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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규곽지성과 불용치훼/이제훈 신문국 에디터

    [데스크 시각] 규곽지성과 불용치훼/이제훈 신문국 에디터

    조선왕조실록 세조 편에는 명나라에서 온 사신을 향해 규곽지성(葵藿之誠)을 다하겠다는 표현이 나온다. 규곽이란 해바라기를 뜻하는 것으로 규곽지성은 해바라기가 해를 향하는 것처럼 항상 조선이 명나라를 향해 정성을 다하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조선은 명나라 사신이 오면 머무는 도시마다 연회를 베풀었으며 돌아갈 때 사신에게 선물을 가득 안겼다. 윤석열 대통령이 5박7일간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양국 정상이 발표한 ‘워싱턴선언’은 그동안 미중 사이의 균형을 추구하던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견제 움직임에 맞춰 좀더 적극적으로 미국편에 서는 쪽으로 대외안보 정책을 변환했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그동안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안미경중(安美經中)의 혜택을 누려 왔다. 그렇지만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되면서 2차 세계대전 후 미국 주도로 만들어진 자유주의 경제질서는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미국은 자국 산업과 기술 보호를 위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 등 안보와 경제를 결합한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들고 있다. 두 국가의 갈등 속에서 인도와 프랑스, 독일 등이 줄타기 외교를 시도해 미국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미국의 의도대로 산업 재편이 이뤄지고 있고 그런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 같다. 한국은 윤 대통령의 방미를 통해 그동안의 입장에서 변화를 택했다. 인도태평양전략 협력을 강화하고 불법적인 해상 영유권 주장, 매립 지역의 군사화 및 강압적 행위를 포함한 인도ㆍ태평양에서의 어떤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경제적 강압, 외국 기업과 관련한 불투명한 수단의 사용을 포함한 경제적 영향력의 유해한 활용에 대해 우려와 반대를 나타내고 경제적 강압에 대응하기 위해 유사한 입장을 가진 국가와 협력하겠다고도 했다.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움직임이다. 한국의 움직임에 중국은 거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윤 대통령의 대만 문제 언급에 ‘불용치훼’(不容置喙·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라는 용어를 사용하는가 하면 외교부장은 ‘타 죽는다’는 표현을 쓰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사회주의 국가의 특징인지 모르겠으나 북한이 각각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삶은 소대가리’, ‘늙은이’ 등 품격 잃은 언어를 사용하는 것과 행태가 비슷해 보인다. 외교적이지 않은 용어를 사용한 것 자체가 조급하다는 신호다. 중국으로선 일본에 이어 한국마저 미국 편에 확실하게 선다면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남중국해 갈등을 놓고 필리핀은 미국과 손을 잡았다. 중국을 에워싼 미국의 포위망은 한국과 필리핀의 동참 가능성으로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이미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의 탈중국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규제 장벽과 차별, 기술탈취 등으로 중국에서 외국 기업의 활동은 점점 더 어렵다. 생산기지로서 중국의 매력은 떨어졌다. 소비시장으로서도 녹록한 곳은 아니다. 우리 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의 탈중국 행렬이 이어지면서 중국의 경제성장률도 둔화하고 있다. 한국이 떨어져나가면 그만큼 중국에도 손해가 난다. 경제보복으로 한국을 길들이려는 생각은 부작용만 남을 것이다. 왜 한국이 이 시점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더 강화하기로 결정했는지 중국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한국은 중국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아니었다. 불용치훼라는 말을 들을 만큼 함부로 대해도 되는 국가는 더더욱 아니다. 중국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면 소통하며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터놓고 풀어 나가는 것이 도리다. 중국의 얘기를 듣고 우리의 전략을 짜는 것이 우리 외교 당국의 과제이기도 하다.
  • [열린세상] 한계의 극복/김세연 전 국회의원

    [열린세상] 한계의 극복/김세연 전 국회의원

    한 번의 인생을 살면서 여러 분야에서 여러 개의 업적을 남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벤저민 프랭클린, 다산(茶山) 정약용, 일론 머스크 등 다방면에서 인류의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은 역사 속에 가끔씩 등장하지만 절대 다수의 인간은 생애를 통틀어 하나의 분야에서 하나의 업적을 제대로 남기는 것도 결코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살아 있는 모든 생물은 누구에게나 예외없이 절대적으로 동등하게 적용되는 조건인 ‘세상에 생명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시간의 한계’, 달리 말하면 수명의 한계 속에서 살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이를 잊고 지낸다. 그러나 우주의 그 어떤 것도 영원히 존재할 수 없다는 ‘유한 수명의 인식’, 즉 수명은 유한하다는 것을 늘 기억하자. 또 하나 잊고 지내는 진리 가운데 하나는 ‘모든 것에는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는 것이다. ‘생로병사’건 ‘흥망성쇠’건 정점에 도달하고 나면 내리막을 걸을 수밖에 없고 언젠가는 수명 주기가 끝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 높은 봉우리를 향해 무리하게 등반해 정복한 이후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내달리는 것은 어리석은 자의 길이고 각자가 자기 역량에 맞게 꾸준하게 천천히 완만한 언덕길을 올라가는 것은 현명한 자의 길이라 할 수 있다. 즉 오르막 이후에는 내리막이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하자. 출생ㆍ성장ㆍ노쇠ㆍ사망으로 이어지는 생명의 사이클이 완성되는 ‘생애주기 인식’이 철저하면 인간은 결코 오만해질 수 없다. ‘지속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은 ‘수명을 늘린다’는 것이다. 국가든, 정당이든, 행정조직이든, 기업이든, 지역사회 단체든, 아니면 한 사람 개인이든 관계없이 모두에게 해당된다. 내가 공동체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사람인지 아니면 단축시키는 사람인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며 나의 본질을 성찰해 보자. 내가 속한 공동체에서 나는 공동체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사람인가, 단축시키는 사람인가. 내년에 총선이 있다. 욕망의 화신이 돼 자리만 탐하는 사람들이 균형감각과 문제해결 능력을 보유한 사람들보다 현실에서의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로 정치가 자동 치유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나라가 위험에 처해 있고 앞으로 그 위험이 더 커져 갈 것이라는 데 많은 사람이 동의하고 있다. 2차대전 이후 국제질서가 안정됐던 시기를 뒤로하고 격랑의 시기로 접어들고 있어 우려가 크다. 기술 변화의 관점에서도 증기기관과 전기를 합친 것 이상의 파급효과를 일으킬 인공지능의 등장과 부상으로 미래를 예측하기란 더욱더 어려워졌다. 하지만 우리가 미래를 걱정하며 불안에 빠져 있을 때 우리는 과거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류 역사는 불확실성과 위기 속에서도 수많은 혁신과 발전을 이루어 냈다. 과거 큰 위기에 직면했을 때 인간은 그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사고방식을 발전시키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왔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역사적 교훈을 통해 불안감을 이겨 내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을 얻어야 한다.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인간의 진취적 정신과 창의력은 놀라운 발전을 이루어 내었기에 우리는 이러한 역사를 기억하며 미래를 향한 희망을 키워 나가야 한다. 특히 기술적 발전은 인류의 문제해결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왔다. 인공지능의 등장과 발전은 이러한 기술적 발전의 한 예로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혁신으로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것이다. 이렇게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인류의 발전 가능성을 믿고 함께 노력한다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며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이다.
  • [사설] 걸음 빨라진 한미 기술동맹, 실질 성과로 이어 가야

