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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이 와중에 축하화환 줄줄이… 개념없는 장관·공기업 사장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이 와중에 축하화환 줄줄이… 개념없는 장관·공기업 사장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정치권이 6·4 지방선거 일정을 전면 중단하는 등 애도 분위기를 이어 간 18일 현오석 경제부총리 등 경제부처 수장들이 국회의원 주최 세미나에 ‘축하 화환’을 줄줄이 보내 부적절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 화환이 진열된 장소에서는 새누리당 세월호 사고대책특별위원회도 열렸다. 사고대책특위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 의원회관 1세미나실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 그리고 회의 시작 10분 뒤부터 문제의 화환들이 세미나실 앞을 채우기 시작했다. ‘축 정책세미나’라고 쓰인 김덕중 국세청장의 화환에 이어 김화동 한국조폐공사 사장, 현 부총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명의의 화환이 들어왔다. 화환들은 비공개 회의가 1시간 넘게 진행되는 동안 점점 불어났다. 회의가 끝날 무렵에야 세월호 침몰 사고로 대책을 마련하는 자리에 화환이 같이 있는 모습이 부적절하다고 느낀 한 의원 보좌관이 심각성을 감지하고 인부들에게 이를 치우도록 했다. 이들 화환은 오후 1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여야 의원 모임 ‘민생정치연구회’의 ‘건축자재 관련 정책세미나’에 보내진 것이다. 연구회 대표인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이 기획재정위 소속이라 피감 기관인 경제 부처에서 의례적으로 보낸 것이다. 이 의원 측은 “때가 때인 만큼 오늘은 화환을 안 받겠다고 미리 통보했는데도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글 사진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사설] 증거조작 사건 국정원 환골탈태 계기 삼아야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마무리됐다. 증거 조작을 주도한 국가정보원 과장 등 2명은 구속기소됐고 대공수사처장 등 2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자살을 시도했던 권모 과장은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남재준 국정원장 등 고위층의 개입 여부는 밝혀내지 못했다. 대선 댓글 사건에 이은 이번 사건은 국정원의 얼굴에 또 한 번 크나큰 상처를 남겼다. 이 사건은 국정원이 화교 출신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국정원의 불법적인 수사 과정이 하나 둘 드러났다. 유씨의 여동생이 가혹행위에 못 이겨 허위 자백한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해 유씨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더욱이 무죄 판결을 뒤집기 위해 국정원이 새로운 증거라며 검찰을 통해 제출한 유씨의 북·중 출입경기록 3건은 모두 위조된 중국 공문서로 판명되고 말았다. 증거조작이라는 희대의 기록은 국가 최고 정보기관에 씻기 어려운 굴욕을 안겼다. 국제적으로도 망신거리다. 검찰 또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국익을 위한 국가정보기관의 첩보 활동은 세계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분야이며 대공수사권 또한 남북 대치 상황에서 부정될 수 없다. ‘자유와 진리를 위한 무명(無名)의 헌신’이라는 원훈(院訓)처럼 국정원 직원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가를 위해 몸바쳐 일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조작으로 만든 증거로 여론을 호도할 수 있다는 구시대적 사고는 진작에 버렸어야 했다. 이제 강압적 수사나 불법적 활동 대신 오로지 합법적·과학적 수사에만 의존해야 하는 시대임을 명심해야 한다. 중앙정보부와 국가안전기획부에서 국정원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우리 정보기관은 변신을 거듭해 왔다. 국민을 탄압하는 반민주적인 권력기관의 이미지도 어느 정도 벗었다. 그러나 정치적 개입과 증거 조작은 이런 변화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국조원’(국가조작원)이라는 비아냥도 감내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번 사건으로 국민의 신뢰는 적잖이 무너져 내렸고 해외 정보망도 큰 손실을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한다는 일념으로 조직을 추슬러야 한다. 목표와 수단은 오로지 정의와 정도(正道)다. 국정원은 현재 내부 개혁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엎친 데 덮친 이번 사건을 일과성 사건으로 치부하지 말고 환골탈태하는 또 하나의 계기로 삼기 바란다.
  • 조폐공사 사장에 김화동 내정

    조폐공사 사장에 김화동 내정

    공석인 한국조폐공사 신임 사장에 김화동(57)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상임위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김 전 상임위원이 조폐공사의 임원추천위원회, 정부의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거쳐 신임 사장 1순위로 추천됐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재가만 남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상임위원은 경북고와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행정고시 24회 출신으로 기획예산처 기금총괄과장, 기획재정부 재정정책국장 및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대책본부장 등을 지냈다. 조폐공사는 임기가 9월까지이던 윤영대 사장이 지난달 돌연 사의를 표명해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신임 사장 공모 절차를 진행해 왔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지하경제 양성화, 역외탈세에 승부 걸라

    정상적인 송금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외로 몰래 빠져나간 자금이 한 해에 최대 24조원에 이른다는 국책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조세회피처로의 불법 자본유출 실태 보고서를 보면 2012년 우리나라의 불법 자본유출 규모는 최소 6조원에서 최대 24조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불법 자본유출 규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증하고 있다. 역외탈세를 줄이기 위한 강도 높은 대응책이 요구된다. 영국 조세정의네트워크에 따르면 1970~2012년 상반기 조세피난처로 이전된 한국의 자산누적 금액은 7790억 달러로 세계 3위라고 한다. 지난해 5월에는 인터넷언론 뉴스타파가 재벌 총수 등 한국인 245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유령회사)를 설립했다고 밝히면서 국세청의 역외탈세 조사가 탄력을 받기도 했다. 역외탈세만 뿌리 뽑아도 지하경제 양성화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불법자금의 해외 유출 문제가 심각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정부는 5년간(2013~2017) 필요한 134조 8000억원의 복지재원을 세출절감(84조 1000억원), 지하경제 양성화(27조 2000억원), 비과세·감면 정비(18조원)로 조달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복지재원 조달을 위한 무리한 세무조사는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으로 인해 세수 증대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국세청이 최근 기업조사를 축소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세무조사는 영세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조세 부담을 크게 할 가능성도 있다. 까닭에 지하경제 양성화는 중범죄라 할 수 있는 해외 재산 빼돌리기를 뿌리 뽑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게 효율적일 것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역외탈세 조사를 통해 1조 789억원을 추징했다. 사상 최고 기록이다. 그동안 역외탈세 추적은 대재산가의 편법 대물림이나 해운, 선박, 무역업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한류붐을 타고 해외 진출이 늘어나고 있는 업종을 대상으로 비자금 조성 등의 역외탈세 여부에 대한 감시망을 확대하기 바란다. 역외탈세는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갈수록 수법이 지능적이고 치밀해지고 있다. 조세피난처와의 조세협정을 늘리는 등 국제공조를 강화하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 야당이 발의해 국회에 계류 중인 역외탈세 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안도 낮잠을 자게 해서는 안 된다. 일정 금액이 넘는 부동산이나 선박, 항공기, 보석류 등의 국외 재산을 신고 대상에 포함해 현행 10억원 이상 해외금융계좌신고제의 취약점을 보완하자는 취지다. 가령 미국처럼 과거 미신고분을 자진 신고할 경우 형사처벌을 면제하는 등 특별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만하다.
  • 부처별 규제감축 목표 이달 중 확정

