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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핵, 6자 대신 한·중·일 해결 모색을”

    “북핵, 6자 대신 한·중·일 해결 모색을”

    14일 열린 한·일 국제포럼에서는 이종원 와세다대 교수와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일본연구소 소장), 와타나베 히로시 국제협력은행 부총재의 주제발표에 이어 패널 간 3자 토론과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20분 남짓 이어진 이날 토론에서 패널들은 특히 중국의 부상과 북한 핵문제 등으로 불거진 다른 동북아 국가들과의 문제에 큰 관심을 보였다. 박 교수는 와타나베 부총재에게 “동북아에서 한·중·일 영토문제와 북한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 핵실험으로 국제적 우려를 낳고 있는 북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와타나베 부총재는 “6자회담의 틀을 통해 해결해야 할지 한·중·일의 틀로 논의해야 할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야 한다”면서 “일본은 한반도가 평화적으로 통일된다면 일정 수준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와타나베 부총재는 이 교수에게 한·중·일 3국 간 인식의 차이를 물었다. 이에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 일본은 중국에 대해서는 불신감을, 한국에 대해서는 복합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고 전제한 뒤 “독도 문제로 일본 내 영토 내셔널리즘이 한국으로 쏠렸다가 중·일 간 영토문제가 불거지며 일시적으로 사그라졌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한류 등으로 한·일 양국이 가까워졌다고는 하지만 이들 관계가 언제든지 깨질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동북아 문제와 관련, 와타나베 부총재는 “동남아 국가들과 달리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공유하고 있는 한·일 양국의 경험이 중국에 제공될 수 있고 이를 통해 동북아 전체가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부상하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일 양국 간 관계가 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교수는 박 교수에게 “한국과 일본이 중국에 대해서는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정작 서로를 중요시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며 이 같은 현상의 원인에 대해 물었다. 이에 박교수는 “한국이 국제적으로 성숙하면서 과잉된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다”면서 “불황을 겪고 있지만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인 일본을 한국이 간과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고 답했다. 토론에서는 시민사회의 역할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포럼을 참관한 오가와 요시히로 홍익대 부교수는 패널들에게 “국제적 맥락에서 폭넓은 시각으로 동아시아 전체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한·일 양국간 가치관의 공유가 중요하다”면서 “가치관 공유를 위해서는 현재 시민사회 교류 이상의 무엇이 양국에 필요하겠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교수는 “한·일 양국이 현재까지 이룬 성숙된 관계는 당장의 성과는 나오지 않더라도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며 “양국이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했음도 알아달라”고 주문했다. 이 교수도 “양국이 함께 맞고 있는 도전을 함께 극복해야 한다”고 동의했다. 경제 이슈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최근 일본 정부의 엔저 정책이 앞으로 계속될지를 묻는 질문에 와타나베 부총재는 “아시아 역내에서 통화가 너무 크게 변화하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엔저 현상은 일정 수준에서 멈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고노 “한일기본조약, 청구권 의거한 배상 규정 없어”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공식 인정한 ‘고노 담화’의 주인공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은 14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2001년 한·일 정상회담에서 밝힌, 야스쿠니 신사를 대체할 국립위령시설 건립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노 전 의장은 이날 서울신문, 일본 도쿄신문·주니치신문이 공동으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라는 주제의 한·일 국제 포럼에서 특별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시 고이즈미 총리가 김대중 대통령에게 ‘일반 국민과 외국 국빈이 참배할 수 있는 새로운 국립위령시설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일본 정부는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인의에 반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2001년 8월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한 후 국내외의 비판이 거세지자 그해 10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위령시설 건설을 약속했다. 그러나 일본 내 보수 진영이 새 위령시설이 야스쿠니 신사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반발하자 일본 정부는 현재까지 건립을 유보하고 있다. 고노 전 의장은 일본의 한국 식민 지배에 대해 “군사력을 배경으로 일본의 가치관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독립을 빼앗은 역사적 사실”로 규정하며 “한·일 양국의 상호 신뢰 관계 구축은 일본의 확실한 반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일 국교정상화를 이룬 1965년 한일기본조약 체결에 대해 “청구권에 의거한 ‘배상’이 규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한국인의 식민지 피해 배상 요구에 대해 모든 대일 청구권이 소멸됐다고 주장해 온 일본 정부의 입장과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고노 전 의장은 1977년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가 선언한 일본의 항구적인 군사대국화 포기 및 아시아 국가와의 연대를 담은 ‘후쿠다 독트린’을 거론하며 “일본 외교의 대단히 중요한 기본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현 아베 신조 총리의 평화헌법 개정 및 군사적 보통국가론 기조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노 전 의장은 향후 한·일 관계에 대해 “외교 안보와 경제적 협력 관계 구축뿐 아니라 대등한 협력자로서의 상호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목표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고노, 원고에 없던 故 이수현씨 언급…“한국 청년 신뢰” 강조

    14일 한·일 국제포럼이 열린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3층 사파이어볼룸은 청중들로 가득 찼다. 사전 예약을 받았던 이번 국제포럼에는 세종연구소 등 국제정치와 관련된 각 연구소의 연구원들과 각 대학의 일본학과 교수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대학생외교안보포럼(UFFANS) 회원 등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이끌어갈 젊은 대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미리 예약하지 못하고 포럼장을 찾았다가 결국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많았다. 이날 국제포럼의 하이라이트는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의 특별 초청강연이었다. 고노 전 의장이 단상에 등장하자 취재진은 물론 참석자들도 카메라와 휴대전화 등으로 고노 전 의장의 사진을 찍는 데 열중했다. 고노 전 의장이 “일본과 한국의 신뢰관계를 위해서는 군사력을 배경으로 한국을 식민지화하고 일본의 가치관을 강요했던 역사적 사실을 진지하게 직시하고 확실하게 반성하는 것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말하자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고노 전 의장은 특히 2001년 1월 일본 도쿄 신오쿠보 전철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고 목숨을 잃은 이수현씨를 언급하기도 했다. 미리 준비했던 원고에는 없던 내용이었다. 이씨에 대해 고노 전 의장은 “한국 청년에 대한 존경과 신뢰를 하게 되는 근거가 됐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제포럼은 국내외 언론들의 취재 관심도 높았다. 국내 일간지와 방송은 물론 일본에서도 이번 행사를 공동 주최한 도쿄신문·주니치 신문과 니혼게이자이와 요미우리 등 신문사와 TV 아사히 취재진이 열띤 취재를 벌였다. 일본군 위안부와 독도문제 등에 대해 잇따른 망언을 하기도 했던 극우성향의 산케이신문 구로다 가쓰히로 서울지국장이 참석한 것도 눈에 띄었다.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를 놓고 일본과 갈등을 빚는 중국 언론도 관영 신화통신에서 취재를 나오는 등 이날 행사에 큰 관심을 보였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와타나베 “의도적 환율로 인접국 균형 깨지 않길”

