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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영화]

    ■꼬마 돼지 베이브(EBS 일요일 낮 12시 10분) 아서 호젯(제임스 크롬웰)은 품평회에서 고아 돼지 베이브를 상품으로 받아 온다. 호젯 농장의 양치기 개 플라이는 기존 질서에 위배된다는 대장 렉스의 만류에도 베이브를 데려다 자신의 새끼처럼 키운다. 호젯은 베이브를 무척 아끼지만 그의 아내는 베이브를 크리스마스 요리로 만들 작정이다. 어느 날 양 도둑을 발견한 베이브는 경보를 울리고, 베이브의 용맹에 감명받은 호젯은 그에게 양몰이를 맡긴다. 처음 베이브는 개들처럼 위협과 폭언으로 양들을 다스리려 하지만 곧 공손하고 예의바른 태도로 양들의 협조를 이끌어 낸다. 언제나 상냥하고 순수한 꼬마 돼지 베이브가 분수에 맞게 살라는 주변 동물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양치기를 한다는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1996년 작. ■일대종사(OBS 토요일 밤 10시 10분) ‘한 시대에 모든 사람이 존경하고 우러러보는 인물’이 곧 ‘일대종사’다. 액션의 강도를 높여 가는 여타의 액션물과 달리 영화는 우아하고 격조 있는 고요 속의 일격을 보여 준다. 강 대 강으로 맞불을 놓는 식의 액션 대신 더없이 고요하면서도 그 안에 정확한 힘을 쓸 줄 아는 액션의 묘가 일품이다. ‘정무문’, ‘킬빌’ 등 중국, 홍콩, 할리우드의 주요 액션 영화에 빠지지 않고 참여해 온 원화평 무술 감독의 솜씨다. ‘해피 투게더’(1997)로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받는 등 할리우드의 영화인들이 사랑하는 아시아 감독 왕자웨이가 9년간 공들인 작품이다. 2013년 작.
  • 김동연 경제관료 첫 썰전 출연...문재인 1년 경제평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JTBC 시사예능 프로그램 ‘썰전’에 경제관료로서는 처음 출연했다. 김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지난 1년의 경제 정책과 관련, “기업과 시장으로 하여금 기운을 내지 못하게 하는 부분들이 있었다면 시정해야겠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문 정부가 단기 대책에 골몰해 경제 구조개혁에 실패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자 이같이 답했다. 김 부총리는 다만 노동시장을 비롯한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큰 불이 났지만 이를 끌 수 있는 큰 물이 멀리 있는 근화원수(近火遠水)의 상황으로 비유했다. “옹달샘으로라도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유시민 작가는 남북 경협에 대해 “한반도의 경제지리학적 위치가 바뀌는 것”이라며 “북한이 사회간접자본(SOC) 개발로 경제 부흥을 해보겠다고 하면 엄청난 물적 투자 시장이 열리는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에 김 부총리는 “남북 경협은 정부의 신북방정책과 지난해 한·러 정상회담에서 다뤄진 내용이지만 북한에 가로막혀 실행되지 못했다”면서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 삼림 개발, 천연가스관 개발, 어업 협력 등을 예로 들었다. 김 부총리는 “남북 경협 사업을 통해 남북한 주민 삶의 질 향상과 한반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면서도 “성급하게 예단해선 안 된다. 빨리 먹는 밥은 체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남아 있고, 국제사회와의 협의와 동의도 필요하다”면서 “차분하고 질서있게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1년간 경제운용 점수는 I학점으로 매겼다. ‘불완전’을 뜻하는 영단어(Incomplete)의 앞자를 딴 것으로, 현재로서는 등급을 가릴 수 없다는 의미다. 김 부총리는 경제 성과를 I학점에서 A학점(최고학점)으로 끌고 가는 것이 올해 목표라면서 “최종 학점을 주기까지 유보된 상태라 지난 1년 학점은 I지만, A학점을 받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김 부총리는 정부 출범 1년 간의 경제 정책 성과와 관련, ?3% 경제성장 복원 ?9분기만에 가계소득 증가 ?1분기 창업기업 수 2만 7000개 ?신규 벤처투자 지난해 대비 57% 증가 등을 들었다. 또한 한·중 통상마찰, 통화스와프, 부동산·가계부채 등 대내외적 위험요인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는 점을 성과로 꼽았다. 김 부총리는 그러나 최근 악화된 고용 상황을 감안한 듯 “경제가 잘 되려면 일자리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조금 아쉽지 않나”라면서 “모두가 골고루 성장에 기여하고 모두가 골고루 과실을 나눠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끈끈한 물밑협상, 냉전종식 이끈 산책…세기의 담판에 ‘답’ 있다

    끈끈한 물밑협상, 냉전종식 이끈 산책…세기의 담판에 ‘답’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여는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냉전의 섬’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킬 세기의 담판이 될지 주목된다. 2차 세계대전의 산물이자 한반도 분단을 초래한 냉전 체제는 그 시작부터 종식까지 사실상 정상회담의 역사로 이어진다. 현대사의 주요 길목마다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주요 회담을 돌아보고 한 달 남은 북·미 회담의 성공을 가늠해 본다.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른 1945년 2월 4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영국, 소련 등 3대 연합국 수뇌부는 러시아 크림반도의 휴양도시 얄타에 모여 종전과 전후 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이 회담에서 당시 패전을 앞둔 독일을 분할 점령할 것과 소련의 대일본 전쟁 참전 문제 등을 논의했다. ●마지막 남은 ‘냉전의 섬’ 한반도 루스벨트 대통령은 당시 개발 중이던 원자폭탄의 효능을 확신하지 못했던 만큼 스탈린 서기장에게 일본과의 전쟁에 참전해 줄 것을 요청했고, 스탈린 서기장은 독일이 항복한 뒤 2~3개월 내 대일전에 참전할 것을 약속했다. 결국 이 회담을 바탕으로 소련군이 같은 해 8월 일본을 공격하고 한반도로 남하하면서 미국과 소련이 38선을 경계로 남북한을 분할 점령하는 계기가 조성된 셈이다. 남북 분단을 초래한 얄타회담은 소련이 동유럽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서방세계와의 냉전이 시작된 계기로 평가된다. 1972년 2월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과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 국가주석 간의 첫 미·중 정상회담은 폐쇄적 공산국가였던 중국을 국제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 이끌어 이번 북·미 정상회담과 유사하다. 이를 계기로 6·25전쟁 이후 냉랭했던 미국과 중국 관계가 개선되고 미국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임으로써 1979년 미·중 수교로까지 이어졌다. 북한 지도자와 처음으로 만나는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중국을 처음으로 방문한 닉슨 전 대통령과 비교되기도 한다. 두 정상의 만남은 당시 중국과 손잡고 소련을 견제하려던 닉슨 대통령과 당시 소련과의 영토 분쟁에서 패하고 문화대혁명 여파로 국내외적 비난에 직면한 마오 주석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나 실무진의 끈끈한 물밑 협상 덕에 가능했다. 회담 전년도(1971년)에 미국 탁구팀이 중국을 방문해 경기를 가진 것(핑퐁 외교)을 계기로 헨리 키신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을 극비 방문해 양국의 물밑 접촉이 개시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을 두 차례 방문해 김 위원장과 만난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키신저 물밑접촉, 폼페이오·김정은 만남과 닮은꼴 김 위원장의 경우 당시 마오 주석처럼 정상 국가의 지도자로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있긴 하지만 그것 때문에 완전히 핵포기라는 결단을 내릴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반면 핵 포기 없이는 ‘비이성적 독재자’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기 때문에 일종의 딜레마에 봉착했다. 1985년 11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제네바 미·소 정상회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시 미·소 정상회담은 소련이 1979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고 미국은 1984년부터 소련 핵미사일을 우주에서 요격하겠다는 전략방위구상(SDI)을 발표해 언제 핵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불안한 정세 속에서 6년 만에 이뤄졌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난 양국 정상이 가장 먼저 한 것은 산책이었다. 레이건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도착하자마자 “신선한 공기를 좀 마시자”며 산책을 제안했고, 두 정상은 통역사만 대동한 채 한 시간 반 동안 제네바 호숫가를 따라 걸었다.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도보다리 산책’이 떠오른다. 양국 정상은 당시 군비통제 협상을 촉진시키고 후속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이듬해인 1986년 레이캬비크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전략 핵무기 50% 감축 등에 합의하고, 1987년에는 ‘중거리핵무기 폐기협정’을 맺는 등 냉전 종식의 기반을 마련한 계기가 됐다. 이 밖에 1989년 12월 ‘몰타 미·소 정상회담’은 미국과 소련의 냉전 종식에 쐐기를 박고 미·소 양극 체제의 종언을 알린 회담으로 평가된다.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1989년 12월 지중해의 몰타 해역 선상에서 만나 1945년 얄타회담 이후 지속된 냉전 체제를 종식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새로운 세계질서를 수립한다고 역사적인 선언을 했다. 양국 정상은 동유럽의 민주화와 시장경제 체제로의 이행에 대해 소련이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합의했고, 전략핵무기와 화학무기 감축에 동의했다. 이 회담은 여러 현안에 대해 원칙적 의견을 교환했고 구체적 협의는 다음으로 미뤘으나 냉전을 종식시킨 상징적 의미가 있다. 그해 11월 베를린 장벽 붕괴로 동독 공산 정권이 위기에 처하고 서독의 헬무트 콜 총리가 동독에 자유 총선을 제의하면서 이듬해인 1990년 10월 동·서독이 통일됐다. 1991년에는 고르바초프 서기장의 개혁·개방에 대한 반발로 인한 쿠데타가 실패한 뒤 경제 실패와 군비 경쟁으로 가뜩이나 구심력이 약화됐던 소련 체제가 붕괴해 미국은 단일 패권국가로 올라서게 된다. ●‘통일 독일’ 되기까지 美·소련 합의 결정적 주목할 만한 것은 한반도와 마찬가지로 분단국가였던 서독과 동독이 통일 이전까지 모두 7차례의 공식 정상회담과 6차례의 비공식 정상 간 접촉을 실시해 상호 신뢰를 다졌다는 점이다.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와 빌리 슈토프 동독 총리가 1970년 만난 이래 양측은 1972년 12월 동·서독 기본조약을 체결해 평화공존의 발판을 마련했다. 통일 독일이 되기까지 미국과 소련의 합의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한반도에서도 종전선언의 당사자가 되는 미국과 중국의 조율이 필요하다는 점과 양상이 비슷하다. 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과 북한 체제 안전 보장의 수준 등 구체적 실행계획과 시점에 대한 합의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교 문법보다 거래의 본능에 충실한 트럼프 대통령,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과감하고 실용적인 스타일의 김 위원장, 그리고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펼치는 문재인 대통령 등 3자 간 ‘궁합’에 의해 열리는 회담인 만큼 73년에 걸친 한반도 냉전체제가 해체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미 FTA 조기 매듭 성과… 근본 대책은 미흡