    국무조정실이 규제시스템 개혁을 위해 정부 부처별 감축 대상 규제의 수, 목표율 등을 이달 중으로 정하기로 했다. 홍윤식 국무1차장은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 부처 회의를 주재하고 규제시스템 개혁 시행 지침안을 전달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회의에서는 기존 규제 정비 방안과 규제비용총량제 시행 계획, 미등록 규제 정비 시한 및 방안과 규제 건의 과제 처리 절차에 대한 지침을 시달했다. 정부는 등록되지 않은 규제에 대한 신고 방법, 절차, 미등록 시 실효(失效) 및 일몰 적용 방안 등에 대해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안전행정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소기업청 등 36개 부·처·청의 기획관리실장급이 참석했다. 오는 7월 시범 실시를 앞두고 있는 규제비용총량제와 관련해 국무조정실은 국토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에 부처별 비용분석기법 개발, 비용 산정 및 등급제 적용 규제 분류 등의 준비 사항을 전달했다. 시범 실시에는 이 밖에도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중기청 등이 참가한다. 정부는 접수된 민원을 14일 안에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합리적인데도 수용되지 않은 민원은 3개월 안에 각 부처가 소명토록 하는 내용 등이 담긴 규제민원 처리 지침도 각 부처로 보냈다. 국무조정실은 부처 상황에 따라 합리적인 대안을 적극 수용함으로써 규제 개혁의 실효성을 높여 국민 체감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규제개혁장관회의를 계기로 규제 민원 건수가 하루 평균 60건 수준에 이르는 등 그 이전의 하루 평균 2건에 비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韓, GDP 대비 공기업 부채비율 27%… ‘OECD 최저’ 英보다 13.5배 높아

    韓, GDP 대비 공기업 부채비율 27%… ‘OECD 최저’ 英보다 13.5배 높아

    최근 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기업 부채 비율이 세계 주요 국가들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영국보다는 무려 13.5배가 높았다. 최준욱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4일 발표한 ‘공공기관 부채:추이, 국제비교 및 정책방향 논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으로 지방공기업과 금융공기업을 제외한 중앙정부 산하 공기업 부채는 총 343조 5000억원으로 GDP의 27%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해 보면 영국(2%), 독일 및 멕시코(5~6%), 일본(8.1%), 호주(9%), 핀란드(9.7%), 포르투갈(12.9%) 등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다. GDP 대비 공기업 부채 비율이 한국과 비슷한 나라는 스웨덴(25.3%)과 프랑스(29.9%) 정도다. 공기업 민영화가 더 진행된 나라일수록 GDP 대비 공기업 부채 비율이 낮았다. OECD 회원국의 공기업 범위는 영국이 가장 좁고, 프랑스가 가장 넓다. 영국은 통신, 전력 및 에너지, 철도 및 교통은 물론 물 공급까지 민영화했다. 반면 프랑스는 전력 및 에너지, 통신, 항공운항 등을 공기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국은 예외적으로 OECD 회원국 중 4번째로 공기업 범위가 좁은데도 불구하고 GDP 대비 공기업 부채 비율이 높았다. 비금융공기업 부채의 약 40%를 차지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때문이다. 최 연구위원은 “민영화를 하면 부채를 줄일 수 있지만 아직 사회적 공감대가 취약하다”면서 “공기업으로 유지하더라도 시장원칙에 충실하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軍·孝·天·性 조선에선 그림으로 多 배웠소

