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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FTA 발효되면 매출늘 것”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8명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미 FTA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과제로는 ‘국민 공감대 형성’보다 ‘규제 개혁’을 꼽는 이가 훨씬 더 많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CEO 131명을 대상으로 ‘CEO가 보는 한·미 FTA 인식과 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10일 나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9.4%가 “한·미 FTA가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인 시점으로는 “발효후 3년 이내”(45%)가 가장 많았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의 기대감이 더 컸다. 대기업 CEO가 전망한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13.7%였던 반면, 중소기업 CEO는 17.3%를 내다봤다. 시간의 길고 짧음은 있었지만 CEO의 대부분(93.9%)은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낙관했다. FTA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정책과제로는 기업규제 개혁(40.5%)이 압도적으로 많이 꼽혔다. 국민공감대 형성(14.5%)과 정치쟁점화 방지(13.0%)는 그 뒤를 이었다. 앞으로 FTA를 맺어야 할 국가로는 ▲유럽연합(EU) 41.3% ▲중국 37.4% ▲일본 12.2% ▲중동 3.8% ▲인도·러시아·남미(메르코수르) 각 1.5%의 순이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미 FTA로 GDP 10년간 80兆 증가”

    “한·미 FTA로 GDP 10년간 80兆 증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11개 국책연구기관은 30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실질 국민총생산(GDP)이 10년간 80조원(6%)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기간 고용은 34만명 늘고 무역흑자와 외국인 투자가 200억달러와 230억∼320억달러씩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들도 가격인하 등으로 20조원의 혜택을 볼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FTA 비준을 의식해 지나치게 낙관론에 무게를 실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농업 생산이 15년에 걸쳐 연평균 6698억원씩 감소하고 농촌 일자리가 1만개 이상 사라질 것으로 보면서도 피해액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경태 KIEP 원장이 이날 국회 FTA 체결대책특위에 보고한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 분석’에 따르면 실질 GDP는 연평균 0.6%씩 늘어날 전망이다. 체결 첫해 GDP가 0.32% 증가하지만 3년 뒤부터는 생산성 증대로 증가폭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KIEP는 FTA로 인한 생산성 증대 효과를 제조업 1.2%, 서비스업 1%로 전제했다. 고용은 FTA를 체결하지 않을 때보다 단기적으로 5만 7000명 늘고 장기적으로는 연평균 3만 4000명씩 10년간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생산 증대가 발생하지 않으면 고용창출 효과는 연평균 8320명으로 줄어든다. 따라서 생산성 증대 여부에 따라 FTA의 경제적 효과는 고무줄처럼 늘거나 줄 수 있어 분석의 신뢰성은 장담할 수 없다. 보고서도 “분석 모형이 완전고용을 가정하는 등 현실경제를 정확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면서 “모형에 활용된 데이터가 최신 버전이지만 2001년 기준이기 때문에 이후 발생한 경제구조의 변화를 포착하기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민승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농업 관련 통계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에서 계량분석에만 치중, 농업경영 측면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소시지 수입의 경우 사료업체-양돈농가-도축·가공업체-소시지업체-소매점 등으로 이어지는 입체적인 산업분석을 포함해야 했다는 것이다. 농가공식품의 효과 분석은 아예 빠졌다. 이창재 KIEP 부원장은 “FTA 협상 결과를 최대한 반영했지만 실제 효과는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면서 “수치 자체보다 방향과 흐름에 중점을 두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향 평가에 참여한 서진교 KIEP 수석연구원도 “피해는 추정일 뿐 대책은 현실에 입각해 다양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지난해 3월 FTA로 인한 대미 무역수지를 47억달러 적자로 예측했다가 이번에 46억달러 흑자로 바뀐 이유 등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당초 GDP는 7.8%, 고용은 55만명 증가로 예측했다. 세계적으로 수출이 234억달러 늘어 무역수지가 196억달러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지난 10년간 노동생산성의 연평균 증가율 8.6%가 지속된다는 가정에서다. 최근 요소 생산성이 떨어져 성장 엔진이 꺼지고 있다는 정부측 입장과도 맞지 않는다. 한편 산업별 생산증가 효과는 연평균으로 ▲자동차(2조 9000억원)가 가장 크고 ▲전기·전자(1조 2000억원) ▲섬유(5000억원) 등의 순이다. 반면 피해가 예상되는 농업의 생산 감소는 ▲축산(4664억원) ▲과수(1551억원) ▲채소·특작(368억원) ▲곡물(115억원) 등이다. 제약업도 연평균 900억∼1688억원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문일 이영표기자 mip@seoul.co.kr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前 주미대사 박건우 경희사이버대 총장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前 주미대사 박건우 경희사이버대 총장

