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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나눔] 韓銀·産銀 방만 경영? 열린 채용?

    ‘군(軍)필자 또는 면제자.’ 기업체나 금융기관, 공공기관의 채용공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격요건이다. 이 요건에 따르면 어떤 식으로라도 병역의 의무를 마치지 않은 ‘군미필’ 남성은 입사시험을 치를 수 없다. 사법시험, 행정고시, 외무고시처럼 고급공무원을 뽑는 국가고시 외에는 미필자가 응시할 만한 취업 시험이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이 국가고시들이 미필자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은 합격한 뒤 입대해도 군법무관과 같은 나름대로의 보직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가인권위가 “경찰공무원 채용시험의 응시자격을 ‘군필자 또는 면제자’로 제한한 것은 평등권 침해”라는 의견을 내놓기는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공무담임권 제한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국책은행 특유의 방만한 경영이다” 15일 금융권과 취업 관련 업체에 따르면 취업 준비생들이 선호하는 기업이나 기관 가운데 한국은행과 산업은행만이 유일하게 미필자에게 채용시험 응시 기회를 주고 있다. 시중은행은 물론 같은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과 기업은행, 하물며 금융감독원과 신용보증기금까지 대부분의 금융기관은 ‘군필자 또는 면제자’로 자격을 제한한다. 이 때문에 ‘금융고시’를 준비하는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군대 갔다 왔으면 수출입은행과 금감원을, 갔다오지 않았으면 한은과 산은을 노려라.”라는 말이 회자되기도 한다. 한은과 산은의 ‘열린 채용(?)’에 대한 금융권의 시각은 곱지 않다. 공무원 조직도 아니면서 1970년대의 채용기준을 유지하는 것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책은행의 방만한 경영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라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인사담당자는 “인력운용이나 예산에서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미필자를 뽑는 것은 기업체나 시중은행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은과 산은에는 매년 3∼6명의 미필자가 합격한 뒤 곧바로 입대하고 있다. 한은은 군복무중 기본급의 50%인 80만원 정도를, 산은은 기본급 범위 내에서 90만원 정도를 매월 지급한다. 한은 관계자는 “월급은 액수가 적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부서에 배치된 뒤 곧바로 입대하면 인력운용에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과거 대부분의 금융기관은 고졸 응시생들 때문에 미필자에게도 기회를 줬다. 대신 군필자에게는 가산점을 부여했다. 그러나 남성 응시자들의 대부분이 군필 대졸자로 바뀌면서 미필자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병역을 마친 인재들이 무궁무진한데 굳이 예산낭비가 예상되는 미필자를 뽑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어찌됐든 평등한 채용방식이다” 그러나 비록 한은과 산은이 비용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과거의 채용 관행을 답습한다손 치더라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병역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취업에 제한을 두는 것도 ‘차별’이기 때문이다. 미필자에게 응시기회를 주면 우수한 인재를 선점하는 효과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학력이나 연령제한 등 각종 차별이 없어지는 마당에 미필자의 응시기회를 박탈하는 것이 오히려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산은 관계자 역시 “매년 미필자가 합격하는 예는 극히 드물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진일보한 채용 방식을 문제삼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은과 산은이 과연 ‘채용의 평등’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이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왜 미필자를 제한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인사담당자들은 한결같이 ‘관행’이라고 답했다. 더욱이 산은은 4년제 대졸 이상자만 뽑고 있어 ‘학력 차별’도 걷어내지 못한 상태다. 한은과 산은은 금융 고시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곳인 데다 병역 문제는 언제나 한국 사회의 뜨거운 쟁점이어서 두 기관의 미필자 채용은 두고두고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LG카드 무리해서 인수안해”

    “전략적 측면에서 LG카드에 여전히 관심이 크지만 무리해서 인수하지는 않겠다.” 우리은행이 제기한 ‘토종은행론’으로 은행권이 떠들썩한 가운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이 지난 1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안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우선 LG카드 인수를 놓고 황 행장은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카드사업 활성화가 금융그룹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현재 LG카드의 주식은 우리금융그룹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자체자금으로, 주주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원칙도 제시했다. 또 “LG카드 유통지분 17% 중 14%가 매매를 자주 하지 않는 외국인이 갖고 있어 제대로 된 가격 형성 기능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황 행장의 이 같은 발언은 LG카드 인수가격을 낮추려는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토종은행론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황 행장은 “토종은행론은 싸우자고 내놓은 것이 아니다.”면서 “국내 은행들은 외국인 경영 은행, 외국인 지분이 높은 은행, 국책은행 등 다양한 지분 구조를 갖고 있고, 이는 아주 건전한 분할”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우리은행의 자산을 30조원 정도 늘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도 공개했다. 이는 한해 동안 자산을 20% 이상 늘리겠다는 것으로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와 있는 외환은행 자산의 40%에 달하는 규모다.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황 행장은 “초대형 은행이 탄생하는 것이 한국 금융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외환이 탄생하면) 독과점적 지위를 우려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 생각엔 가능한 한 빨리,3년안에 초대형 은행이 나와야 한국의 은행들도 아시아 시장, 세계로 뻗어갈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은행권 연봉계약 고급인력 ‘왕따’?

    은행권 연봉계약 고급인력 ‘왕따’?

