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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리터리 인사이드] 예비군 정예화, 왜 늘 ‘헛구호’에 그쳤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예비군 정예화, 왜 늘 ‘헛구호’에 그쳤나

    내년 동원훈련비 4000원 인상 계획실비 3만 9000원 수준에도 못 미쳐내년 국방예산 대비 동원예산 0.41%‘1%대 예산 확보’ 여전히 갈 길 멀어‘예비군 정예화’는 늘 군 당국의 고민거리입니다. 특히 짧은 훈련 기간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군 내부에서는 동원훈련 기준으로 ‘2박 3일’인 훈련시간을 2배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호주(7~50일), 미국(15~39일), 이스라엘(54~84일) 등 해외 국가와 비교해 우리 예비군 훈련기간이 짧은 것은 맞습니다. 27일 한국국방연구원이 발간하는 ‘국방논단’ 중 ‘합의형성 관점에서 본 예비군 훈련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군 내부에서는 예비군 전력 강화를 위해 최소 훈련기간이 ‘4박 5일’은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2017년 기준 모 사단의 동원훈련 프로그램을 일차별로 살펴보면 1일차에 인도인접 및 부대증편, 직책 수행 훈련, 단결활동, 2일차에 전투준비태세 및 작계수행 훈련, 3일차에 병 기본훈련, 개인화기 사격, 안보교육이 포함돼 있는데 빡빡한 일정을 급하게 소화하다보니 ‘수박 겉핥기식’ 훈련이 될 수 밖에 없다는 불만도 나온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청년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한 것 같습니다. 심지어 무작정 훈련기간을 늘리는 데 대해서는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동원훈련 보상비 인상계획 첫 해부터 차질 지난 3월 육군은 경기 남양주 56사단 금곡 예비군훈련대에서 ‘예비전력 정예화 추진방향 설명회’를 갖고 예비군 동원훈련 보상비를 올해 3만 2000원에서 2022년까지 3배 수준인 9만 1000원으로 인상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보상비를 2024~2033년까지 21만원으로 높인다는 계획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시작부터 제동이 걸리는 모습입니다. 국방부가 지난 8월 발표한 내년도 국방예산안의 동원훈련 보상비는 올해 3만 2000원에서 겨우 4000원 인상된 3만 6000원에 그쳤습니다.국방부는 당초 올해 2배 수준인 7만 2500원을 요구했지만, 기획재정부가 재원 부족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마다 보상비를 최소 2만원은 올려야 계획대로 9만원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데 첫 해부터 계획에 빨간불이 켜진 셈입니다. 국방예산에서 예비전력 예산 비중을 1%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은 하루이틀 나온 얘기가 아니지만 늘 ‘헛구호’라는 비판에 직면해왔습니다. 예비전력 예산은 2015년 1275억원(국방예산 대비 0.34%), 2016년 1231억원(0.32%), 2017년 1371억원(0.34%), 2018년 1325억원(0.31%), 2019년 1703억(0.36%) 등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0.3%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일부 사업장 ‘예비군 무급휴직’ 불법 횡행 국방논단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까지 4500명 가량의 ‘비상근 간부예비군’을 확보하기로 했지만 올해 현재 목표 달성률은 22.5%(1023명) 수준이고, 2023년까지 40개를 창설하기로 한 ‘과학화 예비군훈련대’ 역시 현재 5개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일부 사업장에서 예비군 훈련을 이유로 해당자를 ‘무급’ 처리하는 불법이 횡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비군법 제10조는 ‘다른 사람을 사용하는 자가 그가 고용한 사람이 예비군대원으로 동원되거나 훈련을 받을 때에는 그 기간을 휴무로 처리하거나 그 동원이나 훈련을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을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합니다. 그러나 아르바이트 등 단기 일자리를 중심으로 무급처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사업장에서는 노동자에게 ‘휴가를 내고 훈련을 다녀오라’고 종용하기도 합니다. 업주를 지방고용노동청에 신고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불법을 꾹 참고 넘어가는 사례도 있습니다. 회사 업무에 밀려 반 강제로 보충훈련을 받게 된 노동자가 ‘취업규칙에 보충훈련은 유급처리하라는 지침이 없다’는 이유로 무급처리되는 사례도 나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강력한 단속 대책이나 홍보 대책을 내놓기는 커녕 예산당국은 소속직장에서 유급휴가를 받기 때문에 예비군 보상비가 ‘이중수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또 “근로계약 관계가 아닌 ‘국방의 의무’에 해당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수준의 급격한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올해 기준 동원훈련 보상비 ‘3만 2000원’은 하루치가 아닌 ‘3일치’라는 점에서 청년들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습니다.한국전략문제연구소는 지난해 4월 현역장병 402명, 동원훈련 예비군 653명, 일반훈련 예비군 609명, 민방위대원 189명, 입대 전 청년 176명 등 20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예비군 훈련비가 ‘적정하다’고 응답한 인원은 11.9%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부족하다’고 여기는 비율은 63.9%나 됐습니다. 예비군 일당 적정수준은 지난해 최저임금 수준인 ‘6만원’(31.4%)과 보통인부 노임단가 수준인 ‘10만원’(31.7%)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국방예산 1% 수준 예산 확보 절실 예비군만 조사했더니 동원훈련 교통비와 식비로 평균 ‘3만 8960원’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내년에 훈련 보상비를 3만 6000원으로 인상해도 훈련 실비에도 못 미친다는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5일 ‘예비군의 날’ 기념식에서 “예비전력 예산을 국방예산의 1%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며 예산 확대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편성한 내년 예비전력 예산은 지난해보다 19.8% 늘어난 2041억원으로 결정됐습니다. 만약 이 예산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한다면 국방예산 대비 비중은 올해 0.36%에서 내년 0.41%로 소폭 상승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예산은 노후 장비 교체나 과학화 훈련장 마련 등에 쓰기도 빠듯한 수준입니다. 이스라엘은 마일즈 장비를 활용한 전술훈련을 실시해 예비군 훈련 강도가 매우 높은 나라로 유명합니다. 대신 훈련 참가자에게 하루 8만~14만원의 훈련비를 주고 기본급, 특별급, 보조금, 세금 공제 등 다양한 혜택을 줍니다. 예비군 정예화가 단순히 구호에만 그쳐선 안 될 겁니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세심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터키 모든 제재 해제한 트럼프 “美, 더이상 세계 경찰 아니다”

    시리아 철수 결정에도 유전지대 병력 남겨 외신 “러, 중동 입지 강화… 美 최대 패배자” 이라크, 시리아서 온 미군 주둔 허가 안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에 부과했던 제재를 해제하며, ‘세계 경찰’ 역할을 더는 하지 않겠다는 고립주의·불개입주의 기조를 재확인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 정부가 시리아에서 전투와 공격을 중단하고 휴전을 영구화할 것이라고 우리 행정부에 알렸다”면서 “따라서 나는 시리아 북동쪽 국경 지역에서 쿠르드족에 대한 터키의 당초 공격 조치에 대응해 지난 14일 부과했던 모든 제재를 해제할 것을 재무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대한 국가적 이익이 걸려 있을 때에만, 그리고 분명한 목표와 승리를 위한 계획, 갈등에서 벗어날 길이 있을 때에만 미군을 전투에 투입해야 한다”면서 “우리 군대의 과제는 세계의 치안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나라들도 나서서 그들의 공정한 몫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꾸준히 강조했던 대로 미국이 더는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며 불필요한 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고립주의 기조를 강조한 것이다. 그는 또 “우리는 석유를 확보했고, 따라서 소수의 미군이 석유를 보유한 지역에 남을 것”이라며 시리아 북부의 미군 철수 결정에도 불구하고 유전지대 일부에는 미군이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터키 국방부와 에너지부에 대한 제재 및 터키 내무·국방·에너지장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과 조치는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맺은 합의를 존중한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현재 미군이 빠져나간 시리아 북동부 지역엔 러시아 헌병대가 터키군과 합동 순찰을 하고 있다. 외신은 시리아를 비롯한 중동에서 러시아의 입지가 강해졌다는 평가를 내렸으며, 미국은 최대 패배자라고 거듭 보도했다. 이와 관련, 시리아를 떠난 미군은 계속해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이라크 총리실은 “시리아 북동부에서 철수한 미군 부대가 이라크 영토 안에 주둔하도록 허가하지 않았다”며 “이들이 이라크로 이동한 데 대해 정부는 모든 국제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시리아에 주둔하던 미군 중 700명이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으로 이동했는데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이들이 이라크 서부에서 수니파 근본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탕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라크가 반발했고 에스퍼는 미군이 결국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라크 국방부는 미군이 4주 내에 쿠웨이트, 카타르 또는 미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 제임스 제프리 시리아·반IS 동맹 특사는 이날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터키가 시리아 국경 지역을 공격한 뒤 이 지역에서 탈옥한 IS 죄수가 “100명이 넘은 것으로 본다”면서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노벨문학상 한트케의 인종청소 옹호… 넘어선 안 될 선”