    전문가들 “산업-통상 연계 시급” 문재인 정부의 통상 정책에 대해서는 미국의 거센 압박에 선방하는 등 ‘땜질’ 처방에는 성공했지만, 글로벌 무역 질서 재편에 대한 근본 대책은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미국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합의하고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관세(25%)를 면제받는 등 일부 성과를 거뒀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등 양자·다자 간 FTA가 무력화되는 상황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는 평가다. 8일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 1년간의 통상 정책에 대해 “새로운 통상 마찰을 억제하거나 방지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 정부가 FTA 및 철강 관세 면제 합의 후에도 고율 관세를 계속 부과하고 있지만 정부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 기조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도 예전 미 정부와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안이하게 대처했다”면서 “하루빨리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통상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고 진단한다. 그동안 FTA 정책이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전통 제조업 위주로 판이 짜여졌다. 향후 국제 무역질서는 전기·자율차와 사물인터넷(IoT) 가전 등 4차 산업혁명 신산업 중심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큰 만큼 산업과 통상을 연계하는 신발상이 필요하다. 중국과 미국 중심의 수출 지역을 동남아와 중남미 등으로 다변화하는 것도 절실하다. 정 교수는 “산업·통상 간 긴밀한 연계가 현장에서 나타나도록 정부 내의 유기적인 조직 관리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김현의 세상 얼싸안기] 남북 경협 법제도 준비하자

    [김현의 세상 얼싸안기] 남북 경협 법제도 준비하자

    4월 27일 남북 정상이 종전을 선언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한다는 목표를 확인했다. 필자도 흐뭇한 마음으로 정상회담을 지켜보았다. 한편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과거를 돌아본다. 1972년 남북한 간에 7·4남북공동성명이 자주통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 3대 원칙을 밝혔다. 2000년 6월 15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은 평양 정상회담에서 남북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공동선언문에는 ‘통일 문제를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해결한다. 남측 연합제안과 북측 연방제안의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한다. 경제협력으로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2000년에도 역시 남북 경협이 중요했다. 우리는 기대도 컸고 성의를 다했으나 북한이 핵과 미사일 위기를 조성하면서 남북 경협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18년이 흘렀지만 2000년과 비교해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또다시 세월을 낭비할 수는 없다. 앞으로 18년이 흐른 2036년에 남북은 지금과 달라야 한다. 그러려면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위한 치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시급한 것은 남북 경협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의 정비다. 지금 단계에선 남북 경협이 쉽지 않다. 국제사회가 북한 핵문제와 인권 문제를 이유로 제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획기적 진전이 있은 뒤 국제사회 제재가 완화돼야 남북 경협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법제도 마련은 지금부터 논의해야 상황이 성숙했을 때 곧바로 법제도를 시행할 수 있다. 이미 국회에서 남북 경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법률안을 발의한 상태이기도 하다. 북한은 그동안 수차례 남북 경협사업에 대한 입장을 번복했고 선량한 대북 사업가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 이 때문에 다시 남북 교류가 활성화되더라도 우리측 사업가들의 북한 진출이 활성화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는 경영 외적인 사유로 경협 사업자에게 손실이 발생했을 때 남북경협기금의 보험을 통한 지원이 가능하지만, 이러한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사업자 지원을 위한 법률적인 근거는 없는 실정이다. 대한민국의 사업가들이 예측불허의 정치적 변수로 손실을 입지 않도록 하는 법제도 마련이 꼭 필요하다. 남북 관계 경색 등으로 인한 사업조정명령과 같은 경영 외적 사유로 손실 발생 시 정부가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는데, 이러한 법안에 대한 정치권의 적극적인 논의가 요구된다. 또한 사업가에게 중요한 것은 투자금의 회수다. 남북 경협 사업에서 투자금을 안전하게 회수할 수 있는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투자가 저조한 것은 투자금 회수가 어렵기 때문이다. 남북 경협 활성화를 위해 시장 논리에 따라 투자금 회수가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북한으로부터 이에 대한 보장은 반드시 받아야 한다. 아울러 법제도를 마련할 때 사전에 북한 실정법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를 하여 북한 실정법과 남북 경협 관련 법률 간 불일치가 없도록 해야 한다. 북한에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조세, 토지, 회계 관련 법률이 없고 외국인에게만 적용되는 법률이 따로 있다. 시장경제 질서를 수용하지 못한 북한의 법제도 현실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법무부와 대한변협이 힘을 합쳐 남북한 통합 법률 작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 지난해 남북 간 교역액이 100만 달러에 불과했다고 한다. 지난 11년간 남북 간 교류가 너무 저조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간의 경협이 활성화돼 북한 주민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왕래가 자유로워지며 통일을 위한 기반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함북 종성 출신인 필자의 아버지 고 김규동 시인은 7·4남북공동성명을 접하고 기뻐하셨다. 북에 두고 온 어머니와 누님, 동생을 만날 수 있을까 기대도 많이 하셨다. 그 기대가 깨지면서 낙담도 크게 하셨다. 이번에는 500만 실향민이 또다시 실망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 남북 경협 운 뗀 김동연… “투자증대 땐 삶의 질 향상될 것”