    와타나베 “의도적 환율로 인접국 균형 깨지 않길”

    와타나베 히로시 국제협력은행 대표이사 부총재는 “경제위기 이후 아시아가 많은 도전에 직면한 상황인데, 대부분의 도전은 일본과 한국이 손을 잡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와타나베 부총재는 14일 한·일 국제포럼에 참석, ‘신시대의 한·일 경제 협조’라는 주제 발표에서 이렇게 밝힌 뒤 아시아가 직면한 도전을 7가지로 요약했다. 세계 경제의 재균형과 자국내 수요·소비 촉진, 시장의 수요 파악과 이에 부응한 기업 전략, 역내 ‘서플라이 체인’(상품의 연쇄적 생산 및 공급 과정)의 유지, 환율의 안정과 탄력화 촉진, 신설과 유지·보수의 쌍방을 고려한 인프라 정비 자금의 확보, 환경 보호를 위한 적극적 대응, 고령화 등이다. 그는 “일본과 한국이 양국 관계 뿐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적 차원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함께 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며, 다양한 도전에 양국이 함께 공헌할 수 있다”면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3위와 10위인 일본과 한국은 중요한 위치에 있는 데다가 격차도 크지 않아 세계경제의 재균형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수요·소비 촉진 및 시장의 수요 파악에 대해 와타나베 부총재는 “한국도 소비 촉진의 중요성과 그동안처럼 수출을 많이 하는 것이 지속적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인구 1억 2000만명의 일본과 5000만명의 한국은 전 세계 인구가 90억명까지 늘어날 새로운 시대에서 수요 발굴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역내 서플라이 체인 유지를 위해서는 한·일 양국이 자급자족 체제를 취하고 있는 중국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제외되면 동아시아 연쇄 생산·공급 네트워크에 차질을 빚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 일본의 엔저 정책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와타나베 부총재는 “일본과 한국은 중국과 달리 환율이 많이 흔들려 다양한 형태로 이익 또는 손해가 된다”면서 “의도적 환율로 인근 국가와 균형을 깨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와타나베 부총재는 환경 보호 및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언급하면서 중국을 겨냥했다. 그는 “중국 인구가 늘어나면 식량 등을 공급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환경 문제가 확산되지 않도록 한·일 기업들이 선진기술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며 “일본, 한국에 이어 고령화하고 있는 중국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도 고민함으로써 동북아에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황우여 “한일,과거사 직시하고 거울삼아 미래 함께 열자”

    황우여 “한일,과거사 직시하고 거울삼아 미래 함께 열자”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포럼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다’의 축사에서 “미국과 동북아 지역 중심 국가들 모두 변화의 시대를 맞이해 새로운 아젠다를 중심으로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한일 양국의 전문가들이 모여 폭넓고 수준 있는 토론을 통해 두 나라의 미래를 위한 지혜를 모으는 자리가 마련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의미있는 일이다. 이번 포럼이 한일 관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동북아 지역은 21세기 세계 중심 지역으로 자리잡고 있고,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은 곧 세계 평화를 결정짓는 중요 요소가 되고 있다”며 “특히, 한일 두 나라의 협력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비롯해 동북아 지역의 안정에 기여하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일 양국은 시장 경제와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이외에도 많은 유사점과 공통의 해결과제를 안고 있다”며 “양국이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의 교훈을 거울삼아 미래를 함께 열어갈 때에 한일 우호는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심윤조 “日 과거사 문제 선택이 한·일협력 장래 결정”

    심윤조 “日 과거사 문제 선택이 한·일협력 장래 결정”

    심윤조 새누리당 의원은 14일 “과거사 문제는 한·일 양국만의 문제만이 아니라 일본 자신과 국제사회간의 문제”라면서 일본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심 의원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포럼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다’ 특별초청강연에서 한·일 관계 발전의 발목을 잡아온 원인으로 과거사 문제를 들면서 “과거의 질곡에서 헤어나오기 위한 일본의 선택이 한·일 협력의 장래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동안 역대 한국 대통령들은 일본과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자고 역설해 왔지만 결국 기대와 다른 상황으로 진행돼 왔다”면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도 집권 초기에는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한 의욕을 보였지만 위안부 문제와 독도 문제 때문에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지난달 4일 아베 일본 총리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특사를 보내 관계개선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과 관련, “출발은 역대 정부와 다를 바 없지만 또 다시 역사 문제의 덫에 걸리지 않을 지 걱정된다”고 평가했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역대 어느 총리보다 우익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취임 이후 위안부 문제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의 문제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진정성 측면에서는 의문의 목소리가 높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의 국제 정세는 격변의 시기”라면서 “세계 주요국가들의 지도부가 교체되는가 하면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 중국의 지속적인 성장 등 국제질서의 새로운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증강하면서 자칫 잘못하면 조그마한 갈등이 커다란 대립, 물리적 충돌로 비화될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는 한·일 양국의 협력이 중요하다면서 “두 나라 지도자가 한·미·일, 한·중·일, 역내 다자안보 협력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고노 요헤이 “한·일 상호간 존중·존경이 중요”

    고노 요헤이 “한·일 상호간 존중·존경이 중요”

