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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LL 등 정국 시끄러운데… ‘힘 못쓰는’ 위기의 여야 지도부] 의원들 단독행동… 리더십 도마에

    서해 북방한계선(NLL)·국정원 정국에서 김한길 대표를 필두로 한 민주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문재인 의원이 연일 독자적으로 NLL 관련 강공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친노(친노무현) 세대’의 뒤를 이어 세력을 재구축한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여기에 의원들의 돌출·단독 행동까지 늘면서 지도부는 이를 뒷수습하기에 바쁜 형국이다. 친노 인사인 윤호중 의원이 14일 단독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에 전달했다는 지도를 공개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윤 의원은 지도부와 사전 논의 없이 언론에 기자회견 일정을 공지한 후 전병헌 원내대표에게만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윤 의원이 국정조사특위 위원도 아니고 무슨 권한으로 혼자서 관련 자료를 공개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이후 당내에서 눈에 띄는 활동을 하지 않았던 윤 의원이 이날 전면에 등장한 것을 두고 친문 세력이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정원 댓글 의혹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위원인 김현·진선미 의원의 제척과 관련해서도 지도부가 별다르게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김 대표 측이 내심 김·진 의원의 자진 사퇴를 바라면서도 중대 결정을 내리지 못한 가운데 국정원 국정조사는 열흘 넘게 진척 없이 공전만 거듭하고 있다. 지난 10일 김·진 의원의 사퇴 거부 기자회견도 당 내 지도부와 사전 협의 없이 ‘통보식 보고’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홍익표 전 원내대변인의 ‘귀태 발언’ 파문으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예비 열람 및 국회 일정이 전면 중단되는 혼란을 겪기도 했다. 김 대표 체제 출범 당시 불필요한 대변인 브리핑을 줄이며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원내대변인의 공식 브리핑조차 지도부가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나마 지난 12일 당일 신속히 홍 전 대변인의 사퇴와 김 대표의 사과로 국회 일정이 정상화되면서 지도부가 체면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4대강 사업 논란 결국 국회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논란이 결국 국회에서 결판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4대강 사업내용의 진상조사에 착수했고 민주당은 국회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12일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진행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와 관련,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15일 첫 회의를 열 TF는 4대강 사업 내용 및 감사원 감사결과를 원점에서 ‘재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위원장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강석호 의원이 맡는다. 위원들은 법제사법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국토위 소속 위원들로 구성된다. 강 의원은 “법사위는 감사원이 지난 정부에서 감사를 몇 차례 했음에도 불구, 왜 감사 결과를 이제 와서 밝혔는지 그 의도가 무엇인지 알아볼 것”이라며 “환노위는 환경문제와 관련해 당시 어떻게 논의가 됐는지 파악하고, 국토위는 4대강 사업이 정말 대운하를 염두에 뒀던 것인지 감사원 감사 결과를 검토해 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청와대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와 선 긋기에 나선 것을 주목,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공동책임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운하 사기극으로 밝혀진 4대강 사업은 명백한 전·현 새누리당 정권의 책임”이라며 “청와대는 마치 남의 일인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2010년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 후 4대강 사업 자체가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있어 협조하겠다고 말하며 국민을 믿게 했다”고 지적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보고와 논의과정을 해당 상임위의 자율적이고 적절한 일정에 따라서 진행할 것”이라면서 “그런 뒤에 국정원 국조가 마무리되는 대로 4대강 국조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여야의 움직임에 대해 친이계에선 청와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4대강 사업을 추진했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정치적 배경 때문으로 결국 청와대의 작품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불교경전인 유마경의 문구인 ‘一默如雷’(일묵여뢰·한 번의 침묵은 우레와 같다)라고 적어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범친이계로 분류되는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감사원은 명확한 사실관계를 증명하는 곳이지 추측을 하는 기관이 아니다. 그때그때 다른 감사원을 어떻게 신뢰하겠느냐”면서 “청와대도 자꾸 정쟁에 뛰어들어서 혼란을 부추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조해진 의원도 라디오인터뷰에서 “감사원이 신뢰를 떨어뜨리는 ‘해바라기 감사’를 했다”면서 “이런 감사 결과를 전제로 ‘지난 정부가 국민을 속였다’ ‘나라에 큰 해악을 끼쳤다’고 말하는 것은 더 큰 문제”라며 청와대를 직접 겨냥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14학번 66.4% 수시로 뽑는다

