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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발행 포기 ‘진퇴양난’

    교학사가 역사 왜곡 논란을 빚고 있는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발행 포기’를 검토하는 등 역사 교과서 문제가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김호영 교학사 홍보팀장은 12일 “발행 포기를 포함해 모든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다음 주 중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교학사판을 비롯해 한국사 교과서 8종 모두를 수정·보완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에 대해 보수·진보 진영이 각각 ‘수정 보완’과 ‘검정 합격 취소’ 입장을 내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학교 현장의 혼란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학교들은 늦어도 오는 11월 말까지 내년 신학기에 사용될 한국사 교과서를 선정해야 한다. 교학사 내부에서 발행 포기 논의가 나오는 배경에는 최근 심해진 외부 압력과 교학사판 다른 교과서로 불똥이 튀는 것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 김 팀장은 “‘죽여 버리겠다’, ‘불 질러 버리겠다’와 같은 협박 전화가 하루에 많게는 수백통까지 온다”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는 불매 운동 조짐까지 일어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김 팀장은 “한국사 역사 논쟁을 계기로 교학사가 펴낸 다른 교과서까지 거부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면서 “현재 교학사판 교과서 49종이 올해 검정을 통과하고 학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학사의 자체 발행 포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태껏 한 차례도 비슷한 전례가 없어 법적 검토가 우선 필요하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출판사와 저자는 출판 계약서를 쓰기 때문에 저자 동의를 받지 못한 채 발행을 취소하게 되면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면서 “우선 법리 검토가 필요하고(출판사에서 취소 신청을 할 경우) 주문 목록에서 무조건 빼 줘야 하는지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학서 교과서의 주 저자인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저자들은 발행을 간절히 바란다”며 발행 포기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상태다. 보수·진보 진영은 이날도 한국사 교과서를 놓고 각자의 주장을 펼쳤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민족문제연구소 등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 식민 지배와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교학사 교과서는 수정·보완이 아니라 폐기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은 교육계 원로 모임인 한민족원로회가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우리나라 역사교육의 현실과 과제’ 포럼에 참석, “한국사 교과서 8종을 둘러싼 역사 논쟁이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쟁점화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내란 음모’ 이석기 구속] 이석기 “도둑놈들아” 외치며 극렬 저항… 구치소 앞엔 당원 등 수십명 거센 항의

    [‘내란 음모’ 이석기 구속] 이석기 “도둑놈들아” 외치며 극렬 저항… 구치소 앞엔 당원 등 수십명 거센 항의

    “야 이 도둑놈들아. 야 이 도둑놈들아. 국정원 날조사건, 내란 음모는 조작이다.” 5일 현직 국회의원으로는 헌정사상 처음 내란음모·선동 및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찬양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은 구치소로 가는 차에 오르길 거세게 거부하며 국가정보원을 비난하는 말을 한마디라도 더 외치고자 안간힘을 썼다.오후 8시 20분쯤 수원구치소로 입감되기 위해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선 이 의원은 항상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를 했던 것과 달리 격앙된 모습으로 소리를 질렀다. 구속 상태가 된 이 의원은 화가 난 듯한 모습으로 국정원 직원들과 경찰 등 10여명에게 둘러싸여 몸부림을 치면서 호송차에 올랐다. 이 의원은 자신의 팔을 잡은 국정원 직원들을 거칠게 뿌리치며 “이 더러운 놈들아!”라고 소리쳤다. 집단 난투극 현장을 방불케 한 이 의원의 호송차 탑승 순간에는 100여명의 취재진까지 뒤섞여 한때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 의원을 태운 스타렉스 승합차가 경찰서 정문을 빠져나올 때도 일부 취재진이 차량 앞에 달려들거나 취재차량 5~6대가 승합차 뒤를 따라붙으면서 순간 차도가 마비되는 등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이 의원이 3분여 만에 구치소에 도착하자 소식을 듣고 나온 시민 50여명이 이 모습을 지켜보았다. 한편 통합진보당 당원과 지지자 70여명은 손뼉을 치고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때와 달리 양손에 수갑이 채워진 이 의원을 보고 진보당 의원들은 “현역 의원에게 왜 수갑을 채우느냐”며 거세게 항의하면서 국정원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창당 3년 만에 존폐의 갈림길에 선 진보당은 학생 당원들이 중앙당과 함께 당원 확보 및 세력 결집에 나서고 있다. 서울대, 고려대 등 서울·수도권 소재 대학과 지방 대학 학생들로 구성된 학생위원회는 이 의원에 대한 탄원서 작성,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참가 등을 벌이고 있다.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 의원을 ‘대표님’, ‘아버지’로 부르고 서로 ‘청년 동지’라 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진보당의 신임 공동 대변인으로 임명된 김재연 의원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등을 학생들에게 알리고 행동을 촉구하는 ‘대학 투어’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첫 브리핑에서 국정원을 ‘용역 깡패’에 비유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사설] 이석기 체포동의 종북 척결 출발점 돼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해 어제 국회가 압도적 찬성으로 체포동의안을 가결처리한 데 이어 국정원이 이 의원을 구인해 수원지방법원으로 이송했다. 내란음모 혐의로 현직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구인된 것은 65년 헌정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6·25 직후의 혼란기도, 1970년대까지의 남북 간 체제 경쟁의 시대도 훌쩍 넘겨 선진국의 문턱에 선 지금 현직 의원이 내란음모 혐의로 사법처리를 눈앞에 두게 된 현실이 딱하고도 황망하다. 공안당국이 더 늦지 않게 이 의원 등 일단의 종북세력을 적발하고, 여야 정치권이 곧바로 단죄의 절차를 밟은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종북세력의 위협이 해결된 것은 아닐 것이다. 이석기라는 몸통과 연결된 뿌리와 가지가 건재해 있는 한 우리는 언제든 종북세력의 책동에 사회 분열의 고통을 떠안고 안전을 위협받게 된다. 이번 이 의원 수사가 종북세력 근절의 출발점이 돼야 하는 이유다. 이 의원이 주도한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는 이미 진보당의 기간세력으로 자리해 있다. 뒤로 북한과 직접 연결된 지하조직이 따로 있고, RO에서 파생된 행동조직들이 진보세력의 모자를 쓰고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야 한다. 과거 민혁당의 예만 보더라도 종북세력은 통상 지하조직(VO)과 혁명조직(RO), 대중조직(MO) 등 세 층위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이 의원과 연계된 조직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석기 RO와 전혀 별개의 종북세력들이 암약하고 있는 건 아닌지도 돌아봐야 한다. 여야는 이석기 체포동의안 가결로 손을 털어선 안 된다. 당장 국회가 더 이상 종북세력의 교두보가 되지 않도록 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국회에 계류된 이석기 의원 자격심사안을 조속히 처리, 이씨의 의원직부터 정지시켜 더는 국가 기밀이 외부로 새나가 나라의 안위를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우리 사회의 건전한 진보세력이 시대착오적 종북세력에 오염돼 스스로 입지를 좁히는 일이 없도록 할 방안도 적극 강구해야 한다. 이석기 체포동의안을 계기로 민주당은 국민 앞에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지난해 4월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이 무려 13개 의석을 차지할 수 있었던 데는 야권 연대를 고리로 한 민주당의 지원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오로지 선거 승리를 위해 추진했던 ‘묻지마 야권 연대’가 북의 주체사상을 추종하는 종북세력을 국회로까지 끌어들인 디딤돌 역할을 했음을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어제 “우리의 등에 비수를 꽂는 세력을 용서할 수 없다”며 결연한 의지를 밝혔으나, 이에 앞서 당의 가치와 이념을 도외시한 채 선거공학에만 매몰돼 결과적으로 종북세력을 키워준 데 대한 반성이 앞서야 할 것이다.
  • [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 착수] 위기의 진보당… 연일 자충수 속출

    [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 착수] 위기의 진보당… 연일 자충수 속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혐의에 대한 국회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진보당이 연일 해명에 나서고 있지만 자충수가 속출하는 모습이다. 개인 혹은 당 차원의 대응엔 일관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에도 진보당 전국 지역위원장들은 국회 본관 앞에서 국가정보원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정희 대표는 체포동의안 처리에 반대하며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진보당은 녹취록이나 체포동의 요구서가 연이어 공개되면서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자체 진상조사가 늦게 이어지면서 이 의원 해명 등과 사실관계가 다른 게 속속 드러나며 혼란을 키웠다. 스스로 말을 뒤집거나, 사안에 따라 당의 입장이 수시로 바뀌면서 진보당은 야당인 민주당과 정의당으로부터도 외면받으며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 재판에 대비해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이정희 대표는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돌입 기자회견을 열어 “체포동의안 처리를 막기 위해 저는 오늘 단식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또 새누리당과 민주당 의원들에게 “유신시절 내란음모사건들은 30여년이 지나서야 재심에서 무죄판결 받았지만 이 사건은 몇달만 지나면 무죄판결로 끝나고 말 희극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수사를 6·25 때의 즉결처분이나 중세식 마녀사냥에 비유했다. 그러나 진보당은 ‘전쟁 발언’ 등 녹취록 해명이 미흡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공안당국의 수사에 대해 “전부 날조”라면서 이 의원 입장을 대변하다가 뒤늦게 일부 발언은 인정하고 있다. 이석기 의원 본인도 문제의 발언들을 쏟아낸 5월 12일 모임 자체를 부인했으나 속속 인정하고 있다. 같은 당 김재연 의원도 당초 참가 사실을 부인했으나 증거가 제시되자 이 모임에 참여했다고 발을 뺐다. 반박에도 나섰지만 의혹만 키우는 형국이다. 진보당은 지난 1일 ‘국정원이 당원을 고액에 매수하는 불법을 자행했다’며 반격에 나섰지만 여론은 진보당의 불법혐의 쪽으로 기울고 있다. 진보당이 당초 주장했던 내용을 스스로 뒤집으며 후퇴하는 등 대응방식이 상식과 동떨어졌다는 지적도 많다. 공안당국이 제시한 혐의 내용을 부인만 할 뿐 결정적인 증거는 내놓지 못했다. 진보당은 녹취록 자체가 왜곡, ‘날조된 괴문서’라고 주장하지만 뒤집을 만한 증거제시는 못하고 있다. 홍성규 대변인은 “괴문서만을 유일한 증거로 하는 내란조작사건 역시 날조 모략극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왜곡의 근거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날 체포동의 요구서가 공개된 것도 진보당의 입지를 좁게 하는 요인이다. 요구서 내용은 재판 과정을 통해 사실 여부가 가려지겠지만 이 의원이 “총공격 명령이 떨어지면 속도전으로, 일체감으로 강력한 집단적 힘을 통해 각 동지들이 자기 초소에 놓인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창조적 발상으로 한순간에…”라는 등 국민 감정을 자극할 북한식 용어 사용 등이 적지 않아 진보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정의당 “이석기, 의혹 해소를”… 진보당과 선긋기