    “한일 양국이 안보와 경제 문제에 있어서 공동 이익을 추구해야 하지만, 그 바탕에는 서로 존경하고 존중하는 관계가 확실하게 구축돼 있어야 한다.”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은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포럼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에서 “북한 문제 대처는 물론,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향후 중미 관계를 고려할 때 한일 양국이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는 게 유익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고노 전 의장은 1977년 후쿠다 다케오 일본 총리가 필리핀 마닐라에서 제시한 ‘후쿠다 독트린’이 오늘 날에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에 있어서 안보와 경제적 이익만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서로 대등한 협력자로서 존중하고 사회·문화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진정한 친구로서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상호 신뢰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한일간 신뢰 관계가 구축되기 위해서 일본이, 군사력을 배경으로 한국을 식민지화하고 일본식 가치관을 강요했던 역사적 사실을 진지하게 직시하고 확실하게 반성하는 게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1965년 한일 기본조약과 1998년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 선언이 그나마 한일 상호 신뢰 관계의 기초적인 부분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한일파트너십 공동 선언까지 일본이 식민지 지배에 대해 명문화한 사죄를 하지 않았던 것은 부당한 처사였다고 돌이켰다. 1998년에야 ‘인의’라는 바탕에 한일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됐다는 이야기다. 고노 전 의장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되풀이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김대중 대통령에게 누구나 참배할 수 있는 새로운 국립 위령시설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일본 정부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은 인의에 반하는 처사”라며 약속 이행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끝으로 “일본이 역사 문제를 진지하게 마주하고 반성해야 할 점을 반성한다면, 한국과 일본은 진정한 친구로서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상호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매우 유리한 관계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노 전 의장은 강연 말미에 일본 유학중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 사람을 구하다 숨진 고(故) 이수현씨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12년 전 외무대신을 지낼 당시 다양한 일이 있었지만 (이수현 사건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수현은 많은 일본 사람의 마음에 남았고, 일본 사람들은 그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청년에 대한 존경과 신뢰를 갖게 된 근거가 됐을 정도로 대단히 큰 사건이었다”며 “양국이 진정한 친구로서 상호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해답을 찾는 것이 한국과 일본 젊은 세대의 책무”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원로 정치인으로 관방장관, 자민당 총재, 외무대신 등을 거친 고노 전 의장은 관방장관 시절이던 1993년 8월 일본 정부가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과와 반성의 뜻을 담은 이른바 ‘고노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한·일 관계, 새 정권서 개선되기를”

    “한·일 관계, 새 정권서 개선되기를”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국제포럼 참석차 방한한 도쿄신문·주니치신문의 센고쿠 마코토 대표와 스가누마 겐고 편집국장, 아오키 무쓰미 국제부장, 나카자와 미노루 기자 등 4명이 13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 본사를 방문했다. 서울신문은 제휴사인 도쿄신문·주니치신문과 공동으로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번 행사를 개최한다. 센고쿠 대표 등은 이날 이철휘 본사 사장을 만나 1시간가량 면담하며 한·일 양국 간 외교·경제·산업 분야 관계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사장은 “아베 신조 정권이 지난해 말 들어선 이후 일본이 활기차 보인다”면서 “아베 정권의 엔저 정책이 지속되면 한국 경제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일본 정부도 이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에 센고쿠 대표는 “일본의 주식이 오름세를 보이고 엔저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 점이 국민들의 생활과 당장 직접적 관계는 없지만 미래에 대한 전망이 밝아지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한국과 일본에 새 정권이 들어서는 만큼 양국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개선되기를 희망한다는 데 공감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을 열흘가량 앞두고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의 주역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중의원 의장 등 양국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한·일 관계의 미래를 모색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유명환 “젊은 세대 역사문제 관심이 중요”

    유명환 “젊은 세대 역사문제 관심이 중요”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14일 “한국과 일본 모두 새 정부가 출범한 것은 양국 관계를 ‘리셋’할 수 있는 기회”면서 두 나라 정상들에게 “어려운 현안문제에 얽매이지 말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포럼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유 전 장관은 자신을 “전후 세대로는 처음으로 주일 대사에 임명됐으며 외교관으로 첫 부임지도 동경이었다”면서 일본과 각별한 인연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일본을 알게 될 수록 두 나라가 겉보기에는 비슷하지만 문화·역사적인 인식의 차이도 크다는 점을 느끼게 됐다”면서 “이런 인식의 차이점을 잘 이해하는 것이 관계 개선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특히 젊은 세대들이 역사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일 간에 왜 영토문제가 발생했는지, 한국이 왜 일본의 식민지가 됐는지를 사실대로 이해하는 것이 미래지향적인 관계 구축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두 나라는 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 인권 등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공유한 운명적 유대관계”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최근 한·일 관계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전 장관은 “영토와 역사인식 문제가 관계 개선의 가장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면서 “일본이 2차대전 패배 직후 전후 처리를 분명히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 이제와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 전 장관은 “하지만 이제는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날 때”라면서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두 나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민간 차원의 협력과 한·일 의원연맹 복원, 지방자치단체간의 교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청소년 교류를 활발히 추진해 이해의 폭을 넓혀가자고 제안했다. 격변하는 동아시아 정세를 둘러싼 두 나라의 역할에 대해서는 “미국과 중국에게만 맡기지 말고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면서 “특히 북한의 지속적인 핵무기 개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두 나라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필수”라고 말했다. 또 지난 2004년 이후 중단되다시피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를 타결하기 위한 양국 정상들의 결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와타나베 히로시 “새시대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 협력해야”

    와타나베 히로시 “새시대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 협력해야”

    와타나베 히로시 국제협력은행 부총재는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포럼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다’에 주제 발표자로 참석해 새 시대 한일 경제 협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금융 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다자간 금융 안전장치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를 활성화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 한국·중국·일본 3국이 외환위기 발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2005년 체결한 통화교환협정이다. 그는 “아시아 경제 협력 강화를 위해서 금융 측면에서는 역내 금융협력 강화를 통해 자금 이동을 용이하게 해야 한다”며 “실물 측면에서는 자유무역협정의 확대를 통한 내부 생산-공급의 순환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와타나베 부총재는 특히 금융 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활성화 외에도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규모가 작고 취약한 아시아 채권 시장을 활성화 하는 방안도 금융 위기 재발을 막는 데 한몫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역내 공적 개벌원조(ODA)를 통한 인재 육성과 경제 인프라 정비를 통해 국가간 발전 격차를 줄이는 한편 대내외 투자를 촉진하고 거래상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조세조약과 자금세탁 방지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일본의 엔저 정책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경제가 최악의 상황인 일본에서 통화 문제를 이런 식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좋지 않다”며 ”아시아 역내 통화 안정을 생각해야 한다. 엔저 현상은 일정 수준에서 멈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한·일 국제포럼 14일 개최