    협력기금·경협 예산 1조 넘어 추경 조속 통과 필요성 강조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남북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운을 뗐다.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다. 김 부총리는 “판문점 선언으로 우리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면서 남북이 인적,물적 자원을 함께 활용하고 소비와 투자 증대가 이뤄지면 국민 삶의 질 향상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총리는 “다만, 경협은 국제사회 합의가 필요한 사항 등이 있는 만큼 북·미 정상회담 등 앞으로 진행 상황을 봐서 차분하고 질서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남북 경협 재원 문제도 언급했다. “남북협력기금은 남북 관계에 결정적 영향을 받아서 그동안 (연간) 집행실적이 300억원에서 1조원 규모로 그렇게 높지 않았다”면서 “새로운 상황 변화가 생긴 만큼 남북협력기금에 돈이 얼마 있느냐는 중요한 변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현재 남북협력기금의 실제 사업비는 9593억원, 남북 경제협력 예산은 3446억원이다. 고용과 관련, 그는 “경제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게 고용”이라며 최근 구조조정에 따른 제조업 고용 증가 폭 축소, 서비스업 고용 둔화 등을 우려했다. 다만 양질의 일자리로 볼 수 있는 상용직 일자리가 최근 늘고 있다며 “그나마 긍정적인 사인”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안정자금의 연착륙과 관련, “정부가 재정이라는 보조금으로 사업주의 인건비를 보조하는 방법은 한시적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여러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자리 안정자금의 연착륙 방향은 최저임금의 산입 범위 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내년 최저임금 인상 수준과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 국회 상임위원회 예비심사도 통과하지 못한 추경에 대해서도 “정부로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조속한 통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치적 논쟁, 정쟁, 이념과 상관없이 청년 일자리와 신음하는 지역을 위해 빠른 시간 내에 (추경안을) 통과시켜 주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특정지역 투기억제 위한 보유세 개편 안 해”

    “특정지역 투기억제 위한 보유세 개편 안 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 논의와 관련해 “앞으로 중장기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고려하겠지만 특정 지역의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서는 하지 않겠다”고 2일 말했다. 그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정부는 보유세 개편을 세수 증대의 목적으로 할 계획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김 부총리는 “현재 재정개혁특위에서 보유세 개편 방안을 논의 중이고 여론조사, 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다음달 말까지 권고안이 나올 것”이라며 “필요하면 올해 세제개편안과 중장기 조세정책에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남북 경제협력과 관련, 김 부총리는 “남북 경제협력 논의 체계와 재원 문제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며 “경협은 국제사회 합의가 필요하고 북·미 정상회담도 있는 만큼 앞으로 진행 상황을 봐서 차분하고 질서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선 “최근 기업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일자리 안정자금이나 근로시간 조정 등으로 흡수하는 것이 아닌가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용 상황과 관련해선 “지난해 4분기부터 생산가능인구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면서 “고용의 모수가 줄어드는 것인 만큼 앞으로 정책을 펴면서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국회에서 한 달 가까이 표류하는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하루빨리 통과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판문점 선언 돋보기] “한반도 평화협정 로드맵, 양자→소다자→6자 협업 필요”

    [판문점 선언 돋보기] “한반도 평화협정 로드맵, 양자→소다자→6자 협업 필요”

    하나의 다자틀로 묶어서는 안 돼 유럽·유엔 추인하면 완전한 형태 북핵 폐기 과정 등 정보 공유 통해 공동 목표 다른 국가와 유지 필요 진창수 세종연구소 소장은 1일 한반도를 중심으로 펼쳐질 다자구도 협업 방식에 대해 “하나의 다자 틀로 묶어서는 안 된다”며 “양자, 소다자에 이어 동북아 6자회담 틀에 더해 유럽국가까지 포함한 유엔 국가가 평화협정을 추인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본 전문가인 진 소장은 이날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가 공동의 목표를 다른 국가와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2018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일 관계 정상화도 언급했는데. -일본 신문은 이번 회담에 대해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는 이유로 유보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정보 공유 등을 통해 일본의 협조를 이끌어 내는 것은 아베 신조 총리를 한국의 대북정책의 지지자로 만드는 길이다. 2005년 9·19 공동선언 뒤 일본이 약속했던 에너지 지원을 하지 않아 결국 방해자가 된 전철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은 일본을 협력자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만난 일본 국회의원은 “조금 아쉽지만 한국의 대북정책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는.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발표한 ‘북·일 평양선언’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핵·미사일·납치 문제는 함께 진전시켜야 한다’는 골자다. 핵문제 해결의 진전이 없는데 납치자 문제만 먼저 제기해서는 안 되고 핵 문제가 해결되면 납치자 문제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뜻이다. 북·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핵 문제가 진전됐을 경우 납치자 문제를 걸림돌로 삼아 일본이 경제협력이나 지원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우려다. 그렇게 되면 지난번 6자회담 실패를 되풀이하는 셈이다. 정부가 일본과 정보 공유를 하는 것을 보여 주는 게 필요하다. →주변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 -소외당하기 싫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에 나서면서 미국의 룰대로 동북아 국제질서가 짜여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이전 국제정치의 기본 가설은 ‘미국은 동북아 긴장이 고조될수록 미국의 역할이 높아진다고 생각하고 있다’였다. 그런데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에 동북아 질서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각국이 각자도생의 길을 걷게 됐다. 과거 미·일 동맹 중심으로만 이득을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한 일본은 이제는 새로운 질서에서 따돌림당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고 미국 중심 질서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중국은 북한을 끌어들여 다른 형태의 동북아 질서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발 빠른 열강 사이에서 한국 정부가 주의할 점은. -평화협정으로 가는 핵폐기 과정과 한반도 평화체제를 양립시키면서 각 국가의 정보 공유를 통해 공동의 목표를 유지하는 것이다. →바람직한 다자구도 협업 방법은. -다자 틀을 하나의 다자 틀로 묶어서는 안 된다. 양자, 소다자가 복합적으로 진행돼 가야 한다. 북·일, 한·중, 미·북 등 양자 회담에서 비핵화 과정에서의 각국의 이익을 조율하고 거기에 남·북·미, 남·북·중·미 등에서 긴장완화 프로세스를 갖고 평화체제를 논의해야 한다. 두 가지가 잘되고 동북아 6자회담 틀에 더해 유럽까지 포함한 유엔 국가가 평화협정을 추인하는 형태로 가면 완전하다. 일단 (북한과) 양자 간에 일본은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고, 중국은 개혁개방에 대해 국제 제재가 풀리면 나서고, 미국은 군사적 위협을 해소하면서 북핵 문제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움직이는 과정이다. 거기에 한국이 평화협정을 위한 종전선언을 준비하면서 각 국가가 참여하는 6자회담 플러스 알파가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한반도 냉전 체제는 해체의 과정에 있을 수 있다. 두 가지다. 하나는 핵폐기이고 하나는 남북한 냉전 체제 해체라는 두 가지 틀이 있다. 다만 정부 관계자와 국민 모두 상황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한다고 해도 핵 신고·폐기 과정에서 어려운 기술적 문제가 남아 있다. 우리가 최선을 다한다 해서 꼭 성공하리란 보장은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서 전락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진창수 소장 외교·안보·통일 분야 대표적 민간 공익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소장으로 2015년 6월 1일 취임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전문가 자문단을 맡았다. 1994년 일본 도쿄대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 연구원을 거쳐 1996년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이 됐다. 세종연구소 일본센터장, 부소장, 도쿄대 객원 연구원 등을 역임한 대표적인 일본통이다. 현대일본학회 회장과 한·일기본조약 문서공개 민간위원 등을 맡았다. 주요 저서로는 ‘일본의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 전개, 쟁점 그리고 한국의 대응’, ‘일본의 정치경제’ 외 다수가 있다. 1961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났다.
  • 美·EU 핵협정 개정 압박… 이란, 中·러 손잡고 버티기

