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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보사 車보험 적자 늘었다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에서 큰 폭의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등 6개사의 자동차보험 영업적자는 2009회계연도 3개 분기(4∼12월) 누적으로 4215억원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 771억원의 5.5배에 이른다. 보험사별로는 현대해상 1147억원, LIG손보 935억원, 삼성화재 917억원, 동부화재 557억원, 메리츠화재 413억원, 흥국화재 246억원이었다. 삼성화재와 동부화재는 각각 적자로 돌아섰고 현대해상은 적자 규모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947억원 확대됐다. 자동차보험 영업적자는 2006년에 1조 65억원을 기록한 이후 2007년 5352억원, 2008년 2148억원으로 축소돼 왔으나 2009년 들어 손해율 상승에 따라 커지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12월 업체 전체로 80%를 넘어섰다. 2006년 11월 83.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를 근거로 손보사들은 보험료 인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자구노력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사업비를 아껴쓰는 등 경비절감을 통해 적자를 줄일 여지가 많다는 주장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식당 가이드북 ‘자갓’ 서울 최고맛집 선정

    식당 가이드북 ‘자갓’ 서울 최고맛집 선정

    미슐랭 가이드와 함께 세계 식당 평가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자갓’이 서울에 상륙했다. 자갓은 미국 예일대 법대 캠퍼스 연인이자 각각 20년 이상 변호사로 일한 팀 자갓과 니나 자갓 부부가 1979년 재미삼아 시작한 레스토랑 안내 책자다. 근사한 식당 내부 사진이나 맛있는 음식 사진 한 장 없지만 전 세계 40만명 이상의, 자신의 경험을 기꺼이 나누고자 한 일반인들의 진솔한 평가라는 점 때문에 신뢰를 얻고 있다. 서울의 식당 287곳을 뽑아 30점 만점 기준으로 음식, 실내장식, 서비스에 대한 점수를 각각 매긴 ‘자갓 서울 레스토랑 2010’은 현대카드와의 협력으로 만들어졌다. 현대카드 프리비아 쇼핑몰(shop.hyundaicard.com)에서 살 수 있다. 재치있는 해설이 돋보이는 작은 포켓북이어서 지니고 다니기 편하다. 다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싸고 맛있는 집’ 정보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흠이다. 음식점의 가격은 한 사람이 식사, 음료 등 저녁 식사에 드는 평균 비용이다. ●맛·서비스·실내장식 부문 1위는? ‘자갓 서울 레스토랑 2010’이 꼽은 서울 시내(지역번호 02) 최고의 음식 맛(29점)을 자랑하는 곳은 청담동의 이탈리안 식당 리스토란테 에오(3445-1926)다. 흔한 식당 홈페이지도 없고, 1층에 있는 자매 식당 구르메 에오 때문에 간판조차 찾기 어려운 리스토란테 에오의 최대 강점은 “그날그날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최적의 코스”다. 저녁 메뉴 1인당 평균 비용이 7만 9525원으로 결코 싼 편은 아니지만 “비싼 값을 하며, 셰프의 프로페셔널한 손길이 느껴진다.”는 게 자갓의 평이다. 서비스 부문에서 25점으로 리스토란테 에오와 함께 최고점을 받은 곳은 장충동 신라호텔의 프랑스 식당 콘티넨탈(2230-3369)이다. 평균적인 저녁 식사 비용이 11만 1059원에 이르지만 “궁궐 같은 실내장식과 시원하게 펼쳐진 남산의 전경이 로맨틱하고, 직원들의 서비스가 정성스럽다.”고 자갓은 평했다.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최고경영자인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이브 카셀 루이뷔통 사장, 장 루이 뒤마 에르메스 회장 등도 이곳의 단골이다. 자갓 서울판 선정 기념으로 발포성 포도주 1잔과 수입 생수 1병을 무료로 주고 킹크랩 등의 메뉴가 추가된 주말 브런치를 6만원에 판매한다. 자갓은 실내장식 부문에서 후암동의 프랑스 식당 나오스노바(754-2202)에 최고점인 25점을 주었다. 노출 콘크리트 외장에 ‘시크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자랑하는 ‘비싼 작업용 공간’이란 평이다. 자갓닷컴을 통해 서울판 조사에 참여한 4400명의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한 곳은 인도 식당 강가(3468-4670)다. 서울에만 6곳의 지점이 있는 강가는 “인도 음식의 대중화에 이바지했다.”는 평과 함께 “커리는 중독성이 강하고 탄두리 치킨의 맛은 끝내준다.”는 찬사를 들었다. ●2만원 미만으로 즐기고 싶다면 자갓에 비싼 식당만 실린 것은 아니다. 8967원에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이태원동의 쟈니 덤플링(790-8830)은 싸고 육즙이 풍부한 중국식 만두를 파는 곳으로 주한 외국인들에게 더 유명하다. 맛 부문에서 22점이란 높은 평가를 받은 ‘만두 귀신들의 성지’와 같은 곳이다. 일본 본토의 라면 맛을 한국에 소개한 홍익대 근처 상수동의 하카다분코(338-5536)도 자갓은 놓치지 않았다. “대기 시간이 지옥 같고 실내장식은 허름하지만, 국물을 한 술 먹는 순간 모두 용서된다.”는 게 자갓의 정직한 평이다. 메뉴는 6000원짜리 인라면과 청라면 2개뿐. 베트남 쌀국수의 진가를 알 수 있는 신사동의 리틀 사이공(518-9051, 1만 9602원)과 매운 홍합요리로 유명한 창천동의 완차이(392-7744, 1만 9853원)는 분위기보다는 맛으로 승부하는 곳이다.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 1층에 위치한 콩두사이야기(722-7002)는 콩을 이용한 웰빙 퓨전요리로 입소문이 난 한국 채식전문점이다. 가격은 1만 9813원. ●혼자서도 밥 먹기 좋은 곳 자갓 서울판은 건강식, 세계 각국의 음식, 드라마틱한 인테리어, 로맨틱한 곳, 셀러브리티 셰프(유명 요리사), 접대하기 좋은 곳 등의 다양한 목록으로 식당을 분류해 놓았다. 물론 지역별 분류와 지도도 빠뜨리지 않았다. 호텔과 카운터 자리가 있는 곳을 제외한 혼자 식사하기 좋은 식당 목록도 눈길을 끈다. “연예인을 자주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청담동 10 꼬르소 꼬모(547-3010), “한국화되지 않은 수준급의 파스타”를 내놓는다는 반포동 서래마을의 그란삐아띠(595-5767), “좁지만 정말 맛있는 서울 최고의 중국집”이란 평가의 서대문 평동의 목란(732-0054) 등이 ‘혼자 밥 먹기 좋은 식당’으로 꼽혔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평생 딴짓했지만 인생도 예술도 즐거워”

    “평생 딴짓했지만 인생도 예술도 즐거워”

    가수, 화가, 방송인으로 평생 딴짓만 하고 살았다는 조영남(65)이 28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오래간만에 기자들과 만났다. 2월1~17일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9층 롯데갤러리에서 여는 ‘딴짓 예찬전’을 앞두고서다. “어렸을 때 한 구멍만 파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본능적으로 여러 구멍을 파도 될 텐데 하고 생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여러 구멍에서 물이 조금씩 나오더군요.” ●3월에 이상 시인 작품 해설서 출간 조영남의 딴짓 역사는 유서 깊다. 서울대 성악과에 입학했지만 미국 트리니티 바이블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화투를 모티브로 삼아 그림을 그린 것도 올해로 37년째다. 1973년 서울 인사동 한국화랑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을 비롯해 쓴 책도 7권이나 된다. 올해도 시인 이상(1910~1937) 탄생 100주년을 맞아 3월에 시 해설서를 낼 예정이다. 기일(4월17일)에 맞춰 제사 퍼포먼스도 연다. 그날을 위해 올해 1월1일부터 수염을 기르고 있다. “백남준이 피카소 이후 세계 최고의 예술가이듯 이상도 보들레르나 랭보보다 여러 수가 높은 시인입니다. 하지만 시가 워낙 난해하다 보니 누구도 정설을 펴지 않고 다들 횡설수설했을 뿐이죠.” 이상의 시를 제대로 해석하려고 밤을 새워 글을 쓰다가 가벼운 뇌경색으로 병원에 잠깐 입원하기도 했다. 뇌졸중이라는 오보가 퍼지는 바람에 곤욕을 치러야 했다. ●“예쁘고 착한 여성들에게서 영감 얻어” ‘딴짓 예찬전’에는 익숙한 화투 외에도 해체한 태극기, 바둑이 소재로 등장한다. 음악과 문학도 미술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그의 정신적 모태가 된 ‘창세기’ ‘호밀밭의 파수꾼’을 비롯해 시인 이상을 그린 그림과 여자친구들 사진도 볼 수 있다. 진시황릉에서 출토된 병마용에 여자친구들 사진을 이어 붙인 ‘여친용갱’은 개그우먼 박미선과 송은이, 카피라이터 최윤희 등의 얼굴이 등장한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는 만레이의 입술 작품을 패러디한 ‘사랑하는 사람들, 3류화가와 만레이’는 조영남 스타일의 정수를 보여 준다. “그림을 잘 그리고 생각이 좋아야 노래가 감동적이고, 노래를 잘 불러야 글과 그림도 감동적이지요. 나의 음악, 미술, 문학 등 모든 예술의 귀결은 사랑입니다. 예술의 영감은 예쁘고 착한 여성들에게서 얻지요.” 모자를 삐뚜름히 눌러쓰고 껄껄 웃는 조영남이 화투 속에서 금방 나온 듯하다. (02)726-4428.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강진 청자, 청와대 식탁 오른다

    강진 청자, 청와대 식탁 오른다

    천년 비색의 강진 고려청자가 청와대 식탁에 오른다. 전남 강진군은 26일 청와대의 특별 주문을 받아 전통주인 막걸리용 청자주병 10점과 술잔 50점을 최근 납품했다고 밝혔다. 주병은 높이 24~26㎝로 1ℓ와 1.5ℓ 2종류이며, 막걸리 5~8잔을 담을 수 있다. 가격은 7만~8만원에 이른다. 술병 몸체에는 나라가 태평하고 해마다 풍년이 든다는 ‘시화연풍’을 새겼고, 농악무를 양각으로 표현했다. 술잔은 상감기법으로 구름과 학 무늬를 생동감 있게 조각하고 작품 밑 부분에는 강진청자박물관을 상징하는 ‘강진관요’ 낙관을 표기했다. 청자박물관은 앞서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 국빈용 만찬 식기로 청자상감용봉국화문개합을 제작, 납품한 데 이어 2006년 청자양각죽절문주병·청자상감운학문잔 등 국보재현품 20여점을 납품하기도 했다. 강진군은 막걸리용 술병과 술잔을 만들어 판매에 나서는 등 청자 술병 대중화를 꾀하기로 했다. 강진군은 1977년 청자사업소를 개관한 이후 이곳을 중심으로 고려청자 재현에 주력해 왔다. 청자사업소는 그동안 천연 자연유약을 개발하는 등 완벽한 비색청자의 재현에 성공했으며 청자를 지역 소득원으로 개발하는 산업화에도 힘쓰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정세균대표 ‘세종시 전국화’ 투어