    한·일 국제포럼 14일 개최

    한·일 양국의 새로운 정권 출범을 계기로 양국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국제포럼이 서울에서 열린다. 서울신문은 일본 도쿄신문·주니치신문과 공동으로 14일 서울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 국제회의장에서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라는 주제로 국제포럼을 연다. 이번 포럼에서는 박근혜 정부 출범을 열흘 정도 앞두고 한·일 양국 관계의 상징적인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동북아 지역의 안보와 협력, 한·일 관계의 재정립 등 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진다. 포럼은 기조연설과 주제 발표, 특별 초청강연 등 3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된다. 일본 정부가 1993년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처음으로 인정하고 사과와 반성의 뜻을 밝힌 ‘고노 담화’의 주인공인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이 마지막 특별 초청 강연자로 나서 한국 식민지배 등 역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진지한 반성 등을 촉구하며 양국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韓 임기응변력·개척정신에 日 기술·장인정신 합하면 성공”

    “韓 임기응변력·개척정신에 日 기술·장인정신 합하면 성공”

    “뛰어난 기술력과 장인 정신으로 무장한 일본이 보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산업 분야에 뛰어 들고, 임기응변과 세계 시장 개척에 있어서 빼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국이 힘을 합하면 매우 성공적인 경제 분업이 이뤄질 것이다.” 이철휘 서울신문 사장은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포럼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의 개회사를 통해 “지난해 말 이후 한일 관계는 과거사 문제로 어려운 과정을 걸어오고 있다”며 “21세기 한일관계는 어둡고 어려웠던 20세기를 뒤로 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965년 국교 정상화 당시 인적 교류 및 교역 규모는 연간 각각 1만명과 2억달러에 불과했으나 오늘날 하루 오가는 인원이 1만 5000명, 교역 2억 5000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깊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하며 “동북아의 전략적 환경이 불투명하고 유동적인 상황에서 다른 어느 때보다도 양국간 상생과 협력의 관계가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특히 “양국 정치인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공통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더욱 고민해 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닫힌 민족주의의 유혹에 빠지지 말고 열린 사회를 지향하며 세계의 평화·발전·인권에 기여하는 모범적 선린관계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당부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韓·日 과거사·독도문제, 역사의 당사자인 美·中과 함께 풀어야”

    “韓·日 과거사·독도문제, 역사의 당사자인 美·中과 함께 풀어야”

