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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시대] 창·마·진 통합시 명칭 시민뜻 반영을/민병기 창원대 국문학 교수

    [지방시대] 창·마·진 통합시 명칭 시민뜻 반영을/민병기 창원대 국문학 교수

    인간은 주어진 상황에서 생존에 가장 유익한 것을 최우선으로 선택하여 그것을 극대화시키려 언제나 노력한다는 점에서 경제적 동물이다. 최고경영자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 당선도 국민 대다수가 경제통의 지도자를 선호한 데 있다. 집권 초기에 촛불 집회로 고전했지만 현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전념하여, 한국 경기가 서서히 되살아나는 분위기이다. 한국은 세계적 불황을 빨리 극복한 대표적인 나라로 평가받는다. 2009년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 정도의 플러스로 돌아섰다. 또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자로 한국전력이 선정되었다는 양국 정상회담 발표는 국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우리 기술력과 경제통 대통령의 외교력이 합쳐지면 앞으로 더욱 수주실적을 올릴 수 있으니, 이번 수출의 의미는 매우 크다. 많은 국가들이 자국의 이득을 위하여 서로 손잡고 협력하며 발전을 모색한다. 대표적인 예가 유럽연합이다. 중·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20억 인구의 단일 시장이 생겼다. 이렇게 현대 국가들은 이웃과 협력하여 잘살려고 한다. 이것이 고대나 현대에 모두 적용되는 생존법칙이요 경제논리이다. 그러면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떤가. 역사·경제적 지식을 바탕으로 현실 문제를 쉽게 잘 설명하는 하버드대 닐 퍼거슨 교수의 주장을 우리는 경청할 필요가 있다. 그는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이라크를 침공하고 군대를 주둔시키는 세계 최강 제국이지만 빚이 너무 많아서 그 국력이 점점 약해지고, 미·중 경제 공존의 관계도 곧 깨지고, 김정일 정권도 10년을 못 버틴다.’고 예견했다. 그리고 중·일 사이에 있는 한국은 ‘호두까기’ 기계 사이에 끼인 처지이니, ‘부서지는 운명’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퍼거슨은 한국이 미국과 손잡을 필요성을 강조하며, 빨리 국력을 키워 남북통일을 이룩하도록 권유했다. 국력을 키우려면 우리 경제가 빨리 발전해야 한다. 기업인들은 서둘러 국내 투자를 늘리고, 정부는 세종시 수정안이나 4대강 정비 사업 같은 굵직한 국책사업들을 빨리 착수해야 한다. 그래야 내수가 살아난다. 야당은 정부안을 반대만 하지 말고,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여 정부안보다 더 효과적인 경기 부양책을 제시하며 정책대결을 하든지, 아니면 정부안에 협조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수준 높은 야당으로 인식하여, 그 지지율이 상승한다. 이제 우리는 과거에 집착하는 명분논리보다 미래 지향적인 안목으로 경제적 실리를 추구해야 한다. 진보·보수 세력이나 여·야 정당이나 남북한이 극단적으로 싸우면 우리나라는 망한다. 반대로 선의의 경쟁을 하며 협력한다면, 통일한국은 극동의 맹주국으로 군림하는 날이 곧 온다. 같은 맥락에서 창원·마산·진해 통합문제도 정부주도로 이뤄지지만 궁극적으로 시민들 입장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지역주민들은 통합을 계기로 더 잘살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를 위해 그 명칭도 옛것의 단순한 결합보다 새것이 되기를 원하는 추세이다. 창마진 같은 것보다 행복시 같은 명칭을 바라는 경향이다. 그 명칭을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여야 통합의 효과가 커진다. 주민들이 잘살기 위한 통합이라면 당연히 거쳐야 할 절차다.
  • [사설] 사회통합위 갈등해소 제도화 앞장서길

    대통령 소속 사회통합위원회가 23일 출범한다. 위원장은 고건 전 국무총리가 맡았다. 위원은 고 전 총리를 포함해 민간위원 32명, 관계부처 장관(당연직) 16명 등 48명이다. 사회통합위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15 경축사에서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따뜻한 자유주의,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현하자.”고 언급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볼 수 있다. 고 위원장은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소하는 절차를 제도화하며, 소통을 통해 소모적 대립과 갈등을 지양하고 경쟁과 협력의 공존을 통해 새로운 미래지향적 패러다임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이 대통령과 고 위원장의 견해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사회통합위의 활동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우리 사회는 지금 전 분야에서 건국 이후 가장 크고 깊은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요 국책사업들이 이념과 지역 이기주의에 가로막혀 표류하고, 국가·사회적 의제마다 이념 과잉으로 여론은 갈기갈기 찢어져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사회 갈등으로 인해 해마다 국내총생산(GDP)의 27%(약 300조원)를 허공에 날려 보낸다고 한다. 고질적인 갈등과 분열을 방치하고는 나라도 경제도 온전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 이른 것이다.사회통합위 민간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역대 정부의 장관을 비롯해 이념과 지역을 아우르는 인선이다. 경험과 학식이 풍부하고 국민적 신망도 두텁다. 일단 사회통합을 위한 첫 단추는 잘 끼웠다고 본다. 위원들은 국가적 소명을 받은 만큼 가슴을 열고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해주길 바란다. 정부도 사회통합위의 활동을 적극 지원해 명실상부한 ‘국민기구’로 정착시켜야 한다. 사회통합은 나라의 격(格)을 높이는 과업이기도 하다. 국민의 동참이 사회통합의 가장 중요한 성공 요소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 내년 적자성채무 197조

    내년 적자성채무 197조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지출 확대로 인해 국민 부담으로 갚아야 하는 적자성 채무가 내년에 2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정부 전망이 나왔다. 적자성 채무는 2011년에는 전체 국가 채무의 절반을 넘길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1년부터 긴축재정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19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가채무관리계획에 따르면 국가채무(적자성+금융성) 가운데 적자성 채무는 지난해 132조 6000억원에서 2013년에는 257조원으로 2배 가까이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09~2012년에는 각각 168조 3000억원, 197조 9000억원, 227조 8000억원, 247조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국가채무에서 차지하는 적자성 채무 비중은 2005년 40%선을 넘은 이후 2008년 42.9%까지 완만하게 증가했지만, 올해는 46.1%, 2011년에는 51.0%로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국가 채무 가운데 금융성 채무는 연 평균 10조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봤지만 적자성 채무는 연 평균 22조원이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성 채무는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이나 서민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국채를 발행하면서 발생한다. 하지만 정부가 채무에 대응한 외화자산이나 대출금 등 자산을 보유하기 때문에 국민 부담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 반면 적자성 채무는 세출예산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후 채무를 메우려면 세금이 투입돼야 한다. 적자성 채무 증가의 주된 원인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지출 확대로 적자국채 발행을 늘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세입 기반을 늘리는 동시에 세출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실시할 계획이다. 정부 계획이 성공하면 2009~2013년 총지출 증가율은 연 평균 4.2%로 억제된다. 적자성 채무도 전년 대비 2011년까지 매년 30조원 가까이 늘다가 2013년에는 10조원가량으로 줄인다는 복안이다. 정부의 긴축재정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있다. 고계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회 정책실장은 “정부는 2011년부터 5% 경제성장률을 전제로 8~10%의 세수 증가율을 발표했지만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경제성장률 5%는 무리가 있다.”면서 “향후 줄줄이 예정돼 있는 대형 국책사업들을 고려하면 세출 구조조정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씨줄날줄] 페이고(Pay-Go) 원칙/육철수 논설위원

