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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중국발 ‘황사테러’ 대비책은/정서용 명지대 국제법 교수

    [시론] 중국발 ‘황사테러’ 대비책은/정서용 명지대 국제법 교수

    올상반기 어수선한 국내 분위기를 알기나 한듯 벌써부터 올봄 최악의 황사테러가 몰려올지 모른다는 걱정이 분분하다. 지난겨울 중국과 몽골의 황사 발원지에 내린 눈의 양이 적어 편서풍이 강하게 부는 봄이 되면 노란 먼지가 더욱 많이 날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황사는 매년 우리가 치러야 하는 반갑지 않은 연례 행사가 되어버렸다. 그 피해가 점점 더 심각해져 가기에 일반 국민들에게 황사 예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관련 부처장은 직을 걸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은 황사 문제로 행여나 자신의 표가 이탈하지 않을까 온갖 선심성 정책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급기야는 지난달 필리핀에서 3국의 안보와 평화를 논하는 것이 주요 목적으로 한·중·일 정상이 모인 자리에서 향후 황사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하는 내용의 정상 공동 언론발표문이 나오기도 하였다. 그 내용인즉 황사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한·중·일 3국이 함께 노력을 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서 3국 환경장관회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제 곧 한·중·일 정상의 의지를 실현에 옮기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환경부가 중심이 되어서 회의가 개최된다고 한다. 여기서는 향후 황사에 대한 공동 대응을 위한 어젠다가 마련되어야 한다. 어젠다에는 사회과학 및 자연과학 전문가들의 공동 연구단의 구성을 통한 정책방안 마련, 향후 황사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몽골과 북한의 참여 문제, 그리고 각국 내 관련부처 간의 유기적인 협력체 구성 논의 등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3국 환경장관회의를 통한 여러 활동을 위한 공동의 재원 마련 방안도 의제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한·중·일 3국의 분담금 마련과 함께, 아시아개발은행이나 지구환경기금과 같은 국제기구의 재원을 활용할 수 있는 협력 사업 개발 방안도 적극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황사 문제가 지구 전체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막화 문제의 일환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현재 존재하고 있는 국제환경조약 체제인 사막화방지협약 체제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구적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막화 방지 협약의 논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황사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황사문제를 사막화 문제의 대표적인 예로 소개하면서, 지구적 차원에서 이에 대한 대응 노력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자 환경외교 강화 차원에서 외교부, 환경부, 산림청 등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요청되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반드시 관련 부처에 대한 재정적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전쟁에서 실탄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군인에게 전쟁에서 이기고 오라고 명령하는 것과 같은 행위가 바보짓이듯, 관련 부처에 대한 재정 지원 없이 다른 국가와 국제 사회를 상대로 황사 테러 문제를 해결만 하라고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서용 명지대 국제법 교수
  • 바그다드 이란 외교관 피랍

    지난 달 주 이라크 이란 외교관5명이 미군에 의해 체포된 데 이어 지난 4일(현지시간) 이란 외교관 1명이 바그다드 한복판에서 이라크 특수부대 제복을 입은 괴한들에 납치돼 미·이란간 긴장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AFP통신은 6일 이라크 관리의 말을 인용,“바드다드 주재 이란 대사관내 최고위직인 잘랄 샤라피 2등 서기관이 이날 저녁 시아파 거주지역인 바그다드 남동부 카라다 부근에서 납치됐다.”면서 “샤라피의 경호원들과 괴한들간 총격전이 벌어진 뒤 이라크 경찰이 추격했으나 샤라피와 차량은 오리무중”이라고 보도했다. 무하마드 알리 후세이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테러 행위”라면서 “샤라피 서기관은 미군의 통제하에 있는 이라크 국방부와 연관된 단체에 납치됐다.”며 미국측을 비난했다. 이어 “이란은 이같은 행위를 국제법과 빈 협약을 위반하는 공격행위로 간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미군 측은 “부대를 점검해봤지만 이번 납치사건과 전혀 연관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관련성을 강력히 부인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 판은 범인들이 이라크 국방부 공무원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6일 보도했는데, 이라크 관리들은 “신분증은 얼핏보아 진짜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이 국방부에서 해고된 직원일 수 있다는 정보도 있다.”고 전했다. 이들 일당이 이라크 국방부 공무원이나 이라크 특수부대 대원이라면 이라크 정부는 이란 외교관 납치극을 암묵적으로 방조했거나 사주했다는 ‘음모론’에 휩싸이고, 이란을 이라크내 테러의 배후로 지목한 미국과 이란 사이 분위기는 한층 험악해질 것으로 보인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원폭피해 손배소 국내서도 패소

    일제강점기 때 강제징용으로 일본에서 노역중 원폭에 피폭된 한국인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사상 처음으로 국내 법원에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부산지법 제6민사부(재판장 이승호 부장판사)는 2일 원폭 피해자인 이근목(84)씨 등 6명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6억 600만원을 배상하라며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들이 피해를 본 시점은 1944년에서 1945년 사이로 우리 민법상 소멸시효인 10년이 지난 사안이어서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기각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미쓰비시에서 받지 못한 미지급 임금 부분의 청구도 관련 증거가 부족할 뿐 아니라 이 부분도 소멸시효 10년을 지나 청구를 기각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들은 피고가 노예제를 금지하는 관제관습법, 강제노동에 관한 국제노동기구조약 등을 들어 국제적 범죄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으나 국제노동기구 등 관련 국제법에는 범죄자에 대한 직접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아 원고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원고의 청구가 기각되자 원고측 소송대리인 최봉태 변호사는 “가해국인 일본에서도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소멸시효를 인정하지 않는 판결이 나오고 있다.”면서 “대한민국 사법부가 단지 소멸시효가 경과했다는 이유로 국내 원폭 피해자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라며 원고들과 협의해 항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피해 당사자와 일제하강제동원진상규명시민연대 등 사회단체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강제동원진상규명시민연대는 “한국 사법부만큼은 역사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에 함께 해 주기를 바랐지만 패소로 끝나 지난 60여년 동안 고통스럽지만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온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얼굴을 들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인혁당 재건위 무죄판결] ‘사법과오’ 인정… 과거사 정리 본격화될 듯

