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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왜 근로자 경영참여인가/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시론] 왜 근로자 경영참여인가/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한국 경제가 패러다임 전환의 요구를 강하게 받고 있다. 수년 전부터 한국 사회에서 표출되고 있는 정의와 경제민주화에 대한 요구는 불평등의 심화가 더는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도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불황에서 탈출하려면 불평등이 시정되어야 한다는 보고서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IMF의 최근 보고서 ‘아시아의 불평등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45%를 점유하면서, 조사 대상 22개국 중에서 불평등이 가장 심한 나라로 꼽혔다. 중국은 시진핑 체제에서 근로자 임금을 10년 사이에 2배 인상하는 계획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일본 아베 총리는 2020년까지 비정규직 비율을 10%로 낮추고,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의 70~80%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정규직을 비정규직 수준으로 떨어뜨려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IMF가 한국 불평등의 핵심원인으로 지적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중적 고용구조’를 더욱 악화시키는 셈이다. 이제는 ‘기업 하기 좋은 나라’가 아니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국정목표가 되어야 한다. 전자가 후자를 보장해준다는 ‘낙수효과’는 없다는 것이 국제기구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이런 불평등을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해소할 수 있는 제도가 바로 근로자 경영참여이다. 투명하게 공개된 경영정보에 기초해 근로자 대표가 의사결정에 참여한다면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근로자 경영참여는 기업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합의에 이르기까지 시간은 더 소요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영진의 일방적인 결정에 따른 근로자의 반발과 갈등은 비용을 초래하는데 반해 합의에 기초한 의사결정은 강한 추진력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참여에 따르는 근로자의 ‘주인의식’은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질적으로 높이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근로자 경영참여는 노사 모두에게 자유(권한)에 따르는 책임을 요구한다. 경제위기 국면에서는 형식적인 고통전담이 아니라 명실상부한 고통분담이 이루어지게 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이로써 한국경제에 만연한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고 허울뿐인 한국 시장경제를 정상화하기 위한 중요한 토대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근로자 경영참여는 ‘정경일체’를 타파하는 기제로도 작동한다. 세월호 참사는 물론 조선·해운산업의 대량부실의 근저에는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방조하는 감독의 부실이 자리잡고 있다. 법조계 고질병으로 지탄받는 ‘전관예우’가 이제는 정부 전반으로 확산됐다. 관료들은 퇴임 후 자리를 준비하고,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하는 공기관과 기업은 보호막이 필요하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그러면서 한국경제는 총체적 부실의 늪으로 빠지고 있다. 근로자 경영참여가 내부 통제장치로 필요해지는 이유이다. 근로자 경영참여는 최근 국민의 공분을 사는 악습인 ‘갑질’의 뿌리를 자르는 효과도 가져다줄 것이다. 노사 동반자 관계가 정립되는 것은 곧 노동의 가치, 인간의 존엄이 회복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한국 현실에서 근로자 경영참여가 노조로 조직된 정규직의 이기주의를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정부 정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 수준으로 높여서 차별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전환된다면 기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제도적 차별이 없는 생산현장에서는 차별을 굳히려는 이기주의도 설 땅이 없을 것이다. 노사갈등이 심각한 한국경제에서 근로자 경영참여는 적합하지 않다는 거부감 또한 선진국의 역사적 경험과 배치되는 빌미이다. 체제를 위협할 정도로 심각했던 노사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탈출구가 바로 독일의 공동결정제와 같은 근로자 경영참여였다. 노사갈등의 대안을 순종적 근로자로 상정하지 않는다면 노사협력은 근로자 경영참여를 통하는 길밖에 없다. 근로자 경영참여는 한국경제가 작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포용적 성장’을 통해 재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발판이 될 것이다.
  • 왜 근로자 경영참여인가! 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왜 근로자 경영참여인가! 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한국경제가 패러다임 전환의 요구를 강하게 받고 있다. 수년 전부터 한국 사회에서 표출되고 있는 정의와 경제민주화에 대한 요구는 불평등의 심화가 더는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도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불황에서 탈출하려면 불평등이 시정되어야 한다는 보고서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IMF의 최근 보고서 ‘아시아의 불평등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45%를 점유하면서, 조사 대상 22개국 중에서 불평등이 가장 심한 나라로 꼽혔다. 중국은 시진핑 체제에서 근로자 임금을 10년 사이에 2배 인상하는 계획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일본 아베 총리는 2020년까지 비정규직 비율을 10%로 낮추고,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의 70~80%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정규직을 비정규직 수준으로 떨어뜨려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IMF가 한국 불평등의 핵심원인으로 지적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중적 고용구조’를 더욱 악화시키는 셈이다. 이제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아니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국정목표가 되어야 한다. 전자가 후자를 보장해준다는 ‘낙수효과’는 없다는 것이 국제기구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이런 불평등을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해소할 수 있는 제도가 바로 근로자 경영참여이다. 투명하게 공개된 경영정보에 기초해 근로자 대표가 의사결정에 참여한다면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근로자 경영참여는 기업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합의에 이르기까지 시간은 더 소요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영진의 일방적인 결정에 따른 근로자의 반발과 갈등은 비용을 초래하는데 반해 합의에 기초한 의사결정은 강한 추진력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참여에 따르는 근로자의 ‘주인의식’은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질적으로 높이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근로자 경영참여는 노사 모두에게 자유(권한)에 따르는 책임을 요구한다. 경제위기 국면에서는 형식적인 고통전담이 아니라 명실상부한 고통분담이 이루어지게 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이로써 한국경제에 만연한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고 허울뿐인 한국 시장경제를 정상화하기 위한 중요한 토대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근로자 경영참여는 ‘정경일체’를 타파하는 기제로도 작동한다. 세월호 참사는 물론 조선해운산업의 대량부실의 근저에는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방조하는 감독의 부실이 자리 잡고 있다. 법조계 고질병으로 지탄받는 ‘전관예우’가 이제는 정부 전반으로 확산됐다. 관료들은 퇴임 후 자리를 준비하고, 정부 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하는 공기관과 기업은 보호막이 필요하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그러면서 한국경제는 총체적 부실의 늪으로 빠지고 있다. 근로자 경영참여가 내부 통제장치로 필요해지는 이유이다. 근로자 경영참여는 최근 국민의 공분을 사는 악습인 ‘갑질’의 뿌리를 자르는 효과도 가져다줄 것이다. 노사 동반자 관계가 정립되는 것은 곧 노동의 가치, 인간의 존엄이 회복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한국 현실에서 근로자 경영참여가 노조로 조직된 정규직의 이기주의를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정부 정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 수준으로 높여서 차별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전환된다면 기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제도적 차별이 없는 생산현장에서는 차별을 굳히려는 이기주의도 설 땅이 없을 것이다. 노사갈등이 심각한 한국경제에서 근로자 경영참여는 적합하지 않다는 거부감 또한 선진국의 역사적 경험과 배치되는 빌미이다. 체제를 위협할 정도로 심각했던 노사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탈출구가 바로 독일의 공동결정제와 같은 근로자 경영참여였다. 노사갈등의 대안을 순종적 근로자로 상정하지 않는다면 노사협력은 근로자 경영참여를 통하는 길밖에 없다. 근로자 경영참여는 한국경제가 작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포용적 성장’을 통해 재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발판이 될 것이다.
  • 김정은, 외교라인 ‘실무通’ 정비… 대미 접촉 의지

