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국 축소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전국 비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환영 오찬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방망이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초중고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335
  • [기획] 창조경제와 1조 6000억 짜리 ‘뒷북’ 헬기 사업

    [기획] 창조경제와 1조 6000억 짜리 ‘뒷북’ 헬기 사업

    -"방사청 소형헬기 개발 문제" 빗발 최근 방위사업청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민군(民軍) 겸용 소형헬기 개발 사업(LCH/LAH : Light Civil Helicopter / Light Armed Helicopter)을 위한 기술협상을 매듭짓고 본격적인 체계 개발 착수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방위사업청이 각 단계를 주관하는 형식으로 추진된다. 먼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해 9,500억 원을 투입, 유럽 에어버스 헬리콥터스(Airbus Helicopters)의 소형헬기인 EC-155B1을 기반으로 신형 헬기를 개발하면, 이 신형 헬기를 기반으로 6,92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소형 무장헬기를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국민 혈세 1조 6,426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지만,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이 사업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곳곳에서 빗발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민수용은 개발비도 건지지 못하고 망할 가능성이 높고, 군용 소형 무장헬기 역시 수출은 고사하고 한반도 전장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도태되는 플랫폼으로 개발 당초 이 사업의 해외협력업체로 도전장을 내밀었던 기종은 4개 기종이었다.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EC-155B1, 이탈리아 아구스타웨스트랜드(AgustaWestland)의 AW169, 미국 시콜스키(Sikorsky)의 S-76, 미국 벨(Bell)의 Bell 430이 그것이었다. 2012년에 나온 AW169를 제외하면 나머지 3개 기종 모두 개발된 지 수십 년 된 구형 기체들이다. EC-155B1은 1975년 개발된 AS365 기종을 개량해 1997년에 나온 기체였고, S-76은 1977년, Bell 430은 1995년 등장했다. 애초에 고려했던 기본 플랫폼들 자체가 한 기종을 제외하면 모두 20년 이상 된 기체들이었다는 것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사업은 예상 외로 싱겁게 끝났다. 기술 소유권 이전을 요구한 우리 측 요구에 미국 업체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사업을 포기해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2파전이 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 2파전도 싱겁게 끝났다. 구형 기체를 내밀었던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 달리 최신 기종을 제시한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가격과 기술이전 제안 조건이 비슷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업의 승자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승리로 끝났다. 대한민국은 이제 9,5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된 지 20년, 엄밀히 따져 원형이 개발된 지 40년 된 헬기의 기술을 이전 받아 ‘차세대 헬리콥터’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1조원 대 비용을 들여 구형 헬기 기술을 들여와 ‘차세대 헬리콥터’를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재 육군에 전력화되고 있는 KUH-1 '수리온‘ 역시 1977년 개발된 AS532U 쿠거(Cougar)를 원형으로 1조 3,0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우리나라의 LCH/LAH 협력업체로 선정된 직후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태도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3일(현지시간) 미국 올란도에서 EC-155의 후계 기종 H-160을 발표했다. 민수용 헬기 시장에서 EC-155 헬기의 판매가 부진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개발한 신형 헬기가 H-160이다. 영국의 항공우주산업 분야 전문 컨설팅 업체인 AFC(Ascend Flightglobal Consultancy)의 항공분석가 벤 채프먼(Ben Chapman)은 “시장에 나와 있는 다양한 기종들과 비교해 EC-155는 너무 낡은 설계이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시장에서 수요를 잃었다“고 지적했고, 미국의 항공전문지 비즈니스 제트 트래블러(Business Jet Traveler) 역시 ”이 헬기는 조종 반응성이 늦고 엔진 성능이 떨어지며, 정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경쟁기종인 S-76보다 최대 1.7배 이상 들어간다“고 혹평한 바 있다. 이 같은 평가 때문에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2018년까지 EC-155를 단종시키기로 결정했다. 요컨대 에어버스 헬리콥터스가 자사의 도태 기종 설계를 한국에 비싼 값을 받고 떠넘긴 뒤 여기서 챙긴 돈을 자사의 신형 헬기 H-160을 개발하는데 보태 한국의 LCH가 시장에 나올 시기보다 한 발 앞서 더 강력한 성능의 경쟁 기종을 시장에 내놓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EC-155는 이미 시장에서도 낙후되고 낮은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어 도태되는 기종이다. 이 기종을 기반으로 신형 헬기를 개발하더라도 이미 쟁쟁한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레드오션인 민수용 소형 헬기 시장에 LCH가 진입이 가능할까? 무엇보다 LCH 개발을 지원하면서 LCH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의 시장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확률은 몇 퍼센트나 될까? 중국은 이미 1980년대에 EC-155의 원형인 AS365를 기반으로 EC-155와 동급인 WZ-9 헬기를 개발해 실전에 배치하고 후속 기종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군을 ‘인해전술이나 쓰는 낙후된 군대’라고 비웃으면서, 정작 우리는 중국조차도 구형 헬기로 분류하는 기종의 기술에 1조원 가까운 돈을 쏟아 부어 차세대 헬기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1만 파운드급 헬기는 이미 시장에 널려 있다. 최신 기술을 적용한 기체를 개발해도 이미 레드 오션인 시장에서 수출이 가능할지 불투명한 마당에 도태 예정 기종을 베이스로 개발한 헬기를 300대나 수출할 수 있다는 관계 당국자에게 도대체 그 300대는 누가 살 것인지 묻고 싶다. -시대 역행하는 소형 무장헬기 민수용 헬기 LCH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 LCH를 기반으로 개발될 소형 무장헬기 LAH이다. 이륙중량 1만 파운드, 즉 4.5톤급의 이 헬기는 우리 군의 500MD 헬기를 대체해 약 200여 대가 배치될 예정인데 완성품 LAH가 나올 시기는 2022년이지만, 이 헬기는 등장과 동시에 ‘시대착오적인 헬기’ 딱지가 예약되어 있다. 우선, 가격과 체급 대비 작전 능력이 형편없다. 베이스 기체인 EC-155B1의 기체 중량은 약 2.6톤, 최대이륙중량은 약 4.5톤으로 최대 1.9톤가량의 적재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 1.9톤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임무장비를 착용한 조종사와 부조종사 2명(160kg), 기수 하단에 장착되는 기관포(42kg), 무장 장착을 위한 좌우 날개(Stub wing) 설치에 각각 약 100kg, 미사일 거치를 위한 발사대 좌우 각각 약 60kg, 대전차 미사일 조준을 위한 조준장치(70~100kg)와 생존성 향상을 위한 전자장비와 채프/플레어 등의 장비(100kg) 등 무장을 탑재하지 않아도 700kg 가량의 중량이 추가된다. 여기에 EC-155의 표준 연료 탑재량 332갤런(약 1톤)을 싣고 나면 탑재할 수 있는 무장의 양은 약 200~250kg 안팎이다. 20mm 기관포탄 100발 들이 패키지가 약 42kg이기 때문에 한 패키지만 실어도 좌우 날개에 탑재할 수 있는 무장은 150kg~200kg 수준에 불과하다. 즉, 기관포탄 100발과 대전차 미사일 4~6발 정도만 탑재하면 최대 이륙중량에 도달하기 때문에 추가 인원 탑승이 불가능해지거나, 추가 탑승을 위해서는 탑승한 인원의 몸무게만큼의 연료를 포기해야 한다. 당초 소형 무장헬기의 무장으로는 미국의 헬파이어와 유사한 중량 50kg, 사정거리 12km급의 복합능동유도형(미사일이 스스로 표적을 쫓아가 명중)과 중량 30kg급, 사정거리 8km급의 반능동레이저유도형(미사일이 표적에 맞을 때까지 헬기가 조준) 두 가지가 검토되었으나, 현재는 LAH의 무장 탑재 중량 여유가 없어 가벼운 미사일이 필요하고, 개발비용 역시 덜 들어간다는 이유로 30kg급 미사일 개발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답은 나왔다. 2020년대 이후 전장에 등장할 소형 무장헬기는 최대이륙중량 한계 때문에 범용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고, 미사일 몇 발만 달아도 최대이륙중량에 근접하기 때문에 기체가 둔중해 적의 대공 사격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북한의 기계화부대와 함께 작전하는 SA-13 지대공 미사일이나 85mm 이상급 대구경 대공포보다 사거리가 짧고, 명중할 때까지 조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장에서 LAH의 생존성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다. 지대공 미사일의 발달에 따라 헬기가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고정익 항공기에 탑재하는 공대지 미사일과 통합되어 10~20km 이상의 사거리를 갖고, 발사 후 미사일이 알아서 표적을 찾아가는 발사 후 망각(Fire & forget) 기능을 가진 형태로 발전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육군의 차세대 대전차 미사일은 1980~90년대 나온 개념을 지향하고 있다. 문제는 통일 이후다. 만약 북한이 아니라 중국과의 교전 상황이 벌어진다면 LAH와 여기에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전장에 들어가는 족족 격추당할 것이다. 우리가 중국을 상대로 제공권을 확보할 수도 없거니와, LAH 같은 헬기는 강력한 지대공 미사일 체계로 무장한 중국군 지상부대에 접근할 수도 없다. 등장하자마자 시대 역행작으로 비난 받을 LAH가 이런 형상이 된 것은 전적으로 정부의 무능력과 안이한 사고방식 때문이다. 당초 군은 500MD 공격형의 대체로 전용 무장헬기를 개발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개발 예산 확보 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었고, 여기에 제대로 된 시장 조사도 없이 “잘만 만들면 300대 이상 수출할 수 있다”면서 민수용 소형 헬기 개발 사업을 소형 무장헬기 개발 사업에 우겨 넣으면서 사업이 산으로 가기 시작했다. 비슷한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던 인도는 ‘Dhruv’라는 헬기를 개발하고, 여기서 ‘Rudra’로 명명된 소형 무장헬기를 개발했지만, 주력 무장헬기로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도입 물량을 대폭 축소하고, 도입된 Rudra 헬기는 고산지대 지역 부대에 한해 화력지원용으로 사용케 했다. 그리고 별도의 전용 무장헬기 LCH(Light Combat Helicopter)를 개발했다. 인도의 LCH는 인도육군이 도입할 AH-64E 아파치 가디언과 인도공군이 운용중인 Mi-35와 같은 대형 공격헬기 대신 육군의 각 부대에 배속되어 공중 화력 지원 수단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우리의 소형 무장헬기와 비슷한 개념인 것이다. 어정쩡한 체급의 헬기를 무장헬기로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교훈을 인도가 시행착오 끝에 이미 10년 전에 내려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이 사례가 우리 정부 당국자들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성격이 전혀 맞지 않는 두 부류의 헬기를 하나로 묶어 거기에 ‘창조경제’라는 수식어를 갖다 붙이는 것도 모자라서 근시안적이고 최저가에 집착하는 업무 처리 방식으로 도태 대상 헬기를 베이스 모델로 선정한 관계당국의 일처리 덕분에 민수용 LCH도, 군용 LAH도 사업 착수와 함께 그 미래에 적색등이 켜지게 됐다. 결국 LCH/LAH 사업에서 이야기했던 ‘창조경제’의 ‘창조’는 ‘해외 방산업체의 이익’과 ‘육군의 미래 전력 퇴보’를 창조한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1조 들여 ‘퇴물 헬기’ 기술 도입이 창조경제?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1조 들여 ‘퇴물 헬기’ 기술 도입이 창조경제?