    #사례1 A은행 강남 프라이빗뱅킹(PB) 센터의 김모(40) 팀장은 요즘 외국계 은행으로 전직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2년 전 씨티은행에서 이 은행으로 스카우트된 김 팀장이 다시 외국계로 가려는 이유는 자신의 실적과 능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지난해 우리 PB센터의 영업실적 가운데 35%를 내가 도맡았는데 은행측은 팀에 배정된 성과급을 팀원 12명에게 균등배분했다.”면서 “이런 방식이라면 굳이 열심히 일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사례2 B은행 파생상품팀의 이모(37) 과장은 은행이 지난해 외부에서 영입해 온 상사(팀장)와 갈등을 겪고 있다. 금융공학 관련 박사인 팀장이 2억원대의 연봉을 받고 있지만 자기 몫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을 지울 수 없다. 이 과장은 “팀장이 조직내의 위화감만 조성한다.”고 말했다. ●연봉협상 난항 시중은행이나 국책은행은 최근 수년간 많은 전문인력을 외부에서 영입해 왔다. 이들은 같은 직급의 기존 정규직원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지만 대부분이 계약직이어서 매년 계약을 다시 해야 한다. 그러나 1월 연봉 재협상 시즌이 되자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가운데 외부 전문가를 가장 많이 영입한 곳은 국민은행이다. 법무부,PB사업부, 증권운용부 등에 150명의 외부 충원 인력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재계약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131명의 전문 계약직을 보유한 우리은행도 지난해 말 협상에서 일부 전문가와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하나은행과 조흥은행 등도 최근 3∼4명의 전문가들이 은행을 떠났다. 시중은행 인사부 관계자는 “실적을 계량화할 수 없는 전문가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재계약할 때 영업실적을 놓고 협상을 한다.”면서 “목표치에 비해 실적이 현저히 떨어지면 은행으로서는 당연히 재계약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직이 우리를 ‘왕따’시키고 있다” 그러나 외부 수혈 전문가들은 조직이 자신들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국내은행은 외국계 은행과 달리 개인 성과급제를 운영하지 않아 개인의 업무실적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힘들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실시하고 있는 성과급제는 팀 단위로 적용될 뿐이며 성과급 자체도 적다. 영입된 전문인력들은 “계약직이기 때문에 기존 은행원들이 누리는 각종 후생복리 시스템에서도 제외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수조원에 이르는 흑자를 낸 은행들이 최근 직원들에게 특별성과급을 지급했지만 전문인력들은 제외했거나, 기존 정규직에 비해 훨씬 낮은 금액만 지급했다. 지난해 국내은행에 스카우트된 한 전산전문가는 “상사가 일부러 내 실적을 낮게 평가하기도 한다.”면서 “은행 조직이 워낙 보수적이어서 적응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경력 관리 때문에 은행에 들어왔나” 반면 기존 은행원들은 외부에서 데려온 고액 연봉자들이 제 몫을 다하지 못한다고 말한다.‘연봉’ 높이기에만 급급할 뿐 ‘팀 플레이’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력 관리를 위해 은행에 들어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면서 “변호사나 회계사들의 경우 은행에서 3년 정도 일하고 나가면 몸값이 2배는 뛴다.”고 말했다. 실제로 은행측이 재계약을 거부해 나가는 경우보다 스스로 퇴사하는 예가 더 많다. 기존 직원과 수혈 인력간 불협화음을 막기 위해 아예 전문가를 정규직으로 뽑거나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바꾸는 은행도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계약직이었던 기업컨설턴트 4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돌려 현재 전문 계약직이 한 명도 없다.12명의 계약직 전문가를 두고 있는 기업은행은 최근 조사연구, 자산운용, 투자금융 분야에서 일할 박사급 전문가 10여명을 정규직원으로 채용키로 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産銀도 中企지원 6조 투입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도 올해 중소기업에 총 6조원의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산은은 9일 ‘중소기업 종합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중소기업 자금 공급을 지난해보다 30% 이상 확대한 6조원으로 책정하고, 이 가운데 3조 7000억원은 금리와 대출조건 등을 우대하는 특별자금 형식으로 지원해 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기로 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시중銀 中企대출 ‘각축전’

    시중銀 中企대출 ‘각축전’

    ‘중소기업인 천하지대본(中小企業人 天下之大本)’ 국책은행이나 시중은행 가릴 것 없이 은행장들은 요즘 입만 뗐다 하면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외치고 있다. 은행의 중소기업 담당자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전략회의를 하며 행장들의 ‘약속’을 구체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2006년 은행간 영업경쟁의 서막이 중소기업대출 쪽에서 올려지고 있는 셈이다. 과거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강화 전략은 대부분 ‘구두선’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모든 은행들이 중소기업을 돕겠다고 외쳤지만 대출이 오히려 줄어든 은행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에는 다를 것이라는 게 은행권의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이 한계에 이르러 중소기업대출을 늘리지 않고서는 은행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말부터 은행의 공익성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른 터라 중소기업 대출은 공익성 홍보 차원에서도 매력적인 사업이다. ●기업·국민·우리은행 자존심 건 한판 승부 올해 중소기업 대출 경쟁은 기업·국민·우리은행간 ‘3파전’으로 압축된다.2004년 말부터 중기대출 잔액에서 국민은행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기업은행은 지난해 46조 6900억원에 이르는 대출을 일으켜 전년 대비 6조 5500억원 이상을 늘렸다. 이는 은행권 전체 순증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액수다. 기업은행은 올해 대출 순증액을 8조원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강권석 행장은 9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전국을 돌며 중소기업 최고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중소기업 지원 사업설명회’를 갖는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31조 9600억원의 대출 실적을 기록, 시중은행에서는 가장 많은 2조 6400억원의 증가액을 보였다. 특히 국민은행과의 대출잔액 격차를 5352억원으로 좁혀 2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중기대출이 부실화하더라도 담당자의 책임을 면제하는 특별대출 상품을 도입키로 하는 등 시스템 자체를 변화시킬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2002년 합병 이후 시장점유율 확대 정책에 따라 2003년까지 중소기업 대출을 9조 2000억원 가까이 늘렸다가 대규모 부실로 비싼 ‘수업료’를 치러야 했다.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실 여신 정리에 주력한 결과, 대출 잔액이 6조원 이상 줄었다. 국민은행은 부실 정리가 끝났다고 보고 명예회복을 위해 올해 중소기업 대출을 2조원 가량 늘릴 계획이다. ●“담보 위주 대출 탈피할 것”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은 통합 과정에서 두 은행에 모두 대출을 받은 중복고객의 이탈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통합 시너지를 활용해 신규 대출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도 중소기업 밀집지역에 11개의 영업망을 확충하고, 설비투자를 위한 시설자금 대출에 초점을 맞춘 대출상품을 개발해 주요 공단지역에서 마케팅을 벌일 예정이다. 담보 위주의 중기대출을 해온 은행들의 관행으로 볼 때 올해도 ‘용두사미’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실제로 중소기업협동조합이 462개 중소기업을 조사한 결과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한 업체 중 신용대출을 받은 곳은 11.7%에 불과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담보가 있는 업체들을 서로 빼앗는 경쟁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신규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 큰 성장세를 기록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기업금융부 허진 팀장은 “올해 영업 목표는 단순한 대출금 확장이 아닌 신규고객 확보에 있다.”면서 “예금이나 환전으로 첫 거래를 튼 소호(SOHO·영세자영업자)기업이나 중소기업 고객까지 잠재적 대출 고객으로 인정하고, 이들을 단시일 내에 실제 대출고객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은행권 女風 “해외로… 해외로”

    은행권 女風 “해외로… 해외로”

