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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의회 부활 20돌(하)] “폐해 큰 정당공천제 없애고 상향식 공천을”

    [지방의회 부활 20돌(하)] “폐해 큰 정당공천제 없애고 상향식 공천을”

    성년이 된 지방의회가 주민을 위한 의회로 거듭나려면 지난 20년간 쏟아진 주민들의 비판을 토대 삼아 서둘러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부적으로는 의원 개개인의 도덕성과 전문성을 강화해 주민들의 신뢰를 받도록 해야 하며, 당리당략을 떠나 주민에게 봉사하는 의회로 변화하는 노력을 보여 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또 독립성 강화를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과 지방재정 확충, 지방 고유사무 확대, 정당공천제 손질 등 법적·제도적 장치들도 지방자치제가 당초 취지에 맞도록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육동일 교수 지방의회는 지난 20년간 주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고, 권위도 인정받지 못했다. 모든 사안이 집행부 주도로 이뤄져 의회로서 제역할을 못했다. 지방의회의 부활 20년을 맞아 새로운 위상 정립이 필요하다. 이제 집행부 감시와 견제 역할을 넘어 주민여론을 수렴하고, 지역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데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지방의회가 정착될 수 있도록 지방의회의 자치권과 입법권, 조직권, 행정권, 재정권이 강화돼야 한다. 지방의원들의 전문성 강화도 시급하다. 선거제도도 바뀌어야 한다. 중앙정치와 종속적 관계를 끊기 위해서라도 정당공천제를 없애야 하며, 지역 여건에 따라 선출제도를 다양화해 기초의원을 뽑아서 이 가운데 광역의원을 보내거나 의회에서 단체장을 뽑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전기성 조례클리닉 센터장 현행 지방자치법이 지방자치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 지방자치제를 옥죄고 있는 법적인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 먼저 지방자치법 제22조에 조례를 ‘법령’의 범위에서 제정할 수 있도록 했는데, 범위를 좁혀야 한다. 조례가 장관 부령 등까지 포괄하는 모든 법령에까지 얽매이게 했는데 국회가 제정하는 법률의 범위에서 조례를 제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헌법에 대통령과 정부만 법률제출권을 갖도록 했는데 지방자치와 관련된 사항은 4개의 기초·광역단체 협의체 등에도 제출권을 줘야 한다. 국회에서 지방자치제에 영향을 주는 법률을 만들 때는 관련 법률에 명시된 사무가 국가사무인지, 지방사무인지, 또는 공동사무인지를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정부와 자치단체의 불필요한 갈등을 없앨 수 있다. ●윤성이 교수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종속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사안이 중앙정치와 연결된 것일 경우 더욱 심하다. 정당공천제로 인해 구조적으로 지방의원들이 자율적으로 활동할 여지를 없앴다. 의원들이 유권자를 위해 일하기보단 자신의 공천권을 쥐고 있는 사람의 수족 노릇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방의원이 주민들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최소한 기초단체 수준에서는 정당공천제를 없애야 한다. 한국 정치 구조상 공천 폐해가 정당정치 발전의 폐해보다 더 많다. 공천제도도 상향식 공천제로 바꿔야 한다. 아니면 영국처럼 중앙당에서 후보자 명단을 내려보내고 지역의 당원들이 이 가운데 후보를 선출하는 혼합 방식도 고려해 볼 만하다. 정당이 공천을 좌우하는 방식은 비민주적이고, 이미 폐해가 많이 드러났다. ●손희준 회장 지방자치란 ‘자신의 일을 자기 스스로, 자기의 돈으로 책임지고 하는 것’이다. 지방이 스스로 자율과 책임이라는 자치 재정의 이념으로 회귀할 수 있도록 국가의 재원배분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2010년 도입한 지방소비세의 세원인 부가가치세의 5%를 내년부터 조기 인상해 지방세 비중을 높여야 한다. 현행 지방교부세를 단순히 부족한 돈을 메워주기보다는 각 지자체가 근본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경상경비 부족분에 대해서는 100% 보전해 주지만 사업비 성격의 부족분은 일부만 보전해 주고, 노력에 따라 차등화하는 식의 개선이 요구된다. 그동안 지자체는 성과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중복투자와 행사성 경비와 축제 등 소비성 지출에 매달렸다. 지자체도 불요불급한 사업은 과감히 축소해 세출절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시청팀
  • [지방의회 부활 20돌] “성인된 지방의회… 어른 대접은 안 해준다”

    [지방의회 부활 20돌] “성인된 지방의회… 어른 대접은 안 해준다”

    “지방의회가 스무살 성년이 됐는데, 아직도 어른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듯해 안타깝습니다.” 허광태(56·양천·민주당) 제8대 서울시의회 의장은 8일 지방의회 부활 20년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허 의장은 4대와 5대 시의원을 거친 3선 시의원이다. 허 의장은 지난 20년을 ‘자치 환경’과 ‘자치 역량’으로 나눠 평가하면서 “자치 환경은 무늬만 지방자치제로, 굳이 점수를 주자면 20점도 안 된다.”면서 “지방으로의 권한 이양은 미미하고, 오히려 예산권 등으로 지방 자치를 옥죄고 있다.”고 쓴소리했다. 반면 자치 역량은 크게 좋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지만 이를 경험 삼아 더 성숙, 발전하고 있다.”면서 “점차 의원들도 전문성을 키우려고 노력한다.”고 자평했다. 그는 정당공천제 폐지 논란에 대해 “폐지를 하고 안 하고는 국민의 요구로부터 나와야 한다.”면서 “정당공천제를 논하기에 앞서 시스템의 문제를 논해야 하는데 기초와 광역 간에 정책 협의조차 없고, 정부와 광역의회 간에도 정책 협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당공천제가 폐지된다고 하더라도 내천 등 정당의 개입이 있을 수밖에 없는 만큼 말로만 배제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기초의원과 광역의원 통합에 대해서는 “현재 전국 행정구역을 60~70개로 만드는 행정 대개혁이 추진 중인데 자연스럽게 그와 맞물리게 진행해야 하며, 지금 인위적으로 하기에는 불가능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지방의회 발전을 위해서는 예산 편성과 인사, 재정에 대한 권한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지방의회가 집행부에서 편성한 예산을 감액밖에 할 수 없는 것은 모순”이라면서 “단체장에게만 절대적 권한이 주어진 틀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에는 시정개발연구원 등 대규모 연구 인력이 있지만 이를 감시하는 의회에는 내부에 소규모 정책팀이 전부”라면서 “의회에 전문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고 했다. 그는 “집행부에 대한 감시를 위해서는 인사청문회제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현재 지방의회에는 국회에 있는 의견제출권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취득세에 대해 “중앙정부가 자치권은 위임하지 않고 오히려 예산을 통해 지방정부를 옥죄고 있다.”고 강조했다.
  • 대출 전방위 옥죄기