    정세균대표 ‘세종시 전국화’ 투어

    민주당 정세균(얼굴) 대표가 ‘세종시 전국화’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17일 대구, 20일 대전에 이어 21일에는 경북 김천의 혁신도시 건설현장을 찾았다. 앞으로 10개 혁신도시 및 기업도시를 돌며 세종시 수정에 따른 ‘역차별론’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정 대표는 현장에서 “2004년부터 시작된 김천 혁신도시가 2012년 완공될 예정이기 때문에 지금쯤이면 진도율이 절반이 되어야 하는데 아직 25~30%에 머물고 있다.”면서 “혁신도시의 완성을 위해서라도 세종시는 원안대로 건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가 세종시 전국화에 적극적인 것은 정부와 여당이 여론전을 ‘충청권 대 비충청권’ 구도로 몰아 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서 충청권 민심의 대변자로 떠오른 마당에, 민주당이 활동 공간을 넓히기 위해선 다른 지역으로 세종시 문제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분석이다. 비록 박 전 대표가 세종시 논란의 최대 수혜자로 부각되고 있지만, 여권의 자중지란으로 충청권에서의 민주당 지지율이 올라가고, 충남지사를 노리는 안희정 최고위원의 지지율도 부쩍 상승했다는 것이 민주당의 주장이다. 정 대표 개인적으로는 꼬여 가는 당내 문제를 ‘현장 투쟁’으로 가릴 수 있다. 당내 비주류는 “정 대표가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추미애 의원의 중징계를 주도했고, 정동영 의원의 복당도 지연시키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린다. 하지만 정 대표는 당내 문제에는 함구하면서, 세종시 원안 사수를 위한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점자디자인… 복지와 패션의 따뜻한 조화”

    “점자디자인… 복지와 패션의 따뜻한 조화”

    “디자인과 패션으로 따뜻한 복지를 실현하고 싶어요. 점자 디자인은 바로 그 출발점이죠.” 산업디자인 전문회사 ‘누브티스’를 이끌고 있는 이경순(53) 대표의 말이다. 그동안 히딩크 넥타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유엔마크 넥타이, 힐러리 클린턴의 해시계 스카프 등으로 유명세를 떨친 그는 올해 점자 디자인을 들고 미국으로 간다. 한덕수 주미한국대사의 초청으로 3월 중순 워싱턴시에 있는 한국대사관에서 패션쇼를 여는 것. 150개국 대사 부부들이 모델로 설 예정이다. ●히딩크 넥타이로 유명세 점자를 디자인 소재로 삼은 것은 서울시 복지재단 홍보대사로 활동하다 한 시각장애인을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 이 대표는 18일 “그분이 아토피 증세가 있었는데, 면 소재인 줄 알고 폴리에스테르 티셔츠를 사 입었다가 크게 고생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우리 사회에 아직 배려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점자 디자인은 지난해 10월 패션쇼에서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섰다. 올록볼록한 큐빅 점자를 수놓고 점자 라벨을 단 넥타이, 가방, 스카프, 모자 등 60여종의 아이템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점자 원단과 점자 라벨은 세계적으로도 첫 사례로 알려졌는데, 현재 실용신안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점자 원단·라벨 세계 첫 사례 지난해부터 이 대표는 PHD(Pink Heart & Dream)재단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인천시 도시디자인 자문위원, 재단법인 환경재단의 디자인 자문위원 등 다양한 직함을 지닌 그는 늘 바쁘다. 각계각층의 뜻있는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지난해 10월 출범한 PHD재단은 패션쇼, 자선 옥션, 기업후원 등으로 기금을 조성, 장애인과 다문화가정 등을 돕는 데 사용한다. 재단의 도움을 받아 현재 시각장애인 15명이 건국대병원에서 각막수술 절차를 밟고 있다. 이 대표는 “가난과 병, 소외 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PHD재단을 통해 평범한 일상을 꾸려가도록 하는 것이 재단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1980년대 후반 미국에서 설립, 1995년 국내 사업자등록을 한 ‘누브티스’는 매년 25~28% 신장률을 기록하며 나날이 성장해 가고 있다. 주로 기업이나 정부기관, 지방자치단체의 브랜딩 컨설턴트를 해왔는데 올해 역시 울산 고래축제, 동대전 국화 축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강남구 간판개선사업 등에서 누브티스의 손길을 엿볼 수 있다. ●첫 출근 직장인 위한 깜짝응원 올해는 첫 출근 직장인들을 깜짝 응원하는 ‘홧팅 이벤트’도 일주일에 두 차례 정도씩 진행한다. 새벽 6시쯤 100대 기업, 정부청사 등 입구에 몰래 숨어 있다가 처음 출근하는 사람에게 무료로 호랑이 넥타이 등을 매어 주고 코디 조언을 해준다. 이 대표는 “기업들이 연말에 한꺼번에 기부금을 내곤 하는데, 그보다는 매일매일 충전하도록 하는 게 더 큰 사회공헌이 될 수 있다.”며 웃었다. 글 사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울산·여수·대산 석유화학단지 손잡는다

    울산·여수·대산 석유화학단지 손잡는다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경쟁 관계에서 벗어나 공동 연구·개발 등 시설 고도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업계는 국가산업단지와 정부, 지자체,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상설협의체를 구성, 신기술 연구개발과 인프라 구축 등 공동발전 전략을 모색할 계획이다. 13일 석유화학업계 등에 따르면 울산·여수·대산 석유화학단지는 15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신공정·신기술 확대와 정부·지자체·국가산단 간 협력체계를 구축할 ‘국가 석유화학단지 협의체’를 창립한다. 창립식에는 지식경제부, 울산시·충남도·전남도, 3개 산단 대표기업 3~4개,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참여 기업은 SK에너지, SK케미칼, 한화석유화학, S-OIL, GS칼텍스 등이다. 석유화학업계는 그동안 지역별로 개별 협회를 구성하거나 임시기구를 가동했으나 대표적 석유화학단지 3곳이 참여하는 상설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은 처음이다. 협의체는 앞으로 신기술 연구개발과 공공사업 적용, 지식정보 확충, 민간활용 선순화 체계 정립 등 상생발전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하고 업계의 요구 사항을 수렴·논의한 뒤 결과를 국가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건의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협의체의 8대 핵심사업은 ▲단지별 전기, 가스, 스팀, 물류, 토지 진단 ▲공단과 연계한 도로·항만·유틸리티 등 인프라 확충 ▲정유~석유화학 간 고도통합을 통한 공단 고도화 ▲신공정 및 신기술 등 연구개발 확대 ▲공단부지의 효율적 활용 및 첨단·지식산업 유치 ▲석유화학 지원법 제정 및 규제 완화 추진 ▲단지 안전관리 강화 ▲국내외 석유화학단지 협력체계 구축 등이다. 여기에 석유화학공업협회는 하반기에 국내 석유화학분야 연구·개발을 주도할 ‘기술연구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조합은 석유화학업체뿐 아니라 정유사, 일반 화학기업 등 다양한 업종의 참여를 통해 세계 시장에 맞설 계획이다. 이는 중국의 자급화가 진전되고, 막강한 원가 경쟁력을 앞세운 중동지역 업계, 전문·대형화를 앞세운 미국 및 EU 등에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구(울산신화학실용화센터장) 화학연구원 박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의 기초 원료를 공급하는 석유화학업계의 극에 달한 위기감이 이번 협의체 구성을 도출하게 했다.”면서 “국가산단의 고도화가 이뤄지면 생산효율 5% 증가와 에너지 10%, 이산화탄소 20% 감소 효과를 가져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경기 도서·오지 의료·문화 혜택 확대

    경기도내 도서·오지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 대한 의료·문화 혜택이 확대된다. 도는 이달부터 풍도 육도 국화도 제부도 입파도 등 경기 지역 도서지역을 대상으로 무료 이동진료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무료 이동진료는 오는 24일 김문수 지사와 의료진 20여명이 풍도와 육도를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분기별 한차례씩 시행된다. 진료 과목은 치과·내과·안과·이비인후과. 한방과 정기검진 등이며 지역 병원과 연계해 보청기 및 백내장 수술, 틀니·보철 등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 11일부터는 이동민원선인 ‘바다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콜센터는 하루 한 차례 안산 탄도항과 풍도 및 육도를 운항한다. 도는 이와 함께 문화혜택을 받기 어려운 도서·오지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공연과 유적지 관람 기회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도는 5200만원을 들여 풍도 육도 국화도 입파도 제부도 등 5개 섬과 농산어촌 및 시·군 경계지역 마을 100곳을 선정, 오는 4~9월 찾아가는 공연을 연다. 이 공연은 화성시문화재단에서 지난해부터 실시하던 것을 이번에 경기도에서 채택, 확대실시하는 것으로 도립·시립·민간예술단이 학교 강당이나 마을회관에서 주민들에게 국악 무용 연극 뮤지컬 등 다채로운 공연을 하게 된다. 도는 또 올해 도서·오지 주민 1000여명을 10차례에 걸쳐 초청, 민속촌·융건릉·남한산성 등 도내 문화유적지를 도는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인사]

