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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순의 낮꿈꾸기] ‘바이든-해리스’의 인문학적 가치, 다양성의 존중

    [강남순의 낮꿈꾸기] ‘바이든-해리스’의 인문학적 가치, 다양성의 존중

    인문학 지향 가치는 모든 인간의 평등한 존중바이든팀, 당선 확정 이후 ‘최초’ 여럿 만들어젠더·인종적 차별·배제 없이 포용·정의 모색 다양성 포용 못 하는 ‘동질성의 가치’ 절대화내 편-네 편 가르는 한국의 치명적 사회 질병모든 사람이 법적 보호를 받게 만드는 게 과제2021년 1월 20일 미국의 46대 대통령이 취임을 한다. 유엔에 속한 193개 나라와 속하지 않은 두 나라를 합치면 이 세계에는 195개의 나라가 있다. 미국은 이 195개 나라 중 단지 한 나라가 아니다. 21세기에 가장 강력한 지배력을 지닌 미국은 세계의 정치, 경제, 문화, 과학, 교육, 예술, 테크놀로지 등 거의 모든 영역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신제국’(Neo·Empire)이라고 불리는 이유다.●바이든팀 모든 인종·종교·성소수자 존중 실천 의지 보여 미국 선거가 이번처럼 양극단으로 치닫는 경우는 없었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 거의 47%의 지지를 얻었던 도널드 트럼프는 투표 결과가 나온 뒤에도 승복하지 않고 ‘투표 절도’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광적인 지지자들을 선동했다. 급기야 1월 6일 그들은 국회의사당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 난입을 선동한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하원에서 두 번의 탄핵을 당한 대통령이라는 수치스러운 표지로 역사에 남게 됐다. ‘트럼프주의’라는 신개념까지 등장하게 했던 ‘트럼프·펜스 정치’가 막을 내리고, 이제 ‘바이든·해리스 시대’가 문을 연다. 이번 선거가 과거 미국의 대통령 선거 때와 결정적으로 다른 것이 있다면, 그것은 부통령으로 지명을 받은 카멀라 해리스의 등장이다. 해리스의 등장은 미국이 대변하고자 하는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중대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남성이 아닌 여성이며, 백인이 아닌 아시아·흑인계 사람인 해리스의 등장은 미국이 오랫동안 대변하고자 했던 사회적 가치의 한 자락을 보여 준다. 주변부에만 머물던 사람들이 서서히 중심부로 등장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2020년 8월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미셸 오바마,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과 빌 클린턴 등 명망 높은 이들이 찬조 발언을 했다. 그런데 유독 나의 시선을 끈 것은 전당대회 마지막 날에 등장한 열세 살 소년의 발언이었다. 그의 이름은 브레이든 해링턴이며 말더듬증이 있다. 바이든은 2020년 2월 뉴햄프셔에서 해링턴을 처음 만났다고 한다. 그때 바이든은 자신도 말더듬증을 이겨 내기 위해 평생 노력했음을 그에게 말해 주며 격려했다. 바이든을 만난 이후 해링턴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말을 더듬는다고 주변의 놀림을 받으며 살아왔던 한 소년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미국만이 아니라 세계 전역에 방송되는 사람으로 당당하게 등장했다. 해링턴은 그의 ‘연설’ 중 서너 차례 더듬거렸다. 그러나 그렇게 말을 더듬는 것이 그가 지닌 고유한 개성을 가로막을 장애가 아님을 자신에게 그리고 세계 곳곳의 사람들에게 전달했다. 육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를 지닌 사람을 ‘열등한 존재’로 간주하는 사회적 통념을 홀연히 넘어서는 사건이다. 바이든·해리스 팀은 2020년 11월 선거 이후 당선이 확정된 후부터 이제까지 여러 ‘최초’의 사건들을 만들어 오고 있다. 바이든의 배우자인 질 바이든은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자신이 하던 대학교수 일을 계속할 것임을 밝혔다. 미국 역대 대통령의 배우자가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게 되는 ‘최초’의 사건이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백악관 커뮤니케이션팀 7명 전원을 여성으로 임명했다. 다양한 인종의 여성으로 구성된 커뮤니케이션팀 7명 중 6명은 아이가 있는 여성이다. 또한 ‘최초’로 성소수자를 장관에 임명했다. 교통부 장관에 임명된 피터 부티지지다. 그는 38세이며, 성소수자다. 또한 부티지지는 자신의 배우자와 법적으로 결혼한 정치인이다. 부티지지의 장관 임명은 나이 차별과 성소수자 차별을 넘어서 평등사회를 구성하고자 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성적 지향으로 주변부에 있던 존재가 중심부로 호명되는 사건이다. 바이든·해리스가 지닌 정치사회적 지향점과 가치관을 담아내는 또 다른 ‘최초’의 사건이다. 21세기 여러 분야의 인문학이 지향하고자 하는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다양한 젠더, 인종, 종교, 장애, 나이, 국적, 성적 지향을 지닌 ‘모든’ 사람들이 평등한 존재로 존중받는 세계를 가능하게 하는 ‘다양성의 존중’이다. 미국의 바이든·해리스 행정부 역시 이러한 가치를 구체화하는 제도들을 마련하는 가능성의 문을 열고 있다. 그런데 ‘다양성’이란 무엇이며, 그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단순히 젠더, 장애, 인종 등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차이를 지닌 사람을 포함시켜 준다는 것만이 아니다. 그러한 보이는 객관적 표지들을 포함해서, 보이지 않는 주관적 가치관을 근원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다양성의 존중’은 젠더, 인종, 장애, 계층, 성적 지향, 종교, 나이 등의 근거로 자연스럽게 생각되던 차별, 배제, 불의의 문제를 넘어서서 평등, 포용 그리고 정의가 확장되는 세계를 모색하고자 하는 사회적 가치와 연결된다. 이렇게 포괄적인 정의 문제와 연결되지 않은 단순한 ‘다양성의 칭송’은 각기 다른 색깔을 표면에 세웠을 때 ‘아름답다’고 하면서, 정작 그 각기 다른 색깔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차별과 배제라는 어두운 문제들을 보지 않으려 하는 ‘다양성의 낭만화’에 지나지 않는다. 트럼프·펜스 팀은 ‘차별 행정부’였다. ‘트럼프주의’가 대변하는 가치는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 기독교 우월주의와 타 종교 혐오, 남성 우월주의와 여성 혐오, 미국 우월주의와 외국인·난민 혐오, 성소수자 혐오 등 다층적 우월주의와 혐오의 정치를 확산시켰다. 결국 다양성의 가치가 아니라 그 반대인 동질성의 가치를 내세우는 정치를 해 왔다. 바이든·해리스 팀은 백인만이 아니라 모든 인종의 존중, 기독교만이 아니라 모든 종교의 존중, 남성만이 아니라 여성의 존중, 비장애인만이 아니라 장애인 존중, 또한 이성애자만이 아니라 다양한 성소수자의 존중을 정치사회적으로 실천하는 ‘평등 행정부’가 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어느 사회든 각기 다른 장점과 한계가 있다. 한국 사회의 가장 치명적인 사회적 질병은 다양성의 가치를 포용하지 못하고, 동질성의 가치를 절대화하는 것이다. 나와 ‘다름’은 곧 ‘나쁜 것’으로 간주하면서 내 편·네 편 또는 정상·비정상의 이분화된 이데올로기가 공기처럼 한국 사회 곳곳에 퍼져 있다. 종교는 난민, 여성, 타 종교 또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바이러스’를 확산하는 기능을 점점 강력하게 행사한다. 정치, 언론, 검찰 등의 분야 역시 이러한 동질성의 가치에 근거해 나와 동질성을 나누는 사람인 ‘내 편’이 아니면 모두 ‘나쁜 편’이라는, 흑백 논리적 편가르기가 한국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다양성 존중, 평등·정의 제도화되는 사회가 진정한 민주주의 ‘트럼프주의’로 상징되는 가치는 민주주의 정신을 정면으로 위협하는 것임이 46대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민주주의의 주요 가치인 ‘표현의 자유’의 이름으로 대통령인 트럼프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가짜뉴스와 허위 정보를 퍼뜨리며 사람들을 선동해 왔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중요한 가치다. 그런데 트럼프와 그의 추종자들은 바로 그 표현의 자유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공격하는 정치를 펼쳐 왔다.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 표현의 자유가, 그 민주주의의 뿌리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의 딜레마’를 경험하게 됐다. 자가면역성은 스스로를 보호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자신에게 해를 가하기도 하는 상충적 기능을 지닌다. 한국에서도 한국판 ‘트럼프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민주주의의 핵심 중 하나인 ‘표현의 자유’의 이름으로 혐오의 정치, 그리고 가짜뉴스와 허위 정보의 정상화가 지속적으로 확산되면서 오히려 민주주의의 토대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거짓 진술이 진실된 진술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법적 보호를 받는 아이러니가 한국 곳곳에서도 표현의 자유의 이름으로 벌어지고 있다. 표현의 자유가 혐오 바이러스의 확장이라는 파괴적 무기로 돌변하고 있는 것이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조차 여전히 제정되지 못하고 있는 한국에서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성소수자 장관 임명은 이해할 수 없는 수수께끼일 것이다.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는 트럼프·펜스 행정부가 미국 곳곳에 퍼뜨린 혐오 바이러스를 뿌리뽑으면서 평등의 제도화를 시도하고 있다. 바이든·해리스 시대가 대변하고자 하는 가치, 즉 다양성의 존중과 그를 위한 평등과 정의가 제도화되는 사회야말로 진정한 민주주의가 가능한 곳이다. 표현의 자유란 이름으로 가짜뉴스와 허위 정보를 아무렇지 않게 퍼뜨리는 언론, 정치, 종교집단은 바로 민주주의의 가장 심각한 위협이며 파괴자들이다. 다양성의 존중이 제도화되고 ‘모든’ 이들이 인간으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 지금 한국 사회의 가장 절실한 과제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스가 “한국의 적절한 대응 강력 요구할 것”

    스가 “한국의 적절한 대응 강력 요구할 것”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8일 한 해의 정책 방향을 밝히는 국회 연설에서 한국의 징용·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을 겨냥, “한국의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나가겠다”고 주장했다. 한국에 대한 친밀도의 표현도 지난해 아베 신조 전 총리 때보다 의도적으로 약화시켰다. 스가 총리는 이날 정기국회 개원에 맞춰 국회의사당에서 행한 ‘시정방침 연설’에서 “현재 (한국과 일본) 양국 관계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이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서라도 우리나라의 일관된 입장에 기초해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18년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이달 8일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 등을 염두에 두고 ‘한국의 성의 있는 대응’을 재차 촉구한 것이다. 스가 총리는 이날 한국을 ‘중요한 이웃나라’라고만 지칭해 아베 전 총리가 지난해 같은 연설에서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했던 것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기본적 가치의 공유’라는 말은 아베 전 총리가 2014년 이후 6년 만에 되살린 지 1년 만에 다시 사라졌다. 일본 언론들은 징용 및 위안부 배상 판결에 대한 냉기류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가 총리는 주변국 외교 과제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를 가장 첫머리에 꼽았다. 그는 “정권의 가장 중요한 과제인 납치 문제에 관해서는 나 자신이 선두에 서서 미국을 포함한 관계국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 때 기조를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한편 이날 스가 총리는 일본 정부가 기존에 사용해 온 ‘적극적 평화주의’라는 표현을 버리고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다자주의를 표방하는 조 바이든 차기 미 행정부의 환심을 사려는 의도로 보인다. 시정연설에 이어 진행된 외교부문 연설에서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다케시마(일본이 독도를 부르는 명칭)는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망언을 되풀이했다. 이는 2014년 이후 8년째 정기국회 첫날 연설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모테기 외무상의 발언과 관련, 한국 정부는 이날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내고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또다시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우상호, 박원순 시장 관련 판결 “이상하다는 것이 법조계 의견”

