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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섹시 ‘코스튬플레이어’ 하신아의 오해와 진실 (인터뷰)

    섹시 ‘코스튬플레이어’ 하신아의 오해와 진실 (인터뷰)

    하신아(31). 일명 체샤. 그녀는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대표 코스튬플레이어이며, 일명 ‘코스튬계의 대모’라 불린다. 섹시한 여전사의 캐릭터를 흠모하는 그녀는 매번 아찔한 코스튬으로 눈길을 사로잡아온 자칭 ‘KS‘(코리아 섹시 코스튬 플레이어)다. 사실 여성을 성적상품화 한다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코스튬플레이(일본명 ‘코스프레’)의 평판은 그다지 좋지 않다. 놀이동산이나 지하철 등지에서 “오락실에서 본 그녀-춘리”의 복장을 한 이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은 것은 ‘오타쿠’ 문화로 여기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아직 모르는, 또는 잘못알고 있는 코스튬플레이와 하신아의 진실은 따로 있다. 객관식·주관식이 혼합된 다음의 질문에 ’KS‘ 하신아가 직접 대답했다. ▲코스튬 플레이에 대한 그 첫 번째 오해. 코스튬 문화의 기원지는 일본이다? -NO. 코스튬은 영미권에서 나온 문화다. 그곳에서는 할로윈이나 파티를 하는 특별한 날, 풀 드레스업을 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다. 일종의 ‘팬시 드레스’(특별한 날에 입는 드레스 또는 분위기)일 뿐이다. 이런 문화가 일본으로 넘어오면서 ‘코스프레’라는 이름이 생겼다. 일본의 ’망가‘ 캐릭터가 발달하면서 코스튬은 일본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영미권의 파티 문화와 일본식의 틀이 정해진 문화가 합쳐진 것이 한국의 코스튬플레이다. ▲코스튬은 일본에서 더 환영받는 문화다? -NO. 일본에서는 코스튬플레이를 하면 미친 사람, 또는 노숙자 취급을 받는다.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은 만화, 애니메이션, 코스튬의 천국’이라고 생각하지만, 일본은 그저 만화나 애니를 ‘소비하는 사람들’, 그러니까 지갑을 여는 사람들을 위한 ‘소비의 천국’일 뿐이다. 코스튬 문화는 한국에서보다 일본에서 더욱 저질문화로 취급받는다. 예전에 나는 서울의 강남과 홍대 등지에서 코스튬 플레이 파티까지 주최한 경험이 있다. 한국이 일본보다 (코스튬을 하기에)훨씬 더 나은 상황임이 분명하다. ▲코스튬플레이는 일본 만화·게임 캐릭터에 빠진 이들만 즐기는 문화다? -NO. 나는 사람들이 아침마다 코스튬플레이를 한다고 생각한다. 거울 앞에서 온갖 예쁜 표정을 다 짓고 “오늘 나의 콘셉트는 청순? 섹시?” 이러면서 본인을 꾸미지 않나. 취향과 성격대로 자신을 꾸미는 것, 그것이 코스튬플레이다. ▲코스튬플레이의 소재가 되는 한일 게임캐릭터의 차이점은? -한국의 게임캐릭터는 아름답고 유려하지만, 일본 것에는 그만의 독특한 느낌이 있다. 특히 사랑받는 춘리의 캐릭터에는 ‘심금을 울리는 맛’이 있다. 과거 100원짜리 오락기에서 본 그녀, 여성 격투 캐릭터라는 역사가 강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엘프가 심금을 울린다. 늦은 밤 모니터 넘어 본 그녀라서가 아닐까? ▲코스튬플레이어들은 만화와 게임에만 빠져 사는 ‘오타쿠’다? -NO. 의외겠지만 나는 정치방송을 한다. 현재 아프리카TV에서 개인방송을 하고 있다. 자유의 영역제한, 사실과 당위 등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일례로, 미디어법 판결이 났을 때, 너무 화가 나서 기절을 했다. 기면증처럼. 국민참여당에서 내게 당내 주파수의 라디오의 진행을 부탁한 적이 있다. 무슨 생각으로 날 초대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난 당당하게 이렇게 말했다. ‘그럼 당 대변인을 게스트로 써도 되나요?’라고. 더 놀라운 것은 그쪽에서 ‘오케이’ 했다는 사실이다. 하하. 나뿐만 아니라 내 주위에서 코스튬을 하는 친구들과도 함께 방송을 한다. 매주 수요일·일요일마다 ‘연애로 보는 정치철학’ 방송을 한다. 한번 들어보면 빠지게 될 거라고 자신한다. ▲하신아는 일본 그라비아 모델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YES. 사실 예전부터 하고 싶었다. 일본의 그라비아 사진들은 매우 멋지다. 그라비아 모델 출신 아이돌도 많다. 그런데 나는 한국의 코스튬플레이의 대표 이미지다. 그래서 수락할 수 없었다. ‘결국은 일본에서 벗고 있네’라는 말들이 듣기 싫었다. ▲하신아, 그리고 2009년 ‘지스타 퇴출 사건’의 진실은? -2009년 11월 컴퓨터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 행사장에서 코스튬 복장의 노출도가 문제가 되어 하신아가 퇴출당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나왔다. 당시 나는 모델로 참여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력 인터넷 매체 여러 곳이 본명을 거론하며 오보를 냈다. 그들은 나를 한낱 섹시한 옷만 입고 노출하기 좋아하는 힘없는 여자로만 봤겠지만, 이는 틀린 예상이다. 나는 ‘한 놈만 물고 늘어지는’ 성격이다. 이 사건과 관련한 소송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공개사과 및 손해배상금 협상을 하기 전까지는 절대 포기할 생각이 없다. 글=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사진·영상=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방송 30년’ 이홍렬 “아줌마 청취자 사로잡는 비결은...”(인터뷰)

    ‘방송 30년’ 이홍렬 “아줌마 청취자 사로잡는 비결은...”(인터뷰)

    ’참참참’ ‘뺑코’ ‘귀곡산장’... 개그맨 이홍렬을 떠올리면 으레 연상되는 말들이다. 어린아이 같은 해맑은 미소와 맛깔스런 진행솜씨, 그리고 처음 만난 누구라도 금방 친하게 만들 것 같은 ‘웃음 바이러스’ 소유자 이홍렬. 앳돼보이는 외모와 달리 그는 지난 1979년 TBC 공채로 방송에 데뷔한 이래 벌써 30년을 훌쩍 넘어 개그맨이자 방송인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1년 전 라디오DJ로 돌아온 이후에는 청취자들로부터 “역시 이홍렬이다.”는 호평을 받았을 만큼 ‘개그계의 달인’이라는 옛 명성도 그대로 간직했다. ”어서 오세욧!” ’잘나가는 방송’이 궁금해 최근 TBS 스튜디오를 찾은 기자에게 이홍렬은 이등병이 관등성명을 외치듯 힘찬 목소리로 반갑게 맞았다. 교통방송을 주부들이 듣게 만든 ‘라디오쇼’ 현재 그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평일 아침 10시부터 12시까지 전파를 타는 TBS FM ‘이홍렬의 라디오쇼(이하 라디오쇼)’. 1년전 TBS 제작진은 이홍렬을 ‘스카웃’하기 위해 그에게 온갖 정성을 쏟았고 ‘이홍렬을 위한 프로그램’을 해달라며 그의 팔을 잡아당겼다. 그리고 정확히 1년이 지난 지금 제작진의 당시 선택은 정확히 들어맞고 있다. ”아니 교통방송인데 아줌마들이 더 많이 청취한다면 말 다한 것 아닌가요?” ’라디오쇼’의 한 제작진은 이홍렬의 감칠맛 나는 진행은 주부들에게 설겆이를 하다가도 라디오를 듣게 만든다며 이홍렬에게 모든 인기의 공을 돌렸다. 실제 ‘라디오쇼’는 동시간대 청취율로는 타 방송사와 견줘 톱에 올라있고, 공개방송이라도 할 때면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중년들이 찾는 최고의 라디오 방송으로 자리잡았다. ”오히려 제가 고맙죠. 저를 위해 오전에 편성돼있던 기존 프로그램 2개를 다 없앴으니까요. 그 고마움에 보답할 수 있는 길은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제작진은 이홍렬을 위해 오전에 방송하던 자동차 정비 프로그램 등 2편을 ‘통’으로 없앴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자리를 편 ‘라디오쇼’는 이홍렬의 땀이 배어가면서 점차 고정 마니아들을 대량 양산하고 있다. ’라디오쇼’의 특별함은 이홍렬의 아이디어에서부터 시작됐다. 부모님의 옛날 연애이야기와 자식에 대한 사랑을 담은 ‘부모님의 연지곤지’라든가 100% 선물을 타가는 ‘선물 받아갈 때까지 퀴즈’ 같은 경우는 ‘라디오쇼’가 자랑하는 최강 코너들이다. 특히 ‘부모님의 연지곤지’는 이홍렬이 예전부터 꼭 해보고 싶어하던 코너로, 그는 청취자들에게 ‘효’를 일깨워주겠다는 의무감을 갖고 목소리를 담는다. 그도 그럴 것이 이홍렬은 방송데뷔와 동시에 부모님을 모두 떠나보내야 했던 가슴아픈 기억이 있다. 방송데뷔 후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을 때도 좋은 집이나 비싼 음식을 사주고 싶었지만 호강을 받으실 부모님이 없어 늘 ‘불효자’라는 생각으로 가슴을 앓아왔던 게 이홍렬. 그래서 유독 ‘어머니’라는 말만 들어도 눈시울을 쉽게 붉히는 사람도 이홍렬이다. ’부모님의 연지곤지’..’효’에 대한 관심 이끌어 ”한 번은 꿈 속에 어머니가 나타난 적 있어요. 그래서 순간 너무 반가워서 20만원이 담긴 봉투를 꺼내 어머니께 드렸죠. 그런데 다음 날 아침 깨어나서 생각해보니 20만원 밖에 못 드린 제 자신이 너무 원망스럽더라고요. 까짓 거 전 재산을 다 드렸어야하는 건데...” 그러나 ‘효’에 대한 이홍렬의 한(恨)은 ‘라디오쇼’에서 충분히 풀리고 있다. 주요 청취자들이 ‘연지곤지’를 듣고는 “부모님께 정말 잘해드려야겠다.” “부모님께 요즘에는 전화를 자주 하게 됐다.” “라디오쇼를 통해 어머니와 화해했다.”며 이홍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정확히 32년째 방송인의 길을 걷고 있는 이홍렬. 과연 그는 30년이 넘는 자신의 코미디 인생에 있어 어떤 일들이 기억에 남을까. 3가지만 뽑아달라는 기자의 말에 그는 한참을 고민끝에 ‘이홍렬쇼’와 ‘No 스캔들’, 그리고 ‘어린이재단 후원활동’ 이라는 답변을 늘어놓았다. ”개그맨의 수명은 좀 짧은 편인데, 저는 제 이름을 걸고 토크쇼(이홍렬쇼)를 5년간 했으니 엄청 감사하죠. 그리고 또 하나는 큰 스캔들이 없었다는 점이에요. 여기에 이 나이가 되도록 어린이재단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지난 30년을 회상할 때 가장 인상깊은 흔적들이에요.” 그의 말처럼 이홍렬은 지난 시간동안 큰 스캔들이 없었다. 요즘처럼 한 달에도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연예계에서 발생하고 누구나 한번쯤 그 사건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과 비교하면 30년을 한결같이 스캔들 없이 연예계에 몸담고 있다는 것도 대단한 일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뒤늦게 털어놓는 얘기라며 이홍렬은 작은 스캔들 하나는 있었다고 목소리 톤을 조금 낮추기도 했다. ”한번은 누구랑 크게 주먹다짐을 한 적이 있었어요. 이후 싸움당사자가 홧김에 언론사에 ‘이홍렬 폭행’과 관련해 제보했는데(당시에는 팩스로 제보를 하던 시대였다) 각 언론사 기자들은 하나같이 ‘이홍렬이 그럴 리가 없어’라며 팩스내용물을 다 버렸다는 말을 나중에 들었어요. 저를 그만큼 사람들이 믿어주는 구나 하는 생각에 큰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이홍렬쇼와 어린이재단 봉사, 30년 개그인생에 남아 현재 어린이재단과 24년째 인연을 맺고 있는 이홍렬은 이 재단의 홍보대사로도 12년째 활동하고 있다. 물론 봉사활동 외에도 이홍렬은 주말이 되면 자신이 운영중인 햄버거 가게를 찾아 손님들과 훈훈한 시간을 함께 하기도 한다. 손님들과 ‘가위바위보’ 게임을 한다든지 다트 던지기를 한다든지 수시로 이벤트를 펼쳐 ‘개그맨 이홍렬’이 아닌 ‘인간 이홍렬’로 일반인들과 함께 호흡하기를 즐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개그계의 산증인 이홍렬은 요즘 TV 코미디 프로그램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최근 리얼 버라이어티와 강한 독설형 개그가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시대의 한 흐름이다. 아, 방송(코미디)이 이렇게 흘러가는구나 하며 받아들이고 있다.”며 거스를 수 없는 ‘개그의 한 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20년 전부터 다짐한 게 하나 있습니다. 일부 선배들이 당시의 히트친 개그 트렌드에 대해 ‘야 너는 저런 개그 하지 마라’며 차별화된 개그를 요구했는데, 저는 내가 선배가 되면 후배들에게 저런 개그는 하지말고 이런 개그를 하라는 말은 하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했어요. 시대의 흐름으로 인식하며 그 트렌드와 함께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이홍렬은 “굳이 개인적인 평가를 내리자면 지금의 개그는 독해야 살아남는 구조인 것 같다.”면서 “하지만 폭로성 짙은 얘기나 야한 얘기들도 방송에서는 최대한 은유법의 묘미를 살리면(간접적으로 말하면) 더 재미있을 수 있는데 그게 좀 아쉽다.”고 평했다. 또 “개그는 독한 수위가 지나치다 보면 자칫 추해질 수도 있다.”며 독설개그에서의 수위조절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도 내세웠다. 이홍렬은 또 MC계의 양대산맥 강호동과 유재석에 대해서도 “유재석은 나랑 18살 차이가 나는 후배인데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씨가 곱다. 한마디로 배려형 개그맨이다. 반면 강호동은 철저히 의리를 중시하는 의리파다. 지금 호동이와 재석이가 일을 열심히 하는 데 아무래도 그 또래가 (개그계를) 이끄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인터뷰 시간이 길어졌는지 이홍렬은 자연스런 멘트(?) 한 방을 날리며 인터뷰의 끝을 스스로 맺을 줄 아는 위트있는 개그맨이기도 하다. ”순대국 좋아해요?” ”아니요. 별로.” ”그러면 돼지국밥은요?” ”그건 조금 먹습니다.” ”잘됐네요. 요 앞에 돼지국밥과 순대국 둘 다 하는 유명한 집 있어요. 밥 먹으러 갑시다!” 라디오도 라디오지만 다시한번 TV에서 ‘이홍렬쇼’를 보는 날을 기대해본다. 서울신문NTN 김진욱 기자 action@seoulntn.com /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절단면 너덜너덜 찢겨… 외관은 비교적 멀쩡