    시중은행 간 대출 경쟁이 하반기에 한풀 꺾일 전망이다. 카드사 간 외형 확대 경쟁도 당국 감시망 안에 들어갔다. 여당은 최고 이자를 연 30%로 묶는 이자제한법 개정안을 6월 국회 중점사항으로 배치하면서 대부업체 규제 논의도 다시 불붙었다. 지난해 말 기준 800조원을 넘긴 가계대출이 경제 위험요인으로 등장하자 당국과 정치권이 은행·카드사·대부업체 등 금융권별 압박 카드를 한꺼번에 가하고 있는 셈이다. 정교한 정책 조율 없이 산발적으로 압박 카드가 제시되면서 금융권에서는 반발 조짐과 함께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대출 창구를 한꺼번에 옥죄면 저신용등급 서민들이 제도권 금융에서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타났다. 은행들은 8일 하반기 영업점 경영성과평가(KPI) 항목에서 여·수신과 펀드 등 외형 성장 관련 비중을 줄이기로 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 6곳의 담당 부행장을 불러 “과당경쟁 여지가 있다.”며 KPI 항목을 손보라고 주문했다. KPI 항목이 조정되면, 영업점 직원들이 대출 영업 압박을 덜 느끼게 돼 대출 밀어내기 경쟁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카드사들도 대출·신규카드 발급·마케팅 비용 등 3개 지표에 대해 1주일 단위로 당국의 검사를 받고, 회사채 발행 범위에도 제약을 떠안게 됐다. 전날 나온 금융위원회의 조치 덕분에 카드론 대출 경쟁 등이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4월 국회에서 처리가 무산됐던 이자제한법도 다시 쟁점화됐다. 대부업체 이자 상한선을 30% 이내로 제한하는 법안과 관련, 상한 기준에 대한 추가 논의가 진행 중이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대출을 시행하는 주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면, 이자제한법은 대출 자체에 규제를 가하는 것”이라면서 “최근 당국의 조치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자제한법이 통과될 경우 중단기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계층이 제도권 바깥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법안 처리 이후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역으로 이자제한법이 등장하면 대부업체의 영업이 제약을 받게 된다. 한꺼번에 터져나온 대출 억제책을 놓고 금융권 전문가들은 대체로 “늦었지만 필요한 대책”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금융시장 내부에서 각 분야의 1등·대형사들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나머지 금융사들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카드·신한지주 등의 주가만 오른 것도 이런 맥락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폐지론자’ 박영선 검찰소위 위원장 vs ‘존속론자’ 박민식 사개특위 위원

    ‘폐지론자’ 박영선 검찰소위 위원장 vs ‘존속론자’ 박민식 사개특위 위원

    “중수부는 검찰총장 직할 부대 스스로 개혁은 안 하고 국회 탓” “검찰, 스스로 고칠 게 없다더니 이제 와서 국회 탓을 하느냐.”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검찰개혁소위 위원장인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검찰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반발 논리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박 의원은 “중수부 폐지는 대통령이 인사권을 쥐고 임명하는 검찰총장에게 직접 수사권을 줄지 말지의 문제”라면서 “이명박 정부의 중수부는 검찰총장이 마치 자기 휘하의 직할 부대처럼 운영하면서 청와대의 정치적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은 일선 검사들의 수사 독립성과 정치적 외압을 막기 위해 검찰총장을 선출(미국)하거나 총장에게 직접 수사권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중수부 폐지 대안으로 법무부 장관 밑에 ‘특별수사청’을 두고, 수사청장은 대통령이 아닌 위원회를 구성해 임명하는 보다 독립적인 기구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박 의원은 중수부 폐지 시 수사인력 확충 등 대형비리수사가 안 된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인력 배치는 검찰총장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상륙작전 중 해병대 사령부 해체’라며 중수부 폐지로 저축은행 수사가 제대로 안 될 것이라는 지적에는 “중수부를 당장 없애는 게 아니라 내년 시행을 목표로 6개월의 유예기간이 있어 그동안 수사하면 된다.”면서 “검찰이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임검사제 대체나 예산낭비 지적에는 “특임검사도 검찰총장이 임명하는데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느냐.”면서 “부실수사로 특검할 때마다 30억원씩 예산이 드는데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 대검 중수부장, 수사기획관 등이 모두 BBK사건 등의 ‘보은 인사’라고 꼬집었다. 과도한 입법권 남용 등 삼권분립 원칙 위배에는 “검찰 스스로 개혁하라고 시간을 줬지만 19차례의 회의 동안 ‘고칠 게 없다’ ‘못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며 검찰소위에서 황희철 법무부 차관의 답변 속기록(4월 18일 자)을 공개했다. 그는 “정부조직법에 중앙부처 설치와 직무 범위는 법률로 정하게 돼 있고 입법은 국회, 집행은 행정부가 하는 것이기에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 정치권 수사에 대한 ‘보복 입법’ 논란에는 “검찰이 만들어낸 말”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 의원은 검찰의 ‘태업’을 방치한 청와대를 비판하며 “청와대의 밀어붙이기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이해하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럴 때일수록 확고한 철학과 가치관에 입각해 권리를 행사해 달라.”고 동참을 주문했다. 글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사법개혁 초점은 수사 공정성 중수부 존폐 여론수렴 거쳐야” “사법제도 개혁의 초점은 대검 중앙수사부의 존폐 여부가 아니라 검찰 수사의 공정성·독립성 확보 여부에 맞춰져야 한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은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수부를 없애면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진다는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중수부 폐지 반대 입장을 밝혔다. 검사 출신인 박 의원은 ‘부패 척결 기능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 여야는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 동의하는 대전제라고 말했다. 그는 “부패 사범 중 ‘거악’에 해당하는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 재벌 등에 대한 수사를 중수부가 담당해 왔다. 이렇듯 의미 있는 제도를 바꾸려면 국민들의 생각이 가장 중요한 잣대”라면서 “여론 수렴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수부 폐지에 대한 의견을 지역구(부산 북·강서구) 주민들에게 물어보면 국회의원·재벌들 편해지려는 것 아니냐고 답한다. 이게 장삼이사(張三李四)의 첫 반응”이라면서 “취지가 좋아도 국민 생각과 무관하거나 국민 뜻에 역행한다면 사법제도 개혁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개특위 검찰소위가 중수부 폐지에 합의한 방식과 시기에 대해서도 문제제기가 이뤄졌다. 박 의원은 “소위에 참여하는 전체 위원이 아닌 특정 위원에 의한 합의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면서 “저축은행 사태의 피해를 입은 서민들이 중수부를 ‘비빌 언덕’으로 여기는 상황에서 시기적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또 “중수부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공은 무시하고 과만 침소봉대해 제도 자체를 없애겠다는 방법은 지나치다.”면서 “부패 척결 기능을 담보할 대안도 없이 중수부만 없애면 억울한 사람은 국민이고, 만세를 부를 사람은 힘깨나 쓰는 권력자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과거 정권에서 친·인척 비리나 측근 비리를 누가 수사했나. 여야를 막론하고 고질적 병폐였던 금권 선거, 대선자금 문제를 누가 다뤘나.”면서 “중수부를 청와대의 돌격대나 하수인으로 평가하는데, 이런 인식이라면 중수부가 아니라 검찰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따라서 운용상의 문제를 견제·감시할 제도적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의원은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사후에 평가·점검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면 된다.”면서 “중수부라는 제도 문제를 정파적 이익이나 개인의 보복적 감정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글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승부조작 땐 경기단체 문 닫는다

