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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페르세폴리스」(세계 문화유산 순례:61)

    ◎대평원 열주로 남은 페르시아수도/2,500년 전 다리우스대제가 세운 관성대도시/‘182년 영화’ 알렉산더대왕 말발굽에 폐허로 페르세폴리스는 기원전 2천500여년 전에 건설된 페르시아제국의 수도이다.인도­아리안계인 「파르스」족의 아케메네스 가문이 이룬 국가라 하여 아케메네스 페르시아 제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첫 비행기를 타고 남쪽으로 2시간을 날면 고대 도시 시라즈에 도착하고,다시 자동차로 동쪽으로 1시간을 달리면 ‘타크트 에 잠시드’에 도착한다.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는 페르세폴리스의 현지명이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늘어선 셀 수 없는 열주와 초석, 궁전터와 성벽계단,건물의 잔해들,궁전의 규모라기 보다는 궁성 대도시였다.고도 1500m의 황량한 평원에 끝없이 펼쳐지는 폐허의 잔해에서 묻혀지고 잊혀버린 페르시아 제국의 위용을 떠올리기는 힘들었다.역사의 상처마저 풍화되어 보는 이의 가슴을 친다.페르시아는 고대 아시아의 마지막 자존심이었고, 힘만 믿고 서양을 통째로 동양에 실어 날랐던 알렉산더의 도도한 물결에 정신적 가르침을 준 마지막 스승이었다. 페르세폴리스는 바로 그 동양적 정신의 심장부였다. ○각 국어로 새긴 ‘세계의 문’ 장엄한 도시 페르세폴리스는 기원전 518년 다리우스 대제에 의해 건설되었다.그리고 그 도시의 완성은 그후 100년이 더 지난 후였다.세계정부가 있던 곳이며,당시 지구상에 번성하던 모든 문화의 집결지였다.외국사신이 빈번히 내왕하고,동서양의 상인이 북적거렸다.중앙아시아에서 연결되는 육상 실크로드와 인도에서 건너오는 해로의 요지에 위치하여 풍부한 물자와 다양한 외국의 문물이 페르세폴리스를 살찌웠다. 사치와 향락,호화로운 파티가 연일 계속되었다. 그러나 페르세폴리스의 운명은 그렇게 길지 못했다. 기원전 330년 페르세폴리스에 도착한 알렉산더는 이 놀라운 아시아의 번성을 감당할 수 없었다.철저히 파괴하고 불태웠다.182년간의 짧은 생애였다.그리고 2천260년 동안 망각속에 있었다. 1931년 부터시카고 대학의 동양연구소 고고학 팀이 본격적인 발굴과 복원을 시작하면서 서서히 페르세폴리스의 역사적 의미는 되살아 났다. 페르세폴리스의 대표적인 건축물은 아파다나궁이다.왕들의 대접견장이었던 이 건물은 다리우스 대제때 시작하여 세르케스 왕때 완성되었다.지금은 72개의 기둥 중에 13개만 남아 있다.기둥과 벽면에는 부조가 조각되어 있어 당시의 역사적 편린을 엿볼 수 있다.상대적으로 조그맣게 새겨진 외국사신들이 손에 진상품을 가득 들고 커다랗게 묘사된 페르시아 왕들앞에 서있는 조각은 정말 사실감을 준다.사신들의 공손한 표정이며 왕의 근엄한 태도,날리는 옷자락에서 공물로 바쳐지는 동물들의 몸부림에 이르기까지 역동적인 한 편의 장대한 서사시가 전개된다. 어떻게 돌을 쪼아 저토록 선연하고 감동어린 조각을 만들 수 있을까?항상 그러하듯이 수천년전의 한 역사 유물에서 인간은 숙연함과 겸손을 배우게 된다. 페르세폴리스 건물 중 또 빼놓을 수 없는 가장 화려한 건물은 세르케스궁이다. 19m 42㎝ 높이의 1백개의 열주로 꾸며졌으나,이제 몇몇 기둥만이 그 흔적을 전해줄 뿐이다. 입구의 대문을 받치는 두 개의 큰 기둥에는인간의 모습을 한 황소가 조각되어 있다.11m 높이의 대문 위에는 엘람어와 아시리아어,페르시아어로 각각 ‘전세계의 문’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세계의 중심이라는 페르시아 국의 위용을 엿 볼수 있다.이곳의 기둥마다에도 쐐기문자로 새겨진 역사가 숨쉬고 있다.왕은 주로 세 가지 모습으로 묘사되었다.불을 모신 신전앞에서 기도하는 모습,옥좌에 앉아 있는 모습,또는 걷고 있는 모습들이다.부조의 양식들은 아시리아의 니네베 조각의 양식을 많이 닮아 있다.그러나 자세히 보니 약간의 차이도 보인다.권력과 신분에 따라 인물조각의 크기가 다르다.커다란 왕의 위엄앞에 보일락 말락하는 이름없는 백성의 표정이 인상적이다.특히 옷자락의 묘사에서 니네베 양식은 옷이사람 몸에 찰싹 들러붙어 있으나,이곳 페르세폴리스 양식은 옷이 살아 펄럭펄럭 날리고 있다.최고의 예술적인 조각기법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아파다나관 대표적 건물 신전은 불의 신인 아후라마즈다를 모셨다. 빛과 어둠,선과 악이 엮어내는 페르시아 사람들의 이원론적인 민간신앙이 조로아스터교로 성장했다.그리고 유대교에 직접 영향을 주어,오늘날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이원론적인 세계관이 완성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종교사 이야기이다.기원전 6세기말,페르시아의 창건자인 키루스는 바빌로니아를 멸망시키고,그곳에 포로로 잡혀있던 유대인을 무사히 이스라엘로 돌려보냈다.나아가 재정지원을 통해 예루살렘사원을 재건축하게 해주었다.그래서 히브리 성경에는 유대인 지도자에게도 좀처럼 부여하지 않았던 각별한 존경을 키루스에게 표하고 있다.신과 악마의 대결,천국의 보상과 지옥의 응징개념 등이 바빌론 유수 이후에 매우 뚜렷하게 나타난다. 페르세폴리스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마케도니아의 20대 청년 알렉산더의 광풍을 견딘 세력은 아무도 없었다.페르세폴리스를 불태운 알렉산더는 전군을 풀어 다리우스 3세를 추격했다.카스피해 연안까지 쫓긴 다리우스 3세는 박트리아 총독이었으며,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했던 베소스의 배반으로 비참하게 죽음을 맞는다.온 몸이 열 군데 이상 칼로 찔린 아시아의 대왕은 마케도니아의 한 병사의 눈에 발견된다.포로로 잡힌 다리우스는 그 병사로부터 한모금의 물을 받아 마신 후,조용히 눈을 감는다.기원전 330년 7월,막 해가 지는 시각이었다.대페르시아 제국도,그 수도였던 화려한 페르세폴리스도 이렇게 하여 기나긴 망각의 역사 속으로 묻혀갔다. ◎여행 가이드/테헤란∼인근 시라즈까지 비행기로 2시간 엄격한 이슬람 국가라 여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지만,의외로 친절한 이란 사람들의 인간미와 철저한 치안으로,오히려 외국인들에게는 관광의 안전지대이다. 테헤란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시라즈로 가서 그곳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페르세폴리스가 있다.현지명이 타크트에 잠시드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시라즈에는 호마호텔이 유명하다.관광안내는 이란 관광국 안내(892212)나 이란 관광정보센터(227072)로부터 얻을 수 있다.
  • 다시 뛰자… 위기를 기회로(신년사설)

    한국과 한국인들에게 1998년은 ‘하나가 되어야 하는 해’다.당면한 경제위기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자면 사회구성원 모두가 하나로 뭉쳐 돌파력을 2배가,3배가 시키는 길 밖에 없다.정부 경제계 노동계 가계가 모두 고통을 나누어 짊어지고 경제회생·국가쇄신을 향해 다시 뛰어야 한다.‘경제대국 11위’가 허상으로 드러난 이상 개도국시대의 헝그리(Hungry)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저성장·고실업 한파속에서의 국가경제체질개선작업을 뜻하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우리 공동체가 얼마나 잘극복해나가느냐에 따라 우리의 향후 국가명운이 좌우될 것이다. ○경제회생·국가쇄신 목표로 우리에게는 남다른 저력이 있다.전쟁의 폐허 위에서 맨주먹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군 국민이 아닌가.우리는 해낼 수 있다.경제를 되살리고 나라를 발흥시킬 수 있다.외환위기 소식이 전해지기가 무섭게 요원의 불길처럼 번진 ‘달러 모으기’‘금 모으기’운동을 보라.우리에게는 진한 공동체의식과 포기할 수 없는 자존심이 있다.거기에 “바람보다 빨리 눕고 바람보다빨리 일어서는” 순발력까지 겸비한 민초들이 있다. 모두가 심기일전하자.이를 악물고 다시 뛰자.무인년은 경제회생과 국가쇄신을 위해 호랑이처럼 무섭게 달릴 때다. 오늘의 이 경제난국을 극복하기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에는 어느 경제주체보다도 정부가 솔선수범해야 한다.그래야 응집력이 생긴다.정부가 새해 예산을 대폭 삭감 운용하고 공무원 봉급을 동결키로 한 것을 환영한다.획기적인 정부조직 개편과 인원감축 등의 후속조치도 신속히 단행하여 감량경영과 생산성 향상에 앞장서기를 바란다.공무원 신분보장조항이나 들먹이며 ‘작은 정부’의 구현을 지연시킨다면 국민의 지탄을 면치못할 것이다. ○허리띠 졸라매기 정부부터 50년만의 첫 여야간 정권교체에 따른 2월의 김대중 정부 출범과 5월 지방선거는 뉴 리더십의 부상과 대변혁을 의미해야 한다.김대중시대는 구태의연한 3김정치의 연장이 아니라 21세기 선진정치의 출발이어야 하며 뉴 리더십은 우리의 의식혁명과 체질개선을 선도하는 것이어야 한다. 경제난 극복을 위해 정치권은 초당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당리당략때문에 국리민복을 훼손해서는 안된다.정치와 경제는 함께 가는 것이다.정치가 불안하면 경제도 불안하게 마련이다.여소야대가 정치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어서도 안된다.그 어느 때보다도 정치인의 애국심이 요청되는 시국이다. 도대체 국민소득 1만달러,경제규모가 세계 11위란 나라에 어떻게 하루아침에 이런 꼴이 날 수 있단 말인가.국민들로선 생각할수록 울화가 치밀고 억장이 무너진다.외환위기가 초래된 배경과 원인은 철저히 규명되어야 한다.왜그런 사태가 갑자기 닥쳤으며 우리의 문제점은 무엇인지를 밝혀야 한다.정부 대응의 허점은 어디에 있었는지를 추궁해 해당자들에게 응분의 책임도 물어야 할 것이다.희생양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값비싼 교훈을 얻자는 것이다. ○위기 원인규명 교훈 삼아야 따지고 보면 오늘의 경제난국을 초래한 가장 큰 책임은 대기업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재벌들의 방만한 차입경영과 금융기관의 분별없는 단기외채 도입이 세계가 경탄한 ‘한강의 기적’을 초라한 사상누각으로 전락시킨 것이다.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한국민의 자존심을 무너뜨린 이들이야말로 ‘죄인’이 아닐 수 없다.경제인들은 속죄하는 자세로 경제회생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통해 위기에 처한 기업을 살리고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경영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확보해 기업의 신인도도 높여야 할 것이다. ○대기업은 속죄하는 자세로 국민들의 고통분담과 동참 또한 필수적이다.근로자는 산업현장의 평화를 유지해 생산성을 높이고 가계는 과소비를 추방하고 근검절약과 저축으로 경제회생을 뒷받침해야 한다. 이 다원사회가 결속하자면 우선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모두가 함께 살자”는 결의가 필요하다.그런 뜻에서 고통분담을 약속하는 ‘노사정대합의’는 시급히 끌어내야 할 명제다.IMF사태가 극복될 때까지 노동계는 임금인상 요구를 억제하고 사용자는 해고를 자제하며 정부는 실업대책에 힘쓰겠다고 다짐하는 것은 공동체 수호와 구성원의 공존에 중요한 전제가 되는 것이다.물론 그런 일이 부익부빈익빈의 심화나 기득권 보호의 수단으로 악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노·사·정 대합의 꼭 끌어내야 경제의 재건과 관련하여 국가적 관심이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즉 경제의 양적 팽창이 아니라 질적 우위의 확보에 모아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우리는 그 이상을 추구하고 성취해야 한다고 본다.21세기무 한경쟁시대를 살아갈 국가의 틀과 생존전략을 새로 짜는 ‘제2 건국’차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이번의 경제난 타개를 건국 이래 누적된 정치·경제·사회적 적폐를 일소하고 국가를 일신하는 호기로 승화시켜야 한다.사회 구석구석에 내재한 불신과 비민주·비효율의 덤불을 걷어내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 경제난 극복과 제2 건국의 대역사는 하루 아침에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길게는 10년,짧아도 3년은 걸리는 중장기적 과제다.모두가 그 고지를 향해 다시 뛰자.마라토너의 인내심을 갖고….
  • 4자회담 큰 성과… 경제외교는 낙관/97년 외교·남북관계 결산

