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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서 전사한 북한군 품속 “남조선괴뢰”…핏빛 유류품 [포착]

    러시아서 전사한 북한군 품속 “남조선괴뢰”…핏빛 유류품 [포착]

    러시아에 파병돼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북한군 사상자가 3800명에 이른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13명을 추가로 사살했다고 밝혔다.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SOF)은 제8연대 소속 병사들이 쿠르스크에서 북한군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5명을 사살하고 드론으로 8명을 추가 사살했다며 전사자 시신 및 유류품 사진을 공개했다. 개중에는 응급 회람이라는 한글과 QR코드가 새겨진 책자는 물론 혈흔이 선명한 깨진 스마트폰도 있었다. SOF는 이어 북한군 전사자 가운데 조준경 장착 돌격소총과 중국·러시아 라디오방송 채널, 드론 탐지기를 소지한 군인이 있었는데 일반 병사와는 다른 신분증을 가진 것으로 보아 북한군 장교 중 한 명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군인 유류품에서 북한 노동당 입당 청원서가 나왔다고 SOF는 전했다. 정금룡 이름으로 작성된 ‘조선로동당입당청원서’에는 “이땅이 미제와 일제, 남조선괴뢰들을 비롯한 온갖 계급적원쑤들이 살아있는 한 또다시 조국의 운명이 침략자들의 군화발에 짓밟히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어머니조국을 총대로 굳건히 보위할 결사의 각오를 가지고 영웅적조선인민군대에 자진입대했다”고 적혀 있었다. 정금룡은 청원서에서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 크나큰 사랑과 믿음에 보답하기 위하여 부셔져 가루되도 불에 타도 죽어도 혁명신념 버리지 않는 사상과 신념의 최강자로 억세게 준비해나가겠다는 것을 굳게 결의”한다고도 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1만 2000명 정도를 파병했다. 이들 북한 병력은 러시아군 해병대, 공수부대 등에 편입돼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탈환전을 벌이고 있다. 북한군이 가세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 지역의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해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28일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현재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점령 지역의 절반을 다시 잃었고, 몇 달 내에 나머지 영토도 러시아에 다시 빼앗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군은 손쉽게 제압당하면서 전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러시아의 소모적 병력 수급에 기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 때문에 미국의 한 당국자는 러시아가 대규모 반격을 개시한다면 북한이 내년 봄까지 8000명을 추가 파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5일 미국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오늘까지 북한군 3800명이 죽거나 다쳤다”며 추가 파병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은 독재체제이기 때문에 명령으로 3만∼4만명, 아마도 50만명까지도 더 데려올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북한군 전사자 정금룡의 품 안에서 나온 노동당 입당 청원서 전문. 나는 위대한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찾아주시고 위대한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빛내여주시어 (중략) 세상에 부럼없이 어머니당이 따뜻한 품속에서 12년제의무교육의 전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리상도 포부도 많고 갈곳도 많았지만 이땅이 미제와 일제, 남조선괴뢰들을 비롯한 온갖 계급적원쑤들이 살아있는 한 또다시 조국의 운명이 침략자들의 군화발에 짓밟히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어머니조국을 총대로 굳건히 보위할 결사의 각오를 가지고 영웅적조선인민군대에 자진입대하였습니다. 나는 입대한 첫날부터 (중략) 위대한 수령님들의 태양상초상화 모심사업으로부터 시작하였으며 일당백의 혁명전사로 준비하려고 충성의 구슬땀을 아낌없이 바쳐왔습니다. 나는 적들의 총구가 도사리고 있는 높고 험한 까칠봉초소와 풍랑 세찬 바다길을 헤치시어 (중략) 우리 병사들에게 주실 수 있는 온갖 사랑과 배려를 다 돌려주시는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 크나큰 사랑과 믿음에 보답하기 위하여 자신을 항일혁명선결들처럼 (중략) 부셔져 가루되도 (중략) 불에 타도 (중략) 죽어도 혁명신념 버리지 않는 사상과 신념의 최강자로 억세게 준비해나가겠다는 것을 굳게 결의하면서 영광스러운 조선로동당에 받아줄 것을 열렬히 청원합니다. 청원자 정금룡
  • ‘훈련병 사망’ 중대장 징역 5년…부중대장 3년 선고

    ‘훈련병 사망’ 중대장 징역 5년…부중대장 3년 선고

    훈련병에게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얼차려)를 지시해 사망에 이르게 한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각각 징역 5년, 3년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는 7일 학대치사와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로 기소된 중대장 강모(28·대위)씨에게 징역 5년을, 부중대장 남모(26·중위)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23일 신교대에서 훈련병 6명을 대상으로 규정을 위반한 군기 훈련을 실시하고, 이로 인해 실신한 박 훈련병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박 훈련병을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사건 경위를 조사한 결과 학대 행위로 볼 수 있는 위법한 군기훈련으로 박 훈련병이 사망했다고 판단해 경찰이 적용한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아닌 학대치사죄로 기소했다. 업무상과실치사는 양형 기준이 금고 5년 이하인 데 비해 학대치사는 징역 3년 이상, 30년 이하까지 가능하다. 법정에 선 강씨와 남씨는 가혹행위는 인정하면서도 군기훈련과 박 훈련병 사망 간 인과관계가 없어 학대치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이들은 법정에서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여 더욱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들은 기소된 뒤 피해자들과 합의를 시도했지만, 피해자들은 응하지 않았다. 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앞선 결심공판에서 “엄벌을 통해 자녀의 생명이 보장되지 않는 군대에서 자녀를 보내야 하는 불안한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에게 희망을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재판부는“피해자들을 상대로 신체조건에 맞지 않는 혹독한 군기훈련을 집행했다”며 “이런 비정상적인 군기훈련 집행은 개인적인 피해뿐 아니라 군 사기와 전투력을 떨어뜨리고,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尹측 “내란죄 철회, 소추 내용 80% 없어진 것”…국회 “내란행위 자체로 판단받는다”

    尹측 “내란죄 철회, 소추 내용 80% 없어진 것”…국회 “내란행위 자체로 판단받는다”

    윤석열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에서 형법 위반(내란죄) 여부가 다뤄지지 않을 경우 “80%에 해당하는 탄핵소추서의 내용이 철회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탄핵소추를 각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국회 측은 계엄 선포를 전후해 벌어진 일련의 행위, 즉 사실관계 자체는 탄핵심판에서 다루되 ‘형법 위반’은 제외하고 ‘헌법 위반’에 한정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대리인단은 7일 입장문을 내고 “탄핵소추 사유에서 내란죄를 철회한다는 것은 단순히 2가지 소추 사유 중 1가지가 철회되는 것이 아니라 무려 80%에 해당하는 탄핵소추서의 내용이 철회되는 것”이라며 “마땅히 각하돼야 한다”고 했다. 각하란 청구가 적법하지 않을 때 본안 판단을 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하는 결정이다. 윤 대통령 측은 탄핵소추의결서 40쪽 분량에서 윤 대통령의 각종 담화와 포고령 1호 등을 제외한 분량은 26쪽이고, 이중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관련 내용이 21쪽을 차지하므로 수량적으로 계산해보면 80%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은 탄핵 소추 사유에서 ‘형법상 내란죄’ 부분이 철회된 것을 두고 “국민을 교묘하게 속이는 언어도단”이라며 “형법상 내란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판단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단정하고 내란 행위가 헌법에 어긋나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 내란죄를 범했기 때문에 권한 행사를 중지하고 탄핵소추를 한다는 것과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행위가 적합하지 않으므로 탄핵소추를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평가”라고 덧붙였다. 또한 선례에 따라 국회가 탄핵심판을 청구한 뒤 별도 의결 절차 없이 소추 사유를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정도’로 변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에 대해 헌재는 전적으로 재판부가 판단할 사항이라는 입장을 전날 밝혔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헌재는 주권자인 국민의 뜻에 따라 헌법적 분쟁을 해결하고 헌법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설립된 심판 기관”이라며 “헌법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내리는 헌재 결정을 가지고 새로운 헌법 분쟁을 만드는 건 헌재를 만든 주권자의 뜻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측 “소추 사유 변경된 적 없어…내란죄 판단은 형사 법정서” 반면 국회 측은 계엄 선포를 전후해 벌어진 일련의 행위, 즉 사실관계 자체는 탄핵심판에서 다루되 ‘형법 위반’은 제외하고 ‘헌법 위반’에 한정해 주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국회 측 대리인단은 윤 대통령 탄핵 소추 사유에서 ‘형법상 내란죄’ 부분을 철회한다고 밝힌 바 있다. 내란죄의 형법 위반 여부보다 헌법 위반 사실관계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이날 국회 측 대리인단은 대한변호사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탄핵소추 사유의 핵심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내란의 국헌문란행위’이고 이 부분 소추 사실은 한 글자도 철회·변경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국회 측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국회 침입행위 및 정치인 체포 지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침입 ▲포고령 발표 등이 사실상 내란행위에 해당하고 이것이 탄핵심판에서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측은 “윤 대통령의 계엄선포행위, 선관위 침입행위, 경찰과 군대를 동원한 국회 집회 방해 및 침입행위, 포고령 선포행위 등을 주요한 소추 사유로 판단했다”며 “모두 국헌문란의 내란행위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이어 “탄핵심판은 헌법 위반 여부를 심판함으로써 헌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헌법 재판”이라며 “범죄의 성립 여부를 입증하고 처벌하는 형사 재판이 아니어서 내란행위를 헌법 위반으로 구성해 파면 여부에 대한 판단을 받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란죄의 성립 여부까지 탄핵심판의 대상으로 삼게 될 경우 탄핵심판 절차가 상당 기간 지연될 수밖에 없고 대한민국의 헌법적 혼란과 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측은 “내란죄 처벌을 포기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의 위헌, 위법한 행위들은 모두 내란죄를 구성하는 행위들이고 탄핵심판의 결과는 내란죄 인정에 중요한 근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영상)갓? UFO?…‘中 드론 조기경보기’ 실제 비행 모습 최초 공개[포착]

