라 불리는 유정란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본다. ■드라마 스페셜 주군의 태양(SBS 밤 10시) 주중원(소지섭)의 사랑 고백이 진심인지 장난인지 긴가민가한 태공실(공효진)은 데이트 하러 어디든 가자는 말에 설렌다. 한편 절묘한 타이밍으로 자이언트그룹 회장이 별세하고, 주중원은 태공실과 함께 장례식장에 간다. 그런데 태공실은 정체 모를 귀신에게 몸을 또 빼앗기고 마는데…. ■극한직업(EBS 밤 10시 45분) 베트남 남부 지역의 작은 반도 끝에 위치한 붕따우 롱하이는 대표적인 항구도시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어촌 마을인 푹띤은 전통 방식을 살려 제작된 목선으로 유명하다. 선체의 길이 약 25m, 무게는 70t에 달하는 한 척의 배를 완성하기 위해서 500명이 넘는 인부들이 달려들고, 작업 현장은 언제나 일사불란한 움직임으로 소란스럽다. ■리얼대탐험-애니멀슈퍼파워(OBS 밤 9시 50분) 영화배우 패트릭 스튜어트가 자연 세계에서 가장 위협적인 킬러들인 악어, 송골매, 군대개미의 괴력에 관한 미스터리를 파헤친다.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생명체인 송골매는 어떻게 그런 속도를 낼 수 있을까. 현존하는 생명체 중에 무는 힘이 가장 강한 악어의 사냥 성공 비결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 백악관 비서실장, 화학무기 증거 부재 사실상 시인

    백악관 비서실장, 화학무기 증거 부재 사실상 시인

    시리아에 대한 군사 행동 여부를 승인하는 미국 의회가 9일 개회한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각각 미 TV에서 격돌해 본격적인 여론 몰이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ABC, CBS, CNN, NBC, PBS, 폭스뉴스 등 방송사 6곳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공습의 당위성을 역설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공격을 방조하면 1925년 제네바 협약에서 체결된 국제 규범을 어기는 것이라고 밝힐 계획이다. 또 미국이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세계 최강국의 위상이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해 미국민의 자존심을 자극할 전망이다. 알아사드 대통령도 같은 시간 미국 방송을 통해 자신의 화학무기 사용 주장을 반박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최근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미 PBS ‘찰리 로즈 쇼’의 진행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증거는 없으며, 만약 미국이 (증거를) 가지고 있다면 즉시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의 국제사회에 대한 설득에도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부족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은 8일 CNN, CBS,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정부에 화학무기 사용 책임이 있다는 것은 ‘상식의 문제’”라고 주장해 사실상 화학무기 사용 주체를 증명할 구체적인 증거가 없음을 시인했다. 이런 가운데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9일 오전 시리아 내전은 정치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군사 개입에 대해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케리 장관은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과 만난 뒤 “확실한 건 미국도, 오바마 대통령도, 나도 시리아 갈등 해소에 정치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군대를 통한 해법은 없으며, 우리는 그에 대한 환상도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모스크바에서 시리아 외무장관과 만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보유한 화학무기를 파기하고, 1997년 발효된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가입하라고 요청했다”며 “시리아의 신속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한·미, 북핵 맞춤형 억제 전략 완성… 새달 SCM서 최종서명