    ◎외교분야­황장엽 망명·한·일 어업 현상 핫이슈/남북관계­경직 불구 경수로 부지 역사적 착공 올해 우리의 외교 및 남북관계는 겉으로는 큰 변화가 없는 속에서도 앞으로 많은 변화를 예상케 하는 움직임이 그 어느때보다 활발했던 것으로 평가된다.남북관계는 아직도 경직된 대결 국면 속에서도 내면적으로는 경제협력 확대 등 의미있는 변화가 시작됐다.외교적으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4자회담 본회담을 개최하는 성과를 얻었고 연말의 금융위기로 인해 통상외교에 대한 노력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외교분야◁ 97년 우리 외교분야의 이슈는 크게 4자회담과 한일 어업협정 개정,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망명 처리문제 등을 들 수 있다. 지난해 4월 김영삼 대통령과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공동제안한 남북한 미국 중국간의 4자회담은 첫해를 아무 성과없이 넘겼다.따라서 올들어 북한에 대한 4자회담 설명회를 시작으로 한국과 미국의 중단없는 4자회담 추진이 계속됐다. 이는 북한측의 냉담한 반응으로 좀처럼 열릴 기미가보이지 않았으나 식량난에 몰린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지원,대미관계 개선을 의식해 전격수용함으로써 8월 1차 예비회담을 시작으로 12월 본회담 개최에까지 이르렀다. 4자 본회담은 43년만에 한반도 전쟁 당사자인 4자가 한자리에 모인 역사적 이벤트를 마련했다.하지만 그 상징성을 제외하면 내실은 찾기 힘들다.연내무조건 본회담을 열고 보자는 한·미의 의지와 본회담에 참가만해서 대외 이미지를 제고하자는 북한의 의도가 맞물려 본회담이 형식적으로 열렸다는 의견이 많다. ○독도 영유권 문제 쟁점 또 일본의 한국어선 나포로 현해탄을 떠들썩하게 한 한일 어업협정 개정협상도 97년 마지막날까지 이어졌다.지난 65년 체결된 양국 어업협정은 94년 유엔해양법체제 출범이후 개정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지난해부터 양국간 어업회담이 시작됐다. 어업협정은 단순히 어업에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독도 영유권문제가 끼어들면서 양국간에 난제로 자리잡았다.일본 정계와 어민들의 압력으로 코너에 몰린 일본과,일본과의 어업협상을 언제까지 미룰 수만 없다는 한국이 막판에 배타적경제수역(EEZ) 획정때까지 잠정수역체제로 합의함으로써 의견이 어느정도 모아졌으나 아직도 양국의 이해가 첨예해 전망은 불투명하다. 이와 함께 97년 새해 벽두를 울린 황장엽 망명사건은 그동안 북한 망명인사중 최고위급이라는 점에서 세계적 사건으로 부상했다.또 8월에는 장승길 주 이집트 북한대사 형제가 함께 미국으로 망명해 북한 고위급의 도미노 망명을 예고하기도 했다. ○대만 핵쓰레기 저지 반면 대만 핵폐기물의 북한 이전계획에 대한 우리의 외교적 노력은 성공적이라 할만하다.아직까지 대만측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으나 외무부의 각 국제기구를 통한 호소와 민간 환경단체들의 운동이 대만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올해 막바지에 이르러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를 관리하는 상황이 닥치면서 무방비상태였던 우리 경제·통상외교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그동안 경제·통상외교에서 통상산업부 재경원 외무부 등이 일치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점과 미국 일본 등과의 통상협상에서일방적으로 수세입장을 취한 우리 외교행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IMF체제를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통상외교력 향상이 시급한 실정이다. ▷남북관계◁ 지난해 잠수함 침투사건으로 얼어붙었던 남북관계는 먼저 북한의 식량난을 비롯한 경제적 어려움을 지원하는 것으로 해빙무드가 조성됐다.북한이 1월에 4자회담 설명회 개최문제를 검토하겠다고 제의했고 이어 통일원이 북한당국이 원한다면 대북식량 지원을 하겠다고 화답했다.국제기구를 통한 정부의 지원,적십자를 통한 민간차원의 식량지원이 12월까지 활발하게 이루어져 남북 사이의 신뢰회복의 물꼬를 텄다.2월에 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가 한국에 망명한 사건이 발생했지만 이로 인해 북한이 극단적으로 남북관계를 경색시키는 제스쳐는 취하지 않았다.다만 황비서를 배신자로 몰아붙여 북한 주민들의 동요를 막았을 뿐이었다. 또 북한의 핵동결을 막기 위해 시작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대북경수로사업도 역사적인 진전을 보았다.지난 4월 KEDO 실무대표단의 북한 방문을 시작으로 건설에 필요한 의정서들이 체결됐다.이어 부지조사단의 10여차례 방북과 건설장비 및 물자의 동해항로 개설 등 실질적인 경수로 건설사업을 착수했다.이어 8월19일 북한 함남 신포지국에 한국과 미국 일본,북한의 KEDO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역사적인 부지착공식이 열렸다.이때부터 우리 정부대표와 2백여명의 한국 근로자들이 신포지구에 상주하게 되었고 남북 직통 통신망도 개설됐다.10월에 북한측이 우리측 근로자들의 노동신문 훼손사건을 트집잡아 한때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지만 곧 막후협상을 통해 해결됐다. 새해초 한·미·일 3국과 지난 9월에 KEDO에 가입한 유럽연합간에 경수로비용분담에 대한 협상이 끝나면 본격적인 건설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일 대남정책 불변 북한의 가장 큰 변화로는 10월 8일 김정일이 노동당총비서로 공식추대됐다.김일성이 사망한지 3년3개월만에 김정일이 최고위직을 승계한 것이다. 김정일이 당총비서에 취임했지만 남북관계에 대한 북한의 대남정책은 현재까지 변화가 없다.11월에검거된 남파 부부간첩 및 고영복씨 고정간첩사건은 북한의 대남공작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북한의 경제난으로 인해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통한 국제적인 지원을 얻기 위한 대미·대일 수교 교섭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북한은 일본에 대한 화해제스쳐로 일부 북송 일본인처의 고국방문을 허용했고 4자회담에 나섬으로서 미국 등 국제사회에 대해서도 유연한 모습을 보여줬다. 새해의 남북관계는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가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의했고 북한도 우리측의 새정부가 들어서면 당국간 대화에 나서리라는 분석이 우세해 민간차원의 교류확대와 함께 당국간의 대화도 재개되리라는 전망이다.
  • 철강왕국 포항제철(우리가 세계최고:8)

    ◎10개국과 합작…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원료 조달·판매망 구축… 세계시장 점유 확대/2005년엔 20개국 50개 생산·판매 기타 확보 94년 4월 1일,포철 창립 26주년 기념식에서 김만제 회장이 직원들 앞에 섰다. “오늘 우리 앞의 세계에서는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변화의 소용돌이가 일고 있습니다. 국제화 정보화로 가는 급격한 변화는 이미 세계 모든 기업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곧 도래할 21세기에는 이같은 변화가 더욱확산될 것이며,그 속도 또한 빨라질 것입니다” 포철이 국내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철강의 중심에 우뚝 서려면 생산·판매체제는 물론,구성원 의식의 글로벌화가 시급함을 강조한 ‘경고’였다. ○끊임없는 해외 투자 국내외를 막론하고 100년 이상 ‘영속’하는 기업들은 많지 않다. 아무리 훌륭한 기업도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도태된다. 미 포춘지가 매년 발표하는 미국 내 500대 기업을 보면 기업의 흥망성쇠가 일각에 달려있음을 알 수 있다. 72년과 82년에 수위에 올랐던 IBM이 92년에는 20대 기업명단에서 찾아볼 수 없다. 요즘 상황은 어떤가. 국가가 부도위기에 몰리고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신용은 땅에 떨어졌다. 무디스사는 지난 22일 한국물(채권)에 대한 외환신용등급을 ‘Baa2’에서 ‘Ba1’으로 두단계나 하향 조정했다. 이 등급은 정상적인채권발행이 불가능한 상태로 채권을 발행하더라도 정크본드(저급채권)로 분류되는 수준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포철은 해외 16개 은행으로부터 2억2천6백만달러의 신디케이트론을 도입하는 데 성공했다. 즐거워할 일만은 아니지만 역설적으로 포철의 대외신용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미국의 철강전문지인 뉴스틸은 지난 5월호에서 “포철은 조업시작 20여년만에 세계에서 가장 큰 철강회사의 하나로 부상하고 세계 철강사에 남을 만한 특별한 존재로 기억되고 있다”고 했다. 중국 베트남 브라질 등에서 18개 합작투자사업을 함으로써 세계 철강업계에서 진정한 글로벌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끊임없는 경영혁신으로 경쟁력의 기초를 닦고 밖으로는 해외진출을 통해 세계적 철강기업으로서 위상과 신인도를 쌓은 것이다. 포철이 국내기업으론 처음 뉴욕증시에 상장된 것도 글로벌 경영의 결과다. 포철은 원료확보 때문에 초기부터 세계로 눈을 돌려야 했다. 81년 호주의 마운트 솔리 탄광에 대한 합작투자가 시작이다. 포철은 90년대 전반까지 제철원료를 조달하기 위한 탄광개발사업과 미국 중국 베트남 등지에 판매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해외투자에 주력했다. 그러다 코렉스 미니밀 등으로 철강제조방식이 다양해짐에 따라 펠렛 등 신규원료 확보차원에서 브라질과 베네수엘라 등 남미지역의 현지화사업에도 나서게 됐다. 지금 포철은 계열사를 포함,세계 각국에 41개 법인과 공장을 운영할 만큼 괄목상대하게 성장했다. 베트남에서 포스비나(아연도금강판공장),비나파이프(강관공장),VPS(선재 및 봉강공장)를 가동 중이며 중국에는 대련 장가항 순덕 등 중국 화북,화남,화중의 거점도시에 아연도금강판공장과 코일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동남아 최대 철강시장중 하나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10월 연산 1백만t 규모의 미니밀공장 건설에 착공했다. ○“경쟁력 있는 철강회사” 포철은 이들 공장을 포함,2005년까지 20개국에 50개의 생산 및 판매기지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동남아 등 개도국 시장에는 판매·생산시설을 통해 시장확대를 꾀하고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는 합작공장 건설을 통해 판매거점을 확보하는 한편 자원보유국에서는 합작공장을 세워 안정적인 철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원료조달에서 판매망 구축까지 글로벌 네트워크을 구축하되 선진국에서는 다운 스트림에,후발국에서는 업 스트림에 주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건설중인 미니밀 공장이 한 예. 소재를 공급,가공·판매하는 방식에서 아예 현지에서 철강을 생산,공급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인구 1억9천5백만명에다 연평균 6∼7%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매년 열연강판의 부족량이 60만t이나 돼 현지업계의 구득난이 극심한 실정이다. 포철은 생산량의 80%는 현지에 판매하고 나머지는 동남아에 수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한미 합작으로 86년 설립한 UPI는 포철 해외진출에 이정표였다. 한국철강협회 여상환 상임고문(61)은 “당시 연간 2천만t의 철강을 수입하는 미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거점이 절실히 필요했다”며 “UPI설립으로 수입보호장벽을 뚫고 동시에 시장진출 교두보도 확보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UPI가 설립되기 전 피츠버그시 시민들은 UPI합작사인 USS를 그냥 ‘더코퍼레이션’(회사)으로만 불렀다. 피츠버그시에서 회사라면 당연히 USS뿐이라는 자긍심을 표현한 대목이었다. 때문에 포철과 합작이 이뤄졌을 때 곱지않은 시선을 포철 기술진과 경영진은 몸으로 이겨내야만 했다고 여고문은 전했다. 결국 오늘날 UPI는 흑자를 내는 ‘효자기업’이 됐다. 철원확보를 위한 현지투자는 호주의 마운트 솔리 광산(포사)을 시작으로캐나다의 그린힐스광산(포스칸),베네수엘라 HBI공장(포스벤),브라질의 펠렛공장 코브라스코 등으로 늘어났다. ○브라질공장 내년 준공 포스벤은 3억3천4백50만달러를 투자,연간 1백50만t의 HBI(고철대체재)를 생산,오는 99년 5월부터 1백5만t을 들여와 광양제철소 미니밀 공장의 원료로 사용할 계획이다.브라질에 설립된 코브라스코는 브라질의 세계적인 철강회사인 CVRD와 50대 50으로 설립한 회사로 세계적인 미항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비행기로 한시간 거리인 산토스주 비토리아시에 있다.펠렛은 철광석을 알갱이 형태로 만든순도 99%이상의 철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제품. 연산 4백만t 규모의 펠렛공장은 50%의 공정을 보이고 있으며 내년 9월22일 준공예정이다. 조병주 코브라스코이사(50)는 “철강제품의 70∼80%가 원광석 값”이라며 “현지에서 펠렛을 제조·수입하면 단순 수입보다 약 3%(1.2달러)의 원가경쟁력이 확보된다”고 펠렛공장의 장점을 지적했다. L.A.반데이라 공장장(50)도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서유럽 국가들의 고로방식 제철소는 환경오염방지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며 “환경친화적인 제철소로의 개조비용이 적지 않아 펠렛의 효용가치는 더욱 높아지게 될 것”고 했다.
  • 이시영 수석대표 “소기의 목적 달성”/회담 이모저모