    “제가 처음 걷는 이 길을 후임자들이 그대로 따라와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30일 오후 늦게 부부장급 이하 일반 행원 1089명이 자리를 옮기는 보직 변경 인사를 했다. 임원급 인사도 아니고, 승진 인사도 아니어서 큰 관심을 끌 사안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인사는 ‘금녀(禁女)의 벽’을 허물었다는 점에서 은행권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제가 처음 걷는 이 길을 후임자들이 그대로 따라와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30일 오후 늦게 부부장급 이하 일반 행원 1089명이 자리를 옮기는 보직 변경 인사를 했다. 임원급 인사도 아니고, 승진 인사도 아니어서 큰 관심을 끌 사안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인사는 ‘금녀(禁女)의 벽’을 허물었다는 점에서 은행권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은행 국제팀의 김선(37) 과장이 중국 베이징지점으로 발령난 것. 여성이 해외 지점에 진출하기는 우리은행 창립 107년 만에 처음이다. 우리은행 인사부 관계자는 “신년벽두에 전해진 김 과장의 해외 지점 발령을 여성 행원의 해외진출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보는 직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아직은 4명에 불과하지만… 김 과장의 베이징 지점 근무가 의미를 갖는 것은 은행권 전체를 보더라도 여성들의 해외 진출 사례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김 과장의 해외 진출은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두 번째다. 해외 진출 1호는 외환은행 홍콩지점의 김소진(38) 과장이 기록했다.2004년 7월 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해외 지점에 나간 김소진 과장은 상업고교 출신인 데다 해외 거주 경험이 전혀 없어 당시 큰 화제가 됐다. 지난해에는 국책은행에서 해외 근무 여성들이 배출됐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월 강봉구(43) 과장을 베이징사무소에 배치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9월 미국 워싱턴의 미주개발은행(IBD)에 이진(32)씨를 파견했다. 한국 기업이 중남미에 진출할 때 수출입은행과 IBD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하는 이씨는 남편을 국내에 두고 딸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은행내 여성파워 급신장 은행마다 10개 이상의 해외 점포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동안 해외 근무는 남성들의 ‘전유물’이나 마찬가지였다. 특히 해외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시중은행들은 해외 근무자 조건을 ‘과장급 이상의 기혼 남성’으로 제한하는 게 관례였다. 여성 행원들은 과장급(책임자)으로 진급하려면 10년이 넘게 걸리는 데다, 이 기간에 대부분 결혼해 능력이 있어도 가정 때문에 해외 근무를 지원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이런 분위기는 완전히 깨졌다. 우리은행 김선 과장은 “수년 동안 ‘이제 여성들도 해외로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일반화돼 왔고, 그 기회를 내가 처음으로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요즘은 기혼 여성 동료들도 해외 근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여성들이 내 뒤를 이어 받을 수 있도록 남성 못지 않은 실적을 내겠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김소진 과장이 홍콩에 나갈 때에는 ‘과연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지난해 홍콩지점은 12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 은행 해외영업본부 관계자는 “김 과장 합류 이후 홍콩 지점 실적이 더욱 좋아지고 있다.”면서 “숫자로 보나, 능력으로 보나 은행내 여성 파워가 급신장하고 있어 해외 진출 여성들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새해 경기회복 빨라진다”

    “새해 경기회복 빨라진다”

    경제 정책을 책임지는 정부 부처의 수장들과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기관장들은 신년사에서 새해 경기 기상도를 ‘맑음’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경기 회복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고, 중소기업 지원이나 설비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데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재정경제부나 한국은행 등은 경기 회복국면에 맞춰 경제 정책이나 금리 및 물가를 조절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국책은행장들은 중소기업 지원 등 공공성 강화에 무게를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시중은행장들은 대출 확대 등으로 공격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정부, 성장과 균형 동시 추구…금융빅뱅 촉진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신년사에서 “우리 경제가 내수 부진에서 벗어나 정상화되고 있으며, 경제시스템 선진화의 기틀도 마련되고 있지만 소득계층간, 산업간, 기업간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한 부총리는 “올해에는 성장잠재력 확충과 동반 성장을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회복과 지속발전 기반 구축이 올해 경제운용의 목표라는 것이다. 한 부총리는 1일 신년 인터뷰에서도 “올해에는 생산능력과 생산활동간 격차가 커져 시설확충 압력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설비투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자본시장과 관련된 통합금융법 입법을 연내에 추진하겠다.”면서 “이 법이 마련되면 금융혁신과 경쟁이 촉진되는 ‘금융빅뱅’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본시장이 칸막이 없이, 상품에 대한 하나하나의 승인 없이 창의성을 갖고 경영할 수 있도록 체제를 획기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혀, 금융기관들의 경쟁과 구조조정을 더욱 촉진시킬 뜻을 분명히 했다. 한국은행 박승 총재는 “성장과 안정의 균형을 유지하는 바탕 위에서 금리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하되, 완화의 정도는 점차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새해에 정책금리(콜금리)를 경기중립적인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올려 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도 “경기회복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면서 “경기회복기에 나타나기 쉬운 위험 차단을 위해 금융회사들의 위기대처 능력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금융회사들이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금융겸업화 추진 등의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한편, 금융규제 합리화와 시장규율 정착을 위해 규제와 감독은 엄정히 하겠다는 것이다. ●국책은행,“공공성 강화에 주력하겠다.”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는 “공공적 역할을 선도하겠다.”고 운을 뗐다. 이와 관련, 산은은 24조 5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산업자금 공급을 목표로 세웠다. 김 총재는 “기술력 평가대출을 활성화하고 남북경협 활성화에 발 맞춰 기업의 북한 진출을 돕겠다.”고 말했다. 신동규 수출입은행장도 “올해 여신 지원 목표를 28조원으로 설정하고, 수출 중소기업에 4조 5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시중은행,“경기회복 국면, 외형확대에 총력” 금융 빅뱅의 중심에 있는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큰 폭으로 개선된 자산건전성을 바탕으로 올해에는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설 전망이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올해엔 경기가 회복되면서 금융 수요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면서 “경영여건 변화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특히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 부문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도 “시장을 거침없이 석권해 나갈 것”이라며 사원들에게 ‘공격 경영’을 독려했다.‘토종은행론’을 주장해온 우리은행은 대기업, 중소기업, 영세자영업자 대출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1월 중순쯤 새로운 여신심사 제도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인호 신한금융지주 사장은 “올해 최우선 과제는 통합은행의 성공적 출범”이라면서 “단순한 통합이 아닌 그룹의 채널과 인프라를 새로 만들고 인사체계와 전산체계도 조기에 구축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 이영표기자 window2@seoul.co.kr
  • “자존심 상한다”vs“속좁은 국수주의”

    “중앙은행 안마당에 들어 선 외국계 은행을 어떻게 봐야 하나요.”한국은행 별관에 입주한 SC제일은행 출장소를 놓고 은행권에서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영국계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이 제일은행을 인수하며 100% 외국계 은행으로 바뀐 SC제일은행이 한국 금융의 상징인 중앙은행에 입주한 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이 국내 은행들 사이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지나친 국수주의적 시각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한은에 시중은행 출장소가 생긴 것은 지난 1997년 7월. 은행간 치열한 입찰 경쟁을 뚫고 당시 제일은행이 출장소를 내게 됐다. 제일은행의 옛 본점인 제일지점이 한은 바로 옆에 있고, 그해 3월 유시열씨가 한은 부총재로 있다가 제일은행장으로 입성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많은 한은 직원들은 이 출장소의 입점을 계기로 급여통장을 제일은행 통장으로 바꿨고, 단순 출납은 물론 각종 금융상품에도 가입하고 있다. 한은의 각종 경비 지급도 여기를 통해 이뤄진다. 입점 계약이 2년에 한 번씬 이뤄지는 만큼 제일은행도 다양한 편의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SCB에 인수된 제일은행의 상호가 최근 SC제일은행으로 바뀌고,‘엄지손가락’으로 대표되던 은행 엠블럼이 나선형의 SCB 엠블럼으로 교체되면서 국내 은행들 사이에서 “외국계 은행이 중앙은행의 안방을 차지한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한다.”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 국책은행 고위 관계자는 “중앙은행에 외국계 은행을 입주시킨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이 출장소만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도 “재계약 시점인 내년 7월에는 토종은행 출장소로 바꿔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SC제일은행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 중 외국계 자본에 흡수되지 않은 은행이 어디 있느냐.”면서 “국수주의를 자극해 자신들이 입점하려는 속셈”이라고 분석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돼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인 우리은행과 농협 및 수협,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을 제외하면 국내 모든 시중은행의 주식 60% 이상을 외국 자본이 갖고 있다. 한은은 당장은 출장소를 교체할 의사가 없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동안 직원들에게 편의를 제공한 출장소를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작은 출장소 하나를 놓고 벌어지는 논란이지만 외국 자본이 점령한 한국 금융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김창록 산은총재 취임

