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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하는 엄마기자의 요리학원 간보기] ⑥ 끝 - 마늘 닭구이와 일식 냉소면

    [일하는 엄마기자의 요리학원 간보기] ⑥ 끝 - 마늘 닭구이와 일식 냉소면

    소설가 이외수는 채소를 자를 때 도마와 칼을 거의 쓰지 않는다. 좋아하는 낚시로 생선을 잡아 매운탕을 끓일 때도 대파를 손으로 뚝뚝 잘라서 넣는다. 금속인 칼이 채소에 닿으면 영양소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요리학원 마지막 수업은 마늘 닭구이(위)와 일식 냉소면(아래). 마늘 닭구이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케이준 치킨 샐러드를 한국화한 맛이다. 요리 선생님은 닭구이 밑에 깔 깻잎, 상추, 양상추, 치커리 등의 채소를 자를 때 손으로 뜯으라고 강조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서 샐러드를 먹을 때 양상추 끝이 갈색으로 변한 경우가 있죠. 칼로 자른 채소의 단면이 산화되어서 그래요.” 먼저 뼈를 바른 닭다리 살에 칼집을 낸 다음, 간 마늘을 칼집 속에 꽉꽉 채워넣으며 닭고기에 발라준다. 마늘에다 재운 닭에 밀가루를 묻혀 충분히 식용유를 두른 프라이팬에서 노릇하게 지져낸다. 프라이팬에 맛술 한컵 반, 간장 6큰술을 넣고 살짝 끓인 뒤 닭다리 살을 넣어 조린다. 닭고기는 물론 다른 조림 반찬도 끓는 간장에 조려야 음식이 반짝반짝 윤이 나고 맛있다고 선생님은 강조했다. 풍성하게 담은 채소 위에 닭고기를 얹어주면 데리야키 맛이 나는 마늘 닭구이가 완성된다. 일식 냉소면은 여름이면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는 음식이다. 저녁 때 메밀묵을 파는 상인들이 많았던 것은 메밀의 차가운 성질 때문에 살이 잘 찌지 않아 야식으로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녀들이 특히 즐긴 음식이 메밀면이었다고 한다. 냉소면의 국물 맛은 일본식 다랑어 포인 가쓰오부시가 좌우한다. 찬물에 먼저 다시마를 넣어 끓이다가 가쓰오부시를 넣고 불을 끈다. 20분쯤 그대로 뒀다가 체에 내린다. 가쓰오부시는 절대 끓이지 않는 게 중요하다. 가쓰오부시 국물 4컵, 간장 11컵, 설탕 4컵, 청주 8컵을 살짝 끓여 차게 식힌 다음 국수를 담가 먹는다. 많은 양의 국물을 만들어 두고서 국수를 삶아 먹을 때마다 냉장고에서 꺼내면 얼음이 동동 뜬 냉소면을 맛볼 수 있다. 냉장고 냉동 칸에 넣어두어도 간장국물이라 살짝만 언다. 국수는 찬물에 충분히 비벼 씻어야만 가쓰오부시 국물이 밀가루 때문에 금세 뿌옇게 변하는 일이 없다. 동그랗고 예쁜 사리는 물 속에서 국수 가닥을 손가락에 감아 만든다. 지금까지 요리법을 알려준 선생님은 ‘육수만들기 비법’의 김자경씨다. 글 사진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현대홈쇼핑, 이경민 색조화장품 ‘크로키 시즌3’ 론칭

    현대홈쇼핑, 이경민 색조화장품 ‘크로키 시즌3’ 론칭

    [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현대홈쇼핑은 오는 29일 오전 11시 10분부터 80분 동안 이경민의 색조화장품 브랜드 크로키(Croquis)의 시즌3 상품 ‘러브 페이스(Love Face)’를 단독 론칭한다.크로키는 이경민 원장과 현대홈쇼핑, 한국화장품이 공동으로 기획한 프리미엄 색조화장품 브랜드다.크로키는 이날 방송에서 투명한 광택이 살아있는 피부 표현과 그윽한 눈매를 강조한 가을 시즌 신상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크로키의 세 번째 컬렉션인 ‘러브 페이스’는 사랑에 빠지는 로맨틱한 계절에 어울리는 메이크업을 표현했다. 건조한 가을철에 갑자기 올라온 각질을 촉촉하게 감춰주는 ‘SOS 에센스 밤’이 콤팩트에 함께 포함돼 세련된 모습을 가꿀 수 있다. 크로키가 론칭 이후 처음 선보이는 아이템 구슬 파우더(20g)와 스윙 스타일러인 아이섀도우(4색), 블러셔(2색), 립스틱(2색), 하이라이터(2색)가 4개의 층에 들어있다.이밖에도 일루미네이팅 베이스(40ml), 듀얼 컨실러, 듀얼펜슬 아이라이너, 속눈썹 에센스, 볼륨 마스카라, 스윙 브러쉬 세트, 멀티 파우치 등 총 10종으로 구성해 판매한다. 현대홈쇼핑 윤란애 책임MD(상품기획자)는 “지난 3월 첫 선을 보인 크로키는 이경민 원장의 현장 노하우와 차별화된 콘셉트, 품질을 바탕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며 “로맨틱한 가을 메이크업을 강조한 시즌3 상품도 크로키만의 독창적인 아이템을 중심으로 세련된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
  • “형제 회사 아냐?” 유사 로고에 기업들 골머리

    “형제 회사 아냐?” 유사 로고에 기업들 골머리

    ‘곰표 밀가루’를 생산하는 대한제분과 국내 위생도기 1위 업체 대림비앤코(옛 대림요업)는 ‘형제기업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듣는다. 두 회사 모두 왼쪽을 향한 백곰을 로고로 쓰다 보니 겪는 해프닝이다. 대림비앤코는 ‘소비자에게 겸손하라.’는 의미로 고개 숙인 곰을 로고로 써왔지만, 미래 지향적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2008년부터 곰의 머리를 들어올려 쓰고 있다. 대림비앤코 이해영 사장은 “새 로고를 디자인할 때 대한제분의 곰을 의식하다 보니 원하는 만큼 머리를 들어올리지 못했다.”며 웃었다. 최근 기업이미지통합(CI)이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 되면서 유사 로고 문제로 울고 웃는 곳들이 늘고 있다. 소비자에게 독창적인 이미지를 제공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첨예하다 보니 일부 기업들은 소송을 불사하기도 한다. 한국화장품이 지난달 론칭한 브랜드숍 ‘더샘’의 로고는 LG유플러스(옛 LG텔레콤)가 2000년 내놓았던 20대 전용 서비스 ‘카이’와 유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두 업체 모두 영원함을 의미하는 ‘뫼비우스의 띠’를 모티브로 로고를 디자인했다. 한국화장품 측은 “더샘의 로고는 무한성을 의미하는 고전적 디자인이어서 법무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당수는 감정싸움에다 소송까지 가기도 한다. 포스코는 최근 신재생에너지 업체인 ‘㈜포스코에너지’를 상대로 상호·로고 사용을 금지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아무런 관계도 없는 회사가 유사한 상호와 로고를 쓰고 있어 ‘포스코 패밀리’로 오인하게 만든다는 이유에서다. 포스코 측은 “자사의 브랜드 가치는 3조원가량인데, ㈜포스코에너지가 유사 로고 등을 통해 수십억원 상당의 부당 홍보효과를 챙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효성그룹도 한동안 유사 로고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거목을 형상화한 효성의 로고가 황소를 상징하는 축산업협동조합의 로고와 흡사했기 때문. 1993년 축협은 효성이 특허청에 상표등록 출원을 내자 곧바로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대법원은 효성보다 로고를 먼저 써 온 축협의 의견을 받아들여 동일 업종에서는 효성의 로고를 쓸 수 없게 했다. 하지만 축협이 2000년 농협과 통합되면서 로고를 쓰지 않게 돼 자연스럽게 로고 분쟁은 종결됐다. 아이폰으로 세계 IT 업계를 호령하는 애플은 지나친 유사로고 소송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말에는 자사 로고를 상징하는 사과를 기업 이미지로 사용한다는 이유로 IT 교육기관 ‘VSBT’(캐나다)와 소매업체 울워스(호주)에 소송을 제기했다. 지금 당장은 경쟁업체로 볼 수 없지만 앞으로 애플이 신규 사업에 나서게 되면 이 로고들이 소비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국책연구기관·민간기업 19곳 유치