    14학번 66.4% 수시로 뽑는다

    전국 194개 대학이 올해 치르는 2014학년도 대입에서 전체 정원의 66.4%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한다. 수시 지원 횟수는 6회로 전년과 동일하고 올해 처음으로 전형요소에 부제가 설정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11일 이런 내용의 ‘2014학년도 수시모집 요강 주요사항’을 발표하고 학교 가운데 폐지되거나 통폐합된 곳이 있기 때문에 전형요강을 사전에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들은 올해도 수시모집에서 더 많은 학생들을 뽑는다. 전년보다 2% 포인트 늘어난 25만 1608명(66.4%)이 수시 선발 대상자다. 수시 인원은 2012학년도 23만 7681명(62.1%), 2013학년도 23만 3223명(64.4%)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전형 유형별로는 일반전형 모집인원이 155개 대학 13만 2419명(52.6%), 특별전형이 192개 대학 11만 9189명(47.4%)이다. 올해 126개 대학에서 4만 7273명을 뽑는 입학사정관 전형은 전년도(19.1%)에 비해 수시 모집인원 대비 비율(18.8%)이 줄었다. 2008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교육부가 지난 3월 국정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대입 전형 간소화는 올해 수시모집의 가장 큰 변화다. 수시모집 전형 명칭이 2000여개에 이르는 가운데 6가지 부제를 달아 학생들의 혼란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예를 들어 학생부 40%, 실기 60%로 선발하는 전형이면 부제를 ‘실기 중심’이라고 하게 된다. 수시 원서접수는 지난해와 같이 6회로 제한된다. 횟수는 지원대학 수가 아니라 지원 전형 수에 따라 결정된다. 한 대학의 여러 전형에 지원할 때 각각 1회로 계산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경찰대, 3군 사관학교 등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대학과 산업대, 전문대는 지원횟수 제한 대상에서 제외된다. 수시 모집 합격자는 정시모집 및 추가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수시 1차는 9월 4~13일 원서를 받고 수능 이후의 수시 2차는 11월 11~15일 원서를 받는다. 전형기간은 9월 4일~12월 2일이며 합격자는 12월 7일까지 발표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기고] 국정조사와 국정원 개혁 방향/문순보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기고] 국정조사와 국정원 개혁 방향/문순보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최고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이 수난의 시대를 맞고 있다. 지난 대선 때의 정치 개입 의혹부터 최근의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에 이르기까지 전대미문의 사건들로 시끄럽다. 최근 여야 정치권에서 국정원 댓글사건과 관련해 45일간의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국정원의 미래는 수술대 위에 오르게 됐다. 그러나 최근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국가안보와 방첩활동을 담당하는 정보기관의 위상을 깎아내리고 심지어 조직의 폐지까지 주장하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 생각된다. 국정원에 집중되는 비난의 시선과 온갖 의혹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정보기관은 필수적인 존재다. 북한이 다양한 도발 위협을 가하고 남남갈등을 조장하려는 현실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가령 야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주장처럼 국정원 조직을 해체할 경우 6·25 사이버공격 같은 북한의 은밀한 도발을 어떻게 감지하고 대응할 것인가. 실제로 국정원은 최근의 혼란상과 비난에 대한 대응책에 고심하다 지난 6·25 사이버 공격을 사전에 감지하지도 못하는 등 본연의 업무에 소홀한 모습을 보인 것 같다. 야권에서는 최근 국정원장의 탄핵과 조직 해체까지 거론하며 정보기관의 부도덕성을 연일 질타하고 있다. 심지어 야권에서는 장외투쟁까지 벌이며 국정원 개혁을 위한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구국전선’이 대선 무효 및 정권 퇴진을 부추기는 촛불시위를 선동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 야권의 국정원 단죄 의지가 북한의 남남갈등 조성 전략에 이용당하여 퇴색되거나 자칫 변질될 우려가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향후 전개될 국정조사에서는 국정원의 정치 개입 의혹과 관련하여 사실관계를 토대로 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국정원 개혁의 방향은 정보기관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리되 조직의 정치 개입이나 정치 사찰은 엄격히 규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들을 도출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국정원의 전문성이란 대북정보 수집 외에도 종북세력 및 간첩 활동을 차단하고 국가안보를 위한 파수꾼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전문성을 넘어 국정원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남용하며 민주주의에 역행할 소지는 확실히 규제돼야 한다. 그러나 국정조사 정국이 정보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라는 이름하에 국정원을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 북한까지 ‘국정원 죽이기’에 나선 마당에 정치권에서마저 조직의 폐지 등 극단적 처방을 논의한다면 조직 구성원들의 사기 저하와 업무 위축 등 국익을 저해하는 또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자유와 민주, 인권이라는 지상가치도 따지고 보면 국가안보가 충만히 보장될 때 추구될 수 있는 가치들이다. 국가의 안위가 흔들린다면 그런 가치들도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번 국정조사를 통해 조직 운영상에 문제점이 드러났다면 정치권은 그것을 시정하는 노력을 통해 국정원을 한 차원 성숙된 정보조직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 국정원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진정한 정보조직의 위상을 갖추도록 관련 법안을 정비하고 정보기관으로서의 특수성과 기능을 제도적으로 정비할 때, 국정원은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 朴대통령 “국정원 개혁안 스스로 마련하라”

    박근혜 대통령은 8일 “과거 정권부터 국가정보원은 많은 논쟁의 대상이 돼 왔는데 이번 기회에 국정원도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정원의 개혁을 주문한 것이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대선이 끝난 지 6개월이 지났는데 대선 과정에 문제가 됐던 국정원 댓글과 북방한계선(NLL) 관련 의혹으로 여전히 혼란과 반목이 거듭되고 있어 유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국정원은 국가와 국민의 안전보장을 위한 업무를 하는 것을 설립 목적으로 한다”며 “국정원은 그 본연의 업무인 남북대치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대북정보 기능 강화와 사이버테러 등에 대응하고 경제안보를 지키는 데 전념하도록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개혁안을 스스로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이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이 불거진 이후 ‘국정원 개혁’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이 이날 국정원의 구체적 개혁 방향을 제시함에 따라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국내 정치 파트’ 업무·기능의 축소 방안이 검토될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국정원 댓글 의혹은 왜 그런 일이 벌어졌고 실체가 과연 어떤 것인지에 대해 정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며 “여야가 국정조사를 시작한 만큼 관련 의혹들에 대해 철저히 조사한 후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 그 이후는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을 그치고 국민들을 위한 민생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박지원 “남북정상회담 음성파일, 국정원이 이미 ‘마사지’ 의혹”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4일 국가정보원에 있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음성파일에 대해 “일부에서 알려진 바에 따르면 (국정원이) 청와대가 보관하고 있는 녹음파일을 벌써 ‘마사지’했다는 것(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YTN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새누리당 소속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이 국정원이 보관 중인 음성파일 공개를 추진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이같이 ‘변조’ 의혹을 제기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박근혜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주는 게 좋다”면서 “(박 대통령이 대선 당시 국정원)댓글 사건을 덮으려고 대화록을 불법공개한 남재준 국정원장을 해임, 야당과 국민을 설득한 뒤 최소한의 범위에서 최소 인원이 비공개를 전제로 열람하도록 하는 조치가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여야 지도부의 제출 요구안 강제당론 채택에 대해 “초등학교 3학년 대의원대회 수준으로, 공개 후에도 여야의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정쟁이 계속되고 혼란만 야기될 것”이라면서 “민주당 의총에서도 반대 소신을 가진 의원이 30~40% 됐는데 이를 그대로 밀고 간 것에 대해 조금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비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정상회담 회의록 제출 요구안’의 국회 본회의 표결 당시 반대표를 던졌다. 그는 같은 당 문재인 의원이 국가기록원의 대화록 관련 자료를 전면공개하자는 입장을 발표한 데 대해서도 “문 의원의 순수성을 믿고 싶다. (여권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NLL(북방한계선)을 포기, 굴욕외교를 했다고 하니 사실 확인을 하자는 의미일 것”이라면 서 “그 자체도 좀 성급했고 좀 잘못된 판단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면책특권 이용·관련 법률 개정 거론

