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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집서 대학로 공연 본다

    어린이집에서 대학로 연극이 펼쳐진다. 종로구는 다음달부터 올 연말까지 ‘찾아가는 이동극장’을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예매 취소 등 어려움이 컸던 대학로 연극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번 사업은 사단법인 국제 아동청소년연극협회의 제안으로 선정돼 실시하게 됐다. 구는 이달 말까지 연극인들의 신청을 받아 4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대상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메르스 피해 연극인과 서울 소재 극단이다. 선발심사를 거쳐 확정되면 다음달 7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3~5명이 한 개 조를 이뤄 본격적인 이동극장 사업을 시작한다. 어린이들을 위한 연극놀이와 치료, 동화책 구현 등을 통해 아동·청소년 정서 순화에 도움을 주는 역할이다. 일주일에 2~5일 정도 근무하며 배우는 하루 8만원, 연출·기획자는 하루 10만원의 임금을 받을 예정이다. 현재 지역의 어린이집 9곳과 유치원 2곳 등 총 11곳이 이동극장 참여를 신청한 상태다. 구는 이달 말부터 11월까지 ‘대학로 공연질서 지킴이’ 사업도 실시할 방침이다. 연극계 종사자가 직접 대학로 명소와 공연을 안내하거나 호객행위 추방 캠페인 등을 벌이는 내용이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이번 사업이 연극인들은 물론 지역의 어린이들에게도 문화 향유의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불규칙한 수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연극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좋은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北 “지뢰 매설 안 했다” 합참 “또 도발 땐 응징”

    북한은 14일 비무장지대(DMZ)에 자신들이 목함지뢰를 매설했다는 우리 정부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며 “맞설 용기가 있다면 전장에 나와 군사적 결판을 내자”고 위협했다. 북한이 DMZ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것은 사건 발생 열흘 만이자 정부가 도발 주체로 북한을 지목한 지 나흘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에 북한군 총참모부 앞으로 답신 전통문을 보내 “이번 DMZ 지뢰 폭발은 북측의 목함지뢰에 의해 발생한 명백한 도발”이라면서 “우리의 응당한 조치에 대해 무모하게 또 도발을 자행한다면 가차 없이 응징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이날 정책국 담화를 통해 “우리 군대가 그 어떤 군사적 목적을 필요로 했다면 막강한 화력수단을 이용하였지 3발의 지뢰 따위나 주물러 댔겠는가”라며 “증명할 수 있는 동영상을 제시하라”고 주장했다. 국방위는 “북한이 제작한 목함지뢰로 추정된다”는 우리 정부 발표에 대해 “괴뢰들이 수거한 우리 군대의 지뢰들을 고스란히 보관해 뒀다가 이런 모략극을 날조해 낸 셈”이라며 “DMZ 안에는 소련제, 중국제, 미국제를 비롯해 형형색색의 지뢰들이 무질서하게 묻혀 있고 그 지뢰들이 장마철 때마다 유실되고 폭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국방위는 또 우리 장병들이 지뢰 폭발 이후 보인 의연한 모습에 대해 “태연한 거동은 그 어떤 각본에 따라 연기하는 배우들을 연상케 한다”고 비아냥거렸다. 그러면서 “하긴 천안호(천안함)의 선체를 두 동강 냈다는 어뢰추진체를 건져다가 물증으로 내놓은 전과자이고 보면 이러한 처사가 별로 놀라운 것도 아니다”라며 “무모한 도발은 기필코 응당한 징벌을 초래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적반하장의 극치이며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아베 담화 전문

    아베 담화 전문

    종전 70년을 맞아 전쟁에 이른 길, 전후의 발자취, 20세기라는 시대를 우리는 조용히 되돌아보고 그 역사의 교훈 속에서 미래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0년 전 세계는 서양 제국을 중심으로 각국의 광대한 식민지가 커지고 있었습니다.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배경으로 식민지 지배의 물결은 19세기 아시아에도 밀려들었습니다. 그 위기감이 일본 근대화의 원동력이 됐다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입헌정치를 시작하고 독립을 지켜 왔습니다. 러일전쟁은 식민 지배하에 있던 많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민족자결의 움직임이 커지면서 식민지화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이 전쟁은 1000만명의 전사자를 낸 비참한 전쟁이었습니다. 사람들은 ‘평화’를 강하게 원하고 국제연맹을 창설해 부전(不戰) 조약을 탄생시켰습니다. 전쟁 자체를 위법화하는, 새로운 국제사회의 조류가 생겼습니다. 당초 일본도 발걸음을 같이했습니다. 그러나 세계공황이 발생하고 구미제국이 식민지 경제를 끌어들여 경제의 블록화를 진행하자 일본 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일본은 고립감이 깊어져 외교적, 경제적으로 한계에 부딪히자 힘의 행사로 해결하려고 시도했습니다. 국내의 정치 시스템은 그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일본은 세계의 대세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만주사변, 그리고 국제연맹으로부터의 탈퇴. 일본은 점차 국제사회가 엄청난 희생 위에 쌓으려 한 ‘새로운 국제 질서’에 대한 도전자가 돼 갔습니다. 나아갈 진로를 잘못 잡아 전쟁의 길로 나아갔습니다. 그리고 70년 전, 일본은 패전했습니다. 전후 70년을 맞아 국내외에서 돌아가신 모든 사람들의 목숨 앞에 깊이 고개를 숙이고 통석의 마음을 표시하고 영겁의 애도를 바칩니다. 과거 전쟁에서 300만 동포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조국의 장래를 걱정하고 가족의 행복을 바라며 싸움터에서 돌아가신 분들. 종전 후, 극한(極寒)의 또는 작열하는 머나먼 타향에서 굶주림과 병에 시달리다 돌아가신 분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투하, 도쿄를 비롯한 각 도시에서의 폭격, 오키나와 지상전 등으로 많은 시민이 무참히 희생됐습니다. 전쟁이 벌어진 나라에서도 젊은이들의 목숨이 수없이 사라졌습니다. 중국, 동남아, 태평양 섬 등 전장이 된 지역에서는 전투뿐 아니라 식량난 등으로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고난에 빠지고 희생됐습니다. 전쟁터의 그늘에서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은 여성들이 있었던 것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일본이 아무런 죄 없는 사람들에게 헤아릴 수 없는 손해와 고통을 준 것은 사실입니다. 역사란 실은 돌이킬 수 없는, 가혹한 것입니다. 개개인에게 각자의 인생이 있고 꿈이 있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습니다. 이 당연한 사실을 되새기면서 지금 다시 할 말을 잃고 단장(斷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런 희생 위에 현재의 평화가 있습니다. 이것이 전후 일본의 원점입니다. 두 번 다시 전쟁의 참화를 되풀이해서는 안 됩니다. 사변, 침략, 전쟁, 어떠한 무력의 위협과 행사도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두 번 다시 써서는 안 됩니다. 식민지 지배와 영원히 결별하고 모든 민족의 자결권이 존중되는 세계가 돼야 합니다. 전쟁에 대한 깊은 회오(悔悟)의 마음과 함께 일본은 그렇게 맹세했습니다. 자유롭고 민주적인 나라를 만들어 법의 지배를 중시하고 오로지 부전의 맹세를 견지해 왔습니다. 70년에 걸친 평화국가로서의 행보에 우리는 조용한 자부심을 가지면서 이런 변하지 않는 방침을 앞으로 관철해 가겠습니다. 일본은 지난 전쟁에서의 행동에 대해 거듭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해 왔습니다. 그런 생각을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동남아 국가, 대만, 한국, 중국 등 이웃 사람들이 걸어온 고난의 역사를 가슴에 새기고 전후 일관되게 평화와 번영을 위해 힘을 다해 왔습니다. 이러한 역대 내각의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림이 없을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어떤 노력을 다하더라도 가족을 잃은 분들의 슬픔, 전화로 도탄의 고통을 맛본 사람들의 아픈 기억은 앞으로도 절대 아물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전후 600만명이 넘는 일본인이 아시아 각지에서 무사히 귀환할 수 있었고 일본 재건의 원동력이 된 사실을. 중국에 두고 온 3000명 가까운 일본 어린이들이 무사히 성장하고 다시 조국 땅을 밟게 된 사실을. 미국, 영국, 네덜란드, 호주 등에 있던 포로들이 일본을 찾아 전사자들을 위한 위령을 계속해 주고 있는 사실을. 전쟁의 고통을 겪은 중국인 여러분과 일본군에 의해 참기 어려운 고통을 받은 전쟁 포로들이 그토록 관대하려면 얼마만큼 갈등하고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했는지. 그러한 것을 우리는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관용의 마음으로 일본은 전후 국제사회에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전후 70년을 계기로 일본은 화해를 위해 힘을 써 준 모든 나라,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일본에서는 전후 세대가 인구의 80%를 넘었습니다. 전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우리의 아들과 손자 등 미래 세대의 아이들에게 사과를 계속할 숙명을 짊어지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우리 일본인들은 세대를 넘어, 과거의 역사와 정면으로 마주 보지 않으면 안 됩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과거를 이어받아 미래에 물려줄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의 부모, 또 그 부모 세대는 전후의 폐허, 가난의 밑바닥에서 생명을 이어 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 세대, 나아가 다음 세대들로 미래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선조의 꾸준한 노력과 함께 적으로 치열하게 싸운 미국, 호주, 유럽 각국을 비롯한 정말 많은 나라로부터 원한을 초월한 선의와 지원의 손길이 뻗친 덕분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미래에 계속 말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역사의 교훈을 깊이 가슴에 새기고 더 나은 미래를 열어 가면서 아시아, 그리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힘을 다한다는 큰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의 한계를 힘으로 타개하려 했던 과거를 가슴에 계속 새기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나라는 어떤 분쟁에서도 법의 지배를 존중하고 힘의 행사가 아니라 평화적,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 원칙을 앞으로도 굳건히 지키면서 세계 각국에도 호소하겠습니다. 유일한 원폭 피해국으로 핵무기 비확산과 궁극적인 폐기를 목표로 국제사회에서 그 책임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우리는 20세기 전쟁 중 많은 여성의 존엄과 명예가 크게 상처받은 과거를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일본은 그런 여성들의 마음에 다가가는 나라가 되고 싶습니다. 21세기야말로 여성의 인권이 상처받는 일이 없는 시대로 만들기 위해 세계를 이끌어 가겠습니다. 우리는 경제의 블록화가 분쟁의 싹을 키운 과거를 이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일본은 어떤 나라에도 함부로 좌우되지 않고 자유롭고 공정하고 열린 국제 경제 시스템을 발전시키고 개발도상국 지원을 강화해 세계의 번영을 견인하겠습니다. 번영이 평화의 초석입니다. 폭력의 온상이 되는 빈곤에 맞서는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의료와 교육, 자립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더욱 힘을 쓰겠습니다. 우리는 국제 질서에 대한 도전자가 돼 버린 과거를 이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일본은 자유민주주의, 인권과 같은 기본적 가치를 확고하게 견지하고, 그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손잡고 ‘적극적 평화주의’의 기치를 높이 들어 세계 평화와 번영에 지금 이상으로 공헌하겠습니다. 종전 80년, 90년, 나아가 100년을 향해서, 그런 일본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는 결심입니다. 2015년 8월 14일 총리 아베 신조
  • 해외여행 | 중국 구이린Guilin-풍경 그 너머의 고장