    유신정권 시절 ‘인혁당 재건위’ 사건과 관련해 피고인들에게 사형을 선고했던 법원이 재심이기는 하지만 32년 만에 무죄를 선고한 것은 스스로 과거 잘못된 판결을 내렸음을 인정하고, 피고인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혁당 사건은 유신정권 시대에 자행된 ‘사법살인’의 대표적 사건으로 꼽혀 왔다. 특히 1975년 4월9일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된 8명에 대해 사형 확정 18시간 만에 전격적으로 사형을 집행, 재심 기회를 원천 박탈한 것에 대해 스위스 국제법학자협회로부터 ‘사법사상 암흑의 날’이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이번 재심에서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림에 따라 사법부의 과거사 정리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으로서는 정의가 실현되지 않은 채 법적 안정성만 추구하는 것도 올바르지 않지만, 정의만을 앞세우다 자칫 법적 안정성이 무너지면 사회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재심 결정이 쉽지만은 않은 과제였다. 이날 재판부는 숨진 피고인 8명에게 적용된 혐의 중 재심 대상이 아닌 것을 제외한 모든 사안에 대해 무죄를 선고,‘인혁당 사건’이 유신정권에 의해 조작됐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동시에 정권 안보를 위해 필요하면 정보기관이 고문과 조작을 통해 허위 진술을 받아내고, 검찰도 이를 그대로 기소하고, 법원 역시 정권의 요구에 부응하는 판결을 내렸던 ‘전근대적 형사사법 절차’의 오류를 비록 늦었지만 스스로 인정했다. 재판부가 당시 수사기관의 피의자 신문조서와 진술서가 조작 또는 강압적인 상태에서 작성됐다며 아예 증거로 채택하지 않은 것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번 선고로 사법부의 과거사 청산 노력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의 과거사 정리는 2005년 9월 이용훈 대법원장이 취임하면서부터 본격화됐다. 이런 차원에서 이 대법원장은 취임 직후 72∼87년 사이의 긴급조치법, 국가보안법, 반공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한 사건의 판결문 5000여건을 수집할 것을 지시했다.법원행정처는 지난해 3월 판결문 분석 및 검토를 마무리지었다. 따라서 법원은 앞으로도 유신정권 이후 암울했던 시기의 법원 판결에 대해 재심을 확대하고, 대법원 전원합의체를 거쳐 판례 변경 등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세계서 가장 작은 166평 나라 ‘시랜드공국’ 팝니다

    세계서 가장 작은 166평 나라 ‘시랜드공국’ 팝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를 팝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은 8일 에섹스주 해안에서 불과 11㎞ 떨어진 작은 인공섬인 ‘시랜드공국’이 매물로 나왔다고 보도했다. 공식 매물가는 비공개 상태이지만 액수는 ‘8자리(1000만 단위)’이다. 미국 달러화인지 영국 파운드화인지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 영국 영해 안에 있지만 독립국으로 선포, 자체 헌법과 화폐, 국기, 국가대표 축구팀까지 보유한 ‘군주제 국가’이다. 지금까지 시랜드공국이 발행한 여권은 300여개에 이른다. 시랜드공국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이 만든 해상 구조물이었다. 두 개의 대형기둥 위에 550㎡(약 166평) 규모의 플랫폼과 주거용 건물이 있다. 전쟁 후 방치됐던 시랜드는 1967년 패디 로이 베이츠라는 영국군 퇴역 소령이 정착, 국가로 선포했다. 이 해상 구조물은 당시 국제법으로는 영국 영해인 3마일(5.6㎞) 밖에 존재해 재판도 여의치 않았다.1968년 영국 해군이 강제 퇴거를 시도했지만 베이츠 일가의 강력한 저항으로 실패했다. 1978년 독일과 네덜란드인들이 시랜드공국을 기습, 베이츠의 아들인 로이 왕자를 인질로 잡고 점거를 시도했지만 베이츠가 헬기로 공격해 아들을 구출했다. 이후 베이츠는 이들을 전쟁포로로 감금해 네덜란드와 독일 정부가 외교관을 보내 협상한 끝에 석방됐다. 그러나 국제법상 영해가 반경 12해리(약 19.2㎞)로 확장되면서 영국 정부와 분쟁이 재발되기도 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국제기구 주름잡는 한국인] 유엔본부의 한국인 직원

    |뉴욕 이도운특파원|한국의 유엔 외교는 유엔대표부를 통해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유엔본부에 근무하는 한국인들도 국제사회에서 한국 국력을 뒷받침해주는 든든한 주춧돌의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유엔본부에서 일하는 전문직급의 한국인은 모두 32명. 이 가운데 군축부에서 일하는 정담(45) 씨가 한국인 직원들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정씨는 한국에서 외국 금융회사에 다니다 지난 93년 유엔에 들어왔다. 정씨는 우리나라가 91년 유엔에 가입한 뒤 유엔의 국가별 채용 계획에 따라 선발된 ‘유엔 1세대’이다. 정씨는 대량살상무기와 재래식무기 감축, 지역별 안보현안, 제네바군축회의 등을 담당한다. 유엔 총회와 관련된 위원회, 전문가회의 등을 위한 보고서를 만들고 각종 자료를 평가하는 것이 그의 주요 업무다. 정씨는 “지난 13년 동안 한국의 유엔 외교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서 “가입 초기에는 정보와 인력이 모자랐지만 지금은 많이 개선됐고, 한국 외교관들의 활동도 활발해졌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특히 90년대 말 이후 한국의 경제적 위상이 높아진데다가 반기문 사무총장의 당선으로 유엔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많이 올라갔지만, 한국인이 유엔 사무총장이 됐다고 해서 한국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씨는 유엔본부의 한국인 32명이 적절한 인원이냐는 질문에 “현재 너무 적지도, 너무 많지도 않지만 40명 가량이 가장 적절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유엔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서는 “국제무대에 진출하려면 다른 나라의 문화와 종교 등에 거부감이 없어야 하고, 무엇보다 국제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통일 한국을 이뤄보겠다는 꿈을 가진 젊은이는 유엔에 진출할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관료나 정치인, 전문가가 되는 것이 옳다는 얘기다. 유엔본부에는 인턴으로 일하며 미래의 국제외교관을 꿈꾸는 한국의 학생들도 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국제협력학을 전공하다가 여성부 후원으로 유엔 인턴 채용시험에 합격한 강민아씨는 지난해 9월부터 사무총장 연설 및 홍보팀에서 일하고 있다. 영국 워릭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강씨는 앞으로 영어 연설문 전문가가 되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강씨는 “현재 우리 정부에는 영어 연설문을 작성할 수 있는 인력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강씨는 유엔에 인턴으로 오기 전에 외교부 산하기관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다면서 “한국과 국제사회의 시각과 업무 방식이 어떻게 다른가를 현장에서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씨는 유엔에서 반 총장의 선출 과정을 지켜보면서 유엔본부 직원들의 변화도 감지했다고 한다. 반 총장의 당선이 확실해지자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는 직원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유엔에서는 외국 국적을 지닌 한국인들도 찾아볼 수 있다. 반 총장의 취임선서식이 열린 유엔 총회장에서 만난 서천경씨는 독일 이민 1.5세대. 독일 뮌스터대학과 뮌헨대학에서 법률을 전공하고 변호사 시험을 치른 뒤 독일 정부의 후원으로 유엔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서씨는 독일어와 한국어는 물론 영어, 불어에 라틴어까지 구사하는 다언어 구사자이다. 이 덕분에 그는 유엔본부 내에서도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에 와보니 5개 상임이사국만이 국제사회를 좌지우지하지는 않은것 같다며 강대국이 아닌 나라들도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씨는 반 총장의 당선이 긍정적이지만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는 반 총장이 총장직 인수과정에서 너무 한국인과 한국 관련 업무에 치우치는 것은 아닌가를 늘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로 돌아간 뒤 유엔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국제법 분야에서 일할 계획이다. dawn@seoul.co.kr
  • [후세인사형 파문] 2차례 폭탄테러… 바트당 “美·이란에 보복”