    국회 본회의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자료 일체의 공개·열람 요구안이 통과했지만 공개 방법은 여전히 숙제다. 여야는 회의록 공개 방식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할 방침이다. 정성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일 “운영위에서 어떻게 열람하고 공개할지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에 공개에 대한 제한 규정이 있지만 국민에게 진상이 무엇인지를 알리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운영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본회의에서 통과는 됐지만 여전히 공개 여부를 놓고서는 찬반여론이 팽팽한 만큼 여야 관계자 모두 “어떤 방식으로든 대화록 공개 과정에서는 논란이 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공개방식의 하나로 거론되는 것이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에 관해 국회 밖에서 책임지지 않는다는 ‘면책특권’을 이용하는 것이다.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에는 ‘대통령기록물은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열람, 사본제작 및 자료 제출을 허용한다’고 되어 있다. 이에 따라 회의록을 열람할 수 있는 대상은 전체 의원이 아니라 국회 운영위원회 의원이나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 등으로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소수의 의원들이 열람을 하고 이들이 상임위 등에서 면책특권을 이용해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다. 새누리당 일부 의원 등은 아예 대통령기록물의 공개를 금지하고 있는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면책특권을 이용한 방법이 법을 고치지 않고 공개하는 일종의 우회책이라면 법을 바꾸는 방안은 직접적인 방법이다.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과 조해진 의원 등은 “국민이 대화록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이 자료 공개를 금지하고 열람도 제한하는 것은 대통령의 국정행위를 기록으로 역사에 남기지만 일정기간 보호하기 위한 취지다. 이를 바꿔 공개할 수 있게 한다면 법과 제도를 만든 목적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같은 민감한 외교자료나 전직 대통령의 기록들이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공개될 수도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각 정당이 당리당략에 따라 대통령기록물의 공개를 요구하면 국정이 오히려 더 혼란스러울 수 있고 이는 현직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정쟁에 따른 정상회담 대화록 열람 다시 없길

    여야가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과 관련 회의 기록 등을 모두 열람하기로 했다. 여야는 어제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해 재적 3분의2를 넘는 257표의 찬성으로 국가기록원에 보관 중인 정상회담 관련 문건 일체를 열람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로써 지금과 같은 비정상적 상황이 아닌 한 30년간 비밀에 부쳐졌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의 대화는 불과 6년도 안 돼 세상에 전모를 드러내게 됐다. 물론 이들 자료를 국민 일반에게까지 공개할지 여야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야가 열람한 내용을 서로 제 입맛 대로 해석하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대화록이 공개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딱한 노릇이다. 정상들이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30년간 공개하지 말도록 법이 정한 취지는 불필요한 논란과 억측을 낳고 정치적으로 악용돼 대내외 국정에 심대한 악영향을 미칠 소지를 막고자 함이다. 국민의 알 권리와 국익이 충돌할 경우 후대의 이익 보전을 위해 시한부로나마 알 권리를 제한하자는 사회적 합의를 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여야의 대화록 열람은 국익이나 국민의 알 권리, 그 무엇과도 상관이 없다. 국민적 혼란을 막겠다는 게 여야의 주장이지만, 그 혼란이란 것도 정치권 스스로가 만든 것이다. 그저 당리당략만 염두에 둔 공방으로 혼란을 빚어놓고, 그 진흙탕 속에서 서로 제가 잘했다며 멱살잡이를 하다 ‘그럼 어디 갈 데까지 가보자’며 나온 결정인 것이다. 한마디로 앞으로 남북관계나 정상외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론에는 어떤 상처를 안겨줄 것인지 도무지 안중에 두지 않은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위법 논란과 별개로 이미 국정원에 보관돼 있던 정상회담 회의록이 공개된 상황이다. 논란이 돼 온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된 노 전 대통령의 발언도 이제 국민들은 죄다 알고 있다. 그 발언이 NLL을 포기하는 의미인지, 아닌지도 국민들은 안다. 여러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국민들의 판단이 드러나고 있다. 이런 마당에 한사코 민주당이 대통령기록관 문건을 공개하자고 요구한 것이나, 새누리당이 회담 전후의 정부 회의록 등까지 봐야겠다고 하는 것은 결국 자신들에게 유리한 꼬투리를 찾아내고자 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국민의 알 권리를 팔아 제 잇속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바람직하지 않지만 기왕 대화록을 열람하기로 한 이상 여야는 두 가지를 약속해야 한다. 이번 대화록 열람을 끝으로 노 전 대통령의 NLL 발언 공방을 매듭짓고 민생에 진력해야 한다. 판단은 국민에 맡기고, 아전인수 격 주장을 접어야 한다. 아울러 다시는 정쟁으로 인한 외교문서 공개가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열람 조건을 더욱 엄격히 하고, 처벌 수위도 높여야 한다.
  • [사설] 여야 언제까지 소모적 NLL 논란인가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6월 임시국회 내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에 이은 국가정보원의 대화록 공개로 이전투구를 벌인 것도 모자라 국가기록원 원본의 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또다시 논란을 벌이고 있다. 야당의 장외투쟁으로까지 이어진 서해 북방한계선(NLL) 공방을 둘러싼 정치권의 혼란은 이젠 더 이상 눈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민생을 먼저 돌보겠다는 다짐이 빈말이 안 되도록 여야는 대화록 사전유출 의혹을 규명하는 선에서 소모적인 NLL 논쟁을 마무리하길 바란다. 국정원이 2007년 노무현-김정일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면서 촉발된 NLL 공방은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그제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사실로 드러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면서 국가기록원의 대화록 열람을 제안하면서 다시 점화됐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열람’ 요구에 한 술 더 떠 ‘공개’로 맞불을 놓았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열람만 하고 내용을 말하지 못하면 논란이 증폭되니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된 정상회담의 음원과 녹취록 등도 공개하자”고 했다. 그간의 싸움에도 성이 안 차 이제 제2 라운드 정쟁을 벌이자는 여야를 보니 한심하기만 하다. 대통령 기록물관리법에는 재적의원 3분의2 찬성이 있어야 대통령 기록물을 열람할 수 있다. 이때도 열람은 제한적으로 가능하지만 공개는 못한다. 그러니 실제 여야 간 합의가 이뤄져도 국가기록원의 대화록 공개는 사실상 어렵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여야는 마치 말만 하면 대화록 공개가 가능한 양 당리당략에서 못 벗어난 채 제 주장만 앞세우니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 아닌가. 더구나 민주당에서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나 안희정 충남지사가 “공개를 반대한다”며 당 지도부와도 엇박자다. 여야가 6월 임시국회 내내 NLL 공방 등으로 날을 지새우면서 여론은 여와 야 모두에 등을 돌리고 있다. 여야 공히 정당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국민행복’(새누리당), ‘을(乙) 지키기’(민주당) 등을 외치면 뭐하나. 실제 관련 민생 법안이나 경제 민주화법 챙기기에 나몰라라 한 데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대선 공약 민생입법 처리도 51개 중 9개만 처리했고, 을 지키기 입법도 35개 중 고작 3개만 통과됐다. 민주당은 어제 7월 국회 개원을 주장했다. 민생법안은 소홀히 다루면서 다시 정치 공세의 장을 열겠다는 속내가 아니길 바란다.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서는 국회를 열어야 한다. 하지만 똑같은 NLL 대화록을 놓고도 실체적 진실을 떠나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면서 싸움을 벌여온 여야가 아닌가. 7월 한달 또 대화록 정쟁에만 올인해 무더위에 지친 국민들을 속터지게 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 ‘간판’만 바꾼 수시전형