    새누리당 심윤조 의원은 13일 “일본은 적어도 단기간에는 큰 틀에서 정세를 살필 여력도, 과거사를 사과하고 독도를 포기할 (정치적) 능력도 없는 상태”라면서 “과거사나 독도 문제를 한·일 양국 간의 문제로 국한시키지 말고 일본 스스로의 문제, 일본과 국제사회의 문제로 이끌어 일본 스스로 선택하도록 여건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14일 열리는 한·일 국제포럼에서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일 양국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초청 강연을 하는 심 의원은 13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를 위해 ‘역사의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이 나서도록 해야 하며 그럴 때 더 빠르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주일·주미대사관에서 각각 1등 서기관과 참사관을 지냈으며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차관보, 청와대 외교통상비서관 등을 역임하고 주오스트리아 대사를 지냈다. 지난해 4·11 총선 때 서울 강남갑에서 당선된 심 의원은 외교부 장관에 내정된 윤병세 인수위원 등과 함께 박근혜 정부의 외교 정책의 주요 조언자 가운데 하나다. 다음은 심 의원과의 일문일답. →새 정부가 출범한다. 되돌아보면 김영삼 정권이래 김대중 정부를 제외하고는 대일관계가 시작은 좋다가 끝이 안 좋았다. 한번 점검을 해달라. -김영삼 대통령 임기 말년인 98년 1월 일본이 한·일 어업협정을 파기했다. 김 대통령이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고까지 했었다. 그런 상황에서 김대중 정권이 출범, 신어업협정을 교섭하면서 그해 말 한·일 공동파트너십을 선언하고, 새 어업협정도 발효됐다. 그 즈음 일본 대중문화도 개방이 되고, 한·일 관계는 상당히 좋았다. 노무현 정권이 들어오고 처음에는 한·일 관계를 상당히 잘하려고 했다. 노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에서 “과거사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의욕이 넘쳤다. 그러나 광복 60주년, 한·일 국교수립 40주년을 맞은 2005년 일본 시마네현이 독도를 편입시키면서부터 관계가 냉각됐다. 이후 노 대통령이 ‘국민에게 보내는 글’도 쓰고 ‘외교 전쟁’이라는 용어를 써가면서 격렬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때는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가 오는 등 서로 잘해보려고 했는데 교과서 왜곡에 동해 지도, 위안부 문제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악화일로를 걸었다. 2011년 12월 김정일 사후 일본 교토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는 위안부 문제로 대화시간의 4분의3을 썼을 정도였다. →늘 문제는 반복되면서 악화됐다. 근본책은 없나. -일본이 과거사를 사과하고, 독도를 포기하면 된다. 한·일 갈등은 모든 것이 여기서 출발한다. 그러나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바라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위안부 문제나 교과서 문제 등 어느 하나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독도문제는 다뤄지는 빈도나 무게감이 달라진 끝에 ‘일상화’가 돼버렸다. 일본은 과거에 독도는 언감생심 외무장관 회담에서 꺼낼 수도 없던 문제였다. 지금은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운운할 정도다. 일상적인 문제가 된 것이다. →일본은 왜 사과하고 포기하지 못할 것으로 보나. -지금 일본은 큰 틀 속에서 보는 여유를 갖고 있지 못하다. 이른바 ‘잃어버린 20년’과 관계가 있다. 경제는 답보하고 국제적으로는 중국에 점점 밀리는 처지에서 군사력의 회복을 통한 ‘보통국가’를 꿈꾸고 있다. 그러면서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민족주의가 대두하고 있다. 우리는 일본에 양보를 요구해 왔지만, 그럴 능력을 상실한 상태다. →이런 갈등과 긴장 관계가 계속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인가. -우리도 이 문제를 ‘상수(常數)’로 보고 대응할 때가 됐다.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 덮고 가자는 소리로 들릴 수 있다. 다른 것은 놓아두고 같은 점을 찾아가자는 ‘구존동이(求存同異)’를 의미하나. -대일관계에 있어 피해의식이 아닌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과거사 문제는 한·일 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일본 스스로의 문제다. 또는 일본과 국제사회의 문제다. 일본이 과연 국제사회에서 어떠한 국가가 될 것이냐. 독일처럼 사과하고 국제사회에서 지도자 국가로 행세할 것이냐. 아니면 몸집만 비대하고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국가가 될 것이냐는 일본이 선택할 문제다. 우리도 이런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과거사를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라 일본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일을 다뤄나가야 한다는 얘기이다. 옛날처럼 이슈 하나가 터질 때마다 언론이나 국민이나 과도한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 다케시마의 날 제정이나 일본 정치인의 말 한마디에 온 나라가 들썩였다.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그런 일이 상시적으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한·일 관계를 더욱 크고 대국적인 관점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 →과거사는 그렇다쳐도, 독도를 영토문제화하려는 시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이 역시 역사 문제로 인식하고, 역사문제와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면 된다. 실제로 일본이 독도를 한반도 침략의 전초 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독도를 시마네현으로 편입시킨 것이다. 큰 틀에서는 과거사의 일부이다. 동북아의 역사 문제로는 미국도, 중국도 당사자이다. 유엔 등을 통한 여론조성에 영향력이 상당하다. 위안부 문제에 미국 사회가 약간이나마 거들고 나선 것에 상당한 도움을 받은 것도 확인하고 있지 않나.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을 것 같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도 쉽지 않을 테고. -물론 쉽지 않다. 관계의 근본적인 취약성과 강한 휘발성 때문이다. 그래서 한·일 관계에서는 무엇보다 지도자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한·일 갈등은 양국의 지도자를 통해 더욱 증폭되고 확산된 측면도 없지 않다. 과거 정권에서 대일 관계가 막판에 틀어진 이유 중 하나는 처음에 너무 잘하려다 보니 기대치가 높아져 그렇게 된 측면이 있다. 나쁜 상황에서 시작한 김대중 정부는 그 상황을 관리해 나간 덕분에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다. 기대치를 너무 높이 갖지 말되,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다루면서 이를 일본 스스로의 문제, 국제사회 속의 문제로 이끌어 내는 전략이 필요하다. 오히려 이것이 일본에 훨씬 어렵고 무거운 외교적 짐을 지우게 하는 것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일 관계는 한·일 관계로만 끝나지 않는다. 동북아 정세가 전반적으로 5년 전보다 많이 악화된 것 같다. 진단을 좀 해달라.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한·일도, 중·일도 훨씬 나빠졌다. 미·중은 미국의 아시아 회귀정책으로 갈등 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을 둘러싼 관계도 그렇다. 미국이 북한을 신뢰하는 수준은 마이너스 이하로 떨어졌다. 북·일도 나아질 것이 없었다. 남북은 누구나 아는 대로다. 다만 북·중은 나빠졌다고 할 수 없다. 2009년 2차 북핵 실험, 2010년 천안함·연평도 사건이 있었지만 중국에 있어 북한의 가치가 높아진 측면이 있다. →한·일 관계도, 대외여건도 좋지 않은데, 무엇을 단초로 한·일 관계의 개선을 도모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선제적 행동의 여지가 있나. -쉽지 않다. 선제적 내지는 능동적이라는 것은 국민의 기대감과 맞물려 있다. 적극적으로 대일관계 개선에 나서다 보면 국민들이 볼 때 믿음이 안갈 수 있다. 당장 오는 20일 다케시마의 날이 있고, 3~4월에 교과서, 외교청서·국방백서,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의 문제가 지뢰밭을 이루고 있다. 섣불리 발을 내딛기 어렵다. →그럼 어디서부터 풀 수 있다는 얘기인가. -역시 민간 영역이다. 엔저 문제 등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경제협력의 여지는 많다. 정치 때문에 한류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이 또한 회복해야 할 일이다. 경제와 문화가 활성화되다 보면 정치와 외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마련이다. 한편으로는 외교적으로도 계속 냉각만 되던 한·일, 중·일 관계에도 약하지만 긍정적인 신호들이 들어오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박근혜 당선인에게 특사를 보내오고, 얼마전 한·일 의원 대표단을 면담하는 등 유화적인 모습을 취하려 하고 있다. 중국에 대해서도 그렇다. 서로 극단을 피하려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공간이다. 여기에서 외교의 영역도 생겨난다. 한·미·일, 한·미·중, 한·중·일 등 한국과 주변국 사이에서 크게 세 개의 삼각 구도가 만들어지는데 각각의 틀에서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만들어나가다 보면 한·일 문제뿐 아니라, 남북문제, 역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우리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국력 증진,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박철희 “영토문제·역사문제 해결해 한·일 협력 이뤄야”

    박철희 “영토문제·역사문제 해결해 한·일 협력 이뤄야”

    “영토문제와 역사문제 등 한·일 관계의 갈등 요인을 건설적으로 관리한다면 협력의 가능성은 무한히 넓고 깊습니다.”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포럼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다’에 참석한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과 일본을 “동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발전시킨 동아시아의 선도국가”라고 정의하면서 “미국과 중국이라는 강대국 사이에 선 국가로서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협력의 돌파구를 열기 위해서는 동아시아라는 지역적 맥락에서 두 나라가 가진 위치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면서 “한국과 일본은 패권적 질서를 추구하는 미국, 중국과는 또 다른 국제행위자”라고 말했다. 그는 “두 나라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선 공동 운명체”라면서 “미국과의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중국에 대해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한·일 관계를 저해하는 갈등 요인으로 영토문제와 역사인식을 꼽았다. 그는 “2차대전이 끝난지 68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은 전쟁 전과 확실히 선을 긋지 못하고 있으며 한국도 식민지 지배의 환상과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나라의 협력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으로 박 교수는 영토문제에 대한 자기 상대화 노력과 종군 위안부 문제의 조기 해결을 제시했다. 특히 최근 한·중·일 3국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독도와 센카쿠 등 국경을 둘러싼 분쟁을 해결할 방안으로 ▲서로에 대한 자극적인 언동을 피할 것 ▲상대에게 위기감을 주는 현상 변경을 시도하지 않을 것 ▲위기가 발생했을 때 문제를 진정시키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할 것 등 ‘영토 관리 3원칙’을 세워 3국 정상이 합의할 것을 제안했다. 박 교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주창하고 있는 동맹 외교·가치관 외교·대중 외교는 한·일 관계와 모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한국을 배제한 외교 정책은 늘 불안정하고 시끄러운 상태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에게는 “일본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장기적 관점에서 결단력 있는 외교 방침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이종원 “한·일관계 주체적으로…역사·영토 문제 접근 방식 바꿔야”