    (영상)갓? UFO?…‘中 드론 조기경보기’ 실제 비행 모습 최초 공개[포착]

    중국군이 개발 중인 독특한 형태의 신형 항공기 시험비행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미국 항공전문매체인 에비에이셔니스트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시범비행중인 비행체의 영상과 사진을 다수 공개했다. 이 매체는 영상을 게재한 다수의 SNS 계정을 인용해 “이 항공기는 중국군의 무인항공기(UAV)인 WZ-9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매체인 롄허자오바오도 “공개된 영상의 촬영 장소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항공기의 구조는 지난해 10월 에어버스위성이 구이저우성(省) 안순 지역에서 촬영한 WZ-9 선댜오 무인 조기경보기와 매우 유사하다”고 전했다. WZ-9는 스텔스 기술을 탑재한 무인 공중조기경보기로, 좌우에 나란히 배치된 기체 옆으로 긴 날개가 연결돼 있으며 기체 후방에는 주 날개와 수직 꼬리 날개가, 그 사이에는 엔진이 장착돼 있다. 독특한 외형과 더불어 스텔스 항공기 탐지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첨단 레이더 시스템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WZ-9의 첨단 레이더 시스템이 F-22 랩터, F-35 라이트닝 Ⅱ, B-2 스피릿 등의 표적을 원거리에서 탐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에비에이셔니스트는 “시범비행중인 비행체가 WZ-9이 맞다면, 이는 중국군이 고도로 기계화되고 자동화된 군대가 되겠다는 목표를 실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WZ-9 무인 조기경보기의 시험 비행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중국 군사전문가인 두원룽은 롄허자오바오에 “WZ-9 무인 조기경보기는 2만 5000m 고도에서 48시간동안 순항할 수 있으며, 중국의 차세대 조기경보기인 콩징-3000과 협력해 중국의 전략적 조기경보 능력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WZ-9 무인경보기 추정 비행체의 시험비행에 앞서 불과 며칠 전에는 중국이 개발한 신형 전투기의 비행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미국 군사전문매체 워존은 “중국의 새로운 스텔스 ‘슈퍼무기’가 중국 상공에서 목격됐다”면서 “이 전투기는 우주 끝자락까지 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신형 전투기는 현재 중국군이 운용 중인 청두J-20과 함께 비행하고 있었다. 일반 전투기와 비교했을 때, 수직으로 솟은 꼬리가 없고 다이아몬드 형태의 날개를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형태는 레이더에 감지되는 것을 피하고 연료 효율을 개선해 지속적인 고속 비행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수석 연구원인 저스틴 브롱크 박사는 자신의 SNS에 “중국군이 이 시험용 전투기를 대낮에 비행시키다니 매우 흥미롭다”면서 ‘다만 이번 전투기는 중국의 6세대 전투기로 보기에는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오히려 5세대 폭격기나 전투기의 프로젝트 일환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영국국방저널은 “이번에 공개된 중국 신형 전투기는 앞선 J-20의 설계를 훨씬 뛰어넘었다”면서 “이전 모델보다 동체가 더 커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많은 연료와 무기, 센서를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내부 공간을 넓혀 장기 비행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고려한 설계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 [서울광장] 영화 ‘하얼빈’과 동북아 협력

    [서울광장] 영화 ‘하얼빈’과 동북아 협력

    지난 주말 ‘하얼빈’을 봤다. 무엇보다 제목을 잘 붙인 영화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제목이 ‘안중근’이었다면 그저 국내에서 소비하는 데 그쳤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그런데 ‘하얼빈’이라는 이름으로 단숨에 국제성을 획득한 것이 아닐까 감탄을 하게 됐다. 물론 작가 김훈의 같은 이름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안중근이 거사에 나선 배경이 제대로 묘사되지 않았다는 후기도 읽은 것 같다. 하지만 그랬다면 안중근의 역사를 웬만큼은 알고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불필요한 설명이었을 것이다. 외국 사람들에게는 그런 친절함이 필요했을지도 모르겠다. 국내에서는 영화 자체가 주는 감동을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해외에서는 대체로 배우를 거론하는 것도 이 때문이겠다 싶다. 부지런한 것과 거리가 멀어 극장에는 잘 가지 않지만 ‘이순신 삼부작’은 모두 봤다. ‘명량’은 최민식, ‘한산’은 박해일, ‘노량’은 김윤석이 이순신 역을 맡았다. 세 사람 모두 각자가 쌓은 개성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느낌이었다. ‘하얼빈’의 현빈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순신이나 안중근이라는 역사적 인물의 무게에 짓눌렸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고문에 못 이겨 일본군 끄나풀이 됐던 김상현 역의 조우진이 영화를 영화답게 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였다. 서두의 독립군과 일본군의 전투 장면은 이 영화가 국제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로 읽혔다. 안중근은 러시아 연해주 동의군의 우영장이었다. 그의 부대는 1908년 7~8월 두만강을 건너 홍의동의 일본군 척후병을 사살하고 신아산의 헌병분견대를 습격했다. 안중근이 일본군 포로를 풀어줘 다른 의병의 반발을 사는 장면은 역사적 사실이다. 안중근은 “만국공법에 사로잡은 적병을 죽이는 법은 전혀 없다.… 우리들마저 야만의 행동을 하고자 하는가”라고 설득했다고 한다. 그가 연해주로 망명한 것은 1907년 일제의 대한제국 군대 해산이 계기가 됐다. 의병이 아직 통합 조직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대한제국 군대의 정통성을 잇는다는 자부심이 안중근에게는 있었다. 하얼빈 거사에 성공하고 재판을 받으면서도 일관되게 “나는 대한의군 참모중장”이라고 외친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것이 아니라 ‘전투 중 사살’했다고 강조한 것이다. 일본에서 존경받는 배우라는 릴리 프랭키가 이토 역을 맡은 것은 이 영화가 그리 치우친 인식을 담고 있지는 않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 영화에 출연하면서 그는 일본에서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고 한다. 릴리가 출연을 결정한 것은 당연히 ‘하얼빈’의 대본이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두 나라가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를 다룬 합작영화를 만드는 날이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하얼빈’은 한일 관계에 머물 수도 있었을 관람객의 시야를 동아시아 근대사로 넓혀 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토가 하얼빈을 찾은 것은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러시아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일본은 뤼순과 다롄의 조차권을 차지하고 창춘 이남의 철도 경영권마저 요구했다. 이토의 회담 상대였던 러시아 재무대신 블라디미르 코콥초프가 “안중근이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다. 젊고 늘씬하며 키가 상당히 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도 러시아의 불편한 심사를 반영한다. 지금도 안중근과 연관된 한국과 러시아의 공감대는 좁지 않을 것이다. 중국에 하얼빈은 19세기 러시아가 철도를 건설하고 조계지로 삼으면서 빼앗긴 땅이나 나름없게 됐다. 그런 점에서 ‘하얼빈’이 중국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다소 아쉬웠다. 지금의 어려운 한중 관계, 특히 중국이 한류를 가로막고 있는 상황에서 두 나라의 공통 관심사로 발전시키기에 이만큼 적절한 소재가 다시 있을까 싶다. 저우언라이 전 중국 총리는 “일제 침략 반대 투쟁은 하얼빈에서 시작됐다”며 중국민의 안중근에 대한 높은 평가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렇게 한 편의 영화가 동북아 4국이 어떤 방식이든 새롭게 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얼빈’을 봤다. 정부도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대외 관계에 활용하면 좋겠다. ‘핑퐁 외교’도 성공했는데 ‘영화 외교’가 안 된다는 법이 없다. 서동철 논설위원
  • 젤렌스키 “북한군 ⅓ 3800명 사상, 최대 3~4만명 파병 역량”