    한·미 군 당국이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한 ‘맞춤형 억제전략’을 마련, 다음달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최종 서명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8일 “10여개월 동안 공동 연구한 북한 핵위협에 대응한 맞춤형 억제전략을 실무차원에서 막바지 협의 중”이라면서 “다음 달 2일 서울에서 열리는 SCM 회의에서 김관진 장관과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맞춤형 억제전략’ 마련은 북핵 위협에 대응한 확장억제력을 한국에 제공하겠다는 미국의 선언을 공식 문서로 만들어 실효성을 담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문건에는 북한의 핵 사용 징후부터 실제 핵을 사용했을 때 양국이 실행에 옮길 정치·외교·군사적인 대응 방안을 포괄적으로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군 당국은 최근 북한이 언제든 핵을 무기화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3일 국회 국방위원회 보고자료에서 “2010년까지는 개발·실험 수준이었으나 2013년 현재는 언제라도 핵을 무기화하여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실제적 위협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한·미 양국이 지난해 미국에서 개최한 제44차 SCM에서 맞춤형 억제전략을 2014년까지 완성키로 했으나 1년 앞당긴 것도 이 같은 평가를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맞춤형 억제전략 구현을 위한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TTX)을 지난해 12월 미국의 핵 연구시설인 로스앨러모스연구소에서 실시하고 같은 달 미 해군대학원에서 고위급 세미나를 개최했다. TTX에서는 ▲잠수함을 이용한 핵무기 발사 ▲탄도미사일을 이용한 핵미사일 발사 ▲항공기를 이용한 핵무기 투하등 북한의 가능한 핵 공격 유형을 상정해 그에 적합한 억제전략을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기고] 신뢰 없는 증권시장 미래 없다/이동엽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기고] 신뢰 없는 증권시장 미래 없다/이동엽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자공(子貢)이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는 “나라가 번성하기 위해선 백성을 배불리 먹이고 군대를 충실히 하며 백성들이 정치를 믿게 하는 것이 으뜸”이라고 답했다. 이 셋 중에서 부득이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을 먼저 버려야 할지를 다시 묻자 공자는 먼저 군대를 버리고 다음으로 양식을 버리나 끝까지 지켜야 할 것은 백성의 믿음이라고 말했다.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금융감독원은 불공정 거래 세력을 근절하기 위해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로부터 시장에 대한 신뢰를 얻기 위함이다. 증권시장이 번성하기 위해선 시장이 공정하다는 투자자들의 신뢰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증권시장은 자본주의 시장 체계에서 투자자들에게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기능함과 동시에 실물경제에 자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렇기에 좋은 증시의 존재는 바로 창조적인 국가경제의 성장과 직결된다. 시장 참여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자본시장의 지속 가능한 발전은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다. 이처럼 중요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가장 밑바닥에 불공정 거래 세력이 도사리고 있다. 최근 증권시장에서 발생하는 불공정 거래 행위는 더욱 복잡하고 교묘한 양상을 보인다. 비상장 법인을 우회상장하면서 차명계좌를 이용해서 투자한다든지, 태양광 발전이나 유전 개발에 참여한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주가를 띄우거나 회사 임직원 등이 회사 내부의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몰래 거래하는 등 갈수록 대담하면서도 은밀해지는 추세이다. 금감원은 바로 이런 유형의 불공정 거래에 시의성 있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시장 정보 수집기능을 확대 보강하고 특별조사 기능을 통합하는 등 조직 및 인력체계를 정비한 특별조사국을 지난 8월 1일자로 신설하였다. 특별조사국은 획기적인 기획조사 실시 등을 통해 그동안 조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불공정 거래 행위의 상당부분에 공정의 잣대를 댈 수 있을 것이다. 일각에선 이번 특별조사국의 신설이 조사 활동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자칫 시장 기능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렇지만 이것은 단지 기우에 불과할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 증권시장에서 불공정 세력이 줄어들수록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강화되어 시장 본래의 자유로운 기능이 더욱 활성화돼 우리의 증시는 한층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감독당국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불공정 거래 행위의 대부분이 음지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이를 전부 찾아내 엄정히 제재하는 데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금감원이 불공정 거래 세력 차단에 일반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기대하고 환영하는 이유이다. 금감원은 투자자들의 신뢰로 무럭무럭 성장하는 증권시장을 꿈꾼다. 이 꿈의 실현을 위한 노력에 깨끗하고 효율적이며 공정한 증권시장을 희망하는 일반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곁들여진다면, 우리 증권시장은 선진 시장으로 성큼 나아가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 [문화 In&Out] 안전보다 시청률 부상 권하는 예능

