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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로에 선 국책은행] (2) ‘돌파구 찾기’ 변신 몸부림

    [기로에 선 국책은행] (2) ‘돌파구 찾기’ 변신 몸부림

    “공공기관인 국책은행이 민간시장을 놓고 시중은행과 경쟁을 벌이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말이 되지 않는다.”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19일 국책은행과의 경쟁을 “손을 뒤로 묶고 싸우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보다 낮은 정책금리를 앞세운 국책은행과의 싸움은 애초부터 불공정한 게임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국책은행을 지금처럼 그대로 놔둬서는 안된다는 주장에 한층 무게가 실리기 때문이다. 특히 직원들은 국책은행 민영화 얘기가 나오면서 불안해하고 있다. 국책은행을 직장으로 택한 것이 봉급이 많은 요인도 있지만, 정년 때까지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다는 장점이 컸는데 이젠 그것마저도 담보할 수 없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기회가 된다면 다른 직장으로 옮길 생각을 하는 직원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은행에 들어온 젊은 층들의 동요가 상대적으로 크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을 지주회사체제로 바꾸거나 완전민영화하는 방안 등 ‘개편 시나리오’도 갈수록 구체화하고 있다. 국책은행의 대규모 개편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은 나름대로 정체성을 고민하며 ‘존재의 이유’를 강변하고 있다. 완전민영화나 국책은행간 통·폐합을 요구하는 ‘외풍’이 아무리 거세도 고유한 역할은 남아 있는 만큼 섣부른 통·폐합 논의는 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변화가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대명제에는 동의하는 만큼 강도 높은 내부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국책은행 개편안의 중심에 서 있는 곳은 산업은행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은행은 인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기관에 경영 진단을 맡겨 놓고 경영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전체 2200여명에 달하는 인력의 재배치가 핵심이다. 기존 업무 인력의 20%를 파생상품, 지식서비스 산업 등 신규사업 부문으로 돌리거나 중·장기 연수를 시키기로 했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원만을 운용하고, 앞으로 산은이 국제 수준에 버금가는 투자은행(IB)으로 거듭나기 위해 전문가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내부 경쟁도 촉진하고 있다. 직원들의 연봉제와 성과급 적용 대상 비율을 높이고, 공채 외에 직원 중도 채용을 늘려서 문호를 넓히고 경쟁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폐쇄된 조직 속에서 혜택만 누리려 하는 것 아니냐.”는 외부의 비난을 다분히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은행의 한 임원은 “산은 개편안이 나와도 폐지하는 쪽의 극단적인 대안은 제시되지 않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가령 국책은행이 없어질 경우 시중은행들이 기업자금 등을 제때 공급해 주지 않으면 그 역할을 누가 하느냐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자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민영화를 하든 안하든 관계없이 어차피 지금도 시중은행과 거의 구별없이 경쟁을 하고 있는 만큼 내부적인 역량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은행 관계자는 “대기업, 가계대출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시중은행은 오히려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시장을 넘볼 정도”라면서 “내년까지 총자산 120조원을 달성하기 위해 고객기반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해외진출을 선언하면서 영역 다툼이 불가피해진 수출입은행은 내심 산은과의 통·폐합을 걱정하면서 불쾌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자산이나 인원 등 규모 면에서는 산은과 비교가 안되지만 해외발전시설이나 정유공장, 담수화설비 등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독자적인 업무가 있는 만큼 통·폐합 논의는 말도 안된다고 반박한다. 수출입은행의 한 관계자는 “국내 산업발전을 위한다는 취지의 산업은행이라는 이름으로 해외에 나가겠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이는 마치 재정경제부에서 외교통상부 일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국책은행끼리도 신경전이 치열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결국 국책은행의 완전민영화가 아니더라도 대규모 지각 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기업이라도 민간기업과 경쟁하는 부문은 민영화해야 한다는 논리가 다수의 지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건국대 고성수 교수는 “산업은행이나 기업은행 등은 과감하게 민영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산업은행은 민간과 경쟁하는 부분은 제외하고 통일을 대비한 부문 등만 남긴 소규모 은행으로 개편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M&A 태풍’ 자본시장 덮친다

    ‘M&A 태풍’ 자본시장 덮친다

    건설사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인수·합병(M&A)의 무대가 자본시장으로 급속히 이동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 입찰에서 탈락한 유진기업이 서울증권의 최대주주가 되는 등 금융업으로 진출한다. 이런 가운데 오는 2008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시장 규모에 비해 회사가 너무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간 M&A도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 또한 이를 은근히 바라는 입장이다. ●이 산이 아니라면 저 산이라도 서울증권은 18일 최대주주인 강찬수 회장의 보유 주식과 앞으로 있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통해 취득할 수 있는 지분을 유진기업에 넘기기로 계약했다고 공시했다. 유진기업이 금융감독위원회의 지배주주 변경 승인을 얻게 되면 이미 갖고 있던 141만주를 합쳐 총 1423만 2527주(5.4%)로 늘어나 서울증권의 최대주주가 된다. 유진기업은 금감위의 승인이 떨어지는 대로 경영권 안정을 위한 추가 지분매입에 나설 계획이다. 강 회장은 “지난 수개월 동안 서울증권의 대주주가 되기 위해 접촉해 온 곳들 중에서 유진기업을 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증권은 지난 3월말부터 부동산임대업체인 한주흥산이 경영 참가를 목적으로 5%의 지분 보유를 공시하면서 경영권 분쟁을 겪어왔다. 유진기업은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드림씨티방송, 브로드밴드솔루션즈 등 계열사를 팔아 4000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건설사 인수에 쓰기 위한 자금을 다른 업종의 기업 인수로 돌린 셈이다. 앞으로 현대건설, 대한통운, 쌍용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의 매각이 남아 있어 건설시장 M&A 후폭풍이 자본시장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커졌다. 건설사의 M&A에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지만, 증권·자산운용사는 적은 규모의 자금으로 M&A가 가능하다. ●적은 시장, 너무 많은 플레이어들 은행권의 총 자산은 1232조원이며, 은행수는 18개다. 그러나 증권·자산운용을 다 합쳐도 자산은 65조원을 간신히 넘을 정도다. 그런데도 증권사가 40개, 자산운용사는 47개나 된다. 자산 규모에 비해 증권·자산운용사 수가 너무 많다는 얘기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지난달 열린 증권사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중·소형 증권사에 대해 “여건이 호전된 현 상황에서 매각이나 합병 등의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퇴출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대응”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도 이런 현실을 감안했다고 볼 수 있다. 자산운용사는 대부분 증권회사를 모(母)회사로 갖고 있어 증권사의 M&A에 따라 업계가 재편될 수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6%대인 대신증권, 오랫동안 매물로 거론된 SK증권, 최근 최대주주가 보유 지분을 줄인 한양증권, 대한투자증권을 갖고 있는 하나금융지주에 소속된 하나증권 등이 M&A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와는 달리 동부·키움닷컴·리딩투자·미래에셋증권 등은 몸집을 키우기 위해 인수할 증권사를 물색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증권 계열사가 없는 국민은행도 인수 주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국책은행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대우증권도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동부증권은 지난 5월 KGI증권 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현재 구체적으로 검토 중인 사항은 없지만,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에 대비해 M&A 및 자본 확충 등을 포함해 다각적인 회사 성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초 피데스증권(현 흥국증권)을 사들인 태광그룹은 쌍용화재, 고려저축은행, 흥국생명, 태광투자신탁운용 등을 금융그룹으로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세종증권을 인수한 농협은 증권사 이름을 NH투자증권으로 바꿔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 M&A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던 것에 비하면 실제 사례는 적은 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들 중에는 자본구조가 튼튼한 경우가 많다.”면서 “증권사간 M&A를 활발히 하려면 합병 비율의 탄력적인 적용, 세제 혜택 등 실질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더 좁아진 공공기관 취업문

