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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혁신 3개년 계획]박근혜 대통령 담화문 전문

    [경제혁신 3개년 계획]박근혜 대통령 담화문 전문

    [경제혁신 3개년 계획]박근혜 대통령 담화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올해 초 신년구상에서 우리 경제의 혁신과 재도약을 위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추진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지금 세계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 대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구조 개혁을 강화해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통상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지금 도약이냐 정체냐를 결정지을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우리 경제를 세계 10위권으로 이끌었던 기존의 추격형 전략이 한계에 직면했고, 비정상적인 관행들이 경제의 효율성과 역동성을 저하시키고 있습니다. 수출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조업과 서비스업간 불균형 등 해결해야 될 구조적 과제들이 산적해 있고, 인구고령화가 OECD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2017년부터는 생산가능 인구도 감소하게 됩니다. 이것은 소리없이 다가오는 무서운 재앙입니다. 그 전에 우리가 경제의 체질을 바꾸고, 비정상적인 관행들을 고치면서 장기간 이어져온 저성장의 굴레를 끊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을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잘못된 관행과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오랜 시간 이런 많은 문제들에 대해 눈을 감고, 본질적인 해결을 피해왔는데 그래선 우리의 병이 깊어질 뿐이고, 점점 고칠 수 없는 고질병이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시작을 해야 합니다. 경제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해서 이런 고질적인 관행과 문제들을 해결해야만 국민이 행복해지고, 희망의 새 시대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저는 IMF사태 때 대한민국이 뿌리채 흔들리고, 국민들이 큰 고통을 겪는 것을 보면서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제 2의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서 우리 경제를 튼튼한 반석위에 올리고, 국민행복시대를 여는 것이 저의 사명이자 정치 신념입니다. 이번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해, 2017년에 3%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잠재성장률을 4%대로 끌어 올리고, 고용률 70%를 달성하고, 1인당 국민소득 3만불을 넘어 4만불 시대로 가는 초석을 다져 놓겠습니다. ‘기초가 튼튼한 경제’ ‘역동적인 혁신경제’ ‘내수·수출 균형경제’ 등 3대 핵심전략을 제가 임기 내내 직접 챙기면서 강력하게 추진해서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 토대를 마련하고,꺼져가는 성장엔진을 다시 한 번 힘차게 점화해서 모든 국민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기초가 튼튼한 경제’는 비정상적인 제도와 관행들을 바로잡는 일에서 출발합니다. ‘공공부문 개혁’,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사회안전망 확충’은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만들기 위한 핵심과제입니다. 우선, 공공부문부터 개혁하겠습니다. 그동안 공공부문은 비정상적인 관행과 낮은 생산성이 오랫동안 고착화되었습니다. 이 오랜 관행과 비리가 국가경제와 국민경제 발전에 더 이상 발목을 잡아서는 안됩니다. 앞으로 철저한 쇄신과 강도 높은 개혁과 체질 변화를 해나갈 것입니다. 상당수 기관들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충당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부채가 많은 상위 12개 공기업의 복지비가 최근 5년간 3천억원을 넘었습니다. 22조원이 투입된 4대강 사업처럼, 정부 재정 부담을 공기업에 떠넘겨 부실을 키우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비정상적인 관행의 핵심은 방만경영과 높은 부채비율, 그리고 각종 비리입니다. 방만 경영을 개선하기 위해 공공기관의 경영 비밀을 제외한 모든 정보를 공개할 것입니다. 사업조정, 자산매각과 함께 공사채 발행총량 관리제를 도입하고, 정부정책사업과 공공기관 자체사업을 분리해서 관리하는 구분회계제도를 확대적용해서, 2017년까지 공공기관의 부채비율을 200%로 대폭 낮추겠습니다. 원전비리와 같은 공공기관의 구조적 부패와 불공정행위도 근본적인 고리를 끊어야 할 것입니다. 뇌물수수 등의 입찰비리를 한번이라도 저지른 기관은 입찰업무를 2년간 조달청에 강제로 위탁하게 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고, 공공기관 퇴직 임직원이 임원으로 취직한 업체와는 2년간 수의계약을 금지시킬 것입니다. 또 공기업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등 불공정 행위를 엄단하고 적발된 공기업의 명단을 공개하겠습니다. 부채 증가를 억제하고 방만경영을 바로잡는 것 못지않게 공공기관의 생산성을 높여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낮은 비용으로 제공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조직 안팎으로 경쟁원리를 과감하게 도입할 것입니다. 철도처럼 공공성은 있으나 경쟁이 필요한 분야는 기업분할, 자회사 신설 등을 통해 공공기관간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임대주택 등 민간참여가 가능한 공공서비스 분야는 적극적으로 민간에게 개방하겠습니다. 유사.중복사업 통폐합을 통해 정부재정사업을 향후 3년간 600개 이상 감축하고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3개 공적 연금에 대해서는 내년에 재정 재계산을 실시하여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법도 개정하겠습니다. 우리 경제의 기초를 튼튼히 하기 위한 두 번째 과제는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를 확립하는 것입니다. 시장이 공정하지 못하고 경제적 강자가 약자의 경제적 과실을 독차지한다면 시장에서 누가 열심히 일하고 창의력을 발휘하겠습니까.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용주와 근로자, 생산자와 소비자 등 경제주체들 간에 서로 원칙을 지키고 땀 흘린 만큼 공정하게 보답받는 사회가 될 때 모두가 최선을 다하게 될 것이고 그러한 최선의 결집이 국가 전체의 경쟁력 향상과 통합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경제구조를 왜곡시키고 민간의 창의적 혁신을 제약하는 대.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 관행과 칸막이식 규제와 높은 진입장벽을 방패로 현실에 안주하는 행태, 그리고 노동시장의 낡은 제도와 관행을 바로 잡을 것입니다. 지난해에 하도급업자와 가맹점주 등 경제적 약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법안들이 역대 어느 때보다 많이 입법화되어 공정거래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를 확실히 정착시켜 현장에서 변화가 체감되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앞으로 관련기업, 민원인들과 합동으로 TF를 구성하여 새로운 제도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6개월마다 실태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도록 할 것입니다. 아울러, 현재 제한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신고포상금제도를 하도급 등 불공정거래 전반으로 확대할 것입니다. 경제적 약자인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상가 권리금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겠습니다. 권리금 보장보험을 도입하고 분쟁조정기구를 설치하여 임차인이 억울하게 삶의 기반을 잃는 일이 없도록 만들겠습니다.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노사관계 생산성부터 끌어올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 대립적 노사관계를 대화와 타협의 관계로 바꾸어야 합니다. 임금과 생산성간 연계를 강화하여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불합리한 임금격차를 줄이고, 비정규직 해고요건을 강화하여 고용보호 격차를 줄여 나갈 것입니다. 통상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 등 노사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노동시장 현안들은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소비자의 권리보호도 대폭 강화하도록 할 것입니다. 개인정보 유출로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일이 없도록 ICT 발전 속도에 부합하는 근본적인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고, 금융소비자 보호기능을 전담하는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도 조속히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만들기 위한 세 번째 과제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우리 경제를 혁신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어려움을 겪게 되는 분들과 용기있게 도전했지만 실패를 경험한 분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드려야 합니다. 저는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경제가 여러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주춧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사회보험 사각지대와 획일적인 기초생활 보장 등 미흡한 사회안전망은 불안과 저항의 원인이 되어 경제혁신의 동력을 약화시켰습니다.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비정상적 상황부터 시급히 바로잡아야 합니다. 특수형태 업무종사자는 물론 자영업자와 예술가와 일용근로자까지 고용보험 가입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실업급여 체계도 일을 하는 것이 유리하도록 개편해나가겠습니다. 소득이 적어도 일하는 만큼 재산을 늘려갈 수 있도록 본인저축액만큼 국가도 저축해주는 희망키움통장 대상을 차상위 계층까지 확대하고, 근로장려금(EITC) 지원액도 높여 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경제혁신의 두 번째 전략은 역동적인 혁신경제로의 전환입니다. 우리는 7년째 1인당 국민소득 2만불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의 기존 성장방식이 한계에 부딪힌 것입니다. 우리가 이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발상과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저는 그것을 창조경제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한 사람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수십만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입니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 다른 소질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를 국민 개개인에 잠재된 상상력과 창의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창조경제로 전환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미래가 없고 경제도 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창조경제를 통해 신기술, 신산업, 신시장을 개발하여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개척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기존 주력산업도 창조경제로 거듭날 때 경쟁력이 배가될 것입니다. 저는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세계적인 IT기업 CEO들과 만났었는데, 그 분들 모두가 우리의 창조경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온라인 창조경제타운과 내년까지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설치될 오프라인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창조경제 구현의 핵심이 되고 지역사회 발전과 인재양성의 요람이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창의적 아이디어가 쉽고 빠르게 창업으로 이어지고 창업이 대박으로 이어지는 성공 사례를 만들어서 세계적인 신화를 써 내려 가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역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사업화로 연결시키고 지역 주도의 창조경제 구현에 핵심 역할을 하도록 정부와 민간, 중앙과 지방정부의 역량을 총결집할 것입니다. 벤처·창업기업이 중소·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더 나아가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커갈 수 있도록 창업, 성장, 회수 그리고 재도전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지원은 강화하고 규제는 혁파해 나갈 것입니다. 기술은행을 설립하여 대기업 등이 보유한 非활용 기술을 창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우수 창업자에 대한 연대보증도 폐지할 것입니다. 청년창업과 엔젤투자펀드를 7600억원까지 추가 확충하고, 글로벌 벤처투자회사와 공동으로 국내창업기업에 투자하는 2천억원 규모의 한국형 요즈마 펀드도 조성할 것입니다. 이를 포함하여 창업 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해, 향후 3년간 4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겠습니다. 창조경제의 비타민이라고 할 수 있는 과학기술과 ICT, 문화컨텐츠 등은 우리가 강점을 지닌 분야입니다. 이를 제조업 등 타 산업과 잘 접목한다면 제조업의 혁신은 물론 사물인터넷(IoE),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 새로운 융합산업이 창출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창조경제 비타민 프로젝트를 향후 3년간 120개 사업으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역동적인 혁신경제를 이루기 위해서 ‘창조경제’와 함께 ‘미래대비 투자’와 ‘해외진출 촉진’도 핵심과제로 추진해 갈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혁신을 위해, 선도적인 미래대비 투자가 필요합니다. 창조경제의 기반이 되는 과학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2017년까지 R&D투자를 GDP의 5% 수준까지 끌어올리겠습니다. 세계 최상위 1% 과학자 300명을 유치하고 해외 우수 신진연구자의 국내성장을 지원하는 ‘Korea Research Fellowship’ 제도를 신설하여 대학의 연구역량도 대폭 강화할 것입니다. 지적재산권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술이전소득에 조세를 감면하는 제도도 확대하겠습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100배 빠른 기가인터넷, 5세대 이동통신 등 네트워크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투자가 제 때 이루어지도록 해서 인터넷 기반 융합산업의 비약적 발전을 이끌겠습니다. 기후.환경.