    이종원 “한·일관계 주체적으로…역사·영토 문제 접근 방식 바꿔야”

    이종원 일본 와세다대 교수는 14일 “한·일 관계는 더 이상 당연한 것이 아니며 두 나라의 선택에 따라 진화할 수도 퇴화할 수도 있다”면서 주체적인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0년 동안 한·일 관계 발전론을 펼치고 있는 이 교수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포럼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다’ 주제발표를 통해 “반세기 이상에 걸친 한·일 관계는 양국의 주체적 노력의 산물이라기 보다 객관적인 상황에 의존한 부분이 적지 않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이라고 불리고 있는 현실에 대해 “30여년에 이르는 일본 생활 동안 지금이 양국에 대한 감정이 최저점에 달했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면서 “더 큰 문제는 양국 정부가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지 못한 결과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를 시작으로 경제, 시민사회의 교류가 이어지면서 과거사 문제가 점차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됐지만 이에 대한 두 나라의 처리가 엇갈리는 바람에 불신과 불만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두 나라의 역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래를 지향하면서 동시에 과거를 직시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영토·영해 문제 역시 주권으로 접근하는 방식에서 기능에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바꿔 ‘윈윈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동아시아는 ‘신냉전’과 ‘공동체’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고 그 중심에는 중국의 급속한 대두가 자리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인 중국이 정치·군사대국을 지향하면서 이른바 ‘중국위협론’이 떠오르기 시작했고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중국을 봉쇄해야 한다는 ‘신냉전’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외교도 이 신냉전적 발상에 토대를 두고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한국의 경우 일본과는 달리 중국과의 관계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동아시아의 세력균형 변화에 대한 위기감을 공유하면서도 중국과의 대립은 피하자는 전략적인 의도”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한국은 동아시아 공동체의 형성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면서 “한·일 양국 정상은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포괄하는 동아시아 지역협력 틀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데라시마 지쓰로 “유럽처럼 단계적 접근 과정을 거쳐야”

    데라시마 지쓰로 일본 총합연구소 이사장은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포럼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에서 기조 연설을 통해 한중일이 동아시아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단계적으로 상호 협력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데라시마 이사장은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역사적 응어리가 남아 있는 동아시아에서, 유럽연합(EU) 같은 공동체가 단기간 내에 형성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공동체를 주장하기는 쉽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상호 불신의 벽을 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동아시아에 상호 불신이 똬리를 틀게 된 배경을 친아(親亞)를 침아(侵亞)로 반전시킨 일본 근대사에서 찾았다. 일본이 서양 열강의 압력에 고통받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연대하는 대신 스스로 서구 열강을 모방해 새로운 식민지 제국을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데라시마 이사장은 “한국 사람도, 중국 사람도 일본에 대한 응어리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전후 일본도 미국을 통해서만 세계를 보게 돼 아시아에서 다른 나라들과 눈높이를 맞춰서 앞으로 나가는 것이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중일 세 나라 사이에 상호 불신이 존재한다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표면적으로는 아시아 연계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난징 대학살, 종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다 보면 서로에 대한 짜증과 불신이 증폭된다”고도 했다. 데라시마 이사장은 그렇기 때문에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을 모색하는 게 중요하다며 유럽의 단계적 접근법을 예로 들었다. 그는 적대적 관계에 있던 독일과 프랑스가 전후 석유 공동체 구상 등을 시작으로 상호 불신을 하나씩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곧 EU 통합 과정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상호 협력을 위한 다양한 방안으로 캠퍼스 아시아 구상 같은 청년 교류, 아시아 금융 위기 방지를 위한 통화 교환 협정 체결, 아시아 전체 에너지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공통 에너지 정책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이렇듯 실리를 축적해 나가는 과정이 언뜻 보면 멀리 돌아가는 것 같지만 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데라시마 이사장은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해 “굉장히 많은 전세계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며 “북한이 스스로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냉전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고아 같은 존재”라며 “글로벌화 시대에 국제적으로 고립되면 살아갈 수 없는 점을 언젠가 북한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발산하고 있는 메시지는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나 체 게바라와는 달리 전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북한은 전혀 무서운 존재가 아니다”라는 헬무트 슈미트 전 서독 총리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韓日, 갈등의 과거 딛고 공생의 미래 고민할 때

    요즘 동북아가 지구촌의 핫코너로 부상하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것뿐만 아니라 긴장요인들이 곳곳에 산적해 있다. 씨줄날줄로 얽혀 있는 동북아 국가들 간 과거사 갈등과 영토분쟁은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이다. 오죽했으면 머나먼 유럽의 정치지도자마저 “동북아의 지역 분쟁 상황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걱정했겠는가. 민족주의와 패권주의가 뒤엉킨 동북아의 신냉전 기류는 이제 전세계의 관심사가 됐다. 내일 서울신문과 도쿄신문이 공동 주최하는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다’라는 제하의 국제포럼을 동북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자리로 주목해야 할 이유다. 동북아 지역의 경제적·지정학적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중·일 세 나라와 타이완·몽골·북한 등 동북아 지역에는 세계의 절반을 넘는 5조 달러의 외환보유고가 몰려 있다. 역내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3조 달러로 세계 경제의 21%를 차지한다.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여부가 동북아 국가들의 역량에 달려 있을 정도로 동북아 국가들은 세계 경제의 주축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동북아에는 대립과 갈등이 만연해 있다. 한·일 간에는 독도, 중·일 간에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러·일 간에는 쿠릴열도를 둘러싼 분쟁과 갈등이 상수(常數)로 작용하고 있다. 센카쿠열도는 언제 군사적 충돌로 번질지 모를 정도로 아슬아슬하다. 기축통화인 엔화를 무기로 주변국을 딛고 일어서려는 보호주의는 동북아의 또 다른 분쟁을 예고하고 있다. 과거사의 굴레를 과감히 떨쳐내고 미래로 가야 한다. 동북아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지만 역내 협력체가 없는 유일한 지역이다. 다자간 안보협력체제 구축이 당장 어렵다면, 경제협력이 일차 해법이 될 수 있다. 한·중·일은 매년 두 차례 3국 정상회의와 외교장관회의 등 18개 분야에서 장관급 회의를 개최하고 있고, 이 중 경제분야가 10개를 차지한다. 한·중·일은 이미 지난 연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선언하지 않았나. 동북아에서 갈등이 확대재생산된 데는 정치지도자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 대립과 반목의 과거사를 털어내고 미래로 나아가려면 각계 민간 지도자와 지식인들의 역할도 요구된다. 반성할 게 있으면 과감히 반성하되 더 이상 과거에만 얽매여서는 안 된다. 동북아 국가들이 공생·공영의 미래를 열어 나가도록 하는 일은 각 부문 리더들의 몫이다.
  •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과거사 해결돼야 韓·日 긴밀협력 가능… 日, 위안부 결단 필요”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과거사 해결돼야 韓·日 긴밀협력 가능… 日, 위안부 결단 필요”

