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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신 앞에 거짓은 없죠”/ 국과수 ‘홍일점’ 법의관 박혜진씨

    놀랐다.임신 6개월째 불룩 솟은 배가 거추장스러울 법도 한데 사진기자의 요청에 망설임없이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했다.거침이 없었다.말로는 법의학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지원에는 옹색한 현실,사건현장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는 후진 수사관행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꼬집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홍일점 법의관인 박혜진(朴彗鎭·34)씨는 사람을 기분좋게 놀래키는 재주를 가졌다.레지던트 때 잠잘 시간을 쪼개 딸을 둘이나 낳았다고 거침없이 털어놓는 박씨를 2일 만났다. ●오전 9시10분 부검대 앞에 선다 법의관은 전국에 모두 18명.서울 국과수에 10명,대전의 중부분소,부산의 남부분소,전남 장성의 서부분소에 모두 8명이 근무한다.이 가운데 여성은 박씨가 유일하다. 법의관 한 명이 한 번에 시신 4∼5구씩 일주일에 두 차례 부검을 한다.사인(死因)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평범한 시신’은 20∼30분이면 끝나지만,경우에 따라서는 오래 ‘헤매기도’ 한다고 했다. 최근에는 송곳에 찔려 죽은 40대 남성의 시신을 부검하면서 무려 2시간30분을 끙끙앓았다.“피부에 작은 구멍이 엄청 나 있는데,도무지 어디로 들어갔는지 모르겠더군요.결국 2시간 동안 샅샅이 뒤져서 송곳 구멍 30개를 찾아냈지요.” 이처럼 예리한 흉기에 찔려 내장기관이 상처를 입은 경로를 파악하고,표피에 남은 상처로 범행도구를 밝혀내는 것도 모두 법의관의 몫이다.부검팀은 박씨처럼 전문의 자격증을 가진 법의관 1명과 보조 연구사 2명,사진사 등이 한 조를 이룬다. 부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감정서’를 작성하는 일이다.부검 직후 대략적인 사인은 알려주지만,보고서 형식으로 자세하게 문서를 만드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고 박씨는 설명했다. ●숨길 테면 숨겨봐,꼭 밝혀낼 거야 박씨는 법의부검이 사건의 ‘진실’을 푸는 중요한 열쇠라고 강조했다.집단으로 구타당해 숨졌다고 신고된 한 청년의 시신을 ‘열어보니’ 그는 교통사고로 장기에 손상을 입고 숨진 상태였다. 부검에 참석한 강력반 형사는 ‘교통사고사’라는 박씨의 설명을 듣자마자 전화를 걸어 “야,그거 우리것 아니야.‘뺑반’이래.”라고 했다.‘뺑소니사고 전담반’ 형사에게 사건이 넘겨지는 순간이었다. “두 명이 차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해 한 명만 살게 되면,남은 사람은 운전을 안했다고 우겨요.그런데 다른 사람의 시신을 살펴보면 모든 게 명확해져요.”운전석의 안전벨트 방향,차가 어딘가에 부딪힐 때 가슴에 남는 운전대 자국 등 결코 ‘지울 수 없는’ 사건 현장의 증거가 고스란히 남기 때문에 “시신 앞에 거짓은 없다.”는 것이 박씨의 지론이다. ●남이 ‘가지 않는 길’을 택했다 그는 이화여대 의과대학 89학번으로 예과·본과 6년을 거쳐 인턴,레지던트로 대학병원에서 5년 동안 공부했다.전문의로 첫 발을 내디딜 무렵,박씨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하기로 결심했다.해부병리학을 전공하면서 레지던트 때 국과수 부검현장을 지켜본 기억이 떠올랐다. “목숨을 잃게 한 결정적인 경로를 쫓다보면 추리 소설을 읽는 것보다 더 흥미진진하지요.” 지난 2001년 4월 특채로 국과수에 들어간 박씨는 행정자치부 소속 5급 공무원 신분으로 부검대 앞에 선다.박씨는 “처우가 열악한 것이 사실”이라며 외국의 법의관은 평균 수준 이상의 전문의 대우를 받는다고 귀띔했다.적절한 보상이 곁들여져야 인재가 법의학에 뛰어들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국가차원의 재난관리시스템 필요해 지난 2월 대구 지하철 참사는 안타까운 인재(人災)였고 정부는 후진적인 방법으로 사후처리를 했다고 박씨는 꼬집었다.사고현장부터 깨끗하게 ‘물청소’를 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박씨는 퇴근도 미루고 경찰·대책본부 등에서 연락이 오기만 기다렸는데 결국 그날은 아무도 국과수에 자문을 구하거나 부검을 의뢰하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그는 “큰 사고가 날 때마다 우왕좌왕하지 말고 평소에 노하우를 쌓아온 전문가로 ‘재난관리시스템’을 구성,만일의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국과수 통계로는 1년 반에 한 번씩 대형 사고가 터집니다.평소 준비를 하지 않으면 다음에도 마찬가지겠죠.누군가는 물청소를 하고,유족은 혼절하고….” ●국과수가 혐오시설이라니 법의학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단순 부검뿐 아니라,각종 사고현장의 감정의뢰도 잇따라 늘고 있다.기자가 국과수를 찾았을 때도 앞마당 주차장에는 교통사고를 당한 승용차가 늘어서 있었다.사고 경로와 원인을 밝히기 위해 증거물로 채택한 것이었다.업무가 늘면서 국과수 건물도 비좁아지고 있다. “자투리 공간에 새 건물을 지으려고 했더니 이웃 아파트와 연립주택 주민들이 몰려와 ‘피켓 시위’를 하더군요.혐오시설이라구요.” 대형 사고 때마다 궂은 일은 도맡아하지만 시신 확인이 늦다고 유족의 항의를 받는 국과수.그러나 직원들에게는 이 일이 ‘천직’이라고 했다. 죽은 사람만 대하니 태교에 좋지 않겠다고 말했더니 “내가 즐겁게 일하면 아기도 잘 이해할 것”이라고 되레 활짝 웃었다.변호사인 남편 이동기(38)씨,두딸 지우(5)·지원(4)이와 도란도란 행복한 삶을 가꾸고 있다는 박씨는 “법의학을 더욱 파고들어 이 분야의 대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 박지연기자 anne02@ 사진 이언탁기자 utl@
  • 지방 문예회관 현주소 / 문화수요 고려 않고 “”일단 짓자””

    지방화 시대를 맞아 전국의 각 시·군마다 앞다퉈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하고 있다.그러나 지방문화 활성화라는 건립 취지에도 불구,지역의 문화수요 등을 고려하지 않고 건물만 짓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일쑤다.지역의 재정규모도 감안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다 보니 수년씩 늦어지는 곳도 있다.이 때문에 문화인프라 확충을 바라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조차도 엇비슷하게 건립되고 있는 지금의 문예회관은 문제가 많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지방 문예회관의 현주소와 개선방안을 점검해 본다. ■지자체 추진실태 경기지역에서는 지난 95년 포천군을 시작으로 성남·고양·하남·오산 등 7개 시·군에서 문예회관 신축 공사가 진행중이다.또 시흥·화성·의왕·남양주·구리 등 5개 시에서도 문예회관 신축을 계획하고 있다. 이중 고양시는 이미 덕양구에 500석 규모의 문예회관이 있는데도 무려 2000억원을 들여 2000석 규모의 오페라극장과 1500석 규모의 콘서트홀을 갖춘 두 곳의 문예회관을 짓고 있다.한 지역에 같은 용도로 3개나 들어서게 되는 셈이다. ●천편일률 조성… 한곳에 3개도 인구 5만명인 전남 장흥군은 내년 5월을 목표로 국비 45억원에 군비 53억원 등 98억원을 들여 483석 규모의 문예회관을 짓고 있다.이곳에서 승용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강진읍(334석)과 40분 거리인 영암읍(200석)에도 있다. 인구 5만명이 채 안되는 군청 소재지마다 문예회관과 군민회관,실내체육관,공설운동장이 생뚱스레 솟아난다.광주에서 20∼30분 거리인 화순군도 내년부터 130억원을 들여 문예회관을 짓겠다고 신청해 국비(40억원)를 확보해 둔 상태다. 전남지역에 14곳,전북지역에는 16곳개의 문예회관이 들어서 있다.개관된 경남도내 문예회관은 모두 11곳.김해시 등 4개 시·군은 현재 건립중이고,마산시를 비롯한 5개 시·군이 건립을 추진하거나 착공을 앞두고 있다. 대구지역에서는 중구와 수성구·동구·달서구 등 4곳에서 국비와 시비 등을 지원받아 건립을 추진중이다. ●사업비부족… 공사 수년째 지연 포천군의 경우 공사에 들어간지 8년이 지났으나 예산부족 등으로 공정률 61%에 머물고 있다.안산시는 공사를 시작한지 3년이 넘었지만 36%의 낮은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지난 99년부터 문예회관 건립을 추진해온 하남시는 덕풍동 일대 9000여평을 부지로 선정해 놓았지만 부지매입 등 사업비를 마련하지 못해 착공을 미루고 있다. 전남 여수시 문예회관 신축은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업으로 꼽힌다. 98년 4월 통합 여수시는 통합 전에 여천시가 262억 2600만원을 들여 현 1청사 옆에 짓던 문예회관 공사를 중단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사업비를 감당하지 못해 지하 2층 터파기를 하던 중 ‘없던 일’로 하고 덮어버렸다. 여기에 들어간 돈은 국비 13억원과 문예진흥기금 5억원,시비 92억원 등 모두 110억원이다.현재 민원인들의 주차장으로 쓰고 있다. ●재선고지 선점 노린 단체장 치적용 눈총 광주 문예회관 무대담당 천상균씨는 “지역에서 경쟁적으로 문예회관을 짓다보니 예산부족으로 음향·조명 등 시설이 형편없고 운영도 부실한 곳이 상당수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는 문예회관 건립에 최고 80억원의 국·도비가 지원됨에 따라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들이 예산확보 능력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단 ‘시작하고 보자’는 식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특히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자치단체들의 경우 예산마련 계획도 없이 확보된 국·도비만으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공사가 장기간 지연되는 등 낭패를 보기 일쑤다. 문화예술인들은 “대부분의 자치단체장들이 지역문화 창달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문예회관 건립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실제로는 재임중 번듯한 업적을 남겨 재선에 이용하려는 속셈이 깔려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원 김병철·광주 남기창 기자 kbchul@ ■문제점 “겉만 화려할 뿐 실속이 없네요.” 얼마전 경기도 고양시에 살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이 모임을 갖고 문예회관 건립 중단을 촉구한 일이 있다. 시인 김지하씨와 영화감독 정지영·여균동씨 등이 참여하고 있는 ‘문화도시 고양을 생각하는 문화예술인 모임’(약칭 고생모)은 창립대회를 열고 고양시가 추진중인 두 곳의 문예회관이 “뚜렷한 운영계획도 없는 전시행정”이라며 주민 위주의 새로운 건립계획을 요구하고 나섰다.이들은 “지역의 문화정책과 발전계획은 주민의,주민에 의한,주민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주군은 지난 97년 130억원을 들여 2000석 규모의 문예회관을 지었지만 1만원 이상의 입장료를 받은 문화공연은 한차례의 마당놀이 공연이 전부였다. 군민의 날 행사 등에 연간 수십일 정도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용인문예회관의 경우 지난해 300여회를 빌려주었으나 입장료 1만원 이상의 공연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주민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공연을 유치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바람에 대부분의 주민들이 지역 문예회관을 외면하고,수준높은 공연이 열리고 있는 서울의 공연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예술인들은 문예회관이 지역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채 문화와는 다소 거리가 먼 자치단체 행사 등에 이용되는 것에 대해 못마땅해 한다.특히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체 문예회관을 짓는데만 열을 올리고 있지,정작 운영프로그램 마련에는 관심이 없다고 꼬집는다.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대표 마승락씨는 “문예회관들이 값비싼 음향·조명 등 시설을 갖춰 놓고도 예식장,연설장,강의장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볼때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지방 문예회관에 대한 전문가와 기획담당자를 육성해 우수한 공연물로 주민들에게 예술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안기성 성주군 기획실장 중소도시의 문화실태를 알면 문예회관이 대도시보다는 중소도시에 더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그동안 중소도시 주민들은 문화적으로 소외돼 왔다. 그렇다고 이들이 문화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소외된 만큼 문화욕구는 강하다. 물론 문예회관 건립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인정한다.또 투자된 만큼 활용도 제대로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투자비용이 부담이 된다고 마냥 문예회관 건립을 미루고 중소도시 주민들이 문화와 담을 쌓게 하는 게 옳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활용은 단순히 대규모 공연만을 생각하면 안 된다. 지금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꽃꽂이,컴퓨터,다도교육 등 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강좌가 문예회관에서 열리고 있다.또 헬스장,수영장 등도 갖춰 주민들의 레저공간으로 자리잡는 곳도 있다. 청소년들도 문예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건전한 여가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우리 군은 26일 문예회관을 개관한다.벌써부터 주민들의 기대가 대단하다.문화강좌개설,공연 유치 등에 대한 주문도 많이 들어온다.주민들의 바람에 조금이라도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 문예회관이 들어섬으로써 지역의 분위기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에 나 스스로도 놀라고 있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문예회관은 더 이상 대도시 주민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윤한택 경기문화재단 실장 요즘 자치단체들이 건립하고 있는 문예회관은 전시행정에 치우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건물이 너무 크고 방대할 뿐 아니라 모양새도 엇비슷 하다. 경기지역의 경우 자치단체마다 공연장과 전시장 등이 평균 10여개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문화예술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갈증을 풀어줄 만한 행사는 그리많이 열리지 않는다. 그래서 시·군마다 1개 이상의 문예회관을 세울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이 수요자 중심의 문화프로그램 개발을 등한시하는 바람에 관객이 외면한다. 차라리 특성을 살린 적정한 규모의 공간을 늘리는 편이 예산도 절감되고 실속면에서 더 낫다는 생각이다. 이렇게해서 잘 활용한다며 문화예술에 대한 주민들의 의식수준이 올라갈 것이고,우수한 예술인도 배출되지 않겠는가. 앞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의 문화정책과 문화인프라 확충 방향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참여하는 생활문화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주민의 품으로 파고들기 위해 소규모 공연시설을 늘리고,폐교나 동사무소 등 기존 공공시설들을 리모델링해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해봄직 하다. 또한 ‘1시·군 1개 문예회관’정책에서 벗어나 복합문화공간과 전용 공연장이 함께 어우러지는 시설을 광역단체 또는 몇개 시·군이 함께 지어 사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 [시론] 착잡한 세계 박물관의 날