    ■외교통상부 <외교안보연구원>△교수부장 이상규△경력교수 박용규 ■행정안전부 ◇과장급 전보 △조직실 민원제도과장 류임철△인사실 윤리〃 한창섭△지방행정국 주민〃 김현철△국가기록원 지원홍보〃 오세신<이북5도위원회>△평안남도 사무국장 전용환△평안북도 〃 정승준△함경북도 〃 윤시용 ■환경부 ◇고위공무원 승진 △금강유역환경청장 이성한 ■여성부 ◇과장급 전보 <부이사관>△권익증진국 인권보호과장 조진우◇과장급 전보 <서기관>△장관비서관 조신숙△업무이관추진단 가족·청소년정책개발팀장 이남훈[여성정책국]△정책총괄과장 최성지△성별영향평가〃 조민경△인력개발기획〃 이은희 ■서울시 ◇전보 △감사관 최동윤△가족보건기획관 윤준병 ■대구시 ◇국장급 △환경녹지국장 직무대리 최해남△교통국장 〃 이동교△세종연구소 교육파견 김부섭△국방대 〃 김문수△지방행정연수원 〃 박성환△동구 부구청장 정원재△북구 〃 권태형△녹색성장정책관 진용환◇과장급△예산담당관 이동혁△시민봉사과장 윤인현△종합복지회관장 최창식△차량등록상업소장 김선오△팔공산자연공원관리사무소장 강점문△교통정책과장 곽영길△건설산업〃 권정락△건설관리본부 건축기전부장 김수경△특수농정시책담당관 배영찬△규제개혁법무〃 남석모△기계자동차과장 김영무△공무원교육원 교육지원〃 이인훈△〃 교육운영과장 손돈식△서울사무소장 정풍영△토지정보과장 이성진△건설관리본부 시설안전부장 김기문△지방행정연수원 파견 배효식 엄재선 윤형구△대구경북과학기술원 〃 우점기△북구 도시국장 허운열△수성구 〃 안철민 ■경기도 △의회사무처 조선행 류홍수△보건환경연구원 대기연구부장 이재성△자치행정국 총무과(비서관) 김동기◇과장△기업지원 박태수△인사행정 이을죽△특별사법경찰지원 김한섭△대중교통 김건중△교통개선 천성기△보육정책 정상균△산업경제 유한욱△평생교육 조학수△교통 김복운△농업기술원 총무과 전재식△건설본부 관리과 이재문△도시정책 이기택△건설본부 도로건설과 손성오△농업기술원 지원기획과 이상필△농업기술원 생활경영과 남윤우◇담당관△보육청소년 최정춘△기획재정 손경식△계약심사 신동복◇단장△발전기획 이만휘◇파견△지방행정연수원(교육) 류호열 김관수 김승호 김기봉 이문행△통일교육원(〃) 박병선△한국지역진흥재단 박홍석△행정안전부 예창섭◇직무대리△군관협력담당관 김재섭△의회사무처 의정담당관 이홍균△인재개발원 역량개발지원과장 이대직△〃 e-러닝센터장 허승범△교류통상과장 하인호 ■경북도 ◇실·국장 △낙동강살리기 사업단장 김장환△문화체육국장 최영조△환경해양산림〃 김남일△문화엑스포 사무처장 윤정길△감사관 장성욱△새경북기획단장 김장호△정책기획관 송경창△의회사무처 총무담당관 김충섭△〃 전문위원 김재탁◇부시장·부군수△경주시 이태현△고령군 정환주△칠곡군 황무룡△예천군 정석권◇교육파견△국방대 우병윤△자치행정연수원 최종원 김학홍 이병환 김상준◇공로연수△이융재 이승율◇전출△행정안전부 정제룡 ■한국화학연구원 △대외협력실장 고영주 ■한국일보 △주간한국국 국장 한기봉△〃 마케팅관리부장 김찬백△독자마케팅국 광주지사장(부국장) 권영화△〃 마케팅2부장 겸 마케팅3부장(부국장대우) 김근식 ■동아쏘시오그룹 <동아제약>△전무 신동욱 김순회(연구본부장)△상무 이재호 황석현 이성희△이사대우 이복상 정영호 이창기 조성호 김준오 서정호 민형기 이갑현△연구위원 손문호 손미원<수석>△전무 현은찬<용마로지스>△상무 황도식<한국신동공업>△상무 권창현△이사대우 김의경<동아팜텍>△CSO(Chief science officer) 유무희 ■국민은행 ◇본부장 승진 △상품 이재화△PB사업 김욱일△기업금융 양기일△해외사업 박광호△신용카드 김길수△여신심사 오현철△HR 안석현△리스크관리 한경섭△감사 임승득△연구소장 김덕수<영업지원>△북부 백인기△서부 강문호△서초 강용희△성동 김형태△영등포 박해순△경기동 이옥원△경인 김승재△동부산 박백수△서부산 김훈△중부산 김영만△서대구 이태준△호남남 박종섭△호남북 김기수△충청서 김오중△동남기업 이유상△중동기업 이홍◇본부장 전보△녹색금융사업단장 김재열<영업지원>△강남 김주수△강동 박영생△중부 권인구△중앙 허수장△경기남 김태운△경서 임영신△경수 김태호△안양 김진억
  • [부고]

    ●이문호(영남대 교수)철호(사업)삼호(국민은행 준법감시인)금호(김앤장법률사무소 미국변호사)석호(프로골퍼)씨 모친상 5일 영남대병원, 발인 8일 오전 8시 (053)620-4241 ●김성만(자영업)성근(울산 신정고 교감)성실(지식경제부 석탄광물자원과장)성일(CJ오쇼핑 상무)성욱(한국은행 런던사무소 차장)씨 모친상 6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8일 오전 6시 (02)2258-5973 ●서지원(중앙데일리 논설편집위원)씨 모친상 수경(삼성전자 해외법무팀 수석변호사)수인(재미 변호사)동찬(김앤장법률사무소)씨 조모상 5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8일 오전 8시 (02)2258-5951 ●김종만(세일수질개발 대표)강산(세화종합관리 회장)씨 부친상 김성란(세화종합관리 대표)씨 시부상 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8일 오전 10시 (02)3010-2631 ●이대식 정식(유니버셜스틸 대표)씨 모친상 김완철(경전정공 대표)윤성진(고려기초연구소 〃)씨 장모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8일 오전 7시 (02)3010-2294 ●채동섭(자영업)병섭(전 대신증권 전무)일병(흥국화재)씨 부친상 조명옥(보성상사 대표)김환필(육군 중령)씨 장인상 5일 광주 나라장례식장, 발인 7일 오전 8시 (062)670-4431 ●백영서(전 성보화학 이사)씨 별세 인영(매직피부과 실장)인경(한국외대 경영대학원 동문회간사)인성(농협중앙회 계장)씨 부친상 문경찬(교보생명 책임컨설턴트)송승영(에이스아이엔티 대표)정재원(한국투자밸류 자산운용 대리)씨 장인상 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8일 오전 6시 (02)3010-2265 ●김시영(파이낸셜뉴스 정치경제부 기자)씨 부친상 6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9일 오전 (02)2001-1097
  • “동남아서 5년내 위안화 유통”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지난해부터 시작된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작업이 올해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중국 내부에서는 동남아를 시작으로 조만간 아시아 지역에서 위안화가 달러화를 제치고 무역거래 결제 화폐가 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정법대학 상학원의 양판(楊帆) 교수는 3일 광둥(廣東)성 광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동남아시아가 위안화를 받아들이는 데 선두에 설 것”이라며 “장담컨대 향후 5년 내에 동남아에서 위안화가 막힘 없이 유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에서는 1일부터 정식 발효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위안화 국제화의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는 이미 위안화가 ‘작은 달러’라는 별칭으로 폭넓게 유통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라오스 서북부 3개 주에서는 이미 위안화가 자국화폐를 대체했으며 미얀마 변방 지역에서 유통되는 위안화 규모는 연간 10억위안(약 17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의 위안화 저축 업무를 승인했다. 그만큼 위안화 유통량이 상당하다는 얘기다. 양쪽 교역 품목의 90%인 7000여개 상품에 대해 사실상 무관세 혜택을 주는 이른바 ‘차프타(CAFTA)’가 정식 발효됨으로써 지금까지 변경무역에 국한됐던 위안화 결제가 전방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양쪽 기업 모두 환차손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달러화 대신 위안화로 결제하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위안화 환율이 향후 20% 이상 오를 여지가 많기 때문에 아세안 등 주변 경제체의 경우 위안화 보유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는 2015년까지 ‘차프타’에 동참한다. 현재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전략은 3단계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홍콩 중심의 위안화 역외시장 구축은 이미 지난해 시작됐다. 이어 동남아에서의 위안화 결제를 확대하고, 최종적으로 한국과 일본을 끌어들여 위안화 결제를 ‘아세안+3(한국, 일본, 중국)’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중국은 특히 오는 3월 출범할 아시아 역내 기금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를 현재의 1200억달러 규모에서 더욱 확대하고, 위안화 비중을 높여 달러화의 역할을 대체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의 이철성 소장은 “한국과 일본이 중국의 의도대로 따라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위안화를 결제수단이 아닌 기축통화로 채택하는 문제는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상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많다. stinger@seoul.co.kr
  • [닥터 터치] “경구용 약물요법 큰 효과”

    시중에는 수많은 금연보조제가 유통되고 있다. 그러나 임상을 거쳐 금연에 도움이 된다고 검증된 것은 껌·피치 등을 이용하는 니코틴 대체요법과 경구용으로 개발된 부프로피온과 바레니클린 등 3종 뿐이다. 이 가운데 니코틴 대체요법은 보통 사용기간을 6∼8주로 하는데, 본인이 좋아하는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그러나 대체요법은 사용이 간편한 대신 성공률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경구용 약물요법은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부프로피온과 바레니클린은 모두 의사의 처방을 받아 복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김철환 교수는 “두가지 약제 모두 흡연욕을 생성하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주어서 금단증상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특히 바레니클린은 니코틴 수용체에 직접 작용해 흡연 욕구도 줄여주고, 실제 흡연했을 때 담배 맛도 나쁘게 하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약으로 꼽힌다.”며 “특히 여러번 금연에 실패한 사람에게는 현재까지 가장 효과적인 약물이 바레니클린”이라고 소개했다. 바레니클린 제제는 국내에 금연치료 보조제 ‘챔픽스’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화이자제약이 제조·공급하고 있다. 바레니클린 제제는 국내 임상 결과, 니코틴 중독이 심한 흡연자라도 50% 이상 성공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서울신문 2010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붉은 코끼리/이은선