    올 하반기 정부 투자·출자기관의 취업문이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공공기관에 대한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고, 경기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공기업들이 인력 확대보다는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힘든 청년들의 취업난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18일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전력, 한국석유공사, 산업은행 등 22개 주요 정부투자·출자기관들에 따르면 하반기에 신규로 채용할 인원은 1000명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에는 800명을 충원해 연간 1800여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연간 채용인원인 5000여명의 3분의1 수준이다. 이 기관들 중에 하반기 채용계획이 아예 없는 곳은 한국철도공사, 한국조폐공사, 대한석탄공사, 농수산물유통공사, 광업진흥공사, 토지공사, 한국공항공사 등 7곳이다. 철도공사의 경우 지난해 공사로 전환하면서 2874명을 채용했고 지난 1일자로 조직개편을 하면서 대기 발령자가 300∼400명이나 돼 신규 고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올 상반기 280명을 채용한 한전은 10월쯤 140∼150명을 추가로 뽑을 계획이지만 이는 지난해 연간 630명을 뽑은 것에 비하면 3분의2 수준이다. 반면 정부출자 국책은행들의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거의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상·하반기로 나눠 200명을 뽑은 기업은행은 올 상반기에 100명을 신규 채용한 데 이어 오는 9월쯤 다시 150여명을 뽑을 계획이다. 산업은행도 9월 이후 지난해와 비슷한 6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국유 부동산 관리업무가 늘어남에 따라 지난해보다 10여명이 늘어난 40명을 신규로 뽑을 예정이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기로에 선 국책은행] (1) 길 잃은 3대은행

    [기로에 선 국책은행] (1) 길 잃은 3대은행

    ♥산업·기업·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3총사’가 기로에 섰다. 과거 개발시대, 경제 발전의 심장 역할을 했던 국책은행들이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일반은행의 업무영역까지 파고 드는 ‘공룡’이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감사원은 이달 중 방만한 경영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재편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도 역할 조정 방안을 내놓는다. 국책은행의 난맥상과 고민, 발전 방향을 3차례에 걸쳐 조명한다. # 장면1 “LG카드 매각과정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해 대단히 죄송하다. 공개매수 대상이 아닌 것으로 잘못 판단했다.” 지난달 29일 국회 재경위 업무보고에서 산업은행 김창록 총재는 공개매수 대상인 LG카드의 매각을 정반대인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해온 데 대해 사과했다. 인수 후보들과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은 “국내 M&A 주선 실적 1위라는 산업은행이 M&A의 기초도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 장면2 “산업은행이 ‘올코트프레싱(전면강압수비)’으로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신동규 수출입은행장은 지난달 9일 경영전략회의에서 산업은행의 업무 영역 확장을 경계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이에 대해 “갈 길을 몰라 헤매고 있는 국책은행의 난맥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직 비대화… 서로 업무 중복 산업·수출입·기업은행이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놓여 있다. 법으로 정해진 고유 업무가 사라지면서 민간영역에서 시중은행들과 사사건건 충돌한다. 비대해진 조직과 임직원들의 높은 연봉도 계속 도마에 오른다. 산업은행은 최근 김 총재의 ‘베이징 구상’을 통해 자원·에너지 확보를 위한 해외진출 기업을 지원하고, 아시아·동유럽 등 신흥시장을 개척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는 수출입은행의 고유 영역이어서 두 은행간 ‘샅바 싸움’이 치열하다. ●“산업銀 경영실패 책임진 적 없다” 산업은행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민간영역에서 국내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고, 부자들을 위한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까지 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경영 실패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당했지만 산업은행은 경영 실패에 대해 한번도 책임진 적이 없다.”면서 “자본이 바닥나면 세금으로 꼬박꼬박 메워 주니 당연히 방만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산업은행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을 담당하면서 많은 자회사를 거느리게 됐고, 이들 회사의 상층부는 산은 출신으로 채워졌다.2000년 이후 퇴직한 부총재와 이사 16명 중 14명이 자회사, 출자회사, 거래회사의 임원이 됐다. 경쟁 은행은 물론 고객인 거래 기업들조차 산업은행의 우월적 지위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다. ●수출입, 기업은행도 고민 수출입은행이 당장 민영화될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선박금융, 플랜트사업, 해외자원개발 등 산업은행과 중첩되는 업무가 많다. 수출보험공사와의 구분도 애매해 통·폐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의 보호 아래 조직 자체가 베일에 가려진 것도 ‘아킬레스건’이다. 산업은행총재와 기업은행장은 때마다 국회에 불려가지만 수출입은행장은 국정감사에서조차 ‘열외’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좀 달라졌지만, 시중에서는 산업은행을 ‘신이 내린 직장’, 수출입은행은 그보다 한 단계 높은 ‘신도 모르는 직장, 신이 다니고 싶어하는 직장’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기업은행은 범정부 지분이 66.7%이다. 정부는 이 가운데 15.7%를 올해 안에 매각할 계획이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국책은행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낙하산 인사’”라면서 “3년마다 경제관료 출신이 수장으로 내려오기 때문에 직원들은 고객보다는 당연히 정부의 ‘의중’과 연줄에 의한 승진에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신동규 수출입은행장 “선진통상국가 앞당기는 선도기관으로”

    국책은행들의 역할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1일로 창립 30주년을 맞는 수출입은행 신동규 행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향후 비전을 제시했다. 신 행장은 “그동안 수출입국의 신화를 창조하고 외환위기 등 숱한 역경을 극복하는데 앞장섰다.”고 회고한 뒤 앞으로는 “선진통상국가 실현을 앞당기는 핵심 정책금융기관, 대외경제협력을 증진하는 중추 정책금융기관, 수출입금융의 개척자 및 촉진자 역할을 수행하는 선도적 금융기관이 되자.”고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 김창록 산은총재 “신자유주의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매도 당해”

    산업은행 김창록 총재는 29일 “산업은행이 신자유주의자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매도당하고 있다.”면서 “우리 실정에 맞는 한국적 모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산은이 본래 기능과 역할을 넘어 시중은행의 영역을 침범하면서 ‘공룡은행’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김 총재는 “국책은행은 정부 에이전트 역할과 시장실패, 조정실패를 바로잡을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LG카드 인수는 산업은행이 시장실패에 대한 보정 역할을 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 LG카드 매각방식 ‘꼬리문 논란’

    LG카드 매각방식 ‘꼬리문 논란’