    軍·孝·天·性 조선에선 그림으로 多 배웠소

    그림으로 본 조선/규장각한국학연구원 엮음/이영경 책임기획/글항아리/464쪽/2만 5000원 한 장의 그림이 때로는 1000권의 책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던가. 선과 면, 색의 조화를 통해 보이는 것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움직임과 소리, 정신까지도 이미지에 담을 수 있는 까닭이다. 조선 시대를 살았던 우리 선조들은 이미지의 효과를 십분 활용했다.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의 규장각 교양총서 제10권 ‘그림으로 본 조선’은 이미지를 통해 조선의 역사를 들여다봤다는 점에서 충분히 관심을 모을 만하다. 기존 문헌 자료 위주의 역사 읽기에서 조금 비켜 나간 것인데 그 조금의 차이가 매우 큰 의미로 다가온다. 조선 시대 사람들에게 이미지는 단순히 예술적 감상을 위한 회화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기록 속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과학, 군사, 사상, 교육, 문학, 종교, 춘화(春畵) 등 사용 범위에 제한이 없었다. 문자로는 미처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그림이라는 수단을 통해 더욱 생생하고 정확하게 기록을 남긴 셈이다. 하늘 아래 땅을 딛고 살았던 조선 사람들도 우주에 관심은 많았지만 당시의 도상들을 보면 과학 인식 구조가 전통 시대의 틀에 머물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수많은 천지도(天地圖)는 천원지방, 즉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난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를 좀 더 정교하게 다듬은 것이 하늘은 공(球)처럼 둥글고 그 안쪽에는 물이 절반 정도 채워져 있으며 물 위에 네모난 땅이 떠 있다는 혼천설이다. 조선 전기의 우주론이 동시대 중국에 비해 무척 단순하고 수준이 낮은 이유는 유학자들이 우주의 구조 자체보다는 유가의 가르침 안에서 우주를 이해하려 했기 때문이다. 하늘이 구형일 뿐 아니라 음양의 기가 하늘에서 순환하고 정육면체의 땅이 기에 의해 중앙에 떠 있는 것으로 이해했다. 조선 시대 군사 서적은 이미지 활용 기록의 백미라 할 만하다. 조선이 문치주의를 표방한 선비의 나라였던 까닭에 군사력이 취약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왕조 500년을 지탱한 근간이 조선의 전쟁 기술이었음을 수많은 이미지들이 보여주고 있다. 신숙주 등이 집필한 ‘국조오례서례’ 중 하나인 군례(軍禮)에는 창검, 총통완구, 장군화통 등 무기에서부터 병사들이 입는 갑옷까지 상세히 그려져 있다. 1598년 편찬된 조선 최초의 무예서인 ‘무예제보’와 1759년 간행된 ‘무예신보’의 내용에 새로운 훈련 종목을 추가해 1790년(정조 14년) 펴낸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는 예술 차원으로 성숙한 조선 후기 전투술을 자세히 보여준다. 정조가 직접 편찬 방향을 잡은 후 박제가, 이덕무 등 규장각 검서관이 작업한 무예도보통지는 장창, 기창, 쌍수도, 월도 등 다양한 무기를 사용한 24가지 근접 전투 기술의 병기와 개별 동작 및 전체 움직임에 대해 매우 사실적인 그림과 해설을 붙여 정리했다. 이미지가 보조 역할에 머물지 않고 주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글을 잘 몰랐던 우매한 백성과 시골 아낙들에게 유교적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만든 ‘삼강행실도’가 대표적인 예다. 조선이 건국되고 유교 국가로서 기틀을 다져 나가던 때에 일어난 패륜 사건이 국가 차원에서 백성을 교화시키려는 목적으로 1434년(세종 16년) 삼강행실도를 편찬한 계기가 됐다. 1428년(세종 10년) 진주에 사는 김화(金禾)라는 이가 아버지를 살해한 패륜 사건이 조정에 보고되자 관료들은 유교질서와 가치관을 알릴 수 있는 책을 제작해 백성이 항상 보고 배우도록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중국과 우리나라 역대 사적에서 삼강의 절행이 뛰어난 충신, 효자, 열녀를 110명씩 추려 3권 3책으로 펴낸 책은 그 행적을 먼저 그림으로 그리고 뒷면에 한문 설명과 시, 찬이 덧붙여진 방식이다. 그림이 들어간 이유는 문맹의 백성을 가르치기 위한 방편이었으나 그림의 역할은 그 이상이었다. 하나의 이야기를 몇 개의 장면으로 형상화한 다원적 구성 방식으로 독자의 감성에 호소함으로써 교화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핵심 역할을 했다. 처자식이 눈앞에서 죽어 가도 절의를 꺾지 않는 충신, 손가락을 끊고 허벅지를 베어 부모의 병을 고치려 한 효자, 청상과부가 돼 개가를 권유받자 코와 귀를 베어 가며 거부한 영녀(令女) 등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끔찍함과 충격이 묻어나는 이야기들이 숱하게 실려 있다. 조선 시대 기록 자료인 도(圖), 도설(圖說), 도해(圖解)도 빼놓을 수 없다. 글과 그림을 섞어 사물이나 개념을 설명한 것으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림을 사용한 사례다. 궁중의 각종 행사 장면을 그린 반차도(班次圖), 제례 관련 도설은 글과 그림으로 조화롭게 설명한 조선 기록문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조경학회 차기 회장에 김성균씨

    조경학회 차기 회장에 김성균씨

    김성균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가 최근 가천대에서 열린 한국조경학회 정기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선출됐다. 김 차기 회장은 현재 아시아문화경관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임기는 2015년부터 2년이다.
  • 소득·클래식 음악 등 문화생활… 새달 ‘新중산층’ 기준 나온다