    18일은 국제박물관협의회(ICOM)가 제정한 세계 박물관의 날이었다.한국의 박물관인에게도 중요한 날이다.국립중앙박물관과 지방국립박물관은 이날 하루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개방했다.19일에는 전국 박물관인대회와 기념 학술대회도 열린다.박물관 축제가 잇따라 열리는 셈이다. 그러나 박물관 사람들은 이날에 웃을 수 없었다.불과 사흘전인 15일 충남 공주에서 국보를 강탈당했기 때문이다.있어서는 안 되고,있을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우리에게 이번 사건은 남의 일이 아니다.공주박물관 탓만으로 돌릴 수가 없다.어떤 박물관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박물관 안전관리에 관한 한 이 이상의 경고는 없다.박물관 사람들은 모두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뜻을 모으고 있다.국립박물관이 뒤늦게 사후 점검에 나섰다고 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이사건은 용산 새 박물관 이전을 앞두고 보안시설에도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역설적으로 이번 사건은 국민과 정부에게 문화재 정책과 행정을 되새길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국민들은 박물관의 유물관리가 엉망이었다고 비난하고 있다.그 비난은 당연하고 마땅한 것이다.그렇지만 국민의 인식도 중요하다.국가의 정책을 좌우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국민이다. 국가는 더 직접적으로 책임을 느껴야 한다.문화재 정책을 총괄하는 문화재청을 차관청으로 승격시키지 않고 있는 것에서도 현 정부의 책임의 일단을 읽을 수 있다.게다가 문화재 보호는 검찰과 경찰,행정자치부,건설교통부 등과 연관돼 있다.하지만 현재 1급청인 문화재청으로는 힘이 있는 관련 기관과 협의조차 하기 어렵다.문화재청 위상제고 문제는 오래 전부터 지적되어 왔지만,해결되지 않고 있다.중앙박물관이 소장 문화재의 종합적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려 해도 박물관 혼자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문화재 정책부서와 협력 체제를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문화재청과 중앙박물관의 예산과 인원,위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기관 이기주의’가 아니다.소중한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것을 이번 공주 사건은 입증하고 있다. 강탈당한 문화재는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범행을 저지른 사람들은 문화재를 어느 곳에서도 팔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수집가들도 협력해야 한다.어떤 경우라도 도난품이 거래되어서는 안 된다.만약에 누구라도 도난 문화재를 사들인다면 그는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인이 된다는 것을 새겨야 한다.이런 문화재를 사려고 마음먹는 사람은 적어도 국내에는 없을 것으로 믿고 싶다. 문제는 유물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다.경찰 등 관련 기관은 철저하게 밀반출을 막아야 한다.금동보살상은 강탈범들이 노리는 몇푼의 값어치로만 끝나지 않을 소중한 문화재다.후손들에게 물려주어 역사적 자부심을 갖게해야 할 민족의 유산이다. 사진으로 남는 것은 가치가 없다.실물이 주는 감동,그 영적인 감동이 새로운 예술을 창조하는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 있다.금동 보살은 새로운 문화를 잉태시킬 모티브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이런 문화재가 갖는 비중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강탈범들에게는 문화재를 몰래 도로 갖다 놓으라고 부탁하고 싶다.아기를갖고픈 욕심에 데려갔다가,아이를 잃은 엄마 생각으로 눈물로 마음을 되돌려,업둥이를 다시 집 근처에 데려다 놓는 여자의 심정이 되어보라.찾을 수 있는 곳에 갖다놓고 관련 기관에 연락을 하면,비록 일시적으로 잘못된 생각을 가졌지만,전 국민 누구라도 죄값을 묻기 전에 ‘돌아온 양심’에 박수를 칠 것이다. 김 종 규 한국박물관협회장
  • [먹고 사는 이야기] ‘물’을 물로 보지마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한참 하다가 시작한 대학원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가 있다.10여년만에 다시 받는 수업이지만 친구는 성적도 좋았고 직장에서도 일 잘하기로 소문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 수다를 떨던 중 친구는 “나 이번 승진에서 물먹었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자기 감정을 그리 잘 표현하는 사람이 아닌데,최근 승진에서 다른 파트의 후배에게 밀린 것이 매우 섭섭했었나 보다.직장인에게 승진은 피할 수 없는 문제이고 때로는 남보다 빨리,때로는 후배보다 늦어지면서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직장 생활의 어려움에 대해 서로 한참 하소연하다보니 너무 분위기가 처져 한마디 했다.‘그래,난 계속 물먹을래?!’ 승진을 못하거나 현재의 지위에서 밀리면 왜 ‘물먹었다.’는 말을 쓸까? 언제부터 그런 말이 사용됐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물이 상당히 흔한 시절이었을 것이다.물을 무시하는 표현이 또 있다.얼마전에 많이 나오던 모 광고의 ‘날 물로 보지마!’ 정말로 ‘물’이 그렇게 하찮을까? 아직은 절대 부족한 상황이 아니라지만 우리나라도 조만간에 물 먹고 살기가 힘들지 모른다고 염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이미 우리는 물(생수)을 돈 주고 사 마시고 있지 않은가.물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고 있다. 물을 영양소로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은 오래 전에 끝났다.물은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수 영양소이다.우리 몸의 60% 정도는 물이다.그래서 사우나와 같이 땀을 뺀 다음에는 체중이 1∼2㎏ 정도는 쑥 준다.살 빼려는 사람들에게는 줄어든 체중에 잠시 흐믓할지 모르겠으나 그리 좋아할 일은 아니다.이렇게 줄어든 체중은 음료수 한 두 잔이면 금방 되돌아온다.이유는 그만큼 물이 우리 몸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물을 얼마나 마시면 좋을까? 우리는 소변,땀,호흡 등을 통해 끊임없이 수분을 몸 밖으로 내보내고 있다.따라서 이렇게 내보내는 만큼의 물을 채워줘야 한다.건강한 성인이라면 보통 하루 10컵 내외의 물이 필요하다.그러나 10컵을 마실 필요는 없다.밥이나 국으로도 이미 상당한 양의 물을 섭취하기 때문이다.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물로 마셔야 하는 양은 적으면 1∼2컵에서 많으면 3∼4컵 가량이다. 우린 필요한 물의 양을 따져가며 마시진 않지만 건강하게 살 수 있다.왜 일까? 건강한 사람들은 몸에 물이 부족하면 몸 스스로 ‘갈증’이라는 경보를 울려 자연스레 물을 찾아 마시기 때문이다.그러나 노인이 되면 이런 경보장치가 고장이 날 수도 있으므로 경보가 울릴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챙겨 마시도록 하자.부종이나 복수처럼 물이 제대로 안 빠지고 몸에 자꾸 차오르는 상황을 제외하고는 아플 때도 물을 챙겨 마시는 것이 필요하다.그리고 절대로 물을 얕보지 말자! 박미선 서울대병원 임상영양계장
  • [나의 건강보감] 허정무 前 축구대표 감독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지만 당시만 해도 잘 나가던 김우중 회장이 축구협회장을 맡던 1989년 무렵이다.하루는 김 회장이 우연히 마주친 그에게 기다렸다는 듯이 대뜸 말을 건넸다.“우리 한 수 할까?” 이렇게 해서 그는 판을 차리고 김 회장과 마주 앉았다.기력을 물어 “회장님보다 좀 약합니다.”했더니 두점을 깔라고 했다.결과는 허정무의 완승,적잖이 달아오른 김 회장이 “맞바둑으로 한 수만 더하자.”고 해 다시 뒀으나 역시 허씨의 승리.주변에서는 “한 판쯤 져주지 그랬느냐.”고 타박을 했지만 털고 일어서던 김 회장은 빙긋 웃으며 “축구 실력보단 못하지만 대단한 기력”이라고 칭찬했다.“원래 그런 인사치레에 익숙하지 못했다.지금 생각하니 한판쯤 양보할 걸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바둑을 좋아한다.기력은 아마 4단.국가대표를 거친 축구인 가운데 김정남 전 감독 말고는 적수가 없다.그에게 있어 수담(手談)은 경기에서 오는 피말리는 긴장감과 패전 후의 후회,승전의 자만,그리고 경기후 엄습하는 허탈감을 다스리는 수양의 도(道)이다.그 뿐이 아니다.“반상에서 축구를 보고,삶을 볼 수 있어서 바둑이 좋다.”고 했다.그에게 바둑은 ‘또 다른 축구’이자 ‘또 다른 삶’이다. 허정무(48)는 온 국민의 시선을 붙박이로 끌고 다녔던 한국 축구의 스트라이커였다.한국인으로는 네덜란드 프로무대에 처음 진출해 뜨거운 땀으로 이국의 그라운드를 적시더니 얼마간 세월이 지나서는 ‘국민 운동’인 축구의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국민의 기대와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사람이었다. 30대를 넘긴 연배라면 누구나 국가대표 부동의 골잡이였던 ‘진돗개’ 허정무 선수에 얽힌 격정의 추억 몇 토막은 간직하고 있다. 지난 85년,멕시코월드컵 최종예선 한·일전에서 부상을 당했으나 투혼으로 결승골을 터뜨려 온 국민을 환호하게 했는가 하면 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최종 수비수는 물론 최전방 공격수로 좌충우돌하며 기세를 드러냈다.그뿐이 아니다.지금은 히딩크 감독과 박지성,이영표 선수가 몸담은 팀으로 더 유명한 명문 PSV 아인트호벤에서 3년동안 15골을 넣으며 축구스타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그가 국민들 가슴에 남긴 족적은 크고 깊었다.그라운드에서 힘들어할 때면 같이 힘들어했고,그가 환호할 때는 덩달아 신명의 어깨춤 추며 후끈 달아올랐다.그들의 가슴에 허정무는 틀림없이 혼불같이 타올랐던 한 시대의 ‘국가 대표’였다. 끝없는 투혼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던 그이지만 실제로는 조용하고 지적인 풍모를 지녔다.이런 그가 왠지 바둑과 잘 어울리는 건 당연한지도 모른다.그는 축구와 바둑을 함께 시작했다.서울 중동중학교 축구선수로 뛸 때,당시 감독이었던 고재욱씨에게서 처음 바둑을 배웠다.말하자면 ‘운동장 바둑’인 셈이다.처음엔 9점을 놓고 뒀으나 지금은 오히려 3점쯤 접어줄 정도로 판이 바뀌었다. 국가대표로 해외 원정경기에 나갈 때도 간이 바둑판을 챙겨가곤 했다.물론 대표팀에 적수가 없어 대개의 경우 ‘욕심’에 그쳤지만 그의 바둑편력에 놀란 사람이 적지않다. 그와 겨룬 고수도 적지 않다.프로 기사와의 첫 대국은 서봉수 9단과 전남 광양에서 둔 다면기였다.이후 서능욱 9단과 둔 6점 접바둑 기보는 바둑 잡지에 소개됐을 정도.지금도 유건재 7단(현 한국기원 사무총장)과는 짬짬이 인터넷으로 대국을 한다.지금은 프로 기사들과 4점 접바둑을 둘 정도니 결코 만만한 실력이 아니다.젊은 기사 중에서는 유창혁 9단을 좋아한다.이유인즉 그가 축구를 좋아해서다.유 9단은 프로기사 축구동호회인 기마회의 주축이다. 허정무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들뜬 머리를 정리하는 데 바둑만한 기예가 없다.”고 말한다.게다가 그 속성이 축구와 닮은 점도 마음에 든다.‘아생연후 살타(我生然後 殺他)’라는 유명한 바둑격언이 있다.그는이를 “수비를 안정시킨 뒤 그 토대 위에서 공격력을 배가하는 축구전술의 바둑식 표현”이라고 푼다. “히딩크의 성공신화도 철벽 수비에 있었고,지금의 코엘류 감독도 수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 내 생각이 크게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며 싱긋 웃는다.그뿐인가.그라운드 전체를 아우르는 넓은 시각의 중요성이나 ‘상대가 강한 곳에는 침투하지 말라.’는 원칙도 바둑을 통해 터득한 수확이다.묵묵히 때를 기다리는 ‘이창호식’도 좋고,틈만 보이면칼날처럼 파고드는 ‘이세돌식’도 좋다.단숨에 적진을 발칵 뒤집는 ‘조훈현식’ 속보행마는 또 어떤가. 축구 말고도 300쯤 치는 당구 실력에 탁구,배구,농구 등 ‘구’자 들어가는 운동은 뭐든 시쳇말로 ‘한가닥’하지만 모든 운동이 축구를 정점으로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그의 모든 것은 이처럼 축구라는 주연을 위해 있는 무대장치 같은 것이다. 축구에 쏟는 열정만큼 가족을 향한 그의 사랑과 배려도 애틋했다.한때 브라운관을 누볐던 부인 최미나씨와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큰딸 ‘화란’,둘째딸 ‘은’에게로 화제가 옮겨지자 이런저런 얘기가 꼬리를 문다.부인 최미나씨는 수입 화장품을 보급하는 사업가로 변신해 있다.“두 딸을 요조숙녀로 잘 키우고 뒤늦게 자신의 일을 찾아 땀흘리는 아내의 모습에서 더할 수 없는 기쁨을 맛본다.”고 했다. 유소년 축구인재 양성을 위해 필생의 노력을 쏟아 최근 개장한 용인 축구센터도 그에게는 가슴 뿌듯한 결실이다.“이 일로 그동안 나와 한국 축구에 힘이 되어준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빚을 갚은 것 같다.”는 그는 “아쉬움은 많지만 축구 인생에 후회는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줄창 그라운드를 누비는 축구선수에게 “건강을 위해 무슨 운동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대개 웃을지 모른다.축구 자체가 격렬하기 이를데 없는 운동인데 거기에 얹어 다른 운동을 한다는 게 얼른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몸으로 하는 것만 운동이랴.마음 혹은 머리로 감당해야 하는 운동도 있다.허정무에게는 그게 바둑이었다. 소치-미산-의제-남농으로 이어지는 허씨 문중의 동양화 거장 배출지인 진도 운림산방의 혈족이기도 한 그는 정강이에 피멍 가실 날 없는 축구인의 길을 택했지만 지금도 한국의 축구판을 지키는 건각이다.예전에 그라운드를 호령하던 젊은 기세 그대로.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바둑의 건강학 예부터 바둑은 수담(手談)으로 불렸다.손으로 놓는 돌을 통해 상대와 끊임없이 마음을 나눈다는 의미다.거슬러 살펴보면,신선연하는 청류(淸流)의 한담에는 으레 맑은 술과 바둑판이 곁들여져 있다.바둑과 술을 통해 세속의 일을 잊거나 천하의 경륜을 터득하고 싶어서였다. 바둑인들은 바둑이야말로 사람이 자신과 나누는 진정한 대화라고 말한다.반상의 돌 하나에 그 사람의 심성과 정서가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바둑이 기예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물론 프로기사들이 타이틀을 두고 갖는 대국은 피말리는 격전이다.이를 두고 “거기에 무슨 수양이 있느냐?”고 항변할지 모르지만 바둑인들의 해석은 다르다. 한국기원 사무총장인 유건재 7단은 “얼핏 극한대립처럼 보이지만 바둑은 근원적으로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한다.묵묵히 때를 기다리는 것은 지혜이고,때가 오면 주저없이 돌을 놓는 것은 용기,싸우고 싶을 때 물러서는 것은 절제고,지지 않으려는 것은 투지라고 한다.“이런 자신과의 싸움,즉 나의 허(虛)를 감추고 상대의 허를 찾아내는 과정을 통해 완벽의 경지에 이르고자 하는 것이어서 다른 승부와는 구별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몰입을 통해 번뇌와 고민을 잊고 마음의 안정을 꾀할 수 있는 점’을 바둑의 장점으로 들었다.청소년들의 경우 바둑을 통해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으며 절제와 용기,지혜를 배울 수 있다고도 했다. 유 7단은 “축구같은 격렬한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달아오른 성정을 가라앉힐 방법이 필요한데 이런 점에서 바둑은 묘약”이라며 “지나치게 승부에 집착하지만 않으면 자신을 다스려 정서를 안정시키고 지혜를 일깨우는 기예”라고 설명했다.이를 그는 수담망우(手談忘憂·수담으로 근심을 잊는다)라고 했다.여기에 덤으로 이기회우(以棋會友·바둑으로 벗이 모인다)까지 할 수 있으니 바둑만한 수양이 어디 있을 것인가. 심재억기자
  • [열린세상] 다른 의원과 다른 의원?