    승부조작 땐 경기단체 문 닫는다

    앞으로 승부 조작이 발생할 경우 해당 스포츠 경기 단체는 문을 닫는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 있다. 실효성은 의문이지만 승부 조작을 뿌리 뽑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7일 프로축구에서 비롯된 스포츠 경기에서의 승부 조작을 근절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 이달 중 추진하기로 했다. 문화부가 마련한 시행령 개정안은 승부 조작 경기를 주최한 단체에 대한 제재가 핵심이다. 스포츠 단체의 역할과 책임을 보다 강조한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승부 조작이 드러날 경우 스포츠토토 수익금을 받는 해당 단체는 자격 정지, 지정 취소, 지원금 지급 중지 등의 강력한 조치를 받게 된다. 자격 정지 처분을 받는 경기 단체는 제재 기간 토토 수익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해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또 지정 취소 처분까지 내려지면 그 단체는 영원히 수익금 혜택을 누리지 못해 폐쇄가 불가피해진다. 이번 시행령은 축구 단체뿐만 아니라 야구, 농구 등 모든 스포츠 단체에 적용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불법 사설 스포츠 도박에 대한 단속과 처벌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 관련 법이 통과되면 사감위도 불법 스포츠 도박에 대한 단속권을 갖게 된다. 처벌 수위도 현행 3년 이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 벌금에서 7년 이하 징역이나 7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대폭 상향 조정된다. 정부는 또 불법 사이트 제작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신설하고,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주는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 밖에 스포츠토토 상품을 취급하는 판매점이 구매 상한액(1인 1회 10만원)을 초과해 판매하면 계약을 해지토록 했다. 은행권 및 경찰 등과 협력해 매출 급등과 같은 이상 징후를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하기로 했다. 문화부는 이날 승부 조작이 발생한 프로축구 러시앤캐시컵 대회와 관련, 잔여 발행분 3회와 FA컵 4회분 발행을 중단했다. 박선규 2차관은 “어떤 아픔이 따르더라도 이번 기회에 승부 조작을 뿌리 뽑겠다.”면서도 “이번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성실하게 경기를 뛴 선수인 만큼 팬들도 변함없는 사랑을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는 프로야구 등 인기 종목의 경우 승부 조작이 드러난다 해도 경기를 중단시키고 단체를 폐쇄하는 조치를 강행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박 차관은 “이번 대책이 완전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대책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서규용 ‘맨투맨 읍소작전’

    “한번만 밀어주십시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의원회관을 오가며 읍소 작전을 펼쳤다. 여야 지도부와 의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자신에 대한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에 힘을 보태달라고 부탁했다. 김재수 1차관과 정승 2차관도 번갈아 가며 국회에서 의원들을 접촉하며 협조를 요청했다. 서 후보자는 지난 23일 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데 이어 이날 오전 예정됐던 농수산위 전체회의마저 민주당의 보이콧 선언으로 무산되자 다급한 나머지 ‘1대1’ 설득 작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여당 일부 의원들조차 농지원부 허위 기재, 쌀 직불금 수령 문제 등을 지적하며 ‘도덕성과 자질 모두 수준 이하’라고 저평가하고 있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서 후보자의 불안감이 가중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이두아 원내대변인은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에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을 하지 않기로 당론이 정해진 부분이 있을지 몰라도 여당은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는 것을 확인해 드린다.”며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농수산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도 보고서 채택 마감시한인 31일 오전 다시 전체회의를 열어줄 것을 최인기(민주당) 위원장에게 강력하게 요구했다. 최 위원장도 “여당의 정식 요구가 있는 만큼 전체회의를 열겠다.”고 말했다. 다만 여당 내부에서조차 서 후보자에 대한 반감이 여전히 잔류하고 있다는 게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 의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밀어붙이긴 하지만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정무수석비서관실은 (5·6개각에 따른 국무위원)후보자 5명 모두 별다른 흠결이 없는 것으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임명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국회 기획재정위도 오전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려 했지만, 민주당의 반대와 의결 정족수 미달 사태로 회의 일정을 31일 오전으로 미뤘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설] 판·검사의 인격모독 막말 계속 들어야 하나

    국민은 판·검사의 막말을 언제까지 들어야 할까. 인천지법의 여판사가 지난달 가사재판을 조정하면서 여성인 원고에게 “입이 터져서 아직도 말이 계속 나와요.” “한번만 더 입을 열면 구치소에 수감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녹취록이 공개됐으니 변명의 여지도 없다. 최근 사법부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판사가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하다가 적발되는가 하면, 40대 판사가 70대 할머니에게 법정에서 폭언을 한 사건도 있었다. 피의자 조사 과정에서 검사가 모욕을 주었다는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올 1월과 지난해 12월 서울지방변호사회와 대한변호사협회가 발표한 ‘법관 평가’에서는 고압적 태도와 막말, 조정에 불응하면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협박류의 재판이 대표적 악(惡)으로 꼽혔다. 변호사들이 그런 대접을 받고 있으니 일반인은 오죽할까. 판·검사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다. 국회의원과 달리 임기도 없고 국민의 심판도 받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민심에 둔감하고 오만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이제 온실 속 화초처럼 보호받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는 커뮤니케이션의 모든 장벽을 무너뜨렸다. 막말은 예전에도 있었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국민의 신뢰가 떨어지면 개혁의 대상이 된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발족된 것도 그 때문이다. 더욱이 정권이 바뀌면 개혁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사법부뿐 아니라 검찰은 변호사 단체를 포함해 외부의 평가와 감시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될 것이다. 견제와 감시를 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사법부와 검찰은 스스로 인격모독적인 막말을 차단하는 등 인권보호기관으로서 역할을 회복하고 내부 평가 및 감시 체제를 확립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금감원에 무슨 일이] “점심 뒤 복귀시간도 감찰 대상… 지방청끼리 교차감사”

    [금감원에 무슨 일이] “점심 뒤 복귀시간도 감찰 대상… 지방청끼리 교차감사”

    감사원 공무원과 점심식사를 함께 해 본 정부 부처 공무원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낮 12시 40분쯤 되면 서둘러 점심식사를 마치고 삼청동의 감사원으로 돌아가려고 자리를 일어서기 때문이다. 오후 1시 넘어까지 다소 느긋하게 식사를 하는 직원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별로 없다. 감사원 직원들의 짧은 점심식사는 내부 감찰 탓이고 이런 행동은 몸에 배어 있다. 1시 넘어 감사원으로 돌아오는 직원은 감찰팀의 감찰 대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감사원 직원들이 감사를 나간 곳에는 감찰팀원들이 조용히 뒤따른다. 감찰팀은 감사반원들의 근무 태도에 대한 여론을 청취하고 술을 마셨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등을 조사한다.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받다 보니 감사반원들은 몸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감찰팀은 감사 일지 등을 확인해 이상한 점이 눈에 띄면 즉시 감찰에 착수한다. ‘요주의 인물’로 찍히면 감찰팀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진다. ●감사원 직원들 알아서 ‘몸조심’ 전직 감사원 간부 출신은 23일 “감찰팀의 감시에 철저한 청렴 교육을 받는 데다 어쩌다 다른 직원들이 민원과 투서로 곤욕을 치르는 모습을 보면 몸가짐을 바로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내부 통제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7월 개방형 공모제로 검찰 출신의 국장급 감찰관을 채용했다. 대표적인 사정기관인 국세청과 감사원은 금융감독원이 참고할 만한 내부 통제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두 기관은 예방 위주 상시 감찰이 비리와 부패를 차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8명으로 구성된 감사원 감찰팀의 활동에 1000여명의 감사원 직원들은 긴장한다. ●이석제前원장때 대대적 정화작업 감사원이 지금의 감사원으로 부상한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일이 아니다. 감사원은 지난 3월 별세한 이석제 감사원장이 부임하면서 대대적인 정화 작업이 이뤄졌으며, 직원의 3분의1이 감사원을 떠난 사실은 전설처럼 내려온다. 국세청은 본청 감찰과(26명)와 6개 지방청에 감찰계를 두고 직원들의 동태를 수시로 파악한다. 국세청이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금품 수수로 징계를 받은 직원 188명 가운데 내부 감찰에 의해 108명이 적발됐다. 경·검찰 등 외부 기관에 의한 적발은 80명, 내부 감찰 적발률이 57.4%로 양호한 실적이라고 평가된다. ●국세청, 연 2회 교차감사 지난해부터는 지역 연고에 따른 토착 비리를 없애기 위해 지방청끼리 서로를 감시하는 ‘교차 감사’를 도입했다. 대전지방청이 경기지방청을 감사하는 식으로 연 2회(3월, 8월) 실시된다. 1차 교차 감사 결과 시정 세액이 총 785억원으로 직전 지방청별 자체 감사 때보다 52.1% 늘었고, 징계, 경고 등 신분상 조치 요구자도 2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보해저축은행과 관련해 부산지원 등에서 비리 사고가 터졌던 금감원이 배울 만한 점이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반값 등록금 가능” “대책없는 대책이다”