    이라크는 지금 그야말로 ‘폭풍 전야’와 같은 상황이라고 현지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이미 바그다드에서 대규모 폭탄 공격도 자행됐지만, 일각에서는 아랍권과 이슬람 신도들의 분노 등 주변 정황을 감안할 때 아직은 ‘산발적인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고 전망하고 있다. 장기호 이라크 대사는 31일 “종파 간 분쟁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격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 대사는 “항소심에서 사형이 확정된 뒤 바그다드 시내에서 폭발이 자주 일어났고 ‘그린존(미군의 특별 보안지역)’에도 박격포 공격이 이어졌다.”면서 “위험수위가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고 바그다드와 아르빌에 있는 교민 안전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보안과 군당국은 후세인 전 대통령에 대한 사형이 집행된 지 10시간 뒤인 30일 오후 4시쯤(현지시간) 바그다드의 시아파와 수니파가 섞여 사는 지역에 차량 폭탄 3발이 연속으로 터져 15명이 죽고 2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이라크 남부 시아파 지역인 쿠파시에서 수산시장을 겨냥한 차량 폭탄공격으로 적어도 31명이 숨지고 58명이 부상한 사건이 일어났다. 후세인 전 대통령의 추종 세력인 바트당은 후세인 처형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점령자와 시아파인 이란에 무자비한 보복을 가할 것을 국민들에게 촉구했다. 바트당은 이날 자체 인터넷(www.albasrah.net)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은 당신에게 위대한 날”이라며 “이라크 내 공동의 적인 미국과 이란에 대해 무자비하게 공격하라.”고 호소했다. 팔레스타인 집권 여당 하마스의 포지 바드룸 대변인은 후세인에 대한 사형집행을 “정치적 암살”이라고 규정한 뒤 “이는 전쟁 포로를 보호하도록 돼 있는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리비아는 이날부터 3일간을 국가 애도기간으로 선언했으며 관공서에는 조기가 게양됐고 희생제 기간에 예정됐던 행사들을 취소했다. 무엇보다 아랍계 언론의 반발은 이슬람권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을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랍계 신문 알-쿠즈 알-아라비 편집장은 알-자지라 TV에 “이슬람 축제기간에 이뤄진 처형은 미국과 이라크에 의한 위대한 종교에 대한 경멸적 행동이며 모든 아랍인과 이슬람신도에 대한 무례한 행동”이라고 규정했다.바레인의 알 와탄 신문 정치부장은 “후세인은 일종의 순교자로 여겨지게 됐으며 그의 정치적 위상은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안동환기자·바그다드 외신종합
  • [후세인사형 파문] 환영·분노 엇갈린 국제여론

    |도쿄 이춘규·베이징 이지운특파원·서울 이순녀기자|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전격적인 사형 집행에 대해 30,31일 국제사회는 ‘죗값을 치렀다.’는 환영과 ‘비극의 악순환’을 우려하는 비난의 목소리가 교차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을 제외한 이슬람권 국가들과 이슬람신도들은 일제히 분노를 표시했다. 영국의 마거릿 베케트 외무장관은 “후세인이 최소한 이라크인들에게 자행한 끔찍한 범죄 중 일부에 대해 이라크 법정의 심판을 받은 것을 환영한다.”며 죗값을 치렀다고 강조했다. 일본 외무성관계자는 “결정은 이라크의 새 정부가 법의 원칙에 따라 내린 것”이라며 “우리는 이러한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中·러 “정세 악화 우려” 중국 정부는 “이라크 문제는 당연히 이라크 국민이 결정해야 한다.”며 이라크의 안정화를 기원했다.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이라크가 조속한 시일 내에 안정과 발전을 이루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화통신은 “이라크 당국과 이라크 주둔 미군이 왜 이런 때 정치생명이 끝난 인물을 서둘러 처형했는지에 대해 그 속 뜻을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하겠지만 국제사회와 여론은 후세인 처형으로 현재의 이라크 난국을 풀기 어렵다는 일치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외국의 군사적 점령이 끝나지 않을 경우 점령과 반점령 투쟁도 중지되지 않고 이라크의 난국 역시 종식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후세인 처형의 목적은 혼란 진정이겠지만 그 목적이 실현되기는커녕, 이라크 정세가 설상가상으로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1980년대 후세인 집권시절 이라크와 전쟁을 벌였던 이란은 환영했다.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 부총리도 “이스라엘에 대한 중대 위협이자 이라크 국민에게도 수많은 해악을 끼쳤던 그가 죽음을 자초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아랍권 “정치적 암살” 반면 아랍권 대부분 국가와 종파는 분노하며 복수를 다짐했다. 팔레스타인 하마스 내각의 포지 바드룸 대변인은 후세인 사형집행을 정치적 암살이라며 “전쟁포로를 보호하도록 돼 있는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리비아는 이날부터 3일간을 국가 애도기간으로 선언했다. 후세인이 속했던 이라크 수니파는 복수를 다짐했다. 하지만 이라크 시아파나 쿠르드족 등 후세인 시절 정치적 탄압을 받은 세력은 크게 환영했다. 유럽연합(EU)은 처형을 ‘야만적’이라고 비난하면서 “EU는 후세인이 저지른 범죄와 사형집행을 모두 비난한다.”고 주장했다. 교황청은 보복과 폭력의 악순환을 우려했다.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와 스위스, 이탈리아 등은 “처형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며 우려했다. 스페인 정부도 교수형 집행에 유감을 표시했다. 클레멘테 마스텔라 이탈리아 법무장관은 후세인 처형이 “이라크 문제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정치·군사적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종파 간의 긴장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taein@seoul.co.kr
  • [2008년 서울에 문여는 유엔평화대학](中)코스타리카 본교 가 봤더니

