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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재의 명수” 케야르 총장/장수근 국제부차장(오늘의 눈)

    드디어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 유엔 사무총장이 미ㆍ이라크싸움 중재에 나설 모양이다. 유엔안보리가 25일 대 이라크 경제제재를 위한 무력사용을 승인한 직후 케야르 사무총장이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에게 한 회담제의를 이라크가 수락함으로써 페만사태의 평화적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첫 대좌가 오는 30일 이뤄지게 된 것. 지난 82년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한 이후 8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케야르는 분쟁의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하는 「현장중재」에 능한 직업 외교관으로 꼽히고 있다. 올해 70세의 페루출신인 그의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업적은 많지만 그 가운데서도 이란ㆍ이라크전의 마무리,앙골라 내전종식,소련군의 아프간 철군 실현 등은 가장 괄목할만한 업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제법에 정통,분쟁 당사국의 협상대표들을 논리정연한 이론으로 설득시켜온 그는 또 제3세계 출신이라는 이점을 지녀 운신의 폭도 넓은 편이다. 일부 외신은 이번 페만사태의 도발자인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도 더 이상의 전쟁을 원치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하고 있다. 그가 아무리 아랍주의 깃발을 내걸고 외세추방을 역설하고 있지만 이번 페만사태를 계기로 아랍권이 친이라크ㆍ반이라크ㆍ중도입장 등 자국의 이해에 따라 편이 갈리고 있는데다 거의 모든 나라가 이라크에 등을 돌려 고립무원의 코너에 몰리고 있음을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 나서서 미국과의 싸움을 말려주기를 내심은 원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중재자의 출현을 기다려온 것은 부시 미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부시 대통령이 무력으로 쿠웨이트를 강점ㆍ합병한 이라크를 응징하기 위해 사우디파병을 결정했을 때 전폭적인 지지를 보여줬던 미국국민들 사이에서도 지난주부터 『미국이 십자군이 될 필요가 없다』는 불평의 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 또 페만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가중될 전비부담은 국민들의 대정부불만으로 증폭될게 뻔해 오는 가을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부시에겐 큰 짐이 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미국과 이라크,두 당사자만이 아니라 세계가 전쟁을 바라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터질 수 있다는게 역사의 교훈이다. 때문에 「분쟁의 소방수」 케야르 총장의 이번 미ㆍ이라크 싸움 말리기에 거는 세계의 기대는 자못 크다.
  • 미 인질 70명 화학공장 강제수용/「공관폐쇄」 위기넘긴 중동

    ◎이란ㆍ시리아,외국인 탈출 돕게 국경 개방/동독 군수물자,리비아 거쳐 이라크 반입/영 언론들,“크루즈미사일이 후세인 사령부를 겨냥” ○「인질방패」 이용목적 ○…약 70명의 미국인 인질들이 시리아ㆍ이라크 국경지대의 화학공장에 「인질방패」로 이용당하기 위해 이라크당국에 의해 이동된 것을 폴란드 기술자들이 지난주 목격했다고 미 워싱턴 포스트지가 25일 보도했다. 포스트지는 바르샤바발 기사로 소규모 우라늄 수출공장과 극비의 군수관련공장들로 구성된 이 장소는 외국인 노동자들에도 출입이 통제된 곳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라크ㆍ시리아 국경으로부터 약 18마일 떨어진 카임에 위치한 이 공장은 3가지 종류의 수출용 화학비료를 생산하고 있고 중국인과 폴란드인을 비롯,외국노동자들을 수백명 고용한 이 지역에서 가장 크고 근대화한 공장이라고 포스트지는 밝혔다. 『폴란드 기술자들에 따르면 첫 그룹은 30명으로 지난 15일 도착했으며 두번째 그룹은 이틀후 도착했다고 이들 폴란드 기술자들은 전했다. ○식료품 확보에 혈안 ○…유엔의 대이라크 경제봉쇄가 상당한 실효를 거두어 식용유 밀가루 과일 등의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에서는 사재기 열풍이 불고 배급제가 전국적으로 실시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군인들은 감추어놓은 식료품을 찾기 위해 가택수색을 하고 있으며 수백명의 이라크 어린이들이 25일 이라크주재 미 대사관앞에서 이라크에 대한 봉쇄조치에 합의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관영 INA통신이 보도. ○…이란은 이라크에 억류돼 있는 외국인들의 출국을 위해 1천2백㎞에 달하는 이라크와의 국경을 개방할 것이라고 테헤란방송이 26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란 외무장관의 말을 인용,『이란은 인도적 차원에서 쿠웨이트와 이라크에 있는 외국인들이 이란을 통해 출국할 수 있도록 국경을 개방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리아도 이날 이라크로부터 출국하려는 모든 아랍인과 서방인들을 위해 국경을 개방키로 했다고 관영 SAN통신이 보도. ○체포 피해 민가 은신 ○…수십명의 서방인들이 이라크군의 체포를 피하기 위해 쿠웨이트인 가정에 은신하고 있다고 쿠웨이트 지하운동의 지도자라고 밝힌 한 남자가 25일 밝혔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그는 이라크가 외국인들을 군사거점등 기타 공격목표물로 이동시키기에 앞서 이들에게 호텔로 집결할 것을 지시한 지난주부터 많은 외국인들이 쿠웨이트 가정에 숨어들었다고 전했다. ○…동독의 잉여 군수물자가 최근 선편으로 리비아를 경유,이라크로 수송됐다고 뉴욕의 외교소식통들이 25일 밝혔다. 이 소식통들은 대이라크 무역봉쇄조치를 강화하기 위해 무력사용을 승인한 유엔 안보리 회의를 참관하던 중 이같이 밝혔다. 이 소식통들은 또 『유엔 주재 영국대사인 크라이스핀 티켈경은 23일 폴란드에서 출발한 이라크 선적의 선박 1척이 트리폴리항에서 탱크 트럭 등 동독제 군사장비를 하역한 뒤 이 장비는 다시 화물수송기에 실려 이라크로 운송됐다는 증거물을 동료들에게 제시했다』고 전했다. ○영국 인질 결혼식 ○…이라크에 억류돼 있는 영국인 남녀가 23일 결혼식을 올렸으며 이라크 TV는 다음날 이들의 결혼식 장면을 방영했다. 이라크 TV는 검은색 양복을 입은 신랑 로버트군이 어린이 합창단의 노래와 이라크 악단의 연주에 맞추어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 데보라양에게 키스하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이들은 당초 청바지만을 입고 간소하게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이라크당국이 웨딩드레스와 케이크를 제공하고 목사를 주례로 초빙하는등 「성대한」 결혼식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료 곧 인상방침 ○…주요 국제항공사들은 중동전쟁 발발에 대한 위험부담을 보충하기 위해 이 지역을 운항하는 여객기의 항공료를 인상할 계획이며 추가보험료가 부과되고 있다고 항공산업소식통들이 26일 밝혔다. ○아라파트,암만 도착 ○…이라크로부터 25일 요르단에 도착한 한 미국인은 바그다드에서 그가 만난 다른 미국인들은 무사하며 지극히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한 고위관리는 야세르 아라파트 PLO의장이 페르시아만 분쟁의 중재역할을 맡기 위해 요르단 수도 암만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날 다른 1백70명과 함께 이라크 여객기를 타고 암만의 퀸 알리아 국제공항에 도착한 미국인 닉 아브라하드씨는 『이라크의 모든 것은 정상적이며 평온하다』고 말했다. 이라크는 국적에 상관없이 일부 외국인의 출국을 허용하고 있는데 다른 3천명의 미국인이 이라크당국에 억류돼 있음에도 불구,아브라하드씨가 출국허용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페만 파병” 일서 파문 ○…자민당의 와타나베 미치오(도변 미지웅) 전 정주회장이 지난 16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페르시아만에 자위대의 대잠 초계기나 소해정을 파견하기 위해 자위대법 개정을 가이후(해부)총리에게 촉구한 사실과 관련,당내에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고 아사히(조일)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영국 신문들은 서방 크루즈미사일이 후세인대통령 사령부를 겨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알 자셈 이라크공보장관은 후세인대통령은 사령부를 가지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령부나 궁전같은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재물에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후세인대통령이 벙커에 숨어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교황,이라크맹비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6일 이라크가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비난하고 신도들에게 이라크에 의해 억류돼 있는 서방인들이 풀려날 수 있도록 기도하라고 촉구했다. 교황은 일요강론에서 이같이 말하고 중동위기는 국제질서와 세계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태국인 채용 희망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배치된 미 공군부대 지원시설에 5천명의 태국인 근로자들의 채용을 희망하고 있다고 방콕 포스트지가 26일 보도. 이 신문은 사우디에 있는 미국 관리들이 태국인들의 채용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5일 태국 관리들과 접촉을 가졌다고 전했다. 방콕 포스트는 미 관리들의 말을 인용,『베트남전쟁때 미군기지에서 일한 태국인들의 능력이 높이 평가됐었다』고 보도했다.
  • 이라크,외국공관 폐쇄 강행/중동 전면전 발발 위기