    조승희 사건은 참상 자체의 충격 못지않게 한·미 양국의 사회와 가족, 문화에 대해 깊이 성찰해 보는 계기가 됐다. 많은 반대정서에도 불구하고 신속히 타결된 FTA, 북핵 2·13합의의 후속조치 등 한·미 외교 현안이 민감한 상황에서 발생한 사건이었기에 미묘한 파장도 있었다. 박건우(69) 경희사이버대 총장은 주미 대사 등 외교관생활 38년을 대부분 미주지역에서 보낸 미국통이다. 그로부터 이번 사건 대응에 대한 평가와 교훈, 한·미 현안 해결에 있어 대미 전략 등을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서울 회기동 총장실에서 있었다. ●애도 표현으로 족해… 그 이상은 어색 ▶미국인들의 참사 대응방식이 우리와 크게 다른데 그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의 차이죠. 긴 미국생활 경험에서 보면 종교 때문인지는 몰라도 죽음에 대한 철학이 좀 다른 것 같아요. 우리는 죽음은 곧 단절이고 끝이라 여겨 슬픔이 더하는 것 같고, 또 슬픔은 다 쏟아내야 가벼워진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미국인들은 오열하면서도 참아내고 주어진 어려움 속에서 어떻게 딛고 일어서느냐를 생각하는 것 같아요. 참사를 막아보려다 희생된 교수 두 분을 통해서도 위로를 느끼고, 미국이 합중국인 만큼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기보다 다수 민족이 합해 미국을 건설해 나가야 한다는 이념도 작용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은 한 명의 외톨이가 저지른 일이라는 이해의 출발점에서 시작된 것이죠. 만일 이 사건이 미국 밖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다거나, 조직적인 음모가 있었다면 유일 초강대국으로서 이런 차분한 모습을 보여줄 순 없었겠죠.” ▶주미 대사가 사과 표현과 함께 32일 금식기도를 제안하고 정부는 조문사절을 보낼지 검토했다고 하는데 이런 대응이 적절했다고 봅니까. “우리가 혈연, 지연, 체면을 중시하는 사회다보니까 책임의식이 좀 앞서갔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덟살 때 미국 이민을 가 15년 동안 한번도 한국 땅을 밟지 않은 사람에게 우리가 어떻게 손을 뻗칠 수가 있었겠어요. 서구사람들 기준에서 보면, 진정에서 우러난 애도 표현으로 족하지 그 이상은 어색합니다. 더구나 정부나 관료 입장에서는 권한의 범위 안에서 정제되고 절제된 언어를 구사했어야 합니다. 말이 길어져도 애도의 참뜻이 빗나갈 수 있고, 더 이상 나가면 우리가 모르는 다른 일이 있나 하는 억측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요.” ●외국인들 인종문제 거론 자체를 싫어해 ▶이번 일로 미국의 총기 규제가 강화될까요. “그들의 총기 철학이 우리와 전혀 다릅니다. 건국 초기에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정당방위 수단이 총이었어요. 총기사용은 헌법으로 보장될 뿐만 아니라 총을 많이 가질수록 큰 사건을 방지한다고 생각하죠. 참사가 있을 때마다 선거이슈가 되지만,‘표’때문에 약화되고 말아요. 초유의 끔찍한 사고 앞에 어떤 자극을 받을지 저도 지켜보고 싶습니다.” ▶교민사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교민 중엔 2,3세까지 키워놔서 미국 주류사회에 들어간 가정도 많지만, 이번 경우처럼 가계와 교육비 때문에 자녀들과 대화를 못갖는 가정도 많습니다. 더 큰 장래의 목표를 위해서 자리잡는 데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이번 사건에서 큰 교훈을 얻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미국 교민들 걱정을 하면서 인종문제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참으로 삼가야 할 표현입니다. 미국인들은 한국인들로부터 인종문제 우려를 듣는 것 자체를 싫어합니다. 정부의 공식 언급에서도 이런 표현을 봤는데, 이것은 미국 사회에 대한 모욕이예요.” 박 총장은 언어 이상의 진심어린 교감의 한 사례를 소개했다. 며칠 전 국내 거주 미국인들과 만찬을 가졌는데 아무도 이번 사건을 거론하지 않았다. 말미에 좌중에서 연로한 한국인 한명이 일어서서 말했다.“오늘 미국 친구들에게 경의를 표해야겠다. 마음이 너무나 아플텐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는 그 마음을 읽을 때 내 마음은 더욱 아팠다.”이에 한 미국인 여성이 일어나 악수를 청하면서 말했다.“그 말씀 한마디로 충분하다. 고맙다.”박 총장은 이번 일이 한·미간에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FTA는 경제 뛰어넘는 큰 의미 ▶한·미 FTA 타결로 양국간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어떤 과제가 있겠습니까. “한·미동맹 관계가 지난 몇년 동안 조금 어려움을 겪은 것은 우리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1995년 제가 주미대사 시절, 워싱턴 DC에 한국전 참전기념비가 세워졌는데, 그 이후 한·미동맹의 의지가 흐려지는 걸 보고 안타까웠습니다. 한·미동맹의 기반 위에서만이 한반도 평화가 정착된다고 믿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번 한·미 FTA의 획기적 타결은 역사적인 일로 경제를 뛰어넘는 중요성과 의의를 갖는다고 봅니다. 미국의 대일, 대중 관계에 자극을 줄 뿐만 아니라 우리의 대일, 대중, 동북아 관계에서 기초가 될 일입니다. 정부의 피해분야 보전 의지를 믿고 국회 비준과정을 슬기롭게 마무리했으면 좋겠어요.” ▶북핵 2·13 합의가 BDA 문제 등으로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수순으로 풀어야 합니까. “제가 4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경험에 기반해 볼 때 북한은 시간끌기 단계로 들어간 듯합니다. 선거 등 한국 미국 정치동향과도 연관돼 있겠죠. 중요한 것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냐인데, 이의 지연은 결정적인 폐기결심이 흔들리는 것 아닌가 의구심이 듭니다. 다음으로 핵폐기 초점이 어디냐도 중요합니다. 만일 미·북이 영변 핵시설은 폐기시키고 이미 제조된 핵무기는 제3국으로 이전 안시킨다는 보장만으로 지나가려 한다면 우리 정부와 국민은 크게 우려할 일입니다. 이 부분 우리 정부가 강한 반대의지를 미국에 보여야 하고, 그 근거가 바로 한·미동맹이 되는 겁니다. 그점에서도 한·미동맹의 중요성이 큽니다.” 박 총장은 평화체제 수립도 좋은 표현이긴 하지만, 북이 핵을 가진 것을 묵인한 평화체제 수립은 맞지 않는 것이라며 북측 제안이 있더라도 한·미동맹관계를 기초로 이 문제를 비켜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정조대왕 화성행렬도를 기초로 한 국빈환영식을 선보였는데 어떻게 보셨는지요. “의전은 우리 국민의 정서를 전달하는 좋은 매개체입니다. 예우와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지요. 저희가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으로부터 개선문에서 받은 환영식은 훨씬 대단했었어요. 의전장에게 전화하여 정말 잘했다고 칭찬해 줬습니다.” ▶마지막으로 영어 잘하는 비결 좀 알려주시겠습니까. “단어보다 문장을 통째로 외우세요. 저는 지금도 수첩에 문장을 적어 갖고 다닙니다.” 웃저고리 안주머니에서 꺼낸 수첩에는 영어 문장들이 빼곡했다.70세 나이가 믿기지 않는 활기찬 용모가 이해되는 듯했다. yshin@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그는 누구 1937년 8월 대전에서 태어났다. 대전고 서울대 법대 졸업. 제14회 외무고시에 합격, 외교관 생활을 시작해 38년을 봉직했다. 주미 대사관 참사관(1973), 미주국장(1982), 주 캐나다 대사(1991∼94), 주미 대사(1995∼98) 등 북미 관계 요직은 모두 거쳤다.2002년 월드컵축구유치위원회 사무총장, 외무부 차관, 남북한 미국 중국 4자회담 수석대표(1998∼1999)도 지냈다. 퇴직후 2000년부터 경희대 교수로 변신,2003년부터 경희사이버대 총장직을 맡고 있다. 오랜 외교관 생활에서 체질화된 듯 신중하게 말을 고르고, 직설적이기보다는 우회적인 편이었지만 메시지는 분명한 답변을 했다.
  • [정서용의 국제환경 돋보기] FTA시대 친환경 통상 살리려면

    [정서용의 국제환경 돋보기] FTA시대 친환경 통상 살리려면

    자유무역협정(FTA)은 거세지는 통상전쟁 속에서 짝짓기를 통한 생존전략이다. 국민경제 대부분을 통상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도 생존을 위해서 FTA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FTA는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크다. 자유무역의 미명하에 맹독성 농약을 써서 재배한 마늘이나, 인체에 유해한 화학약품을 사용한 섬유 등이 대량으로 수입되어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환경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 수입을 제한토록 허용해야 하는데, 수출국은 보이지 않는 무역 장벽이라고 항의할 게 뻔하다. 때문에 환경보호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FTA에 세세한 환경조항이 포함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한·미 FTA를 보면 칠레나 싱가포르와의 FTA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획기적인 환경보호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예컨대 한·미 양국은 “무역 및 투자로 인해서 기존 환경보호 수준을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 정부뿐만이 아니라 일반 대중도 환경보호를 위한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합의했다. 환경조항 불이행에 따른 분쟁해결 절차도 마련했다. 여기서 패소하는 경우 최대 150억원까지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이밖에 별도의 환경협력 협정을 맺고 환경보호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그야말로 한·미 FTA는 단순히 무역으로 인한 환경피해로부터의 최소한의 보호를 넘어 친환경 통상국가 구현을 위한 획기적인 협정이 되고 있는 셈이다. 어떻게 한·미 FTA에 이렇게 강력한 환경보호 조항이 들어갔을까? 미국이 강력한 환경보호 조항의 포함을 제기하였고, 이의 중요성을 동감한 우리나라가 적극 받아들였다. 미국이 이처럼 환경조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FTA의 비준동의권을 갖고 있는 미 의회의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당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을 추진하던 클린턴 정부는 자유무역으로 인한 환경피해를 우려하는 의회내 환경보호론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강력한 환경보호조항을 포함시켰다. 이후 미 의회는 유사한 환경보호 조항을 FTA에 포함시키지 않는 경우 비준동의를 거부할 뜻을 명확히 해왔다. 이후 미 행정부는 모든 FTA에 강력한 환경보호 조항을 포함시켜 왔다. 우리나라도 곧 중국과 FTA 협상을 개시할 듯싶다. 자유무역을 통한 양국간 통상이익 증진과정에서 유해한 생산과정을 거친 중국산 물품이 수입되어 환경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경제개발에 정신이 없는 중국은 환경보호조항 포함을 강력히 반대할 게 뻔하다. 이에 대응하려면 우리는 환경조항 포함이 FTA 협상의 전제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미국과 같이 환경보호에 대한 국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한·미 FTA의 환경조항을 토대로 우리가 요구하는 내용을 적극 포함시킬 수 있도록 정부 협상팀에 강력히 주문해야 한다. 물론 시민사회의 관심도 환경조항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그냥 내버려두면 자유무역의 미명하에 우리가 입을 환경피해는 숫자로 계산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막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명지대 교수(국제법)
  • 대북 쌀 40만t 지원 원론 합의