    -"방사청 LCH/LAH 개발사업 문제" 최근 방위사업청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민군(民軍) 겸용 소형헬기 개발 사업(LCH/LAH : Light Civil Helicopter / Light Armed Helicopter)을 위한 기술협상을 매듭짓고 본격적인 체계 개발 착수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방위사업청이 각 단계를 주관하는 형식으로 추진된다. 먼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해 9,500억 원을 투입, 유럽 에어버스 헬리콥터스(Airbus Helicopters)의 소형헬기인 EC-155B1을 기반으로 신형 헬기를 개발하면, 이 신형 헬기를 기반으로 6,92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소형 무장헬기를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국민 혈세 1조 6,426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지만,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이 사업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곳곳에서 빗발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민수용은 개발비도 건지지 못하고 망할 가능성이 높고, 군용 소형 무장헬기 역시 수출은 고사하고 한반도 전장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최저가 집착...곧 단종될 모델 선정 당초 이 사업의 해외협력업체로 도전장을 내밀었던 기종은 4개 기종이었다.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EC-155B1, 이탈리아 아구스타웨스트랜드(AgustaWestland)의 AW169, 미국 시콜스키(Sikorsky)의 S-76, 미국 벨(Bell)의 Bell 430이 그것이었다. 2012년에 나온 AW169를 제외하면 나머지 3개 기종 모두 개발된 지 수십 년 된 구형 기체들이다. EC-155B1은 1975년 개발된 AS365 기종을 개량해 1997년에 나온 기체였고, S-76은 1977년, Bell 430은 1995년 등장했다. 애초에 고려했던 기본 플랫폼들 자체가 한 기종을 제외하면 모두 20년 이상 된 기체들이었다는 것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사업은 예상 외로 싱겁게 끝났다. 기술 소유권 이전을 요구한 우리 측 요구에 미국 업체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사업을 포기해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2파전이 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 2파전도 싱겁게 끝났다. 구형 기체를 내밀었던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 달리 최신 기종을 제시한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가격과 기술이전 제안 조건이 비슷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업의 승자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승리로 끝났다. 대한민국은 이제 9,5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된 지 20년, 엄밀히 따져 원형이 개발된 지 40년 된 헬기의 기술을 이전 받아 ‘차세대 헬리콥터’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1조원 대 비용을 들여 구형 헬기 기술을 들여와 ‘차세대 헬리콥터’를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재 육군에 전력화되고 있는 KUH-1 '수리온‘ 역시 1977년 개발된 AS532U 쿠거(Cougar)를 원형으로 1조 3,0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바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제조사에 놀아난 한국 주목할 만한 것은 우리나라의 LCH/LAH 협력업체로 선정된 직후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태도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3일(현지시간) 미국 올란도에서 EC-155의 후계 기종 H-160을 발표했다. 민수용 헬기 시장에서 EC-155 헬기의 판매가 부진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개발한 신형 헬기가 H-160이다. 영국의 항공우주산업 분야 전문 컨설팅 업체인 AFC(Ascend Flightglobal Consultancy)의 항공분석가 벤 채프먼(Ben Chapman)은 “시장에 나와 있는 다양한 기종들과 비교해 EC-155는 너무 낡은 설계이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시장에서 수요를 잃었다“고 지적했고, 미국의 항공전문지 비즈니스 제트 트래블러(Business Jet Traveler) 역시 ”이 헬기는 조종 반응성이 늦고 엔진 성능이 떨어지며, 정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경쟁기종인 S-76보다 최대 1.7배 이상 들어간다“고 혹평한 바 있다. 이 같은 평가 때문에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2018년까지 EC-155를 단종시키기로 결정했다. 요컨대 에어버스 헬리콥터스가 자사의 도태 기종 설계를 한국에 비싼 값을 받고 떠넘긴 뒤 여기서 챙긴 돈을 자사의 신형 헬기 H-160을 개발하는데 보태 한국의 LCH가 시장에 나올 시기보다 한 발 앞서 더 강력한 성능의 경쟁 기종을 시장에 내놓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EC-155는 이미 시장에서도 낙후되고 낮은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어 도태되는 기종이다. 이 기종을 기반으로 신형 헬기를 개발하더라도 이미 쟁쟁한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레드오션인 민수용 소형 헬기 시장에 LCH가 진입이 가능할까? 무엇보다 LCH 개발을 지원하면서 LCH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의 시장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확률은 몇 퍼센트나 될까? 중국은 이미 1980년대에 EC-155의 원형인 AS365를 기반으로 EC-155와 동급인 WZ-9 헬기를 개발해 실전에 배치하고 후속 기종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군을 ‘인해전술이나 쓰는 낙후된 군대’라고 비웃으면서, 정작 우리는 중국조차도 구형 헬기로 분류하는 기종의 기술에 1조원 가까운 돈을 쏟아 부어 차세대 헬기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1만 파운드급 헬기는 이미 시장에 널려 있다. 최신 기술을 적용한 기체를 개발해도 이미 레드 오션인 시장에서 수출이 가능할지 불투명한 마당에 도태 예정 기종을 베이스로 개발한 헬기를 300대나 수출할 수 있다는 관계 당국자에게 도대체 그 300대는 누가 살 것인지 묻고 싶다. -소형 무장헬기, 2020년 등장 즉시 '퇴장' 예고 민수용 헬기 LCH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 LCH를 기반으로 개발될 소형 무장헬기 LAH이다. 이륙중량 1만 파운드, 즉 4.5톤급의 이 헬기는 우리 군의 500MD 헬기를 대체해 약 200여 대가 배치될 예정인데 완성품 LAH가 나올 시기는 2022년이지만, 이 헬기는 등장과 동시에 ‘시대착오적인 헬기’ 딱지가 예약되어 있다. 우선, 가격과 체급 대비 작전 능력이 형편없다. 베이스 기체인 EC-155B1의 기체 중량은 약 2.6톤, 최대이륙중량은 약 4.5톤으로 최대 1.9톤가량의 적재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 1.9톤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임무장비를 착용한 조종사와 부조종사 2명(160kg), 기수 하단에 장착되는 기관포(42kg), 무장 장착을 위한 좌우 날개(Stub wing) 설치에 각각 약 100kg, 미사일 거치를 위한 발사대 좌우 각각 약 60kg, 대전차 미사일 조준을 위한 조준장치(70~100kg)와 생존성 향상을 위한 전자장비와 채프/플레어 등의 장비(100kg) 등 무장을 탑재하지 않아도 700kg 가량의 중량이 추가된다. 여기에 EC-155의 표준 연료 탑재량 332갤런(약 1톤)을 싣고 나면 탑재할 수 있는 무장의 양은 약 200~250kg 안팎이다. 20mm 기관포탄 100발 들이 패키지가 약 42kg이기 때문에 한 패키지만 실어도 좌우 날개에 탑재할 수 있는 무장은 150kg~200kg 수준에 불과하다. 즉, 기관포탄 100발과 대전차 미사일 4~6발 정도만 탑재하면 최대 이륙중량에 도달하기 때문에 추가 인원 탑승이 불가능해지거나, 추가 탑승을 위해서는 탑승한 인원의 몸무게만큼의 연료를 포기해야 한다. 당초 소형 무장헬기의 무장으로는 미국의 헬파이어와 유사한 중량 50kg, 사정거리 12km급의 복합능동유도형(미사일이 스스로 표적을 쫓아가 명중)과 중량 30kg급, 사정거리 8km급의 반능동레이저유도형(미사일이 표적에 맞을 때까지 헬기가 조준) 두 가지가 검토되었으나, 현재는 LAH의 무장 탑재 중량 여유가 없어 가벼운 미사일이 필요하고, 개발비용 역시 덜 들어간다는 이유로 30kg급 미사일 개발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답은 나왔다. 2020년대 이후 전장에 등장할 소형 무장헬기는 최대이륙중량 한계 때문에 범용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고, 미사일 몇 발만 달아도 최대이륙중량에 근접하기 때문에 기체가 둔중해 적의 대공 사격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북한의 기계화부대와 함께 작전하는 SA-13 지대공 미사일이나 85mm 이상급 대구경 대공포보다 사거리가 짧고, 명중할 때까지 조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장에서 LAH의 생존성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다. 지대공 미사일의 발달에 따라 헬기가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고정익 항공기에 탑재하는 공대지 미사일과 통합되어 10~20km 이상의 사거리를 갖고, 발사 후 미사일이 알아서 표적을 찾아가는 발사 후 망각(Fire & forget) 기능을 가진 형태로 발전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육군의 차세대 대전차 미사일은 1980~90년대 나온 개념을 지향하고 있다. 문제는 통일 이후다. 만약 북한이 아니라 중국과의 교전 상황이 벌어진다면 LAH와 여기에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전장에 들어가는 족족 격추당할 것이다. 우리가 중국을 상대로 제공권을 확보할 수도 없거니와, LAH 같은 헬기는 강력한 지대공 미사일 체계로 무장한 중국군 지상부대에 접근할 수도 없다. 등장하자마자 시대 역행작으로 비난 받을 LAH가 이런 형상이 된 것은 전적으로 정부의 무능력과 안이한 사고방식 때문이다. 당초 군은 500MD 공격형의 대체로 전용 무장헬기를 개발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개발 예산 확보 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었고, 여기에 제대로 된 시장 조사도 없이 “잘만 만들면 300대 이상 수출할 수 있다”면서 민수용 소형 헬기 개발 사업을 소형 무장헬기 개발 사업에 우겨 넣으면서 사업이 산으로 가기 시작했다. -전혀다른 두 헬기 사업 어거지로 묶어 비슷한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던 인도는 ‘Dhruv’라는 헬기를 개발하고, 여기서 ‘Rudra’로 명명된 소형 무장헬기를 개발했지만, 주력 무장헬기로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도입 물량을 대폭 축소하고, 도입된 Rudra 헬기는 고산지대 지역 부대에 한해 화력지원용으로 사용케 했다. 그리고 별도의 전용 무장헬기 LCH(Light Combat Helicopter)를 개발했다. 인도의 LCH는 인도육군이 도입할 AH-64E 아파치 가디언과 인도공군이 운용중인 Mi-35와 같은 대형 공격헬기 대신 육군의 각 부대에 배속되어 공중 화력 지원 수단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우리의 소형 무장헬기와 비슷한 개념인 것이다. 어정쩡한 체급의 헬기를 무장헬기로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교훈을 인도가 시행착오 끝에 이미 10년 전에 내려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이 사례가 우리 정부 당국자들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성격이 전혀 맞지 않는 두 부류의 헬기를 하나로 묶어 거기에 ‘창조경제’라는 수식어를 갖다 붙이는 것도 모자라서 근시안적이고 최저가에 집착하는 업무 처리 방식으로 도태 대상 헬기를 베이스 모델로 선정한 관계당국의 일처리 덕분에 민수용 LCH도, 군용 LAH도 사업 착수와 함께 그 미래에 적색등이 켜지게 됐다. 결국 LCH/LAH 사업에서 이야기했던 ‘창조경제’의 ‘창조’는 ‘해외 방산업체의 이익’과 ‘육군의 미래 전력 퇴보’를 창조한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발전기금 1조원… 카이스트의 도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발전기금 1조원 모금에 도전한다고 16일 밝혔다.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대학 발전기금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큰 목표를 설정해 주목된다. 16일 카이스트에 따르면 이 대학 1기 석사 졸업생 52명이 18일 서울 캠퍼스에서 10억원의 발전기금 약정서를 대학에 전달할 예정이다. 대학은 학교 발전기금 1조원 모금을 위한 ‘아너 카이스트 비전’을 발표한다. 1조원의 발전기금을 통해 세계 10위권 연구대학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도 함께 알린다. 발전기금은 ▲노벨상 수준의 학문 연구 ▲획기적 변화를 일으키는 교육·연구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연구 등에 쓰일 예정이다. 다만 언제까지 1조원을 모금하겠다는 기한은 따로 정해지지 않았다. 카이스트의 이 같은 목표 설정은 들쭉날쭉한 발전기금 수입을 지속적으로 늘리겠다는 의도다. 카이스트의 2010년 발전기금은 392억여원이었다. 2011년 113억여원, 2012년 132억여원, 2013년 85억원으로 대폭 줄었다가 지난해 453억여원으로 크게 뛰었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아너 카이스트 비전은 1조원이라는 목표를 정하고 꾸준히 기부를 넓혀 나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사립대학들의 기부금은 2003년 1조 1945억원을 기록한 이후 해마다 줄어 2012년에는 3902억원으로 3분의1가량으로 축소됐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정부 예결산] 58조 국고보조사업 메스… ‘원아웃 원인’ 도입

