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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자 보전용 국채 50조 넘을 듯

    정부가 나라살림을 운영하다가 생긴 적자를 메우려고 발행한 국채가 올해 말 잔액 기준으로 5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2조 5000억원을 이자로 지급해야 하는 등 정부의 이자지급 부담이 늘고 있다. 29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일반회계 재정적자를 보존하기 위해 국회가 승인한 국채발행 한도 9조 3000억원이 모두 소진되면 올해 말 적자보존용 국채발행 잔액은 50조 1000억원이 된다. 연말 잔액 기준으로 국채발행은 ▲2001년 25조 1000억원 ▲2002년 27조 5000억원 ▲2003년 29조 4000억원 ▲2004년 31조 9000억원 등으로 매년 조금씩 늘다가 ▲2005년 40조 9000억원으로 급증한 뒤 올해에도 지난해와 같은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5년 만에 적자보전용 국채발행이 2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세수기반이 약한 가운데 증세가 여의치 않자 정부가 부족한 세수를 국채만으로 충당하려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채를 소유한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이자지급 비용도 2001년 2조 27억원에서 2002년 1조 7179억원,2003년 1조 7606억원,2004년 1조 8332억원,2005년 1조 9307억원에 이어 올해는 2조 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00주년 맞는 ‘국채보상운동’ 기념사업회장 김영호 前산자부장관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00주년 맞는 ‘국채보상운동’ 기념사업회장 김영호 前산자부장관

