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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시위 격화…LA폭동 재현 조짐

    美 시위 격화…LA폭동 재현 조짐

    트럼프, 연방군대 투입 등 강경대응 방침미국에서 흑인 남성이 경찰의 강압적 체포 행위로 숨진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백악관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며 시위대와 대치하고 나서 미국에서 최악의 인종 폭동으로 꼽히는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흑인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를 비롯해 최소 30개 도시에서 경찰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LA·덴버·포틀랜드·오리건·신시내티 등 25개 도시에서 통행금지 명령이 발령됐고, 시위가 격화된 LA 카운티에 대해서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치안 유지를 위해 주방위군을 배치하거나 출동을 요청한 지역도 조지아·오하이오·콜로라도·위스콘신·켄터키주 등 10곳으로 늘었다. 미니애폴리스에서도 지난 25일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46)가 체포됐던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헌화하고 길바닥에 추모 그림을 그리며 집회를 이어 갔다.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가 대통령 비밀경호국(SS) 차량 3대를 파손하고 차 위에 올라가 ‘흑인 생명은 중요하다’, ‘정의 없인 평화도 없다’ 같은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상점과 사무실 창문을 부쉈고, 로널드 레이건 연방 빌딩과 국제무역센터 건물이 공격받기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백악관은 한때 시위대의 습격을 우려해 출입을 전면 통제하는 봉쇄령을 내리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군대 투입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열린 첫 민간 유인우주선 발사 축하 연설에서 “폭도”, “약탈자”라고 비난하며 “정의는 성난 폭도의 손에 의해 결코 달성되지 않는다. 나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가 미니애폴리스에 헌병부대 800명을 투입할 준비를 하라고 육군에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발언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美 시위 격화… 연방군 투입 시사

     미국에서 흑인 남성이 경찰의 강압적 체포 행위로 숨진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백악관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며 시위대와 대치하고 나서 미국에서 최악의 인종 폭동으로 꼽히는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흑인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를 비롯해 시카고와 LA, 필라델피아 등 미국 전역 주요 도시 수십 곳에서 경찰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지난 25일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46)가 체포됐던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헌화하고 길바닥에 추모 그림을 그리며 집회를 이어 갔다.  시위대는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DC에서는 대통령 비밀경호국(SS)의 차량 3대를 파손하고 차 위에 올라가 ‘흑인의 생명은 중요하다’, ‘정의 없이는 평화도 없다’ 같은 구호를 외쳤고, 백악관은 안전을 위해 한때 봉쇄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전국이 시위대의 방화와 폭력으로 얼룩지자 워싱턴DC를 비롯해 미네소타 등에는 주방위군이 배치됐다. 조지아·오하이오·콜로라도·위스콘신·켄터키주 등이 치안 유지를 위해 주방위군을 배치하거나 출동을 요청했다.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격화하면서 LA·덴버·포틀랜드·오리건·신시내티 등 20개가 넘는 대도시에서 야간통행금지령이 발동됐다. AP는 이날 현재 22개 도시에서 최소 1669명의 시민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군대 투입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열린 첫 민간 유인우주선 발사 축하 연설에서 시위대를 “폭도”, “약탈자”라고 비난하며 “정의는 성난 폭도의 손에 의해 결코 달성되지 않는다. 나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가 미니애폴리스에 헌병부대 800명 투입 준비를 육군에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대응이 사태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흑인 사망 시위’ 미국 전역 확산…최소 3명 사망·1400명 체포

    ‘흑인 사망 시위’ 미국 전역 확산…최소 3명 사망·1400명 체포

    워싱턴·뉴욕·LA 등 30개 도시서 격돌25곳 통행금지령…군 투입 13곳 승인 대형마트 ‘타깃’ 9개 주서 점포 문닫아흑인 남성이 미국 경찰관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뒤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위는 갈수록 격렬해져 총격으로 인해 최소 3명이 숨지고 경찰차와 연방건물이 공격을 받는 등 험악해지는 분위기다. 명품 매장 등을 겨냥한 약탈과 방화도 잇따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군대를 이용한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하면서 사흘간 1300명 이상이 체포됐다. 미 언론에 따르면 주말인 30일(현지시간)에도 흑인 조지 플로이드(46)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는 물론 미 전역에서 경찰의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지며 닷새째 전국적으로 항의 집회가 열렸다. 최소 30개 도시에서 시위가 일어난 가운데 16개 주의 25개 도시에 통행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12개 주와 워싱턴DC에 주 방위군 투입이 승인됐다고 CNN이 전했다. 지난 25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백인 경찰이 특별한 저항이 없었던 플로이드의 목을 5분 이상 무릎으로 눌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AP통신은 28일부터 경찰에 체포된 인원이 1383명이라고 전했다. 행진 등으로 평화롭게 시작한 시위는 폭력을 자제해달라는 당국의 호소에도 시간이 흐르면서 곳곳에서 폭력과 방화, 약탈 등으로 얼룩졌다. 이날까지 총격으로 최소 3명이 숨졌다.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가 대통령 비밀경호국(SS) 차량 3대를 파손하고 차 위에 올라가 ‘흑인 생명은 중요하다’, ‘정의 없인 평화도 없다’ 같은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상점과 사무실 창문을 부쉈고, 로널드 레이건 연방 빌딩과 국제무역센터 건물이 공격받기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는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특히 경찰차가 시위대를 밀어붙이는 SNS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 사안을 조사하겠다면서도 경찰을 비난하지 않겠다고 했다.뉴욕경찰(NYPD)은 전날 밤 경찰관 4명이 타 있던 경찰 승합차에 화염병을 투척한 사람을 포함해 화염병 사건에 연루된 시위 참가자들을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에서 이날까지 최소 120명이 체포됐고, 파손된 경찰차는 15대를 넘어섰다. 텍사스주 오스틴에서는 시내 중심가 도로가 폐쇄된 상황에서 시위대가 주의회 의사당과 경찰서를 향해 행진했다. LA, 경찰 시위대에 고무탄 발사…경찰차에 방화 구찌·루이뷔통·매퀸 등 명품 매장 약탈·도난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평화로운 행진으로 시작한 시위가 경찰의 제지에 막히면서 충돌이 빚어져 경찰이 시위대에 곤봉을 휘두르고 고무탄을 발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차가 불길에 휩싸이기도 했다. 명품 매장들에 대한 약탈도 벌어졌다. 베벌리힐스의 쇼핑 거리인 ‘로데오 드라이브’에서는 명품 브랜드인 알렉산더 매퀸 매장의 유리문이 깨지고 핸드백 등의 물품이 도난당했다. 인근 구찌 매장 유리창도 깨졌고, 약탈을 시도하던 일당은 경찰이 나타나자 도주했다. 근처 쇼핑센터인 ‘그로브’ 내 노드스트롬 백화점과 애플 매장 등에서도 무단 침입 흔적이 나왔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밤 LA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을 LA에 배치해달라는 에릭 가세티 LA시장의 요청을 승인했다. 시카고 시내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한 뒤 망가진 경찰차 위에 시민들이 올라가 있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 등에 올라왔다. 시카고에서도 미시간 애비뉴의 나이키 매장이 초토화됐고, 메이시스 백화점에서도 핸드백 등이 도난당했다. 뉴욕 맨해튼의 아디다스 매장, 포틀랜드의 루이뷔통 매장도 약탈범들의 표적이 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필라델피아에서는 시위대가 시 청사 앞에 있는 전 시장의 동상을 밧줄로 묶고 불을 붙이고, 경찰차를 비롯한 차량 여러 대도 불길에 휩싸였다. 시애틀에서는 경찰차에서 소총 2자루가 도난당했다가 현지 방송국 경호직원이 시위대로부터 되찾아오기도 했다. 미니애폴리스에서는 플로이드가 체포됐던 자리에 사람들이 모여 헌화하고 길바닥에 추모 그림을 그리며 집회를 했다. 인디애나폴리스 도심에서는 이날 시위 과정에서 “여러 건의 총격”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시위와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美 국토부 요원, 총격에 사망…FBI ‘국내 테러’ 규정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은 전날 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시위를 지켜보던 국토안보부의 계약직 보안 요원 1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며 이를 ‘국내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또 다른 국토안보부 직원도 부상해 위중한 상태다. 디트로이트에서는 전날 밤 21세 남성이 신원 불명의 차에 탄 용의자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도 전날 밤 시위대가 던진 돌에 맞아 경찰관 5명이 부상하고 상점 10여개가 약탈당했다. 시위가 폭력 사태로 비화하는 양상이 이어지자 미네소타·조지아·오하이오·콜로라도·위스콘신·켄터키 등 9개 주와 수도 워싱턴DC는 치안 유지를 위해 주 방위군을 배치하거나 출동을 요청했다고 CNN은 전했다.미네소타주 공안국은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의 상황이 변화함에 따라 이날 밤부터 대응도 달라질 것이라며 주 방위군과 경찰의 지원의 받아 치안 인력을 3배로 늘렸다고 밝혔다. 또 미네소타주 교통국은 이날 오후 7시부터 미니애폴리스로 진입하는 주요 도로들을 폐쇄했다. 대형마트 타깃(Target)은 미네소타, 뉴욕, 캘리포니아 등 미국 전체의 9%에 달하는 13개 주의 175개 점포를 일시 폐쇄했다. 회사 측은 성명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 애도를 표하고 “앞으로도 우리 구성원의 안전을 유지하고, 지역 사회의 회복을 돕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北 김정은 사활 건 ‘신형 미사일’에 숨겨진 비밀