    김가성(50)씨는 전북 고창군청에 근무하는 6급 공무원이다. 5년 전 ‘청보리밭 축제’란 아이디어로 떼돈을 벌어준 주인공이다. 군청 예산을 불과 3000만원 들인 첫해 축제에서 관광수입을 180억원이나 올렸단다.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 여기에 창조적이고 성실한 근무자세가 엄청난 변화를 낳았다. 김씨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180억 공무원’이란 책을 펴내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공무원이 성실하고 정직하기만 해도 세금 내는 국민의 처지에선 본전은 건지는 셈이다. 사실 재정은 한정돼 있는데 이런저런 사업에 돈 들어 갈 구석이 어디 한두 군데인가. 그래서 예산을 최대한 아껴 최선의 결과를 내준다면 이보다 고마울 게 없을 거다. 혈세 빼먹고 예산 낭비하며, 온갖 비리에 연루된 공무원들이 적잖은 세태에서 김씨 같은 공직자야말로 봉급을 몇십배 더 줘도 아깝지 않을 공복(公僕)일 것이다. 요즘 초대형 국책사업들이 동시다발로 발표되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세종시·혁신도시, 보금자리 주택, 우주과학기술…. 다 합치면 사업비가 수십조원은 족히 될 성싶다. 나랏빚(공공부채)이 2~3년 안에 800조원을 넘을 전망이라는데, 이들 사업을 추진하자면 국민의 허리는 성할 날이 없을 것 같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공무원 월급을 못줄 정도로 파산 직전까지 갔다. 영국은 재정적자를 메우려고 나라재산 160억파운드(약 30조원)어치를 팔아야 할 처지다. 남의 일 같지 않다. 그런 만큼 예산을 짜고 집행하는 공무원들은 정말이지 한 푼의 혈세도 새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려야 할 시점이다. 특정 사업의 비중을 높이면 다른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다. 정치·지역적 이해가 걸린 사업은 예산 조정이 쉽지 않다. 미국에서 법(1990~2002년)으로 국책사업에 적용했던 ‘페이고’(Pay-Go) 원칙은 이럴 때 눈여겨볼 만하다. “한쪽에서 예산 1달러 늘리면 다른 데서 1달러 줄여라.”는 게 골자다. 국책사업을 벌인답시고 국민에게 자꾸 손을 내밀 염치가 없어서 짜낸 방안이란다. 우리도 벤치마킹해볼 가치가 있다. 큰 사업들을 벌이려면 한정된 돈을 잘 나눠쓰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정책진단] 조기집행 현장에선

    [정책진단] 조기집행 현장에선

    경기침체가 극심한 현 상황에서 재정 조기집행의 필요성에 대해선 대부분 공감한다. 그러나 집행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어 세밀한 점검이 요구된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경우 소수 대형 업체에 혜택이 집중되는가 하면, 실적 쌓기용 생색내기 사업도 잇따르고 있다. 요즘 조달청은 건설업체 관계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경기 부양을 위한 각종 시설공사가 잇따라 발주되면서 입찰금액 적정성심사가 연일 진행되기 때문이다. 1월말 현재 조달청이 계약완료한 공사는 10조 1268억원으로 올해 사업계획(13조 8000억원)의 73.4%에 달한다. 조달청은 상반기에 70%를 조기 집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상반기 집행실적은 57.9%였다. 건설업계는 원론적으로 반긴다.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고 시공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업체들은 업계 사정을 감안하지 않은 일방적 조기 집행을 불만스러워한다.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춰 SOC 국책사업들이 대형화하면서 소수 메이저 업체에 혜택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 지난달 30일 입찰 참가자격 사전심사(PQ) 등록을 마감한 경인운하 건설공사(6개 공구)는 설 연휴 전날인 23일 저녁 긴급 발주됐다. 업체들의 준비 기간이 사실상 28~30일 3일에 불과했다. 상당수 기업들이 한국건설기술인협회로부터 경력기술자 확인서를 발급받지 못해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도급순위 20위권의 중견 건설업체인 A사 관계자는 “대형 관급공사 대부분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사업이 아님에도 턴키(설계·시공일괄입찰) 방식을 택하고 있다.”면서 “턴키 수행이 가능한 몇몇 대형사의 잔치판”이라고 비난했다. 기관의 실적 쌓기용 긴급 발주나 예산 확보없는 생색내기 사업도 잇따르고 있어 공사 지연 및 부실 우려가 제기된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조달청에 긴급 발주한 유등천 1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사업비 381억여원)은 장기계속공사로 올해 사업비 3억원이 배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1년이면 가능한 공사로, 실적 쌓기용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1월말 현재 철도건설사업비(6조 987억원)의 34.5%인 2조 1028억원을 집행했다. 모자라는 예산 8700억원은 채권발행을 통해 충당했다. 9월에는 호남고속철도 오송~광주(182㎞)간을 총 8개 구간으로 나눠 동시 착공한다. 사업을 1년이나 앞당기고 보상에 착수했다. 그러나 보상이 그때까지 끝날지는 미지수다. 통상적으로는 보상이 끝난 뒤 구체적인 착공일정을 정한다. 보상이 차질을 빚을 경우 공사 진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일부 중소업체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저가 공사에 집중하다 부담을 견디지 못해 부도를 맞기도 한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조차 “공사가 연속·지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지나치게 연초에 집중되고 있다.”면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지연되는 장기계속공사는 보상도 받을 수 없어 곤혹스럽다.”고 하소연했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수도권규제 갈등’ 도지사 인터뷰] 이완구 충남지사