    대구경북지역이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한 지 1년을 맞았다. 기업 유치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지만 단지 조성원가 인하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재해 있다. 12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는 대구 동구 신서동 신서혁신도시 내 103만㎡에 조성된다. 현재 공사 전체 진척률은 53%이며 용지 조성공사는 30%를 보이고 있다. 지난 1년간 한국화학시험연구원 분원 등 국책연구기관 10개, 민간기업 9개와 첨복단지 입주에 관한 협약(MOU)을 체결했으며 다음 달에는 첨복단지 운영 법인도 설립할 계획이다. 이중 엑소스바이오 등 4개 기업은 29명의 인력으로 대구벤처타운 등에 임시연구소를 마련해 활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복수로 지정된 충북 오송과 차별화하기 위해 합성신약, 천연물신약, 정보기술의료기기 개발 등에 치중해 왔다. 시는 앞으로 삼성바이오시밀러, SK케미칼 등 국내 대기업들과 계속 협의해 나가는 한편 글로벌기업이나 국내 벤처기업에도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해 이들 기업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2012년 말까지 5조 6000억원을 들여 신약개발 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 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임상시험신약 생산센터 등을 구축해 이곳을 신약과 첨단의료기기 생산의 세계적 메카로 만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하지만 조성원가 인하 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당초 조성원가는 3.3㎡당 293만원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달 국토해양부의 혁신도시 토지공급지침 개정을 통해 236만원까지 내려왔다. 여기에다 시는 첨복단지 특별법을 근거로 국비 896억원을 신청해 둔 상태여서 만약 국비를 받게 되면 조성원가는 190만원대로 낮출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대구와 함께 첨복단지로 지정된 충북 오송지역 조성원가인 3.3㎡당 50만원에 비해 몇 배나 높은 액수여서 대구 첨복단지의 전망을 흐리고 있다. 시는 올해 안으로 첨복단지 조성원가를 150만원대까지 낮출 수 있도록 국비 지원을 요청하는 등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첨복단지의 성공을 이끌 핵심 기업의 조속한 유치도 중요한 과제다. 오송과의 경쟁, 국비 추가 확보 등도 대구시가 해결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상길 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단장은 “앞으로 국비 확보와 대기업 유치 등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75세 패션청년’ 하늘무대 하얗게 수놓다

    ‘75세 패션청년’ 하늘무대 하얗게 수놓다

    앙드레 김은 전 세계가 인정한 대한민국의 패션 거장이었다. 1935년 서울 구파발에서 태어난 그는 1961년 고(故) 최경자씨가 서울 명동에 설립한 국제복장학원 1기생으로 입학했다. 1962년 서울 반도호텔에서 첫 패션쇼를 열었으며 1964년 당시 최고의 스타였던 신성일·엄앵란 부부의 웨딩드레스를 디자인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이어 프랑스 파리,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 이집트 피라미드 앞 등 세계적인 명소에서 수많은 패션쇼를 열어 그의 독창적인 패션을 널리 알렸다. ☞[포토] 국내 남성 패션디자이너 1호 ‘앙드레 김’ 별세 ☞[포토] 하얀 국화에 둘러싸인 ‘앙드레 김’ 장례식 앙드레 김이 패션뿐 아니라 특유의 화법과 흰옷만을 고집한 개인적인 스타일로 유명세를 치른 것은 1992년 이른바 ‘옷로비 사건’ 때문이었다.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 나선 자리에서 본명이 알려지면서 곤욕을 겪기도 했으나 그의 말투를 따라하는 연예인들이 생기면서 국민적인 인기를 얻게 됐다. 앙드레 김은 ‘민간 외교사절’로도 활약했다. 앙드레란 이름도 프랑스 외교관이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려면 부르기 쉬운 외국 이름이 있어야 한다며 붙여준 것. 주한 외교사절을 초청한 패션쇼를 정기적으로 열었을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명소에서 패션쇼를 열어 한국 패션의 아름다움을 선보였다. 그의 쇼는 유행 패션을 선보이는 자리이기보다는 앙드레 김이 가진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미적 감각을 옷으로 표현하는 한 편의 예술적인 영화와도 같았다. 새로운 디자인을 소개하는 패션쇼는 보통 20분이면 끝나지만 앙드레 김은 한 시간 가까이 100벌 이상의 옷을 무대에서 선보였다. 일곱 겹의 색깔이 각각 다른 일명 ‘칠겹 드레스’는 꿈과 환상을 추구한 앙드레 김 예술세계의 결정판이었다. 또 앙드레 김의 패션쇼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배우, 운동 선수, 정치인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무대를 장식했다. 외국 스타로는 마이클 잭슨과 배우 나스타샤 킨스키, 브룩 실즈도 그의 옷을 입었다. 앙드레 김의 패션쇼는 최고의 스타 커플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이마를 맞대는 장면이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패션쇼의 영화적인 연출은 고인의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 때문이다. 젊은 시절 그는 ‘비오는 날의 오후 3시’라는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한때 배우를 꿈꾸기도 했다. 2002년 펴낸 회고록 ‘마이 판타지’에 따르면 패션 디자이너의 길을 걷겠다고 결심한 것은 오드리 헵번이 주연한 영화 ‘퍼니 페이스’를 본 뒤였다고 한다. 외국어를 많이 섞어서 쓰는 독특한 말투도 일찍부터 우리나라뿐 아니라 파리, 뉴욕 등 외국에서 패션쇼를 여는 등 한국 패션의 세계화를 위해서였다. 흰색을 가장 좋아하고 ‘완벽한 색’이라고 생각했던 앙드레 김은 평소 흰색 옷만을 고집했다. 패션쇼에서도 노출이 많거나 파격적인 디자인을 피하고 우아하면서도 화려한 한국적인 미를 추구했으며, 외국에서 쇼를 열 때는 현지의 고전적인 디자인과 색깔을 응용했다. 말년의 앙드레 김은 패션뿐만 아니라 보석과 도자기, 속옷, 안경, 가전제품 등 다양한 분야로 ‘앙드레 김’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였으며 성공적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그의 마지막 패션쇼가 된 무대는 지난 3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프리뷰 인 차이나 2010-앙드레김 패션 아트 컬렉션’이었다. 당시에도 몸이 불편했지만 직접 무대에 올라 메인 모델로 선 정겨운과 이수경의 연기를 꼼꼼히 지도했다. 앙드레 김은 또 “중국 자금성에서 패션쇼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지만 끝내 이루지 못한 꿈이 되고 말았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일하는 엄마기자의 요리학원 간보기] ④ 자장면과 탕수육