    ‘적의 공격 없어도 나라 자연 소멸되면, 아아, 우리 백성들 어디 가서 사나. 이 나라 강토 없게 되면 가옥, 전토는 뉘 것인고. 국채 다 갚는 날 오면 기쁘고 즐겁지 않을손가∼’ 100년 전 우리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을 때, 국채를 일본에 상환하고 나라의 독립과 주권을 지키고자 이심전심으로 불렀던 ‘국채보상가’ 중 일부이다. 당시 국채 1300만원은 국가의 존망을 흔들었다. 애국인사들은 2000만 동포가 석달만 담배를 끊어 한 사람이 한 달에 20전씩 모은다면 빚을 갚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 ●대한매일신보가 애국의 불길 지펴 이에 고종황제는 ‘불가흡연’을 외치며 요원지화(燎原之火)를 지폈고 ‘대한매일신보’(서울신문의 전신)는 국운을 내걸고 전국적으로 ‘국채보상운동’을 확대시켜나갔다. 임금에서 백정의 신분에 이르기까지 불길처럼 타올랐다. 특히 두산그룹 창업주로 당시 ‘박승직 상점’을 운영했던 박승직씨는 100원이라는 거액을 쾌척(1907년 2월23일자 대한매일신보)해 불길을 드높였다. 결국 이 운동은 일제의 온갖 탄압으로 1년여만에 막을 내렸지만 망국으로 실의와 좌절에 빠진 민족의 가슴에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애국의 불꽃을 심어주었다. 이로부터 90년이 지난 1997년 11월, 임창렬 경제부총리는 비통한 표정으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을 공식 선언했다. 말 그대로 국가가 부도위기에 처했던 것. 그러자 국민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금모으기운동’에 적극 나섰다. 돌반지며 장롱 속의 금비녀 등을 손에손에 들고 은행마다 장사진을 이루었다. 이를 본 외국 매스컴은 위기 극복을 위한 우리의 애국심과 단결력에 경탄했다.90년만에 ‘국채보상운동’이 재현된 셈이다. 이처럼 우리 민족의 저력과 5000년 역사에 최초의 국민운동으로 자리매김되는 ‘국채보상운동’이 100주년을 맞고 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고 새삼 의미를 되새기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김영호(66) 전 산업자원부 장관. 경제학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97년 일본 경제학자가 뽑은 ‘애덤 스미스 이래 100대 세계경제학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그가 ‘사단법인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장’이자 100주년기념사업 공동대표를 맡아 그 정신과 취지를 알리는 데 적극 앞장서고 있다. 무슨 사연이 있어서일까. 외환위기 직전인 96년 말이었다. 김 전장관은 일본 도쿄대 교수로 재직하다 귀국, 경북대에 복직했다. 오랜만에 모교에 돌아온 그는 대구지역 경제·상공인들과 자주 만나면서 하나의 큰 깨달음에 이른다. 즉, 대구에서 발상된 국채보상운동이 90년이 됐건만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는 것, 세계사에서 유례 없었던 민족운동이 왜 역사 속에 묻혀야 할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척 아팠다.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 평소 알고 지내던 문희갑 대구시장에게 찾아가 “이제 제2의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나야 할 시점이며 90주년기념을 반드시 이슈화해야 한다.”고 여러차례 설득했다. 아울러 대구지역 언론사 등을 찾아 동참해줄 것을 부탁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97년 2월 드디어 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인 대구에서 최초로 ‘국채보상 90주년’기념 행사가 열렸다. 그해 10월에는 ‘90주년 국제심포지엄’까지 개최되면서 고귀한 민족정신을 여러 나라에 알렸다. 이때 김 전장관은 IMF의 스탠리 피셔 부총재에게 초청장을 보내면서 우리나라의 빚이 1300억달러나 된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며칠후 피셔는 참석하지 못한다는 답장과 함께 “한국 정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1300억달러의 규모를 어떻게 아느냐.”라며 놀라워했다. 이 서신의 내용은 국내 경제·금융계에 급속히 퍼져나가면서 화제가 됐다. 역설적으로 당시 한국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얼마만큼 안일하게 대처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후 99년 10월 외채탕감을 위한 ‘대구라운드 세계대회’를 개최, 그나마 한국의 체면을 세운다. 그해 12월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이 완공됐으며, 현재 대구 일대의 중심공원으로 자리잡았다. ●국채보상운동 기념관 건립 추진 광복 61주년을 맞아 서울 시내 모호텔 커피숍에서 김 전장관을 만났다. 국채보상운동 100주년 겸 IMF사태 10주년을 맞아 제2차 대구라운드 개최와 기념관 건립 추진 등을 준비하느라 바쁜 틈에 잠시 시간을 냈다. 앉자마자 국채보상운동의 중요성과 역사적인 의미에 목소리를 높인다. “강만길 교수는 최초의 시민운동이라고 했고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한국 기부문화의 효시라고 했습니다. 또 최열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최초의 NGO가 중심이 된 국민적 사건으로, 박용옥 성신여대 교수는 한국 최초의 근대적 여성운동이라고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저는 국민적 경제주권 회복운동이라는 걸 강조합니다.” 이어 “당시 정부가 빌린 돈 1300만원을 못갚게 되자 국민들이 술 안 마시고 담배를 끊어가며 갚겠다는 눈물겨운 운동이 아니냐.”면서 전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역사적 사건이라고 의미 부여를 했다. 대구의 여성들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는 이준 열사의 부인이, 평양에서는 안중근 의사의 부인 등도 참여할 만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채권국의 모럴 해저드, 즉 ‘부추김과 꼬심’을 고발하고 비판한 전국민의 외자경계 운동이기도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신국채보상운동’이라는 IMF사태 때에는 그렇지 못해 우리들에게 숙제를 남겼다고 지적한다. 즉, 우리 서민들은 숨겨놓은 돌반지까지 털어가며 외채갚는 데 앞장섰지만 정부나 금융관계자들은 채권국의 모럴 해저드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 “우리나라가 IMF의 빚을 다 갚고 난 직후의 일입니다. 당시 하버드대의 제프리 삭스(현 컬럼비아대) 교수는 ‘채무자가 채권자의 도덕성에 대한 비판을 했더라면 적어도 200억∼300억달러는 건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중요한 말을 했어요. 돈이 오고가는 데 있어서 채무자뿐만 아니라 채권자의 책임도 마땅히 있다는 뜻이지요.” 그러면서 이같은 책임문제를 따지기 위한, 전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외채탕감운동을 예로 든다. 대표적으로 주빌리(Jubillee)운동과 아탁(ATTAC, 시민지원 금융투기거래 과세운동연합) 등이다. 김 전장관은 “오늘날 세계 각국에서 거래되는 돈의 규모는 하루 1조 8000억달러인 데 반해 물동량은 200억달러도 채 안된다.”고 전제한 뒤,“물건뿐만 아니라 돈거래에 대한 세금도 매기고 규제하자는 것이 아탁운동.”이라면서 돈 거래액에 0.25%의 세금만 물어도 1년에 1500억 내지 2000억달러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 돈으로 빈국의 부채탕감을 도와주고 문맹퇴치와 지구온난화 방지 등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 자산 팔아 IMF 빚 갚은 건 잘못” “내년은 국채보상운동의 100주년이자 IMF체제 1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제는 정말 반성할 때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캉드시 전 IMF총재가 임기를 마치고 주빌리운동 자문관으로 간 것을 보십시오. 이는 채권자의 책임을 묻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난센스죠. 이것만 보더라도 한국이 얼마나 바보같이 빚을 갚았는지 알 수 있지요.” IMF 빚은 한국의 자산을 외국에 팔아서 갚았으며 이는 결국 우리 주요 기업들의 외국자본율만 높아지는 꼴이 되고 말았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경우 국가 기간산업, 에너지 등과 관련된 회사는 절대 안 내주는 데 반해 우리의 경우는 포철까지 일부 외국에 내다팔았다는 것. 그러기 때문에 “IMF는 분명 한국에 빚이 있다. 그 빚을 갚아야 진정으로 IMF 위기가 끝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금융기술이 부족해 그같은 일이 발생한 만큼 IMF는 도덕적 책임을 갖고 한국에 ‘국제금융기술센터’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세계가 공감하는 일이며 우리 정부도 IT(정보기술),BT(바이오기술)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FT(금융기술)에도 관심을 두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IMF에 당당히 요구할 권리 또한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우리나라는 외국자본 비율이 너무 높습니다. 외환은행 사태를 보십시오. 개방을 하되 적어도 안방과 기둥뿌리는 지켜야 하지요. 이젠 국채보상운동의 정신으로 경제적인 주권회복에 국가나 국민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그래야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지요.” 김 전장관은 경남 합천 출신으로 일찍부터 ‘기술경제학’에 관심을 가졌다.85년 오사카시립대학 교수와 92∼94년 도쿄대 교수로 재임하면서 많은 경제서적을 남겼다. 특히 ‘기술경제론’은 일본 100개대학에서 교재로 사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3년 전 유한대학을 국제적인 종합대학으로 만들어달라는 학교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현재 대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 그가 걸어온 길 ▲1940년 합천 출생 ▲대구상고 졸업 ▲62년 경북대 경제학과 졸업 ▲65년 공군사관학교 경제학 교관 ▲71년 하버드대·일본 아세아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 ▲73∼88년 경북대 전임강사·조교수·부교수 ▲85년 오사카시립대 경제학 박사 ▲85∼88년 오사카시립대교수 ▲92∼94 도쿄대 교수 ▲97년 경북대 경상대학장 겸 경영대학원장, 일본 경제학자 설문조사 ‘애덤 스미스 이래 100대 세계 경제학자’ 선정 ▲2000년 산업자원부장관 ▲01년∼현재 중국 옌볜대 석좌교수 ▲03년∼현재 유한대학장 ●상훈 다산경제학상(92년)●주요 저서 한국경제의 분석, 동아시아공업화와 세계자본주의(일어), 한·일간 기술경제질서론(공저) 등 다수 km@seoul.co.kr
  • 나랏빚 첫 280조 넘을 듯

    나랏빚 첫 280조 넘을 듯

    수해 복구를 위해 2조 1549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올해 국가채무가 처음으로 28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국가채무는 지난해보다 34조원 늘어나고 3년 만에 두 배인 120조원 가까이 증가하게 된다. 이처럼 나랏빚이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국가건전재정에 경고등이 켜졌다. 22일 국회예산정책처와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올해 추경예산을 감안한 연말 국가채무 규모는 282조∼283조원 수준이다. 당초 올해 본예산 기준으로 정부는 국가채무가 278조 7000억원, 국회예산정책처는 279조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각각 전망했으나 추경으로 규모가 늘어나게 됐다. 국가채무는 2003년 165조 7000억원,2004년 203조 1000억원, 지난해 248조원에 이어 매년 급격하게 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당초 정부가 예상한 32.1%보다 0.6%포인트 오른 32.7%로 전망된다. 국가채무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투입된 공적자금을 갚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발행한 적자국채 탓도 적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날 발표한 ‘2006년도 제1회 추경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지난해부터 일반회계 적자를 보전하기 위한 적자국채 발행이 국가채무 증가에 큰 몫을 하고 있다.”면서 “국가채무 비율을 30∼35% 수준에서 관리해야 하며 적정 국가채무를 위한 제도적 제어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달구벌 오페라 선율 가득