    [정부 예결산] 58조 국고보조사업 메스… ‘원아웃 원인’ 도입

    국고보조사업은 국가가 특정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에 사업비 일부를 주는 것이다. 2006년 30조원 규모였으나 해마다 늘어 올해 2056개 사업에 58조 4239억원으로 불어났다. 9년 만에 2배 규모로 늘어난 셈이다. 국가예산의 15% 수준이다. 하지만 노인 요양시설 지원, 농가 축사시설 현대화, 문화재 보수 사업처럼 유형이 방대하고 관리 주체가 불분명하다 보니 온갖 비리가 나타났다. ‘눈먼 돈’이 돼서 ‘먼저 먹는 사람이 임자’가 된 것이다. 민간 사업자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조금을 부정하게 타 내거나 사업과 무관한 개인 용도로 쓰다가 사정당국에 적발되는 사건이 해마다 드러났다. 3년 연속 ‘세수 펑크’인 상황에서 재정이 계속 부적절하게 사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경찰·검찰이 지난 한 해 동안 적발한 국고보조금 유용액은 부당지급액을 합쳐서 3119억원이다. 연루된 비위자가 5552명이다. 올해는 경기 부천의 한 노인전문요양원 대표가 사회복지사와 간호사 수를 부풀려 국고에서 지원되는 장기요양급여비 2억 4000만원을 타 냈다가 적발됐다. 최근에는 환경부가 부산·대전·경북·충남 등 4개 지자체를 감사한 결과 313억원의 국고보조금이 부당하게 집행된 사실이 적발됐다. 수사나 감사를 통해 밝혀지지 않은 부정 사례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정부는 모든 사업을 다시 들여다보고 우선 순위가 낮거나 성과가 미흡한 경우는 과감하게 폐지·축소를 추진키로 했다. 한번 시작된 사업이 관행적으로 계속되면서 비효율을 낳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모든 보조사업은 운용평가를 거쳐 그 결과를 내년 예산편성에 반영할 방침이다. 600개 유사·중복 사업 통폐합도 추진된다. 국고보조금 부정 수급을 막기 위해 통합관리시스템이 구축되고 민간 보조사업자의 정보공시와 외부회계 의무화가 추진된다. 부정수급이 적발된 민간사업자는 사업참여를 영구 금지(one-strike out)할 방침이다. 재정사업은 기존 사업을 없앨 경우에 한해서만 신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원아웃 원인’(one-out, one-in) 방식이 도입된다. 일몰이 도래한 300억원 이상의 재정지출 사업은 전문연구기관의 심층평가를 거쳐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개혁, 초중등 학생수 감소 등 교육환경 변화를 재원배분 방식에 반영할 예정이다. 국립대 인건비와 시설비 지원기준도 재정립된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文대표, 이런 국회로 의원 수 늘리자는 말 나오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그제 국회의원 정수를 400명 정도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가 번복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당이 개최한 ‘정책 엑스포’ 행사에 참석해 “현재 우리나라 국회의원 수가 부족하다. 400명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가 논란이 일자 “그냥 퍼포먼스로 가볍게 장난스럽게 한 것”이라고 했다. 때를 놓칠세라 군소 야당인 정의당은 어제 국회 입법 청원을 통해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에서 360명으로 늘릴 것을 주장했다. 현행 전국 단위 비례대표제를 바꿔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의원 정수를 지역구 국회의원 240명, 비례대표 국회의원 120명으로 하자고 요구했다. 2012년 대선 때 후보 단일화 상대였던 안철수 의원의 ‘국회의원 정수 축소’ 주장에 동의했던 문 대표의 ‘장난스러운’ 발언이야 스스로 도로 주워 담은 이상 더 왈가왈부할 거리가 없을 듯도 하다. 그러나 내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막 시작된 여야의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고작 의원 머릿수부터 따지는 쪽으로 전개되는 현실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적어도 한 세대 앞을 내다보면서 통일시대를 준비할 국회를 만든다는 각오 아래 선거제도를 고민해야 마땅하건만 기껏 내년 총선에서의 유불리나 셈하고 있으니 첫 단추를 잘못 꿰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의원 수 증원을 주장하는 측은 지역주의 완화와 사회 다양성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언뜻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300명의 국회의원으로는 왜 이를 이룰 수 없는지, 생산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을 길 없는 지금의 국회가 의원 수를 늘리면 나아질 것이라고 볼 근거가 뭔지부터 답해야 한다고 본다. 혹여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바꿔 군소 정당의 원내 진입 문턱을 낮춰 보려는 계산과 선거구 조정 내지 축소에 따른 현역 의원들의 ‘피해’를 방지하려는 꼼수라면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본다. 국회 의석수를 200명 이상으로 하도록 한 현행 헌법 체계에서 지금 19대 국회 의석 300석은 200명대를 넘어선 그 자체로 위헌 논란을 사고 있다. 360석이나 400석으로 늘리려면 마땅히 위헌 여부부터 따져야 할 사안인 것이다. 일각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의석수를 비교해 가며 국회 증원을 주장하고 있으나, 그 나라의 경제 수준과 재정 규모, 통치구조, 의원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 등을 감안하지 않은 채 획일적 잣대로 주장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 국회의 문제는 의원 수 부족이 아니다. 있는 의원들조차 제 역할을 못하는 게 국회의 문제다.
  • [사설] 거짓말로 환경보조금 타낸 지자체 엄벌해야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거짓말로 중앙정부를 속여 환경분야 국고보조금을 부당하게 받아 내는 등 국민 혈세가 줄줄이 새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해 2~12월 부산, 대전, 경북, 충남 등 4개 지자체에 대한 환경분야 감사 결과 313억원이 부당 집행됐다. 2013년의 69억원보다 4배 이상이나 늘어났다. 지자체들은 사업비를 부풀리는 식으로 국고보조금을 쉽게 따내고는 정작 확보한 보조금은 방만하게 집행했다. 해마다 세수가 줄면서 중앙정부는 증세냐, 복지혜택 축소냐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지만 지자체들은 국민의 세금인 국고보조금을 부당하게 받아서 마음대로 쓰는 등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 대전시는 대덕산업단지의 폐수종말처리장을 거쳐 하천으로 보내야 하는 폐수를 다른 하수처리장으로 보내기 위해 국고보조금 14억 7700만원을 받아 이송관로를 설치했으나 시설물을 방치하고 있다. 다른 하수처리장으로 폐수를 보내려면 해당 업체가 동의를 해야 하는데 대전시가 이 업체와 사전 협의를 하지 않으면서 관로가 고철 덩어리가 됐다. 부산시는 생태하천 복원 사업을 하면서 불필요한 공정을 집어넣어 사업비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11억 8900만원의 보조금을 과다 수령했다. 환경분야뿐 아니라 전체 국고보조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잘못된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2011년 국고보조금 비리 신고포상금 제도까지 도입했지만 검찰과 경찰이 지난해 집중 단속한 결과 부당지급되거나 유용된 국고보조금만 3119억원이나 됐다. 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국고보조사업 가운데 정상 판정을 받은 것은 60%에 불과하며, 없어져야 할 국고보조사업에 지난해 들어간 세금만 1조원이 넘는다. 규모도 해마다 늘고 있어 지난해 기준 국고보조금은 52조원에 달한다. 국고보조금 개혁을 위해서는 시스템을 전면으로 개선해야 한다. 유사·중복 사업의 통폐합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정부는 내년부터 새로 추진되는 국고보조사업에는 일몰제를 도입하고 3년마다 사업의 지속 여부를 심사하기로 한 것을 제대로 해야 한다. 지자체와 공기업은 국고보조금이 ‘눈먼 돈’이라는 잘못된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국고보조금을 부정한 방법으로 받거나 방만하게 쓰는 경우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 내 돈처럼 아껴 쓴다는 생각을 해야 국고보조금이 줄줄 새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열린세상] 정부의 적정규모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소진광 가천대 대외부총장