    LG카드의 최대주주이자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경쟁입찰과 공개매수가 혼합된 형태의 매각방식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은 “매도자(채권단) 위주로 진행되는 공개경쟁입찰과 매수자 위주의 공개매수가 과연 접목 가능한지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또다른 세력이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다. 인수전에 참여한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전세계 M&A 역사에서 경쟁입찰과 공개매수가 혼용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면서 “공개매수를 사전에 피할 방법을 찾지 못한 산업은행에 모든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M&A전문가들,“대항 공개매수 세력 막을 수 없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애초 LG카드를 경쟁입찰로 팔려고 했다. 그러나 산은은 증권거래법이 6개월 이내에 장외에서 10인 이상으로부터 주식을 5% 넘게 사려면 공개매수 절차를 밟도록 한 규정을 간과했다. 채권단은 14개 사이다. 금융감독위원회도 공개매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지금까지 진행돼 온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가격 및 수량 등 거래 조건을 확정하고, 우선협상대상자가 공개매수 방식으로 주식을 사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 안건은 산업·우리·기업은행, 농협으로 곧 구성될 채권단 운영위원회에 부의된다. 농협이 공개매수에 반대하고 있지만 4분의3만 찬성하면 되기 때문에 가결될 확률이 높다. M&A 전문가들은 경쟁입찰과 공개매수는 상반된 개념이어서 이를 혼합하는 것은 논리상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경쟁입찰은 매도자가 가격을 가장 많이 써내는 인수후보자에게 보유 주식을 팔면 그만이다. 반면 공개매수는 매수자가 가격과 수량을 시장에 공고한 뒤 필요한 주식을 사는 방식이다. 따라서 애초부터 공개매수를 따랐거나, 미리 채권단 수를 줄여 경쟁입찰로 가야 했다는 것이다. 중간에 공개매수 방식을 채택하면 산은이 정한 우선협상대상자가 공개매수에 나서더라도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한 다른 인수후보도 공개매수에 나설 수 있다. 정부의 반대로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우리금융그룹이나 중도에 포기한 영국의 바클레이즈은행은 물론 막강한 자금력을 갖고 있는 외국의 투자은행(IB)들도 ‘대항 공개매수’ 세력으로 나설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9일 비앤피인베스트먼트와 오라이언앤컴퍼니가 법정관리 상태인 충남방적을 주당 3000원에 공개매수한다고 선언한 데 이어 지난 26일에는 CFAG-FS 기업구조조정조합이 주당 4000원에 공개매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의 공개매수에만 응해야 한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채권단들은 보유지분 매각제한 및 공동매각 협정을 맺고 있어 주관사가 선정한 우선협상대상자에게만 주식을 팔 수 있다.”고 반박한다. 산업은행 M&A실 관계자는 “만일 채권단의 일부가 제2의 ‘대항 공개매수’ 세력에게 주식을 팔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면서 “인수후보 중 하나가 대항 공개매수 세력으로 돌변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M&A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대항 공개매수 세력이 나타나 우선협상대상자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채권단으로서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외국계 증권회사의 M&A팀장은 “더 높은 가격에 보유 주식을 팔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가격에 팔게 되면 해당 경영진은 대주주들로부터 배임 추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이 받게 될 주관사 수수료 수입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경쟁입찰의 경우 채권단은 매각대금의 1% 안팎에 이르는 수수료를 주관사에 내야 하지만 공개매수는 굳이 주관사가 필요없다. 더욱이 매각 과정을 이처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면 주관사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이나 국책은행만 아니었다면 진작에 계약을 해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공개매수 방식을 택하면 매수자가 소액주주들의 주식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고 사야 하기 때문에 채권단의 이익은 그만큼 줄 수밖에 없다.”면서 “공개매수를 피할 방법을 찾지 못한 산은에 책임이 있는 만큼 최소한 주관사 수수료를 깎아야 하지 않겠냐.”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대우건설 오늘 본입찰…5개업체중 누가 웃을까

    대우건설 오늘 본입찰…5개업체중 누가 웃을까

    ●이달 23일 우선협상대상자 확정 대우건설 인수할 새 주인은?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을 하루 앞둔 8일 산업은행의 우회적 참여가 예상되는 금호그룹 컨소시엄, 대우건설 우리사주조합과 연대할 가능성이 높은 프라임기업과 유진그룹 등 3파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새 주인이 될 우선협상대상자는 9일 본입찰 마감 이후 매각심사소위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오는 23일 확정될 예정이다. ●금호·유진·프라임 3강 구도 깨질까?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자회사인 대우증권을 통해 우회적으로 금호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대우증권측은 8일 “비밀협약 문제로 참여 여부를 밝힐 수 없다.”고 말해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업계 관계자는 “입찰가격이 비슷할 경우 자금성격을 보겠다는 캠코 의지를 감안할 때 산업은행의 투자 규모는 크지 않지만 상징성 측면에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우리사주조합은 이날 조합이 지지하는 컨소시엄을 밝히기로 했다가 발표를 보류했다. 인수후보 중 중견 업체 2강으로 지목되는 유진그룹이나 프라임그룹 중 한 업체의 손을 들어줄 공산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의 지지를 받는 후보는 노사·경영 안정은 물론 3%대 조합 지분을 담보로 최대 3000억원의 자금 지원까지 받을 수 있어 인수전의 최대 관심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조합은 이달 초에도 두 차례나 지지 후보를 밝히겠다고 나섰다가 무산시킨 바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혜 시비 부작용 해소책?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본입찰 마감(9일 낮12시) 이후인 오후 3시에서야 본회의를 열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세부평가 기준을 정하기로 하면서 대우건설 노조 등으로부터 특정 업체 밀어주기 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마감 이후에나 기준을 정한다는 것은 특정 업체에 유리하도록 선정 기준을 바꿀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인수전이 진행된 지난 6개월여간 불공정 시비는 계속 불거졌다. 지난 5월25일 매각 주간사인 삼성증권은 금호가 회사 규모나 자금동원 능력면에서 대우건설 인수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서를 내 대우건설 노조로부터 특정 업체 편들어 주기란 비판을 받았었다. 이밖에 캠코가 5월23일 최종입찰제안서에 500억원 이상의 M&A 경력 등을 평가 기준에 반영하기로 한 점, 채권단 보유주식 중 ‘50%+1주’만 매각한다고 했다가 72.1%의 주식을 모두 팔 수 있다고 한 점 등이 정부의 대기업 편들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반면 지난 4월에는 대우건설 매각 기준에 분식회계, 주가조작, 조세포탈 등 위법 부당행위가 있는 컨소시엄에 ‘감점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혀 대기업에 불리한 조항을 넣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변호사는 “M&A에는 비밀유지 관행이 있지만 대우건설처럼 공적자금이 대거 투입된 회사의 경우 매각 주체가 심사 기준과 평가 절차를 투명하게 밝혀야 인수 후보 결정 이후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국책 금융기관 ‘얼굴 바꾸기’ 바람

    국책 금융기관 ‘얼굴 바꾸기’ 바람

    국책 금융기관들의 ‘얼굴 바꾸기’가 한창이다. 과거 개발시대의 역할이 끝남에 따라 존폐 논란이 일고, 안팎에서 끊임없이 변신을 요구하자 새 기업이미지통합(CI)을 앞세워 이미지 변화를 꾀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창립 30주년인 지난 1일 새 CI 선포식을 가졌다. 신보는 기존 삼각형 모양의 CI를 과감하게 버리고 ‘KODIT’라는 영문을 조합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별칭도 ‘신보’ 대신 ‘코딧’을 쓰기로 했다. KODIT은 ‘Korea Credit’의 합성어이다.CI와 별칭을 놓고 보면 전혀 다른 회사가 된 셈이다. 신보의 CI 교체로 지난해 7월 수출입은행부터 산업은행, 기술보증기금에 이르기까지 정부가 100% 지분을 소유한 4대 국책금융기관의 이미지가 모두 바뀌게 됐다. 수출입은행은 29년만에 화살표 모양의 CI를 영문 약칭인 Korea Eximbank에서 Korea의 K와 R,Exim의 E를 활용한 것으로 교체했다. 산업은행도 24년간 유지했던 것을 버리고 소문자 영문 이니셜을 활용한 새 CI ‘(U)bank kdb’를 지난 1월부터 사용하고 있다. 기보도 지난달 창립 17주년을 맞아 ‘Kibo’라는 영문으로 CI를 교체했으며, 사명도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서 ‘기술보증기금’으로, 약칭은 ‘기보’로 공식 변경했다. 국책금융기관들이 줄줄이 CI개선에 나선 것은 관치금융의 이미지를 벗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새 행장과 이사장, 총재가 취임하면서부터 돌연 CI를 바꿔 즉흥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더욱이 법으로 정해진 명칭까지 자의적으로 바꾸고, 기존 이미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변신은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다. 새 CI 개발과 홍보, 간판 교체 등에는 수십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이미지를 자주 바꾸다 보니 요즘은 IBK(Industrial Bank of Korea), 파인뱅크(fine bank), 기업(氣+up) 등으로 제각각 불린다.”면서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 변신도 좋지만 맡은 임무에 충실하고, 변화된 환경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책금융기관으로서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5·31 이후] 경제현안도 ‘주도권 다툼’ 소지