    젤렌스키 “북한군 ⅓ 3800명 사상, 최대 3~4만명 파병 역량”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6일 공개된 인터넷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총 3800명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했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동 중인 팟캐스터 렉스 프리드먼(42)과 인터뷰한 것으로 모두 세시간여에 이른다. 현재 타지키스탄에 해당하는 구소련 공화국 출신인 프리드먼은 소련 붕괴 직후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컴퓨터 과학자이자 작가다. 인터넷 방송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인터뷰는 두 사람 모두 능통한 러시아어, 영어, 우크라이나어 등 세 가지 언어로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2년 2월 발생한 전쟁 초기에 벨라루스에서 미사일이 자신의 거주지에 발사된 이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으로부터 사과 전화를 받았다고 털어놓는 등 전쟁 전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설명했다. 만약 젤렌스키 대통령이 프리드먼과 함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 명이 식사를 하게 된다면 돈은 모두 푸틴 대통령이 내야 할 것이란 농담도 이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쿠르스크 수복작전’에 함께 참여 중인 북한군 총 3800명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 지역을 종전 협상의 ‘칩’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침공해 현재 서울시 면적과 비슷한 약 500~800㎢의 땅을 점유 중이다. 이는 이전에 주장했던 1200~1400㎢ 점유 면적보다는 줄어든 것이다. 러시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 집권하기 전 쿠르스크주에서 영토를 되찾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이 최대 3~4만명의 병력을 러시아 전선에 투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지난해 11월 1만 2000명 규모로 러시아에 파병된 것으로 추산된다.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 지역에서 5일(현지시간) 새로운 공세를 펼치며 작전을 강화했다고 우크라이나 매체와 친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이 전했다. 러시아 매체는 우크라이나가 수자에서 북동쪽으로 약 15㎞ 떨어진 베르딘 마을을 표적으로 전차 2대, 장갑차 12대, 파괴 부대 1개를 배치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은 해당 지역의 우크라이나 군대를 무력화하기 위한 작전을 계속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전쟁을 끝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농담도 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힘과 영향력을 칭찬하면서, 그가 평화 중재에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와 저는 유럽과 함께 합의에 도달하고 강력한 안보 보장을 제공할 것”이라며 “그런 다음 러시아와 대화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이 유럽의 지지를 모으는 능력을 강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와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모든 유럽 지도자들은 항상 ‘어땠어?’라고 묻는다”면서 “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000억 달러(약 440조원) 규모의 러시아 동결 자산을 우리가 가져가고, 미국에서 모든 무기를 살 것”이라며 “트럼프에게 이것이 안보 보장 중 하나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또 “우리는 미국으로부터의 선물이 필요 없다”면서 “우리가 러시아 돈을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에 투자하면 미국에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해서도 “미국이 나토 역할을 약화하면 재앙적인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안보 보장을 받지 못하면 푸틴이 다시 온다”라며 “미국이 탈퇴하면 바로 나토의 죽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사설] 탄핵 ‘내란죄’ 붙였다 뗐다… 정당성 시비 남지 않아야

    [사설] 탄핵 ‘내란죄’ 붙였다 뗐다… 정당성 시비 남지 않아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소추한 국회 측 대리인단이 헌법재판소에 “형법상 내란죄 부분을 탄핵 사유에서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윤 대통령 측은 “이번 탄핵심판은 내란죄 성립을 토대로 한 것인데, 내란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면 탄핵소추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국회가 지난달 14일 통과시킨 탄핵소추 의결서에는 “윤 대통령이 계엄선포권을 남용해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정부, 군대와 경찰을 동원, 무장 폭동하는 내란죄를 저질렀다”고 적시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 측 대리인단이 내란 혐의를 탄핵 사유에서 빼려는 것은 비상계엄의 헌법 위반 여부에만 집중해 탄핵심판을 신속히 진행하겠다는 의도이다. 그리 되면 헌재는 보다 신속한 결정으로 탄핵 정국을 조기에 끝내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문제는 정당성 논란이다. 내란죄는 탄핵소추의 핵심 사유였다. 절차상 번거롭고 심리에 시간이 걸린다고 헌재 심사 대상에서 빼버린다면 당초 탄핵안은 국민 여론과 여당 의원들을 끌어들여 국회를 통과시키기 위한 기망행위였다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국민의힘에서 “그렇다면 국회의 새로운 소추안 의결이 필요하다”고 반발하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민주당의 내란 심사 제외 요구는 결국 재판 속도를 앞당기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2, 3심 등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되기 전에 조기 대선으로 가기 위한 노림수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미르재단 뇌물죄 등 형법상 범죄성립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위헌 여부만 다룬 적이 있다. 당시 탄핵의 핵심은 최순실 국정농단이었다. 보충적으로 제기된 뇌물 부분은 제외해도 좋다는 데 여야 이견이 없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자칫 법적 정당성이 훼손될 수 있는 절차적 흠결과 논란을 남긴다면 어떤 결론이 나든 갈등과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이다. 헌재가 신중히 판단해야 할 문제다.
  • “엄마, 안녕”…전투 중 유언 남긴 우크라 병사, 이를 본 러 병사 반응은?[포착]

    “엄마, 안녕”…전투 중 유언 남긴 우크라 병사, 이를 본 러 병사 반응은?[포착]

    우크라이나 병사가 러시아 병사와 백병전(총, 칼 등을 이용해 적과 직접 몸으로 맞붙어 싸우는 전투)을 벌이다 숨을 거두는 영상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노바아 가제타는 최근 텔레그램 등 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영상을 소개하며 “우크라이나 군인의 헬멧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이 이달 초 뒤늦게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영상에는 우크라이나 병사와 러시아 병사가 건물을 사이에 두고 총격을 받다가 이후 거리가 가까워지자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담고 있다. 우크라이나 병사가 먼저 러시아 병사의 자동소총 총구를 잡았고, 두 사람은 이내 뒤엉켜 싸우면서 단검 등을 이용한 백병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병사는 러시아 병사의 단검에 여러 차례 찔려 큰 부상을 입었다. 우크라이나 병사는 “당신은 세계 최고의 전사”라며 “조용히 죽고 싶으니 싸움을 멈추자”고 말했다. 러시아 병사는 이에 응하며 물러섰고, 우크라이나 병사는 “엄마, 안녕”이라는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남긴 채 수류탄을 꺼내 터뜨렸다. 이 병사는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터의 처절함과 잔혹함을 담은 이 영상은 지난해 가을 촬영됐고, 이달 초 뒤늦게 공개됐다. 노바야 가제타는 “영상에 등장하는 러시아 병사는 시베리아 출신의 안드레이 그리고리예프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리고리예프는 러시아 국영 언론은 RT에 “영상이 촬영된 당시 우크라이나 병사와 칼싸움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근접 전투를 벌이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면서 “당시를 떠올리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 병사가 먼저 싸움을 멈추자고 요청한 것과 관련해 “어렸을 때부터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에 그의 요청에 응했다”면서 “이미 내가 이긴 싸움이었고, 그는 더 이상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과 북한군, 수백 명 전사”한편, 북한군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쿠르스크에서는 최근 러시아군과 북한군의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4일 밤 정례 연설에서 “오늘과 어제(3, 4일) 쿠르스쿠주 마스놉카 인근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러시아군은 북한군 보병과 러시아 낙하산 부대로 구성된 최대 1개 대대를 잃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구체적인 사상자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면서 “다만 1개 대대는 일반적으로 수백 명이 모인 단위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부터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은 쿠르스크 지역에 약 1만 1000명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병된 북한군이 러시아군에 의해 ‘총알받이’로 소모되면서 상당수가 이미 부상했거나 전사했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달 27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과 북한군 지도부는 북한 군인들의 생존에 전혀 관심이 없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부분적으로 점령 중인 쿠르스크 땅을 되찾으려 북한 군대를 그저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병사들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되지 않으려고 할 수 있는 모든 짓을 다 저지른다”면서 “심지어 북한 병사들은 포로로 잡히느니 서로를 사살하는 편이 더 낫다고 여긴다”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 병사 1명이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사실이 전해졌으나, 이 병사는 생포 하루 만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우리 국가정보원은 “생포된 북한 병사가 부상 악화로 체포 하루 만에 숨졌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우리 정부에 관련 정보를 전달했다”면서 “북한군이 전선의 돌격대 역할로 소모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영상] ‘형법상 내란죄 주장’ 철회 여부 놓고 대립...윤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준비기일

    [영상] ‘형법상 내란죄 주장’ 철회 여부 놓고 대립...윤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준비기일