    “노벨문학상 한트케의 인종청소 옹호… 넘어선 안 될 선”

    “알바니아에서는 작가들의 작품 세계와 정치적 색채를 따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이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 있습니다. 페터 한트케가 옹호했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가 저지른 인종학살은 결코 이해되거나 수용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알바니아 출신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83)는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77)를 둘러싼 논란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한트케는 알바니아계 ‘인종 청소’로 악명이 높았던 전 세르비아 지도자 슬로보단 밀로셰비치(1941~2006)를 옹호한 전력으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2019 박경리문학상 수상자 카다레는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트케와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지만 작가로서 그를 옹호한다는 건 알바니아뿐 아니라 동유럽에 속한 발칸반도 사람들이 가져서는 안 되는 태도”라고 일갈했다. “그의 조국보다 유명하다”는 평을 얻는 카다레는 외세 지배, 스탈린식 공산독재를 겪으며 유럽에서조차 소외된 나라 알바니아를 대표하는 ‘문학 대사’다. 1963년 첫 소설 ‘죽은 군대의 장군’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지만 서슬 퍼런 공산 정권하에서 작품이 출간 금지되는 등 수난을 겪었다. 1992년 프랑스로 망명해 파리에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45개 언어로 번역 출간됐다. 2005년 제1회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2016년에는 프랑스 훈장 레지옹 도뇌르를 받았다. 그는 발칸반도에 전해 내려오는 신화와 전설을 차용, 특유의 풍자와 유머로 기괴한 웃음을 만들어낸다. 그에게 풍자는 “공산주의 정권 아래 있던 모든 동료 작가들이 권력의 억압에 대항해 표현, 묘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도달한 지점”이었다. 2000년에 이어 두 번째로 방한한 카다레는 “알바니아에서 한국 문화는 물론이고, 문학의 지위도 향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알바니아가 세계 최고의 공산주의 국가라 했는데 그건 유럽에서이고, 북한 상황은 알바니아에도 잘 알려져 있다”며 “낙원, 천국이라는 개념을 자주 말하고 사용하지만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는 (북한 같은) 국가에서 문학이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한 방에 10명·이성 교제 땐 삭발… ‘감옥살이’ 합숙하는 학생 선수

    16곳 중 9곳 스프링클러·비상구 미비 휴대전화 제한 등 과도한 수칙 일반화 “일반학교 기숙사 생활하는 친구들이 너희(학생선수)는 감옥에서 사느냐고 하더라고요.”(체고 육상부 여고생) 초·중·고교 학생선수 기숙사 10곳 중 4곳이 근거리에 사는 학생들까지 포함한 상시 합숙 훈련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선수들이 안전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합숙소에서 단체기합, 구타, 성폭력 등을 일상적으로 겪고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은 23일 이런 결과를 담은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인권위는 학생선수 기숙사를 운영하는 전국 초·중·고교 380곳(체중·체고 제외)에 대한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의 실태점검 자료를 분석하고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직접 체중·체고를 포함한 전국 16곳의 학교를 찾아 기숙사를 점검하는 동시에 합숙생활을 하는 50명의 학생을 면담했다. 실태점검 분석 결과 학생선수 기숙사를 운영하는 380곳 중 157곳(41.3%)에서는 근거리에 사는 학생을 포함한 상시 합숙 훈련을 하고 있었다. 학교체육진흥법에 따르면 학교장은 학기 중 상시 합숙이 근절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숙사 운영은 원거리 통학 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시설을 갖추고 교육청 승인을 얻어 제한적으로 허용되는데, 법 취지를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이 기숙사를 감옥이나 군대로 부르는 이유는 열악한 환경과 인권침해 때문이었다. 한 방에 10명 이상 밀집해 생활하고 있는 합숙소는 16곳 중 4곳이었다. 별도의 휴게시설을 갖추지 않은 곳도 8곳이나 됐다. 안전시설 중 일상생활을 감시할 수 있는 폐쇄회로(CC)TV는 14곳에서 설치했지만, 정작 스프링클러와 비상구 등 모든 안전시설을 갖춘 곳은 7곳에 불과했다. 또한 합숙생활에서는 과도한 생활수칙, 휴대전화 사용 제한, 외출 제한, 삭발 강요 등 일상적인 인권침해가 만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일 저녁부터 금요일 저녁 귀가 시까지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이성 교제 적발 시 삭발하며, 의류를 각 잡아 개고, 관등성명을 외치는 등 기숙사 안에 인권침해적인 규율이 만연했다. 인권위는 24일 토론회를 열고 인권 친화적 기숙사로의 전면 개편, 학교체육진흥법 등 관련 법령 개정, 교육 당국의 감독 강화 등을 정책 개선안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文 “동성혼 국민적 합의 우선… 박해·차별은 안 돼”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동성혼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우선되어야 된다”며 “다만 성소수자들 인권 문제에 있어서는 사회적 박해나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주재한 주요 종교 지도자 초청 오찬에서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인 김성복 목사의 동성애 문제 제기에 이같이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자리한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도 ‘천주교는 성소수자를 인정하지 않지만 그들의 인권은 존중되어야 하고 차별받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8일 문 대통령 주재로 상춘재에서 열린 주한 외교단 초청 리셉션에 필립 터너 뉴질랜드 대사의 동성 ‘남편’ 이케다 히로시씨가 초청됐는데, 이를 두고 한국 정부가 동성 배우자를 합법적으로 인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일각에서 나왔다. 청와대가 주한 외교단 행사에 동성 부부를 공식 초청한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초청이 곧 동성혼 합법화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게 문 대통령의 발언으로 확인된 셈이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동성 연애자가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면서도 “동성 결혼을 합법화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가 성소수자 단체에서 항의하자 “군대 내 동성애를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촛불 계엄령 문건’ 원본 공개에 정경두 “보고받은 적 없다”

    ‘촛불 계엄령 문건’ 원본 공개에 정경두 “보고받은 적 없다”

    “합참의장의 작전 지휘 없이는 안 되는 사안”민주 “황교안 수사해야” vs 한국 “가짜뉴스”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1일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국군기무사령부의 ‘촛불 계엄령 문건’의 원본을 공개한 데 대해 “해당 문건에 대해 보고 받은 적이 없다”면서 “오늘 인지가 됐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새로 공개된 내용과 관련한 향후 조치를 묻자 “앞으로 처리방안이 어떻게 되는 것이 좋은지 검토하고 논의해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장관은 그러면서도 “군령과 군정에 관계된 기본개념이 없는 문건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작전 병력을 움직이려고 하면 합참의장의 기본적인 작전 지휘가 있어야 한다. 그것 없이 이뤄질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계획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오늘 인지된 사안이기 때문에 (오늘) 국감이 끝나고 나면 내용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임 소장은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국군기무사령부가 2017년 2월 생산한 문건인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을 공개했다.임 소장은 이 문건에 한국당 대표인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해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대한 군사력 투입을 논의한 정황 등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임 소장은 또 이 문건이 지난해 공개됐던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의 원본으로, 기무사는 원본에 포함된 중요 내용을 수정하거나 삭제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황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지만, 제1야당인 한국당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맞섰다. 정의당은 황 대표 연루 의혹 등을 파헤칠 국정조사를 제안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계엄령 문건 사건은 국민을 군대로 짓밟고 헌정질서를 뒤엎으려 한 중대한 사건”이라면서 “검찰은 이미 확보한 자료와 진술을 바탕으로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즉각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수석대변인은 “지난해 11월 ‘계엄령 문건 관련 의혹 합동수사단’은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해외로 도주해 수사를 중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면서 “이번에 공개된 문건을 보면 검찰이 촛불 무력 진압에 관한 매우 구체적이고 분명한 사실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황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반면 이창수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황 대표는) 계엄령 논의에 관여한 바도 보고받은 바도 없다”면서 “이미 황 대표가 수차례 언급한 대로 모두 허위 사실이며, 명백한 가짜뉴스다. 진실이 규명되었으며 결론이 난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변인은 “19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를 신청했다 탈락한 전력이 있고, 여당 입법보조원 출입증을 단 임태훈씨의 오늘 기자회견은 여당의 입장인가”라면서 “한국당은 이번 가짜뉴스 배포성 기자회견과 관련해 배후 세력은 없는지 낱낱이 살피고 강력히 법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계엄령 문건과 관련한 황 대표의 연루 의혹은 사실관계가 철저히 확인돼야 한다”면서 “황 대표의 연루 의혹, 계엄령 시행계획 작성 경위와 그 책임은 국회가 국정조사를 통해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안민석 “BTS 병역특례 주지 않는 것 시대착오”