    ‘5·31 지방선거’ 뒤로 미뤘던 굵직한 각종 경제현안들이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선거 후폭풍’에 휘말릴 전망이다. 정부는 그간의 정책기조를 그대로 끌고 가겠다고 밝혔으나 사실상 당정협의에서 여당보다 야당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당장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요금 인상을 둘러싼 협의 상대자는 전북과 제주를 빼고는 열린우리당이 아닌 한나라당이 됐다. 국회에서의 법안 처리에도 야당이 사실상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인다.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가 지방선거를 전후해 정책의 기조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예정된 정책들을 그대로 추진,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원동 재경부 경제정책국장도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중장기 조세개혁안 등 주요 경제 현안을 국회와 논의하게 될 것”이라면서 “경제 문제에는 그동안 여야 구분이 없었기에 야당과도 원만한 협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다른 관계자들은 “앞으로 정책운용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면서 “특히 참여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과 양극화 해소 방안을 위한 재원 마련 등과 관련한 여야의 힘겨루기는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하반기부터 정계 개편과 대선정국의 소용돌이속에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마저 나타나면 주요 경제정책에 대한 의사결정은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에 좌우될 것으로 지적됐다. 중장기 조세개혁방안은 지난해 12월 발표하려다 올 2월에서, 다시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됐다. 재경부 세제실 관계자는 “오는 8월에는 내년도 세제개편안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어차피 6∼7월 공청회는 불가피하며 이 때 중장기 조세개혁방안도 함께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검토해 온 중장기 조세개혁방안에는 소득세 등의 증세방안이 적지 않게 포함됐다. 한나라당은 선거 이전부터 증세보다 감세를 주장하면서 정부가 추진해 온 조세개혁방안에 반대를 표명, 이번에도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발표하려다 선거 뒤로 미룬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 역시 재원 마련과 연결됐다. 한나라당이 반대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형식으로든 국민들의 세금부담이 늘어나서는 안 된다는 게 당론이다.6월 임시국회에서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의 개편을 목표로 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도 여야간 격돌이 예상된다. 참여정부의 최대 ‘화두’ 가운데 하나인 양극화 해소 방안에 여야간 시각차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린다. 정부와 여당은 사회안전망을 위한 복지예산 확대에 초점을 맞추지만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유일한 해법이며 소득 상위계층에 부담을 주는 분배 방식으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 재경부가 성장과 분배를 놓고 어떤 조합을 일궈낼지도 커다란 관심사다. 게다가 6월에는 굵직굵직한 경제 현안들에 대한 용역안들이 대거 쏟아진다. 산업·수출입·중소기업 등 3개 국책은행 개편안과 새만금 사업의 국토이용계획안,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분리안, 자영업자 소득파악 방안, 중소기업 활성화방안 등 ‘정책홍수’를 이룬다.8·31 부동산 대책의 후속인 주택청약제도 개편 공청회와 외국자본 탈세를 막기 위한 조세회피지역 지정도 예정돼 있다. 무엇보다도 5일부터 협상이 시작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정부의 경제운용은 크게 달라지거나 타격을 받을 수 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길섶에서] 친구/한종태 논설위원

    얼마 전 A는 고등학교 동기동창 일곱명을 만났다. 둘은 대학교수이고, 셋은 대기업 임원이거나 부장이다. 나머지 동창 중 하나는 잘 나가는 변호사이고 또 다른 하나는 국책은행 간부로 근무하고 있다. 오랜만에 만나선지 1,2,3차까지 가며 얼큰하게 술을 마셨다. 저마다 30여년 전 고등학교 다닐 때로 되돌아간 듯한 기분을 만끽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폭탄주’를 만들며 서로 흥을 돋웠다.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무렵, 대기업 다니는 한 친구가 불쑥 “우리 동기 중에도 금배지가 나와야 되는 것 아니냐.”며 좌중을 둘러봤다. 일제히 “맞다. 맞아.”라며 맞장구를 쳤다. 그러면서 친구들의 시선은 A에게 쏠렸다.“네가 출마하면 우리가 힘껏 도울게.”“여러 면에서 너말고는 할 사람이 없잖아.”라는 친구들의 얘기가 이어졌다.A는 “그래, 고맙다.”라고 말할 수밖에. 괜스레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도 느꼈다. 새벽녘 집에 들어간 A는 남편 귀가를 기다리던 아내에게 넌지시 물었다.“친구들이 (나보고) 출마하라는데….”“꿈 깨세요.” 아내의 단호함에 A는 술이 확 깼다.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은행연구소 달라졌다