    [일하는 엄마기자의 요리학원 간보기] ④ 자장면과 탕수육

    한국인의 대표적인 외식 메뉴인 자장면과 탕수육을 집에서 만들어 아이에게 먹이면 좋은 이유는 ‘차이니즈 레스토랑 신드롬’ 때문이다. 화학조미료인 MSG를 많이 쓰는 중국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난 뒤에 구토, 어지럼증, 메스꺼움, 발열 등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 이런 증상을 지칭하는 용어가 생겼다. 요리 선생님은 “백화점에 한때 중국요리 강좌가 많았는데 차이니즈 레스토랑 신드롬 때문에 갑자기 모두 사라졌다.”며 “자장면 한 그릇에 MSG 한 숟가락이 들어간다고 하지만 자장의 원재료인 춘장은 된장처럼 콩으로 만들어 몸에 좋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이나 서울 북창동에서 2㎏짜리 사자표 춘장 한 깡통을 사면 200그릇의 자장면을 만들 수 있다. 춘장을 같은 양의 기름으로 충분히 볶아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쓰면 그때 그때 몸에 좋은 자장면과 자장밥을 먹을 수 있다. 먼저 프라이팬에 기름과 생강을 같이 볶아 향을 낸 다음 돼지고기, 간장, 청주를 넣고 볶다가 수북하게 썬 양파를 같이 볶는다. 양파가 볶아지면 춘장을 넣고 육수(뜨거운 물)를 마음껏 부은 다음 설탕과 치킨베이스(닭고기 맛 분말 양념)로 맛을 낸다. 자장을 걸쭉하고 윤기나게 만들려면 녹말가루를 저어가며 넣어준다. 이렇게 자장을 만들어 삶은 면에 부으면 중국집에서 흔히 먹는 유니 자장면이 된다. 유니 자장면은 수분이 많은 자장면이고 간자장은 수분이 적은 건자장으로 육수를 넣지 않고 볶은 춘장을 얹는다. 유니라는 말은 고기를 잘게 갈아 자박하게 한다는 뜻의 육니(肉泥)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양파 외에 해삼, 전복, 새우 등 해산물을 넣고 같이 볶으면 삼선자장이 된다. 중국집에서 배달시켜 먹는 탕수육은 한국화된 탕수육이다. 원래 중국식은 흔히 찹쌀 탕수육이라고도 불리는 ‘궈바오러우’(鍋包肉)다. 목에서 음식을 꿀꺽 삼킬 때 나는 의성어인 궈바오러우는 훌훌 삼킬 수 있도록 돼지고기를 튀긴 다음 수분이 많은 양념에 다시 한번 볶는다. 튀김옷으로 전분 대신에 찹쌀가루를 써서 쫄깃한 궈바오러우를 내놓는 중국 음식점이 많아졌다. 집에서 탕수육을 만들 때는 중국집에서처럼 돼지고기를 손가락 길이로 썰지 말고 한입에 넣기 좋은 정사각형으로 썰라고 요리 선생님은 조언했다. 돼지고기를 길게 써는 것은 녹말가루를 많이 묻혀서 음식량이 푸짐해 보이기 위함이란다. 직접 만든 자장면과 탕수육은 중국집에서 먹는 것에 비해 확실히 싱겁고 담백했다. 일부러 선생님의 요리법보다 소금을 2배나 많이 집어넣어도 면에 비비니 맛이 심심해졌다. 수강생들은 “맛이 좀 심심해도 건강에는 좋을 것”이라고 수다를 떨며 맛있게 자장면을 비벼 먹었다. 글 사진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Seoul 요모조모-만원의 행복]은평 ‘진관사’

    [Seoul 요모조모-만원의 행복]은평 ‘진관사’

    서울 거리가 온통 찜질방이 된 듯한 8월, 한 줄기 시원한 바람을 찾아 은평구의 진관(津寬寺)사로 발걸음을 옮겨보면 좋겠다. 북한산 국립공원이 가까운 은평구에 들어서면 도심보다 기온이 2~3도가 낮다는 게 정설. 여기에 북한산 자락을 깔고 앉아있는 진관사에 올라가면 차가운 기운을 느낄 정도로 공기가 완연히 다르다. ●집현전 학자들의 비밀연구소 진관사는 천년 고찰이다. 고려시대 현종 2년인 1011년 진관대사(津寬大師)를 위해 창건됐다. 불교를 국교로 한 고려에서는 국가사찰로서 국가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했고, 억불정책을 펴던 조선시대에도 수륙재로 명성을 떨쳤다. 태조 6년(1397년)진관사에 59칸의 수륙사를 건립했다. 수륙재는 바다와 육지에 떠도는 불쌍하고 외로운 영혼을 위로하고자 불법을 강설하고 공양을 드리는 불교의식이다. TV드라마 ‘세종대왕’의 촬영장으로 사용된 이 절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 때 집현전 학자들의 비밀연구소로 사용했다고도 한다. 일제 강점기에는 초월스님(1878~1944)이 머물면서 비밀결사대를 조직해 독립운동을 하기도 했다. 초월스님은 임시정부와 독립군을 위한 군자금을 모집하고, 전달하는 등 적극 활동했는데, 이런 흔적이 최근 칠성각을 해체복원하는 과정에서 드러나 천년고찰로서 진관사의 자부심을 한껏 높였다. 상해 임시정부에서 파견한 상완 스님이 초월스님에게 전달해 보관했던 태극기, 독립신문, 신대한신문 등 사료가 나왔다. ●사찰음식 강습회·전통장 판매 진관사에는 역사뿐 아니라 문화가 넘실댄다. 탄허(1913~83)스님이 쓴 호방한 기운의 명부전 현판도 감상할 수 있다. 1884년 조성한 나한전과 독성전, 칠성각 등은 서울시 문화재다. 전통음식의 복원과 확산이란 차원에서 사찰음식강습회도 연다. 진관사 사찰 음식은 일반 사찰 음식과 격이 다르다. 고려시대 국찰로서 왕실에 음식을 제공했던 만큼 화려하고 고급스럽다. 템플스테이 신청도 받는다. 전통방식으로 직접 만든 고추장, 된장, 청국장도 원가에 가깝게 판매한다. 이제 회주스님으로 직함을 바꾼 진관(眞觀)스님이 1963년 주지로 부임한 이래 비구 사찰에서 비구니 사찰로 바뀌었는데, 절의 구성이 아기자기한 맛이 난다. 특히 경내를 둘러본 뒤 다실에서 시원한 차 한잔을 청할 수 있다. 가루차와 우전, 세작은 6000원이다. 장미차, 국화차, 연잎차 4000원. 현대인 입맛에 맞춘 원두커피, 팥빙수가 각각 4000원과 5000원이다. 전화 359-8410.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꿀단지로 쓴 고려청자 매병 발굴