    [2008년 서울에 문여는 유엔평화대학](中)코스타리카 본교 가 봤더니

    “중국 정부의 ‘파룬궁’ 박해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여성 박해, 인도 ‘불가촉천민’ 문제 등 권위주의 체제 아래에서 비정부기구(NGO) 활동가들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가.” 지난 2일 오후 코스타리카의 수도 산호세에 있는 유엔평화대학(UPEACE·University for Peace).‘마키아벨리 군주론’ 강의가 한창인 1층 강의실에서는 ‘국제법·인권학’을 전공하는 20여명의 학생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NGO들의 활동에 대해 “비폭력적인 방법을 고수해야 한다.”,“권위주의 정권의 폭력적인 탄압에 맞대응해야 한다.”며 다소 엇갈린 주장을 폈지만 각국의 사례를 들어가며 진지하게 토론했다. 수업은 3시간이 넘도록 계속됐다. ●세계를 바꾸는 기회를 창조하는 곳 90만여평의 넓은 숲에 자리잡은 아담한 캠퍼스는 산호세 시내를 내려보고 있다. 조용한 캠퍼스에서 열대 지역의 뜨거운 햇볕만이 유일한 방해자다. 줄리아 마르통 르페브르 총장의 안내를 받으며 돌아본 교정 곳곳에서는 자유와 평화를 만날 수 있다. 평화를 상징하는 유엔 로고와 ‘세계를 바꾸는 기회를 창조하는 곳’이라는 학교의 문구들이 눈길을 끈다. 교정 앞 잔디밭에는 UPEACE 헌장에 가입한 미국과 독일, 캐나다, 스웨덴, 네덜란드, 일본, 스위스 등 36개국의 깃발이 휘날렸다. 한국은 아직 헌장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여서 태극기는 볼 수 없었다. 또 구석구석에는 UPEACE 설립과 국제 평화에 기여한 인물들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기념 식수와 노벨 평화상을 받은 로드리고 카라조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 등의 흉상이 있다. ●유엔 헌장 정신·이념 따라 인재양성 UPEACE는 유엔 헌장의 정신과 이념에 따라 인재를 양성하는 곳으로 현재 ‘환경·평화·안보학과’,‘양성평등·평화연구학과’,‘평화·갈등연구학과’,‘국제법·인권학과’ 등 4개 학과 9개 전공 분야에서 69개국에서 온 137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학위증에는 유엔의 로고와 유엔 총회의 인증표시가 들어간다. UPEACE의 석사학위 과정은 1년. 학위를 받으려면 40학점(전공 32학점, 독립연구학점 8학점)을 따야 한다. 매년 8월말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해 공통과목을 수강한 뒤 12월까지 첫 학기가 시작된다. 이어 다음해 1∼5월까지 두번째 학기가 진행되며,6∼7월 논문을 제출하면 졸업을 하게 된다. 그러나 하루 100쪽이 넘는 관련 논문 자료를 분석하고, 토론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비영어권 학생들은 학위 취득에 2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교수진은 20여명의 상주교수 외에도 많은 방문 교수가 ‘맨투맨식’으로 학생들을 지도한다. ●졸업생들간의 끈끈한 인적 네트워크 UPEACE는 전세계에서 유일한 유엔 학위기관으로 학생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또한 세계 각국에서 온 졸업생들간의 끈끈한 인적 네트워크도 장점이다. 재학생들은 상당수가 국제기구, 국제 NGO, 각국 정부기관에서 근무한 사람들로, 대부분 해당국가 및 로터리 클럽 등 해외 유수 장학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받고 있다. 전체 대학예산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3%도 안 될 정도로 공익성이 강하다. 내년 미디어·갈등·평화연구 학과에 입학할 예정인 캐나다인 지니 콜린스(여) 기자는 “평화와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은 전세계 학생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어 입학을 결정했다.”면서 “졸업 뒤에 개발도상국가의 인권과 갈등 문제에 대해 심층적인 보도를 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파키스탄인 사라 사드 칸(여·양성평등·평화구축 전공)은 “파키스탄에서는 사귈 수 없었던 다양한 국가 학생들과 양성 평등 및 국제 평화 문제에 대해 맘껏 토론을 벌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미국인 벤저민 헤스(국제평화연구 전공)는 “지난 1년 동안 40여개국에서 온 학생들과 공부를 하고 토론을 벌이며 각국의 문화를 한꺼번에 접할 수 있었다.”면서 “졸업후 워싱턴 DC에 있는 ‘이주노동자 기회균등 프로그램 협회’에서 일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산호세(코스타리카) 조현석특파원 hyun68@seoul.co.kr ■ 유일한 한국인 재학생 정연걸씨 “졸업후 국제적 네트워크 형성 큰 장점” “함께 공부하는 동기 중에는 미국 국무부 출신도 있고, 이라크 장군 출신도 있습니다. 수업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친해져 졸업후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되죠.” 코스타리카 유엔평화대학(UPEACE)에 재학 중인 유일한 한국인인 정연걸(43·국가인권위원회 국제협력담당관실 직원)씨는 UPEACE의 장점으로 ‘국제적인 네트워크 형성’을 꼽았다. 재학생의 상당수가 유엔 등 국제기구 경험자이거나 국제기구 진출을 꿈꾸는 젊은이들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지만 아직 국제무대에서는 경제력에 걸맞은 역할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국제기구 진출 등을 개인적인 능력에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안타깝습니다.UPEACE 아시아·태평양센터의 서울 유치는 한국 젊은이들의 국제무대 진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봅니다.” 정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근무하던 중 중앙인사위원회 주관 공무원국비훈련생으로 지난해부터 이 학교에서 국제평화학과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학비만 정부에서 지원받았을 뿐 혼자의 힘으로 UPEACE를 찾아내고 입학 허가를 받았다. 그는 UPEACE 서울 유치에 대해 “UPEACE 측에서는 그동안 소홀히 했던 동북아시아에 대한 연구를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한국 측에서는 이 대학을 통해 국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물론 한국의 문화적 우수성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UPEACE는 세계 각국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평화, 인권, 환경에 대해 토론을 벌여 수업 자체가 하나의 자그마한 유엔에 비견될 수 있을 정도”라면서 “졸업생들 간에는 강한 유대감과 연대성이 형성돼 서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산호세(코스타리카) 조현석특파원 hyun68@seoul.co.kr
  • [2008년 서울에 문여는 유엔평화대학-(상)의미·전망] 한국인 국제기구 진출 활기 띨듯