    김정은, 외교라인 ‘실무通’ 정비… 대미 접촉 의지

    7차 당대회서 외교 엘리트 약진 전문가 “외교적 여백은 적지만 최소한 말은 통하는 인물” 평가 제7차 당 대회를 기점으로 북한의 외교라인이 정비되면서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외무상에서 당 부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리수용과 외무성 부상에서 외무상에 오른 리용호가 그 중심에 있다. 지난 9일 폐막한 당 대회에서 외교 엘리트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외교라인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이번 당 대회를 통해 중요 의사결정기구인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에는 김영남, 리수용, 리용호 등 전·현직 외무상 3명이 모두 위원으로 유·보임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18일 “이번에 외무상이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에 진입하게 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아직까지 외교 무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으나 외교 엘리트를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 부위원장은 2014년 외무상으로 전격 발탁된 뒤 국제기구에서 침묵을 지키던 전임자와 대조되는 모습을 보이며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고자 노력했다. 그는 지난해 4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와 군축회의에서 북한 외무상으로는 처음으로 연설하는 등 대미외교뿐만 아니라 국제기구를 통한 다자외교에도 공을 들여 왔다. 특히 리 외무상은 6자회담을 경험한 대미·다자외교 실무자다. 이 때문에 리 외무상의 중용에는 북핵 문제, 평화협정 등에서 미국, 유엔 등과 접촉면을 늘려 나가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국내외 전문가들은 리 외무상에 대해 ‘외교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엘 위트 미국 존스홉킨스대 선임연구원은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리 외무상에 대해 “사안을 잘 아는 매우 실력 있는 사람으로 북한의 이익을 강하게 대변하지만 최소한 말은 통하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도 리 외무상에 대해 “미국과 협상 국면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외교적 역할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다자외교 무대에서 리 외무상을 만난 적이 있는 한 외교부 관계자도 “리용호는 다른 북한 외교관들보다 협상 태도가 세련되고 유연한 면도 있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게 되면 쉬운 인물이 아니겠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북한의 대외정책도 ‘핵보유’, ‘핵강국’에 맞춰진 만큼 리 외무상이 미국 등을 상대할 외교적 여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따라서 기존의 외교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리 외무상도 ‘합리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리 부위원장과 다를 바 없이 자리만 지키다 물러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서방 “IS격퇴 위해 리비아 무기 지원”

    리비아로 세력을 확장 중인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미국과 이탈리아 등 국제사회가 리비아에 무기를 지원하기로 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외무장관 회담에서 미국, 유럽, 중동 등 21개국 대표단과 4개 국제기구는 리비아 통합정부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무기 금수 조치를 면제하기로 합의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을 포함한 회담 참가국들은 리비아 정부군과 대통령 경호실에 대해 군사훈련과 장비 지원을 약속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IS는 리비아에 새로운 위협이므로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면서 “리비아 통합정부가 유엔의 무기 금수 조치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정 불안 속에 무장조직들이 활개를 치는 리비아는 현재 유엔의 무기 금수 조치 대상이다. 2011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붕괴한 이후 리비아는 트리폴리 정부와 동부 투브루크 비이슬람계 정부로 양분돼 혼란을 겪었다. 그 틈을 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영토를 잃은 IS가 세력을 확장하자 서방은 유엔 중재 아래 파예즈 사라지 총리가 이끄는 통합정부 지원을 모색해 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내년 국제기구 파견 공무원 늘린다

    인사처, 기재부와 예산 협의… ‘고용휴직 명단’ 연말까지 확정 정부가 유엔 등 국제기구에 파견하는 공무원 수를 현행 85명에서 100명으로 늘린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들의 국제기구 진출 활성화를 위해 ‘국제기구 고용휴직 제도’를 확대한다고 8일 밝혔다. 인사처는 이에 필요한 비용 250억원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다. 국제기구 고용휴직제는 공무원이 소속기관에서 휴직한 뒤 인력 교류 협약을 맺은 국제기구에 정식 직원으로 근무하는 제도다. 한 번 파견되면 3년간 근무하되 필요한 경우 최대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정부가 공무원 1명을 국제기구로 파견하기 위해 지원하는 비용은 연간 평균 2억 5000만원이다. 올해 국제통화기금(IMF) 등 37개 국제기구에 파견돼 근무 중인 공무원 수는 85명이다. 지난해 65명에서 20명을 늘린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출신 인력의 국제기구 진출이 여전히 저조하다는 게 인사처의 설명이다. 인사처 관계자는 “우리나라 경제 규모에 비해 국제기구에 진출한 공무원 수가 턱없이 적은 편”이라며 “다양한 국제 기준을 설정하는 업무를 맡은 기구와 조직에 공무원들을 적극 파견해 행정한류 등 창조경제를 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엔에 근무하는 우리나라 출신 직원은 공무원과 민간인을 포함해 285명에 그친다. 호주(571명), 스페인(861명) 등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가 비슷한 국가들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인사처는 부처별로 내년 국제기구 고용휴직을 위한 수요 조사를 한 뒤 올 연말까지 파견 명단을 확정할 계획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단독]정권 바뀌며 정책 축소되자 “韓 떠나겠다”…獨, 벌써 유치 눈독