    ◎회담 난항 거듭… 폐막 예정보다 1시간 늦어 ○…4자회담 마지막날인 10일 4국대표단들은 4개항의 의장성명을 통해 제2차 본회담의 일정을 발표하고 이틀간의 회담을 종료.상오 10시(이하 현지시간,한국시간 하오6시) 속개된 회의에서는 전날 각국의 기조연설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조율한데 이어 다음 회담을 내년 3월 16일열기로 합의하고 의장성명을 채택. ○…회담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폐막도 예정시간보다 약 1시간가량 늦은 이날 하오 1시쯤 종료.이에따라 당초 낮 12시 15분에 국제회의장 프레스룸에서 갖기로 했던 공동성명 기자회견은 하오 1시10분쯤으로 약 55분 늦게 시작. 4개국 대표들은 기자회견장에서 연단을 중심으로 왼쪽부터 당가선 중국수석대표 이시영 한국수석대표 스탠리 로스 미국수석대표 김계관 북한수석대표순으로 착석. 공동성명은 의장국인 미국의 로스 대표가 낭독했으며 이어 약 7분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로스대표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 로스대표는 이번 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없었던 탓인지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원론적인 수준에 그치는 답변으로 일관. ○…이시영 한국수석대표는 공동기자회견이 끝난뒤 한국기자들을 대상으로약 10여분간 기자회견을 실시. 이대표는 이번회담이 예비회담 수준에 그치지 않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물론 주요문제에 대한 본질적이 접근이 이뤄지지 않았으나 일단 차기본회담의 일정과 특별소위구성 등에 합의한 만큼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본다”고 답변. 이대표는 이어 “첫술에 배부를 리가 없는 만큼 특별소위에서 여러문제들이 거론되고 이것이 본회담에서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 만큼 너무 성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며 상당히 낙관적인 자세를 견지. 이대표는 또 북한이 남북대화 재개문제를 거론한데 대해서는 “원론적인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이에대해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며 다소 신중한 자세를 표명.이어 4국대표들은 한국대표단 주최로 제네바 시내 페를 뒤 락 음식점에서 열린 뷔페오찬에 참석한뒤 사실상 1차 본회담의 공식일정을 끝냈다. ○…한편 4자회담 본회담이 제네바에서 열림에따라 최근 침체된 세계국제회의 도시로서의 위상을 다시 세우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지적.스위스 정부가 회의장을 무료로 제공하고 북한대표단의 체제비용을 전액 자신들이 부담하는 등 회담유치에 열을 올린것도 세계평화에 기여한다는 대외적인 명분외에도 위상제고와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것이라는 판단도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
  • 오구라 신임 주한 일 대사­서울신문과 첫 인터뷰

    ◎“한·일 어업협정 기한내 합의 안되면 실효”/“일은 북 경수로 일정액 부담… 분담률 안정해/북 국제사회 편입 한국정부와 협의해 유도” 신임 오구라 카즈오(소창 화부·59) 주한 일본대사는 6일 한국 부임후 처음으로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 경수로건설비용 분담에 대해 “미국이 경수로 비용에 적절한 공헌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단호하게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의 요지. ○북과 첫교섭 미서 시작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서 조만간 북한 경수로건설개략사업비(ROM)를 확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KEDO 주요 이사국으로 분담액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먼저 미국은 경수로건설 비용을 위해 적절한 공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그 이유로는 첫째,경수로사업과 관련해 북한과 교섭을 처음 시작한 주체가 미국이기 때문이고,둘째 KEDO문제는 한반도범위를 넘어서 핵비확산문제로 이에 대해서도 미국이 큰 책임을 갖고 있다.또 일본은 분담율을 정하지 않고 절대액수를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분담율을 결정할 경우 전체 경수로경비가늘어날수록 분담액이 커지기 때문이다.물론 응분의 부담을 할 용의는 충분히 있다.또 한·미·일 3국은 경수로 전체경비를 가급적 낮은 수준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최근 개림호 나포사건을 통해 볼때 일본은 앞으로도 한국어선이 일측의 직선기선 영해침범시 계속 나포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일본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먼저 이번 사건은 우발적인 것으로 생각한다.일본으로서는 국제해양법에 입각해 새로운 영해를 설정,이를 일본뿐 아니라 다른나라들도 지켜줄 것을 바란다. ­개림호의 이몽구 선장이 기소되는 등 일본내에서 법적절차가 진행됨에 따라 양국간 어업협정개정을 위한 회담이 불투명한 것으로 전망되는데. ▲한국어선들이 국내법을 준수하고 조업하면 앞으로 이런 사건이 많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물론 우발적 사건은 생길수 있다.따라서 우선 국내법을 지키는게 중요하다.그러나 이 사건으로 어업교섭이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우발적 사건은 몇명의 어민이 저지른 것이지만 어업협정은 수만명의 어민들과 관련돼 있는문제다. ○국내법 지키는게 중요 ­이번 나포사건으로 한국측이 어업회담을 거부,지난 5,6일 한일 비공식 어업회의가 무기연기됐다.교섭재개의 조건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어업협정은 어디까지나 어민들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중국 속담에 ‘성문의 화재로 연못의 물고기가 피해를 입는다’는 말이 있듯이 어민과 무관한 사람들간의 일이 이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어민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어민들이 안정된 상태에서 조업하는 것이 필요하다.지난 70년대초까지만 해도 일본 어선들이 한국연안까지 와서 조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지금 상황은 역전됐다.이 사실을 양국 국민들이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앞으로 일본정부가 어업협정을 파기할 가능성은 없는가. ▲일본으로서는 어업협정이 없는 상태를 좋지 않게 생각한다.다시말해 협정이 실효하는 일이 없도록 교섭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협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실효할 가능성은 있다.다시말해 현재 한·일이 하고 있는 협정개정을 위한 교섭은 영원히 계속되는 것이 아니다.교섭중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실효할 수 있다. ­독도주변 수역설정문제에 대해서도 일본은 독도주변수역을 공동관리수역 설정을 주장하고 한국은 현상태로 공해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양국의 입장이 어떤 방식으로 조율될 것으로 보는가. ▲일본은 불행히도 이웃국가와 영토문제를 겪고 있다.중국과는 조어도,러시아와는 북방열도,한국과는 독도의 영토문제가 있다.그러나 일본은 러시아와 어업협정을 체결했으며 중국과 협정개정을 진행중이다.따라서 한국과도 협정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일 관계 급진전 없을것 ­최근 재북 일본인처가 방일한데 이어 일본 여3당이 방북하기로 돼있다.향후 일북관계 개선에 대한 생각은. ▲일북관계가 급진전할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그러나 최근 북한의 태도중 한국인 경수로근로자의 시신을 판문점을 통해 송환했으며 남북적십자회의에서 이산가족문제를 협의키로 하는 등 몇가지 주목할만한 것이 있다.일본으로서는 북한이 국제사회에 편입할 수 있도록한국정부와 협의아래 노력하겠다. ­북한 김정일의 당총비서 공식승계이후 정책변화에 대한 전망은. ▲옛 소련의 레닌사후 스탈린이,중국 모택동사후 등소평이,또 스탈린사후 흐루시초프가 각각 일정한 지위에 오르기까지 몇년이 걸렸는지 조사해보았다.정답은 모두 5년이다.따라서 북한의 김정일도 안정적인 지위를 얻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또 북한정권의 정통성은 경제개혁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달 20일 부임,오는 18일 신임장을 받는 오구라 대사는 동경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62년 외무성 들어와 주홍콩총영사관 영사,경제협력개발기구(OECD)대표부 공사를 거쳐 지난 94년 주베트남대사를 역임했다.가족으로는 부인과 1남1녀가 있다.
  • 국민회의 대선가도 역할분담/김 총재,정책경쟁으로 다자구도 주도

    ◎참모들은 반DJ후보 비판공세 맡아 국민회의 김대중총재는 25일 금융·외환위기를 소재로 경제관련 기자회견을 가졌다.이날 그의 경제드라이브는 중소기업중앙회장단과의 간담회등으로 이어졌다. 김총재는 이날 회견에서 경제문제를 제외한 정치현안에 대해서는 가급적 언급을 피했다.여당의 내홍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었다. 물론 금융위기 타개책등 제시한 처방 자체는 국민회의측의 기존 정책공약과 별반 다름없었다.다만 신한국당측의 김총재 비자금 의혹제기 이후 소용돌이치는 정국에서 발을 뺀 격이 됐다. 따라서 이같은 ‘초연한’ 행보에 오히려 관심이 쏠리고 있다.검찰수사 유보 발표 이후 신한국당측의 내홍이 걷잡을 수 없이 격화되고 있는 것과는 극히 대조적인 까닭이다. 대신 주요 당직자들은 이회창후보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이날 간부회의는 신한국당측이 김총재의 비자금의혹 제기 과정에서 금융실명제 위반했다고 결론지었다.“더 이상 ‘법대로’를 논할 수 없는 무법자”(김민석부대변인)라는등 이회창총재에게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는 후보와 당직자간의 일종의 역할분담체제다.김총재는 정책경쟁 위주의 포지티브 켐페인을 주도하고 참모들이 여타후보에 대한 비판공세등 네가티브켐페인을 전담하는 식이다. 이원적 대응은 현재의 유리한 다자경쟁 대선구도를 깨지 않기 위한 방편이다.김총재가 전면에 나서 맞대결을 벌일 경우 ‘DJ 대 반DJ구도’가 되살아 날 개연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응집력높은 지지표를 무기로 기왕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마당에 ‘유탄’을 맞을지도 모르는 최전선보다 후방에 위치하는 게 낫다는 셈법이다.
  • 대미 현안 유기적 대응을(사설)

    최근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 추락과 미국과의 통상 및 쇠고기 검역문제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대외문제가 전례없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것같다.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사가 국내 시중은행에 대한 신용평가를 한단계 낮추었고 영국의 국제금융경제전문지 유러머니는 9월의 한국 국가신인도가 국제통화기금(IMF) 180개 회원국중 27위로 지난 3월 22위에 비해 5단계가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지난 1일 한국과의 자동차협상을 결렬시킨뒤 슈퍼 301조에 따른 우선협상대상국관행(PFCP)으로 지정했다.또 미국산 쇠고기에서 O­157과 O­26 대장균이 검출돼 검역문제를 놓고 양국간 이견(리견)을 보이고 있다.미국과의 통상분쟁문제에 대해 우리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다는 방침을 새워놓고 있고 미국은 우선협상대상국관행 절차에 따라 22일내에 조사개시여부를 결정,조사에 들어가게 되어있다. 미국과의 통상분쟁은 향후 1년이상 장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쇠고기 등 축수산물은 지난 7월 전면개방으로 인해 수입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식품수입이 늘면서 위생문제와 관련,수출국과의 분쟁이 증가될 것이다.이같이 대외문제는 날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데 비해 정부부처간 협력문제는 과거 방식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대외부문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을 다른부처로 떠넘기고 협상이 순조롭게 끝나면 그 공을 놓고 과잉홍보에 열중하는 잘못된 풍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최근 자동차협상과정에서 주무부처인 통상산업부와 외무부간에 협상문제를 놓고 이견을 드러냈으며 협상이 끝난후 두 부처간에 협상이 결렬된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강대국인 미국과의 협상에서 정부부처가 힘을 합해 전략을 짜내도 힘겨운데 부처간 협력이 원할하지 못했다는 것은 매우 유감된 일이다. 쇠고기 검역문제 또한 주무처인 보건복지부는 산하에 식품의약안전본부가 있지만 축산물 검역은 농림부 동물검역소에,수산물은 해양수산부 수산물검사소에 위임되어 있다고 주장,책임 전가에 급급한 인상을 주고 있다. 미국과의 또다른현안과제인 F­16전투기 추락문제에 있어서도 국방부의 대처에 문제가 없지 않다.공군의 주력전투기추락이 엔진 등 기체의 결함에서 온 것인지,그렇지 않고 국내 조립과정에서 잘못된 것인지를 밝혀내기 보다는 안보상문제를 이유로 ‘대외비’로 부치려는 인상이 짙다. 이처럼 대외현안의 경우 부처간 협력이 부족한 것은 이를 부처소관 업무 또는 관련부처에 국한된 문제로 보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스템의 잘못에서 기인되고 있다고 하겠다.대외신인도와 국제간 협상은 국가경영과 직결되는 사항이다.특히 국제간 협상은 국가간의 전략과 전략의 대결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러므로 대미 현안을 비롯한 국제문제는 범정부적 차원에서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협상 등 대외현안에 대한 정부내 의견통일과 합리적인 대응전략을 모색하기 위해서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가칭‘대외현안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의하고 싶다.그 기구는 협상전략에 대한 부처간의 유기적인 협력은 물론 민간업계와의 협조 등 총체적 전략을 다루고 협상진전과정에서 일어나는 돌발적인 사태에 신속히 대처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종금사의 대출금 회수 중단(사설)

