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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감사청구제 신설 재고를

    국회 정치개혁특별소위원회가 지난 12일의 국회관계법 개정소위에서 국회가 국정의 특정사안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사실상 ‘명령’할 수 있는 제도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국회법에 본회의 또는 위원회가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하면 감사원은 청구된 사안에 대해 감사를 시행하여야 하고 그 결과를 3개월 안에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조항을 삽입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헌법적으로나 정책론적으로나 비판의 여지가 많다. 첫째,국회의 감사청구제는 감사원이 대통령 직속으로 된 현행 헌법체제하에서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헌법상 행정권의 일부로 수권된 감사권한을 국회가 하위규범인 법률에 근거해 명령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의회주의의 원칙에 따를 때 국회가 감사청구권을 보유하는 것까지는 권력분립원칙의 위반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그러나 감사원에 심사대상 및 시기선정의 자율권을 보장하지 않는 감사청구제도는 감사‘명령’제도인 것이다.우리와 달리 의회에 감사기관을 둔 영국에서도 심사대상과 시기의 선정은 감사기관의 자율에 맡김으로써 감사기관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둘째,감사원의 감사권은 재정통제를 목적으로 하는 회계검사에 그치지 않고,행정기관과 공무원의 비위적발까지 포함하는 직무감찰기능까지 가지고 있다.그런데 국회가 감사청구제를 통해 회계검사기능은 물론 사정작용(司正作用)의 본질을 가진 비위규찰적 직무감찰까지 감사원에 ‘명령’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권력분립의 원칙에 저촉될 위험성이 충분하다. 셋째,감사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강제하는 이번 국회법 개정안은 감사권의 직무상 독립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다.행정부의 재정집행 작용에 대한 통제의 기능을 가진 회계검사권을 관장하는 최고 감사기관은 헌법상 혹은 법률상 독립성을 확보하게 하는 것이 입헌민주국가의 일반적인 원칙이다.예산편성권은 행정부에 두면서 예산의 심의 및 확정권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부여하는 한편 예산안에 따른 집행의 적절성과 합법성을 심사하는 회계검사권은 국회나 행정부로부터 독립한 기관이 자율적으로 직무를 수행토록 하는 것이재정민주주의 원칙상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부합한다. 마지막으로 설령 감사청구제도가 헌법원칙에 어긋나지 아니한다고 하더라도 밀실에서 예산심의를 주저하지 않고,지역구나 이익집단의 압력에 의해 예산집행에 대한 통제권을 오·남용하기를 마다않는 국회에 감사 ‘명령’권을 부여하는 것은 잘못이다.감사의 사각지대를 오히려 확대,국정통제를 통한 민주주의의 실현에 역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치개혁의 산적한 현안 가운데 국민대표기관의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는데 시급한 선거개혁이나 정치자금 관련법의 개혁은 뒤로 미뤄두고 국회가 국정통제권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최고감사기관을 자신들의 하부기관으로 삼으려는 일에 발벗고 나선데 대해 국민의 지지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회가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감사행정의 구현을 통해 이 나라의 민주주의의 실현에 기여하고자 한다면 감사원을 수족화하려는 노력보다는 감사원의 독립성을 더욱 확고하게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현행 감사제도에서 정작 필요한 것은 대통령이 인사권 등을 통해 사실상 감사원의 직무상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봉쇄하고 감사원의 조직·인사·예산편성상의 독립성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감사원법을 개정하는 것이다. 김종철 한양대 법과대교수
  • 국회, 개혁입법 끝내 외면

    국회는 14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선거법개정안 등 정치개혁법안과 대통령 친·인척 감찰기구 설치 등이 포함된 부패방지법개정안을 처리하려 했으나,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이견으로 법안을 상정조차 하지 못함으로써 개혁 법안의 연내 입법이 사실상 무산됐다. 양당 총무는 다음 주초 본회의를 다시 여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으나 극적인 합의가 없는 한 개혁 법안의 대선전 입법은 어려울 전망이다. 국회는 그러나 경제자유구역 안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조세감면 혜택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경제자유구역법안 재수정안을 가결했다.이와 함께 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병역법·군인사법 개정안 등 4개 법안을 통과시켰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본회의에 앞서 정치개혁특위를 열어 국회법·인사청문회법·국정감사법·정당법·선거법 등을 일괄 처리하려 했으나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등이 걸림돌로 작용,회의 자체가 열리지 못했다.민주당은 정당연설회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의 우선 개정을 요구하며 국회법,인사청문회법 등 다른 법개정안 처리를 거부한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거법 등의 처리는 미룬 채 이미 합의된 인사청문회법 등의 우선 입법을 주장해 끝내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아울러 법사위도 이날 전체회의에서 부패방지법개정안을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한나라당 단독으로 처리했으나,본회의에는 상정하지 않았다. 이날 경제특구법이 입법됨에 따라 내년 7월부터 경제자유구역에선 입주 외국기업에 대해 조세감면과 규제완화 혜택이 부여되며,특구 지역으론 부산·인천·광양시가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의문사특별법의 개정에 따라 의문사진상규명위의 조사활동 시한이 최장 1년 연장되었고,진상규명위에 전화통화내역을 포함한 자료제출 요구권을 부여,권한이 강화됐다. 한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이날 한나라당사 앞에서 경제특구법안 반대 집회를 갖고 “경제특구법안은 기업 이윤을 위해 노동자의 기본권 등을 침해할 수 있는 위헌적 악법”이라면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는 한편 “법 통과를 주도한 정당 대선후보의 낙선운동을벌이겠다.”고 밝혔다. 김경운 윤창수기자 kkwoon@
