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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당6일 첫 지구당 ‘깃발’

    새천년 민주신당 창당준비위가 오는 20일 정식 출범을 앞두고 본격 바람몰이에 나섰다. 국민회의 추미애(秋美愛)의원이 6일 오전 서울 광진을에서 신당 ‘지구당 1호점’을 창당하는 등 순차적으로 전국 20개 지역에 걸쳐 신당의 지구당이속속 문을 연다. 추의원에 이어 같은 날 오후 박용호(朴容琥)전 KBS아나운서실장이 인천 계양강화을에서 지구당 창당대회를 갖는다.동료 인기아나운서 김병찬(金炳燦)씨 등이 내빈으로 참석,갖가지 이벤트로 관심을 끈다는 계획이다. 신당은 5일에는 ‘지구당 창당과 총선승리를 위한 실무작업’을 주제로 한1차 조직책 20명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했다.선거법 준수 등 빈틈없는지구당 창당 과정을 안팎에 보여주겠다는 생각이다. 민주신당은 중앙당 창당대회 전까지 호남과 일부 경합지역을 제외한 전국지구당을 대상으로 100명 안팎의 조직책을 단계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함승희(咸承熙)·원희룡(元喜龍)변호사 등 전문직종 명망가들이 추가 영입대상이다.방송인·법조인·기업인 등을 묶어 수도권 지역에서 명망가벨트를 형성하고 영남지역은 돌파력있는 고위관료 출신을 집중공천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신당은 독자적 인터넷 채널을 구축,신당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20일 창당대회도 인터넷을 통해 중계할 예정이다. 신당의 나머지 지구당 창당일정은 다음과 같다. ▲7일 서울 광진갑(金翔宇),경기 동두천·양주(鄭成湖)▲8일 경기 안산을(千正培)▲10일 경남 사천(黃壯秀)▲11일 부산 영도(金正吉),경기 고양덕양(郭治榮),부산 중동구(鄭鍾燁)▲12일 경기 안산갑(金榮煥)▲13일 경북 안동을(權正達)▲14일 강원 태백·정선(金宅起)▲17일 강원 철원·화천·양구(李龍三),울산 남구을(李圭正)▲2월3일(잠정)부산 북·강서을(盧武鉉),인천 부평갑(朴尙奎),경남 창녕(金太郞),울산 중구(權容睦),경남 통영 고성(李根植),경남 남해 하동(金煜泰)주현진기자 jhj@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세기의 전환점에서

    1999년도 이제 저물어 가고 있다.언제나 이때가 되면 구세군의 종소리가 들리고 불우한 이웃에게 온정을 전하는 발길이 잦아진다.자신보다 어려운 입장에 있는 사람에게 따뜻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인간이 가진 가장고귀하고 아름다운 점 중의 하나일 것이다. 한해를 보내면서 특히 한 세기를 마감하는 지금 나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것이 있다.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우리 품에 안긴 탈북 귀순자와 그리운고향에 가지 못한 채 연말연시를 보내야 하는 이산가족들이다.정부 나름대로 탈북 귀순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하고 이들이 원만히 정착할 수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또한 민간차원에서도 종교단체 등을중심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그러나 어느 한 사람 어느 한 곳 의지할 데 없는 낯선 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것이 얼마나힘든 것인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알기 어려울 것이다.그래도 우리 사회에 들어온 분들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지금도 제3국에서 말 그대로 인간이하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그들이 겪고 있는 두려움과 배고픔을 생각하면,같은 동포로서 아니 한 인간으로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금할 수 없다.그런가 하면 이유야 어찌됐든 반세기가 넘도록 그리운 가족과헤어져 살아가고 있는 이산가족의 한과 고통도 우리 모두가 함께 나눠야 할아픔일 것이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으면서 ‘버리고 갈 것과 가지고 갈 것’이 요즘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남북관계에서도 버려야 할 것이 있다.같은 민족끼리 대결하고 반목하면서 살아온 반세기의 결과가 무엇인가.전쟁의 공포,이산의 고통,불신의 덫,식량부족으로 외국의 자선을 구해야 하는 부끄러움,그리고 제3국을 정처없이 떠돌고 있는 우리 동포들….냉전과 분단의 굴레를 벗어 던지지 못한 채 새로운 세기를 시작해야 하는 우리의 마음은 착잡할 수밖에 없다.그러나 “밤이 깊을수록 아침이 가깝다”는 말이 있듯이 나는 냉전의 어두운 그늘이 사라지고 희망의 아침이 밝아올 날도 그리 멀지 않다고 믿고 있다.남과 북이 평화의 토대 위에서 서로 돕고 나누며 함께 힘을모아 민족 전체의 복리와 번영을 도모해 나가는 그날이 하루 속히 다가오기를 기원해 본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바로 우리 곁에 있는 탈북 귀순자와 이산가족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林東源 통일부장관
  • 金대통령, DJT회동이후 행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정국운영의 새로운 수순밟기에 나섰다.김대통령이 7일 국무회의에서 “절대 국정에 소홀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김 총리의 조기 당복귀의지 천명 이후 흔들리던 국무위원들을 다잡은 것도 앞으로의 방향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김 대통령의 향후 행보는 크게 다섯갈래로 정리할 수 있다.대(對)국민 약속인 ‘기업·금융·공공·노사문화 등 4대 개혁의 연내 마무리’를 비롯,▲민생·개혁입법 및 정치개혁법안 회기내 처리 ▲밀레니엄 대사면 등 정부 차원의 뉴밀레니엄 준비 ▲여야관계 재정립▲후속개각 구상 등이 그것이다.어느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현안들이다.이들 현안의 처리방향은 집권 2차년도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속도와 강도의 수위를 예고하는 단초라는 게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이 가운데 특히 후속개각 구상은 모든 현안을 아우르고 있는 핵심 과제이다.4대 개혁에 대한 분야별 평가와 내년 총선출마 국무위원 정리,뉴밀레니엄의미 등이 한 군데로 함축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공동정부의 남은 2년반 동안의 향방을 가름할 분수령인 내년 총선은 물론 여권 공조 및 역학구도와도 긴밀히 얽혀있다.김 대통령이 총리공관만찬에서 김총리와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않고 김총리의 남미 순방 이후로시간적 여유를 둔 것도 이러한 중요성 때문이다.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은 “김 대통령이 많은 생각을 할 것”이라면서 “국정의 안정적 운용과 뉴밀레니엄 내각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함께 염두에 둘 것”이라고 내다봤다.벌써부터 여권일각에서는 소폭·중폭·대폭설이 제각각 그럴듯한 이유를 달고 제기되고 있다. 자민련 박총재 ‘총리 기용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박총재의 기용은 선거구제 문제와 합당,공동정부의 공조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카드이다.한 관계자도 “김 대통령이 김 총리의 조기 당복귀를만류한 데는 박 총재를 설득하기 위한 명분축적의 의미도 함축되어 있다고봐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또 “박총재는 어려움이 닥칠 때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덧붙여 수용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김 대통령은 또 특검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 국면에 들어서면 여야관계 복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아직 여야 지도부간 대화가 기초 단계에 머물러 있어 여야 총재회담을 추진할 계제가 안된다는 판단이다. 김 대통령은 오는 17일 출입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들 현안에 대한 구상을 밝힌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자민련, 공조 '뜻풀이' 입맛대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가 ‘DJP회동’에서 합의한 ‘공조’의 정확한 의미를 두고 자민련에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하나는 합당논의의 본격적인 서막이 올랐다는 것이고,또다른 하나는 내년총선에서의 연합공천을 의미한다는 것이다.전자는 합당선호파들의 해석이고후자는 합당반대파들의 분석이다.다분히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풀이들이다. 지역적으로도 충청권의원들은 연합공천쪽에,수도권과 영남권의원들은 합당론에 한발 더 다가선 것으로 내다본다.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이긍규(李肯珪)원내총무,이양희(李良熙)대변인 등당직자들은 합당의 불씨가 되살아나는 기류를 경계했다.이들은 “문맥 그대로 해석하면 된다”며 “총선 공조라는 말은 연합공천을 의미하는 것이며 합당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이원범(李元範)의원 등 충청권의원들도 같은 시각이다.다만 같은 충청권이지만 김종호(金宗鎬)부총재는 “합당과 연합공천의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합당쪽에도 무게를 실었다. 반면 한영수(韓英洙)이태섭(李台燮)부총재 등은 “김총리가 당복귀 시점을미룬 것은 합당쪽으로 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바꿔 말해 김대통령이 생각하고 있는 정치일정을 김총리가 수용한 것이란 주장이다.영남권의 중진의원도 “오는 21일 김총리의 귀국 후 합당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며,‘DJT3자회동’에서 결론이 날 것”이라고 비슷한 해석을 내놓았다. 해답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총리도 7일 자민련의원과의 오찬회동에서 “합당의 ‘ㅎ’자도 꺼내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강한 부정은 아니었다.또 “이런 경우든,저런 경우든 공조를 철저히…”라고 밝힌 대목은 합당의 자락을깔아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총리의 ‘남미구상’이 어떤 궤적을 그릴 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한종태기자 jthan@ *총리공관만찬 뒷얘기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가 6일 단독회동끝에 ‘김총리의 1월 중순 당복귀’에 합의한 배경에는 DJP의 ‘결단’과 함께 청와대와총리실 주요 관계자들의 끈질긴 ‘막후조정’ 노력이 있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이른바 ‘윈-윈 전략’을 낳는 방향으로 입장이 정리되었다고 여권 관계자들은 7일 평가했다. ■김대통령과 김총리가 6일 저녁 부부동반 만찬이 끝난뒤 20분간의 단독회동에서 최종 정리한 ‘김 총리 내년 1월중순 당복귀’는 즉석에서 이뤄낸 결과라는 후문이다. 회동에 앞서 지난 4일 한광옥(韓光玉)대통령비서실장이 김용채(金鎔采)총리비서실장을 만나 김총리의 남미순방이전에 회동을 갖기로 하고 발표문을 작성했다는 것.이 때 두 사람은 ‘후임 총리는 자민련몫으로 김총리가 천거한다’는 등의 3개 항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청동 총리공관 회동도 총리실측에서 “김총리가 순방인사를 해야하니 일정을 잡아달라”고 하자,보고를 받은 김대통령은 “내가 총리공관으로 가겠다”고 말해 전격 성사됐다. 총리공관 방문은 김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저녁 필리핀에서 귀국한뒤 한실장으로부터 김총리의 조기 당복귀 입장에 대한 보고를 받고 내심 결정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대통령과 김총리간 의제 조율과정에서는 정권출범전 ‘내각제합의’조율사였던 한비서실장에 대한 김총리의 신뢰감이 크게 작용했다. 남궁진(南宮鎭)정무수석도 김 총리비서실장과 긴밀히 접촉하는 등 한광옥실장-남궁진수석-김용채실장 라인이 막후에서 활발히 가동됐다. ■국민회의측은 DJP회동이 합당여지를 남김으로써 총선승리 전략을 구체화할시간적 여유를 갖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자민련도 국정운영 주체로서 공동여당 ‘지분’을 확인하는 성과를 나름대로 얻었다는 게 국민회의측 분석이다.특히 자민련으로서는 내각제 개헌추진이 임기말까지 유효함을 입증받은셈이며, 최소한 총선에서의 일정지분을 ‘보장’받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같은 분석에 따라 국민회의는 ‘DJP합의문’이 신당창당 과정에서 어떤영향을 주게될 지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국민회의의 한 핵심당직자는 이번 DJP회동과 관련,“합당이든,연합공천으로가든 두 사람의 공조만이 여권의 총선 승리를 끌어낼 수 있다는 데 두 분이의견 일치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현 유민기자
  • [대한시론] 국·공립대학의 책임운영기관화