    전국 30개 종합금융회사가 22일 금융시장이 호전될때까지 기업에 대한 여신회수를 하지 않기로 결의함으로써 금융시장의 불안이 크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최근 대기업 부도가 종금사의 여신회수에 기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종금사가 자사의 채권회수에 급급한 나머지 여신회수에 나서면서 기업이 부도가 나고 기업부도는 종금사 전체의 부실채권을 누적시켜 경영을 악화시킨다는 점을 감안할때 상호간 여신회수자제는 공생을 위한 것이다.또 종금사 여신회수는 기업 흑자도산과 금융시장 및 외환시장불안 등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주고있다는 점에서 공동결의는 평가할 만하다. 국내기업은 종금사 등 제2금융권 의존도가 높아 이들 금융기관이 자금회수에 나서면 부도를 내지않을 기업이 없을 정도이다.종금사의 기업에 대한 총채권은 86조원에 달한다.이중 66조원어치의 어음은 은행신탁계정 등 기관투자가가 매입,보유하고 있다.종금사는 이처럼 많은 단기채권을 갖고 있다.따라서 종금사가 자금회수에 나서면 기업이 부도를 막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번 종금사결의는 시의적절한 것이지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보완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결의내용을 보면 여신회수 자제 대상기업을 ‘부도가 날 경우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만한 주요 기업체’로 한정시키고 있다.또 종금사가 현재 소유하고 있는 20조원어치의 기업어음에 대해서만 회수를 자제하는 것으로 되어있고 그 기간도 오는 9월말까지다.이번 결의는 단기적 처방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종금사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은행·종금사 등 3자의 공동노력이 있어야 한다.정부는 종금사 사장단이 건의한 지원내용(국고여유자금 지원·기관투자가의 기업어음매입 독려·한은의 환매채 직거래 허용·한은의 간접외화예탁금 지원) 가운데 지원이 가능한 것은 즉시 실시하기 바란다.은행은 종금사로부터의 무담보기업어음 매입액을 종전수준으로 늘리고 이미 매입한 기업어음의 상환요구를 자제하는 등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종금사는 이번 결의를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다.종금사 경영위기의 궁극적인 해결책은자구노력이다.자기자본을 고려하지 않은 대기업에 대한 편중여신을 지양하고 외화자금난을 겪고 있는 지방 종금사는 과다한 외화부채를 축소하는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할 것이다.
  • 남북협력 디딤돌 놓는다(사설)

    1997년 8월19일은 남북 분단사에서 오래오래 기억해 두어야할 날이 될지도 모르겠다.100명이 넘는 한국의 기술자와 관계자들이 참석해 함경남도 신포에서 경수로건설 착공식을 갖는다.실로 역사적인 일이다. 94년 제네바 핵합의 이후 3년여를 소모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지만 남북간에,북한과 국제사회간에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하나의 원칙이 이행되는 순간이었다.비록 제한된 것이긴 하지만 북한사회가 열리는 신호이고 그것은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커다란 발걸음이 될지도 모른다. 본공사가 본격화하면 최고 5천여명의 한국 기술진이 북한에 머물게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한 전문가의 계산으로는 2004년 경수로 2기가 완성될 때까지 남북한에서 연인원 1천만명이 이 공사에 동원될 것으로 보고 있다.수많은 남북한 사람들이 함께 자고 먹으며 일하게 된다. 신포는 분단 이후 최초의 본격적인 납북협력의 무대다.지금까지만도 남북간에 합의한 각종서류가 1천쪽이 넘는다고 한다.경수로가 완성되기까지 6∼7년동안 남북간에 필요한 각종 합의사항들은 앞으로의 남북협력과 교류의 제도화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 사업으로 해서 남북간에 민간용 직통전화가 개설되고 우편물교환이 이루어졌으며 통관과 노무문제에도 합의해야 했다.남북간 교류와 협력을 위한 접촉은 불가피하게 확대될 것이다. 그렇다고 경수로사업의 미래가 꼭 밝은것 만은 아니다.신포가 북한의 베를린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북한이 가지게 되면 그나마 열린 문이 다시 닫히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고 예측이 불가능한 남북문제의 특이성으로 해서 남북간에 또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경수로 건설비의 분담문제도 아직 아무런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한국이 ‘중심적’ 역할을 하고 일본은 ‘의미있는’ 만큼을,미국은 ‘상징적’인 부담을 한다는 지극히 애매한 얘기만 돼있을뿐 구체적인 합의는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다.한·미·일 3국간 힘겨운 줄다리기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첫삽질이 시작됐듯이 공사비 줄다리기도 끝내는 해결될 것이다.분담금 싸움보다 경수로 지원에3국 모두 더 큰 국가적 이해가 걸려있는 것이다. 경수로사업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확보에 하나의 디딤돌이 될 것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남북은 역사적인 이번 경수로사업 완성에 장애가 생기지 않도록 서로간 인내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북한당국은 건설공사 기간동안 신포에 체재할 한국과 국제관계자들이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보살펴 주어야할 것이고 한국민들은 이번 일에 국민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무엇보다 남북간 도발과 비방을 삼가는 일부터 실행에 옮겨야 한다.
  • 육군청성부대의 음식쓰레기 줄이기 작전

    ◎급식인원 정확히 파악… 재료부터 줄인다/사병 입맛 철저분석… 새로운 메뉴·조리법 개발/취사장마다 잔반 그래프… 최소발생부대 표창/“군부대 연 음식낭비 1,018억… 전차 139대 살수있다”… 곳곳에 표어 「연간 음식물 낭비로 생기는 8조원의 손실은 항공모함 3대,F­16전투기 718대를 구입할 수 있는 규모다」 「군 부대의 음식물쓰레기로 낭비되는 1천18억원으로는 코브라헬기 65대,88전차 139대를 살 수 있다」 경기도 포천군의 육군 청성부대가 연간 군 부대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 규모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한 문구들이다. ○먹을만큼 담아먹기 청성부대는 이 문구들을 취사장·식당뿐 아니라 중대별 게시판마다 붙여놓고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운동을 실천하는데 다함께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상오 11시55분 청성부대 401보병대대 식당. 식반을 들고 줄을 선 사병들은 식당에 들어서자 배식대 위에 큼지막하게 붙은 표어들을 쳐다본 뒤 옆에 붙은 점심 메뉴판을 살펴본다.점심 메뉴는 밥과 육개장,미역무침과 깍두기.사병들은 차례차례먹을 만큼 식판에 담은뒤 자리에 앉는다. 다른 사병보다 다소 많은 양의 육개장을 담은 김영두 상병(22)은 『평소 좋아하는 육개장이 나와 많이 담았다』며 『기호에 따라 자율배식을 하기 때문에 밥과 국이 남는 일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식사 시작 30여분 뒤.식사를 마치고 잔반통으로 향하는 김상병 등 사병들의 식판은 거의 비어 있다. 이 부대가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를 성공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은 나름대로 시행한 독특한 절약방법들이 주효했기 때문.이 가운데 가장 먼저 들 수 있는 것이 급식인원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급식인원 체크」제도이다.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난해 1월 이후 전체 식사인원을 하루 전날 본부로부터 정확히 통보받아 이에 맞게 밥을 짓는 것이다. ○1년전의 25% 수준 특히 신세대 사병들이 1인당 745g인 기본 정량보다 적게 먹는다는 자체 분석에 따라 대대별 취사량을 정량보다 하루 10여㎏씩 줄였다. 잔반 발생을 원천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다. 음식물쓰레기 줄이기운동 결과 지난해 1·4분기동안 부대 전체에서 1천800㎏ 나오던 잔반이 4·4분기 때에는 900㎏으로 줄어 들었고,올 1·4분기에는 또다시 절반가량인 480㎏으로 줄었다. 불과 1년만에 잔반이 4분의1 수준으로 준 셈이다. 신세대 사병들의 음식문화를 정확히 파악한 것도 잔반을 줄이는 데 보탬이 됐다.전방부대 사병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신세대 사병들은 취사장과 식당의 분위기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식당마다 식당보를 깨끗이 깔고 식사시간에 신세대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주며 식욕을 돋우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음식 맛을 높여 맛있게 많이 먹도록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사병들이 선호하는 음식이 나올 때는 잔반이 대폭 줄어들기 때문이다. ○음식남긴 원인 분석 취사병과 민간인 조리사는 매일같이 사병들이 즐겨 먹는 반찬종류와 조미료의 배합률 등을 조절한다.짜지 않으면서도 얼큰한 맛을 즐기는 신세대 취향에 맞춰 적절하게 맛을 내는 것이다.튀김종류의 경우 삶은뒤 살짝 튀기는 것과 날 것을 바로 튀기는 것 가운데 사병들의 반응에 따라 선택하는 세심함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전문요리사를 초빙해 맛깔스럽고 열량이 높은 음식을 만드는 비법을 공부하기도 했다.취사병·민간 조리사 등을 대상으로 계절·요일·끼니별 부식종류는 물론 좋아하지 않는 요리도 맛있게 조리하는 방법을 배웠다. 주방일을 돌보고 있는 민간인 조리사 안영숙씨(36·여)는 『사병들이 반찬을 남기면 꼭 그 이유를 물어보고 참고로 삼는다』면서 『특히 같은 재료라도 조림이냐 무침이냐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사 단위 부대별로 잔반 발생량을 비교·분석하는 「평가제」와 「불시점검반」 운영도 빼놓을수 없는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전략 가운데 하나다. 기존의 통합 잔반통을 없애고 중대·소대별로 잔반함을 자체적으로 운영해 취사장마다 잔반 표시목록을 작성한다.주간·월간 단위로 잔반 발생량을 분석한 뒤 「최소 발생부대」에게는 상을 준다. 「불시점검반」은 월 2회정도 군수참모 등으로 구성된 점검관이 각 부대를 돌면서 잔반 발생량과함께 발생원인 등을 조사해 정신교육때 다시 강조한다.배식때 남은 잔반은 철저하게 재활용한다.다소 밥이 많아 남으면 우선 건조 보관해 다음 배식때 반드시 이용하고 있으며 누룽지는 건조시켜 「뻥튀김」을 만들어 사병들의 간식으로 제공한다. ○누룽지로 간식제공 이에 따라 401보병대대는 450여명의 전 사병이 하루 남기는 잔반발생량이 평균 0.5∼1㎏정도로 대폭 줄어 들었다.조만간 사단소속의 전 부대가 「잔반 제로화운동」의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청성부대는 이와 함께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먹자 ▲짜게 먹지 말자 ▲술·담배·카페인·음료수 등을 삼가자 ▲식사를 즐겁게 하자는 등 「10대 식사지침」을 마련,건전한 음식문화를 생활화하고 있다. ◎「제로화 운동」 산파역 군무원 조병란씨/“쌀소비 연간 300∼400t 절감”/음식 남기는 원인분석,꾸준히 대책 마련/체계적 홍보 교육통해 병사들 공감대 확산 『갈수록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사병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보고 군의 잔반은 머지않아 아예 없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청성부대 군무원 조병란씨(26·여)는 『환경의 중요성과 함께 시작된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는 반드시 실천해야할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다. 조씨는 청성부대가 음식물쓰레기 줄이기운동을 적극 펼치기 시작한 지난 1월부터 환경관리사로 일하며 이 부대 「잔반 제로화운동」의 산파역을 맡아온 환경전문가다. 조씨는 사병들에게 음식물쓰레기 줄이기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체계적으로 홍보하는 것 외에 취사장·식당 등의 잔반 발생량을 일일이 점검하고 평가한뒤 문제점에 대해 개선책도 내놓는다.현장반장인 셈이다. 『먹을 만큼 가져가고 남김없이 먹도록 맛있게 만들면 됩니다.자발적으로 운동에 참여하도록 이끄는 정신교육도 중요합니다』 그는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우수 사례를 수집,분기별로 취사병들과 실무자들에게 설명한다.각 부대들의 잔반통을 점검해 비교·분석,문제점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법을 찾는 것도 조씨의 몫이다.신세대 사병들의 식사 취향을 부석,식단 작성에 반영하도로 건의한 것도 그녀의 아이디어다. 『잔반 발생량을 연도별로 비교해본 결과 지난해 1·4분기때 1천800㎏이던 잔반발생량이 1년만에 480㎏으로 줄어들었고 쌀 소비량도 연간 300∼400t씩 줄었습니다.이것 만도 놀라운 성과라 할 수 있지만 앞으로 더 줄여 나가기 위해서 좀 더 체계적인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조씨는 『군이 앞장서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모범을 보이고 이 운동이 사회로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의욕을 보이면서 『잔반줄이기 운동을 효과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아이디어 개발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 「교유개혁」 2주년­추진상황 점검