에너지 등 범세계적인 문제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하여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청정화력과 친환경자동차, 탄소 포집.저장(CCS) 등에 기술개발 투자를 확대하여 민간의 혁신활동을 지원하고, 소각장, 매립지 등 기피시설을 ‘親환경 에너지 타운’으로 조성하는 시범사업도 금년부터 시작해서 점차 확대시켜 나갈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해외로 진출하여 새로운 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전체 중소, 중견기업 가운데 2.7%만이 수출을 하고 있고, 이 기업들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내수중심의 중소기업들을 수출 역군으로 육성한다면 우리 수출의 무한한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 EU 등과 체결한 9건의 FTA를 발효 중이고, 2건의 FTA도 최종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한중 FTA는 물론 영연방 3국과 인도네시아.베트남 등과의 FTA도 조기에 마무리해서 2017년까지 우리 FTA 시장규모를 전 세계 GDP 대비 70% 이상으로 확대되도록 하겠습니다. 매년 7~8%씩 늘고 있는 해외 건설.플랜트 시장 진출 확대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100억불 규모의 외화 지원제도를 도입하고, 2017년까지 수출금융기관의 자본금과 출연금 2조 3천억원을 확충해서, 수출기업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대외경제협력기금 등 원조자금과 연계한 지원체제도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많은 한류콘텐츠가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우리 콘텐츠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우리 콘텐츠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수출금융과 현지 마케팅 지원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경제혁신을 위한 세 번째 전략은 “내수와 수출의 균형성장” 입니다. 우리 경제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내수와 수출, 제조업과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지방 등 모든 부문이 균형있게 성장해서 그 결실이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합니다. 균형경제는 ‘내수기반 확대’와 ‘투자여건 확충’ ‘청년·여성 고용률 제고’의 3대 과제를 중심으로 추진해 갈 것입니다. 내수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소비를 짓누르고 있는 가계부채와 전세값 상승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우선 가계부채부터 확실하게 관리해 나갈 것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은 선진국처럼 고정금리, 장기, 원리금 분할 상환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전환해가고, 이를 위해 세제혜택과 장기주택자금 공급을 확대하겠습니다. 저소득층의 채무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영세자영업자 바꿔드림론 등 서민금융 상품의 지원한도를 확대하고 지원요건도 완화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2017년까지 가계부채 비율을 지금보다 5%p 낮춰서 처음으로 가계부채의 실질적 축소를 이뤄내겠습니다. 가계부채 증가와 소비 위축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는 전세값 상승도 잡아내겠습니다. 주택매매 활성화를 위해 민간택지에 건설하는 민영주택에 대한 전매제한을 완화하고 민영주택 청약가점제와 청약자격 요건 등 청약제도를 개선해서 신규주택 수요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출 것입니다. 주택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여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 공유형 모기지 등 주택구입자금 지원도 강화할 것입니다. 또한, 공공임대 리츠 등 민간 자본 참여를 통해 공공임대 공급주체를 다양화하고, 쾌적하고 다양한 형태의 공공 임대주택을 공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임대소득 과세방식을 합리화해서 장기 민간 임대공급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월세가 확대되는 상황에 맞춰 주택임대시장의 패러다임도 바꿔 나갈 것입니다. 월세에 대한 소득공제를 대폭 세액공제로 전환하고 지원대상도 중산층까지로 확대하여 월세 부담을 대폭 낮추도록 할 것입니다. 내수활성화를 통해 균형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투자여건을 확충해야 합니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투자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은 규제개혁 뿐입니다.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인 규제를 반드시 혁파하겠습니다. 한 건 한 건씩 하는 규제 개선을 넘어 앞으로는 규제의 시스템 자체를 개혁해 나갈 것입니다.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할 경우에는, 반드시 그 만큼의 기존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토록 하는 규제총량제를 도입하여 규제가 늘어날 수 없도록 할 것입니다. 모든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고 남아 있는 규제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시킬 것입니다. 네거티브로의 전환마저 어려운 규제가 있다면, 존속기한이 끝나는 즉시 자동으로 효력이 상실되는 자동효력상실제를 도입하려고 합니다. 아울러, 지난 1월에 구축한 ‘규제정보 포털 사이트’를 통해 모든 규제의 상세한 현황과 정부의 규제개선 노력의 결과들을 한 곳에 모아 공개해서 국민들이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 모든 규제개혁의 과정 하나하나를 제가 규제장관회의를 통해 직접 챙겨 나갈 것입니다. 서비스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그동안 제조업 중심으로 이루어진 재정과 R&D, 금융지원을 서비스산업에도 제조업 수준으로 적극 확대해서 서비스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겠습니다. 특히,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이면서 투자수요가 많은 보건.의료, 교육, 금융, 관광, 소프트웨어 등 5대 유망 서비스업은 민관합동 T/F를 통해 규제를 전면 재검토하고, 인허가부터 실제 투자가 이루어지는 전 과정에 걸쳐 불편이 없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건.의료 분야의 경우 경제자유구역 내 투자개방형 병원 규제를 합리화하고, 의료기관의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종합적인 서비스 제공과 함께, 원격의료도 활성화할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침체되어 있는 지역투자를 살리기 위해 투자의 걸림돌을 과감히 제거하겠습니다. 우선 농지&산지 등에 대한 입지규제는 물론, 건설.유통.관광 등 지역 밀착형 산업에 대한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할 것입니다. 첨단.특화산업단지 조성과 노후산단 리모델링을 본격화하고, 지역에 대한 재정.금융 지원뿐만 아니라 지역 소재 기업들에 대한 인력과 연구 개발 등의 인센티브도 확대해 갈 것입니다.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중앙정부의 포괄보조사업도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내수활성화를 위한 핵심과제는 일자리 창출입니다. 특히, 선진국과 비교해 크게 취약한 청년과 여성의 고용률을 확실히 끌어 올려야 합니다. 먼저 청년의 취업 단계별 애로요인을 해소하여 청년 일자리 50만개를 창출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학벌보다 능력이 중시되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우선 금년말까지 800여개 모든 직무에 대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개발을 완료하고, 현재 일부 기관에서 시행 중인 직무능력평가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취업할 수 있고, 취업 후에도 원하는 대학에 가서 공부할 수 있다면 청년실업문제가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일과 학습 병행제도 참여기업과 학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해서 선취업 후진학을 정착시키겠습니다. 선취업한 학생이 향후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전문대학 중 일부는 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 전환을 유도하고 대학진학에서의 재직자 전형, 계약학과 등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산업계 수요에 맞게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등의 직업교육과정에 참여한 기업에 대해 세제지원을 강화할 것입니다. 산업단지별로 기업과 학교간 대화체계를 구축하여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늘려갈 것입니다. 아울러 청년 일자리 미스매치를 완화하기 위하여 청년층이 선호하는 서비스분야 일자리 확대와 함께 산업단지를 청년 친화적 근무환경으로 바꾸어 나갈 것입니다. 특히, 고졸 중소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과거 재형저축과 유사한 청년희망키움통장을 도입하여 중소기업 근무 유인도 강화할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여성 인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입니다. 경력단절 문제만 해결되어도, 우리 경제는 10%의 여성 인적자원을 더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우수한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로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생애주기별로 약한 고리를 해소하여, 여성 일자리를 150만개 만들겠습니다. 내년부터 시간제 보육반을 전국으로 확대하여 근로유형에 맞는 맞춤형 보육.돌봄 지원체계를 정립하고, 비정규직과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육아휴직이 보다 용이하도록 고용보험 지원을 늘리겠습니다. 육아휴직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대체인력 뱅크를 확충하고, 활용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여성에 적합한 일자리 확산을 위해서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가 급선무입니다. 육아.임신.간병 등으로 근로 시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전일제 근로자의 시간선택제 전환청구권을 부여하고 추후 전일제로의 복귀를 보장하겠습니다. 시간선택제로 채용된 근로자도 원하면 전일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전일제 근로자 신규 채용시 우선 고용기회를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신년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내년이면 한반도가 분단된 지 70년이 됩니다. 너무 오랜 시간 우리는 분단의 아픔과 고통을 안고 살아 왔습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서 보셨듯이 분단의 비극이 사랑하는 가족과의 천륜을 끊고, 만난 후에 또 다시 헤어져야 하는 뼈저린 아픔과 고통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이제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대한민국의 대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여는 통일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보다 먼저 통일을 이룬 독일도 오래전부터 하나씩 준비해 나가서 성공적인 통일시대를 열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반드시 한반도의 통일을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대통령 직속으로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켜 체계적이고 건설적인 통일의 방향을 모색해나가고자 합니다. 이곳에서 한반도의 통일을 준비하고 남북간의 대화와 민간교류의 폭을 넓혀갈 것입니다. 외교·안보, 경제·사회·문화 등 제반 분야의 민간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등 각계 각층이 참여할수 있도록 하여 국민적 통일 논의를 수렴하고, 구체적인 ‘통일 한반도’의 청사진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이를 통해 남북간, 세대간의 통합을 이루어 새로운 시대의 대통합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우리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대도약하기 위해서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제대로 실천한다면, 청년들은 교육.의료.금융.관광.컨텐츠 등 선호하는 서비스분야에서 일할 기회가 늘어날 것이며, 취업을 위한 스펙쌓기에서 벗어나서 선취업 후진학과 일.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는 등 취업여건이 크게 나아질 것입니다. 여성들은 경력단절 걱정 없이 일할 수 있게 되고, 맞춤형 보육 확충으로 일과 가정이 양립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안정적으로 직장을 다닐 수 있을 것입니다. 각 가정들도 그동안 어깨를 무겁게 해온 가계부채.주거비 부담이 덜어지게 될 것입니다. 벤처기업과 창업자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이를 사업화하여 창업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며, 중소기업은 공정거래 환경 속에서 성장의 사다리를 타고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국민들은 과거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고,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희생과 헌신으로 이 나라를 반석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이제 다시 한번 국민들의 역량과 지혜를 모아 경제 혁신에 함께 나서주시길 부탁드립니다. 3개년 계획을 아무리 촘촘히 준비했다 하더라도 정부 노력만으로는 실현하기 어렵습니다. 사회 각계각층의 적극적 지지와 동참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서로 조금씩 어려움을 나누고 작은 이득을 조금씩 내려놓고 공생과 상생의 길을 걸어가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특히 노동시장의 과제들은 노사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상생하는 합의를 이뤄야만 가능합니다. 기업들도 정부의 규제개혁 보폭에 호응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를 늘려 주시기 바랍니다. 국회의 협력도 필요합니다. 관련 법안이 적기에 통과되도록 간곡히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정부는 혼신의 힘을 다하여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하여 국민 행복시대를 열어 나가겠습니다. 3개년 동안 연차적으로 계획을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알려서 모든 국민들의 이해와 관심 속에서 차질없이 해 나가겠습니다. 미래의 대한민국이 지금 세대와 후손들에게도 떳떳하고 자랑스런 나라. 경제적으로 윤택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들이 힘을 모아주시고, 함께 나서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꼭꼭 숨기는 퇴직공직자 취업정보