    ‘또 하나’의 진보 정당인 정의당이 통합진보당의 ‘공안 탄압’ 주장에 선을 그었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통합진보당에 제기되고 있는 혐의는 헌법의 기본정신을 부정했다는 것인데, 국민은 헌법 밖의 진보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에 의거해 존재하는 공당이고 그 소속원이라면 이번 수사에 당당하게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혐의를 입증할 책임은 국가정보원에 있다’는 진보당의 주장에 대해선 “사법적으로는 옳으나 정치적으로는 무책임한 말”이라며 “국민으로부터 헌법적 권한을 위임받은 국회의원은 국민이 제기하는 의혹과 의구심을 풀어야 할 책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천호선 당대표도 지난달 31일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보정당에 대한 공안 탄압만으로 섣불리 단정짓지 않아야 한다”며 진보당과 선을 긋기도 했다. 정의당은 지난해 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태 이후 현 진보당 인사들과 결별하고 분당했다. 하지만 정의당은 이번 사건이 국정원 개혁과는 별개 사안임을 분명하게 못 박았다. 심 원내대표는 “문제는 국정원이 선거 개입 등 국기 문란 사건으로 이미 국민의 신뢰 밖에 있다는 것”이라면서 “국정원은 국기 문란 사건 국면 전환용이라는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내란 음모 사건’ 수사를 검찰로 넘기고, 수사상 요구되는 사항에 협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때 진보당을 이끌었던 유시민 전 의원은 이석기 의원과 국정원을 싸잡아 비난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 30일 트위터에 “이 의원 쪽도, 국정원도 다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말로 하는, 그것도 철 지난 병정놀이하는 건데 거기에 내란음모죄를 씌우는 황당한 정치공작, 백주의 정당 당사 난입까지 자유당 시절 데자뷔!”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이날 ‘안철수와 함께 하는 부산시민대토론회’에서 “만약 누군가 대한민국 체제 전복을 꿈꾸고 사회 혼란을 조성하려 했다면 그것은 진보도 민주도 아니다”라면서 “대한민국의 양심적 민주진보세력은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하는 친북 세력과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또 “국정원을 바로 세워야 할 중요한 시점에 왜 이런 사건이 터졌느냐고 따지기 이전에 이 사건에 대한 분명한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도 “여권 일부에서 이 문제를 민주당과 연결하려는 의도가 있는 듯하다”며 “진보당 사태를 민주당과 연결하려는 어떤 정치적 음모나 논리적 비약에도 반대한다”고 민주당에 손을 내밀었다. 반면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이날 “그들(진보당)을 원내에 불러들인 민주당의 무능과 무원칙이 답답하고 부끄럽다”며 지난해 총선에서 야권연대를 추진한 당시 지도부를 비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이석기 체포동의안에 궁지몰린 통진당…이정희 단식농성 돌입

    이석기 체포동의안에 궁지몰린 통진당…이정희 단식농성 돌입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혐의에 대한 국회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진보당이 연일 해명에 나서고 있지만 자충수가 속출하는 모습이다. 개인 혹은 당 차원의 대응엔 일관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에도 진보당 전국 지역위원장들은 국회 본관 앞에서 국가정보원 규탄 기자회견도 여는 등 열었고, 이정희 대표는 체포동의안 처리에 반대하며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진보당은 녹취록이나 체포동의 요구서가 연이어 공개되면서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자체 진상조사가 늦게 이어지면서 이 의원 해명 등과 사실관계가 다른 게 속속 드러나며 혼란을 키웠다. 스스로 말을 뒤집거나, 사안에 따라 당의 입장이 수시로 바뀌면서 진보당은 야당인 민주당과 정의당으로부터도 외면받으며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 재판에 대비해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이정희 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돌입 기자회견을 열어 “체포동의안 처리를 막기 위해 저는 오늘 단식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또 새누리당과 민주당 의원들에게 “유신시절 내란음모사건들은 30여년이 지나서야 재심에서 무죄판결 받았지만 이 사건은 몇달만 지나면 무죄판결로 끝나고 말 희극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수사를 6·25 때의 즉결처분이나 중세식 마녀사냥에 비유했다.  진보당은 ‘전쟁 발언’ 등 녹취록 해명이 미흡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공안당국의 수사에 대해 “전부 날조”라면서 이 의원 입장을 대변하다가 뒤늦게 일부 발언은 인정하고 있다. 이석기 의원 본인도 문제의 발언들을 쏟아낸 5월 12일 모임 자체를 부인했으나 속속 인정하고 있다. 같은 당 김재연 의원도 당초 참가 사실을 부인했으나 증거가 제시되자 이 모임에 참여했다고 발을 뺐다.  반박에도 나섰지만 의혹만 키우는 형국이다. 진보당은 지난 1일 ‘국정원이 당원을 고액에 매수하는 불법을 자행했다’며 반격에 나섰지만 여론은 진보당의 불법혐의 쪽으로 기울고 있다. 진보당이 당초 주장했던 내용을 스스로 뒤집으며 후퇴하는 등 대응방식이 상식과 동떨어졌다는 지적도 많다. 공안당국이 제시한 혐의 내용을 부인만 할 뿐 결정적인 증거는 내놓지 못했다.  진보당은 녹취록 자체가 왜곡, ‘날조된 괴문서’라고 주장하지만 뒤집을 만한 증거제시는 못하고 있다. 홍성규 대변인은 이날 “괴문서만을 유일한 증거로 하는 내란조작사건 역시 날조 모략극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왜곡의 근거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날 체포동의 요구서가 공개된 것도 진보당의 입지를 좁게 하는 요인이다. 요구서 내용은 재판 과정을 통해 사실 여부가 가려지겠지만 이 의원이 “총공격 명령이 떨어지면 속도전으로, 일체감으로 강력한 집단적 힘을 통해 각 동지들이 자기 초소에 놓인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창조적 발상으로 한순간에”라는 등 국민 감정을 자극할 북한식 용어 사용 등이 적지않아 진보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사설] 이석기 의원 떳떳하다면 수사에 적극 응하라

    정국을 강타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의혹 사건과 관련해 국가정보원이 파악하고 있는 혐의 내용이 일단이나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 의원이 통진당 외곽조직인 경기동부연합의 지하조직으로 ‘RO’(Revolutionary Organization)를 결성했고, 이 조직을 통해 유사시 통신과 철도, 유류와 같은 국가기간시설을 파괴하는 방안 등을 모의해 왔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국정원은 이 의원이 2004년쯤 옛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인사들을 모아 ‘RO’를 만들었고, 현재 ‘RO’는 130~200명의 조직원을 두고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민혁당은 1997년 국가보안법상 이적 혐의 등으로 인해 해체된 반국가단체다. 국정원은 ‘RO’가 북한의 지령에 따라 움직이고 있으며, 이 의원의 측근이 지난 수년간 중국 등지에서 북한 고위인사와 접촉하는 등 북한과 긴밀히 연락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국정원이 파악한 대로라면 이는 일군의 체제전복 세력이 통진당이라는 합법적 정치공간을 울타리 삼아 암약해 왔고, 그 핵심인사가 모든 국정 현안을 다루는 민의의 전당에 들어가 체제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해 왔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반대로 이 의원과 통진당 주장처럼 국정원 혐의 내용이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다면 이 또한 대단히 심각한 일이다. 국정원이 대선 개입 의혹에 따른 국민들의 개혁 요구를 피해 가려 사건을 침소봉대하고 조작했다는 얘기가 된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기관이 국민을 우롱한 것으로, 이는 스스로 존립 이유를 부정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사안이 위중한 만큼 출구는 오직 하나다. 철저하고도 신속한 실체 규명이다. 이 의원은 자신의 혐의 내용 전체가 날조된 것이라며 혐의 입증 책임을 공안당국에 물었다. 통진당 역시 대대적인 촛불시위에 나서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혐의 입증은 마땅히 수사당국의 몫이다. 그러나 의혹의 당사자로서, 그리고 국민의 세금을 녹으로 받는 국회의원으로서 이 의원 또한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혼란을 조속히 해소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할 책무가 있다. 떳떳하다면 제 발로 검찰을 찾아가는 것이 당당한 자세다. 혹여라도 불체포특권을 방패 삼아 검찰을 피해 다니는 일은 없어야 한다. 여야 정치권도 자세를 바로해야 한다. 주판알을 튕기며 유불리를 따질 일이 아니다. 조속한 수사로 국민적 의혹과 불안을 털어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 [사설] 통진당 수사 국면전환 오해 없게 엄정히 해야

    국가정보원이 어제 이석기 의원 등 통합진보당 일부 인사들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3명을 긴급 체포하면서 정치권 안팎에 큰 파장을 예고했다. 이 의원 등에 대해 국정원이 이례적으로 반국가 범죄 혐의를 적용하고 있는 점과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으로 여야 간 가파른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 등 사안의 심각성과 민감성이 남다르다는 점에서 사건의 실체와 향배가 주목된다. 공안당국의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국정원은 이 의원 등에 대해 형법상 내란음모죄와 국가보안법상 이적동조 등의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 의원이 지난해 4월 총선에서 통진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된 뒤 당 외곽조직인 경기동부연합의 핵심조직원 100여명에게 유사시에 대비해 총기를 준비하라고 지시했고, 이들 총기로 통신·유류시설 등 주요 기간산업 시설을 공격하려 한 정황을 담은 녹취록도 확보했다고 한다. 액면 그대로 선뜻 받아들이기엔 너무도 충격적인 내용이다. 이 의원 등 통진당 주요 인사들과 당 외곽 경기동부연합 등의 종북적 행태는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논란이 돼 왔다. 그러나 이들이 이런 차원을 넘어 실제로 체제 전복과 사회 혼란을 기도해온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한 종북 논란을 뛰어넘는 중차대한 반국가 범죄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공안당국은 이번 수사에 앞서 경기동부연합 등에 대해 3년 전부터 내사를 진행해 왔다고 한다. 단순한 국가보안법 위반 차원을 넘어 보다 위중한 형법상 내란 혐의를 적용하고, 전격적인 공개 수사에 나선 것도 그만큼 그간의 내사를 통해 확실한 증거들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한편으론 국정원이 대선 개입 의혹으로 궁지에 몰리자 국면전환용으로 이번 사건을 들고 나온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엄정한 수사와 철저한 실체 규명이 관건일 것이다. 국정원 대선 개입 논란을 틈타 종북세력이 발호하는 일도, 반대로 종북세력을 핑계로 국정원 개혁이 후퇴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정치권을 비롯해 사회 모두의 냉정한 대응이 요구된다. 여야부터 정치 공방을 자제하고 당국의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
  • [서울광장] 변화는 의지가 관건이다/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변화는 의지가 관건이다/박현갑 논설위원

    의지가 관건이다. 개인이든 국가든 의지 유무에 따라 삶과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변화는 의지가 행동으로 구체화될 때 생긴다. 실천하지 않는 의지는 꿈일 뿐이다. 방향성도 중요하다. 미래로 인도할 가훈이나 국정운영지표 같은 지도와 나침판이 필요하다. 의지가 잘못 표출되면 그런 가정과 국가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상반된 사례가 둘 있다. 지난달 시행에 들어간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이 한 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7년 대법원에서 확정한 2205억원의 추징금 중 1672억원을 내지 않고 있다. 17년째다. 그런데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집과 친·인척 사무실 압수수색에 처남 구속 등 전광석화 같은 검찰 수사 압박에 놀랐는지 추징금을 낼 기미를 보이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아예 추징금 230억원을 다 내겠단다. 보통의 국민이라면 수천억원대 추징금을 부과받을 일이 없다. 이보다 적게라도 있다면 빚을 내서라도 갚지 않고는 견디지 못할 게다. 전 전 대통령이 최소 7000억원대로 추정되는 비자금을 17년간 굴렸다면 이자 수입만 해도 원금에 버금갈 정도로 쌓였을 터. 그런데 추징금엔 법정이자도 물릴 수 없다. 노 전 대통령은 동생과 사돈을 상대로 맡긴 비자금 350억원과 불어난 이자를 돌려 달라고 요구하다 두 사람이 자기가 낼 추징금을 대신 내는 조건으로 이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다고 한다. 이자까지 치밀하게 계산하는 전직 대통령과 추징금은 형벌이 아니어서 원금 외에 체납에 따른 가산금리 부과 등 후속조치를 할 수 없다는 정부를 쳐다봐야 하는 국민들로서는 자괴감만 쌓였다. 이런 불만은 전직 대통령 추징금 환수 촉구로 이어졌고,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가 의지를 갖고 해결하려 한다. 과거 정부는 뭘 했는지 모르겠다”고 화답했다. 이런 화답에는 박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 간 악연도 한몫했을 법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후보 선출 뒤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자택은 예방했으나 연희동은 외면했다. 집권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을 듯하다. 결국 전두환 추징법은 사회정의를 바라는 국민 여론과 이를 받아들인 박 대통령의 의지가 빚은 성과물인 셈이다. 추징금 환수조치가 원칙 있는 사회 만들기라는 국민 의지의 실천이라면, 최근 복지정책과 세제 개편을 둘러싼 혼란은 민심과 동떨어진 지도자의 의지가 가져올 폐해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기초노령연금을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노인에게 준다는 대선공약을 대폭 축소하면서 비판을 받았기 때문인지 박 대통령은 증세 없는 복지 실현이라는, 지키기 어려운 공약에 매달리고 있다. 증세가 아니라던 세제개편안은 증세안이었다. 게다가 증세 대상은 고소득층이 아니라 중산층과 서민층이었다. 여론 질타에 하루 만에 세제개편 수정안을 내는 국정운영도 그 진정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중산층 잣대로 증세대상을 삼았다지만 조령모개 행정의 전형 같아 우울할 따름이다. 살림살이가 늘면 쓸 돈도 늘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국민은 복지 수혜자이면서 납세자이다. 세금은 피하고 싶고 무상보육과 급식, 무상교육에는 환호한다. 이 같은 이중적 정책환경을 인식하고 복지공약을 줄이든지, 세금을 더 걷든지 합리적 방향으로 정책을 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복지위기에 따른 폐해가 먼 나라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이 될 수 있다. 국가부도 위기사태에 처한 그리스에서는 앞치마 대신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성매매에 나서는 가정주부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아버지가 실직하면서 버스요금 1.20유로(약 1800원)가 없어 몰래 버스에 탔던 19세 학생이 무임승차 단속원을 피해 달리던 버스에서 뛰어내려 결국 숨지는 사태가 있었다. 국민을 성매매로, 죽음으로 내모는 일만은 피해야 하지 않겠나. eagleduo@seoul.co.kr
  •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 (하)] “정치교착 풀 결단 필요… 경제살리기 성과 집착보다 체질 개선을”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 (하)] “정치교착 풀 결단 필요… 경제살리기 성과 집착보다 체질 개선을”