    [밀리터리 인사이드] 北 김정은 사활 건 ‘신형 미사일’에 숨겨진 비밀

    초대형 방사포, 발사관 4개→6개 개량명중률 높이고 발사시간 20초로 당겨‘무한궤도’ 비포장도로 기동능력 높여北단거리 미사일, 요격·레이더 무력화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미연합훈련이 취소되고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경축사를 통해 남북협력을 강조했지만, 신형무기 발사와 감시초소(GP) 총격사건 등 북한의 저강도 도발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특히 올해 들어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인 ‘북한판 이스칸테르급 미사일’(KN-23), ‘북한판 에이태킴스 미사일’(KN-24)과 ‘초대형 방사포’(KN-25),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인 ‘북극성 3형’(KN-26) 등 각종 신무기를 선보이며 한반도 긴장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방사포’는 기술 특성상 남한을 겨냥해 개발한다고 볼 수 밖에 없어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최근 들어 이런 무기들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을까. 무기체계를 면밀히 분석한 전문가들은 남한의 방어체계를 무력화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동성 높여 ‘반격 회피’…감시 피해 발사” 31일 한국국방연구원이 발간하는 ‘동북아 안보정세 분석’(NASA)에 실린 ‘최근 북한의 군사적 도발 양상 분석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3월 2일과 9일, 29일 초대형 방사포 KN-25 시험발사를 실시했습니다. 비행거리는 각각 240㎞, 200㎞, 230㎞였고 발사 간격은 20초였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29일 발사에선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우선 북한은 바퀴가 달린 ‘차륜형 이동발사 차량’ 대신 ‘궤도형 이동발사 차량’를 동원했습니다. 발사관도 기존 4개에서 6개로 늘렸습니다. 연속 사격수를 늘려 명중 가능성을 높이고, 전차와 같은 무한궤도를 장착해 비포장 지역 기동 능력을 높인 것입니다. 보고서를 쓴 이중구 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 포병이 한미 양국의 감시에서 벗어난 지역에서 공격하고 반격을 피하는 데 필요한 능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KN-25는 초기 형태는 발사 간격이 17~30분이었지만, 이후 20초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이는 앞서 언급한 무한궤도와 마찬가지로 북한이 추구하는 ‘사격 후 신속 진지 변환’과 관련이 있습니다. 재빨리 차량을 다른 진지로 옮기거나 동굴 등에 엄폐시켜 포 사격이나 전투기의 공대지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는 전술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3월 포사격 경기 현지지도에서 “현대전은 포병전이며 포병싸움 준비이자 인민군대의 싸움 준비”라고 공개적으로 밝힐 정도로 포병 전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공군 전력 열세를 포병 전력 강화로 대응하려는 포석입니다. 그 중심에 이들 신무기가 있는 겁니다. 이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은 과거 핵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핵무기 개발에 열을 올렸지만, 승리를 가져다줄 수 있는 실제 전투수행 수단이 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그나마 자신들이 강점을 가진 방사포 전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조기경보 레이더 식별고도 이하로 비행”분석에 따르면 KN-24와 KN-25의 정점 고도는 모두 30~50㎞로, 매우 낮은 각도로 날아 표적을 타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에 대해 이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의 비행시간을 줄여 한미동맹의 대응을 곤란하게 하고, 한미동맹이 패트리엇 미사일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방어하기 어려운 고도의 단거리 미사일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심지어 단거리 미사일인 KN-24는 지난 3월 시험발사에서 자유낙하한 뒤 다시 상승하면서 비행하는 이른바 ‘풀업기동’을 보였습니다. 이 선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북한에서는 ‘저고도 활공도약형 비행궤도’로 불리는데, 최대한 조기경보 레이더의 식별고도 이하로 미사일을 비행시켜 한미 미사일 요격을 곤란하게 하려는 기술로 이해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은 무기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KN-25에 유도장치를 장착하고, KN-24에도 ‘위성항법장치‘(GPS)를 부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북한은 남한에 대한 공격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미사일 방어 돌파’와 ‘정확도 향상’, ‘반격 회피’ 등 3가지 기술 향상에 집중하고 있는 겁니다. ●“北, 다시 도발할 것”…대비태세 점검해야 북한은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등 선제공격을 하고도 곧바로 남한의 K-9 자주포 등으로 반격을 받고 큰 피해를 입어 사실상 패배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원거리 정밀 포격을 한 뒤 포대를 신속히 이동시키는 전술을 집중적으로 숙달시키고 있습니다. 이 선임연구원은 “KN-25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제 사격의 수행이나 ‘사격 후 신속 진지 변환’에는 더욱 높은 능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추가 시험발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또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속에 경제 부문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보여주기 어려운 김정은 정권은 내부 불만을 억제하는 데 방점을 둘 수밖에 없고, (저강도 도발이) 지도자의 권위와 강제력을 보여주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올해 10월 노동당 창건 75년을 성대히 기념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둔 것도 노동당 전원회의 결정에 따른 무기개발 조기 성과를 보일 필요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반기에도 KN-23부터 KN-26까지 신형무기 시험발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입니다. 이 선임연구원은 끝으로 “북한의 저각발사 능력과 요격회피 기술을 갖춘 단거리 미사일 실전배치에 대비해야 한다”며 “지휘통제시설에 대한 방호, 신속한 도발원점 식별 및 반격 등 전투대비태세의 중요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트럼프, ‘흑인사망’ 시위대에 “폭도, 용납 못해”…군 강경 진압 예고

    트럼프, ‘흑인사망’ 시위대에 “폭도, 용납 못해”…군 강경 진압 예고

    대선 겨냥 증거 없는 이념공세 비판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며 폭력을 행사한 시위대를 향해 “폭도”, “약탈자”라고 비난하며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연방군대를 투입해 강경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첫 민간 유인 우주선 발사를 축하하기 위한 연설에서 8분가량을 할애해 “정의와 평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플로이드 추모가 “폭도와 약탈자, 무정부주의자에 의해 먹칠을 당하고 있다”며 폭력시위를 문제 삼았다. 이어 “무고한 이들에게 테러를 가하는 안티파와 급진 좌파 집단이 폭력과 공공기물 파손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정의는 성난 폭도의 손에 의해 결코 달성되지 않고, 나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플로이드의 목을 5분간 무릎으로 눌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항의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하며 일부에서 방화나 약탈 같은 폭력 사태로까지 번진 상황에서다.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는 전날 밤 미니애폴리스 시위에 대해 “폭도의 80%는 주 외부에서 왔다. 폭력을 선동하기 위해 주 경계선을 넘는 것은 연방 범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을 겨냥해 “자유주의 주지사와 시장은 훨씬 더 강경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그렇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가 개입해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면서 “이는 우리 군대의 무한한 힘을 활용하는 것과 대규모 체포를 포함한다”고 연방군대 투입을 경고했다. 美국방 “요청시 4시간 내 군대 투입”美법무 “극좌파에 의한 계획적 폭력” 국방부도 성명을 내고 미네소타 주지사의 요청이 있으면 4시간 내에 군대를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AP통신은 국방부가 미니애폴리스에 헌병부대 800명을 투입할 준비를 하라고 육군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군 파견은 1807년 발효된 연방 법률인 폭동 진압법(Insurrection Act)에 근거했으며, 미국 대통령이 폭동이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군부대를 파견할 수 있도록 한 이 법은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 때 마지막으로 사용됐다고 AP는 전했다. 법무부도 극우 파시스트에 반대하는 극좌파를 가리키는 용어인 ‘안티파’를 거론하며 엄단 방침을 밝혔다. 법무부도 가세했다. 윌리엄 바 장관은 성명을 내고 “많은 장소에서 폭력은 ‘안티파’ 같은 전략을 사용하는 무정부주의 집단과 좌파 극단주의 집단에 의해 계획되고 조직되고 추진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들의 다수는 폭력을 부추기기 위해 그 주(미네소타주)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주장을 한 뒤 이들이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CNN “트럼프, 증거도 없이 극좌파 운운”“시장들, 美 분열 심화시키는 트럼프 비판”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흑인을 중심으로 분노한 시위대를 자극하고, 군을 통한 강경 진압이 불상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낳는다. 뚜렷한 물증도 없이 ‘급진 좌파’를 운운한 것은 11월 대선을 앞둔 이념 공세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증거 없이 전국의 시위대를 안티파와 급진 좌파라고 꾸짖었다”고 말했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각 주의 시장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분열을 심화한다며 리더십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대통령의 발언이 미 전역과 백악관 앞에서까지 벌어진 긴장된 상황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속보] 트럼프, ‘흑인사망’ 시위대에 “폭도”…군투입 경고

    [속보] 트럼프, ‘흑인사망’ 시위대에 “폭도”…군투입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며 폭력을 행사한 시위대를 향해 “폭도”, “약탈자”라고 비난하며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연방군대를 투입해 강경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첫 민간 유인 우주선 발사를 축하하기 위한 연설에서 8분가량을 할애해 “정의와 평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플로이드 추모가 “폭도와 약탈자, 무정부주의자에 의해 먹칠을 당하고 있다”며 폭력시위를 문제 삼았다. 이어 “무고한 이들에게 테러를 가하는 안티파와 급진 좌파 집단이 폭력과 공공기물 파손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정의는 성난 폭도의 손에 의해 결코 달성되지 않고, 나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플로이드의 목을 5분간 무릎으로 눌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항의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하며 일부에서 방화나 약탈 같은 폭력 사태로까지 번진 상황에서다. 법무부도 극우 파시스트에 반대하는 극좌파를 가리키는 용어인 ‘안티파’를 거론하며 엄단 방침을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9.11 테러 일으킨 빈 라덴을 사살한 소총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9.11 테러 일으킨 빈 라덴을 사살한 소총