    ◎대학정원 자율화·학생부 정착 단계/책가방 없는날 지정 등 열린 교육 확산­초·중등교육/대학특성 살림 전형·본고사 폐지 성과­고등교육/기술대 세워 근로자 재교육 기반 마련­평생교육/102개 과제중 64개 이미 실시 열린교육·평생학습의 기치를 내걸고 95년 출범한 정부의 「제4차 교육개혁」이 31일로 2돌을 맞았다. 일선 교육현장에 엄청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교육개혁 작업은 그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며 새로운 교육체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공급자 중심으로 굳어졌던 교육체제가 학생과 학부모 등 수요자 중심체제로 탈바꿈하는데 기틀을 마련해준 것이다. 95년 5월31일 첫 교육개혁안 발표 이래 지금까지 3차에 걸쳐 102개의 개혁 과제가 나와 63%인 64개 과제가 이미 추진되고 있다. 나머지 과제는 올해 14개,98년 10개,99년 4개 등 연차적으로 시행에 들어간다.4차 교육개혁안은 다음달 2일 발표될 예정이다. 학교생활기록부제·대학정원자율화 등 실행에 옮겨진 개혁 과제는 정착을 위한 다듬기 단계에 들어섰다. 하지만 개혁방안 중 사교육비 등 몇몇 과제는 일선 현장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없이 만들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그동안 주요 개혁과제들의 추진 상황을 점검해본다. ▷초·중등교육◁ 인성과 창의성을 키우는 학습자 중심의 열린 교육이 확산되고 있다.시·도 교육청의 획일화된 통제가 사라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교과별·수준별 이동수업은 고등학교의 경우,96년 216개교에 불과했으나 97년에는 전체의 73.8%인 1천400개교에서 시행하고 있다.중학교도 현재 2천724개교 가운데 69.4%인 1천891교에서 실시하고 있다. 공통필수과목도 12과목에서 10과목으로 줄이는 반면 선택 교과목은 34개 교과에서 60개로 대폭 늘려 선택 폭을 넓혔다.책가방 없는 날이 생겨났으며 결혼이나 제사·여행 등 가족행사에 참가해도 수업으로 인정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3학년 조기영어교육은 초기 시설 준비의 부족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서서히 정착단계에 이르고 있다. 학교밖 과외를 일부나마 학교안으로 끌어들여 사교육비 절감에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다.지난해 말까지 방과후 교육활동은 전국 초·중·고교의 90% 정도가 실천,학생들의 36%가 참가하고 있다. 학교운영위원회는 전체의 84% 가량인 4천400여개 학교에서 실시돼 학부모와 교사,지역사회 주민도 학교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고등교육◁ 대학의 학생 정원에 대한 단계적 자율화가 실시돼 각 대학은 정원 범위내에서 학과·학부의 신설 및 증설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있다.이미 폐지한 국·영·수 위주의 본고사 폐지도 괄목할 만한 성과이다.학생생활기록부를 필수 전형요소로 반영시키기도 했다. 대학설립준칙제의 시행으로 일정한 요건만 갖추면 대학 설립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특정 분야만을 육성하는 미니대학도 생겨났다. 특별 및 일반 전형으로 분리,수험생들에게 충분한 복수지원을 기회를 줘 재수생 감소에 효과를 거두었다.더욱이 대학들이 설립 취지 등 특성에 맞춰 선발 방식을 다양화했다. 학교장 추천제,선·효행자·국가유공자 전형,영농후계자 등 대학별 독자적 기준에 의한 전형이 그 예이다. ▷평생·직업교육◁ 언제 어디서나 공인된 교육과정을 마칠 경우 학점을 인정해주는 학점인정제의 기반을 마련했다.학점은행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대학에 다니지 않고 고등교육기관만 이수해도 그 결과가 은행예금처럼 적립돼 일정한 기준을 넘으면 학위를 받을수 있다.이에 따라 올해부터 대학에서는 직장인·주부 등을 상대로 시간제 학생 등록제가 시범 실시되고 있다. 직업교육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직업교육훈련촉진법,자격기본법,한국직업능력개발원법이 지난 23일 입법예고됐다. 전문대 및 개방대에서는 실업계 고등학생을 우선 선발하는 범위가 확대돼 실업계 학생들의 진로 기회를 늘렸다.전문대 졸업자에게 전문학사 학위를 수여하는 것도 눈에 띄는 부문이다.기술대학의 설립 계획도 산업체 근로자들의 지속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교육기반 구축◁ 95년에 GNP대비 4.11% 수준이었던 교육재정이 97년 4.8%(20조7천억원),98년엔 5%(24조원) 수준으로 크게 늘어났다.교육재정 가운데 2부제 수업의 해소 및 과밀학급 완화 등을 위해 96년부터 98년까지 3년 동안 3조4천억원을 투입,326개 학교가 신설돼 1천245개 교실이 더 생긴다. 초·중·고교의 정보화 3개년 계획에 따라 올해부터 3년간 3천억원을 들여 전국 20여만개 교실을 멀티미디어 설비가 갖춰진 첨단교실로 바꿀 예정이다.99년까지 모든 교사들에게 1대씩의 컴퓨터가 지급될 예정이다.
  • 탈북 보트피플 대비해야(사설)

    조그만 목선에 목숨을 맡긴채 폭풍우를 헤치는 70여시간의 사투끝에 북한 동포 두가족 14명이 자유를 찾아 귀순해왔다. 제3국을 거쳐 귀순한 경우와 달리 직접 북한 신의주를 떠나 탈북한 첫 「보트 피플」이라는 점에서 특히 눈길을 모은다.더욱이 아사자가 속출하고 6·7월이면 식량이 완전 바닥 날것이라는 북의 처참한 식량난 실상이 전해지고 있는 참이어서 북한내부사정과 관련,우리를 긴장시킨다. 극심한 식량난 때문에 해안선 통제에 헛점이 생길 정도로 북한의 주민 통제가 허술해진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정부도 바다를 통한 대규모 탈북사태에 대비,보호시설을 늘려나가기로 하는 등 대비책을 서두르고 있다. 물론 이번 안선국·김원형씨의 경우 외화벌이 요원으로 중국을 왕래할 수 있을 만큼 비교적 행동이 자유로운 계층에 속했고 미국 거주 친지의 도움으로 조그만 목선이나마 중국 배를 구입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이어서 가족을 대동한 집단탈출이 가능했다.적잖은 예비식량도 확보할 능력도 있었기에 탈출을 감행할 수 있었다.따라서 하루하루 끼니를 잇기도 어려운 일반 북한 주민들이 대거 바다를 통해 자유로의 탈출을 시도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안씨 등의 증언을 들어보면 북한에도 황장엽 비서의 귀순 등 한국과 외부 사정에 대해 알고있는 주민이 늘어나는 등 불만이 고조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더욱이 황비서 탈북후 국경경비가 강화되고 중국측의 철저한 탈북자 검거·송환으로 육로 탈출의 길은 거의 차단된 상태다.따라서 어민을 비롯,소형 어선이라도 손에 넣을 수 있는 북한 주민들의 해상 탈출은 어짜피 늘어나지 않을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탈북자 수용대책과 함께 북한 전반적 상황에 대한 종합대책,그리고 작게는 북이 탈북을 가장한 요원들을 대거 침투시키거나 실제 대규모 보트피플이 발생했을때의 안보차원 대책을 심도있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 서울 상계백병원 「음식쓰레기 제로화운동」 모범사례