    은행연구소 달라졌다

    국가 경제의 ‘동맥’ 대접을 받는 은행의 위상과 달리 은행들이 운영하는 연구소는 그동안 ‘구색 갖추기’로 인식돼 왔다. 삼성경제연구소,LG경제연구원 등이 정부기관 못지않은 공신력을 쌓아온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요즘 은행들이 연구소의 중요성을 실감하면서 제대로 된 연구소를 만들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인력과 예산을 크게 늘리는가 하면 인수·합병(M&A) 전략도 연구소에 맡긴다. 국책은행들은 연구소를 통해 정체성 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시중은행 연구소 가운데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곳은 국민은행의 국민은행연구소와 하나금융지주의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이다. 두 연구소는 최근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전략·전술을 수립하는 것은 물론 은행을 대표해 치열한 정보수집 및 로비전도 치렀다. ●‘싱크탱크’로 위상 정립 국민은행연구소는 그동안 국민은행과 제휴한 전국 1만여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보내는 주택매매가격과 전·월세거래정보를 활용해 부동산 통계 부문에서 ‘일가’를 이뤘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연구소에 부동산 조사를 뛰어넘어 은행의 경영전략을 총괄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구소는 통합자본시장법 등 제도 변화에 따른 대응방안, 경쟁은행 경영전략 모니터링, 인력운영 패러다임 구축, 소호(중소자영업자) 경기지표 개발 등을 핵심 업무로 추진중이다. 국민은행의 최대 관심사인 해외진출 전략도 연구소가 맡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유일하게 독립법인으로 운영되는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에만 무려 19명의 전문가를 영입했다. 예산도 지난해 15억원에서 75억원으로 늘렸다. 지주사의 경영전략과 계열사별 상품개발을 주도하는 것은 물론 외부 연구용역도 적극 수주하고 있다. 하나지주 고위 관계자는 “연구소를 국내 최고의 금융전문연구기관으로 키우는 동시에 차세대 지도자 양성소로 발전시키겠다.”면서 “중국 금융전문가 양성, 해외 연수, 금융모델 개발 등 그룹의 핵심사업을 모두 연구소가 맡고 있다.”고 말했다. ●국책은행도 연구소 통해 ‘정체성’ 찾기 노력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국책은행들은 연구소를 활용해 공익성을 한껏 끌어 올리겠다는 계산이다. 개발도상국들의 국가위험도를 평가해 온 수출입은행의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하반기부터 수출선행지수와 수출기업체감지수로 구성된 ‘수출전망지수’를 발표할 계획이다. 경제개발 관련 지식을 개도국에 수출하는 것도 연구소의 주요 사업이다. 산업은행의 산은경제연구소는 산은의 중장기 발전전략 수립과 북한 및 동북아지역 연구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복안이다. 총 61명으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기업은행의 기은경제연구소는 최근 부서급에서 본부급으로 격상됐다. 기은경제연구소는 중소기업컨설팅에 주력할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연구소의 연구 자료가 매일 쏟아지고 있다.”면서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연구소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국책銀 개편안 연내 마련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 3개 국책은행에 대한 개편안이 연내 마련된다.(서울신문 4월27일자 15면 참조)국책은행의 역할 재정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데 따른 것으로 일각에선 통폐합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오는 6월 한국금융연구원이 국책은행 발전방향에 관한 연구용역을 내놓으면 이를 바탕으로 연내에 국책은행 재정립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이를 위해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을 단장으로 해당 은행과 금융연구원, 경쟁관계에 있는 민간은행과 증권업계, 학계 등의 관계자들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방침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1차적으로 국책은행간 중복된 기능이 있는지 여부를 살필 것이며 용역 결과 필요한 것으로 나오면 은행간 통폐합 방안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은 각각의 고유기능이 있기 때문에 통폐합 가능성은 적으며 TF 구성은 용역안 이전이라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 개편에 관한 논란은 오래 전부터 계속됐다.”면서 “통폐합 가능성은 적으며 정부 생각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기업은행을 기업과 소매 부문으로 쪼개 소매금융을 분리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통폐합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산업은행의 경우 민간영역으로 업무를 확대하면서 시중은행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데다 최대 강점으로 자부하던 기업구조조정마저 현대차 로비 의혹으로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수출입은행도 수출입 정책자금 지원이라는 고유영역에 스스로 한계를 인정하는 분위기다.신동규 수출입은행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국내 상업은행들이 우리의 업무영역에 진입을 시도하고 있어 미래가 순탄치 않다.”면서 “선진국의 수출입은행들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역할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2∼3년 내에 은행의 명운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産銀 정체성 딜레마

    産銀 정체성 딜레마

    “산소 마스크로 연명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을 중단하고, 수익성이 높은 사모펀드(PEF)나 인수·합병(M&A) 업무에 매진해야 한다고 보는데 총재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할 일은 사라졌는데, 똑똑한 사람은 너무 많습니다. 그러니까 자꾸 민간영역인 M&A나 PEF에 기웃거리는 것 아닙니까.” 지난 25일 산업은행의 국회 업무보고에 출석한 김창록 총재는 상반된 의견을 내놓는 의원들의 틈바구니에서 어쩔 줄 몰라했다. 인터넷으로 중계되는 업무보고를 지켜보던 산은 직원들은 “도대체 누구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사면초가’ 100% 정부 소유인 산은의 정체성 위기가 깊어지고 있다. 개발시대 국책은행으로서 수명을 다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폐지론’까지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채무탕감 비리에 또다시 산은의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게 됐다. 산은의 고위 관계자는 “정권 교체기나 국정감사에서 매번 나오는 문제였지만 요즘처럼 심각하지는 않았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곧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개발시대에 기업에 장기 설비투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설립된 산은은 1980년대 이후 정책금융업무가 줄어들면서 ‘개발은행’이란 역할에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요즘은 대기업들이 현금을 쌓아 놓고 있는 실정이라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 대출에 집중하고 있지만 풍부한 예금을 확보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외환위기 이후 회사채 인수,M&A 자문, 파생상품,PEF,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투자은행(IB)과 금융공학 분야를 육성해 국내 최고가 됐지만 민간 금융회사들은 “국책은행이 민간업무를 장악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예산과 인력을 통제받는 산은이 연봉 수억원을 받는 인재를 서슴없이 고용하는 투자은행으로 변모한다는 것도 태생적으로 불가능하다. 힘들게 키운 금융공학 및 M&A 전문가들이 잇따라 외국계 은행으로 빠져 나가기도 했다. ●일방적인 매도 “억울하다” 산은 스스로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지난 3월 말 한국금융연구원에 역할 재정립에 대한 연구 용역을 의뢰했고, 재정경제부도 국책은행의 진로를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부장급 이상 임직원 전원이 모여 ‘산은이 망하는 시나리오’라는 주제의 극단적인 워크숍도 가졌다.‘좋은 게 좋다.’는 식의 적당주의, 전문성보다는 평등을 강조한 순환인사와 보수, 기존 업무에만 집착하려는 조직문화가 산은을 망하게 할 주범으로 지목됐다. 한 간부는 “이날 나온 문제점들이 그동안 우리가 외부에 보였던 ‘자화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변화의 당위성을 인정하면서도 ‘폐지론’ 등 일방적인 매도에 대해서는 억울하다는 의견이 많다. 한 관계자는 “산은이 회사채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고 비판하는데, 외환위기 이후 과연 어떤 금융회사가 회사채를 떠안으려 했느냐.”면서 “경기에는 사이클이 있고, 언제든 부실기업이 속출할 수 있는데 과연 그때 민간 은행들이 산은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개발금융기법 폐기하면 국가적 손해” 전문가들도 감성적인 ‘산은 폐지론’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산은의 국제적인 브랜드 가치와 개발금융 기법을 일거에 없애는 것은 국가적인 손해”라면서 “외국자본이 금융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정책금융 담당 은행은 계속 유효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특히 산은의 발전방향으로 지주사를 통한 민영화에 대체적으로 의견을 같이한다. 독일, 프랑스, 일본의 개발은행도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분야는 정부 소유의 지주회사로 유지하고, 상업금융을 민영화해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구조개편을 해 왔다. 건국대 고성수 교수는 “통일을 대비한 북한 지원 사업 등 개발금융은 국유 체제로 유지하고 M&A·PF 등 산은이 노하우를 축적한 고부가가치 분야는 민영화해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IB시장을 선도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은행 最古지점 보면 역사 보인다