    [‘수도권규제 갈등’ 도지사 인터뷰] 이완구 충남지사

    이완구 충남지사는 정치적으로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지사는 지난달 5일 한나라당과 충청남도간의 당정회의에서 ‘충청 홀대론’을 둘러싸고 당 지도부와 심한 언쟁을 벌였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는 수도권 규제 및 지방 균형발전을 둘러싸고 연일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충남 지역의 국회의원 10명 가운데 한나라당 출신은 1명도 없다. 충청권에서 한나라당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면서 2010년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이 지사의 탈당설까지 나돌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지사 본인은 그런 상황을 즐기는 것 같았다.2일 중국 출장을 가기 위해 하루 앞서 서울에 온 이 지사를 만나 속내를 들어봤다. 서울 한 호텔의 비즈니스룸에서 가진 인터뷰는 오후 5시30분부터 90분간 이뤄졌다. ▶‘충청 홀대’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실체가 있는 말인가. -(깊은 숨을 내신 뒤)이렇게 설명하겠다. 지난해 말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충남표의 34%를 얻었고,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34%를 받았다. 그런데 불과 4개월 뒤 치러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전패했다. 사실 그 사이에 이 대통령이 이렇다 할 정책적 실책을 저지를 만한 물리적 시간도 없었다. 다만 대통령직인수위원이나 청와대 수석, 정부 각료들 인사가 있었다. 그 인선 내용이 그동안 갖고 있었던 충청도 사람들의 피해의식이랄까, 홀대당한다는 느낌을 자극한 것이다. ●솔직한 민심 전했더니 껄끄럽게 생각 ▶충남은 최근 전국 최고의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과 외자유치 실적을 기록했다. 그래도 홀대인가. -그것은 도가 노력한 결과이지 중앙정부의 지원 때문이 아니다. 그리고 GRDP는 천안, 아산, 당진, 서산 등 기간산업이 있는 지역만 불균형적으로 성장한 것이다. 나머지 지역은 아직도 놀랄 정도로 낙후돼 있다. ▶정부가 7월21일 천명한 ‘선 지방 균형발전, 후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의 원칙은 잘 이행되고 있다고 보나. -그 정책은 현장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정부는 수도권 규제와 기업 규제의 개념을 혼동하고 있다. 두 가지가 맞물려 있기는 하지만 다른 것인데, 지금 논의는 수도권 규제가 기업 규제라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자면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주장하는 수도권 규제 완화를 기업 규제 완화로 오인하는 것이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에도 상수도보호구역이나 군사보호구역이 다 있다. 충남에도 대천댐, 보령댐이 있지 않은가.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자들이 현장을 잘 모르나. -얼마전 정부가 발표한 쇠고기 원산지 표시가 잘 안 되고 있다. 단속할 만한 인력도, 장비도, 의지도 없다.9월부터 미국산 쇠고기가 대량으로 들어온다. 원산지 표시가 잘 안 되면 축산업자, 소비자, 음식점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된다. 그러면 이번 가을에 또 난리가 난다. 대통령이 현장을 아는 사람을 쓰지 않으면 시행착오를 범할 수밖에 없다. ▶행정복합도시가 무산되거나 축소될 경우 충남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되는가. -거의 민란 수준일 걸…. 그것은 아마 감당키 어려울 것이다. 이게 무산되거나 하면 다른 국가적 중요 사업들은 할 수 있겠나? 행복도시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국가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이 문제를 갖고 자꾸 잡음을 내거나 시비를 걸지 않으면 좋겠다. ▶수도권 밖의 다른 시·도 지사들과 연대해 정부에 대응할 계획은. -이게 싸울 일이 아니다. 물론 다른 시·도지사들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자칫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대립으로 가면 나라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서로 윈-윈으로 가야 한다. ▶최근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설전을 벌이면서 수도권 규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해를 갖게 됐나. -경기도와 김 지사의 어려운 점도 안다. 그러나 경기도정은 도 내에서 스스로 풀 수 있는 지혜를 짜내야 한다. 그런 식의 자구노력을 해봤나 묻고 싶다. 경기도 문제와 수도권 규제, 기업규제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최근의 논란과 관련해서 청와대에서 연락이 왔을 것 같다. -연락 안 해도 서로 다 안다. 답답한 제 속내를 이 대통령은 알 것이다. 이 대통령과 서너 차례 독대해 교감을 나눴다. ▶대통령과 만나면 무슨 얘기를 나누나. 이 지사의 정치적 장래에 대해서도 얘기해본 적 있나. -주로 지역 현안을 얘기한다. 정치적 장래는 내가 얘기할 사람도 아니고, 대통령이 그렇게 한가한 분도 아니다. ▶도를 없애는 행정구역 개편 얘기가 나온다. 찬성하나. -어려운 문제다. 국민 정서와 문화, 국가경영의 효율성, 향후 정국의 큰 일정과 맞물려 있다. 논의야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적인 호불호는 얘기하지 않겠다. ▶지난달 5일 당정회의에서 박순자 최고위원 등과 설전을 벌였다. 그 뒤에 화해하는 과정을 거쳤나. -당에서 민심을 추슬러보자고 처음 방문한 곳이 충남이었다. 당에서 충남 지역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 그날 회의에서 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해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렇게 했다. 껄끄럽게 들렸겠지. 그렇다고 섭섭하다면 어떡하나(이 지사측은 박 최고위원이 김문수 경기지사와 가깝기 때문에 이 지사를 공격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 ●與 시·도지사들 당과 소통 별로 없어 ▶한나라당에 가장 섭섭한 점은 무엇인가. -16개 시·도지사 가운데 12명이 한나라당 소속이다. 그렇게 좋은 여건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나만이 아니고 모든 시장, 도지사들이 한나라당과 소통이 별로 없다. 당에서 깊은 고심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제도적인 틀을 만들어야 한다. ▶대전, 충남, 충북이 자유선진당과 정책협의를 한다는데. -그건 도지사가 아니라 부지사들이 하는 거다. 선진당 정책위원회 측에서 도의 실무 책임자인 부지사들로부터 도정 설명을 듣고 싶다고 했다. 그걸 거부할 이유가 없지. 특히 충남은 세종시특별법, 도청 및 국방대 이전 등 중요한 현안이 많은데. 그것도 못 간다 하면 말이 안 된다. ▶도지사에 다시 출마할 생각인가. -내년에 정국이 대단히 소용돌이칠 가능성이 있다.2010년에 무슨 역할을 해야 할지는 좀 생각해봐야겠다. 출마를 할지 안 할지, 다른 것을 해야 할지, 아예 정치권을 떠나야 할지 여러가지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출마한다면 어느 당으로 할 것인가. 당을 바꿀 수도 있나. -최근 당이나 김문수 지사와 싸우니까 탈당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제가 도지사 한번 더 하기 위해서 탈당할 정도의 경력은 지났다. 지사를 안 하면 안 했지, 도지사 한번 더 하기 위해 탈당하지는 않는다. 지난주 천안에서 열린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충청도 한나라당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 있는데, 누가 뭐래도 충청도 한나라당 내가 딱 지키고 있겠다.’고 말했더니 박수들을 막 치더라. ▶충남은 최근 몇 차례의 대선에서 승부를 판가름하는 역할을 했다. 어떤 이슈가 다음 대선이나 지방선거에서 충청의 민심을 좌우할까. -간단하다. 현재 확정됐거나 진행 중인 국책사업들을 차질없이 해주는 것이다. 대전도 마찬가지다. 대전은 자기부상열차나 로봇랜드 같은 사업이 탈락됐다. 충청지역이 갖고 있는 현안사업만 차질없이 추진해주면 충청사람들은 아무 것도 바라는 것 없다. 중앙 정부에 충청 출신 인사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사실이다. ▶최근 지지율 조사를 해봤나. -(밝은 표정을 지으며)요즘 아침에 출근할 때 택시 기사들이 손을 흔든다. 또 아주머니들이 쫓아와서 제 얼굴을 보고 간다. 지지도를 생각하고 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고, 쓴소리도 하고 했더니 많은 분들이 공감하더라. 과거에 충청도 분들이 점잖아서 말씀들을 안 하셨는데 제가 지역 현안을 갖고 목소리를 높이니까 속시원하게 할 소리를 했다는 분위기가 있다. ▶지역 언론에서는 대권 도전설까지 나오더라. -지역에서는 바라는 바가 있다. 식자층에서 자연스럽게 ‘여기(충청도)는 사람이 없나. 누가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얘기들이 오고 간다. ●대통령 단임제 폐해 크다 ▶헌법 개정에 대한 의견은. -국회가 논의하겠지만 대통령 단임제의 폐해가 크다고 본다(이 지사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정·부통령제가 채택될 경우의 후보 조합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시했다). ▶이회창 총재와도 자주 만나나. -그렇다. 두루두루 뵙는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도 만나고. 충청권의 한나라당을 굳건히 지키는 것은 지키는 것이고, 그와 별개로 민선 도지사는 당 구별 없이 자유롭게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이 지사는 행정고시 15회로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등과 동기다. 이 지사는 경제관료 3년, 해외공관·교환교수 등 외국 생활 7년, 경찰 10년, 정치인 10년의 경력을 내세우며 “경찰 출신으로만 인식되는 것이 다소 아쉽다.”고 인터뷰를 마치며 말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이완구 충남지사 “행복도시 무산땐 민란 수준 사태”

    이완구 충남지사 “행복도시 무산땐 민란 수준 사태”

    이완구 충남지사는 일각에서 계속 제기되는 행정복합도시 무용론과 관련,“행복도시 이전이 무산되거나 차질이 빚어질 경우 충청 지역에서는 감당키 어려운 민란 수준의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美쇠고기 국민 모두에 피해줘” 이 지사는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행복도시를 비롯한 충청 지역의 국책사업들이 더 이상 차질 없이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선 지방 균형발전, 후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과 관련,“수도권 규제가 곧 기업 규제라는 식의 잘못된 개념에서 출발한 정책”이라면서 “현장감이 없기 때문에 실행단계가 되면 벽에 부딪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어 “정부가 발표한 쇠고기 원산지 표시제도에 대한 단속도 현장에서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달부터 미국산 쇠고기가 본격적으로 수입되면 국내 축산업자와 소비자, 음식점 모두가 큰 피해를 입을 것이며 이에 대비하지 않을 경우 올가을에 난리가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역뜻 앞세워 대권도전 시사 한나라당 소속인 이 지사는 최근 정가에 나도는 탈당설과 관련,“도지사를 한번 더 하기 위해 탈당할 정도의 정치적 경력은 이미 넘어섰다.”고 일축하면서 내년에 향후의 정치 행로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2010년 지방선거 재출마와 불출마 등 모든 가능성이 있으며, 대권 도전에 대해서도 “지역에서는 바라는 바가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인수위 영어 공교육 로드맵] 재원조달 세부계획 안밝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9일 발표한 ‘영어 공교육 프로젝트’가 넘어야 할 가장 큰 벽은 ‘재원 조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수위는 영어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향후 5년 동안 모두 4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영어전용교사 신규채용 1조 7000억원 ▲현직교사 심화연수 4800억원 ▲영어보조교사 지원 3400억원 ▲원어민보조교사 지원 2300억원 등이다. 그러나 인수위는 이날 구체적인 재원조달 세부계획은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모든 정부부처를 대상으로 한 ‘예산 10% 절감 운동’을 통해 재원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정부예산(일반회계+특별회계+기금)은 256조 1721억원이다. 때문에 예산을 10% 아낄 수만 있다면 연평균 8000억원은 큰 부담이 아니다. 하지만 예산 절감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프로젝트 추진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새만금사업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등 굵직굵직한 신규 국책사업들도 줄줄이 예산 배정을 기다리고 있는 만큼 재원 조달을 장담하기 어렵다. 예산 절감 외에 유아·초·중·고교 지원금으로 활용되고 있는 지방교육재정 교부율을 인상하는 것도 재원 확보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교부율 인상은 다른 분야의 예산을 옥죄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지난해까지 내국세의 19.4%였던 교부율을 올해 20.0%로 인상했기 때문에 추가 인상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토지공사 CEO중 역대 두번째 임기 연장 김재현 사장