    ◎미,“진입땐 무력사용”/미·영 공관등 9곳 포위… “오늘 군투입” 이라크/미 외교관등 1백명 바그다드 억류 【워싱턴·니코시아·카이로·런던 외신 종합】 쿠웨이트주재 외국공관 폐쇄통첩 시한인 25일 0시(한국시간 25일 상오 6시)를 앞두고 이라크가 미국 영국 프랑스를 비롯한 서방측 공관들에 대한 포위에 착수한 가운데 이들 국가 외교관들은 24일 이라크측의 공관폐쇄요구에 불응,자국 공관을 계속 지키고 있어 무력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관련기사4·5면〉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24일 쿠웨이트주재 미국과 영국 프랑스대사관들이 이라크군에 의해 포위됐다고 밝혔으며 이에앞서 스텐 안데르손 스웨덴외무장관은 TV방송을 통해 영국과 프랑스외에도 서독 일본 노르웨이 스웨덴 루마니아 헝가리대사관을 포위하고 있다고 전했다. 말린 피츠워터 백악관대변인은 미 대사관의 포위사실을 확인하고 『이라크군은 대사관에 대해서는 침입한다거나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대사관 출입자들을 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의 한 관리는 쿠웨이트주재 미 대사관으로부터 소개된 외교관들과 이들의 가족등 약 1백명의 미국인들이 바그다드에 억류돼 있다고 밝혔다. 약 30명의 어린이들을 포함한 이들은 23일 쿠웨이트시에서 33대의 차량에 분승,20여시간의 여행을 거친 뒤 24일 아침 바그다드에 도착했다. 미 CNN방송은 바그다드특파원 보도를 통해 아직 쿠웨이트 미 대사관에 남아있는 10여명의 잔류외교관들이 철수할 때까지 이라크가 이들의 출국을 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라몬 아르멘도 요르단주재 스페인대사는 쿠웨이트주재 외국공관들의 폐쇄시한이 25일 상오 8시30분(한국시간 하오 2시30분)으로 연장됐으며 이때까지 자진폐쇄하지 않을 경우 무력에 의해 강제폐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멘도대사는 이날 스페인 TV와의 회견에서 마드리드발 비공식 보도를 인용,이같은 경고가 일부 EC국가들에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으나 이같은 주장은 스페인 외무부에 의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주쿠웨이트 일본대사관을 포위하고 있는 이라크군인들은 24일 일 대사관 직원에게 『당신들의외교관 지위는 오늘 정오를 기해 정지됐다』고 말했다고 일 외무부가 발표했다. 이라크군인들은 자신들이 온 것은 『당신들을 보호키 위해서』라고 말하고 『상부명령에 따라 다음 단계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연합】 이라크가 쿠웨이트에 있는 각국 공관들을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체니 미국방장관은 23일 『이는 분명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조하고 미국이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거듭 시사했다. 체니장관은 이날 상오 미 ABC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그 구체적인 대응방안에 관해 『우리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대통령이 어떤 상황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라크군이 국경을 넘을 경우 이라크에 대한 주요 군사시설을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처드 바우처 미국무부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대사관이나 쿠웨이트에 있는 다른 대사관에 이라크가 무력을 사용키로 기도한다면 전 국제사회에 심각한 우려를 야기할 불법적인 행위가 될것』이라고 경고했다. 【니코시아 로이터 연합】 이라크는 24일 미국에 대해 미국이 이끄는 페만 배치 다국적군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전세계 미국 국익이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라크 관영 INA통신은 라티프 나시프 알 자셈 이라크문화공보부장관의 말을 인용,페르시아만에서 어떠한 무모한 움직임이나 이라크군에 대한 공격도 무력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셈장관은 이어 『미 국방장관이나 다른 이들은 페르시아만이 그렇게 손쉬운 지역이 아니며 페르시아만의 원유는 불붙기가 쉬우며 그 불꽃은 세계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에 대한 어떠한 침공이 있을 경우 페르시아만및 세계 전역의 모든 미 이해관련시설들이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공관폐쇄 공방”… 전운짙은 페만

    ◎“미 공격 임박설”… 이라크인,수도 탈출 러시/나토소속 미군 중동지역 이동 배치/페만운항 유조선 보험료 최고 6백%까지 치솟아/이란,“미­이라크전 불개입” 강력시사 ○…외국군이 이라크를 공격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수만명의 이라크인들이 바그다드시를 빠져나가고 있다고 24일 쿠르드족 반군들이 전언. 이들은 또 이라크군이 수백대의 탱크와 대포ㆍ병력을 쿠웨이트시내에 증강배치하고 있다고 밝히고 터키와 터키 남서쪽 나토기지에 면하고 있는 쿠르드족의 자코시에 3개 사단병력을 배치했다고 전했다. ○미 외교관 12명 잔류 ○…미국은 24일 현재 이라크의 최후통첩을 무시한채 대사를 포함,12명의 대사관직원이 쿠웨이트주재 대사관을 지키고 있다. 이밖에 일본이 2명,프랑스는 대사가 휴가중인 상태에서 6∼7명이 대사관을 지키고 있다고. 스웨덴은 대사관에 1명,대사관저에 2명이 머무르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소련은 대사관직원 전원이 철수를 완료한 상태. 소련 대사관측은 그러나 국제법상 소련 대사관은 계속 「열려 있는」상태라고 설명. ○…이라크와 미국간의 전쟁 발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수십척의 유조선과 화물선들은 치솟는 보험료에도 불구,페르시아만의 항로를 바쁘게 오가고 있다고 해운소식통들이 24일 전했다. 미국과 영국의 군함들이 대 이라크 봉쇄조치를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무력을 사용할 태세를 갖추고 페르시아만을 순찰하고 있으나 이들 선박에 물건을 실은 화물주들은 아직까지 가장 수익성이 높은 화물들을 운반하는 나머지 남은 항로를 통해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앞서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과 관련,유엔이 내린 대 이라크 금수조치에 따라 페르시아만에 들어오는 유조선의 수는 격감했으며 페만 입구 호르무즈해협 부근의 푸자이라 부근에는 평상시 10∼12척이던데 비해 거의 80척이나 되는 유조선이 놀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선박 보험료가 3주전에 비해 급등,어떤 경우에는 무려 5백∼6백%나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ㆍ이란 및 기타 페만지역 아랍국가의 주요 석유수출항으로 통하는 항로는 정상적으로 운행되고 있다. ○식수ㆍ약품지원 호소 ○…요르단정부는 24일 수만명의 외국인 난민들이 식수ㆍ의약품 부족과 끔찍한 위생상태하에서 지내고 있다며 어린이용 분유 50만통을 비롯,기초식품들을 보내달라고 각국 정부에 호소. ○부시,두 아들과 골프 ○…부시 미 대통령은 페만의 긴박한 사태속에서도 23일 새벽 젭과 조지 등 그의 두 아들과 골프를 즐기는등 여유있는 모습을 과시. 골프를 치는 동안 페만사태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체 답변을 하지 않았는데 최근 골프치는 동안에는 일체 심각한 사안에는 답변을 않기로 한 「새 방침」에 따른 것인 듯. 부시 대통령은 22일에도 국가안보보좌관 브렌트 스코크로프트와 보트놀이를 했고 테니스도 치는 등 여유를 보였다. ○…쿠르트 발트하임 오스트리아 대통령이 25일 바그다드를 방문,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억류 외국인들을 석방해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알로이스 모크 오스트리아 외무장관이 24일 말했다. 모크 장관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발트하임 대통령은 외국인들이 이라크로부터 출국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히고 『특히 오스트리아 국민들의 출국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셰미 라프산자니 이란 대통령은 24일 페르시아만에 집결해 있는 외국군이 나중에 철수만 한다면 이들이 이라크를 쿠웨이트에서 강제로 물러나도록 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라프산자니 대통령은 이날 페르시아만에서의 미국주도 군사력 증강에 대한 연설을 통해 『한가지 가능성은 그들이 공격을 중단한다는 것인데 우리는 이를 개의치 않고 있으며 어느 누구로부터 오는 어떤 형태의 도움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라프산자니의 이같은 발언은 쿠웨이트를 둘러싼 미국­이라크전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을 처음으로 명백히 시사하는 것이다. ○애 노동자 귀국 보장 ○…시리아는 이라크와 쿠웨이트를 탈출한 이집트 노동자들이 요르단을 경유,시리아의 항구를 통해 귀국토록 합의했다고 시리아 관리가 24일 말했다. 이 관리는 『시리아와 이집트 정부가 그간 접촉을 해왔으며 이라크와 쿠웨이트를 탈출한 이집트인들을 요르단을 통해 시리아로 이송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말하고 이집트인들은 선박편으로 귀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리아 관리는 그러나 시리아의 타르투스ㆍ라타키아항을 통해 귀국할 이집트인의 수가 얼마나 될지는 밝히지 않았다. ○사막작전 수행 일환 ○…미국정부는 23일 유럽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기지들로부터 처음으로 미군을 중동지역으로 이전 배치중이라고 발표했다. 미 국방부는 서독에 주둔하고 있는 미 육군 유럽 제7의료사령부 소속 군인들이 이라크의 사우디아라비아 침공에 대비한 사막방어작전 수행의 일환으로 페르시아만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제7의료사령부로부터 이전 배치되는 군대 규모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국방부는 또 미 공군은 제435 공수부대의 C­130E 허큘레스수송기를 서독의 한 기지에서 페르시아만 지역으로 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일 이라크 침공을 이끌었던 이라크 정예수비대가 쿠웨이트내 사우디 접경지역으로부터 철수,다른 부대들로 교체되고 있다고 한정보소식통이 23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이라크가 공화국 수비대를 후방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이 특수부대는 이라크의 사우디 공격시 언제든 전선에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16만명 가량의 이라크군이 여전히 쿠웨이트내에 주둔하고 있다고 말하고 오히려 더 많은 이라크군 사단들이 이라크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쿠웨이트 대사관원 소개 ○…소련은 쿠웨이트 주재 소련 대사관의 전 직원들을 대피시켰다고 유리 그레미흐츠키 소련 외무부 대변인이 24일 밝혔다. 그레미흐츠키 대변인은 소련 외교관들이 「현 중동위기로 인해 임무수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쿠웨이트를 떠났다고 말했으나 이같은 소련의 조치가 이라크의 쿠웨이트 합병을 인정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생필품 배급제도 ○…영국 인디펜던트지의 특파원은 유엔의 경제제재가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하여 이라크에서는 일부 생필품의 배급제가 실시되고 있으며 식품을 살 수 있는 곳을 아는 것은 중요한정보의 하나라고 23일 바그다드발로 보도. 이날 영국 TV기자로는 처음으로 바그다드에 들어간 BBC의 존 심프슨기자는 공항과 시가지가 전과는 달리 군복의 유니폼들만 보일 뿐 텅빈 것 같다고 첫소식을 전하면서 이라크인들이 미군의 공격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고 말했다. ○요르단,국경 재개방 ○…지난 22일 이라크와 쿠웨이트로부터 유입되는 엄청난 난민들을 미처 수용ㆍ처리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이라크 국경을 폐쇄했던 요르단은 국경폐쇄 후에도 멈추지 않는 난민들의 쇄도로 국경폐쇄 조치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자 곧 국경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요르단 소식통들은 23일에도 2만6천명의 난민들이 이라크 국경을 넘어 입국했다고 전하면서 요르단 정부가 24일(현지시간)중 국경을 공식으로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르단왕 수단방문 ○…후세인 요르단 국왕이 페르시아만 사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한 중동국 순방의 일환으로 수단과 예멘을 잠시 방문하고 24일 상오 귀국했다. 한 정부 대변인은 후세인 국왕이 23일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과 요담을 갖고 곧바로 수단의 수도 하르툼을 방문,아마르 알 바시르 국가평의회의장과 회담을 가졌다고 말했다. ○영 15세 소년 풀려나 ○…페르시아만 사태로 이라크에서 억류됐던 스코틀랜드 소년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이라크에서 석방된 후 24일 암만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브리티시 에어웨이 항공사가 발표했다. 알렉스 카메론 바네트군(15)은 페르시아만 지역 단독 여행차 런던발 쿠웨이트행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지난 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쿠웨이트에서 억류,바그다드로 이송됐었다.
  • “전면전 임박”… 불안한 페만현장