    안민석 “BTS 병역특례 주지 않는 것 시대착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순수예술인에게 주는 병역특례를 대중예술인에게 주지 않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BTS의 사례를 들었다. 안민석 의원은 21일 국회 문체위의 문화체육관광부와 소속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BTS(방탄소년단) 멤버 중 한 분이 올해 군대를 가는 거 같고 대중예술인들에게는 병역특례를 안 주는 것으로 결정이 난 거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순수예술인은 국제대회 2등인가 하면 병역특례를 준다. 순수예술 쪽만 병역특례를 주고 대중예술은 안 주는 건 시대적으로 맞지 않는 거 같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국위선양 차원에서 보면 올림픽 금메달만큼이나 빌보드 차트 1위가 국위 선양에 기여했다고 다수 국민이 이해할 텐데 이해가 안 돼서 여쭤봤다”고 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사실 BTS 전에도 대중예술인에 대해서도 병역특례를 주는 게 좋지 않느냐는 의견들이 많이 있어서 논의를 오랫동안 해왔다”면서 “하지만 병무청이나 국방부는 가능하면 병역특례를 줄이고 내용도 바꾸자는 입장이다. 문체부는 할 수만 있으면 문화체육 쪽 인력들을 더 잘 확보하고 활동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중예술은 체육이나 클래식 예술과 달리 대회가 없어 기준을 설정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안 의원이 언급한 멤버의 군 입대설에 대해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올해 입대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北 “연평도 잊었는가”… 함박도 첫 언급하며 위협

    北 “연평도 잊었는가”… 함박도 첫 언급하며 위협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TV가 지난 19일 ‘유사시 함박도를 초토화할 계획을 세웠다’고 발언한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에 대해 2010년 연평도 포격을 거론하며 위협했다. 남한에서 함박도 관할권 논란이 제기된 이후 북한 매체가 관련 언급을 한 것은 처음이다. 이 매체는 ‘연평도를 벌써 잊었는가?’라는 제목의 2분 4초짜리 영상에서 “얼마 전 국정감사라는 데 나타난 해병대 사령관 리승도는 우리 영토에 대한 이른바 초토화 계획까지 공개하는 망동을 부렸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 사령관은 지난 15일 화성 해병대사령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017년) 함박도에 대해서 유사시 초토화시킬 수 있도록 해병 2사단 화력계획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매체는 이 사령관에 대해 “연평도 해병대 부대장으로 있던 지난 2010년 감히 우리를 건드렸다가 우리 군대의 불소나기의 맛을 톡톡히 본 자”라며 “그때부터 10년이 흐른 오늘까지도 정신을 못 차렸다”고 했다. 이 사령관은 2010년 연평부대장으로 일할 당시 북한이 기습 도발한 연평도 포격전에서 신속하게 대응한 공로로 국방부 장관 전투 유공 표창을 받기도 했다. 당시 북한군의 해안포·방사포 발사로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해병 2명이 전사했다. 또 매체는 “며칠 전에는 미 해병대 사령관이라는 자가 공개석상에서 북침전쟁연습을 계속하겠다고 공공연히 떠들어대고 오늘은 그 직속 수하인 남조선 해병대 사령관이 적이요, 초토화 계획이요, 하며 화약내를 풍기는 것을 보면 불길이 무모하게 날아드는 부나비와 같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한중 국방전략대화, ‘사드’로 중단된 지 5년 만에 개최

    한중 국방전략대화, ‘사드’로 중단된 지 5년 만에 개최

    국방부 “한반도 정세·양국 주요 관심 의제 논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단됐던 한국과 중국의 국방전략대화가 5년 만에 개최된다. 양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주요 관심 의제를 심도 있게 논의할 계획이다. 이에 사드 배치를 계기로 파행을 겪었던 한중 국방·군사교류 협력이 정상화될지 주목된다.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20~22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 제5차 한중 차관급 국방전략대화에 참석하고, 웨이펑허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겸 국방부장을 예방할 계획이라고 국방부가 이날 밝혔다. 한중 국방전략대화는 21일 박 차관과 샤오위안밍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부참모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한중 국방전략대화는 2014년 열린 이후 지금까지 중단됐던 회의체다. 2011년 7월 한중 국방장관회담에서 합의된 국방전략대화는 한중 국방 당국 간 최고위급 정례 회의체로 한국 측에서 국방차관이, 중국 측에선 군 부총참모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2011년 베이징을 시작으로 매년 서울과 베이징에서 번갈아 가며 열린다. 양국 간 핫라인 설치나 군사교육 교류 등 협력 강화 방안은 물론 방공식별구역 설정 등 민감한 양국 간 군사 이슈까지 다루는 양자 간 국방 분야 핵심 협의체다. 2014년 4차 회의까지 해마다 빠짐없이 열렸지만,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여파로 중단됐다. 국방부는 5년 만에 재개된 이번 회의와 관련, “2014년 이후 중단된 국방전략대화를 5년 만에 개최해 한반도 정세 및 양국 주요 관심 사항을 의제로 깊이 있는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반도 안보 정세와 양국 국방 및 군사 교류 복원, 방공식별구역 무단 진입 등의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 측은 중국에 핫라인 추가 설치를 재차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중 간에는 한국의 제1 MCRC(중앙방공통제소)와 중국 북부전구 간에 직통전화가 설치·운용되고 있다. 추가로 제2 MCRC와 중국 동부전구 간 직통전화 설치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 한편 박재민 차관은 제9차 베이징 샹산포럼에도 참석한다. 샹산포럼은 중국군사과학학회 주최로 2006년부터 격년제로 열려온 행사로, 2014년부터는 중국 국방부가 직접 관여하면서 ‘트랙2’(민간) 형식에서 ‘트랙1.5’(반관반민) 형식으로 격상되고 규모도 대폭 확대됐다. 이번 포럼은 아태·유럽·남미·아프리카 등 68개국 및 7개 국제기구에서 국방 관료와 민간 안보전문가 등 500여명이 참석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제질서 유지와 평화 촉진’이라는 주제로 발표로 토론을 진행한다. 박 차관은 포럼 본회의에서 ‘국제 군비통제체제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주제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할 계획이다. 샹산포럼에는 북한 인민무력성 부상 김형룡 육군상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남북 국방 차관급 접촉이 이뤄질지도 관심을 끈다. 김 부상은 중국에서 진행되는 제7차 세계군대경기대회 개막 행사와 샹산포럼에 참석하고자 지난 17일 평양을 출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마약왕 아들 잡았다고 기관총 세례...군 헬기에 로켓포 공격