  • 정개특위회의 못열어/ 정치개혁법 개정 결국 무산될듯

    선거법·정치자금법 등 정치개혁법안이 정당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입법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이들 법안이 당장 이번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회가 ‘밥그릇 싸움’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13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선거법·정치자금법 및 정당법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한나라당과 민주당간 대립으로 개의조차 하지 못했다.국회는 14일 본회의를 열어 이날 정개특위에서 통과된 법안 등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정개특위가 파행을 겪음에 따라 양당간 합의한 국회관계법과 인사청문회법은 물론 개혁법안들의 입법이 불투명해졌다. 이날 한나라당은 정개특위 회의를 앞두고 전날 국회법 소위에서 합의된 국회법·인사청문회법 등을 이번에 먼저 처리하고 선거법·정치자금법은 추후 논의하자고 주장했다.그러나 민주당은 선관위가 제출한 선거법·정치자금법개정안을 먼저 심의한 뒤 이들 법안을 국회관계법과 일괄처리하자고 맞섰다. 이에 따라 선거공영제 전면도입과 미디어 및 정책토론 중심의 선거운동을 위한 정당연설회 폐지와 TV토론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선거법과 100만원 이상 정치자금의 수표사용 의무화와 정치자금 수입·지출의 단일계좌 사용 등 정치자금 투명화를 위한 정치자금법의 연내 개정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또 정개특위가 무산됨으로써 국회법·인사청문회법의 처리도 어려워졌다. 선거법 소위 한나라당 간사인 허태열(許泰烈) 의원은 “대선이 얼마 남지않은 상황에서 선거법을 고치는 것은 한계가 있고 정치자금법도 조직과 자금을 흔드는 것이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개정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면서 “국회법 등 합의된 것부터 처리한 뒤 다시 논의하자.”고 주장했다.허 의원은 또 “선거법 개정안 가운데 TV토론 확대는 반대하지만 정당연설을 100회 이상 축소하는 방안을 내놨다.”면서 “우리도 양보한 만큼 민주당도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선거법 소위 민주당 간사인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정개특위를 정기국회 회기 이후까지 연 취지는 선거법·정치자금법 등 개혁법안을 처리,이번 대선부터반영시키려는 것”이라면서 “국회법만 처리하고 다른 법안은 무시하는 한나라당의 태도는 이번 대선때 조직·동원선거를 하겠다는 의미와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그는 또 “한나라당이 정당연설을 100회 정도 줄여 240여회를 하자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축소 효과가 없기 때문에 전면폐지를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경 오석영기자 chaplin7@
  • 국회 ‘감사청구권’ 논란

    국회가 감사원에 대한 ‘감사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국회법 개정을 추진중인 가운데 감사원과 각계 전문가들이 감사원이 ‘외풍(外風)’에 시달릴 수 있다며 반발,논란이 일고 있다. ◆감사원 입장 감사원은 13일 ‘감사청구 관련 국회법 개정에 대한 감사원의 견해’라는 자료를 통해 “헌법상 독립기관인 감사원의 독립성을 침해하고,권력분립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감사원은 이어 “국회가 감사원에 감사를 요구하면 감사원은 이에 응해야하며,그 결과를 3개월안에 반드시 보고하도록 할 경우 직무상 독립기관인 감사원의 독립성이 침해된다.”면서 “이같은 감사요구권은 최고 감사기구를 대통령 소속으로 하고 있는 외국에서도 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전문가 견해 각계 전문가들은 감사원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한양대 법학과 김종철 교수는 “정치적 이해집단인 국회가 당리당략에 의해 감사 청구를 남용할 경우 감사원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면서 “국회의 감사청구권과 함께 현재 논의중인 감사원의 국회 이관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오히려 감사원의 독립기관체제를 강화할 수 있도록 헌법적인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행정연구원 최유성 규제개혁센터소장은 “국회가 행정부에 대한 견제강화를 위해 ‘감사청구권’을 행사하려는 것은 논리적인 근거가 부족하고 감사원이 정치적 외풍에 따라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인 ‘함께하는 시민행동’ 하승창 사무처장은 “국회가 정치개혁의 핵심인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개정은 외면하고 감사청구권 신설 등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정족수 미달 어물쩍 넘기더니 이번엔 ‘대리투표’ ‘말썽 국회’

    국회는 12일 오전 본회의를 열고 지난 7일과 8일 의결정족수가 미달된 상태에서 의결,무효 논란을 불러온 산림조합법 개정안 등 47개 법안을 헌정 사상 처음으로 재의결했으나 일부의 대리투표 현상이 나타나 또다시 비판을 받고 있다. 국회는 과거 형식적인 만장일치나 기립 표결 방식을 지양하고 전자투표 방식을 전면 도입해 의원 출·결석 자동점검,표결실명제 실시와 함께 날치기통과 방지 등 국회운영 개선에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은 전자투표 방식의 도입 취지를 망각한 채 부재 중인 동료의원의 부탁을 받고 대리투표를 하는 등 다시 파행 상황을 연출했다. 2명의 의원은 대리투표 사실이 확인됐고,2명 정도도 대리투표 의혹을 받고있다.특히 대리투표를 하다가 국회 사무처 직원으로부터 주의를 받는 경우도 목격됐다.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은 법안 처리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 의장이 이의를 물어 만장일치로 안건을 처리하던 관행을 버리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가능한 한 모든 안건을국회법에 따라 전자투표로 처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는 전체의원 272명 가운데 최대 187명까지 자리를 지켜 정족수 137명을 무난히 넘겼다. 김경운기자 kkwoon@