    [서울신문 2010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붉은 코끼리/이은선

    할머니가 사라졌다. 노인정과 공판장을 지나 경찰서로 뛰어가던 엄마가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뭐라고? 할머니가, 어디? 엄마, 잘 안 들려요! 모퉁이를 돌아서자 팀장이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얼결에 여자 화장실로 들어가 재빨리 칸막이를 닫았다. 어느새 전화가 끊어져 있었다. 아침 식사 시간 전부터 기숙사에 와 잔소리를 해대는 팀장과 이러저러한 일들이 겹쳐 오후 두 시가 다 되도록 한 번도 자리에 앉지 못했다. 내친김에 변기 위에 걸터앉아 엄마에게 전화를 걸려는데, 옆구리에 차고 있던 무전기가 울렸다. 곧 리허설을 시작하겠다는 팀장의 목소리였다. 그건 안 됩니다. 코끼리들 상태가 좋질 않아요. 오늘은 무조건 쉬게 해야 합니다. 내가 대답했다. 팀장은 무전기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당장 달려오라고 했지만 당장은 가기 싫었다. 무전기의 전원을 끄고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런데 할머니가 어디 가셨다는 거지? 몸도 안 좋으시면서. 엄마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두 시간이 지나서야 삼촌의 이름이 전광판에 떴다. 울고 있던 가족들이 황망히 수골실로 내달렸다. 나는 천천히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삼촌의 유골은 대리석 탁자 위에 새카맣게 탄 못들과 뒤엉켜 있었다. ‘냉각’을 거쳤다고는 하나 아직 열기가 식지 않은 유골이었다. 할머니가 탁자 모서리에 가슴을 짓찧었다. 망연히 서 있던 아버지가 서둘러 할머니를 일으켜 세우려 했을 때, 나는 할머니가 작은 뼛조각 하나를 움켜쥐는 것을 보았다. 탁자 옆에 서 있던 나도 얼른 새카맣게 탄 못 하나를 집어 들었다. 아무도 못 본 건가. 주위를 둘러보니 고모들은 아예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내내 울음을 참던 아버지도 할머니를 부둥켜안고 소리 내어 울었다. 나는 손에 들고 있던 못을 내 몸에 박아두기라도 할 것처럼 그러쥐었다. 출장에서 돌아온 나는 공항에서 곧바로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나를 데리러 온 사촌 동생의 차를 탈 때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었는데도 어쩐지 집으로 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장례식장 앞에서 선뜻 안으로 들어서지 못해 머뭇거리고 있는 나에게 둘째 고모가 내 몫의 상복을 내밀었다. 장례식장 안팎에 삼삼오오 모인 가족들은 삼촌이 왜 죽었을까 답답해했고 삼촌의 동료와 친구들은 경찰서를 오가고 있는 중이었다. 무당이라도 불러 알아볼 수 없을까? 사촌 동생이 불쑥 꺼낸 말이었다. 삼촌의 방에 널브러진 술병들, 불에 탄 이부자리, 종류가 다른 담배꽁초들. 어떤 추측은 가능할 테지만 진실은 아무도 몰랐다. 그날 밤 대체 어떤 일들이 일어났던 것일까.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삼촌은 각기 다른 이유들로 죽고 또 죽었다. 효원 장례식장 국화실에 놓인 영정사진 속 삼촌은 너무나 밝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무릎에 올려놓은 상복이 자꾸 무겁게 느껴졌다. 할머니는 삼촌의 죽음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바로 눈앞에서 삼촌의 시신을 보았다는데도. 거의 녹아내린 새카만 못과 유골을 분리하는 일은 아버지의 몫이었다. 뼈가 상하지 않게 하려는 아버지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누군가 내게 다가와 그만 잠에서 좀 깨어나라고 흔들어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그런데 나는 어쩌려고 못을 집어든 것일까. 할머니가 두 주먹을 옹골차게 쥐고 있는 것이 보였다. 덩달아 나도 주먹에 힘을 주었다. 내 손이 못과 함께 타들어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하설 조장님, 본부 운영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원내 방송이 들려왔다. 잠깐 눈만 감고 있었던 것 같은데……. 재빨리 손목의 시계를 확인했다. 나는 그 순간 내가 숫자를 거꾸로 보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했다. 득달같이 일어나 문을 박차고 뛰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이하설 조장님, 본부 운영실로 와’달라는 방송은 계속 되었다. 운영실이 가까워질수록 방송이 더 자주 들려왔고, 느려터진 두 발은 점점 더 내 것이 아닌 것만 같았다. 내가 도착하기만 하면 저 공손한 팀장의 말투는 야수로 변해 나에게 돌진할 것이었다. 그때 가로수 사이로 한 여자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남색 기지바지와 연두색 스웨터, 복고풍의 파마머리까지. 혹시 할머니인가 싶어 가던 방향을 바꿔 전속력으로 달려갔다가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뒤돌아섰다. 팀장이 의자를 발로 걷어찼다.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두루마리 휴지가 창문 쪽으로 날아갔고, 내 가슴팍에 내리꽂힌 전화기는 바닥에 떨어지면서 박살이 났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말자고 속으로 되뇌었다. 원내 방송 담당 아나운서가 시디 데크를 만지작거리는 게 보였다. 팀장이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사무실 안을 둘러보니 악단장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악단장의 발치에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노란색 나비넥타이가 떨어져 있었다. 기어이 팀장과 한바탕 한 것 같았다. 오전에 병원으로 실려 간 러시아 무용수는 응급 수술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하혈이 심해 개복 수술을 해야 한다고. 악단장과 팀장의 관계를 가장 잘 알고, 더듬거리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러시아 말을 할 줄 알았던 내가 그 ‘중요한’ 시기에 사라졌다는 것이 팀장이 화를 내는 이유였다. 앞으로 바짝 다가온 팀장의 손이 내 뺨을 향해 날아왔다. 그때 태국인 조련사 푸앙이 운영실 안으로 들어왔다. 푸앙은 코끼리들의 상태가 좋지 않으니 퍼레이드를 취소해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코끼리의 설사 따위는 팀장에게 먹혀들 만한 이유가 되지 못했다. 나는 푸앙의 손을 잡아끌고 코끼리 우리로 갔다. 쏘냐는 계속 설사를 했고, 아프리카 산 일 년 생 코끼리 튀라는 쏘냐의 엉덩이 쪽에 대가리를 박고 누워 있었다. 제때 검사를 하며 건강을 돌보아 주었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야생과는 달리 동물원 우리 안에 갇혀 있는 동물들은 잔병치레가 잦았다. 그래서 예방 접종, 먹이, 변의 상태 등을 확인하여 제때 사료 혹은 건초 더미를 바꾸어 주는 것들은 무척이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일들이었다. 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팀장은 번번이 동물원의 재정 상태를 운운하며 우리가 올리는 건의사항들을 묵살했다. 이하설, 오늘 제대로 하지 않으면 너부터 자를 줄 알아! 나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무전기를 꺼내들었다. 팀장님, 직접 오셔서 코끼리들을 살펴보시란 말이에요! 무조건 데리고 나가는 일이 능사가 아니란 말입니다. 뭐야? 푸앙이 눈물을 흘리며 내게 말했다. 코끼리 나가지 마, 나 죽어. 푸앙, 그러기 전에 내가 먼저 어떻게 되겠어. 그러니 나한테 제발 좀 이러지 마! 그러나 푸앙은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삼촌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했을까? 내가 아는 한 삼촌은 아픈 동물은 절대로 퍼레이드에 내보내는 사람이 아니었다. 외국인 조련사들의 고충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해 주었고, 윗사람들에게도 최선을 다했다. 그 사람이 원하는 선에 맞추어. 주머니에 손을 넣고 못을 만졌다. 잠깐이지만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울고 있는 푸앙과 눈이 마주치자 다시 혼란스러워졌다. 오늘은 이틀 앞으로 다가온 퍼레이드의 리허설이 열리는 날이었다. ‘우리를 나온 동물들의 퍼포먼스’라는 이름으로 한 달 전부터 신문 및 지역 방송에 광고를 내보내고 있었다. 나날이 쇠락해가는 테마랜드의 혁신을 위해 팀장이 삼 개월 넘게 심혈을 기울인 행사였다. 만약 실패하기라도 한다면. 삼촌은 일급 코끼리 조련사이자 동물 쇼의 사회자였다. 공휴일이나 특별한 행사가 있기 한 달 전이면 삼촌의 얼굴이 실린 포스터가 동네 곳곳에 나붙었다. 지역 방송국에서는 매일 테마 랜드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고 또 어떤 쇼가 진행 중인지 보도해 주었다. 삼촌은 방송에도 자주 나왔다. 나도 삼촌에게 꽃을 건네는 어린이 중 한 명으로 텔레비전에 나온 적이 있었다. 십 년이 지나 스무 살이 된 나도 테마 랜드에 조련사 보조로 들어왔다. 그러다 조련사가 되었지만 그 삼촌에 그 조카라는 말은 듣지 못했다. 내내 업무에 허덕이다 시간이 되면 퇴근하기에만 급급한 나날이었다. 삼촌처럼 되기를 원했지만 그를 뛰어넘을 재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동물 구입 차 태국과 러시아에 출장을 간 사이 삼촌은 직원 기숙사 방문 손잡이에 목을 맸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할머니는 삼촌의 시신이 병원으로 옮겨지고 하루가 지난 뒤 실신한 채 삼촌이 있는 병원으로 실려 왔다. 어린이 날 행사를 며칠 앞두고 일어난 일이었다. 바쁘게 행사를 준비하면서 이래저래 악단장과 팀장 사이에 생긴 일들을 조율하고 동물원 곳곳의 문제들을 해결하며 별 탈 없이 생활을 했다는 진술들이 이어졌다. 내가 아는 바와 다를 것이 없었다. 장례식 도중, 나는 삼촌이 행사를 진행할 때 입던 붉은색 조련복을 챙겨두었다. 팀장은 동물원에 사람들이 오지 않는 이유가 사육사들이 동물 관리를 잘하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물 구입의 명목으로 예산을 타갔지만,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는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단란주점에서 여자애들과 놀아났다는 소리가 들려왔고 어느 날에는 실내 경마장에서 누군가와 게임을 했다는 말도 들렸다. 건의서를 제출하면 가지고 있는 동물 관리나 잘하라며 번번이 우리의 의견을 무시했다. 그는 한 달에 한 번씩 동물이 죽었다는 보고서를 제출한 후 사체처리비로 외유를 떠났다. 이사장이 바뀌고 줄을 잘 섰다는 소문이 돌았다. 얼마 후 악단의 인원이 대폭 감소되었다. 게다가 이러저러한 꼬투리를 잡아 악단장의 연봉도 삼십 퍼센트나 감봉시켰다. 대부분이 계약직인 연주자들은 불만을 표시할 수가 없었다. 곧 재계약 기간이 다가오기 때문이었다. 하나 둘, 동물원을 떠나는 연주자들이 늘자 참다못한 악단장이 팀장에게 항의했지만 그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기는 것 같았다. 악단장은 내게 불만을 털어놓았다. 나는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소주를 마시고, 매일 두 갑의 담배를 피웠다. 테마랜드는 죽을 날만 기다리는 병든 짐승들과 관리되지 않은 채 잡풀이 번다한 식물원, 날만 흐리면 전기가 오르는 범퍼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놀이기구만 모아 놓은 부상 랜드였다. 사육조장에게선 늘 술 냄새가 났다. 비가 오면 비가 온다는 이유로, 날이 더우면 덥다는 이유로, 동물들이 발정이 나면 수컷이 없다는 이유로 그는 늘 술을 마셨다. 나도 간간이 그와 함께 술을 마시곤 했지만 어쩐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기는 싫었다. 그는 술만 취하면 내게 삼촌의 이야기를 하려고 들었다. 삼촌의 성격과 그와의 관계, 동물들을 아끼던 마음, 은밀하게 나누곤 했던 농담들. 하지만 나도 다 아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사육조장과 함께 술을 마시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는 반쯤 마신 매실 주스에 소주를 타먹곤 하는 버릇이 있었다. 오늘도 그는 코끼리 우리를 나오면서 빈 매실 주스 병 두 개를 쓰레기통에 넣었다. 엄마의 목소리는 처음보다 많이 진정되어 있었다. 할머니는 아직도 집에 돌아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집에서 없어진 할머니를 이곳에 있는 내가 어찌해 볼 도리는 없었다. 엄마, 내가 나중에 전화할게요, 지금 좀 바빠! 통화를 끝내자마자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조장님, 홍학 우리에 고양이가 들어와 새끼들을 물어뜯고 난동을 부렸어요. 뭐라고? 홍학 한 마리가 다리를 크게 다쳤어요. 알았어, 곧 갈게. 안 그래도 행사 준비 때문에 신경이 무척 곤두서 있는 홍학무리였다. 허겁지겁 바쁘게 뛰어가다 보니 남색 기지바지가 또 눈에 띄었다. 오늘은 동물원에 남색 기지바지가 유난히 많았다. 그 바지들은 여기서도 나타났고 저기로도 지나갔다. 동물원에 온 할머니들은 대부분 남색 기지바지 혹은 검정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모두들 엇비슷한 파마머리를 한 채 손차양으로 햇빛을 가리고 느릿느릿 걷거나 그늘에 앉아 김밥을 먹었다. 납골당은 노인들이 게이트볼을 치고 있는 공원을 지나 한참 더 올라가는 산 중턱의 후미진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한적한 공터인 줄 알았던 공원도 지나가며 살펴보니 있어야 할 것들은 다 있었다. 그물이 벗겨진 하나밖에 없는 축구 골대, 녹슨 시소, 줄 끊어진 그네. 곳곳에 놓인 페인트칠이 벗겨진 벤치와 그곳에 누워 있는 사람들. 