    토지공사 CEO중 역대 두번째 임기 연장 김재현 사장

    “추가된 1년의 임기동안 행정중심복합도시 등 국가 균형발전 정책과 개성공단 2단계 조성 등 남북경제협력사업 추진이 더욱 탄력을 받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김재현(62) 한국토지공사 사장은 26일 토지공사 사장으로는 두번째로 추가로 임기가 연장된 데 대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3년간의 임기를 끝내고 지난 15일 재임명됐다. 재임명된 기간은 1년. 그는 임기 추가 연장 이유와 관련,“행정중심복합도시, 혁신도시 건설, 경제자유구역, 개성공단 1단계, 신도시 등 참여정부의 주요 국책사업을 로드맵에 따라 차질없이 수행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개성공단 2단계 사업과 해주특구 등 대북사업을 무리없이 추진하기 위해 연임됐다는 분석도 있다. ●‘불도저´ 별명… 작년 경영평가 1위 이끌어 그는 “개성공단 1단계 사업의 경우 본격화된 지 4년여인 지난달에야 사실상 사업이 끝났을 만큼 토공의 국책사업들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특성이 있다.”면서 “이같은 임무를 차질없이 수행하기 위한 토공의 체질 개선과 역량 강화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주어진 임무는 반드시 이뤄낸다고 해서 붙여진 ‘불도저’란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앞으로도 토공의 과제를 잡음 없이 이끌어가겠다는 각오도 피력했다. 그는 “앞으로도 안정적인 재무기반을 유지하면서 자체 자금조달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2006년 말 현재 토공의 자산은 24조 9700억원, 자기자본은 5조 4700억원이다. 한국지식경영학회는 지난해 토지공사를 정부투자기관중 경쟁력 1위 기업으로 선정했다. 김 사장이 재임기간중 토공을 잘 이끌어왔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공익역량 제고… 경영시스템 선진화 앞장” 김 사장은 “앞으로 토지공사의 공익적 역량을 더 키우고 선진 경영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에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토지공사가 지난해 5월 택지 조성 원가를 공개해 건설사들이 터무니없이 분양가를 높이지 못하도록 하는 견제 장치를 마련한 것도 공익을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지난 2005년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공기업 최초로 연령 제한을 없앴다. 또 1∼2급중 성과부진자 하위 5%를 보직퇴출자로 뽑아 현장부서에 파견하는 등 조직 관리에서도 선도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올해 초에는 사회공헌 연관 부서들을 한데 묶어 사회공헌실무협의체를 구성, 사회공헌의 테마(환경·문화·이웃)를 정하고 분야별 사업을 선정하는 등 보다 체계적인 사회공헌이 가능하도록 했다. 김 사장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은 ‘혁신 전도사’로 통한다. 투명한 경영문화를 추진하는 김 사장의 경영혁신이 성과를 내 지난해 기획예산처의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에서 토지공사는 1위에 올랐다. 김 사장은 전남 고흥 출신으로 순천 농림고와 조선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1979년 토지공사에 입사해 지원사업처장, 택지본부장, 부사장 등을 지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北붕괴 대비 통일재정대책 필요”

    북한 리스크가 커지면서 이에 따른 중·장기적인 경제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그동안 남북관계를 의식, 언급을 피해왔던 북한의 붕괴 가능성과 통일 비용 등에 대한 연구를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재정당국인 기획예산처는 처 내에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북한 핵 위기에 따른 경제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며 재정운용계획의 조정 필요성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일부의 주장처럼 중·장기재정운용계획에 통일관련 재정소요액의 잠재적 부담을 명시적 제약 요인으로 다룰 필요까지는 없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와는 별개로 국가 비상사태에 대비한 긴급대책(contingency plan)은 이미 마련돼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금융연구원 박종규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핵실험과 경제 펀더멘털’이라는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의 핵실험 사태가 몇 년에 걸쳐 장기화될 가능성을 충분히 감안해 정책 대응도 장기적인 시각에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위원은 “정부는 앞으로 발생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해 구체적인 대비책을 마련해둬야 한다.”면서 “특히 북한의 붕괴 가능성에 대비한 연구가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17일 전화통화에서 “(앞으로의 북한 상황에 따라) 굉장한 재정부담 가능성이 큰데도, 재정당국의 예산안을 보면 지나치게 대담하게 복지나 국책사업들을 짜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 그는 당장 정부의 중·장기재정운용계획에 통일 관련 비용을 포함시키라는 것보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정부의 정책 방향을 국민들에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일재정 관련 수요가 발생할 경우 재원 조달을 위한 우선순위 정도는 정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개인적으로는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장기 국책사업과 수도이전, 복지, 국방, 농어촌 지원대책 등의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접점 못찾는 ‘직도 사격장’

    접점 못찾는 ‘직도 사격장’