    ◎이라크,“주민 아사지경”… 봉쇄해제 호소/외국항공사들에 영공 재개방/핵ㆍ화학무기 전면폐기 제의도/부시,전쟁준비 박차… 이스라엘선 식량비축령 ○…살람 사에드 이라크 보건장관은 23일 WHO(세계보건기구),FAO(식량 농업기구),UNICEF(세계 아동복지기금)등 유엔산하기관에 유엔의 경제제재로 이라크 국민들,특히 어린이들이 굶어 죽을 위험에 처해있다며 이들 유엔기관들이 국제법에 어긋나는 제재조치를 해제시키기위해 노력해줄 것을 호소했다. ○…핵확산방지조약의 이라크측 수석대표인 압둘 라힘 알 키타는 23일 중동지역에 배치된 외국군등이 핵무기로 무장,이 지역에 큰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라크는 국제감시하에 중동을 핵무기ㆍ생화학무기 및 기타 대량파괴력을 갖춘 무기가 전혀 없는 지역으로 만들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이라크는 모든 외국항공기들에 영공을 개방,쿠웨이트에서 소개된 소련인들이 바그다드를 통해 바로 소련으로 향하는 직항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유리 그레미츠키크 소련외무부 대변인이 23일 말했다. 그레미츠키크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라크는 영공개방선언을 해놓고 있어 중동 철수 소련인 제4진은 바그다드에서 소련으로 직항편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측이 쿠웨이트 침공직후 폐쇄한 자국영공을 재개방하겠다는 점을 하루전인 22일 소련측에 통고해왔다고 밝히면서 이 조치는 아에로플로트 항공뿐아니라 다른 외국의 항공사에도 유효,미국의 팬암항공사에도 적용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라크군,탈영 속출 ○…쿠웨이트에 주둔하고 있는 일부 이라크군이 매일 사막을 횡단,사우디아라비아로 탈주해오고 있다고 알 고사이비 바레인주재 사우디대사가 23일 말했다. 알 고사이비대사는 이라크군이 음식과 식수가 부족해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사기마저 떨어져 적은 수이긴 하지만 매일 탈영병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몇명의 이라크군이 사우디아라비아로 넘어왔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 숫자가 적어도 수십명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장을 갖추고 차량을 이용,사우디로 넘어오는 이라크병사도 있다고 말하고 많은 이라크군이 음식과 식수보급이 제대로 안돼 쿠웨이트에서 구걸을 하고 있다고 주장. ○…이스라엘 당국은 23일 이라크와의 전쟁에 대비,시민들에게 2주일분의 식량과 소화기ㆍ구급약품ㆍ창문을 막을 테이프등 차단물품 등을 준비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인들은 방공호를 정비하고 가정에 통조림과 식수 및 기타 구급물품들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스라엘 신문들은 이날 일제히 일면 머릿기사를 통해 이스라엘에 전쟁발발 가능성과 관련한 혼란이 일고 있다고 말하면서 일례로 한 수입업자는 22일 방독면에 대한 전화주문을 받기 시작한지 1시간만에 1천여개를 팔았다고 전했다. ○…부시 미대통령은 22일 예비군동원령에 서명한 직후의 기자회견에서 강경일변도로 이라크를 비난하면서도 미ㆍ이라크 대결을 해소하기 위한 외교적 문호가 열려있음을 지적. 그는 막후에서 수많은 외교행위가 진행되고 있음을 밝히고 후세인대통령이 『모든 카드를 테이블위에 내놓으면』대화할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페만위기와 관련,『모든 미국국민들은 전쟁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에너지도 절약할 것을 촉구했다. ◎“너희들이 여기있어 전쟁 막는다”/후세인,서방어린이인질과 만나 ○TV,회동장면 방영 ○…이라크TV는 24일 후세인대통령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일단의 서방어린이들과 만나는 장면을 방영했다. 후세인대통령은 이라크에 인질로 잡혀있는 서방어린이들에게 『너희들이 여기있는 것은 곧 전쟁을 방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세인과 어린이들이 만난것이 언제인지는 확실치 않다. ○…수천명의 이라크어린이들이 부시미대통령과 대처 영국총리에게 이라크를 공격하지 말라고 항의하는 편지를 보냈으며 또다른 수백명의 어린이들은 바그다드주재 미대사관앞에서 중동에서의 미군사력 증강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주일미군 동원체제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중인 미군은 23일 동원체제에 돌입했으며 군사소식통들은 이번 동원체제 돌입이 중동위기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고 일본의교도(공동)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나하 미해병본부대의 관계자들은 22일 사세보기지로부터 나하기지에 도착한 수륙양용수송선 듀부크호(1만6천5백t)가 앞으로 어디로 항해할 계획인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쿠웨이트에 억류돼있던 일본인 1백78명이 바그다드의 한 호텔로 옮겨졌다고 일본 NHK­TV가 23일 보도했다. 일본 교도통신도 외무부의 소식통을 인용,숫자 미상의 일본인들이 쿠웨이트에서 바그다드의 한 호텔로 이동됐다고 밝혔다. 일외무부는 그러나 이같은 보도에 대해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요르단선 국경 폐쇄 ○…이라크 및 점령당한 쿠웨이트에서 탈출한 외국난민들이 매일 수천명씩 쏟아져 들어옴으로써 요르단에 난민 압력이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요르단은 22일(현지시간)자정을 기해 이라크와의 북동부 국경을 폐쇄했다고 살람 알 마사데 요르단 부총리겸 내무장관이 23일 발표했다.
  • 아태변협,후세인 고소/“쿠웨이트침공은 국제법 위반”(조약돌)

    ○…아시아ㆍ태평양변호사협회(회장 이병호)는 21일 쿠웨이트를 무력침공하고 이라크 및 쿠웨이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인질로 삼아 서방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국제사법재판소에 고소키로 결정 이날하오 소장을 작성해 네덜란드 헤이그로 부쳤다. 협회는 이 소장에서 『후세인은 이라크 및 쿠웨이트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만명을 억류,인간방패로 삼아 서방세계의 제재를 막으려 하고 있다』면서 『이는 전쟁시에 인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제네바협정 등의 국제법과 규범을 위반한 것일뿐 아니라 테러리즘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주장. 이회장은 『아시아국가들간의 평화유지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우리 협회는 아시아국가의 하나인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것이 이 지역의 평화를 파괴하고 전쟁을 도발한 것으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주요 회원국 이사들간에 합의했다』면서 『국제사법재판소에 소송을 낸 것은 이라크를 「침략자」로 규정,법률적으로 제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이라크 인질」은 사실상 전쟁행위”

    ◎국제법상으로 본 「인간방패」/「전시」규정,이동자유등 일방적 유보 이라크/“교전선언 안됐다”… 신분제한은 불가 미국 이라크가 20일 미국등의 공격에 대비,미국인을 비롯한 서방민간인들을 인간방패로 삼기위해 군사시설등에 분산 수용시켰음을 「공식적」으로 밝혀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억류돼 있는 외국인들의 지위문제가 국제법상의 쟁점으로 본격 떠오르고 있다. 또한 부시 미대통령도 이날 이라크 쿠웨이트에 억류되어 있는 미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들을 사실상의 「인질」이라고 공언함으로써 중동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인질문제를 축소하려는 경향으로 이라크등에 있는 외국인들을 「잔류자」로,이라크는 「출국금지자」로 불러왔었다. 그러나 부시 미대통령은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이 ▲미군의 페르시아만 철수 ▲유엔의 대 이라크 경제제재해제를 외국인들의 출국조건으로 제시하자 미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들에게 「인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외국인 억류자들을 어떻게 취급해야 하는가는 먼저 전쟁상태 여부에 달려있다. 외국인은 국제법상 그 생명과 재산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고 국가는 이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보호의 정도에 관해 선진국은 선진국 수준으로 외국인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사회주의 국가 및 제3세계에서는 자국민과 같은 정도의 보호를 하면 된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 두가지중 어느 쪽을 택하든지간에 외국인들이 공법상 신분상 많은 제한을 받고 있지만 자유권등 기본권은 내국인과 거의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이라크와 전쟁이나 무력분쟁의 상태가 아니라는 미국의 입장에 따른다면 미국인들을 포함한 외국인들은 평화시 국제법상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많은 국제법전문가들은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있는 외국인들은 자유롭게 여행 출국할 수 있으며 군사적으로 민감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마음대로 원하는 곳에 거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은 대 이라크 경제제재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지난 17일 이라크를 출입하는 선박에 대한 사실상의 봉쇄(Blokade)를 했을때에도 전쟁을 의미하는 봉쇄라는 용어대신 선박등의 차단을 뜻하는 쿼런틴(Quarantine)이나 제지 금지를 의미하는 인터딕션(Interdiction)을 사용했다. 이것은 미국이 인질문제등을 감안,이라크와 전쟁상태에 있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라크는 18일 미국의 조치를 「전쟁행위」라고 규정지었으며 이러한 입장에서 보면 이라크는 미국인들을 위협적인 적국인들로 간주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경우 미국인들은 이주의 자유등 평화시의 권리가 제한받을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이 때에도 미국인들이 잔인한 대우나 재산몰수 등을 당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국제법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라크가 미국의 사실상 봉쇄조치를 전쟁행위로 규정한 것은 이라크가 적대국 국민들을 억류할 수 있다는 권리를 분명히 공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전쟁상태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분쟁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제3국의 국민들은 평화시의 국제규약상의 권리를 누릴 수 있다. 이라크의 주장대로 미국과 이라크가 전쟁상태라고 하더라도 국제접 및 관습상 정치적 및 다른 목적을 위해 외국인들을 인질로 하거나 군사적인 방패로 이용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지난 1949년의 제네바협정에 따르면 각 국가들은 비무장민간인에 대해서는 생명 신체를 보호해 주어야 할 의무를 갖고 있다. 국제적인 무력충돌은 물론 내란의 경우에도 비전투원은 어떠한 경우에도 생명의 위해나 인질,고문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국제법의 확립된 원칙으로 되어 있다. 이라크가 인질을 인간방패로 삼은 것은 세계역사상 이번이 최초는 아니며 이전에도 여러번 있었으나 국가지도자가 「전술」로 인질을 이용할 것을 밝힌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트남전 당시 베트콩은 베트남군 등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시민들을 이용,그들이 앞장서도록 했으며 2차대전시 독일은 점령지인 네덜란드에서 전쟁포로들을 연합군의 총알받이로 이용하기도 했었다. 또 영국도 지난 1939년 통치를 하고 있던 팔레스타인지역에서 아랍인의 반란이 있자 아랍인들을 지뢰구역으로 먼저 가게하는등의 「만행」을 저지른 경우도 있다. 한편 이에 앞서서는 1870∼71년의 불독전쟁시 독일의 비스마르크가 프랑스의 레지스탕스폭격기에 시달리는 것을 막기 위해 프랑스 사람들을 독일물자를 공급하는 열차에 동승시킨 예도 있다. 이라크의 이번 조치가 국제법 위반인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이라크의 위법조치를 제재할 마땅한 방안이 없는 것에 「법」의 무력함이 있다. 이라크가 이미 쿠웨이트를 선전포고도 없이 침공함으로써 국제법을 위반하는등 「법」보다는 「무력」을 앞세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이 「무법자」인 후세인을 응징할 수 있는 어떠한 실효성이 있는 방안을 취하게 될 지 주목된다.
  • “흥정”… “방패”… 이라크 「인질작전」 노골화