    [사설] 걸음 빨라진 한미 기술동맹, 실질 성과로 이어 가야

    미국 백악관의 아라티 프라바카르 과학기술정책실(OSTP) 실장이 이달 중 과학기술 분야 인사를 대거 이끌고 한국에 온다는 소식이다. 방한단에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국립해양대기청(NOAA) 등 이 분야 국가기관의 고위 책임자들이 망라됐다고 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워싱턴선언’으로 안보 분야의 한미 협력이 크게 강화됐음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이에 더해 두 나라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심도 있는 정부 간 협력이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는 것은 한미 정상회담이 거둔 또 하나의 중요한 성과라고 하겠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70년 동안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공유하는 가치동맹으로 결속력을 높여 왔다. 하지만 최근 한국을 둘러싼 안보와 경제 환경은 모두 나라의 안위를 걱정해야 할 만큼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한미 정상회담으로 최소한의 시름은 덜 수 있었다. 반면 경제 분야에서 우리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격화에 따라 중국 시장의 상당 부분을 이미 내주었거나 완전히 내주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특히 주력 수출 상품인 반도체와 배터리는 결정적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가치동맹을 뛰어넘은 기술동맹으로 발전해야 하는 이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 경쟁력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물량 위주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동안 초(超)고부가가치를 지닌 첨단 과학기술의 습득과 발전에는 상대적으로 미진했다. 한미동맹을 그렇게 강조하면서도 첨단기술과 우주항공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진 상대와 정부 차원 협력이 강도 높게 이루어지지 못한 배경도 돌아봐야 한다. 과학기술 분야 미국 정부 인사들이 온다고 단번에 눈에 보이는 성과가 도출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럴수록 이번 과학기술 분야 대화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력으로 이어지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 돼야 한다. 한미 정상이 기술동맹 추진의 컨트롤타워로 두 나라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신설하기로 한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도 협력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는 지렛대가 돼야 한다. ‘첨단기술 협력’은 가장 중요한 안보 파트너이자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 재편에 호응해 피해를 감수하고 있는 한국이 요구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라는 마음가짐으로 대화에 나서기 바란다.
  • [기고] 새로운 70년, 170년을 향한 ‘워싱턴 선언’/이호령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기고] 새로운 70년, 170년을 향한 ‘워싱턴 선언’/이호령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워싱턴 선언’은 70년 전 한미동맹이 시작됐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것으로 전환기 시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반도 평화 및 안정에 대한 최초의 워싱턴 선언은 6·25전쟁의 정전협정이 체결되던 날 함께 발표됐다.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정전협정 서명이 이뤄졌을 때 같은 날 미국 워싱턴DC에서는 16개 유엔 참전국이 ‘유엔원칙에 반하는 무력공격 재발 시 단결해 즉각 대항한다’는 ‘워싱턴 선언문’을 채택했다. 1954년 11월 한미 동맹조약 발효 후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에게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워싱턴 선언의 중요성을 알리는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서 그는 미국은 공산당의 침략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의 독립과 안정을 지키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고 이를 위한 핵심적인 2개의 장치가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워싱턴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70년이 지난 올해, 한미동맹은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했다. ‘가치동맹’의 주춧돌 위에 안보·경제·기술·문화·정보동맹 등 다섯 개 분야의 협력을 확대시켰고, 이들 분야 간 상호 시너지와 동맹의 회복 탄력성을 통해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으로 나가고 있다. 더욱이 이번 회담을 통해 정상 차원에서 최초로 확장억제 공약을 문서화한 워싱턴 선언은 앞으로의 70년, 170년을 향한 한미동맹을 한 차원 높였다. 첫째, 한미는 핵억제 관련 동맹국인 한국의 목소리와 통찰력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핵·전략 기획을 위한 핵협의그룹(NCG)을 신설했다. 이는 1966년 미소 냉전체제 시절 창설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핵기획그룹(NPG)과는 구별된다. NPG는 30개국이 참여하지만 NCG는 북핵 위협에 대한 한미 양자 협의체다. 둘째, 나토의 NPG는 1970년 핵확산방지조약(NPT)이 발효되기 이전에 만들어졌지만 NPT 체제 이후 미국이 NPT 회원 국가와 NCG를 만든 것은 처음이다. 따라서 한미의 NCG는 나토의 NPG를 모델로 하되 회원국으로서 NPT 체제 준수와 북한 핵위협에 대한 현실적인 최선의 대응체제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유사시 미국의 핵운용 작전에 한국의 재래식 지원의 공동기획, 실행 협력, 연합훈련 향상 등이 이뤄짐으로써 한미가 함께하는 ‘한국형 확장억제’ 구체화를 통해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을 과거와 질적으로 다른 수준으로 강화시켰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핵 3축 중 은밀성과 생존성이 가장 높은 전략핵잠수함의 기항 예고는 북한이 핵무력정책법을 통해 밝힌 핵무기의 제2사명에 대한 한미동맹의 명확한 답변이라고 할 수 있다. 규범에 기반한 현 국제질서를 수정하려는 중국, 러시아, 북한이 워싱턴 선언에 민감하게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는 이유도 워싱턴 선언이 그들의 전략적 셈법에 새로운 억제력 강화 조치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 한반도 해양, 국제질서 재편에 노출… 한국형 생존전략 세워야[양희철의 新해양시대론-바다를 읽는 코드]

    한반도 해양, 국제질서 재편에 노출… 한국형 생존전략 세워야[양희철의 新해양시대론-바다를 읽는 코드]

    北과 여전히 ‘정전상태’ 긴장 형성해양 분쟁 원인, 다자관계로 확대미중일, 해경을 ‘준군사조직’ 전환MDA로 광역 해양정보 통합·운용 바다 통제하는 한국형 MDA 시급모든 상황 실시간 식별·즉각 대응해군 아닌 해경으로 실현 효율적해양정보융합센터 구축 등 필요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말이 있다. 조건과 상황이 변화하는 환경에서도 주도적으로 대응하라는 말이다. 21세기 한반도의 바다 상황을 표현하는 데 이만큼 적절한 표현도 없다. 국제질서의 재편과 경쟁을 주도하는 미중일러의 4강 구도에 정면으로 노출된 국가 그리고 여전히 북한과 ‘정전’ 상태의 긴장을 형성하고 있는 국가.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해양안보의 현재다. 과거 수세기를 겪어 온 환경이니 조기에 극복될 질서도 아니다.●군사·비군사적 갈등 혼재된 한반도 전 세계 193개 유엔 회원국 중 151개국은 바다를 접하고 있다. 이 가운데 69개국은 육지의 한 면만 바다와 접하고 있고,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군도국가와 도서국은 28개씩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삼면을 바다와 접한 국가는 13개국 정도다. 바다를 접한 면의 차이는 국가마다 독특한 안보환경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해양 상황은 쉽게 정의되지 않는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수성과 질서의 변동성 때문이다. 북방한계선을 경계로 서해와 동해에서 북한과 대립하고 있는 군사적 대립 상황도 국제적으로 유일하다. 사실상 사방이 바다인 국가와 다를 바 없다. 오히려 지리적 격리성을 매개로 외부 위협을 억제하는 도서국과 달리 우리의 접경지는 군사와 비군사적 갈등이 혼재된 환경이다. 해양분쟁의 원인과 이해는 양자 관계를 넘어 다자 관계로 확대됐고, 수평적 접근에서 공역과 수중으로 위협은 입체화됐다. 군사적 위협이라는 전통적 안보는 위협을 확정할 수 없는 비전통적 안보 요인과 혼재되면서 바다를 복잡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발생하는 사안은 돌발적이고 광역적이며, 불법의 주체는 다양하다. 범죄는 첨단화됐고 해양을 매개로 한 국제형 범죄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모든 해역에서 군사와 비군사적 충돌 상황이 발생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해양강국, 해양상황 능동적으로 통제 해양 강국들의 세력 정비는 빠르게 진행됐다. 미국·중국·일본은 해양경찰을 사실상 준군사조직으로 전환했고, 광역 해양정보를 통합·운용하기 시작했다. 모든 해상교통로(SLOC·Sea lines of communication)의 환경 분석 또한 이 범위에 있다. 과학과 기술, 정보를 융합한 21세기형 해양력의 표본이다. 해양 강국들의 해양 상황 통제를 위한 가장 강력한 선택은 소위 ‘해양상황인식’(MDA·Maritime Domain Awareness)이다. MDA는 원래 국제해사기구가 보안과 안전, 경제, 환경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개념화하기 위해 만든 것이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MDA를 해양안보전략으로 격상시켰고, 2009년 싱가포르, 2014년 유럽연합, 2015년 일본, 기니만 등에서 국제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MDA의 운용 목적과 방식은 국가 및 지역해별로 각각 다르다. 미국은 해군과 해경이 각각의 목적에 따라 운용 중이며, 유럽연합의 MDA는 회원국 공동의 해양감시정보 공유와 해양안전, 해양경제 증진을 목적으로 한다. 기니만과 싱가포르 등은 지역해와 국제해협 물류 안전을 위한 다국적 참여 형식으로 운용 중이다. 일본의 MDA는 2015년 미국과의 협력 강화 합의에 따라 가동됐다.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종합해양정책본부와 국가안전보장국, 우주개발전략추진사무국을 사령탑으로 해상보안청, 방위성 등 9개 중앙부처가 참여하고 있다. 2023년 일본의 MDA 관련 예산은 약 5113억엔(약 5조 200억원)이며, 사실상 전 세계 해양 상황을 식별하기 위한 정보 구축과 과학화, 군사와 경제안보의 통합적 시스템으로 추진 중이다. 일본의 MDA는 해상보안청(해양정보부)이 시스템 구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2016년부터는 15개 유형 200여개 해양정보를 구축한 해양상황표시 시스템(우미시루)을 가동 중에 있다. ●한국형 MDA, 5000해리까지 포함 MDA에 대한 통일된 정의는 없다. 미국은 MDA를 “바다와 대양, 항행 가능한 수로 등 모든 영역에서 해양안전, 해양안보, 경제,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해양 상황의 효과적 이해”로 정의한다. 해양에서 발생하는 모든 활동 혹은 상황을 실시간 식별하고 즉각 대응함으로써 안보와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한국형 MDA의 출발은 ‘해양경찰 미래발전전략 비전 2030’(2019)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로 수용됐다. 필자가 해경 주도의 한국형 MDA 도입 필요성을 2015년부터 강조해 왔으니 수용까지 7년이 걸린 셈이다. 한국형 MDA는 약 44만㎢의 관할 해역과 남북 접경지 해양활동, SLOC 국제적 안전망(350해리→1000해리→5000해리)을 포함한다. 국제조직범죄 동향과 지역해 상황, 국제해협의 정보를 분석하고 해양을 매개로 하는 모든 위협을 조기에 차단하는 데 있다. 해양정보는 군사와 비군사 정보, 국제협력과 휴민트를 포괄하며, 구축된 정보는 ‘비공개정보(군사)-활용정보(해경)-공유정보(산업, 연구)’의 3단계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한국형 MDA가 해군이 아닌 해양경찰을 통해 실현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은 우리가 직면한 상황과 관련된다. 한반도는 군사와 비군사적 환경이 혼재된 세력 간 충돌지역이면서 동시에 완충지대다. 이러한 환경에서 세력 간 분쟁은 지속될 것이나 충돌이 야기할 폭발성 때문에 고도의 상호 자제력이 발휘될 수 있는 지역이다. 군사적 충돌을 고려하지 않는 한 행동범위와 정보 활용성이 제한적인 해군보다는 해경이 MDA를 수행하는 당사자로 적합하다. MDA 정보는 경제와 산업영역으로 재확산돼야 한다는 점도 정보 폐쇄성을 갖는 해군보다는 해경이 타당하다. ●해양상황조정협의체 필요 MDA는 장비기술과 정보를 기반으로 한 융합 시스템이다. 함정과 항공, 선박의 감시장비 외에 위성과 무인장비, 데이터 융합 등 상황 정보와 이력 정보가 통합·분석돼야 한다. MDA가 해양경찰 기능의 일부로 편제된 것은 의미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한국형 MDA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①해양정보융합센터 구축 ②MDA 추진 협의체 구성 ③국내 MDA 감시자산 진단과 단계적 확보 ④MDA 전문인력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이 뒤따라야 한다. 초소형 위성과 위성항법시스템, 정지궤도 통신위성의 확보도 시급하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위성은 위성 관제·운영·활용을 위한 지상 인프라(위성센터) 확보가 필수적이다. 해양정보융합센터는 MDA의 두뇌와 같은 운용 플랫폼이다. 기존 종합상황실이 갖는 ‘식별→전파→집행’이라는 접근에서 모든 유무형 정보의 수집과 융합, 분석 절차가 추가된다. MDA 추진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도 시급하다. 해양경찰은 MDA의 기획자이자 법집행자일 수는 있으나 모든 정보의 생산자는 아니다. MDA의 안정화 단계까지 관련 기관의 정보 공유와 감시자산 협력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관련 부처를 총괄할 수 있는 국가안보실장을 의장으로 하고 관계부처와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거버넌스가 바람직하다. 해경 인력구조의 유연화도 시급하다. 장비기술과 정보분석은 기존 경과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해경 경과에 정보경과 혹은 MDA경과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 19세기 한반도를 주목했던 열강도 미중일러였다. 그들의 매체에 비쳐진 한반도의 모습 또한 그랬다. 21세기 한반도의 바다는 여전히 세력 간 경계선이고 충돌의 한가운데에 있다. 피할 수는 없다. 바다를 지배할 수 없다면 해양 상황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장
  • 베트남전 이어 우크라전도 남북 대리전? “北, 바그너에 포탄 준다” [월드뷰]