  • [사설] 예외 없는 법안 표결 실명제를

    국회 본회의는 어제 지난 7,8일 의결 정족수가 미달된 상태에서 통과돼 무효 논란이 일었던 산림조합법 개정안 등 47개 법안을 헌정 사상 처음으로 재의결했다.이날 표결은 그동안 의장이 이의(異議) 유무만 물어 법안을 통과시키던 관행을 깨고, 의원들의 개별 법안에 대한 찬·반 의사가 기록되는 전자투표 방식으로 처리됐다.과거에도 정족수 부족에 따른 무효 법안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나,이번에 절차적 하자를 바로잡은 것은 구시대적 국회 운영 방식의 청산과 정치개혁 차원에서 볼 때 높이 평가할 만한 일이다. 우리는 차제에 모든 법안의 표결을 개별 헌법기관인 각 의원의 실명제로 예외없이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전자투표 방식은 의원별 찬·반 내용이 공개되는 일종의 기록표결제로,국회법 제112조 1항은 전자투표에 의한 기록표결을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다.‘이의 유무’를 물어 처리하는 방법은 의장의 권한 사항으로 일종의 예외 규정에 불과한 것인데 이것이 관행화한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이번 재의결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이 불출석한의원들을 대신해 의석의 단추를 누르는 행동을 보인 것은 전자투표가 지닌 기록표결의 의의를 망각한 것으로 참으로 개탄스럽다.다시는 이런 행태가 되풀이돼서는 안 될 것이다. 그동안 의원들은 표결의 익명성 뒤에 숨어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는 법안에 사실상 책임을 지지 않았다.이처럼 모호한 법안 처리의 관행은 의원들로 하여금 말과 행동을 다르게 할 뿐 아니라, 정치적 소신도 없이 여기저기 떠다니는 ‘철새’로 전락시키는 요인의 하나로 작용했다. 적어도 각종 입법안에 관한 국회의원들의 찬·반 의사는 기록으로 유지,공개돼야 한다.각 의원이 차기 선거에 나설 때는 자신의 임기 동안에 취해온 입법 태도 리스트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는 선진민주주의 의원상을 지금부터 정립해 나가야 한다.이러한 법안 표결 실명제는 의원들을 ‘당론 거수기’에서 벗어나게 함으로써 국회가 실질적인 정치의 중심 무대로 기능을 수행토록 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
  • 대통령 취임전 총리인사청문회

    국회 정치개혁특위 산하 국회법 소위원회는 앞으로 대통령 당선자가 새정부 초기 국무총리에 대해 미리 국회에 인사청문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국회법을 개정키로 12일 합의했다.이같은 안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확정되면,12월 19일 대선에서 뽑힌 대통령 당선자는 내년 2월25일 정식 임기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신임 총리를 지명,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침으로써 임기초반 총리 공백에 따른 국정 혼란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소위에선 또 감사원에 대한 국회의 감사청구권을 신설키로 합의,본회의나 상임위원회 의결로 특정 사안에 대한 감사원에 감사를 요구할 수 있고,감사원은 국회의 감사요구로부터 3개월 내에 감사결과를 보고토록 했다. 소위는 이와 함께 상임위와 본회의 속기록 삭제를 금지하고,국회의원 의안발의 최소 요건을 현행 20인 이상에서 10인 이상으로 완화하는 한편 인사청문회 대상 포함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던 금감위원장의 경우 제외키로 합의했다. 선거법 소위는 선거공영제 강화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을 논의했으나,정당연설회 폐지와 TV토론 확대 여부 등 핵심 항목에 대한 한나라당과 민주당간 이견으로 논란을 벌였다.양당은 13일 총무단과 정개특위 간사단 연석회의를 열어 최종 조율을 시도할 계획이나 입장 차이를 좁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대선전 선거법개정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한편 정당관계법 소위에서는 정치자금 투명성 제고 방안을 논의했으나 100만원 이상 정치자금의 수표사용 의무화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하지 못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법안 재처리 파장/ 적법성보다 관행 좇다 위법 오명 국회 여론에 밀린 ‘뒷수습’

    국회가 스스로 저지른 위법행위를 시정하라는 여론의 압력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의결정족수(137명)에 미달된 상태에서 본회의를 통과한 일부 안건을 무효화하고,법안처리 행위를 다시 하겠다는 것이다.이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로,입법기관인 국회로서는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시민단체 등 여론의 비판에도 아랑곳 없던 국회의 태도는 원내 제1당으로서 비판의 중심에 놓이게 될 것을 우려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가 재처리 방침을 정함에 따라 돌연 바뀌었다.이 후보는 지난 10일 저녁 “의결정족수 미달로 법안이 처리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시정을 총무단에 지시했다. 한나라당 출신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이 이를 받아 11일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열어 재처리 방침을 공식 표명했다. 박 의장은 만장일치 제도 폐지를 위한 국회법개정이 이뤄지기 전인 12일 재의결하는 안건부터 전자투표를 전면 도입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전자투표 전환은 날치기를 절대 않겠다는 역대 의장의 의지와도 맞아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박 의장은 “의사국에서 정족수 미달법안을 점검하고 있으며 산림조합법 개정안 등 대략 45개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파악된 것은 7일 10여건,8일 35건”이라고 말했다.안건 심의시마다 본회의장내 의원수를 세지는 않았으나 당시 분위기와 녹화테이프 등 여러 자료를 비교해서 산출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회 안팎에서는 이번 결정에 대해 “과거의 관행타파를 위한 결단”이라는 긍정론과 함께 “국회의장이 지나치게 여론에 민감하다.”는 지적도 일부 제기된다.과거 정족수 미달상황에서 ‘관례’라는 이유로 통과된 다른 법안의 유효성 논란도 예상된다. 박 의장은 “재의결시 이중처리에 따른 법적 문제는 없느냐.”는 질문에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자는 취지로 이해해 달라.법적 하자는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에게도 전화로 동의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김상연기자 carlos@