    대구시와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주최하는 ‘2006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24일부터 10월1일까지 열린다. 지방자치단체가 주최하는 단일 음악축제로는 덩치가 제법 큰 이 행사는 대구 시민은 물론 주말에 나들이 삼아 대구에 들러 관람해볼 만한 구경거리를 적지 않게 담았다. 축제기간에 무대에 오르는 9개의 크고 작은 오페라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자체제작한 ‘불의 혼’이다. 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답게 내년 이 운동의 100주년을 한해 앞두고 기획한 초연작이다. 친일파가 득세하던 시절, 대구에서 광문사 문회가 열리고 국채보상운동이 시작된다. 고종 황제까지 참여한 이 운동을 막기 위해 일진회 등 친일파 세력과 일본 경찰이 나서는 가운데, 친일파 박중서가 살해된다. 박중서의 장례식날, 자기의 전 재산을 국채보상운동 의연금으로 내겠다고 유언한 것이 알려지면서 이 운동이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는 게 작품 내용이다. 또한 국립오페라단이 ‘투란도트’를 9월1,2일 공연하는 데 이어 국립민속국악원이 ‘신 판놀음’(9월6일)을, 독일 칼스루에 국립극장과 대구오페라하우스 단원들이 번갈아 ‘박쥐’를 9월21일부터 23일까지 합작공연한다. 폐막작으로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국립오페라단이 ‘일트로바토레’를 9월30일,10월1일 이틀간 무대에 올린다. 특별음악회로는 성악가 조수미가 해외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를 9월8일 가지며, 소규모 오페라로는 예원오페라단의 ‘비밀결혼’(9월12,13일), 디 오페라단의 ‘길’(9월13,14일), 대구오페라단의 ‘내사랑 리타’(9월19,20일), 중구문화원의 ‘브루스키노씨’(9월27,28일)가 오페라하우스가 아닌 대구 시내의 시민회관, 문예회관 대극장 등에서 열린다.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결국은 ‘비용’과 ‘손익’이다/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올여름 크고작은 사건도 많았지만 가장 중요한 쟁점은 경제에서는 한·미FTA를 둘러싼 논쟁이고, 외교·안보에서는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둘러싼 논란이다. 우연찮게도 경제와 외교안보 측면에서 우리나라와 미국간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에 대한 중요한 논쟁이 동시에 벌어지는 형국이다. 대통령은 한·미FTA와 전시작전권 환수는 조속히 추진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고, 한나라당은 한·미FTA는 좋지만 전시작전권 환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재야 진보세력은 FTA는 반대하지만 전시작전권의 조기 환수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참여정부와 입장이 같아 보인다. 한·미FTA와 전시작전권을 둘러싼 논쟁이 현재 반미, 자주와 같은 이념적 수준이거나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같은 쟁점으로 집약되는 것을 피하기는 어렵다. 그렇더라도 이들 논쟁이 이념적 대결이나 추상적 원론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미FTA의 예를 들어보자. 반대측은 FTA로 인해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피해를 볼 수 있는 사례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는 반면, 찬성측은 FTA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데는 좀 약한 편이다.FTA로 인한 피해는 단기적이고 직접적이어서 체감효과가 크지만,FTA로 인한 이득은 간접적이고 중장기적이어서 구체적으로 실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시작전권 조기환수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주권국가의 권리를 온전하게 행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와 한반도의 안보균형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논리가 팽팽하게 맞서 있다. 한·미FTA와 전시작전권 환수와 같은 중요하고 복잡한 사안을 언론은, 특히 신문은 어떻게 보도해야 하나? 필자는 이념이나 원론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비용’과 ‘손익’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미FTA의 경우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얻는 것이 얼마이고, 잃는 것은 얼마인지에 대해 근거있는 자료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가 FTA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손실에 비해 크다면 FTA를 지지하는 입장의 설득력이 클 것이고 반대로 이득에 비해 손실이 크다면 FTA를 반대하는 입장이 타당할 것이다. 전시작전권 환수를 둘러싼 논쟁에서도 주권행사의 논리와 안보균형의 논리를 넘어서 소요되는 ‘비용’의 명세서를 뽑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독자적인 국방력으로 안보를 담보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이를 위해 소요되는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우리 정부의 예산과 국민의 세금 납부능력이 이런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국방비 지출이 경제, 교육, 복지 등 다른 분야의 투자에 부담을 주지 않을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전시작전권 환수문제를 다룬 서울신문의 8월11일자 ‘작통권 논란 일파만파’와 한·미FTA 체결과 관련한 8월17일자의 한덕수 위원장 인터뷰 기사는 아쉬움이 남는다.8월11일자 기사는 ‘정치쟁점화 자제해야’,‘갈등유발식 회견 문제’라는 제목을 달았지만 기획에 참여한 전문가중에서 어느 누구도 전시작전권 환수에 따른 국방비 규모와 부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한·미FTA 체결지원위원장의 인터뷰에서도 ‘FTA는 이념 아닌 경제, 개방 피해의식 버려야’라는 제목을 달았지만 FTA의 손익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FTA문제이든 전시작전권 환수문제이든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그리고 서울신문의 독자로서 해당 데스크의 기자와 편집자에게 다음과 같은 주문을 하고 싶다. 이 두 사안에 대한 기획을 한다면 반드시 ‘비용’과 ‘손익’의 수치를 전문가에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개인이든, 회사든, 국가이든 중대한 사안의 ‘비용’과 ‘손익’을 모르고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금년도 국채이자가 11조원을 넘어서 국방예산의 절반에 이를 것이라는 8월15일자의 머리기사를 보면 더더욱 그렇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 ‘국방비 부담 서민경제 압박’ 공방