    절단면 너덜너덜 찢겨… 외관은 비교적 멀쩡

    결국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천안함이 들어올려진 날 온 국민은 슬픔에 잠겼다. 국방부는 16일 새벽 1시 현재 772함 함미(艦尾) 안에서 이상민 병장 등 실종자 시신 36구를 수습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6일 천안함 침몰로 실종됐던 병사 46명 가운데 얼마 전 사망이 확인된 남기훈·김태석 상사에 이어 나머지 실종자들의 시신이 이날 무더기로 발견됨에 따라 천안함 침몰은 해군의 돌이킬 수 없는 대형 참사로 기록되고 말았다. ☞[사진]우리는 영웅들을 기억한다…천안함 순직·희생자 군은 침몰 20일 만인 이날 서해 백령도 인근 해저에 두 동강 난 채 가라앉아 있던 함미를 크레인을 이용해 물 밖으로 완전히 인양, 바지선에 옮긴 뒤 실종자 수색에 돌입했다. 오후부터 실종자 발견 소식이 속속 전해졌지만, 안타깝게도 싸늘한 시신으로 ‘귀환’했다는 비보(悲報)였다. 가족들의 긴 오열이 끝도 없이 이어졌고, 눈물은 온 나라를 삼켰다. 서대호·방일민 하사는 식당 입구에서, 이상준 하사, 이상민 병장의 시신은 식당 안에서 발견됐다. 정종률·박석원·강준·안경환 중사, 손수민·조진영·서승원 하사, 이재민·이상희·강현구 병장, 김선명·안동엽·박정훈 상병, 나현민 일병, 장철희 이병의 시신은 침실에서 발견됐다. 민평기·김경수·최정환 중사, 심영빈·문영욱 하사, 조지훈 일병의 시신은 화장실에서 발견됐다. 김종헌 중사, 김동진 하사, 이용상 병장, 김선호 상병의 시신은 후타실에서 발견됐다. 신선준 중사, 임재엽 하사의 시신은 탄약고에서, 차균석 하사는 유도행정실에서, 문규석 상사는 휴게실에서, 문영욱 하사는 제독소에서, 조정규 하사는 기관창고에서, 정범구 상병의 시신은 전기창고 입구에서 발견됐다. 시신들은 인근 독도함으로 옮겨져 가족들의 신원 확인을 거친 뒤 헬기로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로 운구돼 안치됐다. 이상의 합참의장은 이날 밤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현장에서 실종자를 다 찾겠다는 각오로 수색작전을 실시하라.”고 독려했다. 이날 물 밖으로 끌어올려진 함미의 절단면은 너덜너덜하게 찢긴 모양으로 철판들이 뾰족하게 위로 향하고 있었다. 옆에서 바라봤을 때 비스듬하게 사선 각도로 잘라진 형태였다. 반면 절단면을 제외한 배 밑 등 나머지 부분은 외관상 비교적 멀쩡한 상태였다. 디젤엔진실 위에 있는 추적레이더실과 그 뒤로 함대함 하푼미사일 발사대 2개, 40㎜ 부포, 76㎜ 주포, 폭뢰는 온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꼬리 쪽 밑에 있는 스크루 역시 손상이 없었다. 하지만 어뢰발사대 1문과 주포와 부포 사이의 하푼미사일 발사대, 절단면 근처의 연돌(굴뚝)은 유실됐다. 국방부는 해군 9명과 수사요원 4명, 실종자 가족 4명을 바지선에 탑승시켜 선내 수색을 벌였다. 함미를 실은 바지선은 17일 새벽 경기 평택의 2함대사령부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군은 사고원인을 밝혀줄 단서인 금속 파편 등을 찾기 위해 함미가 있던 주변 500m 해역에 대한 정밀 수색도 이날 병행했다. 김상연 오이석기자 carlos@seoul.co.kr
  • [토요 포커스]정부청사 외식의 날 18개월

    [토요 포커스]정부청사 외식의 날 18개월

    “조용한 곳으로 12인용 좌석 부탁합니다. 꼭 갈 테니 겹치면 곤란합니다.” 9일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시각. 정부대전청사 사무실마다 식사 예약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2008년 11월부터 정부가 소비 위축에 따른 정부청사 주변 식당가의 어려움을 덜어준다는 취지로 ‘외식의 날’을 지정, 운영하고 있다. 이날이 되면 구내식당이 문을 닫기 때문에 인근식당의 자리잡기 경쟁이 치열해진다. 정부과천청사와 대전청사는 매월 2·4번째 금요일이 ‘외식의 날’이다. 과천청사에서 중식을 제공하는 식당은 5곳으로 이날 하루 점심을 제공하지 않는다. 대전청사는 구내식당 6곳 중 4곳은 아예 하루종일 문을 닫는다. 다만 지하 양식당과 후생동에서 라면과 김밥 등 스넥류를 판매한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도 마찬가지다. 매월 1·3번째 금요일을 ‘외식의 날’로 정해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날은 어쩔 수 없이 구내식당에서 식사해야 하는 공무원을 위해 200인분만 제공하고, 나머지는 나가서 식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과천·대전청사의 경우 평소 구내식당에서 1000~1200명의 공무원들이 식사를 한다. ‘외식의 날’에는 대부분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주변 식당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 특히 과천청사는 주변 식당가와 거리가 멀어 무료 셔틀버스까지 등장한다. 각 부처는 아예 이날을 국·과별로 ‘회식하는 날’로 활용하는 곳도 많다. 주변 식당의 공무원 유치전략도 치열하다. 일부는 음식값을 할인해 준다는 안내문을 출입문에 붙이기도 하고, 어떤 식당은 일행 4명 가운데 1명의 음식값을 받지 않는 이벤트도 벌인다. 하지만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전체가 자리를 비울 수 없는 방호원과 전산·콜센터 직원들은 이날이 달갑지 않다. 저녁까지 구내식당의 문을 닫는 대전청사의 한 직원은 “점심 한끼는 라면과 김밥 등으로 대신할 수 있다지만 저녁까지 스넥으로 때우기엔 부담스럽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구내식당 운영 업체들도 ‘외식의 날’이 장기화되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외식의 날 매출은 평일의 3분의1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밉보여 불이익을 당할까봐 내색조차 못한다. 구내식당에서 시간제로 일하는 종사자들도 임금이 줄어 울상이다. 식재료 납품업체도 불만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납품업체 관계자는 “지역 경제를 살린다는 취지에 공감은 하지만 어렵기는 다 마찬가지 아니냐.”고 반문하며 “정부가 하는 일이라 어쩔 수 없이 따라가고는 있지만 솔직히 불만스럽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과천청사 한 공무원은 ‘한끼 식사로 주변식당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이제는 강제적으로 실시하기보다 업체 자율에 맡기는 것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청사주변의 식당들은 부자로 통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누가 누구를 돕겠다는 것인지 우스운 생각마저 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여직원은 “일거리를 쌓아 놓고 밖으로 나가 식사하기가 번거로워 출근길에 김밥 등을 준비해 온다.”면서 “하루빨리 구내식당을 정상적으로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무한도전’ 얼짱 카레이서 강윤수 “사고칠래요”

    ‘무한도전’ 얼짱 카레이서 강윤수 “사고칠래요”

    아담한 키와 러블리한 핑크색 코트, 오밀조밀한 눈코입과 수줍은 말투의 그녀를 처음 만난 순간, “예쁘다.”라는 생각을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직업까지 알고 나니 같은 여자인 기자도 샘이 날 정도다. 강윤수(26·퍼슨즈 소속). 국내에 두 명 밖에 없는 프로 여성 카레이서 중 한명이자, ‘얼짱’으로도 익히 알려진 8년 차 프로 선수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스포츠경기인 ‘FIA 포뮬러1 월드 챔피언십’의 국내 개최가 결정된 후, MBC버라이어티 ‘무한도전’의 F1 특집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05년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인 BAT GT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우승·2007년에는 준우승을 차지할 만큼, 예쁜 외모 못지않은 실력까지 갖춘 카레이서 강윤수와 ‘털털한’ 수다를 나눴다. ◆프로 카레이서의 드림카는… 어렸을 때부터 현역 카레이서이자 타키온 레이싱팀의 단장인 아버지 강현택씨를 따라 숱한 자동차 경주를 접한 강윤수는 고등학생 시절 카트(포뮬러 자동차를 가장 작게 축소한 것)로 카레이스계에 입문, 2004년 당당하게 프로레이서가 됐다. 광속을 즐기는 카레이서의 카리스마를 기대한 탓일까. “튜닝된 차는 좋아하지 않아요.”라는 그녀의 말이 의외다. “시합용으로 전문적으로 튜닝한 차량을 자주 보다보니, 일반 튜닝 차량에 별로 눈길이 가지 않아서”가 이유란다. 카레이서로서 평소에 가지고 싶던 차가 있냐는 질문에 강윤수는 또 한 번 예상외의 답변을 내놓는다. “폭스바겐의 뉴비틀(일명 풍뎅이차)이 제 드림카예요. 너무 귀엽잖아요. 하하” 빽빽한 도로에서 시속 160㎞로 달리는 뉴비틀이라, 어쩐지 쉬이 상상이 되지 않는다. ◆“목표는…‘사고’치기?” 올해 국내서 개최되는 모든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라는 강윤수가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훈련비법을 공개했다. 바로 “사고치는” 것. “서킷에서 선수들과 함께 연습하다보면 사고를 피하는 방법도 함께 익혀서 그렇게 위험하진 않아요. 가장 흔한 사고 중 하나는 스핀(차가 제자리에서 도는 현상)인데, 사실 엄청 재밌어요. 사고를 많이 내봐야 스킬이 늘기 때문에 올해엔 ‘사고 많이 치기’가 목표예요.” 2010년 강윤수가 낸 가장 큰 사고는 바로 무한도전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것이다. 전문가가 본 멤버들의 실제 운전 실력이 궁금했다. “유재석씨가 운전을 가장 잘 했던 게 사실이에요. 기아 변속을 하는 시점에서 서너 번 연습 후에 곧장 자신의 것으로 만들더라고요. 본인의 차를 다루는 것처럼 편안하게 잘 탔어요.” 반면 노홍철은 교육받은 테두리 안에서 ‘의외로’ 소심하게 운전하는 스타일이고, 박명수는 카메라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한결같은’ 모습을 보였다고 귀띔한다. ◆자동차 경주=레이싱 모델? “틀렸습니다~” 두려움마저 가를 듯 한 속력으로 서킷을 질주하는 강윤수도 차에서 내리면 차가운 현실에 몸을 떤다. 모터스포츠의 인식이 높지 않은 실정 때문이다. 국내에는 강윤수가 속한 팀인 타키온 외에도 100개가 넘는 레이싱팀이 활동한다. 하지만 모터스포츠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국내 사정상, 스폰서가 있는 10여 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비로 훈련·출전하는 실정이다. 어렵게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두 번 죽이는’ 실태도 있다. 선수보다 레이싱모델에게 더 많은 카메라 세례가 쏟아지는 안타까운 상황이 그것이다. “외국과 비교해 개선됐으면 하는 사소한 바람이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 경주 하면 레이싱 모델을 먼저 떠올리는데, 선수입장에서 참 안타깝거든요. 경기 한 번을 위해 오랜 시간 연습하고 나가는데, 모두들 레이싱걸만 응원하고 바라보니까 보람도 못 느낄 때도 있고…” 그나마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 언론의 주목을 받는 선수들이 하나 둘 생겨났지만, 모터스포츠를 향한 관심이 많지 않다보니 아직까지도 레이싱모델을 ‘더 선호하는’ 풍토는 여전하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자동차 경주를 향한 꿈을 단 한 번도 내려놓은 적이 없다는 강윤수. “레이스는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멋진 말을 남긴 그녀는 올 봄 더욱 발전한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설 것이라고 굳게 약속했다. ◆카레이서가 되고 싶다면 ‘여기’로…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는 프로 여성 카레이서는 강윤수와 탤런트 이화선 둘 뿐이다. 특히 여성 카레이서가 가뭄에 콩 나듯 적은 이유는 대부분이 카레이스를 위험한 스포츠라고 인식하는데다,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를 모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일단 운전면허증이 없는 학생이라면 카트로 입문이 가능하다. 운전면허가 있다면 자동차경주협회(www.kara.or.kr)에서 주관하는 라이선스를 취득한 뒤 아마추어 레이스에 진출할 수 있다. 1~2년 간 아마추어 레이스에 출전한 증명서가 있다면, 신인전에 올라갈 기회가 주어진다. 신인전을 통과하면 배기량을 점차 높여 더욱 다양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교육일정과 비용 등 자세한 정보는 자동차경주협회 사이트에서 얻을 수 있다. 글=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사진·영상=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자녀와 ‘미래’나들이 명소 부상 안산 탄도항

    자녀와 ‘미래’나들이 명소 부상 안산 탄도항

    경기도 안산시 탄도항 앞바다에 지난달 30일 3기의 풍력발전기가 들어섰습니다. 비록 작은 변화였지만, 평범했던 어촌 풍경이 한순간에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풍경 좋은 곳으로 입소문이 나면서부터는 제법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자연은 늘 ‘스스로 그러한’ 모습이어야 아름답지요. 하지만 풍력발전기가 들어선 풍경도 그리 나빠 보이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우리의 미래세대들은 자연과 과학기술이 그렇게 어우러진 세상에서 살아야 할 테니 말입니다. 봄방학을 맞은 자녀들과 함께 탄도항을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요.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둘 수만은 없는 현실에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법을 일러주기 적당한 여행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탄도항을 찾았다면 반드시 해넘이까지 보고 오시길 권합니다. 풍력발전기와 붉은 노을이 어우러지며 매우 독특한 풍경을 그려내지요. 적당한 표현을 찾기 어려우니 그저 ‘미래적인 풍경’이라고 해둘까요. ●국내 최초로 바다 위에 들어선 풍력발전기 짭조름한 갯내음과 시원한 바닷바람이 이방인을 맞는다. 경기도 안산과 시흥의 바다를 가르고 선 거대한 구조물, 시화방조제다. 시선을 돌릴 때마다 불도와 자월도 등 섬들도 하나, 둘 속살을 드러내며 제 존재를 알린다. 시화공단으로 인해 공장도시, 혹은 공해도시로만 인식됐던 안산의 또다른 면모다. 시화방조제에서 좀 더 내려가면 탄도(炭島)다. 도회지의 끝자락이지만 아직도 갯마을 풍경을 적잖이 담고 있는 곳. 탄도는 시화방조제가 들어서기 전엔 화성시 마산포에서 배를 타야 닿았던 섬이다. 수원 남양군도에 속했던 탄도는 1911년 부천시로, 다시 인천시 옹진군으로, 1996년에는 안산시로 편입되는 등 이리저리 ‘팔려가는’ 곡절 많은 삶을 살았다. 그러다 매립공사가 이어지며 섬으로서의 삶에 종지부를 찍고 뭍이 되어 버렸다. 이제는 탄도항만 남아 예전 섬의 명맥을 근근이 잇고 있다. 탄도는 ‘숯을 팔아서 먹고 사는 섬’이란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오래전 탄도에는 참나무가 무척 많았다. 섬사람들이 밤새 참나무를 태워 숯을 만든 뒤, 아침이면 탄도포구에서 전곡항으로 건너가 화성 송산면 장터에 숯을 팔아 생계를 이어갔다는 것. 나이 지긋한 노인들은 아직도 탄도를 ‘숯무루’란 정겨운 옛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평범한 갯마을이었던 탄도의 모습을 확 바꾼 것은 국산 풍력발전기다. 탄도항에서 누에섬까지 이어지는 1.1㎞의 물길 가운데에 높이 100m짜리 거대한 풍력발전기 3기가 들어서며 생경한 풍경을 만들어 낸 것. 홍현선 단원구청 행정지원담당은 “67억 5000만원을 들여 세운 750㎾급 풍력발전기가 생산하는 전력량이 연간 3969㎿에 달한다.”며 “이는 1300여가구가 한 달 쓸 수 있는 양으로, 연간 1920t의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물길따라 걸으며 갯벌 체험 탄도항에서 누에섬까지는 하루 두 차례 6시간마다 물길이 열린다. 예전엔 갯벌로 연결됐지만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시멘트로 포장했다. 대부도나 제부도 등의 물길과는 달리 승용차는 진입할 수 없다. 갯벌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차량통행을 막을 바에야 시멘트보다는 얇고 넓은 박석 등으로 조성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탄도와 누에섬 사이에 솟은 ‘부부바위’에는 애틋한 사연이 담겨 있다. 안개 짙게 낀 어느날, 고깃배를 타고 나간 부부가 돌아오지 않았다. 섬에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기다리던 아들 삼형제는 며칠 밤을 지새우다 돌로 굳어졌고, 부부도 육신 대신 혼백만 돌아와 바위가 됐단다. 이제는 가뭇없이 사라진 옛 포구를 떠올리며 갯벌 사이 열린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누에섬이다. 멀리서 보면 누에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지어졌다. 물길이 열려야 갈 수 있는 작은 무인도로, 17m 높이의 등대와 함께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전망대 1층(길라잡이의 빛)은 누에섬과 바다, 등대를 소개하는 전시실.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전시공간이 마련됐다. 2층(풍경과 빛)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의 등대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3층 전망대에서는 누에섬을 둘러싼 대부도, 제부도 등 주변의 아름다운 섬들과 조업을 마치고 뱃고동 길게 울리며 귀항하는 어선, 그리고 아름다운 해넘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유료로 운영되다 최근 무료로 전환됐다. ●독특한 풍경을 갈무리한 구봉도 시화방조제를 지나 탄도항 방향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에 구봉도가 나온다. 아홉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섬으로, 곶부리처럼 대부도 북단 끝머리에서 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 있다. 소박하고 독특한 풍경을 갈무리하고 있는 곳. 구봉도에 들어서면 진입로에 차를 두고 걸어 가도 좋겠다. 바다를 왼쪽에 끼고 아기자기한 산책로를 걷는 맛이 각별하다. 오른쪽 야트막한 산 중턱엔 조선시대 인조가 들렀다가 물맛에 반했다는 천영물 약수터도 있다. 구봉도 해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현지인들이 ‘구봉이 선돌’이라 부르는 두 개의 큰 바위다. 작은 바위는 할머니, 큰 바위는 할아버지를 닮았다 해서 ‘할매할배바위’라고도 불린다. 구봉이 선돌 오른쪽은 ‘개미허리 해안’이다. 여인네의 잘록한 허리를 닮았다. 밀물 때는 배가 오가지만, 썰물 때는 걸어서 지날 수도 있다. 글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2) →가는 길: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영동고속도로 월곶 나들목(좌회전)→77번국도 시화공단방향→옥구고가도로→오이도(좌회전)→시화방조제→탄도항, 서해안고속도로 비봉 나들목(우회전)→비봉면→마도면→구봉터널→전곡항→탄도항. 썰물 시간을 알고 가야 누에섬까지 둘러볼 수 있다. 누에섬 등대전망대(010-3038-2331)와 탄도항 가운데 있는 어촌민속박물관(886-2912) 등에서 물때를 알려준다. →주변 볼거리: 종현어촌체험마을은 바다와 낮은 산들이 어우러진 소박한 어촌마을. 조선시대 이괄의 난을 피해 이 마을을 찾은 인조가 숲속의 우물에서 시원하게 물을 마신 뒤, 물맛에 탄복한 나머지 종을 하사했다고 해서 이름지어졌다. 동주염전은 1953년 조성된 이후 옛날 방식대로 천일염을 만들고 있다. 두 곳 모두 대부도에 있다. 갈대습지공원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시화호 상류에 조성된 생태인공습지로 각종 조경시설과 자연학습시설이 구비돼 있어 어린이들의 생태학습공간으로 좋다. →맛집: 명동회관(886-5702)은 푸짐한 양이 자랑인 횟집. 우리밀칼국수(884-9084)는 시원한 바지락칼국수로 입소문 났다. 모두 대부북동에 있다. →잘 곳: 걸리버여행기펜션(885-4333), 노을펜션(882-1176) 등이 독특한 인테리어와 깔끔한 시설로 많이 알려져 있다.
  • “하얀 쌀밥이 바둑돌로 보일 때가 많지요”