    당신은 전체 국민 중 어느 계층에 속합니까? “중산층.” 당신이 중산층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요.” 기획재정부의 ‘중산층 개념’ 용역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말까지 진행한 설문 결과다. KDI는 어느 계층에 속하느냐고 물어보면 10명 중 8명이 ‘중간’이라고 답하지만, 정작 중산층이냐고 물으면 10명 중 8명이 ‘아니요’라고 말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달 말까지 ‘신(新)중산층’ 기준을 발표하기로 했지만 다음 달 중순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30일 “그간 KDI,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등과 함께 중산층 기준 정립 방안을 논의했고 막바지 검토 단계”라면서 “소득뿐 아니라 학력, 직장, 라이프스타일, 문화생활 수준 등을 감안한 새로운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중산층 개념 설정에 나선 것은 지난해 ‘중산층 증세 폭풍’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소득 기준인 연 총급여 5500만원을 중산층과 고소득층의 기준으로 삼아 고소득층에 과세를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총급여 7000만원으로 기준을 바꾸었고, 둘쭉날쭉한 기준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정부는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선진국처럼 클래식 음악 및 미술전 참여 횟수, 정치 참여 여부까지 고려하는 중산층 개념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시사문제를 토론할 수 있어야 하고, 클래식 콘서트도 찾아야 한다. 중산층의 개념이 주관적이라는 뜻이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신의 체면이나 사회적 지위를 고려할 때 중간에 속하고 싶어 하지만 세금 등 중산층이 져야 할 사회적 책임이나 부담감 때문에 중산층에서 벗어나고 싶기도 할 것”이라면서 “주관적 기준인 중산층을 정책 기준으로 삼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열린세상] 한·미·일 정상회담의 국제정치 역학/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한·미·일 정상회담의 국제정치 역학/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의 개최는 그 어느때보다 높은 관심을 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처음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것은 물론이고, 미국의 중재에 의해 한일 정상이 만난다는 것도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한·일 갈등은 양국의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한·미동맹, 한·중관계 그리고 동북아 질서에 영향을 주고 있다. 우선 미국이 한·일관계 개선에 관심을 두게 된 것에는 중국의 ‘공세적 부상’에 대한 우려가 포함돼 있다. 한·미동맹 및 미·일동맹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역내 안정과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미국으로서는 한·일관계의 악화를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에 큰 걸림돌로 인식한 것이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최악의 상황에 빠진 한·일 갈등이 미국의 외교전략에 큰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한·일관계의 악화를 이용해 한국을 중국 쪽으로 더 밀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심지어 한·일 간을 더욱더 멀어지도록 하여 한·미·일 협조체제를 차단하려는 시도도 서슴지 않고 있다. 그 예로 중국이 안중근 의사 기념관의 설립에 지금까지 반대하였건만, 한·일관계가 악화된 지금은 선뜻 수락한 것을 들 수 있다. 즉 중국은 안중근 의사의 기념관을 통하여 한국과 중국이 일본 압박에 공조하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보여주고자 한다. 중국의 속내는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일본의 고립을 한층 강화시키는 데 있다. 따라서 중국은 이번 기회에 일본에 대한 외교적, 군사적 압력을 지속하여 동북아에서 중국의 전략적인 우위를 정립하려고 한다. 중국이 한국에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근저에는 중국이 동북아에서 상황적인 우위를 구축하고 나아가서는 동북아에서 미국의 질서를 흔들고자 하는 측면이 있다. 문제는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미국조차 한·미동맹과 한·중관계를 제로섬으로 보면서 한국 외교를 우려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미국도 일본의 역사인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한국이 일본을 무시하면서 대화를 거부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의 감정적인 대응이 한·일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연방예산 삭감 이후 아시아에서 우방 및 동맹국들과 협력하는 방위전략을 생각하고 있으나 한·일관계의 악화로 인해 한·미·일 협조관계가 훼손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이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 협조적이면서 미·일 동맹 강화에 나서는 일본에 호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의 전통적인 시각에서 보면 일본은 극동지역에서 ‘불침항모’이며, 아시아에서 영국으로 인식하는 측면이 강하다. 이 점에서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일본이 절대적인 미국의 지지자라고 인식하고 있다. 일부 미국인들은 일본이 지난 60여년간 소위 ‘좋은 지구촌 시민’으로서 역할을 하였다고 인정하면서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지나친 과잉반응이라고 생각하는 경향마저 있다. 이러한 미국의 인식은 한·중관계가 우호적일수록 한국의 의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고 일본의 군비 확충을 지지하였을 때 한국이 중국과 함께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비판적으로 인식하는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이 그 예이다. 이의 역풍으로 한국이 친중으로 편향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미국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역사문제에 대해 중국이 한국과 협력적인 자세를 취하면 취할수록 미국의 일각에서는 한국의 감정적인 대응이 한·미·일의 전략협력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도 한다. 현재 한국에서는 한·일관계에 대해 미국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돼 있지만, 미국이 누구의 편도 들기 어려운 상황에 있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한반도 및 지역정세, 바람직한 안보구도와 같은 큰 전략적인 관점에서 한·미·일이 공감대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실천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은 중국문제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전달해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고 지역안보에서 한·미동맹의 역할과 기여를 적극적으로 피력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방한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편한 마음을 갖도록 한국이 노력할 때 한국에 대한 미국의 지지도 강화될 수 있다.
  • 가스안전관리 종합대책 추진으로 사고예방에 만전

    가스안전관리 종합대책 추진으로 사고예방에 만전

    지난 12일 미국 뉴욕시 맨해튼에서 도시가스 누출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폭발사고로 빌딩 2동이 무너지며, 8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국내 가스안전관리 실태와 가스안전관리 대책을 긴급 진단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2013년 우리나라 가스사고 인명피해율(백만가구당 인명피해자 수)은 7.5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인 일본(5.5명)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5년 577건에 달하던 가스사고는 가스소비량이 4배 가까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1건으로 1/5 수준으로 줄었고, 인명피해도 1995년 711명(사망 143명, 부상 568명)에서 지난해 161명(사망 17명, 부상 144명)으로 크게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그간 가스사고로부터 국민의 안전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정부와 가스안전공사의 각종 가스안전관리 대책 추진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시가스의 경우, 이번 맨해튼 사고와 같은 대형참사가 국내에서는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 공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미국의 경우 가스사용 역사가 100년이 넘어, 공급배관의 재질이 상수도를 공급하는 것과 유사한 주철관을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나, 국내의 경우 가스배관 재질은 △내식성과 내진성능을 가진 폴리에틸렌배관이 대부분이며, 더 나아가 △도시가스배관 손상사고 예방을 위한 굴착공사정보지원센터 운영 △가스누출시 자동으로 감지하여 가스를 차단하는 자동차단장치 및 지진감지장치 등 안전장치 보급 및 △연2회 도시가스사의 안전점검 실시 등을 비롯한 체계적인 안전관리제도가 정착되어 있다. 따라서, 미국의 경우, 낡은 가스배관 사용으로 맨해튼에서만 가스누출신고가 6년간 10만 5천건에 달하나, 우리나라는 10년간 누출신고건수가 343건에 불과하며, 실제 사고발생 건수 역시 전년기준 연간 20건에 그치는 등 안전점검과 관리체계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가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고발생 위험이 높은 LP가스시설의 경우도 △불량 LP가스용기 유통 근절대책을 비롯, △퓨즈콕 보급사업 △서민층 가스시설 무료 개선사업 △타이머콕 보급사업 등 안전장치의 개발 보급을 적극 추진하였고, △가스레인지 과열방지장치 설치 및 LPG용기밸브 오조작이나 고의사고예방을 위한 차단기능형밸브 설치를 법으로 의무화함으로써 취급부주의등 인적 오류로 인한 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아울러, 법정검사 대상 시설이 아닌, 재래시장등 영세소규모 시설에 대한 안전관리 대책의 일환으로, △이․미용업소, 건강원, 사무실 등 소규모 시설에 대해서도 검사를 받도록 하는 검사대상 확대 추진 △취약시설에 대한 특별점검 실시 △안전점검의 날을 통한 공급자와 합동점검 실시 △안전공급계약제를 통한 공급자의 사용자시설 점검 강화 등 안전관리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 노력해 왔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앞으로도 가스사고로부터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보다 체계적인 안전관리 활동은 물론, 근원적이고, 선제적인 가스사고 예방활동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관리체계 구축에 앞장 설 계획이다. 한편, 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가스안전공사의 가스안전관리활동이 약 3조원(2011년 기준)의 사회․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국가와 국민의 안전확보는 물론 가스제품생산기업의 기술경쟁력 제고, 해외수출 증대에도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가스안전공사 전대천 사장은 “빈틈없는 가스안전관리와 사고예방 활동으로 국민들의 안전 확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용어 클릭] 퓨즈콕 : 비정상적으로 가스가 샐 때 자동으로 가스를 차단하는 안전장치 가스시설 무료개선사업 : 고무호스로 설치된 시설을 금속 가스배관으로 무료교체 타이머콕 : 일정시간 경과후 자동으로 가스를 차단하는 안전장치
  • “여권 발급 기간 줄이는 방법 중구에서 아이디어 냅니다”