    ◎환자입맛 매일 파악… 잔반량 최소화/인기없는 반찬은 식단서 과감히 제외/끼니마다 맛 테스트… 합격 판정후 배식 서울 노원구 상계백병원(원장 김관엽)은 음식물쓰레기 줄이기에 관한 한 병원업계에서 최고로 꼽힌다.환자 한 사람당 한 끼에 남기는 음식량이 90g으로 국내 병원 평균 223g의 40%에 불과하다.직원식도 41g으로 전체 평균 115g의 35% 수준.현재 환자와 직원을 합해 하루 2천500여명분의 음식에서 나오는 전체 잔반량은 180㎏으로 지난해 초 403㎏에서 55%나 줄었다.1년 3개월여 동안 꾸준히 계속해온 「음식물쓰레기 제로화 운동」의 결과다. 병원측이 본격적인 음식물쓰레기 줄이기에 나선 것은 지난해 1월말.당시 운동 환자식 잔반 평균량은 175g으로 전체 평균을 약간 밑돌았고 직원식은 133g으로 오히려 많았다. ○환자 1인당 잔반량 90g 지난 91년에 이은 두번째 시도였다.91년때는 환자·직원을 상대로 「음식물쓰레기를 줄이자」는 홍보에 치중,오히려 많은 사람이 반발하는 결과만 낳고 유야무야로 끝났다. 이같은 경험을 토대로 이번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수 있는 보다 현실적인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착수한 것은 잔반의 종류와 원인를 정밀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메뉴를 조정하는 일이었다.환자와 직원들을 일일이 만나 문제점과 개선책을 상의했다. 이에 따라 「가장 인기없는 메뉴」로 지목된 감자고추장찌개·비지찌개·미역줄기볶음·오이냉채·해파리냉채·짜장밥·하이라이스 등을 식단에서 제외했다.대신 두부새우젖국찌개·비빔밥·갈비탕·모듬야채·닭안심야채볶음·골뱅이야채무침 등 「인기있는」 반찬들을 추가했다. 미역국은 먹기는 하되 많이 남기는 음식이었다.환자와 직원들은 「깊은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미역을 볶은뒤 쇠고기 국물에 넣기 때문에 고깃 국물이 잘 우러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밤새 쇠고기를 삶은뒤 고기를 찢어 고명으로 얹는 방법으로 개선하자 국그릇이 말끔해졌다. 증기 찜 불고기도 직접 불에 굽는 방식으로 바꿨다.김치는 반드시 냉장고에서 2∼3주가량 익혀 맛을 냈다. ○일품요리 제공 횟수 늘려 선호도가 엇갈리는음식은 따로 두가지 메뉴를 준비했다.예를 들어 돼지편육을 제공할 경우 사태찜 등의 대체 요리를 함께 준비했다. 비빔밥·오무라이스 등 간편한 일품요리가 환자들에게 인기도 좋고 잔반양도 거의 안 나오는 것으로 나타나 제공 횟수를 늘였다. 또 끼니때마다 모든 영양사들이 일일이 음식을 맛보고 만장일치의 합격판정이 날 때까지 상에 올리지 않았다. 메뉴 조정뿐 아니라 환자 개개인에 대한 식사 특성에도 세심한 배려를 했다.담당의사가 처방하는 치료용 외에 영양사들이 직접 병실을 찾아다니며 환자들의 기호를 묻는 것은 다른 병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다. 「돼지고기 제외」「쇠고기 제외」「해물·문어류 제외」「고춧가루 제외」「양 많은 밥」「국 조금」「김치 많이」 등 개인별 주문식단인 셈이다. 「더도 덜도」 아닌 적정량을 배식하는 일도 어려운 숙제였다.신체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은 환자들의 적정 배식량을 결정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숱한 시행착오끝에 일반외과·신경외과 등을 제외하고 밥은 300g에서 270g으로,죽은 360㎏에서 300㎏,국은 250g에서 230g,김치는 50g에서 40g으로 줄이는 「남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양」을 찾아냈다. ○음식 남기는 부서는 공개 자율 배식을 하는 직원식의 경우 자유배식에서 제외되는 국을 240g짜리 「많은 양」과 210g짜리 「적은 양」으로 구분,각자 양에 따라 선택하게 했다. 환자와 직원을 상대로 대대적인 홍보활동도 펼쳤다.「잔반은 환경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됩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배식대 앞에 내걸었고,행정부서장 회의를 통해 직원들에게 이를 알리도록 협조를 구했다. 잔반을 많이 남기는 부서는 실명으로 공개하는 한편 퇴식구에 영양사를 배치해 음식을 남기는 직원에게 「경고」하는 강경책을 쓰기도 했다. 「가뜩이나 진료와 병 간호 등으로 긴장된 생활을 하고 있는데 밥 먹을 때마저 음식물쓰레기로 스트레스를 받아야 되겠냐」는 직원들의 불만이 거세게 터져나왔다. 이에 병원측은 식사메뉴의 종류와 제공반찬의 가짓수를 늘리는 방법으로 직원들을 달래나갔다.예산은 따로 필요없었다.잔반 줄이기운동의 덕분에 원가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김치가 하루에 30㎏,쌀은 25㎏ 정도가 절감되는 등 한달에 3백50∼5백50만원씩이 절약됐다. 예를 들어 포기김치·총각김치·나박김치·백김치·깍두기 등으로 한국인의 식탁에 가장 중요한 김치의 종류를 다양화했다.덜 익은 김치와 익은 김치를 함께 놓아 취향에 따라 적당히 골라 먹도록 했다. 찬 밥과 누룽지로 김치볶음밥과 눌은밥을 만들어 주 식사와 별도로 배식했다.대형 보온밥통을 준비,식사시간을 놓친 직원도 식은 밥을 먹지 않도록 했다. 식당 분위기도 입맛을 좌우한다는데 착안,식탁마다 꽃을 꽂아 밝은 분위기를 유도했다.직원들의 불만은 점차 「잔반을 줄이면 그 이득이 곧바로 우리들에게 돌아온다」는 생각으로 바뀌어 나갔다. 병원측은 앞으로 잔반양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더 줄인다는 계획이다.앞으로도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상계 백병원 김정려 영양과장/“수요 예측·상차림 등 과학적 전략 필요”/맛있고 다양한 메뉴 개발 고심/적정량 파악에 시행착오 겪어 『음식물쓰레기는단순한 구호만으로 결코 줄어들지 않습니다.식단 짜기부터 수요 예측,식품 구매,음식 조리,상차림 등 모든 단계에서 과학적인 전략을 짜야 합니다』 급식 대상의 특성상 단체급식소 중에서 음식물쓰레기 줄이기가 가장 어려운 곳으로 꼽히는 병원에서 획기적으로 잔반을 줄이는데 성공한 서울 노원구 상계백병원의 김정려 영양과장(46·여)은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는 무엇보다 먼저 음식의 고유 특성에 대한 철저한 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맛이 있는,그러면서도 다양한 종류의 음식메뉴를 꾸준히 개발해야 하고 급식양도 적당해야 한다는 것. 아주 단순한 상식이지만 이를 실제에 적용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고 김과장은 털어놨다. 『적정한 배식량은 경험에 의해서만 산출해낼수 밖에 없어 음식의 배식양을 줄였다,늘렸다 반복하면서 환자나 직원들에게 행여 불편함이 갈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또 새로운 메뉴를 내놓을 때면 환자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가슴 졸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힘들었던 것은 환자와 직원들을 설득시키는 일이었다고 한다. 『주요 급식대상이 환자들이라서 식사량이 수시로 바뀌는데다 의사·간호사들도 격무속에 식사시간이 사실상 따로 없기 때문에 이해를 구하는 것이 더욱 어려웠지요.게다가 환자를 비롯,병원 식구들이 가장 고대하고 즐거워하는 식사시간마저도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아 미안할 때가 많았습니다』 김과장은 그러나 『직원식당 퇴식구에 영양사들이 지켜 서서 「감시」할 경우,그렇지 않을 때보다 잔반 양이 눈에 띄이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하면서 『결국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쌀 한톨이라도 소중하게 여기는 생활태도를 습관화할때 음식물쓰레기 줄이기운동은 큰 성과를 거둘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맑은물­규제와 지원으로/최홍운 논설위원(서울논단)

    지난주말 경기도 남양주시 수석동 팔당댐 하류 한강둔치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펼쳐졌다.「푸른 산 맑은 물」이라는 구호아래 범국민 환경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서울신문사가 주최한 「97 깨끗한 상수원지키기 현장캠페인」이 그것.덕소중·고교생,남양주시 직능·환경단체 회원,환경부·경기도 직원,한국수자원공사 임직원,육군 충일부대 장병,특전사 비호부대 장병,인기 연예인 등 3천여명이 구슬땀을 흘려 플라스틱병·깡통·신문지·담배꽁초 등 각종 쓰레기 10여t을 치웠다.문제의 심각성을 확인한 참가자들은 상수원 보호야말로 더이상 미룰수 없는 시급한 과제임을 깨닫고 돌아갔다. 날로 오염되고 황폐화해가는 우리의 국토를 되살리는 일은 그냥 책상에 앉아 급하다고 말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현장을 확인하고 실천해야 한다.우리의 생명과 직결되는 상수원에 관한 문제는 더욱 절실하다. 환경부는 상수원을 그냥 방치했다간 우리 국민 전체의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겠다고 결론짓고 한강을 비롯,낙동강,영산강,금강 등 4대강을 함께 관리할 수 있는「상수원수질 개선특별조치법」을 제정하려 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다. ○지역이기주의에 보호 뒷전 당초 이 법안은 3월중 국무회의를 거쳐 임시국회에 상정해 처리할 계획이었으나 이른바 님비(NIMBY)현상에 밀려 실패했다.정부는 5∼6월에 다시 열릴 임시국회에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통과돼 시행되기를 바라고 있다.그러나 이 역시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님비현상을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은 수도권의 상수원인 팔당호를 안고 있는 경기도와 대구 위천공단 조성문제로 한창 다투고 있는 부산·경남지역이다.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팔당호 주변의 개발이 어느정도 불가피하다는 경기도와 상수원 보호를 위해 개발을 반대하는 서울등 한강 하류지역간의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낙동강 상류에 위치한 위천공단의 조성에 반대하는 부산·경남지역의 주장은 더욱 분명하며 강도 또한 만만치 않다.이 지역에서는 아예 「낙동강관리특별법안」을 만들어 의원입법으로 오는 임시국회에 상정하겠다고 벼르며 환경부의 「특별조치법」제정에는 소극적이다. 국토 전체의 상수원 보호를 위한 「특별조치법」은 이렇게 「지역이기주의」에 눌려 한없이 표류하고 있다. 이러는 사이 우리의 상수원은 오늘도 각종 오염물질로 썩어가고 있다.4대 강 상수원인 팔당(한강)과 물금(낙동강),대청(금강),무안(영산강)지역의 96년 현재 오염물질 발생량은 90년 대비 31%나 증가했다.이는 수질오염원인 인구가 4만2천여명에서 4만5천여명으로,산업시설이 1만3천여개소에서 2만8천여개소로,가축이 6백60여만두에서 9백70여만두로 늘어난 데서도 원인을 찾을수 있지만 주범은 우후죽순처럼 증가하고 있는 아파트와 숙박음식점에서 나오는 생활하수일 것 같다. ○수질개선특별법 제정해야 이렇게 된데는 지난 94년 국토이용관리법의 개정으로 상수원 가운데 일부 지역이 개발가능한 준농림지역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특별대책지역의 30%와 자연보전권역의 38%가 준농림지역으로 포함된 것이다.상수원 보호는 이제 더이상 미룰수 없는 문제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들 지역에 대한 규제와 지원이 불가피하다.개발이익의 제한에 따른 특별지원도 필요한 것이다.이를 위해서도 국가차원의 특별조치법을 서둘러 제정해야 한다.
  • 도심 아파트 숲속 5일장/창원 상남시장 옛정취 물씬

    ◎장날이면 좌판·노점상 1천여명 북적/씨앗·농기류도 판매… 국밥집도 한몫/80년 시승격이후 17년째… 가격도 저렴 경남 창원 상남시장은 도심 한복판에서 옛 시골장의 정취를 물씬 느낄수 있는 이색적인 시장이다. 대부분 지방 5일장이 산업화와 현대화의 물결에 밀려 차츰 모습을 감추거나 장세가 약해지고 있지만 상남시장은 아파트 숲속에서도 옛 장날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상남시장은 창원시 신월·중앙·용호동 등 3개동에 걸쳐 형성돼 있다. 지난 80년 창원이 시로 승격되면서 지정고시된 상업개발지구의 금싸라기 땅 8만여평 가운데 2만여평을 차지하고 있다. 이 일대는 주민들과의 토지보상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상업지역으로의 개발이 아직 안돼 있는 지역이다. 시승격 이후 17년째 농촌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장이 서는 날 장터 정경은 전형적인 시골장 분위기 그대로이다. 장터주변 개발이 된 지역에는 대형상가와 아파트단지·금융기관 등 현대화된 시설들이 둘러싸고 있다. ○전형적 시골장 분위기 이같은 독특한 시장 분위기로창원뿐만 아니라 인근 마산·진해·김해지역 등 중부경남 도시민들에게까지 훈훈한 시골장터의 인심과 정서를 그대로 전해주는 곳으로 소문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장은 4,9일마다 열린다.장에 나오는 상품종류는 대도시의 웬만한 백화점 못지않게 다양하다.여기에다 농산물 등 재래시장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갖가지 물건까지 골고루 갖추고 있다. 주방용품에서 부터 각종 생활용품,의류,농수산물,한약재,건어물,닭·토끼·개 등 가축류,민물고기,채소씨앗,농기구류 등 생활에 필요한 것이면 무엇이든지 다 있다. 국밥집,풀빵가게 등도 시장 분위기에 한몫을 거든다.도심 한가운데 현대시장과 재래시장이 잘 어우러져 공존하고 있는 독특한 분위기를 갖고 있다. 가격도 시중 다른 시장보다 20%정도 싼 편이다. 상남장은 다른 재래장보다는 좀 늦은 상오9시쯤부터 열려 하오7시쯤 끝이 난다.장터에는 1·2층에 독립점포 100여개가 있고 여기에다 장이 서는 날이면 좌판·노점상 등 1천여명의 상인들이 몰려든다. 장날이면 이곳을 찾아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이5만여명에 이르고 장날이 공휴일과 겹치기라도 하는 날이면 수천대의 차량까지 몰려 북새통을 이룬다. 과채류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순영씨(45·여)는 『하오4시쯤부터 장이 끝나기 직전까지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댄다』고 시장의 분위기를 말했다. 시장이 파하는 시간에는 물건을 싸게 파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선거땐 단골 유세장 장이 서는 날이면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몰려들기 때문에 각종 선거가 있을 때면 후보자들의 단골 유세장으로도 인기가 매우 높다. 장날이면 자주 찾아온다는 정덕희씨(35·창원시 대방동 대동아파트)는 『도시 한복판에서 시골장 정취를 흠뻑 맛볼수 있는 재래 5일장은 다른 도시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마치 고향 시골장에 나온 것같은 기분을 느낀다』면서 『평상시 시중에서는 구할 수 없는 물건들을 이곳에 오면 손쉽게 구할 수 있고 구경까지 곁들일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자랑했다. 상남장의 형성 유래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그러나 정확하게 남아있는 기록이나 문헌은 없지만장터주변에 오래 살아온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상남장은 대략 80여년전 형성이 된 것으로 짐작된다. 일제시대 이곳에 역과 우체국,면사무소,주재소 등이 들어서자 「죽촌」이라는 성을 가진 일본사람이 창원군 3개면 가운데 가장 인구와 면세가 컸던 상남면 토월하천을 중심으로 해 장터를 개설했다는 것. 그리고 인근 웅남면 안암 5일장을 옮겨와 상남 5일장을 열었다는 것이다.그때부터 지금까지 5일장의 면모를 간직해오면서 꾸준히 장세를 키워온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이 처음 형성됐을때는 전형적인 농촌이었던 인근 김해·함안·의령 등지의 농산물과 마산·충무·진해지역 등에서 나는 수산물이 주로 거래됐다고 한다. ○개발물결속 사라질판 특히 조선시대때부터 불모산아래 벌판에서 재배됐던 쌀은 나랏님의 진상품으로 올릴만큼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이 때문에 시장이 형성되고 난 뒤 장날이면 전국에서 곡물상인들이 몰렸다고 한다. 도시민들에게 시골장의 넉넉함을 전하며 80년이 넘게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상남장도 최근의 개발물결속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어 시민들과 상인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창원시는 오는 99년 완공을 목표로 시장부지에다 지하1층 지상 2층 규모의 현대식 상가건물을 지어 기존 상인들을 입주시킬 계획으로 있다. 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지금의 장터에서 5일마다 서는 상남장의 모습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된다. 시장 상인들은 현대식 상가가 완공되더라도 상가 주변을 중심으로 규모는 작지만 비슷한 재래시장이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중부경남 주민들과 함께 해온 상남장이 현대화 물결속에 헐리게 되지만 가능하면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재래시장 부지를 마련,옛 시장정취를 살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유엔판무관 면담뒤 한국행 결정/황장엽 망명­신병처리 어떻게 될까