    꼭꼭 숨기는 퇴직공직자 취업정보

    공무집행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퇴직 공직자를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는 취업제한 심사 결과를 국가기관이 ‘정보공개법’을 어기면서까지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서울신문이 국회, 대법원, 헌법재판소를 상대로 ‘2012~2013년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제한 심사 현황’을 정보공개 청구한 결과 세 기관 모두 취업제한 심사를 받은 공직자의 인적사항을 ‘비공개’로 처리했다. 이 기간에 국회 공직자윤리위로부터 심사를 받은 퇴직 공직자는 8명이다. 이 중에는 전직 국회의원과 고위공무원(1, 2급)인 국회사무처 소속 수석전문위원·전문위원이 포함돼 있다. 또 대법원 공직자윤리위 취업심사 대상자는 대법관, 법원장, 판사 등 9명이고 헌재 공직자윤리위는 헌법재판관 2명과 헌법연구관 1명 등 3명을 상대로 심사를 실시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제3자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 제9조는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 중 성명·주민등록번호가 포함돼 있는 정보는 원칙적으로 비공개 대상이지만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의 성명·직위’는 비공개 정보에서 제외하고 있다. 따라서 취업제한 심사를 받은 퇴직 공직자의 성명과 직위는 공개 대상 정보인 셈이다. 하지만 나라의 법을 만들고 지키는 국회와 대법원, 헌재 등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신고 대상자인 총 20명의 성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국회사무처는 심사 대상자가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돼 있던 부서와 직위마저 비공개로 분류했다. 퇴직 전 5년간 소속된 부서는 퇴직 공직자의 취업예정 업체 및 직위와의 직무 관련성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다. 장유식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은 “현행 법률이 공개를 보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직 사회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라도 취업제한 심사를 받은 퇴직 공직자의 성명과 소속 부서, 직위 등은 마땅히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軍댓글 ‘셀프 검열’

    군 당국이 국군사이버사령부의 사이버심리전을 감시하는 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심리전단 조직을 합동참모본부로 이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대선 당시 정치적 댓글 논란을 일으켰던 국군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개입 시비를 막기 위해 관리·감독을 강화한다는 취지이나 군 조직의 자체 검열로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19일 사이버 심리전 수행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고 사이버전 수행 능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국군 사이버사령부 발전 방향’을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했다. 이는 우선 사이버사의 심리전 활동 과정에서 작전 내용을 사전에 검토하기 위해 법무참모를 위원장으로 한 사이버심리전 심의위를 운영하고 정치적 중립을 어겼는지 신고하고 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내용이다. 국방부는 다음 달부터 사이버사의 사이버심리전을 합참 민군작전부의 통제 속에서 수행하게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심의위에 국회 등 민간의 외부 감독이 포함되지 않아 자체 검열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준장급인 사이버사령관 산하의 대위급 법무참모가 정치 개입 성향의 사이버전을 차단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제기된다. 군은 향후 법무참모의 계급을 상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 또한 미흡하다는 평가다. 김종대 디펜스21 플러스 편집장은 “정치 개입 논란이 조직 자체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일탈에서 벌어졌다는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국정원 기밀 누설 의원 10년 이하 징역

    여야는 국가정보원의 국회 보고 시 보안을 강화하고 국회의원을 포함해 불법적 기밀 누설자에 대한 처벌 수위도 크게 높이기로 잠정 합의했다. 국정원 개혁특위 민주당 간사인 문병호 의원은 10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7일 국회 정보위원회 개혁 방안에 대해 간사끼리 초안을 만들어 합의했다”면서 “특위위원들과 공유한 뒤 20일 전체회의에서 최종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재원 의원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 간사가 일정 부분 합의하고 국회법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 조문화 작업을 끝냈다”고 밝혔다.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정보위원의 정원은 현재 12명에서 8~10명으로 줄어든다. 국가정보원의 국회 보고 시에는 정보위 회의실이나 보안 시설을 갖춘 자료 열람실로 제한하기로 했다. 국회의원 의원실이나 전화 등을 이용한 보고도 금지된다. 여야 간사의 대언론 브리핑 관행도 없애기로 했다. 국정원 보고나 자료 열람을 통한 기밀을 누설하면 현행 5년 이하의 징역에서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강화된다. 지정된 장소 외에서 자료를 열람하거나 보고받으면 보고한 직원을 포함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벌금형은 없애기로 했다. 국정원장에게는 기밀유출이나 지정장소 외에서 보고 또는 자료 열람을 하면 검찰에 고발하도록 ‘고발 의무’를 부과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는 국민의 알 권리가 침해되고 국정원 감시가 약화된다는 반발도 나왔다. 정청래 의원은 “기밀을 누설하는 위원에 대해 5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겠다는 것은 독재국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매우 끔찍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 앞뒤로 열린 의원총회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국정원 등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관철 대책을 논의했다. 이윤석 수석대변인은 “특검 관철을 위한 특위를 당내 구성해 세부방안을 논의하기로 했고, 새누리당과 기합의된 대로 특검의 시기와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하기 위한 대화를 공식적으로 제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외유’에 눈먼 지방의원 늘린 국회도 문제다

    서울 한 구의회 의원들이 외유성 해외 출장 경비 1400여만원을 토해내도록 서울시가 지시했다. 해당 지역 주민 206명이 지난해 7월 서울시에 감사를 청구한 데 따른 조치다. 지방의회 의원에게 외유성 출장비를 환수토록 결정한 것은 2000년 주민감사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 서울시는 이 의원들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차례의 해외 출장에서 의정 활동과 관계없는 식대와 주류 구입 등에 1400여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의원들은 지난해 터키 외유 당시 이스탄불 시내 한복판에서 자기들끼리 싸움을 벌이는 추태를 보여 혀를 차게 한 바 있다. 이들은 귀국 후 심사위원회에 보고서도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바탕인 지방의회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한심한 노릇이다. 지방의원들의 부적절한 행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의정 활동 참고자료 수집 등의 명목으로 매년 관광성 해외 연수를 다녀오기 일쑤였고, 업무추진비를 노래방이나 주점에서 사용하거나 나눠먹기식 선물비로 부당 집행해 여론의 질타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오죽하면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 결과 지방의회의 청렴도가 10점 만점에 평균 6.15점이라는 저조한 수준에 머물렀겠는가.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청렴도가 각각 7.86점, 7.66점으로 조사됐으니 지역 주민의 지방의회에 대한 불신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지방의회 혁신방안을 마련하기는커녕 광역·기초 의원을 34명이나 늘린 국회로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지방의원들이 외유성 출장에서 눈먼 돈처럼 경비를 낭비하는 사이, 여야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 같은 본질은 제쳐 두고 자신들의 손발 노릇을 하는 지방의원 수 늘리기로 밥그릇만 챙긴 꼴이다. 독일과 스위스 같은 지방자치 선진국의 사례를 들먹일 여유조차 없어 보인다. 풀뿌리가 흔들리고 썩어가는 마당에 기본부터 바로잡는 게 우선이다. 먼저 해외출장 내역과 경과를 낱낱이 공개토록 의무화해 지방의원의 일탈 행위를 막아야 한다. 문제가 된 지방의원은 다음 선거에서 가차 없이 걸러내는 등 지역 유권자의 지속적인 감시와 참여, 비판도 절실하다. 무엇보다 지방의원 못지않게 외유성 해외 출장 시비에 휘말렸던 여야 국회의원부터 스스로 의정활동의 모범을 보이고 실천적인 쇄신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 [시론] 공익제보, 조상의 지혜에서 답을 구하다/곽형석 국민권익위원회 행정심판심의관