    일본에서 30년 동안 한·일 관계 발전론을 전개하고 있는 이종원 와세다대 교수는 14일 열리는 한·일 국제포럼을 앞두고 12일 가진 인터뷰에서 최대의 현안으로 등장할 향후 한·일 관계와 관련, “과거사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은 어려울 것”이라며 “아베 신조 정권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 위안부 문제 등을 풀어 양국 간 관계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관련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에 대해서도 “제소 카드가 실효성이 없는 만큼 한국이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 문제가 불거져 국제사회에 쟁점화가 되면 우리로서도 마이너스 요인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일본을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하는 등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아베 정권 이후 일본에서 일고 있는 보수화 움직임을 어떻게 보나.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고 중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구조적인 변화다. 2010년 경제 규모에서 중·일 역전이 일어나는 등 일본의 상대적 국력 쇠퇴와 동일본 대지진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중국이나 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는 상대적으로 강해져 일본에서는 불안감과 좌절감이 커지며 우경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한 반동으로 강한 지도자를 요구하고 강한 국가를 요구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져 있다. 하지만 일본의 경제 상황은 아시아 국가들과는 적대 관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이것이 조절판이 될 듯하다. 대부분의 일본인은 심리적으로는 불안감, 좌절감 때문에 우경화에 쏠리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아시아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일부 정치인들이 자기들의 이념적인 보수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우경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문제다. →아베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개헌과 집단적 자위권 허용 전망은. -아베 정권이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변수는 두 가지다. 아베 총리가 경제 정책에 성공해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하면 자민당이나 일본유신회 등 개헌을 지지하는 세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개헌 지지파가 3분의2를 넘고 중국과 북한 문제가 꼬여 외교적 갈등이 심화되면 위기감 속에서 여론이 출렁거리면서 의외로 2~3년 내에 개헌이 가능할 수도 있다. 개헌론이 당당하게 나오고 지지가 느는 것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었는데 최근 2~3년 동안 한국을 비롯해 중국, 북한과의 갈등 때문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중국이 예상 밖으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군부 보수파를 토대로 지지 기반을 구축하고 있지만 우선적으로는 미·중 관계의 안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북핵 문제도 미국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긴장이 격화되면 중국이 북한에 대해 실효 있는 제재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당장 북한에 석유 공급 중단 등의 압력을 노골적으로 행사하기는 어렵겠지만 북한의 강경 입장을 중국도 걱정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미국과 협력해 4자든 6자 회담이든 중기적으로 북한이 더 이상 핵실험을 하지 않는 외교적 해결의 틀을 만드는 것을 모색할 것으로 본다. 한국도 북핵이 실전 배치될 경우 강경한 입장이 필요하다. 외교나 경제 지원 카드를 가지고 북한을 개혁, 개방 자세로 되돌려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셈이다. →지금 일본의 최대 현안은 중국과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갈등인데 해법은. -유일한 해법은 일본이 더 이상 흥분하지 않고 지금 현상에서 동결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당분간은 일본과 중국의 대치 상황이 지속될 것이지만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일본이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한 상황에서 원점으로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양국의 군대가 대치한 상태에서 우발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현상 유지 시스템을 만드는 게 유일한 해법이다. 현상 유지를 하면서 중기적으로 양국이 가스전 등 해저 자원의 공동 이용 등을 위한 논의를 진척시켜 나가야 한다.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ICJ 제소 카드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나. -일본은 한국이 추가 조치를 하지 못하도록 ICJ 제소 카드를 활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등 차기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지 못하게 견제하는 것이 급선무다. 일본은 이번에 ICJ에 정말로 가고 싶어 했는데 한·일 관계 악화를 우려한 미국의 요청으로 유보해 놓고 있다. 일본으로서도 중·일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한국과도 대립각을 세우는 등 양면 작전을 펼치기가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일본에서도 ICJ 제소 유보에 대한 비판 여론은 아직 없다. 센카쿠 열도 문제 이후 정책 결정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대(對)한국 관계를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는 것 같다. 독도는 우리 땅인데 우리가 쟁점화시키는 것은 외교적으로 현명하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독도를 방문한 뒤 불거진 상황들을 봐도 분명한 사실이다. 앞으로 일본은 독도와 관련해 상징적인 카드밖에 쓸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가 차분할 필요가 있다. →아베 총리가 취임 이후 박근혜 당선인에게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내고 있는데 양국의 새 정부가 한·일 관계를 긍정적으로 풀 수 있을까. -아베 정권이 한·일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하다. 일본이 처한 상황을 봐도 한·일 관계를 회복하는 게 대중 관계, 대북 관계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아베 정권이 최근 박근혜 정부에 유화 시그널(신호)을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고 일본에서는 같은 보수 정권이기 때문에 코드가 맞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독도 문제도 더 이상 심각하게 거론하지 않을 것이다. 아베 총리가 총선 공약과는 달리 오는 22일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에 불참하기로 결정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문제는 과거사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다. 그러나 이 문제도 아베 정권이 유연한 자세를 취하는 것 같다. 위안부의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재검토하겠다고 했다가 최근 목소리를 낮추고 뒤로 미루는 것 같다. 헌법재판소 판결이 있어서 한국 정부로서도 외교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수 없다.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일본 정부의 정치적인 지혜와 결단이 필요하다. 위안부와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의 전향적인 자세가 없을 경우 한·일 관계가 애매한 상황으로 빠질 수 있다. 양국 간 큰 협력을 할 수 없고 갈등을 안은 상태로 표면적인 안정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아베 총리는 이념적 우파이면서도 전략적 사고를 하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아베 총리가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나오면 일본 내부 반발도 무마할 수 있다. 위안부 문제는 엄청난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어서 아베 정권이 전략적으로 납득하고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가질 수 있도록 한국 정부도 끈기 있게 설득할 필요가 있다. →군사적으로 한·미·일 협력이 가능하다고 보나. -중국을 견제하는 한·미·일 삼각관계는 부분적인 해결책이다. 그것만으로는 시스템이 불안정하다. 미국도 중국과 밀접한 전략 협의를 하는 등 양면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 외교정책을 보면 명확하다. 한·미·일은 좁은 의미의 안정 보장에 연연하지 말고 급속하게 대두되는 중국과 균형 정책을 맞춰야 한다. 미·일, 한·미 동맹을 강화하면서도 미·중과 전략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한·미·일이 중국을 견제하고 포위하는 성격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면 현실적으로 어렵고 기능하기도 곤란하다. 아베 정권의 외교가 중국 포위 정책으로 호주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호주와 인도는 미국과 협력하면서도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어느 국가나 국제 정치에서 양면을 생각하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양분법적으로 접근했을 경우 현실화하기가 어렵다. →바람직한 한·일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양국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 틀 안에서 생각해야 한다. 한국과 일본이 중국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큰 과제다. 일본이 중국에 대해 신경질적으로 대결정책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한·일 관계에도 큰 암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일 관계를 동아시아 틀 안에서 생각하는 데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한국은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어 긴밀한 양국 관계도 필요하지만 일본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미국 등의 인접국을 감싸 안는 지역 틀을 만드는 것이 절실하다. 글 사진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이종원 교수는 일본 내 한반도 전문가… 30년간 한·일관계 발전론 전개 1953년생으로 서울대 공대 재학 중 민청학련사건에 연루돼 복역, 대학을 중퇴하고 1982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일본 도쿄대 박사(국제정치) 학위를 취득한 뒤 일본 도호쿠대 교수, 릿쿄대 부총장을 거쳐 지난해 4월부터 와세다대 대학원 아시아·태평양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 프린스턴대 객원연구원과 아사히신문 아시아네트워크 객원연구원을 지냈다. 일본에서 한국과 북한 등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저서로는 ‘동아시아 냉전과 한미일 관계’ ‘역사로서의 한일 국교정상화’ ‘북일 교섭’ ‘일본의 국제정치학’ 등이 있다.
  • 박근혜 당선인 고노 前 日의장 14일 회담 촉각