    일수불퇴,노무현 대통령은 강수를 두었다.고영구 변호사의 국정원장 임명에 이어,핵심적 사안으로 남았던 서동만 교수의 국정원 기조실장 임명을 ‘강행’함으로써 노 대통령은 국회와 일부 여론의 이념 잣대를 앞세운 반대와 비판에 정면 돌파 자세를 잡았다.이념 문제로 밀리지 않겠다,국정원은 이념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개혁의 대상이며,두 사람은 국정원의 대대적 개혁을 수행할 적임이라는 대통령의 고집스러운 의지가 확인된다. 청문회에서 이념공세를 주도했던 원내 다수당은 배수의 진을 친 서동만 교수 인사마저 강행되자 당혹감을 넘어 분노의 표정이 역력하다.‘국회에 대한 선전포고’ ‘야당에 대한 폭거’ ‘오기와 독선의 정치’ 등 격렬한 반응이 쏟아졌다.국정원장 사퇴권고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국정원 해체 법안을 내기로 하자는 등 손에 잡히는 가능한 투쟁을 모두 동원한다는 태세다. 문제는 이념공세로 표현된 색깔론,혹은 색깔 덧칠하기다.국회 정보위원회는 국정원장에 대한 인사 청문회를 후보자의 자질-능력-개혁에 대한 비전을 묻기보다 냉전시대와 다름없는 이념 평가로 일관했으며,노 대통령은 바로 그 점을 분열주의적 이념공세로 판단,집권 소수당으로서 정국 경색이라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負·마이너스)의 상황 전개에도 불구하고 청문회 의견의 수용을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좌파 성향’ ‘친북 세력’ 등으로 두 사람을 규정했다.비슷한 무렵 KBS 사장으로 추천된 인사를 상대로 ‘친북’ ‘이념적 편향성’이라는 야당의 색깔 입히기는 되풀이됐다. 야당 간부의 입에서는 “노무현 정부는 최근 급진인사 중용,급진인사 사면,급진단체 허용,급진정책 추진을 밀어붙인다.”,“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인사들만 일부러 골라 쓰고 있다.”는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사용되는 어휘에서 시대 역행적인,지금이 혹시 20년 전의 상황은 아닌가를 의심하게 하는 낡은 패션,앞뒤 안 맞는 ‘극우적 발언’도 만난다. 국가위원회 빈 자리에 추천된 한 교수는 결국 힘을 과시한 야당의 반대표로 위원 선임이 부결됐다.역시 ‘색깔’이 이유다.국정원장-서 교수-KBS사장 인사가 강행된 데 대한 야당의 보복으로 짐작된다.다수당인 야당은 지금 표의 위력으로 못할 일이 없다. 매카시즘,혹은 색깔 덧칠의 위력은 “청와대에 빨갱이가 있다.”는 말 한 마디가 상징적이다.10년 전 김영삼 정부 첫 통일부총리 한완상 교수의 실각,잇달아 김정남 청와대 수석비서관의 낙마,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이던 최장집 교수 사건,지금은 특검 수사대상이 된 ‘임동원 햇볕정책’의 불신임 낙마 등 이념공세의 ‘업적’과 사례는 자못 찬연하다.색깔이 붉다는 손가락질에 견뎌낼 장사는 없다. 독일 통일의 길을 닦은 동방정책과 김대중 대통령을 노벨상 수상자로 만든 햇볕정책은 본질과 모양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중대한 차이 한 가지는 있었다고 한다.동방정책도 자주 정치적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은 같았지만 사상을 의심받거나 색깔 시비로 탄핵된 일은 없었다는 것이다. 대여 투쟁을 논의하는 한나라당 의총에서 ‘다른 의원들과 다른 의원’ 하나가 “그들이 좌파,친북세력이라면 나도 좌파,친북세력이다.”라고 당의 색깔론 구태를 맹렬히 비난하자,“싫으면 당을 나가라!”고 동료의원 하나가 공격했다고 한다. 같은 날 국회 본회의에선 전 날 캐주얼 옷차림으로 의원 선서에 나섰다가 다른 의원들과 다른 모습을 참지 못한 다른 의원들의 항의 퇴장으로 뜻을 못 이뤘던 개혁당 의원 등 보궐선거 당선자 세 의원의 지각 의원선서가 이뤄졌다.어쩔 수 없이(?) 넥타이를 단정히 매고 나온 그 의원은 ‘서로 다름에 대한 존중과 관용’의 문화를 호소했다.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그것이 우리사회 민주주의 수준을 높이는 첫걸음이다.색깔론 극복의 첫걸음도 같다. 정 달 영 칼럼니스트
  • [행복한 육아를 위하여]3부 지역사회 함께 나서자

    ■주부·전문가 4인 좌담 보육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개인적인 일에 머물렀던 아이 키우기에 사회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의 ‘공보육’이란 개념이 도입됐다.국가 차원의 보육 정책이 어떻게 실시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최근에는 ‘지역에서 아이를 함께 키우자.’는 지역네트워크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다.보육에 관심이 많은 엄마들과 보육 교사,전문가들이 최근 서울 불광동 한국여성개발원에서 만나 앞으로 보육정책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를 허심탄회하게 풀어놓았다. ◇참석자 ●유희정(47·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 ●김성희(43·여성부 서울 반포청사 어린이집 원장) ●장소라(32·컴퓨터 프로그래머) ●김성익(31·신사어린이집 교사) 사회:보육 문제를 짚으려면 무엇보다 육아의 어려움부터 이야기해야 할 것 같은데요. -장소라:저는 6개월된 아기를 친정인 강릉에 맡기고 있어서 주말마다 강릉에 갑니다.1주일치 사랑을 주고 오려고 일요일 밤 막차를 타고 돌아오지요.그런데 이제 제 건강에도 무리가 오고,또아이가 낯을 가리기 시작해서 데리고 와야 할 때가 아닌가 걱정이에요. -김성익:저는 7살,6살된 두 아이를 어린이 집에 맡기고 있는 보육 교사이자 엄마예요.그동안은 제가 근무하는 보육시설에 데리고 있어서 일하면서도 아무 걱정이 없었어요.그런데 올 3월부터 저희 어린이 집이 영아 전담시설로 바뀌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민간시설로 옮겼어요.저나 아이들이나 적응하느라 힘들어요.물론 저는 교사들을 믿지만 엄마 입장으로는 때론 섭섭하고 더 잘 돌봐주시기를 바라게 되네요. 사회:보육 시설의 어떤 점이 가장 아쉬운가요? -김성익:보육 시설을 이용하기 전,받드시 부모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그러나 민간 어린이집의 경우 좀 폐쇄적이에요.이는 사소한 일 같지만 반드시 고쳐져야 할 문제입니다. -장:저는 특히 갓난 아이를 보육 시설에 맡기려니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이란 생각에 걱정입니다.아이가 아플 때에는 어떻게 하나요? ●아이들 건강 수시로 체크해줘 -김성희:가장 어려운 문제예요.독감이나 수두,장염 등 전염성 질환의 경우 아이를 격리해야 하는데,보육 시설에는 그렇게 아픈 아이를 따로 돌볼 공간도,인력도 없는 게 현실입니다.얼마 전에는 제가 하루종일 아픈 아이를 사무실에서 돌보며 격리시켰어요.그럴 때면 부모에게 “빨리 와달라.”고 당부할 수밖에 없어요.빨리 올 수 없는 형편인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부탁하는 입장에서는 부모에게도,아이에게도 미안하지요.이럴 때 보육 시설에 믿을 만한 전담 간호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요.간호조무사로는 안됩니다. -유:바로 이런 이유로 보건소나 가까운 병원과 연계하는 등 지역 사회와 보육 시설이 네트워크를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아이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돌보기 위해서는 평소 의사가 위생을 체크해주고 응급상황일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체계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이렇게만 된다면 보육 교사들의 가장 큰 걱정인 아이들이 아플 때의 문제가 해결됩니다. 사회:지역네트워크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알고 싶은데요. -유:지역네트워크는 흔히 포괄적 보육서비스라는 말로 대체되기도 합니다.즉,의료 서비스나 치안은 물론 어린이 도서관을 쉽게 이용할 수 있을 뿐아니라 퇴직자들인 교사나 건설·경제·체육 등 각 분야의 우수한 인력들이 모두 어린이 집에서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일본의 예를 들면 구 단위의 지역에 사무실 하나,공무원 한 사람만 있으면 돼요.지역 내의 것들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이지요. -김성익:그렇다면 청소년들의 자원봉사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겠는데요.정작 보육 교사들은 잡무가 너무 많아서 일손이 필요한데 실제는 효과적으로 이용되지 못하거든요. -김성희:저희 시설에서는 청소년 자원봉사를 아예 연간계획 속에 넣고,중3 한 클래스 학생들에게 텃밭 가꾸기 프로젝트를 학생들 스스로 짜올 것을 맡겼어요. -장:저는 보육시설을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국·공립에 가려면 굉장히 기다려야 한다면서요? -김성익:저희 어린이 집도 대기자 명단에 100명이나 올라 있어요.어떤 곳은 300∼400명씩 대기자가 있어요.국·공립이 보육료 부담이 적고,시설도 좋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정작 형편이 더 어려운 취업모들이 민간시설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지요. -유:현재 우리는 민간 시설이 94%를 차지하고 있지만 보육 발전을 위해서는 국·공립을 더 늘려야 합니다.그러나 가장 중요한 요소들은 보육 환경과 교사 수준입니다.민간이든 국·공립시설이든 선진국에서는 이용하는 국민들은 그 차이를 모를 정도로 이용료와 시설의 수준이 비슷합니다.그게 보편적인 보육정책의 중요한 포인트예요. ●민간도 국공립 수준 지원을 -김성희:품질 인증제에 대해 민간시설에서는 상당히 부정적입니다.시설에 대한 점검이 여태까지 단 한번도 없었던 일이라 염려되기도 하겠지요. -유:그렇긴 합니다.올해 80개 시설을 시범적으로 인증할 계획입니다.○세를 대상으로 하는 시설에는 놀이 교재와 교구는 물론 환경이 이렇게 돼야 한다는 가이드 라인을 정하고,부족한 시설에 대해서는 시범 지도를 하는 겁니다.위생과 안전,교육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수준을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겁니다. 사회:보육이냐,교육이냐는 것에 대해 전문가는 물론 부모들도 모두 혼란을 겪고 있는데 개념 정리가 필요한것 같습니다. -유:아이들에게는 보육이 바로 교육입니다.흔히 조기 교육의 개념을 보육 시설에 강요하는데,생활 속에 교육이 담겨 있습니다.그리고 무엇보다 보육 시설은 안전과 위생개념을 강조해야 합니다.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지요.프랑스 보육시설,크라시의 경우 아이들 130명을 돌보는 직원이 50명이에요.그중 커리큘럼을 짜는 정식 교사는 겨우 5명에 불과하고,그외는 하루종일 청소를 하는 사람과 요리·보조 교사 등이에요.교육보다 위생이 더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이지요.이에 대해 우리도 특별한 의식전환이 필요합니다. ●조기교육 강요 세태가 걸림돌 -김성익:정말 부럽네요.저희는 그나마 국·공립 시설로 지원을 받기 때문에 좋은 편이지만 대부분 민간 시설에서는 아직도 교사들이 청소를 합니다.‘교사가 청소하면 안되냐?’는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위생과 이로 인한 건강 문제가 걱정이라고 지적하고 싶어요.물론 교사들의 근무 시간이 길고,잠깐이라도 쉴 수 있는 시간적·공간적 여유조차 없다는 것도 문제지요. -장:아직도 아이를 데리고 올 것인지,강릉에 둘 것인지 결론이 내려지지 않는데요. -김성희:저는 데리고 오시라고 권하고 싶군요.아직은 어리지만 아이들이 애착이 형성되는 시기를 지나면 할머니와의 분리 불안 때문에 서울로 올 경우 보육 시설에 맡길 때 더 어렵거든요.저는 특히 큰아이와 둘째를 따로 떼놓고 계신 분들에게 반드시 두 아이를 함께 키울 것을 권합니다. 사회·정리=허남주 기자 hhj@ ■지역네트워크 운동 서울 ‘면일 어린이 집' 아이 키우기에 지역네트워크란 새로운 개념의 의식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보육시설 원장들간 네트워크가 형성되면서 시설물 함께 이용하기가 시작되고 있다.또 아이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사회가 치안 등에 관심을 갖는 것도 지역 네트워크에 포함된다. 서울 중랑구의 ‘면일 어린이집’(원장 오경숙) 영아들은 인근 영아 전담 시설의 놀이터에 놀러 갔다오기도 하고,4세 이상은 암벽타기 놀이 시설이나 수영장을 이용하기 위해 인근 시설로 놀러간다.또 ‘자동차의 날’에는 아파트 거실에서 겨우 탈 수 있는 장난감 자동차를 어린이 집 마당에서 실컷 탈 수 있도록 지역의 아이들에게 공개한다. 지역네트워크를 시작한 오 원장은 보육 시설뿐아니라 지역이 함께 아이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결국 지역 주민이 우리 아이들을 키워줘요.가게 아저씨가 아이들에게 한 마디 하는 말,놀이터에 함께 간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모두 우리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는 선생님이란 생각입니다.아이들에게 모든 사람을 존중해야 함을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바로 건강한 시민으로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자양분입니다.” 지역네트워크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보육교사회 황미혜 간사는 “일단 지역네트워크가 이뤄지려면 당장 한글은 물론 영어나 중국어를 가르치는 것이 어린이 집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한 지역의 시설이 모두 개방되고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현재는 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실해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고 있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허남주기자
  • 경기는 불황… 투기는 호황 / 시중 단기 부동자금 부동산·주식시장에 몰려

    시중에 단기 부동자금이 넘쳐나면서 이 가운데 일부가 주식·부동산 등 투기성 자금으로 변질되고 있다.돈이 넘치는데도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는데다 시중금리 또한 바닥권을 이어가면서 투기차익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이미 서울 강남일대의 재건축 시장이나 주상복합아파트 등에는 돈이 몰리고 있다.낮은 주가로부터 단기차익을 얻기 위한 증시 투자자금도 크게 늘었다.전문가들은 투기가 재발할 경우 경제에 후유증이 크다며 부동산시장안정과 금융정책의 일관성 유지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에 자금 몰린다 주식시장에는 지난달 말 이후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성 자금이 밀려들고 있다.그 덕에 종합주가지수는 15일 600선을 회복하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고객예탁금은 지난 14일 기준으로 10조 8415억원에 달한다.지난달초 7조원대에 비해 3조원 가량이 늘었다.이종우 한화증권리서치센터장은 “저가주가 장을 이끄는 투기조짐이 이달초 나타났다가 지금은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매수에 나서면서 약간 주춤해진 상태”라면서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가 약해지면 또다시 저가주 중심의 투기행태가 재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시장의 투기적 행태는 줄었지만 하이닉스반도체 등 일부 종목에서는 여전히 투기행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가들의 투자상담이 늘고 있는 점이 투기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는 것이다.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최근 위험을 떠안고 그에 상응하는 수익률을 찾아나서는 사람들이 늘었다.”면서 “그러나 호재가 나타났다기보다는 북핵사태,미국·이라크전쟁 등 악재가 걷힌 상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투자는 좀더 신중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부동산시장 과열 조짐 재건축이나 주상복합 아파트 등 투자 목적의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되살아나고 있다.특히 서울 도곡·잠실·고덕 등 서울시로부터 재건축사업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값이 크게 올랐다. 한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 4개구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는 평당 가격이 평균 2149만원으로 지난해 8월 1966만원보다 9.3%가 올랐다.지난해 8월 정부의 재건축 규제 강화안 발표 이후 수그러들었던 재건축 열기가 다시 되살아난 것이다. 국민은행연구소 김정인 연구위원은 “초저금리로 금융상품의 매력이 사라지면서 부동산투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의 수익률을 주식이나 채권보다 훨씬 더 높게 보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시장이 조금이라도 호전되는 기미가 보이면 가격이 빠르게 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동형 김태균기자 yunbin@
  • [열린세상] 5년후 공약이행 얼마나

    경실련은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 정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재임 5년 동안 대선 공약 가운데 18.2%만을 이행하였거나 적극적으로 추진하였고,24.4%는 아예 착수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준비된 대통령의 공약이행 수준이 이 정도라니 그렇지 않을 경우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대선 공약 이행률 18.2%는 너무 낮다.대선 공약(公約)은 그야말로 공약(空約)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이는 대선 때 국민에게 지키지 못할 거짓 약속을 남발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이렇게 낮은 공약 이행률이라면 유권자에게 정책지향의 투표행태를 주문하기 곤란할 것이다. 유권자들의 투표행태는 일반적으로 정당지향형,정책지향형,인물지향형,개인연고지향형 등 네 가지로 구분한다.투표행태의 조사에서 어느 유형이 가장 많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선거운동이 정책대결 양상으로 전개되는 것을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권자들은 후보들이 내세운 정책관련 선거공약을 비교·평가하여 자신의 선호와 가장 근접한후보나 정당을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투표행태라고 인식하고 있다.공약이행 수준이 20%도 안 된다면 정책대결 선거의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5년 후 공약이행률 평가는 어떻게 나올까? 노 대통령은 대선 과정은 물론 대통령직 인수위 활동에서 많은 공약을 제시하였다.공약이 많으면 많을수록 국민의 기대는 그만큼 커지게 마련이다. 더구나 노 대통령은 낡은 정치 청산과 새로운 한국 건설을 내걸고 엄청난 개혁정책을 공약하였으며,국민이 갈망하고 시대가 요청하는 공약의 제시와 홍보전략으로 불가능해 보이던 대권고지를 탈환하였다. 대선 후 항간에 이회창 후보는 대통령 당선 후를 예상하여 실천 가능한 선거공약만을 선별하여 제시하였으나 노 대통령은 당선되기 위해서 표를 의식한 공약을 제시했다는 말이 떠돌았다.당선될 것을 확신하고 이행 가능성이 높은 공약을 발표한 것과 당선을 목표로 표를 의식해서 인기위주의 많은 공약을 발표한 것과는 공약 이행률에서 차이가 날 수 있을 것이다. 후보 때는 누구나 표로 연결될 가능성이있으면 무슨 공약이든 발표할 수 있을 것이다.국민이 원하는 공약을 많이 제시하고 모두 실천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정반대로 공약은 많고 이행률이 저조한 현상을 너무 많이 경험하였다.당선이 급해서 남발한 공약을 이행하지 못한 채 임기를 마쳐 결과적으로 국민을 속이고 국민의 불신을 받는 정권이나 정치인을 많이 목격하였다. 노 대통령은 한달 동안 국정의 최고 경영자인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후보시절 대통령만 되면 무엇이든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과 기대감이 아직도 살아 있을까? 아니면 국정운영이 그렇게 단순하고 쉽지 않다는 현실인식을 하고 있을까? 국민은 출범한 지 한달밖에 되지 않은 새 정부가 지나친 현실인식 때문에 한계를 느끼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그렇다고 아직도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다고 과신하거나 후보시절과 같이 말을 아끼지 않고 국민에게 많은 것을 공약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당선 후 두 달 동안의 인수위 활동과 취임 한 달이 돼가는 새 정부가 예상보다 빨리 정착되고 있다는 비서실장의 자평대로라면 이제 국정에 대한 큰 윤곽은 파악되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는 숱한 공약 중에서 이행할 수 있는 것과 아예 손을 댈 수 없는 것을 구분하여 진솔하게 국민적 이해를 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가 아닌가? 5년 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킨 정직한 대통령이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다.국민을 속였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 아닐까? 홍 득 표
  • [기고] 댐건설 得보다 失… 재고해야