    ‘국방비 부담 서민경제 압박’ 공방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단독행사)문제가 국회 국방위 도마에 올랐다. 여야는 17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윤광웅 국방장관을 상대로 작통권 환수에 따른 국방비용 증가와 한·미 안보동맹 약화 가능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비용 부담 논란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은 “작통권 환수시 150조∼600조원의 비용이 들어 서민경제가 더 압박받을 것”이라면서 “국채 발행으로 적자재정이 불가피하고, 현재의 경제상황으로 작통권 환수는 무리”라고 지적했다. 송영선 의원은 “현재의 ‘국방개혁 2020안’에 따르면 작통권 환수는 2020년까지 ‘준비’라고만 돼 있다.”며 목표연도가 2012년으로 바뀌면 예산계획도 수정해야 한다고 따졌다. 열린우리당 유재건 의원은 “별도의 부수적 예산 증액 없이 한·미간 협의로 환수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광웅 국방장관은 “주한미군의 현재 능력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당초 2020년까지의 국방개혁안에 따른 전력증강비용 말고는 국방예산의 변동은 없다.”고 답했다. 윤 장관은 열린우리당 안영근 의원의 국민투표 제안에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대통령에게 보고는 드리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국방위 소속 여당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안 의원의 국민투표 건의에 이미 “그럴 사안이 아니다.”고 부정적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 약화 우려 한나라당 황진하·공성진 의원 등은 “작통권 환수는 한·미 동맹에 치명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북한의 핵·미사일 위기 상황에서 안보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작통권 환수 논의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송영선 의원이 “국방부 장관이 4700만 국민을 속이고 있다. 한미 연합사가 해체되면 (미군의)자동개입 근거는 없어진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윤 장관은 “국무위원이 국민을 속인 것이라면, 저를 검찰에 고발해 주길 바란다.”고 신경전을 벌였다. 반면 우리당 안영근·박찬석 의원 등은 “환수논의는 지역방위 전략에서 벗어나 전지구적 방위전략으로 전환하는 미국 입장을 반영한 것”,“미군철수 운운은 우리나라가 지정학적 측면에서 미국에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맞지 않는 것”이라며 야당의 주장을 근거없는 정치공세로 몰아세웠다. ●4대 원칙 vs 4대 선결요건 한나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핵·미사일 등 북한에 의해 자행되는 안보불안 해소▲작통권 단독행사로 인해 추가소요되는 국방예산 공개와 이를 감당할 만한 경제성장 로드맵 제시▲한·미군사동맹 약화를 방지할 만한 한·미간 구체적 합의▲국민공감대 형성 등을 4대 선결요건으로 제시했다. 여당이 전날 당정협의회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 유지▲주한미군 지속주둔과 미 증원군 파견 보장▲미국의 정보자산 지원 지속▲한반도 전쟁억지력과 공동대비태세 유지 등 4대원칙을 마련한 것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박찬구 박지연기자 ckpark@seoul.co.kr
  • 올 國債 이자 11조 넘을듯

    올 國債 이자 11조 넘을듯

    국가채무가 매년 증가하면서 국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채(2005년 말 현재 92.3%)에 대한 이자 지급액이 올해 1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1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14일 재정경제부와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국채 이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공자금관리기금의 이자 지급액은 10조원, 국민주택기금 이자 지급액은 1조 3000억원에 이르러 국채 이자액은 모두 11조 3000억원 가량일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4조 8871억원과 비교해 거의 2.3배 늘어난 것이다. 올해 국채 이자 지급액 11조원은 국방예산(일반회계) 22조 5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7조 9000억원, 국민주택기금에서 1조 7000억원 등 모두 9조 6000억원이 이자로 지급됐다. 내년에는 이자율 등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공공자금관리기금 11조원, 국민주택기금 1조 2000억원 등 모두 12조 2000억원 가량이 이자로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국채 이자 지급액이 늘어나는 것은 국채가 지난해 말 248조원(지방정부 포함)에서 올해 말에는 280조원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30.7% 수준이다. 내년 말에는 300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채 증가는 외환시장 안정용 국채 발행, 공적자금 국채 전환, 일반회계 적자 보전 등에 따른 것으로 채무에 대한 이자 지급액이 계속 늘면 국가재정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채 이자 지급액 11조 3000억원은 문화·관광예산(2조 9000억원)의 3.9배, 환경보호예산(3조 8000억원)의 3.0배에 이른다. 공공질서·안전·통일·외교 분야의 예산 12조 7000억원과 맞먹는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달구벌서 전국 최대 게임축제

    전국 최대 규모의 게임행사가 다음달 11일부터 3일간 대구에서 열린다. 10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를 게임산업 중심도시로 만들고 젊고 역동적인 도시로서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2006 대구e-스포츠 페스티벌’을 국채보상기념공원,2·28기념중앙공원 등 대구 중심가 일원에서 연다. 이번 행사에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성하게 준비돼 있다. 시민들이 게임의 재미를 느끼도록 하기 위해 이번 행사의 슬로건도 ‘e-fun’으로 정했다. 진행되는 게임은 ‘스타크래프트’,‘피파온라인’,‘스페셜포스’,‘그랜드체이스’,‘테일즈러너’ 등 5개 종목. 이 가운데 ‘그랜드 체이스’와 ‘테일즈러너’ 등 2종목은 대구의 게임개발사인 ‘KOG’와 ‘라온엔터테인먼트’가 개발했다. 지난 5월부터 매 주말마다 ‘ICT 파크’의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D-라운드’라는 이름으로 예선전이 한창이다. 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산업으로서 게임의 비중을 높여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구 유일의 지하철 환승역인 반월당 메트로센터에서는 100개의 부스에 60여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온라인 및 PC 게임, 모바일·PDA 게임, 비디오 게임, 게임용품 등을 망라한 게임전시회가 열리고 ICT 파크와 인접한 프린스호텔에서는 해외 투자자, 바이어 등을 대상으로 한 수출상담이 진행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번 행사가 지역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시민들에게 게임의 건전한 이미지를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당정 “수해복구 추경 2조안팎 편성”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9일 수해복구를 위해 1조 9000억∼2조 3000억원 수준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키로 했다. 정부는 추경 재원 조달을 위해 국채를 새로 발행할 방침이며, 추가국채 발행 규모는 1조 1000억∼1조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당정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강봉균 정책위 의장,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태풍·호우피해 복구 지원계획을 논의, 이같이 결정했다.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정부가 이달중 추경예산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고, 여당은 한나라당 등과 협의해 예산안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용걸 기획처 재정운용기획관은 “현재 피해규모는 약 2조원으로 복구에 3조 5000억∼4조원이 필요하며 이 가운데 국고부담액은 2조 5000억∼2조 9000억원”이라면서 “현재 남아있는 재해대책 예비비는 1조 1000억원으로 부족액이 1조 4000억∼1조 8000억원가량”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획관은 “여기에 이달 이후 있을지 모를 재해에 대비한 예비비 추가분 5000억원을 감안할 경우 총 추경 규모는 1조 9000억∼2조 3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증권거래소 14일부터 수수료 5% 일괄 인하