    지난 2011년 5월 2일(현지시간) 미 최정예 특수부대 중 하나인 미 해군의 데브그루(DEVGRU) 요원들을 태운 스텔스 헬기들이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위치한 주택가에 내려앉았다. 비록 착륙 과정에서 헬기 한 대가 추락했지만 요원들은 멀쩡했고, 그들의 손에는 HK416 소총이 들려있었다.9.11 테러를 일으킨 빈 라덴을 찾아 나선 요원들은 은신처로 돌입해 교전 끝에 측근들을 제압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빈 라덴을 사살했다. 넵튠 스피어(Neptune Spear)로 알려진 이 작전을 통해 세기의 테러리스트 빈 라덴은 유명을 달리했다. 빈 라덴을 사살하는데 사용된 HK416은, 세계적인 총기 제작사인 독일 헤클러운트코흐(H&K)사가 만든 5.56mm 소총으로 이 날 이후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다. 헤클러운트코흐사가 만든 총기들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대테러 작전을 통해 명성을 쌓아갔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MP5이다.9mm 기관단총 MP5는 1980년 4월 30일(현지시간) 영국 이란 대사관 인질 사건 당시, 인질 구출 작전을 벌이던 영국 SAS(Special Air Service) 요원들이 사용하는 모습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면서 대테러 부대를 상징하는 총기가 되었다. HK416도 MP5와 마찬가지로 넵튠 스피어 작전을 통해 대테러부대라면 꼭 사용하는 총기로 자리 잡게 된다. HK416은 일단 그 탄생부터 동급 5.56mm 소총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미 해군의 데브그루와 함께 미 최정예 특수부대로 손꼽히는 미 육군의 델타포스가 개발을 의뢰하면서 탄생한 것이다. 지난 2004년부터 델타포스가 사용하던 M4 5.56mm 소총을 대체한 HK416은 외관은 일단 M4 등 AR-15 계열과 유사하다. 이 때문에 기존 M4 계열 소총과 사용법이 사실상 동일하다.그러나 쇼트 스트로크 가스피스톤 작동방식을 사용해 수중발사가 가능해졌으며, 총기의 핵심중 하나인 총열의 경우 크롬몰리 바나듐 스틸이라는 특수재질을 사용한다. 특히 각종 악조건(침수, 모래, 진흙) 상황에서도 기능고장 없이 사격이 가능하도록 군사용 환경시험조건 MIL-STD-810과 나토 즉 북대서양 조약기구 군사기준 AC 225를 충족한다. 이밖에 40,000발 이상 사격이 가능하며, 실전에서 70,000발 이상까지 사격했던 사례도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내구성 및 정밀성으로 인해 2017년 8월 기준 190,000정 이상이 전 세계 각국에 보급되었다. 특수부대외에 세계 각국 군대에서도 HK416을 사용 중이다. 지난 2008년 노르웨이군을 시작으로 미 해병대 그리고 프랑스 육군이 HK416을 채용했다. 우리나라도 경찰특공대를 비롯한 군·경 특수부대 및 대테러부대에서 HK416을 운용하고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2000자 인터뷰 38] 김석현 “넘어진 김에 주 4일·가을 학기제 논의를”

    [2000자 인터뷰 38] 김석현 “넘어진 김에 주 4일·가을 학기제 논의를”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해 자부심을 얻은 것은 작지 않은 성과지요. 그런데 그 과정을 찬찬히 살펴보면 엉성하고 허술한 구석이 적지 않았거든요. 다소 안정됐으니 그동안 잘 되지 않았던 것들을 추스르며 사회적 협의를 통해 사회적 담론들을 점검했으면 좋겠는데 주 4일 근무제, 9월 학기제, 재난기본소득 등 사회경제적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굵직한 화두들이 또 그냥 흘려 버려지는 것 같아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 삶에 깊숙이 침투한 지 다섯 달이 돼 간다. 현미경으로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이 생명체가 일으킨 지구촌 전체의 창조적 파괴, 또는 파괴적 창조의 본령이 궁금해졌다. 김석현(54) 인텔리전스코리아 대표를 만나자고 한 것은 감염병 학자나 방역 전문가, 경제학자, 사회학자들과 조금 다른 면모 때문이었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석사는 수학을, 박사 학위는 미국 노터담 대학에서 경제학, 그것도 산업 발전을 전공한 다채로운 이력 덕분이었다. 2005년 귀국하자마자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과학기술 혁신지표를 연구해 10년 동안 꾸준히 보고서를 썼던 이력도 더해졌다. 그런 그가 신천지발 확산 이후 코로나19 관련 데이터를 누구보다 바지런히 찾아내 요점을 정리해 페이스북에 매일 올려주니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은 것은 당연했다. 이런 노력을 평가받아 지난달 말 지식공작소가 발빠르게 기획해 펴낸 ‘코로나19 동향과 전망’에 이일영 한신대 교수 등 다른 전문가들과 논의하고 자신의 보고서를 싣는 인연으로 이어졌다. 그의 보고서 가운데 돋보인 대목은 20세기 노르딕 국가의 교량 국가 역할을 한국이 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한 것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Q. 오랜 시간 국내외 자료를 꾸준히 업데이트했으니 현재의 코로나19 국면을 어떻게 보는지로 인터뷰를 시작하자. A. 나도 이렇게 오랫동안, 석달 가까이나 코로나 데이터를 갖고 씨름할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심각한 감염병 문제인데 전문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어서 뭐라고 말하기가 두렵다. 그저 매일 생기는 워낙 많은 숫자와 정보들을 사람들이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게이트키핑 역할을 한 건데 많은 분들이 숫자 뒤에 숨어있는 의미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줘 고맙다는 댓글들을 달아주셨다. 그래서 용기를 내 ‘동향과 전망’에 참여할 수 있었고, 아직 등교를 못하는 초등 2학년 딸을 집에서 돌보며 데이터들을 살펴보고 있다. 감히 지금의 국면을 정리하자면 5월 초 이태원 클럽발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데 1차 파고의 여진인지, 두 번째 파고의 시작인지 헷갈렸는데 최근 데이터들을 보면 신천지발 감염증 바이러스와 유형도 다르고 5월 초 연휴 이후 생활방역으로의 전환과 맞물려 있어 두 번째 파고의 시작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 아직 그 파장이 어떠할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다. Q. 책을 보면 김 박사는 한국이 코로나19 대응에 리더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메르스 때 비싼 수업료를 치른 덕이며, 자유주의적 조치를 취하면서도 선제적인 대응을 미세하게 해냈다. 절벽 앞에서 가까스로 멈춰섰다고 표현했던데? A. 국가전체의 시스템적 대응은 부족하다. 대신 확진자가 발견되면 연관자를 찾아내는 기동성은 유럽과 미국 어느 나라도 따라오지 못한다. 가령 예를 들어 5월 연휴가 시작되기 전 누구나 연휴와 학교 개학 시기가 겹치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하는데도 연휴 끝나 2주가 지나기 전 개학한다고 했다가 나중에 위험하다며 일주일 연기한 것이 예가 될 것이다. 뻔한 판단 착오를 하곤 했다. 유럽에서는 시나리오 대응을 한다. 독일은 항체 검사를 전국적으로 실시해 국민들 사이에 얼마나 면역이 진행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봉쇄를 풀면서도 나중에 이런저런 요건이 되면 되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지방정부와 메르켈 총리가 합의해 나간다. 스웨덴은 8주 간격으로 항체 검사를 한다며 1차 검사를 했다. 스톡홀름은 16% 정도로 면역이 됐다는 것이 나타나 방역을 평가하고 이후 대응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질본, 지방자치단체, 보건소 등은 정말 헌신적으로 뛰어 이번 사태에 대처했는데 질본 위 정치 시스템의 결정들은 근거도 없고, 외국인 입국 통제도 한 발 늦었고, 사회적 합의와 정치권이 개학이냐 연기냐 하는 커다란 의사 결정을 해야 하는데 그걸 해내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Q. 그래서 많은 이들이 불안해 한다. 머리가 계획하고 팔다리가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운이 좋아 얻어 걸린 것 같은 이 국면이 많은 이들의 불안감을 키운다고 본다. A. 영화 ‘살인의 추억’ 가운데 송강호의 대사가 떠오른다. 미 연방수사국(FBI) 과학수사 기법 그런 것 모르겠고 한국은 좁으니까 발로 열심히 쫓아다니면 잡힌다는 대사 말이다. 실행 부문에서 잘하고 역량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실행 부문에 너무 의존하는 한계가 있다. 관료를 동원하기 좋은 조직을 갖고 있다. 관료를 민간의 군대라고 비유한다. 관료, 공보의, 군인 등 방역에 최적화된 조직을 갖고 있었다. 짧은 시간에 후닥닥하는 것을 우리는 그동안 안 좋게 보아왔는데 감염병 대처에서는 분명히 효과가 있었다. 방역은 전쟁이란 점을 절감했다. 민간 병원이 강한 공공성을 요구받고 있다. 싱가포르도 비슷하다. 아시아적 특성이 있는 것 같다. 평소에는 갈등의 여지가 있는데 감염병 대처 국면에 효율성을 인정받게 됐다. Q. 그런 연장 선상에서 아시아적 공동체를 앞세우는 것이 서구 개인주의를 물리친 사례라고 보는 시각도 있더라. 권위주의나 독재를 옹호하는 것이란 핀잔을 들을 수 있겠지만. A. 독일이 다른 유럽 국가와 다른 측면이 있더라. 전통적으로 정부의 권위와 역할이 많아서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정부의 조처가 존중받는 면이 있다고 여겨진다. 개인주의에 치우치지 않는 면모들이 이번 방역의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자유주의에 선제적이고 효율적인 리더십이 결합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번 방역에서 그 의의가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유럽에서는 독일,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대만, 홍콩 같은 나라들이 그 예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을 보며 많은 나라들이 놀라워하는 것은 자유주의적 접근을 버리지도 않고, 일정하게 개인주의는 양보를 하면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에 최선을 다해 오히려 전면 봉쇄로는 가지 않아 이동과 생업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새로운 모델을 보여준 것에 있다. Q. 수축사회란 개념이 흥미롭더라. A. 이자율이 형편없이 낮아져 투자할 곳이 없고, 일자리가 늘어날 여지는 적어 보인다. 온라인 유통에 밀려 어중간한 오프라인 기업은 없어지는, 도심의 상가는 비는 등 연쇄 효과가 일어나고, 우리 경제전망이 낙관적일 수만은 없는 우려를 갖게 된다. Q. 우리는 사회적 합의를 결여한 것이 적잖이 눈에 띈다. A. 메르스 이후 방역에 유리한 쪽으로 법률이 개정됐는데 코로나19가 닥쳐서야 그런 것을 확인하게 됐다. 분명히 있어야 할 사회적 합의를 생략하고 한 것이 나중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럽과 미국에서 마스크를 쓰지 말자, 봉쇄를 풀자고 시위하는 것을 보며 우리는 반사회적이네 여기기 쉽지만 한편으로 그 사회는 목소리가 다양한 것이다. 저렇게 격렬한 사회적 토론이 이어지고 합의가 이뤄지면 훨씬 굳건할 것 같다. 우리는 서구의 토론과 합의 문화를 배우고 서구는 우리의 창조적인 대응 방식을 배우고, 이런 것이 코로나 시대의 교훈이라고 생각한다.Q. 지금 우리가 가장 부족한 것은 무엇인가? A. 질본에서 항체 검사를 한다고 했다. 이는 5월 말에 실시하는 연간 국민영양건강조사에 포함된다. 스웨덴은 8주 간격으로 샘플링한다. 독일은 이미 항체검사를 시작했다. 중국은 우한 시민 1100만명 전원을 진단검사해 마무리 단계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교사 50만명은 너무 많다고 했다. 10명 검체를 모으면 5만번 실시하는데 우리의 진단검사 키트 능력으로도 가능한 일이었다. 가장 위험한 의료진, 양로원, 교사 이런 사람들은 했어야 했다. 이런 기획 능력이 부족하구나. 어두운 상자 안에 손을 집어넣고 더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어떤 일이 벌어지면 즉각 대응은 하는데 시나리오를 세워 대응하는 것은 많이 부족하구나 느끼게 된다. Q. 책이 나온 지 한달이 됐는데 ‘아시아발 노르딕 국가‘란 개념이 충실히 채워지고 있나? A. 우리만 잘났다고 해선 안되니 객관적으로 개념을 들여다보려고 유럽 역사를 들여다보고 있다. 독일과 북구는 영국과 프랑스 모델의 개인주의보다 사회 전체의 복지를 위해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사회체계를 갖고 있더라. 우리 모델을 권위주의적이라고 폄하만 할 게 아니라 우리 시스템에 대한 장점도 알게 하고 자부심을 갖게 만든 게 코로나가 불러온 뜻밖의 성과 아닌가 한다. 대중들이 무작정 선망하던 미국과 유럽 국가가 막대한 인명 피해에 시달리는 것을 보고 적어도 방역에서는 한국이 나은 면도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런데 이런 자부심이 자만이 아니라 마음을 열고 배우는 자세로 이어져야 한다. 이런 격변은 이전에 비용 때문에 과감히 하지 못하는 사회적 실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홍수가 나면 리모델링하듯 말이다. 뉴질랜드는 주 4일제 근무제를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겠다고 했다. 일자리 공유 차원 만이 아니라 연성화된 사회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도 한 번 토론해 볼만한 일인데 아무도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 또 학교 개학과 관련, 이참에 가을 학기제를 해보자는 얘기가 반짝 나오다 말았다. 전 개인적으로 해볼 수 있다고 본다. 재난기본소득도 더 근본적이고 폭넓게 논의해야 하는데 어물쩡 단기적 처방에 머무르고 말았다. 방역 뿐만아니라 사회경제적 시스템에 관한 논의로 넓히자는 것이다. 글 사진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안녕? 자연] 자꾸만 되살아나는 ‘좀비 화재’...북극이 위험하다