    헌법재판소가 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의 2차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심리에서는 쟁점, 증거, 증인 등을 정리하며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이 ‘형법상 내란죄 주장’ 철회 여부를 놓고 치열하게 대립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7일 연 1차 변론준비기일에서 관련 쟁점을 △계엄 선포 △계엄사령부의 포고령 1호 발표 △군대와 경찰을 동원한 국회 활동 방해 △군대를 동원해 영장 없이 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 등 4가지로 정리했었다. 국회 대리인단은 이날 심리에서 탄핵심판이 헌법재판이라는 점을 감안해, 탄핵 소추안에서 형법상 내란죄 위반 소지가 있다는 부분을 철회하기로 했다. 형법상 위반 여부를 따지지 않고 헌법 위반에 한정해 판단을 받겠다는 취지다. 당초 민주당 등 야 6당이 가결한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안에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형법상 내란죄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윤 대통령이 형법상 내란죄(형법 제87조, 제91조) 외에도 직권남용권리행사죄(형법 제123조), 특수공무집행방해죄(형법 제144조)를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 측은 탄핵소추안에 기재된 내란죄 주장을 철회하려면 “국회 의결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청구인 측에서 필요할 때 넣었다가 뺐다가 하는 느낌이 든다”며 “정상적인 적법 절차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될 때까지는 ‘내란죄’와 같은 선동적인 형법 죄목을 사용하다가, 탄핵심판이 시작되자 극히 추상적인 헌법으로 재구성하는 것은 ‘소추권 남용’과 같은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측은 “내란죄를 철회하는 것이 ‘내란죄가 아니다’라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 내란죄에 대한 유무죄 판단은 형사 법정에서 이루어질 것이고, 거기에서 입증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여기는 헌법재판소이며, 탄핵심판 절차는 헌법 재판이다. 따라서 헌법 위반 사실을 입증하고 다툴 것이라는 이야기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윤 대통령 측을 향해 계엄을 선포한 이유와 국회에 군영을 투입한 경위·이유 등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윤대통령 측은 “계엄을 선포한 이유가 저희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증거자료까지 하면 너무 많아서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왜 그렇게 됐는지 전체적으로 알려야 한다. 한 부분만 보고 불이익당하는 상황이 없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저희는 상상 초월로 고립된 약자 형태가 되어 있다”며 “대통령이 고립된 약자가 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마디만 나가면 저희는 난도질당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헌법재판소는 국회 측이 요청한 ‘12·3 비상계엄 수사기록 확보’ 요청을 수용했다. 이미선 재판관은 국회 측의 수사 기록 촉탁 신청과 관련해 “헌법재판소법 및 규칙에 따라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수사기관에 12·3 비상계엄 사건 관련 수사 기록을 촉탁하지 말아 달라는 윤 대통령 측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셈이다. 윤 대통령 측은 “송부받은 기록에 대해 증거 채택이 인정된다면, 사실상 피청구인이 기록에 대해 사실을 다투게 되어 입증 책임이 전환될 수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탄핵심판에서 탄핵소추 사유 입증은 국회 측에 있으나, 수사 기록이 증거로 채택되면, 이를 반박해야 하는 책임이 대통령 측으로 넘어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재판관은 계엄군 투입 과정에서 촬영된 선거관리위원회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국회 측에 전달할 계획도 밝혔다. 국회 측이 제출한 일부 언론 기사와 방송영상도 증거로 인정되었으며, 공문서인 계엄 관련 국회 회의록도 채택되었다. 윤 대통령 측은 “소추 절차와 관련해 국회가 국회법을 위반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쟁점”이라며 “국회 회의록이 회의의 존재를 넘어 공문서로서 적법한 증거 능력을 가진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이의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2차 변론준비기일을 마무리한 후 본격적인 심리를 시작하기로 했다. 오는 14일 오후 2시에 첫 변론기일을 진행하고, 2차 변론기일은 16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 한 걸음, 또 한 걸음… 위로와 치유에 다다르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위로와 치유에 다다르다

    입문자들 즐겨 찾는 ‘성중종주’총 34㎞ 거리에 노고단은 ‘옵션’8곳 대피소 있고 이정표도 많아 내면의 세계를 돌아보게 될 시간새벽 성삼재 입구 ‘오픈런’ 행렬노고단고개부터 본격 종주 능선절경 취해 난코스 고통은 저만치천왕봉 해돋이 마주하자 전율이지난밤엔 안녕하셨는지. 그리고 평안한 아침 맞으셨는지. 도무지 믿기 힘든 사건·사고가 거푸 터진 지난해는 하루하루가 고통이었다. 힘든 시간을 견디는 방법의 하나는 자신을 고통의 시간 속으로 몰아넣는 것이다. 그 방식에 가장 적합한 게 겨울 산행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지리산으로 간다. 종주가 목표다. 추위와 싸우며 힘들게 산을 오르다 보면 어느샌가 조금씩 치유에 가까워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겨울 산행은 정보가 우선이다. 특히 지리산 종주처럼 고통과 위험이 수반되는 산행은 더욱 그렇다. 그러니 이번엔 산행 정보를 앞세우고 서투른 감상 따위는 뒤로 돌리기로 한다. 지리산은 흔히 ‘어머니 품’에 비유된다. 하지만 지리산 종주가 처음인 당신에게 지리산은 무섭고 험한 산일 뿐이다. 당신을 편안히 품어 줄 거란 기대는 버리고 가라. 특히 겨울엔. 왜 많은 이들이 지리산 종주에 나설까. 이 땅에서 등산을 즐기는 이 치고 한 번쯤 지리산 종주를 꿈꾸지 않은 이는 없다. 이른바 ‘버킷 리스트’다. 필경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천왕봉, 1915m)이란 이름값이 적잖이 작용했을 터다. 한데 곰곰이 따져 보자. 단풍은 내장산, 가야산 등에 밀린다. 계룡산처럼 신록이 돋보이는 것도 아니고, 설악산이나 팔영산처럼 암릉미가 빼어난 것도 아니다. 외려 몇몇 구간에선 수 시간 동안 지루한 풍경만 이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내면의 세계를 돌아볼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다고들 한다. 힘이 드는 만큼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과연 실제로도 그럴까. 지리산의 종주 코스는 다양하다. 코스 이름은 대체로 들머리의 앞 글자와 날머리의 앞 글자를 따 정한다. 전남 구례 화엄사에서 출발해 경남 함양 백무동으로 내려서는 경우는 ‘화백종주’, 구례 성삼재에서 출발해 산청 중산리로 내려서는 건 ‘성중종주’라 불린다. 가장 어렵고, 가장 많은 이들이 버킷 리스트 최상단에 올려 둔 건 ‘화대종주’다. 화엄사를 출발해 노고단(1507m)과 천왕봉을 거쳐 산청 대원사로 내려선다. 거리는 46.2㎞(이하 안내판 기준). 들머리와 날머리까지 가는 거리, 코스에서 살짝 비켜선 노고단과 반야봉(1732m)을 오가는 거리 등을 포함하면 50㎞를 훌쩍 넘긴다. 등산로가 평탄한 것도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해야 한다. 무섭게 긴 코스다. 성중종주나 성백종주(성삼재~백무동)는 입문자들이 즐겨 찾는 코스다. 들머리인 성삼재의 해발고도가 약 1100m로 높아 초반에 힘을 많이 빼지 않고 정상 능선에 올라탈 수 있다. 물론 두 코스 모두 30㎞ 이상 산길을 걸어야 한다. 화대종주 등에 견줘 ‘상대적’으로 쉽다는 거지 등산 초보자가 무턱대고 도전할 만큼 쉬운 코스는 절대 아니다. 이번 여정은 성중종주다. 전체 거리는 34㎞. 성삼재~노고단~천왕봉~중산리로 이어진다. 코스에서 살짝 이탈해 반야봉까지 다녀올 경우 왕복 2㎞가 늘어난다. 노고단 역시 ‘옵션’이다. 왕복 1.4㎞다. 다만 해돋이와 주변 풍경이 빼어난 만큼 가급적 ‘선택’하길 권한다. 성중종주는 1박 2일이 보통이다. 이번엔 2박 3일로 늘려 잡았다. 3번의 일출과 2번의 일몰을 볼 수 있는 여정이다. 종주에 앞서 노고단 탐방로와 각 대피소는 반드시 예약해야 한다. 평일은 대피소 예약이 쉬운 편이지만 주말엔 거의 꽉꽉 차는 편이다. 노고단 탐방로도 비슷하다. 하루 탐방 인원을 제한해 예약이 필수다. 국립공원공단 누리집(www.knps.or.kr)에서 예약할 수 있다. 대피소는 모두 8곳이다. 성삼재를 기준으로 노고단~연하천~벽소령~세석~장터목 대피소 순서다. 노고단과 연하천 사이 피아골 대피소는 코스 밖에 있어 종주 때는 잘 이용하지 않는다. 천왕봉을 지나면 진행 방향에 따라 중산리 쪽엔 로터리, 대원사 쪽엔 치밭목 대피소가 있다. 이 가운데 로터리 대피소는 공사 중이다. 애초 지난해 12월 재개장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올해 여름쯤으로 미뤄졌다. 대부분의 대피소는 군대 내무반과 비슷한 형태인데 노고단 대피소는 개인 공간이 갖춰져 있다. 캡슐형의 좁은 공간이지만 여느 대피소에 견주면 ‘호텔급’이다. 종주 초보자라도 길을 잃을 염려는 거의 없다. 워낙 찾는 이들이 많아 이정표도 많고 길도 확실하다. 물은 대피소와 선비샘 등의 샘터에서 구할 수 있다. 등산 초입 구간에 필요한 만큼만 챙겨 가면 된다. 다만 장터목 대피소에서 천왕봉을 거쳐 중산리로 내려설 땐 식수를 충분히 확보해 가는 게 좋다. 로터리 대피소가 공사 중이라 필요한 물품을 살 수 없어서다. 각 대피소에서 식수뿐 아니라 일회용 밥과 에너지바 등 생존에 필수적인 품목들을 살 수 있다. 예전처럼 쌀 등 먹거리를 잔뜩 가져갈 필요가 없다. 비화식(非火食·불 없이 조리하는 포장 음식)을 준비해 가는 것도 유용하다. 다만 쓰레기가 많이 배출되는 데다 몇 끼를 연달아 먹기엔 부담스러울 수 있다. 대피소 밥과 비화식을 적절히 분배하는 게 좋겠다. 이번 여정에선 벽소령 대피소, 장터목 대피소에서 각각 1박을 했다. 2박 3일 성중종주의 경우, 첫날은 연하천 대피소에서 묵는 게 보통이다. 그래야 3일 동안 걷는 거리가 고르게 분배되기 때문이다. 체력이 왕성한 첫날에 거리를 줄여 놓으려는 이들은 좀더 먼 벽소령 대피소를 선호한다. 다만 그만큼의 체력 소모는 각오해야 한다. 첫날 성삼재에서 벽소령 대피소까지는 18.2㎞다. 둘째 날 벽소령 대피소에서 장터목 대피소까지는 9.7㎞다. 셋째 날 장터목 대피소에서 천왕봉까지 1.7㎞ 구간은 줄곧 오르막길, 이어 천왕봉에서 중산리탐방지원센터까지 5.4㎞는 잇따라 급경사 내리막이다. 무릎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는 ‘사악한’ 구간이다. 보호대 등을 착용해 부상을 방지하길 권한다. 겨울철엔 아이젠과 스패츠, 등산지팡이가 필수다. 특히 등산지팡이의 경우 계절과 무관하게 갖고 다녀야 한다. 다음은 교통편. 수도권 등산객들이 봄~가을 지리산 종주에 나설 때 가장 애용하는 교통편은 서울 동서울터미널~성삼재 구간을 오가는 시외버스다. 밤 11시에 서울을 출발해 새벽 3시 언저리에 성삼재에 닿는다. 구례까지 가지 않고 버스에서 1박 한 뒤 곧바로 등산에 나설 수 있다. 한데 겨울철 비수기엔 이 노선이 운휴에 들어간다. 구례읍과 성삼재를 잇는 군내 버스도 비슷한 시기에 운휴다. 택시만 오간다. 수도권에서 성삼재까지 가려면 자기 차량을 이용하거나 구례읍에서 택시를 타야 한다. 자기 차량으로 성삼재까지 갈 경우 지리산 종주 뒤 날머리에서 택시를 이용해 되돌아와야 한다. 날머리마다 구간 요금이 정해져 있다. 예컨대 중산리에서 성삼재까지는 14만원쯤 받는다. 구례읍에서 성삼재까지 택시비는 편도 4만원이다. 중산리에서 산청읍 내 원지버스터미널까지 택시 요금은 2만 5000원(1인)이다. 택시를 탈 경우 중산리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자마자 부르는 게 좋다. 탐방지원센터에서 군내 버스가 서는 중산리 마을까지는 2㎞ 가까이 걸어야 한다. 군내 버스는 하루 4차례 왕복으로 배차 간격이 다소 길다. 원지버스터미널은 경남 진주에서 서울 남부터미널로 가는 시외버스들의 중간 기착지 같은 곳이다. 일반 버스부터 우등, 프리미엄 등 다양한 형태의 시외버스가 운행한다. 중산리에서 서울 남부터미널을 곧바로 연결하는 시외버스는 토, 일요일 각 오후 3시에 한 차례 운행한다. 산불 등이 우려되는 기간엔 종주코스 전체가 통제된다. 12월 15일~2월 14일, 5월 1일~11월 14일에만 문을 연다. 이 외 기간엔 노고단고개~장터목 대피소 구간 출입이 통제되고, 성삼재~노고단 등 일부 코스만 개방된다. 새벽 4시. 성삼재 출입문이 열리는 시간이다. 이른 시간인데도 이른바 ‘오픈런’을 하는 이들로 북적댄다. 하늘엔 별이 총총. 금방이라도 땅바닥에 쏟아져 보석처럼 빛날 듯하다. 노고단까지는 경사가 급하지 않은 산길이다. 산책하듯 느긋하게 걸어도 한 시간 정도면 닿는다. ‘할미단’이라고도 불리는 노고단은 반야봉, 천왕봉과 더불어 지리산 3대 봉우리로 꼽힌다. 전설 속 ‘마고 할미’를 위한 일종의 제사 터다. 안내판에 따르면 애초 천왕봉에서 제사를 지내다 고려시대부터 노고단으로 옮겨 제를 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노고단은 명성만큼이나 해돋이가 빼어나다. 멀리 천왕봉 쪽에서 솟구친 불덩이가 섬진강 물줄기와 경남 하동, 구례 등의 들녘을 붉게 물들인다. 해가 솟는 반대쪽엔 지리산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다. 생경하면서도 인상적인 풍경이다. 노고단 아래의 노고단고개부터 본격적인 종주 능선이 펼쳐진다. 돼지령, 피아골 삼거리, 물맛 좋기로 소문난 임걸령샘 등을 줄줄이 지난다. 이 구간은 그래도 수월한 편이다. 지리산 등산 코스는 여느 산처럼 정상 능선이 평탄하게 이어지는 게 아니라 수많은 봉우리를 올랐다 내려가기를 반복해야 한다. 삼도봉~화개재 구간처럼 ‘직벽 수준’의 난코스도 적지 않다. 그 탓에 체력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튿날, 벽소령 대피소(1340m)에서 장터목 대피소(1653m) 구간에도 난코스가 잔뜩이다. 그나마 첫날보다 거리가 짧아 다행이다. 마루금을 좁힌 산들 너머로 펼쳐진 남해를 굽어볼 수 있는 촛대봉, 주목과 고사목이 어우러진 세석평전, 지리 능선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연하선경 등 절경을 감상하다 보면 등정의 고통이 저만치 사라지는 느낌이다. 천왕봉 아래 장터목은 가장 붐비는 대피소다. 요즘 K등산이 인기라 선가, 외국인의 모습이 제법 많이 눈에 띈다.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천왕봉 표지석에 적힌 글이다. 그리고 마침내 마주한 천왕봉 해돋이.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풍경이다. 가벼운 흥분이 전기처럼 온몸을 타고 흐른다. 지리산은 예부터 두류산, 방장산 등으로도 불렸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널리 알려진 이름이 지리산, 고려 말 신진 사대부와 조선시대 지식인들이 선호한 이름이 두류산이다. 조선시대 김종직(1431~1492)이 지리산을 둘러본 뒤 쓴 ‘유두류록’의 글로 천왕봉에 오른 소회를 대신 전한다. “새벽녘에 해가 동녘에서 솟아오르려 하자 노을이 영롱하게 빛났다. 성모묘(지리산 수호여신상. 현재는 산청 천왕사에 있다)에 술을 부어 놓고 사례하기를 ‘오늘 천지가 맑게 개고 산천이 확 트인 것은 진실로 신명의 은택입니다’라고 하였다. 기러기나 고니라 할지라도 우리보다 높이 날 수는 없으리라. 때마침 날씨가 막 개어 사방에 구름 한 점 없었다. 하늘이 푸르고 아득하여 끝을 알 수 없었다.” ■여행수첩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구례까지 거의 매시간 시외버스가 오간다. ‘버스타고’ 앱으로 예매할 수 있다. -비화식인 발열도시락은 ‘핫앤쿡’, ‘더온’ 등이 알려졌다. 인터넷으로 주문해야 한다. -대피소에서 세수, 양치 등은 일절 금지다. 물티슈와 휴지를 반드시 준비해 가야 한다. 담요 대여도 중지됐다. 휴대용 요가 매트 등을 준비해 오는 이들이 많다. 물론 등산복을 입은 채 그냥 자도 된다.
  • 푸틴 한숨 나올 ‘최악의 팀킬’ 또…북한군 ‘오인 사격’에 러軍 3명 사망[핫이슈]