    [시론] 공익제보, 조상의 지혜에서 답을 구하다/곽형석 국민권익위원회 행정심판심의관

    ‘세조실록’에는 1456년 공익 제보자를 보복한 공주 품관들을 논죄해 처벌한 사실이 실려 있다. 세조는 공주 수령의 비행을 고발한 관노를 수령의 부하들이 보복한 것에 대해 유배를 보내는 중형으로 다스렸다. 이 내용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신분 질서가 우선했던 조선 사회에서 노비가 상전을 고발하는 것을 허용하고 심지어 보복 행위를 처벌까지 했다는 점이다. 성종 때에는 ‘밀봉’(密封)으로 고발하는 법에 따라 신고자에 대해 상을 주기도 했고, 종친이 연루된 살인 사건의 범인을 공익 제보로 잡기까지 했다. 이런 공익 제보는 현재 진행형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에는 어김없이 공익 제보자의 보이지 않는 역할이 있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조직 구성원의 심리를 들여다보면 고발자를 보호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특히 내부 고발은 조직 구성원이나 관계를 맺고 있던 사람이 고발하는 것이므로, 고발당한 사람 입장에서는 인간적 배신감을 경험한다. 더욱이 조직은 소속 구성원이 내부의 문제를 들춰내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여긴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보복의 감정이 나오고 조직은 공익 제보자를 배척한다. 그렇다면 공익 제보자를 보호할 묘책은 있을까. 이 우문(愚問)에 대해 우리는 “1㎏의 처방 약보다 1g의 예방 약이 더 낫다”는 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내부 고발은 조직 내부에서 불법을 상시적으로 감시하기에 더 큰 불법 행위를 사전에 막는 ‘예방 약’으로 비유할 수 있다. 이 말은 보호에 대한 즉답이 될 수 없지만, 적어도 공익 제보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제보자에 대한 확실한 보호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신뢰가 국가 경쟁력인 시대에서는 더욱 되새겨볼 만한 말이다. 공익 제보자 보호는 국가마다 역사적 배경이나 제도의 형성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그들의 공통된 인식은 부패 방지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정책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2010년 유럽연합(EU) 의회는 공익 제보자 보호를 위한 결의안(1729호)을 채택하고, 같은 해 주요 20개국(G20) 반부패 행동 계획에서는 공익 제보자 보호 원칙을 제시해 회원국들에 공공과 민간 부문에서 내부 고발로 보복받지 않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도록 요구한 바 있다. 특히 경제 위기를 겪은 미국도 뉴욕 월스트리트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2010년 ‘도드-프랭크법’을 제정해 금융 분야의 공익 제보자의 보상을 강화했고, 2012년 ‘공익 제보자 보호증진법’을 개정해 고발이 불법으로 확인되지 않더라도 합리적으로 판단할 근거만 있으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맥락에서 공익 제보자를 보호하기 위한 해답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본다. 우선 국제 사회에서 선도적으로 반부패 규범을 마련하기 위해 시급히 공익 제보자 보호의 틀을 견고하게 법제화해야 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공익신고자 보호법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에는 신고자 보호 대상 확대와 신고로 인한 책임 감면 확대, 신고자 보호를 불이행한 자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 등 신고자를 두껍게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포함돼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의 인식 전환이다. 불행히도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공익 제보자를 배반자로 여기거나 개인의 사적인 감정으로 치부하는 그릇된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인식의 변화를 위해서는 선조들의 고발자를 보호한 지혜를 되새겨볼 때라고 판단된다. 선조들은 분명 고발을 진실을 찾는 인간 본연의 심성으로 여겼다. 따라서 보복 행위에 대해 처벌하는 소극적인 보호 방법보다 되레 고발한 노비를 면천해 주거나 양인이면 관직을 주고, 관리이면 승진시키는 적극적인 보호 정책을 폈다. 지금부터라도 공공기관이 나서서 공익 제보자를 포상하고, 조직 내에서 자랑스러운 행동으로 여기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 [2014 공직열전] 공정거래위원회 (상)심판 및 기획 업무 분야

    [2014 공직열전] 공정거래위원회 (상)심판 및 기획 업무 분야

    ‘경제민주화를 진두지휘하는 경제 검찰’ 박근혜 정부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장 많이 듣는 수식어다. 공정위의 업무가 ▲불공정거래행위 금지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 시정 ▲중소기업에 대한 대형 업체의 불공정행위 시정 ▲대기업집단의 부당내부거래 억제 등인 것을 감안하면 응당한 수식어다. 공정위 내부에는 ‘약자를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하지만 대형 로펌행을 택한 후 친정을 공격하는 데 참여하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과도한 경제민주화가 기업 투자를 저해한다는 역풍도 맞고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부당 경쟁을 공정 경쟁으로 바꾸는 역할을 할 뿐 정당한 투자는 촉진시킨다고 말한다. 공정위는 크게 심판 및 기획 업무 분야와 조사실무 분야로 나뉜다. 조사실무 분야가 현장 조사한 내용에 대해 심판 분야가 위원회를 열어 제재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획 분야는 공정위의 살림을 맡고 있다. 먼저 공정위의 최종결정권자인 심판 분야와 살림꾼인 기획 분야의 주요 간부에 대해 소개한다. 현재 3명의 상임위원 중 한 자리가 공석이다. 지철호 상임위원(1급)은 적극적이고 활달한 성격에 열정적인 업무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일을 많이 시키지만 후배와 소주 한 잔 걸치는 소탈한 면이 있어 후배들의 신망을 얻고 있다.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는 확실한 보상을 한다고 한다. 2012년 기업협력국장으로 백화점, 대형마트의 판매 수수료를 최대 7%까지 내려 당시 ‘독종’으로 불렸다. 지난달 27일 네이버와 다음의 동의의결(사업자가 스스로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면 과징금 등 제재를 하지 않는 제도) 신청 당시 주심 의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동의의결을 승인했다. 정중원 상임위원(1급)은 치밀하고 꼼꼼한 업무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공정위원장 비서관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근무 경험이 있어 정무 감각을 갖추었고 국제업무에도 탁월하다는 평이다. 육군사관학교 출신답게 팀워크를 중시한다. 실무자인 과장급에게 자율성을 보장하고 권한을 주되 그에 대한 책임도 분명히 지도록 한다. 2005년부터 3년간 카르텔정책팀장을 하면서 리니언시 제도를 활성화했다. 김준범 대변인(국장급)은 기존 방식을 탈피한 창조적 접근으로 조직 내에서 인정을 받는다. 만 21세에 행정고시에 합격했고 미국 유펜대학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시장감시총괄과장을 3년 동안 지내 불공정거래행위 분야의 전문가로 불린다. 당시 지식재산권 남용에 대한 심사지침을 선제적으로 만들었다. 김은미 심판관리관(국장급)은 판사 출신으로 역대 최장수 심판관리관이다. 오는 3월이면 공정위에 온 지 5년이 된다. 공정위의 소송 승소율을 비약적으로 높였다. 70%를 밑돌던 승소율은 부임 첫 해인 2009년 70%를 넘었고 2012년에는 80%에 이르기도 했다. 직원에게 싫은 소리를 잘 못하는 성격이지만 밤늦게까지 홀로 의결서를 수정하는 등 직원들 사이에서 ‘일벌레’로 불린다. 장덕진 기획조정관(국장급)은 원리원칙을 많이 강조해 부하 직원들의 존경을 받는다. 저돌적인 업무스타일이 유명하며 ‘할 말은 하는’ 강단이 좋게 평가된다. 출퇴근 시간 등 작지만 기본이 되는 원칙을 어기면 큰일을 명확히 해낼 수 없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원리원칙이 있어야 그것을 기반으로 창조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경제민주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신봉삼 감사담당관(과장급)은 공정위 ‘포청천’으로 알려져 있다. 권익위원회에서 매년 평가하는 반부패 경쟁력 평가 결과에서 중앙부처 중 3년 연속 1등을 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송상민 심판총괄담당관(과장급)은 내성적이라는 본인의 평과 달리 남을 설득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는 평가가 많다. 2003년 약관심사과장으로 부당한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공제 기준 변경에 대해 무효를 선언한 바 있다. 김만환 운영지원과장(과장급)은 행시 38회 최고령 합격자(당시 만 35세)다. 인사에 대한 부탁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9~2010년 가맹유통과장으로 대규모유통법의 기반을 다졌다. 윤수현 기획재정담당관(과장급)은 유한 성격과 달리 세밀한 업무 스타일로 유명하다. 2003~2005년에 경쟁정책과 사무관으로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을 추진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시중은행 고객정보 대량 유출…최수현 금감원장·신제윤 금융위원장도 포함