    “여권 발급 기간 줄이는 방법 중구에서 아이디어 냅니다”

    “여권 발급에 나흘이나 걸릴 이유가 있나요. 급한 해외 출장 때문에 재발급받는 과정에서 발을 동동 구르던 주민이 불편하다고 털어놓는 걸 봤습니다. 외교통상부가 한국조폐공사에 의뢰해 통합 발급하다 보니 생기는 일인데, 중구에서 발행하도록 하면 이틀로 단축할 수 있죠.” 25일 김찬곤 중구 부구청장은 규제 완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쏟아 냈다. 그는 “여권 발행장비를 광역자치단체별로 3~4곳씩 분산 배치하자고 외교부에 건의할 예정”이라며 “비효율적인 위법건축물 규제, 관광호텔 신축 관련 불편 사항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부구청장은 이날 출범한 중구 규제개혁추진단 총괄을 맡았다. 단장인 기획재정국장 아래 6급 이하 직원 4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20일 박근혜 대통령이 ‘끝장 토론’을 주재하며 규제개혁에 총력을 쏟는 가운데 구도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추진단은 지방자치단체 행정규제 등록 및 관리를 맡는다. 나쁜 규제는 폐지·완화하고 좋은 규제는 강화·신설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예컨대 상위법령 개정 사항을 반영하지 않는 자치법규는 발굴 즉시 개선하고 주민 편의를 위한 법령 개정은 중앙부처에 적극 제안한다. 부구청장 주재로 매주 목요일 규제개혁 보고회도 한다. 국장, 총무과장, 감사담당관 등이 참석해 규제 내용에 대한 필요성 및 적정성을 검토한다. 특히 부구청장이 직접 전화를 받아 상담하는 ‘기업신문고 핫라인’(3396-8200)을 가동했다. 김 부구청장은 “5층 건물의 4층 일부가 위법이면 건물 전체 인허가에 제한을 받는다”며 “이 때문에 식품위생법 규정에 맞춰 시설을 갖춘 층도 영업을 할 수 없게 돼 영세 자영업자에게 타격을 입힌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공간만 제재하는 건축법 시행령 개정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창식 구청장은 “실제 체감할 수 있는 규제개혁을 꾀해 일자리 등 경제 살리기에 힘을 싣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박형수 통계청장 인터뷰] “北 데이터 알아야 통일 대박…유엔 통해 5년마다 인구조사할 것”

    [박형수 통계청장 인터뷰] “北 데이터 알아야 통일 대박…유엔 통해 5년마다 인구조사할 것”