공원을 지나 한참을 걸었는데도 납골당이 나오질 않아 잘못 찾았나 하고 두리번거리는 나와는 달리 할머니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을 따름이었다.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산길을 따라 삼십여 분쯤 더 걸어가다 보니 자그마한 분지 위에 지어 놓은 건물이 하나 보였다. 우리는 곧장 유골 안치실로 들어갔다. 삼촌의 위패에 쓰여 있는 이름이 낯설었다. 이선빈이 아닌 고(故) 이선빈은 내게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알 수 없는 수학공식 같았다. 그렇다면 그것은 저쪽 세계의 풀 수 없는 문제 같은 것인가. 돌아갔으나, 되돌아 올 수는 없다는 낙인? 오늘만큼은 할머니가 글자를 읽을 수 없다는 사실이 퍽이나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그러나 할머니는 귀신같이 아들 있는 곳을 찾아냈다. 가져간 술과 포를 놓고 준비되어 있는 향을 피웠다. 등 뒤에서 들려오는 훌쩍이는 소리에 혹시나 싶어 뒤돌아보니 할머니는 대꾼한 두 눈을 슴벅이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계시라 해도 한사코 일어서서 창문 쪽으로 얼굴을 돌린 채. 술이 넘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잔을 쥐고 향 위에 세 번을 돌린 후 상에 올렸다. 두 뺨이 경련이 이는 것처럼 제멋대로 움직였다. 옆 칸에서 제를 지내던 사람들이 담배에 불을 붙여 제상 위에 올려놓는 것이 보였다. 분향실의 향내에 짓눌려 있던 나는 생담배 타는 매캐한 냄새가 차라리 반가웠다. 우리도 한 대 필까, 삼촌? 부검 결과 별다른 타살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악단장과 몇몇의 연주자들, 팀장에 대한 조사가 차례대로 이루어졌다. 그 과정에서 가족들은 알지 못하던 우울증이 새로 생겨났으며, 사육조장과 함께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알코올 중독이란 말이 덧붙여졌다. 추측성 발언들이었지만 조서에 쓰인 것들은 그대로 사인(死因)이 되었다. 분개한 가족들이 사건 수사를 계속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곧바로 장례 일정이 잡혔다. 아버지는 할머니에게 발인 날짜를 알려주지 않았다. 그러나 할머니는 발인 전날 신발도 신지 못하고 영안실로 달려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할머니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납골당 쪽을 다시 돌아보지는 않았지만 쉽게 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할머니가 저쪽의 삼촌을 아직 내려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까. 할머니의 어깨가 잔뜩 내려앉아 있었다. 듬성듬성하던 머리칼은 그 사이 더 빠졌는지 머릿속이 훤히 다 보일 지경이었다. 올라오는 길을 잘 찾았던 할머니가 돌아가는 길을 헷갈렸다. 납골당에 들어서는 길은 우리가 걸어온 길 하나밖에 없는데도 할머니는 분향실에서부터 출구를 찾지 못해 이리저리 헤맸다. 내가 앞장서 걸을 수도 있었지만 갈피를 잡지 못하는 할머니의 마음이 그렇게 이끌고 있는 것만 같아 가만히 뒤를 따랐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것이 지난 주말에 할머니와 내가 한 일이었다. 아버지는 할머니가 납골당에 가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했다. 내가 만약 그곳에 할머니를 모시고 간 것을 알면 크게 혼이 날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버지의 기억에는 할머니가 한 번도 삼촌에게 다녀온 적이 없다는데, 처음이라는 할머니는 삼촌의 자리를 잘도 찾았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홍학 우리 안의 소동이 잠잠해진 뒤였다. 고양이에게 물려 다리를 다친 홍학은 다행히 퍼레이드에 나갈 녀석이 아니라 두 달 전에 알에서 깬 새끼였다. 놀란 홍학들을 진정시키느라 껍질 깐 호두와 아몬드를 두 자루나 뿌려주었다. 어느샌가 팀장도 홍학 우리 앞에 와 있었다. 그는 퍼레이드에 나갈 녀석들을 좀 더 밝은 빨간색 형광 안료로 칠하라며 조련사들을 다그쳤다. 나는 홍학들에게 빨간 안료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해 보았지만 팀장은 내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 것 같았다. 나는 물끄러미 팀장과 조련사들을 바라보다 문득 이제 여기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삼촌을 보내고도 꿋꿋하게 나오던 곳이고, 그가 하던 일만은 내 손으로 이어받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이도저도 아니었다. 조련사들이 빨간 형광 안료 통을 들고 사육실 안으로 들어갔다. 퍼레이드는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나는 옷장에서 삼촌의 조련복을 꺼내 입었다. 오랫동안 묵혀둔 것이라 혹시 곰팡이라도 슬었으면 어쩌나 했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내가 의자 위에 놓아둔 전기 총을 집어 들자 푸앙이 비명을 지르며 울어댔다. 미안해, 푸앙. 나도 어쩔 수가 없어! 우리 얼른 끝내버리자. 나는 입을 앙다문 채 쏘냐의 뒷다리에 총을 쏘았다. 쏘냐가 움찔하며 왼쪽 다리를 들었다. 재빨리 엉덩이에도 총을 갖다 댔다. 한참 만에 쏘냐가 일어섰다. 푸앙이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다 울부짖으며 내 왼팔에 매달렸다. 쏘냐의 몸에 멋을 내느라 발라놓았던 노란색 형광안료가 설사에 섞여 줄줄 흘러내렸다. 바닥에 형광 선을 긋는 것 같았다. 무전기에서는 팀장의 목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왔다. 무전기 소리를 무시하니 그 뜻 없는 말들은 점차 행진곡 풍으로 변해갔다. 나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괜찮다고, 얼른 끝내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진흙탕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 호두를 쪼아 먹고 있던 홍학들이 코끼리 우리 앞에 나와 있었다. 온몸에 빨간색 형광 안료를 잔뜩 바른 홍학 무리였다. 등에 홍학을 둘씩 태운 코끼리들이 정문으로 출발했다. 붉고 노란 머리들이 공중에다 점을 찍었다. 휴대전화와 무전기에서 팀장과 사육조장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어차피 코끼리들이 도착하지 않으면 행렬을 완성할 수 없고 또 사회자인 내가 가지 않으면 시작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동물들의 건강을 살피는 것 역시 내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나는 허리에 차고 있던 무전기를 뺐다. 팀장님, 지금이라도 리허설을 취소해 주세요. 뭐, 뭐야? 이대로 가단 코끼리들이 죽습니다.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얼른 데리고 나와! 시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지켜보고 있단 말이야! 그런데 지금, 니가 나한테, 대든 거냐? 쏘냐와 튀라는 절뚝이고 비틀거리면서도 앞만 보고 걸었다. 푸앙이 코끼리 배에 손을 얹고 함께 걸었다. 저렇게라도 가주기만 한다면 크게 문제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쏘냐는 설사를 하고 있었다. 코끼리, 죽어. 나도 죽어. 푸앙이 울며 말했다. 푸앙, 나도 어쩔 수가 없잖아, 미안해! 니가 살려! 푸앙, 죽어가는 것들을 일으키고 이미 죽은 것도 살려낼 수만 있다면야 오죽이나 좋겠니. 푸앙이 이를 악물고 우는 소리와 코끼리들의 거친 숨소리가 마치 한 덩이처럼 느껴졌다. 정문 쪽에 노란 나비넥타이를 한 악단장의 모습이 보였다. 전보다는 풀이 죽은 모습이었지만 잘 다려진 연미복을 입은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심벌즈 연주자가 그만두는 바람에 탬버린을 담당했던 사람이 심벌즈를 잡고 있었다. 다섯 명이던 작은 북 담당 연주자들은 둘밖에 없었고 심지어 트럼펫 연주자는 보이지도 않았다. 행렬이라도 완성해야 한다는 팀장의 고집 때문에 음악은 녹음해둔 것으로 대체되었다. 연주자들이 항의했지만 오늘은 ‘리허설’ 날이니 그렇게 해도 된다는 악단장의 말에 조금 누그러지는 듯했다. 하지만 연주자들의 얼굴 표정은 괜찮아진 것 같지 않았다. 안 그래도 불안한 처지인데 악단장마저 번번이 자신들 앞에서 팀장에게 무시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손에 익지도 않은 악기를 든 사람들의 얼굴이 굳어갔다. 악단장은 연신 나비넥타이만 고쳐 맸다. 동물원 곳곳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정문으로 모여들었다. 사람들은 카메라를 꺼내들고 환호성을 지르거나 직접 코끼리를 만지려고 다가갔다. 놀란 사육사들이 그들을 말리는 사이, 나는 희뿌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날이었다. 눅눅한 공기와 사람들이 웅성대는 소리, 동물들의 우는 소리들이 마구잡이로 내 가슴속에 맺혔다. 그 사이 ‘시’에서 나왔다는 사람들이 정문 쪽으로 다가왔다. 행사를 하는 날도 아닌데 무슨 일로 온 거지? 팀장은 ‘시’ 사람들에게 허리를 깊숙이 숙여 인사했다. ‘시’ 사람들은 악단장에게도 다가갔다. 팀장이 활짝 웃으며 악단장의 오른팔을 잡아끌었다. 팀장에게 이끌린 악단장이 지휘봉을 잡고 있지 않은 손으로 엉거주춤하게 그들과 악수를 했다. 허리를 제대로 굽히지 않은 채 인사를 하는 악단장을 바라보는 팀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팀장은 악단장에게 당장 연주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악단장은 시디를 틀기로 되어 있지 않느냐며 반문했다. 빨리 하라니까! 팀장 자신도 모르게 나온 큰 소리에 본인이 더 놀라고 있는 사이, 악단장이 뒤돌아섰다. 그러나 내내 굽실거리거나 팀장에게 할 말을 다 못하고 돌아서던 악단장의 얼굴이 아니었다. 악단장은 맨 앞줄의 연주자가 들고 있던 바이올린을 넘겨받았다. 지휘봉을 연미복 허리춤에 찔러 넣은 악단장이 바이올린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축배의 노래였다. 멍한 얼굴의 팀장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악단장의 바이올린 선율에 맞춰 다른 연주자들의 악기도 조금씩 리듬을 탔다. 때마침 비가 내렸다. 당황한 팀장이 재빨리 ‘시’에서 나온 사람들을 이끌고 자리를 벗어나는 와중에 악단이 연주하는 축배의 노래는 점점 절정으로 향해 갔다. 어느새 굵어진 빗방울들이 그곳에 모인 사람들과 원숭이와 코알라, 나뭇가지에 걸쳐 놓은 채 들고 나온 나무늘보들을 적셨다. 문제는 코끼리 등 위에 빨간 형광 안료를 덕지덕지 바르고 올라 앉아 있는 홍학들이었다. 진회색의 코끼리 등에 붉은 물이 들어갔고, 악단이 연주하는 축배의 노래는 점점 더 크게 울려 퍼졌다. 나는 열심히 연주를 하는 악단장과 ‘시’ 사람들을 서둘러 본관으로 끌고 가는 팀장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비바람이 거세지자 동물들 주변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며 작은 소란이 일었다. 그때 푸앙이 코끼리 등에 앉아 있던 홍학의 다리를 잡아챘다. 푸덕, 푸흐드덕! 홍학이 거센 날갯짓을 했지만 푸앙의 손아귀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푸앙이 정문과 반대쪽을 향해 뛰었다. 마치 홍학 연을 타기라도 한 것처럼 재빠른 속도였다. 홍학 한 마리가 사라지자 코끼리 등에 앉아 있던 다른 홍학 네 마리도 푸앙이 사라진 쪽을 향해 날아갔다. 푸앙은 홍학의 습성도 잘 알았다. 아마도 어미를 데려갔을 거였다. 홍학이 날아가면 코끼리들은 그 자리에 앉아 무릎을 굽혀 반쯤 앉거나 선 채 왼발을 들어 쇼의 시작을 알리게끔 훈련되어 있었다. 내가 말려볼 틈도 없이 정문에서가 아니라 정문으로 가는 도중에 코끼리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붉은 꽃 한 송이를 등에 얹은 코끼리들이 추는 군무가 악단이 연주하는 축배의 노래와 함께 어우러졌다. 그때까지도 정문 앞을 떠나지 않고 남아 있던 사람들은 박수를 치거나 사진을 찍어댔다. 쏘냐와 튀라는 설사를 좍좍 갈기면서도 춤을 추었다. 코를 양 옆으로 흔들면서 왼발과 오른발을 차례대로 접고 자리에 앉았다 일어나며 엉덩이춤을 추었다. 코를 하늘 위로 높게 치켜세웠다가 쿵쿵 땅을 울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다시 왼쪽 오른쪽으로 두 차례씩 긴 코를 하늘로 들어올렸다. 빗줄기를 쏟아붓는 하늘을 향해 코를 쏘아 올리기라도 할 것 같은 모습이었다. 한 번 쇼를 시작하면 끝이 날 때까지 절대로 멈추지 않게 훈련된 코끼리들이었다. 홍학과 함께 한 군무가 오 분, 코끼리만 하는 쇼가 십오 분이었다. 나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코끼리들 옆에 전기 총을 든 채 무력하게 서 있었다. 코끼리의 군무가 점점 더 활기를 띠기 시작할 때쯤 다시 축배의 노래가 들려왔다. 악단장은 마치 무한 반복이라도 할 것 같은 완강한 표정이었다. 코끼리들은 덜렁덜렁 코를 흔들며 리듬에 맞춰 춤을 추었다. 차례대로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한 후 푸앙이 쏘냐의 어깨 위에 올라가 커다란 횃불을 치켜세우는 것으로 끝이 날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푸앙이 없다. 그는 어디로 간 것일까. 홍학들은 왜 하나도 돌아오지 않는 거지? 본관으로 갔던 팀장이 호루라기를 불며 이쪽으로 뛰어오고 있었다. 정문을 가로지르는 팀장의 뒤쪽으로 익숙한 남색 기지바지가 지나갔다. ……할머니? 축배의 노래에 맞춰 자박자박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우리 할머니였다. 나는 재빨리 할머니를 향해 뛰었다. 할머니, 할머니이! 그러나 할머니는 멈춰 서지 않았다. 내 등 뒤에서 악단장이 연주하고 있던 바이올린이 바닥에 내팽개쳐지는 둔탁한 소리가 났다. 뒤따라 전기 총을 쏘는 소리도 들려왔다. 코끼리들이 거세게 날뛰며 질러대는 울음과 구경하던 사람들의 비명이 뒤섞였다. 돌아서서 잠시 주춤하던 나는 다시 있는 힘껏 할머니 쪽을 향해 뛰어갔다. 빗물이 자꾸 눈 속으로 흘러 들어왔다. 삼촌의 뼛조각을 손에 쥔 할머니를 바라보고 있어서인가. 내 손은 자꾸만 할머니의 몸을 움켜쥐려고 했다. 