    ◎정부 “이번주내 서울 이송” 외교력 집중/중 3국행 제시땐 현지 경유 입국 추진 북경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망명을 신청한 황장엽 북한노동당비서는 어떤 절차를 밟아 신병처리가 되어 서울로 올 수 있는가.황장엽의 서울 이송을 둘러싸고 남과 북은 중국을 상대로 한 총력전인 외교대결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황장엽의 신병처리는 전적으로 사건발생국인 중국에게 달려있다. 정부는 황장엽의 망명요청 사실이 어차피 공개된 이상 가급적 이번주 안에 이송될 수 있도록 최선의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그러나 중국은 중장기적인 한반도 정책을 고려하며,최대한 신중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도 지난 51년 체결된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의 가입당사국이다.따라서 「정치적 망명을 요청한 자(황장엽)가 국적국(북한)에 송환될 경우 정치적으로 박해받을 우려가 입증될 경우,정치적 난민의 지위를 부여한다」는 규정을 준수해야 할 것으로 정부는 믿고 있다.해마다 수십명의 탈북자들이 중국을 통해 남한으로 망명을 하고 있지만,중국 당국은 지금까지 단한번도 그런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 없다.중국은 지난해 김경호씨 일가의 탈출 경우와 같이 자국영토를 경유해 홍콩 등 제3의 지역으로 탈출하는데 대해서는 묵인하고 있지만,영토내에서 망명요청을 받아들인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황장엽의 서울행이 결정될 경우 예상되는 타격을 생각할 때 북한 정권은 모든 것을 걸고 이를 막으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중국이 황장엽을 북한으로 돌려보낼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망명을 요청한 황을 숙청당할 것이 뻔한 북한으로 돌려보냈을때 짊어져야 할 중국정부의 부담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에 대한 정치적 고려를 하면서도 최대한 객관적인 형식을 취해 황장엽의 자유의사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은 망명요청자의 자유의사를 확인하는 방안으로 유엔 고등난민판무관(UNHCR)의 역할을 규정하고 있다.북경에도 UNHCR 사무소(소장 게리 퍼킨스)가 있다. 정부는 이와함께 북한이 황장엽의 납치를 계속 주장할 경우에는 북경 주재 북한 대사관 관계자들이 직접 황을 만나 자유의사를 확인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그러나 중국이 결국 북한을 저버릴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황장엽의 신병을 홍콩이나 미국 등 제3국 혹은 제3의 지역으로 보내는 타협안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황장엽이 고위인사라는 사실만 빼놓으면 지난해 잠비아 주재 북한대사관의 현성일 서기관이 한국대사관에 망명을 신청한 사건과 조금도 다른 것이 없으며,그런 차원에서 이번 사건이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황장엽은 중국정부의 망명여부 결정이 날 때까지는 북경내 우리측의 보호가 가능한 지역에 머물 것으로 보이며 정부도 이들의 안전을 위해 중국 당국에 협조를 요청해놓고 있다.
  • 김신조 목사(외언내언)

    『박정희 머리를 까부스러 왔수다』­ 「무장공비 김신조」가 옛날 「중공군」 같은 누비군복에 발싸게를 신고 막 투항한 그대로 TV뉴스에 비쳐진 적이 있었다.남쪽에는 무엇하러 왔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는 서슴지 않고 그렇게 말했다.그 모습은 흡사 뭍에 오른 한마리 상어 같았다. 그것은 충격이었다.지독한 무장간첩의 실물에 접한 두려움보다는 거침없이 쏟아놓는 그의 『표현의 자유』가 주는 충격이었다.60년대인 당시의 우리가 앓고 있던 변비증세를 풀어주는 카타르시스 같은 것이었다. 북한에서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만을 양분으로 공급받으며 살아온 청년 김신조가 남쪽의 삶에서 겪었을 정신의 갈등과 평화를 압축해서 말해주는 것이 그의 「성직의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도시의 세련되므로 늠름하게 자란 남매도 슬하에 두었고 금실좋은 아내도 거느린 그의 「서울 살이」가 「고난」에 찬 것만은 아니었을듯 한데도 마침내 목회자의 길을 선택한 것을 보면 그의 남다른 인생역정이 많이 고달팠던 듯하다는 짐작이 들기 때문이다. 그가 「김신조목사」로 거듭난 것은 그가 『박정희의 목을…』어쩌러 온지 한해 모자라는 30년만의 일이다.그가 목사로 태어나던 날 이땅에는 또하나의 「소년 김신조」 같은 탈북소년이 찾아들었다.『지도자의 품』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줄로 알며 자라온 북한 땅을 마지못해 떠나와 언젠가 고향친구들과 만날날을 위해 틈틈이 탈북기를 적어가며 제3국을 전전하다 찾아온 소년이다. 신앙처럼 믿었던 「지도자」의 정체도 알게 되고 「속았던 세월」의 허망함도 알게 되고 그리고 『두고온 그리운 사람들의 추억』을 한처럼 간직한채 살아갈 소년의 남쪽 앞날이 김신조목사의 인생역정과 겹쳐지는 것을 느낀다.이제 이런 2세들의 탈북이 늘어나고 있다는 일에 각별한 관심이 기울어져야 할 것 같다.우리 7천만민족은 참으로 남다른데가 있다.
  • 국악인 정재국(이세기의 인물탐구:117)

    ◎흥을 부르는 한을 삭이는 피리명인/타고난 음감으로 태평소·정악피리 법통이어/대쟁·삼현삼죽 등 옛악기 발굴 재현에 심혈 「…겸내취 거동 보소/초립위에 작우꽂고 누런 천익 남전대에/명금삼성한 연후에,고동이 세번 울며 군악이 일어나니,엄위한 나발이며/애원한 호적이라/정기는 표표하고 금고는 당당하다/한가운데 취고수는,흰 한삼 두 북채를 일시에 수십명이,행고를 같이 치니/듣기도 좋거니와 보기에도 엄위하다」 ○14세때 국비장학생 입소 이는 조선왕조 24대 헌종때 한산거사가 지은 「한양가」중 대취타 행차를 그린 대목이다.아명은 「무령지곡」.대취타는 궁궐에 속한 일종의 군악대로,나팔 나각 태평소(속칭 날라리)와 자바라 용고 장구 징을 신나게 두드리며 행진하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임금의 능행이나 외국사신이 왔을때 악대와 임금이 탄 어가를 앞세우고 수백필의 말을 탄 호위병들이 일렬횡대로 출궁하면 이 행렬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여들고 구경나온 이들이 다시 대열을 만들면서 장안은 온통 잔치분위기에 휩싸인다.정재국은 태평소와 함께 바로 장엄한 구군악을 이어주는 유일한 대취타 예능보유자이다. 그가 대취타와 인연을 맺은 것은 조선말기 궁중취타수 출신이던 최인서가 61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이를 재현하면서 취타수로 참가한 것이 계기가 된다.본래는 피리를 전공하고 있었으나 「천하를 다스리는 임금의 위엄과 천하를 지키는 군악의 당당함」에 감동하여 대취타를 부전공으로 삼게 되었고 스승이 작고하기 이전인 77년에 전공인 피리보다 먼저 대취타 이수자가 되었다. 「국악」이란 말도 제대로 몰랐던 14살 되던 해 그는 「국비장학생」이란 포스터만을 보고 국립국악원 국악사 양성소에 들어갔다.시험감독이 실기로 「노래를 불러보라」고 하자 그는 거침없이 「산타루치아」를 불렀다.국악사 양성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도 몰랐으나 1년이 지난 후 스승인 김준현이 연주하는 피리소리를 듣고 「모창사비곡)」에 나오는 「뼈색이는 피리소리」와 「벽지에 서린 각혈의 피무늬」를 실감하면서 그때로부터 그의 입에서는 피리가 떠날 날이 없었다.이어지는듯 끊어지는듯 굵고 가늘게 흘러나오는 소리는 달밤에 불면 「달빛이 피리소린지 피리소리가 달빛인지」 분간할수 없을만큼 단장의 애원성으로 사람의 폐부를 찔렀다.남보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로서는 피리소리 자체가 그의 회포이자 긴 회한일 수밖에 없었다. ○7개의 태평소곡목 완주 곧잘 「황계 수탉의 울음소리」에 비유되는 정악피리는 당당하고 전아한 맛을 내면서도 떨림과 잔음,꺾임의 기교를 구사해야 하기 때문에 온몸으로 불어야만 제맛이 나게 마련이다.초기에는 너무 거세게 호흡을 넣어 「다리에 앓던 종기가 툭 터져버릴 정도」였으나 10년이 지나도 결코 성음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피리를 배운지 15년만인 72년에 그는 피리주자로서는 국내 처음으로 명동 예술극장에서 피리독주회를 열었다.이 연주를 본 국악작곡가이자 가야금의 명인인 황병기 교수(이대)는 『그날 선보인 향피리독주의 「자진한잎(염양춘)」중 「우조두거)」와 「계면두거」에서 정재국 특유의 꿋꿋하고 시원한 음색과 무르익은 농음의 멋을 만끽할 수 있었다』고 호평했다.『특히 피리의 기교를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계면두거」에서 그의 연주는 단연 일품이었다』는 단정은 스승들이 작고한 이후여서 그를 당장에 피리주자의 선두에 서게 했다.「두거」란 「처음에 소리를 드러낸다」는 뜻이다. 81년 두번째 독주회에서는 스승인 최인서로부터 전수받은 7개의 태평소 곡목을 완주해 보였다.느리고 장중한 소리인 태평소는 「종묘제례악」 「구군악」 「농악」에서 연주되며 무대에서는 흔히 연주되지 않으나 그는 느린 「구군악」과 「긴 염불」로부터 흥겨운 「굿거리」를 거쳐 몹시 빠른 「능게휘몰이」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곡목을 능숙하게 연주하여』 태평소음악의 진수를 펼쳤다.일찍이 옛음악과 악기에 관심이 많던 언론인 예용해씨는 단정하게 연주에 몰두하여 천언만어를 뇌는 그의 「장엄」과 「비율」을 향해 「태평소와 정악피리의 법통을 잇고있는 천하명인 정재국」이란 반열에 올려 놓았다. 그는 충북 진천에서 태어났으나 6·25가 나기 전에 부모를 여의고 남동생과 손위 누나와 함께 서울에 올라와 큰집에 얹혀살았다.혜화국민학교 졸업후 2년동안 집에서 놀면서 갖은 슬픔을 겪었으나 『지난날 고생을 하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이루 말할수 없는 외로운 길을 걸어왔다』는 말로 그늘진 지난날을 덮어버린다. ○아들도 아쟁연주자 활동 그런중에도 62년 첫 미국연주길에 나섰을 때는 종족음악과를 시설한 UCLA에서 강의를 맡아줄 것을 권유하여 하마터면 「미국대학교수」가 될뻔한 적이 있고 70년 결혼할 당시 「피리부는 사람」에게 딸을 줄수 없다고 완강하게 반대하던 장인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것이 「오늘의 자신을 있게 했다」고 말한다.부인 남궁효근씨와의 사이엔 남매.단국대를 졸업한 아들(계종)이 국악원 아쟁연주자로 있다. 그는 평소에 말이 별로 없고 유순하며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반듯한 학자」풍이다.타고난 음감과 정열적인 노력으로 독주에서는 별로 빛나지 않는 피리와 태평소·생황을 연주하면서도 돈이 되는 것을 연주하거나 시속단체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고 예술감독이 된 지금도 박을 잡고 지휘하기보다는 일반단원들 틈에 끼어앉아 피리불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해에도 대쟁·비파·중금등 이미 사장된 악기를 발굴하여 재현 초연했으며 앞으로는 신라시대의 「삼현삼죽」 등 옛악기를 하나하나 되살린다는 각오가 대단하다.그러나 정도만을 고집하면서도 낡은 것을 고집하지 않고 국악의 활성과 발전을 위해서는 민속악과 정악을 고루 수용한다는 자세다. 향피리가 산들바람이라면 태평소는 태풍같은 소리다.그의 가락은 흥을 부르고 한을 다스리면서 우리에게 여백과 평정을 나누어주고 민족적 자존심으로 남아 앞으로도 유장하게 아름다운 선율을 이어갈 것이다. □연보 ▲1942년 충북 진천 출생 ▲56년 국립국악원부설 국악사양성소 국비장학생으로 입학 ▲62년 국악사양성소 졸업(정악피리 김준현·대취타 최인서·생황 김태섭·민속악 이충선·무용 김보남·국악이론 성경린 김기수·정가 이주환 사사),미주지역 6개월간 순회연주 ▲66∼78년 국립국악원 국악사 ▲72년 국내최초의 피리독주회(명동예술극장) ▲74년 베를린예술제 참가 연주(베를린필하모닉홀) ▲74년부터 이대 및추계예대 출강 ▲76∼현재 「종묘제례악」 집박 ▲77년 궁중취타수 최인서 이수생 ▲79년 공산권 유고공연 ▲81년 피리·태평소 독주회(국립극장소극장) ▲82년 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 대취타 준문화재 지정 ▲83∼92년 국립국악원연주단 악장(수잡이)역임 ▲86년 아시안게임행사 대취타 지도 ▲88년 서울올림픽 대취타 지도 ▲89년 단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수료 ▲93년 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대취타예능보유자) 지정,「일요명인명창전」 피리독주회,미국 현대음악협회초청 뉴욕·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3개도시등 해외연주 40여회 ▲95∼현재 국립국악원 예술감독 ▲96년 정악연주단 「전통음악연주회」 및 국악대향연 등 연간 150여회 〈음반〉 「정재국피리독주(정악 민속악 창작곡)」출반(성음 및 서울음반) 〈저서〉 「피리구음정악보」(83년) 「피리산조」(94년) 「대취타」(96년·은하출판사) 〈수상〉 KBS국악대상(83년) 문화포장(89년)
  • 음식쓰레기 50% 줄입시다/전문가 좌담:Ⅰ