  • ‘정족수 논란 법안’ 재처리, 국회 사상처음…오늘 정보보호법등 47건 상정

    국회는 12일 오전 본회의를 열어 지난 7일과 8일 이틀간 처리된 법안 가운데 의결정족수 부족 논란이 일고 있는 정보보호법개정안 등 47건 가량의 법안을 재처리한다.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은 11일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본회의장내는 물론이고 휴게실이나 복도,상임위 소위 등을 위해 본회의장을 잠시 떠난 의원들도 출석으로 인정한 것이 관행이었으나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재의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가 의결정족수 미달을 이유로 본회의에서 기왕 처리한 법안을 재처리하는 일은 의정사상 처음이다. 박 의장은 “앞으로는 의장이 이의여부를 물어 만장일치로 안건을 처리하는 방식을 폐지하고 모든 사안을 전자투표에 의해 처리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오늘 오전 이의여부를 물어 처리할 수 있는 국회법 112조 3항의 삭제를 정개특위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이 언급한 대로 전자투표가 시행되면 앞으로 쟁점 법안 처리와 관련한 의원들의 찬반 소신이 드러나는 실명제 효과가 나타나고,날치기 처리도 어려워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장은 이날 양당 대표와 총무,김태식(金台植)·조부영(趙富英) 부의장에게 이러한 방침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장은 특히 “지난 이틀간 본회의 안건심의 논란과 관련해 국회운영을 책임지는 국회의장으로서 진심으로 죄송하며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전날 밤 이규택(李揆澤)총무에게 전화를 걸어 “의결정족수가 미달된 상태에서 법안이 통과된 것은 유감”이라며 “당연히 다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경실련도 이날 국회가 지난 8일 본회의에서 의결정족수가 미달된 상태에서 발명진흥법 등 법안을 처리한 것과 관련,성명을 내고 재의결할 것을 촉구했다. 김상연 오석영기자 carlos@
  • 부패방지법·인권위법등 개혁법안 정치권, 회기내 처리 움직임

    물 건너 간 듯 보였던 정치개혁 법안들이 이번 정기국회 회기내에 처리될 가능성이 엿보인다.정치권이 이 법안들에 대한 처리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특히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가 7일 “부패방지법,인권위법,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국회법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우리 당이 주도적으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면서 “시민단체가 요구한 정치개혁안 가운데 공직자윤리법,자금세탁법,정치자금법,선거법,검찰청법,형사소송법 등도 계속 성실하게 협의해 달라.”고 당직자들에게 주문했다. 이 후보가 이러한 법안 처리에 무게를 둔 것은 개혁적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주려는 뜻이 담겨있는 듯 하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도 “이 후보가 부패방지법 등의 회기내 처리 방침을 밝힌 것은 잘한 일”이라고 호응,오는 14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들이 통과될 여지는 생긴 셈이다. 그러나 이들의 언급으로 낙관적인 생각을 갖기에는 이른 것 같다.양당은 이날 ‘좋은 일’을 놓고도 “선거관계법 개정에는 의지가 없다.(민주당)”“민주당이또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한나라당)”는 등 말싸움을 벌였다. 더욱이 민주당의 분란은 의원들을 국회에 집중시키기 어렵게 하고 있다.민주당은 정치개혁특위 위원들도 선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법안에 대한 각 당의 시각차가 적지 않아 이를 조정할 물리적인 시간도 충분치 않아 보인다.전면적 선거공영제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한 선거법이 대표적이다.청문회법 대상에 한나라당이 제시한 국정원장,검찰총장,경찰청장,국세청장 등 ‘빅4’외에 대선후보별로 감사원장,공정거래위원장,금융감독위원장 등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지운기자
  • 의문사위 활동 1년 연장, 국회법사위 잠정합의

    활동이 종료된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활동기간이 최장 1년 연장되고,위원회에는 관련 기관에 대한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법사위는 7일 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을 심의,미해결된 의문사 30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위원회의 활동연장과 권한강화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같이 잠정 합의했다고 법안심사소위 위원들이 밝혔다. 소위는 위원회 활동을 6개월 연장하되 필요시 대통령에게 건의해 3개월씩 2차례까지 활동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위원회가 진상규명 활동과 관련,관련 기관에 대해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 소명토록 법을 개정키로 했다. 그러나 소위는 위원회에 ▲위증에 대한 처벌권 ▲금융거래내역 조회권 ▲통화내역 조회권 ▲동행명령 거부자에 대한 강제구인권 ▲관련 기관 압수수사권 등을 부여하는 방안은 진상규명과 직접 관련이 없거나 수사권에 해당된다며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이어 소위는 부패방지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부패방지법 개정안도 논의했으나,의견이 엇갈려 절충에 실패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MBC와 갈등 6개월만에 화해, 李 100분토론 출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가 7일 MBC 100분 토론에 나왔다.이에따라 한나라당과 MBC의 불편한 관계는 ‘겉으로는’ 일단락된 셈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5월5일 방영된 ‘MBC 스페셜’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후보의 지원모임인 ‘노사모’를 띄우는 등 대표적인 편파보도라고 지적하고,언론중재위에 제소했다.MBC가 사과표명을 하지 않자,MBC가 주최하는 각종토론에 소속 의원들이 불참하기로 했었다.이 후보의 100분 토론 참석을 계기로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출연이 6개월만에 재개된 것이다. 언론인 출신으로 국회 문화관광위 간사인 고흥길(高興吉) 의원과 양휘부(梁輝夫) 공보특보 등 이회창 후보의 측근인사들이 지난달 말 MBC의 K모 임원등을 만나 화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토론에 참석하지 않을 수도 없고,MBC로서도 이회창 후보가 토론에 출연하지 않을 경우 토론회 의미가 반감되는 때문이다. MBC는 공정한 입장에서 대선 보도를 하겠다는 원칙을 전달했고,한나라당은 ‘보도지침’이라는 비판을 받은 언론문건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사과했다고 한다. 한편 한나라당은 MBC를 국정감사 대상에 포함시킨 감사원법 개정안을 국회법사위에 상정치 않기로 결정했다.‘MBC국감 포함’ 추진 방침을 사실상 철회한 것도 일종의 화해 움직임으로 이해된다. 오석영기자 palbati@