    “하얀 쌀밥이 바둑돌로 보일 때가 많지요”

    “기쁩니다. 비결이 뭐 있나요. 그냥 열심히 둘 뿐이죠.” ‘반상의 철녀’ 루이내웨이(芮乃偉·47) 9단이 8일 열린 제11기 STX배 여류명인전 도전3국 최종국에서 조혜연 8단을 맞아 179수만에 흑으로 불계승하며 종합 6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우승상금은 1200만원. 여류국수 여류기성을 포함 전관왕 지위를 계속 유지하게 됐다. 철녀의 괴력을 또다시 입증한 셈이다. ●“비결이 뭐 있나요… 그저 열심히 둘 뿐” 대개 큰 시합이 끝나면 하루 이틀정도 전화도 끊고 푹 쉴 법도 한데 9일 한국기원에서의 연구발표를 준비하고 있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6연패를 달성한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저 열심히 바둑을 둘 뿐이고,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또 서툰 한국말로 “바둑만 생각하지만 바둑을 두고 나면 항상 만족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다음 시합 일정에 대해서는 “18일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여류기사들과 특별대국을 세 판 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10월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여부에 대해서는 “선발전에 참가하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아울러 한국여류기사가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보느냐고 하자 “지금처럼 상비군을 두고 오전 오후 훈련을 하면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바둑에는 남녀 단체전 등 모두 3개의 메달이 걸려 있다. 그가 세계 최고수 커플인 남편 장주주 9단과 함께 한국에 온 지는 11년째. 중국에 있을 때 일본 남자기사들과 비공식 바둑을 두었다가 자격박탈을 당해 미국과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왔다. 그는 한국에 오자마자 조훈현 9단을 눌러 외국인 여성으로는 최초로 국수전 우승을 차지해 파란을 일으켰다. 평소 “바둑 둘 수 있는 곳이 바로 우리 집이다.”고 말하는 그는 자서전 ‘우리집은 어디인가’(마음산책 펴냄)를 펴낼 정도로 비록 중국 국적이지만 한국생활에 많이 익숙해졌다. ●“전투형 소리 듣지만 두터운 바둑 좋아” 대국이 없는 날에는 오전 10시쯤 기원 연구실에 나와 공부를 하거나 다른 프로기사들의 대국을 지켜보면서 복기(復碁)를 한다.이럴 때 점심식사를 기원 옆 작은 식당에서 하는데 하얀 쌀밥이 바둑돌로 보일 때가 많단다. 전투형이라고 하자 “싸움부터 걸다 보니 그런 얘기를 듣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두꺼운 바둑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인생목표에 대해서는 “바둑 둘 수 있을 때까지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좌우명이 범상치 않다. ‘달팽이 뿔 위에 싸워서 무엇하리/부싯돌 번쩍이듯 찰라에 기대 사는 몸/부귀든 가난이든 그대로 즐길 일이니/크게 웃지 않는 그가 어리석구나.’-백거이(白居易)의 시 중에서. 김문 부국장 km@seoul,co,kr
  • [한·일 100년 대기획] 분단 떠안은 광복… 날선 이념대립이 전쟁 불러

    조국의 해방은 절실했고, 침략적 제국주의는 대를 이었다. 이념으로 재편된 국제 정세는 조국을 더 깊은 소용돌이 속으로 떠밀었다. 제국 간의 다툼과 이해관계의 공존 속에서 한민족의 평화에 대한 갈망은 깊어만 갈 뿐 아니라 요원하기까지 했다. 1945년 8월15일 오전 종로 거리 등 서울 곳곳에는 ‘정오에 중대한 방송이 있으니 국민들은 반드시 들어라.’라는 내용의 방이 붙었다. 그리고 낮 12시. 라디오 앞에 모여든 흰 옷 입은 백성들은 지직거리는 기계음 속에서 일왕 히로히토의 항복선언, 즉 무조건적 항복을 요구하는 포츠담 선언을 받아들인다는 느릿하고 기운 없는 목소리를 들었다. 훗날 시인 서정주가 자신의 친일 행위에 대한 변명처럼 “못 가도 100년은 가리라고 생각했던” 일본은 그렇게 패망했다. 8월6일과 9일 사흘 간격으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 두 발은 수십만명의 일본 국민을 죽음에 이르게 했고, 일본의 전의를 완전히 상실하게 했다. ‘각의’, ‘황족회의’, ‘어전회의’ 등을 거친 끝에 일왕은 직접 무조건 항복을 결정했다. 그리고 14일 밤 11시40분 항복선언 발표를 녹음했다. ●질곡의 씨앗이 된 비(非) 자주적 독립 광복(光復)이었다. 식민의 설움을 겪던 백성들은 라디오 방송을 들은 8월15일 그날은 감격을 애써 억눌렀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부터 일제히 광장으로, 거리로, 골목으로 쏟아져 나와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를 부르고, 환호성을 지르며 해방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러나 일말의 불안감은 있었다. 일본의 항복과 조선의 독립에 ‘스스로’ ‘자주’가 빠져 있었다. 충칭 임시정부의 결정으로 광복군특공대가 1년 남짓 동안 준비해왔던 국내 진공작전을 불과 며칠 앞두고 자력이 아닌 상태로 일본의 항복이 나왔다는 점에서 독립은 ‘비자주적’인 측면이 강했다. 중국 시안(西安)에서 훈련하다가 일본의 항복선언을 듣고 무산된 계획에 오히려 땅을 치며 통곡한 특공대원들의 모습은 한반도에 드리워진 또 다른 불안한 미래를 상징했다. 일본의 항복 소식을 접한 김구는 “이번 전쟁에 우리가 한 일이 없기 때문에 국제적 발언권이 약해질 것이다.”라고 예견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한반도의 운명은 미국과 소련 등 강대국들의 손에 맡겨지게 됐다. 오로지 평화와 독립만을 간절히 바랐던 한반도의 백성들은 순진했고, 침략의 이해관계와 앙상한 이념의 대립을 앞세운 제국주의에게 약소국 백성들의 순수한 열정은 안중에 없었다. 갇힌 독립투사들의 석방, 강제 징용·징병으로 끌려간 청년들의 귀환, 임시정부가 아닌 제대로 된 민주공화국의 수립 등은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오히려 분단(分斷)이라는 업보만 덤으로 떠안겨졌다. 강대국들의 협상 결과 아프리카 대륙의 여느 나라들처럼 한반도에도 뜬금없는 38선이 직선으로 그어졌고, 그해 9월 남쪽에는 미 군정이, 북쪽에는 8월 말 소련의 군정이 들어섰다. 1948년 8월 비록 단독 정부였지만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될 때까지 모양과 주체만 바뀌었을 뿐 사실상 식민의 시간은 연장됐다. ●남북으로 갈라져 연장된 식민통치 국제연합(UN)은 공식적으로 남북 총선거를 결의했다. 그러나 1948년 1월 UN 한국위원단의 입북을 소련이 거부하면서 UN은 2월 남한에서만이라도 선거를 실시하도록 다시 결의했다. 김구·김규식 등 단독 선거, 단독 정부를 반대한 정치인들의 마음은 조급해졌다. UN 한국위원회에 남북협상을 제안하고, 북쪽에도 남북 요인회담을 제안했다. 그 결과 그해 4월19일 김구와 김규식은 삼팔선을 베고 쓰러지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방북을 감행하고 남북 제 정당·사회단체대표자 연석회의, 남북요인 15인회담, 이른바 ‘4김’(김구, 김규식, 김일성, 김두봉) 회담 등을 진행했다. 그러나 남과 북이 각각 단독정부를 수립하며 이러한 안간힘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날 선 이념의 대립으로 민족이 서로 적대하는 속에서 한국 전쟁의 발발은 필연이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객원칼럼] 국가주의와 결별을 준비할 때다/장제국 동서대 국제학부 부총장

    [객원칼럼] 국가주의와 결별을 준비할 때다/장제국 동서대 국제학부 부총장

    온 나라가 세종시 문제로 시끄럽다. 최근에 만난 한 주한 외국인 투자자는 인구 50만명 정도의 도시를 만드는 문제를 가지고 나라가 두 쪽이 날 정도로 갈등하는 한국인들을 참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그의 눈에는 아마도 한국이라는 나라는 모든 사안에 있어서 사사건건 대립하는 결투의 나라로 보일 것이다. 이러한 볼썽사나운 현실은 우리나라가 아직도 ‘국가주의’라는 오래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 ‘국가주의’란 간단히 말하면 국가가 행복해지면 국민은 자연히 행복해진다는 공식이다. 그러다 보니 국가가 나서 온갖 지혜를 짜내고 이를 규칙으로 정형화해 지도와 간섭을 한다. 예를 들면 정부가 국가발전에 필요한 인재양성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정해 놓고 대학입시는 물론이고 학점지침까지 ‘친절히’ 안내하고 있다. 또한 미래의 국가경제발전을 위해서 필요하다며 ‘신동력산업’을 정해 놓고 민간이 협조하기를 종용한다. 물론 우리나라가 지금과 같은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정부주도의 효율적인 자원 배분과 활용에 기인한 바 크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우리의 DNA에는 국가주의가 깊이 스며들었고 개인보다는 국가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정설’에 별 의문을 표시하지 않는다. 국가주의의 장점은 정책을 적중하게 세워 잘 이끌면 단시간에 가파른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국가가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면 IMF위기 같은 치명상을 안겨주기도 한다. 진보정권 10년도 결국은 국가가 전면에 나서 ‘국가발전을 위해’ 대못질을 해댔고, 이제는 이명박 정부가 ‘국가발전을 위해’ 또 이 대못을 뽑는다고 야단이다. 모든 일에 국가가 나서고 결정하게 되면 정부와 견해를 달리하는 사회구성원은 그것에 결사반대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정부안의 집행은 곧바로 반대파의 불이익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발전의 수준은 이제 정부 중심의 국가주의와 고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가의 정책은 경제와 사회의 발달 수준에 맞게 조정되어야 한다. 과거에는 초엘리트로 구성된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이 주효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정부보다 더 다양해지고 선진적인 민간이 형성되었다. 그러므로 이제 정부가 준비해야 할 일은 다양해진 민간이 각 분야에서 최고의 효율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 두바이의 예를 보면 국가주의의 위험성을 잘 보여준다. 최근까지만 해도 두바이의 왕자가 이끄는 과감하고도 큰 그림의 국가정책을 세계는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우리나라의 국가지도급 인사들도 너나없이 두바이를 다녀왔고 모두들 ‘두바이 전도사’가 되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런데 금융 공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지자 두바이는 단번에 부도 직전의 나라로 내몰리고 말았다. 그때의 칭찬들이 죄다 어디로 갔는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국가주의 실패의 전형적인 예라 하겠다. 우리나라는 아직 국가주의가 유효한 측면이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 국가중심주의를 내던져 버려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시점에서 민간의 자율에 모든 것을 맡길 것인지에 대한 계획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종시 문제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은 이해할 수 있다. 아마도 그 진정성은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국가가 진정성을 가지고 주도하는 정책에도 반드시 성공과 실패의 양면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국가의 미래를 ‘복불복’에 걸 수는 없는 것이다. 한국의 진정한 선진국 진입은 그동안 오랫동안 우리를 지배해 온 국가주의를 종식시키고, 개인과 민간이 주축이 되는 자율의 사회로 탈바꿈할 때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다. 그렇게 될 때 우리사회의 갈등은 자연히 사라지고, 각자가 자신의 분야에서 신명나게 일하게 되는 멋진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 혼자 사는 당신의 밥상은?

    혼자 사는 당신의 밥상은?