    남북이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 제13차 회의 3일째인 20일 공동보도문 초안을 교환하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쟁점이 됐던 쌀 40만t 지원은 ‘원론적’ 수준에서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이날 오전 11시 회담장인 평양 고려호텔에서 김중태 통일부 남북경협본부장과 북측 방강수 민족경제협력위원회 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위원접촉을 갖고 양측이 준비해온 공동보도문 초안을 교환했다. 공동보도문 초안은 이번 회담의 결과물을 담은 것으로, 관례에 비춰 대북 식량 차관에 대해서도 명시된 것으로 관측된다.남측 회담관계자는 쌀 40만t 제공에 대해 “원론적 차원에서 논의가 있었다.”면서 “장관급회담 논의에 대한 후속조치여서 특별히 쟁점화되지 않을 듯하다.”고 말해 예정대로 지원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전날 기조발언문, 공동보도문 및 식량차관 합의서 초안 등 3개 문건을 미리 교환하자는 북측의 주장으로 양측이 충돌하는 등 파행을 겪은 만큼 정해진 시간 안에 공동보도문에 합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식량차관 제공 합의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지난해 시행된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발효 절차를 통과하는 첫 ‘합의문’이 될 지도 주목된다. 이 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남북합의서를 체결·비준하고 국회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남북합의서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남북합의서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갖는다. 정부측은 이미 올해 남북협력기금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때 1600억원에 가까운 쌀 차관 항목이 있었던 만큼 추가로 국회동의를 받을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지만, 이런 절차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이날 협의를 거쳐 21일 오후 2시 종결회의를 가질 예정이며 우리측 대표단은 같은 날 저녁 서울로 돌아올 계획이다.평양공동취재단·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4·25 재보선 민심기행] (3) 경기 화성

    [4·25 재보선 민심기행] (3) 경기 화성

    18일 경기 화성시 향남읍 발안시장내 택시정류장 앞에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같은 당 국회의원 후보로 나온 고희선 후보가 유권자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었다. 길거리에 늘어선 500명 남짓한 유권자들은 떠들썩한 연설과 홍보음악에도 아랑곳없이 그저 담담한 표정으로 유세를 지켜볼 뿐이었다. 박 전 대표가 연설하는 도중 곳곳에서 간간이 박수가 터지긴 했지만 정작 출마한 후보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는 듯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최영순(58·여)씨는 “누구 찍을 거예요?”라고 묻자 “박근혜 찍을까?”라며 엉뚱하게 되물었다. 국회의원 선거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다는 표정이다. 재차 물었더니 “투표를 또 해야 하나. 하면 뭐해 그 사람이 그 사람인데…”라며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봉담읍 읍사무소 인근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김모(48)씨는 “이번에 나온 후보들도 지금은 (국회의원) 되겠다는 욕심에 열심히 일할 것처럼 떠들고 있지만, 일단 되고 나면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나쁜 짓하다 날아갈 텐데…”라며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우호태 전 화성시장에 이어 안병엽 전 의원까지 비리에 연루돼 중도 사퇴한 것이 시민들에겐 적잖은 상처를 안겨준 것 같았다. 지역 유권자들의 이같은 불신과 무관심은 사상 최악의 투표율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지역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 당일 분위기를 봐야 되겠지만 현재의 관심도라면 투표율이 30%에도 미치지 못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도 한나라당 고희선 후보는 50%를 웃도는 정당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대세론으로 승기를 잡았다고 자신하고 있다. 고 후보는 클린 ·웰빙·안전·편안·관광·비전 화성 등 6개 분야에 걸쳐 ‘일등 화성을 위한 고희선의 약속’으로 표심을 유혹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열린우리당 박봉현 후보는 40년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인물론으로 막판 역전을 노리며 투지를 불사르고 있다. 박 후보는 공공임대단지 조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 경제와 환경, 교육 등 8개분야에서 공약을 제시했다. 민주노동당 장명구 후보도 반(反)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내세워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장 후보는 서민후보를 표방하며 의료·복지시설 확대 등 지역 현안과 한·미 FTA 국회비준 저지 등 7가지 주요 공약을 제시했다. 최근 지역언론 등이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고 후보의 지지율이 박 후보를 2배 이상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화성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사설] ‘개헌’ 벗은 정치권 FTA에 집중해야

    노무현 대통령이 그제 개헌안 발의 의사를 거둬들였다. 이로써 지난 1월9일 노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로 시작된 개헌 정국은 석달여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개헌 필요성에 많은 국민이 공감한 데도 불구하고, 변변한 논의조차 없이 개헌 문제를 덮게 된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다만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등 정치권 전체가 18대 국회 초반에 개헌을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노 대통령이 이런 정치권 의사를 존중하고 수용함으로써 성숙한 타협의 문화를 이룬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우리는 많은 정치적 해석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안을 개헌 철회가 아니라 18대 국회 개헌 합의로 보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다. 진정한 개헌 논의 또한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다. 각 정당은 연내 개헌이 대선을 겨냥한 것이라는 정략적 해석을 그만 접고, 이 시대에 부합하면서 새 시대를 준비할 헌법이 무엇인지 깊이 연구하고 준비해야 한다. 단지 18대 국회에서 개헌하겠다는 수준이 아니라 4년 연임제 등 대통령 임기를 포함한 구체적 개헌 방안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하는 것이 당당한 자세일 것이다. 아울러 정치권은 이번에 보여준 대화와 타협의 자세를 한·미 FTA 대책 수립의 동력으로 삼기 바란다. 협상 결과를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며 국민적 혼란을 부추기는 짓은 이제 그만 접어야 할 시점이다. 국회 비준을 앞두고 과연 이번 협상 결과가 21세기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디딤돌로 부족함이 없는지 검증하고, 개방에 따른 피해를 줄일 대책은 무엇인지 제대로 찾아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 FTA특위를 비롯, 정치권에 난립한 10여 가지 ‘검증기구’부터 정리해야 하겠다. 미국에선 이미 민간전문가 700여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면밀한 검증에 나섰다. 우리도 민간전문가, 정부, 정치권이 함께 참여하는 범국가적 검증기구를 구성해 실질적인 대책 수립에 나서야 한다.
  • [기고] 한·미 FTA와 글로벌 경제 강국/석연호 미한국상공회의소 회장 (효성 아메리카 사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타결로 한국이 글로벌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대미 수출의 첨병 구실을 하는 한국 대미수출업체들의 대표기관인 미한국상공회의소(KOCHAM)는 이번 결과를 환영하면서 협상에 애써온 한국 협상단에 찬사를 보낸다. 한·미 FTA가 한국의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외에서 30년간 수출 일선에 있어온 필자로서는 한·미 FTA가 해외 수출경쟁력의 바로미터가 되는 대미 수출이 중장기적으로 71억달러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대미 수출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든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수출업체들은 FTA가 발효되면 대미 수출을 크게 확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 나갈 것이다. 둘째로,FTA가 발효되면 치열한 경쟁시대에 글로벌 스탠더드인 미국의 선진 경제시스템을 습득해 세계시장에서 우위에 서게 될 것이다. 교역의 양뿐만 아니라 시스템 또한 업그레이드되면서 글로벌 경제강국으로 부상하는 발판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한·미 FTA 타결 직후 특히 우리의 경쟁국인 일본과 중국이 내심 불안한 기색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FTA를 단순한 한·미관계가 아닌,5대양 6대주의 글로벌시장 선점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로, 한·미 양국간의 안보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불안정한 한반도 정세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중국과 일본의 압박을 견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쟁억지력 측면에서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 투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넷째, 한국은 그동안 동북아의 허브로서 자리매김을 시도해 왔으나, 고품질로 승부하는 일본과 제품의 질을 향상시키며 대규모 수출공세로 바짝 뒤쫓고 있는 중국 사이에서 자칫 ‘샌드위치’가 될 수도 있는 위기상황인데 FTA가 발효되면 한국이 명실상부하게 동북아 중심으로 부상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물론 FTA는 양국 국회의 비준 등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순탄치 않을 것이다. 다행히 한국내 지지율이 50%가 넘어서는 등 점차 긍정적인 반응으로 돌아설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하지만, 미국은 전통적으로 보호무역주의 입장을 보여온 민주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하고 있어 찬반 양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에 쇠고기 등의 전면 개방을 요구하는 관련 업계의 반발에 민감한 민주당 의원들이 의회내 반대 입장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상원의 맥스 바커스 재무위원장과 하원 콜린 피터슨 농무위원장은 쇠고기의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개방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앞으로 코참은 워싱턴의 의회 등을 상대로 한·미 FTA가 빠른 시일에 비준될 수 있도록 미 연방상공회의소는 물론 한국의 무역협회 등 5개 경제 단체들과 협력해, 각종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또한 코참은 미국내 유권자로서 정치력이 커지고 있는 한인 동포들에게도 협상안에 지지표를 던져 FTA가 빠른 시일내에 비준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다. 미국 수출시장의 일선에 있는 한국 업체들은 FTA의 이점을 발판으로 대미 수출확대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며,FTA가 빠른 시일내에 발효돼 양국간에 경제 증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석연호 미한국상공회의소 회장 (효성 아메리카 사장)
  • 임기내 개헌 사실상 무산