아버지가 못을 골라내자 화장장 직원은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바로 삼촌의 뼈를 유골함에 넣어주었다. 고모들은 자신의 혈육이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이 기막힌 듯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촉망받던 조련사였으며, 사람 좋던 막내 삼촌은 그렇게 몇 줌의 유골이 되었다. 옥색 유골함 위에는 삼촌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이제 삼촌은 옥함 겉면의 금박 이름으로만 남게 될 모양이었다. 할머니가 움켜쥐고 있던 손을 입으로 가져갔다. 크게 우시려는가 싶어 나는 고개를 돌려 유골함 쪽을 쳐다보았다. 할머니의 울음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나는 다시 할머니를 쳐다보았다. 단단히 쥐고 있던 두 주먹이 텅 비어 있었다. 나는 할머니의 두 손을 자세히 살폈다. 그러는 사이 할머니는 천천히 입을 우물거리기 시작했다. 수골실의 모든 것이 잠깐 멈춘 것 같았다. 할머니는 나와 눈이 마주쳤는데도 하던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할머니가 갑자기 상체를 숙였다. 입 속의 것이 제대로 넘어가지 않는가. 나는 의자에 걸터앉아 오랫동안 할머니 뒤쪽의 흰 벽을 바라보았다. 집으로 돌아온 할머니는 잘 움직이지 않았고 무엇을 먹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할머니를 병원으로 모셔가려고 했지만 한사코 거절했다. 그러지 말고, 동물원에 가보자. 집으로 돌아온 후 할머니가 우리들에게 처음으로 한 부탁이었다. 나는 내가 잘못 들었나 했지만 그것은 분명 동물원이라는 말이었다. 아버지가 동물원에 데려다주지 않자 할머니는 살아 있는 사람이 해야 하는 모든 행위들을 다시 거부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기세와 할머니의 고집 사이에서 가족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나는 밤마다 할머니 방으로 가서 할머니의 몸을 쓰다듬었다. 여기 어디쯤 삼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할머니의 몸이 무척 단단하게 느껴졌다. 삼촌은 할머니의 쇄골 위에 올라 있었다. 할머니가 들이쉬고 내쉬는 숨 속에서도 삼촌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어느 날엔가 삼촌은 할머니의 팔목을 그러쥔 채 죽이 담긴 숟가락을 할머니의 입 속으로 밀어 넣어주기도 했다. 먹은 음식이 어쩌다 얹히기라도 하면 조용히 할머니의 등을 쓸어주었다. 나는 삼촌이 그렇게라도 여기서 할머니와 함께 있다는 것이 참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삼촌, 좋아? 나는 탄 못과 할머니의 무릎을 번갈아가며 만졌다. 할머니는 오래 울었다. 가족들 모두 마음을 진정시키고 일상으로 돌아간 다음에도 할머니는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새벽에 홀로 깨어 화장실에 다녀올 때도, 물에 만 밥 한 그릇을 다 먹고 난 뒤에도 삼촌의 베개를 쓰다듬으며 울었다. 어쩌다 밥상에 삼촌이 좋아하던 창란젓이라도 올라오면 그걸 바라보며 오래 울었다. 눕거나 앉거나 간신히 일어서거나 벽에 등을 기대거나. 언제 어디에서건 어떤 자세로든 할머니는 울고 있었다. 소리가 나지 않게 속으로 울고 있었지만 나는 할머니가 울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았다. 어쩌면 울다 지쳐 손으로 몸을 짚기라도 하면 어디에서건 삼촌이 만져져 도저히 견딜 수 없어 그러는 것인지도 몰랐다. 살아 있는 유골함이 되는 일은 무척 힘겨워 보였다. 그래도 할머니는 식구들 앞에서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고,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난 오늘 할머니는 혼자서 동물원에 온 거였다. 우리가 걸음을 멈춘 곳은 식물원 입구였다. 할머니를 막 따라잡으려다가 도대체 왜 동물원에 왔고 또 어디로 가려는 것인지 궁금해 뒤를 따랐던 참이었다. 할머니의 남색 기지바지 속에서 끊임없이 휴대전화 벨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원내 방송이 나왔다. 이하설 조장님, 운영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식물원 뒤쪽에는 고사한 나무들이 즐비했다. 희귀한 꽃이나 과실수들은 이미 다른 곳으로 팔려가거나 누군가가 빼돌린 뒤였다. 테마 랜드를 재정비한다면 가장 먼저 손을 대야 할 곳도 여기였다. 할머니는 왜 하필 이곳으로 온 것일까. 마침내 할머니가 걸음을 멈추고 단풍나무 둥치에 기대앉았다. 집에서 동물원까지 걸어왔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을 텐데……. 나는 천천히 할머니에게로 다가갔다. 집으로 모셔 갈 작정이었다. 그때 할머니가 손을 뻗어 땅바닥에 흩어져 있는 나뭇조각 하나를 집어 들었다. 내 새끼손가락만 한 나뭇조각이었다. 주저할 새도 없이 할머니는 그것을 입에 넣은 후 가슴을 쳤다. 그러다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크으헉, 으흑. 그것은 그동안 가슴에 쌓였던 울음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듯한 소리였다. 나는 다가가 말리지 않았다. 할머니도 얼마간은 큰 소리로 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할머니는 주먹으로 툭툭 땅을 쳤고, 나무 둥치에 등을 짓찧었다. 돌로 만든 조형물에 얼굴을 갖다 박았고 두 손으로 머리채를 쥐어뜯었다. 할머니는 그동안 속으로만 쌓였던 울음들을 모조리 뱉어내려는 것 같았다. 그때 식물원 어디선가 커다란 새의 날갯짓 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푸앙? 그는 나에게 다른 한국인들과 구별되는 나만의 향기가 있다고 말하곤 했다. 내가 자기를 찾는 거라 여기고 또 달아나버리면 어떡하지? 푸드덕거리는 새소리와 할머니의 울음이 식물원 안을 가득 채웠다. 죽은 나무들도 잔잔한 바람을 타며 울음소리와 박자를 맞췄다. 나는 할머니가 울고, 푸앙이 새들과 함께 마음을 삭이고 있는 여기가 아주 잠깐 동안만이라도 누군가에게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았으면 하고 바랐다. 눈물을 그친 할머니가 다시 걸었다. 나는 할머니를 뒤따라갔다. 할머니는 여전히 뒤에 있는 나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한참 동안 동물원 곳곳을 걷던 할머니는 코닥 필름 사진관 앞에서 멈춰 섰다. 우두커니 서서 문 닫힌 사진관의 창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았다. 거기에는 코끼리 등에 올라 탄 삼촌이 붉은 조련복을 입고 활짝 웃는 사진이 붙어 있었다. 테마랜드 30년의 모습을 한꺼번에 볼 수 있도록 전시된 사진들이었다. 오래되어 빛이 바랬을 뿐, 사진 속의 모든 것들은 충분히 식별이 가능했다. 할머니는 손을 뻗은 채로 창가에 바짝 다가섰다. 삼촌의 사진이 언제부터 저곳에 걸려 있었던 걸까. 테마랜드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저 사진을 그곳에 걸어 놓지는 못했을 것이다. 할머니! 그제야 내가 큰소리로 할머니를 불렀지만 할머니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나는 멀찍이 떨어져서 코끼리 등 위에 앉아 밝게 웃고 있는 삼촌과 그것을 향해 말 없이 손을 뻗는 여인을 찍은 한 장의 사진을 쓸쓸히 바라보았다. 내가 보고 있는 이 사진 속으로도 빗방울들이 쏟아져 내렸다. 정적을 깬 것은 다름 아닌 푸앙이 우는 소리였다. 푸앙은 팀장에게 멱살을 잡힌 채 이쪽으로 끌려오는 중이었다. 여전히 홍학 한 마리를 품에 안고 있었다. 야, 이하설! 나는 갑작스러운 그들의 등장에 놀라 나도 모르게 할머니! 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내내 그렇게 멈춰 있을 것만 같던 사진 속 초로의 여인이 나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러나 여인의 핏발 선 두 눈이 멈춘 곳은 내가 입고 있는 삼촌의 조련복이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단추를 달고 솔기를 여며준 이 옷을 할머니는 단번에 알아차린 것 같았다. 어느새 창틀에서 떼어 낸 삼촌의 사진을 안고 있는 할머니가 다른 한 손으로 내 옷을 가리키며 다가왔다. 팀장과 푸앙도 이쪽으로 바짝 다가섰다. 그들의 발걸음 소리가 코끼리 울음소리보다 더 크게 느껴졌다. 쏘냐와 튀라는 우리로 돌아갔을까.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나는 주머니 속에 있던 못을 꺼내 쥐었다. 나는 어느 쪽으로도 가지 못했다. 누군가 먼저 잡아당기지 않는다면 나는 언제까지라도 그렇게 서 있을 것만 같았다. <끝> ■ 당선소감 - “기꺼이, 조금 더 말랑해지겠습니다” 타슈켄트 동물원에는 코끼리 두 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초원을 훑어야 할 우묵한 눈들이 녹슨 푸슈킨 동상을 바라보고 있지요. 어느 날 저도 모르게 코끼리 우리 안으로 들어가 버리고야 말았습니다. 늙고 병든 코끼리의 두툼하고 너덜너덜한 귓불을 한참 동안 쓰다듬어 주었어요. 그 코끼리들이 저와 함께 아랄 해를 지나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리 할머니는 요즘 노인정에서 한글을 배우고 계십니다. 손녀가 쓴 글을 읽겠다고 약속을 하셨어요. 저는 아주 오랫동안 천천히 글을 써나갈 작정이므로 할머니는 기필코 200세 장수하셔야 합니다. 기꺼이, 조금 더 말랑해지겠습니다. 이 소식을 누구보다도 기뻐해주신 ‘동인, 그 섬’의 대장 임철우 선생님(‘그 섬에 가고 싶다’를 필사하던 그 순간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잘 견디고 천천히 나아가겠습니다.), 치열하고 엄중한 소설쓰기가 일상의 진부함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그 방향을 제시해주신 최수철 선생님(선생님의 조언과 응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마음에 누가 되지 않도록 살고, 쓰겠습니다.), 검룡소에서 풀솜대를 뜯어주신 최두석 선생님(돌아가지 못하는 시의 자리가 아직도 제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글 쓰는 손가락은 절대적으로 겸손해야 함을 일깨워주신 서영채 선생님(밤새 꺼지지 않던 선생님 연구실의 불빛을 바라보며 술 취한 저는 도서관에서 잠들곤 했지요.), 사물을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법을 가르쳐주신 주인석 선생님(아, 이제 오디오 튜닝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10년 전 홍성여고 문예반 수업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제가 없었을 겁니다, 이정록 선생님. 좋은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저의 행운입니다. 그 운명을 결정지어주신 어머니, 아버지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제가 무너지려 할 때마다 옆에서 바로잡아주고 격려해준 권오영 시인께는 미처 다 갚을 수도 없는 마음들을 받았습니다. 함께 공부하는 동안 내내 소설 쓰기의 치열함을 온몸으로 가르쳐주던 김도연 선배께 맥주 한 잔 사드리고 싶습니다. 철없는 저를 뒤치다꺼리해 주느라 고생한, 제일 먼저 축하해준 이진희 시인. 정말 고맙습니다. 부족한 작품을 끝까지 손에 들고 계셨던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같이 힘들어도 조금 더 기운을 낼 수 있는 뚝심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얼른 ‘리보통(Ly-botong)’으로 달려가 그곳에 계신 분들과 커피 한 잔 내려 마시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약력 -본명:이미선. 1983년 충남 보령 출생 -한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한신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소설전공 수료 -한국국제협력단(KOICA) 단원으로 우즈베키스탄 세계언어대학 한국어 강사 역임 ■ 심사평 - ‘현대인 삶의 축도’ 동물원… 상징적 압축미 탁월 예심을 거쳐 올라온 작품은 모두 열 편. 이 가운데 다시 세 편의 작품을 어렵게 추려 놓고 생각했다. 신춘문예가 필요로 하는 소설은 어떤 소설인가? 우리 소설은 어디로 가야 하나? 단편소설은 산문 양식임에도 언어의 경제성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는 영역이다. 우리는 이 짧은 언어로는 ‘모든 것’을 쓸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양식은 이 ‘모든 것’을 내놓으라고 한다. 어떻게? 수사학, 즉 기교가 우리를 지상적인 삶에서 초월적 의미의 세계로 순간이동시켜 준다. 그러니 기교가 모든 것이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답할 수도 있다. 상징적 깊이나 환유적 지시 체계를 갖추지 못한 훌륭한 단편소설이란 일종의 형용모순과도 같다. 하이준씨의 ‘은행나무가 있는 풍경’은 현대적 일상을 사건으로 만들어 가는 문체가 돋보였다. 강남의 한 미장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조그만 사건은, 일상의 소소함이 그 한계 내에만 머무르지 않도록 만든 장점도 갖추었다. 김명진씨의 ‘뷰티플 원데이’는 베트남에서 온 아버지와 아버지의 젊은 여인과 ‘나’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나’의 내면의 섬세함이 다문화라는 문제를 사회성 이상의 차원으로 끌어 올렸다. 그러나 ‘은행나무가 있는 풍경’은 의미를 구성하는 사건이 너무 희박하고, ‘뷰티플 원데이’는 사건을 보편적인 의미로 상승시키는 힘이 부족하다. 이은선씨의 ‘붉은 코끼리’는 상징적 압축미가 뛰어나다. 동물원 코끼리 조련사의 이야기 안에 많은 것을 담았다. 동물원이라는 배경 자체가 어떤 상징성을 띤, 현대인의 삶의 축도로 이해하게 한다. 여기서 동물원을 지배하는 어떤 메커니즘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세계의 어떤 축도와도 같다. 이 작품은 쓴 것 이상의 의미를 함축하면서 독자에게 시적인 울림을 선사한다. 재능과 생각을 겸비한 이은선씨에게 축하의 말씀과 함께 정진을 당부 드린다.
  • 경남 섬 관광책자 펴내