    박근혜 당선인 고노 前 日의장 14일 회담 촉각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처음으로 인정한 ‘고노 담화’의 주인공으로, 당시 일본 관방장관을 지냈던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회동을 갖는다. 고노 전 의장은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서울신문·도쿄신문·주니치신문 주최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국제포럼에 참석하기에 앞서 종로구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을 방문해 박 당선인과 면담할 예정이다. 고노 전 의장은 국제포럼에서 한·일 관계의 재구축을 주제로 미래지향적인 제언을 담은 특별강연을 한다. 일본 정부는 1993년 8월 고노 당시 관방장관의 주도로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과 인권침해를 인정하고 사죄하는 고노 담화를 발표했다. 학계는 고노 담화가 일본군의 책임은 인정했지만 위안부 동원의 주범을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은 점을 한계로 꼽고 있다. 현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달 31일 국회 답변에서 고노 담화에 대해 “정치·외교적으로 문제화되어서는 안 된다”며 고노 담화를 수정하기 위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주도로 전문가 회의를 설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행위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와 함께 고노 담화의 수정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대해 고노 전 의장은 지난해 말 “일본 정치의 우경화 경향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고]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사고]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서울신문은 일본의 도쿄신문·주니치신문과 공동으로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라는 주제로 한·일 양국의 관계 회복과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을 위한 국제포럼을 개최합니다. 독도 영유권 분쟁 등 한·일 간에 산적해 있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게 될 이번 포럼은 양국의 정권 교체기에 개최된다는 점에서 양국 국민의 관심을 끄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포럼의 특별초청강연자로 나서는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은 관방장관이던 1993년 8월,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발표했으며 일본 헌정 사상 가장 오랫동안 중의원 의장을 맡은 정치인입니다. 한·일 문제 해결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노 전 의장은 이번 포럼에서 양국 정부에 향후 한·일관계의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데라시마 지쓰로 일본종합연구소 이사장 겸 다마대학교 총장과 주일 한국대사를 지낸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기조연설을 통해 올해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한·일 관계의 해법과 함께 동북아 외교와 경제 협력을 위한 양국의 역할을 제시하게 될 것입니다. 이어 심윤조 국회의원의 특별강연과 한상일 국민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주제발표 및 토론이 있을 예정입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인 심 의원은 외교통상부 차관보를 지낸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새누리당 내 외교·안보 분야의 전문가로서 발언이 주목됩니다. 주제발표 및 토론자로는 와타나베 히로시 국제협력은행 대표이사 부총재와 이종원 와세다대 국제정치학 교수, 박철희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겸 일본연구소 소장이 참석합니다. 와타나베 부총재는 일본 재무성 재무관 출신으로 국제경제 전문가이며, 이종원 교수는 일본에서 한·일 관계 발전론을 전개하고 있는 재일 한국인 학자입니다. 그 외 양국 주요 정부인사와 경제단체 관계자들도 다수 참석할 예정입니다. 본 포럼이 한·일 관계 회복과 새로운 관계 정립을 위한 협력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관련기관 및 경제단체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한편 본 포럼의 취재를 희망하는 언론사에서는 7일까지 신청(key@seoul.co.kr)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제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일시 2013년 2월 14일(목) 오후 1시 30분~4시 30분 ■장소 롯데호텔 서울(소공동) ■주최 서울신문, 도쿄신문·주니치신문 ■후원 외교통상부, 대한상공회의소 ■상세 일정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 참조 ■문의 (02)2000-97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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