    임기내 개헌 사실상 무산

    노무현 대통령 임기 중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이 사실상 무산됐다. 노 대통령은 11일 국회 6개 정파의 ‘임기 중 개헌 발의 유보’ 요청에 대해 “각 당이 차기 정부, 국회의 개헌을 당론으로 책임있게 결정하고 약속하면 정당 대표들과 개헌 내용 및 추진일정을 대화하고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6인 원내대표 “18대서 추진” 청와대와 정치권 사이의 개헌 협상이 제대로 추진될지는 불투명하지만, 정치권 전체가 개헌 유보에 합의한 이상 설사 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더라도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청와대는 ‘개헌발의 유보’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던 차기 대선 후보들의 ‘임기단축 약속’을 이날 철회, 개헌 발의를 거둬들이는 수순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청와대가 최종적으로 발의 계획을 철회할 경우 올해 대선 정국의 최대 변수 가운데 하나가 정리되는 셈이다.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대표 회담의 합의로 대화의 문이 열렸지만, 원내대표 수준이 아니라 각 당이 차기정부, 차기 국회에서의 개헌을 당론으로 결정하고 정당간 합의 등을 통해 국민에게 책임있게 약속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실장은 “현실적으로 현 정부에서의 개헌이 어렵다면 다음 정부에서의 개헌을 차선의 방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정치권의 확실한 담보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한나라당 김형오, 열린우리당 장영달, 통합신당모임 최용규, 민주당 김효석, 민주노동당 권영길, 국민중심당 정진석 의원 등 6개 국회 원내교섭단체 및 정당 원내대표들은 회동을 갖고 “개헌문제는 18대 국회 초반에 처리하기로 한다. 따라서 대통령은 임기 중 개헌 발의를 유보해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전격 발표했다. ●우리당 논란끝 발의 유보로 정리 열린우리당은 그동안 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면 정해진 법 절차에 따라 국회가 논의하면 된다는 입장이었으나, 내부 논란 끝에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대선 등 현안이 많으니 대통령께서 양보해주십사하는 차원에서 당 지도부와 의견교류를 거쳐 내린 결단”이라며 “18대 국회 초기에 처리하려면 적어도 17대 국회에서 개헌 추진위 내지 개헌문제 연구위 등을 각 정파가 합의해 설치, 개헌 문제를 논의해 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각당이 개헌을 공약하라는 청와대의 주문에 대해 당별로 미묘한 입장차를 보여 논란이 이어질 여지는 있다. 박찬구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염주영 칼럼] 메기가 온다

    [염주영 칼럼] 메기가 온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메기를 좋아한다. 왕입에 긴 수염을 달고, 끈적끈적한 점액질 피부에다 거무티티한 빛깔을 뒤집어 쓴 메기의 모습은 흉측하다. 한 총리의 깔끔한 이미지와 어울릴 것 같지가 않다. 그래도 메기를 좋아한다. 식용이나 관상용으로가 아니라 경제철학의 상징물로서 그렇다. 한 총리는 “미꾸라지를 잘 키우려면 메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른바 ‘메기론’이다. 미꾸라지를 키울 때 메기를 함께 넣어 키우면 미꾸라지의 질이 훨씬 좋아진다고 한다. 메기는 낮에 돌 틈에 숨어 지내다가 밤이 되면 먹이사냥에 나서는데 몸집이 작은 물고기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 먹는다. 한 총리의 메기는 ‘포식자’다. 미꾸라지가 포식자로부터 살아 남는 법을 배우는 과정에서 강해진다는 얘기다. 지난해 초 세계적인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 국내 초우량기업 KT&G의 공개매수를 선언하고 나섰다. 기업사냥꾼의 출현에 놀란 재계는 경영권 보호장치를 강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외국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을 막아달라는 것이었다. 미국계 론스타 파문도 있던 터라 여론이 재계에 동조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그러자 한 총리(당시 경제부총리)가 ‘메기론’을 꺼냈다.“메기(기업사냥꾼)가 있어야 국내기업들이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워 재계의 요구를 무산시켰다. 메기론은 그의 경제철학이자 소신이다. 글로벌화 시대의 메기는 개방과 경쟁을 의미한다. 한·미 FTA도 한 총리의 메기론 연장선상에 있다. 부존자원이 적고, 시장이 좁은 한국이 성공하는 길은 무역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한·미 FTA 체결은 당위로 여겨진다.FTA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약자보호의 측면에서 정서적으로는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합리적이지 못하다. 우리가 선진국이 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있는가. 없다면 FTA의 성공을 위해 힘을 보태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한·미 FTA는 이미 강을 건넌 것으로 봐야 한다. 양국 국회에서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비준을 거부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 경우 50년 동맹관계에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주게 될 것이며, 이는 어느 쪽도 바라는 바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FTA 논의의 방향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찬성이냐, 반대냐.’의 쳇바퀴 논란으로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 장밋빛 환상 불어 넣기나, 피해 부풀리기나 모두 이 시점에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보다는 ‘필승의 전략’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장거리를 뛰는 육상선수에게는 두가지의 선택이 있을 것이다. 하나는 막판 스퍼트 없이 중간을 달려 무난한 실패를 거두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도중에 쓰러질지 모를 위험을 감수하며 스퍼트를 해 우승을 노려 보는 것이다. 우리는 후자쪽을 선택했다. 미국에 이어 EU·인도·일본·중국 등으로 FTA망을 순차적으로 넓혀갈 것이다. 국경을 활짝 열고 세계의 메기들을 상대로 맞짱을 뜨기로 한 것이다. 이 시점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FTA가 마땅히 가야 할 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세계의 메기들을 상대로 맞짱을 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동북아 자유무역의 중심국가(FTA 허브)가 되기 위한 필승의 전략, 이것이 한국이 직면한 과제다.‘FTA 전도사’ 한덕수 총리의 어깨가 무겁다. 곧 메기들이 몰려올 것이다.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軍장병에 ‘FTA 정신교육’ 논란

