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국회 감시
    2026-09-19
    검색기록 지우기
  • 교류 협력
    2026-09-19
    검색기록 지우기
  • 유료화 검토
    2026-09-19
    검색기록 지우기
  • 지하철 사고
    2026-09-19
    검색기록 지우기
  • 머무는 여행
    2026-09-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559
  • 전북도의회 ‘유쾌한 파행’

    전북도 의회가 중앙정부의 전북도 합동감사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이례적으로 의회 일정을 단축,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1991년 지방의회가 구성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민생은 소홀히 하고 정쟁에만 치우친다는 비난을 자주 받는 국회와 대비된다. 21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전북도 의회(의장 김병곤)는 당초 지난 13∼15일 ‘도정 질의’를 위해 의회를 열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8일부터 23일까지 정부의 전북도 합동감사가 이뤄져 지방의회 일정과 겹친다는 점을 감안, 개최 시기를 19∼20일로 변경·단축했다. 특히 전북도 의회는 의원 전원에게 ‘정부 합동감사에 즈음한 안내문’을 보내 “정부의 합동감사는 의회의 기능인 행정 감시와 비판, 대안 제시 기능과 유사한 만큼 공무원들이 의회 활동으로 인해 감사를 받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합동감사가 사실상 마무리돼 공무원들의 부담이 덜한 감사 후반기로 질의 기간을 옮긴 배려로 해석된다.”고 반겼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방송독립 보장” vs “경영감시해야”

    KBS와 EBS를 ‘공공기관 운영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가 100% 출자한 공공기관인 KBS와 EBS가 국민의 감시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방송 장악을 위한 조치라는 의견으로 나눠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전병헌 의원이 여야 의원 60명의 서명을 받아 대표 발의한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은 KBS,EBS를 현행법 적용 대상에서 빼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운영법은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 다음달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시행도 하기 전에 이같은 개정안이 다시 제출된 것이다. 공공기관 운영법은 공공기관의 효율적이고 투명한 운영을 위해 경영정보 공개, 고객 만족도 조사 등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은 이들 방송을 직접 적용대상으로 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시행령에 따라 매년 대상기관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해 놓고 있다. 그러나 전 의원 등은 아예 현행 법 제4조 제2항에서 제3호를 신설, 두 방송을 아예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없도록 명문화한 것이다.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보를 위해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법에 따라 공공기관을 관리·감독하는 기획예산처는 “공영방송을 내세운 자사 이기주의”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19일 “국회에서 충분한 입법 심사과정을 거친 법률에 대해 최소한의 시행 과정도 거치지 않고 방송의 중립성 등을 주장하며 법 적용에서 뺀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방송 자율성과 방만 경영 감사는 구분돼야 한다.”면서 “정부가 100% 출자하고, 매달 세금과 유사한 성격의 시청료를 받는다면 경영 내용이 공개돼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고 덧붙였다.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박근혜·정동영 ‘우수·모범’

    박근혜·정동영 ‘우수·모범’

    시민단체 등 NGO에서는 대선주자들의 의정활동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1999년부터 9년동안 거의 유일하게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종합 모니터해 온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이하 모니터단)은 대선주자 가운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우수의원과 모범의원으로 꼽았다. ●1999년부터 9년간 종합분석 모니터단은 박 전 대표를 2000년과 2003년,2006년 우수의원 및 모범의원으로 평가했다. 모니터단은 2003년 “남북문제에 대해 초당적인 협조와 합의를 강조하고, 해외동포에 남달리 관심을 가졌다.”며 우수의원으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또 2006년에도 “지역경제의 활성화 등에 현실성있는 질의와 다양한 정책 주문을 했다.”며 박 전 대표를 모범의원으로 뽑았다. 열린우리당 정 전 의장은 2000년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모니터단은 “깔끔하고 참신한 자료와 날카로운 질의를 통해 피감기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지난 1998년 의원직을 상실해 모니터단의 평가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우수의원 및 모범의원으로 단 한 번도 선정되지 못했다.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 법률소비자연맹, 한국여성유권자연맹 등 270여개 시민단체와 NGO가 연대한 전국 규모의 평가단이다.16대 국회부터 매년 7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동원되어 가능한 모든 국감현장에 파견되어 감사위원과 피감기관의 감사내용과 절차까지 보고 듣고 정책자료를 종합 분석, 국정감사를 평가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정감사가 끝난 후에는 종합적인 감사과정과 결과를 분석하여 우수 의원과 상임위를 선정하여 시상하는 것으로 국정감사 모니터를 마무리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열린세상] 추락하는 검찰,신뢰 회복하려면/ 최병대 한양대 사회과학대학장