    [2008년 서울에 문여는 유엔평화대학-(상)의미·전망] 한국인 국제기구 진출 활기 띨듯

    유엔평화대학(UPEACE) 아시아·태평양센터는 유엔의 유일한 학위 인정 대학으로 서울이 아·태지역 글로벌 인재 양성의 메카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졸업자들에게는 유엔 등 국제기구의 인턴십 기회가 부여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취임을 계기로 촉발된 한국인들의 국제기구 진출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이 단독 보도하는 UPEACE 유치 추진 내용을 3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아·태지역 글로벌 인재 양성 메카 UPEACE는 한국인들의 부진한 국제기구 진출만큼이나 국내에는 생소한 국제 기구다. 현재 26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130여명의 재학생이 있지만 한국인은 졸업생 2명, 재학생 1명에 불과하다. UPEACE는 1980년 12월5일 유엔총회 결의안에 의거해 조약기구로 설립한 유엔 부설 대학이자 유엔총회가 결의하고,36개국의 국제조약을 획득한 국제 기구다.1973년 일본 도쿄에 설립된 유엔대학(UNU)이 있으나 이는 순수 학술연구기관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석사학위를 수여하는 UPEACE와는 차이가 있다. 코스타리카 본교는 1999년 설립이 추진돼 2003년부터 환경·평화·안보학과, 양성평등·평화연구 학과, 평화 및 갈등연구학과, 국제법 및 인권학과 등 4개 학과 9개 석사과정에서 지금까지 262명(여성 151명, 남성 1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현재 69개국에서 온 학생 137명이 재학하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15명이 명예위원으로 있다. UPEACE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당연직 명예총장이며, 세계보존기구 사무총장에 내정된 줄리아 마르통 르페브르가 총장을 맡고 있다. 내년에는 반기문 사무총장 취임과 함께 새로운 UPEACE 총장이 선임된다. 졸업생들은 현재 국제사법재판소(네덜란드)와 유럽FTA(벨기에), 유엔 아프가니스탄 지원기구(뉴욕),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 곳곳에 포진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인 졸업생과 재학생은 최정훈 유엔 거버넌스센터 연구관과 유네스코 근무 후 현재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권순정씨가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근무중인 정연걸씨는 현재 재학 중이다. UPEACE 유치로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반도의 진보적 평화의지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내외의 명문대학과 연계해 글로벌 리더십 교육으로 발전시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친한파’를 육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UPEACE 입학생의 절반가량은 유엔이나 국제기구, 국제 NGO, 각국 NGO 출신 등이며, 절반은 국제 기구 진출을 꿈꾸는 젊은이들이다. 유엔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가경쟁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유엔 분담금 등을 고려해 나라별로 쿼터가 제한돼 있으나 UPEACE를 졸업하면 이 자격시험 1차 전형(서류시험)을 쉽게 통과할 수 있다. 유엔 등 국제기구 진출을 위한 커다란 장점이다. 인턴십은 제네바 센터와 뉴욕 오피스 등 상시협력기관을 통해 자리를 제공받을 수 있다. 입학하려면 공통적으로 학사학위 이상, 국제기구 인사의 추천서, 국제기구 경험 등이 필요하다. 영어 사용국가에서 학부를 졸업한 사람은 영어시험이 면제되지만 비 영어권 졸업생은 토플(600점 이상) 성적표를 제출해야 한다. ●부설 국제학교 설립 등 부수 효과 양천구는 현재 건립 부지로 목동과 신정동 등 3곳을 검토하고 있다. 센터에는 협력 캠퍼스를 둬 특성화된 전공 학위를 운영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UPEACE와 연계해 국제 중·고등학교를 설립하고,U-IT(정보기술) 미디어 센터 설립, 연중 영어캠프와 모의 유엔총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외국 학생들과 함께하는 세미나, 유소년 및 청소년, 대학생 등을 위한 외국어 교육도 진행된다. 지난 10월24일 양천구를 방문한 UPEACE 조지 차이 부총장은 양천구의 교통과 시설 등의 여건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양천구는 인천국제공항 1시간, 김포공항 20분, 고속철도 역사 20분 거리에 위치해 도심을 통과하지 않아도 돼 중국과 일본, 러시아, 타이완, 홍콩 등 아시아 각국에서 쉽게 들어올 수 있다. 또 SBS와 CBS 등 방송사와 방송회관 등 미디어 중심지로 발전하고 있으며, 대학병원과 출입국관리사무소 등과 함께 인근에 약 4000가구의 오피스텔이 있어 최적의 주거 요건을 갖추고 있다. ●정부 차원의 지원 뒤따라야 UPEACE와 같은 거대한 프로젝트를 서울의 한 자치구가 추진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유치 합의가 끝난 이후 UPEACE 유치에 정부와 서울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UPEACE 유치에는 정부 차원의 UPEACE 헌장 가입과 부지 무상 제공을 위한 관련법 정비, 재정 후원금 문제 등 정부와 서울시 차원의 도움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UPEACE 본교의 재정은 지난해의 경우 총 수입 790만달러(약 75억원) 중 96%인 750만달러를 후원금과 교부금으로 충당했다. 조현석 유영규기자 hyun68@seoul.co.kr
  • [사설] 中외교관 음주측정 거부 오만하다

    음주운전을 단속하던 우리 경찰과 중국 외교관 차량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밤새 대치하는 일이 벌어졌다. 중국 외교관들이 음주측정 거부는 물론 경찰의 신분확인 요구에 불응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중국 대사관측은 외교관의 면책특권을 우리 경찰이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외교관 차량을 가로막고 신분확인을 요구한 것은 외교관을 체포·구금할 수 없도록 한 빈 협약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물론 국제법상 외교관은 면책특권이 있다. 빈 협약도 외교관 신체 불가침 원칙을 29조에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주재국의 부당한 간섭이나 방해로부터 외교관과 적법한 외교활동을 보호하는 규정이다. 외교관이면 마음대로 음주운전을 하고 주재국 경찰의 단속에도 불응하라는 조항이 아닌 것이다. 나아가 면책특권에 앞서 외교관은 주재국의 법령을 준수할 의무를 지닌다. 만취운전처럼 다중의 피해가 예상될 경우 비록 외교관이라 해도 자국민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제재와 구난조치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원칙이기도 하다. 이번 사건은 외교관의 면책특권을 따지고 말고 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그들이 경찰의 신분확인 요구에 응했더라면 간단히 끝났을 일이다. 문제는 중국 외교관들의 자세에 있다. 면책특권을 움켜쥐고는 주재국의 법규를 업신여긴다면 이는 조국의 얼굴에 먹칠을 할 뿐이다. 혹여라도 대국의식에 젖어 한국의 법질서를 가벼이 여기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봐야 한다. 중국 당국도 물의를 빚은 외교관을 문책함으로써 선린우호의 의지를 내보이기 바란다.
  • 바젤협약 이행준수위원 정서용씨

    명지대 정서용(39) 법학과 교수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국제 환경조약체제인 바젤협약 제8차 당사국 총회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이행준수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됐다.정 교수는 서울대 법학과 및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 법과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명지대 국제법정책연구센터 소장과 스탠퍼드 아시아태평양연구소 한국포럼 사무총장, 외교통상부 한·미FTA 민간자문단 위원 등을 맡고 있다.150여개국이 참여하는 바젤협약은 국가간 유해 폐기물 이동 규제를 목적으로 하며, 스위스 제네바에 사무국을 두고 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동티모르서 경험 쌓아 유엔본부서 일하고파”