    김창록 제33대 한국산업은행 총재는 25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산은이 기업금융 전문은행으로 국가경제의 성장동력 확충에 힘써야 한다.”면서 “외국자본의 영향력이 증대되면서 나타나는 기업금융부문의 빈자리도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정치권 등에서 제기되는 ‘산은 정체성’을 의식한 듯 “고객의 금융 수요는 종합금융서비스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국책은행으로서 시장실패의 보완 등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나 “퇴직연금, 자산운용, 사모펀드(PEF), 인수합병(M&A) 등 유망분야에서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끊임없이 찾아나서고 새로운 업무개발에도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해 사업영역을 확정할 의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재임중에 산은이 ‘좋은 은행’에서 ‘위대한 은행’으로 변신하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직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건보공단·기업은행 ‘윈윈 합창’

    건보공단·기업은행 ‘윈윈 합창’

    공기업과 국책은행의 최고경영자(CEO)가 상생(相生)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차별화와 발상전환을 통해 경쟁이 없는 신규시장을 창출하는 ‘블루오션’ 전략을 몸소 펼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은행 강권석 행장은 26일 건강보험공단 직원을 상대로 특강했다.‘국민경제에서의 중소기업의 역할과 중요성’을 주제로 90분 동안 강연을 했다. 지난 19일 건보공단 이성재 이사장이 ‘건강보험제도의 올바른 발전방향’이란 주제로 기업은행 임직원들을 상대로 한 특강의 화답 형식이다. 업무상 연관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두 기관장이 바쁜 시간을 내 상대 임직원들에게 특강을 하게 된 것은 ‘요양기관 금융대출 상품(메디컬 네트워크론)’을 통한 인연 때문이다. 요양기관 금융대출 상품은 병·의원 등이 건보공단으로부터 진료비 지급실적을 발급받아 기업은행에 제출하면 진료비의 3분의1까지 최저 4%대의 저리로 신용대출을 해주는 제도다. 예를 들어 A병원이 매년 건보공단으로부터 30억원의 진료비를 지급받는다면 10억원까지는 기업은행으로부터 저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기업은행은 대출금을 건보공단을 통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떼일 염려가 없다. 상품이 나온 이후 벌써 3000여개 의료기관이 5000여억원을 대출받았다. 이에 따라 병·의원은 담보 없이도 쉽게 대출받아 새 의료장비 등을 구입할 수 있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건보공단도 병·의원 등이 대출상품으로 건실해지면 결국 건강보험재정도 건전해지는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5월20일 협약을 체결했다. 건보공단, 기업은행, 병·의원 모두의 ‘윈윈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강 행장은 이날 특강에서도 상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은행은 생산을 지원하고, 건보공단은 분배를 지원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성격이 다른 것 같지만 요양기관 금융대출 상품으로 서로 이익을 볼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더욱 협력을 공고히 하자.”고 말했다. 이 상품 개발의 주역인 이경렬 부행장도 “이번 협약을 계기로 건보공단과 기업은행은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협조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자신들이 개발한 차세대 전산시스템의 노하우 등을 건보공단에 전수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中 국책은행 지분매각 돌입

    중국의 거대 국영 은행들이 지분 매각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중국 4대 국영 은행 중 하나인 건설(建設)은행이 기업공개 방침을 확정하고 5일 홍콩에서 지분매각 설명회를 시작했다고 이 날짜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건설은행은 2주 동안 홍콩, 싱가포르, 런던 등에서 외국 대형 투자은행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진 뒤 이달 말 홍콩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은행측은 주당 23∼29센트씩 264억주를 매각할 계획으로 총 예상차입액은 61억∼77억달러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중국건설은행 지분 9%를 30억달러에 인수할 의사를 밝혔고,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 테마섹은 14억달러를 투자한다는 매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건설은행의 지분 매각조치는 중국 전체 은행자산의 60%를 보유하고 있는 4대 국영은행의 지분 매각을 알리는 신호탄이란 점에서 무게를 갖는다. 은행지분 매각과 관련, 골드만삭스와 독일 알리안츠사도 중국 최대 국영은행인 공상(工商)은행에 10억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협상을 벌이고 있다. 또 UBS증권도 외환은행격인 중국은행에 5억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외국 투자은행들이 지분 참여에 적극적인 것은 중국경제의 고속성장 속에 중국은행들이 연 9%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문사 메릴린치는 “지난해 건설은행의 이익은 전년도의 2배가 넘는 60억달러를 초과했다.”면서 “다른 중국 시중은행들의 평균 이익률이 0.43%에 불과한데 비해 건설은행은 17.3%나 된다.”고 분석했다. 2006년 은행시장 개방을 앞둔 중국정부는 4대 국영은행의 지분 매각을 통해 외국자본을 수혈, 악성 부채비율을 줄이고 금융시장의 체질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자세다. 국영은행의 고질적인 악성 부채를 완화하기 위해 중국 당국은 2003년부터 건설은행에 225억달러의 공적 자금을 투입한 것을 비롯,4대 국영은행에 모두 600억달러를 퍼부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은행원연봉 근로자평균의 두배”

    은행원의 평균 임금이 전체 근로자들의 임금보다 2배 이상 높고, 국책은행이나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의 임금 수준은 은행업계 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이한구(한나라당) 의원은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은행들이 과다한 공적자금 투입과 각종 수수료 인상, 일반직원의 계약직 전환 등을 바탕으로 지난해 8조 7000억원의 이익을 냈다.”면서 “이에 따라 임직원들의 임금도 과도하게 올랐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측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원들의 평균 연봉은 5900만원으로 전체 근로자의 평균 연봉(2800만원)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특히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평균 연봉은 각각 7000만원과 6500만원으로 은행권에서 1,2위를 기록했다. 산업·수출입은행은 지난해 임원을 제외한 일반 직원 중 9.8%와 9.7%가 각각 1억원 이상의 고액연봉자로 나타났다. 수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가 외국계 자본에 팔린 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옛 한미은행)의 연봉은 6400만원으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우리은행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6000만원이었다.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13.2%였던 은행들의 정규직 대비 계약직 비율이 지난해에는 40.2%로 증가했다. 계약직원들의 평균 임금은 정규직의 34% 수준인 2000만원에 불과했다. 한편 은행들의 수수료 수익은 2000년 2조 50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5조 8000억원으로 2.3배 늘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고금리경쟁에 서민금고 ‘유탄’