    “반값 등록금 가능” “대책없는 대책이다”

    [반값등록금 가능] 사립대 등록금 70%가 직원 임금 정부지원 해주면… “정부가 대학 등 고등교육에 들어가는 예산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만 맞춰도 반값 등록금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한나라당에서 불을 지펴 다시 촉발된 반값 등록금 정책과 관련해 김동규 진보연대 민생국장은 “중요한 것은 정부의 의지”라면서, “내년 총선이나 차기 대선에서 표를 얻기 위한 요식행위가 아니라면 관련 단체 논의와 국민적 합의를 거쳐 다음 임시국회에서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OECD 국가가 평균적으로 고등교육 재정에 국내 총생산(GDP)의 1.2% 정도를 쓰고 있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절반 수준인 0.6%만 투자하고 있다.”면서 “현재 우리나라 대학 전체 등록금 규모는 장학금과 학자금 이자 지원 등을 제외하면 약 10조원 정도로, 정부가 감세 철회 등을 통해 5조원만 확보하면 지금 당장 반값등록금이 실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예산 지원 방안과 관련해 김 국장은 “일반 사립대학의 등록금 사용 내역을 살펴보면 예산의 70%를 교직원 임금이 차지하고 있다.”면서 “국가가 직접 예산 지원을 통해 이 부분을 지원해 주면 등록금을 당장 절반 이하로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처럼 연구용역이나 지원사업 명목으로 학교 자체에 돈을 맡겨 버리면 건물을 올리거나 엉뚱한 곳으로 쓰는 경우가 많고, 예산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학교 안의 각종 비리를 일으키기도 한다.”면서 “예산 지원 때 구체적인 용도를 달아 지원하게 되면 이를 근거로 사립대의 등록금 운영에 대한 국가의 감시 권한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어 “어차피 등록금 문제는 예산 지원이라는 한쪽 측면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면서 “교수들의 학문이나 자유로운 연구활동은 허용하되 지금까지 허용되지 않았던 사립대학에 대한 국가의 관리감독권 확보를 통해 대학 회계 투명성이라는 또 다른 목표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에서 발표한 소득분위별 등록금 차등 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단계적인 예산 확보를 통해 먼저 2조~3조원의 예산이라도 투자하면 소득 50분위까지는 반값 등록금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계획과 예산 마련 방법은 정부와 학계 및 시민단체 등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마련해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반값등록금 우려] 재원마련 안돼 결국 稅부담… 극단적 포퓰리즘 “반값 등록금이라니까 다 좋아할 것 같아 보이지만 그저 대학생들 표 하나 더 얻겠다는 대책 없는 대책이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는 ‘반값 등록금’ 정책은 ‘선거용 대책’이자 포퓰리즘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높은 등록금에 힘들어하는 대학생들이 반길 것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면서 “여당이 하니까 곧이어 야당인 민주당 등도 너나 없이 할 것 같아 선거망국이 될 것 같다.”며 우려했다. 구체적인 재원 마련책이 없는 점도 꼬집었다. 결국 중산층의 세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다. 이 교수는 대학 등록금 문제는 대학 그 자체에 있다고 주장했다. 대학교육이 의무교육이 아닌 선택교육인데도 대학진학률이 지나치게 높은 상황에서 반값 등록금으로 대학에 들어오는 학생들이 더 많아질 경우 대학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대학진학률이 더욱 높아져 고학력자들이 많이 배출되고 그들이 또 취업이 안 되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장기적 전망에서 본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등록금을 반으로 깎았다가 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교수는 너무 부실한 교육을 하는 대학들이 많은데 이를 정리해서 대학 자체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누구나 쉽게 들어갈 수 있고 높은 학점을 남발해 쉽게 졸업할 경우 취업을 못해 허덕이는 상황이 더욱더 심해질 것이란 견해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높은 등록금을 낮추는 방법은 어디 있을까. 이 교수는 사회적으로 장학금 내기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생 수가 너무 많다 보니 이런 상태에서 대학생 한명 한명에게 주는 장학금 액수 자체가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또 학생들을 위해 정부 보조를 받을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재정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많은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받고 또 그렇게 졸업해서 취업을 제대로 못해 학자금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것도 이러한 장학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서다. 이 교수는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사립대학교에서 학생마다 충분한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처럼 대학진학률이 지나치게 높지 않아서다.”라고 설명했다. 또 “결국 반값 등록금이라는 대학생 선심성 정책만 만들어 낼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대학의 문제가 뭔지부터 생각하고 장기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대한민국 고문(顧問)의 세계] 대안 로비스트 합법화 괜찮나

    “로비의 음성적 폐해를 막기 위해 양성화하자.” vs “공공연히 로비를 부추길 수 있다.” 쪼개기 후원을 통한 입법로비 의혹, 고위 공직자들의 무더기 로펌행과 전관예우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로비스트 양성화’가 또다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암암리에 음지에서 이뤄지는 로비를 양지로 끌어올리고 통제를 하자는 취지다.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 청원권에 근거를 둔 주장이다. 그러나 섣부른 제도화가 도리어 로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로비스트 양성화 논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7대 국회 때 로비스트 양성화를 위한 법안들이 줄줄이 발의되며 공론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당시 민주당 이승희 의원과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로비활동 공개 및 로비스트 등록에 관한 법률안’이 대표적이다. 두 법안은 모두 “국민 여론을 정확히 국회 및 행정부에 전달하기 위한 건전하고 투명한 로비 활동을 장려하자.”는 데 취지를 뒀다. 정몽준 의원도 16대에 이어 17대 국회에서 외국대리인(로비스트) 공개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3개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병합 심리되다가 임기만료로 흐지부지됐다. 정 의원 측은 20일 “당시 ‘양성화’라는 용어에 대한 반감이 만만치 않았다. 불법행위를 활성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에서 비롯됐다.”면서 “변호사 직역과의 충돌도 걸림돌이 됐다.”고 말했다. 이후 18대 국회 들어선 관련 법안 발의가 아직 한 건도 없다. 다만 정 의원만이 세 번째 도전을 벼르고 있다. 정 의원 측은 “이들을 양지로 끌어올려서 무슨 일을 하는지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려의 시선 역시 여전하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장동엽 간사는 “공직사회, 그들만의 폐쇄적인 시스템이나 구조에서 비롯되는 비윤리적인 측면에 대한 제재 장치가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로비스트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인다면 부정적인 로비 활동과 인식을 희석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北식량분배 군단위까지 감시”