    우상호, 박원순 시장 관련 판결 “이상하다는 것이 법조계 의견”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1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법원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것 관련 “박 전 시장 관련 재판이 아니었다. 사실이었다고 해도 판사가 굳이 공개적으로 읽은 것은 다른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상하다는 것이 법조계 의견”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지난 14일 동료 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서울시장 비서실 직원 사건에서 피해자의 병원 상담 기록을 근거로 “고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우 의원은 박 전 시장에 대해 “성추행 의혹 판단은 논외로 하더라도 시장으로서 잘했다는 것이 보편적 평가”라면서 “세빛섬, DDP처럼 랜드마크를 건립해서 눈에 띄는 업적을 만들 수 있었는데 시민 중심으로 한 시정운영을 관철한 것이 뛰어난 업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비판에 야당처럼 개발공약 냈다는 비판이 있다. 야당과 차별점은? “부동산 정책 때문에 일부 우리 국민 마음이 상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기대했지만, 전세금이 올랐다. 물론 혜택받은 분들도 있다. 임대차 3법으로 계약만료될 분들 75%가 연장을 했다. 이런저런 측면에서 기대했던 것만큼 성과 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죄하지만 야당이 선거 주요이슈로 물고 늘어지는 것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야권은 대안을 제시하는 것에 실패했다.” -왜 실패했나. “야당후보 공약을 꼼꼼히 봤는데 민간 공급을 확대해서 시장과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저는 공공주택 공급 통해서 주거 취약계층 주거 사다리 만들겠다는 공약이다. 야권이 내거는 민간공급분야는 보면 강남 재개발 재건축 허용과 초고층 고급아파트 공급 등이다. 고층아파트는 필연적으로 고급 아파트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 30층에서 40층 이상 고층 올리는 순간 건축비가 4~6배 뛴다고 한다. 서민에게 공급하는 주거 못 만든다는 것이다. 공급은 늘리지만, 서민주택은 아니다. 민간분양은 대규모 공급도 어렵고, 뉴타운 당시 25개 구 다 파헤쳐서 서울에 땅이 없다. 그런데도 서울 안에 대규모 공급 통해서 시장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은 허구다. 땅이 없고, 고층으로 올리면 서민아파트가 안 된다.” -부동산 공약을 1번으로 내놓은 이유는. “실제로 중요하기도 하고 시민들이 가장 관심 있는 분야에 준비 잘 돼 있다는 거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서울시장이 주거문제에 있어서 상당히 기여할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다. 야당 후보들 발표정책에는 서울시장의 권한이 아닌 세제, 규제완화 등이 너무 많다.” -어떤 공약을 내놨나. “공급주택 성격을 3가지로 나눴다. 하나는 공공임대주택. 두 번째는 공공전세주택. 세 번째는 공공 자가다. 공공 자가는 반값 아파트다. 민간 택지 아니니까 땅값 안 들고 토목비가 안 든다. 공공부지에 지으면 장점은 인허가 절차가 짧고 조합 설립 시간 안 걸리고 3~4년 무조건 절약된다. 강변은 20층짜리 지으면 조망권 때문에 6~7층으로 지어야 한다. 빠르면 4~5년 안에도 입주가능하다. 민간은 이게 좀 어렵다. (야당과) 공급주택 공급론과 민간주택 공급론으로 딱 갈린다.”-시대정신으로 불평등과 격차해소를 말했다. 강남과 강북의 격차를 해소할 방안은. “거기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격차의 요인을 보면 3개가 있다. 첫째는 인프라격차, 두 번째는 주거격차, 세 번째는 교육격차다. 인프라격차는 1호선을 지하화해 단절된 도시를 잇고 명소를 만들겠다. 강남을 다니는 지하철은 지하인데 강북은 지상이다. 주거격차는 강북지역 재개발과 재건축을 부분적으로 허용해 해소하려고 한다. 강남에는 대학이 하나도 없다. 강남에 없는 대학의 공간, 대학생들과 학생들을 연결해 중고생을 위한 새로운 학습기회를 만들고 지원해 교육격차를 줄이는 특별프로그램을 만들겠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서울 구상은. “서울을 아시아의 뉴욕으로 만들겠다. 홍콩에 있는 세계적인 금융기관 지사들이 이전하려고 한다. 싱가포르와 서울이 후보지다. 범정부적 유치단을 만들겠다. 국회의사당이 세종으로 옮기는데 국회는 문화라는 컨셉으로 완전히 바꾸어 서울 최고의 문화의전당으로 만들겠다. 고도제한이 풀리면 여의도는 기존 금융기관, 해외 금융기관을 유치해 맨해튼처럼 만들고, 국회는 브로드웨이처럼 만들어 아시아의 뉴욕으로 만들겠다.” -2018년 도전과 달라진 점과 낮은 지지율 타개 방안은. “작년에 출마선언을 했을 때에 비해서 최근 제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후보구도가 양강으로 좁혀지면 또 변화가 온다. 재밌어질 것이다. 제 유튜브가 터졌다. 제일 많이 본 게 100만이다. 슬기로운 자가격리는 편당 1만 5000 조회 수다. 비대면 선거운동기간에 시민들에게 가장 주목받은 사람이 우상호다. 20년 정치하면서 공조직은 제가 강하다. 전통적인 당조직, 유튜브 통한 시민들의 접근성 호전, 후보구도가 좁아 드는 시너지 내면서 지지율이 상당히 상승했다. 우리당 경선에서 또 하나 드라마 보게 될 것이다.” -박 장관보다 본선 경쟁력 우위인 점은. “많은 전문가들이 실제 본선 나가면 경쟁력 있는 후보는 우상호라고 한다. 첫째, 본선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비호감도 높으면 안 된다. 안철수 대표와 나경원 전 의원은 인지도가 높아서 지지도 높지만, 상대적으로 비호감도가 높다. 안 대표는 여러 번 왔다갔다하면서 서울시민들에게 비호감도 높다. 우상호는 외연 확장력이 있고 중도에서도 꽤 먹힌다. 심지어 중도 보수에서도 비토가 별로 크지 않다. 제가 갖고 있는 실용주의적인 면모가 오랜 진영싸움에 지쳐 있는 중도층에게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둘째, 우상호가 리더십 끝내주고 일 처리 잘한다는 이야기 듣는다. 오세훈 전 시장처럼 덜컥 나가버리는 덜컥수가 없고, 나 전 의원처럼 1년간 국회 마비시킨 사람 아니다. 안 대표처럼 이 당 저 당 옮기는 정치 안 했다. 본선에서 우상호가 그분들에게 질 수가 없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이슈를 박영선 장관이 주도하는데, 어떤 대책 있나. “저는 박 장관님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잘했다고 생각한다. 눈물 흘리는 거 뭉클했고, 박 장관님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박수 쳐드리고 싶다. 제가 시장이 되면 서울시 차원에서 긴급재난지원금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지역 피해 크지만 서울시가 상권 제일 크고 유지 비용 많이 들고 임대로, 유지비도 제일 비싸다. 서울시 차원의 소상공인 자영업자 위한 재난지원금 예산 규모까지 따져 봤다. 시장이 되자마자 첫 번째 할 일이 그거다. 두 번째로는 감염병 대응하기 위한 손실보상 보험제도를 도입할 것이다. 1년에 30만원정도 본인이 내게 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해 감염병 생겨서 영업을 못하게 되면 최대 500만원까지 지급하는 보험제도를 만들어 미리 준비하자는 것이다.” -경선 관련 외롭다고도 하셨는데 어떤 마음인가. “십 대 일로 싸우고 있으니까 당원들이 한 이야기를 전달한 건데 심정 고백한 게 돼버렸다. 우상호가 나오지 않았으면 후보도 한 명 없이 큰일 날 뻔 했다는 이야기있다. 우리당이 경선 일정 늦추는 게 유력한 후보들이 등판 안 해서 하는 건 다 아는데, 이러면 안 된다. 여성후보 10% 가산점, 예능 프로 오케이 했지만 경선 일정까지도 이렇게 하는 거 언페어(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 당 지도부 고충을 모르는바 알지만 당이 중심을 잡고 가야 한다는 측면에서 조속히 확정해달라고 말했다.” -박원순 전 시장 법원에서 성추행을 사실이라고 판결한 것에 대한 생각은. “법원의 판결 관련해서는 제가 말하기가 좀 어렵고 인권위원회 발표가 나오면 말하겠다. 법원 판결에 대해서 불만은 있다. 박 시장님 (의혹을) 다룬 재판이 아닌 데 판사가 왜 공개적으로 읽었나. 제가 일견 드는 건 이건 시장님, 유족들, 서울시 근무한 직원들의 방어권은 보호될 수 없는 재판이었는데 판사가 왜 낭독했을까. 사실이었다고 해도 판사가 굳이 공개적으로 읽은 것은 다른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상하다는 것이 법조계 의견이다. 내가 민주당에 있어서가 아니라 현재 법조계 근무하는 판사들의 다수가 이건 좀 이상하다고 말한다.” -박원순 시정 10년도 평가해달라. “박 전 시장은 돌아가신 후에도 시정 잘했다는 평가가 50%는 나온다. 이분 의혹 판단은 논외로 한다고 하더라도 시장으로 잘했다는 것은 보편적인 평가다. 박 전 시장 유고로 치러지는 선거지만 박 전 시장 공격한다고 해서 당선 되지 않는다는 충고 다시 한번 한다. 서울시민의 삶을 바꾸는 첫 번째 시장 되겠다고 해서 시정을 완전히 바꿨다. 시민이 시정의 중심이 됐다. 따릉이등 작지만, 이용자 만족도 높은 정책으로 시민 삶에 스며드는 것을 되게 잘 만들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공개 지지하면서 ‘꼰대’ 이미지를 언급했다. “생물학적 나이로는 세 아이의 아버지고. 자식들이 20대 중후반이니까 꼰대다. 그런데 새로운 문물, 새로운 가치, 새로운 사조들이 들어올 때 관심 있게 지켜보고 맞춰보려고 노력한다. 86그룹은 마지막 농경세대이자 정보화 세대다. 당시 대학 들어온 70%가 진짜 시골출신이다. 그 당시에는 386 컴퓨터가 최신 컴퓨터였다. 386은 부정적으로 쓰이지만, 문명의 최초설계자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우리 세대는 변화에 민감하다.” -왜 마지막 도전인가. “내가 마지막도전이라고 한 것도 국회의원으로서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새로운 시각과 문화는 후배세대들이 정치중심 서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 86세대가 업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불평등 격차에 전면으로 뛰어들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최장집 교수가 질타했지만, 확실히 우리가 그런 면에서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 서울시장 가치 무엇이냐 하면 불평등과 격차해소가 사명이다. 지금 의원으로 법안을 내고 싸울 수 있는 시간보다 결정권 있는 자리에서 불꽃 태워서 불평등과 격차로 인해 절망하고 희망과 기회 없다고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기회의 사다리 만들어주고 정치인생을 마무리하고 싶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박병석 국회의장 취임 7개월 키워드는 #예산안처리 #상시국회 #세종의사당