    ◎미ㆍ영인 등 수천명 격리의 파장/“군기지 수용” 밝혀 마지막 카드로/「이란 악몽」 재현 우려,서방 속앓이/일ㆍ헝가리인도 출국중지… 대상범위 늘어날 듯 중동에서 또다시 「인질전쟁」의 악몽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라크는 16일 쿠웨이트 체류 영ㆍ미국인에 호텔 집합령을 내린 데 이어 17일에는 쿠웨이트에서 바그다드의 알 라시드호텔로 옮겨진 미국인과 영국인 35명을 다른 호텔(멜리아 만술호텔로 추정됨)로 옮겼다. 이들은 현재 영ㆍ미 대사관과의 접촉이 금지된 채 이라크군의 엄중 경비하에 놓여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어 사디 마디 살리 이라크국회의장은 이라크가 전쟁위협을 받고 있는 한 『이라크내 모든 적대국 시민들을 붙잡아둘 것』이라고 밝혀 인질사태의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살리 이라크국회의장이 「인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표현은 「외국손님」이라고 했지만 적대국 시민들을 군기지와 정유시설에 수용할 것이라고 밝혀 만일의 경우에는 인질들이 다국적군의 공격에 방패막이로 이용되지 않을까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더욱이 살리의장의 발언은 사담 후세인대통령이 주재한 혁명사령위원회 회의에 뒤이어 나온 것이어서 「인질작전」이 위협단계를 넘어서 구체적으로 실행되는 단계로까지 진전된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로서는 육ㆍ해로가 전면봉쇄된 채 시시각각 다국적군이 증강되는 현상황하에서 미국등의 공격에 맞설 비장의 방패로서 인질들을 미리 확보해두려는 것으로 보인다. 주로 미국인ㆍ영국인 등 서방인들을 억류하는 것은 서방세계가 대이라크 응징에 앞서고 있는 것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그러나 이라크는 일본인에 대해서도 이미 지난 13일 출국비자 발급을 중지시켰고 17일에는 헝가리인의 출국도 거부하고 있어 인질사태의 대상범위는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 인질에게 위해를 가할 경우 맞닥뜨려야 할 국제적인 분노를 감안,이라크가 쉽사리 인질을 이용하기도 어렵지만 이 사태를 맞는 서방측 입장도 묘수를 쉽게 찾기 어려운 형편이다. 지난 4일 쿠웨이트 석유회사에 근무하는 미국인 8명이 실종됐을 때 델타군 등 인질특공대를 페르시아만에 급파했던 미국은 그뒤 「인질」문제에는 신중하게 대처해왔다. 공식적으로는 인질(Hostage)이라는 말을 절대 사용치 않았고 8일 쿠웨이트 꼭두각시 정부가 「외국인 인질화」를 암시했을 때도,14일 이라크 외무부 관리가 중동사태 해결시까지 미국인의 출국이 금지된다고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언급했을 때도 직접적인 반응을 삼갔다. 17일 이라크 국회의장의 발언이 전해졌을 때도 미국은 직접적인 반응을 삼가한 채 『18일 아침(미국시각) 논평하겠다』고만 언급했다. 지난 79년 이란주재 미대사관에 52명의 자국인이 인질로 억류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1년여 동안 곤욕을 치렀던 미국으로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현재 이라크와 쿠웨이트에는 영국인 6천여명,프랑스인 5백30여명,이탈리아인 5백여명,일본인 5백여명을 비롯,미국인 3천여명등 서방인이 1만4천여명 체류하는데 「인질대상자」의 숫자가 이란의 경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데다 구출은 더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서방인들을 인질로 억류하겠다는 이라크의 발표가 나온 뒤 영국과 이탈리아는 국제법을 위반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책략이라고 비난하는 한편 유엔에 이 문제를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인질문제에 관한 한 구출시도등 직접적인 대응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서방측의 입장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이라크로서는 이미 유엔 결의를 통해 경제제재를 당하고 있어 유엔을 통한 추가제재를 크게 두려워할 것 같지는 않다. 이라크의 앞으로의 행동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관측통들은 이들 억류 외국인을 무력충돌이 일어나는 최악의 경우 방패막이등으로 써먹거나 충돌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제재를 가하고 있는 나라와의 협상에 유리한 카드로 이용하리라고 내다보고 있다. 첫번째 시나리오의 가능성은 이미 지난 17일 보도된 것처럼 이라크군함이 필리핀인들을 미사일함 3척에 태워 방패막이로 써먹은 데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라크와 쿠웨이트에는 이외에도 이집트인 70만명,인도인 40만명,한국인 1천4백여명 등 2백만에 달하는 외국인이 아직도 체류하고 있어 세계 각국은 인질사태의 불똥이 자국에게도 튈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태가 어느쪽으로 발전되든 미국등 대이라크 제재에 참여하고 있는 나라들로서는 「인질」사태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서 직접적인 군사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아킬레스건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인질관련 사태 일지 8월4일=쿠웨이트 석유회사 근무 미국인 8명 한때 실종 5일=미 인질 구조특공대 중동 급파 보도 6일=쿠웨이트 호텔 체류 영국인 3백66명 체포설 7일=일부 외국인 탈출 시작,미국인 39명 바그다드 호텔 억류 9일=외교관제의 모든 외국여행객에게 국경폐쇄,쿠웨이트 주재 외국공관 폐쇄 발표 10일=서방인에게만 국경폐쇄 발표 12일=외무장관,외국인 안전하다고 주장 13일=일본인에게 출국비자 발급 중지 14일=외무부 관리,중동사태 해결때까지 미국인 출국불허 첫 공언 16일=쿠웨이트의 모든 영ㆍ미국인 호텔 집결 명령 17일=국회의장,서방인 인질화방침 천명
  • “페만 봉쇄”… 숨통막힌 이라크/미 실력행사로 중동사태 새 국면에

    ◎비축식량 2∼3개월이면 바닥/서방,내부분란 통한 붕괴 기대/후세인의 대응은 국지테러등 제한적 미국이 이라크의 숨통을 본격적으로 죄기 시작했다. 미국은 13일 영국과 함께 페르시아만을 통과하는 이라크 선박에 대한 나포를 선언하고 이라크 선박이 저항할 경우 무력을 사용하겠다고 공식 확인,해상봉쇄를 실행에 옮겼다. 이에앞서 12일 이라크의 유조선 알 카디시야호(12만5천t급·90만배럴 선적)가 사우디의 무아지즈 원유수송터미널에서 사우디에 의해 입항이 거부된 채 예인선에 끌려나갔으며 13일에도 이라크선 2∼3척이 해상봉쇄에 막혀 이라크로 돌아갔다. 호주와 「중동 복귀」를 꿈꾸는 영국도 미국의 해상봉쇄조치에 가담,이라크 선박을 저지하겠다고 선언해놓고 있으며 벨기에와 네덜란드도 다국적군에 해군함정 파견의사를 밝히고 있어 해상봉쇄의 벽은 한층 두꺼워질 전망이다. 미국은 이라크에 대한 해상봉쇄의 대상으로 의약품을 제외한 「모든 품목」을 지정해놓고 있다. 군수물자는 물론 식량까지 봉쇄대상에 포함시킨 것인데 미국측의 발표를 보면 식량봉쇄에 역점이 두어진 듯하다. 미국이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12일 만에 드디어 실력행사에 들어선 것은 그동안 서방 동맹국·소련·아랍권내에서까지 반이라크 여론을 충분히 조성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이라크에 대한 해상봉쇄 분위기가 충분히 성숙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이번 해상봉쇄로 미국이 의도하는 대이라크 경제봉쇄는 거의 완벽하게 실현될 것으로 보여진다. 이라크가 13일부터 실행될 해상봉쇄로 받을 타격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라크가 미국의 해상봉쇄를 「도발행동」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전면대결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해상봉쇄를 뚫기는 어려운 형편. 해상봉쇄로 이라크는 연간 원유수출액 1백35억달러를 포함한 1백50억달러의 수출이 거의 완전히 불가능해졌다. 또 7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식량 조달도 어렵게 됐다. 이라크의 식량 비축분은 당초 6개월분 정도로 추정됐으나 경제봉쇄조치후 과일·채소가 품귀현상을 보였고 봉쇄조치후에는 미 백악관과 나토쪽으로부터 비축량이 2∼3개월분에 불과하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후세인대통령이 식량봉쇄를 통해 이라크에 식품 파동을 일으키면 후세인의 정치지지기반인 도시인들의 반발이 일어나고 결국은 자체내 반발세력이 형성돼 후세인 정권이 붕괴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해상봉쇄에 대한 이라크의 대응은 크게 3가지로 예상된다. 우선은 대이라크 봉쇄전선이 부분적으로나마 와해되기를 기다리며 인내하는 것. 다음으로는 테러단체와 손잡고 국지적인 도발을 일으키고 아랍 민중의 반미감정을 선동하는 것. 마지막으로는 사우디 혹은 이스라엘로 전면공세를 펴는 것 등이다. 지금까지 마지막 대응의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지만 어느 경우든 중동의 긴장상태는 쉽게 풀어지지 않을 조짐이다. 한편 미국의 해상봉쇄조치는 몇가지 문제점을 지니고 있어 국제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은 해상봉쇄라는 말대신 「방해」 「저지」라는 말을 쓰고 있다. 해상봉쇄는 국제법상 전시 교전 당사국간에나 정당성이 부여되는 군사행동이기 때문에 비전시하에 비교전 당사국간 「해상봉쇄」가 갖는 문제점을 알고 있기 때문. 미국은 해상봉쇄의 근거로 ▲유엔 안보리의 지난 6일 경제봉쇄 결의 ▲쿠웨이트정부의 요청 ▲유엔헌장(51조)상 회원국의 집단자위권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6일 유엔 안보리의 결의에는 「인도적 차원의 식량 의약품 등을 제외한」 경제제재만이 결의됐을 뿐 군사력을 동원한 해상봉쇄는 결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프랑스·캐나다·소련·말레이시아 등은 미국의 행동을 「전쟁행위」라고 지적하고 해상봉쇄에 가담치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국제법상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해상봉쇄는 강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틀안에 탄약을 실은 이라크 선박이 요르단 아콰바항으로 입항할 때도 미국은 봉쇄를 다짐하고 있다. 이제 공은 이라크로 넘어갔다. 이라크가 미국의 해상봉쇄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사태발전의 향방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강석진기자〉
  • 「집단안보」 인식 드높인 나토기치