    외국계 은행과 카드사, 저축은행, 캐피탈사에 이어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에서도 민감한 고객 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카드사 고객 정보 유출 피해자에는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신제윤 금융위원장 등 사회 지도층 인사와 연예인 등 1500여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스미싱(신종 문자결제사기)도 활개를 쳐 2차 피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 농협카드에서 1억 400만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과정에서 국민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시중은행 고객 정보도 대량으로 빠져나갔다. 최소 수백만명에서 최대 1000여만명의 은행 고객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농협카드와 연계된 농협은행, 롯데카드의 결제은행까지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사실상 국내 모든 은행의 고객 정보가 노출된 셈이다. 국민카드와 롯데카드는 지난 17일 오후부터 정보 유출 본인 확인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자신이 이용하는 은행의 개인 정보가 모두 빠져나갔다며 항의하는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10년 전에 카드를 해지했거나 카드를 만든 적도 없는데도 개인 정보가 몽땅 유출됐다는 신고가 밀려들고 있다. 피해자 A씨는 국민은행 카드는 쓰지 않고 국민은행 계좌만 2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국민카드 홈페이지에 들어가 조회를 해봤더니 은행 계좌를 만들 때 기입했던 정보가 모두 유출된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이들 3개 카드사 고객 중 중복된 인원을 제외하면 이번 정보 유출 피해자만 1500여만명으로 추산됐다. 전국 카드 보유자 2000만명의 70%가 넘는 수준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국민카드가 같은 계열인 국민은행과 정보를 공유하다 보니 국민은행 고객 정보도 이번에 많이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농협은행이나 다른 결제은행 정보가 모두 노출됐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카드사 정보 유출 사고를 조사하면서 일부 시중은행에도 고객 정보가 빠져나간 것으로 보여 은행들에 자체 점검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국민카드 유출 확인 서비스를 이용해보니 이번에 빠져나간 개인 정보는 성명, 휴대전화 번호, 직장 전화 번호, 자택 전화 번호, 주민번호, 직장 주소, 자택주소, 직장정보, 주거상황, 이용실적 금액, 결제계좌, 결제일, 신용한도금액, 결혼 여부, 자가용 보유 유무, 신용등급 등이었다. 최대 19개에 달하는 개인신상 정보는 어떠한 금융 사기도 가능한 수준이다. 정보 유출 피해자 명단에는 거의 모든 부처 장·차관, 기업 최고경영자, 국회의원, 연예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을 관리·감독하는 신제윤 위원장과 최수현 원장도 피해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국민카드 사장 등 이번 정보 유출 관련 카드사 최고경영자들과 4대 금융 등 경영진의 개인 정보도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사실상 경제활동을 하는 국민 모두가 정보를 털린 상황”이라면서 “검찰이 외부에 의해 악용되는 것을 막았다고는 했으나 정말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17일에는 한국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에 대해 각각 5명씩 투입해 특별 검사에 나섰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11일 대출모집인과 영업점 직원이 한국SC은행에서 10만건, 한국씨티은행에서 3만건의 고객 정보를 유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은행이 자체 점검해본 결과 건별로 중복되는 사례가 거의 없어 13만명의 고객 정보가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 은행은 20일부터 본격적인 개별 공지에 나설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들 은행의 경우 유출 건수와 피해자 수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고객 정보 유출 사안이 심각해 특별 검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수십만 건이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캐피탈과 저축은행 문제도 심각하다. 금감원은 최근 불건전 영업행위 상시감시시스템을 가동해 대출 모집에 이상 징후가 큰 저축은행 8곳과 여신금융사 3곳에 대해 해명을 받고 개선을 요구했다. 이 시스템은 대출모집인당 신용조회 건수 등을 자동으로 걸러내, 평균치보다 조회가 많은 대출모집인을 둔 금융사를 찾아낼 수 있다. 이번 대규모 정보 유출 사고를 악용한 스미싱 등 2차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고객 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하라는 등의 카드사 사칭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은행 계좌번호나 비밀번호 등의 금융 정보를 탈취하려는 사례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스미싱이란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면 악성코드가 설치돼 피해자가 모르는 사이에 소액결제 피해 발생 또는 개인 정보가 유출되는 금융사기 수법이다. 국민카드는 긴급 공지를 통해 “각종 메시지를 통해 보안카드 번호,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의 중요 정보를 입력하도록 하는 금융 사기에 각별히 주의해달라”면서 “의심되는 이메일 또는 문자메시지 발견 시 곧바로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금융감독원은 18일과 19일 간부급 전원이 비상 출근을 하고 전 금융권역의 고객 정보 유출 현황 파악을 지시함과 동시에 정보 유출 금융사에 대해 고객 안내를 강화하라고 지도했다. 일부 카드사 콜센터 등에 접수가 안되거나 유출 조회가 부실하다는 지적과 관련해 해당 카드사에 인력 충원과 시스템 긴급 재정비를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철도·의료 정부안 민영화라 할 수 없고 부동산 침체는 대응 못한 정치권 책임”

    “철도·의료 정부안 민영화라 할 수 없고 부동산 침체는 대응 못한 정치권 책임”

    강봉균(71) 전 재정경제부 장관(건전재정포럼 대표)이 직접 만년필로 빼곡히 적은 인터뷰 답변 자료가 탁상에 놓여 있었다. 몇 장을 넘겨 보다 ‘의료 민영화, 열린 사고가 필요하다’는 문구에 눈길이 멈췄다. 강 전 장관은 “민간병원이 중심인 우리나라에선 의료 민영화라는 용어부터 잘못”이라고 말했다. 가장 우수한 인력이 몰리는 의료계가 태국이나 싱가포르에 외국인 환자를 빼앗기는 것은 손해라고 지적했다. 또 부동산 시장 침체에 대해선 10년 전부터 적극 대응하지 못한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고 털어놨다.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북은행 12층에 마련된 강 전 장관 집무실에서 1시간가량 인터뷰가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철도와 의료 민영화를 두고 요즘 시끄럽다.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에 반기를 든 철도노조의 파업은 공권력에 의해 잠정 수습됐다. 사실 철도는 항공·통신과 함께 공익성 사업이며, 다른 2개가 민영화된 상황에서 내부 경쟁 체제 도입에 불과한 사안으로 장기 파업을 할 명분이 없었다. 하지만 향후 공공기관에 대한 입장이 다른 여야가 합리적 대안을 도출할지 의문이다. 또 의료 민영화라고 하는데, 대형병원이 외국인을 데려다 치료한다고 동네병원이 무슨 손해를 보느냐. 의료 관광은 돈벌이가 되는 분야다. 태국이나 싱가포르는 (의료 관광으로) 돈을 벌고 있다. 중국인들을 잡아야 한다. 열린 사고가 필요하다. →일부 공공기관은 노조의 힘이 지나치게 세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노조가 경영진의 권위를 인정하지 못해 노조가 주인 행세를 해 왔다. 낙하산 인사라는 정치적 인사권 남용으로 경영진이 오니 권위를 인정받지 못한다. 공기업 주요 보직이 전리품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영 효율보다는 노조 가입자들의 신분 보장과 복지 확대가 우선시됐고 오늘날의 문제를 초래했다. →낙하산 근절이 공공기관 개혁의 핵심이라는 뜻인가. -공공기업 개혁은 공공기관장들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시키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공기업 사장 인사권을 주무장관에게 넘겨 장관과 공공기관장이 공동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 임명이나 해임 권한을 청와대가 행사하면 공공기관장들이 주무부처 장관의 말을 안 듣는다. 청와대가 고르면 정치적인 고려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지게 되지만, 장관이 공공기관장을 선임하면 전문가와 청와대의 감시로 전문성을 갖춘 이들을 고르게 될 것으로 본다. →금융계도 낙하산으로 홍역을 치렀다. -금융혁신도 낙하산이 문제다. 금융권 인사에 정치권이 개입하는 것부터가 잘못이다. 금융기관 수장을 낙하산으로 임명하면 그 밑에 자리들도 영향을 받게 된다. 금융혁신은 돈이 글로벌화하는 게 초점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저축한 돈을 끌어들여 운용해야 한다. 대기업들이 진출한 국가에서 이들과 거래하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474 공약을 제시했다. -현재의 저성장 기조를 극복해 3년 내에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달러를 달성하자는 의미다. 사실 정부가 ‘비정상화의 정상화 작업’을 70%만 성공해도 목표치는 달성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이중 노동 구조 완화, 서비스산업 규제 완화 등을 추진하는 실질적인 경제혁신은 말처럼 쉽지 않다. 정부는 이해가 상충되는 세력 간에 토론을 통해 양보를 얻어 내고, 이를 토대로 여야 정치권의 합의 기반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래야 관련 법률 개정과 경제개혁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이다. →올해 가장 큰 경제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저성장이다. 이명박 정부 5년간 평균 3% 성장했다. 청년 실업, 자영업 불황, 국가 부채 증가 등 모든 문제가 저성장에서 비롯된다. 현 정부의 주장대로 복지 공약도 중요하지만, 경제 활력을 살려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노동 공급, 투자 확대, 기술 진보 3가지 면에서 대비해야 한다. 우선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확대하고 50대 은퇴자를 활용해야 한다. 대기업의 해외투자를 국내로 돌리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창조경제가 작동할 수 있게 벤처금융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의 경제민주화 의지가 퇴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와 같은 소규모 개방 경제에서는 효율성과 형평성 가운데서 균형점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경제민주화에 치중하면 경제 활력이 약화되고, 시장경제에 치중하면 사회적 갈등이 커진다. 따라서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재벌 대기업에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벗어나는 규제를 해 성장을 억제하면 안 된다. 다만 자본력과 기술력이 우월한 재벌들이 협소한 내수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를 괴롭히는 부당 행위는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공정성만 보장된다면 투자활동 규제를 줄여 나가고, 국세청이나 공정거래위원회의 공권력 개입은 지양해야 한다. →최근 국회가 첫 부자증세에 합의했다. -지난 연말에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을 보니 35조원의 나랏빚이 늘어난다.(480조 3000억원→515조 2000억원). 지난해에는 세금이 적게 걷히면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지출할 돈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9%로 보고 편성했다. 박 대통령의 복지 공약은 4~5% 성장할 때 가능한 규모다. 증세를 안 하겠다면 빚을 지는 수밖에 없다. 고강도 세무 조사나 지하경제 양성화, 조세 감면 축소로는 한계가 있다. 복지정책 규모를 30% 정도 줄이고 70%의 재원은 증세로 마련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증세 없는 복지를 고집해 빚만 늘리면 일본형 장기 불황에 빠질 수 있다. →국회의 부자증세가 큰 효과가 없다고 보는 것인가. -내년에 국가부채가 35조원이 늘어나는데 부자증세 효과는 1조원에도 못 미친다. 여야 간 정치적 타협의 산물에 불과하며, 경제적 효과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법인세 최저한세율 상향 역시 기업의 국내외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효과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도 심각하다. -고용 악화, 자영업 불황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가장 큰 이유다. 부동산 경기 침체는 거의 10년 전부터 계속되고 있는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아직도 ‘집값은 떨어질수록 좋다’는 사고에 빠져 있는 이들이 많다. 이들은 우리나라 개인 가계자산의 70% 이상이 주택과 부동산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있다. 또 가계자산가치를 유지하지 못하면 가계부채나 내수 증가 등의 숙제가 해결될 수 없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집값도 하락하고 있는데, 다주택자를 부동산 투기로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전세가격 또한 3년 이상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밖에 가계부채 문제를 해소할 길이 없다. →해외 여건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양적완화가 축소되면서 미국 경기가 좋아진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지만 중국과 신흥국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다.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 것만으로 인도네시아, 브라질 주가가 폭락했다. 중국은 그간의 성장 위주 정책을 수정하면서 7% 중반도 성장하기 힘들 것이다. 이들은 결국 수출 상대들이라 우리나라 경제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신당으로 전북지사에 출마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안철수 의원과) 3~4차례 만났다. 3선 국회의원을 하면서 못 이룬 꿈이 민주당을 개혁하는 것이었다. 민주당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집단이 아니다. 민주당과 여당이 변하지 않는 한 안철수 신당은 없어지지 않는다. 일시적 거품이 아니라는 의미다. 경제나 국가 시스템에 대해 언제나 자문을 하겠다. 하지만 정계 은퇴를 한 상황이어서 현실 정치(전북지사 출마)에 바로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 집에서도 싫어해 대답을 미루고 있다. 대담 김성수 경제부장 정리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봉균 전 장관은 ▲전북 군산(71세) ▲군산사범학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윌리엄스대학 대학원 경제학 석사, 한양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행시 6회, 노동부 차관, 경제기획원 차관, 정보통신부 장관, 재정경제부 장관, 16~18대 국회의원, 건전재정포럼 대표(현재)
  • 2018년 전 ‘중대 변화’ 때 양국 협정 재개정 단서조항