    해외여행 | 중국 구이린Guilin-풍경 그 너머의 고장

    억만년의 시간이 빚어낸 경치를 시인묵객들은 천하제일이라 예찬했고, 구이린계림, 桂林을 보지 않고 산수를 논하지 말라고 누군가는 으스댔다. 그러나 마주한 그곳에서 시선을 파고든 건 산과 물의 품에 안긴 사람들이었다. 장엄한 풍광도 삶의 터전일 뿐인 그들은 전통을 잇고 현재를 수긍하며, 리장리강, 漓江처럼 담담히 흐르고 있었다. 순한 웃음을 주던 그 얼굴들이 쉽게 잊혀질 것 같지 않다. 구이린桂林을 여행하기 전 기원전 214년, 진나라 시황제가 처음 도시를 세운 구이린은 광시좡족자치구 북동부에 있다. 수려한 경관은 익히 유명하고 특히, 몇년 전부터는 수십 개의 풍경구를 새로 개발하고 교통까지 편리해져 국제관광도시로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 주고 있다. 구이린은 아열대 기후라 기온이 높고 일 년 내 비가 자주 온다. 크게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곳이라지만 실제 체감 온도는 그렇지 않다. 습기 탓에 훨씬 덥게 느껴지고 비가 내린 후에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5월 말의 기온이 34℃ 정도였는데 체감온도는 40℃처럼 느껴졌다. 종잡을 수 없는 날씨이기 때문에 가볍게 보지 말고 여행시에는 계절에 맞는 준비물을 잘 챙기도록 한다. 흔히 계수나무 꽃이 피는 가을을 여행의 최적기로 꼽는다. 룽지티톈의 경우 10월 둘째 주쯤 추수를 하기 때문에 황금 논을 보기 위해서는 중국 내 인파가 몰리는 첫째 주는 피하는 것이 좋다. ●구이린桂林 계수나무의 숲 잦은 비에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일 년에 고작 60일이라는 구이린. 출국 전부터 중국 기상청 예보에 온통 신경이 쏠렸건만. 6월을 앞둔 구이린의 하늘은 머리 위로 폭염을 쏟아내고 있었다. 이동하는 내내 차창에 코를 박았다. 종일 집안으로 향기가 스민다는 꽃이 피기에는 이른 시기였지만 계수나무는 초여름 무성한 녹음을 뿜고 있었다. 건물 사이 기괴한 봉우리들이 시선을 끌었고 수많은 오토바이들이 그 사이를 무심히 내달렸다. 구이린은 몇년 사이 빠르게 변화해 왔다. 특히 광시廣西좡족자치구의 교통 요지로서, 잘 정비된 도로에 리장漓江, 샹장湘江의 물길은 광저우와 홍콩, 마카오까지 이어진다. 숲을 이룰 만큼 계수나무가 많다는 뜻을 가진, 구이린에서 가장 오래된 수령 110년의 계수나무 부부수가 있는 곳은 징장왕청靖江王城이다. 징장은 구이린의 옛 지명으로 명나라 태조 주원장은 왕위에 오르면서 장손인 주수겸을 왕으로 임명해 구이린에 파견했다. 왕청은 징장왕의 저택으로 명나라 5년에 착공해 완성까지 20년이 걸렸다. 현재 광시사범대학 왕청캠퍼스로 사용 중인 징장왕청은 시내에서도 중심에 있었다. 견고한 성벽과 네 개의 성문은 당시 그대로지만 종묘, 정자, 누각 등 대부분의 건물들이 중일전쟁1937~1945년 때 파괴되어 1947년 재건한 것이다. 역사전시실로 꾸며진 청윈뎬承云殿에는 12대에 걸친 성의 역사를 모아 놓고 있으며 한 켠에서는 작은 공연도 펼쳐진다. 그 뒤 국학당으로 사용 중인 침궁 앞으로 학생들이 오간다. 우거진 나무터널을 지나 걸음은 두슈펑獨秀峰에서 멈췄다. 66m 높이에 불과한 이 석회암 봉우리는 이름처럼 홀로 우뚝 솟아 있는데 정상에서 보이는 멋진 전경은 과거 명인들의 동경이었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석각이다. 당나라 이래 136개나 되는 석각이 봉우리 곳곳에 숨은 그림처럼 새겨졌는데 가장 유명한 것이 송나라 후기 때 문인이던 왕정공王正功이 직접 새긴 시다. ‘구이린의 산수가 천하의 으뜸桂林山水甲天下’이라는 유명한 문장이 그 시 속에 있다. 젊은이들과의 연회에서 흥에 겨워 쓴 시의 한 구절이 구이린을 대표하는 말로 대대손손 기억되리라는 것을 왕정공은 짐작이나 했을까.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더위에 지쳐 있다 쾌재를 부른 것은 루디옌蘆笛岩에서다. 루디옌은 시내에서 7km 떨어진 광명산에 있는 동굴로 전체 2km 중에 개방된 곳은 500m 정도다. 18℃를 유지한다는 동굴 안은 정말 시원했다. 눈사람, 부처, 사자, 수정궁 등 기이한 형상의 종유석과 석주, 석화가 색색의 조명 아래 영롱한 자태를 드러냈고 안내원의 설명이 어김없이 이어졌다. 동굴은 정말 신비로웠지만 여기저기 판매를 목적으로 잘려 나간 종유석을 보는 기분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대자연의 예술궁전’이라는 그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것은 분명하다. 구이린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평범했던 낮과 달리 밤의 구이린은 화려하게 변신한다. 대표적인 곳이 량장쓰후兩江四湖다. 량장쓰후는 시내를 감싸 흐르는 리장과 타오화장桃花江의 물줄기를 도심의 룽후龍湖, 산후杉湖, 구이후桂湖, 무룽후木龍湖와 연결해 만든 해자라고 할 수 있다. 네 개의 호수는 당나라 당시에도 구이린의 해자였다. 샹산象山공원도 량장쓰후 부근에 자리한다. 흔한 유원지를 떠올리는 분위기 탓에 명성과 달리 조연으로 전락했던 그 코끼리 모양의 돌산은 차라리 밤이 되자 주연의 자리를 되찾은 듯 보였다. 산후 앞 선착장에서 유람선의 차례를 기다렸다. 물 위로 량장쓰후의 랜드마크인 일월쌍탑日月月雙塔이 반짝인다. 금탑은 태양, 은탑은 달을 뜻한다. 유람선이 제 속도를 내고 룽후를 지나는 오른쪽으로는 룽후공원의 밤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이 조명에 파묻혀 웃고 있다. 함께 손을 흔들었다. 속도가 줄어든 것은 중간 지점 구이후 부근에서다. 재현된 옛 선박모형 앞에서 가마우지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전통낚시 퍼포먼스가 연출되고 있었다. 날개가 있지만 날지 못하는 가마우지는 긴 목과 주둥이를 이용해 재빠르게 물고기를 잡는다. 배는 다시 미국 금문교 모양의 다리 아래를 지난다. 모두 열 아홉 개나 되는 량장쓰후의 다리 중에는 이처럼 세계 유명 다리를 본뜬 것도 많아 교량박물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뱃놀이의 풍류는 당을 거쳐 송宋대에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많은 호수와 강이 있는 구이린은 수로가 발달해 뗏목과 배를 이용한 뱃놀이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하지만 경제성장을 위해 개발이 진행되면서 수질은 나빠지고 하천의 체계는 무너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 1998년의 량장쓰후 프로젝트다. 강과 호수를 연결하고 공원 녹지를 조성했으며, 다리와 길을 만들고 수질을 정화하는 작업을 거쳐 2002년, 지금의 량장쓰후를 탄생시켰다. 덕분에 도심의 생태환경 질은 높아졌고 오늘날 쾌적하게 밤의 풍류를 즐기게 된 것이다. 유치하다 싶을 만큼 화려한 조명들로 몽롱한 사이, 수변 무대 앞에서 유람선이 갑자기 멈춰 선다. 음악과 함께 민속공연이 한창이었다. 감상도 잠시, 출발 지점을 향해 다시 뱃머리를 돌린다. 배 안. 어여쁜 한족 아가씨가 익숙한 우리 노래를 비파로 연주하는 동안 한 시간여의 현대판 뱃놀이가 끝나 가고 있었다. ●룽성 龍勝 눈물로 일군 천국의 계단 구이린에서 77km. 광시와 후난湖南성 접경에 자리한 룽성으로 향한다. 정확히 말하면 룽성 각족各族자치현 허핑和平향, 그곳에 있는 룽지티뎬龍脊梯田이 목적지다. 룽지티톈은 우리가 흔히 다랭이 논이라 부르는 계단식 논이 산 전체를 덮고 있는 곳이다. 두 시간 반 만에 버스가 매표소 앞에 도착했다. 여기서 버스를 갈아타고 30분을 또 가야 한다. 세차게 비가 내렸고 험한 산길 아래는 물줄기가 운무에 쌓인 계곡을 휘감았다. 멀미가 슬슬 올라올 무렵 멈춘 곳은 훙야오红瑶족의 부락인 황뤄야오자이黄洛瑶寨. 60가구, 약 500명이 이곳에 모여 산다. 야오족은 수난의 역사를 가졌다. 원명元明시대 봉건통치자들의 압박을 피해 대규모 야오족이 남쪽으로 이동했고, 특히 명대 97년간은 군대까지 동원한 유혈진압에 시달렸다. 훙야오족이 룽지티톈에 정착한 것도 이 무렵이다. 다채로운 자수를 수놓은 붉은색 옷을 입는 훙야오족은 여인들의 긴 머리가 유명하다. 머리카락 평균 길이는 1.7m, 가장 긴 사람은 2.1m나 된다. 다섯살 때부터 기른 머리를 성인식 때 귀밑까지 자르고는 다시 평생 기른다. 자른 머리카락은 뭉치로 잘 보관해 뒀다가 결혼 후 자녀를 낳으면 틀어 얹는데 그것을 반발盤髮이라 한다. 그리고 머리를 손질할 때 빠지는 머리카락을 모아 뒀다가 또 하나의 반발을 만든다. 예쁘게 틀어 올린 머리는 지금의 머리에 두 개의 머리채를 묶어 비로소 완성된 스타일이다. 훙야오족이 이토록 애지중지 머리를 기르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머리카락이 부귀영화와 장수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부락으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흔들다리를 건너야 했다. 10여 명씩 우산을 든 채 한 손으로 출렁대는 다리를 부여잡고 뒤뚱대며 건넜다. 발아래로 비에 불어난 물살이 아찔했다. ‘천하제일장발촌’이라는 표지석을 지나 들어선 민속공연장에는 훙야오족 문화의 면면이 공연으로 펼쳐진다. 전통차인 유차를 마시며 여인들이 그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감아올리는 퍼포먼스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남성 관객과 함께 연출하는 결혼 풍습도 흥미롭다. 마음에 드는 남성의 엉덩이를 사정없이 꼬집고 남성이 여성의 발등을 살짝 밟는 것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면 그 다음은 일사천리다. 공연은 부락에서 가장 나이 많은 81세의 할머니가 창가에서 긴 머리를 빗는 것으로 막바지에 이른다. 놀랍게도 흰머리가 하나도 없다. 훙야오족은 쌀뜨물을 발효시킨 물로 계곡에서 머리를 감는다는데, 일평생 검고 윤기 나는 머릿결을 지니고 있는 비법일지도. 노동이 흐르는 산등성이 풍경 71.6km2라는 가늠하기도 힘든 면적의 룽지티톈은 해발 1,916m 룽지산 자락을 380m부터 높게는 1,180m까지 뒤덮고 있다. 크게 진컹티텐金坑梯田과 핑안티텐平安梯田으로 나뉘는데, 핑안은 좡壯족의 거주지이고 진컹은 훙야오족의 거주지다. 그들은 13세기 원나라 때부터 이 방대한 개간 작업을 시작해 청나라 초기에 완성했고, 지금까지 대를 이어 살고 있다. 방향은 진컹티톈 쪽이었다. 3년 전 설치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기로 했다. 천천히 고도가 높아지고 창밖으로 논이 물결친다. 20분 후, 드디어 가장 높은 진푸딩金佛頂 전망대다. 막 비가 그친 희뿌연 산자락에 온통 용이 춤을 춘다. 논 사이사이 다자이, 신자이, 좡지예 등 부락들이 그림처럼 박혀 있고, 장대한 선율로 흐르는 곳곳에서 모심기가 한창이다. 룽지티톈에는 ‘황금빛 부처의 정수리’라는 진푸딩 외에도 8개의 전망대가 더 있다. ‘달과 일곱 개의 별’, ‘천국으로 향하는 천개의 계단’ 등 저마다 낭만적인 이름을 지녔다. 위대한 이 풍광은 땀과 정성으로 일군 것이라기보다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의 결과라고 하는 것이 차라리 옳다. 눈앞에 펼쳐진 것은 카메라를 내려놓기 힘든 매력적인 예술작품이기 전에 돌투성이 산을 일구며 죽음과 맞서 온 이들의 삶의 터전인 것이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이 역설적인 아름다움 앞에서는 그저 말을 잊을 뿐이다. ●싼장 三江 시의 고향, 노래의 바다 또 하나의 소수민족을 만나러 싼장 둥족자치현으로 향한다. 소수민족들이 흔히 그렇듯 이들 또한 한족, 몽고족, 만주족 등 주류의 핍박을 피해 이 변방의 산간벽지에서 거친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8개의 부락이 모여 산다는 정양촌 입구. 촌락 입구에서 제일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청양펑위차오程陽風雨橋, 이름 그대로 바람과 비의 다리다. 길이 64.4m에 폭 3.4m, 높이는 10.6m에 이르는 이 다리는 실용성을 넘어 뛰어난 조형미와 아름다운 자태로 세계적으로도 건축양식의 걸작이라 평가받는다. 1916년부터 12년이 걸려 완성됐는데 중국 정부의 중점보호대상문물로 지정되어 있다. 청양펑위차오는 맨 아래에 5개의 청석으로 기둥을 받치고 그 위에 삼나무로 몸체를 만든 후 탑 모양의 정자를 지붕으로 올린다. 다리 내부는 긴 복도 형태다. 놀라운 것은 쇠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나무를 서로 맞물려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펑위차오風雨橋는 둥족 마을 어디에나 있다. 현에만 모양이 다른 다리가 100개도 넘는다. 부락과 부락의 경계, 강이 있는 자리에 세우는 펑위차오는 교량의 기능 외에도 영혼을 달래고 액을 막아 복을 기원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또 다른 펑위차오인 허룽河龍교를 지나니 핑자이平寨다. 이 부락에는 고루鼓樓 신축 공사가 한창이었다. 펑위차오와 함께 둥족 문화를 상징하는 고루는 공동체의 중심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다. 고루를 지을 때는 모두가 힘을 보태고 돈이나 물건을 기부하기도 한다고. 점심은 관샤오冠小촌에서 바이자옌百家宴을 베풀어 성대한 대접을 받았다. 바이자옌은 귀한 손님이 오면 집집마다 대여섯 가지의 음식을 만들어 모여 접대하는 손님맞이 잔칫상인데 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전통복장을 한 둥족 여인들이 줄을 맞춰 서서 고음과 저음이 섞인 음색으로 환영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그들의 환대는 노랫가락을 타고 둥족은 노래하기를 좋아하는 민족이다. 아무 때고 권해도 막힘없이 한 자락을 뽑아낸다. 고유문자가 없는 그들이 노래 속에 역사와 신화를 담아 문화적 전통을 이어온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둥족 사회가 ‘시의 고향이자 노래의 바다’라는 서정적 칭호를 갖게 된 것도 민족의 서사를 전승하는 방법이 노래였기 때문이다. 고루 앞 광장. 군무와 함께 연회가 시작된다. 대나무로 만든 관악기인 루성蘆笙이 갖가지 소리를 내며 광장을 울리고, 이들이 모시는 대모신 싸마薩瑪를 상징하는 우산을 들고서 여인들이 질서정연하게 춤을 춘다. 햇살처럼 사방으로 퍼진 우산살이 마을의 재앙을 막아 준다고 믿는다. 공연이 끝날 때쯤 여인들이 서둘러 음식을 나르기 시작했다. 상 하나에 두 가정이 만든 음식이 놓이는데 얼핏 봐도 백 가족은 돼 보인다. 둥족은 자신의 집에서 만든 음식상 앞에 앉아 그 자리에 마주 앉은 손님과 함께 식사를 나눈다. 특이한 것은 한자리에서 식사를 마치는 것이 아니라 젓가락을 들고 상을 돌면서 각각의 손맛을 볼 수가 있다. 개구리튀김이나 메뚜기볶음이 앞에 있다고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거다. 상마다 반겨 주는 얼굴들을 외면할 수 없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연신 받아먹었다. 여기저기서 권주가가 끝날 때까지 권하는 술잔을 연거푸 들이켜 곤혹을 치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배를 두드릴 때쯤 마지막 순서는 뚜어예多耶다. 강강술래처럼 음악에 맞춰 모두가 손을 잡고 도는 춤으로 화합의 뜻이 담겨 있다. 연회가 끝났다. 돌아 나서는 등 뒤에서 그들이 또 이별 노래를 부른다. 괜히 목이 메어서 결국 뒤돌아 손 한 번 흔들지 못했다. 바람소리 같고 새소리 같은 그 노래 때문이다. 소수민족 중국에는 한족 외에도 55개의 소수민족이 있다. 인구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한족에 비해 다른 민족들은 10% 미만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는 1952년 소수민족정책 시행 이후 5개 자치구와 30개 자치주, 120개 현에서 소수민족 자치를 허용하고 있는데 가장 인구가 많은 민족은 1,800만 의 좡족으로 광시에 많다. ▶travel info GUILIN Airline 아시아나항공 ‘인천-구이린’ 직항편이 현재 매주 목, 일요일 20:30에 출발하고 ‘구이린-인천’은 04:55 인천 도착이다. 에어차이나항공은 김포에서 베이징을 경유해 구이린까지 운항한다. 직항 소요시간은 약 4시간, 경유시 ‘김포-베이징’은 1시간 40분, ‘베이징-구이린’은 약 3시간이 소요된다. TEA 유차油茶 좡족, 둥족, 묘족, 야오족은 복장이나 음식 등 비슷한 풍습이 많다. 그중 하나가 유차다. 구이린의 유차는 궁청 야오족유차, 룽성 둥족유차, 신안유차로 나뉘는데 유차를 만들고 마시는 것을 ‘타打유차’라고 한다. 만드는 방법은 보통 현지에서 나는 차를 살짝 볶아 생강, 마늘, 쪽파 등을 넣고 물을 부어 끓인 후 걸러낸다. 그리고 기름에 튀긴 찹쌀 위에 부어 낸다. 감기를 치료하고 고된 노동 후, 체력회복을 위해 마셔 왔다는 유차는 손님이 오면 꼭 권한다. 훙야오족과 둥족 모두 환영의 뜻으로 유차를 냈는데 둘 다 비슷했다. 맛은 마치 식용유가 섞인 누룽지처럼 약간 애매하다. MUSICAL 둥족의 사랑이야기, 줘메이坐妹 <줘메이>는 둥족의 풍속을 연출한 대형 뮤지컬이다. 현 중심에 자리한 공연장, 둥샹냐오차오侗鄕鳥巢는 새의 둥지를 형상화한 둥근 형태로 천장이 없다. 줘메이는 둥족 젊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서막을 포함, 전체 6장의 구성 안에서 전통과 현대적인 감각을 조화시켜 춤과 노래로 엮어낸다. 특히 펑위차오와 전통가옥, 흐르는 강 등 둥족의 생활터전을 연출한 무대와 출연자들의 화려한 의상이 볼거리다. www.zuomeisj.com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www.visitchina.or.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일본의 군사대국주의, 독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13일 토론회