    공무원과 산하기관을 동원한 정부의 무리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홍보가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가 전 장병들을 대상으로 FTA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정신교육을 준비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국방부는 “장병들의 국가현안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시사안보 교육”이라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법조계와 시민단체 일각에선 한·미 FTA가 안보문제와는 연관이 적은 사안인 데다, 국회비준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첨예한 정치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11일 국방부에 따르면 최근 정책홍보본부 산하 정책기획관실이 한·미 FTA에 대한 장병 정신교육을 지시하는 공문을 각 군에 하달했다.이에 따라 일선 부대에서는 ‘정신교육의 날’인 25일 재정경제부 홍보자료 등을 토대로 정훈기획관실이 작성한 교안으로 일제히 ‘FTA 정신교육’을 실시한다. 정훈기획관실 관계자는 “최대한 객관적 사실을 중심으로 교안을 만들어 시비가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훈기획관실이 밝힌 교안계획은 ▲한·미 FTA의 필요성 ▲기대되는 효과 등 사실상 일방적 찬성논리가 주를 이룰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정치적으로 찬반이 극명하게 갈린 사안에 대해 정신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정부측 논리를 주입하겠다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 훼손 시비를 부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법무법인 덕수의 송호창 변호사는 “국방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폐쇄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장병들에게 선택된 정보만을 제공한다는 것은 국민의 정치적 선택권을 제한하려는 발상”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공문을 하달한 정책기획관실 관계자는 “한·미 FTA는 국가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이슈일 뿐 정치적 쟁점이라고는 판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국회 비준을 전후해 한 차례 더 ‘FTA 정신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천사와의 포옹,악마와의 키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타결되었다. 협상 타결 직후 노무현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원칙을 지켜내면서 이익을 관철시켰으며, 정치적 손실을 감수하면서 오로지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보면 이번 협상의 최대 수혜자는 노 대통령임에 틀림없다. 노 대통령은 이번 협상 타결로 그동안 자신을 끈질기게 괴롭혀 왔던 무능과 무업적이라는 비판을 한방에 날려 버렸다. 국민들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실시,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 구속 등을 기억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는 IMF위기 조기 극복과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이에 해당된다. 이제 노 대통령도 자신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한·미 FTA 체결’을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노무현표 업적 브랜드’를 만드는 데 일단 성공했다는 뜻이다. 이를 빌미로, 노 대통령은 개헌 발의와 남북정상회담도 추진하면서 이른바 ‘국가발전 멀티 히트’를 노릴 수 있게 되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평균 10%P 이상 대폭 상승했다.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조차 노 대통령을 칭찬하는 경천동지할 일도 벌어졌다. 이들 보수 세력들이 일시적일지는 모르지만 ‘노비어천가’를 부르는 표면적인 이유는 미국과의 신경제동맹을 통해 안보위기와 경제침체를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크게 작동했기 때문이다. 이외에 진보의 칼을 빌려 진보를 죽이는 ‘차도살인(借刀殺人)’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제 노 대통령은 좋든 싫든 ‘진보로부터는 친미, 보수로부터는 친북’이라는 정체성 혼돈의 괴이한 평가에 직면하게 되었다. 노 대통령 자신은 ‘유연한 진보’를 외치며 한국판 제3의 길을 걷고 있다고 강변할지 모르지만 현실적으로는 진보와 보수사이에 끼인 ‘넛크래커’ 신세가 되었다. 그런데, 한·미 FTA는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따질 만큼 그렇게 한가하고 가벼운 과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백년대계가 걸려 있는 중차대한 문제이다. 두려운 것은 한·미 FTA속에 축복의 빛과 재앙의 그림자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악마와의 키스가 되어 경제종속과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는 재앙의 요소를 갖고 있고, 동시에 천사와의 포옹이 되어 생산력 향상과 산업 고도화라는 축복의 요인도 있다. 한·미 FTA가 축복이 될지, 아니면 재앙이 될지는 우리의 자세와 지혜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노 대통령의 말대로 FTA는 정치와 이념의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더구나, 민족적 감정이나 정략적 의도를 갖고 접근해서도 더욱 안 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 국회에서 FTA의 경제적·사회적 파급 효과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토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상 내용과 과정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야 한다. 이때만이 FTA의 파급 효과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해서 튼튼한 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시간이 지나면 국회 비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오판해서는 안 된다. 특히, 책임질 수 없는 불필요한 말을 해서 국민의 공분과 불신을 자초해서는 결코 안 된다. 정부는 “재협상은 없다.”는 점을 누차 강조하고 있지만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니다. 재협상이 안 될 경우 의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민주당이 비준하지 않을 수 있고, 과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도 미국 압력으로 개정된 점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그렇게 낮은 것만은 아니다. 정부는 향후 FTA와 관련된 언급을 할 때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특히, 말의 일관성이 무너지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그래야만 한·미 FTA가 우리 사회에 분열과 대립이 아니라 성장과 통합을 담보하는 길을 열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명지대 정치학 교수
  • [한·미 FTA시대]정부대책은 반대여론 무마용?

    한·미 FTA 타결로 예상되는 문화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에 대해 정부는 이미 충분히 연구했고 대책 또한 국회 비준 기간 동안 철저히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선은 회의적이다. 다른 분야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해 문화산업 분야에서 미국에 너무 많이 넘겨준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방송분야의 경우 PP(프로그램제공사업자)의 외국인 간접투자 지분제한 폐지로 연간 2447억∼4894억원의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 이에 문화관광부는 국내 방송콘텐츠 제작활성화 지원을 위해 10년간 5000억원을 조성하고,‘PP전용 디지털방송제작센터’ 건립과 운용에 약 4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은 “재원 마련 등 구체적인 예산 마련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충분한 연구검토가 없어 협상 타결에 따른 반대여론 무마용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스크린쿼터가 73일 유지로 확정된 영화 분야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기는 마찬가지. 문화부는 현재 향후 5년간 영화발전기금에서 500억원을 출자해 총 30개의 중대형 영상투자조합을 결성해 한국영화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기반을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영화위원회 김혜준 사무국장은 “우리나라 문화산업이 ‘한류’ 등을 통해 아시아 지역에서 강점이 있어 한·미 FTA 등 개방정책을 추진하는 배경이 됐지만 중국 등에서는 아직도 보호주의적 경향이 강해 개방정책이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지적재산권 분야의 경우 온라인 저작권 강화와 관련된 사생활 침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네티즌이 P2P 사이트에서 ‘스파이더맨3’을 다운받을 경우 콜롬비아픽처스는 우리 정부를 통해 그의 아이디 등 신상정보를 제공받아 법적 대응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미국 거대 미디어그룹들이 저작권 보호를 명분으로 합법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해 문화관광부 저작권팀은 “저작권 강화는 세계적인 추세이며 향후 한류와 관련, 우리문화 콘텐츠 보호라는 측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서울대 기술과법센터 정상조 교수는 “저작권 보호를 위해 법원의 허가 없이 개인의 신상명세를 저작권자에게 넘겨주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며 “미국의 요구대로 저작권 보호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자칫 상당수 네티즌을 범법자로 내 몰고 인터넷 산업 기반을 와해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정치권 ‘反FTA연대’ 가속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는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의 정책적 연대가 강화될 전망이다. 9일 국회에서 열린 ‘한·미 FTA 졸속체결에 반대하는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 워크숍’에 참석한 의원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전문가 등 30여명은 오는 6월 한·미 양국의 체결 조인식을 앞두고 ‘반(反)FTA’행보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들은 오는 20일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의 ‘반FTA’연대체인 ‘한·미 FTA 비준저지를 위한 국민회의’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들은 그간 정치권과 시민사회 진영의 반대 운동을 결집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우선 활동 목표는 정보공개를 촉구하는 데 맞춰져 있다. 워크숍에서 참여연대 이태호 협동사무처장은 “협상 개시부터 타결 때까지의 정부의 밀실협상, 법률개정사항의 비공개, 합의없는 타결 선언 등 협상 전 과정의 내용적·절차적 하자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다.”며 정보공개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최근 협정 타결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정부의 홍보전에 맞서기 위한 최소한의 자위수단으로 이해된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정부의 다음달 중순 공개방침은 사실상 민간자문위원회 검토일정을 감안한 미국측의 요구”라면서 “주요쟁점의 협상 원문과 부속서 등 모든 협정문을 늦어도 이달 내에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보공개에 이은 다음 활동목표는 협상 내용 검증이다. 국회 민생정치준비모임의 김태홍 의원은 “국회내 관련특위가 있지만 활동시한도 오는 6월로 종료되는 데다 지금까지 권한없는 정보공개와 보고청취 등 한정된 활동에 국한됐다.”면서 “특위를 재구성하고 상임위별로 검토를 충실히 해서 협정 전 과정과 내용을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고 다짐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노무현 어젠다의 승패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노무현 어젠다의 승패