    정부는 금년 중에 10개 내외의 행정기관을 책임운영기관(agency)으로 선정하여 시범 운영한 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그 근거 법률을 지난연초에 제정·공포했으며 10월부터 기관장 채용을 비롯한 구체적인 작업에들어갈 예정이다. 책임운영기관은 1988년 영국에서 처음 도입하였는데 10년이 지난 현재 영국에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총 142개의 책임운영기관이 있고 여기에 근무하는공무원은 전체의 80% 정도에 달하고 있다.이 제도의 도입으로 해당 기관들의생산성이 매년 3% 정도 증가해 왔으며 영국의회는 가장 성공적인 행정개혁프로그램으로 평가한 바 있다. 책임운영기관은 운영상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그 성과를 평가하여 반영함으로써 기관 운영의 효율성과 서비스의 질을 제고하자는데 목적이 있다.책임운영기관의 장은 공모하여 계약직으로 채용하며 운영목표를 설정하여 승인을받아야 한다.그리고 인사·예산 등을 자율적으로 운영해 성과에 따라 보상을받거나 책임을 진다. 정부에서 잠정적으로 선정한 25개 대상기관으로는 조달청,통계청,기상청,통계청 등 행정기관과 국립도서관,국립과학관 등이 포함되어 있다. 책임운영기관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현재 행정기관처럼 운영되고 있는 국·공립대학들도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현재의 국·공립대학은 교직원이 공무원 신분이므로 인사관리상 많은 경직성을 내포하고 있으며예산운영에 있어서도 행정기관과 똑같은 제약을 받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체적으로 사회교육프로그램 운영이나 자산활용 등을통해 수익이 생기는 경우에도 전액 국고에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인센티브가전혀 없으며 결과적으로 그러한 활동과 사업을 기피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교육기관의 특수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재정운영이나 사무관리, 직원 복무관리에 있어서도 행정기관에나 적합한 불합리한 기준을 준수해야 하고, 감사에 대비해야 하므로 비효율적인 운영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공립대학을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하여 예산지원은 계속하되 정부의 간섭을 줄여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함으로써 외국의 대학들처럼 ‘통제없는 지원(support without control)’원칙이 구현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즉 재정 및 인력관리를 세부적으로 통제하기보다는 사후적인 성과평가를 통해 책임을 묻거나 차등보상을 함으로써자율성과 책무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책임운영기관의 대상 선정기준은,자율적으로 운영하면 행정의 효율성과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으며 자체수입이 있고 독자적인 회계가 필요한기관,그리고 공공성이 커서 조기에 민영화하기 어려운 기관이 해당된다. 국·공립대학은 이러한 기준에 부합되는 기관이라고 하겠다. 자율성을 부여하면 사립대학들처럼 인적, 물적자원을 절감하면서 등록금 외에 다양한 자체수입원을 개발하고 인센티브제공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촉진할수 있는 것이다.그렇다고 국가가 필요로 하는 엘리트 양성기능을 담당하는 세계수준의 대학육성과 지역별 거점대학 육성,교원 등 특수인력 양성대학 운영 등을 민영화하는 방안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므로 정부가 지원하는 국·공립대학의 성격은 앞으로상당기간동안 그대로 유지하되 총·학장 중심의 책임운영제를 적용하고 여건이 갖춰지면 특수법인체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할 것이다. 국·공립대학이 책임운영기관으로 되면 정부는 총·학장을 공개모집하여 자질과 능력을 갖춘 인사를 선임하고 발전계획과 운영목표를 제출받아 승인한범위 내에서는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이는 최근에 직선제의 부작용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총·학장 선임방식을 개선하는데도 기여할 것이다.그리고 성과평가에 따른 차등보상을 제도화함으로써 국·공립대학들 간에선의의 경쟁을 유발하고 자구적인 노력을 조장하는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金 信 福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 [사설] 이제는 민생·정책 국감을

    15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종반에 접어들었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이번 국감은 이제 불과 1주일여를 남겨 놓고 있다. 상임위에 따라서는 그런대로 성과를 거둔 예도 없지는 않으나 이번 국감도예의 여야간 정치공방으로 짧은 일정의 대부분을 소모하고 말았다. 내년 총선거를 앞둔 국감이 돼서 애초부터 총선 전초전이 될 가능성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예상치 못했던 홍석현(洪錫炫) 중앙일보 사장 구속사건이불거져 예외없이 정치국감화하고 말았다. 그러나 국회는 더이상 정치싸움으로 소일할 시간이 없다.당장 발등의 불인대우사태 처리와 금융불안 문제를 비롯,정부 당국이 스스로 예상하고 있는것과 같이 내년의 전례없는 물가불안요인과 부익부(富益富)빈익빈(貧益貧)현상으로 인한 사회불안 등 민생현안이 산적해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은 일차적으로 정부가 해결해야 할 것이긴 하나 국민은 국회에서 충분히 걸러주길 기대하고 있다.대우사태나 금융불안 문제만 해도 정부내에서조차 정책 혼선을 빚고 있는 게 현실이고 이에 따라 국민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잘못돼 있는지,또 앞으로 어떻게 돼 갈 것인지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닌 것이다.국민은 국민생활과 직결된 체감적 국정감사를 바라고 있다. 국회가 입법기구 일 뿐만 아니라 고도의 정치무대임을 모르지 않는다.그러나 국회가 허구한 날 본연의 일은 제쳐놓고 정치공방이나 벌이고 있는데 국민은 식상해 있다. 그밖에도 교원부족 사태,의·약분업,의료보험 통합,국민연금문제 등 난제들이 쌓여 있다.특히 정치권의 지루한 줄다리기로 국회에 발이 묶여 있는 통합방송법안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방송계의 발전을 가로막는 중대한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국회는 이번 국감부터라도 감사가 끝나는 대로 국감백서를 발간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해 주기 바란다. 백서는 국감의 시말(始末)을 정리해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주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국감때마다 지적되고 있는 국감의 효율성 제고 문제 등 국감이 지니는 문제점들을 시정하고 자성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란 점에서 매우중요하다.국회는 남은 기간이나마 국감다운 감사를해 국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복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거듭 당부한다.
  • [21세기 내고장 역점사업](37)제천시

    충북 제천시가 청풍호 개발을 통해 중부권 최대의 내륙관광지로 도약을 노리고 있다. 제천시는 한반도의 내해(內海)로 일컬어지는 충주호 내에서도 가장 수려한 경관과 넓은 유역을 자랑하는 청풍호에 다양한 관광시설을 유치하고 있다.동양 최고 높이의 고사(高射)분수와 50m짜리 번지점프대가 들어서며 현재까지 도내에서 유일한 특급호텔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시는 21세기형 관광모델인 청풍호반 관광명소화사업을 위해 모두 8개 분야에 민자(民資)를 포함해 3,500여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청풍문화재단지 충주댐 건설로 수몰지역에 산재한 민속문화재를 이전 복원해놓은 곳으로 지난 85년 제천시 청풍면 물태리 일대 1만7,000여평에 조성됐다.이곳에는 보물 2점을 비롯해 유형문화재 9점,기념물 1점,비지정문화재 42점,생활유물 2,000여점 등이 전시돼 있다.최근 제천유물전시관이 개관돼 각종 향토유물과 의병 관련 유물이 전시돼 있다. 시는 청풍문화재단지에 오는 2001년까지 41억원이 추가로 투입,전체 8만5,000평으로 확대 개발한다.수경공원과 야외전시장,음악분수,향토음식점과 특산품 판매장을 비롯한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수경고사분수 분수 노즐을 수중에 설치해 물줄기가 물속에서 부터 뿜어나오는 수경(水莖) 고사분수는 지난해 말 공사가 시작돼 현재 85%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내년말 완공 예정이다.높이 140m로 동양에서는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고사분수 외에 문양분수와 안개분수 및 조형물 설치 등에 40억원이 들어간다. ■번지점프장 내년까지 19억여원이 투입돼 국내 최대 규모의 타워에 50m짜리 일반용과 30m짜리 청소년용 겸용시설로 설치된다.하루 200여명이 이용할 수 있다. 번지 점프장이 완공되면 유람선이 수경고사분수와 옥순봉을 돌아오는 패키지 관광코스가 개설될 예정이다. ■옥순대교 충주호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옥순봉이 있는 지역으로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와 괴곡리를 잇는 길이 450m,폭 10.5m의 교량이다.내년말까지 모두 220억원을 들여 가장 아름다운 다리를 만든다는 목표로 건설하고 있다. ■만남의 광장 충주댐 건설로 수몰된 5개면 61개 마을 3,301가구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광장으로 3만여평에 조성돼 있다.보기 드물게 아름다운 조각공원이 마련돼 있고 고사분수와 번지점프장,문화재단지를 한눈에 볼수 있다. ■교리관광지 조성사업 체류형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대규모 숙박시설과 놀이시설로 추진되고 있다.지난 89년 추진된 이래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최근 들어 가속도가 붙었다.국민연금관리공단이 사업자로 민자를 포함해 1,200여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276실 규모의 특급 호텔사업이 현재 50% 정도 진행되고 있고 상가와 놀이동산,야외결혼식장,오토야영장,피크닉장 등 시설이 갖춰진다. ■금월봉 사업 제천시 금성면 월굴리 일대 2만7,000여평에 호텔 2동과 콘도6동,상가와 문화시설이 추진되고 있다.지난해 5월 관광지로 지정받아 오는 2002년말 완공될 예정이다. ■능강 ES리조트 수산면 능강리 일대 4만2,000여평에 빌라형 콘도 8동과 별장형 콘도 64동이 개장된다. 이밖에 청풍면 계산리 일대 4만2,000평에 콘도와 모텔,청소년수련원,유스호스텔 등이 들어서는 개발계획이 추진되고 있으나사업자는 아직 선정되지 않았다. 제천 김동진기자 kdj@ * 청풍명월 유래 흔히 충청도를 청풍명월(淸風明月)의 고장이라고 부른다.신선한 바람과 밝은 달이 어우러지는 이상향같은 곳이라는 말이다. 제천시는 청풍명월의 유래가 이곳 청풍면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월악산과 소백산을 비롯한 호쾌한 산세와 이곳에서 흘러드는 풍부한 명경지수에 교교한 달빛이 드리워진 모습에서 청풍명월이라는 말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천시는 지난해 쓰라린 경험을 감내해야 했다.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특산품을 브랜드화하는 과정에서 충남도가 ‘청풍명월’을 선점했다.청풍명월은 충청도 전체를 지칭하는 말이기 때문에 충남에서 사용해도 무방하다며 대전·충남 농협지역본부가 관할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에 청풍명월이라는이름을 사용한 것. 졸지에 청풍명월이라는 상표를 사용할수 없는 상황을 맞았다. 한때 광역자치단체간 분쟁으로 비화된 청풍명월 싸움은 일단 충남이 소유권을 갖는 것으로 매듭지어졌다.그러나 그전까지 같은 이름으로 쌀을 판매해오던 충북 청원군 옥산농협이 이의신청을 함으로써 최종 판단은 대법원에서 내려지게 됐다. *권희필 제천시장 인터뷰 “청풍호반은 이제 국제적인 휴양도시로 발돋움할 것입니다.현재 추진되고있는 사업만으로도 충분한 개발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권희필(權熙弼) 제천시장은 청풍호 관광개발에 매우 자신감을 보였다. 충주댐 조성 이후 한동안 휘몰아쳤던 충주호권 관광개발붐이 다분히 거품이었던 반면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공공자금과 민간자본이 함께 투입돼 사업자로서도 위험부담을 덜게 되고 그만큼 착실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권시장은 밝혔다. 오는 2003년 청풍호 관광개발사업이 대충 마무리되면 이곳은 대규모 숙박·놀이·관광시설 등이 어우러진 종합관광지가 돼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시장은 마치 청풍호가 눈앞에 보이는 것처럼 설명했다. “일반인들은 값이 비교적 싼 국민연금 호텔과 조금 고급스런 별장형 콘도를 골라 잠을 자고 청소년들은 유스호스텔이나 청소년 수련시설에서 묵으며번지 점프와 수상레저를 즐기거나 산악등산을 즐깁니다.짬을 내 문화재단지를 찾아 선조들의 습속을 간접 체험하며 옥순대교쪽으로 환상적인 드라이브를 합니다” 권시장은 산이 높고 물이 깊은 제천이지만 중앙고속도로와 국도,지방도가충분히 구비돼 있어 접근이 양호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중앙고속도로 제천∼원주간 2차선이 개통된 데 이어 4차선 확·포장 사업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으며 충주∼제천∼영월간 국도 확포장 사업도 오는 2003년까지는 끝날 예정이다. 충북선 전철화사업과 지방도 확·포장 사업 등으로 청풍호 관광효과가 배가 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권시장은 “충주호 뱃길 130리 가운데 풍광이 가장 뛰어난 청풍호반이 한반도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는 허파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확신에 찬표정으로 힘주어 말했다. 제천 * 청풍명월 유래 흔히 충청도를 청풍명월(淸風明月)의 고장이라고 부른다.신선한 바람과 밝은 달이 어우러지는 이상향같은 곳이라는 말이다. 제천시는 청풍명월의 유래가 이곳 청풍면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월악산과 소백산을 비롯한 호쾌한 산세와 이곳에서 흘러드는 풍부한 명경지수에 교교한 달빛이 드리워진 모습에서 청풍명월이라는 말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천시는 지난해 쓰라린 경험을 감내해야 했다.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특산품을 브랜드화하는 과정에서 충남도가 ‘청풍명월’을 선점했다.청풍명월은 충청도 전체를 지칭하는 말이기 때문에 충남에서 사용해도 무방하다며 대전·충남 농협지역본부가 관할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에 청풍명월이라는이름을 사용한 것. 졸지에 청풍명월이라는 상표를 사용할수 없는 상황을 맞았다. 한때 광역자치단체간 분쟁으로 비화된 청풍명월 싸움은 일단 충남이 소유권을 갖는 것으로 매듭지어졌다.그러나 그전까지 같은 이름으로 쌀을 판매해오던 충북 청원군 옥산농협이 이의신청을 함으로써 최종 판단은 대법원에서 내려지게 됐다. *권희필 제천시장 인터뷰 “청풍호반은 이제 국제적인 휴양도시로 발돋움할 것입니다.현재 추진되고있는 사업만으로도 충분한 개발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권희필(權熙弼) 제천시장은 청풍호 관광개발에 매우 자신감을 보였다. 충주댐 조성 이후 한동안 휘몰아쳤던 충주호권 관광개발붐이 다분히 거품이었던 반면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공공자금과 민간자본이 함께 투입돼 사업자로서도 위험부담을 덜게 되고 그만큼 착실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권시장은 밝혔다. 오는 2003년 청풍호 관광개발사업이 대충 마무리되면 이곳은 대규모 숙박·놀이·관광시설 등이 어우러진 종합관광지가 돼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시장은 마치 청풍호가 눈앞에 보이는 것처럼 설명했다. “일반인들은 값이 비교적 싼 국민연금 호텔과 조금 고급스런 별장형 콘도를 골라 잠을 자고 청소년들은 유스호스텔이나 청소년 수련시설에서 묵으며번지 점프와 수상레저를 즐기거나 산악등산을 즐깁니다.짬을 내 문화재단지를 찾아 선조들의 습속을 간접 체험하며 옥순대교쪽으로 환상적인 드라이브를 합니다” 권시장은 산이 높고 물이 깊은 제천이지만 중앙고속도로와 국도,지방도가충분히 구비돼 있어 접근이 양호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중앙고속도로 제천∼원주간 2차선이 개통된 데 이어 4차선 확·포장 사업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으며 충주∼제천∼영월간 국도 확포장 사업도 오는 2003년까지는 끝날 예정이다. 충북선 전철화사업과 지방도 확·포장 사업 등으로 청풍호 관광효과가 배가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권시장은 “충주호 뱃길 130리 가운데 풍광이 가장 뛰어난 청풍호반이 한반도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는 허파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확신에 찬표정으로 힘주어 말했다. 제천 김동진기자
  • [국회의원 입법활동] (4.끝) 정치권 과제