    통계청의 가구 분포를 보면 1인 가구 비율이 1974년 4.2%에서 2005년 20%로 급격히 상승했다. 다섯 집 가운데 한 집에 ‘싱글’이 산다. 싱글은 더 이상 희귀종이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싱글은 화려하고 당당하다. 과연 그럴까. 서울신문은 새해를 맞아 이들의 삶을 조명하는 연재기획 ‘싱글라이프’를 신설, 격주로 싣는다. 싱글의 가장 큰 고민은 ‘끼니 해결’이다. 약속 없는 저녁 시간, 싱글이 집에 들어가기 무서운 이유는 불 꺼지고 서늘한 외로움보다 혼자하는 ‘밥상’이다. 초보부터 요리사 뺨치는 실력을 자랑하는 ‘본좌’급까지. 어머니의 밥상을 그리며 끼니를 제각각 해결하는 싱글들의 식탁을 살펴봤다. ●싱글 초보 금융계에 종사하는 직장 3년차 윤지나(25·여)씨는 다소 럭셔리한 자취 생활을 즐기고 있다. 자신의 능력으로 꾸리는 방 두 개짜리 집에 자가용도 준중형 세단으로 갖췄다. 이런 윤씨의 최대 고민은 ‘밥’이다. 바쁜 직장생활 때문에 평일에 집에서 식사하는 것은 엄두도 못 내지만 주말이 문제다. 주말이나 휴일에는 치킨, 자장면, 돈까스 등 외식을 하거나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다. 같이 사는 동생도 이런 생활에 적응한 지 오래됐다. “요리도 못하면서 어질러 놓고 설거지하는 것보다는 맛있는 음식을 사먹는 게 더 좋죠. 쉬는 날인데 요리하는 것도 일종의 ‘노동’ 아닌가요?” 밥 한 그릇, 김 열 장, 3분의1쯤 남은 참치 통조림. 조용현(27)씨의 식탁 메뉴다. 하지만 조씨는 이런 식사를 만족스러워한다. “자취를 오래하다 보면 끼니를 챙기는 것이 귀찮아져 밥을 챙겨 먹는 친구들이 거의 없다.”며 “그래도 나는 식사는 거르지 않고 챙겨 먹는다.”고 말했다. 이어 ”참치 통조림을 살 때는 퍽퍽한 찌개용보다는 반찬용으로 적절한 매콤한 고추참치가 제격”이라는 말까지 보탰다. 처음에는 즉석 요리 시리즈를 섭렵했다. 미트볼, 설렁탕, 카레, 자장 등 먹어보지 않은 메뉴가 없을 정도였다. 김밥과 라면도 단골 메뉴였다. 그러나 조미료 범벅에 이내 질렸다. 조씨는 현재의 식단에 만족한다. “비타민 드링크제 100병을 주문해서 부족한 비타민을 채우고 있어요. 이 정도면 완벽한 식사라고 생각해요.” ●싱글 고수 자취생활 5년차인 이완규(28)씨는 자신만의 원칙을 갖고 있다. “밖에 나가서 먹으면 간도 마음대로 맞추기 힘들고 과식하기 십상이거든요.” 돈 쓰고 입맛 버릴 바에야 밥을 해 먹자고 결심한 이씨는 김치, 계란, 김, 스팸, 참치 등으로 이루어진 메뉴의 큰 줄기를 정했다. 가정식에 비할 것은 못 되지만 그런대로 영양과 맛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식단이라는 설명이다. 일찍 일어나 그날의 아침을 요리하고 든든하게 배를 채운 후 집을 나서면 기분도 좋고 하루일과 능률도 오르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김치에 질릴 때 쯤이면 봉골레 파스타 같은 특별 메뉴도 해 먹는다. 올리브기름을 두른 팬에 잘게 썬 마늘과 바지락을 볶으면 고소한 국물이 나오는데 그 다음에 삶아 놓은 면을 넣어 같이 볶아주면 된다고 한다. “의외로 간단하죠? 혼자 산다고 밖에서만 먹으면 몸 버리고 돈 버립니다. 남자의 요리실력은 능력이에요.” 싱글 고수반열에 들어선 이씨의 주말 저녁 메뉴다. 간간이 와인도 곁들인다고. 일어 번역가 서수진(35·여)씨는 직업 특성상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자연히 집에서 밥을 해 먹어야 한다. 자타가 공인하는 ‘귀차니스트’인 그녀가 이용하는 방법은 밑반찬 가게다. “밑반찬으로 장아찌, 멸치볶음, 장조림뿐 아니라 동그랑땡과 잡채도 나와요. 굳이 집에서 시간과 돈 들여 안 해도 되니 마감에 늘 쫓기는 저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죠.” 밑반찬은 김치를 빼고 모조리 사먹지만 가끔 먹는 국이나 찌개는 서씨가 직접 요리한다. 텔레비전을 보면서, 강아지 두 마리 밥을 먹이면서 밥을 먹는 서씨. “가정식이 별건가요. 집에서 밥을 해 먹으면 그게 가정식이죠.” ●싱글 본좌 취업준비생 조소라(26·여)씨는 혼자 먹는 데 선수다. 음식점에서 혼자 우아하게 먹을 수 있는 경지에 도달했다. 사람이 많은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기란 보통 용기가 아니다. 그러나 조씨는 오히려 즐긴다. 대학생 때는 친구와 같이 먹을 수만 있다면 싫어하는 메뉴도 눈물을 삼키고 먹었던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면서 성향이 바뀌었다. “책을 워낙 좋아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밥을 먹으면 천천히 먹게 돼 소화에도 도움이 돼요.” 하루는 명동을 지나다 배가 갑자기 고파졌다. 혼자 먹더라도 여유를 갖고 책도 보고, 주위 사람도 구경하며 밥을 먹고 싶어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찾게 됐다. 처음엔 다소 창피한 느낌이 들었지만 혼자 먹는 사람이 은근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단다. 조씨는 “바쁘게 자기 삶을 영위하는 뉴요커 같은 느낌이었다.”면서 “가끔 일부러 좋은 곳에 가서 여유 있게 책을 보며 밥을 먹는다.”고 말했다. 조현주(29·여)씨는 엄마를 닮아 요리솜씨를 타고 났다. 어렸을 때부터 요리하는 것이 취미였다. 조씨는 가족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요리하는 게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조씨의 요리솜씨는 여느 싱글과는 차원이 다르다.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메뉴는 김치. 평소에는 틈만 나면 주변 친구들을 초대해 탕수육, 닭볶음탕 등을 대접한다. “얼마 전에는 김치를 담그는데 친구가 와서 놀라더라구요. 요즘 40대 주부들도 김치 담글줄을 몰라 사먹는다는데 대단하데요. 다음번엔 친구들에게 김치를 나눠주기로 했어요.”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25.8㎝ 눈폭탄… 서울이 멈췄다

    25.8㎝ 눈폭탄… 서울이 멈췄다

    새해 첫 월요일인 4일 새벽부터 쏟아진 사상 최악의 폭설로 서울이 마비됐다. 서울과 경기 남부에 집중된 이번 폭설로 육·해·공 교통이 ‘올스톱’됐다. 서울의 신적설량(새로 쌓인 눈)은 오후 4시 현재 25.8㎝를 기록, 1907년 우리나라에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대 적설량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 신적설량은 1969년 1월28일 25.6㎝였다. 이날 눈은 서울을 비롯, 인천·수원·이천 등 경기 남부에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도로는 주차장… 전철도 고장 오전 5시부터 내린 눈으로 서울과 수도권의 출근길은 교통지옥을 방불케 했다.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등 시내 주요 간선도로는 출근길 차량들로 뒤엉켜 주차장으로 변했고, 지하철마저 단전과 고장으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평소 1시간 걸리던 출근길은 4~5시간 걸렸고, 언덕과 터널 앞에 멈춰선 시내버스가 1시간 이상 꼼짝하지 않는 바람에 출근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거나 걸어서 출근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또한 항공편과 열차, 선박 등 육·해·공 교통이 사실상 마비됐다. 국내선 항공편은 운항이 모두 취소됐으며 국제선도 결항과 회항이 속출했다. 서울역과 청량리역에서는 선로전환기에 장애가 발생해 KTX와 일반열차의 운행이 30분 정도 지연됐다. 영하 10도 안팎의 날씨와 맞물려 쌓인 눈이 빙판으로 변하면서 서울의 교통대란은 퇴근길에도 이어졌다. 5일 출근전쟁을 우려한 일부 회사원들은 회사 근처 사우나나 숙직실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도했다. ●경찰, 수도권 갑호비상령 재해 수준의 기록적인 폭설이라고는 하지만 서울시의 방재시스템과 기상청의 예보에 허점이 노출됐다. 기상청은 3일 오후 5시에 서울과 경기, 충남북, 강원 등 중부 지방에 2~7㎝(많은 곳은 10㎝이상)의 눈을 예보했으나 결과적으로 엉터리 예보로 확인됐다. 기상청 진기범 예보국장은 “눈이 10㎝ 이상 오면 오차는 2~3배 날 수도 있다.”고 밝혀 10㎝ 이상 눈이 내릴 경우 ‘믿을 수 없는 예보’임을 털어놓았다. 서울시는 새벽부터 주요 간선도로에 대해 제설작업에 나섰다고 밝혔으나 교통대란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의 방재시스템 보완과 컨트롤 타워 신설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경찰청은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에 갑호비상령을 내리고 전 직원을 대기하도록 했으며 소방방재청도 대설경보 2단계를 발령, 국토해양부·농림부·국방부 등과 연계해 밤 늦도록 제설작업을 벌였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서울신문 2010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변신/이시원