    고금리경쟁에 서민금고 ‘유탄’

    “외국계 은행이 불을 지르고, 국내 시중은행이 맞불을 놓고, 국책은행이 부채질하고 있는 동안 상호저축은행만 죽어가고 있습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지요.”대형 시중은행은 물론 농협, 기업은행까지 가세한 고금리 특판예금 ‘전쟁’의 유탄이 상호저축은행과 서민들에게 쏟아지고 있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지급하며 예금을 유치해온 상호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의 특판예금에 8조원 이상의 돈이 몰리자 자산건전성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금리 인상을 강행하고 있다. 예금금리 인상은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저축은행을 주로 찾는 서민, 영세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의 이자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일단 올리고 보자’ 그동안 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은 시중은행보다 1%포인트가량 높은 연 4.7% 안팎이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이 연 4.5% 이상의 특판예금을 내놓으면서 저축은행의 ‘금리 메리트’가 사라지게 됐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금리가 똑같다면 누가 저축은행을 이용하겠느냐.”면서 “저축은행으로서는 금리를 5%대로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진흥저축은행은 지난달 27일부터 연 5.2%의 이자율을 적용하는 특판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중앙, 현대스위스, 프라임, 대영, 스카이, 삼화, 영풍 등은 특판이 아닌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5% 이상으로 올렸다. 비교적 몸집이 커 그나마 고금리 경쟁에서 견딜 수 있었던 한국저축은행이나 솔로몬저축은행 등도 곧 금리 인상에 나설 예정이다. ●수익성 악화 불보듯 뻔해 가뜩이나 시중의 자금수요가 줄어 자금운용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저축은행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예금금리를 올리는 것은 예금과 대출의 잔고를 맞추기 위해서다. 기존 예금은 속속 만기가 돌아오는데, 손을 놓고 있다가는 수신 잔고가 바닥이 날 우려가 있다. 그러나 고금리 예금으로 수신 잔고를 늘린다고 문제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8·31부동산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고, 경기는 여전히 바닥을 헤매고 있어 돈을 굴릴 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저축은행들이 그동안 짭짤한 재미를 봤던 부동산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연체율까지 높아지고 있어 섣불리 대출에 나섰다가는 동반 부실이 우려된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저축은행의 PF연체율은 10.6%로 1년전에 비해 2.6%포인트나 상승했다. 이에 따라 PF 운용수익률도 2.2%포인트 떨어졌다. ●서민만 피해 1년에 고작 수십억원의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을 내는 저축은행들로서는 예금금리만 올릴 수는 없다. 결국 대출금리는 오르게 마련이고,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해 저축은행을 찾는 서민이나 중소자영업자는 이자를 더 많이 물어야 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 금리가 오르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대출 심사를 더 까다롭게 할 수밖에 없다.”면서 “저축은행에서 빚을 내지 못하는 사람들은 결국 대부업자나 사채업자에게 손을 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금리 경쟁에서 더 이상 우위를 차지할 수 없게 된 저축은행들은 비교적 낮은 금리로도 예금을 유치할 수 있도록 비과세 상품 도입을 허가해 달라고 정부에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 등은 “아직도 대부분의 저축은행이 오너 중심의 불투명한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규제를 풀 단계가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예금 및 대출시장에서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짐에 따라 저축은행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면서 “저축은행에 대한 획일적인 규제를 재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대학가 ‘은행고시’ 열풍

    `은행 고시’ 바람이 불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국책은행의 필기시험 준비를 위해 ‘은행 고시반’이 생겼다. 은행 내부에서도 고시 열풍이 거세다. 비정규직 행원들은 정규직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정규직 전환 고시’에 목을 매고 있다.●사시합격자·美회계사도 지원 한양대는 지난해 12월부터 국책은행 취업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금융고시 스터디반’을 개설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다른 대학에서도 학교 차원의 고시반은 아니지만 국책은행 입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스터디 모임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오는 10월16일 나란히 필기시험을 치르는 한국은행과 산업은행은 서류전형을 통과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법학, 경제학, 경영학 등의 필기시험과 시사·영어 논술시험이 사법고시만큼 힘들기로 유명하다.실제로 신입사원 모집에 사시 합격자, 미국 공인회계사 등이 대거 지원하기도 한다. 은행권이 이처럼 채용시장에서 과거 60∼70년대의 ‘영화’를 다시 누리는 것은 다른 업종보다 안정적인 것은 물론 연봉도 많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한 은행권의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3000만원을 훨씬 넘고, 직원들의 평균 월급도 450만원 이상이다. 올 하반기 시중은행의 정규사원 채용규모는 모두 547명 안팎으로 지난해 하반기의 749명보다 200명 가량 적어 ‘바늘구멍’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국민은행선 39대1 경쟁 보여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노사합의에 따라 올해부터 정규직 전환 채용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4일 8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킨 국민은행 시험에는 무려 3122명의 비정규직 직원이 응시,3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시중은행의 인사담당자는 “신입사원 선발은 면접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여·수신 및 외환업무에 관련된 필기시험을 치르는 비정규직 전환 시험은 점점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고강도 부동산대책 관련2題