    1997년 3월 브라질 쿠리치바 시에서는 러시아·프랑스·미국 등 20여 국의 댐 피해주민과 반대운동단체 대표들이 참가하는 회의가 열렸다.참가자들은 문화·정치·환경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댐으로 인해 비슷한 피해를 겪고 있음을 확인했다.댐은 사람들을 고향에서 쫓아내고 비옥한 농지와 숲,보호받아야 할 장소를 수장하며,어장과 깨끗한 물의 공급을 방해하고 사회·문화적 분열과 지역사회 빈곤을 유발하는 현상을 성토했다.참가자들은 동일한 대상을 두고 같은 목표를 향해 투쟁하고 있음을 공감하고,연대투쟁해 생명의 강을 살리자는 ‘쿠리치바 선언’을 발표했다.이때부터 세계의 운동가와 주민들은 댐 건설 중단과 보상을 요구하는 투쟁을 함께 진행해 매년 3월14일을 ‘세계 댐 반대 행동의 날’로 기념한다.‘댐 반대 운동’은 특정 지역의 국지적인 갈등이 아닌 것이다. 다음해인 1998년 세계은행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높이 15m이상인 대형 댐에 대한 반대운동의 확산을 조사하고자 세계댐위원회(WCD)를 구성했다.위원회는 정부,NGO,댐 운영자,지역주민운동,학계,관련산업계 등 다양한 이해를 대표하는 12인 위원을 중심으로 36개국 68인으로 구성된 토론그룹을 운영하였다.그리고 5개 대륙 8개 댐을 심층 분석하고 56개국 125개 댐의 사례를 조사하였으며,사회·환경·경제성 등 17가지 주제별 평가를 진행하고,개인·단체가 제출한 950종의 자료를 검토했다.2000년 11월 드디어 ‘댐 개발’에 대한 ‘새로운 의사결정 준칙’을 발표하였다. 그런데 다국적 토목기업인 ABB의 최고 경영책임자와 세계대형댐위원회(ICOLD)의 전 회장이 포함된 이 위원회의 결론에 따르면,대형 댐은 세계적으로 4000만에서 8000만명의 주민을 이주시키고,세계 주요 강의 60% 이상을 조각난 호수로 만들었다.그런데도 손실과 이익을 교환하는 대조표를 작성할 경우,그 결과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결론지었다.예고한 만큼의 전기생산·용수공급·홍수제어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을 뿐더러 광범위한 피해를 불러오고,주민에게 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따라서 ICOLD는 댐 건설에 회의를 표하면서 다음의 권고안을채택하였다.내용은 ▲피해주민의 명확한 승인 ▲수자원과 에너지 대안의 충분한 모색 ▲기존 수자원·에너지의 효율적 사용 ▲기존 댐에 대한 성실한 모니터링 ▲기존 댐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보상 등이다. 오늘 우리는 세계에서 일곱번째로 많은 1214군데의 대형 댐을 보유했고,국토넓이를 고려하면 가장 조밀하게 댐을 건설한 상태다.건교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802개의 대형 댐을 건설했는데도 홍수피해액은 1970년대 연평균 1323억원,80년대 3554억원,90년대엔 6288억원으로 늘었다.지난해엔 5조 1497억원에 달했다.가뭄과 관련해서는 최근 3년동안에만 7차례 비상이 걸렸고,전력생산은 2001년을 기준으로 국내 전체 생산량의 1.5%를 기록했다.또 댐을 통한 물 생산비용은 1974년 준공한 소양강댐이 3.3원/t이나 1996년 준공한 부안댐은 157원/t으로 증가해 경제성은 더욱 나빠졌다.이러한 수치들은 댐 개발자들의 약속과 달리 수백조원을 들여 건설한 댐의 구실이 의심스러운 정도이며,전망은 더욱 비관적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댐 건설 위주의 물 정책을 고집한다.건교부는 2011년까지 26군데의 댐 계획을 추진하고 있고,농림부 또한 2451개를 10년에 걸쳐 세우겠다고 한다.더구나 주민 동의를 구하지 않는 사업방식을 고집하고,대안적인 물 공급 방안과 물 수요 관리에 대한 투자를 외면하며,기존 댐에 대한 평가와 피해 주민에 대한 보상을 회피하는 등 ‘댐 위원회’의 권고사항은 철저히 무시한다.한국의 댐 건설론자들은 세계 최대의 숫자와 최고 규모의 댐을 자랑하는 현실을 만들 만큼 돈과 기술 그리고 추진력을 확보하고 있으나,세계의 흐름과 사회적으로 거쳐야 할 과정에 대한 이해 능력은 매우 저급함을 보여준다. 염 형 철 환경운동연합 녹색대안국장
  • 김영주 재경부차관보 밝혀 “경기부양땐 거품 부작용 외국인 ‘셀 코리아’ 아니다”

    재정경제부 김영주(金榮柱·사진) 차관보는 6일 올해 경제성장률이 4%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의 관측에 대해 “너무 비관적”이라고 지적했다.다음은 김 차관보와의 일문일답. ●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국제유가와 불확실성 때문이다.지난해 배럴당 22∼23달러 하던 중동산 두바이유가 올들어 30달러선을 웃돌고 있다.전체 민간소비의 11%가 유류관련 제품이다.물가가 뛸 수 밖에 없다.하지만 경상수지는 외환보유고가 1200억달러를 넘어서 반드시 흑자를 낼 필요는 없다. ●최근의 경기둔화가 외부요인 탓만은 아니라는 지적이 있는데. 외부변수에서 촉발된 불안요인이 내부변수로 옮겨붙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정부가 가계대출과 부동산 억제대책을 풀고 있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아직까지는 내부 위협요인이 통제권 안에 있어 결정적인 경기회복 변수는 외부에 있다고 봐야 한다. ●걸프전 때와 달리 이번에는 기름 재고가 별로 없어 이라크전이 끝나더라도 국제유가가 안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물론 그런 주장도 있지만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난다면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박승 한은 총재가 성장률 4%대 하락을 언급했는데. 너무 비관적인 것 같다.우리나라의 경우 이라크전이 끝나도 북핵문제가 또 기다리고 있어 낙관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하반기 경기회복론은 여전히 유효하다.경제는 심리적 요인도 중요한 만큼 정부가 섣불리 비관적 전망을 내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있다.‘셀 코리아’의 전조인가. 그렇지 않다.이라크전 임박설이 퍼지면서 외국인들이 미국시장 등에서 투자자금을 회수하자 이에 따른 상환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 등 신흥시장에서 주식을 판 것 뿐이다.‘셀 코리아’라면 이 정도 주가급락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경기를 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을 쓰지 않는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나. 외부 불안요인이 더 큰 상태에서 내부 처방전을 쓸 경우,버블(거품) 양산 등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매우 높다.물론 이라크전이 하반기로 넘어가는 등 불안요인이 계속 이어진다면 단기 부양책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지금은 때가 아니다. ●조흥은행·현대투신 매각 등 경제현안은 어디까지 진척됐나. 조흥은행은 다음달 초면 결론이 날 것이다.현대투신은 매각협상자인 미국 푸르덴셜과 조율할 게 남아 있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재정 조기집행의 실효성과 새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불안감도 경기둔화를 부추기고 있는데. 옳은 지적이다.새 정부의 디렉션(정책방향)을 최대한 빨리 시장에 확실하게 전달할 생각이다.재정 조기집행도 계속 독려하고 있다. 안미현기자
  • 노무현대통령 취임/취임사 전문

    오늘 저는 대한민국의 제16대 대통령에 취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위대한 선택으로,저는 대한민국의 새 정부를 운영할 영광스러운 책임을 맡게 되었습니다.국민 여러분께 뜨거운 감사를 올리면서,이 벅찬 소명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완수해 나갈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아울러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전임 대통령 여러분,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경축 사절과 내외 귀빈 여러분께도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특별히 이 자리를 빌려,대구 지하철 참사 희생자 여러분의 명복을 빌면서,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다시는 이런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게,재난관리체계를 전면 점검하고 획기적으로 개선해 안전한 사회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의 역사는 도전과 극복의 연속이었습니다.열강의 틈에 놓인 한반도에서 숱한 고난을 이겨내고,반만년 동안 민족의 자존과 독자적 문화를 지켜왔습니다.해방 이후에는 분단과 전쟁과 가난을 딛고,반세기만에 세계열두 번째의 경제 강국을 건설했습니다. 우리는 농경시대에서 산업화를 거쳐 지식정보화 시대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습니다.그러나 지금 우리는 다시 세계사적 전환점에 직면했습니다.도약이냐 후퇴냐,평화냐 긴장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세계의 안보 상황이 불안합니다.이라크 정세가 긴박합니다.특히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이럴수록 우리는 평화를 지키고 더욱 굳건히 뿌리내리게 해야 합니다. 대외 경제 환경도 어려워지고 있습니다.선진국들은 끝없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뻗어가고 있습니다.후발국들은 무섭게 추격해 옵니다.우리는 새로운 성장 동력과 발전 전략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내부에도 국가의 명운을 결정지을 많은 문제들이 가로놓여 있습니다.이들 과제는 국민 여러분의 지혜와 결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모든 도전을 극복해야 합니다.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우리 국민이 힘을 합치면,못할 것이 없습니다.그런 저력으로 우리는 외환 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빨리 벗어났습니다.지난해에는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조했습니다.대통령선거의 모든 과정을 통해 참여 민주주의의 꽃을 피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우리의 미래는 한반도에 갇혀 있을 수 없습니다.우리 앞에는 동북아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근대 이후 세계의 변방에 머물던 동북아가,이제 세계 경제의 새로운 활력으로 떠올랐습니다.21세기는 동북아 시대가 될 것이라는 세계 석학들의 예측이 착착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동북아의 경제규모는 세계의 5분의1을 차지합니다.한·중·일 3국에만 유럽연합의 네 배가 넘는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우리 한반도는 동북아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한반도는 중국과 일본,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다리입니다.이런 지정학적 위치가 지난날에는 우리에게 고통을 주었습니다.그러나 오늘날에는 오히려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21세기 동북아 시대의 중심적 역할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고급 두뇌와 창의력,세계 일류의 정보화 기반을 갖고 있습니다.인천공항,부산항,광양항과 고속철도 등 하늘과 바다와 땅의 물류기반도 구비해 가고 있습니다.21세기 동북아 시대를 주도적으로 열어 나갈 수 있는 기본적 조건을 갖추어 가고 있습니다.한반도는 동북아의 물류와 금융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동북아 시대는 경제에서 출발합니다.동북아에 ‘번영의 공동체’를 이룩하고 이를 통해 세계의 번영에 기여해야 합니다.그리고 언젠가는 ‘평화의 공동체’로 발전해야 합니다.지금의 유럽연합과 같은 평화와 공생의 질서가 동북아에도 구축되게 하는 것이 저의 오랜 꿈입니다.그렇게 되어야 동북아 시대는 완성됩니다.그런 날이 가까워지도록 저는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굳게 약속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정한 동북아 시대를 열자면 먼저 한반도에 평화가 제도적으로 정착되어야 합니다.한반도가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지대로 남은 것은 20세기의 불행한 유산입니다. 그런 한반도가 21세기에는 세계를 향해 평화를 발신하는 평화지대로 바뀌어야 합니다.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동북아의 평화로운 관문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부산에서 파리행 기차표를사서 평양,신의주,중국,몽골,러시아를 거쳐 유럽의 한복판에 도착하는 날을 앞당겨야 합니다. 이제까지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증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성과는 괄목할 만합니다.남북한 사이에 사람과 물자의 교류가 일상적인 일처럼 빈번해졌습니다.하늘과 바다와 땅의 길이 모두 열렸습니다.그러나 정책의 추진과정에서는 더욱 광범위한 국민적 합의를 얻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습니다.저는 그동안의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면서,정책의 추진방식은 개선해 나가고자 합니다. 저는 한반도 평화증진과 공동번영을 목표로 하는 ‘평화번영정책’을,몇가지 원칙을 가지고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첫째,모든 현안은 대화를 통해 풀도록 하겠습니다. 둘째,상호신뢰를 우선하고 호혜주의를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셋째,남북 당사자 원칙에 기초해 원활한 국제협력을 추구하겠습니다. 넷째,대내외적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참여를 확대하며 초당적 협력을 얻겠습니다.국민과 함께하는 ‘평화번영정책’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혹은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북한의 핵 개발은 용인될 수 없습니다.북한은 핵 개발 계획을 포기해야 합니다.북한이 핵 개발 계획을 포기한다면,국제사회는 북한이 원하는 많은 것을 제공할 것입니다.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할 것인지,체제안전과 경제지원을 약속받을 것인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아울러 저는 북한 핵 문제가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자 합니다.어떤 형태로든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어서는 안 됩니다.북한핵 문제가 대화를 통해 해결되도록 우리는 미국,일본과의 공조를 강화할 것입니다.중국,러시아,유럽연합 등과도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올해는 한·미동맹 50주년입니다.한미·동맹은 우리의 안전보장과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습니다.우리 국민은 이에 대해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우리는 한·미동맹을 소중히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호혜평등의 관계로 더욱 성숙시켜 나갈 것입니다.전통우방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동북아 시대를 열고,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려면,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미래지향적이어야 합니다.힘과 비전을 가져야 합니다.그러자면 개혁과 통합을 위한 지속적 노력이 필요합니다.개혁은 성장의 동력이고,통합은 도약의 디딤돌입니다. 정부는 개혁과 통합을 바탕으로,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주의,더불어 사는 균형발전사회,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열어 나갈 것입니다.이러한 목표로 가기 위해 저는 ‘원칙과 신뢰’,‘공정과 투명’,‘대화와 타협’,‘분권과 자율’을 새 정부 국정운영의 좌표로 삼고자 합니다. 우리는 각 분야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해야 합니다.외환위기를 초래했던 제반 요인들은 아직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시장과 제도를 세계기준에 맞게 공정하고 투명하게 개혁해,기업하기 좋은 나라,투자하고 싶은 나라로 만들고자 합니다. 정치부터 바뀌어야 합니다.진정으로 국민이 주인인 정치가 구현되어야 합니다. 당리당략보다 국리민복을 우선하는 정치풍토가 조성되어야 합니다.대결과 갈등이아니라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푸는 정치문화가 자리잡았으면 합니다.저부터 야당과 대화하고 타협하겠습니다. 과학기술을 부단히 혁신해 ‘제2의 과학기술 입국’을 이루겠습니다.지식정보화기반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신산업을 육성하고자 합니다.문화를 함양하고 문화산업의 발전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이러한 국가목표에 부응할 수 있도록 교육도 혁신되어야 합니다.우리 아이들이 입시지옥에서 벗어나 저마다의 소질과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도,사회의 건강을 위해서도 부정부패를 없애야 합니다.이를 위한 구조적 제도적 대안을 모색하겠습니다.특히 사회지도층의 뼈를 깎는 성찰을 요망합니다. 앙 집권과 수도권 집중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습니다.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은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습니다.중앙과 지방은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발전해야 합니다.지방은 자신의 미래를 자율적으로 설계하고,중앙은 이를 도와야 합니다.저는 비상한 결의로 이를 추진해 나갈것입니다. 국민통합은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숙제입니다.지역구도를 완화하기 위해 새정부는 지역탕평 인사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입니다.소득격차를 비롯한 계층간 격차를 좁히기 위해 교육과 세제 등의 개선을 강구하고자 합니다. 노사화합과 협력의 문화를 이루도록 노사 여러분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노약자를 비롯한 소외받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이를 위해 복지정책을 내실화하고자 합니다.모든 종류의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 나가겠습니다.양성평등사회를 지향해 나가겠습니다.개방화 시대를 맞아 농어업과 농어민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겠습니다.고령사회의 도래에 대한 준비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반칙과 특권이 용납되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합니다.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자가 득세하는 굴절된 풍토는 청산되어야 합니다.원칙을 바로 세워 신뢰사회를 만듭시다.정정당당하게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로 나아갑시다.정직하고 성실한 대다수 국민이 보람을 느끼게 해드려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랜 세월 동안 우리는 변방의 역사를 살아왔습니다.때로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의존의 역사를 강요받기도 했습니다.그러나 이제 우리는 새로운 전기를 맞았습니다.21세기 동북아 시대의 중심국가로 웅비할 기회가 우리에게 찾아 왔습니다.우리는 이 기회를 살려 나가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수많은 도전을 극복한 저력이 있습니다.위기마저도 기회로 만드는 지혜가 있습니다.그런 지혜와 저력으로 오늘 우리에게 닥친 도전을 극복합시다.오늘 우리가 선조들을 기리는 것처럼,먼 훗날 후손들이 오늘의 우리를 자랑스러운 조상으로 기억하게 합시다. 우리는 마음만 합치면 기적을 이루어 내는 국민입니다.우리 모두 마음을 모읍시다.평화와 번영과 도약의 새 역사를 만드는 이 위대한 도정에 모두 동참합시다. 항상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2003년 2월25일 대통령 노무현
  • 2003 우수기업 우수상품