    올해 치르는 대학입시부터 2000여개에 이르는 수시모집 전형 명칭이 6가지로 단순화된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인 ‘대입 전형 간소화’의 첫 단계다. 하지만 실제 반영 요소는 대학·학과별로 제각각이어서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오는 9월 시작되는 2014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을 앞두고 지난달 말 각 대학에 ‘수시모집 전형 명칭에 대한 부제 설정 기준’을 전달했다고 2일 밝혔다. 교육부는 수시모집 전형 명칭을 전형 요소에 따라 ▲학생부 중심 ▲입학사정관(학생부 중심) ▲논술 중심 ▲실기·적성(특기)·면접 등 네 가지로 구분했다. 이 중 실기·적성(특기)·면접은 ▲실기 중심 ▲적성(특기) 중심 ▲면접 중심으로 세분화돼 부제는 모두 6가지가 된다. 전형 요소가 두 가지 이상인 경우에는 반영 비율이 높은 쪽이 부제가 된다. 이는 대입 전형이 지나치게 많아 학교 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도입됐다. 하지만 전형 방식을 그대로 둔 상황에서 ‘부제 설정’만으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진학담당 교사는 “제각각인 전형 요소에 부제를 달아 범주 분류만 했다고 해서 혼란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 전형에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이 지원해 1~2점 차이가 당락을 가르는데 ‘○○중심’은 아무 의미 없는 제목”이라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취임 100일] ‘北 리스크’ 관리 美 지지 확보·中 공조 성과… 인사난맥 ‘오점’

    [박근혜 대통령 취임 100일] ‘北 리스크’ 관리 美 지지 확보·中 공조 성과… 인사난맥 ‘오점’

    박근혜 대통령이 4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임기 5년 동안 국정의 틀을 짜는 중요한 시기에 안팎으로 어느 정권과 비교해도 시련과 도전이 거센 시기였다. 취임 초 고위공무원들의 잇단 낙마파문에 이어 ‘박근혜 인사 1호’인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 및 경질은 박 대통령의 ‘나 홀로 인사’ 스타일과 청와대 시스템 부재가 빚은 전형적인 ‘인사 실패’라는 평이다. 반면 북한 도발 및 개성공단 사태 등 ‘북한 리스크’ 관리는 확고한 한·미공조 속에서 일관되고 침착한 대응을 유지하며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을 받고있다. 국정수행 능력에 대해서 평가가 엇갈린다. 저성장 기조와 잠재성장률 하락 등의 악재 속에 힘들게 도출한 공약 가계부와 부동산 대책, 추경예산안과 주요 대선공약인 4대 사회악 근절 및 경제민주화 추진은 여전히 논란의 한복판에 있다. ■정치 靑 내부 경직된 문화 … 주요 정책 로드맵도 차질 지난 100일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는 활동 공간이 적었다는 데에 전문가들의 의견은 일치했으나 평가는 엇갈렸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긍정적인 측면을 눈여겨봤다. 그는 “이전 정부와 다르게 대통령직인수위원회나 정권 초반에 조용하고 차분한 행보를 보인 게 이전 정권과 다른 점”이라고 평가했다. 윤 실장은 “아직 국민들이 대통령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국면이 되지는 않았다”면서 “대선 때 대통합을 강조했던 연장선상에서 청와대 대통합위원회 등의 역할을 강조하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의 경직된 문화와 당청 간 소통의 부재 등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정부조직법 통과는 출범 이후 바로 시작돼야 하는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치력의 부재를 여실히 보여줬다”면서 “앞으로 청와대에서 이니셔티브를 갖고 주도적으로 이슈를 끌고 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리더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청와대 문화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의 리더십을 깨알 리더십이라고 하는데 이는 좋은 현상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청와대가 지나치게 대통령 중심으로 가다보면 모든 일을 대통령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백종섭 대전대 행정학과 교수는 “새 정부 출범이 50여일이나 늦어지면서 이 시기에 긴요한 주요 정책 로드맵도 늦어진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라오스의 강제 북송 문제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보면 박 대통령이 정부 조직과 국정 전반에 대한 장악력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박 대통령의 비전에 대한 공감대가 낮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외교·통일·안보 北 ‘도발후 보상’ 불허… 원칙적 입장 견지 호평 새 정부의 틀이 채 갖춰지기도 전에 밀려온 ‘북한발(發) 악재’는 걸음마도 떼지 못한 박근혜 정부를 가시밭길로 몰고 갔다. 핵심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첫 삽을 뜨기도 전에 난관에 부딪혔고, 북한과의 강(强) 대 강 대결로 대화는 단절됐으며 지난 10년간 유지해온 개성공단도 잠정 폐쇄됐다. 남북관계 회복의 불씨는 갈수록 수그러들고 있는 상황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강변일변도 정책, 유연성이 부족한 접근 때문에 남북관계에 불안 요소가 커졌다”며 “신뢰가 특히 중요한데, 말싸움과 기싸움이 이어져 남북 간 신뢰는 더 크게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보다 유연한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박근혜 정부가 대북 문제에 있어 ‘도발 후 보상’이라는 과거 패턴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견지한 것은 바람직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춘근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상 북한에 당근만 주고 결과물은 받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북한이 먼저 변하라며 공을 넘겼다”며 “태도변화를 이끌어낼 단호한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새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의 협력과 지지를 이끌어 낸 것도 성과로 꼽힌다. 또 한·미 동맹 60주년을 맞아 향후 60년 미래에 대한 양국관계의 발전방향을 정립함으로서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 때와 달리 중국과의 공조도 잘 이뤄졌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불거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과 외교난맥상을 여실히 보여준 라오스 탈북청소년 9명의 북송 사건 등은 오점으로 남았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외교안보 부처 간 조정체계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중구난방식의 정책조정 과정을 정비해 예측가능성을 좀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복지·노동 기초연금·무상보육 등 공약 이행 재원대책 부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제시한 경제민주화와 맞춤형 복지 등 복지·노동 공약은 유권자들은 물론 전문가들에게 전체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취임 100일을 맞은 현재 공약이행 가능성을 두고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애초 복지·노동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마련 대책이 부실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정책후퇴 조짐이 나타나면서 공약을 실천할 의지가 퇴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대표적인 보건복지 분야 공약이었던 기초연금을 둘러싼 논란은 재정추계에 대한 고민 없이 내놓은 공약이 초래한 혼란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노인층 지지를 얻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원 지급’ 공약은 당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소득과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라 월 4만~20만원씩 차등지급’하기로 하면서 약속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이마저도 소득에 관계없는 보편 지급 조항까지 폐지하자는 움직임이 정부안에서도 적지 않다. 무상보육을 둘러싼 중앙·지방 논쟁은 복지재정을 누가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 복지전달체계는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다양한 고민을 정부에 던져주고 있다. 당장 서울시에서는 이번 달부터 양육수당 부족 사태가 현실화한다. 진주의료원 폐업도 정부·여당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으면서 공공의료 확충 공약이 후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총선 당시부터 경제민주화 쟁점을 선점하며 강력한 정책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취임 이후에는 대기업 규제완화와 투자 장려도 강조하고 있어 노동계 일각에서는 경제민주화 의지에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경제 고용창출 제자리걸음… 능동적 경제성장 대안 절실 “처음 3개월, 6개월 이때 (국정과제를) 거의 다 하겠다는 각오로 붙어야 된다.”(올 2월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박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전에 유난히 ‘속도전’을 강조했다. 각종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난제들은 힘이 실리는 정권 초반이 아니면 풀어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경제 분야에서는 ‘차분한 기조’가 유지됐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좋게 말하면 ‘관리형 모드’로 일관했고, 나쁘게 말하면 ‘리더십 실종’이 드러났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현 정부 경제팀이 손을 놓고 있었다는 뜻은 아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새 정부 출범(2월 25일) 이후 거의 한 달 만인 3월 22일 임기를 시작했다. 이후 ‘새 정부 경제정책 추진방향’(3월 28일),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4월 1일), ‘추가경정 예산’(추경·16일), ‘투자 활성화 방안’(5월 1일), ‘벤처 활성화 대책’(5월 15일), ‘공약 가계부’(5월 31일) 등 굵직한 대책들을 연달아 내놨다. 하지만 문제는 일련의 정부 대책이 경제성장의 대안을 제시하는 능동적인 성격보다는 경기 침체의 골을 메우는 소극적인 대응에 그쳤다는 점이다. 추경은 경기 후퇴에 따른 12조원의 세수 확보가, 4·1 부동산 대책은 부동산 경기 침체 회복이 목적이었다. 벤처 활성화 대책 등은 ‘대기업이 독점한 구조를 놔둔 채 벤처 창업만 독려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효과도 제한적이다. 전월 대비 전산업 생산 증가율은 2월 1.1%에서 4월 1.6%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소비자심리지수도 2월 102에서 5월 104로 제자리걸음이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최근 “민생경제의 핵심인 일자리 창출은 제자리 걸음이고 경제 성장률도 저조해 ‘민생경제 대통령’이라는 약속은 실종된 느낌”이라고 비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종석 홍익대 경영대학장은 “아베노믹스는 화끈하게 한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박근혜 정부는 구호만 요란할 뿐 구체성이 없이 표류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앞으로는 경제 부흥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각론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공정위·국세청 ‘막걸리 충돌’ 애꿎은 제조업자들만 골탕