    증권선물거래소는 14일부터 주식, 채권, 선물·옵션 거래수수료를 일괄적으로 5%씩 내린다. 거래소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재정경제부 시장효율화위원회가 최근 확정한 ‘증권·선물유관기관 수수료체계 개편 계획’에 따라 이같이 의결했다.특히 국채의 경우 장내 거래가 활성화될 때까지 수수료 징수를 미루고 정률로 부과되는 환매조건부채권(RP) 수수료 체계를 거래기간을 감안한 방식으로 바꿨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日 금리인상 임박… 우리 금융시장 파장은

    日 금리인상 임박… 우리 금융시장 파장은

    일본은행(BOJ)이 13∼14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6년 만에 ‘제로금리’ 정책을 포기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 언론과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의 금리인상은 그동안 저금리로 엔화대출을 받은 국내 기업의 이자부담을 증가시켜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 글로벌 달러화 약세를 가속화해 원·달러 환율 하락을 부채질할 수 있다. 환율 하락은 수출기업의 채산성을 떨어뜨린다.‘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일본으로 역류해 국내 주식시장을 불안하게 할 가능성도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일본에서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수익률이 좋은 위험자산에 투자하거나, 금리를 높게 주는 채권에 투자해 차익을 올리는 거래를 말한다. 국제 투기세력이나 헤지펀드들은 그동안 일본에서 자금을 대출받아 아시아 등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의 주식시장이나 미국 국채에 투자해 왔다. ●“국내 유입 엔 캐리 자금 적어”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일본의 금리 인상이 국내 증시나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 유입된 엔 캐리 자금이 적고, 일본은행이 지난 3월 계량적 통화완화 정책을 종료한 이후 금리 인상 전망이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최근 ‘하반기 경제·금융전망’ 보고서에서 “경기회복 속도와 인플레 압력 증대 등을 고려할 때 일본이 3·4분기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엔 캐리 자금 이동의 국내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992년부터 2005년까지 일본에서 한국으로 건너 온 증권투자자금 순유입액은 8억 1800만달러로 전체 자금 순유입액의 1.24%에 불과해 증시 하락을 유발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 양국의 금리가 동시에 오르면 국내에서 엔 캐리 자금이 청산될 여지도 줄어든다. 한은 이성태 총재도 지난 7일 콜금리 동결 당시 “일본 금리 인상이 국제금융시장에 다소 영향을 끼치겠지만 이미 상당 부분 시장에 가격으로 반영된 상태여서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은행이 지속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하면 전세계적인 엔 캐리 청산의 파도가 한국 시장을 강타할 수도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엔화대출이 걱정 문제는 일본의 금리 인상 여파가 국내 엔화대출 기업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저금리의 엔화를 많이 빌려 쓴 기업들은 이자 부담과 엔화 강세로 인한 환차손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금리 인상이 달러 약세를 부추기면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떨어져 수출 기업에도 타격이 된다. 최근 시중은행의 엔화대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 외환 등 6개 시중은행의 6월말 현재 엔화대출 규모는 1조 942억엔이다. 지난해 말 8078억엔에 비해 무려 35.5%나 늘었다. 그동안 엔화대출 금리는 연 2% 수준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연 5∼6%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특히 엔화대출을 쓴 사람들 가운데는 의사·약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과 개인사업자들이 많다. 은행들은 면허증이나 사업등록증만 있으면 용도에 제한없이 엔화대출을 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상당액은 부동산 투자에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선물환 계약으로 환 위험을 헤지하지 못한 대출자들은 이자 부담과 환차손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면서 “원·엔 환율을 예의주시하며 엔화대출 규모를 줄여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권오규 경제팀이 해야 할 일

    새 경제사령탑에 권오규 청와대 정책실장이 기용됐다. 권 경제부총리는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정치권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참여정부의 임기를 1년 반가량 앞둔 시점에 기용된 권 경제팀이 야구에 비유하면 ‘마무리 투수’의 성격이 짙다는 점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따라서 새로운 개혁정책을 추진하기보다는 기존에 마련된 부동산이나 거시정책 중 민심과 동떨어지거나 정책효과에 의문이 제기되는 사안에 대해 정비하는 쪽에 무게를 둬야 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정책의 일관성에 초점을 맞춰 측근 참모를 경제사령탑에 기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권 경제부총리는 우리 경제가 처한 현 상황과 앞으로의 정치일정, 정부가 역점을 기울이고 있는 민생 회복 등 대내외 여건부터 면밀히 살펴볼 것을 권한다. 우리 경제는 하반기부터 회복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세계 경제는 일본이나 유럽은 회복세를 지속하나 미국의 경기 위축으로 인해 총체적으로 따지자면 다소 하강곡선을 그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리고 정치적으로는 내년에 대선을 앞두고 있다. 갈수록 당의 입김이 강해지면서 재정 확대, 특히 복지재정수요의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달리 말하면 적자국채를 발행해 재원을 조달하더라도 경기부양적인 사업보다는 양극화 해소를 위한 경직성 지출에 치중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권 경제팀이 경기진작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은 내년 예산의 조기집행밖에 없을 수도 있다. 기업이 투자를 확대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국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하면 기대하기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면 기존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미시 조정쪽으로 방향타를 잡는 것이 옳다. 다만 개방과 경쟁을 중시하는 시장주의론자인 권 경제부총리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어떤 추진력을 보일지는 지켜볼 일이다.
  • 국채보상운동 오페라 만든다