    박근혜 정부 6개월간 성적표는 대북과 외교 분야에서는 잘했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대내 분야에서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박 대통령이 여야 대치 정국에서 제3자적인 입장을 취하며 방관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증세 없는 복지, 경제살리기 방안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서울신문은 23일 지난 6개월간의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전망을 들어보기 위해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좌담회를 가졌다. →박근혜 정부 6개월에 대한 총평을 해달라. -이상돈 교수 지난 6개월 제가 기대했던 박근혜 정부의 모습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스스로 통합대통령을 지향한 만큼, 야당과 협력해 우리 시대에 필요한 국정쇄신을 기대했는데 6개월 동안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다. -박명호 교수 아직 성공과 실패를 논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른 감이 있다. 굳이 말하자면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라고 본다. 대외적으로는 성공, 대내적으로는 기대에 조금 못 미치는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대외적으로는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강화하거나 보완할 건 없나. -이 교수 대북 관계에서 개성공단 문제 등 북한이 처음에 저지른 것을 인내심을 갖고 우리 중심으로 이끌어온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공이라고 본다. 하지만 대일 관계에서 걱정도 있다. -박 교수 대미·대중 방문을 통한 기반 확보, 그리고 국민의 평가, 대북정책을 둘러싼 원칙과 신뢰라는 일관된 입장이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를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다. 대일관계는 감정적으로만 접근할 수도 없고 현실적인 필요도 있어 외교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국내정치는 박한 점수를 받고 있는데 문제는 어디에서 출발할 수 있을까. 소통은 잘 되고 있다고 보나. -이 교수 지도자로서 제일 중요한 것이 국민을 설득하고 공감을 얻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과거 야당대표,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절제되고 간결하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반복해서 보낸 것이 국민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이제는 대통령 입장에서보다 활발하게 국민과 대화해야 한다. -박 교수 대외 정책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성공했지만, 대내 부문에서는 거기에 미치지 못했다. 정치실패라고 하는 부분이 지적돼야 한다고 본다.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정치적 역할을 경시하지 않았나. 인사와 관련해 상징성이나 메시지 전달은 부족했다. -이 교수 사실 인사에 실패한 것 아니냐. 솔직히 인상깊은 장관이 한명이라도 있는가. 1기 각료는 실패라고 하는 것이 국민들의 평가라고 본다. 또 하나 기막힌 것이 어떻게 대통령이 된 뒤 첫 정책이 세금 올리는 걸 자랑스럽게 발표하느냐. 그런 말은 처음 들어봤다. 부총리가 정치적 감각이 제로다. 세금 올리는 것을 홍보하겠다는 것은 정치를 너무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의 국내정치 분야의 점수를 깎아 먹은 거다. →대선 공약의 달성이 어려우면 약간 수정해야 하는 건가. 아니면 무리해서라도 달성해야 하는 것인지 말해달라. -이 교수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때 재정건전성 언급을 가장 많이 한 국회의원이었다. 우리나라가 복지가 약하다고 해서 구체적인 복지 공약을 내세웠는데 재정건전성과 복지를 동시에 하는 것은 경제가 무지무지하게 성장해야 가능한 것이다. -박 교수 동의한다. 약속은 지키는 게 원칙이겠지만 상황, 조건과 환경 등이 다를 수밖에 없다. 복지문제, 경제민주화 논란이 있는데, 한 발짝 물러서 있거나 제3자인 것처럼 보여 논란을 더 키웠다. 세제개편안에서도 세금을 올린 것이 아니라는 관료적 설명과 사람들의 인식은 괴리가 컸다. 세금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국민들도 알고 있다. 어디까지 공약을 이행하고 복지를 할 것인지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이 교수 사회안전망으로서의 복지가 필요한 것에는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 복지를 위해 재정지출이 필요하고 세금을 더 낸다는 부분은 국민들이 찬성하지 않는다고 본다. →개성공단 재가동, 이산가족 상봉 등 현 대북정책에 대해 평가와 전망을 하자면. -박 교수 최근 조사에서 정부 대북기조 찬성이 높게 나왔고, 이것이 국정기조의 버팀목이 됐다. 대북정책 기조를 분명하게 각인시킨 것은 성공이다. 이전 정부와는 차별적인 분야라고 생각한다. 정권 초 북한에서는 새 정부 길들이기 또는 게임의 룰을 만드는 데 있어 우리가 상대적인 우위를 점해 왔다. 이게 게임의 끝이 아니고 주고받기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 →남북관계가 특수하기에 때로는 물밑 접촉도 필요한 것 아닌가. -박 교수 전쟁 중에도 대화는 어느 수준이냐가 문제일 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알아도 모르는 척할 필요가 있다. 전혀 대화 통로가 없다면 그게 더 문제다. -이 교수 북한이라는 체제가 예측 불가능한 데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경각심은 가져야 된다고 본다. 대북 유화적인 협상을 해도 국민들이 박 대통령에게 신뢰를 보내기 때문에 북한과의 대화를 이끌 수 있는 정치적 자산이 박 대통령의 장점이라고 본다. →정치권과의 소통 문제는 어떻게 보나. -이 교수 박 대통령이 과거에는 소통에 문제가 없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오면서 불거진 것이다. 활발한 의견 개진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한마디 던져도 파급이 크니까 자제했던 것 같다. 이것이 축적돼 왔는데, 이제는 대통령이 직접 설명을 해야 한다는 국민적인 욕구가 커지고 있다고 본다. →정치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이 교수 대통령이 국정원 개혁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고 청사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국정원 자체 개혁에 대해 셀프 개혁이라는 비판이 있는데. -이 교수 외국과 우리나라는 정보기관 시스템이 많이 다르고 상황도 다르다. 국정원 자체에 맡기는 것으로는 국민들의 공감을 얻기 힘들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라도 스터디를 해야 한다고 본다. 국정원 개혁 문제가 여야 대립을 풀 수 있는 단초가 된다고 본다. 대통령이 뭔가 결심이 필요하다고 본다. -박 교수 3자회담 또는 양자회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이 교수 양자회담은 좀 아닌 거 같다. 현재 정치 상황에서는 3자회담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른바 과거 영수회담에서 야당대표가 좋은 결과물을 가지고 나온 적이 거의 없다. 야합했다거나 사쿠라 논쟁만 있었다. 정치를 부활시켜야 한다. →경제가 온기가 없고 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있다. 대통령이 어떤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할까. -이 교수 6개월 만에 경제를 살린다는 기대 자체가 무리라고 본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경제가 미래세대 자산을 앞당겨 쓴 것이고 미래세대를 갈취한 것이다. 우리나라 채무가 얼마나 많나. 그런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가 조급한 경제 성과에 집착하면 경제를 더 망칠 수 있다. 대통령은 이런 경우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박 교수 특히 정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6개월 안에 경제 문제를 해결하려는 비책을 가졌으면 이 문제가 논의 대상도 안 될 것이다. 다 고통스러운 부분을 대통령과 청와대가 공감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의 60% 안팎 지지율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박 교수 아직까지는 박근혜 대통령 개인의 인기에 기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정부만 떼놓고 보면 이만큼 가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올해 말, 내년부터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놔야 한다. -이 교수 박 대통령은 노무현·이명박 대통령보다는 김영삼·김대중 대통령과 비슷하다. 하늘이 두 쪽이 나도 35% 지지율은 그대로 있다. 인사만 잘하면 65~70% 정도는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인사 실패와 여야 대치 때문에 지지율이 안 나온 것이다. 전두환 추징금 문제의 국민적 카타르시스도 도움이 됐다. 하지만 임기 동안 박 대통령이 하려는 것을 보여준 건 없다. 내년에 이 시대 박근혜 정부가 해야 될 국정어젠다를 설정하고 국민들에게 지지를 얻어서 나오는 지지율이 진정한 지지율이라고 생각한다. →여의도 정치가 장외투쟁 등으로 작동되고 있지 않다. 여야에 한마디씩 해달라. -이 교수 정치라는 것은 대화와 협상인데, 여야 정치권이 말을 너무 막 한다. 좀 더 품위 있는 정치를 하지 않으면 정치권에 대한 불신으로 정치가 위태롭게 된다. -박 교수 정치실패의 부수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은 역할 정립에 실패하고 있다. 지방선거 전까지는 역할을 어떻게 할지 상당히 고민해야 할 것이다. 야당은 정체성 혼란과 리더십 위기를 대선 전부터 계속 가져오고 있다. 두 문제 다 근본적으로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 상당히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을까 싶다. 사회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정리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케이블 하이라이트]

    ■성범죄 사건파일(FX 밤 11시) 4년 전, 14살의 나이에 실종됐던 헤더 할랜더가 기적적으로 가족들에게 돌아왔다. 하지만 가족들은 세월의 공백과 변해버린 외모 때문에 헤더를 잘 알아보지 못한다. 헤더는 괴한에게 납치돼 4년 동안 지하실에 갇혀 성 노예로 살다가 가까스로 탈출했다는 사실을 경찰에 진술하고, 올리비아와 엘리엇은 납치범을 신속히 잡고자 온 도시를 수색한다.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OCN 밤 11시) 캡틴 잭 스패로는 영원한 젊음을 선사한다는 샘을 찾아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다.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안젤리카의 등장과 바다를 공포의 대상으로 만든 냉혹한 해적 검은수염, 아름답지만 잔인한 바다의 괴수 같은 배 ‘앤 여왕의 복수 호’까지.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와 초자연적인 대혼란의 거대한 막이 오른다. ■그린전쟁-대한민국 신안보전략(환경TV 오전 11시 30분) 뚫는 자와 막는 자의 대결이 펼쳐진다. 국부 유출을 막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갈수록 다양하고 교묘해지는 산업스파이의 사례와 피해를 유형별로 알아본다. 또한 이를 막고자 현장에서 뛰는 국정원 등 관계자의 활동과 기술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대한민국 산업보안의 문제점과 해법을 찾아본다. ■아내가 사라졌다(AXN 밤 8시) 버스 폭발 사건 이후 시장 후보 신시아의 주가는 급등하고, 지는 사라와 캐리어 가문을 의심한다. 마이클은 주술의 실체를 깨닫고 갬블과 함께 아내를 찾기 위한 작업에 시동을 걸고, 캐리어 가문과 일레인은 그런 마이클과 갬블을 막고자 주변 인물들을 하나씩 제거한다. 하지만 지의 영력과 마이클의 기지로 일레인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미친 사랑(tvN 오전 9시 45분) 완벽한 복수를 위해 당분간 기억이 돌아온 사실을 숨기는 미소(박선영). 나영(김연주)은 허명자 여사(유혜리)에게 자신이 유정(김영란)의 친딸임을 직접 밝힌다. 한편 미소는 조 이사의 출판기념회를 찾아가 그녀에게 자신의 복수를 도와달라 말한다. 그리고 그런 미소에게 조 이사는 한 가지 조건을 내거는데…. ■날아라 호빵맨 3(애니맥스 오후 3시) 세균맨은 톱질맨과 도끼맨에게 자신이 산신령이라고 속이고 섬의 나무를 모두 베어버리게 한다. 결국 섬의 나무가 없어져 비가 내리니 마을에는 홍수가 난다. 다행히 나무의 요정 초록나무가 나타나 새로운 씨앗을 뿌려주자 마을은 다시 푸른 나무로 뒤덮인다. 한편 짤랑이는 세균맨에게 식빵맨이 조금만 다치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 [광복절 경축사 담긴 뜻] 법치 확립·경제 활성화 ‘키워드’… 하반기 고강도 드라이브 예고