    마약왕 아들 잡았다고 기관총 세례...군 헬기에 로켓포 공격

    정부 카르텔과 전쟁선포 뒤 거대조직 분열더욱 잔인한 소규모 신생조직 생겨나 골치시신 토막내 매달고 염산통에 산채로 던져작년 2만 9000명 사망 실종... 올 더할 듯범죄조직이 경찰 십여명을 한번에 살해하거나 군대와 전쟁을 벌이는 상황은 한국에선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런 일이 가능할 뿐 아니라 실제로 자주 일어나고 있는 나라가 있다. 마약조직들의 힘이 공권력을 넘어서기도 하는 나라, 멕시코다. 1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에 따르면 멕시코 북부도시 쿨리아칸 전역에서 총격전이 일어났다. 기자들과 시민들이 찍은 영상엔 마스크를 쓴 남성들이 도시 주요 도로에서 중화기를 발사하고 짐칸에 기관총을 설치한 픽업트럭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소셜미디어엔 집 밖에 나가지 말라는 경고가 계속 올라왔다. 한 인터넷 뉴스 사이트엔 무장괴한들이 불타는 차량으로 도시 진입을 막고 있다는 기사도 나왔다. 이날 사태는 멕시코의 악명높은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땅딸보)’ 구즈만의 아들 오비디오가 순찰 중이던 경찰에게 발견돼 구금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일어났다. 구즈만 일가가 이끄는 ‘시날로아 카르텔’ 조직원들로 추정되는 괴한들은 도로를 막고 무력으로 대응했다. 도로 위엔 사망자들의 모습이 확인됐고 폭력상황이 격해졌다. 로이터통신 등은 당국이 결국 오비디오를 풀어둔 채 철수했다고 보도했다.앞서 지난 15일엔 미초아칸주 엘아과헤 도로 위에서 매복 중이던 30여명이 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이동하던 경찰 수송 차량을 둘러싸고 총격을 가한 뒤 불을 질렀다. 경찰 14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현장엔 ‘로스 비아그라스를 돕지 말라’는 메모가 남겨져 있었다. 당국은 메모를 토대로 ‘할리스코 누에바 제네라시온’ 카르텔(CJNG)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했다. 2006년 12월, 멕시코 정부는 조직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로 인해 20만명 이상의 사망·실종이라는 처참한 결과를 얻었다. 군사적 공세는 일부 마약조직을 파괴할 수도 있었지만 거대 조직의 분열과 새로운 집단의 출현으로 문제를 더 꼬이게 만들기도 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대통령은 ‘총알 대신 포용’을 내걸고 평화적 대응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공권력의 무장이 더 가벼워져 지난 15일 같은 참담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은 대체 몇 개나 되며, 이들 간의 세력 관계는 어떻게 될까. BBC는 지난해 멕시코 마약 카르텔을 분석 보도했다. 구즈만의 시날로아 카르텔은 멕시코에서 가장 강력한 범죄조직으로 꼽힌다. 멕시코 북서부를 지배하고 있으며 미국, 유럽, 아시아를 상대로 마약을 밀매해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였다.하지만 구즈만이 체포된 뒤, 아들이 이어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 조직의 미래는 알 수 없게 됐다. 구즈만의 아들들이 이끄는 세력과 구즈만의 동료였던 다마소 로페스 누네즈가 이끄는 세력으로 분열돼 양측이 격돌했다. 구즈만의 아들들은 수차례 납치되기도 했지만 로페스 누네즈가 2017년 미국 국경에서 자수하면서 카르텔을 장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내부 경쟁자의 계속된 도전을 받고 있다. CJNG는 시날로아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2010년 형성된 조직으로, 멕시코 전역에 빠르게 세력을 뻗치고 있다. 티후아나 항과 만자니요 항 등 전략지역에서 시날로아와 세력다툼을 벌이고 있다. 2015년엔 휴대용 대전차 유탄발사기(RPG) 공격으로 육군 헬기를 격추하는 등 공권력을 공격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2017년엔 법무장관이 이들을 멕시코 최대 범죄조직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멕시코 동부에선 걸프 카르텔과 로스제타스가 강력한 동맹을 맺고 있었지만 양쪽 최고 지도자들이 살해, 체포되며 세력이 약화, 분열됐다. 서부 미초아칸 주에선 사이비 종교집단에서 일어난 ‘템플기사단’과 ‘라 파밀리아’ 카르텔이 새로 나타났지만 자경단에게 패배했다. 최근 CJNG가 경찰에게 보낸 경고 메모에 등장하는 로스 비아그라스는 템플기사단의 분파다. 북부엔 한 때 후아레즈, 티후아나, 벨트란-레예바 카르텔이 강력했지만 모두 시날로아 카르텔이 제압했다. 정부는 카르텔과의 전쟁 이후 커다란 카르텔의 지도자를 잡거나 죽이는 데엔 성공했지만, 더 작고 일부 더 폭력적인 갱들이 그 자리에 들어섰다. 이들은 국제적인 마약 밀매 능력은 없지만 납치, 강탈, 인신매매, 불법 벌목과 채굴, 송유관 석유 절도 등의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2012년 이후로 폭력 수위가 좀 낮아졌다가 2017년 전후로 다시 극적으로 치솟았다. 카르텔 조직원들은 희생자들의 사지를 절단해 다리 위에 매달거나 산성 용액이 든 통에 산 채로 던져 버리기도 한다. 또 이런 과정을 동영상으로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한다. 지난해 멕시코에선 마약 카르텔 관련 범죄로 2만 900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으며, 올해는 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유승준 父 “아들이 테러범도 아니고 무슨 죄를 지었나” 눈물

    유승준 父 “아들이 테러범도 아니고 무슨 죄를 지었나” 눈물

    가수 유승준(43·미국명 스티브 유)의 아버지가 방송에 출연해 아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지난 17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특권층 병역 비리의 숨겨진 미스터리를 파헤치고 유승준 부자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17년 입국 금지의 전말을 살펴보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유승준은 “저는 어렸을 때 미국에 갔고 시민권을 따는 것은 자연스러운 절차였다. 그게 병역기피로 보여지는 것은 저밖에 없는 것 같다”고 억울해했다. 그는 입대할 수 있는 나이를 넘긴 뒤 다시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서는 “‘시간이 좀 지나면 그런 부분들이 풀리겠지’ 그런 생각도 있었고 아예 잊고 살았다”라며 “그러다 애들이 커가면서 이러다가 영영 못 돌아가겠구나 싶었고, 그러다 보니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고 말했다. 유승준의 아버지는 “공부만 조금 잘했으면 미국 육사에 보내려고 했다. 얘가 왜 군대에 못 가겠느냐. 신체 좋겠다, 성격 좋겠다. 군대 못 갈 거 없었다”라며 “필수적이고 필연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시민권 취득이다. 그걸 내가 너무 강박하게 하는 바람에”라고 설명했다. 유승준의 아버지는 “9.11 테러 이후 이민 정책이 이민자들에게 폐쇄적으로 변했다. 생이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17년 전 내가 아들에게 잘못 권고하는 바람에 한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테러 분자도 아니고 강간범도 아니고 무슨 죄를 지었나. 17년 동안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어지려나’ 하면서 1년에 몇 번씩 17년간 해왔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사진=JTBC ‘스포트라이트’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단독] 퇴근자 불러 회의·부하에 점심값 떠넘겨… 갑질 판치는 공공기관

    [단독] 퇴근자 불러 회의·부하에 점심값 떠넘겨… 갑질 판치는 공공기관

    이유 없이 결재 미루고 왕처럼 군림 성희롱은 예사… 관용차량도 사적 사용 서울시설공단 응답 74% “당해도 참아” 참은 이유, 처벌 미약·2차 피해 등 꼽아소방청 부서장인 A 간부는 ‘점심식사 모시기 순번제’라는 엽기적인 제도를 만들어 부하 직원들한테 돌아가면서 자신에게 점심을 사도록 했다. 이 간부는 또 직무 관련자와 골프를 친 뒤 그 관련자의 회원권으로 총 26만원을 할인받았다. 다른 동료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특정 직원에게 인격 모독을 가하고 명확한 이유도 없이 결재를 늦추기도 했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이런 갑질로 A 간부는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소방청 B 간부는 공가, 외출, 일과 이후 대학원 출석, 모임 및 경조사 참석 등을 위해 관용차량을 127회 사적으로 이용했다. 이 간부는 근무평정 재평정 지시, 사적 심부름, 관용차량 대기·운행 등 부당한 업무지시를 36회 하는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을 해 중징계 및 징계 부가금 요구 조치가 건의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4월 공공분야 갑질 근절대책 수립을 지시했지만 지난 1년간 공공기관 내 갑질 관행은 여전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가 지난 2월 공공분야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7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개정했지만, 권위주의적 조직 문화는 개선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17일 행안위 산하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방청 직원 398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갑질을 직접 경험했다는 116명(29%), 주변 지인의 경험을 들었다는 147명(37%)에 달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직원 68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갑질 경험 응답자는 134명(19.7%)으로 나타났다. SH공사 갑질 경험 응답자 134명은 ‘직장이 아니라 군대 같다’, ‘결재권자는 왕처럼 행동하고 생활한다’, ‘성희롱적인 대화’, ‘특정인에 대한 근거 없는 악소문이나 과장 왜곡’, ‘퇴근한 직원도 다시 회사로 오게 해 업무시간 이후 회의를 열었다’ 등 총 153건의 갑질 경험을 밝혔다. 특히 SH공사 직원 면담 과정에서는 일부 상사의 모욕, 강압적인 반말, 술자리 강요, 인터넷 쇼핑 등 사적 용무 지시 등 다수의 심각한 사례가 발견됐고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저촉될 여지 또한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설공단 직원 158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갑질을 직접 경험했다는 46%, 주변 지인의 경험 24%, 주변에서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21%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시설공단 직원 중 최근 1년간 갑질을 경험한 직원은 응답자의 23%에 달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직원 47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최근 1년간 갑질을 직접 당했다는 응답자는 119명(25%)이었다. 그러나 서울시설공단 응답자의 74%, 소방청 응답자의 60%, 한국정보화진흥원 응답자의 39.9%는 갑질을 당했을 때 ‘그냥 참았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대부분이 갑질을 참은 이유에 대해 원활한 관계 유지, 대응수단 부족, 불이익 등 2차 피해 우려, 피해구제가 어렵고 처벌이 미약하다 등을 꼽아 제도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전 의원은 “국무총리가 법 실시 전 관련 설문을 실시하라고 했지만 아직도 실행에 나서지 않는 기관들이 있다”며 “법 준수를 위한 공공기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단독]퇴근자 불러 회의·부하에 점심값 떠넘겨…갑질 판치는 공공기관