    공정위·국세청 ‘막걸리 충돌’ 애꿎은 제조업자들만 골탕

    존재 이유가 전혀 없는 규제는 없다. 아무리 낡은 규제도 다 나름의 이유는 있다. 그러다 보니 규제를 풀려는 사람들과 규제를 존속시키려는 사람들 사이에 이견과 갈등이 빚어진다. 박근혜 정부가 규제 혁신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은 만큼 앞으로 정부부처 사이에 이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는 규제를 둘러싼 정부기관 사이의 대립에서 애꿎은 국민들만 낭패를 보는 일이 잦아질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 일이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사이에 벌어졌다. 현재 2ℓ로 묶여 있는 막걸리 용기 크기의 규제를 10ℓ로 푸는 방안을 둘러싸고서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9월 확정됐다고 밝힌 규제 개선 방안 중 하나다. 막걸리 제조 원가를 줄여 판매처를 늘리고 소비자가격을 낮춘다는 게 공정위의 계획이었다. 당시 공정위는 국세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발표 한 달 후(지난해 10월) 추진된다는 일정까지 제시하는 등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국세청은 여전히 반대 의사를 확고히 하고 있다. 막걸리 용기 규제를 풀기에는 아직 제조사들의 의식이나 시설수준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유재철 국세청 소비세과장은 26일 “지난해 공정위의 요청이 들어왔을 뿐이지 우리는 합의한 적이 없다”면서 “용기가 커질 경우 위생 문제에 더해 탈세의 가능성도 한층 커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성환 공정위 시장구조개선과장은 “우리가 국세청과 합의도 안 된 내용을 섣불리 발표부터 했겠느냐”면서 “반드시 이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 간 이견의 틈바구니에서 막걸리 제조·판매업자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경기 가평에서 막걸리 제조업을 하는 박모씨는 “정부 발표만 믿고 용기부터 만들었으면 어떻게 될 뻔했느냐”고 말했다. 전북 전주에서 막걸리를 판매하고 있는 조모씨는 “주전자에 넣어서 막걸리를 팔기 때문에 10ℓ까지는 아니더라도 2.5~3ℓ만 돼도 도움이 될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비슷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공정위는 지난해 5월쯤 수입 와인의 인터넷 판매 허용 방침을 밝혔다. 가격거품을 제거해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의 효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때도 국세청이 국민건강과 세수 확보 등의 이유로 반대해 무산됐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日유신회 대표, 아베 침략정의 지지… “전쟁 중 위안부 필요했다”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망언을 일삼은 일본유신회 공동대표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이번에는 “침략의 정의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아베 신조 총리의 주장을 두둔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13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하시모토 시장은 오사카 시청에서 취재진에게 일본의 과거 전쟁에 대한 역사인식과 관련, “침략에 학술적인 정의는 없다는 것은 총리가 이야기한 그대로다”라고 강변했다. 그는 또 일본군 위안부 제도에 대해서도 “그 정도로 총탄이 오가는 상황에서 정신적으로 신경이 곤두서 있는 강자 집단에 위안부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일”이라고 망언을 되풀이했다. 그는 이어 “왜 일본의 종군 위안부 제도만 문제가 되느냐. 당시는 세계 각국이 (위안부 제도를) 갖고 있었다”면서 “폭행, 협박을 해서 납치한 사실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정했다. 앞서 하시모토 시장은 지난해 8월 “위안부가 (일본군에) 폭행·협박을 당해서 끌려갔다는 증거는 없다”며 “있다면 한국이 내놨으면 좋겠다”고 말해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반발을 샀다. 하시모토 시장은 또 아베 내각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서는 “정치인은 외교적 태도를 생각해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등 역사 인식에 있어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는 “전쟁 혹은 어떤 상황에서라도 여성이나 약자의 인권을 짓밟고 성노예화하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라며 “하시모토의 망언은 일본이 일으킨 침략 전쟁의 희생자를 모독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일본은 이미 1990년대 초 국가와 군이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방법을 통해 강제적으로 이 같은 범죄를 자행했다고 스스로 조사해 발표한 바 있다”며 “일본의 일부 우익 정치인들이 역사 문제에 대해 혼란스러워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서 미국 의회조사국이 미·일관계 보고서에서 자신을 ‘강경한 민족주의자’라고 평가한 데 대해 “우리나라의 생각이 충분히 이해되지 않은 점은 유감”이라며 “정확하게 이해되도록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일본의 입장을) 발신하겠다”고 밝혔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윤창중 낙마, 朴대통령 ‘나 홀로 수첩인사’ 탓… 시스템 개혁해야