    [광복절 경축사 담긴 뜻] 법치 확립·경제 활성화 ‘키워드’… 하반기 고강도 드라이브 예고

    박근혜 대통령이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국정 운영 전면에 내세우면서 대내적으로 ‘법치 확립’과 ‘경제 활성화’를 키워드로 올 하반기 고강도 국정 드라이브에 나설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또 대외적으로 ‘상생의 남북 관계’를 초석으로 남북 화해와 협력을 이끌어 내고 이를 토대로 동북아 평화 정착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그동안은 국정운영의 틀을 설계하고 만드는 과정이었다면 이젠 구체적인 실행과 성과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모습을 만들어 가겠다”며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밝혔다. [법치] 박 대통령은 집권 1년차의 절반을 마무리한 시점에서 ‘새로운 각오’를 다짐함으로써 정부가 추진해 온 정책적 노력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게 성과를 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경축사에서 “과거의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으로 되돌려 기본이 바로 선 나라, 일자리와 경제 활력이 넘치는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나서겠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정부는 헌법적 가치와 법질서가 존중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과거 지속돼 온 잘못된 관행과 부정부패를 바로잡아 더 이상 그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고, 깨끗하고 투명한 정부, 올바른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거듭 의지를 피력했다. [통일] 박 대통령의 이날 대북 메시지는 그동안의 강경 일변도에 비해 상당히 유화적이었다. 자신의 대북정책 구상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앞세워 남북 화해와 협력 및 공동 발전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로 남북이 분단된 지 68년이 됐다. 이제는 불신과 대결의 시대를 넘어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며 “앞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한의 공동 발전을 이뤄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와 관련해서는 “과거 남북 관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상생의 새로운 남북 관계가 시작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제] 그동안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 등을 통해 경제 부분의 ‘정상화’ 기반을 다졌다면 이를 바탕으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박 대통령은 “모든 경제 주체들이 공정하게 경쟁하는 풍토를 만들고, 학벌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 신뢰사 회의 기반을 닦아 나갈 것”이라며 “그렇게 국민 삶을 향상시키고, 강하고 풍요로운 나라를 만들어 진정한 선진국을 향한 길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대·중소기업 간 상생 및 동반 성장 ▲벤처기업 활성화를 통한 역동적인 경제생태계 조성 등을 제시했다. 이어 “나도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 대통령으로 나서 전 세계를 상대로 우리 외교 지평을 넓히고 우리 기업들을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정체성] 박 대통령은 이번 경축사에서 ‘건국’에 대해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일제강점기 이래 우리 역사를 언급하면서 “65년 전 오늘은 외세의 도전과 안팎의 혼란을 물리치고 대한민국을 건국한 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를 우리가 지향하는 핵심가치로 헌법에 담아 대한민국이 출범한 것이야말로 오늘의 번영과 미래로 나아갈 수 있었던 첫걸음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는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번영을 이뤄낸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의 부여인 동시에 지지 기반인 보수층에 대한 배려로도 풀이된다. 해방 이후 가난과 6·25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고 현재의 우리나라를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대한민국 건국으로 시작된 자유민주주의 체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도 볼 수 있다. 보수·진보의 이념 논쟁 과정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 등 ‘건국 세력’에 대한 일각의 폄하 주장을 반박했다는 의미도 있다. 앞으로 진보진영과의 치열한 이념논쟁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광복절 경축사 담긴 뜻] 정치권 반응·이모저모

    15일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여야는 전향적인 대북 제의 등에 한목소리로 환영의 뜻을 표명했지만 야권은 국정원 사태 등 정국 현안에 대해 입장 표명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과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등에 대해 적극 협력하겠다”며 “금강산 관광도 조속한 시일 내에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배 대변인은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린 세제 개편문제,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등 정국 현안에 대한 솔직한 입장과 해법 제시 없이 침묵을 지켰다”며 “대통령의 상황인식이 안이한 것이 아닌지 묻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역사를 끌고 온 산업화와 민주화 중, 박 대통령은 산업화의 성과를 열거하면서도 민주주의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국정원 사태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국민 권리가 위협받는 상황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반면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등의 대북 제안에 대해 “개성공단을 매개로 한 북한과의 한 단계 진전된 경제협력에 이어 인도주의적 차원의 교류 폭을 넓히자는 박 대통령의 제안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 광복절 경축식에는 박 대통령을 비롯한 3부 요인, 독립유공자 및 가족, 주한외교단, 사회 각계 대표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도 모두 참석했다. 민주당의 장외투쟁 뒤 처음으로 양당 지도부가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지만 분위기는 서먹했다. 국민의례에서 국가유공자인 고 김주호 대령의 외손녀인 가수 윤하와 흥사단 회원, 3·1절 합창단 등이 애국가 1~4절을 나눠 불렀다. 또 독립운동 당시 최대 승전인 김좌진 장군의 청산리 전투를 매개로 한 경축 공연도 진행됐다. 경축사는 조인근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각 부처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초안을 작성한 뒤 박 대통령이 이날 오전까지 수차례 직접 수정과 보완 작업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朴대통령 광복절 축사 전문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 68주년 경축 행사에서 ‘대한민국, 위대한 여정은 계속 됩니다’라는 제목의 경축사를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동참한다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갈 수 있으며 북한 주민들의 고통과 어려움도 함께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에 추석을 전후해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하기도 했다.    다음은 경축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재외동포와 국가 유공자 여러분, 그리고 자리를 함께 하신 내외 국민 여러분, 오늘은 제58주년 광복절이자 대한민국 정부 수립 65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이 뜻 깊은 날을 온 국민과 함께 경축하면서 조국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건국을 위해 헌신하신 애국지사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광복과 건국 이후, 역사의 굴곡 속에서도 우리 역사는 지속되어 왔고 오늘날 세계와 견줄만한 자랑스런 나라가 되었습니다.  100여 년 전, 우리는 나라를 잃었고 우리의 역사도 지워질 뻔한 위기에 놓였습니다. 하지만 민족혼과 기상은 잃지 않았고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의 독립을 향한 투쟁이 이어져 왔습니다.  그 위대한 정신과 뜻으로 마침내 68년 전 오늘, 그토록 갈망하던 광복을 맞이했습니다.  정부는 민족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선열들의 고결한 뜻을 기리고, 유적과 기록을 보존·관리하는 일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그래서 그 뜻이 후손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65년 전 오늘은 외세의 도전과 안팎의 혼란을 물리치고 대한민국을 건국한 날이기도 합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우리가 지향하는 핵심가치로 헌법에 담아 대한민국이 출범한 것이야말로 오늘의 번영과 미래로 나아갈 수 있었던 첫 걸음이었습니다.  건국 직후 전쟁의 상처와 가난에 시달렸고 기술도, 자본도, 자원도 없었지만 우리는 결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국민들의 의지와 투혼으로 일어나 독일의 광산에서, 열사의 중동사막에서, 월남의 정글에서 숱한 역경을 헤치며 국민의 피와 땀으로 기적의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그런 국민들이 계셨기에 1970년대의 석유파동도, 1997년 외환위기도, 2008년의 국제 금융위기도 우리의 전진을 가로막지 못했습니다.  불과 두 세대 만에 우리는 세계 8위 무역대국이자 세계 최고수준의 IT 선도국가로 성장했습니다.  아름답고 독창적인 우리 문화는 한류의 흐름을 타고 세계인과 함께 마음을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습니다. 또한 지구촌 곳곳에 평화 유지군을 보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대한민국의 기적은 온 국민이 함께 이뤄낸 영광된 것이었고, 실로 위대한 여정이었습니다.  저는 불굴의 의지와 도전정신으로 자랑스런 역사를 만들어온 우리 국민들의 저력이 이제 또 다른 기적의 역사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 위대한 여정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열어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진정한 의미의 광복과 건국은 한반도에 평화를 이루고, 남북한이 하나 되는 통일을 이룰 때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과 평화통일 기반구축이라는 4대 국정기조와 국정 과제들을 완수하는 것이야말로 통일의 초석을 다지는 길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그동안은 그런 국정운영의 틀을 설계하고 만드는 과정이었습니다. 이제 구체적인 실행과 성과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모습을 만들어가겠습니다.  과거의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으로 되돌려 기본이 바로 선 국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불안하지 않고 인간다운 삶과 문화를 향유하는 풍요로운 사회, 일자리와 경제활력이 넘치는 살기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나서겠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헌법적 가치와 법질서가 존중되는 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과거부터 지속되어 온 잘못된 관행과 부정부패를 바로 잡아 더 이상 그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고, 깨끗하고 투명한 정부, 올바른 사회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또한 모든 경제 주체들이 공정하게 경쟁하는 풍토를 만들고, 학벌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 신뢰사회의 기반을 닦아 나갈 것입니다.  그렇게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강하고 풍요로운 나라를 만들어 진정한 선진국을 향한 길에 나서겠습니다.  정부는 그동안 경제 활성화를 위해 법과 제도를 개선하면서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의 틀을 구축해 왔습니다.  앞으로는 경제활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정책 역량을 더욱 집중해 나갈 것입니다.  힘들어 어려운 때이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정부를 믿고 다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옛말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듯이 어려운 때일수록 작은 물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새 정부는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아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을 통해 함께 커가고, 창의와 열정으로 무장한 벤처기업들이 끊임없이 생겨나는 역동적인 경제생태계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그 길에 저도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 대통령으로 나서서 전 세계를 상대로 우리 경제의 지평을 넓히고 우리 기업들을 뒷받침해 나갈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 대한민국은 수차례의 위기와 도전을 국민들이 힘을 모아 기회로 바꾸어왔습니다.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우리 모두, 다시 한번 힘을 모아 갑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올해로 남북이 분단된 지 68년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남북한 간에 불신과 대결의 시대를 넘어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나가야 합니다.  북한이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동참한다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의 고통과 어려움도 함께 풀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한반도의 한쪽에서 굶주림과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새 정부는 정치적인 상황과 무관하게 인도적인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변화된 모습과 행동입니다.  우리는 진심으로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며 열린 마음으로 북한을 적극 도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어제 개성공단 사태가 발생한 지 133일 만에 재발방지와 국제화에 합의했습니다. 저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과거 남북관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상생의 새로운 남북관계가 시작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앞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한의 공동발전을 이뤄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먼저 남북한 이산가족들의 고통부터 덜어드렸으면 합니다. 이번 추석을 전후로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북한에서 마음의 문을 열어주길 바랍니다.  또한 분단과 대결의 유산인 비무장지대(DMZ)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기를 북한에 제안합니다. 비무장지대를 평화의 지대로 만듦으로써 우리의 의식 속에 남아있던 전쟁의 기억과 도발의 위협을 제거하고, 한반도를 신뢰와 화합, 협력의 공간으로 만드는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억지력이 필요하지만, 평화를 만드는 것은 상호 신뢰가 쌓여야 가능합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상식과 국제적 규범이 통하는 남북관계를 정립하여 진정한 평화와 신뢰를 구축해 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추진해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일본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함께 열어갈 중요한 이웃입니다. 하지만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최근 상황이 한일 양국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과거를 직시하려는 용기와 상대방의 아픔을 배려하는 자세가 없으면 미래로 가는 신뢰를 쌓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대다수 일본 국민들은 한일 양국이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만들어가기를 염원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이미 양국 국민들 사이에는 신뢰의 저변이 매우 넓고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과 많은 사람들은 한류와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고 마음을 나누며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정치가 국민들의 이런 마음을 따르지 못하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새로운 미래를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제 양국 국민 모두의 바람처럼 진정한 협력동반자로 발전될 수 있도록 일본의 정치인들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용기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고려 말의 대학자 이암 선생은 ‘나라는 인간에 있어 몸과 같고, 역사는 혼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만약 영혼에 상처를 주고 신체의 일부를 떼어가려고 한다면 어떤 나라, 어떤 국민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일본은 이런 문제를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과거 역사에서 비롯된 고통과 상처를 지금도 안고 살아가고 계신 분에 대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책임 있고, 성의 있는 조치를 기대합니다.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함께 만들어 나가기 바랍니다.  지금 동북아 지역은 경제적인 상호 의존은 크게 증대되고 있지만, 역사와 영토를 둘러싼 갈등은 오히려 커지는 역설적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동북아 국가들이 다자간 대화의 틀을 만들어서 가능한 분야부터 대화와 협력을 시작해 신뢰를 쌓아가고, 안보 등 다른 분야로 협력의 범위를 넓혀가자는 것이 저의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입니다.  지금까지 이루어내지 못했던 동북아 지역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공동의 미래를 열어 가는데 동북아 국가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대한민국은 국민들의 지혜와 용기로 자랑스런 역사를 써왔습니다. 그 저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위해 함께 나서 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국민 여러분의 저력과 역량을 한데 모아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활짝 열고, 품격 있는 나라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새로운 협력의 동반자로 국민과 함께 새 시대를 열어나가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 선조와 앞선 세대가 그리하였듯이, 우리는 더 좋은 나라, 훌륭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의 행복, 지구촌의 평화와 행복을 향한 위대한 여정에 나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국정원 국정조사] 김한길의 ‘文 구하기’… “내게 가장 큰 책임”