    전북 군산 해상의 무인도인 직도 한·미 공군 사격장에 자동채점장비(WISS) 설치를 놓고 국방부와 군산시 및 주민들이 29일 공청회를 가졌으나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주민측은 “직도에 폭격장이 설치되면 어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고군산 해양관광벨트 조성, 새만금 개발사업 등에 막대한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사격장 설치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반면 공군본부측은 “직도에 WISS가 설치되면 어로통제구역이 반경 18㎞에서 9㎞로 축소돼 어민의 어업권이 확대돼 경제적으로 보탬이 된다.”면서 대직도는 연습탄만, 소직도는 실폭탄만 사용하게 돼 대직도의 생태계 복원이 가능하다고 설득했다. 군산시는 오는 9월19일까지 자동채점장비 설치에 필요한 산지전용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뜨거운 감자’인 직도 문제에 대한 양측 입장을 점검해 본다. 전북 군산시에서 뱃길로 59㎞ 떨어진 바위산인 직도는 1971년부터 35년 동안 한·미 공군의 해상 폭격장으로 사용돼 온 무인도이다. ●군산시민 강력 반발 군산시는 요즘 ‘정부의 밀어붙이기 작전’과 ‘주민들의 결사반대’ 사이에서 여론도 진정시키고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해답을 찾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방부가 지난 16일 두번째 산지전용 허가신청서를 접수하자 시민들은 더욱 거세고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1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군산발전비상대책위’(대표 이만수 전 군산시의장)는 이날 “국방부가 시와 시민들의 동의도 없이 정해진 일정에 따라 군사작전처럼 밀어붙이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들 단체는 ▲어민 생존권 보장과 피해 보상 ▲정부와 국방부의 일방적인 미 공군폭격장 검토 철회 ▲사격장 활용 즉각 중단 ▲국방부장관 사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5일 출범한 ‘매향리 국제폭격장 직도 이전 저지를 위한 군산대책위원회’ 최재석 집행위원장도 “직도 사격장은 시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WISS 설치를 용인할 경우 앞으로 직도 사격장은 주한 미공군과 아시아 태평양지역 미공군의 폭격훈련장이 되면서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진원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전북도와 군산시가 어설픈 정부지원을 기대하며 군산을 팔아 낙후된 전북경제의 책임을 모면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이들 단체는 홍보전과 함께 국방부 항의방문, 대규모 거리집회 등 강력한 반대투쟁을 시작할 계획이다. 직도를 점거하는 ‘직도현장방문 투쟁’을 공세적으로 전개해 나갈 방침이어서 정부와 충돌이 예상된다. 직도 인근 말도 이장 고영곤(47)씨도 “35년 동안 황금어장을 눈앞에 두고 조업을 못했으니 피해보상은 물론 앞으로의 생계대책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에 대한 불신 시민들의 반발은 정부에 대한 불신과 피해의식 때문이다. 주민들은 정부에서 직도가 매향리 대체 사격장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자동채점장비가 설치되면 주한 미공군은 물론 아시아에 주둔 중인 미군이 국제폭격장으로 활용할 것이 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정부가 군산시에 약속했던 국책사업들이 수포로 돌아간 것도 감정을 상하게 한 주요인이다. 방폐장 유치에 적극 나섰던 군산시민들은 결국 경주의 들러리로 전락했고, 대통령 공약사업인 군산경제자유구역 지정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분개하고 있다. 군산시가 여러 차례 방폐장 후속대책을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시민들의 주장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윤우 공군작전훈련처장 문답 공군본부 윤우 작전훈련처장(준장)은 29일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직도 자동채점장비(WISS) 설치 방침과 관련,“직도에 자동채점장비를 설치하면 경제적·환경적으로 이익이 된다.”고 밝혔다. 윤 처장은 이날 전북 군산시 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직도사격장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토론회’에서 “직도에 WISS가 설치되면 어로통제구역이 반경 18㎞에서 9㎞로 축소돼 어민의 어업권이 확대돼 경제적으로 보탬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주민과 시민단체 등이 제기한 문제제기에 대한 윤 처장의 설명. ▶한·미 공군이 30여년 전부터 직도를 사용했는데 왜 지금 WISS를 설치하나. -지난해 매향리사격장 폐쇄에 따라 주한미군은 유일하게 평가장비가 있는 강원도 필승사격장에서만 훈련하고 있다. 그러나 필승사격장은 산악지형상 저고도사격이 요구되는 A-10기는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직도에 WISS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직도사격장과 관련한 한·미간 합의내용을 공개할 수 있나. -한·미군 간 협의절차가 진행중이며, 공식적으로 합의된 사항은 없다. ▶주민 반발이 거세면 미 공군이 옮겨오지 못하나. -직도사격장은 현재 상태에서 WISS만 설치될 뿐, 미 공군 병력이 추가로 이전해오는 것은 아니다. 주민이 반발한다고 다른 곳으로 옮겨갈 사안이 아니다. ▶WISS는 미군지원시설 아닌가. -직도에 설치되는 WISS는 우리 공군의 사격훈련 효과를 증대시키는 장비이고 향후 모든 공군사격장에 설치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미군전용시설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이다. ▶직도사격장이 새만금∼고군산군도를 연결하는 해양관광벨트 조성을 저해하지 않나. -직도사격장은 새만금 관광단지 조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WISS가 설치되면 정확한 탄착점 확인이 가능해 사격 고도를 현재보다 6∼8배 상향 조정, 소음을 대폭 감소시키는 등 해양관광벨트 조성사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직도사격장도 방폐장 문제처럼 주민투표로 결정할 사안 아닌가. -방폐장은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데다 3개 지역에서 경쟁적으로 유치하려는 사업이어서 주민투표 대상에 해당하지만 WISS설치는 주민부담과 관계가 별로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어로통제 구역 축소로 어민피해가 감소하기 때문에 주민투표 대상이 될 수 없다. ▶WISS설치 추진 방향은. -WISS설치 문제는 국가안보 전략상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중요한 사업이다. 지자체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관리권 전환을 통한 해결방법도 생각하고 있으나 그런 방법까지 동원되지 않도록 정부차원에서 최대한 성의를 다할 것이다. 군산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직도는 어떤 섬 직도는 전북 군산시 옥도면 말도리 산 144·145번지에 있는 무인도이다. 군산에서 서쪽으로 59㎞, 말도에서는 22㎞ 떨어져 있다. 면적 3만 1376평의 대직도와 4432평의 소직도로 구성돼 있다. 1971년부터 현재까지 한·미 공군이 해상 실무장 폭격훈련장으로 공동 사용하고 있다. 주변에는 말도에 60여명, 방축도에 160여명, 명도에 80여명 등 모두 30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이들 유인도는 직도와 18∼20㎞가량 떨어져 있다. 주민들은 직도 인근에서 조업을 하다 불발탄이 폭발해 1997년과 1999년,2000년 3차례에 걸쳐 3∼4명이 사상했으며 폭격기의 잦은 사격으로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현재 직도 사격장에서의 한국 공군과 주한 미 공군의 훈련량은 80대 20으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 주한 미군측이 30%까지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인도인 직도는 한때 ‘갈매기 섬’이라고 불릴 정도로 바다새의 낙원이었으며 주변은 서해의 황금어장이었다. 그러나 지난 35년 동안의 폭격 훈련으로 황폐화됐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관련 정보 소상히 밝힌 후 주민동의 구해야” “국방과 외교문제라고 해서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무시하고 밀어붙이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문동신 군산시장은 29일 “직도 문제는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 것인 만큼 민주적 절차에 따라 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실마리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책사업이지만 이미 수면 위로 드러난 만큼 투명하고 공정한 주민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동의를 구하는 것이 해법을 구하는 지름길이라는 설명이다. “국방부는 우선 주민들이 궁금해 하는 직도 사격장 관련 정보를 정확히 공개하고 납득이 갈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문 시장은 “자동채점장비 설치후 피해가 줄어든다는 증거와 관련정보를 밝힌 뒤 설득력있고 합당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직도 문제는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가 정부이기 때문에 국가관리 차원에서 정부가 먼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정부가 국방과 외교논리를 앞세워 주민들의 삶의 문제를 권위적인 행태나 힘으로 해결하려는 자세가 시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동안 정부가 방폐장,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국책사업 추진과정에서 신뢰를 잃어 보다 적극적이고 성의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여론을 무시하고 사격장 문제를 해결하려면 절대 동의할 수 없습니다.” 문 시장은 “정부가 국방과 주민의 삶의 문제를 대등한 위치에서 공평한 가치관으로 해결하려 노력한다면 주민과 시의회가 여론을 수렴해 문제해결 방안을 찾아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하반기 경제운용방향] 경제운용계획 주요내용과 의미

    [하반기 경제운용방향] 경제운용계획 주요내용과 의미

    정부가 6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의 내용을 보면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은 없지만, 사실상의 재정 규모 확대 등으로 미루어 볼 때 경기부양적인 의도가 엿보인다고 볼 수 있다. 올해 편성된 예산 가운데 상반기에 집행하지 않은 부분의 ‘이월이나 불용액’을 없애도록 함으로써 추가경정예산을 만들지 않더라도 경기를 띄우기 위한 충분한 실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과거의 경우 이월 및 불용액 규모는 ▲2003년 10조 1000억원 ▲2004년 11조 1000억원 ▲2005년 7조 5000억원 등 해마다 10조원 안팎에 달한다. 그런데다 당초 조세제도의 합리화를 꾀하기 위해 대폭 정비하기로 했던 각종 비과세·감면 제도도 대폭 유예하기로 해 물 건너갈 분위기다. ●‘경기하강 막을수 있다´ 는 판단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5.1%로 예측했다. 지난 연말 전망치 5.0%에서 소폭 올려 잡았다. 하반기 국내경제가 대내외적으로 불안하지만 생산·소비·투자 등 실물지표가 견조하고 재정지출을 극대화하면 경기하강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하반기에 90조원 가까이 투입될 재정의 주요 사용처는 기업·혁신도시, 임대형민자사업(BTL), 수익형민자사업(BTO) 등이다. 지난 5일 열린 당정협의에서 열린우리당은 국책사업들의 공사기간을 맞추는 노력을 더욱 기울이고 BTL,BTO 사업이 하반기에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석동 재경부 차관보는 “예전 당정협의에서는 이렇게 많은 주문들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5일 열린 당정협의에서 여당이 한국은행에 금리 인상 자제 등을 협조 요청키로 한 것도 한 예다. ●돌아간 세제개혁, 완화된 출자총액제한제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서 연장하기로 결정됐거나 검토 중인 비과세·감면 조항은 10여개에 이른다. 나머지도 면밀한 검토를 거쳐 8월 중순 추가로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비과세·감면 조항 자체가 대부분 서민이나 중소기업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상당수 다시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도시 전담추진기업에 대한 출자총액제한(출총)도 완화됐다. 출총이란 자산총액이 6조원이 넘는 기업집단에 속한 기업이 회사 순자산의 25%를 초과해 다른 국내 회사에 출자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것이다. 기반시설 설치비에 한해 시설설치가 끝날 때까지 적용되던 예외조항을 전담추진기업이 존속하는 시점까지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금호, 한화, 롯데, 대림 등 4개 기업이 혜택을 받게 된다. 출자총액제한제 개정 움직임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현재 정부는 이 제도의 폐지를 포함해 대안을 마련 중인데, 열린우리당이 이를 올해 안에 끝내줄 것을 주문한 상태다. 정부가 건설투자 확대 등을 통해 추구하는 것은 안정적인 경기회복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올 상반기 취업자는 정부의 예상치를 밑도는 32만명에 그쳤다. 정부는 이런 점을 감안, 기존 목표치 35만∼40만명을 35만명 안팎으로 하향 조정했다. 건설경기 부진도 걱정거리다. 건설투자는 지난 1·4분기에 전분기 대비 1.4% 증가하는데 그쳤다. 토목 경기는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 의장이 “극도로 침체돼 있다.”고 했을 정도다. ●서비스산업, 선언은 했지만… 이번 경제운용계획에는 해외로 나가는 민간소비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포함돼 있다. 관광단지 제도 개선, 관광자원개발사업의 평가 마련 등을 담을 ‘관광자원개발에 관한 법률’을 추진하고 서해안 관광벨트와 지리산권 관광개발 계획을 연말까지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에 발표됐던 수도권의 테마파크 조성이 아직 답보 상태임을 고려하면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교육·의료서비스 등 사회서비스 경쟁력 강화계획은 부처간 이해관계와 여론 반발 등으로 그동안 별로 진전되지 않은 사안인데도 이번 경제운용 계획에 또다시 언급됐다. 공보험과는 별도로 건보 재정지원을 받지 않는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 대표적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영향평가 통합 부작용 없어야