    아시아사회과학연구원(원장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은 13일(목) 오후 2시 프레스센터19층 기자회견장에서 경상북도(도지사: 김관용)후원으로 광복70주년 기념 ‘일본의 군사대국주의, 독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이란 주제로 “제58회 아사연 학술시민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은 일본군사대국주의에 대한 역사적 배경, 국제정치학적 측면, 군사적 측면, 국제법적 측면의 문제점들 분석과 그것의 극복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함으로써, 상생에 기반을 둔 동아시아 평화질서를 확립하는 한일간의 미래지향적 정책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용로 시민의 단상] 광복절에 생각나는 미어샤이머 교수

    [윤용로 시민의 단상] 광복절에 생각나는 미어샤이머 교수

    1980년대 중반 미국의 미네소타대학 유학 중에 안목을 넓히겠다는 생각으로 국제정치 관련 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다. 담당 교수는 젊고 유망한 정치학자로 인정받고 있는 시카고대 교수였는데 그는 강의를 위해 매주 왕복 네 시간 비행기를 이용했다. 명쾌하고 재미있는 강의에 매료됐고 무척 인상적이었다. 귀국 후 경제 부처에 근무하느라 잊고 지냈는데 근년 들어 그 교수의 인터뷰를 국내 언론을 통해서도 종종 접하게 돼 매우 반가웠다. 아직도 시카고대에 재직하고 있는 그는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의 대가로 불리고 있는 존 미어샤이머 교수다. 그는 미국의 억제 정책과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추진하던 스타워스 정책 등 광범한 주제로 강의했는데 그중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두 가지만 소개하려고 한다. 첫째로 그는 인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미사일, 전투기 등 각종 무기도 중요하지만 종국에 해당 지역에 침투해 장악하는 것은 보병이라는 것이다. 즉 화력도 긴요하지만 결국은 최후의 정리를 맡게 되는 사람의 숫자가 승전의 중요한 요소라는 지적이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세계적인 헤게모니를 가진 국가들이 국민의 체력과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쓴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었다. 특히 공산국가였던 폴란드와 인접한 독일이 건강한 국민 양성에 힘을 쏟고 출산에 대한 장려 정책이 잘돼 있는 것도 국방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상호확증파괴(MAD·Mutually Assured Destruction) 개념이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유일의 핵보유국이었기 때문에 핵을 기반으로 세계의 경찰 역할을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1949년 소련이 핵무기 개발에 성공하자 미국과 소련의 핵 분쟁 가능성 등으로 세계 질서가 요동치고 있었다. 1960년대 초 당시 미국의 국방장관이던 로버트 맥나마라는 미시간대 졸업식에서 상호확증파괴 개념을 처음 언급하게 된다. 두 나라가 모두 상대에게 치명적인 무기를 가지고 있으면 전쟁을 하기 어려워져 자연스럽게 전쟁 억지력이 생기게 된다는 주장이다. 그때 배운 이 두 가지는 현재의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우리나라는 수년 내로 인구 감소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인구가 줄어들게 되면 국가 경제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로서는 병력 자원의 감소로 분단국의 최대 과제인 국방의 애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한편 우리와 대치 관계에 있는 북한은 핵을 가지고 있어야 체제를 지킬 수 있다는 상호확증파괴 개념에 입각해 핵무기에 더 집착하는 형국이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전 세계에서 지정학적으로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는 나라는 폴란드와 한국”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실주의 정치학자답게 그는 열강들 사이에 있는 한국은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만큼 경제적 발전을 이루었지만 지정학적 여건과 분단국가라는 점 때문에 대외적인 운신의 폭이 매우 좁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국방의 큰 축인 병력 자원이 감소하고 북한은 핵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부상과 일본의 헌법 개정 추진 등 대외환경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매우 미흡하고 안이한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날씬해지고 예뻐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국방과 연결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국가 장기전략 측면에서 보면 그렇게 가벼운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멋진 걸그룹들이 한류로 세계를 누비고 있어 자랑스럽기는 하지만 튼튼한 체력과 기량으로 여자월드컵 준우승의 쾌거를 이룩한 여자축구 대표 선수들의 구릿빛 얼굴이 더 믿음직스러워 보이는 이유다. 어느덧 70주년이 되는 광복절을 맞이하면서 또 이런저런 걱정이 많아지는 것이 그냥 나이 탓이었으면 좋겠다.
  • 박근혜 대통령 ‘경제 재도약’ 대국민담화 전문