    [단독]퇴근자 불러 회의·부하에 점심값 떠넘겨…갑질 판치는 공공기관

    이유 없이 결재 미루고 왕처럼 군림성희롱은 예사…관용차량도 사적 사용서울시설공단 응답 74% “당해도 참아”참은 이유, 처벌 미약·2차 피해 등 꼽아소방청 부서장인 A 간부는 ‘점심식사 모시기 순번제’라는 엽기적인 제도를 만들어 부하 직원들한테 돌아가면서 자신에게 점심을 사도록 했다. 이 간부는 또 직무 관련자와 골프를 친 뒤 그 관련자의 회원권으로 총 26만원을 할인받았다. 다른 동료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특정 직원에게 인격 모독을 가하고 명확한 이유도 없이 결재를 늦추기도 했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이런 갑질로 A 간부는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소방청 B 간부는 공가, 외출, 일과 이후 대학원 출석, 모임 및 경조사 참석 등을 위해 관용차량을 127회 사적으로 이용했다. 이 간부는 근무평정 재평정 지시, 사적 심부름, 휴일 관용차량 대기·운행 등 부당한 업무지시를 36회 하는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을 해 중징계 및 징계 부가금 요구 조치가 건의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4월 공공분야 갑질 근절대책 수립을 지시했지만 지난 1년간 공공기관 내 갑질 관행은 여전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가 지난 2월 공공분야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7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개정했지만, 권위주의적 조직 문화는 개선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17일 행안위 산하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방청 직원 398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갑질을 직접 경험했다는 116명(29%), 주변 지인의 경험을 들었다는 147명(37%)에 달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직원 68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갑질 경험 응답자는 134명(19.7%)으로 나타났다. SH공사 갑질 경험 응답자 134명은 ‘직장이 아니라 군대 같다’, ‘결재권자는 왕처럼 행동하고 생활한다’, ‘성희롱적인 대화’, ‘특정인에 대한 근거 없는 악소문이나 과장 왜곡’, ‘퇴근한 직원도 다시 회사로 오게 해 업무시간 이후 회의를 열었다’ 등 총 153건의 갑질 경험을 밝혔다. 특히 SH공사 직원 면담 과정에서는 일부 상사의 모욕, 강압적인 반말, 술자리 강요, 인터넷 쇼핑 등 사적 용무 지시 등 다수의 심각한 사례가 발견됐고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저촉될 여지 또한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설공단 직원 158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갑질을 직접 경험했다는 46%, 주변 지인의 경험 24%, 주변에서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21%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시설공단 직원 중 최근 1년간 갑질을 경험한 직원은 응답자의 23%에 달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직원 47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최근 1년간 갑질을 직접 당했다는 응답자는 119명(25%)이었다.그러나 서울시설공단 응답자의 74%, 소방청 응답자의 60%, 한국정보화진흥원 응답자의 39.9%는 갑질을 당했을 때 ‘그냥 참았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대부분이 갑질을 참은 이유에 대해 원활한 관계 유지, 대응수단 부족, 불이익 등 2차 피해 우려, 피해구제가 어렵고 처벌이 미약하다 등을 꼽아 제도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전 의원은 “국무총리가 법 실시 전 관련 설문을 실시하라고 했지만 아직도 실행에 나서지 않는 기관들이 있다”며 “법 준수를 위한 공공기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문화마당] 엇박의 예술/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엇박의 예술/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한 박자 쉬고, 두 박자 쉬고, 세 박자마저 쉬고 하나둘셋넷…. 놀이의 묘미는 변칙이고 예상을 뒤엎음이다. 무언가를 대기하고 기대하는 상대방에게 보란듯이 엇박으로, 변박으로 허를 찌른다. 박치라 불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박자를 정확히 세는 데 문제가 있기보다는 정박을 비껴나가 자유롭게 삐딱선을 타는 엇박의 재미를 못 느낄 가능성이 많다. 재즈의 스윙, 장단의 엇박, 힙합의 스웩, 클래식의 당김음 리듬들은 자유와 반항이 스며들어 있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여유와 해학이 깔려 있다. 맞부딪쳐 싸워 이기겠노라는 악과 깡의 정신보다는 한 박자 쉰 뒤 돌려 까고 풍자하고 통수를 쳐 버린다. 좋은 운동선수는 탁월한 리듬감을 가지고 있다. 야구에서 도루가 그렇고, 배구에서는 시간차 공격들이 그러하다. 기타 구기종목이나 격투기에서 페이크를 걸어 상대방을 속이는 데 천부적인 자질을 가진다. 심지어 ‘아이엠그라운드’ 같은 단순한 게임을 하더라도 리듬감이 생명이다. 정박에 강세를 가지는 음악은 의외로 약박에 강세를 가지는 엇박 음악보다 오히려 장르 폭이 좁다. 단순하고 쉬워야 하는 동요를 제외하면 주를 이루는 건 바로 군대를 위한 행진곡들이다. 행렬을 가다듬고 제식에 따라 규칙적이고 질서정연함을 꾀할 때 연주되는 음악이다. 북한이나 과거 중국에서 그 어떤 대중가요나 클래식을 연주해도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나던 이유는 그들 몸에 배어 있는 군대식 문화와 자유를 만끽할 줄 모르는 억압된 문화 탓이 아니었을까 싶다. 클래식이 딱딱하게 느껴지고 즐기기 힘든 음악으로 굳혀진 이유가 어릴 적 학교나 학원에서 “강약중강약”을 최우선으로 배우고, 리듬을 타는 법이 아닌 박자 정확히 세는 법만을 배우다가 지쳐 떨어진 것이 아니던가. 또한 언어구조의 차이로 셈여림 관계가 달라지는 경우도 많다. 단어의 첫 음절이나 문장의 첫 단어에 강세가 들어가는 우리말과 달리 서양 언어는 관사나 전치사, 의문문 구조 때문에 문장 첫머리가 약세인 경우가 빈번하다. 이런 언어구조 때문에 서양음악은 못갖춘마디인 경우가 의외로 많다. 못갖춘마디란 마디의 첫 박에 노래가 시작되지 않고, 마디의 마지막박 혹은 중간 어느 박에서 출발하는 불완전한 마디를 뜻한다. 첫박을 흘려보내고 마지막 박자에 노래가 쑤욱 들어오는 그런 플레이는 야구로 치자면 도루 중에서도 가장 화끈한 홈스틸에 해당한다. 우리가 잘 아는 베토벤의 5번 교향곡 ‘운명’과 ‘엘리제를 위하여’도 못갖춘마디의 여린내기로 시작한다. 클래식을 전공한 필자도 악보를 확인하기 전까진 못갖춘마디인지 모른 채 첫 음을 첫 박으로 느꼈다. 비틀스의 명곡 대부분은 못갖춘마디로 시작하지만 유독 ‘예스터데이’(Yesterday)는 첫 박에 우리 장단처럼 ‘덩’그러니 시작한다. 노래와 노랫말로도 우리 감성을 충분히 자극하지만 ‘헤이 주드’(Hey Jude), 렛잇비(Let It Be)에 비해 유독 우리나라에서 ‘예스터데이’가 더욱 사랑을 받는 건 그런 이유가 아닐까? 1차 세계대전 이후 미 해군 군악대 출신인 크레올 흑인들이 뉴올리언스의 클럽에 남아 밴드에서 연주하게 된 것이 재즈의 시작이라 한다. 오와 열을 맞춰 행진하는 병정 음악에 갑갑했는지, 전역 후 즉시 그들은 속에 끓고 있는 자유 의지와 반항 의지를 즉흥연주와 엇박리듬에서 표출하게 된다. 일제강점기와 군부시대의 잔재인지 모르겠으나 우리 고유 장단의 신명나는 들끓는 피는 잃어 가며, 그렇다고 이국적인 리듬감을 즐기지도 못하는 스파르타식의 음악교육이 완연해 있다. 강박에만 반복해 강세를 표현하면 그 또한 일종의 강박증이다. 강박관념을 탈피하고 자유롭고 당차게 엇박을 메겨 보자.
  • 오늘부터 뚝섬역상점가 ‘청춘놀이터’ 열린다