  • 국회 “마음은 票밭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열린 정기국회에서 법안의 졸속심의 현상이 너무 심하다.정족수 미달로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 통과가 연기되는 일까지 빚어지고있다.또 예산결산특위 계수조정소위는 기금을 포함하면 300조원이 넘는 새해 예산을 단 나흘간 심의함으로써 예산겉핥기에 대한 비난도 고조되고 있다.각 정당들이 국회법개정 등 제도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는 7일 본회의를 열고 소득세법 개정안을 비롯한 45개 법안을 무더기로 통과시켰다.하지만 본회의가 열린 지 2시간이 지난 오후 4시30분쯤 사회를 본 김태식(金台植) 부의장은 “정족수 미달로 산회를 선포한다.”고 선언해,당초 통과예정이었던 고용보험법 개정안 등 19개 법안 통과는 8일로 미뤄졌다.법사위는 전날 63건을 통과시킨데 이어 이날도 30여건을 처리했다. 국회의원들이 대선에만 관심이 있을 뿐 민생법안 등에 별로 관심도 없다가 회기 막판 제대로 심의도 않은 채 법안을 통과시키고 있는 것이다.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한나라당 간사인 김영춘(金榮春)의원은 “정족수가부족해상임위가 제대로 열리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예산안 심의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다.특히 올해부터는 예산보다 규모가 큰 각종 기금에 대해서도 심의하기로 했지만,예결위 계수조정소위의 심의기간은 오히려 예년보다 짧았다. 내년 기금의 규모는 160조원으로 특별회계를 포함한 새해 예산안 156조원보다도 많다.하지만 계수조정소위는 기금과 예산 등 316조원에 대한 심의를 나흘만에 마쳤으니 제대로 심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기대하는 게 무리다.올해에도 계수조정소위는 비공개로 진행돼 나눠먹기 밀실심의라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적지 않은 소위 위원들은 지역구사업과 민원에만 매달리는 행태를 버리지 못했다. 대선을 앞둔 정기국회의 날림현상이 유난히 심한 것은 여당인 민주당은 탈당을 비롯한 내분에 휩싸여 국회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는 탓이다.야당인 한나라당도 나사가 풀려있기는 마찬가지다.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대한 전체삭감 목표도 없었고,법률안에 대한 뚜렷한 지침도 없다. 이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한나라당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이날 선거전략회의에서 “예산을 철저히 심의하라.”면서 “부패방지법 인사청문회법 의문사진상조사특별법 국회법 등 개혁입법은 오는 14일에 통과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박원순(朴元淳)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은 “예산심의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계수조정소위도 공개돼야 하고,미국처럼 국회의원들에 대한 인력 지원 등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고계현(高桂鉉)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실장은 “예결위를 실질적인 상설위로 운영해 매년 전반기부터 정부예산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림 7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법안 요지는 대한매일홈페이지(www.kdaily.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곽태헌 오석영기자 tiger@
  • 박관용 국회의장 문답 “국회법 개정 지금이 적기”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은 7일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이 아니면 국회법 등을 개정하기 어렵다.”면서 “각당 대선후보들과 의원들은 이를 절감하고,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다음은 일문일답. ◆왜 지금이 아니면 안되나.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를 생각해보자.폭로성·정파적 발언을 못하게 하는 대정부질문 제도에 대해 야당이 되는 정당이 찬성할 수 있을까.정부의 예산을 밀도있게 감시할 국회 연구소 설립에 재경부와 청와대는 분명 반대할 것이다.지금은 선거를 앞두고 있어 여야가 애매한 상황이다.또한 대통령의 눈치를 볼 필요 없는 내가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지금이 적기이다.내년에는 어렵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의장의 제안에 호응해온 배경은. 내 열의를 높게 사준 것 같다.국회법 등 개정을 위해 국회의원들의 절반은 만났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측근들을 비롯,젊은 의원들을 불러다 시대적 필요성과 그 논리를 설명했다.운영위 소속 여야 의원 24명을 모두 의장 공관에 불러 국회 연구소 설립의 당위성을 설명했다.오지 못한 의원들은 개별적으로 따로 만났다.민주당 의원들도 다 불렀다.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국회법이 개정되면 국회가 달라질까. 제도로서 근본이 변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착각이다.국회의원 선출방식과 각 정당이 국회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지 않는 한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다만 절차법으로는 효율적 운용에 도움을 줄 뿐이다.주어진 상황에서 개선책을 찾자는 것이다. ◆어떤 변화를 예상하나. ‘강한 국회’를 추진중이다.입법부 스스로 자립하고 독립하는 데는 국회의 전문성 확보가 필수적이다.연구소를 세우고 국회 전문위원의 수를 늘려 법안의 입안 과정에 전문성이 그만큼 확보될 것이다. ◆불성실한 예산심의에 대한 비판이 많다.의장이 제시한 방안은 어떤 개선효과가 있나. 선거 전에는 늘 시끄럽고,정당들이 국회를 정쟁의 장소로 만들기 때문에 국회가 비난을 받아왔다.완전하지는 않겠지만 몇가지 장치로 예결위가 정치공방의 장이 되는 것을 막고,결산을 6월로 당기는 등의 방안만으로도 상당부분 나아질 것이다. 이지운기자 jj@