    최근 서울동부지검 제이유 수사팀의 B검사가 위증을 강요한 사실이 녹취록에 의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어떻게 검사가 피의자에게 위증을 교사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지난해 서울구치소로 면회갈 일이 생겼다. 난생 처음 교도소를 접해야 하기에 아침부터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구치소에서 동료 교수를 면회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우선 그 선한 친구가 수의를 입고, 구멍난 유리창을 통해 대화해야 하는 구치소 면회실 풍경에 놀랐다. 더욱 경악한 것은 그 친구가 뇌물 받은 증거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회사의 여타 비리를 파헤치겠다는 검찰의 협박에 의한 피의자의 허위 진술만으로 철창 신세가 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약 2년전 모 개발업자가 피고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기 위해 식사 접대를 하고 헤어지면서 3000만원을 쇼핑백에 담아 택시를 태워 보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고, 피고는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는 주장이었다. 동료 교수는 어느날 갑자기 검찰에 연행되어 구체적인 기억이 거의 나지 않는 2년전 일에 대해 검찰 조사를 받고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식사 접대를 받았다는 검찰 주장과 달리 식사비는 동료 교수가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또 동석한 공무원이 택시를 타고가면서 현금이 담긴 쇼핑백을 주었다는 주장과 달리 지하철을 타고 간 사실이 교통카드 사용 내역을 통해 확인되면서 결국 상급법원에서 누명을 벗었다. 각종 언론매체에 부도덕한 교육자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6개월 동안이나 철창 신세가 되어야 했던 심정이 어떠했을까? 이밖에도 1203일 만에 무죄 판결을 받은 전 국책은행 P이사의 경우 위증자가 뇌물을 주었다는 장소(커피숍)가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되는 등 여러 증언이 허위였으며, 중앙부처 B국장은 개인휴대단말기(PDA)에 의한 알리바이 입증으로 허위 증언임이 확인되어 무죄판결을 받았다.99명의 죄인을 놓치더라도 한 사람의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하는 것이 법조 윤리의 기본이라고 하는데 어찌 이런 일이 다반사인지. 만약 신용카드 사용과 PDA의 기록물이 존재할 수 없던 1960∼70년대였다면, 지금도 그들은 사회와 격리된 공간에서 어떤 생각을 하면서 지낼까? 지난해 검찰은 19개 중앙부처 중에서 고객만족도 평가 17위, 정책홍보 평가 19위였으며, 청렴도 평가는 12개 부처 중 11위였다. 신뢰받는 검찰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서는 검찰도 항상 수사의 주체가 아니라 수사의 대상, 수사의 객체가 될 수 있어야만 한다. 초록은 동색이라 검찰이 잘못한 일을 그들에게 수사를 맡길 수는 없다.‘누구든지 자신이 관여하는 사건에 심판관이 될 수 없다.’는 로마 법언(法諺)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위법·부당한 검찰의 공권력 행사에 대하여 제3의 독립기관이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아니면 최소한 검사 입문시 별도의 연수·교육 과정을 신설, 피의자 신분이 되어 위증으로 고통당하는 피고들의 울분을 체험하는 기회를 가져야만 한다. 또는 검찰권 행사로 억울함을 당한 사람들의 체험담을 예비검사에게 직접 들려 주도록 사법연수원 과정에 특별강좌를 개설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대법원에서 무혐의로 처리된, 국회의원을 지낸 한 전직 검찰 간부가 몸소 피고인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내가 막상 당해 보니 나도 현직에 있을 때 죄 많이 지었을 것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라고 한 얘기가 아직도 뇌리에 선하다. 검사 임용시에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면 국민에게서 더욱 신뢰받는 검찰, 한 걸음 더 국민에게 다가가는 검찰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최병대 한양대 사회과학대학장
  • 여당 없는 국회 민생 표류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선언으로 국회가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의원들의 집단탈당에 이은 노 대통령의 탈당으로 여당지위가 사라진 원내 2당으로 전락했다. 한나라당은 제1당이 됐다. 양측이 사학법 재개정 문제와 상임위원장 배분 등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펴면서 23일 본회의가 취소되는 등 민생법안 처리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법사위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법사위가 본회의로 넘긴 법안이 한 건도 없어 전날 저녁 급히 교섭단체 합의를 갖고 이날 본회의 일정을 취소했다. 국회 건설교통위도 이날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민간택지 분양원가 공개 및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처리하려 했다. 하지만 여야간 이견으로 28일 오전 10시 소위를 다시 열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노 대통령의 탈당과 관련, 국회 상임위 위원장 및 의석수 재배분, 국회 본회의 의석 재배치 등에 대한 협상을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또 이번 국회에서 최대 현안인 사학법 재개정을 사법개혁 법안 등 각종 쟁점 법안과 원내 1당 몫인 국회 운영위원장 선거와 연계키로 했다. 이처럼 한나라당이 원구성 재협상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열린우리당이 사학법 재개정에 부정적 태도를 견지하면 부동산법 등 각종 민생 법안 처리가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이번 2월국회에서 로스쿨법 등 사법개혁 법안과 국민연금법, 기초노령연금법 등 민생입법처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4월과 6월 국회는 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와 정계개편, 대선 후보 경선 등으로 쟁점 법안 처리를 기약할 수 없어서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상임위 간사단 회의에서 “여당이 사학법 재개정에 협력한다면 우리도 로스쿨법 처리 등에 전향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여당을 압박했다. 김충환 공보부대표도 국회 브리핑에서 “3월5일 사학법 재개정안을 처리키로 했다.”며 “이는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간 협의를 통해 타결이 되면 좋지만 타결되지 않을 경우 표결을 (시도)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반면 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학법으로 민생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한나라당에 경고했다. 윤순철 경실련 시민감시국장도 “한나라당이 그나마도 미흡한 정부와 열린우리당 안까지 반대하고 나선 것은 고통받는 민심에 완전히 등돌린 형태이자 투기비호당임을 자임한 것”이라면서 “향후 발생하는 집값 폭등은 전적으로 한나라당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이종락 나길회기자 jrlee@seoul.co.kr
  • “개헌론 공론화를”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발의에 대해 찬반 여부와 실현 가능성을 떠나 적극 공론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진보 학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헌법개정안 발의권을 가진 대통령의 개헌론이 공론의 장에서 외면당하는 것은 민주헌정 발전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시아사회과학연구원(아사연·원장 이장희)은 21일 오후 2시 대한상공회의소 지하 2층 의원 회의실에서 ‘헌법개정안 어떻게 볼 것인가’란 주제로 학술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공동 발제를 하는 김종철 연세대 법대 교수는 “(개헌 가능성이 낮다는) 부정적인 여론만을 내세워 공론화가 방기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개헌 발의가 부결되더라도 공론화 시도는 앞으로 다시 전개될 개헌론의 불씨를 살려두는 의미를 가질 뿐 아니라, 정치세력이나 시민사회의 자기책임성을 확인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장영수 고려대 법대 교수도 “차기 정부에서 직접 국회를 통한 개헌을 주도하겠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문제의 초점을 벗어난 것”이라면서 “핵심은 현 정부에서 개헌이 왜 부적절한 것인지를 합리적 논거를 통해 설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회에는 김성수 경실련 시민입법위원회 위원장, 한상희 참여연대 사법개혁감시센터 소장, 김수진 이화여대 정외과 교수, 임지봉 서강대 법대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여한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정종욱 월드포커스] 북핵 이제 시작이다

    [정종욱 월드포커스] 북핵 이제 시작이다

    어제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일련의 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크게 환영할 만하다. 특히 그동안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를 둘러싸고 회담이 오랫동안 표류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타결은 다행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번 합의의 의미를 지나치게 과장해서도 안 될 것이다. 북핵문제의 해결이 얼마나 험난한 것인지 그리고 우리의 주도적 역할이 얼마나 제한적인가 하는 점들을 이번 협상에서 다시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이미 알려진 5개의 북한 핵시설을 동결하고 사용하지 못하도록 감시하면서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보상 역시 북한의 합의사항 준수 정도에 따라 상응해서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항은 실무그룹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것은 좋게 말해서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 정작 중요한 일은 이제부터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와 핵물질을 폐기하는 것이다. 비핵 실무그룹에서 논의가 되겠지만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 핵 시설과는 달라서 핵물질이나 핵무기는 검증이나 사찰 자체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진짜 어려운 문제는 뒤로 미루어 놓은 셈이다. 실무그룹들의 협상과정을 조정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주도적 역할을 확보하는 문제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북한이 가장 강하게 요구했던 에너지 지원의 구체적 방안은 우리가 주도하는 실무그룹 회의에서 논의될 전망이지만 실제 협상 과정은 다른 그룹의 협상 진척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에 대한 에너지 지원을 5개국들이 균등하게 부담하기로 합의했다고 하지만 그 구체적 방법이나 지원의 선후에 따라 부담의 의미도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일본의 대북 경제지원은 북·일 관계정상화 교섭과 밀접하게 연계될 것이다. 또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가 논의될 동북아 안보협력 실무그룹은 참여할 국가들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남북한뿐 아니라 6개국이 모두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반도의 장래를 논의하는 과정에 일본이나 러시아도 참여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우리는 북한에 대해 에너지와 경제협력만 제공하고 정작 가장 중요한 문제의 논의 과정에서는 주도적 역할을 못하는 결과도 생길 수 있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중국과 미국의 태도이다. 이번 타결과정에서 가장 많은 것을 얻은 쪽은 중국이었다. 결렬 직전에 북한을 설득해서 합의를 도출한 것은 중국이었다. 일본과 북한의 양자 협상을 만들어 낸 것도 중국이었다. 이번 합의의 절반은 중국의 작품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북핵문제 해결에서 중국과 우리의 입장이 같을 수는 없다. 특히 평화체제문제가 그러하다.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은 이번 협상 타결을 위해 과거에 밝혔던 입장을 번복하는 일을 불사했다. 북한의 발목을 잡았다고 큰 소리쳤던 금융제재를 쉽게 풀어 주었고 나쁜 행동에는 어떠한 보상도 없다고 다짐했지만 결국 고농축 우라늄이나 핵무기 문제는 다음 단계의 숙제로 넘기고 말았다.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내년의 대선에서 북핵문제가 자신의 8년 임기 동안 악화되기만 했다는 민주당의 공격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고려 사항이었을 것이다. 우리로서는 앞으로 중국이나 미국의 입장이 국내 상황이나 양국관계에 따라 달라지지 않도록 확실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합의를 두고 정부와 국회 사이에 긴밀한 협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경찰 “사망 중국인이 방화” 잠정결론