    “동티모르에서 국제 경험을 쌓은 뒤 뉴욕 유엔본부에서 일해 보고 싶습니다.” 김동승(43·경찰대학 2기) 경정은 출국을 하루 앞둔 29일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 경정은 앞으로 1년간 동티모르에서 동료 경찰 4명과 함께 유엔 평화유지군(PKO) 활동을 하게 된다. 한국 경찰 PKO는 동티모르의 수도 딜리 등에 체류하면서 현지 경찰 자문, 교육훈련, 치안유지 등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대구 달서경찰서 생활안전과장으로 재직해 온 김 경정이 최종 선발된 데는 오랜 외사 근무 경력이 빛을 발했다.그는 “경찰 입문에서부터 외사 업무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1992년 국비 유학을 비롯, 중부서, 미8군 등을 거치며 7년 동안 외사 업무를 맡았던 것이 크게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업무를 통해 국제감각을 익힌 김 경정은 까다로운 서류심사를 거쳐 3배수에 포함된 뒤 두 달간 경찰특공대 훈련과 국방부 PKO센터 훈련을 통과했다. 마지막에는 유엔의 직접 인터뷰를 통과했다. 동티모르는 올해 3월 전체 군인의 40%를 강제 퇴역시키는 과정에서 정부군과 퇴역군인 간에 폭력사태가 벌어졌고, 이후 약탈과 방화가 이어지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올해 8월 회원국 경찰관·민간인 1608명과 연락장교 34명으로 구성된 유엔동티모르 합동임무단(UNMIT)을 동티모르에 파견하기로 결의했고 그 결과 호주,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포르투갈 경찰관이 현지에서 치안업무를 맡아왔다. 한국 경찰은 1994년 소말리아 경찰요원 교육을 위해 형법·국제법 교관 2명을 보낸 데 이어 1999년 유엔 감시하에 실시된 동티모르 독립 찬반 투표에 감시 관리요원 5명을 파견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치안유지를 목적으로 출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임광욱기자 limi@seoul.co.kr
  • [도하아시안게임] 독도표시 한반도기 선보인다

    한반도기(남북단일기)에 독도가 정식으로 표기될 전망이다. 다음달 1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아시안게임에 공동으로 입장하자는 북한 제의를 정부가 22일 수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는 독도가 들어간 한반도기가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최근 한반도기에 독도를 표기하는 데 대한 의견을 외교통상부에 질의했고 외교부는 “독도가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우리의 고유영토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단일기에 독도를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회신했다. 정부 당국자는 “독도를 새겨 넣는 데 대해 정부내 반대가 없기 때문에 북측과 협의해서 앞으로는 독도가 들어간 단일기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공동입장에 대해 “핵실험과 상관없는 비정치적 스포츠 교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23일 남북공동입장 수용방침을 북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이라크 해법’ 다시 꼬일 듯

    ‘이라크 해법’ 다시 꼬일 듯

    반(反)시리아 노선을 걸어온 피에르 게마일 레바논 산업장관이 21일 무장괴한들에게 암살되면서 중동정세가 거세게 요동치고 있다. 배후에 시리아가 있다는 의혹이 확산됨에 따라 개선 조짐이 희미하게 비치던 미국과 시리아 관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시리아를 이라크 문제 해결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부시 행정부 일각의 구상에도 예기치 못한 변수가 돌출한 셈이다. ●대규모 反시리아 시위 계획 게마일 장관 피살 소식이 알려지자 레바논의 기독교 정파 지도자들은 일제히 시리아를 비난하고 나섰다. 지난해 자살폭탄 테러로 사망한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의 아들 사드 알 하리리는 “시리아의 마수가 레바논 전역에 뻗쳐 있음을 확신한다.”며 지지자들을 향해 장례식이 열리는 23일 대규모 시위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반시리아 정치지도자 왈리드 줌블랏도 로이터 통신 인터뷰를 통해 “오직 국제법의 심판만이 다마스쿠스의 살인자를 제지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수도 베이루트에서는 기독교인들이 친시리아계 에밀 라후드 대통령의 관저를 향해 행진을 시도했다. 게마일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 주변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기독교인들은 하리리 전 총리 암살사건처럼 이번에도 시리아가 깊숙이 개입돼 있다고 믿고 있다. 이번 사건이 하리리 사건의 시리아계 용의자들에 대한 국제 재판이 임박한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도 이들의 확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시리아 배후설’엔 의견 분분 시리아는 배후설을 완강히 부인했다. 무셴 빌랄 시리아 정보부 장관은 “우리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일말의 진실과 신빙성도 갖고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바샤르 자파리 유엔주재 대사도 “문제의 해결을 바라는 우리가 새로운 문제거리를 만들 이유는 없다.”고 반박했다. 시리아가 자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 분명한 이 사건을 배후에서 조종했으리라 예단하기는 무리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친시리아계 무장정파인 헤즈볼라가 사건 직후 역풍을 우려해 예정된 반정부 시위의 연기를 검토한 것도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다. 그러나 미국과 관계개선 가능성에 자신을 얻은 시리아가 약화된 레바논내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해 ‘모험’을 감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체니 등 강경파에 힘 실릴 것” 이번 사건으로 이라크 철군을 위해 시리아 정부의 도움을 얻으려던 구상이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간 가디언은 딕 체니 부통령 등 대(對)시리아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바논의 종파갈등이 악화돼 잠복해 있던 내전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외신들의 태도는 조심스럽다. 일간 인디펜던트는 “위기에도 불구하고 레바논 사회가 충분히 성숙한 만큼 또 다른 내전이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디언은 레바논이 새로운 종파간 유혈충돌에 바짝 다가섰다고 보도했지만 ‘내전’이란 용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도 이번 사건이 “정치적 긴장을 확실히 고조시킬 것”이라고만 내다봤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씨줄날줄] 내전/이목희 논설위원