    [열린세상] 정부의 적정규모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소진광 가천대 대외부총장

    인간 사회는 개인의 이익이 시장(市場)에서 저절로 조정되는 민간부문과 개인의 이익과 공동체 이익이 충돌하는 공공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사람들의 이익에 해를 미치지 않는 거래는 당사자들만의 합의에 맡겨도 된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의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거래는 당사자들만의 합의가 담합 혹은 독점의 형태로 나타나 인류 공동체의 공공이익을 저해한다. 개인의 이익과 공공의 이익이 충돌하는 영역은 정부 장치를 통해 관리된다. 따라서 민간부문과 공공부문의 적정 조합은 나라 운영에 가장 기초적인 요소이다. 이러한 공공이익의 정의는 민간부문의 영역을 어느 범위까지 인정하느냐와 관련되어 있다. 정부 실패가 시장의 실패와 연동되어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민이 필요로 하는 공공재의 수요와 국민의 부담으로 이뤄지는 공공재 공급이 일치하지 않으면 정부의 실패가 나타난다. 정부의 실패 원인은 공공부문의 구조와 기능의 정합성 여부와도 관련되어 있지만 대체로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즉,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거나,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했거나,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했을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특히 정부가 할 수 없는 일까지 개입하는 오만(傲慢)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이러한 정부의 실패는 정부 조직의 적정규모와 관련되어 있다. 정부의 규모가 적정수준보다 작아서 발생한 실패는 국민부담이 역시 작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공공부문을 확대함으로써 치유가 가능하다. 이 경우 국민부담을 늘려서라도 필요한 공공부문을 확대하는 데 반대할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정부의 규모가 지나치게 커서 나타나는 실패는 권력의 속성과 정부 조직의 역기능으로 인해 치유하기가 쉽지 않다. 통상 비대한 공공부문은 민간부문을 압박하거나 불필요하게 규제하면서 유지된다. 정부의 적정규모는 어떠한 관점에서 접근돼야 하는가? 정부는 공공의 이익을 관리하기 위한 장치이지, 시장에서 상호 협상에 의해 조정될 수 있는 개인의 이익을 관리, 조정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정부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 구분하여 각 영역의 공공이익을 정의하고 이를 관리하도록 설계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의 적정규모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회발전 맥락에서 공공이익을 정의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하고, 다음으로는 이러한 공공이익의 공간범위와 관련하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적절한 역할 구분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공공부문 관리도 전체 공공이익의 크기를 늘려나가는 적극적 방식과 전체 공공이익 범위 안에서 구성원들의 이해 다툼을 조정하는 소극적 방식으로 구분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소극적 공공이익의 관리가 전체적인 공공이익 증진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 사회 안전망이 구축되고, 사회정의가 잘 유지되며, 개인의 책임과 자유가 존중되면 전체 사회는 효율화되어 개인의 역량발휘도 더 나은 보상으로 이어진다. 즉, 작은 정부도 전체 사회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개인의 창의적 역량을 높여줄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는 하지 말아야 할 일과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과감하게 축소하고, 해야 할 일을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 정부는 공공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규칙과 기준을 만들고 잘 지켜지도록 관리하는 업무에 집중하여야 한다. 정부가 직접 민간부문과 경합한다면 공정성을 유지할 수 없고, 규칙에 어긋난 경우를 제재할 수 없다. 또한 정부는 공공이익을 적극적으로 증진한다는 명분으로 민간부문에 과도하게 개입해서도 아니 된다. 공공재 공급과잉을 부추기는 각종 정부 공모제와 규제는 정부의 실패로 이어지고 시장의 실패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 조직의 비대화로 인한 공공재 공급과잉은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고 혜택만 바라는 ‘비굴한’ 국민을 양산하게 된다. 민간부문의 창의적 자생력이 국가 경쟁력의 기본이다. 민간부문이 확대되고 보호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가 직접 모든 일을 관리하려 한다면 공공부문은 커지고, 국민부담은 가중되며 민간부문의 자생력은 떨어질 것이다. 정부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위해 세금을 더 걷는다면 누구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 주객전도된 황당한 세월호 시행령

    지난달 27일 해양수산부가 입법예고한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이하 세월호 시행령)을 둘러싸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2일 세월호 시행령과 관련해 “여야의 합의 취지를 정면으로 위반한 황당한 수준”이라며 즉각 폐기를 요구했다. 우 원내대표는 “조사 범위도 대폭 축소되고 조사 대상인 해수부 공무원이 특위를 좌지우지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석태 세월호특별조사위원장은 2월 초 세월호특위안을 마련해 정부에 제출했다. 해수부는 당초 세월호특위가 제안한 진상규명국, 안전사회국, 지원국 등 3국 11과를 1실(기획조정실) 1국(진상규명국) 5과(조사1~3과, 안전사회과, 피해자지원점검과)로 최종 입법예고했다.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사회국과 희생자 추모사업 등을 담당하는 지원국을 과로 격하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세월호특위 조직인력도 최대치인 120명이 아닌 90명으로 축소됐고 예산도 192억원에서 130억원으로 깎였다. 사무처 내 해수부 공무원 수는 8명에서 9명으로 늘었다. 해수부는 “과거 다른 위원회의 사례를 비교했고 방향과 업무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필요에 따라 인력은 최대 120명까지 늘릴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선박 안전의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해수부가 자신의 소속 부처 공무원 수는 늘리고 줄어든 사무처 직원의 절반 가까이를 공무원으로 채운 것은 조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사고의 책임이 있는 공무원들은 특위를 옆에서 행정적으로 보조하는 정도에서 지원하는 게 맞지 주객이 전도되면 불필요한 오해만 더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희생자 추모와 피해 지원, 사고 재발 방지 등에 대한 정부와 특위 간 시각차를 보여 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세월호 진상 규명 피해갈 생각 말라

    지난해 봄 우리는 그야말로 지옥의 묵시록에나 등장할 법한 대참사를 두 눈 멀겋게 뜨고 바라만 봐야 했다. 다시 되뇌기도 두려운 세월호 비극이다. 304명의 목숨이 희생됐다. 혹자는 세월호 참사를 한국전쟁과 맞먹는 상흔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세월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 새로워지는 트라우마를 생각하면 그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천재지변 같은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속절없이 당한 비극이기에 우리의 상처는 더욱 크고 아쉬움 또한 더욱 깊은 것이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 1주년이 다 돼 가는 지금 우리가 내놓은 선후책(善後策)이란 정말 지질하기 짝이 없다. 전 국민적인 비극 앞에서 패가 갈려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정말 자괴감이 들게 할 정도다. ‘4·16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기구 규모와 예산, 구성 면면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해양수산부가 제시한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에 따르면 특위의 정원은 세월호특별법에 명시된 120명보다 30명이 적은 90명이다. ‘국’이 ‘과’로 격하되는 등 조직 또한 크게 축소됐다. 우리는 단순히 정원이 줄어들고 조직의 규모가 작아졌다고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석태 세월호특위 위원장도 지적했듯 각 소위원회의 기획조정 업무를 기획조정실장과 기획총괄담당관 등 해수부 공무원이 담당하고 진상규명 업무도 정부의 조사 결과를 분석하는 것으로 한정한다면 문제가 없지 않다고 본다. 이처럼 공무원이 힘을 받는 시스템 아래서는 누구도 정부의 직간접적인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관제 기구화’의 우려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무릇 진상 조사의 성패는 얼마나 독립성과 객관성을 가지고 조사에 임해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다분히 일방통행적인 정부안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진상 조사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는 ‘특위 무력화’안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해수부는 특위와 긴밀히 협의를 하고 입법예고에 앞서 정부의 시행령안을 보내 의견을 수렴하는 최소한의 절차조차 생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식이라면 세월호 진상 규명을 통한 국민 통합은커녕 그러지 않아도 갈라질 대로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더욱 찢어 놓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세월호특위를 두고 온갖 험한 말들이 나돌았다. 일각에서 주장하듯 세월호특위 일부가 무슨 벼슬이라도 한 듯 과도한 인력과 예산 등을 요구하며 ‘완장질’을 하는 것이라면 분명 문제다. 하지만 이른바 친박 실세라 불리는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세월호특위를 ‘세금 도둑’이니 ‘탐욕의 결정체’니 하며 제 하고 싶은 대로 ‘뻘소리’를 쏟아내는 판국이니 과연 세월호 진상 규명 의지가 있기는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진정으로 세월호의 아픔을 이해하는 바탕에서 진상을 규명하고자 한다면 이제라도 특위에 대한 국민 여론을 제대로 수렴해야 한다. 특위에 보다 분명한 권한과 책임이 주어져야 세월호의 진상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무게를 감안하면 최소한의 국민적 컨센서스라도 이뤄 내야 한다. 정부의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은 다시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 “해수부안 철회해야”… 대통령 면담 요청