    ◎“이라크 응징” 다국적군 참여 안팎/신 데탕트 물결속에도 건재 과시/평화수호 명분뚜렷… 미 측면지원/EC서도 봉쇄 미흡땐 추가조치 천명 페르시아만사태에 대한 유럽 각국의 대응은 이라크가 「공동의 적」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유럽국가들의 이같은 대응자세는 10일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외무장관회의와 구주공동체(EC) 외무장관회담에서 잘 나타났다. 쿠웨이트를 침공,점령하고 있는 이라크에 대한 국제적인 제재조치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날의 두 회의는 한결같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내용을 뒷받침 하면서 군사및 경제제재등 대이라크 제재조치에 행동을 같이하기로 결의했다. 특히 NATO 외무장관회의는 유럽국가들에 집단안보의 필요성을 다시 인식시키고 공동의 적에 대한 집단보복의 의지를 강력히 표명했다. 그동안 동ㆍ서 긴장완화로 군사동맹의 존재명분이 퇴색되면서 탈군사기구화 논의까지 대두되고 있는 NATO의 역할이 새삼 강조되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만일 이라크가 NATO회원국인터키를 침공할 경우 NATO 헌장에 따라 전회원국들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되어 NATO동맹군의 즉각적인 공동군사보복을 받게 될 것임을 누누이 강조했다. NAT0가 빛은 바랫지만 아직은 종이호랑이가 될 수는 없다는 다짐을 이번 기회에 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관심사로 등장되고 있는 「다국적군」 참여문제는 회원국들이 「개별적」으로 참여여부를 결정,사우디아라비아에 파견된 미국군및 영국군과 「공동군사작전」을 펼 수 있다는데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개별적 결정방법을 택한 것은 회원국 영토 밖에서의 군사행동을 금지한 NATO규정을 피하기 위해서이며 아울러 이번 경우 NOTO회원국들이 사우디아라비아나 걸프만에 군대를 파견하더라도 형식적으로는 NATO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셈이다. 이날 회의는 역시 NATO회원국이며 대이라크 제재조치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의 의도대로 진행되고 결론지어진 흔적이 역력하며 미국의 행동에 대한 측면지원 성격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개별적 결정을 앞세운 공동대응에 쉽게 합의될 수 있었던것은 이번 사태가 유럽각국의 이해관계에 밀접한 관련이 있음은 물론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점령행위자체가 국제법을 어긴 처사로 비난받아 마땅하며 아울러 이같은 상황이 지속된다거나 확대될 경우 걸프만지역의 안정을 저해하며 결과적으로는 전세계의 안정과 평화를 위협하기 때문에 이를 저지해야 한다는 명분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명분아래 영국이 가장 먼저 다국적군에의 파병을 결정했으며 프랑스가 그뒤를 이었다. 이탈리아 스페인 서독 포르투갈은 미군기지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영국은 이번 사태와 관련,유럽국가중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직후인 지난 2일 마거릿 대처총리는 미국으로 달려가 조지 부시 미대통령과 사태를 논의하는 기민성을 발휘했다. 영국의 이같은 태도는 NAT0의 집단안보기능에 깊은 신뢰를 보내던 평소의 소신외에 쿠웨이트와는 과거 한때 상호방위조약을 맺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데다 현재 5천여명 정도의 영국인이 인질상태로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묶여있는 점이 큰 작용을 한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경우는 걸프만에 항공모함을 주축으로 한 함대를 파견하면서도 「독자적인 결정」 「개별적 행동」을 앞세우고 있다. NAT0회원국이면서 군사적으로는 참여치 않고 있는 프랑스의 입장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서독은 국내에서 말썽의 소지가 있는 다국적군에의 출병을 포기하는 대신 지중해 함대로 하여금 걸프만으로 이동한 미국함대의 역할을 대신토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통독일정을 눈앞에 두고 있는 헬 무트 콜 총리에게 있어서 걸프만사태는 우선 순위에서 밀려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같이 NATO 외무장관 회의가 군사행동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EC외무장관 회의는 군사외적인 측면의 공동행동 약속으로 볼 수 있다. 이날 회의 결과는 무력분쟁저지와 사태해결을 위해 ▲추가 이니셔티브 준비 ▲아랍국가들과의 긴밀한 접촉유지 ▲군사및 정치적 대응조치 협의등 다소 모호한 단어들로 표현됐으나 EC차원에서의 실질적인 대이라크 제재조치는 이미 실천에 옮겨지고 있는 중이다. 사태발발 직후인 지난 4일 로마에서 열린 EC 정치위원회에서 이라크및 쿠웨이트 원유수입 중지와 이라크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단할 것을 결의했다. EC의 이같은 결정은 유엔 안보리의 결의로 뒷받침 됐고 국별로 별도의 추가 조치를 보태 즉각실천에 옮겨졌다. 각국은 우선 자국내의 쿠웨이트및 이라크 소유의 모든 재산을 동결시켰다. 이 조치로 아마도 사담후세인의 가장 큰 관심사인 1천억 달러의 쿠웨이트재산이 동결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유럽각국은 이라크와 과학기술및 군사협력을 중지했으며 무기판매도 동결했다. 수입신용장의 발급도 중단됐고 식량수출도 금지 되었다. 이와같은 유럽각국의 경제력 옥쇄작전에 이라크가 얼맛동안이나 버텨나갈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또 이라크가 무모하게 사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배제된 것도 아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세계평화와 질서유지라는 명분을 알세운 유럽국가들의 대이라크 제재조치는 그 명분이 충족되지 않거나 훼손될 기미가 보일 경우 더욱 고리를 죄어나갈 것이라는 점이다.
  • 이라크에 대한 유엔의 경고(사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빚어진 새로운 중동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가 발벗고 나섰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응징하고 점령을 종식시키기 위한 조치의 하나로 전세계의 이라크산 석유수입금지등 이라크에 대한 전면적인 경제적 제재를 가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의는 구체적인 제재방안으로 석유외에 이라크나 쿠웨이트의 1차산품과 제품의 수입및 이들 두 나라에 대한 모든 상품의 수출금지를 요청하고 있다. 모든 회원국에 법적 구속력을 갖는 이 결정은 이라크에 대한 새로운 투자와 금융지원 제공을 금지하고 무기금수도 촉구하고 있다. 미국과 소련및 일부 서방국가들이 이미 나름대로의 제재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유엔안보리의 조처는 이라크의 행동이 국제질서를 파괴하고 평화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데 국제사회의 인식이 한 덩어리가 됐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겠다. 이 결의는 중동에서 「국제경찰군」을 자임하고 있는 미국의 선택폭을 넓게 보장해주고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 그것은무엇보다도 이라크가 쿠웨이트 침공으로 국제적인 고립을 자초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는 것이다. 전후 산물인 유엔은 지금까지 단 두차례의 경제제재조치를 취한 바 있다. 1966년의 대로디지아(현 짐바브웨) 경제제재와 1977년의 대남아프리카공화국 무기금수조처가 그것이었다. 이때만 해도 유엔의 제재는 미소 두 강국의 이해가 크게 엇갈리지 않는 현안에 국한됐었다. 유엔의 기능은 이처럼 유명무실에 그쳤고 심지어는 국제분규에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비난과 함께 무용론까지 대두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유엔안보리 결의는 이미 미소를 비롯한 강대국들이 이라크를 규탄하고 있는 배경을 깔고 나온 것이어서 이라크 규탄의 국제화를 말하는 것이다. 안보리가 이번 제재조치의 실효를 위해 특별감시기구를 운영키로 한 것도 주목되는 바 크다. 유엔안보리가 노리는 우선적인 경제제재 효과는 외화수입의 대부분을 원유수출에 의존하는 이라크의 경제숨통을 죄자는 데 있다. 이를 위한 부수조처로 유엔은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에그들 영토를 통과하는 이라크송유관의 폐쇄를 권유하고 있으며 이는 이미 미국에 의해 설득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예상할 수 있는 사태는 이라크의 전쟁확대 가능성이다. 이 가능성에 대비해 유엔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에 군사적 보호를 약속해 주어야 한다는 전제가 생긴다. 때문에 그것이 불가피할 경우의 유엔대응책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태는 이라크의 무력시위에 세계가 즉각 대처하지 않음으로써 국제사회를 두려워 하지 않는 후세인대통령의 착각에서 빚어진 일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유엔조치가 후세인에게 그가 지나쳤음을 깨우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줄지 기대되는 바 적지 않은 것이다. 유엔의 이번 노력은 또 분쟁이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등 다른 걸프만 산유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고 이 지역으로부터의 원유공급을 확보해 주는 방향으로 전개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번 조처가 국제법을 어길 경우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교훈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우리는 사태의 악화 내지 장기화에 따르는 위기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 “중ㆍ소 분쟁 상징” 진보도 중국 귀속