    오늘부터 뚝섬역상점가 ‘청춘놀이터’ 열린다

    서울 성동구가 17~19일 구 대표 지역 특화 상점 지역인 뚝섬역상점가에서 ‘청춘놀이터 가을축제’를 연다고 16일 밝혔다. 뚝섬역상점가 상원길 일대에서 주민과 상인 등이 참여하는 주민노래자랑을 비롯해 각종 체험행사, 공연 등이 펼쳐진다. 축제 기간 상원길 중앙로에선 우리 동네 시장 나들이 체험, 사생대회, 벼룩시장, 공방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상점가 곳곳에 숨어 있는 역사적 공간을 찾아가는 ‘골목길탐험원정대’도 진행된다. 이번 축제는 지난 7월 열린 ‘뚝섬역상점가 비전선포식’에서 밝힌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고객 체험형 상점가’ 육성 계획 중 하나로, 올해 처음 마련됐다. 구는 지난해 6월 중소벤처기업부 ‘특성화 첫걸음시장 육성사업’에 뽑힌 데 이어 올 3월 중소벤처기업부 ‘희망사업 프로젝트 사업’ 공모에서 문화관광형시장 특화사업으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비전선포식을 개최했다. 뚝섬역상점가는 뚝섬역부터 송정제방까지 상원길을 따라 2016년 조성됐다. 음식점, 미용실 등 크고 작은 250여 점포가 모여 있고, 아파트단지 5곳과 빌라 등 주거 밀집지역으로 생활밀착형 상권이 형성돼 있다. 상원길은 조선시대 임금이 군대 사열을 위해 뚝섬 지역에 행차했을 때 잠시 머물던 상원이 위치한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뚝섬역상점가에 더욱 활기를 불어넣고, 지역 주민과 상인, 관광객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단독] 유엔사 유사시 日자위대 한반도 전개 계획 못 버렸나

    [단독] 유엔사 유사시 日자위대 한반도 전개 계획 못 버렸나

    ‘유엔사 전범국 군대 지원받을 계획’ 의심 외교·국방부는 약속 이행 확인·보고해야주한미군이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출하는 것으로 기술된 주한미군의 ‘2019년 전략 다이제스트’ 보고서 한글본을 수정하겠다고 한 지 3개월이 지나도록 수정본을 홈페이지에 올리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홈페이지에는 2018년 보고서까지만 올라와 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유엔군사령부가 여전히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계획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한다.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송영길 의원실에 따르면 주한미군의 보고서 중 ‘(한반도) 위기 시 일본과의 지원 및 전력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한글 번역부분이 당초 수정하겠다는 주한미군 측의 입장과는 달리 수정본이 홈페이지에 올라오지 않고 있다. 송 의원실 관계자는 “수차례 국방부와 미국 측에 사후 조치 결과를 요구했지만 몇 주째 아무런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논란은 주한미군이 지난 7월 발간한 보고서 한글본에 ‘유엔사령부’에 대한 소개 부분에서 “유엔사는 위기 시 필요한 일본과의 지원 및 전력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기술하면서 시작됐다. 주한미군이 매년 발간하는 이 보고서 한글본에 해당 문구가 들어간 것은 처음이다. 해당 표현은 유엔사가 후방기지라는 일본의 기존 역할을 넘어 한반도 유사시 ‘유엔사 전력제공국’으로서 자위대를 한반도에 전개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큰 논란이 됐다. 논란이 일자 주한미군 측은 “단순한 번역 오류”라며 “보고서와 관련해 내부에서도 문제 제기가 있어 ‘through Japan’(일본을 통해서)이란 원문 표현에 맞게 수정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논란 이후에도 지난 8월 실시된 한미 연합지휘소 훈련에서 유엔사 주도로 일본의 개입 상황을 상정한 훈련이 실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미국 측이 자위대 개입 속내를 내려놓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 이후 주한미군은 수정을 이유로 홈페이지에서 보고서의 영문본과 한글본을 내렸을 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속내를 들킨 미국 측이 논란을 유야무야 넘어가려는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송 의원은 “유엔사가 한반도 유사시 ‘전범국가’인 일본 자위대의 지원을 여전히 계획하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며 “외교·국방부는 상대방의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분명히 확인해야 하고 그 결과를 국민 앞에 보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쿠르드 손잡은 시리아 정부군 북부로 진격… 터키와 충돌 임박

    쿠르드 손잡은 시리아 정부군 북부로 진격… 터키와 충돌 임박

    트럼프 미군 1000명 철수 명령 현실화 국경 남쪽 난민촌 전투로 IS 포로 탈출 쿠르드 전사 440명 사망·13만명 피란길 ‘토사구팽’ 위기에 처한 쿠르드족과 손을 잡은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부 군대가 미군이 철수한 북부 국경마을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쿠르드를 겨냥해 공격을 계속하고 있는 터키와의 충돌이 임박했다. AP통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군은 버스와 픽업트럭을 타고 락까 북부지역에 도착했다. 유프라테스강 너머 동쪽의 탈타메르에도 정부군이 진입했다. 알아사드 정부군이 들어선 것은 내전에서 이 도시를 반군에게 빼앗긴 2013년 이후 처음이다. 한 시리아 고위 관리는 “우리 군이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 돌아왔다”고 말했다. CNN, BBC 등은 전날 쿠르드 자치정부 당국과 시리아 정부가 북부 국경지역에 정부군을 파견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쿠르드족은 ‘적’이었던 시리아 정부와의 ‘동맹’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미군 철수 결정으로 이 지역을 공격하려는 터키군에게 사실상 길을 열어 줬기 때문이다. CNN 보도에 따르면 쿠르드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 총사령관인 마즐룸 코바니 장군은 지난 10일 미국 고위 외교관인 윌리엄 로벅을 만나 “당신들은 우리를 팔아 버렸다. 이는 부도덕한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이 터키의 공격을 제지하지 않으면 시리아 정부 및 러시아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미국이 시리아 북부에 남아 있던 모든 영향력을 알아사드 대통령과 그의 최대 후원자인 러시아에 양도했으며 이로 인해 터키와 시리아 양국이 충돌하고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망령이 부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군의 대규모 철군도 현실화됐다. 앞서 미국은 철수 규모가 1000여명 중 50명 수준에 불과하다며 논란을 진화하는 데 나섰지만 이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대부분을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키겠다고 시사했다. 외신들은 1000여명 전부 철수할 것이며 이미 이동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현역 중령이자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인 공화당 애덤 킨징어(일리노이) 하원의원은 대통령의 철군 조치에 관해 “우리는 그들(쿠르드족)을 늑대들에게 맡긴 것”이라며 “이것이 전 세계 우리 동맹들에 보내는 메시지는 정말로 나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경 남쪽 약 35㎞ 지점에 있는 난민촌 인근에서 격렬한 전투가 일어났고 이를 틈타 IS 포로들이 탈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쿠르드 자치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IS 지지자 785명이 경비병을 공격하고 탈출했다고 밝혔다. 북부 도시와 마을에선 적어도 13만명이 피란을 떠났다. 터키 측은 지난 9일 작전 시작 뒤 쿠르드 전사 44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며 SDF는 5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중국의 미래를 결정한 시안사변(西安事變)

    중국의 미래를 결정한 시안사변(西安事變)