    박병석 국회의장 취임 7개월 키워드는 #예산안처리 #상시국회 #세종의사당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맡은 박병석 의장이 취임 7개월을 맞았다. 2년 임기의 4분의 1이 지나는 동안 예산안을 법정기한 내에 처리하고, 2021년 상시국회를 만드는 등 성과를 냈다. 세종의사당도 발빠르게 준비 중이다. 박 의장의 취임 7개월을 세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예산안 법정기한내 처리  지난해 12월 2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558조원 규모의 2021년 예산안을 처리했다. 예산안이 법정 시한인 12월 2일 이내에 처리되는 것은 국회선진화법 시행 첫해인 2014년 이후 6년만에 처음이다. 박 의장은 법정시한 내 예산을 처리하기 위해 지난 11월 각 원내대표에게 여야 합의를 독려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피해지원 예산과 백신 구입비용 등 민생회복을 위한 예산을 제때에 집행할 수 있게 됐다.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은 국회법이 아닌 헌법에 명시돼 있다. 그러나 타협이나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하며 여당이 밀어붙이거나 야당이 반발하는 등의 이유로 새해를 하루이틀 남기고 처리되기 부지기수였다. 구태의연한 모습에서 벗어나자 국민들도 호응했다. 박병석 의장비서실이 여론조사기관 티브릿지코퍼레이션에 의뢰해 지난달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20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2.8%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법안 처리 실적도 증가했다. 제헌국회 이래 동일 기간 가장 많은 법안을 처리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1346건을 처리해 처리율이 20.3%에 달했다. 20대(571건) 대비 775건이 늘어났고 처리율은 7.2%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2021년 일하는 상시국회  일하는 국회를 위한 혁신은 2021년 상시국회로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국회법을 정비했다. 연간 국회운영 기본 일정에 3월과 5월 임시회를 추가로 열기로 했다. 이에 따라 1월과 7월을 제외하고는 국회가 계속 열린다. 상임위원회는 매월 2회 이상, 법안을 심사하는 법안심사소위는 매월 3회 이상 개회한다.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국회법 개정의견도 제출했다. 상임위를 배정할 때 사적 이해관계를 고려해 이해충돌을 방지하자는 취지다. 2월 임시국회 기간 중 국회운영위원회에서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회법 개정안에는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원격 영상회의와 원격 표결을 도입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제1급 감염병이나 천재지변 등 비상상황 때도 여야 합의로 원격 영상회의, 표결 방식의 본회의를 열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박 의장은 9월부터 여야 대표, 원내대표 회동에서 원격 영상회의 도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11월에는 영상회의 도입 시급성에 관한 서한을 원내대표에서 전달했다.    #세종의사당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예산 147억원을 확보해 교두보를 만들었다. 2021년 예산안 국회 심의 과정에서 여야 합의를 바탕으로 11개 상임위와 예결위 등 이전을 위한 예산 117억원을 증액한 결과다. 이월된 기존 예산 20억원을 더하면 총 147억원에 달한다. 국회사무처에서도 세종의사당 건립계획안을 마련했다.  박 의장은 지난 6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국회 세종의사당은 상반기 안에 법제도를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 세종의사당은 서두르는 게 좋다는 생각”이라며 “147억원의 예산이 생긴 만큼 오는 2월 공청회를 거쳐 상반기에 법제도를 완성하고, 금년 안에 설계안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의장은 세종 국회의사당은 수도권의 집중된 권력을 분산하고, 행정부와 입법부의 지리적 거리에 따른 비효율성을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세금 폭탄 막겠다” 안철수에 김재원 “安 이기려면 겁을 줘야”(종합)

    “세금 폭탄 막겠다” 안철수에 김재원 “安 이기려면 겁을 줘야”(종합)

    安 “5년간 75만호 공급…다음 선거 염두”“종부세, 매도 시점에” 부동산세 완화“공시가 오른 만큼 세율 인하…지방세 낮춰” 김재원, 안철수에 각 세운 김종인 지원사격金 “安 아는 사람이 상대해야 선거 이긴다”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4일 “앞으로 5년간 주택 74만 6000호를 공급하겠다”며 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를 핵심으로 한 부동산 공약을 발표했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재선까지 염두해두고 목표를 세웠다며 시장 당선 이후 대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거듭 일축했다. 특히 안 대표는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며 정부가 대폭 올린 부동산 세금 정책에 대해 “황당한 세금 폭탄을 막겠다”고 선언했다. 대출 규제 완화도 시사했다. 국민의힘과 합당에는 반대하는 한편 야권 단일화를 주장하는 안 대표를 겨냥해 김재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치킨게임’을 언급하며 “상대방(안철수)를 이기려면 겁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에 저당 안 잡히는 서울 만들 것”“청년임대주택에 노후 청사 부지 활용” “청년주택 보증금 프리, 신혼부부 10년 거주권”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밝혔다. 안 대표가 내세운 부동산 공약은 부동산 세금 인하, 총부채상환비율(DTI)·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제한 대폭 완화, 부동산 청약제도 혁신, 임대차 3법 문제점 개선, 중앙정부의 규제 권한 이양 등 모두 5가지다. 안 대표는 ‘다음 (지방)선거도 생각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것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면서 “1년 만에 이것을 다 지을 수 있겠나. 건설기간·토지개발 필요성 등을 고려해 5년 내 목표를 세운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보궐선거 시장 임기인 1년을 넘어 내년 지방선거 당선자 임기 4년까지 아우르는 5년 동안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시켜 ‘아파트에 미래를 저당 잡히지 않는 서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안 대표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저소득 청년을 위해 청년임대주택 10만호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청년들에게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보증금은 수천만원에 이르고 수십만원 월세에 관리비까지 부담해야 한다”며 보증금을 보증보험으로 대체하는 ‘보증금 프리제도’와 청년 주택바우처 제도를 통한 관리비 지원, 신혼부부 우선입주·10년 거주권 보장도 약속했다. 이어 “당장 집을 살 수 없는 청년과 서민의 전·월세 부담 완화를 위해 금융기관·보증기금과 연계해 보증금을 보증보험으로 대체하는 ‘보증금 프리제도’를 도입하겠다”며 “특히 신혼부부에겐 청년 주택 우선 입주 및 10년 거주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개발제한구역·공공기관 이전부지에3040·5060 위한 집 40만호 공급” 청년임대주택을 지을 공간은 국철·전철을 지하화하고 생긴 상부공간을 활용하는 방안과 시 소유 유휴공간과 노후 청사 부지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역세권, 준공업지역 개발과 개발제한구역·공공기관 이전 부지 등을 활용해 3040·5060 세대를 위한 주택 40만호 공급 계획도 내놓았다. 그린벨트 해제나 국회의사당 세종이전 부지 활용 등 다양한 카드를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재건축 용적률 상향 조정, 도심 아파트 리모델링 등으로 도시 정비사업도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는 재건축사업은 용적률 상향 조정으로 활성화하고, 적용받지 않는 재개발사업에는 용적률을 상향하되 임대주택 공급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고가주택 기준 상향 조정,종부세 매도 시점에 납부” “DTI·LTV 대출 규제 완화” 안 대표는 지난해 7월 정부가 부동산 투기 수요를 잡고 시장에 매물을 늘리겠다며 다주택자 등을 상대로 취등록세, 양도세, 종합부동산세를 한꺼번에 올려는 세금 대책을 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대표는 “능력도 안 되면서 모든 것을 통제하다 결국 시장을 엉망으로 만든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부동산 국가주의를 반드시 철폐하고 황당한 세금 폭탄을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세금과 관련해서는 공시가격이 오른 만큼 세율을 인하하고 중앙정부가 올린 증세분을 지방세율 인하로 상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고가주택 기준을 상향조정하고 종합부동산세 납부를 주택 매도 시점으로 미루는 ‘이연제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서민들의 돈줄을 풀어주기 위해 DTI과 LTV 등 대출 제한을 완화하고 주택 청약 연령별 쿼터제 도입도 약속했다.“단일후보, 정권교체 바라는 국민 뜻에”“저로 단일화하자는 주장 아니다” “단일화, 야권이 힘 합쳐 반드시 해내야”“피 모자라면 피 뽑고 눈물도 짜겠다” 이날 안 대표는 야권 단일후보 결정에 대해 “이 정권에 분노하는 서울시민들이 하면 된다”며 국민의힘으로의 입당을 완곡하게 거절했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누가 단일후보가 되는지는 이차적인 문제다. 단일화를 이루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면서 “저로 단일화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이 정권의 무능과 폭주를 비판하고 정권 교체를 간절히 원하는 국민의 뜻에 따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중립지대에서 ‘시민 후보’를 뽑는 방식으로 단일화해야지, 국민의힘에 합류해 경선을 치르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안 대표는 “누군가는 안철수가 끝까지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하지만, 단일화는 모든 야권이 힘을 합쳐 반드시 해내야 한다”면서 “피가 모자란다면 피를 뽑고, 눈물이 부족하다면 눈물도 짜내겠다”고 말했다.김재원 “안철수 이기려면 겁 줘야”“치킨게임서 김종인 핸들 뽑고 시동” 이러한 안 대표를 대해 김재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일부 자당 의원들에게 안 대표에 대한 미련을 버리라며 안 대표에게 날을 세우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밀어주라고 촉구했다. 김 전 의원은 서울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두고 국민의힘과 안 대표 간 갈등을 치킨게임에 비유하며 “치킨게임에서 이기려면 상대방에게 겁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 걱정만 해야하는 이런 선거판 내 생전에 처음 본다”며 최근 안 대표를 놓고 빚어지고 있는 국민의힘 안팎의 불협화음을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제임스 딘이 출연한 영화 ‘이유 없는 반항’을 보면 1950년대 미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치킨게임인 2대의 자동차를 마주하고 돌진해서 핸들을 먼저 꺾는 쪽이 지는 장면이 나온다”고 말했다.그 결과 “끝까지 버티어 승리해 얻는 것은 담대하다는 자존심 확인, 핸들을 꺾어 패배하면 겁쟁이라는 오명을 쓴다”면서 기싸움에서 밀리면 돌아오는 건 치욕뿐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안 대표를 잘 아는 “김종인이 핸들을 뽑고 브레이크를 파열시켜 시동을 걸려고 한다”면서 “안철수를 아는 사람이 안철수를 상대해야 본선에서 이긴다”라며 지금은 김 위원장에게 힘을 보탤 시기라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안철수를 모르니 좋은 말만 한다”면서 “김종인 위원장은 ‘안철수가 나와도 국민의힘 후보자가 승리한다’는 ‘3자 필승론’을 주장하는데 안철수를 알기에 하는 말”이라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트럼프 탄핵안, 2번째 하원 통과 ‘오명’… 공화 10명 탄핵 ‘찬성’

    트럼프 탄핵안, 2번째 하원 통과 ‘오명’… 공화 10명 탄핵 ‘찬성’