    ◎소,대중관계 개선 신호로 88년 반환/농지 개발에 한창… 국경무역도 빈번 지난 69년 중ㆍ소국경분쟁의 원인이 됐던 중국 동부국경 우수리강의 진보도(소련명 다만스키도)가 이미 중국에 반환돼 현재 개발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마이니치(매일)신문은 30일 소련소식통의 말을 인용,1㎢크기의 이 조그마한 섬이 이미 지난 88년 「우호의 상징」으로 중국에 반환돼 현재 농업용지로 개발중이며 섬 주위에서는 중ㆍ소양국의 어민들이 활발히 국경무역을 전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중ㆍ소ㆍ일 3개국 관계 소식통의 말을 인용,『소련이 진보도를 중국에 자진반환한 것은 전적으로 정치적인 배려에 의한 것』이라면서 『이는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일본 북방영토문제와 관련,역사적 경위나 법률들을 고집하지 않고 북방영토를 일본에 반환할 수 있는 좋은 선례가 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천㎞에 달하는 중소양국의 국경선은 지난 19세기 중반 제정러시아와 청조시대에 아이훈조약(1858년)과 북경조약(1860년)을 통해 각각 아무르강(중국명 흑룡강)과 우수리강을 그경계로 확정됐다. 국제법상 국경선이 하천으로 정해질 경우 그경계선은 하천의 중앙이 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우수리ㆍ아무르강에는 수백여개의 섬이 있어 물의 흐름이 섬을 중심으로 바뀌기 때문에 그동안 진보도의 귀속문제가 중소양국간 분쟁의 원인이 되어왔다. 지난 69년 중소양국의 무력충돌까지 빚었던 이섬의 귀속문제는 그러나 86년 고르바초프의 블라디보스토크 연설을 계기로 해결의 가닥이 잡히기 시작했고 87년 2월 중소양국은 9년만에 국경교섭을 재개,88년 진보도를 중국에 이관했다. 중국외교소식통은 이에 대해 『중소양국간 아직 국경협정은 체결되지 않았으나 진보도는 틀림없이 중국령이 되었다』고 확인했다.
  • 「전민련」에 당부한다(사설)

    남북의 보통사람끼리 만나 통일논의를 해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부풀게 한 「범민족대회」 예비회담을 계기로 「전민련」이 우리앞에 명료하게 부상됐다. 정당성과 합법성에 의심을 받아가며 지하에 머무르는 것 같던 재야 운동권단체와 통일정책 당국이 보조를 맞추며 추진하는 「범민족대회 예비회담」의 주선과정은 짧은 동안 그 자체만으로 우리에게 기대와 호감을 제공해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6일,에비회담 첫날이 무산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우리가 느낀 심경은 깊은 실망의 늪을 헤매는 것이었다. 북측의 거의 시나리오화한 트집극은 차라리 예상했던 일이어서 새삼스러울 게 없다. 하지만 전민련측의 행동이 모처럼의 기대와 호감을 많이 희석시킨 것은 우리를 많이 서운하게 만들었다. 우선,이번 예비회담을 진정으로 성사시키려면 전민련측은 정부측의 「관례사항」 준수에 북측이 트집잡을 빌미를 줄여주도록 협조했어야 했다. 한마디로 회담이라지만 그것에 따르는 기계적인 절차와 현실적인 기능이 굉장히 많이 있다. 그것을 전민련측이 해내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회담장소ㆍ수용능력ㆍ경비 등은 치안을 주도하는 정부의 관장사항이다. 이런 일의 수행과정에서 관료적 경직성이 다소 작용하더라도 원숙하게 적응하는 것이 전민련측의 성숙함이고 승리이기도 하다. 재야적 시각으로 보면 정부측에 회담주도권 장악의 속셈이 비쳐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부측 처사를 의연하게 수렴하여 북측 대표를 회담장에 앉히기만 했다면 그 성과는 전민련의 공으로 결실될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는 전민련측이 보여준 다소 과잉한 행동거지도 우리를 실망시켰다. 통일에의 비원은 전민련만의 것이 아니다. 가슴속에 통곡을 담고 반백년가까운 세월을 살아온 동족 모두의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 통일은 너무 절박하고 소중한 것이어서 일부 사람들이 자신들의 위상이나 행동을 정당화하고 선전하는 수단으로 삼는 것처럼 보이는 일에는 저항을 느낄 수도 있다. 또한 통일의 궁극적인 달성이 전민련이라고 하는 지극히 일부의 특정세력에 의해 이뤄질 수는 없다는 것을 7천만 한민족 모두는 알고 있다. 그러므로전민련이 통일의 카드를 무소불능의 면죄부처럼 휘두르며 국제법상의 민간인 통제구역에서 시위를 떼쓰고 제지하는 관리에게 극렬한 항의를 한다든지 북쪽의 생트집으로 무산된 엄연한 결과를 놓고 정부에 책임을 돌려 원색적 비난을 하며 농성을 기도하는 일 따위는 몹시 눈에 벗어나는 행동이었다. 그리고 또하나 우리를 아연케 한 일이 있다. 환영꽃다발을 줄 화동의 구성이다. 문익환목사의 손자녀와 함께 간첩복역수 자녀로만 구성되었다는 사실이 6ㆍ25 남침시절을 문득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감옥을 깨고 나온 사상범이 남침 인민군을 해방군으로 맞던 광경이다. 이 대회를 이렇게 이끌어간다면 「범민족대회」란 명칭은 부당하다. 북측에 악용될 소지만 명백하다. 특히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잘 모르는 어린이들을 이렇게 이용하는 일은 위험하다. 어쨌거나 전민련은 이제 국민앞에 노출되었다. 정의로 포장된 연막속의 신비한 존재가 아니다. 정신이 노출된 뒤에 받아야 할 가혹한 비판에 대해서 깊은 사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 간곡한 충고에 귀기울이기를 당부한다.
  • 알바니아,「피신자」출국 불허/각국 대사관에 통보

    ◎신여행법 적용대상서 제외/ECㆍ유엔,망명허용 촉구 【본ㆍ제네바 로이터 UPI 연합】 알바니아 공산정부는 반체제인사들의 집단 외국공관 피신사태에 따라 국경개방등 긴급조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앞서 보도되었으나 이들 외국 공관 피신자들에게는 2개월전 통과된 여행 자유화법을 적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서독 정부 소식통들이 5일 밝혔다. 알바니아 당국은 알바니아 주민들에게 피신처를 제공한 외국대사관에 송달한 메시지에서 새로 도입된 여행자유화법이 외국공관 피신자들에게 자유로운 국외망명을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편 이날 알바니아인 남녀 2명이 티라나 주재 헝가리대사관으로 담을 넘어들어감으로써 헝가리 대사관에 피신한 알바니아인 수는 6명으로 늘어났다고 한 헝가리외교관이 밝혔다. 【로마ㆍ본ㆍ빈 UPI 로이터 AP AFP 연합】 유럽공동체(EC)는 5일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시의 외국대사관에 피신중인 2백여명의 망명 신청자들이 안전하게 알바니아를 출국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알바니아정부에 촉구했다. EC는 성명을 통해 알바니아에서는 인권과 국제법이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로이터 통신은 이탈리아 외무부를 통해 이 성명을 입수했다. 이탈리아 외무부 대변인은 EC의 이 성명이 5일 늦게 티라나 주재 이탈리아 프랑스 서독 그리스 등 EC 4개국 대사관을 통해 알바니아 정부에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알바니아 정부는 티라나 주재 서독 대사관에 피신중인 86명의 망명객들에게 긴급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서독정부가 민간 항공기를 티라나에 급파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서독 외무부 대변인이 밝혔다. 이밖에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알바니아 당국이 주민들의 국외 이주권을 존중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케야르 사무총장은 지난 5월 자신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는 최초로 알바니아를 방문했을 당시 『민주주의를 향한 어떤 징후들을 발견했었다』고 말하고 자신이 알바니아를 떠난 직후 국외망명을 요구하며 이탈리아 대사관에 피신해 있던 알바니아인 6명에게 로마로의출국이 허용됐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망명중인 알바니아 왕위승계자 레카 이 왕은 사면초가에 몰린 알바니아의 공산정권을 타도하고 대량학살을 피하기 위해 군사쿠데타를 일으킬 것을 요구했다.
  • 우즈베크ㆍ그루지야공도 탈소 추진

    ◎“헌법주권ㆍ외교권 보유”선언 심의 우즈베크/독립선언 구체화… 법적절차 논의 그루지야 【모스크바 AP 로이터 연합】 소련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크공화국의회가 20일 공화국의 주권을 우선시하는 「독립선언」채택을 논의하기 시작했으며 코카서스지역의 그루지야공화국도 이날 특별회의를 소집,독립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통신은 새로 구성된 우즈베크공화국 최고회의가 이날 개원,공화국의 법률이 연방의 법률보다 상위에 있으며 내정 및 외교정책을 지방정부의 권한아래 둘 것을 선언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독립선언은 「우즈베크의 국가주권과 그 독립성,전체 영토에 대한 공화국법의 우위를 규정」하고 있으며 우즈베크공화국이 국제법을 바탕으로 소련 및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를 결정할 것임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타스통신은 전했다. 타스통신은 우즈베크공화국 최고회의가 독립선언문의 채택문제와 관련,일부 대의원이 소련과의 새로운 연방조약이 마련될 때까지 연기할 것을 주장하는 등 열띤 논란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타스통신은 또 그루지야공화국 최고회의도 이날 독립을 위한 법적 절차를 논의하기 위해 당초 예정보다 한달 빨리 특별회의에 들어갔으며 이번 회의에서는 선거ㆍ시민권ㆍ경제적 독립 및 기타 조치에 관한 법안도 심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통신은 그루지야공화국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단식투쟁을 벌여왔던 대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공화국 최고회의가 예정을 한달이나 앞당겨 소집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1921년 소련 적군에 점령되면서 곧바로 소련과 합병조약을 맺은 바 있는 그루지야공화국은 지난 3월9일 소련의 강제합병을 규탄하고 독립문제와 관련한 협상을 개최할 것을 촉구함으로써 일부 공화국들의 독립움직임에 동참했었다. 우즈베크공화국에 앞서 발트해연안의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ㆍ에스토니아 등 3개 공화국과 연방산하 15개 공화국 가운데 러시아공화국이 가장 강력히 앞서 독립선언을 했었고 리투아니아의 경우는 이에서 나아가 연방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 미ㆍ소,베링공해까지 어로규제/수자원 보호 이유 빠르면 내년부터