  • 정개법안 14일처리 합의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선거법·국회법·정치자금법 등 정치개혁 관련 법안개정을 위해 5일부터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가동,합의안을 마련한 뒤 14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로 4일 결정했다.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는 이날 국회에서 회담을 열어 이같이 합의하고 국회 운영위에서 정치개혁특위 구성 결의안을 처리했다. 그러나 대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민주당 ‘탈당 도미노’ 사태가 겹친 데다,정당간 이견도 적지 않아 이번 국회에서 실제 법 개정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김상연기자 carlos@
  • 취임100일 박관용의장 국회개혁안 제시 - “대정부질문 문답식으로”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이 15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회 개혁안’을 제시했다. 박 의장은 우선 국회법개정을 통한 대정부질문 개선방안을 내놓았다.모두발언 15분,보충질의 15분으로 돼있는 현행 제도를 처음부터 일문일답으로 30분간 진행하는 방법을 제안했다.불필요한 정쟁의 단초를 만들 뿐인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감사원에 대한 감사청구권 도입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또한 “국회활동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한국의정연구원 설립법안’을 다음달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의장은 “행정부는 산하 투자연구소가 47곳이나 되는 등 계속 비대해진 반면 입법부는 5·16 이후 조직이 위축됐다.”면서 “입법보조 전문인력을 늘려,힘있고 실력있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자체의 국회 국감거부와 관련해서는 국가위임사무와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이 이뤄진 사안만 국감대상으로 삼을 것이며,현재 준비작업이 완료단계에 있다고도 밝혔다. 이밖에도 그는 ▲국회의원 해외여행도 친선용에서 벗어나 기능성을높이도록 할 것이며 ▲국회법률안 한글화·표준화작업도 추진하고 ▲국회내에서의 막말·저질발언 등 의원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제도적으로 개선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뒤이은 오찬에서 박 의장은 6선(選)의원으로서 정치적·개인적 소회도 피력했다.그는 “35년전 다른 의원의 가방을 들고 국회에 들어와 의장이 됐다.”면서 “이제 욕심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퇴임 뒤를 지켜보면 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지운기자 jj@
  • [시론] 국감자료제출 왜 안하나

    지금 정치권에서는 자료제출 문제를 둘러싸고 또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공적자금 국정조사 특위가 감사원과 금융감독위원회 그리고 예금보험공사등에 자료제출을 요구했으나,해당 기관들은 상당수 자료에 대해 제출을 거부하거나,자료를 제출했더라도 감사대상 기업체를 모두 익명으로 처리하는 등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 힘든 형식으로 보내왔다고 한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사실상 국정조사가 어려운 상태라고 주장하며,이들 3개기관을 고발키로 했다.만일 이들 의원들의 주장이 모두 사실이라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국회법과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등 일련의 법률은 국회의 조사활동에 정부측이 최대한 협조하도록 돼 있다.단지 ‘군사·외교·대북관계의 국가 기밀에 관한 사항'에 관해 일부 예외를 인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법률 조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관들이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것을 보면,분명 그 뒤에는 가려진 이유가 있을 법하다.우선 이 기관들이 정부 고위층으로부터 모종의 압력을 받았을 경우를 상정할 수 있다.만일 이러한 이유로 이들 기관들이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면,이는 국민의 알권리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자 국가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시정의 기회와 국회의 기능을 말살하는 처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또 하나 상정할 수 있는 것은 이들 기관들이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경우이다.실제 이들 기관들은 ‘금융실명제법 위반’‘업체간의 비밀계약'‘개인신상보호’ 혹은 ‘최종 자료가 아닌 내부자료’라는 등의 이유를 들고 있다. 또한 이들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가 너무 광범위하고 모호해서 제출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고 있다.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러한 ‘비협조’가 비단 공적자금 국정조사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 국정감사 자체를 거부하려는 움직임이 지자체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전국 시도지사협의회와 전국 시·도공무원직장협의회 등이 국정감사를 거부하려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과도하고 모호한 자료요구라는 점이다. 실제 일선 공무원들의 경우,의원들의과도하고 모호한 자료 요구 때문에 국정감사 기간 동안은 거의 업무를 볼 수 없는 지경이라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국정감사란 본래 국정의 보다 원활하고 공정한 수행을 위해 치러지는 것인데,오히려 국정감사가 이를 방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모호하고 광범위한 자료제출 요구는 국회의원들의 전문성 결여에서 상당부분 기인한다고 보여진다.