    [국정원 국정조사] 김한길의 ‘文 구하기’… “내게 가장 큰 책임”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24일 ‘문재인 성명2’를 내놓았다.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국면에서 침묵을 지켜오다가 이날 전격적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했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 종식’이란 큰 틀에서 전날 문재인 의원이 냈던 성명과 다르지 않았다. 집권 시절의 사초가 실종된 데 따른 위기 국면에서 나선 것이어서, 특별한 국면 타개책을 기대했던 당 일각에서는 ‘문재인 구하기용’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책임이 있다면 국회에서의 회의록 열람을 최종적으로 결정한 당 대표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연일 우리 당의 특정 의원과 계파를 지목하며 공격해서 당내의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 이런 식의 공격은 여야 간의 도를 넘어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대화록 공개를 주도했던 문 의원이 연일 새누리당의 공격을 받고 있자 문 의원을 구하기 위해 총대를 멘 것으로, 무엇보다 문 의원에 대한 책임론이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간의 계파 갈등으로 비화되는 상황을 수습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선 후보였던 문 의원이 더 이상 상처를 입는다면 당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당 내부에서 “친노 진영에 휘둘려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만큼 지도부도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김 대표는 회의록 실종에 대해서는 “여야가 합의해서 엄정한 수사가 있으면 될 것”이라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검찰 수사보다는 특검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그는 “NLL 문제는 국익이나 국가 미래에 아무 득이 될 것 없는 일이었고, 오직 대선에 활용하기 위한 정치 공작의 차원이었다는 게 문제의 본질이었다”면서 “국회가 철저한 국정조사로 총체적 국기문란에 대한 전모를 밝히고, 국정원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며 사태를 봉합하려 하고 있지만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지도부 안에서도 잡음이 일고 있다. 문 의원과 친노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 왔던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김 대표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내일(25일) 별도 기자회견을 통해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입장을 밝히겠다”고 해 혼란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의원직 사퇴 요구설’까지 나돌고 있다. 대화록 실종 사태로 당내에서 지도부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추락하고, 당내 계파 갈등까지 재점화되면서 민주당이 험한 상황을 맞고 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국정원 국정조사] 문재인 “NLL 논란 끝내자” 성명 당 내외서 거센 후폭풍