    폼페이오 “이란 행태 교정 실패” 獨·英·佛정상 핵협정 개정 합의 로하니 “기존 협정 협상 불가능” 中·러 “美에 3국 공동전략 대응”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개정을 요구하는 미국 정부의 압박 수위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중재자를 자임했던 유럽마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편으로 기울었다. 이란이 강력히 반발하는 데다 핵협정의 또 다른 주체인 러시아와 중국이 이란 쪽에 서면서 이란 핵협정을 둘러싼 갈등이 국제적 규모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AFP통신 등은 29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이란이 핵협정 개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협정을 파기할 것”이라면서 “중동 일대에서 이란의 위협이 커지고 있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핵협정은 테러리즘을 지원하는 이란의 행태를 교정하는 데 실패했다.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다”면서 “개정에 합의하지 못하면 핵협정을 떠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연일 대이란 강경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협정 갱신 예정일인 오는 12일까지 개정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협정을 파기하겠다고 수차례 밝혀 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전화 통화로 핵협정을 개정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영국 총리실에 따르면 3국 정상은 일몰조항 기간 연장, 이란 핵실험 검증 규정 강화, 이란의 탄도미사일 시험 및 개발 제한, 역내 불안 야기 행위 제한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데 합의했다. 이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거의 다 수용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 뜻을 이란 측에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1시간 넘게 핵협정 개정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란 대통령실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핵협정 또는 그것을 구실로 한 다른 어떤 문제도 결코 협상할 수 없다. 이란은 어떠한 제한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란과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중국, 러시아 등 7개국이 맺은 기존 협정은 협상이 불가능하다”며 반발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란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지난 28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외무장관 회의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핵협정 개정 움직임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지난 26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국제안보고위급회의에서 궈성쿤 중국 공산당 공안부장을 만나 “이란과 중국, 러시아가 입는 손해 뒤에는 미국이 있다”면서 “세 나라가 공동으로 전략을 세워 이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궈 공안부장은 샴커니 사무총장의 발언에 동의하고 “미국은 이란, 중국, 러시아에 해를 입히려고 비밀리에 역내에서의 불안과 무질서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文 “핵 없는 한반도”… 金 “하나의 핏줄”…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 선언

    文 “핵 없는 한반도”… 金 “하나의 핏줄”…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 선언

    27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판문점 선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핵 없는 한반도’를,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은 ‘하나의 핏줄’을 강조했다. 입장은 달라 보였지만 목표는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으로 같았다.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북측이 먼저 취한 핵 동결 조치는 대단히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소중한 출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에 더는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함께 선언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오늘 김 위원장과 나는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는 게 우리의 공동 목표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남과 북이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과 나는 흔들리지 않는 이정표를 세웠고, 김 위원장의 통 큰 결단으로 남북과 세계에 좋은 선물을 드리게 됐다”고 전했다. 북측 지도자가 직접 공동 발표에 나서는 것은 최초라고 상기시킨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과 평화 협정을 통해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종식하고,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며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질서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합의”라고 평가했다. 비무장지대(DMZ)의 비무장화, 이산가족 상봉 및 서신 교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의 개성 설치,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평화수역 조성 등 주요 합의 내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문 대통령에 이어 김 위원장은 “우리가 지금 서 있는 가슴 아픈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이 평화의 상징으로 된다면 하나의 핏줄, 하나의 언어, 하나의 역사, 하나의 문화를 가진 북과 남은 본래대로 하나가 되어 민족 만대의 끝없는 번영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구체적 합의 내용보다는 전체적인 소회를 밝혔다. 그는 “정작 마주 서고 보니 북과 남은 역시 갈라져 살 수 없는 한 혈육이며 그 어느 이웃에도 비길 수 없는 가족이라는 것을 가슴 뭉클하게 절감하게 됐다”며 “이토록 지척에 살고 있는 우리는 대결하여 싸워야 할 이민족이 아니라 단합하여 화목하게 살아야 할 한 핏줄을 이은 한 민족”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오늘 북과 남의 전체 인민들과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수표한 이 합의가 역대 북남 합의서들처럼 시작만 뗀 불미스러운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우리 두 사람이 무릎을 마주하고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함으로써 반드시 좋은 결실이 맺어지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빅터 차 “비핵화 선언은 최소한의 결과물… 그 이상 나올 것”