    클라우디아 본 로엘 세계식량계획(WFP) 북한사무소장은 19일 “북한과 새로운 모니터링(분배감시) 조건이 담긴 동의서를 체결했고, 북한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WFP는 위반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엘 소장은 국회에서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 주최로 열린 ‘진보와 보수, 대북 식량 지원을 말하다’ 토론회에 참석해 “WFP는 6개 현장사무소에 최대 59명의 상주지원을 두고 군 단위까지 지원 식량의 움직임을 감시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항만, 학교, 가정 등 WFP가 지원하는 모든 시설에 직원의 접근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부터 북한에 체류해 온 로엘 소장은 북한의 식량 사정에 대해 “혹한으로 작물 생장이 늦어져 겨울에 수확할 작물을 심기 위해 아직 덜 익은 작물들을 모두 잘라 버려야 하고 저장고에 있던 씨감자도 못 쓰게 됐다.”면서 “식량 생산량과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이 줄면서 600만명이 심각한 식량 부족에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북한을 도우려는 WFP의 진정성은 이해하지만 대부분 서양인으로 구성된 조사단이 북한에 속았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의 식량 사정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전관예우 관행 끝내자] ‘정책흐름 파악’ 대리행위 막으면 재취업까지 차단 가능

    [전관예우 관행 끝내자] ‘정책흐름 파악’ 대리행위 막으면 재취업까지 차단 가능

    정부가 추진 중인 퇴직 공직자의 전관예우 방지 개선안 마련을 앞두고 취업제한 기준뿐만 아니라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퇴직 공직자의 청탁·알선·대리행위도 원천봉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기준을 무엇으로 삼을 것이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19일 “재취업 제한보다 제재 수준이 더 높은 ‘이해충돌’에 대해선 의견이 제각각이라 내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대리행위, 특히 로펌에 재취업한 퇴직 공직자의 소송 참여는 절대 허용해선 안 된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대리행위는 제도적 제한 가능” 최유진 한국행정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알선·청탁은 물밑에서 이뤄지므로 잡아내기 힘들지 몰라도 대리행위는 명확히 드러나는 만큼 제도적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대리 사건의 소송 상대자가 전에 몸담았던 정부 부처일 경우 음으로 양으로 부처 내부 정보·동향을 캐낼 수 있다.”며 대리행위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대리행위는 비단 소송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직접 소송에 관여하지 않아도 고문 등의 형식으로 얼마든지 전 직장 선후배들에게 정책 관련 협상을 할 수 있다. 김&장 등 굴지의 로펌들이 공정거래위, 기획재정부 등 주요 경제부처 출신 간부들을 연간 자문료만 수억원씩 퍼주며 고문으로 영입하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 때문에 퇴직자의 직접적인 소송 참여뿐만 아니라 정책 흐름 파악 등을 위한 간접적인 대리행위까지 금지하면 고문· 감사는 물론 사외이사의 재취업까지 거를 수 있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 다만 대리행위 금지의 경우 기간을 한정해야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은 연방정부를 대표하는 고위 공직자의 대리행위는 영구금지하고 중간 간부는 2년간 금지하고 있다. 고위 공무원은 사실상 재취업을 할 수 없는 셈이다. 그러나 이 공무원들의 조언 행위 금지 기간은 1년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 정도 기간이면 공무원 조직도 물갈이되고 제도도 바뀌어 퇴직 공직자의 입김이 작용하기 어렵다는 계산에서다. ●실효성 놓고 정부 내 이견 알선·청탁의 경우 이른바 ‘부탁 전화 한 통’처럼 기준이 애매해질 수 있어 금지 여부를 놓고 정부 내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칫 규제하기로 했다가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서다. 그러나 참여연대의 이재근 시민감시팀장은 “업무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퇴직 전 소속 기관 직원을 상대로 한 퇴직자의 청탁행위, 자신의 이익이나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소속 기관에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알선) 등을 규제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면서 “이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국회나 행정부의 의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방송통신대 윤태범 교수는 “취업 형태는 아니지만 자문, 사외이사처럼 사실상 고용 상태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태반이라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행위까지 취업을 막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개최된 ‘공직자 전관예우 관행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발표된 국민·공무원 인식조사에 따르면 알선·청탁·대리 행위를 금지하는 행위제한 제도 도입에 대해 일반 국민은 물론 경제기관·사정부처 공무원 등 대부분 공무원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검토”

    여권과 국민연금공단이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연금공단 전광우 이사장은 19일 “주주권 행사는 세계적 추세이자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본질”이라면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긍정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주권 행사란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상정 안건에 찬반 의사를 표시하는 의결권과 달리 사외이사 후보 추천, 이사 해임 청구권, 임시주총 소집권, 장부 열람권 등 다양한 형태의 감시 권한을 일컫는다.  전 이사장은 “잘 쓰면 도구지만 잘못 쓰면 흉기”라면서 “특히 관치 우려를 차단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와 관련, “관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면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앞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책위의장실에서 미래기획위 업무를 보고하기 위해 만난 이 의장에게 “법을 바꾸지 않아도 연금기금운용위원회 산하에 ‘의결권 소위’를 구성하고 민간인을 주축으로 투명하게 운영하면 관치 우려가 불식될 것”이라면서 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와 관련, 여권 고위 관계자는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기구의 역할과 기능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세훈·정현용기자 shjang@seoul.co.kr
  • 박희태 의장 “지금은 전방위 외교시대, 의회도 국익외교 직접 나서야”

    박희태 의장 “지금은 전방위 외교시대, 의회도 국익외교 직접 나서야”