    은행 最古지점 보면 역사 보인다

    ‘본 은행 지점을 본월 10일 인천항 탁포(坼浦)에 창설하였음을 알려드리오니 여러분께서는 부환(付換·입금)과 출환(出換·출금)에 관한 일이 있으시면 오셔서 문의하기 바랍니다.’구한말인 1899년 5월10일 대한천일은행(현 우리은행)장이 황성신문에 낸 인천지점 개점 광고다.1899년 1월에 설립된 천일은행은 4개월 뒤에 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인천지점을 개설했다. 이 지점이 바로 인천시 중구 인현동에 있는 현재 우리은행 인천지점이다. 우리은행은 인천에만 여러개의 지점을 갖고 있지만 최고(最古) 지점이라는 점 때문에 이름을 ‘인천지점’으로 유지하고 있다. ●지점 역사가 은행의 정통성을 말한다? 규모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지점을 내고 있다. 목 좋은 건물을 놓고 하룻밤 새 계약 은행이 바뀌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지점 늘리기 경쟁이 은행의 영업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은행들의 최초 지점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국내은행 가운데 가장 역사가 깊은 곳은 조흥은행을 인수한 신한은행이다. 신한은 1982년에 창립돼 은행사에 ‘명함’도 내놓지 못했지만 109년 역사를 자랑하던 조흥을 인수해 일약 최고(最古)의 반열에 올랐다. 그런데 조흥은행의 전신인 한성은행은 천일은행(우리은행)보다 2년 앞선 1897년에 설립됐지만 1906년 8월에야 수원지점을 내는 바람에 지점 역사에서는 7년이 뒤진다.7년 동안 한성은행은 광통교 본점에서만 영업을 했다. 우리은행은 “개화기 당시 인천항은 조선, 청나라, 일본 상인들의 각축장이었다.”면서 “인천지점은 조선상인의 상권을 보호하는 게 주요 임무였다.”고 설명했다. 인천지점은 일본제일은행, 일본58은행,HSBC 등 외국은행들과의 환전업무도 수행했다. 지금도 국내에서 법인화가 안돼 지점 형태로만 운영되는 HSBC가 당시에 벌써 지점을 냈다는 사실이 이채롭다. 한성은행은 곡류, 포목, 어류, 생우(生牛) 등의 총집결지였던 수원에서 영업력을 확대하기 위해 수원지점을 먼저 낸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오는 10월 수원지점 100주년 기념식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SC제일은행도 1929년에 생긴 제일은행(조선저축은행) 덕택에 유서깊은 은행이 됐다. 조선저축은행은 산업은행의 전신인 일제의 조선식산은행의 저축예금업무를 승계해 국내 최초의 저축예금 전담 특수은행이 됐다. 조선저축은행은 1931년 10월 처음으로 부산지점을 냈다. ●후발은행들은 처음부터 마당발? 외환은행을 인수해 ‘글로벌 뱅크’로 거듭나려는 국민은행은 근로자·서민의 금융을 돕는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국민은행법(현재 폐지)’에 따라 1963년 2월 설립과 동시에 전국에 50개의 지점을 개설했다. 시작부터 ‘마당발’의 면모를 보인 셈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도 각각 1954년,1961년 창립과 함께 전국 주요 공업도시에 10개,28개의 지점을 냈다.1967년 1월 한국은행에서 분리된 외환은행은 창립일에 곧바로 부산지점을 설립했다. 당시 경제성장전략의 핵심인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부산에 우선 지점을 낸 것이다. 하나은행에서 가장 오래된 지점은 옛 서울은행의 을지로 4가지점으로,1960년 개설 당시 을지로에는 인쇄소, 미싱제조, 건축자재, 철공소 등이 밀집돼 있어 요즘의 ‘테헤란 밸리’나 다름 없었다. 하나은행이 최근 영세자영업자(소호) 대출에 주력하는 것도 지점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씨티은행은 특이하게도 인수은행의 역사가 더 깊다. 인수자였던 씨티은행 서울지점은 1967년 광화문에 설립됐고, 피인수자였던 한미은행은 1983년 금융의 중심지였던 여의도에 처음으로 지점을 개설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현대車 부사장등 2명 체포

    현대車 부사장등 2명 체포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13일 현대차의 이정대 재경본부 부사장과 김승년 구매총괄본부장을 특경가법상 횡령 혐의로 체포해 조사중이다. 검찰은 또 현대차 그룹이 부실 계열사의 채무탕감을 위해 금융감독원, 자산관리공사, 산업은행 등에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밤 이정대 부사장 등의 체포와 관련,“이 부사장과 김 본부장이 현대차 차원에서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포착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비자금을 조성한 경위와 구체적인 액수, 사용처 등을 추궁해 범죄 혐의가 입증되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검찰은 금융기관 등에 로비를 통해 부채를 줄여주겠다며 41억여원을 받은 김동훈(57)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혐의로 이날 구속했다. 김씨는 2001년 7월∼2002년 6월까지 당시 현대차그룹 기획본부장인 김모씨 등으로부터 기아차 부품공급업체인 아주금속공업의 채무 300억원과 현대차그룹 계열사 ㈜위아의 채무 1700억여원 등에 대해 “친분이 있는 국책은행, 금융기관, 금융감독당국, 정부투자기관 고위층 인사들에게 청탁해 채무조정을 받게 해주겠다.”며 41억6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 회사가 실제로 채무 550억원을 탕감받은 사실에 주목, 산업은행 관계자 등 로비 대상자들을 밝혀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정회장 베이징 출국 허용 한편 검찰은 이날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이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중국 베이징 현대 제2공장 및 연구개발센터 착공식에 참석하도록 출국을 허용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정 회장이 미국 출장 후 귀국하면서 검찰 수사에 언제라도 응하겠다고 공개한 바 있고 현대차측의 기업경영 지장을 최소화하고 신인도 하락을 막기 위해 중국 출장을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10개 은행 작년 신입사원 퇴사율 1%

    10개 은행 작년 신입사원 퇴사율 1%

    은행권이 신입사원 퇴사율 0%에 도전하고 있다. 서울신문이 5일 국책은행을 포함해 10개 은행의 지난해 하반기 채용 신입사원들의 퇴사율을 조사한 결과, 퇴사한 직원의 비율이 1%에 그쳤다. 이들 10개 은행은 하반기 채용에서 모두 1096명을 선발했고, 지난 3월말 현재 11명만이 은행을 떠났다. 반면 취업전문업체 인크루트가 최근 대기업 62개사,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1년간의 ‘신입사원 퇴사율’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대기업의 평균 퇴사율은 22.8%, 중소기업은 30.8%나 됐다. 인크루트 최승은 과장은 “3개월 만에 퇴사한 인원과 1년 내 퇴사한 인원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신입사원 퇴직이 대부분 3개월 이내에 이뤄진다는 점과 전통적으로 업무 강도가 높은 은행권의 퇴사율이 높았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1%대에 그친 것은 놀라운 결과”라고 말했다. ●산업·수출입은행은 ‘0%´ ‘신이 내린 직장’ 또는 ‘신도 모르는 직장’ 등으로 불리며 은행 취업준비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각각 67명과 29명을 채용했는데 아무도 그만두지 않아 퇴사율이 ‘0%’였다. 역대로 퇴사율이 10%를 넘던 시중은행들도 비율이 제로(0)에 가까워졌다. 30명을 뽑은 SC제일은행과 18명을 뽑은 외환은행에서는 아무도 퇴직을 하지 않았다. 200명 이상의 대규모 채용을 실시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2명과 1명만이 직장을 그만뒀다. 퇴사자가 가장 많은 은행은 162명을 뽑은 신한은행이었지만 이 역시 퇴사자는 3명에 불과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을 떠난 1명도 수년간 치료를 요하는 지병 때문에 은행측의 휴직 권고에도 불구하고 폐를 끼치기 싫다며 굳이 사표를 냈다.”면서 “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신입사원 퇴사율 0%를 기록하려 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입사후 후견인제도 등 관리 철저 은행권의 퇴사율이 낮은 이유로는 다른 업종에 비해 월등히 높은 연봉이 우선 꼽힌다. 인크루트 조사를 보면 금융업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3156만원으로 2위 전기전자업(2890만원)보다 266만원이나 많다.2위와 3위(건설업·2850만원)의 차이는 40만원에 불과했다. 더욱이 증권·카드·보험을 뺀 순수 은행권의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무려 3445만원이나 된다. 퇴사율이 낮은 또 다른 이유로는 은행권의 철저한 ‘맞춤형’ 인재 선발 방식에 있다. 지난해부터 시중은행들은 학력과 연령 제한을 철폐하거나 토익 등 영어 점수 기준을 낮춘 반면 다양한 면접으로 충성도가 높은 인재를 집중적으로 찾았다. 국민은행의 경우 2004년 하반기에 채용한 인원 258명 중 25명이 퇴사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전공 제한을 없애고, 토익 성적 기준도 낮추고, 지방대생 채용 비중을 늘리는 등 ‘맞춤형’ 인재를 뽑은 결과 퇴사율이 크게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입사 후 6개월 동안은 동전 세는 일만 했는데 요즘은 지원할 때부터 전공 분야를 선택하게 한다.”면서 “신입사원들의 직무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중도하차하는 사례가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입사 후 철저한 관리도 퇴직을 막는 중요한 요소다.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기존사원과 신입사원을 1대 1로 연결하는 멘토(후견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면접시험을 연수원에서 2박3일 동안 실시했던 우리은행은 행장 명의로 신입사원 부모들에게 꽃다발을 배달하는 정성을 보였다. 외환은행은 사령장 수여식에 가족들을 초청했고, 모든 신입사원들을 일본 오사카로 연수를 보내기도 했다. 외환은행 인사팀 관계자는 “신입사원의 퇴사율이 높으면 은행의 자존심이 상하는 것은 물론 추가 채용에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다.”면서 “조직에 대한 충성도와 성실성 위주로 뽑는 채용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거의 정착됐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신연숙칼럼] 개천에서 용 안나는 사회