    정부 기금 모금·지원 등 소극적 정책 일관성 떨어져 신뢰도 하락 기후변화 분야 전문가들은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와 녹색기후기금(GCF) 수장들의 잇단 사의 표명을 정부의 일관성 부재에 따른 정책 파행의 상징적 사건으로 이해하고 있다. 녹색성장을 국정과제로 내세웠던 이명박(MB) 정부 시절에 국제기구까지 유치해 놓고 정권이 바뀌자 관련 정책을 폐기하면서 국제기구 수장들까지 결국 한국을 등지게 됐다는 것이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환경친화적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뜻하는 녹색성장이 전 세계적인 추세임에도 지나치게 ‘자기정책화’한 측면이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녹색성장이 ‘창조경제’로 대체되면서 관련 정책이 적지 않게 축소, 폐기되거나 창조경제 정책으로 흡수됐다. 그런 과정에서 MB 정부에서 유치한 GGGI와 GCF에 대한 정부의 태도도 달라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현 정부가 들어서며 이들 기구의 기금 모금에 대해 정부가 소극적 자세로 돌아섰고 사무국 소속 외국인 직원들의 정주여건 개선 노력도 미흡했다”며 “마지못해 지원한다는 인상이 강해지면서 내부에서도 엄청난 자산인 국제기구를 왜 방치하느냐는 불만이 나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로 우선 우려되는 건 기후변화 분야에 대한 한국의 주도권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최근 GCF가 이런 상황에 놓이면서 미국에 사무국을 둔 지구환경기금(GEF)이 관련 업무의 주도권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고위급 서명식이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파리협정’ 이후 신(新)기후체제 적용을 위한 작업이 필요한 시점에 양 국제기구 수장이 사의를 표하며 선도적 역할은커녕 그간의 성과까지 무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어렵게 유치한 국제기구 사무국을 다른 나라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분야의 한 전문가는 “전부터 눈독을 들인 독일에서 이렇게 할려면 왜 유치해 가져갔느냐는 식으로 견제가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추후 다른 국제기구 유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정부 내에서도 이에 대한 안타까운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출범 초기인 국제기구에서 잡음이 나오면 기구가 자리잡는 데는 물론 추후 사업이 탄력을 받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단독]MB정부 대표적 성과물… 기후변화 대응 준비하는 국제기구

    녹색기후기금(GCF)과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는 이명박 정부가 국가 비전으로 내세웠던 ‘녹색성장’ 정책을 뒷받침하는 대표적 성과물로 꼽힌다. 정부는 2013년 GCF 사무국을 인천 송도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고, 한국이 주도해 설립한 GGGI는 국제기구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2013년 12월 4일 인천 송도에서 공식 출범한 GCF는 유엔 산하 상설 국제기구로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 기금은 개도국의 산림보호 조치를 지원하고 청정에너지 기술의 개도국 이전과 기후변화로 생긴 환경 변화에 개도국들이 적응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한다. 특히 선진국과 개도국이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도록 지난해 12월 채택된 ‘파리 기후협약’의 후속책을 모색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인천시로서는 GCF 사무국을 2012년 10월 20일 독일의 본, 스위스 제네바 등과 경합을 벌인 끝에 송도로 유치했기 때문에 송도국제도시 사업의 상징적 랜드마크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GCF는 현재 미국, 일본을 비롯한 37개국과 98억 달러(약 11조 8000억원)의 재정지원협정을 체결한 상태다. 서울에 본부를 둔 GGGI는 2010년 6월 설립된 연구소로 2012년 6월 유엔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기구로 공인됐고, 같은 해 10월 공식 출범했다. 이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2009년 12월 코펜하겐 기후변화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GGGI 설립 의사를 표명함에 따른 것으로 우리나라가 주도한 최초의 국제기구라는 의미가 있다. GGGI는 개도국이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경제개발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고 한국의 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연구활동을 통해 녹색 성장 모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단독]韓에 사무국 둔 유엔국제기구 GGGI·GCF 수장 모두 사의

    우리나라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 대표적인 기후변화 대응 관련 국제기구인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와 녹색기후기금(GCF)의 수장들이 모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28일 “이보 더부르 GGGI 사무총장과 힐라 샤이크루후 GCF 사무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상태”라며 “내부적 사정도 있을 것이고 개인적 사정도 있어 사의 표명 이유에 대해서는 말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더부르 총장은 지난 14일쯤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가족을 한국으로 데려와 함께 지내려고 했는데 계획대로 되지 않아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올 9월까지만 일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더부르 총장은 2014년 4월 취임했으며 임기는 2018년 4월까지다. 또 GCF 초대 사무총장인 샤이크루후 총장은 올 9월까지 3년 임기만 채우고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올 초에 일찌감치 밝혔다. 이에 따라 두 기구는 후임 사무총장 선임을 위한 준비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GGGI는 오는 8월 총회에서 신임 사무총장 임명을 목표로 이사회 준비 절차 등을 진행하고 있다. GCF는 다음달 중순까지 후보 지원을 받아 자체 사무총장 선임위원회 평가를 거친 뒤 6월 이사회에서 새 사무총장을 뽑을 계획이다. GGGI는 2010년 설립돼 서울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GCF는 2013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사무국을 열었다. 특히 GCF 사무국 개소 당시 정부는 대규모 국제기구를 우리나라에 최초로 유치했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했고 개소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파리기후협약’ 이후 기후변화 등 정책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가야 할 시점에 두 기구 수장이 모두 사퇴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사퇴 이유에 대해 한 외교 소식통은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녹색성장을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워 관련 국제기구 활동 등에도 큰 관심을 보였는데 정부가 바뀐 뒤 정책 우선순위가 낮아져 찬밥 신세가 되자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국제기구는 우리 정부 힘만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라 정부 지원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국제기구가 초기에 길을 잘 닦으면 좋은데 아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단독]MB정부 대표적 성과물… 기후변화 대응 준비하는 국제기구

    녹색기후기금(GCF)과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는 이명박 정부가 국가 비전으로 내세웠던 ‘녹색성장’ 정책을 뒷받침하는 대표적 성과물로 꼽힌다. 정부는 2013년 GCF 사무국을 인천 송도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고, 한국이 주도해 설립한 GGGI는 국제기구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2013년 12월 4일 인천 송도에서 공식 출범한 GCF는 유엔 산하 상설 국제기구로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 기금은 개도국의 산림보호 조치를 지원하고 청정에너지 기술의 개도국 이전과 기후변화로 생긴 환경 변화에 개도국들이 적응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한다. 특히 선진국과 개도국이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도록 지난해 12월 채택된 ‘파리 기후협약’의 후속책을 모색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인천시로서는 GCF 사무국을 2012년 10월 20일 독일의 본, 스위스 제네바 등과 경합을 벌인 끝에 송도로 유치했기 때문에 송도국제도시 사업의 상징적 랜드마크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GCF는 현재 미국, 일본을 비롯한 37개국과 98억 달러(약 11조 8000억원)의 재정지원협정을 체결한 상태다. 서울에 본부를 둔 GGGI는 2010년 6월 설립된 연구소로 2012년 6월 유엔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기구로 공인됐고, 같은 해 10월 공식 출범했다. 이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2009년 12월 코펜하겐 기후변화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GGGI 설립 의사를 표명함에 따른 것으로 우리나라가 주도한 최초의 국제기구라는 의미가 있다. GGGI는 개도국이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경제개발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고 한국의 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연구활동을 통해 녹색 성장 모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단독]정권 바뀌며 정책 축소되자 “韓 떠나겠다”… 獨, 벌써 유치 눈독