    한국전쟁의 성격과 관련해 미국 학계는 3단계 과정을 밟아왔다.1950,60년대 전통주의 시각은 한국전쟁을 평화민주세력이 소련의 사주를 받은 김일성 공산집단의 침략을 막은 사건으로 봤다.70,80년대에는 신좌파 수정주의 해석이 나와 한국전쟁의 기원 논란에 불을 댕겼다. 브루스 커밍스 등 몇몇 학자들은 한국전쟁을 김일성이 주체적으로 수행한 내전(內戰)이라고 주장했다. 수정주의 학자들의 견해는 북한의 주장과 유사했다. 북한은 한국전쟁을 국제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민족해방전쟁이라고 강변해 왔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외세가 개입해 국제전을 만듦으로써 민족해방의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1990년대 이후 윌리엄 스톡 등 우파 수정주의 학자들은 신좌파적 해석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한국전쟁에 앞서 스탈린이 김일성을 지원하고 전쟁을 승인했던 자료들을 속속 발굴했다. 발발부터 이미 국제전의 성격을 띠었다는 점을 사료로 증명해 나갔다. 한국전쟁은 복합전이다. 동족끼리 싸웠으므로 내전이었고, 선후 논란은 있으나 외세가 간여함으로써 국제전이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엊그제 한국전쟁을 내전이라고 지칭했지만 틀린 언급은 아니었다. 다만 학계의 연구흐름과 북한의 주장을 감안할 때 내전적 성격을 강조하면 북한·소련의 전쟁책임이 면탈된다. 우리 학계·운동권에서 한국전쟁의 수정주의 시각이 한때 열풍을 일으켰었다. 강정구 동국대 교수는 그 중 심각한 경우였다. 이재정 통일장관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에서 “한국전쟁은 북침, 남침?”이란 질문에 답변을 머뭇거렸던 것도 비슷한 맥락일 수 있다. 청와대는 일부 언론의 비난에 “색깔론 잣대를 들이대지 말라.”고 반박했다. 노 대통령의 진심을 알수 없으므로 비판이나 옹호 어느 한편에 서기 힘들다. 시비의 소지를 없앨 신중함이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논의의 중심을 미래로 잡았으면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가 본격화할 조짐이다. 한국이 평화협정의 당사자가 될 이론적 기반을 탄탄히 해야 한다. 커밍스조차 “중국·일본 견제를 위해 주한미군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바꾸는 마당에 아직 좌파·우파 논쟁을 벌이는 모습은 우스워 보인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정부 “PSI 참여 유보” 공식선언

    북한의 핵실험 이후 유엔안보리가 신속하고도 강력한 제재 결의안(1718호)을 채택한 지 14일로 한달을 맞는다. 북핵해법을 두고 국내적으로 ‘전쟁불사론’과 ‘전쟁불가피론’이란 극단적 논쟁 속에 극적인 6자회담 재개 합의가 이뤄졌다. 13일 정부는 ‘한반도의 특수한 지위’를 천명하며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의 참여 유보를 공식 선언했다.PSI ‘원칙’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역외 훈련시 참여의 길을 열어놓긴 했으나, 정식참여를 배제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소외될 수 있는 ‘불안한 줄타기’ 형국을 예고하고 있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 강력하다” 박인국 외교통상부 외교정책실장과 이관세 통일부 정책홍보본부장은 이날 내외신 브리핑을 갖고 지난 한달간 정부가 마련한 유엔안보리 이행 결의안과 PSI참여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박 실장은 “PSI에 대한 목적과 원칙을 지지하며 우리의 판단에 따라 참여범위를 조절한다.”면서 “한반도 주변 수역에서의 활동은 우리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남북해운합의서 등 국내법과 국제법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관세 본부장은 안보리 결의안 이행과 별도로 우리 정부가 하고 있는 조치들을 설명했다. 쌀·비료 지원 중단, 경공업·원자재 제공 유보 등을 언급하며 미사일 발사 이후 당국의 지원과 경협, 민간 교류액 3억 6940만 달러 가운데 80% 이상이 중단됐다.”면서 “이 정도 규모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강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정치적 논리에 휘말려, 핵 실험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어정쩡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국제사회와 동떨어졌다는 비판에 대한 정부의 해명이다. ●한반도 특수성 국제사회에 먹힐까 이같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특수지위’ 부각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6자회담의 성공을 위해선 대북 제재를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대체적 분위기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도 12일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문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강조했다. 압박 일변도의 대북 정세에서 변화한 상황은 지난달 31일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지난 7일 미국 중간선거에서의 공화당의 패배다. 미국 정세의 변수가 당장 미국의 북핵 태도에 영향을 줄 것 같진 않아 보인다. 15일 베트남서 개최될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간 협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거친 뒤 12월 초·중순쯤 개최될 6자회담의 진전 여부에 따라 우리의 입지도 상당히 달라질 전망이다. 북한은 6자회담 복귀 약속 이후 대외적 언급은 삼간 채 핵보유국 이미지를 내세우며 국제사회의 제재에 대비, 내부 결속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총련계 잡지인 조선신보 등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통한 핵군축 회담 가능성을 내비침으로써 6자회담에서 간단찮은 논리로 나올 것을 시사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하벨보고서’의 논리와 비중/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이 엘리 위젤 노벨평화상 수상자, 셸 망네 본데 전 노르웨이 총리와 공동으로 발주한 북한인권 보고서가 지난달 30일 공개되었다. 이번 주말쯤 유엔 총회의 북한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발표된 보고서는 여러 가지 면에서 주목의 대상이다. 먼저 서방세계의 대표적인 지식인과 정치인 3인이 민간인 자격으로 공동 발주한 보고서라는 점이 눈에 띈다. 하벨 전 대통령은 극작가 출신으로 대표적인 반체제 지식인이며 동유럽 민주화 이후 대통령을 지냈다. 엘리 위젤은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 관련자료를 모으고 희생자의 증언을 기록한 업적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본데 전 총리는 국제정치의 역학관계에서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을 가진 노르웨이의 총리를 지냈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목되는 대목은 보고서에 담긴 국제법적인 논리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개입을 촉구한 권고 내용이다. 북한의 인권문제는 그동안 유엔인권위원회와 유엔총회의 의제로 채택되어 매년 논의된 사항이기는 하나 유엔 안보리의 의제로 다루어야 한다는 주장은 이번 보고서가 처음이다. 보고서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유엔 안보리가 1차로 유엔 헌장 6조에 근거한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요청하고, 만일 북한이 이 결의안을 이행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다시 유엔 헌장 7조를 원용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제문제에 대해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을 가지는 세 사람의 지식인이 유엔 안보리의 북한인권 결의안을 촉구한 국제법적인 논리와 근거도 눈여겨볼 만하다. 보고서가 주장하는 국제법적인 근거의 첫번째는 국가가 자국민의 인권을 보호할 책무를 이행하지 못한 경우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는 독트린이다. 즉 르완다 등지에서의 대량학살을 방치한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부각된 ‘인권보호 책무의 불이행’ 논리를 북한의 인권상황에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가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을 주장하는 두번째 논리는 ‘비군사적 평화위협에 대한 대응’의 논리이다. 이 논리의 핵심은 한 나라의 인권문제가 심각해 국제난민의 발생, 국경을 넘은 불법거래 등으로 다른 국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 국제기구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번 주말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한 유엔 총회의 결의안 상정을 앞두고 발표된 보고서의 파장이 어느 정도일지는 예견하기 어렵다. 문제는 보고서의 단기적인 파장만이 아니라,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행동을 촉구하는 새로운 국제법적 논리로 안보리의 결의안을 촉구하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보고서가 공개된 것과 거의 동시에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발표가 나오는 바람에 보고서의 주요 내용이 언론의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서울신문은 11월1일자 사설에서 보고서와 관련해 ‘북한 주민 인권 더 이상 외면 말아야’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해 보고서의 내용을 소개하고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제시하기는 하였지만 정작 사설 이외 지면에서는 관련 기사를 게재하지 않았다.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 채택을 요구하고, 그 근거로 두가지 새로운 국제법의 논리를 제시한 이번 보고서는 충분히 중요한 보도가치가 있었다. 이번 주말 유엔 총회의 북핵관련 결의안에 대하여 고심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보고서의 국제법적 논리가 타당한지의 여부나 현재 시점에서 안보리 결의안을 채택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입장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이 보고서의 권고대로 한국인으로 처음 선출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취임 후 가장 먼저 하여야 할 업무중 하나가 북한인권 문제라면 언론의 보도도 그만큼 비중을 두는 것이 타당한 일이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 후세인 재판 국제사회 양분…공정성 논란까지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에 대한 사형 선고 이튿날인 6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는 통금령이 일부 내려진 듯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종족간 유혈분쟁을 우려한 탓도 있다고 영국 BBC는 풀이했다. 이라크 법원의 판결에 대해 국제사회의 여론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정당한 판결’이라고 환영한 것과 달리, 아랍권은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나온 정치적 결정’이란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유럽 국가마저 “사형 집행은 안 된다.”며 거들었고 국제기구와 국제법 전문가들은 재판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아랍권 “한편의 코미디” 영국을 제외한 유럽 국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유럽연합(EU)은 “유죄 판결은 환영하지만 사형을 집행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고, 유럽의회도 “무익하고 잘못된 판결”이라고 비난했다. 바티칸은 “‘눈에는 눈’식 복수를 위한 구시대적 판결”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러시아 국가두마 외교위원회의 콘스탄틴 코사초프 위원장도 “이라크에 심각한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랍권 대부분은 이번 판결을 ‘코미디’라고 비웃고 있다. 아랍해방전선의 마무드 알 사이피는 “미군 탱크의 지원을 받으며 돌아온 반역자들이 후세인을 재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후세인과 8년 전쟁을 치른 이란은 “후세인은 또 다른 범죄행위들에 대해서도 심판을 받아야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남아시아 등 다른 지역 무슬림 지도자들은 이번 판결이 미국의 중동정책을 무력화하고 테러리스트의 극렬한 행동을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백악관 “중간선거와 무관” 이번 판결이 미 의회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시기를 조율했다는 의혹과 관련,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터무니 없는 중상”이라고 일축했다. 재판의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도 확산될 조짐이다.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국제법 전문가 소냐 스키츠는 “문제의 핵심은 이번 재판이 국제 기준으로나 이라크 기준으로나 공정한 재판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국제사면위원회도 재판의 공정성을 문제삼았고, 국제법 전문가들도 후세인이 다른 잔학행위들에 대해 충분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사형이 집행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BBC는 이라크 법원에 의해 진행된 이번 재판은 ‘국가 범죄’에 대한 처리 방식을 두고 새로운 논란을 제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사법기구에 의해 진행된 르완다·유고전범재판과 달리 당사국 사법부가 주도한 이번 재판에서 공정성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된 만큼, 국제사법재판소 등 제3의 기구에 해결을 바라는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기고] 민방위 ‘21세기형 지역안전공동체’로 발전하길/김동완 소방방재청 예방안전본부장