    [신연숙칼럼] 개천에서 용 안나는 사회

    어느날 조금 알고 지내던 영어관련 업체의 임원과 대화를 나누다 이런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나의 자녀가 원한다면 자신의 회사에서 인턴근무를 하도록 해 주겠다는 것이다. 그 회사에서 인턴을 할 경우 취직도 잘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재록 사건과 관련해서 장관 등 정부와 국책은행 요직 인사의 자녀들이 줄줄이 아서 앤더슨 한국법인의 사원이나 인턴사원으로 일했다는 보도는 그때의 일을 떠올리게 했다. 실제로 부탁을 했을 때 성사가 됐을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아서 앤더슨 식으로 될 수도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최근 들어 우리 사회가 열심히 노력하면 그만큼 기회가 주어지는 공정한 사회인가에 대해 의문부호를 찍게 하는 일이 여럿 있었다. 당사자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김재록 사건의 경우 유력자의 자녀들이 외국 기업 취업시 필수조건인 훈련이나 실무경험 기회의 특혜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줄잡아 50명에 이른다는 2세 연예인들은 치열하기 이를 데 없는 연예인 진입장벽을 손쉽게 돌파했다는 시선을 받고 있다. 서울신문과 한국리서치의 설문조사결과 시민들은 많은 2세 연예인들이 스스로의 노력으로 성공했다고 보지 않고 있었다.5·31지방선거에서는 정치인들의 대물림 출마가 많다고 한다. 최근 국내 굴지의 출판사 편집장이 2세 경영체제 전환 과정에서 회사를 떠났다는 보도는 삼성·현대 같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문화 관련 산업에까지 경영권이 대물림되고 신진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현상으로 여겨져 씁쓸했다. 그러나 이런 사례들은 대부분 사(私)기업의 영역에서 일어난 일로 특별히 불법행위가 없는 한 그 자체를 문제삼기는 어렵다. 하지만 개인의 경제적 지위나 직업 획득의 결정적 수단인 교육에 있어 불평등이 개입된다면 이는 심사숙고해봐야 될 문제다. 고용의 영역이라 할지라도 공적 기관이나 공적 기업의 경우라면 이 또한 문제가 된다. 모든 기회가 공정하게 열려있어야 시민이 비전을 갖고 사회에 대해 일체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의·치과대학의 전문대학원 전환, 법학·경영대학원 제도의 도입은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높은 등록금으로 인해 교육의 불평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벌써 9개 의학전문대학원의 1년 등록금이 최고 2000만원에 육박했다고 한다. 의사가 되려면 대학·대학원 입학준비·대학원 학비만 1억 2000만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고 보면 앞으로 서민층은 의사 꿈은 꾸지도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 이런 추세로는 변호사·MBA도 마찬가지가 될 게 뻔하다. 대입시 제도의 경우도 전형의 다양화취지는 좋으나 자칫 사교육비 투입을 많이 하는 고소득층 자녀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당장 서울대가 내년 특기자 전형을 정원의 21.6%로 늘렸다. 특기자 전형은 특목고나 경시대회 입상 등 사교육비 투자를 하지 않으면 통과할 수 없는 전형방법이다. 그나마 서울대는 지역균형선발을 25.3%로 늘려 이를 보완하려는 노력이라도 하고 있지만 다른 대학들의 경우는 그런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이미 부모의 소득과 직업이 자식에게 그대로 이어져 ‘개천에서 용나는’ 경우는 기대할 수 없다는 비판이 높은 게 우리 교육제도다. 참여정부는 양극화 해소의 중요한 수단으로 교육을 주목, 대입시제도 개선 등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대입시 제도만이 다는 아니다. 전문대학원 등 새로운 제도의 도입과 인턴제 등 기업 채용방식의 변화과정에서 또 다른 진입 장벽이 쳐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살펴봐야 할 때인 것이다.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어야 건강한 사회다. yshin@seoul.co.kr
  • LG카드는 ‘유리알 매각’

    LG카드는 ‘유리알 매각’