    지난해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이제 NLL(서해 북방한계선) 논란을 끝내자”고 밝혔으나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후폭풍이 거세다. 당 내외 실망의 목소리가 높다. 여론도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정국을 이끌었던 문 의원이 설명도 없고, 사과도 없이 달랑 성명만 던진 것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문 의원이 정치력 시험대에 올라선 형국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24일 비노(비노무현) 세력을 중심으로 “대선후보까지 지낸 국회의원이 당과 국가를 우선시하지 않고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만 계산한 성명이었다”며 실망과 함께 비판을 가했다. 그의 성명에는 당의 위기나 혼란스러워하는 국민들에 대한 일언반구의 해명이나 유감 표명이 없어 책임 있는 큰 정치인의 모습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 의원이 NLL 대화록 열람을 먼저 제안했고, 지난달 29일에는 “NLL 포기 발언이 있었다면 정계 은퇴를 하겠다”며 여야 극한 대립을 촉발했으면서도 회의록 증발 뒤 은근슬쩍 논란을 종식시키자고 하는 것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정치 지도자로서 무책임하고 ‘아마추어적’이라며 당내 장악력의 급속한 약화를 점치기도 했다. 문 의원이 대선 패배 책임 부분에 대해서는 얼버무린 뒤 다음 대선을 목표로 서둘러 정치의 한복판으로 나서려 한 게 문제였다는 지적까지 정치권에서 나온다. 아무리 국회 초년병이라고 하지만 회의록 국면을 이용해 자신과 친노(친노무현)의 정치적 공간을 무리하게 확보하려고 민주당이나 국민을 고려하지 않고 질주하다 급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당내에서조차 담벼락을 치는 친노의 배제와 독선의 정치에 대한 비난과 반성 요구 소리도 공개·비공개로 나온다. 중도파 김영환 의원은 이날 개인성명을 통해 “이번 일은 대선에 지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애정으로 뭉친 특정 계파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의 절제되지 못한 주장을 단절하지 못한 지도부에도 책임이 있다”면서도 문 의원과 친노 측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치지도자 문재인’의 상처는 분명 커 보인다. 자질 부족을 드러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반면 “현재 야권에 문재인을 대체할 지도자가 부재한 상태다. 지도자는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여권에서조차 “문 의원과 야권의 힘을 너무 빼면 여야 균형추가 무너져 정치권 전체가 약화될 수 있다”며 출구전략 주문도 나오고 있다. 정치는 냉정한 현실이다. 문 의원은 이날 회의록 실종 사태에 대해 성명 발표를 한 지 하루 만에 입을 열었다. 문 의원은 트위터 글에서 성명 발표에 따른 후폭풍을 감안한 듯 “혹 떼려다 혹 하나 더 붙였나요”라며 “대화록이 왜 없나, 수사로 엄정 규명해야죠”라고 말했다. 이어 “칼자루가 저들 손에 있고 우리는 칼날을 쥔 형국이지만 진실의 힘을 저는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특검 수사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열린세상] 하반기 경제전망과 세수부족/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하반기 경제전망과 세수부족/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지난 17일 양적 완화 조치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양적 완화 규모의 축소와 중단 등 ‘출구전략’ 일정을 제시한 이후 시장의 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 경제가 부동산경기 회복과 소비 지출 호조 등의 효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확신이 버냉키로 하여금 ‘출구전략’의 가능성을 이야기하게 한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버냉키의 ‘양적 완화 축소’ 발언 이후 세계 주요 자산의 수익률은 연초 대비 크게 떨어졌다. 귀금속(-28.4%), 산업용 금속(-16.3%), 브릭스 주식(-12.9%), 신흥국 채권(-6.4%), 선진국 채권(-5.7%), 그리고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6.7%였다. 반대로 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 등 아세안지역의 주가는 연초 대비 8.0% 상승했다. 이는 버냉키 발언 이후 국제자금 흐름이 브릭스·한국 등에서 상대적으로 주식이 오르지 못한 아세안 각국으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한편 일본의 내각부는 지난 5일 경기기조 판단을 ‘상승세 국면변화’로 조정한 바 있다. 일본은 경기기조 판단을 악화, 하락세 멈춤, 국면 변화, 개선 등의 네 가지 단계로 정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2년 4월부터 본격화된 경기침체가 11월에 최저점에 도달한 뒤 아베 정권의 엔저정책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개인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회복세가 진전되어 경기상승세 국면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중국정부가 전망한 것처럼 올해 7.5%를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이 금융부문의 개혁과 소비 위주 경제로의 이행 등 과감한 경제개혁이 없으면 5년 뒤 성장률이 4%대로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면서도 올해 중국경제가 7.5% 이하로 경착륙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이제 이러한 대외 경제 환경의 변화 속에서 한국경제가 올 하반기에 어떠한 경기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인가를 전망해 보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2.6%에서 2.8%로 올려 잡으면서 ‘8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벗어나 지난 2분기에는 전분기보다 1% 성장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기획재정부도 올 하반기의 경기회복을 낙관하면서 제2차 추가경정예산의 가능성을 배제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올 상반기의 세수실적은 이러한 한국은행이나 정부의 하반기 경제전망 실현 가능성을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 14일 국세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5월 말까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법인세(-17.9%), 부가가치세(-7.2%)가 대폭 줄었으며 증권거래세(-4381억원), 개별소비세(-523억원), 교통에너지 환경세(-6957억원) 및 주세(-1393억원) 등 거의 모든 세수가 대폭 줄어들고 있다. 법인세나 부가가치세는 기본적으로 지난해 하반기의 영업실적을 반영하는 것이고 기타 증권거래세·소비세 등은 올 상반기의 거래 및 소비실적을 반영하는 간접세임을 감안할 때, 금년에는 최소한 20조의 세수 결함이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신정부의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재원 조달이 난관에 봉착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와 같은 암울한 세수 전망은 하반기에도 대규모 추경 편성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최종예산 집행연도였던 작년부터 과표 2억원 초과 200억원 이하 기업의 법인세율은 22%에서 20%로 낮추었기 때문에 법인세의 세수가 대폭 부족하게 되었다고 해석하는 안이한 경기 판단에 있다.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한 술 더 떠 법인세수 감소는 지난해 이명박 정부가 시행한 부자 감세의 전형적인 결과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법인세 감세를 실시한 것은 이를 통한 투자활성화를 도모한 것이지 부자 감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정책이었다. 정부는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경기전망이 올 하반기에도 불투명하다는 것을 감안해 제2차 추경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보다 현명하고 현실적인 경기판단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 유럽 배낭여행-유럽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유럽 배낭여행-유럽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유럽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는지 배낭 멘 여행길에선 낯모르는 이와 “안녕” 하고 입만 벙긋하는 인사만으로도 말꼬리가 길어진다. 어디서 왔는지 이름이 뭔지 아주 사소한 호감부터 “너 지금 행복하니?” 선문답 같은 대화에 이르기까지. 나는 꿈꾸듯 거닐며 수많은 이방인들과 옷깃 스치는 인연을 맺었다. 이를테면 옷깃스침 동행이랄까. 유럽 땅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나는 마냥 행복했다가 돌연 쓸쓸해지고 그지없이 황홀했다가 못내 아쉬워 어쩔 줄 모르는 순간순간을 맞이한다. about ‘동행’ 본 기사는 SJR EUROPE에서 론칭한 ‘동행’ 상품을 따라 여행한 기록이다. 3월27일부터 4월12일까지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로마에 이르기까지 총 6개국 18개 도시를 탐방했다. tip 1 동행 상품가 외에 옵션투어 비용, 식비, 자유 여행을 하면서 지출한 교통비와 각종 입장료 등 15박 17일의 현지에서 지출한 여행경비는 120만원 남짓. 기념품 구입 또는 개인 쇼핑 품목이 많을 경우에는 더 넉넉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tip 2 파리의 라스파일 시장과 몽파르나스 묘지, 뮌헨의 영국정원과 슈바빙, 프라하의 카프카 뮤지엄, 비엔나의 레오폴드 뮤지엄, 베네치아의 리도섬과 부라노섬 등은 기본 투어가 아닌 자유 시간을 활용해 여행했다. 기본 투어에 해당하는 파리, 프라하, 비엔나, 베네치아, 로마 등의 주요 도시 투어 역시 일부 구간 동행 후 자유로이 움직였고, 옵션 투어 가운데 바티칸 시국은 개별적으로 방문했다. France Mont Saint Michel, Paris 파리에서 지도 없이 걷기 기어코 파리. 파리는 독보적이다. 자정 가까이 늦은 밤에 도착한 파리였지만 여행에 앞서 만난 선배의 말이 실감이 됐다. “아마도 네 마음과 부단히 싸우는 여행이 될 거야.” 어디부터 갈까, 뭐부터 할까, 마음은 급한데 결정은 못하고, 그럼에도 파리에서는 어느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여행은 이튿날 아침부터 시작됐다. 파리 몽파르나스 타워 가까이에 위치한 호텔Campanile Maine Montparnasse 로비에서 15박 17일간의 동행들과 만났다. 며칠 전에 도착해 이미 파리에 푹 빠진 이도, 스페인이며 어디며 이제 막 국경을 넘어온 이도 있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했다. 동행을 태운 버스는 파리를 조금 아껴두고 4시간여를 달려 프랑스의 끄트머리 몽생미셸Mont Saint Michel에 닿았다. 성 미카엘 대천사의 신성한 산성, 몽생미셸은 노르망디Normandie 해변에 떠 있는 아주 작은 바위섬이자 중세로부터 오랜 역사를 이어온 수도원이다. 일대는 드넓은 갯벌이다. 바닷일을 하던 사람들은 이 바위섬에서 휴식을 취하곤 했다. 워낙에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밀물썰물의 간격이 짧아 많은 이들이 휩쓸려 버린 탓에 ‘몽통브mont tombe’, ‘무덤 산’이란 고약한 별칭으로 불렸다고 한다. 그러던 8세기 초반의 어느 날, 인근 아브랑쉬Avranches 지역 오베르St. Aubert 대주교의 꿈에 성 미카엘이 나타나 예배당을 세울 것을 명령했고, 그후 서서히 모습을 달리한다. 14세기 백년전쟁 때에는 전투 요새로, 18세기 대혁명 시절에는 감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오늘 내가 마주한 몽생미셸은 고되고 혼란스러운 노르망디의 역사가 쓸려가고 다시금 수많은 순례자와 여행자들이 밀려오는 축복의 성지다. 그 물살에 실려 동화 속 풍경처럼 아른거리는 몽생미셸 속으로 들어간다. 바위섬 꼭대기의 수도원으로 이어지는 골목길은 좁고 가파르지만 저마다의 특색을 살린 호텔과 기념품 가게를 눈으로 즐기고, 입으로는 짧은 물때를 맞추기 위해 빠르고 간편하게 요리하고 먹을 수 있는 이곳의 대표음식 오믈렛과 사과 파이, 발효주 시드르Cidre 등을 즐긴다.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들어선 수도원에서 갯벌 뒤로 어디서부터가 바닷물인지 모를 그저 눈부신 노르망디 해안을 실눈으로 조망한다. 드디어 정말, 파리의 아침이다. 알람이 울리기 전 진작에 일어나 부산을 떨었다. 조식 서비스를 마다하고 향한 곳은 ‘카페 드 플로르Cafe de Floer.’ 카페 홀을 등지고 바깥 거리 쪽 테라스 좌석에 앉아 에스프레소와 크루아상으로 파리지엔의 밥상을 받아든다. 그러나 난 이따금씩 꿈꿨다. 저마다의 삶을 일구고 있는 파리지엔들마저 도시의 풍경으로 소비되는 파리에서 보들레르가 말한 ‘플라뇌르flaneur’, 이 도시의 산보객이 되는 순간을. 개인의 삶과 분리하여 도시 자체를 관찰하고 감상하는 한가한 무리가 되는 것이야말로 파리를 가장 파리답게 소비하는 방법이 아닐까. 자리를 털고 일어났지만, 카페 드 플로르에서 몇 발짝 나가지 못하고 바로 옆 서점에서 발길을 멈춘다. 막 문을 여는 참이다. 출근하는 서점 직원들을 따라 들어가 바바리코트 차림의 백발 할아버지들과 책 구경을 한다. 파리를 담은 사진집 몇 권을 골랐다. 그리고 다시 감이 이끄는 대로 걷다 ‘라스파일 시장Marche Biologique Raspail’에 이른다. 화요일과 금요일이면 우리의 오일장처럼, 라스파일 도로변에 장이 선단다. 일요일에는 파리 근교에서 재배하는 유기농 식재료를 사고파는 유기농마켓이 열린다. 운이 좋다. 마침 장날이다. “봉쥬르.” 늘어선 가판 너머에서 들려오는 싱싱한 인사와 한 손에는 애견, 다른 한 손에는 장바구니를 든 동네 할머니와의 연속된 조우. 그리고 갖가지 방식으로 조리한 올리브를 맛보기로 건네는 손길까지 의도치 않게 살가운 일상을 공유한다. 예상치 못했던 진짜 파리지엔의 모습.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몽파르나스 묘지Montparnasse Cemetery에는 안내지도를 들고 명망가들의 묘를 찾는 이들이 꽤 많다. 시장에서 산 빨간 딸기를 베어 먹으며 보들레르 묘 앞에 마주앉은 나는 잠시 시간여행자로 전환된다. 아, 파리에서의 3일은 턱없이 짧다. 나는 파리를 빠르게 읽기로 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튈르리 정원과 샹젤리제 거리를 지나 개선문까지 쉬지 않고 걸었다. 그 긴긴 길 위엔 셀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많은 의자가 줄지어 있고 그 위로 걸음을 멈춘 사람들이 기대어 있었다. 그날 밤, 중세 파리 투어를 했던 동행 몇몇이 해질녘 몽마르트르에서의 낭만을 안주 삼아 조촐한 와인 파티를 열고 있었다. 아무런 이유 없이 가는 것만으로도 이유가 되는 장소가 있다. 지칠 대로 지쳤지만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다음날, 동행들로부터 귀동냥한 정보를 중얼거리며 뤽상부르 공원Le Jardin du Luxembourg에서 아침 산책을 했다. 오늘 역시 조식 서비스 대신에 공원의 작은 카페테리아에서 크레이프와 커피로 덜 깬 잠을 달랜다. 조깅하는 파리지엔과 이른 아침부터 가이드 뒤를 쫓는 단체여행객들을 번갈아 바라봤다. 까짓것 부지런해져 보지 뭐. 반의반, 그 일부만이라도 보겠다고 오르세 미술관Musee d’Orsay으로 갔다. 역시나 나의 관심사는 미술작품보단 ‘오르세’라는 공간과 그 속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므로 두어 시간이면 될 거라는 건방진 생각이 있었다. 말도 안 된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오르세는 물론 파리를 소화해 낼 방법이 없다. 그냥 넋 놓기로 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난 몽마르트르Montmartre 언덕 한가운데서 본의 아니게 낯선 구경꾼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몽마르트르의 예술가에게 초상을 맡기고 싶었지만 여유가 없었다. 붓 대신 가위를 들고 2~3분 만에 옆모습 실루엣을 종이에 오려 준다는 거리 예술가 앞에 앉았다. 대개 어린 아이들이 재미 삼아 하는 것 같았다. 관심의 대상이 나인지 예술가의 손놀림인지 모르겠더라. 카메라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진다. 민망함을 누르는 동안에 완성된 나의 실루엣. 하나도 안 닮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탐이 나는 파리에서 마지막은 바토 무슈Bateaux Mouches 위에서의 센강 유랑이다. 저마다의 파리를 즐긴 동행들이 하나둘 선착장으로 모여 이야기를 쏟아낸다. 듣는 이는 드물다. 알알이 불씨 오른 에펠탑이 가까워진다. 탄성이나 호들갑 없이 오히려 조용해진다. 파리의 밤이 강물 따라 흘러간다. ▶travie info 동행 프로그램은 여행하는 도시 가운데 주요 도시에서 지식 가이드를 제공한다. 프랑스에서는 몽생미셸과 옹플뢰르 1일 투어를 기본 일정에 포함하고 있고 파리에서는 2가지의 옵션 투어가 준비되어 있다. 옵션 투어는 물론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지식 가이드 투어에도 강제사항은 없다. 개인의 여행 기호를 존중하여 얼마든 자유 여행이 가능하다. route 1. 루브르 박물관+중세 파리투어 샹젤리제 거리→개선문→루브르박물관→중식→시테섬→노트르담성당→최고재판소→콩시에르쥬리→시청사→퐁피두센터→사요궁전(에펠탑 조망) route 2. 오르세 미술관+파리 인상파 투어 오르세 미술관→로댕미술관 정원→몽마르트르 언덕(성심성당, 예술인의 광장, 피카소의 작업실, 물랭루즈(조망))→개선문(샹젤리제) Switzerland Interaken,Luzern,Mürren,Mürren 만년설 위로 반짝이던 하루 파리 유랑을 끝낸 동행들이 모두 버스에 올랐다. 꼬박 8~9시간 몸을 구겨 잠을 청해야 한다. 다들 오랜 시간의 쪽잠이 불편하지만 어느 정도 긴장이 풀려서인지 금세 잠에 빠진다. 조금 깊이 잠들었다 깨어났다. 도착할 시간이 다 되었는데 여전히 낯선 도로 위다. 예상치 못한 거센 눈발로 좀더 안전한 길을 찾아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다행이다. 이번 여정은 이 야간이동을 시작으로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프라하까지 여정의 절반 이상을 이 버스 한 대로 움직인다. 유럽 배낭인데 유레일이 아니고 버스라니 처음엔 갸웃했다. 다시 생각해 보니 도시간 이동에 소비되는 시간과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어 나로선 반가운 일이다. 예상보다 한두 시간 늦었지만 무사히 인터라켄이다. 도시락으로 요기한 동행 대부분이 ‘Top of Europe’ 융프라우에 오를 채비를 한다. 꼭 1년 만에 다시 찾은 인터라켄에서 나는 과감히 융프라우를 포기했다. 이미 올랐다는 것이 큰 이유였지만 파리 파노라마가 가시기 전 유럽의 지붕 아래서 그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지난 여행에서 아쉽게 놓쳤던 청정마을 뮈렌Murren 행 기차에 올랐다. 기착지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에서 케이블카로 갈아타기 전 마을의 작은 카페에 들러 따뜻한 홈메이드 스프 한 그릇을 먹었다. 얼마나 내렸는지 눈에 파묻힌 것만 같은 집들이 드문드문 보이는 뮈렌에서 단출한 워킹화에 의지하여 곧 미끄러질 듯 뒤뚱거리며 걷는다. 날쌔게 지나가는 스키어들은 물론 눈썰매 힘껏 지치는 어린 아이들도 탄탄한 기운을 뿜어낸다. 변덕스런 날씨로 여행자 애태우기 일쑤인 그날의 융프라우는 다행히 쾌청했다고 동행들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하산했다. 오늘은 다들 세상 모르고 잠이 들겠지. 하얀 솜사탕처럼 멀리 뭉게뭉게 겹쳐 있는 알프스 산맥의 품속에서 그만큼 달달한 꿈을 꾸면서. 이른 아침인데 하늘을 나는 사람들이 보인다. 