    꿀단지로 쓴 고려청자 매병 발굴

    고려 사람들은 매병(梅甁)을 ‘준(樽)’ 또는 ‘성준(盛樽)’으로 불렀으며, 기존에 알려진 술이나 물을 담는 용도 외에 꿀단지로도 썼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4일 서울 사직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고려시대 침몰선인 충남 태안 마도 2호선에 대한 수중발굴 중간 브리핑을 갖고, 청자매병 2점을 비롯한 각종 도자기와 곡물, 목·죽제품, 화물의 종류와 수신자 등을 기록한 목간 등 총 148점의 인양 유물을 공개했다. 이 중 청자매병 2점에 매달려 있는 대나무 화물표(竹札)의 판독을 통해 당시 매병의 이름과 용도를 확인했다. 대나무 화물표의 앞뒷면에는 ‘개경의 중방(고려시대 무인의 최고 의결기관) 소속 도장교(정8품 이하 하급무관)인 오문부라는 사람 앞으로 올린 꿀단지(密盛樽封)’라는 글이 적혀 있다. 연구소 측은 “고려시대 매병의 이름이 최초로 확인됐고, 매병이 술이나 물 이외에 꿀과 같은 귀한 식재료를 보관·운반하는 데 사용됐다는 것을 알려주는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높이 39㎝짜리 청자매병 2점은 뱃머리 오른쪽에서 아래위로 겹쳐진 채 발견됐다. 위쪽에서 발견된 상감매병은 참외모양처럼 몸통을 만들고, 마름꽃 모양의 틀 안에 버드나무, 갈대, 대나무, 모란, 국화, 닥꽃으로 정교하게 상감해 최상급 청자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음각 매병은 어깨에는 구름 문양, 몸통에는 연꽃 문양을 매우 정교하게 장식했으며 유색이 맑고 짙다.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12세기 후반에서 13세기 초 전북 부안 일대 가마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명칭과 용도, 제작연대를 파악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10개씩 2개 묶음으로 포장한 양질의 청자유개연판문통형잔과 청동숟가락, 도기 항아리, 대바구니, 쇠솥 등 뱃사람들이 사용하던 물건도 발굴됐다. 쌀, 콩, 알젓 등의 화물 종류와 수량, 발신자, 발송지가 적힌 목간 30여점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이전에 조사된 마도 1호선과 같은 세곡(稅穀) 운반선일 가능성이 높다. 연구소는 목간에 적힌 지명과 인명을 토대로 마도 2호선이 고창, 정읍, 영광 일대의 산물을 싣고 지금의 전남 영광군에 있던 포구인 법성포 부용창이나 전북 부안군 줄포에 있던 안흥창 중 한 곳에서 출항했다가 난파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대전 자치구 “돈 없다” 축제 취소

    대전 자치구 “돈 없다” 축제 취소

    대전 5개 자치구가 민선5기 들어 재정난을 이유로 주요 축제들을 줄줄이 취소하거나 재검토하고 있다. 4일 대전 대덕구에 따르면 매년 4월 KT&G 신탄진 제조창에서 열어오던 ‘신탄진 봄꽃제’를 내년부터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대신 민간에서 개최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구는 지난 4월에도 6800만원을 들여 가수 초빙 공연, 문화행사 등으로 구성된 신탄진봄꽃제를 열었었다. 구 관계자는 “시·군은 연간 1000억원 안팎의 정부 보통교부세를 직접 받지만 자치구는 광역시를 통해 나눠받아 적고 세수 항목도 8개인 시·군과 달리 4개밖에 안 돼 재정이 열악하다.”면서 “경기침체와 정부의 감세정책 등으로 2005년 400억원이었던 취·등록세가 지난해 260억원으로 급감해 축제를 열 형편이 못 된다.”고 말했다. 대덕구는 KT&G 등에서 봄꽃제를 개최하면 이동식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제공하고 질서유지 활동 정도만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동구는 지난해 8월 대전역에서 처음 열었던 ‘대전역 0시축제’를 폐지하기로 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9억 7000만원을 들여 추동 10만㎡에서 개최했던 ‘대청호 국화향나라전’도 올해는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중구도 으능정이거리와 문화예술의 거리에서 열어오던 대표적 ‘빛의 축제’인 루체페스타를 최소하기로 했다. 이밖에 33건의 문화예술행사 중 토요어울마당(2000여만원), 작은음악회(1100만원) 등 31건을 취소해 연간 모두 8000여만원의 예산을 절감할 계획이다. 중구는 재정난으로 대사천 생태하천 복원 사업을 잠정 보류하고 있는 상태다. 서구는 지난해 6억원을 들여 갑천변에서 처음 열었던 국내 최초의 수상뮤지컬 ‘갑천’ 공연 재검토에 들어갔다. 구 관계자는 “내년도 본예산을 짜는 오는 9월 주민 의견 등을 수렴해 내년에는 공연을 취소하거나 규모를 줄여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성구는 ‘YESS 5월의 눈꽃축제’의 전시적 프로그램을 없앤 뒤 유성 5일장과 접목해 주민 주도의 축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들 자치구는 한목소리로 정부에 직접적인 보통교부세 지급을 요청하는 한편 대전시에도 재정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서울광장]절대권력이 그리운가요/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절대권력이 그리운가요/육철수 논설위원

    아무래도 역사의 시곗바늘을 두어 시대쯤 거꾸로 돌려놓은 것 같다. 그러지 않고서야 군사독재시대에나 있을 법한 일들이 어떻게 지금 버젓이 벌어지겠는가. 며칠 전 어느 기사를 읽으면서 눈을 의심했다. J(40)씨는 열흘 전쯤 새벽에 귀가 중 건장한 괴한 3명으로부터 집단구타를 당했다고 한다. 괴한들은 J씨의 집 주소와 이름을 확인하고는 30분 동안 두들겨팼다는 것이다. 양복차림의 한 괴한은 J씨에게 “겁이 없다. 뭘 믿고 그러냐. 조용히 살아라. 왜 그딴 글을 올리느냐.”며 위협했다고 한다. J씨는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해 보수단체 사이트에 댓글을 단 게 문제가 된 것 같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촛불집회에 자주 참석했고, 대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적도 있다고 한다. 더욱 기가 막히는 일은, J씨의 어머니가 경찰서에 신고했더니 “(당신 아들) 요주의 인물에 들어 있네요.”란 소리를 들어야 했단다. 생각이 다르고 정부에 껄끄러운 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한다면 그건 무법천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문득 20여년 전 언론인 O씨 테러사건이 떠올랐다. 당시 신문사 사회부장이던 O씨는 군사문화를 비판하는 칼럼을 썼다가 정보사 장교들에게 단도(短刀)로 허벅지를 사정없이 찔렸다. J씨 사건은 시대를 뛰어넘어 O씨 사건과 국화빵처럼 닮았다. 상대가 아무리 얄밉고 주먹을 한방 먹이고 싶다고 해서 사적(私的) 린치를 가한다면 민주화된 법치국가의 커다란 수치다. 2년 전 촛불정국 때는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한다. 정부에 비판적이던 어느 공무원은 청와대에 불려가 사방이 꽉 막힌 방(일명 먹방)에서 신분도 모르는 사람한테 조사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총리실 감찰요원들이 퇴근하는 고위 공무원을 집앞에서 기다렸다가 다시 사무실로 데려가 압수수색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J씨 폭행사건과 공무원들에 대한 청와대·총리실의 위압적 조사가 사실이라면, 대한민국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권위주의 시대로 되돌아간 게 틀림없다. 공교롭게도 독재시대를 연상케 하는 권력의 탈선이 최근 빈발하고 있다. 경찰이 고문을 하고 검찰은 스폰서를 두고 공짜술을 즐겼다. 공직기강을 살펴야 할 공직윤리지원관실은 민간인과 여당 국회의원들을 무차별 사찰했다. 정치인들은 검찰수사에 개입해 뒷거래를 하고, 방송가엔 연예인 블랙리스트까지 나돌았다. 어쩌면 이렇게 완벽하게 독재시대의 구색을 갖추었는지 놀랍다. ‘어설픈 공직자’(이명박 대통령 표현)들은 역사를 되돌려 절대권력을 누릴 수 있다고 믿는 모양이다. 하지만 국민은 똑똑하다. 이미 권력의 속살을 보았고 그 생리까지 터득하고 있다. 나라 안팎에서 쏟아지는 권력 최상층부의 소식도 수시로 접한다. 미국의 어느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인턴 여직원과 벌인 부적절한 행위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이탈리아 총리가 이혼 당하고 프랑스 대통령이 가수와 재혼했으며, 아이슬란드 총리는 레즈비언이라는 ‘비밀’도 안다. 멀리 갈 것 없다. 우리의 전직 대통령은 권위를 하늘에서 땅으로 끌어내렸고, 검찰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니 국가지도자들조차 권력만 빼면 보통사람과 다를 바 없다는 인식이 머리에 박혀 있다. 권력이 탐나고 부럽긴 하겠지만 무섭다고 여기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시대의 국민을 한 줄로 세울 수 있다고 착각하는 ‘졸권’(猝權)이 존재한다. ‘벼락 권력자’들은 국민이 자신들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앉아 있는 줄을 모른다. 그러나 역사의 커튼 뒤에 숨어 절대권력을 휘둘러봤자 언젠가 들통나게 마련이다.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지나 어렵게 선진화의 문턱까지 왔다. 이 문턱을 넘고 싶으면 시대착오적이고 병든 권력부터 도려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법치도 가능하다. 권력 실세들은 5000만 국민의 1억의 눈이 주시한다는 점을 제발 잊지 마시라. 국민이 뭉치면 능히 ‘역발권’(力拔權)할 수 있다는 사실도. ycs@seoul.co.kr
  • 보험료 대납사기 당한 손보사 무더기 ‘징계’