    지난 11일 총액 9200억원으로 최종 타결된 한·미 양국의 방위비 협상 과정에서 미국은 장성택 처형 등 북한 정세의 불안정성 고조에 따른 주한 미군의 전력 강화를 이유로 분담금 ‘대폭 증액’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미가 합의한 이번 협정 유효기간인 2018년 내 북한 급변 사태나 주한 미군 증원 등의 ‘중대 변화’ 시 양국 합의하에 협정을 재개정할 수 있는 단서 조항을 둔 것으로 확인됐다. 양국은 협정문에 중대 변화의 구체적인 상황을 명기하지는 않았지만 예측하지 못한 정세 변화 등으로 현 2만 8500명의 주한 미군이 증원되는 상황을 상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14일 “협정 재개정은 일방 당사국의 제기가 아닌 양국 정부가 합의할 때만 가능하다”며 “이 단서 조항은 과거 협정문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해 7월 첫 협상 때 1조 1000억원을 제시했으며 해를 넘겨 지난 11일 최종 담판 때까지 9700억원 안팎을 고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대폭 깎인 9200억원에 합의한 건 ‘협정 유효기간’에 대한 미측의 딜레마가 크게 작용했다. 미국은 통상 군사기지 등의 중기 건설 계획을 ‘5년 단위’로 수립해 회계 처리를 한다. 미국으로서는 우리 측 분담금을 증액하려면 협정 기간을 2~3년으로 단축하는 게 유리하지만 자국 관행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 걸림돌이었다. 한 협상팀 관계자는 “우리 측은 끝까지 유효기간 3년으로 버텼고 결국 미측은 자국의 증액 요구를 대폭 양보하면서 5년 합의 카드를 꺼냈다”고 말했다. 타결 당일 500억원이 극적으로 삭감된 이유다. 이 관계자는 “국회가 유효기간 3년을 주장한 건 방위비 지급 이후의 감시,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게 이유였다”며 “이번 9차 협정을 통해 국회의 연중 감시 기능이 제도화됐고, 잦은 협상으로 인해 분담금이 ‘점핑’되는 부작용도 막게 됐다”고 평가했다. 미측은 협상 막판에 이미 합의된 내용도 무효로 하자고 여러 차례 주장했지만 우리 측은 ‘낙장불입’(張不入) 논리를 앞세우며 속도감 있게 타결을 이끌어 냈다. 양국은 협정문의 영어 단어 하나를 넣고 빼는 것도 씨름했다. 미측 수석대표인 에릭 존 국무부 대사는 타결 후 악수를 하면서도 “협상이 만족스럽다”는 표현은 하지 않고 곧바로 귀국길에 올랐다. 성 김 주한 미국 대사도 지난 주말 우리 측에 전화를 걸어 “힘든 협상을 끝내 축하한다”고 했지만 협상 결과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정신병원 강제입원으로 파탄… 악몽 끝내주세요”

    “정신병원 강제입원으로 파탄… 악몽 끝내주세요”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을 당한 피해자 김모(29·법학과 4년)씨 등 3명이 14일 헌법재판소에 정신보건법 제24조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들은 지난달 20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킬 수 있게 한 정신보건법 때문에 ‘현대판 고려장’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서울신문 2013년 12월 21일자 8면> 김씨 등은 이날 종로구 재동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강제 입원으로 헌법상 보장된 신체의 자유,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 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 김씨는 지난 1년간 서울 현대아산병원 정신병동에 네 차례 입·퇴원을 반복했다. 본인의 뜻과는 무관한 강제 입원이었다. 지난해 9월에도 응급환자 이송 차량에서 내린 남성 3명이 산책하던 김씨를 차량에 태웠다. 승합차에는 서울의 한 종합병원 원장인 아버지가 타고 있었고, 또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김씨는 ‘행동장애’ 진단을 받았지만, 약물 복용이나 정신과 상담 없이 정상적인 대학 생활을 해 왔다. 김씨는 “부모님과의 갈등이 잦아 여러 차례 ‘강제 입원’ 조치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정신보건법에 따르면 보호의무자 2명의 동의와 정신과 전문의 1명의 소견이 있으면 정신병원 입원이 허용된다. 김씨도 부모의 동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알코올 중독이나 중증정신질환 등을 앓는 당사자가 자해를 하거나 가족 또는 사회에 해를 입힐 가능성을 배제하자는 것이 법안의 취지다. 그러나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 자기결정권, 평등권 등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호의무자에 의한 비자의적 입원 비율이 우리나라는 70~90%에 달하지만 일본, 유럽 등은 20~30%에 그친다”고 강조했다. 로펌 공감의 염형국 변호사도 “정신보건법을 남용할 여지를 없애려면 제3의 국가기관이 비자발적 입원 조치 과정을 감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문 국립공주병원장은 “1995년 법안이 제정될 때는 정신과 전문의 수도 부족하고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낮았다”면서 “다른 나라에서도 정신보건법 자체는 존재하는 만큼 폐지보다는 강제 입원 기준을 강화하고 입원 기간을 25주 정도로 줄이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한 상태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행법은 정신장애인이 한 번 입원하면 6개월간 퇴원 심사를 받을 수 없게 돼 있지만 개정안은 3개월로 줄이고 강제 입원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인권단체들이 주장하는 제3의 국가기관 개입을 실행하기에는 예산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글 사진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사설] 공무원연금 개혁 시늉으로 그쳐선 안 돼

    공무원연금제도가 5년 만에 다시 수술대에 오른다. 안전행정부는 올 상반기에 민·관 연금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했다. 연금발전위에서는 보험료율과 연금 지급액, 수령연령 조정 등의 개선안과 함께 향후 추진일정 등의 세부안을 정하게 된다. 특히 안행부는 다음 달에 예정된 대통령 업무보고안에 개혁내용을 담기로 해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주지하다시피 기금의 적자폭 증가로 인해 한시도 늦출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시작됐다. 국회 예산처에 따르면 공무원연금 적자를 메우는 데 올해만 1조 9000억원에 달하는 국민 세금을 쏟아부어야 한다. 내년에 2조 4000억원, 2018년에는 4조 8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세금으로 메운 액수는 무려 10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국민 대다수가 가입한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 상태다. 지난해 기준으로 공무원연금 평균 수령액은 월 219만원이지만 국민연금은 84만원 정도다. 공무원연금은 낸 금액의 평균 2.5배를 받지만 국민연금은 1.7배만 돌려받는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서둘러야 하는 당위성이다. 공무원연금의 고갈이 대규모 공무원 구조조정에서 비롯된 측면은 있다. 1997년 글로벌 외환위기 때부터 2002년까지 퇴직한 11만명과 2005년 철도청의 공사화 과정에서 명예퇴직한 3만 9000명의 퇴직금을 공무원연금 적립금에서 지불했다. 하지만 증시 안정대책에 기금을 쏟아붓는 등 방만하게 운용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감시 활동은 미흡했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었다. 특히 공무원연금 개혁은 1962년 공무원연금법이 시행된 이래 3차례나 있었지만 반쪽짜리로 끝났다. 공무원노조 등의 반발로 원안이 대폭 수정되면서 신규 채용자의 연금 수급개시 시기만 65세로 늦추는 데 그쳤다. ‘개혁 시늉’만 냈지 안 하니 못한 격이 돼버린 것이다. 최근 들어 많은 국가에서 재정 안정화를 위해 연금 가입 기간을 늘리고 혜택을 대폭 줄이는 조치들을 내놓고 있다. 핀란드는 보험료율을 14%에서 28%로 올리기로 했고, 일본은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내년부터 통합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연금발전위가 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외국 사례를 면밀히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그동안의 경험에 비춰 넘어야 할 고비가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안이 나오면 공청회도 열어야 하고, 국회에서의 논의도 거쳐야 한다. 개혁이 성공을 거두려면 이 과정에 중립적인 전문가가 다수 포진돼야 하는 까닭이다. 3차례의 개혁이 공무원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사례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개혁의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
  • [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 (3) 명암 엇갈린 공기업