    대한매일과 한국유권자운동연합이 공동으로 기획 분석한 ‘15대 국회 및 국회의원 입법활동 실태조사’ 결과 국회개혁은 더 미룰 수 없는 정치권의 과제로 떠올랐다. 이번 조사에서는 고비용 저효율 구조 청산을 위해 제도개혁과 인적(人的)물갈이가 선행돼야 한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입증됐다.단순히 국회의원 몇명을 줄이는 산술적 처방이 아니라 국회 입법활동의 생산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체질개선이 이뤄져야 국회가 거듭 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의원 물갈이 논의는 최근 여권의 신당 창당 작업이나 야당의 제2창당론 등으로 급류를 타고 있다.내년 4월 총선에서 신진인사가 대거 여의도에 진출할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제도개혁 작업은 여전히 답보상태다.핵심인 선거법·정당법·국회법·정치자금법 등 정치개혁관련 법안이 여야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묶여 있기때문이다. 국회 정치개혁입법특위는 여야가 합의한 활동시한인 10월20일을 한달 남짓남겼지만 선거구제 문제,인사청문회법,정치자금법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싸고난항을 겪고 있다.여당은 중선거구제 도입 등 선거법 개정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야당은 법인세의 1%를 정치자금으로 선관위에 기탁,각 당에 배분토록하는 정치자금법이나 국회 기능 강화 방안을 관철시킬 방침이다.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개혁 작업이 또다시 여야의 정치논리에 희석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일고 있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경기의 규칙을 바꾸는 것보다개혁을 실현하려는 여야의 결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제도개혁은 출발점일 뿐 진정한 국회개혁은 국회를 정쟁(政爭)의 장(場)으로 여기는 정치권의인식이 바뀔 때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가 보도된 직후 시민·사회단체나 일반 유권자로부터 국회의 비생산성을 질타하는 전화가 쏟아져 국회개혁을 염원하는 여론을 실감할 수 있었다.여야 각 당도 국회의원의 의원발의 입법활동을 계량화한 최초의 시도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과학적인 방법론에 기초한 국회 입법활동의투명성 확보 작업이 국회의원 개개인의 의정활동을 비교,평가하는 잣대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선진국의 입법활동 의회정치의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과 영국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입법과정을 가지고 있다.그러나 이들은 의원의 법률안 제출·처리과정에서 당리당략보다 의원 개인의 소신을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국회상(像)을 제시하고 있다. ■대통령제의 미국 입법과정에서 위원회 심의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이를 위해 의회에는 의원 입법활동을 전문적으로 보좌하는 기구가 정비돼 있다. 의원은 스스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언제나 법률안을 제출할 수 있다.각종압력단체가 법률안을 입안,의원에게 발의를 요청할 때는 법률안에 ‘요청에의해서’라는 문구를 첨부토록 한다.청원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표시,입법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법률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위해서는 청문회와 수정 단계를 거쳐야 한다. 해당 위원회가 제출 법률안을 보류해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할 때 구제장치를 둔 점도 우리와 다르다.하원의원 과반수의 동의로 본회의에 상정하거나 다른위원회에 회부할 수 있다. 위원회를 통과한 법률안은 상·하원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 처리된다.주요법률안은 상·하원 합동위원회에서 다뤄 폭넓은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내각책임제의 영국 법률안은 의원만이 제안할 수 있다.제안자가 내각의 각료이면 정부제출 법률안이고 일반 의원이면 의원발의 법률안이 된다.대체로행정부인 내각 각료가 입법과정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 의원의 자유로운 법률안 제출 활동은 소속 정당의 당론보다 의원 개인의 신념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여야별·상임위별로 의원입법 활동에다소 제약을 받고 있는 우리 국회의원의 입법 활동과 대조적이다. 박준석기자 pjs@
  • [오늘의 눈] 한국경제호 불안한 항로

    환란을 가까스로 벗어난 우리 경제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을 마치면 ‘튼튼한’ 시장 경제체제로 가는 것인가,아니면 외국정부와 기업들의 숨겨진 음모대로 몰락으로 가는 것인가. 대우그룹의 사실상 해체에 때맞춰 국내외에서 많은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최근 일본의 경영전략가이며 논객인 오마에 겐이치(大前硏一)는 격주간 국제정보지 ‘사피오(SAPIO)’에 ‘한국이 경제적으로 일어설 수 없는 이유’라는 기고를 통해 한국경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환란위기 후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을 원조한 것은 한국에 돈을 빌려준 미국은행을 구하기 위한것이다.IMF의 권고사항대로 시장을 개방하면 한국의 2차산업(공업)은 궤멸상태에 빠질 것이다.3차(서비스)산업은 미국이 독점할 것이다”이어 한국은 환란위기를 벗어났지만 장기 산업정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태평양전쟁까지 치렀던 일본인들의 방어적인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진다. 환란 이후 구조조정 방향에 대해서는 서울대 송병락(宋丙洛)교수가 질타했다.대우그룹 문제와 관련,그는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살려야 할 기업은살려야 한다“며 “부도난 음식점을 폐쇄하는 ‘빚쟁이 논리’로 대그룹을해체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이어 “국가산업 차원에서도 대우같은 회사를 다시 만든다고 할 때 그 역비용을 생각해 보라”면서 과거 우리 경제를견제한 외국의 의도대로 대기업 기반을 우리 스스로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의 시각은 어떤가.미국 유력지인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30일 “한국정부가 대우를 지원키로 한 결정은 대우파산이 몰고 올 큰 혼란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이런 정부의 행동은 시장논리가 아닌 정치논리이며 경제회생을 저해하는 개혁후퇴의 큰 징후”라고 비판했다.그런가하면 우리 정부와 채권은행단은 자금을 지원해주면서도 ‘강력한’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과연 우리나라 경제가 가는 길은 일본 모델에서 멀어지는 것일까. 그리고 미국식,아니면 유럽식으로 가는 것일까. 정책당국자들이 구상하는 선까지 파들어가면 황금이 나올 것인지,뱀이 나올것인지 아리송하다.누구속시원히 말해줄 사람,아무도 없습니까?[이상일 경제과학팀장ruce@] @*수해현장의 정치구호 엄청난 폭우로 이웃들이 생활터전마저 잃어버린 수도권의 수해 현장에서는요즘 서로 다른 두 모습이 오버랩되고 있다. 오는 19일 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이웃들의 고통을 내 일처럼 여긴 자원 봉사자들이 찾아와 며칠째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한편에서는 보궐선거를 겨냥하고 있는 후보자들이 역시 자원 봉사자들을 앞세우고 수해 현장을 누볐다.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는 여야 후보들을 지원하는데는 정당 수뇌부급 정치인들도 있음은 물론이다. 지난 2일이었다.고양시 바로 옆동네인 파주시 문산읍 원산초등학교 수재민대피소에는 육군 제3789부대 장병들,적십자 청년·부녀봉사단,경기도 이천시 자원봉사단 등 900여명이 힘들어하는 이웃들의 팔을 힘있게 부축하고 있었다.허탈감에 잠긴 수재민들을 위로하는 일도 이들의 몫이었다. 같은 날 비슷한 시간 고양시 시가지도 어수선했다.여야 정치인들의 때아닌보선행렬 때문이었다. 고양시청의 문예회관에서는 억수같이 퍼붓는 비도 아랑곳하지 않은채,야당은 총재까지 나서서 ‘한나라당 고양시장 보선 필승다짐대회’를 열고 있었다. 주위 시민들의 눈총이 따가웠음은 당연했다.주최측도 뒤늦게나마 민심을 알아차렸는지 대회 명칭을 ‘수해대책을 위한 결의대회’로 바꾸었다. 국민회의가 부근의 민방위교육장에서 마련했던 ‘맞불 행사’에도 당 수뇌급이 참석했음은 물론이다. 눈치 빠르게 즉석에서 2개의 수해 모금함을 만들어 놨지만 썩 어울려 보이지않았다. 여야 정치인들의 입에서는 행사 취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내각제 타령에 야당 탄압 등 귀에 못이 박힐 듯한 구호들이 장대비처럼 쏟아져 나왔다. 이날 고양시에서는 송포·흥도·관산동 등 저지대 17개동이 물에 잠겼고 1,200여명의 이재민들은 하루 종일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표밭은 온통 물속에잠겨 신음하는데 정치인들의 ‘민심 읽기’는 50년대식 흑백 활동사진처럼흐릿하고 답답할 뿐이었다. 정치인들도 이젠 변해야 한다.국민의 이름을이제는 그만 팔아야 한다.진실로 국민을 위하고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국민에 의한 정치를 실천하겠다는마음가짐을 추슬러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박성수 전국팀 기자]
  • [김삼웅칼럼] 대선자금은닉과 理性의 공적행사