    경남 섬 관광책자 펴내

    경남도의 모든 섬을 소개한 책이 발간됐다. 경남도는 도내 남해안의 모든 섬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 ‘아름다운 경남의 섬’이란 제목의 책을 펴냈다고 31일 밝혔다. 433쪽 분량으로 통영 등 8개 시·군의 섬 541개(유인도 77개, 무인도 464개)를 사진과 함께 유래, 교통편, 지역 특산품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마산 국화축제가 열리는 돝섬, 하얀 등대로 유명한 소매물도 등대섬, 괭이갈매기의 천국인 통영 홍도, 이국적인 식물원으로 꾸며진 거제 외도를 비롯해 관심 있는 섬을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시·군별 섬 지도와 경남 전체 섬 지도를 실었다. 도는 모두 3000권을 찍어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공공·대학 도서관, 기업체 홍보실, 여행사 등에 배포했다. 도는 웹사이트도 구축해 2월부터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점프 코리아 2010-G20시대를 열다] 다문화가정의 새해 소망

    [점프 코리아 2010-G20시대를 열다] 다문화가정의 새해 소망

    다문화가정이 16만가구를 넘어섰다. 4인가구 기준으로 60만명 이상이 다문화 가정에 속한 셈이다. 한국도 글로벌화 됐음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에 스며든 그들을 보듬어 안아야 하지만 아직 배타적인 눈길은 바뀌질 않고 있다. 이들은 우리 문화의 포용성과 다양성, 그리고 글로벌 세계의 새로운 희망을 찾는 마중물이 된다. 2010년 경인(庚寅)년 호랑이해를 맞아 그들이 바라는 희망사항을 들어봤다. 지난해 12월12일 서울 경희대 정문 앞 청운관.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정 등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들을 지원하는 나눔공동체인 푸른시민연대 회원들의 연극연습이 한창이었다. 중국 출신의 변국화(29·서울 정릉동), 일본에서 온 암도유미(40·서울 전농동), 베트남 출신인 보티란봉(29·서울 미아동)과 응웬티창(25·서울 미아동) 등 4명의 주부가 푸른시민연대 후원행사를 위해 연극행사를 찾았다. 길게는 8년, 짧게는 1년 남짓 한국 생활을 경험한 이들은 “한국은 모국과 같이 소중한 나라.”라면서 유창한 한국말로 소회를 밝혔다. 이들은 “한국의 예의범절을 처음 대했을 때는 너무 어색했지만 시부모나 남편이 시키는 대로 묵묵히 실천하면서 배워나갔다.”며 “쉽지 않은 한국생활이었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정 주부들이 시급히 원하는 것은 일자리다. 새해 희망사항으로 이들은 모두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학업을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이나 일자리 정보를 제공해 주길 원했다. 모국에서는 고급인력이었지만 우리나라에 오고 난 뒤에는 자신의 장기를 활용하지 못해 답답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응웬티창씨는 “한국에서 대학에 진학해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라면서도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고 일자리는 어떻게 가질 수 있는지 알 수 없어 막막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암도유미씨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일본어 과외교사를 하고 싶다.”면서 “원하는 일자리가 생기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베트남의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보띠란봉씨는 “앞으로 베트남 사람에게 한글을 가르쳐 주는 통역사가 되는 것이 꿈인 데 아직 한 발짝도 떼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보육 정보도 잘 몰라서 지나치는 사례가 많다고 한결같이 말했다. 변국화씨는 “애가 4살, 6살이어서 병원이나 유치원에 갈 일이 많지만 어떻게 지원을 받아야 하는지 잘 모른다.”면서 “동사무소나 구청이 다문화가정에 보육과 관련된 사항을 자세히 알려줘 아이들을 잘 키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아직 ‘외국인’에 멈춰져 있다. 변국화씨는 “우리 동포끼리 있을 때는 중국말을 많이 하는데 한국 아주머니들이 째려볼 때가 많다.”면서 “올해에는 우리 모두 친구처럼 같이 놀고 같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응웬티창씨는 “길을 잘 몰라서 어색하게 한국어로 물어보면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사람이 많다.”며 “이제 한국도 다문화가정이 많이 늘었는데 왜 그런 눈빛으로 쳐다보는지 모르겠다.”고 말을 보탰다. 언론에 할 말도 많다고 했다. 변국화씨는 “올해에는 좋은 일만 신문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쏘아 올렸다. 응웬티창씨는 “푸른시민연대처럼 우리를 따뜻하게 돕는 단체의 이야기가 신문에 많이 실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들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우리가 잘 들여다보지 못한 곳을 훨씬 더 세심하게 바라본 듯했다. 새해 각자의 희망을 위해 그들은 한목소리로 외쳤다. “2010년 다문화가정 화이팅! 서울신문도 화이팅!” 글 사진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포항 물회·영주 청국장·울진 대게 등 경북 향토음식 적극 육성