    “해수부안 철회해야”… 대통령 면담 요청

    이석태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과 일부 위원들이 특조위의 정원, 조직, 권한 등을 축소하는 내용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에 강력 반발하며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2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양수산부가 최근 입법예고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은 특조위의 업무와 기능을 무력화하고 행정부의 하부 조직으로 전락시키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비판하며 박 대통령 및 여야 대표와 만나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특조위는 공무원 정원을 120명으로 하고 사무처 안에 3국·11과 등을 두도록 하는 내용의 시행령안을 지난달 17일 정부에 전달했지만 해수부는 공무원 정원을 90명으로 제한하고 사무처 조직도 1실·1국·5과로 축소한 시행령안을 지난 27일 입법예고했다. 특조위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특히 소위원회의 역할이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소위의 지휘·감독 권한을 배제한 해수부 시행령안에 대해 박종운 특조위 안전사회소위원장은 “이대로라면 소위는 사무처 공무원들이 만든 보고서나 검토하고 심의하는 허수아비 역할에 그칠 수밖에 없다”면서 “특조위의 설립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특조위는 절차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법령상 해수부는 시행령 성안 초기부터 특조위원장과 협의해야 하고, 입법예고 전에는 시행령안을 (특조위에) 보내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데 그런 절차조차 멋대로 생략했다”고 지적했다. 특조위 측은 정부가 특조위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와의 만남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 규명 약속이 진실이었는지 (박 대통령에게) 확인해 보고자 한다”며 “여야 합의로 만든 세월호 특별법이 행정부에 의해 왜곡되고 있는 만큼 특조위가 제대로 일할 수 있게 여야 대표에게 협조를 부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과 일부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경기 안산에서 세월호 유족 ‘4·16 가족협의회’ 대표단을 면담했다. 유경근 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정부가 마련한 시행령은 진상 규명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전면 철회를 목표로 내일 국회의장, 청와대, 여야 원내대표, 당대표, 해수부 장관 등에게 면담 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누구와 함께라도 좋을 ‘장인을 찾아서… ’

    누구와 함께라도 좋을 ‘장인을 찾아서… ’

    나라 안에는 독특한 기술을 가진 장인들이 많다. 드러나지 않았을 뿐, 떡과 차를 만드는 일에서부터 나전칠기나 전통 신을 제작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제각기 일가를 이루고 있다. 새봄, 장인을 찾아가는 여정은 어떨까. 맛과 멋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테마 여행이다. 맛 좋고 몸에도 좋은 약떡-전남 진도 거친 울돌목 위 진도대교를 건너면 맛 좋고 건강에도 좋은 약떡 ‘복령조화고’를 만드는 명인이 있다. 식품명인(53호)으로 지정된 김영숙 명인이다. 그가 쓰는 재료가 특이하다. 죽은 소나무 뿌리에서 자라는 복령은 이뇨, 강장, 진정에 효능이 있는 버섯인데, 이 복령을 넣어 만든 복령조화고로 떡을 만든다. 복령조화고는 소화력이 약해진 환자나 노인, 아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진도의 봄은 꽃게가 책임진다. 해마다 4월부터 5월 말이면 꽃게 집산지인 서망항이 시끌시끌하다. 들꽃과 해안 절벽이 기막히게 어우러지는 접도 웰빙 등산로는 오붓하게 걷기 좋다. 급치산전망대, 세방낙조전망대, 진도개테마파크, 운림산방 등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조망하기 좋다. 진도군청 관광문화과 (061)540-3033. 다향 가득한 지리산-경남 하동 차 맛을 위해 평생을 바친 제다 명인이 하동 화개에 있다. 화개제다는 홍소술 명인이 운영하는 다원이다. 화개동 일대의 수많은 야생차 밭 가운데 이름이 높다. 쌍계제다는 다양한 전통차로 하동 야생차의 명성을 전국에 알린 김동곤 명인이 운영하는 다원이다. 두 곳 모두 명인이 만든 차를 무료로 마실 수 있는 시음장을 운영한다. 하동 차문화센터에서는 하동 야생차의 역사와 차 문화에 대해 전시하고 차 덖기, 떡차 만들기, 다례 배우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매년 5월 말쯤에는 하동 야생차문화축제도 열린다. 초의 선사가 머물며 ‘동다송’을 지은 칠불사와 차 시배지, 백련리도요지도 함께 둘러보고 섬진강 100리 테마로드의 야생차 구간을 걸으면 봄날을 만끽할 수 있다. 하동군청 문화관광과 (055)880-2377. 국보급 건축물들을 만나다-충남 예산 나무를 다루는 목수는 궁궐, 사찰, 주택 같은 건축물을 짓는 대목장과 가구나 공예품을 만드는 소목장으로 나뉜다. 대목장은 설계부터 완성까지 건축의 전 과정을 총괄하는 책임자다. 전흥수(중요무형문화재 74호) 대목장은 올해 78세로, 18세에 목공에 입문해 전통 건축의 맥을 잇는 데 평생을 바쳤다. 1998년에는 전 재산을 들여 고향인 충남 예산에 한국고건축박물관을 지었다. 국보 1호 숭례문을 비롯해 법주사 팔상전, 봉정사 극락전, 부석사 무량수전, 개암사 대웅전 등 국보와 보물급 문화재의 축소 모형을 실제 건축 기법대로 손수 제작해 전시했다. 수덕사와 추사 고택, 국내에서 여섯 번째로 슬로시티 인증을 받은 대흥면, 장터국밥으로 유명한 예산 오일장, 덕산온천 등을 연계해 여행할 수 있다. 예산군청 녹색관광과 (041)339-7312. 간결하면서도 견고한 나주반-전남 나주 나주반은 전남 나주에서 만드는 소반이다. 간단한 운각, 둥글면서 날렵한 다리 선, 화려하지 않은 가락지(다리와 다리를 연결하는 가로 부재) 등 간결한 아름다움과 결구의 짜 맞춤으로 완성된 견고함이 특징이다. 상판 가장자리를 따라 아교를 칠하고, 홈을 판 변죽(상 가장자리)을 둘러서 끼워 맞추는 변죽기법은 해주반이나 통영반과 차별되는 독특한 기법이다. 광복 후 사라질 뻔한 나주반의 맥을 김춘식(중요무형문화재 99호) 소반장이 잇고 있다. 나주반전수교육관에서는 일반인 가족을 대상으로 소반 체험을 운영한다. 체험은 주중(월·수·목·금요일)은 오전과 오후, 화·토요일은 오후에 진행된다. 일주일 전에 예약해야 하며, 체험 시간은 3시간이다. 나주반전수교육관 (061)332-2684. 빛과 향이 어린 나전칠기-강원 원주 나전칠기의 주요 소재는 나전과 칠기다. 이 가운데 옻칠에 해당하는 칠기의 고장이 원주다. 옻칠 재료는 우리나라에서 원주를 으뜸으로 친다. 나전장 고(故) 일사 김봉룡이 원주로 작업장을 옮긴 이유도 좋은 옻 때문이다. 지금은 그의 제자 이형만이 중요무형문화재 10호 나전장의 대를 잇고 있다. 이형만 나전장은 김봉룡 장인에게 나전을 배웠고, 제대 후 스승에게 인사 차 들렀다가 원주에 뿌리를 내렸다. 나전칠기는 기법에 따라 줄음질과 끊음질로 나뉜다. 이형만 장인은 줄음질로 만든다. 원주는 이들 나전장을 중심으로 옻칠공예의 본산으로 성장하고 있다. 원주옻문화센터, 원주역사박물관, 옻칠기공예관 등에서 장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옻칠과 나전칠기 체험도 가능하다. 원주옻문화센터 (033)745-0160. 전통신 신고 항도를 걸어볼까-부산 감천마을 화혜장 감천문화마을에는 안해표(무형문화재 제17호) 화혜장이 운영하는 전통신전수관이 있다. 화혜장은 왕가나 양반층이 주로 신던 전통 가죽신(화혜)을 만드는 장인이다. 다양한 천연 소재를 이용해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쳐야 단아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신이 만들어진다. 전통신전수관에선 3대에 이르는 세월 동안 전통을 고집하며 오직 손으로 만든 화혜의 아름다움과 장인의 삶을 만나 볼 수 있다. 영도구의 절영해안산책로와 남구의 이기대해안산책로는 부산의 아름다운 바다를 가볍게 걸어 볼 수 있는 길이다. 절영해안산책로에는 영화 ‘변호인’, 이기대해안산책로에는 영화 ‘해운대’ 촬영지도 있다. 절영해안산책로 가는 길에 부산삼진어묵체험역사관에서 어묵도 맛보고, 역사도 되새겨 보는 게 좋겠다. 전통신전수관 (051)292-2224.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세월호 특조위, 하루 만에 파행

    세월호 특조위, 하루 만에 파행

    세월호 참사 1주년이 임박한 상황에서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다음주부터 위원회 활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정부가 조직 등을 규정한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하면서 특조위의 업무와 역할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이석태 특조위원장은 27일 긴급 성명서를 내고 “해양수산부가 입법예고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은 입법 취지를 실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특조위를 무력화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위원장은 특조위 직원들에게 30일부터는 소위원회 활동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해수부는 이날 ‘4·16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안)’을 발표했다. 특조위가 제안했던 3국 1관(진상규명국·안전사회국·지원국, 기획행정담당관)과는 달리 1실 1국 2과(기획조정실, 진상규명국, 안전사회과·피해자지원점검과) 안으로 바꿨다. 특히 특조위의 핵심인 진상규명국의 규모가 줄었다. 특위는 진상규명국 산하에 조사기획과, 자료정보과, 조사1과, 조사2과, 조사3과를 설치하자고 했지만 정부는 조사1과, 조사2과, 조사3과로 축소했다. 이 위원장은 “파견 공무원인 기획조정실 기획총괄담당관이 위원회와 소위원회 업무를 완전히 장악해 개별 부서의 권한과 역할을 무력하게 했다”면서 “진상 규명 업무를 기존 정부조사 결과의 분석과 조사에 한정시켜 면죄부를 부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시행령 안을 결코 인정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장·차관 결재권 3분의1로 줄인다