    현 정부 들어 ‘창조경제’로 대체 기금 모금·지원 등 소극적 대처 추후 국제기구 유치에 악영향기후변화 분야 전문가들은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와 녹색기후기금(GCF) 수장들의 잇단 사의 표명을 정부의 일관성 부재에 따른 정책 파행의 상징적 사건으로 이해하고 있다. 녹색성장을 국정과제로 내세웠던 이명박(MB) 정부 시절에 국제기구까지 유치해 놓고 정권이 바뀌자 관련 정책을 폐기하면서 국제기구 수장들까지 결국 한국을 등지게 됐다는 것이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환경친화적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뜻하는 녹색성장이 전 세계적인 추세임에도 지나치게 ‘자기정책화’한 측면이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녹색성장이 ‘창조경제’로 대체되면서 관련 정책이 적지 않게 축소, 폐기되거나 창조경제 정책으로 흡수됐다. 그런 과정에서 MB 정부에서 유치한 GGGI와 GCF에 대한 정부의 태도도 달라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현 정부가 들어서며 이들 기구의 기금 모금에 대해 정부가 소극적 자세로 돌아섰고 사무국 소속 외국인 직원들의 정주여건 개선 노력도 미흡했다”며 “마지못해 지원한다는 인상이 강해지면서 내부에서도 엄청난 자산인 국제기구를 왜 방치하느냐는 불만이 나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로 우선 우려되는 건 기후변화 분야에 대한 한국의 주도권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최근 GCF가 이런 상황에 놓이면서 미국에 사무국을 둔 지구환경기금(GEF)이 관련 업무의 주도권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고위급 서명식이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파리협정’ 이후 신(新)기후체제 적용을 위한 작업이 필요한 시점에 양 국제기구 수장이 사의를 표하며 선도적 역할은커녕 그간의 성과까지 무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어렵게 유치한 국제기구 사무국을 다른 나라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분야의 한 전문가는 “전부터 눈독을 들인 독일에서 이렇게 할려면 왜 유치해 가져갔느냐는 식으로 견제가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추후 다른 국제기구 유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정부 내에서도 이에 대한 안타까운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출범 초기인 국제기구에서 잡음이 나오면 기구가 자리잡는 데는 물론 추후 사업이 탄력을 받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단독]한국에 사무국 둔 유엔국제기구 GGGI·GCF 수장 모두 사의

    우리나라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 대표적인 기후변화 대응 관련 국제기구인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와 녹색기후기금(GCF)의 수장들이 모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기후변화 정책에 대한 관심도와 적극성이 떨어지자 이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 관계자는 28일 “이보 더부르 GGGI 사무총장과 힐라 샤이크루후 GCF 사무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상태”라며 “내부적 사정도 있을 것이고 개인적 사정도 있어 사의 표명 이유에 대해서는 말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더부르 총장은 지난 14일쯤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가족을 한국으로 데려와 함께 지내려고 했는데 계획대로 되지 않아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올 9월까지만 일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더부르 총장은 2014년 4월 취임했으며 임기는 2018년 4월까지다. 또 GCF 초대 사무총장인 샤이크루후 총장은 올 9월까지 3년 임기만 채우고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올 초에 일찌감치 밝혔다. 이에 따라 두 기구는 후임 사무총장 선임을 위한 준비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GGGI는 오는 8월 총회에서 신임 사무총장 임명을 목표로 이사회 준비 절차 등을 진행하고 있다. GCF는 다음달 중순까지 후보 지원을 받아 자체 사무총장 선임위원회 평가를 거친 뒤 6월 이사회에서 새 사무총장을 뽑을 계획이다. GGGI는 2010년 설립돼 서울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GCF는 2013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사무국을 열었다. 특히 GCF 사무국 개소 당시 정부는 대규모 국제기구를 우리나라에 최초로 유치했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했고 개소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파리기후협약’ 이후 기후변화 등 정책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시점에 두 기구 수장이 모두 사퇴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사퇴 이유에 대해 한 외교 소식통은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녹색성장을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워 관련 국제기구 활동 등에도 큰 관심을 보였는데 정부가 바뀐 뒤 정책 우선순위가 낮아져 찬밥 신세가 되자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국제기구는 우리 정부 힘만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라 정부 지원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국제기구가 초기에 길을 잘 닦으면 좋은데 아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In&Out] 젊은 개발 컨설턴트 양성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자/이병국 전 한국외교협회 국제개발전략센터 이사장·전 수단 대사

    [In&Out] 젊은 개발 컨설턴트 양성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자/이병국 전 한국외교협회 국제개발전략센터 이사장·전 수단 대사

    요즘 우리 젊은이들은 매우 어렵단다. 주위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다. 희망을 포기한 청년들이 안타깝고 이들이 이끌어 갈 우리나라의 미래도 걱정이다. 어떻게 하면 이들에게 희망을 다시 되찾아 줄 수 있을까. 그들만 탓할 수 없다. 부모 세대인 우리들 책임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일자리 구하기가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는 국내 현실은 암담하지만 시선을 국제 무대로 돌려 보면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구촌 전체의 사정에 견주어 보면 우리 젊은이들은 이 땅에서 태어나 정규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선택받은 상위 1%에 속한다. 유엔 새천년개발목표(MDGs) 달성 시한이 종료된 오늘날에도 세계 인구 71억명 가운데 8억명 이상이 기아에 허덕이고 해마다 630만명의 어린이들이 다섯 살이 되기 전에 굶어 죽고 있다. 불과 60여년 전만 해도 우리 모습이 이랬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원조를 받는 빈곤국이 아니라 원조를 주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청년들은 신체 건강하고 정신 건전하고 두뇌는 매우 총명하다. 아프리카를 포함해 해외에서 만난 우리 청년들은 능력이 출중했고 희망과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길이 보인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무작정 아프리카로 가라고 할 순 없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위험하고 사업도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와 부모 세대가 우선 디딤돌을 놔 줘야 한다.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운영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같은 기관들이 나서 이들을 ‘국제개발컨설턴트’로 양성하는 방법이 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우리 퇴직 외교관들도 기꺼이 오지에서 일하며 체득한 노하우를 ‘재능기부’할 것이다. 우리는 ODA 원조국이라 자화자찬하지만 국제적 위상은 초라하다. 국제 ODA 규모(150조원)가 사상 최대로 확대돼 최근 개발도상국 조달 시장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경쟁은 고조되고 있으나 우리 기업의 수주 노력이나 국제 조달 실적은 매우 저조하다. 반면 우리나라 ODA 프로그램은 수혜국뿐 아니라 해외 원조 역사가 길고 원조 액수도 큰 미국·독일 등 선진국도 주목하고 있어 활용 가치가 높다. 그럼에도 정작 국내에서 이를 평가하고 컨설팅해 줄 수 있는 민간 전문가가 극히 부족해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젊고 유능한 개발컨설턴트를 양성하는 일이 급선무인 것이다. 유엔 등 국제기구들은 한국 기업이 컨설팅 분야에서 약하고 현지어 구사 능력 및 유사 분야 실적을 갖춘 인력도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상대국 현지 상황과 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프로젝트를 주문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발전모델’만 강요하지 말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지난 50여년간 추진해 온 선진국들의 원조 형태는 이미 ‘원조 피로 현상’을 보였다. 우리는 이러한 과거의 실패 사례를 거울삼아 새로운 접근을 해야 한다. 즉 개발컨설팅 육성을 통해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우리 청년들에게 고급 일자리를 마련해 주며, 정부가 유엔 지속가능 개발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택견·무에타이·주짓수… 무림 고수의 ‘무예 올림픽’ 열린다