    고강도 부동산대책 관련2題

    ■ 주식시장 훈풍 불까 31일 종합주가지수가 오른 것을 보면 정부의 ‘8·31 부동산대책’에 주식시장은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 같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희망대로 부동산에 투입됐던 자금이 건전한 기업투자를 위해 증시로 즉시 유입될지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편이다. ●주가 상승, 증권가는 조용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0.72포인트(1%) 오른 1083.33을 기록, 이틀째 상승 기조를 유지했다. 코스닥지수도 503.95로 5.99포인트(1.2%) 상승해 500선을 회복했다.KRX,KOSPI200,KSQ50 등 국내 증시의 전 주가지수가 일제히 올랐다. 기관은 633억원, 외국인은 760억원을 순매수해 전날의 ‘팔자’ 분위기에서 사자 쪽으로 돌아섰다. 다만 전날 매수세를 보였던 개인만 재빨리 매도 물량(순매도액 909억원)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날 증권사 각 지점에는 부동산대책 등과 관련된 별다른 문의는 없었다. 발표 내용이 이미 알려진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의 김모 지점장은 “정부의 대책 발표에 강남 사람들은 즉각 반응을 보이지 않고 한참동안 눈치를 보며 정부의 의지를 저울질할 것”이라면서 “몇달간 투자총액이 증가하겠지만 이는 부동산대책 때문이 아닌 지수 1000포인트 돌파 이후 증시에 대한 시각이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기 효과, 길게는 글쎄 현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발표됐을 때 증시는 발표일을 전후해서 단기적으로는 대체로 오름세를 보였다.2003년 5월23일 분양권 전매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부동산안정대책 발표일의 종합주가지수는 611.51로 전날보다 2.71%가 올랐다. 발표 1주일 후에도 3.58%가 상승했다. 올해 5월4일 종합대책 발표 때에는 앞서 부동산대책이 잇따라 쏟아진 탓인지 지수가 당일(929.21)에는 1.70% 올랐지만 1주일 뒤에는 0.88%가 빠졌다. 과거 정부 때에도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증시는 중·장기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때가 많았다. ●시장은 두고 보자 증시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기자금의 증시 유입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지만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현대증권 김지환 전략가는 “부동산세 중과로 부동산투자가 주춤할 수 있지만 부동자금이 본격적으로 증시에 유입될 가능성은 낮다.”면서 “다만 정책의 방향이 부동산 과열을 억제하는 대신에 주식시장의 상승에 대해서는 관대하다는 점 자체가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부동산 가격 급등에서 비롯되는 부동산의 버블화와 붕괴 위험 등을 미리 없애 경기회복의 건전성이 확보되는 효과도 증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은행영업 ‘역풍 비상’ “이제 주택담보대출을 포기하란 말이냐.” 지난 30일 금융감독위원회의 가구별 아파트담보대출 제한 조치에 이어 31일에는 부동산 종합대책이 나오면서 시중은행들이 앞으로의 영업 전략을 놓고 신음하고 있다.31일 각 시중은행 본점의 주택담보대출 담당자들과 부동산·세무 관련 프라이빗뱅커(PB)들은 하루종일 대책회의를 하며 대응책 마련에 골몰했다. ●주택담보대출 시장 위축 불가피, 고객과의 분쟁 격화 우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담당자는 “지난 30일 조치로 실수요자가 아닌 사람이 주택담보대출을 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면서 “새로운 조치를 시행하면서 은행과 고객들의 마찰이 계속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가장 큰 고민은 가구별 대출 규제를 일선 영업점에서 당장 실시하기에는 불편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현재 은행에 제공되는 은행연합회의 공동전산망은 동일인의 금융기관별 대출액만 파악할 수 있게 돼 있다. 가구원들의 대출 여부를 파악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동일인의 대출이 주택담보대출인지 신용대출인지도 구분할 수 없다. 은행연합회는 오는 20일부터 대출 용도가 구분된 전산시스템을 가동할 예정이나 금감위의 이번 조치는 당장 오는 5일부터 실시돼 은행들은 당분간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에게 ‘취조’하듯 대출 자격을 캐물어야 한다. ●“부자 고객을 안심시켜라” 31일 발표된 부동산종합대책으로 술렁거리는 ‘큰 손’들을 위해 시중은행들은 PB들의 역량을 총동원해 상담에 나설 태세다. 하나은행은 대책 발표 직후 본점의 부동산 전문 PB들이 앞으로의 대응책을 마련해 일선 PB들에게 뿌렸다. 오는 5일 은행 전체 PB가 모여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달 말 부터는 PB고객들의 신청을 받아 강연회를 열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2일 서울 하얏트호텔로 PB 고객들을 초청해 대응 방법을 소개하고, 이날부터 서울 지역 PB센터를 순회하며 강연회를 연다. 우리은행도 1일부터 15일까지 PB들이 강남지역의 PB센터를 돌며 부자 고객들에게 새로운 재테크 방법을 교육시킬 계획이다. ●새로운 대출처 찾기에 ‘올인’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은행들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과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소호) 대출에 역량을 집중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외국계 은행에서만 고용하던 대출모집인 제도를 시중은행은 물론 농협,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까지 앞다퉈 도입하고 있으며, 일부 은행들은 한국은행이나 경쟁 은행 직원을 상대로 대출 영업을 벌이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환율 잘못예측 稅收5조 부족

    환율 잘못예측 稅收5조 부족

    정부가 올해 예산안을 짜면서 환율이 떨어질 것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환율 하락에 따른 세수 부족분만 올해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로 치면 경기여건이 변해 소득 감소가 예상되는 데도 지출은 계속 늘려잡은 셈이다. 결국 정부가 한해 ‘나라살림’을 방만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경기회복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환율을 잘못 예측해 나라살림에 구멍이 뚫렸는 데도 정부는 그 부담을 국민에게 고스란히 넘기는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세제개편안을 추진,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신문이 29일 입수한 올해 상반기 세목(稅目)별 세수실적 등에 따르면 올해 환율 하락으로 인한 세수 부족분은 정부가 연초에 예측했던 3조 8500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늘어난 4조 8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득세 감소분 등을 포함하면 전체 세수 부족분은 6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의 세수 부족액 규모는 모두 4조 3000억원이었다. 국세청의 고위관계자는 “환율 하락에 따라 수입품에 물리는 부가가치세는 올해 목표치보다 3조 8000억원 정도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환율 영향을 받지 않는 (법인세 등)다른 부문은 정부의 목표액을 거의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원화로 표시한 수입품의 가격이 떨어져, 정부가 세율을 높이지 않는 한 수입품에 부과하는 부가세와 관세는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환율이 떨어지면 수입이 느는 효과도 있어 세금이 더 걷힐 수도 있지만 올해의 경우는 환율하락에 따라 줄어드는 게 훨씬 많다. 올해 상반기 중 전체 수입액은 1240억달러로 지난해 상반기의 1104억달러보다 14.8% 증가했지만 관세는 같은기간 3조 3000억원에서 2조 9000억원으로 12%나 줄었다. 수입품 부가세는 10조 6000억원에서 10조 8000억원으로 1.8% 느는 데 그쳤다. 정부는 2005년도 세입·세출 예산을 짜면서 올해 평균환율을 달러당 1150원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상반기 중 평균 환율은 이미 1018.20원으로 131.80원이나 떨어졌다. 반면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환율을 960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1020원으로 예상했다. 물론 정부가 세입·세출 예산을 짜고 국회에 제출한 시기는 지난해 9월이라 환율전망이 더 어려웠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관세청은 평균환율 1050원을 적용할 경우 올해 세입 예산에서 수입품 부가세가 2조 1655억원, 관세가 1조 6975억원 덜 걷힐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환율 1020원을 적용하면 수입품 부가세와 관세에서 약 1조원의 세수 부족이 더 생긴다. 현재 환율은 1020원대다.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은 환율을 1050원으로 봤을 때 환율하락에 따른 세수 부족에다 경기침체로 인한 소득세 감소분까지 합치면 올해 전체로 세수부족은 5조 8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환율이 더 떨어지면 세수 부족액은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측은 “정부가 이같은 세수부족분을 보완하기 위해 4조원의 추경예산 편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대출 모집인들 ‘고객잡기 전쟁’