    베트남전 이어 우크라전도 남북 대리전? “北, 바그너에 포탄 준다” [월드뷰]

    1960년대 베트남전 당시 각각 미국과 북베트남(월맹)에 군사자원을 쏟아부으며 사실상의 대리전을 치른 남과 북이 우크라이나전 상황에서도 ‘포탄 대리전’을 치르는 모양새다. 한국은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북한은 민간 용병 바그너그룹 등을 통해 러시아를 지원 사격하는 양상이다. 29일 일본 도쿄신문은 북한이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그룹에 포탄 약 1만발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 북한이 다음 달 초까지 러시아에 철도로 포탄을 수송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도쿄신문 소식통은 “이번 거래가 러시아 정부의 의향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에 의하면 포탄을 실은 열차는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 사이 북한 국경도시인 나선시의 두만강역에서 출발해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을 경유,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수송될 예정이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달 30일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20개 이상 종류의 무기와 군수물자를 조달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도쿄신문은 이번 북한과 바그너 그룹 간 거래가 커비 조정관이 지적한 계획의 일부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러시아는 전쟁 장기화로 탄약 부족이 심화하자 북한에서 탄약을 조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작년 11월에도 바그너그룹에 무기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당시 북한이 바그너 그룹에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 등 무기와 탄약을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의 발표를 ‘중상모략’이라고 부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의 122㎜와 152㎜ 포탄 및 122㎜ 로켓을 구매하길 원한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이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자 미국은 올해 1월 위성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며 북한의 주장은 허위라고 쐐기를 박았다. 미 백악관은 또 북한의 무기 이전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서방 무기 전문가는 “북한이 러시아 무기와 호환되는 구형 견인포를 많이 생산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노후화한 탄약 재고를 비싼 값에 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반대로 한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표준 155㎜ 포탄으로 대리전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유출된 미국 기밀문건을 인용, 한국이 155㎜ 포탄 33만발을 폴란드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군 지원으로 포탄 재고가 부족해진 미국에 155㎜ 포탄 약 50만발을 ‘대여’하는 계약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對)우크라이나 조건부 무기 지원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미국 국빈방문을 앞둔 19일 공개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라는 조건을 달며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미국 방문 중인 28일 보스턴 하버브대 케네디스쿨 연설 후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한민국의 독자적인 정책이라는 것은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정책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함께 논의하고 조정해 가면서 해야 되는 것”이라고 윤 대통령은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지금 우크라이나에 전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전황에 따라서 저희가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또 국제규범과 국제법이 지켜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거기에는 다양한 옵션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베트남전 당시 남과 북은 각각 월남과 월맹을 군사지원하며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패권 경쟁으로 한미일 대 북중러 신(新)냉전 구도가 뚜렷해지고, 북한의 무력도발도 거세진 상황에서, 동맹 및 우방에 연루된 남북이 또다시 간접전쟁에 휘말린다면, 한반도의 시계(視界)는 한 치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캄캄해질 수도 있다.일단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경우, 러시아가 핵·미사일 기술 또는 신형 전투기 같은 무기를 북한에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 윤 대통령 발언 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연방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은 “우리가 북한에 최신 무기를 제공한다면 한국 국민들이 뭐라고 할 지 궁금하다”고 위협했다. 러시아의 경제 보복도 우려스러운 지점이다.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160여개 한국 기업의 러시아 법인 자산 규모는 수조원대인데, 러시아 경제 보복이 가시화할 시 피해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마냥 외면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특히 고조된 북한 핵 위협으로 70년 동맹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가 절실해진 한국에게,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은 신뢰 입증의 시험대나 마찬가지다. 글로벌중추국가라는 현 정부의 가치 외교 전략에 비추어 봐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윤석열 정부는 주요 7개국(G7)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높아진 위상과 국력을 바탕으로, 보편적 가치와 규칙 기반 국제질서 강화를 위해 우리 위상에 상응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를 펼치고 있다. 지난 1월 말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방한해 대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요청한 것도 이 같은 외교 기조에 대한 일종의 ‘동맹 청구서’였다. 다만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줄 정도로 넉넉한 형편은 아니란 주장은 안보 공백 우려로 번지고 있다. ‘군수품관리 훈령’에 따라 우리 군은 60일 분량의 전투 예비탄약을 비축해야 한다. 국방부는 충분한 포병 탄약을 보유하고 있으며 군사대비태세 유지에도 전혀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으나, 일각에선 실제 비축량이 이에 못 미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복잡한 외교 안보 환경에 ‘낀 한국’은 동맹을 외면할 수도, 러시아를 등질 수도 없는 그야말로 딜레마 상황이다. 국익 우선 외교를 내세운 현 정부의 저울질이 어느 한쪽으로 기우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 美부통령 “독재 만연 시기 尹리더십 중요”

    美부통령 “독재 만연 시기 尹리더십 중요”