    [안녕? 자연] 자꾸만 되살아나는 ‘좀비 화재’...북극이 위험하다

    차디찬 북극 지역에서 좀처럼 꺼지지 않는 일명 ‘좀비 화재’가 다시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유럽연합의 관측 프로그램인 코페르니쿠스 대기 모니터링 서비스(Copernicus Atmosphere Monitoring Service, 이하 CAMS) 연구진이 우주에서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극 지역에서 통제가 어려운 대규모 화재가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위험요소가 확인됐다. 지난해 시베리아와 알래스카의 큰 늪지대에서는 전례없는 규모와 기간으로 꼽히는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러시아 당국은 시베리아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화재 진압을 위해 군대까지 동원했지만 쉽사리 불길을 잡지 못했다. 결국 시베리아에서 시작된 산불로 인한 연기는 알래스카 서부와 캐나다 북서부지역까지 도달했다. 전문가들은 시베리아 산불의 원인을 ‘마른 폭풍’으로 추정한 바 있다. 마른 폭풍이란 천둥과 번개가 치고 강한 바람이 불지만, 비가 지면에 도달하기 전에 증발하는 현상을 말한다. CAMS 전문가들은 당시 발생한 화재로 인해 5000만t에 달하는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방출됐는데, 2020년 들어 역시 전례 없는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대기 온도가 높아지고, 이것이 쉽사리 꺼뜨릴 수 없는 ‘좀비 화재’의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더운 날씨와 낮은 습도가 산불의 위험을 높이고 있으며, 이미 유럽은 올해 3~4월 기록적인 온도를 찍었다. 북극과 인접한 그린란드의 올 초 평균 기온 역시 관측 역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시베리아의 지난 4월 평균기온 역시 마찬가지다. CAMS 소속이자 캐나다 맥마스터대학의 생태계전문가인 마이크 와딩턴은 “현재 북극에 엄청난 온기가 모여 있는 상태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좀비 불’(Zombie Fires)이 재점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몇몇 징후를 발견했다”면서 “현재 북극의 불씨는 땅속 깊은 곳에서 계속 살아남아 불타고 있으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불씨가 표면 위로 올라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알래스카를 모니터링하는 과학자들도 비슷한 예측을 내놓았다. 4개 대학과 연구소가 모여있는 알래스카 소방과학컨소시움(Alaska Fire Science Consortium) 연구진이 2020년 봄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춥고 습한 날씨에도 불씨가 계속 살아남는 화재의 발생 사례가 늘고 있다. 연구진은 지난해 북극에서 발생한 엄청난 화재는 기록적인 고온에 의해 촉발됐으며, 시베리아와 알래스카 일부 지역이 몇 주 동안 평소보다 섭씨 10℃까지 따뜻했던 것이 화재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기록적인 고온과 지난해 화재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여전히 남아 영향을 미치면서, 북극의 지하에 남아있던 불씨가 불시에 표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고 입을 모아 경고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고 뒤에 더 단단해졌다… 상주 상무, 3연승 정조준

    위기가 역설적으로 ‘군대스리가’ 상주 상무를 더 단단하게 만든 분위기다. 개막전 패배 뒤 2연승이다. K리그1 개막 직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선수들이 29일 대구 원정 경기부터 돌아옴에 따라 3연승을 내다보고 있다. 상주 상무는 개막전부터 핸디캡을 안고 뛰었다. 올 시즌부터 상주 상무도 적용받게 된 22세 이하(U22) 의무 출전 규정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영외로 나선 U22 오세훈, 전세진, 김보섭 등이 탄 차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외상은 없었지만 후유증 탓에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경기 출전 명단 18명 중 U22 2명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고 1명은 선발 출전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못할 상황에 몰린 것이다. 상주 상무는 선수 교체 카드가 3장에서 2장으로 줄어드는 페널티를 받아야 했다. 개막전에서 울산 현대에 0-4로 대패할 때만 해도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는 듯했지만 이후 강원FC와 광주FC를 각각 2-0, 1-0으로 격파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오는 8월 전역하는 최고참 강상우가 2경기 연속골로 솔선수범했고, 지난해 12월 입대한 ‘막내’ 문선민도 1호골을 신고하며 화답했다. 최근 훈련을 시작한 김보섭과 전세진은 대구전부터 가세하며 상승세를 부채질한다. 다만 오세훈은 시간이 좀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기운을 돋우는 소식은 또 있다. 신병 12명이 지난 25일 육군훈련소에 입소했다. 6주 훈련을 거친 뒤 합류한다. 박동진(FC서울), 심상민, 김용환, 허용준(이상 포항) 등 즉시 전력감이 수두룩하다. 연고지 협약이 끝나 상주 상무의 이름으로 뛰는 마지막 시즌, 군대스리가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불의의 교통사고 후 더 단단해지는 군대스리가 상주 상무, 3연승 갈까: 위기의 역설

    불의의 교통사고 후 더 단단해지는 군대스리가 상주 상무, 3연승 갈까: 위기의 역설

    개막 직전 교통사고로 U-22 선수들 전력 이탈교체카드 2장 핸디캡 안고 1패 뒤 2연승 달려29일 대구 원정서 U-22 복귀···3연승 정조준위기가 ‘군대스리가’ 상주 상무를 더 단단하게 만든 분위기다. 개막전 패배 뒤 2연승이다. K리그1 개막 직전 교통사고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22세 이하 선수들이 29일 대구 원정에서부터 돌아온다. 상주 상무는 내친 김에 3연승을 정조준 하고 있다.상주 상무는 개막전부터 핸디캡을 안고 뛰었다. 올시즌부터 상주 상무도 적용받게 된 22세 이하(U-22) 의무 출전 규정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영외로 나선 U-22 오세훈, 전세진, 김보섭 등이 탑승한 차량이 교통사고를 당했다. 오세훈 등은 외상은 없었지만 후유증 탓에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경기 출전 명단 18명 중 U-22 2명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고 1명은 선발 출전해야 하는 데 이를 지키지 못할 상황에 몰린 것이다. 상주 상무는 선수 교체 카드가 3장에서 2장으로 줄어드는 페널티를 받아야 했다. 개막전에서 울산 현대에 0-4로 대패할 때만해도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는 듯 했지만 이후 강원FC와 광주FC를 각각 2-0, 1-0으로 격파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오는 8월 전역하는 최고참 강상우가 2경기 연속골로 힘을 보탰다. 지난해 12월 입대한 ‘막내’ 문선민도 1호골을 신고했다. 최근 훈련을 시작한 김보섭과 전세진은 대구전부터 가세하며 상승세를 부채질 한다. 오세훈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기 감각이 관건이지만 정상적으로 전력을 운용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플러스 요인이다. 기운을 돋우는 소식은 또 있다. 신병 12명이 지난 25일 육군훈련소에 입소했다. 6주 훈련을 거친 뒤 합류한다. 박동진(FC서울), 심상민, 김용환, 허용준(이상 포항) 등 즉시 전력감이 수두룩 하다. 연고지 협약이 끝나 상주 상무의 이름으로 뛰는 마지막 시즌, 군대스리가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성과 없이 오래만 했다”… 재임 3000일 넘은 아베 ‘빈손 퇴장’ 위기