    대출 모집인들 ‘고객잡기 전쟁’

    “휴대전화 벨이 울리지 않는 날이 바로 이 세계에서 도태되는 날입니다.” 외국계 은행에서 4년간 대출모집인으로 활동하다 최근 우리은행의 대출전문 자회사인 ㈜우리모기지로 옮긴 김형우(34)씨. 그는 아침이면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로 ‘출근’한다. 주택담보대출 모집을 전문으로 하는 김씨와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악어와 악어새’ 관계다. 중개업소에는 아파트 등을 담보로 빚을 내 다른 부동산을 사려는 대출 수요자들의 정보가 가득하기 때문에 이곳을 통하지 않고서는 고객을 확보하기 어렵다. 중개업자들도 매매를 알선하면서 대출 관련 서류 등 온갖 금융서비스를 혼자서 해결하지 못해 대출모집인에게 매매자를 소개시켜 준다. 그러나 아무리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개업자라도 김씨에게만 고객을 소개시켜 주지는 않는다. 결국 김씨는 다른 은행과 계약을 맺은 대출모집인들과 한 명의 고객을 놓고 피말리는 ‘대출 세일’ 전쟁을 벌인다. 김씨는 “우리 상품의 장점과 경쟁 은행 상품의 허점을 집중적으로 알리려면 모든 은행들이 판매하는 대출 상품의 특성을 훤히 꿰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각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환방식, 한도, 설정비, 인지대 등을 죄다 외우고 있었다. ●스키장 슬로프에서도 전화 상담 아파트에 뿌리는 전단지는 자신을 알리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하루에 2000∼3000장씩 뿌리면 2∼3건의 문의전화가 온다. 대출을 문의하는 전화는 김씨의 ‘밥줄’이자 ‘생명줄’이다. 한 고객과 2∼3시간씩 통화하는 것은 기본이 됐다. 심지어 스키장 슬로프 중간에 서서 1시간이나 대출 상담을 한 적도 있다. 대출모집인의 또 다른 고객 확보 수단은 ‘입소문’이다. 한 고객의 대출을 완벽하게 성사시키면 온갖 상담이 ‘입소문’을 타고 달려 온다. 김씨는 “고객이 안방이나 사무실에 앉아 대출금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업무를 차질없이 진행시켜야 한다.”면서 “낮은 금리보다 ‘친절’과 ‘집요함’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이 바로 생사의 갈림길 김씨는 전에 있던 외국계 은행에서 프라이빗뱅커(PB) 제의까지 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4년여 동안 구축한 ‘인맥’을 잘 활용하면 엄청난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모집인들은 통상 대출해주는 금액의 0.3∼0.4%를 갖는다. 그래서 건 당 대출금이 수억원에 이르는 강남 지역에 대출모집인이 몰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김씨는 “잘나가는 사람들은 한달에 150억원 이상을 끌어와 3000만원 이상을 수입으로 챙긴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투기지역 추가 대출이 금지되는 등 주택담보대출 요건이 엄격해진 요즘이 바로 대출모집인들에게는 생사의 갈림길이라고 소개했다. 대출 수요가 급격하게 준 만큼 능력있는 모집인과 도태되는 모집인이 뚜렷하게 구분된다는 것이다. 모집인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고객들에게 ‘퇴짜’를 맞지만 거절당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너무 친절해 사기꾼으로 오해받을 때도 있고, 대출 시장을 혼탁하게 만든다는 싸늘한 시선도 부담스럽다. 그러나 김씨는 “선진국에서는 ‘모기지 브로커’가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곧 대출모집인이 명실상부한 금융 컨설턴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책은행도 대출모집인 활용 특정 은행과 업무위탁계약을 맺고 대출수요자와 은행을 연결시켜 주는 대출모집인은 그동안 외국계 은행들의 전유물이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대출모집인 규모를 ‘1급 비밀’로 유지하며 치밀하게 운영하고 있다. 국내 은행 중에는 하나은행만이 2001년부터 대출모집인 제도를 실시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형 시중은행은 물론 국책은행까지 대출모집인 조직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대출모집 전문 조직을 만들어 자회사로 편입시켰고, 국민은행도 최근 100명 규모의 조직을 꾸렸다. 지난 3월에는 기업은행이, 지난달 29일부터는 농협까지 대출모집인들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한편 은행들의 대출모집인 과열 경쟁과 관련,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편법이나 소비자 권리 침해 등이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이들의 활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中企대출 ‘말만 요란’

    中企대출 ‘말만 요란’

    “경기회복을 기다리기보다는 경쟁력을 갖춘 업체를 적극 지원하는 선제적 영업을 해달라.” 11일 우리은행의 전국부점장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황영기 행장은 중소기업 지원 강화를 재차 역설했다. 우리은행뿐만 아니라 모든 시중은행들은 올초부터 유난히 ‘중소기업 대출’을 강조해 왔다. 기술력 있는 우량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무담보 대출을 하겠다고 선언하는가 하면, 경영자문까지 해주는 부서를 만들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터넷상에서 종합자금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버브랜치’도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중기대출 게걸음 또는 퇴보 그러나 이런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은 여전히 ‘게걸음’을 걷거나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은행권 최초로 사이버브랜치를 선보이는 등 소매 위주의 금융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것 같았던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35조 1282억원이었지만 지난 6월말 현재는 33조 2805억원으로 1조 8477억원이나 줄었다. 기업금융에 전통적인 강세를 보인 우리은행은 29조 3219억원에서 29조 4470억원으로 늘었지만 증가액은 1251억원에 불과했다. 신한, 하나, 외환, 조흥 등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6개월 동안 증가액이 5000억원 안팎에 그쳐 하룻새 수백억원씩 증가하는 주택담보대출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외국계은행이 된 SC제일은행도 지난해 말에 비해 1493억원이 줄어 “선진적인 중소기업금융 기법을 보여 주겠다.”는 약속을 무색케 했다. 특히 올 상반기에만 1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이 예상되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공급실적은 올 상반기 1조 5916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3조 1903억원보다 크게 늘지 않아 “비올 때 중소기업에서 우산을 빼앗으면 안된다.”고 강조한 유지창 총재를 머쓱하게 만들고 있다.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을 통틀어 기업은행이 유일하게 지난해 말보다 3조 5507억원 증가한 45조 9677억원의 잔액을 기록, 제 역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은행은 현행법상 여신의 80% 이상을 중소기업에 할애해야 한다. ●“믿고 빌려줄 업체가 없다.” 전문가들은 특히 “시설자금 대출이 줄어드는 것이 큰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중소기업 대출은 크게 기업 영업에 필요한 단기자금인 운전자금과 기계설비 등 장기적인 시설자금으로 나뉜다. 고용확대와 내수진작 등 경기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기 위해서는 시설자금 확대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을 통틀어 지난해 말보다 시설자금 대출이 소폭이라도 확대된 은행은 기업은행과 우리은행뿐이고, 나머지 은행은 비록 중기대출이 늘었다 하더라도 시설자금 대출은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중소기업 담당자는 “고유가, 중소기업 수출위축, 건설경기 불황, 고임금 등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할 수 있는 요소가 하나도 없다.”면서 “명분상 중소기업 지원을 외치고 있지만 위험을 감수하고 섣불리 대출을 늘릴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술력, 담보, 마케팅 능력을 다 갖춘 업체에는 국책, 시중, 외국계 등 모든 은행들이 앞다퉈 달려가지만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손사래를 치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경남 창원공단에서 기계설계업을 하고 있는 박모(43)씨는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은 30분이면 대출 승인을 해주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하루 종일 현장실사를 하고도 번번이 불가 판정을 내린다.”면서 “대기업 등 확실한 거래처가 없는 중소기업들에 은행 대출은 여전히 ‘먼 나라’ 얘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은행원 신분 갈수록 ‘위태위태’