    “현재는 정확한 통계 없이 북한에 대해 뜬구름을 그리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유엔(UN)을 통해 5년마다 북한 인구조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지난 17일 오전 정부 대전청사 14층 집무실에서 만난 박형수(47) 통계청장은 통일에 대한 이야기로 화두를 열었다. 통일을 준비하고, 통일 후에 정책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자료는 북한 통계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UN을 통해 2008년에 시행한 인구센서스가 우리가 가진 유일한 공식통계다. 데이터가 없으면 정책 비용이 낭비된다. 박 청장은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5년마다 북한의 인구센서스를 시행하는 방안을 통일부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오는 6월 삶의 지표를 보여주는 통계를 처음으로 발표한다. 소득만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임금근로자 통계에 대해서는 봉사 등 사회적 기여도를 측정하는 방식의 통계 개발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가정주부의 가사 노동을 측정하는 것도 추진된다. 취임 1주년(18일)이 된 박 청장은 최연소 차관급(1967년생)으로 재정분야의 전문가다. 이인실 전 청장과 함께 두 번째로 임용된 비(非)관료 출신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北도 정권 유지차원서 통계 검증 원해 →‘통일 대박’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됐다. 하지만 정작 북한 관련 통계는 매우 부족한 게 사실이다. -지금으로서는 대부분 뜬구름을 그리고 있다. 북한에 대해 잘 모르면서 장밋빛 청사진만 보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북한 인구도 제대로 모른다. UN이 2008년에 UN인구기금으로 북한 센서스를 단 한 번 했다. 이것이 북한을 직접 조사한 유일한 통계다(북한 관련 간접 통계는 324종). 이 자료를 토대로 매년 인구추계를 하고 있다. 이 추계로 통일비용을 계산하는 것이다. →정확한 통계가 없으면 정밀한 정책도 힘들지 않나. -동독과 서독은 정보 교류를 했음에도 통일 후에 정보 부족으로 통일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정확한 통계가 없으면 정치적 타협으로 지원규모가 정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통일이 된다고 북한의 통계가 바로 조사되는 것이 아니다. 조사원을 훈련시키는 등 준비작업이 필요하다. 다행히 북한은 정권 유지 차원에서라도 자신들의 행정통계를 검증하고 싶어한다. UN을 통해 인구조사만 5년마다 정기적으로 해도 큰 도움이 된다. 통일부와 협의한 후 UN과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인구통계 말고도 북한 관련 통계가 많이 필요할 텐데. -인구통계는 인구 관련, 사회 관련 통계의 기본 중에 기본이기 때문에 첫발을 떼기에 가장 적합하다. 이외 인공위성 사진으로 곡물수확량을 측정하는 통계 기술을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개발하고 있다. 아직은 면적만 사진으로 조사하고 곡물 종류는 직접 논·밭을 방문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인공위성으로 측정하도록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북한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는 6월에 삶의 지표에 대한 통계가 나오는 것으로 안다. 주관적인 개념인데 갑론을박이 많을 것 같다.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을 측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행복은 너무나 주관적인 개념이므로 중간단계로 삶의 질 지표부터 측정해보려 한다. 추진한 지는 오래됐는데 마무리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우선 6월에 66개의 지표를 발표하고 2년 뒤까지 83개 전체 지표를 내놓을 것이다. 하지만 대표 지수를 발표하지는 않는다. 물질 측면에서는 소득, 소비, 복지, 주거, 고용 등이 포함되고 비물질 측면에서는 건강, 교육, 문화·여가, 가족·공동체, 시민참여, 안전, 환경, 주관적 웰빙 등이 들어간다. →그렇다면 삶의 질 지표는 통계를 쓰는 사람이 알아서 만들라는 이야기가 되는데. -국가통계청에서 국민 삶의 질을 측정하는 경우, 종합지수를 작성하기보다 개별 지푯값을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종합지수를 만들려면 개별 지푯값에 가중치를 부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치가 개입되면서 정치적으로 중립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가 국민행복도 등 대안 통계를 만들기 위해 만든 스티글리츠위원회 역시 개별 지표로 공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통계가 체감하는 것과 다르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한마디로 국내의 상황이 국제기준과 다르기 때문이다. 통계를 국제 기준에 맞추면 국민 체감에서 멀어지고, 국내 상황에 맞추면 국제비교가 불가능한 ‘딜레마’인 셈이다. 예를 들어 너무 낮게 나온다는 지적을 받는 실업률(실업자 수/만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수)을 보자. 우리는 공부도 길게 하고, 군대도 가야 하고, 공무원 등 한 우물만 파는 구직자도 많다. 이들은 모두 경제활동에 나서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다. 외국과 달리 자영업자도 망하면 직장인이 되기 위해 나서지 않는다. 역시 비경제활동인구다. 다른 국가에 비해 비경제활동인구가 많으니 경제활동인구 중에 실업자 수는 별로 없다. 그렇다면 1년간 구직 활동을 한 번이라도 한 사람을 모두 경제활동인구로 치면 어떨까? 공무원 시험만 보는 이들이나, 창업을 하는 이들이 더 많이 포함될 것이다. 실제 이런 주장이 있다. 하지만 국제 기준과 맞지 않아 실업률 국제 비교가 불가능하다. →해법이 없나? -최대한 노력하겠다. 우선 정책목표는 실업률이 아니라 고용률(취업자/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로 바꾸었다. 노동저활용 지표도 올해 11월에 나온다. 비경제활동인구까지 활용되지 않는 노동력으로 포함하는 개념이다. 소득만을 기준으로 한 임금근로자 통계 역시 봉사 등 사회적 기여도를 측정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가정주부의 가사노동 역시 측정해 보려고 한다. 국제기준을 감안해 현재 있는 통계들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으니 새로운 개념의 통계들을 만들어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반영하고 국민이 조금이라도 더 체감할 수 있는 통계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143개의 국가주요지표 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부를 소개해 준다면. -국가주요지표 체계는 국가발전상황을 종합적이고 쉽게 알 수 있도록 정리한 핵심지표로 경제·사회·환경 등 3개 부문 밑에 인구, 건강, 국민계정, 고용과 노동, 생활환경과 오염 등 16개 영역으로 구성했다. 4월부터 국정모니터링(e-나라지표) 시스템(www.index.go.kr)에 공개한다. 총인구를 연령별로 세웠을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연령인 중위연령은 37.9세다. 중위연령이 30세 이상이면 ‘나이 든 인구’로 간주한다. 특허출원 수는 인구 100만명당 2773건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미국, 일본 다음으로 높다. 위험음주율(만 19세 이상 인구 중 소주 1병을 주 2회 이상 마시는 이들의 비율)은 2007년 16.1%에서 2011년 17.2%로 높아졌다. 1인당 알코올소비량(만15세이상 인구기준)은 8.9리터로 OECD 평균(9.1리터)에 근접하고 있다. ●통계 ‘정치 악용’ 막는 법안 이달중 제출 →지난해 통계청은 18대 대선을 앞두고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통계 발표 1주일 전에 관련 정부부처에 통계를 미리 제공하는 것이 문제가 됐다. 본래 사전제공의 취지는 정책 부처가 설명자료 및 정책 대응을 준비할 여유를 주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해의 소지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해 ‘통계 공표의 투명성 강화방안’을 마련했다. 또 통계를 부처에 사전 제공하지 않도록 통계법을 개정해 3월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 1년의 소회와 향후 계획을 말해 달라. -통계청은 다른 정책 부서와 달리 호흡이 가쁘지 않다. 덜 익은 통계를 내놓지 말고 천천히 뚜벅뚜벅 가자는 것이 철학이다. 통계는 항상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이에 따라 관(官) 주도의 통계보다는 민간과 함께하는 통계 개발이 중요하다. 2022년까지 환경경제계정(환경 분야의 GDP 통계)을 만들 계획이다. 예를 들어 제조업이 자원을 얼마나 쓰고 이산화탄소는 얼마나 발생시키는지 측정하는 것이다. 경제통계와 사회통계에 비해 환경통계는 비교적 열악하다. 당장 돈이 되거나 정책에 쓰이는 정도가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 분야의 통계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정리 사진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박형수 통계청장은 ▲47세 전남 화순 ▲광주동신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UCLA 경제학 박사 ▲한국조세연구원 재정분석센터장·기획조정실장·예산분석센터장·연구기획본부장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
  • [경제 블로그] 조세재정硏도 안 따르는 조세정책