    푸틴 한숨 나올 ‘최악의 팀킬’ 또…북한군 ‘오인 사격’에 러軍 3명 사망[핫이슈]

    러시아로 파병돼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인 북한군이 오인 사격으로 아군 3명을 사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친크렘린 텔레그램 채널인 ‘크렘린 윈드’는 “29일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진지를 습격한 뒤 퇴각하는 과정에서 오발 사고를 일으켜 러시아 병사 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의) 대포와 드론 공격을 받고 손실을 입기 시작했다. 퇴각하는 과정에서 우리(러시아) 군인들을 만났는데, 언어장벽으로 인해 의사소통이 두절됐다”면서 “이로 인해 북한군 중 한 명이 러시아군 3명에게 근거리에서 총격을 가했다”고 덧붙였다. 이 채널은 러시아군에게 총을 쏜 북한군과 관련해 “그(북한군)는 구금됐지만 본질적으로는 그를 또 다시 전선에 내보내는 것 외에는 처벌할 방법이 없다”면서 “조국을 끝까지 지켜낸 (러시아군) 전사자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북한군이 언어 장벽으로 인해 ‘실수로’ 아군에게 총격을 가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친우크라이나 엑스 계정(Victoria)에 러시아 군인이 북한군과 함께 싸운 경험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으며, 이 영상 속 러시아 군인은 “공격 중 북한군이 우리(러시아군)에게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면서 “우리는 북한군에게 조준해야 할 곳을 설명하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우리 쪽 군인 2명이 총에 맞은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군의 총알에 죽는 것보다 항복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면서 포로로 잡힌 배경을 전했다. 당시 러시아 포로가 ‘우리는 북한군에게 조준해야 할 곳을 설명하려고 했지만’ 이라고 언급한 부분을 미뤄 짐작했을 때, 언어 장벽으로 인해 러시아군의 명령이 북한군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달에도 쿠르스크에서 전투를 벌이던 북한군이 러시아 동맹인 체첸 아흐마트 부대를 조준·사격해 8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기관(GUR)은 공식 성명에서 “북한군의 아군 사격 사건은 러시아군과 북한군 사이의 ‘언어 장벽’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전장에서 북한 군대를 통제할 때, 언어장벽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문제로 북한 군인들이 아흐마트 대대의 차량에 사격을 가했고, 그 결과 체첸 군인 8명이 현장에서 죽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11월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브리핑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인과 러시아 군인 사이 언어 장벽으로 소통이 잘 안 되는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러시아군이 한국어 통역 자원을 대규모로 선발하는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었다. 친우크라이나 국제시민단체인 인폼네이팜은 지난달 30일 “북한군과 러시아군 간 아군 오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양측의 불협화음이 전선에서의 사상자를 증가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인폼네이팜은 쿠르스크 지역에서 싸우는 북한군을 대상으로 드론을 통해 한글로 된 투항 전단지를 살포하고 있다. 인폼네이팜 측은 “우리의 활동은 북한군에게 자유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 ‘전쟁에 미친’ 이스라엘, 또 대공격 예고…“다음 타깃은 예멘”[핫이슈]