    ‘정년퇴직하기가 행장되기보다 어렵다.’ 공무원과 함께 정년이 보장되는 몇 안 되는 직군 중 하나였던 은행원들의 신분이 갈수록 위태로워지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시중은행에서 정년(58세)을 채우고 퇴직한 사람은 모두 합쳐 27명에 불과했다.12명이 정년퇴직의 ‘영광’을 누린 외환은행을 뺀 나머지 은행은 가장 많은 곳이 6명이었다. 우리은행과 SC제일은행의 경우 정년퇴직자는 한 명도 없었다. 두 은행의 지난해 정년퇴직 이외의 퇴직자는 각각 153명과 82명에 이르렀다. 직원이 1만 6780명에 이르는 국민은행도 지난해 퇴직자 140명 가운데 3명만이 정년을 채웠다. 조흥은행 역시 69명의 퇴직자 중 1명이 정년퇴직자였다. 국책은행도 예외가 아니어서 산업은행은 정년 퇴직자가 한 명도 없었고, 기업은행도 4명뿐이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6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직장을 다니다 정년 퇴직으로 떠난 경우가 11%였는데 은행들은 채 1%도 안 된다.”면서 “다행히 정년퇴직을 한 사람들도 일반 행원이라기보다는 기술 및 시설관리직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8개 시중은행 직원 5만 9521명 가운데 50세 이상은 2674명으로 4.5%에 불과해 앞으로 정년퇴직자는 더욱 귀해질 전망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7일 현재 50세 이상은 839명으로 전체의 5%에 그쳤고, 전체 3809명인 씨티은행은 50세 이상이 고작 50명이었다. 하나, 신한, 외환은행의 50세 이상 직원 비중도 3%대에 머물렀다. 이처럼 정년퇴직자와 50세 이상 직원이 적은 것은 물론 외환위기 이후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올초 2200여명을 정리했고, 조흥, 외환 등도 각각 500여명의 인원을 감축했다. 더욱이 최근 은행별로 조기퇴직제, 본부장급 이상 계약직 전환 등 상시구조조정 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어 은행원들의 퇴직 연령은 더 낮아질 전망이다. 은행들은 특히 실적이 저조한 영업점장과 본부장·임원 등으로 승진하지 못한 부장들을 본부로 불러들여 ‘조사역’,‘관리역’ 등으로 발령낸 뒤 특별한 업무를 맡기지 않는 방법으로 자동퇴직을 유도하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은행들 ‘해외로 해외로’

    은행들 ‘해외로 해외로’

    ‘은행 대전’이 해외로 ‘확전’되고 있다. 한정된 파이를 놓고 ‘제살깎아먹기식’의 출혈이 아닌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 위한 시도다. 시중은행은 물론 산업·수출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도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고, 농협까지 해외점포망 개설에 나설 태세다. 은행들은 올 하반기에 해외 지점이나 사무소, 현지법인 등을 집중 개설할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해외 영업망 확충도 물러설 수 없는 경쟁”이라면서 “하반기가 해외 진출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가 분수령 지난해까지만 해도 해외 점포가 16개였던 우리은행은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와 위튼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중국 상하이 포서지역에도 지행(支行·출장소)을 개설해 올 들어서만 3개의 해외 영업점을 추가로 열었다. 연말까지 중국 선전과 미국 애틀란타에도 지점을 낼 계획이다. 7개의 해외 점포를 운영해온 하나은행도 하반기에 2∼3개 지점을 신설하고, 기업·신한은행도 연말까지 1개씩 늘릴 계획이다. 해외 영업망이 가장 넓은 외환은행은 칠레, 베트남, 러시아, 인도 등에 새 지점을 내기로 했다. 국책은행도 예외가 아니다.11개의 해외 점포를 보유한 산업은행은 다음달 중국 광저우와 태국 방콕에 지점을 신설하고, 내년 초에는 브라질에까지 진출한다. 수출입은행도 올해 파리와 두바이에 지점을 설립해 해외 영업점이 16개로 늘었다. ●최대 격전지는 중국 최근 금융권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농협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아직 해외 점포가 없지만 최근 중국, 미국, 영국,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에 조사단을 파견해 타당성을 검토하는 등 지점 개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농협 금융전략팀 관계자는 “저금리와 예대마진의 축소 등으로 국내 영업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면서 “다른 은행에 뒤지지 않기 위해 최대한 빨리 해외영업점 개설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신한·기업·우리 등 시중은행들이 추진하고 있는 해외 영업점도 한결같이 중국에 쏠려 있다. 지역도 상하이, 칭다오, 톈진 등 동부해안 도시를 탈피해 선양이나 선전 등지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이 교역량 1위 국가로 올라선 데다 기업들의 해외투자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이어서 더 이상 국내에 앉아 중국 진출 기업을 상대할 수 없게 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은 대부분 현지에서 자금을 조달한다.”면서 “막대한 대출을 다른 은행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저마다 중국지점 개설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은 최근 월례조례에서 포서지행 개설과 관련,“국내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푸둥지구를 벗어났다.”면서 “비록 상하이 지점 개점 10주년 기념으로 개설된 지행이지만 영업 범위의 확대 차원에서 보면 획기적인 일”이라고 자평했다. ●한국기업 위주 영업 탈피 못해 그러나 국내 은행들의 해외 영업은 대부분 해외에 진출한 한국기업이나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현지 금융시스템을 좌우하는 ‘글로벌 금융’과는 동떨어져 있다. 하나의 국내 기업을 놓고 여러 은행이 해외에서 경쟁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국민·하나은행은 각각 인도네시아의 BII은행과 중국의 칭다오은행을 인수해 직접 경영에 나섰고, 외환은행도 오는 20일부터 베이징 지점에서 다국적기업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로 위안화 업무를 취급하는 등 영업 범위를 다각화하고 있긴 하지만, 극히 예외적인 경우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국제영업은 아직 걸음마단계”라면서 “현지 금융기관을 인수하거나 부동산 등에 투자해 거액을 챙기는 세계 수준의 투자은행(IB)이 되려면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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