    박근혜 대통령 ‘경제 재도약’ 대국민담화 전문

     경제 재도약을 위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오늘, 우리 경제의 기초를 튼튼히 하고, 재도약을 위한 정부의 국정운영방안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 계획과 추진은 국민 여러분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적극적인 동참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선 것도 국민여러분의 협조와 협력이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 세계는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속히 재편되면서 각국의 생존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3~4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국내적으로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예고되는 가운데, 방만한 공공부문과 경직된 노동시장, 비효율적인 교육시스템과 금융 보신주의 등으로 성장잠재력이 급속히 저하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성장엔진이 둔화되면서 저성장의 흐름이 고착화되고 있고, 경제의 고용창출력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우리나라가 세계경제의 주역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서는 경제 전반에 대한 대수술이 불가피합니다.  이러한 인식 아래 그동안 정부는 G20 국가성장전략 중 1위로 평가받은 ?경제혁신 3개년계획?을 수립하였고, 공공·노동·교육·금융의 4대 구조개혁으로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등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러한 개혁을 완수하고 경제 재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모든 경제주체들의 하나 된 노력이 절실합니다.    지금 우리가 가고자 하는 개혁의 길은 국민여러분에게 힘든 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와 후손들을 위해서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마음을 모아 힘껏 지지해 주신다면, 역대 정부에서 해내지 못한 개혁을 반드시 이뤄낼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한 배를 타고 있는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으로 경제 재도약을 위해 힘을 모아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부는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첫 번째 과제로 노동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 갈 것입니다.  노동개혁은 일자리입니다.  노동개혁 없이는 청년들의 절망도,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통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고령시대를 앞두고 청년들의 실업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미래에 큰 문제로 남게 될 것입니다.  지금 청년 실업률은 10%를 넘어섰으며, 미래가 불안한 우리 청년들이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기피하는 현상을 빗대서 소위 3포 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습니다.  내년부터 정년 연장이 시행되고, 향후 3~4년 동안 베이비부머 세대의 아들딸이 대거 대학을 졸업하게 되면 청년들의 고용절벽은 더욱 심각해질 것입니다.  저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토대이자,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적인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우리의 딸과 아들을 위해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결단을 내릴 때가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성세대가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기득권을 조금씩 양보해야 합니다.  내년부터 60세 정년제가 시행되면, 향후 5년 동안 기업들은 115조원의 인건비를 추가로 부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인건비가 늘어나면 기업들이 청년채용을 늘리기가 어렵습니다.  정년 연장을 하되 임금은 조금씩 양보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서, 청년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예전처럼 일단 좋은 일자리에 취업하면 일을 잘하든 못하든 고용이 보장되고, 근속년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시스템으로는 기업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능력과 성과에 따라 채용과 임금이 결정되는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으로 바뀌어야 고용을 유지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임금체계가 바뀌고 노동 유연성이 개선되면, 기업들은 그만큼 정규직 채용에 앞장서 주셔서 고용과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노와 사의 대승적인 결단이 필요합니다.  청년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대기업과 고임금?정규직들이 조금씩 양보와 타협의 정신을 발휘해 줄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정부와 공공기관도 노동개혁과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데 솔선수범하겠습니다.  우선, 금년 중으로 전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하겠습니다.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국민들의 추가 부담 없이 절감된 재원으로 앞으로 2년간 약 8천여 개의 청년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공무원 임금체계도 능력과 성과에 따라 결정되도록 개편해가겠습니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이 교육을 통해 청년들의 직무능력을 끌어올려서 관련 중소기업에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도록 하는?고용디딤돌 프로그램?도 적극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노동개혁은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습니다.  2014년도 세계경제포럼(WEF)은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을 144개국 가운데 26위로 평가했지만,노동시장의 효율성은 86위, 노사간 협력은 132위로 사실상 낙제점을 주었습니다.  독일은 1990년대 높은 실업률과 낮은 경제성장, 높은 복지비용이라는 삼중고 때문에 유럽의 병자로 불렸지만,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유럽의 중심국가로 부활했습니다. 당시 독일 기업들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견디지 못하고 동유럽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려 했지만, 노사간 협력관계 구축과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등의 개혁을 이뤄내 국내투자와 국내고용을 늘리는데 성공하였고, 이제는 유럽 최강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현재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사단체들이 노동시장 개혁을 놓고 여러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노사가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지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중단되어 있는 노사정 논의를 조속히 재개하고,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서 국민이 기대하는 대타협을 도출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정부도 근로자 여러분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더욱 튼튼히 하고, 비정규직 보호를 한층 강화해 나가면서 노사정 대타협을 적극 뒷받침해 나갈 것입니다.  먼저, 실직한 근로자가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실업급여를 현재 평균임금 50% 수준에서 60%로 올리고, 실업급여 지급기간도 현행(90~240일)보다 30일을 더 늘릴 것입니다.  이와 함께 실직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빨리 찾을 수 있도록 취업상담과 맞춤형 교육훈련, 재취업 알선까지 One-stop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용복지 플러스센터를 대폭 확충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경제 재도약을 위한 두 번째 과제는 공공부문 개혁입니다.  공공 부문은 우리 경제사회의 기본 인프라이자, 우리 경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방만한 경영과 낮은 생산성으로 비효율을 초래해 왔습니다.  공공개혁은 국가 시스템을 바로잡는 모든 개혁의 출발점이자 다른 부문의 변화를 선도하는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공공부문의 정상화를 위한 로드맵을 세우고, 이를 차질 없이 시행해 왔습니다.  공무원들의 이해와 양보를 바탕으로 매일 80억 원씩 국민세금으로 적자를 보전하던 공무원연금을 개혁해서 향후 70년간 497조원의 국민세금을 절감하도록 하였습니다.  부채 감축과 방만 경영을 개선해서 작년에는 공공부문 전체 수지가 7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이러한 1단계 개혁성과를 토대로 앞으로는 공공기관의 중복?과잉 기능을 핵심 업무 중심으로 통폐합해서 국민에게 최상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봉사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습니다.  국민의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한 정부예산 개혁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국가 보조금의 부처 간 유사?중복사업은 과감하게 통폐합하고, 부정수급 등의 재정누수를 제도적으로 차단해서 매년 1조원 이상의 국민의 혈세를 아끼도록 하겠습니다.  재정정보의 투명한 공개도 혈세 낭비를 막는 중요한 수단이 됩니다. 정부는 국가재정 관련 각종 통계와 재정운용 실태를 국민들이 한눈에 살펴보고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최근에 ‘열린 재정’이라는 포털을 구축하였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이 포털을 통해,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지켜보시면서 예산 낭비를 바로잡는 예산 지킴이가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세 번째 과제로 교육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우리는 지금 창의성을 갖춘 인재가 개인의 발전은 물론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교육 현실을 보면, 초중고생들은 과도한 입시위주 교육에 시달리고 있고, 대학생들은 현장과 동떨어진 스펙 쌓기에 몰두하고 있으며, 학부모들은 과중한 교육비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런 교육 현실을 개혁하기 위해 ‘학생의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 ‘학벌이 아닌 능력중심의 사회구현’,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양성’을 교육정책의 목표로 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자유학기제, 공교육 정상화, 교육재정개혁, 일·학습병행제, 선취업 후진학, 사회수요맞춤형 인력양성 등 6개 개혁과제를 집중적으로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시범 운영하고 있는 자유학기제는 학교폭력이 줄어들고,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현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자유학기제를 전면 확대해서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끼를 살리는 창의적 인재로 키워가겠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학업부담이 가중되고 학교교육이 왜곡되지 않도록 초중고 시험에서 선행 출제를 하는 관행을 끊고, 수능 난이도를 안정화해서 공교육 정상화의 토대를 쌓겠습니다.  학벌이 아닌 능력을 우대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작년에 개발한 797개의 국가직무능력표준의 보급을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선취업 후진학 제도를 더욱 발전시켜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취업을 하더라도 원하는 시기에 언제든지 학업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대학도 사회의 수요에 맞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사회수요를 반영한 학과와 교육과정의 확산을 지원하면서, 구조개혁을 강력히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교육개혁의 성패는 정책이 구현되는 교육현장에 달려있습니다.  현장에서 개혁을 이끌어갈 각 급 학교, 교원, 학부모 여러분의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네 번째 과제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경제의 혈맥 역할을 하는 금융시스템을 개혁하겠습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가진 우리나라가 아프리카 국가들과 비슷한 80위권의 금융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세계경제포럼(WEF)의 평가는 우리 금융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계 금융질서의 변화 흐름을 외면하며, 낡은 시스템과 관행에 안주해 온 탓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혁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핀테크 혁명이 세계금융질서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그 흐름을 놓치고 따라가지 못한다면, 우리 금융산업은 도태될 것이고, 청년들이 선망하는 금융 산업에서 더 이상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입니다.  경제의 ‘혈맥’인 금융이 본연의 기능을 회복해서 경제의 실핏줄까지 신선한 혈액을 공급하고 원기를 불어넣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담보나 보증과 같은 낡은 보신주의 관행과 현실에 안주한 금융회사의 영업 행태부터 바꿔나갈 것입니다.  금융개혁이 이루어지면 창업, 성장단계를 거쳐 상장에 이르는 기업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자본의 공급과 회수가 선순환으로 이뤄지게 되고 이러한 자본시장 생태계는 벤처 창업기업을 제대로 지원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금융개혁을 통해 크라우드 펀딩, 인터넷 전문은행 같은 새로운 금융모델이 속도감 있게 도입되면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과 혁신, 창업의 기운이 우수한 일자리를 창출하므로서 우리는 핀테크 강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4대 구조개혁을 기반으로 경제 재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비스 산업의 육성이 중요합니다.  서비스산업 육성은 내수-수출 균형경제를 달성하는 핵심 과제입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산업 생태계의 변화로 과거처럼 제조업이 대규모로 고용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미 미국, 일본, 영국 같은 선진국들은 지속적인 산업구조 전환을 통해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비중을 GDP대비 70~80%까지 끌어올렸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서비스업 비중이 59%에 불과합니다.  우리도 서비스산업 투자와 생산성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면, 2030년까지 성장률을 0.2~0.5%p 높이고 취업자를 최대 69만 명까지 늘릴 수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경제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서비스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여야할 때입니다.  의료, 관광, 콘텐츠, 금융, 교육 같이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유망한 분야에 더욱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야 합니다. 문화?예술과 ICT 융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서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서비스산업 분야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서비스 산업의 빅뱅을 지원하기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3년 이상 국회에 묶여 있습니다.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국회에서 서비스기본법이 통과될 경우, 서비스 기업들은 투자규모를 34%이상 늘린다고 합니다.  국회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하루속히 통과시켜서 서비스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육성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바랍니다.  또한, 수준 높은 의료, 관광, 콘텐츠, 금융, 교육 등의 서비스를 13억 중국을 비롯한 세계에 제공할 수 있도록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 관련 법률도 조속히 통과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저는 절박한 심정으로 정부가 추진해갈 경제혁신 방안을 설명 드리고, 모든 경제주체들과 국민 여러분의 협력을 간곡하게 부탁드렸습니다.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은 특정 집단이나 계층, 세대를 위한 것이 아니며, 온 국민과 후손들의 미래가 달린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  이제 이 개혁을 반드시 성공시켜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해 나가는 길에 함께 나서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지금 세계 각국이 경제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는 우리도 4대 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이루는 데에 경제도약의 해답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개인의 창의성과 능력을 바탕으로 한 창조경제는 전 세계가 공감하는 경제적 대안이자 희망입니다.  저는 창조경제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제부흥을 일으켜서 선진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탁월한 창조성에 기인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고유문자 한글 등 위대한 문화유산을 갖고 있고, 지금은 드라마, K-팝 등 한류가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는 문화영역을 넓히고자 모든 역량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것은 문화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 때문입니다.  문화는 언어의 장벽, 관습의 장벽을 넘어서 세계인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에 더욱 열광하는 것입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오천년의 전통, 아름답고 독창적인 우리 문화를 통해서 세계 속에서 문화를 선도하는 문화강국으로 발돋움해야 합니다.  우리 안에 내재된 창조적 기질과 역량을 재발견하고, 국민 개개인이 창의력을 발현 해 나갈 수 있도록 5천년 역사에서 축적된 창조적 유산을 결합시켜야 합니다.  정부는 우리의 역사와 전통, 지역문화에 기반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자생적인 창작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것입니다.  지금 진행 중인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을 완성해서 새로운 문화콘텐츠의 기획, 제작, 구현에 이르는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통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며, 미래 신성장동력을 만들어 경제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이런 노력은 정부와 대통령의 의지만으로는 해낼 수 없는 것입니다.  모든 국정의 중심은 국민이고 혁신과 개혁의 동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국민여러분이 함께 손잡고 동참해 주실 때만이 나라와 가족과 개인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나라와 개인과 가족의 미래를 위해 조금씩 양보하고 서로 협력하며 힘찬 행진을 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서로의 짐을 조금씩 나눠지고, 대화와 양보를 통한 상생의 지혜를 발휘해서,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아버지 나라서 ‘혈연·중국·인권’ 외치다