    [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 (3) 명암 엇갈린 공기업

    공기업 개혁이 박근혜 정부의 제1혁신과제로 떠올랐다. 박 대통령이 지난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공기업의 대규모 부채 및 방만 경영 척결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가운데 정부가 공기업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부채 해결 등을 위한 자구책을 내놓고 실천하는 공기업이 있는가 하면 만년 ‘방만 경영’의 꼬리표를 단 채 별다른 개선책이 엿보이지 않는 곳도 있다. 체질 개선을 위해 개혁의 속도를 올리는 공기업과 여전히 방만 경영으로 비난받는 공기업의 문제점 등에 대해 짚어봤다. 2013년 기준 한국전력(KEPCO)의 부채는 95조원에 이른다. 2007년 기준 21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었던 한전은 빠르게 부채가 늘어나면서 부실 공기업의 대명사로 통하기도 했다. 한전은 지난해 11월 전기요금 인상 발표를 앞두고 무려 6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절감할 강력한 대책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임직원의 임금 반납을 비롯해 처분 가능한 자산 매각등을 통해 2012년 기준 186%인 부채 비율을 15% 포인트 줄이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한전의 부장 이상 임직원은 지난해와 올해 임금 인상분을 전액 반납하기로 했다. 성과급에 대해서도 지난해는 10~30%, 올해는 50% 이상 반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기준으로 조환익 사장은 월 급여액의 36.1%, 임원은 27.8%, 부장 이상은 14.3%의 월급이 삭감된다. 한전은 또 부채를 줄이고자 매각 가능한 자산 전부를 판다는 원칙을 세웠다. 한전 KPS와 한전기술 등 자회사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LGU+와 한전산업개발 지분을 팔아 재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 부지와 양재동 강남지사 사옥 등 알짜배기 보유 부동산도 전부 매각기로 했다. 이 같은 노력 덕에 5년 연속 적자 기업이라는 오명을 썼던 한전은 지난 한 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별도기준)이 모두 소폭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도시설공단도 위기를 기회로 바꾼 공기업이란 평가를 받는다. 철도시설공단은 최근 고속철도에 설치되는 터널 경보장치, 지진 감시 설비 등 안전 설비의 적정 수량을 재검토해 66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철도시설공단은 정부의 공기업 부채 감축, 예산 절감 정책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공단 6대 경영 방침 중 하나인 ‘과잉 시설 없는 경제 설계’를 위해 철도 안전 설비의 적정성을 재검토했다. 반면 고질병인 방만 경영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공기업도 상당하다. 부채 규모 1위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경영 실적에 따른 성과급으로 899억 95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나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았다. LH 직원 1인당 1360만원씩 성과급을 챙긴 셈이다. 특히 지난 5년간 부채는 56조원이나 늘어났음에도 직원 성과급은 2011년 1076억원, 2012년 830억원에 이르렀다. 또 LH는 매년 부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공사 내 45개 동호회에 연간 약 1억 2000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테니스·산악회·축구 동호회에 연간 500만원씩, 농구·마라톤·요가 동호회 등 13곳에는 400만원씩 지원했다. LH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총부채 142조원을 기록했으며 금융 부채가 107조원에 달해 하루에 이자로 나가는 비용만도 120억원이 넘는다. 전체 공기업 부채 가운데 LH의 부채는 28%를 차지한다. 부채에 허덕이면서도 공공기관 지역 이전을 빌미로 호화 신청사를 건립 중인 공기업들도 허다하다. 32조원대의 부채를 안고 있는 한국가스공사는 대구 혁신도시 인근에 지하 2층, 지상 11층 규모의 신청사를 짓고 있다. 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 등의 편의시설을 갖춘 이 청사는 기존 분당사옥의 2배 넓이로, 건축비만 2800억원이 넘는다. 가스공사의 부채는 자본금의 4배에 달한다. 내년에 경북 김천으로 이전하는 한국도로공사는 경기 성남시에 300억원대의 신청사 부지가 있지만 이를 팔지 않고 2600억원대의 은행 빚을 내 김천 청사를 짓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도로공사의 성남 부지는 9년째 매각 입찰 한번 실시하지 않은 채 방치해 두고 있다. 도로공사의 부채는 23조 8000억원에 달하며 이로 인한 한달 은행 이자만 992억원에 이른다. 전체 295개 공기업의 지난해 부채는 493조원이다. 국가 채무 442조 7000억원보다 많았다. 공기업 개혁이 정부의 제1혁신과제가 된 이유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한·미 방위분담금 타결] ‘재정 적자’ 美 버티기로 증액 폭 커져… 지출 투명성 강화 성과

    [한·미 방위분담금 타결] ‘재정 적자’ 美 버티기로 증액 폭 커져… 지출 투명성 강화 성과

    한국과 미국 양국이 12일 발표한 제9차 주한미군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분담금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는 제도적 보완 장치가 상당수 포함됐다. 분담금 총액은 지난해 8695억원보다 5.8%(505억원) 늘어난 9200억원으로 확정돼 재정 적자의 늪에 빠진 미국의 입장이 상대적으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협정 유효기간 및 연도별 인상률은 현행 방식대로 각각 5년,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기준으로 최대 4%를 넘지 않도록 합의됐다. 당초 우리 측 목표보다 총액은 다소 높지만 미국 측 요구보다는 낮은 금액으로 절충됐다. 그러나 연간 기준으로는 2007년 451억원이 증액된 이후 이번이 최대치다. 2005년에는 해외미군 재배치 계획으로 주한미군이 감축되면서 전년보다 8.9% 감액된 바 있다. 우리 정부가 견지해 온 9000억원보다 증액된 건 미국이 완강하게 버텼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가 “미국이 이번처럼 돈 문제로 거세게 나온 적이 없었다”고 고개를 흔들 정도로 미국은 ‘시퀘스터’(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조치)로 인한 국방예산 대규모 감축을 비상 사태로 봤다. 미국은 미 의회가 주장해 온 ‘공평 분담’ 논리는 폐기했다. 2016년 끝나는 주한미군 기지의 평택 이전 사업(LPP) 이후의 군사건설비 및 한국인 고용원의 인건비를 증액 요인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국회의 예산 감시 및 통제권 강화 조치가 명문화되면서 분담금 지출의 투명성은 상당폭 강화됐다. 한·미 양국은 ‘방위비분담 종합 연간집행보고서’와 ‘현금 미집행 현황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국회 보고도 합의했다. 주한미군은 현재 7100억원에 달하는 미집행금의 구체적인 지출 계획도 우리 정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또 분담금 배정 시 우리측 국방장관과 미측 주한미군사령관의 고위급 채널까지 사전 협의하고, 양국 협의 체제를 신설해 중장기 군사건설 사업 계획도 공동 논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군수 분야 사업 참여 주체도 한국 기업으로 엄격히 제한해 ‘무늬만 한국기업’인 외국 업체는 참여할 수 없게 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001년 당시 정부가 묵인했던 주한미군 LPP 사업으로의 분담금 전용은 이제 제도적으로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미 지급된 분담금의 LPP 전용은 2016년까지 양해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협정 유효기간 5년에 대해서는 장단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에서는 LPP가 2016년 종료되는 만큼 유효기간 3년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미국이 2017년 이후 군사건설 소요를 새로 제기했고, 시퀘스터로 인한 분담금 요구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5년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국회 비준 동의 과정에서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포괄적인 제도개선 성과를 달성한 ‘잘된 협정’으로, 민주당은 이유 없는 증액이 이뤄진 ‘부실 협정’으로 규정해 충돌을 예고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8년 전 판교 테크노밸리 부지 헐값 매각 뜯어봤더니

    8년 전 판교 테크노밸리 부지 헐값 매각 뜯어봤더니

    재주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넘고 돈은 경기도와 벤처 업체가 챙겼다. LH가 2003년 9월 경기도 등과 체결한 성남 판교지구 공동 시행 기본협약서에 발이 묶여 2006년 4월 경기도에 벤처·업무지구를 이관하며 챙긴 돈은 조성 원가인 9269억원이다. ‘조성 원가’란 택지를 조성함에 있어 그 토지의 취득 원가, 통상의 조성비, 발주자가 직접 부담해야 할 부대 비용, 기타 조성이나 판매에 관련된 경비 등을 모두 포함한 것이다. 결국 LH 입장에선 한 푼도 챙기지 못한 셈이다. 이득은 오롯이 경기도와 입주 기업의 몫으로 돌아갔다. 경기도는 한 평(3.3㎡)당 611만 1000원으로 책정된 조성 원가로 사들인 땅을 입주 기업들에 평당 평균 876만원에 분양했다. 이를 통해 경기도는 4649억원을 챙겼다. 입주 기업은 경기도보다 더 큰 특혜를 입었다. 경기도가 당시 실거래가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감정가로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등 첨단 업종 13개 기업에 일반연구용지를 특별 공급했기 때문이다. 당시 주변 지역의 토지가가 최소 평당 1400만원대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경기도 또한 입주 기업들에 엄청난 특혜를 제공한 셈이다. 물론 경기도로부터 저렴한 가격에 땅을 분양받는 데는 조건이 있었다. 해당 건물의 상당 부분 토지를 낙찰받은 기업이나 컨소시엄이 써야 한다는 것이다. 즉, 입주 기업의 본사를 이전하거나 지사를 설치해 사옥으로 써야 한다는 의미였다. 이 외에도 입주 기업들이 저렴한 감정가로 택지를 분양받았기 때문에 건물 매매 차익을 노리고 낙찰받을 것을 우려해 해당 건물에 대해 10년간 전매 제한 조치를 뒀다. 대신 연구용지가 판교테크노밸리 조성 목적에 맞게 쓰일 수 있도록 다른 기업에 재임대할 수 있는 비율을 제한했다. 하지만 입주 기업 가운데 안랩(옛 안철수연구소) 컨소시엄 등 7개 업체는 이런 조건을 어기고 초과 임대를 통해 연간 197억 5500만원의 수익을 얻는 것으로 확인돼 문제가 됐다. 업체들이 주변 시세 등을 감안해 월 임대료를 3.3㎡당 4만원으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LH는 직접 입주 기업들에 택지를 매매해 눈앞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는데도 왜 벤처·업무지구를 도시지원시설용지로 지정하는 데 합의하며 실익을 챙기지 못한 걸까. 이와 관련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공기업 특유의 정권, 지자체 눈치 보기 경영으로 LH는 실익을 얻기는커녕 부채 해결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판교테크노밸리가 조성되던 2003년은 정권에서 벤처기업 육성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던 시점”이라면서 “과거 건설교통부 산하 기관인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경기도와의 협의를 거쳐 이른 시일 안에 테크노밸리 개발을 일궈내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되면서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LH의 사업이 경기도에서 이뤄지는 비중이 크다는 점도 경기도에 유리한 협약서를 체결하는 데 영향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또 공동 시행자들과 테크노밸리 내 벤처·업무지구를 도시지원시설용지로 지정하는 데 합의해 실질적으로 이익을 챙기지 못했으면서도 LH 내에 이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공동 시행자 간 도시지원시설용지 지정에 대한 합의를 이뤘기 때문에 택지 개발 처리 지침에 따라 조성 원가로 경기도에 이관한 것은 큰 문제가 없다는 게 LH의 입장이다. 방만 경영 그 자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사실상 LH가 인허가 등의 권한을 가진 지자체의 눈치를 보며 실익을 챙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감사원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 이 같은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공기업에 대한 감시를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H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총부채 142조원을 기록했다. 금융 부채가 107조원에 달해 하루에 이자로 나가는 비용만도 120억원이 넘는다. 전체 공기업 부채 가운데 LH의 부채는 28%를 차지한다. LH가 지속 가능한 공적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면서 재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방만 경영 개선이 절실하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대기업 총수일가의 富 이전 차단 큰 보람”