    빅터 차 “비핵화 선언은 최소한의 결과물… 그 이상 나올 것”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나 평화와 관련한 성명서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으로 얻을 수 있는 최소한의 결과물일 것이다. 그 이상이 나올 수 있다.”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2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비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주제로 열린 아산플래넘 2018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 누구를 만나도 북 정상(김정은 북 국무위원장)만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없다”며 “따라서 실패를 원하지 않을 것이며, 과거 (북핵 문제가) 실패 전력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오후 2시 50분부터 50분가량 진행됐다. 차 석좌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 및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선언에 대해 “비핵화 선언이 아니며, 북한이 책임 있는 핵무기 보유국이 될 수 있다는 선언”이라고 했었다. 같은 맥락에서 이날도 경계의 목소리를 전했다. 차 석좌는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선언은 환영받을 수 있지만 2000년 정상회담(김대중 전 대통령·김정일 전 국방위원장)도 비슷한 양상이었다”며 “따라서 북한이 실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것을 지킬 수 있을지는 충분히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 오니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설렘, 흥분의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미국 정가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조지 W 부시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차 석좌는 지난해 트럼프 정부의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지만 올해 초 낙마했다. 원인으로는 대북 강경파의 코피작전(Bloody Nose·제한적 선제타격론)을 반대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그는 “인사는 백악관 마음이니 답을 않겠다”며 “코피작전은 전략(종합적 준비)이 아닌 전술(전투실시 방식)이고 정상회담은 성공·실패와 관계없이 전략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앞선 오후 1시부터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만일 북한이 추가 (핵실험) 도발을 한다면 얻는 것은 하나도 없고 모두 잃을 것”이라며 “북이 실제로 풍계리 핵실험장 가동을 중단했는지에 대해서 실질적인 검증 과정을 받아들이겠다는 합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전례가 없는 협상이라는 점에서 1991년 부시 전 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구소련 대통령이 만나 장거리 핵무기를 줄이기로 했던 회담에 빗댔다. 그는 “북·미 정상 모두 예측 불가능한 경향이 있으며 이런 세팅(북 비핵화)에 경험이 없다”며 “전례가 없는 상황이어서 예측하기 힘들며, 모든 교착 상태를 돌파할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고, 반대로 결론이 실망스러워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열린세상] 3·1운동 100주년의 새 동북아질서를 그려본다/이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열린세상] 3·1운동 100주년의 새 동북아질서를 그려본다/이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의 해다. 필자가 3·1운동 100주년의 의미를 생각한 것은 2년 전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였다. 그날 더블린은 부활절 봉기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한창이었다. 1916년 4월 24일 아일랜드인들은 800년에 걸친 영국의 지배에서 벗어나고자 무장봉기했고 영국은 이를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수백명이 죽고 주동자들은 즉각 처형됐다. 그러나 100주년 행사에는 영국에 대한 원한이나 증오는 보이지 않았다. 주요 행사에는 영국대사도 참석했다. 우리 정부도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2019년에 한·일 관계는 어떻게 될까? 현재의 한일관계로 볼 때 침략역사를 반성하지 않고 저급한 발언을 일삼는 일본의 정치인들로 인해 일제 침략의 잔혹성이 더욱 상기될 것 같다. 같은 해 5·4운동 100주년을 맞는 중국도 일본의 침략역사를 꾸짖을 것이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남과 북이 합동으로 기념행사를 할 수도 있다. 결국 고립된 일본은 “한국이 중국과 놀아난다”고 미국에 고자질하고 미국은 중국 견제와 북핵 대응을 위한 한·미·일 결속을 명분으로 한국을 압박할 것이다. 3·1운동 100주년에 일본뿐 아니라 중국, 미국, 북한이 얽히게 된다. 역사가 국제정치 문제화되는 사례다. 그렇다고 한국이 먼저 일본에 화해 제스처를 하고 아일랜드처럼 축제 분위기로 2019년을 보낼 수도 없다. 화해는 진정한 사과 뒤에 오는 결과라는 것이 국제적인 상식이다. 일본이 내년에 당장 과거사 문제를 독일처럼 깔끔하게 해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2015년 일본군 위안부 합의 사례에서 보듯이 일본과 개별 역사문제에 관한 정치적 타협도 무의미해졌다. 물론 역사학자들 간의 대화가 역사 화해를 위한 첫걸음이다. 그러나 과거 한시적인 역사공동연구위원회 외에는 역사학자들 간에 이렇다 할 역사포럼조차 없는 실정이다. 일본 사회의 특성상 역사학자들이 일본인들의 역사인식을 변화시키길 기대하기도 어렵다. 결국 옛날이나 지금이나 미국만이 일본을 변화시킬 수 있다. 미국은 1854년 일본을 개방시킨 이후 일본과의 협력을 최우선시하는 동아시아 정책을 유지했다. 중국 중심의 오래된 아시아 역사는 고려된 적이 없다. 냉전시기에 미국은 공산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일본 근대화모델을 내세우며 침략 역사에 대한 일본의 책임에 면죄부를 주었다. 요즘 중국은 일본의 역사 문제를 중국 패권의 도덕성을 내세우는 데 이용한다. 중국과 북한이 미국을 제국주의 세력으로 몰아붙일 수 있었던 것은 침략 책임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일본의 역사관을 미국이 비호해 왔기 때문이다. 역사의 무게를 무시해 온 미국의 아시아 정책은 여전히 19세기적 동북아 구도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미국은 일본으로 인해 역사의 채무자가 됐다. 지금 모두 북핵 문제나 남북, 북·미 정상회담만을 바라보고 있지만 올해 6월 초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일 관계에도 탄력이 붙으면 일본의 식민지침략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를 것이다. 모든 동북아 정세가 3·1절 100주년이라는 역사의 해와 궤를 같이하며 움직이고 있다. 내년에는 일본을 피고로 하는 역사 문제가 미·중 대립과 북핵 문제와 얽혀 고르디아스의 매듭처럼 기존 지혜로는 풀 수 없는 복잡한 상황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이 시기에 미국이 일본의 역사 문제를 근본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면-미국은 할 수 있다- 정책의 도덕적 기반도 그만큼 강화될 것이고 한·미·일 협력관계도 더 탄탄해질 것이다. 이는 북핵 문제의 향배와 함께 동북아의 신질서 형성에 의미 있는 영향을 끼칠 것이다. 조만간 한국이 정부 간 외교 의제로서든 공공외교의 주제로든 미국에 일본의 역사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이유다. 3·1운동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민족사적 의의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비폭력 평화적 성격은 오늘날 오히려 더 큰 국제적 공감대를 가질 수 있다. 3·1운동 100주년은 북핵 문제 해결을 넘어 동북아의 새로운 안보질서 형성 과정까지 우리가 운전자 역할을 확대할 기회를 제공한다. 100주년이라는 시대의 구획을 국가이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인 의미를 미리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 [수요 에세이] 차이나 리스크 2.0/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ㆍ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수요 에세이] 차이나 리스크 2.0/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ㆍ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조치가 한창이던 지난해 3월 베이징을 찾았다. 정부 간 대화가 거의 끊긴 상황에서 뭐라도 해야지 하는 생각에서였다. 알려진 대로 중국은 교묘히 우리 진출 기업의 영업을 방해하고 유커들의 한국 관광을 막았다. 특히 현지 유통업체나 요식업소들은 손님이 급감해 빈사상태였지만 이들을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었다.방중 동안 중국에 투자한 제조업체 생산현장을 방문했다.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산 조립제품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내로라하는 중국 기업들 속에 기죽지 않고 꾸준히 영업실적을 키우고 있었다. 늘 마음속에 있었던 ‘차이나 리스크’ 고민과 함께 해결 방법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우리 산업계는 중국을 재평가했다. 세계의 생산기지로 떠오른 중국 시장을 선점한다면 산업화 이후 그토록 꿈꿔 왔던 ‘산업 4강, 무역 8강’이 달성 가능하다는 분석이었다. 이에 중소기업들이 앞장서고 곧이어 대기업들도 현지 생산을 늘렸다. 중국이란 호랑이의 등을 타고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던 우리 경제를 한 단계 올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우리 기업들은 당시 중국의 기술 수준이 낮고 특히 기계나 첨단 전자장비 같은 시스템산업은 매우 뒤떨어져 있다고 평가했다. 그때까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와 기술 이전에 조심스러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우리의 시장 선점 전략은 효과적인 것으로 보였다. 적극적인 현지투자와 교역으로 우리나라는 중국 수입시장에서 1위의 위치에 올라섰다. 중국 의존도가 심화되면서 우려도 커졌다. 미국 시장에 동조화되어 있던 주식시장과 중국 경제의 연관성이 점차 강화되었다.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중국에 몰려가면서 우리 기업들의 기술 우위는 급속도로 줄어들어 많은 산업에서 경쟁력 격차가 없어졌다. 중국과 경쟁하는 산업은 우리나라 기업이 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이때 ‘차이나 리스크’는 기술 격차가 좁혀져 우리와 보완관계였던 중국이 경쟁자로 전환하는 데 따른 우려였다. 미국은 지금 금융 위기 이후 정상화된 세계경제 질서가 자국에 이롭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 국제규범들이 잘못된 것이라 주장하며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자 한다. 기존의 협정을 개정 또는 폐기하고, 국가안보를 이유로 관세 폭탄 부과 등 무역전쟁을 불사할 기세다. WTO 체제의 혜택을 많이 본 중국이 공정한 무역질서 확립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통적인 우방국에 대해서도 미국과 입장을 함께하고 더 많은 부담을 질 것을 요구한다. 한편 중국은 ‘중국몽’ 실현을 위해 경제적 영향력을 교묘히 행사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소위 ‘샤프 파워’(sharp power)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변화하는 국제경제 질서에서 우리 기업의 불확실성은 경쟁력 하락을 넘어 더욱 크고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차이나 리스크’가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들었다. 중국과 이웃한 우리에게 이는 피할 수도 없고 어떻게든 관리해 나가야 하는 생존의 문제다. 우선 유사한 보복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제 협력의 틀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서비스와 투자 보장을 강화하기 위한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이 양국 모두에 중요하다. 과거 미국이 중국과 10년 가까이 협상을 했음에도 타결하지 못한 선례를 볼 때 낙관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 무역질서를 수호하려는 중국의 입장에서 우리와의 협상은 양국 관계를 뛰어넘어 국제사회에 더 큰 의미를 던진다. FTA 체결국이며 이웃인 한국을 법외의 수단으로 계속 괴롭히기만 한다는 의심을 받는다면 ‘중국몽’을 실현하고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려는 목표 달성은 난망하다. 시장을 다변화하고 우리만의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기술력을 하루빨리 키워야 하는 과제는 당연히 우리 자신의 몫이다.
  • “美, 유일한 슈퍼파워…中은 기본 역량 부족”

    “美, 유일한 슈퍼파워…中은 기본 역량 부족”