알프스 높은 곳 어디에선가 발을 뗐을 패러글라이더들이 드문드문. 지천이 눈꽃, 상고대로 뒤덮인 산길을 지나 어느새 루체른Luzern이다. 호반 위로 얌전히 뻗은 카펠교Kapellbrucke를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스위스의 고즈넉함을 맛본다. Germany Füssen, Munich 찰나지만 더없이 벅찬 순간 몇 시간 후 국경을 넘어 독일 퓌센Fussen에 도착했다. 오후 4시 전후인데 벌써 어둑하니 날씨가 궂다. 저 멀리 노이슈반슈타인 성Schloss Neuschwanstein이 보인다. 이곳이야말로 진정한 동화 속 모습이다. 디즈니랜드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상당수 장면의 배경이니 말이다. 성의 일부가 보수공사 중인 데다 성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다는 마리엔 다리는 기상악화로 출입이 통제된 상황이라 아랫마을에서 성의 초입까지 짧은 산책으로 만족하고 서둘러 뮌헨으로 방향을 틀었다. 늦은 밤에 도착한 뮌헨Munich은 몹시 차분했다. 물론 호프브로이하우스Hofbrauhaus는 달랐다. 동행들과 우르르 몰려간 호프브로이하우스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맥주홀답게 사람도, 맥주도, 열기도 거품이 일 듯 넘쳐났다. 뮌헨에선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동행들이 삼삼오오 빈자리를 찾아 들어갔다. 파리에서의 3박 4일이 짧다 투덜댄 것이 무안할 정도로 뮌헨에선 아주 잠시 머물렀다. 그래도 슈바빙Schwabing과 영국정원Englischer Garten만은 양보할 수 없었다. 감수성 예민하던 시기에 읽었던 책의 잔상 때문이었을 게다. 이젠 어떤 내용이었는지 줄거리조차 생각나지 않는데 책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그렸던 슈바빙과 영국정원의 모습만은 또렷했다. 오스트리아로 출발하기 전, 자유로운 3시간이 주어졌다. 호텔 리셉션에서 지도 한 장과 함께 효율적인 동선을 추천받아 쏜살같이 튀어 나갔다. 곧 멎을 것처럼 숨이 찼음에도 자전거와 유모차가 차례로 엇갈려 지나가고 오리와 거위가 벤치를 돌며 길동무 해주는 영국정원에서 더 깊이 차가운 공기를 들이킨다. 그리곤 지그재그로 훑어 내려간 슈바빙. 짧아서 아쉬웠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호하다. 전혀. 그곳에 내가 존재했다는 자체만으로도 벅차기만 한 걸. 찰나일지라도. 다시 올라탄 동행 버스, 차창에 스치는 풍경은 눈 깜빡일 때마다 영화 스틸 컷이 된다. 할슈타트로 가는 길이다. 휴대전화로 알림 메시지가 계속 들어온다. 네트워크 설정을 알리는 메시지. 버스가 조금만 방향을 바꾸어도 네트워크 설정이 달라진다. 독일 통신망을 잡았다가 오스트리아 통신망을 잡았다가. 이윽고 조용해졌다 싶었을 때 나는 세상에서 가장 평온한 그곳, 할슈타트 끄트머리에 있었다. Austria Hallstatt, Salzburg, Vienna 유럽의 작은 마을들을 가다 여전히 하얀빛을 발하는 눈이 마을을 살포시 덮고 있다. 그만치 차가운 공기가 뺨을 스친다. 춥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상쾌하면서 동시에 차분해지는 기분. 깜빡 졸다 깨나니 어느새 할슈타트Hallstatt 호수다. 할슈타트는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와 잘츠부르크 사이에 있다. 할슈타트를 포함하여 이 일대를 보통 잘츠카머구트Salzkammergut라고 부른다. 크고 작은 호수를 끼고 있는 이곳의 작은 마을들은 알프스 아래 투명한 빛을 머금고 있다. 모두 자석에 이끌리듯 호숫가로 내달린다. 공기 중엔 감탄만이 존재한다. 떠나오기 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부터 모차르트, 클림트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의 훈수가 쏟아졌다. 하지만 그보다 더 궁금했던 것은 그들이 태동한 마을, 도시, 공간 그 자체였다. 할슈타트에서는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시간과 이후 잠깐의 산책이 허락됐다. 호수 가장자리 꽤 경사진 산자락을 타고 올라가는 할슈타트의 집들. 집 위에 집, 그 위에 다시 집이 층층이 피라미드를 이룬다. 그런 까닭에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비탈 아래 집의 다락방 또는 굴뚝과 눈이 마주친다. 집 앞 정원, 뒤뜰은 물론이고 담장, 벽면, 창틀에 이르기까지 매일매일 부지런히 쓸고 닦고 손질하는 정성이 느껴진다. 골목길에 맞닿은 벽면에 벤치를 놓은 집들이 많다. 허락 없이 잠시 엉덩이를 붙인다. 등허리를 기대고 가만히 마을을 관찰한다. 굴뚝 위로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자 허기가 밀려온다. 이미 때는 놓쳤고 아쉬운 대로 가까운 카페에 들어가 투박한 파운드케이크 한 조각과 핫초코 한 잔을 주문한다. 할슈타트의 강렬함을 뒤로하고 동행 버스는 잘츠부르크Salzburg에 도착했다. 재빠르게 캐리어를 호텔 방에 밀어두고 저녁나절 동행의 지식 가이드를 따라 나선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었던 미라벨 정원Mirabell garten을 지나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는 게트라이데 거리Getreidegasse까지 단숨에 잘츠부르크 구시가를 가로지른다. 슈니첼과 비엔나커피를 차례로 맛보며 오스트리아 스타일의 만찬을 가져볼까 잠시 고민. 하지만 생선요리를 판매하는 이곳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 몇 가지 요리를 포장하고 기차역 안에 있는 대형마트에서 슈니첼과 케이크, 과일 그리고 와인까지 푸짐하게 장을 본다. 호텔 방 안에 차려낸 배낭여행자의 잘츠부르크식 만찬에 흡족해하며 여행 친구들과 꽤 긴 수다를 늘어놓는다. Czech 에곤 실레 그리고 카프카 할슈타트와 마찬가지로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Cesky Krumlov는 좁다란 골목골목으로 이어진다. 이곳에 와서 알게 된 재미난 사실 하나. 모차르트 엄마 그리고 에곤 실레 엄마의 고향이 각각 할슈타트와 체스키 크룸로프라는 것. 처음엔 웃어넘겼는데 그게 아니다. 두 예술가와 그들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굉장한 포인트. 특히나 엄마의 고향 체스키를 무척이나 사랑했던 에곤 실레Egon Schiele는 한동안 이곳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했다고 한다. 체스키를 표현한 작품도 상당수. 마을에 들어서면서부터 눈에 익은 에곤 실레의 초상과 작품으로 디자인한 전시 포스터들이 벽을 도배하고 있다. 마을에는 그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미술관The Egon Schiele Art Centrum도 있다. 굴라쉬 브런치를 즐긴 다음 그가 걸었을 법한 골목을 따라 크룸로프 성으로 향했다. 성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오르는 동안 자주 걸음을 멈췄다. 가파르기도 했지만 시야가 트이는 성벽길에 접어들자 체스키 크룸로프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성벽 아래로 흐르는 강물은 그 너머의 마을 가장자리를 둥그스름하게 에두르고 그 안쪽에 중세의 시간을 간직한 집들이 소복히 모여 있다. 을씨년스러운 날씨임에도 마을엔 아늑한 기운이 유유히 흘렀다. 그리고 프라하Prague는 역시나 아름다웠다. 바츨라프 광장에서부터 화약탑, 천문시계, 카렐교까지 프라하 구시가를 동행 매니저의 꼼꼼한 가이드를 따라 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카렐교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느라 바쁜 연인들을 뒤로하고 다리 난간에 바싹 붙어 프라하 성을 바라본다. 카렐교 건너의 펍에서 벨벳 맥주 한 잔. 부드러운 벨벳 거품이 입술에 닿자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그러나 그 기쁨은 스쳐 지나갈 뿐이었나. 잔이 빌 때쯤 이제 돌아갈 날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셈하게 된다. 달게 자고 일어난 프라하의 아침은 지난밤만큼 아름다웠다. 성비투스성당, 황금소로가 이웃하고 있는 프라하 성 일대를 함께 둘러보는 동행 가이드 투어 이후엔 홀로 프라하 시가지를 쏘다녔다. 가능하면 외면하고 싶었음에도 끝내 제 발로 찾아갔다, 카프카Franz Kafka를. 마냥 들뜨고 신나게 보내도 아쉬움 가득할 여행길에서 가슴 철렁할 것이 분명한데도 어느새 나는 카프카 뮤지엄Franz Kafka Museum 속을 헤매고 있었다. “이곳은 도시가 아닙니다. 꺼져 가는 꿈과 열정의 울퉁불퉁한 자갈밭으로 뒤덮인 시간이라는 태양의 갈라진 바닥을-잠수종 속에서처럼-우리는 걸어가는 것입니다. 이곳은 재미있는 곳이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사람을 숨 막히게 하는 곳입니다.” -프란츠 카프카, 구스타프 야노우호의 <카프카의 대화> 인용문 中 카프카가 남긴 기록을 보는 사이 낭만적이기만 했던 프라하는 한순간에 반전된다. 숨이 턱 막힌다. 달달한 체코 전통빵 뜨르들로Trdlo를 뜯어먹으며 어지러운 마음을 다스린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곧 프라하를 떠난다. 숨 가쁘게 도착한 다음 여정은 비엔나Vienna.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오스트리아에서 꼭 맛보아야 한다는 슈니첼과 비엔나커피를 에곤 실레와 맞바꾸고 나는 다시금 배고픈 여행자가 된다. 레오폴드 미술관Leopold Museum에서 만난 에곤 실레. 체스키 크룸로프의 풍경을 담은 작품 앞에 섰다. 에곤 실레의 체스키는 내 기억 속의 그곳보다 훨씬 어둡고 울적했지만 나로선 참 반가운 장면이다. 오스트리아에서 체코, 다시 오스트리아로. 공간이 다르고 에곤 실레와 나 사이의 시간 또한 다르지만 그 사이를 연결하는 풍경이 있고 그 감흥을 느낄 수 있는 이 여행의 순간에 감사한다. ITALY Vaticano,Rome,Veneziam,Sorrento,Sorrento,Sorrento 냉정해질 수 없는 이탈리아 여행 오늘 나는 생애 첫 야간열차를 경험한다. 비엔나에서 베네치아까지. 꼬박 12시간이 지나면 그토록 원했던 베네치아에 닿는다. 이번 동행길에서 가장 기대한 곳 중 하나가 베네치아다. 6개의 간이침대가 세 개씩 양 벽면을 의지해 층을 이룬 열차 칸은 비좁았다. 부피 큰 캐리어는 침대 아래 보관함에 들어가지 않아 양쪽 침대 사이에 나란히 줄지어 세웠다. 그 위로 다시 작은 짐들을 포갠다. 이제 열차 칸의 여섯 명은 발 디딜 공간 하나 없이 밤을 달린다. 열악했지만 싫지만은 않았다. 누군가 이야기했다. 이 모든 것이 야간열차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라고. 처음으로 부모님이 아닌 친구와 단둘이 감행했던 여행이 떠올랐다. 설렘과 두려움이 뒤섞여 두근두근했던 그 느낌. 한참 줄을 서 겨우 고양이 세수를 했다. 슈니첼 한 덩이를 패티로 넣은 버거와 커피 한 병. 자정 가까이 돼서 맛보는 제대로 된 첫 끼니다. 꿀맛. 푸르렀다. 물이 곧 땅인 베네치아Venezia에서는 모든 것이 맑고 푸르렀다. 동행들과 베네치아 본섬 투어에 나섰다. 떠밀리듯 걸을 수밖에 없을 만큼 본섬엔 여행자들로 가득했다. 그 북적임이 베네치아를 더욱 활기 넘치게, 역동적으로 만들어 준다. 그 물결을 따라 조금 멀리 나가 보자. 배에 올랐다. 리도 섬Lido으로 가는 배다. 매년 가을, 베니스영화제가 열리는 아름다운 섬 리도의 4월은 따사로웠다. 흐드러진 벚꽃과 나뭇가지마다 터져 나온 초록 잎사귀들로 봄기운이 물씬했다. 한편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세계의 끝은 낮고도 깊어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었다. 고요하고 평화롭게 반짝이는 해변에서 태양 빛을 그대로 흡수한다. 허리춤에도 못 미치는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바다 가까이 다가간 아빠, 양동이와 집게를 들고 바닷가의 쓰레기를 줍는 할아버지, 파도를 마주하고 앉아 무심한 얼굴로 사과를 베어 문 젊은 연인. 영화와도 같은 삶의 순간들이다. 리도에서 배를 두 번 갈아타고 도착한 부라노 섬Burano은 색색이 선명했다. 바다로 이어지는 좁은 수로에 데칼코마니 풍경을 찍어내는 부라노의 색채는 바다로 나간 이들이 짙은 안개 속에서도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집집마다 알록달록 칠을 한 것이 오늘날로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예쁘다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곳. 거품이 절반이나 되는 폭신한 카푸치노 한 잔을 들고 본섬으로 돌아가는 배에 오른다. 안녕, 부라노. 안녕, 베네치아.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베네치아의 축복 속에 헤엄치던 나는 어느새 피렌체Firenze 산타마리오 델 피오레 대성당Catt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 한 마디로 두오모Duomo 꼭대기에 올라 있었다. 두말 할 것 없이 <냉정과 열정 사이>를 곱씹으면서. 찰나에도 시작과 끝은 있다. 조금씩 여행의 끝이 보인다. 동행의 마지막, 종착역은 로마 떼르미니. 악명 높은 떼르미니역 플랫폼에 내리는 순간부터 동행들 사이에 긴장감이 맴돈다. 마지막 여행지니 모두들 조금이라도 좋지 않은 추억을 만들고 싶지 않은 게지. 주변을 살피고 짐 가방 단속도 단단히 한다. 이제 로마Rome의 법을 따를 시간이다. 이튿날 아침, 로마의 여인 오드리 헵번이 아이스크림을 날름날름 맛있게 먹었던 영화 <로마의 휴일>의 촬영지인 스페인 광장Piazza di Spagna을 시작으로 트레비 분수, 베네치아 광장, 판테온, 나보나 광장까지 세상 모든 길이 통한다는 로마의 중심을 통과한다. 촌스럽게 무슨 동전 던지기를 하냐고 피식 비웃었던 나는 어둔 밤 조명 밝힌 트레비 분수Fontana di Trevi 앞에서 슬그머니 동전을 꺼내들었고, 칠칠치 못하게 거리에서 무슨 젤라또를 날름거리냐고 흉봤던 나는 하루에도 몇 번이고 맛있다는 젤라또 가게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마침내 로마 시가지에서 조금 떨어진, 테베레강 건너 트라스테베레Trastevere 마을에 이르러서야 느긋한 한때를 보낸다. 중세로부터 이어진,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서민지구라고 했다. 꼭 유명한 집이 아니라도 동네 어귀 작은 카페며 레스토랑 어디엘 들어가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커피와 피자를 맛볼 수 있는 마을이다. 웬만한 부침개보다 훨씬 큰 피자 한 판도 머릿수대로 주문하는 것을, 뜨거운 태양 아래 마시는 와인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그들 틈에서 매끄러운 이탈리아 에스프레소를 훅 들이킨다. 산타 마리아 인 트라스테베레 성당과 노천카페가 테두리를 만들고 있는 광장으로 포근한 햇살이 쏟아진다. 조바심쟁이가 모처럼 너그러워진다. 버스 차창 밖으로 나폴리 항을 곁눈질한 끝에 도착한 폼페이Pompeii에서는 그 폐허 위로 핀 들꽃처럼 가슴 뛰는 생명력을, 아말피 코스트Amalfi Coast를 신나게 달려 도착한 쏘렌토Sorrento에서는 나른해서 더 달콤한 지중해 마을의 여유로움을 삼킨다. 꿈은 아니겠지. 마지막은 아니겠지. 바티칸에서 뜻밖에도 새로이 선출된 교황님의 알현식을 마주하기도 했으니 이번 여행, 정말 제대로다. 떼르미니역에서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Leonardo Express 열차를 타고 도착한 로마 피우미치노공항.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며 노트북 전원을 켠다. 사진 폴더 안에 새로이 추가된 이미지 파일만 3,000장. 힘들었던 기억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순간순간이 애틋하게만 기억되는 동행. 나는 지금 또다시, 더없이, 여행을 안달하고 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진영 취재협조 SJR EUROPE www.sjreurope.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삽자루의 유럽 ‘동행’ 15박 16일 2013년 SJR EUROPE에서 제안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배낭여행. 파리에서 시작하여 로마에서 끝나는 15박 16일의 여행 프로그램으로 항공권은 개인의 기호와 예산에 맞게 선택, 자연스럽게 동행 일정 전후로 자신만의 여행 일정을 추가할 수 있다. 일정 내내 전문 지식 가이드 출신의 인솔자가 동행하여 주요 도시에서는 무료 가이드 투어를 제공하는 한편 여행자 스스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여행 정보와 노하우는 물론 충분한 자유 일정을 지원한다. 함께하는 낭만과 혼자만의 자유로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동행의 가장 큰 매력. 몽생미셸과 옹플뢰르, 퓌센, 할슈타트, 체스키 등 자유 여행에서는 가기 힘든 유럽의 소도시를 경유하는 것도 동행 상품의 차별화 포인트. 더욱 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를 위해 남부지중해 투어, 바티칸 투어 등 다양한 옵션 투어도 마련해 두었다. 유럽 여행이 처음인 여행자 또는 안전과 도시간 이동에 부담을 느끼는 여행자에게 아주 적합한 상품이다.
  • [사설] ‘史草 실종’ 檢 즉각 수사하고 여야 공방 접어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은 여야 열람위원들이 국가기록원에서 어제까지 나흘간 재검색 작업을 벌였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이른바 ‘사초(史草) 실종’을 둘러싼 지루한 공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국민은 갑갑하다. 물론 회의록이 없다고 최종적으로 결론 짓기는 어렵다. 검색기간을 연장하자는 주장과 함께 참여정부 문서관리시스템인 이지원(e-知園)을 재구동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극적인 상황 반전이 없는 한 실종된 회의록을 찾는 것은 무망해 보인다. 정치권은 회의록을 찾기 위해 가능한 거의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정치권의 확인 절차는 사실상 마무리된 셈이다. 회의록 증발이 현실화되고 있는 마당에 정치 공방을 거듭하며 더 이상 시간을 끌 이유는 없다. 검찰에 수사를 맡겨 국가기록원에 과연 회의록이 있는지 없는지부터 밝혀야 한다. 없다면 왜 어떻게 없어졌는지 그 경위를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여야는 검찰 수사를 정치적 우위 확보를 위한 주도권 잡기나 정치적 곤경을 모면하기 위한 출구전략 차원에서 추진해선 결코 안 된다. 검찰 또한 정치적 중립을 철저히 지켜 이번만큼은 특검 수사 같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이 여전한데 ‘사초 파기 논란’까지 불거져 정국 혼란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 회의록을 찾지 못한다면 국가정보원에 보관 중인 정상회담 녹음 파일을 공개해 NLL 논쟁을 끝내야 한다는 공세적인 목소리가 나와 걱정스럽다. 새로운 분란의 시작일 뿐이다. 사초 실종 논란으로 국정원 정치 개입 의혹 국정조사가 일반의 관심에서 멀어질 개연성이 있다고 안이하게 여길 때가 아니다. 그럴수록 국정원 개혁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진정성을 인정받는다. NLL 논란에서 비롯된 ‘사초 게이트’가 과거 정권 간의 끝없는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객관적인 진상 규명으로 소모적 논쟁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그렇다고 ‘여야 NLL 수호 의지 표명’ 수준에서 엉거주춤 정치적으로 얼버무리고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초 증발은 역사의 기록을 단절시킨 중대한 국기 문란 사태다. 국민의 정치불신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검찰 수사로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국가기록원의 부실 문제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대통령 기록을 비롯해 정부부처 기록물 등을 수집하고 보존해 국민에게 서비스하는 곳이 국가기록원이다. 그런데 국가기록원은 대통령기록관에 보관 중인 참여정부의 전자문서를 복호화(復號化)해 검색을 해보지도 않고 회의록은 없다고 단정해 정치적 논란을 자초했다.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한 법률 개정 등 대대적인 제도적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 [데스크 시각] 국정원과 워터게이트/오일만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국정원과 워터게이트/오일만 정치부 차장