    올해 한국경제를 이끌어 갈 ‘2003 우수기업 우수상품’에 27개 제품이 선정됐다.‘우수기업 우수상품’은 소비자들에게 더욱 좋은 상품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의 경영혁신 및 서비스 개선의지를 높이기 위해 마련되었으며 기술력·성장성·마케팅·경영방침 등 4개 분야로 나눠 점수를 매긴 뒤 종합평가 하여 대표상품과 기업을 뽑았다. 선정된 우수상품과 우수기업을 17~19일 특집으로 소개한다. ◆르노삼성자동차 SM3 르노삼성자동차의 준중형차 SM3는 출시 한 달만에 4700대 판매를 돌파하며 준중형차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기존 준중형차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성능 및 사양을 제공하는 SM3는 1500cc 준중형차로서는 최초로 사이드 에어백을 적용해 안전성을 강화하고 2중 차체 구조 및 듀얼 에어백을 적용, 안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한다. 또한 경차 수준의 연비 효율성은 준중형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대안으로 자리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SM3를 통해 감각적이고 합리적인 신세대를 위한 ‘엔트리 카' 시장을 적극 공략, 평생토록 기억에 남는 대표 차종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스카치블루 스카치블루는 제품(품질)전략, 유통전략, 광고·판촉전략 측면에서 종합적인 마케팅의 성공작이라고 볼 수 있다. 외국 수입브랜드 들은 서구인들의 입맛에 맞게 제조된 반면 스카치블루는 21년산 원액과 6년산 원액을 절묘하게 블렌딩하여 스트레이트를 좋아하는 한국 주당들의 입맛에 맞게 차별화하여 제조되었다. 위스키 제조공정에서 베인 거북한 느낌을 갖게 하는 연기 향을 적절하게 조절 함으로써 맛과 향에 더욱 신경을 썼다. 롯데칠성은 앞으로 수입위스키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위스키시장에서 보다 한국적인 위스키를 개발, 보급하는데 힘쓸 예정이다. 또한 ‘스카치블루' 제품은 국산위스키의 자존심으로 자리잡을 것이며 향후 세계적인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독자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마케팅 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롯데건설 롯데캐슬 캐슬(Castle)은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최고급 아파트(주상복합 포함)에 붙여지는 브랜드로 도시형 고급아파트를 지향한다. 누구나 한번쯤 살고 싶어하는 곳이 성(城)이듯이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아파트를 짓겠다는 생각이다. 롯데건설의 최고급 프리미엄 아파트 롯데캐슬(Castle)은 기존의 아파트와 차별화된 고급스러움을 추구한다. 롯데건설의 낙천대는 자연친화적 전원형 아파트를 지향한다. 삭막한 도심속에서도 편안히 쉴 수 있는 정원과 정자처럼 롯데건설은 편안한 쉼터 같은 아파트를 짓고자 한다. 롯데라는 말을 중국사람이 한자로 쓰면 낙천(樂天)이라고 한다. 천국과 같은 즐거움과 편안함이 있는 정자라는 우리의 의미와 더불어 중국식 발음표기가 합쳐져 낙천대라는 브랜드가 탄생하였다. ◆KT 메가패스 KT의 메가패스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ADSL부문 최다 가입자를 기록하는 초고속 인터넷 통신의 선두주자다. KT는 브랜드 마케팅에 치중한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점에 착안, KT의 장점을 살리고 초고속 인터넷의 이미지에 맞는 새 이름을 짓는 데 주력했다. 대용량의 정보를 의미하는 메가(MEGA)와 빠른 정보전달을 나타내는 패스(PASS)를 합친 ‘메가패스’는 이 같은 노력끝에 탄생했다. ‘인터넷도 통신이다’라는 이미지로 KT와 경쟁사를 통신전문기업 대 중소사업자와의 구도로 이끌어냈다. 메가패스는 대한민국 최고의 통신전문가가 만든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이다. ◆삼성생명 삼성리빙케어보험 삼성생명이 지난해 6월부터 판매하고 있는 ‘삼성리빙케어보험’은 출시부터 독점판매권을 인정받았고 2002년 1월 금융감독원이 ‘2002년 한해 출시된 상품’ 중 선정한 ‘금융신상품 개발 최우수상’을 수상한 업계 유일의 선진국형 CI보험이다. 판매량에 있어서도 최근에는 매월 3만건 이상 판매 되면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상품이기도 하다. 인기의 주된 원인은 국내 최초의 CI(Critical Illness)보험으로 생존시와 사망시를 모두 고액 보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진국형 보험이라고 알려진 CI보험은 암·심근경색 등 중대한 질병이나 중대한 수술시 보험금의 50%를 미리 지급하고 나머지는 사망·1급장해시에 지급하도록 설계되어 생존시나사망시 모두 현실적인 보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LG카드 LG2030카드 ‘LG2030카드'는 소비 잠재력이 크고 다양한 생활 서비스에 관심이 높은 20~30대 남성들을 겨냥해 개발한 상품이다. 젊은 남성층이 선호하는 스포츠관람 할인, 자동차관련 서비스, 영화 관람 할인 등 다양한 생활서비스 위주로 서비스를 구성하였다. ‘LG2030카드' 회원은 전국 60여 유명 영화관에서 회원 본인 및 동반 1인의 영화관람료를 각각 1000원~2000원씩 할인 받을 수 있다. 자동차 극장을 이용할 경우 자동차 1대당 2000원에서 최고 5000원까지 할인 받을 수 있다. 또한 인터넷 영화 맥스무비에서 예매시 본인 및 동반 1인까지 각각 20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롯데월드 등 전국 13개 유명 놀이공원을 이용하면 무료입장이나 입장료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LG트윈스, LG치타스 홈경기시 무료 입장 및 대전 시티즌 등 7개 프로야구·축구 구단의 경기관람시 관람료를 할인 받을 수 있다. ◆삼성캐피탈 아하아카데미론 삼성캐피탈은 1998년 2학기에 업계 최초로 학자금 대출을 출시하여 판매하였다. 2000년대 들어서 많은 금융기관이 학자금 시장에 진입했음에도 4년째 업계를 선도하는 리딩업체로서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거치식 상환제를 도입 최장 6년 거치 후 36개월 동안 상환할 수 있도록 했으며 원리금균등·원금만기 등 고객이 자신에게 알맞은 상환스케쥴을 계획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제도를 구비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을 이용해 대출을 신청하거나 대출받은 경험이 있는 고객이 추가 대출을 받을 경우 삼성캐피탈 기존 우수고객인 경우에는 최고 3% 포인트까지 금리를 할인 받을 수 있다. 고객에 따라서는 최저 년 6%의 금리로 학자금을 받을 수 있다. 대출은 학기당 700만원까지, 학생 1인당 총 3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 KB장기주택마련신탁 국민은행은 비과세 혜택과 더불어 소득공제도 가능한 절세형 신탁상품인 ‘KB장기주택마련신탁'을 2002년 11월부터 판매했다. 지금까지 서민들과 직장인들의 주택자금 마련에 장기주택마련저축이 유용하게 활용됐지만 만기 7년동안 고정금리를 적용받아야 해 최근의 저금리기조를 타고 외면 받아왔다. 그러나 장기주택마련신탁은 고객이 매달 불입한 돈을 채권과 주식에 투자하므로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유리하다. ‘KB장기주택마련신탁'은 안정적인 투자상품을 선호하는 은행고객의 성향에 맞춘 Life-Planning형 재테크 상품으로 16.5%에 이르는 이자소득세가 완전 면제되고 당해 년도 불입금액의 40% 범위 내에서 최고 30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된다. ◆굿모닝트래블 국내·외 여행 (주)굿모닝트래블은 허니문·패키지 상품, 상용인센티브 등 여행에 관한 모든 것을 취급하는 종합여행사다. 1999년 9월에 문을 연 뒤 불과 3년만에 국내 정상급 여행사로 우뚝섰다. 특히 이 여행사의 대표적인 허니문 상품인 ‘펄팜비치 리조트'는 수많은 신혼부부들의 검증을 거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다른 리조트 상품과는 달리 3박 일정으로 신혼여행을 계획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최고급 스위트룸과 만다야 디럭스룸에 묵기 때문에 신혼부부들에게 꿈같은 첫 날 밤을 보내게 한다.펄팜리조트는 필리핀 남단 민다나오섬에 위치한 이 나라 최고의 휴양지. ‘진주농장'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신혼부부들은 바나나보트, 스노클링, 호피켓, 호핑투어, 카누 등 각종 해양스포츠를 즐기고, 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려져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담아오게 된다.
  • ‘이중간첩’ 내일 개봉

    ‘이중간첩’ 내일 개봉

    ‘흥행메이커’ 한석규의 컴백으로 기대를 모아온 영화 ‘이중간첩’(감독 김현정·제작 쿠앤필름)이 23일 개봉한다.체코의 프라하,포르투갈의 리스본을 오가며 남북 이데올로기에 희생된 한 인간의 참상을 신랄하게 그린 영화는 ‘쉬리’‘공동경비구역 JSA’에 이어 분단소재물의 계보에 서는 휴먼드라마.세간의 기대는 지난 20일 서울극장에서 열린 첫 시사회장에서부터 역력히 읽혔다.안성기 정우성 박중훈 등 톱스타들이 이례적으로 대거 걸음했다.●역시 한석규…한석규 영화! 제작단계에서부터 영화는 아예 ‘한석규의 컴백작’으로 통했다.개봉시점으로 따져보면 ‘텔미썸딩’(1998년) 이후 4년만의 출연작.누가 뭐래도 영화의 최대 흥행포인트가 그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극중 역할은 남과 북 어디에도 둥지를 틀 수 없는 비운의 혁명전사.김일성광장 사열대를 도도하게 행진하는 조선인민군 전사에서부터 목숨을 내놓고 사는 남파 이중간첩,남북 모두에게 쫓겨 이국땅에서 숨어사는 막노동자….“역시,한석규”란 소리가 나올 만큼 그의 연기는 소름끼치게 사실적이고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과시한다. ●분단의 비극과 폭력의 현대사 냉전의 서슬이 시퍼런 1980년.북한 인민군 소좌 림병호(한석규)가 베를린 ‘체크포인트 찰리’를 목숨걸고 넘어오는 장면으로 시작한 영화는 연신 가쁜 숨을 몰아쉬게 만든다.위장귀순 혐의로 ‘안가’의 취조실에 끌려간 그가 발가벗겨진 채 갖은 고문을 당하는 묘사만으로도 영화가 얼마만큼 엄중한 시각을 견지할지 감 잡힌다. 그로부터 3년.사상검증을 거쳐 안기부 요원이 된 병호는 남한내 고정간첩과 접촉하며 감쪽같이 이중간첩의 임무를 수행한다.‘쉬리’가 그랬듯 이 영화도 관객에게 주요 캐릭터들의 정체를 미리 밝힌 뒤 인물들간의 갈등과 음모를 전지적 관점으로 감상하게 했다.해서,병호를 구심점으로 엮이는 여러 인물들의 캐릭터가 영화를 끌어가는 큼지막한 동인(動因)이다.아버지로부터 간첩신분을 세습해 라디오 PD로 위장하고 사는 윤수미(고소영),수미의 정신적 지주인 고정간첩 총책 송경만(송재호),병호를 교묘히 이용하는 안기부 상사 백승철(천호진) 등. 영화는 안기부 깊숙이 침투해 들어가며 불안에 노출된 병호와 그를 압박하는 백승철 사이의 심리전,연민에서 시작해 조금씩 감정이 무르익는 병호와 수미의 관계변화를 번갈아 조명하며 화면을 채운다.병호의 갈등에 결정적인 골을 파놓는 건 수미의 사랑.병호의 앞날을 걱정한 수미가 북의 지령을 전달해주지 않아 북에 마저 버림받은 병호는 백승철에게 정체가 탄로날 즈음 제3국으로의 탈출에 생사를 건다. ●‘쉬리’의 멜로,‘…JSA’의 유머도 없이?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날 듯한 한석규의 이중간첩 연기는 영화의 주제의식에 무게를 싣는 데 주효했다.그러나 몇몇 대목에서 허점이 잡힌다. 무엇보다 아쉬운 건,지나치게 건조한 시각으로 일관한 나머지 극적 반전이나 쉼표를 찍어줄 자잘한 감상포인트가 거의 전무하다는 점.밀실의 고문,평범한 유학생이 정보기관의 술수로 꼼짝없이 간첩으로 내몰리는 상황 등 주요설정들은 암울한 80년대의 모자이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쉬리’의 멜로,‘…JSA’의 유머 장치,둘 모두를 철저히 배제한 영화에서 요모조모드라마를 뜯어보는 재미는 기대하기 어렵다. 순제작비 47억원.오프닝 부분의 베를린 체크포인트 찰리 탈출장면은 프라하 세트장에서,브라질로 탈출한 주인공이 비극적 최후를 맞는 엔딩은 리스본에서 각각 원정촬영했다.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으로 단편 ‘고수부지의 개자식들’ 등을 연출한 김현정 감독의 장편 데뷔작.상영시간 2시간 3분. 황수정기자 sjh@kdaily.com ◆ 4년만에 컴백 한석규 “저도 오늘 처음 영화를 봤습니다.소감이라면…한마디로 아쉽죠.사실 늘 그렇긴 했어요.‘쉬리’때도,‘8월의 크리스마스’때도 그랬듯이 제 연기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오랜만에 하는 작품이라 솔직히 긴장도 더 많이 됐고요.” 지난 20일 ‘이중간첩’의 시사회장에 나타난 한석규(39)는 적잖이 긴장해 있었다.“세간의 기대치가 오를대로 올라 더욱 부담스럽다.”는 그는 “연기를 하는 것보다 안하는 게,대사도 하는 것보다 안하는 게 더 어려운 법”이라며 공백에 대한 부담감을 에둘러 밝혔다. 연예계 데뷔 12년째인 그에게 ‘이중간첩’은 9번째 영화.시나리오를 처음 받아본 게 지난해 3월이니 개봉까지 근 1년을 공들인 셈이다.남으로 위장귀순한 간첩 역할에 푹 빠져 살다 ‘현실’로 돌아온 지금,흥행과 완성도에 대한 부담이며 아쉬움이 없을 리 없다. “위장간첩이라는 비밀이 조금씩 벗겨질 때 미묘한 심리변화를 표정으로 연기하는 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유머나 멜로요소가 좀더 가미돼 영화의 긴장을 풀어줬으면 좋았겠다 싶기도 합니다.하지만 관객을 몰입시켜 이중간첩의 비극적 삶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건조하게 묘사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확고부동의 톱스타에게 최근의 한국영화들은 어떤 무게로 다가갈까.“한국영화는 개봉하는 족족 거의 다 본다.”는 그는 “물론 우리 영화시장이 커진 건 기쁘지만,완성도 높은 장르영화가 드물다는 점이 아쉽다.”며 성우 출신답게 또박또박한 말투로 견해를 밝혔다. 시나리오를 까탈스럽게 고르기로 악명(?)높은 그에게 슬며시 다음 작품 소식을 물었다.“아직은 계획이 없습니다.1년에 5편을 찍을지,5년에 1편을 찍을지는저도 모릅니다.빠른 시일내 새 작품을 찍고 싶고,그때는 밝은 이야기에 밝은 캐릭터였으면 좋겠습니다.” 욕심도 많고 그만큼 자기애(自己愛)도 큰 배우다.‘한석규’라는 이름 석자의 힘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연기자로 영원히 남고 싶단다.지향하는 연기관은 어떤 걸까.대답이 선문답같다.“의식하는 무의식의 연기,그게 배우로서의 지향점입니다.” 황수정기자
  • 北核포기 압박 4강외교 착수