    박근혜 대통령의 ‘1호 인사’인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성추행 파문으로 낙마한 것은 박 대통령의 ‘불통 수첩인사’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윤 대변인의 인선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음에도 박 대통령이 주변의 충고를 무시하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이어 청와대 대변인으로까지 중용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나 홀로 인사’가 빚은 참사라는 비판이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10일 “새정부 출범 초 장관 등 정부 고위공직자가 줄줄이 낙마하면서 박 대통령의 인사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컸다”면서 “북한발 안보위기 속에 미국방문 등으로 인해 국정운영에 대한 저평가에서 힘들게 벗어났는데 윤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으로 부정적 인식이 다시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당장 민주당 등 야당은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인사시스템이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정치쇄신특위 위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전 교수도 “대변인이 국정을 망쳤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윤 대변인의 낙마는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완전히 망친 것으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변인의 임명을 보면서 인사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면서 “방송에서도 술자리에서나 할 정도의 부적절한 말을 하는 것은 물론 대통령실의 얼굴인 대변인으로서도 기자들과의 소통 등에서도 역대 최악”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대선 때부터 박 대통령과 소통할 수 있는 인사들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후보가 99%를 담당했다”고 할 정도로 박 대통령은 대선에서 혼자 힘으로 당선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때문에 박 대통령 주변에는 인사 등 국정현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인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교수는 “박 대통령의 인사는 시스템에 의한 것이 아니라 소수의 측근하고만 결정하는 방식이라서 혼란이 초래된 것”이라면서 “박 대통령 주변에는 대통령의 뜻을 충실히 복종하는 사람들밖에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가 앞으로의 대통령의 인사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 실장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정권 초라는 점에서 논란이 있더라도 대통령의 인사권이 존중되는 분위기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앞으로는 잘못된 인사에 대한 반감이 더 강해질 것이고 이러면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하기는 부담스러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번 성추문 파문에 대한 해법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윤 대변인의 개인의 자질문제가 더 크다”면서도 “박근혜 정부의 현재 과제는 이 문제를 어떻게 관리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논란에도 불구하고 믿고 쓰자며 임명했던 사람이 실책이나 과오를 했을 때 이를 교정하는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 시스템이 앞으로 공직자들이 행동하는 데 규범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커지는 경제민주화 갈등] 대선후보 땐 “경제민주화 꼭” 약속… 대통령 되니 “지나치면 혼란” 후퇴

    [커지는 경제민주화 갈등] 대선후보 땐 “경제민주화 꼭” 약속… 대통령 되니 “지나치면 혼란” 후퇴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실천 의지 퇴색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국회가 경제민주화 정책 입법 과정에서 ‘과속 페달’을 밟자 박 대통령이 ‘브레이크’를 걸면서 경제민주화 후퇴 논란이 또 불거진 것이다. 박 대통령은 18일 국회 산업자원통상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과 오찬을 갖고 “기존에 제가 추진해 온 경제민주화 정책으로도 굉장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너무 지나치게 나가면 오히려 사회 혼란이 일어난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당선 이후 박 대통령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박근혜표 경제민주화’는 공정 경쟁으로 요약된다. 지난 2월 국정과제 발표에선 경제민주화가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질서 확립’으로 용어 자체가 바뀌었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사에서 “창조경제가 꽃을 피우려면 경제민주화가 이뤄져야 하고, 공정한 시장질서가 확립돼야만 국민 모두가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경제민주화가 최종 목적이 아니라 수단인 셈이다. 하지만 공정 경쟁의 동의어로 확인된 ‘박근혜표 경제민주화’가 지난해 총·대선 기간에 의도적으로 과대 포장됐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표를 의식해 경제민주화 공약을 과도하게 부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경제민주화를 놓고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 간 감정싸움이 당내 분란으로 확대될 때 박 대통령은 “경제민주화를 반드시 실현하겠다”며 김 전 위원장의 손을 들어 줬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김 전 위원장은 일선에서 물러났고, 이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는 선거 때 얘기”라고 주장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박 대통령의 최근 발언은 ‘경제민주화가 선거용이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면서 “경제민주화가 ‘시대적 어젠다’로 등장한 배경과 정신을 입법 과정에 반영하는 것이 공약의 문구를 넣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차비스타 대거 이탈… ‘차베스의 남자’ 마두로, 불안한 출발