    경북의 자치단체들이 향토 음식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포항시는 지역 특산품인 물회의 전국 식품화를 위해 대구 등 대도시에 물회 전문점을 지정·운영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에 포항 물회 전문점 1호를 지정한 데 이어 내년부터 물회 전문점을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물회 계량화 및 브랜드화를 위해 기업이미지(CI)를 제정하는 한편 각종 홍보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특히 민·관으로 물회 전담팀을 구성해 수송과 보관, 도시락 물회 용기 등 전국화를 위해 힘쓰기로 했다. 포항 물회는 동해의 푸른 영일만 앞바다에서 풍어를 이룬 어부들이 젓가락으로 음식을 먹을 사이도 없이 바쁠 때, 큰 그릇에 막 잡아 펄떡거리는 생선과 각종 채소를 썰어 넣고 고추장을 듬뿍 푼 후 시원한 물을 부어 한 사발씩 후루룩 마신 데서 유래한다. 지난 8월과 10월 이명박 대통령이 포항과 대구를 방문했을 당시 물회가 메뉴에 올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선비의 고장’ 영주시도 최근 향토 음식 개발·발굴 용역 최종 보고회와 시식회를 가졌다. 시식회에서는 선비정식 3종류(웰빙·약선·선비)와 청국장과 영주 골동반(비빔밥), 태평초, 능이버섯 칼국수, 콩을 이용한 요리 등 80여종을 선 보였다. 시는 이를 계기로 내년부터 향토 음식점을 지정, 육성 발전시키기로 했다. 시는 또 순대 골목 조성과 영주한우 숯불구이 거리를 조성하는 음식클러스터 사업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고구마빵인 ‘미소 머금고’와 ‘정도너츠’ 등 2곳을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울진군은 특산 자원인 대게와 붉은 대게(일명 홍게)를 재료로한 식품가공 및 부산물을 이용한 소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은 정부의 향토산업육성사업 지원 대상으로 뽑혀 총 3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된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17일 TV 하이라이트]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월경은 매달 가임여성들에게 통과의례처럼 찾아온다. 월경이 시작되면, 반복적으로 자궁이 수축활동을 하면서 통증이 유발된다. 상상을 초월하는 생리통의 고통과 공포. 과연 가임기 여성들이 어쩔 수 없이 겪고 참아내야 하는 숙명인 것인가. 여성의 몸 건강을 알리는 지표, 생리통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본다.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나는 재미니스트”라고 말하는 조영남을 만나본다. 화가, 가수, 작가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그가 본격적으로 미술을 시작한 계기, 한국화가 최초로 치렀던 중국전시 이야기와 그림 소재로 자주 다루는 화투의 매력에 대해 들어본다. 또 최근 화제가 된 장례식 퍼포먼스와 유언장에 얽힌 이야기도 들어본다. ●히어로(MBC 오후 9시55분) 한결을 살인한 진범으로 칠성의 수하가 자수했다는 소식에 도혁과 용덕일보 기자들은 놀란다. 한편 용덕일보 기자들은 일두에게 제2라운드 선전포고를 한 뒤, 일두와 P마담의 관계가 드러난 사진과 기사를 송고한다. 반박기사 대신 P마담과 강산경찰서를 공격하는 대세일보의 기사에 놀란 도혁은 해성을 찾아간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SB S 오후 9시55분) 강진은 버스정류장에 지완이 붙여놓은 전단지 속 펜던트를 들여다보다가 어린 시절을 기억하고 눈빛이 흔들린다. 한편 재래시장에 간 지완은 이것저것 고르다가 산청에서 온 곶감을 보고 아련해진다. 태준은 지완의 방에 들렀다가 강진이 방을 고쳐줬다는 사실을 알고는 질투심이 생기는데…. ●극한직업(EBS 오후 10시40분) 자죽염 제조시 가장 중요한 것은 불 관리다. 불세례를 받아내는 가마는 수시로 보수를 하는데 매일 고된 작업의 반복이지만 아직 온기가 남아 있는 황토 가마 안에서 새참을 먹는 시간만큼은 이들에게 주어진 행복한 휴식 시간이다. 뜨겁게 타오르는 불길만큼이나 치열한 삶을 사는 자죽염 제조 공장 사람들을 만나본다. ●전설의 시대(OBS 오후 11시) 잠실의 석촌 호숫가에 쩌렁쩌렁 울리는 이 소리는 과연 무엇일까? 매일매일 호수를 찾아와 미친 듯이 웃고 가는 한 남자가 언제부턴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유머치료사 최규상씨다. 잘나가던 사업가에서 웃음 전도사로 나선 최씨의 사연이 공개된다. 웃음의 힘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
  • ‘네이버’ 명사 중심 입력… 생활검색은 ‘다음’ 편리

    ‘네이버’ 명사 중심 입력… 생활검색은 ‘다음’ 편리

    날로 커지고 있는 검색광고 시장 등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등 국내 업체들은 진화된 검색 서비스를 쏟아내고 있다. 글로벌 업체 구글 역시 최근 초기 화면에 인기 토픽과 화제의 인물 등을 배치, 기존의 단출한 초기 화면이라는 철학에 ‘한국화’를 가미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검색의 ‘유행’을 쫓아가지 못하면 ‘검색력’ 또한 뒤처질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초보 네티즌이 ‘검색 박사’가 될 수 있는 각 포털사들의 노하우를 소개한다. 13일 기준으로 업계 선두업체인 NHN의 포털 네이버는 검색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검색력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네이버 검색에서 먼저 활용할 수 있는 팁은 명사 중심으로 검색어를 입력하는 것. ‘강남역에서 가장 맛있는 집은’이라는 문장 대신 ‘강남역 맛집’을 입력하면 훨씬 정확한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띄어쓰기를 해서 검색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점 역시 잊어서는 안 된다. ●띄어쓰기·마침표 등 적절히 사용을 검색 연산자를 사용하면 좀더 정돈된 검색결과를 얻을 수 있다. ‘네이버 & 서울신문’은 두 단어가 모두 들어간 결과를 보여준다. 또 ‘네이버 | 서울신문’은 두 단어 중 하나라도 들어간 결과를, ‘네이버 ! 서울신문’은 서울신문이라는 단어가 빠진 검색 결과만 보여준다. 곧바로 검색탭 검색으로 이동하는 마침표 검색도 활용할 만하다. ‘커피.지식인’을 입력하면 커피에 대한 지식인 검색 결과로, ‘커피.뉴스’를 치면 커피 관련 뉴스로 이동한다. 단위 변환이나 환전 결과 등을 알고 싶을 때는 검색창에 ‘1000원을 엔으로’ 등의 문장을 입력하기만 하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는 생활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먼저 사용자가 ‘혈액형이 O형인 남자배우’라고 입력하면 해당 직업을 가진 인물 정보를 모두 보여준다. ‘김연아 생일’을 입력해도 마찬가지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실시간 검색 트렌드 기능도 유용하다. 와인과 맥주, 소주, 막걸리 등의 소비 트렌드나 주 소비지역 등을 알고 싶다면 ‘와인vs맥주vs소주vs막걸리’ 등 검색어 사이에 ‘vs’를 쳐 넣으면 된다. 키워드 관련 뉴스도 함께 볼 수 있다. ●‘네이트’ 시맨틱·‘구글’ 고급검색 유용 네이트는 시맨틱(의미 기반) 검색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시맨틱 검색은 더 정확하고 유저가 원하는 정보만을 골라 찾아주는 서비스다. 검색 결과를 문장의 의미별로 분류해 주제별 예상 답변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마이클 잭슨’을 입력하면 최근 소식과 사망일, 사망원인, 사망장소, 출생일, 데뷔작 등 다양한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 과거의 방송 실수나 가십거리 등 숨은 정보도 한눈에 찾을 수 있다. 최근 1년 동안의 검색 트렌드와 이슈의 변화를 볼 수 있는 ‘이슈 타임라인’ 서비스도 활용하기 편리하다. ‘유재석’을 입력하면 검색창 오른쪽에 막대그래프 형태의 이슈 타임라인이 그려진다. 입력 횟수가 많았던 날로 마우스를 가져가면 해당 키워드를 알려주는 식이다. 검색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기능을 갖춘 구글에서는 고급검색을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따옴표를 활용하면 따옴표 안에 있는 단어가 순서대로 들어 있는 결과를 보여준다. 또 검색하려는 단어의 언어나 지역, 파일형식, 날짜 등도 지정할 수 있다. 전문적인 정보는 ‘특정 사이트 내 검색’이 유용하다. 최근의 경제정책의 변화를 알고 싶다면 기획재정부나 한국개발연구원(KDI) 도메인을 지정하고 ‘경제정책’을 검색하면 된다. 구글에서도 타임라인 검색을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야후 코리아에서는 ‘블로그 랭킹’ 검색이 유용하다. 야후는 물론 네이버, 다음 등 국내 포털 블로그를 총 망라, 콘텐츠의 질을 측정해 순위를 부여한 결과를 볼 수 있다. 비즈니스 검색 서비스는 기업 연구소나 학술 단체, 공공기관 등 출처가 명확한 전문 문서를 한데 모아볼 수 있다. 파일 유형 구분도 가능하다. 지도서비스 ‘거기’에서는 주변 검색 범위를 조절할 수 있는 ‘반경 검색’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신종플루 등 질병 3~4시간내 확진

    신종플루 등 질병 3~4시간내 확진

    국내 연구진이 3~4시간 안에 신종플루를 비롯, 에이즈·간염 등을 진단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빠르면 2년 후쯤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서울대 화학부 남좌민(왼쪽) 교수팀과 한국화학연구원 서영덕(오른쪽) 박사팀은 사람의 체액에서 얻은 분자에서 방출되는 라만신호를 이용, 확진 판정까지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킨 새로운 질병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단분자 나노라만 검지기술’로 불리는 이 기술은 분자 1개에서 분자의 화학적 상태를 알 수 있는 라만신호가 최대로 증폭되는 조건을 찾아낸 뒤 이를 나노급 현미경의 일종인 ‘나노라만경’으로 검출해 내는 기술이다. 라만신호는 분자 고유의 특성을 알 수 있는 정보를 가져 ‘분자의 지문’으로 불린다. 남 교수는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지금까지 확진하는 데 3~5일 이상이 걸렸던 신종플루도 피 한 방울만 있으면 3~4시간 안에 판정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 14일자 온라인판에 속보로 게재될 예정이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車보험 사업비 621억 초과 지출

    손해보험 업계가 올 상반기에 자동차보험 사업비(영업수당, 광고비, 마케팅비 등)로 당초 계획보다 600억원 이상을 더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보상 비용 급등을 이유로 보험료 인상을 주장하면서 정작 자체 경비는 펑펑 썼다는 얘기다. 13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2009 회계연도 기준 4∼9월) 손보사들이 집행한 자동차보험 사업비는 1조 5745억원으로 당초 계획보다 621억원(4.1%)많았다. 15개 손보사 가운데 사업비를 아껴 쓴 곳은 흥국화재와 AXA다이렉트 두 곳뿐이었고 삼성화재 183억원, LIG손보 143억원 등 100억원 이상을 더 집행한 곳도 있었다. 초과 집행률로는 한화손보(11.0%), LIG손보(8.0%), 메리츠화재(6.9%) 등이 높은 편이었다. 보험소비자연맹은 “오프라인 보험사들이 올 1·4분기에 초과 지출한 사업비가 273억원인데 이를 줄이면 보험료를 1인당 약 2만 6000원씩 내릴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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