    해마다 정치가 전투가 되는 현장 국회 중앙홀(로텐더홀). 오는 18일이면 그곳이 세계 25개국 의회 대표들이 머리를 맞대는 논의의 장(場)이 된다. ‘주요 20개국(G20) 의장회의’의 서울 개최를 성사시킨 박희태 국회의장에게 이번 회의를 통한 의회 외교의 의미와 우리나라 국회의 선진화를 위한 방안 등을 들어 봤다. 인터뷰는 지난달 26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G20 의장회의의 정례화를 이뤄 냈다. 한국 주도로 이러한 협의체를 이끌어 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나. -지금 국제사회는 각국이 자기들의 이해관계나 발전 단계 등에 따라서 몇 개씩 나라를 모아 블록화하는 경향이 있다. 제일 처음 시작된 게 ‘주요7개국’(G7)이다. 선진국끼리 모여서 세계 경제를 주도하려는, 자국 이기주의가 포함된 블록 정치가 시작된 것이다. 우리가 세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하나의 블록을 만들어서 그 일원으로 활약해야 한다. 그래야 활동의 영역도 넓어지고 힘도 세질 것이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이 G20을 강력하게 주창했고, 그것이 지금 초기 단계를 넘어가고 있다. 의회 차원에서도 G20 간에 역내 문제를 서로 토론하고 공동 모색하며, 세계 여러 가지 문제점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체계를 형성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이다. →G20 회의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여는 것도 의미가 있어 보인다. 국회에서 싸움의 상징으로 굳어진 로텐더홀이다. -호텔에서 할까 했는데 결국은 여기서 하기로 했다. 비용도 10분의1이다. 상징성도 고려했다. →사실 의회 외교의 중요성은 잘 실감되지 않는다. -지금은 외교 전담 부서에서만 하는 게 아니고 전 국가기관이 전방위로 나서서 하는 ‘전방위 외교’ 시대다. 그야말로 총력 외교의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 국회도 당연히 국가의 가장 중요한 기관 중 하나로써 내치뿐 아니라 외치에도 직접 나서서 총력적인 외교를 펼쳐야 할 시기다. →의회 외교의 효과는 얼마나 될까. -외교라는 게 하나씩 주고받고 협정문 서명하는 그런 외교도 있지만 분위기를 잘 만들어서 구체적인 합의가 가능한 것도 있다. 의원들이 가서 일종의 비공식적인 접촉을 통해 외교 문제를 풀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 주고 그런 일이 많다. 지난 1월 알제리를 방문했을 때 공사 수주 후 13개월째 진전이 없는 ‘젠젠항’ 착공을 이끌어 냈다. 당시 알제리 대통령이 “왜 지금 오셨느냐. 더 일찍 오셨으면 더 일찍 허가를 내줬을 텐데.”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크로아티아에서도 한국대사관 건설에 대해 긍정적인 약속을 받았다. 분위기를 이렇게 잡는 데는 의원 외교가 좋은 것 같다. 우리 중진 의원들 가운데에서도 남미나 아프리카, 리비아 등에 가서 성과를 내는 분들이 많지 않나. 말하자면 국익 외교다. 공무원이나 관리들끼리 만나면 딱딱한 얘기만 주로 하겠지만 국회의원들끼리 만나면 서로 말이 달라도 부드럽게 잘할 수 있고 서로 이해도 한다. 그 나라 국회의원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정부에 요구도 할 수 있다. 우리가 외교 당사자는 아니지만 당사자가 외교의 실(實)을 거둘 수 있도록 엄청난 바탕을 만들어 주고 있다. →일전에 해외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체감했고 많은 나라들이 한국의 역할을 많이 기대한다고 느꼈다고 했는데 어떤 상황이었나. -제가 최근에 간 나라들은 선진국들은 아니다. 후발국가, 개발도상국들이었다. 그곳에서 우리나라에 대해 엄청난 기대를 갖고 있고 선진국 대우하는 것은 사실이다. 선진국은 이미 발전이 많이 돼 있어서 별로 배울 것이 많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자기들과 같은 개발도상국이었다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선진국 대열에 들어갔기 때문에 배울 수 있는 노하우가 많다고 얘기하더라. 자기들과 실정이 맞기 때문에 한국에서 많은 기술을 이전해 주면 좋겠고 개발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의회가 가장 후진적이지 않으냐는 지적이 있다. -우리 국회가 상당히 선진화돼 있다고 생각한다. 자꾸 후진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어쩌다가 보기 사나운 장면들이 1년에 한두 번씩 일어나서 그렇다. 그것 말고는 우리 의회가 참 선진 의회다. 우선 민주적이고 공정한 절차로 구성된다. 정당한 국민의 대표가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뽑힌 게 선진 의회의 바탕이 되는 것이고 그 다음에 우리가 의회를 운영하는 데도 상당히 국민적인 요구를 많이 반영하는 활동을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서는 국회의원의 입법활동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활발해졌다. 현재 제출된 법안 가운데 70% 정도가 의원 발의다. 대정부 비판, 감시 기능도 충분히 하고 있다. 다만 연말 예산국회 때 한번씩 싸움을 하는 것이 문제다. 그것 때문에 전체가 흐려져서 문제지 의회 본래의 기능은 국민을 대변하고 민의를 반영하는 것이다. →의정활동 강화 방안을 위한 가장 중점적인 구상은. -상설 국회화하는 것이다. 무대가 상설적으로 열려야지 한 달 하고 닫아 버리면 안 된다. 1년 내내 본회의를 열어 놓자는 게 아니고 상임위원회, 특히 소위원회를 상설화하자는 것이다. 지금 소위만 전체 50개 가까이 된다. 소위는 아주 간편한 절차에 의해 소집되고 의사 일정이 진행된다. 정부 측에서 꼭 장관이 나올 필요도 없고 차관이나 실무자도 나와서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문제를 다룰 수 있다. 상설 소위 활동이 강화될 때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일 많이 하는 국회, 일 잘하는 국회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또 한 가지가 있다면 국회의 예산권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예산안을 심의하는데 관례상 국정감사가 끝난 뒤 11월이 돼야 예산국회가 처음 열린다. 정부 예산안을 한두 달 사이에 넘겨 버린다. 1년 예산이 얼마나 큰데, 그런 식으로 심사해서 되겠나. 연초부터 예결위가 움직여서 국회의 심의권을 강화해야 한다. →그런 식으로 하면 올 연말에는 지난해와 같은 몸싸움은 없을 것이라는 건가. -그렇다. 예산 심의를 편성단계에부터 개입해 활발하게 진행해야 한다. 다만 지금의 예결위 분위기로는 안 된다. (국무위원들을) 불러서 예산 편성에 국한된 질문을 해야지 예산 심사는 안 하고 정치 사안만 묻다가 시간을 보내서는 안 된다. 국회가 법상으로는 예산 편성권이 없더라도 차츰차츰 권능을 가져야 한다. →지난 연말 ‘형님예산’ 논란이 있었다. 그동안은 관행처럼 돼 있었는데 힘 있는 의원이 예산을 많이 챙겨 간다는 것에 부정적 인상이 있었다.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는 당연한 활동이고 의무라고 생각한다. 혼자 결정한 것도 아니고 국회의원들이 같이 심의해 결정하는 것이다. 다만 그러한 통계가 나온 것은 정부에서 예산 편성한 것을 변경해서 가져간 것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진짜 힘 있는 의원은 편성 단계부터 관여해 정부 안으로 (지역) 예산이 들어가면 그것이 통과돼도 10원도 안 가져간 걸로 나온다. →4·27 재·보선을 거쳐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다. 현재 시대 정신에 맞는 정치에 대해 말해 달라. -정치는 외곬으로는 할 수 없고 타협이라는 것을 머릿속에 넣고 해야 한다. 민주주의라는 게 꽃필 수 있는 바탕은 결국 타협 정신이다. ‘올 오어 낫싱’이 제일 나쁜 것이고 지나친 명분주의는 버려야 한다. 나는 항상 ‘염소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한다. 어느 날 염소 두 마리가 시냇물을 건너다 징검다리 위에서 마주쳤다. 서로 뿔을 맞대고 싸우면 둘 다 떨어지거나 한 마리는 떨어져야 건널 수 있다. 그런데 염소가 지혜를 발휘해 한 마리는 엎드리고 다른 한 마리가 넘어서 건넜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인데 이러한 지혜를 정치에서 발휘해야 한다. 타협이라는 게 결코 패배도 아니고 비굴한 것도 아니다. 이지운·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저축銀 인출예금 전액환수도 포퓰리즘