    트럼프 탄핵안 찬성 232표로 과반 넘겨 하원 통과작년 2월 우크라이나 스캔들 등 역사상 첫 2번 가결의회난입참사 충격에 공화당도 탄핵 찬성 10표 던져펠로시 “명백한 현존 위험, 상원도 가결해 탄핵해야”AP “매코널, 트럼프 퇴임 전 상원 소집 안하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3일(현지시간) 하원에서 통과됐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이어 하원에서만 2번이나 탄핵안이 가결된 역사상 첫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이날 미 하원은 ‘찬성 232표·반대 197표’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이 과반을 넘는 222명이어서 통과는 어렵지 않았지만, 공화당 하원의원 중에서도 10개의 찬성표가 나온 것이 이례적이었다. 그만큼 지난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난입 참사가 미국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는 의미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탄핵안 표결 전 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미국의)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라고 명명하고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이 반란을 선동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트럼프 측근들은 의회 난입 참사 당일에 지지자들을 부추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수정헌법 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라며 주장하고 있지만, 펠로시 하원의장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위험’이라고 말한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을 주장하는 동안 ‘사기 선거’라는 거짓말을 반복했다며 상원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아 탄핵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공화당은 탄핵 추진이 바이든 정권이 기치로 든 ‘국민 통합’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지를 폈다.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난입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지만, 민주당이 너무 빠르게 탄핵안을 추진한 건 “실수라고 믿는다”고 했다. 탄핵을 통한 분열 조장보다는 통합에 힘을 모으자는 주장도 다수 나왔다. 하지만 공화당의 댄 뉴하우스 하원의원은 이날 토론에서 “폭도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어와 잘못된 정보로 인해 분개했다”며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분열하는 모습을 보였다.4쪽에 이르는 탄핵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란 선동을 했으며, 지난 2일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해 개표결과를 뒤집어 달라고 회유 및 협박을 했던 것 등이 적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재출마를 막으려는 듯 ‘공직을 맡을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다만, 공직 자격박탈은 탄핵안이 상·하원 모두 통과된 뒤에야 상원이 별도로 추진할 수 있다.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됐지만 상원 통과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화당 1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이 의회 난입 참사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분노를 느끼고 있다는 보도가 전날 잇따랐다. 하지만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 전에 탄핵안 표결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공화당 내 소식통은 단기적 관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에 큰 피해를 끼친 것은 분명하나, 장기적인 정치적 이해타산을 고려한 것 같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지난 6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하지 말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정면으로 거부했지만, 이후 민주당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하라는 촉구하자 이 역시 거부한 바 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직무불능으로 판단될 경우 직무를 박탈하고 부통령이 대신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 후 탄핵심판을 진행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실제 퇴임 후 탄핵한 전례도 있다. 하지만 현재 상원의원 100명 중 양당이 정확히 50명씩인 상황에서 가결정족수인 3분의2를 넘기려면 공화당에서 17개의 배신표가 나와야 해 역시 쉽지 않다. 전날 기자들에게 “탄핵 추진은 정치 역사상 가장 큰 마녀사냥의 연속”이라고 비난하고 의회 난입 참사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부인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은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에서) 어떤 폭력도 있어선 안 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공화 1인자도 등 돌렸나… 심상치 않은 ‘트럼프 탄핵 찬성’ 기류

    공화 1인자도 등 돌렸나… 심상치 않은 ‘트럼프 탄핵 찬성’ 기류

    펜스 “정치 게임…” 수정헌법 25조 거부트럼프 “끔찍한 마녀사냥… 분노 일으켜”언론 “매코널, 탄핵안 추진에 내심 흡족”공화, 표결 당론 안 정해 소신투표 여지도해리스 위협 등 이어져… 軍 추가 투입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이 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의회 난입 참사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거취 문제를 두고 미 정가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았다. 특히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의중이 탄핵 쪽으로 기울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정가가 술렁였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12일(현지시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매코널 원내대표가 탄핵 심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죄를 선고하는 쪽으로 투표할 가능성이 50%를 웃돈다”며 “상원의 충성파들은 트럼프에 대한 반(反)혁명을 조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매코널 원내대표가 ‘트럼프 탄핵안’에 대해 내심 흡족해했다고 보도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혀 뉘우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데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령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더라도 상원에서 탄핵안이 기각될 것이라는 게 지금까지의 대체적인 예상이었다. 상원에서 탄핵이 확정되려면 재적인원의 3분의2 이상 찬성이 필요,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에서 최소 17표의 반란표가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원 공화당의 사령탑인 매코널 원내대표가 탄핵을 공개 지지라도 한다면 반란표가 17표를 넘을 가능성마저 제기됐다. 매코널 원내대표가 탄핵 관련 입장 표명을 하지 않기만 해도 공화당 의원들의 소신 투표 여지가 커진다고 CNN은 분석했다. 공화당 상원의 ‘트럼프 손절’ 분위기는 탄핵 찬성을 천명하는 이 당 하원 의원들의 기류와 무관치 않다. 현재 공개적으로 이탈 의사를 밝힌 공화당 의원은 당내 하원 ‘넘버3’이자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리즈 체니 의원총회 의장을 포함해 4명이다. 공화당이 당론 반대를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상원 탄핵 심판대에 두 번 연속 오르는 오명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에 더해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2019년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탄핵 때와 달리 (탄핵) 반대 표결을 당론으로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탄핵안 표결에 앞서 이날 미 하원은 대통령의 직무 박탈을 위한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촉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223표 대 반대 205표로 통과시켰다.결의안은 사실상 탄핵으로 가는 징검다리 차원이었다. 발동의 키를 쥔 펜스 부통령은 표결에 앞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펜스 부통령은 “나는 내게 주어진 헌법상 권한을 넘어 대통령선거 결과를 결정하라는 (트럼프의) 압력에 굴하지 않았다. 국가의 명운이 심각한 상황에서 정치적 게임을 벌이려는 하원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끝까지 곁에 서기로 한 펜스를 빼면 고립무원인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사태 이후 처음으로 이날 자신을 향한 탄핵에 대해 “마녀사냥”이라고 공식 반발했다. 텍사스주 알라모의 멕시코 국경장벽을 방문한 자리에서 “탄핵 사기는 가장 크고 가장 악랄한 마녀사냥의 연속”이라며 “더 큰 분노와 분열, 고통을 야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현재 워싱턴DC의 분위기는 과거 축제와 같았던 취임식이 예정된 곳이라는 것을 상상하기 힘들 만큼 삼엄하다. 특히 국회의사당과 내셔널몰 일대에는 폭풍전야 같은 긴장감이 돌고 있다. 취임식을 전후해 추가 폭력 사태 경고가 잇따르면서 13일부터 도시 일대가 봉쇄에 들어가는 가운데 의사당 둘레에는 2m 정도의 철망이 들어섰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에 대한 위협 보고도 나오는 등 폭력사태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자 당국은 취임식 전후 경계태세 강화를 위해 주방위군 1만 5000명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도이체방크, 트럼프 돈줄 끊는다… 월마트 등은 정치자금 중단

    도이체방크, 트럼프 돈줄 끊는다… 월마트 등은 정치자금 중단

    미 언론 “도이체방크 등 주요은행 트럼프와 거래 끊기로”돈줄 막히는 트럼프 대통령, 퇴임 후 사업 타격 가능성도월마트 등 바이든 인증 반대 의원에 대해 정치자금 중단JP모건, 구글, 페이스북, MS 등은 모든 정치자금 끊기로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국회의사당 난입 참사로 도이체방크 등 주요 은행들이 향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거래를 단절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이 12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20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 거래를 완전히 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 후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 N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3년까지 도이체방크에 상환해야 하는 부채가 3억 4000만 달러(약 3721억 6000만원)를 넘는다고 전했다. 플로리다주 프로페셔널뱅크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 1120만 달러(약 122억 6000만원) 상당의 담보대출이 있다. 앞서 시그니처뱅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계좌를 아예 폐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만 3억 달러를 넘는다고 지난해 9월 보도한 바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15년 가운데 10년 간 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재산공개를 통해 최소 4억 3490만 달러(약 4761억원)를 벌었다고 발표했지만 2018년 세금 기록은 4740만 달러(약 519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돼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시민과 경찰 등 6명이 사망하고 미국 민주주의를 몰락시켰다고 평가되는 이번 의회 난입 참사로 정치자금 기부를 중단하고 나섰다. 월마트 대변인은 이날 “자사 정치 위원회는 조 바이든 당선인을 대통령으로 인증하는 결과에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에게 무기한 정치자금 기부를 중단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미 AT&T, 아마존, 마스터카드 등이 월마트와 같이 바이든 승리 인증을 반대한 의원들에 대해 정치자금 기부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JP모건,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유니온 퍼시픽, 제너럴 모터스(GM) 등은 의원 전체에 대해 정치자금 기부를 중단키로 했다. 호텔체인인 메리어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신용카드업체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 등은 공화당을 특정해 정치자금 지원을 그만두기로 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폭풍전야’ 워싱턴, 의사당 2m 철조망 앞엔 ‘트럼프 탄핵’ 깃발

    ‘폭풍전야’ 워싱턴, 의사당 2m 철조망 앞엔 ‘트럼프 탄핵’ 깃발

    국회의사당 앞 트럼프 지지 팻말 안보여주 방위군 및 경찰의 내외각 경비 ‘삼엄’13일~22일 길거리 주차 금지 팻말도민주당 의원 “4000명 무장 트럼프 지지자바이든 취임식 앞두고 국회 포위 가능성”의원들 총기 반입 요청에 금속탐지기 설치 트럼프 “탄핵은 가장 악랄한 마녀 사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방해하고 수많은 거짓말을 하고도 사과 한 마디 없습니다. 탄핵돼야 마땅합니다.”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에서 12일(현지시간) 오후 4시쯤 ‘탄핵’(Impeachment)이라고 쓰인 깃발을 들고 있던 한 시민은 “트럼프의 잘못을 말하자면 끝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인근에 ‘트럼프는 끝났다’(Trump is over)고 쓴 팻말을 든 시민도 눈에 띄었지만 ‘트럼프 지지 팻말’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경비는 삼엄해고, 거리는 한산했다. 이튿날부터 이곳을 포함한 워싱턴 중심지역이 봉쇄되며 1만 5000명의 주 방위군이 투입된다. 오는 20일 열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무력 시위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연방수사국(FBI)의 경고도 나온 상황이다. 의사당 안에는 주 방위군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었고, 의사당 앞 유니온 스퀘어에는 30여명의 경찰이 외곽 순찰을 했다. 특히 의사당 주변에는 2m 정도의 철망이 세워졌고, 경찰차와 바리케이트 검문소 등으로 모든 국회 진입로를 차단한 상태였다.인근을 산책하던 40대 백인 여성은 “취임식날 (국회 난입 참사와) 같은 일이 또 벌어질까 두렵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참사로 시위대와 경찰 6명이 사망했고, 바이든 승리를 인증하려던 상·하원 합동회의는 6시간 남짓 중단된 바 있다. 연방 국립공원관리청(NPS)은 오는 24일까지 워싱턴 기념탑의 관람을 금지했다. 실제 이날 국회의사당은 물론 내셔널 몰 인근의 길거리 주차장에는 13일 오후 6시부터 22일 오후 6시까지 주차를 금지한다는 경찰의 공지가 붙어 있었다. 이날 민주당 소속인 코너 램 하원 의원은 CNN방송에 출연해 극렬한 4000여명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취임식을 앞두고 국회의사당 주변을 포위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총을 쏠 때를 규정하는 교전규칙까지 내놓은 상태라고 했다. 이에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총기를 취임식장에 반입하겠다는 요구가 커지면서 당국은 이를 막기 위해 취임식장에 금속 탐지기를 설치했다고도 전했다. 이외 바이드 당선인을 비롯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을 향한 위협이 포착됐으며 FBI가 이를 추적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의회 난입 사태 후 첫 공개 행사로 텍사스주 알라모의 멕시코 국경장벽을 방문해 “수정헌법 25조는 내게 전혀 위험 요인이 되지 않지만, 조 바이든과 바이든 행정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탄핵 사기는 가장 크고 가장 악랄한 마녀사냥의 연속”이라며 “(탄핵 추진은) 대부분의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분노와 분열, 고통을 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무정지시키는 수정헌법 25조가 발동되지 않을 경우, 13일 ‘내란 선동’ 혐의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멜라니아 ‘폭력’ vs 힐러리 ‘백인우월주의’… 서로 다른 의회참사 규탄