    [서울신문 2010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변신/이시원

    등장인물 변신남(남·46세), 조사원(남·30세), 여직원, 남직원, 젊은 여인, 교복1·2, 양복남자, 전당포주인, 딸(변신남의), 아내(변신남의), 문신 남자, 교도관, 사람들1·2·3·4, 노숙자들 ※변신남과 조사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배역은 1인 다역을 하도록 한다(젊은 여인?변신남의 아내/여직원?변신남의 딸, 사람들2, 노숙자/교복1·2?사람들3·4, 노숙자/양복남자?문신남자/전당포주인?교도관, 노숙자/남직원?사람들1, 노숙자). 시 간 현재 무 대 무대는 기본적으로 비어 있다. 장소들은 각각 구체적으로 재현되기보다는 공간·디테일·조명 등으로 처리되며, 소도구는 극의 진행에 따라 사용한다. 시간과 장소의 전환은 ‘변신남’의 회상을 재현하는 것에 바탕을 두며 특별한 논리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인물의 이동 또한 사실성에 얽매이지 않고 시간여행하듯 자연스러워야 한다. ― 중앙변신대책관리본부 민원실 민원창구에 앉아 있는 여직원. 한 젊은 여인이 헐레벌떡 뛰어 들어온다. 여직원 어서 오십시오. 시민의 안전을 지켜드리는 중앙변신대책관리본부입니다. 젊은여인 (가쁜 숨을 내쉬며) 내 남편 어디 있어요? 여직원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젊은여인 내 남편이요. 여직원 연락을 받고 오셨습니까? 젊은여인 전화요. 전화가 왔었어요. 여직원 아, 그럼 남편 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젊은여인 김상수. 여직원 김상수님…(컴퓨터로 조회해 보고) 두 분이신데…, 혹시 관리번호 받으셨습니까? 젊은여인 번호요? 아, 번호. (휴대전화를 꺼내 보여주며) 이건가요? 여직원 네, 맞습니다. 3-17이면··· (찾고) 아, 저희 쪽에 계시네요. 잠시만요. (인터폰으로) 3-17번 보호자 분 오셨습니다. (끊고)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젊은여인 내 남편, 괜찮은 거죠? 여직원 저희가 안전하게 모시고 있었습니다. 젊은여인 어디 다친 데는 없구요? 여직원 그러시리라 예상되지만, 나중에 정확한 검진은 필요하실 겁니다. 젊은여인 (안도의 한숨을 쉬고) 얼마나 걸리나요? 여직원 …네? 젊은여인 원래대로 돌아오는 시간이요. 여직원 개인차가 좀 심해서, 보통은 일주일에서 한 달인데 요즘은 더 짧거나 길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남직원이 상자를 들고 나온다. 젊은여인 (남직원의 손에 들린 상자를 보자마자, 와락 달려들듯) 자기야. 남직원이 상자를 내밀고는 뚜껑을 열어 젊은 여인에게 보인다. 상자 안에는 덩그러니 머그컵 하나가 들어 있다. 젊은여인 (여직원을 쳐다보고는) 컵이네요? 여직원 (한번 들여다보고는) 네, 컵이네요. 뭘로 변신하셨는지 전해 듣지 못하셨나요? 젊은여인 (컵을 본다) 남직원 남편 분은 오늘 아침 을지로2가 대로변에서 컵으로 변신하셨습니다. 젊은여인 머그컵으로요? 남직원 예. 젊은여인 이게 설마 내 남편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죠? 남직원 (주머니에서 남편의 신분증을 꺼내 건네며) 정확한 변신 추정시간은 오전 8시 50분경이고, 운전을 하시던 중에 일이 발생하는 바람에 을지로 일대가 잠시 마비가 됐었습니다만, 다행히 저희 관리국의 발 빠른 긴급대응으로 출근 대란은 없었습니다. 젊은여인 말도 안 돼…. 아침까지 말짱했는데요. 남직원 요즘 유행하는 변신의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옷도 소지품도 남기지 않은 채 신분증만 덩그러니 남는 경우죠. 젊은여인 (컵을 받아들고 바라보다가) 남편은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요? 남직원 빠르면 일주일 이내에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실 겁니다. 젊은여인 돌아오기는 하는 거예요? 남직원 (여직원에게) 안내를 충분히 안 해드렸나요? 여직원 그게…. 젊은여인 영영 안 돌아올 수도 있다는 거예요? 남직원 대개는 돌아온다고 보고 있습니다. 시간이 문제죠.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하는데, 발생한 지 일 년이 채 안 되는 질병이라서 아직 임상 단계입니다. 통계도 잡혀 있지 않고, 아직 질병으로 분류하기에도 뭣하고 해서 지켜보는 수밖에는 도리가 없습니다. 젊은여인 그건 안 돌아온 사람도 있다는 얘기잖아요. 남직원 너무 염려 마십시오, 돌아오실 겁니다. 다만 깨지지 않게 주의하셔야 합니다. 깨지기 쉬운 물건으로 변신하셨을 경우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거든요. 잘못하다가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해도 어느 한 곳이 불구가 될 수도 있고, 기억이나 신경들이 뒤엉켜버릴 수도 있습니다. 젊은여인 (컵을 보며 울먹이는) 자기야…. 남직원 자동차는 신청서를 작성해주시면 일주일 이내에 순서에 따라 댁으로 배달이 될 겁니다. 그리고 남편 분께서 본 모습으로 돌아오시면 저희 본부민원실이나 희망2과로 연락 주십시오. 그럼 저희가 직접 방문하여 도와드리겠습니다. 여직원 언제든지 전화 주시면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 (종이를 내밀며) 여기 인수증에 사인해주시겠어요? 남직원, 머그컵을 챙겨 상자에 담으려고 하는데 젊은 여인이 컵을 들어 바라본다. 젊은여인 (컵에 그려진 그림을 보며) 곰이에요. 남직원 예? 여직원 (그림을 보고) 어머 그러네요. 젊은여인 남편이 동물을 아주 좋아했는데…. 곰처럼 묵묵히 일만 하던 사람이었어요. 오늘 아침에도 늦었다고 그러면서 헐레벌떡 나갔었는데. (남직원을 향해) 그런데 왜 곰이 되지 않고, 하필 머그컵이 됐을까요? 남직원 …. 젊은여인 머그컵이 된 사람도 있었나요? 남직원 글쎄요. (여직원을 쳐다보며) …잘 모르겠습니다. 여직원 머그컵이 흔한 건 아니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에요. 어떤 분은 칫솔이 되기도 하셨고 선풍기나 베개가 된 분도 계시거든요. 심지어는 스티커가 된 분도 계시는걸요. 젊은여인 스티커요? 여직원 네. 다섯 살짜리 따님의 장난감 휴대폰에 안전하게 붙어 있다가 본래 모습으로 복귀하셨다는 얘길 들었거든요. 젊은여인 그렇구나. (그림을 보며) 당신 이렇게 뚱뚱하지 않았잖아. 곰처럼 생기진 않았었는데. 여직원 외모와 변신은 별개랍니다. 젊은여인 그래도 컵은 좀. 남직원 왠지 여유로워 보이시는데요, 남편 분. 젊은여인 …. 남직원 꿀을 넣은 차 한 잔을 생각하셨을지도 모르죠. 변신하던 그 순간에요. 여직원 (저도 모르게 피식 미소 짓는) 남직원 머그컵은 아주 낭만적인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은여인 그런가요? 남직원 남편 분의 쾌속 복귀를 기원하겠습니다. 여직원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앙변신대책관리본부 희망2과도 남편 분의 쾌속 복귀를 기원하겠습니다. 젊은 여인은 남직원과 여직원의 위로에도 불구하고 표정이 어둡다. 상심한 표정으로 들고 있던 머그컵을 상자에 넣으려고 하는 젊은 여인. 그러다가 그만 손에서 머그컵이 미끄러지면서 바닥으로 떨어진다. 도자기 깨지는 소리와 함께 산산이 부서지는 머그컵. 놀라서 얼어붙은 세 사람. 젊은 여인이 비명을 지른다. 암전. 어둠 속에서 뉴스캐스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뉴스캐스터(목소리) 최근 무작위적인 변신이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오늘 오후 2시경 컵으로 변신한 남편을 깨뜨려 죽음으로 몰고간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화양동에 사는 서른두 살 박모 여인은 오늘 오전 컵으로 변신한 남편을 인수받기 위해 중앙변신대책관리본부를 찾았습니다. 인수증에 사인을 하기 전, 남편임을 확인하기 위해 컵을 들고 자세히 살피다가 그만 바닥에 떨어뜨려 깨지는 사고가 일어난 것인데요. 검찰은 직원의 주의에도 불구하고 이런 실수를 범한 박모 여인을 구속하고 실수가 아닌 고의적 훼손, 즉 살인이 아닌지를 검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박모 여인은 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시민단체에서는 과실치사에 해당되는 사건인 만큼 박모 여인에게 무죄를 적용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뉴스가 시작되고 잠시 후, 희미하게 조사실이 보이기 시작하면 변심남과 조사원이 문서를 작성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가 끝나면 무대 완전히 밝아진다. 컴퓨터에 뭔가 기록하는 조사원과 맞은편에 앉아있는 변신남. 변신남은 반팔 남방차림에 피로한 기색이 역력하다. 조사원 (자판을 두드리며) 깨어났는데 새벽이었단 말씀이시네요. 변신남 그렇다니까요. 조사원 쓰레기 집하장에서 말이죠. 변신남 정확히는 쓰레기 더미 사이였어요. 사방이 쓰레기봉투였고 머리 위로도 몇 덩이 쌓여 있었습니다. 조사원 얼마 동안이나 있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시구요? 변신남 그걸 알고 싶어서 여기 온 거 아닙니까. 조사원 그걸 알려 드리려면 저희 쪽에 협조해주셔야 합니다. 변신남 하고 있잖아요. 8월 1일. 그게 마지막 기억입니다. 조사원 휴대폰의 마지막 문자기록과도 일치하네요. 변신남 다 말했잖아요. 8월 1일 저녁에 마누라랑 딸이랑 쇼핑 간다고 문자가 왔어요. 바로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실직자에겐 집에 아무도 없는 게 천국이거든요. 조사원 그리고 집에서 맥주를 한잔 하신 것 같다고 했는데 어떤 맥줍니까? 변신남 맥주가 우리 집 찾는 거랑 뭔 상관입니까? 조사원 알코올 성분이 선생님 몸에 어떤 반응을 일으켜서 변신 또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걸 수도 있는 거잖아요. 변신남 나 술 쎄요. 맥주 세 캔에 필름 끊기고 그런 거 안 해요. 조사원 (기록하며) 세 캔이라··· 아까는 하나 드셨다고 안 하셨나요? 변신남 하나고 셋이고 그 정도로는 멀쩡하다니까요. 이건 술과는 상관이 없어요. 어느 순간 머리가 띵하더니 깨지게 아팠고 그 다음엔 기억이 없다니까요. 조사원 예 알았습니다. 어떤 걸로 변해 있었는지도 기억이 안 나시구요. 변신남 그냥 깨어나 보니까 처음 와 본 곳이었고, 그 전의 모습을 보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니까요. 조사원 변신 순간에도 혼자셨나요? 변신남 그걸 기억하면 내가 여기서 똑같은 얘기 반복하고 있겠어요? 조사원 오늘이 9월 30일입니다. 두 달 만에 돌아오신 분도 흔치 않지만 이렇게 전혀 기억을 못하시는 분은 없었거든요. 사람에 따라 기억이 돌아오는 속도가 다르긴 하지만, 선생님은 아직 변신 후 복귀라는 확실한 증거도 없구요. 변신남 미치겠네 진짜. 휴대폰 기록과도 일치한다면서요. 조사원 잘 생각해보세요. 변신했다가 돌아온 분들은 긴 악몽을 꾼 것처럼 몸과 마음이 무겁다고 합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은 대개 기억하고들 있었습니다. 변신남 이유가 있을 거 아뇨. 이렇게 사람들이 변신하는 이유를 알면, 나도 그러그러해서 변했겠구나 추측도 하고, 그러면 자연히 내가 변신했었는지 단순 기억상실인지 분간도 가능하고. 조사원 저희도 원인을 파악하려고 애쓰는 중입니다. 더 이상 사회적인 문제로 커지지 않게 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구요. 변신남 최선만 다하면 뭐해요. 밝혀진 건 모두에게 알려서 스스로 원인을 제거하고 정확하게 진단해서 치료하도록 해야지. 뭐든 불투명해서 좋을 거 없잖아요. 조사원 아직 밝혀진 게 없어서 그런 거죠. 아니면 밝힐 단계가 아니거나요. 변신남 그러니까 발전이 없는 거예요. 질병은 만방에 알려 함께 고쳐나가는 게 맞는 거 아니요? 나 같은 케이스의 변신이 또 있을지 누가 알아요. 조사원 저희도 이게 변종인지 조사가 필요해서 그렇습니다. 변신남 마누라랑 집 찾아달라고 했더니 이제 변태취급까지 하는 거요? 여기서 하는 일이 뭔데. 변신한 사람들, 아니 물건들, 집 찾아서 안전하게 돌려보내주고, 돌아오면 변신한 이유가 뭔지 파악하고 그러는 거 아니냐구요. 조사원 진정하십시오. 안 도와드리겠다는 게 아니라 집에서 변신했는데 깨어나 보니 쓰레기장이었다는 건 저희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 아닙니까. 거기다가 변신해 계셨던 기간도 길고, 어떤 걸로 변신해 있었는지조차 모르신다면서요. 변신남 나도 이상하니까 이렇게 찾아온 거 아닙니까. 조사원 보통은 변신을 했을 경우 신고가 들어옵니다. 가족이나 친구 혹은 시민들이 발견하고 신고를 해주시거든요. 저희 직원들에 의해 발견되는 경우도 있구요. 하지만 선생님께선 변신이 아니라 단순한 기억상실증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나 막중한 책임감 같은 걸 느끼셨냐는 질문에도 아니라고 답하셨잖습니까. 변신남 내 마누라랑 딸이 없어지고 집이 이사를 갔다니까요. 조사원 그 점도 이상하구요. 변신남 변신이 틀림없어요. 내 기억에서 지워진 두 달 사이에 뭔 일이 생긴 겁니다. 집이 사라지고 가족들도 연락이 안 되고. 뭔가 사고가 있는 게 틀림없다구요. 조사원 집에서 변신했다면 왜 사모님이 신고를 안 하셨겠어요. 변신남 내가 묻고 싶은 게 그겁니다. 조사원 혹시 몽유병 같은 거 앓으신 적은 없으시죠? 변신남 지금 장난합니까? 조사원 병력 사항 질문란에 적혀 있어서 그럽니다. (뭔가 기록하고)쓰레기장 주변 CCTV를 조사 중이니까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겁니다. 누군가 쓰레기장에 선생님을 옮겨 놓은 게 포착되면 역추적을 통해서 이동 경로가 파악되겠죠. 스스로 쓰레기장에 들어가지는 않으셨을 거 아닙니까. 변신남 뭐 얻어먹을 게 있다고 내 발로 쓰레기장에 들어가겠어요? 조사원 알겠습니다. 변신남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냈다거나 하는 건 다시 알아볼 순 없습니까? 조사원 아까 알아봐 드렸잖아요. 변심남 그 사이에 또 뭐가 들어와 있을 수도 있잖아요. 조사원 경찰서 조회 결과로도 확인되는 게 없고. 저희 쪽에도 신고된 게 아직 없습니다. 네트워크로 연결돼서 바로 뜨거든요. 변신남 …. 조사원 조만간 돌아올 거라고 생각해서 신고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생님 가족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기다리다 보니까 신고를 하지 못한 걸 수도 있으니까 더 기다려보는 수밖에요. 변신남 (풀이 죽는다) 조사원 기억을 더듬어 보세요. 지금으로서는 그 방법이 제일 빠릅니다. 변신남이 기억을 더듬어 회상으로 넘어간다. 그 때, 돌멩이 하나가 변신남 앞으로 데굴데굴 굴러온다. 돌을 주워드는 변신남. 자동차가 도로를 달리는 소리가 들린다. 변신남 그날도 다른 날처럼 아침 일찍 출근을 한다고 집을 나왔던 것 같아요. 월요일이었던 것 같은데·…, 아니 화요일이었나? 회사에 안 나가면서부터 요일 구별하기가 점점 힘들어져서요. 딸은 방학이라 오전에 영어학원을 갔을 테고, 마누라는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하는 에어로빅에 갔을 겁니다. 구립도서관에서 시간을 때우다 나왔는데,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육교가 하나 있어요. 그 앞에서 교복을 입은 여학생 둘이 경찰이랑 얘기하고 있는 걸 봤습니다. 무대는 육교가 서 있는 도로가로 바뀌고 변신남이 돌멩이를 들고 육교 한쪽으로 터벅터벅 걸어 들어간다. 경찰의 모습은 관객에게 보이지 않고 교복을 입은 두 여학생만 경찰과 인터뷰하듯 이야기한다. 변신남은 육교 건너편에 서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 교복1 진짜예요. 한순간에 변했다니까요. 교복2 제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교복1 바로 이 육교예요. 교복2 저기 위에 보이시죠? 우린 그냥 걸어가고 있었어요. 교복1 독서실은 반대쪽인데 떡볶이랑 순대 먹으려면 여기로 지나가야 되거든요. 교복2 그 시간에는 원래 육교에 사람이 없어요. 저쪽으로 조금만 가면 횡단보도가 있거든요. 교복1 우리는 그냥 여기로 건너요. 조금 편하자고 돌아가고 그러는 거 우린 안 하거든요. 이런 날씨에는 육교로 건너고 그러는 게 더 낭만적이잖아요. 교복2 오늘은 다른 날보다 사람도 없고 거리가 한산하면서 묘하게 나른했어요. 교복1 네, 그냥 단순히 여름이라 그런 게 아니라, 뭐랄까 아지랑이가 세상을 녹일 것 같은 그런 날 있잖아요. (교복2에게) 좀 영화 같지 않았냐? 교복2 많이 영화 같았지. 교복1 그치그치. (앞을 보며) 한 아저씨가 육교로 올라오고 있더라구요. 와이셔츠를 입고, 보통 키에 그냥 흔한 아저씨였는데요, 우리는 반대쪽에서 올라갔고요. 교복2 그런데 뭔가 이상한 거예요. 그 아저씨 몸이 흐물거려 보였거든요. 교복1 아냐. 희미해 보이는 것 같았어. 옅어졌달까. 교복2 흐물거리던데. 교복1 희미해졌다니까. 교복2,1 (동시에 강하게 부정하며) 아니에요. 거짓말 아니라니깐요. 교복1 얘랑 저랑 말이 다른 게 아니라 표현방식이 다른 거예요. 교복2 원래 같은 걸 봐도 느끼는 회로 방식이 달라서 그래요. 교복1 아무튼요··· 그 아저씨가 우리 쪽으로 걸어오다가, 점점 줄어들더니··· 교복2 한순간에 펑. 교복1 ‘펑’은 맞는데 스모그는 없었지? 교복2 맞아. 스모그가 없어서 더 마술 같았어요. 교복1 만화영화 보면 사이즈가 팍팍 줄어들면서 변신하는 장면 있잖아요. 교복2 슬로모션처럼요. 촤르르르륵. 교복1 딱 그랬다니까요. 그러더니 호호아줌마처럼 펑, 교복2 하고, 돌멩이가 됐다니까요. 교복1 네? 아, 네. 저희가 원래 호흡이 척척 맞아요. 돌멩이요? 교복2 그게요…. 교복1 사실 그 돌멩이 때문에 저희가 제보를 드린 건데요…. (교복2에게) 내가 말해? 교복2 (끄덕인다) 교복1 얘가요…, 장난으로 그 돌멩이를 차버렸거든요. 교복2 그러니까 제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요…, 그 아저씨가 돌멩이로 변해서, 그걸 보는 순간 제 눈을 믿기 힘들어서, 한번 건드려본다는 게 그만…. 진짜 살짝 찼는데 밑으로 굴러 떨어지더라구요. 교복1 육교에서 차니까 당연히 밑으로 떨어지죠. 제가 봐도 진짜 살짝 찼거든요. 교복2 그래서 우리가 막 찾았는데 이 돌멩이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교복1 가로수 밑이랑 인도 쪽도 샅샅이 뒤져 봤어요. 교복2 근데 그 아저씨 진짜 돌멩이로 변한 거 맞죠. 교복1 사람들이 이상한 걸로 변한다는 얘긴 되게 많이 들었는데, 우린 말만 들었지 처음 봤거든요. 교복2 당근 처음이지. 왕 놀랐다니까요. 교복1 나도 완전 놀랐잖아. 교복2 아니라구요? 왜요? 맞는 거 같은데. 교복1 우리가 직접 봤다니까요. 교복2 그 돌멩이는 어디 있는지 우리가 모르죠··· 몰라서 경찰서에 신고한 거죠. 교복1 아, 중앙변신대책관리본부에도 신고하려고 했는데요 교복2 일단 돌멩이부터 찾아야 될 거 같아서요. 원래 뭐 찾는 건 경찰아저씨들이 더 잘하잖아요. 교복1 돌멩이 어딨냐고 물어보시는 거 보니까, 변한 거 맞죠. 그거 변신이죠? 교복2 맞아 맞아. 아저씨 얼굴 굳어지는 거 보니까 맞다. 교복1 (깜짝 놀라며) 왜 화를 내고 그러세요? 우리는 그냥…. 그럼 직접 찾아보시면 되잖아요. 돌멩이를 들고 가서 신고 안 한 건 우리 잘못이지만, 그래도 목격자 신고는 했잖아요. 도서관도 안 가고 조사까지 받고. 교복2 그런데… 그 돌멩이 못 찾으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교복1 저도 그게 걱정이에요. 변신남이 두 여학생에게 다가간다. 변신남 혹시, 이 돌멩이 찾나? 교복1, 2 (눈이 휘둥그레져서) 오 마이 갓! 바로 이거예요. (뺏듯이 가져가서 경찰에게 보여주는) 이 돌멩이예요. 확실해요. 육교 위에 굴러다닐 만한 돌이 아니잖아요. 변신남 …그냥 돌멩인데. 교복1 이런 짱돌이 육교에 있는 거 보셨어요? 교복2 (돌을 바닥에 내려놓고 살짝 차본다) 맞아요. 느낌이 똑같아요. 교복1 경찰서로요? 교복2 우린 무죄인 거죠? 그냥 참고인으로요? 교복1, 2 재잘거리며 경찰을 따라 나간다. 교복1, 2 (나가면서) 그러지 말고 변신대책본부로 가면 어때요. 거기가 어떤 덴가 구경하고 싶어요. 포상 같은 건 없나요? 사회봉사 가산점 같은 건요? 무대 중앙은 어두워지고 조사원이 앉아 있는 조사실 쪽이 밝아진다. 변신남이 원래 있던 자리로 가서 앉는다. 조사원 그 돌멩이라면 저도 기억합니다. 유일했었죠. 변신남 그 사람은 돌아왔습니까? 조사원 일주일 쯤 뒤에 돌아왔다고 들었습니다. 제 담당은 아니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자살하러 가는 길이었다고 했던 것 같은데요. 변신남 자살이요? 조사원 뛰어내리려고 점찍어둔 산에 큰 바위가 있는 절벽이 있었는데, 거기로 가는 길이었답니다. 그러다가 변신을 하게 됐구요. 변신남 다시 뛰어내린 건 아니겠죠? 조사원 별 소식 없는 걸 보면 힘내서 잘 살고 계신 것 같습니다. 변신남 다행이군요. 하필 돌멩이라니…, 그걸 보니까, 혹시 변하게 되더라도 돌멩이로는 변하지 말자,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돌멩이는 좀…, 씁쓸하지 않겠습니까? 조사원 그러네요. 사이. 남직원 그 다음엔 어디로 가셨습니까? 노숙자들이 무대 위로 나온다. 한 줄로 서서 변신남 옆을 천천히 지나가는 노숙자들. 그들은 공원에서 배식하는 점심을 먹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다. 변신남,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 뒤에 서서 따라간다. 변신남 늘 가던 공원에 갔습니다. 점심은 항상 여기 와서 먹거든요. 점심값도 아낄 겸 해서요. 그런데 그날은 어떤 양복 입은 남자와 밥을 같이 먹게 됐습니다. 무대는 공원 벤치로 바뀐다. 변심남이 사랑의 밥차에서 타온 도시락을 들고 벤치에 앉아 먹기 시작한다. 똑같은 도시락을 든 양복 남자가 벤치에 다가온다. 양복남자 다른 벤치가 꽉 차서. 변신남 (자리를 조금 비켜준다) 양복남자 (앉으며) 찬이 점점 부실해지네요. 변신남 예, 뭐. 두 사람, 먹는다. 양복남자 우리 구면이죠? 변신남 (양복남자를 한번 쳐다보고) 그런 것도 같고…. 양복남자 대개는 얼굴 익힐 만하면 안 보입니다. 노숙자도 아니고 매일 같은 시간에 와서 밥 타먹기 뻘쭘하니까 그렇죠. 변신남 …. 양복남자 실례지만, 뒤쪽에 있는 인력 사무소에 나오십니까? 변신남 아닙니다. 양복남자 옷차림이 아니다 싶었습니다. 저도 아닙니다. 변신남 …. 양복남자 하지만 일자리는 구하고 있죠. 변신남 면접이 있으셨나 봅니다. 양복남자 웬걸요. 이 나이에 면접 볼 데나 있겠습니까. 변신남 그럼…,(넥타이를 바라보는) 양복남자 아, 이거요? 뭐 흔한 케이습니다. 정리해고 당한 걸 집사람도 아는데, 제가 집에 있는 걸 도무지 싫어해서요. 산책하는 기분으로 편한 옷이라도 입고 나갈라치면 티 좀 내지 말라고 해서 늘 이런 차림입니다. 변신남 예…. 양복남자 (서류가방을 들어 보이며) 만화책도 몇 권 있습니다. 필요하시면 빌려드리죠. 변신남 예, 그럼 있다가. 두 사람, 먹는다. 양복남자 들으셨어요? 변신남 뭘요? 양복남자 어제 뉴스에 나왔잖아요. 회의실 단체 변신 사건. 변신남 아, 그거요. 양복남자 거기, 제가 다녔던 회삽니다. 아침마다 매출신장 몇 퍼센트 달성을 외치며 으쌰으쌰하는 회의가 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세뇌 같은 건데 그게 또 서로 경쟁이 붙고 분위기를 그쪽으로 몰아가면 압도되는 묘한 마력이 있거든요. 아무튼 그 회의실에서 무려 다섯 명이나, 똑같은 시간에, 변신을 했다는 거 아닙니까. 돼지저금통으로 변한 사람은 분명 박부장일 거예요. 원래 돼지같이 생긴 데다가 먹는 거랑 돈에만 욕심이 많았거든요.  변신남 . 복남자 (먹으며) 밥통으로 변한 사람이 있다고 했는데, 그건 누군지 감이 잡히질 않아요. 아침을 안 먹고 왔을까요? 아니면 가족들 굶기게 될까봐 걱정을 했었나. 아무튼 월요일 아침마다 회의실 벽에 영업실적표가 나붙는데, 아침을 든든히 먹어도 그거 보면 속이 쓰리죠. 쇠주걱으로 긁어대는 것처럼 말입니다.  변신남 .  양복남자 제가 쓸데없는 얘길 했나요? 식사하시는데.  변신남 괜찮습니다. 어딜 가나 그런 얘기들뿐인데요.  양복남자 보건당국은 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 곳이면 의무를 다해야 하는데 말이죠. 이렇게 불안해서야 원.  변신남 국가재난설정 단계도 경계단계로 올라갔다고 하던데요.  양복남자 아무리 봐도 질병본부보다는 처음부터 재난본부에서 나섰어야 했던 거 아닌가 싶어요.  변신남 재난이든 질병이든 원인을 빨리 찾아야 할 텐데 말이죠.  양복남자 (먹으며) 신기하지 않습니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안 변하잖아요.  변신남 우리 같은 사람들이요?  양복남자 이치가 그렇잖아요.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맡은 바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는 성실한 사람들이 더 많이 변신을 한다 이겁니다.  변신남 그만큼 피로가 쌓인 사람들이니까, 몸의 변화도 다르겠지요.  양복남자 우리는요? 나야말로 피로가 켜켜이 쌓인 사람인데.  변신남 사람마다의 책임감과 의무감을 어떻게 재겠습니까.  양복남자 물론 상대적이겠죠. 그래도 노숙자는 안전하답니다. 걱정이 덜하니까요.  변신남 그럴 수도 있겠네요.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구요.  양복남자 예술가는 좋겠어요.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막중한 책임의식 같은 걸 가지진 않을 테니까.  변신남 꼭 그렇지만도 않겠죠.  양복남자 그렇다는 얘깁니다. 그래도 이건 뭐 소설 같은 데가 있지 않습니까?  변신남 .  양복남자 일하는 사람들 위주로만 변신한다고 하니 걱정입니다. 