    저축은행 부당인출 사건과 관련해 금융 당국이 검토하겠다고 나선 부당인출 전액환수를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금융 당국은 이 사건이 터진 이후 다소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다 이명박 대통령이 저축은행의 심각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면서 강경 모드로 돌아섰다. 국회가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검찰도 수사에 착수하는 상황에서 금융 당국이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다는 점은 이해한다. 잘못된 선례를 방치할 경우 하반기에 실시될 저축은행 추가 구조조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다. 하지만 서민의 울분을 달래기 위해 법률적인 검토를 충분히 하지 않고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전액환수 카드를 내놓은 것은 포퓰리즘의 전형이다. 전액환수는 법률적으로 볼 때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금융 당국은 민법상의 ‘채권자 취소권’을 환수 조치의 근거로 찾고 있다. 채무자(저축은행)가 채권자(예금주)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행동에 옮겼을 때 채권자가 그 행동을 취소시켜 달라고 법원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저축은행 임직원이 특정 고객에게 예금을 찾아갈 것을 미리 귀띔해서 찾아갔거나, 다른 예금자의 손해가 있을 수 있음을 알면서도 임직원 본인의 예금을 찾았거나, 임직원이 알려 준 정보를 토대로 뒤늦게 찾아갔다는 정황 등이 확인돼야 문제가 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고객을 해(害)하려고 하는 정황 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고 승소하더라도 돌려받는 금액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실효성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감시·감독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은 금융 당국, 저축은행 대주주 등 경영진의 극심한 모럴해저드, 회사 내부의 느슨한 규율 등이 한데 어우러져 빚은 금융 사고다. 누가 뭐래도 최종 책임은 금융 당국에 있다. 금융 당국이 저축은행한테 이래저래 돈을 맘대로 빼먹게 해 놓고 이제 와서 돈 빼먹은 놈이 나쁜 놈이라고 손가락질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금융 당국은 이번 사태를 초래한 데 대해 뼈저리게 반성하고 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금융 당국이야말로 군림하는 곳이 아니라 서비스 기관이어야 한다.
  • [시론]전자주민증 도입, 더 미룰 수 없다/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

    [시론]전자주민증 도입, 더 미룰 수 없다/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

    주민등록증을 위조 또는 변조하여 각종 범죄에 악용하는 사례가 갈수록 크게 늘고 있다. 수치상으로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조차 위·변조 식별이 불가능할 만큼 기술적으로 정교해지고 있고 범죄 악용사례 또한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현재 인터넷에서는 누구나 손쉽게 위조 주민등록증을 사들일 수 있다. 얼마나 정교한지 그 수준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고 가격도 다르다고 한다. 주문하면 3시간 이내 제작이 가능하고 돈만 내면 집에서 앉아서 배송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위조 주민증은 사기, 신분위장, 불법취업 등 각양의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 위조한 주민증으로 은행 계좌를 개설해 남의 예금을 편취하고, 남의 땅을 담보로 잡히고 돈을 대출받아 챙기는가 하면, 남의 보험을 해약하여 환급금을 빼돌리는 등의 사기범죄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아파트를 월세로 빌리고서 소유자의 주민증을 위조, 전세로 재임대해 전세금을 속여 뺏는 수법도 빈발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현재 사용 중인 플라스틱 주민증에 치명적인 위·변조 취약점이 있으며, 주민증을 소지한 사람이 본인인지를 제삼자가 판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없다는 데서 기인한다. 판별을 사람의 시력에 의존하고 있는 한 위·변조를 방지하고자 새로운 장치를 덕지덕지 추가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못하다. 이러한 문제의 대안과 대책으로 모색된 것이 바로 전자주민등록증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국회에 주민등록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정부는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설계와 시스템 구축을 서둘러 2013년부터 5년에 걸쳐 현 플라스틱 주민증을 전자주민증으로 교환 발급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이 개정안은 일부 시민단체들의 반대에 부닥쳐 현재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가 반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2009년에 적발된 위·변조 건수 499건에서 보듯 범죄 이용이 그리 심각하지 않고, 개인의 행적이 전자기록으로 남게 되어 사생활 침해 및 ‘빅 브러더’(감시) 사회의 출현이 우려되며, 불필요하게 예산이 낭비된다는 점 등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는 위·변조 실태의 심각성이나 시대의 흐름 등에 비춰 더는 설득력을 지니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2009년 발생 건수는 다른 범죄 수사 때 우연히 적발된 것으로서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중국에서는 전문 위조단이 기계설비를 이용해 위조 주민증을 대량생산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위조된 주민증이 누구의 손에 들어가 어떤 목적으로 쓰이고 있을지를 생각하면 참으로 끔찍한 일이다. 감시사회에 대해서도 그리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정부는 전자주민증을 신분 확인용으로만 사용할 뿐 정보가 수집 또는 저장되지 않으며, 어떠한 데이터베이스와도 연계하여 기록을 남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사용 중인 플라스틱 주민증이 도입된 지 10년이 넘어 어차피 새로 갱신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자주민증 도입에 따른 예산낭비 주장도 설득력이 약하다. 우리가 반대론에 발목이 잡혀 있는 것과 달리 전자주민증은 이미 범세계적인 추세로 진행되고 있다. 일각의 감시사회 우려에도 많은 나라가 사회적 합의와 결단을 통해 전자주민증 제도를 확립하여 안전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현재 OECD 34개 회원국 중 11개 국가가 도입, 운영 중에 있으며 6개 국가가 도입을 계획 중이다. 인권과 프라이버시에 민감한 독일도 사회적 합의로 전자주민증을 도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살필 때 선험적 편견에 기초한 갈등의 반복과 사회적 비용의 낭비는 이제 불필요하다. 현 시점에서 위조 주민증을 막을 현실적인 방안은 없다. 위·변조로 인한 2, 3차적 피해와 신용사회의 붕괴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한 국가적 신뢰장치로서 전자주민증 제도를 시급히 도입해야 하며, 그러려면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큰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 한은법 개정 탄력받을까

    농협 전산망 마비와 현대캐피탈 해킹 사고 등 대형 금융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금융기관에 대한 조사 기능을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에서 16개월째 처리되지 않고 있는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시급히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국회와 한은 등에 따르면 한은에 제한적인 금융기관 조사권을 부여하는 한은법 개정안은 2009년 12월 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했으나 법사위는 16개월째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지난해 2월 한은의 금융기관 조사권 부여에 제동을 거는 내용이 담긴 금융위원회 설치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맞불을 놓았기 때문이다. 한은과 금감원에 이어 두 상임위 간 감정대립에 가까운 힘겨루기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법사위 간사인 주성영 의원 측은 “법사위에서 여러 번 중재를 하고 기관 간 의견 조정을 촉구했지만 잘되지 않고 있다.”며 “상충하는 두 법안에 대한 기재위와 정무위 간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은법 개정 안건을 상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농협의 전산 사고가 발생한 지난 12일 한은 전산망도 마감 시간이 오후 5시 30분에서 7시 10분으로 1시간 40분가량 연장되는 등 사태의 여파가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기미가 있었다. 금융 전문가들은 농협과 현대캐피탈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한은법 개정을 통해 금융기관에 대한 ‘2중의 감시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즉,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 등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와는 별도로 한은이 지급결제 시스템과 통화안정 제도와 관련된 규정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 등을 수시로 파악하고 보완해야 한다는 얘기다. 장기적으로는 한은에 2금융권에 대한 조사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한은은 제2금융권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관련 자료 제출 등을 요구할 권한이 없다. 한은 내부에서는 지난해 4월 ‘금융안정보고서’와 11월 ‘상호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 자료에서 저축은행 사태를 경고했으나, 비은행금융기관을 검사하거나 제재할 권한이 없어 사태 확산을 막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자성론도 있다. 특히 금감원 출신 감사가 있는 금융기관의 경우 금감원에 전적으로 검사를 맡기기보다 한은의 공동 검사 등 견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복수감독 체제를 강화하기보다 현재 체제를 제대로 운영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性맹수에 노출된 아이들] ‘화학적 거세’ 7월부터 시행