    멜라니아 ‘폭력’ vs 힐러리 ‘백인우월주의’… 서로 다른 의회참사 규탄

    의회 참사에 美 여성지도자 3인 규탄 성명멜라니아, 폭력 집중 규탄하며 남편 책임 빼놔힐러리, WP 기고에서 “트럼프 탄핵은 필수…백인우월주의 해소 등으로 참사 반복 안돼”미셸 오바마 “흑인 시위였다면 똑같았을까”영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11일(현지시간) 트럼프 지지자들의 미국 국회의사당 난입 참사에 대해 ‘폭력’을 규탄하는 성명을 낸 가운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백인우월주의’를 지적하고 나섰다. 멜라니아 여사가 폭력에 초점을 맞춰 남편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힐러리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백인들의 우월감이 폭력의 뿌리였음을 강조한 셈이다. 멜라니아 여사는 참사 5일만에 설명을 내고 “지난주 일어난 일에 실망하고 낙심했다. 의회에서 발생한 폭력을 전적으로 규탄한다. 폭력은 절대로 용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나아갈 바는 하나가 되고 공통점을 찾고 친절하고 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폭력 사태를 촉발했다는 세간의 비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 비극적 사건을 둘러싸고 나에 대한 추잡한 가십과 부당한 개인적 공격, 잘못된 주장이 있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남편에게 대선 불복을 자제토록 권유할 수 있었지 않냐는 식으로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반면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게재된 ‘트럼프는 탄핵돼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백인우월주의를 미국에서 없애지 못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트럼프를 몰아내는 것을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백인우월주의를 옹호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였다며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 “바이든 행정부는 (SNS) 기술 플랫폼에 책임을 묻고, 모든 범법자를 기소하며, 미국 내 테러행위에 대한 더 많은 정보와 분석을 공개하는 등의 대응으로 이 위기를 다층적이고 포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도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이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이 시위자들이 흑인이었다면 어땠을까? 무엇이 달랐을까?”라고 물었다. 흑인시위에 비해 경찰들은 소극적으로 대처했고, 현장에서 체포된 시위대는 불과 수십명 뿐이었다는 것이다. 이어 “진정한 애국심이 필요한 시기”라며 단합을 강조했다. 현재 미국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가장 큰 3명의 여성은 모두 ‘단합과 치유’를 강조했지만 의회 난입 참사에 대한 원인과 해법은 서로 다른 셈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美 국무부 홈피 “트럼프 임기 끝”… 실수? 고의?

    美 국무부 홈피 “트럼프 임기 끝”… 실수? 고의?

    국무부 홈피에 트럼프 임기 11일 7시 44분으로 공지이후 수정됐지만 버즈피드뉴스 ‘직원 불만’ 원인 추정폼페이오 의회 난입 폭력 규탄에 트럼프 책임은 빼놔미국 국무부가 홈페이지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11일(현지시간) 종료됐다고 실수로 게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진 사퇴한 것 아니냐는 잘못된 관측이 유통됐다고 BNO뉴스 등이 이날 보도했다. 국무부 홈페이지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임기가 이날 오후 7시 44분(미국 동부시간 기준)에 종료됐다는 공지가 올라왔고, 이후 수정됐다. 본래 퇴임 시한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식을 하는 오는 20일이다. 게다가 국무부가 이런 실수를 처음 한 것이 아니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홈페이지의 아카이브 버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지난해 12월 17일에 종료된다는 내용을 노출시킨 적도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단순 노출 실수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버즈피드뉴스는 이날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불만에 찬 직원’이 배후에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날 해당 사안에 대해 내사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난입 참사에 대해 민주당은 ‘내란 선동’ 혐의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내놓은 상황이고,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무부 내에서도 국회의사당 난입 참사에 대한 폼페이오 장관의 입장 표명에 대해 불만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참사 직후 “무법과 폭동은 용납받을 수 없다. 내가 국회의원으로 일했던 시절 본 미국은 오늘 본 것보다 훨씬 나은 곳이었다”고 트위터에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은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사라진 트럼프와 마윈… 국가와 빅테크의 대결

    사라진 트럼프와 마윈… 국가와 빅테크의 대결

    지난 한 주 동안 미국의 언론에는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의 창립자 마윈이 사라졌다며 그가 감옥에 갔거나 처형당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전하는 기사들이 등장했다. 중국 정부가 금융혁신을 막고 있다고 비판한 이후 시진핑 국가주석의 분노를 샀고, 그로 인해 마윈이 야심 차게 준비하던 금융기업인 앤트그룹의 상장(IPO)이 전격적으로 중단된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마윈이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중국 정부에 의해 납치된 것 아니냐는 추측성 보도가 등장한 거다.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실종되는 일은 낯설지 않다. 언론 출판인이나 인권변호사, 심지어 영화배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돌연 연락을 끊고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발언을 하는 모습을 봐 온 서구 언론이 두문불출하는 마윈의 신변을 염려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막강한 권력을 가진 중국 정부라고 해도 세계 최대기업 중 하나인 알리바바의 창업자를 그렇게 납치하기는 힘들다. 중국과 러시아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둘 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상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러시아가 미국이 주도하는 세상을 무너뜨리는 데만 관심이 있다면 중국은 미국의 자리를 차지할 준비를 하는 나라다. 따라서 중국은 세계의 질서 자체가 무너지는 건 원하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와 같은 기업이 많이 나오기를 원한다. 다만 정부가 갖고 있는 미래 구상을 사기업이 무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뿐이다. 마윈은 앤트그룹의 상장을 앞두고 정부를 비판하는 실수를 했다. 하지만 그 비판을 하게 된 건 그가 그리는 핀테크의 미래로 가는 길을 중국 금융 당국이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구상 속에서 기업은 정부보다 큰 권력을 가질 수 없다. 알리바바가 만든 알리페이는 이미 중국 내 금융거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마윈은 그것보다 훨씬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가 만든 앤트그룹은 일상적인 거래부터 대출까지 금융기관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데이터로 중국인들의 금융거래를 모두 들여다볼 수 있었을 것이다. 중국 정부가 갖고 싶어 하는 정보를 사기업이 갖도록 지켜볼 리 만무하다. ●실리콘밸리와 미국의 정치인들 마윈의 행동이 유독 눈에 띄었던 것은 중국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테크기업들은 정부의 방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신장자치주의 위구르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센스타임이나 하이크비전 등의 대형 테크기업들이 정부에 기술적인 지원을 했고, 그중에는 알리바바가 키운 메그비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중국의 테크기업들만 정부에 협조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선거운동본부는 막대한 조직과 자금력을 가진 힐러리 클린턴을 상대로 크게 고전하고 있었다. 트럼프 캠프의 디지털 홍보를 담당하던 브래드 파스케일은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광고비를 페이스북에 집중하기로 결정하고 페이스북 광고담당자에게 효과적인 홍보를 할 수 있는 매뉴얼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페이스북은 그런 매뉴얼은 없다며 그 대신 광고 알고리듬을 잘 아는 자사 직원을 캠프에 파견해서 트럼프의 페이스북 홍보를 직접 돕게 했고, 그 결과 트럼프는 적은 돈으로 엄청난 광고효과를 얻으며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렇다고 페이스북이 트럼프를 선호했던 것은 아니다. 힐러리 캠프에도 직원을 보내어 돕겠다고 했지만 힐러리 쪽에서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대선에서는 구글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에릭 슈밋이 직접 나서서 만든 기술지원팀을 지휘, 오바마 캠프에서 빅데이터를 분석하며 오바마의 재선을 도왔다. 하버드대의 역사학자 질 레포어에 따르면 유권자 데이터를 분석해서 선거운동에 활용한 역사는 존 F 케네디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케네디의 1960년 대선 승리 뒤에는 사이멀매틱스라는 데이터 분석기업이 있었다. 지금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당시에는 데이터를 통해 유권자를 분석하는 것은 비겁한 반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방법을 이용했다는 사실을 숨겼지만, 지금은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것뿐이다. ●온라인에서 사라진 마윈과 트럼프 마윈이 실종됐다는 루머가 돌던 지난주에 또 한 사람이 온라인에서 사라졌다.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다. 수도 워싱턴DC에서 폭도가 국회의사당을 침입, 점거하는 과정에서 그들을 선동한 트럼프에 대한 강한 비판이 쏟아졌고, 그동안 트럼프의 거짓 주장을 묵인한다는 비난을 받던 트위터가 결국 트럼프의 계정을 영구적으로 사용정지시킨 것이다. 트위터의 결정이 나온 지 몇 시간 만에 페이스북도 트럼프의 계정을 무기한 정지시켰다. 그뿐 아니라 온라인 결제서비스인 페이팔과 전자상거래 서비스인 쇼피파이도 트럼프와 지지자들이 사용하는 계정을 폐쇄했다. 게다가 이런 날이 올 것을 대비해서 트럼프가 트위터의 대안으로 옮겨 가려던 ‘극우세력의 트위터’라는 팔러(Parler) 역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스마트폰을 양분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팔러를 내쫓기로 결정했고 팔러의 서버를 호스팅하던 아마존도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 외에도 스냅챗, 핀터레스트, 레딧, 틱톡, 디스코드 등의 서비스가 트럼프 지지자들의 그룹을 폐쇄하거나 관련 콘텐츠 공유를 금지했다. 전통적인 언론을 거부하고 지지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을 가장 강력한 무기로 사용하던 트럼프의 소통 채널이 완전히 막혀 버린 것이다. 트럼프의 민주주의 파괴 행위를 규탄하던 시민들로서는 통쾌한 일이겠지만, 플랫폼들의 ‘트럼프 차단’은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기업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의 소통채널을 막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기 때문이다. 물론 대통령이 먼저 헌법을 파괴하는 행동을 했고, 그로 인한 국민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기업들이 움직인 것이지만 최종 결정은 의회가 아닌 기업의 임원실에서 내려졌다. ●테크의 미래, 정부의 미래 마윈과 트럼프는 평소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전달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사람들이다. 그런 두 사람이 대중과 직접 소통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은 둘 다 본인의 의사에 반해서 일어난 일이다. 중국에서는 정부가 테크 기업인의 입을 막았고, 미국에서는 테크기업이 정치인의 입을 막았다는 점에서 완전히 다른 결과이지만 그 원인은 같은 곳에 있다. 갈수록 강력해지는 테크산업과 국가권력의 충돌이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이유가 전혀 없는 두 집단도 그 힘이 커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힘이 커진다는 것은 영토가 넓어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선보였을 때만 해도 구글은 좋은 검색엔진이었고, 애플과는 좋은 협력관계에 있었다. 스티브 잡스가 구글에 전쟁을 선포한 것은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사들여 스마트폰 산업에 발을 들이밀었을 때다. 디지털 테크도 과거에는 그저 세상을 편리하게 만드는 기술에 불과했지만 (실리콘밸리의 투자가 마크 앤드리슨의 말처럼)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삼키는” 시대가 오자 정부의 영역에 침투해 들어가는 게 불가피해진 것이다. 시민은 정부를 선출, 감시하고 정부는 기업을 감시, 규제하는 것이 이제까지의 구도였다면, 알고리듬을 사용하는 디지털 테크산업이 여론 형성에 관여하면서 새로운 구도가 형성됐다. 중국에서는 테크기업의 힘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정부가 막을 수 있지만, 정작 정부와 테크기업이 손잡고 시민을 감시하는 작업을 감시할 수 있는 시민의 힘이 약하고, 미국에서는 기업들이 대정부 로비와 미디어를 통한 여론 형성으로 고삐 풀린 권력으로 성장하고 있다. 트럼프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막기로 한 테크기업의 결정은 여론을 반영한 것이지만, 트럼프의 권력이 살아 있던 몇 달 전에는 절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운 결정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결정을 비판하는 것과 별개로 우리가 새로운 세상에 들어섰음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과거에 사용하던 권력 감시도구가 통하지 않는 세상에서 우리는 정부와 테크기업이라는 거대한 권력기관들을 어떻게 감시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시민의 감시를 받지 않는 권력은 항상 시민을 감시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코드미디어 디렉터
  • 反엘리트주의에 대한 방심, 美민주주의를 무너뜨리다