    장·차관 결재권 3분의1로 줄인다

    “장·차관에게 결재를 받으면 무언가 일했다는 자부심과 인정받았다는 생각을 갖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윗사람한테 서류를 내밀어 도장을 받으려는 사례가 늘어나게 됩니다. 물론 열심히 일하겠다는데 나무랄 수는 없지만….” 23일 행정자치부의 한 간부는 이렇게 말끝을 흐렸다. 그는 “그러나 결재를 받고 나면 나로선 할 만큼 했다는, 일종의 책임감으로부터 벗어난 듯한 마음이 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행자부는 이날 ‘실·국장 대상 결재권 대폭 위임’ 계획을 밝혔다. 장·차관에게 몰리는 결재물량을 줄여 좀더 거시적인 안목을 키우고 중장기 계획을 짜는 데 힘쓰게 하는 한편 실·국장에겐 책임감을 더 부여해 소신껏 일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과 단위 부서 직원들에게도 권한을 갖고 좀더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돕는 효과를 겨냥한다. 현재 행자부는 3800건에 이르는 전체 업무의 14%(장관 210건, 차관 290건)를 장·차관에게 결재를 받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정부조직 개편과 함께 기존 ‘2차관 1본부 5실 4국 21관 72과 10소속기관’에서 ‘1차관 4실 1국 16관 49과 7소속기관’으로 축소(직원 3275명→2655명)된 점을 감안해도 적잖은 부담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향후 결재비율은 장관의 경우 1.8%(70건), 차관 2.9%(111건)를 합쳐 4.7% 이하로 줄어들게 된다. 행자부는 이를 위한 ‘위임·전결 규정’(훈령) 개정안을 이번 주 내에 매듭짓고 곧장 실시하기로 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장·차관이 수행하던 업무의 9.3%를 실·국장 이하 직위에서 맡게 된다. 이에 대해 한 고위간부는 “위로 갈수록 지나치게 많은 결재권을 주게 되면 거꾸로 직원들에게 창의력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며 “결재하는 것은 한번의 서명으로 끝나지만 실무점검 등 준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이번 결재서류 감축에 의미를 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오늘의 눈] 킹스맨도 좀 보시죠/송수연 특별기획팀 기자

    [오늘의 눈] 킹스맨도 좀 보시죠/송수연 특별기획팀 기자

    스파이 액션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가 국내 극장가를 달구고 있다. 영화가 개봉된 전 세계 13개 지역에서 우리나라가 흥행수익 2위를 기록할 정도다. 이를 두고 ‘영국식 젠틀맨십이 통했다’, ‘B급 감성을 기발하게 풀어냈다’ 등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는데 유독 한국에서 인기를 끈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해 보인다. 다른 이유가 더 있지 않을까(주의: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다) . 킹스맨이 기존 스파이 영화와 다른 점 중 하나는 ‘악당 대 스파이’의 구도가 아니라 ‘악당과 전 세계 기득권 무리 대 스파이’라는 점이다. 억만장자 악당 발렌타인은 자원고갈의 위기에 놓인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는 인간의 숫자를 줄여야 한다며 소수의 인간만 남겨놓은 채 인구를 몰살하려 한다.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 중에서도 탐욕스러운 자들이 악당의 계획에 동조한다. 킹스맨의 활약으로 발렌타인의 계획은 실패하고 이들도 최후를 맞는다. 음모를 꾸몄던 이들의 두상이 하나둘씩 오색착란하게 빛을 뿜으며 폭죽처럼 터지는 장면은 그야말로 이 영화의 압권이다. 대중 앞에서 짐짓 고귀한 척 가면을 썼던 권력자들의 머리도 여지없이 날아간다. 잔인해야 할 장면인데 오히려 무릎을 치며 박장대소했다. 평범한 소시민들이 학살당할 뻔한 상황이 역전되고 그동안 사회를 오염시키던 위선자들을 썩은 좁쌀을 골라내듯 솎아 냈다. 국내에서 킹스맨의 열기가 뜨거운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 관람객이 해외 관람객들보다 위선자들에 대한 응징에 더 큰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현재 우리나라 국민들이 특권층에 대한 반감이 더 큰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두 달여간 특별기획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를 취재하면서 느꼈던 것도 그렇다. 사회 양극화가 이제는 감내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고 사회제도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 악당 발렌타인의 논리도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하다. 19세기 영국의 고전파 경제학자인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이 떠올랐다. 맬서스는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기 때문에 인구 과잉, 식량 부족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정치권은 맬서스의 주장을 적극 받아들였다. 영화에서처럼 인구 말살까지는 아니지만 인구 증가 억제를 위해 빈민 구제방안 등을 무효화시키거나 보류시켰다. 이제 21세기의 기득권층은 ‘인구론’이 아닌 ‘경제위기론’으로 팻말을 바꿔 각종 사회복지 정책을 축소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지나친 것일까. 한 영화의 흥행은 당시 사회적 분위기와도 무관치 않다. 그런 점에서 정치인들이 킹스맨도 좀 보셨으면 좋겠다. 영화 ‘국제시장’이 흥행하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앞다퉈 극장으로 달려가지 않았던가. 킹스맨이 왜 유독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정치인들의 대답이 궁금하다. songsy@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부구욱 대교협 회장, 대학가 현안 ‘해법’을 말하다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부구욱 대교협 회장, 대학가 현안 ‘해법’을 말하다