    정부가 교통·재해·인구 등 3대 영향평가를 2007년부터 폐지하고 환경영향평가도 대폭 개선키로 했다. 각종 규제는 풀수록 좋은 만큼 반가운 일이다. 특히 이런저런 규제에 시달려온 기업들이 두 손 들고 환영할 듯싶다. 이 같은 영향평가제도가 중복 운영되면서 연간 수조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 몫은 기업들이 대부분 떠안아야 했다. 우리가 이번 정부조치를 평가하는 것도 그러한 폐단들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처럼 영향평가가 많은 나라도 드물 것으로 본다.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도입을 추진하다 보니 별별 이름이 다 생겨났다. 기후·문화·건강·프라이버시·인권 영향평가 등 입맛에 맞는 대로다. 정책추진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하지만 ‘행정과잉’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9월 이번 내용이 들어있는 ‘4대 영향평가제도 개선방안’을 내 놓은 바 있다. 자율성을 바탕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우려되는 바도 적지 않다. 정부는 우선 3대 평가제도를 폐지하는 데 따른 부작용을 없애야 할 것이다. 행정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건설 등 이와 관련된 대규모 국책사업들이 널려 있다. 자칫 방심하면 규제를 완화한 취지를 살릴 수 없게 된다. 빈틈없이 보완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기준을 어겼을 경우 엄히 책임을 묻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번에 폐지되는 것은 환경영향평가에 포함된다고 한다. 따라서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해지면 더욱 안 된다. 난개발을 막고 사후약방문의 우를 범하지 않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을 거듭 당부한다.
  • [우리땅을 살리자] “삶의 질 좌우”… 환경문제땐 주민이 뛴다

    [우리땅을 살리자] “삶의 질 좌우”… 환경문제땐 주민이 뛴다

    무릇 21세기는 환경의 시대다. 개발이 우선시되던 때에는 ‘서자’처럼 천대받던 환경문제가 이제는 안방에서 떵떵거리고 있다. 그만큼 환경문제가 절박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시급성을 요하는 국책사업이라도 환경을 해칠 우려가 제기되면 하루아침에 백지화되는 것이 요즘 세태다. 국가나 단체, 기업들도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나름대로 해법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문제는 결국 시민들이 스스로 풀어가야 할 숙제다. 환경의 혜택이나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몫이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만으로는 한계 시민들은 1990년대부터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피해가 우려되는 사안에는 팔을 걷고 나섰다. 하지만 초기에는 환경단체에 기대 대리전을 펴는 경우가 많았다. 주민들은 복잡하기만 한 환경문제에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데다 조직적이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환경단체가 먼저 주민들을 각성시켜 시위현장으로 내모는 경우도 많았다. 주민과 환경단체의 합작은 상당한 효과를 발휘해 비교적 수월하게 성과를 거뒀지만 주민들의 뜻이 왜곡되는 경우도 많았다. 아무래도 환경단체는 직접 이해당사자가 아닌 제3자라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0년대 들어서는 문제가 생겼을 때 주민들 스스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환경침해 원인자와 투쟁을 벌이는 사례가 잦아졌다. 경기도 분당 주민들은 율동공원에 있는 맹산이 ‘반딧불이’ 서식지인 데다 자연경관이 수려하자 맹산을 지키기 위해 각종 노력을 펼쳐 왔다. 지방선거가 시작된 1995년부터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실버타운이나 영상단지, 위락시설 등을 짓겠다고 나섰지만 주민들이 몸으로 막아 냈다. 지금은 매년 8월 열리는 반딧불이 체험행사가 정착돼 누구 하나 맹산에 함부로 손을 대려고 하지 않는다. 또 용인시가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인 수지읍 낙생저수지에 수상골프연습장을 건설하려 하자 용인·성남 주민들은 물론 학생들까지 나서 지난 7월 ‘낙생저수지 살리기 운동본부’를 결성하고 백지화를 요구, 급기야 용인시는 사업을 접어야 할 처지다. ●주민 스스로를 지키는 몸짓 충남 연기군 전의면 원성리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전체 24가구 주민 가운데 8명이 간암이나 폐암으로 숨지고 4명이 암을 앓는 ‘해괴한’ 일이 발생하자 마을에 있는 안티몬 공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공장에서 배출된 광재가 논에 매립돼 지하수를 오염시킴으로써 암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티몬은 난연재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마을 지하수에서 안티몬 성분이 검출됐으나 국내에는 기준치가 없고 법적으로 규제할 근거도 없다. 반면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등에서는 수질기준을 정해 이의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주민들은 정확한 원인규명을 위해 내년에 충남도와 함께 1억원을 들여 면역조사를 실시키로 하는 한편 연기군에 요구해 상수도를 설치토록 했다. 충남 당진군 송산면 주민들은 지난해 10월 한보철강을 인수한 INI스틸이 제철소 건설을 위해 갯벌을 매립하려고 하자 반발하고 있다. 전남 여수 시민들은 1997년부터 시내를 관통하는 연등천 살리기에 나서 4급수이던 수질을 숭어·은어·농어가 뛰노는 2급수로 바꿔 놓았다.1970년대 후반까지도 목욕하고 빨래했던 연등천에 생활하수가 흘러들어 악취가 코를 찌르는 혐오대상으로 전락하자 시민들이 나선 것. 그동안 주민들은 자녀인 초·중·고생과 함께 날을 정해 길이 5.65㎞, 폭 10∼40m의 연등천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거리 홍보활동을 펼쳐왔다. ●님비는 경계해야 하지만 주민들의 환경보전 의지는 때로 과잉반응으로 나타나 전체의 이익을 훼손하는 ‘님비현상’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인천시 옹진군 덕적도 주민들은 1994년 정부가 인근에 있는 굴업도에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을 설치하려 하자 격렬한 반대운동을 벌여 백지화시켰다. 당시 낙후된 섬이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방폐장 유치이며, 방폐장 위험성이 과장됐다는 견해도 있었지만 “방폐장이 들어서면 생존이 위협받는다.”는 목소리에 묻혀버렸다. 그리고 10여년이 지난 올해 덕적도 주민들은 방폐장이 지자체들의 유치경쟁 속에 입지가 선정되는 장면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봐야 했다. 인천 김학준 광주 남기창 대전 이천열기자 kimhj@seoul.co.kr ■ [전문가제언] 실패의 경험서 성공해법 찾아야 /구자건 연대 환경공학부 연구교수 수년 전 ‘미래를 위한 공학, 실패에서 배운다’라는 책이 출간된 적이 있다. 실패는 뼈아픈 일이긴 하지만 거기에서 무엇인가 배울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도에서 공학 전문가들이 각 분야의 실패 사례를 진단한 책이었다.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사고, 아현동 가스폭발사고 등은 우리 사회의 시스템 관리능력 부재를 보여준 대표적인 실패 사례이다.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새만금 간척사업, 한탄강댐 건설사업, 경인운하 건설사업….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건 합리적 해결점을 찾는 데 실패한 대형 국책사업들이다. 대형사업에 투자되는 재원과 시간이 한두 푼, 한두 시간이 아닌 만큼 국가재원의 절약이란 측면에서 합리적인 해결점을 찾아야 할 필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실패를 성공으로 전환시키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왜 실패했는지 그 원인과 특성을 잘 알고 실패를 성공으로 변화시킬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패학’을 제창한 일본의 한 학자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실패를 하고서도 그 원인과 특성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다시 실패를 맛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시화호’의 실패를 딛고 ‘새만금’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어야 하지 있을까.‘사패산터널’에서 아픔을 경험한 우리 사회는‘천성산터널’에서 거듭 실패하지 말아야 한다. 숱한 실패를 경험하고도 또다른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대형사업들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들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주체와 승인기관, 협의기관 사이의 의사결정 시스템에 문제점이 있는 것은 아닐까. 혹시 비판에만 익숙한 시민단체는 타협엔 너무 인색한 것은 아닐까. 다행인 것은 우리 사회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일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 빅딜’을 성사시켜 주민기피시설인 소각시설을 ‘혐오시설’이 아닌 재정자립도를 올려주는‘생산시설’로 변모시킨 자치단체가 있다. 민간기업보다 한발짝 앞서 ‘환경경영’ 개념을 도입하고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대형 국책사업의 계획 단계부터 환경영향을 평가하는 전략환경평가제도가 도입되고, 많은 공공기관들이 ‘환경친화적 설계지침’을 자체 마련하고 이를 지키려 노력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사회가 ‘실패’한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고 ‘성공’의 반열에 올려놓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환경문제는 방임하고 무임승차하기엔 너무나 많은 부하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환경문제는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 토양·수질오염 실태 중국 쑹화강의 벤젠 오염 사태가 연일 국제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 전문가들은 이곳의 수질오염에 이은 토양오염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 토양의 오염은 그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수질오염·대기오염으로 이어지며 결국 농작물 피해로 귀결돼 우리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환경부 역시 토양환경보전법을 강화해 토지오염을 막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류저장시설과 폐광으로 인한 토지오염 사례는 곳곳에서 보고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복원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들게 된다. 환경부 토양지하수과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된 유류저장시설 1만 1708곳 가운데 258곳은 토양환경보전법에서 정한 오염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은 반드시 토양정화를 하도록 법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한 곳당 소요되는 비용은 평균 8000만∼9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염된 주유소 땅 1㎡를 완전 복원이 아닌 최소한의 법 기준에 맞추는 데 평균 26만원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폐광으로 인한 피해는 사람에게까지 이른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심각하다. 환경부와 산업자원부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108개 조사 대상 폐광 가운데 29곳에서 토양오염 기준을 초과했다. 또 49개 폐광산에서는 카드뮴 등이 섞인 물이 하루에 1995t씩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경남 고성 주민들이 카드뮴 중독 증상인 ‘이타이이타이병’에 걸린 것도 폐광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폐광 주변의 농경지 오염으로 인한 농작물 오염도 우려되고 있다. 충청북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폐광주변 토양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농경지 36곳 가운데 7곳에서 납과 카드뮴·구리 등 중금속이 기준치 이상 검출 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폐광 관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폐광 한 곳을 관리하는 데만 연간 20억∼30억원 이상이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환경부 토양지하수과 관계자는 “토양이 오염되면 그 복원에는 오염방지에 드는 비용보다 많게는 10배 이상 들게 된다.”면서 “비용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행복한 국민의 삶을 생각한다면 토양오염 방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사설] 만성적 세수부족 근원처방 세워라