    화재로 9명이 숨진 전남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에 2년 전에도 유사한 화재가 발생, 자체 진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두 차례나 시설운영과 관련해 시정 권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허술한 대책이 참사를 가져온 셈이다. 화재원인을 수사하고 있는 여수경찰서는 12일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초동 진화와 구호조치 등에서 업무상 잘잘못을 가리기 위해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최초 발화지점인 304호실에 외부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숨진 중국교포 김명식(38)씨가 알 수 없는 도구를 이용해 방화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화재 원인을 ‘김씨의 방화’로 잠정 결론낸 것이다. 그러나 보다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전문가 5명이 화재 현장에서 2차 감정을 하고 있다. 특히 화재 참사 당시 화재 경보음이 울리지 않은 이유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이날 분향소를 찾아 와 “2005년 4월22일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201호실에서 러시아인이 라이터로 화재를 낸 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때에도 이번 화재처럼 바닥재가 타오르며 유독가스가 났으나 자체 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 광주지역사무소에 따르면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는 2005년 시설 운영과 수용자 처우, 의료조치 미흡 등 인권침해로 2차례나 시정 권고를 받았다.인권위는 이날 경찰과 검찰의 조사와는 달리 조사관 3명을 파견, 현지조사에 들어갔다. 이들은 외국인 보호시설의 위생과 시설, 수용자 처우, 장기구금 등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한다. 또 국가 공권력을 다루는 수용시설 감시활동을 아웃소싱한 것도 화마를 키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한 직원은 “용역업체 직원들이 나이든 경우가 있어 수용자들을 다루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경찰이나 관련 기관에서 직무교육을 해야 하지만 기대하기 어렵고 이들의 근무태도와 만족도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 참사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여수 성심병원에는 국내에 머물고 있던 유가족과 친척 등 20여명이 몰려 와 오열했다. 이들은 분향 뒤 참사 현장을 확인하면서 항의하기도 했다. 분향소 안팎에는 단체장과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 보낸 조화 20여개가 쓸쓸하게 방문자들을 맞았다.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언론·시민단체 “또 방송장악 음모”

    언론·시민단체 “또 방송장악 음모”

    공기업의 방만한 운영과 도덕적 해이 등을 막는다는 취지로 제정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이 언론계 주요 이슈로 대두됐다. 지난해말 통과된 모법은 물론 최근 입법예고된 시행령에서도 KBS(한국방송)와 EBS(교육방송)가 대상 공공기관에서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대로라면 정부는 KBS와 EBS의 임원 선임과 회계 감시, 필요할 경우 통폐합은 물론 매각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언론·시민단체는 “정부의 방송장악 음모가 또다시 드러났다.”고 강력 반발하는 한편 공공기관운영법 제4조 2항의 적용제외 대상에 ‘방송’을 추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입법청원키로 했다. 민주노동당의 천영세 의원 등 정치권 일각에서도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국회 통과돼 시행령 입법예고 공공기관운영법은 기존의 정부산하기관 관리기본법과 정부투자기관 관리기본법을 통합해 공기업 등 공공기관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자는 명목에서 추진됐다. 지난해 12월말 국회에서 통과돼 오는 4월부터 발효될 예정이며 지난 2일 시행령이 입법예고됐다. 각 부처별로 관리됐던 공공기관(공사)의 예산 등을 기획예산처가 직접 관리감독하도록 한 것이 골자이다. 한국도로공사나 한국방송광고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공공기관들이 각기 다른 부처에서 관리받다 보니 예산 및 회계처리가 불투명해지고, 주먹구구식 경영 등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운영법 제4조 1항 1호에는 ‘다른 법률에 따라 직접 설립되고, 정부가 출연한 기관’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방송법에 의해 설립된 KBS와 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따라 설치된 EBS도 당연히 포함되는 것이다. 민노당 천 의원은 “기존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과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에서 공영방송을 적용제외 대상으로 뒀던 것은 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사회적 합의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같은 합의를 파기하고 KBS와 EBS를 정부관료의 통제에 두려는 것은 방송장악이라는 의혹의 불씨만 남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도 “기획예산처의 공공기관운영법이 4월부터 효력을 발생하면 KBS 등의 독립성을 정부관료가 마음대로 유린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고 비판했다. ●일각선 “공영방송 방만경영 탓” 하지만 일각에서는 KBS 등 공영방송이 오히려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실제 감사원은 2004년 “KBS가 예산편성에서 외부 감독을 전혀 받지 않아 방만한 경영을 해왔다.”고 발표했다. 당시 감사원이 국회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KBS는 문화관광부가 폐지를 요구한 퇴직금누진제를 계속 유지하고, 인건비 등 재정부담이 커지자 KBS2의 광고비 인상으로 충당했는가 하면, 사원들에 대한 개인연금도 회사가 지원했다. 노조전임자도 25명으로 정부투자기관 허용기준치보다 19명이나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출자기관이 예산편성과 결산과정에서 정부의 엄격한 심사를 받는 것과 달리,KBS는 국회에서 결산 승인만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방송사 경영에 직접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언론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강형철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국가와 정치로부터 독립된 기구가 공영방송의 경영을 규제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서울광장] 강재섭과 서청원/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강재섭과 서청원/이목희 논설위원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어제 노무현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 모습을 보면서 5년 전 서청원 전 대표가 떠올랐다. 제1야당이자 다수당의 대표. 잘 나가는 대선주자가 포진한 정당의 대표. 여권의 지리멸렬. 서청원씨가 한나라당을 이끌었을 때와 어찌 그리 닮은꼴인지. 강재섭·서청원은 개인적으로도 유사점이 많다.2002년 대표 당시 서청원은 59세로 5선 의원. 지금 강재섭과 같다. 진주 강씨, 대구 서씨 등 명문가 출신으로 정치입문 후 대변인, 원내총무를 비롯해 친화력이 요구되는 직을 주로 거쳤다. 소속당이 이름을 고친 적은 있으나 스스로 당적을 바꾼 일은 없다. 무엇보다 성품이 비슷하다. 온화, 소탈, 신사풍…. 그에 더해 프로필의 단점까지 빼다 박았다.“우유부단하다는 지적을 종종 받는 게 흠.” 한걸음 더 나가 한나라당 속을 뒤집어보면 두 사람의 공통단어가 드러난다. 외화내빈(外華內貧), 빛 좋은 개살구다. 서청원은 얼마전 토론회에서 “이회창 후보만 있었지, 당은 없었다.”고 대선 패배 원인을 분석했다. 후보의 약점을 덮느라 전전긍긍한 것이 당 역할의 전부였다고 했다. 한나라당 후보가 여론조사 1위를 질주할 때 서청원의 환한 얼굴 밑에 5년 뒤 한(恨)서린 얼굴이 깔려 있었던 셈이다. 힘빠진 노 대통령을 향해 큰소리 치는 강재섭의 당내 사정도 나아보이지 않는다.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으로 당사령탑에 올랐지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지지도에서 잘 나가니 딜레마다. 양쪽 눈치를 봐가며 적당히 한 당직 인선. 소속 의원들은 유력 대선주자 캠프만 기웃거린다.“당대표는 어디 갔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강재섭의 좌우명은 ‘대해불택세류(大海不擇細流)’. 작은 물줄기를 가려받지 않는 큰 바다의 포용력을 이르는 말이다. 지금은 포용력이 이명박·박근혜 사이의 눈치보기로 비친다. 이런 식이라면 “좋은 게 좋다.”는 분위기가 서청원보다 심해질 수 있다. 강재섭·서청원이 부드러운 성품이긴 하지만 강재섭에게는 가끔 독기가 느껴진다.1992년 가을 밤 박철언씨의 황당해하는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후보확정에 반발해 탈당한 박철언. 다른 사람은 몰라도 청와대와 국회로 끌어준 강재섭은 따라올 줄 믿었다. 하지만 그날 낮 강재섭은 당잔류를 선언했다.6공의 황태자 박철언은 강재섭의 마지막 못질에 속절없이 스러져 갔다. 소주잔을 기울이던 몇몇 기자들의 의견이 팽팽히 대립했었다.“강재섭은 대세를 따라간 기회주의자.” “민주화 세력의 명분에 합류한 결단력의 소유자.” 당시는 배반자라는 비난을 들었을지언정 강재섭의 결정은 옳았다고 본다. 2007년 대선판, 강재섭의 독기가 발휘되길 바란다. 대선후보에 들러리서는 대표가 되어선 안 된다. 대선주자 진영의 자잘한 이해를 물리치고, 당을 국정의 큰 판에서 이끌어야 한다. 참여정부 남은 1년 국정이 흔들리지 않도록 감시하고, 도울 건 돕는다는 자세가 우선이어야 한다. 이번 청와대회담처럼 정부·여당과 자주 만나야 할 것이다. 당의 목소리를 확실히 내기 위해 당직개편 때 억지로라도 ‘대표 계보’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 당 소속원들이 대선후보에게 눈도장이나 찍으려고 난리칠 때 대표로서 외쳐보라.“두번이나 혼쭐나고 정신 못 차렸느냐. 국회에서 정책을 열심히 챙기고, 민생현장을 훑고 나서 후보를 넘어 한나라당 이름으로 민심의 심판을 당당히 받아보자.”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법따로 현실따로 (6)끝] 생색용 입법 남발…일반형법<특별형법 ‘기형적 법체계’