    美부통령 “尹대통령과 같은 검사 출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지금은 여러모로 세계 역사의 결정적 순간이자 변곡점”이라며 “독재정치와 침략이 만연한 이 시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리더십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국무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국빈 오찬 인사말을 통해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대선 운동을 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국빈 방미와 저의 작년 서울 방문은 양국 간 광범위한 의제와 한미동맹이 이 시대의 가장 시급한 이슈를 주도하는 동맹으로서 진정한 글로벌 동맹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서울 방문 당시 도발에 맞선 집단적 방어 강화 조치를 개괄하고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과 항행 자유에 대한 약속을 새롭게 했다며 “당시도 지금처럼 러시아의 부당한 침공에 맞서고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옹호해준 데 감사드린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개인적으로 (윤 대통령과는) 검사로서의 배경도 공유한다”고 말해 좌중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검사로 활동하다 캘리포니아주의 첫 흑인 법무장관과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윤 대통령은 한국을 경제적 성공, 글로벌 성공의 길로 이끌었다”며 “미국은 한국과 함께 국민에게 안보와 번영을 계속 제공하고자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 우리의 동맹을 뒀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세계 10위 경제 대국으로, 16개 한국기업이 (미 경제전문지) 포천의 500대 기업에 속해 있다”며 “한국은 첨단기술과 반도체,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라고 언급했다. 또 “우리 동맹은 함께 전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과 관련된 투자를 거론한 뒤 “우리는 미 제조업 재활성화를 위해 투자하고 있고, 이는 한국을 포함한 기업들이 미국에서 보수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임을 뜻한다”고 말했다.해리스 부통령은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저는 취임 이후 한국기업들이 미국에 1천억 달러 이상 투자하고 그 중 상당 부분이 청정에너지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할 것이란 점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리스 부통령은 “SK와 LG는 조지아와 미시간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고, 현대차는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다. 삼성은 17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텍사스에 짓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 초 조지아주 한화 큐셀 공장을 찾은 사실도 거론했다. 또 “IRA 덕에 그 공장은 생산량을 3배로 늘릴 것”이라면서 “이런 투자는 수만 개의 미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후 위기를 해결하며 양 국민을 위한 번영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BTS·오징어게임·윤여정 언급 “문화 공유” 해리스 부통령은 “한미는 강력한 문화 및 인적 유대를 공유하고 있다”며 “BTS(방탄소년단)를 포함한 케이팝 밴드들이 미 빌보드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나는 BTS를 내 사무실로 초청해 만나 기뻤다”고 말했다. 또 미 방송 최고 권위의 에미상에서 6관왕을 달성한 ‘오징어게임’을 언급하면서 “남편과 몇 주에 걸쳐 집에서 몰아봤다”고 소개하고, 작년 방한 때 만났던 배우 윤여정씨도 거론하며 “아카데미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배우”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엔 거의 200만 명의 한국계 미국인이 산다. 한반도 밖에서 한국계 인구가 가장 많다는 게 자랑스럽다”며 자신의 시누이인 주디 리 박사와 연방 하원의원인 앤디 김, 영 김, 메릴린 스트리클런드, 미셸 박 스틸을 거론했다. 그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53년 한국전쟁 휴전 직전 이승만 대통령에게 ‘상호 의존 없이 독립은 있을 수 없다. 공동 운명의 끈으로 묶여 있다’는 편지를 썼다면서 “오늘도 마찬가지다. 난 양국과 국민이 공동의 미래와 운명으로 점점 더 결속되고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 ‘美 기쁘게하려 日에 머리숙여’ 中보도에 외교부 “무례·오만 도 넘어”

    ‘美 기쁘게하려 日에 머리숙여’ 中보도에 외교부 “무례·오만 도 넘어”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에 대해 중국 관변 매체가 ‘한국 정부는 미국을 기쁘게 하기 위해 일본에 머리를 숙였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전혀 사실과 맞지 않으며 국제 정세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저급하고 무례한 주장”이라고 26일 반박했다. 외교부는 26일 해당 보도와 관련해 “무례와 오만함이 도를 넘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외교부는 또 “사실을 악의적으로 왜곡하며 국제정세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일부 중국 관변 매체와 소위 전문가의 터무니없는 주장은 중국의 국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상호존중과 호혜의 정신에 입각하여 발전되어야 할 한중관계를 오히려 저해하고 손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현재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지역 내 민주국가들이 권위주의적 전횡이 아닌 자유롭고 개방적인 규범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를 추구한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우릴 비롯한 국제사회의 각국이 인·태 지역에 관심을 기울이고 관련 정책과 조치를 마련하는 배경과 원인이 과연 무엇인지 언론사 스스로 깊이 자문해보기 바란다”고 부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보도된 WP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유럽은 지난 100년 동안 수차례 전쟁을 겪었음에도 전쟁에 참여했던 국가들이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아냈다. 100년 전에 벌어진 일 때문에 일본과의 협력이 무조건 안 된다거나 일본이 무조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글로벌타임스는 “일본에 침략당했던 아시아 국가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며 “한국과 다른 아시아 사람들의 감정을 그렇게 노골적으로 무시한 것은 반드시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썼다. 글로벌타임스는 윤 대통령 발언이 자신의 보수적 정치 신념에 입각해 미국과 일본을 맹목적으로 배려한 것이라는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샹하오위 연구원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 [김천식의 통일직설] 한미 정상회담과 자유민주주의의 성공/세한대 석좌교수·전 통일부 차관

    [김천식의 통일직설] 한미 정상회담과 자유민주주의의 성공/세한대 석좌교수·전 통일부 차관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동맹 70년을 맞아 미국을 국빈 방문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포괄적 전략동맹의 내용과 폭을 확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북한이 핵 선제공격으로 위협하고, 문명과 국제질서가 격랑으로 빠져드는 대전환기에 우리나라의 안보와 자유민주주의, 경제적 번영, 자유민주에 의한 평화통일을 위해 반석을 다지는 일이다. 국익의 최고는 국가 정체성을 선택하는 일이고 이는 외교노선과 불가분의 일체다. 75년 전 국제 냉전 형성기에 우리는 민족자결주의와 식민지 없는 주권국가 체제를 추구한 미국의 지원에 힘입어 자유민주주의와 개방체제의 국가를 세웠다. 그 당시 대부분의 신생국들은 사회주의를 지향했으며 자력갱생 노선을 채택했다. 우리나라는 극히 예외적인 선택을 했던 것이다. 그 결과 2차대전 후 신생국 중에서 선진국으로 올라선 나라는 대한민국이 거의 유일하다. 사회주의와 친소 외교노선을 지향했던 다른 신생국들은 지금도 정치적으로 폭압적이며 거짓과 선전선동이 일상이고 경제적 빈곤과 문화적 낙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우리는 1950년 공산주의 팽창 전쟁을 물리치는 데에도 미국의 절대적 지원을 받았으며, 이를 계기로 한미동맹을 맺었다. 또한 미국의 자유무역주의와 시장 개방, 자본·기술 지원에 힘입어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룩했고, 지금은 세계 최고의 첨단산업 국가로 올라섰다. 그동안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과 국내적으로 여러 가지 도전이 있었으나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국가정체성에서 이탈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한미동맹 관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다시 한번 신냉전 질서를 맞고 있다. 냉전이란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라는 보편 가치와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힘으로 변경하고자 하는 독재체제의 도전이 있어 생긴 국제질서다.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위치와 경제적 위상으로 인해 힘으로 현상을 변경하고자 하는 전체주의 국가의 최우선 공략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엄혹한 정세에 맞서 국가 주권을 수호하고 개인의 자유와 인권,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우리의 자강체제를 확립하고 자유세계와 연대해야 한다. 미국과 포괄적·전략적 동맹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의 성공을 위한 최고의 국가전략이다. 신냉전으로 인해 세계화 흐름이 퇴조하고 공급망이 재구축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첨단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이다. 몇 년 지나면 4차 산업혁명에서 성공한 국가와 뒤떨어진 국가들 간의 우열 승패가 판가름 나 세계경제 지도와 정치 지도가 달라질 것이다. 우리는 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과학기술 선진국과 연대하고 협업해야 한다. 첨단과학의 원천 기술은 자유주의 선진국가에서 나오며 그 핵심은 미국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첨단 기술동맹을 강화하기로 했다. 첨단산업 공급망 구축과 안정을 통해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에서 앞서 나가고 우리 경제의 도약을 이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경제 번영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강화할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확장억제를 고도화하기로 했다. 북한은 핵무력 고도화로 질주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핵 선제공격을 할 것이라고 위협하면서 우리에게 핵인질로서 굴종적 평화를 받아들일 것을 강요한다. 우리는 이러한 협박에 굴복할 수 없다. 현존하는 실질적 위협을 힘으로 억제하는 것은 매우 정당하다. 한미 간의 압도적인 전략적 핵 억제력과 보복 의지가 한반도 전쟁을 예방하고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 낼 수 있을 것이다.
  • 해양패권 경쟁시대… 근해 넘어 대양중심 전략을[최광숙의 Inside]

    해양패권 경쟁시대… 근해 넘어 대양중심 전략을[최광숙의 Inside]