    택견·무에타이·주짓수… 무림 고수의 ‘무예 올림픽’ 열린다

    충북이 지구촌 전통무예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청주에선 무림의 고수들이 모여 진검승부를 펼친다. 충주에서 소멸위기에 놓였던 택견을 살리기 위한 최초의 전수관이 건립되고 세계무술축제가 열렸다. 2018년까지는 국제무예센터가 충주에 건립된다. 24일 충북도에 따르면 오는 9월 3일부터 8일까지 6일간 청주 일원에서 ‘세계무예의 조화’를 주제로 ‘2016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가 개최된다. 세계 주요 전통무예를 테마로 열리는 최초의 종합 국제행사다. 이번 대회에는 정식과 시범 종목을 포함해 총 15개의 세계 주요 전통무예 종목에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의 30여개 국가 20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할 예정이다. 정식종목은 씨름, 태권도, 택견, 우슈, 유도를 비롯해 ‘맨손 호신술’이란 의미를 담은 러시아의 삼보, 무기를 쓰지 않고 치고, 찌르고, 던지고, 조이고, 관절을 꺾는 주짓수, 말을 타고 달리며 활을 쏘아 맞히는 기사, 타이복싱으로 불리는 태국의 전통격투기인 무에타이, 상대방의 상의를 붙잡고 메치는 기술로 겨루는 우즈베키스탄의 크라쉬 등이다. 정식종목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을 앞두고 16개국 이상으로 구성된 종목별 세계연맹이 주최하는 예선전의 8강 입상자들이다. 이들은 청주체육관과 청주유도회관 등 5개 경기장에서 8강전을 시작해 우승자를 가린다. 충북에 경기장이 없는 기사 종목은 강원 속초에서 진행한다. 특별종목은 각국의 특색 있는 무예들이 시범단을 꾸려 경쟁하는 연무대회와 기록경기 등 2개다. 기록경기는 종목에 관계없이 대회 참가자들이 누구나 출전해 낙법, 높이차기 등을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회 기간 무예영화가 상영되고 각국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거리예술축제, 무예의 학술적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국제학술대회, 국제회의 등도 다채롭게 펼쳐질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는 국비 9억원과 지방비 31억원 등 총 40억원이 투입된다. 서울대 용역에 따르면 소비지출 349억원, 생산유발 605억원, 고용유발 5억원 등 총 959억원 이상의 경제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충북도는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지난해 8월과 9월 두 차례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대회 홍보를 위해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충북 출신 전기영 유도대 교수와 태권도 국가대표를 지낸 청주 출신 영화배우 이동준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또한 원활한 대회 진행을 위해 올림픽과 아시아게임에 심판 등으로 참가한 경험이 있는 전문위원 4명을 위촉해 자문을 받고 있다.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은 10년이 넘는 오랜 기간 준비한 끝에 마련한 행사다. 도는 2000년 충주에서 개최한 국제무도학술대회에서 국가대항전 형태를 띤 종합무술대회의 필요성이 제기되자 이를 주목했다. 이어 2005년부터 세 차례 무술올림픽 학술용역을 시작해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2013년 전담팀을 구성해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이번 대회는 세계 각국의 전통무예인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프랑스 29명과 스위스 2명으로 구성된 유럽합기도 선수단은 지난 14일 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 훈련장과 경기장을 둘러보기 위해 청주를 방문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세계무예마스터십 조직위원회 이도한 기획홍보부장은 “현재의 올림픽은 서구 중심의 대회로 운영되는 한계를 갖고 있어 세계 각 지역에서 오랫동안 명맥을 이어왔던 전통무예들이 설 자리가 없었다”며 “전 세계 무예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 참가 선수들이 예상보다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직위원회는 대회 기간 중에 세계무예마스터십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4년마다 올림픽을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같은 국제기구를 만들어 앞으로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겠다는 것이다. 총 22개국이 참여하기로 한 세계무예마스터십 위원회는 위원장 1명과 위원 34명, 사무국 직원 10명 등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위원장은 도지사나 국가수반이, 위원은 정식종목 국제단체장 10명과 국제무예계 저명인사 20여명 등이 맡기로 했다. 고찬식 조직위 사무총장은 “아테네가 처음으로 올림픽을 개최해 올림픽의 성지로 불리고 있는 것처럼 충북도 무예의 성지로 세계인들에게 각인될 것”이라며 “이번 대회 개최를 계기로 무예와 관련된 건강산업과 무예용품, 영화 등도 충북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20억원이 투입돼 충주시 금릉동 세계무술공원 내에 들어서는 국제무예센터는 내년 착공해 2018년 말 준공할 예정이다. 이 센터는 세계 청소년의 발달과 참여를 통한 전통무예 교류·발전 연구사업과 세계 무예 산업을 총괄 조정하는 기능을 맡는다. 또한 국제스포츠 외교 활성화와 무예를 통한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청소년 교육프로그램 보급사업을 추진한다. 국제무예센터는 2013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7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청소년 발달과 참여를 위한 국제무예센터’ 설립 안건이 최종 통과되면서 한국 설립이 결정됐다. 국제무예센터가 준공되면 무예 분야에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대표단 ‘급’ 낮아 참석 말라”… 국제회의서 대만 쫓아낸 중국