    [법따로 현실따로 (6)끝] 생색용 입법 남발…일반형법<특별형법 ‘기형적 법체계’

    화폐 단위인 ‘환’이 아직도 살아 있다.1962년 통화개혁에서 ‘환’이 ‘원’으로 바뀐 지 45년이 됐지만 법에는 여전히 ‘환’이란 표현이 있다. 민법 97조는 ‘법인의 이사, 감사 또는 청산인은 다음 각호의 경우에는 5만환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법무부 박민표 법제심의관은 18일 “5만환을 500만원으로 바꾸는 등의 민법 개정안이 지난 2004년 국회에 제출됐으나,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계류중”이라고 말했다. 법제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시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법령은 4122개. 연도별 통계를 잡기 시작한 1978년의 2864개보다 1258개 늘었다. 한국법제연구원 전재경 박사는 “정부 수립 이후 7900여개의 법령이 생겼고, 이 가운데 10분의1가량만이 실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대적인 법령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배보다 배꼽이 큰 형법체계 우리나라 형법은 살인·절도·사기·강간·폭행·(공무원의)직무유기·낙태·뇌물수수 등의 범죄에 대해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 도로교통법, 정치자금법, 약사법, 여권법 등이 모두 특별형법에 해당한다. 특별형법은 600여개로 추정된다. 살인죄의 경우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형법은 정하고 있다. 특별형법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서는 뇌물 1억원 이상을 받으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처하도록 규정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살인죄보다 뇌물죄의 형량이 높을 수도 있다. 2005년 법원의 1심 공판에서 형법으로 8만 4734명, 특별형법으로 14만 1784명에게 형벌이 내려졌다. 법제처 한영수 재정기획관은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특별형법이 많이 만들어졌다.”면서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문제의식을 갖고 법령심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형법을 건드리기 어렵기 때문에 특별형법을 만들고 있어 행정편의주의라는 비판도 나온다. 건국대 법학과 홍일표 교수는 “특별형법은 제대로만 만들면 좋지만 체계를 갖추지 않고 만들어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려대 법학과 배종대 교수는 “특별형법이 필요했던 상황은 일정시간이 지나면 일상화되고 특별법의 효과는 떨어지게 마련”이라면서 “특별형법은 형법을 보완하기보다는 어미에 해당되는 일반 형법의 원칙을 해치는 살모사”라고 말했다. ●국회는 ‘법 공장’인가? 엉터리 법이 쏟아지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최근 들어 국회의원들의 생색내기용 입법이 급증하고 있다.16대 국회에서 발의된 의원입법안은 1912건으로 15대 때보다 768건 늘었다.17대 국회에서는 무려 4501건이 발의돼 16대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의원들이 활발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내부 실정을 들여다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국회는 법안을 만드는 ‘법 공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사무처 법제실 고위 관계자는 “사회 현상을 고발하는 신문기사 하나를 달랑 들고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법을 만들어 달라고 떼를 쓰는 의원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경우에는 ‘절대 법제실에서 만들어 줬다고 얘기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면서 법안을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 이렇게 마련된 법안이 의원입법이란 이름을 달고 국회에 제출된다. 법제실의 다른 관계자는 “의원들은 지역구 민원이나 유권자 관리를 위한 생색내기 차원에서 법안을 대량 생산해 내고 있다.”면서 “이런 법안은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한 국회의원 입법보좌관 김모(39)씨는 “법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나 연구단체 설립을 국회 예산으로 지원해 주고 있기 때문에 정치자금 마련을 위해 법안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면서 “상임위에 법안을 던져 놓고 제안설명조차 하지 않는 의원들도 많다.”고 말했다. 한국법제연구원 장병일 입법평가연구팀장은 “입법 만능주의가 문제”라면서 “사회적 문제가 생기면 법을 만들곤 한다.”고 말했다. ■ 선진국의 ‘입법영향 평가’ 대부분의 선진국은 입법영향평가와 같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 등 대륙법 국가들은 1990년대 초부터, 영·미법계 국가들은 1980년대 정부 규제 평가를 하면서 법의 사회적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고 있다. 입법영향평가제도가 가장 발달한 나라는 스위스. 연방 의회 내에 1000여명의 입법평가전문위원으로 구성된 평가기구를 두고 있다. 서울대 정종섭 교수는 “스위스는 국가 규모가 작아 법률평가 시스템 개발이 쉬웠다.”고 말했다. 스위스는 입법과정에서 사전·병행·사후 평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사전평가는 법률 초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사회문제를 규율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단계에서 진행된다. 병행평가 단계에서는 마련한 법률안의 효과, 비용추계, 실용성을 분석한다. 사후평가는 법령이 공표된 이후의 일정 시점에서 실효성을 점검한다. 법령의 목표달성 여부를 분석하고 수정·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한국법제연구원 박영도 기획실장은 “스위스의 입법영향평가는 다차원적·지속적으로 진행되는 법의 사회화 과정”이라면서 “법이 사회 현실과 따로 놀지 않고 정치·사회 문제를 조정하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법에 대한 세심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 [특별기고] 왜 법과 현실은 떨어져 있는가/김욱 배재대 정와과 교수 요사이 한국 사회에서 법과 현실의 괴리 현상이 아주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치관계법은 물론이고 교육정책, 부동산정책 등에서도 법과 현실이 따로 돌고 있다. 사실 법과 현실 사이의 괴리는 필연적이다. 어느 사회나 늘 법을 안 지키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모든 사람이 법을 잘 지킨다면, 많은 돈을 들여 경찰, 검찰 등과 같은 공무원 조직을 만들고 유지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 사회의 경우 그 간극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법을 지키지 않아 법을 지키는 사람이 오히려 바보 취급을 당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우리 사회에서는 이처럼 법과 현실이 떨어져 있는가? 크게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하나는 문화적 설명이다. 법치보다는 인치를 중시하는 우리의 전통적 문화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법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설명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것이지만, 왜 우리가 이러한 문화를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또 다른 설명은 법을 만드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서, 이는 다시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이상이나 명분에 치우쳐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법을 만들 수 있다. 부동산 정책, 교육정책의 실패가 좋은 사례다. 둘째, 법 만드는 사람들이 시대의 급속한 변화를 미처 따라잡지 못할 수 있다. 정치관계법이 정치인 팬클럽,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 등에 대한 정확한 규정을 마련하지 못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셋째, 법 만드는 사람들이 국민 전체의 이익보다는 자신들 소수만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치자금에 대한 규제는 풀어주면서 선거운동의 방법과 기간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현재의 정치관계법은 기성 정치인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세 번째다. 앞의 두 가지는 합리적인 절차와 사고를 통해 차차 개선이 가능하다. 그러나 세 번째는 민주정치의 기본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으로서, 국민 의사의 심각한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국민들이 법을 잘 지키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사실 우리 사회에 법을 경시하는 문화가 생겨난 이유도 바로 오랜 기간 위정자들이 국민보다는 자신들만을 위한 법을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법을 만드는 사람들, 즉 권력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유혹은 엄청나게 큰 것이다. 이들이 이러한 유혹을 물리치도록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견제와 감시이며, 이는 곧 민주정치의 기본 원리이기도 하다. 아무리 훌륭한 선생님도 학생의 날카로운 질문이 없으면 긴장이 풀어지면서 수업 내용이 느슨해질 때가 있다. 마찬가지로 국민의 견제와 감시가 없는 권력자는 국민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민주정치의 성패가 궁극적으로 국민의 손에 달렸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욱 배재대 정와과 교수 ●기획탐사에 대한 독자 여러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 (02)2000-9261∼9263 또는 tamsa@soeul.co.kr 기획탐사부 이창구 강혜승 유지혜 박지윤기자 tamsa@seoul.co.kr
  • [인사]