    조세 제도의 국내 최고 전문가 집단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차 사실상의 업무상 상급기관인 기획재정부의 조세정책을 따르지 않는다면 이런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작년보다 연말정산 환급액을 덜 받거나 오히려 더 토해내야 하는 사람들이 많아 직장인들의 불만이 크다는 보도가 최근 나왔지만, 조세재정연구원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두둑한 ‘13월의 보너스’를 챙겼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기가 막힙니다. 2012년 9월에 기재부가 근로소득원천징수세액을 10%가량 내리도록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했지만 이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랍니다. 기재부는 당시 침체된 경기를 살리고 소비를 늘리기 위해 직장인 월급에서 매달 떼가는 근로소득원천징수세액을 깎아줬습니다.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근로소득간이세액표의 특별공제율을 상향 조정하는 방식으로 매달 월급에서 떼는 소득세를 인하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2012년 9월 이전의 근로소득간이세액표를 적용해 왔습니다. 즉 매달 직원들로부터 근로소득원천징수세액을 정부 방침보다 10%씩 더 뗀 것입니다. 당연히 세금을 미리 많이 떼었으니 나중에 그만큼 더 많이 돌려받는 셈입니다. 조세정책을 연구하는 조세연구원이 소득세법 시행령까지 지키지 않았던 이유는 연말정산 때 환급액이 줄어들거나 세금을 더 내야 하는 직원들이 나타나면 불만이 커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조세 전문가들조차 정부의 소득세법 시행령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입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연구원이 소득세법 시행령을 지키지 않고, 기재부의 명령에 따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매달 직원들로부터 세금을 더 떼서 국세청에 꼬박꼬박 납부한 만큼 가산세를 물거나 처벌도 받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세법을 잘 모르는 중소기업이나 울며 겨자먹기로 정부의 정책을 따라가는 기업들은 구성원들의 불만에 직면했습니다. 왜 ‘13월의 보너스’ 대신에 ‘세금폭탄’을 때렸냐는 거죠. 조삼모사라고 치부할지 모르지만 적금을 타듯 연말정산을 즐기던 직장인들은 분명 허탈합니다. 조세 전문가들은 이번 연말정산 사태와 함께 지난해 세법개정안, 2·26 전·월세 대책 등에서 정부가 세금을 경기 활성화나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합니다. 기재부는 당분간 근로소득원천징수세액을 다시 조정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민심을 제대로 읽는 연습은 여전히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홍대 대학로캠퍼스에 ‘…그림자’像

    홍대 대학로캠퍼스에 ‘…그림자’像

    홍익대는 12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 위치한 대학로 캠퍼스 정면에 이 대학 조소과 김영원 교수의 8m 크기 인체 브론즈 조각 ‘그림자의 그림자’를 설치, 제막한다.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상과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상 제작자인 김 교수는 홍익대 미대 학장을 퇴임한 뒤 현재 한국조각가협회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림자의 그림자’는 인체의 몸이 그림자를 비추는 또 하나의 그림자와 같은 존재라는 인식을 담고 있다. ‘그림자의 그림자’가 설치되면서 지난해 개원한 홍익대 새 캠퍼스가 대학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게 됐다고 이 대학은 설명했다. 홍익대 대학로 캠퍼스에는 뮤지컬 전용 공연장과 전시장을 갖춘 아트센터와 함께 공연예술대학원, 광고홍보대학원,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 산업미술대학원, 영상대학원 등이 이전해 왔다. 캠퍼스 입지에는 과거 서울대 미술대학이 있었고, 최근까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자리를 지켜 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홍익대 대학로 캠퍼스에 콘텐츠산업 핵심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콘텐츠코리아랩 제1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자살 시도 金씨 상태 호전… 취재진 질문엔 “…”

    자살 시도 金씨 상태 호전… 취재진 질문엔 “…”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위조 의혹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다 자살을 시도한 조선족 김모(61)씨가 10일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지난 5일 자살 기도 이후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김씨는 상태가 호전돼 이날 오전 11시쯤 일반 병동의 1인실로 옮겨졌다. 병상에 누워 얼굴까지 하얀 시트로 덮은 채 모습을 드러낸 김씨는 “국정원이 문서 조작 지시를 내렸나”, “국정원에 서류를 전달할 때 위조됐다는 사실을 밝혔나”, “호텔 방에 ‘국조원’이라는 혈흔을 남긴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닫았다. 그는 병원 직원들의 도움으로 일반 병동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김씨의 주치의 박영학 교수는 앞서 브리핑을 갖고 “상처 봉합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고 상태가 안정됐다고 판단해 일반 병실에서 치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처음 병원에 실려 왔을 당시 의식이 약간 혼미한 상태였고 오른쪽 턱 아래 10㎝ 길이의 열상(피부가 찢어져 생긴 상처)이 있었다”면서 “피가 스며 나오는 정도였고 동맥 손상에 의한 출혈이나 신경 손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3일 뒤면 실밥을 뽑을 것이고 그 뒤에 퇴원해도 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한 모텔 객실에서 흉기로 자해한 뒤 피를 흘리며 쓰러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위조 의혹과 관련해 피고인의 출입경 기록 위조 또는 변조 과정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난 국가정보원 협조자로 지난달 28일을 비롯해 세 차례에 걸쳐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車 리스 등 금융용역 부가세 낸다

    내년부터 자동차 리스, 금고 대여, 재테크 자문 서비스 등 일부 금융용역에 대해 10%의 부가가치세가 부과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올해 중점 추진 과제로 내세웠던 ‘금융용역에 대한 부가세 과세 범위 확대’ 방안이 실행되기 시작했다. 기재부는 9일 모든 금융기관의 권역별, 업무별 수익 구조를 들여다보고 있으며 오는 8월 발표할 ‘2014년 세법개정안’에 금융용역 부가세 확대 방안을 담겠다고 밝혔다. 올해 세법개정안에 포함돼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1월부터 과세가 가능하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예금 입출금, 계좌 이체, 환전 등에 붙는 수수료는 부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금융사 본연의 업무에서 발생한 수익이고, 부가세가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특성이 있어 국민들의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보험, 증권사의 주식거래 중개 서비스 등도 금융사 본연의 업무라는 점에서 부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재부는 세무, 부동산 자문 수수료 등 부수적 업무에서 발생하는 수익에만 단계적으로 과세를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달부터 치료 목적이 아닌 미용·성형 의료용역에 새로 부가세가 부과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그만큼 부과 대상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질 전망이다. 앞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2012년 정부의 용역 과제로 수행한 ‘중장기 부가가치세 과세구조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 보험 관련 서비스 전반에 부가세를 매길 경우 2010년 기준으로 연간 총 6059억원의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세 부담이 늘어날 금융권과 일부 소비자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여 세법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세 부담 커진다” 소비자·금융권 반발이 변수