그 사람들 일자리, 우리한테 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변신남 그럼 우리도 변하겠죠.  양복남자 그래도 좋으니까 그 자리를 꿰차고 싶은 심정입니다.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이렇게는 더 못살겠어요.  변신남 아직 다른 도시까지는 확대되지 않았답니다. 사람들이 지방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같던데요.  양복남자 서울의 인구를 줄이기 위해서는 좋은 대책일 수 있겠네요.  변신남 그렇게 되면 서울 경제는 누가 돌립니까?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일자리도 줄어들고.  양복남자 팔팔한 젊은 인력을 마구 뽑지 않을까요?  변신남 젊은 사람도 일하게 되면 똑같아지는 거 아닐까요? 살아남으려면 사회화되고 기성화될 테니까요.  양복남자 이럴 땐 내가 사회적 동물이란 게 싫어진다니까요.  변신남 사는 거, 퍽퍽하죠.  양복남자 예. 밥도 퍽퍽하고. (기합을 넣듯) 그래도 우리 주눅들지는 말자구요. 서로 변하지 말고, 매일 여기 나와서 밥 먹읍시다. 사랑의 밥.  변신남 긍정적으로 사시는 것 같습니다.  양복남자 다 살아지는 법이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변신남 부럽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런 여유가 생깁니까.  양복남자 그런 게 있습니다.  변신남 (씁쓸한 표정으로 도시락을 덮는다)  양복남자 흠흠. 이건 비밀이라 아무한테도 얘기 안 해주는 건데, 처지도 비슷하고 나쁜 분도 아닌 것 같으니 내가 쓰는 방법을 알려드리지요.  변신남 방법이요?  양복남자 다른 사람한테는 절대 발설해서는 안 되는 비밀입니다. 쓸모 있는 걸로 변신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비법이 있어요. 나 같은 경우는 금으로 된 롤렉스시계로 변신합니다. 그리고 마누라한테 전당포에 맡기라고 하는 거죠. 밤이 되면 몰래 변해서 집으로 돌아오면 되고요.  변신남 그게 가능합니까?  양복남자 내가 이 더운 날 밥차에서 도시락까지 얻어먹으면서 거짓말 하겠어요? 불법으로 변신 기법을 가르쳐주는 곳이 있는데, 관심 있으면 소개해 주리다. 하지만 그걸 연마하려면 보통 수행으로는 어림없어요. 시간도 많이 걸리고. 몸의 기를 몽땅 정수리에다 모으려면 (가슴을 탁 치며) 여기랑 (머리를 치며) 여기가 타들어가는 거 같거든요. 이런 더위는 아무 것도 아니죠.  변신남 믿기지는 않지만, 가능만 하다면야 뭘 못하겠습니까.  양복남자 아니, 가능은 한데, 먼저 믿어야 연마가 가능하다니까요.  변신남 그런 얘기는 본적도 들은 적도 없는데요.  양복남자 계속, 나는 무엇 때문에 살고 있나, 나는 왜 이렇게 사나, 나는 우리 가족에게 아무 쓸모가 없구나, 차라리 금덩어리로 변해라. 그런 생각을 아주 간절히 혼신을 다해서 하는 거죠. 그러면서 나에게 주어진 많은 짐들을 머리 가득 넣고 가슴으로 우는 거예요.  변신남 가슴으로 울어요? (모르겠다는 표정)  양복남자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사회적 의무 같은 것들을 가슴에 채우고. 아 이거 말로 설명하려니까 어렵네. (주위를 살피더니) 내가 딱 한 번만 보여줄 테니까 잘 봐요. 어차피 최소 한 시간은 변신해 있어야 하니까 내가 돌아올 때까지 만화책 보면서 기다리슈.  변신남 (못미덥게 쳐다본다)  양복남자 참 나. 내 기술을 무시하시네. 변신한 거 보고 놀라지나 마시라니까.    양복남자, 벤치에 앉아 양손을 맞잡고 기를 모으는 자세를 취한다. 한동안 알아들을 수 없는 자기만의 언어로 중얼거리더니 얼굴이 일그러지고, 미세하게 경련하기 시작한다. 공기 중에 보이지 않는 불똥이 튀는 것을 느끼는 변신남. 그 순간, 눈앞에서 양복남자가 사라진다. 순식간이다. 벤치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황금 롤렉스시계.    변신남 (시계에 대고 다급히) 이봐요. 이봐요. 괜찮아요? 이봐요! (시계에 귀를 대보고) 이봐요, 괜찮은 거예요? (안절부절못하고) 이거 어떡하지? 진짜 변한 건가? 그럼(휴대전화를 꺼내 신고하려다가) 거기 변신대책본부죠? 저기(엉겁결에 전화를 끊는다) 아니지. 아, 이거 어떡하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시계에 대고) 이봐요, 말 좀 해봐요. (시계를 흔들어보는) 괜찮아요? 대답 좀 해요.  변신남은 믿을 수 없는 이 상황을 파악하려고 멍하니 앉아 있다가 누구에게 도움이라도 청하려는 것처럼 나간다. 그리고 잠시 후 되돌아오더니, 주위를 살피고 롤렉스시계를 잽싸게 주머니에 넣고 자리를 뜬다.    무대 어두워지고 조사실 창구만 밝아지면, 거기 조사원이 앉아 있다. 변신남,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간다.    조사원 아니 진짜로 그렇게 변신이 가능하단 말입니까?  변신남 (끄덕인다) 내 눈으로 봤다니까요.  조사원 말이 안 되죠. 그런 일이 있다면 왜 저희가 몰랐겠어요.  변신남 진짜라니까요.  조사원 그 양복 입은 남자는 어떻게 됐습니까.  변신남 나야 모르죠.  조사원 모르다니요? 주머니에 넣으셨잖아요. 신고는 하셨습니까?  변신남 (고개를 젓는다) 신고는 안 했지만 진짜 있었던 일이에요.  조사원 아까는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하셨잖아요.  변신남 얘기하다 보니까 생각이 난 거죠.  조사원 하지만 아직까지 변신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보고는 없습니다. 모두 유언비어예요.  변신남 결혼하셨습니까?  조사원 아니요.  변신남 혼자 사쇼?  조사원 부모님이랑 함께 삽니다. 신남 변신 자격미달이네요. 우리 조사원님은 어깨에 짊어질 무게가 하나도 없으시니 안심하셔도 되겠습니다.  조사원 아직 증명된 원인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변신남 중년의 남자들이 왜 그렇게 많이 변한다고 생각합니까.  조사원 드물긴 하지만 젊은 남자들도 종종 변합니다. 여성 가장들의 변신도 늘고 있는 추세구요.  변신남 그 사람들이야 특별 케이스고.  조사원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긴 하겠지만, 유럽에선 사람이 벌레로도 변하고 그리스 신화에서는 동물이든 식물이든 필요하면 막 변했습니다.  변신남 그 사람이 왜 벌레로 변했겠습니까? 소설이나 신화 속에서 일어나던 일들이 왜 지금 일어날까요? 국회의원이나 고위 관리직에 있는 사람들이 변신하는 거 보셨습니까?  조사원 (고개를 가로젓는다)  변신남 행정하시는 분들이 이러니까 문제라구요. 사회 곳곳에 골고루 시선을 분산시키면서 정확히 봐야 하는데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이거죠.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 줄 알아요?    갑자기 무대 중앙이 밝아지면서, 변신 중인 사람들이 보인다.    ―교도소  교도소에 수감 중인 한 남자가 무대 중앙으로 나와서 웃옷을 벗어붙인다. 온몸은 문신투성이지만 어딘가 둔해 보이는 인상이다. 그는 이소룡 흉내를 내듯 기를 모으고 변신 기술을 연마 중이다. 그러다가 비장한 각오를 밝히듯,    문신남자 엄마, 조금만 기다려. 내가 변신에 성공해서 여기만 나가면 엄마 호강시켜 줄게. (다시 기를 모으고 숨을 후 내뱉으며) 아자!  교도관 거기 3113번. 허튼수작하지 말랬지?  문신남자 우리 엄마가 집에 혼자 계세요. 우리 엄만 너무 나이가 많아서 거동도 불편하다구요. 끼니도 제때 못 챙겨먹을 텐데. 연탄불은 꺼지지 않았는지.  교도관 한여름에 무슨 연탄불이야. 너는 앞으로 5년은 더 썩어야 돼.  문신남자 여름이요? 제가 여기 들어온 지 한 계절도 안 지났단 얘깁니까?  교도관 이상한 변신 같은 거 연마했다간 가만 안 둘 줄 알어. 힘은 아껴뒀다가 노동 시간에나 쓰란 말야.    교도소 옆방에서 철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재소자들의 목소리도 함께 높아져 폭동처럼 들려온다.    소리 우리에게 변신의 자유를 허용하라! 허용하라! 우리의 변신 권리를 사수하자! 사수하자!    거리의 사람들 인터뷰가 이어진다.    사람들1 언제 변신할지 모르니까 불안할 수밖에요.  사람들2 그게 의지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사람들3 변신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숨을 참으면 된대요.  사람들4 한번 변신하면 면역이 생긴다고 하던데요.  사람들1 내성이 생긴 변종변신도 생겨났다면서요?  사람들2 약으로 조절이 가능한데 일부러 임상실험을 안 하는 거 맞죠. 사람들3 복수하려고 따라다니는 사람도 많대요. 변신하면 죽이려고요. 사람들4 날 감시하는 게 틀림없어요. 내가 변신할 때까지 기다리는 거겠죠. 사람들1 변신하면 배설은 어떻게 해결하죠? 사람들2 우리 아이랑 기르던 개가 이상해요. 변신한 것 같아요. 사람들3 언젠가 나만 빼고 모든 사람들이 변할까봐 걱정돼요. 사람들4 변신 기술을 개발해서 정치적 무기로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1 우리에게는 농업적 근면성이 있으니까 그 정도 변신 기술 개발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죠! 사람들2 전쟁시엔 적군을 모두 사물로 변신시켜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면 어떨까요. 사람들3 노력하면 애완동물로도 변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인 잘 만나면 애완동물로 사는 게 나을 때도 많잖아요. 사람들4 내 남편은 똑같은 모습의 다른 사람으로 변신했어요. 외모는 똑같은데 분명 그이는 아니거든요. 사람들1 우리 집 가전제품들은 모두 사람들이 변신한 것 같아서 쓰질 못하겠어요. 사람들2 잘못 건드렸다가는 살인죄가 적용되는 거잖아요. 사람들3 남성을 중심으로 바뀌는 거면 여자 동성애자들은 안전한 거죠? 사람들4 저는 열두 살 소녀가장이에요. 무료백신은 안 놔 주나요? 사람들이 우왕좌왕 거리를 왔다갔다 한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뒤섞여 여기저기서 들리더니…, 변신한 사람들로 거리가 일대 혼란을 일으키고 마비가 된다. 사람들이 질러대는 소리들과 자동차들의 클랙슨 소리가 뒤섞여 정신없다. 사람들1·2·3·4 도와줘요, 청소기로 변했어요. / 여기 점퍼로 변한 사람이 있어요. / 어머, 이게 웬 모자지? / 장롱이에요, 거리 한가운데 장롱이 서 있다구요. / 와, 예쁜 목걸이네. / 앗! 오물 묻은 양말. 으윽 드러워. / 볼펜이다. / 장갑이에요. / 가위를 찾아주세요. / 여기 일회용 면도기가 한 무더기 있어요. / 마우스잖아. / 자전거로 변한 남편을 어떤 여자가 타고 갔어요. / 부서진 카세트네. / 사람이 두통약으로 변신한 거예요. 먹으면 안돼요. / 찢어진 천사 날개 못 보셨나요? / 무슨 의자가 이렇게 딱딱해. / 스카이 콩콩이요? 변신한 사람들로 일대 혼란을 일으키던 사람들이 사라지면 바닥에는 변신한 물건들로 가득하다. 변신대책본부 직원들이 거리로 나가 떨어진 물건들을 수거하느라 정신없다. 조사실에 있던 조사원도 거리로 나가 직원들과 물건을 수거하고 그들과 함께 무대 밖으로 나간다. 조사원이 없는 조사실에 혼자 남겨진 변신남. 변신남만의 회상은 전당포로 이어진다. 무대는 전당포가 된다. 변신남, 전당포로 들어간다. 변신남, 주머니에서 롤렉스시계를 꺼내 주인에게 내밀면 주인, 확대경을 한쪽 눈에 끼고 시계를 감정하기 시작한다. 변신남 시곗줄만 보지 말고 문자판도 좀 보세요. 전당포주인 …(살핀다) 변신남 전체가 18K예요. 나사 하나까지 다. 전당포주인 …어디서 난 거요? 변신남 게다가 문자판은…. 전당포주인 그러니까 어디서 난 거냐구. 변신남 사업하시던 형님이 물려주신 겁니다. 전당포주인 다들 물려받지.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고모…. 변신남 장물 아닙니다. 전당포주인 (확대경을 뺀다) 변신남 아니, 좀 더 자세히 보시라니까요. 안쪽에는 순금이에요, 순금. 전당포주인 갖고 가쇼. 변신남 예에? 전당포주인 그냥 가져가시라고요. 변신남 왜 그러시는데요. 훔쳐오거나 흠집 있는 물건 아니라니까요. 전당포주인 (쳐다본다) 변신남 왜 그런 눈으로 봐요? 전당포주인 훔치지 않았으면 어디서, 주웠소? 변신남 예? 전당포주인 그런가보네. 변신남 됐습니다. 전당포가 여기 하나 있는 것도 아니고. 집에 있는 귀한 물건 들고 나와서 푼돈 좀 만들어보자고 이런 모욕까지 들을 건 없잖습니까. 전당포주인 (시계를 다시 본다) 변신남 막말로 이 정도 물건이면 사장님 손해 볼 거 없잖아요. 전당포주인 신데렐라 얘기 아쇼? 변신남 뭔데렐라요? 전당포주인 12시만 넘으면 호박으로 변하는 신데렐라 말이오. 변신남 왜요, 금시계 보니까 갑자기 금마차라도 생각나십니까? 전당포주인 호박이면 죽이라도 쑤어 먹지만 사람으로 변해버리면 난처해지죠. 요즘 전당포에 변신사기가 판을 칩니다. 변신남 …. 전당포주인 어떻게 장담하시겠소? 변신품이 아니라는 거 말이오. 변신남 속고만 사셨나. 사람이 이렇게 좋은 시계로 변하는 거 보셨습니까? 전당포주인 팔찌, 목걸이, 순금 트로피. 더한 걸로도 변할 수 있지요. 변신남 이건 우리 형님이 사업차 외국에 갔다 오시면서…. 전당포주인 (말 자르듯 망치를 내놓는다) 이걸로 한번 내리쳐 보시든가. 변신남 지금 나를 의심하는 겁니까? 전당포주인 증명을 해보시라구요. 변신남 내가 못할 거 같아요? 전당포주인 그야 나는 모르지요. 변신남 시계가 망가지면 가격이 떨어질 텐데 그건 어떻게 책임질 겁니까. 전당포주인 사람으로 변하는 것보다야 덜 손해죠. 망가져도 제값은 쳐 드리지. 만약 사람이 변신한 거라면, 그 사람이 다시는 못 돌아오고 죽을 수도 있다는 거 명심하쇼. 이 세상과는 영영 빠이빠이란 말이요. 저번엔 진짜로 내리친 사람이 있었는데…, 얼마나 끔찍했던지. 돌아오긴 했는데 반병신이 되었습디다. 평생을 병원에 누워 사는 수밖에. 변신남 그럴 일 없습니다. 이건 진짜 시계니까. 전당포주인 그럼 쳐 보시오. (빨리 쳐보라는 시늉) 변신남 (망설인다) 전당포주인 (떠보듯) 형님이 주신 거라면서…, 아까우면 그냥 갖고 가시든가. 변신남 (결정한 듯 내리치려 하지만 망치를 든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전당포주인 뭐해요 안 내리치고. 변신남 진짜 이거 망가져도 제값 쳐주는 거죠? 전당포주인 증명만 해 보인다면야. 변신남 (심호흡. 눈을 질끈 감고 손을 번쩍 들어올린다) 얏! 전당포주인 (순간적으로 변신남의 팔목을 잡아채는) 잠깐! 변신남 (멈칫) 전당포주인 됐소. 맡겠소. (시계를 종이 상자에 넣으며) 길에서 변신한 사람들 주워다 돈벌이 하는 사람들 숱하게 봤지. 나도 돈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기본 도리는 지키고 살아야 될 거 아뇨. 사람이 있어야 사람한테 사기도 치고 돈도 뜯고 그럴 거 아니요. (돈을 지불한다) 양심은 한번 망가지면 다시는 복귀가 안 되는 거 알죠? 당신을 믿어보리다. 형님이 주신 거라면서? 소중한 것일 테니까 꼭 찾으러 오쇼. 변신남 …(돈을 받아든다) 전당포주인 살겠다고 발버둥치는 사람만 변신한다니, 세상은 참 불공평하죠? 변신남, 대답 없이 돈을 들고 나간다. 그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무대 어두워지고, 다시 조사실만이 밝아진다. 변신남, 조사실 의자에 앉는다. 조사원, 땀을 닦으며 들어와, 정장 상의를 벗어 의자에 걸치고 앉는다. 조사원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본부 수거담당 쪽에서 급히 사람이 모자란다고 해서…. 그런데 어디까지 했었죠? 아, 그래서 그 시계는 어떻게 했습니까. 변신남 시계는… 내 주머니에 넣어뒀다가 그 벤치에 갖다 뒀습니다. 그 사람은 한 시간 뒤에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구요. 그날 밤 이후의 일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조사원 (엷게 웃으며) 여전히 마음대로 변신할 수 있다고 믿으시는군요. 최대한 솔직히 말씀해주셔야 선생님뿐만 아니라 조사에도 도움이 됩니다. 변신남 …. 조사원 그 다음엔 바로 집으로 가셨습니까? 변신남 예. 집에 가보니까 아내와 딸이 있었습니다. 조사원 만나신 거네요? 변신남 그런 거나 마찬가지죠. 이제 생각 났습니다. 조사원 아까는 혼자 술을 드셨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변신남 그러니까 그게··· 조사원 말을 자꾸 바꾸시면 안 됩니다. 변신남 그냥 생각나는 대로 얘기하는 겁니다. 조사원 예. 일단 얘기를 해보세요. 변신남 집에 갔는데 딸이 밥을 먹고 있었어요. 무대는 변신남의 집.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있는 딸. 변신남이 집으로 들어간다. 변신남 나 왔어. 딸 (쳐다보지도 않고 밥을 먹는다) 변신남 학원은 어떠냐? 딸 (대답 없다) 변신남 요즘 대학생들은 배낭여행 많이 가던데. 넌 안 가도 되니? 딸 (아빠를 무시하며) 엄마, 국 좀 더 줘. 아내, 나온다. 아내 (변신남에게 왔냐는 인사도 없이) 그만 먹어. 살쪄. 딸 배고파. 변신남 나는 밖에서 먹고 왔어. 장 과장이 삼계탕 잘하는 집을 안다고 해서. (아내와 딸은 듣지도 않는데 과장되게) 어휴, 배부르다. 딸 (엄마에게 말하지만 아빠에게 들으라는 듯) 한밤중에 밥 먹는 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어. 지금 먹어두면 좀 좋아. 덜그럭 덜그럭 잠이나 깨우고. 아내 (밥을 퍼서 변신남 앞쪽에 갖다 놓는다) 변신남 (침을 꿀꺽 삼키며) 배부른데···. 아내 먹어. 변신남 오이냉국 맛있어 보이네. 그럼 조금만 먹어볼까. 변신남이 못이기는 척 식탁에 앉자 딸이 식탁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변신남 (돈을 꺼내 놓으며) 저번에 맡았던 공사 말야. 그 쪽 업체에서 대금이 들어왔나봐. 월급도 제때 못줘서 미안하다고…. 보너스다 생각하라면서 주더라구. 아내 (남편을 돌아본다) 변신남 아파트 융자금 밀린 거 꽤 되잖아. 부족하겠지만 좀 보태라고. 아내는 남편을 돌아보지 않은 채, 아무 말 없이 돈을 들고 들어간다. 혼자 남아 밥을 먹는 변신남. 공원에서 도시락을 타먹을 때보다 더 퍽퍽한 느낌이다. 한 숟가락 두 숟가락…. 시간이 구름처럼 흩어진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 둘러봐도 피아노는 없다. 밥을 먹다 말고 창밖을 바라보는 변신남. 보이는 것은 자신의 마음과 닮은 형체도 색깔도 없는 허공뿐…. 피아노 소리가 변신남의 가슴을 쓰다듬는 것 같다. 자신도 모르게 한숨과 함께 짧은 탄성이 터져 나온다. ‘아…, 힘들다….’ 식탁 위의 조명이 꺼질락 말락 불안하게 깜박인다. 변신남 어, 이게 왜 이러지? 변신남이 일어나서 전구를 이리저리 만지며 돌려본다. 피아노 소리 점점 커지다가 뚝 멈추면, 짧은 암전과 함께 변신남이 변신한다. 그가 앉아 있던 식탁의자 위엔 장난감 피아노 하나가 놓여 있다. 아내와 딸이 나온다. 아내가 리모컨으로 TV를 켠다. 뉴스캐스터(목소리) …머그컵으로 변신한 남편을 깨뜨려 죽음에 이르게 한 박모 여인에게 무죄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검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죽은 김씨와 아내 박모 여인은 주말마다 함께 시간을 보낼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고 밝혀졌습니다. 사건 당일에도 박모 여인은 남편의 변신 소식을 듣자마자 변신대책본부를 찾았다가 이런 변을 당하게 되었는데요, 어떤 정황으로도 남편에 대한 고의성은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검찰은 박모 여인의 사례를 ‘매우 특이한 사건’으로 보고 그녀에게 살인이나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박모 여인은 남편을 잃은 충격으로 정신적 쇼크 상태를 보이고 있으며, 그런 그녀에게 시민들의 위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딸 (TV를 끄고) 저건 당연히 무죄 아냐? 고의로 죽인 것도 아니잖아. 아내 고의가 아니었는지는 저 여자밖에 모르지. 딸 던진 것도 아니고 미끄러져서 놓친 건데. 아내 죽은 사람만 억울한 거야. 딸 대체 어떤 사람들이 변신을 하는 걸까. 아내 글쎄다. (빈 식탁을 보고는) 니 아빤 밥 먹다 말고 또 어디 갔대니? 딸 자주 없어지잖아. 아내 아빠가 돈을 주더라? 딸 어디서 구했을까. 이제 더는 빌릴 사람도 없을 텐데. 아내 먼저 얘길 안 하니, 아는 척 할 수도 없고. 회사 잘린 지가 얼마야. 딸 (장난감 피아노를 발견하고) 이게 뭐야? 아내 그게 뭐니? (살펴보는) 하여튼 이런 걸 왜. 딸 (피아노를 눌러보며) 소리도 안 나네. 이제 그만 좀 하라고 해. 아빠가 주워온 것들로, 집안이 온통 쓰레기장이야. 아내 고장 난 걸 왜 들고 왔대니. 점점 이상한 버릇만 생기고. 딸 어떻게 좀 해봐. 언제까지 아빠 저러는 거 모른 척 할 건데. 아내 우리가 이런데 아빠는 오죽하겠니. 딸 아빠도 힘들지만 우리도 힘들잖아. 나…, 아빠가 매일 노숙자들이랑 밥 먹는 거 싫어. 아내 …. 딸 우리 이 집 팔고 이사 가면 안 돼? 더 작은 집으로. 아내 이게 어떤 집인데. 아빠가 젊을 때부터 벌어서 처음으로 장만한 우리집이야. 여길 어떻게 나가. 딸 갚을 돈이 더 많잖아. 아내 생각 좀 해보자. 딸 아빠도 참, 그냥 확 터놓고 얘기를 하든가. 거짓말도 하루 이틀이지, 6개월을 뭐하는 거냐구. 아내 자존심 하나로 살아온 아빠야. 그거라도 없으면 니네 아빤, 죽어. 딸 그런 모습 더는 못 보겠어. (흉내를 내며) 삼계탕 먹었더니, 아휴 배부르다. 아내 (장난감 피아노를 가리키며) 이거 어따 치워라. 딸 몰라. 고장난 거, 갖다 버려. 아내 니가 버리든가. (방으로 들어간다) 딸 (따라 들어가며) 저런 것 좀 주워오지 말라고 해 제발. 식탁 위에 덩그러니 남은 장난감 피아노. 옆에 서서 아내와 딸을 바라보는 변신남의 모습처럼 쓸쓸하다. 딸이 눌러보던 버튼이 뒤늦게 작동하는지 장난감 피아노에서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텅 빈 공간에 홀로 선 변신남만이 그 멜로디를 듣고 있다. 변신남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전화벨소리. 조사실의 불이 켜지고 조사원이 전화를 받는다. 변신남은 다시 조사실의 자기 자리로 가서 앉는다. 조사원 그래? 알았어. (끊고) 찾았답니다. 변신남 뭐를요? 조사원 사모님과 따님 찾았답니다. 이제 힘들게 기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까 전에 여기로 출발하셨다니까 잠시 후면 도착하겠는데요? 변신남 그래요? (표정 어두워진다) 조사원 기쁘지 않으십니까? 표정이 왜 그러세요? 변신남 아니요. 그냥··· 조사원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게 돼서 그러신가보네요. 오후 내내 조사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 정황으로 봐서는 변신일 가능성이 높은 것 같은데 뭘로 변신하셨는지만 기억하시면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변신남 다 끝난 건가요? 조사원 집도 찾으신 것 같으니까, 먼저 가족들 만나보시고 마무리하죠.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조사원 밖으로 나가고 변신남 초조해한다. 긴장한 얼굴. 안절부절못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서성인다. 밖에서 조사원의 목소리 들린다. 조사원(목소리) 오셨습니까? 허영범씨는 안에 계십니다. 사모님이랑 따님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서 얼마나 걱정을 하시던지. 이쪽입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제가 모시고 나오겠습니다. 조사실의 불빛이 깜박인다. 변신남, 고개를 들어 깜박이는 불빛을 쳐다본다. 불이 꺼진다. 짧은 암전 후, 조사원 들어온다. 조사원 어? 왜 불이 꺼져 있지? 조사원, 불을 켠다. 변신남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변신남이 앉았던 자리 옆에 똑같은 의자가 하나 더 놓여 있다. 조사원 원래 여기 의자가 두 개였었나? (주위를 둘러보며) 허영범씨. 허영범씨. 어디 계세요? 허영범 씨. 허영범씨. 변심남을 찾는 조사원의 목소리만 허공에 가 부딪친다. <끝>
  • 美 “한국등 14국 통화스와프 내년2월 종료”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 RB)는 16일(현지시간) 한국은행 등 14개국 중앙은행과 맺은 통화스와프 협정을 내년 2월1일로 종료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연준의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통화정책결정회의를 마치면서 발표한 성명에서 “연준의 특별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이 예정대로 내년 2월1일로 종료될 것”이라면서 “각국 중앙은행들과 맺은 통화스와프 협정도 내년 2월1일로 종료하기 위해 해당 중앙은행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미 연준이 통화스와프 협정들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함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한은과 미 연준이 맺은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은 내년 2월1일로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 연준은 이날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제로수준으로 동결키로 결정하는 한편, 앞으로 “상당기간에 걸쳐” 초저금리 정책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mkim@seoul.co.kr
  • [생각나눔 NEWS] 겨울철 경찰 자전거순찰 효율성 논란