    70년 전인 1949년 10월 1일, 중국공산당 (이하 중공) 중앙위원회 위원장인 모택동(毛澤東)이 북경 천안문 광장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중앙인민정부의 성립을 선포함으로써 중국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 후 중국은 복잡한 역사를 거쳤으며 중국공산당의 지도 밑에 경제적으로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초강대국이 되어가고 있다. 중공의 당사(黨史) 연구자들도, 중국근현대사 연구자들도 중국혁명 승리의 뿌리는 중국의 역사를 완전히 바꾼 1936년 12월에 발생한 ‘시안사변’에 있다고 간주한다. 이번에는 중공에 의한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을 기념하면서 이 사건의 배경과 경과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중국공산당은 당시 공산주의운동을 지도했던 국제조직인 코민테른의 대표 2명이 참여한 1921년 7월 1일 제1차전국대표대회에서 창건되었다. 유럽혁명의 실패 후 소련과 코민테른은 민족 및 식민지문제에 관한 결의를 채택하면서 중국, 조선 등 제국주의 열강의 압박에 대항하는 동양민족 공산당들에게 사회주의혁명 대신 민족해방운동에 전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내전을 겪어 큰 피해를 입은 소비에트 러시아는 열강에 의한 국제적 봉쇄를 돌파하기 위해 중국의 국민혁명을 통해서 통일을 목적으로 했던 국민당의 당총리인 손문(孫文)과 관계를 맺었다. 만일 공산당원들의 국민당 가입을 허가하면 군사·정치적 지원을 제공할 것을 제안하였으며, 손문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것은 바로 제1차 국공합작이다.소련의 지원을 받은 국민당은 국민혁명군을 창설하고 중국의 무장통일을 위해 북벌(北伐)을 진행하였다. 하지만 손문은 1925년에 죽었다. 그 후계자인 장개석(蔣介石)은 극우파로 공산당원들을 숙청해야 할 내부의 적으로 보았다. 때문에 1927년 4월 상해를 점령한 장개석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국민혁명군과 함께 중국통일을 위해 싸웠던 노동자들로 구성된 소부대들을 무장해제시키고 잔인한 숙청을 단행했다.결국 국민당의 배신을 당한 중공은 국민당에 대해 혁명적 공세를 결정하고 남창폭동(南昌暴動) 등을 일으키면서 공산당 무력조직인 홍군(紅軍)을 창설하였다. 그 후 중공은 혁명근거지를 중심으로 중화소비에트공화국을 설립하고 국민당과의 투쟁을 전개하였다. 1931년 만주사변을 통한 일본의 중국침략에도 불구하고 안내양외(安內攘外)정책을 선포한 장개석은 대일저항을 사실상 포기하고 중공에 대한 토벌을 고수했다. 1933~34년 독일 군사고문의 지도를 받은 장개석의 군대는 코민테른 군사고문의 잘못된 전략을 이용하여 대부분의 혁명근거지를 없애는 데에 성공했으며, 중공은 모택동을 따라 장정(長征)을 실시하고 심각한 병력피해를 입으면서 중국 북부에 있는 연안(延安)이라는 지역으로 도피했다. 연안에 도달한 중공은 항일전쟁을 계속 호소하면서 1936년에 그 정권의 명칭을 중화소비에트인민공화국으로 변경한다. 중화인민공화국이란 국명의 기원이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이때 국민당 내부에 일제의 위협을 무시하고 중공 소멸에만 집중하던 장개석의 정책을 반대하고 중공을 동정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었다. 결국 연안 지역에서 중공 토벌이 맡긴 장학량(張學良)과 양호성(楊虎城)이 일제 침략이라는 상황에서 내전의 무의미함을 깨달아 공산당과 연락을 취하면서 정전했으며 장개석의 정책을 바꾸기 위해 음모를 꾸몄다. 중공과 손잡고 대일전쟁의 준비에 나선 장학량은 대화를 통해서 내전보다 항일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장개석에게 몇 개월 동안 설명하고자 했으나 장개석은 귀를 기울이지 않고 공격을 계속하라고 지시하였다. 1936년말, 장개석은 공격을 강행하기 위해 시안에 도착했다. 장학량과 양호성이 장개석을 다시한번 설득해봤으나 장개석은 즉시 공격하지 않으면 그들의 군대를 남부로 보내고 대신 중앙군대를 파견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장과 양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게 되어 반란을 일으키기로 결심했다.12월 12일 오전 5시, 장학량 친위대가 장개석을 체포하려고 그가 머물렀던 별장을 급습했다. 장개석은 잠옷을 입고 맨발인 채 별장에서 나가 도망치려고 했으나 오전 9시에 잡혔다. 반란군 사령부에 호송 후 장학량은 8개의 조건을 내세우고 내전을 중지하고 항일에 나설 것을 요구했으나 장개석은 압박 하에서 아무 타협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것은 힘으로라도 장개석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장학량과 양호성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같은 날 저녁, 장학량은 중공 중앙위원회에게 전보를 보내 상황을 설명했다. 중공은 긴급회의를 열어 장개석 문제의 해결 방법을 논의했다. 이 회의의 기록이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지만, 그 회의에 참석했던 장국도(張國燾) 중공중앙위원의 회의록에 따르면 상황은 다음과 같았다. “우리 중공중앙 책임자들 중에 시안사변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우리는 장개석을 살려주면 향후 큰 화를 초래할 수 있다(養癰遺患)고 생각했다. 어떤 사람은 공개 재판을 통해 그 반공분자를 죽일 것을 주장했고, 어떤 사람은 그를 비밀리에 구금하고 인질로 삼아 남경으로 하여금 항일을 강요할 것을 주장했다.”하지만 중공 중앙위원회는 행동하기 전에 우선 교섭을 위해 주은래(周恩來)를 시안에 파견하고 코민테른의 의견을 확인하고 결정하기로 했고 모스크바에 전보를 보냈다. 소련과 코민테른에게 이 소식은 몹시 충격적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잘 인식했던 소련의 지도부는 장개석을 죽이고 통일전선을 결성하지 못하면 아시아 전체가 일제의 지배에 들어가고 식민지 민족 해방은커녕 소련 자체가 독일과 일본의 양면침략을 당해 패망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장개석이 죽으면 국민당이 분열되고 대도시에서의 지지기반이 비교적으로 약한 중국공산당이 통일전선을 형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스탈린은 그 소식을 받은 후 즉시 소련 정부 기관지인 ‘이즈베스티야’에 시안사변을 신랄하게 비난하는 ‘장학량의 봉기’라는 기사를 발표할 것을 지시했고 12월 16일 코민테른 집행위원회 위원장 디미트로프가 중공에 시안사변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라는 전보를 보냈다. 재미있게도, 중공 당사(黨史) 교재에는 12월16일자 디미트로프의 전보는 암호에 문제가 있어 해독하지 못해서 재전송을 요구했다고 실려있다. 하지만 그 후 모스크바로부터 연락이 없어서 시안사변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운명적인 19일자의 결정을 모스크바의 지시에 의거해서 내려진 것이 아니라 중국공산당이 독립적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양규송(楊奎松) 등 중국 연구자들에 의해 중국문서보관소에서 시안사변을 비난하는 소련 신문기사의 내용이 17일에 중공에 알려졌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문서가 발견되었기 때문에 19일자의 결정은 소련의 영향을 받고 내려진 것으로 확인된다.이와 동시에, 중국에서의 상황은 급변하고 있었다. 장개석 구금의 소식을 받은 국민혁명군 장군 하응흠(何應欽)은 12월 16일 자신을 토벌군의 사령관으로 임명하고 시안 부근에 대해 폭격을 실시했다. 이 폭격의 인명피해는 수백명에 달했다. 하지만 직접 시안에 가서 장학량과 만난 장개석의 부인 송미령(宋美齡)은 토벌 작전을 중지하도록 장개석을 설득했다. 긴장이 고조되어가는 상황에서 양측은 회담을 계속해 나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공 중앙위원회는 12월 19일 확대회의에서 시안사변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결정했고 장개석과의 대화를 본격적으로 지지했다. 흥미롭게도, 장학량과 양호성과의 대화를 거부하던 장개석은 소련이 창설한 황포(??)군관학교 총수 시절에 그 부하이었던 주은래와 대화를 시작했다. 결국 장개석은 중공이 그 정부와 홍군을 해산하고 국민혁명군에 들어가면 내전을 중지하고 통일전선을 결성하겠다고 약속했고 12월 26일에 석방된 후 비행기를 타고 남경(南京)으로 향했다. 약 반년 후인 1937년 7월 7일, 일본이 루거우차오 사건을 통해 중국에 대한 침략을 전면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 하지만 이때 내전이 이미 중지되었고 제2차 국공합작이 형성되어 가는 중이었기 때문에 유격대 전술에 능숙한 중공과 정규군을 가진 국민당은 통일전선을 결성하고 일본 침략에 맞설 수 있었다. 중국은 1945년 9월 2일에 승전국이 되었다. 하지만 전쟁과정에서 국민당과 중공 간의 모순이 완전히 해결되지 못해 내전이 재발하였고, 그 결과로 중화인민공화국이 설립되었다.글 사진: 바실리 블라디미로비치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 ‘달리는 조사관’ 장현성, 연기가 주는 리얼리티 덕분에..‘현실 아니야?’