    ‘노무현 어젠다’는 상승세를 탈 수 있을까. 경제와 미래 이슈를 제기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남북정상회담으로 상징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87년 체제 극복을 위한 개헌이라는 3대 어젠다가 국내 정세와 동북아의 경제·안보 질서에 파장을 낳고 있다. 4월 둘째주에도 정치권과 한반도 주변의 동선은 노 대통령이 선점하고 있는 3대 어젠다를 중심으로 숨가쁘게 이어진다. 정치권과 전문가는 노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린 FTA 동력이 남북관계나 개헌과 어떤 함수관계를 그려 나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수도권 40대 중산층과 중도성향 유권자의 FTA 지지세가 유지되고, 개헌문제를 남북 평화시대에 맞춰 새롭게 이슈화한다면 노 대통령이 주도하는 3대 의제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태희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은 “노 대통령이 한국의 미래를 연다는 측면에서 FTA와 개헌, 남북관계의 명분을 쌓아간다면, 여론의 반응이 좋게 나올 것이고, 한나라당에 상당히 오랫동안 감점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노 대통령의 주도권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향후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주 정치권의 행보에서도 긴장감이 감돈다. 국회와 정당은 지난주에 이어 한·미 FTA검증과 후속대책 마련에 주력할 계획이다.9일에는 국회의원 50여명으로 이뤄진 비상시국회의가 워크숍을 갖고 국회 비준동의를 막기 위한 활동에 들어간다.9일 시작되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노 대통령의 3대 어젠다가 주요 메뉴로 등장한다. 10일부터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원자바오(溫家寶)중국 총리는 미국의 동북아 영향력 강화를 견제하기 위한 경제·안보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한·중·일 연쇄방문과 차석대표인 빅터 차 국가안보회의 한·일담당 보좌관의 방북 일정이 8일 이후 맞물리면서 북핵문제 해결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은 “역외가공지역 문제 등 한·미 FTA가 잘 풀리면 남북관계도 진전돼 한반도에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면서 “북·미관계가 나아지면 일부 진보세력의 반 FTA시위도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정부의 한·미 FTA 후속 보완대책이 대다수 국민에게 얼마나 신뢰를 주느냐에 따라 ‘노무현 어젠다’는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개방에 따른 성장이익을 균형있게 분배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다면, 한·미 FTA는 단순한 정책오류 정도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사회 구성원의 연대와 공동체 의식이 97년 외환위기에 이어 또다시 심각하게 훼손되고, 이는 양극화 심화와 실질적 민주화의 퇴보를 초래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이 지난 3일 FTA 장·차관 워크숍에서 일부 장관의 허술한 대책보고를 문제삼고, 개헌 발의 일정을 다음주로 미루면서까지 FTA 후속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투자정책실장은 “한·미 FTA가 효과를 얻으려면 경쟁력 있는 기업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주고, 이에 따른 이익을 피해 분야 지원과 양극화 심화 방지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kpark@seoul.co.kr
  • [한·미 FTA 시대] FTA특위 “정부, 대책보다 홍보 급급”

    6일 열린 국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대책특위에서는 협상결과 평가와 정부의 대국민 홍보 방식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비준 여부를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특위 운영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열린우리당 강창일 의원은 제주 감귤에 대한 계절관세 도입 결정에 강한 이의를 제기했다. 강 의원은 “수확기에 관세를 유지한다고 해놓고 수확기가 10∼3월인데 왜 9∼2월로 했냐.”면서 “미 캘리포니아 상·하원 의원들의 압력을 받은 부시 정부가 우리 정부에 압력을 넣은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은 “정부가 마치 모든 협상이 끝난 것처럼 대국민 홍보에 치중한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쟁점 사항에 대한 세부 조문 정리에 따라 더 얻을 수도 잃을 수도 있는데 협상은 지금부터라고 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통합신당모임 변재일 의원은 “미국 쇠고기가 들어와도 한우는 차별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홍보만 하니까 농민을 우롱하는 것 같다.”면서 객관적 평가자료를 주문했다. 열린우리당 유승희 의원은 “상임위 차원의 공청회든, 청문회든 철저한 검증절차를 거치고 피해 계층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측이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SD) 적용 대상에서 부동산과 조세 정책이 제외됐다.”고 확정적으로 설명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김양수 한나라당 의원은 “똑같은 정부 자료에서도 ‘ISD 간접수용 대상에서 부동산과 조세 정책이 제외됐다.’는 문구와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 등 공공복지를 위한 정당한 정책은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고는 간접 수용이 아니다´ 라는 문구가 동시에 들어 있다.”면서 “협정문이 공개된 후에는 이것이 장밋빛인지 핏빛인지 판가름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특위가 과외공부하듯 하는 형태로 지속돼선 안 된다.”면서 “정부의 일방적인 선전 공간이 되지 않도록 상임위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특위도 국정조사위로 발전적 해체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FTA 대선지도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FTA 대선지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이 올 대선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현재의 대선 판도를 바꿀 만한 폭발력은 갖고 있을까. 양론이 있다. 우선 대선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주장이다.FTA 타결로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失政)이 상당 부분 만회된 것으로 판단한다. 실제로 노 대통령 지지율은 10%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여세를 몰아 노 대통령이 개헌과 남북정상회담 등 굵직한 이슈에 대해 ‘막판 몰아치기’를 할 경우 반미(反美) 세력이 2002년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다시 뭉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범여권도 지금의 지리멸렬한 상태를 벗어나 대대적인 정비에 나서고, 결과적으로 대선 정국에선 보수와 진보의 대결구도가 복원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는 일방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한나라당이나 범 우파 진영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이석연 공동대표가 이런 주장을 편다. 이 대표는 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까지 뉴스의 한복판에서 국민적 관심을 끌 것으로 내다봤다. 노 대통령이 대형 이슈를 선점하는 탓에 대선주자들이 따라가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노 대통령이 대선정국의 핵심 변수란 얘기다. ‘트로이의 목마’를 거론하는 이도 있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이다. 노 대통령이 FTA 타결로 보수층의 지지를 이끌어 내고 남북정상회담으로 진보층의 지지까지 얻어 자기가 지원하는 후보를 내세울 가능성을 말한다. 그 경우 보수진영, 다시 말해 한나라당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반면 노 대통령의 추동력이 대선 막판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세력은 지금의 지지율 상승도 ‘반짝 반등’으로 치부한다. 무엇보다 범여권의 유력 대권주자가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사분오열돼 있는 범여권의 상황도 덧붙인다. 여러 갈래의 세력들은 주도권 경쟁과 각개 약진으로 이미 한 식구가 되기는 힘든 형국이다. 유일한 방안은 대선을 목전에 두고 후보단일화를 이뤄내는 것인데, 지금 분위기로는 이것 역시 쉽지 않다. FTA에 대한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도 걸림돌이다. 친노 진영의 유력 대선 주자인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이 김근태·천정배 의원을 겨냥해 용도폐기된 낡은 대원군표 안경을 쓰고 있다고 강력 비난한 데서 이런 기류를 읽을 수 있다.FTA 타결로 통합신당은 오히려 실현 불가능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노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대선 정국의 영향력을 배가하려 할 경우 또다시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런 점에서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은 노 대통령이 대선주자가 아닌 까닭에 FTA의 영향력은 한계가 있다고 진단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도 비슷한 생각이다.FTA 반대론이 폭발력을 가지려면 감성적 투표를 유도해야 하는데, 이번 협상이 미국 주도의 일방적 행태로 이뤄지지 않아 2002년의 반미·민족 코드를 다시 이끌어 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미국의 ‘반미 학습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문제는 한·미 FTA가 아직 발효되지 않은 탓에 기대심리가 주류를 이루고 역효과 등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회적 효과보다는 경제적 효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결국 올 정기국회에서 비준동의안의 처리 여부가 주요 포인트다. 대선과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해 동의안을 처리하지 않을 경우 FTA 영향력은 급격히 사라질 수 있다.FTA가 대선 지도에 어떤 궤적을 그릴지 지켜볼 일이다. jthan@seoul.co.kr
  • 한·미 시각차…FTA ‘산넘어 산’