    “대기업 총수일가의 富 이전 차단 큰 보람”

    “대기업 총수 일가로 부(富)가 부당하게 이전되는 것을 막은 것이 보람됩니다.” 이종선(36)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총괄과 사무관은 7일 ‘2013년 올해의 공정인’에 선정된 소감으로 “중소기업들이 공정하게 경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게 돼 뿌듯하다”고 밝혔다. 올해의 공정인은 공정위가 매달 훌륭한 업무 성과를 거둔 직원을 선정하는 ‘이달의 공정인’ 중 한 명을 뽑는다. 이 사무관은 공정거래법에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금지하는 규정을 도입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대기업 계열사가 빵집을 운영하는 등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공약으로 일감 몰아주기 금지 법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사무관은 2012년 하반기부터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사례와 관련 판례 등을 수집·분석하고 법 개정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한편, 여러 국회의원의 발의안들을 하나의 안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7월 관련 법안은 국회를 통과했다. 이 사무관은 “일감 몰아주기가 금지되면 모든 내부 거래가 불법이 된다고 오해한 재계를 설득하는 작업에 참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면서 “향후 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규정하는 세밀한 지침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자영업자에 아직도 금품 요구하는 공직사회

    자영업자 등 중소사업자와 공무원 간에 뒷돈 거래와 향응 제공 등의 부패고리가 아직도 만연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인 1000명에게 ‘정부부문 부패실태’를 물어본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65.5%가 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것은 ‘보편적’이라고 답했다. 담당공무원에게 금품을 주면 요청한 업무 처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인식도 갖고 있었다. 열에 일곱 명은 이로 인해 ‘정부부문의 부정부패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중소사업자의 사업영역이 복지와 환경, 건설 등 인허가 분야라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이들 업종은 현장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과의 대면이 많은 곳으로, 비리의 사슬이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사업자들이 공무원에게 건넨 금액이 30만원 안팎인 것으로 조사돼 적은 금품 거래가 많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현장에서 이런 의식이 팽배해 있다면 공무원이나 사업자 모두에게 문제가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공직 부패를 줄이려는 노력을 부단히 했다지만 아직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발표된 국제투명성기구(TI)의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최근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공무원과 정치인의 부패가 지수를 끌어내리는 데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공직사회의 청렴도는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가늠하는 최상의 지표라고 한다. 이번 조사에서 금품 수수와 부정 청탁의 문제점이 공무원뿐 아니라 청탁을 하는 일반인에게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공직사회는 대가성 없이 금품을 받아도 엄정히 처벌하는 추세임을 깊이 인식해야 하고, 민원인이 금품을 건네도 뿌리칠 수 있는 청렴성을 갖춰야 한다. 사업자들도 봉투를 주고 향응을 제공해야만 민원이 해결된다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정부는 이들 취약한 분야에 대한 감시 활동은 물론 부패고리를 끊을 법적·제도적인 뒷받침을 더 갖추기 바란다. 국회에 계류 중인 ‘부정청탁금지법’(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이 오는 2월 국회에서 꼭 통과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사설] 국정원 휴대전화 감청 강화 신중해야

    국가정보원의 ‘휴대전화 감청’을 강화하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여당이 내놓았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국정원의 휴대전화 감청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통신업체가 휴대전화 감청 장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이를 어기는 통신업체에는 해마다 최대 20억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첨단통신을 이용한 강력범죄를 예방하고 방첩·대테러 기능을 강화하려는 취지라고 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불법 도·감청에 대한 국민 공포가 여전하다”며 반대한다. 연말 국회에서 국정원의 정치 개입 방지법안이 처리된 데 이어 국정원의 기능 강화 방안이 새로운 논란으로 떠올랐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른바 ‘서상기법(法)’을 거론하기 전에 과거 정보기관의 불법 도·감청과 이에 따른 폐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방지책을 내놓는 게 우선이다. 취지를 살리되, 국정원이 감청 설비에 임의로 접근하지 못하게 중립적인 감시·통제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무차별적인 개인정보 수집과 전방위 사찰, 기본권 침해 등의 우려를 불식할 만한 대책도 없이 무턱대고 휴대전화 감청을 강화하겠다고 하면 국민의 공감을 얻기 힘들다. 정보기관의 휴대전화 감청은 2005년 ‘안기부 X파일’ 사건을 계기로 사실상 중단됐다. 이후 감청 기능 강화 움직임은 지난 17, 18대 국회에서도 나왔지만 여야 이견과 시민사회단체의 반대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무소불위 정보기관의 역기능이 국민 반감을 키웠기 때문이다. 의혹과 불신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국정원 직원들의 조직적인 선거 개입 혐의가 드러났고, 전임 국정원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상황이다. 서 의원은 휴대전화 감청을 하지 못해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람은 100명을 넘어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았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신(新)공안정국의 한 단면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행여 국정원의 휴대전화 감청 강화 방안이 공안 흐름에 편승하려는 것은 아닌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 與 “기초공천 폐지 대안” 野 “대선공약 말 바꾸기”

    與 “기초공천 폐지 대안” 野 “대선공약 말 바꾸기”

    새누리당이 6·4 지방선거를 불과 반년 남겨 둔 시점에서 광역단체장의 3연임 제한, 특별·광역시 기초의회 폐지를 들고나온 것은 대선 공약이었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대한 대체재 성격이 크다. 당장 정당 공천의 폐지 여부가 지방선거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데다 정당의 기초선거 공천이 지속될 경우 현행 기득권 유지에 손을 들어 주는 측면도 있어 여권이 중간적 타협점으로 내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대선 공약 말 바꾸기’라는 야권의 비판도 만만치 않아 여야의 논의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새누리당 당헌·당규개정특위가 우선 검토 중인 ‘기초·광역단체장 임기 축소’는 현행 3연임까지 허용된 제도를 ‘2연임까지만 허용’으로 축소하는 방안이다. 2연임 후 한 번 쉬었다가 다시 출마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동안 현역 단체장이 재선·3선을 의식해 예산·인사를 전횡하고 최장 12년까지 재임하면서 지역 토호세력화하는 과정이 지방행정의 투명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됐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특위 위원장인 이한구 의원은 5일 전화통화에서 “기초단체장 임기 축소는 ‘임명제 전환’ 주장도 있어 우선은 광역단체장부터 추진하면서 함께 논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구의회 폐지는 기초의회가 단체장을 제대로 견제·감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됐다. 사실상 기초공천 폐지에 대한 역제안인 셈이다. 군단위 기초의회에 앞서 먼저 특별·광역시 기초의회를 대상으로 했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기초의회 폐지 문제는 현재 당론으로 모아지고 있다”면서 “서울시·경기도에서만 각각 100여명의 지방의원이 줄어들게 되는데 전국적으로 따지면 엄청난 숫자다. 기초의회 폐지로 인한 불이익보다는 이익이 굉장히 많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군의회를 유지한다면 중선거구제에 따른 민심 왜곡을 해결하기 위해 광역의회처럼 소선거구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감 선거는 현재 정당 공천을 하지 않고 있지만 광역단체장과 러닝메이트제 또는 공동후보등록제로 실시함으로써 후보 난립, 후보 단일화 과정의 비리를 방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위는 여야가 같은 날 동시 실시하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과 함께 중앙 행정권한의 지자체 대폭 이양, 지방파산제·지방국정감사 금지 등 지방자치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실현할 방안도 강구 중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런 지방자치제도 개선안에 대해 “기초공천 폐지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즉각 반대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은 논란이 있는 새 제안보다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가 공통적으로 공약한 정당공천제 폐지에 우선 합의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대공수사권 이관 등 ‘지뢰밭’ 국정원 개혁 2차 충돌 불가피

    대공수사권 이관 등 ‘지뢰밭’ 국정원 개혁 2차 충돌 불가피

    새해 첫날 가까스로 국가정보원 개혁 관련 7개 법안이 처리됐지만 국정원 개혁특별위원회는 2월 말까지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놓고 여야의 2차 충돌이 불가피하다. 충돌 지점은 대테러 대응, 대북 정보 능력, 대공수사권 이관 등으로 온통 지뢰밭이다. 2014년 예산안을 지렛대로 삼아 여야가 국정원 개혁안 협상을 진행했던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이런 지렛대 역할을 할 것도 없어 여야의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야는 현안마다 극명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2일 여야에 따르면 국정원 개혁특위는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정치 개입 금지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필요한 사항 및 대테러 대응 능력, 해외 및 대북 정보 능력에 관한 사항’ 등을 2월 말까지 논의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3일 여야 당 대표와 원내대표 간 4자회담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새누리당은 국정원 정보 기능의 통합·강화를, 민주당은 기능 분산을 주장하고 있다. 또 새누리당은 휴대전화 감청 및 사이버안보 총괄 기능을 국정원에 둬야 한다는 방침인 반면 민주당은 정보·보안 업무 조정 기능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도 민주당은 검경으로의 이관을 주장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수사권 이관에 반대하고 있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해외 및 북한 정보 활동 능력 강화, 대테러 능력 강화가 국정원 개혁의 남은 한개 축”이라고 밝혔다.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대테러 대응 능력에 있어 국정원의 주도적 역할을 강화시키고 휴대전화에 대해 합법적 감청을 할 수 있게 하고 국가 안전 보장을 위해 정보 활동을 법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의 대공수사권 이관 주장에 대해 “간첩을 잡기 위해서는 고도의 정보 수집, 장기간 정보 수집, 내사 등의 체계를 갖춰야 하는데 그런 체계를 갖춘 곳은 국정원뿐”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정세균 국정원 개혁특위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금까지의 특위 활동은 1단계로 정치 관여를 막는 데 필요한 조치를 중심으로 했다면 이제는 2단계로 수사권 이관 등 근본적인 문제를 2월 말까지 다룰 예정”이라며 2차 국정원 개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또 “국정원이 정보관(IO) 활동 내규를 본래 취지에 걸맞게 만들도록 특위가 적극적으로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제도 개혁은 국회가 한다면 인적 개혁은 대통령이 해야 한다”면서 “국정원의 유일한 감독자는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국정원 개혁의 반절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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