    한국 금융권의 판도를 뒤바꿀 외환은행과 LG카드의 인수·합병(M&A)이 사뭇 다르게 진행돼 관심을 끌고 있다.‘최대한 빨리, 가능한 많이’ 챙겨서 떠나려는 론스타의 은밀한 작업에다 인수 후보자들의 이전투구까지 겹쳤던 외환은행 M&A와 달리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LG카드 M&A는 신문에 매각공고가 나오는 등 첫 단추부터 공개적으로 꿰어지고 있다.M&A 전문가들은 “론스타의 관심은 오직 ‘가격’이었기 때문에 과정이 변칙적이었고, 산업은행은 ‘공정성’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어 LG카드 매각이 외환은행보다는 투명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금융권의 판도를 뒤바꿀 외환은행과 LG카드의 인수·합병(M&A)이 사뭇 다르게 진행돼 관심을 끌고 있다.‘최대한 빨리, 가능한 많이’ 챙겨서 떠나려는 론스타의 은밀한 작업에다 인수 후보자들의 이전투구까지 겹쳤던 외환은행 M&A와 달리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LG카드 M&A는 신문에 매각공고가 나오는 등 첫 단추부터 공개적으로 꿰어지고 있다.M&A 전문가들은 “론스타의 관심은 오직 ‘가격’이었기 때문에 과정이 변칙적이었고, 산업은행은 ‘공정성’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어 LG카드 매각이 외환은행보다는 투명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은밀하게 VS 투명하게 사실 두 ‘메가 딜’의 진행 절차는 큰 차이가 없다.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약정서(CA) 교환 및 체결로 시작되는 매수교섭→예비실사→입찰제안서 제출→우선협상대상자 선정→기본합의서(MOU) 체결→실사(Due Diligence)→본계약 체결→주식 이양 및 대금 지급으로 이어지는 통상적인 M&A 절차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론스타는 “국민은행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는 공식 발표 외에 그 어떤 과정도 공개하지 않았다. 인수의향서와 CA도 국내외 금융기관에 몰래 돌리다 언론에 꼬리를 밟혔고, 국민은행이 먼저 CA를 체결하자 하나금융지주가 서둘러 따라갔듯이 CA 체결 과정도 투명하지 못했다. 인수후보자들은 ‘데이터 룸’을 통한 예비실사를 예상했지만 론스타는 느닷없이 온라인 실사를 택했다. 인수 가격을 명시한 입찰제안서를 낸 이후에는 가격 흥정을 할 수 없으나 론스타는 이후에도 후보자들과 개별적인 가격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전에 참가했던 한 인사는 “DBS(옛 싱가포르개발은행)는 다급한 론스타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 실사 없이 곧바로 본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제안까지 했다.”면서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전투구가 있었다.”고 실토했다. 반면 LG카드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매각공고를 낸 것은 물론 향후 일정이나 인수후보의 자격 조건까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물밑 협상이나 변칙적인 방법은 절대 없다.”면서 “완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 작업을 진행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가격 VS 공정성 M&A는 크게 완전경쟁입찰(오픈 딜)과 개별협상(프라이빗 딜)으로 나뉜다. 오픈 딜은 인수후보자들에게 똑같은 정보와 기회가 주어지며, 프라이빗 딜은 매도자가 인수 후보들을 오가며 가격 등을 저울질하는 것이다. 오픈 딜의 경우 마감 시한 이후에 제시된 입찰제안서는 무효로 처리하지만 프라이빗 딜은 입찰제안서 제출 이후에도 가격 협상이 가능하다. 뉴브리지캐피탈이 제일은행을 매각할 때 HSBC(홍콩상하이은행)와 SCB(스탠다드차타드은행)를 오가며 흥정했던 게 전형적인 프라이빗 딜이다. 결국 산업은행은 철저히 오픈 딜 형태로 LG카드를 매각할 계획이고, 론스타는 두 방법을 교묘하게 이용한 셈이다. 론스타는 사모펀드(PEF)여서 매각 차익 극대화가 최대 목표일 수밖에 없고, 외환은행 주식도 50% 이상을 보유했기 때문에 매각과정을 뜻대로 주무를 수 있었다. 반면 LG카드 지분은 15개 금융회사에 분산된 데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지분이 22.93%에 불과하다.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유력한 인수후보들이 채권단의 일원이어서 산업은행은 공정성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더욱이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 금융산업 재편에 대한 정부의 의지까지 반영해야 한다. 실제로 산업은행은 CA 체결 단계에서 인수 부적격자를 골라낼 방침이다. 그렇다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가격에 관심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한 M&A 전문가는 “산업은행이 공정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결국 우선협상대상자를 복수로 선정해 가격 경쟁에 불을 붙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커리어 우먼] 김세진 산업은행 수입금융팀장

    [커리어 우먼] 김세진 산업은행 수입금융팀장

    1998년 봄. 산업은행 인사담당 이사실로 4급 여성과장이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이사님, 산업은행은 왜 저를 활용하지 못하는 겁니까. 경력이나 실력에서 제가 모자란 게 도대체 무엇입니까.”그녀는 전날 승진인사에서 탈락한 4급의 최고참 과장이었다. 이사로부터 끝내 “딸 가진 아버지로서 당신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답변을 얻어낸 이 겁없는 여성은 지금 산업은행 외환영업실의 김세진(51) 수입금융팀장이다.2급 팀장인 그녀는 산은 역사상 가장 높게 올라간 여성간부이다.‘이사실 항의 사건’ 이듬해 김 팀장은 기어이 승진해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잠실지점장으로 부임했다. ●“여직원이 아닌 산업은행 직원이 되고 싶었다.” 김 팀장은 왜 그렇게 승진에 목을 맸을까. 김 팀장은 유엔이 ‘여성의 해’로 정했던 1977년 공채로 입행했다. 그해 정부는 대기업 및 금융기관에 여성 전문직을 대거 채용할 것을 명령(?)했고, 그 영향으로 교사발령 대기중이던 김 팀장도 여성 동기 20명과 함께 은행에 들어왔다. 그러나 여성 동기들은 대부분 1년도 안 돼 남성중심의 문화를 견디지 못해 퇴사했다. 과장급까지 승진한 여성 동기는 5명뿐이었다. 외환위기 한파가 한창이던 때 김 팀장을 제외한 나머지 4명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은행을 떠났다.“혼자 남으니까 더 용감해졌습니다. 여직원은 똑똑해도 안 되고, 아둔해도 안 되는 어정쩡한 현실이 싫었습니다. 미련없이 사표 쓸 생각도 해봤지만 도저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더라고요.” 현재 산업은행에는 과장급 이상 여성간부가 100명이 넘는다. 전체 직원 가운데 22%가 여성이고, 지난해 뽑은 신입행원 가운데는 33%가 여성이다. 시대 변화에 따른 당연한 흐름이기도 하지만 보수적인 국책은행의 ‘금녀의 벽’을 허무는데 김 팀장의 역할이 컸음을 부인하는 이는 없다. ●담보물건 회수하러 보름간 전국 헤매기도 김 팀장이 집요할 정도로 조직에서 살아남으려고 한 것은 일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다. 잠실지점장으로 발령나서는 지점을 현재의 프라이빗뱅킹(PB) 점포와 비슷한 ‘살롱형 점포’로 꾸몄다. 수신 기능이 별로 없는 산업은행으로서는 파격적인 변신이었다. 여신담당 대리 시절이던 1991년에는 거래하던 건설업체가 부도가 나자 담보물건을 잡기 위해 보름간 전남 화순에서 경기도 포천까지 찾아다녔다. 결국 굴착기 등 공사장비를 챙겨 경매에 부쳐 원리금 대부분을 회수할 정도로 ‘독종’이었다. 외환위기 당시 김 팀장이 주선했던 업체의 수출입신용장을 외국은행이 인수를 거부하자 한 달 이상 설득해 기어이 5000만달러에 이르는 부도를 막아내기도 했다. 입행 초기 김 팀장은 여느 행원들처럼 기업여신을 담당했다. 그러나 모든 행원들이 기업여신 전문가를 꿈꾸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일찌감치 외국환 업무로 방향을 틀었다.29년의 직장 생활 가운데 15년을 외국환 업무에 집중했고, 지난해에는 그녀를 중심으로 한 팀이 105억달러의 수출입금융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동료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헌신하라” 김 팀장은 직장에서 집안일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여자는 어쩔 수 없다.”는 말이 듣기 싫었기 때문이다.1985년 둘째 아들의 돌잔치 전날이었다. 같이 일하던 동료 3명 중 2명이 지방출장을 간 상황이었다. 가슴을 졸이다 밤 9시쯤 상사에게 조심스럽게 “내일 하루 휴가를 내면 안 되겠느냐.”고 했더니 상사는 예상대로 “이 와중에 무슨 휴가냐.”고 버럭 화를 냈다.“둘째 아들 돌이라서….”라며 말끝을 흐리자 상사는 “김세진씨도 자식이 있었냐.”며 미안해했다. 김 팀장은 이제 업무보직이나 승진에서 여성이 차별받는 것을 당연시하던 시대는 갔다고 믿고 싶다. 여성을 숨죽이게 했던 환경도 ‘사회적인 편견’이 만든 것이지 남성들이 일부러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여성 후배들에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전문가가 되라.”고 충고한다. 전문가가 되려면 고객과 동료, 상사, 부하직원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헌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월급 때문에 일하는 ‘삯꾼’에 머물지 않는다.’는 신념 하나로 29년을 달려온 김 팀장에게는 아직도 앞으로 달려갈 길이 멀어 보였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김세진 팀장은 ·1955년 전북 순창 출생 ·77년 서울여대 졸업 및 산업은행 입행 ·96년 산은인상 수상 ·97년 산은 최우수 리더 선정 ·99년 잠실지점장 ·2003년 외환영업실 수입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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