    보험료 대납사기 당한 손보사 무더기 ‘징계’

    삼성화재, 현대해상, LIG손보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과당경쟁을 벌이다 보험 가입자 유치 대행업체에 26억원을 떼이는 사기를 당했다. 손보사 7곳은 이와 관련해 총 23명의 임직원을 징계했다. 손보사들은 대리점에 지급하는 신규계약 수수료를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서 충당하고 있어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쟁심에 사기혐의 알아도 캐지 않아 28일 손보업계와 금융감독 당국에 따르면 7개 손보사(삼성화재,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동부화재, 롯데손보, 흥국화재, 메리츠화재)는 지난 3월 금융감독원의 요구로 임직원 23명에 대해 감봉(8명), 경고(15명) 등의 징계를 했다. 법인대리점 ‘탑라인’의 보험료 대납사기를 막지 못한 데 따른 감독 소홀의 책임을 물었다. 금융당국이 대부분 업체에 대해 임직원 징계를 요구한 것은 처음이다. 허위 보험계약으로 신규계약 수수료를 챙긴 뒤 몇 달 후 납입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사기행각을 벌인 탑라인에 대해서는 지난 21일 금융위원회가 등록취소 처분을 내렸다. 탑라인은 불법으로 구입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해 얻은 개인정보를 이용해 2002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8370건의 허위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손보사들은 이 허위계약에 대해 7년6개월 동안 108억원의 신규계약 수수료를 지급했다. 탑라인이 허위 보험계약을 만들어 손보사에 통보하면 손보사는 관행에 따라 초회 보험료의 7배에 해당하는 돈을 신규계약 수수료로 지급했다. 월 납입액이 10만원인 보험의 경우 다음달에 70만원을 수수료로 주는 식이었다. 이들은 수수료를 받은 후 바로 보험료 납부를 그만두면 손보사가 의심할 것을 우려해 계약마다 3개월에서 7개월의 시차를 두고 납부를 유지했다. 결국 7개 손보사는 탑라인에 수수료 108억원을 주고 82억원만 돌려받아 26억원을 고스란히 떼이고 말았다. 업체 등록취소와 별도로 탑라인 경영진은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 등을 선고받은 상태다. 보험사의 신규계약 수수료를 노린 ‘업프런트 대납 사기’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손보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계약물량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법인 대리점들의 힘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손보사 지점마다 지점장이 월별 목표치에 쫓기고 있어 대납 사기라는 의심이 들더라도 계약물량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적극적으로 파헤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수수료 제한·반환규정 등 대책시급 신규계약 수수료는 소비자가 납부하는 보험료 중에서 충당되기 때문에 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o금감원 관계자는 “수수료의 제한선을 두는 것이 확실한 대책이지만 사적 거래를 침해할 소지가 있어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보험대리점에 내리는 가장 큰 징계인 등록취소도 다른 사람 명의로 법인을 만들면 돼 실효성이 떨어진다. 과징금 부과가 효과적이지만 보험사에만 적용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지도에 따라 법정 대리점의 계약을 인수하는 심사를 강화하고 계약이 유지되지 않을 경우 신규계약 수수료의 반환 규정을 강화하는 등 조치를 마련해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경주·정서린기자 kdlrudwn@seoul.co.kr
  • 현택환 서울대 중견석좌교수 美화학회지 부편집장으로

    서울대학교(총장 오연천)는 26일 화학생물공학부 현택환 중견석좌교수가 화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진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부편집장으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미국화학회지는 노벨화학상 수상 관련 논문들이 가장 많이 발표된 화학분야 최고 학술지로 평가받는다. 이 학회지의 부편집장 중 미국 외 제3국 출신 학자는 현 교수를 포함해 3명 뿐이다. 오는 9월부터 업무를 시작하는 현 교수는 나노 및 재료화학 분야에 기고된 논문들의 심사 여부 결정과 심사위원 선정, 최종 기고승인 결정 등 논문 심사의 전 과정을 책임지게 된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제10회 가고파 국화축제 10월29일 마산항서 개막

    경남 창원시는 21일 창원·마산·진해시가 통합된 뒤 처음 열리는 제10회 가고파 국화축제를 10월29일~11월7일 마산항 부두 일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창원시는 지난 20일 축제위원회에서 올해 가고파 국화축제 장소와 일정을 확정하고 올해 축제는 통합창원시 출범을 기념해 전국 최대의 국화축제로 준비해 개최하기로 했다. 마산항 제1부두 3만 5700㎡를 국화축제 중심 전시장으로 정해 국화 명작관, 국화산업관, 생태체험관 등 주제별 전시장을 조성한다. 신마산 방송통신대 주변 2만 580㎡에는 부 전시장을 꾸며 국화·초화류·화단 등의 국화동산을 꾸민다. 창원시 관계자는 올해 가고파 국화축제에는 100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어시장과 창동 상권이 이어지는 곳에 국화 축제장을 조성함에 따라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인사]

    ■문화체육관광부 ◇부이사관 승진 △인사과장 김상욱△문화예술교육〃 김현모△체육정책〃 박위진 ■소방방재청 ◇서기관 승진 △기획조정관실 행정관리담당관실 라엄용 ■대한지적공사 ◇승진 △전라북도본부장 안종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기술예측센터장 임현◇실장△연구제도 이길우△녹색기술전략 이경재△정보분석 이정재△사업평가 유승준△기획재정 김희용△전략협력 김병수 ■연세대 ◇부총장 △의무(의료원장 겸임) 이철△원주 한기수◇대학장△이과 최중길△교육과학 한준상△언더우드국제(국제학대학원장 겸임) 이정민△의과(의학전문대학원장 〃) 윤주헌△치과(치의학전문대학원장 〃) 권호근△간호(간호대학원장 〃) 김소선△정경(정경대학원장 〃) 유정식△과학기술 정인화△보건과학(보건환경대학원장 〃) 김태우◇대학원장△교육 박승한△보건 손명세◇병원장△세브란스 박용원△치과대학 조규성◇실·처장△원주교목실 임걸△원주기획처 이해종△원주교무처 윤방섭△원주학생복지처 김종두 ■문화일보 △편집국 문화부장직대 정충신 ■이코노믹리뷰 △상무이사 이상일 ■현대스위스저축은행 <현대스위스저축은행>△전략기획실 BU(Business Unit)장 윤석현△심사본부장 전인구△영업〃 김창회<현대스위스3저축은행>△영업본부장 이당영 ■한국화이자제약 ◇이사 승진 △마켓액세스부 고수경△대외협력부 황성혜 ■스포츠월드 △생활경제부장 조원익△레저〃 배병만 △연예문화부장 직대 김용호
  • 지자체 허리띠 졸라매기 나섰다