    일제시대 대구에서 불꽃을 지핀 국채보상운동이 오페라로 만들어진다. 25일 대구시에 따르면 2007년 100주년이 되는 국채보상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이 운동을 다룬 오페라 ‘불의 혼’을 오는 8월24∼26일 열리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으로 공연키로 했다. 불의 혼은 일제시대 친일파로 분류되던 인사가 국민들의 나라사랑 국채보상운동에 감화돼 전 재산을 헌납하고 이를 계기로 국채보상운동이 또 다른 전기를 맞는다는 줄거리로 돼 있다. 이 오페라는 일본이 한국경제의 파탄 및 일본 예속을 촉진하기 위한 방법으로 차관을 제공하는데 맞서 정부가 일본에 진 빚을 국민이 갚아 국권을 회복시키기 위해 일어났던 국채보상운동의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국채보상운동 100주년인 내년에는 중국, 러시아 등 해외 공연도 준비 중이다. 대구시는 이와 함께 국채보상운동사 자료집 발간, 국채보상운동의 역사적 상징장소에 표석 설치, 창작 오페라 제작 및 공연,100주년 기념우표 발행 등 다양한 기념사업도 준비 중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국채보상운동의 정신을 영원히 기리기 위해 오페라 ‘불의 혼’을 제작했다.”며 “오페라 곳곳에 일제시대 서민의 애환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일제 금융수탈자료 전시회

    보험소비자연맹은 일제가 식민통치자금과 태평양전쟁 전비 마련을 위해 발행했던 전시보국채권과 조선총독부 간이보험증서 등 희귀한 일제 금융수탈자료 전시회를 15∼16일 국회의원회관 2층 전시실에서 연다. 전시 자료는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전시저축채권과 대동아전쟁할인국고채권 등 총 350여점이다.
  • ‘광의유동성 지표’ 새로 개발

    국가경제 전체의 유동성(자금의 흐름) 크기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가 새로 개발됐다. 한국은행은 11일 “금융기관의 유동성 상품은 물론 정부와 기업이 발행하는 유동성 상품을 포괄하는 ‘광의유동성 지표(L)’를 새로 만들어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광의유동성(L)은 기존의 총유동성(M3)에 정부와 기업이 발행한 국채, 지방채, 기업어음, 회사채 등의 유동성 금융상품을 더한 것으로, 통화지표 가운데 가장 범위가 넓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시론] 찬바람 닥치는 세계 주택시장/김경원 삼성경제연구소 상무

    [시론] 찬바람 닥치는 세계 주택시장/김경원 삼성경제연구소 상무

    우리나라의 주택시장은 당국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 거듭되어도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하지만 버블붕괴가 임박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어 이런 현상이 얼마나 더 갈지는 미지수다. 지난 몇 년간 세계 주요국들도 과도한 저금리 및 통화완화 정책으로 인해 주택시장이 달아올랐다. 미국의 경우 주택부문이 경제 성장의 약 40%를 기여하는 등 주택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세계 경기가 좋았던 것도 사실이다. 영국, 호주 등은 주택시장의 냉각이 이미 진행 중이며 미국, 중국 등도 주택시장에 찬바람이 불어올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경제호황을 받쳐왔던 세계의 주택경기가 과연 식을 것인가. 식는다면 천천히, 아니면 급속히 냉각되면서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로 이어질 것인가. 먼저 미국의 경우 작년 9월부터 금년 1월까지 기존주택 판매건수가 전월 대비 계속 감소했고 주택가격도 작년 4·4분기부터 전월에 비해 미약하나마 계속 떨어지거나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주택시장의 조정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조정세가 연착륙이냐, 혹은 버블붕괴로 귀결되느냐는 미국 금리의 움직임에 달려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004년 6월 이후 16번째로 최근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거듭된 정책 금리인상에도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조정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주택소유자 대부분이 모기지로 주택을 구입하는 상황에서, 이 모기지 금리를 결정짓는 장기시장금리가 정책금리 인상에도 별로 오르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얼마 전부터는 드디어 장기시장금리도 오르기 시작하면서 정책금리 인상에 반응하는 모습이다. 아직은 그 폭이 크지 않고 미연준의 금리인상 행진도 거의 끝나가는 만큼 현재로서는 주택시장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만약 쌍둥이 적자가 심화되어 미국국채에 대한 해외투자자의 선호가 없어진다면 금리가 크게 상승하면서 주택시장은 버블붕괴의 양상으로 치달아 미국경제도 1990년대 초 일본처럼 깊은 불황으로 빠져들 것이다. 유럽 주택시장은 아직 열기가 남아 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제외하고는 유럽국가의 주택가격은 남부 유럽의 별장 붐 등에 힘입어 올해 들어와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뚜렷한 경기호전 등의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주택시장의 호황은 금리가 오를 때 조정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아예 집값 버블 억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트리셰 총재는 지난 2월 자산가격 거품의 추가발생을 막겠다고 언급한 후 3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 있고 하반기에도 금리인상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전문가들은 유럽의 경제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만큼 급격한 금리인상에도 한계가 있으므로 완만한 금리상승 기조에 따른 주택시장의 연착륙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국지적 버블붕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부동산 대책이 일부 지역에서 매물회수를 야기하여 집값이 오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 적어도 당분간 집값 버블이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미국 주택시장의 조정이 본격화되어 미국경기가 하강하면 우리 수출에 대한 큰 악영향이 우려된다. 미국경기 하강으로 달러약세, 원화강세까지 가세할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결국 세계 주택시장의 조정은 우리 주택시장의 조정을 직접 유발하지 못할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간접적인 악영향은 예상된다. 정책 당국과 기업들의 현명한 대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경원 삼성경제연구소 상무
  • [儒林속 한자이야기] (120) 燎原(요원)