    “성과 없이 오래만 했다”… 재임 3000일 넘은 아베 ‘빈손 퇴장’ 위기

    아베 신조(66)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달성한 ‘역대 최장기 집권’의 타이틀은 한동안 누구도 넘보지 못할 영예인 동시에 천근만근 어깨를 짓누르는 멍에이기도 하다. 재임기간이 길어질수록 역사에 남을 자신만의 성과, 즉 ‘아베표 유산’에 대한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는 법. 그가 ‘경제의 아베’, ‘외교의 아베’, ‘개헌의 아베’를 강조해 온 데는 자신만의 성과에 대한 강한 집착이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1차 집권(2006년 9월~2007년 9월)과 2차 집권(2012년 12월~)을 합해 전체 재임 3000일이 넘도록 딱히 ‘이것!’이라고 할 만한 성과는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 이런 가운데 닥친 코로나19의 거대한 쓰나미는 내년 9월 임기만료 기준으로 총 10년을 집권하게 될 아베 총리에게 ‘성과는 없이 오래만 했다’는 꼬리표를 확정 지어 줄 공산이 커졌다. “내 뒤를 이을 자민당 총재(총리)도 그 시점에 (헌법 개정이) 안 돼 있다면 (개헌에) 확실히 도전해 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한 인터넷 대담에서 아베 총리가 했던 이 말이 지지층을 중심으로 파장을 불렀다. 사회를 맡은 극우인사 사쿠라이 요시코가 임기 중 개헌에 대한 의지를 묻자 갑자기 ‘후임자’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반드시 내 손으로 개헌을 완수하겠다”는 다짐을 기대했던 사쿠라이는 예상 못한 전개에 당황한 듯 중간에 말을 잘라먹으며 “후임 총재는 믿을 수가 없는데요”라고 손사래를 쳤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의 이 발언에 대해 “본인이 주도하는 개헌을 포기한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헌법 9조에 자위대 관련 규정을 명시, 명실상부한 ‘군대 보유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아베 총리의 개헌 추진에 국민들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 왔다. 여기에 코로나19는 치명타가 됐다.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 내걸었지만 퇴짜 최근에는 코로나19 위기를 역이용해 국가적 비상사태 관련 조항의 헌법 삽입을 들고 나와 개헌에 군불을 때기도 했지만, 국민의 58%가 ‘아베 정권하에서의 개헌에 반대’(5월 아사히신문 여론조사)하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아베의 유산’으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다른 분야보다는 높았던 ‘아베노믹스’(아베 정권+경제정책) 역시 코로나19를 만나면서 심연으로 가라앉고 있다. 정권을 대표하는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아베노믹스는 대규모 금융 완화와 확장적 재정지출, 미래 성장전략 등 이른바 ‘3개의 화살’을 바탕으로 ‘경기 회복→기업실적 호전→임금 상승→소비 증가→물가 상승’의 경제 선순환을 유도한다는 전략이었다. 기업실적이 좋아지고 주가는 뛰는데 가계경제는 제자리를 맴도는 기형적 회복이긴 했지만 아베노믹스는 어차피 상승 국면에 있던 경기사이클, 인구감소에 따른 고용사정 개선 등 행운과 더해지면서 적어도 지표상으로 ‘전후 최장기 경기확장’을 가능케 한 원동력으로 포장됐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환산 -7.3%의 충격적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3.4%에 그치는 등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이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경제전문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위기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에는 성장률이 -21.2%까지 폭락, 전후 최악의 침체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서치업체 데이코쿠데이터는 올해 부채 1000만엔 이상 기업의 도산 건수가 1만건이 넘고 통계에 잡히지 않는 휴·폐업은 2만 5000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타다 에이지 하마긴종합연구소 연구원은 “소비세 증세로 경기 회복력이 약해져 있던 참에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며 “이 때문에 일본은 유럽이나 중국보다도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10월 많은 전문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소비세율 인상(8%→10%)을 강행했던 아베 총리로서는 경기침체를 더욱 심화시켰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아베노믹스와 함께 정권 홍보의 양대 축이 돼 온 외교도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자국 내는 물론이고 미국에서조차 ‘굴욕적’이라는 조롱이 나올 정도로 갖은 공을 들였지만, 실리는 없이 끌려다니기 바빴다는 평가가 많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표면적으로는 해빙 무드를 연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영토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일본 실효지배·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중국 군함 진입 증가 등 수면 밑 갈등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미중의 2강 외교가 기본 메뉴라면 북한·러시아 외교는 아베 총리가 자신만의 치적을 위해 크게 신경 썼던 부분이다. ‘전후 외교의 총결산’으로 포장하며 북한과는 국교 정상화를, 러시아와는 평화조약 체결을 추진했지만 둘 다 그의 임기 내 성사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요미우리도 “과거 장수 총리들에 비해 업적 열세” 아베 총리는 지난해 5월부터 갑자기 ‘조건 없는 대화’를 내걸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거세게 비난해 온 아베 정부의 태도 돌변에 자민당 내에서도 혼란스럽다는 말이 나왔다. 예상대로 북한은 “아베 패당의 낯가죽 두텁기가 곰 발바닥 같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으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2018년 후반부터 추진해 온 러시아와의 교섭 역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평화조약의 전제가 되는 남쿠릴열도(러시아 실효지배·일본명 북방영토) 4개 섬의 일본 반환 문제가 진척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경제적 이득을 기대하며 아베 총리의 손짓에 응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집권 20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다. 일본 정부도 협상 타결을 체념한 듯 최근 공개한 2020년판 외교청서에서 ‘(북방영토는) 일본이 주권을 보유하는 섬들’이란 표현을 부활시켰다.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지난해 뺐던 대목이다. 성과에 대한 아베 총리의 강박증은 갈수록 커지지만 상황은 점점 더 나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정권의 안정에 기여해 온 최대 발행부수의 보수지 요미우리신문조차 “실제 업적의 측면에서 과거 장기집권 총리들에 비해 열세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박한 평가를 내렸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 등을 통해 전후 부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는 요시다 시게루, 미국으로부터 오키나와 반환을 실현하고 비핵화 3원칙을 선언했던 사토 에이사쿠 등 전임자들과 같은 ‘한 방’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총리관저(한국으로 치면 청와대)의 집중화·비대화를 통해 역대 가장 강력한 권력을 지닌 ‘제왕적 총리’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일본의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는 평가 등 ‘부(負)의 유산’은 다양한 형태로 남게 될 전망이다. 정가 소식통은 “지난 2월 전국적인 코로나19 휴교 요청의 결정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여당·정부 내 활발한 논의는 사라지고 아베 총리와 그를 보좌하는 몇몇 인사들이 국가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일본을 이끌어 온 엘리트 관료들이 무기력증에 빠져 총리관저의 지침만 기다리는 상황이 이번 코로나19 대응에서 나타난 심각한 난맥상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반대 의견을 배제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대시하는 총리의 자세는 사회의 분열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며 “이렇게까지 헌법을 무시한 정권은 과거 유례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정권은 얼마나 오래 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했느냐가 중요하다.” 아베 정권의 안살림을 도맡아 온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오래’를 넘어서 ‘무엇’을 찾아낼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해 보인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이주원의 군(軍)고구마] 군대는 왜 ‘가라’에 익숙할까…軍 좀먹는 ‘편의주의’

    [이주원의 군(軍)고구마] 군대는 왜 ‘가라’에 익숙할까…軍 좀먹는 ‘편의주의’

    ‘가라.’ ‘절차를 무시하다’, ‘대충하다’라는 뜻의 군대 은어다. 통상 해야 하는 일을 편하게 하려고 할 때 “가라 친다” 또는 “가라로 하자”고 표현한다. 단어를 순화하면 ‘편의주의’쯤 될 것이다. 가라가 군대에서 어떤 경우에 쓰이는지 보자. 최근 육군 모 부대들을 대상으로 재물조사가 있었다. 상급부대가 하급부대의 장비 관리 실태를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조사가 끝나고 일부 부대에서 뒷말이 무성했다. 조사를 받은 A부대의 경우 파손되거나 잃어버린 장비 현황을 거짓 없이 그대로 보고했다. 하지만 B부대는 다른 부대에서 상태가 좋은 장비를 빌려와 그것으로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조사나 검열을 앞두면 정해진 장비 보유 목록과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현황을 맞추기 위해 장비를 빌려 오는 ‘꼼수’가 흔히 벌어진다.결과는 어땠을까. 현실을 그대로 보고한 A부대장은 경고장을 받았다. 반면 허위로 보고한 B부대는 오히려 표창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부대원들의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진 것은 당연했다. 군 소식통은 “전투력을 높이자고 하는 것인데도 취지가 무색하게 정작 가라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상급부대에서 점검을 나올 때만 가라 치는 게 아니다. 일상적인 부대 운영에서도 이는 매우 흔한 방식이다. 매주 수요일 오전이면 군은 장병들을 대상으로 ‘정신전력’ 교육을 한다. 국가관, 대적관 등 장병들이 군인으로서의 자세를 확립하게끔 3시간 동안 교육이 이뤄진다. 하지만 일부 부대들은 바쁜 부대 운영을 핑계로 ‘부대운영일지’에만 “O시부터 O시까지 정신교육을 실시했음”이라고 적는다. 실제로 장병들은 진지공사를 나가거나 작업을 위해 어디론가 뿔뿔이 사라져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후 상급부대에서 교육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점검을 오면, 부대는 조작된 운영일지를 제출해 평가를 받고는 한다. 부대 상황병들에게는 상황일지를 가라로 적는 방법도 능력이다. 때로는 가라를 제대로 치지 못했다고 혼나기도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군대 가라’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병사들이 각종 서류에 간부 대신 서명을 하거나, 정해진 경계작전 코스를 모두 순찰하지 않았지만 일지에는 정상으로 기록하기도 한다. 군은 왜 가라에 익숙한 것일까. 군인들은 상급부대에서 끊임없이 내려오는 점검과 업무 지시가 부담스럽다고 한다. 훈련, 회의 등 바쁜 부대운영에 어쩔 수 없이 보여 주기식 업무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가라가 만연한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사단급 이상 상급부대는 연·대대급 예하부대에 업무지시를 하며 ‘찍어누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말단부대로 갈수록 현행 작전만 하는데도 업무 피로가 누적된다. 상급부대의 잦은 점검과 지시 등은 가뜩이나 폭발적인 부대운영 스케줄을 더욱 가중시킨다. 하급부대에서 “현장의 상황을 무시하고 지시를 내린다”는 불만이 커지는 이유다. 전방부대의 한 장교는 “지시 이행에 필요한 시간이 하루라면 상급부대는 두 시간 만에 끝내라고 한다”며 “인원이 50명 필요하다면 막상 운용 가능 인원은 10여명인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상급부대가 정한 업무 기준에 맞추려면 어쩔 수 없이 행정 편의주의를 고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군대는 당장이라도 전쟁이 나면 적과 싸워야 하는 조직이다. 그만큼 평상시에도 완벽한 대비태세가 강하게 요구된다. 가라로 부대를 운영한다면 상급부대로부터 당장은 좋은 점수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간부들의 인사고과 관리에도 편리한 게 사실이다. 또 빡빡한 부대 운영때문에 어느 정도 융통성이 필요한 상황도 있다. 하지만 정작 부대가 나서 싸워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떨까. 그동안 FM이라 불리는 야전교범을 무시하고 상당 부분을 편의주의에 의존했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을 군은 잊지 말아야 한다. ‘사회의 첫 과정’이라는 군대가 20대 초반의 젊은 청춘들에게 엉뚱한 것을 가르치고 있는 현실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한다.
  • 전쟁 나면 도망? 천만에!… 4명 중 3명 “軍 도울 것”