    아버지 나라서 ‘혈연·중국·인권’ 외치다

    ‘아버지의 나라’인 케냐를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거침없는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역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24일 밤(현지시간) 케냐를 찾은 오바마는 “내 이름이 ‘버락 후세인 오바마’인 데는 이유가 있다”며 아프리카와의 인연을 유독 강조했다. 그의 ‘뿌리찾기’ 방문은 2006년 상원의원 시절 이후 9년 만이다. AP 등 외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사하라 이남의 케냐와 에티오피아를 방문하는 목적이 미국의 영향력 확대에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경제 협력의 ‘불균형’을 바로잡으려는 시도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혈연을 앞세워 미국과 아프리카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중국의 손길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동시에 임기 말 ‘인권 대통령’으로서의 위상을 높이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핵심 키워드도 ‘아프리카’ ‘중국’ ‘인권’으로 요약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중국·아프리카 간 무역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2220억 달러(약 256조원)로 같은 기간 미국·아프리카 무역액의 3배에 이른다.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은 최근 10여년간 아프리카 국가들에 막대한 자금을 공여해 왔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중국에 석유, 천연가스 등 각종 자원의 주요 공급처이자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개편하는 데 필요한 ‘배후 지원세력’이다. 또 미국과 관계가 소원하거나 중립적이어서 중국의 정치·경제 모델을 이식하기에 용이하다. 중국 외교부장들이 25년간 새해 첫 순방지로 아프리카를 선택하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013년 3월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아프리카를 택한 이유다. 홍콩 봉황TV는 “오바마 대통령의 케냐 방문이 중국과 아프리카의 밀월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NYT는 이번 방문 기간에 오바마 대통령이 맺을 협정들이, 미국 기업들이 아프리카에서 신항만 건설, 파이프라인 공사 등 수십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5일 첫 공식일정을 시작한 오바마 대통령은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가정신 정상회의(GES 2015)에 참석해 “내 아버지가 바로 이 지역 출신”이라며 감회를 밝혔다. 미국 인구 3억 2000만명 중 약 13%는 아프리카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전날 저녁 전용기로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복 여동생인 아우마 오바마를 방탄 리무진에 태우고 수천명의 환영 인파 사이를 행진했다. ‘안녕하세요’라는 뜻의 ‘잠보’를 비롯해 몇 마디 인사를 스와힐리어로 낭독해 청중의 박수갈채를 끌어냈고, 케냐 주요 언론들은 1면에 일제히 “케냐여, 내가 왔다”는 헤드라인을 달았다. 케냐 출신의 미국 유학생을 아버지로 둔 오바마 대통령은 부모가 결혼 2년 만에 파경을 맞으면서 아버지 없는 유년 시절을 보냈다. 케냐 경제공무원이던 아버지는 1982년 교통사고로 현지에서 사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권이란 가치를 전도하는 데도 인색하지 않았다. “미국에 사는 흑인으로서 차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아프리카 국가에서 동성애를 법적으로 처벌하는 ‘반(反)동성애 법’ 폐기를 촉구했다. 만연한 케냐의 뇌물 관행과 이웃 남수단 내전, 부룬디의 정정불안 등도 일일이 거론해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행동은 대법원의 동성 결혼 합법화 직후 동성애자에게 직접 축하전화를 거는 등 지지율을 50%까지 끌어올린 임기 말 파격 행보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日방위백서 “北 핵미사일 위험 커져”

    일본 정부가 방위백서에 11년 연속으로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일방적인 주장을 실었다. 방위성이 작성해 나카타니 겐 방위상이 21일 각의(국무회의)에 보고한 2015년 일본 방위백서에는 “우리나라(일본)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쿠릴 4개 섬의 일본식 표현)나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영토 문제가 미해결된 채로 존재하고 있다”는 표현이 담겼다.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주장이 일본 방위백서에 명시적으로 담긴 것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때인 2005년부터 11년째다. 백서는 핵무기의 소형화·탄두화의 실현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일본을 사정 안에 두는 핵탄두 탑재 탄도미사일이 배치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부각시켰다. 올 방위백서는 특히 중국의 군비 확장과 해양 활동에 대해 “국제법적 질서를 무시하는 고압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대응을 계속하고 있으며 예측 못한 사태를 초래할지 모르는 위험한 행위도 보인다”고 지적하는 등 중국의 위협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中 해양 진출·北 핵무기 위협 강조… 아베의 집단자위권 합리화

    中 해양 진출·北 핵무기 위협 강조… 아베의 집단자위권 합리화

    일본 각의가 21일 통과시킨 2015년도 방위백서의 특징은 중국의 해양 진출 등 군사 안보적 위협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킨 점이다. 집단자위권 법안에 대한 반발 여론이 거세진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안보 관련 법안 정비와 국제 정세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중국 위협을 더욱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방위백서는 ‘해양을 둘러싼 동향’이란 새로운 항목에서 “국제법 질서와는 어울리지 않는 독자적인 주장에 근거해 자국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행동하는 사례를 볼 수 있다”며 중국을 비판했다. 또 “일방적인 주장을 타협 없이 실현하려는 태도”라는 새로운 인식을 추가했고, “예측 못한 사태를 초래할지 모르는 위험한 행위도 보인다”며 경계의 수위를 높였다. 중국의 방위정책 기술은 지난해 3쪽에서 올해 24쪽으로 남북한(18쪽)보다 30% 이상 많았다. 방위백서의 초점인 ‘중국의 위협’과 관련, 동·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활동 영역 확대에 대한 위기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백서는 중국의 적극적인 해양 진출을 “고압적”이라고 비판하면서 앞으로도 이런 행동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에서 중국 어선, 지도선 및 공공 선박들의 영해 침입이 상시화됐다는 분석을 처음 내놨다. 중국이 동중국해의 일본과의 중간선 근처에서 진행 중인 가스전 개발 문제에 대해서는 “새로운 해양 플랫폼의 건설이 확인돼 우리나라(일본)가 거듭 항의하고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명기했다. 남중국해에 대해서는 “(중국이)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의 7개 바위에 대규모 매립을 강행하고 일부에서는 활주로나 항만을 포함한 인프라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고 상술했다. 이에 따른 주변국과의 마찰과 국제사회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중국군의 통합작전 지휘센터 신설 사실이 새롭게 들어갔고, 공표된 2015년도 중국 국방예산(8869억 위안·약 165조원)의 명목상 규모가 지난 10년 사이 3.6배로 늘어난 것이자 27년 사이에 41배로 증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과 관련해선 핵무기 소형화·탄두화 등 핵과 미사일 개발 진전 가능성과 이에 따라 일본을 사정권으로 하는 핵탄두 탑재 탄도미사일 배치의 위험성도 강조했다. 또 지난 5월에 북한이 성공했다고 발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실험 등을 언급하며 이를 “안전보장에 중대한 불안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백서는 이를 “일본 등 관계국에 대한 군사적 도발을 하고 있으며, 일본의 안전에 중대하고 급박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4월에 체결된 새로운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동맹을 현시대에 적합하게 맞춘 전략적 구상”이라고 평가했다. 안보 관련 법안과 함께 내용을 상세히 기술해 아베 신조 정권의 안보법안 개정 및 재무장 필요성을 사실상 뒷받침했다. 또 올 1월 일본인을 살해한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위협에 대한 경계도 포함시켰다. 일본은 해마다 7~8월 국제 정세에 관한 인식과 과거 1년 동안의 주요 방위정책, 주요 사건 등을 정리해 방위백서로 펴내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빛이 열어준 첫날밤… 빛고을은 화해를 말했다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빛이 열어준 첫날밤… 빛고을은 화해를 말했다

    ‘빛고을’에서 펼쳐진 ‘젊음의 축제’ 개회식은 여느 국제종합대회와 달랐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조명해 신명나면서도 흥겨운 무대를 만들었다. 광주의 상징인 5·18민주화운동의 아픈 역사를 부각시키기보다는 화합의 기치를 높이 들어 전 세계 젊은이들과 한데 어울렸다. 3일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U)대회 개회식이 펼쳐진 주경기장은 13년 전 한·일월드컵 8강전에서 스페인을 승부차기로 꺾고 온 국민이 함께 4강 진출에 환호했던 월드컵경기장. 푸른 잔디 대신 깔린 흰색 바닥이 빛고을의 이미지인 빛을 형상화하며 형형색색의 조명과 함께 신비로운 분위기를 빚어냈다. 146개국 선수단이 그라운드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편안하게 개회식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한 것이나 관중과 선수단이 어울려 펼친 ‘벌룬 퍼포먼스’는 저항의 도시로만 각인된 광주의 이미지를 화해와 공존의 도시로 바꿨다. 남자농구 이승현(23·오리온스)을 기수로 한 한국 선수단 250명(15개 종목)은 흰색 티셔츠에 카디건을 맞춰 입고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146개국 중 맨 마지막 순서로 입장했다.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가대표다. 비상하라 대한민국!’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입장했다. 브라질 선수단은 ‘광주의 따뜻한 환영에 감사합니다’, 우루과이는 ‘감사합니다. 우루과이는 광주를 사랑합니다’라는 현수막을 준비해 환호를 받았다. 김황식 대회 공동 조직위원장은 “선수들의 땀과 노력은 값진 결실로 이어질 것이고, 경기장 안팎을 가득 메운 젊음의 열정과 끼는 세계인 모두가 함께 어우러진 이 축제를 더 즐겁고 아름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문화행사는 ‘빛, 젊음의 탄생’(1부), ‘젊음, 배우고 소통하다’(2부), ‘미래의 빛, U are Shining’(3부)이란 주제로 펼쳐졌다. 훈민정음과 측우기, 자격루, 거북선 등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유산을 알리는 한편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했다. 광주 시민을 비롯한 4만여 관중은 주변 도로가 통제되는 등의 불편 속에서도 질서를 지켜 입장하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였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 전남 진도 사고 현장 수습을 지원했던 군인들이 이날 함께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대회 조직위가 개·폐회식에 배정한 예산은 2년 전 러시아 카잔 대회의 10분의1인 100억여원에 불과했지만 단아하면서도 정갈한 한국의 아름다움을 세련되게 살렸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광주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광주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北·中·러·이란 4國, 美안보 위협”