    ◎음식쓰레기 하루 트럭 3,000대분/식품·사료 71%가 수입품… 엄청난 외화지출/음식폐기율 40대 11%·30대 18%·20대 42% □좌담 참석자 ·도갑수 한국 폐기물협회 회장 ·서은경 대한 영양사회 회장 ·김규응 환경부 폐기물 자원국장 서울신문사가 새해들어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과제로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캠페인에 각계의 성원이 잇따르고 있다.환경부와 서울시·서울시교육청을 비롯,지방자치단체·민간단체들이 서울신문사의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캠페인에 감사를 표시하고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우리 후손들에게 깨끗한 자연을 물려주고 환경오염과 자원낭비를 줄이기 위해 펼치는 음식물쓰레기 실태와 개선방향 등을 각계 전문가로부터 들어본다.대담에는 환경부 김규응 폐기물자원국장(56)과 도갑수 한국폐기물학회 회장(숭실대교수·52),서은경 대한영양사회 회장(49)이 참석했다.〈편집자주〉 ­서울신문사는 「음식물쓰레기 50% 줄이기」를 올해의 사회발전 캠페인으로 선정,대대적인 범국민실천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언론기관의 이같은 움직임을 어떻게 보시는 지요. ▲김규응 환경부 폐기물자원국장=지금 우리나라는 생활속의 대변혁을 시도해야 할 중대한 역사적 전환점에 와 있습니다.음식물쓰레기 문제는 더이상 좌시할 수 없는 국가적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생활쓰레기의 35.2% ▲서은경 대한영양사회 회장=최근들어 국민의 환경보호 의식이 크게 높아졌습니다.그러나 실제 생활은 높아진 의식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결국 우리 국민의 가치관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서울신문사가 1년간 범국민적 캠페인을 펴나가기로 했다니 대단한 결단입니다.누군가 해야 될 꼭 필요한 일입니다. ▲도갑수 한국폐기물학회 회장=폐기물이란 본래 우리가 생활하는 데 있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부산물입니다.하지만 버릴 때는 마음대로 버려놓고 치우는 일은 남의 일처럼 생각해온 게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이었습니다.그런면에서 서울신문사가 전사적으로 쓰레기줄이기 캠페인에 나섰다는 사실은 늦은 감은 있지만 정말 다행스런 일입니다. ­우선 우리나라의 음식물쓰레기의 발생 실태와 문제점에 대해 짚어 주시지요. ▲김국장=지난해 하루평균 발생한 음식물쓰레기의 양은 1만5천925t으로 전체 생활쓰레기 4만5천244t의 35.2%를 차지했습니다. 다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선진국들에 비해 엄청나게 높은 비율입니다.음식물쓰레기는 악취·침출수에 의한 토양파괴·자원낭비·위생불량 등 많은 문제점을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음식물쓰레기는 다른 쓰레기에 비해 수분과 염분이 많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수분이 80∼85%에 이르고 염도는 바닷물의 염도인 3%에 육박하는 2.2∼2.3% 정도입니다.국이나 찌개를 선호하는 우리나라 사람의 음식습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소각처리 및 퇴비화 등 재활용을 어렵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많은 물기는 발열량을 떨어뜨려 소각효율을 낮추게 됩니다.소각할 때 마른 음식물쓰레기의 발열량은 1천700㎈ 정도이지만 물을 머금으면 900∼1천㎈에 불과해 엄청난보조연료를 필요로 합니다.당연히 경제적 손실은 물론 대기오염이라는 부작용을 낳습니다. ▲서회장=우리나라에서 음식물쓰레기 문제가 사회문제로 부상한 것은 최근 10여년간의 일입니다.이전에는 관습적으로 누구나 음식물을 버려서는 안된다는 금기의식을 갖고 있었습니다.음식물을 낭비하고 버릴 만큼 여유가 있지도 않았지요.그런데 핵가족화되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음식을 함부로 버리는 것은 곧 죄악」이라는 의식에 변화가 왔습니다. ▲도회장=동물 사료를 포함,음식재료의 71%가 외국에서 수입되고 있습니다.엄청난 외화가 낭비되고 있는 셈입니다.1년에 음식물쓰레기로 낭비되는 총 비용이 학자들에 따라 8조원,혹은 1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음식물의 낭비는 이같은 경제 산술적인 측면과 더불어 도덕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성도 있습니다.북한은 그들의 새해 연두교서에서 매년 밝히고 있듯 「먹는 문제」를 최우선의 과제로 제시하고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이런 마당에 남한에서 먹는 음식물을 마구 버리고 그 처리에 고민한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잘못이라는 생각입니다. ○환자식 낭비 37% 줄여 ­음식물쓰레기는 우선 발생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고,그 다음은 어쩔 수없이 발생한 쓰레기를 최대한 재활용해야 합니다.발생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김국장=풍요롭게 자란 세대가 음식물낭비를 더 많이 한다는 한 조사결과는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조리한 뒤 남기는 음식의 비율이 40대 주부는 11.7%에 불과하지만 30대에서는 18.5%로 증가하고 20대는 무려 42.6%로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일반 생활쓰레기 가운데 음식물쓰레기가 차지하는 비율도 40대가 4%인 반면,20대는 12.9%로 나타났습니다. ▲서회장=적극적인 개선 노력을 통해 쓰레기의 양을 대폭줄인 성공사례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서울 상계 백병원의 경우 식단 계획단계에서부터 수요예측·구매·보관·조리·배식·퇴식·재사용 단계까지 13단계로 세분화해 획기적인 개선을 한 결과 한 사람당 한끼에 나오던 쓰레기 양을 평균 210g에서 56g으로 대폭 줄였다고 합니다. 시행전과 비교했을 때 환자식은 37%,직원식은 48%나 줄었고 하루에 김치 20㎏,쌀 10㎏이 절약됐습니다.한달에 1백50만∼2백50만원의 식품 구입비를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채소 산지서 다듬어야 ▲도회장=음식물쓰레기에 관해 여러가지 통계가 나와 있는데 이를 잘 분석해 효과적인 전략을 세워야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운동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해결책은 현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쓰레기 발생 현황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발생지역·발생시기·쓰레기의 질 등 특성을 잘 살펴야 합니다. 일례로 생활쓰레기 중 35.2%인 음식물쓰레기 비중이 가정만 놓고 볼 때는 50%이상으로 늘어납니다.당연히 이에 걸맞는 대책의 수립이 필요하지요. ­가정 등에서 뿐 아니라 음식물 유통단계에서의 발생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김국장=음식물쓰레기 줄이기 노력은 식품의 생산·유통·소비 등 각 단계에서 모두 실시돼야 합니다. 예컨대 야채류가 산지에서 생산돼 농수산물시장으로 오면 시장에서 야채를 다듬는데만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나옵니다.만약 현지에서 다듬어 음식물 용기에 잘 포장해 오면 쓰레기를 현지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도 있고 운송에 드는 물류비용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서회장=음식재료의 가공과 관련,작은 포장 제품의 개발도 중요합니다.일본에서는 독신자들을 위한 극소량 포장의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우리나라는 배추한포기·무한개·두부한모 등 단위로 판매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때문에 조리되지 않고 남겼을 때 곧 상해서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기 일쑤입니다. ○주문식단제 되살려야 ­정부 정책에는 문제가 없는지요. ▲도회장=집단급식을 하는 곳은 쓰레기를 줄이기가 비교적 쉽습니다.중앙에서 음식량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인데,실제로 각종 조사를 보면 집단급식소의 폐기물 양은 적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가정과 음식점입니다.가정에서는 주부와 가족들의 자세가 중요합니다.아무리 음식을 조금 만들어도 가족들이 골고루 먹어주지 않으면 당연히 쓰레기가 발생하는 것이지요.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는 음식점에 대해서는 정부차원의 일괄적인 행정이 절실합니다. 82년 시행했던 주문식단제를 예로들면 설렁탕에 기본으로 나오던 김치와 깍두기를 주문제로 바꾸면 당연히 설렁탕 가격을 내려야 하는데 업주들이 이에 호응하지 않아 실패했습니다. ▲서회장=음식물쓰레기가 음식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듯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범국민적 호응과 함께 정부 각 부처의 긴밀한 협조도 필수적입니다.재활용 부분은 환경부가 입법해야 하고 기계 표준화 등의 문제는 통상산업부,음식점은 보건복지부,가격 자율화 문제 등은 재정경제원 등이 담당해야 합니다.그러나 이러한 일을 제대로 해낼 정부차원의 연구기관도 없고 자료도 부족합니다.정부와 민간단체가 한데 힘을 합쳐 함께 해결해 나가야 쓰레기 줄이기 운동이 조기에 정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음식물쓰레기의 발생량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방안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이제는 수거된 음식물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해 보겠습니다.우선 현재 우리나라 음식물쓰레기 처리실태 및 문제점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김국장=지금까지 음식물쓰레기는 전부 땅에 묻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극히 원시적인 방법에 의존해 왔습니다.지난해 음식물 쓰레기의 95%이상이 땅에 묻혔습니다. 정부에서는 매립의 비중을 줄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지난해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주민대책위원회가 젖은 쓰레기 반입을 막은 파동 때문에 「무작정 매립」의 위험성에 대해 사회적으로도 크게 우려하기 시작했습니다.정부도 오래전부터 이의 시정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그러나 재활용 기술이 낙후한데다 사회기반시설의 확충이 채 이루어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게다가 소각이나 사료화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매연 및 이에 따른 지역사회의 반발 등이 음식물쓰레기의 효율적인 처리를 어렵게 하는 장애 요인입니다. ○재활용 2%에 불과 ▲도회장=음식물 쓰레기의 재활용은 대부분 퇴비나 동물 사료에 집중되고 있습니다만 실제 이같이 재활용되는 음식물쓰레기는 전체 발생량의 2% 남짓한 수준에 그치고있는 실정입니다.이는 폐기물 처리기기의 기술개발이 크게 뒤떨어져 있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현재 폐기물 처리기기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80여업체가 난립해 퇴비화 기계인 고속발효기 등 재활용 및 감량화기기의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그러나 그 수준은 아직 걸음마단계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더욱이 이같은 고속발효기 등도 음식물쓰레기의 전체 처리과정으로 보면 중간 단계에 지나지 않습니다.퇴비화는 가정 및 집단 급식소 음식점 등의 고속발효기에서 1차 처리한 다음 다시 한번의 처리과정을 거쳐야만 이루어 집니다. 또 사료로 사용하려면 신선한 음식물쓰레기여야 하기 때문에 발생 당일 또는 늦어도 다음 날까지는 필요로 하는 곳에 공급돼야 하는 절차상의 어려움을 안고 있습니다. ▲서회장=가정이나 기업체 등에서 발효기 등을 구입해 놓고도 제대로 기능을 하지못해 다시 뜯어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구입해야 할 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인 대책 필요 또 재활용 회수체계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정부에서 재활용 퇴비를 사용하는 농가에 경제적 보조를 해주는 등의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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