    전쟁 나면 도망? 천만에!… 4명 중 3명 “軍 도울 것”

    “직접 싸울 것” 12.5%뿐?… 그 이면엔남녀 75.1% “직간접으로 軍 뒷받침”“피난” 14.1% “외국 도피” 3.1% 불과10년 전 조사 비해서도 큰 차이 없어 “軍 생활 여건 향상” 94.2%이지만…女중대장 폭행 등 군기 문란 사건 여전기관총 오발에 ‘GP 총격’ 부실 대응도신뢰도 커진 만큼 사고 예방 총력 중요여러분은 ‘애국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애국심은 개개인의 마음속에 있을 뿐 구체적으로 크기를 측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 당장 전쟁이 일어났다고 가정하면 어떨까요. 아마 많은 분이 “전쟁 나면 남아 있을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생각할 겁니다.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는 “총 잡을 사람은 노인밖에 없다. 젊은 사람은 다 도망갈 것”이라는 비아냥도 흔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럴까요. 21일 국방부가 발간한 ‘2019 국방통계 연보’에 따르면 2018년 19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전쟁 발발 시 행동’을 조사한 결과 ‘군대에 들어가 직접 싸우겠다’는 비율은 12.5%로 집계됐습니다. 10명 중 1명꼴이면 너무 적은 수치인데, 여기엔 ‘통계 착시 현상’이 숨겨져 있습니다. ●여성 63.6% “직접 안 싸우지만 軍 돕겠다” 남성 502명에게 물었더니 23.3%, 즉 4명 중 1명꼴로 군대에 들어가 싸우겠다고 답했습니다. 여성은 1.8%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었습니다. 남녀 응답을 합해 평균을 내다 보니 입대 의사가 12.5%로 크게 낮아진 겁니다. 여성은 징집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참전 의사가 적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직접 싸우지는 않더라도 군대를 돕겠다’는 응답은 남성 61.8%, 여성 63.6%로 여성이 더 높았습니다. 남녀를 통틀어 75.1%, 국민 4명 중 3명은 직간접적으로 군대를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대로 ‘전쟁이 없는 국내로 피난 가겠다’는 응답은 14.1%에 불과했습니다. ‘외국으로 도피한다’는 응답은 3.1%였습니다. 이런 응답 성향으로 미뤄 우리 국민의 애국심은 그리 낮은 수준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군대에 들어가 싸우겠다는 인원은 2014년 12.7%에서 2015년 16.7%까지 높아졌다가 서서히 하락해 2018년 12.5%가 됐습니다. 직접 싸우진 않더라도 군대를 돕겠다는 의사를 밝힌 비율은 2014년 66.5%에서 약간의 등락을 보이다 2018년 62.7%가 됐습니다. 참전 의사는 지난 10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한국국방연구원이 2010년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군대에 들어가 직접 싸우겠다’는 응답이 15%, ‘직접 싸우지 않더라도 군대를 돕겠다’는 응답은 62.7%였습니다. ‘라떼(나 때)는 말이야’라는 유행어처럼 과거에 애국심이 훨씬 높았다고 착각하는 분이 많지만 실제로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20대 “직접 참전” 중노년층 “軍 돕겠다” 연령별로 군대에 들어가 싸우겠다는 비율은 19~29세가 22.1%로 가장 높았고 30대 16.2%, 40대 10.6%, 50대 10.9%, 60세 이상 6.2%였습니다. 직접 싸우진 않더라도 군대를 돕겠다는 비율은 19~29세가 44.9%로 가장 낮았고 60세 이상이 73.3%로 가장 높았습니다. 군대를 돕겠다는 의사는 중노년층에서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20대의 참전 의사도 그다지 낮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외국으로 도피한다는 비율은 60세 이상이 0.4%, 50대가 1.6%, 40대는 1.9%에 그친 반면 19~29세는 7.2%, 30대는 6.1%로 훨씬 높았습니다. 국내를 포함한 피난 응답은 19~24세가 24.2%로 가장 높았고 40대가 13.4%로 가장 낮았습니다. ‘군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59.5%로, ‘신뢰하지 않는다’(40.5%)는 응답보다 높았습니다. 군에 대한 신뢰는 임모 병장의 총기 난사 사건과 선임병 구타로 숨진 윤모 일병 사건이 크게 부각된 2014년 50.9%까지 추락했다가 2016년 68.7%까지 높아진 후 2017년 50%대로 하락한 뒤 다시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군에 대한 신뢰가 매우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당시 국방부가 추가로 다른 기관과 비교·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군 신뢰도는 65.0%로 공공기관·교육계(56.8%), 경찰(54.0%), 시민단체(47.7%), 정부(47.4%), 대기업(39.0%), 종교계(34.6%), 법원(33.1%)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특히 국회(8.6%)와 비교하면 7.5배 수준으로 조사됐습니다. 과거 군사정권을 거치며 군에 대한 불신이 커졌지만 군이 국가 방위라는 본연의 길을 가면서 다시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입니다.●‘軍 생활 나아졌다’ 인식 90%대로 높아져 병사 군 생활 여건에 대한 조사에서는 ‘과거에 비해 나아졌다’는 응답이 2014년 85.1%에서 2018년 94.2%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반면 ‘나아지지 않았다’는 응답은 2014년 9.2%에서 2018년 2.8%로 3분의1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군 내 자살 사고는 2011년 97건에서 2018년 56건, 안전 문제로 인한 사고사는 같은 기간 42건에서 26건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해마다 군 사고가 줄어들고 있지만 최근엔 다시 ‘군 기강’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육군 상병이 작업 지시에 불만을 품고 대위인 여성 중대장을 야전삽으로 폭행하고, 남성 부사관 4명이 술을 마시고 상관인 남성 장교의 집에 들어가 성추행하다 적발되는 등 군기 문란 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또 경기 파주의 육군 부대에서는 4.2인치(107㎜) 박격포 사격 훈련 중 고폭탄 1발이 목표 지점(2.2㎞)을 무려 1㎞나 지나쳐 떨어지고, 해병대에선 정비 도중 기관총이 오발되는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북한군의 감시초소(GP) 총격 사건 조사에서는 정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 원격사격체계인 KR6 기관총으로 즉각 대응하지 못하고 K3 경기관총으로 임시 대응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군은 국민들의 신뢰를 동력으로 삼아 전진하는 조직입니다. 국민 신뢰도가 매년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日 방위상 집무실에 한반도 지도가?…“의도성 다분” 비판

    日 방위상 집무실에 한반도 지도가?…“의도성 다분” 비판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이 자신의 집무실에 뜬금 없이 한반도 지도를 노출한 사진을 공개해 비판이 일고 있다. 고노 방위상은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과 전화통화를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시했다. 고노 방위상 뒤에는 한반도 지형이 담긴 지도가 포착돼 되고 있다. 사진에는 한반도 지형에 빨간색으로 무언가 표기해 놓은 모습이 보인다. 북한의 미사일 부대 등 한반도에 위치한 주요 부대를 표기해 놓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사진의 구도 또한 한반도 지도를 강조하는 듯 하다. 한국의 국방장관 격인 방위상이 노골적으로 한반도 지도를 강조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놓고 일본이 한반도를 미래 전장으로 인식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방위상이 한반도 지도를 강조하는 모습은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최근 아베 신조 총리가 평화헌법을 개정해 자위대를 전쟁이 가능한 군대로 변모시키려는 야욕을 은연 중에 나타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외교적인 메시지라는 해석도 있다. 최근 아베 총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음에도 아무런 답이 없는 북한에 대해 군사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방위상이라면 일본을 중심으로 안보 정책을 고려해야 할텐데 일본 열도가 없는 한반도 지도만 걸어놓은 것은 이례적”이라며 “북한이 자신들 안보에 최대 위협임을 말하려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 19일 한 해 동안의 외교활동을 기록한 외교청서를 발간하면서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했다. 또 위안부 문제도 2015년 한일 합의로 해결됐지만, 한국이 이를 어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점순이가 ‘나’를 꼬시던 동백숲길…실레마을에선 사랑이 이뤄지리라