실제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이번 국정조사에 참여하는 의원 중 상당수는 경제에 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의원들이 국정조사 혹은 국정감사에 참여하게 되면,당연히 요구하는 자료의 양은 방대해 질 수밖에 없고,또 제출요구도 명확할 수 없게 된다.국회가 다양한 전문인으로 구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든,아니면 의원들이 국정조사를 ‘스타 탄생의 장(場)’으로 생각해서 전문성보다도 로비력으로 국조특위 위원으로 선정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되든 간에,이러한 문제는 우리의 정치엘리트 충원구조의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그 원인이 전자든 후자든 간에 우리 국민들의 알 권리를 지키고,역사적 사안을 철저히 규명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국정조사는 명확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국회도,정부도 반성할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히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국민의 권리는 정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 정치외교학
  • [사설] 사법 수장 국감증인 적절치 않다

    국회 법사위가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을 정기국회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출석시켜 답변을 듣기로 합의한 데 대해 대법원과 헌재가 ‘위헌적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입법부와 사법부의 그같은 분쟁은 자신들의 권위와 체통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국회는 ‘그동안 국감에 응하지 않았던 것은 국회의 권위를 무시했던 유신독재의 잔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권력을 입법·사법·행정으로 나눠 분담토록 한 것은 권력의 집중을 막아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임을 상기해야 한다.따라서 사법기관의 장이 국감의 증인으로 출석해야 하는지 여부는 어느 쪽이 국민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것인지를 따져 결정해야 할 것이다.국회 법사위는 국회법상 두 기관의 장을 출석토록 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하지만 견제와 균형의 원리는 민주 국가를 관통하는 헌법 이념이요 정신이다.보통 사람들도 권력 분립의 취지는 대체적으로 알고 있다.그런 상황에서 법사위가 국회법만으로 증인으로 출석시키겠다는 발상은 성급한 것이다.일각에서는 “선거법 위반 등 국회의원 관련 사건의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국민은 그런 부분에 대해 당연히 알 권리가 있다.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단체와 관련 전문가 등이 참석하는 공청회 등을 열어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마땅하다.권력 분립의 원리를 먼저 채택한 영국,미국,프랑스 등 선진 외국의 관행을 파악하는 것도 시사점을 던져줄 것이다.시간이 촉박해 그런 절차를 거칠 수 없다면 이번 국감에서는 증인 출석을 유보해야 한다.두 기관 장의 출석은 다음 국감 전이라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결정해야 한다.
  • ‘총리 정국’ 정면 대치, 법무해임안 처리 충돌위기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가 30일 “국무총리 서리를 다시 임명할 경우 대통령 탄핵을 검토하겠다.”고 선언하고,이에 청와대측이 거듭 서리 임명의 뜻을 밝히고 나서 정국이 정면충돌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서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총리서리제의 위헌성을 지적하며 “청와대가 또다시 총리서리를 임명한다면 이는 국회 권능에 대한 도전”이라며 “헌법보장 차원에서 대통령 탄핵발의 등 강력한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은 “다수당의 초법적 발상”이라고 일축한 뒤 “서리제도는 오랜 헌정관행이며,한나라당도 집권 시절 이런 관행을 따른 적이 여러번 있다.”고 말했다.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도“일당 독재의 현실화를 목도하고 있다.”고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한편 김정길(金正吉) 법무부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와 관련,한나라당과 민주당,자민련은 소속의원들을 국회 본회의장 주변에 비상대기시킨 가운데 총무회담을 갖고 처리방안을 논의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박관용(朴寬用) 의장이 주재한 이 회담에서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총무는 국회법 절차에 따라 본회의를 소집,해임안을 표결처리하자고 주장했으나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해임안은 국법질서 파괴행위”라며 거듭 본회의 처리를 반대했다. 박 의장은 “31일 오전 9시 총무회담을 다시 가지겠으며 거기서도 결론이 나지 않으면 오전 10시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를 열 수밖에 없다.”고 한나라당측이 소집한 단독국회 사회를 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진경호 김재천기자 jade@
  • 법무해임안표결 대치정국/ 돌파…봉쇄…긴장의 ‘여의도 전선’

    총리인준안 부결,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대치 등으로 정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여기에 한나라당이 30일 청와대의 총리서리 임명방침과 관련해 ‘대통령 탄핵 검토’ 의사를 밝혀 정국상황은 한층 혼미해졌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가 본격화되는 것도 정국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서리 재임명 맞물려 갈등 증폭 “이번에 해임무산되면 또 제출” 한나라당은 30일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 해임안을 관철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다잡았다. 