    ■ 서울신문 (경영전략실) △HR운영부장 양승현■ 문화관광부 ◇일반직 고위공무원 전보 △감사관 李承振△예술국장 姜奉錫△한국예술종합학교 사무국장 李學宰■ 공정거래위원회 △업무지원팀장 김종선△심결지원3〃 배진철△성과관리〃 김재신△정책홍보〃 고병희△소비자정보〃 최무진△독점감시〃 김성만△거래감시〃 조홍선△가맹유통〃 김윤수△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 총괄과장 최정열△〃 경쟁과장 장덕진■ 국회도서관 ◇승진(사서서기관) △입법정보실 입법정보생산과장 유미숙■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부서장 전보 △정책연구실장 李容相△미래기술실용화센터장 吳日根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구조·경영연구센터장 金正鎬△동향분석실장 金炳律■ 서강대 △사무처장 김영수■ 아이뉴스24 △논설위원실장 이재권△편집국장 조인△스포츠팀장 김대호■ 국민대 △학생지원처장 柳春烈■ 수협중앙회 ◇부장급 전보 △특판사업부장 白淳基△노량진시장현대화사업단장 孔魯成 ◇팀장급 전보△상호금융여신팀장 趙桓圭△경제기획〃 鄭知열△경영지원〃 金병喆△운영〃 金基成△강서유통센터 시설관리〃 朴龍극△강서유통센터장 李守榕△전략마케팅실장 崔炳漢△수매사업단장 金侍鍾△가락동공판장장 車漢圭△구리〃 徐京源△인천〃 李晟熙△대구〃 金鳳鶴△여수유류사업소장 李容燮△춘천군납〃 康宗旻△바다마트잠실점장 李純敎△〃노량진점장 金定植△〃상계점장 金永培△〃종암점장 金鉉佑△〃수원유통센터점장 李鍾煥△〃강서점장 金聲勳△〃원효점장 金台鎬■ 대한투자증권 ◇부사장 △리서치센터장 金永翊■ 흥국생명 ◇신규 △자산운용총괄 전무 李晟東■ 칸서스자산운용 △금융공학본부장 이사 楊太善△금융공학팀장 吳俊完■ 진로 (승진) ◇상무 △정문길 ◇상무보△김정수 임재범 장민수 강관성 이수용
  • [인사]

    ■ 법무부 ◇승진 (일반직 고위공무원)△법무연수원 교정연수부장 林永秀(부이사관)△재정기획관 韓俊燮△교정기획과장 宋永三■ 환경부 ◇과장급 전보 △민간환경협력과장 尹明鉉△유해물질과장 직무대리 方鍾植△산업폐수과장 沈戊慶△한강유역환경청 환경감시단장 朴永錫△낙동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林鍾賢△금강유역환경청 환경관리국장 金善鎬△영산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金正豪■ 국회사무처 ◇승진 (관리관)△기획조정실장 李秉吉△법제〃 金仁喆(이사관)△감사관 具秉會△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전문위원 鄭求福△예산결산특별위원회 입법심의관 李權雨△국회사무처 李龍遠◇이사관 전보△농림해양수산위원회 전문위원 林秉圭△건설교통위원회 〃 이율복△의정연수원장 成碩鎬△산업자원위원회 전문위원 李元鐸△국회사무처 李吉成◇이사관 파견△중앙공무원교육원 李晉浩△한국무역협회 池星培△한국국방연구원 李圭健△한국디자인진흥원 鄭然重◇부이사관 전보△법제실 행정법제심의관 林塡垈△의사국 의정기록관 金要煥△농림해양수산위원회 입법심의관 金九△건설교통위원회 〃 朴明洙△정보위원회 〃 朴昌奎△예산결산특별위원회 〃 韓功植△국제국 의원외교정책심의관 金匡默△의정연수원 교수 洪承邱△관리국 시설심의관 安聖億△〃 공업심의관 鄭柱星△법제실 경제법제심의관 李仁庸△국회사무처 金炳鮮 孫石昌■ 국민체육진흥공단 ◇본부 관리직△정보전략실장 鄭基文 ◇경륜운영본부 관리직 △지점총괄실장 金弼鉉 ◇본부 실장급 △기획조정실장 李碩鎬 △경영혁신〃 崔容碩 △경영지원〃 金君大 △재무관리〃 李明鎬 △문화사업〃 孫周滿 ◇경륜운영본부 실장급△고객만족실장 吳治政 △공정〃 具滋玹 △운영〃 崔禎鎬 △훈련원장 金正洙 △심판실장 南永哲 △상봉지점장 權五烈 △일산〃 金大根 △장안〃 趙崙柱 △분당〃 孫商瑢 △길음〃 申凞涉 △당산〃 安景燦 △유성〃 李相赫 △인천〃 韓圭錫 △시흥〃 文昌薰 △논현〃 金光凞 △올림픽공원〃 金潤洙 △의정부〃 朴仁鎬 ◇올림픽파크텔운영본부 실장급 △총지배인실장 陰斗完 ◇경정운영본부 실장급 △고객만족실장 崔尙憲 △경주〃 李鉉槿 △운영〃 李章信 ◇스포츠레저운영본부 실장급 △스포츠산업실장 安京元 ◇체육과학연구원 실장급 △정책개발연구실장 李龍植 △전문체육〃 崔奎正 △행정지원〃 金鍾奭 ◇본부 팀장급 △홍보팀장 鄭孝衡 △정보기획〃 金奭斌 △정보지원〃 柳泳勇 △전략기획〃 李孟圭 △경영평가〃 李鍾俊 △예산〃 尙炯錫 △변화추진〃 韓淙圭 △SR경영〃 崔藝瀞 △총무〃 鄭炳燦 △인력관리〃 崔昌烈 △노사협력〃 金光植 △기금지원〃 李允喜 △자금관리〃 李提遠 △회계〃 蔡秉三
  • [오늘의 눈] 그들만의 국회/황장석 정치부 기자

    “예산이 남아 도느냐.(아이디 bimbi2006)”,“국민 혈세 이렇게 낭비하느냐.(qoral0425)” ‘국회의원들이 눈·비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국회가 의원회관 현관(일명 정현문)에 1억 5000만원을 들여 차양(캐노피)을 설치하고 있다.’는 기사(서울신문 1월6일자 3면)에 대한 네티즌들의 댓글이다. 육두문자를 써가며 공사를 발주한 국회 사무처와 예산을 승인해준 의원들을 욕하기도 했다. 일부 국회 직원들까지 기자에게 “설마 그런 어처구니없는 공사일 줄은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빗발치는 비난에도 불구,9일 현재 공사는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사무처의 김태랑 사무총장은 지난 8일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여론과는 관계 없이 이 시설물은 꼭 설치돼야 한다고 본다.”면서 “바닥이 화강암으로 돼 있어서 눈·비가 올 때는 굉장히 미끄럽다.”고 강조했다. 국회는 주요 공공기관 가운데 외부의 감사를 받지 않는 유일한 기관이다.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는 예산을 스스로 편성·승인·집행한다. 자체적인 감사 외엔 외부의 감시가 없기 때문에 구성원들의 윤리의식과 자체정화 능력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하지만 지난달 여야가 2007년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보여준 행태는 그런 요구와는 한참 거리가 있었다. 국민을 위한 복지예산은 대폭 깎았고, 자신들을 위한 예산은 지난해보다 증액된 안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대표적인 게 의원들의 해외시찰 등을 지원하는 의원외교 예산이다.‘외유성 시찰’이 적지 않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9억 6200만원이었던 의원외교 예산은 71.6%나 늘려 50억 8300만원을 배정했다.‘의원 전용 차양’ 설치와 마찬가지로 ‘사무처가 제안하고 여야가 눈감아주는 절차’였다.‘출산·양육환경 개선’을 위한 예산 10억원 중 절반을 도려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황장석 정치부 기자 surono@seoul.co.kr
  • 위기의 ‘금융검찰’ 금감원