    점순이가 ‘나’를 꼬시던 동백숲길…실레마을에선 사랑이 이뤄지리라

    내게 강원 춘천은 ‘소설가의 분홍색 집’과 ‘소설가들’의 고장이었다. 처음 춘천 가는 기차를 탔을 적엔 이미 너무도 많은 사람과 사랑들이 다녀간 뒤였고, 102보충대에 입소하던 이를 배웅하러 오긴 왔지만 친오빠의 일이어서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울고 있는 엄마 뒤에서 오빠가 군대에 있을 동안에 그가 남기고 간 물건들을 쓸 생각에 약간 신이 났던 기억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춘천? 노래에나 나오는 거기 아냐?” 미안한 말이지만, 여튼 그랬다.대학원 재학 시절의 단체 MT에서야 ‘춘천’ 혹은 ‘봄내’에 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됐다. 그때만 해도 아주 작았던 김유정 생가터와 소양댐, 청평사를 거쳐 자연 휴양림의 방갈로 안에서 ‘술 마시러 갔던’ MT.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교수님들이 타고 있던 앞차가 갓길에 섰다. 그리고 물안개가 짙게 깔린 소양댐을 배경으로 두 작가의 옥신각신이 이어졌다. “춘천이 고향인 최수철 소설가 집에 들렀다 가자”는 임철우 소설가의 제안, 동료 교수의 다정하고도 장난기 어린 제안을 거절하는 ‘옛날의 집주인’. 숙취가 가시지 않은 판에 흥미진진한 주거니 받거니를 보면서 “그럼 수철 교수님 생가에 가는 거예요?”라고 묻자 눈앞에 뻔히 살아 있으니 ‘생가’가 아니라 ‘본가’라고 해야 한다고 한 사람이 누구였더라. 결국 그냥 떡전거리(병점역)로 돌아가자고 했는데 봉고차 두 대가 선 곳은 어느 우아한 핑크색 주택이었다. 모두가 웃고 있는 단체사진 속에서 최수철 소설가만 망연자실한 얼굴이었다. “핑크라니….” 집주인이었던 이가 내뱉은 이 한마디가 춘천의 화룡점정으로 남았다. 대학원생에서 등단한 소설가가 되는 동안 춘천은 사랑과 낭만, MT와 봄 강의 고장에서 김유정의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장소로 변모했다. 그사이에 자그마했던 김유정 생가는 김유정 문학촌으로 바뀌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던 소설가 김유정의 고향이자 그가 병을 얻어 내려와 요양을 하며 야학을 세우고 사랑하던 이에게 끊임없이 연서를 보내던 곳이라는 사실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셈이었다.왜 김유정 문학관이 아니라 김유정 문학촌일까. 올해 문학촌장으로 부임한 이순원 소설가에게 물었더니 마을 곳곳이 김유정 소설의 배경이기 때문이라는 말이 돌아왔다. 동시에 문학촌으로 들어오면서 내내 ‘김유정로, 김유정 우체국, 김유정역, 김유정 농협지점’ 등등의 이름들을 스쳐온 것이 떠올랐다. 2004년 12월 1일부터 신남역(무궁화호, 경춘선)은 김유정역이 됐다. 2010년 경춘선이 복선 전철로 바뀌어 다시 김유정전철역이 된 사연이 길게 이어졌다. 한국 최초로 문인의 이름을 딴 길과 마을, 전철역과 우체국이라니! 이는 가히 마을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고서야 성립될 수 없는 크기이기도 했다.ㅁ자로 지어진 생가터에서부터 뻗어 나온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김유정 문학촌과 그 일대를 ‘소설 속 공간’으로 탈바꿈해 놓았다. 떡시루의 강원도 방언이라는 실레는 어쩌면 소설가 김유정으로부터 이야기를 빚어내기 위해 만들어진 동네가 아닐까. 김유정은 1908년생이다. 그리고 1937년 3월 29일에 이곳 실레(실제 지명은 신동면 증리)에서 생을 마감했다. 2년 후에 경춘선이 처음 개통됐다. 그가 병사하지 않고 천수를 누렸더라면 실레에 기차가 들어온 것을 보고도 이야기를 지어냈을 법한 옴폭한 자리였다. 서울 재동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휘문고보를 거쳐 연희전문 문과에 진학한 수재였던 김유정은 어릴 적 양친을 잃고 나서 얻은 말더듬이병과 애정 결핍을 갖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러던 중에 당대 명창인 박녹주를 만나 열렬한 구애를 펼쳤으나 실패했다. 박녹주의 가마를 지키고 서 있다가 마음을 전했으나 완강한 거절의 뜻을 전해 듣고 쓴 혈서는 그의 간곡한 마음을 가히 짐작하고도 남았다. 실연과 재적이라는 연이은 아픔에 고향으로 돌아온 김유정은 야학의 일종인 ‘금병의숙’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서울살이의 도회적 감수성과 연희전문까지 재학할 정도의 뛰어난 수재였던 김유정의 눈에 비친 고향 마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다. 고향에서 몸과 마음을 어느 정도 회복한 후에 다시 서울로 올라간 그는 글쓰기에 매진해 193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와 조선중앙일보에 입선했다.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펼쳤고, 구인회의 후기 동인으로도 활동한다. 이때 시인 이상과의 교류가 이어지는데, 이들은 부모를 일찍 여의고 타지에서 글을 쓰는 같은 처지의 동료로서 우정이 깊어졌다. 두 사람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폐병을 얻기까지 한다. “각혈이 여전하십니까?” “네, 그저 그날이 그날 같습니다.” “치질이 여전하십니까?” “네, 그저 그날이 그날 같습니다.” 이 대화 끝에 그들은 자살을 모의하기도 하지만 실패했다. 이상은 일본으로, 김유정은 다시 낙향해 투병과 작품 활동을 이어 간다. 이 대화를 나눈 이듬해에 그들은 다시 나란히 세상을 등졌다.김유정은 1937년 다섯째 누이 유흥의 과수원집 토방에서 투병 생활을 하며 휘문고보 동창인 안회남에게 생의 마지막 편지를 쓴다. 자신이 쓴 추리소설을 보낼 터이니 돈 백원을 융통해 보내 달라는 내용이었다. 닭 30마리와 살모사와 구렁이 10마리를 고아 먹고 너끈하게 일어나겠다고도 했다. 남은 생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인하게 나온 편지가 오히려 아리게 다가온다. 김유정은 그해 3월 29일 새벽에 생을 마감한다. 사인은 폐결핵과 치질. 김유정의 엽서와 유품들은 이 편지를 받은 안회남이 보관하고 있었으나, 안회남의 월북으로 인해 김유정의 흔적들은 모두 사라졌다. 아이러니하게도 김유정 문학촌은 김유정의 유품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롯이 김유정의 소설로 다시 태어난 문학촌인 것이다.채 서른이 되기 전의 죽음이었지만 그가 남긴 30여 편의 단편소설은 아직도 빛나고 있다. 그 빛이 절정에 달하는 곳이 바로 이 김유정 문학촌이 존재하는 신동면 증리, 실레마을이다. 문학촌에서는 김유정의 소설과 생애만 담아둔 것이 아니라 기념전시관과 이야기집, 민속공예 체험방과 김유정 생가를 비롯해 그의 소설을 배경으로 한 ‘실레이야기마을’이 꾸려지고 있다. 금병산 밑의 옴폭한 시루 같은 마을 곳곳에 그의 소설의 배경과 인물들이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김유정 문학촌은 ‘이야기가 복작대는 마을’이 됐고 그 이야기들을 따라 한 해에 백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장소로 변모했다. 그 길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들병이들 넘어오던 눈웃음길, 금병산 아기장수 전설길, 산국농장 금병도원길, 점순이가 ‘나’를 꼬시던 동백숲길, 덕돌이가 장가가던 신바람길, 복만이가 계약서 쓰고 아내 팔아먹던 고갯길, 춘호 처가 맨발로 더덕 캐던 비탈길, 도련님이 이쁜이와 만나던 수작골길, 산식각 가는 산신령길, 응칠이가 송이 따먹던 송림길, 응오가 자기 논의 벼 훔치던 수아리길, 근식이가 자기 집 솥 훔치던 한숨길, 금병의숙 느티나무길, 장인 입에서 할아버지 소리 나오던 데릴사위길, 김유정이 코다리찌개 먹던 주막길, 맹꽁이 우는 덕만이길”이 바로 그것이다. 김유정 사후에 발간된 소설집의 표지는 빨간 동백꽃이다. 그의 소설에 나오는 동백꽃은 노란 동백, 즉 강원도 사람들이 부르는 생강나무꽃을 일컫는다. 촌장님의 안내에 따라 문학촌 곳곳에 있는 생강나무들을 찾아봤다. 그 ‘알싸한 향기’ 역시도 이 노란 동백꽃에서 나온 것임을 거듭 강조하는 촌장님의 생강나무 사랑이라니. 문학촌은 여러모로 이야기와 사랑이 넘치는 곳이었다. 시루에 담긴 이야기들이 작가의 품을 떠나 그곳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새롭게 읽히고 쓰여지는 공간이자 후배 문인들을 독려하고 창작의 길을 열어 주는 마을이 봄내, 춘천에 있다. 김유정의 생애는 다소 불행하고 끝내 사랑도 이루지 못했지만 그가 펼친 문학의 자리, 이야기들은 아직도 살아 있음으로 그 스스로의 힘을 증명해 냈다. 오죽하면 여태 ‘나’의 장인이 점순이의 키를 재고 있을까. 김유정은 현실에서의 사랑은 실패했지만 끊임없이 인물들에게 사랑과 인간애를 부여하는 매파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 사랑들이 모두 이어졌는지는 소설을 읽어 보거나 김유정 문학촌에 와서 확인해 볼 일이다.이제 내게 춘천은 김유정 문학촌과 소설가들 그리고 (여러 의미의)사랑과 아직도 분홍색인 소설가의 집이 있는 곳이다. 오정희, 전상국, 최수철 소설가를 비롯해 현재 김유정 문학촌의 상주 작가로 근무하는 전석순 소설가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 멋진 소설가들의 등 뒤에 병풍처럼 서 있는 김유정 문학촌의 위상이라니. 김유정의 춘천은 다소 무정했을지언정 그가 남긴 춘천에서의 이야기들은 하나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내게도, 이곳을 찾는 백만 명의 발길에게도 그리고 그의 작품을 잇는 후대의 독자들에게도. 우리들의 사랑은 부디 유정하기를!
  • [취중생]힌츠페터 통역 도운 미국인들…“광주 정신, 늘 삶과 함께”