    차비스타 대거 이탈… ‘차베스의 남자’ 마두로, 불안한 출발

    1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대통령 재선거에서 가까스로 ‘신승’을 거둔 니콜라스 마두로(51) 임시 대통령은 대학 졸업장 없는 공공버스 운전기사에서 노조 지도자, 국회의원, 국회의장, 부통령 등을 거친 ‘인간극장’ 주인공 같은 인생을 살아왔다. 지난달 암으로 사망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가장 믿고 아꼈던 최측근이자 권력 2인자로, 1992년 차베스가 쿠데타를 기도했다가 수감되자 그의 구명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차베스의 남자’가 됐다. 차베스는 사망 전인 지난해 12월 이미 마두로를 후계자로 공식 지명한 바 있다. 마두로는 1998년 차베스의 첫 대권 도전을 도우면서 정계에 입문해 국회의장까지 올랐고, 2006년 외무장관을 맡아 6년 이상 재임하며 차베스의 반미 외교정책과 남미 협력외교 등 각종 현안을 주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에 대해 ‘차베스의 복제판이자 무능 공무원’, ‘쿠바의 꼭두각시’ 등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마두로가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지지층 이탈 등 ‘차베스주의’가 후퇴하면서 ‘마두로호’ 앞에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비스타’(차베스 지지자)들이 이번 선거에서도 상당한 위력을 떨쳤지만 지지 대열에 균열이 생기면서 상당수가 야권 후보 지지로 돌아서는 등 예전보다 동력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현지 선거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을 “죽은 차베스와 야권 통합후보인 엔리케 카프릴레스 주지사의 재대결”로 규정하고, 차베스 지지자들이 얼마나 결집력을 보여 주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해 왔다. 차비스타들은 겉으로는 예전의 결집력을 유지하는 듯했으나 뚜껑을 열어 보니 딴판이었다. 죽은 차베스를 등에 업고 유세한 마두로로서는 자신의 존재감이 얼마나 미약한지를 냉정하게 평가받은 셈이다. 이 때문에 마두로는 차베스의 후광을 벗되 그의 유산을 지키면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우선 14년간 집권한 차베스가 물려준 숙제들인 세계 최악의 범죄와 식료·의약품 부족, 높은 실업률, 만성적 전력 부족 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정부의 달러화 거래 및 환율 통제 정책도 도마에 올라 있다. 현재 베네수엘라 공장들은 수입에 필요한 달러화 통제로 인해 가동률이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차베스가 추진해온 빈곤퇴치 프로그램 확대도 정부 재정 부족으로 인해 약속을 이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차베스가 남긴 유산을 칭송해온 마두로는 이번 대선에서 차베스 지지자들의 적지 않은 이탈을 목격한 만큼 차베스처럼 국민 절반 이상의 지지 속에 과감하게 정책을 밀어붙이기 힘들게 됐다. 1.59% 포인트 차이로 패배한 야권을 포용하고 협상 대상자로 인정해야 하기 때문에 집권 이후 여야 간 국정 혼란 등 어려운 시기를 감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우려 속에서 일각에서는 마두로가 스스로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무기력해질 경우 6년 임기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장미’ 건넸던 관료들, 그 장미 손수 버렸다

    ‘장미’ 건넸던 관료들, 그 장미 손수 버렸다

    “내년에 4% 성장은 충분히 가능하다. 정부가 이야기할 때는 단순한 전망치가 아니다.”(2012년 9월) “올해 추가경정예산은 지난해 (예산안 책정 때 높은 성장률로) 과다 계상된 것을 바로잡는 작업이다.”(2013년 3월) 두 발언 모두 올해 우리 경제를 겨냥한 얘기다. 하지만 의미는 정반대다. 앞의 얘기는 올해 4% 성장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이고 뒤의 발언은 터무니없이 부풀려졌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는 모두 한 사람의 입에서 나왔다.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이다. 지난해 9월 나라살림을 짠 당사자도 당시 예산실장이었던 이 차관이었다. 이 차관뿐이 아니다. 최근 정부와 청와대가 잇따라 “세수 부족을 이대로 방치하면 한국판 재정절벽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그 세수를 추계한 당사자들이나 경고를 내놓은 사람들이나 거의 같은 사람이다. 주관적인 정책 판단은 정권 교체 등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바뀔 수 있다고 치더라도 경제 전망과 세수 추계와 같은 객관적인 작업이 이렇게 널을 뛰는 것은 ‘한 나라 경제를 실험 대상으로 삼은 것’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아무리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지만 해도 너무한다”는 냉소와 “정부가 되레 시장 혼선을 키운다”는 쓴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3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와 청와대는 올해 12조원의 세입 부족 예상치 가운데 6조원은 석 달 전 ‘2013년 예산안’을 짤 때 성장률 전망치(지난해 3.3%, 올해 4.0%)를 과도하게 책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산안 편성 당시 책임자 라인은 박재완 장관, 신제윤 1차관, 김동연 2차관, 주형환 차관보, 이석준 예산실장, 백운찬 세제실장, 최상목 경제정책국장 등이다. 이 차관은 최 국장과 함께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4.0% 안팎에서 2.3%로 거의 ‘반토막’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0.7% 포인트나 깎았다. 그렇다고 그 사이에 심각한 돌발 악재가 새로 발생한 것도 아니다. 지난해 9월과 연말 전망이 지나치게 장밋빛이어서 세수 부족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으나 경제정책 책임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자 말이 180도 바뀐 것이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매각과 관련해서도 지난해 예산안 발표 때는 “공공기관 선진화(매각) 계획은 변화가 없다”(당시 김동연 재정부 2차관)고 했다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을 바꿨다. 당시에도 매각 예상 대금을 수입으로 잡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균형재정에 목을 매 씀씀이에 수입을 끼워 맞췄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그런데도 김 차관은 책임을 지기는커녕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으로 영전했다. 당시 정책 결정 라인에 있지 않았던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재정부 장관과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도 ‘말 바꾸기’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들은 당시 각각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조세연구원의 수장으로 정부 정책의 근거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경제관료들도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이다. 한 재정부 관계자는 “정권 교체기에는 실무 라인들이 (국정철학 변화 등에 따라) 마음고생이 많지만 이번에는 좀 심하다”고 전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대선을 의식해 장밋빛 전망을 했다는 점에 대해 경제관료들이 솔직하게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해야 이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일관돼야 할 경제정책이 오락가락하면 국민과 시장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정책 입안자들이 제대로 된 경제 철학부터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정무분과 회의실에 도청방지 장비…불통 대변인실 “국민 혼란 최소화”