    ‘달리는 조사관’ 장현성, 연기가 주는 리얼리티 덕분에..‘현실 아니야?’

    절묘한 현실 균형감으로 인권증진위원회를 이끌어가는 장현성의 활약이 ‘달리는 조사관’을 더욱 빛내고 있다. OCN 수목 오리지널 ‘달리는 조사관’(연출 김용수, 극본 백정철,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데이드림 엔터테인먼트) 팩트가 우선인 냉철한 조사관 한윤서(이요원 분)와 불의를 못 참는 행동파 조사관 배홍태(최귀화 분)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맞추는 조사과장 김현석(장현성 분)의 존재감은 특별하다. 평범하고 지극히 ‘현실주의자’처럼 비춰지기도 하지만, 한때 열혈 조사관이었던 명성답게 중대한 결정을 마주한 순간 그가 체득한 비법이 빛을 발한다. 회가 거듭될수록 그 존재가치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김현석. 이날 공개된 사진에는 냉, 온탕을 오가는 장현성의 깊고 변화무쌍한 모습이 흥미롭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조사관들의 의견을 조율하며 예리한 조언을 남기기도 한 그는 지난 방송에서 군대의 인권 침해문제를 밝혀내기 위해 나선 조사관들을 격려하기 위해 야식을 챙기는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복잡한 표정을 한 김현석의 모습이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이번 주 방송되는 9. 10회에서는 열혈 조사관이었던 김현석의 과거가 그려질 예정. 조사관들은 인권위에 새롭게 접수된 ‘노조 폭력사태’를 둘러싼 진실 밝히기에 나선다. 한발 물러나 사건을 바라보던 기존과 달리 무슨 사연인지 직접 조사에 나선 김현석의 날카로운 눈빛에 과거의 사연은 무엇인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김현석 조사과장은 한윤서와 배홍태의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감정 사이에서 현실적인 조언으로 균형을 잡아 왔다. 특히, 테이저건 격발과 관련된 경찰의 인권침해를 조사한 사건에서 그의 진가가 빛났다. 철저히 중립을 고수하는 한윤서와 ‘인권위라면 약자의 편에서 지켜봐야 하는 거 아니야’라며 하소연하는 배홍태. 김현석 과장은 팽팽하게 대립각을 세우는 두 사람에게 ‘누구의 시선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한 마디로 깊은 여운을 안겼다. 특히,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신중하게 방향을 제시하는 김현석은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냈다.중립을 지켜야 하는 인권위 일원으로 자신의 가족과 관련된 진정사건에는 자기 자신을 조사에서 배제를 요청하던 김현석 과장. 전원위원회의 공개와 비공개 여부를 놓고 한윤서와 인권위원장의 의견이 엇갈릴 때 ‘중립외길’ 처세술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현실적인 조사과장의 모습은 물론, 한 가장의 아버지로 군대 간 아들에게 편지를 보낼 때 “아버지가 인권위에 다니는 것을 알면 괴롭힘당하진 않겠지”라며 인권위 봉투를 찾아 헤매는 그의 ‘웃픈’ 모습을 짠내를 불러일으키기도. ‘달리는 조사관’ 제작진은 “장현성의 연기가 주는 리얼리티 덕분에 김현석이라는 인물의 매력과 존재가치가 살아난다”며 “총괄조사과의 중심을 잡고 현실적 공감을 불어넣은 김현성의 활약은 물론, 지극한 ‘현실주의’ 조사관으로 변하게 된 그의 사연도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한편, 매듭지어지지 않은 과거의 과잉진압 문제와 깊은 관계가 있는 ‘노조 폭력사태’의 진정사건이 그려질 OCN 수목 오리지널 ‘달리는 조사관’ 9회는 오는 16일(수) 밤 11시에 방송된다. 사진 = OCN ‘달리는 조사관’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특파원 칼럼] 거꾸로 가는 일본의 민주주의/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거꾸로 가는 일본의 민주주의/김태균 도쿄 특파원

    과거 침략의 역사와 그에 따른 책임 문제가 부각되는 것은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해 국가 차원의 우경화를 이끄는 오늘날 일본의 정치세력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다. 무력을 앞세워 주변 나라에 쳐들어가 사방을 ‘히노마루’(일장기)로 물들였던 무력과 무법의 과거사는 헌법을 고쳐 명실상부한 군대 보유국가로 나아가고자 하는 그들에게 전면에 나와서는 안 되는 불편한 진실이다. 하지만 외면을 한다고 해서 있던 일이 없던 일이 되는 것도 아닐 터. 그럼에도 아베 정권의 무리한 시도는 갈수록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그것은 비단 한국, 중국과 같은 주변국들에 대해서만이 아니다. 자국민에 대해서도 침략과 전쟁 유발의 죄책감에서 벗어나 과거사를 영광과 긍지로 받아들일 것을 보다 노골적으로 강요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국회 연설 등에서 150여년 전 메이지유신 때의 부국강병 일화를 자주 언급하는 것은 그때에 대한 향수를 그가 얼마나 강하게 느끼고 있는지를 잘 보여 준다. 우경화 흐름에 대한 일본 내 양심세력의 우려는 생각보다 깊다. 태평양전쟁 패망 직후인 1948년부터 약 5년간 중고교에서 쓰였던 ‘민주주의’라는 제목의 교과서가 최근 복간돼 일선 학교수업에 다시 등장한 것은 이런 위기감을 잘 드러낸다. 이 450쪽짜리 책은 당시 일본 석학들이 나라를 또다시 전쟁의 참화로 몰고 갈 수 없다는 의지를 담아 집대성한 글자 그대로의 민주주의 교과서다. 이 책을 복간한 출판사 관계자는 “70년 전 교과서가 주목되는 것은 현재 민주주의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1일 개막한 이후 2개월 반에 걸쳐 논란을 불러온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파행은 일본 내 민주주의의 위기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의미 있는 사건이다. 예술제 중 하나의 코너로 마련된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가 우익세력의 협박과 정부의 압력 등으로 사흘 만에 중단됐다. 여러 전시작품들 가운데 반대세력이 겨낭한 핵심은 역시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었다. 기획전 중단에 실망한 예술가들의 집단철수 등 우여곡절 끝에 소녀상 전시는 지난 8일 폐막(14일)을 일주일 앞두고 재개됐지만 이 사건은 일본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 계기가 됐다. 그 과정에 ‘폭력’이 있었다. 그중 가장 크고 강하게 폭력을 휘두른 것은 일본 정부였다. 기획전 개막 이튿날 일본 내각 2인자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명시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것이 행사 중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우리 돈으로 8억 7000만원 정도 되는 정부 차원의 보조금을 트리엔날레 측에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것은 일련의 폭력 조치의 완성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일본 정부가 자신들의 조치가 잘못되고 부끄러운 것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보조금 지급 거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설명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주무부처인 문부과학성은 보조금을 주지 않는 이유로 “사전에 비판이나 항의가 쇄도해 전시를 계속하는 것이 어려울 가능성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정부에 보고하지 않은 점”을 들었다.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은 주최 측이 ‘절차’를 어긴 것이 문제이지 위안부 등을 소재로 한 작품의 내용과는 무관하다며 “정부는 전시 내용에 대해 전혀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절대로 검열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일본 헌법 21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 ‘검열의 금지’에 대한 위배 시비를 피하기 위해 갖다 붙인 구차한 변명이다. 자신들의 조치나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힘을 바탕으로 밀어붙이는 아베 정권의 행태에서 한일 관계가 거꾸로 가게 된 이유도 상당부분 설명된다.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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