    [생각나눔 NEWS] 겨울철 경찰 자전거순찰 효율성 논란

    “자전거 순찰은 주민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고 지역을 세밀히 관찰할 수 있다. 범죄 발생을 더욱 줄일 수 있다.”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범인을 자전거로 잡는 것은 고사하고 따라갈 수나 있나. 고생만 되는 보여 주기 행정이다.” 겨울이 되면서 경찰의 자전거 순찰 효율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월부터 자전거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 244개 경찰서 가운데 197개 경찰서가 1427대의 순찰용 자전거를 운영하고 있다. 자전거는 순찰차가 들어가기 곤란한 공원이나 고수부지, 주택가의 좁은 골목길, 아파트단지 등에서 순찰하기 좋다. 주민접촉 기회가 더 늘면서 지역민은 치안활동을 피부로 느낀다.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추진 방침에도 부응하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자전거는 순찰차나 오토바이에 비해 기동력이 떨어진다. 또 농촌지역 등 관할지역이 넓은 곳이나 언덕 등이 많은 곳에서는 약점이 된다. 눈이나 비가 많이 오거나 너무 춥거나 더운 날은 안 되는 등 기후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이런 이유로 일선 경찰의 자전거 순찰 목소리는 엇갈린다. 서울시내 한 지구대 경찰은 “순찰차가 진입할 수 없는 곳에 들어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서 관할 지구대의 다른 경찰은 “순찰의 목적도 있지만 주민과 접촉을 더한다는 대민지원의 민생치안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반면 언덕배기에 위치한 지구대의 한 경찰관은 “지금도 자전거를 타기보다는 주로 밀고 다니는데다 날씨가 더 추워져 길이 얼면 이마저도 힘들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시내의 다른 지구대 경찰관은 “자체적으로 기온이 영하일 때는 자전거 순찰을 안 하기로 정했다.”며 “각 지구대나 파출소의 민원담당관이 자전거 순찰을 하는데 나이가 많아 기동력도 떨어지고 힘들고 불편해한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자전거 순찰을 보다 활성화할 방침이다. 경찰청 생활안전국 관계자는 “자전거 순찰이 주민 접촉기회가 더 많아 순찰과 민원상담도 같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낮에 다세대 주택을 털려던 이른바 ‘낮털이범’을 자전거로 순찰하던 경찰이 발견해 잡은 적도 있다면서 “자전거로 직접 범인을 잡을 수도 있지만 112 순찰차와의 연락체계 등을 강화해 문제점을 보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청은 일선 경찰서에 겨울철임을 감안해 현행 2~6시간으로 되어 있는 자전거 순찰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라고 지시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얘들아 걱정마! 엄마가 TV로 지켜볼게”

    “얘들아 걱정마! 엄마가 TV로 지켜볼게”