    한·미 시각차…FTA ‘산넘어 산’

    한국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선언한 직후부터 양측에 민감한 쇠고기 수입재개와 개성공단 문제, 유전자변형유기체(LMO)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개성공단 특혜인정 문제를 놓고 한·미 양측이 서로 다른 말을 하는가 하면,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했다던 쇠고기 검역과 수입재개 문제는 미국 의회와 정부가 ‘비준 불가’라는 경고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으며 연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미국측의 ‘쇠고기 공세’는 다분히 미국 국내 여론 무마용과 우리 정부에 대한 압박용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런가 하면 우리측이 미국에 LMO의 위해성 검사를 생략해주기로 했다는 이면 합의 여부를 놓고 부처간에 말이 엇갈려 의혹만 키우고 있다. ●개성공단 원산지 인정 양국 인식차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4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개성공단이 역외가공방식으로 특혜관세를 부여받을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정 발효 1년 되는 날 전에 일정 조건하에 개성공단 및 여타 지역을 역외가공지역(OPZ)으로 선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개성공단 원산지 인정을 낙관했다. 하지만 캐런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2일 서울과 4일 워싱턴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FTA에는 개성공단을 개별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이 협정의 원산지 규정에 따르면 모든 개성공단 제품은 미국으로 들어올 때 FTA 적용을 받을 수 없다.”고 재차 확인했다. 윤대희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은 5일 “미국과 합의한 문서에서는 명확히 개성을 지칭하고 있지 않지만 현재 한반도에서 역외가공지역은 개성공단밖에 없기 때문에 (역외가공지역에)개성공단이 포함되는 걸로 보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협상단은 우리측의 개성공단 거론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북핵 문제가 해결된 것도 아니고,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북한 인권문제를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국의 복잡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애매하게 표현한 것이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 ●쇠고기 공방 진실은 바티아 USTR 부대표는 2일 타결 선언 공동기자회견장을 나서자마자 쇠고기 수입이 전면재개되지 않으면 한·미 FTA 의회 비준이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숀 스파이서 USTR 대변인도 5일 기자회견에서 “쇠고기에 대한 명백한 통로가 마련되지 않으면 협정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반응은 부처마다 온도차가 있어 헷갈리게 한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5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국제수역사무국(OIE)의 권고를 받지 않으려면 그럴만한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개방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LMO 검역생략 합의했나 그런가 하면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은 이날 LMO 위해성 검사 생략 이면합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위해성 검사 생략 등 6가지 요구를 지난 13일 해온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협상과정에서 양자협정체결은 우리측의 법령상 불가하다는 점 등을 내세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균미 안미현 구혜영기자 kmkim@seoul.co.kr
  • [한·미 FTA 시대] ‘FTA 대응방향’ 국내 경제전문가 3인 좌담