    “출연자들은 박쥐 수프를 먹으며 입 안 가득 씹히는 잔뼈와 특이한 향 때문에 곤욕스러워 했고 실제로 한 출연자는 눈물을 보였다…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유상철은 레이스 중 자전거에서 떨어지는 위험한 순간을 맞았다.” MBC가 지난달 ‘파이널 어드벤처’를 홍보하며 배포한 보도자료다. 출연자들이 구역질 나는 음식을 먹고 사고 위험에 처하는 게 프로그램의 홍보 수단이 됐다. 더 강렬한 리얼리티, 더 무모한 도전이 강조될수록 예능 프로그램의 안전 불감증은 ‘필수’가 된다. 예능 프로그램의 안전 불감증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4일 개그맨 이봉원은 MBC ‘스타 다이빙쇼 스플래시’ 촬영 중 안면 타박상을 입어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그 여파는 프로그램 촬영 중단으로까지 이어졌다. 지난 3일 MBC 추석특집 ‘아이돌 육상·양궁·풋살 선수권대회’ 녹화 현장에서는 그룹 빅스의 멤버 레오가 풋살 경기 도중 발목을 다쳐 이튿날 음악방송에서는 무대에 앉아 노래를 불러야 했다. KBS ‘출발! 드림팀’, MBC ‘파이널 어드벤처’, SBS ‘정글의 법칙’ 등도 출연자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기로 유명한 프로그램이다. 스포츠가 결합된 예능 프로그램과 리얼리티를 강조한 예능 프로그램은 신변잡기 토크쇼가 식상해질 때쯤 주목받기 시작했다. 연예인들이 땀을 흘리고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모습이 꾸밈 없는 감동을 선사했다. 그러나 비슷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고 이마저도 식상해지자 점점 리얼리티와 도전의 강도를 높여갔다. 오지 체험이 인기를 끌자 오지에서의 레이스가 등장했고, 군대 체험은 경찰과 소방관 체험으로 이어졌다. 방송사들은 의료진을 현장에 배치하는 등 안전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해명한다. 그럼에도 계속되는 줄부상은 단순히 안전대책 미비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 듯 하다. ‘스플래시’는 훈련받은 다이빙 선수가 하는 높이와 동작에 연예인이 도전한다는 게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다. 연예인들이 완벽하지 않은 자세로 입수하면서 타박상을 입는 건 자연스러운 결과다. ‘아육대’는 아이돌 가수 160여명을 모아놓고 2시간 분량을 뽑으니 메달을 따야 ‘통편집’을 면한다. 한 아이돌 그룹의 매니저는 “신인일수록 얼굴 한 번 비추기 위해 격렬하게 경기에 임할 수밖에 없고 달리기 종목에서 다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극한, 위험, 투혼, 탈진… 몸 쓰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늘어날수록 격한 어감의 단어들이 포털사이트 메인을 장식한다. 이런 단어들은 방송사가 배포한 홍보자료에 실린 것들이다. 방송사들은 자신들의 기획력에서 탄생해야 할 예능 프로그램의 재미를 극한에 처한 연예인들의 모습에서 찾으려 한다. 시청률 경쟁에 혈안인 방송사들은 시청자들의 쾌감도를 높이는 데 사활을 걸었지만 정작 높아지는 건 연예인들의 부상 위험과 시청자들의 거부감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호주 총선 보수야당 승리…6년만에 정권교체[속보]