    미국이 북한을 중국·러시아 등과 함께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국가”로 지목했다. 최근 쿠바와 대사관 재개설을 통해 54년 만에 국교를 다시 맺은 미국이 여전히 북한에 대해서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는 것이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1일(현지시간) 발표한 ‘2015 군사전략보고서’를 통해 “일부 국가들이 국제질서의 주요한 면을 바꾸려고 하고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방향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북한과 러시아, 이란, 중국이 여기에 해당하는 4대 국가로 지목했다. 보고서는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국가 행위자들에게서 나오는 도전과제에 보다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들 국가 행위자는 역내 이동의 자유에 도전하고 우리의 본토를 위협하는 능력을 지속적으로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북한에 대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기술 추구는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요구와 상충된다”며 “북한의 이 같은 능력은 직접적으로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언젠가 미국의 본토도 위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이들 국가와의 ‘주요한 전쟁’에 개입할 개연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일단 전쟁이 일어나면 그 결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이슈&논쟁] 지역감정 조장 발언 제재 추진

    [이슈&논쟁] 지역감정 조장 발언 제재 추진

    주요 선거 때마다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지역감정 조장 발언 등을 법적으로 처벌하는 방안이 추진돼 찬반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새누리당 진영 의원은 특정 지역·사람을 비하하거나 모욕할 경우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와 별도로 새정치민주연합도 같은 취지의 입법 절차를 밟고 있다. 이를 두고 한쪽에서는 혐오표현은 이미 형법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처벌 가능하며, 헌법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종북’ 등 혐오표현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싸움과 사회적 분열은 표현의 자유로 보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고 주장한다. 지역감정 조장 발언 제재 입법화를 둘러싼 찬성과 반대 의견을 들어봤다. [贊] “사회적 분열 막기 위해 입법 필요” 박지웅 법무법인 민본 변호사 독자들도 ‘전라도 사람들’에 대한 폄하발언이 어떤 자리에서건 한번씩은 오가는 것을 체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단지 ‘전라도’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다. ‘빨갱이’, ‘종북’ 역시 마찬가지다. 약간의 진보적인 사회 방향에 대한 의사를 내비치면 ‘빨갱이’, ‘종북’이라고 한다. 특별한 이유도 없다. 분단 60년, 우리 사회의 ‘트라우마’의 한 단면이다. 우리 사회의 언어표현 중 숨 막히게 하는 두 가지 표현이 있다면 ‘종북’과 ‘지역감정’이다. 특정 정치·사회적 행위에 대해 종북이라 낙인찍으면 합리적인 논의는 끝나고 감정싸움만 남는다. 지역색도 마찬가지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최근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지역 폄하 발언, 분단사회의 감정을 악화하는 종북 발언에 대한 규제를 주장하고 나섰다. 일베(일간베스트의 줄임말) 등에서의 혐오표현들이 일반인에게 끼치는 사회적 악영향이 심히 크다는 것이다. 나아가 선거에서의 특정지역에 대한 폄하발언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안은 새누리당 진영 의원에 의해 발의됐다. 필자는 입법의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한다. 우선 ‘종북’ 또는 ‘지역감정조장’의 표현행위가 갖는 차별적 언행 내지는 혐오표현을 통해 얻고자 하는 사회적 분열의 해악은 심히 크다.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호될 수 없다고 판단한다. 우리 헌법 제21조 4항에서는 ‘언론·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하고 있다. 표현행위가 한 개인의 권리에 대한 침해를 넘어, 사회 공동체의 통합적 질서를 해하는 경우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다는 것이다. 표현행위보다 중요한 민주주의·공화주의적 사회질서를 지켜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의 국가들이 ‘혐오표현’이 인종·민족·국가적 갈등과 세계대전 참사의 주범이었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해서 규제를 하고 있는 까닭이다. 나아가 공직선거에서의 종북·지역감정 발언은 선거구민 유권자의 눈을 가린다. 지역과 국가를 위해 열심히 일해 온 괜찮은 공직후보자 역시 종북이나 지역감정의 논쟁 프레임에 갇혀버리면 선출기회를 박탈당한다. 이러한 표현행위에 대한 처벌이 현행법상으로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이미 사적으로 특정인을 지목한 혐오표현에 대해서는 형법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처벌한다. 다만 형법은 정치인이나 공적 관심사에 대한 비판행위를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함께 처벌하고 있어서 문제다. 새로운 입법은 혐오표현으로서 해악이 큼에도 특정 대상을 지목하지 않아 처벌을 회피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회적 제재를 받지 않아 온 혐오 표현행위에 대해서 제재를 가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미진했던 논의를 진전시키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표현의 자유 위축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전 사회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우리 사회는 명예훼손이나 모욕행위에 대한 형벌을 두고 있지만 이번 입법으로 실제로는 처벌되지 않을 표현임에도 과거의 선례들에 따라 시민들이 불안해할 수 있다. 또 표현은 가지각색이기 때문에 혐오표현의 대상과 범위의 문제 역시 분명하게 규정돼야 한다. 어떠한 표현이 혐오표현인가 명확히 규율하지 않으면 법률 명확성 원칙 위반으로 위헌 논쟁에 휩싸이게 된다. 온갖 트라우마로 뒤덮인 한국 사회에서 이와 같은 발언들이 이제 힘을 잃을 때도 되지 않았을까. 가장 좋은 것은 성숙한 시민의식에 따라 이와 같은 표현행위가 힘을 잃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어느 정도의 제재를 가하는 것은 사회의 합리적인 선택이자 결단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지역분열·이념대립이란 사회적 질병에 필요한 것은 상처를 아물게 할 연고이지, 상처를 덧나게 할 손톱은 아닌 것이다. [反] “표현자유 침해 소지… 처벌 무리”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지역감정 조장발언에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특정 지역이나 사람을 비하하거나 모욕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표현의 자유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다음에 설명할 국제인권기준이 요구하는 조건들이 선결되지 않는 한 폐기돼야 한다. 우리나라가 가입한 유엔자유권규약의 유권해석기관인 유엔자유권위원회는 2011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일반논평 제34호를 통해 명예훼손 규제 등에 대해서 “진위 판명이 불가한 명제에 대해서는 규제가 적용되어서는 아니 되며 형사처벌은 특히 그러하다”고 밝혔다. 진위 판명이 불가한 명제란 바로 견해와 감정의 표현을 말한다. 타인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그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한편 유엔자유권규약의 제20조는 ‘인종, 국적, 종교에 따른 차별이나 폭력을 선동하는 발언(이하 인종차별선동발언)은 금지되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종합하자면 감정이나 견해의 표명에 대한 민형사적 규제는 지양되어야 하지만 예외적으로 인종차별선동발언은 규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감정 조장발언에 대한 제재를 추진하기 이전에 첫 번째로 모욕죄부터 폐지돼야 한다. 우리나라 모욕죄는 검찰이 기소에 개입해 최고 징역 1년까지 부과할 수 있는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제도다. 이는 감정표현에 대한 형벌규제에 해당되며 앞서 언급한 유엔자유권위원회의 일반논평 34호를 정면으로 위반한다. 모욕죄는 타인에게 분노할 자유를 파괴한다. 둘째, 혐오표현 규제를 형사벌로 만들어서는 아니 된다. 자유권규약 20조를 아무리 적극적으로 해석하더라도 인종차별선동발언에 대해서만 형사벌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무관한 지역혐오표현 규제를 형사벌로 만들면 일반논평 34호를 위반한다. 셋째, 우리나라의 역사적 그리고 사회적 맥락 속에서 차별발언이 차별행위로 이어질 ‘명백하고 임박한 위험’이 있는 표현은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아야 한다. 인종차별선동발언 외의 감정표현에 대한 규제는 아예 불가능하다고 해석할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감정표명에 대한 민형사 규제 모두에 반대하는 일반논평 34호를 감안하면 혐오를 드러내는 모든 표현을 비형사적으로 규제할 수 있다고 해석해서도 안 된다. 유엔자유권규약이 특별히 인종차별선동발언에 대한 규제를 요구한 이유는 나치의 유대인 학살과 같이 인종학살의 역사에 비추어 볼 때 인종차별을 선동하는 발언은 실제 차별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장애인 학생을 계속적으로 장애를 사유로 놀린다면 장애인 학생에 대한 차별행위로까지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참고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32조는 이미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학교, 시설, 직장, 지역사회 등에서 장애인 또는 장애인 관련자에게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되어 있고 우리는 이를 디딤돌로 ‘차별표현의 차별행위로의 전환가능성’ 이론을 따라 규제 대상을 확대해나갈 수 있다. 넷째, 차별금지법을 동시에 또는 먼저 제정해야 한다. 차별행위 자체도 법으로 금지하고 있지 못하면서 차별표현을 금지한다는 것은 헌법적으로 불가능하다. 절도를 금지한 후에야 ‘절도를 선동하는 발언이 절도라는 불법적인 해악을 발생시킬 위험이 높아 규제한다’는 논리가 세워질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정치적 신념에 따른 차별 또는 지역출신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법 자체가 없다. 최근에 호남인을 채용하지 않겠다는 기업이 알려졌었지만 아무런 법적 제재수단이 없었다. 그런데 ‘호남인을 채용하지 말라’는 말부터 제재하는 법을 만들겠다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 중국發 세계금융질서 재편 시동… 한국, 이사국 확보 급선무

    중국發 세계금융질서 재편 시동… 한국, 이사국 확보 급선무

    29일 중국 권력의 심장부인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협정문 서명식은 국제금융 질서에 지각변동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서곡이었다. 한국과 영국 등 미국의 맹방을 포함한 전 세계 57개 회원국이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금융기구에 자국의 혈세를 들여 각자 할당된 자본금을 납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중심의 금융논리를 대변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판과 불평만 일삼던 ‘아웃사이더’(중국)가 국제금융기구를 이끌게 됐다”며 “금융권력 역사의 이정표가 새로 세워졌다”고 보도했다. AIIB는 국제금융기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을 잇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과 함께 중국이 꿈꾸는 세계 질서 재편의 핵심축이기 때문이다. AIIB와 일대일로는 모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제안하고 지휘하는 프로젝트다. 중국이 가장 많이 출자한 AIIB에서 나오는 돈으로 중국 기업이 주도하는 일대일로를 건설하다 보면 해당 국가의 경제는 중국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경제 의존은 곧 정치·군사·외교적 의존을 부른다. 더욱이 미국과 일본이 불참하면서 AIIB는 중국 중심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중국에 거부권을 명시적으로 부여하지는 않았지만, 주요 의사 결정은 75%의 찬성을 얻어야만 가결되기 때문에 투표권 26.06%를 거머쥔 중국이 반대하면 아무런 결정도 내릴 수 없다. 특히 기존 국제기구와 달리 이사회가 상주기구가 아니어서 총재를 필두로 한 집행기구 중심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총재는 AIIB 설립을 주도한 진리췬(立群) 전 중국 재정부 부부장으로 사실상 정해졌고 집행기구도 중국인 전문가 위주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AIIB의 주요 업무는 대출, 보증, 지분투자, 기술원조 등이다. 회원국에만 투자해야 하나 총회에서 75%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비회원국에도 자금을 제공할 수 있다. 이사회는 12명(역내 9명, 역외 3명)으로 구성된다. 이들 중에서 총재와 복수의 부총재가 선임된다. 한국은 당장 이사직을 확보해 그를 부총재로 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래야 목소리를 주도적으로 낼 수 있다. 현재의 지분구조로 볼 때 한국은 단독으로 이사직을 요구할 수 없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설명회에서 “우리와 밀접한 동남아 및 중앙아시아 국가와 공동으로 이사직을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AIIB 출범으로 한국 기업이 매년 7300억 달러에 이르는 아시아 인프라 건설 시장에 진출할 기회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한국 기업이 토목, 정보기술(IT), 전력, 상하수도 등에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국제 인프라 건설 시장은 중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투자 혜택은 저개발 국가가 누리고, 공사 수주는 중국 기업이 하고, 유럽 기업은 기술표준과 감리를 담당하는 구도가 형성되면 한국은 돈만 내고 실리는 챙기지 못하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AIIB가 북한에도 투자한다면 남북경협이 확대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최 부총리 역시 “여건만 된다면 AIIB가 북한에 투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제재하는 북한에 투자하면 논란이 불거질 게 뻔해 투명성 확보를 제1목표로 삼는 중국이 선뜻 북한 투자를 검토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中주도 AIIB 출범… 819조원 아시아 시장 열렸다

    中주도 AIIB 출범… 819조원 아시아 시장 열렸다

    중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사실상 공식 출범했다. 중국 정부는 2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57개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AIIB 협정문’ 서명식을 했다. 한국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 대표로 서명했다. 향후 국회가 비준 동의하면 공식 창립회원국이 된다. AIIB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10월 제안한 국제금융기구로, 아시아 개도국의 사회기반시설 건설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매년 7300억 달러(약 819조원)에 이르는 아시아 인프라 개발 시장에 집중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AIIB의 최대 수권자본금은 1000억 달러이며 이 중 회원국이 당장 내야 하는 납입자본금은 200억 달러다. 아시아 역내국 지분 비중은 75% 이상이다. 중국은 지분율 30.34%로 1위를 차지했고 투표권도 26.06% 확보해 주요 안건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의 지분율과 투표권은 각각 3.81%와 3.5%로 37개 역내국 중 4위, 전체 회원국 중 5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금까지 한국이 가입한 국제금융기구 중 가장 높은 순위다. 각국은 AIIB 출범을 중국 주도의 금융질서가 태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의 국력이 부단히 발전함에 따라 국제사회 발전을 위해 힘껏 공헌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고, AIIB는 이런 정신을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메르스 딛고 한국의료 해외진출 늘리려면?