    미중 패권 경쟁으로 흐르는 국제질서 재편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좁게는 동북아 지역, 넓게는 새로운 냉전시대에 걸맞은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 최근 중국의 서해상에서의 군사활동을 비롯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갈등, 제7광구 개발 논란 등 국제 정세는 하나같이 해상에서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동맹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국제질서가 태동한다. 한반도에서 바다를 보는 기존의 방식 대신 바다에서 한반도를 보면 이런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1일 양희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장에게 해양을 중심으로 한국이 직면한 국제질서 재편과 해양 통제력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20일 전화로 추가 인터뷰를 했다.●미중 패권 경쟁, 해양이 새로운 전선 -몇 년 전부터 세계 곳곳의 해양에서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남중국해 갈등, 대만해협의 항행권, 대형 부이(부표) 등 중국의 황해 시설물 설치와 해경법 제정, 제7광구 문제 등은 모두 해양을 둘러싸고 일어난 분쟁이다. 해양 관할권을 놓고 벌어지는 이런 갈등은 크게 보면 미중 간의 패권 경쟁에서 비롯됐다. 지금 세계는 국익 우선주의의 전방위적 해양패권 구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서해 쪽에서 군사활동을 펼쳤다. 이 역시 미중 간 패권 경쟁으로 봐야 하나. “그렇다. 중국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서해상에서 군사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 이번에는 자국 육지 인근에서 진행됐지만 때로는 황해 중심부를 향한 광역의 군사훈련이 실시되기도 한다.” -왜 해양에서 미중 패권전쟁이 벌어지나. “해양공간이 전략적 의미로 재평가되는 시대이다. 과거와 달리 21세기의 해양은 일단 통제력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해상교통로와 물류, 에너지 안전망 확보뿐 아니라 기존 질서의 재편까지도 판을 흔들 수 있다. 특히 동아시아에서의 해양은 전략적 의미가 크다. 미국의 동아시아 동맹구도를 보면 중국을 제외하고 한국과 일본, 필리핀 등 모두 해양을 매개로 한 ‘해양 동맹체’이다. 한데 중국의 성장과 대양으로의 진출로 인해 그 전략적 구도에 중대한 균열이 생긴 것이다.” -이번 서해상의 중국 군사훈련에서 봤듯이 미중 간 해양패권 경쟁의 불똥이 우리에게도 튀고 있다. “남중국해, 대만해협, 호르무즈해협, 북극해 등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속도는 느리지만 언젠가는 그 파고가 우리 쪽 바다로 진입한다. 그래서 우리 해양 안전망과 경제 안전망을 구축하려면 타 지역해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우리 지역해와 어떤 연동성을 가지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우리 주변 수역에서도 끊임없이 해양 갈등이 발생하는데 그 이유는. “한중일은 해양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국가이고, 해양을 통해 경제를 형성하는 특징도 같다. 모든 해역이 거의 경계선이 없다 보니 이익을 확장하려는 시도와의 충돌을 피할 수 없다. 남해(동중국해 북부)와 동해는 태평양과 인도양, 북극을 연결하는 항로이면서 전략적 충돌지이기도 하다. 우리 해역의 분쟁은 거대한 패권국 간 경쟁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과는 불법어업, 해양조사와 자원개발, 해양경계획정 등의 문제가 있다. 일본과는 동해에서 독도 문제와 해양경계획정 문제가 있고 동중국해(남해)에서는 제7광구를 포함한 대륙붕 자원개발과 경계획정 문제가 있다.” ●7광구 논란 등에 우리 수역 권리 분명히 -우리의 대응 상황은. “실제 우리나라가 통제할 수 있는 공간은 굉장히 좁다. 국력이 커지고 분명히 우리 공간인데도 주변국에서 오는 위협에 대해서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수역에 대한 권리 고수 원칙을 천명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힘이 없어서 그런 것인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는 기조가 하나의 준칙처럼 작동되기 때문인 듯하다. 우리는 일본과 대한해협을 가로지르는 북부대륙붕 경계선을 제외하고는 수역에 경계선이 없다 보니 주변국과의 해양 갈등을 피할 수 없다. 중국은 경계 미획정 수역을 관행처럼 상시 진입한다. 일본은 그동안 독도에 민감하게 대응하더니 최근에는 제7광구 수역으로의 진입 행태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패권 세력의 한 축인 중국이 서해 쪽에 들어와도 경비세력을 운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최외곽 바다를 상시 경계하려면 대형 함정과 정찰위성, 광역정보망이 필요한데 부족한 수준이다. ” -우리의 해양관리 수준은. “해양을 최외곽에서 관리하는 법 집행 세력은 해양경찰청, 어업과 관련해 해양수산부의 어업관리단이 있다. 국정과제에 해상경비정보융합플랫폼(MDA)과 어업관리단의 개편 계획이 있지만 관리 체계를 더 강화해야 한다. 경계 미획정 수역에서는 상시적으로 주변국의 동향을 감시할 능력을 확보해야 하고 타 지역해와 연결된 외곽 수역에서는 밀수, 밀입국, 해상테러, 해적, 마약 유입 등의 상황을 실시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중일 불법 해양조사 등 이슈 확대 양상 -어떤 문제들이 또 있나.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불법적인 해양조사들이 있다. 해양조사의 영역은 자원조사, 해양 환경 특성조사, 군사 조사일 수 있다. 어떤 장비와 선박을 쓰느냐에 따라 해역에 대한 조사 결과 데이터가 달라진다. 군사 목적의 조사는 치명적이다. 두 나라는 우리 주변 해역까지 조사가 완료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아무 근거도 없이 우리에게 동경 124도를 황해 경계선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오히려 빈번하게 124도를 넘어 우리 근해까지 들어와 조사를 하기도 했다. ” -무엇을 조사했나. “대표적인 것이 대륙붕 자원 조사다. 즉 물밑 하층토에서 석유와 가스를 조사하는 것인데, 우리와 달리 중국은 모든 조사를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도 동해와 7광구를 포함한 동중국해 북부 쪽에서 굉장히 많은 조사를 했다.” -해양 위협에 대한 통제 대책은. “해양공간의 표층부터 중층, 하층토까지 관련 정보를 수집해 어떻게 이용하고 관리할지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또 광역해양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실시간 탐지하고 법 집행력을 가동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장 대응력 강화를 위해 어업지도선과 해경 함정의 대형화가 필요하다.” ●국가 소송 비화 해양분쟁 치밀 관리 필요 -해상에서 주변국과의 갈등이 악화되면 결국 법적 분쟁으로 가지 않나. “해양분쟁은 이미 국제적인 화두가 됐다. 예전 같으면 외교적 채널을 통해 단순하게 관리되던 이슈도 이제는 국제해양법에 근거한 국가 간 소송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법률전(法律戰)이다. 최근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는 후쿠시마 오염수를 포함해 일방적인 해양자원개발, 환경오염 문제, 불법어업, 불법 해양조사 등이 대상이다.” -해양이 국제정치의 중심인 시대에 어떤 해양 전략을 세워야 하나. “우리나라의 해양관리는 근해 중심이다. 바다를 어떻게 이용, 관리, 개발할 것인가 등 해양 정책은 많은 반면 전 지구를 대상으로 하는 해양 전략은 없다. 국제적 해양분쟁은 마치 상호 진동같이 우리 쪽으로 영향을 미친다. 대양과 다른 지역해를 포함한 한국형 해양 전략을 재설계해야 할 때다. 우리 지역해에 영향을 주는 위험 요인들이 어디서 오는지 주도면밀하게 살펴 독자적인 해양력을 키워야 한다.” ■ 양희철 소장은 누구 국립대만대에서 해양경계 획정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해양법 전문가다. 남중국해, 대만해협 등 해양에서 벌어지는 미중 간 패권 경쟁에 대한 정부의 폭넓은 해양전략을 강조하는 해양 국제통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 소장으로,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발생하는 해양분쟁을 비롯, 공해·심해저 등 새로운 국제해양규범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국제소송 대비책을 마련하고 해양전문인력 양성 사업도 추진 중이다. 올 초 국제해양법학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 대만인들, 한국에 경고한 中 외교부장 조롱한 이유 [대만은 지금]

    대만인들, 한국에 경고한 中 외교부장 조롱한 이유 [대만은 지금]