    정부가 내년부터 자동차리스 등 금융사의 본래 업무에서 벗어난 부수적 금융 용역에 부가가치세(10%)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지만 실현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다른 업종과 과세 형평성을 맞추고 유럽연합(EU) 등 금융업에 대한 부가세 과세를 확대하는 국제 기조에 발맞추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세 부담이 늘어날 일부 소비자는 물론 금융권도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금융 용역에 대한 부가세 확대 논의는 꾸준히 있어 왔다. 정부는 복지재원 마련 등으로 세수를 늘릴 필요가 커지자 2012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중장기 부가가치세 과세구조 개선방안’ 보고서를 시작으로 과세 여부를 본격적으로 점검하기 시작했다. 당시 보고서는 부가세가 면제되는 금융·보험 용역 전반에 부가세를 부과하기는 어렵지만 수수료 등 일부 부수적인 금융 서비스에 대해 부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EU에서 이미 시행 중인 자동차리스 등 금융 리스에 대한 과세를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부가세법에 따르면 은행업, 보험업, 투자신탁업, 상호저축은행업, 신용보증기금업, 여신전문금융업, 환전업, 일부 금전대부업 등 대부분의 금융·보험업에 부가세가 면제된다. 복권, 상품권, 부동산임대 용역, 인수합병(M&A) 중개 등 일부 용역에만 부가세가 붙는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가세법이 제정된 1977년 당시 금융 용역에 부가세를 매기면 이자율을 자극해 물가 불안을 초래할 우려가 커서 금융업에 과세하지 않기로 했지만, 현재는 금융사의 본래 업무인 예금, 대출, 보험 등과 관련 없는 서비스에는 부가세를 매기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율(10%)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8.7%보다 낮고 면세 범위가 넓은 편이다. 홍기용 인천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금융사의 부수적 업무를 보면 금융업이 아닌 다른 업종에서 할 수 있는 업무를 겸업하는 것이 많아 다른 업종과 조세형평성에 문제가 된다”며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면 이런 수익은 원칙적으로 과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권은 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부가세 부과의 이유로 내세우는 다른 업종과의 과세 형평성은 명분일 뿐이며 세수 증대가 목적이지만 그 효과가 적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2012년 기준 은행의 이자 순수익은 9조 2000억원 흑자지만, 부가세 과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수수료 순수익은 1조 1000억원, 기타영업 순수익은 3조 9000억원 적자”라고 밝혔다. 금융사들은 현재 전체 영업이익의 0.5%를 교육세로 납부하고 있는 점도 들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교육세(0.5%)를 내는 금융 용역에 부가세를 매기면 금융 서비스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금융 소비자들이 세금을 부담해야 하므로 서비스 비용은 늘고 물가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영록 기재부 재산소비세정책관은 “교육세는 전체 영업이익에 과세하고, 부가세는 일부 용역에만 과세하므로 문제가 되지 않아 교육세는 예전처럼 그대로 과세할 것”이라면서 “단계적으로 과세를 확대할 계획이므로 금융 소비자들에게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골수 주고도 “할 수 있는 일 했을 뿐”

    골수 주고도 “할 수 있는 일 했을 뿐”

    서울 광진경찰서 형사과 천대호(33) 경장이 지난 5일 급성백혈병으로 생사를 다투던 남자 초등학생에게 조혈모세포(골수)를 기증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천 경장은 7일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장기기증 서약을 하고 뇌성마비 환자들을 후원하는 것을 보면서 골수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면서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2007년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 골수 기증을 하기로 서약한 천 경장은 지난해 말 급성 백혈병을 앓는 남자 어린이와 유전자가 99%가 일치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식 수술을 결심했다. 천 경장은 지난 2011년에도 유전자가 일치하는 환자가 나타나 기증 의사를 밝혔으나 환자의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져 숨지면서 기증을 하지 못했다. 광진경찰서 관계자는 “천 경장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라며 알려지길 원치 않았지만 골수 기증 수술을 하기 위해 입원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알려지게 됐다”고 전했다. 2009년 순경 공채로 입문한 천 경장은 지구대 근무를 거쳐 중요범인검거와 마약 수사에 우수한 성과를 거둬 경찰청장 표창 등을 받은 바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간첩사건 증거조작 파장] 김씨는 누구… 자살 시도 왜

    [간첩사건 증거조작 파장] 김씨는 누구… 자살 시도 왜

    증거 조작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자살을 시도한 중국 국적의 탈북자 김모(61)씨는 중국에 사업체를 두고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국가정보원에 대북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중국 정부가 위조라고 밝힌 유우성(34)씨의 출입경기록 문서 가운데 하나인 싼허(三合)변방검사참(출입국관리소)의 답변서를 입수해 국정원에 전달한 인물로 이번 사건의 핵심 참고인으로 지목돼 왔다. 7일 공개된 유서 중 “유우성은 간첩이 분명합니다”라는 내용을 볼 때 김씨는 이번 사건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두 아들에게 보내는 유서에서 “중국 공장은 버려라. 너무 힘들게 일하는 모습이 안타깝구나”라는 말을 남겼다. 김씨가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씨는 중국에서 조선족 사업가 단체에서 활동했으며 공장 외에도 각종 사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밝힌 김씨의 신상 정보는 중국 국적의 탈북자 출신이라는 게 전부다. 그러나 유서의 “대한민국 국정원에서 받아야 할 금액이 있다. 2개월 봉급 300×2=600만원, 가짜 서류제작비 1000만원, 그리고 수고비? 이 돈은 받아서 네가 쓰면 안 돼”라는 내용을 볼 때 김씨는 일정한 보수를 받고 중국과 북한의 접경 지역에서 수집한 정보를 국정원에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오래전부터 국정원의 정보원 역할을 하면서 사업 편의를 제공받았다고 전해졌다. 김씨의 국적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도 있다. 중국은 탈북자에게 중국 국적을 원칙적으로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경을 몰래 넘은 탈북자가 중국 공안을 통해 호구증(주민등록증)을 위조하거나 남한으로 이주한 조선족의 호구증을 바꿔치기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보아 김씨가 중국 공안을 통해 호구증을 위조했을 가능성도 큰 상태다. 김씨의 신상 정보가 자세히 드러나면 본국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만큼 국정원이 일부러 가짜 신분을 밝혔을 가능성도 있다. 김씨가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형태로든 압박을 받으면서 관계가 틀어졌을 거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김씨가 국정원의 협조자이긴 하지만 스스로 중국 기관의 공문서를 위조하면서까지 국정원을 도울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또 자살 시도를 한 모텔 벽면에 자신의 피로 ‘국정원’이라 적은 것을 보면 그가 느꼈던 심리 상태를 추론할 수 있다. 그는 유서에서 “지금 국정원은 ‘국조원’(국가조작원)입니다. ‘국민생활보호원’ ‘국보원’이라든가 이름을 바꾸고 거기에 맞게 운영하세요”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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