아울러 청와대의 총리서리 재임명 움직임에는 ‘대통령 탄핵발의’를 시사하며 제동을 걸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총리임명동의안이 부결되자마자 청와대가 또 다른 총리서리 임명을 예고한 것은 한마디로 국회 권능에 대한 도전”이라며 “인사청문회법 제정이후 총리 서리제는 더 이상 관행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음에도,청와대가 스스로 위헌을 강행하겠다면 헌법보장의 차원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발의 등강력한 대응방안을 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한나라당은 총리서리가 재임명되면 일단 청문회를 통해 검증에 나서겠다는 생각이지만,향후 정국의 진행상황에 따라 위헌논란을 부각시키며 인사청문회 자체를 거부할 여지도 없지 않다.서 대표도 “이미 총리대행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냈으므로 청문회 자체를 수용해서는 안된다는 얘기가 당 일각에서 나오지만,아직 깊은 검토는 없었다.”고 말해 그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법무장관 해임안 처리를 위해 소집요구한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해임안 통과를 위한 작전을 숙의하며 ‘일사불란한 행동통일’을 다짐했다.민주당이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을 봉쇄할 때에 대비,부총무단을 중심으로 ‘돌파조’도 편성했다.한나라당은 이번 임시국회 회기중 해임안 처리가 무산되더라도 거듭 해임안을 제출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서 대표는 또한 병풍수사와 관련,“검찰이 유력한 대선후보에 대해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매일 흘리는 것은 12월 대선에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문제”라며 “검찰은 수사계획과 청사진을 제시하고 최소한 추석전까지는 수사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의총은 김대업씨에 대한 정권차원의 비호의혹을 집중 제기했으며,이재오(李在五) 의원은 “모든 정황이 명백한데도 기자들이 이를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며 언론을 성토하기도 했다. 이지운기자 jj@ ■의원·사무처직원 8개조 나눠 朴의장·본회의 가능 장소 봉쇄 민주당은 30일 밤늦게까지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한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며 긴장을 풀지 못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김 장관에 대한 해임안을 ‘국법질서 파괴행위’로 규정한 뒤 처리 마감시한인 31일 오후 2시35분까지 한나라당의 본회의 소집을 실력저지해 해임안을 자동폐기하기로 결의했다. 이를 위해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지 못하도록 이날 하루종일 밀착 저지하는 한편 한나라당 의원들이 모일 수 있는 곳을 원천봉쇄했다.소속 의원 110여명과사무처 직원 190여명 등 300여명을 8개 조로 나눠 교대로 국회법상 본회의 개최가 가능한 본회의장과 예결특위회의장,3·4회의장 등 4곳과 함께 국회의장실,한남동 의장공관 등을 문 앞에서 지켰다.그러나 민주당측은 박 의장이 오후 총무접촉이 결렬된 뒤 “31일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 수밖에 없다.”고 밝히자 심야 의원총회를 갖고 대책을 숙의했다. 이날 오후부터 의사당에 들어선 한나라당 의원 130여명은 146호 회의실에서 의원총회를 가졌는데,민주당 당직자들은 우발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 멀찌감치 떨어져 이를 지켜보았다. 박 의장은 오전에 개인 용무를 마친 뒤 오후 1시30분쯤 의장실에 들어갔으나,후생관에서 열리는 국회 직원 바자회에 참석할 때에는 10여명의 민주당 사람들이 ‘경호원’으로 따라붙는 웃지 못할 촌극이 빚어졌다. 전날에 이어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3차례 접촉을 갖고 타협점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해임안 문제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의 ‘대통령 탄핵발의 검토 발언’,‘방송사 신보도지침 논란’ 등 악재만 줄을 잇는 등 접점을 찾지 못했다.민주당측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감옥에 간 것은 한나라당의 독재를 위해 희생한 것이 아니다.”(한화갑 대표),“오로지 정쟁만을 유발하려는 오만하고도 무책임한 정치공세”(이낙연 대변인)라는 등 한나라당측의 법무장관 해임안처리 방침을 성토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법무해임안 처리 고심 - 朴의장의 해법은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의 고심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한나라당이 국회에 제출한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 해임처리안의 법적 처리 시한(31일 오후 2시35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이와 관련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정면대치를 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의장은 이 문제와 관련,당초엔 한나라당만이 참석하는 단독국회 사회를 거부하겠다며 ‘합의 처리’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왔다.하지만 30일 오후의장실에서 열린 3당 총무회담이 결렬된 뒤 ‘타협이 안 되면 다수결로 가는 것이 국회법 원칙”이라며 31일 오전 본회의를열고 사회도 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 의장 주변에서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그가 이처럼 뉘앙스가 다른 발언을 하는 것은 고민이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증명해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또 일각에서는 양 당 지도부가 기한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내 식대로 하겠다.’는 일종의 ‘압박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어쨌든 지난 28일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부결로 정국이 급랭,민주당 의원들이 의장실과 본회의장을 지키는 극한 대치 상황까지 전개되고 있어 그가 다수결 원칙을 좇아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잡으려 할 경우 불미스러운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승진기자 red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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