    중국 친강 외교부장이 21일 상하이 베이와이탄에서 열린 '중국식 현대화와 세계'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연설 말미에 '대만 문제'를 두고 "대만은 고대부터 중국 영토로부터 분할할 수 없는 일부였다"며 "대만 문제로 불장난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타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만 언론들이 전했다. 친 부장은 대만의 역사와 대만의 현황 모두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며 "대만의 중국 반환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를 구성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친 부장은 이어 "국제 규칙을 훼손하고 일방적으로 현상을 바꾸고 대만해협의 안정을 훼손시키는 것은 중국 본토가 아니라 대만독립을 위한 분리주의세력과 대만독립을 이용하려는 일부 국가"라며 "(이들은) '하나의 중국'은 허상이라며, 평화로운 중국 분열을 시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친 부장은 그러면서 "중국의 되찾은 땅을 절대 다시 잃지 않을 것"이라며 "전후 확립된 국제질서가 전복되게 절대 놔두지 않을 것"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는 것이 정당하며 대만문제는 중국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 소란을 피우려는 사람이 누구든 우리는 절대 모호한 태도를 취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의 주권과 안보를 해하려는 그 누구에게도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대만 문제에 대해 불장난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 타 죽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강 부장의 한국을 향한 발언은 대만인들에게도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웃겨 죽겠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건 1945년이고 중화인민공화국은 1949년에 생겼다. 연대를 완전 무시했다. (중공에서는) 숫자도 모르는 문맹이 공무원이 될 수 있다", "현재 국제질서에 도전하고 있는 나라는 어디? 평행세계에 살고 있나?", ""뇌가 대변으로 꽉 찼나", "중국 외교부장의 자격은 하나: 세계에 눈을 치켜들고 거짓말하기"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대만 언론들은 이러한 친강 부장의 발언을 두고 중국이 현재 한국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며 관련 소식들을 실시간으로 타전하고 있다. 대만 언론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문제 옹호론은 물론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윤 대통령에게 '말참견 말라'는 뜻으로 매우 무례하게 던진 사자성어 '부용치훼'(不容置喙)는 물론 한국의 주한중국대사 초치 소식까지 전하며 한중관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 中, ‘대만해협’ 발언 尹 대통령에 경고 “불장난하면 타죽어”

    中, ‘대만해협’ 발언 尹 대통령에 경고 “불장난하면 타죽어”

    윤석열 대통령의 ‘무력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 발언 이틀 뒤 중국 외교장관이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며 강력 경고했다. 2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이날 상하이에서 열린 란팅(藍廳) 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불장난’ 언급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1년 11월과 지난해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온라인으로 소통하면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거론해 유명해졌다. 이날 친 부장은 “최근 중국이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에 도전한다’, ‘무력이나 협박으로 대만해협 현상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려 한다’,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을 파괴한다’ 등 괴담을 듣는다”며 “이런 발언은 최소한의 국제 상식과 역사 정의에 어긋난다. 그 논리는 황당하고 그 결과는 위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은 예로부터 중국 영토의 나눌 수 없는 일부로 양안(중국과 대만)이 모두 ‘하나의 중국’에 속해 있다는 것이 대만의 역사이자 현상”이라며 “대만의 중국 반환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의 일부였고 카이로 선언(1943년)과 포츠담 선언(1945년)에 명백하게 적혀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국제 규칙을 파괴하고 일방적으로 현상을 변경하고 대만해협의 안정을 파괴하는 것은 중국이 아니다. 대만 독립·분열 세력과 이들을 이용하려하는 (미국 등) 소수의 국가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의 땅은 돌아왔고 절대로 다시 잃을 수 없다”며 “전후 국제질서를 뒤집는 것을 절대 허용할 수 없다.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 수호는 천지의 대의”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대만해협의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우리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은 미국 등 서구세계가 중국의 대만 무력 위협을 비판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한국 정부는 대만 문제에서 미국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속내가 담겼다고 해석한다. 중국은 대만 문제가 자국의 내정이기에 한국이 공식적으로 이를 언급하는 것 자체를 불쾌하게 여긴다. 친 부장이 윤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전날 한중 외교당국이 윤 대통령 발언을 두고 공방을 벌인 점 등을 감안하면 이날 연설은 사실상 윤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뤄질 대만 관련 논의에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베이징 소식통은 윤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의 ‘판’을 흔들고자 의도적으로 대만 문제를 짚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간 우리나라 역대 정부는 북핵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자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결국 북한은 핵무기를 완성했고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며 “중국의 끝없는 ‘북한 감싸기’에 지친 윤석열 대통령이 대만 문제로 베이징에 맞불을 놨다. 일종의 ‘팃포탯’(장군멍군)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중국이 지금처럼 북핵 문제에 미온적으로 나온다면 한국은 미국, 일본과 손잡고 이들과 대만 문제에 발을 맞출 수밖에 없음을 전 세계에 알리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중국 ‘전랑(늑대전사) 외교’의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는 친 부장은 외교 분야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속내를 가장 정확히 읽고 표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미대사로 재직하다 지난해 12월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의 후임 외교부장으로 발탁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그보다 더 높은 국무위원 자리까지 맡았다. 한편 우리 정부가 윤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를 비난한 중국 외교부에 항의하고자 주한중국대사를 초치하자 중국도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며 반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날 한국 정부가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초치한 데 대한 입장을 묻자 “중국은 이미 베이징과 서울에서 한국 측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은 외교 경로로 공식 항의하면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는 표현을 쓴다. 왕 대변인은 “중국의 입장을 전면적으로 설명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한 관계의 기초라고 강조했다”며 “중한수교의 정신을 지키고 대만 문제에서 언행에 신중히 처리할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왕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 자신의 일”이라며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윤 대통령에 거칠게 대응했다.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부용치훼’(不容置喙)를 썼다. 강한 어조로 상대방을 비판할 때 주로 사용하는데, 외교부 대변인이 상대국 정상에게 쓴 것은 외교적 결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20일 저녁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청사로 불러 강력 항의했다.
  • 윤석열 대통령 대만문제 발언에 대한 대만 반응은? [대만은 지금]

    윤석열 대통령 대만문제 발언에 대한 대만 반응은? [대만은 지금]

    대만 외교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문제’ 관련 발언을 두고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9일 공개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대만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고 남북한 간의 문제처럼 역내를 넘어서서 전 세계적인 문제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에 대해서 “이런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대만 자유시보는 “미국과 중국 마찰로 인해 신중했던 윤대통령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해협의 긴장 국면을 두고 거침없이 말했다”고 했다. 대만 외교부는 2021년 5월 이후 한국 관리들이 국제행사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왔다고 밝혔다. 일례로, 대만 외교부는 중국이 지난해 8월 대만 주변에서 대규모로 벌인 군사훈련에 대해 한국 및 이념이 비슷한 국가들이 중국의 군사위협 행위를 겨냥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했다. 대만 외교부는 또한 윤 대통령의 지난해 11월 로이터통신과의 단독 인터뷰를 언급했다. 대만 외교부는 윤 대통령이 어떠한 갈등도 국제 규범과 규칙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며 한국은 일방적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대만 외교부는 이어 지난해 12월 28일 한국 외교부가 발표한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언급하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일방적인 무력사용에 반대하면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한국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번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대만 외교부는 그러면서 “한국과 대만은 비슷한 이념을 가진 국가이자 인도·태평양 지역 민주진영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독재정권의 무력 위협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 외교부는 또 “권위주의 국가들이 공개적으로 국제질서에 도전하는 시기에 대만은 뜻을 같이 하는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국제사회의 결의에 맞춰 국제질서를 공동으로 수호하는 한편 권위 체제의 강압에 대항해 대만해협과 한반도,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및 번영을 공동으로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 尹 우크라 무기지원 ‘낀 한국’ 딜레마…미 “철통 동맹” vs 러 “북한 괜찮나?” [월드뷰]

    尹 우크라 무기지원 ‘낀 한국’ 딜레마…미 “철통 동맹” vs 러 “북한 괜찮나?” [월드뷰]