    토니 애벗 자유당 대표가 이끄는 보수 야당연합(자유+국민당)이 7일 치러진 호주 총선에서 케빈 러드 총리의 집권 노동당을 압도적 표차로 누르고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이로써 자유·국민 연립당은 2007년 총선에서 당시 집권당이던 존 하워드 총리의 자유당이 러드가 이끄는 노동당에 참패하며 정권을 넘겨준 지 6년만에 정권을 재탈환하게 됐다. 야당연합은 집권 시 노동당의 핵심 정책이던 탄소세와 광산세 폐지, 군대를 동원한 해상 난민 봉쇄, 대외원조 예산을 비롯한 정부 지출의 대폭적 삭감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어 호주의 급격한 보수화가 점쳐진다. 결과는 그동안 여론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야당연합은 총 150석에 달하는 하원의석 중 과반을 훨씬 넘는 90석 안팎을 획득, 50~58석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 노동당에 압승을 거뒀다. 30석 이상 차이 나는 이 같은 결과는 1996년 총선에서 존 하워드가 이끄는 자유당이 당시 집권당이던 폴 키팅 총리의 노동당을 94대49라는 압도적 차이로 꺾고 정권 탈환에 성공한 것에 비견할 만하다. 앞서 뉴스코프 계열인 스카이뉴스는 여론조사기관 뉴스폴과 공동으로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야당연합과 노동당의 의석을 각각 97석과 51석으로 예상했으나 개표 결과 격차가 다소 줄었다. 노동당은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해 저조한 지지율에 시달리던 줄리아 길라드 전 총리를 당 대표에서 쫓아내고 대중적 인기가 높은 러드를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했으나 기울어진 대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호주 유권자들은 노동당의 복지 및 경제정책 난맥상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 난민정책 실패로 인한 불법 난민 수 급증, 노동당 내부의 과도한 정쟁(政爭) 등에 염증을 느껴 정권교체 카드를 선택했다. 봅 호크 전 총리는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 결과는 야당연합의 승리라기보다는 (노동당) 정부의 패배”라며 “여러 정황들을 보면 유권자들이 애벗 대표를 미친듯이 추종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 유권자들이 야당연합이나 애벗 대표를 좋아해서라기보다는 노동당 정권에 실망과 염증을 느껴 야당에 표를 던졌다는 얘기다. 러드 총리는 노동당의 패색이 짙어지자 지역구인 퀸즐랜드주 그리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패배를 인정한다”며 “애벗 대표가 총리로서 성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러드 총리는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노동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애벗 대표는 시드니 포시즌 호텔에서 연 승리 선언 기자회견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정부를 만들겠다”며 “공약했던 대로 탄소세를 폐지하고, 불법 해상 난민을 봉쇄하고, 흑자재정을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클리 포커스] 호주 총선 5일 앞으로

    [위클리 포커스] 호주 총선 5일 앞으로

    2010년 당시 부총리이던 줄리아 길라드가 주도하는 ‘당내 쿠데타’에 의해 총리직에서 축출된 지 3년 만에 복귀한 케빈 러드 총리가 이끄는 집권 노동당이 오는 7일(현지시간) 총선을 앞두고 고전하고 있다. 최근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는 토니 애벗 자유당 대표가 이끄는 보수 야당연합(자유당+국민당)이 6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뤄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국영 ABC방송 등에 따르면 러드 총리는 지난 6월 총리로 복귀한 이후 정권 말기의 레임덕 현상을 조기에 해소하고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사회, 경제 전반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당초 14일로 예정됐던 총선을 1주일 앞당기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최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이 여론 조사기관인 뉴스폴과 공동으로 벌인 조사에서 노동당과 야당연합만을 놓고 양당 간 지지율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야당연합이 53%로 노동당(47%)을 앞서고 있다. 러드 총리가 노동당 대표로 복귀하면서 나타난 지지율 반짝 상승 효과가 사라진 데다 최근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가 늘어나는 등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반정부 여론이 확산된 탓이 크다. 중국발(發) 광산 투자 붐에 힘입은 호주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경제 성장률을 유지해 왔으나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 여파로 인해 난관에 봉착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지난 7월 호주 재무부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5%에서 2.5%로 하향 조정하고, 실업률 전망치를 5.75%에서 6.25%로 상향 조정하는 등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야당연합은 이 틈을 타 현 정권이 경제에 대한 통제 능력을 상실했다면서 노동당 정부의 무능에 대해 집중 포화를 퍼붓고 있다. 애벗 대표는 노동당 정부가 길라드 전 총리 시절인 지난해 7월에 도입한 탄소세를 즉각 폐지하고 출산한 직장 여성에게 6개월간의 유급 육아휴가를 주는 등의 내용이 담긴 선심성 공약을 선보였다. 노동당과 야당연합은 또 총선을 앞두고 연일 초강경 난민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호주 유권자들 사이에서 아프가니스탄, 이란, 이라크 등 주로 이슬람권 국가에서 온 난민들에 대한 거부감과 난민들이 정부의 복지예산을 축낸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난민에 대해 관대한 노선을 견지해 오던 노동당은 수세에 몰리자 해상 난민을 호주 땅에 들이지 않고 파푸아뉴기니(PNG) 등 인근 섬나라에 설치된 난민 수용소로 보내는 ‘PNG 솔루션’을 내놓는 등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에 질세라 야당연합 역시 군대를 동원해 난민을 봉쇄하고 난민선 출발지에서 선박을 사들이는 ‘보트 바이백’ 등의 난민정책을 선보이면서 막판 선거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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