    중국의 압박에 못 이겨 대만 대표단이 국제회의장에서 쫓겨나는 일이 벌어졌다. 20일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벨기에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최로 30여 개국 대표가 모인 국제철강회의에서 대만 대표단이 중국의 압력으로 회의장을 떠나야 했다. 이 회의는 철강 과잉 생산 문제를 다루는 OECD 철강위원회의 공식 회의였다. 대만은 벨기에 정부의 초청을 받아 ‘타이완’(Taiwan) 이름으로 선웨이정 경제부 공업국 금속팀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파견했다. 이날 오전 전문가 토론회가 끝나고 오찬을 하는데 벨기에 부총리실 관계자가 선 팀장에게 찾아와 “오후에 열리는 정부 고위급 회의에는 참석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선 팀장이 항의하자 벨기에 측은 “중국 대표가 ‘급’이 낮은 대만 대표가 고위급 회의에 참가해선 안 된다고 계속 압력을 넣어 어쩔 수 없게 됐다”고 실토했다. 중국 대표단 단장은 상무부 부장조리(차관보급)였다. 대만 측은 참가국 대표단 단장의 절반 정도가 선 팀장과 비슷한 직급의 관료라는 점을 들어 부당함을 호소했으나 결국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11년 동안 꾸준히 이 회의에 참석한 대만이 회의장에서 쫓겨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예년 회의에서는 중국 대표와 대만 대표가 웃으며 악수하는 장면도 자주 연출됐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 같은 태도 변화를 다음달 20일 취임할 예정인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당선자에 대한 압박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국제기구에 대만을 받아들이지 말 것을 요구해 오다 친중국 성향의 마잉주(馬英九) 정부가 들어선 이후 대만의 대외 관계에 대한 태도를 다소 누그러뜨려 왔다. 그러나 대만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국은 대만 수교국이었던 감비아와 외교 관계를 재개하고 케냐에 체류하고 있던 대만 범법 혐의자들을 중국으로 송환하며 대만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대만 중국문화대 니우저쉰 교수는 “중국은 대만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가 여러 장 있음을 과시하며 차이잉원 당선자가 취임 연설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잠재적 대권 주자’ 반기문 대망론에 또 함구

    ‘잠재적 대권 주자’ 반기문 대망론에 또 함구

    반 총장, 김용 WB 총재 주최 행사 참석 잠재적 대권 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5일(현지시간) 자신의 대망론에 대해 또 함구했다. 반 총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세계은행(WB) 본부에서 열린 행사 참석 후 한국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대권 관련 질문에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은 채 가벼운 미소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새누리당의 패배로 끝난 ‘4·13 총선’ 직후인 데다 자신의 발언이 정치적으로 오해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언급을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대권에 뜻이 없음을 밝혀 왔다. 지난해 4월 워싱턴 방문 당시에도 언론에 “국내 정치에 관심이 없고 (유엔 사무총장 일로 바빠) 그럴 여력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반 총장의 입장과 무관하게 여야 모두 러브콜을 보내면서 ‘반기문 대망론’이 확산됐고 여야 잠룡들 중 지지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총선 패배로 여권 잠룡들이 초토화되며 여권 내부에서 ‘반기문 영입론’이 다시 불거지는 상황이다. 한편 반 총장은 이날 김용 WB 총재가 주최한 특별한 행사에 참석했다. 김 총재가 유엔과 WB 간 긴밀한 협력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반 총장을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올해 말 퇴임하는 반 총장을 위한 이른 환송회 성격도 겸했다. 행사에서는 반 총장과 김 총재가 사상 처음으로 두 국제기구의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아프리카·중동 오지를 방문한 장면을 담은 비디오가 상영됐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김 총재는 자신이 반 총장을 평소 ‘선배님’으로 부른다고 밝히면서 반 총장의 겸손함과 근면함, 유머 감각, 탁월한 리더십을 치켜세웠다. 이에 반 총장은 “우리는 여러 ‘첫 번째 사례’들을 만들었다. 유엔 사무총장과 WB 총재가 (아프리카 등지를) 공동 방문한 것도 처음”이라며 “두 기구의 60~70년 역사상 이런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원자력안전위원장 김용환·소청심사위원장 김승호 내정

    원자력안전위원장 김용환·소청심사위원장 김승호 내정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공석이었던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에 김용환(왼쪽) 원자력안전위원회 상임위원 겸 사무처장을,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장에 김승호(오른쪽) 청와대 인사혁신비서관을 내정했다고 청와대가 14일 밝혔다. 김용환 내정자는 과학기술부 원자력 국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사무처장,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국제기구 사무차장 등을 역임한 원자력 안전 및 기술분야 전문가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내정자는 원자력 안전 및 기술과 관련해 경험과 식견이 풍부하고 기관의 사정에 밝을 뿐 아니라 업무 처리가 합리적이고 조직 내 신망이 두터워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원만하게 이끌 적임자”라고 밝혔다. 김승호 내정자는 행정안전부 인사기획관, 안전행정부 인사실장, 인사혁신처 차장 등 정부 인사와 관련한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내 일에서 재미 찾고 의미 발견…내일 향한 ‘잡 크래프팅’

    내 일에서 재미 찾고 의미 발견…내일 향한 ‘잡 크래프팅’