    ‘낀 한국’의 딜레마다. 미국 국빈방문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가능성을 시사하자 미국은 동맹을 강조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고, 러시아는 북한 문제를 거론하며 으름장을 놓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더욱 선명해진 신냉전 구도 속에 70년 동맹 미국을 저버릴 수도,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전략적 밸러스트(ballast·선박이 균형을 잡기 위해 바닥에 놓는 중량물)’인 러시아를 등질 수도 없는 한국에게 국제사회는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국익과 안보 차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전략적 균형이 필요한 때다.우크라이나 무기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윤석열 대통령의 언급을 두고 미국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존 서플 미 국방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의 언급에 대한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 질의에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에 대한 한국의 기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서플 대변인은 “미국과 한국은 국제법, 규칙,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와 평화 및 안정 유지에 대한 약속을 포함하는 공동의 가치를 기반으로 철통같은 동맹을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만약에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인을 겨냥한 대규모 공격 등의 전제조건이 붙긴 했지만, 살상 무기 지원 불가라는 한국 정부의 기존 입장 변경 가능성을 처음으로 보여줘 이목을 끌었다. 러시아 “무기지원은 전쟁개입, 적대행위 간주” 한국이 기존 입장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자 러시아는 즉각 유감을 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물론 무기 공급 시작은 특정 단계의 전쟁 개입을 간접적으로 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재 등의 측면에서 새로운 것은 없다”며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전체 과정에서 다소 비우호적 입장을 취해왔다”고 덧붙였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물론 이 전쟁에 더 많은 국가를 개입시키려는 시도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도 했다. 주한 러시아대사관도 연합뉴스가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한국은 키이우 정권의 군사 후원(military sponsors) 그룹에 참여하고 살상 무기를 제공하는 결정이 낳을 즉각적인 부정적 영향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행동은 지난 30년간 양국의 이익을 위해 건설적으로 발전해온 러-한 관계를 분명히 망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사관은 또 “한반도 안보 상황의 맥락에서 우리의 양자 상호 작용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책임있는 접근을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을 한국이 기대하고 있음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메드베데프 “북한 지원하면?” 러 외무부 “적대행위 간주”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북한에 대한 최신 무기 지원까지 언급했다.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최근까지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떤 살상 무기 제공 가능성도 배제한다고 분명히 확인했다”며 “우리의 적을 돕고자 하는 새로운 열성가가 등장했다. 한국의 윤 대통령은 한국이 원칙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나라 국민이 러시아의 최신 무기가 그들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우리의 파트너인 북한의 손에 있는 것을 볼 때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며 “그들 말대로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주고받는 대가)”라고 위협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20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떠한 무기 제공도 반(反)러시아 적대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재차 경고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한반도 주변 상황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양국 관계에도 부정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러시아의 이번 반발과 관련해 “페스코프 대변인의 언급은 가정적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코멘트하지 않고자 한다”고 반응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로이터통신 인터뷰 내용을 정확히 읽어볼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북한 연이은 도발, 한반도 긴장 고조…한러 관계 빨간불 러시아가 우리나라를 직접 거론해 무기 지원에 대해 경고한 것은 지난해 푸틴 대통령의 발언 이후 두 번째이자 약 6개월 만이다. 작년 10월 28일 푸틴 대통령은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을 알고 있다”며 이 경우 양국 관계가 파탄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한국의 무기 지원 가능성에 대해 “이는 우리 관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우리가 북한과 이 방향(군사협력 분야)에서 협력을 재개하면 한국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당신들은 기쁘겠나”라고 반문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한국 정부가 대러시아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했을 때도 북한을 거론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당시 한국의 대러 제재에 대해 “미국이 이끄는 ‘집단적 서방’의 반(反)러시아 노선과 궤를 같이하고, 의심의 여지 없이 ‘손윗 동맹’(미국)의 지시로 취해진 해당 결정에 매우 실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비우호적 행동은 종합적 양자 관계뿐 아니라 한반도 문제(북핵 문제) 해결 분야 양국 공조의 질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의 대러 제재 확대는 ‘손윗 동맹’ 즉 미국 연루이며, 이는 한·러 관계 전반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협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 셈이다.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고 러시아가 이를 전쟁 개입으로 규정하면서 양국간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냉전 구도가 선명해진 상황에서 미국과의 70년 동맹 역사를 저버릴 수 없는 한국에겐 추가 대러 제재 및 우크라 무기 지원이 불가피한 선택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일종의 ‘전략적 밸러스트(ballast·선박이 균형을 잡기 위해 바닥에 놓는 중량물)’인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는 북핵 문제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G7 외교장관 성명에 발끈한 中…주중 일본공사 초치

    G7 외교장관 성명에 발끈한 中…주중 일본공사 초치

    중국은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이 대만과 신장, 티베트 문제 등을 거론하며 자국을 견제하자 회의 개최국인 일본에 강하게 항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19일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시아국 국장)이 주중 일본대사관 고이즈미 수석 공사를 불러 G7 외교장관 회의에서 보여준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동향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특정 사안에 외교 경로로 항의하면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는 표현을 쓴다. 중국 외교부는 류 사장이 심각한 우려와 불만을 표시했다고도 했다. 지난 16∼18일 일본에서 열린 G7 외무장관 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은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상황에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우리는 힘이나 위력에 의한 어떠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공사 초치 배경을 묻는 말에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질서와 규칙만 존재한다. 그것은 국제법을 기초로 하는 국제질서와 유엔 헌장을 기초로 하는 기본 준칙”이라며 “G7이 패권주의에 반대한다면 일방적인 제재에 단호히 반대하고 미국 우선 정책에 단호히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특파원 칼럼] 키신저 시대의 종말/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키신저 시대의 종말/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3기’를 공식 출범시킨 뒤 아시아ㆍ유럽ㆍ남미 국가들과 연쇄 정상외교에 나서며 숨가쁜 패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더이상 미국과의 관계 개선 시도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우호국과는 교류를 심화하고 불편한 국가들에는 미중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라고 요구하겠다’는 취지다. 40년 넘게 국제질서의 근간이던 ‘키신저 구도’가 종말을 맞고 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는 자유주의와 공산주의 두 진영으로 갈라져 있었다. 그런데 공산권은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일어난 민주화 요구 시위인 ‘프라하의 봄’과 1969년 아무르강 유역 영유권을 두고 중국과 소련 두 나라가 벌인 국경 분쟁 등으로 사분오열했다. 자유주의 국가들에도 “자국의 안보는 미국의 도움 없이 각자 알아서 해결하라”는 리처드 닉슨 당시 미 대통령의 선언(1969년)으로 위기감이 감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헨리 키신저 당시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971년 7월 아시아 국가 순방 중 “몸에 탈이 났다”며 잠적한 뒤 극비리에 중국 베이징을 찾아가 저우언라이 당시 국무원 총리를 만났다. ‘제3세계론’(미국과 소련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세력을 키우자는 주장)을 역설한 마오쩌둥은 국경 분쟁 당시 소련의 막강한 군사력에 두려움이 컸다. 닉슨 전 대통령도 미국의 세계 패권에 도전하는 모스크바의 야욕을 봉쇄하고자 중소 양국을 갈라놓을 필요를 느꼈다. 미중 모두에게 ‘적의 적은 친구’라는 공감대가 생겨났다. 같은 해 10월 중국은 미국의 도움으로 유엔에 공식 가입하고 대만의 상임이사국 자리도 물려받았다. 제갈량이 내세운 ‘천하삼분지계’가 1800년 가까이 지나 키신저에 의해 다시 구현됐다. 미중 양국의 협력은 세계질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데탕트(화해)의 시대가 열렸고 소련은 붕괴됐다. 미국은 ‘슈퍼파워’로 자리매김했고 중국은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미국은 공산권 해체 뒤에도 중국이 자신의 편에서 지역 안정에 기여하길 원했기에 베이징의 인권탄압에 눈을 감았다. 중국은 환경파괴도 마다하지 않고 미국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물품을 저가로 공급해 글로벌 인플레이션 억제에 기여했다. 그런데 이런 공조는 비정치인 출신으로 ‘반중’을 공약으로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서 깨지기 시작했다. 그간 국제질서 맥락을 알 리 없던 그는 중국을 가만 내버려 두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신장위구르자치구 수용소 등 중국에 대한 여러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때는 트럼프가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2017년이다. 조 바이든이 2020년 대선에서 극적으로 트럼프를 이겼지만 ‘반중’이 국시가 된 국내 여론까지 되돌릴 수는 없었다. 그는 전임자보다 더 치밀하고 정교하게 중국을 압박했고, 결국 베이징은 마지못해 ‘합의 이혼’에 나섰다. 문제는 미국의 탈동조화 시도가 중국과 러시아 등 권위주의 동맹의 재결합을 부추겨 한반도와 대만해협의 긴장을 크게 키운다는 데 있다. 미국이 세계 평화를 위해 직접 만든 ‘키신저 질서’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모습이 착잡하고 안타깝다.
  • 한미일 “미사일방어·대잠전훈련 정례화 합의”… 북한 위협에 공조

    한미일 “미사일방어·대잠전훈련 정례화 합의”… 북한 위협에 공조

    3년 만에 한미일 안보회의 개최해양차단·對해적작전훈련 재개도 협의미일, 한국의 ‘담대한 구상’ 지지 표명“러, 정당화 안 되는 침략전쟁” 재확인 한국과 미국, 일본이 3년 만에 안보회의(DTT·Defense Trilateral Talks)를 개최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대응하기 위한 미사일방어훈련과 대잠전훈련 등 공동훈련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15일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안보회의(DTT)를 열어 최근 한반도 및 역내 안보환경에 대한 평가를 교환하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한미일 공동보도문에 따르면 한미일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해 안보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해 미사일방어훈련과 대잠수함전 훈련을 정례화한다는 데 합의했다. 중단된 해양차단훈련과 대(對)해적작전훈련 재개도 협의했다. 한미일은 또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기반으로 국방당국 간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전적으로 지지했다. 3국 대표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해 3자간 안보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도발과 불법해상환적 등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UNSCR) 위반행위들을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이 관련 유엔안보리 결의 의무를 완전히 준수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공동목표를 재확인했다. 미국은 대한민국과 일본에 대한 방위공약이 철통같으며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방어역량으로 방위공약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미일 대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이라는 3국의 공동의지와 맥을 같이하는 대한민국 정부의 ‘담대한 구상’의 목표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3국 대표들은 러시아의 잔혹하고 정당화될 수 없는 침략전쟁에 대항해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는 점과 이번 전쟁이 영토의 일체성과 주권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며 국제질서 전체의 구조를 약화시킨다는 점도 다시 확인했다. 이번 회의에는 허태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일라이 래트너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차관보, 마스다 카즈오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가했다. DTT는 2008년부터 한미일 3국이 번갈아가면서 개최해왔으나 2020년 5월 화상회의를 끝으로 한동안 열리지 않았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과 한일관계 악화 등의 영향이 컸다. 국방부는 약 3년 만에 재개된 DTT에 대해 “한미일 안보 협력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했음을 확인했다”며 “내년 14차 DTT를 상호 합의된 시기에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 이번엔 룰라 브라질 대통령 방중… 시진핑 또 ‘통 큰 선물’