    ◎현재 어획량의 80%감축 추진/한국 북양어업 큰 타격/일등과 공동 대응책 모색 【워싱턴=김호준특파원】 미국이 알래스카 근해 경제수역내의 한미어업 공동사업 물량을 대폭 감축한데 이어 미소 양국이 베링해 공해에서의 조업규제를 공동추진하고 있어 한국의 북양 명태잡이 어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주재 한국대사관의 한 소식통은 11일 『미소 양국이 자국의 수산자원 보호등을 이유로 베링공해에서의 어획량을 현재의 5분의 1 수준인 연간 33만t으로 대폭 감축하는 내용의 조업규제 방안을 협의중』이라고 밝히고 『이같은 규제조치를 빠르면 내년부터 시행하겠다는 것이 미소의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미소는 지난 4일 부시­고르바초프 정상회담 폐막시 발표한 「베링해어업 보존에 관한 공동성명」을 통해 중앙 베링해에서의 통제받지 않은 명태 남획으로 인해 어족자원 고갈과 생태계파괴,미소 연안어업피해 등의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을 촉구했다. 미소의 2백해리 경제수역밖에 위치한이른바 「도넛해역」이라고 불리는 베링공해에서는 현재 한국을 비롯한 일본 폴란드 소련 중국 등 5개국 어선이 출어,연간 1백50만t의 수산믈(98%가 명태)을 어획하고 있다. 베링공해의 어획 허용량이 33만t으로 규제될 경우 한국에 배당될 어획량은 5만∼6만t으로 추정된다. 지난 3년간 이 해역에서 한국의 어획량은 ▲ 87년 24만2천t ▲88년 24만6천t ▲89년 30만3천t이었다. 한미 수산 현안 협의차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한 윤영옥수산청장은 미 국무부 및 상무부 관계자와 상하의원들을 만나 『공해 조업에는 국제법상 어로 자유원칙이 유지되어야 한다』며 베링공해 조업규제 계획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연안국인 미소의 이같은 조업규제 움직임에 맞서 한국과 일본 등의 조업국은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남북한「선공존후통일」이 현실적”/소 학자「워싱턴회의」주제발표요지

    ◎평화공존 효과적 방법은 상호주권 인정/소의 대한접근,이념­외교 분리원칙 반영 다음은 소련 IMEMO(세계경제 및 국제관계연구소)의 한국 및 일본문제 전문가 게오르기 쿠나제가 지난주 미조지 워싱턴대 주최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태평양에서의 소련의 신사고」라는 주제 논문 가운데 한반도대목을 발췌,요약한 것이다. 쿠나제는 이 발표에서 한소수교의 정당성을 강조한뒤 선남북한공존 후통일이 현실적이라며 한국측의 점진적통일방안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혀 고려연방제 아래의 즉각 통일을 주장한 북한측 참석자들과 논쟁을 벌였었다. 소련은 아직도 정치적 신사고의 개념을 정립 중이지만 그 기본원칙은 이미 확립돼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이데올로기가 외교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원칙과 이해균형의 원칙이다. 태평양에서 신사고가 긍정적으로 전개된 대표적 예가 한소관계정상화 문제다. 소련의 대한접근은 이데올로기와 외교의 분리원칙이 정확히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소련이 과거의 관행과 결별하기시작한 것은 최근인 1988년 가을부터다. 그 속도는 매우 빨랐고,이에 따라 소련과 한국은 40년이 걸릴 거리를 1년반만에 다달았다. 이같은 급진전의 토대는 무엇인가. 경제적 정치적 전략적 고려에서 볼 때 한국과의 의미있는 다목적 교류가 소련의 국가 이익에 합치된다는 것은 아주 분명하다. 국제법 상의 모든 기준에 비춰 볼 때 한국은 주권 국가로 인정되어야 한다. 한국은 독립성과 더불어 고도로 효율적인 경제 정치체제와 중앙 정부에 의해 전면 통제되는 국가영토를 갖고 있다. 주권 국가로서의 한국의 존재는 다른 국가가 승인하고 안하고 할 대상이 아니라 실존하는 현실 그 자체다. 또한 소련은 냉전을 주도했던 국가이기 때문에 최소한 냉전의 유산으로부터 세계를 해방시켜야 하는 도덕적 의무를 갖고 있다. 소련은 이념적 편견으로 가득 찬 정책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에 동맹국의 개념에 대해서도 평가를 다시 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소­북한관계의 범주를 넘어서는 중요한 보편성의 문제다. 무엇이 동맹국에 대한 의무일까. 분명한 것은 어느 한쪽이 자신의 이익과 우선 순위를 무시하면서까지 다른 쪽의 정책 방향을 따라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한 관계는 동맹관계가 아니라 일방적 의존 관계라고 밖에 부를 수 없다. 오늘날의 동맹관계에서 동맹국에 대한 유일한 의무는 동맹국이 외부로부터 정당한 이유없이 침공을 받았을때 서로 도와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밖의 다른 의무는 소련의 국가이익과 상충되지 않는 것만 이행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소련은 한국이 북한에 대해 무력분쟁을 도발하지 않는 한 전적으로 자유롭게 한국과 폭넓은 접촉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소련은 남북한 모두와 관계를 발전시켜 나감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통일에 기여하리라고 확신한다. 통일이 된다고 남북한의 차이가 곧 극복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한반도 통일은 즉각적인 행동보다는 참을성 있는 상호조정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는 장기적 과정으로 보아야 한다. 재조정 과정의 필수적인 전제조건은 남북한이 상대방을 주권 국가로서 상호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 한 포괄적이고 실질적인 대화가 있을 수 없다. 남북한은 어떻게 통일을 이룩할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어떻게 평화롭게 공존할 것인가를 배우는 것이 순서다. 공존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각기 주권독립 국가로서 공존하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가 옳다면 제3국들은 남북한 양국을 주권국가로서 확인하는 제도적 장치에 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한소 양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광범한 국내 개혁과 근본적인 혁명은 상호 개방의 중요한 전제조건을 충족시켜 주고 있다. 두나라 사회는 민주주의를 향해 가고 있는 중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억압적인 정권간의 관계는 안정될 수도,신뢰할 수도 없다. 억압적인 정권 아래서는 인민의 의지가 쉽게 무시돼 결과적으로 대외정책의 노선 변화와 국제 의무의 배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소관계의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한국의 북방정책이다. 소련의 대한 개방은 무엇보다도 정치적 신사고에 의해 재사정 된 소련의 국가이익 때문에 추구된 것이지만 노태우대통령의 북방정책 추진과 맞아떨어져큰 실효를 거둘 수 있었다.
  • 소련 반체제 사진작가 세르게이 멜리코프

    소련 반체제 사진작가 세르게이 멜리코프씨(34)가 소련내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과 인권유린의 현장을 폭로하기 위해 경남대학교(총장 박재규) 초청으로 15일 한국에 왔다. 반정부 발언으로 지난 82년부터 86년까지 3년6개월동안 타시켄트등 여러곳의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었던 멜리코프씨는 『그동안 수십년에 걸쳐 소련에서 행해졌던 「인민의 이름으로 인민을 위해서」라는 서두로 시작된 인민체제하의 수많은 정책들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났는가를 한국인들에게 여실히 보여주기 위해서 왔다』고 자신의 방문 목적을 밝혔다. ◎“소 「수용소군도」 참상 알리겠다”/수용소 수감중 몰래 찍은 사진 1백여점을 휴대/「관련문서」 한국서 책으로 출판,전시회도 계획 수용소생활 동안 비밀리에 찍은 사진 1백여점을 가져온 멜리코프씨는 『소련의 정치범 수용소는 1918년 레닌의 명령으로 북극의 백해연안 솔로베츠키섬에 처음으로 건설된 이래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던 지난 86년초까지 존재하고 있었다』며 『현재는 불로 태우고 불도저로 밀고산을 새로 만드는 등 지형을 아예 바꿔 그 흔적을 거의다 없앴는데 그같이 역사의 흔적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죽음을 무릅쓰고 처참한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말했다. 수용소에서의 학살행위가 가장 심했던 것은 스탈린시대로 이 시대에만 4천만명이 수용됐으며 그 가운데 70∼80%는 죽었다고 밝히는 멜리코프씨는 『인종학살을 감행한 스탈린은 소련내에서도 공식적으로 범죄자로 인정되고 있다』며 『이를 방조한 국제법도 책임이 있고 이같은 행위는 법적 시효에 관계없이 단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소련에서는 최근까지 스탈린시대의 여러가지 방법들이 그대로 익숙하게 행해져 왔으며 지금 민주적 변화가 일고 있기는 하지만 민주주의자들과 스탈린식 사회주의자들간의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자신이 돌아본 수용소중 1947년부터 53년까지 정치범을 수용했던 마가단 수용소에는 어린이 수용소가 별도로 있었으며 그곳에서 죽은 수백명에 달하는 어린이의 신발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타시켄트의 현대식 형사범수용소에서는 18∼19세의 소년범들에게 군사훈련을 시켜 아프간전선으로 보내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오래된 수용소에는 죽은 사람들의 해골이 즐비하게 널려 있었으며 대부분 두개골이 톱으로 잘려져 있는 것이 일종의 생체실험에 이용된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레닌그라드에서 태어나 레닌그라드대학에서 언론학을 공부한 뒤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민간단체인 「소련 어린이기금」부설 아무르발행국의 대외관계 부장직과 소련문화기금 하바로프스크지국의 지도위원직을 맡아 소련 극동지방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멜리코프씨는 소련거주 한국인들에 대해 『매우 어려운 환경속에서 끝까지 인내로 버텨 지금은 땅도 많고 잘살고 있다』고 전하면서 『한국과 소련의 극동지방과는 역사적 문화적으로 더 활발한 교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관계강화를 위해 하바로프스크시에 한국문화센터 창설을 제의했으며 이것인 성사된다면 센터부지를 제공해줄 수도 있다고 했다. 또 은행설립,한국학교 설립,한국출판사의 설립 등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실제로 소련의 새 헌법에 따라 한국인들의 문화기금이 설치돼 있기 때문에 이같은 분야에의 지원이 가능하다』고 했다. 최근에는 산악관련 사진을 찍고 있으며 중국의 텐산산맥을 주제로한 사진집과 동북아시아 지방을 주제로한 사진집을 일본에서 출판할 예정이라는 멜리코프씨는 『그동안 찍은 사진들과 입수해온 수용소 관련 비밀문서들을 「러시아묵시록」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에서 출판하고 또 전시회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련의 정세를 묻자 그는 『이렇게 자유스럽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이 오늘날 소련정치의 현실을 말해주는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부인 멜리코마야 볼리나씨(29)와 딸 나스차양(2)과 함께 16일 마산으로 내려가 그곳 경남대에서 학생들에게 1917년 소련 공산혁명 이후 후르시초프시대까지의 소련 정치의 잔학성에 대해 강연을 한 뒤 오는 18일 출국할 예정이다.〈나윤도기자〉
  • 「민주여신호」떠돌이배로 전락