    부원장급까지 금고 인수 비리에 연루된 금융감독원에는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이 어울린다. 시중은행·보험·증권·카드 등 거의 모든 시중 금융기관들을 망라해 금감원에 집중된 지휘·감독권은 역으로 비리에 쉽게 노출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막강한 감독기관에는 더욱 강력한 감시가 요구되지만 그런 재감독 체제가 제도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은 것도 비리가 꼬리를 무는 바탕을 제공하고 있다. ●비리와 관련해 끊임없이 거론되는 법적 지위 금감원은 외환위기 이후 은행감독원·보험감독원·증권감독원·신용관리기금이 통합돼 1999년 출범한 민간조직이다. 금융제도를 제대로 지키는지 지도·감독하는 기구다. 현장에서 금융기관들과 직접 맞부딪치는 금감원 직원들에게는 늘 비리의 ‘유혹’이 따르게 된다. 금감원을 지휘, 감독하는 기구가 재경부 출신의 공무원들로 구성된 금융감독위원회다. 공무원 70여명이 1600여명의 민간인 조직을 관리하는 것이다. 구성원의 신분은 다르지만 사실 한 조직이나 마찬가지이다. 금감위원장은 금감원장도 겸임하고 있다. 이런 금감위와 금감원의 법적 지위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우선 한국은행처럼 금감위를 민간조직으로 바꿔 정부로부터 자유롭게 금융기관들을 감독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다. 윤성식 전 정부혁신위원장을 비롯해 금감원 노조, 시민단체 등이 이같은 입장이다. 반면 금감원을 공무원 조직으로 위상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재경부나 감사원의 입장이다. ●‘금융 검찰’ 어디에서 감독하나 금감원은 자체 감사실을 두고 감사로 외부인사를 영입해 업무감사, 직무감찰을 하고 있다. 그러나 주로 낮은 직급을 다룬다. 고위직의 비리를 밝혀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감사원의 재정금융감사국도 금감원을 감사할 수 있다. 하지만 재정금융감사국이 맡고 있는 기관은 금감원, 재경부, 산업은행 등 총 21개 기관이고, 또한 며칠에 걸친 표본조사를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도 금감원·금감위를 감사한다.2월·4월 짝수 달에 열리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10월 국정감사 등에서 정책감사를 받는다. 그렇지만 개인비리 등을 추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비리는 왜 발생했나 한 관계자는 “아직도 외환위기가 금감원에는 끝나지 않은 것 같다.”고 빗대어 말했다. 김중회 부원장이 연루된 ‘골드상호신용금고 인수 관련 비리’의 경우 외환위기로 금고를 구조조정해야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유사한 비리가 또 터질 수 있다는 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금감원은 감독기구이지 집행 기구가 아니다. 하지만 당시 부실금고 처리는 예금보험공사가 아직 틀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라서 금감원이 집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접 매각 문제까지 해결하려다 보니 비리가 발생할 소지가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당시로서는 어쩔 수 없었겠지만, 금감원이 가능한 한 빨리 손을 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감독원 입장에서는 문제가 불거진 금융회사는 퇴출시켜야 했는데 퇴출이 미칠 사회적 파장 때문에 퇴출을 막는 등 로비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고 말했다. ●퇴직 후 금융기관 진출도 문제 참여연대는 지난 8일 금감원 퇴직자들의 재취업 현황을 조사해 발표했다. 지난 8년간 퇴직자 114명 중에 76명이 금융회사 등 유관기관에 재취업했다고 밝혔다. 과반이 훌쩍 넘는 64%에 이른다. 변금선 참여연대 투명사회팀 간사는 “재취업한 사람들 중 68명은 현행 공직자 윤리법에서 업무관련성이 있는 회사에 2년 이후에 취업하도록 한 규정을 위반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관계는 감독기관과 피감독기관의 유착을 유도하고 비리를 조장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비리발생의 근원에 대해 “금감원의 부적절한 조직체계 탓”이라면서 “경험을 내세워 끊임없이 낙하산 인사를 강요하고, 금감원의 예산이 사실상 금융회사들의 분담금으로 이뤄지는 기형적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소영 전경하기자 symun@seoul.co.kr
  • [서울신문 탐사보도-법따로 현실따로] ‘UCC 선거’ 영향력 메가톤급…관련규정없어 논란