    ‘전쟁에 미친’ 이스라엘, 또 대공격 예고…“다음 타깃은 예멘”[핫이슈]

    이스라엘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에서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고강도 공격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대대적인 공격을 예고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대니 다논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가 이날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전면 공격의 필요성을 주장했다”면서 “이스라엘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가 세계 질서를 위협하는, 무장한 테러군대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측의 요청으로 소집된 이번 회의에서 다논 대사는 “후티가 올해에만 이스라엘을 300차례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더 이상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스라엘 국민 수백만 명이 매일 밤 공습 사이렌 소리에 잠에서 깬다. 우리는 더 이상 세계가 반응하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국민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하마스와의 전쟁을 시작으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이어 예멘 후티 반군에 이르기까지,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년 여 동안 꾸준히 전선을 확대해 왔다. 이중 헤즈볼라와는 60일간의 임시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스라엘은 임시 휴전안에 서명한 지 불과 하루 뒤 헤즈볼라의 군사시설을 공습했다. 당시 이스라엘군(IDF)은 “헤즈볼라의 중거리 로켓 시설에서 움직임을 확인한 뒤 전투기가 해당 시설을 공습해 위협을 제거했다”고 주장했고, 양측은 상대방이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헤즈볼라와의 임시 휴전 협상이 이뤄진 후 한달 여가 지난 최근에는 예멘 전역에 있는 후티 반군의 근거지에 전력을 쏟기 시작했다. 지난 26일에는 예멘 수도 사나에 있는 사나국제공항을 포함해 홍해에 접한 항구도시 호데이다, 살리프, 라스카나티브 등 주요 도시에 있는 공항, 발전소, 군시설 등을 공습했다. 특히 사나국제공항 공습 당시, 활주로에는 민간인 승객 수백여 명을 태운 민간 항공기가 이동 중이었다는 점에서 민간인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 공습으로 민간인 최소 4명이 숨지고 유엔 직원 1명을 포함해 40여 명이 부상했다. 앞서 지난 19일 이스라엘의 예멘 공습 때에는 민간인 최소 9명이 목숨을 잃었다. 중동 전선의 중심 이스라엘…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의 생각은?안보리 이사국들은 이스라엘을 겨냥한 후티 반군의 공격을 지적하면서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마찬가지로 예멘의 민간인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바라 우드워드 주유엔 영국 대사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강조하면서도 “이스라엘은 군사 행동 시 민간인 보호를 포함해 국제법상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 역시 후티의 이스라엘 공격을 비판하면서도 “민간인과 민간 기반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이스라엘이 의도적으로 전쟁을 확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칼레드 키아리 유엔 중동 담당 사무차장보는 이날 안보리 회의 브리핑에서 “이스라엘과 예멘, 홍해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며 지역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과 후티가 적대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안보리 이사국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마이웨이’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이스라엘의 안보리 소집과 후티를 겨냥한 최근 경고성 발언들이 조만간 예멘에서 전면전을 시작하기 위한 사전 포석일 수 있다”면서 “이는 곧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새 행정부의 지지를 바라는 전략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한편, 예멘 후티 반군 측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어지는 한, 후티는 홍해의 선박 및 이스라엘을 계속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 북한군 수천명 죽어가는데…김정은이 푸틴에 건넨 말은

    북한군 수천명 죽어가는데…김정은이 푸틴에 건넨 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새해를 앞두고 축하편지를 보내 북러 협력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31일 김 위원장이 “가장 친근한 벗이고 동지인 뿌찐(푸틴)동지에게 따뜻한 새해 축하의 인사를 보내면서 형제적인 로씨야(러시아) 인민, 영용한 로씨야 군대의 전체 장병들에게 자신과 조선 인민, 전체 공화국 무력 장병들의 이름으로 열렬한 축복의 인사를 전했다”라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가장 진실하고도 뜨거운 동지적 신뢰에 의거하여 두 나라의 강국 위업 수행과 인민들의 평안과 번영을 위한 새로운 사업들을 설계하고 강력히 실행해나감으로써 조로(북러)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해나갈 용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새해 2025년이 로씨야 군대와 인민이 신나치즘을 타승하고 위대한 승리를 이룩하는 21세기 전승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을 기원한다”라며 “형제적인 러시아 인민, 영용한 러시아 군대의 전체 장병들에게 자신과 조선 인민, 전체 공화국 무력 장병들의 이름으로 열렬한 축복의 인사를 전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편지에 ‘공화국 무력 장병’을 별도로 언급하고 새해를 ‘21세기 전승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규정한 것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비롯한 북러 군사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평양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과 군사,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방위 협력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고 협력 밀착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위해 병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리 정부는 북한군 사상자가 1100여명에 달한다고 공식 확인한 바 있다. 최근에는 사망한 북한군 병사의 편지가 등장했고 생포된 북한군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는 “다수의 첩보 종합을 평가할 때 북한군은 교대 또는 증원 파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도 지난 17일 김 위원장에게 연하장을 보내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시대의 위협과 도전들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일치시켜 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이것은 의심할 바 없이 친선적인 러시아 연방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인민들의 근본 이익에 부합된다”고 강조했다.
  • 中, 세계 첫 군사용 5G기지국 개발…‘AI 로봇전쟁’ 한 발 더

    中, 세계 첫 군사용 5G기지국 개발…‘AI 로봇전쟁’ 한 발 더

    중국이 세계 최초로 군사용 모바일 5세대 이동통신(5G) 기지국을 개발해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1일 보도했다.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던 ‘인공지능(AI)로봇 전쟁’이 한 발 더 다가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SCMP는 중국 국유 통신사인 중국이동(차이나모바일)과 중국인민해방군이 공동 개발한 이 기지국이 “반경 3㎞ 안에 있는 최소 1만명 사용자에 전례 없이 빠른 속도와 저지연(low-latency), 매우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교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군용 5G는 민간용 5G와 달리 지상 기지국이 없거나 위성 신호가 손상되는 등의 혹독한 환경에서도 연결이 끊어지지 않아야 한다. 통신용 차량에 설치된 안테나는 건물 같은 장애물에 부딪치지 않도록 높이가 3m 미만이어야 하는데, 이 경우 고품질 신호 커버리지 범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난제로 꼽혀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엔지니어들이 군용 차량 상단에 3~4대 드론을 탑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SCMP가 전했다. 이들 드론은 부대가 이동하는 중에 교대로 이륙해 ‘공중 기지국’ 역할을 할 수 있다. 매체는 “중국군의 5G 기술 활용이 ‘스마트 무기’ 활용의 폭을 넓힐 수 있다”면서 “중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규모의 무인 군대를 건설 중이다. 강력하지만 저렴한 드론과 로봇개, 기타 무인 전투 플랫폼들은 미래 전장에서 인간 병사의 수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6월 SCMP는 허베이성 스자좡의 중국 국방대 연구진이 엄격하게 제한된 실험실 환경에서 세계 최초로 ‘AI 군 사령관’을 두고 워게임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AI에는 각종 전쟁 정보와 인간 경험과 사고방식, 군 지휘관의 성격과 결점까지 학습시켰다. 고령의 군 장성에 흔히 나타나는 건망증까지 반영하려고 AI 메모리 용량에 일부 제한을 뒀다. 인간을 모방한 AI 사령관은 PLA 전군(육·해·공·로켓)이 참여하는 대규모 컴퓨터 워게임에서 최고 지휘권을 부여받아 가상 전쟁을 치렀다. ‘총은 당이 통제한다’면서 AI가 군대를 이끄는 것을 금지하는 중국으로서는 이례적인 시도다. 이는 지난 5월 중국 군사논문집 ‘지휘통제와 방진’(Common Control & Simulation)에 게재된 동료평가 논문을 통해 밝혀졌다. AI 사령관 프로젝트 연구진은 실험에 대해 “갈수록 커지는 ‘수수께끼’에 대한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최대 군사 현안이 대만해협·남중국해 내 우발적 미중 충돌 상황이 될 수도 있는 터라 이번 연구로 그간 보지 못한 새 전략을 찾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제 글로벌 패권은 ‘누가 최고 성능의 AI를 확보하느냐’에 달렸다. 군사 분야에도 AI를 도입하고자 전 세계가 경쟁하고 있다. 선두 주자는 미국과 중국이다. 미 육군의 AI는 영화 ‘아이언맨’의 AI 비서 자비스처럼 ‘가상 참모’ 역할을 맡아 지휘관의 의사 결정을 돕는다. 미 공군의 AI 조종사도 최전방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AI가 야기할 잠재적 위험을 우려해 아직까지 의사 결정 권한을 부여하진 않는다. 중국의 실험은 미래 전쟁이 ‘AI 사령관’의 대결로 귀결될 수 있다는 암시로 읽힌다. 그간 군 지휘관의 성격과 기질에 따라 전쟁의 수행 방식이 180도 달라져 승패에도 영향을 줬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펑더화이(1898~1974)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관은 목숨을 걸고 누구도 예상치 못한 적진 침투를 즐겼다. 반면 항일전쟁 선봉장이던 린뱌오(1907~1971) 중국 국방부장은 위험을 최대한 피하며 ‘돌다리도 두들겨 보는’ 숙고를 거듭했다. 이를 보완하고자 중국 연구진은 “AI 사령관이 감정이나 충동에 휩쓸리지 않도록 초기 설정을 마쳤다”면서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현 상황과 가장 유사한 과거 시나리오를 선택해 이를 근거로 최대한 빠르게 해법을 내놓는 ‘백전노장’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필요시 AI 사령관의 성격을 바꿀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러시아, 발뺌 가능?…예리하게 잘린 대형 케이블, 해저에서 ‘증거’ 찾았다[포착]