    ◎중국의 잇단 경고에 각국 지원 꺼려/홍콩 입항거부 이어 대만마저 “주춤” 「6ㆍ4천안문사건」1주년을 맞이하면서 중국대륙에 민주개혁을 촉구하는 전파를 보내기 위해 남중국해를 항진중인 방송선 민주여신호(본보 4월25일자 보도)가 자국과의 이해관계를 저울질하는 주변국가들의 소극적인 호응으로 표류할 운명에 놓일 것 같다. 지난 3월17일 프랑스남부 라로셰항구를 떠난 이배는 당초 중국의 애국ㆍ민주항쟁이 폭발했던 「5ㆍ4운동」71주년 기념일에 맞춰 방송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배는 예정일이 훨씬 지난 현재 당초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했던 대만당국으로부터 방송활동에 대한 보장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13일 정오쯤 대만북부 기륭항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배는 프랑스를 떠날때만 해도 많은 성원을 받았다. 모금활동으로 민주여신호를 구입,프랑스ㆍ대만언론기관의 지원으로 대중국방송계획을 세운 것이 지난해 천안문 광장시위를 주도했던 중국반체제 지식인 엄가기와 오이개희 등 학생대표들이었기 때문. 이들은 중국을 탈출,파리에서 민주중국진선(FDC)이란 민주단체를 조직했다. 그러나 민주여신호가 중국대륙에 가까워 올수록 주변 관련국가들은 매우 달갑지 않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이 배가 식수 등 음식물과 유류를 공급받기 위해 지난 3일 싱가포르에 들렀을때도 현지당국은 마지못해 요구에 응했다. 이 배의 다음기항지가 홍콩이란 사실이 알려지자 홍콩정청 데비드 월슨총독은 『홍콩이 정치의 전쟁터가 될 수 없다』며 단호하게 입항을 거절했다. 홍콩은 물론 이 지역의 주권국인 영국정부가 천안문사태를 가리켜 중국민주화의 싹을 밟아버린 폭거라고 비난했던 점 등을 감안하면 민주여신호의 입항거부는 중국눈치를 보느라 취해진 저자세 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어느 나라보다 이배 때문에 골치를 앓는 곳은 대만이다. 당초 민주여신호는 이달초 기륭항에 들른뒤 4일부터 6월말까지 대만과 중국사이의 공해인 남중국해에서 방송을 개시할 계획이었고 대만당국도 처음엔 별달리 머뭇거리는 기색없이 이 배의 활동에 개입치 않는다고 밝혔던 것이다. 이에 대해 대만국방관계자는 이 배가 방송도중 중국측 공격을 받고 자국영해에 피해 들어 올 경우 적극적인 대응으로 보호하겠다고 호언했다. 그렇지만 중국이 민주여신호에 대한 대만의 협조적 태도에 계속 강한 불만을 표시하자 분위기가 크게 바뀌어 버렸다. 이같은 중국의 강압적인 자세를 의식한 듯 대만측은 『민주여신호의 공해상 방송활동은 국제법에 어긋난다. 따라서 대만정부는 이 배의 입항은 일단 받아들이고 물자공급도 하겠지만 중국을 비난하는 방송을 할 경우 재입항은 거절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여신호가 대만해역 가까이로 다가옴에 따라 중국은 잠수함을 파견,무력행사를 할 의사를 보였으며 대만해군은 11일 경계령을 내리고 순양함과 전투기를 발진시킨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 사건이 군사적 긴장상태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배의 처지에 대해 세계 민주주의의 대표격인 미국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특히 지난 10일 중국이 2백11명의 천안문시위 관련자들을 석방한 사실등을 감안하면 민주여신호에 대한 서방국가들의 성원은 약해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이밖에 대만북부 한 어촌에서 민주여신호를 돕기 위해 수십척의 어선을 동원,배의 장성을 만들어 여신호가 중국측의 공격을 피해 방송활동을 할 수 있도록 결의한 것으로 보도돼 눈길을 끌고 있으나 실효성 여부엔 강한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 요시다ㆍ구보타ㆍ후지오…/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사명대사에게 가토 기요마사(가등청정)가 여쭈되 『조선에 보물이 있습니까』하니 스님이 『보물은 일본에 있을 뿐 조선에는 없다』고 대답했다. 다시 『그것이 무슨 뜻입니까』고 묻자 『지금 조선에서는 당신의 목을 베기만 하면 천금의 상을 받게 되므로 당신의 머리가 곧 보물인 것이다』라는 호통이 나왔다. 가토는 간담이 서늘했다. 조선 선조 27년(1594년)4월에 사명스님이 울산 서생포에서 왜장가토를 만났을 때 얘기다. 허균이 지은 자통홍제존자사명송운대사 석장비명으로 전해 온다. 이승만은 생래적으로 반일주의자였다. 1952년말 한일회담이 교착상태에 들자 도쿄의 미군당국은 중재를 해줄양으로 이승만을 도쿄에 초대했다. 당시 일본총리는 노회하기로 소문난 요시다 시게루(길전무)였다. 먼저 미국대사 머피가 마련한 오찬에 요시다가 불참하는 결례를 저질렀다. 이어 다음날 미군사령관 클라크가 초대한 만찬에서 두 노인은 냉랭한 표정으로 만난다. 요시다가 묻고 노대통령은 대답했다. 『듣건대 산자수명한 한국엔 아직도 호랑이가 많다던데요』,『한국엔 이제 호랑이가 없소』『그럴리가…. 예로부터 백두산 호랑이가 유명하지 않습니까』『당신들 일본사람이 마구 잡아 가죽까지 벗겨간 터에 이제 호랑이는 씨가 말랐소』 한일간에 가로놓인 넓은 강과 깊게 드리운 그늘의 연원이 역사적으로 대개 이러하다. 요시다가 이어 한일간 지난날에 언급,『우리의 군국주의자들에게 책임이 있습니다』고 하자 드디어 이승만의 참았던 분노가 폭발했다. 『귀하는 군국주의자들에 책임을 돌리지만 그런말은 아직도 한국을 지배하려는 일본의 야망과 그 시도를 의심하는 한국인들에게 확신을 줄지 모른다』고 쏘아붙인 것이다. 요시다는 대답대신 묘한 미소를 지었을 뿐이다. 한일관계는 예나 지금이나 모순과 갈등으로 가득차 있다. 증오와 불신감 또한 뿌리깊다. 양쪽의 여론조사는 언제나 서로를 「가장 싫어하는 국가군」속의 첫째로 꼽고 있다. 최근에도 일본인에 대한 한국인들의 첫 인상은 「간사하다」로 나타났고 한국인에 대한 일본인의 대표적인 느낌은 「감정적」이라고 지적됐다. 40년의 강점과 식민수탈을 단 한마디 「불행했던 과거」라는 표현으로 호도하고 「유감」을 표할지언정 결코 시인 사과는 하지 않는 그들이다. 그런 일본은 요즘 안팎으로 눈부신 변신을 거듭하는 소련을 배울 필요가 있다. 소련은 얼마전 지난 1940년의 카틴숲 학살사건이 당시 그들 내무인민위원국(NKVD)의 주도아래 저질러진 범죄라고 시인하고 폴란드 정부에 사과하는 곰의 재주를 부렸다. 43년 소련을 침공한 나치독일이 스몰렌스크 동쪽 카틴 숲속에서 4천3백구의 유해를 찾아냈을 때 소련은 시침을 뗐었고 지금까지 그랬다. 소련이 과거의 전쟁적 범죄를 시인하고 사과하는데 50년이 걸린 것이다. 그것은 역사의 도도한 흐름이며 사실은 영원히 사실이라는 진리를 일깨워주는 교훈이기도 하다. 지난 37년 중국군이 완강하게 버티던 남경시를 함락시킨 일본군은 부녀자 겁탈과 약탈은 물론 닥치는 대로 학살한 양민이 30만을 넘는다. 한국에서의 경우도 그러하다. 태평양전쟁기간중 39년부터 45년까지 6년동안 일본 등지에 노무자로 끌려간 한국인은 1백37만명,국내에서의 강제노역4백50만,군인 군속 소위 여자정신대 등으로 연행된 37만 등 모두 6백만명이 일제에 의해 동원되거나 학살됐다. 「불행했던 과거」에 대한 「유감」표명만으로는 절대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일본당국은 연전에 교육용으로 일본역사상 10명의 「위인」을 선정한 바 있다. 그중 근대편에는 길전송음ㆍ서향륭성ㆍ이등박문 등 조선침략의 원흉들이 망라됐다. 군국주의 잔재에 젖어 있는 일본 지도층의 의식의 단면을 드러내 주는 것이다. 오래전에 「일본의 한국병합」이라는 책을 쓴 야마베 겐타로(산변건태랑)는 이들 소위 근대화주역들의 행적을 분석한 뒤 『일본의 내셔널리즘은 시대에 따라 그 형태는 다르지만 본질은 언제나 정한론이었다』고 갈파했다. 바로 그것이다. 53년 한일회담 당시 일본대표였던 구보타(구보전관일랑)는 『한일평화조약이 체결되기전에 한국이 독립한 것은 국제법 위반이다』라고 흥분하더니 끝내는 한술 더 떠 조선통치를 「시혜」라고까지 망발을 해 한일관계사에 이른바 「구보타 망언」을 남긴다. 『이등박문의 길을 따라 우리는 한국에 뿌리를 심어야 한다』고 말한 자는 요시다였고 마지막 수석대표였던 다카스기(고삼진일)는 『일본이 한국을 20년은 더 지배했더라면…』하고 아쉬워했다. 30년후인 86년 당시 문부상이던 후지오(등미정행)는 『식민지지배니 하고 떠들어 대지만 일본은 좋은 일을 하지 않았는가』고 근성을 드러냈다. 섬나라 지도층의 한국에 대한 착시와 오만이 이와 같다. 지금도 일본 도처에는 그때보다 더 많은 요시다,구보타,다카스기,후지오들이 버티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이 일본에 임한 기본자세는 정신적이며 도덕적이었다. 「정신적 화해」였기도 하다. 반면 일본은 법적ㆍ실무적이었고 경제동물적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지금 막강한 부와 힘을 갖고 있다. NTT(일본전신전화) 한 회사의 주를 팔면 서독의 전 회사주식을 살 수 있고 도쿄를 처분한다면 그 돈으로는 미국 하나반을 살 수 있다. 미국의 핵우산을 빌려 쓰고 풍요를 구가하는 그 사회에 「대동아전쟁긍정론」이 대두된 지는 오래다. 급기야는 군국일본과 일왕찬미의 상징이었던 일장기와기미가요의 사용이 공식화되기에 이르렀다. 패전후엔 그토록 믿었던 힘을 버리고 조심조심 부지런하기 30년만에 졸부가 된 그들이 이제 다시금 축적된 힘에 대한 자신과 오만을 갖고 그것을 활용하고 싶어한다. 그러한 그들이 과거에 저지른 전쟁범죄와 관련된 피해보상문제와 재일동포문제에 있어서는 그렇게 간교하고 이중적이고 인색할 수가 없다. 그래가지고는 한일에 가로놓인 강과 그늘은 영원히 걷혀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아는 일은 그들의 앞날을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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