    “중국만의 세계 질서 제시 못해 군사·경제·소프트파워 부족”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석학 기 소르망(74) 전 파리대 정치학연구소 교수가 “국제사회의 유일한 ‘슈퍼파워’는 미국”이라면서 “중국은 야망과 목표를 이루기에 기본 역량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세계경제연구원의 초청으로 ‘유럽이 보는 시진핑(習近平) 체제하의 중국과 세계질서’라는 주제로 열린 조찬 강연회에서 “과거 냉전 시대 소련이 강력한 국가라고 생각했지만,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이를 극복할 경제적 역량이 없었다는 점이 드러났다”면서 “중국 역시 현재 지정학적으로 높은 야망과 목표를 품고 있지만 이를 달성할 군사적·경제적 능력과 소프트파워 모두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시아를 주도하고 싶은 중국이 중국만의 세계질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태평양, 대만, 한국, 일본, 필리핀 등 주변 국가들이 중국의 영향력에 들어 장기적으로 미국과 세계를 양분하고 싶어하지만, 어떤 군사력을 통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질서나 그림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제시하는 모델에 대응하는 경쟁력을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혁신과 연구개발(R&D) 분야에서도 미국에 뒤지고 있다고 봤다. 그는 “전 세계 특허출원 건수가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순”이라며 “중국 국가의 우수한 인재가 미국으로 가는 등 개발도상국의 고급 인재가 미국에 있고, 미국이 전 세계 자금과 우수 인재, 특허를 끌어들이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에 이 분야에서의 우위를 내 줄 생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임금과 간단한 수출품에 의존하는 중국의 기술개발은 독일이나 일본에서 출원한 특허에 약간 변화만 줘서 출시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강점을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꼽았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아무리 강력한 주장을 해도 정책 결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입법부, 사법부, 군부가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언론이 권력을 감시하는 강력한 시스템 덕분”이라면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미국이 있었고, 그가 임기를 마쳐도 미국은 존속하기에 미국은 앞으로도 유일한 경제 초강대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청년 실업률이 늘어나고 성장이 둔화하며 한국식 경제모델이 더는 통용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은 현재 취약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여기는 남미] 물가상승률 1만 3000% 베네수엘라…휴지된 화폐

    [여기는 남미] 물가상승률 1만 3000% 베네수엘라…휴지된 화폐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화폐 난립이 점입가경이다.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가 지방화폐를 발권한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에리카 파리아스 카라카스 시장은 이날 "주민을 (지폐난에서) 보호하기 위해 카라카스 고유의 화폐를 찍기로 했다"면서 지폐를 공개했다. 카리브'로 명명된 카라카스의 지방화폐는 5, 10, 20, 50, 100 등 총 5종 지폐로 발행된다. 독특한 건 화폐의 용도. 화폐라면 소유자가 원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게 원칙이지만 '카리브'는 먹거리를 살 때만 사용할 수 있다. 다른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다. 먹거리 구매로 용도가 특정된, 특별한 화폐인 셈이다. 그래도 명색이 돈이라고 환율도 있다. 물론 외환이 아닌 '내환(?)', 다시 말해 볼리비아 공식 화폐와의 환율이다. 카라카스 당국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법정 화폐 볼리바르에 대한 '카리브'의 환율은 1000대1로 책정됐다. 파리아스 시장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한 배를 타고 있는 정치적 동지다. 그런 그가 마두로 대통령의 얼굴에 먹칠하게 된 건 소위 '화폐난'이 너무 심각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1만3000%에 달할 전망이다. 돈의 가치가 뚝뚝 떨어지고 있지만 중앙은행은 이제 지폐마저 필요한 만큼 충분히 찍어내지 못하고 있다. 지폐까지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은행계좌에 잔액이 있어도 돈을 찾지 못하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돈이 있어도 굶을 형편인 셈이다. 카라카스는 온라인뱅킹으로 볼리바르를 '카리브'로 바꿔주기로 했다. 법정화폐 볼리바르는 이미 휴짓조각이 된 지 오래다. 최고액권 지폐인 10만 볼리바르권은 길에서 커피 1잔 값에 불과하다. 현지 언론은 "지난해 1월 카라카스의 서부에서 한 공동체가 자체적으로 화폐를 찍어낸 데 이어 카라카스도 자체 발권을 시작하는 등 통화질서가 무너져내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아포레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데스크 시각] 진짜 보수를 만나고 싶다/최여경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진짜 보수를 만나고 싶다/최여경 국제부 차장

    비 내린 지난 주말, 어김없이 서울 세종대로에 태극기가 나부꼈다. 그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과 ‘문재인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세월호 참사 4주년에 앞서 추모식에 모인 이들에게 “빨갱이”, “노란 마귀”라는 등 폭언을 퍼부었다. 보통 이 시위를 ‘보수집회’라 부른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광화문광장 촛불집회가 무르익을 2016년 말. 그 반대편 덕수궁 대한문에서 태극기가 휘날리기 시작했다. ‘촛불=진보’라는 등식의 대립항으로, 맞불집회로도 불렸던 그곳에서는 ‘계엄령 선포’, ‘군대 동원’ 등 반헌법적 발언이 튀어나왔다. 당시 과격한 언동을 스케치한 사진에 ‘극우·보수단체’라는 설명을 썼다가 한 선배의 전화를 받았다. ‘극우’라는 단어를 빼라는 주문이었다. “폭력성 있고 배타주의적 발언을 하니 극우라고 할 만하지 않습니까” 했더니 그가 되물었다. “그럼 촛불집회는 극좌냐?” 대꾸할 필요를 못 느껴 대답하지 않았다. ‘보수’라는 설정부터 잘못 끼운 단추였기 때문이다. 최근 번역돼 나온 ‘보수의 정신’(지식노마드)에서 저자인 정치평론가 러셀 커크는 “보수주의는 인류의 정신적이고 지적인 전통의 계승이자 ‘영원한 것들’을 지키려는 노력”이라고 했다. 서로 다른 개인, 가족, 회사, 이웃, 정부 등이 조화하면서 사회를 보존해 가는 방식으로 정의했다. 초월적 질서와 법률·규범에 대한 믿음, 급격한 개혁보다 신중한 개혁, 획일성과 평등주의를 배격하고 다양성과 인간 존재를 향한 애정, 이것들을 보수의 기본 개념으로 봤다. 이런 틀거리 안에 한국의 ‘보수’를 끼워 넣을 수 있나. ‘군부 쿠데타’를 거침없이 내뱉고, 이견을 보인 이들에게 ‘연탄가스’, ‘바퀴벌레’라고 부르는 행태는 분명 보수의 자세가 아니다. 과격성을 동반했으니 ‘극우’의 범주일까.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극우가 전 세계 추세이긴 하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난민과 유럽연합 반대’를 외치며 최근 4선에 성공했다. 국경을 닫고, 난민을 “독극물”이라 칭해 거센 비판을 받았지만 큰 지지도 얻었다. 지난 4일 이탈리아 총선에서도 반난민 정서가 승패를 갈랐다. 사회·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킨 난민에 대한 반감은 ‘이탈리아 우선’을 앞세운 극우 세력의 자양분 노릇을 했다. 독일도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이 제3당으로 의회에 입성했다. 하지만 극우는 민족주의·인종주의가 작용한 것이니 이것도 맞지 않아 보인다. 미국 국기를 흔들고, 친일을 옹호하는 태도는 민족주의라 할 수 없다. 한국의 보수는 도덕성으로 무장하고, 전통적인 가치를 지키기는커녕 남북 관계에서 비롯된 좌파에 대응하기 위한 말이 된 지 오래다. ‘무능보다는 부패가 낫다’는 뻔뻔한 구호를 외친 한국식 보수의 결과는 지난 정권에서 봤다. 자신을 보수 쪽에 둔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흔히 보수가 더 잘한다는 경제성장, 안보조차 못 이뤘다”면서 ‘망해도 싸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고,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현 정부를 공격하며 “우리도 그러다가 망했다”고도 했다. 반성을 하는 듯한데 달라진 건 없다. 전 국민이 아픔으로 느끼는 세월호 참사 4주년인 16일, 여전히 “세월호를 정략적으로 이용한다”거나 현 정부를 ‘세월호 사건을 빌미로 탄생’했다고 말한다. 정부와 여당의 실정이나 흠집을 부풀려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식은 곤란하다. 과격한 언동에 기대 지지층을 확보하려는 행태라면 자멸할 뿐이다. “세월호는 북한 소행” 같은 허무한 말 말고, 진짜 안보와 사회 안정을 우선으로 하는 보수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한마디 해 봤다. cyk@seoul.co.kr
  • 위기의 ‘일대일로’… 中 내부서도 “참여국 재원 부족”