    反엘리트주의에 대한 방심, 美민주주의를 무너뜨리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이건 우리(미국)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니, 이것이 바로 미국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지난 6일(현지시간) 국회의사당에 난입하는 참사를 일으켜 시위대·경찰 6명이 사망하고 바이든의 승리를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회의가 6시간 동안 중단되자 이런 트위터 글이 확산됐다. 사실 예고된 참사나 마찬가지였다는 탄식이었고, ‘현대 민주주의의 본산’이라는 자부심을 잃어버린 모양새였다. 미국 민주주의가 멈춰 버린 초유의 6시간, 어디서부터 고장이 났던 것일까. 이날 뉴요커는 “지난 4년간 일부에서 트럼프의 선동적인 언사를 경시했고 이는 대선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는 존 캐시디 기자의 칼럼을 실었다. 그는 “트럼프와 같은 권위주의자에게 대응할 때 공식적인 제도에만 집중하는 건 실수다. 위험은 체제 밖에서 온다”고 썼다. 민주주의라는 규칙 자체를 무시하고 때때로 링 밖에서 뛰어드는 ‘변칙 복서’ 트럼프에게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반성문이었다. 트럼프는 지난해 7월 19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나는 (패배 시) 깨끗하게 승복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패배하는 것을 싫어한다”며 처음 불복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날은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봐야 할 것”이라며 끝을 흐렸지만 그가 사면한 40년 지기 정치 컨설턴트 로저 스톤은 이미 보수 유튜버를 모아 비공식 유세에 나선 상태였다.코로나19에 대한 무능한 대응, 경기침체, 흑인 시위로 박빙의 승부가 전개되자 트럼프는 적극적으로 ‘우편투표 사기’를 주장하며 대선 불복의 판을 깔았다. 또 대선 당일인 11월 3일 승기를 잡다가 역전당하는 소위 ‘레드 미라지’(붉은 신기루) 현상이 나타나자 즉각 ‘대선 불복’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국 민주주의 역사상 전례가 없고, 평화로운 정권 교체도 위협하는 ‘분열의 65일’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그런데도 민주당과 주류 언론들은 대선 불복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제도적 장치를 언급할 뿐이었다. ●트럼프 지지자 19%가 반엘리트주의자 트럼프는 패자의 승복 연설 대신 ‘사기 선거 결과’를 인증해서는 안 된다며 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애리조나·미시간·조지아 등 경합주에서 줄소송에 나섰다. 물론 연방대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고 혼란이 계속되자 공화당 내에서도 대선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공화당의 1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바이든의 승리를 인정했고, 자기 당 의원들에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바이든 승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의회의 선거 결과 인증을 막으라는 트럼프의 요청에 대해 “나는 그런 권한이 없다”며 거부했다. 이 지점까지는 미국의 민주주의 제도가 효과적으로 작동했지만 그 제도 밖에서 넘실대는 위험을 막지는 못했다. 트럼프는 지난 6일 백악관 인근 엘립스 공원에서 “우리는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를 따라 (국회의사당으로) 걸어갈 것이다. 공화당원에게 미국을 되찾기 위해 필요한 자부심과 대담성을 줄 것”이라고 연설했다. 선거 결과를 부정하며 폭력을 휘두르는 시위대를 예상하지 못했던 만큼 국회의사당 앞 바리케이드는 빈약했고, 상·하원 합동회의는 6시간 남짓 중단됐다. 트럼프라는 소위 ‘나쁜 대통령’이 미국 민주주의를 위기로 몰아간 것은 사실이지만 그를 키운 건 광범위한 지지층이었다. 셰릴 캐신 조지타운대 법대 교수는 9일 폴리티코 기고에서 의회 난입 참사를 ‘화이트 래시’(Whitelash·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반란)라고 정의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인종 분포가 바뀌고 다양한 가치가 스며든 다원화된 사회, 미국 경제가 쇠퇴하는 가운데 제4차 산업혁명 등 산업구조가 재편되는 사회에서 낙오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낀 백인 남성들이 주류를 이루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저학력·저소득 백인을 중심으로 반(反)엘리트 흐름이 형성됐고 2016년 트럼프 집권의 기반이 됐다.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을 탄생시킨 대선에서 비영리 재단인 카토 연구소는 설문을 통해 당시 트럼프 지지자를 분류했다. 확고한 보수주의자(31%), 자유시장경제 지지자(25%), 미국 전통 가치 옹호자(20%)에 이어 반엘리트주의자가 19%로 이미 한 축으로 자리했다. 트럼프의 펜실베이니아 유세 때 만난 한 30대 백인 남성은 “인종, 종교 등 사회문제에 대해 의견을 말하려고 하면 (다 가진) 백인이 뭘 알겠느냐고 반박하니 아예 말을 안 한다”며 “이를 ‘샤이 트럼프’라고 부르더라”고 했다. 그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는데도 정책 지원의 대상에서는 제외된다는 박탈감을 언급하며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이 틈을 파고든 트럼프는 줄곧 주류 언론, 기성 정치인 등을 가리켜 ‘부패한 엘리트’라며 오물 청소를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는 이번 대선에서 역대 2위인 7500만표를 얻었고, 의회 난입 사태를 촉발시켰다는 맹비난에도 지난 9일 42.8%의 국정 지지도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40%대 콘크리트 지지율이 무너지지 않았다. 그간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기성 정당들은 반엘리트주의 흐름에 대응하지 못했고, 주류 언론 역시 이들을 대변하지 못했다. 트럼프는 의회와 언론을 무시한 채 직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지지자들과 소통했다. 기성 정치인과 엘리트를 부패한 기득권 세력으로 비판하며 국민과 직접 거래하려는 것은 포퓰리즘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포퓰리즘은 사회적으로 배제됐던 민의를 반영하는 것 같지만 권력 분립을 무너뜨려 민주주의를 고장 낸다. 미 언론이 의사당 난입 참사에 대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포퓰리즘이 민주주의를 붕괴시킨 상징적인 장면으로 분석하는 이유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SNS와 유튜브를 통해 같은 성향의 뉴스만 공유하며 더욱 극단으로 나아갔다. 국회의사당 난입에 대해 극렬 지지자들은 “경찰이 시위대를 그냥 들여보냈는데 (트럼프 지지자들이 폭력을 행사케 하려는) 의도적인 것 아니었겠느냐”는 또 다른 음모론을 SNS에 퍼뜨렸을 정도다. 주류 언론 역시 지나치게 극단화되면서 사회 분열을 부추겼다는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인터넷 매체 복스의 공동 창립자인 에즈라 클라인은 저서 ‘우리는 왜 극단화됐나’에서 수많은 케이블TV의 드라마·스포츠·오락 프로그램을 넘어 컴퓨터 게임 등과의 경쟁에서 독자를 정치 뉴스에 머물게 하기 위해 “기사는 더 양극화됐고, 기자들은 관찰자가 아닌 활동가가 됐다”고 평가한 바 있다. ●바이든 정부, 포퓰리즘 도전 대처 ‘시험대’ 향후 숙제는 미국 민주주의의 회복이다. 바이든은 “그래도 낙관적”이라며 “힘을 합치면 못할 일이 없다”고 했다. 트럼프가 촉발한 초유의 참사에 대해 곧바로 경찰이 투입돼 상황을 정리했고, 군은 어떤 개입도 하지 않았으며, 의회는 6시간 후 다시 작동했고, 트럼프의 관료들은 사퇴했으니 ‘민주주의에 의해 더 큰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평가도 미국 일각에서 나온다. 하지만 미국의 민주주의는 포퓰리즘의 도전에 대처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바이든도 조지아주 상원의원 지원 유세에서 부채 증가 우려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상원 다수가 되면 긴급재난지원금 2000달러 수표를 (온 국민에게) 보낼 것”이라며 트럼프를 따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의사당 난입 참사를 두고 미국이 ‘반민주주의 국가’로 비판했던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은 ‘왜 민주주의를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내상이 깊은 미국 민주주의가 불평등의 심화로 극단으로 갈라진 사회를 통합하고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는 기치를 실현할 수 있을까.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kdlrudwn@seoul.co.kr
  • “더 열심히 싸워라” 의회 폭동 직전 트럼프 트윗 보니

    “더 열심히 싸워라” 의회 폭동 직전 트럼프 트윗 보니

    트위터서 “더 열심히 싸워야” NYT “대통령 연설, 폭력으로 가득”‘의회 습격’ 한달간 10만번 언급트위터가 ‘폭력 선동’을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계정을 영구 폐쇄해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6일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 직전 트럼프가 온라인에서 어떻게 지지자들을 선동했는지 분석한 결과가 나왔다.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는 트럼프 지지자와 극우주의자들의 주장과 달리 현직 대통령이 내놓은 메시지는 폭력을 정당화하고 민주주의의 원칙조차 무시하는 내용이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올린 트윗을 상세히 분석하고 “폭력 사태 직전 트럼프는 선거가 어떻게 도둑맞았는지 끊임없이 거짓말하고, 지지자들을 폭동으로 내몰았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나쁜 사람들”에 대항해 “더 열심히 맞서 싸워라”, 의회에 “힘을 보여줘라”고 직접적으로 난입을 부추기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공화당원들은 손이 등 뒤로 묶인 채 싸우는 복싱선수 같다. 우리는 나쁜 사람들에게도 존경을 보여주려고 한다”며 “더 열심히 싸워야 한다”고 썼다.대선 투표 결과에 계속 불복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승리 인증에 대한 항의를 넘어 아예 이를 중단하기를 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는 “사기꾼을 붙잡으면 당신은 아주 다른 규칙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하며 공인 선거인단의 결과마저 거부했다. 이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해야 할 일을 할 용기가 있기를 바란다. 그가 ‘리노’(RINO·이름만 공화당원)들과 멍청한 사람들의 얘기를 듣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NYT는 “대통령의 연설은 폭력적인 이미지와 더 열심히 싸우라는 요구로 가득 차 있었다”며 “시위가 비폭력적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지나가는 수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는 지지자들에게 의회까지 직접 동행하겠다고 장담했다”면서 “실상은 그의 추종자와 경찰이 다치거나 죽어가는 상황에서 백악관에서 안전을 보장받으며 TV로 상황을 지켜봤다”고 했다. 미디어분석업체 지그널랩스에 따르면 ‘의회 습격’(Storm the Capitol)이라는 용어는 난입 당일인 1월 6일 이전 30일간 온라인에서 10만번 언급됐다. 극우 단체 ‘프라우드 보이즈’ 등 지지자들은 트럼프의 트위터 등에서 자극받고 SNS에서 집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임정욱의 혁신경제] 실리콘밸리가 키운 괴물