    러시아, 발뺌 가능?…예리하게 잘린 대형 케이블, 해저에서 ‘증거’ 찾았다[포착]

    러시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조선이 발트해에서 해저 케이블을 고의로 끊어낸 것으로 의심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은 “핀란드 경찰과 국경경비대가 에스트링크-2(Estlink-2) 전력케이블 및 핀란드·에스토니아·독일을 잇는 통신케이블 총 4개를 훼손한 것으로 의심되는 유조선 ‘이글S’호를 압류하고, 선박 승무원들을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25일 손상된 에스트링크-2는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를 연결하는 658MW 용량의 해저 전력케이블이다. 전력망 운영자들은 수리까지 최소한 8개월이 걸릴 수 있으며, 이 전력케이블 손상으로 에스토니아와 핀란드를 연결하는 358MW 용량의 에스트링크-1만 남아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월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은 내년 봄 러시아·벨라루스와 연결된 전력망을 분리하고, 대신 유럽 중부의 전력망으로 전환할 계획을 밝혔다. 이번 사건은 발트 3국이 에너지 분야에서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계획을 공개한 뒤 발생했다는 점에서, 사건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의심이 쏟아졌다.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 핀란드 경찰 수사관 사미 파일라는 현지 국영방송 윌레(Yle)에 “발트해 해저 바닥을 따라 약 100㎞에 걸쳐 이어지는 끌린 궤적을 발견했다. 우리가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끌린 궤적은 이글S호의 마크가 맞다”고 말했다. 에스토니아의 한 정부 관리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고의적인 공격이 분명하다. 유조선이 해저에 닻을 끌고 항해했다면, 해저 케이블이 끊어졌을 때 알아차리지 못했을 리 없다. 케이블이 끊어지는 순간 배가 진로를 벗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에스토니아 국영방송 ERR은 “(이글S호가) 계속 항해했다면 1시간 안에 또 다른 해저 전력케이블 에스트링크-1와 가스관 발틱코넥터도 끊겼을 수 있다”고 전했다. 에스토니아 측은 공격의 배후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가디언은 “이 사건의 배후에 대한 의심은 지난 2년 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겨냥해 파괴 공작을 이어 온 러시아에게 쏠렸다”고 전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이글S호가 러시아의 제재를 우회해 러시아산 석유를 실어 나르는 이른바 ‘그림자 함대’ 소속이라고 규정하고 추가 제재를 예고했다. NATO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잠재적 사보타주와 관련한 사건’이라고만 언급한 채 수위를 조절하면서도 “발트해에서 군대 주둔을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크렘린궁은 핀란드의 선박 압류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발트해에서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전력·통신 케이블, 가스관이 잇달아 훼손되거나 가동이 중단되는 사고가 이어지면서 사보타주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에 핀란드 당국이 압류한 이글S호는 지난 25일 뉴질랜드 속령인 쿡 제도 국기를 건 채 휘발유 3만5000t을 싣고 발트해 동쪽 연안인 러시아 우스트루가에서 출항해 이집트 포트사이드로 항해하고 있었다.
  • 계엄 성공했다면… 한국도 이런 내전 겪었을까 [영화 프리뷰]

    계엄 성공했다면… 한국도 이런 내전 겪었을까 [영화 프리뷰]

    극단적 분열에 두 동강 난 美 그려내 국내 상황과 맞물려 경종 울리는 듯 기자회견을 앞둔 대통령이 자신의 연설문 일부를 중얼거리며 흡족한 듯 미소 짓는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그는 준엄한 표정으로 “우린 이제 역사상 위대한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다”며 자화자찬한다. 정부군이 군대를 동원해 시민들을 제압하고 미국 곳곳에서 서로 죽고 죽이는 살육전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31일 개봉하는 영화 ‘시빌 워: 분열의 시대’는 극단적 분열로 최악의 내전이 벌어진 미국의 모습을 기자들의 눈으로 비춘다. 정부와 반군이 서로 무차별 폭격을 이어 갈 무렵, 베테랑 종군 기자 리(커스틴 던스트 분)와 조엘(와그너 모라 분), 새미(스티븐 헨더슨 분), 그리고 리를 동경하는 신입 기자 제시(케일리 스페이니 분)는 내전을 일으킨 대통령을 인터뷰하고자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 DC로 향한다. 영화는 이들의 1379㎞ 여정을 따라가면서 내전의 참혹함을 보여 준다. 정부가 무너진 곳에는 사람들의 폭력만 자리잡았다. 길거리에는 주검이 넘쳐나고, 건물은 폭격에 무너졌다. 가게를 약탈한 이들을 붙잡아 매달아 놓은 이가 있는가 하면 군인들은 자기 마음대로 사람들을 죽이기도 한다. 이런 내전을 촉발한 이가 다름 아닌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얼마 전 비상계엄을 겪은 우리에게 이 영화는 그저 영화에만 그치지 않는다. 조엘은 “대통령을 만나면 미 연방수사국(FBI)을 해체하고, 국민을 공습한 이유를 묻겠다”고 주먹을 쥔다. 미치광이 지도자가 자신의 욕망을 위해 벌이는 일의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반군을 분리주의자로 몰아붙이고 “국가에 충성하는 이들이 승리한다”며 분열을 부추긴다. 합의된 원칙으로 세워진 초강대국 미국조차도 정치에 따라 무장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는 계엄을 겪은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통용될 터다. 각본을 직접 쓰고 연출한 앨릭스 갈런드 감독은 “분노와 걱정이 혼재된 상태에서 작품을 썼다. 대본을 쓸 때 느꼈던 당혹감은 (영화를 완성한 후에도) 줄어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실을 알리는 이들 덕분에 내전의 참상은 기록되고 전달된다. 영화 속 기자들의 카메라는 총알이 빗발치고, 포탄이 터지고, 피를 흘리는 내전 한복판을 가로지른다. 기자들은 총격전을 벌이는 군인들에게 바짝 붙어 셔터를 누른다. 군인들이 총을 쏘고 잠시 멈춘 순간을 비집고 들어가 셔터를 누르는 모습은 영락없이 ‘카메라=총’임을 보여 준다. 셔터를 누른 이후를 정지화면으로 잡아내 마치 사진처럼 보여 주는 숏들이 인상적이다. 시가지 액션을 비롯해 헬기와 탱크 등의 폭격을 과장 없이 담아내 오히려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영화 하이라이트인 반군의 백악관 진입 장면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내전을 촉발한 미치광이 대통령의 최후가 그저 씁쓸하게 다가온다. 분열이 만연한 이 시대에 마치 경종을 울리는 듯하다. 109분. 15세 이상 관람가.
  • 계엄 성공했으면 우리나라도…미국 내전 그린 ‘시빌 워: 분열의 시대’[영화프리뷰]

    계엄 성공했으면 우리나라도…미국 내전 그린 ‘시빌 워: 분열의 시대’[영화프리뷰]

    기자회견을 앞둔 대통령이 자신의 연설 대사를 중얼거리며 흡족한 듯 미소 짓는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그는 준엄한 표정으로 “우린 이제 역사상 위대한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자화자찬한다. 정부군이 군대를 동원해 시민들을 제압하고, 미국 곳곳에서 서로 죽고 죽이는 살육전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31일 개봉하는 영화 ‘시빌 워: 분열의 시대’는 극단적 분열로 최악의 내전이 벌어진 미국의 모습을 기자들의 눈으로 비춘다. 정부와 반군이 서로 무차별 폭격을 이어갈 무렵, 베테랑 종군 기자 리(커스틴 던스트)와 조엘(와그너 모라), 새미(스티븐 핸더슨), 그리고 리를 동경하는 신입 기자 제시(케일리 스페니)는 내전을 일으킨 대통령을 인터뷰하고자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 D.C.로 향한다. 영화는 이들의 1379㎞ 여정을 따라가면서 내전의 참혹함을 보여준다. 정부가 무너진 곳에는 사람들의 폭력만 자리 잡았다. 길거리에는 주검이 넘쳐나고, 건물은 폭격받아 무너졌다. 가게를 약탈한 이들을 붙잡아 매달아 놓은 이가 있는가 하면, 군인들이 자기 마음대로 사람들을 죽이기도 한다. 이런 내전을 촉발한 이가 다름 아닌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얼마 전 계엄을 겪은 우리에게 영화는 그저 영화에만 그치지 않는다. 조엘은 “대통령을 만나면 미국연방수사국(FBI)을 해체하고, 국민을 공습한 이유를 묻겠다”고 주먹을 쥔다. 미치광이 지도자가 자신의 욕망을 위해 벌이는 일의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반군을 분리주의자로 몰아붙이고 “국가에 충성하는 이들이 승리한다”며 분열을 부추긴다. 합의된 원칙으로 세워진 초강대국 미국조차도 정치에 따라 무장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는 계엄을 겪은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통용할 터다. 각본을 직접 쓰고 연출한 알렉스 가랜드 감독은 “분노와 걱정이 혼재된 상태에서 작품을 썼다. 대본을 쓸 때 느꼈던 당혹감은 (영화를 완성한 후에도) 줄어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실을 알리는 이들 덕분에 내전의 참상은 기록되고 전달된다. 영화 속 기자들의 카메라는 총알이 빗발치고, 포탄이 터지고, 피를 흘리는 내전 한복판을 가로지른다. 기자들은 총격전을 벌이는 군인들에게 바짝 붙어 셔터를 누른다. 군인들이 총을 쏘고 잠시 멈춘 순간을 비집고 들어가 셔터를 누르는 모습은 영락없이 ‘카메라=총’임을 보여준다. 셔터를 누른 이후를 정지화면으로 잡아내 마치 사진처럼 보여주는 숏들이 인상적이다. 시가지 액션을 비롯해 헬기와 탱크 등의 폭격을 과장 없이 담아내 오히려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영화 하이라이트인 반군의 백악관 진입 장면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내전을 촉발한 미치광이 대통령의 최후가 그저 씁쓸하게 다가온다. 분열이 만연한 이 시대에 마치 경종을 울리는 듯하다. 109분. 15세 이상 관람가.
  • 北 ‘죄수부대’ 파병한 듯… 美 “북한군, 포로 되기보다 자살 택해”