    위기의 ‘일대일로’… 中 내부서도 “참여국 재원 부족”

    68개국 부채비율 126%로 껑충문화적 차이·공사 지연 등 소송 사실상 처음으로 내부 지적 나와육상과 해상의 실크로드를 다시 연결하겠다는 중국의 야심찬 대규모 프로젝트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가 위기를 맞았다. 참여한 국가의 부채율이 크게 치솟은 데다 문화적 차이와 공사 지연에 따른 소송도 잇따른다. 중국 내부에서 처음으로 일대일로의 문제점을 지적한 목소리도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6일 일대일로에 참여한 중국 기업들이 임금 체불 등으로 소송에 시달린다고 보도했다. 정치적 혼란으로 인한 공사 중단이나 계약 불이행 또는 문화적 차이에 따른 소송도 제기된다. 특히 카타르나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중동 국가에서는 비즈니스 관행의 차이가 법률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2016년 중국 최대 석유회사인 국영기업 시노펙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현지 파트너가 계약서를 갑자기 변경하는 바람에 4783억 달러(513조 6900억원)의 손실을 봐야만 했다. 일대일로에 참여한 68개국은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일대일로 공사에 필요한 자금도 연간 5000억 달러가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12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리뤄구(李若谷) 전 중국수출입은행 행장은 “대부분의 일대일로 참여국은 프로젝트 추진에 필요한 재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리 전 행장은 일대일로 참여국의 부채 비율이 35%에서 126%로 뛰었다며 자금 조달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측에서 직접 일대일로의 부정적인 면을 들춘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중국 국무원 개발연구센터의 왕이밍 부소장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중국개발은행(CDB), 중국수출입은행 등 다양한 금융기관이 자금 조달을 위해 힘쓰고 있지만, 일대일로 추진에 필요한 자금과 실제 조달 자금 간의 격차는 한 해 최대 5000억 달러(약 530조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자금 부족은 낮은 수익률로 인한 민간 금융기관과 투자자의 참여가 저조한 탓에 발생했다. 이강(易綱) 신임 인민은행장은 “중국 정부는 국제기구, 상업은행 등은 물론 홍콩이나 런던과 같은 국제 금융 중심지의 일대일로 참여를 유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대일로 참여국들은 중국의 경제성장 모델을 좇아 외국 투자자들에 대한 우대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도 정부는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의 장점만 부각하고 다른 나라의 주권이나 영토 보존에 관한 핵심적 우려를 무시한다면서 참여를 거부했다. 지난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5회 인도·중국 경제전략대화에서 라지브 쿠마르 국가경제정책기구 부위원장은 거듭된 중국의 요청을 거절했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은 일대일로 참가가 중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따르겠다는 의미라며 거부하고 있다. 최근 중국을 국빈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양해각서(MOU)에 서명하지 않았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실크로드가 시작된 시안(西安)에서 “일대일로는 일방통행로가 아니다”라고 연설했다. 지난 8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 오스트리아 대표단과의 MOU 체결은 그동안 일대일로에 경계심을 보였던 유럽에 공을 들인 중국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사례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한국의 일대일로 참여에 대해 “자본 잠식 등의 문제가 발생한 동남아시아 및 동유럽과 우리나라는 경제 여건 등에서 비교가 불가능하다”며 “한·중 양국은 양자 간 경험이 풍부하므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나 사업을 잘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사설] 환율조작국 지정 면했지만 아직 갈 길 멀다