    바람 잘 날 없는 정가에 또 한차례 태풍이 몰아친다.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측근 10여명이 세풍자금 10억원을 빼돌려 친인척 계좌에 보관중이란 것이다. 야당총재의 핵심측근들이 국세청을 통해 모금한 대선자금의 상당액을 유용하거나 개인계좌에 은닉중이란 보도는 폭우와 태풍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에게 큰 충격이다.지난해부터 총풍 세풍 옷풍(衣風) 검풍 등 ‘바람풍 시리즈’가 신물나게 진행되더니 진짜 태풍과 폭우가 쏟아져 수많은 국민이 큰 피해를 당하고 있다. 국세청을 동원하여 천문학적인 선거자금을 조달한 것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인데 쓰고 남은 엄청난 금액을 측근들이 분배 은닉하고 있었다면 이중 삼중의 범죄행위다. 실제로 국세청을 동원한 대선자금 모금이나 잔여분을 은닉해온 행위는 죄질이나 수법에 있어서 고급옷사건이나 검찰간부의 파업유도 발언에 못지않은사건이다.그런데 한나라당이 의풍과 검풍사건에서 보인 태도와 세풍사건에서취한 태도는 너무 차이가 크다. 모름지기 야당은 정치적 도덕적으로 훨씬 깨끗하고 떳떳해야만정부여당을비판할 수 있고 그럴 때 국민의 지지를 받게 된다. 성경의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마태복음 7장)는 구절이나 “나는 바담풍 해도 너는 바람풍 해라”는 혀짧은 훈장의 고사를 이 나라 유일 야당이 닮는다면 비극 이전의 소극(笑劇)일 뿐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기회에 세풍사건의 진상을 스스로 밝히거나 검찰에 협력해야 한다.‘야당탄압’‘이회창 죽이기’란 상투적 대응으로 입막음을 할 것이 아니라 ‘은닉자금 잔여분’ 문제까지 한점 의혹이 없도록 수사에 협력하고 국정조사와 특검제를 수용해야 한다.그리하여 ‘은닉자금’ 문제가 한나라당을 말살하기 위한 조작이나,총재를 제거하기 위한 공작으로 밝혀진다면오히려 탄탄한 국민의 지지기반에 서게 될 것이다. 국회와 정당이 제기능을 못하면서 시민단체들의 발언이 많은 국민의 공감을 사고 ‘민의대변’ 역할을 하고 있다.시민단체들은 고급옷사건,파업유도발언사건에 이어 이번 대선자금 사적 전용 의혹사건에 대해서도 고언을 아끼지않고 있다. 참여연대와 경실련,정치개혁시민연대는 검찰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대선자금 은닉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것을 요구했다.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제의 도입도 주장했다.또 사적 전용 부분에 대해 횡령죄를 적용하여 몰수조치하는 등엄중 사법처리를 촉구했다. 시민단체들의 요구 경청을 한나라당에도 따끔한 일침을 잊지 않았다.‘야당파괴’ 운운하며 회피하지말고 수사에 정정당당히 임할 것을 촉구하며 “부정한 돈도 당에서 사용하면 정치자금으로 면책되는 풍토는 없어져야 한다”고 여야 정당의 가장 아픈부분에 일침을 가했다. 거듭 말하거니와 야당은 장외투쟁 등 물리적 방법으로 이 문제에 대처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진상규명’의 차원에서 풀어야한다.그렇지 못할 때 내년 총선을 비롯,두고두고 야당을 옭죄는 올가미가 될 것이다.사실로 드러나면 은닉자금을 국고에 환수하고 책임자의 사과가 따라야 할 것이며 사실이 아니라면 발설자와 그 책임자를 철저히 가려 ‘야당파괴’의 배경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인간으로서의 도리 철학자 칸트는 ‘이성(理性)의 공적 행사’란 글에서 인간의 인간다움은 이성의 소유에 있고 이성은 공적 행사일 때만이 그 가치가 있다고 역설한 바있다.그에 따르면 만유 가운데 유독 이성의 존재인 인간이 반이성의 행동을서슴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미 인간의 울타리를 벗어난 존재란 것이다. 석학이 던지는 담론의 의미는 개인이나 집단을 막론하고 인간이 인간이기위해서는 이성의 공적 행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우리 사회의 심각한 병폐의 하나는 이성의 공적 행사가 아닌 사적 행사라는 점이다.한나라당모 부총재가 세풍사건과 관련,“계속 덮어두기만 한다면 (당에) 누가 된다”며 “문제가 있다면 사과할 것은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이성의공적 행사’의 작은 목소리라 하겠다.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국민회의·자민련 그리고 검찰까지 대선자금 은닉의혹 사건에 대해 정치공방이 아닌 이성의 공적 행사의 차원에서 진실규명에 나서야 할 것이다.
  • [조직개편 60일 점검](3회)-구조조정 어떻게 돼가나

    중앙 및 지방정부가 2차구조조정 과정에서 다시 요동치고 있다.중앙정부는기능직의 처리를 놓고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지방자치단체는 구조조정 계획을 마련했으나 없어지는 곳의 상당수는 ‘힘 없는 부서’로 모아지고 있다. 중앙행정부처에서는 지난해부터 2001년까지 모두 2만5,955명의 공무원을 줄여야 한다.구조조정 첫해인 지난해 이미 9,084명을 감축한 데 이어 올해 7,973명,내년 이후 다시 8,898명을 줄인다. 올해는 상반기에 3,765명의 직제가 줄어든 데 이어 하반기에도 4,208명을줄인다.6월 말 기준으로 초과현원은 2,100명 정도.감축인원 3,765명보다 규모가 작아진 것은 1분기와 2분기 명예퇴직과 의원면직 등을 통해 상당수의초과현원을 해소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반직과 기능직 사이의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것.초과현원(6월 말)도 일반직은 400∼500명 정도이나 기능직은 1,600∼1,7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7월 이후 직제 감축인원 4,208명을 포함하면 올해 말 초과현원은 6,000여명에 이른다.그러나 일반직 초과현원은 대부분 해소가 가능하지만 기능직의 상황은 크게 어렵다고 행정자치부는 밝히고 있다. 일반직은 3분기와 4분기를 통해 상당수가 명예퇴직으로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또 정년단축 유예기간이 오는 12월 말에 끝나는 만큼 상당수 일반직이 추가로 공직을 떠난다. 그러나 기능직은 이미 지난해 구조조정으로 20년 이상 근속한 사람들이 대부분 공직을 떠났다.명예퇴직 요건을 갖춘 기능직은 이제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얘기다. 정부는 하위직공무원 사기진작 방안의 하나로 기능직의 9급 일반직 특채를추진하고 있다.특수 직종의 자격증을 가진 기능직을 일반직으로 특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는 있지만 중앙행정부처에 많은 워드기능직의 경력 특채 방안은 정부안에서도 상당한 논란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정부 관계자는“9급 공채에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우수한 인력이 몰려들고 있다”며“일반행정을 할 수 있는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워드기능직을 대거 특채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공채시험에 합격하고도 아직 발령을 받지 못한사람이 적지않은 만큼 이들에게 우선 자리를 줄 수밖에 없다.결국 기능직공무원의 경력특채는 올 연말에 인력수급 예측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얘기다. 기능직의 경력 특채가 이루어지더라도 숫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만큼 99년 보직 대기자의 직권면직 시한인 2000년 6월 말에는 소수의 일반직과 함께 상당수의 기능직이 공직을 떠날 수밖에 없을 것 같다.연장선상에서 중앙부처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내년 이후 보직을 받지 못한 공무원들도 상당한어려움에 처하게 될 전망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기업구조조정에 뒷짐진 산자부산업자원부가 무기력증에 빠진 것일까. 삼성자동차 처리와 대우그룹의 유동성 위기 등 재계가 구조조정의 격랑 속에 놓여 있건만 정작 산업정책 주무 부처인 산업자원부의 목소리는 좀처럼찾기가 어렵다.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대우 쇼크’에 있어서도 산자부는 비켜서 있다.지난 25일 긴급 소집된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도 배제됐다.물론 고정 참석자가 아닌 까닭에 따질 이유도 마땅치 않다. 정부가 지난해하반기 석유화학과 정유 반도체 등 7대 업종에 구조조정의메스를 들이댈 때만 해도 산자부는 ‘신바람’이 났다. 구조조정 이후 산업구조의 틀을 제시하는 등 나름의 역할을 다했다.그러나이후 구조조정작업이 금융감독위원회로 넘어가 해당 기업과 채권단을 중심으로 진행되면서부터 무대 뒤로 물러난 모습이다. 산자부 일각에선 “주무 부처가 나서면 정부가 민간기업을 좌지우지한다는비난이 쏟아지지 않겠느냐”며 애써 자위하기도 한다.그러나 대우 쇼크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협의에서조차 배제된 사실에 대해서는 할 말이 군색하다.산자부는 더욱이 대우자동차 매각문제로 몇몇 부처가 갑론을박할 때도 침묵했다.산자부의 한 관계자는 “개혁의 선봉에 서있지 못한 현실에 자괴감을느끼는 직원이 적지않다”고 털어놨다. 이를 의식한 듯 정덕구(鄭德龜)장관은 취임 이후 중간간부들과의 주말 산행과 연찬회,월별 생일잔치 등의 단합행사를 잇따라 열며 직원들의 사기진작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그가 “산자부의 역할은 산업기술정책에 있다”며 부쩍 강조하고 나선 점도산자부의 위상정리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진경호기자 kyoungho@kdaily. * 병무비리 불신 해소 일환 '직원 정신혁명' 특별연수 병무청은 잇단 병무비리로 인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26일부터 민간 연수기관에 위탁해 직원들의 ‘정신혁명’ 특별연수에 들어갔다. 일차로 오점록청장을 비롯한 본청 및 지방청의 5급 이상 간부 직원 134명이 다음달 4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경기도 용인의 삼성국제연구소에서 2박3일간 일정으로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첫날 교육제목은 ‘변화와 리더십’,둘째날은 ‘가치관과 사고의 전환’,셋째날은 ‘혁신의 행동화 과정’이다. 정신혁명 연수는 국민으로부터 구석구석 썩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라고 손가락질 받고 있는 병무비리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직원들이스스로 인식,정신을 새롭게 개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오 청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연수기간은 지난 1일 병무업무의 읍·면·동 위임이 폐지돼 업무가 많아진점을 감안,6일간의 하계휴가로 대체된다. 대전 이건영기자 seouling@ *지자체 움직임 지방자치단체가 떠들썩하다.2단계 구조조정 때문이다. 16개 광역자치단체 모두 행정자치부의 지침대로 단계적인 구조조정 계획을보고한 상태이다.그러나 실행을 놓고 내부 반발과 동요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상당수의 기초단체는 ‘퇴출’ 부서를 결정하지 못한 곳도 있다. 특히 1단계 구조조정때는 자연 감소가 많아 인원감축에 어려움이 없었으나자연 감소가 거의 없는 2단계는 ‘생살’을 도려내야 하는 아픔과 진통이 뒤따르고 있다. 서울시는 1단계 구조조정때 많은 기구를 축소했다.현재 11개 실·국,68개과(課)체제는 행자부가 유지를 권유한 13개 실·국,69개 과보다도 적다.따라서 추가 기구 축소는 하지 않기로 했다.실업대책반,월드컵건설지원단 같은한시적인 기구는 자동으로 없어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시와 구조조정을 협의한 곳은 9개 구(區)에불과하다.나머지 구는 아직 협의도 하지 못한 상태다.대부분의 구가 퇴출 1순위로 ‘민방위과’를 택했다.민방위 인력관리가 주임무이나 기능이 쇠퇴해 폐지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이에 대해 ‘힘 없는 부서’라서 퇴출당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토목과와 하수과를 합치거나 위생과와 환경과를 합치겠다는 곳도 적지않다. 구조조정 자체에 대한 불만도 많다.중앙정부 권한이 지방으로 대폭 넘어와업무량이 늘어났고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데도 오히려 인력은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서울시 구청장협의회는 줄여야 할 과를 2개에서 1개로 조정해주도록 최근 행자부에 건의해놓고 있다. 인력감축을 둘러싼 내홍(內訌)은 심각한 수준이다.5급 이상 공무원 가운데41년생까지 올해 안으로 퇴직시킬 계획이었으나 당사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자치구 소속 방범원 1,956명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뒤늦게 결정하자 이들 역시 힘 없는 기능직만 퇴출시킨다고 항변한다. 충남도에서는 천안시와 보령시를 제외하고는 인력감축 계획을 확정했지만서산시의 경우 6급 이상 간부 54명의 투표로 ‘산림과’를 없애기로 결정해말썽을 빚고 있다.어떤 부서가 시민생활에 더 필요한지에 대한 정밀검토를하지 않고 투표로 결정하면 ‘힘 없는 부서,기술직,기능직만’ 피해를 본다는 것. 경북도는 세정과와 회계과를 세정회계과로,주택과와 지적과를 주택지적과로,경제노동과와 교통행정과를 경제교통정책과로 각각 통합하고 2001년까지 136명을 줄이기로 했으나 반발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지적과는 지적공사,교통행정과는 교통 관련 단체들을 부추겨 부서를 되살리려고 안간힘을 쓴다.40년생 서기관급을 명예퇴직시키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마련했으나 당사자들은“능력은 무시하고 또 나이 순으로 자르느냐”며 반발한다.일부는 공개적으로 명퇴를 거부하고 있다. 경북도내 시·군들도 진통을 겪기는 마찬가지다.1개 과를 없애고 직원 199명을 감축해야 하는 포항시도 사회진흥과를 폐지하기로 잠정 결정했으나 시의회 쪽의 반대가 만만찮다.청소과와 환경과를 통합하기로 한 경주시는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있다. 광주시는 1국 2과를 폐지하고 2001년까지 모두 208명을 감원하기로 확정했으나 기대에 못미쳤다는 지적이다. 경기도는 지난 19일 도정혁신담당관실을 없애고 고용정책과와 실업대책반을 통합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안을 확정했다.그러나 1단계 구조조정 당시 조직관리담당 등 3담당 체제로 신설된 도정혁신담당관실을 1년여 만에 폐지하고 일부 담당·팀은 본래 부서로 환원시키는 등 구조조정이 졸속으로 이뤄져왔다는 지적이 많다. 반면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 곳도 있다.경남도가 그러한 경우.종합민원실과 환경정책과,교통행정과 등 3곳을 없애기로 하고 지난 14일 의회에서 구조조정안을 통과시켰다. 전국종합 * 공무원 노조協, 처우개선 건의서 제출 공무원노동조합협의회(공노협)는 26일 2000년도 하위직공무원의 처우개선과 관련,실질적인 하후상박(下厚上薄)의 인상이 될 수 있도록 봉급을 일률적으로 12만원 인상해줄 것과 체력단련비를 부활해줄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무원 처우개선 종합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공노협은 이날 건의서에서 봉급의 정액인상 요구와 관련,“하위직공무원의약 90%가 생계비에도 미달되는 봉급을 받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봉급인상 방식을 기존의 정률인상에서 정액인상으로 바꾸게 됐다”고 밝혔다. 공무원 봉급이 일률적으로 12만원 인상되면 기능직 10등급 1호봉의 기본급은 36.26% 인상되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파악됐다.또 일반직 5급 16호봉의 경우 10.67%,일반직 4급 16호봉은 9.52% 인상효과가 있다. 공노협은 이밖에 ▲체력단련비 300% 지급 ▲월동대책비 30만원 지급 ▲기능직공무원의 상위계급 정원 확대 조정 및 기능 10등급 폐지 ▲육아휴직기간의 경력 인정 등을 요구했다. 공노협은 국가공무원 가운데 현업기관인 정보통신·철도·국립의료원의 기능직공무원으로 구성돼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화성 어린이캠프 참사] 어린이 캠프 실태·문제점