    [취중생]힌츠페터 통역 도운 미국인들…“광주 정신, 늘 삶과 함께”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영화 ‘택시운전사’에서 광주에 도착한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는 대학생 무리를 만납니다. 그 중 영어를 할 줄 알던 대학생 재식(류준열 분)이 얼떨결에 힌츠페터의 통역을 맡습니다. 역사 속에서도 힌츠페터의 번역을 맡은 학생이 있습니다. 그의 한국어 이름은 원덕기. 바로 미국에서 온 평화봉사단 팀 윈버그입니다. 그는 1979년 4월 한국에 파견돼 광주 전남대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했습니다. 처음부터 그가 기자들을 위해 통역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와 단원들은 현장의 목격자가 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학생들과 시민들의 피해는 커져만 갔고, 군대는 광주를 고립시켰습니다. 그는 1987년 ‘광주항쟁: 목격자의 견해’(최용주 5·18기념재단 자문위원 번역)에 그가 본 비극을 적었습니다. 최초의 영문으로 5·18민주화운동을 분석한 보고서였습니다. 일요일이던 5월 18일에는 시민들이 휴일을 즐기기 위해 시내를 찾았지만, 시민들은 곳곳에서 군인들에게 잔인하게 구타당했습니다. 팀은 “머리에 부상을 입고 오토바이에서 떨어진 중국집 배달원을 근처 병원으로 데려갔다”면서 “19일에도 부상당한 사람들을 의사와 함께 들것을 이용해 일하던 전남대병원으로 옮겼다”고 합니다.5월 22일. 팀은 영국과 네덜란드 출신 기자와 동행하며 통역을 했습니다. “우리는 어딜 가든 자신들이 무슨 일을 봤는지 알려주려는 인파에 휩싸였다. 특히 시민들은 지역 방송사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크게 분노했고 자신들이 겪고 있는 상황이 제대로 세상에 알려지기를 원했다. 우리는 기독병원으로 가서 한 부상당한 학생과 얘기를 나눴다. 서울대학교 학생인 그는 담양에서 광주로 오다가 군인들이 쏜 총에 맞았고 함께 했던 30명 가량의 사람들 중 자신이 유일한 생존자라고 했다.” 팀은 5월 23일에는 타임지 기자 로빈 모이어, AP통신 기자 테리 엔더슨 등 외신 기자들과 인터뷰를 합니다. 그의 동료 폴 코트라이트도 호텔에서 팀이 독일 기자와 호텔에서 했던 인터뷰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코트라이트는 그의 저서 ‘5·18 푸른 눈의 증인’에서 이렇게 적습니다. “팀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학생을 군인들로부터 빼냈다고 한다. 그는 구타 당하고 있는 학생들이 잘못하면 죽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군인들 사이에 끼어들어 말렸고 그 학생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을 도운 것이다. 말을 마친 팀은 기자에게 이름과 소속은 빼고 키가 큰 금발의 외국인이라고만 밝혀 달라고 당부했다.” 팀은 “26일 뉴욕타임즈 기자가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를 설득해 광주를 폭격하는 것을 저지시켰다고 말했다”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그날 밤 군대가 다시 도시로 진격할 것이라는 소문이 만연했고, 사람들은 모두 매우 불안해했다”고 적었습니다. 팀의 동료 데이비드 돌린저도 “26일 도청에서 만난 시민들은 그날이 마지막 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우리에게 도청에서 밤을 보내지 말라고 했다”면서 “몇몇은 내게 우리가 아마 다시 만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회상합니다. 27일 오전 3시. 그는 데이비드 돌린저 등 동료와 함께 포탄 소리에 잠에서 깹니다. 군대가 탱크를 앞세워 진압을 시작하자, 전남도청은 완전히 파괴됐습니다. 며칠 전 함께 그와 말을 나눈 한 학생은 2층 창가에 불에 탄채로 죽어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윈버그의 이야기는 그의 글과 동료들의 증언, 각종 사료로만 전해집니다. 1993년 2월 7일, 그는 39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윈버그는 이후 연세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고 알려져있습니다. 팀이 부상당한 시민을 다른 시민들과 함께 이송하던 장면은 보안사가 채증을 위해 찍은 사진으로도 남아 있습니다.코트라이트는 팀에 대해 이렇게 회상합니다. “팀은 사려 깊고 결코 오만하지 않던 사람이었습니다. 여러모로 그는 광주에서 평화봉사단의 영웅이자 리더였습니다. 그의 한국어는 모든 단원들 가운데 제일 뛰어났고, 우리 누구보다도 광주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평화봉사단에 허락된 일뿐만 아니라 광주 시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했습니다. 광주와 시민들을 사랑했고, 어떤 식으로든 그들을 보호하고자 했습니다. 광주에 있던 미국인들에게도 그는 영웅이었습니다.” 또 다른 동료 데이비드 돌린저는 “불행히도 팀이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지만, 늘 팀과 이야기를 나누는 듯 하다”면서 “5월의 그날들이 제 인생에 큰 영향을 주었고, 광주 정신이 제 삶을 이끌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나와 팀은 광주에서 만나 친구가 됐고 불의와 기꺼이 싸우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그 때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하루 하루를 살고자 늘 다짐한다”고 전했습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스타워즈’ 현실이 될까?…美 6번째 군대 ‘우주군’ 깃발 공개

    ‘스타워즈’ 현실이 될까?…美 6번째 군대 ‘우주군’ 깃발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점적으로 추진해 창설된 미국 우주군(USSF)의 깃발이 공개됐다. 지난 1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현지언론은 이날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우주군의 깃발을 공개하는 행사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 우주군 사령관인 존 W. 레이먼드 장군 등이 참석해 미군 역사상 72년 만의 신 군기 공개를 자축했다. 이 우주군 군기는 짙은 청색으로 중앙에는 세 개의 큰 별과 우주군 특유의 로고가 그려져 있다. 또한 깃발에는 '미국 우주군'(United States Space Force)라는 이름과 로마숫자인 'MMXIX'가 새겨져있는데 이는 창설 연도인 2019년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아름다운 깃발로 정말 특별한 순간"이라면서 "우리는 이제 우주에서도 선두가 됐다"고 자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빈껍데기 군대를 물려받았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오며 우주군 창설에 역점을 둬왔다. 특히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미사일보다 17배나 빠른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곧 초음속 무기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발언인 셈.한편 USSF는 지난해 12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수법권 서명으로 공군에서 분리돼 미국의 5군인 육군과 해군, 공군, 해병대 그리고 해안경비대에 이은 6번째 군대가 됐다. 미국의 새 군대 창설은 1947년 공군 창설 이후 72년 만이다. USSF가 창설됐다고 해서 당장 우주 공간에 군 병력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우선 우주사령부를 지원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인공위성 활동을 돕는 역할 등을 한다. 군대 규모도 공군(약 30만 명)이나 해군(18만 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인 1만6000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USSF는 그 성격과는 별개로 로고와 전투복 때문에 언론과 네티즌의 입방아에 올랐다. 로고가 공상과학 영화 시리즈 ‘스타트렉’에서 나온 로고와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지적이 일어난 것. 여기에 USSF는 미 육군과 공군에서 사용 중인 얼룩무늬 위장복을 그대로 채택해 왜 우주군이 얼룩무늬 군복을 입냐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번역청을 설립하자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번역청을 설립하자

    기네스북은 세계 최고의 기록들을 모은 책이다. 아일랜드의 기네스 양조회사 창립자 아서 기네스(1725~1803) 백작의 4대손 휴 비버경은 1955년 기네스북을 출간했다. 세계 최초, 최고, 최대 등 대중의 흥미를 끌 만한 기록들을 수록한다. 그러나 역사가들의 관점은 기네스북과는 사뭇 다르다. 그들은 ‘최초, 최고, 최대’보다는 ‘사회와 역사를 어떻게 변화시켰는가’에 방점을 찍는다. 우리는 세종이 창제한 한글을 ‘최고’ 문자라고 자랑한다. 그러나 이제껏 한글을 어떻게 취급했던가. 조선조 내내 아녀자들이나 사용하는 문자로 취급했다. 백성을 사랑한 다산 정약용마저도 ‘목민심서’를 한글로 쓰지 않았다. 광복 직후인 1946년 통계에 따르면 한글 문맹자가 무려 77%였다. 1960년대 초까지 군대에서 문맹 병사들에게 한글을 가르쳐야 했다. 한글이 한국에서 지식혁명과 정보혁명의 도구로 본격 등장한 것은 1970년대부터다. 이제 겨우 반세기다. 출발이 늦다 보니 콘텐츠가 부실한데 위기의식마저 없다. 문제는 번역이다. 일본 교토산업대의 마스카와 도시히데(1940~) 교수는 70평생 외국에 나가 본 적이 없어서 여권도 없었다. 일본어밖에 할 줄 몰랐던 그가 2008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일본어만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학문적 성취가 가능했음을 뜻한다. ‘번역 왕국’ 일본이기에 가능했다. 한국에서도 이런 일이 가능할까. 불가능하다. 한국어만 읽어서는 석사 논문 한 편도 못 쓴다. 학문이 불가능한 ‘반쪽짜리 언어’이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한글을 두고 세계 ‘최고’ 등의 수사를 함부로 사용해선 안 된다. 그 좋은 문자를 가지고도 후손들이 못나서 반쪽짜리로 전락시킨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1934년 YMCA 교육국이 영어책을 조선어로 번역하려는 계획을 세우자, 미국 남감리교 선교사 로버트 하디(1865~1949)는 “십 년 후면 조선어는 부엌에서나 쓰일 터인데 조선어로 번역해서 무엇하겠는가”라며 반대했다. 한국은 아직도 미국 선교사의 인식 수준을 극복하지 못한 것 아닐까. 꼭 번역청이 아니라도 좋다. 한국어 콘텐츠를 확 끌어올리기 위한 번역 지원 대책을 세우자. 한국어만 읽고도 노벨상 타는 시대를 만들어 보자. 이거야말로 세종이 간절히 원한 것 아닐까. 우리도 역사를 바꿔 보자. 미래 세대의 도약을 위한 백년대계를 수립하자. 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 다시 민간인으로 돌아온 손흥민 SNS에 근황 전해

    다시 민간인으로 돌아온 손흥민 SNS에 근황 전해

    3주간의 해병대 생활을 마치고 민간인이 된 손흥민이 일상을 공개했다. 손흥민은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밝은 모습으로 안부를 전했다. 손흥민은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진 두 장을 올렸다. 녹색의 후드티와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은 손흥민은 모자와 마스크까지 착용해 개인 방역에 철저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0일 제주 해병대 9여단에 입단한 손흥민은 3주 동안의 기초군사훈련을 소화한 뒤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왔다. 손흥민의 입대 동기들을 통해 손흥민 군대썰이 쏟아지는 가운데 손흥민은부대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해 모든 훈련 과정을 열외 없이 이수하고 탁월한 사격 능력을 달성하는 등 우수한 성적으로 필승상을 수상했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의 군입대에 대해 영국 언론들도 큰 관심을 보이며 손흥민의 소식을 전했다. 손흥민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가 중단된 시기에 군 복무를 해결하며 EPL 재개 시점과 맞물려 타이밍을 잘 맞추게 됐다. EPL은 현재 6월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 손흥민은 곧바로 런던에 복귀해 자가 격리를 마친 후 토트넘 구단 훈련에 복귀한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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