    사법기관 관계자들은 우리나라의 성범죄 대응 체계가 결코 ‘물렁’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여론몰이식으로 입안되는 정책들이 대부분이라 체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2006년 2월 용산 초등생 성폭행·살해사건, 2007년 안양 초등생 살해사건 등 흉폭한 아동성범죄가 발생하자 사회 전체는 큰 충격에 빠졌다. 정부는 이를 계기로 2008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제도를 도입했다. 2009년 조두순 사건에 이어 지난해 김길태 사건, 김수철 사건 등이 잇따라 터지자 국회를 중심으로 보다 강경한 대책들이 입법 조치됐다. 아동성범죄의 공소시효를 정지·연장했고, 흉악범의 유전자 정보 수집이 허용됐다. 오는 7월부터는 이른바 ‘화학적 거세법’이 시행된다. 정부는 법률 정비 작업에도 착수했다. 여성가족부는 땜질식 처방으로 누더기가 된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을 전반적으로 손질해 연내에 정부 입법으로 제출할 계획이다. 형법과 여러 특별법에 분산돼 있는 아동·청소년 성범죄 관련 조항들을 정리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징벌과 감시’에서 ‘치료와 관리’로의 패러다임 전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는 “전자발찌나 화학적 거세 등 손쉬운 방법보다는 교정교육이 중요하다.”면서 “성범죄자의 경우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인권의식이 척박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인 만큼 교육을 통한 교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감단근로자 ‘최저임금 딜레마’

    감단근로자 ‘최저임금 딜레마’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 최모(61)씨는 내년에 닥칠 해고 대란이 걱정이다. 법적으로 최저임금(시간당 4320원)의 80%(3456원)만 받던 것을 내년부터 100% 받게 된다. 2012년 최저임금이 예년대로 5%만 오르면 내년 최씨의 월급은 총 25%가 오르게 된다. 120만원 받던 최씨의 월급은 150만원이 되겠지만 아파트 주민들은 월급을 올려주는 대신 그를 해고할 가능성이 높다. 2008년에도 최저임금이 70%에서 80%로 오르면서 동료들이 해고됐다. 최씨는 “최근 지은 아파트는 주차장이나 출입문을 자동으로 개폐하는 시스템이어서 일자리도 줄었는데 최저임금 인상은 오히려 해고를 크게 늘릴 것”이라면서 “근로계약서 상에 휴게시간을 편법으로 늘리고 일하는 시간을 줄여 임금을 동결시키는 경우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와 같은 이들을 감시·단속 근로자(감단근로자)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감시나 단속을 주업무로 하는 이들로 아파트 경비, 청원경찰, 주차관리원, 건물의 냉난방 관리원 등이 대표적이다. 11일 고용노동부와 노무사업계에 따르면 최소 33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감단근로자가 해고 대란 위험에 놓여 있다. 감단근로자는 고용노동부가 인정을 해야 자격이 주어지며 2008년 4만 359명, 2009년 3만 8957명, 2010년 4만 1995명이 신규 승인됐다. 최저임금은 우리 경제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감단근로자는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해고 우려가 커지는 ‘최저임금의 딜레마’에 빠졌다. 최저임금의 사각지대에 있던 감단근로자는 최저임금법에 따라 2007년부터 최저임금의 70%를 적용받았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는 최저임금의 80%를 적용받고 내년부터 100%를 인정받게 된다. 사실 월급 인상이 해고로 이어지는 이유는 이들의 업무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파트 경비의 경우 낮밤으로 경비실 안에서 잠만 자는 존재로 인식되기 십상이다. 반면 이들은 택배 전달, 재활용 분리수거, 단지 정돈, 주차관리, 눈치우기 등 감시·단속을 넘어서는 근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1년 이상 일한 모든 근로자에게 주어지는 퇴직금도 없다. 대부분 감단근로자는 1년마다 하청업체를 바꾸는 방식으로 관리된다. 고용은 유지되지만 고용주가 1년마다 달라지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고용 유지마저 힘들어진다. 임종호 노무사는 “내년에 25%의 월급이 오른다면 24시간 격일제로 일하는 경비원의 월 최저임금은 올해 113만원에서 내년에는 141만원으로 증가하게 된다.”면서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관리사무소에서 월급인상보다 해고나 편법 월급 동결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제의 딜레마’는 감단근로자만큼 크진 않지만 많은 저소득 직업에 그대로 적용된다. 최근 발간된 노동연구원의 보고서 ‘최저임금효과 분석’에 따르면 최저임금제는 국내총생산(GDP)을 0.1~0.6% 감소시킨다. 풀타임 근로자가 줄고 파트타임이 크게 늘면서 비숙련근로자의 소득은 1.6~5.6% 줄어드는 역효과가 발생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최저임금제에 따른 감단근로자의 대량 해고 우려에 대해서는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9월 국회까지 이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이번엔 세무검증제 논란

    5일 국회를 통과한 ‘성실신고 확인제’(세무검증제)가 제2의 ‘준법감시인제’가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성실신고확인제는 고소득 전문직의 세무를 검증할 수 있는 권한을 세무사에게 주는 것으로 관련 법이 이날 국회에서 통과됐다. 개인사업자의 성실한 세무 신고를 유도하겠다는 취지이지만, 세무사 ‘밥그릇 챙겨 주기’라는 지적이 많다. 기업마다 준법감시인을 두도록 한 ‘준법감시인제’는 변호사들을 위한 혜택이라는 비난을 받고 좌초위기에 놓였다. 더구나 “세무사 자신조차 성실 납세를 하지 않는 마당에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느냐.”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국회는 오전 본회의를 열어 성실신고확인제 도입을 골자로 한 소득세법·세무사법·국세기본법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성실신고 확인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개인사업자가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 세무사가 장부 기장 내용의 정확성 여부를 확인하고 작성한 성실신고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토록 하는 것이다. 개정 법률은 성실신고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은 사업자에게 소득세 산출세액의 5%를 가산세로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성실신고확인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세무사 수임 비용의 60%(100만원 한도)를 세액 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는 정부 입법으로 발의됐다. 그러나 관련 전문직 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대한의사협회 문정림 공보이사는 “정부가 전문직의 세원 투명화 및 소득 탈루 방지 명목으로 새 제도를 입법화해 밀어붙이지만, 법인은 제외하고 자영업자만 대상으로 하고 있어 조세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면서 “또 세원 관리와 세무조사는 국가의 고유 권한인데도 이를 국세청이 아니라 세무사를 통해서 한다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대응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도 “납세자의 부담으로 세무사 등에게 국가 고유 과세권의 일부를 행사하게 하는 성실신고확인제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무사 수임 비용 100만원을 국가가 부담할 바에야 국세청 인력을 늘려서 국세청이 본연의 임무를 하게끔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본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졌다는 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대리 신고자에 불과한 세무사가 고용인에 해당하는 개인사업자의 이익에 반대되는 일을 할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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