    |서울 김수정·베이징 오일만기자| 정부는 2일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간다는 방침 아래 북한의 핵 개발 포기를 위한 미·일·중·러 등 주변 4강과의 연쇄 협의에 착수했다. ▶관련기사 4·8면 한·중 양국은 이날 베이징에서 이태식(李泰植) 외교부 차관보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 부부장간 회담을 갖고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상황을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 이어 김항경(金恒經) 외교부 차관이 오는 5일 러시아를 방문,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 등 고위인사들과 회담을 통해 러시아측의 적극적 역할도 요청할 계획이다.다음주 초에는 워싱턴에서 한·미·일 3국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를 갖고 경수로 건설 중단 여부를 포함한 북한 핵문제의 포괄적인 대응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서 “북한의 핵문제는 한반도 비핵화선언에 대한 위반”이라고 지적한 뒤 “이 문제에 있어 우리는 제3자도 아니고 또 여기에 대해 발언할 권리가 없는,그런 입장도 아니다.”면서 우리 정부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정부는 4일 정세현(丁世鉉) 통일장관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TCOG 등에 대비한 우리 정부의 최종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또 이달 중순쯤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방한,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측과 북핵해법에 대한 조율에 나서고,노 당선자측은 북핵 해결을 위한 대미 특사를 20일쯤 미국에 파견할 방침이다.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도 이달 중순쯤 방한,최성홍(崔成泓) 외교장관과 한·일 외무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6일 빈에서 특별이사회를 열어 북한 핵무기 개발계획의 즉각 포기를 요구하는 대북 특별 결의안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crystal@
  • [男男女女]여자들은 왜 ‘능력男’ 좋아할까

    “성격은 나쁜데 일을 탁월하게 하는 직원과, 착한데 일은 엉망인 직원이있다면 누구를 선택하겠어요?”최근 한 화랑의 책임 큐레이터로부터 받은 질문이다.끙끙거리다가 ‘당신의 선택은 뭐였냐.’고 되물었다.그는 “인간관계 쌓자고 회사다니는 것도 아닌데,당연히 일 잘하는 직원이 좋아요.” 라면서 “그런데 저보고 인간성이 나쁘다고 욕하대요.”라고 속상해 했다.미술관장과 후배 큐레이터들 사이에 끼인 중간관리자의 입장이 이해됐다. 재미 삼아 이같은 질문을 주위 사람들에게 해 보니 대체적으로 작은 조직에 몸담은 사람은 ‘업무능력’을,큰 조직에서는 ‘인간성’을 따졌다. 작은 조직은 직원의 이직이 잦은만큼 있는 동안 일 잘하는 사람이 소중하단다.큰 조직은 인간성만 좋으면 ‘조직의 힘’으로 인재를 키울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이 선택의 문제를 남녀에게 적용해 보자.여자는,능력은 있는데 성격이 나쁜 남자와 인간성이야 나무랄 데 없지만 능력 없는 남자 사이에서 갈등한다.남자도 못생겼지만 능력있는 여자와,‘쭉쭉빵빵’에 미인인데도 능력은 별달리 없는 여자를 두고 저울질한다. 일반적으로 남자는 ‘본능적’으로 미인을 택하는 것같다.이 선택을 두고 주변에서는 부러워할지언정 비난하거나 욕하지 않는다.반면 여자가 ‘본능적’으로 능력있는 남자를 택하면,곧잘 ‘김중배의 다이아몬드 반지가 그렇게도 좋단 말이냐.’라는 식으로 비난 받는다.주위에서는 ‘계산적이다.’‘동기가 순수하지 못하다.’며 손가락질을 하기도 한다. ‘본능적’으로 남녀가 ‘외모’또는 ‘능력’으로 이성을 선택하는 기준이각각 다른 까닭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미인이나 능력있는 남자들에게는 후광효과인 ‘아우라' 가 덧씌워져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또는 아마도 남성은 생물학적인 반응을 우선하고,여 성은 사회적˙문화적인판단을 앞세우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것 같다 . 그러나 그런 인식이 동물의 세계에서 수컷이 구애할 때 암컷에게 ‘통통하게살오른 벌레’등을 ‘선물’하는 혼례의식이 종종 있다는 것을 잘 모르기 때문에 갖는 편견같기도 하다.본능에만 충실한 미물조차 먹이를많이 가져다주는 수컷이 암컷의 ‘운명의 상대’가 되는 것이다.암컷은 선물의 수준을 보며,수컷의 사냥하는 능력이나 건강상태를 평가·판별한다.돈과 능력있는 남자에게 사랑을 느끼는 여자가 얼마나 ‘본능적’인가.차라리 건강한 여자 대신 생식과 상관없이 미인을 택하는 남자의 선택이 ‘문명적’일지도 모른다. ‘능력’을 따지는 동물의 행위가 그러나 ‘번식기’에 국 한된 반면,결혼제도를 통해 배우자와 40여년을 함께 살아야하는 인간은 늘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남게 마련인 것같다.젊은날 ‘돈보다 사랑을 택한’50대 아줌마들은 다 큰 딸에게 세속적으로 “돈이 최고다.”라고, 또 미인에게 순정을 바친 50대 남자도 아들에게 “능력있는 여자를 택하라.”고 말하기도 한다.‘능력’을 선택한 남녀 모두는 “행복의 조건이 돈이나 능력에 있지 않다.”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문소영기자 symun@
  • MBC ‘전원일기’ 마지막 촬영“22년 일기 박수 받을때 덮습니다”

    시청자 가슴에 고향 심고 무겁게 돌아서는 김회장네 사람들 반겨줄때 떠나는 일 쉬울줄 알았는데… 정든 촬영장 둘러보니 못내 아쉬워 눈물 ‘그렁' “박수칠 때 떠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그러나 정에 연연하다 보면 기회를 잃고 만다.그러나 어쩌랴.그것 또한 인생인 것을…”(‘전원일기’ 최종회 최불암의 대사 중) 국내 최장수 드라마인 MBC ‘전원일기’(극본 김인강ㆍ황은경,연출 권이상)의 마지막 회(29일 방영) 촬영이 지난 16일 오후 MBC 제작센터 C스튜디오에서 있었다.1088회인 이날 촬영분의 제목은 ‘박수칠 때 떠나려 해도’.1980년 말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제목으로 시작한 지 22년2개월만이다. ‘양촌리 김 회장’으로 20여년을 살아온 최불암은 “막상 끝내려고 하니까 눈물이 난다.”면서 “이 땅의 모든 아버지들이 그렇듯이,한마디 보태고 싶은 말은 아직도 많다.”며 드라마 종영에 아쉬움을 표했다. ‘영원한 한국의 어머니’ 김혜자도 마찬가지.“오랜 세월 많은 것을 남겨준 소중한 것과 헤어지는 느낌이다.”‘용식이’ 유인촌은“장인정신과 사명감 없이는 이렇게 오래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감회에 젖었다.‘일용엄니’ 김수미도 “세트를 뜯는 것이 우리집을 부수는 것처럼 서운할 뿐”이다.김수미는 “극중에서 환갑잔치를 할 때 할머니 시청자들이 옷을 50벌이나 보내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그 옷들을 아직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말고도 ‘전원일기’ 가족은 많다.‘일용처’역의 김혜정은 “‘전원일기’는 내 청춘을 바친 드라마”라면서 “비바람에 쓰러진 고추밭에서 눈물을 흘리던 연기를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복길이’ 김지영도 만감이교차한다.“촬영장이 내집 같고 동료 연기자들은 가족 같죠.보람찬 시간들이어서 그런지 너무 아쉽네요.” 이날 촬영장 한편에서는 김용건이 고두심에게 다가가 “이제 우리도 이혼이네,이혼”이라며 슬쩍 아쉬움을 전한다.그런데 고두심의 대답이 걸작.“22년 살고 이혼했으면 위자료도 많이 받아야겠네요(웃음).” 지난 2일에는 86년부터 10여년간 영남·수남·복길 등의 아역으로 출연한 김기웅(성균관대 경영학과) 김경수(자양고 1년) 노영숙(홍익여고 3년)이 녹화현장을 방문했다.김경수는 “86년 당시 생후 한 달도 안된 아기 때부터 열살까지 촬영장에서 살았다.”면서 “촬영이 늦게 끝나면 ‘박순천 엄마’가 집까지 데려다주었다.”고 곰살맞게 굴었다. 권이상 PD는 “‘전원일기’는 일상의 단편을 그대로 극화한 작품”이라면서 “일반적인 드라마와는 다르게 평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권 PD는 “갈수록 작아지기는 했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 박수쳐준 시청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최종회는 출연진 29명과 함께 빨래터·안방·마을회관 등 시청자 눈에 익은 장소를 돌아보며 평소와 다름없는 분위기로 마무리했다.물론 최종회이니만큼 최불암의 내레이션,과거회상 등 향수를 자극하는 설정도 들어갔다.김인강 작가는 “나이든 그들이 지나온 삶을 조용히 되돌아보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편 마지막 회를 촬영한 날 ‘전원일기’의 역대 연출자 13명,초대작가 차범석씨 등 작가 2명,최불암·김혜자 등출연자 2명이 여의도클럽(회장 유수열)과 한국PD연합회(회장 방성근)가 주관한 ‘2002 방송인상’을 함께 받아 떠나는 자리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대한매일 2002 톱 브랜드 대상/네티즌 1만명 24개 선정