    정무분과 회의실에 도청방지 장비…불통 대변인실 “국민 혼란 최소화”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7일 48일간의 인수위 활동 내용 등을 담은 백서 ‘박근혜 정부-희망의 새 시대를 위한 실천 과제’를 발간했다. 731쪽 분량의 백서는 제1부 국정 비전과 목표, 제2부 국정 목표별 국정 과제, 제3부 인수위의 구성과 활동, 제4부 박근혜 정부의 개막, 제5부 대통령 취임 행사 등으로 구성됐다. 국정기획조정분과위는 평가에서 “각 분과는 국정 전반을 고려해 분과의 입장을 결정해야 하지만 아쉽게도 부처의 입장을 더 우선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면서 “앞으로는 초기에 워크숍 등을 통해 인식을 공유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법질서사회안전분과위는 “실무적으로 조용히 업무에 충실하기로 한 운영 기조에 대해 외부의 이해와 지지가 다소 부족했다”면서 “기조 설정은 적절했지만 외부와의 소통을 좀 더 원활하게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일부 내용은 아전인수식 평가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불통’과 ‘혼선’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대변인실은 “정제된 내용만을 언론에 공개하고 정책에 대한 국민적 혼란과 혼선을 최소화함으로써 인수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은 우리 정치 발전의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며 여론과 동떨어진 자평을 내놓았다. 인수위의 철통 보안 스토리도 공개됐다. 회의실 등을 대상으로 대(對)도청 측정을 실시하고 정무분과 소회의실에는 도청 방지 장비를 설치해 회의 내용이 외부에 유출될 가능성을 차단했다. 백서는 1만부가 발간됐다. 전문은 문화체육관광부 ‘위클리 공감’ 홈페이지(korea.kr/gonggam)에 전자책 형태로 게시됐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경찰, 동영상 결과 3일간 왜 숨겼나

    건설업자 윤모(52)씨의 사회 유력 인사 성 접대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지난 2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사건 의혹을 규명할 핵심 증거로 떠오른 동영상 분석 결과를 공문으로 통보 받고서도 3일가량 해당 사실을 숨기며 부인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특정 언론의 보도가 있기 직전까지 국과수로부터 동영상 분석 결과가 경찰에 전달됐느냐는 취재진의 반복된 질문에도 경찰청 특수수사과의 수사 실무책임자는 “동영상 분석 결과를 국과수로부터 받지 않았다”고 거짓 해명을 늘어 놓아 일각에서는 의혹 투성인 사건에 경찰이 더욱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26일 “(국과수의 동영상 분석 결과가 22일 경찰에 넘겨졌음에도 공식 부인한 것에 대한 경찰의) 대응이 적절하지 못한 것은 인정한다”면서 “피의사실 공표나 명예훼손 등 수사과정에서 워낙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시중에 많이 유포되고 있어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수사 실무 책임자는 “22일 구두로 이야기를 들었고, 원래 성문분석 결과는 26일 오전에 올 것으로 예상돼 이날 한꺼번에 이야기하려고 했으나 25일 저녁 상황에서 성문분석 결과가 도착했고, 일부 방송에 보도됐다”고 해명했다. 경찰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문은 여전하다. 특히 지난해 12월 16일 대통령 선거 후보 TV 토론이 끝난 뒤 밤 11시에 갑작스럽게 이뤄진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 중간브리핑을 실시한 경찰의 행보와 비교해보면 판이하게 다르다. 당시 이 사건 수사를 맡았던 서울 수서경찰서는 국정원 여직원이 제출한 컴퓨터 2대의 하드디스크를 조사한 결과, ‘박근혜·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비방 댓글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수사 중간 브리핑을 시작해 정치권으로부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경찰은 수사 결과가 명확하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국민적 관심 사안이고 사건의 실체를 규명할 증거품의 결과가 발표돼 급히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번 사회 고위층의 성 접대 의혹 사건도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이란 점에서 핵심 증거로 손꼽혀온 동영상의 분석 결과를 3일이나 경찰이 숨겼다는 점에서 석연찮은 구석이 상당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국정원 사건은 범죄적인 요소로서 맞다, 맞지 않다가 드러나야 하는 것이고 이번 사건은 사건 초기에 확정 할 수 없어 공개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사설] 성 접대설에, 위증 논란까지 부른 부실 검증

    전·현직 고위 공직자들의 성 접대 의혹과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의 국회 위증 문제가 맞물리면서 정국이 혼란스럽다. 갓 출범해 한창 국정과제 실천 구상에 힘을 쏟아야 할 청와대와 정부도 휘청대는 모습이다. 부실 검증에 따른 인사의 난맥상이 국정 전반에까지 주름을 안기고 있는 형국이다. 김학의 법무부 차관이 건설업자 Y씨로부터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은 일단 경찰 수사를 통해 철저히 규명되어야 할 것이다. 김 차관은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어제 전격적으로 사표를 제출했지만, 경찰은 Y씨의 부탁을 받고 김 차관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여성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런 의혹의 실체와 별개로 큰 틀에서 볼 때 이 사건은 청와대의 인사검증 부실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난해 11월 당사자 간 고소로 인해 불거진 이 의혹은 이후 관가 주변으로 그의 실명과 함께 관련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다. 청와대 민정수석실도 이후 관련 첩보를 입수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최근 단행한 정부 고위직 인사를 앞두고 검증 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확인작업도 벌이지 않은 채 그저 본인의 부인만 믿고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요지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결국 고위직 인사 명단에 그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관련 의혹을 파악한 박 대통령은 경찰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보고 누락에 크게 화를 냈고 결국 경찰청장 전격 교체로 이어졌다는 소문까지 회자되고 있다. 청와대의 인사 검증 부실은 김병관 후보자의 경우 더욱 심각해 보인다. 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미얀마 가스 자원개발업체인 KMDC의 주식거래 사실을 고의로 숨긴 의혹이 불거지면서 새누리당에서마저 본인의 자진 사퇴나 박 대통령의 지명 철회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퇴역 후 무기거래 중개업체에 근무한 이력 등으로 인해 이미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의혹과 논란을 불러일으킨 점을 감안하면 그의 자진 사퇴 외에는 뾰족한 해법이 없을 듯하다. 청와대의 결단이 요구된다. 국정 전반에까지 주름을 안긴 부실 검증의 책임 소재를 철저히 가리고, 이에 따른 문책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인사검증시스템의 허점도 면밀히 따져 더는 인사 파문으로 인해 국정 동력이 소진되는 일이 없도록 보완책을 마련하는 데 머리를 싸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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