    경기도 화성의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사건을 계기로 청소년 수련시설에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청소년 수련시설은 95년 이후 레저수요 급증과 정부의 청소년 수련활동 활성화정책에 힘입어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으나 대부분 영세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청소년 수련시설은 98년 1월 현재 모두 487곳으로 집계됐다. 청소년 수련시설은 대도시와 인접한 생활권 수련시설,경관이 좋은 곳에 자리잡은 자연권 수련시설,유스호스텔로 구분된다.생활권 수련시설은 192곳,유스호스텔은 43곳이며 나머지는 모두 자연권 수련시설이다.자연권 수련시설은125곳이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127곳은 야영장만 있다. 청소년 수련시설 가운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운영하는 국·공립시설은 그런대로 기준을 충족시키는 시설을 갖추고 있으나 민간이 운영하는 시설은 대부분 규모도 작고 시설도 빈약하다.‘황금알’을 낳는다는 소문만 듣고뛰어들었지만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민간업자들은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거나 정원을 무시한채 수용인원을 늘리는데 급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련시설에 대한 허가는 해당 시·군·구에 위임돼 있으며 감독은 시도가맡고 행정자치부와 문화관광부가 매년 한번씩 점검한다. 청소년 수련의 집은 1인당 2.4㎡ 이상의 숙박공간을 확보하고 2급과 3급 청소년지도사를 각각 1명 이상 확보해야 하는 등 허가요건이 비교적 까다롭다. 하지만 업자들은 일단 허가를 받아내면 이같은 규정을 무시하기 일쑤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업자들간의 과당경쟁으로 1인 1박 숙박비용이 4,000∼5,000원 정도여서 허가요건인 청소년지도사는 물론 안전관리 담당자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또 숙박환경은 물론 급식수준도 엉망이어서 시설을 이용한 청소년들이 집단으로 식중독에 걸리는 사례도 종종 있다. 청소년수련활동은 초·중고생들을 상대로 단체활동과 야영,극기훈련 등을실시할 수 있도록 돼 있으나 유치원생들은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학생들은 재학중 1차례 이상의 수련활동에 참가하도록 의무화돼 있으나 초등학생은 4∼6학년만이 참가대상이다.안전사고의 위험 때문에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캠프’는 금지돼 있다.하지만 대다수의 유치원들은 여름철이면 경쟁적으로 야영 등 수련활동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18명의 희생자를 낸 소망유치원의 관할 교육청인 강동교육청은 사고전날인 29일 관내 공·사립 유치원 원장 140명을 상대로 여름철 안전교육을실시했으나 하룻만에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치원의 ‘상업주의’에 어린이들이 희생된 것이다. 특별취재반
  • [이어령의 새 천년읽기]밀레니엄 게이트(上)

    비둘기는 평화를 상징하는 새이다.하지만 생태학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로렌츠의 보고서를 보면 비둘기의 싸움처럼 잔인하고 치열한 것도 없다.상대방이 죽어 쓰러질 때까지 계속 쪼아대기 때문이다.평화라는 말도 마찬가지이다.영어의 경우 peace에 감탄부호를 붙여 동사형으로 사용하면 “비 사이렌트! ”( 입닥쳐,조용히 해 )와 같은 뜻이 된다. 평화의 어원인 라틴어 팍스가 전쟁과 정복의 지배언어로 쓰여왔다는 것은일리치의 지적이 아니라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팍스 로마노나,팍스 브리타니카는 어느 강대한 제국(帝國)이 무력으로 세계를 제패하여 천하를 통치한 시대를 뜻한다.말하자면 로마인이,영국인이 입닥쳐라고 소리치면 온 천하가 숨을 죽이고 조용해지는 것을 평화라고 불렀던 시대이다.그래서 조지 오웰이 그린 1984년의 가상적인 나라에서는 아예 “전쟁”을 “평화”라고 부른다. 20세기초 자유 무역제도가 처음 생겨나게 되었을 때 신문들은 이제 이 지구상에서 전쟁은 영원히 사라지게 되었다고 했다.그리고 소련이 해체되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에도 역시 신문들은 전쟁없는 영구한 평화가 도래했다고 보도했다.하지만 그 말이 끝나자 마자 1차대전이 일어났고 걸프전이 벌어졌다.결과적으로 20세기의 역사는 전쟁으로 막을 열고 전쟁으로 막을 내린 시대가 되었다.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부터 1990년까지 총 2천 340주 가운데 이 지구에서 진정 전쟁으로부터 해방된 주는 겨우 3주간밖에 되지 않는다고 앨빈 토플러는 적고 있다.전쟁을 장마철에 비유하고 평화를 그 먹구름사이로 잠시 내비친 햇빛이라고 정의한 사람은 역시 천재였다. 동양인들도 예외가 아니다.투표 계산을 할 때에도 곧잘 애용되는 한자의 정(正)은 올바르다는 뜻을 지니고 있지만 그 자원(字源)을 분석해보면 군사들이 남의 나라 성을 쳐들어가는 모양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갑골문자의 정자는 오늘의 발 足자처럼 썼는데 위의 口는 나라를 에워싼 성벽을 나타낸 것이고 아래의 止자는 발 모양을 그린 것으로 행진을 의미한 것이기 때문이다. 正자는 征服의 征자나 무력의 武자와 뿌리가 같은 것으로 전쟁이 곧 정의라는사상을 담은 글자이다. 그러고 보면 아버지의 父자도 두 손에 도끼를 들고 서있는 전사의 모양이아닌가.그래야만 살았고 그래야만 가정과 나라를 지켰던 것이 ‘삶의 문법’이요 ‘생존의 규칙’이었다.그러나 같은 전쟁의 패러다임이라고 해도 파워폴리틱스의 서구 문명과 문치교화(文治敎化)의 모럴 폴리틱스로 대비되는 유교문명은 서로 다른점을 지니고 있다.볼테르가 부러워한 것처럼 서양에는 글짓기를 하여 관리가 되는 과거(科擧)제 같은 것은 없었다.그 대신 서양에서는 등자(橙子)가 발명되어 말을 타고도 싸움을 할 수 있게 되면 곧 기사(騎士)와 기사도(騎士道)가 생겨나게 되고 그 힘을 밑받침으로하여 봉건제가 생겨난다.그러다가 대포가 발명되면 이번에는 그 견고했던 성채가 무력해지면서 봉건제도도 함께 붕괴하고 만다.이렇게 모든 기술과 사회제도가 전쟁 패러다임에 의해서 부침해온 것이 파워 폴리틱스를 내세운 서구문명의 전쟁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다. 서구의 근대문명도 모두가 전쟁패러다임에서 파생된 것들이다.베니치아의귀족들이갈릴레오의 망원경에 거금의 지원금을 내준 것은 결코 지구가 도는지 해가 도는지의 지적 호기심 때문이 아니었다.그것은 오로지 먼 바다에 떠있는 배가 적의 군함인지 아닌지를 식별해 내는 군사장비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을 뿐이다. 남태평양 섬의 어민들은 이상하게도 자기네들이 잡은 싱싱한 물고기를 놓아둔 채 서양에서 들여온 통조림고기를 사 먹는다.그들은 선진 문명의 상징물로 부러워하고 있는 그 통조림이 바로 나폴레옹이 개발한 전쟁 산물이라는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는 것이다.병사들이 전쟁터에서 먹을 수 있는 보존식을 개발하기 위해서 나폴레옹은 현상금을 걸었고 1804년 아페르가 통조림의 원리를 발명하게 되었다.오늘날 평화로운 도시의 슈퍼마켓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통조림문화에 귀를 기울이면 유럽대륙을 향해 끝없이 쏘아대던나폴레옹의 포성이 울려오고 있는 것이다. 산업문명의 꿈을 실현시킨 공산품의 표준화도 나폴레옹의 전술에서 비롯된것이다.대포의 바퀴를 끼우고 빼낼 때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보나파르트의권력은 모든 나트의 홈과 그 크기를 똑같이 만들어내게 한 것이다.서구 근대문명이 만들어낸 온갖 기술과 그 발명품들은 크든 작든 나폴레옹의 발상처럼 전쟁터에서 발명된 것들이다.라이트 형제가 발명한 비행기가 급속도로 개발되고 실용화된 것은 그것이 적진에 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는 전쟁무기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펜실배니어 대학에서 최초로 개발된 아니액 컴퓨터 역시정확하고 빠른 탄도계산을 위해 미 국방성이 발주한 전쟁장비였다. 술집에까지 불황을 가져왔다는 인터네트의 새 문명은 어떤가.그것 역시 “부루터스 너마저”이다.펜타곤의 컴퓨터가 적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을 때를대비하기 위해 미 군부가 그 자료들을 여러 곳에 분산시키고 네트워크화한것이 바로 인터네트의 기원이다.원격 화상회의의 기술개발도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대통령을 비롯한 군 수뇌부들이 적의 핵 공격을 피해 각지로 흩어져있어도 한자리에 앉아 있는 것처럼 군사 참모회의를 할 수 있도록 고안된 군사기술이다.더 이상 장황한 설명이 더 필요하겠는가.군수용 반도체의 수요가없었더라면 어떻게 한가롭던 플람 과수원의 “산타클라라의 골짜기”가 연일 다우 지수의 신기록을 갱신하는 “실리콘 밸리”로 변할 수 있었겠는가. 이렇게 전쟁 패러다임속에서 나온 서구문명의 특성을 세인트 조지 콤플렉스라고 부르기도 한다.그것은 악령을 퇴치하고 공주와 결혼을 하는 서구 영웅전설의 원형에서 비롯된 개념으로 사랑과 평화의 선행사는 언제나 악령 죽이기라는 그 전쟁으로 되어 있다.그러므로 악령이 없을 때에는 악령을 스스로만들어내야만 한다.그것이 이따금 서양사회를 휩쓸고 지나가는 마녀 사냥이며 나치에 있어서의 유태인이다. 소련의 퇴장으로 악령이 사라지게 되었을 때 재빨리 이슬람-유교 커넥션이라는 새로운 악령을 만들어낸 것이 한때 지식계에 선풍을 몰고온 헌팅턴의“문명의 충돌”이다.20세기의 전쟁 책임을 서양 문명에 몰아세우자는 것이아니다.그렇게 하면 우리 자신이 바로 악령만들기의 또 하나의 세인트 조오지 컴플렉스의 감염자가 되는 것이다. 문명은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융합 상생한다는 것을 그들에게 다시 보여줌으로써 서구 문명자체를 탈구축하려는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에 참여할수 있는 것이다.부국강병으로 상징되어온 20세기 전쟁 패러다임을 땅에묻으려고 하는 것은 양차 대전에 수백만의 사상자를 내고 진저리를 친 서구문화권의 당사자들이다.오히려 그 낡은 패러다임을 뒤늦게 좇으려고 하는 것이 근대화의 무지개를 뒤^^는 그 주변 국가들이다.그 증거로 2차 대전후 계속된 국지전쟁은 모두가 비 서구지역에서 일어난 일이었다.동아시아도 그런지역 가운데 하나이다. 홉스 바움의 말대로 서구중심의 20세기 문명은 끝나가고 있다.“인구면에서만 보아도 20세기의 전성시대에는 인류의 3분의 1을 차지했던 유럽 백인들이 이제는 6분의 1로 줄어들었고 그나마 구 식민지에서 유입된 이민들에 둘러싸여 바리케이트 안에서 살고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오늘의 사회 조직 하나를 두고 보더라도 그렇다.20세기의 기업은 군대조직을 그대로 빼다 옮겨놓은 것임을 알 수 있다.군대의 총 사령관이 기업에 오면 재벌 총수가 되고 작전 참모실은 기획실이나 비서실이 된다.국 과장의 조직체계는 사단 연대 대대의 피라미트 구조이고 사병은 바로 사원이다.보초대신 수위가 서있는 것까지 똑같다. 그러나 드라카의 지적대로 21세기의 기업은 군대 조직이 아니라 교향학단조직을 모델로 하게 된다고 말한다.서구문명의 파워 폴리틱스 자체가 모럴폴리틱스로 변해가면서 상극의 갈등원리가 상생(相生)의 융합원리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관리체제는 참여체제로, 독점은 분유(쉐어)로, 일방통행은쌍방향으로 탈구축되어 간다.기능을 위주로하는 공장이 이제는 감동을 나누는 예술 무대의 원리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전쟁의 패러다임이 평화의 패러다임으로 변한다는 것은 ‘생산’이 ‘창조’ 개념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지금까지는 현실주의자들이 한 기업이나 사회를 이끌어갔다면 앞으로 오는 새 천년은 꿈꾸는 자의비저너리에 의해서,그리고 강자(强者)가 아니라 적자(適者)에 의해서 그 자리가 바뀌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 전쟁의 시대에 평화를 꿈꾸는 덕치주의를 펴다가민족의 존립마저 상실할 뻔했다.그런데 이제는 거꾸로 덕치주의가 새 패러다임으로 부상하려는 이 때에 서구의 낡은 파워 폴리틱스,리얼 폴리틱스의 유산을 상속한입양아처럼 되어 있다.그래서 우리는 아직도 지구 최후의 분단국에서 살고있으며 북한은 굶주리면서도 핵과 미사일의 무한 강병(强兵)정책을 만방에고하고 있다.그를 빌미로 일본의 극우론자들은 평화헌법에 다시 색칠을 하자고 하고 전쟁의 진저리였던 “기미가요”가 다시 울려퍼지게 되었다. 대체 이런 상황에서 평화의 열두 대문을 세우자는 것이 어리석고 무의미하게 보일는지 모른다.그러나 몽고병의 전화속에서 우리는 그냥 항쟁만 한 것이 아니라 수십년동안 역사상 유례가 없는 팔만대장경을 만들어 냈다.그런평화에의 의지가 이 나라를 오늘에 이르게 한 것이며 21세기 새벽에 온 세계를 향해 평화선언을 하고 평화의 밀레니엄 게이트를 기공할 수 있는 자격을갖게 한 것이다.지금 새 천년을 향해서 떳떳하게 평화를 말할 수 있는 나라가 대체 몇이나 될 것인가.남의 나라 영토를 뺏지 아니하고도,폭력으로 노예를 부리지 아니하고도 이 정도의 부와 문화를 누리며 사는 나라가 한국 말고 대체 또 어느 나라가 있을 것인가. 임진왜란을 겪은 한국이었지만 일본인에 주자학을 가르쳐 병마(兵馬)를 충효로 바꾸는 문승지효(文勝之效)로 3백년간 왜적의 침략을 막을 수 있었던그 힘의 원천은 대체 무엇이었는가. 이제야말로 그 문화의 힘이 새로운 천년을 지배하는 원동력이 되는 세상이다.100만의 한국인이 그 서원(誓願)의 글을 담아 자신의 서명을 평화의 대문 벽위에 새겨갈 수만 있다면 팔만대장경과도 같은 원력은 온 세계 사람들에게 퍼지며 미사일보다 강한 방벽을 만들어 낼 것이다.평화가 한 나라만의 것이 되었을 때에는 한 마리의 양처럼 약하지만 그것이 열 나라 백나라의 것이 되었을 때에는 사자무리보다도 강하게 된다. 낙원을 의미하는 영어의 파라다이스는 원래 아랍말로 나무도 꽃도 없는 황무지를 뜻한 것이라고 한다.전쟁과 환경오염의 20세기 문명의 뒤안길에 버려진 난지도에 이 평화의 대문을 세운다면 우리는 악취속에서 난초의 향내를맡고 쓰레기 더미에서 푸른 잔디의 생명력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힘으로 20세기의 황무지를 21세기의 낙원의 땅으로약속하는 평화의 열두 대문 하나가 이곳에 세워지는날 2002년 월드컵 손님으로 찾아온 온 세계의 젊은이들은 이곳에 모여 새 천년의 평화와 행복을 다짐하고 함께 나누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인류를 지배해온 세인트 조지 컴플렉스를 푸는 거대한 상생의 사당이 될 것이며 십년마다 평화의 역사를 정리하는 현대사의 타임 터널이 되어줄 것이다.팍스 로마노의 개선문을 뒤집어라,그러면 한국의 평화와 행복의 그 열두 대문 밀레니엄 게이트가 될 것이다.
  • [제2공화국과 張勉](21)對日외교 전략