    北 ‘죄수부대’ 파병한 듯… 美 “북한군, 포로 되기보다 자살 택해”

    러시아의 ‘쿠르스크 수복 작전’에 참여한 북한군의 처참한 실상이 전사한 병사의 수첩 등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와 북한 군 지도자들이 파병된 병사를 소모품으로 취급하며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에 항복하기보다는 자살을 택한다는 보고가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는 2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정경홍’이란 이름으로 추정되는 사망한 북한군 병사의 수첩 내용을 세 번째 공개했다. 북한군은 러시아에 거주하는 몽골계 민족인 투바인의 가짜 신분증을 갖고 있었다고 우크라이나 측은 전했다. “김정은 붉은 특공대의 무패의 용감성과 희생성을 온 세계에 보여 줄 것”이라고 다짐하는 북한군 병사의 일기에는 자신이 죄를 짓고 참전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그는 “소대 주임상사로 진급할 기회라는 축복이 주어졌지만 이끌어 준 당의 사랑과 은혜를 저버리고 최고사령관 동지에게 배은망덕한 짓을 저질렀다”면서 “제가 저지른 죄는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지만 조국은 나에게 인생의 새로운 기회를 줬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죄수를 파병하면서 사면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 북한군 중 일부도 귀국 시 사면이나 감형 등을 약속받았다는 추정이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측은 북한군 병사의 자필 일기와 함께 이들이 일반병사가 아닌 ‘엘리트’라고 주장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북한군은 세뇌된 것으로 보이며 무의미한 결과가 분명할 때도 공격을 강행한다”며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보복받을까 우려해 포로로 잡히는 대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고 설명했다. 또 며칠 안에 새로운 안보 지원 패키지를 승인해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강화할 것이라며 “러시아 군대는 시체 운반용 가방을 준비하라”고 경고했다. 커비 보좌관은 이어 지난주에만 1000명 이상의 북한군 사상자가 쿠르스크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 북한군 사상자가 3000명이 넘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북한군의 신원을 감추기 위해 숨진 병사들의 얼굴을 불태운다고도 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HUR)은 북한군이 대량의 인명 손실 말고도 물류 문제로 식수 공급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북한이 추가 교대 파병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우크라이나가 약 500㎢를 점유하고 있는 쿠르스크 지역을 몇 달 안에 내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8월 쿠르스크 침공 초기 서울의 1.7배 크기인 1000㎢를 점유했으나 현재 절반을 잃은 상태다.
  • “김정은 붉은 특공대 용감성을 온 세계에 보여줄 것” 북한군 세번째 일기

    “김정은 붉은 특공대 용감성을 온 세계에 보여줄 것” 북한군 세번째 일기

    러시아의 ‘쿠르스크 수복작전’에 참여한 북한군의 처참한 실상이 전사한 병사의 수첩 등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와 북한 군 지도자들이 파병된 병사를 소모품 취급하며,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에 항복하기보다는 자살을 택한다는 보고가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는 2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경홍’이란 이름으로 추정되는 사망한 북한군 병사의 수첩 내용을 세 번째 공개했다. 북한군은 러시아에 거주하는 몽골계 민족인 투바인의 가짜 신분증을 갖고 있었다고 우크라이나 측은 밝혔다. “김정은 붉은 특공대의 무패의 용감성과 희생성을 온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하는 북한군 병사 일기에는 자신이 죄를 짓고 참전했다는 내용도 있다. “중대에서 진급할 기회가 주어졌지만, 이끌어준 당의 사랑과 은혜를 저버리고 최고사령관 동지에게 배은망덕한 짓을 저질렀다”면서 “제가 저지른 죄는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지만, 조국은 나에게 인생의 새로운 기회를 줬다”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죄수를 파병하면서 사면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 북한군 중 일부도 귀국 시 사면이나 감형 등을 약속받았다는 추정이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측은 북한군 병사의 자필 일기와 함께 이들이 일반병사가 아니라 ‘엘리트’라고 주장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북한군은 세뇌된 것으로 보이며, 무의미한 결과가 분명할 때도 공격을 강행한다”면서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보복받을까 우려해 포로로 잡히는 대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고 설명했다. 또 며칠 안에 새로운 안보 지원 패키지를 승인해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강화할 것이라며, 러시아 군대는 시체 운반용 가방을 준비하라고 경고했다. 커비 보좌관은 이어 지난주에만 1000명 이상의 북한군 사상자가 쿠르스크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 북한군 사상자가 3000명이 넘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북한군의 신원을 감추기 위해 숨진 병사들의 얼굴을 불태운다고도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HUR)은 북한군이 대량의 인명 손실 말고도 물류 문제로 식수 공급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북한이 추가 교대 파병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북한군 덕에 러시아군은 제한적 승리를 거두고 있어 현재 우크라이나가 서울시 면적 정도인 약 500㎢를 점유하고 있는 쿠르스크 지역을 몇 달 안에 내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대미 최강경 대응’ 방침 밝힌 북한…직접 언급은 안 하며 ‘신중모드’

    ‘대미 최강경 대응’ 방침 밝힌 북한…직접 언급은 안 하며 ‘신중모드’

    북한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연말 전원회의에서 ‘최강경 대미 대응 전략’을 천명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한국의 12·3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 우크라이나 전쟁 등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주요 국제정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고, 구체적인 대미 대응 전략도 밝히지 않았다. 급변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정세 상황 속에서 ‘신중모드’로 메시지를 최소화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23~27일 노동당 중앙위 제8기 11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열렸다며 “국익과 안전보장을 위해 강력히 실시해나갈 최강경 대미 대응전략이 천명되었다”고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은 반공을 변함없는 국시로 삼고 있는 가장 반동적인 국가적 실체”라며 “미일한(미국·일본·한국) 동맹이 침략적인 핵군사블럭으로 팽창되고 대한민국이 미국의 철저한 반공전초기지로 전락한 현실은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명백히 제시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그러나 ‘최강경 대미 대응전략’이 무엇인지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이나 미국에 대해 직접적인 비난도 없었다. 트럼프 2기의 대북정책 구상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역시 신중한 모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북한이 ‘최강경’을 천명했지만 그 방향이나 내용을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2기의 대북정책이 가시화할 때까지 북한은 모호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난해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재규정한 것과 달리 올해 전원회의 결과에선 대남 메시지도 없었다. 두 국가 전략에 따라 남한과 거리를 두는 것과 함께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으로 혼란스러운 남한 정세를 관망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북한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관련 보도 외에 대남 비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군 파병 등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관계에 대해서도 “친선적이고 우호적인 나라들과의 관계 발전을 적극 도모”했다고 에둘러 표현하는 등 전반적으로 한반도 주변 정세 및 현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이 명확히 제시 안 되었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 여부, 남한 내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 등 유동적이고 불확실한 국면을 고려할 때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대외 사업 방향을 제시하는 게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대외 부문에서 “우리 국가의 주권적 권리들을 믿음직하게 수호하고 전망적인 국익증대와 국위선양의 견지에서 중대한 전략적 의의를 가지는 성과들을 이룩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의로운 다극세계 건설을 힘있게 견인하는 대표적이고 강력한 자주역량으로서의 국제적 지위를 확고히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군사부문에 대해선 “인민군대를 당의 영도에 무한히 충실한 혁명적 당군으로, 사상과 기술강군으로 철저히 준비시킬 것”을 강조했다. 특히 “현대전의 요구와 양상에 맞게 그리고 변화되는 적들의 전쟁기도와 수행방식에 대처해 우리 식의 전법연구를 심화시키고 작전지휘의 정보화, 현대화 실현에 계속 박차를 가하며 과학적인 훈련형식과 방법을 부단히 연구적용하여 인민군대의 전쟁수행능력을 끊임없이 제고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핵무력 강화 등 군사 분야 성과나 구체적인 과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또 “국방과학기술의 가속적인 진보와 방위산업의 급진적인 발전으로 자위적 전쟁억제력 강화”를 위한 전략 전술적 방침과 실현 과업을 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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