    자원빈곤국은 성장동력을 인적 자원에 둔다. 교육부가 학령인구 감소와 정보통신 기술변화 등 교육환경 변화로 대학 구조조정에 나선 이유다. 하지만 대학가는 정부 구조조정에 반발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부구욱(63) 회장으로부터 대학 구조조정 등 대학가 현안에 대한 해법을 들어봤다. 대교협은 대입전형 관리에서부터 인재양성 방향에 이르기까지 대학교육의 전반적 문제를 대학사회를 대표해 정부에 건의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대학총장 협의기구다. 영산대 총장인 부 회장은 지난 1월 16일 21대 회장으로 취임했으며 내년 4월 7일까지 대교협을 이끈다. 인터뷰는 지난 16일 광화문 달개비에서 했다.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대학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 2022년까지 전문대 입학정원을 포함한 4년제 대학 입학정원 16만명을 줄이지 않으면 상당한 혼란이 온다. 전문대 입학정원을 포함한 대학 신입생 정원이 현재 56만명이다. 대학 진학률을 감안하면 2022년이면 40만명 수준으로 줄게 된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교육대란이 올 것이다. 하지만 대학의 자율합의로 구조조정을 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정부가 행정력으로 강제하는 게 불가피하다. 이러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양적인 구조조정 이후의 모습이다. 대학은 국가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대교협이 이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 향후 10년 내 세계 200위권 대학에 20개 대학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는 4~5개 대학에 불과한 수준이다. 20개 대학은 국·공립에서 10개, 사립대에서 10여개 대학이 대상이다. 우리 대학들이 일본을 추월 못하는데, 중국에 추월당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그리고 외국인 유학생 자원은 중국에 있는데 대부분 미국과 유럽으로 간다. 세계 200위권에 들어갈 국내 대학이 많아지면 이런 외국인 유학생 자원들이 국내로 몰려올 것이다. 단계적 목표관리 방안으로는 40억 달러 적자인 교육부문 수지의 적자도 반으로 줄여야 한다. 이 목표를 위해 대학 교육부와 정치권에서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 오는 6월 대교협 정기총회까지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대교협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대학별 세부방안이 있나. -각 대학 처지에 따라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전체 이익을 추구하는 게 필요하다. 국립대는 각 권역별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거점 국립대가 중심의 통합 역할을 할 것이다. 기초역량은 국립대에서 가르치고 사립대와 중복되는 부분은 통합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교수 1인당 학생수가 줄게 되고 1인당 학생 투자비를 높일 수 있다. 신규 교수 충원도 가능하다. 이렇게 해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대학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세계 200위권에 들어갈 사립대 10여곳에 대해서는 등록금 상한제 폐지 등 각종 규제를 예외적으로 풀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 정부는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있는 외국 대학에 대해서는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국내 대학들 입장에서 보면 역차별을 당하는 것이다. 국내 대학의 등록금이 1년에 1만 달러가 안 된다. 해외 유학가면 4만~5만 달러 학비에 생활비를 포함하면 연간 7만~8만 달러가 소요된다. 최소한의 예외를 인정해 두자는 것이다. →10여개 사립대학에 대해서만 예외를 인정하면 나머지 사립대학들이 불평하지 않나. -나머지 대학 수준도 같이 올라갈 것이다. 국립대와 유명 사립대가 학부 정원은 줄이고 대학원 정원을 늘리는 등 연구중심 대학으로 가면 중소형 대학들에 대한 정원 축소 압력이 완화된다. 중소형 대학들로서는 지역 특성에 따른 구조개혁을 통해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학과제 폐지 등을 놓고 중앙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학과제 폐지는 경영 결단의 문제이다. 해당 교수들의 반발은 이해된다. 가족이 헤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비슷하다. 그러나 대학 당국 입장에서 보면 국가 사회에서 인문 정원이 얼마나 필요한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필요한 정원이 많으면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학문 후속세대 양성이 필요하나 우리나라 규모에서 학문영역에 대한 규모가 있지 않느냐. 물론 인문학 경시 풍조는 바람직하지 않다. 인문학은 기초가 돼야 한다. 학과와 무관하게 공학 등 다른 전공 학생들에게 인문정신은 전파하고 확대보급해야 한다. →대입전형의 방향은. -향후 3년간 대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지금 진행되는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지금으로서는 2020년 이후 수능을 포함한 대입제도가 어떻게 돼야 하는지 논의하려고 한다. 각 유관기관 대표 및 원로들과 간담회 형식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결론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나 국가와 민족이 굴기하는 중국, 러시아,일본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교육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 새로운 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본이념은 창조경제에 맞는 것이어야 한다고 본다. 창조경제는 (박근혜 정부가 아닌) 다른 정부가 들어왔어도 이 시점에서는 주창해야 할 것이다. 창조경제에 맞는 교육체계를 갖춰야 한다. 교육체계가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서트 무버’로 가야 한다. 전문가 그룹에 의뢰해서 2~3년간 연구해서 윤곽이 나올 때 밝힐 수 있을 것이다. →바람직한 인재육성 방안이라면. -상징적인 에피소드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학부형들이 학교를 갔다 온 자녀들에게 “오늘 뭘 배웠느냐”고 묻는다. 반면 이스라엘에서는 “오늘은 뭘 질문했느냐”고 묻는다고 한다. 학습은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우리는 주입식, 암기식에 친숙하다. 의문을 가질 때 호기심이 생기고 알고자 하는 욕구가 일어난다. 뭔가를 알고 싶어하는 인재들이 나와야 한다. 이런 방향이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이 아닌가 싶다. →대학가 학점 인플레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국내 최고 대학이라는 곳에서 학생 60% 정도가 A+학점을 받는다고 한다. 대학의 자율 판단에 따라 하겠지만 잘못된 것이다. 합리적 수준의 평가는 상대평가다. 상대평가의 수준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할 것인지, 하위 수준의 대학을 놓고 할 것인지는 개별 대학에서 알아서 할 일이다. 하지만 공부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쪽으로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 미국의 하버드나 예일대 학생들은 하루 2~3시간만 자고 공부한다. 우리 학생들에게 좋은 학점을 주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다. →대학사회 성폭력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다. -성폭펵은 상당한 형사범죄다. 있어서는 안 된다. 현재 각 대학들이 필요한 조치를 하는 상황이다. 각 대학의 도덕적 기준은 대학 이미지에 직결된다.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알아서 할 일이다. →이른바 김영란법에 교직원도 포함돼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바람직하지 않다. 사립학교 교직원은 물론 국립학교 교직원도 포함해서는 안된다. 공무원은 뇌물죄로 처벌 가능하다. 대학 교직원에게 무슨 인·허가권이 있느냐. 직무와 관련해서는 뇌물죄로 처벌하면 된다. 대학을 잠재적 범죄집단화하는 것으로 잘못된 과잉 입법이다. 대학의 권위가 파괴되면 누구에게도 득이 안 된다. 자율과 자정에 맡겨야 한다. 과거 대교협 윤리위원장을 맡은 적이 있다. 당시 감사원에서 사립대학을 감사했다. 양건 감사원장 시절이다. 국고지원 범위 내 감사라고 하지만 사실상 일반감사였다. 대학 사회가 큰 자괴감에 빠졌었다. 감사원에 감사결과 자료 요청을 했으나 주지 않더라. 결국 정보공개 청구해서 몇 달 지나서야 받았다. 하지만 황당한 비리를 저지른 대학은 없었다. 징계할 수준이 아니었다. 경고 서한으로 끝내고 마무리한 적이 있다. 당시 감사원의 감사는 참으로 부적절했다. 대학은 우리 사회가 지켜줘야 한다. 대학이 잘나서가 아니다. 후세대를 위해서다. →대교협 내 8개 총장특별위원회 중 하나가 법학전문대학원 특위로 알고 있다. 로스쿨의 성공적 정착을 추진하려는 조직으로 알고 있는데 대한변협은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한다. -우리는 공감하기 어렵다. 사시 존치 주장은 정부 방침과 반대되는 것이어서 큰 문제다. 사시로는 변화된 사회에 적합한 인재 양성이 불가능하다.사시 나오면 일반 송무전문 변호사만 양성한다. 그동안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법 실력을 테스트해 해마다 1000명씩 선발해 왔다. 과거 사시제도 아래서는 합격생들이 연수원 졸업까지 평균 8~10년 공부했다. 젊은 시절에 10년 공부하는데 이렇게 하고 나면 다른 전문영역을 이해하기 어렵다. 일반 송무변호사는 지금도 너무 많다. 앞으로는 특허, 금융, 지적재산권, 마케팅 전문 등 전문변호사가 필요하다. 법률에 융합 인재가 필요하다. 공직도 마찬가지다. 외무고시 출신 인재들이 우수하지만 한·미FTA 번역 오류를 지적한 사람은 검사출신 변호사였다. 외무부 안에도 변호사들이 많이 들어가야 한다. 전문 변호사들이 사회 곳곳에 퍼져야 한다. →전문대와 종합대 간 영역 구분이 파괴되고 있는데. -구분이 안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 동일기술 기반의 학과라 하더라도 목표 자체가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미용은 기술이다. 하지만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헤어 디자이너는 전문대 과정으로는 기를 수 없다. 유명 헤어디자이너를 양성하려면 인문학적 소양에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한 과정은 종합대학에서 해야 하지 않나. →법조인 출신 총장이다. 사법부에 있을 때와 학교경영을 하는 현재를 비교해 달라. -총장으로 일하게 된 것은 제 인생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20년간 법원에서 일했다. 각종 민·형사 사건 등 사회문제에 대한 결단을 해야 한다. 무엇이 올바른지 처벌이 합당한지 등 늘 갈등을 겪는다. 잘못하면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게 돼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반면 대학에서는 학생들을 더 잘 성장시킬 수 있는 지 생각하게 된다. 좋은 일만 생각하게 돼 좋다.  박현갑 편집부국장 eagleduo@seoul.co.kr ■ 부구욱 회장은 누구 부 회장은 법조인 출신 대학총장이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법학석사, 2001년 한양대에서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9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1년 부산지방법원 판사에서부터 2001년 서울지법 부장판사직까지 20년간 법조인으로 생활했다. 이후 2001년부터 영산대 총장으로 있다. 영산대 재단인 성심학원을 꾸려 온 어머니인 박용숙 이사장으로부터 학교경영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갑자기 법조계를 떠났다. 황우여 교육부총리와는 같은 법조계 출신이라는 인연이 있어 업무 협조가 원활한 편이다. 황 부총리가 서울가사법원 가사부 부장판사 시절, 부 총장은 단독판사였다. 법조계 출신답게 인터뷰 내내 논리적 설명을 잊지 않았다.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교직원을 포함시킨 것의 법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사시 존치 여부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는 등 사안별로 열린 시각을 보였다.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책자문위원, 부산국제영화제 후원회장, 대교협 대학윤리위원회 위원장, 한국조정학회 회장, 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 대교협 부회장을 지냈다.
  • ‘반값 중개 수수료’ 경기도의회 수용

    경기도의회가 논란을 빚은 부동산중개 수수료 조례 개정과 관련, 국토교통부 권고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국토부 권고안은 매매 6억원 이상∼9억원 미만, 임대차 3억원 이상∼6억원 미만 거래가액 구간을 신설하고 수수료 상한요율을 각각 거래가의 1000분의5, 1000분의4로 정해 기존 상한요율의 반으로 낮추는 내용으로 ‘반값 중개수수료 안’으로 불린다. 도의회는 19일 제295회 임시회 4차 본회의를 열어 국토부 권고안을 담은 ‘부동산중개 수수료 등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조례안 수정안’을 재석의원 98명에 찬성 96명, 반대 2명으로 의결했다. 앞서 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는 지난달 임시회에 도가 국토부 권고안을 담은 개정조례안을 제출하자 이를 무시한 채 현행 상한요율제를 고정요율제로 바꾸는 내용의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상한요율제는 수수료 상한을 정해 놓고 중개사와 소비자가 협의하는 반면 고정요율제는 부동산 거래마다 동일한 수수료를 매기는 것으로 중개사에게 유리하다. 이에 따라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소비자의 선택권과 행복권에 심대한 위해를 가하는 것”이라는 비난 여론이 일었고 도는 부동의 의견을 냈다. 도의회 강득구 의장은 논란이 일자 양당 대표와 협의, 조례안의 본회의 상정을 보류했다. 도의회는 이날 본회의에 여야 대표단 13명이 공동발의로 국토부 권고안을 담은 개정조례안 수정안을 상정, 통과시킨 것이다. 반값 중개수수료 도입은 강원도의회에 이어 경기도의회가 두 번째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장관급 후보자 4명 위장 전입 했나

    장관급 후보자 4명 위장 전입 했나

    9일부터 20일 동안 최대 8번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가운데 후보자들에게 제기된 의혹과 쟁점들을 놓고 여야 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국회는 9일 유기준 해양수산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0일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11일에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 등 장관급만 4명의 인사청문회를 한다. 11일 조용구 중앙선거관리위원, 16일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청문회도 예정돼 있다.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와 이석수 특별감찰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도 이달 내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 유기준, 유일호, 홍용표, 임종룡 후보자에게는 각각 위장 전입 의혹이 제기됐다. 유일호 후보자의 배우자와 장남은 장남의 중학교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1993년과 1996년 실거주지가 아닌 서울 도곡동과 대치동 아파트로 주소지를 옮겼다. 유기준 후보자도 배우자가 중학교 입학을 앞둔 큰딸의 주소지를 경기 안양시 호계동으로 3개월간 옮겼다. 홍 후보자의 부인 임모씨는 1999년 4월 서울 성동구에서 홍 후보자의 매형인 서승환 국토부 장관이 소유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로 위장 전입한 것이 드러났다. 임 후보자 역시 1985년 12월 배우자가 소유한 서울 반포동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외사촌이 소유한 서초동의 한 주택으로 주소지를 옮겼다. 인사청문회 단골 메뉴인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의혹 등도 꼬리를 물고 있다. 김상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유일호 후보자가 2005년 서울 성동구 행당동의 한 아파트를 5억 9900만원에 매입했으나 4억 800만원으로 축소 신고해 취·등록세 764만원을 탈루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경협 의원은 유 후보자 부인이 유 후보자 지역구인 송파구에서 어린이 영어도서관 위탁을 편법으로 따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홍 후보자는 2005년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했을 당시 보수 성향 단체인 ‘뉴라이트 싱크넷’의 발기인으로 참여한 점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일었다. 또한 신경민 새정치연합 의원은 홍 후보자가 2004년 ‘국제문제연구지’에 게재한 논문 내용과 동일한 내용 수십여 쪽을 2005년 ‘북한연구학회보’에도 썼다며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과 결혼 당시 부모로부터 돈을 받고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는 의혹도 나왔다. 임 후보자는 2013년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내다 같은 해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다시 금융당국의 수장으로 임명돼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신학용 새정치연합 의원은 임 후보자가 서울 여의도 소재 아파트를 10여년 전 매입하며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세금 2700만원을 탈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이병호 후보자는 1980년대 강남과 서초 아파트를 연달아 분양받은 점과 함께 장남의 병역 면제 의혹이 불거졌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김영란법 국회 통과, 위헌논란 확산…국회의원·시민단체는 왜 빠졌나