    [임정욱의 혁신경제] 실리콘밸리가 키운 괴물

    미국 민주주의 상징인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이 지난주 트럼프 지지자들에 의해 점거, 약탈당한 일이 미국 국민은 물론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대선 불복 연설을 통해 지지자들을 부추겨 국회의사당 습격을 유도한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를 겨우 2주도 안 남겨 놓은 상황에서 탄핵 위기에 몰렸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누구에게 책임이 있을까. 물론 트럼프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서 마음껏 거짓말을 일삼고, 음모론을 퍼뜨리며 마음껏 선동하는 것을 방치한 실리콘밸리 빅테크 회사들에게도 책임이 있지 않을까. 트럼프는 실리콘밸리가 키운 괴물인지도 모른다. 트위터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일등공신이다. 트럼프는 2017년 대통령직에 취임해서도 이례적으로 개인 트위터 계정을 계속 활용했다. 그의 트위터 팔로어 수는 8800만명으로 전 세계 트위터 이용자 중에 여섯 번째로 많다. 대통령직 수행 중에도 트럼프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철저히 개인적 홍보 채널로 사용했다. 언론을 통하지 않고도 지지자들과 소통하는 유용한 통로였던 것이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한국 등 전 세계의 정치인들이 다 그렇게 한다. 그런데 문제는 트럼프가 소셜미디어를 정적을 비열하게 공격하고 거짓 주장을 되풀이하는 ‘정치적 메가폰’으로 활용한 것이다. 소셜미디어에서 사람들은 긍정적인 소식보다는 부정적이며 자극적인 내용을 더 열심히 퍼날른다. 트럼프는 지지자들이 좋아할 만하고 확인되지 않은 루머 등을 열심히 날랐다. 트럼프는 하루에 보통 자신이 10여개의 트윗을 직접 쓰고, 또 자신의 주장에 동조하는 다른 트윗을 10여개 리트윗한다. 대통령이 직접 쓰는 정보의 무게를 생각하면 하나하나 신중하게 팩트를 체크하고 작성해도 모자랄 텐데 그냥 즉흥적으로 쓴다. 자신의 정적들을 “슬리피 조”(바이든 대통령 당선자), “크레이지 낸시”(펠로시 하원의장) 등 도가 지나친 언사로 아무렇게나 비하하면서 조롱한다. 즉흥적으로 트윗하다 보니 가끔씩 스펠링이 틀려서 웃음거리가 되는 일도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무조건 ‘가짜뉴스’라고 받아친다. 자신과 의견이 충돌하는 부하가 있으면 트위터로 해고 발표를 해서 망신을 주는 것을 즐긴다. 대선에 패배한 이후에도 승복하지 않고 매일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트윗만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미국인을 괴롭히는 상황에서 그가 한 일은 트위터와 골프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가 누구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런 안하무인격의 태도를 지난 4년간 유지했던 것은 언론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바로 연결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조지아주 국무장관과 통화하면서 “소셜미디어가 아니라 트럼프 미디어다”라고 자랑할 정도로 자신의 파워에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즉 실리콘밸리 빅테크 회사들이 만든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트럼프에게 대중을 휘어잡을 전가의 보도를 준 것이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4년 넘게 트럼프를 맹종하고 매일 그의 주장을 소셜미디어로 접하며 온갖 음모론을 사실로 믿게 됐다. 그리고 지난주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은 그 하이라이트였다. 참다못한 전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는 “이제 실리콘밸리 회사들이 트럼프가 이런 괴물 같은 행동을 못 하도록 그를 완전히 플랫폼에서 제거하고 이런 일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트럼프 눈치를 보던 실리콘밸리 회사들의 기조가 바뀌었다. 조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 결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해 상하원을 모두 민주당이 장악하게 되자 재빠르게 태세변환했다. 트위터는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 이후 트럼프 트위터를 12시간 정지시켰다가 아예 영구히 막아 버렸다.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구글과 애플은 극우세력이 이용하는 팔러라는 소셜미디어도 엄격한 콘텐츠 자정 정책을 세우지 않으면 앱스토어에서 내리겠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가 키운 트럼프라는 괴물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나올 수 있다. 이런 플랫폼을 가진 빅테크 회사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선제적으로 커뮤니티를 정화하지 않으면 민주주의에 위협을 가하는 독버섯이 계속 나올 것이다.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을 깊이 고민하고 정책을 만들어야 할 시점이다.
  • [단독] 물 내릴 때마다 6ℓ 지키는 곳 ‘제로’ …양변기 절수 의무 10년째 무용지물

    [단독] 물 내릴 때마다 6ℓ 지키는 곳 ‘제로’ …양변기 절수 의무 10년째 무용지물

    최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3층의 한 화장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인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전문가와 함께 양변기 물을 내리고 몇 ℓ나 사용되는지 측정했다. 환경부가 장담한 대로라면 6ℓ를 넘어서는 안 된다. 2013년부터 양변기 물을 한 번 내릴 때 물 6ℓ(소변은 2ℓ)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수도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결과는 7.7ℓ였다. 국회 내 다른 건물인 본청 101호 앞은 6.8ℓ, 도서관 1층은 심지어 10.3ℓ였다. 양변기 절수설비가 의무화된 지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현장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법을 지켜야 하는 사람도, 관리해야 하는 정부도 법만 만들어 놓고 손을 놓고 있었다. 6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2011년 개정된 수도법 15조에는 절수설비 설치 조항이 규정돼 있다. 2013년 시행된 이 법에는 건물을 지을 땐 무조건 양변기에 절수설비(대변 기준 6ℓ)를 갖추도록 했다. 이를어기면 30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된다. 물 사용이 많은 숙박업·목욕장업·체육시설·공중화장실은 소급 적용한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전국에는 약 5000만대의 양변기가 설치된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이 법이 유명무실하다는 점이다. 한국욕실자재산업협동조합이 지난해 10월 100여곳 화장실의 양변기 물 사용량을 측정했더니 6ℓ 기준을 지키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건물 화장실은 10.7ℓ, 경기 부천 역곡동의 한 건물은 9.6ℓ, 경기 안산의 한 요양병원은 10.2ℓ 등이 측정됐다. 단속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신문은 지난달 주무부처인 환경부에 절수설비 단속 현황을 정보공개청구했지만, “단속은 지방자치단체 소관”이라며 정보 부존재 통지했다. 욕실자재협동조합 관계자는 “건물을 지을 때 원가를 낮추려고 절수등급이 낮은 양변기를 설치하는 데다 대변을 남김없이 내리려 양변기의 물탱크를 조작하다 보니 물 사용 기준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절수설비를 갖춰야만 건축허가가 나오는 만큼, 2013년 이후 지어진 새 건물의 양변기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다만, 물탱크 양을 조절해 물 사용량이 6ℓ를 초과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양변기의 물 사용량을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없도록 법을 개정했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환경부가 관리·감독을 하지 않아 양변기 절수법이 현장에선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양변기 절수등급 표시를 의무적으로 하도록 수도법을 개정해, 시민들도 쉽게 절수 개념을 이해하고 양변기를 구별해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흑인들 “백인 특권의 의회 습격”… 저커버그 “트럼프 페북 계정 무기한 정지”

    흑인들 “백인 특권의 의회 습격”… 저커버그 “트럼프 페북 계정 무기한 정지”

    “당신이 무슨 짓을 해도 괜찮다는 ‘특권’이 있다는 걸 알 때 저런 일을 벌일 수 있다.” 미 프로농구(NBA) 선수 자말 크로퍼드가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인 백인 남성 수천명이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 경찰과 주 방위군 등의 미진한 대응에 비난이 커지고 있다. 시민들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진 인종차별 철폐 움직임인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와 비교하며 참담한 심정을 쏟아냈다. 온라인에서는 이번 난입이 명백한 ‘백인 특권’(White Privilege)이라며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지난해 BLM 시위 때 주 방위군이 의회와 백악관 앞에 줄지어 늘어서서 시위대를 막던 사진과 이번 난입으로 백인들이 의사당 내부에서 난동 부리는 모습을 비교하며 “흑인이라면 진작에 총살당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짓눌려 사망한 데 이어 최근 위스콘신주에서도 어린 세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흑인 남성의 등 뒤에서 총격을 가한 백인 경찰이 불기소된다는 것이 알려지며 시민들의 분노는 더 커졌다. 코미디언 하리 콘다볼루는 “의회를 덮친 반역적인 오늘은 13명이 체포됐다. 조지 플로이드 시위 때는 1만 4000명 이상이 붙잡혔다”며 “백인 특권은 수치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콘다볼루 발언 이후 체포를 포함하면 이날 밤까지 의사당 경내 체포 인원은 52명이다. 시위대의 난동에도 트럼프가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식의 발언을 이어 가자 가수 스티비 원더 등은 대통령의 직무수행 불능과 승계 내용인 미 수정헌법 25조를 언급하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트럼프의 자리를 대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도 이를 ‘비상사태’로 보고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정지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우리는 그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에 부과한 정지를 무기한 늘린다. 평화적 정권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최소 2주간”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하는 20일 끝난다. 트위터는 ‘폭력 위험성’을 이유로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리트윗하거나 ‘좋아요’를 표시하는 등의 활동을 중단했고, 개인 계정을 12시간 동안 차단한다고 밝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의회를 전쟁터로”…트럼프 지지 시위대 의사당 난입 타임라인(종합)