    글로벌 경쟁시대에는 브랜드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한다.기업의 경쟁력은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에 따라 판가름나고 있다. 기업의 이름은 몰라도 브랜드 이름은 기억하는 것이 소비시장의 현실이다.강력한 브랜드는 기업의 생명줄인 셈이다. 대한매일의 ‘2002 톱 브랜드 대상’은 브랜드별 소비자의 만족도·선호도를 조사,우수 브랜드의 육성·발굴과 국내 대표 브랜드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엄격한 심사를 거친 34개 업종 136개 브랜드를 대한매일 홈페이지(www.kdaily.com)에 예시한 뒤 지난 11∼18일 1주일간 1만여명의 네티즌투표로 진행됐다. 홈페이지에 예시된 브랜드 가운데 상품군별로 투표율이 가장 높은 브랜드를 선별한 뒤 국내외 시장 영향력 및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이어내부 선정회의를 열어 24개 브랜드를 최종 확정했다. ‘2002 톱 브랜드 대상’에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준 광고주와 네티즌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SK그룹OK!SK SK그룹은 선경,유공,한국이동통신 등각기 다른 사명을 가진 탓에 브랜드파워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다.소비자 혼란을 초래한 것도 사실이다.이에 따라 1994년부터 CI 태스크포스팀을 구성,사명변경을 추진했다. 지난 98년 ‘선경’에서 ‘SK’로 CI를 변경하면서 SK는 기업 슬로건으로‘고객이 OK할때까지 OK!SK’를 채택했다.동시에 세계 일류 브랜드를 향한지속적인 브랜드 캠페인을 벌여왔다. 캠페인 시작 당시 SK는 변경된 사명을 쉽게 인지시키면서도 기업 철학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슬로건이 필요했다.이런 맥락에서 탄생한 것이 OK!SK라는조어였다.이후 경영진은 광고 캠페인 슬로건과 함께 OK캐쉬백,OK마트,OK행복펀드,고객행복주식회사·SK주식회사 등 고객만족 경영 노력과 전사적인 브랜드 활용에 힘입어 OK!SK를 대표적인 기업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이는 기업브랜드가 나아갈 길,즉 이미지의 통합 뿐 아니라 브랜드의 통일과 확장이라는 새로운 전형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앞으로도 SK는 고객행복을 기본 테마로 SK브랜드를 글로벌 톱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지속적인 브랜드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PAVV ‘이 세상 최고의 브랜드는 당신입니다.’삼성전자 PAVV는 고소득층을 위한 최고급 TV라는 이미지를 창출하는데 총력을 쏟았다.단순 가전제품이었던 TV를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물로 변모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월드컵축구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렸던 지난 4월 PAVV는 최고의 브랜드와 축구라는 이미지를 접목한 광고캠페인 ‘펠레’ 편을 선보였다.이 광고를 통해 ‘리더십’에 대한 광범위한 공감대를 형성,엄청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삼성전자는 펠레 붐 덕을 톡톡히 보며 4월 이후 매월 최고 판매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축구 열기가 계속되자 PVAA는 K-리그와 공식후원 계약을 했다.라운드별로 최고 선수를 선발하고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슛 골인 행운 대축제를 벌이면서 K-리그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또 세계적인 지휘자 카라얀을 앞세운 광고로 ‘고소득자를 위한 TV’라는이미지를 완전히 각인시켰다.뉴그랜저와 공동으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비롯,각종 음악회를후원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도 구사했다.PAVV는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급화 이미지 성공하면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민은행 새CI KB 국민·주택은행 합병 1주년을 앞두고 지난 10월 선보였다.핵심 모티브는 ‘별’.자산규모 200조원이 넘는 국내 최초의 ‘메가톤급 은행’답게 국내는물론 세계 금융시장의 새로운 별이 되겠다는 포부다. 이미 국내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에 성공,별의 첫걸음을 뗐다는 의미에서 ‘kb’를 새 CI(이미지 통합)로 선정했다. kb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통용되는 국민은행의 공식 호출부호.영문 약칭(Kookmin Bank)에서 따왔다. 알파벳 k자를 변형시켜 한 눈에도 별(*)을 연상시키도록 했다.인터넷 홈페이지 주소도 ‘스타(별) 닷컴’(www.kbstar.com)이다. CI작업을 책임진 최범수 부행장은 “별은 번영과 성장,희망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서민은행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이미지 대표색상 또한따뜻한 회색과 밝은 황금색을 조화시켰다.회색은 금융의 선진성을,황금색은역동적인 미래를 뜻한다.전체적으로 고급스런 느낌이 강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월드컵 축구대회 때 붉은 악마가 선보여 히트한 ‘꿈(*)’과도 맞아떨어져 짧은 시간 안에 새 CI를 빠르게 확산시켰다. ■KT메가패스 ‘부동의 정상,속도의 쾌감’ KT의 ‘메가패스’는 450여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초고속인터넷 분야의 선두 주자다.세계적으로도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 분야에서 최다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메가패스’ 브랜드는 스피드와 파워가 특징.스피드는 ‘시원함’이고 파워는 ‘힘’이다.즉 ‘메가패스’의 강점은 인터넷사용자 선택의 최고 요건인 빠른 접속과 끊기지 않는 안정감에 있다는 뜻이다. 이같은 파워브랜드 특징은 광고에서도 잘 드러난다.출시 초기부터 시작한‘백만대군’ 편은 물론 ‘장군’ 시리즈와 ‘초고속 투우사’편 등은 브랜드의 특성을 제대로 표현해 ‘메가패스=초고속 인터넷 강자’란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유쾌 상쾌 통쾌’란 광고 문구에서는 심리적 카타르시스를 듬뿍 담고있다. ‘메가패스’는 최근 초고속 인터넷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기존 브랜드보다 최고 10배 빠른 VDSL(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로 시장 선점에 나서 다시한번 ‘빠르고 중후한 브랜드’로서의 강점을 이어가고 있는 것.광고에서도 ‘인간탄환’편으로 ‘짜릿한 쾌감’을 소비자에게 던져 주고 있다. ■SK텔레콤 NATE SK텔레콤의 ‘NATE’는 유·무선 인터넷의 강점만을 결합한 차세대 멀티미디어 서비스이다.SK텔레콤의 브랜드와 서비스 파워에 힘입어 시장을 급속히넓히고 있다.‘NATE’가 New/Next/Net의 ‘N’과 Gateate/Date의 ‘ATE’를합성,‘미래의 인터넷 친구’를 뜻한다는 점에서 차세대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인 셈이다. ‘NATE’는 휴대전화와 PDA(개인휴대단말기),VMT(차량장착단말기) 등 단말기를 연계한 PC기반의 인터넷서비스 모델을 구축,장소의 제약을 극복한 상품이다.최근 시장은 수익모델의 제약을 받고 있는 유선분야와 유선의 콘텐츠를 따라잡지 못하는 무선분야를 합치는 작업이 한창이다. 따라서 SK텔레콤은멀티인터넷인 ‘NATE’에 적용할 콘텐츠 발굴에 나서고있다.특히 금융·쇼핑·예매 등의 서비스와 관련,신용카드와 전자화폐 기능을 갖춘 M-커머스(모바일 카드) 콘텐츠의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NATE’ 서비스에 ‘동영상 서비스’란 날개를 하나 더 달았다.3세대 멀티미디어 서비스격인 ‘CDMA 2000 1x EV-DO’망을 이용한 무선인터넷 멀티미디어 서비스 ‘준(June)’을 출시,향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삼성전자 애니콜 ‘한국을 넘어 세계 지형에도 강하다.’ 1993년 삼성휴대폰이란 이름으로 첫 선을 보인 애니콜은 10년만에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의 브랜드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10명중 1명이 사용하는 세계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이같은 결과까지 애니콜은 휴대폰의 신화 창조를 위해 기술개발과 시장개척에 쉼없이 노력해 왔다. 애니콜은 현재 노키아,모토로라에 이어 세계 3위의 브랜드로서 ‘디지털 익사이팅 애니콜’의 캐치프레이즈 아래 ‘IMT-2000’시장에서도 선도 역할을해나가고 있다. 내장형 카메라폰,VOD(주문형비디오)가가능한 멀티미디어폰은 물론 화상 통화까지 가능한 휴대폰은 애니콜과 함께라면 더 이상 상상속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애니콜은 올 3·4분기 휴대폰 판매량 1000만대 돌파라는 또 하나의이정표를 세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단순히 국내 1위,세계 3위,브랜드 가치 2조원 이라고불리는 것보다 항상 고객를 미소짓게 하고 가장 가까이서 함께하는 브랜드로 남는 것이 훨씬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LG레이디카드 LG카드가 업계 최초로 선보인 여성 전용 특화카드 ‘LG레이디카드’는 성별 특화라는 새로운 타깃 마케팅 분야를 개척,국내 카드업계에 여성 전용카드붐을 일으키고,사회의 여성 전용 마케팅 붐을 선도했다.철저한 시장조사를바탕으로 남을 따라하지 않는 독창적인 서비스 개발로 여성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성형보험 무료 가입,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 3개월 무이자 할부,영화관람 할인서비스,인터넷 무료이용 및 무료 게임서비스 등은 LG레이디카드가 처음 선보인 것 들이다. LG레이디카드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인 ‘헬로우키티’를카드 도안으로 사용해 젊은 세대의 눈길을 끌고 있다.시각적인 면을 좋아하는 신세대에게 깜찍하고 귀여운 캐릭터 카드를 발급함으로써 액세서리처럼신용카드를 지니고 다닐 수 있게 했다.카드의 색상을 빨강,주황,파랑으로 다양화해 고객들이 취향에 맞는 색상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 독창성을 지니고 있다.LG레이디카드는 다음커뮤니케이션,하늘사랑 등 인터넷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네티즌의 입맛에 맞는 제휴카드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현대캐피탈 드림론패스 현대캐피탈의 다기능 대출전용카드인 ‘드림 론패스’는 무담보·무보증에가입비·연회비도 평생 내지 않는다.대출기간을 세분화한 대출기간 선택제를 실시해 최저 3.9%의 금리가 적용된다.대출기간 선택제는 ARS(1544-2114)나인터넷 홈페이지(capitalo.co.kr)를 이용해 드림 론패스 대출금을 인출하면기간에 따라 최고 8.1%포인트까지 금리를 인하해 준다. 드림 론패스의 대출한도는 최고 2000만원이고 현금인출기나 인터넷,ARS를이용해 손쉽게 대출받을 수 있다.여성만을 위한 대출전용카드 ‘드림 론패스 아데나’가 지난 5월 업계 최초로 나왔다.연회비·가입비 없이 카드만 보여주면 자끄데상쥬 미용실,호암아트홀 문화공연,패밀리레스토랑 씨즐러,베이비시터코리아 등을 이용할 때 최고 4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대출이용 실적과 관계없이 자동차정비,보험가입,자동차용품구입,호텔·콘도 이용시 4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홈페이지를 통해 제공되는 음식점 할인이나 무료제공 쿠폰도 알차다.라이나생명과 제휴해 최고 2000만원까지 교통상해보험에도 가입해 준다. ■LG전자 휘센 ‘브랜드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오네요.’ LG에어컨 ‘휘센(WHISEN)’에서는 바람이 나온다. 이름을 지을 때부터 브랜드가 지니는 의미는 물론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읽거나 들을 때 시원함을 느끼도록 청각적인 효과까지 감안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휘센의 본래 의미는 ‘WHIRL(소용돌이)+SEND(보내다)’의 조합어로 ‘소용돌이치는 시원한 바람을 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LG전자는 휘센브랜드를 새로 도입한 이후 성공적인 런칭을 위해 판촉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비수기 광고전략으로 지속적인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아낌없는 투자를 했다. 물론 브랜드 이미지만 좋은 것이 아니다.품질에서도 다른 업체와 차별화된경쟁력을 갖췄다. 세계 최초로 삼면입체냉방 방식을 채택했다.초절전냉방(TPS),공기청정 기능과 냄새제거 기능을 별도로 분리한 플라즈마 골드 크린시스템을 도입했다. 이같은 브랜드 알리기가 성과를 거두고 제품 품질이 인정을 받으면서 휘센은 지난 2000년에 이어 2001년까지 2년 연속 세계시장 판매 1위를 기록했다. ■SK엔크린 ‘휘발유의 대표 브랜드 엔크린’ SK엔크린은 1995년 국내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청정제를 첨가해 엔진과 환경을 보호하는 깨끗한 에너지라는 의미를 담고 출시됐다. 또 휘발성 성능향상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선진기술을 지닌 미국의 텍사코사에서 개발한 최첨단 청정제를 국내에 독점적으로 도입,더욱 새로워진 휘발유 SK엔크린을 공급해 왔다. 제품의 성능외에 SK엔크린이 휘발유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킬 수 있었던것은 고객서비스 향상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병행했기 때문이다. SK엔크린 보너스카드는 국내 1000만명의 차량 운전자 중 90%이상이 보유할정도로 대히트를 쳤다.신용카드사를 포함,국내 카드 중 최단 기간에 최대 회원수를 확보한 것이다. 지난 99년에는 사용 금액의 일정률을 적립,현금처럼 쓰거나 현금으로 돌려주는 ‘OK캐쉬백’ 서비스를 선보여 수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4월부터 전국 5대 권역별로 최첨단 다목적 실험실을 보유한 5개 기술지원센터를 운영,고객의 고충사항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 ■한화건설 꿈에 그린 ‘자연과 하나된 아파트’ 한화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꿈에 그린’은 ‘꿈에 그리던’의 줄임말이자,‘꿈(Dream)’과 ‘그린(Green)’의 합성어다.이는 인간 중심의 아파트 철학과 환경친화적이고 자연주의 미학을 결합,21세기 신주거 문화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특히 기존 아파트시장에서 영문 브랜드가 난무하는 가운데 보기 드문 순수한글 브랜드다. 한화건설은 ‘꿈에 그린’이 첫 출시된 후 지난 1년여간 경기도 용인,서울중계,인천 계양,서울 화곡·공덕 등 각 사업장마다 분양 100%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주거생활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안락한 아파트,디지털생활을 구현하는 최첨단 아파트,환경을 생각하는 아파트의 이미지가 소비자에게 각인된 덕분이다. 한화건설은 2005년까지 수주 1조 5000억원,매출 1조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소중한 가족들이 거주하는 곳이기에 집이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확실한 믿음을 심어 주겠다.”며 “단 한채를 지어도 내가족의 집처럼 짓겠다는 성실한 마음을 ‘꿈에 그린’ 아파트에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 애니카 업계 최초로 보험상품에도 ‘브랜드’를 붙여 돌풍을 일으켰다. 자동차보험료가 자유화되자 상품과 서비스의 차별화를 앞세우며 지난 4월 선보였다. 예컨대 보험상품은 ‘애니카’,긴급출동서비스는 ‘애니카서비스’,AS(애프터서비스)센터는 ‘애니카랜드’ 식이다. 이미지를 통일시켜 홍보효과를 극대화함과 동시에 이름값에 걸맞는 상품과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이뤄내려는 전략이다. 주력상품은 ‘애니카 5종’.20대 미혼 운전자를 위한 ‘슬림형’,60대 이상 장년층을 위한 ‘실버형’,여성 운전자를 위한 ‘레이디형’,보험료를 더내더라도 고(高)보장을 원하는 ‘파워형’,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일반적인 ‘기본형’으로 나뉘어 있다. 각자의 특성에 따라 보장내용이 맞춤설계돼 있어 보험료 절감효과가 있다.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맞춰 ‘주말 및 휴일 교통사고시 자손 보험금’ 1000만원을 추가한 점과 명절기간에는 아무나 운전해도 보험금을 지급하는 ‘명절임시 운전담보 특약’을 신설한 점도 눈에 띈다. 회사측은 “보험료 가격 자유화 이후 업계의 경쟁이 지나치게 가격 중심으로 치우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의 수요를 다양하게 파고든 점이 애니카의 주된 인기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생명 리빙케어 보험 지난 6월 출시된 이후 5개월만에 8만건 이상 판매됐다. 국내 최초의 ‘CI보험’으로 독점판매권을 인정받았다.CI보험이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의사가 개발한 상품으로,암 등 중대한 질병 치료나 수술시 보험금의 일부를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를 나중에 지급한다.보험금 지급시기에융통성을 둬 일반 건강보험과 종신보험의 장점을 두루 갖췄다. 보장대상은 암,심근경색,뇌졸중,말기 신부전증,장기이식수술 등 17가지에이른다.고객이 원하면 예정 보험금의 50% 또는 전액을 먼저 지급해준다.보장대상이 아닌 질병이나 재해사고로 사망해도 종신보험처럼 사망보험금을 100% 전액 지급한다. 가입연령은 15∼59세까지이며 비흡연자 등 건강한 계약자에게는 보험료를 10% 가량 깎아준다.종신형·정기형·건강형 세 종류가 있다.보험납입 중간에연금으로의 전환도 가능하다. 30세인 고객이 주계약금 1억원짜리 종신형(20년간 납입)에 가입할 경우,월보험료는 남자 20만 400원,여자 15만 2400원이다. 상품 개발자인 김경선 부장은 “내년부터는 월 평균 5만건 이상의 판매가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르노삼성자동차 SM3 르노삼성자동차가 출범 후 처음으로 지난 9월 ‘SM3’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앞세워 준중형 승용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르노삼성은 ‘SM3’ 출시에 앞서 이례적으로 보도발표회를 갖고 “준중형차시장에서 ‘SM5 신화’를 재현해 보이겠다.”며 호언했다. 르노삼성 고위관계자는 “SM3는 품질과 성능에 있어 웬만한 중형차를 능가한다.”며 “중형차시장 석권은 시간문제”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들의 자신감은 고스란히 현실로 나타났다.출시를 앞둔 지난 8월 한달 동안 무려 8500대의 사전예약을 받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9월 이후에도 지속적인 판매신장세를 구가하고 있어 이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1만 4000대를 판매,준중형차 시장점유율 25%를 달성하겠다는 당초 목표가 무난히 이뤄질 전망이다. SM3의 인기비결은 ▲국내 최장의 품질 보증 ▲가격대별로 다양한 모델 ▲고급스런 내·외장 ▲수요자 부담을 감안한 경제성으로 요약된다.아울러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차’라는 광고·마케팅 컨셉트도 SM3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한 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자동차 쏘렌토 올해 국내 자동차시장의 최대 이슈 가운데 하나는 ‘쏘렌토’라는 새로운브랜드가 나왔다는 사실이다. ‘쏘렌토’는 기아자동차가 무려 3300억원을 투입,22개월 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낸 야심작이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쏘렌토는 국내시장보다 세계시장을 겨냥,개발한 기아차의 자존심”이라며 “당초 연간 판매목표도 내수 5만대,수출 12만대였다.”고 말했다. ‘쏘렌토’는 출시 이후 내수시장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누리고 있다.내수시장에서는 공급이 달려 계약에서 출고까지 줄잡아 5개월이상 걸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미국에서도 수출한지 6개월도 안돼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로 꼽히는 등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쏘렌토’가 나온지 1년도 안돼 국내 SUV시장을 평정할 수 있었던 것은 승용차를 능가하는 품질,디자인에 SUV 특유의 성능과 안정성을 가미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차 관계자는 “쏘렌토는 미국 뿐 아니라 유럽시장에서도 한국 자동차를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유럽시장 판매가 본격화될 경우연간 15만대 이상의 수출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롯데칠성 델몬트 콜드 쥬스 롯데칠성의 델몬트 콜드주스는 우유처럼 주스를 낮은 온도로 종이팩에 넣어 냉장고를 통해 판매되는 제품이다. 갓 짜낸 듯한 과즙의 신선한 맛을 최대한 유지시켜 기존 프리미엄주스의 품질을 한 단계 높였다.천연과실의 비타민등 각종 영양분의 파괴가 적은 것이특징이다. 생과즙이 들어있어 맛과 향이 훨씬 뛰어나다.오렌지 셀(Cell)이 기존 프리미엄 주스보다 2배나 더 많다.상온유통주스와 달리 냉장차량을 이용한 콜드체인시스템을 이용,깊고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여섯 겹의 특수재질을 사용,미세한 온도변화,공기,자외선 등으로부터 주스가 노출되는 것을 막아주는 최첨단 테트라탑용기를 사용,열고 따는 것도 쉽다. 이런 장점때문에 출시 1년만인 98년 주스시장에서 단숨에 1위자리를 꿰차며 냉장유통주스시장을 주도했다. 특히 99년에는 가정용 대용량 제품 위주였던 냉장유통주스시장에 ‘꼬마콜드’란 애칭이 붙은 240㎖들이 팩 ‘델몬트콜드주스’ 제품을 선보이면서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500억원을 넘는 실적으로 냉장유통주스 시장에서 점유율 60%에 근접하고 있다.올해도 전년보다 20% 이상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진로발렌타인스 임페리얼 키퍼 진로발렌타인스의 임페리얼은 1994년 4월 출시된 국내 최초의 프리미엄 위스키로,8년 연속 판매량 1위를 지키고 있다.국내 위스키 가운데 가장 많이팔리는 브랜드다. 지난해에는 1533만 9996병(500㎖ 기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2초당 1병씩 팔린 셈이다.96년 프리미엄 위스키 판매량 세계 3위,97년 이후 현재까지 국내 위스키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비결은 새로운 변신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최근에는 고급위스키의 고민거리였던 위조주와 가짜 양주에 대한 대비책으로 ‘위조 방지장치’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임페리얼 키퍼(Imperial Keeper)’라고 명명한 이 장치는 가짜 양주를 만들어 유통시키는 불법 업소를 없애고,싼 값의 저급 위스키를 다시 담아 파는 ‘리필’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장치를 도입하는데 50만달러의 시설투자비와 병당 200원의 원가 부담이있었으나 모두 자체 흡수했다.이 장치를 채택한 궁극적인 목표가 ‘고객에게 신뢰,안전,행복을 주는 마케팅의 결실’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임페리얼은 위스키의 본고장인 영국에 다시 수출된다.최근 얼라이드 도멕사와 수출계약을 함으로써 영국·유럽의 주요 공항 면세점에서도 국산 브랜드인 임페리얼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진로 참眞이슬露 국내 소주의 대표 브랜드인 참眞이슬露가 대한매일이 선정한 ‘2002 톱 브랜드’에 선정된 것은 소비자 사랑의 결과다. 제품 출시 때부터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참眞이슬露만의 브랜드 철학인 ‘무한순수주의’에 대한 믿음의 결과이기도 하다.깨끗한 소주를 만들기 위한참眞이슬露의 브랜드 정신은 대나무 숯 여과 기술 도입,부드러운 맛을 위한알콜도수 조정(23도→22도),더욱 깨끗한 맛을 위한 대나무 숯 여과공정 강화(2회→3회) 등 소비자를 위한 수많은 개선과 변화에서 이뤄졌다. 진로는 판매수익의 많은 부분을 제품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참眞이슬露의 경우 엄선한 양질의 대나무 숯을 사용하고,최신 여과설비인 컬럼탑 설치 등 제조과정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더욱 부드럽고 깨끗한 소주의맛을 내게 했다. 미각적인 측면 뿐 아니라 시각적인 면에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위해 기존의정형화된 상표디자인을 과감하게 탈피했다. 대나무의 이미지를 자유롭고 경쾌하게 표현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여백에서주는 시각적인 편안함을 주는 상표로 바꿨다. 이는 술자리에서 멋과 운치를 즐기려는 현대인들의 기호에 맞추기 위한 노력이다.참眞이슬露의 브랜드 정신을 지켜나가려는 진로의 의지라고도 할 수 있다. ■서울우유 업계 부동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서울우유는 1984년 국내 첫 콜드체인시스템을 도입,유제품의 생명인 ‘신선함’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 목장의 원유냉각기로부터 냉장탑차를 통해 가정의 식탁까지 모든 과정을 냉장화한 콜드체인시스템과 엄격한 원유검사가 유제품의 신선도와 품질을 향상시키는 비결이다. 서울우유는 매년 300억원 이상을 투자,우유의 품질을 개선해왔음은 물론 우수품종 개량,낙농헬퍼사업에 이르기까지 질좋은 우유생산을 위해 매진하고있다. 특히 95년부터는 외국의 적용사례 문헌연구를 지속,99년 우유업계 최초로 정부인증 전 품목,2000년에는 모두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는 HACCP(햇습,위해요소 중점관리 기준) 적용을 받았다. 서울우유는 이런 기술력에 덧붙여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브랜드답게 전국 4000여 목장에서 집유한 일등급 우유(세균수 기준)를 살균,부족한 영양분을 강화했다.이름만 들어도 알수 있는 서울우유, 앙팡, 헬로우앙팡, 헬로우앙팡치즈, 헬로우앙팡요쿠르트, 디아망우유, 고칼슘아침에우유, 삼각커피우유, 짜요짜요, 네버다이칸, 아침에주스, 락토우유 등 수많은 히트제품을 쏟아냈다. ■남양유업 불가리스 불가리스는 1990년 처음 나와 고급 유산균 발효유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12년간 정상의 인기를 누린 장수상품이다.불가리스라는 상품명은 유산균 발효유의 종주국인 불가리아의 대표적 유산균 ‘불가리커스’에서 딴 것이다. 불가리스는 소비취향이 고급화 추세를 보이는데 발맞춰 고급 발효유를 개발한남양유업의 전략이 맞아떨어져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발효유 법정기준치를 훨씬 뛰어넘는 유산균 수에 락토바실러스,에시도필러스,비피더스,불가리커스 등 복합균주를 사용하고 있다. 마시는 발효유지만 올리고당,식이섬유 등이 들어있어 소화나 식이요법 등에서 의약품에 버금가는 명성을 얻었다. 또 장운동에 도움을 주어 변비,설사 등에 효과가 뛰어나며 무방부제·무설탕·무색소에 100% 천연과즙을 사용해 맛도 뛰어나다. 변비에 효과가 있는 것을 알리기 위해 ‘해우소(解憂所·화장실)’편을 비롯, 여러 편의 광고들을 제작해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이같은 ‘쾌변’마케팅이 직장인과 여성들에게 공감을 얻으면서 불가리스는유통매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각종 호감도·인지도 조사에서도1위를 굳게 지켜나가고 있다. ■태평양 라네즈 태평양 라네즈는 1994년 첫 출시 이후 7년 연속 단일 제품으로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한 한국 화장품업계의 대명사로 꼽힌다. 라네즈가 이처럼 고객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장수브랜드의 입지를 굳힐 수있었던 것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 개발력,차별화된 고객 감동형 마케팅,철저한 고객분석을 통한 다양한 상품개발 등이 소비자의 입맛에 딱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관되고 장기적인 안목의 브랜드 관리가 어우러져 오늘의 라네즈를 만들어 냈다.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고자 하는 여성들의 욕망은 라네즈의 슬로건인 ‘에브리데이 뉴 페이스(Everyday New Face)’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주요 소비자인 여성의 니즈(needs)에 따라 수분과 보습에 주력한 스킨케어제품을 출시하고 피부를 생각하는 메이크업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또 새로운 컬러,타입,기능을 혼합한 시즌별 트렌드로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태평양 관계자는 “앞으로 ‘최초’와 ‘최고’를 지향하면서 세계적인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의 입지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면서 “고객들에게 새롭고 독특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면서 라네즈만의 문화를 형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 필리핀 일리한 발전소 지난 14일 완공돼 준공식을 가진필리핀의 ‘일리한 복합화력발전소’는 한국전력이 세계적인 시공기술로 이루어낸 성과물이다.이 발전소의 건설로 우리나라는 앞으로 20년동안 25억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게 됐다. 필리핀의 마닐라 남쪽 110㎞에 위치한 일리한 발전소는 120만㎾급 가스복합화력발전소.필리핀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해 민간자본 총 7억 1000만달러를 투입했다.한전은 미쓰비시,구주전력 등 사업파트너와 함께 1996년 국제경쟁 입찰에서 이 사업을 따냈다.99년 3월 공사를 시작해 3년 8개월만에 완공했다. 한전은 일리한 발전소의 준공으로 필리핀에서 말라야화력발전소(65만㎾급)와 함께 총 185만㎾의 발전설비를 운영하게 됐다. 두 발전소를 풀가동하면 이 나라 전체 전력설비용량의 14%나 공급하게 된다.‘운영후 양도’(BOT)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돼 한전은 오는 2022년 5월까지20년간 운영한 뒤 필리핀 정부에 넘겨주게 된다.필리핀 정부로부터 20년 동안 연료 및 부지 무상제공,판매 전력량과 가격을 보장받는 장기적으로 안정된 사업이다.한전은 일리한 발전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에 따라 세계적 수준인 송전·배전분야의 기술력과 국제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전력시장 진출에 더욱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하이마트 대한매일이 시상하는 톱 브랜드에 ‘하이마트’가 뽑힌 것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이번 수상은 하이마트가 톱 브랜드에 올라섰음을 방증하는 객관적 평가였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기업경영에서 브랜드가 갖는 비중은 절대적이다.일류 기업과 그렇지 못한기업의 차이가 톱 브랜드를 갖고 있느냐,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브랜드야말로 고객의 감성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정서적 고리이자 현대 마케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하이마트는 대한민국의 1위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로서 위상에 걸맞도록회사명이자 브랜드인 하이마트를 톱 브랜드로 키우기 위한 공격적인 브랜드관리 전략을 펴왔다. 매년 마케팅 조사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변화를 분석하고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반영함으로써 소비자와 접점을 극대화시켰다.최근에는 광고 ‘오페라시리즈’로 친근한브랜드 이미지를 쌓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하이마트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가 상승했으며 하이마트 매장의방문율을 높여 매출로 연결시킬 수 있었다. 하이마트는 앞으로도 하이마트만의 독자적이고 지속적인 브랜드 자산관리를통해 톱 브랜드로서 소비자속에 항상 함께 한다는 전략이다. ■굿모닝트래블 펄팜비치리조트 ㈜굿모닝트래블은 허니문·패키지 상품,상용인센티브 등 여행에 관한 모든것을 취급하는 종합여행사다.1999년 9월에 문을 연 뒤 불과 3년만에 국내 정상급 여행사로 우뚝섰다. 특히 이 여행사의 대표적인 허니문 상품인 ‘펄팜비치 리조트’는 수많은신혼부부들의 검증을 거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다른 리조트 상품과는 달리 3박 일정으로 신혼여행을 계획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최고급스위트룸과 만다야 디럭스룸에 묵기 때문에 신혼부부들에게 꿈같은 첫 날 밤을 보내게 한다. 펄팜리조트는 필리핀 남단 민다나오섬에 위치한 이 나라 최고의 휴양지.‘진주농장’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서울에서 항공을 이용해 3시간30분간 날아가면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여기서 다시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1시간20분 날아가면 민다나오섬 남쪽의 디바오공항에 내린다.공항에서 버스로 15분,방카선으로 30분 가량 가면 숨겨진 낙원 펄팜리조트가 여행자들을 활짝 반긴다.바로 이곳에서 신혼부부들은 바나나보트,스노클링,호피켓,호핑투어,카누 등각종 해양스포츠를 즐기고,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러져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담아오게 된다.
  • 오피니언 중계석/ 최종호 명지대교수 ‘박물관소식’ 기고 - 박물관대학원부터 세우자