    [서울신문 탐사보도-법따로 현실따로] ‘UCC 선거’ 영향력 메가톤급…관련규정없어 논란

    “팬클럽이 사조직에 해당된다고요?” 정치인을 좋아해 자발적으로 구성돼 예비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모임인 팬클럽이 정치인의 사조직에 해당될 수 있다는 중앙선관위의 잠정적인 해석에 팬클럽 회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들이다. 경희대 김민전 교수는 “사조직을 이용한 선거를 금지할 때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민주산악회, 박철언씨의 월계수회 같은 조직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던것”이라 면서 “자발적인 지지 모임에 대한 규정은 선거법에 없다.”고 지적했다. ■ 선관위 잠정해석 하지만 1990년대에 마련된 사조직 금지 규정이 팬클럽의 활동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예비 대선후보 A씨의 팬클럽이 주최하려던 행사가 지난 연말 기획단계에서 무산됐다. 팬클럽이 A씨를 대통령으로 만들려는 목표로 창립대회를 열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한 선관위가 팬클럽에 ‘옐로 카드’를 보낸 것이다.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경고였다. ●‘1990년 선거법´이 팬클럽 활동 발목 고건 전 총리를 지지하는 모임인 ‘국민통합을 위한 고건 대통령후보 추대 전국청장년연대(고청련)’에는 ‘고건’이란 이름을 넣을 경우 선거법상 유사단체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가 지난해 내려졌다. 고청련이 ‘중도국민대통합 전국청장년연대(중청련)’로 명칭을 바꿔야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관위는 회원들이 팬클럽 홈페이지에 의견을 올리는 것은 허용할 수 있지만 많은 이들이 이에 동참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움직임으로 간주된다면 단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자발적인 팬클럽과 ‘어용’ 팬클럽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박사모 등 “법규 지나치게 확대 적용” 박사모의 정광용 회장은 “유권자 스스로 참여하는 팬클럽 활동이 건전한 선거문화 정착에도 도움이 될 텐데 선거법을 확대해석해 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목포대 김영태 교수는 “현실적으로 이미 자리잡은 팬클럽을 허용해야 한다면 그 활동에서도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일부 대선 예비 후보들이 후원회를 둘 수 없기 때문에 팬클럽을 통한 우회적인 경로로 정치자금이 흘러들어갈 가능성도 우려된다. 경희대 국제지역학부 김민전 교수는 “후보자에게 기탁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는 불법 자금이 교묘히 이 단체들에 대신 흘러드는 것을 막기 위한 조항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UCC 선거’ 규제 법규 애매 지난해 미국 중간선거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공화당 우세지역으로 꼽히는 버지니아주에서 공화당의 조지 앨런 상원의원이 민주당의 짐 웹 후보에게 미세한 차이로 패했다. 앨런 상원의원이 민주당 지지 청년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장면이 동영상으로 인터넷 사이트에 퍼진 게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연말 대선에서도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선거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김지연 정책실장은 “대선에서 UCC의 영향력은 예측불가능”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카메라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의 김유식 대표는 “동영상을 조금이라도 재미있게 만들면 클릭 수는 수백만에 이를 수 있다.”면서 “UCC의 영향력은 지난 대선에서 인터넷 선거 파괴력의 4∼5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관위는 UCC 단속방침 우리나라 누리꾼들은 전문가들이 만든 동영상을 퍼다 나르는 수준을 넘어서 자신들이 직접 찍어 편집한 UCC 붐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연말 여중생집단폭행 동영상은 사회적인 관심을 집중시켰고 ‘마빡이’, 기타리스트 ‘임정현’ 등의 동영상은 ‘대박’으로 연결됐다.UCC와 대선이 연결되는 순간 폭발력은 메가톤급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그래서 예비 대선후보 진영에서도 UCC 선거전 대비를 세우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팬클럽인 ‘박사모’의 자유게시판에는 ‘영상뉴스&포토자료실’ 메뉴가 별도로 마련됐으며, 회원들이 하루에도 몇 건씩 박 전 대표와 팬클럽의 활동 모습을 올려놓고 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의 팬클럽 ‘김근태 친구들’도 동영상 게시판과 디카게시판을 따로 두고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팬클럽 ‘명박사랑’은 UCC 대책팀을 따로 두고 있다.16대 대선이 사이버 여론전이었다면 17대 대선의 주요 변수는 UCC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중앙선거관리위도 UCC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대선에서 UCC가 미칠 영향력이 엄청날 수 있다.”면서 “선거운동이 점차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전국민이 선거운동의 주체가 되고 있고,UCC 선거운동도 새로운 현상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선관위는 예비후보들의 UCC 등을 감시하는 사이버팀 인력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잠재돼 있다. 선관위는 UCC를 예비 대선후보의 팬클럽 홈페이지에 올리는 정도는 허용할 수 있지만 UCC를 다른 블로그, 홈페이지 등으로 퍼나르거나 동영상 전문 사이트에서 공유한다면 선거법 위반으로 단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 시대 변화와 흐름에 따라 규제를 풀 수도 있겠지만 과도기라고 볼 수 있는 지금은 컨트롤(단속)이 필요하다.”고 개입의지를 밝혔다. 선관위가 개입하게 되면 불법 선거운동 논란이 빚어지면서 예비 후보 캠프와 충돌소지가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운동 기간 전에 UCC를 활용한 선거운동이나 비방·흑색선전을 퍼트리는지를 사이버팀에서 조회 중”이라면서 “위법사실이 있을 때는 즉시 삭제를 요구하고, 반복되면 고발이나 수사의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시대변화 수용해야” 전문가들은 선관위의 이런 방침이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지적한다. 시대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단속하고 규제하려 드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얘기다. 김욱 배재대 교수는 “UCC가 대선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적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관련 규정이 없어 논란이 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디시인사이드 김유식 대표는 “동영상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고 퍼가는 것을 막고 규제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선관위 단속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숙명여대 이남영 교수는 “지금은 개개인이 커뮤니케이션의 주체가 될 수 있지만, 현행 선거법에는 이런 부분이 아직 반영되지 않고 있다.”면서 “검증되지 않은 제작물 등으로 선거가 과열되거나 소모전으로 치닫지 않도록 보완장치를 마련하면서 단계적으로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단국대 안순철 교수는 “이미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UCC문화는 무조건 규제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면서 “유권자들이 온라인 상에서 건전하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도록 최대한 풀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정치자금 ‘체크오프제’도 논란 소지 정치자금 세액공제 제도가 폐지되면서 체크오프(Check off) 제도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체크오프제는 국세 납세자가 자신이 내는 세금 가운데 1만원 내에서 정치자금으로 지정하는 제도다. 의원·정당을 지정하는 세액공제제와 달리 체크오프제로 조성된 정치자금은 국고보조금 배분·지급 방법에 따라 정당에 분배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체크오프제 도입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을 지난해 12월12일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개인소득세에서 3달러(약 3000원) 이내의 기금을 대통령선거 운동기금으로 기부하는 미국처럼 우리도 소액기부문화를 확산하겠다는 취지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소액다수 기부문화를 만든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 세액공제제도를 없앤 배경을 살펴보면 ‘간판 바꿔달기’에 불과하다는 의심을 살 만하다. 국회 재경위의 김호성 전문위원은 “세액공제제를 없애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심의하면서 재경위에서 별다른 논란이 없었다.”면서 “국민의 세금, 그것도 지방세인 주민세에서 1만원을 얹어 돌려주는 제도가 불합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액공제제를 없애는 대신 체크오프제를 도입하면 정치자금 조성방식이 지방세에서 국세로 바뀌는 데 불과하다. 목포대 김영태 교수는 “세금에서 정치자금을 주도록 하는 것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표현이란 취지에서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기획탐사부 이창구 강혜승유지혜 박지윤기자 tamsa@seoul.co.kr
  • [서울신문 탐사보도-법따로 현실따로] (1) 정치관계법 구멍 숭숭

    [서울신문 탐사보도-법따로 현실따로] (1) 정치관계법 구멍 숭숭

    법은 사회와 그 구성원들을 행복하게 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생활 주변에는 유명무실한 법들로 인한 문제들이 적지 않다.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아예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탓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신작 ‘부의 미래’에서 법은 시속 1마일(1.6㎞)로 변화한다고 혹평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 듯하다. 서울신문은 일부 법이 어떤 문제점을 갖고 있으며, 실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심층 추적해 6차례로 나누어 시리즈로 싣는다. 오는 12월19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예비 후보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모임인 ‘팬클럽’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정치관계법 어디에도 팬클럽 활동의 명확한 가이드 라인이 정해져 있지 않아 큰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같은 첨단 선거방식이 연말 대선의 주요변수로 급부상하면서 UCC 선거 규정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예비 대선후보의 캠프와 팬클럽을 감시하는 중앙선관위의 여의도팀 관계자는 7일 “예비 대선주자들의 팬클럽은 한발짝만 더 나가면 사전선거운동이나 사조직을 동원한 선거운동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16대 대선 당시에 ‘노사모’와 ‘창사랑’ 등의 팬클럽이 있었으나 17대 대선을 앞두고는 이날 현재 중앙선관위가 파악한 공식 팬클럽만 23개다. 중앙선관위의 다른 관계자는 “팬클럽이 사조직의 선거운동에 해당된다고 일률적으로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어서 정치관계법에 저촉되는지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한 예비 후보 팬클럽은 ‘○○○님을 대통령으로 만들 목적 내지는 ○○○님의 이름을 사용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은 개정하라.’는 중앙선관위의 유권해석을 받고 지난 연말에 회칙을 개정했다. 목포대 김영태 교수는 “팬클럽은 현행 법으로는 모두 불법”이라면서 “정말 문제가 되는 부분만 규제하고 나머지는 풀어주는 식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87조는 ‘후보자의 선거운동을 위해 사조직, 기타 단체를 설립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경희대 김민전 교수는 “자발적인 지지 모임에 대한 규정이 선거법에는 없다.”면서 “사조직을 동원한 선거운동 금지 조항은 아주 오래 전에 생겼고 이제 시대 변화에 맞는 새로운 조항이 필요하다.”고 개정 필요성을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UCC가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연말 대선에서도 UCC가 하나의 변수로 거론되고 있어 UCC 선거운동 방식도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 김민전 교수는 “UCC시대를 맞아 UCC시대의 정치가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관위 공보관실 관계자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등장했던 UCC 선거운동은 일종의 인터넷 선거운동으로 볼 수 있어 관리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역 국회의원이 아닌 예비 대선후보(고건·손학규·이명박·정동영 등)는 개인 후원회를 둘 수 없어 자금을 마련할 길이 막혀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선관위 관계자는 “예비 후보들은 결국 자비로 선거자금을 대거나 불법자금으로 캠프를 운영할 수밖에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 경선 후보자만 후원회를 둘 수 있어 당내 경선에 돌입하기 전의 예비후보들이나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후보자는 정치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이 차단돼 있다. 중앙선관위는 이에 따라 현역 의원이 아닌 경우에도 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을 지난 연말 제출해 놓은 상태다. 기획탐사부 tamsa@seoul.co.kr
  • “부동산 리스크에 선제 대응”