    儒林(586)에는 ‘燎原’(화톳불 료/들판 원)이 나오는데,‘燎原之火’(요원지화)의 준말이다.燎原之火는 원래 ‘무서운 기세로 타고 있는 들판의 불길’을 뜻하였으나 오늘날은 ‘오랫동안 억눌린 勢力(세력)이나 主張(주장)이 걷잡을 수 없게 퍼져나가는 狀態(상태)’를 말한다. ‘燎’자는 불 위에 엮어 세운 나무와 흩어지는 불티의 象形(상형)으로 ‘화톳불’ ‘불을 놓다.’의 뜻을 나타냈다.用例(용례)에는 ‘薪燎(신료:땔감),燎亂(요란:흩어져 어지러움),燎衣(요의:옷을 불에 쬐어 말림) 등이 있다. ‘原’은 벼랑 밑에서 솟기 시작한 샘의 뜻에서 ‘근원’의 뜻을 나타냈다.原産地(원산지:본디 생산된 땅),原始(원시:시작하는 처음, 처음 시작된 그대로 있어 발달하지 아니한 상태),原則(원칙:어떤 행동이나 이론 따위에서 일관되게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규칙이나 법칙. 다른 여러 명제가 도출되는 기본 논제),抗原(항원:생체 속에 침입하여 항체를 형성하게 하는 단백성 물질) 등에 쓰인다. 書經(서경)의 盤庚篇(반경편)에 나오는 말이다. 중국 殷(은)나라의 盤庚(반경)은 황하의 홍수 피해에서 벗어나기 위해 首都(수도)를 경(耿)에서 은(殷)으로 옮기려고 하자 반대 輿論(여론)이 들끓었다.雪上加霜(설상가상)으로 일부 반대론자들은 流言蜚語(유언비어)를 퍼뜨리며 수도 이전을 반대하였다. 이에 반경은 유언비어를 捏造(날조)하여 流布(유포)하는 사람은 地位高下(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할 것을 闡明(천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너희들이 나에게 알리지도 않고서 뜬소문을 퍼뜨려 백성들이 공포와 혼란에 빠져 있다. 유언비어가 번지는 것은 마치 넓은 벌판에 화톳불을 붙여 놓은 것과 같아 너희들 가까이 접근해 와도 끌 수 없을 것이다. 이는 곧 너희 스스로 조성한 불안일 뿐, 내 잘못은 없다.” 우리나라는 오래된 義兵(의병)의 歷史(역사)와 특유한 義兵精神(의병정신)으로 외침에 처할 때마다 決死抗戰(결사항전)을 마다하지 않았다. 의병의 역사에서 가장 현저한 활동을 보여준 때는 壬辰倭亂(임진왜란)과 丙子胡亂(병자호란),朝鮮(조선) 末期(말기)의 의병이었다. 특히 壬辰倭亂(임진왜란)에는 전국에서 신분이나 계급에 관계없이 義兵(의병)이 蹶起(궐기)하였다. 乙巳勒約(을사늑약)으로 우리의 外交權(외교권)을 침탈한 日帝(일제)는 강제로 韓日合邦(한일합방) 조약을 체결하여 植民(식민) 統治(통치)를 시작하였다. 폭압적인 武斷統治(무단통치)가 거세질수록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憤怒(분노)와 抵抗(저항) 또한 高潮(고조)되었다. 高宗(고종)의 因山日(인산일)인 1919년 3월1일, 민족대표 33인의 主導(주도)로 서울을 비롯한 各地(각지)에서 獨立宣言式(독립선언식)을 거행하였다. 독립선언식은 만세시위 운동으로 이어졌다.1907년 2월 중순 大邱(대구)에서는 일본에서 도입한 借款(차관) 1300만원을 갚자는 國債報償運動(국채보상운동)이 시작되었다. 신분과 지위를 초월하여 담배를 끊어 저축한 돈, 장롱 속의 佩物(패물)까지 快擲(쾌척)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2개월 남짓 기간 동안 補償金(보상금)을 義捐(의연)한 사람의 수가 4만을 넘었고 모금액도 230만원을 상회했다. 김석제 경기도군포의왕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국채발행해서라도 ‘방과후 학교’ 지원”

    “국채발행해서라도 ‘방과후 학교’ 지원”

    노무현 대통령은 4일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과 관련,“적어도 이 문제만큼은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반드시 해야 한다.”며 강력한 지원의사를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방과후 학교 확산을 위한 교육감·교육장과의 열린 대화’에서 “단기적으로 여기에 필요한 돈은 교육부 안에서도 다른 예산을 옮겨서 쓰도록 노력해야 하고, 공교육 예산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정 깎을 데가 없으면 기획예산처에서 돈을 내놓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는 교육인적자원부의 황남택 학교정책실장이 파워포인트를 이용,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성공시키기 위한 해결과제를 설명한 데 이어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등 전국 시·도 교육감과 교육장들이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정착시키기 위해 필요한 건의사항들을 제시하는 순서로 3시간 정도 진행됐다.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같은 요구에 대해 “방과후 학교사업은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교육감·교육장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서민들의 관점에서 볼 때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공적이 2개가 있다.”며 집값과 사교육비를 2대 공적으로 꼽았다. 노 대통령은 “사교육비가 서민생활에 굉장히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기쁜 마음으로 일터에 나가야 하는데 아이들 사교육비를 위해 일하러 간다는 것은 즐겁지 않은 일”이라고 짚었다. 나아가 “국민에게 제안하고 싶은 것은 중등교육에는 큰 박수를 주고 고등교육에 대해서는 타박을 주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재의 고등교육에 불만을 표시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파산해도 괴롭힌다” 겁주는 사채꾼