    [한·미 FTA 시대] ‘FTA 대응방향’ 국내 경제전문가 3인 좌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됐다. 그러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한·미 FTA는 우리 경제가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위기이다. 서울신문과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무역투자정책실장과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과의 좌담을 통해 FTA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정부대책 방향과 각 경제주체들의 대응 등을 짚어 봤다. ▶한·미 FTA에 대한 총평으로 좌담을 시작하겠습니다. -서진교 실장 알려진 것만 놓고 본다면 기대했던 것보다 선방했다. 개인적으로는 관세철폐를 해도 10년 이상 받아내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런데 최종 협상은 대부분 10년, 길게는 20년까지 관세철폐를 받아냈다. 그렇지만 농업인들은 우려를 할 것이다. 한·칠레, 한·아세안 FTA를 타결한 것을 보면 중요한 품목은 관세를 남겨 뒀기 때문이다.10∼20년은 짧지 않은 기간이다. 구조조정을 잘 하면 한·미FTA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번 농업협상에서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대두다. 대두 관세는 430%인데 식용과 사료용이 분리가 돼 있지 않다. 이번에 식용과 사료용을 분리, 사료용은 즉시철폐, 식용은 현행 관세를 유지하면서 할당관세를 두는 식으로 합의, 사료용이 식용으로 둔갑할 것이라는 우려를 차단한 것도 성과다. -이시욱 연구위원 제조업은 즉시 철폐 비율이 95%이다. 미국이 호주와의 FTA에서 제조업 즉시 철폐비율은 수입액 기준으로 69.8%였고, 칠레나 모로코때도 엇비슷해 우리가 상당 부분 양보를 얻어냈다고 볼 수 있다. 농업과 관련, 우리나라는 농업인구의 노령화가 심각하다. 어린이를 뺀 농업인구에서 60세 이상이 50% 이상이다. 이 분들은 전직도 어렵고 앞으로 15∼20년은 농사를 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얻어낸 관세철폐기간은 이런 차원에서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뒤 기업농이 생겨날 것이고 (정부 지원을 전제로) 경쟁력이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김형주 책임연구원 제조업은 전체적으론 기대한 것만큼 됐다. 자동차 3000㏄ 초과가 3년내 관세 철폐로 유예된 것이 아쉽다. 서비스 부문에서 교육과 의료가 일찌감치 유보된 것도 안타깝다. 정부는 이 부문은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고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동기 부여와 위기위식이 중요하다. 개방에 따른 위기의식이 보류된 것이 안타깝다. 하지만 이번 계기가 서비스업 종사자들에게 시그널을 주었다고 본다. ▶아쉬운 점은. -이 위원 서비스 부문 협상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했는데 마찬가지이다. 서비스는 기업들의 규제 완화와 관련이 있어 FTA대상이 아닐 수도 있다. 외환위기 이후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생산성이 저하됐고 매년 대책이 나왔다. 의료와 법률 서비스 개선책도 제시됐지만 이해집단의 반발로 매번 좌초됐다. 이제 내부적으로 규제를 개혁해야 하는데,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다. 제도 개혁이 지체될 가능성이 크다. -서 실장 FTA는 관세를 내린다는 의미도 있지만 서비스 분야에선 내부적으로 불합리한 부분을 고친다는 의미도 크다. 물론 그 과정에서 아픔이 따를 것이다. 수치도 중요하지만 눈에 안 보이는 제도 개혁을 통해 발전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연구원 한가지 덧붙이자면 FTA의 효과로 첫째, 미국이라는 시장에의 수출증가, 둘째, 생산성 제고 틀 마련, 셋째, 소비자 후생 향상을 꼽을 수 있다. 수출증가는 단·중기적 효과이고 수출·내수 양극화를 가져올 수 있다. 수출증대를 통한 미국시장 선점효과를 강조하는 것은 개발시대의 중상주의적 사고이다. 생산력 제고는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중요하다. 최근 25년간 전세세계적으로 수출이 5배 늘었다면 직접투자는 15배 늘었다. 수출만이 아니라 외국인 직접 투자가 중요하다. ▶논란이 계속되는 투자자-국가소송제(ISD)는 어떻게 보나. -김 연구원 ISD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정책의 문제이지,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현실적으로 한국기업이 정부를 제소하기는 어렵다. 반면 한국기업과 제휴한 외국기업이 정부를 제소할 수 있겠지만 기업들 입장에서는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 측면이 강하다. 업무 방식이 선진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GDP 대비 대미투자가 미국의 한국에 대한 투자보다 높다. 따라서 우리가 보호를 받아야 한다. 다만 미국 정부는 우리나라에 비해 일관성을 유지해 논란이 되지 않고 있다. -이 위원 샌드위치 경제를 극복하려면 외국인 직접 투자가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김 박사가 지적한 ISD가 중요하다. 얼마전 중국과 투자보장협정을 개정했는데 ISD 관련 부분을 명확화했다. 중국투자가 계속 늘어나고,FTA도 추진할 텐데 우리가 이런 의지를 보여 주지 않으면 중국으로부터 투자자 보장을 얻어낼 수 없다. -서 실장 정부 정책이 일관성이 있다면 큰 문제가 없다.FTA는 정책을 업그레이드시킬 기회이기도 하다. -이 위원 한·미 FTA 협상과정에서 얻은 교훈은 더 이상 정부 주도형 개방정책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 국회의 졸속 대응과 그로 인해 정부와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간 논란으로 비화됐다. 또 반대하는 쪽이 논의의 폭을 너무 넓혀놔 효율적인 논란이 진행되지 못했다고 본다. ▶논의를 정부대책으로 옮기자. 정부가 대책을 발표하자마자 비판이 빗발쳤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서 실장 농가에 대한 소득보전은 필요하다. 보상은 있어야 하지만 적절한 수준인지 생각해야 한다. 손해를 보는 것을 모두 보상해 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따라서 정부는 보상대책을 발표할 때 신중해야 한다. 자칫 농민들의 기대수준만 높여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 보상 수준과 기준을 적절하게 마련하고, 사후관리도 철저해야 한다. 지원금이나 보상금이 잘못 쓰였다면 회수해야 한다. 대책은 경쟁력을 기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농민들이 보상을 요구한다고 모두 들어 주는 식의 정책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 -이 위원 보상이나 지원을 할 때 근거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연령별로 기준을 분명하게 할 필요도 있다. 농업의 경우 소득 보전은 필요하다. 상당수가 고령화돼 전직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들을 지원하는데 기금이 더 필요하면 그렇게 해야 한다. 하지만 제조업과 서비스 부문은 농업에 비해 종사자들의 연령이 상대적으로 낮다. 피해를 본 기업과 노동자를 지원하는데 미국과 우리나라는 차이가 있다. 미국은 기업들에 컨설팅 비용을 지원한다. 우리는 컨설팅에다 투·융자를 해 준다. 근로자에 대한 지원도 우리는 전직 프로그램 위주이고, 미국은 실업기금으로 지원한다. 우리는 재원 등을 이유로 미국처럼 할 수는 없지만 현재의 지원제도도 제대로 집행되는지 사후관리를 제대로 해야 한다. -김 연구원 제조업에 대한 정부의 금융지원은 상환 의무가 따른다. 구조조정에 실패하면 기업이 리스크를 100% 떠안게 된다. 컨설팅엔 리스크가 없다. 우리의 경우 컨설팅과 투·융자 등 인센티브체계가 모호하게 돼 있다. 전직 지원도 문제다. 자동차를 만들던 사람이 3∼6개월 만에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겠나. 돈이 조금 더 들더라도 미래를 생각해서 제대로 해야 한다. 농업 지원도 미래지향적으로 해야 한다. 제조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에게는 경영 마인드가 있다. 농업 현대화를 말하는데, 농업이 전부 디지털화되면 60세가 넘는 사람이 컴퓨터를 제대로 하겠는가. 제조업 종사자들이 농업쪽으로 전업이 가능하도록 물꼬를 터야 한다. -이 위원 좋은 생각이다. -김 연구원 재원을 쓰다 보면 구조조정을 하는 게 아니라 폐업을 하거나 농사를 엉망으로 짓는 사람들이 이익을 가져가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우루과이라운드 때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 원죄이다. 이번에는 이같은 지원방식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서 실장 농민들은 시위를 하면 보상금이 올라가고 부채를 탕감해 준 전례가 있다는 걸 잘 안다. 정부와 국회가 농사를 지을 필요가 없다는 잘못된 인식을 준 것도 사실이다. 이같은 인식을 차단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따라서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농촌에서도 성공한 사람들이 있다. 외환위기 때 퇴출당하고 농업에 뛰어든 사람들이 90%를 차지한다. 경영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농촌을 바꾼다. -이 위원 무역조정지원법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피해 입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데, 피해를 입은 게 하던 일이 사양 사업이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개방으로 망한 것인지 정확하게 판단할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잘못하면 퍼주기 식이 될 수 있다. ▶한·미 FTA를 기회로 극대화하기 위해, 정부대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이 전제돼야 하나. -김 연구원 한·칠레 FTA 비준동의가 국회에서 1년 반 이상 늦어지는 동안 칠레가 중국과 FTA를 체결했다. 그리고 2년 뒤 중국·칠레 FTA도 발효됐다. 우리나라 제품이 칠레 소비자에게 노출될 수 있는 시간이 (국회 비준 동의가 지체된 만큼) 줄어들어 FTA 효과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한·미 FTA가 늦어지면 그렇게 될 수 있다. -서 실장·이 위원 한·미 FTA가 정치쟁점화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협상을 마무리짓고 EU·중국과의 협상을 준비해야 할 공무원들이 정치권의 공세를 방어하는데 시간을 뺏기기 때문이다. 사회 김균미 경제부차장·정리 박지윤 기획탐사부기자 kmkim@seoul.co.kr
  • [한·미 FTA 시대-종합] 미국산 쇠고기 ‘위생검역·수입재개’ 논란 확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김균미기자|한·미 FTA 협상 기간 내내 우리 협상단의 발목을 잡았던 쇠고기 위생검역 문제가 FTA협상이 타결된 뒤에도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논란이 확대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미 의회와 행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이 전면 재개되지 않으면 FTA가 무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숀 스파이서 미 무역대표부(USTR)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쇠고기에 대한 명백한 통로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협정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쇠고기 시장의 완전 개방 없이는 의회 비준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캐런 바티아 USTR 부대표의 발언보다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한편 우리 정부 당국자간에도 쇠고기 위생검역과 수입재개를 놓고 온도차가 감지된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4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구두 약속’은 ‘원칙적인 수준’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5일 기자단 오찬에서 “OIE의 권고를 받지 않으려면 그럴만한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개방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정례브리핑에서도 “OIE의 등급 판정이 나오면 수입검역과 관련한 절차를 신속하게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무역투자정책실장은 “미국의 강성 발언은 국내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것인 동시에 한국에 약속을 이행하라는 압박용”이라고 말했다. 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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