    장면(張勉)정부가 넘겨받은 해묵은 숙제 가운데 하나가 일본과의 국교정상화이다.앞서 집권한 이승만(李承晩)은 국시인 ‘반공’ 못잖게 ‘배일(排日)’을 강조했고 국민감정도 일본에는 아직 적대적이었다. 이승만정권 때 한·일회담은 모두 4차례 열렸다.1951년 10월20일 도쿄에서1차회담을 가진 것을 비롯해 53년 4월과 10월 2·3차 회담이 이어졌다.그러나 3차회담에서 일본대표 구보타(久保田)가 “일본의 지배는 한국측에도 유익했다”는 망언을 해 결렬된다.이후 4년여 동안 중단됐다가 58년 4월 4차회담에 들어가지만 일본이 59년 2월 재일교포 북송을 시작하는 바람에 다시 흐지부지된다. 이같은 상태에서 장면정부는 한·일 국교정상화에 적극적으로 임했다.장 총리는 민의원 첫 시정연설에서 한·일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양국 회담을재개하고 ▲재일교포에의 경제적 지원,교육지도를 강화하며 ▲교포 자본을국내에 도입하는 길을 열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이어 정일형(鄭一亨)외무장관은 “외교관계 정상화에 필요하다면 총리 또는 외무장관 회담을열 수 있다”고 공표했다. 일본도 즉시 반응을 보였다.장면내각이 출범한 지 열흘 남짓한 60년 9월6일 고사카(小坂)외무장관 일행을 친선사절단으로 파견했다.일본 고위 관리가정식으로 한국땅을 밟기는 일제가 쫓겨간 뒤 처음이었다. 고사카가 방한한 날 오후 양국 외무장관은 회담을 가져 하루빨리 한·일회담을 열기로 합의한다.고사카 일행은 불과 22시간 머물고 돌아갔지만 양국정부가 ‘선린우호’ 방침을 서로 확인하기에는 충분했다. 이 시기에 한·일회담이 주요 이슈로 떠오른 까닭은 한국·일본 그리고 미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당시 국제정세를 보면 일본은 55∼56년역사상 최고의 고도성장을 이룩한 뒤 상품 및 자본의 해외진출을 노릴 때였다. 미국도 60년 1월 미·일 안보조약을 개정,일본에 동북아 반공망 구축에 한몫을 맡기려 했으므로 한·일 국교정상화를 줄곧 유도했다.이승만정권 때인60년 3월 허터 미 국무장관은 양유찬(梁裕燦)주미대사를 만나 한·일관계에우려를 표명하는 등 직접 관계개선을 촉구할 정도였다. 장면정부도양국 국교정상화가 꼭 필요했다.‘경제 제일주의’를 추진할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일본과 국교를 맺어 식민통치에 따른 청구권을 해결하고 국교 수립 이후로 미룬 민간자본 유치도 실현해야 했다.남북이 대치한 상태에서 등 뒤에 있는 일본을 자유우방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정도 있었다. 양국은 외무장관 회담에서 결정한 5차 회의의 예비회담을 60년 10월25일 도쿄에서 시작했다.한국측 수석대표는 1차회담에도 참석한 유진오(兪鎭午)전고려대총장이 맡았고 엄요섭(嚴堯燮)주일공사,유창순(劉彰順)한국은행부총재 등이 대표단에 동참했다. 한국은 청구권문제에 초점을 맞춰 ‘청구권 8개 항목’을 내놓았다.하지만일본은 장면정부를 애태우려는 듯 개막 다음날 ‘교포 북송’문제를 핑계로북한과 별도의 회담을 시작했다.12월19일에는 이케다(池田)총리가 “한국에정부가 둘 있다는 인식 아래 한·일회담에 임한다”고 국회에서 공표했다. 일본이 ‘북한카드’를 갖고 지연작전을 쓴 탓에 회담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었다.한편 일본은 ‘장면정부는 아직안정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회담진행을 의도적으로 늦춘 면도 있다. 61년 초 일본이 경제사절단을 보내겠다고 통보하자 장면정부는 환영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다.그러나 이는 엄청난 반발을 불러온다.정부·여당 연석회의가 ‘국교정상화가 되기 전에라도 일본의 민간차관과 재일교포 재산의 반입을 허용한다’고 결정한 1월22일 밖에서는 ‘반일투쟁위원회’(위원장 劉錫鉉)가 결성된다. 김병로(金炳魯) 변영태(卞榮泰) 등 60여명이 참여한 이 위원회는 “국교수립 전에 경제교류를 하는 것과 일본 경제사절단의 내한을 반대한다”면서 실력저지를 선언한다.신민당(민주당 구파)도 다음날 “장면정부의 대일 외교에 반대하는 범국민운동도 불사하겠다”고 성명을 발표한다.환영위원회는 취소되고 일본 경제사절단의 내한도 무산됐다. 4월26일 정일형 외무장관이 위싱턴에서 러스크 미 국무장관과 회담하고 “한·일 국교정상화는 양국에 이익일 뿐아니라 아시아의 평화와 안전을 도모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공동성명을 발표한다.이어 5월6일 일본에서 노다(野田)를 단장으로 하고 외무부 아시아국장이 수행한 일본 의원단이 방한한다. 사절단이 일본으로 돌아가 정계·사회에 “장면정부는 매우 안정돼 있다”고 보고하고 다닐 무렵 ‘5·16쿠데타’가 발생한다. 박정희(朴正熙)정권은 4년 후인 65년 6월22일 한·일기본조약을 조인한다. 주 관심사인 청구권 금액은 ‘무상 3억,정부차관 2억,민간차관 3억달러’로결정났다.64년의 ‘6·3사태’라는 치열한 국민 저항을 억누르고 얻은 결과였다.박정권의 논리 또한 ‘경제건설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려면 국교정상화가 시급하다’는 것이었다. 장면정부에서 일한 인사들 누구나가 아쉬워하는 대목이 청구권문제다.장면정부는 한·일회담 성공을 눈앞에 두었고 그때 타결됐더라면 최소한 청구권금액만큼은 훨씬 늘어났으리라는 믿음 때문이다.박정희의 한·일회담 강행을 반대해 의원직을 사퇴한 정일형의 회고록 중 한 부분이다. “외무장관 당시 우리가 12억달러를 요구하고 일본이 8억달러를 주장해 타결을 못보았는데,이제 3억달러에 낙착됐다.이 하나만으로도 박정권이 얼마나 한·일회담을 졸속·저자세로 진행했는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장면정부는 한·일 국교를 이뤄 청구권을 해결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개발5개년계획,국토건설사업을 완수하려고 했다.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그들의 주장대로 민주화와 경제개발을 동시에 이루었을지도 모른다.이러한 가정을무시하더라도 장면정부가 최소한 ‘6·3사태’와 같은 폭압을 국민에게 저지르지 않았음은 평가받아야 마땅하다./이용원 기자
  • [사설]’지하철 파행’과 시민의 분노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말았다.서울지하철 노조 준법투쟁 이틀째인 지난 16일 지하철 느림보운행에 시민들이 실력으로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시민들은 이날 밤 귀가길에 지하철 지체운행과 맞닥뜨려졌다.1호선 곳곳에서지체가 빚어졌다.심지어는 한 정거장을 이동하는 데 1시간 넘게 걸리기도 했다.이에 성난 승객들이 기관사들에게 거칠게 항의했음은 물론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었다.그동안 지하철 파업에 따르는 불편을 잘도 참아 주던 시민들이다.그런 시민들이 분노를 터뜨린 것에 대해 지하철노조는 깊이 성찰(省察)하는 바가 있어야 한다. 지하철은 시민을 위해 있다.지하철노조나 지하철공사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두 말할 것없이 시민이 주인이다.그런데 툭하면 시민은 지하철노조의볼모가 돼왔다.본말이 전도된 일이지만 시민은 불편을 참아왔다.그렇지만 지나친 집단이기는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이번 일로 보여주었다. 노사(勞使)의 다툼은 명분이 있어야한다.어느 쪽이든 명분을 잃으면 진다. 국민과 시민에게 불편과 고통을 주는것이 명분을 잃는 것임은 자명하다.갈길 바쁜 시민을 인질로 싣고 달리는 것이 바로 그런 일일 것이다.그것은 정말화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그날 성이 났던 시민들도 지하철노조원들이나 별로 다를 것없는 근로자들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다.애초부터 지하철노조의 투쟁에 적대감을 가졌을 까닭이 없다.그럼에도 분노를 폭발시킨 것은 지하철노조의 투쟁방식이 지나쳤음을 반증한다. 그날 사태 직후 지하철노조가 지하철준법운행투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시민들에게 더이상의 불편과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바라건대 앞으로의 노사교섭과정에서도 그런 정신을 일관되게 살려나가달라는것이다.총파업과 관련해서도 시민은 어떤 경우든 결코 지하철이 멈추는 것을 원치 않음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따라서 노조와 사측 모두 슬기롭게 문제를 풀어야 한다.절대로 명분없는 일을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해둔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시민이 분노하던 날 밤의 혼란상태를되짚어 보자는 것이다.비록 잠시였고 지하철 일부 구간이었지만 시민들이 위험 속에 방치됐었다는 것은 끔찍하다.예견할 수 있는 사태였는데도 전연 대비가 없었다.그날밤의 대혼란과 무법상태에 대해 책임있는 기관들은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또한 지하철노조는 시민을 볼모로 잡지 않을 것을 약속해야 한다.시민이 무슨 죄냐.
  • 部處 평일 체육행사 ‘눈총’