    # “어머, 우리 애 봐. 또 흘리고 먹네. 집에서도 그러더니….” 지난 9일 오후 5시, 서울 성동구 용답동에 사는 김은정(34)씨의 집에 동네 주부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서울형 어린이집 전용 인터넷TV(IPTV)로 어린이집에 보낸 자녀들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날은 김씨의 딸이 다니는 성동구 ‘꿈터어린이집’에서 IPTV 서비스가 처음 시작된 날. 김씨가 리모컨을 누르자 TV 화면 아래에 ‘서울형 어린이집’이라는 창이 떴다. ‘우리아이 보기’라는 창을 누르자 곧이어 어린이집 내부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어린이들이 교사와 함께 간식을 먹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확대하기’를 누르자 얼굴 표정까지도 생생하게 비쳤다. 주부들은 “화질이 깨끗하고, 소리도 선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며 만 다섯살짜리와 한살짜리 자녀를 키우는 김씨는 “둘째를 보면서 일을 하느라 어린이집에 가 볼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이젠 편안하게 TV로 딸을 지켜볼 수 있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형 어린이집’이 도입된 지 6개월이 지나면서 새로운 보육 트렌드가 등장했다. 바로 ‘워치맘’의 탄생이다. 직장에 다니는 주부나 전업 주부들이 TV와 인터넷을 통해 자녀들의 어린이집 생활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조두순 사건’ 이후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IPTV에 대한 관심은 부쩍 높아졌다. 월 3000원(일부 가입자는 무료)의 부담없는 요금도 인기요인 중 하나다. 이날 처음으로 IPTV 서비스를 실시한 꿈터어린이집엔 첫날에만 20명이 넘는 엄마들이 서비스를 신청했다. 실제 서울시에도 무려 685곳의 서울형 어린이집에서 신청이 들어왔다. 신청이 폭주하자, 서울시가 재정 문제를 감안해 현재 259곳에만 설치를 해준 상태. 시는 서울형 어린이집 지정 시설에만 무상으로 IPTV를 설치해주고 있다. 화면을 통해 급식이나 간식의 메뉴까지 확인할 수 있어 안전이나 건강 관리도 용이하다. 어린이집 교사를 비롯해 주간 식단과 가정통신문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엄마들이 반기는 장점이다. 워치맘의 등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보육 교사에 대한 인권침해이자 상호불신을 조장할 수 있다는 점 등이다. 국책연구기관인 육아정책개발센터의 서문희(55) 기획조정연구실장은 “보육교사의 인권도 존중돼야 하기 때문에 교사들과 합의가 전제돼야 하고 인센티브 등 혜택도 추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5월부터 민간 어린이집에 국·공립 수준의 지원을 해주고 그만큼의 책임을 지워 질높은 보육환경을 조성해 주는 ‘서울형 어린이집’사업을 펼치고 있다. 1550곳의 어린이집이 ‘서울형’ 인증을 받은 상태. 특히 시는 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일부 어린이집에 IPTV를 설치해주고 있다. 당초 ‘인권 침해’ 등의 이유로 저조했던 IPTV 서비스 신청이 최근 들어 크게 늘고 있다. 글 사진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얘들아 걱정마! 엄마가 TV로 지켜볼게”

    “얘들아 걱정마! 엄마가 TV로 지켜볼게”

    # “어머, 우리 애 봐. 또 흘리고 먹네. 집에서도 그러더니….” 지난 9일 오후 5시, 서울 성동구 용답동에 사는 김은정(34)씨의 집에 동네 주부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서울형 어린이집 전용 인터넷TV(IPTV)로 어린이집에 보낸 자녀들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날은 김씨의 딸이 다니는 성동구 ‘꿈터어린이집’에서 IPTV 서비스가 처음 시작된 날. 김씨가 리모컨을 누르자 TV 화면 아래에 ‘서울형 어린이집’이라는 창이 떴다. ‘우리아이 보기’라는 창을 누르자 곧이어 어린이집 내부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어린이들이 교사와 함께 간식을 먹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확대하기’를 누르자 얼굴 표정까지도 생생하게 비쳤다. 주부들은 “화질이 깨끗하고, 소리도 선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며 만 다섯살짜리와 한살짜리 자녀를 키우는 김씨는 “둘째를 보면서 일을 하느라 어린이집에 가 볼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이젠 편안하게 TV로 딸을 지켜볼 수 있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형 어린이집’이 도입된 지 6개월이 지나면서 새로운 보육 트렌드가 등장했다. 바로 ‘워치맘’의 탄생이다. 직장에 다니는 주부나 전업 주부들이 TV와 인터넷을 통해 자녀들의 어린이집 생활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조두순 사건’ 이후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IPTV에 대한 관심은 부쩍 높아졌다. 월 3000원(일부 가입자는 무료)의 부담없는 요금도 인기요인 중 하나다. 이날 처음으로 IPTV 서비스를 실시한 꿈터어린이집엔 첫날에만 20명이 넘는 엄마들이 서비스를 신청했다. 실제 서울시에도 무려 685곳의 서울형 어린이집에서 신청이 들어왔다. 신청이 폭주하자, 서울시가 재정 문제를 감안해 현재 259곳에만 설치를 해준 상태. 시는 서울형 어린이집 지정 시설에만 무상으로 IPTV를 설치해주고 있다. 화면을 통해 급식이나 간식의 메뉴까지 확인할 수 있어 안전이나 건강 관리도 용이하다. 어린이집 교사를 비롯해 주간 식단과 가정통신문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엄마들이 반기는 장점이다. 워치맘의 등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보육 교사에 대한 인권침해이자 상호불신을 조장할 수 있다는 점 등이다. 국책연구기관인 육아정책개발센터의 서문희(55) 기획조정연구실장은 “보육교사의 인권도 존중돼야 하기 때문에 교사들과 합의가 전제돼야 하고 인센티브 등 혜택도 추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5월부터 민간 어린이집에 국·공립 수준의 지원을 해주고 그만큼의 책임을 지워 질높은 보육환경을 조성해 주는 ‘서울형 어린이집’사업을 펼치고 있다. 1550곳의 어린이집이 ‘서울형’ 인증을 받은 상태. 특히 시는 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일부 어린이집에 IPTV를 설치해주고 있다. 당초 ‘인권 침해’ 등의 이유로 저조했던 IPTV 서비스 신청이 최근 들어 크게 늘고 있다. 글 사진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월드컵 3차대회] 금밭 쇼트트랙 ‘휘청’

    ‘세계 최강’ 쇼트트랙 한국대표팀의 ‘골드 행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9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막을 내린 2009~10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3차 대회에서 금 2, 은메달 3개로 대회를 마쳤다. 남자대표팀의 성시백(용인시청)이 1000m와 5000m계주에서 2개의 금과 1500m 은메달로 ‘에이스’다운 면모를 뽐냈고, 이정수(단국대)가 1000m 은메달을 추가했다. 하지만 여자부는 1500m에서 조해리(고양시청)가 은메달 하나를 땄을 뿐 3000m계주에선 준결승에서 실격, 2차대회에 이어 결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1000m 결승에도 우리 선수는 없었다. 1·2차대회에서 8개의 금메달 중 5개씩을 쓸어담으며 ‘쇼트트랙 강국’의 자존심을 지켰던 한국은 정작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는 3차 대회에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중국이 금3·은2·동4로 가장 빼어난 성적을 거뒀고 캐나다(금2·은1·동2)와 미국(금1·은2·동2)의 추격도 거셌다. 대회에 걸린 24개의 메달을 한국, 중국, 캐나다, 미국이 사이좋게(?) 나눠가진 것. 전이경 해설위원은 “진짜 대회는 올림픽이니 선수들이 그때까지 부상 없이 최상의 컨디션을 이어가는 것이 최우선이다. 올림픽이 중요하다.”고 격려했다. 밴쿠버행 티켓은 3·4차대회 성적을 합쳐 500m와 1000m에서는 32위 이내에, 1500m에서는 36위 이내에 들어야 딸 수 있다. 릴레이에서는 8위 안에만 들면 된다. 어떻게 보면 올림픽 풀엔트리(종목당 3명) 확보에 큰 문제는 없는 셈. 3차대회로 의기소침해 있을 게 아니라 4차대회(13~16일·미국 마켓)에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결승에 오르지 못한 남자 500m와 여자 1000m, 3000m 릴레이는 더 세심한 작전이 필요하다. 정상의 자리는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고 했다. 한국을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만들었던 ‘호리병주법’, ‘바깥돌기’, ‘날 들이밀기’ 등 특허기술들은 이미 경쟁국에 퍼진 상태. 체력과 체격에서 밀리는 한국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이어가려면 능수능란하게 기술을 구사하는 방법밖에 없다. 한편,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 중인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대회 500m에서는 이강석(의정부시청)이 은메달, 이규혁(서울시청)이 동메달을 땄다. 여자간판의 이상화(한국체대)는 500m 5위를 차지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전자호구 악연 계속되나

    │코펜하겐 임일영특파원│우려가 조금씩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계속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이틀 동안 은메달 1개에 그쳤다. 최연호(한국가스공사) 등 간판선수들의 경기가 후반에 몰린 탓도 있다. 그렇지만 은메달을 딴 남윤배(가스공사)를 뺀 5명 모두 1·2회전에서 탈락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 대회는 ‘재미없는 태권도’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중심에 있다. 아킬레스건인 판정 시비를 없애기 위해 세계연맹(WTF)은 처음으로 세계선수권에 ‘라저스트스포츠’의 전자호구를 도입했다. 올림픽 전문 뉴스 웹사이트 ‘어라운드 더 링스(ATR)’는 16일 태권도 전자호구가 베일을 벗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빠른 적응력을 뽐낸 미국·유럽·중국과 달리 ‘종주국’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ATR은 첫 날 남자 80㎏급 2회전 박정호(가스공사)-우마르 시세(말리) 전을 예로 들면서 예전 방식이면 한국이 이겼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정호는 4-5로 졌다. 전자호구가 한국에게 불리할 수 있음을 지적한 부분이다. 물론 라저스트 전자호구와의 악연이 처음은 아니다. 국내 공식대회에 라저스트 제품이 사용된 것은 2007~08년 전국체전 뿐. 제품의 공신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대한태권도협회은 7월부터 주관 대회에 다른 방식의 전자호구인 KP&P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국내에 라저스트 제품을 보유한 곳이 대표팀 외에 삼성에스원, 가스공사 등 ‘넉넉한’ 팀이란 점도 선수들이 적응하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 한 세트(호구 2벌·리시버·센서 신발 등)에 2500달러(290만원)가량하는 데다 국내 대회에서 쓰지 않는 마당에 출혈을 감수할 지자체나 대학 팀은 없기 때문. 대표팀 관계자는 “선수들이 적응하기에 실업팀과 대표팀이 보유한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또 출국 3일 전에야 센서 달린 신발이 선수들에게 지급됐을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빗겨 맞아도 점수가 올라가고, 제대로 때려도 안 되는 경우도 봤다. 요행수의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라고 말했다. 라저스트사 관계자는 “미국과 북유럽, 중국에 생산량의 90%가 팔렸다. 적응에 유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rgus@seoul.co.kr
  • [데스크 시각] 4대강사업 책임 떠넘기기 공방 유감/김성곤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4대강사업 책임 떠넘기기 공방 유감/김성곤 산업부 차장

    “당시 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 투자를 종용한 공무원이나 수공 담당자가 누구입니까.”(모 국회의원) “당시 유권해석 의뢰에 대한 질의회신 자료가 없어서 책임자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정부 혹은 수자원공사 4대강 담당자) 2013년 5월 어느 날 국회에서 혹시 있을지도 모를 국정조사의 한 장면을 그려본 것이다. 이런 광경을 필자만 떠올렸을까. 유감스럽게도 필자뿐 아니라 정부나 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 담당자도 떠올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지난 6일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뚜렷한 쟁점이 없는 이번 국감에서 그나마 핫 이슈로 떠오른 것이 4대강 사업이다. 국감 첫날 국토해양부에서 열린 국감에서 야당은 수자원공사가 8조원에 달하는 4대강 사업을 떠맡는 것에 대한 적법성 논란을 제기했다. 한국수자원공사법 9조와 26조를 들어 이수(利水)와 치수(治水) 사업에 수공이 시행자로 직접 참여하는 것이 적법하지 않다는 것이다. 야당은 수자원공사가 법무공단 등 4개 기관에 법률자문을 받은 결과 ‘수공이 4대강 사업을 자체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은 하천법과 수자원공사법에 위배된다.’는 의견을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국토부가 이를 강행했다고 따졌다. 수공은 ‘국토부에서 적법하다고 유권해석을 했고, 또 당초 법률자문에서 적자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법에 위배된다는 해석을 했지만 정부가 이자보전 등 적자를 보전해 주겠다고 한 만큼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4대강에서 어떻게 8조원의 투입비를 뽑을 수 있는지, 또 국토부에서 사업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했다면 누가 그런 해석을 했는지 문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추궁했다. 국토부와 수자원공사 사이에 오간 공문 등을 감안하면 일의 진행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4대강 살리기 사업에 수공 참여 적법한가)→국토부(4대강 사업 참여가 적법한지를 4대강살리기추진본부가 물어왔는데 수공의 의견은 어떤가)→수자원공사(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은 법에 위배된다)→국토부(이자 등 적자를 보전해 주겠다)→수자원공사(그럼 사업참여하겠다)’로 오가는 과정으로 이뤄졌다. 이 과정만 보면 법령상 문제는 없는지 등을 철저히 따진 깔끔한 행정절차로 비쳐진다. 하지만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야당의원이 지적한 것처럼 국토부 등 담당 공무원의 유권해석이 서류로 남아 있지 않고, 구두로 이뤄진 것은 먼 훗날 수공이 부실덩어리(?)로 전환한 이후 이를 따지는 국정조사나 감사 등에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반대로 수공이 법무법인 등의 자문결과를 빌려서 사업 참여를 하지 않으려 했다거나 아니면 정부로부터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게임(?)을 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로 수공 임원은 국감에서 법무법인의 자문 결과 4대강 사업 참여가 적법하다는 의견과 법에 위배된다는 양론이 있었지만, 이중 위법하다는 의견을 국토부에 제시했다고 밝혀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줬다. 4대강 사업은 이미 되돌리기에는 불가능해진 상태다. 이런 4대강 사업에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2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고, 유사 이래 처음 시도되는 역사적인 사업인 만큼 담당자들의 당당함을 보고 싶다. 말로는 4대강 사업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먼 훗날의 추궁(?)을 염두에 둔다면 국민은 물론 자신도 설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4대강살리기 사업은 정치적 성격이 짙어서 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행정부나 정부투자기관까지 정치적으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은 국토부와 수공이 정치적으로 결정된 범위에서 합법적으로, 소신껏 추진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 김성곤 산업부 차장 sunggone@seoul.co.kr
  • 11월 2일부터 원서접수·9일 동시 공개 추첨

    특정 날짜가 되면 자동적으로 나오는 공립초등학교 취학통지서와 달리 사립초등학교는 학부모가 따로 지원을 해야 한다. 그만큼 신경써야 할 사항들도 많다. 사립학교 지원시 유의해야 할 점들을 소개한다. ●11월 7일까지 입학원서 접수해야 전국 77개 사립초등학교가 오는 11월2일부터 입학원서 접수를 시작한다. 지원을 원하는 학부모들은 7일까지 각 지원학교에서 원서를 받아 제출할 수 있다. 따로 준비할 서류는 없다. 작성한 입학원서와 함께 아이 사진 2장만 제출하면 된다. 단, 사진은 3개월 이내 찍은 것이어야 한다. 모집인원은 학교마다 다르다. 학교별로 인가된 학급 범위 안에서 각 학교장이 승인한 모집인원만큼 뽑는다. 학교별 남녀 모집비율은 특별한 제한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가능한 50대50으로 하는 걸 원칙으로 했다. 각 학교에서 정한 입학금, 수업료 등은 모집 공고를 낼 때 학부모에게 함께 알리도록 돼 있다. 지원을 결정할 때 참고하자. ●지원아동은 추첨 당일 출석해야 지원학교에서 입학원서를 접수하면 11월9일 공개추첨을 통해 최종 입학자를 결정한다. 남학생의 경우 오전 10시에, 여학생은 오후 2시에 추점을 진행한다. 추첨하는 날 지원아동은 추첨 30분 전까지 반드시 보호자와 함께 학교에 출석해야 한다. 추첨 결과 입학이 확정된 아동에게는 바로 학교장의 입학승낙서를 배부한다. 지원자가 모집정원보다 적으면 추첨 없이 지원자 전원이 입학하게 된다. 결원이 생기면 각 학교에서 정한 방법으로 자율 공개모집할 수 있다. 입학이 확정된 아동은 12월1일에서 5일 사이에 입학승낙서를 첨부해 거주지 동사무소에 신고해야 한다. 동장은 공립학교 취학통지서를 배부하기 전인 같은달 19일까지 사립학교 취학통지서를 발급하게 된다. 내년도 입학대상은 2003년 1월1일부터 12월31일 사이에 태어난 아동이다. 서울 사립학교에 지원하는 아이들은 현재 서울에 거주하고 있어야 한다. 지난해 미취학 아동이나 조기입학을 희망하는 아동도 포함된다. ●국립초교는 11월9일부터 접수 국립인 서울사대 부설초교와 서울교대 부설초교는 사립초교 추첨이 끝나는 11월9일부터 13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이후 18일 각 학교에서 공개 추첨을 한다. 공립초등학교는 이 일정이 모두 끝난 12월20일 취학통지서를 배부한다. 자녀의 발육 부진이나 질병 등의 이유로 입학을 연기하거나 반대로 조기입학을 희망하면 10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동사무소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도움말: 서울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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