    지자체 허리띠 졸라매기 나섰다

    ‘컬러프린터 사용 금지, 오후 8시 이후 사무실 전등 자동소등, 축제 취소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다양한 예산절감 운동을 펼치고 있다. 열악한 재정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경기도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을 계기로 방만한 경영에 무감각했던 지자체 사이에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이런 움직임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세계도시축전 전면 보류 19일 서울신문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대전 중구청은 올해 계획된 33건의 문화예술행사 가운데 토요어울마당과 은행·대흥동 문화예술행사만 지원해 7900만원의 예산을 절감하기로 했다. 경상경비와 행사·축제성 경비의 10%를 줄여 절감된 예산 8억여원을 9월 추경에 반영, 복지분야 등 긴급한 곳에 우선 투입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지난해 1400억원이 투입된 인천세계도시축전 행사를 예산절감 차원에서 전면 보류키로 했다. 부산 남구는 1억 87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었던 13회 오륙도 축제를 비롯해 모든 축제 및 행사를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전북 익산시는 오는 9월과 10월 따로 열기로 했던 전국 돌문화축제와 익산국제 돌문화 비엔날레를 통합 개최해 2억원을 줄이기로 했다. 경기 고양시는 21일부터 열리는 연꽃 축제비용을 당초 예산의 25%로 치르기로 하는 등 각종 축제와 행사 규모를 축소해 모두 155억원을 절감하기로 했다. 예산이 부족해 신청사 건립이 중단된 대전 동구청은 3억 5000만원이 편성된 대전역 0시축제를 취소했고, 국화향 나라전 행사 예산은 9억 7000만원에서 2억원대로 줄였다. 또한 지난 8일자로 구청소식지 발간을 중단하고, 직원 업무추진비 가운데 30%(1억 9700만원)을 절감하기로 했다. 동구청은 직원들의 컬러프린터 사용도 금지했다. ●경남도 부서예산 50% 줄이기 경기 용인시는 채무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영어마을과 경전철 민간투자사업 등 대형사업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지난해부터 서귀포의료원 신축사업(사업비 400억원)을 20년간 942억원을 갚는 조건의 민간투자(BTL) 방식으로 추진해 왔으나 민선 5기 출범 이후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 그동안 BTL 방식으로 하수관거 정비, 설문대여성문화센터 및 제주도립 미술관 건립 등을 추진해 지방재정 악화가 우려되고 있어서다. 경남도는 각 부서별로 예산 5% 줄이기 운동을 전개해 일반운영비와 경상경비 28억원을 절약하기로 했고, 강원 강릉시는 직원들의 연가보상비를 50%만 책정해 7억 8000만원을 아끼기로 했다. ●청주시청 오후 8시 이후 자동소등 충북 청주시청은 오후 8시가 되면 사무실 전등이 일괄 소등된다. 청사관리팀에서 사무실에 공급되는 전원을 모두 차단하기 때문. 이때 전원이 끊기면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전원이 공급되지 않는다. 부득이하게 사무실에 남아 야근을 하는 공무원은 개인 전등을 준비해서 일을 해야 한다. 다른 지자체들처럼 불필요한 전등끄기 운동을 전개할 수도 있지만 한푼이라도 더 아끼기 위해 ‘초강수’를 택한 것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이런 방법으로 연간 500만원의 전기사용료가 절감된다.”면서 “종이를 아끼기 위해 일주일에 3일을 종이없이 회의하는 날로 정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서울Focus] 문화로 어르신일자리 싹 틔운다

    [서울Focus] 문화로 어르신일자리 싹 틔운다

    서울 종로 3가 낙원동 탑골공원 옆 낙원상가에 위치한 노인전용극장인 허리우드 극장. 이 극장은 입구부터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매표소 오른편에 ‘추억 더하기’란 뮤직박스에서는 흘러간 옛 노래가 새어나오고 한 귀퉁이에선 국화빵 굽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표를 구한 어르신들에게 공짜로 빵을 나눠주고 있다. 찾는 관객들은 주로 70~80대 노인들이다.허리우드 극장은 국내 최초 실버 영화관이다. 극장 대표 김은주(36)씨가 2008년 4월 재개발로 문을 닫을 처지에 놓인 극장 3개관 중 한 곳을 임대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이 극장은 지난해 1월 서울시로부터 예산 3억원을 받아 상업 영화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오는 10월이면 서울시내에 이같은 실버 영화관이 한 곳 더 생길 전망이다. 안승일 서울시 문화국장은 18일 “서대문 아트홀(옛 화양극장)에도 허리우드 극장과 비슷한 성격의 극장을 노인의 날인 10월2일에 맞춰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 국장은 이어 “서대문 아트홀은 극장 기능은 물론 공연장, 카페 등을 갖춰 노인들이 공연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등 문화예술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허리우드 극장의 경우,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예산 3억원을 지원했으나 홍보비 등으로 주로 사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서대문 아트홀의 경우, 사정이 다를 것”이라고 말해 은퇴한 노인 등의 일자리 창출에 주안점을 둘 것임을 시사했다. 시는 이곳에 5억~6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시는 다음달 중 공모·심사를 거쳐 운영자를 선정,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시 계획대로라면 서대문 화양극장은 단순히 어르신들을 위한 영화관 기능에 충실한 허리우드 극장과 달리 은퇴한 노인층의 다양한 창작욕구를 충족시키는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상업영화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된 허리우드 실버 영화관은 요즈음도 하루 평균 60~70명의 노인들이 즐겨 찾고 있다. 개관 1년6개월 만인 지난 6월 기준으로 관객 12만명이 찾았다. 영화는 일주일 간격으로 상영작이 바뀐다. 하루에 보통 3회 필름이 돌아간다. 19일부터 상영하는 불후의 명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상영시간이 길어 하루 2회만 돌린다. 오는 23~29일에는 임상수 감독이 리메이크해 화제가 됐던 김기영 감독의 ‘하녀’를 내보낸다. 김 대표는 “각고의 노력 끝에 서울시로부터 예산 3억원을 지원받아 상업 영화관으로는 첫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됐다.”면서 “요즘은 서울 오면 아들집은 안 들러도 실버 영화관은 꼭 들르겠다고 할 만큼 상경하는 어르신들이 잦다.”고 귀띔했다. 김 대표는 “실버세대들이 그동안 얼마나 여가생활에 목말라했고 문화로부터 소외돼 설 자리가 없어 눈치봐야 했는지 실감한다.”면서 서울의 또다른 노인 종합 문화공간이 될 화양극장의 재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세대공감] 당신의 여름방학은 어떻습니까