    행정부처 곳곳에서 봄철 체육행사로 자리를 비우는 일이 많다.게다가 대부분 평일날 부처 전체가 체육행사를 하고 있어 민원인들이 헛걸음하기도 한다. 해당 부처 공무원들은 체육대회도 업무의 연장이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주장하는 반면,일반 기업이나 민원인들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활동은 휴일을 이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획예산위원회는 16일 경기도 청평 양수발전소에서 체육대회 행사를 치렀다.한 관계자는 기획위가 지난해 신설돼 IMF 사태 때문에 체육행사를 못치렀으나 올해는 곧 예산청과 합쳐 ‘기획예산처’로 재탄생하기에 앞서 단합대회 차원에서 야유회를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정경제부는 토요일인 17일 오전 9시부터 경기도 용인시 외환은행 연수원에서 직원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체육대회를 개최한다.국별로 2명씩의 당번만 사무실을 지킨다.모든 공식업무는 중단되고 비상연락망만 가동할 계획이다. 재경부는 업무에 지장을 덜 주기 위해 평일이 아닌 토요일을 택했다고 밝혔다.특히 경제난 수습으로 97,98년도에 잇따라 체육행사를 갖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금요일인 오는 23일 각 국별로 과천에서 체육대회를 갖는다.역시 과별로 1명씩 당번을 남겨둔다는 방침이며,평일날 행사를 여는 것은 그동안 공공부문 개혁과 정부조직 개편으로 쉴 틈이 없던 직원들의 노고를풀어주기 위한 배려라고 설명했다. 한 직원은 “하루 정도 체육행사를 하는 게 무슨 큰 문제냐”고 반문하면서“일요일은 쉬는 날인데 그때 체육대회를 하려면 차라리 안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자치구도 다음주인 19일부터 24일까지를 체육주간으로 지정해 부서별로 장소와 날짜를 정해 산행·운동경기 등으로 행사를 치를 예정이다.최소한의 필요인원을 근무하도록 할 예정이지만 민원업무가 많은 부처임을 감안하면 민원인들의 불편은 불가피하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국민체육진흥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체육의 날은 10월15일이고,체육주간은 4월 마지막 주로 하고 있다”면서 “공무원 체육의날이 언제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지는 않지만 체육대회를 관행상 평일날 해왔다”고 밝혔다. 김재순 김상연기자 carlos@
  • 오늘의 눈-아쉬운‘易地思之’정신

    얼어붙은 정국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겨울답지 않은 요즘의 날씨 와는 대조적이다.지난 12월 31일 밤 한나라당이 국회 본관 529호실을 ‘실력 ’으로 뚫고 들어간 이후 여야간 해빙의 조짐은 어느 곳에서도 보이지 않는 다.임전무퇴의 결의만 곳곳에서 번득인다. 국민회의는 ‘국회 정보위원회 자료보관 열람실 불법파괴 및 비밀문건 탈취 사건에 대한 대책위원회’를 공동여당인 자민련과 함께 구성했다.한나라당은 ‘정치사찰 폭로사건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위원회 명칭에서도 이번 사건을 보는 여야의 현격한 시각차를 읽을 수 있다.여야는 서로 쳐다보지도 않고 상종도 않을 듯한 기세다. 하지만 발상의 전환만 하면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도 있을 듯싶다.1년 전으 로 돌아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열린 마음이 있으면 된다.국민회의는 야당 의 입장에서,한나라당은 여당의 입장에서 자신을 되돌아봤으면 하는 바람이 다. 정당의 최대 목적은 정권을 잡는 데 있다고 말한다.그런 면에서는 현재 국 민회의와 한나라당이 벌이는 정쟁을 이해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정치라는 게 그렇고 그런게 아니냐는 시각이다.살아가는 데 별 문제가 없다면 적당한 긴장관계는 나쁠 게 없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금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다.실업자는 2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하루하 루 살아가는 게 쉽지 않은 형편이다.어떻게 하면 실업자 생활을 벗어날 수 있는가에 관심이 쏠려 있는 게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야는 지루하고 답답한 정쟁보다는 IMF체제에서 빨리 벗어 날 수 있는 방안,실업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묘안,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 는 방법들을 놓고 정책대결을 벌여야 하지 않을까. 또 끝없는 소모전보다는 국회제도,선거제도,정당제도를 포함한 정치개혁을 완성하는 게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길은 아닐까.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 는데 정치권만 그대로 있을 것인가. [ tiger@]
  • 배설과 장지연(대한매일 秘史:7)

    ◎배설 출옥 기념 상해파티서 조우/장지연 ‘시일야방성대곡’으로 구속/대한매일 용기 찬양·석방 요구 인연 배설이 출옥하자 상해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그의 출옥을 축하하는 파티를 열었다.우연하게도 이 자리에는 황성신문 사장이었던 장지연(張志淵)이 참석했다.장지연과 배설은 3년전 을사조약이 체결되던 때에 잊을 수 없는 인연이 있었다.장지연은 1905년 11월20일자 황성신문에 일본이 강제로 을사조약을 체결하였음을 통렬히 비판하는 명논설 「시일야방성대곡」을 썼다가 구속되자,대한매일신보는 그 용기를 크게 찬양하면서 석방을 요구하였고,문제가 된 논설을 영역하여 호외로 발행하여 국내외에 이를 알린 일도 있었다.이같은 인연의 배설과 장지연은 멀고 먼 이국땅 상해에서 우연히 만나 밤새 통음(痛飮)하며 나라의 운명을 걱정했던 것이다. ○두사람 나라 걱정하며 통음 장지연은 1909년 5월1일 배설이 서울에서 사망한후 그의 공적을 기리는 사람들이 세운 묘비의 비문을 지었는데 비문에 이때의 사정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내 일찍이 상해에서 그를 만나 날이 새도록 함께 통음할 적에 비분강개 하야 그 뜻이 매우 격렬하더니 이제 공의 묘를 위하여 글을 쓰게되매 허망한 느낌을 이기지 못하겠도다.이제 명(銘)하여 가로되 드높도다 그 기개여 귀하도다 그 마음씨여,아! 이 조각돌은 후세를 비추어 꺼지지 않을 지로다.” 1905년 11월17일 을사조약이 체결된 소식을 들은 장지연은 20일자 황성신문에 우리 언론사에 가장 빛나는 논설로 손꼽히는 유명한 ‘이 날에 목놓아 통곡하노라(是日也放聲大哭)’를 실어서 그 통분함을 천하에 토로하였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이 논설에서 장지연은 보호조약의 체결로 동양 3국의 평화가 깨어지게 될 것임을 지적하고 조약 체결의 부당함을 비판하였다.또한 일본의 강압에 굴복하여 조약에 서명한 대신들을 개돼지만도 못한 자들이라고 힐책하였다.그 일부를 현대문으로 바꾸면 다음과 같다. ○장지연 배설 사망후 묘비문 작성 “…우리 대황제 폐하의 강경하신 뜻으로 거절해 마지않으셨으니 이 조약이 성립되지 못할 것은 이등박문 스스로가 알아 파기할것으로 생각했는데 아 저 개돼지만도 못한 소위 우리 정부의 대신이란 자들이 사사로운 영화를 바라 머뭇거리고 으름장에 겁먹어 떨면서 매국의 역적 됨을 달갑게 여겨서 사천년 강토와 오백년 종묘사직을 남의 나라에게 바치고 이천만 동포를 몰아 남의 노예로 만드니 저 개돼지만도 못한 외부대신 박제순(朴齊純)과 각부 대신은 깊이 나무랄 것도 없지만 명색이 참정대신이란 자는 정부의 수상으로 단지 부(否) 자(字)로 책임만 때우고서 명예를 구하는 밑천으로 삼을 계획이었던가.김청음(金淸陰)처럼 항서를 찢고 통곡하지도 못하고 정동계(鄭桐溪)처럼 칼로 배를 가르지도 못하고서 뻔뻔스럽게 살아남아 세상에 다시 섰으니 무슨 낯으로 강경하실 황상 폐하를 다시 뵈올 것이며 무슨 낯으로 이천만 동포를 다시 대할 것인가.아 원통하고 분하도다. 남의 노예된 우리 이천만 동포여,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단군 기자이래 사천년을 이어온 국민정신이 하루 밤사이에 갑자기 멸망하고 말 것인가.원통하고 원통하도다 동포여 동포여.” 인용문 가운데 고딕체는 본문(4호) 보다 한 호가 더 큰 활자인 2호 활자를 사용하여 강조하는 편집기법을 활용하였다.위기에 처한 나라의 운명을 독자들에게 시각적인 효과를 더하여 강조한 것이다.장지연은 이 논설과 함께 ‘오건조약(五件條約)청체전말(請締顚末)’이라는 기사를 실었다.역시 4호 본문에 2호 활자로 중요한 부분을 강조한 편집이었다.이등박문이 11월10일 경부철도편으로 서울에 도착하여 을사조약 체결을 강요한 전말을 소상히 폭로한 내용이었다.이날짜 신문의 시일야방성대곡과 을사조약 체결에 관한 기사는 검열 당국의 손에 들어갔다면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장지연은 일본군의 검열을 받지 않은 채 이 신문을 배포하였다. 주한 일본헌병사령부는 1904년 2월 러일전쟁 직후부터 한국 언론에 사전검열을 실시하고 있었다.일본은 이해 7월 군사경찰 실시를 한국에 통고하였다. 작전상 한국의 치안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일본의 군과 경찰이 한국의 치안을 담당하겠다는 것이 이유였다.한국은 이를 거절했으나,일본은 군사경찰 실시를 일방적으로 강행하였다.
  • 활짝 열린 금강산 뱃길­이모저모