    Q제조업을 하다가 IMF를 맞았습니다. 영업이 안돼 개인재산을 다 털어넣고도 모자라 월 2부 이자로 사채를 빌렸습니다. 영업수익이 나도 이자를 간신히 충당할 정도였습니다. 빚이 점점 늘어갔고, 최근 버티지 못하고 손을 들었습니다. 지금은 차라리 IMF 때 회사를 정리할 걸 그랬다는 후회뿐입니다. 파산을 신청하고 새 삶을 찾으려고 하는데, 사채를 준 사람이 금융기관 돈은 몰라도 자기 것은 갚아야 한다며 인간적으로 그럴 수 있냐고 비난합니다. 안 그러면 재기를 못하게 매일 찾아와 괴롭히겠다고 합니다.7년 동안 2부에서 3부 이자까지 줬는데, 하루라도 늦으면 막무가내로 난리를 치던 사람이라 걱정입니다. -오연호(46) A금융채무에 있어 채무자 지급불능과 이로 인한 파산신청·면책이라는 위험을 채권자가 고려해야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금융채무에 대해 파산으로 면책을 부여하는 제도를 운영하면, 앞으로 갚을 생각이 전혀 없으면서도 돈을 끌어모아 낭비하거나 감추는 채무자가 생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부작용이 있다고 필요한 제도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어디에나 반사회적인 변종 인간은 있게 마련이고, 이들을 가려내는 장치가 필요할 뿐입니다. 채권자는 표면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그렇지 않습니다. 이자는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시간선호, 즉 현재 소비를 희생하는 것에 대한 대가입니다. 국채같이 채무불이행의 위험이 없는 채권에 붙는 이자는 거의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는 원금의 회수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본래 이자를 초과하는 부분은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못할 때에 대비, 원금을 조금씩 회수하는 것입니다. 채권자는 본래 이자를 넘는 부분을 적립해 일부 채무자의 불이행으로 돈을 떼일 가능성에 대비합니다. 오연호씨처럼 7년 동안 2,3부 이자를 줬다면 이자를 내면서 꾸준히 실질적으로 원금을 상환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건너간 돈이 빌린 돈의 두 배이기 때문에 이미 원금 전체를 갚고도 남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채권자의 비난은 근거 없습니다. 오히려 이 정도 수익을 올렸으면 계속 채권자가 채권을 주장하는 게 사회적인 정의에 반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익을 꾸준히 내면서도 사채이자를 갚느라 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사업이 시들해진 점을 고려한다면 더 그렇습니다. 채권자가 법원의 면책결정을 지키지 못하겠다고 막무가내로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채무자에게도 대응방법이 있습니다. 우선 면책결정에도 불구, 추심행위를 하는 채권자를 처벌하는 새 파산법 규정에 의거해 고발을 하는 방법입니다. 새 파산법 660조3항은 면책을 받은 개인인 채무자에 대해 면책된 채권에 기한 가압류, 강제집행 또는 가처분의 방법으로 추심행위를 하는 자를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고 규정했습니다. 둘째는 채무자 및 주변에 불쾌감을 주는 행동에 대해 폭행, 협박 또는 강요죄 등으로 형사고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면책을 받아 변제 책임을 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치근덕거리면 그 자체가 반사회적 행위라고 할 것입니다. 파산제도는 이제 이 나라의 확립된 법입니다. 편법적이기는 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사채꾼에게 이 나라의 과세권을 상기시키는 것입니다. 사채이자는 소득세법 16조 규정에 의한 이자소득으로 최고세율 36%까지 종합소득세 과세대상입니다. 사채꾼이 사채이자를 이자소득으로 신고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세무행정력도 여기까지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어떤 계기로든 사채 이자소득이 발생한 것을 알게 되면 그동안 미신고한 것에 대한 가산세까지 합해 과세합니다. 그리고 일단 사채꾼으로 세무서 파일에 기록되면 계속 주시를 받으며, 여기에 10%의 주민세가 부가되는 것까지 고려하면 직업적인 사채꾼에게는 중대한 부담이 됩니다. 실제로 1972년 8월2일 공포된 대통령 긴급명령은 사채를 행사하기 위해 일단 세무서에 신고할 것을 요구, 사실상 사채업자들이 손을 들게 했습니다. 양극화가 화두입니다. 조금이라도 더 가진 사람이 약간 양보해 가난에 빠진 사람의 재생과 사회적 안정을 추구해야 하는 상황을 이해하고 순응하지 못하고, 과거 타성에 따라 고리대금을 하면서 그로 인한 불가피한 위험을 받아들이지 않고 세금도 내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마땅히 조세정의의 칼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 “대한매일은 항일 본산이었다”

    배설(베델), 박은식, 양기탁, 신채호. 우리 독립운동사의 중심에 있는 이들 네 인물의 공통점은 항일 독립운동가이자 언론인이라는 점이다.‘사현’(四賢)으로 불리는 이들의 독립투쟁 업적은 꾸준히 조명받아왔지만 언론활동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져 왔다. 사단법인 배설선생기념사업회(회장 진채호)는 독립운동 선구자인 이들 사현의 항일언론투쟁을 재조명하는 학술대회를 25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했다.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는 ‘항일언론투사 베델’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한말 최대의 항일민족지 대한매일신보(서울신문 전신)를 창간해 항일언론을 펼친 주역이 배설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설은 신문을 통해 일본 침략을 통렬히 비판했고, 신문사를 국채보상운동의 총합소로 만들었으며, 항일 비밀단체 신민회는 신문사를 본거지로 삼았다.”고 밝혔다. 김창수 동국대 명예교수는 ‘백암 박은식의 사학과 민족운동’이란 주제발표에서 “박은식은 1898년 독립협회 기관지인 황성신문이 창간되자 주필에 취임해 언론을 통한 구국운동에 투신했다.”며 “이후에도 대한매일신보, 대한자강회월보 등에 국권회복을 위한 논설을 쓰고 한민족 실력배양을 목표로 하는 활동을 전개했다.”고 소개했다. 박성수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단재 신채호의 민족사관’이란 주제발표를 했다.그는 “단재는 1905년 대한매일신보 주필 취임후부터 1910년 중국으로 망명하기까지 가장 화려한 전성시대를 보냈다.”며 “그 누구보다 날카로운 필봉을 휘두르면서 역사를 논하고 애국계몽운동을 펼쳤다.”고 말했다.이현희 성신여대 명예교수는 ‘우강 양기탁의 항일 독립투쟁과 교훈’이란 주제발표에서 “베델과 함께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우강은 특히 민족운동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하여야 할 것을 염두에 두었다.”며 “이를 위해 이동녕, 안창호 선생 등과 뜻을 모아 신민회를 결성하면서 국외에 독립전쟁 기지 설립을 실천했다.”고 말했다. 학술대회엔 허동현 경희대 교수, 이용원 서울신문 논설위원, 박환 수원대 교수, 정영희 인하대 교수, 김삼웅 독립기념관장도 참석해 토론을 벌였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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