    국가정보원의 대선 및 정치 개입 논란이 요즘의 장맛비처럼 가슴을 짓누른다. 지난달 24일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격 공개를 기점으로 국정원이 정쟁의 한복판으로 뛰어들면서 한 달 가까이 국정의 혼란은 극으로 치닫는 느낌이다. 음지에서 일하는 정보기관이 본연의 임무를 포기하면서까지 진흙탕 싸움에 가세한 후폭풍은 거셌다. 지난 1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이)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가 맞다”는 취지의 대변인 성명은 당혹감을 넘어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는 누가 보더라도 국정원의 행동에서 속속 드러나는 대선 개입 정황을 희석시키려는 초조감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으로 비쳐진다.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의 대학교수와 대학생들이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비판하는 시국선언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은 일부 고등학생들마저 거리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광장의 이순신 동상 앞에서 우비를 입은 청소년 40여명이 국정원의 불법 선거 개입을 비판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고 한다. 전북 무주의 푸른꿈고등학교 학생들인 이들은 “대선에 국정원이 개입한 게 사실로 밝혀졌는데도 분노하지 않은 채 침묵하는 것은 역사의 방관자”라고 기성세대를 질타했다. 청소년들의 치기 어린 행동이라고 몰아붙이기에는 이들의 항변이 너무도 정당하다. 대다수 직원들이 국익의 최일선에서 분투하고 있지만 국가 최고 정보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것은 국가로선 재앙이다.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사건 은폐에 동원된 것이 확인되면서 정보기관으로서의 신뢰와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CIA가 그로 인해 손실된 정보 역량을 만회하는 데 10년 넘게 걸렸다는 것이 정설이다. 정보기관이 권력의 도구로 전락하는 순간 국정은 혼돈으로 빠져든다. 정보 자체의 폐쇄성과 정보기관의 맹목적 충성심이 결합하면 음험한 조작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다. 그동안 인민혁명당·민청학련 등 우리 정보기관이 조작한 사건이 셀 수 없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국정원의 명예와 국가를 지키기 위한 충정으로 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외신들은 “한국에서는 첩보기관이 ‘유출자’(leaker), ‘정치적 선동가’(provocateur)이다”라는 조롱 섞인 반응을 보였다. 정보기관의 수장이 국익이 걸린 중대한 정보를 만천하에 공개한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국제적 망신이 된 것이다. 대한민국의 신뢰와 명예는 남 원장이 고려하는 국정원의 명예와 비교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어떤 명분이나 이유에서든지 국가 최고 정보기관이 공개적으로 정치문제에 개입하는 국정문란 사태는 끝내야 한다. 무소불위의 힘을 가진 국정원을 청와대 비서진들이 통제하는 데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국정원의 ‘셀프 개혁’ 대신 강도 높고 근본적인 개혁을 박 대통령이 이끌어야 한다. “공공기관도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 차라리 없는 게 낫다”고 경고한 주인공이 바로 박 대통령이다. 국정원은 일반 공기업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국가의 공적기구라는 점에서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용기 있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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