    [세대공감] 당신의 여름방학은 어떻습니까

    7월 3~4째 주가 되면 전국 대부분의 초·중·고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방학이 다가온다는 사실만으로도 배시시 웃음을 띨 수 있던 때가 있었다. 산으로 바다로 물놀이를 갈 수 있어 행복했고, 마루에 돗자리 펴고 누워 늘어지게 낮잠을 즐길 수 있는 것도 학생들만의 특권이었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에게 방학은 다음 학기 선행학습을 위해 ‘뼈빠지게 공부를 해야 하는’ 기간이 되어버렸다. 학원·과외·독서실…. 학생들은 방학하면 이런 단어를 먼저 떠올린다고 한다. 심지어 한 출판사가 2008년 전국 초등학생 102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1.3%가 방학계획으로 ‘공부에 올인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방학마저도 공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각 세대가 경험한 서로 다른 방학 이야기를 들어본다. ●“60명이 교복입고 단체로 기차 여행” 1977년 8월 15일. 당시 춘천에서 여고를 다니던 최국화(51·서울 당산동)씨는 그날을 잊을 수 없다. 당시, 방학이지만 쉬는 것도 사치였던 고3 수험생 최씨는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까지도 온몸이 짜릿짜릿하다.”며 입가에 엷은 웃음을 지은 채 추억에 잠겼다. 방학 보충수업이 한창이던 8월 어느 날, 최씨의 반 친구 중 하나가 급우들의 기차여행을 제안했다. 처음에는 반대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학생의 본분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게 이유였다. 교실 밖에서 망까지 봐가며 ‘비밀회의’를 한 끝에 결국 기차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 목적지는 경기 남양주 금곡리의 홍유릉. 긴장된 마음에 밤잠까지 설쳐가며 여고생 60여 명은 경춘선 완행열차에 몸을 실었다. 멀리 영월에서 유학을 와 혼자 자취하던 최씨는 아침 일찍 일어나 손수 김밥도 쌌다. 재미난 것은 휴일에 놀러 가면서도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교복을 입고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최씨는 “학생이면 당연히 교복을 입는다고 생각했었다. 감시와 간섭에 억눌려 학창 시절을 보냈고, 억눌린 만큼 작은 일탈에도 더 없이 행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굵은 빗줄기가 차창을 때리기 시작하더니 온종일 비가 그치지 않았다. 여고생들은 교복까지 홀랑 젖어가며 여간해서는 경험할 수 없는 ‘그들만의 일탈’을 즐겼다. 그는 “생각해보면 홍유릉 처마밑에 쭈그리고 앉아 있다가 온 것뿐인데도 동창들끼리 만나면 30년도 더 지난 그 이야기가 끝없이 회자된다.”고 했다. 나중에 다른 반 친구들 사이에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러움을 샀고, 소문은 결국 담임선생님 귀에까지 들어갔다. 하지만, 선생님은 잠시 꾸짖는 듯하더니 “모두 무사하니 없었던 일로 하자.”며 더는 문제 삼지 않았다. 최씨는 “우리 딸애들한테 이런 얘기를 했더니 반응이 “엄마 그게 무슨 일탈이야.”라며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눈치였다.”면서 “우리 세대에는 우리 세대만이 이해할 수 있는 낭만이 있다.”고 강조했다. ●“방학은 좀 늦게 일어나는 기간일 뿐” “방학은 조금 늦게 일어날 수 있는 기간일 뿐 특별한 거 없어요.” 서울 구로본동에 사는 양은지(16·여) 양은 지금껏 그래 왔듯 방학에 대해 별다른 기대를 안 한다. ‘방학이라 설레지 않느냐.’는 물음에 양양은 “공부할 게 많아서….”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공부계획을 묻자 양양은 자기 방으로 뽀르르 달려가 노트를 가져와 펴보였다. 노트에는 공부계획이 빼곡했다. 날짜별, 시간별 계획이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이번 방학공부의 목표는 2학기 중간고사 대비 선행학습이다. 이를 위해 과목별로 문제집을 선정해 하루하루 학습 분량을 정해놨다. 절친한 친구 일곱 명과는 당분간 떨어져 있을 예정이다. 효율적으로 공부하려고 서로 다른 독서실에서 떨어져 공부하고, 가끔 전화로만 응원하기로 했다. 다만, 시간을 정해놓고 일주일에 단 한번 노래방에 같이 가기로 했다. 그는 “스트레스 해소는 해야죠.”라고 설명했다. 본인 결정으로 다니던 학원도 그만뒀다. “학원에 가면 친구들이랑 놀게 돼 공부할 의지가 없어진다는 것”이 이유다. 선행학습 이외에 양 양에게는 방학 중 목표가 하나 더 있다. 다이어트다. 약간 통통한 편인 그는 5㎏ 감량을 목표로, 친구 두 명과 함께 독서실에서 공부를 마친 뒤 학교 운동장을 달리기로 했다. 휘트니트센터에도 다닐 계획이다. “운동 열심히 해서 건강해지고 예뻐질 거에요. 그러면 공부도 잘할 수 있겠죠.”라며 환하게 웃었다. “방학 재미없어요.” 경기 일산에서 만난 여중 1학년생 홍주현(14) 양은 여름방학 얘기에 짜증 섞인 반응을 보였다. “학교에만 안 갈 뿐이지 오히려 할 일이 더 늘었다.”고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초등학생이었던 홍양에게 방학은 일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기간이었다. 늦게까지 잘 수 있었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러다닐 수도 있었다. 수영장이나 놀이동산에 가도 부담이라는 게 없었다. 중학교에 들어오니 상황이 달라졌다. 홍 양의 어머니 이정희(43)씨는 아이를 매일 보습학원에 보내는 것은 물론 학기 중에 보내던 수영장도 그만두게 하고 그 시간에 영어 회화학원에 보내기로 했다. 이씨는 “방학이라 다른 집 애들은 국외로 어학연수도 다녀오는데, 우리 애만 한가하게 수영장에 보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홍 양은 이미 입이 삐쭉하게 나와 “방학 때까지 학원에 다녀야 하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벌에 쏘였다가 할머니 덕분에 살아나 경기 광명에 사는 이윤호(55)씨는 방학하면 돌아가신 외조모의 굽었던 등을 추억한다. 이씨는 학창시절, 방학 때면 어김없이 외가로 달려갔다. 광명에서 조그만 국밥집을 하던 이씨의 양친이 방학이면 그를 파주 외가로 보내 한 달씩 맡겨두었기 때문이다. 광명에서 파주까지 지금은 승용차로 금방 가지만, 당시에는 여러 번 버스를 갈아타야 갈 수 있었다. 그는 외가에서 짓던 논농사며 밭일도 거들고, 외조모가 재배한 수박이며 참외를 배불리 먹었다. “무농약·유기농·웰빙방학이었죠.” 이씨는 하하 웃으며 무릎을 ‘탁’하고 쳤다. 더우면 옷을 휙 벗어 던지고는 근처 개울로 뛰어들었다. 첨벙첨벙 마을 친구들과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잊었다. 그러다 개울가 나무그늘에 누워 잠이 들었고, 어느 새 외조모가 다가와 그를 업고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흔들흔들 외조모의 등에 엎드린 이씨는 잠이 깨도 편안한 할머니 등을 벗어나기 싫어 잠든 척 끝까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는 “특별할 것 없었던, 우리 세대의 방학이 이제는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진풍경이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강원 삼척에 사는 이춘성(가명·59)씨에게 방학 얘기를 꺼내자 바로 “벌떼”라는 말을 내뱉었다. 1962년 8월 강원도 삼척 미로면.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이씨는 취사용 땔감으로 쓸 잔가지를 줍기 위해 뒷산에 올랐다. 또래에 비해서도 덩치가 작았던 그가 꺽다리 할아버지의 지게를 짊어지면, 그 모습이 우스꽝스러울 정도였다. 방학이건 아니건 농사일이 바쁘면 학교에 빠지기 일쑤였고, 특히 방학에는 허드렛일을 도맡아야 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넉넉지 않은 살림살이 때문에 부모는 5남4녀의 형제 중 일부를 친지들 댁에 맡겼다. 그래서 그는 할아버지·할머니와 셋이 한 식구를 이루고 살고 있었다. 그날도 이씨는 능숙한 솜씨로 키를 훌쩍 넘겨 지게 한가득 잔가지를 주워담아 내려오고 있었다. 그러다 벌집을 하나 발견했다. 호기심이 발동했다. 지게작대기로 가볍게 툭툭 치니, 벌집이 바닥에 뚝 떨어졌고 수백 마리의 벌들이 일제히 이씨를 향해 날아들었다. 이씨는 벌에 쏘여 지게고 지팡이고 다 집어던지고 필사적으로 도망치다 산밑 논두렁에 처박혀 정신을 잃었다. 눈을 뜨니 할머니가 뜨거운 물에 고추장을 풀어 온몸이 ‘벌집’이 된 그의 입에 들이밀었다. 그걸 후루룩 들이킨 이씨는 역겨운 냄새가 진동해 뭐냐고 물었더니 할머니는 “오줌”이라고 했다. 그는 “그땐 기겁을 했다.”면서도 “그때 할머니가 그렇게 치료를 안 했으면 아마 죽었을 지도 모를 것”이라고 말하며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에 이야기하다 말고 코끝이 찡한 듯 먼 산만 쳐다봤다. ●“입시 코앞이지만 댄스대회 포기 못해요” “Push Push Baby, Oh Push Baby” 서울 개봉동의 한 중학교 탁구연습장 밖으로 경쾌한 힙합음악인 시스타(Sistar)의 푸시푸시(Push Push)가 흘러나왔다. 김솔이(15·여)양과 친구 네 명이 비트에 맞춰 격렬하게 몸을 흔들었다. 학교 댄스동아리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요즘 댄스대회 준비로 한창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방학에 맞춰 대회가 많이 열리기 때문에 김양은 이번 방학을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 그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최대한 많은 대회에 출전해서 그동안 연습했던 실력을 마음껏 쏟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연습을 할 때는 연습장면을 비디오카메라 담는 것도 잊지 않는다. 걸스힙합을 주종목으로 연습 중인 이들은 방학을 앞두고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제작에도 한창이다. 대부분 댄스대회들이 UCC를 통해 본선진출자를 뽑기 때문이다. 물론 공부계획도 세웠다.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기를 바라는 그는 일주일에 한 번 성악 레슨을 받는다. 학과를 보충하려고 매일매일 학원도 다닐 계획이다. 김양은 “고교 입시가 막상 코앞에 다가오니 부담감이 느껴진다.”면서도 “댄스대회만은 도저히 포기할 수 없어 갈등도 있다.”고 털어놨다. 김양진·윤샘이나기자 ky0295@seoul.co.kr
  • 日, 러·일전쟁 끝난 뒤 고종납치 시도