    김영란법 국회 통과, 위헌논란 확산…국회의원·시민단체는 왜 빠졌나

    김영란법 국회 통과, 김영란법 위헌논란, 김영란법 내용 김영란법 국회 통과, 위헌논란 확산…국회의원·시민단체는 왜 빠졌나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이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원안을 만들었던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적용범위가 확대돼 당혹스럽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2일 김 전 위원장은 지인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원래 공무원을 대상으로 했고, 나아가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사람까지를 대상으로 하려던 것인데 범위가 이렇게 확장됐다”면서 “(수정된 법안에 대해) 할 말이 많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란법이 국회 정무위와 법사위를 거치며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 등으로 적용 대상이 확대된 부분이 원래 취지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국회에서 입법절차가 마무리됐음에도 불구하고 법에 허점이 많고 위헌 소지가 있다는 법안 심사과정의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가장 논란이 큰 부분은 이른바 배우자의 ‘불고지죄’ 조항이다. 법안은 법 적용 대상에 가족 중 배우자만 남겨두되, 공직자가 배우자의 금품수수 사실을 인지했으면 배우자를 반드시 신고토록 했다. 당장 형사법 체계와 충돌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은 “우리나라 형법은 죄를 지은 범인을 숨기거나 도피하게 한 사람이 범인의 친족이나 가족이면 범인은닉죄로 처벌하지 못하는데 김영란법의 불고지죄 조항은 범인은닉죄 정신과 정면 충돌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금품 등을 받은 배우자는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무에 관해 청탁 또는 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적어도 공직자가 신고하는 순간 변호사법 위반 여부 내지 다른 법률 위반 여부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우자가 금품을 받았을 경우 공직자를 처벌토록 한 조항도 헌법에서 금지한 ’연좌죄’에 해당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정치권에서 ‘가족관계 파괴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법 적용 대상 가족의 범위를 배우자로 대폭 축소했지만, 이 경우 형제자매나 자녀 등을 통한 ‘우회적 금품 로비’를 차단하려던 본래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주장도 있다. ’형평성’을 이유로 들며 공직자인 국립학교 교직원 뿐만아니라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인 등 민간 영역까지 법 적용대상을 확대한 부분도 문제로 지적된다. 심지어 정치권에서는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국회의원의 민원 전달 행위나 시민단체 활동이 대상에서 제외한 것을 두고 뒤늦게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논란은 정무위가 법안을 심사하면서 시민단체·정치인의 ‘제재 예외 활동’이 더 폭넓게 인정되도록 수정하면서 촉발됐다. 애초 정부 원안에는 예외조항이 ‘선출직 공직자·정당·시민단체 등이 공익적인 목적으로 공직자에게 법령·조례·규칙 등의 제정·개정·폐지 등을 요구하는 행위’로만 규정돼 있다. 하지만 정무위 최종안에는 여기에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는 행위’도 제재할 수 없도록 문구가 추가됐다. 다른 영역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도 정치인이나 시민단체의 활동은 한층 느슨하게 적용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여야가 법안 시행일을 1년 6개월 뒤로 선정한 것을 두고도, 19대 국회의원들이 본인들의 임기 안에는 법의 적용을 받지 않으려 하는 것이라면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의 활동이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여당은 물론 야당 내에서도 “시민단체가 실제로 정부에 압력을 넣고 부정청탁을 받는 사례가 심심치않게 있는데도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터져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이진복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 참석하면서 “우리 당이 주장했던 시민단체 (적용대상) 포함 조항이 관철이 되지 않아 아쉽다”면서 “사실 가장 큰 이권단체가 시민단체 아닌가”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우현 의원은 “시민단체와 변호사를 적용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면서 “시민단체는 정부나 기업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일도 많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이상민 법제사법위원장은 “김영란법 적용대상에 원칙이 없다. 대기업관계자·변호사·의사·시민단체는 왜 뺐느냐”면서 최근 론스타 측에서 거액의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시민단체 대표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정무위 관계자는 “국민이 불편해하는 민원을 전달하는 것은 시민단체의 고유 업무”라고 설명했다. 정무위 간사인 김기식 의원도 “시민단체를 적용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은 법안소위 초기 단계부터 검토된 적이 일절 없다”면서 “시민단체까지 제재한다면 지나치게 범위가 넓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의원들이 그만큼 본인들과 시민단체의 면책에 공을 들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권단체 “야당마저 인권위 상임위원 밀실 지명”

    인권단체 “야당마저 인권위 상임위원 밀실 지명”

    야당이 차기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밀실’에서 독단적으로 선출했다며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제자리찾기 공동행동(공동행동)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수자인권위원회는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단체와의 면담을 거부한 채 상임위원을 선출한 새정치민주연합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인권위 상임위원은 여야가 각각 지명한 인권위원 2명과 대통령이 지명한 인권위원 1명 등 총 3명이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새정치연합이 지명한 이경숙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가 차기 상임위원으로 최종 선출했다. 이 전 대표는 1980~2000년대까지 성매매방지법 제정, 호주제 폐지 등을 주장하며 여성운동을 펼쳤고, 17대 국회의원(당시 열린우리당)으로도 활동했다. 최규성 새정치연합 의원의 부인이다. 단체들은 “새정치연합은 인권위원을 임명하면서 후보 공모만 공개적으로 했을 뿐 인선기준이나 인선위원을 공개하지 않아 어떤 기준으로 뽑았는지 알 수가 없다”며 “세계국가인권기구 조정위원회(ICC)가 권고한 인선절차를 축소·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공동행동 측은 지난 1월 26일 상임위원 인선절차 마련을 위해 야당에 두 차례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지난달 26일 야당의 인권위원 인선 절차가 거의 완료됐다는 소식을 듣고 또 면담을 요구했지만 불가 입장만 통보받았다.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의 조아라 상임활동가는 “ICC에서 (현병철 위원장 체제의) 인권위 독립성 회복을 위해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인권위원 인선 절차를 마련하라고 수차례 권고했다”며 “야당이 청와대, 여당과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영란법 국회 통과, 위헌논란 확산…김영란 전 위원장 입장은?

    김영란법 국회 통과, 위헌논란 확산…김영란 전 위원장 입장은?

    김영란법 국회 통과, 김영란법 위헌논란, 김영란법 내용 김영란법 국회 통과, 위헌논란 확산…김영란 전 위원장 입장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이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원안을 만들었던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적용범위가 확대돼 당혹스럽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2일 김 전 위원장은 지인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원래 공무원을 대상으로 했고, 나아가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사람까지를 대상으로 하려던 것인데 범위가 이렇게 확장됐다”면서 “(수정된 법안에 대해) 할 말이 많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란법이 국회 정무위와 법사위를 거치며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 등으로 적용 대상이 확대된 부분이 원래 취지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국회에서 입법절차가 마무리됐음에도 불구하고 법에 허점이 많고 위헌 소지가 있다는 법안 심사과정의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가장 논란이 큰 부분은 이른바 배우자의 ‘불고지죄’ 조항이다. 법안은 법 적용 대상에 가족 중 배우자만 남겨두되, 공직자가 배우자의 금품수수 사실을 인지했으면 배우자를 반드시 신고토록 했다. 당장 형사법 체계와 충돌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은 “우리나라 형법은 죄를 지은 범인을 숨기거나 도피하게 한 사람이 범인의 친족이나 가족이면 범인은닉죄로 처벌하지 못하는데 김영란법의 불고지죄 조항은 범인은닉죄 정신과 정면 충돌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금품 등을 받은 배우자는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무에 관해 청탁 또는 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적어도 공직자가 신고하는 순간 변호사법 위반 여부 내지 다른 법률 위반 여부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우자가 금품을 받았을 경우 공직자를 처벌토록 한 조항도 헌법에서 금지한 ’연좌죄’에 해당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정치권에서 ‘가족관계 파괴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법 적용 대상 가족의 범위를 배우자로 대폭 축소했지만, 이 경우 형제자매나 자녀 등을 통한 ‘우회적 금품 로비’를 차단하려던 본래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주장도 있다. ’형평성’을 이유로 들며 공직자인 국립학교 교직원 뿐만아니라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인 등 민간 영역까지 법 적용대상을 확대한 부분도 문제로 지적된다. 심지어 정치권에서는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국회의원의 민원 전달 행위나 시민단체 활동이 대상에서 제외한 것을 두고 뒤늦게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논란은 정무위가 법안을 심사하면서 시민단체·정치인의 ‘제재 예외 활동’이 더 폭넓게 인정되도록 수정하면서 촉발됐다. 애초 정부 원안에는 예외조항이 ‘선출직 공직자·정당·시민단체 등이 공익적인 목적으로 공직자에게 법령·조례·규칙 등의 제정·개정·폐지 등을 요구하는 행위’로만 규정돼 있다. 하지만 정무위 최종안에는 여기에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는 행위’도 제재할 수 없도록 문구가 추가됐다. 다른 영역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도 정치인이나 시민단체의 활동은 한층 느슨하게 적용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여야가 법안 시행일을 1년 6개월 뒤로 선정한 것을 두고도, 19대 국회의원들이 본인들의 임기 안에는 법의 적용을 받지 않으려 하는 것이라면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의 활동이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여당은 물론 야당 내에서도 “시민단체가 실제로 정부에 압력을 넣고 부정청탁을 받는 사례가 심심치않게 있는데도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터져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이진복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 참석하면서 “우리 당이 주장했던 시민단체 (적용대상) 포함 조항이 관철이 되지 않아 아쉽다”면서 “사실 가장 큰 이권단체가 시민단체 아닌가”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우현 의원은 “시민단체와 변호사를 적용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면서 “시민단체는 정부나 기업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일도 많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이상민 법제사법위원장은 “김영란법 적용대상에 원칙이 없다. 대기업관계자·변호사·의사·시민단체는 왜 뺐느냐”면서 최근 론스타 측에서 거액의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시민단체 대표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정무위 관계자는 “국민이 불편해하는 민원을 전달하는 것은 시민단체의 고유 업무”라고 설명했다. 정무위 간사인 김기식 의원도 “시민단체를 적용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은 법안소위 초기 단계부터 검토된 적이 일절 없다”면서 “시민단체까지 제재한다면 지나치게 범위가 넓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의원들이 그만큼 본인들과 시민단체의 면책에 공을 들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