    “의회를 전쟁터로”…트럼프 지지 시위대 의사당 난입 타임라인(종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사당에 난입해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의회를 전쟁터로 만들었다. 이날 의회에서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렸다. 회의를 위해 모인 의원들은 피신하거나 달아났고 시위대는 보안을 위해 투입된 경찰과 물리적으로 충돌해 사상자까지 냈다. 미국 의회가 이런 공격을 받은 것은 미국과 영국이 전쟁하던 1814년 영국군이 의사당을 점령해 불태운 이후 206년 만이다. AFP, AP통신 등은 상황 전개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선동해 갈등이 폭력으로까지 악화했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의사당으로 가자” 선동…“펜스가 해내야”펜스 “권한이 나에게 있지 않다” 공개 거부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근처 엘립스 공원에서 이날 오전 11시쯤 열린 연설에서 시위대에 대선 결과에 대해 “절대 승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당연직 상원의장으로서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하면서 대선결과 인증을 차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스가 우리를 위해 일을 해내야 할 것”이라며 “못해낸다면 우리나라에 몹시 나쁜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위대가 의사당으로 향하는 ‘구국의 행진’ 과정에 자신도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은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을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그는 “헌법의 제약 때문에 어느 선거인단의 표를 집계하고 어느 선거인단의 표는 집계하지 않을지 결정할 일방적 권한이 나에게 있지 않다”고 했다. 펜스 부통령이 인증을 막을 권한이 없다는 것은 헌법학자들의 지배적 견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펜스 부통령이 보여준 충성심에 기대어 그가 이번에 무리수를 둬주기를 압박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시위대 의사당 난입해 “트럼프가 이겼다”의원들 의자 밑 피신 ‘혼비백산’ 펜스 부통령이 오후 1시 합동회의를 개시한 직후까지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근처에서 연설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미처 끝나기 전에 자리를 떠 의사당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의사당 안에서는 먼저 애리조나주 선거인단 투표에 대한 이의제기 때문에 토론이 진행됐다. 그때부터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친트럼프 시위대가 의사당 밖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의회 사무실 건물에서 인력이 대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조금 뒤 시위대 일부는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리는 의사당에 쳐들어가기 시작했다. 트럼프 깃발을 소지한 시위대는 “트럼프가 대선 이겼다”, “의원들 어디 있어?”라는 말을 하며 위협적인 행보를 지속했다. 의회 보안을 맡은 경찰은 회의장 문 앞에서 권총을 꺼내 들고 시위대가 침입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겁을 먹은 의원들은 의자 밑으로 피신했다. 시위대는 회의장 창문을 부수었다. 일부는 숨어서 기도문을 암송했다. 워싱턴DC 시장은 사태가 급속도로 악화하는 것을 막으려고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4명의 사망자…트럼프 뒤늦게 “평화롭게” 주문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폭도가 돼버린 시위대에게 “평화롭게 있으라”고 트위터로 주문했다. 몇분 뒤에 의사당 내부에서 여성 한명이 총에 맞았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그 여성은 몇시간 뒤에 사망했다. 이후 워싱턴CD 당국은 기자회견을 통해 총에 맞은 이 여성 외에 3명이 추가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날 폭력 사태로 무려 4명의 사망자까지 나왔다. 펜스 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당장 폭력을 그만두라”고 시위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국 의원들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정상들도 의회가 유린되고 있다는 소식에 경악하며 사태를 주시했다. 바이든, ‘내란’ 규정…“미국의 모습 아냐”트럼프, 난동 부린 시위대에 “사랑해요” 트윗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강하게 규탄하지 않자 바이든 당선인이 방송에 등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을 정상적인 시위가 아닌 ‘내란’으로 규정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전국 방송에 나와 의사당 점령을 해제하라고 요구할 것으로 촉구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의 명예 실추를 우려한 듯 “이것은 진짜 미국의 모습을 반영하는 게 아니다”고 울분을 토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의원들이 대피한 지 90분 정도가 흐른 뒤 트위터에 영상을 올려 시위대에 “귀가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선거를 계속 주장했으며 난동을 부린 시위대에 “사랑한다”며 두둔까지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의 고통을 나는 안다. 우리에게는 도둑맞은 선거가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이제 귀가해야 한다. 평화, 법과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시위대를 옹호하고 폭력 사태를 묵인하는 메시지를 내놓자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대선 사기 논란을 촉발한다면서 규정 위반으로 메시지를 삭제했다. 트위터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12시간 동안 잠정 정지시켰다. 또 규정 위반이 계속될 경우 계정을 영구 정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페이스북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집으로 가라”고 말하면서도 이들에게 동조하는 어조가 담긴 동영상을 삭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24시간 동안 정지한다고 밝혔다. 난동 4시간 만에 진압…낸시 하원의장 “수치스럽다” 시위진압 장비로 무장한 경찰은 주방위군의 지원을 받아 의사당에 투입됐다. 진압대원들은 최루가스를 더 많이 뿌리는 방식으로 시위대를 몰아냈다. 워싱턴DC에는 오후 6시부터 야간 통금령이 내려졌으나 시위대 수천명이 여전히 의사당 근처에 남아있었다. 미국 의회 보안당국은 의사당이 습격을 받은 지 4시간 정도 만에 안전한 상태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상·하원 의원들은 폭력에 굴복할 수 없다며 대선결과 인증을 위한 합동회의를 재개했다. 낸시 펠로시(민주) 하원의장은 “수치스럽다”며 “그 때문에 선거결과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우리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대선결과 인증에 반대하던 공화당 의원들 가운데 일부는 이번 폭력사태를 계기로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다. 당국 부실 대응 논란…시위 알고도 “최소한의 인력 배치” 국회의사당이 시위대에 속수무책으로 뚫리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당국의 부실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미 예고된 시위인데도 당국이 시위대 규모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채 소수 인력만 배치한 것이 결정적 패착이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방정부 당국자들은 이날 시위에 앞서 “비교적 소규모이자 최소한의 현장 배치”를 계획했다고 복수의 법 집행 당국자들이 말했다. 이는 지난해 곳곳에서 불거진 충돌 사태 여파를 감안해 이날 시위 현장에서 자칫 긴장이 불거지는 상황을 차단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수천명이 이날 의사당으로 몰려들었고, 이중 일부는 손쉽게 바리케이드를 뚫고 의사당에 난입하면서 당국의 이같은 대비책은 실패로 돌아갔다고 WSJ는 지적했다. 연방수사국(FBI) 출신인 한 인사는 “의회 경비대가 시위대 규모 자체에 대비하지 못했다”면서 “시위대에 바리케이드가 뚫린 뒤에는 인원이 수적으로 열세에 몰려 제때 대응할 수 없었다”고 분석했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트럼프, 지지 시위대에 “이날을 기억하라”…트위터·페북, 계정 정지(종합)

    트럼프, 지지 시위대에 “이날을 기억하라”…트위터·페북, 계정 정지(종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 난입 사태를 일으킨 시위대를 향해 “위대한 애국자”라며 “이날을 영원히 기억하라”고 옹호했다. 그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러 차례 이들을 옹호하고 ‘대선 부정’을 주장하자 트위터와 페이스북, 스냅챗은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일시 정지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시위대에 전하는 메시지를 올려 “사랑과 평화를 가지고 귀가하라, 이날을 영원히 기억하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시위대를 “오랫동안 몹시도 부당하게 대우받아 온 위대한 애국자들”로 지칭하면서 “성스러운 (나의 대선) 압승이 인정사정없이 악랄하게 사라졌을 때 이런 일과 사건들이 일어난 것”이라며 대선 불복 주장을 거두지 않았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폭력적인 의사당 점거를 정당화하려는 것처럼 보였다”라고 지적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의 폭력 사태를 공공연하게 용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위대 귀가 당부 영상서도 대선 불복 고수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별도의 영상 메시지에서 ‘대선 사기’ 주장을 고수했다. 그는 시위대의 의회 난입 사태를 대통령이 해결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요구가 빗발치자 사태 발생 2시간 만에 트위터에 영상 메시지를 게재했다. 그는 시위대를 향해 “여러분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평화를 가져야 하고,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며 해산을 당부하면서도 시위대의 대선 무효 주장을 옹호했다. 그는 지지자들을 향해 “매우 특별하다”면서 “나는 여러분의 고통과 상처를 알고 있다. 우리에게는 도둑맞은 선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트위터, 트럼프 계정 ‘사상 초유’ 12시간 정지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시위대를 옹호하고 폭력 사태를 묵인하는 메시지를 내놓자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대선 사기 논란을 촉발한다면서 규정 위반으로 메시지를 삭제했다. 트위터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12시간 동안 잠정 정지시켰다. 또 규정 위반이 계속될 경우 계정을 영구 정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P는 지금까지 대통령을 겨냥해 트위터가 취해온 조치 중 가장 가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위터는 이날 이에 앞서 “폭력의 위험성”을 이유로 들어 문제가 있다고 표시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이들의 트윗을 리트윗하거나 ‘좋아요’를 표시하는 등의 활동을 제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해야만 할 일을 할 용기가 없다’고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는 ‘좋아요’를 누를 수 없게 됐다. 트위터는 이런 제한 조치가 “워싱턴에서 진행 중인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활동의 한 갈래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도 트럼프 계정 24시간 정지페이스북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집으로 가라”고 말하면서도 이들에게 동조하는 어조가 담긴 동영상을 삭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24시간 동안 정지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가이 로젠 부사장은 이날 트위터에 의사당 난입을 가리켜 “비상상황”이라고 지칭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영상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폭력을 줄이기보다 부채질한다고 판단해 삭제했다”고 밝혔다.페이스북은 앞서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 “오늘 국회의사당의 폭력 시위는 수치”라며 “우리 플랫폼에서 폭력 선동이나 폭력에 대한 호소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전국 특정 장소에 무기를 들고 갈 것을 촉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날 의사당 난입 사건을 지지하는 콘텐츠를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폭력 선동 관련 규정에는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예외 규정이 없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동영상 공유기업 스냅챗의 모기업인 스냅도 트럼프 대통령의 스냅챗 계정을 잠정 정지했다. 장녀 이방카도 시위대에 ‘애국자’ 지칭했다 삭제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 보좌관도 트위터에 시위대를 “미국의 애국자들”로 지칭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빚어지자 트윗을 스스로 삭제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엘립스 공원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 참석해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겼다. 압승이었다. 우리는 도둑질을 멈추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국회 의사당으로 난입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확정하는 상·하원 합동회의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단독]양변기 물 내릴때 6리터 제한 의무요?…무의미한 양변기 절수법

    [단독]양변기 물 내릴때 6리터 제한 의무요?…무의미한 양변기 절수법

    양변기 대변 내릴 때 6리터 지켜야이를 어길 시 과태료 300만원 부과국회 화장실조차 지키는 곳 없어절수법 도입 10년 됐지만, 유명무실환경부 감독도 부실…과태료 실적도 없어송옥주 의원실, 절수등급 의무표시 개정지난해 11월 1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3층의 한 화장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인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전문가와 함께 양변기 물을 내리고 몇 리터나 사용되는지 측정했다. 환경부가 장담한 대로라면 6리터를 넘어서는 안 됐다. 2013년부터 양변기 물을 한 번 내릴 때 6리터(소변은 2리터) 초과해 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수도법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앞서 송옥주 의원실은 환경부에 양변기 절수설비 의무 조항이 현장에선 지켜지지 않는다고 지적하자, 환경부는 증거를 가져오라고 한 상황이었다. 결과는 7.7리터였고, 국회 내 다른 건물인 본청 101호 앞은 6.8리터, 도서관 1층은 10.3리터였다. 양변기 절수설비가 의무화가 된 지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현장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물 이용이 많은 공중화장실 등은 기존 양변기도 소급적용해 절수설비를 갖춰야 함에도 지키는 곳은 거의 없었다. 법을 지켜야 하는 사람도, 관리해야 하는 정부도 법만 만들어 놓고 손을 놓고 있었다. 7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2011년 개정된 수도법 15조에는 절수설비 설치 조항이 규정돼 있다. 2013년 시행된 이 법에는 건물을 지을 땐 무조건 양변기에 절수설비(대변 기준 6리터)를 갖추도록 했다. 이를 어기면 30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된다. 숙박업·목욕장업·체육시설·공중화장실은 소급적용한다. 물 이용이 많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전국에는 약 5000만대의 양변기가 설치된 것으로 추산된다. 양변기 6리터 절수법, 지키는 곳 거의 없어…환경부 단속도 나몰라라 문제는 이 법이 유명무실하다는 것이다. 한국욕실자재산업협동조합이 지난해 10월 무작위로 양변기 물 사용량을 측정했더니 6리터 기준을 지키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건물 화장실은 10.7리터, 경기 부천 역곡동의 한 건물은 9.6리터, 경기 안산의 한 요양병원은 10.2리터,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 건물의 화장실은 10리터가 측정됐다. 단속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신문은 앞서 주무부처인 환경부에 절수설비 단속 현황을 정보공개청구했지만, 환경부는 “단속은 지방자치단체 소관”이라며 정보 부존재 통지를 했다. 욕실자재협동조합 관계자는 “양변기 절수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는 건 무관심 때문”이라면서 “대변을 깨끗하게 내리려고 양변기의 물탱크를 조작하다 보니 물 사용 기준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절수설비를 갖춰야만 건축허가가 나오기 때문에 2013년 이후 새 건물에 설치된 양변기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다만, 사람이 인위적으로 물탱크 양을 조절해 물 사용량이 6리터를 초과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양변기의 물 사용량을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없도록 법을 개정했다”고 말했다. 송옥주 위원장은 “양변기 절수법이 있어도 환경부가 관리·감독을 하지 않아 현장에선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현행 양변기에 임의로 표시하게 돼 있는 절수등급을 의무적으로 표시 하도록 수도법을 개정해, 일반 시민들도 육안으로 쉽게 절수 양변기를 구별해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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