    ◎“구룡폭포 물줄기 하늘서 쏟아지는 듯”/북,관광객 점심식사 장소 제공/3개조 나눠 코스별 등반/민간인 첫 통화 1분37초 ●금강산 관광 첫날인 19일 장전항의 기온은 영하 1도로 당초 예상보다 따뜻했다.오후들어 기온은 영상 6∼7도로 오르며 관광하기에 안성마춤인 맑고 쾌청한 날씨를 보였다. ●18일 오후 5시30분 동해항을 출발한 금강산 관광선은 19일 오전 7시30분쯤 장전항의 임시계류장에 무사히 정박.오전 9시부터 30여분간 입북 수속을 마친 관광객들은 구룡연,만물상,해금강 등 3개 관광코스로 나뉘어 버스에 타고 본격적인 금강산 관광에 나섰다.버스는 현대가 미리 북한에 보낸 것으로 이날 35대가 운행됐다. 관광객들의 점심은 코스별로 마련된 식당에서 현대측이 준비한 보온도시락(반찬 4가지)으로 해결.북한측은 구룡폭포코스는 목란관,만물상코스는 금강산호텔,해금강코스는 단풍관을 식사장소로 제공하고 물과 국을 나눠줬다. 만물상코스에서 일부 연로한 관광객들은 등산을 포기,버스에서 비디오를 시청하며 일행을 기다리기도.관광을 마친관광객을 태운 첫 버스가 오후 4시30분쯤 유람선에 도착해 오후 6시에 모든 관광객들이 승선을 완료. ●소설가 이문열씨는 구룡폭포를 다녀온 뒤 전화로 ‘역시 절경이었다”며 “설악산이나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 펼쳐졌다”고 소감을 피력. 그는 또 아홉마리 용이 서로 싸우다가 쫓겨가 숨었다는 전설이 담긴 이 폭포는 “두개의 커다란 봉우리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마치 하늘에서 쏟아지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면서 “좌우로 붙어있는 얼음과 함께 장관을 이뤘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그는 “금강호로 돌아오는 길 양 옆에 있는 철조망과 군복차림의 사람들은 낯선 이국땅이라는 사실을 절감케 했다.”고 지적. ○정 명예회장 북 인사 접촉 안해 ●북한측 고위인사의 재접촉 가능성 때문에 언론의 촉각을 곤두세운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관광을 가지 않고 금강산 초대소에서 하루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측은 “장전항 도착 이후 가장 먼저 하선한 정 명예회장이 조선아태평화재단 황철 감사관의 영접을 받았으며 다른 북한측 인사와는 접촉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고 전언. ●금강산관광 첫 날 일정을 무사히 마친 현대측은 북측과 실무회의를 갖고 관광불편사항을 점검.이날 만물상으로 가는 도로가 일부 얼었다는 지적에 따라 19일 밤 북한과 현대 양쪽 근로자들이 투입돼 모래 등을 뿌렸다. ●순수한 관광을 조건으로 내건 북한측은 우리쪽의 일부 취재진이 점심을 먹다 식당봉사원들과 대화를 시도하자 즉각 제지.기자들은 이후 관광코스로 이동하면서 만나는 북한 주민들과 끈질기게 접촉하려 했으나 번번이 북한지도원들의 제지를 받았다. ○북 주민과 접촉 제지 ●북한의 입국거부자 숫자를 놓고 현대그룹의 PR사업본부와 대북사업단이 집계한 숫자와 거부경위가 서로 틀리는 등 오락가락해 한동안 혼선. PR사업본부측은 금강호에는 24명이 남아있으며 KBS기자 15명,조선일보 기자 5명,통일부 관계자 4명이라고 밝혔다.또 KBS기자 15명 가운데 4명이 배에서 무단하선,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조사받고 있으며 이들의 거취는 아직 알수 없다고 설명했다.그러나현대 대북사업단은 입국거부자로 분류돼 배에 잔류해 있는 인원이 20명이며 KBS기자 4명은 거부자 명단에 들어있지 않아 관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최종 확인. ●금강호에 남아 있는 인원은 총 25명으로 확인.이 가운데 애초부터 하선이 금지된 금강호 호텔지배인과 러시아 여성무용수 4명 등 5명을 제외한 언론사관련자는 20명.승선이 거부된 KBS관계자 11명 가운데는 ‘사랑의 리퀘스트’팀 5명이 포함돼 있는데 이중에는 원로 코미디언 송해씨도 있어 눈길. 현대측에 따르면 송씨는 북한측에 제출한 신청서의 직장난에 KBS라고 기재,억울한 잔류자가 됐다고. ○20일 671명 떠나기로 ●관광객들은 북측 영해에 들어서기 전까지 선내에 마련된 공중전화 4대를 이용,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했다.장전항 입항부터는 4개 회선의 국제전화를 통해 남쪽 가족과 통화. 처음으로 북한에서 남한으로 전화를 한 관광객은 黃규연씨(68·동아수산회장·서울 송파구 문정2동)로 밝혀졌다.黃씨는 19일 오전 8시58분쯤 장전항에 정박 중인 금강호에서 온세통신 교환원을 통해 서울에 사는 아들 黃인성씨(49·동아수산사장)와 1분37초 동안 통화.이날 통화는 분단이후 50여년만에 민간인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이뤄진 것. ●20일 출항하는 현대봉래호의 승선인원은 관광객 671명,관광안내원 34명,승무원 288명 등 모두 1,011명.봉래호에 승선할 내·외신 취재진은 88명으로 주로 잡지·지방지 기자로 구성됐다.입북거부 소동을 빚고 있는 조선일보는 출판국 기자 4명이 들어갈 예정이며 KBS는 신청하지 않았다.
  • 腐敗學 교육을 시작하자(林春雄 칼럼)

    학교 동기생중에 아주 출세한 사람이 있는데 그 친구가 공직에 있을때 거액의뇌물을 받은 죄목으로 감옥살이를 하다 풀려난 일이 있었다. 평소 가까이 지내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감옥에 있는 동안 면회를 가려했으나 우물쭈물하다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실은 예상보다 너무 빨리 보석으로 나와 버렸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래 미안하기도 하고 해서 전화로나마 위로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막상 전화를 걸려하니 무슨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망설여졌다. 그 일로 낯을 들지 못하고 있을 사람에게 불쑥 위로랍시고 전화를 하면 위문이 폐문이 될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목소리도 낮추고 위로의 말도 어디서부터 할지 메모를 해서 조심스럽게 전화를 들었다. 마침 친구가 전화를 받기에 내가 누구인지를 밝힌 다음 더듬더듬 말을 꺼내려 하는데 친구가 허!허!허! 너털 웃음을 웃으며 어찌나 호방하게 전화를 받는지 메모대로 얘기를 이어 갈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전화는 엉망이 되어서 어물어물 전화를 끊고 말았다. 전화통을 내려 놓고 전화건 것을 한참이나 후회했던 기억이 있다. ○국민들 부정·부패문제에 관대 대통령하면서 기천억원 씩을 꼬불쳐 놓았다가 감옥에 간 全斗煥 盧泰愚 두 전직 대통령이 출옥하던 날 풍경은 누구나 기억하고 있을 것이고 얼마전 4,000만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해서 잡혀갔다가 풀려나온 전직 국회의원의 출소장면도 조금도 다를 게 없었다. 그 사람의 표정은 막 국회의원에 당선이라도 된양 밝았고 더 없이 당당했다.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부정·부패문제에 지나치게 관대하다. 술자리에서 얘기를 하다 보면 표적사정을 얘기한다. 표적 사정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표적사정이면 나머지 부정한 사람도 빠짐없이 잡아내라고 해야지 명백히 범법한 사람을 보고 저 사람만 억울하다는 식은 곤란하다. 앞선 나라에서는 점심 한끼 먹는 것도 문제가 되는 세상인데 우리는 아직도 전세기에 살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이 문제에 대한 교육을 해야한다. 교육을 한다고 부패한 공직자가 아주 없어질까마는 우리 국민들은 부패문제에 의외로 문제의식이 없어 보인다. 청백리 얘기는 가끔 책에서 읽었고 통쾌한 암행어사 출두 장면은 극장에서 보았으되 부정·부패문제를 체계적으로 교육 받은 일이 없다. 학교에서,가정에서 부패학(腐敗學)을 교육해야 한다. 부패문제는 바로 국민 모두의 문제인 것이다. 부패의 부도덕성을 교육해야 하고 부패가 사회에 어떤 해악을 끼치는지,부패가 국민 모두에게 어떤 피해를 주는지를 교육해야 한다. IMF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한보와 기아 사태가 다 부정·부패에서 비롯된 일이다. 뇌물은 정치인,공무원,은행원들이 받았지만 그 천문학적인 빚은 모두 국민의 몫으로 남게됐다. ○부패 인지 지수 세계 43위 국제투명성기구(TI)가 얼마전 발표한 98년 각국 부패인지 지수에 의하면 조사대상 85개국중 한국은 짐바브웨이와 함께 세계 43위로 돼있다. 우리 국민의 부패 불감증 지수는 이보다도 더 나쁠 것으로 짐작된다. 이제는 부패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반부패 운동이 이미 국제적으로 연대화(連帶化)하고 있다. 부패한 나라는 국제적 신인도가 떨어지고 그런 나라엔 투자도 교역도 하기어렵게 돼가고 있는 것이다. 부패는 더 이상 개개인의 도덕적 문제가 아니다. 국가적 과제요 국민적 숙제다. 부패학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그것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다같이 노력해야 한다.
  • 부동산­IMF 1년 건설업계 현주소

    ◎민간공사 바닥… 공공건설에 ‘사활’/부도업체 연말까지 500개 넘길듯/100억규모 공사 50여업체 경쟁/낙찰가 예정액의 75%로 크게 하락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국내 건설업계가 최대의 격변기를 맞고 있다. 공사물량의 급격한 감소와 금융경색·고금리에 따른 신규투자 기피,실업률 증가로 인한 주택수요 실종 등으로 건설업계는 그야말로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상황에 놓여 있다. 대한건설협회가 추정한 올 건설공사 수주액은 49조4,800억원. 지난해보다 무려 38% 남짓 줄었다. 외형상으로는 4년전인 94년의 50조8,700억원과 엇비슷하지만 그동안의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6∼7년전 수준으로 후퇴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90년대 들어 97년(9.7%)을 빼고 모두 두 자리수의 수주 상승률을 기록했던 것과는 너무 딴 판이다. 올해 부도난 건설업체 수도 500개를 넘길 전망이다. 부도난 건설업체는 95년 145개로 처음 100개를 돌파한 뒤 96년 196개사,97년 291개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선 지난 9월 말까지 모두 454개사가 쓰러졌다. 부도업체는 연말까지 지난해의 2배를 웃돌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건설경기도 올해보다 나아질 게 없을 것으로 진단한다. 연말까지는 이미 비축해 놓은 일감으로 근근히 버틸 수 있겠지만 올해 수주량을 집행하는 내년에는 이월 공사마저 거의 바닥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민간 공사물량이 뚝 끊기면서 건설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분야가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관급공사. 비교적 공사대금을 떼일 위험이 적은데다 건당 덩치가 크기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가 추정한 올 공공공사 수주액은 지난해보다 7.6% 줄어든 32조7,000억원. 올 민간공사 수주액이 63% 감소한 것에 비춰 보면 그나마 건설업체들이 멸종하지 않은 것은 공공공사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설업체들의 공공공사 수주전은 말그대로 ‘피를 튀길’만큼 치열하다. 10여개 업체가 경쟁하던 100억원 규모의 중소형 공사에는 50개 이상의 업체가 몰려 들고 있다. 몇몇 대형업체가 독식하던 1,000억원 이상의 대형공사에도 10∼20개 업체가 뛰어 든다. 건설업체들이공공공사 수주 여부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치열한 수주전은 저가입찰이란 달갑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조사한 100억원 이상 공공공사의 경우 낙찰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평균 낙찰률은 2·4분기까지 공사예정가 대비 85∼88%를 유지했으나 3·4분기에는 75.8%선으로 크게 떨어졌다. 덤핑공사가 그만큼 증가했음을 말해 준다. 저가낙찰은 부실공사를 수반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안고 있다. 건설회사의 입장에서도 한정된 물량에 달라 붙는 업체가 갈수록 늘다 보니 수주단가가 하락,채산성이 그만큼 악화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은 저마다 IMF파고를 넘길 수 있는 생존전략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조직의 대혁신을 통해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한편 임직원을 축소하고 업무조직을 통폐합하는 구조조정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하도급 비중을 줄이고 직영체제를 확대하는가 하면 시공과 관리를 분리하는 이른바 아웃소싱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세계무대 재도약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동남아에 편중된 시장을 다변화하고 달러화 계약 위주의 선별수주전략도 펼치고 있다. ◎기고/張永壽 대한건설업협회 회장/위기속에 길이 있다 지난해 IMF 구제금융지원 이후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경제는 아직도 뚜렷한 회복전망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물론 몇가지 거시경제 지표상으로 볼때 내년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들이 있지만 아직 누구도 우리 경제의 회복시점이 언제가 될 것이라는 확실한 전망을 내릴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이러한 위기에 대응하고 극복하는 방안을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오랜 기간 건설업에 종사해온 경영자의 한사람으로 현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데 다소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몇가지 제언한다. 첫째,현재의 위기상황을 우리 스스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리건설업계는 그동안 양 위주의 전략을 구사해왔다. 그러나 이제 과거 매출위주의 경영전략에서 수익성 위주의 전략으로 일대 방향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업들이 핵심적인 사업을 중심으로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군살을 빼고 차입경영에서 벗어나 업체규모에 맞는 “규모의 경영”을 통한 안정된 경영전략을 수립,실천해 나가야 한다. 둘째,건설시장개방에 대비한 기술개발 노력을 가일층 확대해야 할 것이다. 공기단축,품질제고를 위해 끊임없이 기술개발을 추진해 IMF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 지금같은 위기 상황에 품질향상과 기술개발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원가절감을 위한 투자를 강화함으로써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셋째,건설기업간의 분업체계 및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앞으로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생산조직도 다양·복잡화하는 만큼 대중소 건설업체간 협력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협력은 상호이익추구와 건설활동의 지역적 분산 및 지방건설시장 활성화,건설인력의 현지화,지방화라는 기본방향에서 추진돼야 한다. 넷째,건설업계 전체에 “제값주고 제값받고 제대로 시공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불합리한 계약·건설제도와 발주제도를 개선하고 처벌규정 완화를 유도하는 한편 적정공사비 확보 및 책임시공 풍토조성을 위해 전 건설업계가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다섯째,건설산업 회생을 위한 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도 강조된다. 정부는 그동안 건설경기 침체와 주택업계의 부도 도미노 현상을 극복하고자 SOC 투자확대,주택중도금 대출 등 건설경기진작과 각종 제도개선을 추진중에 있으나 업계입장에서 보면 아직은 그 뚜렷한 효과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업계의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보다 합리적이고 과감한 규제개혁과 정책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우리는 전쟁으로 잿더미가된 이 땅을 일구어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열사의 땅 중동에서 조국 근대화를 위해 땀흘린 불굴의 의지와 저력을 보여왔다. 이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도전한 결과로 이같은 자신감이 바탕이 된다면 지금의 위기는 능히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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