    “마법의 빗자루 한번 보시겠어요?” 몇 년 전 일본 디즈니랜드 청소부가 길게 줄 서 있는 방문객들 앞에서 빗물로 미키마우스를 그리기 시작했다. 지루해하던 방문객들은 청소부의 깜짝 이벤트에 ‘와!’ 하며 탄성을 질렀다. 이 사연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순식간에 일본 전역으로 전파됐다. ‘대단하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후 이 에피소드는 산업심리학의 ‘잡 크래프팅’(직무 확장) 개념을 가장 잘 보여주는 단골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잡 크래프팅은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스스로 변화시켜 일을 더 의미 있게 만드는 활동을 말한다. 일을 더 많이 하라는 게 아니다. 한 가지 일을 하더라도 그 속에서 재미를 찾고 의미를 발견하자는 것이다. 서울신문은 지난 한 달 동안 현장에서 잡 크래프팅을 실천하는 이들을 찾았다. 일단 최근 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기계, 조선, 항공, 해운업종에 근무하는 이들로 범위를 좁혔다. 직급은 대리로 국한했다. 일을 가장 많이 할 때라서다. 실제로 회사가 시련을 겪지만 회사의 ‘방향’과 개인의 ‘비전’을 맞춰 가며 자아실현을 하는 이들은 의외로 많았다. ●“돈보다 스스로 깨우칠 직장 선택… 후회 없어” 김태윤(30) 두산인프라코어 주임연구원(대리)은 2011년 기아차와 현대모비스에 동시 합격했지만 두 회사 모두 포기하고 ‘두산행’을 택했다. 이유는 단 한 가지. 돈은 자동차 회사가 더 많이 주겠지만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스스로 깨우쳐 가는 데는 두산이 더 나을 수 있겠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당시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인천공장 연구·개발(R&D)센터에서 굴삭기 시제품의 성능을 시험하는 일을 맡고 있다. 김 연구원은 “누군가 우리 장비를 구입한 뒤 ‘정말 잘 산 것 같다’고 피드백을 줄 때 가장 보람차다”면서 “편법을 쓰면 쉽게 일할 수 있지만 고객들이 눈에 밟혀 테스트를 대충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 지린성 창춘에서 혹한기 테스트를 처음 시도했을 때 그는 주저 없이 손을 들었다. 중국 현지 날씨는 상상 이상이었다. 영화 22도의 날씨 탓에 두 겹이나 껴입은 내복과 양말 속으로 냉기가 거침없이 파고들었다. 하지만 강추위에도 엔진이 ‘부르릉 부릉’ 소리를 내며 작동되는 순간 그는 ‘희열’을 느꼈다고 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추운 날씨에 중장비가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엔진, 펌프가 자동으로 예열되는 ‘자동 난기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물론 회사에서 시킨 게 아니다. 그리고 올 초 그는 이 아이템을 가지고 특허 신청을 했다. 지난 5년간 김 연구원이 신청한 특허(공동 특허 포함)는 총 10건에 달한다. 윤준(32) 현대중공업 그룹선박영업본부 대리는 해외에서 자란 유학파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개발경제학(석사)을 전공했고, 유엔개발계획(UNDP) 국제기구 초급전문가(JPO) 과정에도 합격했다. 하지만 그는 부친의 권유로 2013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그의 아버지는 대우조선해양(당시 대우중공업)에서 선박영업을 했다. 윤 대리는 “아버지가 정말 즐기면서 일하셨다”면서 “종종 업무 얘기도 들려주셔서 자연스럽게 이 일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사원 때부터 두각을 나타낸 그는 능력을 인정받아 1년 일찍 대리로 승진했다. 그가 하는 일은 컨테이너선 수주 업무다. 윤 대리는 “컨테이너선 5~10척을 한꺼번에 수주할 때 느끼는 쾌감은 말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7월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라인과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덴마크 코펜하겐의 머스크 본사를 찾았을 때를 회고했다. “1등은 역시 다르더라고요. 계약서에 오타 하나 없는 것은 물론 회의가 길어져도 전혀 개의치 않더라고요. 그때도 새벽 2~3시까지 마라톤협상을 한 끝에 결국 서명식을 했죠.” 그는 “연초에 수주 목표가 정해지면 영업은 시황 핑계 대지 않고 무조건 달린다”면서 “매일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면 하루하루가 매번 새롭다”고 말했다. 이동원(32)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대리는 ‘로드 마스터’(항공물류 전문가)의 꿈을 안고 5년 전 입사했다. 로드 마스터는 한정된 항공기 공간 안에 최대한 많은 화물을 안전하게 탑재하는 일을 한다. 단순히 짐칸을 정리하는 수준이 아니다. 화물별 사이즈, 무게, 위험물 여부 등 화물의 특성을 파악한 뒤 탑재를 해야 혹여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항공기 뒷부분에 무게가 실리면 이륙할 때 항공기 꼬리가 땅에 닿을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로드 마스터가 되려면 전문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는 2012년 미국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에 가서 직접 교육을 받았다. 이후 벨기에 브뤼셀지점에 1년간 파견을 나가 현장 경험도 했다. 2014년부터는 다시 본사로 돌아와 안전심사역을 맡고 있다. 얼마 전 샌프란시스코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후버보드’(전동 스케이트보드의 하나)가 실수로 실리면서 문제가 됐을 때 그는 “순간 철렁했다”고 말했다. 배터리가 장착된 후버보드는 사내 규정상 탑재 금지 품목이기 때문이다. 이 대리는 “국제 규정보다 더 까다로운 안전 기준을 요구한다”면서 “회사가 어려울 때 안전사고가 나면 치명적이기 때문에 조그만 부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나와 해운 영업… 새 화주 발굴 주력” 정무훈(32) 한진해운 아주판매팀 대리는 금융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실물 경기와 맞닿아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해운사로 이직했다. 입사 후 연고도 없는 부산지점에서 2년간 화주(화물 주인) 영업의 기초를 배웠다. 정 대리는 “부산지점은 해운업체 영업맨이라면 한 번쯤 들러야 하는 영업의 최전방 같은 곳”이라면서 “어차피 갈 거라면 먼저 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가 속한 아주판매팀은 중국, 일본, 동남아 등 북미와 유럽 노선을 뺀 나머지 지역을 책임지는 곳이다. 이 팀에서 정 대리는 새로운 화주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해운업 영업맨 사이에서 통용되는 ‘빌딩치기’도 그가 자주 쓰는 영업 방식이다. 빌딩치기는 화주를 만나러 건물에 들어갔다가 처음 보는 무역회사가 있으면 무작정 방문해서 “우리와 같이 일해 보자”고 권유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해운업 역사가 오래돼 이제는 빌딩치기가 잘 통하지 않는다”면서도 “발품을 팔면 신규 화주를 소개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 직원 통제하지 말고 자율성 높여줘야” 우리나라에 잡 크래프팅이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소개된 건 2013년쯤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임명기 박사가 ‘잡 크래프팅 하라’라는 저서를 내면서부터다. 현재 기업 차원에서 잡 크래프팅을 도입한 곳도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 리조트부문)가 유일하다. 2014년 관련 교육을 시작해 신입사원, 승진자 약 300명이 이 과정을 이수했다. 삼성그룹 차원에서도 잡 크래프팅에 대한 관심이 커 지난해 말 그룹 방송으로 세 차례에 걸쳐 관련 내용을 내보냈다. 당시 방송 제목은 ‘체인지-업(業)’으로 잡 크래프팅의 세 가지 유형(과업, 인지, 관계 경계 변화)을 소개했다. 하지만 잡 크래프팅은 개인이 스스로 동기부여를 한 뒤 업무의 경계를 확장시켜 나간다는 점에서 기업이 ‘톱 다운’ 방식으로 강요해서는 성공할 수가 없다. 임 박사도 그의 책에서 “경영진의 강요는 부작용만 낳을 뿐”이라고 썼다. 산업심리학자들은 “기업이 잡 크래프팅을 또 하나의 직원 통제 수단으로 사용하지 말고 기업 스스로 잡 크래프팅에 나서 직원들의 자율성을 높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금요 포커스] 정부 신뢰, 관리가능한가/정윤수 한국행정연구원 원장