    박물관은 수익이 날 수 없는 투자대상이다.정부나 지방자치단체조차도 예산담당자 쪽에서 보면 국·공립박물관은 눈엣가시 같은 ‘돈 먹는 하마’일 뿐이다.사정이 이런데 박물관을 만들어 운영하는 민간인이나 단체의 사정은 더 말할 것도 없다.그래서 최종호 명지대 기록과학대학원 박물관학 주임교수의 ‘박물관 진흥을 위한 중장기 정책 방안’에는 ‘생존’을 염원하는 박물관계의 목소리가 담길 수밖에 없다.한국박물관협회가 펴낸 ‘박물관 소식’지최근호에 실린 최 교수의 글을 요약한다. 박물관 진흥을 위해 가장 시급한 문제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일이다.먼저 국립박물관 안에는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박물관대학원을 설치해야 한다. 사립박물관에 필요한 전문직 양성을 위해서는 대학생·대학원생이 대학박물관을 포함한 등록 박물관에서 실습할 수 있도록 문화관광부와 교육인적자원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박물관의 운영관리를 원활히 하기 위하여 박물관학 및 관련 분야를 전공한 공익근무요원을 운영관리 보조원으로 쓸 수 있어야 한다.국방부 협조 아래 우선 등록박물관에 적정 규모의 공익근무요원을 배치해야 한다. 박물관 설립자나 박물관에 기부한 사람에게는 전폭적인 세제 혜택을 주고,사회적으로 존경받을 수 있도록 명예를 부여해야 한다. 기부자 이름을 박물관 건물이나 전시실의 명칭으로 헌정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조례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 국·공립박물관의 효율성에 관한 전문가 집단의 평가와,공청회에서 수렴된 의견을 운영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법령을 보완해야 한다.현재는 박물관 연보를 예산집행이 시작된 뒤 발간하기 때문에 평가시점과 평가내용을 운영에 반영하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그러나 박물관평가단을 상설 운영하거나,전문 평가기관에 위촉하면 적어도 1년에 한 차례는 구체적인 평가가 가능해진다. 사립박물관의 설립과 운영에도 정부의 전폭적인 진흥정책이 있어야 한다.지체장애인을 위한 램프·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설치 운영비를 지원하고 세제혜택을 주어야 한다.지체장애인용 점자라벨·패널,음성안내·영상안내 도우미 등의 설치·운영비를 지원하고 이 또한 세제혜택을 주어야 한다. 항온항습,공기정화,조명의 밝기 조절,냉난방 등 전시품 보존을 위한 기자재 설치비용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전력과 상하수도 비용도 지방자치단체와 관계기관에서 지원함이 옳다. 박물관 인접도로와 진입도로 표지판 설치비를 지원하고,관계기관 및 부처와의 협조도 이루어져야 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사립박물관을 설립해 운영하는 이와 일정 규모 이상의 박물관 자료 제공자에게는 정부·지방자치단체가 문화훈장 또는 표창장을 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박물관 및 미술관 발전과 자료 확충,전문직의 자질향상 등을 위한 필요자금으로 정부출연금·기부금품 등으로 조성되는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기금’을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이 기금은 ‘기부금품모집규제법’에 적용을 받지 않고 운영할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신설해야 한다. 박물관 및 미술관 지도·감독 권한을,신설해야 할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위원회’가 갖도록 하여 박물관의 등록 및 취소,등록증 교부,폐관 및 휴관,시정및 정관명령,설립계획 승인 및 취소,과태료 부과 징수,지도·조언,개관·단축 승인 등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립학교 건립비와 교사임금을 예산에서 지원하듯 사립박물관 전문직 종사자의 임금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해야 한다.비영리기관인 박물관에서 수행하는 기념품·출판물·음식료 판매 등의 부대사업에서 나오는 수익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를 면제해야 한다. 남북한 박물관 종사자들이 서로 협력하여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지적 교류증진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기 바란다. 박물관 관련분야의 연구기관과 학회 및 학술진흥재단,문화예술진흥원,문화정책개발연구원 등과 연계하여 박물관 연구 프로젝트 결과물을 남북한 박물관에 배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정리 서동철기자 dcsuh@
  • [CEO칼럼] 휴대폰 세트업체 ‘군웅할거’

    죽음을 앞둔 아버지가 어느 날 아들 삼형제에게 싸리나무 회초리 네개씩을 구해 오도록 했다.아버지는 아들들에게 회초리 하나씩을 꺾어 보게 하였다.세 아들은 저마다 쉽게 꺾었다.그 다음 아버지는 남은 세개 회초리를 모아쥐고 꺾어 보도록 아들들에게 시켰다.가지는 잘 꺾어지지 않았다. “어떠냐,가지 셋을 한꺼번에 꺾으려니까 잘 안되지?”라며 아버지는 삼형제가 힘을 합쳐 살도록 유언을 하였다. 새삼 초등학교 교과서 내용을 인용한 것은 당연한 진리가 필요할 때는 망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휴대전화 업계를 보면 소수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힘을 한 곳에 모으지 않고 분열되는 양상이다.대기업 문화에 싫증이 난 연구인력들이 너도 나도 벤처회사를 설립해 휴대전화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극단적으로 표현하면 ‘개발인력 이삼십명을 모으면 휴대전화를 개발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IMF 외환위기 때 ‘당신의 경쟁상대는 누구입니까?’라며 개개인의 경쟁력을 일깨운 TV 광고가 새삼 떠오르는 것도 이같은 까닭이다.그러면 우리나라 휴대전화 세트업체(최종 완제품 생산업체)들의 경쟁 상대는 누구인가? 휴대전화 업계 세계 1위인 노키아의 연간 판매량이 1억 5000만개에 이르는데 반해 국내에는 이에 50분의1인 300만개에도 못 미치는 업체가 많다.또한 R&D(연구개발) 전문업체로 출발했던 벤처회사들도 한 두 모델만 경험하면 직접 생산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는 예가 허다하다. 물론 작은 회사들은 급변하는 시장에서 재빨리 대응하면서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을 제공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또 이것이 우리 휴대전화 산업의 일류화에 일조를 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세트업체가 세계시장 경쟁에서 성공하려면 마케팅이나 품질기준이 세계적인 수준이 되어야 한다.그뿐이 아니다.한국의 휴대전화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는 지적재산권 소유자들의 거센 압력도 이겨내야 한다.특허 보유가 거의 없는 우리나라의 작은 회사들로서는 이에 속수무책인 실정이다. 또다른 면을 보자.중국 휴대전화시장에서 우리 업체끼리의 경쟁은 벌써 우려될 정도가 되었다.그동안 쉽게 구할 수 없었던한국 제품은 이젠 중국시장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게 되어 중국 업체들도 고만고만하지 않다.자유경쟁은 바람직하지만 국가적인 전략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기술 유출도 작은 업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기술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지만 유출되는 속도와 유형은 우려할 만하다.중국업체들은 한국 휴대전화를 대량 구매하면서도 자립하기 위해 R&D 지사를 국내에 속속 설립하고 있다. 국내 휴대전화 업계의 이같은 우려는 무분별했던 벤처 열풍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벤처 형태가 유리한 업종이 있고 일정 규모가 필요한 업종도 있다.휴대전화 세트산업은 대표적인 후자에 속한다.다만 지난 몇년간의 특수상황으로 국내에서 이것이 가려져 있었던 것뿐이다. 오늘의 우리 세트산업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시간이 지나면서 가느다란 싸리나무 가지가 하나씩 꺾여나갈까 걱정이다.다수의 토종 싸리나무 가지가 한 묶음이 되어 외국산 굵은 가지와 맞설 수 있는 단위가 많이 생기면 좋겠는데 말이다. 송문섭 팬택&큐리텔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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