    메르스 등의 여파로 올해 외국인환자 유치 등의 성장세 주춤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제의료사업지원법안’과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에 관한 법률안’ (이하, 법안) 의 통과가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업계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한국국제의료협회(협회장 오병희) 소속 대부분의 의료기관들은 법안 제정 필요성에 대해 공론화하고 그에 따른 제도적 장치 마련에 대해 많은 부분을 공감하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정부의 노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의 우수한 의료체계를 지켜나가면서 국제의료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법적 체계를 완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기준도 갖추지 않고 시장의 자율적인 노력만을 주문할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환자 유치시장의 수수료를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외국인환자에 대한 설명을 강화하여 의료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법률안은 이 같은 시장 관리와 외국인환자 권익 보호를 위한 사항을 담고 있다. 법안에는 외국인 환자 유치 목적의 의료광고의 제한적 허용과 관련 업계를 위한 육성지원 방안이 담겨 있다. 또한 국제의료사업에 대해서는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라 금융, 재정적 지원을 하고, 국제의료사업 지원을 위한 전담기관을 설립하는 방안을 담고 있으며 아울러 해외환자 유치시장질서 교란행위 등에 대한 감독과 벌칙규정이 포함됐다. 한국국제의료협회 오병희 회장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법률안은 이 같은 시장 관리와 외국인환자 권익 보호를 위한 사항을 담고 있다.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사업추진의 어려움을 빠르게 극복하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제도적인 체계를 갖추어 정부가 안전하게 관리하는 산업임을 외국 정부나 공공기관, 의료기관 등에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로운 50년을 열자]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교수 “韓·日은 美·中 사이 캐스팅 보트 쥐고 있어…해법 모색해야 할 때”

    [새로운 50년을 열자]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교수 “韓·日은 美·中 사이 캐스팅 보트 쥐고 있어…해법 모색해야 할 때”

    오코노기 마사오 일본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한·일 관계는 타협은 있었지만 완전한 화해에는 이르지 못했다”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새로운 시대 변화에 맞는 해법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한반도 및 동북아 문제 연구의 태두인 오코노기 명예교수를 한·일 수교 50주년을 앞둔 21일 도쿄 게이오대 미타캠퍼스에서 만났다. 그에게서 한·일 관계 개선의 해법과 전망, 중국의 부상 등 국제 환경 변화에 따른 두 나라의 역할과 미래 등에 대해 들어봤다. →수교 50주년을 맞는 두 나라 관계는 그동안 어떻게 변했나. -양국 관계는 지난 50년 동안 국제 환경의 변화, 국제 시스템의 변동에 영향을 받았다. 크게 세 번의 시기로 나눠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수교 이후 냉전 붕괴까지다. 양측의 상반된 입장을 그대로 둔 채 식민지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 없이 이뤄진 게 1965년 한·일 기본관계조약이다. 냉전이라는 질서 속에서 이뤄진 타협의 산물이었다. 1910년 한국병합조약이 불법이고 부당했다는 한국 주장에 대해 일본 측은 합법적이며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냉전이라는 국제 환경 속에서 안전 보장과 경제 발전이라는 확실한 공동 이익과 목표가 있었다. 수교 결과는 좋았다. 한국은 그 사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달성했다. →화해를 위한 노력에 어떤 진전이 있었나. -1989년 냉전 붕괴를 거치면서 동구권이 열리고 국제 협력의 영역이 확대되는 새로운 국제 환경을 맞았다. 과거에 대한 반성과 협력 확대가 필요한 시대였다. 1993년 11월 호소카와 모리히로 당시 총리는 경북 경주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군 위안부, 강제 징용 등을 거론하며 “가해자로서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일본 총리의 본격적인 첫 반성인 셈이다. 이는 1995년 무라야마 담화, 1998년 오부치 게이조 총리의 사과 발언으로 이어졌다. 당시 오부치 총리의 사과를 김대중 대통령이 받아들였고, 양측은 파트너십 공동성명을 내며 미래지향적인 데까지 손을 내밀었다. 두 나라가 화해에 가장 근접했던 때였다. →이 같은 노력은 왜 화해의 결실로 이어지지 못했나. -90년대는 과거사 반성과 사과가 활발하게 이어지면서 화해를 모색한 때였다. 아쉬운 점은 이 같은 화해의 노력이 구조화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럽과 비교하면 모자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2000년 평양 방문 및 남북 정상회담, 그보다 일찍 가네마루 신 전 부총리의 방북 등 북·일 정상화 시도 등이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이런 의미에서 1990년 이후 20년은 절반밖에 성공하지 못한 시기였다. 당시 독일의 과거사 반성과 독일 및 프랑스, 폴란드와의 화해 등이 이어졌고 이를 기초로 유럽공동체가 급진전했다. 한편 몇 년 전부터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 새 시대의 특징은 중국의 강대국화와 영역이 확대된 무역자유화 등이다. 2010년 중국은 국민총생산(GNP)에서 일본을 넘어섰다. 중국 부상 등의 국제적인 구조 변화가 한국 외교에 영향을 줬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중 관계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임기를 시작했고, 한국의 중국 중시 외교가 본격화됐다. 한국은 미국에 이어 중국을 앞에 놓았다. 일본은 그 뒷전으로 밀렸다. 일본에서는 반감이 컸다. 대중, 대미 외교의 성공을 통해 일본에 역사 문제 등을 압박하려는 것으로도 여겼다. →세 번째 시기의 한·일 관계는 시작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취임한 지 일주일이 흐른 3·1절 연설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는 1000년이 흘러도 달라지지 않는다”며 일본 정부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취임 일주일 만에 일본에 역사를 바로잡으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미국 방문에 나섰다. 앞서 아소 다로 부총리가 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가 “역사 해석은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는 말을 꺼냈다. 양측의 신경전과 대립이 두드러졌다. 중국 중시 외교에, 아베 신조 총리와의 리더십 충돌까지 겹쳤다. 아베 총리도 잘하지 못했다. “침략의 정의는 확정된 게 없다”는 발언도 했다. 야스쿠니 신사까지 참배하면서 지도력 충돌은 두드러졌다. 한·일 두 리더십의 충돌은 역사 인식의 충돌이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국제 환경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대한 외교 전략의 부딪침도 있었다. 정체성 충돌, 민족 감정 및 전통문화의 대립도 얽혔다. 한국은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과의 관계에 더 힘을 기울였고, 아베 총리도 미·일 관계를 강화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한국 관계는 나중에 하면 된다는 식이었다. →앞으로 한·일 관계는 어떤 상황을 맞겠나. -세 번째 시대를 맞았지만 한·일 관계는 아직 이렇다 할 틀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시대 흐름에 맞는 패러다임을 만들어 낼 때다. 시스템 변동에 따라 한국도, 일본도 하고 싶은 대로 외교를 하고 있다. 그래서 충돌이 생겼고 관계도 나빠졌다. 시대에 맞는 한·일 관계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중국 부상과 자유무역협정(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이 확산되면서 보다 광범위한 경제 통합 시대에 맞게 양국 관계의 틀과 규범을 만들어 나갈 때다. 긍정적인 것은 두 나라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기본 가치를 공유하는 ‘미들 파워’(중급 파워) 국가라는 점도 그렇다. 둘 다 국가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유사한 산업구조로 경쟁도 치열했지만 생산 과정의 공유 및 분업의 심화로 두 나라 협조 관계는 더 커지는 추세다. 제3세계의 인프라 건설 참여 등에서 보듯 일본과 한국 기업들이 자금력, 정보력의 장점을 서로 나누며 함께 참여하는 예가 늘고 있다. 앞으로도 경제 협력이 두 나라 관계를 선도할 것이다. 서로 더 의존적이고 더 얽히는 상호 의존 관계가 진행될 것이다. 양측의 장점을 합치면 시너지가 배가된다. →두 나라 관계가 진전될 것이라고 낙관하나. -두 나라는 비슷한 현안에 직면해 있다. 대립하는 미·중 사이를 어떻게 중재하고 갈등을 완화할 수 있을까 하는 점도 같다. 미·중 간 가교 역할과 시장·경제 통합에서 한·일은 손을 잡고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다. 미·중 입장은 대립 속에 고정돼 있다. 중간에 있는 한·일이 어떻게 생각하고 유도해 나가느냐에 따라 방향과 내용이 결정된다. 캐스팅보트를 쥔 셈이다. 한·일 어느 한 나라만으로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없다. 아세안과 힘을 합쳐 중요한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됐다. ‘중간국’들이 동북아 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 한·일이 서로의 대미, 대중 정책을 상의할 수 있을 때 두 나라는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균형의 문제다. 급진전하는 대중 관계를 유지하는 한국과 미국에 밀착한 일본, 두 나라의 장점과 이점을 잘 조화하고 활용해 나갈 수 있다. 그런데 역사 마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는 여력과 힘을 잃어 버리면서 ‘불임의 외교’만을 거듭하고 있다. →두 나라 사이에는 걸림돌이 적지 않다. -새로운 관계를 이끌어 내려면 박 대통령이 중점을 두는 위안부 문제에서 진전을 거둬야 한다. 새 시대에 맞는 해법을 모색해서, 국제적인 룰에 근거해, ‘전쟁시대의 국제 문제’라는 점에 기반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 한·일 간 문제로 국한해 풀려고 해서는 입장 차이 때문에 해법을 내기 어렵다. 전쟁 상황에서의 성폭력 조사와 세계 여러 나라에서의 유사 문제들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며 해결하기 위한 기금 설립 등도 생각해 봄 직하다. 보편적이고 세계적인 해법의 틀 속에서 프레임워크를 만들어 보자. 일본 정부의 사과를 포함해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 되면 된다. 양국 관계 진전의 모델이 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한·일 관계 진전의 출발점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어려운 점은 한국 비정부기구(NGO)들의 역할이다. 한국 정부가 이들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번에는 한국 정부가 의지를 갖고 이 문제를 매듭짓겠다. 국내 이해 당사자를 설득하고 중지를 모아 여기서 종결시키겠다” 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일본 측이 “이렇게 하면 어떠냐”고 안을 내놓아도 한국 정부는 NGO 등 주변 불만이 크다며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는 일본 정부도 무엇을 선뜻 내놓기가 어렵다. 한국 측도 이번에는 매듭짓고 받아들이겠다는 준비와 결의가 필요하다. →아베 총리가 8월에 종전 70주년 담화를 발표한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걱정 어린 시각이 많다. -한국인을 만족시킬 만한 아베 담화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미국 의회에서 아베 총리가 말한 정도가 되지 않을까. 종전 70주년 담화라는 게 왜 필요한가. 동양권에서 50주년 등은 중시되지만 70주년이 주목받는 것은 아베 총리 스스로가 담화를 하겠다고 해서였다. 그것은 아베 총리가 무라야마 담화 등에 대해 불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70주년 담화가 나오고 난 뒤에 한·일 관계는 정상화를 향한 새로운 모색을 하는 출발점에 서게 될 것이다. 연내 한·중·일 정상회담의 틀이나 다자회담의 틀을 빌려 한·일 정상이 만나고 그 장을 빌려 한·일 정상회담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정부는 외교부 사이트에서 한국과 관련해 가치관을 공유한다는 말까지 빼 버렸다. -불만이 있어도 그러면 안 되는데…. 내년에는 다시 들어가지 않겠나. 이는 오해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한국이 진짜 민주주의를 하나” “법의 지배를 받나” 하는 의문이 일본에서 생겼다. 산케이신문 기자에 대한 기소나 법원의 대일 관련 판결, 중국에 대한 한국의 자세 등이 얽혀 있다.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의 기본적인 가치를 공유하는 것은 한·일 관계의 토대다. 한국인은 앞으로 나올 70주년 담화에 실망하고 불만이 크겠지만 그 뒤에 어떻게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새 시대에 맞는 한·일 관계를 만들어 나가자. 과거사는 한·일 관계의 일부, 한 조각일 뿐이다. 양측이 다투면서 서로 얼마나 많은 것들, 소중한 기회들을 잃어 버리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서로 공감대가 형성돼야 화해가 가능하다. 한·일은 1965년 큰 타협을 이뤄냈지만 서로 이해하는 공감대는 모자랐다. 완전한 화해를 위해 발걸음을 옮기자. 실현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자꾸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게 옳은 길이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오코노기 교수 일본의 대표적인 지한파 학자다. 1945년생으로 그가 재직하는 게이오대를 중심으로 일본 전역에 ‘오코노기 학파’가 퍼져 있다. 그만큼 많은 한반도 전문가를 배출했다. 한·일 신시대 공동연구 프로젝트 위원장으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청사진 마련을 주도했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자문기관인 ‘대외 태스크포스’ 위원,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의 자문기구인 ‘외교정책연구회’ 위원 등을 지내며 일본의 한반도 정책 결정에 관여했다. 1972년부터 2년여 동안 연세대에 유학하면서 ‘7·4남북공동선언’ ‘10월 유신’ ‘김대중 납치사건’ ‘민청학련사건’ 등을 지켜봤다. ‘한국 오코노기 연구회’가 있을 정도로 국내에 지인과 친구들이 많다. ‘조선전쟁’(중앙공론사), ‘일본과 북조선’(PHP연구소) 등의 저서가 있다.
  • [오늘의 눈] 관광객이 그립다/황경근 사회2부 차장급