    우리나라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모면한 것은 대내외적으로 끊이지 않는 한국의 외환 조작설에 대한 우려를 씻어 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주 말 발표한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지난해 10월에 이어 다시 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했다. 2016년 2월 미국이 교역촉진법을 발효한 이후 3년째 다섯 차례 연속 관찰대상국에 오른 것이다. 미국은 대미 무역수지 흑자(200억 달러 초과)와 경상수지 흑자(GDP 대비 3% 초과), 환율시장의 개입 여부(GDP 대비 순매수 비중 2% 초과) 등 세 가지 기준으로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3개 항목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면 조작국, 2개 항목이면 관찰 대상국이다. 한국은 대미 무역수지 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2개 요건을 충족해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됐다. 다만 한국 정부의 환율시장 개입 규모는 계속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주목할 것은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내용이 전례없이 들어 있다는 점이다. 미국 재무부는 “외환시장 개입은 무질서한 시장 환경 등 예외적인 경우로 제한돼야 한다”면서 “투명하고 시의적절한 방식으로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조속히 공개하라”고 옥죄고 나섰다. 이는 지난해 보고서에는 없던 내용으로 향후 미국의 환율정책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앞으로 한국에 감 놔라 배 놔라 식의 환율 간섭을 드러내 놓고 하겠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 조금이라도 수 틀리면 다시 윽박지르겠다는 경고나 다름없다. 우리 통화 당국은 원화 가치가 갑자기 크게 변동할 때만 미세하게 개입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어 내역을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는 어떤 형태로든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책적인 개입 내용을 일일이 나중에 다 공개해야 한다면 환율 변동에 대한 정부 대처도 이전보다 소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오는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 회의에서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와 관련해 논의할 것이라고 한다. ‘환율 주권’ 사수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이 시험대에 오르는 것이다. 정부는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한 것에 안주하지 말고 내역 공개가 수출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마스터플랜을 정교하게 짜서 대비하기 바란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돈 보따리 들고 해외로 ‘엑소더스’하는 중국 부자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돈 보따리 들고 해외로 ‘엑소더스’하는 중국 부자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라는 리스크 요인이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영국을 가장 안전한 투자처나 거주지역으로 여기는 중국 부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영국 개인자산 관리서비스업체인 LJ 파트너십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해동안 영국 정부가 발급한 투자이민 비자를 받은 중국인은 전체(355명)의 3명당 1명 꼴인 116명(32.7%)이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지난 4일 보도했다. 2016년보다 무려 82.5%나 급증한 것이다.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된 홍콩·마카오인을 포함하면 중국인은 41%(146명)나 된다. 투자만 하면 체류허가증이나 시민권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이점 덕분에 투자이민은 이른바 ‘골든비자’(golden visa)로 불린다. 영국으로부터 골든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막대한 돈을 내야 한다. 예컨대 3년 영주권을 부여받기 위해서는 영국 국채와 주식 등에 200만 파운드(약 30억원)를 투자해야 한다. 2년 뒤 1000만 파운드, 또는 3년 뒤 500만 파운드를 추가로 투자하면 영구체류권이 주어진다. 다만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현금 형태로 예치된 투자금은 인정하지 않는다. 투자이민을 위해 낸 돈은 영국의 국채나 주식, 거래 가능한 대출 자산, 영국 회사 매입 등에만 사용하도록 제한돼 있다. 영국의 영주권을 얻은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시민권을 얻을 수 있다. 시민권을 얻으면 투자이민자들은 영국의 법질서 보호를 받으면서 부동산을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고, 자본시장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여기에다 자녀들을 양질의 좋은 학교에 보낼 수 있는 등 많은 혜택을 누리게 된다. 이런 메리트에 힘입어 중국의 영국에 대한 투자도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92억 달러에 불과하던 중국의 대영국 투자 규모가 불과 1년 만인 지난해에는 126%나 증가한 208억 달러(약 22조 2500억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FT는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한 요인이 상존하고 있지만 중국 슈퍼리치들이 영국을 자산을 쌓아두기 가장 안전한 장소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중국 정부의 자본통제도 중국 갑부들의 영국행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부자들이 투자이민을 통한 ‘합법적인 중국 엑소더스(탈출)’가 본격화하고 있다. 정치적 명확성과 제도적 통제, 근본적인 법치 등의 민주주의 사회의 장점 외에도 환경오염에 따른 스모그와 끝없이 오르는 주택가격, 교육 문제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지난 10년 동안(2007~2016년) 투자이민을 위해 세계 각국에 쏟아부은 달러는 모두 240억 달러(25조 6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민을 택하는 중국인은 대부분 중상류층 이상의 부유한 계층이다.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이민 대상국은 미국이다. 미국 투자이민 비자를 받은 중국인은 4만명, 투자된 규모는 77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인이 이민을 위해 미국에 투자한 돈은 국채나 기업, 스키 리조트 건설, 학교 신설,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등 광범위한 분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여기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소유의 뉴저지주 부동산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미 국무부가 공개한 이민비자 대기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세계 각국에서 미국 이민비자 발급을 기다리는 대기자는 모두 406만46명이다. 이중 중국인 투자이민 대기자는 2만 6725명이다. 전체 투자이민 대기자의 88.3%를 차지했다. 미국은 2013년 투자이민 비자의 80%를 중국인이 차지하자 2015년부터 중국인 신청을 제한하고 있다. 캐나다는 올해 처음으로 영국을 제치고 투자이민 규모가 45억 달러로 집계돼 이민선호국 2위에 올랐다. 캐나다에는 1980년대 말 이후 중국인 이민 붐이 일었다. 초기에는 홍콩인 이민이 주류를 이뤘다. 홍콩이 중국에 주권 반환을 앞둔 1991~1996년에는 해마다 2만여명의 홍콩인이 캐나다로 이주했다. 중국인은 캐나다 이민의 20%를 차지했다. 이어 2000년대 이후 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중국 본토의 중상류층이 거액의 투자자금을 싸들고 이곳으로 옮겨왔다. 이들은 땅과 빌딩, 주택 등을 무더기로 사들이는 바람에 캐나다 부동산가격을 끌어올리는 ‘주범·으로 몰리기도 했다. 특히 밴쿠버는 중국인이 개방·개혁 이후 30년 간 꾸준히 이주해온 까닭에 현재 중국인 비중이 2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캐나다 이민부는 오는 2031년에는 중국인들이 밴쿠버를 점령하고 백인들이 오히려 소수민족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나다 이민부에 따르면 현재 밴쿠버의 중국인은 전체(230만명)의 18%인 41만 명에 이른다. 밴쿠버 거리 곳곳에는 영문 표지판보다 중국어와 영어 이중 언어로 된 표지판이 대부분이다. 중국 음식점을 운영하는 외국인도 중국어 대화가 가능할 정도다. 포르투갈과 호주에서도 투자이민자의 70%와 85%를 중국인이 각각 차지했다. 스페인·헝가리 등 유럽 국가도 중국 투자이민 수요가 많은 나라로 꼽혔다. 중국인이 이민에 눈을 돌리는 것은 중국 내 삶의 질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고 AP통신은 지적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스모그 등 환경오염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는 데다 주택가격 급상승 등 부동산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게다가 대학입시 위주 교육에 회의감을 느낀 중국 중상류층을 중심으로 대안 교육을 제공하는 선진 국가를 선호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영국 런던정경대학(LSE) 부설 싱크탱크인 국제관계및 외교전략연구소(LSE Ideas)의 ‘차아나포사이트’의 위제(于杰) 소장은 “정치적 명확성, 제도적 통제, 근본적인 법치 등이 중국인의 투자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자식들을 선진국 기숙학교나 대학에서 공부시키려는 것도 큰 인기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부자 가운데 절반이 이민을 심각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부자를 연구하는 후룬(胡潤)연구소와 비자컨설팅그룹이 공동 발표한 ‘2017 중국 투자이민 백서’에 따르면 1000만~2억 위안(약 17억~34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중국의 부자 가운데 46.5%가 ‘현재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가운데 9%는 이미 이민 수속을 밟고 있는 중이었다. 중국 부호가 가장 선호하는 이민 대상국 역시 미국이다. 중국 부자가 가장 선호하는 미국 도시는 로스앤젤레스(LA)가 선정됐다.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 뉴욕이 2~4위를 차지했다. 캐나다에 이어 영국, 호주가 그 뒤를 이었다. 후룬연구소 창립자 후룬은 “교육과 환경오염이 중국 부자들의 이민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이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한다면 이민에 대한 동기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투자이민 비자 제도가 세계 부자들이 선진국 시민권을 손쉽게 살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만큼 중국인의 투자이민 러시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거액의 돈을 안기면 영주권을 발급해준다는 점 때문에 ‘시민권 장사’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가 따라붙고 있는 탓이다. 더욱이 부정 축재한 돈이 미국 등으로 흘러들어오면서 ‘더티 머니’(dirty money)의 온상이라는 지탄도 나온다. 미국에서는 여당인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국가안보 악화와 부동산 투기를 이유로 투자이민비자(EB-5) 프로그램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포르투갈에서는 투자이민 프로그램이 공무원 부정부패의 원흉이라는 비판에 이민 비자 발급을 잠정 중단한 상황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멸종 위기 바나나… 단일 품종이 부른 위험

    멸종 위기 바나나… 단일 품종이 부른 위험

    바나나 제국의 몰락/롭 던 지음/노승영 옮김/반니/400쪽/1만 8000원인류가 수확해 먹는 식물 가운데 현재 멸종이 가장 임박한 작물이 ‘바나나’다. 값싸고 영양과 맛도 좋아 대형마트에 가면 수북이 쌓여 있는 바나나가 멸종 위기종인 건 역설적이다. 자연 그대로 바나나를 놔뒀다면 이런 위기는 존재하지 않았다. 현재 우리가 먹는 바나나는 맛과 크기, 향 등 유전자가 동일한 단일 품종인 ‘캐번디시’뿐이다. 50년 전에 먹던 바나나 품종인 ‘그로미셸’과는 전혀 다른 종으로, 향과 당도가 훨씬 진해 현재 판매 중인 ‘바나나 우유’ 맛과 비슷했다. 캐번디시는 1960년대 치명적인 곰팡이균이 일으킨 파나마병이 그로미셸 종을 멸종시키면서 인위적으로 개발된 ‘클론 바나나’다. 곰팡이균에 강한 내성과 대량 재배가 되는 상품성으로 인해 지구에서 단 하나의 품종이 됐다. 바나나의 비극은 이 대목에서 연유한다. 파나마병을 일으킨 곰팡이균이 변종 바이러스로 진화하면서 캐번디시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품종이 개발되지 않는 한 바나나는 인류의 식탁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과학계는 멸종 기한을 향후 15년으로 예측한다. 롭 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응용생태학 교수가 쓴 이 책은 인간의 욕망이 자연 질서를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냉정하게 짚는다. 인류가 명명한 30만 종 이상의 현생 식물 중 실제 섭취하는 열량의 80%가 단 열두 종의 작물에서 나온다. 콩고 분지 사람들은 열량의 80%를 고구마 같은 덩이뿌리 작물인 ‘카사바’ 한 종에만 의지한다. 100만명 이상이 굶어 죽은 1845년 아일랜드 대기근도 럼퍼감자라는 한 종에 의지하다 감자역병의 발병으로 생긴 비극이다. ‘인류 운명의 날 저장고’로 불리는 노르웨이의 스발바국제종자저장고 같은 종자은행도 이 같은 멸종 위기 생물들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노력이다. 각 개인도 힘을 보탤 수 있다. 식량을 덜 낭비하고, 육류 섭취를 줄이며 획일화된 식단을 거부하는 것이다. 저자는 “여러분의 한 입은 야생의 자연을 위협하지만 그와 동시에 야생의 자연에 의존한다”는 문장으로 책을 끝맺는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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