    나라살림의 근간인 세수가 만성적인 부족 사태를 빚고 있다. 정부는 세수부족액이 지난해와 올해 각각 4조 3000억원과 4조 6000억원에 이어 내년에는 7조 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수부족액이 해가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근원적인 처방이 시급하다. 올해 예산에 반영한 세금징수 목표액은 130조 6000억원이며, 지난 6월말까지의 상반기 실적은 60조 6000억원으로 세수진도율은 46.6%에 그치고 있다. 이는 외환위기를 겪었던 지난 1998년과 유사한 상황이다. 이처럼 세금이 잘 걷히지 않는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경제가 성장동력을 잃은 것이 가장 크다. 성장률 둔화로 세원이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든 근로자든 돈을 잘 벌어야 세금도 많이 거둘 수 있지 않겠는가. 따라서 만성적인 세수부족 사태의 근원적인 해결책은 자명하다. 경제의 성장동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파이를 키워 세금을 더 거둘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파이는 그대로 두고, 혹은 더욱 줄여가면서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거둬 빈곤층에게 돌려주는 방식은 조세저항을 키울 뿐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지금이라도 경제 살리기에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경제가 성장을 못 하면 일자리가 줄어 실업자를 양산하는 것도 문제이거니와 국가재정의 측면에서는 심각한 세수부족을 야기해 늘어나는 복지재정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된다는 점도 직시해야 한다. 경제성장은 복지를 위해서도 긴요하다는 점을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입안자들이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임기응변의 대증요법을 찾기에 급급하고, 정치권은 선심용 정책 개발에만 눈을 돌리고 있다. 세수부족을 메우기 위해 소주·LNG 세율 인상안을 내놓은 재경부나, 세수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법인·소득세율 인하를 추진하는 정치권 모두 심각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행정수도 이전, 자주국방, 신도시 개발 등 수십조∼수백조원이 들어가는 대형 국책사업들도 재원 확보 가능성을 따져보고 신중하게 재검토하기 바란다.
  • 행정·경제자유구역 등 국책사업도 환경평가

    행정도시와 경제자유구역 등 특별법에 따라 추진되는 주요 국책사업들이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으로 지정된다.7년 이상 중단된 공사가 재개될 경우 환경영향평가 재협의를 받아야 하며, 개발사업 규모가 10% 이상 증가될 경우 환경영향평가 변경협의가 의무화된다. 환경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환경·교통·재해 등에 관한 영향평가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 이르면 올해중 시행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그 동안 행정도시와 경제자유구역 건설 등은 각 특별법에 ‘관계부처와 환경영향에 대해 협의해야 한다.’고만 규정됐을 뿐 환경영향평가법에 규정된 절차를 밟지 않아도 돼 입법 미비라는 지적이 있었다. 개정안에 따르면 ▲하루 처리용량이 100㎘ 이상인 축산폐수공공처리시설 ▲면적 30만㎡ 이상인 농어촌관광휴양사업 등도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에 포함시켰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금요일은 국책 발표의 날?

    금요일은 국책 발표의 날?

    ‘왜 하필 금요일인가?’ 정부가 주요 국책사업의 정책결정 사항을 금요일에 집중적으로 발표하면서 고의로 발표일을 조정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부는 의견이 엇갈리거나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주말에 발표할 경우 토·일요일 양일간 냉각기간을 가질 수 있고, 반대 여론에 대처할 시간도 가질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듯하다. 일각에서는 국내 토요일자 조간신문의 발행면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점을 활용, 축소보도를 꾀하려는 속셈이 깔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정부측은 우연의 일치일 뿐 인위적 일정 조정은 없다고 부인한다. 하지만 올들어 발표된 주요 국책사업들을 보면 정부 주장이 무색할 정도다. 정부가 올들어 발표한 국책사업이나 주요 정책 가운데 건설교통 소관사항은10여건. 이 가운데 공공기관 시·도별 배치 계획은 지난달 24일(금요일) 공표했다. 공공기관 이전은 지역간에 이해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정부 여당도 발표 이후 여론동향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다. 이뿐 아니라 ▲기업도시 시범사업 접수(4월15일) ▲단독주택 공시가격 실태(4월30일) ▲판교신도시 개발계획 변경(5월20일) ▲토지시장 안정대책(5월4일) 등이 모두 금요일에 발표된 것들이다. 판교 택지공급 절차를 중지하고 기존 부동산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한 청와대 부동산정책점검회의 내용도 금요일인 지난달 17일 공표됐다. 또 지역별 이해가 걸린 기업도시 시범사업지 심사결과도 금요일인 7월8일 나온다. 이처럼 금요일 발표가 집중되면서 건교부 출입기자들이 ‘금요일 주요 정책이나 사업의 발표를 자제하고, 되도록 평일에 해줄 것’을 결의, 건교부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건교부는 “일부러 발표 일자를 조정하는 일은 있을 수 없고, 회의일자 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금요일에 주요 발표가 몰렸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사설] 환경성 검토 외면하는 지자체