    이번엔 룰라 브라질 대통령 방중… 시진핑 또 ‘통 큰 선물’

    중남미 대표적 좌파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나흘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10일(현지시간) 정부 출범 100일을 맞은 룰라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이은 룰라 대통령의 방중을 통해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더라도 우리는 친구가 많다’는 것을 과시할 전망이다.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12일 상하이로 입국해 신개발은행(NDB) 본부를 찾아 브라질 대통령 출신 지우마 호세프 총재를 만나는 등 공식 일정에 돌입한다. ‘미국의 일방적 국제질서를 거부한다’는 점을 알리려는 행보다. NDB는 서방이 주도하는 금융 체제에 대항하고자 2015년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가 주도해 세운 금융기관이다. 14일에는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달 시 주석은 모스크바를 찾아 전쟁 중재 의지를 피력했으며, 룰라 대통령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반대한다. 시 주석은 미국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전략에 맞설 우군을 확보하기 위해 브라질에 ‘통 큰 선물’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250명에 이르는 대규모 경제 대표단과 동행하는 룰라 대통령은 농업과 교육, 금융, 산업, 과학기술 등 분야에서 20여건의 대형 거래를 중국과 할 예정이다. 대신 룰라 대통령은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시도에 힘을 실어 준다. 중국과 브라질은 이번 방중에 맞춰 “수출입 결제와 금융 거래에서 미 달러화 대신 자국 통화인 위안화와 헤알화를 쓴다”고 발표했다. 브라질 업체들은 달러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대신 중국에서 독자적으로 만든 국경간위안화지급시스템(CIPS)을 이용한다. 당초 룰라 대통령은 지난달 하순 중국을 찾으려 했지만 급성 폐렴 진단을 받고 방중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룰라 대통령이 방중 일정을 빨리 다시 잡은 것은 양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사회 불확실성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중시하고 있음을 잘 보여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씨줄날줄] 나토 가입국 핀란드/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나토 가입국 핀란드/임창용 논설위원

    영화 ‘언노운 솔저’(Unknown Soldier)는 1941~1944년 핀란드와 소련의 이른바 ‘계속전쟁’에서 핀란드의 무명용사들이 빼앗긴 영토를 되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담고 있다. 오랜 기간 스웨덴과 러시아 지배를 받아 온 나라의 국민으로서 영토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절절이 느껴지는 영화다. 하지만 핀란드는 이 전쟁에서 결국 항복한 뒤 영토 일부를 넘겨주고 전쟁배상금을 지불해야만 했다. 현재 핀란드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만 달러에 육박하는 풍요로운 민주주의 국가다. 그러나 영화에서 보듯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강대국 사이에서 끊임없이 핍박을 받고 전쟁을 치렀다. 러시아와 스웨덴 사이에 위치한 핀란드는 600년 넘게 스웨덴의 지배를 받았고, 이후 러시아공국으로 편입되기도 했다. 러시아혁명 이후엔 독일과 소련 사이에서 줄타기를 했고, 그 과정에서 소련과 두 차례의 전쟁을 벌였다. 모두 패했지만 소련에 병합된 발트3국(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과 달리 독립을 유지할 수 있었다. 결사항전으로 소련군에 치명적 타격을 입히면서 소련도 핀란드를 병합까지는 할 수 없었다. 핀란드는 2차대전 이후 스웨덴 등과 함께 군사적 중립국을 표방했다. 오랜 기간 강대국들 사이에서 터득한 생존 방식이었다. 전후 위정자들의 현명한 판단에 더해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핀란드는 풍요로운 안정을 이룰 수 있었다. 핀란드가 4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 됐다. 75년 만에 중립국 지위를 버리고 서방 군사동맹의 일원이 된 것이다. 러시아와 국경 1340㎞를 접하고 있는 핀란드로선 전후 최대의 역사적 사건이라 할 만하다. 현재 스웨덴도 중립국 노선 탈피를 선언하고 나토 가입 비준을 기다리고 있다. 유럽 안보 지형이 이처럼 급변하는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이다. 구소련 해체 당시 안전보장 약속을 받고 핵무기를 러시아에 넘겼던 우크라이나가 유린당하는 걸 보고 안보동맹의 필요성을 절감한 듯하다. 핀란드와 유사한 근현대사를 겪은 한국에서도 핀란드의 ‘중립평화외교’ 성공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하지만 냉엄한 국제질서 속에서 생존의 방식은 언제든 바뀔 수 있음을 판란드 사례가 보여 준다.
  • [서울광장] 미국과 중국 사이, 전략적 유연성이 절실하다/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서울광장] 미국과 중국 사이, 전략적 유연성이 절실하다/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지난 3월 11일 중동의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손을 맞잡았다. 이슬람권의 양대 산맥인 수니파의 종주국 사우디와 시아파의 맹주 이란이 국교 정상화에 합의한 것이다. 한반도의 남북 화해보다 더 힘들 것이란 예측 속에서 두 나라는 베이징에서 화해협력을 다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ㆍ사우디ㆍ이란 3국이 외교 방식으로 분쟁을 해결하기로 합의했다”며 중국이 중재국임을 대외적으로 과시했다. 미 워싱턴포스트지는 “중동에서 중국의 외교 승리를 보여 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사우디ㆍ이란의 국교 정상화 과정을 보면서 우리는 그동안 중시됐던 이데올로기가 탈색되고 실리가 중시되는 글로벌 국익 외교의 전형을 목도하게 됐다. 적이 우군이 되고 우군이 적으로 뒤바뀌고 있는 것이다. 더이상 나쁜 나라도 좋은 나라도 없다. 국제질서는 선악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패러다임 자체가 뒤바뀌는 혼돈의 시대를 맞았다. 미중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서서히 글로벌 구도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군사동맹국들과 손을 잡고 공급망에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함으로써 그들의 경제력을 약화시키는 고사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에 맞서 중국은 무역 대국이라는 이점을 살리는 전략을 세웠다. 경제적 당근으로 우호세력을 늘리면서 미국의 힘을 분산시키는 교란작전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이런 패권 경쟁 구도는 세력 균형이 한쪽으로 급격히 기울거나 둘 중 누군가 백기를 들기 전까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의 대중 전략은 근본적으로 적과 아군을 구분시켜 중국을 분리하려는 이분법적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21세기는 안보·경제가 명확하게 단절됐던 20세기 미소 냉전시대와 상황이 다르다. 상품(서비스)·기술·시장 등 경제적 요인과 안보적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상황이라 성패를 쉽게 점치기 어렵다. 우리가 눈여겨볼 대목은 유럽연합(EU)의 움직임이다. EU의 중심국인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지난해 11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이 결정된 지 불과 2주 만에 중국을 찾아가 경제협력을 다짐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지난달 31일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고, 4월 중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정상들은 물론 남미의 대국 브라질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도 줄줄이 중국을 방문한다. 이들의 방문 목적은 명확하다.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을 확대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몰고 온 재앙 같은 경제난을 타개하려는 계산이 담겨 있다. 유럽의 서방 국가들은 대부분 미국의 군사동맹체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이다. 나토 회의는 1949년 창설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6월 중국을 언급하며 “중국이 유럽·대서양 안보에 제기하는 ‘체제에 대한 도전’에 대응하겠다”며 반중 전략을 채택했다. 이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 포위 안보전략 참여를 약속하는 한편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맞춰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해 온 삼성의 최근 중국 행보도 눈길을 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말 ‘중국발전고위급포럼’ 참석차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의 최측근인 천민얼 톈진시 당서기와 만났다. 톈진 현지 배터리 공장(SDI) 등의 투자 확대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기업의 외교안보 예속화가 가속되는 시점에서 한국 기업들의 향후 대응이 주목되는 이유다. 미국 일극에서 다극화로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질서에서 이데올로기는 더이상 전가의 보도가 아니다. 선제적으로 행동하며 선택의 폭을 넓혀 나가는 ‘전략적 유연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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