    日, 러·일전쟁 끝난 뒤 고종납치 시도

    러·일전쟁 뒤 일제가 고종 황제를 일본 나가사키로 데려가려 했다는 사실이 독일 외교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고종을 일본에 묶어둔 뒤 한·일병탄을 일사천리로 해치우려 했다는 것이다. 정상수 명지대 인문과학연구소 교수는 1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독일 외교문서 사본 2건을 공개했다. 이 문서는 1905년 2월과 6월, 당시 서울 주재 독일공사관 잘데른이 본국에 두 차례에 걸쳐 보낸 전보다. 2월 문서는 고종을 일본으로 데려가려 했으나, 귀국하지 못할 것을 우려한 고종이 거부했다는 내용이다. 6월에 작성된 문건은 당시 서울 주재 미국 공사였던 모건에게 들은 말이 담겨 있다. 조선을 보호국화하고 고종을 폐위시켜 일본으로 보낼 계획을 세웠는데, 영국은 동의했고 미국은 유보적이었다는 내용이다. 정 교수는 “병합의 걸림돌이었던 고종을 일제가 어떤 방식으로든 제거하려 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길섶에서] 세미원 연꽃/곽태헌 논설위원

    며칠 전 양평의 세미원(洗美苑)을 찾았다. 세미원(www.semiwon.or.kr)은 장자(莊子)에 나오는 ‘관수세심(觀水洗心,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관화미심(觀花美心,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는)’에서 따온 말. 수련 연못도 있고 수생식물도 많았지만 압권은 연꽃이었다. 흐드러지게 핀 희고 붉은 연꽃들. “…진(晋)나라의 도연명(陶淵明)은 국화를 좋아했고, 당(唐)나라 때부터 사람들은 모란을 좋아했다. 나는 연꽃을 좋아하노니 진흙 속에서 나왔어도 때묻지 않고, 맑은 물에 씻기었어도 요염하지 않고….”라고 읊은 중국 송나라 때 학자 주돈이의 애련설(愛蓮說)을 굳이 인용할 필요도 없다. 연꽃을 카메라와 화폭에 담는 어르신의 모습도 보기 좋았다. 마침 경남 함안에서 700여년 된 고려시대 연꽃 씨앗에서 꽃이 피었다는 소식도 나왔다. 짬을 내 연꽃에 흠뻑 취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입장료는 나올 때 양평의 특산물인 쌀, 감자 등으로 바꿔준다.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아름다운 뜻이 담겨 있어 흐뭇했다.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 경기 ‘문화보물섬’ 프로젝트 추진

    경기도가 대학생들과 손잡고 서해안 섬마을을 ‘문화보물섬’으로 만드는 사업을 추진한다. 도는 다음달부터 대학생들과 함께 화성시 국화도와 입파도, 안산시 풍도와 육도 등 4개 섬을 대상으로 ‘경기 문화보물섬’ 프로젝트를 실시한다고 29일 밝혔다. 문화보물섬 프로젝트는 대학생들이 문화보물섬 탐사단과 상상미술단을 구성해 해당 섬 지역의 관광자원을 발굴해 널리 알리고, 새로운 관광자원을 만들어 나가는 사업이다. 우선 문화보물섬 탐사단은 여름방학에 4개 유인도를 여행하며 육도의 몽돌해안, 입파도의 등대, 국화도의 모세 바닷길 등 볼거리와 먹을거리 등을 취재하고 사진을 찍어 자신의 블로그 등을 통해 홍보하게 된다. 미술과 건축, 환경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으로 구성되는 상상미술단은 섬 지역 곳곳에 흩어져 있는 버려진 돌과 조개껍데기, 어망, 폐선박, 폐타이어 등을 활용해 친환경 조형물을 제작하고 식당과 민박 등의 간판을 디자인해 줄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들은 기존 지도에 나와 있지 않은 관광자원을 발굴해 이를 담은 문화보물지도를 제작, 배포하게 된다. 도는 이 프로젝트가 문화적으로 낙후돼 섬 지역 관광활성화 및 이를 통한 주민 소득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지역에는 이미 관광산업이 어느 정도 활성화된 제부도를 포함해 풍도와 육도, 국화도, 입파도 등 5개의 유인도와 36개의 무인도 등 41개의 섬이 있다. 도는 512가구 881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5개 유인도를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관광 활성화 사업을 추진해 왔다. 황성태 도 문화관광 국장은 “문화보물섬 프로젝트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비해 도태된 섬을 문화적으로 재구성하고,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찾아가는 것”이라며 “앞으로 대학생들의 손을 통해 친근감 있고 재미있는 섬으로 변신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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