    새만금 간척사업과 경부고속철도 2단계사업 등 대형 국책사업들이 환경문제로 잇따라 제동이 걸린 가운데, 사전환경성검토에 대한 협의 없이 진행되는 지방자치단체의 개발사업들에도 제재가 가해질 모양이다. 환경부는 환경성검토 이전에 공사를 하게 한 44개 인·허가기관에 대해 감사원 직무감사를 공식 요청했다. 인·허가나 사전환경성검토협의 모두를 받지 않고 공사를 시작한 22개 지자체 및 사업자에 대해서는 직무감사와 함께 인·허가기관에 고발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환경부의 이같은 조치는 때늦은 감이 있다.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한 환경정책기본법이 시행된 게 2003년 6월이다. 그동안 뭐 하다가 환경보호 여론이 비등한 틈을 타서야 무더기로 고발하는 등 부산 떨고 있는지 모르겠다. 직무감사를 받게 된 기관들의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2∼3년 전에 환경부가 불법성을 인지했다. 지금에야 감사를 요청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농지법·산림법·건축법 등이 환경부의 소관이 아니라서 고발하기 어려웠다는 말은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 환경문제를 소홀히 다루는 지자체의 인식도 문제다.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개발공사는 재원이나 공사의 규모가 작지 않을 텐데, 환경성검토는 고사하고 어떻게 인·허가조차 받지 않고 공사를 강행시킬 수 있는지 황당하다. 환경부로부터 ‘공사중지’나 ‘주의촉구’ 등의 요청을 받고도 이를 묵살한 지자체도 있다고 한다. 이래서는 안 된다. 법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자연환경에 대한 소중한 마음부터 가져야 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환경훼손에 따른 엄격한 법적 제재를 받을 수밖에 없다.
  • [새만금사업 취소·변경 판결] 혈세 2兆 ‘수몰’위기

    [새만금사업 취소·변경 판결] 혈세 2兆 ‘수몰’위기

    법원이 4일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해 ‘계획변경 또는 사업취소’ 판결을 내림에 따라 지금까지 2조원 이상이 투입된 대형 국책사업이 또다시 표류하게 됐다. 현재로서는 정부가 법원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지만 어찌됐든 예정대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특히 정부가 지난 3일 지율 스님의 단식중단 대가로 경부고속철 천성산구간에 대해 환경영향 조사를 다시 하기로 하는 등 국책사업들이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법원은 이날 원고인 환경단체측의 손을 들어줬지만 소송 당사자들의 최대 쟁점 중 하나였던 방조제 공사에 대해서는 집행정지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남은 2.7㎞ 구간 공사를 마무리해 방조제를 완공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셈이다. ●보강공사 年800억… 정부 항소 뜻 일단 정부는 항소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당초 어느 쪽이 1심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든 대법원(3심)까지 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해온 터였다. 농림부 관계자는 “방조제 공사를 일시 중단할 경우, 보강공사를 하는 데만 연간 800억원의 혈세를 투입해야 하고 태풍이나 해일 등의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추가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가 법원 판결을 수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경우, 농지와 담수호 조성이라는 기존의 사업계획을 일정한 절차를 거쳐 변경한 뒤 새로운 사업계획안을 확정하고 새만금사업을 계속 추진하게 된다. 하지만 정부가 새 사업계획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환경단체, 전북도 등 이해 당사자들간의 의견을 절충하기가 쉽지 않고, 설혹 새 사업안을 마련하더라도 환경단체가 막판에 이의를 제기하며 소송에 나서면 또다른 ‘소송 전쟁’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무리한 사업 강행탓” 책임론도 새만금사업 외에 경부고속철 공사, 원전수거물관리센터(원전센터) 건립 등 대형 국책사업들이 곳곳에서 홍역을 앓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미리 주민이나 환경·시민단체들을 설득시키지 못한 채 무리하게 사업을 강행한 데 대한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지난 3일 국회와 지율 스님의 뜻을 받아들여 향후 3개월간 환경영향 공동조사를 실시키로 함에 따라 천성산 구간 공사는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됐다. 공사가 완전 중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동조사 기간에는 조사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행위도 할 수 없기 때문에 공사에 필수적인 대형 발파작업을 할 수가 없는 탓이다. 이에 따라 경부고속철 2단계 구간은 2010년 말까지도 개통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당초 경부고속철 2단계 구간공사를 2008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었다. 정부는 공사중단시 공사비 증액 등 직접적인 손실은 물론 연간 2조원 정도의 사회·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천성산 공사중단 피해 年2조원 경인운하(인천 시천동∼서울 개화동 18㎞ 구간의 수로) 건설사업도 환경단체들이 경제성 부족과 환경훼손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면서 결국 2003년 9월 사업이 보류된 뒤 지금까지 표류하고 있다. 정부는 사업보류로 국고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86년부터 추진해 온 원전센터 부지선정 작업도 19년 동안이나 표류하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서울광장] 정책 유연성이 돈을 번다/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책 유연성이 돈을 번다/육철수 논설위원

    정책은 일관성도 좋지만 유연성은 더 중요하다. 한 시대에 최선으로 여겼던 정책이 수십년 뒤 골칫덩어리로 바뀌는 것은 먼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탓이다. 먹고 살기에 급급했던 1960∼70년대에 정부는 밤나무 등 유실수 심기를 권장했다. 그게 지금 어떻게 돼 있나. 밤나무는 처치가 곤란한 천덕꾸러기일 뿐이다. 소득이 오르면 국민의 입맛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한 검토가 없었던 탓이다. 가족계획은 타이밍을 놓치긴 했어도 그래도 좀 나은 편이다. 인구 증가를 막으려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했다가, 언제부턴가 딸·아들 구별말고 하나만 낳자고 했는가 하면, 지금은 셋이라도 좋으니 많이 낳으라고 등쌀댄다. 하지만 시류를 따랐다는 측면에서 정책의 유연성은 평가할 만하다. 근자에 벌어지고 있는 개발과 보전의 첨예하고도 지루한 논리대결도 따지고 보면 시대 변화에 따른 정책의 유연성 결여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겠다. 방사성폐기장(방폐장) 건설사업, 새만금사업, 고속철도사업 등 굵직굵직한 국책사업들은 하나같이 환경보전의 덫에 걸려 흔들리고 있다. 개발의 가치보다 환경의 가치가 크게 높아졌는데도 일관성을 고집하다가 이 지경이 된 것이다. 사업마다 환경가치를 보완하면서 추진했더라면 장기 표류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만은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는가. 그 바람에 나라 곳곳에선 뭉칫돈이 술술 새나간다. 보이지는 않지만 사라지는 나라 돈이 너무 아깝다. 연기처럼 날아가는 돈이 하루에 수십억원인지 수백억원인지 모르는 판에 내 주머니 돈이 아니라고 모른 척할 수도 없다. 사정이 이렇게 된 데는 정부에 1차적 책임이 있다. 방폐장은 1986년 경북 영덕을 필두로 최근 전북 부안에 이르기까지 19년간 후보지를 5군데나 선정했다가 불발됐다. 담당 공무원들은 그동안 광고·홍보비로 쓴 국고만 수천억원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희망이 안 보이니 딱한 노릇이다. 부존자원이라고는 쥐뿔도 없는 나라에서 원전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안전성에 대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지역주민을 제대로 설득해왔는가. 술 사주고 밥 사줘서 선심이나 얻으려 했고 지역발전기금 3000억원 앞세워 훈계조로 나서는데, 어느 주민이 얼씨구나 좋다 하고 받아주겠는가. 새만금사업은 어떤가.14년동안 정부와 지자체가 2조 2000억원을 쓸어부어 물러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하루만 공사를 못해도 3억원씩 손실이 난다는 중요한 사업을 농림부는 아직 용도지정조차 못 했다니 기가 찬다. 법원이 정부와 환경단체에 조정권고를 내렸는데, 권고 수용이 무산됐으니 다음달 1심 판결에 이어 2·3심까지 가야 할 판이다. 환경전문가들과 깊이 상의해서 일을 진척시켰더라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겠는가. 역시 정책의 유연성 결여가 일을 그르쳐 놓은 사례다. 경부고속철도의 경남 천성산 터널 공사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지난해 8월 중단됐던 공사는 11월 말 재개됐지만 대법원에 재항고된 상황이어서 불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공사가 지연되면 하루 손실이 70억원이고 완공이 1년 늦어지면 2조원이 더 든다는데, 잠시라도 지체하면 이 또한 국고손실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미 수년∼십수년 전부터 추진된 국책사업이 주춤거려서도 안 되겠지만 환경의 시대적 가치를 외면할 순 없다. 나라의 빚이 240조원에 이르고 정부가 재정이 부족해 국민의 미래를 보장할 연금에서 수조원을 빌려쓰는 마당이다. 사회·경제적 비용을 허비할 만큼 나라에 돈이 남아도는 것은 아닐 터이다. 국익과 공익을 위한 결단은 빠를수록 좋으나 합리적이어야 국부(國富)유실을 막는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정책입안자들은 좀 더 멀리 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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