    “여보세요? 네, 소방방재청입니다. 어디십니까?” “러시아 제1방송국 ○○○기자인데요, 민방위에 관한 인터뷰와 자료협조를 구하려고 하는데요.” 최근 아사히, 로이터,AP, 등 북핵 실험 이후 국내 주재 외신기자들로부터 걸려온 전화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그동안 한반도의 군사적 대립이 완화됨에 따라 국민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져 가던 민방위업무가 국내외 관심의 초점으로 순식간에 변해 버린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민방위가 등장한 것은 1949년 8월12일 체결된 ‘제네바협약’에서부터이다.‘오렌지색 바탕의 청색 정삼각형’의 민방위 표지는 무력공격으로부터 국제법상 보호를 받으며 세계 110여개 국가에서 평화활동으로 상징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민방위제도는 전시 군사활동을 보조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국민들이 잘못 인식하고 있다. 심지어 군사문화의 잔재로까지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우리나라 민방위제도가 1974년 월남 패망 이후 북한의 남침에 대비하는 총력안보차원에서 1975년 9월 창설되었던 데서 비롯됐다. 최근 유엔에서 대북 제재결의안이 통과됐다. 이어서 미·일을 중심으로 북한제재의 구체적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국민들 또한 불안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부시 대통령 등 미국의 안보전문가들이 군사적 제재는 없을 것이라는 언급을 하고 있어 다소 위안이 된다. 그래도 한반도의 주변정세는 언제 돌변할지 몰라 불안하다. 이런 의미에서 민방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현재의 민방위 대비태세에 대한 실태를 국민 모두가 함께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며칠간 경기·전남지역의 민방위 대피시설, 비상급수시설, 방독면 등 장비 보관상태를 돌아보았다. 결론적으로 말해, 대피시설은 예상 외로 잘 확충되어 있었다. 특히 그동안 지하상가·지하철 등이 급속히 발달하면서 방사선과 후폭풍으로부터 대피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였다. 그렇다고 어떠한 화생방전에도 큰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막연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앞으로 좀더 정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전문가들과 협의하여 보완 개선해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민방위 업무를 추진하면서 어려웠던 일은 국민들의 인식문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민방위업무를 군사문화의 잔재로 인식하고 터부시해서는 안 된다. 국제협약에서 정한 바와 같이 전쟁에 의한 대량살상 및 파괴로부터 민간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평소에는 재난으로부터 같은 역할을 하는 ‘지역안전공동체’운동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내고장·내직장은 내가 지킨다’는 슬로건은 전·평시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Safe Korea의 지름길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미·일·중·러 등 세계 4대 열강으로 둘러싸인 지정학적인 여건을 감안할 때, 우리는 ‘고슴도치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고슴도치는 다른 맹수들을 공격할 능력은 없지만 자신의 몸 표피에 가시를 갖춤으로써 자신을 방어한다. 지금 우리는 그 지혜가 필요하다. 앞으로 민방위편제는 시대환경과 여건에 맞게 개선된다. 교육훈련프로그램도 현장 위주의 체험식 교육으로 바뀐다. 이밖에 시설장비에 대한 재점검과 문제점 개선으로 효율적 활용도를 높일 방침이다. 민방위는 자연재난이든 인적재난이든 모든 재난관리의 맏형 역할을 한다. 그 위상에 맞는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 민간 활용 서비스 제공, 안전교육 및 훈련 등 그동안 못했던 몫도 다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 재난의 예방은 국가의 과제이자, 국민 개개인의 과제이다. 나 자신을 위한 작은 투자로 생각하고 적극 동참해 줄 것을 간곡히 소망한다. 김동완 소방방재청 예방안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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