    [금요 포커스] 정부 신뢰, 관리가능한가/정윤수 한국행정연구원 원장

    신뢰, 곧 믿음은 정의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그러나 그 정의에 관계없이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는 국민 신뢰의 확보라 할 수 있다. 공자는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나라를 이루는 세 요소가 군사와 식량과 백성의 믿음이며, 이 중 둘을 버리고 하나를 남긴다면 그것은 백성의 믿음)이라며 국가는 백성의 신뢰 없이는 성립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정신은 드라마틱한 우리 역사의 한 대목인 고려 말·조선 초 시대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나라는 백성으로 보전되고, 백성은 믿음으로 보전된다’(정몽주),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그들은 따를 것이고, 얻지 못하면 떠날 것이다’(정도전) 모두 국민의 신뢰가 곧 나라를 유지하는 힘이라는 것을 깨우쳐 주는 경구들이다. 같은 생각으로 통하는 두 말씀의 주인공이 고려조의 존폐를 놓고 대립한 정몽주와 정도전이라는 사실은 국민의 신뢰가 국가 성립과 존속의 핵심가치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왕조시대의 정부가 그러할진대,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의 신뢰가 갖는 중요성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세계 각국 정부의 화두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2007년에서 2012년 사이에 전 세계 주요 41개국 가운데 정부에 대한 신뢰수준이 하락한 나라(26개국)가 상승한 나라(13개국)의 두 배에 이른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시행하는 사회통합조사에서 ‘정부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5점 만점에 3점을 넘지 못하고 몇 년째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그렇지만 사회갈등 해소의 중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집단으로 ‘정부’가 매년 1위에 꼽힌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요구가 크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사회 각 부문에서 지난 시대 압축성장의 부작용인 부실과 비효율 그리고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국민들은 이를 선도적으로 해결할 책임이 바로 정부에 있고 그럴 역량도 정부가 충분히 갖고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한국의 성장과 세계화는 경제뿐 아니라 정치에서도 짧은 기간에 압축적으로 이뤄졌다. 급속한 변화는 정책 문제들의 속성과 구조도 바꾸어 놓았다. 이를 흔히 ‘사악한 문제’(wicked problem)라 일컫는다. 이는 이해 자체가 어렵고 다른 부문들과 밀접하게 얽혀 있으며 해결책 간에 옳고 그름도 없는, 이전과 다른 독특한 문제들을 말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 대두된 정책 난제들은 사실상 모두 이 범주에 속한다. 정부 특정 부서의 관할권·정책·규제의 범위와 일치하지 않는 사회문제이거나 다양한 조직과 이해관계자의 지지와 자원을 동원하지 않으면 해결이 불가능한 사회 문제, 그리고 문제의 범위가 넓어 어느 한 행위자의 정보·자원·권한으로는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이른다. ‘사악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크게 세 가지다. 당면한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해함으로써 정부의 권위를 스스로 세워야 하고, 다양한 시각들이 자유로이 경쟁하고 또 협력하도록 조율해야 하며, 정보공개와 소통을 통해 시민들을 실질적으로 정책과정에 참여시켜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은 정부가 ‘믿을 만한 존재’라는 국민 인식이 형성되어야 가능하다. 정부가 문제를 잘 알고 제대로 해결하리라는 믿음, 정부가 국민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앞으로 우리 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다양한 시각에서 살펴보고 어떤 부분에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지, 우리 사회의 통합은 어디에서 병목현상을 일으키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관리체계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많은 국가들과 국제기구들이 정부 역량을 측정하기 위해 국제경영개발원(IMD)이나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지수 같은 하드웨어적인 지표 외에도 부패, 민주화, 전자정부, 지속가능발전 등 소프트웨어 측면의 지표를 조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신뢰, 행복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다루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우리 정부도 전문성과 도덕적 역량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지표를 세워 신뢰받는 국정운영을 위한 잣대로 삼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 롯데百 ‘송도 출장 세일’

    롯데백화점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는 방식의 출장 세일을 인천 송도에서 펼친다. 롯데백화점은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롯데 블랙 슈퍼쇼’를 진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출장 세일은 4월 1일부터 3일까지, 7일부터 10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열린다. 참여 브랜드는 300여개, 총물량은 250억원에 달한다. 롯데백화점은 행사 참여 파트너사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과 대관비를 전액 지불하고 행사 마진도 기존 대비 최대 5% 포인트 낮게 책정했다. 롯데백화점이 이처럼 출장 세일을 잇따라 여는 것은 경기 불황에 제품 판매가 줄어들면서 쌓인 재고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롯데백화점이 출점하지 않은 지역에서 출장 세일을 열 경우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송도 지역은 대기업과 국제기구 등이 들어서면서 구매력 있는 30~40대 인구 비중이 높다. 하지만 복합쇼핑몰이 없어 주말에 쇼핑을 하러 외부로 나가는 송도 주민들이 많다.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올해에도 지역별로 이슈가 되는 상권에서 대규모 출장 세일을 진행해 소비를 증진시키고 파트너사의 재고 부담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4월 1~3일 진행되는 1차 행사에서는 패션 상품을 중심으로 판매한다. 이어 7~10일 열리는 2차 행사에서는 리빙과 식품 상품을 내놓는다. 롯데하이마트와 연계해 삼성 냉장고를 269만원(50대 한정)에 판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北 “치졸한 반공화국 놀음 종식해라” 핵안보 정상회의 비난

    북한은 오는 31일(미국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핵안보정상회의에 대해 “미국은 시간만 허비할 것이 아니라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와 같은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8일 ‘치졸한 반공화국 모의 판놀음은 당장 종식되여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세계 최대의 핵보유국인 미국이 그 무슨 핵안전수뇌자회의(핵안보정상회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이며,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바라는 인민들의 지향과 념원(염원)에 대한 엄중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논평은 “미국은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핵 공갈과 위협을 끊임없이 강행하면서 조선반도(한반도) 핵위기를 증대시켜 왔다”면서 “핵 항공모함, 핵잠수함, 핵 폭격기 등을 조선반도 주변과 남조선에 끊임없이 들이밀고 북침 핵전쟁연습을 벌여놓고 여기에 방대한 병력과 함께 모든 핵전쟁 자산들을 총동원했다”고 비난했다.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50여 개국 정상과 유엔을 비롯한 4개 국제기구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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