    [오늘의 눈] 관광객이 그립다/황경근 사회2부 차장급

    지난 15일 ‘제주 속의 작은 중국’이라 불리는 제주시 연동 바오젠 거리. 오후 9시가 지나자 기념품 가게를 하는 박모씨는 서둘러 가게문을 닫았다. 박씨는 “중국인 관광객이 썰물처럼 사라졌다”며 “앞으로 계속 가게 문을 열어야 하는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평소 바오젠 거리는 밤마다 중국인 관광객이 밀물처럼 몰려들었다. 삼삼오오 밤늦도록 거리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활기가 가득했다. 메르스 사태 이후 바오젠 거리는 거짓말처럼 중국인 관광객들이 사라졌다. 상가 업주들은 졸지에 중국인 고객들이 자취를 감춰 버린 현실을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들이다. 밤 11시가 지나자 거리의 중국어 간판 불이 하나둘 꺼졌다. 거리에는 그나마 가뭄에 콩 나듯 있던 내국인 관광객의 모습도 사라졌다. “우리가 바가지를 씌우거나 불친절해서 중국인 고객이 사라졌다면 이처럼 억울하지는 않을 텐데…”라는 한 업주의 장탄식이 거리에 메아리쳤다. 메르스 사태로 제주의 관광 호텔 예약률은 50% 밑으로 떨어지고, 렌터카 예약률은 20~30%로 곤두박질쳤다. 특히 전세버스는 13일 이후 예약률이 5%로 뚝 떨어졌다. 취소율이 90%에 이를 정도다. 중국인 등 국내외 관광객 8만여명 이상이 예약을 취소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은 예약을 연기한 것이 아니라 예약 자체를 취소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 전용 호텔은 당분간 휴업을 해야 할 지경이다. 다행스럽게도 제주는 아직 전국에서 유일한 ‘메르스 청정지대’다. 메르스 유입 차단을 위해 제주 국제공항과 제주항에는 발열감시기가 24시간 쉴 새 없이 돌아간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수시로 제주공항과 제주항을 찾아 발열감시 현장을 점검한다.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한 제주도민에게는 메르스 감염 확진 여부가 판정될 때까지 아예 제주에 오지 말라는 ‘육지 격리’라는 극약 처방을 내리기도 했다. 혹시나 제주에 메르스가 유입되면 7, 8월 휴가철 최대 성수기에 내국인마저 발길을 돌릴지 모른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다급한 원 지사는 16일 일본총영사와 중국총영사를 초청, 제주가 메르스 청정 지역이라며 자국 관광객의 불안감 해소에 나서 줄 것을 당부했지만 싸늘하게 식어 버린 관광객의 마음을 돌릴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별로 없다. 속을 들여다보면 제주도의 말 못할 고민은 다른 곳에 있다. 제주를 찾는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 절반 이상은 서울 등을 경유하는 관광객이다. 아무리 제주가 청정지대라고 하지만 서울에서 메르스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으면 중국인 관광객이 예전처럼 제주를 찾을 리 없다. 계속되는 정부의 메르스 헛발질로 어쩌면 7, 8월 성수기 관광 시즌을 제주는 사상 최악의 비수기로 보내야 할 처지를 맞을지도 모른다. 관광버스 기사 양모(56)씨는 “버스 안에서 큰소리로 떠들고 마구 담배를 피워 대던 무질서 중국인 관광객이 그리워질 줄이야 꿈에도 상상 못했다”며 씁쓸해했다. “너무 시끄럽다”며 핀잔을 주었던 제주 바오젠 거리의 왁자지껄한 중국인 관광객들의 목소리를 제주 주민들은 벌써 그리워한다. kkhwang@seoul.co.kr
  • 금융위, 법적 근거 없는 ‘숨은 규제’ 일괄 폐지

    금융 당국이 행정지도, 모범규준, 가이드라인, 지침 등 숨은 규제를 찾아내 폐지하고, 꼭 필요한 규제는 유형화해 일일이 합리화 여부를 검토하고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사의 가격·수수료·경영판단사항 등에 대한 당국의 개입도 제한된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임종룡 위원장 주재로 열린 제1차 금융규제개혁 추진회의에서 금융규제개혁작업단을 구성해 이런 방향의 규제 개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선 감독 규정과 세칙 가운데 법적 근거가 없는 규제는 일괄 폐지된다. ‘금융기관 업무위탁 규정’처럼 법적 근거가 없는 규제에 대해선 일괄 폐지하거나 필요하면 상위법에 명시하기로 했다. 규제 목적에 따라 시장질서, 소비자보호, 건전성, 영업행위 등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눠 시장질서와 소비자 보호에 필요한 규제는 강화하고, 건전성 규제는 국제 기준에 맞춰 정비하기로 했다. 영업행위와 관련한 규제는 폐지하거나 완화한다. 금융위는 자체규제심사위원회에 금융규제 옴부즈맨을 추가하고 기존 규제를 개정할 때 일몰 설1정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금융 분야에 ‘규제비용 총량제’ 도입도 추진한다. 이는 규제를 신설·강화할 때 다른 규제의 폐지·완화를 통해 규제비용 총량을 유지하도록 하는 제도다. 금융위는 사전 규제에서 사후 책임을 강화하고, 오프라인 규제를 온라인 시대에 맞도록 정비하기로 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저승신’ 명왕성과 사신들의 비밀 다음달 풀릴까?

    ‘저승신’ 명왕성과 사신들의 비밀 다음달 풀릴까?

    지난 2006년 행성을 지위를 잃고 '계급'이 강등된 비운의 천체가 있다. 바로 우리 태양계 끝자락에 위치한 '저승신' 명왕성이다. 최근 미국 메릴랜드 대학 연구팀이 명왕성 주위를 도는 달들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내놔 관심을 끌고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허블우주망원경으로 포착한 이 달들은 길쭉하고 울퉁불퉁한 모양새로 마치 굴러 넘어지는 것처럼 희한하게 움직인다. 그러나 이같은 무질서한 움직임 속에서도 각 위성들이 명왕성 주위를 안정적으로 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    지금은 ‘134340 플루토’(134340 Pluto) 라는 정식 이름을 가진 명왕성은 총 5개의 달을 가지고 있다. 각각의 이름은 카론(Charon), 케르베로스(Kerberos), 스틱스(Styx), 닉스(Nix), 히드라(Hydra)로 모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저승과 관련있다. 이중 명왕성의 '물귀신'이 된 위성이 바로 죽은 자를 저승으로 건네준다는 뱃사공 카론이다. 애초 명왕성의 위성이라고 생각됐던 카론이 서로 맞돌고 있는 사실이 확인돼 명왕성이 행성에서 퇴출되는데 결정적인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서로 맞돌고 있는 명왕성과 카론의 주위를 각 4개의 위성이 안정적으로 돌고있으며 이중 닉스, 스틱스, 히드라는 사이좋게 궤도 공명(공전하는 천체가 서로에게 규칙적이고 주기적인 중력을 미치는 것)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더글라스 해밀턴 교수는 "공명 덕에 3개의 위성은 서로 충돌하지 않고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궤도를 돈다" 면서 "이같은 이유 때문에 작은 크기의 명왕성(우리 달의 3분 2 크기)이 많은 달을 거느릴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명왕성의 위성 중 케르베로스는 숯처럼 어두운 반면 나머지 위성들은 하얀 모래처럼 밝다" 면서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운석 충돌의 영향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930년 처음 발견된 이후 태양계의 9번째 행성이었던 명왕성은 지난 2006년 왜소행성(dwarf planet)으로 격하됐다. 그 이유는 지난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이 행성 분류 정의를 변경했기 때문인데 크게 3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태양 주위를 공전하며, 둘째 충분한 질량과 중력을 가지고 구(sphere·球) 형태를 유지해야 하며, 셋째 그 지역의 가장 지배적인 천체여야 한다. 문제는 2000년대 들어 카론 등 새로운 천체가 발견돼 명왕성의 지배적인 위치가 흔들리면서 시작됐다. 이에 유럽 천문학자들을 중심으로 투표를 통해 명왕성 행성 퇴출을 결정했다. 그러나 명왕성을 발견하고 탐사선 뉴호라이즌스까지 보낸 미국 천문학자들은 지금도 이에 반발하고 있으며 이후 툭하면 명왕성의 복권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06년 1월 발사된 뉴호라이즌스는 오는 7월 아직까지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바로 이곳 '저승'에 도착한다.  <뉴호라이즌스의 여정> * 2006년 1월 발사 * 2011년 3월 18일/천왕성 궤도를 지나다 * 2014년 8월 1일/ 해왕성 궤도를 지나다 * 2015년 7월 14일/국제 표준시(UTC) 기준 11시 47분 명왕성 접근 통과(명왕성에서 13,695km 거리, 초속 13.78km) * 2015년 7월 14일/국제 표준시(UTC) 기준 12시 01분 명왕성의 위성인 카론 접근 통과(카론에서 29,473km 거리, 초속 13.87km) * 2016년~2020년/카이퍼 띠 천체들 접근 통과 * 2029년 - 태양계를 떠남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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