    ‘부동산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자.’ 2007년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는 ‘부동산 거품’에 대비한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를 당부하는 주문이 이어졌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통해 “올해 금융정책은 금융시장의 리스크 관리에 우선을 두고 추진해나갈 것”이라면서 “금융기관 여신실태에 대한 현장점검을 확대하는 등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부분에 대한 상시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권 부총리는 최근 주택담보 대출증가세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 불안요인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도 “1970∼80년대 미국이나 90년대의 일본처럼 부동산 거품이 일시에 붕괴될 경우 그 충격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금융회사는 없다.”면서 “지난 수 년간 급증한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대출 자산에 대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기관들이 좁은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넓은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수익기회를 찾는 일에도 본격적으로 나서라.”고 주문했다. 이날 신년인사회에는 권오규 부총리와 윤증현 금감위원장, 이성태 한은 총재, 박병석 국회 정무위원장, 유지창 은행연합회장 등 주요 기관장들이 참석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 황영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 수십명의 금융사 대표들과 주요 은행장들이 함께했다. 문소영 이영표기자 symun@seoul.co.kr
  • 증권사 무한경쟁시대 돌입

    증권사 무한경쟁시대 돌입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신년사에서 올해를 “무한경쟁 시대에서 생존 방법을 찾아야 하는 해”로 정의했다. 올 상반기 국회를 통과해 내년 하반기에 시행될 전망인 ‘자본시장통합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하 자통법)’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자본시장 빅뱅 가져올 자통법 자통법의 핵심은 금융상품 개발에 많은 자율권을 부여하고 금융기관별 감독에서 금융기능별 감독으로 바꾸는 것이다. 여기에 증권사에 소액결제기능을 부여, 은행·보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졌던 증권사에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줬다. 지금까지 금융상품은 투자증권·실물자산 등 투자대상이 법에 일일이 열거되던 방식이었다. 이제는 ‘재산적 가치가 있는 모든 자산’이면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 실업률이나 경제성장률 등의 거시경제지표, 날씨나 이산화탄소배출권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대상이면 투자할 수 있다. 현재는 증권거래법, 선물거래법, 자산운용업법, 신탁업법, 종금업법 등 금융기관별로 법률이 나눠져 있다. 똑같이 펀드를 팔아도 증권사면 증권거래법, 종금사면 종금업법, 자산운용사면 자산운용업법 등 금융기관별로 적용법이 달랐다. 이제는 같은 금융기능이면 같은 규제가 적용된다. 그동안 은행에서만 가능했던 공과금 납부 등의 소액결제기능이 증권사에 주어진다. 현재 증권사들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통해 자동이체가 일부 가능하지만 이는 증권사들이 은행에 수수료를 내고 별도 계약을 맺어 이뤄지는 것이다. 자산운용사도 좌불안석이다. 자산운용사는 증권사의 자회사, 독립 자산운용사, 외국계 자산운용사 등으로 나눠져 있는데 자통법 시행 전후로 증권사에 흡수·합병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 임원은 “유예기간 1년 6개월까지 합해 올해와 내년 2년은 먹고 먹히는 격변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년도 모자라” 증권사들은 자통법 시행까지 남은 2년을 마지막 기회라 보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금융의 핵심인 인재 확보.3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2005년 11월말 현재 임직원 수는 3만 112명이다. 지난 2004년 10월말 이후 처음으로 3만명을 넘어섰다. 증시 활황기에 영업직 위주로 인력이 충원됐지만 지금은 금융상품개발, 계좌관련 신규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력 충원이 이뤄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자통법 통과에 대비해 조직을 개편했다. 자산유동화증권(ABS), 구조화채권 등을 담당하는 SF본부가 미래에셋·대우증권 등에 신설됐다. 또 IB의 핵심 중 하나인 자기자본투자(PI)를 하기 위해 현대·대우증권 등이 PI팀을 만들었다. 한국·신영·굿모닝신한증권 등은 지난해 PI를 단행하기도 했다. 대우·우리투자·서울·SK증권 등은 사모투자전문회사(PEF)를 만들어 투자를 하고 있다. 자통법의 또 다른 축인 선진국 수준의 투자자보호장치 마련에 맞춰 삼성증권은 다른 증권사보다 사전감시(컴플라이언스) 기능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해외로 나가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홍콩법인을 만들 예정이다. 자회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미 홍콩, 싱가포르에 진출해 있다. 지난해 베트남, 캄보디아에 진출한 동양종금증권은 올해 진출 예정지로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을 골랐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외환위기 그후 10년] 외환위기 극복 주역들

    외환위기의 암운이 짙게 깔린 1997년 9월16일 런던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서유럽의 유력투자은행인 SBC워버그가 한국에 10억달러를 빌려주겠다고 발표한 것. 외환 곳간이 텅 비어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던 한국에는 가뭄 끝의 단비와 같았다. 하지만 10억달러는 끝내 들어오지 않았다. 이 사건은 당시 외자투자 유치에 나섰던 정덕구 재정경제원 기획관리실장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해서라도 위기를 막으려 했던 정 실장은 산업자원부 장관을 거쳐 현재 열린우리당 의원으로 17대 국회에 입성했다. 같은 해 10월 말 강경식 경제부총리는 극비리에 ‘프로젝트 화이트’에 사인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로 직행하기보다 외국의 메이저 은행들을 설득,200억달러의 크레디트(대출)를 받겠다는 생각이었다. 당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화이트는 백의민족을 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얼마 안돼 중단됐다.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자칫 IMF의 지원규모를 격감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강 부총리는 11월19일 임창열 부총리에게 바통을 넘겨줬다. 강 부총리는 현재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이사장과 동부그룹 고문을 맡고 있다. 임 부총리는 취임 첫날 환율의 하루 변동폭을 2.25%에서 10%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15%로 돼있던 것을 임 부총리가 발표 직전 10%로 고쳤다. 환율 급등을 조금이라도 막아보자는 심사였으나 맥없이 무너지자 결국 이틀 뒤 IMF에 구제금융을 공식 요청했다. 임 부총리는 경기도지사를 거쳐 현재 바이오 전문기업인 알앤엘바이오 회장으로 있다. IMF 체제에서 외환위기 극복의 발판은 이규성 재경원 장관을 중심으로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과 강봉균 청와대 경제수석이 ‘삼두마차’를 형성했다. 하지만 이규성 장관은 1년 3개월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건강상의 이유와 구조조정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후 청와대의 관심은 남북 문제에 쏠렸고 구조조정의 열기는 식어갔다. 이규성 장관은 현재 코람코자산신탁의 회장으로 있으며 외환위기의 발생과 극복, 그 이후의 과정을 정리한 ‘한국의 외환위기’라는 책을 펴냈다. 강봉균 장관은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으로 여전히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 하지만 ‘구조조정의 해결사’라는 닉네임으로 외환위기 극복의 선봉장을 맡았던 이헌재 금감위원장은 재경부 장관으로 있다가 부동산 투기설에 휘말려 불명예 퇴진했다. 론스타 수사와 관련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기호 전 경제수석은 구조조정의 끝자락을 맡았다가 현대그룹의 대북 자금지원에 연계돼 옥고를 치른 뒤 현재 미 워싱턴 헤리티지재단의 연구원으로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